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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연 묘사 포함"

 

"가여운 것들"

 

안...

 

안...

 

안, 안...

 

- 안녕
- 안...

 

장기들도
뇌의 신호가 없거나

 

심장의 피를 못 받으면

 

그저 고깃덩어리에 불과하지

 

장기를 제자리에 배치해 볼
지원자 있나?

 

또 인간과 동물은
어떻게 다르지?

 

아무도 없나?

 

어릴 때 다들
퍼즐 놀이 해 봤을 텐데

 

저 괴물이 하는 말은
하나도 집중이 안 돼

 

저분은 최고의
외과 전문의야

 

이 시설 창립자의 아들로
획기적인 연구 성과도 냈지

 

너한테 말 안 걸었는데
맥스 매캔들스

 

가까이 앉았다고
멋대로 끼어들지 마

 

닥치고 있어
옷이나 제대로 입고 와

 

정말 간이
그 자리가 맞나?

 

그걸 시키는 이유가 뭔지
여쭤봐도 될까요?

 

재밌으니까

 

맥스 매캔들스 군

 

수업 끝나고
얘기 좀 하지

 

자네 논문 말이야

 

마음에 드셨습니까?

 

비범해 보이려 애쓰는
평범한 두뇌의 발악 같더군

 

- 감사합니다
- 연구를 도와줄 조수가 필요해

 

저야 영광이죠

 

- 자네는 독실한가?
- 네, 하느님을 믿습니다

 

- 하느님이라면 나?
- 마침 교수님 별명도...

 

다 내가 자초한 일이지

 

말 안 해도 안다네

 

어머나, 흉측해라

 

수염을 기르는 건 어떠세요?

 

목도리를 찬 개처럼 보일걸

 

애들은 개를 좋아하죠

 

그런데 연구라면...

 

그래, 들어오게

 

하느님!

 

하느님

 

- 안녕
- 안녕

 

벨라
이쪽은 매캔들스 군이란다

 

안녕하세요, 벨라

 

- 삐
- 피

 

- 삐
- 피라고 해야지

 

- 피
- 그렇지

 

전 괜찮습니다

 

모자라지만
아주 예쁘네요

 

뇌를 다쳤는데

 

내가 치료했지

 

정신 연령과 신체가
크게 어긋나 있지만

 

언어 발달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아름답네요

 

발달 과정을
꼼꼼히 기록해야 하는데

 

도와주겠나?

 

영광입니다

 

쉬!

 

쉬!

 

그래, 벨라
신나지?

 

'쉬'라고 하는 걸 보니...

 

프림 부인

 

쉬를 했네요

 

훈제 청어 싫어해요?

 

나는 무척 좋아하는데

 

아침 식사로
더할 나위 없죠

 

벨라도 잘라

 

벨라는 시체만 돼

 

시체만?

 

그래

 

시체만?

 

푸슉, 푸슉

 

개닭!

 

개닭!

 

달려!

 

개닭!

 

하루에 15개의
단어를 익힙니다

 

신체 협응력은 엉망이에요

 

발달은 밤에 진행됩니다

 

머리카락은 이틀에
2.5cm씩 자라죠

 

- 도표로 그렸습니다
- 좋군

 

그만 가보게, 내일 보세

 

교수님
저 아이는 어디서 왔습니까?

 

자네 역할은
정보 수집이야

 

멍청한 질문을
하는 게 아니라고

 

'결국 소녀는
숲에서 돌아온'

 

'엄마, 아빠와
재회하게 됐어요'

 

'그날 밤 가족은
배 터지게 케이크를 먹었어요'

 

'그리고 가족이
한자리에 모여 기뻤어요'

 

하느님, 내 아빠?

 

- 나는...
- 프림은 아니래

 

벨라는 근본이 없대

 

'근본'이 뭐야?

 

너는 고아야

 

부모가 죽었지

 

하느님이
내 부모님 잘랐어?

 

아니

 

내 친구들이었어

 

용감한 탐험가였는데

 

남아메리카에서
산사태에 휩쓸렸지

 

두 사람은
미지의 영역을 탐험했고

 

그 대가를 치렀어

 

하지만 널 살릴 방법은 하나뿐이었고

 

결국 두 사람은
나한테 널 맡겼지

 

죽었어?

 

안타깝지만 그래

 

가여운 벨라

 

하지만 하느님 사랑해

 

여기서 자

 

안 돼

 

잘 자렴
사랑하는 벨라

 

여기, 부모님

 

그래요, 페루

 

왜 모든 땅콩 적어?

 

영양 섭취량을
기록해야 하거든요

 

몇 개?

 

벨라
다른 곳도 궁금해

 

거기는 포르투갈 리스본이에요

 

거긴 프랑스 남부 알프스산맥

 

호주예요

 

여기서 아주 먼데
위험한 사람들과 동물이 살죠

 

벨라 세계 구경할래

 

잠깐만요

 

벨라?

 

벨라, 거기는
올라가면 안 될 텐데요

 

내려가요

 

벨라

 

벨라

 

안 돼요

 

벨라, 위험해요

 

벨라

 

벨라, 하지 마요

 

하느님

 

밖에 나갈래

 

안 돼, 일해야지

 

손가락 자를래?

 

캔들스랑 같이 가면 돼

 

그래도 되긴 하지만...

 

안 돼

 

돼, 나갈래

 

밖에 나간 적 있나요?

 

아니

 

이미 벨라를 위해
완벽한 세계를 창조했거든

 

당장

 

- 벨라
- 나갈래!

 

나갈래!

 

벨라

 

세상에는 수많은 위험이
도사리고 있어, 벨라

 

위험하면 죽어?

 

뱀, 마차, 새, 지진부터

 

독초의 씨앗까지

 

벨라

 

벨라

 

벨라, 이거 봐요

 

- 죽여
- 네?

 

하느님 엄지 왜 그래?

 

내가 아주 어릴 때

 

아버지가 내 손가락으로
실험을 했지

 

뼈의 생장 주기를
늦출 수 있는지 보려고

 

나는 너무 아픈 나머지

 

울음을 멈추려고

 

내 나머지 손가락들을 응시했어

 

그때 관찰을 통해서

 

인체의 피부가
어떻게 구성되는지 알게 됐지

 

나중에 돌아온
아버지는 놀랐어

 

내가 웃고 있었거든

 

맙소사

 

아버지는 틀을 깨는
사고방식의 소유자였지

 

이제 가자

 

폭풍이 오고 있어

 

왜 벨라에게 겁을 주시죠?

 

벨라는 실험체야

 

실험 조건을
통제하지 않으면

 

결과를 신뢰할 수 없지

 

하느님, 세워!
저기 가!

 

안 돼, 벨라

 

벨라 아이스크림 먹을래

 

안 돼

 

벨라 먹을래

 

내 얼굴을 보면
사람들이 놀랄 거야

 

그리고 비웃겠지

 

하느님 멋져

 

멍멍이 같아

 

그래

 

- 내릴래
- 안 돼!

 

안 돼?
앞으로도?

 

안 된다면 안 돼

 

- 벨라!
- 싫어!

 

- 싫다고!
- 벨라!

 

싫어!

 

- 미안해요
- 싫어!

 

놔!

 

미안하다, 아가

 

세상에

 

"기능 보존"

 

무슨 짓을 한 겁니까?

 

왜 벨라를 감추려 하죠?

 

얘기 안 하면
경찰에 신고하겠습니다

 

못 할 것도 없지
잘된 일이니까

 

놀랍게도 그 시체는
여전히 생명을 머금고 있었지

 

사후 경직은
오지 않았고

 

체온도 거의
떨어지지 않았어

 

맥박은 없지만

 

신체 전류가 남아서
살릴 수도 있었어

 

그런데 그러지 않으셨군요

 

어떤 삶을
살았는지는 모르지만

 

그 여인은 세상을 경멸했고
생을 마감하려 했어

 

영원히 말일세

 

기분이 어떻겠나?

 

깊은 고민 끝에
영원한 공허로 뛰어들었더니

 

자기 의지와 상관없이
다시 살아나서

 

열악한 환경의 정신 병원이나
감옥에 끌려간다면?

 

기독교 국가에서 자살은
정신병이나 범죄로 취급받지

 

내가 뭐라고
그 여인의 운명을 결정하나?

 

그때 난 깨달음을 얻었다네

 

그동안의 내 연구는
이 순간을 위해서였고

 

살아 있는 태아를 품은
시체를 내게로 보낸 건

 

바로 운명이었다고

 

내가 할 일은 자명했지

 

그런가요?

