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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막 : 이 재 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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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 안 돼

 

 

 

료!

 

료!

 

료!

 

누구 없어요?

 

생존자분 계십니까?

 

들리면 대답하세요

 

- 잘 들어라
- 네

 

잔해 밑에 생존자가
더 있을지 모르니 우리가 수색을…

 

저기요

 

아들을 잃어버렸어요

 

구조된 사람들은 어디에…

 

 

선배, 무사했군요

 

유코, 괜찮니?

 

담요 챙겨 올게

 

선배, 제 아들 못 봤어요?

 

선배

 

어떻게 된 거야?

 

여기요

 

누구 없어요?

 

그런 데 있으면 위험해요

 

잠깐

 

기다려요

 

저기요

 

괜찮아요?

 

다행이다

 

정신 차리니
해변에 떠밀려 와 있었고

 

아무도 내 말에 반응이 없는 데다

 

만져도 아무 느낌이 없어서

 

대체 뭐가 어떻게 됐는지
모르겠는데

 

그럴 때 그쪽이 날 불러서…

 

알았어요

 

일단

 

좀 진정하세요

 

심호흡해요

 

제법 규모가 컸죠

 

우선은

 

저희 있는 데로 갈래요?

 

걸을 수 있겠어요?

 

그러니까 말이지

 

이 별 모래는 내가 만든 거라고

 

알았지?

 

기념품 가게 같은 데서
이런 거 봤지?

 

출장 갔다 식구들한테
자주 사다 줬었어요

 

그치?

 

다 내가 만든 거라니까

 

또 시작이다

 

사실이라니까

 

내가 말이지, 학생 운동을 했거든

 

그때 돈이 없어서
이리오모테섬으로 도망쳤었지

 

그리고 병에다 모래를 담아서
팔았다고?

 

벌써 백번은 말했네요

 

어라, 새로 손님이 왔나 봐

 

 

지진 때문인가?

 

아마도요

 

어이, 어서 오시게

 

많이 힘들었겠어

 

저…

 

어마어마했지

 

마이클 씨

 

저, 여기는…

 

그게

 

설명하기가 좀 어려운데…

 

됐어

 

괜찮아

 

시간이라면 남아도니까

 

카오리 씨, 안내해 줘

 

 

난 카오리라고 해

 

이쪽이야

 

죄송하지만

 

이게 다 뭔가요?

 

나한테 설명하라고 하지 마

 

그러니까

 

여기는 이승에 미련이 남은
사람들이 모인 곳이에요

 

여기뿐만 아니라

 

전국 곳곳에 이런 데가 있어요

 

미련?

 

미련이라니요?

 

야, 아키라

 

빙빙 돌려 말하지 마

 

그럼 쇼리 네가 말하든가

 

그러니까 말이지

 

누님은 이미 죽었는데

 

아직 해야 할 일이 남아서
'이다음'으로 못 간 거야

 

죽었다고?

 

내가 죽다니

 

아이고, 이런

 

오늘은 그냥 푹 쉬어

 

술도 있겠다

 

됐어요

 

나랑 가

 

괜찮아

 

남자가 있는 거야

 

아마도요

 

설마, 나이 많아 보이던데

 

잠깐

 

이쪽이야

 

원래 여길 쓰던 사람이 떠나서

 

맘 놓고 있어도 돼

 

이것저것 말해 봤자
한꺼번에 감당하기 힘들 테니

 

오늘은 푹 쉬어

 

다들 나랑 같은 거예요?

 

 

우리가 선배지

 

왕고참

 

잘 자

 

아가 데려왔어요, 축하드립니다

 

왜 말을 못 알아들어?

 

난…

 

당신이 원해서잖아

 

내 일에 참견하지 말라고!

 

옳지

 

료, 이리 와

 

무서워

 

♪ 생일 축하합니다 ♪

 

축하해!

 

- 이거 봐
- 저리 가

 

- 무슨 짓이야!
- 엄마, 이거 봐

 

쫌!

 

얼른 가야지

 

- 가기 싫어
- 왜? 엄마 출근해야 한다고

 

학교 가기 싫어

 

엄마

 

일어나

 

- 엄마
- 료!

 

- 영감님
- 일어났어요?

 

이제 나오세요?

 

어이

 

다들 나와 있네

 

안녕히 주무셨어요?

 

좋은 아침

 

카오리 씨, 커피 부탁해

 

 

여기요

 

뭐 해?

 

요가

 

죽은 사람이 웬 요가?
건강해서 뭐 하게?

 

잔소리는

 

요가라

 

요가를 일본에 전파한 게
바로 나야

 

됐네요

 

진짜야

 

나 요가 때문에 허리 아프잖아
여기 말이야

 

일어났어요?

 

나오셨네, 편히 잤어?

 

야, 아침에 보니 귀엽구만

 

이름이?

 

카와카미 미나코라고 해요

 

미나코

 

귀엽다니까

 

마이클 씨

 

요즘 시대에 그런 말은 좀 아니죠

 

그래? 어째서?

 

여기 이 영감님은 마이클 씨

 

미나코를 데려온 사람은 아키라

 

저쪽의 저 총각은 쇼리

 

전에 야쿠자였대

 

이쪽은 은행원 출신 타나카 씨

 

난 전직 술집 주인 카오리랍니다

 

이리 앉지

 

아니…

 

"주가 폭락, 버블 경제 붕괴"

 

"1990년 10월 2일"

 

이거…

 

예전부터 습관이 돼서요

 

차 키 좀 빌려도 될까요?

 

네?

 

아, 네

 

태도가 글러 먹었구만

 

"호시스나북초등학교
학부모님들께"

 

"임시 휴교 공지"

 

"아래의 실종 아동에 대해
정보가 있다면 알려 주세요"

 

치나츠!

 

아이코!

 

카즈키!

 

어르신도?

