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00:00:00,500 --> 00:00:05,500 안알랴줌 2 00:00:29,306 --> 00:00:34,672 밤으로의 긴 여로 3 00:01:39,952 --> 00:01:42,152 안개가 가셔서 다행이에요 4 00:01:43,707 --> 00:01:44,607 정말 5 00:01:44,853 --> 00:01:45,996 오늘 아침은 6 00:01:46,253 --> 00:01:48,285 영 피곤해서 7 00:01:48,729 --> 00:01:50,500 잠을 잘못 자서요 8 00:01:50,600 --> 00:01:53,090 밤새 뱃고동 소리가 울려대니 9 00:01:53,190 --> 00:01:56,022 그래, 꼭 뒷마당에서 고래가 앓는 줄 알았어 10 00:01:56,122 --> 00:01:57,508 잠을 잘 수가 있어야지 11 00:01:57,689 --> 00:02:01,922 얼씨구? 당신은 피곤하면 이상한 버릇이 있어 12 00:02:02,200 --> 00:02:05,367 어찌나 그리 코를 골던지 뭐가 뱃고동 소리인지 모르겠던걸 13 00:02:06,213 --> 00:02:07,844 고동 10개가 불어대도 모르실 거야 14 00:02:07,944 --> 00:02:10,535 당신은 신경이란 게 없으니까 전에도 없었지만 15 00:02:10,635 --> 00:02:13,168 무슨 소리, 내가 그리 코를 곤다 그래 16 00:02:13,469 --> 00:02:16,803 과장은 무슨, 당신도 언제 한번 들어봐야 해요 17 00:02:18,061 --> 00:02:19,246 무슨 얘기를 하기에 저리 웃는지 18 00:02:19,346 --> 00:02:20,807 필시 내 얘기겠지 19 00:02:20,907 --> 00:02:22,891 이 늙은이를 괴롭혀대니 20 00:02:23,268 --> 00:02:26,102 그래요, 식구들이 21 00:02:26,202 --> 00:02:28,068 당신을 괴롭히니 괴롭기도 하겠어 22 00:02:28,863 --> 00:02:29,846 신경 쓰지 마요 23 00:02:30,764 --> 00:02:34,397 농담이 뭐건 상관없잖아요? 에드먼드가 웃는 게 안심인걸 24 00:02:34,900 --> 00:02:37,297 요새 입이 삐쭉 나와 있었는데 25 00:02:37,965 --> 00:02:39,808 분명히 제이미가 웃고 있는 거지 26 00:02:39,908 --> 00:02:42,519 그놈은 누구든 비웃지 못해서 안달이라고 27 00:02:42,620 --> 00:02:45,252 제이미를 너무 나무라지 마요 28 00:02:45,352 --> 00:02:47,664 결국 잘될 거예요 두고 보라지 29 00:02:47,764 --> 00:02:50,337 시작이 반이라고 이제 곧 34살인걸 30 00:02:51,041 --> 00:02:52,047 정말 31 00:02:52,468 --> 00:02:56,340 하루종일 있을 셈인가 제이미, 에드먼드 32 00:02:56,440 --> 00:02:57,351 이리로 나와라 캐슬린도 33 00:02:57,451 --> 00:02:59,305 탁자를 치워야 할 거 아니냐 34 00:02:59,405 --> 00:03:01,840 당신은 걔가 뭐라건 감싸주기만 하는구려 35 00:03:03,171 --> 00:03:06,372 네 아버지 코 고는 걸로 놀리고 있었단다 36 00:03:06,685 --> 00:03:09,540 나머진 애들에게 맡겨야지 얘들도 들었을 테니 37 00:03:09,640 --> 00:03:11,640 제이미는 아니겠지만 네 코 고는 소리도 38 00:03:11,740 --> 00:03:13,918 네 아버지만큼이나 어지간하더구나 39 00:03:14,385 --> 00:03:16,810 베개에 머리만 갖다 대면 바로 잠에 빠져버리니 40 00:03:16,951 --> 00:03:19,107 10개의 고동이 울려도 잠이 안 깰 거야 41 00:03:21,675 --> 00:03:23,141 뭘 그리 쳐다보니 제이미? 42 00:03:23,702 --> 00:03:26,130 머리가 내려왔어? 아니면 43 00:03:27,277 --> 00:03:29,019 요즘은 머리 손질도 힘들어 44 00:03:29,119 --> 00:03:30,913 눈도 침침해지고 45 00:03:31,013 --> 00:03:32,552 안경은 어딨는지도 모르겠고 46 00:03:32,652 --> 00:03:33,478 아뇨, 머리 괜찮으신데요, 뭘 47 00:03:33,578 --> 00:03:35,173 요즘 어머니 안색이 괜찮아 보여서 48 00:03:35,478 --> 00:03:37,589 너 말 잘했다 요새 뚱뚱해지고 49 00:03:37,689 --> 00:03:40,034 활기차게 변해서 어디로 튈지 모르겠다니까 50 00:03:40,134 --> 00:03:41,980 정말 그래요, 어머니 51 00:03:42,200 --> 00:03:44,067 아버지 코 고는 건 정말이에요 52 00:03:44,167 --> 00:03:45,022 집이 떠나가는 줄 알았네 53 00:03:45,122 --> 00:03:49,081 셰익스피어 '오델로' 2막 1장 '나도 들었다, 무어 장군이다 나팔 소리만 들어도 알지' 54 00:03:49,601 --> 00:03:52,384 내 코 고는 소리를 듣고 경마장 배당표 대신에 55 00:03:52,484 --> 00:03:55,690 셰익스피어가 생각난다면 앞으로도 코를 골아주지 56 00:03:55,790 --> 00:03:56,684 여보 뭘 그리 성을 내셔 57 00:03:56,784 --> 00:03:57,957 그래요, 아버지 58 00:03:58,057 --> 00:04:00,435 아침 잘 드시고 왜 그러세요 59 00:04:00,535 --> 00:04:02,979 아버지께서 네 흠 가지고 뭐라 하시던? 60 00:04:03,301 --> 00:04:05,368 언제나 네 형 편만 드는구나 61 00:04:05,468 --> 00:04:07,046 - 네가 10살은 더 먹은 것 같아 - 그만들 둬요 62 00:04:07,146 --> 00:04:09,668 그래, 뭐든 잊어버리고 부딪힐 생각은 하지도 않는구나 63 00:04:09,768 --> 00:04:11,777 아무 야망도 없이 살아가는 인생에는 참 편리한 철학이지 64 00:04:11,877 --> 00:04:13,477 여보, 조용히 해요 65 00:04:13,577 --> 00:04:15,866 무엇 때문에 그리들 킥킥댔는지 66 00:04:15,966 --> 00:04:17,532 우리에게도 한번 들려주렴 67 00:04:17,633 --> 00:04:19,521 그래 한번 얘기해봐라 68 00:04:19,776 --> 00:04:20,644 아버지도 기억하시죠? 69 00:04:20,744 --> 00:04:24,025 하커 씨 땅에 얼음 연못이 있고 바로 옆에 70 00:04:24,444 --> 00:04:26,349 쇼네시 씨가 돼지를 키우는 농장이 있다는 거 71 00:04:27,199 --> 00:04:29,243 그런데 울타리가 부서진 모양인데 72 00:04:29,343 --> 00:04:31,755 돼지들이 거기 연못에서 목욕했나 봐요 73 00:04:31,855 --> 00:04:33,810 아이고, 저런 74 00:04:33,958 --> 00:04:37,617 불쌍한 돼지들이 감기에 걸렸다 75 00:04:37,717 --> 00:04:41,295 폐렴에 걸려 죽어간다 돼지 중에 독극물을 마셔서 76 00:04:41,395 --> 00:04:43,640 콜레라로 죽어간다 해서 쇼네시 씨가 고래고래 소리를 치면서 77 00:04:43,989 --> 00:04:47,190 하커 씨에게 변호사를 선임해서 손해배상을 청구하겠다고 했대요 78 00:04:47,290 --> 00:04:51,462 그리고 이렇게 얘기했다네요 나는 우리 농장에 감자 벌레, 진드기 79 00:04:51,562 --> 00:04:54,717 옻나무, 뱀, 스컹크가 있는 건 참을 수 있지만 80 00:04:54,817 --> 00:04:57,429 나도 참는 데도 한계가 있는 사람인지라 81 00:04:57,529 --> 00:05:00,995 스탠다드 오일 회사의 무단침입은 도저히 참을 수 없다 82 00:05:01,095 --> 00:05:04,729 그러니까 하커 씨가 여기서 조용히 꺼져주지 않으면 83 00:05:04,829 --> 00:05:07,891 개를 풀어버리겠다고 했더니 하커 씨가 도망갔다네요 84 00:05:08,368 --> 00:05:11,329 어휴 입이 걸기도 하지 85 00:05:11,429 --> 00:05:14,534 그 악당 녀석 당해낼 재간이 없어 86 00:05:15,206 --> 00:05:18,317 이런 못돼먹은 놈 그럼 거기서 내가 뭐가 되냐? 87 00:05:18,417 --> 00:05:20,129 내가 불같이 화를 낼 거라고 그랬겠지? 88 00:05:20,229 --> 00:05:22,956 아일랜드의 위대한 승리라고 자평하실 거라 했죠 89 00:05:23,056 --> 00:05:25,534 - 좋아하시면서 왜 그러세요? - 내가 언제 그러더냐? 90 00:05:25,634 --> 00:05:28,411 좋아하는구만, 뭘 자기기만은 하지 마요 91 00:05:28,890 --> 00:05:31,001 뭐가 웃기다는 거야? 하나도 재미없어 92 00:05:31,101 --> 00:05:33,881 아들이란 게 아비를 재판에 끌어넣으려는 나쁜 놈 편이나 들고 93 00:05:33,981 --> 00:05:35,802 여보, 성질 좀 그만 부려요 94 00:05:35,902 --> 00:05:38,049 그래, 넌 쇼네시를 부추기지 못해서 95 00:05:38,149 --> 00:05:39,937 속으로 아쉽다 생각하겠지 96 00:05:40,037 --> 00:05:42,148 너야 쥐뿔도 없어도 그런데 재능은 대단하니까 97 00:05:42,248 --> 00:05:44,748 제이미를 왜 나무라고 그래요 98 00:05:44,848 --> 00:05:46,582 아버지, 정말 그런 소리 하시려면 99 00:05:46,682 --> 00:05:48,658 저는 빠지렵니다 100 00:05:51,104 --> 00:05:53,570 아버지는 그런 생각 하시면서 기분도 안 나쁘세요? 101 00:05:58,988 --> 00:06:00,644 에드먼드에게 너무 마음 쓰지 마요 102 00:06:02,899 --> 00:06:04,727 몸이 안 좋잖아요 103 00:06:04,827 --> 00:06:07,310 여름 감기 걸리면 다 짜증 나지 104 00:06:07,410 --> 00:06:09,188 그냥 감기가 아닐걸요 105 00:06:10,288 --> 00:06:11,733 저 애는 심하죠 106 00:06:12,610 --> 00:06:16,077 무슨 소리를 하는 거니? 그냥 감기일 뿐이야 107 00:06:16,177 --> 00:06:17,577 넌 상상력이 너무 지나쳐 108 00:06:17,677 --> 00:06:20,254 제이미 얘기는 다른 게 겹쳐서 109 00:06:20,354 --> 00:06:21,682 감기가 더 악화됐다는 거요 110 00:06:21,782 --> 00:06:23,013 그래요 제 말이 그 말입니다 111 00:06:23,113 --> 00:06:25,692 하디 선생도 제이미가 열대 지방에 있을 때 112 00:06:25,792 --> 00:06:27,447 얻은 열병인 것 같다고 하지 않았소? 113 00:06:27,547 --> 00:06:28,725 하디요? 114 00:06:29,592 --> 00:06:32,870 난 그 자가 성경을 궤짝째 쌓아놓고 맹세해도 안 믿어요 115 00:06:33,181 --> 00:06:34,592 난 의사가 하는 짓을 다 알죠 116 00:06:35,075 --> 00:06:35,959 다들 똑같아서 117 00:06:36,059 --> 00:06:38,773 그저 환자만 부를 수 있으면 아무것도 신경 쓰지 않아 118 00:06:40,617 --> 00:06:41,517 왜 그래요? 119 00:06:42,017 --> 00:06:43,284 뭘 그리 쳐다보지? 120 00:06:43,840 --> 00:06:46,615 머리가 내려왔어요? 아니면 121 00:06:46,854 --> 00:06:48,784 머리는 괜찮소 122 00:06:49,406 --> 00:06:52,306 뚱뚱해지고, 건강해지니 점점 허영만 느는구려 123 00:06:52,406 --> 00:06:55,406 거울 앞에서 치장한다고 반나절은 앉아있겠네 124 00:06:57,084 --> 00:06:59,923 눈이 침침해져서요 125 00:07:00,023 --> 00:07:01,828 안경을 새로 맞춰야지 싶어요 126 00:07:01,928 --> 00:07:03,340 당신 눈이야 아름다운걸 127 00:07:04,022 --> 00:07:06,450 당신도 알면서 128 00:07:06,550 --> 00:07:08,667 여보 주책 떨지 말아요 129 00:07:08,767 --> 00:07:10,839 제이미 앞에서 130 00:07:10,939 --> 00:07:12,611 얘도 다 알아 131 00:07:12,711 --> 00:07:14,756 당신 눈이며 머리가 어떠니 하는 거 132 00:07:14,856 --> 00:07:16,478 다 칭찬하고 싶어 그러는 거야, 안 그러냐? 133 00:07:16,578 --> 00:07:18,617 그래요, 너무 그러지 마세요 134 00:07:18,717 --> 00:07:20,826 한편이 돼서 왜들 이래 135 00:07:21,426 --> 00:07:23,633 그래도, 정말이지 136 00:07:23,733 --> 00:07:26,662 내 머리가 이쁘긴 했어요, 그렇죠? 137 00:07:26,762 --> 00:07:28,531 세계 제일이었소 138 00:07:30,384 --> 00:07:33,262 아주 보기 드물 정도로 불그스레한 밤색이었어 139 00:07:33,362 --> 00:07:35,929 길어서 무릎 아래까지 내려왔으니까 140 00:07:36,462 --> 00:07:38,728 너도 기억할 거다 제이미 141 00:07:38,984 --> 00:07:42,862 에드먼드를 낳고 나서는 머리가 희끗희끗해지는구나 142 00:07:42,962 --> 00:07:44,547 그게 더 이뻐 보여 143 00:07:46,732 --> 00:07:48,689 아버지 말씀 좀 들어봐라, 제이미 144 00:07:48,789 --> 00:07:51,128 결혼한 지 35년이나 됐는데 145 00:07:51,228 --> 00:07:53,181 썩 훌륭한 배우셔 그렇지? 146 00:07:54,024 --> 00:07:55,885 여보 왜 그러는 거죠? 147 00:07:55,985 --> 00:07:57,202 코 곤다고 놀렸더니 148 00:07:57,302 --> 00:08:00,105 그 원수를 은혜로 갚는 건가요? 149 00:08:00,557 --> 00:08:01,813 그럼, 아까 한 말은 취소하죠 150 00:08:01,913 --> 00:08:04,591 내가 들은 건 '고동' 소리인가 봐 151 00:08:07,502 --> 00:08:08,402 그럼 152 00:08:09,324 --> 00:08:12,122 칭찬 듣고 있을 시간이 없네 153 00:08:12,357 --> 00:08:15,538 저녁은 뭘 할지, 장은 뭐 볼지 고민 좀 해봐야겠어 154 00:08:16,079 --> 00:08:19,357 브리짓은 게으르고 음흉해서 155 00:08:19,457 --> 00:08:24,876 자기 친척 얘기만 시작하면 정말 혼낼 수도 없고 156 00:08:25,113 --> 00:08:27,702 꾹 참고 듣는 수밖에요 157 00:08:28,378 --> 00:08:31,979 에드먼드 데리고 일 시키지 말아요 158 00:08:32,414 --> 00:08:35,282 걔가 몸이 허약해서 그런 게 아니라 159 00:08:35,479 --> 00:08:37,246 땀 흘리면 감기에 더 안 좋을 테니까 160 00:08:42,249 --> 00:08:45,022 이 멍청한 자식아 그렇게 생각이 없냐? 161 00:08:45,122 --> 00:08:46,749 네 어머니 앞에서 162 00:08:46,849 --> 00:08:49,594 에드먼드 얘기는 피하는 게 좋다는 거 몰라? 163 00:08:49,694 --> 00:08:51,449 그래요 말씀이 맞아요 164 00:08:51,855 --> 00:08:55,105 하지만 어머니가 자기 기만하게 두는 것도 잘못이죠 165 00:08:55,387 --> 00:08:57,527 사실과 마주하면 충격만 더 심해지실걸 166 00:08:58,188 --> 00:09:00,149 여하튼, 어머니가 은근슬쩍 167 00:09:00,249 --> 00:09:03,160 여름 감기로 퉁치는 건 아버지도 아시잖아요? 168 00:09:03,789 --> 00:09:05,027 어머니가 더 잘 아실걸요 169 00:09:05,138 --> 00:09:07,033 알아? 아무도 모른다 170 00:09:07,133 --> 00:09:08,083 전 알죠 171 00:09:10,605 --> 00:09:13,794 에드먼드가 하디 선생 보러 갈 때 저도 같이 따라갔죠 172 00:09:13,894 --> 00:09:17,891 말라리아 얘기를 또 하던데 제가 볼 땐 다 핑계예요 173 00:09:19,158 --> 00:09:20,772 의사가 모를 리가 있나요 174 00:09:22,159 --> 00:09:23,905 아버지도 잘 아실 텐데요 175 00:09:24,230 --> 00:09:26,652 어제 시내에 나갔을 때 그 양반 만나셨죠? 176 00:09:26,752 --> 00:09:28,427 확실한 얘기는 아직 없더라 177 00:09:29,291 --> 00:09:32,090 에드먼드가 가기 전에 내게 전화해줄 거야 178 00:09:36,325 --> 00:09:38,868 폐결핵이라고 안 해요? 179 00:09:40,857 --> 00:09:42,523 그럴지도 모른다더라 180 00:09:43,626 --> 00:09:45,180 불쌍한 녀석 181 00:09:46,791 --> 00:09:47,701 젠장 182 00:09:52,529 --> 00:09:54,682 처음 아프다고 했을 때 183 00:09:54,782 --> 00:09:56,865 좋은 의사에게 보냈으면 이런 일이 없잖습니까 184 00:09:56,965 --> 00:09:59,465 하디가 뭐 어때서? 여기 사람들은 다 단골인걸 185 00:09:59,565 --> 00:10:01,121 1달러밖에 안 받으니까요 186 00:10:01,221 --> 00:10:03,731 그러니까 좋은 의사라고 생각하시지 187 00:10:03,831 --> 00:10:08,543 부유한 사람들 등쳐먹는 의사에게 돈 줄 여유도 없다는 거면 188 00:10:08,643 --> 00:10:11,632 여유가 없다니요? 여기서 아버지만큼 부유한 지주가 어딨다고? 189 00:10:11,732 --> 00:10:12,934 그게 부자라는 소리는 아니지 190 00:10:13,034 --> 00:10:15,755 에드먼드가 하찮은 땅이었다면 191 00:10:15,855 --> 00:10:17,834 - 돈을 무진장 쓰셨을걸 - 헛소리 마 192 00:10:17,934 --> 00:10:20,221 그리고 하디 선생을 비웃는 것도 헛소리야 193 00:10:21,047 --> 00:10:24,392 따지려는 나만 멍청하죠 아버지 천성이 변할 리가 있겠어 194 00:10:24,492 --> 00:10:27,481 넌 안 되겠지, 네 교훈은 이미 질리게 들었다 195 00:10:27,581 --> 00:10:29,603 네가 바뀔 줄 알았는데 다 부질없는 짓이구나 196 00:10:30,114 --> 00:10:32,214 감히 아비에게 여유 운운해? 네가 돈의 가치에 대해 197 00:10:32,314 --> 00:10:35,755 뭘 안다고 그딴 소리를 하냐? 넌 앞으로도 모를 거야 198 00:10:35,992 --> 00:10:38,392 연극 시즌만 끝나면 개털인 자식이 199 00:10:38,492 --> 00:10:42,125 그저 매주 받는 봉급을 주색잡기에 퍼부으면서 200 00:10:42,225 --> 00:10:44,247 제 봉급이요? 하 201 00:10:44,347 --> 00:10:47,613 분에 넘치게 받으면서 나 아니었으면 어림도 없는 돈이다 202 00:10:47,713 --> 00:10:50,747 내 아들이 아니었으면 누가 네게 역을 맡기겠냐? 203 00:10:50,847 --> 00:10:55,114 네 평판 때문에 나도 망신만 당하니 내가 너 때문에 자존심도 굽히고 204 00:10:55,214 --> 00:10:58,500 굽신대잖아, 개과천선했다고 거짓인 거 뻔히 알면서 205 00:10:58,600 --> 00:11:00,430 내가 언제 배우가 되겠대요? 206 00:11:00,825 --> 00:11:02,820 억지로 시키셔놓고는 207 00:11:02,920 --> 00:11:05,481 거짓말하지 마라, 내게 일자리 얻어달라고 시켰잖아 208 00:11:05,581 --> 00:11:07,936 난 연극판 아니면 쓸모도 없어 209 00:11:08,381 --> 00:11:09,520 억지로 시켜? 210 00:11:09,620 --> 00:11:13,033 바에서 한량 짓하면서 놀고먹기 바쁜 주제에 211 00:11:13,264 --> 00:11:15,919 그렇게 돈을 들여 공부시켜놨더니 212 00:11:16,019 --> 00:11:19,963 학교 옮기는 족족 개망신 당하면서 잘리기나 하고 213 00:11:20,063 --> 00:11:22,564 어휴, 옛이야기 좀 하지 마세요 214 00:11:23,097 --> 00:11:27,230 매일 여름만 되면 집에 와 살면서 뭐가 옛이야기냐? 215 00:11:27,330 --> 00:11:31,093 제가 일하면서 그만큼 챙겨가는데 뭘 그러세요? 216 00:11:31,875 --> 00:11:34,041 일꾼 하나 둔 셈 쳐요 217 00:11:34,141 --> 00:11:37,052 가치가 아주 똥값이구나 218 00:11:37,341 --> 00:11:40,450 네가 조금이나마 감사의 마음만 있다면 이 아비가 네게 뭐라 하겠냐 219 00:11:40,942 --> 00:11:46,491 네가 하는 감사라곤 이 애비를 지독한 노랭이라 비웃고 220 00:11:46,591 --> 00:11:49,813 애비 직업을 비웃고 너 이외의 모든 걸 경멸하는 거지 221 00:11:51,645 --> 00:11:52,668 그렇지 않아요 222 00:11:52,957 --> 00:11:55,546 속으로 자신을 얼마나 다그치는데요 223 00:11:56,381 --> 00:12:00,868 셰익스피어 '리어왕' '배은망덕한 이여 그대는 악독한 잡초이리니' 224 00:12:05,571 --> 00:12:07,560 그러실 줄 알았습니다 225 00:12:08,949 --> 00:12:11,898 몇천 번은 들었지 226 00:12:13,514 --> 00:12:14,693 그래요, 아버지 227 00:12:15,171 --> 00:12:16,226 제가 놈팽이죠 228 00:12:17,027 --> 00:12:19,904 넌 아직 젊어 229 00:12:20,448 --> 00:12:23,971 좋은 배우가 될 수 있는 자질도 있다 기회가 있어, 내 아들이니까 230 00:12:24,071 --> 00:12:28,623 그만 하세요, 그 얘기는 관심 없으니 아버지도 그러시면서 231 00:12:30,414 --> 00:12:32,453 어쩌다 이런 얘기를 했지 232 00:12:35,559 --> 00:12:37,142 하디 선생 233 00:12:38,531 --> 00:12:40,567 에드먼드 건으로 언제 전화한답니까? 234 00:12:40,959 --> 00:12:42,732 점심쯤 한댔어 235 00:12:44,233 --> 00:12:46,403 에드먼드 얘기를 안 하는 게 236 00:12:46,503 --> 00:12:47,931 네 양심의 가책을 덜 받을 거다 237 00:12:48,031 --> 00:12:49,781 네 책임이 크니까 238 00:12:49,881 --> 00:12:52,414 무슨 소리예요 말도 안 되는 소리를 239 00:12:52,514 --> 00:12:53,592 사실 아니냐 240 00:12:59,136 --> 00:13:01,190 그 애는 그동안 널 영웅으로 삼아왔다 241 00:13:02,137 --> 00:13:04,379 네가 언제 못된 말 아니면 언제 충고나 제대로 해줬냐? 242 00:13:04,479 --> 00:13:05,390 언제 들어본 일이 있어야지 243 00:13:05,946 --> 00:13:10,034 네가 속세의 진리랍시고 그 애에게 쑤셔 넣으니 조숙해지기나 하고 244 00:13:10,134 --> 00:13:14,834 그 애 나이로는 네 인생의 실패가 네 마음을 타락시킨 걸 이해하기 어려웠지 245 00:13:15,178 --> 00:13:19,457 넌 그저 남자란 악당이라 영혼을 팔고 246 00:13:19,557 --> 00:13:21,940 창녀가 아닌 여자는 그저 멍청하다고 믿고 싶었을 테니까 247 00:13:22,040 --> 00:13:24,942 좋아요, 좋아, 제가 여러 진리를 알려주곤 했죠 248 00:13:25,297 --> 00:13:28,940 하지만 그것도 그 녀석이 먼저 시작한 거고 249 00:13:29,040 --> 00:13:31,651 제가 형이라고 충고해줘도 웃고 넘기기 일쑤였어요 250 00:13:32,184 --> 00:13:35,262 그냥 걔와 친구가 돼서 서로에게 솔직해지면 251 00:13:35,362 --> 00:13:37,400 그 아이도 제가 한 실수를 보면서 뭔가 배우지 않을까 싶었는데 252 00:13:38,445 --> 00:13:40,973 아버지도 선한 사람은 못돼도 선한 척은 하실 수 있잖아요? 253 00:13:44,346 --> 00:13:47,035 너무 모함하지 마세요 254 00:13:48,547 --> 00:13:52,303 제게 저 아이가 어떤 의미인지 아시면서 그러세요 255 00:13:53,180 --> 00:13:56,874 우리 사이가 다른 형제들보다 친한 것도 아시면서 256 00:13:57,449 --> 00:13:59,447 다 잘되라고 그랬다는 거 안다 257 00:13:59,636 --> 00:14:01,592 내가 언제 그 애를 망쳤다고 그랬더냐 258 00:14:01,692 --> 00:14:03,569 그리고 말도 안 되죠 259 00:14:03,669 --> 00:14:07,686 에드먼드에게 나쁜 영향을 줄 사람이 있겠습니까? 260 00:14:07,992 --> 00:14:11,703 제가 헛짓거리했다고 해서 261 00:14:11,803 --> 00:14:15,529 그 애가 선원이 돼서 싸돌아다닌 게 정당화되진 않아요 262 00:14:15,629 --> 00:14:16,579 됐고요 263 00:14:16,984 --> 00:14:19,251 저는 브로드웨이에 욕실이 딸린 방 하나 잡고 264 00:14:19,351 --> 00:14:21,106 바에 가서 버번이나 먹으며 놀랍니다 265 00:14:21,462 --> 00:14:23,390 그놈의 브로드웨이 266 00:14:23,490 --> 00:14:25,390 그래서 네가 그 모양이지 267 00:14:25,773 --> 00:14:28,295 에드먼드는 거지꼴이 되어도 내게 징징대지 않고 268 00:14:28,395 --> 00:14:30,595 그놈은 자기 힘으로 해낼 배짱이라도 있다 269 00:14:30,695 --> 00:14:33,318 매사 거지꼴이 돼서 돌아왔죠 270 00:14:33,418 --> 00:14:36,018 집을 나가서 한 게 뭔가요? 그 애 꼬라지를 보세요 271 00:14:39,937 --> 00:14:43,182 어휴, 쓸데없는 소리를 했네요 본의가 아닙니다 272 00:14:43,937 --> 00:14:47,882 신문사에서 일만 잘하고 있다 너도 신문일 하고 싶다고 273 00:14:47,982 --> 00:14:50,404 매사 노래를 불러놓고 어째 시작하려고 하는 꼴을 못 봤어 274 00:14:50,504 --> 00:14:54,018 정말 아버지 제 얘기는 또 왜 해요? 275 00:14:54,474 --> 00:14:57,804 운도 없지, 에드먼드가 이럴 때 아프다니 276 00:14:57,904 --> 00:14:59,732 설상가상이란 말이 딱이야 277 00:15:00,304 --> 00:15:01,471 네 어머니도 그렇고 278 00:15:02,060 --> 00:15:04,220 근심 없이 마음 편히 해야 할 사람인데 279 00:15:04,320 --> 00:15:06,887 이런 일로 마음이 뒤숭숭해지면 어쩌냐 280 00:15:07,234 --> 00:15:09,137 네 어머니가 집에 오고 281 00:15:09,237 --> 00:15:11,132 두 달간은 얼마나 건강했냐? 282 00:15:11,887 --> 00:15:13,354 내게도 천국이었다 283 00:15:13,801 --> 00:15:15,932 집이 진짜 집다웠다 할까 284 00:15:16,932 --> 00:15:18,282 네가 모를 리 없겠다만 285 00:15:18,382 --> 00:15:19,919 그럼요 잘 알고 있죠 286 00:15:20,076 --> 00:15:23,454 그래, 네 어머니도 그 전과 달랐어 287 00:15:23,831 --> 00:15:26,796 신경질도 잘 다스리고 에드먼드 아프기 전까진 그랬지 288 00:15:26,896 --> 00:15:30,030 요즘은 긴장도 어지간히 하고 겁도 많이 집어먹은 것 같다 289 00:15:30,840 --> 00:15:33,208 네 어머니에게 진실을 얘기하고 싶진 않다만 290 00:15:33,308 --> 00:15:35,341 에드먼드가 요양원에 가게 되면 말하지 않을 수도 없지 291 00:15:35,819 --> 00:15:38,593 네 외조부가 폐결핵으로 돌아가셔서 더 좋지 않을 텐데 292 00:15:38,693 --> 00:15:41,152 어머니가 외조부를 좀 좋아했냐 절대 잊어버리지 않았을 거다 293 00:15:41,942 --> 00:15:43,641 네 어머니도 힘들 거다 294 00:15:44,230 --> 00:15:47,019 하지만 네 어머니도 할 수 있어 의지력이 있으니까 295 00:15:47,930 --> 00:15:49,513 우리가 돕자꾸나 296 00:15:49,613 --> 00:15:51,241 최선을 다해서 297 00:15:51,945 --> 00:15:53,119 물론이죠, 아버지 298 00:15:55,196 --> 00:15:58,897 신경질적인 거 빼면 오늘은 꽤 괜찮아 보이시던데 299 00:15:58,997 --> 00:16:01,952 그래, 농담도 하고 장난도 곧잘 쳤으니 300 00:16:03,563 --> 00:16:05,313 '보인다'는 게 무슨 말이냐? 301 00:16:05,963 --> 00:16:08,996 이상이 없는 게 나쁘다는 거냐? 무슨 말이 그래? 302 00:16:09,096 --> 00:16:11,463 괜히 성내지 마세요 303 00:16:12,814 --> 00:16:13,931 아버지 304 00:16:14,514 --> 00:16:16,281 말씀드릴 게 있어요 305 00:16:16,381 --> 00:16:17,643 솔직하게 말할 테니 우리끼리 싸우지 말죠 306 00:16:18,014 --> 00:16:21,314 그래, 얘기해봐라 307 00:16:21,414 --> 00:16:23,941 얘기할 게 있나요 제 잘못인걸 308 00:16:29,303 --> 00:16:30,203 그냥 309 00:16:30,647 --> 00:16:31,741 지난밤 일인데 310 00:16:33,025 --> 00:16:34,614 아버지도 잘 아시겠지만 311 00:16:35,455 --> 00:16:36,913 제가 과거를 못 잊죠 312 00:16:37,820 --> 00:16:40,521 의심을 떨쳐버릴 수가 없어요 313 00:16:40,925 --> 00:16:42,076 괴로운 일이죠 314 00:16:42,770 --> 00:16:44,487 어머니에게도 힘든 일일 테고 315 00:16:45,192 --> 00:16:47,114 우리가 어머니 감시하는 거 어머니도 아시잖아요 316 00:16:47,214 --> 00:16:48,114 나도 안다 317 00:16:49,647 --> 00:16:50,635 근데 그게 뭐? 318 00:16:51,458 --> 00:16:52,724 얘기해 보라니까? 319 00:16:53,658 --> 00:16:56,314 새벽 3시쯤인가요 잠이 깼는데 320 00:16:56,577 --> 00:16:59,455 어머니가 빈방에서 배회하고 있더라고요 321 00:17:00,744 --> 00:17:02,771 그러더니 욕실로 가시는데 322 00:17:02,871 --> 00:17:04,633 그때 저는 자는 척을 했죠 323 00:17:04,733 --> 00:17:09,177 어머니가 제 방 밖에 서서 제가 자는가를 보려고 계시더군요 324 00:17:09,277 --> 00:17:11,521 그게 뭐? 325 00:17:11,621 --> 00:17:15,755 고동 소리 때문에 잠을 설쳤다더라 그리고 에드먼드가 병이 난 이후로는 326 00:17:15,855 --> 00:17:21,222 매일 밤, 그 애 방에 왔다 갔다 하잖니 327 00:17:21,322 --> 00:17:24,244 맞아요, 그 애 방 밖에서 귀를 기울이고 계셨죠 328 00:17:26,756 --> 00:17:29,578 하지만 제가 무서웠던 건 혼자 빈방에 계셨던 것 때문이에요 329 00:17:31,857 --> 00:17:35,690 아버지, 생각을 안 하려야 안 할 수가 있겠습니까? 330 00:17:35,790 --> 00:17:37,844 어머니가 혼자 주무신다면 331 00:17:38,250 --> 00:17:39,733 그건 일종의 징조가 332 00:17:39,833 --> 00:17:42,089 이번엔 아냐 정말이다 333 00:17:42,189 --> 00:17:45,322 내 코 고는 소리를 피하려면 어디로 가야겠냐? 334 00:17:46,036 --> 00:17:48,795 너는 어쩌면 매사 모든 것에 대해 335 00:17:48,907 --> 00:17:51,025 가장 최악의 이유만 찾아대는 거냐? 336 00:17:51,125 --> 00:17:52,342 말씀이 심하시네요 337 00:17:52,442 --> 00:17:54,052 제가 잘못했다 하잖아요 338 00:17:54,403 --> 00:17:56,214 저도 아버지만큼이나 기쁘다고 안 해요? 339 00:17:56,314 --> 00:17:58,648 그래, 물론 그렇겠지 340 00:18:01,339 --> 00:18:04,980 네 어머니가 에드먼드를 걱정하는 건 피할 수 없는 저주일지도 모르겠다 341 00:18:06,081 --> 00:18:09,481 그 애를 낳고 나서 오래 아프더니만 처음으로 342 00:18:09,581 --> 00:18:11,475 그것과는 아무 관계도 없어요 343 00:18:11,575 --> 00:18:12,620 네 어미를 나무라는 게 아니야 344 00:18:12,720 --> 00:18:14,831 그럼, 누구를 나무라는 겁니까? 에드먼드요? 345 00:18:14,931 --> 00:18:16,770 말도 안 되는 누구를 나무라다니? 346 00:18:16,870 --> 00:18:18,264 당연히 그 돌팔이 의사놈이죠 347 00:18:18,364 --> 00:18:21,520 어머니 하시는 말이 그 인간도 하디만큼이나 돌팔이라더군요 348 00:18:21,620 --> 00:18:23,897 왜 일류 의사를 부르지 않으시고는? 349 00:18:23,997 --> 00:18:25,008 헛소리 350 00:18:25,208 --> 00:18:28,220 그럼 내 책임이냐? 그렇게 몰고 가려는구나 351 00:18:28,320 --> 00:18:30,509 아주 못돼 쳐먹었어 352 00:18:32,109 --> 00:18:33,970 뭘로 그렇게 입씨름해요 353 00:18:34,070 --> 00:18:35,275 매일 하던 얘기죠 354 00:18:35,375 --> 00:18:37,538 의사가 어떻고 하는 말을 들었는데 355 00:18:37,638 --> 00:18:40,311 네 아버지가 널 못됐다고 하시고 356 00:18:40,411 --> 00:18:43,183 그거요? 