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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토이치 "

 

꼬마야

 

저기 있는 맹인의 지팡이
좀 가져올래?

 

가져오면 용돈 주마

 

들키지 않게
조용히 가라

 

잘했다

 

손 안 치워?

 

어서 꺼지지 못 해!

 

이치!

 

천하의 자토이치도
어린애한텐 방심하는군

 

아무리 검술의
달인이라도

 

칼을 뺏겼으니
이젠 끝장이야

 

이놈이!

 

야, 이 자식아!

 

자, 어서 받아

 

쭉 마셔, 쭈욱!

 

- 무슨 짓이야!
- 나루토야의 집사!

 

벌써 우리
얼굴을 잊으셨나?

 

넌 나루토야의...

 

딸이다!

 

차 나왔습니다

 

쉬다 가세요

 

왜 그래?
이번 달 자릿세는 벌써 줬잖아

 

오늘 건 안 받았잖아

 

이제부터는
매일 걷기로 했거든

 

- 우린 어떻게 먹고 살라고?
- 잔소리 말고 어서 내놔

 

후나하치님
시절은 좋았는데

 

긴조 파가 온 뒤로는
지옥이 따로 없어

 

뭐라고, 이 자식아!

 

그만 해요!

 

누가 보면 웃겠수

 

짐은 맹인한테 다 떠맡기고
손만 잡고 걷는 꼴이라니

 

저도 보고 싶네요

 

덕분에 살았수

 

차 들어요

 

- 뜨거우니 조심해요
- 고맙습니다

 

아저씨가
안 도와줬으면

 

아직도 길바닥에서
낑낑대고 있을 거유

 

오늘 묵을 곳은 있수?

 

- 이 마을은 처음이죠?
- 네

 

괜찮으면 자고 가요
어차피 나밖에 없으니

 

이상한 생각은 마슈

 

그런 뜻이 아니니까

 

- 아파요?
- 아니, 딱 좋수다

 

이젠 마을에서
살기도 힘들어졌수

 

긴조와 오기야가 한패가 되서
못된 짓만 해대니 원

 

그렇게
나쁜 놈들이 있어요?

 

마을 사람들이건 상인들이건
어찌나 괴롭히는지

 

매일 자릿세를
내라고 들볶는데

 

뼈 빠지게 일해도
남는 게 없수

 

자릿세를
매일 뜯어가요?

 

전에는 안 그랬다우

 

한 달에
한 번만 냈었는데

 

매일 내라는 건
너무 심하네요

 

그러게 말이우

 

괜찮소?

 

당분간
이 마을에 머뭅시다

 

칼잡이 일이라도
찾아보고 오겠소

 

전 괜찮으니까 이제
그런 일은 하지 마세요

 

언젠간 다시
관직에 오를 거요

 

당신은 걱정 말고
먼저 자요

 

주인장

 

- 네
- 할아범은 왜 안 보여?

 

몸이 안 좋아서
드러누웠어요

 

- 그렇게 부려먹더니만
- 죄송합니다

 

- 잘 좀 돌봐줘
- 네

 

술맛은 여전히
형편없구만

 

- 요즘 좋은 술을 못 들여놔서요
- 벌써 십 년째 같은 핑계야

 

이거, 저쪽 분께
좀 전해주십쇼

 

손님을 부려먹어도
되는 거야?

 

당신이 직접 갖다 마셔

 

- 죄송합니다
- 저기서 마시면 되잖아

 

저 친구는 항상
저기서 혼자 마시네

 

- 우리가 싫은가?
- 우리가 아니라 네가 싫은 거야

 

나도 저런 놈 싫어

 

오셨습니까?

 

인사는 집어치우고

 

이달 자릿세
어떻게 된 거야?

 

조금만 더
기다려주십쇼

 

지금 뭐하자는 거야?
오늘도 못 내겠다고?

 

제발 며칠만 더...

 

두목님께
잘 좀 말해 주십쇼

 

- 이것도 술이라고 파냐?
- 내 술...

 

- 입 닥쳐!
- 이봐!