 

태아의 뇌를 꺼내

 

여인의 몸에 넣어
살린 다음 관찰하는 거지

 

맙소사

 

벨라도 압니까?

 

아니

 

그 여인은 누구죠?

 

모른다네

 

자네는 벨라가 없는
세상에서 살길 바라나?

 

프림 부인

 

벨라 기분 좋아지는
방법 알아냈어

 

표정이 안 좋네
내가 도와줄게

 

눈 감아

 

- 안 돼!
- 가만히 있어 봐

 

내 음부를 만졌어요

 

제정신이 아니에요

 

벨라

 

벨라 좋은 걸 알아냈어
보여 줄게

 

잘 봐

 

- 여기 오이를 넣을 거야
- 세상에

 

벨라!

 

자위행위 당장 그만해요

 

뭐?

 

상류 사회의 예법에
맞지 않는 행동이에요

 

그만하라니까요

 

그건 뭡니까?

 

아버지가 내 산분비선과
유문선을 제거해서

 

위액을 직접
만들어야 하거든

 

대체 왜 그런 짓을 하셨죠?

 

미지의 영역을 탐구하려고

 

알고 보니 없으면 안 되는 기관이더군

 

벨라

 

하나도 안 먹었구나

 

하지 마

 

잘 자

 

그래

 

사실 나는
낭만적인 사람이라네, 맥스

 

네?

 

자네와 벨라 사이에
사랑이 느껴져

 

그게...
벨라는...

 

결혼하는 게 어떤가?

 

네?

 

벨라도 자네를
사랑하는 듯해

 

사랑에 빠진 사람들의
눈빛을 많이 봤지

 

물론 내 경험이 아니라

 

관찰자로서 말이야

 

정말요?

 

저는...

 

벨라에게
마음이 있긴 합니다

 

그럼 결혼하겠나?

 

벨라랑 나가자

 

벨라...

 

난...

 

기분 이상하지?

 

벨라도 해 줘

 

저는 교수님께서

 

직접 벨라를 안으려고
키우시는 줄 알았습니다

 

물론 더러운
생각인 건 압니다만

 

벨라와 동침하지 않으십니까?

 

내게 사정 행위는
인체 항상성을 발동할 뿐이야

 

그마저도 고차 신경 중추를
지속적으로 자극해야 하는데

 

그 경우 내분비선에 부담을 줘
혈액 성분의 변화를 일으키지

 

심지어 그 상태는
수 분이 아니라

 

수일간 지속된다네

 

네?

 

난 고자야
벨라를 안을 수 없다고

 

내 몸에서
성적인 반응을 일으키려면

 

북런던 전역에서 쓰이는 것과
같은 양의 전력이 필요해

 

게다가 나는 성욕보다

 

그 아이를 향한
부성애가 더 크다네

 

더러운 생각을 해서 죄송합니다

 

전혀 더럽지 않아

 

모든 사람은
음란한 욕구를 품고 있지

 

다 그렇진 않습니다

 

결혼하겠나, 말겠나?

 

결혼합시다
내 아내가 되어 줘요

 

서로 생식기를 만져 주자

 

안 돼요

 

그런 식으로 당신을
이용하고 싶진 않아요

 

당신은 특별해요

 

결혼한 뒤에 해요

 

조건이 하나 있네

 

물론 벨라도 원해야죠
알고 있습니다

 

그럼 두 개로군

 

벨라도 원해야 하며

 

계속 이 집에서
살아야 한다는 조건이네

 

계약서는 내가 준비하지

 

"개약 상새 내용"

 

계약 내용이 흥미롭더군요

 

맞춤법 실수가 좀 있네요

 

법적 효력에는
하자가 없으니 안심하십시오

 

어떤 여자길래
그렇게까지 하는지 궁금하군요

 

실례지만
화장실 좀 쓰겠습니다

 

5살짜리도 아니고
소변도 못 참습니까?

 

방광이 안 좋아서요
3대째 이어진 유전이죠

 

전립선암일지도 모르니
검사해 봐요

 

그러죠

 

계약서 속 여인
벨라 백스터 양이군요

 

안녕하세요, 손님

 

내 모자 마음에 들어요?

 

어울리나요?

 

 

딱 어울려요

 

대체 어떤 여자길래

 

그런 혼인 계약으로
잡아 두려는지 궁금했어요

 

무슨 말이에요?

 

당신은 여기 살면서

 

맥스 매캔들스 씨, 백스터 씨와
해외로 여행할 순 있지만

 

시내로 나가진 못해요

 

그렇군요

 

두 사람은
날 무척 사랑해요

 

그럴 만하네요

 

진짜가 맞는지
꼬집어 봐야겠어요

 

그게 무슨...

 

넌 누구예요?

 

덩컨 웨더번입니다

 

열어요

 

어떻게 올라왔어요?

 

벽을 타고요

 

날 오랫동안 지켜봤어요?

 

아뇨

 

행복해지려고
몸을 만지는 건 못 봤죠?

 

물론 상류 사회에선
그럼 안 되죠

 

난 상류 사회 따위
신경 안 써요

 

재미가 없잖아요

 

영혼을 망가뜨리죠

 

하느님은 영혼 안 믿어요

 

애초에 영혼을 만든 게
하느님일 텐데요

 

갓윈 백스터요?

 

그 괴물 말이군요

 

어떤 사정이 있는 겁니까?

 

난 당신을
해방시켜 주고 싶어요

 

당신 내면의
목소리가 들려요

 

경험과 자유
손길을 갈구하고

 

미지의 세계를
탐구하길 원하잖아요

 

내가 왜 왔는지 궁금하죠?

 

금요일에 리스본에 가는데
같이 갑시다

 

포르투갈 리스본?

 

네, 맞아요

 

하느님이 허락 안 할걸요

 

그래서 그 사람이 아니라

 

당신한테 묻는 겁니다

 

당신과 있으면
벨라 안전하지 않아요

 

그럼요
위험할 겁니다

 

하느님
잠시 시간 좀 내 줄래?

 

물론이지, 벨라

 

중대 발표를 하려 해

 

벨라는 신나서
어지러울 정도야

 

뭔데 그러니?

 

오늘 밤 자정에

 

덩컨 웨더번이랑
몰래 도망가려고 해

 

뭐?

 

날 막고 싶겠지

 

당연하지

 

당신은 벨라를
너무 옥죄려 해

 

난 세상을 구경하고 싶어

 

같이 여행 가자

 

너랑 나
맥스 군도 함께

 

네 약혼자 기억하지?

 

맥스랑 결혼할게

 

괜찮은 남자 같으니까

 

하지만 덩컨 웨더번이랑
먼저 모험을 떠날래

 

날 애지중지하진 않지만

 

같이 있으면
재미있을 거야

 

보낼 수 없어

 

뽀뽀하고 보내 줘

 

안 보내 주면

 

벨라의 마음은
증오로 가득 찰 거야

 

- 증오?
- 그래

 

짐 풀어요, 프림

 

갓윈한테 다 들었어요

 

당신을 탓할 생각은 없어요

 

그 인간은
사기꾼에 한량이니까

 

순진한 여자를
속여 넘기는 데에 능하죠

 

날 보는 눈빛에 반했어

 

내 가랑이를
만지는 손길과

 

내 몸을 달아오르게 하는

 

알 수 없는 말들까지도

 

세상에, 벨라

 

우린 약혼한 사이잖아요

난 당신을 사랑해요

나중에 돌아오면 결혼해서

 

한 쌍의 비둘기처럼
행복하게 살자

 

- 모자도 챙길까?
- 아뇨

 

용납 못 해요

 

안 된다고요!

 

그놈이랑 직접
결판을 내겠어요

 

그 반반한 얼굴을
곤죽으로 만들어야지

 

맥스, 흥분했구나

 

평소랑 다른 모습에
나도 흥분돼

미안해요

 

하지만 나쁜 마음을 먹고
당신을 이용하려는 놈에게

 

당하도록
두고 볼 수는 없어요

 

그 자식 머리통을
박살 내겠어요

 

벨라, 무슨...

 

벨라

 

나중에 봐
나의 비둘기

 

신나는 모험을 하고 돌아올게

 

하느님?

 

떠났어요

 

아침으로 포트와인을
마시는 중인데

 

맛이 기가 막히는군

 

왜 막지 않았죠?

