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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콰이강의 다리 "

 

- 빨리 끝내고 막사로 가
- 암, 그래야죠

 

신참들이 이 무덤들을 보면
줄행랑을 놓겠죠

 

농담할 시간 없으니까
빨리 끝내! 서둘러!

 

환자 명단에
좀 넣어줘요

 

좀 봐줘요
의무실로 보내달라고요

 

안 아프잖아
자네도 멀쩡하고

 

- 쉬어즈, 왜 항상 꾀병이지?
- 여기 묻히긴 싫거든요

 

가네마츠 대위!

 

- 담배 있소?
- 아침에 줬잖아, 둘 다

 

그러셨죠
그래서 보답을 할까 하는데...

 

아침에 진심 어린 친절을
베풀어 주셨잖아요

 

그러니 보답을 해야죠

 

그래서 이 라이터를
드릴까 하는데

 

훔쳤냐고요?
저기 묻힌 영국인이 준 겁니다

 

자기를 묻어주는 사람에게
남겨준다고 했거든요

 

나도 묻히기 전에
드리고 싶어서요

 

꽤나 웃기는 친구로군

 

좋아, 둘 다
환자 명단에 올려주지

 

뇌물 주다가 사이토 대령한테
들키면 어쩌려고요?

 

들키기 전에
여기를 빠져나가야지

 

아주 멀리...

 

잽싸게 끝내자고

 

이 자리에...

 

- 누구를 묻었는지 잊어버렸어
- 톰슨이죠

 

맞아

 

군번 01234567
톰슨 허버트 상병, 여기 잠들다

 

왕의 부대인지 여왕의 부대 소속인지
암튼 용맹스러운 군인이었으며

 

1943년
각기병으로 사망

 

조국의 영광스러운...

 

- 진짜로 왜 죽었대?
- 고인을 모독하지 마세요

 

모독하는 게 아니야

 

편히 잠들게

 

생전에는 편하게 지내지
못했을 거야

 

잘 부축해라!

 

다 왔다

 

기운 내!

 

A중대, 제자리걸음!

 

B중대, 제자리걸음!

 

대대, 제자리 서!

 

좌향좌!

 

열중쉬어!
편히 쉬어

 

무덤 파려면
정신이 없겠군

 

수고했네

 

저 대령은 여기가
어딘지도 모를걸요

 

- 제대로 알려주실 거죠?
- 아니

 

장교면 장교답게 구세요

 

일동...

 

- 니콜슨이라고 하오
- 사이토 대령이오

 

천황 폐하의 이름으로
제군들을 환영한다

 

난 이 수용소의
부대장이다

 

제16 수용소라는 곳이지

 

우린 방콕과 양곤을 잇는
대규모 철도를 건설 중인데

 

너희 영국군 포로들은
콰이강에 다리를 세워야 한다

 

기술이 요구되는
즐거운 작업이지

 

장교들도 사병과 마찬가지로
작업에 임해야 한다

 

일본군은 게으른 자들을
먹이지 않는다

 

열심히 일하면
대우받을 것이다

 

허나 잔꾀를 부렸다간
처벌받을 것이다

 

탈출에 대해서
한마디 하겠다

 

여긴 철망도 없고
방책도, 감시탑도 없다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여긴 밀림 속의 섬이다
탈출은 불가능하다

 

시도했다간 죽는다

 

오늘은 쉬고
내일부터 시작한다

 

제군들에게 야마시타 장군님의
좌우명을 들려주겠다

 

- 즐거운 마음으로 일하라
- 즐거운 마음으로 일하라

 

해산!

 

대대! 열중쉬어!

 

휴즈 소령은 앞으로!
대대, 편히 쉬어

 

부상병들을 의무실로
데려가서 치료하도록

 

- 난 소장과 할 얘기가 있네
- 알겠습니다

 

대령!

 

방금 한 연설
잘 들었소

 

내 부하들은
영국군의 모범을 보일 거요

 

나와 장교들이
부하들을 책임지겠소

 

그런데
간과하신 것이 있소

 

장교를 노역에 동원하는 것은
제네바 협약을 어기는 것이오

 

- 그렇소?
- 원한다면 협약 사본을 보여드리겠소

 

필요 없을 거요

 

차렷!

 

앉도록

 

가시죠

 

- 클립톤과 얘기 좀 하겠네
- 알겠습니다

 

치료는 잘 돼가나
클립톤?

 

- 팔은 어때, 제닝스?
- 괜찮습니다

 

미 해군 쉬어즈 중령과
인사 나누시죠

 

- 좋아
- 반갑습니다

 

의무실에 중령과 호주인만
남아있더군요

 

수용소를 짓고 살아남은
유일한 생존자들입니다

 

- 미 해군이 어떻게 여기에?
- 바다 대신 육지에서 표류했죠

 

배를 잃었소?

 

휴스턴 호였는데 해안에 좌초했다가
다른 생존자들과 갈라졌어요

 

- 여기 있던 포로들은?
- 주로 호주인이었고...

 

영국인, 인도인, 버마인
태국인이 몇몇 있었죠

 

- 다들 어떻게 됐소?
- 죽었죠

 

말라리아, 이질, 각기병...

 

가뭄, 중노동, 총상
독사 때문에 죽어 나갔죠

 

사이토 대령도 한몫했고
힘들어서 자살한 사람도 있죠

 

- 클립톤이 검사해줬소?
- 할 참이었습니다

 

- 면도는 나중에 하고 이리 오시죠
- 알겠네

 

장교 숙소에서 묵으시오
쓸 만한 옷도 구해드리겠소

 

제 걱정은 마십시오
환자 명단에서 빠지긴 싫습니다

 

그리고 작업복은
여기서 걸치기엔 딱이에요

 

- 당신네 장교들은 노역을 했소?
- 그렇다고 봐야죠

 

사실 그것 때문에
대령과 얘기했소

 

- 이름이...
- 사이토

 

- 이제 상황 파악을 했을 거요
- 그래요?

 

합리적인 사람 같더군
그만 가보겠소

 

7시에 장교 회의가 있으니
요구 사항을 작성해 주시오

 

그러죠

 

- 가능한 한 돕겠소
- 감사합니다

 

- 왜 그러시죠?
- 아닐세

 

- 말해봐요
- 사이토를 표현할 말은 많지

 

그런데 합리적이란 얘기는
처음이야

 

니콜슨 대령님은 그 말뜻을
잘못 알고 있나 보죠

 

더 할 말은?

 

- 질문 있습니다
- 말하게, 제닝스

 

탈출위원회에 대해
쉬어즈 중령과 얘기해봤는데...

 

- 탈출위원회는 없을 걸세
- 하지만 제닝스 중위에게 계획이...

 

물론 계획이야 있겠지만
어디로 탈출하나?

 

밀림 속으로?

 

사이토 말대로야

 

철망도 필요 없어
탈출은 곧 죽음이야

 

이곳에 익숙한 쉬어즈 중령도
동의할 걸세

 

- 성공 확률은 백분의 일이죠
- 그렇소

 

- 한마디만 더 할게요
- 하시오

 

수용소에서 살아남을
확률은 더 낮아요

 

묘지를 보셨으니
잘 아시겠죠

 

탈출할 희망을 버린다는 건
사형 선고나 마찬가지예요

 

그럼 왜 탈출을
시도하지 않았소?

 

시간을 벌면서 적당한 시기와
동료를 찾고 있었죠

 

기분은 이해하오

 

물론 포로가 된 군인의 임무는
탈출을 시도하는 거지만

 

우린 당신이 모르는
법적인 문제가 걸려 있소

 

싱가포르에서 항복하라는
상부의 명령을 받았기 때문에

 

탈출은 군법에 어긋날
소지가 있소, 재미있나?

 

네, 기가 막히네요

 

죄송하지만
전 반대입니다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법을 지키겠다는 겁니까?

 

법 없이는 문명도 없소

 

제 말이 그겁니다
여긴 문명이 없어요

 

그럼 문명을
전파할 기회로군

 

탈출 얘기는 그만합시다

 

다른 사항 없나?

