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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어제 걔
박원석 걔 맞지?

 

- 야, 그럼 자살 아니고 타살이야?
- 맞아

 

아, 범인이 누구야?

 

아, 이거 학교 무서워서
어떻게 다녀?

 

석재범

 

여긴 어쩐 일이야?

 

어, 나는 그…

 

사실은 내가…

 

석재범 너야?
나한테 쪽지 보낸 사람이?

 

쪽지?

 

그렇지?
너 또 쪽지 받고 여기 온 거지?

 

어…

 

아, 잡았어야 되는데

 

너한테 쪽지 보낸 애였겠지?

 

완전

 

하, 누구냐, 진짜

 

너 없었으면 내 앞에 나타났을까?

 

아, 미안
진짜 그랬을 수도 있겠다

 

아, 나 때문에 미안

 

아니야, 아니야, 아니야

 

나 수업 째고 운동장에 있는데

 

찬미 네가 사격장으로
혼자 들어가는 거야

 

지난번 강당 벽돌 사건
생각나서 와 봤지, 혹시 해서

 

내가 고마워해야겠네

 

아까 걔 강당 벽돌 그놈일까?

 

다른 놈 아닐까?

 

왜?

 

어?

 

아, 그냥 그런 생각이 드네

 

옥찬미 학생, 사과할게요

 

처음부터 살인 사건으로
수사를 했어야 했는데

 

늦은 점 미안해요

 

핸드폰 찾아야 돼요

 

오빠 핸드폰이요

 

그건
우리가 수사할 거고

 

평소에 오빠랑
사이 안 좋았던 애

 

얘기 들은 거 있어?

 

없어요

 

부산에서
일부러 전학까지 왔는데

 

지금까지 뭐 알아낸 건 없고?

 

지금 저한테
범인 누군지 물어보시는 거예요?

 

오빠 죽은 지
석 달이 다 돼 가는 지금에요?

 

증거 없어지고
숨길 거 다 숨겼을 지금에요?

 

유족으로
억울한 마음은 알겠는데

 

그런 식으로 나오면
수사에 도움이 되겠니?

 

아, 내가 물어보는 건…

 

옥찬미 양

 

오빠랑
마지막 영상 통화 할 때

 

누가 오빠한테 다가왔다고 했죠?

 

 

누가 와서
오빠가 저랑 통화 멈췄고

 

핸드폰에 바닥에 떨어진 거 같았고

 

뭐야, 이거?

 

그 핸드폰을
누군가가 집어 들었어요

 

얼굴은 못 봤고요

 

석 달 전에 말씀드린 거랑
똑같아요

 

씁, 오빠한테
누군가 다가왔을 때

 

오빠 표정 기억나요?

 

반갑다거나
뭐, 싫은 표정 같은 거?

 

특별한 건 못 느꼈어요

 

옥찬미 양을 처음 여기 부른 건

 

사과하고 싶은 게 제일 컸어요

 

음…

 

앞으로 수사에
도움이 될 만한 게 생각나면

 

언제든지 연락 줘요

 

그럼 들어가 봐도 돼요

 

저도 질문 하나 드려도 될까요?

 

오빠 떨어지는 영상

 

강당에서 애들 전부 본
그 영상이요

 

왜 이제서야
그런 식으로 공개한 걸까요?

 

사건 나고 바로 영상
경찰에 신고했으면

 

처음부터 살인 사건으로
수사했을 거 아니에요

 

그건 우리도 의문인데

 

기술적인 건
얘기해 줄 수 없는 거 알지?

 

그 영상 찍힌 곳이 어디예요?

 

옥찬미 양

 

분명히 해 둘 게 있는데

 

수사는 우리 경찰이 해요

 

찬미 양 개인적으로 조사하고
알아볼 생각은 절대 하지 말아요

 

뭐야, 형?
수업도 안 들어오고

 

교실로 들어오면 되지
톡은 또 뭐야?

 

오성아

 

너 솔직하게 대답해야 돼

 

무슨 일인데, 형?

 

너 옥찬미한테 또 쪽지 보냈어?

 

아니

 

아니라고?

 

지난번 강당에서
옥찬미 다 털어 봤는데

 

내가 걔를 또 뭐 하러 봐?

 

쪽지 안 보냈어

 

그래?

 

왜 그러냐고, 무슨 일인데?

 

아니야
네가 그런 거 아니면 됐어

 

옥찬미한테
왜 그렇게 신경 쓰는 건데?

 

찬미가 내 사격 코치잖아

 

선생님, 안녕하세요

 

아이고, 우리 아정이
드디어 학교에 나오셨네?

 

잘 지내셨어요?

