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00:01:09,335 --> 00:01:14,124 아녜스가 말하는 바르다 2 00:04:13,823 --> 00:04:19,640 {\an8}아녜스 바르다 3 00:04:20,851 --> 00:04:22,539 반겨줘서 고마워요 4 00:04:22,686 --> 00:04:27,352 이 근사한 대극장이 오늘은 영화관이라니 5 00:04:27,482 --> 00:04:28,978 가슴이 벅차네요 6 00:04:29,109 --> 00:04:32,778 위에 '천국의 아이들'도 있을지 몰라요 7 00:04:35,282 --> 00:04:40,911 제 영화 중엔 유명한 것도 있지만 아닌 것도 많죠 8 00:04:41,538 --> 00:04:45,495 그래도 숱한 해 제가 이 일을 할 수 있게 9 00:04:45,625 --> 00:04:48,206 이끌어준 게 있어요 10 00:04:48,335 --> 00:04:51,005 저한텐 세 가지가 중요합니다 11 00:04:52,090 --> 00:04:56,172 영감, 창작, 공유죠 12 00:04:56,303 --> 00:04:59,134 영감이란 '왜 영화를 만들까?' 13 00:04:59,264 --> 00:05:02,178 '어떤 동기, 어떤 생각 어떤 상황' 14 00:05:02,309 --> 00:05:08,689 '어떤 우연이 욕구를 낳아 영화란 일을 하게 할까?' 15 00:05:08,982 --> 00:05:11,354 창작이란 '어떻게 만들까?' 16 00:05:11,483 --> 00:05:14,482 '어떤 방법과 구성이 좋을까?' 17 00:05:14,612 --> 00:05:17,444 '혼자 할까? 컬러로 할까?' 18 00:05:17,574 --> 00:05:19,490 창작이 실제 작업이죠 19 00:05:20,034 --> 00:05:24,576 세 번째는 공유입니다 영화는 혼자 보는 게 아닌 20 00:05:24,706 --> 00:05:27,120 보여주는 거니까요 21 00:05:27,250 --> 00:05:30,127 지금 여러분이 공유의 실례죠 22 00:05:30,587 --> 00:05:32,838 이 세 가지가 절 이끌었어요 23 00:05:33,339 --> 00:05:36,884 이 일을 하는 이유를 알아야 하니까요 24 00:05:37,719 --> 00:05:41,341 먼저 단편을 하나 소개할게요 25 00:05:41,472 --> 00:05:45,472 이런 만남이 있을 때 자주 보여드리는데 26 00:05:45,602 --> 00:05:49,684 왜냐하면 제 친척 한 분이 나와서 27 00:05:49,813 --> 00:05:53,775 마치 절 소개해주듯 이야기하거든요 28 00:05:54,444 --> 00:05:55,610 우연히... 29 00:05:56,528 --> 00:06:02,492 우연히 샌프란시스코의 축제에 갔는데 친구가 30 00:06:02,660 --> 00:06:07,289 '누가 널 아는 것 같아 화가인데, 바르다래' 31 00:06:07,915 --> 00:06:10,163 소살리토항 배 위에 산댔어요 32 00:06:10,293 --> 00:06:13,587 그래서 찾아갔죠 수요일이었어요 33 00:06:14,296 --> 00:06:17,462 전 벼락을 맞은 듯 그분에게 반했고 34 00:06:17,592 --> 00:06:20,551 '반드시 찍어야 해'란 생각이 스쳤죠 35 00:06:21,179 --> 00:06:25,556 사실 그분을 만났단 게 중요한 게 아니라 36 00:06:25,724 --> 00:06:29,018 '어떻게 찍지?'란 생각부터 떠올랐어요 37 00:06:30,062 --> 00:06:31,934 찍으며 편집을 고민했죠 38 00:06:32,064 --> 00:06:35,771 이 만남이 주는 달뜬 기분, 흐뭇함 39 00:06:35,901 --> 00:06:38,441 흥분을 공유하고 싶었어요 40 00:06:38,571 --> 00:06:41,698 이제 뭐라고 하죠? '편집 영상, 큐'? 41 00:06:43,384 --> 00:06:45,618 {\an1}얀코 삼촌 (1967) 42 00:06:46,370 --> 00:06:47,787 바르다 할아버지 43 00:06:52,835 --> 00:06:54,998 - 바르다 씨? - 네 44 00:06:55,129 --> 00:06:57,876 아녜스 바르다란 분이 찾아왔어요 45 00:06:58,007 --> 00:07:01,505 아그니스? 외젠의 딸 말인가요? 46 00:07:01,635 --> 00:07:02,677 그건 모르겠고... 47 00:07:04,263 --> 00:07:07,472 - 외젠의 딸인가요? - 네, 맞아요 48 00:07:08,809 --> 00:07:11,936 - 외젠의 딸인가요? - 네, 맞아요 49 00:07:17,401 --> 00:07:18,651 신 C 8, 테이크 2 50 00:07:35,044 --> 00:07:36,102 컷 51 00:07:36,712 --> 00:07:37,828 신 C 12 52 00:07:38,130 --> 00:07:41,549 밀러의 책을 읽고 저도 궁금했어요 53 00:07:41,884 --> 00:07:43,968 나도 마찬가지란다 54 00:07:44,428 --> 00:07:46,237 널 아껴주고 싶구나 55 00:07:48,222 --> 00:07:50,095 넌 내 조카야 56 00:07:50,224 --> 00:07:52,018 - 그런 것 같네요 - 확실해 57 00:07:53,686 --> 00:07:54,770 컷 58 00:07:59,193 --> 00:08:01,607 기적의 전형적인 예시죠 59 00:08:01,737 --> 00:08:07,029 영감을 받아 촬영까지 하루 만에 끝낸 뒤 60 00:08:07,159 --> 00:08:08,906 차분히 편집했죠 61 00:08:09,036 --> 00:08:14,290 영화를 만들려는 분들 특히 입문하는 분일수록 62 00:08:14,916 --> 00:08:17,039 인내심은 필수예요 63 00:08:17,169 --> 00:08:21,881 큰 기획이 있으면 학교나 다른 곳의 돈을 받아야죠 64 00:08:22,382 --> 00:08:28,136 그러니 인내를 가지되 일단 이런 건 제쳐두고 65 00:08:28,597 --> 00:08:31,057 가진 걸로 빨리 많이 찍으세요 66 00:08:32,267 --> 00:08:37,309 얀코 삼촌도 좋은 분이고 밝은 영화라 잠시 봤지만 67 00:08:37,438 --> 00:08:41,146 제 대표작은 '5시부터 7시까지의 클레오'죠 68 00:08:41,276 --> 00:08:45,237 여러분 중에 '클레오'를 보신 분 있나요? 69 00:08:45,863 --> 00:08:49,825 네, 이럴 때 쓰는 말이 '있는 게 어디야'죠 70 00:08:50,034 --> 00:08:55,869 '클레오'가 만들어진 데는 두 조건이 큰 영향을 줬죠 71 00:08:55,999 --> 00:09:00,916 늘 그렇듯 60년대에도 집단적 공포가 있었는데 72 00:09:01,045 --> 00:09:05,294 가장 많이 두려워한 게 암이었어요 73 00:09:05,425 --> 00:09:06,717 다들 암을 무서워했죠 74 00:09:07,343 --> 00:09:10,595 다른 하나는 제작자의 말이었어요 75 00:09:11,347 --> 00:09:16,056 '고다르, 드미와 했던 그런 영화를 원하는데' 76 00:09:16,185 --> 00:09:19,976 '돈은 많이 못 써' 그래서 전 궁리했죠 77 00:09:20,106 --> 00:09:26,274 '일단 파리가 배경이면 여비, 숙박비는 안 들겠고' 78 00:09:26,404 --> 00:09:31,782 '하루 만에 찍으면 세트 비용도 아끼겠지' 79 00:09:31,951 --> 00:09:36,450 이때 문득 시간을 확 줄이잔 생각이 들었죠 80 00:09:36,581 --> 00:09:42,044 '그래, 딱 한 시간 반 90분만 영화로 만들자' 81 00:09:42,254 --> 00:09:45,078 {\an1}5시부터 7시까지의 클레오 (1962) 82 00:09:45,447 --> 00:09:48,187 사실 클레오와 동행한 건 5시부터 6시 30분까지죠 83 00:09:49,177 --> 00:09:51,278 시간을 말하는 건 어렵죠 84 00:09:51,408 --> 00:09:55,970 우리가 겪는 시간은 기분 좋을 때, 무서울 때 85 00:09:56,099 --> 00:09:58,809 기다릴 때, 즐거울 때 모두 달라요 86 00:09:59,020 --> 00:10:02,268 이런 게 '주관적 시간'이라면 87 00:10:02,397 --> 00:10:08,487 '객관적 시간'도 있어요 명확하고 기계적이고 88 00:10:08,738 --> 00:10:11,865 시간, 분, 초 단위로 계산되죠 89 00:10:12,532 --> 00:10:16,491 전 이 두 시간을 결합하고 싶었어요 90 00:10:16,621 --> 00:10:19,827 영화 속 시계들의 '객관적 시간'과 91 00:10:19,956 --> 00:10:25,170 영화의 시간 동안 그녀가 겪는 '주관적 시간'을요 92 00:10:26,047 --> 00:10:29,045 이 카드가 꼭 죽음을 뜻하진 않아요 93 00:10:29,175 --> 00:10:33,427 점술사는 죽음이 아닌 큰 변화라고 말하지만 94 00:10:33,679 --> 00:10:36,972 클레오는 매달린 남자와 해골을 보며 95 00:10:37,683 --> 00:10:40,142 갑자기 겁을 집어먹죠 96 00:10:40,770 --> 00:10:43,021 이런 공포 죽음의 위협은 97 00:10:43,314 --> 00:10:46,650 종종 의식은 못 할지라도 사라지진 않죠 98 00:10:48,486 --> 00:10:52,906 발둥 그린의 작품 속 이 미녀와 똑같다 99 00:10:53,573 --> 00:10:57,031 해골은 듣고 싶지 않은 얘기를 속삭이고 100 00:10:57,160 --> 00:10:59,079 머리채를 잡아당긴다 101 00:10:59,746 --> 00:11:03,874 이걸 엽서로 만들었어요 작아서 잘 안 보여도 102 00:11:04,126 --> 00:11:08,546 제겐 작품의 중심에 있는 큰 심리적 이미지였어요 103 00:11:11,591 --> 00:11:14,256 이 영화는 두 부분으로 나뉘죠 104 00:11:14,386 --> 00:11:16,467 전반 45분과 후반 45분 105 00:11:16,596 --> 00:11:20,058 그리고 딱 중간에서 노래를 해요 106 00:11:20,559 --> 00:11:26,685 만약 그대가 너무 늦으면 107 00:11:26,815 --> 00:11:32,607 난 이미 땅에 묻혔을 거야 108 00:11:32,738 --> 00:11:37,908 외롭게, 추하게 그리고 창백하게 109 00:11:38,827 --> 00:11:40,494 그대 없이 110 00:11:41,872 --> 00:11:43,789 그대 없이 111 00:11:46,084 --> 00:11:47,585 그대 없이 112 00:11:49,171 --> 00:11:52,423 너무해 못 하겠어 113 00:11:52,883 --> 00:11:54,629 너무 끔찍해 114 00:11:54,760 --> 00:11:56,923 - 왜 이러죠? - 피곤해서요 115 00:11:57,054 --> 00:12:00,635 그나저나 '벌레'란 가사가 불길하네요 116 00:12:00,766 --> 00:12:02,805 그냥 라임일 뿐이에요 117 00:12:02,934 --> 00:12:04,807 진짜 좋은 곡이에요 118 00:12:04,936 --> 00:12:08,059 이 '사랑의 절규'는 가요계의 혁명이에요 119 00:12:08,190 --> 00:12:12,022 그럴까? 