그거는 하디 선생이 357 00:18:43,283 --> 00:18:45,561 일류는 못 된다고 한 거죠 358 00:18:47,583 --> 00:18:48,638 그래, 그래 359 00:18:48,738 --> 00:18:50,138 내 생각도 그래 360 00:18:51,756 --> 00:18:52,705 브리짓도 참 361 00:18:53,683 --> 00:18:55,683 세인트루이스 경찰에 있는 362 00:18:55,783 --> 00:18:59,583 자기 사촌 얘기를 시작만 하면 그 애에게서 벗어날 수가 없어 363 00:18:59,683 --> 00:19:02,627 아, 울타리 다듬으러 간다면서 안 나가고 뭐 해요? 364 00:19:03,790 --> 00:19:05,144 내 말은 365 00:19:05,749 --> 00:19:07,160 안개가 끼기 전에 366 00:19:07,260 --> 00:19:09,771 해 있을 때 하라고요 367 00:19:11,127 --> 00:19:13,205 안개가 또 낄 거야 368 00:19:13,863 --> 00:19:16,408 손에 있는 류머티즘이 기가 막히게 맞추거든요 369 00:19:16,771 --> 00:19:19,308 당신보다 훨씬 잘 맞추죠 370 00:19:22,687 --> 00:19:23,826 어휴, 흉측해라 371 00:19:24,487 --> 00:19:26,530 누가 이 손이 이쁠 때도 있었냐고 생각하겠어 372 00:19:26,630 --> 00:19:28,863 여보, 바보 같은 생각은 하지 말아 373 00:19:28,963 --> 00:19:31,320 세상에서 가장 예쁜 손이야 374 00:19:32,751 --> 00:19:33,651 가자, 제이미 375 00:19:33,907 --> 00:19:35,785 일을 시작하는 길은 시작하는 데 있다 376 00:19:35,885 --> 00:19:38,840 뜨거운 볕을 받고, 땀을 내면 네 술배도 쑥 들어갈 거다 377 00:19:40,643 --> 00:19:43,154 우린 어머니가 자랑스러워요, 정말로요 378 00:19:43,702 --> 00:19:45,365 하지만 더 조심하세요 379 00:19:46,409 --> 00:19:48,545 제 말은 에드먼드 걱정은 너무 하시지 말란 거죠 380 00:19:48,645 --> 00:19:49,778 괜찮아질 텐데요 381 00:19:50,775 --> 00:19:52,245 당연하지 괜찮아질 거야 382 00:19:53,601 --> 00:19:55,739 근데 조심하라는 말은 383 00:19:55,839 --> 00:19:57,678 무슨 말인지 모르겠구나 384 00:19:59,902 --> 00:20:02,178 됐어요, 어머니 제 실수입니다 385 00:20:22,807 --> 00:20:24,223 여기 있니? 386 00:20:24,323 --> 00:20:27,118 막 2층에 올라가려 했는데 387 00:20:27,618 --> 00:20:29,729 말싸움에 끼고 싶지 않았어요 388 00:20:30,312 --> 00:20:31,329 기분이 좋질 않네요 389 00:20:32,919 --> 00:20:35,818 네 말만큼 그렇게 심하지도 않을 텐데 390 00:20:35,918 --> 00:20:37,520 넌 여전히 어린 아기구나 391 00:20:37,620 --> 00:20:40,262 식구들을 걱정시켜서 우리를 떠들썩하게 만들 생각이지? 392 00:20:40,362 --> 00:20:41,751 널 놀리려 그러는 거야 393 00:20:41,851 --> 00:20:44,994 네가 얼마나 불편할지 안다 394 00:20:45,392 --> 00:20:47,413 하지만 오늘은 좀 괜찮지? 395 00:20:47,980 --> 00:20:51,333 갈수록 몸이 말라가는구나 이리 와서 앉으렴 396 00:20:51,847 --> 00:20:53,991 네게 필요한 건 엄마의 간호야 397 00:20:54,380 --> 00:20:58,519 이리 컸어도, 엄마한테는 여전히 애기니까 398 00:20:58,619 --> 00:21:00,847 걱정 마세요 어머니 몸부터 돌보셔야죠 399 00:21:00,947 --> 00:21:02,097 그게 우선이에요 400 00:21:02,197 --> 00:21:03,661 그러고 있잖니 401 00:21:04,050 --> 00:21:05,063 이런 402 00:21:05,163 --> 00:21:07,436 요즘 살찐 것 좀 봐라 403 00:21:08,358 --> 00:21:10,547 옷을 전부 고쳐야 할까 봐 404 00:21:11,613 --> 00:21:13,624 울타리를 자르기 시작했구나 405 00:21:14,052 --> 00:21:15,230 네 형도 불쌍하지 406 00:21:15,330 --> 00:21:19,320 사람들 앞에서 일하는 거 끔찍하게 싫어하는데 407 00:21:20,142 --> 00:21:21,735 그렇다고 내가 저 사람들과 뭘 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408 00:21:21,835 --> 00:21:24,116 난 여기도 싫고 여기 사람들도 싫어 409 00:21:24,425 --> 00:21:26,135 하지만 아버지가 좋다 하셔서 410 00:21:26,424 --> 00:21:28,940 여기 집을 짓자고 떼를 쓰셨잖니 411 00:21:29,102 --> 00:21:30,998 여름만 되면 여기로 올 수밖에 412 00:21:31,469 --> 00:21:34,769 시작부터 글러 먹었어 413 00:21:34,869 --> 00:21:36,545 그저 더 싸게 하려고 하셨으니까 414 00:21:36,992 --> 00:21:39,948 아버지께서도 집수리에 돈을 안 쓰시려고 하잖아 415 00:21:40,593 --> 00:21:43,014 차라리 친구가 없는 게 나아 416 00:21:43,226 --> 00:21:45,881 집에 데려오면 창피해서 어떻게 할까 417 00:21:48,292 --> 00:21:51,361 아버지도 사람 사귀는 걸 싫어하시니까 418 00:21:51,626 --> 00:21:56,203 그저 클럽이나 바에서 술 홀짝대는 게 일이지 419 00:21:57,162 --> 00:21:59,053 너나 네 형도 똑같아 420 00:21:59,153 --> 00:22:00,664 하지만 나무라는 게 아냐 421 00:22:03,363 --> 00:22:05,407 얘기해봐야 뭐 하겠어 422 00:22:07,364 --> 00:22:10,830 가끔은 쓸쓸해지는구나 423 00:22:17,967 --> 00:22:20,067 공평하게 생각하세요 424 00:22:20,609 --> 00:22:22,609 처음부터 아버지가 잘못했을 수도 있지만 425 00:22:22,709 --> 00:22:26,178 나중에는 초대하고 싶어도 못한 것일 수도 있으니까요 426 00:22:26,539 --> 00:22:28,365 지난 일은 떠올리지 말아다오 427 00:22:28,465 --> 00:22:31,009 그런 게 아니라 그저 돕고 싶을 뿐이에요 428 00:22:31,498 --> 00:22:32,952 잊어버리는 게 좋지 않아요 429 00:22:33,052 --> 00:22:36,186 그래야 마음을 다잡을 수가 있는 거니까 430 00:22:36,286 --> 00:22:41,318 갑자기 왜 이러는지 이해가 안 되는구나 431 00:22:42,130 --> 00:22:44,359 아침부터 무슨 바람이 들어서? 432 00:22:44,459 --> 00:22:45,870 아무것도 아니라니까요 433 00:22:45,970 --> 00:22:48,020 그냥 기분이 울적하고 답답해서 434 00:22:48,120 --> 00:22:49,118 제대로 말해 435 00:22:50,103 --> 00:22:52,914 왜 갑자기 의심하는 거지? 436 00:22:53,392 --> 00:22:54,110 아니에요 437 00:22:54,210 --> 00:22:56,336 아니긴 뭐가 아냐 438 00:22:57,076 --> 00:22:59,859 특히 네 아버지나 형이 그렇지 439 00:22:59,959 --> 00:23:02,181 괜한 상상 하지 마세요 440 00:23:02,281 --> 00:23:06,959 이렇게 의심이 많은 집안에서 대체 어떻게 살라고? 441 00:23:07,392 --> 00:23:11,249 날 그저 감시하려고만 하고 믿거나 신용하려 하지도 않고 442 00:23:11,349 --> 00:23:15,214 - 무슨 소리예요, 우린 어머니를 믿는데 - 어디라도 좋으니 내가 443 00:23:15,314 --> 00:23:20,025 하루나 반나절이라도 갈 수 있는 곳이 있으면 좋겠다 444 00:23:20,125 --> 00:23:24,781 시답잖은 얘기나 하면서 시시덕대고 웃으면서 445 00:23:24,881 --> 00:23:26,881 다 잊었으면 좋겠어 미련한 캐슬린만 아니면 돼 446 00:23:26,981 --> 00:23:29,483 그만 해요, 어머니 아무것도 아닌 걸 가지고 자꾸 447 00:23:29,583 --> 00:23:32,583 아버지도 바나 클럽에서 친구들 만나고 448 00:23:32,683 --> 00:23:35,177 너나 네 형도 나가서 사람들 만나지 449 00:23:35,277 --> 00:23:36,916 하지만 난 아냐 언제나 혼자라고 450 00:23:37,016 --> 00:23:38,683 거짓말 마세요 451 00:23:39,055 --> 00:23:41,149 누군가는 남아서 어머니 말동무 해드리고 있잖아요? 452 00:23:41,249 --> 00:23:43,338 날 혼자 두는 게 걱정돼서 그러는 거겠지 453 00:23:45,087 --> 00:23:46,488 한번 말해봐라 454 00:23:46,588 --> 00:23:50,605 아침부터 왜 그리 유난들을 떠는지 455 00:23:51,105 --> 00:23:53,260 무슨 의도로 옛일을 떠올리게 하는 거야? 456 00:23:55,894 --> 00:23:56,877 쓸모없는 일이잖아요 457 00:23:58,394 --> 00:24:01,594 그저 어머니가 지난밤 제 방에 오셨을 때, 전 깨어있었으니까 458 00:24:02,526 --> 00:24:04,038 아버지 방으로 안 가시고 459 00:24:04,138 --> 00:24:06,427 빈방에서 밤을 지새우셨으니 460 00:24:06,527 --> 00:24:13,128 그거야 네 아버지가 코를 골아대니 잠을 못 자서 그런 것 아니겠니 461 00:24:13,371 --> 00:24:17,438 내가 그 방에서 잔 게 어디 한두 번이야? 462 00:24:18,594 --> 00:24:19,894 그래 463 00:24:20,895 --> 00:24:24,672 - 네가 뭔 생각을 했는지 알겠다 - 뭘요? 464 00:24:26,896 --> 00:24:27,833 분명히 465 00:24:29,449 --> 00:24:30,694 넌 466 00:24:31,355 --> 00:24:34,205 자는 척한 거야 467 00:24:34,571 --> 00:24:36,198 내가 뭘 하나 보려고 468 00:24:36,298 --> 00:24:38,934 아니에요, 그냥 제가 열이 있어서 469 00:24:39,034 --> 00:24:40,771 잠 못 자는 줄 아시면 걱정하실까 그랬어요 470 00:24:41,675 --> 00:24:44,586 네 형도 자는 척했을걸 471 00:24:44,686 --> 00:24:47,535 - 네 아버지도 그랬을 거야 - 그만해요 472 00:24:47,635 --> 00:24:50,830 에드먼드, 난 정말 참을 수가 없다 473 00:24:51,386 --> 00:24:53,708 그게 사실이라면 화를 내도 마땅해 474 00:24:53,808 --> 00:24:55,452 어머니, 그만하시라니까요 그런 말씀 하시면 475 00:24:55,552 --> 00:24:57,788 의심은 그만두거라 476 00:25:01,720 --> 00:25:03,186 부탁이다 477 00:25:04,392 --> 00:25:05,462 가슴이 아파 478 00:25:09,342 --> 00:25:11,253 네 생각 하느라 479 00:25:12,164 --> 00:25:14,467 잠을 못 자는 거야 480 00:25:16,264 --> 00:25:18,350 그게 이유다 481 00:25:19,497 --> 00:25:22,938 네가 병이 나고 얼마나 걱정하는데 482 00:25:24,208 --> 00:25:27,806 감기 좀 심한 거 가지고 뭘 그러세요 483 00:25:27,906 --> 00:25:30,095 그래, 알지 484 00:25:30,195 --> 00:25:31,328 하지만 어머니 485 00:25:31,856 --> 00:25:33,228 약속하세요 486 00:25:33,606 --> 00:25:36,028 제가 병이 악화하더라도 487 00:25:36,128 --> 00:25:37,839 곧 나을 수 있으니까요 488 00:25:37,939 --> 00:25:38,373 그만 489 00:25:38,473 --> 00:25:42,210 괜히 걱정해서 병 더 키우지 마시고 몸 잘 돌보시겠다고요 490 00:25:42,310 --> 00:25:43,817 그런 소리 듣고 싶지 않아 491 00:25:43,917 --> 00:25:48,095 무서운 일이 일어나는 것처럼 말하지만 근거 따윈 하나 없는 소리야 492 00:25:48,195 --> 00:25:50,067 물론 네게 약속하마 493 00:25:50,167 --> 00:25:53,272 주님의 이름을 걸고 494 00:25:59,250 --> 00:26:00,934 하지만 너도 기억하겠지 495 00:26:01,895 --> 00:26:03,889 내가 전에도 이랬다는 걸 496 00:26:04,650 --> 00:26:05,906 어찌 그분을 입에 올리겠어 497 00:26:11,235 --> 00:26:12,135 아뇨 498 00:26:12,657 --> 00:26:13,945 널 나무라는 게 아냐 499 00:26:14,724 --> 00:26:15,915 너라고 별수가 있겠니 500 00:26:16,335 --> 00:26:17,773 우리가 그걸 어찌 잊겠어 501 00:26:20,243 --> 00:26:22,202 그래서 더 힘든 거지 502 00:26:22,302 --> 00:26:24,708 우리한테는 잊을 수가 없지 503 00:26:25,144 --> 00:26:26,382 그만 하세요 504 00:26:27,780 --> 00:26:32,446 그래, 우울하게 하려던 건 아닌데 신경 쓰지 말거라 505 00:26:32,546 --> 00:26:34,882 어디 머리 좀 볼까 506 00:26:35,082 --> 00:26:37,805 세상에, 열이 없다니 507 00:26:38,201 --> 00:26:40,251 확실히 열이 없구나 508 00:26:40,351 --> 00:26:42,040 됐고요, 어머니부터 509 00:26:42,140 --> 00:26:45,274 난 괜찮아 그냥 잠을 좀 못 자서 510 00:26:45,374 --> 00:26:51,807 피곤하고 신경이 날카롭긴 하지 511 00:26:57,052 --> 00:26:58,784 2층에 올라가서 512 00:26:59,554 --> 00:27:03,688 점심때까지 잠을 좀 청해야겠구나 513 00:27:06,889 --> 00:27:08,109 넌 뭘 할 거니? 514 00:27:08,759 --> 00:27:09,659 독서? 515 00:27:13,690 --> 00:27:18,809 볕이 좋으니 나가서 맑은 공기를 마시는 게 낫지 않겠니 516 00:27:19,178 --> 00:27:21,159 너무 볕을 오래 쐬지 말고 517 00:27:22,454 --> 00:27:24,355 모자 챙기는 거 잊지 마라 518 00:27:26,577 --> 00:27:29,688 아니면 이 어미를 홀로 두는 게 두려운 거냐? 519 00:27:37,721 --> 00:27:39,632 그런 말씀은 하지 마시고요 520 00:27:40,171 --> 00:27:43,328 한숨 주무시는 게 낫겠어요 521 00:27:44,197 --> 00:27:46,132 전 나가서 형을 거들게요 522 00:27:46,232 --> 00:27:49,251 그늘 밑에 누워서 형 일하는 거나 구경하죠 523 00:29:16,819 --> 00:29:20,741 곧 점심시간이 될 텐데 제가 나리를 부를까요? 524 00:29:20,841 --> 00:29:22,191 아니면 직접 하실래요? 525 00:29:22,291 --> 00:29:23,130 직접 말씀드려 526 00:29:23,230 --> 00:29:24,730 어머니도 오시라고 말씀드려 527 00:29:24,830 --> 00:29:28,219 왜요? 마님이야 안 부르셔도 때맞춰 오시는걸요 528 00:29:28,319 --> 00:29:31,130 늘 도와주셔서 얼마나 감사한지 529 00:29:31,230 --> 00:29:32,175 낮잠 주무실 텐데 530 00:29:32,475 --> 00:29:36,063 제가 2층에서 일보고 내려올 때 안 주무시고 계시던데 531 00:29:36,163 --> 00:29:40,216 빈방에 눈을 크게 뜨고 누워계시던걸요 532 00:29:40,316 --> 00:29:42,105 머리가 매우 아프시다나 533 00:29:44,282 --> 00:29:46,451 그럼, 아버지만 오시라고 해 534 00:29:46,783 --> 00:29:49,755 밤마다 다리가 왜 이리 말썽인지 535 00:29:49,855 --> 00:29:55,327 나리, 도련님 점심시간이에요 536 00:30:12,187 --> 00:30:13,675 한잔했냐? 537 00:30:14,603 --> 00:30:15,531 누구를 속이려 들어 538 00:30:15,631 --> 00:30:17,442 나보다 훨씬 형편없는 배우로구만 539 00:30:18,687 --> 00:30:20,209 기회가 와서 한잔했지 540 00:30:21,264 --> 00:30:22,642 형도 마침 한잔하는 건 어때? 541 00:30:22,742 --> 00:30:24,948 그래, 나도 그 생각하던 참이다 542 00:30:25,219 --> 00:30:28,120 아버지는 터너 선장이랑 얘기하고 계실걸 543 00:30:34,898 --> 00:30:36,585 그래 아직 계시는군 544 00:30:56,058 --> 00:30:57,425 아버지가 속을 것 같아? 545 00:30:57,525 --> 00:30:59,476 글쎄다 546 00:31:01,148 --> 00:31:02,277 하지만 어떻게 알겠어? 547 00:31:03,943 --> 00:31:05,776 아버지가 얘기한다고 548 00:31:05,876 --> 00:31:08,876 점심 먹는 거 안 까먹었으면 좋겠는데, 배고프다 549 00:31:10,144 --> 00:31:12,687 집 앞에서 일하는 건 질색이야 550 00:31:12,787 --> 00:31:15,553 그저 지나가는 바보들 보라고 연기하느라 바쁘니 551 00:31:15,653 --> 00:31:16,958 형은 배고프니 다행이네 552 00:31:17,567 --> 00:31:19,648 난 뭐 먹고 싶은 생각도 없어 553 00:31:20,409 --> 00:31:23,206 야, 내가 언제 네게 잔소리한 적이 있냐만 554 00:31:23,306 --> 00:31:26,017 하디가 위스키는 마시지 말라는 말은 맞다니까 555 00:31:26,117 --> 00:31:29,139 오후에 하디 선생에게 얘기를 듣고 나선 그만두지 556 00:31:29,239 --> 00:31:31,072 그전에야 무슨 차이가 있으려고 557 00:31:31,983 --> 00:31:34,495 형은 어떻게 생각해? 558 00:31:35,350 --> 00:31:37,639 내가 의사도 아니고 어떻게 알겠어? 559 00:31:48,843 --> 00:31:49,765 어머니는 어디 계시냐 560 00:31:51,532 --> 00:31:52,432 2층에 계셔 561 00:32:03,887 --> 00:32:04,965 언제 가셨냐? 562 00:32:08,188 --> 00:32:10,924 형이 울타리에서 일할 즈음에 563 00:32:11,176 --> 00:32:12,765 한숨 주무시러 가신대 564 00:32:14,163 --> 00:32:15,097 왜 나한테 얘기 안 했냐? 565 00:32:15,502 --> 00:32:16,730 내가 왜? 말할 게 뭐 있어 566 00:32:17,690 --> 00:32:19,841 피곤하시다잖아 지난밤에 잠을 설치셔서 567 00:32:19,941 --> 00:32:21,314 나도 그건 알지 568 00:32:23,241 --> 00:32:25,207 고동 소리 때문에 나도 잠을 못 잤어 569 00:32:27,941 --> 00:32:31,852 아침부터 쭉 2층에 계시더냐? 570 00:32:31,952 --> 00:32:33,108 그 뒤론 못 봤어? 571 00:32:33,542 --> 00:32:34,708 어, 책 읽고 있었거든 572 00:32:35,102 --> 00:32:36,930 주무시게 해드리고 싶었으니까 573 00:32:38,744 --> 00:32:40,244 점심 잡수러 오시겠지? 574 00:32:41,444 --> 00:32:42,011 당연하지 575 00:32:42,111 --> 00:32:44,766 당연하다니 무슨 576 00:32:45,055 --> 00:32:46,544 안 드실지도 모르고 577 00:32:46,644 --> 00:32:49,300 혼자 2층에서 드시게 될 수도 있어 578 00:32:49,400 --> 00:32:51,553 - 그만두지 - 전에도 그랬었잖아 579 00:32:54,392 --> 00:32:56,077 매사 의심하는 거 잘못이야 580 00:32:58,258 --> 00:32:59,622 캐슬린이 아까 봤대 581 00:32:59,722 --> 00:33:01,677 어머니가 점심 안 먹는다고는 안 하셨다고 582 00:33:02,206 --> 00:33:03,828 그럼 지금 깨어있으시겠군 583 00:33:03,928 --> 00:33:07,486 그땐 그랬겠지, 하여튼 캐슬린이 누워계시다니까 584 00:33:08,873 --> 00:33:09,989 빈방에서? 585 00:33:10,089 --> 00:33:12,039 그래 그게 뭐 어때서? 586 00:33:12,139 --> 00:33:14,445 멍청아, 어머니를 혼자 두면 어떻게 해? 587 00:33:14,545 --> 00:33:15,495 왜 옆에 있지 않고 588 00:33:15,595 --> 00:33:19,728 우리 가족이 어머니를 매시간 감시한다고 뭐라 하시잖아 589 00:33:20,345 --> 00:33:21,862 아까는 부끄러워서 혼났어 590 00:33:22,467 --> 00:33:24,395 어머니도 기분 나쁘실 테지 591 00:33:25,376 --> 00:33:27,154 그리고 주님의 이름을 걸고 약속하셨으니까 592 00:33:27,254 --> 00:33:28,421 넌 그게 아무 의미도 없다는걸 593 00:33:28,521 --> 00:33:29,165 이번엔 아냐 594 00:33:29,265 --> 00:33:31,432 언제는 안 그러셨겠냐 595 00:33:33,576 --> 00:33:36,565 네가 날 냉소적인 한량으로 보는 거 다 안다만 596 00:33:36,665 --> 00:33:39,398 너보다는 내가 이 일을 잘 안다는 걸 명심해둬 597 00:33:39,854 --> 00:33:42,854 넌 예비 고등학교 때까지 제대로 알지도 못했잖아 598 00:33:42,954 --> 00:33:44,365 아버지와 내가 감춰왔으니 599 00:33:45,365 --> 00:33:48,443 난 네게 얘기하기 10년 그 이상부터 알고 있었다 600 00:33:49,298 --> 00:33:52,285 그전 일을 다 알고 있어서 우리가 자고 있던 지난밤에 601 00:33:52,385 --> 00:33:55,376 어머니가 대체 뭘 하셨나 하고 아침 내내 생각했었다 602 00:33:55,653 --> 00:33:57,515 다른 건 생각할 겨를도 없었어 603 00:33:57,615 --> 00:34:01,587 그런데 넌 어머니를 아침 내내 2층에 혼자 두었단 말이냐? 604 00:34:05,387 --> 00:34:06,287 됐다 605 00:34:06,832 --> 00:34:08,171 싸우지 말자 606 00:34:09,754 --> 00:34:11,814 네가 미쳤다고 생각해 둬 607 00:34:12,787 --> 00:34:16,165 이번만은 진짜겠지 하고 믿어와서 행복했단 걸 알 거야 608 00:34:18,621 --> 00:34:20,421 어머니가 내려오시는군 네가 이겼다 609 00:34:20,521 --> 00:34:22,598 나도 어지간히 의심병이 도졌군 610 00:34:23,776 --> 00:34:25,355 한 잔 더하고 싶은걸 611 00:34:36,854 --> 00:34:39,703 그렇게 기침하면 목에 안 좋을 텐데 612 00:34:40,121 --> 00:34:43,164 감기에다가 목까지 상하면 어쩌려고 그러니 613 00:34:44,576 --> 00:34:46,876 내가 항상 '이거 하지 마라' 614 00:34:46,976 --> 00:34:48,665 '저거 하지 마라' 하는 것 같지? 615 00:34:48,765 --> 00:34:50,966 다 널 위해서 그러는 거야 616 00:34:51,221 --> 00:34:52,548 당연히 알죠 617 00:34:52,821 --> 00:34:54,259 좀 쉬셨어요? 618 00:34:55,321 --> 00:34:56,659 아주 좋아졌다 619 00:34:57,076 --> 00:34:59,076 네가 나간 이후로 누워있었어 620 00:34:59,176 --> 00:35:01,459 잠을 설쳤으니 그렇게라도 했어야지 621 00:35:01,559 --> 00:35:03,109 이젠 신경질도 안 나고 622 00:35:03,209 --> 00:35:04,209 다행이네요 623 00:35:04,826 --> 00:35:07,443 아이고 입이 삐쭉 나와서는 624 00:35:07,543 --> 00:35:09,132 제이미 무슨 일 있니? 625 00:35:10,198 --> 00:35:11,098 아뇨 626 00:35:12,809 --> 00:35:16,447 집 앞 울타리에서 일한 걸 깜빡했네 627 00:35:17,276 --> 00:35:20,621 그래서 네가 그렇게 울상이구나, 그렇지? 628 00:35:22,031 --> 00:35:23,788 마음대로 생각하세요 629 00:35:25,537 --> 00:35:28,209 쟤는 일만 하면 저런다니까 630 00:35:29,271 --> 00:35:31,193 덩치만 큰 아기 같아 631 00:35:31,565 --> 00:35:32,771 그렇지 에드먼드? 632 00:35:33,271 --> 00:35:35,415 남 생각을 일일이 신경 쓰니까요 633 00:35:39,293 --> 00:35:42,015 너무 마음 쓰지 않는 게 좋을 거야 634 00:35:43,337 --> 00:35:44,684 아버지는 어디 계시냐? 635 00:35:45,649 --> 00:35:47,637 캐슬린이 부르는 걸 들었다만 636 00:35:47,737 --> 00:35:49,699 저기 멀리 가 있을 테니 637 00:35:49,799 --> 00:35:51,737 그 낭랑한 소리도 그쳤겠네요 638 00:35:52,660 --> 00:35:54,226 존경심을 가졌으면 좋으련만 639 00:35:55,854 --> 00:35:58,582 존경심을 가져야 할 건 너야 640 00:36:01,760 --> 00:36:05,026 아버지 덕분에 편하게 컸으면서 641 00:36:08,271 --> 00:36:12,587 아버지도 늙으셨다 642 00:36:14,456 --> 00:36:17,622 전보다 더 잘 보살펴 드리렴 643 00:36:18,522 --> 00:36:21,846 배고프네요, 노인 양반 좀 빨리 왔으면 좋으련만 644 00:36:22,656 --> 00:36:25,856 매번 식사때마다 기다리시게 해놓고는 645 00:36:25,956 --> 00:36:27,678 음식 맛이 없네 있네 하시니 정말 뭐 하자는 건지 646 00:36:28,611 --> 00:36:31,495 내가 얼마나 신경 쓰는지 너희가 알기나 하니 647 00:36:31,856 --> 00:36:34,234 너희야 여름마다 하인만 부리면 되니 상관없다지만 648 00:36:34,711 --> 00:36:38,978 하인들도 자기가 임시직인 걸 아니 늑장 부리기 일쑤지 649 00:36:39,078 --> 00:36:41,622 네 아버지도 여름에 비싼 삯을 치르려 하시지도 않으니까 650 00:36:41,722 --> 00:36:45,370 그래서 여름마다 게을러터진 하인들만 쓸밖에 651 00:36:46,545 --> 00:36:48,734 내가 몇 번을 얘기했는지 모르겠다 652 00:36:48,834 --> 00:36:50,750 뭘 그리 횡설수설하시고 그러세요 653 00:36:53,200 --> 00:36:54,289 그러게 654 00:36:54,584 --> 00:36:56,056 별것도 아닌 걸 갖고 655 00:36:56,355 --> 00:36:57,311 바보같이 656 00:36:58,911 --> 00:37:00,411 점심 다 준비됐어요 마님 657 00:37:00,511 --> 00:37:03,989 아까 나리께 갔었는데 곧 오신다고 하시네요 658 00:37:04,089 --> 00:37:05,334 알았어 659 00:37:05,606 --> 00:37:09,867 브리짓에겐 나리께서 들어올 때까진 기다려 두라고 전해줘 660 00:37:09,967 --> 00:37:11,278 네, 마님 661 00:37:11,378 --> 00:37:13,567 우리끼리 먼저 먹으면 되잖아요? 662 00:37:13,806 --> 00:37:14,733 그러라 하시는구만 663 00:37:15,234 --> 00:37:16,359 그런 뜻으로 하셨겠니? 664 00:37:17,767 --> 00:37:20,405 아버지를 아직도 몰라? 또 삐치실걸 665 00:37:24,587 --> 00:37:26,269 빨리 오시라 해야겠네요 666 00:37:33,954 --> 00:37:35,854 뭘 그렇게 쳐다보냐? 667 00:37:38,387 --> 00:37:39,287 아시면서 668 00:37:39,554 --> 00:37:40,573 모르겠는걸 669 00:37:40,673 --> 00:37:45,674 어머니, 절 속일 요량입니까? 전 장님이 아닙니다 670 00:37:46,121 --> 00:37:47,811 무슨 소리를 하는지 모르겠구나 671 00:37:48,562 --> 00:37:49,462 몰라요? 672 00:37:51,829 --> 00:37:54,230 어머니 눈이 어떤가 좀 보세요 673 00:37:57,129 --> 00:37:58,707 겨우 모셔 왔네 674 00:38:01,690 --> 00:38:02,878 곧 오실 거예요 675 00:38:05,229 --> 00:38:06,129 왜 그래요? 676 00:38:07,440 --> 00:38:08,495 - 네 형이 - 뭐예요, 어머니 677 00:38:08,940 --> 00:38:10,496 네 형은 정말 못됐다 678 00:38:10,596 --> 00:38:13,500 내가 뭘 속인다고 자꾸 그러는구나 679 00:38:14,422 --> 00:38:16,146 빌어먹을 680 00:38:16,246 --> 00:38:17,216 그만두렴 681 00:38:17,316 --> 00:38:18,421 형은 거짓말을 하고 있어요 682 00:38:19,181 --> 00:38:20,601 거짓말이죠 그렇죠? 683 00:38:20,701 --> 00:38:21,716 뭐가 거짓이란 말이냐? 684 00:38:26,884 --> 00:38:28,351 에드먼드 그러지 마라 685 00:38:31,584 --> 00:38:35,230 아버지가 오신다니 브리짓에게 말해둬야겠어 686 00:38:38,454 --> 00:38:39,354 그래서 687 00:38:40,354 --> 00:38:41,254 그래서 688 00:38:41,732 --> 00:38:42,632 뭐? 689 00:38:44,876 --> 00:38:45,782 형은 거짓말쟁이야 690 00:38:48,754 --> 00:38:49,693 늦어서 미안하다 691 00:38:50,009 --> 00:38:52,698 터너 선장이 얘기를 멈출 기색이 없더구나 692 00:38:52,798 --> 00:38:54,404 떼놓느라 혼났다 693 00:38:54,504 --> 00:38:56,084 아버지 말 상대일 때요? 694 00:38:56,720 --> 00:38:59,710 걱정 마세요 하나도 안 마셨으니 695 00:38:59,810 --> 00:39:00,880 그걸 본 게 아냐 696 00:39:01,544 --> 00:39:03,221 마치 마신 것처럼 얘기하는구나? 697 00:39:03,321 --> 00:39:04,644 날 속이려 들다니 698 00:39:04,986 --> 00:39:07,286 한잔하시라는 말이잖아요 699 00:39:07,386 --> 00:39:09,988 제이미야 일했으니 마셔도 좋지만 700 00:39:10,088 --> 00:39:11,571 넌 아냐 701 00:39:11,671 --> 00:39:12,477 하디 선생이 그러는데 702 00:39:12,577 --> 00:39:15,812 한 잔 먹는다고 뭐 죽나요 703 00:39:16,788 --> 00:39:17,977 피곤해서요 704 00:39:18,077 --> 00:39:20,400 그럼 식전이니까 한잔하거라 705 00:39:20,689 --> 00:39:23,267 좋은 위스키는 식욕도 돋우고 706 00:39:23,367 --> 00:39:25,517 식전에도 좋지 707 00:39:25,617 --> 00:39:27,700 적당히 먹으라 했다 708 00:39:28,581 --> 00:39:31,634 너야 말해도 안 들어 먹을 테니 709 00:39:38,694 --> 00:39:41,200 그럼 건강과 행복을 위하여 710 00:39:44,495 --> 00:39:45,395 농담하시긴 711 00:39:46,473 --> 00:39:47,373 뭐? 712 00:39:48,606 --> 00:39:50,013 됐어요, 들죠 713 00:39:50,506 --> 00:39:51,598 무슨 일 있냐? 714 00:39:52,462 --> 00:39:55,107 다들 표정들이 왜 그래? 715 00:39:55,207 --> 00:39:56,484 이렇게 술도 마시게 됐는데 716 00:39:56,584 --> 00:39:58,673 왜 다들 죽을상이야? 717 00:39:58,773 --> 00:40:01,218 아버지나 적당히 하세요 718 00:40:01,318 --> 00:40:02,317 그만 해, 형 719 00:40:06,283 --> 00:40:07,551 점심 준비가 끝났을 텐데 720 00:40:08,423 --> 00:40:09,751 배고파서 못 참겠구나 721 00:40:10,306 --> 00:40:11,206 어머니는 어디 계시냐? 722 00:40:11,346 --> 00:40:12,342 여기요 723 00:40:12,975 --> 00:40:14,909 브리짓 좀 달래느라 724 00:40:15,712 --> 00:40:18,464 또 늦는다고 짜증을 부리는데 어떻게 나무라겠어요 725 00:40:19,148 --> 00:40:21,231 기다리다가 점심이 식어도 자기는 책임 없다는 거예요 726 00:40:21,331 --> 00:40:23,588 먹든 말든 맘대로 하라나 727 00:40:23,898 --> 00:40:27,175 정말 이놈의 집구석 지긋지긋해 당신은 도울 생각도 안 하고 728 00:40:27,342 --> 00:40:30,053 당신은 이러는 게 걱정도 안 돼? 729 00:40:30,398 --> 00:40:32,553 가장 역할을 할 줄도 모르고 하기야 원하지도 않았겠지만 730 00:40:32,653 --> 00:40:35,046 결혼한 이후에도 가정이란 걸 생각도 안 했잖아요 731 00:40:35,146 --> 00:40:38,312 그냥 총각으로 남아서 2등급 호텔에 살면서 732 00:40:38,652 --> 00:40:40,346 바에서 친구들이랑 노닥거리는 게 좋았을걸 733 00:40:40,446 --> 00:40:41,484 그러면 아무 일도 안 일어났을 것을 734 00:40:41,584 --> 00:40:42,484 어머니 735 00:40:46,689 --> 00:40:47,589 그만하세요 736 00:40:49,867 --> 00:40:51,148 점심이나 먹으러 가죠 737 00:40:53,990 --> 00:40:55,907 그러게 738 00:40:56,007 --> 00:40:58,339 지난 얘기를 왜 꺼내니 739 00:40:58,611 --> 00:40:59,895 내가 주책이야 740 00:40:59,995 --> 00:41:03,458 네 아버지나 형이 참 배고플 텐데 741 00:41:03,558 --> 00:41:06,139 너도 식욕이 났으면 좋겠는데 742 00:41:06,239 --> 00:41:07,795 많이 먹어둬야 743 00:41:09,517 --> 00:41:10,850 저 술잔 뭐니? 744 00:41:11,311 --> 00:41:12,261 너도 마신 게냐? 745 00:41:12,839 --> 00:41:14,672 이런 멍청한 짓을 하다니 746 00:41:15,261 --> 00:41:18,539 당신이 마시게 한 거지? 747 00:41:18,750 --> 00:41:19,755 애를 죽이고 싶어요? 748 00:41:20,462 --> 00:41:22,319 친정아버지 기억도 안 나요? 749 00:41:22,727 --> 00:41:24,730 병치레하시면서도 술을 못 끊으셨잖아 750 00:41:25,085 --> 00:41:29,195 의사가 바보라 했지, 어쩜 당신이나 아버지나 그리 똑같아? 751 00:41:35,340 --> 00:41:39,052 물론, 비교하려는 게 아니었어요 752 00:41:39,785 --> 00:41:40,873 괜한 짓을 했네 753 00:41:41,419 --> 00:41:43,663 내가 왜 그랬을까 754 00:41:45,652 --> 00:41:49,090 너무 나무라서 미안해요 755 00:41:49,663 --> 00:41:53,261 한 잔쯤이야 괜찮겠지 756 00:41:53,734 --> 00:41:57,735 식욕 돋우는 데 좋겠죠 757 00:41:58,174 --> 00:41:59,267 밥이나 먹죠 758 00:42:00,052 --> 00:42:02,113 가자, 에드먼드 759 00:42:02,263 --> 00:42:03,163 그래요 760 00:42:03,837 --> 00:42:05,515 어머니 모시고 들어가라 761 00:42:06,160 --> 00:42:07,525 난 이따가 들어가마 762 00:42:13,071 --> 00:42:15,593 왜 그렇게 쳐다봐요? 763 00:42:15,693 --> 00:42:17,832 그만 노려보세요 764 00:42:17,932 --> 00:42:19,749 날 무슨 죄지은 사람처럼 쳐다보네 765 00:42:20,815 --> 00:42:21,715 여보 766 00:42:23,741 --> 00:42:25,771 당신은 날 이해 못 해 767 00:42:25,871 --> 00:42:30,506 당신을 믿은 내가 바보지 768 00:42:31,556 --> 00:42:34,645 날 믿는다는 게 무슨 말이죠? 769 00:42:34,746 --> 00:42:38,277 밤낮으로 날 의심하고 감시하면서 770 00:42:38,912 --> 00:42:40,183 왜 또 마셔요? 771 00:42:40,871 --> 00:42:43,269 식전에 이렇게 마신 적이 없잖아 772 00:42:44,956 --> 00:42:47,001 당신 오늘 밤에 취할 생각인 거지? 773 00:42:47,623 --> 00:42:49,112 한두 번도 아니고 774 00:42:49,212 --> 00:42:50,112 천 번은 됐을걸 775 00:42:54,181 --> 00:42:55,081 여보 776 00:42:56,981 --> 00:42:58,576 제발 777 00:43:00,904 --> 00:43:02,493 당신은 몰라요 778 00:43:03,065 --> 00:43:07,315 내가 에드먼드를 얼마나 걱정하는지 무서워 죽겠어요 779 00:43:07,415 --> 00:43:10,493 당신 변명 듣기 싫소 780 00:43:10,593 --> 00:43:11,804 변명이라니? 