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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니스 유령 살인사건 "

 

“이탈리아 베니스
1947년”

 

포와로 씨
페이스트리 받으세요

 

달걀도요

 

- 포와로 씨!
- 포와로 씨!

 

포와로 씨
제발 도와주세요

 

작년에 양친께서
돌연사하시고

 

형님도 죽었어요

 

의사도 연유를
모르겠대요

 

저도 죽을까
너무 무서워요

 

다들 이게 저주래요

 

내가 뭐랬소?

 

저분께 손대면
손 자른댔지

 

이만 실례

 

포와로 씨
진짜 사정이 급해요

 

포와로 씨

 

급한 용무가 있다는
숙녀분이 계신데

 

친구라고 하십니다

 

난 친구 없습니다

 

그러실 거라고

 

이걸 전하라더군요

 

그 작가님이시군요

 

꼬마야, 안녕
어머니 집에 계시니?

 

내 지시였으니
경호원은 이해하시죠

 

하루 두 번
빵 배달만 받아요

 

하루 두 번?

 

- 나 낮엔 사과만 먹잖아요
- 그러셨죠

 

난 워낙 좋아해서요

 

어여쁜 초코초콜릿

 

에르큘 포와로가
정말 은거 중이었군요

 

은퇴라는 명목으로

 

사건 대신
케이크를 즐기고

 

아주 만족한답니다

 

아뇨

 

이건 행복이지
만족이 아니에요

 

작가는
그 차이를 알죠

 

심지어 숨을 곳도
베니스를 고르다니

 

천천히 가라앉는
아름다운 세계 유산

 

의욕 없는 것까지
꼭 당신 같네요

 

재치 있는 표현만으로
날 과소평가하면 안 돼요

 

난 세계 최고의
추리 작가니까

 

뭐, 지난 얘기지만

 

30권 중
27권이 베스트셀러

 

최근 세 권은
평작이란 망언을 들었죠

 

아리아드네 올리버
정말 잘 왔어요

 

같이 좀 가요

 

삶의 활기를
되찾을 때가 됐어요

 

그렇다면…

 

못 들었어요?
급한 일이에요

 

흥미로운 사건으로
꼬드겨도 관심 없어요

 

사건보다
훨씬 쌔끈한 거예요

 

진짜 갇혀 사시네
무슨 날인지도 모르죠?

 

‘쌔끈’이 뭡니까?

 

해피 핼러윈!

 

미국은 요란한 음악과
후진 초콜릿 말고도

 

핼러윈이란 걸
들여왔어요

 

오늘 밤 애들을 위한
파티가 있어요

 

얘들아 미국처럼
‘해피 핼러윈!’

 

해피 핼러윈, 가자!

 

내가 찾아낸
사람이 있는데

 

설명이 안 돼요

 

아무리 머릴 굴려도
뭔지 모르겠어요

 

뭔가 꿍꿍이가
있으시군요

 

‘불경한 미스 레이놀즈’

 

기사엔 강령술사인지
영매인지 그런데

 

‘최근 출소한
조이스 레이놀즈는’

 

‘1735년 제정된
마녀 처벌법으로’

 

‘투옥되었던
마지막 인물이다’

 

심령술사를 수없이 봤지만
하나같이 가짜였어요

 

근데 이건 달라요

 

놀랍더라고요

 

레이놀즈의 교령회에
참석했었는데…

 

뭔가 일어나요

 

속임수죠

 

똑똑하기로 첫째가는 나도
밝혀낼 수가 없어서

 

다음으로 똑똑한
당신을 찾아왔죠

 

포와로 탐정도
못 밝혀낸다면

 

나마저도 믿게 되고 말걸요

 

속임수를 밝혀줘요

 

고아원 핼러윈 파티에
같이 가요

 

그 후에 교령회에
참석할 거예요

 

- 파티가 있단다
- 데이트 데려가?

 

무서워 말고
파티를 즐기렴

 

다 왔네요

 

어린 눈물의 저택

 

베니스엔
이런 말이 있죠

 

‘모든 집은
유령이 씌었거나’

 

‘저주받았다’

 

준비됐니, 얘들아?

 

네!

 

오래전…

 

이 저택은 고아원이었단다

 

착한 의사와 간호사들이
아이들을 보살폈지

 

흑사병 이전까지…

 

흑사병은 사람들을
두렵게 했고

 

공포에 사로잡힌 사람들은
끔찍한 짓을 벌였다

 

애들에겐
너무 무섭지 않아요?

 

무서운 이야기가
삶을 덜 무섭게 하죠

 

결국 아이들만
남고 말았지

 

안에 갇혀 죽어 가며

 

굶주리고 울부짖고
벽을 긁고…

 

아직도 이곳에 숨어있단
소문이 있단다

 

아이들을 데려가려고!

 

그러니 조심하렴

 

자기들을 죽게 둔
의사와 간호사들에게

 

앙심을 품고 있으니

 

아이들의 복수 표식을
조심해라

 

여기 의사는 없지?

 

 

간호사는?

 

- 없어요
- 없어?

 

그럼 안심하고
파티를 시작하자꾸나!

 

뛰지 말고

 

“에드거 앨런 포 단편집”

 

리오폴드

 

리오폴드

 

한창 파티 중인데
책만 보고 있니?

 

여기선 애들이랑
놀겠거니 했는데

 

놀이는 시시해요

 

핼러윈에 필요한 건
무서운 이야기예요

 

안 그래요, 올가 아주머니?

 

그럼 케이크라도 먹을래?

 

고아들 먹어야죠

 

아버지 보고 올게요

 

파티 어색해하시거든요

 

수녀 떴다

 

올리버 씨, 잘 오셨어요
작가님 정말 좋아해요

 

악은 심판당한다는
믿음을 주셔서요

 

아쉽게도 삶은
추리극과 많이 다르죠

 

안녕

 

괜찮니?

 

너무 높아요

 

그랬구나
여기 너무 어둡지?

 

저분이 집주인입니까?

 

- 여긴 내 집이야
- 소프라노 로웨나 드레이크

 

오페라 가수면
화려하게 사실 텐데

 

여기 사시는군요

 

재산을 어쨌을까요?

 

여기 살았던 사람은
비극의 희생자가 돼요

 

그게 전설이에요

 

아이들의 복수

 

누군가 벽에서
아이 그림자를 보면

 

끔찍한 일이 벌어지죠

 

1년 전
로웨나의 딸처럼요

 

오늘 교령회에서
불러낸대요

 

저세상에 있는 애를

 

난 그런 건
믿지 않습니다

 

두고 보자고요

 

괜찮을 거야

 

로웨나 부인
물이 또 새요

 

아빠?

 

괜찮으세요?

 

약 드려요?

 

아니

 

마실 것 좀 드릴까요?

 

불편하시면
집에 가도 돼요

 

괜찮아

 

로웨나에게
있겠다고 약속했어

 

잘됐네요

 

저도 교령회
기대하고 있거든요

 

아이들에게
참 다정하시군요

 

어른에게도 그래요

 

같이 사과 건지기 하시죠
재밌어 보이는데

 

재미엔 관심 없습니다

 

참 기뻐요

 

이 집에 웃음소리가
끊인 지 오래됐거든요

 

훌륭한 저택입니다

 

그럼 가지세요

 

고칠 여력도 없고
쳐다볼 엄두도 안 나요

 

그 사건 후론
사겠다는 사람도…

 

안 돼!

 

용서하세요

 

애들을 보면
고통이 덜어질까 했어요

 

로웨나 부인

 

네?

 

손님이 오셨어요

 

너무 긴장돼요

 

심령술을 믿으십니까?

 

이 집 때문에
믿게 됐어요

 

목소리가 들리고

 

속삭임

 

흐느낌까지…

 

제 딸은 수다로
밤을 새우기도 했어요

 

인형이랑
그러나 했는데

 

우리 딸…

 

목소리를
다시 들을 수 있다면

 

한 마디라도…

 

레이놀즈 씨에게
다 드릴 수 있어요

 

아주 슬픈 교령회가
되겠군

 

레이놀즈 씨

 

응접실에
다 준비해뒀어요

 

조수님이 전하신 대로요

 

너무 시끄럽군요

 

시작하면 아이들은
돌아갈 거예요

 

너무 많아요

 

사방에…

 

끔찍한 기억들

 

따님 방이 3층이군요

 

어떻게…

 

거기서 해도 될까요?