가요가 뭔데? 어차피 곧 잊혀 120 00:12:12,152 --> 00:12:13,816 변덕맞긴 121 00:12:13,945 --> 00:12:17,444 변덕? 당신 입에서 그 말이 나와? 122 00:12:17,574 --> 00:12:22,407 당신들이 날 변덕맞게 해 바보, 인형 취급도 모자라 123 00:12:22,536 --> 00:12:25,035 불길한 가사로 혁명을 하라고? 124 00:12:25,165 --> 00:12:28,918 이 노래가 좋아? 성공할 것 같아? 125 00:12:29,126 --> 00:12:31,374 초상집에서나 성공하겠지 126 00:12:31,505 --> 00:12:34,377 날 그만 이용해 먹어 둘 다 나가 127 00:12:34,508 --> 00:12:38,924 아니, 내가 나갈게 술이나 마셔, 연습 끝났어 128 00:12:39,054 --> 00:12:41,676 곡들은 두고 가 혼자 고를래 129 00:12:41,807 --> 00:12:45,266 설명을 위해 두 번 편집했어요 130 00:12:45,602 --> 00:12:49,647 검은 옷을 입었어 당신들 곡과 어울리게 131 00:12:51,107 --> 00:12:54,397 집에서 내려올 때 계단이 열 단인데 132 00:12:54,528 --> 00:12:56,445 열 걸음을 다 찍었죠 133 00:13:01,117 --> 00:13:06,287 또 안뜰을 가로지르는 걸음도 모두 찍었어요 134 00:13:07,916 --> 00:13:13,128 거리나 지리로 속이지 않겠단 선택을 한 거죠 135 00:13:22,680 --> 00:13:26,850 위겐스가로 이어지고 클레오는 이 길을 걷죠 136 00:13:27,352 --> 00:13:31,355 그리고 이 길은 실제로 라스파이 대로로 통하죠 137 00:13:33,024 --> 00:13:36,652 실제 길이 이랬어요 사람들도 쳐다봤고요 138 00:13:37,403 --> 00:13:42,741 전반의 화려한 치장들이 현실적으로 변해갑니다 139 00:13:43,117 --> 00:13:45,827 클레오는 거리에 있어요 140 00:13:46,037 --> 00:13:48,037 사람들, 비둘기와 함께 141 00:13:49,582 --> 00:13:53,418 한 가게가 눈에 띄는데 이름이 '건강'이죠 142 00:13:53,711 --> 00:13:56,041 이런 모자를 쓴 게 싫어집니다 143 00:13:56,172 --> 00:13:59,758 난 여전히 인형 같은데 모자가 이상해 144 00:13:59,925 --> 00:14:03,757 모자를 벗고 보는 여성이 됩니다 145 00:14:03,888 --> 00:14:07,974 보여지던 대상에서 보는 존재가 됐어요 146 00:14:08,225 --> 00:14:11,019 전 여기서 만난 적 있던 차력사에게 147 00:14:11,771 --> 00:14:13,605 이날 와달라고 했죠 148 00:14:13,856 --> 00:14:17,692 봐요, 그녀가 뭘 봤고 먹고살려고 뭘 하는지 149 00:14:18,861 --> 00:14:21,613 개구리들아 수조를 바꿔주마 150 00:14:21,906 --> 00:14:23,573 세 마리째입니다 151 00:14:35,544 --> 00:14:38,129 이러면 모르실 수가 없겠죠 152 00:14:38,339 --> 00:14:42,675 전 픽션에도 다큐적인 걸 넣기 좋아해요 153 00:14:42,842 --> 00:14:46,471 이때도 그녀의 공포심을 쫓는 동안 154 00:14:47,263 --> 00:14:51,643 카페와 거리에서 스쳐 가는 사람들이 보이죠 155 00:14:53,646 --> 00:14:55,142 전 다큐를 좋아하고 156 00:14:55,271 --> 00:14:59,526 먼 곳에서 촬영한 좋은 작품들도 있지만 157 00:15:00,653 --> 00:15:04,151 그런 큰 여행은 저랑 거리가 멀어요 158 00:15:04,280 --> 00:15:08,575 제 가까이 있고 제가 아는 걸 찍고 싶어요 159 00:15:08,968 --> 00:15:12,643 '다게레오타입'은 다게르 거리에서 찍었죠 160 00:15:13,799 --> 00:15:16,722 {\an1}다게레오타입 (1975) 161 00:15:17,001 --> 00:15:22,248 제 동네 이웃과 상점을 찍기로 선택한 거죠 162 00:15:22,348 --> 00:15:26,807 제가 가던 빵집, 정육점 철물점, 미장원까지... 163 00:15:26,936 --> 00:15:29,439 한 마을을 만들기 충분했죠 164 00:15:33,818 --> 00:15:37,443 예를 들어, 빵집에선 사람들이 줄을 서요 165 00:15:37,573 --> 00:15:39,987 자기 차례를 기다리죠 166 00:15:40,117 --> 00:15:44,369 뭔가를 살 때 또는 팔 때 걸리는 시간만큼 167 00:15:44,580 --> 00:15:46,998 우리도 그 자리에 있었죠 168 00:15:49,710 --> 00:15:55,798 뉘리트 아비브는 여성 촬영감독이에요 169 00:15:56,633 --> 00:15:58,509 뉘리트가 촬영했죠 170 00:15:59,094 --> 00:16:05,974 기다리는 이들과 함께 머무는 이 롱테이크들은 171 00:16:06,142 --> 00:16:11,185 아무 일 없어 보여도 안에선 뭔가가 일어나죠 172 00:16:11,315 --> 00:16:16,522 맞아, 동영상과 광고는 빨리 지나가게 만들지만 173 00:16:16,653 --> 00:16:21,365 뭔가가 걸리는 시간 속에 우린 직접 들어가 봤어 174 00:16:23,910 --> 00:16:28,785 뉘리트는 날씬해서 돼요 나도 그땐 그랬어요 175 00:16:28,915 --> 00:16:35,208 우리는 구석에 매복했죠 음향 기사도 숨고요 176 00:16:35,338 --> 00:16:38,006 핵심은 사람들을 찍는 거였죠 177 00:16:39,008 --> 00:16:41,051 눈치채도 상관없었어요 178 00:16:42,220 --> 00:16:43,512 세 알 주세요 179 00:16:44,531 --> 00:16:49,435 하나에 20상팀이니 60상팀이네요 180 00:16:52,480 --> 00:16:55,941 우리가 바라볼 대상을 선택했다면 181 00:16:56,651 --> 00:17:02,197 본다는 자체로 평범한 것도 더는 평범한 게 아니겠죠 182 00:17:02,490 --> 00:17:08,491 세상에 평범한 건 없어 내가 찍는 이와 공감하고 183 00:17:08,620 --> 00:17:12,458 그들을 사랑하고 특별하게 생각한다면 184 00:17:12,624 --> 00:17:18,167 당신이 잘 찍었지만 우리가 찍은 제빵사는 185 00:17:18,298 --> 00:17:22,551 입에 문 면도칼로 빵에 착착 빗금을 그었죠 186 00:17:29,267 --> 00:17:32,557 전 가게 주인들 말을 잘 들어봤어요 187 00:17:32,687 --> 00:17:35,727 아주 개방적이진 않았죠 188 00:17:35,857 --> 00:17:38,692 낯선 사람에게 무뚝뚝했고요 189 00:17:38,942 --> 00:17:41,858 그들은 '말 없는 다수'였죠 190 00:17:41,988 --> 00:17:43,614 전 그걸 찍었어요 191 00:17:44,741 --> 00:17:48,740 그리고 이와 대조가 된다고 생각하는데 192 00:17:48,870 --> 00:17:53,286 '분노하는 소수'를 찍은 적이 있어요 193 00:17:53,416 --> 00:17:55,204 바로 '블랙 팬서'죠 194 00:17:55,335 --> 00:18:01,340 1968년 당시 이 미국 흑인운동 단체는 195 00:18:01,924 --> 00:18:06,174 강령을 세워 입장을 내고 시위를 했어요 196 00:18:06,304 --> 00:18:12,330 휴이 뉴튼과 몇몇 대표가 구속돼 있었거든요 197 00:18:12,665 --> 00:18:13,712 시위가 있을 때 198 00:18:13,813 --> 00:18:15,098 {\an1}블랙 팬서 (1968) 199 00:18:15,199 --> 00:18:17,121 저와 자크 드미는 LA에 살았죠 200 00:18:17,251 --> 00:18:21,981 전 시위를 찍으려고 오클랜드로 날아갔어요 201 00:18:22,111 --> 00:18:23,694 샌프란시스코 옆이죠 202 00:18:23,987 --> 00:18:28,362 16mm를 든 작은 여자인 전 '프랑스 TV'라고 했죠 203 00:18:28,492 --> 00:18:31,948 그러자 저를 훈련장에 들여보내 줬어요 204 00:18:32,079 --> 00:18:34,702 - 제군들은 누군가? - 블랙 팬서 205 00:18:34,832 --> 00:18:37,288 - 왜 모였나? - 휴이의 석방을 위해 206 00:18:37,417 --> 00:18:40,248 - 어떻게? - 그의 가르침을 따라 207 00:18:40,379 --> 00:18:43,089 - 어떤 가르침인가? - 총을 들어라 208 00:18:46,636 --> 00:18:50,676 이 오빠도 저도 이런 머리로 태어났고 209 00:18:50,806 --> 00:18:52,849 이렇게 사는 게 자연스럽죠 210 00:18:53,225 --> 00:18:57,645 흑인들도 자기 외모가 아름답단 걸 자각했어요 211 00:18:59,022 --> 00:19:04,231 