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00:00:00,500 --> 00:00:05,500
안알랴줌
2
00:00:29,306 --> 00:00:34,672
밤으로의 긴 여로
3
00:01:39,952 --> 00:01:42,152
안개가 가셔서
다행이에요
4
00:01:43,707 --> 00:01:44,607
정말
5
00:01:44,853 --> 00:01:45,996
오늘 아침은
6
00:01:46,253 --> 00:01:48,285
영 피곤해서
7
00:01:48,729 --> 00:01:50,500
잠을 잘못 자서요
8
00:01:50,600 --> 00:01:53,090
밤새 뱃고동
소리가 울려대니
9
00:01:53,190 --> 00:01:56,022
그래, 꼭 뒷마당에서
고래가 앓는 줄 알았어
10
00:01:56,122 --> 00:01:57,508
잠을 잘 수가
있어야지
11
00:01:57,689 --> 00:02:01,922
얼씨구? 당신은 피곤하면
이상한 버릇이 있어
12
00:02:02,200 --> 00:02:05,367
어찌나 그리 코를 골던지
뭐가 뱃고동 소리인지 모르겠던걸
13
00:02:06,213 --> 00:02:07,844
고동 10개가 불어대도
모르실 거야
14
00:02:07,944 --> 00:02:10,535
당신은 신경이란 게 없으니까
전에도 없었지만
15
00:02:10,635 --> 00:02:13,168
무슨 소리, 내가
그리 코를 곤다 그래
16
00:02:13,469 --> 00:02:16,803
과장은 무슨, 당신도
언제 한번 들어봐야 해요
17
00:02:18,061 --> 00:02:19,246
무슨 얘기를 하기에
저리 웃는지
18
00:02:19,346 --> 00:02:20,807
필시 내 얘기겠지
19
00:02:20,907 --> 00:02:22,891
이 늙은이를
괴롭혀대니
20
00:02:23,268 --> 00:02:26,102
그래요, 식구들이
21
00:02:26,202 --> 00:02:28,068
당신을 괴롭히니
괴롭기도 하겠어
22
00:02:28,863 --> 00:02:29,846
신경 쓰지 마요
23
00:02:30,764 --> 00:02:34,397
농담이 뭐건 상관없잖아요?
에드먼드가 웃는 게 안심인걸
24
00:02:34,900 --> 00:02:37,297
요새 입이 삐쭉
나와 있었는데
25
00:02:37,965 --> 00:02:39,808
분명히 제이미가
웃고 있는 거지
26
00:02:39,908 --> 00:02:42,519
그놈은 누구든 비웃지
못해서 안달이라고
27
00:02:42,620 --> 00:02:45,252
제이미를 너무
나무라지 마요
28
00:02:45,352 --> 00:02:47,664
결국 잘될 거예요
두고 보라지
29
00:02:47,764 --> 00:02:50,337
시작이 반이라고
이제 곧 34살인걸
30
00:02:51,041 --> 00:02:52,047
정말
31
00:02:52,468 --> 00:02:56,340
하루종일 있을 셈인가
제이미, 에드먼드
32
00:02:56,440 --> 00:02:57,351
이리로 나와라
캐슬린도
33
00:02:57,451 --> 00:02:59,305
탁자를 치워야
할 거 아니냐
34
00:02:59,405 --> 00:03:01,840
당신은 걔가 뭐라건
감싸주기만 하는구려
35
00:03:03,171 --> 00:03:06,372
네 아버지 코 고는 걸로
놀리고 있었단다
36
00:03:06,685 --> 00:03:09,540
나머진 애들에게 맡겨야지
얘들도 들었을 테니
37
00:03:09,640 --> 00:03:11,640
제이미는 아니겠지만
네 코 고는 소리도
38
00:03:11,740 --> 00:03:13,918
네 아버지만큼이나
어지간하더구나
39
00:03:14,385 --> 00:03:16,810
베개에 머리만 갖다 대면
바로 잠에 빠져버리니
40
00:03:16,951 --> 00:03:19,107
10개의 고동이 울려도
잠이 안 깰 거야
41
00:03:21,675 --> 00:03:23,141
뭘 그리 쳐다보니
제이미?
42
00:03:23,702 --> 00:03:26,130
머리가 내려왔어?
아니면
43
00:03:27,277 --> 00:03:29,019
요즘은
머리 손질도 힘들어
44
00:03:29,119 --> 00:03:30,913
눈도 침침해지고
45
00:03:31,013 --> 00:03:32,552
안경은 어딨는지도
모르겠고
46
00:03:32,652 --> 00:03:33,478
아뇨, 머리
괜찮으신데요, 뭘
47
00:03:33,578 --> 00:03:35,173
요즘 어머니 안색이
괜찮아 보여서
48
00:03:35,478 --> 00:03:37,589
너 말 잘했다
요새 뚱뚱해지고
49
00:03:37,689 --> 00:03:40,034
활기차게 변해서
어디로 튈지 모르겠다니까
50
00:03:40,134 --> 00:03:41,980
정말 그래요, 어머니
51
00:03:42,200 --> 00:03:44,067
아버지 코 고는 건
정말이에요
52
00:03:44,167 --> 00:03:45,022
집이 떠나가는 줄
알았네
53
00:03:45,122 --> 00:03:49,081
셰익스피어 '오델로' 2막 1장
'나도 들었다, 무어 장군이다
나팔 소리만 들어도 알지'
54
00:03:49,601 --> 00:03:52,384
내 코 고는 소리를 듣고
경마장 배당표 대신에
55
00:03:52,484 --> 00:03:55,690
셰익스피어가 생각난다면
앞으로도 코를 골아주지
56
00:03:55,790 --> 00:03:56,684
여보
뭘 그리 성을 내셔
57
00:03:56,784 --> 00:03:57,957
그래요, 아버지
58
00:03:58,057 --> 00:04:00,435
아침 잘 드시고
왜 그러세요
59
00:04:00,535 --> 00:04:02,979
아버지께서 네 흠 가지고
뭐라 하시던?
60
00:04:03,301 --> 00:04:05,368
언제나 네 형
편만 드는구나
61
00:04:05,468 --> 00:04:07,046
- 네가 10살은 더 먹은 것 같아
- 그만들 둬요
62
00:04:07,146 --> 00:04:09,668
그래, 뭐든 잊어버리고
부딪힐 생각은 하지도 않는구나
63
00:04:09,768 --> 00:04:11,777
아무 야망도 없이 살아가는
인생에는 참 편리한 철학이지
64
00:04:11,877 --> 00:04:13,477
여보, 조용히 해요
65
00:04:13,577 --> 00:04:15,866
무엇 때문에
그리들 킥킥댔는지
66
00:04:15,966 --> 00:04:17,532
우리에게도
한번 들려주렴
67
00:04:17,633 --> 00:04:19,521
그래
한번 얘기해봐라
68
00:04:19,776 --> 00:04:20,644
아버지도
기억하시죠?
69
00:04:20,744 --> 00:04:24,025
하커 씨 땅에
얼음 연못이 있고 바로 옆에
70
00:04:24,444 --> 00:04:26,349
쇼네시 씨가 돼지를
키우는 농장이 있다는 거
71
00:04:27,199 --> 00:04:29,243
그런데 울타리가
부서진 모양인데
72
00:04:29,343 --> 00:04:31,755
돼지들이 거기
연못에서 목욕했나 봐요
73
00:04:31,855 --> 00:04:33,810
아이고, 저런
74
00:04:33,958 --> 00:04:37,617
불쌍한 돼지들이
감기에 걸렸다
75
00:04:37,717 --> 00:04:41,295
폐렴에 걸려 죽어간다
돼지 중에 독극물을 마셔서
76
00:04:41,395 --> 00:04:43,640
콜레라로 죽어간다 해서
쇼네시 씨가 고래고래 소리를 치면서
77
00:04:43,989 --> 00:04:47,190
하커 씨에게 변호사를 선임해서
손해배상을 청구하겠다고 했대요
78
00:04:47,290 --> 00:04:51,462
그리고 이렇게 얘기했다네요
나는 우리 농장에 감자 벌레, 진드기
79
00:04:51,562 --> 00:04:54,717
옻나무, 뱀, 스컹크가
있는 건 참을 수 있지만
80
00:04:54,817 --> 00:04:57,429
나도 참는 데도 한계가
있는 사람인지라
81
00:04:57,529 --> 00:05:00,995
스탠다드 오일 회사의
무단침입은 도저히 참을 수 없다
82
00:05:01,095 --> 00:05:04,729
그러니까 하커 씨가 여기서
조용히 꺼져주지 않으면
83
00:05:04,829 --> 00:05:07,891
개를 풀어버리겠다고 했더니
하커 씨가 도망갔다네요
84
00:05:08,368 --> 00:05:11,329
어휴
입이 걸기도 하지
85
00:05:11,429 --> 00:05:14,534
그 악당 녀석
당해낼 재간이 없어
86
00:05:15,206 --> 00:05:18,317
이런 못돼먹은 놈
그럼 거기서 내가 뭐가 되냐?
87
00:05:18,417 --> 00:05:20,129
내가 불같이 화를
낼 거라고 그랬겠지?
88
00:05:20,229 --> 00:05:22,956
아일랜드의 위대한 승리라고
자평하실 거라 했죠
89
00:05:23,056 --> 00:05:25,534
- 좋아하시면서 왜 그러세요?
- 내가 언제 그러더냐?
90
00:05:25,634 --> 00:05:28,411
좋아하는구만, 뭘
자기기만은 하지 마요
91
00:05:28,890 --> 00:05:31,001
뭐가 웃기다는 거야?
하나도 재미없어
92
00:05:31,101 --> 00:05:33,881
아들이란 게 아비를 재판에
끌어넣으려는 나쁜 놈 편이나 들고
93
00:05:33,981 --> 00:05:35,802
여보, 성질 좀
그만 부려요
94
00:05:35,902 --> 00:05:38,049
그래, 넌 쇼네시를
부추기지 못해서
95
00:05:38,149 --> 00:05:39,937
속으로 아쉽다
생각하겠지
96
00:05:40,037 --> 00:05:42,148
너야 쥐뿔도 없어도
그런데 재능은 대단하니까
97
00:05:42,248 --> 00:05:44,748
제이미를 왜
나무라고 그래요
98
00:05:44,848 --> 00:05:46,582
아버지, 정말
그런 소리 하시려면
99
00:05:46,682 --> 00:05:48,658
저는 빠지렵니다
100
00:05:51,104 --> 00:05:53,570
아버지는 그런 생각 하시면서
기분도 안 나쁘세요?
101
00:05:58,988 --> 00:06:00,644
에드먼드에게
너무 마음 쓰지 마요
102
00:06:02,899 --> 00:06:04,727
몸이 안 좋잖아요
103
00:06:04,827 --> 00:06:07,310
여름 감기 걸리면
다 짜증 나지
104
00:06:07,410 --> 00:06:09,188
그냥 감기가 아닐걸요
105
00:06:10,288 --> 00:06:11,733
저 애는 심하죠
106
00:06:12,610 --> 00:06:16,077
무슨 소리를 하는 거니?
그냥 감기일 뿐이야
107
00:06:16,177 --> 00:06:17,577
넌 상상력이
너무 지나쳐
108
00:06:17,677 --> 00:06:20,254
제이미 얘기는
다른 게 겹쳐서
109
00:06:20,354 --> 00:06:21,682
감기가 더
악화됐다는 거요
110
00:06:21,782 --> 00:06:23,013
그래요
제 말이 그 말입니다
111
00:06:23,113 --> 00:06:25,692
하디 선생도 제이미가
열대 지방에 있을 때
112
00:06:25,792 --> 00:06:27,447
얻은 열병인 것 같다고
하지 않았소?
113
00:06:27,547 --> 00:06:28,725
하디요?
114
00:06:29,592 --> 00:06:32,870
난 그 자가 성경을 궤짝째
쌓아놓고 맹세해도 안 믿어요
115
00:06:33,181 --> 00:06:34,592
난 의사가
하는 짓을 다 알죠
116
00:06:35,075 --> 00:06:35,959
다들 똑같아서
117
00:06:36,059 --> 00:06:38,773
그저 환자만 부를 수 있으면
아무것도 신경 쓰지 않아
118
00:06:40,617 --> 00:06:41,517
왜 그래요?
119
00:06:42,017 --> 00:06:43,284
뭘 그리 쳐다보지?
120
00:06:43,840 --> 00:06:46,615
머리가 내려왔어요?
아니면
121
00:06:46,854 --> 00:06:48,784
머리는 괜찮소
122
00:06:49,406 --> 00:06:52,306
뚱뚱해지고, 건강해지니
점점 허영만 느는구려
123
00:06:52,406 --> 00:06:55,406
거울 앞에서 치장한다고
반나절은 앉아있겠네
124
00:06:57,084 --> 00:06:59,923
눈이 침침해져서요
125
00:07:00,023 --> 00:07:01,828
안경을 새로
맞춰야지 싶어요
126
00:07:01,928 --> 00:07:03,340
당신 눈이야
아름다운걸
127
00:07:04,022 --> 00:07:06,450
당신도 알면서
128
00:07:06,550 --> 00:07:08,667
여보
주책 떨지 말아요
129
00:07:08,767 --> 00:07:10,839
제이미 앞에서
130
00:07:10,939 --> 00:07:12,611
얘도 다 알아
131
00:07:12,711 --> 00:07:14,756
당신 눈이며 머리가
어떠니 하는 거
132
00:07:14,856 --> 00:07:16,478
다 칭찬하고 싶어
그러는 거야, 안 그러냐?
133
00:07:16,578 --> 00:07:18,617
그래요, 너무
그러지 마세요
134
00:07:18,717 --> 00:07:20,826
한편이 돼서
왜들 이래
135
00:07:21,426 --> 00:07:23,633
그래도, 정말이지
136
00:07:23,733 --> 00:07:26,662
내 머리가 이쁘긴
했어요, 그렇죠?
137
00:07:26,762 --> 00:07:28,531
세계 제일이었소
138
00:07:30,384 --> 00:07:33,262
아주 보기 드물 정도로
불그스레한 밤색이었어
139
00:07:33,362 --> 00:07:35,929
길어서 무릎 아래까지
내려왔으니까
140
00:07:36,462 --> 00:07:38,728
너도 기억할 거다
제이미
141
00:07:38,984 --> 00:07:42,862
에드먼드를 낳고 나서는
머리가 희끗희끗해지는구나
142
00:07:42,962 --> 00:07:44,547
그게 더 이뻐 보여
143
00:07:46,732 --> 00:07:48,689
아버지 말씀 좀
들어봐라, 제이미
144
00:07:48,789 --> 00:07:51,128
결혼한 지
35년이나 됐는데
145
00:07:51,228 --> 00:07:53,181
썩 훌륭한 배우셔
그렇지?
146
00:07:54,024 --> 00:07:55,885
여보
왜 그러는 거죠?
147
00:07:55,985 --> 00:07:57,202
코 곤다고 놀렸더니
148
00:07:57,302 --> 00:08:00,105
그 원수를 은혜로
갚는 건가요?
149
00:08:00,557 --> 00:08:01,813
그럼, 아까 한 말은
취소하죠
150
00:08:01,913 --> 00:08:04,591
내가 들은 건
'고동' 소리인가 봐
151
00:08:07,502 --> 00:08:08,402
그럼
152
00:08:09,324 --> 00:08:12,122
칭찬 듣고 있을
시간이 없네
153
00:08:12,357 --> 00:08:15,538
저녁은 뭘 할지, 장은 뭐 볼지
고민 좀 해봐야겠어
154
00:08:16,079 --> 00:08:19,357
브리짓은 게으르고
음흉해서
155
00:08:19,457 --> 00:08:24,876
자기 친척 얘기만 시작하면
정말 혼낼 수도 없고
156
00:08:25,113 --> 00:08:27,702
꾹 참고
듣는 수밖에요
157
00:08:28,378 --> 00:08:31,979
에드먼드 데리고
일 시키지 말아요
158
00:08:32,414 --> 00:08:35,282
걔가 몸이 허약해서
그런 게 아니라
159
00:08:35,479 --> 00:08:37,246
땀 흘리면 감기에
더 안 좋을 테니까
160
00:08:42,249 --> 00:08:45,022
이 멍청한 자식아
그렇게 생각이 없냐?
161
00:08:45,122 --> 00:08:46,749
네 어머니 앞에서
162
00:08:46,849 --> 00:08:49,594
에드먼드 얘기는
피하는 게 좋다는 거 몰라?
163
00:08:49,694 --> 00:08:51,449
그래요
말씀이 맞아요
164
00:08:51,855 --> 00:08:55,105
하지만 어머니가 자기 기만하게
두는 것도 잘못이죠
165
00:08:55,387 --> 00:08:57,527
사실과 마주하면
충격만 더 심해지실걸
166
00:08:58,188 --> 00:09:00,149
여하튼, 어머니가
은근슬쩍
167
00:09:00,249 --> 00:09:03,160
여름 감기로 퉁치는 건
아버지도 아시잖아요?
168
00:09:03,789 --> 00:09:05,027
어머니가
더 잘 아실걸요
169
00:09:05,138 --> 00:09:07,033
알아?
아무도 모른다
170
00:09:07,133 --> 00:09:08,083
전 알죠
171
00:09:10,605 --> 00:09:13,794
에드먼드가 하디 선생 보러 갈 때
저도 같이 따라갔죠
172
00:09:13,894 --> 00:09:17,891
말라리아 얘기를 또 하던데
제가 볼 땐 다 핑계예요
173
00:09:19,158 --> 00:09:20,772
의사가
모를 리가 있나요
174
00:09:22,159 --> 00:09:23,905
아버지도
잘 아실 텐데요
175
00:09:24,230 --> 00:09:26,652
어제 시내에 나갔을 때
그 양반 만나셨죠?
176
00:09:26,752 --> 00:09:28,427
확실한 얘기는
아직 없더라
177
00:09:29,291 --> 00:09:32,090
에드먼드가 가기 전에
내게 전화해줄 거야
178
00:09:36,325 --> 00:09:38,868
폐결핵이라고
안 해요?
179
00:09:40,857 --> 00:09:42,523
그럴지도 모른다더라
180
00:09:43,626 --> 00:09:45,180
불쌍한 녀석
181
00:09:46,791 --> 00:09:47,701
젠장
182
00:09:52,529 --> 00:09:54,682
처음 아프다고 했을 때
183
00:09:54,782 --> 00:09:56,865
좋은 의사에게 보냈으면
이런 일이 없잖습니까
184
00:09:56,965 --> 00:09:59,465
하디가 뭐 어때서?
여기 사람들은 다 단골인걸
185
00:09:59,565 --> 00:10:01,121
1달러밖에
안 받으니까요
186
00:10:01,221 --> 00:10:03,731
그러니까 좋은 의사라고
생각하시지
187
00:10:03,831 --> 00:10:08,543
부유한 사람들 등쳐먹는 의사에게
돈 줄 여유도 없다는 거면
188
00:10:08,643 --> 00:10:11,632
여유가 없다니요? 여기서
아버지만큼 부유한 지주가 어딨다고?
189
00:10:11,732 --> 00:10:12,934
그게 부자라는
소리는 아니지
190
00:10:13,034 --> 00:10:15,755
에드먼드가
하찮은 땅이었다면
191
00:10:15,855 --> 00:10:17,834
- 돈을 무진장 쓰셨을걸
- 헛소리 마
192
00:10:17,934 --> 00:10:20,221
그리고 하디 선생을
비웃는 것도 헛소리야
193
00:10:21,047 --> 00:10:24,392
따지려는 나만 멍청하죠
아버지 천성이 변할 리가 있겠어
194
00:10:24,492 --> 00:10:27,481
넌 안 되겠지, 네 교훈은
이미 질리게 들었다
195
00:10:27,581 --> 00:10:29,603
네가 바뀔 줄 알았는데
다 부질없는 짓이구나
196
00:10:30,114 --> 00:10:32,214
감히 아비에게 여유 운운해?
네가 돈의 가치에 대해
197
00:10:32,314 --> 00:10:35,755
뭘 안다고 그딴 소리를 하냐?
넌 앞으로도 모를 거야
198
00:10:35,992 --> 00:10:38,392
연극 시즌만 끝나면
개털인 자식이
199
00:10:38,492 --> 00:10:42,125
그저 매주 받는 봉급을
주색잡기에 퍼부으면서
200
00:10:42,225 --> 00:10:44,247
제 봉급이요? 하
201
00:10:44,347 --> 00:10:47,613
분에 넘치게 받으면서
나 아니었으면 어림도 없는 돈이다
202
00:10:47,713 --> 00:10:50,747
내 아들이 아니었으면
누가 네게 역을 맡기겠냐?
203
00:10:50,847 --> 00:10:55,114
네 평판 때문에 나도 망신만 당하니
내가 너 때문에 자존심도 굽히고
204
00:10:55,214 --> 00:10:58,500
굽신대잖아, 개과천선했다고
거짓인 거 뻔히 알면서
205
00:10:58,600 --> 00:11:00,430
내가 언제
배우가 되겠대요?
206
00:11:00,825 --> 00:11:02,820
억지로
시키셔놓고는
207
00:11:02,920 --> 00:11:05,481
거짓말하지 마라, 내게 일자리
얻어달라고 시켰잖아
208
00:11:05,581 --> 00:11:07,936
난 연극판 아니면
쓸모도 없어
209
00:11:08,381 --> 00:11:09,520
억지로 시켜?
210
00:11:09,620 --> 00:11:13,033
바에서 한량 짓하면서
놀고먹기 바쁜 주제에
211
00:11:13,264 --> 00:11:15,919
그렇게 돈을 들여
공부시켜놨더니
212
00:11:16,019 --> 00:11:19,963
학교 옮기는 족족 개망신
당하면서 잘리기나 하고
213
00:11:20,063 --> 00:11:22,564
어휴, 옛이야기
좀 하지 마세요
214
00:11:23,097 --> 00:11:27,230
매일 여름만 되면 집에 와 살면서
뭐가 옛이야기냐?
215
00:11:27,330 --> 00:11:31,093
제가 일하면서 그만큼
챙겨가는데 뭘 그러세요?
216
00:11:31,875 --> 00:11:34,041
일꾼 하나 둔 셈 쳐요
217
00:11:34,141 --> 00:11:37,052
가치가 아주
똥값이구나
218
00:11:37,341 --> 00:11:40,450
네가 조금이나마 감사의 마음만 있다면
이 아비가 네게 뭐라 하겠냐
219
00:11:40,942 --> 00:11:46,491
네가 하는 감사라곤 이 애비를
지독한 노랭이라 비웃고
220
00:11:46,591 --> 00:11:49,813
애비 직업을 비웃고
너 이외의 모든 걸 경멸하는 거지
221
00:11:51,645 --> 00:11:52,668
그렇지 않아요
222
00:11:52,957 --> 00:11:55,546
속으로 자신을
얼마나 다그치는데요
223
00:11:56,381 --> 00:12:00,868
셰익스피어 '리어왕'
'배은망덕한 이여
그대는 악독한 잡초이리니'
224
00:12:05,571 --> 00:12:07,560
그러실 줄
알았습니다
225
00:12:08,949 --> 00:12:11,898
몇천 번은 들었지
226
00:12:13,514 --> 00:12:14,693
그래요, 아버지
227
00:12:15,171 --> 00:12:16,226
제가 놈팽이죠
228
00:12:17,027 --> 00:12:19,904
넌 아직 젊어
229
00:12:20,448 --> 00:12:23,971
좋은 배우가 될 수 있는 자질도 있다
기회가 있어, 내 아들이니까
230
00:12:24,071 --> 00:12:28,623
그만 하세요, 그 얘기는 관심 없으니
아버지도 그러시면서
231
00:12:30,414 --> 00:12:32,453
어쩌다
이런 얘기를 했지
232
00:12:35,559 --> 00:12:37,142
하디 선생
233
00:12:38,531 --> 00:12:40,567
에드먼드 건으로
언제 전화한답니까?
234
00:12:40,959 --> 00:12:42,732
점심쯤 한댔어
235
00:12:44,233 --> 00:12:46,403
에드먼드 얘기를
안 하는 게
236
00:12:46,503 --> 00:12:47,931
네 양심의 가책을
덜 받을 거다
237
00:12:48,031 --> 00:12:49,781
네 책임이 크니까
238
00:12:49,881 --> 00:12:52,414
무슨 소리예요
말도 안 되는 소리를
239
00:12:52,514 --> 00:12:53,592
사실 아니냐
240
00:12:59,136 --> 00:13:01,190
그 애는 그동안
널 영웅으로 삼아왔다
241
00:13:02,137 --> 00:13:04,379
네가 언제 못된 말 아니면
언제 충고나 제대로 해줬냐?
242
00:13:04,479 --> 00:13:05,390
언제 들어본 일이
있어야지
243
00:13:05,946 --> 00:13:10,034
네가 속세의 진리랍시고 그 애에게
쑤셔 넣으니 조숙해지기나 하고
244
00:13:10,134 --> 00:13:14,834
그 애 나이로는 네 인생의 실패가
네 마음을 타락시킨 걸 이해하기 어려웠지
245
00:13:15,178 --> 00:13:19,457
넌 그저 남자란 악당이라
영혼을 팔고
246
00:13:19,557 --> 00:13:21,940
창녀가 아닌 여자는 그저
멍청하다고 믿고 싶었을 테니까
247
00:13:22,040 --> 00:13:24,942
좋아요, 좋아, 제가
여러 진리를 알려주곤 했죠
248
00:13:25,297 --> 00:13:28,940
하지만 그것도
그 녀석이 먼저 시작한 거고
249
00:13:29,040 --> 00:13:31,651
제가 형이라고 충고해줘도
웃고 넘기기 일쑤였어요
250
00:13:32,184 --> 00:13:35,262
그냥 걔와 친구가 돼서
서로에게 솔직해지면
251
00:13:35,362 --> 00:13:37,400
그 아이도 제가 한 실수를 보면서
뭔가 배우지 않을까 싶었는데
252
00:13:38,445 --> 00:13:40,973
아버지도 선한 사람은 못돼도
선한 척은 하실 수 있잖아요?
253
00:13:44,346 --> 00:13:47,035
너무 모함하지 마세요
254
00:13:48,547 --> 00:13:52,303
제게 저 아이가 어떤 의미인지
아시면서 그러세요
255
00:13:53,180 --> 00:13:56,874
우리 사이가 다른 형제들보다
친한 것도 아시면서
256
00:13:57,449 --> 00:13:59,447
다 잘되라고
그랬다는 거 안다
257
00:13:59,636 --> 00:14:01,592
내가 언제 그 애를
망쳤다고 그랬더냐
258
00:14:01,692 --> 00:14:03,569
그리고 말도 안 되죠
259
00:14:03,669 --> 00:14:07,686
에드먼드에게 나쁜 영향을
줄 사람이 있겠습니까?
260
00:14:07,992 --> 00:14:11,703
제가
헛짓거리했다고 해서
261
00:14:11,803 --> 00:14:15,529
그 애가 선원이 돼서 싸돌아다닌 게
정당화되진 않아요
262
00:14:15,629 --> 00:14:16,579
됐고요
263
00:14:16,984 --> 00:14:19,251
저는 브로드웨이에
욕실이 딸린 방 하나 잡고
264
00:14:19,351 --> 00:14:21,106
바에 가서 버번이나
먹으며 놀랍니다
265
00:14:21,462 --> 00:14:23,390
그놈의 브로드웨이
266
00:14:23,490 --> 00:14:25,390
그래서
네가 그 모양이지
267
00:14:25,773 --> 00:14:28,295
에드먼드는 거지꼴이 되어도
내게 징징대지 않고
268
00:14:28,395 --> 00:14:30,595
그놈은 자기 힘으로
해낼 배짱이라도 있다
269
00:14:30,695 --> 00:14:33,318
매사 거지꼴이 돼서
돌아왔죠
270
00:14:33,418 --> 00:14:36,018
집을 나가서 한 게 뭔가요?
그 애 꼬라지를 보세요
271
00:14:39,937 --> 00:14:43,182
어휴, 쓸데없는 소리를 했네요
본의가 아닙니다
272
00:14:43,937 --> 00:14:47,882
신문사에서 일만 잘하고 있다
너도 신문일 하고 싶다고
273
00:14:47,982 --> 00:14:50,404
매사 노래를 불러놓고
어째 시작하려고 하는 꼴을 못 봤어
274
00:14:50,504 --> 00:14:54,018
정말 아버지
제 얘기는 또 왜 해요?
275
00:14:54,474 --> 00:14:57,804
운도 없지, 에드먼드가
이럴 때 아프다니
276
00:14:57,904 --> 00:14:59,732
설상가상이란 말이
딱이야
277
00:15:00,304 --> 00:15:01,471
네 어머니도 그렇고
278
00:15:02,060 --> 00:15:04,220
근심 없이 마음 편히
해야 할 사람인데
279
00:15:04,320 --> 00:15:06,887
이런 일로 마음이
뒤숭숭해지면 어쩌냐
280
00:15:07,234 --> 00:15:09,137
네 어머니가
집에 오고
281
00:15:09,237 --> 00:15:11,132
두 달간은
얼마나 건강했냐?
282
00:15:11,887 --> 00:15:13,354
내게도 천국이었다
283
00:15:13,801 --> 00:15:15,932
집이
진짜 집다웠다 할까
284
00:15:16,932 --> 00:15:18,282
네가 모를 리
없겠다만
285
00:15:18,382 --> 00:15:19,919
그럼요
잘 알고 있죠
286
00:15:20,076 --> 00:15:23,454
그래, 네 어머니도
그 전과 달랐어
287
00:15:23,831 --> 00:15:26,796
신경질도 잘 다스리고
에드먼드 아프기 전까진 그랬지
288
00:15:26,896 --> 00:15:30,030
요즘은 긴장도 어지간히 하고
겁도 많이 집어먹은 것 같다
289
00:15:30,840 --> 00:15:33,208
네 어머니에게 진실을
얘기하고 싶진 않다만
290
00:15:33,308 --> 00:15:35,341
에드먼드가 요양원에 가게 되면
말하지 않을 수도 없지
291
00:15:35,819 --> 00:15:38,593
네 외조부가 폐결핵으로
돌아가셔서 더 좋지 않을 텐데
292
00:15:38,693 --> 00:15:41,152
어머니가 외조부를 좀 좋아했냐
절대 잊어버리지 않았을 거다
293
00:15:41,942 --> 00:15:43,641
네 어머니도 힘들 거다
294
00:15:44,230 --> 00:15:47,019
하지만 네 어머니도 할 수 있어
의지력이 있으니까
295
00:15:47,930 --> 00:15:49,513
우리가 돕자꾸나
296
00:15:49,613 --> 00:15:51,241
최선을 다해서
297
00:15:51,945 --> 00:15:53,119
물론이죠, 아버지
298
00:15:55,196 --> 00:15:58,897
신경질적인 거 빼면
오늘은 꽤 괜찮아 보이시던데
299
00:15:58,997 --> 00:16:01,952
그래, 농담도 하고
장난도 곧잘 쳤으니
300
00:16:03,563 --> 00:16:05,313
'보인다'는 게
무슨 말이냐?
301
00:16:05,963 --> 00:16:08,996
이상이 없는 게 나쁘다는 거냐?
무슨 말이 그래?
302
00:16:09,096 --> 00:16:11,463
괜히 성내지 마세요
303
00:16:12,814 --> 00:16:13,931
아버지
304
00:16:14,514 --> 00:16:16,281
말씀드릴 게 있어요
305
00:16:16,381 --> 00:16:17,643
솔직하게 말할 테니
우리끼리 싸우지 말죠
306
00:16:18,014 --> 00:16:21,314
그래, 얘기해봐라
307
00:16:21,414 --> 00:16:23,941
얘기할 게 있나요
제 잘못인걸
308
00:16:29,303 --> 00:16:30,203
그냥
309
00:16:30,647 --> 00:16:31,741
지난밤 일인데
310
00:16:33,025 --> 00:16:34,614
아버지도
잘 아시겠지만
311
00:16:35,455 --> 00:16:36,913
제가 과거를 못 잊죠
312
00:16:37,820 --> 00:16:40,521
의심을
떨쳐버릴 수가 없어요
313
00:16:40,925 --> 00:16:42,076
괴로운 일이죠
314
00:16:42,770 --> 00:16:44,487
어머니에게도
힘든 일일 테고
315
00:16:45,192 --> 00:16:47,114
우리가 어머니 감시하는 거
어머니도 아시잖아요
316
00:16:47,214 --> 00:16:48,114
나도 안다
317
00:16:49,647 --> 00:16:50,635
근데 그게 뭐?
318
00:16:51,458 --> 00:16:52,724
얘기해 보라니까?
319
00:16:53,658 --> 00:16:56,314
새벽 3시쯤인가요
잠이 깼는데
320
00:16:56,577 --> 00:16:59,455
어머니가 빈방에서
배회하고 있더라고요
321
00:17:00,744 --> 00:17:02,771
그러더니
욕실로 가시는데
322
00:17:02,871 --> 00:17:04,633
그때 저는
자는 척을 했죠
323
00:17:04,733 --> 00:17:09,177
어머니가 제 방 밖에 서서
제가 자는가를 보려고 계시더군요
324
00:17:09,277 --> 00:17:11,521
그게 뭐?
325
00:17:11,621 --> 00:17:15,755
고동 소리 때문에 잠을 설쳤다더라
그리고 에드먼드가 병이 난 이후로는
326
00:17:15,855 --> 00:17:21,222
매일 밤, 그 애 방에
왔다 갔다 하잖니
327
00:17:21,322 --> 00:17:24,244
맞아요, 그 애 방 밖에서
귀를 기울이고 계셨죠
328
00:17:26,756 --> 00:17:29,578
하지만 제가 무서웠던 건
혼자 빈방에 계셨던 것 때문이에요
329
00:17:31,857 --> 00:17:35,690
아버지, 생각을 안 하려야
안 할 수가 있겠습니까?
330
00:17:35,790 --> 00:17:37,844
어머니가
혼자 주무신다면
331
00:17:38,250 --> 00:17:39,733
그건 일종의 징조가
332
00:17:39,833 --> 00:17:42,089
이번엔 아냐
정말이다
333
00:17:42,189 --> 00:17:45,322
내 코 고는 소리를
피하려면 어디로 가야겠냐?
334
00:17:46,036 --> 00:17:48,795
너는 어쩌면
매사 모든 것에 대해
335
00:17:48,907 --> 00:17:51,025
가장 최악의 이유만
찾아대는 거냐?
336
00:17:51,125 --> 00:17:52,342
말씀이 심하시네요
337
00:17:52,442 --> 00:17:54,052
제가 잘못했다
하잖아요
338
00:17:54,403 --> 00:17:56,214
저도 아버지만큼이나
기쁘다고 안 해요?
339
00:17:56,314 --> 00:17:58,648
그래, 물론 그렇겠지
340
00:18:01,339 --> 00:18:04,980
네 어머니가 에드먼드를 걱정하는 건
피할 수 없는 저주일지도 모르겠다
341
00:18:06,081 --> 00:18:09,481
그 애를 낳고 나서
오래 아프더니만 처음으로
342
00:18:09,581 --> 00:18:11,475
그것과는
아무 관계도 없어요
343
00:18:11,575 --> 00:18:12,620
네 어미를
나무라는 게 아니야
344
00:18:12,720 --> 00:18:14,831
그럼, 누구를 나무라는 겁니까?
에드먼드요?
345
00:18:14,931 --> 00:18:16,770
말도 안 되는
누구를 나무라다니?
346
00:18:16,870 --> 00:18:18,264
당연히
그 돌팔이 의사놈이죠
347
00:18:18,364 --> 00:18:21,520
어머니 하시는 말이 그 인간도
하디만큼이나 돌팔이라더군요
348
00:18:21,620 --> 00:18:23,897
왜 일류 의사를
부르지 않으시고는?
349
00:18:23,997 --> 00:18:25,008
헛소리
350
00:18:25,208 --> 00:18:28,220
그럼 내 책임이냐?