 

그럼요

 

아리아드네 올리버

 

나의 숙적

 

또 만나네요
‘불경한 조이스 레이놀즈’

 

그건 기자들이
붙인 별명이죠

 

난 내키지 않아요

 

안녕하십니까, 마담
제가 예상한 이미지는…

 

극적인? 황당한?

 

쭈그렁 할멈?

 

바로 그거예요

 

쭈그렁… 할멈

 

저도 원해서 얻은
능력이 아니에요

 

그래서 중간을 뜻하는
‘영매’란 말을 좋아하죠

 

대단한 사람도 아니고
흥미로운 사람도 아니고

 

죽은 자와 말할 수
있을 뿐이니

 

누구신지?

 

에르큘 포와로입니다

 

전직 에르큘 포와로죠

 

그 탐정님이시군요

 

탐정님은 중간이 아니라
유명하신 분이잖아요

 

제가 다음 사건이
된 건가요?

 

사건 해결은
은퇴했습니다

 

그런데도 흠을 잡으러
오셨잖아요

 

그래서 대문호께서
모신 거 아닌가요?

 

올리버 씨 부탁으로
온 것뿐입니다

 

당신의 술수를
간파해 달라는데

 

솔직히 말씀드리면

 

평생 당신들 부류에게
현혹된 적이 없습니다

 

제 부류요?

 

약자들을 먹이 삼는
기회주의자 말입니다

 

사후 세계의 존재를
안 믿으세요?

 

신앙을 버렸습니다

 

슬프군요

 

슬프기야 하지만
진실은 슬픈 법이죠

 

이해해주시죠

 

저도 두팔 벌려

 

악령과 유령의 징조를
반기고 싶습니다

 

유령이 있다면
영혼이 있고

 

영혼이 있다면
그 창조자인 신이 있고

 

신이 있다면 우리는
모두를 가진 거죠

 

의미, 질서, 정의

 

하지만 저는 세상을
너무 많이 봤습니다

 

끝없는 범죄
두 번의 전쟁

 

무관심이란 이름의 악
그래서 결론 내렸죠

 

신도 유령도 없다

 

외람되지만 그들과 말하는
영매란 것도 없다

 

뭐라고 하셨었죠?

 

가뜩이나 청소할 게
산더미인데

 

해 지고도
남아있던 게 잘못이지

 

우릴 귀찮게 하진
않을 거예요

 

누가?

 

해 진 후엔
어떻게 되죠?

 

아직도 사기꾼 같아요?

 

침수로 약해진 천장이
발소리에 울려서 그런 겁니다

 

극적인 타이밍은
생각 안 해요?

 

알리시아의 방은
여기 있어요

 

따님의 사인이 뭐였죠?

 

발코니에서 운하로
떨어졌어요

 

- 익사했죠
- 자살이군요

 

걔 잘못이 아니라
유령들이 밀었어요

 

세미노프 여사님
그만하세요

 

그럼 뭐죠, 선생님?

 

걔를 치료하시면서
다 보셨잖아요

 

잠깐만요

 

오늘 저녁에
누가 들어갔었죠?

 

레이놀즈 씨? 조수?

 

아무도 안 들어갔어요
열쇠가 제게만 있어요

 

알리시아가 죽은 후론
저만 들어가죠

 

먼지 좀 털고
해리를 챙기느라

 

해리가 누구죠?

 

걔 친구예요

 

해리에겐 다 말했죠

 

걔가 죽기 전까진
해리도 말을 했지만

 

이젠 울기만 해요

 

떠난 날 그대로예요

 

로웨나 부인이
그대로 두라셔서

 

둘 사이가 각별했어요

 

- 나 잡아봐라!
- 잡히기만 해봐!

 

이 저택은
둘의 오아시스였어요

 

오페라 투어 사이
1주일씩만 계셨지만

 

알리시아에겐 같이 놀
아이들 유령이 있었어요

 

알리시아는
아름답게 자랐고

 

맥심이란 셰프를 만났죠

 

둘은 금세 약혼했고

 

깊이 사랑했어요

 

그러다 크게 다투고

 

알리시아는
이 집으로 돌아왔죠

 

그때부터 아이들을
보기 시작했어요

 

그들은 알리시아를
갖고 싶어 했죠

 

마지막 몇 주는
침대에서 괴로워했어요

 

헛것이나

 

그림자를 보고…

 

아이들이 자길
부른다고 했어요

 

같이 있고 싶다면서

 

그래서 결국 미쳤죠

 

로웨나 부인은
그 곁을 지키면서

 

영혼들에게
놓아달라 애걸했지만

 

놓아주지 않았어요

 

게다가 표식도 남겼죠

 

‘아이들의 복수’

 

경찰은 떨어지면서
긁힌 거랬어요

 

경찰이 그렇죠

 

들린다

 

저 여자가 알리시아의
안식을 방해할 거예요

 

들린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러면 안 돼요

 

주님의 섭리에
반하는 짓이에요

 

누군가 대가를
치를 거예요

 

들린다

 

고통이 가득하구나

 

‘바바’

 

 

이름이 ‘바바’예요

 

맥심, 안 돼

 

‘맥심, 10시까지
저택으로’

 

‘알리시아에 대한
중요한 얘기가 있음’

 

- 초대받고 왔어요
- 내가 안 했어

 

늘 나를
쫓아내려 했지만

 

한 번도
성공 못 했죠

 

들어야 할 게 있다면
들어야겠어요

 

새 약혼녀에게
그렇게 말해봐

 

알리시아가 죽고
6개월이나 기다렸던데

 

엄청난 부자라지?

 

조지 왕에게
영지를 받은 부잣집이죠

 

매디슨가에 레스토랑도
하나 차려줬어요

 

난 돈 많은
뉴요커가 될 거예요

 

그게 내 꿈이니까

 

한번 놀러와요
핫도그 살게요

 

내쫓을까요?

 

해봐

 

내가 가만있나

 

맘대로 해
언젠 안 그랬니?

 

나도 괴로웠어요

 

우리 몇 명이죠?
9, 10명?

 

모르겠어요
의자 12개 챙겼어요

 

북적북적하네요

 

교령회?
이딴 일로 불렀어요?

 

타자기네요

 

위저보드나
수정구가 아니고요?

 

제 역할은
비서와 비슷해요

 

목소리들이 말하면

 

저는 받아적죠

 

리오폴드
서재 가서 책 보렴

 

알리시아를 보고 싶어요

 

제 친구이기도 했어요

 

유령이 무섭지 않니?

 

여기 유령들이랑
항상 말하는걸요

 

그래?

 

유령들이
아줌마는 가짜래요

 

교령이 끝날 때까지
절 건드리지 마세요

 

알리시아 드레이크

 

날 부른 게
너였다고 믿는다

 

영혼이 너무 많아요

 

이 집은 죽은 자로
가득해요

 

미련이 남은
영혼들이 있어요

 

그만할까요?

 

아니

 

전할 말이 있거든
말하거라

 

들린다

 

영혼들이 비명을 질러도
아무도 못 듣는구나

 

이제 들린다

 

알리시아 드레이크

 

네 목소리를 찾아

 

좀 으슬으슬해지는데
나만 이래요?

 

누가 있나요?

 

‘Y’

 

있습니다

 

건드리지도 않았잖아요

 

수를 썼겠죠
속는 게 바보지

 

이건 죄예요
큰 죄라고요

 

거기 누구냐?
알리시아 드레이크

 

들린다

 

우리가 여기 있다

 

들린다

 

때가 됐다

 

이제 가깝구나

 

네 영혼이 가깝구나

 

네 목소리가 크구나

 

알리시아

 

‘A’, 알리시아

 

알리시아
네 고통이 느껴진다

 

아프니?
제발 말해주렴

 

누가 널
아프게 했니?

 

- 네
- 아닙니다!

 

포와로, 놔둬요!

 

아뇨, 공모자부터
만나봅시다

 

굴뚝에 있더군요

 

니콜라스, 다쳤어?

 

괜찮아

 

니콜라스
두 번째 조수군요

 

반갑습니다

 

날카로운 녹색 눈이
비슷한 거로 보아

 

첫 번째 조수의
이복형제겠군요

 

자석 스위치

 

말하는 타자기의
정체랍니다

 

가짜예요?