 

그럼 다 된 것 같군

 

내일 아침부터 모든 계획이
차질 없이 진행됐으면 하네

 

그리고 명심하게

 

부하들은 일본군이 아닌 우리들의
지휘를 받는다고 생각해야 하네

 

그렇게 생각하는 한
부하들은 노예가 아니라 군인이지

 

무슨 말인지 알겠나?

 

대령님 부하들은 끝까지
군인으로 남았으면 합니다

 

하지만 난 그냥
살아남은 노예일 뿐입니다

 

미국인치곤 괴상하군

 

부대와 오랫동안 떨어져
혼자 지내서 그래

 

우리 교훈으로 삼도록

 

대대, 차렷!

 

영국 포로들!

 

영국군이라고
부르지 않는 데 주목하라

 

항복한 순간부터 너희들은
더 이상 군인이 아니다

 

5월 12일까지
다리를 완성해야 한다

 

앞으로 너희들은 일본 측 기술자인
미우라 중위의 지휘 아래 일한다

 

시간이 없으니
전원 작업에 임하도록!

 

장교들도 같이한다

 

장교들은 항복을 선언하면서
너희들을 배신했다

 

장교들의 불명예로
너희들은 수치스럽겠지만

 

짐꾼으로 사는 것이

 

영웅으로 죽는 것보다
낫다고 한 건 바로 장교들이다

 

그리고 너희들을 데려온 건
내가 아니라 장교들이다!

 

그러므로 장교들도
너희들과 함께 일해야 한다

 

이상이다

 

장교 포로들도
연장을 집어라

 

브래들리, 제자리로!

 

사이토 대령, 제네바 협약
제27조를 상기시켜 드리겠소

 

'건강한 전쟁 포로에게
노역을 시킬 수 있으나'

 

- '장교는 제외한다'
- 책을 주시오

 

- 읽을 줄은 아시오?
- 그럼 일본어 읽을 줄 아시오?

 

아니오, 번역이 문제라면
내가 도와드리리다

 

이 규약에는 분명히...

 

제자리!

 

지금 규약이라고 했나?

 

무슨 규약?
비겁한 자의 규약?

 

군인의 규약인
무사도가 뭔지 아나?

 

모르잖아?
지휘관의 자격도 없어!

 

문명 세계의 원칙을
무시하겠다면

 

우린 당신들에게
복종할 의무가 없소

 

우리 장교들은
일할 수 없소이다

 

두고 보자

 

영국 포로들은
모두 작업장으로!

 

- 상사
- 네!

 

사병들을 데려가라

 

대대, 연장을 집는다

 

대대, 작업장을 향해
좌향좌!

 

A중대, 우로 봐!
앞으로가!

 

우로 봐!

 

전방을 향해!

 

A중대, 앞으로가!

 

왜 저러죠?

 

증인들을
전부 없애려는 거야

 

상황 파악을
똑바로 하시오

 

- 장교들에게 일하라고 해
- 싫소!

 

셋까지 세겠다

 

셋 셀 때까지
작업장으로 가지 않으면...

 

발포 명령을 내리겠어

 

정말 쏠 거야
진짜로 쏜다니까

 

- 하나
- 경고하겠소, 사이토 대령

 

 

멈춰요!

 

사이토 대령님

 

난 전부 목격했습니다
의무실 환자들도 봤고요

 

증인도 많은데

 

저들이 집단 탈출해서
왔다고 하실 건가요?

 

- 시끄러워
- 대부분 걷지도 못해요

 

무장도 안 한 사람을 죽이는 게
무사도인가요?

 

봤지? 이래서 환자 명단에
올라가 있는 게 낫다니까

 

저 양반 배짱도
보통이 아니네요

 

무덤에 묻힌
600명도 그랬지

 

- 뭐라고요?
- 저런 배짱 말이야

 

1914년에 영국군 장교들은
지휘봉만 들고 육탄 돌격을 했다고

 

- 무슨 말인지 알겠어요
- 알긴 뭘 알아!

 

덕분에 우리까지
죽게 생겼는데

 

저도 따라가고 싶습니다

 

팔은 거의 다 나았어요

 

대령은 어쩌고?

 

대령님은 탈출하지 말라고
명령한 게 아니라 자제하라는...

 

저런 양반이 자제하라는 건
하지 말라는 명령이야

 

또 시작이군

 

사이토 대령님이 장교들을
오두막에 가두라고 하셨소

 

부하들에게 전하시오

 

당신은 말고

 

따라오시오

 

- 대령님을 풀어줘라!
- 대령님을 풀어줘라!

 

찜통에 넣는군

 

♪ 그는 너무도 멋진 친구라네
너무도 멋진 친구... ♪

 

♪ 그는 너무도 멋진 친구라네
다들 그렇게 칭찬한다네 ♪

 

♪ 다들 그렇게 칭찬해
다들 그렇게 칭찬해 ♪

 

♪ 그는 너무도 멋진 친구라네
너무도 멋진 친구... ♪

 

♪ 그는 너무도 멋진 친구라네
다들 그렇게 칭찬한다네 ♪

 

만세! 만세!

 

넘어간다!

 

- 하나, 둘, 셋, 당겨!
- 서둘러!

 

하나, 둘, 셋, 당겨!

 

안 돼, 안 돼!

 

- 뭐 하고 있어?
- 줄을 놔!

 

날 만나겠다고?

 

3일 동안이나
면회 신청을 했습니다

 

니콜슨 대령을
움막에 가둬놓고

 

널 총살할 수도 있어

 

탈출한 포로들은
네가 관리하던 환자였어

 

- 전 아무것도 몰랐습니다
- 상관없어

 

어떤 놈들은
탈출한 놈들을 우러러보면서

 

잠깐이나마 탈출과 죽음 사이에서
군인의 피가 끓었을 거야

 

하지만 탈출은 무모해

 

두 놈은 총 맞아 죽었고
한 놈은 익사했다!

 

왜 죽었을까?
그건 현실 도피일 뿐이야

 

이것이 현실이지

 

오늘 달성했어야 할
목표 지점이 바로 여기야

 

하지만 실제로는
여기까지밖에 못 했어

 

자네 대령이 고집을 부려서
공사가 지연되고 있다고

 

게다가 포로들이
공사를 방해하고 있어

 

내가 직접 목격했다
전부 총살할 수도 있어

 

그럼 다리는 누가 짓나요?
그리고 공사 방해가 확실합니까?

 

영국군 장교들이 지휘하지 않아서
실수를 하는 건 아닐까요?

 

지휘는 우리 장교들이 하고
너희 장교들은 일을 해야 해

 

그건 니콜슨 대령이
결정할 몫입니다

 

- 규칙 위반이니까요
- 규칙 얘기 꺼내지도 마!

 

이건 전쟁이야!
크리켓 경기가 아니라고

 

너희들 대령은 돌았어
확실히 돌았지

 

앉아봐

 

대령을 면회하도록
허락하겠다

 

감사합니다

 

대령한테 전해
장교들에게 일을 안 시키면

 

병동을 강제로 폐쇄하고
환자들을 작업장으로 내보낸다고

 

많이들 죽겠지
대령더러 책임지라고 해

 

가서 전해
5분 주겠다

 

군의관이 대령님을
만나러 왔어

 

대령님

 

클립톤입니다

 

음식 좀 가져왔어요

 

- 병사들은?
- 잘 있습니다

 

고기를 조금씩 모았어요
코코넛도 가져왔죠

 

장교들은?

 

별로 좋지 않습니다
아직 수감 중이죠

 

그리고 제닝스 중위는
탈출하다 죽었습니다

 

- 뭐라고?
- 위버 상병과 미국인도 함께 죽었죠

 

제닝스, 불쌍한 친구
내가 그렇게 경고했는데

 

대령님, 시간이
별로 없습니다

 

말씀드리면서
몸을 좀 닦아드리죠

 

- 방금 사이토와 얘기를 나눴어요
- 최악의 지휘관이야

 

진짜 미친 인간이지
얘기 계속하게

 

- 그건 협박이야
- 압니다만 진짜로 실행할 겁니다

 

이건 체면이 걸린 문제라
사이토가 양보할 리 없어요

 

협박은 협박이야

 

대령님, 더는
견디기 어려워요

 

장교들도 저러다 죽느니
일하는 게 낫지 않습니까?

