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00:00:31,448 --> 00:00:34,534 어떻게 해야 어머니가 2 00:00:35,535 --> 00:00:38,204 나를 필요하다고 여길까? 3 00:00:40,290 --> 00:00:43,543 어떻게 해야 어머니가 4 00:00:44,335 --> 00:00:46,379 나를 사랑해 줄까? 5 00:00:47,422 --> 00:00:50,425 난 그저 원하고 있을 뿐이었다 6 00:00:51,593 --> 00:00:53,511 그래서 깨닫지 못했던 거다 7 00:00:54,888 --> 00:00:57,432 어머니가 사랑해 주지 않은 이유를 8 00:01:22,499 --> 00:01:25,668 "17세 딸 시신 어머니가 발견" 9 00:01:27,170 --> 00:01:29,964 "자살할 아이가 아니라고 말해" 10 00:01:32,717 --> 00:01:35,762 신고한 건 어머니인가 보네 11 00:01:37,222 --> 00:01:39,682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해? 12 00:01:42,936 --> 00:01:44,896 어머니의 말 중에 13 00:01:44,979 --> 00:01:50,693 '소중히 키우고 최선을 다해 사랑한 딸'이란 표현이 있는데 14 00:01:50,777 --> 00:01:52,737 어딘지 께름칙해요 15 00:01:54,656 --> 00:01:56,741 이런 말 안 하잖아요? 16 00:02:00,578 --> 00:02:02,747 '최선을 다해 사랑했다' 17 00:02:07,669 --> 00:02:10,463 어느 학교 학생인지 알아요? 18 00:02:11,214 --> 00:02:12,924 전에 근무했던 학교야 19 00:02:13,007 --> 00:02:15,260 그쪽 선생님이 연락했더라고 20 00:02:15,343 --> 00:02:17,470 1학년 때 부담임을 했었거든 21 00:02:17,971 --> 00:02:19,514 뭐라고 얘기해요? 22 00:02:20,890 --> 00:02:23,017 아직 확실하지 않은가 봐 23 00:02:24,602 --> 00:02:28,356 경찰도 타살과 자살 둘 다로 조사 중이래 24 00:02:30,275 --> 00:02:33,987 그 애가 자살이라니 상상도 안 돼 25 00:02:37,740 --> 00:02:41,995 담임도 특별히 이상한 점은 못 느꼈다고 했고 26 00:02:44,873 --> 00:02:48,585 다만 어머니와 사이가 안 좋았대 27 00:03:51,856 --> 00:03:53,316 저는… 28 00:03:55,526 --> 00:03:57,445 딸을 소중히 키우고 29 00:03:58,404 --> 00:04:01,449 최선을 다해 사랑했습니다 30 00:04:03,534 --> 00:04:05,787 '최선을 다해 사랑했다'? 31 00:04:07,038 --> 00:04:10,917 줄 수 있는 모든 사랑을 줬다는 뜻인가요? 32 00:04:12,627 --> 00:04:13,627 네 33 00:04:14,587 --> 00:04:18,216 어머님이 말씀하시는 줄 수 있는 모든 사랑이란 34 00:04:18,716 --> 00:04:20,593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35 00:04:22,470 --> 00:04:26,140 감정을 억누르지 말고 이야기해 보세요 36 00:04:28,476 --> 00:04:29,852 그건… 37 00:04:35,733 --> 00:04:36,985 "어머니의 진실" 38 00:04:37,068 --> 00:04:39,362 결혼을 한 건 24살 때였어요 39 00:04:42,156 --> 00:04:44,951 당시 나는 시민 문화센터의 40 00:04:45,034 --> 00:04:47,370 그림 교실에 다녔습니다 41 00:04:58,381 --> 00:05:02,302 거기서 만난 사람이 타도코로 사토시예요 42 00:05:05,972 --> 00:05:08,308 나는 그 사람 그림이 싫었어요 43 00:05:09,767 --> 00:05:11,769 너무 어두웠거든요 44 00:05:27,243 --> 00:05:29,662 저번에 장미 그림 그렸잖아요 45 00:05:29,746 --> 00:05:33,291 그게 선생님들께 뽑혀서 카페에 전시됐어요 46 00:05:33,374 --> 00:05:36,794 그래? 대단하네 47 00:05:36,878 --> 00:05:39,172 같은 반 히토미 씨 말이 48 00:05:39,255 --> 00:05:41,257 내 그림을 보면 49 00:05:41,341 --> 00:05:45,053 사랑받고 자란 게 잘 드러난다고 하더라고요 50 00:05:45,553 --> 00:05:47,805 아주 교양 있는 사람이에요 51 00:05:48,473 --> 00:05:51,684 대학을 졸업하고 시청에서 일해요 52 00:05:53,728 --> 00:05:54,854 고맙구나 53 00:06:01,694 --> 00:06:04,530 네 그림에 사랑이 넘쳐흐르는 건 54 00:06:05,239 --> 00:06:10,745 나나 아버지가 너한테 사랑을 쏟아서만이 아니라 55 00:06:10,828 --> 00:06:15,249 네가 그 사랑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서일 거야 56 00:06:19,504 --> 00:06:21,005 어머니의 말은 57 00:06:21,631 --> 00:06:24,967 한 번도 나를 배신한 적이 없어요 58 00:06:25,510 --> 00:06:26,886 "꽃병과 장미 - 츠유키 루미코" 59 00:06:26,969 --> 00:06:29,931 - 정말 잘 그렸네 - 고마워요 60 00:06:40,608 --> 00:06:43,778 이걸 그린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61 00:06:44,529 --> 00:06:46,447 "장미 - 타도코로 사토시" 62 00:06:46,989 --> 00:06:48,324 이 장미들은 63 00:06:48,825 --> 00:06:53,121 지금 이 순간 가장 아름답게 활짝 피어났어 64 00:06:54,163 --> 00:06:55,790 생명이 있는 것이 65 00:06:55,873 --> 00:07:01,045 마지막에 발산하는 아름다움을 포착한 멋진 작품이야 66 00:07:03,840 --> 00:07:08,177 이걸 그린 사람은 잘 알고 있어 67 00:07:09,220 --> 00:07:12,056 생명이 가장 아름답고 고귀해 보이는 게 68 00:07:13,266 --> 00:07:15,476 바로 이 순간이라는 걸 말이야 69 00:07:16,477 --> 00:07:20,606 어머니와 내가 같은 것을 보고 다른 감상을 갖는 건 70 00:07:21,107 --> 00:07:23,192 있어서는 안 될 일이었어요 71 00:07:26,571 --> 00:07:29,240 어머니가 기뻐했으면 하는 마음에 72 00:07:29,740 --> 00:07:32,785 나는 전시가 끝나면 그림을 줄 수 있느냐고 73 00:07:33,286 --> 00:07:35,163 타도코로에게 제안했어요 74 00:07:35,955 --> 00:07:41,419 또, 어머니의 말을 그대로 전하는 건 아깝다고 생각해서 75 00:07:42,086 --> 00:07:43,546 표현을 조금 바꿨죠 76 00:07:47,508 --> 00:07:48,634 의외네요 77 00:07:50,386 --> 00:07:54,182 내 그림을 별로 안 좋아한다고 생각했는데 78 00:07:55,224 --> 00:07:58,269 처음엔 그저 어두운 그림이란 인상이었어요 79 00:07:58,769 --> 00:08:00,438 근데 계속 보고 있자니 80 00:08:00,938 --> 00:08:04,817 이 그림은 죽음을 각오한 사람만이 표현할 수 있는 81 00:08:04,901 --> 00:08:06,944 아름다움을 담고 있더라고요 82 00:08:07,445 --> 00:08:09,655 그게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어요 83 00:08:16,537 --> 00:08:18,998 어머, 릴케! 84 00:08:19,081 --> 00:08:20,208 세상에! 85 00:08:22,126 --> 00:08:24,045 '나를 당신의…' 86 00:08:26,214 --> 00:08:27,548 어머! 87 00:08:28,883 --> 00:08:32,970 이 그림 정말 멋지다, 그치? 88 00:08:34,096 --> 00:08:35,640 세상에 89 00:08:37,725 --> 00:08:41,145 너무 근사해! 90 00:08:41,896 --> 00:08:43,147 어디다 걸까? 91 00:08:43,648 --> 00:08:46,067 저기가 좋으려나? 92 00:08:47,026 --> 00:08:49,362 이쪽에 걸까? 93 00:08:51,989 --> 00:08:53,074 여기는… 94 00:08:54,116 --> 00:08:55,451 여보세요? 95 00:08:55,535 --> 00:08:57,954 여보세요, 타도코로예요 96 00:08:59,163 --> 00:09:00,957 선물은 마음에 들어요? 97 00:09:01,040 --> 00:09:04,335 그래, 여기 걸면 어울리겠네 98 00:09:04,835 --> 00:09:07,630 다음에도 둘이 만날래요? 99 00:09:08,172 --> 00:09:09,215 그래요 100 00:09:11,884 --> 00:09:13,469 이거 좀 봐 101 00:09:18,140 --> 00:09:22,645 나는 어머니가 좋아하는 그림을 그리는 타도코로에게 102 00:09:22,728 --> 00:09:24,897 관심을 갖게 됐어요 103 00:09:43,874 --> 00:09:45,376 결혼할까? 104 00:09:52,967 --> 00:09:57,597 우리 어머니부터 만나 그런 다음에 대답할게 105 00:10:01,058 --> 00:10:02,435 그게 좋겠네 106 00:10:04,228 --> 00:10:06,439 우리 부모님도 만나봐 107 00:10:08,024 --> 00:10:09,150 알겠어 108 00:10:12,028 --> 00:10:15,990 프러포즈를 받은 건 세 번째 데이트 때였어요 109 00:10:17,283 --> 00:10:21,579 타도코로의 부모님을 만나는 건 전혀 걱정되지 않았죠 110 00:10:22,830 --> 00:10:26,584 그분들 마음에 들 자신이 있었어요 111 00:10:27,793 --> 00:10:32,006 나를 싫어하는 어른은 본 적이 없었거든요 112 00:10:36,510 --> 00:10:40,514 사토시랑 결혼하는 거 반대예요 좀 아닌 것 같아요 113 00:10:41,015 --> 00:10:42,016 어째서요? 114 00:10:42,516 --> 00:10:44,685 난 사토시랑 어릴 적 친구잖아요 115 00:10:44,769 --> 00:10:49,273 집도 가깝고 사토시네 가족도 잘 알아요 116 00:10:50,441 --> 00:10:52,693 사토시는 성격이 좀 까다로워요 117 00:10:54,528 --> 00:10:59,075 내게는 아주 성실한 사람으로 느껴져요 118 00:11:00,910 --> 00:11:04,246 더 골치 아픈 건 잔소리쟁이 어머니예요 119 00:11:04,955 --> 00:11:07,541 나도 예전에는 자주 혼났어요 120 00:11:08,209 --> 00:11:09,960 그런 집에 시집가면 121 00:11:10,461 --> 00:11:13,964 루미코 같은 여자는 미쳐버릴걸요 122 00:11:17,385 --> 00:11:19,011 충고 고마워요 123 00:11:19,970 --> 00:11:21,305 잘 생각해 볼게요 124 00:11:23,140 --> 00:11:25,184 정말 잘 생각해 봐요 125 00:11:27,103 --> 00:11:29,522 "타도코로" 126 00:11:31,148 --> 00:11:33,693 저번에 말씀드렸던 츠유키 루미코 씨예요 127 00:11:33,776 --> 00:11:35,653 처음 뵙겠습니다, 츠유키입니다 128 00:11:38,864 --> 00:11:40,700 자, 들어가요 129 00:11:41,283 --> 00:11:42,827 감사합니다 130 00:11:44,036 --> 00:11:46,706 이거 별건 아니지만… 131 00:12:10,146 --> 00:12:12,606 내가 마음에 안 드시나 봐 132 00:12:14,984 --> 00:12:16,360 신경 쓰지 마 133 00:12:17,236 --> 00:12:19,238 원래 항상 저러시니까 134 00:12:42,470 --> 00:12:44,180 그 사람 어떤 것 같아요? 135 00:12:47,975 --> 00:12:50,186 호수 같은 사람이야 136 00:12:52,188 --> 00:12:56,192 끓어오르는 열정과 가장 소중한 감정을 137 00:12:56,275 --> 00:12:59,361 깊은 곳에 가라앉히고 있는 게 아닐까? 138 00:13:01,030 --> 00:13:04,909 솔직히 말해서 그런 사람한테는 139 00:13:04,992 --> 00:13:08,954 루미코처럼 햇살 같은 사람은 너무 눈부신 