이 '블랙 팬서' 운동은 오래가진 못했지만 212 00:19:04,361 --> 00:19:07,734 흑인의 정체성을 찾는 저항 운동이자 213 00:19:07,865 --> 00:19:10,908 페미니스트 저항 운동이었죠 214 00:19:11,660 --> 00:19:17,995 60년대 이미 미국에선 페미니즘이 활성화됐고 215 00:19:18,125 --> 00:19:23,042 저도 페미니스트였고 현재도 페미니스트죠 216 00:19:23,172 --> 00:19:28,588 다시 말해 여성 해방에 관한 문제들 217 00:19:28,719 --> 00:19:34,140 특히 자기 몸에 관한 문제가 크게 와닿았어요 218 00:19:35,224 --> 00:19:38,682 수년 동안 격렬한 싸움이 있었어요 219 00:19:38,812 --> 00:19:42,394 여성과 남성이 함께 싸운 끝에 220 00:19:42,524 --> 00:19:47,065 72년 피임할 수 있는 권리가 생기고 221 00:19:47,196 --> 00:19:49,944 75년 임신 중절권이 생기죠 222 00:19:50,073 --> 00:19:54,156 옛날얘기지만 제가 살면서 겪은 일이고 223 00:19:54,286 --> 00:19:56,367 이걸 증언하고 싶었죠 224 00:19:56,497 --> 00:20:02,873 그래서 두 젊은 여성의 이야기를 생각해냈어요 225 00:20:03,003 --> 00:20:07,415 한 명은 이미 엄마이고 또 한 명은 반항적이죠 226 00:20:08,364 --> 00:20:09,684 임신한 지 얼마나 됐어? 227 00:20:09,785 --> 00:20:11,863 {\an1}노래하는 여자, 노래하지 않는 여자 (1977) 228 00:20:11,964 --> 00:20:13,029 두 달 정도 229 00:20:13,159 --> 00:20:15,114 수잔, 울지 마 낙태하면 돼 230 00:20:15,244 --> 00:20:18,013 어디서, 어떻게? 그게 쉬운 줄 알아? 231 00:20:18,143 --> 00:20:19,809 방법이 있을 거야 232 00:20:25,901 --> 00:20:27,151 안 주무셨어요? 233 00:20:27,568 --> 00:20:29,274 안 때리기로 했잖아 234 00:20:29,403 --> 00:20:32,069 우리한테 왜 거짓말했니? 235 00:20:32,199 --> 00:20:33,945 - 돈이 필요해서요 - 뻔하지 236 00:20:34,076 --> 00:20:35,368 솔직히 말하지? 237 00:20:35,576 --> 00:20:39,371 - 낙태 수술비인데요? - 뭐라고 238 00:20:39,623 --> 00:20:44,084 친구가 낙태해야 해서 돈이 필요했어요 239 00:20:48,465 --> 00:20:50,341 둘의 우정은 계속됩니다 240 00:20:51,051 --> 00:20:55,050 10년 동안 서로 곡절과 사랑을 겪고 241 00:20:55,180 --> 00:20:59,183 여성으로서 싸워온 둘을 우리는 다시 만나죠 242 00:21:00,477 --> 00:21:03,603 이 페미니스트들의 싸움을 243 00:21:04,105 --> 00:21:08,859 저는 노래로 담아내고 싶었어요 244 00:21:15,420 --> 00:21:19,130 이제는 아빠도 교황도, 왕도 245 00:21:19,341 --> 00:21:23,048 판사도, 의사도 국회의원도 246 00:21:23,178 --> 00:21:25,799 더 이상 내겐 법이 아냐 247 00:21:25,930 --> 00:21:30,809 성별이 숙명은 아니잖아 아빠의 법은 낡았어 248 00:21:31,227 --> 00:21:34,354 내 몸은 나의 거야 249 00:21:34,773 --> 00:21:42,278 낳고 싶은지 아닌진 내가 제일 잘 알아 250 00:21:44,824 --> 00:21:50,954 이 땅 위에서 아이를 가질지 말지 251 00:21:51,247 --> 00:21:55,375 배를 부풀게 할지 말진 내가 선택해 252 00:21:57,670 --> 00:22:00,713 내 몸은 나의 거야 253 00:22:00,931 --> 00:22:03,233 내 몸은 내 거야 254 00:22:05,875 --> 00:22:09,749 이런 내용이 와닿아서 작곡가 워데머와 255 00:22:09,879 --> 00:22:13,794 여성 그룹 '오르키데'에 음악을 맡겼죠 256 00:22:13,925 --> 00:22:19,842 엥겔스와 마르크스를 인용한 가사도 재밌어요 257 00:22:19,971 --> 00:22:23,725 '오늘날 가정에서 남성은 부르주아고' 258 00:22:24,018 --> 00:22:26,353 '여성은 프롤레타리아다' 259 00:22:27,146 --> 00:22:31,483 부드럽게 불렀지만 할 말은 했죠 260 00:22:32,360 --> 00:22:35,570 새야, 너도 들리니? 잘 들어봐 261 00:22:44,580 --> 00:22:48,621 남자와 여자가 같이 종일 일하고 퇴근해도 262 00:22:53,421 --> 00:22:57,128 여자의 하루는 두 배란 걸 음악에 담았죠 263 00:23:01,117 --> 00:23:04,348 {\an8}가정의 미풍양속 264 00:23:16,278 --> 00:23:22,530 이런 공동의 싸움 속에서 큰 우정이 생기고 265 00:23:22,660 --> 00:23:27,076 페미니스트 투쟁을 하면서도 266 00:23:27,206 --> 00:23:31,330 즐겁게 싸웠고 정말 많이 웃었어요 267 00:23:31,459 --> 00:23:37,881 이런 유쾌함과 공동체의 즐거움을 전하고 싶었죠 268 00:23:38,341 --> 00:23:40,130 그리고 훌쩍 건너뛰어 269 00:23:40,260 --> 00:23:44,093 한참 뒤에 화가 난 한 여성의 얘기를 했죠 270 00:23:44,223 --> 00:23:48,518 집단이 아니에요 고독하고 화난 여성이죠 271 00:23:49,103 --> 00:23:51,854 남자들은 무전여행을 많이 했어요 272 00:23:52,272 --> 00:23:55,229 그게 거의 유행이었죠 273 00:23:55,358 --> 00:23:59,486 그런데 여자들도 한다는 사실을 알았죠 274 00:23:59,822 --> 00:24:01,176 배낭을 메고요 275 00:24:01,314 --> 00:24:03,026 {\an1}방랑자 (1968) 276 00:24:03,127 --> 00:24:06,670 집도 없고 법도 싫어하는 이 여성들에게 끌렸다 277 00:24:07,204 --> 00:24:10,244 자유와 불결함의 의미를 찍고 싶었고 278 00:24:10,373 --> 00:24:13,709 한 떠돌이 소녀의 얘기가 하고 싶었다 279 00:24:14,502 --> 00:24:18,297 그래서 '방랑자'의 각본을 썼고 280 00:24:19,132 --> 00:24:22,046 상드린 보네르에게 부탁했죠 281 00:24:22,177 --> 00:24:27,848 '우리의 사랑'에 출연했고 아직 17살 반이었어요 282 00:24:28,141 --> 00:24:30,264 딱 맞는 배우였죠 283 00:24:32,354 --> 00:24:35,518 - 담배 가게 있나요? - 이 동네는 없어 284 00:24:35,749 --> 00:24:39,439 모나는 그녀가 만나고 그녀에 관해 얘기하고 285 00:24:39,569 --> 00:24:41,904 험담하는 사람들에 의해 묘사됩니다 286 00:24:44,032 --> 00:24:47,451 모나는 화로 삶을 지탱해 갑니다 287 00:24:51,623 --> 00:24:56,460 모두에게 반발만 하다가 그래서 죽음을 맞죠 288 00:24:59,004 --> 00:25:02,837 영화의 구성은 간결하고 모나가 걷듯 289 00:25:02,968 --> 00:25:06,427 영화도 걷는단 걸 영화로 표현하기 위해 290 00:25:07,264 --> 00:25:09,265 전 트래킹숏을 선택했죠 291 00:25:09,891 --> 00:25:11,976 열세 번의 트래킹숏이 나오죠 292 00:25:12,227 --> 00:25:16,101 모두 우에서 좌로 가는데 이게 사실 거슬리죠 293 00:25:16,231 --> 00:25:19,400 적어도 서양의 독서 방향은 반대니까요 294 00:25:20,235 --> 00:25:23,358 모든 트래킹숏은 1분 남짓이고 295 00:25:23,488 --> 00:25:25,698 배낭을 멘 모나와 동행하죠 296 00:25:26,491 --> 00:25:31,328 배경의 풍경이나 밭에 딱히 호감이 가진 않고요 297 00:25:31,704 --> 00:25:33,701 그리고 마지막엔 늘 카메라가 298 00:25:33,832 --> 00:25:38,377 모나를 떠나 그곳에 있는 물건을 찍죠 299 00:25:39,212 --> 00:25:44,279 영화에서 트래킹숏은 약 10분 간격으로 나오며 300 00:25:44,409 --> 00:25:50,722 앞서 본 물건과 상응하는 물건에서 시작하죠 301 00:25:51,965 --> 00:25:57,428 저만 아는 수수께끼를 넣는 게 즐거웠어요 302 00:25:59,182 --> 00:26:01,350 사실 이 영화 전체가 303 00:26:01,893 --> 00:26:07,356 끊어지는 트래킹숏 같은 초상화예요 304 00:26:13,320 --> 00:26:16,030 이렇게 끝나면 10분 뒤에 305 00:26:17,866 --> 00:26:20,743 다음 트래킹숏이 이렇게 시작하죠 306 00:26:21,120 --> 00:26:23,700 조안나 브루즈도비츠는 이 음악을 307 00:26:23,831 --> 00:26:26,958 오직 트래킹숏을 위해 작곡했죠 308 00:26:28,836 --> 00:26:32,672 깜짝 손님으로 상드린이 도착했어요 309 00:26:33,382 --> 00:26:35,425 영화 구성은 이미 떠들었고 310 00:26:35,593 --> 00:26:39,887 본인은 이 역할에 대해 어떻게 생각했어? 311 00:26:40,681 --> 00:26:43,805 처음 만나던 날 이렇게 말하셨죠 312 00:26:43,935 --> 00:26:46,894 '이 소녀는 절대로...' 313 00:26:47,522 --> 00:26:52,855 '고맙다고 하는 법이 없고 냄새나고, 욕을 달고 살아' 314 00:26:52,985 --> 00:26:54,694 이런 의문은 없었어 315 00:26:55,279 --> 00:26:58,361 '얘는 어디서 왔지?' '왜 노숙을 할까?' 316 00:26:58,490 --> 00:27:01,196 관건은 '얘가 어떻게 살까?'