781 00:43:12,515 --> 00:43:15,659 당신 날 못 믿는군요 782 00:43:15,759 --> 00:43:17,954 내가 그랬을 거라 생각은 마요 783 00:43:18,254 --> 00:43:20,954 점심이나 먹으러 가요 784 00:43:22,254 --> 00:43:25,603 난 생각 없다지만 당신은 배고플 텐데 785 00:43:30,877 --> 00:43:31,777 여보 786 00:43:38,277 --> 00:43:39,283 내가 얼마나 노력하는데 787 00:43:43,092 --> 00:43:44,265 애쓰고 있어요 788 00:43:48,699 --> 00:43:51,377 제발 믿어줘요 789 00:43:51,477 --> 00:43:53,362 알겠소 790 00:43:53,743 --> 00:43:58,386 제발 힘내서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 해주시오 791 00:43:59,277 --> 00:44:01,677 무슨 말인지 모르겠는걸 792 00:44:02,532 --> 00:44:05,658 무슨 힘을 내라는 건지 793 00:44:07,380 --> 00:44:08,437 관둡시다 794 00:44:09,858 --> 00:44:11,232 다 부질없구려 795 00:45:11,869 --> 00:45:14,415 브리짓이나 캐슬린에게 여기를 집인 것처럼 796 00:45:14,515 --> 00:45:17,136 잘하라는 게 미련한 짓이지 쟤들이 그걸 모르겠어 797 00:45:17,724 --> 00:45:19,402 지금껏 그랬고 앞으로도 그럴 거야 798 00:45:19,791 --> 00:45:23,436 그래, 다 소용없게 됐지 한때는 가정이란 게 있기도 했건만 799 00:45:23,536 --> 00:45:24,597 전에 뭐요? 800 00:45:25,636 --> 00:45:28,392 당신이 뭐라 하든 다 사실이 아냐 801 00:45:29,024 --> 00:45:30,324 한번도 가정이란 게 없었죠 802 00:45:31,102 --> 00:45:33,885 당신은 클럽이나 바를 좋아했지 803 00:45:37,780 --> 00:45:41,989 더러운 호텔 방에서 하룻밤을 보내는 건 그래서 언제나 쓸쓸한 일이었죠 804 00:45:46,558 --> 00:45:48,758 네가 걱정된다 에드먼드 805 00:45:50,102 --> 00:45:52,091 음식에 손을 대질 않으니 806 00:45:54,147 --> 00:45:56,726 나야 식욕이 없어도 상관없어 807 00:45:57,336 --> 00:45:59,257 살이 너무 쪘으니까 808 00:46:00,624 --> 00:46:01,524 넌 먹어야 해 809 00:46:03,191 --> 00:46:05,388 날 위해서라도 먹겠다고 약속해다오 810 00:46:06,078 --> 00:46:06,978 네, 어머니 811 00:46:07,208 --> 00:46:08,224 착하기도 하지 812 00:46:13,580 --> 00:46:14,535 내가 받지 813 00:46:14,985 --> 00:46:17,069 맥과이어가 전화한댔소 814 00:46:20,335 --> 00:46:21,235 여보세요 815 00:46:24,196 --> 00:46:25,096 의사 선생 안녕하시오 816 00:46:36,096 --> 00:46:39,933 오후에 만나게 되면 본인에게 설명 좀 잘해주시죠 817 00:46:41,163 --> 00:46:43,674 4시 전까지는 보내겠습니다 818 00:46:46,785 --> 00:46:47,685 그래요 819 00:46:49,058 --> 00:46:49,958 네 820 00:46:51,835 --> 00:46:53,519 수고하시오 821 00:47:07,158 --> 00:47:09,368 좋은 소식 같지는 않네요 822 00:47:09,680 --> 00:47:11,224 하디 선생이야 823 00:47:11,602 --> 00:47:14,591 4시에 꼭 보고 싶다 하더라 824 00:47:14,691 --> 00:47:15,591 뭐라 해요? 825 00:47:15,969 --> 00:47:17,209 별로 걱정 안 돼요 826 00:47:17,880 --> 00:47:20,679 난 그 자가 성경을 궤짝째 쌓아놓고 맹세해도 안 믿어요 827 00:47:20,779 --> 00:47:22,791 그 사람 말 귀담아듣지 말거라 828 00:47:22,891 --> 00:47:23,791 여보 829 00:47:23,925 --> 00:47:26,569 당신은 값이 싸서 그 의사를 좋아하는 거잖아요 830 00:47:27,091 --> 00:47:30,280 변명하려 들지 마요 나도 하디라면 잘 아니까 831 00:47:30,646 --> 00:47:32,902 몇 해를 겪었는데 잘 알지 832 00:47:33,625 --> 00:47:35,569 그 자는 머저리야 법이라도 만들어서 833 00:47:35,669 --> 00:47:37,413 그런 자는 의사 근처에 얼씬도 못 하게 해야 해 834 00:47:37,902 --> 00:47:39,648 아는 것도 없고 835 00:47:40,019 --> 00:47:42,300 고통 때문에 반 미쳐도 836 00:47:42,658 --> 00:47:46,950 그저 손이나 잡으면서 의지력으로 이겨내라는 둥 837 00:47:47,147 --> 00:47:49,075 일부러 당신을 욕보이는 거예요 838 00:47:49,175 --> 00:47:50,869 당신이 일부러 굽신대고 애원하도록 839 00:47:50,969 --> 00:47:52,413 마치 죄수 취급을 한다니까요 840 00:47:52,513 --> 00:47:54,117 그 자는 아무것도 몰라 841 00:47:54,380 --> 00:47:58,269 돌팔이 의사들이 하는 것처럼 우선 약을 주면서 842 00:47:58,369 --> 00:48:01,088 그 약이 뭔지 알았을 땐 이미 늦어버린 거죠 843 00:48:01,188 --> 00:48:03,269 난 의사가 싫어 844 00:48:03,369 --> 00:48:05,554 어머니, 제발 좀 그만해둬요 845 00:48:05,654 --> 00:48:07,769 그래, 여보 지금 그 얘기를 846 00:48:07,869 --> 00:48:12,180 당신 말이 맞아요 847 00:48:13,947 --> 00:48:15,684 화를 내봐야 뭐 하겠어 848 00:48:16,313 --> 00:48:19,397 2층에 잠시만 올라갔다 올게요 849 00:48:19,958 --> 00:48:21,023 실례해요 850 00:48:22,869 --> 00:48:24,193 머리 좀 다듬어야겠어 851 00:48:25,524 --> 00:48:28,280 안경도 찾고 852 00:48:28,476 --> 00:48:29,437 금방 내려올게요 853 00:48:29,537 --> 00:48:30,437 여보 854 00:48:31,525 --> 00:48:33,661 왜 그러죠? 855 00:48:37,687 --> 00:48:38,548 됐소 856 00:48:38,648 --> 00:48:39,653 정 그러면 따라 올라오든지 857 00:48:39,775 --> 00:48:42,142 무슨 짓을 하는지 감시하면 되잖아요 858 00:48:42,908 --> 00:48:45,753 그게 무슨 소용이요 당신이 미뤄버리면 되는걸 859 00:48:46,598 --> 00:48:47,970 난 간수도 아니고 860 00:48:48,070 --> 00:48:49,409 여긴 감옥도 아냐 861 00:48:49,509 --> 00:48:50,409 그래요 862 00:48:50,853 --> 00:48:53,298 당신은 여기를 가정이라 생각할 테니까 863 00:49:04,833 --> 00:49:06,298 미안해요 864 00:49:08,809 --> 00:49:10,990 상처 줄 생각은 없었어 865 00:49:11,991 --> 00:49:13,576 당신 잘못이 아냐 866 00:49:16,195 --> 00:49:18,168 또 팔에 주사라니 867 00:49:18,268 --> 00:49:19,636 그따위 말 좀 하지 마 868 00:49:19,736 --> 00:49:24,273 그래, 브로드웨이 건달들이나 쓰는 그딴 말은 하지도 말거라 869 00:49:24,373 --> 00:49:26,351 너는 동정심도 품위도 없냐? 870 00:49:26,701 --> 00:49:28,707 문밖으로 걷어차도 시원찮을 새끼 871 00:49:29,018 --> 00:49:32,785 그렇게 돼봐야, 너 때문에 울고 빌게 될 사람이 누군지 알겠지 872 00:49:32,885 --> 00:49:35,185 널 위해 애원하고 변명을 해줄 사람 873 00:49:35,285 --> 00:49:36,891 제가 왜 그걸 모르겠어요? 874 00:49:37,707 --> 00:49:38,607 동정심이 없다니요? 875 00:49:38,830 --> 00:49:40,685 나만큼 어머니를 동정하는 사람이 어디 있다고 876 00:49:40,785 --> 00:49:43,758 어머니가 고통과 싸우고 있단 걸 알죠 877 00:49:43,858 --> 00:49:45,741 그건 제가 아버지보다 잘 압니다 878 00:49:47,652 --> 00:49:50,308 치료 약이란 건 잠깐 빼면 효과도 없죠 879 00:49:50,752 --> 00:49:54,030 진실은 치료법 따위는 없어요 희망을 걸어봐야 소용없는걸 880 00:49:54,779 --> 00:49:56,591 예전처럼 돌아오지 못할 거야 881 00:49:56,691 --> 00:49:59,074 '예전처럼 돌아오지 못한다' 882 00:50:00,646 --> 00:50:02,161 매사 모든 걸 883 00:50:02,900 --> 00:50:07,379 그딴 식으로 바라보니 우리가 지기만 하는 거야 884 00:50:07,927 --> 00:50:09,411 난 형 같은 생각은 해본 적도 885 00:50:09,511 --> 00:50:11,105 네가 안 그랬다고? 886 00:50:11,205 --> 00:50:15,861 네가 쓴 시는 유쾌하지도 않고 네가 읽는 것들은 칭송할 깜도 안 되지 887 00:50:15,961 --> 00:50:17,189 둘 다 닥쳐 888 00:50:17,405 --> 00:50:20,216 네가 브로드웨이 건달들에게 배운 철학이나 889 00:50:20,316 --> 00:50:22,683 에드먼드가 책에서 배운 철학이나 별 차이도 없어 890 00:50:22,783 --> 00:50:24,589 둘 다 속까지 썩었다 891 00:50:24,689 --> 00:50:26,966 너희는 너희가 태어났을 때부터 가져온 892 00:50:27,066 --> 00:50:29,335 유일한 가톨릭 신앙을 모욕하고 있다 893 00:50:29,477 --> 00:50:32,855 그리고 너희 부정이 가져온 건 자기 파괴에 지나지 않아 894 00:50:33,100 --> 00:50:34,689 참 엉터리네요 아버지 895 00:50:34,789 --> 00:50:37,611 저희가 아는 척이나 한답니까 아버지가 언제 교회에 가서 896 00:50:37,711 --> 00:50:40,755 무릎을 꿇고 경건히 기도한단 소리는 못 들어봤는데 897 00:50:41,744 --> 00:50:44,077 물론 규율 면에서 난 나쁜 신도다 898 00:50:44,178 --> 00:50:45,078 주여, 용서하소서 899 00:50:45,588 --> 00:50:46,591 하지만 신앙은 있어 900 00:50:47,444 --> 00:50:48,616 그리고 네 말은 틀렸다 901 00:50:48,716 --> 00:50:51,386 교회에는 안 나갈지는 몰라도 매일 밤낮으로 902 00:50:51,486 --> 00:50:53,542 무릎 꿇고 기도하고 있어 903 00:50:54,175 --> 00:50:55,261 어머니를 위해서요? 904 00:50:57,153 --> 00:50:58,053 그래 905 00:50:58,986 --> 00:51:01,709 요 몇 년간 906 00:51:02,364 --> 00:51:04,075 그러나 해봐야 무슨 소용이 있느냐 907 00:51:04,953 --> 00:51:08,109 이번에도 네 어미가 희망을 짓누르지 않았으면 한다만 908 00:51:08,586 --> 00:51:11,277 다시는 희망을 걸지 않으련다 909 00:51:12,542 --> 00:51:14,488 그건 말도 안 되는 소리예요 910 00:51:16,609 --> 00:51:19,398 어머니는 지금 막 시작하신 거니까 911 00:51:19,498 --> 00:51:22,012 당장이라도 멈출 수 있어요 912 00:51:22,387 --> 00:51:25,958 지금 말해봐야 소용없어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실걸 913 00:51:26,313 --> 00:51:30,587 그래, 매일 우리와 멀어지게 될 거다 914 00:51:30,687 --> 00:51:32,250 그리고 매일 밤이 되면 915 00:51:32,350 --> 00:51:33,591 그만해요, 아버지 916 00:51:36,281 --> 00:51:37,386 옷이나 갈아입어야지 917 00:51:40,381 --> 00:51:43,281 큰 소리를 내면 어머니도 날 의심하진 않을 겁니다 918 00:51:48,337 --> 00:51:50,107 하디 선생이 뭐래요? 919 00:51:50,748 --> 00:51:51,959 네 생각이 맞았어 920 00:51:52,453 --> 00:51:53,986 폐결핵이야 921 00:51:56,680 --> 00:51:57,203 젠장 922 00:51:57,303 --> 00:51:59,491 의심할 여지가 없다는군 923 00:52:01,981 --> 00:52:03,704 그럼 요양원으로 보내야겠네요 924 00:52:03,814 --> 00:52:07,758 빠를수록 좋다는구나 본인이나 주변에게도 925 00:52:07,947 --> 00:52:10,691 그 양반 하는 말이 자기 말만 잘 지키면 926 00:52:10,791 --> 00:52:13,047 6개월이나 1년이면 나을 수 있을 거래 927 00:52:14,636 --> 00:52:16,592 내 자식이 그럴 줄 누가 생각이나 했겠느냐 928 00:52:17,780 --> 00:52:19,525 우리 집안에서 내려온 게 아냐 929 00:52:20,225 --> 00:52:23,091 우리 집안은 대대로 폐 하나는 억세고 튼튼했어 930 00:52:23,191 --> 00:52:25,476 그 얘기를 지금 해서 뭐해요? 931 00:52:32,291 --> 00:52:33,984 의사는 어디로 보낸다고 해요? 932 00:52:34,569 --> 00:52:36,070 그 일로 한번 보려고 한다 933 00:52:37,002 --> 00:52:40,647 이번에는 싸구려 시설 말고 좋은 시설로 고르세요 934 00:52:40,747 --> 00:52:42,891 하디 선생이 좋다는 곳으로 보낼 거다 935 00:52:42,991 --> 00:52:45,391 또 하디 선생에게 구빈원 운운하면서 936 00:52:45,491 --> 00:52:48,097 부동산이며 세금 따위는 얘기하지 마세요 937 00:52:48,197 --> 00:52:52,225 내가 백만장자도 아니고 그런 얘기를 못 할 게 뭐니? 938 00:52:52,325 --> 00:52:54,847 값싼 데를 골라달라고 생각할 거 아닙니까 939 00:52:55,380 --> 00:52:57,558 그리고 의사도 그게 거짓이란 걸 알죠 940 00:52:58,036 --> 00:53:06,171 아첨꾼들에게서 싸구려 땅이나 사들인 걸 알면요 941 00:53:06,271 --> 00:53:07,569 이 애비 일에 신경 꺼라 942 00:53:07,669 --> 00:53:09,614 이건 에드먼드 일이니까요 943 00:53:09,902 --> 00:53:14,347 제가 걱정하는 건 폐병은 치명적이며, 죽을병이라는 944 00:53:14,447 --> 00:53:17,558 아버지의 그 아일랜드식 생각 때문에 돈 쓰는 게 무의미하다고 여길까 봐서요 945 00:53:17,658 --> 00:53:19,936 - 말도 안 되는 소리 - 그럼 한번 증명해보시죠 946 00:53:20,044 --> 00:53:23,205 그래서 이 말을 하는 겁니다 947 00:53:23,444 --> 00:53:27,444 네 동생은 나을 수 있어 그리고 아일랜드 욕은 집어치워라 948 00:53:27,544 --> 00:53:30,577 얼굴에 아일랜드인 표시를 해놓고도 그리 비꼬다니 949 00:53:30,677 --> 00:53:32,918 지우면 그만이죠 950 00:53:38,532 --> 00:53:40,551 제 얘기는 다 했으니 아버지께 달렸어요 951 00:53:43,177 --> 00:53:44,569 오후에 뭘 할까요 952 00:53:44,669 --> 00:53:46,410 아버지도 시내에 나가실 텐데 953 00:53:47,225 --> 00:53:50,202 제가 할 일은 다 했고 아버지 일은 조금 남았는데 954 00:53:50,302 --> 00:53:53,382 제가 그걸 하길 바라시진 않을 테고 955 00:53:53,482 --> 00:53:55,152 그래 네가 망쳐놓을 테니 956 00:53:55,252 --> 00:53:57,225 너 하는 일이 다 그렇지 957 00:53:58,991 --> 00:54:00,863 저도 그럼 에드먼드랑 시내에 나가야겠네요 958 00:54:01,758 --> 00:54:03,025 어머니 일에다가 959 00:54:03,125 --> 00:54:05,158 이것까지 겹치면 충격이 꽤 클 테니 960 00:54:05,258 --> 00:54:06,610 그래, 같이 가주렴 961 00:54:07,277 --> 00:54:09,099 용기를 북돋우라고 962 00:54:09,299 --> 00:54:11,921 그렇다고 술이나 진창 퍼마시라는 건 아냐 963 00:54:12,021 --> 00:54:13,305 돈은 둬서 뭐 해요? 964 00:54:13,405 --> 00:54:15,432 술은 파는 거지 965 00:54:15,532 --> 00:54:16,754 어디 나눠주는 거랍디까? 966 00:54:17,941 --> 00:54:19,715 옷 갈아입고 올게요 967 00:54:25,966 --> 00:54:30,267 내 안경 어디서 못 봤니? 제이미? 968 00:54:31,599 --> 00:54:32,888 당신은 못 봤어요? 969 00:54:32,988 --> 00:54:33,979 모르겠소 970 00:54:34,921 --> 00:54:36,554 쟤는 또 왜 저래요? 971 00:54:37,065 --> 00:54:38,877 붙잡고 한 소리 하신 모양이네 972 00:54:39,922 --> 00:54:43,614 저 애를 너무 경멸하지 말아요 973 00:54:44,388 --> 00:54:45,360 쟤가 무슨 책임이 있겠어요 974 00:54:45,460 --> 00:54:47,993 좋은 가정에서 자랐으면 저렇게 될 일도 없었을 텐데 975 00:55:00,405 --> 00:55:02,633 당신 일기예보도 시원찮아 976 00:55:03,763 --> 00:55:05,460 자꾸 안개가 끼잖아 977 00:55:05,983 --> 00:55:07,860 해안가도 안 보이네 978 00:55:07,960 --> 00:55:11,183 그래, 내가 지레짐작했네 오늘 밤에도 안개가 짙겠어 979 00:55:13,960 --> 00:55:15,521 오늘 저녁엔 괜찮을 것 같아요 980 00:55:16,383 --> 00:55:19,942 나도 그럴 거라 생각하오 981 00:55:21,683 --> 00:55:24,780 제이미가 안 보이네 982 00:55:25,455 --> 00:55:28,450 울타리로 간 것도 아니고 어디를 갔어요? 983 00:55:28,577 --> 00:55:30,539 에드먼드랑 의사를 만나러 간대 984 00:55:30,639 --> 00:55:33,121 2층으로 옷 갈아입으러 갔어 985 00:55:33,805 --> 00:55:35,789 나도 준비해야지 안 그러면 늦겠어 986 00:55:35,889 --> 00:55:37,668 잠시만 있어 줘요 987 00:55:37,971 --> 00:55:41,713 누가 내려올 때까지만 988 00:55:42,533 --> 00:55:46,355 모두들 날 피하려고만 한다니까 989 00:55:46,689 --> 00:55:49,054 당신이 우리를 피하려 하는 거요 990 00:55:51,395 --> 00:55:54,591 실없는 말씀을 다 하시네 991 00:55:54,726 --> 00:55:55,839 내가 어떻게 가요? 992 00:55:56,717 --> 00:55:58,222 내가 갈 데가 어디 있다고 993 00:55:58,322 --> 00:55:59,628 누구를 만나러 가나요? 994 00:56:00,343 --> 00:56:01,545 친구도 없는데 995 00:56:01,645 --> 00:56:02,817 당신이 잘못해서 그래 996 00:56:04,306 --> 00:56:06,154 당신 오후에 할 일이 하나 있소 997 00:56:06,254 --> 00:56:07,683 당신에게도 좋은 일이야 998 00:56:07,783 --> 00:56:09,495 차를 타고 드라이브를 해봐 999 00:56:09,595 --> 00:56:12,327 집 밖에서 볕도 쐬고 신선한 공기도 마시고 1000 00:56:12,561 --> 00:56:15,631 그러라고 사준 거 아니야 알다시피 난 저런 거 관심 없어 1001 00:56:15,731 --> 00:56:18,198 나야 매일 걷거나 전차를 타면 그만인걸 1002 00:56:18,386 --> 00:56:21,675 당신이 요양원에서 돌아왔을 때 쓰려고 준비해놓은 거야 1003 00:56:22,186 --> 00:56:24,675 당신이 기뻐하고 마음도 풀릴 줄 알았지 1004 00:56:25,342 --> 00:56:28,709 전에만 해도 매일 탔잖아? 요새는 타는 꼴을 못 봤어 1005 00:56:29,212 --> 00:56:31,475 나한테도 꽤 벅찬 돈이오 1006 00:56:32,286 --> 00:56:34,698 운전사도 당신이 쓰건 말건 1007 00:56:34,798 --> 00:56:37,142 매일 먹여야 하고 거기에 비싼 삯도 내야지 1008 00:56:37,979 --> 00:56:38,879 낭비야 1009 00:56:39,578 --> 00:56:43,567 이렇게 낭비하면 다 늙어서 구빈원에 가야 할걸 1010 00:56:43,881 --> 00:56:45,212 이게 다 무슨 소용이오? 1011 00:56:45,312 --> 00:56:47,789 차라리 창밖으로 돈을 뿌리는 게 나을 거요 1012 00:56:50,247 --> 00:56:52,492 그래요 돈 낭비예요 1013 00:56:54,247 --> 00:56:56,788 그 중고차를 사는 게 아니었는데 1014 00:56:58,344 --> 00:57:02,156 당신 또 속았잖아요 당신이야 1015 00:57:02,256 --> 00:57:05,159 뭐든 간에 중고를 사야 한다고 고집을 피우시니 1016 00:57:05,259 --> 00:57:08,125 그 차는 명품이야 당신도 제이미처럼 1017 00:57:08,225 --> 00:57:09,852 뭐든 의심만 하는구려 1018 00:57:09,952 --> 00:57:12,959 화내실 거 없어요 여보 1019 00:57:13,387 --> 00:57:16,653 당신이 차를 사줬을 때 언제 내가 화를 냈었나 1020 00:57:17,025 --> 00:57:20,192 그게 당신이 매사 하는 방식이니까 1021 00:57:20,314 --> 00:57:25,776 당신이 자동차 사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잘 알죠 1022 00:57:26,725 --> 00:57:29,073 당신 나름대로 나를 사랑한다는 걸 1023 00:57:30,151 --> 00:57:31,198 증명하는 셈이니 1024 00:57:32,773 --> 00:57:33,706 특히나 1025 00:57:34,173 --> 00:57:36,162 그런 일을 해도 내게 도움이 안 된단 걸 알면서요 1026 00:57:36,262 --> 00:57:38,273 여보, 제발 1027 00:57:38,373 --> 00:57:42,017 사랑하는 아이들과 나를 봐서 1028 00:57:42,117 --> 00:57:45,860 그리고 당신을 봐서라도 그만둘 수 없겠소? 1029 00:57:47,762 --> 00:57:50,050 그만두다뇨 무슨 소리를 하는 건지 1030 00:57:50,961 --> 00:57:51,861 여보 1031 00:57:52,561 --> 00:57:55,033 우린 서로 사랑했고 앞으로도 그럴 거야 1032 00:57:55,133 --> 00:57:56,283 그것만은 잊지 말아줘요 1033 00:57:56,383 --> 00:57:58,700 그러니 이해할 수 없는 걸 이해하려고 1034 00:57:58,800 --> 00:58:00,817 도울 수 없는 걸 도우려 애쓰지 말아요 1035 00:58:00,917 --> 00:58:03,655 운명이 우리에게 시킨 일들은 1036 00:58:03,755 --> 00:58:06,066 우린 변명도 설명할 수도 없어요 1037 00:58:06,332 --> 00:58:08,402 어째 노력도 하질 않는 거요? 1038 00:58:09,465 --> 00:58:10,405 노력이라 1039 00:58:10,900 --> 00:58:12,394 드라이브하려는 거요? 1040 00:58:12,600 --> 00:58:13,865 오후라 1041 00:58:14,499 --> 00:58:17,244 그래요 소원이라면 하죠 1042 00:58:17,577 --> 00:58:20,538 물론 집에 있는 게 1043 00:58:20,638 --> 00:58:22,610 그보다는 덜 쓸쓸하지만 1044 00:58:25,843 --> 00:58:27,865 같이 가줄 사람이 있는 것도 아니고 1045 00:58:27,965 --> 00:58:30,099 운전기사에게 어디 가자 할 곳도 없고 1046 00:58:31,870 --> 00:58:35,732 어디 친구 집이라도 들러서 1047 00:58:35,832 --> 00:58:38,732 즐겁게 수다라도 떨면 좋겠지만 그런 데가 있는 것도 아니고 1048 00:58:39,896 --> 00:58:40,892 지금껏 없었으니까요 1049 00:58:44,385 --> 00:58:45,679 수녀원에 있을 땐 1050 00:58:46,796 --> 00:58:48,574 친구들도 많았는데 1051 00:58:50,796 --> 00:58:53,196 배우와 결혼하고 나니 자연스럽게 1052 00:58:54,785 --> 00:59:00,063 당신도 그때 배우들이 어떤 취급을 받았나 알잖아요 1053 00:59:00,385 --> 00:59:05,125 결혼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당신 정부라던 사람이 1054 00:59:05,674 --> 00:59:09,207 당신을 고소한다는 스캔들도 있었고요 1055 00:59:10,074 --> 00:59:12,680 그때 친구들은 날 동정하거나 1056 00:59:12,780 --> 00:59:15,196 매몰차게 날 외면했는데 1057 00:59:16,281 --> 00:59:20,519 동정보다는 차라리 외면해주는 편이 더 낫더군요 1058 00:59:20,619 --> 00:59:24,895 여보, 지난 얘기는 꺼내서 무얼 하오 1059 00:59:25,229 --> 00:59:27,796 대낮부터 이런 케케묵은 얘기를 꺼내려 하니 1060 00:59:27,896 --> 00:59:32,652 어두워지면 어떨지 상상도 안 되는구려 1061 00:59:34,285 --> 00:59:35,335 생각났다 1062 00:59:36,807 --> 00:59:39,076 시내에 나가봐야겠어요 1063 00:59:40,797 --> 00:59:43,622 약국에서 살 게 있어서 1064 00:59:44,374 --> 00:59:46,429 그래 또 당신이 약국에서 1065 00:59:46,529 --> 00:59:49,307 그 약들을 사도록 내버려 둬야겠어 1066 00:59:50,288 --> 00:59:52,871 아예 여유 있게 많이 좀 사두지 그래 1067 00:59:52,971 --> 00:59:54,510 당신 그때 밤에 있던 일 생각나? 1068 00:59:54,610 --> 00:59:56,594 약 달라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1069 00:59:56,694 --> 00:59:59,788 잠옷 차림으로 집 밖으로 뛰쳐나갔지 1070 00:59:59,888 --> 01:00:02,355 반 미쳐서, 항구에서 뛰어내리겠다고 난리였지 1071 01:00:04,144 --> 01:00:05,258 가서 살 게 1072 01:00:06,020 --> 01:00:07,054 치약이랑 1073 01:00:08,149 --> 01:00:09,731 비누랑 1074 01:00:10,436 --> 01:00:12,271 보습크림 1075 01:00:21,519 --> 01:00:22,891 지난 일은 꺼내지 말아요 1076 01:00:22,991 --> 01:00:24,874 날 창피하게 만들지 말아요 1077 01:00:24,974 --> 01:00:25,997 미안하오 1078 01:00:26,289 --> 01:00:27,263 용서해줘 1079 01:00:28,297 --> 01:00:30,341 상관없어요 그런 일은 없었으니까 1080 01:00:30,441 --> 01:00:31,920 당신 꿈을 꾼 거야 1081 01:00:38,374 --> 01:00:41,972 나도 1082 01:00:42,830 --> 01:00:44,041 퍽 건강했어요 1083 01:00:44,797 --> 01:00:46,674 에드먼드를 낳기 전에는 1084 01:00:49,497 --> 01:00:50,605 기억나요, 여보? 1085 01:00:51,577 --> 01:00:53,191 내가 어디 신경질을 내든가요 1086 01:00:53,541 --> 01:00:57,297 시즌마다 애를 가진 채로 당신과 1087 01:00:57,397 --> 01:01:00,586 호텔 방 이곳저곳을 돌아다녀도 건강했죠 1088 01:01:04,674 --> 01:01:08,116 하지만 에드먼드를 갖게 된 후로 나빠졌어요 1089 01:01:08,586 --> 01:01:10,625 그 후론 아주 골골댔으니 1090 01:01:11,782 --> 01:01:16,172 그 싸구려 호텔의 돌팔이 의사 놈은 1091 01:01:17,105 --> 01:01:19,388 내가 괴로워한단 것밖엔 몰랐고 1092 01:01:19,488 --> 01:01:22,137 그 고통을 멎게 해주는 건 일도 아니었죠 1093 01:01:22,438 --> 01:01:26,933 여보, 지난 일은 제발 잊어버리시오 1094 01:01:27,664 --> 01:01:30,594 어떻게요? 과거는 곧 현재인 걸 1095 01:01:30,694 --> 01:01:32,449 미래이기도 하죠 1096 01:01:35,416 --> 01:01:37,005 다 내 책임인걸요 1097 01:01:37,671 --> 01:01:40,671 유진이 죽고 나서는 다시는 아이를 갖지 않으리라 맹세했는데 1098 01:01:41,071 --> 01:01:42,705 그 애 죽은 건 다 내 책임이에요 1099 01:01:46,539 --> 01:01:49,961 순회공연 중인 당신이 외롭다고 하도 보챘을 때 1100 01:01:50,461 --> 01:01:54,878 유진을 어머니께 맡겨두고 당신에게 가지 않았더라면 1101 01:01:55,394 --> 01:01:58,972 제이미는 홍역을 앓고 있어서 1102 01:01:59,072 --> 01:02:00,755 애기 방에 들어가지 못하게 했었죠 1103 01:02:01,217 --> 01:02:02,904 난 제이미가 일부러 했다고 생각해요 1104 01:02:03,004 --> 01:02:05,293 어린 동생을 시기한 거지 그러니까 싫어한 거야 1105 01:02:07,426 --> 01:02:10,132 제이미는 그때 7살이었지만 바보는 아니었잖아요 1106 01:02:10,526 --> 01:02:12,615 아기방에 들어가면 위험하다고 경고도 했는데 1107 01:02:13,626 --> 01:02:14,526 걔는 알고 있었죠 1108 01:02:15,304 --> 01:02:17,215 그래서 더욱 용서할 수가 없어 1109 01:02:17,315 --> 01:02:20,054 이번엔 유진 얘기를 꺼낼 요량이군 1110 01:02:20,154 --> 01:02:22,838 그 아이는 편히 쉬게 두시오 1111 01:02:23,233 --> 01:02:27,144 유진을 대신할 다른 아이를 갖자는 1112 01:02:27,244 --> 01:02:30,155 당신 얘기를 듣지 말았어야 했어 1113 01:02:31,122 --> 01:02:35,252 에드먼드를 가졌을 땐 조마조마했죠 1114 01:02:35,664 --> 01:02:37,786 혹여나 무슨 끔찍한 일이 벌어질까 1115 01:02:37,886 --> 01:02:42,273 유진을 그렇게 내버려 둔 내가 무슨 낯으로 아이를 낳겠어요? 1116 01:02:42,497 --> 01:02:44,844 내가 천벌을 받을 거란 걸 알았죠 1117 01:02:45,412 --> 01:02:47,041 에드먼드를 낳는 게 아니었어 1118 01:02:47,141 --> 01:02:48,602 여보, 말조심하구려 1119 01:02:48,702 --> 01:02:51,810 에드먼드가 그 얘기를 들으면 어쩌려고? 1120 01:02:51,928 --> 01:02:56,025 그 아이를 위해서라도 조금만 더 노력해봐 1121 01:02:58,514 --> 01:02:59,547 왔냐? 1122 01:02:59,841 --> 01:03:01,158 제법 생긴 티가 나는구나 1123 01:03:01,258 --> 01:03:02,780 나도 갈아입으러 가야겠다 1124 01:03:02,880 --> 01:03:03,825 잠시만요, 아버지 1125 01:03:04,219 --> 01:03:07,492 듣기 싫으시겠지만 전차 요금이 한 푼도 없어서요 1126 01:03:07,778 --> 01:03:08,591 빈털터리라서 1127 01:03:08,691 --> 01:03:11,705 돈의 가치를 모르면 언제나 빈털터리가 될 수밖에 1128 01:03:12,658 --> 01:03:14,416 뭐, 배우고 있으니까 1129 01:03:15,250 --> 01:03:17,311 아프기 전에는 너도 열심히 일했으니까 1130 01:03:18,032 --> 01:03:21,256 잘하고 있다 네가 자랑스러워 1131 01:03:26,888 --> 01:03:27,971 '고맙습니다' 1132 01:03:29,754 --> 01:03:32,917 셰익스피어 '리어왕' 1막 4장 '은혜를 모르는 자식을 두는 건' 1133 01:03:33,017 --> 01:03:35,101 '독사에게 물리는 것보다 더하다' 1134 01:03:35,201 --> 01:03:37,772 저도 알죠 무슨 말을 못 하겠네 1135 01:03:37,990 --> 01:03:39,879 1달러가 아니라 10달러잖아요 1136 01:03:40,069 --> 01:03:43,262 갑자기 왜 그러세요? 