 

넌 뭐야?

 

너희 두목에게 전해라

 

쓸 만한 칼잡이
고용할 생각 없냐고

 

무사님

 

오늘은 두목이
안 올 모양이요

 

자네가?

 

쓸 만한
칼잡이라는 놈이?

 

어디 실력 좀 볼까?

 

제법이군

 

끈이 아니요
발을 잘 보시오

 

안마사 양반
밭에 좀 다녀오겠수

 

제가 도울 일
있으면 얘기해요

 

돕긴 뭘...

 

보이지도 않는데 장작을
패라고 하기도 그렇고

 

됐수, 그냥 쉬어요

 

어제는 늦으셨던데
무슨 일 있었어요?

 

좋은 일자리를 찾았소

 

또 칼잡이 노릇
하시려고요?

 

제 걱정은
하지 마시라니까요

 

그런 일은
제발 그만 두세요

 

무슨 소리요?

 

돈만 있으면
병을 고칠 수 있잖소

 

그래서...

 

그 떠돌이 무사는
고용했나?

 

네, 손볼 놈이
몇 있습니다

 

이즈츠야와
후나하치만 없애면

 

이 마을은 완전히
두목님 차지입니다

 

난폭한 짓은 삼가거라

 

염려 마십시오

 

그런데 헤이하치를
죽인 놈들은 알아냈나?

 

떠돌이 기생 짓이라는
얘기가 있는데

 

지금은 그것밖에
모릅니다

 

- 더 드시겠수?
- 아뇨

 

배불러요
잘 먹었습니다

 

낮에 장작 팰 때

 

집 주위를 죽어라 뛰는
놈이 있던데

 

대체 누구죠?

 

고헤 씨네 아들인데
맛이 좀 갔지

 

신경 쓸 거 없수

 

무사가 되겠다고
매일 그렇게 뛰어다닌다우

 

- 무사요?
- 그렇다우

 

- 잠깐 나갔다 올게요
- 일하러요?

 

아뇨, 그러니까...

 

이런 거 있잖아요

 

노름하려고요?

 

그만 두는 게
신상에 좋을 거유

 

내 조카 놈도 노름에 빠져서
일도 안 하고 빈둥대더니만

 

지금은
생사조차 모른다우

 

난 그저 재미삼아
하는 거예요

 

그 재미가
사람 잡는 거유

 

이 칼 어떠냐?
이거 구하느라 몇 백 냥 날렸어

 

끝내주는데요

 

대관님께 드릴 거야

 

우리 일 좀 잘 봐주십사
부탁하려고

 

그렇군요

 

네가 시험 삼아
거지라도 한 번 베어봐

 

- 제, 제가요?
- 그래

 

전 됐어요
주인님이 직접 하세요

 

그럼 내 옷에 피 튀기잖아
네가 해

 

그럼 칼잡이라도
쓰시던가요

 

이깟 일로 사람을 사라고?
잔말 말고 네가 해!

 

- 하지만 전...
- 쉿! 온다!

 

저기 오는
맹인 베어버려

 

빨리 가라니까!

 

저런 맹인 하나
처리 못 해?

 

- 앗! 칼이!
- 아! 죄송합니다

 

- 이 바보가!
- 죄송합니다

 

갑니다!

 

3, 1의 짝

 

통 안에
아무것도 없죠?

 

시작합니다

 

자, 판돈들 거세요

 

- 뭐야? 안 보이슈?
- 홀!

 

- 여기 앉아요
- 안마사입니다

 

- 짝!
- 다들 거셨죠? 갑니다

 

홀!

 

진짜 안 되네

 

통 안에
아무것도 없죠?

 

시작합니다

 

자, 판돈들 거세요

 

- 홀!
- 짝!

 

왜 안 하슈?

 

분위기 좀 보고요

 

맹인이 보긴
뭘 본다, 그러슈?

 

- 짝!
- 젠장!

 

두목님

 

칼잡이 선생님이
오셨습니다

 

자, 판돈 거세요
걸어요, 걸어

 

짝!

 

- 홀에 거실 분?
- 좋아, 홀!

