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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론스키 극장'

 

'사느냐 죽느냐'

 

'프레드릭 브론스키 열연
햄릿 하이라이트'

 

'집시 연인
프레드릭, 안나 브론스키'

 

'프레드릭 브론스키 주연의
새로운 뮤지컬, 아가씨들'

 

'왕의 삼총사'

 

'비밀은 없다'

 

'추악한 나치'

 

'감독: 알랜 존슨'

 

'독일'

 

1936년, 유럽

 

나치, 총성 없이
라인 지역 강점

 

'라인 지방'

 

1938년 3월
독오 합병

 

또 다시 총성 없이

 

'오스트리아'
오스트리아 강점

 

1939년 3월
나치, 체코 수데텐 지역

 

'보헤미아'
침공 수일 후 체코 전 지역 점령

 

'슬로바키아 공화국'
총성은 들리지 않음

 

'폴란드, 바르샤바'

 

'브론스키 레퍼토리 극장'

 

1939년 8월

 

나치, 폴란드 국경에 집결

 

유럽 전역에 2차
세계대전의 전운이 감돎

 

이러한 절박한
상황에서도 폴란드인은

 

브론스키 극장에서
그 시름을 잊고 있었으니...

 

'1939년 브론스키의
새로운 풍자극'

 

브라보!

 

브라보, 안나!
브라보, 안나!

 

여러분, 명확한
극 전달을 위해

 

이후 부분부터는
영어를 사용하겠습니다

 

- 꽃은 당신만 받고 난 뭐야?
- 고맙다고나 해요

 

고마워?
그게 무슨 말이야?

 

당신은 내 아내이자
공동 주인공이야

 

브론스키, 새 포스터야
괜찮아?

 

- 괜찮아, 비엘러
- 괜찮아? 이리 와 봐

 

내 이름 작게 쓴 건 이해해
'(안나 브론스키 공동 주연)'

 

그런데 웬 괄호?

 

구분하려고 그랬지

 

당신 거나 구분해요

 

막간 휴식!
'추악한 나치' 준비

 

- 손드하임
- 네, 브론스키 씨!

 

- 그렇게 소리 안 쳐도 들려
- 죄송합니다, 2막 준비!

 

'브론스키 대기실'

 

'문'

 

- 뭐야?
- 히틀러가 우릴 침공한대요

 

- 라디오 꺼
- 나치군이 국경에 집결했어

 

- 그런데 어떻게
- 신경 꺼

 

관객이 객석에 잔뜩 와 있어
공연이나 해

 

브론스키 씨
신문 못 보셨어요?

 

전쟁이 터질지 몰라요
정보성에서...

 

그건 정치인들 일이야!

 

우리는 눈앞에 닥친
공연이나 잘하면 돼

 

- 손드하임!
- 네?

 

- 어떻게 돼 가?
- 좋습니다!

 

오늘도 그 팬이
장미 꽃다발을 보내왔어

 

이번엔
카드도 같이 보냈네

 

- "뵙고 싶습니다"
- 우릴 만나고 싶겠지

 

"안드레 소빈스키 중위"

 

세 번째 줄에 앉은
잘생긴 그 청년이야

 

두 번째 줄이야
항상 그 자리에 앉지

 

- 통로 옆 4번째 자리
- 5번째야

 

매일 밤 이 꽃들을 사서
보내 주다니!

 

- 날 사모하는 거야
- 아빠가 꽃 장사겠지

 

- 오늘 영수증이야
- 고마워, 비엘러

 

래빗치 데려와!
무대 올라가야 돼!

 

- 래빗치! 우리 차례야
- 알아

 

'추악한 마리에타'가 아니라
'추악한 나치'야

 

말도 안 돼!
신문에 난 기사 좀 봐

 

히틀러가 괴물이래
미쳤대! 전쟁광이래!

 

이걸 보시면
진노하시겠군!

 

맞아, 그런 총통의 모습을
뵐 수는 없지!

 

'아돌프 히틀러
여기 멈춰 선다'

 

뭐라고? 이리로 오신다고?

 

빨리 신문 숨겨

 

절대로 찾지 못할 곳에
숨겨 놓지

 

- 히틀러 만세! 히틀러 만세!
- 본인 만세

 

신문 읽어 봤나?

 

- 내가 괴물이래! 미쳤대!
- 전쟁광이래요!

 

내가 뭘 어쨌다고!

 

나처럼 선량하고 착하고
잘생긴 사람을 말이야

 

독일을 위해 안전한
세계를 만들려고 노력하는데

 

내가 원하는 건
전쟁이 아니라 평화야

 

평화!

 

폴란드 일부분이랑

 

프랑스도 조금

 

포르투갈도 빼먹을 수 없지!

 

어쩌면 오스트리아도 좋고

 

터키 일부와

 

주변 나라들 모두!

 

영국, 스코틀랜드, 아일랜드
웨일즈 일부도 먹어봐야지!

 

공연 중엔
들어오시면 안 됩니다!

 

노르웨이 일부랑

 

그리스 조금이랑

 

헝가리도 빼놓을 수 없지

 

멋지게 차려놓은 밥상이네

 

벨기에도 조금 먹고

 

이제 디저트 삼아서

 

루마니아, 알바니아
러시아도 괜찮아

 

외무성에서
브론스키를 만나러 왔소

 

지금은 안 됩니다
공연 중이에요

 

폴란드 일부분이랑

 

프랑스도 조금

 

인도도 빼먹을 수 없지

 

어쩌면 파키스탄도 좋고

 

주변...

 

- 왜 막이 내려와?
- 이런 경우는 처음이네

 

우리가 안 그랬어요!

 

- 누가 막 내렸어?
- 명령이었어요

 

- 명령? 누가?
- 접니다

 

- 당신 누구요?
- 우린 외무성에서 나왔습니다

 

좋습니다, 무슨 권리로
제 공연을 끊습니까?

 

- 전쟁을 막아야 합니다
- 우리와 무슨 상관이죠?

 

이건 히틀러를 모욕하는
연극이니까요

 

- 모욕하려는 것 아니에요!
- 시끄러워!

 

독일 정부를 조롱해선
안 됩니다, 위험해요

 

분명히 말씀 드리죠
막은 다시 올라갑니다

 

공연은 계속돼요
우린 포기하지 않습니다!

 

그럼 이 극장을
폐쇄하겠소

 

- 포기하죠, 세트 치워
- 감사합니다

 

- 다음 무대 준비해
- 아직 준비 안 됐는데요!

 

광대를 올려 보내

 

손드하임!
광대 올려 보내!

 

클로츠키
무대 올라갈 준비해!

 

- 그래도 10분 남아요
- 어떻게 하죠?

 

이건 어떨까요

 

- 셰익스피어, 샤일록 역 하죠
- 좋은 생각이야

 

헌데, 샤일록은 관둬
내가 햄릿을 하지

 

- 햄릿? 엄청난 생각이네요
- 다 들었어

 

코미디언이
햄릿 역을 맡다니

 

나 같은 정극 배우는
나치 노릇이나 하고

 

'클로츠키 광대 호텔'

 

다 했어

 

오, 머트키, 내 아기!

 

- '추악한 나치' 내려 갔어?
- 외무성에서 안 된대

 

- 대신 뭘 공연해?
- 브론스키가 햄릿을 하고 있어

 

- 그건 문제가 안 되고?
- 물론 되지

 

- 하지만 좋은 기회야
- 무슨 소리야?

 

브론스키가 독백하는
틈을 이용해서

 

그 멋진 공군을 무대 뒤로
불러올 수 있잖아

 

나더러 남편이 무대에서
공연하는 사이에

 

딴 남자를 불러다
몰래 만나라고?

 

그래

 

좋아
네 생각이었어

 

신사 숙녀 여러분
프로그램이 변경됐습니다

 

프레드릭 브론스키가
열연하는 햄릿의

 

하이라이트 부분을
감상하십시오

 

알아요

 

분을 처발라
단장한 창녀의

 

얼굴이라 한들
내 행실보단 더럽지 않으리

 

아, 이 엄청난 업보여!