 

식구들이랑 생이별했지 뭔가

 

이렇게 날마다 이름을 외치면
찾으려나 싶어서

 

그런데 말이야

 

내가 부르는 소리를 듣는다면

 

식구들도 죽었다는 뜻이지, 젠장

 

그쪽 가족도

 

꼭 찾기를 바랄게

 

고속도로가 방파제 역할을 한 덕에
도시 지역은 피해가 덜했어

 

카와카미의 생사는
아직 확인이 안 됐지만

 

무사하기를 기원하자고

 

구조대가 필사적으로
실종자를 수색하고 있다

 

우리가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경찰과 연계해서

 

신속하고 정확한 보도를
전하는 거다

 

잘 부탁한다

 

 

칸다 선배

 

저 여기 있어요

 

- 어머, 이제 오네
- 어서 와요

 

아, 네

 

이거, 고마웠어요

 

딱 맞게 왔네
다 같이 전골 먹을 거야

 

미나코도 같이 먹을래?

 

죄송한데 그럴 기분이 아니에요

 

그럴 기분이 아니니까 더 가야지

 

응?

 

이런

 

♪ 어느덧 벌써 가을 ♪

 

♪ 아무도 없는 바다 ♪

 

♪ 단 하나의 ♪

 

♪ 꿈이 깨진다 해도 ♪

 

♪ 나는… ♪
- 저 노래는 천 번째 들어

 

♪ 잊지 않을 거야 ♪

 

♪ 모래에 약속했으니까 ♪

 

♪ 외로워도, 외롭다 해도 ♪

 

♪ 죽지 않을 거야 ♪

 

'아무도 없는 바다'

 

명곡이지?

 

- 안 그래, 쇼리?
- 아무렴요

 

미나코도 한 곡 할래?

 

아뇨, 됐어요

 

그래? 섭섭하네

 

자, 전골 다 됐습니다

 

- 어서 가지
- 갑니다

 

- 전골이 왔어요
- 이리 와

 

옳지

 

무거워라

 

카오리의 특제 전골!

 

맛있겠다

 

- 어서들 들어요
- 자, 고기 좀 먹어 볼까

 

고기를 먹어야 기운이 나지

 

- 자, 먹자
- 잘 먹겠습니다

 

저…

 

다들 이승에 미련이 있는 건가요?

 

그야 뭐

 

미련이야 다들 있지

 

그래서 이렇게
시간만 축내는 거예요?

 

굳이 말을 그렇게…

 

응?

 

빈둥대는 것처럼 보이겠지

 

죄송한 말이지만

 

전 이러고 있을 시간 없어요

 

미나코 씨

 

오늘 하루만 우리랑 있어 볼래요?

 

왜요?

 

미나코 씨를

 

도울 수 있을지도 몰라서요

 

그래, 나도 그 말 하려던 참이었어

 

어련하실까

 

벌써 시간 다 됐네, 어서들 먹어

 

좀 더 먹고 싶은데

 

서둘러요

 

안녕들 하신가

 

역시 시작은 이것부터지

 

뭘 시작하는데요?

 

아니, 영화 찍을 때는 액막이로
무조건 이것부터 하거든

 

영감은 자칭 영화 제작자셔

 

시간 될 때 챙겨 봐
다들 엄청난 걸작이니까

 

저기 영화관에 가면 다 볼 수 있어

 

알았으니까 이만 가죠

 

그럼 가지

 

다들 뭐 하는 거예요?

 

한 달에 한 번

 

초승달이 뜨는 밤에
다 같이 찾아다니는 거예요

 

네?

 

각자 보고 싶은 사람들요

 

어쩐지 이상해

 

죽은 다음에도 사람들이랑
같이 있을 줄 몰랐는데

 

쇼리

 

모순을 이해하려고 하는 거 자체가
애초에 모순이야

 

옳은 말씀

 

어, 이봐!

 

찾았다

 

치나츠

 

여보

 

- 아이코
- 아빠

 

- 아빠
- 카즈키

 

미안하다

 

신기하죠?

 

죽었지만 다들 여기 있잖아요

 

우린 확실히
이 세상에 존재하는 거예요

 

존재한다

 

미안해

 

너희를 지켜주질 못했구나

 

아이고, 허리야

 

카오리 씨, 나 맥주 줘

 

 

여기요

 

- 고마워
- 미나코도 마실래?

 

제가 줄게요

 

고마워요

 

여기요

 

어땠어요?

 

어땠냐고요?

 

글쎄요

 

놀랍고

 

혼란스럽고

 

왜 아니겠어

 

미나코도 빨리
남자 친구 찾기를 바랄게

 

영감님! 적당히 좀 해요

 

왜?

 

아들이에요

 

 

혼자서 아들 료를 키우고 있었어요

 

7살이에요

 

료가 살아는 있는지

 

제 걱정은 그것뿐이에요

 

조금만 더

 

여기 있게 해 주세요

 

나야 '굿'이지

 

당연히 있어도 돼

 

꼭 찾게 될 거야

 

- 굿?
- 굿

 

굿이래

 

굿

 

이리 와, 건배하자고

 

우린 다 이해해

 

자, 카오리 씨

 

- 다 같이 건배
- 건배

 

건배

 

"퍼레이드"

 

열려 있어요

 

들어오세요

 

다 뭐예요?

 

계속 쓰다 보니 이렇게 됐네요

 

그런데요

 

다 엮어서 하나의 이야기로
만들 거예요

 

작가답게요

 

 

무슨 일이에요?

 

저번에 같이 있자고 해 줘서
고마웠어요

 

마음이 좀 편해졌어요

 

별말씀을요, 그 심정 이해해요

 

아키라 씨도 찾는 사람이 있나요?

 

아뇨, 전 아니에요

 

그냥 이 일을
기록해 두고 싶어서요

 

사람들의 삶이 끝난 곳에

 

이런 세상이 있다는 사실을
남겨 두고 싶어요

 

그게 아키라 씨의 미련인가요?