 

벨라는 자유 의지를
지닌 존재야

 

홀로 바깥세상에 나갔다고요

 

괜찮을 거야

 

제가 어리석었어요
막아야 했는데

 

우리는 과학자 아닌가

 

이런 감정은
합리적이지 않아

 

무사하길 바랄 뿐이에요

 

살면서 수많은
여자를 만났지만

 

당신이 가장 아름다워요

 

프림 부인은 당신이
여자를 100명은 만났을 거래요

 

100명으로 모자라죠

 

여기 굴이 있군요

 

먹어 본 적 있어요?

 

아뇨

 

따서 삼키고 마셔요

 

sub.Trader

 

기가 막히네

 

기가 막히네

 

내가 할게요

 

"리스본"

 

수녀와 수도사들이
흰자로 옷에 풀을 먹이고

 

노른자로는
타르트를 만들었죠

 

어떻게 먹는지 알아요?

 

입에 넣으면 되겠죠

 

조금씩 베어
먹으면 안 되고

 

힘차게 한입에
먹어야 합니다

 

맛있네요

 

누가 만들었죠?
더 먹을래요

 

안 돼요
하나로 충분해요

 

이제 시에스타 시간이거든요

 

시에스타가 뭐죠?

 

온종일 이것만
하면 안 돼요?

 

이렇게 좋은데

 

우쭐대긴 싫지만
세 번이나 했잖아요

 

내 잠자리 기술은 최고라고요

 

다른 남자랑은
이런 황홀감을 못 느낄 텐데

 

안타깝네요

 

그럼 당신이랑만
뜨거운 뜀박질을 하면 되죠

 

'뜨거운 뜀박질'?

 

마음에 드네요

 

다 쉬었어요

 

또 해요

 

또?

 

안타깝지만

 

아무리 나라도
한계가 있어요

 

쉬지 않고 할 수 있는
남자는 없어요

 

생리적인 문제인가요?

 

남자의 약점?

 

글쎄요

 

아마도요

 

날 사랑하지 않는 게
좋을 겁니다

 

물론 이미
늦지 않았다면요

 

한 사람만 바라보는 건

 

나랑 전혀 안 맞거든요

 

모험을 즐기죠

 

알겠어요

 

눈 좀 붙입시다

 

택시를 잡아 드릴까요?

 

아름다운 밤이에요

 

덩컨 웨더번

 

어디로
사라졌던 거예요?

 

그럴 리가요

 

사람은 그냥
사라질 수 없어요

 

네?

 

사라질 수 있어요?

 

당연히 아니죠
대체 무슨 소리를...

 

어디 갔다 와요?

 

타르트를 먹으러 갔는데
모험이 펼쳐졌어요

 

돌아오는 길을 몰라서 헤매다
소리를 들었죠

 

전차 소리요

 

소리를 따라간 덕에
전차를 찾았죠

 

벨라 대단하죠?

 

탐험가의 피가 흐르거든요

 

나 없이
혼자 나가면 위험해요

 

밖에서 찾은 거라곤
단 음식과 폭력뿐이었어요

 

매력적이었죠

 

난 멀쩡해요

 

이제 침대에 누워서
뜨거운 뜀박질이나 하죠

 

키티

 

런던에서 오스카 와일드의
새 작품 봤어요?

 

재치가 넘치더군요

 

끝내줬어요

 

핸드백이라니

 

벨라

 

왜요?

 

역겨운데
계속 물고 있어야 해요?

 

나도 제럴드한테
똑같이 말했어요

 

무슨 뜻인지 알죠?

 

짓궂으셔라

 

저 사람 고추 말이군요?

 

덩컨 고추는
가끔 짭짜름해요

 

벨라, 그만해요

 

한 대 쥐어박아야겠어요

 

벨라

 

심해도 너무 심하잖아요

 

예의를 지켜요

 

음식은 구역질이 나고

 

아기는 시끄럽고

 

저 여자는
지루한 소리만 해 대잖아요

 

자리로 돌아가면

 

내가 알려 주는
이 세 가지 말만 해요

 

'멋지네요'
'즐거워요'

 

'페이스트리가 참 바삭하네요'
알겠죠?

 

벨라 아파요

 

미안해요

 

말이 안 통해서 그랬어요

갑시다

 

리스본 여행은 즐겁나요
벨라?

 

즐거워요

 

키티
아버님은 좀 어떠세요?

 

위독하세요

 

올해를 못 넘기실 듯해요

 

멋지네요

 

페이스트리가 참 바삭하네요

 

맙소사

 

뭡니까?

 

벨라가 보냈다네

 

'난 잘 지내
리스본'

 

'타르트 나 온종일 핥아'

 

제가 생각하는 의미가
아니길 바라요

 

- 둘이...
- 잤겠죠?

그래

 

뿐만 아니라

 

{\an8}전차를 빨고 있네요

 

{\an8}"하느님에게"

 

당신도 머리 아파요?
덩컨 웨더번?

 

저녁 먹죠
배고파 죽겠어요

 

대체 어디 갔었어요?

 

빅토리아 블레싱턴?

 

이게 몇 년 만이죠?

 

사람 잘못 봤어요

 

난 벨라 백스터거든요

 

깃털 옷을 입은 부인

 

실례했어요
똑 닮아서 착각했네요

 

좋아요

 

저녁 먹으러 갑시다

 

스테이크랑 생선 요리

 

냄비에 담아서 나오는
캐러멜 요리 줘요

 

저 노인들이 먹는 거요

 

난 캐러멜은 됐어요

 

알아요
내가 먹을 거예요

 

당신은 알아서 시켜요

 

벨라가 모험을 다녀와서
화가 났군요

 

하고 싶은 대로 하며 살라면서요

 

덩컨 웨더번이
벨라 백스터한테

 

리스본 사랑 여행
첫날에 말했죠

 

정곡을 찔렸군요

 

난 평생 하느님 집
안에서만 살았어요

뭐라고요?

그래서 벨라는
궁금한 게 많아요

 

그런데 당신이
그런 표정 지으면

 

당신한테
화가 날 수밖에 없어요

 

그래요

 

내가 그토록 혐오하던

 

집착하는 애인이
되어 버렸군요

 

날 귀찮게 했던
수많은 여자들처럼

 

젠장

 

우리는 비슷해요
순간의 쾌락을 추구하죠

 

왜 자꾸 그래요?

 

저 남자가 계속
나한테 눈을 깜빡거려서

 

돌려줬을 뿐이에요

 

그게 예의니까요

 

시내에 춤추러 갈 건데
같이 가요

 

시내에서 춤춘 적 없는데

 

- 덩컨!
- 못 가!

 

미쳤군요

 

시끄러워요
당신 목소리 짜증 나니까

 

싫어요

 

난 할 말 있으면...

 

이런

 

좋아

 

이게 뭡니까?

 

나한테 체스를
가르쳐 주던 남자가

 

이렇게 부드러운 피부는
처음 본다더군요

 

그래서 내가
허벅지 안쪽을 보라고 했죠

 

표피가 제일
얇은 부위니까요

 

그래서 확인했더니

 

역시 제일 부드러웠어요

 

그럼 양쪽 허벅지가
똑같이 부드러울지 궁금해서

 

확인했더니 아니더군요

 

그래서 안 잊어버리려고
적어 놨어요

 

"보들, 더 보들"

 

혀로 날 즐겁게
하려던 거 아니었어요?

 

안 해 줄 거예요?

 

젠장

 

속상한가 보군요

 

같이 잤어요?

 

아뇨, 벽에 기대고
서 있었어요

 

같이 뜨거운 뜀박질 했어요?

 

아뇨, 내 음핵을
빠르게 핥기만 했죠

 

몸이 달아올라서
그 사람한테 부탁했어요

 

당신도 혀로
해줘도 된됐잖아요

 

왜 난리를 치는지 모르겠네요

 

울어요?

 

참 알 수 없는 사람이네요
덩컨 웨더번

 

이건 간이네

 

아주 작은...

 

절개만으로도 충분하지

 

아침 내내
염소를 마취하느라

 

클로로포름을
너무 많이 흡입했나 보군

 

외람된 말씀이지만
벨라가 떠나 상심하신 듯합니다

 

포트와인을
계속 들이켜셨고

 

밤에 흐느끼시는 소리도 들렸거든요

 

멍청한 소리 지껄이지 말게!

 

벨라는 떠났어!

 

난 과학자라네

 

연구를 계속하며
프로젝트를 진행할 뿐이야

 

과거에 매달릴 여유가 없다고

 

우리 감정은 중요치 않아

 

내 아버지가
뜨겁게 달군 다리미로

 

내 생식기를 지진 것도

 

과학 연구를
우선시했기 때문이지

뭐라고요?