 

- 홀!
- 짝!

 

짝에 거실 분?

 

짝!

 

- 시작하는 거유?
- 모두 거셨죠?

 

4, 2의 짝!

 

통 안에
아무것도 없죠?

 

그럼 시작합니다

 

- 저 가마인가?
- 그렇네

 

살려줘! 제발!

 

이젠 오기야도
마음을 좀 놓겠군

 

어서 옵쇼

 

술 좀 주게

 

네 네

 

주인장

 

- 여기도 술 좀 주시오
- 네 네

 

술 여기 있습니다

 

안마사님, 드세요

 

아이고, 이런
죄송합니다

 

지팡이가
아주 멋지네요

 

이봐!

 

당신 평범한
안마사가 아니지?

 

그쪽이야말로
피 냄새가 진동하는군

 

이렇게 좁은 곳에선

 

칼을 그렇게 빼면
안 되지

 

당신...

 

또 사람을
죽이셨어요?

 

미친 놈!

 

아침부터
시끄럽게 뭐야!

 

어서 집에 가

 

이젠 전쟁
같은 건 없어

 

안마사 양반
어제 결국 안 들어왔네

 

돈 좀 따셨나?

 

주인님!

 

왜?

 

대관님 댁에
다녀오겠습니다

 

잠깐 기다려라

 

돌아오는 길에

 

이걸로 맛있는 거
사 먹어라

 

고맙습니다

 

다음, 가네코 헤이시로!

 

떠돌이 중에도
쓸 만한 놈이 있군

 

아무래도 핫토리 네가
상대해 줘야겠다

 

비겁한 놈!

 

이런 막대기로 싸우는 게
무슨 검술이냐?

 

무사라면
진검으로 싸우자

 

야마지 이사부로 맞나?

 

그렇다

 

넌 누구냐?

 

핫토리 겐노스케

 

네놈에게 진 빚을
갚으러 왔다

 

네 소원대로
진검으로 승부하자

 

벨 테면 베라

 

진검 따윈 처음부터
갖고 있지도 않았어

 

날 베어봤자

 

아무런 명예도
얻지 못 해

 

이런 막대기로 싸우는 게
무슨 검술이냐?

 

무사라면
진검으로 싸우자

 

이미 죽은 거나 마찬가지야
죽일 가치도 없어

 

- 빨리 벗어
- 뭐가 그리 급해요?

 

- 잔말 말고 벗어봐
- 잠깐만요

 

어디 한번 좀 보자고

 

홀!

 

이런 젠장!

 

통 안에
아무것도 없죠?

 

시작합니다

 

- 이번엔 뭐야?
- 홀 같은데

 

좀 묻어가도 되죠?

 

- 짝이냐 홀이냐
- 홀!

 

다들 거셨죠?
갑니다

 

- 4, 1의 홀!
- 그렇지!

 

여기 땄어, 여기!

 

여자들 괜찮은데
잠깐 놀다 갑시다

 

오빠들 많이
따셨나보네요?

 

이 안마사님
덕분에 대박 났지

 

그럼 우리랑
놀지 않을래요?

 

그럼 저 둘이랑
화끈하게 놀아볼까요?

 

제가 가서 예쁜 애들로만
여럿 데려옵죠

 

도련님은 그냥 여기 계십쇼
제가 후딱 다녀옵죠

 

제가 다녀올 테니
도련님은 가만 계십쇼

 

제가 다녀오겠다니까요
제가... 아야야!

 

귀 떨어져요, 그만 잡아당겨요
전 토끼가 아녜요

 

싸우자는 게 아니에요
그만하시래도요

 

그런 게 아니라...
아야야!

 

이러시면 안 됩니다

 

이 정도로 엄살
피지 말라고요?

 

아야야! 나 죽어요
제발 살려주세요

 

바늘은 작으니까
참으라고요?

 

바늘은 작지만 고통은
크다고요, 감사합니다

 

진짜 웃긴다
이리 와봐

 

- 자, 마셔!
- 감사합니다

 

진짜 재미있네
안마사 양반, 봤수?