 

아이, 그럼, 그럼

 

아정이 데뷔 준비는 잘돼 가고?

 

신경 써 주신 덕분에요

 

아정이 나중에 스타 되면

 

쌤 잊으면 안 된다

 

아이, 그럼요

 

제가 선생님을 어떻게 잊어요?

 

그래그래, 올라가 봐

 

가 보겠습니다

 

아정아

 

몇 반인지는 알지?

 

네, 알아요

 

- 올라가 봐
- 네

 

아이고

 

드디어 학교에
나왔네, 나왔어, 아유

 

 

담임이 뭐래?

 

'아정이 스타 되면
선생님 잊으면 안 된다'

 

우웩, 뭐야

 

미친…

 

야, 홍아정

 

야, 진짜 토해?

 

아…

 

야, 진짜 토해?

 

와, 나 진짜 살다 살다

 

담임이 얼마나 역겨웠으면
진짜 토가 쏠리냐

 

박원석이랑은
작년에 같은 반 맞아요

 

박원석이랑
제일 사이 안 좋은 애가 누구였어?

 

잘 모르겠는데요?

 

많은 학생들이 증언하기를
지수헌 너라고 하던데?

 

아닌데요?

 

저 박원석이랑
사이 나쁘지 않았어요

 

작년 1학기 때 둘이
완전 피 터지게 싸운 적 있지?

 

큰 싸움이었다고
유명하던데

 

네, 싸운 적 있어요

 

한 번 싸웠다고 죽이진 않아요

 

왜 싸웠는데?

 

2학년 1학기 초에

 

박원석이 한번 붙자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붙었어요

 

박원석 사건 최초 신고자인데

 

다른 학생들 전부
강당 방송 녹화장 갔을 때

 

왜 안 가고
과학실 건물에 있었던 거죠?

 

그거 지난번에
경찰에 다 말한 건데

 

어, 미안해요

 

내가 사건 발생 후에 전근을 와서

 

제가 밥 주는 길고양이가 있는데요

 

과학실 건물 뒤에서
고양이 캔 따 주고 있는데

 

'쿵' 떨어지는 소리 듣고…

 

어, 그래, 맞아, 그 고양이

 

씁, 소리를 듣고 가 보니까

 

이미 박원석은
바닥에 쓰러져 있었고

 

 

그때 주변에
다른 사람은 없었어요?

 

없었던 거 같아요, 못 봤어요

 

박원석이랑 제일 친했던 친구는
누구라고 생각해?

 

기오성인 거 같은데요?

 

어, 여 앉아 봐라

 

야, 경찰 조사에서 인권 침해나
뭐, 불만 같은 거 없었어?

 

네, 없었어요

 

그래

 

사건 때문에
학교가 어수선하더라도

 

중심 잡고 집중해

 

 

야, 근데
너 왜 진학 상담 안 오냐?

 

다른 애들 다 했어, 인마

 

- 아, 저…
- 씁, 너

 

1년 뒤에 너 어디 있을 거 같아?

 

대학 캠퍼스냐
스파르타식 기숙 학원이냐

 

나 때는 말이야, 다…

 

1년 후

 

난 어디에 있을까?

 

공부 잘하고 있지?

 

엄마는 나 보면

 

공부 얘기밖에 할 얘기가 없어?

 

그럼, 고3인데

 

 

엄마는 언제가 제일 좋았어?

 

하, 글쎄
언제가 제일 좋았을까?

 

 

유치원 들어가고

 

형 초등학교 들어갔을 때였을까?

 

뭐가 좋았어?

 

너희 둘 보고만 있어도

 

가슴이 찌르르르 했어

 

애들이 뭐가 됐잖아

 

유치원생 되고 초등학생 되고

 

자식 키우는 건

 

자식이 뭐가 되고

 

그다음에 뭐가 되고

 

그런 과정을 보는 거야?

 

맞네

 

똑똑하네, 우리 아들

 

엄마, 아이, 또 왜 그래요?

 

아니야

 

아니야

 

수헌아

 

엄마는

 

우리가 이렇게 된 거

 

너무너무 억울하지만

 

수헌이 너만 잘되면

 

다 괜찮아

 

너는 행복해야 돼

 

엄마 말 알았지?

 

걱정 마

 

나 행복할 거야

 

미안해

 

아, 엄마, 또 왜 울어, 왜

 

그만 울어, 응?

 

괜찮아

 

지수헌!

 

지수헌! 어이

 

 

아…

 

갑자기 고맙다는 생각이 들더라

 

나 옥탑에 살게도 해 주고
너만 불편하고

 

하여튼 여러 가지

 

마셔, 이거 쭉 마셔

 

- 아, 따 줄까?
- 옥찬미

 

할 말이 뭔데?