 

왕자님의 발소리가 납니다

 

폐하, 저리 숨으시지요

 

사느냐...

 

죽느냐

 

죽느냐

 

실례합니다

 

- 그것이...
- 좀 나갈게요

 

- 문제...
- 실례합니다

 

문제... 문제로다

 

좀 나갈게요

 

- 가혹한 운명의 돌팔매와
- 실례합니다

 

화살을 참고 견뎌야 하는가

 

좀 나갈게요

 

거친 파도처럼 밀려드는
고통과 싸워

 

끝내 물리쳐야 하는가?

 

오늘은 웬 일로 잘 하네

 

이렇게 마주 앉게 되다니
믿기질 않아요

 

- 안나 브론스키 맞죠?
- 맞아요

 

당신은 이 꽃들을
보내 주시는 분이고요

 

비쌀 텐데

 

괜찮아요
아버지가 꽃가게 하세요

 

- 머트키군요, 안녕!
- 이름을 아시네요

 

다 알죠

 

당신에 관한 기사는
모두 읽었어요

 

- 키쉬카는 어때요?
- 누구?

 

- 카나리아요
- 제 카나리아 말씀이군요

 

나쁜 소식이에요
고양이가 잡아먹었어요

 

- 모스카?
- 누구요?

 

고양이 모스카요

 

아, 그래요
모스카가 잡아먹었어요

 

불쌍해라...
그 농장 사진 참 좋았어요

 

쟁기 뒤에 서 있는 사진
그게 어디였죠?

 

- 신문이었죠
- 아뇨, 농장이오

 

아, 농장!

 

시외 어딘데
농장 있는 데 뻔하잖아요

 

내 얘긴 그만 하고
당신 얘기 좀 해 봐요

 

내 연기 어땠어요?

 

정말 환상이었어요

 

아첨도 잘하시지

 

- 쫓아다니는 여자들 많죠?
- 아뇨

 

그럼 당신이 여자를?

 

전 사랑은 일생에
한번뿐이라고 믿어요

 

그리고 그 사랑에
일생을 바쳐야 하고요

 

동감이에요

 

하지만 한편으로는

 

사랑이 좋은 시간을
방해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 당신은 어때요?
- 전 재미있는 게 좋아요

 

그래요?
뭘 하면 재미있는데요?

 

폭격기 조종이오

 

- 그게 재미있어요?
- 그럼요, 얼마나 재미있는데요

 

조종석에 앉아
엔진이 돌기 시작하면

 

딴 세상이에요

 

엔진이 윙윙거리며
천둥소리를 내죠

 

그리곤 활주로를
천천히 미끄러져 가요

 

점점 빨리, 세상이
희미하게 보일 때까지요

 

꼬리가 들리고
엔진의 포효에 귀가 멀죠

 

그리고 비행기가
힘차게 몸을 떨고는

 

드디어 이륙을 하죠!

 

하늘 위로 올라가는 거예요

 

태양에 손이 닿을 정도로
높이, 높이

 

- 제 비행기 보실래요?
- 네!

 

- 얘기에 정신이 빠져서
- 저도요

 

- 거의 끝나가겠다
- 이제 그만 가 보세요

 

- 언제 다시 뵐 수 있죠?
- 글쎄, 모르겠네요

 

내일 밤도 햄릿 공연해

 

- 내일 밤 어때요?
- 좋아요!

 

- 같은 시간에요?
- 글쎄요, 좋아요

 

브론스키 부인
제가...

 

네? 말해요

 

작별 키스해도 될까요?

 

그럼요

 

감사합니다

 

정말 짐승이야!
이봐...

 

- 괜찮아?
- 괜찮아

 

- 그런데 왜 주저앉아 있어?
- 내가? 주저앉아?

 

일으켜 줘

 

어젯밤 일이 도대체
믿어지지가 않아

 

믿어지지 않는다고

 

그만 좀 하세요

 

공연 중에 일어나서
나가버려?

 

- 전에도 그랬나요?
- 아니

 

됐네요, 어젯밤을 끝으로
다신 없을 거예요

 

아, 이 엄청난 업보여!

 

왕자님의 발소리가 납니다

 

폐하, 저리 숨으시지요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 실례합니다
- 가혹한 운명의...

 

- 운명의...
- 실례합니다

 

- 좀 나갈게요
- 운명!

 

돌팔매와 화살을

 

참고 견뎌야 하느냐

 

거친 파도처럼
밀려드는...

 

- 밀려드는... 밀려드는
- 고통!

 

고통!

 

- 들어와요, 안드레
- 나가 있어, 샤샤

 

- 앉으세요, 중위님
- 시간이 없어요

 

- 네?
- 오, 부인

 

안나, 제 중대가
비상 소집됐어요

 

그래서 한 일이니
무례하다곤 생각 마세요

 

- 물론이에요
- 좋아요

 

남편 분께 우리 관계를
알리는 편질 썼어요

 

뭘 써요?

 

- 그 방법이 옳아요
- 어리석은 짓이에요

 

- 맞아요
- 생각을 바꿔서 다행이에요

 

첫 느낌대로
밀고 나가야 했어요

 

- 뭐였는데요?
- 남자답게 말로 하는 거요

 

안드레, 이걸 생각해 봐요

 

지금 얘기하면
그 사람만 상처받아요

 

당신과 내 감정이
어떤 건지 알아요

 

이 감정을
더 크게 키워서

 

우리가 서로를 깊이
사랑하게 된 후에

 

그 때, 그 사람을 상처 줘요

 

- 지금 말하겠어요
- 이런 바보, 내 말 들어요

 

안나, 전쟁이야

 

- 전쟁?
- 어디 봐요

 

'전쟁! 독일군, 폴란드 침공'
"독일군이 오늘"

 

"폴란드 국경을 넘어 들어왔다"

 

- 중대로 돌아가야 돼요
- 서로를 죽이고 있어

 

- 안드레
- 잘 있어요, 안나

 

안드레, 돌아와야 돼요

 

걱정 말아요
다시 만날 겁니다

 

- 잘 있어요
- 잘 가요

 

불쌍한 사람

 

모두 다 불쌍해

 

- 안나, 얘기 들었어?
- 믿을 수가 없어요

 

- 관객은 알아요?
- 아니, 공지를 할 거야

 

등에 칼 맞았어

 

믿을 수가 없어
믿기질 않아

 

알아요, 끔찍한 일이에요

 

끔찍?
끔찍 가지곤 모자라

 

- 이건 최악이야
- 그러게요

 

모두 끝이라고

 

아뇨
절대 그래선 안 돼요

 

아니, 그놈!
꼴도 보기 싫어

 

저도 싫어요
유럽 전체가 싫어해요

 

당연하지
벌써 이틀째야!

 

이틀째?
그게 무슨 소리예요?

 

공연 중에
또 나가 버렸어!

 

여보! 어떻게 항상
당신 생각밖에 안 해요?

 

맙소사, 전쟁이잖아
어떻게 된 거야?

 

- 우릴 침공했어
- 폴란드가 망할지도 몰라요

 

이것도 문제군

 

- 공습이다!
- 내 강아지

 

모두 지하실로 대피해!

 

지하실로 대피해!

 

폭탄이다!

 

폭탄이래!

 

왜들 이래요?
걱정들 말아요

 

의상 드린다니까요

 

전쟁이야!
독일군의 폭격이야

 

- 서둘러
- 빨리 들어가

 

- 서둘러!
- 모두 모였나?

 

우리가 뭘
어쨌다고 이러지?

 

없어
우린 아무 잘못 없어

 

유럽의 관문이라 그래
개나 소나 짓밟는군

 

러시아가 손 떼니
이번엔 독일이야

 

어떻게 좀 해 봐요

 

뭘 하겠어요?

 

연극단이 전쟁 중에
할 수 있는 일이 뭐겠어?