 

안 보이는데요

 

오세이, 춤출까?

 

춤? 좋지!
한 번 춰봐

 

아가씨

 

샤미센 줄은 왜 풀지?

 

설마 우리 돈을
노리는 건 아니겠지?

 

그리고 그 쪽 아가씨

 

당신 남자지?

 

냄새가 달라

 

맹인은 원래

 

그런 데 민감하거든

 

칼을 숨겼었군

 

왜 이런 짓을 하지?

 

지어낸 얘기라고
생각할진 모르겠지만

 

사실대로 말할게요

 

원래 저희는 유복한 집
자식들이었어요

 

시로 보러 가자

 

- 이건 비밀이야
- 응

 

헤이하치

 

- 7년 동안 수고했다
- 네

 

- 창고는 어디지?
- 이쪽입니다

 

- 식구는?
- 나루토야 부부와 아이 둘

 

하녀 셋에
일꾼이 넷입니다

 

타시치, 찾았나?

 

천 냥짜리 상자를
8개나 숨겨놨더군

 

이노스케
우린 이제 부자야

 

좋아, 구치나와 두목님을
모셔와

 

네!

 

한 놈도 남김없이
처치했겠지?

 

타시치
애들은 어떻게 됐어?

 

- 아무리 뒤져도 안 보여
- 바보 같은 놈!

 

시간이 없다
철수해!

 

집사였던 헤이하치는
겨우 찾아냈지만

 

- 무슨 짓이야!
- 나루토야의 집사!

 

벌써 우리
얼굴을 잊으셨나?

 

넌 나루토야의...

 

딸이다!

 

다른 놈들은
이름밖에 몰라요

 

이름이 뭔데?

 

이노스케, 타시치

 

그리고 구치나와 두목이라
불리던 남자

 

알고 있는 건
그게 다예요

 

그 놈들을 계속
쫓고 있는 건가?

 

짝!

 

또 틀렸네

 

안마사 양반처럼
눈 감고 해볼까?

 

어떻게 소리만
듣고 맞추지?

 

아얏! 앞이
안 보이니까 영...

 

뭐야, 얘는 또
왜 나와 있어?

 

홀!

 

짝!

 

홀!

 

그랬군!

 

눈을 감으니까
감이 좋아지네

 

좋았어!

 

자, 다들 거셨습니까?
어서들 거세요

 

- 홀!
- 짝!

 

신키치! 아까부터
눈 감고 뭐하는 거야?

 

안 할 거야?

 

소리만 들어보려고

 

뭐라고?

 

이렇게 코앞에 앉아서
소리만 듣고 있겠다고?

 

들으면 안 돼?

 

이 자식이
지금 장난쳐?

 

잘난 척 하지 마

 

손님도 없어서
파리만 날리는 주제에

 

- 이 자식이!
- 이봐, 신키치!

 

소리 듣는 것도 좋지만
자릿값은 해야지

 

신키치라고?
손님한테 반말이야?

 

손님 좋아하네!

 

예전에 내 밑에서
일했던 주제에

 

조용히 돈이나 걸어!

 

좋아
원하는 대로 해주지

 

아까 소리로 봐서는...

 

좋아!

 

홀!

 

홀이라고? 좋아!

 

- 4, 2의 짝!
- 알겠습니다!

 

따셨어요?

 

- 주인장한테 말 좀 전해
- 뭐라고요?

 

폭삭 망해버리라고!

 

- 안주인 계시나?
- 잠시 기다리세요

 

당신들은 누구시죠?

 

죽은 당신 남편의 노름빚 대신
이 가게를 접수하겠다

 

네?

 

3일을 주겠으니
정리하고 나가

 

- 그 이상은 못 기다려
- 그건 말도 안 됩니다!

 

넌 빠져!

 

저 여자들 죽이는데

 

- 누군지 알아?
- 몰라

 

- 어디선가 봤는데
- 빨간 쪽이 더 좋은데

 

아저씨, 술 좀 주세요

 

오세이

 

여기 아저씨한테 오늘밤
일할 곳 좀 부탁해볼까?