 

시체가 필요해

 

네?

 

일어났어요?

 

잘 잤어요, 내 사랑?

 

그동안 당신의 모험을
응원해 주지 못한 것 같아서

 

깜짝 선물을 준비했어요

 

들어가요

 

- 호텔 옮겼어요?
- 창밖을 봐요, 벨라

 

- 배예요?
- 네

 

- 날 바다에 가둘 생각이에요?
- 새로운 모험을 선사하려고요

 

물론 여기선
당신을 찾기도 쉽겠죠

 

이리 와서
내 옷을 벗기고

 

내 위에 올라타요

 

그런 다음 앞 갑판에서
칵테일을 마십시다

 

벨라

 

벨라

 

벨라

 

벨라!

 

온통 파란색이네

 

감히 나한테 똥을 싸?

 

빌어먹을 놈

 

부인

 

언제 도착해요?

 

아테네까지는
사흘 남았습니다

 

"배"

 

여자 머리에
불이 붙었어요

 

나한테 화난 거 알아요

 

용서해 줘요
사랑해서 그런 겁니다

 

그냥 장난인데
이쯤 하고 넘어가요

 

- 술 마실래요
- 그래요, 내 사랑

 

배도 재미있을 겁니다
멋진 모험이 기다리죠

 

사랑해요
당신도 그래요?

 

어떻게 해야
사랑인지 아닌지 알 수 있죠?

 

그냥 느낌이죠

 

그럼 하느님이 말하는
증거 기반이 아니네요

 

- 어떻게 실증적으로 검증하죠?
- 뭔 소리예요?

 

갑자기 왜 이래요?

 

바나나가 뭔지
체스가 뭔지도 모르더니

 

갑자기 '실증적' 타령을
하는 겁니까?

 

술 마시고 싶어요
두 번째 말했어요

 

이런 감정은 처음입니다

 

당신도 그래요?

 

아마도요
실증적으로 보면요

 

"갓윈"

 

잉크를 다 썼어요

 

그럼 갖다 드리죠
내 사랑

 

안녕하세요
신기하게 생긴 부인

 

머리 좀 만져 볼게요

 

당신 머리도 신기하네요

 

마치 빛나는 달걀을 바른
비단 같아요

 

뭔가 기분 좋게
들리는 말이네요

 

아까 잘생긴 남자랑
같이 있던데요

 

하얀 치아와
단단한 고추를 지닌 사람이죠

 

덩컨 웨더번이에요

 

치아도 단단하고
고추도 하얘요

 

- 즐겁게 해 줘요?
- 그 사람이랑만 하는데

 

즐거운 비명이 나올 정도로
내 몸 전체에서

 

쾌감을 이끌어 내요

 

근데 그 사람을 바다에
던져 버리고 싶기도 해요

 

이 사람도
당신한테 올라타나요?

 

아니에요

 

안 한 지 20년이나 됐죠

 

네?

 

끔찍하네요

 

별로 신경 안 써요

 

나이가 들면

 

머릿속에 뭘 넣을지를
더 신경 쓰게 되죠

 

아랫도리에 뭘 넣을지는

 

중요하지 않게 돼요

 

딱한 자기합리화네요, 마사

 

이쪽은 해리 애스틀리예요

 

이 사람 말은
마음에 담아 두지 마요

 

냉소주의자라서요

 

안녕하세요

 

벨라 백스터라고 해요

 

'냉소주의자'가 뭔지 몰라요

벨라

 

잉크 가져왔어요

 

덩컨, 이쪽은 새로 사귄
친구, 동료, 동지들이에요

 

해리 애스틀리입니다

 

이쪽은 마사예요

 

성관계를 안 한 지
20년이나 됐대요

 

놀랍지 않아요?

 

손으로 만져서라도
만족을 얻어야 해요

 

맙소사, 벨라
그런 말은 실례예요

 

상류 사회니까요 깜빡했네요

 

상류 사회는

 

당신을 파멸시킬 겁니다

 

- 정말요?
- 맞는 말씀입니다

 

다들 동감하죠

 

아까 손을 쓰라고 했죠?

 

가끔 그러긴 해요

 

그렇다니 마음이 놓이네요

 

- 같이 저녁 먹죠
- 잠깐...

 

어차피 다들
배에 갇힌 신세잖아요

 

함께 바다를 가로지르며
세계를 탐험하자고요

 

벨라는 친구를 사귀면
안 됩니까, 웨더번 씨?

 

전혀요

 

나랑 결혼합시다

 

네?

 

이럴 생각 없었어요

 

몇 달만 같이 놀다가
보내려고 했는데 안 되겠어요

 

내 마음을 사로잡은 건
당신이 처음이에요

 

곤란하네요

 

맥스 매캔들스 씨랑
약혼한 상태라서요

 

뭐요?

 

이미 다른 사람이랑
손을 잡았다고요

 

어디서 들은 표현인데
이해는 안 돼요

 

손만 잡는 게 아니잖아요
안 그런가요?

 

나랑 같이 도망쳤잖아요

 

이미 지난 일을
얘기하는 이유를 모르겠네요

 

그자를 버리고
날 선택했잖아요

 

잠깐이죠

 

재미 좀 보려고요

 

바다로 던져 버리겠어요

 

결혼 안 하면
날 죽이겠다고요?

 

- 그런 말인가요?
- 아뇨

 

카지노에나 갈래요

 

괜찮아

 

점차 나아질 겁니다

 

다시 해 보세

 

대근육 운동 기능은
천천히 발달하거든

 

하지만 넌 빨리 늘 거야

 

펠리시티

 

아직 어림도 없군

 

에머슨 책을 읽고 있어요

 

'그들의 진화'에
관한 내용인데

 

그들 말고 그녀들 얘기는
왜 없을까요?

 

아는 여자가
없었나 봐요

 

괴테 책을 읽어 봐요

 

철학은 시간 낭비예요, 벨라

 

그래요?
왜죠?

 

해리, 이 몹쓸 사람 같으니

 

철학은 필요해요

 

철학을 통해
인간과 사회가 발전하죠

 

모든 사람은 발전, 진보
성장을 원해요

 

내가 바로 명백한 증거죠

 

벨라는 확실히
모든 면에서 독특해요

 

하지만 철학을 통한 발전은

 

모든 인간은 잔혹하다는 사실을
부정하려는 발버둥이죠

 

죽을 때까지
버릴 수 없는 천성이에요

 

해리는 무척 비관적이군요

 

벨라

 

나랑 같이 걸읍시다

 

우리 객실로요

 

하지만 두 사람이

 

논쟁을 벌인 탓에
벨라의 머릿속과 심장에

 

폭풍이 치고 있어요

 

요즘 계속 책을 읽네요

 

예전의 귀여운 말투도
점차 사라지고 있고요

 

난 변화무쌍한 사람이에요

 

모든 인간이 그렇듯요

 

해리는 동의하지 않지만
에머슨도 그렇게 말했죠

 

알겠으니까 갑시다

 

햇빛 가리지 마요

 

뭐라고요?

 

가요

 

취하게 내버려 둬요

 

돈도 잔뜩 잃고 있죠

 

마사 만나러 갈래요

 

마사

 

그 여자가 문제로군

 

향수로 떡칠한 그 몸뚱이를
바다로 던져 버려야지

 

허풍은

 

마사!

 

어디 있어?

 

가만히 안 둬

 

어디 있냐고!

 

- 뭐 하는 겁니까?
- 바다로 던져 버리겠어

 

멋지군요

 

남의 손에 죽을 줄은
상상도 못 했네

 

재미있겠어요

 

마사도 불만 없어 보이네요
비켜 드리죠

 

신난다

 

바에 있을게요

 

아까 당신이 한 말 때문에

 

난 깊은 생각에
잠길 수밖에 없었어요

 

터무니없고 허무맹랑한
당신의 견해가

 

나를 잠 못 들게 했다고요

 

무슨...

 

모든 인간은 잔혹하다면서요

 

난 그 견해를
반대하고 부정해요

 

인간은 잔혹하지 않아요

 

하지만 덩컨과 있으면

 

내 안의 잔혹함이 끓어올라요

 

분별력이 있다는 뜻이죠

 

얼굴만 반반한 얼간이니까요

 

아뇨

 

난 잔혹해지고 싶지 않아요

 

이런 내 모습을
발전시키고 싶어요

 

당신은 세상을 몰라요

 

그래서 두려워하죠

 

두렵지 않아요

 

진짜 세상이
어떤지 궁금해요?