였어 317 00:27:01,327 --> 00:27:04,992 '먹을 건 어떻게 구하고 잠은 어디서 잘까?' 318 00:27:05,122 --> 00:27:06,577 또 '어떻게 행동할까?' 319 00:27:06,707 --> 00:27:11,878 우리 관심은 심리보다는 모나가 하는 짓 320 00:27:12,212 --> 00:27:14,890 - 또는 행위... - 행동이야, 행동 321 00:27:16,175 --> 00:27:19,135 배낭을 메고 놓는 것도 연습했지? 322 00:27:19,720 --> 00:27:21,258 장화 신고 벗는 것도 323 00:27:21,387 --> 00:27:24,724 세티나랑 캠핑을 보냈잖아요 324 00:27:25,100 --> 00:27:27,598 - 누구냐면... - 둘이 야외에서 잤고 325 00:27:27,728 --> 00:27:33,854 네, 저한테 불 피우는 법 텐트 치는 법도 배우랬죠 326 00:27:33,984 --> 00:27:38,279 장화 밑창을 고치는 장면도 있었어 327 00:27:39,240 --> 00:27:42,532 네, 구체적인 동작을 알아야 했죠 328 00:27:43,035 --> 00:27:46,909 포도나무 가지치기가 아직 기억나요 329 00:27:47,039 --> 00:27:50,317 동작이 단순하면서도 정확해야 했죠 330 00:27:50,447 --> 00:27:54,867 내 지시를 잘 소화했어 '넌 모나야, 알아서 해' 331 00:27:56,578 --> 00:27:59,535 본인의 반항심을 인물에 주입했고 332 00:27:59,665 --> 00:28:01,374 전 거기 있어야 했죠 333 00:28:02,084 --> 00:28:04,999 응, 네가 있었지 옹골차고 단단하게 334 00:28:05,129 --> 00:28:08,714 너한테 살갑진 못했어 사실 좀 괴롭혔지 335 00:28:08,923 --> 00:28:10,629 야, 이리 와 336 00:28:10,759 --> 00:28:16,635 한번은 밭을 파다가 물집이 잡혔길래 말했죠 337 00:28:16,765 --> 00:28:20,639 '봐요, 이런 걸 원했죠?' 그랬더니 '음, 좋아' 338 00:28:20,769 --> 00:28:22,770 그때 진짜 열받았어요 339 00:28:23,897 --> 00:28:27,524 고맙다고 침이라도 발라줬어야 했는데 340 00:28:27,985 --> 00:28:32,401 아무튼 처음에 시체로 나오는 것도 특이했어 341 00:28:32,530 --> 00:28:37,451 심지어 전 어렸는데 죽음을 상상하란 게... 342 00:28:37,995 --> 00:28:42,026 그것도 시켰지 진짜 시체 자루에 넣었어 343 00:28:42,157 --> 00:28:44,875 정말 속이 타들어 갔죠 344 00:28:45,285 --> 00:28:48,333 맞아, 난 영화가 참 신기한 게 345 00:28:48,463 --> 00:28:54,464 계획이 있고 각본을 쓰고 이런 배우와 구현하지만 346 00:28:54,594 --> 00:28:59,556 촬영하는 동안엔 속을 태우는 뭔가가 있어 347 00:29:02,936 --> 00:29:06,730 모나의 시신 다음 장면은 해변으로 이어졌죠 348 00:29:11,903 --> 00:29:16,115 해변은 영감의 장소이자 정신의 풍경이에요 349 00:29:17,075 --> 00:29:21,703 3대 요소가 모두 있죠 하늘, 바다, 땅 350 00:29:21,996 --> 00:29:25,624 이 땅은 모래가 있고 해초도 좀 있네요 351 00:29:26,209 --> 00:29:29,465 바슐라르의 책들이 기억나요 352 00:29:29,796 --> 00:29:33,111 소르본에서 이 철학자의 강의를 들었죠 353 00:29:33,341 --> 00:29:36,260 '물과 꿈' '공기와 꿈' 354 00:29:36,719 --> 00:29:39,054 '대지 그리고 휴식의 몽상' 355 00:29:40,557 --> 00:29:42,474 꿈, 몽상 356 00:29:42,934 --> 00:29:45,644 공상, 휴식 다 좋아하는 거네요 357 00:29:46,271 --> 00:29:50,061 '대지와 의지의 몽상' 이란 책도 있고요 358 00:29:50,190 --> 00:29:55,195 여기서 수다를 이어가죠 새와 아이들을 부를게요 359 00:30:12,588 --> 00:30:15,047 새를 보며 말하면 기분이 좋죠 360 00:30:15,300 --> 00:30:18,759 진짜 새든 가짜 새든 알아듣진 못해도요 361 00:30:19,595 --> 00:30:22,343 공유하고 싶어 영화를 만드는데 362 00:30:22,473 --> 00:30:27,226 이걸 안 봐주면 얼마나 끔찍할까 늘 생각했죠 363 00:30:28,896 --> 00:30:32,773 텅 빈 영화관은 영화인에겐 악몽이죠 364 00:30:33,734 --> 00:30:35,152 악몽이에요 365 00:30:41,117 --> 00:30:45,658 극장에 걸린 제 영화 중엔 소위 잘나간 것도 있지만 366 00:30:45,788 --> 00:30:47,034 딴 건 아니었죠 367 00:30:47,164 --> 00:30:51,122 영화를 다 말하긴 힘들고 좀 건너뛸게요 368 00:30:51,251 --> 00:30:53,503 꼭 발포한 순서대로... 369 00:30:53,962 --> 00:30:57,128 아니, 발포 말고 발표요 370 00:30:57,257 --> 00:31:01,677 그래서 여름 영화로 건너가 볼게요 371 00:31:02,346 --> 00:31:06,386 60년대 찍은 작품인데 제목은 '행복'이죠 372 00:31:07,810 --> 00:31:11,855 인상파 회화의 우울함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 궁금했죠 373 00:31:12,815 --> 00:31:15,780 일상의 행복한 장면인데 말이죠 374 00:31:16,110 --> 00:31:19,779 모차르트를 들으며 그 속에서 죽는 걸 상상했죠 375 00:31:20,405 --> 00:31:23,140 각본도 촬영도 금방 끝났어요 376 00:31:23,408 --> 00:31:26,744 짧은 우리 여름의 선명한 빛처럼요 377 00:31:27,586 --> 00:31:30,086 {\an1}행복 (1965) 378 00:31:30,415 --> 00:31:33,918 - 엄마... - 쉿, 아빠 자 379 00:31:34,503 --> 00:31:36,024 조용히 해야지 380 00:31:41,385 --> 00:31:46,177 고전적인 행복을 그대로 얘기했죠 381 00:31:46,306 --> 00:31:48,512 젊은 남녀와 예쁜 아이들 382 00:31:48,642 --> 00:31:53,392 자연을 사랑하고 착하고 겸손하고 383 00:31:53,522 --> 00:31:56,269 소소한 행복의 전형이죠 384 00:31:56,400 --> 00:32:00,403 단, 전 이 얘기를 '일드프랑스'로 가져왔죠 385 00:32:00,903 --> 00:32:05,171 여기서 인상파 화가들은 많은 작품을 그렸어요 386 00:32:05,701 --> 00:32:11,747 여름에 촬영했고 색이 부드럽고 섬세하죠 387 00:32:12,082 --> 00:32:15,414 또 모차르트의 음악이 함께 나오는데 388 00:32:15,544 --> 00:32:21,211 늘 행복을 표현하면서도 일말의 불안이 느껴져요 389 00:32:24,178 --> 00:32:27,217 장 클로드 드루오는 드라마 스타였죠 390 00:32:27,446 --> 00:32:29,179 '티에리 라 프롱드'로요 391 00:32:29,391 --> 00:32:32,556 촬영장인 숲으로 섭외하러 갔죠 392 00:32:32,686 --> 00:32:37,602 말을 타고 메달을 건 그는 딴딴 딴 딴따란 딴 딴 393 00:32:37,733 --> 00:32:41,690 저는 가서 말했죠 '저기 죄송한데 혹시...' 394 00:32:41,820 --> 00:32:46,656 '실제 아내, 아이들과 영화를 찍어 보실래요?' 395 00:32:47,617 --> 00:32:50,952 아내는 조금 망설였지만 결국 출연했죠 396 00:32:56,710 --> 00:33:00,726 8시 반부터 아니가 애들을 봐준댔으니 397 00:33:01,255 --> 00:33:05,468 9시 영화는 볼 수 있어 너무 잘됐지 398 00:33:07,137 --> 00:33:11,802 소소한 가족 얘기를 하는 소박한 영화 같죠 399 00:33:11,933 --> 00:33:16,108 남자는 처와 행복하고요 근데 우체국에 갔다가 400 00:33:16,438 --> 00:33:20,787 아내와 닮은 여자를 만나 사랑에 빠지고 401 00:33:21,318 --> 00:33:24,194 행복에 행복을 더할 수 있다 믿죠 402 00:33:24,529 --> 00:33:27,943 당시 신문, 잡지는 온통 그런 얘기였죠 403 00:33:28,074 --> 00:33:30,030 '충실한 사랑이 뭘까?' 404 00:33:30,160 --> 00:33:33,286 '행복을 찍을 수 있나? 그럴 권리는 있나?' 405 00:33:54,642 --> 00:33:56,982 정말 만끽하며 색을 골랐어요 406 00:33:57,311 --> 00:34:01,770 파랑, 노랑, 빨강을 적극 사용해봤죠 407 00:34:01,899 --> 00:34:04,776 붉은색이 주조인 소풍 장면입니다 408 00:34:08,197 --> 00:34:12,863 또 한 신을 끝낼 때 일반적인 검은색 대신 409 00:34:12,994 --> 00:34:16,454 다양한 색을 쓰면 아름답겠단 생각을 했죠 410 00:34:17,206 --> 00:34:22,711 그래서 빨강, 파랑, 보라 노란색으로 신이 끝나죠 411 00:34:25,548 --> 00:34:29,880 게다가 프랑스 국기 색인 파랑 412 00:34:30,011 --> 00:34:34,556 하양, 빨강으로 국경일 축제가 시작되죠 413 00:34:34,931 --> 00:34:36,517 혁명기념일요 414 00:34:38,227 --> 00:34:41,183 전 이 영화를 이렇게 묘사하곤 했죠 415 00:34:41,314 --> 00:34:45,817 예쁜 여름 복숭아지만 안엔 벌레가 있다고 416 00:34:47,528 --> 00:34:48,945 비극이에요 417 00:34:58,289 --> 00:35:01,291 남자는 이 순간을 감당 못 하죠 418 00:35:01,918 --> 00:35:04,461 아니 실감을 못 합니다 419 00:35:04,669 --> 00:35:06,834 그래서 반복을 사용했어요 420 00:35:06,963 --> 00:35:11,551 반복을 시도했어요 반복을 사용했어요 421 00:35:14,138 --> 00:35:17,265 한 편의 영화가 가진 총체성이 있죠 422 00:35:18,476 --> 00:35:21,874 문학에선 '문체'라고 말하고 423 00:35:22,103 --> 00:35:25,528 영화에서 전 '영화 쓰기'라고 말해요 424 00:35:25,858 --> 00:35:31,617 영화를 만들어가는 내내 내린 결정들의 집합이죠 425 00:35:31,947 --> 00:35:35,805 '영상을 매끄럽게 갈까? 