 

글쎄요

 

아, 차 때문이군요

 

편하게 쓰세요

 

고마워요

 

꼭 찾게 될 거예요

 

걱정 마세요

 

우리한테 더 의지해도 돼요

 

미나코 씨

 

나중에 취재에 응해 주세요

 

미나코 씨의 삶에 관해
알고 싶어요

 

얼마든지요

 

어이, 쇼리

 

영감님

 

좋은데, 아주 좋아

 

각이 딱 잡혔어

 

관둬

 

내가 왕년에
야쿠자 영화도 만들었었지

 

흔해 빠진 시시한 거?

 

무슨, 아주 훌륭한 영화야

 

언제 보여 주지

 

그러시든가

 

다녀올게요

 

"관방장관 회견"

 

"쓰나미로 파손된 원전
서서히 안정화"

 

"사망자 명단"

 

미나코 씨는 아직 못 찾았나 봐요

 

"실종자"

 

"호시스나 거주
카와카미 미나코(35)"

 

두목님, 생신 축하드립니다

 

축하드립니다

 

고맙네

 

자네들도 한잔해

 

감사합니다

 

아버지, 생신 축하드려요

 

들지

 

감사합니다

 

일사, 난 고상한 거랑은
거리가 멀지만

 

이 미쳐 돌아가는 세상에서

 

우리 세 사람의 문제쯤은
별거 아니란 건 알아

 

언젠가 당신도 이해할 거야

 

이런

 

이렇게 당신을 보고 있잖아

 

다 준비됐어요

 

한 가지만 빼고요

 

"이다음엔 뭐가 있을까?"

 

다녀왔어

 

어서 와요

 

카오리 씨, 맥주 좀

 

 

- 여기 둘게요
- 응

 

왜 그래, 쇼리?

 

표정이 영 어둡네

 

그래?

 

오늘 아버지 생신이었지?

 

잘 지내셔?

 

잘은 지내는데 많이 늙었더라고요

 

그렇겠지

 

쇼리가 여기 온 지도
벌써 7년이나 됐잖아

 

가끔 생각해

 

내가 곁에 있었다면
이렇게 안 되지 않았을까?

 

야쿠자 영화를 만든 적이 있지

 

요즘 야쿠자들은 고달파

 

야쿠자는 이 사회를 반영하지

 

근데 사회에서 단절된 이후로
인권조차 보장이 안 된다니까

 

다음에 극장에 오면
내 영화 보여 줄게

 

네, 알았어요

 

쇼리 씨가 해야 할 일은 뭔데?

 

갑자기 훅 들어오시네

 

내 얘기는 다 말했잖아

 

7년 전 야쿠자들끼리 싸우던 중에
여기 오게 됐는데…

 

와이프를 두고 왔지

 

결혼했었어?

 

아니, 사실 와이프는 아니야

 

혼인 신고 안 했으니까

 

알고 보면 물러 빠진 녀석이라니까

 

거 좀 닥치시지

 

7년째 찾고 있는 거야?

 

잘 모르겠어

 

실은 만나고 싶지 않은지도 몰라

 

만나 봤자 안아 줄 수도 없으니까

 

"미련을 풀지 못하면
어떻게 될까?"

 

"호시스나 극장"

 

실례합니다

 

다른 사람들은 무사해?

 

그렇구나, 힘내자

 

 

그럼 이만

 

"1970년, 오키나와"

 

어느덧 벌써 가을

 

아무도 없는…

 

사사키, 타마시로가 잡혔어

 

그렇군

 

당국에서 드디어 강하게 나오네

 

다음으로 널 노릴 거야

 

눈에 띄지 않게 다녀야 해

 

알아

 

타마시로가 구속된 걸
내일 전단의 헤드라인으로 뽑아

 

알았어, 오늘 중으로 준비할게

 

마이코

 

내일도 잘 부탁해

 

코가

 

괜찮아?

 

 

걱정하지 마

 

얼마 전 우리 동지인 타마시로가
거리에서 부당하게 체포됐다

 

"70년 안보 철회
베트남전 반대"

 

우리는 이러한 당국의 탄압에
절대 굴복하지 않을 것이다!

 

옳소!

 

지금이야말로
오키나와의 학생, 노동자…

 

대학은 더 이상의 캠퍼스 점거를
허용할 수 없다

 

바리케이드를 치우고
당장 나와다오

 

우리의 구호를 들어라!

 

우리의 구호를 들어라!

 

오키나와를 우리에게 돌려 달라!

 

오키나와를 우리에게 돌려 달라!

 

베트남전 반대!

 

베트남전 반대!

 

미군 기지 철수!

 

미군 기지 철수!

 

돌격!

 

단결하라!

 

단결하라!

 

단결하라!

 

단결하라!

 

코가!

 

몇 시야?

 

아직 한밤중이야, 더 자

 

괜찮아?

 

깜짝이야!

 

죄송해요, 아까 들어왔어요

 

미나코

 

간 떨어질 뻔했잖아

 

무슨 영화였나요?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라고

 

훌륭하지?

 

네, 중간에 끊겼지만요

 

내가 죽는 바람에 완성을 못 했지

 

그런가요?

 

요즘 젊은이들한테

 

쾅! 하고 충격을 주는
영화가 될 거야

 

대단한 작품이라고

 

포스터는 여주인공 마이코가
바닷가에 홀로 서 있고

 

그 위에 짠! 하고
제목을 넣는 거지

 

무조건 대박이 날 거라니까

 

포스터까지 정해 놨네요

 

그렇다마다

 

처음부터 끝까지 다 내가 정했지

 

주제, 스토리, 전부 다

 

근데 어째서 학생 운동에 관한
영화를 찍으려고 하셨어요?

 

이거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내가 겪은 실화야

 

자전적 영화요?