 

부하들도 잘하고 있어요
공사를 최대한 늦추고 있죠

 

덕분에 사이토가
배급량을 줄였습니다만

 

환자들까지 일을 시키면
전부 죽습니다

 

- 이해하시겠어요?
- 그래, 무슨 말인지 알겠네

 

하지만 이건 원칙의 문제야
지금 항복하면 끝도 없어

 

대령님, 우린 울창한 밀림
한가운데 고립된 상태인데

 

아무도 못 말리는 지독한
인간한테 감시당하고 있죠

 

원칙이요? 우리가 어떻게 되건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아요

 

- 그냥 항복하세요
- 그럴 수는 없네

 

내 부대의 장교를
짐꾼처럼 부릴 순 없어

 

- 시간 됐다!
- 알겠소

 

음식 고맙다고 전해주게

 

고기는 환자들이
조금씩 모아준 겁니다

 

코코넛은 훔친 거고요

 

종종 음식을 가져올게요
호위병 하나를 매수했죠

 

가보겠습니다
행운을 빌게요

 

고맙네

 

클립톤!

 

- 그 미국인이 죽었다고 했나?
- 총에 맞아 익사했죠

 

탈출은 미친 짓이야

 

- 3명이 죽었어, 뭘 위해서?
- 다 됐다

 

우리가 이기려면
여기서 더 버텨야 해

 

의사가 우리를 보고
고개를 흔들었어, 무슨 뜻일까?

 

대령님이 뜻을
굽히지 않았다는 거겠지

 

어떤가?

 

니콜슨 대령님은
강압에 굴하지 않겠답니다

 

원칙의 문제랍니다

 

그리고 전 의사로서
포로의 처우에 항의합니다

 

살아 있는 게 용할 정도예요
만약 죽는다면 살인이나 다름없죠

 

그 자가 자초한 거야
내 탓이 아니지

 

어디 아파?

 

둘 다 미쳤거나...
아님 내가 미친 거야

 

저 태양 때문인가?

 

- 죄송합니다
- 이리 와봐

 

하나, 둘, 셋, 넷, 다섯

 

오늘이 며칠이야?

 

15일입니다

 

15일에 5개라니!

 

- 원래는 몇 개를 끝내야 해?
- 20개입니다

 

넘겨봐!

 

이날이 마지막 날이야!
한심한 놈!

 

나가봐!

 

일동!

 

차렷!

 

대대, 차렷!

 

영국 포로들!
질문을 하겠다

 

다리 공사가
왜 진전되지 않는가?

 

이유는 알 것이다
장교들이 게으르기 때문이지!

 

너무 잘나서 노동을
할 수 없다고 생각하거든

 

그래서 너희들은
즐거운 마음으로 일할 수 없고

 

결국 공사까지
지체되고 있다

 

허나 이유는 또 있다
난 사실을 감추지 않는다

 

부끄러운 마음으로 일본군
기술자의 무능을 고백한다

 

미우라 중위

 

그는 무능한 기술자이며
지휘관으로서 자격도 없다

 

고로 그의 지위를
박탈했다

 

내일부터
다시 시작한다

 

감독은 내가 직접 한다

 

오늘은 쉰다

 

놀지 않고 일만 하면
지루한 사람이 된다

 

너희들의 땀방울에 보답하는
의미로 선물을 준비했다

 

즐거운 마음으로 일하자!
중대, 해산!

 

대대, 해산!

 

이것 좀 봐!

 

적십자?
이거 원래...

 

적십자에서 우리한테
보내준 걸로 생색을 내는군!

 

내일부터 다시 시작한다!

 

저것 좀 봐, 해리!
대령님이 나오셔

 

또 곤욕을 치르시겠군

 

오랜만이오, 대령!

 

좀 앉으시오
저녁을 먹으려던 참인데

 

- 영국산 쇠고기 요리요
- 사양하리다

 

이건 스코틀랜드산이오

 

일본 술보다
이걸 좋아하지

 

난 런던에서 3년간 지내며
기술 전문학교를 졸업했소

 

- 건배!
- 미안하오

 

- 천천히 드시겠소?
- 그럽시다

 

난 뛰어난 화가가 아니었소
아버지는 인정하지 않으셨지

 

아버지는 군인의 길이
내 적성이라고 보셨소

 

그래서 전공을 미술에서
공학으로 바꿨소

 

사이토 대령
할 얘기가 있소

 

난 수용소에서 당신이
저지른 만행을 고발할 거요

 

내 입장을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하시는군

 

- 난 명령을 수행해야 하오
- 그러시겠죠

 

5월 12일까지
공사를 끝내야 한단 말이오

 

- 그런데 시간이 없소
- 그렇죠

 

그래서 모든 인력을
동원해야 하오

 

장교는 관리 업무만
해야 합니다

 

다른 공사 구간에선
장교들도 일하고 있소

 

당신도 잘 알 거요!

 

다른 지휘관들의 판단은
내 소관이 아니오

 

놀랍긴 하군요

 

서로 흥분하지 맙시다

 

- 담배 피우겠소?
- 사양하겠소

 

물론 내가 장교도
일해야 한다고 했지만

 

지휘관인 당신까지
일하라고 한 적은 없소

 

내가 내린 명령은
하급 장교들에게만...

 

어떤 장교도 안 됩니다

 

잠깐, 그 문제 때문에
고심했다고 말하려던 참이오

 

그리고 결정했소, 고급 장교들에겐
관리 업무만 맡기고

 

- 하급 장교들만 일을 시키기로
- 안 됩니다, 협약에 명시돼 있소

 

다리를 기간 내에
완성하지 못하면

 

- 어떻게 될 것 같소?
- 전혀 모르겠소

 

난 목숨을
끊어야 할 거요

 

당신이라면 어쩌겠소?

 

내가 당신이라면...

 

차라리 자살하겠소

 

건배!

 

경고하지, 대령
내가 죽어야 한다면...

 

그 전에 많은 이들이
죽게 될 거요, 알겠소?

 

- 클립톤도 그런 얘기를 하더군요
- 그래서?

 

그건 올바른 해결책이 아닙니다
정답을 제시해볼까요?

 

앉으시죠

 

자, 대령...
말해보시오

 

장교의 첫 번째 임무는
지휘라는 것에 동의하시오?

 

- 물론이지
- 좋아요

 

이 다리 공사 말이오
보통 어려운 공사가 아닙니다

 

솔직히 당신네 중위의
능력으로는...

 

- 이름이?
- 미우라

 

미우라! 그런 친구가
이런 공사를 감당할 수 있겠소?

 

하지만 리브스나 휴즈 같은
우리 측 장교들은

 

인도 전역에 다리를 세웠던
경험이 있소

 

그래서 부하들에게 존경을 받소
장교에게 필수적인 덕목이오

 

장교가 존경받지 못하면
사기 저하와 혼란이 야기되죠

 

내 부대에서
그런 상황은 용납할 수 없소

 

공사는 내가 직접 감독하고 있소
몰랐나 보군

 

- 그래서 만족스럽게 진행됐나요?
- 아니오!

 

- 그럴 줄 알았소
- 난 영국인을 증오해!

 

패배한 주제에
수치를 모르고

 

고집은 있지만 자부심이 없고
인내심은 있지만 용기가 없지!

 

가증스러운 것들!

 

- 이런 식으로는 안 됩니다
- 멈춰!

 

정렬하도록!

 

대대, 차렷!

 

대대, 열중쉬어!

 

앉으시오

 

- 오늘이 며칠인지 아시오?
- 날짜 세는 걸 잊었소

 

우리의 위대한
노일전쟁 승전 기념일이오

 

동아시아 전역에서
이날을 기념하고 있소

 

이날을 기념하여 오늘 하루
당신 부하들을 쉬게 했소

 

- 고맙소
- 사면을 선포하겠소!

 

당신과 장교들은
숙소로 돌아가도 좋소

 

사면 조치의 하나로
장교들의 노동을 면제해주지

 

해냈다!

 

훈장감인데요

 

상병, 이쪽 인원은
몇 명이지?