 

끝날 때까지
숨어 있는 수밖에

 

폴란드의 수도
바르샤바가 독일군의

 

폭격으로
초토화됐습니다

 

독일군의 막강한 화력에
대비하지 못했던

 

폴란드는 3주를 못 견디고
무릎을 꿇었습니다

 

폴란드는 투항했지만
영국 공군 내 폴란드

 

중대의 싸움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폴란드 301 중대
장교 클럽'

 

미안하네, 그 노래를
들으니 옛 생각이 나서 말이야

 

이제 늙어서 자네들처럼
폴란드를 위해

 

싸울 수 없다는 게
안타까울 뿐이네

 

실레스트키 교수님의
라디오 연설은

 

천 개의 폭탄 투하와
맞먹습니다

 

고맙네, 당분간은
그 일도 못 할 것 같네

 

- 왜죠?
- 난 이제 곧...

 

- 잠시 여행을 갈 거야
- 어디로요?

 

저녁 잘 먹고
노래 잘 듣고 가네

 

- 비밀 업무인가요?
- 그만하게

 

- 폴란드로 가시죠?
- 크라카우로요?

 

- 바르샤바로 가나요?
- 언제 떠나죠?

 

더 이상은 얘기할 수 없네
발설할 수 없어

 

- 안 하셨죠
- 저희가 강요했죠

 

제 아내가
크라카우에 있는데...

 

이해는 하네만
위험을 자초하고 싶진 않네

 

절대로 비밀이
새 나가지 않도록...

 

좋아, 자네들을 못 믿으면
누굴 믿겠나?

 

이름과 주소를 적어서
나한테 주면 어떻게 해 보지

 

- 고맙습니다
- 감사합니다

 

가족은 아닌데
연락할 사람이 있어요

 

좀 민감한 문젠데
가능할까요?

 

- 여자 문젠가?
- 네

 

- 전할 말이 있나?
- 남편 모르게요

 

민감한 문제군
전할 말이 뭔가?

 

"사느냐 죽느냐"라고만
전해 주시면 됩니다

 

암호인가?
숙녀 분의 이름은 뭔가?

 

믿으실지 모르겠지만
안나 브론스키요

 

여기 적어 놓지
"사느냐 죽느냐"

 

- 숙녀 분 성함이?
- 안나 브론스키요

 

B, R, O, N, S, K, I, 맞나?

 

- 안나 브론스키 모르세요?
- 알아야 하나?

 

바르샤바
출신이시라면서요?

 

그래, 들어본 이름이군

 

들어봐요?
아주 유명해요!

 

그 안나 브론스키?
내 정신 좀 봐, 알아

 

- 여기요
- 제 동생인데 지하운동가죠

 

지하운동?
용감한 친구군

 

- 제 사촌 주소예요
- 이름이 뭐지?

 

'군사 정보부'
바르샤바 출신이

 

안나를 모를 리 없어요

 

수상합니다
떠나기 전에 알려 드리려고요

 

- 벌써 떠났어
- 내일 스웨덴 도착이야

 

- 자넨 그걸 어떻게 알았나?
- 직접 말했습니다

 

말을 했다고?

 

네, 그래서 주소와
이름을 적어 줬던 겁니다

 

- 뭐라고?
- 누구 주소를?

 

지하운동원들이오

 

- 적어 갔다고?
- 네

 

그 놈을 못 잡으면
폴란드 지하조직은 끝이야

 

- 바르샤바엔 어떻게 가지?
- 배와 기차로요

 

바르샤바까지 비행기로
얼마나 걸리겠나?

 

7시간 걸립니다

 

게슈타포 손에 그 명단이
들어가선 안 돼

 

이걸 받게

 

찾는 즉시 사살하게

 

- 알겠습니다
- 낙하대로 가시죠

 

행운을 비네

 

낙하!

 

'공연합니다'

 

300년 걸려 지은 도시가
3주 만에 무너졌군

 

히틀러 만세

 

- 사장님 어디 계셔?
- 셰익스피어가

 

유대인이 아니란 걸 증명하러
검열국에 가셨어

 

유대인이 아니라고?
생각 좀 해 봐

 

잠깐, 그루바
저기 오셔

 

- 고마워
- 드릴 말씀이 있어요

 

- 뭔데? 누구야?
- 제 사촌 리프카예요

 

폭격에 집을 잃은
유대인인데 갈 곳이 없어요

 

- 저랑 같이 있어도 될까요?
- 좋아, 조용히만 해

 

- 감사합니다, 브론스키 씨
- 누구야?

 

가족이랑 헤어지라고요?
제 정신이세요?

 

- 좋아, 들어가
- 감사합니다, 브론스키 씨

 

게슈타포가 통지서를
보내왔어요

 

- 게슈타포가?
- 네

 

뭐야?

 

왜요?

 

우리 집을
게슈타포 본부로 쓰겠대

 

- 그래요?
- 절대 안 돼!

 

가스를 끊고, 내 은행구좌를 막고
넥타이핀과

 

반지, 지팡이 금꼭지는
가져갈 수 있어도

 

분명히 말하지만

 

우리 집은 안 돼

 

절대로!

 

다 챙겼어?

 

챙겼어요

 

가져가라는 건
다 챙겼어

 

좋아

 

사진이 비뚤어졌습니다

 

에르하르트 대령님
의자에서 일어나시죠

 

죄송합니다

 

10분 전까진 제 의자였거든요

 

빨리 가시오

 

여기서 15년을 살았어요

 

여보, 그만 가

 

돌아보지 마, 보지 마

 

한 층만 더 가면 돼

 

뭐라고 고맙다는 인사를
해야 할지 모르겠어

 

그럴 필요 없어

 

내 집이 자기 집이지 뭐

 

여기야

 

'3호'

 

이제, 여기서 사는 거야

 

샤샤, 집이...

 

- 집이... 집이... 집이
- 쥐구멍 같군

 

어떻게 쥐구멍이란
소리를 해요?

 

샤샤의 성의는
생각도 안 하고

 

난 마음에 들어
여기서 살게 돼서 정말 기뻐

 

미안해, 샤샤
짐이나 마저 가지러 가

 

머트키, 이런 쥐구멍에서
어떻게 사니

 

'분장실 입구'

 

거기 있어

 

누구시죠?

 

무슨 일이세요?

 

안드레 중위예요
열어 주세요

 

- 아! "사느냐 죽느냐"
- 안나를 만나야 돼요

 

어디 살죠?

 

포즈난 가의
아름다운 저택 알아요?

 

 

가지 말아요
이제 거기 안 살아요

 

- 게슈타포 본부가 됐죠
- 그럼 어디 살죠?

 

쿠벨스키 52번지
샤샤네 집으로 갔어요

 

쿠벨스키 52번지
고마워요

 

- 왜 옷은 차려입어?
- 외출할 거야

 

그 분홍색 천은 뭐야?

 

못 들었어?
폴란드 최신 유행인데

 

유대인은 노란 별을
동성애자는 분홍 천을 달아

 

샤샤, 이럴 수가!

 

맘에 안 들어

 

너무 튀잖아

 

- 유대인은 체포 중이라던데...
- 아직은 괜찮아

 

- 언제 올 거야?
- 먼저 자

 

다른 삼각관계
데이트가 있거든

 

'쿠벨스키 가'

 

귀여운 우리 아가
배고프지?

 

배고프구나
그래, 밥 먹자

 

- 안드레! 들어와요
- 안나

 

- 여긴 어떻게 왔어요?
- 낙하산으로요

 

죽으면 어쩌려고 낙하산을
타고 날 보러 와요?

 

정말 열정적이고
낭만적인 남자야

 

- 이러면 안 돼요
- 그게 아니에요

 

- 이런!
- 영국 정보국 일로 왔어요

 

- 영국 정보국?
- 위험 인물 제거 임무로요

 

- 누군데요?
- 실레트스키 교수요

 

- 라디오 연설하던?
- 나치 스파이예요

 

그 사람이 갖고 있는
지하운동가 명단이

 

게슈타포 손에 들어가면
모두 죽고 말아요

 

지금 어디 있어요?

 

- 내일 아침에 도착해요
- 어떻게 잡을 건데요?