 

그렇게까지 말하긴 그렇고

 

왕년에 내가 학생 운동을 했었거든

 

옳고 그른 걸 넘어서
모두 한마음이 됐었지

 

영화도 마찬가지야

 

다 큰 어른들이 모여
으쌰으쌰 하는 게 대단하지 않아?

 

영화를 정말 사랑하시는군요

 

 

자전적 영화라면 마이코가
마이클 씨의 여자 친구였나요?

 

그렇다고 할 수 있겠지

 

그다음에 두 분은 어떻게 됐어요?

 

뭐, 여러 가지 일이 있었지

 

완성작을 볼 수 있다면 좋을 텐데

 

지금도 기다리고 있지 않을까요?

 

설마

 

그러려나

 

나 왔어

 

어서 와

 

저녁 다 됐어

 

얘, 켄타

 

누나가 밥 먹으라잖니

 

켄타, 게임 좀 그만해

 

- 리코, 이거 엄마 밥
- 응

 

켄타, 밥 먹으라고

 

 

밥 얼마나 줘?

 

난 평소대로

 

- 켄타는?
- 난 한가득

 

한가득? 이만큼?

 

좋아, 고마워

 

켄타, 누가 안 빼앗아 먹어

 

동아리 활동은 어때?

 

한 공기 더

 

- 다음 주에 시합인가?
- 응

 

이길 수 있겠냐?

 

껌이지

 

- 저번엔 콜드 패 당했으면서
- 그 얘긴 하지 마!

 

진짜

 

엄마도 그 경기 봤어

 

- 어
- 또 얘기하기만 해

 

아기가 발로 찼어

 

진짜?

 

어디 봐

 

다시 차봐

 

- 진짜로 찼어
- 정말

 

- 켄타
- 난 됐어

 

와봐

 

이게 골동품이지만 아직 쓸 만해

 

봐, 반짝반짝하잖아

 

어이, 미나코

 

푹 잤나?

 

뭐 하세요?

 

내가 어제 미나코가 한 말에
정신이 번쩍 들었잖아

 

네? 무슨 말요?

 

왜 쓸데없는 소리를 해서

 

나 오늘 할 일 있단 말이야

 

무슨 말인지 모르겠는데

 

미나코, 방송인이었댔지?

 

방송인이라기보단 기자였죠

 

자, 이거 받아

 

나 말이야

 

영화 완성하기로 했어

 

네?

 

자, 다들 잘 들어

 

방송은 잊혀도
영화는 길이 남는 법

 

어설프게 덤벼선 안 된다

 

- 그래서 우린 뭘 해야 하는데요?
- 그렇지

 

아키라는 굼뜬 거 같으니
이걸 들도록 해

 

네? 이걸요?

 

카오리 씨는 녹음 담당

 

대단해, 엄청 중요한 임무네

 

- 타나카
- 네

 

- 타나카는 조감독
- 네

 

다음은 쇼리

 

자네는 인물이 좋으니까
내 아들 역을 맡아

 

여기 대본

 

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어르신이 감독인가요?

 

주연 겸 감독이지

 

양익준 스타일이야

 

네? 무슨 스타일요?

 

- 네?
- 자, 준비하고

 

촬영 들어가지

 

테이크 원

 

준비

 

스타트

 

그때부터

 

50년이란 세월이 흘렀군

 

다음은 뭐지?

 

- '한 번 더 그 사람을 보고 싶어'
- 뭐?

 

- '한 번 더 그 사람을'…
- 뭐라고?

 

'한 번 더 그 사람을 보고 싶어'

 

컷!

 

준비, 스타트

 

- 뭐더라?
- 저…

 

저기, 그…

 

보드가 카메라에 걸리네

 

'한 번 더 그 사람을 보고 싶어'

 

대사를 말하는 게 아니야

 

감정을 잡아야지

 

네, 한 번 더 가죠

 

난 벌써 빠져들었다고

 

문이 말썽이네

 

'한 번 더 그 사람을 보고 싶어'

 

알고 있어

 

너무 밝잖아

 

내 차례는 언제야?

 

감정을 잡은 다음에

 

내 연기 잘 보며 준비하고 있어

 

- 한 방에 끝내죠
- 그러자고

 

- '그때부터 50년이란 세월이'…
- 알고 있어

 

지금 뭐 하는 건가?

 

- 아무것도 아녜요
- 이거 좀…

 

'그때부터'에서 시작하면 돼요

 

뭐, 오늘은 첫날이다 보니

 

아직 팀의 호흡이 안 맞았던 거야

 

그런 거예요?

 

그런 거지

 

영화는 팀워크가 중요하거든
그렇지?

 

그걸 왜 저한테 물어요?

 

일단 부서별로
점검하는 시간을 가져야겠어

 

미나코, 카메라 쓰는 법
가르쳐 줄게

 

전 괜찮아요

 

- 아니, 왜?
- 어?

 

손님인가?

 

제가 가볼게요

 

아직 어린데

 

안녕

 

내가 보여?

 

여기는 또 뭐래?

 

나도 온 지 얼마 안 돼

 

우선 저쪽으로 가자

 

이름이 뭐야?

 

나나

 

잘 왔어

 

영화 좋아해?

 

뭐?

 

잘 부탁한다

 

알아, 많이 놀랐지?

 

안타깝지만…

 

안타깝긴 뭐가

 

그따위 인생 끝나서 속 시원해

 

어린애가
산전수전 다 겪은 것처럼 구네

 

- 넌 또 뭔데?
- 뭐?

 

 

학생

 

저쪽에 쉴 데가 있어, 가자

 

쟤는 그거 했나 봐
그렇지, 타나카?

 

아마도요

 

난 가보렵니다

 

쇼리

 

왜?