 

아저씨!

 

이 동네에 우리 써줄 만한
술집 없을까요?

 

요즘 일이 없어서 죽겠어요
어디 잘 나가는 술집 없어요?

 

그럼 오기야가 최고지

 

긴조한테 붙어서는
술집들을 죄다 먹어치웠거든

 

그럼 오기야라는 곳 좀
소개시켜 주실래요?

 

주인장, 가서
좋은 여자 있다고 해

 

할아범, 오기야에
좀 갔다 오슈

 

할아범만 부려먹지 말고
주인장이 좀 갔다 와

 

빨리 가봐!

 

접시를 돌리겠습니다

 

기울입니다!

 

굉장해요!

 

주인님!

 

마토야 주인장이 괜찮은 여자가
둘 있는데 어떠시냐는데요?

 

그래? 어서 불러와!

 

너희들은 나가 있어!

 

대관님, 더 좋은 애들로
대령하겠습니다

 

빨리들 나가!

 

이번엔 뭐야?

 

짝 같은데

 

- 홀이냐 짝이냐!
- 짝!

 

다들 거셨죠?
갑니다!

 

- 짝!
- 앗싸!

 

부채를 펴겠습니다

 

아주 잘하네요

 

- 이번엔 부채를 돌려서
- 잘한다!

 

좋아!

 

- 오기야!
- 네

 

언제까지 팽이만 돌릴 거냐?
춤이 보고 싶다

 

알겠습니다

 

이봐! 이제 그만 돌리고
어서 나가봐

 

너희들, 빨리 춤 춰
어서!

 

자, 판돈 거십시오
어서들 거십시오

 

짝이냐 홀이냐

 

- 짝!
- 홀!

 

홀!

 

다들 거셨죠?
자, 갑니다

 

4, 1의 홀!

 

또 땄다!

 

엄청나구만

 

이번엔 이거
전부 걸어볼까?

 

좋아!

 

시작합니다

 

통 안에
아무것도 없죠?

 

이봐!

 

주사위 소리가
달라졌는데?

 

눈도 안 보이는 자식이
무슨 헛소리야!

 

선생님

 

안마사가 도박장에서
난동을 부리고 있습니다

 

두목님께서
빨리 오시랍니다

 

- 안마사?
- 부탁드립니다

 

이리 와!

 

싫어요, 놔주세요!

 

- 오라니까!
- 언니!

 

시키는 대로 해!

 

뭐하는 거야?

 

괜찮수?

 

길이 안 좋으니까
조심하슈

 

아야야!

 

거기, 거기 조심하슈

 

뭘 봐, 임마!

 

여기요

 

상황 좀 보고 올 테니
기다리슈

 

어이, 여기야!

 

빨리 빨리

 

오기야라는 놈
아주 나쁜 놈이에요!

 

동생을 강제로 데려가려 해서
한방 먹이고 도망쳤어요

 

이 안마사 양반도 도박장에서
긴조 부하들을 단숨에 해치웠어

 

정말 끝내줬어!
대체 당신 정체가 뭐요?

 

하지만 여기도
곧 들킬 거야

 

이모네로 도망갈까?

 

긴조 놈들이 마을에 쫙
깔렸는데 어떻게 도망가요?

 

그것도 그렇네

 

맞다!
분 가지고 있어?

 

있어요

 

안마사 양반
이리 와 봐요

 

- 움직이지 마슈
- 뭔데요?

 

- 눈 그리려고요
- 눈을 그린다니?

 

문 좀 열어!

 

- 이 밤중에 무슨 일이래?
- 어서 좀 열어!

 

- 누구요?
- 신키치유

 

신키치?
또 노름하다가 다 털렸나?

 

들어들 오슈

 

- 뭐야, 이 사람들은?
- 안마사 양반, 이쪽이유

 

- 안마사 양반 아니유?
- 죄송합니다

 

바보 같은 놈들!
선생은 뭘 했지?

 

선생님이 오셨을 때
이미 도망간 후였습니다

 

안마사란 놈은
대체 누구냐?