거칠게 갈까?' 426 00:35:36,035 --> 00:35:39,728 '명확히 분리할까? 공간을 침범할까?' 427 00:35:40,456 --> 00:35:45,381 '이동은? 음악은?' 편집실에서 구체화하죠 428 00:35:45,710 --> 00:35:49,126 전 영화 속에 남고 관객 곁에 있고 싶어서 429 00:35:49,256 --> 00:35:51,220 종종 음성해설도 해요 430 00:35:51,550 --> 00:35:56,638 하지만 '영화 쓰기'는 편집과 믹싱에서 끝나죠 431 00:35:58,223 --> 00:36:02,226 때론 인생이 만들게 하는 영화도 있어요 432 00:36:02,519 --> 00:36:06,855 제 삶에서 슬펐던 순간은 자크 드미가 아플 때였죠 433 00:36:08,233 --> 00:36:12,027 자기 추억을 얘기해주고 글로 썼어요 434 00:36:12,320 --> 00:36:14,944 어릴 때 추억을 정말 좋아했죠 435 00:36:15,074 --> 00:36:19,410 자크는 낭트에서 컸고 아버지는 정비소를 했죠 436 00:36:20,579 --> 00:36:22,605 자크는 메모를 하고 437 00:36:23,081 --> 00:36:25,082 2, 3일마다 보여줬어요 438 00:36:25,475 --> 00:36:29,504 '좋은 각본이 되겠어 만들어봐'라고 했더니 439 00:36:30,088 --> 00:36:31,436 '난 지쳤어, 네가 해줘' 440 00:36:32,010 --> 00:36:33,210 {\an1}낭트의 자코 (1991) 441 00:36:33,311 --> 00:36:36,156 그래서 자크의 유년기를 각본으로 썼어요 442 00:36:36,657 --> 00:36:39,118 실제 자란 정비소에 가서 443 00:36:39,347 --> 00:36:43,434 정비사분께 이곳을 빌려달라고 했죠 444 00:36:43,685 --> 00:36:48,056 벽엔 휘발유 펌프가 그대로 남아있었어요 445 00:36:49,649 --> 00:36:53,065 아주 특별한 경험이었어요 446 00:36:53,195 --> 00:36:57,573 전 이 영화를 세 방식으로 처리했죠 447 00:36:58,491 --> 00:37:02,791 우선 30년대 흑백영화처럼 448 00:37:03,121 --> 00:37:05,414 유년기를 얘기했고요 449 00:37:06,041 --> 00:37:08,792 그리고 어린 시절에서 영감을 얻어 450 00:37:09,252 --> 00:37:13,377 먼 훗날 자크 드미가 영화로 만든 장면들을 451 00:37:13,506 --> 00:37:15,628 컬러로 가져와 사용했죠 452 00:37:15,759 --> 00:37:18,302 추우면 엔진이 덜덜대 원래 그래 453 00:37:18,677 --> 00:37:19,802 고마워요 454 00:37:24,059 --> 00:37:27,019 - 다 끝났나요? - 네 455 00:37:28,313 --> 00:37:31,482 추우면 엔진이 덜덜대죠 원래 그래요 456 00:37:32,609 --> 00:37:35,799 그리고 세 번째 영화가 있었어요 457 00:37:36,029 --> 00:37:38,821 당시 많이 아팠지만 자크는 살아있었고 458 00:37:39,491 --> 00:37:43,285 사랑하면 다 그렇듯 전 최대한 가까이에서 459 00:37:43,661 --> 00:37:45,867 자크를 돕고 싶었어요 460 00:37:45,996 --> 00:37:50,167 영화 용어로 말하면 '익스트림 클로즈업'이죠 461 00:38:14,817 --> 00:38:18,933 영화가 시간을 멈추고 죽음을 부정하더군요 462 00:38:19,364 --> 00:38:20,710 아니요 463 00:38:21,199 --> 00:38:23,283 전 그렇게 안 느껴요 464 00:38:23,701 --> 00:38:26,828 멈추는 게 아니라 시간과 함께 있죠 465 00:38:28,539 --> 00:38:31,375 영화는 죽어가는 자크와 함께합니다 466 00:38:32,543 --> 00:38:35,878 어린 시절을 기억하는 자크와 함께하죠 467 00:38:36,964 --> 00:38:39,545 일찍 영화에 빠지는 이들이 있죠 468 00:38:39,675 --> 00:38:44,137 감히 말해, 어린 자크는 영화를 창조했죠 469 00:38:45,139 --> 00:38:46,223 이거 봐 470 00:38:50,520 --> 00:38:51,812 잘 만들었네 471 00:38:53,231 --> 00:38:55,395 - 건들지 마 - 이건 뭐야? 472 00:38:55,525 --> 00:38:58,067 카메라 위치 다 잡아놨다고 473 00:38:58,777 --> 00:39:01,321 이 무용수를 움직이게 하고 싶으면 474 00:39:01,864 --> 00:39:04,115 한쪽 다리를 들고 찍고 475 00:39:04,658 --> 00:39:07,118 다시 다리를 들고 찍고 476 00:39:07,580 --> 00:39:09,360 또 들고 찍고 477 00:39:09,538 --> 00:39:10,622 이해되지? 478 00:39:11,332 --> 00:39:15,293 일종의 연속 동작이야 만약 팔을 찍으면... 479 00:39:17,087 --> 00:39:18,880 연속 동작이 돼 480 00:39:19,924 --> 00:39:23,718 알았으면 내려가 난 이제 집중해야 해 481 00:39:44,323 --> 00:39:47,113 안 돼 흐릿한 데다 움직였어 482 00:39:47,243 --> 00:39:48,910 이건 못 써 483 00:39:50,871 --> 00:39:53,753 몇 년 뒤 본인의 꿈과 상관없이 484 00:39:54,083 --> 00:39:57,251 자크는 정비소에서 일하게 됩니다 485 00:39:58,170 --> 00:40:02,966 이건 손님 목에 걸려고? 다시 해 486 00:40:04,802 --> 00:40:08,050 - 어따 정신을 판 거야? - 할리우드에 487 00:40:08,180 --> 00:40:09,971 넌 정비공이거든 488 00:40:10,808 --> 00:40:15,766 훗날 '쉘부르의 우산'이 크게 성공을 거두고 489 00:40:15,896 --> 00:40:19,107 할리우드에서 자크를 불렀어요 490 00:40:19,608 --> 00:40:20,817 저도 함께 갔죠 491 00:40:22,860 --> 00:40:25,818 누구나 그렇지만 저도 LA에서 492 00:40:25,948 --> 00:40:29,709 할리우드 대로 위에 스타가 새겨진 별들을 봤죠 493 00:40:30,868 --> 00:40:36,737 또 신세대인 히피의 우상과 스타를 만났어요 494 00:40:37,166 --> 00:40:41,240 할리우드에서 자신들의 방식대로 성공을 꿈꿨죠 495 00:40:41,800 --> 00:40:42,967 스타 496 00:40:43,164 --> 00:40:45,255 {\an1}사자들, 사랑(...그리고 거짓말) (1969) 497 00:40:45,487 --> 00:40:48,465 그 말이 날 괴롭혀 498 00:40:48,594 --> 00:40:51,888 우리는 스타야 499 00:40:52,265 --> 00:40:55,721 사자 머리를 한 세 명의 배우는 500 00:40:55,852 --> 00:40:57,975 사랑하는 세 연인이고 501 00:40:58,105 --> 00:41:01,941 TV와 뉴스는 거짓말이죠 502 00:41:03,192 --> 00:41:08,196 당시 히피계의 주역들을 캐스팅했어요 503 00:41:08,532 --> 00:41:11,954 라도, 라그니는 '헤어'의 각본가 겸 배우 504 00:41:12,285 --> 00:41:14,562 비바는 앤디 워홀의 뮤즈였죠 505 00:41:14,955 --> 00:41:18,003 뉴욕의 '팩토리'에서 앤디를 만났고 506 00:41:18,333 --> 00:41:22,253 좀 유별났던 비바를 앤디가 설득해줬어요 507 00:41:23,237 --> 00:41:27,879 '비바, 이건 해야 해 아녜스는 대단하다고' 508 00:41:28,009 --> 00:41:31,383 ''5시부터 7시까지의 클레오'를 찍었어' 509 00:41:31,512 --> 00:41:36,725 '나였다면 5시부터 7시까지 시간만 찍었어' 510 00:41:39,062 --> 00:41:43,732 그리고 또 다른 주인공은 TV 수상기입니다 511 00:41:44,734 --> 00:41:47,819 이 영화의 정신을 줄곧 정당화하죠 512 00:41:48,029 --> 00:41:50,906 섹스와 정치를 말이죠 513 00:41:52,200 --> 00:41:54,409 로버트 케네디 상원의원이 514 00:41:55,745 --> 00:42:00,874 오늘 1968년 6월 6일 515 00:42:01,334 --> 00:42:04,503 오전 1시 44분에 사망했습니다 516 00:42:05,088 --> 00:42:09,366 이땐 침묵하기로 했지만 원래는 계속 떠들죠 517 00:42:09,716 --> 00:42:11,464 내 음반 들었어요? 518 00:42:11,594 --> 00:42:13,053 애드리브를 하고 519 00:42:13,471 --> 00:42:16,253 테이크마다 대사도 바꿨죠 520 00:42:16,683 --> 00:42:18,934 도저히 편집이 불가능했어요 521 00:42:23,563 --> 00:42:29,443 결국 모든 테이크와 신을 35mm 세 대로 찍었죠 522 00:42:31,614 --> 00:42:35,500 가끔은 모델처럼 포즈를 취하기도 했죠 523 00:42:36,411 --> 00:42:41,665 피카소의 36년 연작 중 하나를 그대로 옮겼죠 524 00:42:43,291 --> 00:42:45,724 이것도 피카소의 작품이고요 525 00:42:45,954 --> 00:42:49,296 눈을 뜬 채 사랑에 빠졌어요 526 00:42:49,715 --> 00:42:52,259 셜리 클라크도 출연했죠 527 00:42:52,677 --> 00:42:57,722 뉴욕 출신 영화인으로 일종의 제 분신이었어요 528 00:42:59,350 --> 00:43:03,395 또 마그리트의 그림을 움직이게 했죠 529 00:43:05,690 --> 00:43:10,206 상상의 보도 리포트고 유토피아적 허구로 530 00:43:10,736 --> 00:43:14,121 제 할리우드 체류를 바탕으로 했죠 531 00:43:14,614 --> 00:43:17,224 결국 제 나름의 콜라주예요 532 00:43:18,618 --> 00:43:22,380 10년 뒤엔 벽의 이름들로 콜라주를 하죠 533 00:43:25,710 --> 00:43:28,919 제 주변에 보이던 어떤 것에 반했죠 534 00:43:29,839 --> 00:43:32,006 거대한 벽화예요 535 00:43:32,591 --> 00:43:36,482 그래서 자료를 모으고 사진을 찍었어요 536 00:43:37,066 --> 00:43:41,023 대부분 작가를 알 수 없어 주변에 묻곤 했어요 537 00:43:41,143 --> 00:43:42,435 {\an1}벽, 벽들 (1980) 538 00:43:42,536 --> 00:43:45,319 종종 미대를 나온 전문 벽화가도 있었죠 539 00:43:45,448 --> 00:43:47,196 켄트 트위첼처럼요 540 00:43:47,325 --> 00:43:50,912 화랑과 자본에 대한 반발이기도 했지만 541 00:43:53,415 --> 00:43:57,377 핵심은 누구나 무료로 그림을 본다는 거죠 542 00:43:59,921 --> 00:44:04,441 강 건너 '이스트 LA'는 치카노 미술이 점령했죠 543 00:44:06,845 --> 00:44:11,015 윌리 헤론 같은 화가의 대형 벽화를 찍었지만 544 00:44:11,517 --> 00:44:14,727 영화적인 영상도 찍고 싶었어요 545 00:44:17,272 --> 00:44:19,235 전 이곳에서 자랐고 546 00:44:19,566 --> 00:44:23,314 벽에 낙서하는 게 일상이었어요 547 00:44:23,445 --> 00:44:27,615 다들 자기 이름이나 다른 이름을 적었죠 548 00:44:28,200 --> 00:44:31,493 어느 날 저녁 집에 가는데 549 00:44:32,704 --> 00:44:36,958 골목에 동생이 쓰러져 있었어요 550 00:44:37,209 --> 00:44:39,164 16살이었는데 551 00:44:39,294 --> 00:44:42,129 대립하던 갱단의 습격을 받았죠 552 00:44:43,965 --> 00:44:46,133 피를 흘리며 누워 있었어요 553 00:44:47,135 --> 00:44:50,220 다리 건너편 갱단의 짓이었죠 554 00:44:53,016 --> 00:44:56,185 병원으로 가면서 555 00:44:58,396 --> 00:45:01,728 그 모든 이미지를 머릿속에 모았고 556 00:45:01,858 --> 00:45:05,903 수많은 생각이 머리를 스쳐 갔어요 557 00:45:07,030 --> 00:45:12,498 내가 복수할 방법은 예술이라고 생각했죠 558 00:45:12,827 --> 00:45:16,159 벽화, 음악 퍼포먼스로요 559 00:45:16,289 --> 00:45:20,706 19살이 되는 건 내면의 압박을 표현하는 560 00:45:20,835 --> 00:45:23,545 또 다른 방식이었어요 561 00:45:24,464 --> 00:45:30,965 70년대 초, 어떻게 보면 폭력이 날 성장시켰죠 562 00:45:31,096 --> 00:45:35,136 많은 친구가 죽었고 현재도 그런 일이 있어요 563 00:45:35,267 --> 00:45:38,389 그래서 이건 끝나지 않는 메시지죠 564 00:45:38,520 --> 00:45:42,815 전 이걸 예술이란 형태로 표현하기로 했어요 565 00:45:46,318 --> 00:45:52,195 '벽, 벽들'은 외향적인 LA에 관한 영화예요 566 00:45:52,324 --> 00:45:56,449 사람들은 벽화, 옷, 말로 자신을 표현하죠 567 00:45:56,788 --> 00:45:59,582 하지만 전 슬프고, 절망적이고 568 00:45:59,916 --> 00:46:02,793 내향적인 LA의 일면도 느껴요 569 00:46:03,347 --> 00:46:05,151 {\an1}도퀴망퇴르 (1980) [가짜 다큐멘터리] 570 00:46:05,355 --> 00:46:09,863 프랑스에서 LA로 쫓겨온 에밀리는 571 00:46:11,553 --> 00:46:13,991 아들과 살 곳을 찾습니다 572 00:46:15,557 --> 00:46:20,059 '벽, 벽들'의 편집을 했던 사빈 마무가 연기했죠 573 00:46:20,436 --> 00:46:21,769 거기가 네 방이야 574 00:46:22,146 --> 00:46:24,986 마티외 드미가 아들을 연기했고요 575 00:46:25,316 --> 00:46:27,191 그럼 이제 난... 576 00:46:28,903 --> 00:46:32,239 - 혼자 자야 해? - 너도 그게 좋을걸 577 00:46:33,324 --> 00:46:35,701 그래도 내가 싫으면 어떡해? 578 00:46:38,370 --> 00:46:41,540 아이가 싫어하면 난 어떡할까? 579 00:46:42,207 --> 00:46:44,917 그들이 싫어하면 그들은 어떡할까? 580 00:46:45,586 --> 00:46:47,838 그, 그녀가 싫어하면 그들은 어떡할까? 581 00:46:48,756 --> 00:46:53,356 에밀리는 고독하고 고립된 처지에 있지만 582 00:46:53,886 --> 00:46:56,758 이런 속내를 아들에겐 말 안 하죠 583 00:46:56,889 --> 00:46:58,806 아이에게 누가 그래요 584 00:46:59,475 --> 00:47:04,566 그래서 전 그녀의 입장에서 말하기 위해 585 00:47:04,897 --> 00:47:09,692 다큐멘터리 영상을 사용했죠 586 00:47:10,278 --> 00:47:14,102 혹은 이 영상 위에 그녀가 독백을 합니다 587 00:47:14,531 --> 00:47:19,782 '수프 통, 국자, 식탁, 온기, 함께'란 단어가 사라지면 588 00:47:19,912 --> 00:47:25,583 '수프, 고독, 분리, 부재'란 단어만 남는다 589 00:47:26,543 --> 00:47:32,461 우리에게 의문을 주는 장면을 쌓아갔어요 590 00:47:32,591 --> 00:47:36,548 우리가 포착한 게 뭔지 정확히 알 수 없죠 591 00:47:36,679 --> 00:47:39,764 침묵과 말 고통과 평안 592 00:47:40,057 --> 00:47:43,559 의미를 알 수 없는 장면을 여럿 찍었죠 593 00:47:44,018 --> 00:47:50,270 예컨대 사빈과 아들이 해변을 걸어가는데 594 00:47:50,401 --> 00:47:52,026 한 여자가 누워서 595 00:47:52,403 --> 00:47:57,240 성경을 배에 올려놓았고 좌우엔 남자들이 있어요 596 00:47:58,409 --> 00:48:02,450 아들이 뭐 하는지 묻자 모른다고 답하죠 597 00:48:02,680 --> 00:48:04,409 그런데 우리도 몰라요 598 00:48:04,590 --> 00:48:09,089 우린 이해가 안 되는 걸 찍는 것도 수긍했어요 599 00:48:09,218 --> 00:48:12,095 영화에서든 다른 것에서든 600 00:48:12,431 --> 00:48:15,932 느끼고 경험해 보는 게 중요하니까요 601 00:48:16,268 --> 00:48:20,021 - 뭐야, 죽은 거야? - 아니, 몰라 602 00:48:20,396 --> 00:48:22,732 왜 더 안 보고 가? 603 00:48:26,987 --> 00:48:32,179 카메라를 든 뉘리트와 밤마다 뭔가 잡으러 갔죠 604 00:48:32,408 --> 00:48:35,077 그러다 정말 인상적인 걸 봤어요 605 00:48:36,038 --> 00:48:40,208 한 여성이 빨래방에 있었는데 606 00:48:40,584 --> 00:48:45,609 막 주차했던 우리는 유리 너머로 찍었어요 607 00:48:45,838 --> 00:48:51,255 혼자 그녀는 기름지고 긴 머리를 만지고 있었는데 608 00:48:51,386 --> 00:48:55,430 뭔가 관능적이고 비범한 고독이 느껴졌죠 609 00:49:08,779 --> 00:49:13,407 조르쥬 들르뤼의 음악이 영화를 풍성하게 해줬죠 610 00:49:13,658 --> 00:49:19,371 영화를 두세 번 보더니 유약하면서도 마음을 끄는 611 00:49:19,747 --> 00:49:22,208 이 음악을 즉석에서 썼죠 612 00:49:22,875 --> 00:49:25,503 감미로운 고통 같은 곡이에요 613 00:49:32,181 --> 00:49:34,586 {\an1}무프 거리 오페라 (1958) 614 00:49:35,054 --> 00:49:39,117 이미 들르뤼는 23년 전에도 작곡가로서 615 00:49:39,246 --> 00:49:43,186 '무프 거리 오페라'의 음악도 만들었죠 616 00:49:44,063 --> 00:49:48,608 '도퀴망퇴르'처럼 저의 사생활과 연관된 영화죠 617 00:49:49,402 --> 00:49:52,608 전 무프타르의 사람들과 친했어요 618 00:49:52,739 --> 00:49:55,444 마치 중세 시대 같은 거리였죠 619 00:49:55,575 --> 00:49:58,406 시장이 있고 전 시장을 좋아해요 620 00:49:58,536 --> 00:50:02,185 무엇보다 부랑자, 노숙자 621 00:50:02,415 --> 00:50:05,917 노인, 절름발이 카페의 술꾼들이 있었죠 622 00:50:07,795 --> 00:50:09,876 그때 전 임신을 했어요 623 00:50:10,006 --> 00:50:14,046 임신했단 말은 안 했지만 증거를 찍었죠 624 00:50:14,177 --> 00:50:16,591 즉, 부른 배를 찍었어요 625 00:50:16,721 --> 00:50:21,433 그리고 원초적이고 태곳적 공포들을 626 00:50:21,726 --> 00:50:24,895 어떻게 집어낼 수 있나를 말했어요 627 00:51:02,975 --> 00:51:07,725 근본적인 모순이 머리에서 떠나질 않았죠 628 00:51:07,854 --> 00:51:10,977 