 

7주기 축하해

 

됐네요

 

미안하다, 쇼리

 

조직을 해체하기로 했다

 

"카토 일가"

 

"쇼리 & 미즈키
행복한 2주년 기념일"

 

"미즈키 & 쇼리"

 

"쇼리가 아끼는 바이크에
태워 줘서 고마워"

 

"앞으로도 계속 함께하길"

 

나 왔어

 

어서 와

 

일찍 왔네

 

문자 보냈잖아

 

몰랐네, 미안

 

오늘 카레 어때?

 

좋아, 고마워

 

참, 미즈키

 

나 다음 주에 휴가 냈는데

 

같이 부모님 뵈러 안 갈래?

 

아직 제대로 소개도 못 했잖아

 

응, 좋아

 

앞으로의 일도
같이 상의해서 정하자

 

그래

 

오랜만이야

 

넌 하나도 안 변했네

 

좋은 녀석 같아

 

얼굴은 내가 더 낫지만

 

미안해

 

행복하게 살아

 

♪ 그 모습 ♪

 

♪ 돌아가지 않아도 ♪

 

♪ 난… ♪

 

- 늦었네
- 응

 

카오리 씨, 센 걸로 한 잔 줘

 

- 응
♪ 하늘에 약속했으니까 ♪

 

♪ 외톨이라도, 외톨이라 해도 ♪

 

♪ 죽지 않을 거야 ♪

 

♪ 외톨이라도… ♪

 

쇼리, 무슨 일 있었어?

 

♪ 죽지 않을 거야 ♪

 

만나고 왔어

 

어?

 

의외로 마음 정리했나 보더라고

 

건강해 보였어

 

결혼하는 거 같길래 안심했지

 

다행이네

 

 

또 있잖아

 

새로 만난 남자가 어찌나 괜찮던지

 

나랑은 정반대더라고

 

잘됐어

 

이제 걱정할 거 없어

 

장담해

 

쇼리

 

내 영화 아직 못 봤지?

 

그러네

 

마지막으로 볼게

 

그 허접한 야쿠자 영화

 

그래, 그거지

 

그럼 가자고

 

- 아키라, 차 가져와
- 갑시다

 

출발하자고

 

- 감동적일 거야
- 과연?

 

야, 꼬맹이

 

잘 살아야 한다

 

뭐래?

 

갈 곳은 있냐?

 

우리 조직에 들어올래?

 

형님, 무슨 그런…

 

좋잖아

 

식구가 늘어나는 거야

 

이름은 뭐냐?

 

야마다…

 

마사시

 

어때? 재밌지?

 

그럭저럭

 

주변 정리하고 들러라

 

가자

 

슬슬 가볼까?

 

 

요가를 유행시킨 게 바로 나라네

 

또 그 소리

 

30년 전에 광고업계에 있었거든

 

그때는 건강 챙기는 게 붐이었어

 

쇼리가 가고 나니
말릴 사람이 없네, 어쩐다

 

- 그래서 내가…
- 나나, 잘 잤니?

 

좋은 아침

 

그 야쿠자는?

 

이다음으로 갔어

 

뭔 소린지 모르겠잖아

 

나나는 생전에 끝내지 못했거나
해야 했던 일 없어?

 

뭐?

 

나나도 그런 것 때문에
여기 왔을 거야

 

오싹하게 뭔 소리야?
무슨 사이비 종교야?

 

사이비라니, 무슨 그런 막말을

 

얘, 너도 영화 찍으련?

 

- 미나코 씨, 갈까요?
- 헐

 

 

나나도 거기 앉으렴

 

"사망자 명단"

 

날마다 보기가 겁나

 

료의 이름이 있으면 어떻게 될지

 

그러게요

 

내 인생에 대해 알고 싶댔지?

 

 

미나코 씨가 이다음으로 가기 전에

 

미나코 씨에 대해 더 알고 싶어요

 

저…

 

카와카미 미나코, 35세

 

여기 호쿠토 TV의 기자였고

 

7살 아들을 둔 싱글 맘이었어

 

남편분은요?

 

료가 태어나자마자 헤어졌어

 

난 계속 일하고 싶었는데
남편이 이해를 못 했거든

 

그 이후 쭉 둘이 살았지

 

미나코 씨한테
이 세상은 어땠나요?

 

살아 있을 때의 세상?

 

 

모르겠네

 

일하랴, 아이 키우랴
정신없이 살다 보니

 

지금 생각하면
왜 그리 용을 썼을까 싶고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면
뭘 하고 싶어요?

 

료를 데리고…

 

아들을 데리고 여행을 가고 싶어

 

한 번도 어디 데려가 주질
못했거든

 

또…

 

미안하다고 말해 주고 싶어

 

원자와 전자, 소립자 등

 

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에는
아직도 우리가 모르는 게 많다

 

예컨대 우리가 일상에서
경험하는 것은 3차원

 

시간을 더해도 4차원이지만

 

과학자인 리사 랜들은…

 

조회 수 대박 날 듯

 

겁나 천재적이야, 쩐다

 

올릴 거야?

 

- 완전
- 야

 

야스코

 

나나처럼 손목 긋지 마라
짜증 나니까

 

거기 무슨 일 있나?

 

- 아니요
- 죄송요

 

그럼 차원이란 단어를 복습해 보자

 

차원은 공간의 범위를 측정하는
하나의 지표로 정의된다

 

1차원은 뭘까?

 

1차원은 선이다

 

디저트 나왔습니다

 

있잖아

 

나나 왔니?

 

내가 죽었단 건 알겠는데…

 

사람을 죽일 수도 있어?

 

죽이고 싶은 애가 있어

 

얘, 나나야

 

그런 흉한 말 하면 못써

 

이쪽에서 저쪽 세상 사람한테
해를 끼칠 순 없어

 

한심하긴

 

다 죽은 주제에

 

얘야

 

아무 맛도 안 나

 

언제까지 이런 지옥 같은 데
있어야 하는데?

 

나나

 

우리랑 같이 가지 않을래?

 

보여 주고 싶은 게 있어

 

뭔데?