 

- 잘 모르겠습니다
- 모른다고?

 

보통은 12명인데...

 

한 명이 아침에 탈이 나서
서너 명이 의무실로 데려갔습니다

 

정말 아픈 것 같더라고요

 

부하들의 수를
항상 파악하고 있어야 하네

 

알겠습니다

 

어디 아픈 거 아니면
자꾸 찡그리지 말게

 

나도 왜 저러는지는 알지만
저건 군인의 행동이 아냐

 

알겠습니다

 

- 저런 시위는 중단시키게
- 알겠습니다

 

- 리브스
- 네

 

콰이강 같은 곳에
다리를 세워봤나?

 

네, 여섯 번은 되죠
마드라스, 벵골...

 

이게 자네 다리라면
어떤 식으로 작업을 하겠나?

 

어떤 식으로요?
저라면 여기에 세우지 않습니다

 

그래? 이유는?

 

말씀드렸다시피 여긴 최악의
장소죠, 강바닥이 약해요

 

기둥 보이시죠?
가라앉고 있어요

 

아무리 깊이 박아봤자
고정할 수가 없습니다

 

그럼 어디에 짓겠나?

 

하류 쪽으로 내려가서
강폭이 좁아지는 곳에요

 

기둥을 단단하게
세울 수 있거든요

 

휴즈, 이게 자네 다리라면
인력을 어떻게 이용하겠나?

 

현재 방식으로는 곤란합니다
완전히 뒤죽박죽이잖아요

 

일을 뒤죽박죽으로 해놨어요
서로 제각각이죠

 

서로 방해가
되는 때도 있죠

 

그렇군

 

제군들, 우린 지금
큰 문제에 직면했네

 

일본군 덕에
부대원들이 오합지졸이 됐어

 

질서도 규율도 없다고

 

- 우리 대대를 재건해야 해
- 네

 

쉽지는 않겠지만
다행스럽게도 방법은 있어

 

- 이 다리야
- 다리요?

 

그래

 

서구 문명인의 능률적인 일 처리로
저 야만인들의 기를 꺾어놓자고

 

영국군의 능력을
보여주자는 말이네

 

네, 알겠습니다

 

필요한 도구조차
제대로 없는 만큼

 

분명히 힘들겠지만
한번 도전해보는 거야

 

죄송하지만 정말로 다리를
세우시겠다는 말씀입니까?

 

에반스, 평소에도
그렇게 둔했나?

 

난 알아, 부하들에게
몰두할 거리가 필요해

 

- 없던 일이라도 만들어낼 판국이야
- 그렇습니다

 

다행히도 다리가 있으니
제대로 만들어보자고

 

반복하지만 난 부하들을 잘 알아
공사에 긍지를 가져야 하네

 

- 안 그런가?
- 맞습니다

 

리브스, 자네 역할이 중요해
필요한 걸 말하게

 

그럼 휴즈와 내가 준비하지
잘 할 수 있겠나?

 

-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좋아!

 

계획을 세워서
사이토와 협의를 해야겠군

 

눈을 뜨게 해줘야지

 

절차상의 문제는
다 된 것 같군요

 

다음은... 그래

 

다음 내용은 서로에게
불쾌할 수도 있을 겁니다

 

다리 위치를 너무
급하게 선정하셨소

 

다리 위치가 잘못됐소

 

- 위치가 잘못됐다고?
- 불행하게도 그렇소

 

전문가인 리브스 중위가
강바닥을 자세히 조사했는데

 

- 너무 약하다는 결론을 내렸소
- 너무 약하다?

 

바닥이 전부 진흙이오
지금까지 헛수고한 거요

 

- 리브스 중위
- 네

 

여러 가지 검사를 했는데

 

현재 위치에선 교각을
고정할 수 없어서

 

열차가 지나가면 무너집니다
여기 자료가 있습니다

 

- 단위 면적당 압력과 토양저항을...
- 중위, 잠깐 멈춰보겠나?

 

대령님, 차 한잔
할 수 있을까요?

 

교각이 무너지는
사고를 피하려면

 

강 하류로 360m 내려간 곳에
다리를 건설해야 합니다

 

다음 사안으로
넘어갑시다

 

영국군의 하루 작업량을
변경하기로 했습니다

 

- 변경하다니?
- 늘렸소

 

하루 1.4미터에서 1.8미터로 말이오
반대하진 않으시겠죠?

 

- 휴즈 소령, 시작하겠나?
- 네

 

공사 전반에 관한
작업 시간을 조사해봤습니다

 

보시는 바와 같이
인력 배치가 비효율적입니다

 

작업반 재편성을
강력하게 주장하는 바입니다

 

잠깐, 휴즈

 

저녁 식사를 하면서 회의하면
시간을 절약할 수 있을 거요

 

- 여기서 식사할 수 있겠소?
- 물론이오

 

- 계속하게
- 네

 

작업반의 인원을 더 늘려서
특화된 업무를 전담시키면

 

하루 목표 달성량이
30% 증가하게 됩니다

 

그리고 한 가지가
더 있는데...

 

또 하나, 지금 결정해야 하는
중대한 사안이 있소

 

대부분의 영국군은
다리 공사에 투입되다 보니

 

철도 공사에 투입할
인력이 부족하오

 

그러니 일본군을
철도 공사에 투입했으면 합니다

 

마지막 철도 공사 구간을
될 수 있는 대로 빨리 끝냈으면 하오

 

무슨 말인지 알겠소

 

일본군의 하루 작업량도
정해야 하오

 

처음엔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1.4미터가 어떨까 했는데

 

영국군과 똑같이
하는 것이 좋지 않겠소?

 

선의의 경쟁도 될 거요

 

무슨 말인지 알겠소

 

- 경쟁에선 이겨야겠지?
- 네

 

오늘 협의는
여기까지 합시다

 

경청해주신 사이토 대령께
감사드립니다

 

다른 질문 있습니까?

 

하나 묻겠소

 

기간 내에 다리를
완성할 수 있겠소?

 

솔직히 어렵겠지만
시도는 해볼 겁니다

 

불필요한 의견 충돌로

 

이미 한 달을 낭비했지만
내 탓은 아니죠

 

다른 사항은?

 

없소, 수고했소

 

회의는 끝났소

 

- 가보겠소
- 그럼...

 

우리한테 감사의 인사라도
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그런 인사 따윈
관심 없네

 

- 잘 자게, 클립톤
- 편히 주무십시오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숲속에 느릅나무와
비슷한 나무가 있는데

 

런던 다리의 느릅나무 지주는
600년이나 버텼죠

 

- 600년?
- 네

 

600년이라...
대단하군

 

{\an8}마운트 라비니아 병원

 

안녕하시오? 쉬어즈 중령이라는
미국인을 찾고 있소

 

- 저기 해변에 계세요
- 고맙소

 

키스!

 

남들이 봐요

 

난 사랑이 필요한데, 당신은
온갖 약에 주사만 놔주는군

 

사실 당신에게 필요한 건
사랑이죠

 

뭘 믿고 의병 제대를
하겠다는 거죠?

 

마음은 벌써 민간인이야
난 항상 마음 가는 대로 했지

 

키스

 

어때요, 중령님?

 

중령이라고 부르지 마
분위기 깨게...

 

당신도 장교잖아
내가 중위라고 부르면 좋아?

 

- 그냥 존대만 해줘
- 네, 그러죠

 

누가 오네요

 

당신 손님인가 봐요
난 수영하러 가요

 

가지 마!

 

- 쉬어즈 중령이신가요?
- 그렇소

 

전 워든 소령입니다

 

- 반갑네
- 방해한 것 같군요

 

익숙해져서 괜찮네, 소령
마티니 한잔하겠나?

 

- 사양하겠습니다
- 난 좀 들겠네

 

- 그걸 어떻게 구했죠?
- 병원인데 알코올이 없겠나?