게 아닐까 140 00:13:09,038 --> 00:13:11,373 걱정되기도 했지만 141 00:13:11,999 --> 00:13:14,668 결혼하고 싶다고 하는 걸 보면 142 00:13:15,336 --> 00:13:20,341 호수 깊이 숨긴 것을 해가 비치는 곳으로 끌어올려 143 00:13:20,424 --> 00:13:24,887 반짝반짝 빛나게 해주길 바라는 건지도 모르겠구나 144 00:13:25,888 --> 00:13:28,182 내가 청혼을 거절하면 145 00:13:29,016 --> 00:13:32,561 그 사람 삶에는 영영 해가 들지 않을까요? 146 00:13:34,480 --> 00:13:36,649 내가 할 수 있을까요? 147 00:13:38,442 --> 00:13:40,361 할 수 있고말고 148 00:13:42,238 --> 00:13:47,785 루미코는 나를 이렇게 행복하게 해주고 있잖아 149 00:13:48,953 --> 00:13:51,872 그 사람은 네가 필요하다고 했어 150 00:13:51,956 --> 00:13:55,042 행복하게 해주지 못할 리가 없지 151 00:13:55,751 --> 00:13:59,046 나는 웃는 얼굴 보는 걸 좋아해서 152 00:13:59,129 --> 00:14:02,174 사람들을 웃게 해주고 싶다고 늘 생각해요 153 00:14:02,258 --> 00:14:05,636 나도 네 웃음이 참 좋단다 154 00:14:06,303 --> 00:14:09,598 네가 사람들을 웃게 하는 건 더 좋고 155 00:14:11,225 --> 00:14:13,727 내게 용기를 주는 사람 156 00:14:14,478 --> 00:14:17,273 어머니야말로 내 태양이에요 157 00:14:18,274 --> 00:14:20,693 "유화 교실" 158 00:14:30,286 --> 00:14:34,665 당신은 나와 어떤 가정을 이루고 싶어? 159 00:14:39,670 --> 00:14:41,088 언제나 햇볕이 드는 160 00:14:43,173 --> 00:14:45,009 아름다운 가정을 만들고 싶어 161 00:14:52,057 --> 00:14:54,101 '아름다운 가정을 만들고 싶어' 162 00:14:54,685 --> 00:14:59,815 그 대답에 역시 어머니의 생각이 옳았구나 하는 생각이 163 00:15:00,316 --> 00:15:02,526 몸속 깊은 곳에서 솟구쳤어요 164 00:15:20,294 --> 00:15:22,212 당신과 결혼할게 165 00:15:46,779 --> 00:15:48,572 어머니의 말에 따라 166 00:15:48,656 --> 00:15:52,618 두 사람을 이어주는 계기가 된 빨간 장미 그림을 167 00:15:53,285 --> 00:15:58,832 우리의 새집인 '아름다운 집' 침실에 걸었어요 168 00:16:23,565 --> 00:16:25,526 다 됐어, 일어나 169 00:16:31,740 --> 00:16:33,784 - 잘 먹겠습니다 - 잘 먹겠습니다 170 00:16:43,210 --> 00:16:44,545 도시락 받아 171 00:16:45,713 --> 00:16:48,340 - 잘 다녀와 - 다녀올게 172 00:17:01,895 --> 00:17:03,313 그렇지 173 00:17:03,897 --> 00:17:05,649 말아서 찔러 174 00:17:12,906 --> 00:17:13,949 부러졌어요 175 00:17:15,701 --> 00:17:17,870 아무런 준비도 없이 176 00:17:17,953 --> 00:17:20,956 결혼부터 해버린 나에게 177 00:17:21,457 --> 00:17:25,002 어머니는 새로운 걸 하나하나 가르쳐 주셨어요 178 00:17:26,462 --> 00:17:30,466 결혼 전보다 어머니와 더욱 친밀한 시간을 가졌죠 179 00:17:31,133 --> 00:17:32,133 맛있네 180 00:17:32,593 --> 00:17:34,386 다행이다! 181 00:17:35,345 --> 00:17:36,889 요리 레퍼토리도 182 00:17:36,972 --> 00:17:41,060 순식간에 양손, 양발로 셀 수 없을 만큼 늘렸어요 183 00:17:42,144 --> 00:17:43,144 다만 184 00:17:43,812 --> 00:17:46,106 맛있다는 말을 들은 적은 없어요 185 00:17:48,692 --> 00:17:52,780 머리 모양을 바꿔도 새 옷을 입어도 186 00:17:52,863 --> 00:17:57,910 '예쁘다, 잘 어울린다' 같은 말을 들은 적이 없죠 187 00:17:58,452 --> 00:18:01,789 방을 청소해도 꽃으로 장식해도 188 00:18:02,331 --> 00:18:05,000 타도코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어요 189 00:18:05,793 --> 00:18:07,836 그래도 어머니는 칭찬해 주셨죠 190 00:18:08,796 --> 00:18:09,963 그것만으로도 191 00:18:10,631 --> 00:18:12,382 나는 행복했어요 192 00:18:43,539 --> 00:18:46,291 몸 안에 생명체가 존재한다는 건 193 00:18:47,417 --> 00:18:51,338 앞으로 내 피와 살을 빼앗으며 자랄 거란 뜻이에요 194 00:18:51,839 --> 00:18:56,969 그리고 내 몸을 찢고 이 세상으로 나오는 거죠 195 00:18:58,345 --> 00:19:00,472 무섭기도 했고 196 00:19:00,556 --> 00:19:03,267 설마 내가 아이를 갖게 될 줄이야 197 00:19:03,767 --> 00:19:06,812 그런 생각이 밀려들었습니다 198 00:19:08,772 --> 00:19:10,107 어머니를… 199 00:19:12,860 --> 00:19:16,071 어머니를 불러줘, 제발 200 00:19:18,907 --> 00:19:20,075 알았어 201 00:19:41,805 --> 00:19:43,390 어머니! 202 00:19:49,730 --> 00:19:51,773 아기가 생겼구나? 203 00:20:06,246 --> 00:20:08,790 무서워할 필요 없어 204 00:20:11,168 --> 00:20:14,004 나도 너를 낳을 때 그랬지만 205 00:20:14,755 --> 00:20:16,548 지금은 달라 206 00:20:18,508 --> 00:20:20,677 두 배로 행복하단다 207 00:20:23,096 --> 00:20:24,473 왜냐하면… 208 00:20:26,975 --> 00:20:32,940 내 삶이 미래로 이어진다는 걸 알았으니까 209 00:20:45,744 --> 00:20:50,123 배 속의 생명체를 소중히 기른다는 행위는 210 00:20:50,207 --> 00:20:54,920 그림을 그리거나 꽃을 키우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했어요 211 00:20:56,964 --> 00:21:00,676 마음을 담아 좋은 작품을 만들어 212 00:21:02,094 --> 00:21:04,221 어머니를 기쁘게 해드리기 위한 거요 213 00:21:08,100 --> 00:21:12,604 분만실에 들어갈 수 있는 사람이 남편뿐이라는 걸 알았을 때 214 00:21:13,605 --> 00:21:16,900 그런 병원을 선택한 것을 후회했습니다 215 00:21:18,568 --> 00:21:21,655 태어난 아이를 어머니께 보여드리고 싶었으니까요 216 00:21:30,122 --> 00:21:33,333 고생하셨어요 들어오세요, 아버님 217 00:21:37,713 --> 00:21:40,007 괜찮으세요? 축하드립니다 218 00:21:40,090 --> 00:21:41,383 축하드립니다 219 00:21:41,466 --> 00:21:43,468 고맙습니다 220 00:21:43,552 --> 00:21:44,553 장모님 221 00:21:45,929 --> 00:21:47,180 벌써? 222 00:21:47,848 --> 00:21:50,434 어머나, 귀엽기도 하지 223 00:21:57,232 --> 00:21:58,650 어머니 224 00:22:03,030 --> 00:22:04,990 원래는 안 되는데 225 00:22:05,490 --> 00:22:08,243 내가 하도 문틈 사이로 힐끔거리니까 226 00:22:08,327 --> 00:22:12,622 간호사 선생님이 특별히 들여보내 주셨지 뭐니 227 00:22:16,043 --> 00:22:18,795 오늘만큼 기쁜 날은 없었다 228 00:22:20,339 --> 00:22:21,631 왜요? 229 00:22:24,885 --> 00:22:27,262 사랑하는 내 딸이 230 00:22:27,763 --> 00:22:32,684 이렇게나 멋진 보물을 선물받았으니까 231 00:22:35,979 --> 00:22:37,356 저한테 주세요 232 00:22:37,439 --> 00:22:39,775 네, 부탁할게요 233 00:22:47,324 --> 00:22:48,742 정말… 234 00:22:51,244 --> 00:22:52,704 정말… 235 00:22:54,623 --> 00:22:57,042 수고 많았어 236 00:23:22,943 --> 00:23:23,944 얘 237 00:23:25,445 --> 00:23:27,948 저 아이는 왜 우는 것 같아? 238 00:23:28,615 --> 00:23:29,950 혼자 있어서? 239 00:23:30,659 --> 00:23:33,620 그럼 같이 놀자고 해보면 어떨까? 240 00:23:39,209 --> 00:23:40,627 같이 놀래? 241 00:23:42,712 --> 00:23:43,964 같이 놀까? 242 00:23:45,132 --> 00:23:46,133 가자 243 00:23:46,216 --> 00:23:50,971 딸이 남을 배려할 줄 아는 사람으로 자라도록 가르쳤어요 244 00:23:52,055 --> 00:23:54,683 어머니가 나한테 그랬듯이요 245 00:23:57,894 --> 00:23:58,895 이렇게 해 246 00:24:15,036 --> 00:24:16,580 할머니, 신으세요 247 00:24:18,707 --> 00:24:22,294 할머니, 할아버지 참관일에 와주셔서 고맙습니다 248 00:24:23,295 --> 00:24:27,090 그날은 어머니께 다른 중요한 용무가 있어서 249 00:24:27,674 --> 00:24:30,760 시어머니가 대신 다녀오셨어요 250 00:24:31,261 --> 00:24:36,141 고맙습니다! 251 00:25:02,959 --> 00:25:04,044 어서 오세요 252 00:25:04,127 --> 00:25:05,670 - 다녀왔습니다! - 다녀왔다 253 00:25:07,047 --> 00:25:08,590 - 손 씻고 올게요 - 오냐 254 00:25:08,673 --> 00:25:10,258 고생하셨어요 255 00:25:11,134 --> 00:25:13,011 아주 자랑스럽더구나 256 00:25:13,720 --> 00:25:15,680 우리 집안 손녀다워 257 00:25:17,766 --> 00:25:20,185 네가 잘 가르친 덕분이야 258 00:25:25,565 --> 00:25:26,691 차 끓여 올게요 259 00:25:30,445 --> 00:25:33,782 후지와라 여사도 놀란 표정이더라니까! 260 00:25:35,283 --> 00:25:36,660 어깨가 으쓱해졌지 261 00:25:36,743 --> 00:25:38,787 그거 보여줘, 도토리 춤 262 00:25:38,870 --> 00:25:40,664 - 얼마나 귀여운데 - 도토리 춤? 263 00:25:40,747 --> 00:25:42,749 자, 해보자 264 00:25:46,086 --> 00:25:48,505 처음으로 시어머니께 칭찬을 받았어요 265 00:25:49,339 --> 00:25:52,300 엄격한 분이지만 기대에 부응한다면 266 00:25:52,384 --> 00:25:54,427 이렇게 칭찬해 주시고 267 00:25:54,928 --> 00:25:57,847 사랑해 주시는구나 생각했죠 268 00:26:00,809 --> 00:26:03,270 이렇게 예쁜 애가 없었어 269 00:26:03,353 --> 00:26:06,356 딴 애들은 다 코찔찔이 같더라고 270 00:26:11,736 --> 00:26:14,281 사토시도 참 힘들겠어 271 00:26:15,073 --> 00:26:18,493 한 달의 3분의 1이 야근이라니 272 00:26:18,994 --> 00:26:20,370 직업인걸요 273 00:26:22,872 --> 00:26:24,165 다 됐다 274 00:26:26,418 --> 00:26:29,963 - 이것도 자수를 놓아요? - 응 275 00:26:30,463 --> 00:26:33,633 이건 다음에 하세요 눈이 피곤하잖아요 276 00:26:35,427 --> 00:26:40,181 아까 애한테 토끼를 달아주면 어떻겠냐고 물었더니 277 00:26:40,265 --> 00:26:42,267 아기 새가 좋다는 거야 278 00:26:44,227 --> 00:26:48,481 그러고 보니 아기 새가 더 잘 어울리겠더라고 279 00:26:49,816 --> 00:26:51,943 정말 귀여운 새네요 280 00:26:53,361 --> 00:26:55,322 마음에 들어야 할 텐데 281 00:26:55,405 --> 00:26:58,116 틀림없이 좋아할 거예요 282 00:27:00,619 --> 00:27:03,830 와, 아기 새다! 