 

속는 셈 치고 따라와 봐

 

좋았어, 가자고

 

어?

 

이게 뭐야?

 

만나고 싶은 사람들을 남겨 놓고
죽은 사람들이야

 

다 같이 찾는 거야

 

보고 싶은 사람을

 

보고 싶은 사람

 

나나는 어떤 게
후회스러운지 모르겠지만

 

괜찮다면 우리가 도와줄게

 

어이, 이쪽이야!

 

미안해

 

내가 잘못했어

 

- 와, 대박!
- 문자 왔어

 

나 있잖아

 

사과하고 싶은 사람이 있어

 

이게 아기 얼굴이고요
여기 눈하고 코도 보이네요

 

이건 입이에요

 

딸이 아이 낳는 거 보기 전엔
죽은 걸 못 받아들이겠다고

 

필사적으로 버티다 보니
여기 있게 됐지

 

이쪽 세계도 나름 허술하다니까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덕분에 한참을
곁에 머물 수 있었어

 

이제 회한 같은 거 없어

 

우리 애들을 쭉 지켜봤는데

 

씩씩하더라고

 

처음부터 나 없이도
잘 살 수 있었던 거 아닐까

 

가끔 그런 생각이 들어

 

그건 아니에요

 

"32일 차
대피소 게시판에 이름 없음"

 

"호쿠토 TV 진척 없음"

 

아휴, 어르신

 

여기서 자면 어떡해요

 

방으로 가요

 

- 타나카 씨, 좀 도와줘
- 네

 

일어나요

 

어르신, 가시죠

 

영차

 

걸어 봐요

 

아주 술에 쩔었네

 

글은 잘 써져?

 

네, 즐겁게 쓰고 있어요

 

끝은 안 보이지만요

 

자, 이제 아키라 차례야

 

말해 봐

 

아녜요, 전 딱히 말할 것도 없어요

 

늘 자기 얘기가 나오면
말을 피하더라

 

그랬나요?

 

아키라의 삶은 어땠는지 듣고 싶어

 

미나코 씨

 

기자 직업병 나오는 거예요?

 

맞아

 

근데

 

미나코 씨한테는
말할 수 있을 거 같아요

 

제가

 

이다음으로 못 가는 이유요

 

여기가 아키라네…

 

 

우리 아버지
딱 봐도 고집불통 같죠?

 

어릴 때부터 몸이 약했던 저한테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사람이었어요

 

냄새 때문에 코가 썩겠네

 

어쩔, 줍고 있어

 

주워서 어쩌려고 저런대?

 

먹을 건가?

 

토 나와

 

아, 소름 끼쳐

 

나한테 뭐 튀었어, 웩

 

- 괜찮아?
- 쏠려

 

나나

 

야스코

 

야스코, 미안해!

 

나나

 

왜…

 

나나

 

나나, 대체 왜…

 

야스코, 내가 잘못했어

 

미안해, 야스코

 

정말 미안해

 

왜 그랬어

 

- 나나
- 어떡해

 

나나

 

전 계속 누워서 지냈어요

 

목장주 아들인데
힘쓰는 일도 못 하고

 

아버지는

 

날 가족으로 인정 안 했을 거라고
항상 생각했죠

 

시한부 선고를 받고

 

왜 하필 나일까 싶었어요

 

식구들한테 계속 화풀이를 하고…

 

상처도 많이 줬을 거예요

 

아마 이것 때문에

 

제가 이다음으로
못 가는 거 같아요

 

평생 책 한 권
읽어 본 적 없는 아버지가

 

몇 년째 소설을 쓰고 있어요

 

제 얘기를요

 

제가 살아 있었다면…

 

아버지는 소설을 안 썼겠죠

 

살아 있었대도
이렇게 됐을진 모르겠지만요

 

기뻤어요

 

처음으로 아버지를
알게 된 거 같아서요

 

"아키라는 새로 태어난 송아지를
열심히 응원했다"

 

뭐…

 

생전에 알았다면 더 좋았겠지만요

 

나나

 

방이 엉망이네

 

미안

 

뭘 쓰고 있어?

 

여기 온 후에 일어난 일들을
기록하고 있어

 

"이다음으로 가기 전에(가제)
제14장"

 

무슨 일 있어?

 

나 있잖아

 

사과했어

 

근데

 

달라진 게 아무것도 없어

 

왜지?

 

나나의 목소리가…

 

언젠가는 가닿을 거야

 

걱정하지 마

 

답이 안 되잖아

 

원고 빌려줄게

 

- 잘 가요
- 고생 많았어요

 

- 안녕히 가세요
- 수고하셨습니다

 

미나코!

 

미나코!

 

미나코, 살아 있어

 

아들이 살아 있다고

 

살아 있어

 

"호시스나 보육원"

 

우린 여기서 기다리지

 

선생님, 료가 또 열이 나요

 

벌써 1주일째인데
내일 다시 병원에 데려가야겠네

 

 

엄마

 

엄마

 

료, 내일 의사 선생님한테 가자

 

엄마 보고 싶어

 

알아

 

엄마 꼭 찾을 수 있을 거야

 

 

혼자 둬서 미안해

 

엄마

 

엄마

 

거기 있어?

 

 

엄마 여기 있어

 

료한테 사과하고 싶었어

 

학교로 데리러 가려고 했는데

 

엄마가 쓰나미에 휩쓸려 버렸어

 

미안해

 

엄마, 같이 돌아갈 수 있는 거지?

 

엄마도 돌아가고 싶어

 

나 계속 여기 살아야 해?

 

미안

 

료가 외톨이 안 되게
엄마가 계속 지켜볼게

 

 

엄마

 

잠들 때까지 얘기해 줘

 

그래

 

무슨 얘기 할까?