 

대단하신데요
용건을 간단히 말씀드리죠

 

저는 제316 부대라는
일종의 특수부대 소속입니다

 

본부는 식물원에 있죠

 

- 희귀식물 보호가 목적인가?
- 아닙니다

 

- 정말 안 들겠나?
- 괜찮습니다

 

중령님이 노역에 동원돼서
건설했다는 철도 말입니다

 

그에 관한 정보를
제공해주셨으면 합니다

 

며칠 후면
난 미국으로 떠나네

 

내가 아는 건
정보국에 다 얘기했어

 

좀 다른 방법으로
우리를 도와주셨으면 해서요

 

부담되시겠지만 본부로
출두해주셨으면 합니다

 

얘기를 또 하라면
기꺼이 가야지

 

루이스 경께서 대단히
고맙게 여기실 겁니다

 

- 누구?
- 마운트배튼 최고 사령관님이요

 

오늘 저녁 8시 어떠세요?
제가 차를 보내죠

 

오늘 저녁은 곤란하네

 

- 내일 아침 10시는요?
- 좋아, 10시

 

- 감사합니다, 그럼...
- 잘 가게

 

- 행운을 빕니다
- 고맙네

 

알아요, 미안하시겠죠
나 오늘 바람맞는 거죠?

 

절대 아니지

 

일동, 장군님을 향해
받들어총!

 

일동, 바로!

 

- 신분증 부탁합니다
- 그러지

 

들어가시죠

 

- 워든 소령님은 저 끝 방입니다
- 고맙네

 

좋았어, 젠킨스!
좋아!

 

톰슨, 대검을 쓰라고
대검을!

 

잘했어, 어서 일어나!

 

잽싸게 빠져나가야지
더 빨리 움직여, 더 빨리!

 

아주 엉망이군, 조이스
아주 엉망이야!

 

대검은 항상
신속하게 사용해야지!

 

보라고
적이 반격하잖아!

 

잠깐!

 

- 이런, 죄송합니다
- 죄송하다고?

 

- 네, 적으로 잘못 알았습니다
- 난 미국인일세

 

- 그만 가봐, 조이스
- 네, 죄송합니다

 

- 뭘 도와드릴까요?
- 워든 소령을 만나러 왔네

 

제가 안내해 드리죠
소령님 강의는 곧 끝납니다

 

- 이제 다 끝났군요
- 박수가 우레 같군

 

소령님은 실전과 다름없는
훈련을 강조하시는 분입니다

 

- 워든 소령님!
- 무슨 일인가?

 

와주셔서 고맙습니다
환영 인사는 잘 받으셨나요?

 

- 잘 받았네
- 수고했네

 

따라오시죠, 그린 대령님이
기다리고 계십니다

 

재미있는 곳이죠?

 

굉장하군, 여기가 특수부대
훈련소인 줄은 몰랐네

 

특수부대라는 용어는 너무
극적이어서 자제시키는 편입니다

 

- 여기서 뭘 하나?
- 폭발과 파괴가 주특기죠

 

요새는 플라스틱 폭탄을 쓰는데
굉장한 물건이에요

 

이 절반만 한 크기로
좀 전의 폭발을 일으켰죠

 

고성능 폭탄보다 두 배 강하고
무게는 반이죠, 받으세요!

 

- 기폭장치 없이는 안 터져요
- 말해줘서 고맙군

 

거의 완벽하게 방수되고
말랑말랑해서

 

어떤 형태로든
변형이 가능하죠

 

제 숙소입니다

 

들어가시죠

 

차 생각이 간절하네요

 

- 드시겠습니까?
- 괜찮네

 

- 그럼, 술이라도...
- 됐네

 

- 차 한 잔 부탁하네
- 알겠습니다

 

이런 것도 읽나?

 

전쟁 전에 케임브리지에서
동양어를 가르쳤죠

 

극적으로 탈출에 성공하셨는데
축하한다는 말도 못 드렸네요

 

운이 좋았지, 해상 구조대가
아니었으면 죽었을 걸세

 

그랬군요

 

수용소 위치를
알려드릴까요?

 

좋아

 

주로 중령님이 알려주신
정보로 파악한 건데

 

이 부근이 아닐까 합니다

 

- 니콜슨 대령에 관한 소식은?
- 없습니다

 

총을 겨눠도 꿈쩍 않을 정도로
배짱이 두둑한 양반이지

 

사실 총 앞에서는
마땅히 할 것도 없죠

 

여기가 콰이강이고
중령님을 도와준 마을은 여기예요

 

철도는 이쪽입니다
잘 아시는 지역이겠죠

 

거의 미쳐 지내서
기억도 안 나네

 

일본군은 싱가포르를 시작으로
말레이반도, 방콕, 양곤을 지나

 

- 인도까지 연결한다는 구상이죠
- 내가 발견된 곳은?

 

이 근방입니다

 

일본군은 방콕에서 양곤까지 구간을
5월 중순에 개통할 계획인데

 

반드시 막아야 합니다

 

폭격기를 동원하기에는
너무 깊숙한 지역이라

 

육로를 이용해서
파괴해야 합니다

 

- 침투는?
- 낙하산과 행군이죠

 

- 폭약을 지고 밀림 속으로?
- 네

 

가장 큰 문제는
확실한 정보가 없다는 겁니다

 

아무도
가본 적이 없거든요

 

- 실망하게 하긴 싫지만...
- 꽤 재미있을 겁니다

 

전 콰이강의 다리를 폭파하라는
그린 대령님의 명령을 받았습니다

 

운 텄군

 

- 차 좀 드시죠
- 괜찮네

 

오후 2시에 미인과
점심 약속이 있으니

 

- 질문할 게 있으면...
- 이런, 죄송합니다

 

사실 묻고 싶은 건 한 가지입니다
다시 돌아간다면 어떨까요?

 

뭐라고?

 

물론 곤란하시겠지만

 

당신은 임무 수행에 필요한 정보를
알고 있으니 동행해주셨으면 합니다

 

그 얘기를 하려고
날 여기까지 불러들였나?

 

- 솔직히 그렇습니다
- 난 방금 탈출한 사람이야

 

내 탈출을 기적이라고
떠들어 대더니만

 

다시 돌아가라고?
정신 나갔군

 

- 정말 난처합니다만...
- 어쨌든 돌아가지 않겠네!

 

그리고 난
미 해군 소속이야

 

실은 그린 대령님이
이미 그쪽과 연락을 취했는데...

 

- 우리 쪽?
- 네, 당신의 신병을 우리에게 넘겼죠

 

어제 아침 미 해군
태평양함대 최고사령부에서

 

당신을 우리 316부대로
임시 전출시키라는 승인을 내렸죠

 

- 누구 맘대로?
- 이미 그렇게 됐어요

 

말씀드리기 참 곤란했죠

 

그럴 수는 없어
우리 해군이 실수한 거야!

 

네?

 

이봐요, 난 중령은커녕
장교도 아니오

 

- 뭐라고요?
- 다 거짓말이오

 

난 그냥
이등 항해사라고요

 

휴스턴 호가 침몰했을 때
진짜 대령과 함께 살아남았는데

 

대령은 일본군 정찰대에게
사살당했고

 

나도 머지않아
붙잡힐 것 같아서

 

죽은 사람과
군복을 바꿔 입었군

 

장교는 포로수용소에서
대우가 다를 줄 알았소

 

- 현명하군
- 소용없었죠!

 

사이토 대령은
장교까지 부려 먹었거든요

 

일이 순조롭게만
진행되진 않지

 

중령 노릇에 익숙해져서
이곳 병원에 도착해서도

 

사병용 병실과
장교용 병실을 비교해보고

 

당분간 중령 노릇을
계속하기로 했죠

 

- 여러모로 좋았거든요
- 맞아, 나도 해변에서 봤지

 

암튼 요점은 이겁니다
난 쓸모가 없다는 거죠

 

당신에게 필요한 쉬어즈 중령은
이미 죽었단 말입니다!

 

장교를 사칭했다는 사실이
해군 고위층에 알려지면

 

본국으로 압송하라고
길길이 뛰겠죠

 

- 그러면 만사 해결이네요!
- 무슨 말이지?

 

- 제대라고요, 한 잔 주시죠
- 그러게

 

의병 제대를
신청할 겁니다

 

밀림에서 정신이 나가
장교 행세를 했다고 할 겁니다

 

요즘엔 증세가 심각해져서
내가 제독이라는 생각도 들어요

 

현명한 계획이야

 

게다가
간단하기까지 하죠

 

내 신분이 드러나면

 

임시 전출명령서 따위는
쓸모가 없겠죠

 

{\an8}기밀 사항

 

자네 사진 맞나?