할머니, 고맙습니다 283 00:27:09,419 --> 00:27:10,795 예쁘네 284 00:27:11,880 --> 00:27:16,384 할머니가 사주신 책가방이랑 같이 잘 보관해 두렴 285 00:27:23,933 --> 00:27:27,270 할머니, 피아노 가방은 헬로키티로 해주세요 286 00:27:27,354 --> 00:27:30,857 - 다음엔 헬로키티로? - 네 287 00:27:33,360 --> 00:27:36,780 손가락 걸고 약속… 288 00:27:41,409 --> 00:27:42,619 괜찮니? 289 00:27:42,702 --> 00:27:44,371 네, 괜찮아요 290 00:27:48,792 --> 00:27:49,918 얘 291 00:27:52,253 --> 00:27:55,590 피아노 가방에까지 아기 새 자수가 있으면 292 00:27:56,091 --> 00:27:59,928 다들 네가 아기 새를 좋아한다는 걸 알고 293 00:28:00,011 --> 00:28:05,558 생일에도 새 그림이 있는 선물을 해주지 않을까? 294 00:28:06,643 --> 00:28:08,895 - 하지만… - 하지만? 295 00:28:10,939 --> 00:28:12,982 네, 맞아요 296 00:28:15,276 --> 00:28:16,361 나 왔어 297 00:28:17,362 --> 00:28:18,613 어서 와 298 00:28:19,906 --> 00:28:20,824 장모님 299 00:28:20,907 --> 00:28:23,284 - 어서 오게 - 오셨어요? 300 00:28:23,368 --> 00:28:26,079 - 바로 밥 먹을 거야? - 응 301 00:28:27,497 --> 00:28:29,708 - 다녀오셨어요? - 그래 302 00:28:30,959 --> 00:28:33,169 - 고생 많았네 - 아닙니다 303 00:28:34,337 --> 00:28:40,051 할머니, 피아노 가방에도 아기 새를 넣는 게 좋을 것 같아요 304 00:28:40,135 --> 00:28:41,386 충격이었어요 305 00:28:43,179 --> 00:28:46,391 시판되는 캐릭터 가방이 갖고 싶다니 306 00:28:46,474 --> 00:28:49,686 어머니가 한 땀 한 땀 정성을 담아 수놓은 307 00:28:50,270 --> 00:28:53,148 아기 새 가방을 부정하는 것이었죠 308 00:28:54,065 --> 00:28:56,651 남을 배려할 줄 아는 아이로 키우려고 309 00:28:56,735 --> 00:28:59,863 그렇게 열심히 가르쳤건만 310 00:29:00,697 --> 00:29:03,408 왜 어머니 마음을 아프게 하는지 311 00:29:04,743 --> 00:29:08,747 타도코로의 피가 섞여서 그런 거라 생각했어요 312 00:29:13,752 --> 00:29:14,919 받으렴 313 00:29:22,635 --> 00:29:25,430 아기 새가 많아요! 고맙습니다! 314 00:29:29,934 --> 00:29:33,646 귀여워! 헬로키티 필통이다 315 00:29:33,730 --> 00:29:35,023 할머니, 고맙습니다! 316 00:29:38,193 --> 00:29:40,737 신경 쓰시게 해서 죄송해요 317 00:29:41,321 --> 00:29:43,573 그런 소리 하지 마 318 00:29:44,282 --> 00:29:46,785 너에겐 단 하나뿐인 보물이잖아 319 00:29:59,589 --> 00:30:05,428 태풍은 오늘 밤 시코쿠 지방에 상륙한 후 그대로 북상해… 320 00:30:05,512 --> 00:30:08,348 사토시, 잘 잤나? 321 00:30:10,183 --> 00:30:11,392 잘 주무셨어요? 322 00:30:13,269 --> 00:30:16,564 태풍이 점점 심해지겠는데 323 00:30:17,857 --> 00:30:19,567 일찍 출발해야겠어 324 00:30:22,362 --> 00:30:23,655 조심하게 325 00:30:25,448 --> 00:30:27,408 - 다녀올게요 - 다녀와 326 00:30:43,216 --> 00:30:44,801 어디… 327 00:30:45,760 --> 00:30:48,263 어떻게 그렸나 볼까? 328 00:30:48,847 --> 00:30:53,142 어머나! 세세한 부분까지 잘 그렸네! 329 00:30:58,690 --> 00:31:00,692 - 무서워요 - 이런! 330 00:31:00,775 --> 00:31:03,361 결국 정전이 됐네 331 00:31:03,444 --> 00:31:06,865 아직 머리도 못 말렸는데 332 00:31:17,417 --> 00:31:19,127 - 고맙다 - 네 333 00:31:21,379 --> 00:31:23,256 - 무서워요! - 무서워? 334 00:31:24,716 --> 00:31:27,302 괜찮아, 이리 와 335 00:31:27,385 --> 00:31:29,554 - 이제 자러 가야지 - 영차! 336 00:31:30,930 --> 00:31:32,807 할머니랑 자고 싶어요 337 00:31:35,393 --> 00:31:37,979 내년부터는 초등학생 되는데 338 00:31:38,062 --> 00:31:40,732 언제까지 할머니께 어리광 부릴래? 339 00:31:40,815 --> 00:31:43,568 초등학생 되고 나면 340 00:31:44,611 --> 00:31:46,237 그때부터 그러지 말자 341 00:31:46,321 --> 00:31:47,405 네! 342 00:31:50,325 --> 00:31:52,285 내가 데리고 자도 괜찮지? 343 00:31:53,328 --> 00:31:55,622 다 같이 안방에서 자면 어때요? 344 00:31:56,497 --> 00:32:01,920 그건 사토시한테 폐 끼치는 일이라서 안 돼 345 00:32:09,093 --> 00:32:10,720 하루쯤은 괜찮잖아요? 346 00:32:12,472 --> 00:32:17,894 안 돼, 이런 날씨라면 사토시가 언제 돌아올지도 모르고 347 00:33:03,940 --> 00:33:07,276 - 엄마! - 어머니, 괜찮아요? 348 00:33:16,327 --> 00:33:17,370 어머니? 349 00:33:20,665 --> 00:33:22,208 어머니, 괜찮아요? 350 00:33:24,961 --> 00:33:26,212 어머니! 351 00:33:29,549 --> 00:33:31,259 나는 괜찮으니까… 352 00:33:33,845 --> 00:33:35,221 얘나 데려가 353 00:33:38,057 --> 00:33:39,559 엄마, 도와줘요! 354 00:33:41,561 --> 00:33:42,812 어머니! 355 00:33:46,149 --> 00:33:47,275 어머니! 356 00:33:48,359 --> 00:33:50,028 내가 아니지 357 00:33:51,320 --> 00:33:52,320 뭐가요? 358 00:33:54,240 --> 00:33:56,492 네가 구할 사람은 359 00:33:57,827 --> 00:33:59,620 내가 아니라고 360 00:33:59,704 --> 00:34:01,164 어째서요? 361 00:34:02,331 --> 00:34:05,334 어머니가 제일 소중한 사람인데! 362 00:34:07,128 --> 00:34:09,172 바보 같은 소리 하지 마! 363 00:34:14,260 --> 00:34:15,845 너는 이제 364 00:34:17,221 --> 00:34:19,057 어린애가 아니야 365 00:34:21,893 --> 00:34:23,644 어머니라고! 366 00:34:27,690 --> 00:34:28,775 아니요 367 00:34:31,611 --> 00:34:32,862 아니에요! 368 00:34:33,571 --> 00:34:35,406 난 어머니 딸이에요! 369 00:35:06,187 --> 00:35:09,398 어머니, 안 돼요! 어머니! 370 00:35:39,095 --> 00:35:40,888 기억이 흐릿하지만 371 00:35:41,389 --> 00:35:45,268 나는 서랍장 밑에서 딸을 구해냈어요 372 00:35:45,768 --> 00:35:50,356 불길을 뚫고 아이를 안아서 데리고 나왔던 것 같습니다 373 00:35:51,607 --> 00:35:53,526 어머니를 남겨둔 채 374 00:35:56,028 --> 00:36:00,032 "딸의 진실" 375 00:36:00,116 --> 00:36:02,827 나에게 꿈의 집이었던 그곳은 376 00:36:03,411 --> 00:36:07,623 큰 나무들이 지켜주는 숲속에 있었다 377 00:36:08,374 --> 00:36:10,251 나의 가장 오래된 기억은 378 00:36:10,751 --> 00:36:12,545 다섯 살 무렵이다 379 00:36:13,671 --> 00:36:17,383 외모가 특별히 빼어난 부부라고 할 순 없었지만 380 00:36:17,884 --> 00:36:22,597 내 눈에 비친 부모님의 얼굴은 매우 아름다웠다 381 00:36:24,015 --> 00:36:25,892 철공소에 근무하는 아버지는 382 00:36:27,059 --> 00:36:29,770 매일 아침 회색 작업복을 입고 출근했다 383 00:36:29,854 --> 00:36:31,939 - 다녀와 - 다녀오세요 384 00:36:32,440 --> 00:36:33,482 다녀올게 385 00:36:36,110 --> 00:36:38,529 할머니가 오시면 기쁘게 해드려야 돼 386 00:36:39,739 --> 00:36:42,533 '건강하시죠?', '춥지 않으세요?' 라고 여쭤보고 387 00:36:43,367 --> 00:36:46,412 무슨 말을 듣고 싶어 하실지 잘 생각해 봐 388 00:36:46,913 --> 00:36:47,997 네, 엄마 389 00:36:56,255 --> 00:37:01,636 날씨가 쌀쌀해져서 할머니가 감기 걸리셨을까 봐 걱정했지? 390 00:37:01,719 --> 00:37:05,598 하지만 어머니는 할머니를 만날 때마다 391 00:37:05,681 --> 00:37:07,975 나보다 먼저 입을 열었다 392 00:37:10,436 --> 00:37:15,399 그래요, 할머니가 떠주신 스웨터를 유치원에 입고 가면 393 00:37:15,483 --> 00:37:18,861 다들 칭찬해 줘서 너무 좋았대요 394 00:37:18,945 --> 00:37:20,279 그랬니? 395 00:37:20,988 --> 00:37:25,284 할머니가 내게 주신 건 무조건적인 사랑이었다 396 00:37:26,285 --> 00:37:28,663 그건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397 00:37:29,789 --> 00:37:30,790 하지만 398 00:37:31,457 --> 00:37:33,501 어머니가 내게 준 건… 399 00:37:48,766 --> 00:37:53,229 아버지는 저녁이 되면 기름 범벅이 되어 돌아왔다 400 00:37:54,397 --> 00:37:57,984 목욕을 하고 나면 티셔츠와 바지 차림으로 401 00:37:58,734 --> 00:38:02,989 삼색덮밥 아니면 햄버그스테이크로 이루어진 저녁을 먹었고 402 00:38:03,823 --> 00:38:06,158 그 후엔 TV 앞 소파에 누워서 403 00:38:06,742 --> 00:38:08,703 경마 신문에 열중했다 404 00:38:11,622 --> 00:38:17,086 다들 할머니, 할아버지가 오신 것도 모르고 연습만 했는데 405 00:38:17,169 --> 00:38:19,755 저만 제대로 인사했어요 406 00:38:20,506 --> 00:38:22,758 할머니가 기뻐하시는 것 같더라 407 00:38:24,010 --> 00:38:25,219 잘했어 408 00:38:28,514 --> 00:38:30,057 핸드크림 발라줄까? 409 00:38:31,851 --> 00:38:33,602 거울을 보는 어머니에게 410 00:38:34,103 --> 00:38:37,315 그날 있었던 일을 보고하는 게 습관이었다 411 00:38:54,665 --> 00:38:57,835 쇼핑하러 갈까 하는데 같이 가줄래? 412 00:38:57,918 --> 00:39:00,046 - 네! - 알았어 413 00:39:42,088 --> 00:39:45,591 아무튼 나는 주변 사람들 414 00:39:46,092 --> 00:39:50,179 특히 어른들의 반응을 신경 쓰는 아이였다 415 00:39:51,389 --> 00:39:56,519 내 행동과 말이 그들 마음에 드는지 살폈다 416 00:39:59,230 --> 00:40:00,564 바보같이 417 00:40:10,658 --> 00:40:12,535 나라는 존재는 418 00:40:13,202 --> 00:40:15,996 어머니가 그리는 행복이라는 그림의 일부이자 419 00:40:16,622 --> 00:40:19,458 소품 같은 것에 지나지 않았을 테지만 420 00:40:20,126 --> 00:40:22,837 그것만으로 충분했다 421 00:40:23,462 --> 00:40:27,341 나에게도 같은 그림이 보였으니까 422 00:40:35,182 --> 00:40:38,477 와, 아기 새다! 