하디가 제가 죽는다고 하던가요? 1137 01:03:44,564 --> 01:03:46,742 실언했네요 그냥 농담이었어요 1138 01:03:47,918 --> 01:03:49,858 정말 감사합니다 1139 01:03:49,958 --> 01:03:50,858 그래 1140 01:03:51,688 --> 01:03:54,608 난 용서 못 해 1141 01:03:54,708 --> 01:03:57,459 무슨 말을 그리하느냐? 1142 01:03:57,820 --> 01:04:00,706 금방 죽을 거라니 너는 살고 싶지 않은 모양이구나? 1143 01:04:00,806 --> 01:04:03,656 한창 젊은 아이면서 무슨 말이 그래 1144 01:04:03,756 --> 01:04:07,284 그놈의 책이 문제야 넌 정말 아픈 게 아니란다 1145 01:04:07,384 --> 01:04:08,167 여보 입 조심하시오 1146 01:04:08,267 --> 01:04:10,917 하지만 공연히 아무것도 아닌 거로 1147 01:04:11,017 --> 01:04:12,906 떠들어대니 우습잖아요? 1148 01:04:13,558 --> 01:04:15,351 걱정 말거라 난 네 편이야 1149 01:04:15,773 --> 01:04:19,395 넌 그저 사람들이 너만 위해줬으면 싶은 거지? 1150 01:04:19,495 --> 01:04:21,617 아직 애기라니까 1151 01:04:22,129 --> 01:04:24,895 그래도 너무 나가진 마라 1152 01:04:24,995 --> 01:04:26,873 그런 말은 하는 게 아냐 1153 01:04:27,140 --> 01:04:31,212 매사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게 어리석은 일인 건 알지만 1154 01:04:31,312 --> 01:04:33,034 어디 안 그럴 수가 있니 넌 사람을 너무 놀라게 해 1155 01:04:36,568 --> 01:04:41,419 지금 어머니께 말씀드려봐라 네가 아까 말하겠단 거 1156 01:04:43,023 --> 01:04:45,618 어이쿠 시간 좀 보게 1157 01:04:46,556 --> 01:04:47,884 서둘러야겠는걸 1158 01:04:55,302 --> 01:04:56,267 좀 괜찮니? 1159 01:04:59,436 --> 01:05:00,725 열이 조금밖에 없지만 1160 01:05:01,291 --> 01:05:03,291 밖에선 볕을 피해 다녀야 해 1161 01:05:03,669 --> 01:05:06,027 아침보다는 훨씬 상태가 좋아 보인다 1162 01:05:06,902 --> 01:05:08,154 이리로 와서 앉으렴 1163 01:05:09,005 --> 01:05:11,358 - 잠깐요, 어머니 - 알았어, 알았으니까 1164 01:05:11,614 --> 01:05:15,537 일단 앉아 편히 쉬렴 1165 01:05:16,591 --> 01:05:19,226 이렇게 더운 날에 지저분한 전차 타고 1166 01:05:19,326 --> 01:05:21,563 시내에 들어가는데 얼마나 피곤하겠어 1167 01:05:21,992 --> 01:05:24,330 그냥 어미와 같이 있자꾸나 1168 01:05:24,430 --> 01:05:24,819 어머니, 잠시만 1169 01:05:24,919 --> 01:05:26,724 하디에겐 전화하면 되잖아 1170 01:05:26,824 --> 01:05:28,517 몸이 불편하다고 말해 1171 01:05:30,229 --> 01:05:32,595 그 늙어빠진 머저리 약에 대해 아는 거라곤 1172 01:05:32,695 --> 01:05:34,272 그저 의지 운운하는 설교 하나뿐이지 1173 01:05:34,372 --> 01:05:35,422 어머니 1174 01:05:36,439 --> 01:05:37,809 부탁 하나 해도 되죠 1175 01:05:39,283 --> 01:05:40,562 이제 끊으실 수 있어요 1176 01:05:41,681 --> 01:05:43,815 이제 막 시작하신 거니까 의지력도 있으시고요 1177 01:05:44,743 --> 01:05:46,599 우리가 도와드릴게요 저도 뭐든 할 거고요 1178 01:05:47,010 --> 01:05:47,943 할 수 있죠, 어머니? 1179 01:05:50,455 --> 01:05:52,532 잘 알지도 못하면서 함부로 말하지 마라 1180 01:05:53,621 --> 01:05:54,532 네, 그럼 됐어요 1181 01:05:55,016 --> 01:05:55,877 소용없다는 건 알았지 1182 01:05:55,977 --> 01:05:59,366 무슨 소리를 하는지 모르겠다 내가 알고 있는 건 1183 01:05:59,799 --> 01:06:03,066 내가 요양원에서 돌아오자마자 네가 병이 났다는 사실이야 1184 01:06:03,653 --> 01:06:07,288 그 사람들이 집에 가면 마음 편히 지내야 한다고 하는데 1185 01:06:07,699 --> 01:06:09,549 너 때문에 하루하루 걱정 속에 지내고 있지 않니 1186 01:06:11,896 --> 01:06:14,218 그래도 그게 변명은 못되지 1187 01:06:14,873 --> 01:06:17,168 그냥 설명하려 한 거다 1188 01:06:17,268 --> 01:06:18,807 변명은 아냐 1189 01:06:20,034 --> 01:06:23,107 내가 네 병을 핑계로 삼은 게 아니야, 믿어다오 1190 01:06:25,279 --> 01:06:26,440 그럼 전들 어쩌라는 거예요 1191 01:06:30,536 --> 01:06:33,180 글쎄, 의심받아도 할 수 없지 1192 01:06:33,937 --> 01:06:36,525 나도 나 자신을 못 믿는데 너라고 어떻게 하겠니 1193 01:06:38,338 --> 01:06:39,792 요즘 거짓말만 자꾸 늘어 1194 01:06:41,038 --> 01:06:44,525 거짓말 같은 건 한번도 했던 적이 없는데 1195 01:06:45,003 --> 01:06:46,419 요새는 나 자신에게 거짓을 말해야 해 1196 01:06:48,847 --> 01:06:50,425 하지만 나도 이해 못 하는 걸 1197 01:06:51,286 --> 01:06:53,218 너인들 어떻게 이해하겠니? 1198 01:06:56,120 --> 01:06:59,542 난 아무것도 모르겠어 1199 01:07:00,114 --> 01:07:03,109 오래전에 1200 01:07:04,298 --> 01:07:07,920 내 자아를 완전히 잃어버렸다는 거 하나만 빼면 1201 01:07:12,224 --> 01:07:14,842 하지만 언젠가는 1202 01:07:16,059 --> 01:07:17,531 다시 찾을 수 있겠지 1203 01:07:20,925 --> 01:07:22,448 네 병도 낫게 될 거고 1204 01:07:24,036 --> 01:07:27,403 그리고 네가 건강해져서 행복을 되찾고, 성공하면 1205 01:07:28,670 --> 01:07:31,005 더이상 죄책감도 느끼지 않게 될 거야 1206 01:07:34,781 --> 01:07:36,042 언젠간 1207 01:07:38,070 --> 01:07:41,303 복되신 마리아께서도 날 용서하실 거야 1208 01:07:43,509 --> 01:07:47,081 그리고 수녀원 시절에 가졌던 그분에 대한 사랑과 1209 01:07:47,181 --> 01:07:50,108 신실함을 돌려주신다면 1210 01:07:52,159 --> 01:07:53,892 다시 그분께 기도드릴 수 있어 1211 01:07:56,303 --> 01:07:59,514 이 세상 누구라도 날 믿지 않는다고 1212 01:07:59,614 --> 01:08:01,681 인정하시는 그때야말로 1213 01:08:02,824 --> 01:08:04,881 마리아께선 날 믿어주실 거야 1214 01:08:05,503 --> 01:08:08,001 그리고 그분의 축복 아래 평화를 찾겠지 1215 01:08:08,914 --> 01:08:12,292 고통 속에서 소리 지르게 되더라도 1216 01:08:12,392 --> 01:08:16,259 나 자신을 되찾게 되니 도리어 웃음 짓게 될 거야 1217 01:08:30,496 --> 01:08:33,484 물론 네가 그런 걸 믿지 않으리란 건 안다 1218 01:08:34,542 --> 01:08:36,863 지금 막 생각이 났네 1219 01:08:37,852 --> 01:08:40,241 나도 시내에 가봐야겠어 1220 01:08:42,152 --> 01:08:43,252 깜빡했다 1221 01:08:43,352 --> 01:08:44,941 나도 드라이브해야지 1222 01:08:45,696 --> 01:08:48,130 약국에 가야 해 1223 01:08:48,907 --> 01:08:52,832 나와 같이 가고 싶진 않겠지? 부끄러울 테니까 1224 01:08:53,732 --> 01:08:54,465 어머니, 그건 1225 01:08:54,565 --> 01:08:58,318 네 아버지가 준 10달러를 형이랑 나누겠지 1226 01:08:58,418 --> 01:08:59,821 너희는 언제나 서로 나눠 가지잖아 1227 01:08:59,921 --> 01:09:01,721 당당하게들 1228 01:09:02,203 --> 01:09:05,376 뭐, 네 형이 그걸로 뭘 할지는 뻔하지 어디서 술에 진탕 취할 테니까 1229 01:09:05,476 --> 01:09:09,228 잘 어울리는 여자들 있잖아 자기를 잘 이해하고, 좋아한다나 1230 01:09:15,338 --> 01:09:17,552 약속해다오 술 마시지 않겠다고 1231 01:09:17,752 --> 01:09:19,649 위험하잖아 1232 01:09:20,049 --> 01:09:21,449 의사도 안 그러든? 1233 01:09:21,649 --> 01:09:23,117 그 늙어빠진 머저리요? 1234 01:09:30,071 --> 01:09:30,971 에드먼드 1235 01:09:34,156 --> 01:09:35,755 야, 가자 1236 01:09:36,945 --> 01:09:38,023 가거라 1237 01:09:38,618 --> 01:09:39,842 형이 부른다 1238 01:09:41,857 --> 01:09:43,612 아버지도 내려오시는구나 1239 01:09:43,712 --> 01:09:45,257 가자, 에드먼드 1240 01:09:45,357 --> 01:09:46,657 - 여보, 다녀오리다 - 다녀오렴 1241 01:09:46,757 --> 01:09:48,846 집에서 저녁 먹겠거든 늦지 말고 오너라 1242 01:09:49,546 --> 01:09:50,740 아버지께도 말해 1243 01:09:50,840 --> 01:09:52,397 브리짓 성격 알지? 1244 01:09:59,061 --> 01:09:59,961 잘 다녀오렴 1245 01:10:01,234 --> 01:10:02,229 다녀오겠습니다 1246 01:10:42,614 --> 01:10:44,157 여긴 참 쓸쓸해 1247 01:10:49,425 --> 01:10:51,448 또 네게 거짓말을 하는구나 1248 01:10:53,826 --> 01:10:55,501 사실은 혼자 있고 싶었으면서 1249 01:10:57,391 --> 01:11:01,159 저들의 경멸과 혐오감 때문에 같이 있기 싫었으면서 1250 01:11:01,814 --> 01:11:03,217 저들이 없어서 기쁘면서 1251 01:11:08,883 --> 01:11:10,808 하지만 성모님 1252 01:11:13,407 --> 01:11:16,773 왜 전 이토록 쓸쓸할까요 1253 01:12:03,751 --> 01:12:04,796 저 고동 소리 1254 01:12:06,985 --> 01:12:08,407 지긋지긋하지 않아? 1255 01:12:10,240 --> 01:12:11,536 정말이에요, 마님 1256 01:12:12,786 --> 01:12:14,701 안개는 상관없어 1257 01:12:14,801 --> 01:12:16,374 난 안개를 사랑하니까 1258 01:12:17,585 --> 01:12:19,163 피부에 그렇게 좋다면서요? 1259 01:12:19,263 --> 01:12:22,213 안개는 우리를 세상에서 감추고 세상을 우리에게서 감추게 하지 1260 01:12:22,688 --> 01:12:24,657 안개가 끼면 모든 게 변한 것 같고 1261 01:12:24,757 --> 01:12:26,551 아무것도 없는 것처럼 느껴지잖아 1262 01:12:27,070 --> 01:12:30,179 아무도 우리를 찾거나 손대지 못해 1263 01:12:31,392 --> 01:12:34,427 아까 시내에서 돌아올 땐 무서워서 혼났어요 1264 01:12:35,214 --> 01:12:37,627 마님도 한 치 앞의 손도 안 보이셨을걸요 1265 01:12:37,727 --> 01:12:39,548 고동 소리는 싫어 1266 01:12:40,392 --> 01:12:42,037 혼자 있게 해주지를 않으니 1267 01:12:42,793 --> 01:12:49,156 저건 자꾸 옛일을 상기시키게 해 1268 01:12:51,025 --> 01:12:53,914 하지만 오늘 밤은 아냐 저건 그저 불쾌한 소리일 뿐 1269 01:12:55,259 --> 01:12:56,159 저건 1270 01:12:58,092 --> 01:13:00,459 저건 들어도 옛일이 생각나진 않아 1271 01:13:00,731 --> 01:13:04,070 바깥양반의 코 고는 소리는 몰라도 1272 01:13:05,898 --> 01:13:08,699 아까 실컷 골려줬으니 1273 01:13:08,799 --> 01:13:10,342 그 양반은 언제나 코를 골지 1274 01:13:10,447 --> 01:13:13,992 특히나 술에 취하면 더 그래 1275 01:13:14,402 --> 01:13:16,213 그리고 꼭 애같이 구는 거야 1276 01:13:16,641 --> 01:13:18,603 자기는 안 그랬다 그거지 1277 01:13:18,824 --> 01:13:22,602 그런데 나도 코를 꽤 고나 봐? 안 그런 것 같은데 1278 01:13:23,037 --> 01:13:25,691 그럼 나도 바깥양반을 놀릴 수야 없지 1279 01:13:25,791 --> 01:13:28,436 건강한 사람은 다 그런대요 1280 01:13:28,674 --> 01:13:30,740 제정신이라는 증거라나 1281 01:13:32,104 --> 01:13:33,397 마님, 몇 시죠? 1282 01:13:33,497 --> 01:13:35,703 부엌으로 가봐야겠어요 1283 01:13:35,975 --> 01:13:37,336 아냐, 가지 마 캐슬린 1284 01:13:37,836 --> 01:13:39,369 혼자 있고 싶지 않구나 1285 01:13:39,947 --> 01:13:40,847 아직은 1286 01:13:40,952 --> 01:13:42,506 조금만 참으세요 1287 01:13:42,858 --> 01:13:45,296 곧 주인님과 도련님께서 오실 거니까요 1288 01:13:47,407 --> 01:13:49,425 저녁 먹으러 오실지 1289 01:13:50,324 --> 01:13:52,280 바에 좋다고 눌러앉아 있겠지 1290 01:13:52,380 --> 01:13:54,645 핑계로도 좋겠다 1291 01:13:54,895 --> 01:13:56,447 거기가 집처럼 마음이 편할 테니 1292 01:13:59,599 --> 01:14:02,432 한잔하렴, 캐슬린 1293 01:14:02,532 --> 01:14:05,942 정말 괜찮을까요 마님? 1294 01:14:06,447 --> 01:14:09,665 뭐, 한 잔쯤은 괜찮겠죠 1295 01:14:10,276 --> 01:14:12,410 항상 건강하세요, 마님 1296 01:14:13,743 --> 01:14:16,476 나도 한때는 건강했었단다 1297 01:14:17,088 --> 01:14:18,704 다 지난 얘기지만 1298 01:14:20,315 --> 01:14:21,776 어휴, 마님 1299 01:14:21,876 --> 01:14:23,448 물이 반이잖아요 1300 01:14:23,548 --> 01:14:25,378 마시면 금방 아실 텐데 1301 01:14:27,837 --> 01:14:29,615 취해서 집에 오실 텐데 1302 01:14:30,087 --> 01:14:32,148 맛을 어떻게 느끼겠어 1303 01:14:32,248 --> 01:14:33,837 핑계도 좋아 자기는 1304 01:14:34,165 --> 01:14:35,459 슬픔을 잊기 위해 마신다는군 1305 01:14:35,559 --> 01:14:38,198 사람이 장점만 있을 수 있나요 1306 01:14:38,593 --> 01:14:39,770 너무 신경 쓰지 마세요 1307 01:14:39,870 --> 01:14:43,681 그럼, 36년이나 사랑했는데 1308 01:14:44,003 --> 01:14:45,226 그럼요, 마님 1309 01:14:45,620 --> 01:14:46,948 나리께 잘해주세요 1310 01:14:47,048 --> 01:14:50,737 바보천치라도 나리께서 마님을 얼마나 사랑하는지는 다 알걸요 1311 01:14:52,981 --> 01:14:57,159 근데 마님, 왜 연극 무대엔 서지 않으셨나요? 1312 01:15:00,559 --> 01:15:01,420 뭐? 1313 01:15:01,520 --> 01:15:02,420 내가? 1314 01:15:06,004 --> 01:15:08,462 무슨 그런 생각을 다 하니 1315 01:15:09,726 --> 01:15:11,924 바깥양반 만나기 전에는 1316 01:15:12,325 --> 01:15:14,014 나도 존경받는 집안에 태어나서 1317 01:15:14,114 --> 01:15:16,547 중서부 최고의 수녀원에서 교육 받았단다 1318 01:15:16,969 --> 01:15:18,725 극장이란 게 뭔지도 몰랐던 시절이었지 1319 01:15:18,825 --> 01:15:20,766 난 신앙이 돈독했어 1320 01:15:21,047 --> 01:15:23,144 수녀가 되려고 했었거든 1321 01:15:23,503 --> 01:15:26,258 여배우가 되려는 꿈은 생각도 못 했지 1322 01:15:26,358 --> 01:15:29,047 마님께서 수녀님이라니 상상이 안 가네요 1323 01:15:29,436 --> 01:15:32,892 한번도 교회 근처엔 가신 적도 없으시잖아요? 1324 01:15:32,992 --> 01:15:34,905 극장에선 집처럼 마음이 편했던 적이 없어 1325 01:15:35,830 --> 01:15:40,161 바깥양반 따라 매번 순회공연을 다니긴 했지만 1326 01:15:40,691 --> 01:15:44,822 그쪽 사람들과는 좀처럼 친해질 수가 없었단다 1327 01:15:44,934 --> 01:15:46,975 그렇다고 사이가 나빴던 건 아냐 1328 01:15:47,075 --> 01:15:49,441 다들 친절했지 나도 그랬고 1329 01:15:50,058 --> 01:15:52,590 하지만 서로 생활이 다르니까 1330 01:15:54,146 --> 01:15:55,986 마치 나와 그들 사이에 뭔가가 1331 01:15:57,436 --> 01:15:58,471 있어서 1332 01:16:00,638 --> 01:16:06,395 어떻게 할 수도 없는 옛일을 꺼내서 무얼 하겠니 1333 01:16:12,141 --> 01:16:14,570 안개가 자욱하구나 1334 01:16:16,442 --> 01:16:18,657 길도 보이질 않아 1335 01:16:20,342 --> 01:16:23,913 세상 사람들이 다 지나가도 1336 01:16:26,332 --> 01:16:27,875 보이지 않을 거야 1337 01:16:30,959 --> 01:16:32,838 차라리 그편이 나을지도 1338 01:16:34,312 --> 01:16:35,882 점점 어두워지는구나 1339 01:16:36,826 --> 01:16:38,137 곧 밤이 될 거야 1340 01:16:38,847 --> 01:16:40,121 고맙기도 하지 1341 01:16:41,315 --> 01:16:43,593 아까 드라이브할 때는 1342 01:16:43,693 --> 01:16:47,749 같이 있어서 얼마나 고마운지 몰라 1343 01:16:48,093 --> 01:16:50,689 혼자 드라이브를 했다면 1344 01:16:51,174 --> 01:16:53,229 얼마나 쓸쓸했을까 1345 01:16:54,150 --> 01:16:58,864 저도 집에 있는 것보다는 근사한 차를 타고 드라이브하는 게 좋아요 1346 01:16:59,786 --> 01:17:02,285 마치 휴가 가는 기분이랄까 1347 01:17:03,462 --> 01:17:05,481 하나 마음에 안 드는 게 있긴 했지만요 1348 01:17:05,774 --> 01:17:07,653 그게 뭐였니? 1349 01:17:07,753 --> 01:17:10,029 약국에서 약을 받을 때 1350 01:17:10,129 --> 01:17:12,419 주인 태도가 영 이상했어요 1351 01:17:12,542 --> 01:17:14,463 얼굴값을 하더라니 1352 01:17:17,055 --> 01:17:19,218 글쎄다 무슨 말인지 1353 01:17:19,877 --> 01:17:21,470 왠 약국? 약? 1354 01:17:25,277 --> 01:17:26,554 그래, 깜빡했다 1355 01:17:28,358 --> 01:17:32,231 손에 있는 류머티즘 약 1356 01:17:32,859 --> 01:17:34,275 말이구나 1357 01:17:35,459 --> 01:17:37,099 그 남자가 뭐라든? 1358 01:17:38,560 --> 01:17:40,279 처방대로 약만 줬다면 아무 상관 없어 1359 01:17:40,379 --> 01:17:44,046 전 상관있어요, 평생 도둑 취급은 받은 적도 없는데 1360 01:17:44,487 --> 01:17:46,112 절 뚫어지게 보더니만 1361 01:17:46,524 --> 01:17:49,279 '이걸 어디서 구했소?' 그러기에 1362 01:17:49,590 --> 01:17:52,262 '알 거 없잖아요' 1363 01:17:52,362 --> 01:17:55,624 '그래도 궁금하다면 이 약은 저기 차 안에 계신' 1364 01:17:55,724 --> 01:17:58,379 '타이론 댁 안주인께서 받으실 약이에요' 1365 01:17:59,401 --> 01:18:02,668 그러니까 조용해지더니 밖을 오래 쳐다보더니만 1366 01:18:02,768 --> 01:18:05,848 '아, 알겠다' 하더니 약을 가지러 가대요 1367 01:18:07,790 --> 01:18:10,769 그래 그 사람은 날 알아 1368 01:18:15,669 --> 01:18:17,776 그 약을 써야 해 1369 01:18:19,870 --> 01:18:24,700 안 그러면 고통이 가시질 않거든 1370 01:18:25,327 --> 01:18:28,329 내 말은, 손 아픈 거 1371 01:18:29,205 --> 01:18:30,456 가엾기도 하지 1372 01:18:32,373 --> 01:18:33,576 넌 잘 모르겠지만 1373 01:18:34,521 --> 01:18:38,798 이 손이 한때는 내 머리나 눈만큼 1374 01:18:39,332 --> 01:18:40,507 얼마나 아름다웠는데 1375 01:18:42,175 --> 01:18:44,087 몸매도 썩 좋았고 1376 01:18:48,676 --> 01:18:50,392 이건 음악인의 손이야 1377 01:18:51,362 --> 01:18:52,978 피아노 치는 것도 좋아했어 1378 01:18:54,278 --> 01:18:56,896 수녀원에서 참 열심히 했었는데 1379 01:18:57,296 --> 01:18:59,419 엘리자베스 수녀님과 음악 선생님 두 분 모두 1380 01:18:59,519 --> 01:19:02,404 내가 누구보다도 재주가 뛰어나다고 하셨었지 1381 01:19:02,795 --> 01:19:05,074 아버지께서 특강료도 내주셨어 1382 01:19:05,508 --> 01:19:08,124 참 응석도 잘 받아주셨지 1383 01:19:08,224 --> 01:19:10,885 졸업했다면 아마 유럽으로 보내주셨을걸 1384 01:19:10,985 --> 01:19:14,458 바깥양반과 사랑에 빠지지 않았다면 갔을 수도 있어, 아니면 수녀가 됐겠지 1385 01:19:22,230 --> 01:19:23,775 내게 두 가지 꿈이 있었거든 1386 01:19:25,775 --> 01:19:26,804 수녀가 되거나 1387 01:19:30,108 --> 01:19:31,850 그게 더 고결한 목표였고 1388 01:19:34,719 --> 01:19:36,689 피아니스트가 되는 것 1389 01:19:38,697 --> 01:19:39,817 그게 다음 목표였어 1390 01:19:42,397 --> 01:19:44,822 피아노 안 친지도 오래됐다 1391 01:19:45,253 --> 01:19:50,214 손가락이 이 모양으로 구부러진 꼴이니, 어디 칠 수가 있나 1392 01:19:50,314 --> 01:19:54,290 결혼하고도 피아노를 치려고 하긴 했는데 소용없더라 1393 01:19:54,636 --> 01:19:58,419 1박 생활에, 싸구려 호텔에, 더러운 기차 집은 없지, 애들은 맡겨놨지 1394 01:19:59,425 --> 01:20:00,325 보이니 1395 01:20:00,974 --> 01:20:01,883 캐슬린? 1396 01:20:03,947 --> 01:20:05,641 손이 이렇게 흉하고 1397 01:20:05,780 --> 01:20:07,636 병신이 됐는데 1398 01:20:08,163 --> 01:20:11,098 누가 보면 큰 사고라도 난 줄 알 거야 1399 01:20:11,476 --> 01:20:13,463 필시 그리 생각할 거야 1400 01:20:13,774 --> 01:20:14,778 보지 말아야지 1401 01:20:15,118 --> 01:20:18,105 지나간 일을 떠올리는 건 고동 소리보다도 좋지 않아 1402 01:20:18,840 --> 01:20:21,150 하지만 날 괴롭힐 순 없지 1403 01:20:23,640 --> 01:20:24,903 멀리 가버렸어 1404 01:20:26,607 --> 01:20:27,656 눈에 보이지만 1405 01:20:28,418 --> 01:20:29,867 고통은 가버렸다고 1406 01:20:30,407 --> 01:20:32,536 약은 드셨어요? 1407 01:20:33,954 --> 01:20:37,296 많이 취하신 것 같아요 1408 01:20:40,640 --> 01:20:41,920 고통을 멎게 하네 1409 01:20:43,440 --> 01:20:44,506 너도 할 수 있는 1410 01:20:46,729 --> 01:20:50,329 최선을 다해서 과거를 생각해봐 1411 01:20:51,150 --> 01:20:54,168 행복했던 과거만이 진짜지 1412 01:20:54,796 --> 01:20:57,074 넌 바깥양반이 지금도 잘생겼다지만 1413 01:20:57,174 --> 01:21:00,147 내가 처음 봤을 때는 어땠는지 넌 모를 거야 1414 01:21:00,569 --> 01:21:03,776 이 나라에서 최고의 미남이라고 칭찬이 자자했어 1415 01:21:04,188 --> 01:21:06,358 수녀원에 있던 사람들이 그이가 하는 연극이며 1416 01:21:06,458 --> 01:21:08,869 사진을 보면서 정신을 못 차리더라니까 1417 01:21:09,491 --> 01:21:11,408 기도하거나 완전 우상이었어 1418 01:21:12,047 --> 01:21:15,419 모두들 무대 입구에서 1419 01:21:15,519 --> 01:21:17,658 그가 나오길 기다렸지 1420 01:21:19,358 --> 01:21:23,449 아버지께서 내게 편지를 보내셨는데 1421 01:21:23,549 --> 01:21:25,929 제임스 타이론을 알게 됐으니 1422 01:21:26,296 --> 01:21:28,576 부활절 휴가 때 집에 오면 1423 01:21:28,999 --> 01:21:31,822 직접 만나게 해주겠다 하시더라 1424 01:21:32,560 --> 01:21:35,124 애들에게 자랑도 했어 1425 01:21:36,010 --> 01:21:37,766 얼마나 시샘하던지 1426 01:21:38,961 --> 01:21:42,099 처음으로 아버지 따라 그이가 하는 연극을 봤는데 1427 01:21:42,199 --> 01:21:45,609 프랑스 혁명 이야기더구나 1428 01:21:46,098 --> 01:21:51,031 그리고 주인공은 귀족인데 1429 01:21:53,287 --> 01:21:56,495 그이에게 눈을 못 떼겠더라고 1430 01:21:57,138 --> 01:22:00,749 그이가 감옥에 들어가는 장면에선 눈물을 흘렸단다 1431 01:22:01,082 --> 01:22:04,849 혹여나 눈이 빨개지진 않을까 부끄러웠어 1432 01:22:04,949 --> 01:22:07,927 아버지께선 연극이 끝나면 무대 뒤로 가기로 1433 01:22:08,027 --> 01:22:11,260 약속해놓으셔서 끝나자마자 분장실로 갔어 1434 01:22:12,580 --> 01:22:15,327 내 눈이며 코며 1435 01:22:16,398 --> 01:22:18,738 결국엔 빨개졌지 뭐야 1436 01:22:21,727 --> 01:22:25,372 그때만 해도 난 썩 이쁜 외모였는데 1437 01:22:25,871 --> 01:22:28,666 그이는 꿈에 그리던 것보다 1438 01:22:28,766 --> 01:22:30,483 훨씬 미남이었지 1439 01:22:31,171 --> 01:22:35,427 보통 사람과는 다른 1440 01:22:35,760 --> 01:22:37,286 다른 세계에 사는 사람 같았어 1441 01:22:39,160 --> 01:22:41,083 난 한눈에 반해버렸지 1442 01:22:42,149 --> 01:22:43,371 그이도 그랬대 1443 01:22:44,305 --> 01:22:45,502 나중에 그러더라 1444 01:22:48,762 --> 01:22:51,627 난 수녀며 피아니스트가 된다는 꿈은 1445 01:22:54,060 --> 01:22:56,705 진작에 잊어버리고 말았지 1446 01:23:00,165 --> 01:23:02,936 그이의 아내로 살고 싶단 생각만 했어 1447 01:23:05,966 --> 01:23:07,483 36년 전에 1448 01:23:10,449 --> 01:23:15,594 하지만 마치 오늘 밤일같이 한눈에 선하구나 1449 01:23:16,547 --> 01:23:17,447 그리고 1450 01:23:18,169 --> 01:23:20,336 우린 서로 사랑했고 1451 01:23:20,619 --> 01:23:23,119 36년 동안 1452 01:23:23,219 --> 01:23:25,636 여자와의 추문은 없었지 1453 01:23:25,736 --> 01:23:27,377 다른 여자와의 추문 1454 01:23:28,706 --> 01:23:30,672 그래서 참 행복했단다 1455 01:23:32,872 --> 01:23:34,885 나리는 훌륭한 신사세요 1456 01:23:37,928 --> 01:23:39,389 마님은 참 운도 좋으셔 1457 01:24:04,079 --> 01:24:06,290 바보같이 감성적이기는 1458 01:24:09,557 --> 01:24:13,435 시시한 로맨스에 빠진 여학생과 1459 01:24:13,535 --> 01:24:15,802 배우가 만나는 게 1460 01:24:16,346 --> 01:24:17,779 뭐가 그리 근사하다고? 1461 01:24:20,483 --> 01:24:24,424 그이가 있다는 걸 알기 전이 1462 01:24:25,429 --> 01:24:27,020 훨씬 행복했었어 1463 01:24:28,085 --> 01:24:29,552 수녀원에서 1464 01:24:30,413 --> 01:24:31,686 넌 항상 그분께 기도했잖아 1465 01:24:32,241 --> 01:24:34,596 복되신 마리아 1466 01:24:41,330 --> 01:24:44,413 신앙만 되찾을 수 있다면 1467 01:24:45,900 --> 01:24:48,041 그분께 다시 기도드리겠어 1468 01:24:51,651 --> 01:24:53,788 은총이 가득한 마리아를 찬미하나니 1469 01:25:01,992 --> 01:25:03,682 은총이 가득한 1470 01:25:06,694 --> 01:25:08,562 마리아를 찬미하나니 1471 01:25:15,196 --> 01:25:19,547 마리아님이 바보도 아니고 1472 01:25:19,841 --> 01:25:23,493 거짓말하는 약쟁이가 하는 말을 들으시겠어 1473 01:25:24,420 --> 01:25:26,163 그분을 기만할 수는 없어 1474 01:25:27,607 --> 01:25:29,319 부족해 1475 01:25:30,102 --> 01:25:31,668 2층에 가야겠어 1476 01:25:32,567 --> 01:25:34,630 일단 시작하면, 넌 1477 01:25:38,901 --> 01:25:41,678 얼마나 필요한지 몰라 1478 01:25:45,735 --> 01:25:47,100 왜 돌아오는 거지? 1479 01:25:51,749 --> 01:25:53,590 왜 돌아오는 거야? 1480 01:25:56,305 --> 01:25:57,235 여보, 거기 있소? 1481 01:25:59,012 --> 01:25:59,912 그래요 1482 01:26:00,329 --> 01:26:02,435 여기 있어요 1483 01:26:02,885 --> 01:26:04,409 거실이요 1484 01:26:04,896 --> 01:26:06,185 내가 1485 01:26:06,529 --> 01:26:08,288 얼마나 기다렸다고요 1486 01:26:09,008 --> 01:26:12,412 당신이 와서 기뻐요 1487 01:26:12,640 --> 01:26:14,262 안 올 줄 알았는데 1488 01:26:14,362 --> 01:26:16,340 오지 않을까 걱정했다고요 1489 01:26:16,440 --> 01:26:18,746 안개도 끼고 무시무시한 밤이네요 1490 01:26:18,846 --> 01:26:21,951 분명 바에서 노는 게 더 재미있을 텐데 1491 01:26:22,051 --> 01:26:23,818 같이 웃고 즐길 사람이 있으니 분명 그럴걸요 1492 01:26:23,918 --> 01:26:25,646 당신 기분은 잘 알지 1493 01:26:25,746 --> 01:26:27,138 당신을 나무라는 게 아니에요 1494 01:26:27,238 --> 01:26:29,304 난 와준 것만 해도 기뻐요 1495 01:26:29,404 --> 01:26:33,188 여기서 참 외롭기도 하고 쓸쓸하게 앉아있었으니까 1496 01:26:34,015 --> 01:26:35,232 앉아요 1497 01:26:37,714 --> 01:26:39,611 저녁은 조금만 기다리면 다 될 거예요 1498 01:26:40,062 --> 01:26:42,860 생각보다 빨리 오셨네 1499 01:26:42,960 --> 01:26:44,601 신기하기도 하지 1500 01:26:44,701 --> 01:26:47,254 위스키 있는데 따라줄까요? 1501 01:26:47,354 --> 01:26:48,870 에드먼드 너도 먹을래? 1502 01:26:49,917 --> 01:26:52,118 에드먼드에겐 주고 싶지 않지만 1503 01:26:52,218 --> 01:26:55,384 그래도 식전에 한 잔쯤 먹는다고 1504 01:26:55,484 --> 01:26:58,419 저녁 먹는데 해가 되진 않을 테니 1505 01:26:58,519 --> 01:26:59,464 제이미는요? 