 

내가 보여 줄게요

 

좋아요

 

보고 싶어요

 

"알렉산드리아"

 

들려요?

 

무슨 소리예요?

 

죽은 애들이 많네요

 

더워서 그랬겠죠

 

도와줘야 해요

 

무슨 수로요?

 

저기 내려가면

 

우리 물건을 빼앗고
묶어서 강간할 겁니다

 

만약 우리가
저 입장이라도

 

똑같이 하겠죠

 

벨라

 

벨라

 

벨라

 

곧 출항입니다, 부인

 

돌아가야 해요

 

호텔 근처 사람들한테
나눠 줘야 해요

 

빈민가 사람들요

 

안 그래도 저희는
하선할 예정인데

 

대신 전달해 드리죠

 

정말요?

 

그럼요

 

마음 씀씀이가 넉넉하시군요

 

그 사람들은
돈이 필요해요

 

돈은 누구나 필요하죠

 

고마워요

 

거기 너, 선장 불러와
도둑놈을 잡아야 해

 

벨라!

 

도둑이 들었어요!

 

카지노에서

 

어마어마한 돈을 땄다고요

 

그런 대박은 처음이었는데

 

다 사라졌어요

 

도둑이 아니에요

 

- 내가 가져갔죠
- 왜요?

 

그냥요

 

피곤해요

 

아니면 내 영혼이 지쳤는지도요

 

내 마음은
찌그러지고 구겨지고

 

또 짓밟혔어요
덩컨 웨더번

 

끔찍한 광경을 봤거든요

 

- 선장님은 안 불러도 됩니까?
- 패 버리기 전에 꺼져

 

알겠습니다

 

돈 어디 있어요?

 

안전한 곳에 잘 숨겼죠?

 

취해서 정리를 못 했는데
정말 다행이에요

 

안 숨겼어요

 

빈민가 사람들한테 줬죠

 

돈은 질병이나 마찬가지예요

 

돈이 없는 사람들도
병들게 하죠

 

내가 뭘 했다고

 

이런 안락한 생활을 누리나요?

 

밖에서는 아기들이

 

죽어 가고 있는데

 

덩컨

 

돈을 어쨌다고요?

 

위로의 포옹을 해 줘요

 

당신...

 

세상에 베풀고 싶은데

 

가진 게 없어요

 

약간의 돈만 빼고요

 

벨라 백스터에게
참 괴로운 날이네요

 

내 돈 어디 있냐고!

 

말했잖아요

 

빈민가 사람들한테 줬다고요

 

꺼지라고 했잖아

 

보고 들었습니다

 

선생님께서 여객선 비용을
충당 못 할 듯하다고요

 

- 그게...
- 사실이에요

 

다른 사람한테
주면서 부탁했거든요

 

빈민가 사람들에게

 

대신 나눠 주라고요

 

다음 항구에서 내리셔야겠습니다

 

그때까지 승무원 식사만
제공될 겁니다

 

- 편히 쉬십시오
- 뭐가 어째?

 

'죽어서 눈감은 아기들'

 

'해리를 물어서'

 

'내 입은'

 

'피로 가득 찼어'

 

가여운 벨라

 

완전히 무너졌구나

 

{\an8}"해리를 무러서
내 이븐 피로 가득 차써"

 

- 손은 좀 어때요?
- 괜찮아요

 

미안해요

 

현실을 보여 주려고 했잖아요

 

사실은 상처를 주고 싶었어요

 

천진난만하고 아름다운
당신 마음에 심술이 났어요

 

잔인한 행동이었죠

 

난 후회 없어요

 

현실을 알았으니
바꿀 수 있잖아요

 

불가능해요

 

그게 핵심이죠

 

종교의 거짓말에 속지 마요

 

사회주의나

 

자본주의도 똑같아요

 

인류는 가망이 없어요

 

명심해요
이상주의는 무너지기 쉽지만

 

현실주의는 아니에요

 

진실만이 당신을
지켜 줄 겁니다

 

이제 당신을
이해할 것 같아요, 해리

 

세상의 고통에 꺾여 버린
꼬마일 뿐이죠

 

그럴지도요

 

안녕, 해리

 

우린 마르세유에서
쫓겨날 예정이에요

 

왜 그 남자랑
같이 다녀요?

 

희망이 있으니까요

 

그렇겠죠

 

"파리"

 

파리는 아주
아름답다고 들었어요

 

죽여 버리기 전에
저리 치워

 

젠장

 

돈도 없이 파리에 오다니

 

- 이제 어쩔 겁니까?
- 호텔 잡을게요

 

걱정하지 마요

 

돈도 없는데 어떻게요?

 

흥미로운 실험 아닌가요?

 

빈털터리인 상태로

 

- 어떻게 살아남을지?
- 나도 몰라요!

 

그래서 실험이 필요한 거죠

 

이제 우리가 빈민이 됐어요

 

많은 탐험가가
비슷한 상황을 겪었어요

 

예를 들면
로빈슨 크루소요

 

이기적이고 생각 없고
경박한 여자 같으니

 

생각이 없다니
그렇지 않아요, 덩컨

 

비록 심사숙고해서

 

합리적인 결론을
도출하는 능력은

 

좀 부족하지만

 

난 그 사람들을 도왔어요

 

당신 말대로

 

우리 신세는 처량해졌지만

 

내 행동이 선의에서
비롯되었다고 믿어요

 

입 닥쳐요

 

호텔 잡을게요

 

안녕하세요, 부인

 

그래
싱싱한 꽃 같은 영국 아가씨

 

여기가 호텔인가요?

 

방 있어

 

일하려고?

 

방 얼마예요?

 

시간당 10프랑 받을 테니

 

손님한테 30프랑 받아

 

일석이조지

 

그렇군요

 

샤펠 씨

 

런던에서 막 도착했어요

 

안녕하세요

 

들어가

 

무슨 말씀인지 모르겠네요

 

일하러 온 거 아니야?

 

좋잖아

 

잠시 누워서
남자한테 몸을 맡기면

 

돈을 벌 수 있는데

 

그래요

 

나랑 하고
돈까지 준다고요?

 

그래

 

이보다 더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일은 없지

 

다른 사람이랑
자 본 적은 없지만

 

궁금하긴 하네요

 

게다가 돈도 필요하고요

 

여러 가지 상황을
종합해 봤을 때

 

이건 운명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할게요

 

16번 방이야

 

이름이 뭔가요?

 

과묵하군요

 

전희부터 한 다음에...

 

나 왔어요

 

"에클레르 오 쇼콜라"예요

 

돈을 구했어요
새로운 사실도 알았죠

 

훔쳤어요?

 

당신은 잠자리 기술이
최고라고 늘 자부했지만

 

난 경험이 없으니
사실인지 알 수 없었잖아요

 

하지만 이제 알겠어요

 

그 남자는
실력이 형편없었고

 

삽입할 때
괴상한 소리까지 냈죠

 

게다가 세 번밖에
안 움직이고 끝났어요

 

웃음이 나왔지만

 

불쾌할까 봐 참았어요

 

돈을 받고
고맙다고 한 다음

 

이 빵을 사러 갈 때
참았던 웃음이 터졌어요

 

그리고 우리가 보냈던

 

격렬한 밤이
얼마나 소중했는지 깨달았죠

 

몸을 팔았다고?

 

실험이었어요

 

덕분에 당신을 향한 마음이
깊어졌으니 다행이죠

 

최근에 비참한 모습만 봐서 실망스러웠거든요

 

넌 괴물에 창녀야

 

내 영혼을 짓밟으려고

 

지옥에서 온 악마지

 

그동안 내가
저지른 죄에 비해

 

이건 지나치게
가혹한 형벌이야

 

내 마음을 멋대로
가지고 놀다가

 

이제 와서 버려?

 

역겹도록 추한 년 같으니

 

마지막 말은 지나쳤어요
사실도 아니고요

 

지겹긴 했지만
당신은 처음부터 지금까지

 

내 미모를 찬양했죠

 

다른 남자랑

 

딱 한 번 잤다는 이유로
그때의 마음이

 

다 사라진 거예요?

 

젠장

 

몸을 팔았잖아

 

그래서 그게
나쁜 짓이라고요?

 

말이 안 통하는군요

 

여자로서 갈 수 있는
제일 밑바닥이라고

 

우리는 결혼하면
안 되겠네요

 

난 흠결이 많고
모험적인 사람이라

 

심성이 너그러운
남편이 필요하거든요

 

걸레 같은 년

 

당신은 그런
남편감이 아니죠

 

우리 모험은 여기까지예요

 

런던행 승선권을
예매해 줄게요

 

돈이 있어?