그렇게 몰고 가려는구나
351
00:18:28,320 --> 00:18:30,509
아주 못돼 쳐먹었어
352
00:18:32,109 --> 00:18:33,970
뭘로 그렇게
입씨름해요
353
00:18:34,070 --> 00:18:35,275
매일 하던 얘기죠
354
00:18:35,375 --> 00:18:37,538
의사가 어떻고 하는
말을 들었는데
355
00:18:37,638 --> 00:18:40,311
네 아버지가
널 못됐다고 하시고
356
00:18:40,411 --> 00:18:43,183
그거요?
그거는 하디 선생이
357
00:18:43,283 --> 00:18:45,561
일류는
못 된다고 한 거죠
358
00:18:47,583 --> 00:18:48,638
그래, 그래
359
00:18:48,738 --> 00:18:50,138
내 생각도 그래
360
00:18:51,756 --> 00:18:52,705
브리짓도 참
361
00:18:53,683 --> 00:18:55,683
세인트루이스
경찰에 있는
362
00:18:55,783 --> 00:18:59,583
자기 사촌 얘기를 시작만 하면
그 애에게서 벗어날 수가 없어
363
00:18:59,683 --> 00:19:02,627
아, 울타리 다듬으러 간다면서
안 나가고 뭐 해요?
364
00:19:03,790 --> 00:19:05,144
내 말은
365
00:19:05,749 --> 00:19:07,160
안개가 끼기 전에
366
00:19:07,260 --> 00:19:09,771
해 있을 때 하라고요
367
00:19:11,127 --> 00:19:13,205
안개가 또 낄 거야
368
00:19:13,863 --> 00:19:16,408
손에 있는 류머티즘이
기가 막히게 맞추거든요
369
00:19:16,771 --> 00:19:19,308
당신보다
훨씬 잘 맞추죠
370
00:19:22,687 --> 00:19:23,826
어휴, 흉측해라
371
00:19:24,487 --> 00:19:26,530
누가 이 손이 이쁠 때도
있었냐고 생각하겠어
372
00:19:26,630 --> 00:19:28,863
여보, 바보 같은
생각은 하지 말아
373
00:19:28,963 --> 00:19:31,320
세상에서
가장 예쁜 손이야
374
00:19:32,751 --> 00:19:33,651
가자, 제이미
375
00:19:33,907 --> 00:19:35,785
일을 시작하는 길은
시작하는 데 있다
376
00:19:35,885 --> 00:19:38,840
뜨거운 볕을 받고, 땀을 내면
네 술배도 쑥 들어갈 거다
377
00:19:40,643 --> 00:19:43,154
우린 어머니가
자랑스러워요, 정말로요
378
00:19:43,702 --> 00:19:45,365
하지만 더 조심하세요
379
00:19:46,409 --> 00:19:48,545
제 말은 에드먼드 걱정은
너무 하시지 말란 거죠
380
00:19:48,645 --> 00:19:49,778
괜찮아질 텐데요
381
00:19:50,775 --> 00:19:52,245
당연하지
괜찮아질 거야
382
00:19:53,601 --> 00:19:55,739
근데 조심하라는 말은
383
00:19:55,839 --> 00:19:57,678
무슨 말인지
모르겠구나
384
00:19:59,902 --> 00:20:02,178
됐어요, 어머니
제 실수입니다
385
00:20:22,807 --> 00:20:24,223
여기 있니?
386
00:20:24,323 --> 00:20:27,118
막 2층에
올라가려 했는데
387
00:20:27,618 --> 00:20:29,729
말싸움에 끼고
싶지 않았어요
388
00:20:30,312 --> 00:20:31,329
기분이 좋질 않네요
389
00:20:32,919 --> 00:20:35,818
네 말만큼 그렇게
심하지도 않을 텐데
390
00:20:35,918 --> 00:20:37,520
넌 여전히
어린 아기구나
391
00:20:37,620 --> 00:20:40,262
식구들을 걱정시켜서
우리를 떠들썩하게 만들 생각이지?
392
00:20:40,362 --> 00:20:41,751
널 놀리려 그러는 거야
393
00:20:41,851 --> 00:20:44,994
네가 얼마나
불편할지 안다
394
00:20:45,392 --> 00:20:47,413
하지만 오늘은
좀 괜찮지?
395
00:20:47,980 --> 00:20:51,333
갈수록 몸이 말라가는구나
이리 와서 앉으렴
396
00:20:51,847 --> 00:20:53,991
네게 필요한 건
엄마의 간호야
397
00:20:54,380 --> 00:20:58,519
이리 컸어도, 엄마한테는
여전히 애기니까
398
00:20:58,619 --> 00:21:00,847
걱정 마세요
어머니 몸부터 돌보셔야죠
399
00:21:00,947 --> 00:21:02,097
그게 우선이에요
400
00:21:02,197 --> 00:21:03,661
그러고 있잖니
401
00:21:04,050 --> 00:21:05,063
이런
402
00:21:05,163 --> 00:21:07,436
요즘 살찐 것 좀 봐라
403
00:21:08,358 --> 00:21:10,547
옷을 전부
고쳐야 할까 봐
404
00:21:11,613 --> 00:21:13,624
울타리를 자르기
시작했구나
405
00:21:14,052 --> 00:21:15,230
네 형도 불쌍하지
406
00:21:15,330 --> 00:21:19,320
사람들 앞에서 일하는 거
끔찍하게 싫어하는데
407
00:21:20,142 --> 00:21:21,735
그렇다고 내가 저 사람들과
뭘 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408
00:21:21,835 --> 00:21:24,116
난 여기도 싫고
여기 사람들도 싫어
409
00:21:24,425 --> 00:21:26,135
하지만 아버지가
좋다 하셔서
410
00:21:26,424 --> 00:21:28,940
여기 집을 짓자고
떼를 쓰셨잖니
411
00:21:29,102 --> 00:21:30,998
여름만 되면
여기로 올 수밖에
412
00:21:31,469 --> 00:21:34,769
시작부터
글러 먹었어
413
00:21:34,869 --> 00:21:36,545
그저 더 싸게 하려고
하셨으니까
414
00:21:36,992 --> 00:21:39,948
아버지께서도 집수리에
돈을 안 쓰시려고 하잖아
415
00:21:40,593 --> 00:21:43,014
차라리
친구가 없는 게 나아
416
00:21:43,226 --> 00:21:45,881
집에 데려오면
창피해서 어떻게 할까
417
00:21:48,292 --> 00:21:51,361
아버지도 사람 사귀는 걸
싫어하시니까
418
00:21:51,626 --> 00:21:56,203
그저 클럽이나 바에서
술 홀짝대는 게 일이지
419
00:21:57,162 --> 00:21:59,053
너나 네 형도 똑같아
420
00:21:59,153 --> 00:22:00,664
하지만
나무라는 게 아냐
421
00:22:03,363 --> 00:22:05,407
얘기해봐야
뭐 하겠어
422
00:22:07,364 --> 00:22:10,830
가끔은
쓸쓸해지는구나
423
00:22:17,967 --> 00:22:20,067
공평하게 생각하세요
424
00:22:20,609 --> 00:22:22,609
처음부터 아버지가
잘못했을 수도 있지만
425
00:22:22,709 --> 00:22:26,178
나중에는 초대하고 싶어도
못한 것일 수도 있으니까요
426
00:22:26,539 --> 00:22:28,365
지난 일은 떠올리지
말아다오
427
00:22:28,465 --> 00:22:31,009
그런 게 아니라
그저 돕고 싶을 뿐이에요
428
00:22:31,498 --> 00:22:32,952
잊어버리는 게
좋지 않아요
429
00:22:33,052 --> 00:22:36,186
그래야 마음을
다잡을 수가 있는 거니까
430
00:22:36,286 --> 00:22:41,318
갑자기 왜 이러는지
이해가 안 되는구나
431
00:22:42,130 --> 00:22:44,359
아침부터
무슨 바람이 들어서?
432
00:22:44,459 --> 00:22:45,870
아무것도
아니라니까요
433
00:22:45,970 --> 00:22:48,020
그냥 기분이
울적하고 답답해서
434
00:22:48,120 --> 00:22:49,118
제대로 말해
435
00:22:50,103 --> 00:22:52,914
왜 갑자기
의심하는 거지?
436
00:22:53,392 --> 00:22:54,110
아니에요
437
00:22:54,210 --> 00:22:56,336
아니긴 뭐가 아냐
438
00:22:57,076 --> 00:22:59,859
특히 네 아버지나
형이 그렇지
439
00:22:59,959 --> 00:23:02,181
괜한 상상
하지 마세요
440
00:23:02,281 --> 00:23:06,959
이렇게 의심이 많은 집안에서
대체 어떻게 살라고?
441
00:23:07,392 --> 00:23:11,249
날 그저 감시하려고만 하고
믿거나 신용하려 하지도 않고
442
00:23:11,349 --> 00:23:15,214
- 무슨 소리예요, 우린 어머니를 믿는데
- 어디라도 좋으니 내가
443
00:23:15,314 --> 00:23:20,025
하루나 반나절이라도
갈 수 있는 곳이 있으면 좋겠다
444
00:23:20,125 --> 00:23:24,781
시답잖은 얘기나 하면서
시시덕대고 웃으면서
445
00:23:24,881 --> 00:23:26,881
다 잊었으면 좋겠어
미련한 캐슬린만 아니면 돼
446
00:23:26,981 --> 00:23:29,483
그만 해요, 어머니
아무것도 아닌 걸 가지고 자꾸
447
00:23:29,583 --> 00:23:32,583
아버지도 바나 클럽에서
친구들 만나고
448
00:23:32,683 --> 00:23:35,177
너나 네 형도 나가서
사람들 만나지
449
00:23:35,277 --> 00:23:36,916
하지만 난 아냐
언제나 혼자라고
450
00:23:37,016 --> 00:23:38,683
거짓말 마세요
451
00:23:39,055 --> 00:23:41,149
누군가는 남아서 어머니
말동무 해드리고 있잖아요?
452
00:23:41,249 --> 00:23:43,338
날 혼자 두는 게
걱정돼서 그러는 거겠지
453
00:23:45,087 --> 00:23:46,488
한번 말해봐라
454
00:23:46,588 --> 00:23:50,605
아침부터 왜 그리
유난들을 떠는지
455
00:23:51,105 --> 00:23:53,260
무슨 의도로 옛일을
떠올리게 하는 거야?
456
00:23:55,894 --> 00:23:56,877
쓸모없는 일이잖아요
457
00:23:58,394 --> 00:24:01,594
그저 어머니가 지난밤 제 방에
오셨을 때, 전 깨어있었으니까
458
00:24:02,526 --> 00:24:04,038
아버지 방으로
안 가시고
459
00:24:04,138 --> 00:24:06,427
빈방에서
밤을 지새우셨으니
460
00:24:06,527 --> 00:24:13,128
그거야 네 아버지가 코를 골아대니
잠을 못 자서 그런 것 아니겠니
461
00:24:13,371 --> 00:24:17,438
내가 그 방에서 잔 게
어디 한두 번이야?
462
00:24:18,594 --> 00:24:19,894
그래
463
00:24:20,895 --> 00:24:24,672
- 네가 뭔 생각을 했는지 알겠다
- 뭘요?
464
00:24:26,896 --> 00:24:27,833
분명히
465
00:24:29,449 --> 00:24:30,694
넌
466
00:24:31,355 --> 00:24:34,205
자는 척한 거야
467
00:24:34,571 --> 00:24:36,198
내가 뭘 하나 보려고
468
00:24:36,298 --> 00:24:38,934
아니에요, 그냥
제가 열이 있어서
469
00:24:39,034 --> 00:24:40,771
잠 못 자는 줄 아시면
걱정하실까 그랬어요
470
00:24:41,675 --> 00:24:44,586
네 형도 자는 척했을걸
471
00:24:44,686 --> 00:24:47,535
- 네 아버지도 그랬을 거야
- 그만해요
472
00:24:47,635 --> 00:24:50,830
에드먼드, 난 정말
참을 수가 없다
473
00:24:51,386 --> 00:24:53,708
그게 사실이라면
화를 내도 마땅해
474
00:24:53,808 --> 00:24:55,452
어머니, 그만하시라니까요
그런 말씀 하시면
475
00:24:55,552 --> 00:24:57,788
의심은 그만두거라
476
00:25:01,720 --> 00:25:03,186
부탁이다
477
00:25:04,392 --> 00:25:05,462
가슴이 아파
478
00:25:09,342 --> 00:25:11,253
네 생각 하느라
479
00:25:12,164 --> 00:25:14,467
잠을 못 자는 거야
480
00:25:16,264 --> 00:25:18,350
그게 이유다
481
00:25:19,497 --> 00:25:22,938
네가 병이 나고
얼마나 걱정하는데
482
00:25:24,208 --> 00:25:27,806
감기 좀 심한 거 가지고
뭘 그러세요
483
00:25:27,906 --> 00:25:30,095
그래, 알지
484
00:25:30,195 --> 00:25:31,328
하지만 어머니
485
00:25:31,856 --> 00:25:33,228
약속하세요
486
00:25:33,606 --> 00:25:36,028
제가 병이
악화하더라도
487
00:25:36,128 --> 00:25:37,839
곧 나을 수
있으니까요
488
00:25:37,939 --> 00:25:38,373
그만
489
00:25:38,473 --> 00:25:42,210
괜히 걱정해서 병 더 키우지 마시고
몸 잘 돌보시겠다고요
490
00:25:42,310 --> 00:25:43,817
그런 소리
듣고 싶지 않아
491
00:25:43,917 --> 00:25:48,095
무서운 일이 일어나는 것처럼 말하지만
근거 따윈 하나 없는 소리야
492
00:25:48,195 --> 00:25:50,067
물론 네게 약속하마
493
00:25:50,167 --> 00:25:53,272
주님의 이름을 걸고
494
00:25:59,250 --> 00:26:00,934
하지만
너도 기억하겠지
495
00:26:01,895 --> 00:26:03,889
내가 전에도
이랬다는 걸
496
00:26:04,650 --> 00:26:05,906
어찌 그분을
입에 올리겠어
497
00:26:11,235 --> 00:26:12,135
아뇨
498
00:26:12,657 --> 00:26:13,945
널 나무라는 게 아냐
499
00:26:14,724 --> 00:26:15,915
너라고 별수가 있겠니
500
00:26:16,335 --> 00:26:17,773
우리가 그걸
어찌 잊겠어
501
00:26:20,243 --> 00:26:22,202
그래서 더 힘든 거지
502
00:26:22,302 --> 00:26:24,708
우리한테는
잊을 수가 없지
503
00:26:25,144 --> 00:26:26,382
그만 하세요
504
00:26:27,780 --> 00:26:32,446
그래, 우울하게 하려던 건
아닌데 신경 쓰지 말거라
505
00:26:32,546 --> 00:26:34,882
어디 머리 좀 볼까
506
00:26:35,082 --> 00:26:37,805
세상에, 열이 없다니
507
00:26:38,201 --> 00:26:40,251
확실히 열이 없구나
508
00:26:40,351 --> 00:26:42,040
됐고요, 어머니부터
509
00:26:42,140 --> 00:26:45,274
난 괜찮아
그냥 잠을 좀 못 자서
510
00:26:45,374 --> 00:26:51,807
피곤하고
신경이 날카롭긴 하지
511
00:26:57,052 --> 00:26:58,784
2층에 올라가서
512
00:26:59,554 --> 00:27:03,688
점심때까지 잠을 좀
청해야겠구나
513
00:27:06,889 --> 00:27:08,109
넌 뭘 할 거니?
514
00:27:08,759 --> 00:27:09,659
독서?
515
00:27:13,690 --> 00:27:18,809
볕이 좋으니 나가서 맑은 공기를
마시는 게 낫지 않겠니
516
00:27:19,178 --> 00:27:21,159
너무 볕을
오래 쐬지 말고
517
00:27:22,454 --> 00:27:24,355
모자 챙기는 거
잊지 마라
518
00:27:26,577 --> 00:27:29,688
아니면 이 어미를
홀로 두는 게 두려운 거냐?
519
00:27:37,721 --> 00:27:39,632
그런 말씀은
하지 마시고요
520
00:27:40,171 --> 00:27:43,328
한숨 주무시는 게
낫겠어요
521
00:27:44,197 --> 00:27:46,132
전 나가서
형을 거들게요
522
00:27:46,232 --> 00:27:49,251
그늘 밑에 누워서
형 일하는 거나 구경하죠
523
00:29:16,819 --> 00:29:20,741
곧 점심시간이 될 텐데
제가 나리를 부를까요?
524
00:29:20,841 --> 00:29:22,191
아니면
직접 하실래요?
525
00:29:22,291 --> 00:29:23,130
직접 말씀드려
526
00:29:23,230 --> 00:29:24,730
어머니도 오시라고
말씀드려
527
00:29:24,830 --> 00:29:28,219
왜요? 마님이야 안 부르셔도
때맞춰 오시는걸요
528
00:29:28,319 --> 00:29:31,130
늘 도와주셔서
얼마나 감사한지
529
00:29:31,230 --> 00:29:32,175
낮잠 주무실 텐데
530
00:29:32,475 --> 00:29:36,063
제가 2층에서 일보고 내려올 때
안 주무시고 계시던데
531
00:29:36,163 --> 00:29:40,216
빈방에 눈을 크게 뜨고
누워계시던걸요
532
00:29:40,316 --> 00:29:42,105
머리가 매우
아프시다나
533
00:29:44,282 --> 00:29:46,451
그럼, 아버지만
오시라고 해
534
00:29:46,783 --> 00:29:49,755
밤마다 다리가
왜 이리 말썽인지
535
00:29:49,855 --> 00:29:55,327
나리, 도련님
점심시간이에요
536
00:30:12,187 --> 00:30:13,675
한잔했냐?
537
00:30:14,603 --> 00:30:15,531
누구를 속이려 들어
538
00:30:15,631 --> 00:30:17,442
나보다 훨씬
형편없는 배우로구만
539
00:30:18,687 --> 00:30:20,209
기회가 와서
한잔했지
540
00:30:21,264 --> 00:30:22,642
형도 마침
한잔하는 건 어때?
541
00:30:22,742 --> 00:30:24,948
그래, 나도
그 생각하던 참이다
542
00:30:25,219 --> 00:30:28,120
아버지는 터너 선장이랑
얘기하고 계실걸
543
00:30:34,898 --> 00:30:36,585
그래
아직 계시는군
544
00:30:56,058 --> 00:30:57,425
아버지가
속을 것 같아?
545
00:30:57,525 --> 00:30:59,476
글쎄다
546
00:31:01,148 --> 00:31:02,277
하지만
어떻게 알겠어?
547
00:31:03,943 --> 00:31:05,776
아버지가
얘기한다고
548
00:31:05,876 --> 00:31:08,876
점심 먹는 거 안 까먹었으면
좋겠는데, 배고프다
549
00:31:10,144 --> 00:31:12,687
집 앞에서 일하는 건
질색이야
550
00:31:12,787 --> 00:31:15,553
그저 지나가는 바보들 보라고
연기하느라 바쁘니
551
00:31:15,653 --> 00:31:16,958
형은 배고프니
다행이네
552
00:31:17,567 --> 00:31:19,648
난 뭐 먹고 싶은
생각도 없어
553
00:31:20,409 --> 00:31:23,206
야, 내가 언제 네게
잔소리한 적이 있냐만
554
00:31:23,306 --> 00:31:26,017
하디가 위스키는
마시지 말라는 말은 맞다니까
555
00:31:26,117 --> 00:31:29,139
오후에 하디 선생에게
얘기를 듣고 나선 그만두지
556
00:31:29,239 --> 00:31:31,072
그전에야
무슨 차이가 있으려고
557
00:31:31,983 --> 00:31:34,495
형은 어떻게 생각해?
558
00:31:35,350 --> 00:31:37,639
내가 의사도 아니고
어떻게 알겠어?
559
00:31:48,843 --> 00:31:49,765
어머니는
어디 계시냐
560
00:31:51,532 --> 00:31:52,432
2층에 계셔
561
00:32:03,887 --> 00:32:04,965
언제 가셨냐?
562
00:32:08,188 --> 00:32:10,924
형이 울타리에서
일할 즈음에
563
00:32:11,176 --> 00:32:12,765
한숨 주무시러
가신대
564
00:32:14,163 --> 00:32:15,097
왜 나한테
얘기 안 했냐?
565
00:32:15,502 --> 00:32:16,730
내가 왜?
말할 게 뭐 있어
566
00:32:17,690 --> 00:32:19,841
피곤하시다잖아
지난밤에 잠을 설치셔서
567
00:32:19,941 --> 00:32:21,314
나도 그건 알지
568
00:32:23,241 --> 00:32:25,207
고동 소리 때문에
나도 잠을 못 잤어
569
00:32:27,941 --> 00:32:31,852
아침부터 쭉
2층에 계시더냐?
570
00:32:31,952 --> 00:32:33,108
그 뒤론 못 봤어?
571
00:32:33,542 --> 00:32:34,708
어, 책 읽고 있었거든
572
00:32:35,102 --> 00:32:36,930
주무시게 해드리고
싶었으니까
573
00:32:38,744 --> 00:32:40,244
점심 잡수러
오시겠지?
574
00:32:41,444 --> 00:32:42,011
당연하지
575
00:32:42,111 --> 00:32:44,766
당연하다니 무슨
576
00:32:45,055 --> 00:32:46,544
안 드실지도 모르고
577
00:32:46,644 --> 00:32:49,300
혼자 2층에서
드시게 될 수도 있어
578
00:32:49,400 --> 00:32:51,553
- 그만두지
- 전에도 그랬었잖아
579
00:32:54,392 --> 00:32:56,077
매사 의심하는 거
잘못이야
580
00:32:58,258 --> 00:32:59,622
캐슬린이 아까 봤대
581
00:32:59,722 --> 00:33:01,677
어머니가 점심 안 먹는다고는
안 하셨다고
582
00:33:02,206 --> 00:33:03,828
그럼 지금
깨어있으시겠군
583
00:33:03,928 --> 00:33:07,486
그땐 그랬겠지, 하여튼
캐슬린이 누워계시다니까
584
00:33:08,873 --> 00:33:09,989
빈방에서?
585
00:33:10,089 --> 00:33:12,039
그래
그게 뭐 어때서?
586
00:33:12,139 --> 00:33:14,445
멍청아, 어머니를
혼자 두면 어떻게 해?
587
00:33:14,545 --> 00:33:15,495
왜 옆에 있지 않고
588
00:33:15,595 --> 00:33:19,728
우리 가족이 어머니를 매시간
감시한다고 뭐라 하시잖아
589
00:33:20,345 --> 00:33:21,862
아까는 부끄러워서
혼났어
590
00:33:22,467 --> 00:33:24,395
어머니도
기분 나쁘실 테지
591
00:33:25,376 --> 00:33:27,154
그리고 주님의 이름을 걸고
약속하셨으니까
592
00:33:27,254 --> 00:33:28,421
넌 그게 아무 의미도
없다는걸
593
00:33:28,521 --> 00:33:29,165
이번엔 아냐
594
00:33:29,265 --> 00:33:31,432
언제는
안 그러셨겠냐
595
00:33:33,576 --> 00:33:36,565
네가 날 냉소적인 한량으로
보는 거 다 안다만
596
00:33:36,665 --> 00:33:39,398
너보다는 내가 이 일을
잘 안다는 걸 명심해둬
597
00:33:39,854 --> 00:33:42,854
넌 예비 고등학교 때까지
제대로 알지도 못했잖아
598
00:33:42,954 --> 00:33:44,365
아버지와 내가
감춰왔으니
599
00:33:45,365 --> 00:33:48,443
난 네게 얘기하기 10년
그 이상부터 알고 있었다
600
00:33:49,298 --> 00:33:52,285
그전 일을 다 알고 있어서
우리가 자고 있던 지난밤에
601
00:33:52,385 --> 00:33:55,376
어머니가 대체 뭘 하셨나 하고
아침 내내 생각했었다
602
00:33:55,653 --> 00:33:57,515
다른 건 생각할
겨를도 없었어
603
00:33:57,615 --> 00:34:01,587
그런데 넌 어머니를 아침 내내
2층에 혼자 두었단 말이냐?
604
00:34:05,387 --> 00:34:06,287
됐다
605
00:34:06,832 --> 00:34:08,171
싸우지 말자
606
00:34:09,754 --> 00:34:11,814
네가 미쳤다고
생각해 둬
607
00:34:12,787 --> 00:34:16,165
이번만은 진짜겠지 하고
믿어와서 행복했단 걸 알 거야
608
00:34:18,621 --> 00:34:20,421
어머니가 내려오시는군
네가 이겼다
609
00:34:20,521 --> 00:34:22,598
나도 어지간히
의심병이 도졌군
610
00:34:23,776 --> 00:34:25,355
한 잔 더하고 싶은걸
611
00:34:36,854 --> 00:34:39,703
그렇게 기침하면
목에 안 좋을 텐데
612
00:34:40,121 --> 00:34:43,164
감기에다가 목까지 상하면
어쩌려고 그러니
613
00:34:44,576 --> 00:34:46,876
내가 항상
'이거 하지 마라'
614
00:34:46,976 --> 00:34:48,665
'저거 하지 마라'
하는 것 같지?
615
00:34:48,765 --> 00:34:50,966
다 널 위해서
그러는 거야
616
00:34:51,221 --> 00:34:52,548
당연히 알죠
617
00:34:52,821 --> 00:34:54,259
좀 쉬셨어요?
618
00:34:55,321 --> 00:34:56,659
아주 좋아졌다
619
00:34:57,076 --> 00:34:59,076
네가 나간 이후로
누워있었어
620
00:34:59,176 --> 00:35:01,459
잠을 설쳤으니
그렇게라도 했어야지
621
00:35:01,559 --> 00:35:03,109
이젠 신경질도
안 나고
622
00:35:03,209 --> 00:35:04,209
다행이네요
623
00:35:04,826 --> 00:35:07,443
아이고
입이 삐쭉 나와서는
624
00:35:07,543 --> 00:35:09,132
제이미
무슨 일 있니?
625
00:35:10,198 --> 00:35:11,098
아뇨
626
00:35:12,809 --> 00:35:16,447
집 앞 울타리에서
일한 걸 깜빡했네
627
00:35:17,276 --> 00:35:20,621
그래서 네가 그렇게
울상이구나, 그렇지?
628
00:35:22,031 --> 00:35:23,788
마음대로
생각하세요
629
00:35:25,537 --> 00:35:28,209
쟤는 일만 하면
저런다니까
630
00:35:29,271 --> 00:35:31,193
덩치만 큰 아기 같아
631
00:35:31,565 --> 00:35:32,771
그렇지
에드먼드?
632
00:35:33,271 --> 00:35:35,415
남 생각을 일일이
신경 쓰니까요
633
00:35:39,293 --> 00:35:42,015
너무 마음 쓰지
않는 게 좋을 거야
634
00:35:43,337 --> 00:35:44,684
아버지는
어디 계시냐?
635
00:35:45,649 --> 00:35:47,637
캐슬린이 부르는 걸
들었다만
636
00:35:47,737 --> 00:35:49,699
저기 멀리
가 있을 테니
637
00:35:49,799 --> 00:35:51,737
그 낭랑한 소리도
그쳤겠네요
638
00:35:52,660 --> 00:35:54,226
존경심을 가졌으면
좋으련만
639
00:35:55,854 --> 00:35:58,582
존경심을 가져야
할 건 너야
640
00:36:01,760 --> 00:36:05,026
아버지 덕분에
편하게 컸으면서
641
00:36:08,271 --> 00:36:12,587
아버지도 늙으셨다
642
00:36:14,456 --> 00:36:17,622
전보다 더
잘 보살펴 드리렴
643
00:36:18,522 --> 00:36:21,846
배고프네요, 노인 양반 좀
빨리 왔으면 좋으련만
644
00:36:22,656 --> 00:36:25,856
매번 식사때마다
기다리시게 해놓고는
645
00:36:25,956 --> 00:36:27,678
음식 맛이 없네 있네
하시니 정말 뭐 하자는 건지
646
00:36:28,611 --> 00:36:31,495
내가 얼마나 신경 쓰는지
너희가 알기나 하니
647
00:36:31,856 --> 00:36:34,234
너희야 여름마다 하인만
부리면 되니 상관없다지만
648
00:36:34,711 --> 00:36:38,978
하인들도 자기가 임시직인 걸 아니
늑장 부리기 일쑤지
649
00:36:39,078 --> 00:36:41,622
네 아버지도 여름에 비싼 삯을
치르려 하시지도 않으니까
650
00:36:41,722 --> 00:36:45,370
그래서 여름마다
게을러터진 하인들만 쓸밖에
651
00:36:46,545 --> 00:36:48,734
내가 몇 번을
얘기했는지 모르겠다
652
00:36:48,834 --> 00:36:50,750
뭘 그리 횡설수설하시고
그러세요
653
00:36:53,200 --> 00:36:54,289
그러게
654
00:36:54,584 --> 00:36:56,056
별것도 아닌 걸 갖고
655
00:36:56,355 --> 00:36:57,311
바보같이
656
00:36:58,911 --> 00:37:00,411
점심 다 준비됐어요
마님
657
00:37:00,511 --> 00:37:03,989
아까 나리께 갔었는데
곧 오신다고 하시네요
658
00:37:04,089 --> 00:37:05,334
알았어
659
00:37:05,606 --> 00:37:09,867
브리짓에겐 나리께서 들어올
때까진 기다려 두라고 전해줘
660
00:37:09,967 --> 00:37:11,278
네, 마님
661
00:37:11,378 --> 00:37:13,567
우리끼리 먼저
먹으면 되잖아요?
662
00:37:13,806 --> 00:37:14,733
그러라 하시는구만
663
00:37:15,234 --> 00:37:16,359
그런 뜻으로
하셨겠니?
664
00:37:17,767 --> 00:37:20,405
아버지를 아직도 몰라?
또 삐치실걸
665
00:37:24,587 --> 00:37:26,269
빨리 오시라
해야겠네요
666
00:37:33,954 --> 00:37:35,854
뭘 그렇게
쳐다보냐?
667
00:37:38,387 --> 00:37:39,287
아시면서
668
00:37:39,554 --> 00:37:40,573
모르겠는걸
669
00:37:40,673 --> 00:37:45,674
어머니, 절 속일 요량입니까?
전 장님이 아닙니다
670
00:37:46,121 --> 00:37:47,811
무슨 소리를 하는지
모르겠구나
671
00:37:48,562 --> 00:37:49,462
몰라요?
672
00:37:51,829 --> 00:37:54,230
어머니 눈이
어떤가 좀 보세요
673
00:37:57,129 --> 00:37:58,707
겨우 모셔 왔네
674
00:38:01,690 --> 00:38:02,878
곧 오실 거예요
675
00:38:05,229 --> 00:38:06,129
왜 그래요?
676
00:38:07,440 --> 00:38:08,495
- 네 형이
- 뭐예요, 어머니
677
00:38:08,940 --> 00:38:10,496
네 형은 정말 못됐다
678
00:38:10,596 --> 00:38:13,500
내가 뭘 속인다고
자꾸 그러는구나
679
00:38:14,422 --> 00:38:16,146
빌어먹을
680
00:38:16,246 --> 00:38:17,216
그만두렴
681
00:38:17,316 --> 00:38:18,421
형은 거짓말을
하고 있어요
682
00:38:19,181 --> 00:38:20,601
거짓말이죠
그렇죠?
683
00:38:20,701 --> 00:38:21,716
뭐가
거짓이란 말이냐?
684
00:38:26,884 --> 00:38:28,351
에드먼드
그러지 마라
685
00:38:31,584 --> 00:38:35,230
아버지가 오신다니
브리짓에게 말해둬야겠어
686
00:38:38,454 --> 00:38:39,354
그래서
687
00:38:40,354 --> 00:38:41,254
그래서
688
00:38:41,732 --> 00:38:42,632
뭐?
689
00:38:44,876 --> 00:38:45,782
형은 거짓말쟁이야
690
00:38:48,754 --> 00:38:49,693
늦어서 미안하다
691
00:38:50,009 --> 00:38:52,698
터너 선장이 얘기를
멈출 기색이 없더구나
692
00:38:52,798 --> 00:38:54,404
떼놓느라 혼났다
693
00:38:54,504 --> 00:38:56,084
아버지
말 상대일 때요?
694
00:38:56,720 --> 00:38:59,710
걱정 마세요
하나도 안 마셨으니
695
00:38:59,810 --> 00:39:00,880
그걸 본 게 아냐
696
00:39:01,544 --> 00:39:03,221
마치 마신 것처럼
얘기하는구나?
697
00:39:03,321 --> 00:39:04,644
날 속이려 들다니
698
00:39:04,986 --> 00:39:07,286
한잔하시라는
말이잖아요
699
00:39:07,386 --> 00:39:09,988
제이미야 일했으니
마셔도 좋지만
700
00:39:10,088 --> 00:39:11,571
넌 아냐
701
00:39:11,671 --> 00:39:12,477
하디 선생이
그러는데
702
00:39:12,577 --> 00:39:15,812
한 잔 먹는다고
뭐 죽나요
703
00:39:16,788 --> 00:39:17,977
피곤해서요
704
00:39:18,077 --> 00:39:20,400
그럼 식전이니까
한잔하거라
705
00:39:20,689 --> 00:39:23,267
좋은 위스키는
식욕도 돋우고
706
00:39:23,367 --> 00:39:25,517
식전에도 좋지
707
00:39:25,617 --> 00:39:27,700
적당히 먹으라 했다
708
00:39:28,581 --> 00:39:31,634
너야 말해도
안 들어 먹을 테니
709
00:39:38,694 --> 00:39:41,200
그럼
건강과 행복을 위하여
710
00:39:44,495 --> 00:39:45,395
농담하시긴
711
00:39:46,473 --> 00:39:47,373
뭐?
712
00:39:48,606 --> 00:39:50,013
됐어요, 들죠
713
00:39:50,506 --> 00:39:51,598
무슨 일 있냐?
714
00:39:52,462 --> 00:39:55,107
다들 표정들이
왜 그래?
715
00:39:55,207 --> 00:39:56,484
이렇게 술도
마시게 됐는데
716
00:39:56,584 --> 00:39:58,673
왜 다들 죽을상이야?
717
00:39:58,773 --> 00:40:01,218
아버지나
적당히 하세요
718
00:40:01,318 --> 00:40:02,317
그만 해, 형
719
00:40:06,283 --> 00:40:07,551
점심 준비가
끝났을 텐데
720
00:40:08,423 --> 00:40:09,751
배고파서
못 참겠구나
721
00:40:10,306 --> 00:40:11,206
어머니는
어디 계시냐?
722
00:40:11,346 --> 00:40:12,342
여기요
723
00:40:12,975 --> 00:40:14,909
브리짓 좀 달래느라
724
00:40:15,712 --> 00:40:18,464
또 늦는다고 짜증을 부리는데
어떻게 나무라겠어요
725
00:40:19,148 --> 00:40:21,231
기다리다가 점심이 식어도
자기는 책임 없다는 거예요
726
00:40:21,331 --> 00:40:23,588
먹든 말든
맘대로 하라나
727
00:40:23,898 --> 00:40:27,175
정말 이놈의 집구석 지긋지긋해
당신은 도울 생각도 안 하고
728
00:40:27,342 --> 00:40:30,053
당신은 이러는 게
걱정도 안 돼?
729
00:40:30,398 --> 00:40:32,553
가장 역할을 할 줄도 모르고
하기야 원하지도 않았겠지만
730
00:40:32,653 --> 00:40:35,046
결혼한 이후에도 가정이란 걸
생각도 안 했잖아요
731
00:40:35,146 --> 00:40:38,312
그냥 총각으로 남아서
2등급 호텔에 살면서
732
00:40:38,652 --> 00:40:40,346
바에서 친구들이랑
노닥거리는 게 좋았을걸
733
00:40:40,446 --> 00:40:41,484
그러면 아무 일도
안 일어났을 것을
734
00:40:41,584 --> 00:40:42,484
어머니
735
00:40:46,689 --> 00:40:47,589
그만하세요
736
00:40:49,867 --> 00:40:51,148
점심이나 먹으러 가죠
737
00:40:53,990 --> 00:40:55,907
그러게
738
00:40:56,007 --> 00:40:58,339
지난 얘기를
왜 꺼내니
739
00:40:58,611 --> 00:40:59,895
내가 주책이야
740
00:40:59,995 --> 00:41:03,458
네 아버지나 형이
참 배고플 텐데
741
00:41:03,558 --> 00:41:06,139
너도 식욕이 났으면
좋겠는데
742
00:41:06,239 --> 00:41:07,795
많이 먹어둬야
743
00:41:09,517 --> 00:41:10,850
저 술잔 뭐니?