 

그냥 안마사라는 거 외엔
잘 모릅니다

 

신키치라는 똘마니와
같이 있었다고 합니다

 

도박장에
자주 왔던 놈이군

 

녀석의 집 정도야
금방 알 수 있겠지

 

그깟 맹인 하나쯤은
언제든 손볼 수 있어

 

그보다 후나하치를
없애는 게 급선무야

 

그랬구나

 

언제부턴가 둘이서
여기저기 떠돌아다니면서

 

남자들 속여서 돈 뜯는 게
일이 되어버렸어요

 

십 년이라...

 

그놈들 도적질은 진작 그만두고
어디선가 편히 살고 있는 거 아냐?

 

그러고 보니, 오기야도
여기 온 지 십 년쯤 됐네

 

그렇지

 

오기야라는 놈도
뭔가 좀 수상해요

 

팔에 뱀 문신이
있었어요

 

그래?

 

아까 원수 이름이
뭐라고 했지?

 

구치나와
두목이라고 했던가?

 

네, 그런데요

 

'구치나와'라는 건
뱀을 말하는 거야

 

그렇죠?

 

아이구, 안마사 양반

 

그 눈 좀
지울 수 없수?

 

어제 너희 도박장에서
맹인 놈이 난동을 부렸다고?

 

네, 얘기를 듣고 칼잡이를
데리고 급히 쫓아갔지만

 

이미 도망간 뒤였습니다

 

- 오기야
- 네!

 

여자들은 어땠나?

 

대관님이 데리고
나가려고 했는데

 

샤미센으로
맞았습니다

 

몸놀림을 보아하니, 평범한
기생은 아닌 것 같습니다

 

이봐!

 

맹인 놈과 여자들의
뒷조사를 해봐

 

 

- 이건?
- 홀

 

- 이건?
- 짝

 

나는 홀!

 

제가 이겼네요

 

남의 가게 앞에서
뭐하는 거야? 저리 가!

 

언제까지 밥만
먹고 있을 거야!

 

빨리 청소하라고
했잖아!

 

세타로
주인님이 부르신단다

 

넌 여기나 치워

 

이리 와

 

귀엽기도 해라

 

넌 오늘부터
내 자식이야

 

내 말만 잘 들으면

 

누나랑 여기서
계속 살게 해줄게

 

좋지?

 

다음엔 더 좋은
옷으로 사줄게

 

뭐하는 거야!

 

주인님 방에 오면
안 된다고 했잖아

 

- 누나
- 괜찮으니까 이리 와

 

싫어!

 

아저씨

 

저랑 놀다 가실래요?

 

- 오세이
- 응?

 

- 그만 놀고 연습하자
- 응

 

언니

 

왜 그래?

 

언니

 

- 아무것도 아냐
- 괜찮아?

 

- 이모, 우산 있어?
- 저기 있어

 

동정 좀 살피고 올게

 

한잔 들어

 

어? 할아범!
주인장은 어디 갔소?

 

오늘은 볼 일이 있다고
안 나왔어요

 

건방지게 일은 무슨

 

할아범은 왜 이런 데서
일하오? 가족은 없소?

 

네, 없습니다

 

거지나 다름없던
절 거둬주시고

 

이렇게 보살펴 주시니
주인어른께는 감사할 뿐이죠

 

이런 데서 일하느니
동냥질이 낫지 않나?

 

그대로 돗자리만 깔고 앉으면
돈 많이 받을 걸?

 

자, 판돈들 거세요
짝이냐 홀이냐!

 

모두 거셨죠?

 

그럼 갑니다!

 

9, 1의 짝!

 

자, 또 갑니다

 

통 안에
아무것도 없죠?

 

주사위 넣습니다

 

자, 판돈들 거세요
짝이냐 홀이냐!

 

넌 뭐야!
이 자식이!

 

이 자식들, 감히
여기서 판을 벌려?

 

판 벌릴 거면
자릿세 내놔!

 

무슨 헛소리야?