 

엄마한테 요즘 재밌었던 일

 

지금 엄마가 있는 세상에서는

 

모두가 서로 도와서

 

만나고 싶은 사람을 찾게 해 줘

 

퍼레이드 같은 걸 하면서

 

멋지다

 

료도 다른 사람들 덕분에
찾을 수 있었어

 

그렇구나

 

그럼 이제 엄마가
다른 사람들을 도와줄 차례네

 

 

그러네

 

타나카 씨

 

 

마지막으로 해야 할 일이
하나 있어요

 

도와주실래요?

 

도울 수 있는 일이면요

 

아키라

 

그렇게 실연당한 표정 짓지 마

 

뜬금없이 무슨 말이에요

 

그런 거 아니에요

 

어쨌거나 미나코는 좋은 여자였어

 

내가 좀만 젊었더라면…

 

비호감

 

뭐?

 

어디가 비호감이라고

 

비호감 맞네요

 

미나코 씨

 

다녀왔어

 

이리 앉아

 

커피 줄까?

 

좋죠

 

어르신

 

제대로 인사도 못 했네요

 

고마워요

 

됐어, 쑥스럽게

 

영화

 

완성하시죠

 

어?

 

그때까지 있을게요

 

보여 주고 싶은 사람이 있잖아요

 

그만 좀 해
사람 눈물 나게 말이야

 

좋아, 할게

 

이 영화 분명 대박 날 거야

 

나나도 해

 

어? 뭐래?

 

나나, 이건 선택이 아니라 강제야

 

안 돼, 난 무리야

 

- 타나카
- 네

 

카메라 준비해

 

분부대로 하겠습니다

 

좋았어

 

이것부터 치우자고

 

- 촬영 들어갑니다
- 좋아

 

테이크 원

 

준비

 

스타트!

 

50년 만이군

 

영화가 거의 완성됐어

 

혁명에 대한 신념으로

 

학생 운동에 열중했던
주인공 코가는

 

잡히는 게 겁나서

 

시위 당일에
도쿄로 돌아가기로 결정하지

 

여자 친구를 남겨 두고

 

도망간 거야

 

한심한 놈이지

 

코가, 잠깐만

 

미안해

 

난 혁명 같은 거 못 일으켜

 

혁명 따위 안 일으켜도 상관없어

 

그냥 내 곁에 있어 줘

 

꼭 다시 만나게 될 거야

 

그렇게 코가는 학생 운동을 관두고

 

도쿄로 도망쳤지

 

불티나게 팔릴 거예요

 

마이코는 사사키와 결혼했고

 

코가는 일에 파묻혔어

 

과거의 기억은 덮어 두고
각자의 삶을 산 거야

 

그 후 50년이 흘렀고…

 

코가는 다시 오키나와로 돌아왔어

 

그 시절의 기억이
어제 일처럼 되살아났지

 

마이코

 

완전히 빠져들었네요

 

코가 미츠루 할아버지 되세요?

 

그리고 운명의 장난처럼

 

코가는 마이코의 손주를
만나는 거야

 

나?

 

우리 할머니 아시죠?

 

어?

 

네가 마이코의…

 

할머니를 보러 와주세요

 

할머니가 계속
만나고 싶어 하셨어요

 

 

연기 천재였잖아

 

대단해

 

정말 굿이야!

 

예술이었어

 

나나 최고!

 

그만들 해

 

'할머니를 보러 와주세요'

 

- 흉내 내지 말아요
- 바보 취급하고 있어

 

그랬어

 

네가 나보다 먼저 떠났구나

 

코가 할아버지

 

안녕히 가세요

 

할아버지

 

마지막까지 힘내서 살아 주세요

 

코가

 

마이코

 

마이코!

 

마이코!

 

코가!

 

마이코!

 

마이코!

 

어르신

 

- 기다려, 할배
- 마이클 씨!

 

어르신!

 

어디 가세요?

 

마이코!

 

- 할배!
- 어르신!

 

마이클 씨!

 

마이코!

 

어서 극장에서 틀어 봐요

 

그럽시다

 

왜 그래?

 

그게 말이지

 

이 영화를
전해 주고 싶은 사람이 있거든

 

내가 하려니 쑥스러운데

 

여러분이 가서
나 대신 전해 주면 안 될까?

 

뭐야, 직접 해야지

 

그렇긴 하지만…

 

어르신

 

같이 가요

 

저도 갈게요

 

나름 괜찮겠는걸

 

동지들이 함께한다면 말이야

 

그래

 

나도 갈게

 

장난 아니다, 사람 엄청 많네

 

그러게, 엄청나다

 

이봐

 

보여 주고 싶은 게 있어

 

따라와

 

이쪽이야

 

여기 좀 봐

 

이거 보라고

 

어르신이에요?

 

- 거물 제작자였네요
- 별말을 다

 

"특별 상영
영화 제작자 코가 10주기"

 

허풍이 아니었네

 

당연히 아니었지

 

난 뻥인 줄 알았는데

 

우리 다 그랬어

 

 

- 멋져
- 대단하다

 

"영화는 자유로워야 한다"

 

이거 떨리는구만

 

내가 이런 데는 영 소질이 없어서

 

잘할 수 있을 거예요
저희는 여기서 기다릴게요

 

관둘래

 

여기까지 와서 뭐예요

 

그래도…

 

코가, 자네인가?

 

사사키?

 

자네가 이제 와서 웬일인가?

 

마이코한테 용서를 빌고 싶어서

 

만나게 해주게

 

들어와

 

사사키 자네는
언제 세상을 뜬 건가?

 

2년 전에 암으로

 

그랬군

 

그건 뭔가?

 

아, 이거

 

신작을 만들었지

 

나, 마이코, 자네에 관한 영화야

 

죽어서도 영화를 만드나?