 

지금은 너무 피곤해서
아무 생각도 안 나요

 

- 좀 쉬어요
- 폐 끼치긴 싫었는데

 

순찰대 때문에
달리 갈 곳이 없었어요

 

- 소파에서 자도 될까요?
- 아뇨

 

- 네?
- 침대에서 자요

 

- 남편은요?
- 소파에서 자면 돼요

 

- 젖은 옷부터 벗어요
- 당신은요?

 

남편을 기다려야죠

 

침대에 누워 있는
당신을 보는 날엔

 

오델로 절정부가
벌어지고도 남을 테니

 

옷 갈아입어야겠어요

 

여기야, 52번지

 

- 무슨 일이죠?
- 안나 브론스키?

 

- 네
- 같이 가시죠

 

- 제가 뭘 잘못했나요?
- 가 보시면 압니다

 

코트 가져올게요

 

206호

 

가시죠

 

안녕하세요
실레트스키 교수입니다

 

- 실레트스키?
- 무슨 문제라도?

 

아뇨, 절 여기 데려오신
이유가 뭐죠?

 

바로 시작하죠
이 글이 무슨 뜻인지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사느냐 죽느냐"

 

햄릿 3막 1장이오

 

- 연극 퀴즈인가요?
- 아뇨

 

영국의 어떤 사람이
보낸 메시지 입니다

 

어떤 숨겨진 의미가
있는 말 같은데요

 

숨겨진 의미?
네, 숨겨진 의미가 있죠

 

네, 맞아요
있어요

 

무슨 뜻이냐 하면...
비밀은 지켜 주세요

 

프레드릭 브론스키가
제 남편이에요

 

누구요?

 

폴란드 최고 배우요

 

그 사람이 자주 공연하는
햄릿 독백구예요

 

그 독백하는 10분 동안에

 

조종사를 무대 뒤로
불러 몰래 만났죠

 

그냥 얘기만 하는
정도였어요

 

아주 지적이고

 

유머러스하고

 

큰 사람이었어요

 

이제 이해되네요

 

젊은 중위와의
사랑의 암호였군요

 

글쎄요...

 

안심이 됩니다

 

이렇게 모시고 온 걸
사과 드립니다

 

실례합니다

 

실레트스키입니다
에르하르트 대령님

 

보내 주신 비행기 덕분에
빨리 왔습니다

 

그럼요, 가져왔습니다

 

좋습니다, 내일 10시
게슈타포 본부요

 

그럼 내일 뵙겠습니다

 

히틀러 만세

 

방해 안 되게 그만 가죠
감사했어요

 

잠깐만요
오늘 밤엔 시간이 나는데

 

식사라도 같이 하지
않으시겠습니까?

 

독일 정부 소속
사람들도 어느 땐

 

꽤 매력적이기도 하답니다

 

독일의 입장에 관해서도
한번 들어보시고요

 

저야 영광이지요
실레트스키 교수님

 

하지만 교수님이 독일을
대변하실 거라면

 

저도 폴란드 식으로

 

멋지게 정장을 해야죠

 

그러세요
빨리 오셔야 합니다

 

잠깐만요

 

침이 흘렀어요

 

고마워요

 

나가셔도 된다

 

들어오기도 힘들지만
나가긴 더 힘들죠

 

- 안녕
- 손에 키스해 드리죠

 

이따 뵙겠습니다

 

여보, 여보, 여보

 

검열관이랑 지금까지
실랑이 하다 왔어

 

나쁜 소식도 있어

 

집시극도 올리지 말래

 

독일 놈들은
집시도 싫어하나 봐

 

까놓고 말해서

 

유대인, 동성애자
집시 빼면 뭘 공연해?

 

그래, 알아
그렇게 말했는데

 

자기들도 어쩔 수 없대

 

너무 피곤해

 

여보, 나 너무 피곤해

 

안으니 좋군

 

전쟁만 끝나면
당신이 원하는 건 다 사줄게

 

코트도 사주고
예쁜 드레스도 사주고

 

신발도 사주고

 

그리고 면도기도 사줄게

 

면도기?

 

사느냐 죽느냐

 

실례합니다
좀 나갈게요

 

- 실례해요
- 빨리 말해

 

너 누구야?

 

- 안드레
- 네 목소린...

 

- 안드레
- 안나

 

내 침대에서
뭐 하고 있었어?

 

- 그가 와 있어요
- 어디?

 

- 여기예요? 어떻게?
- 비행기로요

 

- 확실해요?
- 같이 있다 왔어요

 

- 뭐라고?
- 다시 가야 돼요

 

- 잘했어요
- 잘해? 너 누구야?

 

- 안드레요
- 안드레? 소린스키는?

 

실레트스키, 스파이요

 

에르하르트 대령과
통화하는 걸 들었어요

 

- 에르하르트 대령?
- 게슈타포 대장이죠

 

게슈타포?

 

내일이나 오늘 밤
명단을 전하러 간대요

 

- 무슨 얘기야?
- 어떻게 하죠?

 

가서 실레트스키를
거기 꼭 붙들어 매둬요

 

왜 위험한 놈한테
다시 보내?

 

- 누군가 막아야 해요
- 잠깐만요

 

두 사람은 만난 적이
없으니 대령을 대신할...

 

- 배우
- 훌륭한 배우

 

형편없는 배우지
나 쳐다보지 마, 난 아냐

 

날 좀 봐!
절대 성공 못 해

 

누가 날 대령으로 믿고
여길 본부로 믿겠어?

 

깃발!

 

히틀러 사진 줘

 

서로 만난 적이 없기 때문에
얼굴은 몰라요

 

우리가 연기만 잘하면
전혀 눈치 못 챌 거야

 

- 도비쉬! 리허설 좀 해
- 좋아

 

- 히틀러 만세
- 히틀러 만세, 알았어

 

좀 오래 걸렸죠?
시간들인 효과가 있나요

 

있다마다요

 

이 몇 시간만은 총통을 위해
죽지 않겠어요

 

그럼, 갈까요?

 

- 가요? 어디로요?
- 라도우스에 예약했어요

 

늦었으니 오늘은
연락 안 올 거예요

 

라도우스
정말 좋은 곳이죠

 

피아노!

 

피아노 오랜만에 보네요

 

건반도 있고요!

 

연주가 되네요

 

그만 가시죠
시간이...

 

당신과 이 밤
그리고 함께 하는 음악

 

정열적으로 날 채워주네

 

내 몸은 불처럼 달아올라

 

깃발을 꽂고 가야지!

 

서둘러요, 늦었어요

 

- 운전도 대역이에요?
- 그건 교수가 할 말이야

 

그만들 해요
안나가 기다리고 있어요

 

내 사랑...

 

사랑하는 당신...

 

사랑하는...

 

내 심장과 영혼이

 

당신과 사랑에 빠졌네

 

내 심장과 영혼이

 

바보들처럼

 

미친듯이 뛰어요

 

당신이 날 꽉 안아 주며

 

그 날 밤 내 입술을 훔쳤지

 

독주회 끝내고
이제 그만 가시죠

 

- 아직 안 끝났어요
- 끝났어요

 

우리 제정신이에요?
뭘 하려는 거죠?

 

이 아름다운 호텔방을 두고

 

뭐하러 시끄러운 식당에 가서
저녁을 먹죠?

 

- 교수 방은?
- 206호, 누구라고 할까요?

 

그건 우리가 직접 전한다

 

- 단추 잠가!
- 알겠습니다

 

- 룸 서비스를 불러요
- 여긴 독일 군사본부예요

 

룸 서비스 같은 건 없어요

 

- 그럼 저녁은 굶어요
- 좋소, 안 될 거 없죠

 

- 히틀러 만세
- 히틀러 만세

 

대령님 참모
크라우스 대위입니다

 

대령님 일정에
변동이 생겼습니다

 

- 급히 모셔오랍니다
- 좋소, 서류를 가져오겠소

 

- 어쩔 수 없군요
- 내보내면 안 돼요?