1506 01:27:02,095 --> 01:27:04,029 물론 술값이 남아 있는 한 1507 01:27:04,129 --> 01:27:06,629 집에 오지 않을 건 알지만 1508 01:27:08,673 --> 01:27:13,018 제이미는 우리와 동떨어진 지 참 오래된 것 같아 1509 01:27:13,259 --> 01:27:17,404 어휴, 집에 오는 게 아니었는데 1510 01:27:17,504 --> 01:27:19,317 아버지, 그만해요 1511 01:27:20,259 --> 01:27:24,109 제이미가 커서 가문의 위상에 먹칠할 줄 1512 01:27:24,476 --> 01:27:27,054 누가 생각이나 했겠어요? 1513 01:27:27,154 --> 01:27:29,509 모두들 그 애를 좋아했죠 1514 01:27:29,920 --> 01:27:32,886 선생들도 아주 머리가 좋다고 칭찬이 자자했는데 1515 01:27:34,009 --> 01:27:36,906 조금만 인생에 진지해진다면 1516 01:27:37,153 --> 01:27:39,575 제이미가 큰 사람이 될 거라고 다들 생각했었는데 1517 01:27:40,457 --> 01:27:42,892 가엾은 것 정말 안타까워요 1518 01:27:43,431 --> 01:27:44,564 이해할 수가 없어 1519 01:27:48,942 --> 01:27:49,848 정말로 1520 01:27:51,475 --> 01:27:53,153 당신이 그 녀석을 술꾼으로 만들었죠 1521 01:27:54,798 --> 01:27:57,522 그 녀석이 눈뜨자마자 본 건 당신이 술 먹는 모습이었으니 1522 01:27:57,975 --> 01:28:01,664 삼류 호텔 방 책상 위엔 언제나 술병이 있었으니까 1523 01:28:01,964 --> 01:28:05,253 그 애가 배가 아프던가 악몽이라도 꾸면 1524 01:28:05,353 --> 01:28:09,034 치료법이랍시고 위스키 한 수저씩 먹이는 게 당신 하는 짓이었죠 1525 01:28:09,698 --> 01:28:10,831 조용히 시키려고 1526 01:28:11,570 --> 01:28:13,520 그래서 그 자식이 주정 부리면서 1527 01:28:13,620 --> 01:28:15,499 건달 짓하는 게 다 내 잘못이라고? 1528 01:28:16,376 --> 01:28:19,062 이딴 소리를 듣자고 집에 온 줄 알아? 이럴 줄 알았지 1529 01:28:19,162 --> 01:28:22,362 당신 몸에 독이 들어있을 땐 자기를 뺀 모두에게 쏘아붙이는군 1530 01:28:22,462 --> 01:28:23,362 아버지 1531 01:28:25,567 --> 01:28:28,154 아버지, 이거 드셔요 안 드셔요? 1532 01:28:28,254 --> 01:28:30,173 네 말이 맞아 신경 쓰는 내가 바보지 1533 01:28:31,568 --> 01:28:32,617 마셔버려라 1534 01:28:35,669 --> 01:28:39,435 내가 심했다면 미안해요 1535 01:28:39,991 --> 01:28:41,524 다 지난 얘기인걸 1536 01:28:42,169 --> 01:28:44,213 그래도 괜히 왔다고 하셨을 땐 1537 01:28:44,313 --> 01:28:45,747 얼마나 가슴이 아팠다고 1538 01:28:46,230 --> 01:28:47,435 당신이 와서 얼마나 기뻤는데요 1539 01:28:48,380 --> 01:28:49,780 고맙다고요 1540 01:28:50,347 --> 01:28:53,208 안개 속에 혼자 있는 건 1541 01:28:53,308 --> 01:28:55,121 무섭고 외로운 것이에요 1542 01:28:55,758 --> 01:28:56,832 밤도 적적해지는데 1543 01:28:58,175 --> 01:28:59,577 당신이 신실한 모습만 보여준다면 1544 01:29:00,871 --> 01:29:02,738 나도 집에 기분 좋게 올 수 있소 1545 01:29:02,976 --> 01:29:04,339 아까는 외로워서요 1546 01:29:04,799 --> 01:29:06,804 캐슬린을 옆에 두었죠 1547 01:29:06,904 --> 01:29:08,315 대화할 사람이 필요해서요 1548 01:29:08,415 --> 01:29:10,271 무슨 얘기를 했는지 알아요? 1549 01:29:10,749 --> 01:29:12,193 아버지와 함께 분장실에 있는 1550 01:29:12,643 --> 01:29:14,393 당신을 찾아갔던 얘기요 1551 01:29:14,939 --> 01:29:17,327 당신에게 그때 홀딱 빠졌죠, 기억나요? 1552 01:29:18,349 --> 01:29:20,647 그걸 어떻게 잊겠소 1553 01:29:24,892 --> 01:29:25,792 그래 1554 01:29:26,603 --> 01:29:28,359 당신이 여전히 날 사랑하는 걸 알아 1555 01:29:29,259 --> 01:29:30,670 무슨 일이 있더라도 1556 01:29:31,282 --> 01:29:32,182 그래 1557 01:29:32,575 --> 01:29:34,203 주님께서 보고 계셔 1558 01:29:34,547 --> 01:29:37,664 언제까지나 사랑할 거야 1559 01:29:42,859 --> 01:29:43,759 나도 1560 01:29:44,603 --> 01:29:45,986 당신을 사랑해요 1561 01:29:48,125 --> 01:29:49,381 무슨 일이 있더라도 1562 01:29:50,064 --> 01:29:50,964 하지만 1563 01:29:54,119 --> 01:29:56,441 당신을 사랑하지 않을 수는 없었지만 1564 01:29:56,855 --> 01:29:58,919 술을 그리 마시는 걸 알았으면 결혼을 안 했을지도 몰라요 1565 01:29:59,641 --> 01:30:02,119 바에 있던 친구들이 진탕 취한 당신을 호텔 문까지 1566 01:30:02,220 --> 01:30:03,441 부축해 온 걸 기억해요 1567 01:30:03,786 --> 01:30:06,219 문을 두들기기에 나가보니 1568 01:30:06,319 --> 01:30:08,530 다들 도망가고 없더군요 1569 01:30:08,631 --> 01:30:10,876 그때 우린 신혼여행 중이었는데 1570 01:30:11,541 --> 01:30:13,597 기억 안 나오 신혼여행 때가 아니었어 1571 01:30:13,697 --> 01:30:16,089 살면서 남이 도와서 잠을 이룬 적도 없고 1572 01:30:16,233 --> 01:30:18,044 공연에 지각한 적도 없소 1573 01:30:22,400 --> 01:30:26,622 몇 시간이나 그 더러운 호텔 방에서 기다렸죠 1574 01:30:27,545 --> 01:30:29,778 두려웠죠 1575 01:30:29,878 --> 01:30:31,833 무슨 사고라도 난 게 아닐까 하고 1576 01:30:32,163 --> 01:30:33,989 무릎 꿇고 기도했죠 1577 01:30:34,089 --> 01:30:35,933 제발 아무 일이 없기를 하면서 1578 01:30:37,478 --> 01:30:40,889 그러자 그 사람들이 당신을 문밖에 두고 가버렸죠 1579 01:30:42,089 --> 01:30:43,267 그럴 수가 1580 01:30:43,749 --> 01:30:46,322 예전 얘기를 꺼내서 미안해요 1581 01:30:47,100 --> 01:30:48,566 나도 쓸쓸해지고 싶지 않고 1582 01:30:50,166 --> 01:30:51,422 당신을 쓸쓸하게 하고 싶지도 않아요 1583 01:30:53,744 --> 01:30:56,701 그냥 지난날의 행복한 때를 기억하고 싶었으니까 1584 01:30:57,138 --> 01:30:58,566 우리 결혼식 기억나요? 1585 01:31:01,043 --> 01:31:02,082 그 결혼식 1586 01:31:08,332 --> 01:31:12,384 내가 그렇게 못된 아내였어요? 1587 01:31:13,724 --> 01:31:15,977 불만이 있을 리가 있소 1588 01:31:21,343 --> 01:31:23,863 여하튼 당신을 진심으로 사랑했어요 1589 01:31:23,963 --> 01:31:25,441 최선을 다해서 1590 01:31:28,863 --> 01:31:30,052 그 결혼식 의상 1591 01:31:31,145 --> 01:31:32,880 그것 때문에 애를 태웠죠 1592 01:31:32,980 --> 01:31:34,808 의상 집 여자도 그랬고 1593 01:31:35,274 --> 01:31:37,313 난 여간 까탈스러워서 1594 01:31:37,413 --> 01:31:39,547 만족이란 걸 몰랐거든요 1595 01:31:39,747 --> 01:31:41,902 그 여자도 결국 포기했죠 1596 01:31:42,002 --> 01:31:43,652 내가 손을 대면 망한다고 1597 01:31:43,752 --> 01:31:45,241 그래서 그 여자를 제쳐두고 1598 01:31:45,341 --> 01:31:46,710 혼자서 거울에 비추며 고쳤죠 1599 01:31:47,673 --> 01:31:50,007 그땐 참 자신만만했는데 1600 01:31:51,650 --> 01:31:55,729 '넌 내가 봤던 배우들만큼이나 아름다우니까' 1601 01:31:56,686 --> 01:31:58,718 '화장은 하지 않아도 상관없어' 이렇게 혼자 말했죠 1602 01:32:05,153 --> 01:32:08,584 결혼식 의상이 어디 있더라 1603 01:32:09,154 --> 01:32:10,315 분명히 1604 01:32:11,054 --> 01:32:13,821 포장지에 싸서 트렁크 속에 넣어놨을 텐데 1605 01:32:16,343 --> 01:32:18,741 언젠가 딸이 있어서 그 애가 시집을 갈 때가 와도 1606 01:32:18,841 --> 01:32:20,952 이런 옷은 어디서도 못 구할 거라 생각했죠 1607 01:32:21,557 --> 01:32:24,644 난 당신이 값비싼 거에 초탈하실 분이 아닌 걸 알죠 1608 01:32:24,877 --> 01:32:27,125 아마 싼 걸 찾으라고 할 테니까 1609 01:32:29,058 --> 01:32:30,020 그건 부드럽고 1610 01:32:30,688 --> 01:32:32,380 반짝반짝 빛나는 새틴으로 1611 01:32:33,560 --> 01:32:36,377 목과 소매에 우아하고 1612 01:32:36,477 --> 01:32:38,845 빳빳하게 펴진 레이스가 있고 1613 01:32:39,561 --> 01:32:41,538 잔주름이 팽팽하게 잡혔었죠 1614 01:32:41,638 --> 01:32:43,771 뒤에는 틀이 들어있어 빳빳했고요 1615 01:32:44,462 --> 01:32:48,183 허리에 제대로 맞추려고 얼마나 조였는지 1616 01:32:48,498 --> 01:32:52,025 숨쉬기가 힘들지 뭐예요 1617 01:32:53,660 --> 01:32:54,599 아버지께선 1618 01:32:55,894 --> 01:32:56,865 아버지는 1619 01:32:57,265 --> 01:32:59,449 하얀 새틴 슬리퍼에 1620 01:32:59,549 --> 01:33:01,516 비단 레이스를 달아주셨죠 1621 01:33:01,888 --> 01:33:05,532 면사포엔 오렌지꽃으로 된 레이스를 달아주셨죠 1622 01:33:09,421 --> 01:33:11,521 얼마나 좋아했던지 1623 01:33:13,210 --> 01:33:14,254 그건 1624 01:33:17,447 --> 01:33:18,347 아름다웠어요 1625 01:33:22,271 --> 01:33:23,760 어디 있더라, 그걸 1626 01:33:24,527 --> 01:33:27,382 그게 1627 01:33:27,482 --> 01:33:30,349 외로움을 탈 때면 꺼내 봤는데 1628 01:33:31,860 --> 01:33:33,817 그때마다 눈물짓곤 했죠 1629 01:33:35,516 --> 01:33:41,016 그래서 오래전에 어디다 뒀을 텐데 1630 01:33:43,927 --> 01:33:45,666 아마 지붕 밑에 오래된 트렁크에 있겠지 1631 01:33:45,766 --> 01:33:46,771 꼭 찾아봐야지 1632 01:33:49,989 --> 01:33:51,422 저녁 먹을 때 안됐소? 1633 01:33:52,533 --> 01:33:54,155 매일 늦는다고 뭐라 하더니만 1634 01:33:54,255 --> 01:33:56,622 제때 오니 저녁이 늦는구려 1635 01:33:57,549 --> 01:33:59,989 밥을 못 먹을 거면 술이라도 마셔야지 1636 01:34:00,099 --> 01:34:01,211 이걸 잊고 있었군 1637 01:34:04,844 --> 01:34:07,300 누가 위스키에 장난질했냐? 1638 01:34:07,400 --> 01:34:09,033 물이 반이잖아? 1639 01:34:09,133 --> 01:34:10,782 이걸 누가 모른다고 1640 01:34:11,689 --> 01:34:13,022 여보, 말 좀 해봐 1641 01:34:13,466 --> 01:34:15,944 당신, 술까지 손을 댔소? 1642 01:34:16,044 --> 01:34:17,193 그만 하세요 아버지 1643 01:34:18,211 --> 01:34:20,966 캐슬린하고 브리짓에게 주셨군요? 1644 01:34:21,066 --> 01:34:25,055 그래, 캐슬린에게 한잔 주고 싶었다 1645 01:34:25,311 --> 01:34:27,005 나와 같이 드라이브도 했고 1646 01:34:27,105 --> 01:34:29,411 그 아이를 시켜 약도 가져왔지 1647 01:34:29,511 --> 01:34:31,155 정말, 어머니 1648 01:34:31,255 --> 01:34:32,855 저 애를 어떻게 믿어요? 1649 01:34:33,444 --> 01:34:35,084 동네방네 소문내고 싶으세요? 1650 01:34:35,184 --> 01:34:36,073 뭘 알려? 1651 01:34:36,173 --> 01:34:38,901 손에 류머티즘 있는 거 말이냐? 1652 01:34:39,001 --> 01:34:41,173 그래서 고통을 없애려고 약을 쓴다는 것 말이냐? 1653 01:34:41,273 --> 01:34:42,995 그게 뭐가 부끄러운 일이냐? 1654 01:34:43,095 --> 01:34:45,805 널 낳기 전에는 류머티즘이란 게 뭔지도 몰랐어 1655 01:34:47,929 --> 01:34:49,230 아버지께 여쭤봐라 1656 01:34:49,330 --> 01:34:51,195 신경 쓰지 마라 아무 의미도 없어 1657 01:34:51,295 --> 01:34:53,184 그저 손 얘기만 나오면 1658 01:34:53,284 --> 01:34:57,567 아주 미쳐버려서 우리에게 멀어지게 돼버리지 1659 01:34:57,784 --> 01:35:00,514 그걸 이제 깨달으셨어? 1660 01:35:01,573 --> 01:35:05,051 이제 옛일을 떠올리게 하는 건 포기하셨겠죠? 1661 01:35:05,774 --> 01:35:07,017 당신과 1662 01:35:08,674 --> 01:35:09,574 에드먼드 1663 01:35:12,775 --> 01:35:15,793 불 좀 켜는 게 어때요? 1664 01:35:17,051 --> 01:35:18,906 이제 어두워지는걸 1665 01:35:19,552 --> 01:35:22,907 당신이 싫어하는 걸 알지만 1666 01:35:23,007 --> 01:35:25,774 에드먼드가 하나 켠다고 큰돈 드는 거 아니라고 보여줬잖아요? 1667 01:35:26,353 --> 01:35:31,351 구빈원에 갈까 두려워 그리 인색하시니 딱하기도 하지 1668 01:35:31,689 --> 01:35:34,285 언제 전등 하나 가지고 돈타령했소 1669 01:35:35,030 --> 01:35:37,823 여기 켜고 저기 켜놓고 하면 1670 01:35:37,924 --> 01:35:40,030 전기 회사가 노나니 그렇지 1671 01:35:40,857 --> 01:35:42,862 당신에게 옳은 소리를 해봐야 나만 멍청해지지 1672 01:35:43,757 --> 01:35:45,535 다른 위스키를 가져오마 1673 01:35:45,787 --> 01:35:47,450 제대로 된 걸 마시자 1674 01:35:52,768 --> 01:35:54,946 네 아버지는 1675 01:35:55,279 --> 01:35:57,710 지하실로 숨으려는 거야 1676 01:35:58,705 --> 01:36:00,421 하인들이 볼까 봐 1677 01:36:03,312 --> 01:36:07,053 위스키를 넣고 잠가둔 게 민망하기도 할 테니까 1678 01:36:11,359 --> 01:36:13,309 네 아버지는 참 이상하시지 1679 01:36:15,325 --> 01:36:18,031 나도 이해한다고 오래 걸렸다 1680 01:36:18,131 --> 01:36:20,792 네 조부께서는 집안이 미국으로 온 지 1681 01:36:20,892 --> 01:36:22,902 일 년 후에 집을 나가버리셨단다 1682 01:36:23,125 --> 01:36:25,953 식구들에게는 곧 죽을 것 같다 1683 01:36:26,053 --> 01:36:28,159 고향이 그립다는 둥 1684 01:36:28,259 --> 01:36:31,286 죽을 거면 거기서 죽겠다는 둥 이런 소리를 하시더래 1685 01:36:33,792 --> 01:36:36,259 그분도 어지간히 이상한 양반이던 모양이다 1686 01:36:38,920 --> 01:36:42,114 그래서 네 아버지도 채 10살밖에 안 됐을 때 1687 01:36:42,214 --> 01:36:44,757 - 기계 공장에 가야만 했어 - 제발요, 어머니 1688 01:36:46,148 --> 01:36:48,492 아버지께 골백번은 더 들은 얘기예요 1689 01:36:48,592 --> 01:36:50,725 아냐 그래도 들어야 해 1690 01:36:51,087 --> 01:36:53,503 넌 아버지를 이해하려 하지 않아 1691 01:36:57,292 --> 01:36:58,192 어머니 1692 01:37:00,225 --> 01:37:03,248 뭐든 잊어버릴 만큼 멀리 가시진 않으신 거죠? 1693 01:37:05,013 --> 01:37:07,322 제가 오후에 뭘 알았는지 묻지도 않으시네요 1694 01:37:08,436 --> 01:37:09,503 걱정이 안 됩니까? 1695 01:37:11,427 --> 01:37:13,325 그리 말하지 마라 가슴 아프게 1696 01:37:13,564 --> 01:37:15,246 중요한 일입니다 어머니 1697 01:37:15,963 --> 01:37:17,236 하디 선생도 확실하답니다 1698 01:37:17,336 --> 01:37:19,636 그 돌팔이 자식 내가 경고했잖니, 괜히 1699 01:37:19,736 --> 01:37:21,192 그래서 전문의를 불러서 조사했죠 1700 01:37:21,292 --> 01:37:23,225 그 양반 얘기는 그만 해라 1701 01:37:23,325 --> 01:37:24,351 확실하다니까요 1702 01:37:24,451 --> 01:37:26,151 요양원 선생님이 실력이 좋은데 그 사람이 그러더라 1703 01:37:26,251 --> 01:37:27,417 그 사람이 날 어떻게 대했는지 1704 01:37:27,517 --> 01:37:29,231 내가 미치지 않은 게 기적이라더라 1705 01:37:29,440 --> 01:37:30,567 그래서 내가 그랬지 1706 01:37:30,667 --> 01:37:33,129 언젠가 잠옷 바람으로 뛰쳐나가서 1707 01:37:33,229 --> 01:37:36,033 항구에서 몸을 던졌다고 너도 기억할 거다 1708 01:37:36,295 --> 01:37:39,295 그런데도 하디 선생 얘기를 들으라는 거냐? 말도 안 돼 1709 01:37:39,395 --> 01:37:40,417 잘 들으세요 1710 01:37:41,434 --> 01:37:43,584 듣기 좋건 싫건 말씀드릴 테니까 1711 01:37:44,805 --> 01:37:46,606 저 요양원에 가야 해요 1712 01:37:48,747 --> 01:37:49,697 안 돼 1713 01:37:54,992 --> 01:37:56,847 아버지가 그리 놔둔다더냐? 1714 01:37:59,014 --> 01:38:00,375 넌 이 엄마 아들이다 1715 01:38:02,947 --> 01:38:05,175 네 아버지가 왜 널 보내려는지 알아 1716 01:38:05,447 --> 01:38:08,481 내게서 떼놓으려 그러는 거지 엄마 아들이라고 질투해서 1717 01:38:08,581 --> 01:38:11,559 내가 너희들을 사랑하는 걸 아니까 아버지가 나와 너희들을 1718 01:38:11,659 --> 01:38:13,663 쓸데없는 소리 마세요 1719 01:38:14,942 --> 01:38:16,341 아버지 욕도 그만하시고요 1720 01:38:19,643 --> 01:38:21,854 제가 가는 걸 왜 반대하시는 거죠? 1721 01:38:22,307 --> 01:38:25,149 한두 번도 아니고, 제가 나간다고 어머니를 슬프게 한 적도 없는데 1722 01:38:29,274 --> 01:38:32,041 참 몰인정한 아이로구나 1723 01:38:33,996 --> 01:38:35,368 그렇게 모르니? 1724 01:38:36,563 --> 01:38:39,996 이심전심으로 통하면 1725 01:38:41,796 --> 01:38:44,918 네가 어디를 간다 해도 난 기뻐 1726 01:38:49,907 --> 01:38:50,807 그만하세요, 어머니 1727 01:38:54,585 --> 01:38:55,930 제 몸이 어떤지 1728 01:38:57,886 --> 01:39:00,529 말하려고만 하면 날 사랑한다 말하시는군요 1729 01:39:01,107 --> 01:39:02,790 넌 꼭 아버지 같구나 1730 01:39:03,351 --> 01:39:07,018 아무것도 아닌 걸 그렇게 극적으로 과장하니 1731 01:39:07,362 --> 01:39:09,085 이렇게 네 응석 다 받아주면 1732 01:39:09,185 --> 01:39:10,818 앞으로 죽는다는 소리를 또 하겠지? 1733 01:39:12,374 --> 01:39:13,574 그걸로 죽는 사람이 있어요 1734 01:39:14,135 --> 01:39:15,085 외할아버지께서도 1735 01:39:15,185 --> 01:39:16,659 할아버지 얘기는 왜 하니 1736 01:39:17,062 --> 01:39:20,040 비교할 수도 없지 그분은 폐결핵이고 1737 01:39:20,140 --> 01:39:23,090 네가 침울해지고 병적인 건 싫다 1738 01:39:23,190 --> 01:39:26,729 할아버지 돌아가신 얘기는 하지 말거라, 알겠어? 1739 01:39:27,318 --> 01:39:29,755 네, 차라리 안 들었으면 좋았을걸 1740 01:39:31,257 --> 01:39:33,296 어머니가 마약 중독자로 사신다는 게 1741 01:39:33,994 --> 01:39:36,129 제겐 견디기 힘들어요 1742 01:39:52,095 --> 01:39:53,196 용서하세요, 어머니 1743 01:39:55,052 --> 01:39:56,007 너무 화가 나서 1744 01:39:57,040 --> 01:39:58,159 절 너무 화나게 하시니까 1745 01:40:02,253 --> 01:40:06,042 저 고동 소리 들리냐? 1746 01:40:07,855 --> 01:40:09,086 종소리도 들리네 1747 01:40:12,018 --> 01:40:13,977 왜 안개가 끼면 1748 01:40:14,077 --> 01:40:16,093 모든 게 슬퍼지고 1749 01:40:16,492 --> 01:40:17,392 허무해질까 1750 01:40:18,857 --> 01:40:19,757 궁금하구나 1751 01:40:25,559 --> 01:40:26,459 모르겠네요 1752 01:40:29,427 --> 01:40:30,775 저녁은 됐습니다 1753 01:40:42,751 --> 01:40:45,790 모자라 2층에 가야겠어 1754 01:40:48,284 --> 01:40:49,951 때때로는 1755 01:40:52,229 --> 01:40:53,751 어떻게 되는지 1756 01:40:54,851 --> 01:40:56,342 많이 투여해보고 싶은데 1757 01:40:58,295 --> 01:41:00,029 일부러 그럴 수도 없고 1758 01:41:01,296 --> 01:41:03,975 마리아께서 용서하지 않을 테야 1759 01:41:04,962 --> 01:41:07,982 자물쇠에 상처가 이만저만이 아냐 그 주정뱅이 놈이 1760 01:41:08,082 --> 01:41:09,916 철사로 열려고 오만 짓을 다 했구만 1761 01:41:10,016 --> 01:41:13,160 그 자식이 그러기 전에 다 손을 써놨지 1762 01:41:13,360 --> 01:41:17,363 어지간한 강도도 못 열 특수한 자물쇠니까 1763 01:41:17,994 --> 01:41:18,894 에드먼드는 어딨소? 1764 01:41:20,136 --> 01:41:21,036 나갔어요 1765 01:41:23,360 --> 01:41:27,415 시내에 있는 제 형이나 찾을 테죠 1766 01:41:30,994 --> 01:41:32,449 돈도 남았을 테니 1767 01:41:34,061 --> 01:41:36,716 남은 걸 안 쓰고 배기겠어요 1768 01:41:39,094 --> 01:41:41,178 저녁은 됐다더군요 1769 01:41:42,060 --> 01:41:44,724 요새 식욕이 없는 모양이야 1770 01:41:46,240 --> 01:41:48,649 그래도 그냥 여름 감기니까 1771 01:41:49,816 --> 01:41:52,197 여보 1772 01:41:52,998 --> 01:41:55,850 너무 무서워요 에드먼드는 죽을 거야 1773 01:41:55,950 --> 01:41:57,395 그런 소리 하지 마오 1774 01:41:57,817 --> 01:42:00,639 6달이면 다 낫는다고 했소 1775 01:42:00,739 --> 01:42:02,778 난 안 믿어요 괜히 연기하지 마세요 1776 01:42:02,878 --> 01:42:04,295 다 내 잘못이야 1777 01:42:04,395 --> 01:42:06,195 그 애를 낳지 말걸 1778 01:42:06,695 --> 01:42:09,727 그편이 좋았을 텐데 그 애가 아프지도 않았을 거고 1779 01:42:10,328 --> 01:42:14,014 제 어미가 약물 중독자라는 것도 몰랐을 테니까요 1780 01:42:15,295 --> 01:42:19,084 진정하오, 내 사랑 에드먼드가 얼마나 사랑한다고 1781 01:42:19,184 --> 01:42:22,421 당신이 알지도, 바라지도 않던 저주라는 것도 다 알아 1782 01:42:22,521 --> 01:42:24,388 당신이 어머니라는 걸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1783 01:42:24,488 --> 01:42:28,517 캐슬린이 와 우는 걸 보여주려 그래? 1784 01:42:29,055 --> 01:42:30,599 저녁 다됐습니다 나리 1785 01:42:31,016 --> 01:42:32,499 저녁 다됐습니다 마님 1786 01:42:33,266 --> 01:42:34,231 갑시다 1787 01:42:34,899 --> 01:42:36,143 저녁 먹으러 가자고 1788 01:42:37,788 --> 01:42:39,612 배고파서 혼났소 1789 01:42:42,189 --> 01:42:45,087 영, 식욕이 당기질 않아요 1790 01:42:45,187 --> 01:42:47,495 이해해줘요 1791 01:42:48,765 --> 01:42:51,957 손이 끔찍하게 아파 오는군 1792 01:42:53,743 --> 01:42:58,354 침대에 누워 자야겠어요 1793 01:43:00,693 --> 01:43:01,675 들어갈게요 1794 01:43:03,098 --> 01:43:07,014 그놈의 약을 또 하겠다는 속셈이지? 1795 01:43:07,776 --> 01:43:11,720 밤이 지나기 전에 퀭한 유령이 될 거요 1796 01:43:11,929 --> 01:43:13,854 무슨 소리를 하시는 건지 1797 01:43:14,520 --> 01:43:18,209 당신은 취하면 그런 잔인한 말씀을 다 하셔 1798 01:43:19,297 --> 01:43:21,612 세 부자가 어찌 다 못 됐는지 1799 01:44:33,336 --> 01:44:34,236 누구야? 1800 01:44:35,136 --> 01:44:36,342 에드먼드냐? 1801 01:44:36,442 --> 01:44:37,342 네 1802 01:44:45,136 --> 01:44:47,072 불 끄고 들어와라 1803 01:44:47,791 --> 01:44:50,536 마침 잘 왔다 혼자 있으니 적적해서, 원 1804 01:44:50,636 --> 01:44:52,358 너도 이 밤중에 이 아비를 두고 1805 01:44:52,458 --> 01:44:54,205 혼자 나가버리는 게 말이 되냐? 1806 01:44:55,325 --> 01:44:57,360 불 끄고 들어오라 그랬지 1807 01:44:57,569 --> 01:44:58,981 댄스파티 하는 줄 아느냐? 1808 01:44:59,542 --> 01:45:01,703 이 밤중에 집안을 환히 밝혀놔서 1809 01:45:01,803 --> 01:45:03,725 전기 회사들 노나게 해줄 일 있어? 1810 01:45:03,825 --> 01:45:05,531 환하게 밝혀놓다니 1811 01:45:05,631 --> 01:45:06,717 겨우 전구 하나인걸요 1812 01:45:07,130 --> 01:45:10,203 자기 전까지 현관 앞에 불을 켜놓는 법이라고요 1813 01:45:10,881 --> 01:45:12,847 모자걸이에 무릎을 찧었잖습니까 1814 01:45:13,225 --> 01:45:14,777 이 방 불이면 됐지 1815 01:45:14,877 --> 01:45:16,560 정신만 멀쩡하면 충분히 보이겠구만 1816 01:45:16,881 --> 01:45:18,558 멀쩡하다니 그거 괜찮네요 1817 01:45:18,658 --> 01:45:20,104 다른 사람들은 신경꺼라 1818 01:45:20,204 --> 01:45:22,454 돈 쓰기 환장하는 놈들이라야 1819 01:45:22,554 --> 01:45:23,265 마음대로 하라지 1820 01:45:23,365 --> 01:45:24,459 전구 하나 가지고 1821 01:45:24,559 --> 01:45:26,265 좀스럽게 굴지 마세요 1822 01:45:27,221 --> 01:45:28,648 제가 보여드렸잖습니까 1823 01:45:28,748 --> 01:45:30,465 하룻밤 내내 전구 하나 켜놔도 1824 01:45:30,565 --> 01:45:31,976 술 한 잔 값도 안 된다는 걸 1825 01:45:32,076 --> 01:45:35,209 그깟 숫자, 증거는 내가 내는 명세서에 다 나와 있어 1826 01:45:35,309 --> 01:45:37,232 증거 운운해봐야 소용없어요 1827 01:45:37,743 --> 01:45:39,987 아버지가 믿고 싶어 하는 게 비로소 진실이죠 1828 01:45:41,651 --> 01:45:44,351 셰익스피어는 아일랜드의 가톨릭신자였죠 1829 01:45:44,451 --> 01:45:46,484 그래, 그 연극에 증거가 있지 1830 01:45:46,584 --> 01:45:47,323 아닐걸요 1831 01:45:47,423 --> 01:45:49,240 그 사람 연극에는 증거가 없죠 1832 01:45:49,340 --> 01:45:50,344 아버지한테나 그렇지 1833 01:45:51,596 --> 01:45:55,407 웰링턴 공작도 선량한 아일랜드의 가톨릭신자라면서요 1834 01:45:55,595 --> 01:45:59,113 선량할뿐더러, 배교자이긴 하나 가톨릭신자나 다름없어 1835 01:45:59,225 --> 01:46:01,829 아뇨, 아버지는 그저 아일랜드의 가톨릭신자가 아니면 1836 01:46:01,929 --> 01:46:04,527 나폴레옹을 이기지 못했을 거라 믿고 싶던 거겠죠 1837 01:46:04,627 --> 01:46:06,277 그래, 너랑 입씨름하고 싶지 않다 1838 01:46:06,572 --> 01:46:09,158 가서 현관 불이나 끄고 와라 1839 01:46:09,258 --> 01:46:10,158 알겠는데요 1840 01:46:10,266 --> 01:46:12,409 그냥 켜두도록 놔두죠 1841 01:46:12,509 --> 01:46:15,527 이런 싸가지 없는 자식 아비 말을 안 듣겠다는 거냐? 1842 01:46:15,627 --> 01:46:16,527 안 들어요 1843 01:46:17,116 --> 01:46:19,727 그리 괴팍한 노랭이가 되고 싶으면 직접 가서 끄시죠 1844 01:46:19,983 --> 01:46:20,933 잘 들어 1845 01:46:21,349 --> 01:46:24,983 내가 그동안 많이 참아왔다는 것만 알아둬라 1846 01:46:25,083 --> 01:46:27,047 네가 아직 미성숙해서 그러리라 생각했지 1847 01:46:28,097 --> 01:46:30,427 계속 용서해주고 어디 네게 손을 대길했냐? 1848 01:46:30,527 --> 01:46:33,345 하지만 넌 지금 내 한계를 시험하고 있어 1849 01:46:34,725 --> 01:46:37,148 아버지 말 듣고 가서 불 끄고 와라 1850 01:46:37,248 --> 01:46:40,816 아니면 네게 뜨거운 맛을 보여줄 테니까 1851 01:46:43,265 --> 01:46:45,415 미안하다 내가 깜빡했다 1852 01:46:46,566 --> 01:46:48,477 네가 내 성질만 건드리지만 않았어도 1853 01:46:49,602 --> 01:46:51,572 됐어요 제가 죄송하죠 1854 01:46:52,142 --> 01:46:54,283 별것도 아닌 일에 이럴 이유 없죠 1855 01:46:55,003 --> 01:46:56,488 취했었나 봅니다 1856 01:46:57,769 --> 01:46:58,877 불 끄고 오죠 1857 01:46:58,977 --> 01:47:00,422 됐다 1858 01:47:01,516 --> 01:47:02,577 그냥 켜두자 1859 01:47:04,270 --> 01:47:05,622 다 켜도 좋지 1860 01:47:07,255 --> 01:47:08,672 다 켜놓아라 1861 01:47:09,471 --> 01:47:10,616 이 망할 것들 1862 01:47:11,409 --> 01:47:13,304 가봐야 구빈원밖에 더 가겠냐 1863 01:47:13,404 --> 01:47:15,220 어차피 언젠가는 오게 될 일이거늘 1864 01:47:15,993 --> 01:47:19,060 제법 웅장한 엔딩이였어요 멋있으셔 1865 01:47:19,160 --> 01:47:23,216 그래, 이 늙어빠진 삼류 배우를 비웃거라 1866 01:47:23,449 --> 01:47:26,493 어쨌든 마지막은 구빈원이며 1867 01:47:26,593 --> 01:47:28,716 그건 희극이 아냐 1868 01:47:29,704 --> 01:47:32,241 입씨름은 그만두자 1869 01:47:32,635 --> 01:47:34,828 너도 돈의 가치란 걸 알게 될 거다 1870 01:47:35,169 --> 01:47:37,687 네 한량 짓하는 형이랑은 다르지 1871 01:47:38,080 --> 01:47:39,958 난 네 형은 진작에 포기했다 1872 01:47:40,058 --> 01:47:41,258 그나저나 형은 어딨냐? 1873 01:47:41,524 --> 01:47:42,481 저라고 알겠나요 1874 01:47:42,581 --> 01:47:44,589 시내 가면서 형 안 봤냐? 1875 01:47:44,802 --> 01:47:46,713 아뇨 해변에 갔다 왔는데요 1876 01:47:47,019 --> 01:47:48,902 오후부터 못 봤는걸요 1877 01:47:49,002 --> 01:47:51,802 내가 준 돈을 나눠줬더냐 멍청하긴 1878 01:47:51,902 --> 01:47:54,783 그래요, 형은 돈 있으면 언제나 제게 떼어주는데요 1879 01:47:54,883 --> 01:47:57,200 점쟁이도 필요 없겠어 1880 01:47:57,300 --> 01:47:58,939 필시 사창가에 있을 테니 1881 01:47:59,039 --> 01:48:02,840 정말, 아버지, 그 얘기 또 하실 거면 전 올라가렵니다 1882 01:48:02,940 --> 01:48:06,505 알겠다, 알겠어, 그만두자 나라고 이런 얘기 좋아하는 줄 아냐 1883 01:48:07,050 --> 01:48:08,183 한잔할 테냐? 1884 01:48:08,283 --> 01:48:09,872 좋죠 1885 01:48:10,050 --> 01:48:11,616 네게 술 주는 거 안 된다는 