할머니, 고맙습니다 423 00:40:42,022 --> 00:40:43,399 예쁘네 424 00:40:44,942 --> 00:40:49,488 할머니가 사주신 책가방이랑 같이 잘 보관해 두렴 425 00:40:53,784 --> 00:40:57,037 할머니, 피아노 가방은 헬로키티로 해주세요 426 00:40:57,121 --> 00:41:00,458 - 다음엔 헬로키티로? - 네 427 00:41:01,709 --> 00:41:06,338 손가락 걸고 약속해요 안 지키면… 428 00:41:09,800 --> 00:41:11,051 괜찮니? 429 00:41:12,303 --> 00:41:13,721 네, 괜찮아요 430 00:41:21,103 --> 00:41:22,104 얘 431 00:41:23,564 --> 00:41:27,026 피아노 가방에까지 아기 새 자수가 있으면 432 00:41:27,526 --> 00:41:31,280 다들 네가 아기 새를 좋아한다는 걸 알고 433 00:41:31,780 --> 00:41:36,994 생일에도 새 그림이 있는 선물을 해주지 않을까? 434 00:41:37,995 --> 00:41:38,996 하지만… 435 00:41:41,165 --> 00:41:42,291 하지만? 436 00:41:44,418 --> 00:41:46,545 네, 맞아요 437 00:41:49,965 --> 00:41:51,133 나 왔어 438 00:41:52,301 --> 00:41:53,511 어서 와 439 00:42:00,476 --> 00:42:05,189 피아노 가방에도 아기 새를 넣는 게 좋을 것 같아요 440 00:42:05,272 --> 00:42:06,440 그래? 441 00:42:06,524 --> 00:42:07,942 다시 약속해요 442 00:42:08,025 --> 00:42:10,319 그럼 아기 새로 해줄게 443 00:42:11,111 --> 00:42:13,948 할머니도 그렇고 어머니도 그렇고 444 00:42:14,532 --> 00:42:17,243 내가 할머니께서 손수 만든 물건보다 445 00:42:17,952 --> 00:42:21,914 기성품을 갖고 싶어 한다고 오해하셨던 것 같다 446 00:42:22,790 --> 00:42:26,293 나는 헬로키티 자수를 넣어달라고 했던 건데 447 00:42:27,586 --> 00:42:29,004 자수를 잘하시는 할머니가 448 00:42:29,713 --> 00:42:33,217 세상에 단 하나뿐인 물건을 만들어 주시는 게 449 00:42:33,300 --> 00:42:35,010 그 무엇보다 기뻤으니까 450 00:42:35,094 --> 00:42:37,638 그런 소리 하지 마 451 00:42:38,305 --> 00:42:40,808 너에겐 단 하나뿐인 보물이잖아 452 00:42:41,392 --> 00:42:46,730 태풍의 영향으로 서일본 각지에서 호우와 강풍이 계속됩니다 453 00:42:47,356 --> 00:42:53,112 앞으로 시코쿠, 긴키, 주부 지방을 중심으로 호우와 폭풍이… 454 00:43:00,119 --> 00:43:01,287 할머니 455 00:43:03,205 --> 00:43:04,290 왜? 456 00:43:05,165 --> 00:43:06,458 내일 만나요 457 00:43:09,378 --> 00:43:13,465 내일 만납시다! 458 00:43:32,192 --> 00:43:33,193 엄마! 459 00:43:33,277 --> 00:43:37,448 서랍장에 끼어 꼼짝도 할 수 없었던 나는 460 00:43:37,531 --> 00:43:42,453 어머니의 기척만 느낄 수 있었고 말소리도 잘 들리지 않았지만 461 00:43:43,037 --> 00:43:46,790 어머니가 할머니를 구하기 위해 필사적이었다는 건 462 00:43:46,874 --> 00:43:48,542 알 수 있었다 463 00:43:49,501 --> 00:43:51,253 타는 냄새가 났는데 464 00:43:51,754 --> 00:43:54,882 '불이다' 하고 깨달은 순간 465 00:43:55,466 --> 00:44:00,929 몸이 떨리고 숨이 막혀서 나는 의식을 잃었다 466 00:44:01,472 --> 00:44:06,060 혼미한 머릿속에 어머니와 할머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467 00:44:06,560 --> 00:44:10,022 '어머니'라거나 '딸'이라거나 468 00:44:10,105 --> 00:44:14,109 내 머릿속에는 단어 몇 개만 들어올 뿐이어서 469 00:44:14,193 --> 00:44:16,445 내용을 알아들을 순 없었다 470 00:44:16,528 --> 00:44:18,906 '얘기는 그만하고 빨리…' 471 00:44:18,989 --> 00:44:23,827 내 생각은 목소리가 되지 않고 머릿속에서 터져 사라졌다 472 00:44:29,833 --> 00:44:33,253 하느님에 대한 사랑을 담아 기도합시다 473 00:44:33,837 --> 00:44:39,551 구원의 근원이신 주님 여기 잠든 츠유키 하나에는… 474 00:44:39,635 --> 00:44:41,261 아버지와 어머니는 475 00:44:41,762 --> 00:44:45,140 할머니의 사인에 대해 한마디도 안 했다 476 00:44:45,933 --> 00:44:49,520 마치 꿈의 집 자체가 봉인된 것처럼 477 00:44:50,020 --> 00:44:53,732 다시는 그날의 사건에 대해 478 00:44:54,650 --> 00:44:57,611 언급하는 일이 없었다 479 00:45:10,624 --> 00:45:12,126 뭐야, 상담이라니? 480 00:45:14,044 --> 00:45:16,046 모성이란 뭘까요? 481 00:45:19,633 --> 00:45:23,303 여성이 자기가 낳은 아이를 보호하고 키우려는 482 00:45:23,387 --> 00:45:25,806 어머니로서의 본성 아닐까? 483 00:45:27,266 --> 00:45:28,809 사전 읽으세요? 484 00:45:29,309 --> 00:45:32,688 그런 셈이지 여기 입력돼 있으니까 485 00:45:33,313 --> 00:45:35,149 일본어 교사 아니랄까 봐 486 00:45:44,032 --> 00:45:46,118 - 저기요 - 네? 487 00:45:47,745 --> 00:45:51,248 꼬치 통이 있는데 왜 굳이 유리잔에 꽂으시죠? 488 00:45:53,292 --> 00:45:55,794 위생적으로도 안 좋잖아요? 489 00:45:59,882 --> 00:46:01,049 그게… 490 00:46:03,427 --> 00:46:04,720 미안합니다 491 00:46:07,055 --> 00:46:09,808 - 어차피 씻을 건데 어때요? - 됐어 492 00:46:11,727 --> 00:46:13,645 - 딴 데로 가자 - 그럴까요? 493 00:46:15,105 --> 00:46:16,565 여기 계산서요 494 00:46:16,648 --> 00:46:19,151 - 네, 고맙습니다 - 고맙습니다 495 00:46:22,196 --> 00:46:24,156 - 제가 낼게요 - 아니야 496 00:46:29,161 --> 00:46:31,330 - 고맙습니다 - 고맙습니다 497 00:46:31,413 --> 00:46:33,040 하여간 유난은 498 00:46:37,503 --> 00:46:38,837 나는 말이에요 499 00:46:39,505 --> 00:46:42,800 예전부터 '좋은 게 좋은 거다'가 안 되는 애였어요 500 00:46:43,884 --> 00:46:46,428 자기들이 잘못해서 뭐라고 한 건데 501 00:46:46,929 --> 00:46:50,265 억울한 표정을 짓는 건 비겁하지 않아요? 502 00:46:52,851 --> 00:46:54,228 아직도 할 말 남았어? 503 00:46:56,522 --> 00:46:59,191 참 진지한 성격이라니까 504 00:47:01,527 --> 00:47:03,237 네, 맞아요 505 00:47:03,987 --> 00:47:08,033 이런 걸 '진지하다'라고 하면 칭찬처럼 들릴 수 있어서 506 00:47:08,116 --> 00:47:11,578 본인은 자신의 결함을 알아차리지 못해요 507 00:47:12,329 --> 00:47:15,833 그래서 타인의 여유나 느긋함을 느끼더라도 508 00:47:16,333 --> 00:47:19,336 자기한텐 필요 없다고 판단해 버리죠 509 00:47:20,879 --> 00:47:23,298 원래 갖추고 있어야 할 것들인데 510 00:47:24,174 --> 00:47:26,134 왜 나한텐 없을까요? 511 00:47:31,849 --> 00:47:32,850 여기… 512 00:47:34,393 --> 00:47:35,394 죄송해요 513 00:47:35,894 --> 00:47:40,524 그럴 것까지는 없었는데 하나도 안 변했네 514 00:47:47,781 --> 00:47:49,157 아무리 애써도 515 00:47:49,700 --> 00:47:52,619 난 감정적인 여유가 없는 인간이에요 516 00:47:54,997 --> 00:47:57,833 계속 이렇게 살아도 괜찮을까 싶다니까요 517 00:48:00,085 --> 00:48:01,086 나는 518 00:48:02,296 --> 00:48:03,881 사랑받기 위해서는 519 00:48:04,464 --> 00:48:06,758 옳은 일을 해야 한다고 믿었어요 520 00:48:07,718 --> 00:48:10,345 남들을 기쁘게 해줘야 한다고요 521 00:48:11,680 --> 00:48:14,016 꼬마 때부터 쭉 그랬죠 522 00:48:17,895 --> 00:48:19,730 부모님 사랑을 못 받았어? 523 00:48:22,900 --> 00:48:24,276 뭐랄까… 524 00:48:26,028 --> 00:48:28,071 발표회 같은 게 있는 날에는 525 00:48:28,572 --> 00:48:31,325 프릴이 달린, 칼라가 큰 블라우스를 입었고 526 00:48:32,576 --> 00:48:33,952 운동회 때는 527 00:48:34,453 --> 00:48:36,663 그다지 활약할 일도 없는데 528 00:48:37,539 --> 00:48:40,167 굳이 새 신발을 신고 갔어요 529 00:48:43,503 --> 00:48:44,755 다시 말해 530 00:48:45,422 --> 00:48:47,633 부모님은 사랑을 줬다기보다 531 00:48:48,216 --> 00:48:51,178 겉치장에만 신경 썼다는 건가? 532 00:48:55,933 --> 00:48:57,142 나는 533 00:48:58,435 --> 00:49:00,395 프릴 달린 블라우스도 534 00:49:01,146 --> 00:49:03,357 새 신발도 필요 없었어요 535 00:49:05,609 --> 00:49:06,944 그런 것보다는 536 00:49:09,571 --> 00:49:12,074 어머니의 애정 어린 손길이 필요했죠 537 00:49:19,414 --> 00:49:20,582 "어머니와 딸의 진실" 538 00:49:20,666 --> 00:49:23,710 어머니를 잃은 그날부터 내 삶은 완전히 달라졌고 539 00:49:25,045 --> 00:49:27,381 12년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540 00:49:36,765 --> 00:49:40,727 내 안에 있는 윗사람을 섬기고 싶은 마음 541 00:49:40,811 --> 00:49:47,150 그리고 내 만족보다는 타인의 행복을 우선하는 마음은 542 00:49:47,234 --> 00:49:50,237 어머니의 사랑으로 만들어진 것입니다 543 00:50:08,797 --> 00:50:09,840 고마워요 544 00:50:16,430 --> 00:50:17,848 왜 앉아? 545 00:50:20,017 --> 00:50:22,686 설마 반찬이 이게 다야? 546 00:50:23,353 --> 00:50:27,691 반찬 가짓수가 적다고 몇 년째 얘기하게 하는 거야? 547 00:50:27,774 --> 00:50:29,192 죄송합니다 548 00:50:29,276 --> 00:50:31,737 그리고 이게 뭐야 549 00:50:32,237 --> 00:50:34,740 맛대가리가 없잖아 550 00:50:34,823 --> 00:50:36,283 너무 싱거우세요? 