 

어?

 

우리 오빠

 

오빠가 입양 갔던 집에서
연락이 왔는데

 

오빠가 쓰던 물건
가져갈 거면 가져가래

 

아직 유품 하나 못 받았던 거야?

 

자살이 아니라서
마음이 좀 풀렸나 봐

 

그게 무슨 말이야?

 

나도 잘 모르겠다

 

그, 내가 너한테 부탁할 거는

 

오빠 유품 받으러
그 집에 같이 좀 가 줄 수 있어?

 

나 혼자서는
못 갈 거 같아 가지고…

 

쯧, 그래

 

같이 가자

 

고마워

 

아니야

 

지금?

 

어, 지금

 

살인 사건이라 그래서
우리도 얼마나 놀랐는지 몰라

 

경찰 조사도 받았다

 

어, 다행히
자살의 대죄를 진 건 아니니까

 

원석이의 영혼은
구원을 받았을 거다

 

아멘

 

근데 넌

 

자살이 아니라는 걸
처음부터 어떻게 알았던 거니?

 

쌍둥이니까

 

영혼의 교류 같은 게
있지 않았을까, 뭐

 

쯧, 아무튼
자살이 아니어서 다행이다

 

이거예요?

 

옷, 신발, 책 같은 건
우리가 다 정리했고

 

이거 하나 남았는데

 

이 안이 잠겨져 있어서
안에 뭐가 있는지도 모르겠고

 

찝찝하잖아

 

버리지도 못하고 있었던 거야

 

아휴
이제 동생이 받았으니까 됐네

 

갈게요

 

박원석 당신들이 죽였네

 

뭐, 자살이 아니라 다행이라고?

 

이런 집구석에서
어떻게 살아?

 

이미 죽어 있었던 거네

 

아, 당신들이 부모 자격 있어요?

 

자식이 죽었는데!

 

주여

 

- 이 어린놈의 새끼가 진짜, 씨
- 그만해, 지수헌, 그냥 가자

 

어떤 놈이
내 새끼를 죽였는지

 

알고 싶을 거 아니야!

 

내 새끼 죽인 놈 얼굴
보고 싶을 거 아니냐고요!

 

여동생도 범인 찾겠다고
생난리 치는데

 

아, 당신들이 부모야? 예?

 

지수헌

 

그냥 가자

 

어?

 

"복싱 고고 스타디움"

 

비번 알 수 있겠어?

 

연장 갖고 올까?

 

내가 생각하는 번호
이거 아니면 그때 부수자

 

그럼 아예 연장 갖고 올게

 

오빠랑 나

 

만우절 날에 버려졌거든?

 

벚꽃 축제 하는 진해에서

 

우리 인생

 

만우절같이 뻥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었어

 

그래서 오빠랑 같이 쓰던 비번이

 

0401이야

 

이거는 세 자리니까…

 

1…

 

됐다

 

오, 마이 갓

 

응?

 

이거 중학교 때
태권도 우승한 거

 

 

이거 우리 어릴 때
보육원에서 찍은 거야

 

이거는 내가 준 권총

 

 

이건 내가
별 보일 때마다 사 뒀다가

 

오빠 생일 선물로 준 거

 

우리 오빠는 사관 학교 가서
장군 되는 게 꿈이었거든

 

응?

 

그리고 이건…

 

몰래 혼자 술 마셨다는 증거?

 

씁, 근데 왜 양주야?

 

소주 사기보단
양주가 더 쉽다고 하더라고

 

선물용?

 

으응

 

지수헌

 

너 술 마셔 봤어?

 

안 믿겠지만

 

안 마셔 봤어

 

믿거나 말거나
나도 안 마셔 봤는데

 

이거

 

우리 마셔 볼래?

 

 

- 내가 한잔 줄게
- 또?

 

아, 우리 오빠 못 쓰겠네

 

고딩이 몰래 술이나 마시고

 

힘들었나?

 

힘들었다고 술 마시면

 

우리나라 청소년
전부 다 알코올 중독자야

 

힘든 게 있었겠지

 

위로 안 해 줘도 돼

 

우리 오빠 인성 안 좋고
욕먹고 다닌 거 알게 됐으니까

 

박원석 괜찮은데

 

의리 있고

 

남자답고

 

됐어

 

동정 따위 필요 없어

 

그냥

 

저 정도로 남겨지는 건가?

 

너는

 

1년 후에 어떻게 돼 있을 거 같아?

 

나는 별일 없으면

 

군인이 되어 있을 거야

 

박원석이랑 같이 군인?