거 알지만 1886 01:48:11,716 --> 01:48:15,339 해변에 내내 있었으니 몸이 춥고, 축축할 테니까 1887 01:48:15,439 --> 01:48:18,208 오다가 여관에 들렀는걸요 1888 01:48:18,874 --> 01:48:20,741 이런 밤에 무슨 산책을 하냐 1889 01:48:20,841 --> 01:48:22,308 안개가 좋잖아요 1890 01:48:23,430 --> 01:48:24,408 필요했던 것이라 1891 01:48:24,508 --> 01:48:26,285 사리 분별 좀 하거라 그게 뭐냐 1892 01:48:29,663 --> 01:48:31,422 안개 속에 있고 싶었어요 1893 01:48:32,208 --> 01:48:35,141 길에서 조금만 벗어나도 이 집은 보이지 않죠 1894 01:48:35,974 --> 01:48:37,541 여기에 집이 있었나 싶을 겁니다 1895 01:48:38,041 --> 01:48:40,472 모든 게 비현실적으로 보이죠 1896 01:48:41,419 --> 01:48:44,535 바다 밑을 걷고 있는 기분이랄까 1897 01:48:45,513 --> 01:48:47,957 마치 예전에 빠져 죽은 것처럼 1898 01:48:49,079 --> 01:48:52,235 유령이 되어 안개에 동화된 줄 알았죠 1899 01:48:53,157 --> 01:48:55,535 그리고 안개는 바다의 유령이니 1900 01:48:57,290 --> 01:48:59,885 내가 유령 속의 유령임을 알고 나니 1901 01:48:59,985 --> 01:49:01,490 마음이 편해지더군요 1902 01:49:05,268 --> 01:49:06,824 미친놈처럼 보지 마세요 1903 01:49:07,390 --> 01:49:09,668 인생을 있는 그대로 보고 싶은 이가 누가 있나요? 1904 01:49:11,167 --> 01:49:14,378 제법 시인 티는 난다만 너무 병적이야 1905 01:49:15,768 --> 01:49:17,301 악마가 네 염세주의를 가져갔으면 1906 01:49:18,869 --> 01:49:20,555 안 그래도 기분이 우울한걸 1907 01:49:22,000 --> 01:49:23,900 셰익스피어는 어떠냐? 1908 01:49:24,000 --> 01:49:27,061 네가 하고 싶은 말은 다 그 속에 있어 1909 01:49:28,755 --> 01:49:32,267 셰익스피어 '템페스트' 4막 1장 '우리는 꿈같은 존재' 1910 01:49:33,100 --> 01:49:36,612 '우리의 보잘것없는 삶은 잠으로 완성되다니' 1911 01:49:39,101 --> 01:49:40,001 그래요 1912 01:49:40,901 --> 01:49:42,023 아름답긴 해도 1913 01:49:42,316 --> 01:49:43,556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아니네요 1914 01:49:44,602 --> 01:49:47,534 우리는 거름 같은 존재 1915 01:49:47,634 --> 01:49:50,967 실컷 마시고 잊어버리자 그게 제 생각입니다 1916 01:49:51,501 --> 01:49:53,178 감상주의는 집어치워라 1917 01:49:53,586 --> 01:49:54,978 네게 술을 괜히 줬다 1918 01:49:55,756 --> 01:49:57,257 썩 좋지 않았나요? 1919 01:49:58,456 --> 01:49:59,428 아버지도요 1920 01:50:00,467 --> 01:50:02,554 공연에 늦어본 적이 없다니 1921 01:50:03,940 --> 01:50:05,674 술에 취하는 게 어때서요? 1922 01:50:06,146 --> 01:50:07,392 그것 자체가 목적인걸 1923 01:50:09,174 --> 01:50:11,190 보들레르의 시 '취하라' '취하라' 1924 01:50:11,290 --> 01:50:12,407 '다른 건 알 바 아니니' 1925 01:50:12,507 --> 01:50:14,399 '그것이 유일한 문제로다' 1926 01:50:15,051 --> 01:50:18,051 '그대 어깨 위를 짓누르는 시간의 무게와' 1927 01:50:18,151 --> 01:50:21,077 '대지가 그대를 때려눕히는 걸 느끼지 않으려면' 1928 01:50:21,177 --> 01:50:22,808 '끊임없이 취하라' 1929 01:50:23,174 --> 01:50:24,546 '무엇으로 취할 것인가?' 1930 01:50:24,646 --> 01:50:28,707 '와인, 시, 미덕 그 어느 것이라도 좋다' 1931 01:50:29,218 --> 01:50:31,740 '궁전의 계단 위이건' 1932 01:50:31,840 --> 01:50:33,474 '푸른 도랑이든' 1933 01:50:33,574 --> 01:50:36,331 '그대 방의 황량한 고독에서든' 1934 01:50:36,763 --> 01:50:38,852 '그대가 완전히 깨게 되거나' 1935 01:50:38,952 --> 01:50:40,707 '취기가 반쯤 가시거든' 1936 01:50:41,063 --> 01:50:42,368 '바람에게' 1937 01:50:42,563 --> 01:50:43,346 '파도에게' 1938 01:50:43,446 --> 01:50:44,085 '별에게' 1939 01:50:44,185 --> 01:50:44,963 '새에게' 1940 01:50:45,063 --> 01:50:45,831 '시계에게' 1941 01:50:45,931 --> 01:50:48,268 '날아가는 것 탄식하는 것, 흔들리는 것' 1942 01:50:48,368 --> 01:50:50,485 '노래하는 것, 말하는 것 모든 것에 물어보라' 1943 01:50:50,730 --> 01:50:51,774 '지금이 무슨 시간인지를' 1944 01:50:52,507 --> 01:50:56,596 '그럼 바람과 파도와 별과 새와 시계가 대답해주리라' 1945 01:50:57,237 --> 01:51:01,126 '취할 시간이다' 1946 01:51:01,776 --> 01:51:03,503 '끊임없이 취하라' 1947 01:51:03,881 --> 01:51:05,120 '와인' 1948 01:51:05,220 --> 01:51:05,887 '시' 1949 01:51:05,987 --> 01:51:07,320 '미덕' 1950 01:51:07,492 --> 01:51:08,718 '그 어느 것이라도 좋다' 1951 01:51:10,319 --> 01:51:13,470 나라면 덕 같은 건 신경 쓰지 않으련다 1952 01:51:14,955 --> 01:51:16,752 그래도 썩 잘 외우는구나 1953 01:51:17,685 --> 01:51:18,585 누가 쓴 거냐? 1954 01:51:19,512 --> 01:51:20,412 보들레르요 1955 01:51:21,330 --> 01:51:22,230 못 들어봤는데? 1956 01:51:24,522 --> 01:51:27,848 어디서 그런 취향을 찾은 거냐? 1957 01:51:28,104 --> 01:51:31,393 저 빌어먹을 네 책장이로구나 1958 01:51:31,819 --> 01:51:32,935 볼테르 1959 01:51:33,035 --> 01:51:34,069 루소 1960 01:51:34,169 --> 01:51:35,313 쇼펜하우어 1961 01:51:35,641 --> 01:51:36,690 입센이라니 1962 01:51:37,124 --> 01:51:39,630 무신론자고 1963 01:51:39,730 --> 01:51:41,446 온통 머저리들이지 1964 01:51:41,546 --> 01:51:42,869 보들레르 1965 01:51:43,769 --> 01:51:45,019 스윈번 1966 01:51:45,119 --> 01:51:46,163 오스카 와일드 1967 01:51:46,263 --> 01:51:47,019 휘트먼 1968 01:51:47,119 --> 01:51:47,702 포우 1969 01:51:47,802 --> 01:51:50,157 오입질이나 하는 쓰레기들이야 1970 01:51:50,257 --> 01:51:53,080 셰익스피어 전집 세 권이 있으니 저걸 읽거라 1971 01:51:53,180 --> 01:51:54,929 그 양반도 주정깨나 부렸다던데 1972 01:51:55,029 --> 01:51:55,974 다 거짓말이야 1973 01:51:56,424 --> 01:51:57,935 술은 좋아했겠지만 1974 01:51:58,035 --> 01:51:59,091 선한 이도 결점은 있는 거지 1975 01:51:59,191 --> 01:52:00,580 적당히 마실 줄 아니까 1976 01:52:00,680 --> 01:52:03,701 병적인 생각에 사로잡히지 않았을 거다 1977 01:52:03,969 --> 01:52:07,991 네가 알고 있는 것들이랑 비교하지 마 1978 01:52:08,346 --> 01:52:11,302 네 그 추저분한 졸라 1979 01:52:11,885 --> 01:52:12,660 단테 1980 01:52:12,760 --> 01:52:13,535 가브리엘 1981 01:52:13,635 --> 01:52:14,735 로제티? 1982 01:52:14,835 --> 01:52:16,734 그 약쟁이들 1983 01:52:21,035 --> 01:52:23,457 화제를 바꾸는 게 좋겠지 싶어요 1984 01:52:31,612 --> 01:52:34,235 제가 셰익스피어를 모른다고 하진 못하실 텐데요 1985 01:52:35,423 --> 01:52:37,429 아버지가 제가 아버지 대사를 1986 01:52:37,529 --> 01:52:39,535 일주일 안에 못 외울 것 같다기에 1987 01:52:39,635 --> 01:52:42,506 제가 외운다고 해서 5달러 내기 이겼잖아요? 1988 01:52:43,135 --> 01:52:45,939 맥베스를 공부한 후에 아버지께서 신호를 주시면 1989 01:52:46,039 --> 01:52:47,873 제가 완벽하게 다 암송했었죠 1990 01:52:47,973 --> 01:52:49,506 그건 그랬지만 1991 01:52:50,217 --> 01:52:51,573 얼마나 끔찍하던지 1992 01:52:51,673 --> 01:52:54,984 네가 대사의 맛을 다 죽이던 건 기억난다 1993 01:52:55,743 --> 01:52:59,022 굳이 안 따지고 눈감아준 거다 1994 01:53:00,379 --> 01:53:01,279 들리냐? 1995 01:53:02,862 --> 01:53:04,194 네 어머니가 왔다 갔다 하나 보다 1996 01:53:08,579 --> 01:53:10,909 내려오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1997 01:53:11,912 --> 01:53:14,068 어머니는 유령이 되셔서 1998 01:53:14,168 --> 01:53:16,582 과거 속에 살고 계신 거예요 1999 01:53:16,846 --> 01:53:18,323 제가 태어나기 전에 있는 거죠 2000 01:53:19,823 --> 01:53:21,679 나한테도 마찬가지다 2001 01:53:22,449 --> 01:53:25,379 네 어머니 얘기도 적당히 들어야 해 2002 01:53:26,090 --> 01:53:29,219 사실 엄청난 집안인 것 같아도 평범했어 2003 01:53:30,050 --> 01:53:32,577 네 외할아버지는 아주 고결하신 2004 01:53:32,677 --> 01:53:34,294 아일랜드 사람은 아니었다 2005 01:53:34,394 --> 01:53:35,811 괜찮은 사람이시긴 했지 2006 01:53:35,911 --> 01:53:37,083 사교성 있고 말솜씨 좋고 2007 01:53:37,183 --> 01:53:39,027 둘 다 좋아했어 2008 01:53:39,488 --> 01:53:40,972 퍽 능력도 있어서 2009 01:53:41,072 --> 01:53:43,805 식료품 도매상도 잘 됐지 능력은 있었어 2010 01:53:44,627 --> 01:53:45,938 하지만 결점이 하나 있는데 2011 01:53:46,854 --> 01:53:49,305 네 어미가 내가 술 마시는 걸 경멸한다만 2012 01:53:49,577 --> 01:53:51,183 잊고 있는 게 있어 2013 01:53:51,738 --> 01:53:53,990 마흔까지 한 잔도 안 하신 건 맞지만 2014 01:53:54,090 --> 01:53:55,912 그 이후에는 그동안 못 마신 걸 한을 푸시더구나 2015 01:53:56,491 --> 01:53:59,504 내내 샴페인만 찾으셨지 2016 01:53:59,826 --> 01:54:00,915 최악이었지 2017 01:54:01,121 --> 01:54:04,755 자기는 샴페인만 마신다고 그리 뽐내셨지 2018 01:54:05,793 --> 01:54:08,032 그래서 일찍 돌아가셨지 2019 01:54:08,860 --> 01:54:11,137 그거하고 폐병 때문에 2020 01:54:15,126 --> 01:54:18,749 이런 화제는 좀 피하는 게 좋지 않겠어요? 2021 01:54:19,382 --> 01:54:20,282 그래 2022 01:54:21,884 --> 01:54:24,917 카드 한두 게임 하는 게 어떠냐? 2023 01:54:26,295 --> 01:54:28,328 네 형이 올 때까지 2024 01:54:28,428 --> 01:54:30,280 문을 잠글 수는 없잖냐 2025 01:54:31,339 --> 01:54:32,449 안 돌아왔으면 싶다만 2026 01:54:33,639 --> 01:54:35,452 어머니 잠들기 전까지는 2027 01:54:36,106 --> 01:54:37,423 2층에 안 올라가련다 2028 01:54:38,284 --> 01:54:39,184 저도요 2029 01:54:41,850 --> 01:54:43,168 아까도 말했다만 2030 01:54:43,873 --> 01:54:46,275 어머니 얘기는 2031 01:54:46,858 --> 01:54:48,320 적당히 가려들어라 2032 01:54:49,320 --> 01:54:50,675 피아노를 치느니 2033 01:54:51,014 --> 01:54:53,831 피아니스트가 된다느니 2034 01:54:54,764 --> 01:54:58,897 수녀들이 괜히 하는 소리인 거야 다들 귀여워서 그랬던 거지 2035 01:54:59,531 --> 01:55:01,453 신앙심이 깊다고 다들 좋아했어 2036 01:55:02,564 --> 01:55:06,525 그리고 수녀가 된다니 말도 안 되는 소리다 2037 01:55:08,261 --> 01:55:13,353 네 어머니는 정말 절세미인이었다 2038 01:55:14,342 --> 01:55:15,508 본인도 알 거야 2039 01:55:16,543 --> 01:55:19,031 수줍고 부끄러운 모습이었지만 2040 01:55:19,131 --> 01:55:21,353 조금은 요부에 못된 구석도 있었어 2041 01:55:22,411 --> 01:55:25,375 속세를 떠날 사람이 못 되지 2042 01:55:25,908 --> 01:55:27,942 참 건강했었는데 2043 01:55:28,042 --> 01:55:31,586 고결한 영혼이며 사랑하는 감정이며 2044 01:55:31,881 --> 01:55:34,420 아버지 차례예요 2045 01:55:35,875 --> 01:55:36,831 그래 2046 01:55:37,848 --> 01:55:39,442 한번 보자 2047 01:55:40,948 --> 01:55:41,848 들어봐라 2048 01:55:42,592 --> 01:55:44,020 내려오고 계세요 2049 01:55:44,853 --> 01:55:45,958 게임이나 하자 2050 01:55:46,058 --> 01:55:46,986 모른 척해라 2051 01:55:47,086 --> 01:55:48,400 그럼 다시 올라갈 거야 2052 01:55:53,151 --> 01:55:54,112 안 보이네요 2053 01:55:54,212 --> 01:55:55,606 내려오다가 2054 01:55:56,138 --> 01:55:56,906 다시 올라가셨나 봐요 2055 01:55:57,006 --> 01:55:57,906 다행이다 2056 01:56:00,284 --> 01:56:01,184 그래요 2057 01:56:02,473 --> 01:56:05,417 이럴 때 어머니 얼굴을 보는건 겁나네요 2058 01:56:05,517 --> 01:56:09,129 어머니는 아닌 척하면서도 네 병 때문에 굉장히 무서워한다 2059 01:56:09,584 --> 01:56:12,717 너무 몰아붙이지 마라 어머니 탓이 아니잖니 2060 01:56:12,940 --> 01:56:14,926 어머니 책임 아닌 거 알죠 2061 01:56:15,295 --> 01:56:16,434 누구 때문인지 알죠 2062 01:56:17,117 --> 01:56:19,717 아버지의 그 노랭이 짓 때문에 2063 01:56:20,473 --> 01:56:23,091 저를 낳고 어머니에게 산후통증이 왔을 때 돈 좀 써서 2064 01:56:23,191 --> 01:56:25,860 좋은 의사만 구했어도 모르핀이란 걸 알지도 못했겠죠 2065 01:56:25,960 --> 01:56:28,427 내 입장도 생각해봐라 2066 01:56:29,028 --> 01:56:31,462 그런 의사인지 내가 어떻게 알았겠어? 2067 01:56:31,562 --> 01:56:32,891 평판도 좋았다고 2068 01:56:32,991 --> 01:56:35,573 호텔 바에 있는 주정뱅이들한테나 그렇죠 2069 01:56:35,917 --> 01:56:36,678 거짓말이야 2070 01:56:36,778 --> 01:56:39,163 호텔 주인에게 좋은 의사 소개해달라고 했다 2071 01:56:39,263 --> 01:56:41,263 그러면서 구빈원 운운하면서 징징대시는 게 2072 01:56:41,363 --> 01:56:43,485 사실은 싸구려 의사를 바랬다는 걸 알려주죠 2073 01:56:43,829 --> 01:56:45,085 아버지 하는 거 다 알죠 2074 01:56:45,429 --> 01:56:47,618 오후쯤에 알았어야 했는데 2075 01:56:48,040 --> 01:56:49,530 오후라니? 2076 01:56:49,630 --> 01:56:50,357 됐고요 2077 01:56:50,457 --> 01:56:51,796 아까 어머니에 대해서 얘기할 때 2078 01:56:52,895 --> 01:56:55,196 제가 아버지께서 핑계 대는 거 상관없다고 말할 때도 2079 01:56:55,296 --> 01:56:57,740 아버지께선 당신의 구두쇠 기질이 비난받아야 함을 알았죠 2080 01:56:57,840 --> 01:56:59,113 또 거짓말을 하는구나 2081 01:56:59,213 --> 01:57:00,518 그 입 다물지 못할 2082 01:57:00,618 --> 01:57:02,697 모르핀에 중독된 거 알고 나서는 2083 01:57:02,797 --> 01:57:05,014 왜 치료를 생각하지 않았죠? 2084 01:57:05,114 --> 01:57:06,414 처음엔 기회가 있었을 거 아니에요 2085 01:57:06,514 --> 01:57:08,599 모르핀이 뭔지 몰랐다 2086 01:57:08,999 --> 01:57:11,292 그게 잘못된 거란 걸 안 게 몇 년 되지 않아 2087 01:57:11,936 --> 01:57:14,469 내가 왜 치료를 생각하지 않았냐고? 2088 01:57:14,569 --> 01:57:16,942 그것 때문에 엄청난 돈을 썼다 2089 01:57:17,042 --> 01:57:17,942 다 소용없었어 2090 01:57:18,092 --> 01:57:19,175 얼마나 노력한 줄 아냐? 2091 01:57:19,275 --> 01:57:20,603 어머니는 늘 다시 되돌아가더라 2092 01:57:20,703 --> 01:57:22,603 그건 아버지가 어머니께서 약을 끊도록 2093 01:57:22,703 --> 01:57:24,314 도와준 게 아무것도 없기 때문이죠 2094 01:57:25,180 --> 01:57:28,436 이따위 쓰러져가는 여름 별장밖에 더 있어요? 2095 01:57:28,536 --> 01:57:31,203 외관을 수리할 생각도 안 하잖아요 2096 01:57:31,805 --> 01:57:35,465 땅은 죽어라 사시고 2097 01:57:35,828 --> 01:57:39,325 금광이니 은광이니 하는 사기꾼들에게 사기나 당하시죠 2098 01:57:39,892 --> 01:57:42,143 시즌 때마다 어머니를 공연에 끌고 가면서 2099 01:57:42,243 --> 01:57:44,474 어머니는 얘기할 사람도 없이 호텔에 처박히는데 2100 01:57:44,953 --> 01:57:47,086 그 더러운 호텔 방에서 아버지를 기다려도 2101 01:57:47,186 --> 01:57:50,272 아버지는 바가 문을 닫아야 술에 절어서 돌아오셔놓고 2102 01:57:51,030 --> 01:57:52,930 그러니 병을 고칠 생각이 나겠어요 2103 01:57:53,386 --> 01:57:54,358 망할 2104 01:57:55,042 --> 01:57:56,675 아버지 하는 짓은 진짜 질색이야 2105 01:57:56,775 --> 01:57:57,369 에드먼드 2106 01:57:57,469 --> 01:57:59,575 감히 아비에게 그따위 말이 뭐냐 2107 01:57:59,675 --> 01:58:01,335 이 싸가지 없는 자식 2108 01:58:01,435 --> 01:58:02,775 자식새끼 낳아봐야 2109 01:58:03,201 --> 01:58:04,975 말 잘하셨네요, 아버지는 제게 뭘 해주셨습니까? 2110 01:58:05,075 --> 01:58:08,075 그따위 협잡은 다 그만둬라 2111 01:58:08,564 --> 01:58:11,242 내가 언제 네 어머니를 억지로 끌고 갔더냐? 2112 01:58:11,342 --> 01:58:13,286 같이 있고 싶은 건 당연한 거야, 사랑했으니까 2113 01:58:13,386 --> 01:58:14,597 어머니도 그랬어 사랑하니까 2114 01:58:14,697 --> 01:58:16,548 나와 같이 있고 싶었던 거지 그게 진실이다 2115 01:58:16,897 --> 01:58:18,458 쓸쓸할 게 뭐가 있어 2116 01:58:18,558 --> 01:58:19,497 애도 있고 2117 01:58:19,597 --> 01:58:22,657 돈 걱정 말고 돌봐줄 사람 데리고 2118 01:58:22,757 --> 01:58:24,776 다니라고 한 것도 나야 2119 01:58:24,876 --> 01:58:27,151 그래요 그거 하나죠 2120 01:58:27,451 --> 01:58:29,495 어머니가 우리에게 정성을 쏟으니 2121 01:58:29,595 --> 01:58:31,507 아버지께서 우리를 질투하신 거죠 2122 01:58:31,895 --> 01:58:33,312 그래서 우리를 떼어놓으려 한 거고요 2123 01:58:33,412 --> 01:58:34,810 아주 큰 실수한 겁니다 2124 01:58:34,910 --> 01:58:36,678 어머니가 절 혼자 돌보셨으면 2125 01:58:36,778 --> 01:58:38,373 무슨 다른 생각할 겨를이 있었겠어요? 2126 01:58:38,473 --> 01:58:39,738 아마도 그만둘 수 있었을걸 2127 01:58:40,028 --> 01:58:44,680 제정신이 아닐 때 네 어머니가 얘기한 걸로 2128 01:58:44,780 --> 01:58:47,911 네가 그렇게 판단하겠다면 2129 01:58:48,011 --> 01:58:49,789 네가 없었으면 네 어미도 2130 01:58:56,134 --> 01:58:57,339 그래요 2131 01:58:58,534 --> 01:59:00,178 어머니 생각도 그렇죠 2132 01:59:01,400 --> 01:59:02,300 아니야 2133 01:59:03,267 --> 01:59:05,689 네 어미만큼 널 사랑하는 사람도 없다 2134 01:59:07,400 --> 01:59:10,734 난 그냥 네가 과거 얘기를 하면서 아버지가 미우니 어쩌니 하며 2135 01:59:10,834 --> 01:59:13,478 이 애비 성질을 건드리니까 그런 것뿐이다 2136 01:59:15,089 --> 01:59:16,356 저도 본의는 아니었어요 2137 01:59:20,356 --> 01:59:21,446 저도 어머니랑 똑같네요 2138 01:59:23,195 --> 01:59:25,408 무슨 일이 있건 아버지가 좋으니 2139 01:59:26,389 --> 01:59:27,827 나도 그렇단다 2140 01:59:29,689 --> 01:59:31,434 넌 자식으로서 대단치는 않아 2141 01:59:32,587 --> 01:59:34,987 셰익스피어 '당신 좋을 대로' '못났어도 내 자식이다쯤 될까' 2142 01:59:35,954 --> 01:59:38,965 게임이나 하자 누구 차례냐? 2143 01:59:39,615 --> 01:59:40,632 아버지요 2144 01:59:42,524 --> 01:59:44,560 안 좋은 소식을 들었다고 2145 01:59:44,660 --> 01:59:46,471 너무 낙담할 필요는 없다 2146 01:59:47,176 --> 01:59:51,110 의사들이 그러는데 말만 잘 들으면 2147 01:59:51,210 --> 01:59:53,877 여섯 달이나 일 년쯤이면 치료된다더라 2148 01:59:55,421 --> 01:59:56,431 웃기지 마세요 2149 01:59:57,743 --> 01:59:59,127 제가 죽을 거라 생각하죠? 2150 01:59:59,354 --> 02:00:01,277 그게 무슨 소리냐? 무슨 그딴 말을 2151 02:00:01,409 --> 02:00:02,581 그럼 왜 돈 낭비를 하세요? 2152 02:00:02,682 --> 02:00:04,899 그래서 절 주립 요양원으로 보내잖아요 2153 02:00:05,321 --> 02:00:07,071 무슨 주립 요양원? 2154 02:00:07,171 --> 02:00:09,966 내가 알기론 힐타운 요양원이야 2155 02:00:10,066 --> 02:00:12,343 두 사람이 거기가 너에게 제일 좋다 하더라 2156 02:00:12,443 --> 02:00:13,182 돈 때문이죠 2157 02:00:13,282 --> 02:00:15,066 무료거나 아니면 사실상 무료거나 2158 02:00:15,343 --> 02:00:16,243 거짓말 말아요 2159 02:00:16,349 --> 02:00:20,177 힐타운 요양원이 주립 시설인 걸 모른다고요? 2160 02:00:21,077 --> 02:00:23,625 형이 하디에게서 아버지가 2161 02:00:23,725 --> 02:00:25,188 싸구려를 요구했다는 걸 캐냈어요 2162 02:00:25,288 --> 02:00:27,038 이 주정뱅이 새끼 2163 02:00:27,138 --> 02:00:28,866 시궁창에 처박아버릴 새끼 2164 02:00:28,966 --> 02:00:32,443 네가 사리 분별할 줄 알게 된 뒤로 그 자식이 네 맘을 흐려놓았구나 2165 02:00:32,543 --> 02:00:34,910 굳이 주립 요양원인 건 부인하지 않으시네요? 2166 02:00:35,010 --> 02:00:36,199 네 생각은 틀렸어 2167 02:00:36,299 --> 02:00:38,799 주에서 운영하는 게 어때서? 그게 뭐가 문제야? 2168 02:00:38,999 --> 02:00:41,854 주에는 돈이 있어서 사립 요양원보다 훨씬 좋아 2169 02:00:41,954 --> 02:00:43,543 그런 이점을 잘 이용해야지 2170 02:00:43,643 --> 02:00:45,182 너나 내가 누리는 권리다 2171 02:00:45,282 --> 02:00:46,943 우리는 거주자고 난 지주야 2172 02:00:47,043 --> 02:00:48,349 충분히 운영에 일조한다 2173 02:00:48,449 --> 02:00:50,254 그 망할 놈의 세금들 2174 02:00:50,354 --> 02:00:52,943 그럼요, 부동산이 한 25만 달러쯤 되나 2175 02:00:53,043 --> 02:00:54,521 거짓말 다 담보 잡혔다 2176 02:00:54,621 --> 02:00:56,510 하디나 그 전문의나 아버지 사정은 다 알죠 2177 02:00:56,610 --> 02:00:59,856 그저 백만장자나 갈만한 요양원은 안 된다고 얘기했을 뿐이야 2178 02:00:59,956 --> 02:01:01,810 땅만 많다고 그게 진실이야 2179 02:01:01,910 --> 02:01:04,340 그리고 클럽에 가서는 맥과이어를 만나 2180 02:01:04,601 --> 02:01:07,823 저질 땅 얘기에 귀 기울이고 계셨겠죠 2181 02:01:07,923 --> 02:01:09,345 - 사실이 아냐 - 거짓말하시네 2182 02:01:10,921 --> 02:01:14,379 호텔 바에서 그 사람을 만났죠 2183 02:01:15,012 --> 02:01:17,229 아버지 낚았냐고 형이 떠보니 2184 02:01:17,329 --> 02:01:19,123 그놈이 눈을 찡긋하고 웃더군요 2185 02:01:19,223 --> 02:01:21,149 - 거짓말 - 뭐가 거짓입니까 2186 02:01:22,924 --> 02:01:24,360 정말, 아버지 2187 02:01:25,392 --> 02:01:27,845 저 혼자 자립하려 하다가 2188 02:01:28,045 --> 02:01:30,766 굶주리고 파산했다고 느껴도 2189 02:01:31,255 --> 02:01:32,578 아버지가 타당하다 생각했죠 2190 02:01:32,678 --> 02:01:34,579 아버지도 어렸을 때 그랬을 테니까 2191 02:01:35,444 --> 02:01:36,706 그냥 넘어가려 했죠 2192 02:01:37,853 --> 02:01:41,169 아버지도 이런 집안에서 참지 않으면 미쳐버릴 테니 2193 02:01:42,184 --> 02:01:45,033 하지만 아들이 폐결핵이 걸렸는데 2194 02:01:45,133 --> 02:01:47,311 아버지는 동네방네에 2195 02:01:47,411 --> 02:01:49,925 지독한 노랭이로 보이고 싶어요? 2196 02:01:50,433 --> 02:01:53,515 하디가 소문낼 거란 것도 생각 안 해봤어요? 2197 02:01:54,533 --> 02:01:57,704 정말 자존심이며 부끄러움도 없습니까? 2198 02:01:58,009 --> 02:01:59,771 제가 곱게 갈 거라 생각하지 마세요 2199 02:02:00,038 --> 02:02:02,399 쓸모없는 땅이나 더 사려고 2200 02:02:02,499 --> 02:02:04,299 그 몇 푼 아끼려 하시는데 2201 02:02:04,399 --> 02:02:06,638 저 절대로 안 갑니다 2202 02:02:07,387 --> 02:02:09,593 이 지독한 노랭이 같으니 2203 02:02:09,693 --> 02:02:10,593 조용히 해라 2204 02:02:11,849 --> 02:02:13,159 그만 말하라고 2205 02:02:13,819 --> 02:02:14,786 넌 취했어 2206 02:02:15,616 --> 02:02:16,671 무슨 소리를 하든 상관없다 2207 02:02:20,018 --> 02:02:21,251 기침을 그만둬 2208 02:02:23,315 --> 02:02:25,069 아무것도 아닌 걸로 흥분하는구나 2209 02:02:26,080 --> 02:02:28,341 누가 너더러 꼭 거기에만 가야 한다고 그러더냐 2210 02:02:28,441 --> 02:02:30,625 가고 싶은 데로 가거라 돈이 얼마나 들든 상관없어 2211 02:02:30,725 --> 02:02:32,191 네가 낫기만 하면 그걸로 됐다 2212 02:02:34,058 --> 02:02:34,958 내가 2213 02:02:35,446 --> 02:02:36,625 지독한 노랭이야? 2214 02:02:37,236 --> 02:02:38,756 난 그저 의사들이 날 등쳐도 좋을 2215 02:02:38,856 --> 02:02:40,562 백만장자로 보지 않길 바랄 뿐이야 2216 02:02:44,090 --> 02:02:45,147 기운이 없어 보인다 2217 02:02:47,833 --> 02:02:49,053 한잔하거라 2218 02:02:52,134 --> 02:02:53,034 고마워요 2219 02:03:00,844 --> 02:03:01,744 그래 2220 02:03:02,699 --> 02:03:04,001 누구 차례냐 2221 02:03:05,811 --> 02:03:08,612 지독한 노랭이라 2222 02:03:10,312 --> 02:03:12,093 그럴지도 모른다 2223 02:03:13,513 --> 02:03:15,490 어쩔 수 없는 것이야 2224 02:03:16,868 --> 02:03:19,079 살면서 돈 좀 생기면 2225 02:03:19,724 --> 02:03:23,357 바에 있는 사람들에게 한턱내기도 했고 2226 02:03:23,457 --> 02:03:26,724 가망 없는 자들에게 돈도 빌려주곤 했어 2227 02:03:26,824 --> 02:03:30,613 물론 바에서 위스키에 한껏 취했을 때 일이다 2228 02:03:32,138 --> 02:03:35,713 집에서 멀쩡할 땐 그런 생각 따윈 한 적도 없어 2229 02:03:37,146 --> 02:03:39,213 처음 돈의 가치를 알고 2230 02:03:39,313 --> 02:03:42,206 구빈원에 갈까 걱정했던 게 집에서야 2231 02:03:43,757 --> 02:03:47,124 그 이후로 난 운 같은 건 믿지 않았다 2232 02:03:48,821 --> 02:03:52,046 넌 내가 어렸을 적 했던 걸 알고 있다 그러는데 2233 02:03:52,146 --> 02:03:55,001 헛소리 네가 뭘 아냐? 2234 02:03:55,879 --> 02:03:56,918 네가 못한 게 뭐냐 2235 02:03:57,246 --> 02:03:58,890 보모며, 학교며 다 해줬는데 2236 02:03:59,057 --> 02:04:02,724 그렇다고 고생해보기나 했어? 2237 02:04:03,169 --> 02:04:05,969 물론 낯선 곳에서 집 없이 고생하긴 했었지 2238 02:04:06,069 --> 02:04:07,473 그런 건 나도 존중한다 2239 02:04:07,573 --> 02:04:10,602 하지만 그건 로맨스나 모험 따위에 불과해 2240 02:04:10,703 --> 02:04:11,630 놀이일 뿐이야 2241 02:04:11,730 --> 02:04:13,491 그래요 특히나 술집에서 2242 02:04:13,591 --> 02:04:16,313 자살하려다가 실패했을 때가 그랬죠 2243 02:04:16,413 --> 02:04:17,808 넌 제정신이 아니었다 2244 02:04:18,091 --> 02:04:19,469 아들이라는 게 어찌 2245 02:04:19,569 --> 02:04:20,441 넌 취했었어 2246 02:04:20,541 --> 02:04:22,124 아주 멀쩡했어요 2247 02:04:22,224 --> 02:04:23,097 그게 탈이었죠 2248 02:04:23,197 --> 02:04:24,436 사색하는 건 그만뒀죠 2249 02:04:24,536 --> 02:04:28,627 또 무신론자의 잡소리냐? 2250 02:04:28,727 --> 02:04:30,213 난 안 듣겠다 2251 02:04:32,181 --> 02:04:35,093 아까부터 그렇게 설명을 하는구만 2252 02:04:36,559 --> 02:04:39,432 진짜 돈의 가치를 모르는 거냐? 2253 02:04:40,915 --> 02:04:42,133 조부께선 내가 10살 때 2254 02:04:43,037 --> 02:04:44,426 어머니를 버려두고 2255 02:04:44,526 --> 02:04:47,230 아일랜드에서 죽겠다고 그곳으로 가셨다 2256 02:04:48,137 --> 02:04:49,625 그리곤 정말 돌아가셨다 2257 02:04:49,975 --> 02:04:52,360 그래도 마땅해, 지옥불에서 고통받고 계실 거다 2258 02:04:52,958 --> 02:04:57,169 쥐약을 밀가루인가 설탕인가 여하간 잘못 알고 먹었거든 2259 02:04:58,325 --> 02:05:01,119 잘못 알고 먹은 게 거짓이라는 소문이 돌기는 했다만 2260 02:05:01,392 --> 02:05:02,292 우리 집안에서 그런 일은 2261 02:05:02,392 --> 02:05:04,372 잘못 알고 먹은 게 아닐걸요 2262 02:05:04,958 --> 02:05:07,541 또 헛소리하는구나 네 형 때문에 너도 버렸다 2263 02:05:07,641 --> 02:05:10,236 그 자식에게는 최악인 게 진리라니까 2264 02:05:10,336 --> 02:05:11,462 하지만 아무래도 좋다 2265 02:05:14,528 --> 