 

심정 이해해요
곧 돌아올게요

 

게슈타포도 바쁘니
곧 보내줄 거예요

 

숫자 세고 있을게요

 

하나

 

둘, 셋

 

 

다섯, 여섯, 일곱, 여덟
아홉, 열, 열하나, 열둘...

 

잠깐!
어디 가시죠?

 

교수님도 안 계시니
집에 가야죠

 

아무 말씀 없으셨으니
가실 수 없습니다

 

말도 안 돼

 

저도 어쩔 수 없네요
프리츠, 방으로 모셔!

 

'극장 사무실'

 

'게슈타포 본부'

 

온다, 준비해

 

이쪽입니다, 교수님

 

히틀러 만세

 

왔어요

 

명단 받고 접선 상대를
알아내서 내게 전화해요

 

- 만나서 반갑습니다
- 네?

 

연습 중이야
"만나서 반갑습니다"

 

우리 생명이
달린 일이에요

 

- 최고의 연기를 보여줄게
- 적당히만 하세요

 

들여보내

 

안녕하세요
만나서 반갑습니다

 

- 실레트스키 교수십니다
- 안녕하세요

 

- 만나서 반갑습니다
- 만나서 반갑습니다

 

저도 그렇습니다

 

- 게슈타포 공기가 좋군요
- 그래요?

 

저흰 익숙해져서
잘 모르겠는데

 

- 들어오시죠
- 감사합니다

 

- 앉으세요
- 영국에서 유명하시더군요

 

- 제가요?
- '포로 수용소' 에르하르트로

 

우리가 집결시킨
폴란드인들이

 

캠프 생활하는 걸 보고
그러는군요?

 

아니오

 

- 흐음!
- 보자고 하셨나요?

 

- 그래서 오셨잖습니까
- 명단 때문이겠죠

 

- 물론이죠, 갖고 왔나요?
- 물론이죠

 

- 그래야죠
- 폴란드 지하 운동원들과

 

중대원들 가족 명단입니다

 

꽤 상세하군요

 

이제 죽은 목숨입니다
수고하셨습니다

 

- 감사합니다
- 당장 일을 시작하게 하죠

 

내일 베를린에
복사본을 보내겠습니다

 

복사본

 

어쨌든
베를린에서 원하니까요

 

베를린은 모든 상황을
다 알고 있지요

 

복사본은 호텔 방에
잘 보관하셨겠죠?

 

제 트렁크 안에요
호텔 전체가 안전하죠

 

물론이죠, 게슈타포 본부가
어떤 곳인데요

 

좋아요, 아주 좋아요

 

'에르하르트 대령'

 

실례합니다, 교수님

 

교수님하고 있으니
전화하지 말랬잖아

 

알았어

 

교수님

 

일 지시하고
곧 돌아오겠습니다

 

정말 수고하셨어요

 

"호텔 전체가 안전하죠"
정말 익살 맞으셔

 

- 명단은요?
- 여기

 

- 이제 제가 처리하죠!
- 잠깐!

 

호텔 트렁크 안에
복사본이 있대

 

상황이 안 좋네

 

방법을 찾아볼 테니까
가서 시간을 끄세요

 

빨리 생각해
대본 없이는 연기가 안 돼!

 

대본 있어도 안 돼요

 

다 들었어

 

절 '포로 수용소'
에르하르트라고 불러요?

 

그만 가보겠습니다
손님이 기다리고 계세요

 

- 안나 브론스키는 잘 있나요?
- 어떻게?

 

게슈타포는 모르는 게 없죠
얘기해 보세요

 

업무상 알게 됐는데

 

만나 볼만하더군요

 

만나 볼만해요?
남편이 있지 않나요?

 

프레드릭 브론스키가
남편인데 보셨나요?

 

- 아뇨
- 이런

 

상관없어요, 남편 말고
애인도 있으니까요

 

- 그래요?
- 안드레라는 장교인데

 

암호까지 갖고 있더군요

 

남편이 하는 대사
"사느냐 죽느냐"를 암호로

 

무대 뒤에서 몰래
만나고 있다는 거예요

 

그럴 줄 알았어!

 

또 그럴 줄 알았다고!
'브론스키 극장, 추악한 나치'

 

게슈타포는
모르는 게 없답니다

 

다들 저를
인간 '포로 수용소'라 부르죠

 

- 브론스키 부인 얘기나 하죠
- 이제 그만 합시다

 

왜요? 그 천박한
싸구려 여자가...

 

- 무슨 말씀인지 압니다
- 저도 압니다

 

손 들어, 어서

 

시체 역할을 해 봤나
모르겠는데

 

내 말대로 안 하면
그 꼴 날 거다

 

친구들한테 문 가에서
비키라고 해

 

못 합니다

 

벽에 기대 서

 

같은 폴란드인끼리
이럴 수 있소?

 

- 뒤 돌아!
- 아니, 두 눈으로 보겠소

 

- 안 보는 게 낫겠어
- 잘 가게, 브론스키

 

- 폴란드여 영원하라
- 조심해, 총을 가졌어!

 

- 무슨 일이에요?
- 못 맞혔어

 

- 어디 있죠?
- 극장 안에, 서둘러!

 

출입구 잠갔으니 못 나가

 

조명 켜!

 

나 말고
실레트스키를 찾아

 

총을 가졌으니 조심하고
발코니 확인해요

 

박스 칸도 확인하세요

 

저기 있다!

 

히틀러 만세!

 

대령님 참모
슐츠 대위입니다

 

- 교수님은 안 계세요
- 압니다

 

기다리겠습니다

 

- 오늘 밤 안 오실지도 몰라요
- 기다립니다

 

올 겨울은 꽤
추울 거라더군요

 

전 전혀 아는 바 없습니다

 

실레트스키 교수님
열쇠요

 

- 고맙네
- 별 말씀을요

 

- 안녕히 주무십시오
- 자네도

 

- 실레트스키 교수님?
- 그렇소만

 

에르하르트 대령님 참모
슐츠 대위입니다

 

히틀러 만세
만나서 반갑네

 

교수님, 돌아오셔서 기뻐요

 

브론스키 부인

 

가신 줄 알았는데
아직 계셨군요

 

허락이 없었다고
보내 주질 않더군요

 

돌아오셨으니 됐어요

 

교수님은요?

 

죽었죠

 

죽은 거나 다름없죠

 

너무 피곤한 하루였어요

 

- 에르하르트 대령께서...
- 내일 뵙기로 했어요

 

아뇨, 지금 모시고
오라셨습니다

 

지금?

 

- 지금?
- 네, 그렇게 명령하셨습니다

 

알겠소, 브론스키 부인과
할 얘기가 있으니

 

잠깐 밖에서 기다려 주겠소?

 

- 알겠습니다
- 고마워요

 

- 죽었어요?
- 확실히 죽었어

 

- 뭐 하는 거예요?
- 트렁크 열잖아

 

왜요? 뭐가 있길래?

 

명단 복사본을
갖고 있었어

 

- 어쩌려고요?
- 태워 버려야지

 

여기다 넣어요
당신이 무사해서 기뻐요

 

당신이란 말은
안드레 중위한테나 해

 

교수 사체는
어떻게 했어요?

 

신경 꺼
안드레 몸은 어떻게 했어?

 

지금 그런 걸
물을 때예요?

 

이제 곧 게슈타포한테
끌려가야 하는데?

 

게슈타포, 깜박했네

 

난 못 해
그것까진 못 해

 

할 수 있어요

 

그리고 해야만 돼요!

 

훌륭한 배우잖아요

 

코, 눈, 다 똑같아요

 

- 실레트스키보다 나아요
- 그러길 바래

 

미안해요, 여보

 

갈게

 

안녕

 

여보

 

행운을 빌어요

 

내가 살아 돌아오지 못하면

 

안드레 중위와의 일은
용서해 줄게

 

하지만 살아 돌아오면
가만 안 둘 줄 알아!

 

게슈타포 본부가 되기 전에
유명 호텔 아니었나?

 

전 전혀 아는 바 없습니다

 

- 브론스키 부인은 보내 드리게
- 알겠습니다

 

- 오셨다고 말씀 드리겠습니다
- 고맙네

 

대령 사무실입니다
지하운동가 2명 사살?