 

- 어디서 났죠?
- 어렵게 구했지

 

처음에 자네 쪽에서
신원 확인이 어렵다고 해서

 

태평양함대 최고사령부를 통해
자네의 군 경력 자료를 구했지

 

사진, 지문 같은 건데
직접 보겠나?

 

아뇨

 

자네 계급은
이미 일주일 전에 파악했네

 

미 해군으로선
곤란하겠지

 

어떻게 보면 자네는
밀림을 뚫고 탈출한 영웅인데

 

장교 행세하느라 수고했다고
불러들여서

 

훈장까지
달아줄 순 없잖아?

 

그러니 얼씨구나 싶어서
자네를 넘긴 거야

 

- 알겠나?
- 불쾌하군요

 

자네 계급은 말야...

 

우리 316부대는
계급에 얽매이진 않으니

 

임시로
소령 계급을 주겠네

 

임시 계급?
그럼 그렇지

 

덜미가 잡혔으니
지원이나 해야겠군

 

잘 생각했네

 

그린 대령님
이쪽은 쉬어즈 소령입니다

 

조금 전에 콰이강의 다리
폭파 임무를 지원했습니다

 

그래?

 

잘했군
잘 생각했네, 소령

 

의무실로 가게, 베이커
발이 감염됐어

 

- 대령님은 꾀병이라고 할 걸요
- 군의관은 나야, 빨리 가

 

대령님이 다리를 제대로
만드는 이유가 뭐지?

 

이유가 있을 테니까
시키는 대로 해

 

클립톤
오래간만에 보는군

 

다들 잘하고 있어
굉장할 정도야

 

- 사이토는 좀 어떤가요?
- 우리가 지휘한 이후로 잠잠해졌어

 

- 무슨 생각을 할까요?
- 전혀 모르겠네

 

- 고맙네, 리브스
- 아닙니다

 

어떤가?

 

대단한 도전이지?

 

이 다리를 세우는 것이
적절한 행동이라고 보십니까?

 

- 진심인가?
- 네

 

적절하냐고?
한번 둘러보게

 

대원들의 사기가
진작된 것 같지 않나?

 

기강도 바로잡히고
건강 상태도 양호해졌어

 

- 다들 행복해진 셈이라고
- 하지만...

 

- 배급도 좋아졌고 학대도 사라졌어
- 그렇긴 하죠

 

그럼 됐잖아
솔직히 자넨 가끔씩 이해가 안 가

 

설명해 드리죠

 

지금 우리가 하는
공사는 말입니다...

 

죄송한 말이지만
이적 행위입니다

 

- 반역 행위라고도 볼 수 있죠
- 자네 제정신인가?

 

우린 전쟁 포로야
일을 거부할 권리가 없어

 

잘 알고 있지만 적군보다
열심히 일할 필요는 없잖아요?

 

사이토를 수술한다면 최선을
다하겠나? 죽게 내버려 두겠나?

 

우리 부대가 나태에 빠져
붕괴돼야겠어?

 

일도 못 한다는
소리를 듣고 싶어?

 

우리의 몸과 마음이 굳건하다는 걸
적들에게 보여줘야 한다고

 

잘 봐두게

 

전쟁은 언젠가 끝나

 

훗날 이 다리를 건너는
사람들은 이렇게 기억하겠지

 

노예들이 세운
다리가 아니라

 

포로가 된 영국군 병사들이
군인정신으로 세운 다리라고

 

알겠습니다

 

자넨 훌륭한 의사지만
군대에 대해 배울 게 많아

 

붙잡아!

 

군화는 뒀다 뭐 하나!
거기를 걷어차야지

 

안녕하세요

 

뭘 멍하니 쳐다봐?
하던 거나 해!

 

걷어차라니까!

 

- 늦어서 죄송합니다
- 정확히 4분 늦었군

 

어디 아픈가?

 

- 네?
- 간호장교가 다녀가더군

 

자넨 수완이 좋아
뭐든 말대로야, 앉게

 

부른 이유는 4번째 멤버 선정에
참가해줬으면 해서야

 

- 조이스를 들여보내
- 네

 

여기 채프만은 조이스를 원하지만
난 망설이는 중이지

 

냉철한 판단력보다
상상력이 풍부한 친구거든

 

이번 일의 특성상 돌발 사태에
대처할 수 있는 인물이 필요하네

 

조이스는 수영 실력이
최고입니다

 

자네 의견은 알고 있네
쉬어즈의 의견을 듣고 싶군

 

좋아, 편히 쉬어

 

이 친구들이 자네랑
정글 탐험을 떠나겠다는군

 

 

몬트리올에서
회계사였다고?

 

공인 회계사는 아니었습니다
자격증이 없거든요

 

그럼 무슨 일을 했지?

 

그냥 장부에 적힌 숫자들을
확인하는 일이었습니다

 

서너 명이 미리 확인한
자료들인데

 

제가 본 뒤에도
다른 사람들이 또 확인하죠

 

- 정말 지루했겠군
- 그랬습니다

 

- 여긴 어떻게 왔지?
- 1939년에 런던에서 입대했습니다

 

2년 후에
여기로 자원했고요

 

- 여기를 자원했다고?
- 네, 육군 정규군에서는...

 

솔직하게 말해봐

 

네, 정규군 생활은 제 옛날
직업 생활과 똑같았습니다

 

생각하면 안 되거든요

 

이걸 보게

 

이걸 냉혹하게
사용할 수 있나?

 

- 사용법은 압니다
- 그런 질문이 아냐

 

이걸로 주저 없이
사람을 찌를 수 있겠어?

 

저도 그것 때문에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 그래서 결론은?
-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상상은 해봤습니다만...

 

살인이 죄악이란 생각을
떨쳐내긴 어려웠습니다

 

다들 하는 고민이지

 

이상이네
수고했어, 조이스

 

- 저도 합류하는 겁니까?
- 통보해주지

 

- 내 말이 맞지?
- 솔직하긴 하군요

 

그런 고민에 대한 대답은
닥쳐봐야 내릴 수 있죠

 

쉬어즈, 자네 의견은?

 

캐나다 출신이라 우리 팀의
국제적인 분위기와 어울리네요

 

그렇게 원한다면
저 대신 보내죠

 

다들 찬성하면
조이스를 합류시키겠네

 

마을을 다녀온
공중 정찰대에 따르면

 

인근에 낙하에 적당한
장소가 있다는군

 

- 낙하 훈련은 받았지?
- 아뇨

 

이런 망할!

 

- 그 생각을 미처 못했군
- 그럼 혹시...

 

할 수 없군
당장 훈련을 시작하게

 

바로 가능한지
알아보겠습니다

 

- 채프만, 그만 가봐
- 알겠습니다

 

- 바람 좀 쐬겠나?
- 네

 

우린 자네 덕에
수지맞은 셈이야

 

자넨 지형에 익숙하고
원주민하고도 친하잖아

 

우리를 도와주려고 탈출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야

 

그건 그렇고 줄 게 있네
신형 알약일세

 

- 알약이요?
- 효과 빠른 즉효성 독약이지

 

구형하곤 차원이 달라
생포 당하면 사용하게

 

- 절대 붙잡히지 말라는 건가요?
- 그런 뜻이 아냐

 

누군가 다치면
그냥 남겨놓고 떠나야 해

 

임무 완수가 최우선이야

 

다른 사람들에겐 말하기 싫었는데
팀에 대해서 솔직하게 얘기할까요?

 

말해보게

 

채프만은 괜찮아요
얼음처럼 냉정하니까요

 

조이스도 괜찮을 겁니다

 

- 워든이 문제예요
- 왜?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폭발물 가지고
노닥거리는 거라면 몰라도...