 

세미노프 씨의 집 관리가
완벽하진 못했군요

 

잠가놨다던 방인데

 

벽난로엔 저 친구의
족적이 남아 있고

 

열쇠 구멍엔 문을 따다
긁은 자국이 있습니다

 

올리버 씨
새 글감을 찾으시죠

 

드레이크 씨
애도를 표합니다만

 

이 점쟁이는 가짜입니다

 

안 돼!

 

바바 어디 있어요?

 

알리시아

 

누가 챙겼어요?
너야?

 

난 안 건드렸어요

 

알리시아

 

엄마

 

엄마?

 

목말라

 

너무 목말라

 

알리시아?

 

아파

 

왜 날 떠나려고 해?

 

아니야

 

나…

 

나 죽기 싫어

 

이게 무슨 일이에요?

 

알리시아가…

 

보여주고 있어요

 

그 애가 보여요

 

발코니에 있어요

 

혼자가 아니에요

 

뛰어내린 게 아니에요

 

살인자!

 

당신이 날 죽였어
당신이 날 죽였어

 

누구?

 

보여다오, 누구?

 

당신이 날 죽였어!
당신이 날 죽였어!

 

- 당신이 날 죽였어!
- 누가 널 해쳤지?

 

당신이 날 죽였어

 

- 당신이 날 죽였어!
- 보여다오!

 

당신이 날 죽였어!

 

누가 널 해쳤지?

 

어떻게 됐던 거야?

 

살인!

 

사탄의 짓이에요

 

불경한 여자예요

 

알리시아의 목소리였어요

 

누군가 죽인 거예요

 

진짜였다는
증거가 없어

 

- 그럼 뭐였죠?
- 쇼하는 거죠

 

집단 히스테리를
일으킨 거예요

 

이건 경우가 달라요

 

문이 혼자 열린 걸
어떻게 설명해요?

 

전 알아요

 

제 딸이었어요

 

아니죠

 

말도 없이
어딜 가시려고

 

방금 봤잖아요
아까 본 건…

 

가짜죠

 

그 여자가 증거잖아요
살아있는 증거!

 

제목 나왔네

 

저 여자 얘기 쓰면
분명 히트할 거예요

 

초베스트셀러

 

당장 쓰기
시작해야겠어요

 

에르큘 포와로를
당황하게 한 여인

 

당장은 수법을 모르겠지만
밝혀낼 순 있어요

 

못 할걸요

 

얼마나 안심돼요

 

세상에 신비로운 존재가
있단 뜻이잖아요

 

영혼을 돌보는
신이 있단 얘긴데

 

- 죽은 후엔…
- 아무것도 없죠

 

있어요

 

신이 그녀에게만
예외를 허용할 리 없죠

 

괜찮습니다

 

내일도 오시죠

 

로웨나 부인이 교령회를
또 부탁해서요

 

올리버 씨가 유명인 될
준비를 하라던데요

 

- 배 찾아오겠습니다
- 고마워요

 

이 영혼들은
특출하게 사나워요

 

교령에는 반드시
대가가 따르죠

 

당신도 대가를
치를 텐데요

 

사기꾼 중에서도
재능 있는 편이군요

 

나도 사기면 좋겠어요

 

덜 고통스럽게

 

공감하시는 바가
있을 것 같은데요

 

누군가 죽으면
우리만 아는 비밀로

 

유족을 위로하죠

 

둘 다 죽은 자를
대변하고

 

죽은 자를
아주 잘 알아요

 

유령 목소리를 듣는
전쟁터의 간호사가

 

비명에 둘러싸인
모습을 상상해보세요

 

병동에서…

 

머릿속에서…

 

죽어가는 자와 죽은 자가
끝도 없이 밀려오고

 

고통을 멈추는
유일한 방법은

 

들은 걸 유족에게
전하는 것뿐이었죠

 

나만의 방식으로
고통을 덜어줬어요

 

그런 게 불만인가요?

 

어머니에게 딸의 영혼이
고통받는다 하셨습니다

 

그건 온정이 아니죠

 

다정한 것도
겸허한 것도 아니고

 

고통이 느껴졌어요
살인을 봤고…

 

알리시아를 죽인 사람을
봤습니까?

 

이번엔 못 봤지만
내일은 또 모르죠

 

돈이 되는 변명이군요

 

- 왜…
- 애들이나 겁낼 짓을!

 

아이들에게 배우셔야겠군요

 

아이들도 고통을 겪어요

 

그 고아들만큼이나…

 

그런데도 웃고 놀고
게임을 하죠

 

아이들은 살아있어요

 

하지만 당신은…

 

가는 곳마다
죽음이 따라다니죠

 

평생

 

군인들

 

친구들

 

캐서린

 

다신 만나지 말죠

 

당신이 진짜라고
주장하는군요

 

아니라고 해도
누가 다치나요?

 

마법은 믿기 전엔
찾아오지 않아요

 

진실되지 않으면…

 

긴장 풀어요, 친구

 

좀 즐기시고

 

날 기억하시라
말하고 싶지만

 

그럴 필요 없겠네요

 

긴장을 풀라고…

 

포와로 씨!

 

포와로 씨!

 

포와로 씨, 들리세요?

 

누구 짓입니까?

 

레이놀즈 씨가 가고…

 

사과 건지기나 하려고
들어왔는데

 

가면을 올리고…

 

그 여자 가면이었죠

 

레이놀즈 씨는
어디 있죠?

 

무슨 소리야?

 

- 무슨 일이야?
- 뭔데요?

 

- 그 여자예요?
- 뭔데?

 

뭐지?

 

제가 근무하던
경찰서에 연락하죠

 

아는 친구가
당직자일 겁니다

 

찬장 비어 있을 텐데

 

파티하다 남은 차
모아 왔어요

 

이불장에
꿀이 있더라고요

 

고맙습니다

 

비탈레다

 

이제 어쩌지?

 

우리 돈줄이었잖아

 

우리끼리도
할 수 있어

 

약속할게

 

계단에서 누구 보신 분
없습니까?

 

보이지 않는 것도
있잖아요

 

뛰어내렸나 보죠

 

그럴 사람 같던데

 

아뇨, 레이놀즈 씨는
절대 안 그래요

 

살인 얘길 했잖아요

 

뭔가 알고 있었겠죠

 

아직도 진짜라고
생각해요?

 

유명 작가 눈에 들려고
살인을 들먹이고

 

새 돈줄로
삼으려던 거예요

 

- 그럼 왜 죽었죠?
- 중력 때문에

 

알리시아의 목소리로
말했어요

 

난 저 작가한테
취조당하고 있었어요

 

어디 물어봐요
의사 어딨었는지도 물어보고

 

진작 여기서
한 명 죽인 놈인데

 

둘 다 아니라면
뻔하잖아요

 

가증스러운 존재가
이 집에 사는 거예요

 

그 여자의 부름에
답한 거라고요

 

교령하기 전에
전쟁에서…

 

레이놀즈 씨는
영국군에 있었어요

 

몰타에 있는
캠프에서 복무했죠

 

- 간호사였어요
- 간호사

 

아이들의 복수예요

 

운하가 위험하답니다

 

폭우가 그치기 전까진
배를 못 댑니다

 

그게 언젠데요?

 

경찰도 못 온답니다

 

이대로 앉아서
기다리긴 싫어요

 

여기서 밤을 보낸 적
없단 말이에요

 

- 이봐요!
- 뭐예요?

 

- 이건 아니죠
- 우릴 왜 가둬요?

 

뭐 하는 거예요?

 

우릴 가둘 순
없습니다

 

살인을 봤다고 으스댄
영매가 죽었습니다

 

누군가
의심의 눈초리를 느끼고

 

영매를 죽인 후
날 죽이려 했죠

 

범인을 밝히기 전까진
아무도 못 나갑니다

 

비탈레는 여기 서서
문을 지키세요

 

맥심은 여기 서서
비탈레를 감시하세요

 

절 의심하는 겁니까?
전 경찰이었어요

 

그러니까 더 수상하죠

 

이러다 유령한테
또 죽어요

 

말할 기회는
모두 드릴 겁니다

 

경찰서에 전화하세요

 

에르큘 포와로가
사건을 맡는다고

 

혹시 여기가…

 

날 죽이려 했던 건

 

자정 종소리
2분 뒤쯤이었습니다

 

어디 계시다가
시신을 가장 먼저…

 

날 살인 용의자로
보는 거예요?