744
00:41:11,311 --> 00:41:12,261
너도 마신 게냐?
745
00:41:12,839 --> 00:41:14,672
이런 멍청한 짓을
하다니
746
00:41:15,261 --> 00:41:18,539
당신이 마시게
한 거지?
747
00:41:18,750 --> 00:41:19,755
애를 죽이고 싶어요?
748
00:41:20,462 --> 00:41:22,319
친정아버지
기억도 안 나요?
749
00:41:22,727 --> 00:41:24,730
병치레하시면서도
술을 못 끊으셨잖아
750
00:41:25,085 --> 00:41:29,195
의사가 바보라 했지, 어쩜
당신이나 아버지나 그리 똑같아?
751
00:41:35,340 --> 00:41:39,052
물론, 비교하려는 게
아니었어요
752
00:41:39,785 --> 00:41:40,873
괜한 짓을 했네
753
00:41:41,419 --> 00:41:43,663
내가 왜 그랬을까
754
00:41:45,652 --> 00:41:49,090
너무 나무라서
미안해요
755
00:41:49,663 --> 00:41:53,261
한 잔쯤이야
괜찮겠지
756
00:41:53,734 --> 00:41:57,735
식욕 돋우는 데
좋겠죠
757
00:41:58,174 --> 00:41:59,267
밥이나 먹죠
758
00:42:00,052 --> 00:42:02,113
가자, 에드먼드
759
00:42:02,263 --> 00:42:03,163
그래요
760
00:42:03,837 --> 00:42:05,515
어머니 모시고
들어가라
761
00:42:06,160 --> 00:42:07,525
난 이따가 들어가마
762
00:42:13,071 --> 00:42:15,593
왜 그렇게
쳐다봐요?
763
00:42:15,693 --> 00:42:17,832
그만 노려보세요
764
00:42:17,932 --> 00:42:19,749
날 무슨 죄지은
사람처럼 쳐다보네
765
00:42:20,815 --> 00:42:21,715
여보
766
00:42:23,741 --> 00:42:25,771
당신은 날 이해 못 해
767
00:42:25,871 --> 00:42:30,506
당신을 믿은
내가 바보지
768
00:42:31,556 --> 00:42:34,645
날 믿는다는 게
무슨 말이죠?
769
00:42:34,746 --> 00:42:38,277
밤낮으로 날 의심하고
감시하면서
770
00:42:38,912 --> 00:42:40,183
왜 또 마셔요?
771
00:42:40,871 --> 00:42:43,269
식전에 이렇게
마신 적이 없잖아
772
00:42:44,956 --> 00:42:47,001
당신 오늘 밤에
취할 생각인 거지?
773
00:42:47,623 --> 00:42:49,112
한두 번도 아니고
774
00:42:49,212 --> 00:42:50,112
천 번은 됐을걸
775
00:42:54,181 --> 00:42:55,081
여보
776
00:42:56,981 --> 00:42:58,576
제발
777
00:43:00,904 --> 00:43:02,493
당신은 몰라요
778
00:43:03,065 --> 00:43:07,315
내가 에드먼드를 얼마나
걱정하는지 무서워 죽겠어요
779
00:43:07,415 --> 00:43:10,493
당신 변명 듣기 싫소
780
00:43:10,593 --> 00:43:11,804
변명이라니?
781
00:43:12,515 --> 00:43:15,659
당신
날 못 믿는군요
782
00:43:15,759 --> 00:43:17,954
내가 그랬을 거라
생각은 마요
783
00:43:18,254 --> 00:43:20,954
점심이나
먹으러 가요
784
00:43:22,254 --> 00:43:25,603
난 생각 없다지만
당신은 배고플 텐데
785
00:43:30,877 --> 00:43:31,777
여보
786
00:43:38,277 --> 00:43:39,283
내가 얼마나
노력하는데
787
00:43:43,092 --> 00:43:44,265
애쓰고 있어요
788
00:43:48,699 --> 00:43:51,377
제발 믿어줘요
789
00:43:51,477 --> 00:43:53,362
알겠소
790
00:43:53,743 --> 00:43:58,386
제발 힘내서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 해주시오
791
00:43:59,277 --> 00:44:01,677
무슨 말인지
모르겠는걸
792
00:44:02,532 --> 00:44:05,658
무슨 힘을
내라는 건지
793
00:44:07,380 --> 00:44:08,437
관둡시다
794
00:44:09,858 --> 00:44:11,232
다 부질없구려
795
00:45:11,869 --> 00:45:14,415
브리짓이나 캐슬린에게
여기를 집인 것처럼
796
00:45:14,515 --> 00:45:17,136
잘하라는 게 미련한 짓이지
쟤들이 그걸 모르겠어
797
00:45:17,724 --> 00:45:19,402
지금껏 그랬고
앞으로도 그럴 거야
798
00:45:19,791 --> 00:45:23,436
그래, 다 소용없게 됐지
한때는 가정이란 게 있기도 했건만
799
00:45:23,536 --> 00:45:24,597
전에 뭐요?
800
00:45:25,636 --> 00:45:28,392
당신이 뭐라 하든
다 사실이 아냐
801
00:45:29,024 --> 00:45:30,324
한번도
가정이란 게 없었죠
802
00:45:31,102 --> 00:45:33,885
당신은 클럽이나
바를 좋아했지
803
00:45:37,780 --> 00:45:41,989
더러운 호텔 방에서 하룻밤을 보내는 건
그래서 언제나 쓸쓸한 일이었죠
804
00:45:46,558 --> 00:45:48,758
네가 걱정된다
에드먼드
805
00:45:50,102 --> 00:45:52,091
음식에
손을 대질 않으니
806
00:45:54,147 --> 00:45:56,726
나야 식욕이 없어도
상관없어
807
00:45:57,336 --> 00:45:59,257
살이 너무 쪘으니까
808
00:46:00,624 --> 00:46:01,524
넌 먹어야 해
809
00:46:03,191 --> 00:46:05,388
날 위해서라도
먹겠다고 약속해다오
810
00:46:06,078 --> 00:46:06,978
네, 어머니
811
00:46:07,208 --> 00:46:08,224
착하기도 하지
812
00:46:13,580 --> 00:46:14,535
내가 받지
813
00:46:14,985 --> 00:46:17,069
맥과이어가
전화한댔소
814
00:46:20,335 --> 00:46:21,235
여보세요
815
00:46:24,196 --> 00:46:25,096
의사 선생
안녕하시오
816
00:46:36,096 --> 00:46:39,933
오후에 만나게 되면
본인에게 설명 좀 잘해주시죠
817
00:46:41,163 --> 00:46:43,674
4시 전까지는
보내겠습니다
818
00:46:46,785 --> 00:46:47,685
그래요
819
00:46:49,058 --> 00:46:49,958
네
820
00:46:51,835 --> 00:46:53,519
수고하시오
821
00:47:07,158 --> 00:47:09,368
좋은 소식
같지는 않네요
822
00:47:09,680 --> 00:47:11,224
하디 선생이야
823
00:47:11,602 --> 00:47:14,591
4시에 꼭 보고 싶다
하더라
824
00:47:14,691 --> 00:47:15,591
뭐라 해요?
825
00:47:15,969 --> 00:47:17,209
별로 걱정 안 돼요
826
00:47:17,880 --> 00:47:20,679
난 그 자가 성경을 궤짝째
쌓아놓고 맹세해도 안 믿어요
827
00:47:20,779 --> 00:47:22,791
그 사람 말
귀담아듣지 말거라
828
00:47:22,891 --> 00:47:23,791
여보
829
00:47:23,925 --> 00:47:26,569
당신은 값이 싸서
그 의사를 좋아하는 거잖아요
830
00:47:27,091 --> 00:47:30,280
변명하려 들지 마요
나도 하디라면 잘 아니까
831
00:47:30,646 --> 00:47:32,902
몇 해를 겪었는데
잘 알지
832
00:47:33,625 --> 00:47:35,569
그 자는 머저리야
법이라도 만들어서
833
00:47:35,669 --> 00:47:37,413
그런 자는 의사 근처에
얼씬도 못 하게 해야 해
834
00:47:37,902 --> 00:47:39,648
아는 것도 없고
835
00:47:40,019 --> 00:47:42,300
고통 때문에
반 미쳐도
836
00:47:42,658 --> 00:47:46,950
그저 손이나 잡으면서
의지력으로 이겨내라는 둥
837
00:47:47,147 --> 00:47:49,075
일부러 당신을
욕보이는 거예요
838
00:47:49,175 --> 00:47:50,869
당신이 일부러
굽신대고 애원하도록
839
00:47:50,969 --> 00:47:52,413
마치 죄수 취급을
한다니까요
840
00:47:52,513 --> 00:47:54,117
그 자는
아무것도 몰라
841
00:47:54,380 --> 00:47:58,269
돌팔이 의사들이 하는 것처럼
우선 약을 주면서
842
00:47:58,369 --> 00:48:01,088
그 약이 뭔지 알았을 땐
이미 늦어버린 거죠
843
00:48:01,188 --> 00:48:03,269
난 의사가 싫어
844
00:48:03,369 --> 00:48:05,554
어머니, 제발 좀
그만해둬요
845
00:48:05,654 --> 00:48:07,769
그래, 여보
지금 그 얘기를
846
00:48:07,869 --> 00:48:12,180
당신 말이 맞아요
847
00:48:13,947 --> 00:48:15,684
화를 내봐야
뭐 하겠어
848
00:48:16,313 --> 00:48:19,397
2층에 잠시만
올라갔다 올게요
849
00:48:19,958 --> 00:48:21,023
실례해요
850
00:48:22,869 --> 00:48:24,193
머리 좀
다듬어야겠어
851
00:48:25,524 --> 00:48:28,280
안경도 찾고
852
00:48:28,476 --> 00:48:29,437
금방 내려올게요
853
00:48:29,537 --> 00:48:30,437
여보
854
00:48:31,525 --> 00:48:33,661
왜 그러죠?
855
00:48:37,687 --> 00:48:38,548
됐소
856
00:48:38,648 --> 00:48:39,653
정 그러면
따라 올라오든지
857
00:48:39,775 --> 00:48:42,142
무슨 짓을 하는지
감시하면 되잖아요
858
00:48:42,908 --> 00:48:45,753
그게 무슨 소용이요
당신이 미뤄버리면 되는걸
859
00:48:46,598 --> 00:48:47,970
난 간수도 아니고
860
00:48:48,070 --> 00:48:49,409
여긴 감옥도 아냐
861
00:48:49,509 --> 00:48:50,409
그래요
862
00:48:50,853 --> 00:48:53,298
당신은 여기를
가정이라 생각할 테니까
863
00:49:04,833 --> 00:49:06,298
미안해요
864
00:49:08,809 --> 00:49:10,990
상처 줄
생각은 없었어
865
00:49:11,991 --> 00:49:13,576
당신 잘못이 아냐
866
00:49:16,195 --> 00:49:18,168
또 팔에 주사라니
867
00:49:18,268 --> 00:49:19,636
그따위 말 좀 하지 마
868
00:49:19,736 --> 00:49:24,273
그래, 브로드웨이 건달들이나
쓰는 그딴 말은 하지도 말거라
869
00:49:24,373 --> 00:49:26,351
너는 동정심도
품위도 없냐?
870
00:49:26,701 --> 00:49:28,707
문밖으로 걷어차도
시원찮을 새끼
871
00:49:29,018 --> 00:49:32,785
그렇게 돼봐야, 너 때문에 울고
빌게 될 사람이 누군지 알겠지
872
00:49:32,885 --> 00:49:35,185
널 위해 애원하고
변명을 해줄 사람
873
00:49:35,285 --> 00:49:36,891
제가 왜 그걸
모르겠어요?
874
00:49:37,707 --> 00:49:38,607
동정심이 없다니요?
875
00:49:38,830 --> 00:49:40,685
나만큼 어머니를 동정하는
사람이 어디 있다고
876
00:49:40,785 --> 00:49:43,758
어머니가 고통과
싸우고 있단 걸 알죠
877
00:49:43,858 --> 00:49:45,741
그건 제가
아버지보다 잘 압니다
878
00:49:47,652 --> 00:49:50,308
치료 약이란 건 잠깐 빼면
효과도 없죠
879
00:49:50,752 --> 00:49:54,030
진실은 치료법 따위는 없어요
희망을 걸어봐야 소용없는걸
880
00:49:54,779 --> 00:49:56,591
예전처럼
돌아오지 못할 거야
881
00:49:56,691 --> 00:49:59,074
'예전처럼
돌아오지 못한다'
882
00:50:00,646 --> 00:50:02,161
매사 모든 걸
883
00:50:02,900 --> 00:50:07,379
그딴 식으로 바라보니
우리가 지기만 하는 거야
884
00:50:07,927 --> 00:50:09,411
난 형 같은
생각은 해본 적도
885
00:50:09,511 --> 00:50:11,105
네가 안 그랬다고?
886
00:50:11,205 --> 00:50:15,861
네가 쓴 시는 유쾌하지도 않고
네가 읽는 것들은 칭송할 깜도 안 되지
887
00:50:15,961 --> 00:50:17,189
둘 다 닥쳐
888
00:50:17,405 --> 00:50:20,216
네가 브로드웨이 건달들에게
배운 철학이나
889
00:50:20,316 --> 00:50:22,683
에드먼드가 책에서 배운
철학이나 별 차이도 없어
890
00:50:22,783 --> 00:50:24,589
둘 다 속까지 썩었다
891
00:50:24,689 --> 00:50:26,966
너희는 너희가
태어났을 때부터 가져온
892
00:50:27,066 --> 00:50:29,335
유일한 가톨릭 신앙을
모욕하고 있다
893
00:50:29,477 --> 00:50:32,855
그리고 너희 부정이 가져온 건
자기 파괴에 지나지 않아
894
00:50:33,100 --> 00:50:34,689
참 엉터리네요
아버지
895
00:50:34,789 --> 00:50:37,611
저희가 아는 척이나 한답니까
아버지가 언제 교회에 가서
896
00:50:37,711 --> 00:50:40,755
무릎을 꿇고 경건히
기도한단 소리는 못 들어봤는데
897
00:50:41,744 --> 00:50:44,077
물론 규율 면에서
난 나쁜 신도다
898
00:50:44,178 --> 00:50:45,078
주여, 용서하소서
899
00:50:45,588 --> 00:50:46,591
하지만 신앙은 있어
900
00:50:47,444 --> 00:50:48,616
그리고
네 말은 틀렸다
901
00:50:48,716 --> 00:50:51,386
교회에는 안 나갈지는
몰라도 매일 밤낮으로
902
00:50:51,486 --> 00:50:53,542
무릎 꿇고
기도하고 있어
903
00:50:54,175 --> 00:50:55,261
어머니를 위해서요?
904
00:50:57,153 --> 00:50:58,053
그래
905
00:50:58,986 --> 00:51:01,709
요 몇 년간
906
00:51:02,364 --> 00:51:04,075
그러나 해봐야
무슨 소용이 있느냐
907
00:51:04,953 --> 00:51:08,109
이번에도 네 어미가 희망을
짓누르지 않았으면 한다만
908
00:51:08,586 --> 00:51:11,277
다시는 희망을
걸지 않으련다
909
00:51:12,542 --> 00:51:14,488
그건 말도
안 되는 소리예요
910
00:51:16,609 --> 00:51:19,398
어머니는 지금
막 시작하신 거니까
911
00:51:19,498 --> 00:51:22,012
당장이라도
멈출 수 있어요
912
00:51:22,387 --> 00:51:25,958
지금 말해봐야 소용없어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실걸
913
00:51:26,313 --> 00:51:30,587
그래, 매일 우리와
멀어지게 될 거다
914
00:51:30,687 --> 00:51:32,250
그리고
매일 밤이 되면
915
00:51:32,350 --> 00:51:33,591
그만해요, 아버지
916
00:51:36,281 --> 00:51:37,386
옷이나
갈아입어야지
917
00:51:40,381 --> 00:51:43,281
큰 소리를 내면 어머니도
날 의심하진 않을 겁니다
918
00:51:48,337 --> 00:51:50,107
하디 선생이 뭐래요?
919
00:51:50,748 --> 00:51:51,959
네 생각이 맞았어
920
00:51:52,453 --> 00:51:53,986
폐결핵이야
921
00:51:56,680 --> 00:51:57,203
젠장
922
00:51:57,303 --> 00:51:59,491
의심할
여지가 없다는군
923
00:52:01,981 --> 00:52:03,704
그럼 요양원으로
보내야겠네요
924
00:52:03,814 --> 00:52:07,758
빠를수록 좋다는구나
본인이나 주변에게도
925
00:52:07,947 --> 00:52:10,691
그 양반 하는 말이
자기 말만 잘 지키면
926
00:52:10,791 --> 00:52:13,047
6개월이나 1년이면
나을 수 있을 거래
927
00:52:14,636 --> 00:52:16,592
내 자식이 그럴 줄
누가 생각이나 했겠느냐
928
00:52:17,780 --> 00:52:19,525
우리 집안에서
내려온 게 아냐
929
00:52:20,225 --> 00:52:23,091
우리 집안은 대대로
폐 하나는 억세고 튼튼했어
930
00:52:23,191 --> 00:52:25,476
그 얘기를
지금 해서 뭐해요?
931
00:52:32,291 --> 00:52:33,984
의사는 어디로
보낸다고 해요?
932
00:52:34,569 --> 00:52:36,070
그 일로
한번 보려고 한다
933
00:52:37,002 --> 00:52:40,647
이번에는 싸구려 시설 말고
좋은 시설로 고르세요
934
00:52:40,747 --> 00:52:42,891
하디 선생이 좋다는
곳으로 보낼 거다
935
00:52:42,991 --> 00:52:45,391
또 하디 선생에게
구빈원 운운하면서
936
00:52:45,491 --> 00:52:48,097
부동산이며 세금 따위는
얘기하지 마세요
937
00:52:48,197 --> 00:52:52,225
내가 백만장자도 아니고
그런 얘기를 못 할 게 뭐니?
938
00:52:52,325 --> 00:52:54,847
값싼 데를 골라달라고
생각할 거 아닙니까
939
00:52:55,380 --> 00:52:57,558
그리고 의사도 그게
거짓이란 걸 알죠
940
00:52:58,036 --> 00:53:06,171
아첨꾼들에게서 싸구려
땅이나 사들인 걸 알면요
941
00:53:06,271 --> 00:53:07,569
이 애비 일에
신경 꺼라
942
00:53:07,669 --> 00:53:09,614
이건 에드먼드
일이니까요
943
00:53:09,902 --> 00:53:14,347
제가 걱정하는 건 폐병은
치명적이며, 죽을병이라는
944
00:53:14,447 --> 00:53:17,558
아버지의 그 아일랜드식 생각 때문에
돈 쓰는 게 무의미하다고 여길까 봐서요
945
00:53:17,658 --> 00:53:19,936
- 말도 안 되는 소리
- 그럼 한번 증명해보시죠
946
00:53:20,044 --> 00:53:23,205
그래서 이 말을
하는 겁니다
947
00:53:23,444 --> 00:53:27,444
네 동생은 나을 수 있어
그리고 아일랜드 욕은 집어치워라
948
00:53:27,544 --> 00:53:30,577
얼굴에 아일랜드인 표시를
해놓고도 그리 비꼬다니
949
00:53:30,677 --> 00:53:32,918
지우면 그만이죠
950
00:53:38,532 --> 00:53:40,551
제 얘기는 다 했으니
아버지께 달렸어요
951
00:53:43,177 --> 00:53:44,569
오후에 뭘 할까요
952
00:53:44,669 --> 00:53:46,410
아버지도 시내에
나가실 텐데
953
00:53:47,225 --> 00:53:50,202
제가 할 일은 다 했고
아버지 일은 조금 남았는데
954
00:53:50,302 --> 00:53:53,382
제가 그걸 하길
바라시진 않을 테고
955
00:53:53,482 --> 00:53:55,152
그래
네가 망쳐놓을 테니
956
00:53:55,252 --> 00:53:57,225
너 하는 일이
다 그렇지
957
00:53:58,991 --> 00:54:00,863
저도 그럼 에드먼드랑
시내에 나가야겠네요
958
00:54:01,758 --> 00:54:03,025
어머니 일에다가
959
00:54:03,125 --> 00:54:05,158
이것까지 겹치면
충격이 꽤 클 테니
960
00:54:05,258 --> 00:54:06,610
그래, 같이 가주렴
961
00:54:07,277 --> 00:54:09,099
용기를 북돋우라고
962
00:54:09,299 --> 00:54:11,921
그렇다고 술이나 진창
퍼마시라는 건 아냐
963
00:54:12,021 --> 00:54:13,305
돈은 둬서 뭐 해요?
964
00:54:13,405 --> 00:54:15,432
술은 파는 거지
965
00:54:15,532 --> 00:54:16,754
어디 나눠주는
거랍디까?
966
00:54:17,941 --> 00:54:19,715
옷 갈아입고 올게요
967
00:54:25,966 --> 00:54:30,267
내 안경 어디서
못 봤니? 제이미?
968
00:54:31,599 --> 00:54:32,888
당신은 못 봤어요?
969
00:54:32,988 --> 00:54:33,979
모르겠소
970
00:54:34,921 --> 00:54:36,554
쟤는 또 왜 저래요?
971
00:54:37,065 --> 00:54:38,877
붙잡고 한 소리
하신 모양이네
972
00:54:39,922 --> 00:54:43,614
저 애를 너무
경멸하지 말아요
973
00:54:44,388 --> 00:54:45,360
쟤가 무슨
책임이 있겠어요
974
00:54:45,460 --> 00:54:47,993
좋은 가정에서 자랐으면
저렇게 될 일도 없었을 텐데
975
00:55:00,405 --> 00:55:02,633
당신 일기예보도
시원찮아
976
00:55:03,763 --> 00:55:05,460
자꾸 안개가 끼잖아
977
00:55:05,983 --> 00:55:07,860
해안가도 안 보이네
978
00:55:07,960 --> 00:55:11,183
그래, 내가 지레짐작했네
오늘 밤에도 안개가 짙겠어
979
00:55:13,960 --> 00:55:15,521
오늘 저녁엔
괜찮을 것 같아요
980
00:55:16,383 --> 00:55:19,942
나도 그럴 거라
생각하오
981
00:55:21,683 --> 00:55:24,780
제이미가 안 보이네
982
00:55:25,455 --> 00:55:28,450
울타리로 간 것도 아니고
어디를 갔어요?
983
00:55:28,577 --> 00:55:30,539
에드먼드랑 의사를
만나러 간대
984
00:55:30,639 --> 00:55:33,121
2층으로
옷 갈아입으러 갔어
985
00:55:33,805 --> 00:55:35,789
나도 준비해야지
안 그러면 늦겠어
986
00:55:35,889 --> 00:55:37,668
잠시만 있어 줘요
987
00:55:37,971 --> 00:55:41,713
누가 내려올 때까지만
988
00:55:42,533 --> 00:55:46,355
모두들 날
피하려고만 한다니까
989
00:55:46,689 --> 00:55:49,054
당신이 우리를
피하려 하는 거요
990
00:55:51,395 --> 00:55:54,591
실없는 말씀을
다 하시네
991
00:55:54,726 --> 00:55:55,839
내가 어떻게 가요?
992
00:55:56,717 --> 00:55:58,222
내가 갈 데가
어디 있다고
993
00:55:58,322 --> 00:55:59,628
누구를
만나러 가나요?
994
00:56:00,343 --> 00:56:01,545
친구도 없는데
995
00:56:01,645 --> 00:56:02,817
당신이 잘못해서 그래
996
00:56:04,306 --> 00:56:06,154
당신 오후에
할 일이 하나 있소
997
00:56:06,254 --> 00:56:07,683
당신에게도
좋은 일이야
998
00:56:07,783 --> 00:56:09,495
차를 타고
드라이브를 해봐
999
00:56:09,595 --> 00:56:12,327
집 밖에서 볕도 쐬고
신선한 공기도 마시고
1000
00:56:12,561 --> 00:56:15,631
그러라고 사준 거 아니야
알다시피 난 저런 거 관심 없어
1001
00:56:15,731 --> 00:56:18,198
나야 매일 걷거나
전차를 타면 그만인걸
1002
00:56:18,386 --> 00:56:21,675
당신이 요양원에서 돌아왔을 때
쓰려고 준비해놓은 거야
1003
00:56:22,186 --> 00:56:24,675
당신이 기뻐하고
마음도 풀릴 줄 알았지
1004
00:56:25,342 --> 00:56:28,709
전에만 해도 매일 탔잖아?
요새는 타는 꼴을 못 봤어
1005
00:56:29,212 --> 00:56:31,475
나한테도
꽤 벅찬 돈이오
1006
00:56:32,286 --> 00:56:34,698
운전사도
당신이 쓰건 말건
1007
00:56:34,798 --> 00:56:37,142
매일 먹여야 하고
거기에 비싼 삯도 내야지
1008
00:56:37,979 --> 00:56:38,879
낭비야
1009
00:56:39,578 --> 00:56:43,567
이렇게 낭비하면 다 늙어서
구빈원에 가야 할걸
1010
00:56:43,881 --> 00:56:45,212
이게 다
무슨 소용이오?
1011
00:56:45,312 --> 00:56:47,789
차라리 창밖으로 돈을
뿌리는 게 나을 거요
1012
00:56:50,247 --> 00:56:52,492
그래요
돈 낭비예요
1013
00:56:54,247 --> 00:56:56,788
그 중고차를 사는 게
아니었는데
1014
00:56:58,344 --> 00:57:02,156
당신 또 속았잖아요
당신이야
1015
00:57:02,256 --> 00:57:05,159
뭐든 간에 중고를 사야
한다고 고집을 피우시니
1016
00:57:05,259 --> 00:57:08,125
그 차는 명품이야
당신도 제이미처럼
1017
00:57:08,225 --> 00:57:09,852
뭐든 의심만
하는구려
1018
00:57:09,952 --> 00:57:12,959
화내실 거 없어요
여보
1019
00:57:13,387 --> 00:57:16,653
당신이 차를 사줬을 때
언제 내가 화를 냈었나
1020
00:57:17,025 --> 00:57:20,192
그게 당신이
매사 하는 방식이니까
1021
00:57:20,314 --> 00:57:25,776
당신이 자동차 사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잘 알죠
1022
00:57:26,725 --> 00:57:29,073
당신 나름대로
나를 사랑한다는 걸
1023
00:57:30,151 --> 00:57:31,198
증명하는 셈이니
1024
00:57:32,773 --> 00:57:33,706
특히나
1025
00:57:34,173 --> 00:57:36,162
그런 일을 해도 내게 도움이
안 된단 걸 알면서요
1026
00:57:36,262 --> 00:57:38,273
여보, 제발
1027
00:57:38,373 --> 00:57:42,017
사랑하는 아이들과
나를 봐서
1028
00:57:42,117 --> 00:57:45,860
그리고 당신을 봐서라도
그만둘 수 없겠소?
1029
00:57:47,762 --> 00:57:50,050
그만두다뇨
무슨 소리를 하는 건지
1030
00:57:50,961 --> 00:57:51,861
여보
1031
00:57:52,561 --> 00:57:55,033
우린 서로 사랑했고
앞으로도 그럴 거야
1032
00:57:55,133 --> 00:57:56,283
그것만은 잊지
말아줘요
1033
00:57:56,383 --> 00:57:58,700
그러니 이해할 수
없는 걸 이해하려고
1034
00:57:58,800 --> 00:58:00,817
도울 수 없는 걸
도우려 애쓰지 말아요
1035
00:58:00,917 --> 00:58:03,655
운명이 우리에게
시킨 일들은
1036
00:58:03,755 --> 00:58:06,066
우린 변명도
설명할 수도 없어요
1037
00:58:06,332 --> 00:58:08,402
어째 노력도
하질 않는 거요?
1038
00:58:09,465 --> 00:58:10,405
노력이라
1039
00:58:10,900 --> 00:58:12,394
드라이브하려는 거요?
1040
00:58:12,600 --> 00:58:13,865
오후라
1041
00:58:14,499 --> 00:58:17,244
그래요
소원이라면 하죠
1042
00:58:17,577 --> 00:58:20,538
물론 집에 있는 게
1043
00:58:20,638 --> 00:58:22,610
그보다는
덜 쓸쓸하지만
1044
00:58:25,843 --> 00:58:27,865
같이 가줄 사람이
있는 것도 아니고
1045
00:58:27,965 --> 00:58:30,099
운전기사에게
어디 가자 할 곳도 없고
1046
00:58:31,870 --> 00:58:35,732
어디 친구 집이라도
들러서
1047
00:58:35,832 --> 00:58:38,732
즐겁게 수다라도 떨면 좋겠지만
그런 데가 있는 것도 아니고
1048
00:58:39,896 --> 00:58:40,892
지금껏 없었으니까요
1049
00:58:44,385 --> 00:58:45,679
수녀원에 있을 땐
1050
00:58:46,796 --> 00:58:48,574
친구들도 많았는데
1051
00:58:50,796 --> 00:58:53,196
배우와 결혼하고 나니
자연스럽게
1052
00:58:54,785 --> 00:59:00,063
당신도 그때 배우들이
어떤 취급을 받았나 알잖아요
1053
00:59:00,385 --> 00:59:05,125
결혼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당신 정부라던 사람이
1054
00:59:05,674 --> 00:59:09,207
당신을 고소한다는
스캔들도 있었고요
1055
00:59:10,074 --> 00:59:12,680
그때 친구들은
날 동정하거나
1056
00:59:12,780 --> 00:59:15,196
매몰차게
날 외면했는데
1057
00:59:16,281 --> 00:59:20,519
동정보다는 차라리
외면해주는 편이 더 낫더군요
1058
00:59:20,619 --> 00:59:24,895
여보, 지난 얘기는
꺼내서 무얼 하오
1059
00:59:25,229 --> 00:59:27,796
대낮부터 이런 케케묵은
얘기를 꺼내려 하니
1060
00:59:27,896 --> 00:59:32,652
어두워지면 어떨지
상상도 안 되는구려
1061
00:59:34,285 --> 00:59:35,335
생각났다
1062
00:59:36,807 --> 00:59:39,076
시내에
나가봐야겠어요
1063
00:59:40,797 --> 00:59:43,622
약국에서 살 게
있어서
1064
00:59:44,374 --> 00:59:46,429
그래
또 당신이 약국에서
1065
00:59:46,529 --> 00:59:49,307
그 약들을 사도록
내버려 둬야겠어
1066
00:59:50,288 --> 00:59:52,871
아예 여유 있게 많이
좀 사두지 그래
1067
00:59:52,971 --> 00:59:54,510
당신 그때 밤에
있던 일 생각나?
1068
00:59:54,610 --> 00:59:56,594
약 달라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1069
00:59:56,694 --> 00:59:59,788
잠옷 차림으로
집 밖으로 뛰쳐나갔지
1070
00:59:59,888 --> 01:00:02,355
반 미쳐서, 항구에서
뛰어내리겠다고 난리였지
1071
01:00:04,144 --> 01:00:05,258
가서 살 게
1072
01:00:06,020 --> 01:00:07,054
치약이랑
1073
01:00:08,149 --> 01:00:09,731
비누랑
1074
01:00:10,436 --> 01:00:12,271
보습크림
1075
01:00:21,519 --> 01:00:22,891
지난 일은
꺼내지 말아요
1076
01:00:22,991 --> 01:00:24,874
날 창피하게
만들지 말아요
1077
01:00:24,974 --> 01:00:25,997
미안하오
1078
01:00:26,289 --> 01:00:27,263
용서해줘
1079
01:00:28,297 --> 01:00:30,341
상관없어요
그런 일은 없었으니까
1080
01:00:30,441 --> 01:00:31,920
당신 꿈을 꾼 거야
1081
01:00:38,374 --> 01:00:41,972
나도
1082
01:00:42,830 --> 01:00:44,041
퍽 건강했어요
1083
01:00:44,797 --> 01:00:46,674
에드먼드를
낳기 전에는
1084
01:00:49,497 --> 01:00:50,605
기억나요, 여보?
1085
01:00:51,577 --> 01:00:53,191
내가 어디
신경질을 내든가요
1086
01:00:53,541 --> 01:00:57,297
시즌마다
애를 가진 채로 당신과
1087
01:00:57,397 --> 01:01:00,586
호텔 방 이곳저곳을
돌아다녀도 건강했죠
1088
01:01:04,674 --> 01:01:08,116
하지만 에드먼드를
갖게 된 후로 나빠졌어요
1089
01:01:08,586 --> 01:01:10,625
그 후론
아주 골골댔으니
1090
01:01:11,782 --> 01:01:16,172
그 싸구려 호텔의
돌팔이 의사 놈은
1091
01:01:17,105 --> 01:01:19,388
내가 괴로워한단
것밖엔 몰랐고
1092
01:01:19,488 --> 01:01:22,137
그 고통을 멎게
해주는 건 일도 아니었죠
1093
01:01:22,438 --> 01:01:26,933
여보, 지난 일은
제발 잊어버리시오
1094
01:01:27,664 --> 01:01:30,594
어떻게요?
과거는 곧 현재인 걸
1095
01:01:30,694 --> 01:01:32,449
미래이기도 하죠
1096
01:01:35,416 --> 01:01:37,005
다 내 책임인걸요
1097
01:01:37,671 --> 01:01:40,671
유진이 죽고 나서는 다시는
아이를 갖지 않으리라 맹세했는데
1098
01:01:41,071 --> 01:01:42,705
그 애 죽은 건
다 내 책임이에요
1099
01:01:46,539 --> 01:01:49,961
순회공연 중인 당신이
외롭다고 하도 보챘을 때
1100
01:01:50,461 --> 01:01:54,878
유진을 어머니께 맡겨두고
당신에게 가지 않았더라면
1101
01:01:55,394 --> 01:01:58,972
제이미는
홍역을 앓고 있어서
1102
01:01:59,072 --> 01:02:00,755
애기 방에 들어가지
못하게 했었죠
1103
01:02:01,217 --> 01:02:02,904
난 제이미가 일부러
했다고 생각해요
1104
01:02:03,004 --> 01:02:05,293
어린 동생을 시기한 거지
그러니까 싫어한 거야
1105
01:02:07,426 --> 01:02:10,132
제이미는 그때 7살이었지만
바보는 아니었잖아요
1106
01:02:10,526 --> 01:02:12,615
아기방에 들어가면
위험하다고 경고도 했는데
1107
01:02:13,626 --> 01:02:14,526
걔는 알고 있었죠
1108
01:02:15,304 --> 01:02:17,215
그래서 더욱
용서할 수가 없어
1109
01:02:17,315 --> 01:02:20,054
이번엔 유진 얘기를
꺼낼 요량이군
1110
01:02:20,154 --> 01:02:22,838
그 아이는
편히 쉬게 두시오
1111
01:02:23,233 --> 01:02:27,144
유진을 대신할
다른 아이를 갖자는
1112
01:02:27,244 --> 01:02:30,155
당신 얘기를 듣지
말았어야 했어
1113
01:02:31,122 --> 01:02:35,252
에드먼드를 가졌을 땐
조마조마했죠
1114
01:02:35,664 --> 01:02:37,786
혹여나 무슨 끔찍한
일이 벌어질까
1115
01:02:37,886 --> 01:02:42,273
유진을 그렇게 내버려 둔 내가
무슨 낯으로 아이를 낳겠어요?
1116
01:02:42,497 --> 01:02:44,844
내가 천벌을
받을 거란 걸 알았죠
1117
01:02:45,412 --> 01:02:47,041
에드먼드를
낳는 게 아니었어
1118
01:02:47,141 --> 01:02:48,602
여보, 말조심하구려
1119
01:02:48,702 --> 01:02:51,810
에드먼드가 그 얘기를
들으면 어쩌려고?