 

영화만 아는 바보구만

 

그러게

 

할 줄 아는 게 이것뿐이라

 

따라와

 

- 당신은요?
- 난 그자랑 여기 남을 거야

 

비행기가 무사히 떠날 때까지

 

안 돼요, 갑자기 왜 이래요?
간밤에 한 얘기…

 

간밤에 좋은 얘기를 많이 했지

 

마이코는 그대로군

 

마이코는 늘 자네를 응원했지

 

하지만 마이코는

 

자네를 선택했잖나

 

난 말이지

 

요즘도 그 시절이 생각나

 

우리가 혁명을 일으키진 못했지

 

그래도…

 

단결만큼은 확실하게 했었어

 

마이코

 

마이코

 

미안해

 

용서해 줘

 

어이

 

잘됐나요?

 

최고였지, 굿

 

필름 안 전했어요?

 

생각해 보니까
집에서 필름을 틀 순 없잖아

 

DVD로 나오면 줘야지

 

DVD로 낼 것도 아니면서

 

어때, 괜찮아

 

이만 돌아갈까?

 

여러분

 

마지막으로 시사회를 하면 어때요?

 

주변 사람들도 다 불러서요

 

좋은 생각이야

 

안 그래도 내가
말하려던 참이었는데

 

정말요?

 

그럼

 

- 시사회 하자고
- 그러죠

 

해, 하는 거야

 

준비됐어요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마이클이라고 합니다

 

친구들에게 억지를 부려서
영화를 완성하게 됐는데요

 

이 영화에는 말입니다

 

시대를 관통하는 힘이 있어서

 

지금처럼 현재와 과거를 연결하는
작품이 됐다고 봅니다

 

'죽어서도 영화를 만드나?'

 

이런 말도 들었지만

 

먼저 하는 사람이
이기는 거라고들 하잖습니까

 

모쪼록

 

재밌게 봐주십시오

 

 

신작을 구상했어

 

또 찍게?

 

내가 여기 와서 보낸 시간을
자전적 영화로 만들려고

 

그거 제 아이디어인데요

 

그럼 같이 만들면 되지

 

이번엔 걸작이 탄생할 거야

 

그건 안 되겠는데요

 

그런가?

 

미나코

 

괜찮아?

 

 

아직 실감이 안 나서요

 

그 마음 알지

 

솔직히 나도 마음이 편하지가 않아

 

타나카 씨

 

네?

 

이다음 세상은 어떤 곳이야?

 

그건 비밀입니다

 

뭐?

 

타나카 씨는 우리한테는
감시인 같은 분이야

 

왜 말 안 했어? 완전 살벌하잖아

 

그러지 말고 그냥 말해 줘

 

곧 알게 될 겁니다

 

타나카는 꽉 막혔다니까

 

근데요

 

영화 만드는 거 재밌었어요

 

내 말이

 

영화는 훌륭한 거야

 

다 큰 어른들이 모여
으쌰으쌰 하는 게

 

대단하지 않아?

 

- 네
- 그치?

 

나나

 

넌 영화 또 찍어야 한다

 

내 방에 있는 자료 써도 되니까

 

열심히 해야 해

 

맨날 나만 갖고 그래

 

아키라

 

나머지를 잘 부탁하네

 

이 세상을 상세하게 기록해 줘

 

맡겨 주세요

 

공격 태세 단단히 하고
지면 안 돼, 알았지?

 

누구랑 싸우는 건데?

 

건배하지

 

건배

 

건배

 

건배

 

아직 음식이 남았네, 다들 먹어

 

먹죠

 

그것 좀 줄래요?

 

- 카라아게도 드세요
- 하나만 줘

 

고마워

 

- 여기 튀김도...
- 네

 

- 이 정도면 돼?
- 네

 

좀만 더…

 

"파도 소리, 아무도 없는 바다"

 

똑똑

 

다들 잠들었어요?

 

 

어르신도 얘기하다 잠드셨어

 

기운이 넘치는 분이라니까요

 

드세요

 

고마워

 

계속 글 쓸 거야?

 

 

아버지가 소설 마칠 때까진
계속하려고요

 

그렇구나

 

내 얘기도 빼먹지 마

 

그럼요

 

미나코 씨를 주인공으로 쓰려고요

 

아니야, 내 얘긴 좀만 들어가도 돼

 

좀 더…

 

같이 있고 싶었어요

 

난데없이 무슨 말이야?

 

약간

 

좋아했거든요

 

방금 고백한 거야?

 

이상해요?

 

이상해

 

살아 있을 때 만났더라면

 

지금이랑 달랐을까요?

 

그걸 누가 알겠어?

 

그렇죠

 

아키라

 

고마워

 

즐거웠어

 

저도요

 

고맙습니다

 

가자고

 

이거 받아

 

뒤에 조심해

 

- 고마워
- 이건 어떻게 해?

 

가운데 놔

 

- 됐어
- 응

 

사람 엄청 많네

 

 

- 오랜만이에요
- 그러게

 

아직 시간 남았는데
차 한잔하러 갈까?

 

 

많이 컸네

 

와줘서 고마워

 

도쿄는 처음이지?

 

 

사람이 대박 많네요

 

거기에 비하면야

 

정말요

 

내년에 졸업인가?

 

 

진로는 대강이라도 정했어?

 

아직 이거다 싶은 건 없는데요

 

엄마가 했던 일을 해도
괜찮을 거 같고요

 

다음에 엄마 얘기 더 해주세요

 

얼마든지

 

오늘 영화 기대돼요

 

기대해도 좋아

 

나나

 

오랜만이야

 

오랜만이에요

 

오랜만이에요

 

안녕

 

굿!

 

굿!

 

입장권 확인하겠습니다

 

- 들어가세요
- 2관으로 가

 

이따 뵐게요

 

재밌게 봐

 

떨린다

 

그러게

 

"퍼레이드"

 

감사합니다, 잘 보세요.

 

의자가 너무 낮은데..

 

-좀 올려 줄까?
-아니

 

-이게 좋아.
-조용, 시작 한다!

 

"다테 나나 작품"

 

"마이클을 추억하며"

 

자 막 : 이 재 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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