 

우린 오랜 친구잖아요

 

모든 살인자는
누군가의 오랜 친구죠

 

하지만 뛰어난
추리 작가가

 

어설프게 현장에
있었을 리도 없고

 

그 셰프가 알리바이를
대주고 있는 상황이니

 

지금부터 내 조사를
보조해주시죠

 

언제 시작하죠?

 

주최자부터 데려와주시죠

 

돌아올 줄 알았어요

 

시신 한 구 나오니까
이거 보세요

 

에르큘 포와로로 돌아가지

 

토끼 인형 바바?

 

포와로!

 

이게 어떻게?

 

토끼 인형 바바요?

 

확실해요?

 

이 그림들 밑에서요?

 

레이놀즈 씨가
그렇게 되실 때 어디…

 

우린 음악실에 있었어요

 

그게 언제였죠?

 

자정 직전이요

 

거기서 뛰어오셨나요?

 

이 발코니 위엔
뭐가 있죠?

 

이 정원은 우리만의
비밀이었어요

 

딸이 가장 좋아하던
장소였죠

 

제가 다
죽게 뒀어요

 

우리 꿀벌들…

 

양봉을 했거든요

 

우리 딸이 놀리곤 했죠

 

‘잡화꿀 한 스푼 얻겠다고
무슨 고생이야?’

 

‘6리라면 사는데’

 

살아있길 바랐는데…

 

가여운 것들

 

레이놀즈 씨를
어쩌다 초대하셨죠?

 

비 안 맞는 데서
하면 안 될까요?

 

비밀의 화원도
즐기고 좋죠

 

잡지에서 봤어요

 

별생각 없었는데

 

어느 날 저한테
편지를 보내 왔어요

 

생판 남에게 편지라니

 

오페라를 보고
알지 않았을까요?

 

근데 어떤 이름을
대더라고요

 

아스파시아에게
메시지를 들었다고

 

우리 딸이 절 부르던
애칭이었어요

 

아스파시아면
폰토 왕의 연인이군요

 

‘미트리다테’에 나오는

 

모차르트의
첫 번째 오페라죠

 

첫 주연작이었어요

 

공연 두 달 전에
알리시아가 태어났고

 

그 아이 덕에
목소리를 찾았죠

 

그 사건 후로…

 

분장실에서 기다리는
딸이 없단 생각에…

 

노래가 안 돼요

 

아직도 그래요

 

그 후로 공연을
안 하셨어요?

 

그 애 없이는
음악도 없으니까요

 

청혼을 수없이 받아도
바로 거절했는데

 

그 애는 첫 남자에게
승낙했죠

 

매력적인 셰프
맥심 제라드에게

 

부자랑 결혼 못 해
환장한 속물이죠

 

걔들이 약혼했을 때

 

정원의 꽃을
다 꺾어버리고

 

이스탄불로 떠났어요

 

근데 우린 생각만큼
부잣집이 아니었던 거죠

 

딴 여자 만난단 소식에
얼마나 좋았는지 몰라요

 

약혼을 취소한다 해서

 

하지만 그날부터
끔찍해졌어요

 

정신병이 시작됐군요

 

정말 괴로워했어요

 

다시 어린애가
된 것 같았죠

 

감사합니다

 

올리버 씨

 

딱히 잘난
가정부도 아니지만

 

지원자가 저뿐이었죠

 

미신을 믿는 도시라

 

당신도 미신을
믿지 않나요?

 

유령 씐 집이라고
생각하시잖아요

 

로웨나 부인 집이지만
주인은 영혼들이죠

 

그땐 어디 계셨나요?

 

유령들이 레이놀즈 씨를
동료 삼아 데려갔을 때

 

놀리니까 재밌으세요?

 

이런 건
왜 물으세요?

 

전 잘못 없어요

 

원래 저래요
전에도 저랬거든요

 

방금 복귀해서
제가 돕고 있어요

 

아직은 순조롭네요

 

무슨 일 하시는데요?

 

무슨 일 하냐고요?

 

범죄가 발생했을 때

 

순서와 수법을 파악하고

 

제 영혼을
소모해 가면서

 

실패 없이
범인을 찾아내죠

 

작가님 책이랑 똑같네

 

핀란드 출신의
우스꽝스러운 탐정

 

그 사람도
목록 쓰잖아요

 

작가님 책 보시고
흉내 내세요?

 

자정에 어디 있었는지
말씀해주시겠어요?

 

목록에 적게요

 

로웨나 부인과
음악실에 있었어요

 

로웨나 씨가 자정에
들어왔다는 건

 

확실한 건가요?

 

시계 보고 있다가
들어오셔서 안심했거든요

 

그런데 그 영매를
못마땅해하셨죠?

 

사탄이라고 하시던데

 

그럼 떠오르셨던 게
아마도 출애굽기…

 

22장 18절?

 

‘무당을 살려두지 말라’

 

이유가 있으니
성경이 경고한 거죠

 

핼러윈에 마녀라?

 

익사시키거나
태워 죽이거나

 

발코니에서
밀어야 마땅하겠죠?

 

저는 자경단이 아니에요

 

그런데 기독교 지식이
대단하시네요

 

라틴어 성경까지
꿰신 것 같은데

 

기독교 학교에서
배운 수준은 아니고

 

아마도 수녀원 같군요

 

글을 깨치기도 전에
소명을 찾았고

 

피에타 고아원에서
수녀복을 9년 입었죠

 

그때 남편을 만났어요

 

지붕을 고치러 왔었죠

 

주님의 시험이랄까

 

사랑에 빠져서
신을 잊었군요

 

그렇게 단순하지 않아요

 

하나만 더 물어보죠

 

물론 목록에
필요한 건데요

 

죄송합니다
뭔가 들린 것 같아서

 

흑마술 따위를
두려워하시는데

 

왜 교령회에
참석하셨을까요?

 

내키지 않은 자리에
참석하신 이유가?

 

제가 답해야 할 분은
오직 한 분이에요

 

그건 당신이 아니에요

 

포와로

 

올가 세미노프 씨
수녀 시절 세례명이 뭐였죠?

 

마리아요

 

“M”

 

다치기 싫으면
꼼짝 말고 계시죠

 

예리하지 않은
울퉁불퉁한 흉기예요

 

손톱일 수도 있고

 

다른 상처는 없어요

 

눈에 보이는
상처 빼고는

 

특이점은 없나요?

 

조각상에 찔린 것보다
특이한 건 없죠

 

왼쪽 손목은요?

 

상처도 무시하시고

 

정확한 사망 시각도
안 챙기시고

 

이걸 못 봤네요

 

왜 빤히 보세요?

 

그만!

 

내가 정신병자 같아요?

 

아니야!

 

아빠

 

괜찮아요?

 

그래

 

저 필요하면 부르세요

 

검시는 맡기지
않으셨으면 했어요

 

전쟁의 상흔은 몸에만
남는 게 아니죠

 

군인이셨습니까?

 

1945년 4월 15일

 

종전 직전이었는데…

 

우린 라인강을 건너

 

베를린으로 진격하다가

 

베르겐벨젠 수용소를
발견했어요

 

맙소사

 

‘해방’에 나섰죠

 

뼈만 남은 사람들을
다시 살려내는 일

 

첫날엔 우유를 먹였다가
두 명이 죽었어요

 

그다음엔 발진티푸스

 

우리가 가진 거라곤
아스피린과 아편뿐인데

 

우린 그 움막들을
소각했어요

 

전 아들에게
편지를 쓰고

 

제 가슴에 총을 쐈죠

 

귀국했더니
진료는 그만두라더군요

 

그런데 작년에
한 명을 진료하셨죠

 

알리시아 드레이크

 

로웨나의 부탁이었어요

 

오겠다는 의사가 없어서

 

여긴 싫다고…

 

가족 주치의를 오래 해서
안 올 수 없었어요

 

어쩔 수 없었겠죠

 

로웨나를 사랑하시니까

 

함께하는 것만으로도
행운으로 여겼어요

 

힘드시겠지만…

 

힘드시겠지만
선생님 소견으로는

 

알리시아가 살해당했을
가능성이 있나요?