1120
01:02:51,928 --> 01:02:56,025
그 아이를 위해서라도
조금만 더 노력해봐
1121
01:02:58,514 --> 01:02:59,547
왔냐?
1122
01:02:59,841 --> 01:03:01,158
제법 생긴
티가 나는구나
1123
01:03:01,258 --> 01:03:02,780
나도 갈아입으러
가야겠다
1124
01:03:02,880 --> 01:03:03,825
잠시만요, 아버지
1125
01:03:04,219 --> 01:03:07,492
듣기 싫으시겠지만
전차 요금이 한 푼도 없어서요
1126
01:03:07,778 --> 01:03:08,591
빈털터리라서
1127
01:03:08,691 --> 01:03:11,705
돈의 가치를 모르면
언제나 빈털터리가 될 수밖에
1128
01:03:12,658 --> 01:03:14,416
뭐, 배우고 있으니까
1129
01:03:15,250 --> 01:03:17,311
아프기 전에는
너도 열심히 일했으니까
1130
01:03:18,032 --> 01:03:21,256
잘하고 있다
네가 자랑스러워
1131
01:03:26,888 --> 01:03:27,971
'고맙습니다'
1132
01:03:29,754 --> 01:03:32,917
셰익스피어 '리어왕' 1막 4장
'은혜를 모르는
자식을 두는 건'
1133
01:03:33,017 --> 01:03:35,101
'독사에게 물리는
것보다 더하다'
1134
01:03:35,201 --> 01:03:37,772
저도 알죠
무슨 말을 못 하겠네
1135
01:03:37,990 --> 01:03:39,879
1달러가 아니라
10달러잖아요
1136
01:03:40,069 --> 01:03:43,262
갑자기 왜 그러세요?
하디가 제가 죽는다고 하던가요?
1137
01:03:44,564 --> 01:03:46,742
실언했네요
그냥 농담이었어요
1138
01:03:47,918 --> 01:03:49,858
정말 감사합니다
1139
01:03:49,958 --> 01:03:50,858
그래
1140
01:03:51,688 --> 01:03:54,608
난 용서 못 해
1141
01:03:54,708 --> 01:03:57,459
무슨 말을
그리하느냐?
1142
01:03:57,820 --> 01:04:00,706
금방 죽을 거라니
너는 살고 싶지 않은 모양이구나?
1143
01:04:00,806 --> 01:04:03,656
한창 젊은 아이면서
무슨 말이 그래
1144
01:04:03,756 --> 01:04:07,284
그놈의 책이 문제야
넌 정말 아픈 게 아니란다
1145
01:04:07,384 --> 01:04:08,167
여보
입 조심하시오
1146
01:04:08,267 --> 01:04:10,917
하지만 공연히
아무것도 아닌 거로
1147
01:04:11,017 --> 01:04:12,906
떠들어대니
우습잖아요?
1148
01:04:13,558 --> 01:04:15,351
걱정 말거라
난 네 편이야
1149
01:04:15,773 --> 01:04:19,395
넌 그저 사람들이 너만
위해줬으면 싶은 거지?
1150
01:04:19,495 --> 01:04:21,617
아직 애기라니까
1151
01:04:22,129 --> 01:04:24,895
그래도 너무
나가진 마라
1152
01:04:24,995 --> 01:04:26,873
그런 말은
하는 게 아냐
1153
01:04:27,140 --> 01:04:31,212
매사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게
어리석은 일인 건 알지만
1154
01:04:31,312 --> 01:04:33,034
어디 안 그럴 수가 있니
넌 사람을 너무 놀라게 해
1155
01:04:36,568 --> 01:04:41,419
지금 어머니께 말씀드려봐라
네가 아까 말하겠단 거
1156
01:04:43,023 --> 01:04:45,618
어이쿠
시간 좀 보게
1157
01:04:46,556 --> 01:04:47,884
서둘러야겠는걸
1158
01:04:55,302 --> 01:04:56,267
좀 괜찮니?
1159
01:04:59,436 --> 01:05:00,725
열이 조금밖에 없지만
1160
01:05:01,291 --> 01:05:03,291
밖에선 볕을 피해
다녀야 해
1161
01:05:03,669 --> 01:05:06,027
아침보다는 훨씬
상태가 좋아 보인다
1162
01:05:06,902 --> 01:05:08,154
이리로 와서 앉으렴
1163
01:05:09,005 --> 01:05:11,358
- 잠깐요, 어머니
- 알았어, 알았으니까
1164
01:05:11,614 --> 01:05:15,537
일단 앉아
편히 쉬렴
1165
01:05:16,591 --> 01:05:19,226
이렇게 더운 날에
지저분한 전차 타고
1166
01:05:19,326 --> 01:05:21,563
시내에 들어가는데
얼마나 피곤하겠어
1167
01:05:21,992 --> 01:05:24,330
그냥 어미와
같이 있자꾸나
1168
01:05:24,430 --> 01:05:24,819
어머니, 잠시만
1169
01:05:24,919 --> 01:05:26,724
하디에겐
전화하면 되잖아
1170
01:05:26,824 --> 01:05:28,517
몸이 불편하다고 말해
1171
01:05:30,229 --> 01:05:32,595
그 늙어빠진 머저리
약에 대해 아는 거라곤
1172
01:05:32,695 --> 01:05:34,272
그저 의지 운운하는
설교 하나뿐이지
1173
01:05:34,372 --> 01:05:35,422
어머니
1174
01:05:36,439 --> 01:05:37,809
부탁 하나 해도 되죠
1175
01:05:39,283 --> 01:05:40,562
이제 끊으실 수 있어요
1176
01:05:41,681 --> 01:05:43,815
이제 막 시작하신 거니까
의지력도 있으시고요
1177
01:05:44,743 --> 01:05:46,599
우리가 도와드릴게요
저도 뭐든 할 거고요
1178
01:05:47,010 --> 01:05:47,943
할 수 있죠, 어머니?
1179
01:05:50,455 --> 01:05:52,532
잘 알지도 못하면서
함부로 말하지 마라
1180
01:05:53,621 --> 01:05:54,532
네, 그럼 됐어요
1181
01:05:55,016 --> 01:05:55,877
소용없다는 건
알았지
1182
01:05:55,977 --> 01:05:59,366
무슨 소리를 하는지 모르겠다
내가 알고 있는 건
1183
01:05:59,799 --> 01:06:03,066
내가 요양원에서 돌아오자마자
네가 병이 났다는 사실이야
1184
01:06:03,653 --> 01:06:07,288
그 사람들이 집에 가면
마음 편히 지내야 한다고 하는데
1185
01:06:07,699 --> 01:06:09,549
너 때문에 하루하루
걱정 속에 지내고 있지 않니
1186
01:06:11,896 --> 01:06:14,218
그래도
그게 변명은 못되지
1187
01:06:14,873 --> 01:06:17,168
그냥 설명하려 한 거다
1188
01:06:17,268 --> 01:06:18,807
변명은 아냐
1189
01:06:20,034 --> 01:06:23,107
내가 네 병을 핑계로
삼은 게 아니야, 믿어다오
1190
01:06:25,279 --> 01:06:26,440
그럼 전들
어쩌라는 거예요
1191
01:06:30,536 --> 01:06:33,180
글쎄, 의심받아도
할 수 없지
1192
01:06:33,937 --> 01:06:36,525
나도 나 자신을 못 믿는데
너라고 어떻게 하겠니
1193
01:06:38,338 --> 01:06:39,792
요즘 거짓말만
자꾸 늘어
1194
01:06:41,038 --> 01:06:44,525
거짓말 같은 건 한번도
했던 적이 없는데
1195
01:06:45,003 --> 01:06:46,419
요새는 나 자신에게
거짓을 말해야 해
1196
01:06:48,847 --> 01:06:50,425
하지만 나도
이해 못 하는 걸
1197
01:06:51,286 --> 01:06:53,218
너인들 어떻게
이해하겠니?
1198
01:06:56,120 --> 01:06:59,542
난 아무것도
모르겠어
1199
01:07:00,114 --> 01:07:03,109
오래전에
1200
01:07:04,298 --> 01:07:07,920
내 자아를 완전히
잃어버렸다는 거 하나만 빼면
1201
01:07:12,224 --> 01:07:14,842
하지만 언젠가는
1202
01:07:16,059 --> 01:07:17,531
다시 찾을 수 있겠지
1203
01:07:20,925 --> 01:07:22,448
네 병도 낫게 될 거고
1204
01:07:24,036 --> 01:07:27,403
그리고 네가 건강해져서
행복을 되찾고, 성공하면
1205
01:07:28,670 --> 01:07:31,005
더이상 죄책감도
느끼지 않게 될 거야
1206
01:07:34,781 --> 01:07:36,042
언젠간
1207
01:07:38,070 --> 01:07:41,303
복되신 마리아께서도
날 용서하실 거야
1208
01:07:43,509 --> 01:07:47,081
그리고 수녀원 시절에 가졌던
그분에 대한 사랑과
1209
01:07:47,181 --> 01:07:50,108
신실함을
돌려주신다면
1210
01:07:52,159 --> 01:07:53,892
다시 그분께
기도드릴 수 있어
1211
01:07:56,303 --> 01:07:59,514
이 세상 누구라도
날 믿지 않는다고
1212
01:07:59,614 --> 01:08:01,681
인정하시는
그때야말로
1213
01:08:02,824 --> 01:08:04,881
마리아께선 날
믿어주실 거야
1214
01:08:05,503 --> 01:08:08,001
그리고 그분의 축복
아래 평화를 찾겠지
1215
01:08:08,914 --> 01:08:12,292
고통 속에서
소리 지르게 되더라도
1216
01:08:12,392 --> 01:08:16,259
나 자신을 되찾게 되니
도리어 웃음 짓게 될 거야
1217
01:08:30,496 --> 01:08:33,484
물론 네가 그런 걸
믿지 않으리란 건 안다
1218
01:08:34,542 --> 01:08:36,863
지금 막 생각이 났네
1219
01:08:37,852 --> 01:08:40,241
나도 시내에
가봐야겠어
1220
01:08:42,152 --> 01:08:43,252
깜빡했다
1221
01:08:43,352 --> 01:08:44,941
나도 드라이브해야지
1222
01:08:45,696 --> 01:08:48,130
약국에 가야 해
1223
01:08:48,907 --> 01:08:52,832
나와 같이 가고 싶진 않겠지?
부끄러울 테니까
1224
01:08:53,732 --> 01:08:54,465
어머니, 그건
1225
01:08:54,565 --> 01:08:58,318
네 아버지가 준 10달러를
형이랑 나누겠지
1226
01:08:58,418 --> 01:08:59,821
너희는 언제나
서로 나눠 가지잖아
1227
01:08:59,921 --> 01:09:01,721
당당하게들
1228
01:09:02,203 --> 01:09:05,376
뭐, 네 형이 그걸로 뭘 할지는 뻔하지
어디서 술에 진탕 취할 테니까
1229
01:09:05,476 --> 01:09:09,228
잘 어울리는 여자들 있잖아
자기를 잘 이해하고, 좋아한다나
1230
01:09:15,338 --> 01:09:17,552
약속해다오
술 마시지 않겠다고
1231
01:09:17,752 --> 01:09:19,649
위험하잖아
1232
01:09:20,049 --> 01:09:21,449
의사도 안 그러든?
1233
01:09:21,649 --> 01:09:23,117
그 늙어빠진 머저리요?
1234
01:09:30,071 --> 01:09:30,971
에드먼드
1235
01:09:34,156 --> 01:09:35,755
야, 가자
1236
01:09:36,945 --> 01:09:38,023
가거라
1237
01:09:38,618 --> 01:09:39,842
형이 부른다
1238
01:09:41,857 --> 01:09:43,612
아버지도
내려오시는구나
1239
01:09:43,712 --> 01:09:45,257
가자, 에드먼드
1240
01:09:45,357 --> 01:09:46,657
- 여보, 다녀오리다
- 다녀오렴
1241
01:09:46,757 --> 01:09:48,846
집에서 저녁 먹겠거든
늦지 말고 오너라
1242
01:09:49,546 --> 01:09:50,740
아버지께도 말해
1243
01:09:50,840 --> 01:09:52,397
브리짓 성격 알지?
1244
01:09:59,061 --> 01:09:59,961
잘 다녀오렴
1245
01:10:01,234 --> 01:10:02,229
다녀오겠습니다
1246
01:10:42,614 --> 01:10:44,157
여긴 참 쓸쓸해
1247
01:10:49,425 --> 01:10:51,448
또 네게
거짓말을 하는구나
1248
01:10:53,826 --> 01:10:55,501
사실은 혼자 있고
싶었으면서
1249
01:10:57,391 --> 01:11:01,159
저들의 경멸과 혐오감 때문에
같이 있기 싫었으면서
1250
01:11:01,814 --> 01:11:03,217
저들이 없어서
기쁘면서
1251
01:11:08,883 --> 01:11:10,808
하지만 성모님
1252
01:11:13,407 --> 01:11:16,773
왜 전 이토록
쓸쓸할까요
1253
01:12:03,751 --> 01:12:04,796
저 고동 소리
1254
01:12:06,985 --> 01:12:08,407
지긋지긋하지 않아?
1255
01:12:10,240 --> 01:12:11,536
정말이에요, 마님
1256
01:12:12,786 --> 01:12:14,701
안개는 상관없어
1257
01:12:14,801 --> 01:12:16,374
난 안개를
사랑하니까
1258
01:12:17,585 --> 01:12:19,163
피부에 그렇게
좋다면서요?
1259
01:12:19,263 --> 01:12:22,213
안개는 우리를 세상에서 감추고
세상을 우리에게서 감추게 하지
1260
01:12:22,688 --> 01:12:24,657
안개가 끼면 모든 게
변한 것 같고
1261
01:12:24,757 --> 01:12:26,551
아무것도 없는
것처럼 느껴지잖아
1262
01:12:27,070 --> 01:12:30,179
아무도 우리를 찾거나
손대지 못해
1263
01:12:31,392 --> 01:12:34,427
아까 시내에서 돌아올 땐
무서워서 혼났어요
1264
01:12:35,214 --> 01:12:37,627
마님도 한 치 앞의 손도
안 보이셨을걸요
1265
01:12:37,727 --> 01:12:39,548
고동 소리는 싫어
1266
01:12:40,392 --> 01:12:42,037
혼자 있게
해주지를 않으니
1267
01:12:42,793 --> 01:12:49,156
저건 자꾸 옛일을
상기시키게 해
1268
01:12:51,025 --> 01:12:53,914
하지만 오늘 밤은 아냐
저건 그저 불쾌한 소리일 뿐
1269
01:12:55,259 --> 01:12:56,159
저건
1270
01:12:58,092 --> 01:13:00,459
저건 들어도 옛일이
생각나진 않아
1271
01:13:00,731 --> 01:13:04,070
바깥양반의 코 고는
소리는 몰라도
1272
01:13:05,898 --> 01:13:08,699
아까 실컷
골려줬으니
1273
01:13:08,799 --> 01:13:10,342
그 양반은
언제나 코를 골지
1274
01:13:10,447 --> 01:13:13,992
특히나 술에 취하면
더 그래
1275
01:13:14,402 --> 01:13:16,213
그리고 꼭
애같이 구는 거야
1276
01:13:16,641 --> 01:13:18,603
자기는 안 그랬다
그거지
1277
01:13:18,824 --> 01:13:22,602
그런데 나도 코를 꽤 고나 봐?
안 그런 것 같은데
1278
01:13:23,037 --> 01:13:25,691
그럼 나도 바깥양반을
놀릴 수야 없지
1279
01:13:25,791 --> 01:13:28,436
건강한 사람은
다 그런대요
1280
01:13:28,674 --> 01:13:30,740
제정신이라는
증거라나
1281
01:13:32,104 --> 01:13:33,397
마님, 몇 시죠?
1282
01:13:33,497 --> 01:13:35,703
부엌으로
가봐야겠어요
1283
01:13:35,975 --> 01:13:37,336
아냐, 가지 마
캐슬린
1284
01:13:37,836 --> 01:13:39,369
혼자 있고
싶지 않구나
1285
01:13:39,947 --> 01:13:40,847
아직은
1286
01:13:40,952 --> 01:13:42,506
조금만 참으세요
1287
01:13:42,858 --> 01:13:45,296
곧 주인님과 도련님께서
오실 거니까요
1288
01:13:47,407 --> 01:13:49,425
저녁 먹으러 오실지
1289
01:13:50,324 --> 01:13:52,280
바에 좋다고
눌러앉아 있겠지
1290
01:13:52,380 --> 01:13:54,645
핑계로도 좋겠다
1291
01:13:54,895 --> 01:13:56,447
거기가 집처럼
마음이 편할 테니
1292
01:13:59,599 --> 01:14:02,432
한잔하렴, 캐슬린
1293
01:14:02,532 --> 01:14:05,942
정말 괜찮을까요
마님?
1294
01:14:06,447 --> 01:14:09,665
뭐, 한 잔쯤은 괜찮겠죠
1295
01:14:10,276 --> 01:14:12,410
항상 건강하세요, 마님
1296
01:14:13,743 --> 01:14:16,476
나도 한때는
건강했었단다
1297
01:14:17,088 --> 01:14:18,704
다 지난 얘기지만
1298
01:14:20,315 --> 01:14:21,776
어휴, 마님
1299
01:14:21,876 --> 01:14:23,448
물이 반이잖아요
1300
01:14:23,548 --> 01:14:25,378
마시면
금방 아실 텐데
1301
01:14:27,837 --> 01:14:29,615
취해서
집에 오실 텐데
1302
01:14:30,087 --> 01:14:32,148
맛을 어떻게 느끼겠어
1303
01:14:32,248 --> 01:14:33,837
핑계도 좋아
자기는
1304
01:14:34,165 --> 01:14:35,459
슬픔을 잊기 위해
마신다는군
1305
01:14:35,559 --> 01:14:38,198
사람이 장점만
있을 수 있나요
1306
01:14:38,593 --> 01:14:39,770
너무 신경 쓰지 마세요
1307
01:14:39,870 --> 01:14:43,681
그럼, 36년이나
사랑했는데
1308
01:14:44,003 --> 01:14:45,226
그럼요, 마님
1309
01:14:45,620 --> 01:14:46,948
나리께 잘해주세요
1310
01:14:47,048 --> 01:14:50,737
바보천치라도 나리께서 마님을
얼마나 사랑하는지는 다 알걸요
1311
01:14:52,981 --> 01:14:57,159
근데 마님, 왜 연극 무대엔
서지 않으셨나요?
1312
01:15:00,559 --> 01:15:01,420
뭐?
1313
01:15:01,520 --> 01:15:02,420
내가?
1314
01:15:06,004 --> 01:15:08,462
무슨 그런 생각을
다 하니
1315
01:15:09,726 --> 01:15:11,924
바깥양반
만나기 전에는
1316
01:15:12,325 --> 01:15:14,014
나도 존경받는
집안에 태어나서
1317
01:15:14,114 --> 01:15:16,547
중서부 최고의 수녀원에서
교육 받았단다
1318
01:15:16,969 --> 01:15:18,725
극장이란 게 뭔지도
몰랐던 시절이었지
1319
01:15:18,825 --> 01:15:20,766
난 신앙이 돈독했어
1320
01:15:21,047 --> 01:15:23,144
수녀가 되려고
했었거든
1321
01:15:23,503 --> 01:15:26,258
여배우가 되려는 꿈은
생각도 못 했지
1322
01:15:26,358 --> 01:15:29,047
마님께서 수녀님이라니
상상이 안 가네요
1323
01:15:29,436 --> 01:15:32,892
한번도 교회 근처엔
가신 적도 없으시잖아요?
1324
01:15:32,992 --> 01:15:34,905
극장에선 집처럼
마음이 편했던 적이 없어
1325
01:15:35,830 --> 01:15:40,161
바깥양반 따라 매번
순회공연을 다니긴 했지만
1326
01:15:40,691 --> 01:15:44,822
그쪽 사람들과는 좀처럼
친해질 수가 없었단다
1327
01:15:44,934 --> 01:15:46,975
그렇다고 사이가
나빴던 건 아냐
1328
01:15:47,075 --> 01:15:49,441
다들 친절했지
나도 그랬고
1329
01:15:50,058 --> 01:15:52,590
하지만 서로
생활이 다르니까
1330
01:15:54,146 --> 01:15:55,986
마치 나와 그들
사이에 뭔가가
1331
01:15:57,436 --> 01:15:58,471
있어서
1332
01:16:00,638 --> 01:16:06,395
어떻게 할 수도 없는
옛일을 꺼내서 무얼 하겠니
1333
01:16:12,141 --> 01:16:14,570
안개가 자욱하구나
1334
01:16:16,442 --> 01:16:18,657
길도 보이질 않아
1335
01:16:20,342 --> 01:16:23,913
세상 사람들이
다 지나가도
1336
01:16:26,332 --> 01:16:27,875
보이지 않을 거야
1337
01:16:30,959 --> 01:16:32,838
차라리
그편이 나을지도
1338
01:16:34,312 --> 01:16:35,882
점점 어두워지는구나
1339
01:16:36,826 --> 01:16:38,137
곧 밤이 될 거야
1340
01:16:38,847 --> 01:16:40,121
고맙기도 하지
1341
01:16:41,315 --> 01:16:43,593
아까 드라이브할 때는
1342
01:16:43,693 --> 01:16:47,749
같이 있어서
얼마나 고마운지 몰라
1343
01:16:48,093 --> 01:16:50,689
혼자 드라이브를
했다면
1344
01:16:51,174 --> 01:16:53,229
얼마나 쓸쓸했을까
1345
01:16:54,150 --> 01:16:58,864
저도 집에 있는 것보다는 근사한
차를 타고 드라이브하는 게 좋아요
1346
01:16:59,786 --> 01:17:02,285
마치 휴가 가는
기분이랄까
1347
01:17:03,462 --> 01:17:05,481
하나 마음에 안 드는 게
있긴 했지만요
1348
01:17:05,774 --> 01:17:07,653
그게 뭐였니?
1349
01:17:07,753 --> 01:17:10,029
약국에서
약을 받을 때
1350
01:17:10,129 --> 01:17:12,419
주인 태도가
영 이상했어요
1351
01:17:12,542 --> 01:17:14,463
얼굴값을 하더라니
1352
01:17:17,055 --> 01:17:19,218
글쎄다
무슨 말인지
1353
01:17:19,877 --> 01:17:21,470
왠 약국? 약?
1354
01:17:25,277 --> 01:17:26,554
그래, 깜빡했다
1355
01:17:28,358 --> 01:17:32,231
손에 있는
류머티즘 약
1356
01:17:32,859 --> 01:17:34,275
말이구나
1357
01:17:35,459 --> 01:17:37,099
그 남자가 뭐라든?
1358
01:17:38,560 --> 01:17:40,279
처방대로 약만 줬다면
아무 상관 없어
1359
01:17:40,379 --> 01:17:44,046
전 상관있어요, 평생 도둑
취급은 받은 적도 없는데
1360
01:17:44,487 --> 01:17:46,112
절 뚫어지게
보더니만
1361
01:17:46,524 --> 01:17:49,279
'이걸 어디서 구했소?'
그러기에
1362
01:17:49,590 --> 01:17:52,262
'알 거 없잖아요'
1363
01:17:52,362 --> 01:17:55,624
'그래도 궁금하다면
이 약은 저기 차 안에 계신'
1364
01:17:55,724 --> 01:17:58,379
'타이론 댁 안주인께서
받으실 약이에요'
1365
01:17:59,401 --> 01:18:02,668
그러니까 조용해지더니
밖을 오래 쳐다보더니만
1366
01:18:02,768 --> 01:18:05,848
'아, 알겠다' 하더니
약을 가지러 가대요
1367
01:18:07,790 --> 01:18:10,769
그래
그 사람은 날 알아
1368
01:18:15,669 --> 01:18:17,776
그 약을 써야 해
1369
01:18:19,870 --> 01:18:24,700
안 그러면
고통이 가시질 않거든
1370
01:18:25,327 --> 01:18:28,329
내 말은, 손 아픈 거
1371
01:18:29,205 --> 01:18:30,456
가엾기도 하지
1372
01:18:32,373 --> 01:18:33,576
넌 잘 모르겠지만
1373
01:18:34,521 --> 01:18:38,798
이 손이 한때는
내 머리나 눈만큼
1374
01:18:39,332 --> 01:18:40,507
얼마나 아름다웠는데
1375
01:18:42,175 --> 01:18:44,087
몸매도 썩 좋았고
1376
01:18:48,676 --> 01:18:50,392
이건 음악인의 손이야
1377
01:18:51,362 --> 01:18:52,978
피아노 치는 것도
좋아했어
1378
01:18:54,278 --> 01:18:56,896
수녀원에서
참 열심히 했었는데
1379
01:18:57,296 --> 01:18:59,419
엘리자베스 수녀님과
음악 선생님 두 분 모두
1380
01:18:59,519 --> 01:19:02,404
내가 누구보다도
재주가 뛰어나다고 하셨었지
1381
01:19:02,795 --> 01:19:05,074
아버지께서
특강료도 내주셨어
1382
01:19:05,508 --> 01:19:08,124
참 응석도
잘 받아주셨지
1383
01:19:08,224 --> 01:19:10,885
졸업했다면 아마
유럽으로 보내주셨을걸
1384
01:19:10,985 --> 01:19:14,458
바깥양반과 사랑에 빠지지 않았다면
갔을 수도 있어, 아니면 수녀가 됐겠지
1385
01:19:22,230 --> 01:19:23,775
내게 두 가지 꿈이
있었거든
1386
01:19:25,775 --> 01:19:26,804
수녀가 되거나
1387
01:19:30,108 --> 01:19:31,850
그게 더
고결한 목표였고
1388
01:19:34,719 --> 01:19:36,689
피아니스트가 되는 것
1389
01:19:38,697 --> 01:19:39,817
그게 다음 목표였어
1390
01:19:42,397 --> 01:19:44,822
피아노 안 친지도
오래됐다
1391
01:19:45,253 --> 01:19:50,214
손가락이 이 모양으로 구부러진
꼴이니, 어디 칠 수가 있나
1392
01:19:50,314 --> 01:19:54,290
결혼하고도 피아노를
치려고 하긴 했는데 소용없더라
1393
01:19:54,636 --> 01:19:58,419
1박 생활에, 싸구려 호텔에, 더러운 기차
집은 없지, 애들은 맡겨놨지
1394
01:19:59,425 --> 01:20:00,325
보이니
1395
01:20:00,974 --> 01:20:01,883
캐슬린?
1396
01:20:03,947 --> 01:20:05,641
손이 이렇게 흉하고
1397
01:20:05,780 --> 01:20:07,636
병신이 됐는데
1398
01:20:08,163 --> 01:20:11,098
누가 보면 큰 사고라도
난 줄 알 거야
1399
01:20:11,476 --> 01:20:13,463
필시 그리
생각할 거야
1400
01:20:13,774 --> 01:20:14,778
보지 말아야지
1401
01:20:15,118 --> 01:20:18,105
지나간 일을 떠올리는 건
고동 소리보다도 좋지 않아
1402
01:20:18,840 --> 01:20:21,150
하지만 날
괴롭힐 순 없지
1403
01:20:23,640 --> 01:20:24,903
멀리 가버렸어
1404
01:20:26,607 --> 01:20:27,656
눈에 보이지만
1405
01:20:28,418 --> 01:20:29,867
고통은 가버렸다고
1406
01:20:30,407 --> 01:20:32,536
약은 드셨어요?
1407
01:20:33,954 --> 01:20:37,296
많이 취하신 것 같아요
1408
01:20:40,640 --> 01:20:41,920
고통을 멎게 하네
1409
01:20:43,440 --> 01:20:44,506
너도 할 수 있는
1410
01:20:46,729 --> 01:20:50,329
최선을 다해서
과거를 생각해봐
1411
01:20:51,150 --> 01:20:54,168
행복했던
과거만이 진짜지
1412
01:20:54,796 --> 01:20:57,074
넌 바깥양반이
지금도 잘생겼다지만
1413
01:20:57,174 --> 01:21:00,147
내가 처음 봤을 때는
어땠는지 넌 모를 거야
1414
01:21:00,569 --> 01:21:03,776
이 나라에서 최고의 미남이라고
칭찬이 자자했어
1415
01:21:04,188 --> 01:21:06,358
수녀원에 있던 사람들이
그이가 하는 연극이며
1416
01:21:06,458 --> 01:21:08,869
사진을 보면서 정신을
못 차리더라니까
1417
01:21:09,491 --> 01:21:11,408
기도하거나
완전 우상이었어
1418
01:21:12,047 --> 01:21:15,419
모두들 무대 입구에서
1419
01:21:15,519 --> 01:21:17,658
그가 나오길 기다렸지
1420
01:21:19,358 --> 01:21:23,449
아버지께서 내게
편지를 보내셨는데
1421
01:21:23,549 --> 01:21:25,929
제임스 타이론을
알게 됐으니
1422
01:21:26,296 --> 01:21:28,576
부활절 휴가 때
집에 오면
1423
01:21:28,999 --> 01:21:31,822
직접 만나게 해주겠다
하시더라
1424
01:21:32,560 --> 01:21:35,124
애들에게 자랑도 했어
1425
01:21:36,010 --> 01:21:37,766
얼마나 시샘하던지
1426
01:21:38,961 --> 01:21:42,099
처음으로 아버지 따라
그이가 하는 연극을 봤는데
1427
01:21:42,199 --> 01:21:45,609
프랑스 혁명
이야기더구나
1428
01:21:46,098 --> 01:21:51,031
그리고
주인공은 귀족인데
1429
01:21:53,287 --> 01:21:56,495
그이에게
눈을 못 떼겠더라고
1430
01:21:57,138 --> 01:22:00,749
그이가 감옥에 들어가는
장면에선 눈물을 흘렸단다
1431
01:22:01,082 --> 01:22:04,849
혹여나 눈이 빨개지진
않을까 부끄러웠어
1432
01:22:04,949 --> 01:22:07,927
아버지께선 연극이 끝나면
무대 뒤로 가기로
1433
01:22:08,027 --> 01:22:11,260
약속해놓으셔서
끝나자마자 분장실로 갔어
1434
01:22:12,580 --> 01:22:15,327
내 눈이며 코며
1435
01:22:16,398 --> 01:22:18,738
결국엔 빨개졌지 뭐야
1436
01:22:21,727 --> 01:22:25,372
그때만 해도
난 썩 이쁜 외모였는데
1437
01:22:25,871 --> 01:22:28,666
그이는 꿈에
그리던 것보다
1438
01:22:28,766 --> 01:22:30,483
훨씬 미남이었지
1439
01:22:31,171 --> 01:22:35,427
보통 사람과는 다른
1440
01:22:35,760 --> 01:22:37,286
다른 세계에
사는 사람 같았어
1441
01:22:39,160 --> 01:22:41,083
난 한눈에
반해버렸지
1442
01:22:42,149 --> 01:22:43,371
그이도 그랬대
1443
01:22:44,305 --> 01:22:45,502
나중에 그러더라
1444
01:22:48,762 --> 01:22:51,627
난 수녀며 피아니스트가
된다는 꿈은
1445
01:22:54,060 --> 01:22:56,705
진작에
잊어버리고 말았지
1446
01:23:00,165 --> 01:23:02,936
그이의 아내로
살고 싶단 생각만 했어
1447
01:23:05,966 --> 01:23:07,483
36년 전에
1448
01:23:10,449 --> 01:23:15,594
하지만 마치 오늘 밤일같이
한눈에 선하구나
1449
01:23:16,547 --> 01:23:17,447
그리고
1450
01:23:18,169 --> 01:23:20,336
우린 서로 사랑했고
1451
01:23:20,619 --> 01:23:23,119
36년 동안
1452
01:23:23,219 --> 01:23:25,636
여자와의
추문은 없었지
1453
01:23:25,736 --> 01:23:27,377
다른 여자와의 추문
1454
01:23:28,706 --> 01:23:30,672
그래서 참
행복했단다
1455
01:23:32,872 --> 01:23:34,885
나리는
훌륭한 신사세요
1456
01:23:37,928 --> 01:23:39,389
마님은
참 운도 좋으셔
1457
01:24:04,079 --> 01:24:06,290
바보같이
감성적이기는
1458
01:24:09,557 --> 01:24:13,435
시시한 로맨스에
빠진 여학생과
1459
01:24:13,535 --> 01:24:15,802
배우가 만나는 게
1460
01:24:16,346 --> 01:24:17,779
뭐가 그리
근사하다고?
1461
01:24:20,483 --> 01:24:24,424
그이가 있다는 걸
알기 전이
1462
01:24:25,429 --> 01:24:27,020
훨씬 행복했었어
1463
01:24:28,085 --> 01:24:29,552
수녀원에서
1464
01:24:30,413 --> 01:24:31,686
넌 항상 그분께
기도했잖아
1465
01:24:32,241 --> 01:24:34,596
복되신 마리아
1466
01:24:41,330 --> 01:24:44,413
신앙만
되찾을 수 있다면
1467
01:24:45,900 --> 01:24:48,041
그분께 다시
기도드리겠어
1468
01:24:51,651 --> 01:24:53,788
은총이 가득한
마리아를 찬미하나니
1469
01:25:01,992 --> 01:25:03,682
은총이 가득한
1470
01:25:06,694 --> 01:25:08,562
마리아를 찬미하나니
1471
01:25:15,196 --> 01:25:19,547
마리아님이
바보도 아니고
1472
01:25:19,841 --> 01:25:23,493
거짓말하는 약쟁이가
하는 말을 들으시겠어
1473
01:25:24,420 --> 01:25:26,163
그분을
기만할 수는 없어
1474
01:25:27,607 --> 01:25:29,319
부족해
1475
01:25:30,102 --> 01:25:31,668
2층에 가야겠어
1476
01:25:32,567 --> 01:25:34,630
일단 시작하면, 넌
1477
01:25:38,901 --> 01:25:41,678
얼마나 필요한지 몰라
1478
01:25:45,735 --> 01:25:47,100
왜 돌아오는 거지?
1479
01:25:51,749 --> 01:25:53,590
왜 돌아오는 거야?
1480
01:25:56,305 --> 01:25:57,235
여보, 거기 있소?
1481
01:25:59,012 --> 01:25:59,912
그래요
1482
01:26:00,329 --> 01:26:02,435
여기 있어요
1483
01:26:02,885 --> 01:26:04,409
거실이요
1484
01:26:04,896 --> 01:26:06,185
내가
1485
01:26:06,529 --> 01:26:08,288
얼마나 기다렸다고요
1486
01:26:09,008 --> 01:26:12,412
당신이 와서 기뻐요
1487
01:26:12,640 --> 01:26:14,262
안 올 줄 알았는데
1488
01:26:14,362 --> 01:26:16,340
오지 않을까
걱정했다고요
1489
01:26:16,440 --> 01:26:18,746
안개도 끼고
무시무시한 밤이네요
1490
01:26:18,846 --> 01:26:21,951
분명 바에서 노는 게
더 재미있을 텐데
1491
01:26:22,051 --> 01:26:23,818
같이 웃고 즐길 사람이
있으니 분명 그럴걸요
1492
01:26:23,918 --> 01:26:25,646
당신 기분은 잘 알지
1493
01:26:25,746 --> 01:26:27,138
당신을
나무라는 게 아니에요
1494
01:26:27,238 --> 01:26:29,304
난 와준 것만 해도
기뻐요
1495
01:26:29,404 --> 01:26:33,188
여기서 참 외롭기도 하고
쓸쓸하게 앉아있었으니까
1496
01:26:34,015 --> 01:26:35,232
앉아요
1497
01:26:37,714 --> 01:26:39,611
저녁은 조금만
기다리면 다 될 거예요
1498
01:26:40,062 --> 01:26:42,860
생각보다 빨리 오셨네
1499
01:26:42,960 --> 01:26:44,601
신기하기도 하지
1500
01:26:44,701 --> 01:26:47,254
위스키 있는데
따라줄까요?
1501
01:26:47,354 --> 01:26:48,870
에드먼드
너도 먹을래?