 

이름이 뭐지?

 

스테판 레빈스키와
얀 페트로브스키

 

좋아

 

증거가 없다니 무슨 소리야?
'에르하르트 대령'

 

그건 변명이 안 돼

 

체포해!

 

뭐? 왜?

 

어디서? 언제?

 

이제부턴 무조건 체포해

 

체포! 체포!

 

그리고 사살하고 심문해

 

그래 맞아, 그냥 사살해

 

히틀러 만세

 

- 교수님
- 대령님

 

게슈타포 공기를
다시 맡으니 좋군요

 

- 그래요?
- 너무 익숙해지셔서

 

- 잘 못 느끼시나 보군요
- 그러게요

 

- 코트 주시죠
- 감사합니다

 

- 앉으세요
- 감사합니다

 

- 담배?
- 아뇨

 

- 시가?
- 아뇨

 

초콜릿 누가 사탕?

 

- 초콜릿 뭐요?
- 누가요

 

아뇨, 됐어요

 

교수님

 

기쁜 소식이 있습니다

 

- 친구 분이 오고 계세요
- 누가요?

 

총통님이오

 

정말 기쁜 소식이지요?

 

총통을 아는 사람은
다 그렇겠죠

 

그렇죠

 

총통은 언제부터 아셨죠?

 

오래 전이죠
아주 오래 전

 

실레트스키 교수님

 

에르하르트 대령님

 

영국에서 꽤
유명하시더군요

 

- 그래요, 제가요?
- 네

 

인간 '포로 수용소'

 

- 그럴 줄 알았습니다
- 네?

 

- 아닙니다
- 브랜디 한 잔 드릴까요?

 

아뇨

 

브랜디 하니까
재미있는 얘기가 생각나네요

 

총통에 관한 얘긴데
뭐더라?

 

그래요, 브랜디 이름엔
나폴레옹을 쓰고

 

청어엔 비스마르크
피클엔 히틀러를 쓴대요

 

- 피클?
- 그만큼 보기 싫다는 거죠

 

총통님은
재미있어 할 것 같지 않군요

 

- 재미있으십니까?
- 아뇨, 전혀요

 

앉으시죠

 

지하운동은 어떻습니까?

 

지하운동이라...

 

- 자세한 말씀을 드리죠
- 그러시죠

 

- 자세한 내용이 없습니다
- 네? 명단은요?

 

자료를 모으고 있긴 한데

 

더 중요한 거물급 폴란드
지하조직원 이름을 압니다

 

축하합니다

 

슐츠!

 

- 이름이 뭐죠?
- 레빈스키요

 

- 스테판 레빈스키요?
- 그렇소

 

걱정 마십시오
오늘 아침에 사살됐습니다

 

믿을 수가 없군
사살했단 말인가?

 

누굴 사살한 건지
알기나 해?

 

내 목숨을 걸고
추적해 왔는데 사살하다니

 

저는...

 

아직 희망은 있어
2인자를 아니까

 

- 이름이 뭐죠?
- 페트로브스키요

 

- 얀 페트로브스키요?
- 맞아

 

사살됐습니다

 

페트로브스키도!
도대체 어느 편이야?

 

사살하기 전에
심문해야 되지 않나요?

 

맞습니다

 

심문도 안 하고 사살했어?

 

하지만 대령님께서
이미...

 

- 히틀러 만세!
- 히틀러 만세!

 

슐츠, 나가!

 

알겠습니다

 

술, 담배 못하는 녀석은
문제가 있어!

 

- 총통처럼?
- 네, 아뇨!

 

그만 가겠습니다

 

총통을 만나면 술, 담배
얘기는 말아 주세요

 

피클 얘기는?

 

걱정 말아요

 

- 기다리는 사람이 있어요
- 브론스키 부인?

 

- 어떻게 아시죠?
- 게슈타포니까요

 

그럼 남편 프레드릭
브론스키도 알겠군요

 

- 네
- 그래요?

 

전쟁 전에 무대에서
한 번 봤죠

 

- 그래요?
- 네

 

- 햄릿을 공연했는데
- 네?

 

그걸 그대로 우리가
폴란드한테 하고 있죠

 

안녕히 계세요

 

한 가지 말씀 드리죠

 

다시는 총통에 대한
농담은 하지 마세요

 

안 합니다, 절대!

 

절대로요!

 

성공했어

 

여보, 성공했어

 

속아 넘어...

 

해냈어

 

완전히 속였어

 

성공했다고

 

내 생애 최고의
연기를 했는데

 

아무도 보질 못했군

 

'오늘 낮 공연'

 

'배역 게시판'

 

샤샤 어디 있어?
하루 종일 안 보여

 

- 어디 갔었...
- 나 좀 숨겨 줘!

 

동성애자를
잡아가고 있어

 

내 삶을 완성시키는
사랑스러운 것들이 있지

 

그 중 최고는

 

내 심장을 뛰게 만드는...

 

돈, 권력, 명예도 아닌

 

우리가 자주 듣는 한 단어

 

다시 말하자면
그 단어는 바로

 

아가씨들이라네

 

멋진 아가씨들

 

아름다운 아가씨들

 

날 흥분시켜

 

아가씨들이야

 

나이는 상관없지

 

20대든지 80대든지 상관없이

 

나를 매혹시키네

 

비켜

 

내가 사랑하는 아가씨들

 

아름다운 아가씨들

 

아주 요염한 아가씨들

 

모두 환상적이지

 

내가 가는 길이 천국이든

 

아니면 지옥이든

 

아가씨들만 있다면 상관없어

 

모두 내 여자니까

 

안엔 아무도 없다니까요

 

폴란드 침공도 모자라
이젠 분장실까지?

 

정말 무례하기 짝이 없군

 

아가씨를 사랑한대

 

좋은 향기가 나

 

멋진 아가씨들

 

방을 환히 밝히지

 

아름다운 아가씨들

 

장미처럼 부드럽고 달콤해

 

그를 흥분시켜

 

옷을 입고도

 

- 내 사랑
- 아가씨들

 

정말 사랑해

 

가슴 아프게 하는 아가씨들

 

숨이 막히는 아가씨들

 

나를 매혹시키네

 

우릴 아가씨라 불러

 

하지만 최고는 있지

 

아름다운 아가씨들

 

제일 눈에 띄지

 

아주 요염한 아가씨들

 

바로 이 아가씨야

 

그녀는 공주님이야

 

아니, 여왕님이야!

 

세상에 여자들이 많고

 

예쁜 여자들도 많지만

 

아름다운 아가씨

 

이 아가씨가
내 여왕님이라네

 

- 여긴 왜 나왔어?
- 날 쫓고 있어

 

저기 있다, 잡아!

 

안 돼!

 

잠깐만!
지금 공연 중이잖소

 

- 체포한다
- 뭔가 착각하시는 것 같네요

 

- 이 사람은 배우예요!
- 끌고 가

 

그만 해
자기도 잡아갈지 몰라

 

난 안나 브론스키예요

 

저 사람은 제 친구고요

 

끌고 가!

 

- 샤샤
- 안나!

 

- 샤샤!
- 안 돼!

 

어쩔 수 없어

 

극장은 폐쇄됐으니
모두 나가 주시오!

 

'에르하르트 대령의
명령으로 폐쇄'

 

제가 왜 게슈타포 본부로
끌려가야 하죠?

 

에르하르트 대령의
명령입니다

 

경찰서에서
1시간 반이나

 

기다렸는데 아무도
샤샤의 행방을 모른대

 

그래도 사회적으로는...

 

뭐야 그건?

 

- 안나가 잡혀갔어요
- 뭐?

 

에르하르트 대령한테
끌려갔어요

 

- 맙소사!
- 구출해야 돼요

 

미쳤어?

 

총 들고 들어갔단
그 자리에서 죽어

 

그리고 내 마누라는
내가 구출해, 내 대사야

 

- 어떻게 구출할 건데요?
- 몰라!

 

생각 좀 해 보자고!