 

 

부모는

 

자식이 뭐가 되고

 

그다음에 뭐가 되고

 

또 뭐가 되는 걸 보는 거래

 

쯧, 나 잠깐 화장실 좀

 

학교 일찍일찍 좀 다녀라

 

그리고 너 다음부터 술 마시지 마

 

술 먹고 우는 거 진짜 최악이니까

 

뭐냐, 아침부터?

 

홍아정 학교에 왔더라?
좀 보자고 좀 해 줘

 

너 박원석이랑 친했다면서

 

사격 동호회

 

근데 너 디테일이 너무 없는데?

 

무슨 뜻이야?

 

박원석이 너한테
내가 걔 여친이라 그랬다고?

 

부산에 사는 너한테까지?

 

어, 어

 

아니야, 나 걔 여친 아니야

 

어?

 

무슨 말이야, 그게?

 

걔랑 키스도 한 번 안 했는데
무슨 여친이야?

 

우리 사귄 적 없어
나 진짜 남친 있어

 

그래서
너 디테일이 약하다는 거고

 

박원석이 너한테 구라 친 거야

 

잠깐만

 

그러면 이거, 이거는 뭐야?

 

이런 거까지 보여 주면서
구라 깠구나, 걔?

 

내가 박원석한테 부탁했었거든

 

'짝퉁 남친 한번 해 줄?'

 

그랬더니 박원석이 '콜'

 

왜냐?
내가 짝퉁 남친이 필요했거든

 

알다시피 나 연예 기획사 들어가고

 

아무튼 그딴 이유로

 

박원석은 학교에서도
내 남친인 척하긴 했지

 

여친이랑
대부도 갔다 왔다?

 

야, 눈에서 꿀 떨어진다
꿀 떨어져

 

- 아, 야
- 홍아정이랑 또 뭐 했어?

 

됐다

 

- 왜? 보여 줘
- 아, 됐어

 

- 아, 너만 보냐? 보여 줘
- 아니야

 

- 아, 이거 흔들려, 흔들려
- 보여 줘 봐, 안 흔들려, 보여 줘

 

아, 아, 다음에, 다음에

 

- 아, 싫어
- 아, 진짜 왜 그래

 

너 박원석이랑
그, 대부도 가 가지고

 

조개구이 엄청 맛있게 먹었잖아

 

나 조개 먹으면 죽어

 

알레르기 존나 심해서 뒈진다고요

 

아, 진짜
개소리 더 이상 못 듣겠네

 

박원석 걘 자기 혼자 연애한 거야?

 

변태야, 뭐야?

 

 

넌 박원석 궁금한 게
겨우 이거였어?

 

이제 됐지?

 

대단하다

 

- 뭐가?
- 너 아까

 

급식 2인분 먹었거든?

 

아이돌 포기하고
먹방으로 장르 바꿨냐?

 

너 음식 취향
버터, 치즈 아니었냐?

 

김치는 멀리하고?

 

나도 신기해

 

인체의 신비

 

나 임신했거든

 

임신 12주

 

미친년

 

재미도 없고 감동도 없다

 

가자

 

저기, 여기 얼마예요?

 

2만 천 원이요

 

야, 진짜 토해?

 

너 진짜야?

 

실화야

 

오, 마이 갓

 

아…

 

이건 8주 사진이야

 

내일 가서 검사하고
12주 초음파 봐야 돼

 

너 진짜 낳을 거야?

 

그럼, 낳아야지
다른 선택지는 없어

 

그럼 네 인생은? 엄마는 아셔?

 

아, 그, 애 아빠는 누구야?

 

내 인생은
변함없이 내 거고

 

엄마도 알아

 

애 아빠? 그건 지금 말 못 해

 

환장하겠네

 

학교는 계속 다니고?

 

12주차 안정기 돼서
학교 나온 건데

 

졸업은 못 하겠지?

 

여름 방학까지만 다닐까 하고

 

아주 계획적이다? 어?

 

야, 애 아빠 새끼는 뭐래?

 

낳재? 책임질 수 있대?

 

같이 책임지는 거지

 

아기 아빠랑 나 사이는
매우 돈독하고

 

지랄 났다

 

우리가
뭐 어떻게 도와줄까?

 

아, 이런 건 처음이라…

 

그래
난 이래서 수헌이가 좋더라

 

애가 기본기가 좋아

 

깔려 있는 인간성이랄까?

 

수헌이는
내가 필요하면 도움 청할게

 

비밀만 잘 지켜 주고

 

태소연

 

너는 내일
가발이랑 메이크업, 의상

 

최대한 큰언니로 콘셉트 잡아 줘

 

나랑 산부인과 같이 가야 되니까

 

 

잠깐만

 

세진아

 

너 어제 몇 시간 연습했니?