 

경험이 있는 친구야

 

우리가 싱가포르에서 후퇴할 때
그 친구는 거기 남아서

 

다리하고 열차, 군 시설물들을
폭파하다가 일본군에게 붙잡혔지

 

- 붙잡혀요?
- 흥미진진한 얘기라네

 

곤란하게 됐습니다

 

남은 시간이 얼마 없어서
연습은 무의미하답니다

 

- 그래서요?
- 첫 강하에서 다칠 확률이 50%

 

두 번째까진 80%
세 번째까진 100%랍니다

 

쉬어즈 소령의 경우
연습 없이 뛰어내리는 게

 

최선이라는 결론이죠

 

낙하산 타고요?
아님 그냥요?

 

좋아, 훌륭하군!

 

낙하산이
무슨 상관이겠나

 

나무에 걸리겠어!

 

자네가 온 길로는
콰이강에 못 간다는군

 

일본군이 쫙 깔렸대
북쪽의 울창한 밀림으로 가야겠어

 

- 길 안내는요?
- '야이'가 직접 한대

 

남자들을 다 잡아가서
일본군을 증오하더군

 

- 짐꾼은 여자를 써야겠어
- 여자 짐꾼이라

 

다들 잘한다는군

 

마을에 묵으면
위험할 거래

 

3킬로미터 밖에 적군초소가 있다니
밀림에서 자는 게 낫겠어

 

- 채프만은요?
- 마을 사람들이 묻어줄 거야

 

낙하산도...
불만 있나?

 

생각해봤는데
난 당신처럼 이곳 말도 못 하고

 

내가 온 길도 아니고
다른 길로 가게 생겼는데

 

날 데려가는 이유가
뭡니까?

 

무슨 말인지 알겠지만
앞일은 모르는 걸세

 

- 채프만한테나 말해줘요
- 이동하세

 

사랑스러워

 

사랑스럽다고

 

- 잘 해봐
- 네

 

- 거머리래
- 거머리라...

 

거머리를 떼어줄 테니
가만있으라는 거야

 

당신처럼 참한 여자가
여기서 왜 이러고 있지?

 

이 사람들 말로
통역해줄까?

 

아뇨, 말이 많으면
망치게 돼 있어요

 

- 조이스, 뭐가 문제야?
- 모르겠어요, 신호는 잡히는데...

 

- 잡음만 들립니다
- 왜 그런 줄 알아?

 

밀림에서 돌아다니느라
물에 젖고 썩어서 그래

 

이따위 고물 내다 버려!

 

여기는 라디오 도쿄
적군들에게 조언을 드립니다

 

동요하지 마시고
절대 함부로 나서지 마세요

 

여기서
계속 버티기 힘들어

 

- 전부 적었습니다
- 읽어봐

 

'하나, 원래의 다리는
방치된 상태이며'

 

'하류에 새 다리를
건설 중이다'

 

'둘, 적군은 병사들과
중요 인사를 태운 기차를'

 

'방콕과 양곤 간 철도 개통일에
운행할 예정이며'

 

'13일 오전에 목표 지점을
통과할 예정이다'

 

'셋, 열차가 다리를 통과할 때
폭파하도록'

 

'넷, 건투를 빈다'
이상입니다

 

기차와 다리를 동시에?
멋진걸!

 

굉장할 겁니다
제때 도착할 수 있나요?

 

콰이강까지는 걸어서
2-3일 거리래

 

서두르면 12일 해지기 전에
도착할 거야

 

기차까지 날리다니
해볼 만하겠지?

 

아무렴요
장관일 겁니다

 

아주 확실하게
날려버려야죠

 

수신기를 안 고쳤다면
열차 얘기는 몰랐을 걸세

 

항상 예측 불가잖아요

 

당겨!

 

당겨, 당겨...

 

- 300밀리리터 남았어요
- 말라리아 치료제는?

 

나중에 해야겠군

 

- 클립톤, 문제가 생겼네
- 뭡니까?

 

리브스하고 휴즈랑 얘기했는데
기간 내 완성은 힘들다는군

 

인력이 부족하다고 해서
장교들까지 동원했는데도 부족해

 

- 장교들도 일을 한다고요?
- 상황을 설명했더니 다들 동의했지

 

- 사이토에게 부탁해 보시죠
- 우리 일이니 우리가 끝내야 해

 

환자들을 만나보고 싶군

 

- 여긴 다 아픈 사람들이에요
- 그렇게 속단하진 말게

 

자네 탓이란 건 아니지만
꾀병을 부리는 일도 있지

 

자넨 내가 묻는 말에
솔직하게만 답하게, 들어가세

 

움직이지 말도록

 

하스킨스는 어떤가?

 

아메바성 이질과 흑수열입니다
어젯밤에 열이 40도까지 올랐죠

 

알겠네

 

- 이 친구는?
- 하지 괴저예요

 

오늘 밤 수술하면
절단은 면할 수 있죠

 

- 현장으로 내보내시려고요?
- 말도 안 되는 소리

 

- 저 친구는?
- 팔이 감염됐어요

 

다들 몸이 약해져서
상처가 잘 아물지 않죠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가볍게 일하면

 

- 여기에서보다 훨씬 좋아질 거야
- 가볍게 일한다고요?

 

팔 좀 긁혔다고 누워있는 건
우리 방침이 아니야

 

- 방침이 뭡니까?
- 뭐냐고?

 

최상의 몸 상태가 아니더라도
정리 정돈이나 마무리 정도는

 

얼마든지 할 수 있네

 

편히 쉬어, 베이커
가벼운 일 정도는 가능하겠나?

 

- 명령대로 하겠습니다
- 좋아

 

- 자네는? 힘든 일은 말고
- 하겠습니다

 

좋아

 

주목하게

 

난 귀관들 모두가 자랑스럽다
하지만 우린 위기에 봉착했어

 

몸이 허락한다면
일손을 돕는 게 어떨까 싶군

 

잔심부름이나
도색작업 정도라면 괜찮겠나?

 

- 네
- 좋아, 따라오게

 

10분간만이야

 

전부 죽었는지 확인해

 

따라와!

 

우리끼리 쏠지도 모르니
대검을 써

 

저쪽으로!

 

나도 할 수 있었어요
결심했다고요

 

- 총 맞으셨어요?
- 어서 가자

 

스쳤을 뿐이야
뼈는 멀쩡해

 

- 제 잘못이에요
- 그만 해

 

걸을 수 있다는 게
중요한 거야

 

- 그래봐야 얼마나 걷겠어요?
- 가보면 알게 되겠지

 

뭐 하는 거야?
내가 멈추랬나?

 

다들 쉬어야 해요

 

목표까지는 빨리 걸어도
5시간은 걸려

 

6시간 걸릴지도 몰라
어서들 따라오게

 

계속 걸었다간
출혈로 죽어요

 

그래...

 

- 날 두고 가
- 그렇게는 안 됩니다

 

일몰 전에 도착해야 다리를 보면서
폭파 계획을 세울 수 있어

 

작전에 성공해도 이 길로
돌아온다는 보장은 없어요

 

설사 이 길로 온다고 해도
소령님을 못 찾을 수도 있죠

 

내가 자네라면 주저하지 않고
남겨두고 갔을 거야, 알아?

 

알다마다요, 당신은 원칙이라면
어머니까지 버릴 사람이거든

 

난 포기하고 계속 가
이건 명령이야

 

쉬어즈, 자네가 지휘하게

 

거절하겠소

 

당신 영웅 놀음에 구역질이 나
흑사병 같은 악취를 풍긴다고

 

폭약이나 독약이랑
잘 어울린다니까

 

당신은 다리를 파괴하지 못하면
자폭할 양반이야

 

전쟁이 게임인가?

 

당신이나 니콜슨은
영웅심 때문에 미쳤어, 왜 그래?

 

신사처럼 죽겠다는 둥
원칙대로 죽겠다는 둥

 

제일 중요한 건
인간답게 사는 거야!

 

여기서 죽게
내버려 두지 않겠소

 

그놈의 다리든 원칙이든
난 신경 쓰지 않거든

 

간다면
함께 가는 거요

 

어서들 와요

 

이거 놔!

 

이리 와요

 

가까이 가보자고

 

아직도 데려와서
불만인가요?