1502
01:26:49,917 --> 01:26:52,118
에드먼드에겐
주고 싶지 않지만
1503
01:26:52,218 --> 01:26:55,384
그래도 식전에
한 잔쯤 먹는다고
1504
01:26:55,484 --> 01:26:58,419
저녁 먹는데
해가 되진 않을 테니
1505
01:26:58,519 --> 01:26:59,464
제이미는요?
1506
01:27:02,095 --> 01:27:04,029
물론 술값이
남아 있는 한
1507
01:27:04,129 --> 01:27:06,629
집에 오지 않을 건
알지만
1508
01:27:08,673 --> 01:27:13,018
제이미는 우리와 동떨어진 지
참 오래된 것 같아
1509
01:27:13,259 --> 01:27:17,404
어휴, 집에 오는 게
아니었는데
1510
01:27:17,504 --> 01:27:19,317
아버지, 그만해요
1511
01:27:20,259 --> 01:27:24,109
제이미가 커서
가문의 위상에 먹칠할 줄
1512
01:27:24,476 --> 01:27:27,054
누가 생각이나
했겠어요?
1513
01:27:27,154 --> 01:27:29,509
모두들
그 애를 좋아했죠
1514
01:27:29,920 --> 01:27:32,886
선생들도 아주 머리가 좋다고
칭찬이 자자했는데
1515
01:27:34,009 --> 01:27:36,906
조금만 인생에
진지해진다면
1516
01:27:37,153 --> 01:27:39,575
제이미가 큰 사람이 될 거라고
다들 생각했었는데
1517
01:27:40,457 --> 01:27:42,892
가엾은 것
정말 안타까워요
1518
01:27:43,431 --> 01:27:44,564
이해할 수가 없어
1519
01:27:48,942 --> 01:27:49,848
정말로
1520
01:27:51,475 --> 01:27:53,153
당신이 그 녀석을
술꾼으로 만들었죠
1521
01:27:54,798 --> 01:27:57,522
그 녀석이 눈뜨자마자 본 건
당신이 술 먹는 모습이었으니
1522
01:27:57,975 --> 01:28:01,664
삼류 호텔 방 책상 위엔
언제나 술병이 있었으니까
1523
01:28:01,964 --> 01:28:05,253
그 애가 배가 아프던가
악몽이라도 꾸면
1524
01:28:05,353 --> 01:28:09,034
치료법이랍시고 위스키 한 수저씩
먹이는 게 당신 하는 짓이었죠
1525
01:28:09,698 --> 01:28:10,831
조용히 시키려고
1526
01:28:11,570 --> 01:28:13,520
그래서 그 자식이
주정 부리면서
1527
01:28:13,620 --> 01:28:15,499
건달 짓하는 게
다 내 잘못이라고?
1528
01:28:16,376 --> 01:28:19,062
이딴 소리를 듣자고 집에
온 줄 알아? 이럴 줄 알았지
1529
01:28:19,162 --> 01:28:22,362
당신 몸에 독이 들어있을 땐
자기를 뺀 모두에게 쏘아붙이는군
1530
01:28:22,462 --> 01:28:23,362
아버지
1531
01:28:25,567 --> 01:28:28,154
아버지, 이거 드셔요
안 드셔요?
1532
01:28:28,254 --> 01:28:30,173
네 말이 맞아
신경 쓰는 내가 바보지
1533
01:28:31,568 --> 01:28:32,617
마셔버려라
1534
01:28:35,669 --> 01:28:39,435
내가 심했다면
미안해요
1535
01:28:39,991 --> 01:28:41,524
다 지난 얘기인걸
1536
01:28:42,169 --> 01:28:44,213
그래도 괜히
왔다고 하셨을 땐
1537
01:28:44,313 --> 01:28:45,747
얼마나 가슴이
아팠다고
1538
01:28:46,230 --> 01:28:47,435
당신이 와서
얼마나 기뻤는데요
1539
01:28:48,380 --> 01:28:49,780
고맙다고요
1540
01:28:50,347 --> 01:28:53,208
안개 속에
혼자 있는 건
1541
01:28:53,308 --> 01:28:55,121
무섭고
외로운 것이에요
1542
01:28:55,758 --> 01:28:56,832
밤도 적적해지는데
1543
01:28:58,175 --> 01:28:59,577
당신이 신실한
모습만 보여준다면
1544
01:29:00,871 --> 01:29:02,738
나도 집에
기분 좋게 올 수 있소
1545
01:29:02,976 --> 01:29:04,339
아까는 외로워서요
1546
01:29:04,799 --> 01:29:06,804
캐슬린을
옆에 두었죠
1547
01:29:06,904 --> 01:29:08,315
대화할 사람이
필요해서요
1548
01:29:08,415 --> 01:29:10,271
무슨 얘기를
했는지 알아요?
1549
01:29:10,749 --> 01:29:12,193
아버지와 함께
분장실에 있는
1550
01:29:12,643 --> 01:29:14,393
당신을
찾아갔던 얘기요
1551
01:29:14,939 --> 01:29:17,327
당신에게 그때
홀딱 빠졌죠, 기억나요?
1552
01:29:18,349 --> 01:29:20,647
그걸 어떻게 잊겠소
1553
01:29:24,892 --> 01:29:25,792
그래
1554
01:29:26,603 --> 01:29:28,359
당신이 여전히
날 사랑하는 걸 알아
1555
01:29:29,259 --> 01:29:30,670
무슨 일이 있더라도
1556
01:29:31,282 --> 01:29:32,182
그래
1557
01:29:32,575 --> 01:29:34,203
주님께서 보고 계셔
1558
01:29:34,547 --> 01:29:37,664
언제까지나
사랑할 거야
1559
01:29:42,859 --> 01:29:43,759
나도
1560
01:29:44,603 --> 01:29:45,986
당신을 사랑해요
1561
01:29:48,125 --> 01:29:49,381
무슨 일이 있더라도
1562
01:29:50,064 --> 01:29:50,964
하지만
1563
01:29:54,119 --> 01:29:56,441
당신을 사랑하지
않을 수는 없었지만
1564
01:29:56,855 --> 01:29:58,919
술을 그리 마시는 걸 알았으면
결혼을 안 했을지도 몰라요
1565
01:29:59,641 --> 01:30:02,119
바에 있던 친구들이 진탕 취한
당신을 호텔 문까지
1566
01:30:02,220 --> 01:30:03,441
부축해 온 걸
기억해요
1567
01:30:03,786 --> 01:30:06,219
문을 두들기기에
나가보니
1568
01:30:06,319 --> 01:30:08,530
다들 도망가고
없더군요
1569
01:30:08,631 --> 01:30:10,876
그때 우린
신혼여행 중이었는데
1570
01:30:11,541 --> 01:30:13,597
기억 안 나오
신혼여행 때가 아니었어
1571
01:30:13,697 --> 01:30:16,089
살면서 남이 도와서
잠을 이룬 적도 없고
1572
01:30:16,233 --> 01:30:18,044
공연에
지각한 적도 없소
1573
01:30:22,400 --> 01:30:26,622
몇 시간이나 그 더러운
호텔 방에서 기다렸죠
1574
01:30:27,545 --> 01:30:29,778
두려웠죠
1575
01:30:29,878 --> 01:30:31,833
무슨 사고라도 난 게
아닐까 하고
1576
01:30:32,163 --> 01:30:33,989
무릎 꿇고 기도했죠
1577
01:30:34,089 --> 01:30:35,933
제발 아무 일이
없기를 하면서
1578
01:30:37,478 --> 01:30:40,889
그러자 그 사람들이 당신을
문밖에 두고 가버렸죠
1579
01:30:42,089 --> 01:30:43,267
그럴 수가
1580
01:30:43,749 --> 01:30:46,322
예전 얘기를 꺼내서
미안해요
1581
01:30:47,100 --> 01:30:48,566
나도 쓸쓸해지고
싶지 않고
1582
01:30:50,166 --> 01:30:51,422
당신을 쓸쓸하게
하고 싶지도 않아요
1583
01:30:53,744 --> 01:30:56,701
그냥 지난날의 행복한 때를
기억하고 싶었으니까
1584
01:30:57,138 --> 01:30:58,566
우리 결혼식
기억나요?
1585
01:31:01,043 --> 01:31:02,082
그 결혼식
1586
01:31:08,332 --> 01:31:12,384
내가 그렇게
못된 아내였어요?
1587
01:31:13,724 --> 01:31:15,977
불만이 있을 리가 있소
1588
01:31:21,343 --> 01:31:23,863
여하튼 당신을
진심으로 사랑했어요
1589
01:31:23,963 --> 01:31:25,441
최선을 다해서
1590
01:31:28,863 --> 01:31:30,052
그 결혼식 의상
1591
01:31:31,145 --> 01:31:32,880
그것 때문에
애를 태웠죠
1592
01:31:32,980 --> 01:31:34,808
의상 집 여자도 그랬고
1593
01:31:35,274 --> 01:31:37,313
난 여간
까탈스러워서
1594
01:31:37,413 --> 01:31:39,547
만족이란 걸
몰랐거든요
1595
01:31:39,747 --> 01:31:41,902
그 여자도
결국 포기했죠
1596
01:31:42,002 --> 01:31:43,652
내가 손을 대면
망한다고
1597
01:31:43,752 --> 01:31:45,241
그래서 그 여자를
제쳐두고
1598
01:31:45,341 --> 01:31:46,710
혼자서 거울에
비추며 고쳤죠
1599
01:31:47,673 --> 01:31:50,007
그땐 참
자신만만했는데
1600
01:31:51,650 --> 01:31:55,729
'넌 내가 봤던 배우들만큼이나
아름다우니까'
1601
01:31:56,686 --> 01:31:58,718
'화장은 하지 않아도 상관없어'
이렇게 혼자 말했죠
1602
01:32:05,153 --> 01:32:08,584
결혼식 의상이
어디 있더라
1603
01:32:09,154 --> 01:32:10,315
분명히
1604
01:32:11,054 --> 01:32:13,821
포장지에 싸서
트렁크 속에 넣어놨을 텐데
1605
01:32:16,343 --> 01:32:18,741
언젠가 딸이 있어서
그 애가 시집을 갈 때가 와도
1606
01:32:18,841 --> 01:32:20,952
이런 옷은 어디서도
못 구할 거라 생각했죠
1607
01:32:21,557 --> 01:32:24,644
난 당신이 값비싼 거에
초탈하실 분이 아닌 걸 알죠
1608
01:32:24,877 --> 01:32:27,125
아마 싼 걸 찾으라고
할 테니까
1609
01:32:29,058 --> 01:32:30,020
그건 부드럽고
1610
01:32:30,688 --> 01:32:32,380
반짝반짝
빛나는 새틴으로
1611
01:32:33,560 --> 01:32:36,377
목과 소매에
우아하고
1612
01:32:36,477 --> 01:32:38,845
빳빳하게 펴진
레이스가 있고
1613
01:32:39,561 --> 01:32:41,538
잔주름이
팽팽하게 잡혔었죠
1614
01:32:41,638 --> 01:32:43,771
뒤에는 틀이 들어있어
빳빳했고요
1615
01:32:44,462 --> 01:32:48,183
허리에 제대로 맞추려고
얼마나 조였는지
1616
01:32:48,498 --> 01:32:52,025
숨쉬기가
힘들지 뭐예요
1617
01:32:53,660 --> 01:32:54,599
아버지께선
1618
01:32:55,894 --> 01:32:56,865
아버지는
1619
01:32:57,265 --> 01:32:59,449
하얀 새틴 슬리퍼에
1620
01:32:59,549 --> 01:33:01,516
비단 레이스를
달아주셨죠
1621
01:33:01,888 --> 01:33:05,532
면사포엔 오렌지꽃으로
된 레이스를 달아주셨죠
1622
01:33:09,421 --> 01:33:11,521
얼마나 좋아했던지
1623
01:33:13,210 --> 01:33:14,254
그건
1624
01:33:17,447 --> 01:33:18,347
아름다웠어요
1625
01:33:22,271 --> 01:33:23,760
어디 있더라, 그걸
1626
01:33:24,527 --> 01:33:27,382
그게
1627
01:33:27,482 --> 01:33:30,349
외로움을 탈 때면
꺼내 봤는데
1628
01:33:31,860 --> 01:33:33,817
그때마다
눈물짓곤 했죠
1629
01:33:35,516 --> 01:33:41,016
그래서 오래전에
어디다 뒀을 텐데
1630
01:33:43,927 --> 01:33:45,666
아마 지붕 밑에 오래된
트렁크에 있겠지
1631
01:33:45,766 --> 01:33:46,771
꼭 찾아봐야지
1632
01:33:49,989 --> 01:33:51,422
저녁 먹을 때
안됐소?
1633
01:33:52,533 --> 01:33:54,155
매일 늦는다고
뭐라 하더니만
1634
01:33:54,255 --> 01:33:56,622
제때 오니
저녁이 늦는구려
1635
01:33:57,549 --> 01:33:59,989
밥을 못 먹을 거면
술이라도 마셔야지
1636
01:34:00,099 --> 01:34:01,211
이걸 잊고 있었군
1637
01:34:04,844 --> 01:34:07,300
누가 위스키에
장난질했냐?
1638
01:34:07,400 --> 01:34:09,033
물이 반이잖아?
1639
01:34:09,133 --> 01:34:10,782
이걸 누가 모른다고
1640
01:34:11,689 --> 01:34:13,022
여보, 말 좀 해봐
1641
01:34:13,466 --> 01:34:15,944
당신, 술까지
손을 댔소?
1642
01:34:16,044 --> 01:34:17,193
그만 하세요
아버지
1643
01:34:18,211 --> 01:34:20,966
캐슬린하고
브리짓에게 주셨군요?
1644
01:34:21,066 --> 01:34:25,055
그래, 캐슬린에게
한잔 주고 싶었다
1645
01:34:25,311 --> 01:34:27,005
나와 같이
드라이브도 했고
1646
01:34:27,105 --> 01:34:29,411
그 아이를 시켜
약도 가져왔지
1647
01:34:29,511 --> 01:34:31,155
정말, 어머니
1648
01:34:31,255 --> 01:34:32,855
저 애를
어떻게 믿어요?
1649
01:34:33,444 --> 01:34:35,084
동네방네
소문내고 싶으세요?
1650
01:34:35,184 --> 01:34:36,073
뭘 알려?
1651
01:34:36,173 --> 01:34:38,901
손에 류머티즘
있는 거 말이냐?
1652
01:34:39,001 --> 01:34:41,173
그래서 고통을 없애려고
약을 쓴다는 것 말이냐?
1653
01:34:41,273 --> 01:34:42,995
그게 뭐가
부끄러운 일이냐?
1654
01:34:43,095 --> 01:34:45,805
널 낳기 전에는
류머티즘이란 게 뭔지도 몰랐어
1655
01:34:47,929 --> 01:34:49,230
아버지께 여쭤봐라
1656
01:34:49,330 --> 01:34:51,195
신경 쓰지 마라
아무 의미도 없어
1657
01:34:51,295 --> 01:34:53,184
그저 손 얘기만
나오면
1658
01:34:53,284 --> 01:34:57,567
아주 미쳐버려서 우리에게
멀어지게 돼버리지
1659
01:34:57,784 --> 01:35:00,514
그걸 이제
깨달으셨어?
1660
01:35:01,573 --> 01:35:05,051
이제 옛일을 떠올리게
하는 건 포기하셨겠죠?
1661
01:35:05,774 --> 01:35:07,017
당신과
1662
01:35:08,674 --> 01:35:09,574
에드먼드
1663
01:35:12,775 --> 01:35:15,793
불 좀 켜는 게
어때요?
1664
01:35:17,051 --> 01:35:18,906
이제 어두워지는걸
1665
01:35:19,552 --> 01:35:22,907
당신이 싫어하는 걸
알지만
1666
01:35:23,007 --> 01:35:25,774
에드먼드가 하나 켠다고
큰돈 드는 거 아니라고 보여줬잖아요?
1667
01:35:26,353 --> 01:35:31,351
구빈원에 갈까 두려워 그리
인색하시니 딱하기도 하지
1668
01:35:31,689 --> 01:35:34,285
언제 전등 하나
가지고 돈타령했소
1669
01:35:35,030 --> 01:35:37,823
여기 켜고
저기 켜놓고 하면
1670
01:35:37,924 --> 01:35:40,030
전기 회사가
노나니 그렇지
1671
01:35:40,857 --> 01:35:42,862
당신에게 옳은 소리를 해봐야
나만 멍청해지지
1672
01:35:43,757 --> 01:35:45,535
다른 위스키를
가져오마
1673
01:35:45,787 --> 01:35:47,450
제대로 된 걸 마시자
1674
01:35:52,768 --> 01:35:54,946
네 아버지는
1675
01:35:55,279 --> 01:35:57,710
지하실로 숨으려는 거야
1676
01:35:58,705 --> 01:36:00,421
하인들이 볼까 봐
1677
01:36:03,312 --> 01:36:07,053
위스키를 넣고 잠가둔 게
민망하기도 할 테니까
1678
01:36:11,359 --> 01:36:13,309
네 아버지는
참 이상하시지
1679
01:36:15,325 --> 01:36:18,031
나도 이해한다고
오래 걸렸다
1680
01:36:18,131 --> 01:36:20,792
네 조부께서는
집안이 미국으로 온 지
1681
01:36:20,892 --> 01:36:22,902
일 년 후에
집을 나가버리셨단다
1682
01:36:23,125 --> 01:36:25,953
식구들에게는
곧 죽을 것 같다
1683
01:36:26,053 --> 01:36:28,159
고향이 그립다는 둥
1684
01:36:28,259 --> 01:36:31,286
죽을 거면 거기서 죽겠다는 둥
이런 소리를 하시더래
1685
01:36:33,792 --> 01:36:36,259
그분도 어지간히
이상한 양반이던 모양이다
1686
01:36:38,920 --> 01:36:42,114
그래서 네 아버지도
채 10살밖에 안 됐을 때
1687
01:36:42,214 --> 01:36:44,757
- 기계 공장에 가야만 했어
- 제발요, 어머니
1688
01:36:46,148 --> 01:36:48,492
아버지께 골백번은
더 들은 얘기예요
1689
01:36:48,592 --> 01:36:50,725
아냐
그래도 들어야 해
1690
01:36:51,087 --> 01:36:53,503
넌 아버지를
이해하려 하지 않아
1691
01:36:57,292 --> 01:36:58,192
어머니
1692
01:37:00,225 --> 01:37:03,248
뭐든 잊어버릴 만큼
멀리 가시진 않으신 거죠?
1693
01:37:05,013 --> 01:37:07,322
제가 오후에 뭘 알았는지
묻지도 않으시네요
1694
01:37:08,436 --> 01:37:09,503
걱정이 안 됩니까?
1695
01:37:11,427 --> 01:37:13,325
그리 말하지 마라
가슴 아프게
1696
01:37:13,564 --> 01:37:15,246
중요한 일입니다
어머니
1697
01:37:15,963 --> 01:37:17,236
하디 선생도
확실하답니다
1698
01:37:17,336 --> 01:37:19,636
그 돌팔이 자식
내가 경고했잖니, 괜히
1699
01:37:19,736 --> 01:37:21,192
그래서 전문의를
불러서 조사했죠
1700
01:37:21,292 --> 01:37:23,225
그 양반 얘기는
그만 해라
1701
01:37:23,325 --> 01:37:24,351
확실하다니까요
1702
01:37:24,451 --> 01:37:26,151
요양원 선생님이 실력이 좋은데
그 사람이 그러더라
1703
01:37:26,251 --> 01:37:27,417
그 사람이 날
어떻게 대했는지
1704
01:37:27,517 --> 01:37:29,231
내가 미치지 않은 게
기적이라더라
1705
01:37:29,440 --> 01:37:30,567
그래서 내가 그랬지
1706
01:37:30,667 --> 01:37:33,129
언젠가 잠옷 바람으로
뛰쳐나가서
1707
01:37:33,229 --> 01:37:36,033
항구에서 몸을 던졌다고
너도 기억할 거다
1708
01:37:36,295 --> 01:37:39,295
그런데도 하디 선생 얘기를
들으라는 거냐? 말도 안 돼
1709
01:37:39,395 --> 01:37:40,417
잘 들으세요
1710
01:37:41,434 --> 01:37:43,584
듣기 좋건 싫건
말씀드릴 테니까
1711
01:37:44,805 --> 01:37:46,606
저 요양원에
가야 해요
1712
01:37:48,747 --> 01:37:49,697
안 돼
1713
01:37:54,992 --> 01:37:56,847
아버지가
그리 놔둔다더냐?
1714
01:37:59,014 --> 01:38:00,375
넌 이 엄마 아들이다
1715
01:38:02,947 --> 01:38:05,175
네 아버지가 왜
널 보내려는지 알아
1716
01:38:05,447 --> 01:38:08,481
내게서 떼놓으려 그러는 거지
엄마 아들이라고 질투해서
1717
01:38:08,581 --> 01:38:11,559
내가 너희들을 사랑하는 걸 아니까
아버지가 나와 너희들을
1718
01:38:11,659 --> 01:38:13,663
쓸데없는 소리 마세요
1719
01:38:14,942 --> 01:38:16,341
아버지 욕도
그만하시고요
1720
01:38:19,643 --> 01:38:21,854
제가 가는 걸
왜 반대하시는 거죠?
1721
01:38:22,307 --> 01:38:25,149
한두 번도 아니고, 제가 나간다고
어머니를 슬프게 한 적도 없는데
1722
01:38:29,274 --> 01:38:32,041
참 몰인정한
아이로구나
1723
01:38:33,996 --> 01:38:35,368
그렇게 모르니?
1724
01:38:36,563 --> 01:38:39,996
이심전심으로 통하면
1725
01:38:41,796 --> 01:38:44,918
네가 어디를
간다 해도 난 기뻐
1726
01:38:49,907 --> 01:38:50,807
그만하세요, 어머니
1727
01:38:54,585 --> 01:38:55,930
제 몸이 어떤지
1728
01:38:57,886 --> 01:39:00,529
말하려고만 하면
날 사랑한다 말하시는군요
1729
01:39:01,107 --> 01:39:02,790
넌 꼭 아버지 같구나
1730
01:39:03,351 --> 01:39:07,018
아무것도 아닌 걸
그렇게 극적으로 과장하니
1731
01:39:07,362 --> 01:39:09,085
이렇게 네 응석
다 받아주면
1732
01:39:09,185 --> 01:39:10,818
앞으로 죽는다는
소리를 또 하겠지?
1733
01:39:12,374 --> 01:39:13,574
그걸로 죽는
사람이 있어요
1734
01:39:14,135 --> 01:39:15,085
외할아버지께서도
1735
01:39:15,185 --> 01:39:16,659
할아버지 얘기는
왜 하니
1736
01:39:17,062 --> 01:39:20,040
비교할 수도 없지
그분은 폐결핵이고
1737
01:39:20,140 --> 01:39:23,090
네가 침울해지고
병적인 건 싫다
1738
01:39:23,190 --> 01:39:26,729
할아버지 돌아가신 얘기는
하지 말거라, 알겠어?
1739
01:39:27,318 --> 01:39:29,755
네, 차라리
안 들었으면 좋았을걸
1740
01:39:31,257 --> 01:39:33,296
어머니가 마약 중독자로
사신다는 게
1741
01:39:33,994 --> 01:39:36,129
제겐 견디기 힘들어요
1742
01:39:52,095 --> 01:39:53,196
용서하세요, 어머니
1743
01:39:55,052 --> 01:39:56,007
너무 화가 나서
1744
01:39:57,040 --> 01:39:58,159
절 너무
화나게 하시니까
1745
01:40:02,253 --> 01:40:06,042
저 고동 소리
들리냐?
1746
01:40:07,855 --> 01:40:09,086
종소리도 들리네
1747
01:40:12,018 --> 01:40:13,977
왜 안개가 끼면
1748
01:40:14,077 --> 01:40:16,093
모든 게 슬퍼지고
1749
01:40:16,492 --> 01:40:17,392
허무해질까
1750
01:40:18,857 --> 01:40:19,757
궁금하구나
1751
01:40:25,559 --> 01:40:26,459
모르겠네요
1752
01:40:29,427 --> 01:40:30,775
저녁은 됐습니다
1753
01:40:42,751 --> 01:40:45,790
모자라
2층에 가야겠어
1754
01:40:48,284 --> 01:40:49,951
때때로는
1755
01:40:52,229 --> 01:40:53,751
어떻게 되는지
1756
01:40:54,851 --> 01:40:56,342
많이 투여해보고
싶은데
1757
01:40:58,295 --> 01:41:00,029
일부러
그럴 수도 없고
1758
01:41:01,296 --> 01:41:03,975
마리아께서
용서하지 않을 테야
1759
01:41:04,962 --> 01:41:07,982
자물쇠에 상처가 이만저만이 아냐
그 주정뱅이 놈이
1760
01:41:08,082 --> 01:41:09,916
철사로 열려고
오만 짓을 다 했구만
1761
01:41:10,016 --> 01:41:13,160
그 자식이 그러기 전에
다 손을 써놨지
1762
01:41:13,360 --> 01:41:17,363
어지간한 강도도 못 열
특수한 자물쇠니까
1763
01:41:17,994 --> 01:41:18,894
에드먼드는 어딨소?
1764
01:41:20,136 --> 01:41:21,036
나갔어요
1765
01:41:23,360 --> 01:41:27,415
시내에 있는
제 형이나 찾을 테죠
1766
01:41:30,994 --> 01:41:32,449
돈도 남았을 테니
1767
01:41:34,061 --> 01:41:36,716
남은 걸 안 쓰고
배기겠어요
1768
01:41:39,094 --> 01:41:41,178
저녁은 됐다더군요
1769
01:41:42,060 --> 01:41:44,724
요새 식욕이
없는 모양이야
1770
01:41:46,240 --> 01:41:48,649
그래도 그냥
여름 감기니까
1771
01:41:49,816 --> 01:41:52,197
여보
1772
01:41:52,998 --> 01:41:55,850
너무 무서워요
에드먼드는 죽을 거야
1773
01:41:55,950 --> 01:41:57,395
그런 소리 하지 마오
1774
01:41:57,817 --> 01:42:00,639
6달이면
다 낫는다고 했소
1775
01:42:00,739 --> 01:42:02,778
난 안 믿어요
괜히 연기하지 마세요
1776
01:42:02,878 --> 01:42:04,295
다 내 잘못이야
1777
01:42:04,395 --> 01:42:06,195
그 애를 낳지 말걸
1778
01:42:06,695 --> 01:42:09,727
그편이 좋았을 텐데
그 애가 아프지도 않았을 거고
1779
01:42:10,328 --> 01:42:14,014
제 어미가 약물 중독자라는 것도
몰랐을 테니까요
1780
01:42:15,295 --> 01:42:19,084
진정하오, 내 사랑
에드먼드가 얼마나 사랑한다고
1781
01:42:19,184 --> 01:42:22,421
당신이 알지도, 바라지도 않던
저주라는 것도 다 알아
1782
01:42:22,521 --> 01:42:24,388
당신이 어머니라는 걸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1783
01:42:24,488 --> 01:42:28,517
캐슬린이 와
우는 걸 보여주려 그래?
1784
01:42:29,055 --> 01:42:30,599
저녁 다됐습니다
나리
1785
01:42:31,016 --> 01:42:32,499
저녁 다됐습니다
마님
1786
01:42:33,266 --> 01:42:34,231
갑시다
1787
01:42:34,899 --> 01:42:36,143
저녁 먹으러 가자고
1788
01:42:37,788 --> 01:42:39,612
배고파서 혼났소
1789
01:42:42,189 --> 01:42:45,087
영, 식욕이
당기질 않아요
1790
01:42:45,187 --> 01:42:47,495
이해해줘요
1791
01:42:48,765 --> 01:42:51,957
손이 끔찍하게
아파 오는군
1792
01:42:53,743 --> 01:42:58,354
침대에 누워
자야겠어요
1793
01:43:00,693 --> 01:43:01,675
들어갈게요
1794
01:43:03,098 --> 01:43:07,014
그놈의 약을 또
하겠다는 속셈이지?
1795
01:43:07,776 --> 01:43:11,720
밤이 지나기 전에
퀭한 유령이 될 거요
1796
01:43:11,929 --> 01:43:13,854
무슨 소리를
하시는 건지
1797
01:43:14,520 --> 01:43:18,209
당신은 취하면
그런 잔인한 말씀을 다 하셔
1798
01:43:19,297 --> 01:43:21,612
세 부자가
어찌 다 못 됐는지
1799
01:44:33,336 --> 01:44:34,236
누구야?
1800
01:44:35,136 --> 01:44:36,342
에드먼드냐?
1801
01:44:36,442 --> 01:44:37,342
네
1802
01:44:45,136 --> 01:44:47,072
불 끄고 들어와라
1803
01:44:47,791 --> 01:44:50,536
마침 잘 왔다
혼자 있으니 적적해서, 원
1804
01:44:50,636 --> 01:44:52,358
너도 이 밤중에
이 아비를 두고
1805
01:44:52,458 --> 01:44:54,205
혼자 나가버리는 게
말이 되냐?
1806
01:44:55,325 --> 01:44:57,360
불 끄고 들어오라
그랬지
1807
01:44:57,569 --> 01:44:58,981
댄스파티 하는 줄
아느냐?
1808
01:44:59,542 --> 01:45:01,703
이 밤중에 집안을
환히 밝혀놔서
1809
01:45:01,803 --> 01:45:03,725
전기 회사들
노나게 해줄 일 있어?
1810
01:45:03,825 --> 01:45:05,531
환하게 밝혀놓다니
1811
01:45:05,631 --> 01:45:06,717
겨우 전구
하나인걸요
1812
01:45:07,130 --> 01:45:10,203
자기 전까지 현관 앞에
불을 켜놓는 법이라고요
1813
01:45:10,881 --> 01:45:12,847
모자걸이에 무릎을
찧었잖습니까
1814
01:45:13,225 --> 01:45:14,777
이 방 불이면 됐지
1815
01:45:14,877 --> 01:45:16,560
정신만 멀쩡하면
충분히 보이겠구만
1816
01:45:16,881 --> 01:45:18,558
멀쩡하다니
그거 괜찮네요
1817
01:45:18,658 --> 01:45:20,104
다른 사람들은
신경꺼라
1818
01:45:20,204 --> 01:45:22,454
돈 쓰기 환장하는
놈들이라야
1819
01:45:22,554 --> 01:45:23,265
마음대로 하라지
1820
01:45:23,365 --> 01:45:24,459
전구 하나 가지고
1821
01:45:24,559 --> 01:45:26,265
좀스럽게 굴지 마세요
1822
01:45:27,221 --> 01:45:28,648
제가
보여드렸잖습니까
1823
01:45:28,748 --> 01:45:30,465
하룻밤 내내
전구 하나 켜놔도
1824
01:45:30,565 --> 01:45:31,976
술 한 잔 값도
안 된다는 걸
1825
01:45:32,076 --> 01:45:35,209
그깟 숫자, 증거는 내가 내는
명세서에 다 나와 있어
1826
01:45:35,309 --> 01:45:37,232
증거 운운해봐야
소용없어요
1827
01:45:37,743 --> 01:45:39,987
아버지가 믿고 싶어 하는 게
비로소 진실이죠
1828
01:45:41,651 --> 01:45:44,351
셰익스피어는
아일랜드의 가톨릭신자였죠
1829
01:45:44,451 --> 01:45:46,484
그래, 그 연극에
증거가 있지
1830
01:45:46,584 --> 01:45:47,323
아닐걸요
1831
01:45:47,423 --> 01:45:49,240
그 사람 연극에는
증거가 없죠
1832
01:45:49,340 --> 01:45:50,344
아버지한테나 그렇지
1833
01:45:51,596 --> 01:45:55,407
웰링턴 공작도 선량한
아일랜드의 가톨릭신자라면서요
1834
01:45:55,595 --> 01:45:59,113
선량할뿐더러, 배교자이긴 하나
가톨릭신자나 다름없어
1835
01:45:59,225 --> 01:46:01,829
아뇨, 아버지는 그저
아일랜드의 가톨릭신자가 아니면
1836
01:46:01,929 --> 01:46:04,527
나폴레옹을 이기지 못했을 거라
믿고 싶던 거겠죠
1837
01:46:04,627 --> 01:46:06,277
그래, 너랑
입씨름하고 싶지 않다
1838
01:46:06,572 --> 01:46:09,158
가서 현관 불이나
끄고 와라
1839
01:46:09,258 --> 01:46:10,158
알겠는데요
1840
01:46:10,266 --> 01:46:12,409
그냥 켜두도록
놔두죠
1841
01:46:12,509 --> 01:46:15,527
이런 싸가지 없는 자식
아비 말을 안 듣겠다는 거냐?
1842
01:46:15,627 --> 01:46:16,527
안 들어요
1843
01:46:17,116 --> 01:46:19,727
그리 괴팍한 노랭이가
되고 싶으면 직접 가서 끄시죠
1844
01:46:19,983 --> 01:46:20,933
잘 들어
1845
01:46:21,349 --> 01:46:24,983
내가 그동안 많이
참아왔다는 것만 알아둬라
1846
01:46:25,083 --> 01:46:27,047
네가 아직 미성숙해서
그러리라 생각했지
1847
01:46:28,097 --> 01:46:30,427
계속 용서해주고
어디 네게 손을 대길했냐?
1848
01:46:30,527 --> 01:46:33,345
하지만 넌 지금
내 한계를 시험하고 있어
1849
01:46:34,725 --> 01:46:37,148
아버지 말 듣고
가서 불 끄고 와라
1850
01:46:37,248 --> 01:46:40,816
아니면 네게
뜨거운 맛을 보여줄 테니까
1851
01:46:43,265 --> 01:46:45,415
미안하다
내가 깜빡했다
1852
01:46:46,566 --> 01:46:48,477
네가 내 성질만
건드리지만 않았어도
1853
01:46:49,602 --> 01:46:51,572
됐어요
제가 죄송하죠
1854
01:46:52,142 --> 01:46:54,283
별것도 아닌 일에
이럴 이유 없죠
1855
01:46:55,003 --> 01:46:56,488
취했었나 봅니다
1856
01:46:57,769 --> 01:46:58,877
불 끄고 오죠
1857
01:46:58,977 --> 01:47:00,422
됐다
1858
01:47:01,516 --> 01:47:02,577
그냥 켜두자
1859
01:47:04,270 --> 01:47:05,622
다 켜도 좋지
1860
01:47:07,255 --> 01:47:08,672
다 켜놓아라
1861
01:47:09,471 --> 01:47:10,616
이 망할 것들
1862
01:47:11,409 --> 01:47:13,304
가봐야 구빈원밖에
더 가겠냐
1863
01:47:13,404 --> 01:47:15,220
어차피 언젠가는
오게 될 일이거늘
1864
01:47:15,993 --> 01:47:19,060
제법 웅장한 엔딩이였어요
멋있으셔
1865
01:47:19,160 --> 01:47:23,216
그래, 이 늙어빠진
삼류 배우를 비웃거라
1866
01:47:23,449 --> 01:47:26,493
어쨌든 마지막은
구빈원이며
1867
01:47:26,593 --> 01:47:28,716
그건 희극이 아냐
1868
01:47:29,704 --> 01:47:32,241
입씨름은 그만두자
1869
01:47:32,635 --> 01:47:34,828
너도 돈의 가치란 걸
알게 될 거다
1870
01:47:35,169 --> 01:47:37,687
네 한량 짓하는
형이랑은 다르지
1871
01:47:38,080 --> 01:47:39,958
난 네 형은
진작에 포기했다
1872
01:47:40,058 --> 01:47:41,258
그나저나
형은 어딨냐?
1873
01:47:41,524 --> 01:47:42,481
저라고 알겠나요
1874
01:47:42,581 --> 01:47:44,589
시내 가면서
형 안 봤냐?