 

아, 어제 한 6시간 정도
연습했습니다

 

그 정도 해서 되겠니?

 

미국 대학
대충 해도 들어가는 데 아니야

 

여기, 끊지 말고
이어진다는 느낌으로

 

 

다시 해 보자

 

"카페 피아노"

 

주문 도와드릴까요?

 


자몽에이드 하나 주시고요

 

저, 혹시 이 학생 아시겠어요?

 

아, 잘 모르겠는데?

 

내가
우리 언니 카페 물려받은 지

 

- 얼마 안 돼서요
- 아…

 

박원석인데

 

아, 아아
세진이가 아는 학생이구나?

 

어서 오세요

 

주문 도와드릴까요?

 

아, 원석이랑은
1학년 때 같은 반이었어

 

아…

 

학교도 되게 먼데
어떻게 여기서 알바를 하네?

 

저기서
바이올린 레슨 받고 있거든

 

음대 가려고

 

어, 용탄고는
작년에 2학년 마치고 자퇴했어

 

아, 자퇴했구나

 

난 다음 달에 미국 가

 

미국 대학 진학 준비 중이라서

 

그렇구나

 

근데
여긴 어떻게 알고 찾아온 거야?

 

학교에서도 꽤 먼데

 

어, 그…

 

박원석이랑 동호회 하면서

 

SNS로 대화
자주 하는 편이었어 가지고

 

이 카페 자주 간다고
말했던 거 같아서

 

원석이랑 많이 친했던 모양이네?

 

여기까지 직접 와 보고

 

나도 아직

 

원석이가 많이 생각나

 

저 자리 많이 앉았었는데

 

난 아직
여기서 알바하다 보니까

 

원석이 생각을
안 하려야 안 할 수가 없네

 

박원석이랑

 

많이 친했었구나?

 

원석이랑 친했지

 

나한테 은인이었고

 

원석이 너무 좋은 애였어

 

좋은 애였다고?

 

 

원석이 덕분에
학교 다닐 수 있었어

 

야, 권세진

 

야, 너희 집에는 아빠가 둘이라며?

 

아닌가? 엄마가 둘인가?

 

어?

 

남자가 둘이면
누가 아빠고 누가 엄마야?

 

수염 난 남자가 아빠인가?

 

미친 새끼

 

아이씨
어디서 게이 냄새가 나냐?

 

아, 게이가 묻었나? 어?

 


계란 묻었네, 여기

 

어…

 

이게 설명하자면 좀 긴데…

 

난 5살 때 입양됐어

 

친부모는 얼굴도 몰라

 

중2 때 양부모가 이혼하고

 

아빠가 커밍아웃을 했어

 

게이라고

 

아, 뭐, 나는
작은아빠라고 부르긴 하는데

 

아무튼 같이 사는 아빠가 둘이야

 

어떤 상황인지 이해돼?

 

 

아이고, 세진아
땀 흘리느라 고생했어

 

씻어야지

 

아니, 뭐, 들어 보니까

 

게이들은 우유로 씻는다며, 어?

 

 

- 야
- 아이씨

 

씁, 아, 뭔가 아쉬운데?

 

세진아, 제대로 씻게
우리 옷을 벗을까?

 

아, 치워, 씨

 

씨발 놈이 뒈지려고…

 

뭐 하세요, 이 씨발 놈아?

 

 

지랄 그만하고 꺼져

 

뭐라는 거야, 븅…

 

아, 혹시 둘이 커플이야?

 

씨발 새끼야!

 

하, 씨…

 

야, 너 뭐냐? 어?

 

야, 한번 뒈져 보자

 

이게, 씨…

 

아이씨

 

아이씨

 

가자

 

 

사실은
나도 너한테 말 안 한 거 있는데

 

나도 너처럼 입양됐어
보육원에서 8살 때

 

쌍둥이 여동생도 있어

 

걘 아직 부산 보육원에 있고

 

아, 그래?

 

내 동생, 옥찬미

 

여동생 있는 거
진짜 부러운데?

 

부러워?

 

 

진짜…

 

진짜 좋을 거 같아

 

그럼 나중에 같이 한번 만나자

 

그래, 좋아

 

너 그러고 보니까

 

가슴이 좀 커진 거 같다

 

시끄러워

 

홍아정 님
진료실로 들어와 주세요

 

저기요, 우리 차례인데요?

 

금방 끝나요

 

잘 지냈어요?

 

컨디션은 어땠어요?

 

뭘 그렇게 놀라요?

 

네가 여길 어떻게 와?