 

계속 숨겼던 거야?

 

하느님이 줬어요

 

비상금이죠

 

몇 주 전부터
쫄쫄 굶었잖아!

 

당신을 믿고 기다렸죠

 

어떻게든 살길을
찾을 줄 알고요

 

하지만 착각이었죠
당신도 예전 같지 않군요

 

너 때문에 이렇게 됐잖아!

 

했던 말 또 하게
하지 말아요

 

빌어먹을 년!

 

스와이니 부인
내 상황을 설명하죠

 

난 섹스와 돈이 필요해요

 

애인을 구해서

 

웨더번에게 그랬듯
의지해도 되지만

 

그러면 많이
피곤할 듯해서요

 

대신 20분만 일하고

 

세상이 어떤 곳이고
어떻게 발전하는지

 

남은 시간에 배울래요

 

그래서 말인데
날 고용해 줘요

 

퀴퀴한 냄새가 나는
당신의 매음굴에서 일할래요

 

자유를 쟁취하기 위해
싸우는 여성이라

 

멋지구나

 

따라와

 

사뵈르 씨

 

필레 미뇽이오

 

최고급이네요

 

벨라

 

끝나면 '좋았어요'라고 말해

 

가게 규칙이야

 

당신 냄새예요?

 

'좋았어요'

 

받아
악취가 가실 거야

 

차도 가져왔어
그냥 맛있잖아

 

난폭했지만

 

희한하게도
불쾌하진 않았어

 

팸플릿이야

 

- 읽어 봐
- 뭔데?

 

"뭐 하는 거냐"면...
세상을 좋게 "바꾸려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야지

 

나랑 생각이 같네

 

스와이니 부인

 

이런 방식 말이에요

 

아무리 혐오스러운 사람이라도
나를 선택하면

 

비참한 마음을 억누르고

 

뜨거운 뜀박질을
해야 하나요?

 

매음굴이 원래 그래

 

참 예쁘구나

 

거칠게 당하는 게
잘 맞기도 하고

 

그런가요?

 

여자가 선택하는 쪽이
낫지 않나요?

 

당신이 마음에 든다는 의미잖아요

 

당신이 품는 여자가
끔찍함에 몸서리칠 거라는

 

걱정도 없고요

 

벨라는 새로 왔는데
정신이 이상해요

 

내 아버지
하느님이 말했죠

 

'기존 방식은
새로운 방식으로 대체되고'

 

'그 새로운 방식조차도
영원할 수 없다'

 

'덕분에 지구는
평평하지 않게 되었고'

 

'전등이 밤을 밝혔으며
신발에서는 리본이 없어졌다'

 

사회주의자로서 동의해요

 

역시 투아네트는
혓바닥을 잘 놀리네

 

그런 의미에서
메르소 씨를 공짜로 모셔

 

어서 올라가

 

벨라
잠깐 내 방으로 와

 

이렇게 탐스러운
귓불은 처음 봐

 

고마워요

 

잠깐...

 

이런, 피가 나네 미안하구나

 

이걸로 닦아

 

예쁜 아가씨를 보면
참을 수가 없거든

 

하지만 너도 언젠가는

 

쭈글쭈글한
늙은이가 될 거야

 

공짜로 대 준다고 해도
원하는 남자가 없겠지

 

우리가 손님을 선택하자는
내 주장은 변함이 없어요

 

이상주의자네

 

나랑 같구나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몰라

 

하지만 가끔은
세상의 요구에 따라야 해

 

나중에 뒤엎더라도 말이야

 

- 당신도 나랑 같은 생각이군요
- 그럼

 

다만 어떤 남자는
발버둥 치는 여자를 더 좋아해

 

네?

 

- 그건...
- 변태들이지

 

하지만 돈이 된다고

 

따라오렴

 

sub.T로 번역

 

내 손녀란다

 

몸이 허약해서
병원에 살다시피 해

 

너희한테 선택권을 주면
장사가 망할 테고

 

내 손녀도 죽을 거야

 

- 그랬으면 좋겠니?
- 아뇨

 

넌 마음씨도 예쁘구나

 

또 귓불 깨물 줄 알았어요

 

우리는 일을 해서

 

돈을 벌어야 해

 

무엇보다 모든 걸
경험해야 하지

 

좋은 경험뿐만 아니라

 

치욕, 공포, 슬픔까지도

 

그래야 우리가
완전해지는 거야

 

더 단단한 사람이 되지

 

어른이 된다는 얘기야

 

그래야 세상을
파악할 수 있지

 

세상을 파악하면

 

세상은 우리 거야

 

마음에 들어요

 

그럼...

 

가서 남자를 품고

 

나한테 10프랑을 가져와

 

먼저 간단한 퀴즈를 낼게요

 

퀴즈?

 

당신의 어릴 적
추억을 말해 주면

 

내가 퀴즈를 내는 거죠

 

그런 다음
냄새를 확인하고

 

필요하면 라벤더 오일을
바를 거예요

 

더 즐거운 성관계에
분명 "도움"이 될걸요

 

"아뇨"
퀴즈는 내가 내요

 

당신은 추억을 말해요

 

어릴 때 그리스에서
자전거 타다 넘어졌어요?

 

다리에 피가 났어요

 

'즐거움'?

 

피를 봤는데 즐거웠군요

 

똑똑

 

마쥬쳐서 반가워요

 

알아들었군요

 

냄새 안 나네요

 

그럼 하죠

 

당신 물건은
하늘의 선물이에요

 

실력이 형편없네

 

고향이 그리울 때
여기 온다고?

 

뭘 하고 싶다고요?

 

애들이 성교육을
받을 나이가 돼서

 

직접 보여 주려고요

 

그렇군요

 

늘 그렇진 않아

 

누워서 다리를 벌릴까요?

 

처음은 간단하게 시작하죠

 

절정에 빨리 도달하려면

 

- 항문에 손가락을 넣거나
- 안 돼요

 

살짝 목을 조르면 돼

 

돌아가요

 

벨라!

 

스와이니 부인이 옳았어

 

덕분에 새로운 사실을
많이 배웠지

 

그렇게 볼 수도 있겠네

 

남자들의 욕망은
놀라울 정도로 다양하더라

 

어떤 손님은

 

내 입에 파인애플 조각을 넣고
흙을 뿌렸어

 

벨라

 

당신을 용서할 준비가 됐어

 

영국행 배도 예약했고

 

어머니께 우리 신혼방을
준비하라고 했어

 

혹시 갈고리 찬
남자랑 잤어?

 

그럴 줄 알았지!

 

내가 그 자식을
죽도록 패 줬거든

 

덩컨
떠난 줄 알았는데요

 

배에 탔더니
몸이 아프고 구역질이 났어

 

그래서 당신을
데리러 왔지

 

안녕하세요, 덩컨

 

집으로 돌아가요, 덩컨

 

우리는 끝났어요

 

당신을 봐도
감흥이 없어요

 

오히려 과거의 내가
이해가 안 될 정도죠

 

게다가 사회주의자 모임에
가야 해서요

 

창녀들 주제에

 

몸을 생산 수단으로
활용할 뿐이죠

 

돌아가요

 

 

물감, 발

 

좋아

 

느리지만 언어 능력이
발달하고 있습니다

 

물감, 발

 

천재가 따로 없군

 

왜 그렇게
모질게 대하십니까?

 

벨라의 경우는 실수였어

 

나도 모르게 정이 들었지

 

하지만 저 애는
내게 개닭이나 마찬가지야

 

 

차라리 이게 나아

 

날 차갑게 대했던
아버지도 이해하게 됐다네

 

과학 연구를 위해
어쩔 수 없었던 거지

 

지독하네요

 

- 발
- 이해가 안 되겠지

 

동네 의사가 뭘 알겠나

 

그나저나 내 몸을
수술해 줘야겠어

 

냉혈한의 몸에
심장이라도 달까요?

 

그러든가

 

다만 먼저...

 

이걸 제거해야 해

 

이제 종양 주변의
낭종을 제거할게요

 

됐어
이제 봉합해

 

이미 전이됐어
폴립이 보이더군

 

난 가망이 없어

 

환자한테
어떻게 얘기할 텐가?

 

백스터

 

환부에 눈물 흘리지 마!
패혈증으로 더 빨리 죽으라고?

 

뚝 그치고

 

얼른 봉합해

 

그리고 벨라를 찾게

 

장사 끝났어요

 

핫초코 가져왔어

 

"팡 오 쇼콜라"랑
같이 먹으렴

 

내가 제일
아끼는 거 알지?