02:05:15,667 네 조모께선 2266 02:05:16,884 --> 02:05:20,412 낯선 땅에 자식 넷과 홀로 남겨지셨다 2267 02:05:20,512 --> 02:05:23,558 가난한데 꿈같은 게 어디 있겠어 2268 02:05:24,773 --> 02:05:28,723 집으로 삼았던 끔찍한 그 호텔에서 두 번이나 내쫓겼다 2269 02:05:29,351 --> 02:05:32,915 몇 개 되지도 않는 가구도 그놈들이 다 땅에 내팽개쳤지 2270 02:05:33,128 --> 02:05:34,817 어머니와 여동생들은 울고불고 2271 02:05:36,084 --> 02:05:38,753 나도 울었지 물론 안 울려고 했어 2272 02:05:38,853 --> 02:05:40,781 내가 가족의 가장이었으니 2273 02:05:40,881 --> 02:05:42,547 그게 10살 때다 2274 02:05:43,819 --> 02:05:45,908 학교도 그만두게 됐고 2275 02:05:47,886 --> 02:05:50,508 기계 공장에서 12시간을 일했다 2276 02:05:50,608 --> 02:05:52,686 쇠줄 만드는 법을 배웠지 2277 02:05:53,753 --> 02:05:57,497 지붕에서 비가 새는 더러운 헛간 같은 곳이었다 2278 02:05:58,431 --> 02:06:01,286 여름엔 쪄 죽을 정도로 덥고 겨울엔 난로가 없어 2279 02:06:01,386 --> 02:06:03,722 추워서 손이 말을 안 듣더구나 2280 02:06:03,822 --> 02:06:06,522 빛이라곤 작은 창문 두 개가 다였지 2281 02:06:06,622 --> 02:06:09,353 날이 흐리면 가까이 수그려서 2282 02:06:09,528 --> 02:06:12,972 줄 앞에까지 얼굴을 가져다 대야 했다 2283 02:06:14,059 --> 02:06:15,405 네가 일했다 얘기한다만 2284 02:06:16,389 --> 02:06:17,779 내가 일하고 얼마 받은 줄 아냐? 2285 02:06:18,606 --> 02:06:20,500 주급 50센트다 2286 02:06:20,600 --> 02:06:23,161 정말이야 일주일에 50센트 2287 02:06:24,072 --> 02:06:26,911 네 할머니께선 미국인 집에서 바느질이며 빨래를 하셨지 2288 02:06:27,543 --> 02:06:29,933 추수감사절이었나 2289 02:06:30,946 --> 02:06:32,444 아니면 크리스마스였나 2290 02:06:33,411 --> 02:06:35,139 할머니가 일하던 집에서 2291 02:06:35,239 --> 02:06:37,744 주인이 1달러를 선물로 주셨다더라 2292 02:06:37,844 --> 02:06:40,544 그걸로 우리 먹을 걸 전부 사셨다 2293 02:06:42,200 --> 02:06:45,515 그 노곤한 얼굴에 눈물을 흘리시면서 2294 02:06:47,179 --> 02:06:50,813 우리를 껴안고 키스하시면서는 2295 02:06:51,646 --> 02:06:52,991 '고마운 일이야' 2296 02:06:53,091 --> 02:06:55,813 '우리도 이렇게 배부르게 먹을 날이 있구나' 2297 02:06:57,813 --> 02:06:59,591 용감하고 훌륭하신 분이지 2298 02:07:01,302 --> 02:07:03,124 그런 사람도 없을 거다 2299 02:07:04,002 --> 02:07:05,284 그러셨을 거예요 2300 02:07:05,791 --> 02:07:08,837 내가 인색해진 건 그때부터였어 2301 02:07:08,937 --> 02:07:11,582 1달러도 내겐 어마어마했다 2302 02:07:12,467 --> 02:07:15,278 너도 머릿속에 한번만 새겨놓으면 다시는 까먹지 않을 거야 2303 02:07:15,878 --> 02:07:18,130 너도 싼 걸 찾게 될 거다 2304 02:07:19,144 --> 02:07:21,605 내가 주립 요양원을 싸구려로 생각했다면 2305 02:07:21,705 --> 02:07:22,721 부디 용서하거라 2306 02:07:22,833 --> 02:07:24,461 의사도 좋은 곳이라 했어 2307 02:07:24,561 --> 02:07:25,740 그건 제발 믿어다오 2308 02:07:25,840 --> 02:07:28,422 하지만 네가 원하지 않는다면 가지 않아도 좋다 2309 02:07:29,399 --> 02:07:30,883 네가 고르는 어디라도 보내주겠다 2310 02:07:30,983 --> 02:07:32,311 돈은 신경 쓰지 마라 2311 02:07:32,755 --> 02:07:33,930 어디든 좋다 2312 02:07:34,778 --> 02:07:38,695 내가 보내줄 수 있는 곳이면 2313 02:07:42,274 --> 02:07:43,451 카드나 치죠 2314 02:07:43,912 --> 02:07:44,812 누구 차례죠? 2315 02:07:47,362 --> 02:07:48,776 내 차례 같은데 2316 02:07:49,862 --> 02:07:50,913 아냐, 너다 2317 02:07:52,777 --> 02:07:53,817 그래 2318 02:07:54,851 --> 02:07:57,295 아마 그 교훈이라는 게 지나쳤을 수도 2319 02:07:58,171 --> 02:08:00,482 돈의 가치도 과장되었을지도 몰라 2320 02:08:01,193 --> 02:08:02,709 그리고 그 오판이 2321 02:08:02,809 --> 02:08:05,004 배우로서의 내 경력을 망쳤는지도 모르지 2322 02:08:07,737 --> 02:08:10,093 이런 얘기는 아무에게도 한 적이 없어 2323 02:08:11,338 --> 02:08:13,904 하지만 오늘은 적적하구나 모든 게 끝나버린 느낌이야 2324 02:08:14,004 --> 02:08:16,772 그리고 허세며 젠체하는 게 다 무슨 소용이냐? 2325 02:08:18,559 --> 02:08:22,196 내가 산 그 폐기 처분급 각본이 2326 02:08:22,296 --> 02:08:23,685 아주 큰 성공을 거뒀다 2327 02:08:23,785 --> 02:08:25,102 수입이 두둑했지 2328 02:08:25,418 --> 02:08:28,696 값싼 행운에 대한 기대가 내 삶을 망쳤어 2329 02:08:29,332 --> 02:08:31,040 다른 연극은 생각지도 않았지 2330 02:08:32,674 --> 02:08:36,507 그리고 내가 그 연극의 노예란 걸 알게 되고 나서 2331 02:08:36,607 --> 02:08:38,674 다른 걸 해보려 했을 땐 이미 늦어버렸지 2332 02:08:39,663 --> 02:08:42,052 사람들은 다 날 그 역할로 생각하는 거야 2333 02:08:42,152 --> 02:08:44,383 다른 역할은 원치 않았어 틀린 말도 아니지 2334 02:08:45,666 --> 02:08:50,555 쉬운 역할만 계속 반복하고 새 역할은 2335 02:08:50,655 --> 02:08:53,778 열심히 하지도 않으니 재능을 잃어버렸다 2336 02:08:55,733 --> 02:08:57,405 시즌마다 순이익이 2337 02:08:57,505 --> 02:09:00,389 3만 5천에서 4만 달러나 됐으니 2338 02:09:00,489 --> 02:09:02,235 아주 간단한 일이었지 2339 02:09:03,809 --> 02:09:07,488 근데 그 망할 각본을 사기 전엔 나도 우리나라 예술계를 빛낼 2340 02:09:07,588 --> 02:09:11,410 앞날이 창창한 젊은 배우 서너 명 중 한 명이었다 2341 02:09:12,177 --> 02:09:13,621 난 정말 열심히 했어 2342 02:09:14,761 --> 02:09:18,408 기계 공장의 좋은 자리도 다 마다하고 떠났어 2343 02:09:18,508 --> 02:09:21,420 순수하게 연극이 좋아서 큰 야망을 품고 있었지 2344 02:09:22,309 --> 02:09:23,706 희곡이라고 있는 건 다 봤다 2345 02:09:23,806 --> 02:09:27,134 너희가 성경 공부하는 것처럼 나도 셰익스피어를 공부했다 2346 02:09:27,728 --> 02:09:30,778 아일랜드 사투리도 무 자르듯 금방 없애버렸지 2347 02:09:30,878 --> 02:09:31,945 난 셰익스피어를 사랑했다 2348 02:09:32,045 --> 02:09:34,817 그의 위대한 시 속에 내가 살아있음을 2349 02:09:34,917 --> 02:09:37,739 느끼기 위해 무슨 역이든 하고 싶었다 2350 02:09:38,378 --> 02:09:40,195 잘만 했다면 난 훌륭한 2351 02:09:40,295 --> 02:09:42,378 셰익스피어 전문 배우가 됐을 거다 2352 02:09:44,379 --> 02:09:48,012 1874년, 에드윈 부스가 시카고에 있는 2353 02:09:48,112 --> 02:09:51,045 내가 주연으로 있던 극장에 왔었다 2354 02:09:51,881 --> 02:09:53,623 내가 카시우스일 땐 그가 브루투스였고 2355 02:09:53,723 --> 02:09:56,056 내가 브루투스일 땐 그가 카시우스였어 2356 02:09:56,156 --> 02:09:58,779 언젠가 내가 2357 02:09:59,729 --> 02:10:01,485 오델로를 했을 때인데 2358 02:10:01,585 --> 02:10:03,055 그 양반이 매니저한테 2359 02:10:04,184 --> 02:10:07,842 '저 젊은 친구 나보다 훨씬 낫구만' 2360 02:10:08,940 --> 02:10:10,720 부스가 그랬다니 2361 02:10:12,786 --> 02:10:15,401 당대의 대배우이던 그분이 2362 02:10:16,764 --> 02:10:18,774 지금 생각하면 2363 02:10:18,896 --> 02:10:22,168 그때가 내 인생의 정점이었다 2364 02:10:22,268 --> 02:10:24,157 내가 바라던 삶을 얻었으니까 2365 02:10:25,130 --> 02:10:28,174 더 큰 야망을 품고 나아갔지 2366 02:10:28,274 --> 02:10:29,257 결혼도 했고 2367 02:10:29,357 --> 02:10:31,885 어머니에게 그때 내가 어땠나 물어봐라 2368 02:10:32,005 --> 02:10:35,385 어머니의 사랑은 내 열정에 자극제가 되었다 2369 02:10:37,091 --> 02:10:39,719 그러다가 몇 년 후에 좋은 일인지, 나쁜 일인지 2370 02:10:39,819 --> 02:10:42,460 엄청난 노다지를 발견하게 됐다 2371 02:10:43,392 --> 02:10:46,359 그토록 원하던 삶을 살게 된 거다 2372 02:10:47,292 --> 02:10:51,969 한 시즌에 3만 5천에서 4만 달러의 순이익이라니 2373 02:10:53,204 --> 02:10:55,389 지금도 엄청난 돈이다 2374 02:10:56,126 --> 02:10:57,475 지금도 2375 02:10:59,073 --> 02:11:03,515 그 돈으로 대체 뭘 사려고 했던 걸까 2376 02:11:06,698 --> 02:11:07,598 이런 2377 02:11:09,187 --> 02:11:10,976 후회하기엔 이미 늦어버렸구나 2378 02:11:12,787 --> 02:11:13,876 내 차례냐? 2379 02:11:18,298 --> 02:11:19,947 말씀 잘하셨어요 아버지 2380 02:11:21,054 --> 02:11:22,389 아버지를 훨씬 더 이해할 수 있어서 2381 02:11:23,054 --> 02:11:24,720 괜히 얘기했나 싶다 2382 02:11:25,207 --> 02:11:27,576 날 더 경멸하게 될지도 모르거늘 2383 02:11:28,465 --> 02:11:31,565 돈의 소중함을 얘기하는 거면 방법이 글러 먹었어 2384 02:11:34,328 --> 02:11:37,223 안 켜도 좋은 걸 켜두니 눈이 아프구나 2385 02:11:38,331 --> 02:11:40,042 꺼도 되겠지? 2386 02:11:40,626 --> 02:11:41,576 당장 필요 없지 않니 2387 02:11:41,676 --> 02:11:44,542 전기 회사를 노나게 할 이유는 없잖느냐 2388 02:11:46,485 --> 02:11:48,119 그래요, 그러세요 2389 02:11:50,285 --> 02:11:53,614 대체 뭘 사려고 했던 건지 모르겠어 2390 02:11:54,730 --> 02:11:57,076 정말 맹세컨대 에드먼드 2391 02:11:58,130 --> 02:12:00,652 내 땅이랄 게 하나도 없어도 2392 02:12:00,752 --> 02:12:02,863 은행에 돈이 없어도 아무 상관 없다 2393 02:12:04,298 --> 02:12:08,030 다 늙어서 살 데가 구빈원밖에 없어도 2394 02:12:08,130 --> 02:12:13,182 생각대로 명배우가 됐더라면 상관없었을걸 2395 02:12:14,786 --> 02:12:16,220 뭘 그리 웃냐? 2396 02:12:18,034 --> 02:12:19,153 아버지 때문이 아니라요 2397 02:12:20,302 --> 02:12:21,202 인생이요 2398 02:12:21,481 --> 02:12:22,587 참 우습군요 2399 02:12:23,687 --> 02:12:25,237 또 시작이군 2400 02:12:25,864 --> 02:12:27,356 인생이 뭐가 어때서? 2401 02:12:27,939 --> 02:12:29,733 그건 2402 02:12:31,309 --> 02:12:34,029 셰익스피어 '줄리우스 시저' 1막 2장 '브루투스여 죄는' 2403 02:12:34,739 --> 02:12:37,878 '우리의 운명에 있는 게 아닌' 2404 02:12:37,978 --> 02:12:40,095 '우리 자신에게 있는 것이오' 2405 02:12:42,817 --> 02:12:45,939 에드윈 부스가 내 오델로를 보며 칭찬한 말이다 2406 02:12:47,384 --> 02:12:50,546 매니저한테 써 놓으라 그랬는데 2407 02:12:51,299 --> 02:12:53,251 지갑 속에 넣어두고 2408 02:12:53,351 --> 02:12:55,417 틈날 때마다 읽었다 2409 02:12:55,905 --> 02:13:00,055 근데 더는 볼 용기가 나질 않더구나 2410 02:13:01,345 --> 02:13:02,716 지금은 어딨으려나 2411 02:13:03,372 --> 02:13:04,631 집안 어딘가에 있을 건데 2412 02:13:05,105 --> 02:13:07,238 잘 넣어뒀는데 2413 02:13:09,114 --> 02:13:10,972 지붕 밑 낡은 트렁크에 있겠죠 2414 02:13:11,672 --> 02:13:13,327 어머니 웨딩드레스와 같이 2415 02:13:14,215 --> 02:13:15,898 됐으니까, 아버지 2416 02:13:16,215 --> 02:13:17,990 카드나 쳐요 2417 02:13:21,970 --> 02:13:23,954 또 왔다 갔다 하는구나 2418 02:13:25,670 --> 02:13:28,420 도대체 언제나 잠을 잘는지 2419 02:13:28,520 --> 02:13:31,545 그만 좀 신경 쓰시죠 2420 02:13:37,870 --> 02:13:39,879 아버지께서 가장 화려한 시절을 말씀하시는데 2421 02:13:40,634 --> 02:13:41,680 저도 해볼까요 2422 02:13:42,265 --> 02:13:43,849 모두 바다와 연결되어 있죠 2423 02:13:45,611 --> 02:13:47,566 한번은, 제가 스칸디나비아 범선을 타고 2424 02:13:47,666 --> 02:13:48,980 부에노스아이레스로 가고 있었죠 2425 02:13:49,558 --> 02:13:50,994 만월에 무역풍이 불고 2426 02:13:51,094 --> 02:13:53,166 그 고물 배는 14노트로 달렸죠 2427 02:13:54,155 --> 02:13:56,362 배 선수에 누워 배꼬리를 봤죠 2428 02:13:57,166 --> 02:13:59,825 아래에는 물살에 거품이 일고 2429 02:14:00,800 --> 02:14:02,597 제 머리 위에 우뚝 솟은 돛대는 2430 02:14:02,697 --> 02:14:04,995 달빛을 흠뻑 머금고 있었죠 2431 02:14:05,531 --> 02:14:08,842 전 그 아름다움에 취해서 그 리듬을 노래했죠 2432 02:14:09,408 --> 02:14:11,031 그 순간 무아의 경지에 빠져서 2433 02:14:11,131 --> 02:14:13,486 인생이란 걸 잃어버렸어요 자유가 된 거죠 2434 02:14:13,842 --> 02:14:15,347 바다에 녹아들어 2435 02:14:15,964 --> 02:14:17,558 흰 돛이 되고 2436 02:14:17,658 --> 02:14:18,620 높은 물보라가 되고 2437 02:14:18,720 --> 02:14:20,553 아름다움과 리듬이 되고 2438 02:14:21,164 --> 02:14:22,327 배와 2439 02:14:23,044 --> 02:14:23,858 달빛과 2440 02:14:23,958 --> 02:14:26,103 별빛이 빛나는 하늘이 되었죠 2441 02:14:27,336 --> 02:14:29,477 과거도 미래도 없는 2442 02:14:29,799 --> 02:14:31,805 평화와 조화 속에서 2443 02:14:32,166 --> 02:14:34,024 제 삶 인류의 삶보다 2444 02:14:35,068 --> 02:14:38,110 훨씬 위대하다는 환희를 누리게 된 거죠 2445 02:14:39,777 --> 02:14:40,906 생명 그 자체요 2446 02:14:44,466 --> 02:14:46,453 마치 신이라도 된 것 같달까 2447 02:14:48,451 --> 02:14:53,385 바다 멀리 헤엄을 치거나 2448 02:14:53,485 --> 02:14:56,329 해변에 홀로 누워있을 때도 똑같은 체험을 했죠 2449 02:14:58,529 --> 02:15:01,218 태양이, 뜨거운 모래가 암석에 붙어 2450 02:15:02,539 --> 02:15:06,529 파도에 일렁이는 초록빛 해초가 되는 거죠 2451 02:15:07,441 --> 02:15:09,852 아름다움을 보는 성자의 눈처럼 2452 02:15:10,635 --> 02:15:14,546 아니면, 보이지 않는 손에 들어 올려진 베일처럼요 2453 02:15:16,940 --> 02:15:18,709 그 신비를 보게 되면 2454 02:15:20,287 --> 02:15:22,832 그것 자체도 신비가 되죠 2455 02:15:24,043 --> 02:15:25,876 그 순간 자체가 의미 있는 겁니다 2456 02:15:29,531 --> 02:15:30,431 나중에 2457 02:15:30,921 --> 02:15:32,625 그 손이 베일을 내리게 되면 2458 02:15:33,001 --> 02:15:35,669 남는 건 고독뿐 안개 속을 정처 없이 걷죠 2459 02:15:37,723 --> 02:15:39,534 사람으로 태어난 건 제겐 불운이에요 2460 02:15:39,634 --> 02:15:43,023 갈매기나 물고기였으면 훨씬 좋았을 텐데 2461 02:15:43,412 --> 02:15:47,523 누구를 원하지도 누군가 원하는 인간도 못되고 2462 02:15:48,408 --> 02:15:51,046 무언가 되고 싶은 것도 없으며 2463 02:15:51,790 --> 02:15:53,103 어딘가에 소속되기도 싫고 2464 02:15:53,346 --> 02:15:56,398 쓸데없는 죽음이나 찬미하게 된 이방인일 뿐 2465 02:15:58,252 --> 02:16:01,374 제법 시인의 소질은 있구나 2466 02:16:02,385 --> 02:16:03,652 시인의 소질이요? 2467 02:16:06,330 --> 02:16:08,494 아뇨, 전 담배나 2468 02:16:08,885 --> 02:16:10,841 구걸하는 인간이나 마찬가지예요 2469 02:16:12,355 --> 02:16:15,125 소질 따위는 없어요 몸에 밴 습관일 뿐 2470 02:16:17,352 --> 02:16:18,740 제가 하고 싶은 말은 2471 02:16:18,840 --> 02:16:20,974 하나도 표현 못 했어요 서투르니까 2472 02:16:22,458 --> 02:16:24,636 아마 평생 살아도 이게 최선일걸요 2473 02:16:28,473 --> 02:16:30,795 적어도 신실한 진실이죠 2474 02:16:31,551 --> 02:16:34,551 서투르다는 건 우리처럼 안개 속에 사는 이에겐 웅변일 테니 2475 02:16:38,329 --> 02:16:40,150 없어졌던 형이 온 것 같네요 2476 02:16:41,827 --> 02:16:43,738 진탕 마신 모양이네 2477 02:16:43,838 --> 02:16:45,077 망나니 자식 2478 02:16:45,177 --> 02:16:47,908 막차를 탔군 운도 좋지 2479 02:16:48,172 --> 02:16:49,735 가서 잠이나 자라 해라 2480 02:16:49,835 --> 02:16:51,516 난 베란다로 나가겠다 2481 02:16:51,616 --> 02:16:54,099 그 자식은 취하면 말을 막 하니까 2482 02:16:54,199 --> 02:16:55,874 내 성질만 돋우겠지 2483 02:17:04,816 --> 02:17:06,176 큰 소리 내지 마 2484 02:17:07,511 --> 02:17:08,512 너냐? 2485 02:17:11,058 --> 02:17:13,481 난 고주망태가 돼서 2486 02:17:14,302 --> 02:17:15,925 굉장한 비밀을 알려줘서 고맙네 2487 02:17:16,025 --> 02:17:19,732 그래, 쓸모없는 정보 첫 번째지 2488 02:17:22,881 --> 02:17:24,397 대형 사고였다 2489 02:17:26,125 --> 02:17:28,432 현관 계단이 날 짓밟으려 하더구나 2490 02:17:29,070 --> 02:17:31,414 자긴 안개 속에 있단 말이지 2491 02:17:34,218 --> 02:17:36,290 저기 등대라도 있어야겠어 2492 02:17:41,096 --> 02:17:43,352 여기도 어둡네 2493 02:17:44,707 --> 02:17:47,843 여긴 시체 안치소냐? 2494 02:17:48,785 --> 02:17:54,975 루디야드 키플링, '카불강의 여울이여' '여울, 여울 밤의 카불강의 여울이여' 2495 02:17:58,124 --> 02:18:03,731 '말뚝을 동무 삼아 그들과' 2496 02:18:04,424 --> 02:18:08,071 '밤 중 카불강의 여울을 건너게 되리' 2497 02:18:18,884 --> 02:18:19,784 그래 2498 02:18:20,417 --> 02:18:21,639 훨씬 낫군 2499 02:18:25,886 --> 02:18:28,162 늙어빠진 가스파르 같으니 2500 02:18:29,106 --> 02:18:30,528 노랭이 아버지는 어디 가셨냐? 2501 02:18:31,221 --> 02:18:32,763 베란다로 나가셨어 2502 02:18:35,262 --> 02:18:41,271 우리보고 콜카타의 지하감옥에서 살라는 거냐? 2503 02:18:51,292 --> 02:18:52,192 아니 2504 02:18:53,914 --> 02:18:55,327 술 때문에 섬망증이 왔나? 2505 02:19:00,847 --> 02:19:01,747 어라? 2506 02:19:02,125 --> 02:19:03,025 진짜잖아? 2507 02:19:07,725 --> 02:19:09,159 그 노인네가 웬일이냐? 2508 02:19:09,259 --> 02:19:12,094 이걸 이리 내버려 두다니 아버지도 어지간히 취했군 2509 02:19:13,303 --> 02:19:15,472 이렇게 좋은 기회가 오다니 2510 02:19:15,811 --> 02:19:17,307 내 성공을 위한 열쇠로다 2511 02:19:18,022 --> 02:19:19,422 형, 그러다간 진짜 뻗어버린다 2512 02:19:19,522 --> 02:19:21,845 애송이 주제에 훈계냐? 2513 02:19:21,945 --> 02:19:24,622 제법이구나 머리에 피도 안 마른 게 2514 02:19:24,722 --> 02:19:25,622 그래요 2515 02:19:25,756 --> 02:19:26,678 맘대로 하셔 2516 02:19:26,778 --> 02:19:27,476 안 돼 2517 02:19:27,576 --> 02:19:28,860 그게 문제야 2518 02:19:29,000 --> 02:19:30,395 가라앉을 정도로 마셨는데 2519 02:19:31,145 --> 02:19:32,378 가라앉질 않는다고 2520 02:19:33,611 --> 02:19:35,072 이제, 간다 2521 02:19:35,645 --> 02:19:36,900 나도 한잔하겠어 2522 02:19:39,300 --> 02:19:40,322 넌 안 돼 2523 02:19:40,732 --> 02:19:42,165 내가 옆에 있는 한 어림없어 2524 02:19:42,265 --> 02:19:44,084 의사가 말한 걸 기억해라 2525 02:19:45,043 --> 02:19:48,630 네가 죽어야 걱정할 사람은 나밖에 없다 2526 02:19:50,376 --> 02:19:51,276 이놈아 2527 02:19:52,099 --> 02:19:53,343 난 네 배짱이 마음에 든다 2528 02:19:54,443 --> 02:19:56,843 다 사라지고 내게 남은 건 너밖에 없어 2529 02:19:58,032 --> 02:19:59,795 그래서 넌 취하면 안 되는 거야 2530 02:19:59,895 --> 02:20:00,851 됐네요 2531 02:20:03,409 --> 02:20:06,610 걱정해도 안 믿는 거냐 주정하는 건 줄 알겠지 2532 02:20:07,125 --> 02:20:08,692 마시고 죽어버리든지 말든지 2533 02:20:11,811 --> 02:20:13,697 형이 걱정하는 거 알아 2534 02:20:15,780 --> 02:20:17,219 앞으로 마시지 않겠지만 2535 02:20:17,319 --> 02:20:18,660 오늘은 좀 봐줘 2536 02:20:19,069 --> 02:20:22,491 오늘은 짜증 나는 일만 한가득하였으니, 자 2537 02:20:22,805 --> 02:20:23,775 나도 알아 2538 02:20:24,525 --> 02:20:26,418 짜증 나는 날이었겠지 2539 02:20:28,670 --> 02:20:31,798 그 늙어빠진 쥐가 아직도 네게 금주령을 안 내렸구나 2540 02:20:32,223 --> 02:20:35,250 네게 술을 궤짝째 줄걸 2541 02:20:35,350 --> 02:20:37,387 가서 같이 마시라고 2542 02:20:38,011 --> 02:20:40,432 네가 빨리 죽어야 돈이 덜 들지 2543 02:20:43,145 --> 02:20:45,355 아버지랍시고 하는 짓이란 2544 02:20:45,878 --> 02:20:48,234 네가 아버지를 찬양해도 믿을 사람 하나 없을 거다 2545 02:20:48,334 --> 02:20:51,400 형이 이해하기 나름인걸 아버지도 좋은 분이야 2546 02:20:51,545 --> 02:20:53,153 아버지 유머를 이해만 해준다면야 2547 02:20:53,800 --> 02:20:56,448 또 네게 그 질질 짜는 연극을 하셨더냐? 2548 02:20:57,111 --> 02:20:59,660 너야 항상 속지만 난 아냐 2549 02:21:00,300 --> 02:21:01,203 다신 안 속는다 2550 02:21:03,267 --> 02:21:07,250 물론 한 가지 점에서 아버지께 미안한 건 있어 2551 02:21:08,857 --> 02:21:11,045 하지만 그건 마땅한 일이야 2552 02:21:11,411 --> 02:21:12,631 아버지가 나쁜 거다 2553 02:21:14,436 --> 02:21:15,336 알게 뭐냐 2554 02:21:17,258 --> 02:21:18,547 여태 마셔서 영 거북한데 2555 02:21:18,647 --> 02:21:20,558 이것만 마시면 난 그만 뻗을 것 같다 2556 02:21:24,547 --> 02:21:27,369 그 영감에게 내가 하디에게서 2557 02:21:27,469 --> 02:21:29,564 그 요양원이 폐기 처분급 단체란 걸 들었다고 얘기했냐? 2558 02:21:30,458 --> 02:21:31,358 그래 2559 02:21:31,536 --> 02:21:33,003 거긴 안 간다 했어 2560 02:21:33,103 --> 02:21:34,230 이미 다 끝난 얘기야 2561 02:21:34,447 --> 02:21:36,113 나더러 가고 싶은 데로 가래 2562 02:21:37,214 --> 02:21:38,514 물론 분수에 맞추라지만 2563 02:21:39,137 --> 02:21:43,203 '물론이지, 뭐든 분수에 맞게 하거라' 2564 02:21:43,692 --> 02:21:47,159 그건 다른 싸구려 시설을 찾으라는 거다 2565 02:21:48,037 --> 02:21:51,226 '종소리'에 나오는 그 노랭이 가스파르 2566 02:21:51,326 --> 02:21:52,937 분장이 없어도 능히 할 수 있는 역이지 2567 02:21:53,037 --> 02:21:55,637 가스파르 얘기라면 신물 나게 들었어 2568 02:21:56,735 --> 02:21:58,624 네가 괜찮으면 마음대로 하시게 둬 2569 02:21:58,724 --> 02:21:59,761 하지만 네가 죽게 될 경우 2570 02:22:02,290 --> 02:22:05,809 물론 나야 바라는 건 아니지만 2571 02:22:10,346 --> 02:22:11,652 시내에서 뭐 했어? 2572 02:22:11,752 --> 02:22:12,857 메이미 번즈에게 간 거야? 2573 02:22:13,246 --> 02:22:14,351 당연하지 2574 02:22:14,802 --> 02:22:18,155 어디를 가서 그런 여자를 찾겠냐 2575 02:22:18,635 --> 02:22:19,535 그리고 사랑이랄까? 2576 02:22:20,346 --> 02:22:21,616 그걸 잊지 마라 2577 02:22:22,592 --> 02:22:25,829 사랑하는 여자 하나 없는 남자가 무슨 소용이 있어 2578 02:22:27,430 --> 02:22:29,617 속 빈 강정이지 2579 02:22:31,212 --> 02:22:32,329 헛소리야 2580 02:22:35,129 --> 02:22:36,784 메이미네 집에서 2581 02:22:36,884 --> 02:22:39,384 내가 누구를 간택한 줄 아냐? 2582 02:22:40,091 --> 02:22:41,462 웃지 마라 2583 02:22:45,424 --> 02:22:46,516 그 뚱뚱한 바이올렛이야 2584 02:22:48,056 --> 02:22:49,179 - 진짜야? - 그래 2585 02:22:51,013 --> 02:22:52,064 재밌네 2586 02:22:54,313 --> 02:22:55,525 체중이 1톤은 될 텐데 2587 02:22:56,401 --> 02:22:57,540 장난하는 거 아냐? 2588 02:22:58,057 --> 02:22:59,112 장난 아냐 2589 02:22:59,349 --> 02:23:00,489 진짜다 2590 02:23:00,857 --> 02:23:02,401 메이미네 사창가에 갔을 때 2591 02:23:02,501 --> 02:23:06,953 나 자신과 다른 주정뱅이들이 너무 불쌍해지는 거야 2592 02:23:07,368 --> 02:23:10,213 그냥 아무 계집이나 붙잡고 울고 싶었다니까 2593 02:23:10,701 --> 02:23:12,446 내가 술이 한 순 돌면 2594 02:23:12,546 --> 02:23:15,796 그게 내게 어떤 의미가 되는지 알잖니 2595 02:23:16,535 --> 02:23:18,496 그리고 문 앞에 도착하자마자 2596 02:23:18,596 --> 02:23:20,634 메이미가 한탄하기 시작하는 거야 2597 02:23:20,906 --> 02:23:23,274 장사가 안된다네 2598 02:23:23,374 --> 02:23:26,713 당최 손님이 바이올렛에겐 안 꼬이니 내쫓아야겠네 2599 02:23:26,813 --> 02:23:29,518 피아노 때문에 놔둔다네 2600 02:23:31,057 --> 02:23:33,630 그러고는 바이올렛이 술에 한껏 취해서 2601 02:23:33,730 --> 02:23:37,192 피아노를 못 쳤다나 나가서 먹고살긴 하겠냔 거야 2602 02:23:37,846 --> 02:23:40,496 근데 얼뜨긴 해도 사람은 참 좋다나 불쌍하긴 한데 2603 02:23:40,596 --> 02:23:43,629 그렇다고 그 여자가 어떻게 살든 말든 관심 없단 거야 2604 02:23:43,926 --> 02:23:46,576 장사는 장사니까 2605 02:23:46,960 --> 02:23:50,038 그리고 너무 뚱뚱해서 밥을 너무 축낸다는 거야 2606 02:23:51,461 --> 02:23:52,407 그게 2607 02:23:53,592 --> 02:23:55,377 불쌍하더구만 2608 02:23:57,530 --> 02:23:59,506 네가 준 2달러를 2609 02:24:01,964 --> 02:24:03,135 몽땅 털어 넣고 2610 02:24:03,564 --> 02:24:05,287 그 여자랑 2층에 갔지 2611 02:24:05,474 --> 02:24:08,306 물론 이상한 의도는 없었다 2612 02:24:09,318 --> 02:24:10,467 뚱뚱한 걸 좋아하지만 2613 02:24:11,007 --> 02:24:12,041 그건 좀 너무했으니까 2614 02:24:13,307 --> 02:24:16,874 난 그저 가슴 터놓고 2615 02:24:17,152 --> 02:24:19,685 끝없는 인생의 슬픔에 대해 말하고 싶었을 뿐 2616 02:24:19,785 --> 02:24:21,194 불쌍한지고 2617 02:24:21,968 --> 02:24:23,385 한동안 듣고 있다가 2618 02:24:23,868 --> 02:24:25,407 내게 불같이 화를 내더라 2619 02:24:25,768 --> 02:24:28,512 제 딴에는 내가 장난삼아 데리고 간 줄 알았겠지 2620 02:24:28,890 --> 02:24:30,635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더라 2621 02:24:33,879 --> 02:24:35,357 그리고 울기 시작하더라고 2622 02:24:36,972 --> 02:24:40,922 그래서 난 네가 뚱뚱해서 좋다 2623 02:24:42,846 --> 02:24:44,593 그랬더니 믿고 싶어 하는 눈치였어 2624 02:24:47,296 --> 02:24:49,507 그래서 같이 있으면서 증거를 보여줬지 2625 02:24:51,875 --> 02:24:52,896 기분이 좋아졌는지 2626 02:24:55,241 --> 02:24:56,813 내가 갈 때 키스를 하는 거야 2627 02:24:57,507 --> 02:24:59,566 내게 푹 빠졌다나 2628 02:25:00,829 --> 02:25:03,695 둘이 현관으로 나오면서 또 질질 짰지 2629 02:25:04,578 --> 02:25:06,072 그리고 모든 건 평안하더라 2630 02:25:07,707 --> 02:25:10,452 다만 메이미는 내가 미친 줄 알았겠지만 2631 02:25:11,480 --> 02:25:14,633 보들레르의 시 '창부와 쫓기는 기분을 나누나니' 2632 02:25:15,002 --> 02:25:17,491 '속된 무리는 이해하지 못할지어다' 2633 02:25:17,591 --> 02:25:19,419 그래 2634 02:25:19,813 --> 02:25:21,880 여하튼 꽤 재미있었다 2635 02:25:26,983 --> 02:25:27,924 오늘 밤을 통해 2636 02:25:28,658 --> 02:25:34,434 내가 꽤 유망한 놈이란 걸 알았어 2637 02:25:35,913 --> 02:25:39,613 앞으로 연기 따위는 서커스단 물개들에게 맡겨야겠다 2638 02:25:40,102 --> 02:25:42,400 그것들은 아주 표현력이 좋으니까 2639 02:25:43,158 --> 02:25:48,458 내 천부적인 재능을 올바른 곳에 써야지 2640 02:25:48,624 --> 02:25:51,624 분명 난 성공의 정점에 도달하게 될 거야 2641 02:25:52,390 --> 02:25:56,402 바넘과 베일리 서커스단의 뚱뚱한 여자의 연인이 될 거다 2642 02:26:02,334 --> 02:26:07,993 창녀 집 뚱뚱이 따위를 사랑하게 되다니 