1875
01:47:44,802 --> 01:47:46,713
아뇨
해변에 갔다 왔는데요
1876
01:47:47,019 --> 01:47:48,902
오후부터
못 봤는걸요
1877
01:47:49,002 --> 01:47:51,802
내가 준 돈을 나눠줬더냐
멍청하긴
1878
01:47:51,902 --> 01:47:54,783
그래요, 형은 돈 있으면
언제나 제게 떼어주는데요
1879
01:47:54,883 --> 01:47:57,200
점쟁이도 필요 없겠어
1880
01:47:57,300 --> 01:47:58,939
필시 사창가에
있을 테니
1881
01:47:59,039 --> 01:48:02,840
정말, 아버지, 그 얘기
또 하실 거면 전 올라가렵니다
1882
01:48:02,940 --> 01:48:06,505
알겠다, 알겠어, 그만두자
나라고 이런 얘기 좋아하는 줄 아냐
1883
01:48:07,050 --> 01:48:08,183
한잔할 테냐?
1884
01:48:08,283 --> 01:48:09,872
좋죠
1885
01:48:10,050 --> 01:48:11,616
네게 술 주는 거
안 된다는 거 알지만
1886
01:48:11,716 --> 01:48:15,339
해변에 내내 있었으니
몸이 춥고, 축축할 테니까
1887
01:48:15,439 --> 01:48:18,208
오다가 여관에
들렀는걸요
1888
01:48:18,874 --> 01:48:20,741
이런 밤에
무슨 산책을 하냐
1889
01:48:20,841 --> 01:48:22,308
안개가 좋잖아요
1890
01:48:23,430 --> 01:48:24,408
필요했던 것이라
1891
01:48:24,508 --> 01:48:26,285
사리 분별 좀 하거라
그게 뭐냐
1892
01:48:29,663 --> 01:48:31,422
안개 속에
있고 싶었어요
1893
01:48:32,208 --> 01:48:35,141
길에서 조금만 벗어나도
이 집은 보이지 않죠
1894
01:48:35,974 --> 01:48:37,541
여기에 집이 있었나
싶을 겁니다
1895
01:48:38,041 --> 01:48:40,472
모든 게
비현실적으로 보이죠
1896
01:48:41,419 --> 01:48:44,535
바다 밑을 걷고 있는
기분이랄까
1897
01:48:45,513 --> 01:48:47,957
마치 예전에
빠져 죽은 것처럼
1898
01:48:49,079 --> 01:48:52,235
유령이 되어
안개에 동화된 줄 알았죠
1899
01:48:53,157 --> 01:48:55,535
그리고 안개는
바다의 유령이니
1900
01:48:57,290 --> 01:48:59,885
내가 유령 속의
유령임을 알고 나니
1901
01:48:59,985 --> 01:49:01,490
마음이 편해지더군요
1902
01:49:05,268 --> 01:49:06,824
미친놈처럼
보지 마세요
1903
01:49:07,390 --> 01:49:09,668
인생을 있는 그대로
보고 싶은 이가 누가 있나요?
1904
01:49:11,167 --> 01:49:14,378
제법 시인 티는 난다만
너무 병적이야
1905
01:49:15,768 --> 01:49:17,301
악마가 네 염세주의를
가져갔으면
1906
01:49:18,869 --> 01:49:20,555
안 그래도
기분이 우울한걸
1907
01:49:22,000 --> 01:49:23,900
셰익스피어는 어떠냐?
1908
01:49:24,000 --> 01:49:27,061
네가 하고 싶은 말은
다 그 속에 있어
1909
01:49:28,755 --> 01:49:32,267
셰익스피어 '템페스트' 4막 1장
'우리는 꿈같은 존재'
1910
01:49:33,100 --> 01:49:36,612
'우리의 보잘것없는 삶은
잠으로 완성되다니'
1911
01:49:39,101 --> 01:49:40,001
그래요
1912
01:49:40,901 --> 01:49:42,023
아름답긴 해도
1913
01:49:42,316 --> 01:49:43,556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아니네요
1914
01:49:44,602 --> 01:49:47,534
우리는
거름 같은 존재
1915
01:49:47,634 --> 01:49:50,967
실컷 마시고 잊어버리자
그게 제 생각입니다
1916
01:49:51,501 --> 01:49:53,178
감상주의는
집어치워라
1917
01:49:53,586 --> 01:49:54,978
네게 술을 괜히 줬다
1918
01:49:55,756 --> 01:49:57,257
썩 좋지 않았나요?
1919
01:49:58,456 --> 01:49:59,428
아버지도요
1920
01:50:00,467 --> 01:50:02,554
공연에 늦어본 적이
없다니
1921
01:50:03,940 --> 01:50:05,674
술에 취하는 게
어때서요?
1922
01:50:06,146 --> 01:50:07,392
그것 자체가 목적인걸
1923
01:50:09,174 --> 01:50:11,190
보들레르의 시 '취하라'
'취하라'
1924
01:50:11,290 --> 01:50:12,407
'다른 건 알 바 아니니'
1925
01:50:12,507 --> 01:50:14,399
'그것이
유일한 문제로다'
1926
01:50:15,051 --> 01:50:18,051
'그대 어깨 위를 짓누르는
시간의 무게와'
1927
01:50:18,151 --> 01:50:21,077
'대지가 그대를 때려눕히는 걸
느끼지 않으려면'
1928
01:50:21,177 --> 01:50:22,808
'끊임없이 취하라'
1929
01:50:23,174 --> 01:50:24,546
'무엇으로
취할 것인가?'
1930
01:50:24,646 --> 01:50:28,707
'와인, 시, 미덕
그 어느 것이라도 좋다'
1931
01:50:29,218 --> 01:50:31,740
'궁전의 계단 위이건'
1932
01:50:31,840 --> 01:50:33,474
'푸른 도랑이든'
1933
01:50:33,574 --> 01:50:36,331
'그대 방의
황량한 고독에서든'
1934
01:50:36,763 --> 01:50:38,852
'그대가 완전히
깨게 되거나'
1935
01:50:38,952 --> 01:50:40,707
'취기가
반쯤 가시거든'
1936
01:50:41,063 --> 01:50:42,368
'바람에게'
1937
01:50:42,563 --> 01:50:43,346
'파도에게'
1938
01:50:43,446 --> 01:50:44,085
'별에게'
1939
01:50:44,185 --> 01:50:44,963
'새에게'
1940
01:50:45,063 --> 01:50:45,831
'시계에게'
1941
01:50:45,931 --> 01:50:48,268
'날아가는 것
탄식하는 것, 흔들리는 것'
1942
01:50:48,368 --> 01:50:50,485
'노래하는 것, 말하는 것
모든 것에 물어보라'
1943
01:50:50,730 --> 01:50:51,774
'지금이
무슨 시간인지를'
1944
01:50:52,507 --> 01:50:56,596
'그럼 바람과 파도와
별과 새와 시계가 대답해주리라'
1945
01:50:57,237 --> 01:51:01,126
'취할 시간이다'
1946
01:51:01,776 --> 01:51:03,503
'끊임없이 취하라'
1947
01:51:03,881 --> 01:51:05,120
'와인'
1948
01:51:05,220 --> 01:51:05,887
'시'
1949
01:51:05,987 --> 01:51:07,320
'미덕'
1950
01:51:07,492 --> 01:51:08,718
'그 어느 것이라도 좋다'
1951
01:51:10,319 --> 01:51:13,470
나라면 덕 같은 건
신경 쓰지 않으련다
1952
01:51:14,955 --> 01:51:16,752
그래도 썩
잘 외우는구나
1953
01:51:17,685 --> 01:51:18,585
누가 쓴 거냐?
1954
01:51:19,512 --> 01:51:20,412
보들레르요
1955
01:51:21,330 --> 01:51:22,230
못 들어봤는데?
1956
01:51:24,522 --> 01:51:27,848
어디서 그런
취향을 찾은 거냐?
1957
01:51:28,104 --> 01:51:31,393
저 빌어먹을
네 책장이로구나
1958
01:51:31,819 --> 01:51:32,935
볼테르
1959
01:51:33,035 --> 01:51:34,069
루소
1960
01:51:34,169 --> 01:51:35,313
쇼펜하우어
1961
01:51:35,641 --> 01:51:36,690
입센이라니
1962
01:51:37,124 --> 01:51:39,630
무신론자고
1963
01:51:39,730 --> 01:51:41,446
온통 머저리들이지
1964
01:51:41,546 --> 01:51:42,869
보들레르
1965
01:51:43,769 --> 01:51:45,019
스윈번
1966
01:51:45,119 --> 01:51:46,163
오스카 와일드
1967
01:51:46,263 --> 01:51:47,019
휘트먼
1968
01:51:47,119 --> 01:51:47,702
포우
1969
01:51:47,802 --> 01:51:50,157
오입질이나 하는
쓰레기들이야
1970
01:51:50,257 --> 01:51:53,080
셰익스피어 전집 세 권이
있으니 저걸 읽거라
1971
01:51:53,180 --> 01:51:54,929
그 양반도
주정깨나 부렸다던데
1972
01:51:55,029 --> 01:51:55,974
다 거짓말이야
1973
01:51:56,424 --> 01:51:57,935
술은 좋아했겠지만
1974
01:51:58,035 --> 01:51:59,091
선한 이도
결점은 있는 거지
1975
01:51:59,191 --> 01:52:00,580
적당히 마실 줄 아니까
1976
01:52:00,680 --> 01:52:03,701
병적인 생각에
사로잡히지 않았을 거다
1977
01:52:03,969 --> 01:52:07,991
네가 알고 있는 것들이랑
비교하지 마
1978
01:52:08,346 --> 01:52:11,302
네 그 추저분한 졸라
1979
01:52:11,885 --> 01:52:12,660
단테
1980
01:52:12,760 --> 01:52:13,535
가브리엘
1981
01:52:13,635 --> 01:52:14,735
로제티?
1982
01:52:14,835 --> 01:52:16,734
그 약쟁이들
1983
01:52:21,035 --> 01:52:23,457
화제를 바꾸는 게
좋겠지 싶어요
1984
01:52:31,612 --> 01:52:34,235
제가 셰익스피어를 모른다고
하진 못하실 텐데요
1985
01:52:35,423 --> 01:52:37,429
아버지가 제가
아버지 대사를
1986
01:52:37,529 --> 01:52:39,535
일주일 안에
못 외울 것 같다기에
1987
01:52:39,635 --> 01:52:42,506
제가 외운다고 해서
5달러 내기 이겼잖아요?
1988
01:52:43,135 --> 01:52:45,939
맥베스를 공부한 후에
아버지께서 신호를 주시면
1989
01:52:46,039 --> 01:52:47,873
제가 완벽하게
다 암송했었죠
1990
01:52:47,973 --> 01:52:49,506
그건 그랬지만
1991
01:52:50,217 --> 01:52:51,573
얼마나 끔찍하던지
1992
01:52:51,673 --> 01:52:54,984
네가 대사의 맛을
다 죽이던 건 기억난다
1993
01:52:55,743 --> 01:52:59,022
굳이 안 따지고
눈감아준 거다
1994
01:53:00,379 --> 01:53:01,279
들리냐?
1995
01:53:02,862 --> 01:53:04,194
네 어머니가
왔다 갔다 하나 보다
1996
01:53:08,579 --> 01:53:10,909
내려오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1997
01:53:11,912 --> 01:53:14,068
어머니는
유령이 되셔서
1998
01:53:14,168 --> 01:53:16,582
과거 속에
살고 계신 거예요
1999
01:53:16,846 --> 01:53:18,323
제가 태어나기 전에
있는 거죠
2000
01:53:19,823 --> 01:53:21,679
나한테도 마찬가지다
2001
01:53:22,449 --> 01:53:25,379
네 어머니 얘기도
적당히 들어야 해
2002
01:53:26,090 --> 01:53:29,219
사실 엄청난 집안인
것 같아도 평범했어
2003
01:53:30,050 --> 01:53:32,577
네 외할아버지는
아주 고결하신
2004
01:53:32,677 --> 01:53:34,294
아일랜드
사람은 아니었다
2005
01:53:34,394 --> 01:53:35,811
괜찮은
사람이시긴 했지
2006
01:53:35,911 --> 01:53:37,083
사교성 있고
말솜씨 좋고
2007
01:53:37,183 --> 01:53:39,027
둘 다 좋아했어
2008
01:53:39,488 --> 01:53:40,972
퍽 능력도 있어서
2009
01:53:41,072 --> 01:53:43,805
식료품 도매상도 잘 됐지
능력은 있었어
2010
01:53:44,627 --> 01:53:45,938
하지만 결점이
하나 있는데
2011
01:53:46,854 --> 01:53:49,305
네 어미가 내가 술 마시는 걸
경멸한다만
2012
01:53:49,577 --> 01:53:51,183
잊고 있는 게 있어
2013
01:53:51,738 --> 01:53:53,990
마흔까지 한 잔도
안 하신 건 맞지만
2014
01:53:54,090 --> 01:53:55,912
그 이후에는 그동안
못 마신 걸 한을 푸시더구나
2015
01:53:56,491 --> 01:53:59,504
내내 샴페인만
찾으셨지
2016
01:53:59,826 --> 01:54:00,915
최악이었지
2017
01:54:01,121 --> 01:54:04,755
자기는 샴페인만
마신다고 그리 뽐내셨지
2018
01:54:05,793 --> 01:54:08,032
그래서
일찍 돌아가셨지
2019
01:54:08,860 --> 01:54:11,137
그거하고
폐병 때문에
2020
01:54:15,126 --> 01:54:18,749
이런 화제는 좀 피하는 게
좋지 않겠어요?
2021
01:54:19,382 --> 01:54:20,282
그래
2022
01:54:21,884 --> 01:54:24,917
카드 한두 게임
하는 게 어떠냐?
2023
01:54:26,295 --> 01:54:28,328
네 형이 올 때까지
2024
01:54:28,428 --> 01:54:30,280
문을 잠글 수는 없잖냐
2025
01:54:31,339 --> 01:54:32,449
안 돌아왔으면 싶다만
2026
01:54:33,639 --> 01:54:35,452
어머니
잠들기 전까지는
2027
01:54:36,106 --> 01:54:37,423
2층에
안 올라가련다
2028
01:54:38,284 --> 01:54:39,184
저도요
2029
01:54:41,850 --> 01:54:43,168
아까도 말했다만
2030
01:54:43,873 --> 01:54:46,275
어머니 얘기는
2031
01:54:46,858 --> 01:54:48,320
적당히 가려들어라
2032
01:54:49,320 --> 01:54:50,675
피아노를 치느니
2033
01:54:51,014 --> 01:54:53,831
피아니스트가
된다느니
2034
01:54:54,764 --> 01:54:58,897
수녀들이 괜히 하는 소리인 거야
다들 귀여워서 그랬던 거지
2035
01:54:59,531 --> 01:55:01,453
신앙심이 깊다고
다들 좋아했어
2036
01:55:02,564 --> 01:55:06,525
그리고 수녀가 된다니
말도 안 되는 소리다
2037
01:55:08,261 --> 01:55:13,353
네 어머니는 정말
절세미인이었다
2038
01:55:14,342 --> 01:55:15,508
본인도 알 거야
2039
01:55:16,543 --> 01:55:19,031
수줍고 부끄러운
모습이었지만
2040
01:55:19,131 --> 01:55:21,353
조금은 요부에
못된 구석도 있었어
2041
01:55:22,411 --> 01:55:25,375
속세를 떠날 사람이
못 되지
2042
01:55:25,908 --> 01:55:27,942
참 건강했었는데
2043
01:55:28,042 --> 01:55:31,586
고결한 영혼이며
사랑하는 감정이며
2044
01:55:31,881 --> 01:55:34,420
아버지 차례예요
2045
01:55:35,875 --> 01:55:36,831
그래
2046
01:55:37,848 --> 01:55:39,442
한번 보자
2047
01:55:40,948 --> 01:55:41,848
들어봐라
2048
01:55:42,592 --> 01:55:44,020
내려오고 계세요
2049
01:55:44,853 --> 01:55:45,958
게임이나 하자
2050
01:55:46,058 --> 01:55:46,986
모른 척해라
2051
01:55:47,086 --> 01:55:48,400
그럼 다시 올라갈 거야
2052
01:55:53,151 --> 01:55:54,112
안 보이네요
2053
01:55:54,212 --> 01:55:55,606
내려오다가
2054
01:55:56,138 --> 01:55:56,906
다시 올라가셨나 봐요
2055
01:55:57,006 --> 01:55:57,906
다행이다
2056
01:56:00,284 --> 01:56:01,184
그래요
2057
01:56:02,473 --> 01:56:05,417
이럴 때 어머니 얼굴을
보는건 겁나네요
2058
01:56:05,517 --> 01:56:09,129
어머니는 아닌 척하면서도
네 병 때문에 굉장히 무서워한다
2059
01:56:09,584 --> 01:56:12,717
너무 몰아붙이지 마라
어머니 탓이 아니잖니
2060
01:56:12,940 --> 01:56:14,926
어머니 책임
아닌 거 알죠
2061
01:56:15,295 --> 01:56:16,434
누구 때문인지 알죠
2062
01:56:17,117 --> 01:56:19,717
아버지의
그 노랭이 짓 때문에
2063
01:56:20,473 --> 01:56:23,091
저를 낳고 어머니에게
산후통증이 왔을 때 돈 좀 써서
2064
01:56:23,191 --> 01:56:25,860
좋은 의사만 구했어도
모르핀이란 걸 알지도 못했겠죠
2065
01:56:25,960 --> 01:56:28,427
내 입장도
생각해봐라
2066
01:56:29,028 --> 01:56:31,462
그런 의사인지
내가 어떻게 알았겠어?
2067
01:56:31,562 --> 01:56:32,891
평판도 좋았다고
2068
01:56:32,991 --> 01:56:35,573
호텔 바에 있는
주정뱅이들한테나 그렇죠
2069
01:56:35,917 --> 01:56:36,678
거짓말이야
2070
01:56:36,778 --> 01:56:39,163
호텔 주인에게 좋은
의사 소개해달라고 했다
2071
01:56:39,263 --> 01:56:41,263
그러면서 구빈원 운운하면서
징징대시는 게
2072
01:56:41,363 --> 01:56:43,485
사실은 싸구려 의사를
바랬다는 걸 알려주죠
2073
01:56:43,829 --> 01:56:45,085
아버지 하는 거
다 알죠
2074
01:56:45,429 --> 01:56:47,618
오후쯤에
알았어야 했는데
2075
01:56:48,040 --> 01:56:49,530
오후라니?
2076
01:56:49,630 --> 01:56:50,357
됐고요
2077
01:56:50,457 --> 01:56:51,796
아까 어머니에
대해서 얘기할 때
2078
01:56:52,895 --> 01:56:55,196
제가 아버지께서 핑계 대는 거
상관없다고 말할 때도
2079
01:56:55,296 --> 01:56:57,740
아버지께선 당신의 구두쇠 기질이
비난받아야 함을 알았죠
2080
01:56:57,840 --> 01:56:59,113
또 거짓말을 하는구나
2081
01:56:59,213 --> 01:57:00,518
그 입 다물지 못할
2082
01:57:00,618 --> 01:57:02,697
모르핀에 중독된 거
알고 나서는
2083
01:57:02,797 --> 01:57:05,014
왜 치료를
생각하지 않았죠?
2084
01:57:05,114 --> 01:57:06,414
처음엔 기회가
있었을 거 아니에요
2085
01:57:06,514 --> 01:57:08,599
모르핀이
뭔지 몰랐다
2086
01:57:08,999 --> 01:57:11,292
그게 잘못된 거란 걸
안 게 몇 년 되지 않아
2087
01:57:11,936 --> 01:57:14,469
내가 왜 치료를
생각하지 않았냐고?
2088
01:57:14,569 --> 01:57:16,942
그것 때문에
엄청난 돈을 썼다
2089
01:57:17,042 --> 01:57:17,942
다 소용없었어
2090
01:57:18,092 --> 01:57:19,175
얼마나
노력한 줄 아냐?
2091
01:57:19,275 --> 01:57:20,603
어머니는 늘 다시
되돌아가더라
2092
01:57:20,703 --> 01:57:22,603
그건 아버지가
어머니께서 약을 끊도록
2093
01:57:22,703 --> 01:57:24,314
도와준 게
아무것도 없기 때문이죠
2094
01:57:25,180 --> 01:57:28,436
이따위 쓰러져가는
여름 별장밖에 더 있어요?
2095
01:57:28,536 --> 01:57:31,203
외관을 수리할 생각도
안 하잖아요
2096
01:57:31,805 --> 01:57:35,465
땅은 죽어라 사시고
2097
01:57:35,828 --> 01:57:39,325
금광이니 은광이니 하는
사기꾼들에게 사기나 당하시죠
2098
01:57:39,892 --> 01:57:42,143
시즌 때마다 어머니를
공연에 끌고 가면서
2099
01:57:42,243 --> 01:57:44,474
어머니는 얘기할 사람도 없이
호텔에 처박히는데
2100
01:57:44,953 --> 01:57:47,086
그 더러운 호텔 방에서
아버지를 기다려도
2101
01:57:47,186 --> 01:57:50,272
아버지는 바가 문을 닫아야
술에 절어서 돌아오셔놓고
2102
01:57:51,030 --> 01:57:52,930
그러니 병을 고칠
생각이 나겠어요
2103
01:57:53,386 --> 01:57:54,358
망할
2104
01:57:55,042 --> 01:57:56,675
아버지 하는 짓은
진짜 질색이야
2105
01:57:56,775 --> 01:57:57,369
에드먼드
2106
01:57:57,469 --> 01:57:59,575
감히 아비에게
그따위 말이 뭐냐
2107
01:57:59,675 --> 01:58:01,335
이 싸가지 없는 자식
2108
01:58:01,435 --> 01:58:02,775
자식새끼 낳아봐야
2109
01:58:03,201 --> 01:58:04,975
말 잘하셨네요, 아버지는
제게 뭘 해주셨습니까?
2110
01:58:05,075 --> 01:58:08,075
그따위 협잡은
다 그만둬라
2111
01:58:08,564 --> 01:58:11,242
내가 언제 네 어머니를
억지로 끌고 갔더냐?
2112
01:58:11,342 --> 01:58:13,286
같이 있고 싶은 건
당연한 거야, 사랑했으니까
2113
01:58:13,386 --> 01:58:14,597
어머니도 그랬어
사랑하니까
2114
01:58:14,697 --> 01:58:16,548
나와 같이 있고 싶었던 거지
그게 진실이다
2115
01:58:16,897 --> 01:58:18,458
쓸쓸할 게 뭐가 있어
2116
01:58:18,558 --> 01:58:19,497
애도 있고
2117
01:58:19,597 --> 01:58:22,657
돈 걱정 말고
돌봐줄 사람 데리고
2118
01:58:22,757 --> 01:58:24,776
다니라고 한 것도 나야
2119
01:58:24,876 --> 01:58:27,151
그래요
그거 하나죠
2120
01:58:27,451 --> 01:58:29,495
어머니가 우리에게
정성을 쏟으니
2121
01:58:29,595 --> 01:58:31,507
아버지께서 우리를
질투하신 거죠
2122
01:58:31,895 --> 01:58:33,312
그래서 우리를
떼어놓으려 한 거고요
2123
01:58:33,412 --> 01:58:34,810
아주 큰 실수한 겁니다
2124
01:58:34,910 --> 01:58:36,678
어머니가 절
혼자 돌보셨으면
2125
01:58:36,778 --> 01:58:38,373
무슨 다른 생각할
겨를이 있었겠어요?
2126
01:58:38,473 --> 01:58:39,738
아마도
그만둘 수 있었을걸
2127
01:58:40,028 --> 01:58:44,680
제정신이 아닐 때
네 어머니가 얘기한 걸로
2128
01:58:44,780 --> 01:58:47,911
네가 그렇게
판단하겠다면
2129
01:58:48,011 --> 01:58:49,789
네가 없었으면
네 어미도
2130
01:58:56,134 --> 01:58:57,339
그래요
2131
01:58:58,534 --> 01:59:00,178
어머니 생각도 그렇죠
2132
01:59:01,400 --> 01:59:02,300
아니야
2133
01:59:03,267 --> 01:59:05,689
네 어미만큼
널 사랑하는 사람도 없다
2134
01:59:07,400 --> 01:59:10,734
난 그냥 네가 과거 얘기를 하면서
아버지가 미우니 어쩌니 하며
2135
01:59:10,834 --> 01:59:13,478
이 애비 성질을 건드리니까
그런 것뿐이다
2136
01:59:15,089 --> 01:59:16,356
저도 본의는
아니었어요
2137
01:59:20,356 --> 01:59:21,446
저도 어머니랑
똑같네요
2138
01:59:23,195 --> 01:59:25,408
무슨 일이 있건
아버지가 좋으니
2139
01:59:26,389 --> 01:59:27,827
나도 그렇단다
2140
01:59:29,689 --> 01:59:31,434
넌 자식으로서
대단치는 않아
2141
01:59:32,587 --> 01:59:34,987
셰익스피어 '당신 좋을 대로'
'못났어도
내 자식이다쯤 될까'
2142
01:59:35,954 --> 01:59:38,965
게임이나 하자
누구 차례냐?
2143
01:59:39,615 --> 01:59:40,632
아버지요
2144
01:59:42,524 --> 01:59:44,560
안 좋은 소식을
들었다고
2145
01:59:44,660 --> 01:59:46,471
너무 낙담할
필요는 없다
2146
01:59:47,176 --> 01:59:51,110
의사들이 그러는데
말만 잘 들으면
2147
01:59:51,210 --> 01:59:53,877
여섯 달이나 일 년쯤이면
치료된다더라
2148
01:59:55,421 --> 01:59:56,431
웃기지 마세요
2149
01:59:57,743 --> 01:59:59,127
제가 죽을 거라
생각하죠?
2150
01:59:59,354 --> 02:00:01,277
그게 무슨 소리냐?
무슨 그딴 말을
2151
02:00:01,409 --> 02:00:02,581
그럼 왜
돈 낭비를 하세요?
2152
02:00:02,682 --> 02:00:04,899
그래서 절
주립 요양원으로 보내잖아요
2153
02:00:05,321 --> 02:00:07,071
무슨 주립 요양원?
2154
02:00:07,171 --> 02:00:09,966
내가 알기론
힐타운 요양원이야
2155
02:00:10,066 --> 02:00:12,343
두 사람이 거기가 너에게
제일 좋다 하더라
2156
02:00:12,443 --> 02:00:13,182
돈 때문이죠
2157
02:00:13,282 --> 02:00:15,066
무료거나 아니면
사실상 무료거나
2158
02:00:15,343 --> 02:00:16,243
거짓말 말아요
2159
02:00:16,349 --> 02:00:20,177
힐타운 요양원이
주립 시설인 걸 모른다고요?
2160
02:00:21,077 --> 02:00:23,625
형이 하디에게서
아버지가
2161
02:00:23,725 --> 02:00:25,188
싸구려를 요구했다는 걸
캐냈어요
2162
02:00:25,288 --> 02:00:27,038
이 주정뱅이 새끼
2163
02:00:27,138 --> 02:00:28,866
시궁창에
처박아버릴 새끼
2164
02:00:28,966 --> 02:00:32,443
네가 사리 분별할 줄 알게 된 뒤로
그 자식이 네 맘을 흐려놓았구나
2165
02:00:32,543 --> 02:00:34,910
굳이 주립 요양원인 건
부인하지 않으시네요?
2166
02:00:35,010 --> 02:00:36,199
네 생각은 틀렸어
2167
02:00:36,299 --> 02:00:38,799
주에서 운영하는 게 어때서?
그게 뭐가 문제야?
2168
02:00:38,999 --> 02:00:41,854
주에는 돈이 있어서
사립 요양원보다 훨씬 좋아
2169
02:00:41,954 --> 02:00:43,543
그런 이점을
잘 이용해야지
2170
02:00:43,643 --> 02:00:45,182
너나 내가
누리는 권리다
2171
02:00:45,282 --> 02:00:46,943
우리는 거주자고
난 지주야
2172
02:00:47,043 --> 02:00:48,349
충분히
운영에 일조한다
2173
02:00:48,449 --> 02:00:50,254
그 망할 놈의 세금들
2174
02:00:50,354 --> 02:00:52,943
그럼요, 부동산이
한 25만 달러쯤 되나
2175
02:00:53,043 --> 02:00:54,521
거짓말
다 담보 잡혔다
2176
02:00:54,621 --> 02:00:56,510
하디나 그 전문의나
아버지 사정은 다 알죠
2177
02:00:56,610 --> 02:00:59,856
그저 백만장자나 갈만한
요양원은 안 된다고 얘기했을 뿐이야
2178
02:00:59,956 --> 02:01:01,810
땅만 많다고
그게 진실이야
2179
02:01:01,910 --> 02:01:04,340
그리고 클럽에 가서는
맥과이어를 만나
2180
02:01:04,601 --> 02:01:07,823
저질 땅 얘기에
귀 기울이고 계셨겠죠
2181
02:01:07,923 --> 02:01:09,345
- 사실이 아냐
- 거짓말하시네
2182
02:01:10,921 --> 02:01:14,379
호텔 바에서
그 사람을 만났죠
2183
02:01:15,012 --> 02:01:17,229
아버지 낚았냐고
형이 떠보니
2184
02:01:17,329 --> 02:01:19,123
그놈이 눈을
찡긋하고 웃더군요
2185
02:01:19,223 --> 02:01:21,149
- 거짓말
- 뭐가 거짓입니까
2186
02:01:22,924 --> 02:01:24,360
정말, 아버지
2187
02:01:25,392 --> 02:01:27,845
저 혼자
자립하려 하다가
2188
02:01:28,045 --> 02:01:30,766
굶주리고
파산했다고 느껴도
2189
02:01:31,255 --> 02:01:32,578
아버지가
타당하다 생각했죠
2190
02:01:32,678 --> 02:01:34,579
아버지도 어렸을 때
그랬을 테니까
2191
02:01:35,444 --> 02:01:36,706
그냥 넘어가려 했죠
2192
02:01:37,853 --> 02:01:41,169
아버지도 이런 집안에서
참지 않으면 미쳐버릴 테니
2193
02:01:42,184 --> 02:01:45,033
하지만 아들이
폐결핵이 걸렸는데
2194
02:01:45,133 --> 02:01:47,311
아버지는
동네방네에
2195
02:01:47,411 --> 02:01:49,925
지독한 노랭이로
보이고 싶어요?
2196
02:01:50,433 --> 02:01:53,515
하디가 소문낼 거란 것도
생각 안 해봤어요?
2197
02:01:54,533 --> 02:01:57,704
정말 자존심이며
부끄러움도 없습니까?
2198
02:01:58,009 --> 02:01:59,771
제가 곱게 갈 거라
생각하지 마세요
2199
02:02:00,038 --> 02:02:02,399
쓸모없는 땅이나
더 사려고
2200
02:02:02,499 --> 02:02:04,299
그 몇 푼
아끼려 하시는데
2201
02:02:04,399 --> 02:02:06,638
저 절대로 안 갑니다
2202
02:02:07,387 --> 02:02:09,593
이 지독한
노랭이 같으니
2203
02:02:09,693 --> 02:02:10,593
조용히 해라
2204
02:02:11,849 --> 02:02:13,159
그만 말하라고
2205
02:02:13,819 --> 02:02:14,786
넌 취했어
2206
02:02:15,616 --> 02:02:16,671
무슨 소리를
하든 상관없다
2207
02:02:20,018 --> 02:02:21,251
기침을 그만둬
2208
02:02:23,315 --> 02:02:25,069
아무것도 아닌 걸로
흥분하는구나
2209
02:02:26,080 --> 02:02:28,341
누가 너더러 꼭 거기에만
가야 한다고 그러더냐
2210
02:02:28,441 --> 02:02:30,625
가고 싶은 데로 가거라
돈이 얼마나 들든 상관없어
2211
02:02:30,725 --> 02:02:32,191
네가 낫기만 하면
그걸로 됐다
2212
02:02:34,058 --> 02:02:34,958
내가
2213
02:02:35,446 --> 02:02:36,625
지독한 노랭이야?
2214
02:02:37,236 --> 02:02:38,756
난 그저 의사들이
날 등쳐도 좋을
2215
02:02:38,856 --> 02:02:40,562
백만장자로 보지 않길
바랄 뿐이야
2216
02:02:44,090 --> 02:02:45,147
기운이 없어 보인다
2217
02:02:47,833 --> 02:02:49,053
한잔하거라
2218
02:02:52,134 --> 02:02:53,034
고마워요
2219
02:03:00,844 --> 02:03:01,744
그래
2220
02:03:02,699 --> 02:03:04,001
누구 차례냐
2221
02:03:05,811 --> 02:03:08,612
지독한 노랭이라
2222
02:03:10,312 --> 02:03:12,093
그럴지도 모른다
2223
02:03:13,513 --> 02:03:15,490
어쩔 수 없는 것이야
2224
02:03:16,868 --> 02:03:19,079
살면서 돈 좀 생기면
2225
02:03:19,724 --> 02:03:23,357
바에 있는 사람들에게
한턱내기도 했고
2226
02:03:23,457 --> 02:03:26,724
가망 없는 자들에게
돈도 빌려주곤 했어
2227
02:03:26,824 --> 02:03:30,613
물론 바에서 위스키에
한껏 취했을 때 일이다
2228
02:03:32,138 --> 02:03:35,713
집에서 멀쩡할 땐
그런 생각 따윈 한 적도 없어
2229
02:03:37,146 --> 02:03:39,213
처음
돈의 가치를 알고
2230
02:03:39,313 --> 02:03:42,206
구빈원에 갈까
걱정했던 게 집에서야
2231
02:03:43,757 --> 02:03:47,124
그 이후로 난 운 같은 건
믿지 않았다
2232
02:03:48,821 --> 02:03:52,046
넌 내가 어렸을 적 했던 걸
알고 있다 그러는데
2233
02:03:52,146 --> 02:03:55,001
헛소리
네가 뭘 아냐?
2234
02:03:55,879 --> 02:03:56,918
네가 못한 게 뭐냐
2235
02:03:57,246 --> 02:03:58,890
보모며, 학교며
다 해줬는데
2236
02:03:59,057 --> 02:04:02,724
그렇다고
고생해보기나 했어?
2237
02:04:03,169 --> 02:04:05,969
물론 낯선 곳에서
집 없이 고생하긴 했었지
2238
02:04:06,069 --> 02:04:07,473
그런 건
나도 존중한다
2239
02:04:07,573 --> 02:04:10,602
하지만 그건 로맨스나
모험 따위에 불과해
2240
02:04:10,703 --> 02:04:11,630
놀이일 뿐이야
2241
02:04:11,730 --> 02:04:13,491
그래요
특히나 술집에서
2242
02:04:13,591 --> 02:04:16,313
자살하려다가
실패했을 때가 그랬죠
2243
02:04:16,413 --> 02:04:17,808
넌 제정신이 아니었다
2244
02:04:18,091 --> 02:04:19,469
아들이라는 게 어찌
2245
02:04:19,569 --> 02:04:20,441
넌 취했었어
2246
02:04:20,541 --> 02:04:22,124
아주 멀쩡했어요
2247
02:04:22,224 --> 02:04:23,097
그게 탈이었죠
2248
02:04:23,197 --> 02:04:24,436
사색하는 건 그만뒀죠
2249
02:04:24,536 --> 02:04:28,627
또 무신론자의
잡소리냐?
2250
02:04:28,727 --> 02:04:30,213
난 안 듣겠다
2251
02:04:32,181 --> 02:04:35,093
아까부터 그렇게
설명을 하는구만
2252
02:04:36,559 --> 02:04:39,432
진짜 돈의 가치를
모르는 거냐?