551 00:50:36,783 --> 00:50:38,869 그럼 다시 간을 맞출게요 552 00:50:38,952 --> 00:50:40,912 이제 와서 무슨! 553 00:50:49,963 --> 00:50:54,009 차라도 먼저 내와야지, 하여간! 554 00:50:54,092 --> 00:50:56,803 고구마가 목구멍에 걸렸다고 555 00:50:59,389 --> 00:51:03,060 아무리 말해도 못 알아먹는다니까 556 00:51:21,244 --> 00:51:24,206 나만 숨죽이고 살았어요 557 00:51:24,956 --> 00:51:27,542 발소리조차 내면 안 됐었죠 558 00:51:28,710 --> 00:51:33,548 시어머니 귀에 거슬리는 건 내가 내는 소리뿐이었으니까요 559 00:51:52,984 --> 00:51:55,529 뜨거운 물 작작 쓰라고 했잖아 560 00:51:56,488 --> 00:51:57,739 잊은 거냐? 561 00:51:58,698 --> 00:52:01,326 아까운 물을 좔좔 흘려보내고 562 00:52:02,577 --> 00:52:04,079 대체 어디를 씻는 건지 563 00:52:05,789 --> 00:52:07,374 시끄러워서 견딜 수가 없어 564 00:52:08,375 --> 00:52:09,543 죄송합니다 565 00:52:11,253 --> 00:52:12,587 주무세요 566 00:52:22,430 --> 00:52:25,767 사정이 딱해서 얹혀살게 해줬더니만 567 00:52:25,851 --> 00:52:27,561 무슨 생각으로 이래! 568 00:52:27,644 --> 00:52:29,980 죄송해요, 열이 좀 나서… 569 00:52:30,063 --> 00:52:32,732 고작 감기 걸렸다고 퍼질러 놀아? 570 00:52:32,816 --> 00:52:35,527 감기 핑계로 평생 드러누울라 571 00:52:36,111 --> 00:52:38,321 난 열이 40도가 넘어도 572 00:52:38,405 --> 00:52:40,699 나가서 농사지었다고 573 00:53:12,981 --> 00:53:14,441 어머니… 574 00:53:15,066 --> 00:53:17,319 이 시기에 벚꽃이 핀다는 말은 575 00:53:17,944 --> 00:53:19,487 들어본 적이 없었어요 576 00:53:20,780 --> 00:53:23,825 어머니가 하신 일이라는 확신이 들었죠 577 00:53:24,326 --> 00:53:29,247 힘내서 버티라는 가르침으로 느껴졌습니다 578 00:53:37,839 --> 00:53:39,883 온 정성을 다하면 579 00:53:39,966 --> 00:53:42,761 인정받게 될 거라 믿었어요 580 00:53:43,470 --> 00:53:45,055 그렇게 생각하면서 581 00:53:45,138 --> 00:53:49,726 시어머니의 딸이 되기 위해 계속해서 노력해 왔죠 582 00:54:12,958 --> 00:54:17,879 그날은 오랜만에 히토미 씨가 나를 불러냈어요 583 00:54:18,630 --> 00:54:21,800 - 오랜만이에요 - 그러게요 584 00:54:21,883 --> 00:54:23,385 오래 기다렸죠? 585 00:54:25,595 --> 00:54:28,682 안녕하세요, 뭘 드시겠어요? 586 00:54:28,765 --> 00:54:31,768 - 아이스티 주세요 - 알겠습니다 587 00:54:34,020 --> 00:54:38,358 부모님과 함께한 추억이 깃든 집을 내놓는다는 건 588 00:54:38,858 --> 00:54:40,777 마음에 걸리더라고요 589 00:54:42,070 --> 00:54:46,408 히토미 씨가 그 집에 세 들겠다고 연락해 와서 590 00:54:47,409 --> 00:54:48,493 다행이다 싶었죠 591 00:54:50,704 --> 00:54:52,706 여러모로 힘들지만 592 00:54:53,873 --> 00:54:55,917 노력하는 것도 즐거워요 593 00:54:58,169 --> 00:55:00,964 어쩜 그렇게 계속 노력할 수 있는 거죠? 594 00:55:01,881 --> 00:55:03,258 대단해요 595 00:55:10,098 --> 00:55:14,394 나 참, 도대체 얼마를 기부해야 하는 거야? 596 00:55:14,477 --> 00:55:16,980 도무지 끝이 없다니까 597 00:55:18,565 --> 00:55:19,941 어떻게 생각하니? 598 00:55:21,443 --> 00:55:22,777 그렇긴 한데 599 00:55:24,529 --> 00:55:29,409 저도 어머님 말씀처럼 기부를 더 하긴 해야 할 것 같아요 600 00:55:29,492 --> 00:55:31,995 네 의견이 뭐가 중하겠냐마는 601 00:55:35,457 --> 00:55:38,460 본당 입구 돌에 첫 번째로 이름을 새기고 싶어서 602 00:55:38,543 --> 00:55:40,128 금액을 고민하시는 거죠? 603 00:55:40,628 --> 00:55:42,005 바보 같아 604 00:55:42,088 --> 00:55:45,967 나라에서 쌀 생산을 줄이라는데 한가하게 그런 데 돈을 써요? 605 00:55:47,927 --> 00:55:50,972 학생이 뭘 안다고 건방을 떨어? 606 00:55:52,640 --> 00:55:54,684 그럼 학생 앞에선 말하지 마세요 607 00:55:56,686 --> 00:56:00,607 절에다 기부할 돈 있으면 엄마 월급이나 챙겨주세요 608 00:56:00,690 --> 00:56:03,234 아침부터 저녁까지 농사짓고 집안일도 하는데 609 00:56:03,735 --> 00:56:07,364 아무것도 안 하는 리츠코 고모만 매달 용돈 주시잖아요 610 00:56:08,948 --> 00:56:11,493 나는 직장에 다니니까 611 00:56:13,203 --> 00:56:14,996 불만 있으면 나가지 그러냐? 612 00:56:16,706 --> 00:56:18,458 잊은 건 아니겠지? 613 00:56:18,958 --> 00:56:21,503 갑자기 들이닥친 건 너희였어 614 00:56:21,586 --> 00:56:24,964 별채도 지어줬는데 월급까지 내놓으라니 615 00:56:25,048 --> 00:56:26,800 뻔뻔하기 짝이 없네 616 00:56:26,883 --> 00:56:29,803 우리를 돌봐주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아서라 617 00:56:32,222 --> 00:56:33,765 당장 짐 싸든가 618 00:56:34,432 --> 00:56:36,017 차라리 속 시원하겠네 619 00:56:59,374 --> 00:57:00,458 왜 그랬니? 620 00:57:08,633 --> 00:57:09,717 왜 그랬어? 621 00:57:13,680 --> 00:57:14,681 얘 622 00:57:17,475 --> 00:57:18,518 왜? 623 00:57:20,186 --> 00:57:21,187 얘 624 00:57:23,189 --> 00:57:24,649 왜 그런 거야? 625 00:57:30,822 --> 00:57:31,865 얘 626 00:57:35,785 --> 00:57:37,912 왜 그랬냐고! 627 00:58:12,113 --> 00:58:13,113 엄마 628 00:58:22,665 --> 00:58:23,750 도와줄게요 629 00:58:23,833 --> 00:58:25,126 건들지 마 630 00:58:26,753 --> 00:58:30,632 네 손은 미적지근하고 끈적해서 기분 나빠 631 00:58:34,928 --> 00:58:37,013 걸레 줘요, 빨아 올게요 632 00:58:38,389 --> 00:58:40,433 할 수 있는 건 뭐든 할래요 633 00:58:48,358 --> 00:58:50,026 물부터 새로 떠 올게요 634 00:58:53,279 --> 00:58:55,448 그런 걸 바라는 게 아니야 635 00:58:58,826 --> 00:59:01,663 내 노력을 네가 망치고 있다고 636 00:59:03,289 --> 00:59:05,083 할머니를 공경해야지 637 00:59:06,251 --> 00:59:07,835 그걸 왜 몰라? 638 01:00:05,602 --> 01:00:06,603 엄마 639 01:00:07,854 --> 01:00:08,854 다녀왔어요 640 01:00:09,731 --> 01:00:10,732 이리 줘요 641 01:00:26,789 --> 01:00:27,874 고모, 다녀왔어요 642 01:00:29,375 --> 01:00:30,585 잘 다녀왔니? 643 01:00:38,885 --> 01:00:42,055 그러고 보니 전부터 궁금했는데 644 01:00:42,138 --> 01:00:45,183 - 이거 언니가 만든 거예요? - 네 645 01:00:46,100 --> 01:00:48,144 나 이런 거 잘 만들어요 646 01:00:48,770 --> 01:00:50,146 다음엔 같이 해요 647 01:00:50,688 --> 01:00:52,940 비즈 액세서리에 관심이 많거든요 648 01:00:53,441 --> 01:00:55,234 - 대단해요! - 그래요 649 01:01:00,031 --> 01:01:02,075 - 귀걸이예요? - 응 650 01:01:02,158 --> 01:01:03,868 와, 귀엽다 651 01:01:04,744 --> 01:01:06,954 - 다른 것도 볼래? - 네 652 01:01:16,297 --> 01:01:17,298 엄마, 봐요 653 01:01:17,799 --> 01:01:19,050 고모가 준 거예요 654 01:01:21,594 --> 01:01:25,098 염치없이 남의 물건 넙죽넙죽 받지 말라고 655 01:01:25,181 --> 01:01:27,016 몇 번을 말했니? 656 01:01:29,268 --> 01:01:31,062 고모한테도 받으면 안 돼요? 657 01:01:37,652 --> 01:01:38,820 죄송해요 658 01:01:53,000 --> 01:01:54,377 이 집에서는 659 01:01:55,378 --> 01:01:58,423 부엌과 욕실과 660 01:01:59,215 --> 01:02:01,592 거실 외에는 들어가면 안 돼 661 01:02:02,885 --> 01:02:05,972 남의 집에 함부로 들어가는 거랑 마찬가지니까 662 01:02:07,223 --> 01:02:08,307 알아들었지? 663 01:02:12,019 --> 01:02:13,019 네 664 01:02:16,482 --> 01:02:19,110 엄마가 너 버리고 도망갔다며? 665 01:02:19,777 --> 01:02:21,154 남자랑 눈 맞았냐? 666 01:02:21,237 --> 01:02:23,322 마코, 나랑 도망가자 667 01:02:23,865 --> 01:02:26,993 - 설마 마코 좋아하냐? - 뭔 소리야 668 01:02:28,119 --> 01:02:33,916 도망가자! 669 01:02:34,000 --> 01:02:35,001 야! 670 01:02:36,210 --> 01:02:39,213 너네 엄마들은 얼마나 대단하길래 남의 엄마를 모욕해? 671 01:02:44,260 --> 01:02:47,805 다들 주목! 지금부터 사토가 엄마 자랑 한대 672 01:02:47,889 --> 01:02:50,141 얼마나 대단하신지 들어나 보자 673 01:02:53,603 --> 01:02:55,396 적당히들 하지 그래? 674 01:02:56,564 --> 01:02:58,232 사토는 무신경하고 675 01:02:59,066 --> 01:03:01,068 타도코로는 꽉 막혔어 676 01:03:02,403 --> 01:03:03,529 열받네 677 01:03:14,957 --> 01:03:16,292 마코, 괜찮아? 678 01:03:19,128 --> 01:03:21,255 제일 무례한 건 너야 679 01:03:23,466 --> 01:03:24,926 너 짜증 나 680 01:03:40,316 --> 01:03:42,318 야, 토오루! 681 01:03:44,362 --> 01:03:46,280 그 말 무슨 뜻이야? 682 01:03:51,744 --> 01:03:52,744 화장실 가야 돼 683 01:04:01,128 --> 01:04:04,924 이 때문에 오늘 밤부터 내일까지 대체로 맑겠습니다 684 01:04:05,800 --> 01:04:08,010 내일 각 지역 날씨입니다 685 01:04:08,970 --> 01:04:11,597 내일은 보시다시피 전국이 맑겠지만 686 01:04:11,681 --> 01:04:15,893 긴키 지방은 내일 밤부터 차차 흐려지겠습니다 687 01:04:15,977 --> 01:04:19,939 낮에는 맑다가 밤부터 구름이 낄 전망입니다 688 01:04:20,690 --> 01:04:23,442 이어서 강수 확률을 보시죠 689 01:04:24,819 --> 01:04:26,529 - 엄마 - 응? 690 01:04:27,154 --> 01:04:31,742 남자애들이 또 마코를 괴롭혀서 내가 막 따졌더니 691 01:04:31,826 --> 01:04:34,745 아무 말도 못 하고 나가버리더라고요 692 01:04:34,829 --> 01:04:36,205 한심하지 않아요? 693 01:04:36,747 --> 01:04:38,332 그러게 694 01:04:40,501 --> 01:04:44,422 할머니가 살아 계셨다면 아주 기뻐하셨을 거야 695 01:04:45,339 --> 01:04:48,634 앞으로도 마코한테 곤란한 일 생기면 도와줘 696 01:04:53,848 --> 01:04:58,603 근데요, 마코는 웃는 얼굴이 고모랑 꼭 닮았어요 697 01:04:59,729 --> 01:05:00,855 그렇구나 698 01:05:02,023 --> 01:05:04,233 - 그리고 오늘… - 이제 그만해 699 01:05:04,817 --> 01:05:06,110 저쪽으로 가 700 01:05:18,873 --> 01:05:20,708 오늘은 쉬는 날이니? 701 01:05:22,460 --> 01:05:23,836 그만뒀어요 702 01:05:26,297 --> 01:05:28,299 싫은 소리 하는 동료 때문에요 703 01:05:28,382 --> 01:05:30,426 그래? 704 01:05:30,509 --> 01:05:33,554 안 그래도 그만두라고 하려던 참이었어 705 01:05:33,638 --> 01:05:37,516 일하러 갔다 하면 손이 다 부르터서 오니까 706 01:05:38,142 --> 01:05:41,145 농협 과장님이 신신당부해서 보내긴 했지만 707 01:05:41,228 --> 01:05:44,523 시집 안 간 딸한테 시킬 일은 아니었어 708 01:05:45,524 --> 01:05:47,777 - 배고파요 - 배고프구나 709 01:05:47,860 --> 01:05:50,821 루미코, 리츠코 밥 안 내오니? 710 01:06:19,225 --> 01:06:20,518 오래 기다렸지? 711 01:06:24,438 --> 01:06:26,273 보고 싶었어 712 01:06:27,316 --> 01:06:28,359 괜찮았어? 713 01:06:28,442 --> 01:06:29,860 - 문제없어 - 좋아 714 01:06:30,778 --> 01:06:32,238 - 일단 타자 - 응 715 01:06:40,204 --> 01:06:41,205 네 716 01:06:51,590 --> 01:06:52,591 네? 717 01:06:54,593 --> 01:06:57,304 - 들어가도 돼요? - 그럼요 718 01:07:11,819 --> 01:07:12,945 언니 719 01:07:14,739 --> 01:07:16,699 돈 좀 빌려줄래요? 