 

여긴 원래
우리 구역이라고

 

뭐라고?
이 자식이!

 

해보자는 거냐!

 

긴조와 싸울 수밖에
없는 건가

 

기다려라

 

굉장하군

 

잠깐, 잠깐만!

 

잘 가시오

 

그 맹인이
자토이치였군

 

그 여자들은?

 

나루토야의
가족이랍니다

 

나루토야라면...
그게 몇 년 전이었더라?

 

벌써 십 년 됐습니다

 

그렇군

 

아이들이 살아 있다면
그 나이쯤 됐겠군

 

그런데, 그 떠돌이 칼잡이가
자토이치를 이길 수 있으려나

 

- 오기야 있나?
- 네

 

이런, 긴조님 아니십니까?
잘 오셨습니다

 

이리로 오시죠

 

장사가 잘 되나 보군

 

- 여긴 오지 말랬잖아
- 더 이상 눈치 볼 거 없어

 

후나하치도 사라졌으니
이젠 우리 세상이야

 

장사나 잘 해

 

빨리 청소해!

 

큰일 났어요
후나하치 파가 몰살당했어요

 

긴조네 칼잡이가 혼자서
다 해치워버렸다고요

 

긴조가 대단한 놈을
고용했어요

 

안마사 양반, 당분간
마을에는 내려가지 마슈

 

그 칼잡이가
그렇게 대단한가?

 

진짜 끝내줘요

 

나하고 밤에 싸운다면
누가 이기려나?

 

깜깜하면 둘 다
아무것도 안 보일 테니

 

안마사님이
이길지도 모르겠네요

 

웃었어?

 

좋아, 내가 상대해주마
한수 가르쳐줄 테니 이리 와

 

지금부터 검술 훈련을
시작하겠다

 

각오 단단히 해라!

 

시작한다

 

어느 쪽이든 덤벼봐!

 

한꺼번에
덤비면 어떡해!

 

안전을 위해서
순서를 정하자

 

우선 내가
이렇게 들어가고

 

넌 여기를 쳐

 

좋아

 

다음은 너

 

마지막엔 이렇게

 

좋아!

 

시작한다!

 

어때?

 

하니까 되잖아

 

이번엔 빠르게 해보자

 

아주 좋아!

 

그렇지!

 

순서가 틀렸잖아

 

이놈들아, 아프잖아!

 

이젠 너희들한테 다신
검술 안 가르쳐 줄 거야!

 

젠장!

 

넌 뭐야?

 

미친 놈!
집에나 가

 

- 목욕이나 해야겠다
- 저도 할래요

 

- 남자가 먼저 해야지
- 저도 남자예요

 

안마사님

 

오늘 오기야한테
다시 가볼까 해요

 

오기야가 놈들과
한패였는지 알아보려고요

 

이모, 물이 미지근해
뜨겁게 좀 해줘

 

대낮부터 무슨 목욕이야
천하의 백수건달이

 

추우니까 그렇지
좀 더 뜨겁게 해봐

 

불 때고 있잖아!

 

그런데 신기하네

 

아무리 봐도 여자로밖에
안 보이는데

 

남자도 화장하면
예뻐지는구나

 

누구나 다
그렇진 않죠

 

얼굴이 받쳐줘야죠

 

어서 옵쇼

 

아저씨, 오기야님께
사과드리고 싶어요

 

지난번 술자리에서
실수를 했거든요

 

그래?

 

아저씨가 말씀 좀
잘 해 주시겠어요?

 

일단 앉아봐

 

오기야 씨도 원래
술버릇이 나쁘니까 괜찮아

 

- 신경 쓰지 마
- 아무리 그래도...

 

그러고 보니 요즘
통 안 보이던데

 

그동안
어디서 지냈나?

 

오우에 아주머니한테
신세지고 있어요

 

- 안마사도 같이 있나?
- 네

 

할아범, 안 다쳤수?