2253
02:04:40,915 --> 02:04:42,133
조부께선
내가 10살 때
2254
02:04:43,037 --> 02:04:44,426
어머니를 버려두고
2255
02:04:44,526 --> 02:04:47,230
아일랜드에서 죽겠다고
그곳으로 가셨다
2256
02:04:48,137 --> 02:04:49,625
그리곤
정말 돌아가셨다
2257
02:04:49,975 --> 02:04:52,360
그래도 마땅해, 지옥불에서
고통받고 계실 거다
2258
02:04:52,958 --> 02:04:57,169
쥐약을 밀가루인가 설탕인가
여하간 잘못 알고 먹었거든
2259
02:04:58,325 --> 02:05:01,119
잘못 알고 먹은 게 거짓이라는
소문이 돌기는 했다만
2260
02:05:01,392 --> 02:05:02,292
우리 집안에서
그런 일은
2261
02:05:02,392 --> 02:05:04,372
잘못 알고 먹은 게
아닐걸요
2262
02:05:04,958 --> 02:05:07,541
또 헛소리하는구나
네 형 때문에 너도 버렸다
2263
02:05:07,641 --> 02:05:10,236
그 자식에게는
최악인 게 진리라니까
2264
02:05:10,336 --> 02:05:11,462
하지만
아무래도 좋다
2265
02:05:14,528 --> 02:05:15,667
네 조모께선
2266
02:05:16,884 --> 02:05:20,412
낯선 땅에 자식 넷과
홀로 남겨지셨다
2267
02:05:20,512 --> 02:05:23,558
가난한데
꿈같은 게 어디 있겠어
2268
02:05:24,773 --> 02:05:28,723
집으로 삼았던 끔찍한
그 호텔에서 두 번이나 내쫓겼다
2269
02:05:29,351 --> 02:05:32,915
몇 개 되지도 않는 가구도
그놈들이 다 땅에 내팽개쳤지
2270
02:05:33,128 --> 02:05:34,817
어머니와 여동생들은
울고불고
2271
02:05:36,084 --> 02:05:38,753
나도 울었지
물론 안 울려고 했어
2272
02:05:38,853 --> 02:05:40,781
내가 가족의
가장이었으니
2273
02:05:40,881 --> 02:05:42,547
그게 10살 때다
2274
02:05:43,819 --> 02:05:45,908
학교도
그만두게 됐고
2275
02:05:47,886 --> 02:05:50,508
기계 공장에서
12시간을 일했다
2276
02:05:50,608 --> 02:05:52,686
쇠줄 만드는 법을
배웠지
2277
02:05:53,753 --> 02:05:57,497
지붕에서 비가 새는
더러운 헛간 같은 곳이었다
2278
02:05:58,431 --> 02:06:01,286
여름엔 쪄 죽을 정도로 덥고
겨울엔 난로가 없어
2279
02:06:01,386 --> 02:06:03,722
추워서 손이
말을 안 듣더구나
2280
02:06:03,822 --> 02:06:06,522
빛이라곤 작은
창문 두 개가 다였지
2281
02:06:06,622 --> 02:06:09,353
날이 흐리면
가까이 수그려서
2282
02:06:09,528 --> 02:06:12,972
줄 앞에까지 얼굴을
가져다 대야 했다
2283
02:06:14,059 --> 02:06:15,405
네가 일했다
얘기한다만
2284
02:06:16,389 --> 02:06:17,779
내가 일하고 얼마
받은 줄 아냐?
2285
02:06:18,606 --> 02:06:20,500
주급 50센트다
2286
02:06:20,600 --> 02:06:23,161
정말이야
일주일에 50센트
2287
02:06:24,072 --> 02:06:26,911
네 할머니께선 미국인 집에서
바느질이며 빨래를 하셨지
2288
02:06:27,543 --> 02:06:29,933
추수감사절이었나
2289
02:06:30,946 --> 02:06:32,444
아니면
크리스마스였나
2290
02:06:33,411 --> 02:06:35,139
할머니가
일하던 집에서
2291
02:06:35,239 --> 02:06:37,744
주인이 1달러를
선물로 주셨다더라
2292
02:06:37,844 --> 02:06:40,544
그걸로 우리 먹을 걸
전부 사셨다
2293
02:06:42,200 --> 02:06:45,515
그 노곤한 얼굴에
눈물을 흘리시면서
2294
02:06:47,179 --> 02:06:50,813
우리를 껴안고
키스하시면서는
2295
02:06:51,646 --> 02:06:52,991
'고마운 일이야'
2296
02:06:53,091 --> 02:06:55,813
'우리도 이렇게 배부르게
먹을 날이 있구나'
2297
02:06:57,813 --> 02:06:59,591
용감하고
훌륭하신 분이지
2298
02:07:01,302 --> 02:07:03,124
그런 사람도
없을 거다
2299
02:07:04,002 --> 02:07:05,284
그러셨을 거예요
2300
02:07:05,791 --> 02:07:08,837
내가 인색해진 건
그때부터였어
2301
02:07:08,937 --> 02:07:11,582
1달러도 내겐
어마어마했다
2302
02:07:12,467 --> 02:07:15,278
너도 머릿속에 한번만 새겨놓으면
다시는 까먹지 않을 거야
2303
02:07:15,878 --> 02:07:18,130
너도 싼 걸
찾게 될 거다
2304
02:07:19,144 --> 02:07:21,605
내가 주립 요양원을
싸구려로 생각했다면
2305
02:07:21,705 --> 02:07:22,721
부디 용서하거라
2306
02:07:22,833 --> 02:07:24,461
의사도
좋은 곳이라 했어
2307
02:07:24,561 --> 02:07:25,740
그건 제발 믿어다오
2308
02:07:25,840 --> 02:07:28,422
하지만 네가 원하지 않는다면
가지 않아도 좋다
2309
02:07:29,399 --> 02:07:30,883
네가 고르는
어디라도 보내주겠다
2310
02:07:30,983 --> 02:07:32,311
돈은 신경 쓰지 마라
2311
02:07:32,755 --> 02:07:33,930
어디든 좋다
2312
02:07:34,778 --> 02:07:38,695
내가 보내줄 수
있는 곳이면
2313
02:07:42,274 --> 02:07:43,451
카드나 치죠
2314
02:07:43,912 --> 02:07:44,812
누구 차례죠?
2315
02:07:47,362 --> 02:07:48,776
내 차례 같은데
2316
02:07:49,862 --> 02:07:50,913
아냐, 너다
2317
02:07:52,777 --> 02:07:53,817
그래
2318
02:07:54,851 --> 02:07:57,295
아마 그 교훈이라는 게
지나쳤을 수도
2319
02:07:58,171 --> 02:08:00,482
돈의 가치도
과장되었을지도 몰라
2320
02:08:01,193 --> 02:08:02,709
그리고 그 오판이
2321
02:08:02,809 --> 02:08:05,004
배우로서의 내 경력을
망쳤는지도 모르지
2322
02:08:07,737 --> 02:08:10,093
이런 얘기는
아무에게도 한 적이 없어
2323
02:08:11,338 --> 02:08:13,904
하지만 오늘은 적적하구나
모든 게 끝나버린 느낌이야
2324
02:08:14,004 --> 02:08:16,772
그리고 허세며 젠체하는 게
다 무슨 소용이냐?
2325
02:08:18,559 --> 02:08:22,196
내가 산
그 폐기 처분급 각본이
2326
02:08:22,296 --> 02:08:23,685
아주 큰 성공을 거뒀다
2327
02:08:23,785 --> 02:08:25,102
수입이 두둑했지
2328
02:08:25,418 --> 02:08:28,696
값싼 행운에 대한
기대가 내 삶을 망쳤어
2329
02:08:29,332 --> 02:08:31,040
다른 연극은
생각지도 않았지
2330
02:08:32,674 --> 02:08:36,507
그리고 내가 그 연극의
노예란 걸 알게 되고 나서
2331
02:08:36,607 --> 02:08:38,674
다른 걸 해보려 했을 땐
이미 늦어버렸지
2332
02:08:39,663 --> 02:08:42,052
사람들은 다 날
그 역할로 생각하는 거야
2333
02:08:42,152 --> 02:08:44,383
다른 역할은 원치 않았어
틀린 말도 아니지
2334
02:08:45,666 --> 02:08:50,555
쉬운 역할만 계속 반복하고
새 역할은
2335
02:08:50,655 --> 02:08:53,778
열심히 하지도 않으니
재능을 잃어버렸다
2336
02:08:55,733 --> 02:08:57,405
시즌마다 순이익이
2337
02:08:57,505 --> 02:09:00,389
3만 5천에서
4만 달러나 됐으니
2338
02:09:00,489 --> 02:09:02,235
아주 간단한 일이었지
2339
02:09:03,809 --> 02:09:07,488
근데 그 망할 각본을 사기 전엔
나도 우리나라 예술계를 빛낼
2340
02:09:07,588 --> 02:09:11,410
앞날이 창창한 젊은 배우
서너 명 중 한 명이었다
2341
02:09:12,177 --> 02:09:13,621
난 정말 열심히 했어
2342
02:09:14,761 --> 02:09:18,408
기계 공장의 좋은 자리도
다 마다하고 떠났어
2343
02:09:18,508 --> 02:09:21,420
순수하게 연극이 좋아서
큰 야망을 품고 있었지
2344
02:09:22,309 --> 02:09:23,706
희곡이라고 있는 건
다 봤다
2345
02:09:23,806 --> 02:09:27,134
너희가 성경 공부하는 것처럼
나도 셰익스피어를 공부했다
2346
02:09:27,728 --> 02:09:30,778
아일랜드 사투리도
무 자르듯 금방 없애버렸지
2347
02:09:30,878 --> 02:09:31,945
난 셰익스피어를
사랑했다
2348
02:09:32,045 --> 02:09:34,817
그의 위대한 시 속에
내가 살아있음을
2349
02:09:34,917 --> 02:09:37,739
느끼기 위해
무슨 역이든 하고 싶었다
2350
02:09:38,378 --> 02:09:40,195
잘만 했다면
난 훌륭한
2351
02:09:40,295 --> 02:09:42,378
셰익스피어 전문
배우가 됐을 거다
2352
02:09:44,379 --> 02:09:48,012
1874년, 에드윈 부스가
시카고에 있는
2353
02:09:48,112 --> 02:09:51,045
내가 주연으로 있던
극장에 왔었다
2354
02:09:51,881 --> 02:09:53,623
내가 카시우스일 땐
그가 브루투스였고
2355
02:09:53,723 --> 02:09:56,056
내가 브루투스일 땐
그가 카시우스였어
2356
02:09:56,156 --> 02:09:58,779
언젠가 내가
2357
02:09:59,729 --> 02:10:01,485
오델로를
했을 때인데
2358
02:10:01,585 --> 02:10:03,055
그 양반이
매니저한테
2359
02:10:04,184 --> 02:10:07,842
'저 젊은 친구
나보다 훨씬 낫구만'
2360
02:10:08,940 --> 02:10:10,720
부스가 그랬다니
2361
02:10:12,786 --> 02:10:15,401
당대의 대배우이던
그분이
2362
02:10:16,764 --> 02:10:18,774
지금 생각하면
2363
02:10:18,896 --> 02:10:22,168
그때가 내 인생의
정점이었다
2364
02:10:22,268 --> 02:10:24,157
내가 바라던
삶을 얻었으니까
2365
02:10:25,130 --> 02:10:28,174
더 큰 야망을 품고
나아갔지
2366
02:10:28,274 --> 02:10:29,257
결혼도 했고
2367
02:10:29,357 --> 02:10:31,885
어머니에게 그때
내가 어땠나 물어봐라
2368
02:10:32,005 --> 02:10:35,385
어머니의 사랑은
내 열정에 자극제가 되었다
2369
02:10:37,091 --> 02:10:39,719
그러다가 몇 년 후에
좋은 일인지, 나쁜 일인지
2370
02:10:39,819 --> 02:10:42,460
엄청난 노다지를
발견하게 됐다
2371
02:10:43,392 --> 02:10:46,359
그토록 원하던
삶을 살게 된 거다
2372
02:10:47,292 --> 02:10:51,969
한 시즌에 3만 5천에서
4만 달러의 순이익이라니
2373
02:10:53,204 --> 02:10:55,389
지금도 엄청난 돈이다
2374
02:10:56,126 --> 02:10:57,475
지금도
2375
02:10:59,073 --> 02:11:03,515
그 돈으로 대체
뭘 사려고 했던 걸까
2376
02:11:06,698 --> 02:11:07,598
이런
2377
02:11:09,187 --> 02:11:10,976
후회하기엔
이미 늦어버렸구나
2378
02:11:12,787 --> 02:11:13,876
내 차례냐?
2379
02:11:18,298 --> 02:11:19,947
말씀 잘하셨어요
아버지
2380
02:11:21,054 --> 02:11:22,389
아버지를 훨씬 더
이해할 수 있어서
2381
02:11:23,054 --> 02:11:24,720
괜히 얘기했나 싶다
2382
02:11:25,207 --> 02:11:27,576
날 더 경멸하게
될지도 모르거늘
2383
02:11:28,465 --> 02:11:31,565
돈의 소중함을 얘기하는 거면
방법이 글러 먹었어
2384
02:11:34,328 --> 02:11:37,223
안 켜도 좋은 걸 켜두니
눈이 아프구나
2385
02:11:38,331 --> 02:11:40,042
꺼도 되겠지?
2386
02:11:40,626 --> 02:11:41,576
당장 필요 없지 않니
2387
02:11:41,676 --> 02:11:44,542
전기 회사를 노나게
할 이유는 없잖느냐
2388
02:11:46,485 --> 02:11:48,119
그래요, 그러세요
2389
02:11:50,285 --> 02:11:53,614
대체 뭘 사려고
했던 건지 모르겠어
2390
02:11:54,730 --> 02:11:57,076
정말 맹세컨대
에드먼드
2391
02:11:58,130 --> 02:12:00,652
내 땅이랄 게
하나도 없어도
2392
02:12:00,752 --> 02:12:02,863
은행에 돈이 없어도
아무 상관 없다
2393
02:12:04,298 --> 02:12:08,030
다 늙어서 살 데가
구빈원밖에 없어도
2394
02:12:08,130 --> 02:12:13,182
생각대로 명배우가
됐더라면 상관없었을걸
2395
02:12:14,786 --> 02:12:16,220
뭘 그리 웃냐?
2396
02:12:18,034 --> 02:12:19,153
아버지 때문이
아니라요
2397
02:12:20,302 --> 02:12:21,202
인생이요
2398
02:12:21,481 --> 02:12:22,587
참 우습군요
2399
02:12:23,687 --> 02:12:25,237
또 시작이군
2400
02:12:25,864 --> 02:12:27,356
인생이 뭐가 어때서?
2401
02:12:27,939 --> 02:12:29,733
그건
2402
02:12:31,309 --> 02:12:34,029
셰익스피어 '줄리우스 시저' 1막 2장
'브루투스여
죄는'
2403
02:12:34,739 --> 02:12:37,878
'우리의 운명에
있는 게 아닌'
2404
02:12:37,978 --> 02:12:40,095
'우리 자신에게
있는 것이오'
2405
02:12:42,817 --> 02:12:45,939
에드윈 부스가 내 오델로를
보며 칭찬한 말이다
2406
02:12:47,384 --> 02:12:50,546
매니저한테
써 놓으라 그랬는데
2407
02:12:51,299 --> 02:12:53,251
지갑 속에 넣어두고
2408
02:12:53,351 --> 02:12:55,417
틈날 때마다 읽었다
2409
02:12:55,905 --> 02:13:00,055
근데 더는 볼 용기가
나질 않더구나
2410
02:13:01,345 --> 02:13:02,716
지금은 어딨으려나
2411
02:13:03,372 --> 02:13:04,631
집안 어딘가에
있을 건데
2412
02:13:05,105 --> 02:13:07,238
잘 넣어뒀는데
2413
02:13:09,114 --> 02:13:10,972
지붕 밑
낡은 트렁크에 있겠죠
2414
02:13:11,672 --> 02:13:13,327
어머니
웨딩드레스와 같이
2415
02:13:14,215 --> 02:13:15,898
됐으니까, 아버지
2416
02:13:16,215 --> 02:13:17,990
카드나 쳐요
2417
02:13:21,970 --> 02:13:23,954
또 왔다 갔다
하는구나
2418
02:13:25,670 --> 02:13:28,420
도대체 언제나
잠을 잘는지
2419
02:13:28,520 --> 02:13:31,545
그만 좀 신경 쓰시죠
2420
02:13:37,870 --> 02:13:39,879
아버지께서 가장 화려한
시절을 말씀하시는데
2421
02:13:40,634 --> 02:13:41,680
저도 해볼까요
2422
02:13:42,265 --> 02:13:43,849
모두 바다와
연결되어 있죠
2423
02:13:45,611 --> 02:13:47,566
한번은, 제가
스칸디나비아 범선을 타고
2424
02:13:47,666 --> 02:13:48,980
부에노스아이레스로
가고 있었죠
2425
02:13:49,558 --> 02:13:50,994
만월에 무역풍이 불고
2426
02:13:51,094 --> 02:13:53,166
그 고물 배는
14노트로 달렸죠
2427
02:13:54,155 --> 02:13:56,362
배 선수에 누워
배꼬리를 봤죠
2428
02:13:57,166 --> 02:13:59,825
아래에는 물살에
거품이 일고
2429
02:14:00,800 --> 02:14:02,597
제 머리 위에
우뚝 솟은 돛대는
2430
02:14:02,697 --> 02:14:04,995
달빛을 흠뻑
머금고 있었죠
2431
02:14:05,531 --> 02:14:08,842
전 그 아름다움에 취해서
그 리듬을 노래했죠
2432
02:14:09,408 --> 02:14:11,031
그 순간 무아의
경지에 빠져서
2433
02:14:11,131 --> 02:14:13,486
인생이란 걸 잃어버렸어요
자유가 된 거죠
2434
02:14:13,842 --> 02:14:15,347
바다에 녹아들어
2435
02:14:15,964 --> 02:14:17,558
흰 돛이 되고
2436
02:14:17,658 --> 02:14:18,620
높은 물보라가
되고
2437
02:14:18,720 --> 02:14:20,553
아름다움과
리듬이 되고
2438
02:14:21,164 --> 02:14:22,327
배와
2439
02:14:23,044 --> 02:14:23,858
달빛과
2440
02:14:23,958 --> 02:14:26,103
별빛이 빛나는
하늘이 되었죠
2441
02:14:27,336 --> 02:14:29,477
과거도 미래도 없는
2442
02:14:29,799 --> 02:14:31,805
평화와 조화 속에서
2443
02:14:32,166 --> 02:14:34,024
제 삶
인류의 삶보다
2444
02:14:35,068 --> 02:14:38,110
훨씬 위대하다는
환희를 누리게 된 거죠
2445
02:14:39,777 --> 02:14:40,906
생명 그 자체요
2446
02:14:44,466 --> 02:14:46,453
마치 신이라도
된 것 같달까
2447
02:14:48,451 --> 02:14:53,385
바다 멀리
헤엄을 치거나
2448
02:14:53,485 --> 02:14:56,329
해변에 홀로 누워있을 때도
똑같은 체험을 했죠
2449
02:14:58,529 --> 02:15:01,218
태양이, 뜨거운 모래가
암석에 붙어
2450
02:15:02,539 --> 02:15:06,529
파도에 일렁이는
초록빛 해초가 되는 거죠
2451
02:15:07,441 --> 02:15:09,852
아름다움을 보는
성자의 눈처럼
2452
02:15:10,635 --> 02:15:14,546
아니면, 보이지 않는 손에
들어 올려진 베일처럼요
2453
02:15:16,940 --> 02:15:18,709
그 신비를 보게 되면
2454
02:15:20,287 --> 02:15:22,832
그것 자체도
신비가 되죠
2455
02:15:24,043 --> 02:15:25,876
그 순간 자체가
의미 있는 겁니다
2456
02:15:29,531 --> 02:15:30,431
나중에
2457
02:15:30,921 --> 02:15:32,625
그 손이 베일을
내리게 되면
2458
02:15:33,001 --> 02:15:35,669
남는 건 고독뿐
안개 속을 정처 없이 걷죠
2459
02:15:37,723 --> 02:15:39,534
사람으로 태어난 건
제겐 불운이에요
2460
02:15:39,634 --> 02:15:43,023
갈매기나 물고기였으면
훨씬 좋았을 텐데
2461
02:15:43,412 --> 02:15:47,523
누구를 원하지도
누군가 원하는 인간도 못되고
2462
02:15:48,408 --> 02:15:51,046
무언가 되고
싶은 것도 없으며
2463
02:15:51,790 --> 02:15:53,103
어딘가에
소속되기도 싫고
2464
02:15:53,346 --> 02:15:56,398
쓸데없는 죽음이나
찬미하게 된 이방인일 뿐
2465
02:15:58,252 --> 02:16:01,374
제법 시인의
소질은 있구나
2466
02:16:02,385 --> 02:16:03,652
시인의 소질이요?
2467
02:16:06,330 --> 02:16:08,494
아뇨, 전 담배나
2468
02:16:08,885 --> 02:16:10,841
구걸하는 인간이나
마찬가지예요
2469
02:16:12,355 --> 02:16:15,125
소질 따위는 없어요
몸에 밴 습관일 뿐
2470
02:16:17,352 --> 02:16:18,740
제가 하고 싶은 말은
2471
02:16:18,840 --> 02:16:20,974
하나도 표현 못 했어요
서투르니까
2472
02:16:22,458 --> 02:16:24,636
아마 평생 살아도
이게 최선일걸요
2473
02:16:28,473 --> 02:16:30,795
적어도
신실한 진실이죠
2474
02:16:31,551 --> 02:16:34,551
서투르다는 건 우리처럼
안개 속에 사는 이에겐 웅변일 테니
2475
02:16:38,329 --> 02:16:40,150
없어졌던 형이
온 것 같네요
2476
02:16:41,827 --> 02:16:43,738
진탕 마신 모양이네
2477
02:16:43,838 --> 02:16:45,077
망나니 자식
2478
02:16:45,177 --> 02:16:47,908
막차를 탔군
운도 좋지
2479
02:16:48,172 --> 02:16:49,735
가서 잠이나
자라 해라
2480
02:16:49,835 --> 02:16:51,516
난 베란다로
나가겠다
2481
02:16:51,616 --> 02:16:54,099
그 자식은 취하면
말을 막 하니까
2482
02:16:54,199 --> 02:16:55,874
내 성질만 돋우겠지
2483
02:17:04,816 --> 02:17:06,176
큰 소리 내지 마
2484
02:17:07,511 --> 02:17:08,512
너냐?
2485
02:17:11,058 --> 02:17:13,481
난 고주망태가 돼서
2486
02:17:14,302 --> 02:17:15,925
굉장한 비밀을
알려줘서 고맙네
2487
02:17:16,025 --> 02:17:19,732
그래, 쓸모없는
정보 첫 번째지
2488
02:17:22,881 --> 02:17:24,397
대형 사고였다
2489
02:17:26,125 --> 02:17:28,432
현관 계단이
날 짓밟으려 하더구나
2490
02:17:29,070 --> 02:17:31,414
자긴 안개 속에
있단 말이지
2491
02:17:34,218 --> 02:17:36,290
저기 등대라도
있어야겠어
2492
02:17:41,096 --> 02:17:43,352
여기도 어둡네
2493
02:17:44,707 --> 02:17:47,843
여긴 시체 안치소냐?
2494
02:17:48,785 --> 02:17:54,975
루디야드 키플링, '카불강의 여울이여'
'여울, 여울
밤의 카불강의 여울이여'
2495
02:17:58,124 --> 02:18:03,731
'말뚝을 동무 삼아
그들과'
2496
02:18:04,424 --> 02:18:08,071
'밤 중 카불강의
여울을 건너게 되리'
2497
02:18:18,884 --> 02:18:19,784
그래
2498
02:18:20,417 --> 02:18:21,639
훨씬 낫군
2499
02:18:25,886 --> 02:18:28,162
늙어빠진
가스파르 같으니
2500
02:18:29,106 --> 02:18:30,528
노랭이 아버지는
어디 가셨냐?
2501
02:18:31,221 --> 02:18:32,763
베란다로 나가셨어
2502
02:18:35,262 --> 02:18:41,271
우리보고 콜카타의
지하감옥에서 살라는 거냐?
2503
02:18:51,292 --> 02:18:52,192
아니
2504
02:18:53,914 --> 02:18:55,327
술 때문에
섬망증이 왔나?
2505
02:19:00,847 --> 02:19:01,747
어라?
2506
02:19:02,125 --> 02:19:03,025
진짜잖아?
2507
02:19:07,725 --> 02:19:09,159
그 노인네가 웬일이냐?
2508
02:19:09,259 --> 02:19:12,094
이걸 이리 내버려 두다니
아버지도 어지간히 취했군
2509
02:19:13,303 --> 02:19:15,472
이렇게
좋은 기회가 오다니
2510
02:19:15,811 --> 02:19:17,307
내 성공을 위한
열쇠로다
2511
02:19:18,022 --> 02:19:19,422
형, 그러다간
진짜 뻗어버린다
2512
02:19:19,522 --> 02:19:21,845
애송이 주제에
훈계냐?
2513
02:19:21,945 --> 02:19:24,622
제법이구나
머리에 피도 안 마른 게
2514
02:19:24,722 --> 02:19:25,622
그래요
2515
02:19:25,756 --> 02:19:26,678
맘대로 하셔
2516
02:19:26,778 --> 02:19:27,476
안 돼
2517
02:19:27,576 --> 02:19:28,860
그게 문제야
2518
02:19:29,000 --> 02:19:30,395
가라앉을 정도로
마셨는데
2519
02:19:31,145 --> 02:19:32,378
가라앉질 않는다고
2520
02:19:33,611 --> 02:19:35,072
이제, 간다
2521
02:19:35,645 --> 02:19:36,900
나도 한잔하겠어
2522
02:19:39,300 --> 02:19:40,322
넌 안 돼
2523
02:19:40,732 --> 02:19:42,165
내가 옆에 있는 한
어림없어
2524
02:19:42,265 --> 02:19:44,084
의사가 말한 걸
기억해라
2525
02:19:45,043 --> 02:19:48,630
네가 죽어야 걱정할
사람은 나밖에 없다
2526
02:19:50,376 --> 02:19:51,276
이놈아
2527
02:19:52,099 --> 02:19:53,343
난 네 배짱이
마음에 든다
2528
02:19:54,443 --> 02:19:56,843
다 사라지고
내게 남은 건 너밖에 없어
2529
02:19:58,032 --> 02:19:59,795
그래서 넌 취하면
안 되는 거야
2530
02:19:59,895 --> 02:20:00,851
됐네요
2531
02:20:03,409 --> 02:20:06,610
걱정해도 안 믿는 거냐
주정하는 건 줄 알겠지
2532
02:20:07,125 --> 02:20:08,692
마시고
죽어버리든지 말든지
2533
02:20:11,811 --> 02:20:13,697
형이 걱정하는 거 알아
2534
02:20:15,780 --> 02:20:17,219
앞으로
마시지 않겠지만
2535
02:20:17,319 --> 02:20:18,660
오늘은 좀 봐줘
2536
02:20:19,069 --> 02:20:22,491
오늘은 짜증 나는 일만
한가득하였으니, 자
2537
02:20:22,805 --> 02:20:23,775
나도 알아
2538
02:20:24,525 --> 02:20:26,418
짜증 나는
날이었겠지
2539
02:20:28,670 --> 02:20:31,798
그 늙어빠진 쥐가 아직도
네게 금주령을 안 내렸구나
2540
02:20:32,223 --> 02:20:35,250
네게 술을
궤짝째 줄걸
2541
02:20:35,350 --> 02:20:37,387
가서 같이 마시라고
2542
02:20:38,011 --> 02:20:40,432
네가 빨리 죽어야
돈이 덜 들지
2543
02:20:43,145 --> 02:20:45,355
아버지랍시고
하는 짓이란
2544
02:20:45,878 --> 02:20:48,234
네가 아버지를 찬양해도
믿을 사람 하나 없을 거다
2545
02:20:48,334 --> 02:20:51,400
형이 이해하기 나름인걸
아버지도 좋은 분이야
2546
02:20:51,545 --> 02:20:53,153
아버지 유머를
이해만 해준다면야
2547
02:20:53,800 --> 02:20:56,448
또 네게 그 질질 짜는
연극을 하셨더냐?
2548
02:20:57,111 --> 02:20:59,660
너야 항상 속지만
난 아냐
2549
02:21:00,300 --> 02:21:01,203
다신 안 속는다
2550
02:21:03,267 --> 02:21:07,250
물론 한 가지 점에서
아버지께 미안한 건 있어
2551
02:21:08,857 --> 02:21:11,045
하지만 그건
마땅한 일이야
2552
02:21:11,411 --> 02:21:12,631
아버지가 나쁜 거다
2553
02:21:14,436 --> 02:21:15,336
알게 뭐냐
2554
02:21:17,258 --> 02:21:18,547
여태 마셔서
영 거북한데
2555
02:21:18,647 --> 02:21:20,558
이것만 마시면
난 그만 뻗을 것 같다
2556
02:21:24,547 --> 02:21:27,369
그 영감에게 내가
하디에게서
2557
02:21:27,469 --> 02:21:29,564
그 요양원이 폐기 처분급 단체란 걸
들었다고 얘기했냐?
2558
02:21:30,458 --> 02:21:31,358
그래
2559
02:21:31,536 --> 02:21:33,003
거긴 안 간다 했어
2560
02:21:33,103 --> 02:21:34,230
이미 다 끝난 얘기야
2561
02:21:34,447 --> 02:21:36,113
나더러 가고
싶은 데로 가래
2562
02:21:37,214 --> 02:21:38,514
물론 분수에
맞추라지만
2563
02:21:39,137 --> 02:21:43,203
'물론이지, 뭐든
분수에 맞게 하거라'
2564
02:21:43,692 --> 02:21:47,159
그건 다른 싸구려 시설을
찾으라는 거다
2565
02:21:48,037 --> 02:21:51,226
'종소리'에 나오는
그 노랭이 가스파르
2566
02:21:51,326 --> 02:21:52,937
분장이 없어도
능히 할 수 있는 역이지
2567
02:21:53,037 --> 02:21:55,637
가스파르 얘기라면
신물 나게 들었어
2568
02:21:56,735 --> 02:21:58,624
네가 괜찮으면
마음대로 하시게 둬
2569
02:21:58,724 --> 02:21:59,761
하지만
네가 죽게 될 경우
2570
02:22:02,290 --> 02:22:05,809
물론 나야 바라는 건
아니지만
2571
02:22:10,346 --> 02:22:11,652
시내에서 뭐 했어?
2572
02:22:11,752 --> 02:22:12,857
메이미 번즈에게
간 거야?
2573
02:22:13,246 --> 02:22:14,351
당연하지
2574
02:22:14,802 --> 02:22:18,155
어디를 가서
그런 여자를 찾겠냐
2575
02:22:18,635 --> 02:22:19,535
그리고 사랑이랄까?
2576
02:22:20,346 --> 02:22:21,616
그걸 잊지 마라
2577
02:22:22,592 --> 02:22:25,829
사랑하는 여자 하나 없는
남자가 무슨 소용이 있어
2578
02:22:27,430 --> 02:22:29,617
속 빈 강정이지
2579
02:22:31,212 --> 02:22:32,329
헛소리야
2580
02:22:35,129 --> 02:22:36,784
메이미네 집에서
2581
02:22:36,884 --> 02:22:39,384
내가 누구를
간택한 줄 아냐?
2582
02:22:40,091 --> 02:22:41,462
웃지 마라
2583
02:22:45,424 --> 02:22:46,516
그 뚱뚱한
바이올렛이야
2584
02:22:48,056 --> 02:22:49,179
- 진짜야?
- 그래
2585
02:22:51,013 --> 02:22:52,064
재밌네
2586
02:22:54,313 --> 02:22:55,525
체중이 1톤은 될 텐데
2587
02:22:56,401 --> 02:22:57,540
장난하는 거 아냐?
2588
02:22:58,057 --> 02:22:59,112
장난 아냐
2589
02:22:59,349 --> 02:23:00,489
진짜다
2590
02:23:00,857 --> 02:23:02,401
메이미네
사창가에 갔을 때
2591
02:23:02,501 --> 02:23:06,953
나 자신과 다른 주정뱅이들이
너무 불쌍해지는 거야
2592
02:23:07,368 --> 02:23:10,213
그냥 아무 계집이나 붙잡고
울고 싶었다니까
2593
02:23:10,701 --> 02:23:12,446
내가 술이 한 순 돌면
2594
02:23:12,546 --> 02:23:15,796
그게 내게 어떤 의미가
되는지 알잖니
2595
02:23:16,535 --> 02:23:18,496
그리고 문 앞에
도착하자마자
2596
02:23:18,596 --> 02:23:20,634
메이미가 한탄하기
시작하는 거야
2597
02:23:20,906 --> 02:23:23,274
장사가 안된다네
2598
02:23:23,374 --> 02:23:26,713
당최 손님이 바이올렛에겐
안 꼬이니 내쫓아야겠네
2599
02:23:26,813 --> 02:23:29,518
피아노 때문에
놔둔다네
2600
02:23:31,057 --> 02:23:33,630
그러고는 바이올렛이
술에 한껏 취해서
2601
02:23:33,730 --> 02:23:37,192
피아노를 못 쳤다나
나가서 먹고살긴 하겠냔 거야
2602
02:23:37,846 --> 02:23:40,496
근데 얼뜨긴 해도 사람은
참 좋다나 불쌍하긴 한데
2603
02:23:40,596 --> 02:23:43,629
그렇다고 그 여자가
어떻게 살든 말든 관심 없단 거야
2604
02:23:43,926 --> 02:23:46,576
장사는 장사니까
2605
02:23:46,960 --> 02:23:50,038
그리고 너무 뚱뚱해서
밥을 너무 축낸다는 거야
2606
02:23:51,461 --> 02:23:52,407
그게
2607
02:23:53,592 --> 02:23:55,377
불쌍하더구만
2608
02:23:57,530 --> 02:23:59,506
네가 준 2달러를
2609
02:24:01,964 --> 02:24:03,135
몽땅 털어 넣고
2610
02:24:03,564 --> 02:24:05,287
그 여자랑
2층에 갔지
2611
02:24:05,474 --> 02:24:08,306
물론 이상한
의도는 없었다
2612
02:24:09,318 --> 02:24:10,467
뚱뚱한 걸
좋아하지만
2613
02:24:11,007 --> 02:24:12,041
그건 좀 너무했으니까
2614
02:24:13,307 --> 02:24:16,874
난 그저 가슴 터놓고
2615
02:24:17,152 --> 02:24:19,685
끝없는 인생의 슬픔에
대해 말하고 싶었을 뿐
2616
02:24:19,785 --> 02:24:21,194
불쌍한지고
2617
02:24:21,968 --> 02:24:23,385
한동안 듣고 있다가
2618
02:24:23,868 --> 02:24:25,407
내게 불같이
화를 내더라
2619
02:24:25,768 --> 02:24:28,512
제 딴에는 내가 장난삼아
데리고 간 줄 알았겠지
2620
02:24:28,890 --> 02:24:30,635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더라
2621
02:24:33,879 --> 02:24:35,357
그리고 울기
시작하더라고
2622
02:24:36,972 --> 02:24:40,922
그래서 난
네가 뚱뚱해서 좋다
2623
02:24:42,846 --> 02:24:44,593
그랬더니
믿고 싶어 하는 눈치였어
2624
02:24:47,296 --> 02:24:49,507
그래서 같이 있으면서
증거를 보여줬지
2625
02:24:51,875 --> 02:24:52,896
기분이 좋아졌는지
2626
02:24:55,241 --> 02:24:56,813
내가 갈 때
키스를 하는 거야
2627
02:24:57,507 --> 02:24:59,566
내게 푹 빠졌다나
2628
02:25:00,829 --> 02:25:03,695
둘이 현관으로 나오면서
또 질질 짰지
2629
02:25:04,578 --> 02:25:06,072
그리고 모든 건
평안하더라
2630
02:25:07,707 --> 02:25:10,452
다만 메이미는 내가
미친 줄 알았겠지만
2631
02:25:11,480 --> 02:25:14,633
보들레르의 시
'창부와 쫓기는
기분을 나누나니'
2632
02:25:15,002 --> 02:25:17,491
'속된 무리는
이해하지 못할지어다'
2633
02:25:17,591 --> 02:25:19,419
그래
2634
02:25:19,813 --> 02:25:21,880
여하튼 꽤 재미있었다
2635
02:25:26,983 --> 02:25:27,924
오늘 밤을 통해
2636
02:25:28,658 --> 02:25:34,434
내가 꽤 유망한
놈이란 걸 알았어
2637
02:25:35,913 --> 02:25:39,613
앞으로 연기 따위는
서커스단 물개들에게 맡겨야겠다
2638
02:25:40,102 --> 02:25:42,400
그것들은 아주
표현력이 좋으니까
2639
02:25:43,158 --> 02:25:48,458
내 천부적인 재능을
올바른 곳에 써야지
2640
02:25:48,624 --> 02:25:51,624
분명 난 성공의 정점에
도달하게 될 거야
2641
02:25:52,390 --> 02:25:56,402
바넘과 베일리 서커스단의
뚱뚱한 여자의 연인이 될 거다
2642
02:26:02,334 --> 02:26:07,993
창녀 집 뚱뚱이 따위를
사랑하게 되다니
2643
02:26:08,579 --> 02:26:13,348
한때는 브로드웨이에서
나도 잘나갔는데
2644
02:26:14,590 --> 02:26:16,856
키플링의 시
'모든 것을
시험해봤노라'
2645
02:26:17,433 --> 02:26:20,423
'모두가 건너는
행복한 길을'
2646
02:26:23,751 --> 02:26:24,690
잘못 골랐군
2647
02:26:26,797 --> 02:26:28,173
행복한 길은 무슨
2648
02:26:29,734 --> 02:26:31,241
피곤한 길이 맞지
2649
02:26:32,498 --> 02:26:34,245
목적지도 없이
가는 꼴이라
2650
02:26:35,812 --> 02:26:36,923
결국 도착하는 곳이란
2651
02:26:38,490 --> 02:26:39,390
아무 데도 없어
2652
02:26:40,297 --> 02:26:42,131
인간이 종국에
도달할 수 있는 곳은 없다
2653
02:26:42,231 --> 02:26:44,097
병신들이야
이해하지 못하겠지만
2654
02:26:44,842 --> 02:26:47,549
그럴까, 곧 눈물이라도
흘리시겠네
2655
02:26:48,502 --> 02:26:49,402
야
2656
02:26:50,531 --> 02:26:53,013
건방진 소리 하지 마
2657
02:26:57,086 --> 02:26:58,725
아냐, 네가 맞다
2658
02:26:58,825 --> 02:27:00,145
불평해봤자지
2659
02:27:00,369 --> 02:27:01,986
뚱뚱한 바이올렛은
좋은 여자야
2660
02:27:02,153 --> 02:27:04,753
같이 있어서 괜찮았다
인정이 있는 행동이랄까
2661
02:27:04,853 --> 02:27:06,943
그 여자 우울증을 고쳐줬으니
재미있었다니까
2662
02:27:08,464 --> 02:27:10,608
너도 같이 있었으면
좋았을걸
2663
02:27:11,707 --> 02:27:13,536
네 걱정거리는
다 날아갈 거다
2664
02:27:14,830 --> 02:27:16,485
집에 와봐야
2665
02:27:17,053 --> 02:27:19,456
네 걱정거리에
무슨 도움이 되겠냐
2666
02:27:20,997 --> 02:27:24,919
다 끝났다
2667
02:27:26,554 --> 02:27:27,466
희망도 없고
2668
02:27:38,713 --> 02:27:42,424
키플링의 시
'내가 높은 산 위에
목을 매달려도'
2669
02:27:42,830 --> 02:27:44,030
'어머니'
2670
02:27:46,546 --> 02:27:47,613
'내 어머니'
2671
02:27:49,235 --> 02:27:52,822
'누구의 사랑이
날 뒤따를지 압니다'
2672
02:27:52,951 --> 02:27:53,851
닥쳐
2673
02:27:55,217 --> 02:27:57,410
약쟁이는 어디 계시냐
주무시냐?