 

알리시아가 뭔가를
봤다고 했어요

 

아이들이
자길 조롱한다고

 

그땐 안 들었어요

 

실연으로 머리가
어떻게 됐구나 했죠

 

걔는 도움이 필요했어요

 

제가 진정제를 줬어요

 

굶주린 사람에게
우유를 주듯이

 

심령 현상 같은 건
없었지만

 

심적인 고통은 있었어요

 

나도 정신병자면서
그것도 모르고

 

이제 됐나요?

 

감사합니다, 페리에 씨

 

저는 목록에 없나 봐요

 

면담 목록이요

 

저도 기다릴게요

 

에드거 앨런 포구나

 

네 또래 사내아이면…

 

찰스 디킨스가
낫지 않니?

 

그 사람 별로예요
그렇지 않아요?

 

우리 아버지도
탐정님처럼 예민해요

 

전쟁 신경증이래요
전투 피로라고

 

표현이 틀렸어요

 

지친 게 아니라

 

부서진 거니까

 

궁금하실 것 같은데
자정에 아빠랑 있었어요

 

그게 궁금하긴 했다

 

자정에 같이 있었다고?

 

주방에서 로웨나 아주머니
기다렸어요

 

아빠가 인사하고
가신대서

 

그렇구나

 

직후에 조수들이
들어왔어요

 

그 사람들
목록에 넣으세요

 

모두 내 목록에
있단다

 

수도꼭지 안 잠그셨어요

 

나도 오늘 밤엔
제정신이 아니구나

 

뭔가 느끼시는 거예요

 

목소리들

 

핼러윈이잖아요

 

죽은 자들과의 거리가
가장 가까운 날

 

탐정님도 죽으셨었어요

 

잠깐이었지만

 

유령들은 탐정님을
자기들처럼 생각해요

 

할 말 있는 유령이
찾아오겠죠

 

레이놀즈 씨처럼
말하는구나

 

그 사람은 아는 척
했을 뿐이죠

 

유령들이 화낼 만해요

 

죽은 자들에게
연민을 느끼나 보구나

 

제 친구들도 있거든요

 

실례하마

 

고맙다, 리오폴드

 

별말씀을요

 

‘헤라클레스’ 씨

 

예민하시네

 

니콜라스와 데스데모나
불러왔어요

 

경찰 기다려도 돼요

 

난 에르큘 포와로예요
아닙니까?

 

- 아니죠, 맞죠
- 맞아요

 

내가 못 푼 사건을
경찰이 푼다면

 

내 발로 발코니에서
뛰어내릴 겁니다

 

예전으로 돌아왔네요

 

지금까지
어떻게 생각해요?

 

난 가정부 같아요

 

책 취향은 좋지만
광신자 같아 불길해요

 

그리고 로웨나는 레이놀즈를
살려둬야 해요

 

그 꼬마는…

 

어딘가 불쾌한 게
찜찜하고요

 

그럴 수 있죠

 

정보를 종합하기 전엔
어떤 가설도 사실 같죠

 

순서와 수법

 

- 그리고 목록
- 목록

 

레이놀즈를 가장 잘 알던
조수들을 조사합시다

 

심부름꾼에 불과한데
동기가 있을까요?

 

언제나 있죠

 

‘심부름꾼’이라는
호칭부터 참아야 하니까

 

또 저 사람이네요

 

걔들은 믿을 수 없는
범죄자들입니다

 

걔들이 범죄자요?
진작 말씀하시죠

 

지금 말하잖아요

 

누나랑 같이 하면
안 돼요?

 

밖에서 편안하게
기다리는 중입니다

 

동생 어디 있어요?

 

밖에서 편안하게
기다리는 중입니다

 

데스데모나와
니콜라스 홀란드

 

위조 여권이에요

 

네, 어설픈 위조군요

 

전엔 호르바트 닙킨과
도레니어였어요

 

헝가리 태생

 

마을이 불타 없어져서

 

가족이 모두…

 

우리만 어떻게
살아남았어요

 

서로 의지하며
살아왔어요

 

우린 자정에 주방에서
술을 마시고 있었어요

 

그 소름 끼치는
꼬마도 있었죠

 

그 아이 말로는
자정 직후에 봤다던데

 

착각한 거겠죠

 

레이놀즈 씨 밑에서
얼마나 있었죠?

 

- 1년 넘게요
- 확실해요?

 

최고의 한 해였죠

 

조수로 일한 후로는
굶지 않았으니까요

 

이제 우리끼리
어떡할지 모르겠어요

 

- 전에도 잘 헤쳐나갔어요
- 절도로?

 

우린 도둑이지
살인범이 아니에요

 

전쟁에서 살아남으려면
어쩔 수 없었어요

 

신통한 분이었어요

 

알리시아가 살해당했다고
말했으면 그런 거죠

 

완전 사기꾼이에요

 

마법 같은 분이었어요

 

그럼 당신들이 참여한
교령회들은…

 

가짜예요

 

- 영혼을 부른다거나
- 다 가짜예요

 

- 교령회 전부요?
- 다 쇼예요

 

쇼, 가짜, 희한하군요

 

이것도 마법입니까?

 

말하는 타자기를
조작하잖아요

 

속임수가 있긴 했지만

 

환영을 생생하게
전달하는 수단이었죠

 

공작부인이나 된 듯이
내게 명령하고

 

니콜라스를 통제하려
추근대기도 했어요

 

그래도 버틸 만했어요

 

‘저 여자 없어도
갈 수 있어’

 

어딜 갈 생각이었죠?

 

- 미주리요
- 미주리요

 

미주리?

 

우린 무르하르트 숲에
숨어 있었어요

 

잡초와 들쥐를
먹고 살았죠

 

하일브론 쪽에서
미군 트럭이 왔는데

 

잡혔을 땐
죽었구나 했어요

 

우리한테 스윙댄스를
가르쳐줬어요

 

그런 사람들은
태어나 처음 봤죠

 

피부색이며 목소리며
각양각색의 사람들

 

한 명이 모포를
어디 걸더니

 

뒷부분이 잘린 영화를
영사기로 틀었어요

 

‘세인트 루이스에서 만나요’
중반까지 자주 봤어요

 

모포에 비친 영화를
한 달이나 매일 봤죠

 

수도 없이 봤는데

 

아직도 결말을 몰라요

 

해피엔딩이에요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그 말만 해줘도
누나는 잠들었어요

 

색색깔로 화려했고

 

사람들도 근사했어요

 

아픈 사람도 없고

 

굶주리거나
죽어 가는 사람도 없고

 

켄싱턴가 5135번지

 

거기 살기로 했어요

 

누나의 꿈이자
제 꿈이에요

 

참고 버티면서
여비를 모으기로 했죠

 

새출발할 돈도

 

꿈을 갖는 건
바보 같은 짓이죠

 

그 꿈에 조바심이 나서
레이놀즈의 돈을 훔쳤군요

 

‘짤랑, 짤랑, 짤랑
수레 지나가요’

 

네? 안 그랬어요

 

당신이 훔쳤다고
동생이 인정했어요

 

머저리

 

당신이 훔쳤다고
누나가 인정했어요

 

레이놀즈 씨 돈은
손 안 댔어요

 

그걸 눈치챈 레이놀즈가
협박했겠죠

 

경찰이 집시 부랑아를

 

얼마나 잔인하게
다루는지 알 테니

 

추방을 피하기 위해
레이놀즈를 죽인 겁니다

 

조수인 당신이!

 

니콜라스!

 

니콜라스, 어디 있어?

 

내가 못 나가면
너도 못 나가

 

내가 죽였다는
증거는 아니잖아요!

 

범인처럼 도망쳐 놓고서

 

동기도 확실하고
알리바이도 없어요

 

난 생각 바꿀래요

 

충분히 가능한 얘기죠

 

꼭 저렇게 남들보다
아는 척한다니까

 

나도 아무것도 몰라요
노력 없인 진실도 없죠

 

잠자는 곰을 깨웠으니
탱고를 춰도 가만있어요

 

그런 표현은
어느 나라에도 없어요

 

계속하죠

 

들리세요?