 

밖에 내다버려요

 

술이나 한잔 들어

 

고맙습니다

 

오기야도 긴조랑 짜고
뭔가 꾸미는 거 같던데

 

아가씨들하곤
상관없으니 괜찮겠지

 

- 술 더 드릴까요?
- 아직 남았수다

 

오기야 가게에 다녀올 테니
여기서 기다리고 있어

 

잠시 실례합니다

 

오기야 씨가
그날 일은 신경 쓰지 말래

 

너희들이 마음에 든다고
지금 와 달라는군

 

감사합니다
잘 마셨어요

 

감사합니다

 

다녀들 와요

 

다들 어디 갔어?

 

마을에 간다고
나갔어요

 

너 지금 뭐해?

 

얘가 미쳤나!

 

오세이처럼
예뻐지려나 해서

 

간 떨어질 뻔 했네

 

시끄럽게 누구야!
그 미친 놈인가?

 

- 안마사는 어디 있지?
- 넌 누구야?

 

- 안마사 내놔
- 없어

 

- 어디다 숨겼어?
- 없는데 뭘 숨겨?

 

그럼 나오게
만들어주지

 

불을 붙여라!

 

안 돼! 그만 둬!

 

이모! 큰일 났어!
불이야 불!

 

일어나, 빨리!
큰일 났다고!

 

도망쳐!

 

- 빨리!
- 이놈들은 뭐야!

 

신키치! 신키치!

 

젠장!

 

괜찮은 여자군

 

여자?

 

여자가 아닐지도 몰라
이노스케

 

옛날 이름으로 부르지 마
누가 들을지도 모르는데

 

지금은 긴조야

 

뭘 봐?
어서 춤이나 춰

 

다 알고 있어

 

너희 나루토야의
자식들이지?

 

얘들아!

 

- 안마사님!
- 어서 도망쳐

 

- 선생을 불러와
- 네

 

이노, 이노스케
어디 가!

 

에잇!

 

- 선생은 어디 있어?
- 저기 계십니다

 

저기라니!
불러오라고 했잖아!

 

칼 이리 내!

 

두목님! 두목님!

 

아빠 거북 위에
아들 거북

 

아빠 거북 뒤집히면
아들 거북 뒤집히고

 

나쁜 놈들은
다 죽어버렸네

 

아직 구치나와 두목이
남아 있어요

 

그놈은 지금쯤
폭삭 늙었을 걸

 

그냥 놔둬도
곧 죽을 거야

 

그보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 생각해야지

 

여기서 같이
사는 건 어때?

 

너도 이젠
남자로 돌아가

 

이대로가 더 편해요

 

안마사님은
뭐 하고 있으려나?

 

또 어딘가 정처 없이
걷고 있겠지

 

오늘부터 축제가
시작되는군

 

용케 알아챘군
어떻게 알았지?

 

냄새야

 

아무리 속이려 해도
짐승의 냄새는 지워지지 않지

 

맹인 주제에
입만 살았군

 

이래봬도 난
구치나와 도적의 두목이야

 

너 같은 맹인한테 쉽게
당할 내가 아니야!

 

뭐야!
맹인이 아니었나?

 

그래

 

왜 맹인 행세를
하고 다녔지?

 

그러면 사람의 마음을
읽을 수가 있거든

 

네 눈이 보인다는 건
가게에 왔을 때부터 알았지

 

내 부하들을 모조리
해치웠다더군

 

도라키치도 죽였나?

 

여기 주인장 말야

 

거지였던 녀석을
거둬들여서

 

여러 가지를 가르쳐서
후계자로 키워놨는데

 

너 같은 떠돌이 맹인이
모든 걸 망쳐놓을 줄이야

 

내가 구치나와 두목이란 걸
어떻게 알았지?

 

내 지팡이를 확인해 봤잖아
그때 알았지

 

너야말로
천하의 악당이지

 

그런가?

 

어쩔 수 없지
승부를 낼 때인가 보군

 

평생 내 멋대로
살아왔으니

 

미련 따윈 전혀 없다!

 

자, 죽여라!

 

누가 죽여준대?

 

평생 맹인으로 살아라

 

아무리 눈을 크게 떠도
안 보이는 건 안 보이는 거야

 

Provided by club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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