2674
02:27:58,184 --> 02:27:59,871
이런 개자식이
2675
02:28:07,731 --> 02:28:08,631
고맙다
2676
02:28:10,328 --> 02:28:11,883
이래도 싸지
2677
02:28:13,921 --> 02:28:15,261
네가 왜 이러는지
2678
02:28:16,422 --> 02:28:18,173
주정 부리는 거
이해해라
2679
02:28:19,061 --> 02:28:20,016
형, 정말
2680
02:28:21,323 --> 02:28:23,809
아무리 취했다 쳐도
그건 변명이 안 돼
2681
02:28:26,576 --> 02:28:27,565
미안해
2682
02:28:30,909 --> 02:28:33,009
우리가 언제
싸운 적이나 있어
2683
02:28:33,675 --> 02:28:34,575
미안하다
2684
02:28:35,364 --> 02:28:36,264
맞아서 기쁘다
2685
02:28:38,027 --> 02:28:40,453
이놈의 혀를
잘라버리고 싶다
2686
02:28:43,428 --> 02:28:46,272
기분이 아주
좋지 않았거든
2687
02:28:48,129 --> 02:28:50,213
이번엔 어머니가
내게 한 방 먹이신 거지
2688
02:28:53,641 --> 02:28:55,343
난 아직도 어머니를
용서 못 할 것 같다
2689
02:28:57,795 --> 02:28:59,039
내겐 중요한 일이야
2690
02:29:00,750 --> 02:29:03,095
이번엔 어머니가 이겨내시면
나도 할 수 있다고
2691
02:29:05,750 --> 02:29:06,995
희망을 가졌었어
2692
02:29:09,153 --> 02:29:10,675
나라고
형 기분을 모르겠어
2693
02:29:13,442 --> 02:29:14,404
망할
2694
02:29:16,341 --> 02:29:19,098
너보다는 내가
어머니를 훨씬 잘 안다
2695
02:29:20,355 --> 02:29:23,231
처음 눈치챘을 때의
기분은 아직도 잊지 못한다
2696
02:29:24,156 --> 02:29:26,820
어머니가 주사
놓는 걸 봤다고
2697
02:29:27,714 --> 02:29:28,614
젠장
2698
02:29:31,258 --> 02:29:35,550
창녀가 아닌 여자가
약을 한다는 건 상상도 못 했어
2699
02:29:38,148 --> 02:29:39,137
그만해둬, 형
2700
02:29:46,081 --> 02:29:48,480
그리고 이번엔
네 폐결핵이라고
2701
02:29:50,382 --> 02:29:52,233
나도 힘들다
2702
02:29:53,383 --> 02:29:55,004
우린 형제 이상으로
친해 왔잖냐
2703
02:29:55,467 --> 02:29:57,181
내 상대라곤
너밖에 없어
2704
02:29:58,406 --> 02:30:00,926
네 배짱을 좋아한다
널 위해라면 뭐든 할 거야
2705
02:30:02,596 --> 02:30:03,685
알아
2706
02:30:05,852 --> 02:30:06,752
그래
2707
02:30:08,574 --> 02:30:11,663
너도 어머니와 그 노랭이가
하는 말 들었지 않냐
2708
02:30:11,763 --> 02:30:15,248
내가 최악의 경우를
바라고 있다고
2709
02:30:16,119 --> 02:30:19,012
내가 볼 땐
2710
02:30:19,112 --> 02:30:22,308
아버지는 연로하시고
오래 못 사실 테니
2711
02:30:23,030 --> 02:30:26,752
네가 죽으면 어머니와
내가 재산을 전부 가지게 되고
2712
02:30:27,381 --> 02:30:28,781
만약
그렇게 되면
2713
02:30:28,881 --> 02:30:30,970
멍청한 소리는
그만하지?
2714
02:30:31,815 --> 02:30:33,336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2715
02:30:37,559 --> 02:30:40,280
진짜 알고 싶네
대체 뭣 때문에 그러는 거야?
2716
02:30:40,381 --> 02:30:42,242
이런 멍청한 자식
2717
02:30:42,342 --> 02:30:43,576
말했잖냐
2718
02:30:44,036 --> 02:30:46,103
난 항상 최악의
경우를 바란다고 의심받지
2719
02:30:46,203 --> 02:30:47,497
널 도와줄 수가 없으니
2720
02:30:50,006 --> 02:30:50,906
야
2721
02:30:53,419 --> 02:30:55,180
그래서 어쩌자는 거야
2722
02:30:55,280 --> 02:30:56,468
내게 책임을
돌리는 거냐?
2723
02:30:57,341 --> 02:30:59,707
내 앞에서
다 아는 것처럼 하지 마라
2724
02:31:00,241 --> 02:31:02,641
내가 너보다는
아는 게 훨씬 많아
2725
02:31:02,819 --> 02:31:07,058
유식한 책 몇 권 읽었다고
날 깔보지 마
2726
02:31:07,658 --> 02:31:09,324
넌 겉늙었을 뿐이야
2727
02:31:09,830 --> 02:31:11,056
아직도
어머니의 아기에
2728
02:31:11,156 --> 02:31:12,369
아버지의 귀염둥이이며
2729
02:31:12,469 --> 02:31:14,396
가족의 희망이다
2730
02:31:14,863 --> 02:31:17,107
요즘에 별것도 아닌 거로
제법 젠체하는구나
2731
02:31:17,563 --> 02:31:20,154
지방 신문에
시 몇 개나 끼적인다고
2732
02:31:20,409 --> 02:31:24,098
나도 대학에 있을 땐
너보다 훨씬 멋있는 걸 썼다
2733
02:31:24,554 --> 02:31:25,692
정신 차려
2734
02:31:26,165 --> 02:31:28,687
그 정도로는
아무 소용도 없어
2735
02:31:29,520 --> 02:31:35,976
시골 멍청이들이나 네가
미래가 유망하다고 좋은 소리 하지
2736
02:31:45,065 --> 02:31:45,965
망할
2737
02:31:47,376 --> 02:31:48,276
잊어버려라
2738
02:31:48,987 --> 02:31:50,515
바보들에게나
할 말이지
2739
02:31:50,931 --> 02:31:52,395
내 본심 아닌 거
알 거다
2740
02:31:53,888 --> 02:31:57,265
네 출발이 성공적인 거
난 정말 자랑스럽다
2741
02:32:00,690 --> 02:32:02,676
내가 자랑스럽지
않을 이유 있어?
2742
02:32:04,491 --> 02:32:06,598
네 덕에 나까지
신용이 쌓이니까
2743
02:32:07,165 --> 02:32:09,809
네가 이렇게 된 것도
다 내가 힘쓴 덕이야
2744
02:32:10,251 --> 02:32:13,224
여자에 대한 것도
내가 알려준 덕에
2745
02:32:13,325 --> 02:32:15,668
너도 여자에게 걸려드는
실수를 하지 않는 거지
2746
02:32:16,265 --> 02:32:18,920
시 읽는 법을 알려준 것도
나 아니냐?
2747
02:32:19,165 --> 02:32:20,882
스윈번의 시 같은 거
2748
02:32:21,130 --> 02:32:22,030
나라고
2749
02:32:23,854 --> 02:32:26,179
나도 시를
쓰고 싶었기에
2750
02:32:26,642 --> 02:32:29,223
네가 시를 쓸 수 있도록
가르친 거다
2751
02:32:29,609 --> 02:32:31,893
넌 내 동생 이상이야
2752
02:32:32,353 --> 02:32:34,099
내가 널 만들었어
2753
02:32:34,565 --> 02:32:37,721
넌 내
프랑켄슈타인이라고
2754
02:32:42,300 --> 02:32:43,200
알겠어
2755
02:32:44,100 --> 02:32:45,421
난 형의
프랑켄슈타인이야
2756
02:32:49,265 --> 02:32:50,165
그러니까
2757
02:32:51,743 --> 02:32:52,914
술이나 더 합시다
2758
02:32:55,023 --> 02:32:55,923
단단히 돌았군
2759
02:32:57,003 --> 02:32:57,903
그래
2760
02:32:58,558 --> 02:32:59,500
마시지
2761
02:33:00,523 --> 02:33:01,423
넌 안 돼
2762
02:33:03,901 --> 02:33:05,176
몸조심해야지
2763
02:33:19,686 --> 02:33:20,586
잘 들어라
2764
02:33:21,975 --> 02:33:23,236
넌 이제 가버리니까
2765
02:33:24,152 --> 02:33:26,152
얘기할 기회도
없을지도 모르고
2766
02:33:26,252 --> 02:33:29,075
사실을 말하기 위해
취할 일도 없을 거야
2767
02:33:30,141 --> 02:33:31,619
그래서 지금이라도
얘기해야겠다
2768
02:33:31,908 --> 02:33:35,707
진작 말했어야
싶긴 하지만
2769
02:33:36,415 --> 02:33:37,752
주정 부리는 게 아냐
2770
02:33:38,842 --> 02:33:40,670
취중 진담이랄까
2771
02:33:42,613 --> 02:33:44,132
진지하게 듣거라
2772
02:33:46,725 --> 02:33:48,203
네게 충고 하나 하겠다
2773
02:33:49,136 --> 02:33:50,219
내가 네게
2774
02:33:51,325 --> 02:33:54,600
나쁜 영향을 줬다는
부모님 말씀이 맞다
2775
02:33:55,451 --> 02:33:56,969
하지만
개 중에 최악인 건
2776
02:33:58,403 --> 02:34:00,103
내가 일부러
그랬다는 사실이야
2777
02:34:01,218 --> 02:34:02,525
됐어, 듣기 싫어
2778
02:34:05,636 --> 02:34:06,647
잘 들어
2779
02:34:07,314 --> 02:34:10,338
널 놈팽이로 만들려고
일부러 그런 거라고
2780
02:34:11,082 --> 02:34:13,161
내 마음속의
큰 부분일 거야
2781
02:34:13,619 --> 02:34:16,522
그 부분은 진작에 죽어버렸고
그게 내 인생을 증오하게 하지
2782
02:34:16,827 --> 02:34:20,251
내 실패를 통해서
네가 뭔가를 배웠으면 했다
2783
02:34:20,622 --> 02:34:22,643
나도 그렇게 생각했지
2784
02:34:22,743 --> 02:34:24,046
하지만
그건 기만이었어
2785
02:34:24,593 --> 02:34:26,988
내 실패를
잘 보이려 했지
2786
02:34:27,460 --> 02:34:29,719
취했다는 걸
낭만처럼 보이려고
2787
02:34:30,059 --> 02:34:34,083
병들고, 멍청하며
불쌍한 창녀를
2788
02:34:34,183 --> 02:34:36,768
요망한 흡혈귀로
둔갑시켰다
2789
02:34:37,472 --> 02:34:40,521
노동은 멍청이나
하는 거라고 믿게 했어
2790
02:34:40,797 --> 02:34:45,651
난 네가 성공해서 내 꼴이
초라하게 비교되는 게 싫었다
2791
02:34:45,827 --> 02:34:47,555
네가 실패하길 바랐다
2792
02:34:47,783 --> 02:34:49,483
언제나
널 질투했으니
2793
02:34:49,583 --> 02:34:51,533
어머니의 아기
2794
02:34:51,633 --> 02:34:53,117
아버지의
귀염둥이였으니
2795
02:34:55,494 --> 02:34:57,566
그리고 네가
태어나고 나서
2796
02:34:57,666 --> 02:34:59,749
어머니가 약을
시작하시더구나
2797
02:35:00,331 --> 02:35:01,866
물론 네 잘못이 아냐
2798
02:35:01,966 --> 02:35:04,837
하지만
난 네가 못마땅해
2799
02:35:05,453 --> 02:35:07,520
네 그 배짱이
싫어졌다고
2800
02:35:11,775 --> 02:35:12,448
그만둬, 형
2801
02:35:12,548 --> 02:35:14,013
하지만
날 오해는 말거라
2802
02:35:15,042 --> 02:35:16,375
널 싫어하기보다는
사랑하니까
2803
02:35:16,475 --> 02:35:18,810
그래서 네게
이렇게 말하지 않냐
2804
02:35:19,270 --> 02:35:22,131
네가 날 싫어할게 뻔한데도
그리고 내게 남은 건 너뿐이야
2805
02:35:27,409 --> 02:35:28,986
내가 지금 한 말은
본심이 아니다
2806
02:35:29,980 --> 02:35:32,323
왜 이런 소리를
하는지 모르겠군
2807
02:35:35,002 --> 02:35:36,619
내가 하고픈 말은
2808
02:35:38,202 --> 02:35:41,666
네가 대성공했으면
하는 거야
2809
02:35:42,935 --> 02:35:44,919
하지만
조심하는 게 좋아
2810
02:35:45,768 --> 02:35:49,382
네가 실패하도록
무슨 짓을 할지 모르니까
2811
02:35:50,498 --> 02:35:51,715
나도 어쩔 수 없어
2812
02:35:53,643 --> 02:35:55,476
이러는 나도 싫다
2813
02:35:56,293 --> 02:35:58,743
누구에게라도
복수하고 싶어
2814
02:35:58,843 --> 02:35:59,892
특히 너한테
2815
02:36:00,482 --> 02:36:03,437
내 속의 죽은 부분이
네가 낫지 않길 바라고 있어
2816
02:36:04,082 --> 02:36:07,650
아마 이번에도 어머니가
지게 된 걸 기뻐할걸
2817
02:36:08,947 --> 02:36:11,904
그놈은 동료가 필요해
2818
02:36:12,715 --> 02:36:15,658
그놈은 이 집안에 유일한
송장이 아니길 바라니까
2819
02:36:16,502 --> 02:36:17,451
형, 정말
2820
02:36:18,335 --> 02:36:18,935
미쳤어
2821
02:36:19,035 --> 02:36:20,263
잘 생각해봐라
2822
02:36:20,502 --> 02:36:21,622
내 말이 맞을 테니
2823
02:36:21,769 --> 02:36:24,792
요양원에 들어가게 되면
한번 잘 생각해봐
2824
02:36:24,957 --> 02:36:28,891
들어가면 나란 건 잊어버려라
네 삶에서 없애버리라고
2825
02:36:29,124 --> 02:36:30,324
내가 죽었다고
생각해둬
2826
02:36:30,424 --> 02:36:31,585
그리고 사람들에겐
2827
02:36:31,685 --> 02:36:33,813
'형이 있었지만
죽었다'고 말해
2828
02:36:34,146 --> 02:36:36,727
그리고 집에 오게 되거든
날 찾아라, 네가 오면
2829
02:36:36,827 --> 02:36:38,816
널 기꺼이
환영한 후에
2830
02:36:38,916 --> 02:36:42,393
너를 맞아들이고
기회만 생기면
2831
02:36:42,505 --> 02:36:46,349
네 등에
칼을 꽂을 테니까
2832
02:36:46,449 --> 02:36:47,265
닥쳐
2833
02:36:47,365 --> 02:36:48,972
누가 그따위
소리를 들을 줄 알아?
2834
02:36:49,072 --> 02:36:53,616
잊지 마라, 널 생각해서
충고하는 거니까
2835
02:36:53,716 --> 02:36:55,972
어서
내 말 명심해라
2836
02:36:57,027 --> 02:36:59,139
요한복음 15장 13절
'사람이 친구를 위하여
자기 목숨을 버리면'
2837
02:37:00,072 --> 02:37:03,083
'이보다 더 큰
사랑이 없나니'
2838
02:37:09,083 --> 02:37:09,983
끝났다
2839
02:37:11,583 --> 02:37:12,665
할 말 다 했다
2840
02:37:13,483 --> 02:37:14,592
고해를 마쳤으니
2841
02:37:16,172 --> 02:37:18,638
날 용서해주겠지?
2842
02:37:19,638 --> 02:37:20,883
너도 알 거다
2843
02:37:21,927 --> 02:37:23,726
넌 썩
괜찮은 놈이니까
2844
02:37:25,216 --> 02:37:26,116
그래야지
2845
02:37:26,983 --> 02:37:27,883
내가 만들었으니
2846
02:37:30,116 --> 02:37:31,016
가서
2847
02:37:32,138 --> 02:37:33,046
잘 낫고 오거라
2848
02:37:34,716 --> 02:37:36,906
죽지 마라
내게 남은 건 너뿐이야
2849
02:37:39,427 --> 02:37:40,493
신의 은총을
2850
02:37:44,142 --> 02:37:45,331
아까 먹은 게
2851
02:37:47,364 --> 02:37:48,395
마지막인가보다
2852
02:38:33,083 --> 02:38:34,739
잘됐다, 자는구나
2853
02:38:36,105 --> 02:38:37,883
무슨 말이
그리도 많은지
2854
02:38:39,384 --> 02:38:41,554
술이 깨려면 그냥
자도록 두는 게 낫겠다
2855
02:38:42,850 --> 02:38:45,725
마지막에 몇 마디 하는 거 들었다만
내가 하는 말과 똑같아
2856
02:38:46,119 --> 02:38:49,228
네 형이 직접 말했으니
잘 들어두는 게 좋을 거야
2857
02:38:50,001 --> 02:38:52,250
하지만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일 거 없어
2858
02:38:52,961 --> 02:38:56,068
술만 마시면 자신의 결점을
과장하는 꼴이란
2859
02:38:56,638 --> 02:38:57,978
네게 참
헌신적이구나
2860
02:38:58,900 --> 02:39:00,822
그게 저놈에게 남은
유일한 미덕이지
2861
02:39:02,869 --> 02:39:04,860
참으로
가관이로구나
2862
02:39:05,456 --> 02:39:06,579
명예롭고 위엄있는
2863
02:39:07,370 --> 02:39:10,445
이름을 빛내줄
장남이란 놈이
2864
02:39:11,222 --> 02:39:13,711
그리 전도가
유망했건만
2865
02:39:14,107 --> 02:39:15,478
거, 조용히 좀 하시죠
아버지
2866
02:39:15,783 --> 02:39:18,078
쓸모없는
2867
02:39:18,650 --> 02:39:20,178
주정뱅이 같으니
2868
02:39:20,922 --> 02:39:22,730
다 끝났구나
2869
02:39:26,265 --> 02:39:28,130
셰익스피어 '리처드 3세' 1막 4장
'클라렌스다'
2870
02:39:29,697 --> 02:39:32,686
'배신하고, 기만하며
거짓을 말하는 녀석'
2871
02:39:32,786 --> 02:39:35,816
'저 자가 튜크스베리 벌판에서
나를 배신한 놈이다'
2872
02:39:37,241 --> 02:39:41,130
'저 자를 잡아
고문하고 괴롭히소서'
2873
02:39:45,079 --> 02:39:46,557
뭘 그렇게
쳐다봅니까?
2874
02:39:48,057 --> 02:39:49,196
단테 가브리엘 로제티 '생명의 집'
'내 얼굴을 보아라'
2875
02:39:49,901 --> 02:39:51,707
'내 이름은
'더 훌륭했을지도 모를''
2876
02:39:52,358 --> 02:39:54,218
'또는 '더는 아닌''
2877
02:39:54,318 --> 02:39:55,901
''너무 늦은 작별'이라
불리우네'
2878
02:39:56,001 --> 02:39:57,740
나도 그 시는 잘 안다
2879
02:39:57,840 --> 02:39:59,445
그딴 거
듣고 싶지 않아
2880
02:39:59,545 --> 02:40:00,634
그만하세요
2881
02:40:00,734 --> 02:40:03,023
좋은 생각이 났어요
2882
02:40:03,523 --> 02:40:06,180
그 '종소리'를
다시 상연하는 게 어때요?
2883
02:40:06,385 --> 02:40:09,079
분장 없이도
연기 할 수 있는 역이 있으니
2884
02:40:09,368 --> 02:40:11,617
늙어빠진
수전노 가스파르
2885
02:40:11,717 --> 02:40:12,617
형, 닥쳐
2886
02:40:12,833 --> 02:40:14,772
장담컨대
에드윈 부스도
2887
02:40:15,011 --> 02:40:20,278
훈련받은
물개만큼은 못할걸요
2888
02:40:20,433 --> 02:40:24,833
물개야말로 똑똑하고 정직한 배우죠
걔들은 '연기 기술'에 대해
2889
02:40:25,002 --> 02:40:29,244
허세는 부리지 않으니까
그저 하루하루 먹이만 먹으면 그만이지
2890
02:40:29,344 --> 02:40:30,378
이런 건달 자식
2891
02:40:30,478 --> 02:40:33,249
아버지, 어머니 내려오시는 걸
보고 싶어 그래요?
2892
02:40:35,239 --> 02:40:36,318
형은 가서 자
2893
02:40:37,273 --> 02:40:39,880
이미 충분히
입 놀렸으니까
2894
02:40:40,740 --> 02:40:41,640
알았다
2895
02:40:43,485 --> 02:40:44,885
나도 말싸움하기
싫으니까
2896
02:40:45,751 --> 02:40:46,651
피곤하군
2897
02:40:46,751 --> 02:40:49,362
왜 네 어미는 잠을 자질 않냐
피곤해 죽겠는데
2898
02:40:50,018 --> 02:40:51,517
아주 지쳐버렸어
2899
02:40:52,407 --> 02:40:54,451
전처럼
밤새우기도 힘들다
2900
02:40:54,551 --> 02:40:56,939
나도 늙었다
이젠 글렀어
2901
02:40:58,451 --> 02:41:00,234
눈을 뜰 수가 없군
2902
02:41:02,771 --> 02:41:04,494
잠을 좀 자야겠다
2903
02:41:05,394 --> 02:41:07,238
너도 눈 좀
붙이려무나
2904
02:41:08,127 --> 02:41:11,245
네 어머니도 잠이
2905
02:42:23,526 --> 02:42:24,735
'광란의 장면'
2906
02:42:26,404 --> 02:42:27,863
'오필리어 들어오다'
2907
02:42:29,059 --> 02:42:30,149
잘했다, 에드먼드
2908
02:42:30,659 --> 02:42:32,459
싸가지 없는 자식
2909
02:42:33,315 --> 02:42:34,392
감히 제 어머니에게
2910
02:42:37,504 --> 02:42:39,291
그래
난 맞아도 싸다
2911
02:42:41,004 --> 02:42:42,681
말했잖냐
아직 희망이
2912
02:42:42,781 --> 02:42:47,015
내일이라도 당장
내쫓아버릴 거다
2913
02:42:49,073 --> 02:42:49,973
아버지
2914
02:42:51,618 --> 02:42:52,518
제이미
2915
02:42:54,562 --> 02:42:57,476
아들아, 울지 마라
2916
02:43:12,048 --> 02:43:14,509
연주 실력이 바래버렸어
2917
02:43:15,526 --> 02:43:16,759
연습을
안 하다 보니
2918
02:43:16,859 --> 02:43:19,999
테레사 수녀가
얼마나 야단을 치실지
2919
02:43:20,837 --> 02:43:23,143
아버지에게 죄송하지도
않냐고 하실 거야
2920
02:43:23,243 --> 02:43:25,337
특별과외에 그렇게
돈을 쓰는데
2921
02:43:25,854 --> 02:43:27,754
정말이야
그렇게 자상하시고
2922
02:43:27,854 --> 02:43:30,175
너그럽고 날 자랑스레
여기는 아버지가 어딨다고
2923
02:43:31,187 --> 02:43:34,086
오늘부터 연습해야지
2924
02:43:37,287 --> 02:43:41,020
근데, 이 손에
무서운 일이 일어났어
2925
02:43:43,046 --> 02:43:45,368
손가락이 이렇게
뻣뻣해지니
2926
02:43:45,468 --> 02:43:47,609
관절이 다 부어서
이렇게 추하잖아
2927
02:43:48,446 --> 02:43:50,812
양호실에 가서
마사 수녀께 봐달라 해야지
2928
02:43:50,912 --> 02:43:54,323
나이가 들어 괴팍하긴 하셔도
난 그분이 좋아
2929
02:43:55,134 --> 02:43:57,690
약상자에 뭐든 낫게 할
약을 넣고 계시거든
2930
02:43:57,790 --> 02:43:59,507
뭔가를
손에 문지르시고
2931
02:43:59,607 --> 02:44:01,623
마리아께
기도하라 하시겠지
2932
02:44:02,021 --> 02:44:03,667
그럼 금방 좋아질 거야
2933
02:44:05,240 --> 02:44:06,877
가만 보자
2934
02:44:09,252 --> 02:44:10,152
내가
2935
02:44:11,088 --> 02:44:13,969
뭘 찾으러 왔는데?
2936
02:44:16,154 --> 02:44:17,381
참 큰일이야
2937
02:44:17,943 --> 02:44:19,943
어디에다 정신머리를
놔두는 건지
2938
02:44:20,043 --> 02:44:21,910
매사 꿈만 꾸다가
까먹거든
2939
02:44:22,010 --> 02:44:22,910
이리 주시오
2940
02:44:23,410 --> 02:44:24,646
옷을 이리 밟아대니
2941
02:44:25,577 --> 02:44:28,400
나중에 얼마나
안타까워하겠어
2942
02:44:29,192 --> 02:44:30,778
고마워요
참 친절하시네
2943
02:44:31,086 --> 02:44:32,946
웨딩드레스예요
이쁘죠?
2944
02:44:35,453 --> 02:44:36,867
생각났다
2945
02:44:38,996 --> 02:44:42,748
지붕 밑의 트렁크에
있더라고요
2946
02:44:43,730 --> 02:44:47,119
하지만 무엇 때문에
이걸 찾았는지
2947
02:44:47,518 --> 02:44:48,820
전 수녀가 될 거예요
2948
02:44:51,794 --> 02:44:52,694
그건
2949
02:44:54,974 --> 02:44:58,138
내가 찾기만 하면
2950
02:45:01,663 --> 02:45:03,644
근데 뭘 찾고
있었더라?
2951
02:45:07,466 --> 02:45:09,724
뭔가 잊어버린 게
있었는데
2952
02:45:09,824 --> 02:45:10,574
여보
2953
02:45:10,674 --> 02:45:11,777
소용없어요
아버지
2954
02:45:12,607 --> 02:45:17,157
큰일이야
잊어버려서
2955
02:45:18,196 --> 02:45:20,142
잊어버리면
안 되는 건데
2956
02:45:20,242 --> 02:45:21,142
어머니
2957
02:45:22,020 --> 02:45:23,981
무슨
소용이 있어
2958
02:45:24,081 --> 02:45:25,999
꼭 있어야 하는데
2959
02:45:27,331 --> 02:45:28,648
그것만 있으면
2960
02:45:29,265 --> 02:45:32,297
외롭지도 않고
두렵지도 않았어
2961
02:45:35,749 --> 02:45:37,719
영원히
못 찾을 리가 없어
2962
02:45:39,273 --> 02:45:41,181
그렇다면 차라리
죽어버릴 테야
2963
02:45:42,076 --> 02:45:44,476
더 이상 희망이
없어질 테니
2964
02:45:46,630 --> 02:45:47,530
어머니
2965
02:45:50,036 --> 02:45:51,984
여름 감기가
아니에요
2966
02:45:53,864 --> 02:45:54,987
폐결핵이에요
2967
02:45:55,914 --> 02:45:57,047
안 돼, 안 돼
2968
02:45:58,977 --> 02:46:00,764
날 잡지도 말고
2969
02:46:01,158 --> 02:46:02,911
손도 대지 마
2970
02:46:03,269 --> 02:46:05,164
이 멍청아
소용없다니까
2971
02:46:06,214 --> 02:46:08,519
난 수녀가 돼야 해
이러면 안 된다고
2972
02:46:08,874 --> 02:46:11,274
다 부질없는 짓이다
2973
02:46:12,763 --> 02:46:14,173
망할 놈의 마약
2974
02:46:15,019 --> 02:46:18,007
그래도 이렇게 깊게
취한 건 처음 보는구나
2975
02:46:19,030 --> 02:46:21,430
병을 이리 다오
2976
02:46:26,185 --> 02:46:28,340
엘리자베스 수녀님과
상의했어
2977
02:46:29,929 --> 02:46:31,607
참 자상하고
좋은 분이셨지
2978
02:46:33,273 --> 02:46:34,518
지상에 강림하신
성자였지
2979
02:46:35,229 --> 02:46:36,729
난 정말 그분을
좋아했거든
2980
02:46:37,062 --> 02:46:39,707
죄가 될지도 모르지만
어머니보다 더 좋아했어
2981
02:46:40,985 --> 02:46:43,973
그분께선 말도 하기 전에
날 이해해 주셨으니까
2982
02:46:44,073 --> 02:46:46,351
그분의 푸른 눈이
내 마음까지 보고 계셨으니
2983
02:46:47,173 --> 02:46:48,973
그분 앞에선
비밀도 감출 수 없었지
2984
02:46:49,340 --> 02:46:52,085
아마 속이려고 노력해도
속일 수 없을 거야
2985
02:46:54,102 --> 02:46:55,130
그런데
2986
02:46:56,680 --> 02:47:00,302
그분께서 이번에는
알아주시지 않더라
2987
02:47:01,269 --> 02:47:03,388
난 수녀가
되고 싶다 했지
2988
02:47:04,268 --> 02:47:07,213
그분의 말씀을 믿고
자신에게 자신 있고
2989
02:47:07,343 --> 02:47:11,224
가치 있는 사람이 되도록
마리아께 기도했다고 말씀드렸지
2990
02:47:13,036 --> 02:47:15,791
호수에 떠 있는
조그만 섬에 있는
2991
02:47:15,891 --> 02:47:18,647
루르드 성모상에서
기도드릴 때
2992
02:47:19,391 --> 02:47:21,031
환영을 보았다고
2993
02:47:21,896 --> 02:47:24,736
내가 무릎 꿇고 있던 걸
확실히 기억하는 것처럼
2994
02:47:25,844 --> 02:47:28,197
마리아께서
미소를 지으시며
2995
02:47:29,402 --> 02:47:31,208
허락하심을
확신한다고
2996
02:47:32,747 --> 02:47:36,979
하지만 수녀님은
단순한 상상은 안 되며
2997
02:47:37,079 --> 02:47:39,508
입증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어
2998
02:47:40,101 --> 02:47:41,927
그리고 그분께선
네가 자신이 있거든
2999
02:47:42,423 --> 02:47:45,201
졸업 후에
다른 애들이 하는 것처럼
3000
02:47:45,814 --> 02:47:50,669
파티에 가거나
무도회에도 가면서
3001
02:47:50,890 --> 02:47:52,980
너 자신을 시험에
들게 해보라 하셨지
3002
02:47:54,112 --> 02:47:55,012
그리고
3003
02:47:56,001 --> 02:47:58,819
1, 2년이 지나고도
네게 자신이 있거든
3004
02:47:59,445 --> 02:48:03,179
그때 다시 돌아와서
상의하자고 말씀하셨어
3005
02:48:05,834 --> 02:48:10,068
수녀님께서 그렇게
말씀하시니 정말 놀랐지
3006
02:48:11,134 --> 02:48:12,791
깜짝 놀랐다고
3007
02:48:13,820 --> 02:48:14,720
그래서
3008
02:48:15,157 --> 02:48:16,215
난 그분이
3009
02:48:16,315 --> 02:48:19,165
시킨 건
뭐든 하겠다 했지
3010
02:48:19,265 --> 02:48:21,971
하지만
시간 낭비란 걸 알았어
3011
02:48:24,223 --> 02:48:27,806
수녀님과 작별하고
3012
02:48:28,993 --> 02:48:30,517
난 혼란스러워서
3013
02:48:31,524 --> 02:48:33,136
예배당에 가서
3014
02:48:34,993 --> 02:48:37,482
마리아께
기도드렸고
3015
02:48:39,836 --> 02:48:41,570
다시 평온을
되찾았어
3016
02:48:43,827 --> 02:48:45,816
마리아님에
대한 믿음이
3017
02:48:46,682 --> 02:48:48,160
사라지지 않는 한
3018
02:48:49,704 --> 02:48:51,321
그분께선
내 기도를 들어주시며
3019
02:48:51,804 --> 02:48:53,457
나를 사랑하심을
알고 있었으니까
3020
02:48:54,715 --> 02:49:01,304
내게 재앙이 닥치지
않도록
3021
02:49:06,826 --> 02:49:10,641
졸업하는 해
겨울이었어
3022
02:49:12,104 --> 02:49:13,352
봄이 오자
3023
02:49:14,882 --> 02:49:16,437
내게 사건이 일어났지
3024
02:49:18,437 --> 02:49:20,776
그래, 기억나
3025
02:49:22,159 --> 02:49:24,825
제임스 타이론과
사랑에 빠졌고
3026
02:49:28,492 --> 02:49:29,868
꿈같이 행복했었지
3027
02:49:31,448 --> 02:49:32,412
얼마 동안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