 

다른 애들한테도 그러시잖아요

 

우리는 칭찬과 초콜릿으로
굴러가는 기계일 뿐이죠

 

사랑으로 키우는
내 아이들이야

 

끔찍한 일이 벌어졌어요 스와이니

 

마음이 텅 비었어요

 

연민은 서서히
경멸과 분노로

 

변질되고 있죠

 

오히려 잘된 일이야

 

그래요?

 

암흑기를 지나고 있는 거야

 

광명과 지혜가
찾아오기 직전이지

 

조금만 더 버텨

 

그 암흑기를 통과하면

 

지금 이 고통도
감사하게 느껴질 테니까

 

알았어요

 

출산한 흔적이 있는데?

 

내 애는
"우리 엄마"가 키워

 

난 애 없어

 

다친 거야

 

괜찮아
너만 오해한 게 아니거든

 

왜 거짓말해?

 

거짓말 아니야

 

갓윈한테 직접 들었어

 

웨더번이 보냈어요

 

안녕하세요

 

백스터 교수님께
편지를 썼죠?

 

그자는 세상에
악마를 풀었어

 

껍데기는 아름답지만
속은 사악하고 탐욕스럽지

 

마치 코끼리에
짓밟힌 인형처럼

 

곁에 있는 사람을
서서히 걸레짝으로 만든다고

벨라 말이군요

 

지금 어디 있죠?

 

당신 누구야?

 

약혼자입니다

 

둘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나 보군요

 

무슨 일?

 

그 여자는 날 파멸시켰어

 

글쎄요, 본인 인생은
본인이 책임져야죠

상식이잖아요

 

면상부터 말본새까지
다 마음에 안 드는군

 

갓윈 백스터라는 자는

 

다 알면서 그 여자를
나한테 보낸 거야

 

날 속였다고

 

벨라는 어디 있죠?

 

내 원수한테도
그 여자는 피하라고 할 거야

 

당신을 걱정해서
하는 말이라고

 

미안합니다
그냥 빨리 알려 줘요

 

하나도 안 아파

 

난 속이 문드러졌거든

 

그 여자가
다 빼앗아 갔어

 

내 영혼부터
통장 잔고까지도!

 

껍데기밖에 남지 않았지!

 

같이 노래할까?

 

♪ 우리는 바닷사람 ♪

 

소용없어

 

하나도 안 아프니까

 

나도 이러기 싫지만

 

다른 방법이 없군요

 

'본인 인생은
본인이 책임져야죠'

 

이 버러지만도 못한 자식이

 

알려 줘요

 

정중하게 부탁드립니다

 

벨라는 어디 있죠?

 

{\an8}"고인, 얼마 안 남았어
빨리 와"

 

"런던"

 

창녀가 돌아왔어요

 

하느님?

 

벨라

 

맥스가 편지를 보냈어요

 

- 아파요?
- 아니, 죽어 가고 있지

 

의사로서 그 둘은
명확히 구분해야 해

 

다시 보니 반갑구나

 

죽으면 안 돼요

 

모든 사람은
죽기 마련이야

 

보고 싶었다

 

좀 누워야겠구나

 

좋은 얘기만
하면 좋겠지만

 

물어볼 게 있어요
심각한 문제죠

 

나한테 아기가 있었어요?

 

있었다면
지금 어디 있죠?

 

그래

 

엄밀히 말해
네가 네 아기란다

 

또 네가
네 엄마이기도 하면서

 

동시에 아니기도 해

 

어떤 기억도, 경험도

 

하나도 남지 않았으니까

 

아기이자 엄마라니
무슨 뜻이죠?

 

알면서 숨겼군요

 

말해서 좋을 게
없어 보였어요

 

말할 용기도 없었죠

 

그 말도 맞아요

 

당신과 함께하고 싶었고

 

당신이 이해하지 못할 거라 생각했어요

 

게다가 백스터의 뜻을
거스르긴 쉽지 않거든요

 

그래서 난...

 

미안해요

 

♪ 쿵 ♪

 

♪ 쿵 ♪

 

♪ 쿵 ♪

 

♪ 쿵 ♪

 

♪ 쿵 ♪

 

♪ 쿵 ♪

 

♪ 쿵 ♪

 

누구죠?

 

♪ 벨 창녀 ♪

 

♪ 벨 창녀 ♪
- 이미 내 얘기를 했군요, 프림

 

- 얘는 마음에 들어
♪ 벨 창녀 ♪

 

- 그만해, 펠리시티
♪ 벨 창녀 ♪

 

젠장

 

또 이런 짓을?

 

당신이 그리웠거든요

 

괴물들 같으니

 

아파 죽겠네

 

♪ 벨 창녀 ♪

 

♪ 벨 창녀 ♪

 

이미 고통에
몸부림치는 사람을

 

때리기는 쉽지 않네요

 

확실히 그렇지

 

아니면 낚싯바늘을 코에 건 채
떠다니길 원하니?

 

잠깐은 좋겠지만
영원히 후회하겠죠

 

정말 코에 낚싯바늘이
걸려 있었어요?

 

그래

 

당신이 날 창조했군요

 

저 아이처럼요

 

그렇지 않아

 

똑같은 말을 반복하며
집 안을 배회하는 저건

 

내 작품이 아니라고

 

너도 그래
편지를 읽으며 경탄했다

 

벨라 백스터는
너 스스로 만들어 낸 거야

 

지금 삶이 즐거우니
날 살린 건 용서하겠지만

 

거짓말과 구속은
영원히 잊지 않겠어요

 

이해한다

 

아무튼 네가 그리웠다

 

나도요

 

분노, 혼란
뇌와 신체의 부조화는 빼고요

 

집에 돌아와서
포름알데히드 냄새를 맡고

 

앞으로 뭘 할지 깨달았어요

 

난 의사가 되겠어요

 

내 진료소를 물려주마

 

아버지는 이런 말을 했지

 

'언제나 연민을 가지고
메스를 움직여라'

 

아버지는 얼간이였지만

 

그 말만큼은 일리가 있지

 

살날이 얼마 안 남았어요

 

알아요

 

약혼 얘기를
한 번도 안 꺼내네요

 

그때는 너무 어렸잖아요

 

꼭 지킬 필요 없어요

 

당신한테 반한 날
백스터가 이용한 거니까요

 

이제 날 잊었나요?

 

아뇨
내 마음은 여전해요

 

난 창녀였어요
알고 있죠?

 

남자한테 몸을 팔았다고요

 

그래도 괜찮아요?

 

남자들은 소유욕이 강해서

 

몸을 팔았다고 하면 싫어하잖아요

 

웨더번은 그 사실을 알더니

 

꼴사납게 변하더군요

 

도덕적으로
비난할 생각은 없어요

 

당신을 품었던 남자들을
질투하고 있을 뿐

 

어쨌든 당신 몸이잖아요

 

뭘 하든 당신 자유죠

 

보통 30프랑 받았어요

 

그건 좀 싸긴 하네요

 

사람이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의사가 질병을
치유할 수 있듯이

 

나쁜 성향도
고칠 수 있다고 믿어요

 

나랑 결혼할래요
맥스 매캔들스?

 

할게요

 

혀를 좀 지나치게
쓰긴 하지만

 

나쁘지 않네요

 

명심할게요

 

혹시 성병 검사는 해 봤어요?

 

아직요
검사해 볼게요

 

이런 실리적인 사랑
마음에 들어요

 

내 사랑은
열정적이기도 해요

 

귀여워라

 

당신은 언제나 그랬죠

 

하느님
걸을 수 있어요?

 

발가락에 헤로인 5mg을 주사해
통증을 완화하고

 

암페타민으로
원기를 회복했지

 

내가 즐겨 쓰는
코카인도 주사했단다

 

신부 손 잡고
같이 입장해야지

 

교회가 부여한 권한으로

 

이 결혼식을
엄숙히 거행합니다

 

벨라 백스터는 이 남자를
남편으로 맞이하겠습니까?

 

결혼에 반대하는 사람이
없는지 물어봐야죠

 

아니면 교리의 현대화라는 핑계로
생략한 겁니까?

 

안녕, 빅토리아

 

좋아 보이네

 

나한테 말하는 건가요?

 

아내가 남편을
못 알아보는 경우는 없지만

 

내 소개를 하자면...

 

저 인간 짓입니다

 

누가 더 위인지는 몰라도요

 

사탄이 분명합니다
보십시오!

 

기침을 하니까
피가 나오지 않습니까?