 

나도 긴 얘기 하고 싶지 않아요

 

나 소년원 있는 동안에

 

우리 부모한테
민사 소송 냈더라고요?

 

취하하세요

 

나가, 빨리 나가

 

대답을 들어야 나가죠

 

소송 취하할 거예요?

 

나가
빨리 나가!

 

경찰 부르기 전에 나가
나가, 나가!

 

나가, 나가, 이 악마 같은 새끼야!

 

뭐냐, 저거?

 

죄송합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주혁건 맞는데…

 

응? 뭐, 아는 애야?

 

쟤 내 중학교 후배야

 

주혁건이라고

 

엄청 큰 사건 있었어

 

원장님
뒤로 좀 누워 보세요

 

원장님, 원장님

 

아, 또 언제 보고
언제 와, 씨

 

뭐냐, 진짜

 

네 후배라는 애가
진료실 잠깐 들어갔다 나왔는데

 

- 원장이 쓰러지고…
- 아, 맞다

 

죽은 애 엄마가 의사였어

 

하, 그래, 엄마가 의사였어

 

뭐?

 

죽은 애?

 

아, 아까 걔가
원장 딸을 죽였다고?

 

중학교 2학년 2학기 때

 

와, 벌써 2년 넘었네?

 

하, 씨

 

아, 그러면 감방에 처넣어야지
왜 멀쩡하게 돌아다녀?

 

촉법소년, 감방 안 가지

 

촉법?

 

하, 씨, 아

 

칼로 찔러 죽였어, 잔인하게

 

그러니까

 

원장 딸이

 

중2 나이에 그렇게 죽었다고?

 

촉법이라서
살인해도 보호 처분인가?

 

그런 걸로
소년원 잠깐 가는 게 끝이래

 

"복싱 고고 스타디움"

 

수헌이 친구라고?

 

아, 네

 

내가 관장인데

 

아, 안녕하세요

 

기초반 등록한다고?

 

 

그럼 일단
6개월 할인 이벤트가 있거든?

 

씁, 돈 없는 학생한텐
그게 개이득이거든

 

일단 등록 카드부터 작성할까?

 

등록 안 돼요, 관장님

 

뭔 소리야?

 

하, 고3이에요, 공부해야죠

 

배우고 싶으면 졸업하고 와

 

씻고 올 테니까 밖에서 기다릴래?

 

 

저 자식 저거
또 고춧가루 뿌리네, 저거

 

저 새끼 뭐가 이쁘다고
내가 제자를 삼아 가지고, 씨

 

아저씨

 

씁, 혹시 미성년자야?

 

성인인데?

 

- 어어
- 왜?

 

아저씨, 나
저기 가 가지고 담배 좀 사다 줘

 


이 버릇없는 자식들이…

 

꺼져, 이놈들아

 

말투 왜 이래
'아, 꺼져, 이놈들아'

 

'아, 꺼져
이놈들아'

 

아저씨, 일로 와, 일로 와

 

- 잠깐이면 돼요, 봐 봐요
- 놔, 놔

 

 

야, 지수헌이다

 

가라

 

가자, 가자, 가자, 가자

 

아이씨, 자식들이…

 

아이

 

내가
처리할 수 있었는데

 

여긴 어쩐 일이야?

 

와, 시원하다

 

야, 죽인다, 대박

 

야, 운전 끝내주는데?
언제부터 운전한 거야?

 

알다시피 기억은 잘 안 나고

 

고1 때부터 여기서 했대

 

아빠 찬스로 했겠지, 뭐

 

운전은 몸이 기억하더라고

 

너도 해 볼래?

 

내가?

 

아, 나 면허도 없고
운전 한 번도 안 해 봤어

 

너 바이크 타잖아

 

바이크랑은 다르잖아

 

여기 트랙 싹 다
비울 수 있는지 한번 물어봐 볼게

 

너 혼자 타는 건데 괜찮지 않을까?

 

어, 발만 살짝 떼 보자

 

그렇지, 와, 좋아, 좋아

 

어, 그렇지, 중간의 거 밟으면 돼

 

어, 왼쪽, 오른쪽

 

살짝씩, 어
너무 확 밟으면 안 돼, 살살

 

- 왜?
- 아니야, 아니야

 

다시 해 보면 돼

 

어, 브, 브레이크
그렇게 밟으면 안 돼

 

미안하다, 어, 다시 갈게

 

괜찮아

 

알겠, 알겠지? 확 누르면 안 돼

 

엑셀, 엑셀로 쭉 밟아 보자

 

어, 좋아, 좋아, 좋아

 

아, 잘하네, 좋아, 쭉 가 보자

 

그렇지!

 

- 틀어, 틀어, 틀어
- 오케이

 

좋아, 지수헌, 달려, 가자!