 

- 실레트스키 분장이 어때?
- 좋아요

 

수염 어디다 뒀지?

 

저 트렁크 치워

 

빨리 해, 늦었어

 

- 브론스키 부인입니다
- 브론스키 부인

 

- 안녕하세요
-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에르하르트 대령입니다

 

앉으시죠

 

이렇게 갑자기
연락 드려 죄송합니다

 

우리 둘 다 실레트스키
교수와 친구더군요

 

그렇다면 좀
당황스럽네요

 

- 왜 절 체포하셨죠?
- 체포요?

 

나가

 

체포요? 아닙니다

 

기쁜 소식을 전하려고
오시라고 했습니다

 

오늘 밤에 총통을 위한
공연을 하십시오

 

바르샤바를
방문하시거든요

 

영광이네요
그럴 자격이나 있는지...

 

- 그런데 할 수가 없어요
- 없어요?

 

극장이 폐쇄됐거든요

 

누가 폐쇄시켰죠?

 

게슈타포요

 

실례합니다

 

슐츠!

 

극장 폐쇄 명령을 내린
멍청이가 누구야?

 

대령님이십니다

 

당장 해제 시켜

 

그리고 잘못된 건 다
내게 돌리지 마!

 

하지만 저는 명령대로...

 

- 히틀러 만세
- 히틀러 만세!

 

항상 히틀러 만세로
문제를 빠져 나가죠

 

부인, 일전에
무대에서 뵌 적이 있는데

 

가까이서 보니
더욱 아름다우시네요

 

오늘 밤 공연 후에

 

저녁 함께 하자면
무리한 부탁일까요?

 

그러고 싶지만
교수님과 선약이 있어서요

 

그럼 저녁 후에
가볍게 식사라도?

 

아뇨, 저녁 먹은 후에
식사는 안 해요

 

우리의 우정을
이용하려는 건 아니지만

 

극장 폐쇄 때
제 분장사가 체포됐어요

 

오늘 공연할 수 있게
풀어주실 수 없나요?

 

이름이 뭐죠?

 

샤샤 킨스키요

 

샤샤 킨스키?

 

네, 지하에 있군요
내일 아침 이송됩니다

 

- 무슨 말씀이신지?
- 새 분장사를 찾아 보세요

 

실례합니다

 

뭐야?

 

살해 돼?

 

사체가 확실한가?

 

확실히 신원확인이 됐다고?

 

큰일이군, 큰일이야!

 

브론스키 부인, 앉으세요

 

안 좋은... 소식을
전해야겠습니다

 

우리 친구 실레트스키 교수가
살해됐습니다

 

사체가 발견됐대요

 

그럼...

 

오늘 저녁 식사 약속은
비는 거죠?

 

좀 당황스럽네요
아직 경황이 없는데...

 

당연하십니다

 

실레트스키 교수가
급히 통화를 원하십니다

 

알았어

 

뭐야?
실레트스키 교수가?

 

- 죽었다고 말했나?
- 아니오

 

잘 했어

 

여보세요, 교수님
목소리 들어서 반갑네요

 

안녕하세요?

 

- 기분이 어떠세요?
- 살아 있어요?

 

아뇨, 교수를
사칭하는 놈이에요

 

20분 후에 뵙죠

 

괜찮으시겠습니까?

 

좋습니다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가 봐야겠어요
할 일이 많거든요

 

죄송합니다

 

있다가 봬요

 

- 공연 끝나고요
- 네

 

슐츠!

 

실레트스키 교수를
놀래 줄 준비나 할까?

 

교수가 들어오는 대로...

 

- 괜찮아?
- 좋아요

 

잠깐!
수염이 떨어지려고 해요

 

맙소사, 맞아

 

만약을 위해서 여분을
하나 더 가져가야겠어

 

안드레, 만약 일이 잘못되면

 

내 아내와의 일은
탓하지 않을게

 

- 행운을 빌어요
- 안 돼, 그 말은 불운을 뜻해

 

- 그럼 뭐라고 해요?
- "다리나 부러져라"라고

 

다리나 부러져라!

 

왜 그래요?

 

넘어져서
다리 부러질 뻔했어

 

다리 부러지란 말도 하지 마

 

행운을 빌어요

 

감사합니다, 잘 가요

 

- 실레트스키 교수님
- 히틀러 만세!

 

히틀러 만세

 

- 안녕하시죠?
- 그럼요, 대령님은요?

 

좋습니다, 브론스키 부인과
어긋나셨네요

 

- 갔나요?
- 네, 극장으로요

 

오늘 총통을 위한
공연을 하기로 했거든요

 

저도 가 봐야겠네요

 

잠깐 일 좀 보고
들어갈 테니

 

안에 들어가서
기다려 주시겠습니까?

 

- 별 문제 안 된다면요
- 문제라뇨

 

전혀 아닙니다

 

전혀 없죠

 

전혀요

 

문제군

 

꼼짝 마, 금방 올게

 

좋아

 

- 지금쯤이면 눈치챘을 텐데요
- 기다려

 

생각할 시간을 줘
지적으로 접근해야 돼

 

- 지적인 놈이 아니면요?
- 뼈를 부러뜨려 놔야지

 

실례합니다, 친구분과
대화를 나눠 보려는데

 

- 약간 죽은 것처럼 보이네요
- 설마! 그래요?

 

어디 한 번 봅시다

 

관찰력이 좋으시군요
죽은 게 맞습니다

 

그럼 교수님과 닮은 것도
눈치채셨나요?

 

- 저랑 쏙 빼 닮았네요
- 그 반대겠죠

 

- 둘 중 하난 사기꾼이겠네요
- 그렇죠

 

- 상황이 묘하게 됐군요
- 좋진 않죠

 

- 언제 아셨죠?
- 만난 적도 없소

 

대령님, 수염이 이 정도로
자라는 덴 몇 달이 걸립니다

 

좋은 지적이야!

 

맞아, 하지만
가짜 수염을 달고 있다면?

 

재미있군요
가짜 수염을 단 요원이라

 

이 사람 수염이 가짤까요?
증명해 보시죠

 

당겨 보세요

 

좋아요, 그렇게 하죠

 

- 못 하겠소
- 웃기는군

 

사람도 죽인 냉혈한이
수염 하나 못 당겨?

 

솜씨 좋군요, 총통을 뵈면
꼭 말씀 드리죠

 

슐츠, 다 너 때문이야!

 

- 잡아당긴 건 대령님입니다
- 또 책임 전간가?

 

항상 그런 식이야!

 

- 대령님...
- 나가, 모두

 

교수님

 

사과하는 뜻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라도?

 

- 하나 있긴 한데
- 뭐든 말씀하세요

 

브론스키 부인의
분장사를 풀어 주세요

 

불가능합니다!
내일 이송돼요

 

그럼 나도 총통한테
무슨 말을 할지 모르오!

 

안 돼...

 

슐츠!

 

그 동성애자 풀어 줘

 

어떤 놈이오?

 

- 극장에서 잡아온 놈
- 네

 

- 이리 데려와
- 네

 

의심은 안 했어요
호기심에 그냥 해본 거죠

 

그럼 확인할 겸
내 수염도 당겨 봐요

 

교수님
자꾸 그러지 마세요

 

- 죄송합니다
- 대령 어디 있나?

 

- 들어가시면 안 됩니다
- 체포해!

 

- 뭐야!
- 입 다물어!

 

총통 경호를 맡고 있는
사이델멘 장군이다

 

오늘 도착 후
총통 저해 음모를 포착했다

 

- 도대체 누굴 믿어야 하나?
- 장군님...

 

- 이 자가 가짜다
- 그만 해

 

못 다물어, 누가 봐도
가짜 수염인 게 표나는데

 

떼어 볼 생각도
안 하다니

 

- 할 말 있나?
- 전...

 

- 누군가?
- 포로입니다

 

가짜가 책임지는
조건으로 석방하려고...

 

이 일은 내가 맡지
곧 조직 개편이 있을 거다

 

모가지들이 날아갈 거야

 

소식 전하지
이 사건이 어떻게 끝나나 봐

 

 

슐츠!