 

우리 주위에 있어요

 

아무것도 안 들리는데요

 

무리하시더니
맛이 가셨네

 

포와로, 오늘은 이만
쉬는 게 낫겠어요

 

이 집에 우리 말고
누군가 있습니다

 

들으셨어요?

 

그래

 

그럼 우리 둘이네요

 

들린다

 

잠깐만요

 

아직 먹통입니다

 

괜찮아, 나와도 돼

 

아무도 해치지 않아

 

무서워할 거 없어

 

다른 아이들과
같이 왔지?

 

내내 여기에
숨어 있었구나

 

그 여자가 떨어지는
소리 들었니?

 

봤니?

 

누가 밀었니?

 

누구랑 얘기해요?

 

어떤 아이요

 

당신도 들었죠?

 

저 소린 들리네요

 

풀어줘!

 

풀어, 이 짭새야!

 

우리도 데려가!

 

- 다들 들으셨죠?
- 배관일 거예요

 

배관?
포격 소리 같은데

 

여기 살면서
처음 듣는 소리예요

 

전 들어봤어요
유령들이 화나면 저래요

 

우리 때문에 화난 거예요

 

화를 어떻게 풀지?

 

들어보세요

 

지하실에서 들려요

 

여긴 지하실이 없어요

 

‘도토레’, 의사란 뜻이죠
아이들의 복수예요

 

내려가볼 거예요?

 

아빠?

 

정말 애들을
가둬 죽였군요

 

놔둬요
신경쇠약 때문이에요

 

젠장, 페리에

 

정신 차려

 

아들을 생각해

 

- 그만해요!
- 아빠!

 

그만! 그만!

 

유령이 아니라
풍랑 때문입니다

 

- 제발 그만해요!
- 그만!

 

아빠!

 

그만

 

아빠, 그만해요!

 

괜찮니?

 

- 아빠, 제발요!
- 그만!

 

제발 그만하세요!

 

아빠, 아빠

 

아빠, 저예요

 

저예요

 

저 여기 있어요

 

저랑 같이 있어요

 

저 보이세요?

 

보이세요?

 

별일 아니에요

 

알아

 

아빠

 

괜찮아요

 

좀 쉬시면 돼요

 

그렇죠, 아빠?

 

내가 널
보살펴야 하는데

 

그러고 계시잖아요

 

쉬십시오

 

말을 듣는 거였는데…

 

전 봤어요

 

악마들, 악령

 

이 집에 널렸어요

 

당신과 나는 똑같아요

 

어딜 가든…

 

죽음이 따라다녀요

 

분명 합리적인 답이
있을 겁니다

 

지하실엔 벌떼가 있고

 

위층엔 살인범이
있을 뿐이죠

 

아뇨

 

들어보세요

 

믿으세요

 

음악실에서
쉬시라고 해요

 

거의 방음실이에요

 

혹시 모르니까
잠가둘게요

 

열쇠는 탐정님이
맡아주세요

 

감사합니다

 

가자, 리오폴드

 

케이크 더 먹을까?

 

너무 많이 먹었어요

 

난 덜 먹었어

 

당연히 그렇게 말했겠죠

 

로웨나에겐 내가
알리시아를 죽인 거예요

 

자기가 보고 싶은대로
보는 거예요

 

영매가 살인이라고 하자
곧장 날 의심했죠

 

레이놀즈 씨의 교령회에서

 

타자기에 당신 이니셜이
찍혔다는 건 안 믿는군요

 

맥심의 ‘M’

 

유령 들린 집?

 

사람은 불가해한 상황을
단순화하려 안달하죠

 

괴로울 때는 더더욱

 

무작위적인 별의 집합은
카시오페아고

 

가족사진의 흐릿한 빛은
할아버지의 유령이고

 

알리시아는
정신병을 앓았어요

 

그걸로 죽은 거예요

 

살 수도 있었죠

 

저 망상증 환자 말고
멀쩡한 의사가 치료했다면

 

젠장

 

베인 데는 꿀이 좋아요
고대부터 쓰던 소독약이죠

 

잡화꿀이 아닌데

 

뭔지 모르겠네

 

알리시아 드레이크

 

행복한 미소군요

 

둘로 찢어졌네요

 

헤어지던 날 밤
알리시아가 찢었죠

 

그날이 마지막이었어요

 

약혼을 깬 건
당신이었다죠?

 

들으셨잖아요
재산이 별로 없더라고

 

사진을 갖고 다니고
초대받았다고 오고

 

돈보다 알리시아를
사랑한 것 같은데요

 

그런데도 떠났죠

 

결혼하면 아내의 어머니와도
결혼하는 거란 말이 있죠

 

로웨나가
인정 안 했군요

 

교황이랑 결혼한대도
인정 안 했을걸요

 

로웨나는 혼자서
못 사는 사람이었어요

 

그래서 정원을 망치고
해외로 떠나버렸죠

 

알리시아는 죄책감에
엄마를 쫓아가려 했어요

 

나는 가장 소중한 사람이
못 되는구나 싶었죠

 

결국 파혼하고
상처 준 이유가

 

자존심 때문이었네요

 

베니스로 돌아와서

 

다시 받아달라고
애원하려 했어요

 

아프단 소릴 들었는데…

 

로웨나가 만나지도
못 하게 했어요

 

편지도 안 전해주고

 

다음에 만났을 때
그녀는 이미 관 속이었죠

 

내 잘못이었는지 몰라요

 

초대장을 보여주시겠습니까?

 

올리버 씨

 

- 간단한 노트네요
- 특이한 점도 없고요

 

용지도 평범하고
타자로 썼어요

 

철저히 익명이군요

 

“사과”

 

됐어요, 그만 가요

 

아직 면담이
안 끝났습니다

 

저 사람의 거짓말을
몇 개 폭로하고

 

나치 앞잡이였다느니
하면서 도발하면

 

당신을 때리려 들었겠죠
힘 빼지 말아요

 

괜찮으십니까?

 

경비견답게
의자라도 가져와요

 

의자, 그래요

 

친구가 있으니
한결 좋군요

 

우리가 언제부터
알고 지냈죠?

 

캐닝 로드 목욕탕
살인 사건이요

 

책 쓴다고 억지 부리며
당신을 관찰했죠

 

교묘히 숨겼지만

 

독자들이 알아채서
당신이 명성을 얻었고요

 

악명이려나

 

실례하죠, 고맙습니다

 

고맙지만
당신이 앉으시죠

 

절 면담하신다고요?

 

그냥 둬요

 

추리는 오랜만이라
무리가 온 거예요

 

이 사람은 빼고
아침까지 쉬어요

 

난 죽을 뻔했어요

 

여기

 

이 집은…

 

속임수를 씁니다

 

내 앞에 뭔가를
계속 내놓아요

 

사과

 

정신을 흔드는 거죠

 

그러면 내 머리가
뭔가 말을 시킵니다

 

어쩌다 경찰이 됐죠?

 

그냥 이쯤에서
관뒀으면 해요

 

괜찮아요, 대답할게요

 

아버지가 경찰이셨죠

 

사실상 가업이나
다름없어

 

다른 일은 모릅니다

 

그런데도 작년에
일찍 퇴직했죠

 

 

경찰이 안 맞았습니다

 

처음부터
그랬을지도 모릅니다

 

일은 잘했지만
버티질 못했어요

 

술로 잠을 청해도
자질 못 했습니다

 

한때 경찰이셨으니

 

이해하실 겁니다

 

그런 사건이 있죠

 

더 이상 못 버티고
그만두게 만드는…

 

어떤 사건이었죠?

 

왜 여기 온 적이 없다고
거짓말한 겁니까?

 

숨겨진 전화의 위치를
정확히 알더군요

 

요란한 사건이었기에

 

유족의 사생활을
지켜드려야 했습니다

 

알리시아의 시신이
발견됐을 때

 

당직 중인 경찰이었죠?

 

그렇습니다

 

제가 물에서 꺼냈습니다

 

다음 날 퇴직했죠

 

곧장 내 경호원이 되어
성문을 지키고

 

그 누구도
들여보내지 않았죠

 

하지만 오늘 아침엔
평소와 달리

 

사과를 준 여자를
아느냐 물었습니다

 

호기심으로 찾아오든

 

지인이 찾아오든
당신이 막아준 덕에

 

몇 달을 평온하게
보냈습니다

 

아리아드네 올리버는

 

뚫고 들어왔죠

 

왜?