 

- 좀 나았어요?
- 그래

 

- 지휘권을 다시 넘기겠소
- 고맙네, 소령

 

이해할 수가 없군
저렇게 견고하게 잘 만들다니

 

일본군이 임시로 세우는
다리 형태가 아니야, 보라고

 

가엾은 친구들 같으니

 

저걸 만드느라
얼마나 착취당했을까?

 

영국 장교가 무릎 꿇고
뭘 하고 있네요

 

일본인들은
즐거운가 봐요

 

우리가 온 걸 알면
사기가 올라갈 텐데요

 

{\an8}이 다리는 영국군이 설계하고 건설한 것이다
1943년 2월-5월

 

기차만 아니었다면
도화선에 불붙이고 튀었을 텐데

 

기차가 내일 아침
몇 시에 올지 모르니

 

손으로 작동시켜야겠군

 

폭약은 교각에
설치해야 해

 

수심 1미터 깊이가
적당하겠군

 

기폭장치는
강 하류에 설치하게

 

문제는 장소야

 

강 상류는 일본군 차지로군
그쪽은 어림도 없겠어

 

저기 쓰러진 나무 보이지?
물가에 있는 바위 밑을 봐

 

- 보입니다
- 기폭기는 거기 설치해

 

설치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그나마 숨을 만한 곳이야

 

누가 됐건 폭파한 직후에
이쪽으로 다시 헤엄쳐 와야 해

 

- 쉽지는 않을 거야
- 수영은 자신 있습니다

 

좋아...

 

- 그럼 자네가 해야겠군
- 감사합니다

 

쉬어즈하고 야이는 조이스를
엄호할 수 있는 위치에 매복했다가

 

조이스가 공격당하면
일본군을 상대해야 해

 

그리고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서

 

위급한 경우에는 내가 여기서
박격포로 지원하겠어

 

기차에다 몇 방
날릴지도 모르지

 

알겠나? 질문 없어?
어두워지면 바로 시작하자고

 

다리 위에 분명히
보초가 있을 테니까

 

장비를 만들어서
상류에서 내려보내야 해

 

뗏목 같은 것 말이야
야이!

 

야이는 여자 셋을 데리고
자네랑 뗏목을 만들고

 

한 명은 나하고 여기 남는다
서둘러!

 

쉬어즈, 발만 아니었다면
조이스 일은 내가 했을 거야

 

알아요

 

- 제대로 할 수 있을까?
- 그럼요, 제가 할까요?

 

실은 자네에게
박격포를 맡기고 싶었어

 

- 알아요
- 미안하네

 

일 끝나면 꼭 의병 제대하게
그렇다고 부상자가 되진 말고

 

고맙소

 

장전!

 

알겠지

 

- 아름답군
- 네, 아름답죠

 

이렇게 멋진 작품으로
완성될 줄은 몰랐소

 

맞소이다
아름다운 작품이오

 

생각해 봤더니...

 

내일은 내가 군 복무를 한 지
28년째 되는 날이더군요

 

전쟁과 평화로 얼룩진
28년간

 

집에서 보낸 시간은
10개월이 채 안 되죠

 

그래도 멋진 인생이었죠

 

인도를 사랑했소이다

 

내 인생에 후회는 없소

 

그런데 때로는...

 

시작보다 끝이 가까워졌다는 걸
깨달을 때 말이오...

 

그때는 스스로에게
질문을 하게 되죠

 

내 인생의 의미는
무엇인지...

 

나로 인해 정말 조금이라도
변화된 것이 있는지...

 

다른 이들의 삶과
비교하면서 질문하죠

 

내가 이룬 것은
무엇인가?

 

내 생각이 정상인지는
모르겠소

 

하지만 불쑥불쑥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하지만 오늘은...

 

오늘만큼은...

 

이런!

 

가보겠습니다

 

부하들이 여흥을
준비했다는군요

 

사랑해요!

 

♪ 세상의 유일한 남자가 ♪

 

♪ 여자뿐인 세상에서 ♪

 

♪ 그대뿐일지라도 ♪

 

♪ 우리에게 무슨 ♪

 

♪ 고민이 있겠어요? ♪

 

♪ 우리의 사랑은 ♪

 

♪ 영원히 변함없잖아요 ♪

 

♪ 우리 둘만의 에덴동산에서...♪

 

♪ 오직 그대만이.. ♪

 

오늘 저녁은 귀관들 모두
즐거웠을 거라고 확신한다

 

귀관들 대부분은 내일 새로운
건설 현장으로 이동하게 되니

 

애석하지만 열차가 다리를
통과하는 장면을 못 볼 것이다

 

하지만 다행인 것은
철도 공사를 끝낸 덕분에

 

열차를 이용해서 환자들을
새 수용소로 보낸다는 점이지

 

나와 클립톤 소령은
사이토 대령의 부탁으로

 

당분간 환자들과 여기서
지낼 예정이다

 

그래도 며칠 후면
제군들과 다시 만날 것이다

 

공사가 끝나고 나니

 

허무한 느낌도 들겠지만

 

이는 지극히 정상적이고
자연스러운 감정이지

 

그러나 1주일, 한 달
1년이란 세월이 지나서

 

하느님의 뜻대로
고향으로 돌아가면...

 

역경을 이기고 성취해낸
우리들의 업적이

 

자랑스럽게
느껴질 것이다

 

귀관들이 해낸 일은

 

내가 장담하건대

 

군인과 민간인을 비롯한
모든 이에게 모범이 될 것이다

 

귀관들은 명예를 지키며
살아남았지

 

게다가...

 

이 힘든 환경에서

 

패배를 승리로 이끈
제군들 모두를

 

진심으로 치하한다
다들 수고했다

 

국왕과...

 

♪ 신이시여, 우리의 은혜로운 왕을 구하소서 ♪

 

♪ 우리의 고귀한 왕 만세 ♪

 

♪ 국왕 폐하 만세. ♪

 

♪ 행복하고 영광스러운 ♪

 

♪ 승리로 이끌고 ♪

 

♪ 영원히 군림하소서 ♪

 

♪ 국왕 폐하 만세. ♪

 

이제 자네 차례야

 

장비 다 챙겼지?
총, 탄약, 수통, 대검...

 

 

난 강 건너편에 있을게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라더군

 

하지만 무엇보다도...

 

- 자네가 장수하길 빌겠어
- 고마워요

 

무슨 일이야?

 

물이 빠졌어!

 

선이 드러났어

 

폭탄이 보여!

 

기차 기다리지 말고
지금 폭파해!

 

사이토의 정보가 확실하다면
기차는 5-10분 후에 통과하네

 

언덕 위에서 지켜봐도
되겠습니까?

 

다리 위에서 안 보고?

 

글쎄요, 전 별로
내키지가 않아서요

 

그러게, 가끔씩 자네를
전혀 이해할 수 없다니까

 

말씀하셨다시피 전 아직
군대에 대해 배울 게 많죠

 

안녕하시오
밤새 물이 빠졌군

 

뭐 하는 거야?

 

대령
뭔가 수상한 게 있소

 

기차가 통과하기 전에
살펴봐야겠소

 

미쳤군!
적군을 인도하다니!

 

그것도 아군이!

 

예상대로군
뭔가 있소

 

지금이야, 꼬마야
당장 해치워!

 

사이토 대령, 대검 있소?
다리에 폭약이 설치됐소!

 

폭약?

 

잘했어!

 

대령님, 영국군이 다리를
폭파하러 왔습니다!

 

- 폭파한다고?
- 네, 우린 영국 특공대입니다

 

- 다리를 왜?
- 시간이 없어요!

 

안 돼! 안 돼!
도와줘!

 

도와줘!

 

죽여! 죽여버려!

 

저리 비키세요
이해를 못 하시는군요

 

죽여! 죽이라고!

 

도와줘!

 

죽여, 조이스!
죽이라고!

 

넌...
네놈...

 

내가 지금까지
뭘 한 거지?

 

미쳤군!

 

어쩔 수 없었어!
살아남았어도 붙잡혔을 거야!

 

이 방법뿐이었어!

 

미쳤어!

 

모두 미쳤다고!

 

촬영에 협조해 주신 스리랑카 정부에
깊은 감사를 전한다

 

Provided by club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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