 

쭉쭉쭉 계속 밟아, 계속 밟아

 

좋아

 

가자

 

야, 뭐야?

 

야, 죽인다

 

너 왜 이렇게 잘 타?

 

말했지? 너 잘 탈 거라고

 

오랜만에 달리니까 좋다

 

아, 그러니까
야, 진짜 빠르네, 이거?

 

진짜 네 덕에 스트레스 다 날렸다

 

자주 오자

 

여기까지
안 올라와도 됐는데

 

여기서 알바하는 거야?

 

어, 볼링 한번 치러 와
공짜로 해 줄게

 

- 덕분에 스트레스 날렸다
- 아이, 덕분은, 뭘

 

다음에
기회 되면 또 가자

 

- 갈게
- 응

 

들어가

 

소연쓰

 

좋은 일 있냐?
신난 얼굴이네?

 

뭐, 좀?

 

볼링 치러 온 건 아니지?

 

 

아, 그, 알바 끝나고 좀 올라와
일 얘기 좀 하게

 

일 얘기?

 

참교육 좀 받아야 되는 애가 있어

 

어머니

 

어, 재범아
저녁 먹어야지

 

서킷 갔다 왔다면서?

 

어머니

 

저 샤워하는 동안에
누가 제 방에 들어왔어요?

 

아니

 

아무도 안 들어가지

 

이 집에서
누가 네 방엘 들어가

 

왜?

 

아, 아니에요, 금방 갈게요

 

빨리 내려와
아빠 곧 도착하셔

 

 

내가 키를
여기다 둔 적이 없는데

 

누구지?

 

촉법? 촉법소년?

 

응, 아주 쓰레기야

 

우리 은진이를

 

어떻게 아세요?

 

어제 주혁건이

 

선생님 찾아왔었죠?

 

누구세요?

 

선생님하고 똑같이
억울한 일 당한 사람입니다

 

제 여동생이었어요

 

촉법소년이라도
지은 죄만큼 처벌받아야 됩니다

 

계획적이고 잔인한 범죄를

 

용서하면 안 됩니다

 

뭐야?

 

내가 찾아오지 말라고 했잖아

 

꺼져

 

아이, 씨발

 

아, 씨발!

 

네가 그렇게 잘났어? 어?
건방진 년이

 

내가 다 죽여 버린다 그랬지?

 

내가 못 죽일 줄 알았어? 어?

 

아, 씨발!

 

씨발!

 

우리 은진이를
스무 번이나 찔렀어요

 

사귀어 주지 않는다고요

 

다른 애들 보는 앞에서
거절했다고요

 

너…

 

칼을 바닥에 던지면서
그러더라고요

 

신고하려면 해

 

어차피 나 촉법이야

 

자기는 촉법소년이라서

 

처벌받지 않는다고요

 

이번 일 하면

 

요양원 6개월치는 되잖아

 

그 새끼

 

딸 잃은 엄마 앞에 가서

 

무릎 꿇고 사과하게 만들면 되지?

 

그 새끼 동선 따서
언제, 어디서 할지 정하자

 

그래

 

아이, 뭐…

 

생각보다 얘기 금방 끝났네

 

그, 얘기할 거 있으면
핸드폰 쓰지 말고

 

쪽지 아니면
직접 만나서 하는 거 잊지 마

 

알아

 

가자

 

아, 아…

 

그리고 이건 뭐, 그냥 하는 말인데

 

지난번 사중경 때
너무 심하게 한 거 아니야?

 

어…

 

그냥 하다 보니까
나도 모르게 좀 심했던 거 같아

 

- 조심할게
- 아…

 

사실 더 심하게 해도 나는 좋은데

 

사건 커지면
경찰이 들러붙으니까

 

미안해, 조심할게

 

그런 뜻 아니라니까

 

나는 집중력이 떨어질 때

 

에너지 드링크보다
커피가 낫더라고

 

형은?

 

집중력 떨어지면 쉬어야지, 오성아

 

커피는 맛있다

 

어, 어?

 

이야

 

- 어제 잘 들어갔냐?
- 그럼

 

- 너도 잘 들어갔어?
- 응

 

지수헌, 커피 한잔할래?

 

어, 고마운데
나 커피 안 마시는데?

 

아, 수헌아, 할 얘기 있어

 

- 아, 뭔데?
- 오성아, 먼저 들어갈게

 

뭐야, 이거?

 

'프로 농구
챔피언 결정전'…

 

챔피언 결정전?

 

맨 앞자리
선수들 벤치 바로 뒤야

 

야, 대박이다

 

오늘 밤에 가능하지?

 

나?