 

둘이 공모했으니까

 

작가와 경호원이

 

은밀하게 그 영매와
공모한 겁니다

 

경멸하는 척하며

 

날 교령회에 데려와
바보로 만들려고

 

이제 진짜 걱정되네요

 

알리시아의 삶과
죽음에 대한 내용은

 

사망 현장에 있던
경찰이 제공했고

 

나에 대한 내용은
심령술이 아니라…

 

당신이 보낸
편지로 알았겠죠

 

교령회에서 영매에게
시선이 집중되자

 

은밀한 공범인 당신은
아무 방해 없이

 

불가능한 일을
믿게 만들었습니다

 

영매와 마법

 

유령과 신

 

그 영매가 유명해지면

 

작가로서의 입지도
회복되겠죠

 

에르큘 포와로를
당황하게 한 여인은

 

레이놀즈가 아니라
올리버였던 겁니다

 

용서해줄래요?

 

용서는 신만이
할 수 있죠

 

그럼 좀 난처하네요

 

어떻게 한 건지
들어봅시다

 

- 바바는?
- 효과적인 소품이었죠

 

약혼자에게 보낸
초대장은?

 

신파가 필요했으니까요

 

이번 책은
꼭 성공해야 해요

 

우린 친구였어요

 

당신은 친구 없어요
팬들이 있을 뿐이지

 

그것도 내 덕에
있는 거예요

 

내가 당신을
천재로 그려줬는데

 

왜 책 파는 데
이용하면 안 돼요?

 

어리석은 고집불통을
천재로 그려줬어요

 

죽음을 몰고 다니는
먹구름을

 

당신도 그래서
그만둔 거잖아요

 

그래서 레이놀즈를
죽인 겁니까?

 

아뇨, 안 죽였어요

 

당신 책은
전설이 될 테니까

 

넘겨짚지 말아요

 

둘이 공모해서…

 

아닙니다

 

살인을 은폐하려고!

 

빨리 열쇠 주세요!

 

안에 누가 또 있어요!

 

빨리요!

 

포와로!

 

무슨 일이에요?
어떻게 된 건데요?

 

모르겠어

 

왜 혼자 둔 거예요?

 

입구가 하나뿐이잖아요

 

열쇠는 탐정님에게 있었고

 

불가능한 일입니다

 

아니에요

 

난 당신 앞에
있었잖아요

 

누군가에게
소리치고 있었어요

 

그 사람이 싫긴 해도
죽길 바라진 않았어요

 

애도 있잖아요

 

아무튼 난 밖에서…

 

저 사람들
떠보고 있었어요

 

사실이에요

 

저 의사는
혼자 있었어요

 

혼자가 아니야

 

이 집에서는

 

의사

 

간호사와 의사
아이들의 복수예요

 

다른 입구가 없는데

 

이해가 안 됩니다

 

이 방이 안전하지 않다면
안전한 곳이 없어요

 

모두가 위험합니다

 

인간은 이런 짓을
벌일 수 없습니다

 

‘우린 이 명백한 불가능이
현실엔 존재하지 않음을’

 

‘증명할 뿐이다’

 

자릴 비켜주죠

 

탐정에게 맡겨요
이미 알 거예요

 

금방 해결하겠지

 

어서요

 

한 번이라도 역부족이란 걸
인정하란 말이에요!

 

물어보셨죠?

 

교령회를 하는데도
왜 남아 있었냐고

 

알리시아는 미쳐 가면서
몸도 쇠약해졌어요

 

그래서 로웨나 부인이
곁을 지켰죠

 

밤낮으로

 

하루는 제발 좀
쉬시라고 간청했어요

 

제가 잘 보겠다고

 

해가 지고 잠들었죠

 

그러다 자정이 됐어요

 

목소리가 들리고

 

발소리도…

 

알리시아는
곤히 자고 있었어요

 

제가 나간 후에
깬 것 같아요

 

그리고 발코니로…

 

알리시아의 유령에게
용서를 구하려 했군요

 

걔를 사랑했어요

 

알리시아가 죽은 건…

 

제가 멍청하게
겁을 먹었기 때문이에요

 

왜 해답을 못 찾으세요?

 

늘 해답을 찾잖아요

 

- 오는 게 아니었어
- 잠깐만요

 

전부 여길 떠나서
돌아보지도 말아요

 

다음 희생자가 될 때까지
기다리긴 싫어요

 

오늘 밤…

 

우리 모두가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불가능한 두 건의
살인이 벌어졌습니다

 

모두 유령의 소행으로
보이는 살인이었고

 

산 자가 죽은 자에게
죽은 것으로 비춰졌죠

 

비춰졌다?
뭔가 아는군요

 

우리 아버지를
누가 죽였는지 아세요?

 

우선 봐야 할 건
레이놀즈 씨의 조수들

 

협박받고 있던
절박한 생존자들

 

전에 이 집에 왔었고
매번 사망을 목격한

 

전직 경찰

 

결연하고 유능하고
무섭도록 영리한 작가

 

복수의 천사
올가 세미노프

 

본인의 말대로
정의에 열중하는 인물

 

의사에게 앙심을 품은
과거의 연인

 

행복했던 날을
기억하기 위한

 

사진 한 조각

 

하지만…

 

이 두 죽음을 설명할
세 번째 죽음이 있죠

 

알리시아는 살해당했습니다

 

범인은…

 

어머니였죠

 

알리시아의 살인범

 

자식 죽인 죄를 숨기려
둘을 더 죽였습니다

 

어떻게 감히!

 

내가 얼마나 괴로웠는데
우리 아가를 죽여요?

 

아가가 아니라 어른입니다

 

당신은 누군가에게
딸을 잃기 싫었던 거죠

 

당신은 분노로 정원의
색색깔 꽃들을 뽑아버렸죠

 

꽃?
대체 무슨 소리예요?

 

그리고 색색깔이 아닌
단색 꽃을 심었습니다

 

행복했던 시간을
돌려줄 단색 꽃

 

저녁 내내 헛것을
보고 들었습니다

 

유령이 존재한다고
믿을 뻔했죠

 

하지만 나는
취해 있던 겁니다

 

환각성 독극물에

 

찬장은 비어 있을 텐데

 

이불장에
꿀이 있더라고요

 

만병초라는 꽃에는
독이 있습니다

 

꿀에 집중돼 있고

 

꿀벌이 정제한 꿀에
함유량이 더 많죠

 

‘잡화꿀 한 스푼 얻겠다고
무슨 고생이야?’

 

‘6리라면 사는데’

 

잡화꿀이 아닌데

 

뭔지 모르겠네

 

튀르키예에선
‘델리 발’이라고 하죠

 

분노에 찬 로웨나가
여행 갔던 곳입니다

 

‘광기의 꿀’
티스푼으로 하나면

 

무기력, 고열, 환각을
유발합니다

 

당신은 독꿀을 만드는
꽃을 심은 겁니다

 

전 그런 짓 못 해요
안 해요

 

당신 딸은 유령에
씐 게 아닙니다

 

중독됐던 거지

 

자식을 보낼 수 없던
어머니에게

 

애정을 담아
스푼으로 떠먹이며

 

독의 양을 조절하면서

 

뉘우치며 돌아온
사랑과의 재회를

 

막을 정도로만
아프게 만들었죠

 

다시 아이처럼
무력하고 약해져서

 

당신 것이 되도록

 

하지만 실수가 있었죠

 

세미노프 씨가
대신 딸을 보던 날

 

해가 지면서
알리시아가 깨어났고

 

다시 발작을
시작했을 겁니다

 

어찌해야 할지도

 

진실이 뭔지도
모른 채

 

세미노프 씨는
당신이 하던 대로

 

알리시아에게 꿀을 넣어
달콤한 차를 줬습니다

 

너무 달콤했죠

 

저는 몰랐어요

 

몰랐어요

 

알리시아는 발코니로 뛰어가
자살한 게 아닙니다

 

독을 과음한 거죠

 

그래서 수면 중에
심장이 멎었습니다

 

쉬고 돌아온 당신은

 

딸의 죽음을 목격했죠

 

그리고…

 

괴물 같은 선택을 합니다

 

아이들의 복수 표식을
딸에게 남겼죠

 

그리고 운하로 던져
자살로 꾸몄습니다

 

유령과 전설의 희생자

 

사랑에 눈먼
무능한 의사는

 

검시에서도
수상한 점을 못 찾았고

 

미신에 휘둘린 경찰은
쉽게 결론 내 버렸죠

 

독약병은 가정부의 부주의로
이불장에 남겨졌습니다

 

자기 자식을 죽이고도
빠져나갔지만

 

올리버 씨의 말이
내 주의를 끌었습니다

 

재산을 어쨌을까요?