720 01:07:30,671 --> 01:07:31,672 돈을요? 721 01:07:33,382 --> 01:07:34,383 네 722 01:07:36,469 --> 01:07:40,056 돈은 저보다 리츠코가 많을 것 같은데요 723 01:07:41,348 --> 01:07:45,644 그럴 리가요, 언니는 부모님 집 판 돈이 있잖아요 724 01:07:49,482 --> 01:07:52,610 백만 엔만 어떻게 안 될까요? 725 01:07:53,778 --> 01:07:56,030 그 집은 안 팔았어요 726 01:07:57,281 --> 01:08:01,952 세를 주긴 했지만 집세도 많이 안 받고 있고요 727 01:08:04,747 --> 01:08:05,747 그래요? 728 01:08:07,416 --> 01:08:08,834 어디다 쓸 건데요? 729 01:08:13,464 --> 01:08:17,426 나… 사귀는 사람이 있어요 730 01:08:19,887 --> 01:08:23,974 예전에 오사카에 있을 때 자주 가던 영화관이 있는데 731 01:08:24,058 --> 01:08:25,810 거기서 일하는 사람이에요 732 01:08:28,687 --> 01:08:30,439 결혼도 생각 중인데 733 01:08:31,273 --> 01:08:34,610 그 사람 아버지가 빚을 져서 734 01:08:34,693 --> 01:08:37,947 갚을 때까지는 결혼을 못 한다잖아요 735 01:08:42,785 --> 01:08:47,373 그 사람 나를 얼마나 아껴주는지 몰라요 736 01:08:48,666 --> 01:08:51,168 이렇게 사랑받아 본 적이 없어요 737 01:08:52,211 --> 01:08:55,256 힘닿는 데까지 그 마음에 보답하고 싶은데 738 01:08:59,426 --> 01:09:01,303 금액이 너무 크네요 739 01:09:02,054 --> 01:09:04,098 사토시랑 상의해 볼게요 740 01:09:04,598 --> 01:09:06,809 오빠한텐 절대 말하지 마요! 741 01:09:07,810 --> 01:09:09,019 그래도… 742 01:09:19,613 --> 01:09:20,906 할 수 없죠 743 01:09:43,470 --> 01:09:44,470 들어와요 744 01:09:52,104 --> 01:09:54,356 사기꾼 같은 녀석! 745 01:09:55,357 --> 01:09:58,861 쿠로이와라는 놈 돈 노리고 접근한 거야 746 01:10:00,487 --> 01:10:04,241 아버지 빚 갚겠다면서 손 내미는 녀석이 747 01:10:05,034 --> 01:10:06,952 아버지 직업을 물어봐도 748 01:10:07,036 --> 01:10:10,414 왜 대답이 이랬다저랬다 하는 거냐고 749 01:10:11,832 --> 01:10:13,792 남을 등쳐 먹고 싶으면 750 01:10:15,336 --> 01:10:17,504 머리는 좀 굴릴 줄 알아야지 751 01:10:18,631 --> 01:10:20,549 그래도 리츠코는 가여워 752 01:10:21,133 --> 01:10:22,676 무슨 소리야? 753 01:10:22,760 --> 01:10:26,222 어머니도 고모가 가엾다고 했다 754 01:10:26,722 --> 01:10:29,850 역시 내 느낌이 맞았던 거다 755 01:10:30,851 --> 01:10:33,562 어머니와 생각이 같다니 기뻤고 756 01:10:34,480 --> 01:10:36,315 그래서 고모를 도왔다 757 01:10:37,233 --> 01:10:40,694 하지만 내심 알았던 것 같다 758 01:10:41,445 --> 01:10:43,739 고모가 돌아오지 않을 거란 걸 759 01:10:47,368 --> 01:10:48,369 저 녀석 760 01:10:48,869 --> 01:10:50,621 두 눈 부릅뜨고 지켜라 761 01:11:06,720 --> 01:11:08,138 고모, 저 들어가요 762 01:11:26,699 --> 01:11:30,202 좋아하는 사람하고 사는 것과 이 집에 사는 것 763 01:11:30,703 --> 01:11:32,579 어느 쪽이 더 행복할까? 764 01:11:34,623 --> 01:11:36,500 그건… 765 01:11:37,084 --> 01:11:38,294 그러니까 보내줘 766 01:11:39,753 --> 01:11:43,340 내가 무일푼인 거 쿠로이와도 아니까 767 01:11:43,424 --> 01:11:45,259 어차피 금방 쫓겨날 거야 768 01:11:47,678 --> 01:11:48,804 부탁이야 769 01:11:52,099 --> 01:11:53,225 알겠어요 770 01:11:53,934 --> 01:11:56,562 그래도 금방 돌아와야 해요 771 01:11:59,064 --> 01:12:00,524 그거야 알지 772 01:12:06,697 --> 01:12:07,990 그리고 773 01:12:09,241 --> 01:12:10,993 할머니께 드릴 브로치인데 774 01:12:11,076 --> 01:12:13,120 비즈가 부족해서 완성 못 했어 775 01:12:13,996 --> 01:12:16,165 네가 가게에 가서 사 오는 거야 776 01:12:18,083 --> 01:12:19,752 난 그사이에 나갈게 777 01:12:21,045 --> 01:12:22,588 할머니가 야단치시면 778 01:12:22,671 --> 01:12:26,800 고모 심부름 안 했을 때도 화내시지 않았냐고 받아쳐 779 01:12:27,968 --> 01:12:30,763 그럼 네 엄마한테까진 불똥 안 튈 거야 780 01:13:00,709 --> 01:13:05,130 똑똑한 척은 혼자 다 하더니 사람 하나 못 지켜! 781 01:13:07,633 --> 01:13:08,759 리츠코… 782 01:13:10,135 --> 01:13:14,264 리츠코! 783 01:13:14,765 --> 01:13:17,393 리츠코! 784 01:13:17,893 --> 01:13:20,813 리츠코! 785 01:14:11,697 --> 01:14:15,200 "졸업식" 786 01:14:40,976 --> 01:14:43,896 딸이 어쩌고 있나 싶어 방에 가보니 787 01:14:44,521 --> 01:14:47,024 악몽을 꾸는 것처럼 보였어요 788 01:14:59,870 --> 01:15:04,208 안쓰러운 마음에 머리를 쓰다듬어 주려는 순간 789 01:15:04,791 --> 01:15:08,420 마치 혐오스러운 것을 떨쳐버리듯 790 01:15:08,921 --> 01:15:11,006 그 애는 내 손을 뿌리쳤죠 791 01:15:42,579 --> 01:15:43,872 리츠코가… 792 01:15:45,874 --> 01:15:49,586 추위에 떨고 있지는 않겠지? 793 01:15:59,471 --> 01:16:02,140 고구마라도 쪄 먹을까요? 794 01:16:10,524 --> 01:16:13,777 리츠코는 밥이나 잘 먹고 있을까? 795 01:16:15,362 --> 01:16:17,114 잘 지내고 있을 거예요 796 01:16:21,827 --> 01:16:24,288 이게 다 누구 때문인데? 797 01:16:45,934 --> 01:16:49,354 할머니는 매일같이 슬픔에 젖어 계셨다 798 01:16:50,480 --> 01:16:53,191 그 모습에 죄책감을 느낀 나는 799 01:16:53,734 --> 01:16:56,445 고모의 행방을 추적할 단서를 찾기 위해 800 01:16:56,987 --> 01:16:58,530 방에 몰래 들어갔다 801 01:17:42,699 --> 01:17:47,162 "4월 24일, 아버지가 또 때렸다 대들면 더 때리겠지" 802 01:17:47,871 --> 01:17:50,957 그건 아버지의 일기였다 803 01:17:52,417 --> 01:17:55,754 읽어도 될까 고민했던 시간은 804 01:17:56,254 --> 01:17:58,382 3초나 됐을까? 805 01:17:59,716 --> 01:18:02,052 - 가져왔어? - 그럴 리가 806 01:18:02,552 --> 01:18:04,012 무슨 내용이었는데? 807 01:18:05,263 --> 01:18:08,517 대학 시절에 커피숍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808 01:18:08,600 --> 01:18:11,520 사장님한테 기타를 배웠다든가 809 01:18:11,603 --> 01:18:14,439 정말? 의외로 태평한데? 810 01:18:15,023 --> 01:18:17,567 투쟁에 대한 얘기도 있어 811 01:18:17,651 --> 01:18:20,320 - 투쟁? - 학생운동 812 01:18:20,821 --> 01:18:25,450 학생들이 헬멧 쓰고 각목 들고 있는 사진 본 적 없어? 813 01:18:26,952 --> 01:18:29,371 그 사람들은 뭐랑 싸운 거지? 814 01:18:31,540 --> 01:18:33,125 국가권력? 815 01:18:34,126 --> 01:18:36,253 일기장 안에는 816 01:18:36,753 --> 01:18:39,589 '지금이 일어설 때다'라든가 817 01:18:40,090 --> 01:18:44,469 '미래를 내 손에' 같은 추상적인 말밖에 없어서 818 01:18:44,970 --> 01:18:47,848 뭘 위한 투쟁인지 잘 모르겠어 819 01:18:53,520 --> 01:18:55,814 '일미 안보 반대' 820 01:18:57,816 --> 01:18:59,985 '베트남 전쟁 반대' 821 01:19:04,823 --> 01:19:07,701 '의대 등록금 인상 반대' 822 01:19:09,870 --> 01:19:11,830 뭐든 다 좋았겠지 823 01:19:21,381 --> 01:19:23,258 누구 없어? 824 01:19:25,051 --> 01:19:28,388 집에 아무도 없어? 825 01:19:38,064 --> 01:19:40,692 누구 없어? 826 01:19:42,360 --> 01:19:45,906 누가 좀 와보라고! 827 01:19:50,577 --> 01:19:54,664 주전자에 물이 다 떨어졌어 좀 가져와 828 01:20:01,463 --> 01:20:03,131 과자는 웬 거예요? 829 01:20:04,591 --> 01:20:07,803 부엌 선반에 있길래 가져왔다 830 01:20:09,846 --> 01:20:11,723 용케도 찾으셨네요 831 01:20:16,269 --> 01:20:18,104 숨겨둔 거냐? 832 01:20:20,065 --> 01:20:24,319 너 설마 내 지갑에서 몰래 훔친 돈으로 833 01:20:24,402 --> 01:20:27,030 이 과자 산 건 아니겠지? 834 01:20:40,544 --> 01:20:45,966 의지할 사람이 없다는 게 이렇게 불안한 일일 줄이야 835 01:20:48,134 --> 01:20:52,013 난 사토시가 히토미랑 결혼했으면 했다고 836 01:20:55,475 --> 01:21:00,397 그 아이는 4년제 대학 나와서 착실하게 직장도 다니니까 837 01:21:00,897 --> 01:21:04,192 안심하고 의지할 수 있었을 텐데 838 01:21:06,903 --> 01:21:09,364 엄마는 정말 열심히 일하잖아요 839 01:21:12,951 --> 01:21:16,121 그래 봐야 아가씨 소꿉놀이일 뿐이야 840 01:21:26,464 --> 01:21:27,465 엄마 841 01:21:28,675 --> 01:21:31,428 할머니를 요양원에 모시면 어떨까요? 842 01:21:33,847 --> 01:21:37,392 할머니 덕분에 이 집에 살 수 있는 건데 843 01:21:38,101 --> 01:21:40,395 어떻게 그런 끔찍한 말을 하니? 844 01:21:44,941 --> 01:21:46,526 뭐야, 그 눈빛은? 845 01:21:48,528 --> 01:21:50,280 어머니를 노려보다니 846 01:21:51,239 --> 01:21:52,824 무슨 생각이야? 847 01:22:10,091 --> 01:22:13,219 나는 노려보지 않았다 848 01:22:14,304 --> 01:22:18,224 그저 내 기분을 큰 소리로 외치고 싶었을 뿐 849 01:22:19,559 --> 01:22:21,436 만약 내일 학교에 갔는데 850 01:22:21,937 --> 01:22:24,522 플래카드를 걸고 있는 애들이 있다면 