 

내, 내, 내, 내가 이 귀한 거를?

 

그럼, 너지

 

야, 진짜냐?

 

오늘 밤이다? 갈 수 있지?

 

그럼, 가야지, 우와, 씨

 

이거 VIP석이네?

 

아는 사람 있어서

 

너 농구 좋아하는 거 같길래

 

야, 나 엄청 좋아해
어떻게 알았냐?

 

하는 거 봤지

 

숙제 꼭 해 와

 

 

오성아

 

나 뭐 물어볼 거 있는데

 

뭐?

 

얘가 누구야?

 

왜?

 

- 야, 필기했어?
- 응

 

나 하나도 못 했어

 

왜?

 

박원석이잖아

 

박원석?

 

얘가 박원석이라고?

 

"이노 모터스 자동차 튜닝 숍"

 

- 아, 오셨어요?
- 안녕하십니까

 

오늘 어떻게
어떤 걸로?

 

아, 이거 휠
블랙으로 다 갈고

 

- 아, 아, 전부 다?
- 네

 

예, 알겠습니다

 

혁건아!

 

- 네
- 일로 와 봐

 

가서 커피 좀 사 와

 

- 들어가시죠
- 예

 

- 안녕하세요
- 어

 


아이스아메리카노 두 잔이요

 

아아

 

아버지 또 손님 접대하시나 봐?

 

 

아들이
착하지, 일도 잘 도와주지

 

아버지는 좋으시겠어

 

잠깐만

 

 

감사합니다

 

 

잘생겼네

 

카센터 사장님 아들인가 봐요?

 

 

어디 뭐, 조기 유학 갔다가, 어?

 

적응 못 하고 왔다나
뭐, 그러는데

 

아버지 가게에서 일하기로
진로 정했다니까

 

아유, 백번 잘했지, 뭐

 

공부도 잘해야지

 

어중간하면 하나 마나야

 

아, 뭐, 기술 있으면 좋죠

 

밤에
집에도 안 가고 그냥, 어?

 

카센터에서
기술 훈련하고 그런다니까?

 

아주 성실해, 애가, 아유

 

소연아

 

나 없는 동안
학교는 별일 없었지?

 

아, 학교도 빼먹고…

 

주혁건 그 새끼
동선 딱 잡혔어

 

오늘 하면 될 거 같아

 

오늘?

 

야, 오늘 아니면 안 될까?

 

왜? 무슨 일 있어?

 

아, 그, 나 약속이 좀 있는데

 

주혁건 그 새끼가
오늘 밤에 카센터에 혼자야

 

내일부턴
기술 학교 기숙사 들어가

 

오늘 안 하면 기회가 없어

 

무슨 약속인데? 좀 미루면 안 돼?

 

미루면 돼

 

오늘 밤 하자, 준비할게

 

아, 그, 핸드폰 줘

 

카센터에서
멀리 떨어진 데 가 있을게

 

잠깐만, 나 카톡 하나만 보내고

 

주혁건 있는 카센터야

 

영업 끝나면 거기 혼자 있을 거야

 

그리고 이건 대포 교통 카드

 

연결이 되지 않아
삐 소리 후…

 

아빠 왔어요?

 

누구세요?

 

주혁건

 

내 말 들리면 고개 끄덕여

 

 

주혁건, 내 말 들리면

 

고개 끄덕여

 

지금 여기 있는 공구들로

 

네 몸 튜닝할 수 있어, 어?

 

음, 여기 좀 깎고

 

여기 좀 자르고

 

부러트리고

 

잘라 내고, 그렇지?

 

2년 3개월 전에

 

네가 계획적으로
잔인하게 죽인 여학생 심은진

 

너도 그렇게 죽어야겠지?

 

칼로 스무 번 찌르는 거
그게 공정하고 공평하지?

 

살려 달라고?

 

촉법이면 살려 주겠는데

 

너 이제 촉법 아니잖아

 

살려 주세요

 

살려 달라는 말, 잘못했다는 말은

 

심은진 어머니한테 가서 하는 거야

 

알겠어?

 

마지막 기회 주는 거야

 

어머니께 진심으로 사죄해

 

용서를 받든 못 받든
죽을 정도로 사죄해

 

약속하는 의미로
손가락 몇 개 가져갈게

 

어젯밤 별일 없었어?

 

일은 잘됐어

 

오케이

 

 

그 자식

 

오늘 병원에 가서 사과할 거야

 

아, 그런 놈은
진짜 죽여 버려야 되는데

 

수고했다

 

야, 야

 

예, 오셨어요?

 

응, 어디야?

 

저쪽에 있어요

 

여기입니다

 

자 막 : 조 슬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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