 

암 때문이야
멍청한 자식아

 

덩컨

 

쳐다보지 마라
이 악마야!

 

소개를 마저 하자면
난 앨프리드 블레싱턴 장군이야

 

당신은 '알피'라고 불렀지

 

정말 날 모르겠어?

 

웨더번 씨 덕에
당신 사진을 보고...

 

호텔에서 어떤 할망구가
'빅토리아 블레싱턴'이라고 불렀지

 

덕분에 네 사악한 수작을
다 파악했다고

 

- 그럼...
- 당신의 사랑 알피야

 

임신으로 인한 히스테리 때문에
날 떠났잖아

 

난 오장육부가
뒤집히는 기분이었어

 

전장에서 수많은 적군을
도륙 내면서

 

과연 어떤 느낌일지 상상했었는데

 

예상대로 고통스럽더군

 

악취도 심해
그냥 하는 말이 아니라

 

그런데 드디어 찾았네

 

내 사랑

 

하느님 맙소사

 

난 당신을 몰라요

 

난 벨라 백스터라고요

 

마음이 아프군

 

머리를 다친 게 분명해

 

그런 당신을
저자들이 이용했겠지

 

나가 주시오

 

- 내 남편이었다고요?
- 그래, 알피라니까

 

벨라, 미안하구나

 

당신과 같이 갈게요

 

뭐?

 

벨라?

 

마차 타고 왔어요?

 

물론

 

그럼 가요

 

벨라!

 

보내 줘요, 하느님

 

맥스, 붙잡지 않을 거죠?

 

다시 보니 반가워 빅토리아

 

하인들이랑 관계가
좀 틀어졌어

 

반란이 일어날 듯해

 

데이비드 기억하지, 여보?

 

앨리슨
아내가 돌아왔어

 

날 알아요?

 

난 어떤 사람이었죠?

 

착한 사람이었나요?

 

"빌어먹을"

 

먹어

 

당신이 좋아하는 요리잖아

 

훈제 청어, 거위 고기

 

혀 요리, 샴페인까지

 

보고 싶었어

 

무엇이 날
불행하게 만들었죠?

 

왜 다리 밑으로 투신했나요?

 

배 속의 아기를 증오했어

 

'괴물'이라고 불렀지

 

그랬군요

 

확실히 난
모성 본능이 없어요

 

그래도 돌아와서 기뻐

 

우린 어떻게 만났나요?

 

무도회에서

 

서로 어쩌다 좋아하게 됐죠?

 

우리는 취향이 비슷했거든

 

잘 봐

 

앨리슨, 수프!

 

렉스!

 

나쁜 사람!

 

앨리슨

 

치즈를 가져오겠나?

 

잔혹한 면이 비슷했나요?

 

- 난 친절한 사람이 아니었군요
- 친절?

 

당신은 그보다
훨씬 재미있는 사람이었어

 

친절은 무슨

 

웨더번 말로는
몸을 팔았다던데

 

- 물론 과장이...
- 사실이에요

 

파리에서요

 

지겨워서 그만뒀지만
좋은 경험이었죠

 

- 그래
- 훈제 청어 맛이 기막히네요

 

산미가 느껴져요

 

결혼은 끊임없는 시험이야

 

우리는 그 시험에서
이기기도 지기도 하지

 

몸을 팔았던 건
용서하려고 노력할게

 

예전에도 가끔
성적으로 주체를 못 했잖아

 

배 속의 아이를
죽인 것도 용서하지

 

당신이 나한테 한
잘못을 들으면

 

예수조차도
몽둥이를 들고 달려들걸?

 

너그러운 남편을 둬서
다행인 줄 알아

 

난 당신한테
잘못 없어요, 알피

 

당신이 누군지 모르니까요

 

다행히 난 기억 상실증 환자를
많이 봤어

 

자기가 어디 있는지
잊고 싶은 병사들

 

또 박격포 공격을 받아

 

머리가 교회 종처럼
울리는 병사들도 봤지

 

앞으로 몇 달은
집에서 지내는 게 좋겠어

 

길게는 1년 정도?

 

기억이 완전히
돌아올 때까지

 

언제든 원할 때 떠나겠어요
집착하는 모습이 귀엽긴 하네요

 

전에 겪어 봤거든요

 

머리에 총알이
박히기 싫으면

 

가만히 있는 게 좋아, 여보

 

앞에서요, 뒤에서요?

 

뒤통수에

 

날 떠나는 게 확실한지

 

확인하고 쏴야지

 

보고 싶었어

 

난 당신의 포로인가요?

 

얘기가 왜 이렇게
흘러가는지 모르겠군

 

분명 예전처럼
행복해질 수 있을 거야

 

다리 아래로
투신했을 때처럼요?

 

물고기를 구경하다가 떨어졌을걸

 

왜 싫다는 사람을
억지로 붙잡으려 하죠?

 

당신이 빠져야 할 곳은
내 사랑의 강물이니까

 

데이비드

 

아직 뼈에 살이 남은 거
안 보이나?

 

잘못 봤습니다, 주인님

 

용서하십시오

 

후식 먹을래, 여보?

 

제거는 간단한가?

 

단추를 떼듯 쉽죠

 

아프리카에서는
돌칼을 쓰지만

 

전 정밀한 수술 기구를 만들었습니다

 

음핵 덮개만
제거하실 겁니까?

 

아니면 음핵까지?

 

그 사악한 것들을
다 없애 주게

 

분명 차분해질 겁니다

 

이번에는 제대로 하자고

 

오늘 저녁에 마취해서
진료소로 데려가지

 

빅토리아!

 

어디 있어?

 

마침 잘 왔어

 

마티니야

 

안 마실래요

 

이 집을 떠나고 싶어요

 

흥미로운 시간이었지만

 

왜 내가 투신했는지도
알 것 같거든요

 

죽어 가는 하느님 곁으로
가고 싶어요

 

좋은 생각이야

 

하지만 여보

 

난 평생을
영역 싸움을 하며 살았어

 

그리고 당신은

 

내 소유물이지 받아들여

 

난 당신 소유물이 아니에요

 

당신 아랫도리가
모든 문제의 근원이야

 

내가 제거해 줄게

 

그럼 다시는
한눈팔 일 없을 거야

 

남자는 평생
성적 충동에 휘둘리며 살지

 

그건 저주이자
동시에 필생의 과업이야

 

여자의 경우 자식이 되겠지

 

당신 다리 사이에 있는
사악한 존재를 제거하고

 

곧바로 내 씨앗을 심어 줄게

 

어떻게 된 일인지
설명해 줄게요

 

당신 아내 빅토리아는 투신자살했어요

 

갓윈 백스터가
그 시체를 발견해서

 

배 속에서
아기를 꺼낸 다음

 

아기의 뇌를 이식해
날 되살렸죠

 

수술 기록도 있어요
보면 놀랄걸요

 

어쨌든 난 죽기도 싫고

 

내 음핵을
제거하기도 싫어요

 

그러니 마차를 불러 줘요

 

역시 여자는

 

총을 들이밀어야
말을 듣는다니까

 

다 똑같아

 

포기한 거야?

 

차라리 내 심장에 총을 쏴

 

필요하면 쏴야지

 

어서 마셔, 여보

 

클로로포름과 진이야

 

지나친 탐구심은
없는 편이 나을지도

 

그걸 마시면
없앨 수 있어

 

제기랄

 

맥스?

 

맥스
진료소로 데려가야 해요

 

안 그럼 죽을 거예요

 

출혈이 심하거든요

 

죽여 버리겠어

 

벨라
저자를 살리면

 

분명히 복수하려고 할 텐데요

 

그래도 죽게
둘 수는 없어요

 

다만 당신 말도 맞아요
손을 좀 봐야죠

 

총알을 제거하고
출혈을 멈췄어요

 

수술 기록 가져왔어요

 

여기 있을 때가
가장 행복해요

 

벨라

 

돌아왔구나

 

다른 사람을 착각했더라고요

 

벨라 백스터가 아니라요

 

평생 나는
사람들의 시선에서

 

끔찍함과 연민을 느꼈지

 

하지만 넌 아니었다

 

아주 흥미롭구나

 

죽음을 직접 겪다니

 

해부학 시험이 걱정이에요

 

나랑 여러 번 시험 봤으니
잘할 거예요

 

사람 몸은
수도 없이 봤잖아

 

여러분
진 마실래요?

 

좋지

 

진?

 

장군님께도
물을 좀 주죠

 

펠리시티

 

물 가져와

 

"가여운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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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여운 것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