 

고칠 여력도 없고

 

보통 이런 경우
답은 하나죠

 

협박

 

“독을 알고 있다
침묵의 대가로 돈을 내놔라”

 

누군가 당신의
범행을 알아내서

 

침묵을 대가로
돈을 줬죠

 

몇 번이고 줬지만

 

이제 재산도 없고
집도 팔리지 않아

 

어떻게든 협박범의 손아귀에서
빠져나가려 했지만

 

누구였을까요?

 

당신이 의심한 사람은
페리에 씨였죠

 

그저 순진한
목격자가 아니라

 

중독 증상이란 걸
알아냈을지 모르니

 

그때 레이놀즈 씨에게
편지를 받았습니다

 

죽은 딸이 메시지를
보냈다는 편지

 

범행의 세부적인 내용을

 

조롱하듯 들먹이며
과한 보수를 제시했겠죠

 

협박범이 분명하다
생각했을 겁니다

 

어떻게든 막아야 했죠

 

레이놀즈와 페리에 둘을
어떻게 막을 것인가?

 

핼러윈에 유령 씐 집의
교령회에서

 

협박 용의자들을 죽이고
은폐할 기회였습니다

 

미신과 전설
공포 뒤에 숨어

 

시계가 울렸고

 

행동을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성급한 마음에
가면 쓴 자를 혼동했죠

 

날 내버려두고
목표물을 찾았습니다

 

난 자정에
세미노프와 있었어요

 

맞아요

 

같이 있었어요
시계도 봤는걸요

 

당신은 음악실에서
시계를 봤지만

 

거긴 로웨나가
기다리라 했던 곳이고

 

사실상 방음실이라

 

바깥 일을 알 수 없고

 

그전에 로웨나가
시간을 바꿔놔서

 

진짜 자정 벨소리도
들을 수 없었습니다

 

시계는 자정이었지만
실제로는…

 

레이놀즈가 죽은 후였죠

 

물증들을 마술처럼
감쪽같이 처리했습니다

 

그럼 페리에는요?

 

로웨나가 근처에도
안 갔는데요

 

유일한 열쇠를 내게 주며
쇼를 했지만

 

페리에를 칼로
죽일 순 없으니

 

전화기를
흉기로 썼습니다

 

외선은 폭우로
끊겼을지 모르지만

 

내선은 살아있었습니다

 

그럼 외부에선
전화를 걸 수 없고

 

내부에서만 되죠

 

로웨나는 응접실에

 

페리에는 음악실에
있었습니다

 

당신이 날
협박해 온 거 알아

 

당신은 레이놀즈를
죽인 것부터

 

딸의 자살을 꾸민 것까지
다 자백했습니다

 

그럴 리가 없어요

 

그리고 협박했죠

 

시키는 대로 해

 

그의 아들을
죽이겠다 협박했죠

 

안 돼요
애는 건드리지 마요

 

살아갈 유일한 이유를…

 

시키는 대로 안 하면
죽이겠다 했죠

 

당신이 시켰던 건

 

자살하라는 거였습니다

 

우리 아빠를
죽인 거예요?

 

레이놀즈 씨도

 

- 알리시아도
- 아니야

 

내 딸을 해칠
생각 없었어

 

사고였어

 

걔는 내 인생이었어

 

- 독을 먹였잖아요
- 지켜주려던 거였어

 

- 통제하려던 거지!
- 네게서 지키려던 거야

 

걔를 보낼 순 없었어

 

내 거니까

 

알리시아보다 소중한 건
세상에 없었어요

 

영혼이란 게 있다면
안식을 찾아주신 거예요

 

고맙습니다

 

탐정님

 

경찰에선 자살로
판단할 겁니다

 

탐정님이 다르게
진술하지 않으신다면

 

마지막으로 댁까지
모셔도 되겠습니까?

 

사기로
고발하시기 전에

 

날이 밝았으니…

 

둘 다 필요 없겠습니다

 

결국엔 탐정님이
절 지켜주시는군요

 

가자, 리오폴드

 

단추 채워줄게

 

괜찮아요

 

똑똑하지

 

- 코트는 됐어요
- 감기 걸려

 

괜찮아요

 

해는 쨍쨍해도 추워

 

- 훨씬 낫네
- 괜찮아요

 

- 멋지구나
- 감사해요

 

마담

 

우리 집에서 살 거예요
해리도 같이

 

우리 자식처럼
키우려고요

 

아이가 있으니
집도 밝아지겠죠

 

넌 조숙한 아이라서

 

관심을 원하는 스스로가
부끄러울 거야

 

나도 그런 편이지

 

여기서 일어난 일엔
절대 자책하지 마라

 

얘가 왜요?

 

그래도 제 잘못인걸요

 

널 위해 챙긴
돈이 아니었잖니

 

아버지를 도우려던 거지

 

아빠는 일을
할 수 없었어요

 

그 돈은
생활비로만 썼어요

 

나머지는
어떡할지 몰라서…

 

로웨나는 가짜 영매나
주치의를 의심했지만

 

둘 다 아니었지

 

의사의 아들만이
진실을 봤던 거야

 

아빠의 공책을 보고
알게 됐어요

 

광기의 꿀 중독이라고

 

오페라에 나오는
미트리다테처럼

 

‘독의 왕’

 

서재에 있는
책에서 읽었어요

 

그래서 가설을
시험해본 거예요

 

협박 편지를 보냈구나

 

그 뒤로도 계속

 

그 돈을 사용할 곳이
있을 것 같구나

 

후회하지 않도록

 

레이놀즈를 만나기 전에도
잘 헤쳐나갔으니까 괜찮아

 

미국에
꼭 가게 될 거야

 

너희도 따라와라

 

경찰서로요?

 

우린 집에 가고
너희는 미국 미주리로

 

여비는 우리가
도와줄 수 있을 거야

 

감사해요

 

정말 감사해요

 

리오폴드 자리 좀

 

사건을 해결하셨어요

 

그런데 도움을
받으셨어요

 

그렇죠?

 

알리시아의 목소릴
들으셨죠?

 

행운을 비마

 

걱정 마세요

 

이 집에서 죽은 사람은
언제나 돌아와요

 

다시 만날 거예요

 

또 봐요, 아빠

 

내 책을 망쳐놨으니
사과 안 할 거예요

 

증거가 사라졌으니
통째로 다시 써야 해요

 

내 이름만 빼준다면
상관없습니다

 

다신 당신 이름
듣고 싶지도 않아요

 

다 밝혀진 지금은
평범한 집이네요

 

그런데 유령의 존재를
믿는 사람 표정이네요

 

뭔가 본 거죠?

 

독에 취해 있어서

 

무의식이 이성을 앞질러
사실들을 조합했죠

 

봤군요

 

아는 거죠?

 

자신의 망령을 피할 길이
없다는 건 알죠

 

그것이 진짜이든 아니든

 

받아들여야 해요

 

그리고 살아가야죠

 

어떻게든

 

당신은 어떻게
살아갈 건데요?

 

“베니에르”

 

포와로 씨?

 

포와로 씨?

 

양친께서
차례대로 돌아가신 후

 

형님까지 죽었죠

 

주치의는 가족과
친밀한 사람이고

 

당신과 형은 미혼이고
친척도 없습니다

 

당신 가족은
저주받은 게 아닙니다

 

제가 의심하기로는
가족이 모두 사망할 시

 

의사를 상속인으로
지정하는 문구를

 

형님이 유언장에
추가했을 겁니다

 

그러니 추정하기론
의사가 모두 죽이고

 

자연사로 조작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다음은 당신이겠죠
잠깐 앉아보세요

 

앉으시죠

 

그 의사가 가족과
가까운 사이였나요?

 

어릴 때 함께 놀던
사이였겠군요

 

하지만 어머님도
가까운 사이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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