851 01:22:25,190 --> 01:22:27,025 나도 함께 외칠 것 같았다 852 01:22:27,776 --> 01:22:29,486 내용이 뭐든 간에 853 01:22:30,820 --> 01:22:32,989 '아, 그런 거였구나' 854 01:22:33,657 --> 01:22:35,033 비로소 이해가 됐다 855 01:22:44,584 --> 01:22:49,547 다음 날 저녁 식사 때까지 딸이 돌아오지 않았어요 856 01:22:50,674 --> 01:22:54,260 어제는 너무 엄하게 꾸짖은 것 같아서 857 01:22:54,886 --> 01:22:56,846 부드럽게 말을 걸었죠 858 01:23:00,141 --> 01:23:01,476 이제 오니? 859 01:23:02,310 --> 01:23:03,645 오늘은 늦었네 860 01:23:07,607 --> 01:23:09,150 친구랑 있었니? 861 01:23:13,905 --> 01:23:15,448 무슨 일이야? 862 01:23:16,324 --> 01:23:18,368 멀뚱히 있지 말고 들어와 863 01:23:19,703 --> 01:23:22,747 차 끓이려던 참인데 마실래? 864 01:23:23,248 --> 01:23:24,541 밀크티로 할까? 865 01:23:25,709 --> 01:23:28,503 교회 바자회에서 사 온 쿠키도 있단다 866 01:23:32,841 --> 01:23:34,384 저녁은 먹었니? 867 01:23:38,304 --> 01:23:39,973 어쨌든 들어가자 868 01:23:52,861 --> 01:23:54,112 무슨 일 있었어? 869 01:23:59,951 --> 01:24:02,328 나 '드래곤 퀘스트 5' 샀어 870 01:24:03,663 --> 01:24:04,873 버스 왔다 871 01:24:19,763 --> 01:24:20,972 탈 거예요? 872 01:24:21,473 --> 01:24:24,726 죄송해요, 그냥 가주세요 죄송합니다 873 01:24:26,061 --> 01:24:27,061 왜 그래? 874 01:24:29,522 --> 01:24:31,775 난 이 버스 타면 안 돼 875 01:24:31,858 --> 01:24:34,110 엄마가 심부름시켰는데 깜빡했어 876 01:24:34,194 --> 01:24:35,195 뭔데? 877 01:24:35,278 --> 01:24:38,490 이 근처 할머니 집 세입자를 만나야 돼 878 01:24:38,573 --> 01:24:39,616 같이 갈까? 879 01:24:39,699 --> 01:24:42,368 아니, 저녁까지 먹게 될지도 몰라서 880 01:24:42,452 --> 01:24:45,246 - 난 이쪽으로 갈게 - 응, 잘 가 881 01:24:45,330 --> 01:24:46,331 안녕 882 01:25:30,333 --> 01:25:31,417 나 왔어 883 01:25:49,561 --> 01:25:53,064 비프스튜 끓이고 있어 너 좋아하잖아? 884 01:25:53,857 --> 01:25:57,485 어떡해, 드레싱 사 오는 걸 깜빡했네 885 01:25:59,070 --> 01:26:00,363 만들면 되지 886 01:26:00,446 --> 01:26:04,492 난 만들 줄 몰라, 네가 해줄래? 887 01:26:05,285 --> 01:26:06,369 알았어 888 01:26:13,334 --> 01:26:15,753 간장을 조금 넣으면 어떨까? 889 01:26:29,851 --> 01:26:31,186 뭐 하는 거예요? 890 01:26:36,107 --> 01:26:37,525 해명해 봐요 891 01:26:38,818 --> 01:26:41,946 야근한다면서 사실은 매일 여기 온 거예요? 892 01:26:43,156 --> 01:26:45,200 게다가 할머니 집이잖아요! 893 01:26:48,203 --> 01:26:50,580 둘 다 정신 나갔어요? 894 01:27:01,341 --> 01:27:04,135 일단 앉아라 895 01:27:13,478 --> 01:27:17,398 집에서는 그런 식탁을 본 적조차 없었다 896 01:27:18,233 --> 01:27:22,320 애초에 비프스튜가 상에 올라온 적도 없었고 897 01:27:22,403 --> 01:27:25,156 아버지가 좋아하는 음식인 줄도 몰랐다 898 01:27:25,949 --> 01:27:27,825 엄마한테 미안하지도 않아요? 899 01:27:34,165 --> 01:27:35,875 엄마보다 저 사람이 더 좋아요? 900 01:27:38,920 --> 01:27:41,214 - 이혼할 거예요? - 그런 거 아니야 901 01:27:43,925 --> 01:27:46,427 농사짓고 할머니 돌보게 하려고요? 902 01:27:48,429 --> 01:27:51,349 차라리 이혼하고 그 집에서 엄마를 놔줘요 903 01:27:52,600 --> 01:27:54,435 내가 여기서 엄마랑 살 테니까 904 01:27:55,186 --> 01:27:57,230 아빠는 저 사람이랑 그 집에서 살아요 905 01:27:58,773 --> 01:28:02,360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야 906 01:28:03,319 --> 01:28:05,905 세상 물정 모르고 의지할 데 없는 아가씨를 907 01:28:05,989 --> 01:28:08,324 사토시가 어떻게 버리겠니 908 01:28:11,744 --> 01:28:13,371 아빠도 그렇게 생각해요? 909 01:28:18,793 --> 01:28:21,087 어느 시점에 머물러 있는 거예요? 910 01:28:21,754 --> 01:28:24,757 엄마는 이제 세상 물정 모르는 아가씨가 아니라고요 911 01:28:25,842 --> 01:28:28,428 살림을 꾸려 가는 것도 엄마잖아요 912 01:28:30,680 --> 01:28:32,140 집 안의 일과 913 01:28:33,641 --> 01:28:35,768 바깥세상은 다른 법이야 914 01:28:36,769 --> 01:28:37,937 그래 915 01:28:38,938 --> 01:28:41,482 넌 세상의 냉혹함을 모르니까 916 01:28:42,150 --> 01:28:44,986 둘 중 하나를 택하면 자기가 원하는 한쪽을 917 01:28:45,069 --> 01:28:47,822 반드시 얻을 수 있다고 착각하는 거야 918 01:28:49,407 --> 01:28:52,243 그쪽은 험난한 세상을 얼마나 알길래요? 919 01:28:53,995 --> 01:28:58,124 네가 태어나기 조금 전에 거대 악과 싸웠지 920 01:28:58,624 --> 01:29:00,001 사토시와 함께 921 01:29:00,626 --> 01:29:01,961 학생운동 얘기예요? 922 01:29:02,879 --> 01:29:03,713 그래 923 01:29:03,796 --> 01:29:05,340 아빠한테 물어봤어요 924 01:29:08,509 --> 01:29:12,430 폭력을 휘두르는 아버지한테 맞서 싸울 용기가 없어서 925 01:29:12,513 --> 01:29:14,766 화살을 바깥으로 돌린 거 아니에요? 926 01:29:15,933 --> 01:29:16,976 아버지는 927 01:29:17,602 --> 01:29:20,772 내가 일기를 읽은 걸 눈치챈 것 같았다 928 01:29:22,398 --> 01:29:26,277 베트남전이 어떻게 되든 일미 안보가 어떻게 되든 929 01:29:26,361 --> 01:29:29,364 직접적으로 마음에 상처를 주진 않잖아요? 930 01:29:31,115 --> 01:29:34,077 그걸 알고 학생운동을 했을 줄 알았어요 931 01:29:35,536 --> 01:29:37,789 그때는 몰랐다고 하더라도 932 01:29:38,373 --> 01:29:40,333 지금쯤은 깨달았을 줄 알았죠 933 01:29:42,627 --> 01:29:45,380 그래서 '아름다운 집'을 원했던 거 아니에요? 934 01:29:49,133 --> 01:29:50,760 할아버지도 돌아가셨는데 935 01:29:52,053 --> 01:29:53,888 이번엔 뭐가 불만이어서 도망쳐요? 936 01:29:56,307 --> 01:29:57,767 히토미 씨랑 있으면 937 01:29:58,476 --> 01:30:01,062 투쟁하던 시절로 돌아간 것 같고 그래요? 938 01:30:04,190 --> 01:30:07,485 이분과도 아름다운 집을 꾸릴 순 없다는 걸 아니까 939 01:30:07,568 --> 01:30:09,320 이혼 안 하는 거죠? 940 01:30:16,285 --> 01:30:17,578 나약해 941 01:30:20,456 --> 01:30:21,958 엄마한테 보호받고 942 01:30:22,625 --> 01:30:24,460 다른 여자한테 보호받고 943 01:30:25,503 --> 01:30:28,297 혼자 살 수 없는 건 아빠라고요! 944 01:30:30,383 --> 01:30:31,843 엄마한테 사과해요! 945 01:30:37,432 --> 01:30:38,933 그만 좀 해! 946 01:30:41,644 --> 01:30:44,147 너희 모녀를 보고 있기 힘들어서 947 01:30:44,230 --> 01:30:46,441 집에 들어가기 싫어하는 거라고 948 01:30:49,402 --> 01:30:51,904 넌 엄마한테 사랑받으려고 안간힘을 쓰는데 949 01:30:52,655 --> 01:30:55,241 엄마는 일부러 널 외면하지 950 01:30:56,492 --> 01:30:58,995 사토시는 그걸 보는 게 괴롭대 951 01:31:00,913 --> 01:31:02,165 뭐가 어째요? 952 01:31:04,876 --> 01:31:07,086 당신과 결혼하지 않았다고 해서 953 01:31:07,587 --> 01:31:09,505 당신을 가장 사랑하지 않는다고 해서 954 01:31:10,631 --> 01:31:12,467 동지인 척하는 건 그만둬요 955 01:31:19,223 --> 01:31:22,852 엄마한테 사랑받는 걸 포기하면 너도 편해질 텐데 956 01:31:24,437 --> 01:31:26,397 고등학생이 돼서까지 957 01:31:26,481 --> 01:31:29,859 네 존재를 인정받으려고 발버둥 치고 있잖아 958 01:31:29,942 --> 01:31:32,528 상상도 적당히 하셔야죠 959 01:31:33,154 --> 01:31:36,073 이건 네 아빠가 한 말인데? 960 01:31:42,872 --> 01:31:47,502 네 엄마 입장에서도 그렇게 의지했던 어머니가 961 01:31:48,002 --> 01:31:50,546 손녀를 지키려고 자살했으니 962 01:31:51,797 --> 01:31:54,133 쉽게 떨쳐낼 수 없겠지 963 01:31:54,217 --> 01:31:56,511 네 엄마가 볼 때는 964 01:31:57,178 --> 01:32:00,389 사랑하는 사람의 마지막 선택이 자기가 아니라 965 01:32:00,473 --> 01:32:02,934 딸인 너였으니까 말이야 966 01:32:04,477 --> 01:32:06,979 그게 용서가 안 됐을 테지 967 01:32:13,319 --> 01:32:14,487 듣기 싫어 968 01:32:16,531 --> 01:32:17,865 듣기 싫어 969 01:32:19,492 --> 01:32:21,285 듣기 싫다고! 970 01:32:32,964 --> 01:32:34,340 할머니가… 971 01:32:36,467 --> 01:32:39,720 날 구하려고 자살하신 게 사실이에요? 972 01:32:53,067 --> 01:32:54,527 미안해요 973 01:32:57,863 --> 01:32:59,407 미안해요 974 01:33:02,159 --> 01:33:03,661 미안해요 975 01:33:05,204 --> 01:33:07,290 미안해요 976 01:33:22,346 --> 01:33:23,848 사랑해 977 01:33:26,475 --> 01:33:28,352 미안해요 978 01:33:58,174 --> 01:34:01,427 나는 딸을 꼭 껴안고 말했습니다 979 01:34:02,178 --> 01:34:03,471 사랑한다고 980 01:34:04,555 --> 01:34:05,806 그런데 981 01:34:05,890 --> 01:34:08,851 그 마음은 딸에게 전해지지 않았어요 982 01:34:09,852 --> 01:34:10,853 아니… 983 01:34:11,896 --> 01:34:13,564 전해졌기 때문에 984 01:34:14,065 --> 01:34:18,361 자신이 내게서 빼앗은 것의 크기를 깨달았을지도 모르죠 985 01:34:21,030 --> 01:34:25,785 그리고 내 안에선 끔찍한 기억이 되살아났어요 986 01:34:32,541 --> 01:34:33,668 그만해 987 01:34:36,671 --> 01:34:38,005 그만하라고! 