2643 02:26:08,579 --> 02:26:13,348 한때는 브로드웨이에서 나도 잘나갔는데 2644 02:26:14,590 --> 02:26:16,856 키플링의 시 '모든 것을 시험해봤노라' 2645 02:26:17,433 --> 02:26:20,423 '모두가 건너는 행복한 길을' 2646 02:26:23,751 --> 02:26:24,690 잘못 골랐군 2647 02:26:26,797 --> 02:26:28,173 행복한 길은 무슨 2648 02:26:29,734 --> 02:26:31,241 피곤한 길이 맞지 2649 02:26:32,498 --> 02:26:34,245 목적지도 없이 가는 꼴이라 2650 02:26:35,812 --> 02:26:36,923 결국 도착하는 곳이란 2651 02:26:38,490 --> 02:26:39,390 아무 데도 없어 2652 02:26:40,297 --> 02:26:42,131 인간이 종국에 도달할 수 있는 곳은 없다 2653 02:26:42,231 --> 02:26:44,097 병신들이야 이해하지 못하겠지만 2654 02:26:44,842 --> 02:26:47,549 그럴까, 곧 눈물이라도 흘리시겠네 2655 02:26:48,502 --> 02:26:49,402 야 2656 02:26:50,531 --> 02:26:53,013 건방진 소리 하지 마 2657 02:26:57,086 --> 02:26:58,725 아냐, 네가 맞다 2658 02:26:58,825 --> 02:27:00,145 불평해봤자지 2659 02:27:00,369 --> 02:27:01,986 뚱뚱한 바이올렛은 좋은 여자야 2660 02:27:02,153 --> 02:27:04,753 같이 있어서 괜찮았다 인정이 있는 행동이랄까 2661 02:27:04,853 --> 02:27:06,943 그 여자 우울증을 고쳐줬으니 재미있었다니까 2662 02:27:08,464 --> 02:27:10,608 너도 같이 있었으면 좋았을걸 2663 02:27:11,707 --> 02:27:13,536 네 걱정거리는 다 날아갈 거다 2664 02:27:14,830 --> 02:27:16,485 집에 와봐야 2665 02:27:17,053 --> 02:27:19,456 네 걱정거리에 무슨 도움이 되겠냐 2666 02:27:20,997 --> 02:27:24,919 다 끝났다 2667 02:27:26,554 --> 02:27:27,466 희망도 없고 2668 02:27:38,713 --> 02:27:42,424 키플링의 시 '내가 높은 산 위에 목을 매달려도' 2669 02:27:42,830 --> 02:27:44,030 '어머니' 2670 02:27:46,546 --> 02:27:47,613 '내 어머니' 2671 02:27:49,235 --> 02:27:52,822 '누구의 사랑이 날 뒤따를지 압니다' 2672 02:27:52,951 --> 02:27:53,851 닥쳐 2673 02:27:55,217 --> 02:27:57,410 약쟁이는 어디 계시냐 주무시냐? 2674 02:27:58,184 --> 02:27:59,871 이런 개자식이 2675 02:28:07,731 --> 02:28:08,631 고맙다 2676 02:28:10,328 --> 02:28:11,883 이래도 싸지 2677 02:28:13,921 --> 02:28:15,261 네가 왜 이러는지 2678 02:28:16,422 --> 02:28:18,173 주정 부리는 거 이해해라 2679 02:28:19,061 --> 02:28:20,016 형, 정말 2680 02:28:21,323 --> 02:28:23,809 아무리 취했다 쳐도 그건 변명이 안 돼 2681 02:28:26,576 --> 02:28:27,565 미안해 2682 02:28:30,909 --> 02:28:33,009 우리가 언제 싸운 적이나 있어 2683 02:28:33,675 --> 02:28:34,575 미안하다 2684 02:28:35,364 --> 02:28:36,264 맞아서 기쁘다 2685 02:28:38,027 --> 02:28:40,453 이놈의 혀를 잘라버리고 싶다 2686 02:28:43,428 --> 02:28:46,272 기분이 아주 좋지 않았거든 2687 02:28:48,129 --> 02:28:50,213 이번엔 어머니가 내게 한 방 먹이신 거지 2688 02:28:53,641 --> 02:28:55,343 난 아직도 어머니를 용서 못 할 것 같다 2689 02:28:57,795 --> 02:28:59,039 내겐 중요한 일이야 2690 02:29:00,750 --> 02:29:03,095 이번엔 어머니가 이겨내시면 나도 할 수 있다고 2691 02:29:05,750 --> 02:29:06,995 희망을 가졌었어 2692 02:29:09,153 --> 02:29:10,675 나라고 형 기분을 모르겠어 2693 02:29:13,442 --> 02:29:14,404 망할 2694 02:29:16,341 --> 02:29:19,098 너보다는 내가 어머니를 훨씬 잘 안다 2695 02:29:20,355 --> 02:29:23,231 처음 눈치챘을 때의 기분은 아직도 잊지 못한다 2696 02:29:24,156 --> 02:29:26,820 어머니가 주사 놓는 걸 봤다고 2697 02:29:27,714 --> 02:29:28,614 젠장 2698 02:29:31,258 --> 02:29:35,550 창녀가 아닌 여자가 약을 한다는 건 상상도 못 했어 2699 02:29:38,148 --> 02:29:39,137 그만해둬, 형 2700 02:29:46,081 --> 02:29:48,480 그리고 이번엔 네 폐결핵이라고 2701 02:29:50,382 --> 02:29:52,233 나도 힘들다 2702 02:29:53,383 --> 02:29:55,004 우린 형제 이상으로 친해 왔잖냐 2703 02:29:55,467 --> 02:29:57,181 내 상대라곤 너밖에 없어 2704 02:29:58,406 --> 02:30:00,926 네 배짱을 좋아한다 널 위해라면 뭐든 할 거야 2705 02:30:02,596 --> 02:30:03,685 알아 2706 02:30:05,852 --> 02:30:06,752 그래 2707 02:30:08,574 --> 02:30:11,663 너도 어머니와 그 노랭이가 하는 말 들었지 않냐 2708 02:30:11,763 --> 02:30:15,248 내가 최악의 경우를 바라고 있다고 2709 02:30:16,119 --> 02:30:19,012 내가 볼 땐 2710 02:30:19,112 --> 02:30:22,308 아버지는 연로하시고 오래 못 사실 테니 2711 02:30:23,030 --> 02:30:26,752 네가 죽으면 어머니와 내가 재산을 전부 가지게 되고 2712 02:30:27,381 --> 02:30:28,781 만약 그렇게 되면 2713 02:30:28,881 --> 02:30:30,970 멍청한 소리는 그만하지? 2714 02:30:31,815 --> 02:30:33,336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2715 02:30:37,559 --> 02:30:40,280 진짜 알고 싶네 대체 뭣 때문에 그러는 거야? 2716 02:30:40,381 --> 02:30:42,242 이런 멍청한 자식 2717 02:30:42,342 --> 02:30:43,576 말했잖냐 2718 02:30:44,036 --> 02:30:46,103 난 항상 최악의 경우를 바란다고 의심받지 2719 02:30:46,203 --> 02:30:47,497 널 도와줄 수가 없으니 2720 02:30:50,006 --> 02:30:50,906 야 2721 02:30:53,419 --> 02:30:55,180 그래서 어쩌자는 거야 2722 02:30:55,280 --> 02:30:56,468 내게 책임을 돌리는 거냐? 2723 02:30:57,341 --> 02:30:59,707 내 앞에서 다 아는 것처럼 하지 마라 2724 02:31:00,241 --> 02:31:02,641 내가 너보다는 아는 게 훨씬 많아 2725 02:31:02,819 --> 02:31:07,058 유식한 책 몇 권 읽었다고 날 깔보지 마 2726 02:31:07,658 --> 02:31:09,324 넌 겉늙었을 뿐이야 2727 02:31:09,830 --> 02:31:11,056 아직도 어머니의 아기에 2728 02:31:11,156 --> 02:31:12,369 아버지의 귀염둥이이며 2729 02:31:12,469 --> 02:31:14,396 가족의 희망이다 2730 02:31:14,863 --> 02:31:17,107 요즘에 별것도 아닌 거로 제법 젠체하는구나 2731 02:31:17,563 --> 02:31:20,154 지방 신문에 시 몇 개나 끼적인다고 2732 02:31:20,409 --> 02:31:24,098 나도 대학에 있을 땐 너보다 훨씬 멋있는 걸 썼다 2733 02:31:24,554 --> 02:31:25,692 정신 차려 2734 02:31:26,165 --> 02:31:28,687 그 정도로는 아무 소용도 없어 2735 02:31:29,520 --> 02:31:35,976 시골 멍청이들이나 네가 미래가 유망하다고 좋은 소리 하지 2736 02:31:45,065 --> 02:31:45,965 망할 2737 02:31:47,376 --> 02:31:48,276 잊어버려라 2738 02:31:48,987 --> 02:31:50,515 바보들에게나 할 말이지 2739 02:31:50,931 --> 02:31:52,395 내 본심 아닌 거 알 거다 2740 02:31:53,888 --> 02:31:57,265 네 출발이 성공적인 거 난 정말 자랑스럽다 2741 02:32:00,690 --> 02:32:02,676 내가 자랑스럽지 않을 이유 있어? 2742 02:32:04,491 --> 02:32:06,598 네 덕에 나까지 신용이 쌓이니까 2743 02:32:07,165 --> 02:32:09,809 네가 이렇게 된 것도 다 내가 힘쓴 덕이야 2744 02:32:10,251 --> 02:32:13,224 여자에 대한 것도 내가 알려준 덕에 2745 02:32:13,325 --> 02:32:15,668 너도 여자에게 걸려드는 실수를 하지 않는 거지 2746 02:32:16,265 --> 02:32:18,920 시 읽는 법을 알려준 것도 나 아니냐? 2747 02:32:19,165 --> 02:32:20,882 스윈번의 시 같은 거 2748 02:32:21,130 --> 02:32:22,030 나라고 2749 02:32:23,854 --> 02:32:26,179 나도 시를 쓰고 싶었기에 2750 02:32:26,642 --> 02:32:29,223 네가 시를 쓸 수 있도록 가르친 거다 2751 02:32:29,609 --> 02:32:31,893 넌 내 동생 이상이야 2752 02:32:32,353 --> 02:32:34,099 내가 널 만들었어 2753 02:32:34,565 --> 02:32:37,721 넌 내 프랑켄슈타인이라고 2754 02:32:42,300 --> 02:32:43,200 알겠어 2755 02:32:44,100 --> 02:32:45,421 난 형의 프랑켄슈타인이야 2756 02:32:49,265 --> 02:32:50,165 그러니까 2757 02:32:51,743 --> 02:32:52,914 술이나 더 합시다 2758 02:32:55,023 --> 02:32:55,923 단단히 돌았군 2759 02:32:57,003 --> 02:32:57,903 그래 2760 02:32:58,558 --> 02:32:59,500 마시지 2761 02:33:00,523 --> 02:33:01,423 넌 안 돼 2762 02:33:03,901 --> 02:33:05,176 몸조심해야지 2763 02:33:19,686 --> 02:33:20,586 잘 들어라 2764 02:33:21,975 --> 02:33:23,236 넌 이제 가버리니까 2765 02:33:24,152 --> 02:33:26,152 얘기할 기회도 없을지도 모르고 2766 02:33:26,252 --> 02:33:29,075 사실을 말하기 위해 취할 일도 없을 거야 2767 02:33:30,141 --> 02:33:31,619 그래서 지금이라도 얘기해야겠다 2768 02:33:31,908 --> 02:33:35,707 진작 말했어야 싶긴 하지만 2769 02:33:36,415 --> 02:33:37,752 주정 부리는 게 아냐 2770 02:33:38,842 --> 02:33:40,670 취중 진담이랄까 2771 02:33:42,613 --> 02:33:44,132 진지하게 듣거라 2772 02:33:46,725 --> 02:33:48,203 네게 충고 하나 하겠다 2773 02:33:49,136 --> 02:33:50,219 내가 네게 2774 02:33:51,325 --> 02:33:54,600 나쁜 영향을 줬다는 부모님 말씀이 맞다 2775 02:33:55,451 --> 02:33:56,969 하지만 개 중에 최악인 건 2776 02:33:58,403 --> 02:34:00,103 내가 일부러 그랬다는 사실이야 2777 02:34:01,218 --> 02:34:02,525 됐어, 듣기 싫어 2778 02:34:05,636 --> 02:34:06,647 잘 들어 2779 02:34:07,314 --> 02:34:10,338 널 놈팽이로 만들려고 일부러 그런 거라고 2780 02:34:11,082 --> 02:34:13,161 내 마음속의 큰 부분일 거야 2781 02:34:13,619 --> 02:34:16,522 그 부분은 진작에 죽어버렸고 그게 내 인생을 증오하게 하지 2782 02:34:16,827 --> 02:34:20,251 내 실패를 통해서 네가 뭔가를 배웠으면 했다 2783 02:34:20,622 --> 02:34:22,643 나도 그렇게 생각했지 2784 02:34:22,743 --> 02:34:24,046 하지만 그건 기만이었어 2785 02:34:24,593 --> 02:34:26,988 내 실패를 잘 보이려 했지 2786 02:34:27,460 --> 02:34:29,719 취했다는 걸 낭만처럼 보이려고 2787 02:34:30,059 --> 02:34:34,083 병들고, 멍청하며 불쌍한 창녀를 2788 02:34:34,183 --> 02:34:36,768 요망한 흡혈귀로 둔갑시켰다 2789 02:34:37,472 --> 02:34:40,521 노동은 멍청이나 하는 거라고 믿게 했어 2790 02:34:40,797 --> 02:34:45,651 난 네가 성공해서 내 꼴이 초라하게 비교되는 게 싫었다 2791 02:34:45,827 --> 02:34:47,555 네가 실패하길 바랐다 2792 02:34:47,783 --> 02:34:49,483 언제나 널 질투했으니 2793 02:34:49,583 --> 02:34:51,533 어머니의 아기 2794 02:34:51,633 --> 02:34:53,117 아버지의 귀염둥이였으니 2795 02:34:55,494 --> 02:34:57,566 그리고 네가 태어나고 나서 2796 02:34:57,666 --> 02:34:59,749 어머니가 약을 시작하시더구나 2797 02:35:00,331 --> 02:35:01,866 물론 네 잘못이 아냐 2798 02:35:01,966 --> 02:35:04,837 하지만 난 네가 못마땅해 2799 02:35:05,453 --> 02:35:07,520 네 그 배짱이 싫어졌다고 2800 02:35:11,775 --> 02:35:12,448 그만둬, 형 2801 02:35:12,548 --> 02:35:14,013 하지만 날 오해는 말거라 2802 02:35:15,042 --> 02:35:16,375 널 싫어하기보다는 사랑하니까 2803 02:35:16,475 --> 02:35:18,810 그래서 네게 이렇게 말하지 않냐 2804 02:35:19,270 --> 02:35:22,131 네가 날 싫어할게 뻔한데도 그리고 내게 남은 건 너뿐이야 2805 02:35:27,409 --> 02:35:28,986 내가 지금 한 말은 본심이 아니다 2806 02:35:29,980 --> 02:35:32,323 왜 이런 소리를 하는지 모르겠군 2807 02:35:35,002 --> 02:35:36,619 내가 하고픈 말은 2808 02:35:38,202 --> 02:35:41,666 네가 대성공했으면 하는 거야 2809 02:35:42,935 --> 02:35:44,919 하지만 조심하는 게 좋아 2810 02:35:45,768 --> 02:35:49,382 네가 실패하도록 무슨 짓을 할지 모르니까 2811 02:35:50,498 --> 02:35:51,715 나도 어쩔 수 없어 2812 02:35:53,643 --> 02:35:55,476 이러는 나도 싫다 2813 02:35:56,293 --> 02:35:58,743 누구에게라도 복수하고 싶어 2814 02:35:58,843 --> 02:35:59,892 특히 너한테 2815 02:36:00,482 --> 02:36:03,437 내 속의 죽은 부분이 네가 낫지 않길 바라고 있어 2816 02:36:04,082 --> 02:36:07,650 아마 이번에도 어머니가 지게 된 걸 기뻐할걸 2817 02:36:08,947 --> 02:36:11,904 그놈은 동료가 필요해 2818 02:36:12,715 --> 02:36:15,658 그놈은 이 집안에 유일한 송장이 아니길 바라니까 2819 02:36:16,502 --> 02:36:17,451 형, 정말 2820 02:36:18,335 --> 02:36:18,935 미쳤어 2821 02:36:19,035 --> 02:36:20,263 잘 생각해봐라 2822 02:36:20,502 --> 02:36:21,622 내 말이 맞을 테니 2823 02:36:21,769 --> 02:36:24,792 요양원에 들어가게 되면 한번 잘 생각해봐 2824 02:36:24,957 --> 02:36:28,891 들어가면 나란 건 잊어버려라 네 삶에서 없애버리라고 2825 02:36:29,124 --> 02:36:30,324 내가 죽었다고 생각해둬 2826 02:36:30,424 --> 02:36:31,585 그리고 사람들에겐 2827 02:36:31,685 --> 02:36:33,813 '형이 있었지만 죽었다'고 말해 2828 02:36:34,146 --> 02:36:36,727 그리고 집에 오게 되거든 날 찾아라, 네가 오면 2829 02:36:36,827 --> 02:36:38,816 널 기꺼이 환영한 후에 2830 02:36:38,916 --> 02:36:42,393 너를 맞아들이고 기회만 생기면 2831 02:36:42,505 --> 02:36:46,349 네 등에 칼을 꽂을 테니까 2832 02:36:46,449 --> 02:36:47,265 닥쳐 2833 02:36:47,365 --> 02:36:48,972 누가 그따위 소리를 들을 줄 알아? 2834 02:36:49,072 --> 02:36:53,616 잊지 마라, 널 생각해서 충고하는 거니까 2835 02:36:53,716 --> 02:36:55,972 어서 내 말 명심해라 2836 02:36:57,027 --> 02:36:59,139 요한복음 15장 13절 '사람이 친구를 위하여 자기 목숨을 버리면' 2837 02:37:00,072 --> 02:37:03,083 '이보다 더 큰 사랑이 없나니' 2838 02:37:09,083 --> 02:37:09,983 끝났다 2839 02:37:11,583 --> 02:37:12,665 할 말 다 했다 2840 02:37:13,483 --> 02:37:14,592 고해를 마쳤으니 2841 02:37:16,172 --> 02:37:18,638 날 용서해주겠지? 2842 02:37:19,638 --> 02:37:20,883 너도 알 거다 2843 02:37:21,927 --> 02:37:23,726 넌 썩 괜찮은 놈이니까 2844 02:37:25,216 --> 02:37:26,116 그래야지 2845 02:37:26,983 --> 02:37:27,883 내가 만들었으니 2846 02:37:30,116 --> 02:37:31,016 가서 2847 02:37:32,138 --> 02:37:33,046 잘 낫고 오거라 2848 02:37:34,716 --> 02:37:36,906 죽지 마라 내게 남은 건 너뿐이야 2849 02:37:39,427 --> 02:37:40,493 신의 은총을 2850 02:37:44,142 --> 02:37:45,331 아까 먹은 게 2851 02:37:47,364 --> 02:37:48,395 마지막인가보다 2852 02:38:33,083 --> 02:38:34,739 잘됐다, 자는구나 2853 02:38:36,105 --> 02:38:37,883 무슨 말이 그리도 많은지 2854 02:38:39,384 --> 02:38:41,554 술이 깨려면 그냥 자도록 두는 게 낫겠다 2855 02:38:42,850 --> 02:38:45,725 마지막에 몇 마디 하는 거 들었다만 내가 하는 말과 똑같아 2856 02:38:46,119 --> 02:38:49,228 네 형이 직접 말했으니 잘 들어두는 게 좋을 거야 2857 02:38:50,001 --> 02:38:52,250 하지만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일 거 없어 2858 02:38:52,961 --> 02:38:56,068 술만 마시면 자신의 결점을 과장하는 꼴이란 2859 02:38:56,638 --> 02:38:57,978 네게 참 헌신적이구나 2860 02:38:58,900 --> 02:39:00,822 그게 저놈에게 남은 유일한 미덕이지 2861 02:39:02,869 --> 02:39:04,860 참으로 가관이로구나 2862 02:39:05,456 --> 02:39:06,579 명예롭고 위엄있는 2863 02:39:07,370 --> 02:39:10,445 이름을 빛내줄 장남이란 놈이 2864 02:39:11,222 --> 02:39:13,711 그리 전도가 유망했건만 2865 02:39:14,107 --> 02:39:15,478 거, 조용히 좀 하시죠 아버지 2866 02:39:15,783 --> 02:39:18,078 쓸모없는 2867 02:39:18,650 --> 02:39:20,178 주정뱅이 같으니 2868 02:39:20,922 --> 02:39:22,730 다 끝났구나 2869 02:39:26,265 --> 02:39:28,130 셰익스피어 '리처드 3세' 1막 4장 '클라렌스다' 2870 02:39:29,697 --> 02:39:32,686 '배신하고, 기만하며 거짓을 말하는 녀석' 2871 02:39:32,786 --> 02:39:35,816 '저 자가 튜크스베리 벌판에서 나를 배신한 놈이다' 2872 02:39:37,241 --> 02:39:41,130 '저 자를 잡아 고문하고 괴롭히소서' 2873 02:39:45,079 --> 02:39:46,557 뭘 그렇게 쳐다봅니까? 2874 02:39:48,057 --> 02:39:49,196 단테 가브리엘 로제티 '생명의 집' '내 얼굴을 보아라' 2875 02:39:49,901 --> 02:39:51,707 '내 이름은 '더 훌륭했을지도 모를'' 2876 02:39:52,358 --> 02:39:54,218 '또는 '더는 아닌'' 2877 02:39:54,318 --> 02:39:55,901 ''너무 늦은 작별'이라 불리우네' 2878 02:39:56,001 --> 02:39:57,740 나도 그 시는 잘 안다 2879 02:39:57,840 --> 02:39:59,445 그딴 거 듣고 싶지 않아 2880 02:39:59,545 --> 02:40:00,634 그만하세요 2881 02:40:00,734 --> 02:40:03,023 좋은 생각이 났어요 2882 02:40:03,523 --> 02:40:06,180 그 '종소리'를 다시 상연하는 게 어때요? 2883 02:40:06,385 --> 02:40:09,079 분장 없이도 연기 할 수 있는 역이 있으니 2884 02:40:09,368 --> 02:40:11,617 늙어빠진 수전노 가스파르 2885 02:40:11,717 --> 02:40:12,617 형, 닥쳐 2886 02:40:12,833 --> 02:40:14,772 장담컨대 에드윈 부스도 2887 02:40:15,011 --> 02:40:20,278 훈련받은 물개만큼은 못할걸요 2888 02:40:20,433 --> 02:40:24,833 물개야말로 똑똑하고 정직한 배우죠 걔들은 '연기 기술'에 대해 2889 02:40:25,002 --> 02:40:29,244 허세는 부리지 않으니까 그저 하루하루 먹이만 먹으면 그만이지 2890 02:40:29,344 --> 02:40:30,378 이런 건달 자식 2891 02:40:30,478 --> 02:40:33,249 아버지, 어머니 내려오시는 걸 보고 싶어 그래요? 2892 02:40:35,239 --> 02:40:36,318 형은 가서 자 2893 02:40:37,273 --> 02:40:39,880 이미 충분히 입 놀렸으니까 2894 02:40:40,740 --> 02:40:41,640 알았다 2895 02:40:43,485 --> 02:40:44,885 나도 말싸움하기 싫으니까 2896 02:40:45,751 --> 02:40:46,651 피곤하군 2897 02:40:46,751 --> 02:40:49,362 왜 네 어미는 잠을 자질 않냐 피곤해 죽겠는데 2898 02:40:50,018 --> 02:40:51,517 아주 지쳐버렸어 2899 02:40:52,407 --> 02:40:54,451 전처럼 밤새우기도 힘들다 2900 02:40:54,551 --> 02:40:56,939 나도 늙었다 이젠 글렀어 2901 02:40:58,451 --> 02:41:00,234 눈을 뜰 수가 없군 2902 02:41:02,771 --> 02:41:04,494 잠을 좀 자야겠다 2903 02:41:05,394 --> 02:41:07,238 너도 눈 좀 붙이려무나 2904 02:41:08,127 --> 02:41:11,245 네 어머니도 잠이 2905 02:42:23,526 --> 02:42:24,735 '광란의 장면' 2906 02:42:26,404 --> 02:42:27,863 '오필리어 들어오다' 2907 02:42:29,059 --> 02:42:30,149 잘했다, 에드먼드 2908 02:42:30,659 --> 02:42:32,459 싸가지 없는 자식 2909 02:42:33,315 --> 02:42:34,392 감히 제 어머니에게 2910 02:42:37,504 --> 02:42:39,291 그래 난 맞아도 싸다 2911 02:42:41,004 --> 02:42:42,681 말했잖냐 아직 희망이 2912 02:42:42,781 --> 02:42:47,015 내일이라도 당장 내쫓아버릴 거다 2913 02:42:49,073 --> 02:42:49,973 아버지 2914 02:42:51,618 --> 02:42:52,518 제이미 2915 02:42:54,562 --> 02:42:57,476 아들아, 울지 마라 2916 02:43:12,048 --> 02:43:14,509 연주 실력이 바래버렸어 2917 02:43:15,526 --> 02:43:16,759 연습을 안 하다 보니 2918 02:43:16,859 --> 02:43:19,999 테레사 수녀가 얼마나 야단을 치실지 2919 02:43:20,837 --> 02:43:23,143 아버지에게 죄송하지도 않냐고 하실 거야 2920 02:43:23,243 --> 02:43:25,337 특별과외에 그렇게 돈을 쓰는데 2921 02:43:25,854 --> 02:43:27,754 정말이야 그렇게 자상하시고 2922 02:43:27,854 --> 02:43:30,175 너그럽고 날 자랑스레 여기는 아버지가 어딨다고 2923 02:43:31,187 --> 02:43:34,086 오늘부터 연습해야지 2924 02:43:37,287 --> 02:43:41,020 근데, 이 손에 무서운 일이 일어났어 2925 02:43:43,046 --> 02:43:45,368 손가락이 이렇게 뻣뻣해지니 2926 02:43:45,468 --> 02:43:47,609 관절이 다 부어서 이렇게 추하잖아 2927 02:43:48,446 --> 02:43:50,812 양호실에 가서 마사 수녀께 봐달라 해야지 2928 02:43:50,912 --> 02:43:54,323 나이가 들어 괴팍하긴 하셔도 난 그분이 좋아 2929 02:43:55,134 --> 02:43:57,690 약상자에 뭐든 낫게 할 약을 넣고 계시거든 2930 02:43:57,790 --> 02:43:59,507 뭔가를 손에 문지르시고 2931 02:43:59,607 --> 02:44:01,623 마리아께 기도하라 하시겠지 2932 02:44:02,021 --> 02:44:03,667 그럼 금방 좋아질 거야 2933 02:44:05,240 --> 02:44:06,877 가만 보자 2934 02:44:09,252 --> 02:44:10,152 내가 2935 02:44:11,088 --> 02:44:13,969 뭘 찾으러 왔는데? 2936 02:44:16,154 --> 02:44:17,381 참 큰일이야 2937 02:44:17,943 --> 02:44:19,943 어디에다 정신머리를 놔두는 건지 2938 02:44:20,043 --> 02:44:21,910 매사 꿈만 꾸다가 까먹거든 2939 02:44:22,010 --> 02:44:22,910 이리 주시오 2940 02:44:23,410 --> 02:44:24,646 옷을 이리 밟아대니 2941 02:44:25,577 --> 02:44:28,400 나중에 얼마나 안타까워하겠어 2942 02:44:29,192 --> 02:44:30,778 고마워요 참 친절하시네 2943 02:44:31,086 --> 02:44:32,946 웨딩드레스예요 이쁘죠? 2944 02:44:35,453 --> 02:44:36,867 생각났다 2945 02:44:38,996 --> 02:44:42,748 지붕 밑의 트렁크에 있더라고요 2946 02:44:43,730 --> 02:44:47,119 하지만 무엇 때문에 이걸 찾았는지 2947 02:44:47,518 --> 02:44:48,820 전 수녀가 될 거예요 2948 02:44:51,794 --> 02:44:52,694 그건 2949 02:44:54,974 --> 02:44:58,138 내가 찾기만 하면 2950 02:45:01,663 --> 02:45:03,644 근데 뭘 찾고 있었더라? 2951 02:45:07,466 --> 02:45:09,724 뭔가 잊어버린 게 있었는데 2952 02:45:09,824 --> 02:45:10,574 여보 2953 02:45:10,674 --> 02:45:11,777 소용없어요 아버지 2954 02:45:12,607 --> 02:45:17,157 큰일이야 잊어버려서 2955 02:45:18,196 --> 02:45:20,142 잊어버리면 안 되는 건데 2956 02:45:20,242 --> 02:45:21,142 어머니 2957 02:45:22,020 --> 02:45:23,981 무슨 소용이 있어 2958 02:45:24,081 --> 02:45:25,999 꼭 있어야 하는데 2959 02:45:27,331 --> 02:45:28,648 그것만 있으면 2960 02:45:29,265 --> 02:45:32,297 외롭지도 않고 두렵지도 않았어 2961 02:45:35,749 --> 02:45:37,719 영원히 못 찾을 리가 없어 2962 02:45:39,273 --> 02:45:41,181 그렇다면 차라리 죽어버릴 테야 2963 02:45:42,076 --> 02:45:44,476 더 이상 희망이 없어질 테니 2964 02:45:46,630 --> 02:45:47,530 어머니 2965 02:45:50,036 --> 02:45:51,984 여름 감기가 아니에요 2966 02:45:53,864 --> 02:45:54,987 폐결핵이에요 2967 02:45:55,914 --> 02:45:57,047 안 돼, 안 돼 2968 02:45:58,977 --> 02:46:00,764 날 잡지도 말고 2969 02:46:01,158 --> 02:46:02,911 손도 대지 마 2970 02:46:03,269 --> 02:46:05,164 이 멍청아 소용없다니까 2971 02:46:06,214 --> 02:46:08,519 난 수녀가 돼야 해 이러면 안 된다고 2972 02:46:08,874 --> 02:46:11,274 다 부질없는 짓이다 2973 02:46:12,763 --> 02:46:14,173 망할 놈의 마약 2974 02:46:15,019 --> 02:46:18,007 그래도 이렇게 깊게 취한 건 처음 보는구나 2975 02:46:19,030 --> 02:46:21,430 병을 이리 다오 2976 02:46:26,185 --> 02:46:28,340 엘리자베스 수녀님과 상의했어 2977 02:46:29,929 --> 02:46:31,607 참 자상하고 좋은 분이셨지 2978 02:46:33,273 --> 02:46:34,518 지상에 강림하신 성자였지 2979 02:46:35,229 --> 02:46:36,729 난 정말 그분을 좋아했거든 2980 02:46:37,062 --> 02:46:39,707 죄가 될지도 모르지만 어머니보다 더 좋아했어 2981 02:46:40,985 --> 02:46:43,973 그분께선 말도 하기 전에 날 이해해 주셨으니까 2982 02:46:44,073 --> 02:46:46,351 그분의 푸른 눈이 내 마음까지 보고 계셨으니 2983 02:46:47,173 --> 02:46:48,973 그분 앞에선 비밀도 감출 수 없었지 2984 02:46:49,340 --> 02:46:52,085 아마 속이려고 노력해도 속일 수 없을 거야 2985 02:46:54,102 --> 02:46:55,130 그런데 2986 02:46:56,680 --> 02:47:00,302 그분께서 이번에는 알아주시지 않더라 2987 02:47:01,269 --> 02:47:03,388 난 수녀가 되고 싶다 했지 2988 02:47:04,268 --> 02:47:07,213 그분의 말씀을 믿고 자신에게 자신 있고 2989 02:47:07,343 --> 02:47:11,224 가치 있는 사람이 되도록 마리아께 기도했다고 말씀드렸지 2990 02:47:13,036 --> 02:47:15,791 호수에 떠 있는 조그만 섬에 있는 2991 02:47:15,891 --> 02:47:18,647 루르드 성모상에서 기도드릴 때 2992 02:47:19,391 --> 02:47:21,031 환영을 보았다고 2993 02:47:21,896 --> 02:47:24,736 내가 무릎 꿇고 있던 걸 확실히 기억하는 것처럼 2994 02:47:25,844 --> 02:47:28,197 마리아께서 미소를 지으시며 2995 02:47:29,402 --> 02:47:31,208 허락하심을 확신한다고 2996 02:47:32,747 --> 02:47:36,979 하지만 수녀님은 단순한 상상은 안 되며 2997 02:47:37,079 --> 02:47:39,508 입증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어 2998 02:47:40,101 --> 02:47:41,927 그리고 그분께선 네가 자신이 있거든 2999 02:47:42,423 --> 02:47:45,201 졸업 후에 다른 애들이 하는 것처럼 3000 02:47:45,814 --> 02:47:50,669 파티에 가거나 무도회에도 가면서 3001 02:47:50,890 --> 02:47:52,980 너 자신을 시험에 들게 해보라 하셨지 3002 02:47:54,112 --> 02:47:55,012 그리고 3003 02:47:56,001 --> 02:47:58,819 1, 2년이 지나고도 네게 자신이 있거든 3004 02:47:59,445 --> 02:48:03,179 그때 다시 돌아와서 상의하자고 말씀하셨어 3005 02:48:05,834 --> 02:48:10,068 수녀님께서 그렇게 말씀하시니 정말 놀랐지 3006 02:48:11,134 --> 02:48:12,791 깜짝 놀랐다고 3007 02:48:13,820 --> 02:48:14,720 그래서 3008 02:48:15,157 --> 02:48:16,215 난 그분이 3009 02:48:16,315 --> 02:48:19,165 시킨 건 뭐든 하겠다 했지 3010 02:48:19,265 --> 02:48:21,971 하지만 시간 낭비란 걸 알았어 3011 02:48:24,223 --> 02:48:27,806 수녀님과 작별하고 3012 02:48:28,993 --> 02:48:30,517 난 혼란스러워서 3013 02:48:31,524 --> 02:48:33,136 예배당에 가서 3014 02:48:34,993 --> 02:48:37,482 마리아께 기도드렸고 3015 02:48:39,836 --> 02:48:41,570 다시 평온을 되찾았어 3016 02:48:43,827 --> 02:48:45,816 마리아님에 대한 믿음이 3017 02:48:46,682 --> 02:48:48,160 사라지지 않는 한 3018 02:48:49,704 --> 02:48:51,321 그분께선 내 기도를 들어주시며 3019 02:48:51,804 --> 02:48:53,457 나를 사랑하심을 알고 있었으니까 3020 02:48:54,715 --> 02:49:01,304 내게 재앙이 닥치지 않도록 3021 02:49:06,826 --> 02:49:10,641 졸업하는 해 겨울이었어 3022 02:49:12,104 --> 02:49:13,352 봄이 오자 3023 02:49:14,882 --> 02:49:16,437 내게 사건이 일어났지 3024 02:49:18,437 --> 02:49:20,776 그래, 기억나 3025 02:49:22,159 --> 02:49:24,825 제임스 타이론과 사랑에 빠졌고 3026 02:49:28,492 --> 02:49:29,868 꿈같이 행복했었지 3027 02:49:31,448 --> 02:49:32,412 얼마 동안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