 

'일반인 비공개로
오늘 밤 특별 공연'

 

'독일군만 참석 가능'

 

확실히 숙지하세요

 

분장실은 히틀러
경호대가 지킬 텐데

 

수상하면 무조건
총부터 쏘니까 조심해요

 

히틀러가 자리에
앉은 후에 작전 개시예요

 

내가 그 작전 담당이야

 

샤일록 역 해보고 싶어했지?
잘해줘

 

걱정 마, 잘할 수 있어

 

행운만 따라주면
내일 밤엔

 

영국에 있을 거야

 

- 저도요?
- 물론이지

 

- 저 사람들은요?
- 어떤 사람?

 

이 사람들이오

 

어떻게 된 거야?

 

세 사람이었잖아
유대인이야, 토끼야?

 

- 어떻게 다 데려가?
- 어떻게 두고 가요?

 

알았어, 다 데려가

 

30분 남았어, 준비해

 

히틀러 만세

 

예쁜 여자들 아닌가?

 

확실히 예쁘네요

 

그럼 이만 실례하겠습니다

 

저도 그럼

 

'남자 화장실'

 

장군님

 

차려!

 

전체 차려!

 

- 승리를 위하여!
- 만세!

 

히틀러 만세!

 

'클로츠키 광대 호텔'

 

빨리, 광대 옷 입혀

 

- 샤샤, 금색 별
- 좋아

 

하나 더 남았어

 

- 빨리 가
- 빨리 올라가!

 

당황하지 마

 

하나

 

 

총통님이다!

 

차려!

 

- 여긴 어떻게 왔지?
- 여기서 태어났소

 

왜 여기서 죽을 생각을 했지?

 

이 자 때문이오

 

총통께 원하는 게 뭐지?

 

우리한텐 뭘 원하오?

 

- 우린 인간이 아닌가?
- 입 다물어

 

놔 둬

 

유대인은 눈도 없나?
손도 없고?

 

오장육부도, 감정도
희로애락도 없단 말이오?

 

우리도 같은 음식을 먹고
찔리면 상처 나고

 

같은 병에 걸리는 사람이오

 

찔러도 피 한 방울 안 나고
간질여도 웃지 않고

 

독약을 먹여도 죽지 않는
사람인 줄 아시오?

 

우리를 억압하는데도

 

보복을 하면
안 된단 말이오?

 

시끄러워!

 

본부로 데려가!
내가 직접 심문하겠다

 

- 끝내줬어
- 고마워

 

치욕스럽군!
정말 창피스러운 일이야

 

경호를 어떻게 하는 거야?

 

떠나시는 게 좋겠습니다

 

공항까지 호위해
드리겠습니다

 

아니! 수상한 놈이 또 있는지
샅샅이 수색해

 

 

가시죠, 총통님
히틀러 만세

 

- 히틀러 만세!
- 본인 만세

 

우릴 죽일 거야

 

무슨 일이지?

 

유대인이다!

 

유대인이야!

 

빨리 가! 어서!

 

코트 받아

 

여기 있어

 

어서 가

 

이쪽이야

 

좋아, 어서 가

 

빨리 타

 

서둘러요

 

'안나 브론스키'

 

나가요

 

놀라셨죠!

 

- 일찍 오셨네요
- 기다릴 수가 없어서요

 

어쩌죠? 높은 분이
오시기로 했거든요

 

설마 저보다 높을까요

 

질투가 심한 분이라
안 마주치는 게 좋아요

 

걱정 말고 게슈타포의
품에 안기세요

 

왜 이러세요?

 

- 히틀러 만세
- 공항으로 간다

 

공항으로 가신다

 

 

빨리 가!

 

- 안나가 나오기로 했는데
- 데려오죠

 

내가 데려와
남편은 나야

 

트럭에 가서
친위대 복장으로 갈아 입어

 

- 알았어요
- 서둘러

 

'브론스키 극장, 우편물 받는 곳'

 

- 안 돼요!
- 버터 배급해 줄게요

 

일주일에 계란 3개
아니 5개씩 줄게요

 

- 싫어요!
- 그럼 닭도 줄게요

 

- 여보, 괜찮아?
- 총통님

 

만세

 

- 히틀러
- 히틀러

 

만세...

 

- 제가 거물이라고 했죠?
- 하지만...

 

가지, 늦었어

 

이름이 뭔가?

 

에... 에

 

- 에르하르트
- 고마워요

 

에르하트르?
에르하르트?

 

피클에 내 이름 붙여서
웃음거리 만든 놈?

 

'공군 기지, 정지'

 

- 총통님
- 히틀러 만세!

 

- 히틀러 만세
- 장군님

 

총통님의 안전을 맡고 있는
본 장군이다

 

폭탄 수색반이
비행기를 확인하도록

 

대원들을 대피시켜라

 

하지만 비행기 곁을

 

절대 떠나지 말라는
명령이 있었습니다

 

사이델멘, 왜 꾸물거리나?

 

히틀러 만세

 

조종석을 확인할게요

 

폭탄반
비행기를 조사하라

 

빨리, 빨리 가

 

빨리! 뛰어!

 

서둘러

 

- 내려와
- 계속 가

 

- 총 이리 줘
- 서둘러

 

군인이 아니잖아

 

가짜 총통이다

 

멈춰!

 

빨리 비행기에 타!

 

어서 들어가!

 

안 돼, 안나!

 

머트키!

 

- 빨리 와
- 어서!

 

그래, 머트키!

 

빨리 달려!

 

뛰어
어서 뛰어!

 

뛰어! 빨리!

 

괜찮아?
날 수 있겠어?

 

나침반이에요
이륙하는 덴 필요 없어요

 

왜 그래?

 

전화선에 걸릴 것 같아요

 

모두 뒤로 가!

 

뒤로 가! 서둘러!

 

빨리!

 

여보세요?
공군 지원을 부탁한다

 

여보세요?

 

젠장!

 

- 성공!
- 성공!

 

- 왜 그래요?
- 연료가 떨어졌어요

 

여기가 영국일까요?

 

그런 거 같은데
나침반이 없어서 모르겠어요

 

곧 알게 되겠죠

 

- 왜 그래?
- 연료가 떨어졌어요

 

착륙할 거예요

 

왜 그래요?

 

착륙할 거야
꽉 잡고 있으라고 해

 

착륙하니까 꽉 잡고 있어!

 

- 여기가 어디야?
- 잘 모르겠어요

 

- 여기가 어디예요?
- 잘 모르겠어

 

잘 모르겠대

 

'함께 진군하자'

 

녹색 병 10개가 벽에 걸렸네

 

- 흑맥주라고 했지?
- 응, 2병

 

- 발은 어때?
- 아파

 

빨리 나아야지

 

만약 하나가 떨어지면

 

녹색 병 9개만
벽에 걸리지

 

녹색 병 9개가
벽에 걸렸네

 

여기 있어

 

독일 점령지일지 모르니까
내가 확인할게

 

녹색 병 6개가
벽에 걸렸네

 

만약 하나가 떨어지면

 

5개만...

 

실례합니다!

 

여기가 영국인가요?

 

오, 맙소사

 

브론스키 부부께 영국이
큰 빚을 졌군요

 

두 분의 의로운 행동에
보답을 할 수 있는

 

길이 있다면
말씀해 주십시오

 

셰익스피어의
나라에 왔으니

 

저희에게 영광스러운
기회를 주신다면...

 

햄릿의 하이라이트 부분을
공연했으면 하나 봐요

 

- 물론이죠
- 감사합니다

 

하이라이트?

 

'브론스키 레퍼토리 극단'

 

방금 시작됐어요

 

들어가세요

 

분을 처발라 단장한 창녀의

 

얼굴이라 한들
내 행실보단 더럽지 않으리

 

아, 이 엄청난 업보여

 

왕자님의 발소리가 납니다

 

저리 가시지요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가혹한 운명의
돌팔매와 화살을...

 

실례합니다

 

좀 나갈게요

 

실례합니다

 

참고 견뎌야 하느냐!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