988 01:34:39,006 --> 01:34:41,384 내가 나가면 이 아이는 깔리고 말아 989 01:34:41,884 --> 01:34:44,553 왜 엄마 말을 못 알아듣는 거야? 990 01:34:45,513 --> 01:34:47,932 부모라면 자식을 구해야지 991 01:34:51,394 --> 01:34:53,646 아니, 아니에요! 992 01:34:54,146 --> 01:34:55,981 난 어머니를 구하고 싶어요 993 01:34:56,732 --> 01:34:58,901 아이 같은 건 또 낳을 수 있잖아요! 994 01:35:00,736 --> 01:35:02,029 부탁이다 995 01:35:03,823 --> 01:35:06,075 제발 엄마 말 들어 996 01:35:07,785 --> 01:35:09,787 나는 내가 사는 것보다 997 01:35:10,663 --> 01:35:14,667 내 삶이 미래로 이어지는 게 훨씬 더 기뻐 998 01:35:15,167 --> 01:35:18,295 그러니까 빨리 이 아이를 구해 999 01:35:18,796 --> 01:35:21,674 어머니! 어머니, 안 돼요! 1000 01:35:21,757 --> 01:35:24,635 어머니, 제발 내 손 잡아요! 1001 01:35:25,720 --> 01:35:26,971 어머니! 1002 01:35:29,765 --> 01:35:31,517 너를 낳아서 1003 01:35:32,810 --> 01:35:36,147 엄마는 정말로 행복했어 1004 01:35:36,981 --> 01:35:39,525 안 돼… 그러지 마요! 1005 01:35:43,654 --> 01:35:44,947 고맙다 1006 01:35:47,241 --> 01:35:49,744 이제부터 네 사랑을 1007 01:35:51,454 --> 01:35:52,955 아이한테 쏟아 1008 01:35:55,291 --> 01:35:57,626 소중히 키우고 1009 01:35:59,628 --> 01:36:02,214 최선을 다해 사랑하는 거야 1010 01:36:03,215 --> 01:36:04,215 안 돼요 1011 01:36:05,342 --> 01:36:07,720 안 돼! 어머니! 1012 01:36:09,722 --> 01:36:11,307 어머니! 1013 01:36:15,478 --> 01:36:18,481 안 돼요! 그러지 말아요! 어머니! 1014 01:36:18,564 --> 01:36:20,357 어머니, 안 돼요! 1015 01:36:25,154 --> 01:36:26,906 어머니! 1016 01:36:32,077 --> 01:36:33,370 어머니! 1017 01:36:39,460 --> 01:36:42,171 어머니… 1018 01:36:44,965 --> 01:36:46,300 안 돼… 1019 01:36:48,761 --> 01:36:50,054 어머니! 1020 01:36:52,431 --> 01:36:56,435 어머니! 제발, 안 돼요 1021 01:37:43,691 --> 01:37:45,359 무슨 일 있었어? 1022 01:37:56,787 --> 01:37:58,205 할머니가… 1023 01:38:01,041 --> 01:38:04,420 날 구하려고 자살하신 게 사실이에요? 1024 01:38:09,383 --> 01:38:11,260 경동맥을 자르셨어요? 1025 01:38:24,189 --> 01:38:25,691 미안해요 1026 01:38:30,362 --> 01:38:32,197 미안해요 1027 01:38:35,868 --> 01:38:37,703 미안해요 1028 01:38:39,622 --> 01:38:41,165 미안해요 1029 01:38:54,970 --> 01:38:56,055 사랑해 1030 01:38:58,098 --> 01:38:59,350 나는 한순간 1031 01:38:59,850 --> 01:39:02,519 어머니가 나를 안아줄 거라 생각했다 1032 01:39:03,354 --> 01:39:06,857 어머니 혼자 짊어지고 살던 고통도 1033 01:39:06,941 --> 01:39:10,444 앞으로는 둘이서 나눌 수 있겠구나 했다 1034 01:39:10,527 --> 01:39:13,572 기쁨과 비슷한 감정이 솟구쳐 오르는 동시에 1035 01:39:14,073 --> 01:39:16,617 목에 강한 압박이 느껴졌다 1036 01:39:16,700 --> 01:39:20,746 어머니라면 날 죽여도 상관없다고 생각했지만 1037 01:39:20,829 --> 01:39:22,331 그건 아니었다 1038 01:39:47,898 --> 01:39:49,566 뭐 하는 거야! 1039 01:39:51,110 --> 01:39:53,237 이게 무슨 짓이야! 1040 01:40:06,875 --> 01:40:11,046 멍하니 서 있지 말고 빨리 구급차나 불러! 1041 01:40:13,632 --> 01:40:17,886 이럴 때 겁이나 집어먹고 그러고도 네가 엄마야? 1042 01:41:01,096 --> 01:41:04,224 사야카! 1043 01:41:05,726 --> 01:41:06,977 사야카! 1044 01:41:07,061 --> 01:41:11,106 어머니는 몇 번이고 누군가의 이름을 외쳤다 1045 01:41:12,107 --> 01:41:13,484 듣다 보니 1046 01:41:14,610 --> 01:41:16,278 문득 기억이 났다 1047 01:41:17,654 --> 01:41:19,323 내 이름이 1048 01:41:20,115 --> 01:41:21,533 사야카였다는 게 1049 01:41:21,617 --> 01:41:22,785 사야카! 1050 01:41:30,292 --> 01:41:32,336 작별 인사도 했으면서 1051 01:41:33,087 --> 01:41:35,964 어둠 속에서 이 손을 꼭 잡고 있는 것이 1052 01:41:37,216 --> 01:41:38,884 어머니라고 생각하다니 1053 01:41:39,927 --> 01:41:41,595 나도 참 뻔뻔하다 1054 01:41:58,529 --> 01:41:59,863 사야카 1055 01:42:06,411 --> 01:42:07,704 알아보겠어? 1056 01:42:16,296 --> 01:42:17,965 단 한 가지 1057 01:42:19,633 --> 01:42:21,552 소원이 이루어진다면 1058 01:42:23,595 --> 01:42:26,557 사랑하는 내 딸의 의식이 1059 01:42:28,225 --> 01:42:31,478 하루라도 빨리 돌아오게 해달라고 1060 01:42:32,813 --> 01:42:34,148 기도했습니다 1061 01:42:37,860 --> 01:42:39,736 소중한 내 어머니가… 1062 01:42:42,698 --> 01:42:46,118 목숨을 걸고 지킨 그 생명이 1063 01:42:48,245 --> 01:42:50,414 빛을 되찾고 1064 01:42:52,541 --> 01:42:55,544 아름답게 피어날 수 있도록 1065 01:42:58,255 --> 01:42:59,590 기도란 1066 01:43:00,841 --> 01:43:05,596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하느님 앞에 내어놓는 것입니다 1067 01:43:29,077 --> 01:43:31,455 제가 잘못 생각하고 있었어요 1068 01:43:37,836 --> 01:43:39,838 - 잘 먹었습니다 - 감사합니다 1069 01:43:39,922 --> 01:43:41,215 감사합니다! 1070 01:43:45,010 --> 01:43:46,929 본능이라고는 하지만 1071 01:43:47,429 --> 01:43:51,433 모성은 인간의 본성으로서 타고나는 게 아니라 1072 01:43:52,184 --> 01:43:56,021 학습을 통해 후천적으로 형성되는 게 아닐까요? 1073 01:44:01,109 --> 01:44:05,781 그런데도 사람들은 원래 갖고 있어야 하는 걸로 오해하죠 1074 01:44:06,406 --> 01:44:08,992 여성에게 모성이 없다고 하면 1075 01:44:09,076 --> 01:44:12,663 인격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처럼 여기기 때문에 1076 01:44:13,163 --> 01:44:16,750 온갖 말을 갖다 붙이며 필사적으로 증명하려는 거예요 1077 01:44:18,335 --> 01:44:20,003 이런 말들이죠 1078 01:44:20,087 --> 01:44:23,173 '소중히 키우고 최선을 다해 사랑했습니다' 1079 01:44:29,680 --> 01:44:30,973 그렇다면 1080 01:44:32,224 --> 01:44:35,602 아까 교무실에서 얘기했던 학생 자살 사건이 1081 01:44:36,812 --> 01:44:40,607 어머니와의 관계 때문에 발생한 걸로 밝혀진다면 1082 01:44:41,608 --> 01:44:42,901 어떨 것 같아? 1083 01:44:47,489 --> 01:44:49,825 그 학생한테 말해주고 싶겠죠 1084 01:44:52,619 --> 01:44:55,163 세상엔 두 종류의 여자가 있다고요 1085 01:44:57,124 --> 01:44:58,292 두 종류? 1086 01:45:02,045 --> 01:45:03,505 어머니와 딸이요 1087 01:45:07,342 --> 01:45:08,593 무슨 뜻이야? 1088 01:45:10,554 --> 01:45:13,432 언제까지나 누군가의 딸로 남고 싶어 하는 1089 01:45:15,225 --> 01:45:17,102 그런 여자도 있어요 1090 01:45:21,732 --> 01:45:23,984 그걸 말해주는 게 의미가 있나? 1091 01:45:30,657 --> 01:45:34,494 너는 어느 쪽인데? 1092 01:45:38,123 --> 01:45:39,416 글쎄요 1093 01:45:48,675 --> 01:45:54,473 뭐, 진지하게 생각한다고 결과가 좋다는 보장은 없지만 1094 01:45:56,183 --> 01:46:00,645 '좋은 게 좋은 거다'가 안 되는 사람이잖아? 1095 01:46:07,069 --> 01:46:08,278 어쨌거나 1096 01:46:09,237 --> 01:46:11,948 나도 그 사건 좀 알아볼게 1097 01:46:13,825 --> 01:46:14,826 네 1098 01:46:28,465 --> 01:46:29,633 그건 그렇고 1099 01:46:30,842 --> 01:46:33,053 아버지는 어떤 존재야? 1100 01:46:37,307 --> 01:46:40,143 용서할 수 없는 부분도 많았는데 1101 01:46:41,853 --> 01:46:44,064 나도 결혼하고 나니까 1102 01:46:44,898 --> 01:46:47,692 이제는 아버지를 마주할 수 있게 됐어요 1103 01:46:49,444 --> 01:46:50,654 그렇군 1104 01:46:52,280 --> 01:46:53,740 다행이네 1105 01:46:59,121 --> 01:47:01,373 "리츠" 1106 01:47:36,408 --> 01:47:37,576 혹시 1107 01:47:38,285 --> 01:47:39,536 임신한 거야? 1108 01:47:43,373 --> 01:47:44,583 네 1109 01:47:47,711 --> 01:47:49,463 토오루도 좋아해? 1110 01:47:51,548 --> 01:47:53,341 - 축하해! - 축하해! 1111 01:47:53,425 --> 01:47:54,551 고맙습니다 1112 01:47:54,634 --> 01:47:55,760 딸이야, 아들이야? 1113 01:47:56,803 --> 01:47:58,305 딸인 것 같아요 1114 01:47:59,473 --> 01:48:00,849 그렇구나 1115 01:48:04,019 --> 01:48:06,188 이제 집에 가볼게요 1116 01:48:06,271 --> 01:48:08,857 그럴래? 또 보자 1117 01:48:10,025 --> 01:48:11,568 다리 올려드릴게요 1118 01:48:14,070 --> 01:48:15,155 됐어요 1119 01:48:16,281 --> 01:48:18,909 - 루미코 - 네 1120 01:48:19,784 --> 01:48:21,745 저 사람 누구야? 1121 01:48:22,370 --> 01:48:25,290 루미코 애인이야? 1122 01:48:25,874 --> 01:48:28,084 사토시잖아요, 어머님 1123 01:48:30,629 --> 01:48:33,965 루미코, 나 물 좀 다오 1124 01:48:34,049 --> 01:48:35,050 네 1125 01:48:36,718 --> 01:48:38,887 처음 뵙겠습니다 1126 01:48:40,472 --> 01:48:42,933 루미코는 1127 01:48:44,017 --> 01:48:48,980 소중한 내 딸이야 1128 01:48:49,064 --> 01:48:51,274 여기 물 드세요 1129 01:48:51,358 --> 01:48:52,776 그래 1130 01:48:56,696 --> 01:48:59,950 고맙습니다 1131 01:49:29,938 --> 01:49:31,314 엄마 1132 01:49:32,357 --> 01:49:35,277 할 말 있는데 통화 괜찮아요? 1133 01:49:40,824 --> 01:49:42,325 나 임신했어요 1134 01:49:49,374 --> 01:49:51,501 무서워할 필요 없어 1135 01:49:53,295 --> 01:49:55,255 우리의 삶을 1136 01:49:56,339 --> 01:50:00,260 미래로 이어지게 해줘서 고맙구나 1137 01:51:01,529 --> 01:51:03,490 나는 어느 쪽일까? 1138 01:52:49,137 --> 01:52:52,140 "원작 소설: 미나토 가나에의 '모성'" 1139 01:55:22,665 --> 01:55:27,462 자막: 김현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