즉, 정말 희망으로 가득하고 629 00:51:11,108 --> 00:51:16,609 내가 생명을 줄 아이는 행복할 거로 생각하지만 630 00:51:16,738 --> 00:51:20,157 한편으론 정말 끔찍이도 631 00:51:21,159 --> 00:51:23,954 불행한 사람들이 보였어요 632 00:51:24,287 --> 00:51:28,625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이들도 아기였을 텐데' 633 00:51:29,751 --> 00:51:33,876 '이들도 어렸을 땐 원치 않던 아이였다 해도' 634 00:51:34,006 --> 00:51:38,356 '조금이라도 안아주고 배를 쓰다듬어 줬을 텐데' 635 00:51:38,486 --> 00:51:39,819 {\an8}누군가도 636 00:51:39,949 --> 00:51:43,953 그들도 아기였어요 637 00:51:44,082 --> 00:51:48,520 누군가도, 다른 누군가도 또 누군가도 638 00:51:50,648 --> 00:51:55,693 누군가도, 다른 누군가도 또 누군가도 639 00:52:01,450 --> 00:52:04,447 다들 다큐멘터리를 찍고 싶을 텐데 640 00:52:04,578 --> 00:52:06,620 제 생각에 중요한 건 641 00:52:07,080 --> 00:52:11,705 충고는 아니지만 여러분이 뭔가 찍을 때 642 00:52:11,835 --> 00:52:15,668 그게 장소든, 풍경이든 사람들이든 643 00:52:15,797 --> 00:52:19,133 관점을 가져야 해요 적어도 처음에는요 644 00:52:19,343 --> 00:52:21,966 즉, 관점에 따라 찍어야 해요 645 00:52:22,095 --> 00:52:25,347 그건 다큐멘터리면서 연출이겠군요 646 00:52:25,932 --> 00:52:28,264 두 종류의 다큐가 있죠 647 00:52:28,393 --> 00:52:31,766 순수하고 날것인 것 즉, 현실 그 자체죠 648 00:52:31,897 --> 00:52:34,732 이렇게 만든 좋은 다큐도 있지만 649 00:52:35,192 --> 00:52:37,480 전 영화적인 게 좋아요 650 00:52:37,611 --> 00:52:41,484 즉, 현실을 현실이게 세팅할 수 있는 651 00:52:41,615 --> 00:52:45,823 어떤 장치가 있다는 말을 전 자주 하죠 652 00:52:45,952 --> 00:52:49,951 전 계획하길 좋아하는데 다 연출은 아니에요 653 00:52:50,082 --> 00:52:53,000 오히려 다큐를 위한 일반적 장치죠 654 00:52:56,463 --> 00:53:01,429 전 처음부터 작곡가들이 저랑 동류란 걸 알았어요 655 00:53:01,760 --> 00:53:05,675 들르뤼 말고 피에르 바르보도 있었죠 656 00:53:05,806 --> 00:53:08,546 '라 푸앵트 쿠르트로의 여행'의 곡을 써줬죠 657 00:53:08,746 --> 00:53:10,915 {\an1}라 푸앵트 쿠르트로의 여행 (1955) 658 00:53:11,281 --> 00:53:14,667 첫 영화로 54년 세트의 한 동네에서 찍었죠 659 00:53:16,900 --> 00:53:19,689 정말 아무 경험 없이 찍었어요 660 00:53:19,820 --> 00:53:23,781 영화 학교에 다닌 적도 보조를 한 적도 없었어요 661 00:53:26,034 --> 00:53:28,369 소위 근본 없는 영화죠 662 00:53:37,294 --> 00:53:40,677 독특한 구조의 영화를 구상했어요 663 00:53:41,006 --> 00:53:45,632 챕터마다 교대로 두 편의 영화를 섞는 거죠 664 00:53:45,761 --> 00:53:49,735 제가 좋아하는 포크너의 '야생 종려나무'처럼요 665 00:53:50,433 --> 00:53:54,477 즉, 어부들의 시퀀스와 부부의 시퀀스가 있죠 666 00:53:55,241 --> 00:53:59,745 두 얘기의 공통점이라면 단지 장소가 같을 뿐이죠 667 00:54:00,829 --> 00:54:04,917 개인적인 것과 사회적인 것이 대치하죠 668 00:54:05,125 --> 00:54:06,335 어업 위원회지 669 00:54:08,171 --> 00:54:09,755 같이 배를 탈 거야 670 00:54:09,964 --> 00:54:11,461 만남이라고 하지 마 671 00:54:11,591 --> 00:54:16,053 세상을 이해하는 두 방식을 병치했어요 672 00:54:16,346 --> 00:54:19,177 하나는 프레임과 대화로 섬세히 다듬고 673 00:54:19,306 --> 00:54:23,851 당신의 기벽, 습관까지 내 것이 돼버렸어 674 00:54:24,646 --> 00:54:26,793 더는 놀라울 게 없어 675 00:54:27,022 --> 00:54:30,979 또 하나는 이탈리아 네오리얼리즘과 닮았죠 676 00:54:31,110 --> 00:54:34,445 그땐 전 그 영화들을 못 봤지만요 677 00:54:36,199 --> 00:54:40,327 알랭 레네가 편집을 하고 많은 걸 가르쳐줬죠 678 00:54:41,996 --> 00:54:44,665 또 사장됐던 기법도 썼어요 679 00:54:44,958 --> 00:54:48,039 일반적으론 소리도 원근법이 있어서 680 00:54:48,168 --> 00:54:52,335 인물이 멀어질수록 소리가 점점 작아지죠 681 00:54:52,464 --> 00:54:56,492 하지만 전 소리를 늘 전경에 배치했어요 682 00:54:57,387 --> 00:55:01,055 인물들이 얘기하며 바다로 걸어 나가면 683 00:55:01,348 --> 00:55:04,851 대화가 '보이스 오프'처럼 느껴지지만 684 00:55:05,311 --> 00:55:08,810 실제론 화면 안에서 얘기를 해요 685 00:55:08,940 --> 00:55:11,566 하지만 소리는 전경에 머물죠 686 00:55:11,775 --> 00:55:15,315 전엔 이런 생각 안 했어 당신은? 687 00:55:15,446 --> 00:55:18,072 난 항상 남들을 봤어 688 00:55:19,742 --> 00:55:24,120 하지만 당신하고만은 다르게 살고 싶지 않아 689 00:55:32,755 --> 00:55:35,795 세트에서 파리 근교로 넘어가죠 690 00:55:35,925 --> 00:55:41,237 소 공원에서 제인 버킨과 어떤 작품을 구상했어요 691 00:55:42,598 --> 00:55:47,848 걷다가 제인이 갑자기 '끔찍해, 곧 마흔이에요' 692 00:55:47,978 --> 00:55:51,560 전 펄쩍 뛰며 '얼마나 근사한 나이인데' 693 00:55:51,789 --> 00:55:54,163 '네 초상을 만들 때가 온 거야' 694 00:55:54,692 --> 00:55:56,953 그렇게 얘기가 시작됐죠 695 00:55:57,488 --> 00:56:02,095 생명력과 생기가 넘치던 제인에게 696 00:56:02,326 --> 00:56:07,242 죽은 여배우들의 영화와 인터뷰를 오마주해 697 00:56:07,373 --> 00:56:12,125 일종의 대립 추론을 해보자고 제안했어요 698 00:56:12,670 --> 00:56:15,709 '네가 나온 것처럼 가짜 영화도 만들고' 699 00:56:15,838 --> 00:56:19,716 '거짓말도 섞어서 인터뷰를 하는 거야' 700 00:56:20,289 --> 00:56:22,448 {\an1}아녜스 V에 의한 제인 B (1988) 701 00:56:22,549 --> 00:56:26,848 배우는 카메라를 보면 안 된단 규칙도 깼죠 702 00:56:28,081 --> 00:56:31,020 카메라를 봐 그래야 날 보지 703 00:56:31,814 --> 00:56:33,271 노력하고 있어요 704 00:56:34,233 --> 00:56:37,356 너희 자화상을 내가 찍는 거야 705 00:56:37,486 --> 00:56:39,736 거울 속의 넌 혼자가 아냐 706 00:56:40,197 --> 00:56:43,658 항상 날 대신해 카메라가 있을 거야 707 00:56:44,660 --> 00:56:48,855 거울이나 프레임 안에 내가 보여도 어쩔 수 없어 708 00:56:49,498 --> 00:56:52,834 찍는 여자와 찍히는 여자 우린 공범이었죠 709 00:56:53,919 --> 00:56:56,963 화가와 모델이란 테마도 생각나요 710 00:56:58,589 --> 00:57:01,088 제인의 놀라운 초상화죠 711 00:57:01,218 --> 00:57:04,508 여러 역을 소화하는데 자신마저 연기해요 712 00:57:04,638 --> 00:57:07,845 원래 난 이래요 청바지에 낡은 니트... 713 00:57:07,975 --> 00:57:11,056 연기에 자신을 바쳤죠 익살맞고 714 00:57:11,185 --> 00:57:12,395 이상하고 715 00:57:12,562 --> 00:57:13,813 근사하고 716 00:57:14,355 --> 00:57:15,227 한심하죠 717 00:57:15,356 --> 00:57:18,317 이 포도를 먹으면 남편을 먹는 건가? 718 00:57:22,406 --> 00:57:25,362 스페인 의상을 처음 입었는데 719 00:57:25,491 --> 00:57:26,659 정말 싫어했어요 720 00:57:27,703 --> 00:57:31,621 또 처음으로 남한테 내 글을 보여줬어요 721 00:57:32,457 --> 00:57:37,002 그래, 내가 읽었고 영화에 짧게 넣을 거야 722 00:57:37,546 --> 00:57:42,012 하지만 이 얘기는 한 편의 영화가 됐죠 723 00:57:42,342 --> 00:57:44,881 저 같은 여자가 아니, 제가 724 00:57:45,011 --> 00:57:47,922 어린 소년을 사랑하게 되죠 725 00:57:48,640 --> 00:57:51,183 끝이 나쁜 사랑 얘기예요 726 00:57:51,434 --> 00:57:54,633 우리 가족들과 찍으면 어떨까요? 727 00:57:55,063 --> 00:57:56,813 무슨 말인지 알겠어 728 00:57:57,148 --> 00:58:00,397 내 아들이 소년 역을 했으면 하지? 729 00:58:00,526 --> 00:58:02,527 네, 맞아요 730 00:58:02,954 --> 00:58:04,448 이런 일은 처음이었죠 731 00:58:04,549 --> 00:58:06,088 {\an1}쿵후 마스터 (1987) 732 00:58:06,189 --> 00:58:10,699 '제인 B'를 중단하고 '쿵후 마스터'를 시작했죠 733 00:58:10,828 --> 00:58:14,363 계획대로 제인과 마티외가 출연했고요 734 00:58:15,090 --> 00:58:20,517 둘은 원안을 약간 수정한 이 사랑 얘기를 좋아했죠 735 00:58:20,647 --> 00:58:26,510 여기선 게임에 빠진 소년을 여인은 사랑하죠 736 00:58:27,136 --> 00:58:30,347 뛰거나 숙여서 칼을 피해야 해요 737 00:58:31,057 --> 00:58:35,973 소년은 '쿵후 마스터'의 고수가 되고 싶어 하죠 738 00:58:36,104 --> 00:58:39,352 덩치나 요술사를 깨야 위로 가는데 739 00:58:39,482 --> 00:58:42,693 5층의 실비아를 구하라고 알려줘요 740 00:58:47,407 --> 00:58:51,201 여름에 촬영했는데 제 아들 마티외와 741 00:58:51,576 --> 00:58:55,914 제인의 두 딸이 함께했죠 정말 즐거웠어요 742 00:58:58,209 --> 00:59:02,254 그리고 개학하고 다시 '제인 B'를 찍었죠 743 00:59:03,798 --> 00:59:06,929 영화와 미술로 놀이를 했어요 744 00:59:07,260 --> 00:59:09,511 클로즈업에서 배경으로 745 00:59:10,638 --> 00:59:13,557 언제 넘어오는 건지 모르겠어요 746 00:59:13,808 --> 00:59:15,725 언제 뒤편을 찍는 건지... 747 00:59:17,145 --> 00:59:20,105 보다시피 제인은 '옷 입은 마하'이고 748 00:59:20,772 --> 00:59:22,440 '옷 벗은 마하'이며 749 00:59:23,651 --> 00:59:28,154 티치아노의 '비너스'의 배경인 건 불만이죠 750 00:59:28,990 --> 00:59:31,988 저 늙은 것이 페스트에 걸리길 751 00:59:32,118 --> 00:59:33,927 어서 죽어 썩어버리기를 752 00:59:48,759 --> 00:59:54,431 그럼 미술사에서 영화사로 넘어가 보죠 753 00:59:54,931 --> 00:59:59,436 영화 탄생 백 주년을 맞아 큰 행사들이 열렸어요 754 00:59:59,979 --> 01:00:05,608 전 그 백 년을 얘기하는 작품을 의뢰받고 755 01:00:05,942 --> 01:00:10,026 백 살인 남자를 상상해 봤어요 756 01:00:10,156 --> 01:00:14,487 남자의 이름은 '시몽 시네마'로 지었죠 757 01:00:14,618 --> 01:00:16,824 '내 영화가...'란 뜻도 되는데 758 01:00:16,953 --> 01:00:20,456 내 영화가 싫으면 딴 걸 보란 거죠 759 01:00:20,874 --> 01:00:23,414 그래서 '시몽 시네마'로 했어요 760 01:00:23,543 --> 01:00:26,591 미셸 피콜리가 연기한 시네마 씨는 761 01:00:26,692 --> 01:00:28,899 {\an1}시네마 씨의 백일 야화 (1995) 762 01:00:29,000 --> 01:00:32,760 영화 박물관 같은 성에서 살고 있죠 763 01:00:33,453 --> 01:00:35,942 밤이 오면 우울이 찾아와 764 01:00:36,073 --> 01:00:39,555 됐고요, 오늘은 누구의 어떤 얘기를 할까요? 765 01:00:39,685 --> 01:00:42,057 르누아르와 인민전선? 766 01:00:42,187 --> 01:00:45,019 아니 눈 큰 남자 있잖아 767 01:00:45,148 --> 01:00:49,235 - 버스터 키튼요? - 아냐, 키튼 말고 768 01:00:49,528 --> 01:00:52,697 부뉴엘 눈 하나는 잘랐지만 769 01:00:58,286 --> 01:01:00,617 시네마 씨는 손님이 많죠 770 01:01:00,747 --> 01:01:04,037 한나 쉬굴라 잔 모로가 함께 왔군 771 01:01:04,166 --> 01:01:06,627 명배우들과 촬영해서 772 01:01:07,963 --> 01:01:10,710 - 저도 떨었어요 - 다 연기예요 773 01:01:10,841 --> 01:01:15,161 무명은 아닌 배우들을 겁 없이 불러 모았죠 774 01:01:16,638 --> 01:01:18,013 장폴 벨몽도 775 01:01:20,100 --> 01:01:21,517 제라드 드파르디유 776 01:01:23,729 --> 01:01:25,855 알랭 들롱 777 01:01:26,565 --> 01:01:28,983 시네마 씨가 편찮으시다고? 778 01:01:29,860 --> 01:01:33,279 그리고 커플로 나온 두 스타 779 01:01:33,572 --> 01:01:35,698 드뇌브와 드니로 780 01:01:36,533 --> 01:01:39,869 - 사랑해, 드디어... - 꿈 같군 781 01:01:40,494 --> 01:01:41,871 응, 꿈 같아 782 01:01:43,330 --> 01:01:46,588 꿈의 커플과 환상적인 항해 같나요? 783 01:01:46,917 --> 01:01:51,626 현실적, 기술적으로 보면 사실 바다는 연못이고 784 01:01:51,758 --> 01:01:54,921 40명의 스태프가 머리를 쥐어짜 785 01:01:55,051 --> 01:01:58,508 트래킹숏을 위한 다리를 놓고 786 01:01:58,637 --> 01:02:02,474 조명, 필터 스크린 레일 따위를 설치했죠 787 01:02:03,685 --> 01:02:05,140 날씨는 무더웠고 788 01:02:05,270 --> 01:02:08,772 파라솔과 방수 바지 스무 벌을 샀던 우리는 789 01:02:09,648 --> 01:02:14,486 나일 강가의 노예 '바보들의 배' 같았죠 790 01:02:20,744 --> 01:02:23,550 드니로는 하루 전에 콩코드기로 왔는데 791 01:02:24,080 --> 01:02:27,412 사흘 동안 새벽 4시에 일어나면서 792 01:02:27,541 --> 01:02:30,071 미리 시차 적응을 하고 793 01:02:30,211 --> 01:02:32,796 컨디션을 조절했다고 했죠 794 01:02:35,592 --> 01:02:39,219 하루만 촬영하고 이튿날 가야 했지만요 795 01:02:41,014 --> 01:02:43,244 4시에 일어났단 얘긴 796 01:02:43,474 --> 01:02:46,393 정말 프로다웠고 인상적이었죠 797 01:02:47,353 --> 01:02:52,241 보타이를 매고 배 위에서 불어로 연기하겠다면서 798 01:02:52,942 --> 01:02:55,739 오전 내내 발음을 배웠어요 799 01:02:56,070 --> 01:02:58,322 연습시키는 재미가 있더군요 800 01:02:59,324 --> 01:03:01,403 자기, 가스는 잠갔어? 801 01:03:01,534 --> 01:03:04,299 고양이 집은? 마요네즈는? 802 01:03:05,246 --> 01:03:06,554 나쁘지 않죠 803 01:03:12,795 --> 01:03:17,344 드뇌브와 드니로를 함께 나오게 해서 뿌듯하고 804 01:03:17,675 --> 01:03:21,361 드니로를 물에 빠뜨리는 각본이라 뿌듯했어요 805 01:03:23,097 --> 01:03:24,839 사실은 대역이었죠 806 01:03:26,726 --> 01:03:31,146 영화도 물에 빠졌습니다 흥행은 대실패였죠 807 01:03:33,399 --> 01:03:39,084 전 이 뒤로 35mm와 16mm 극영화에선 손을 뗐어요 808 01:03:39,613 --> 01:03:42,657 20세기가 끝날 때까지요 809 01:03:46,162 --> 01:03:48,618 전 몇 편의 영화를 만들었고 810 01:03:48,748 --> 01:03:52,250 세계 곳곳에서 조금은 사랑받고 있죠 811 01:03:53,419 --> 01:03:56,129 애정에 둘러싸여 있어요 812 01:04:00,341 --> 01:04:01,968 정지된 화상 813 01:04:02,261 --> 01:04:07,055 이제 사진 얘기를 해봐요 50년대로 돌아갑시다 814 01:04:23,823 --> 01:04:28,578 전 원래 사진작가였어요 그 얘기를 잠깐 할게요 815 01:04:30,289 --> 01:04:35,414 몇 분은 제라르 필립의 사진을 기억하실 거예요 816 01:04:35,543 --> 01:04:41,295 장 빌라르와 아비뇽 연극제 국립 민중극장도요 817 01:04:41,425 --> 01:04:43,051 다 지금도 회자되죠 818 01:04:43,843 --> 01:04:49,218 50년대 전 연극 사진을 찍기 시작했어요 819 01:04:49,349 --> 01:04:53,140 중요한 순간과 연출을 기록했고 820 01:04:53,269 --> 01:04:59,691 각 작품을 상징할 이미지도 창작했죠 821 01:05:01,361 --> 01:05:04,767 예를 들어 '홈부르크 공자'는 822 01:05:05,115 --> 01:05:09,284 장교이자 몽상가인 그를 환한 야외에 세웠고 823 01:05:10,370 --> 01:05:14,495 저주받은 '맥베스' 부부는 메달의 부조 같죠 824 01:05:14,625 --> 01:05:16,334 빌라르와 카자레스예요 825 01:05:16,752 --> 01:05:18,836 '위뷔 왕'은 파리를 산책했죠 826 01:05:19,212 --> 01:05:22,340 '미친 소뿔 염병 다리, 소대가리' 827 01:05:23,342 --> 01:05:26,593 '억척 어멈'의 분장실은 포장마차였고 828 01:05:27,720 --> 01:05:30,551 아비뇽 교황청의 임시 분장실엔 829 01:05:30,682 --> 01:05:34,226 '수전노'를 마친 빌라르가 혼자 있었죠 830 01:05:36,938 --> 01:05:39,648 카다케스의 살바도르 달리 831 01:05:40,942 --> 01:05:42,901 페르마 거리의 브라사이 832 01:05:44,404 --> 01:05:47,990 외젠 이오네스크와 코가 세 개인 약혼녀 833 01:05:49,284 --> 01:05:51,275 피에르 세케이와 딸 834 01:05:52,829 --> 01:05:55,998 시몬 한타이와 아내와 아들 835 01:05:57,792 --> 01:05:59,585 마리오 프라시노스 836 01:06:00,879 --> 01:06:03,589 14구 거리에서 찍은 칼더 837 01:06:05,175 --> 01:06:09,928 영화인도 있죠 비스콘티, 펠리니 838 01:06:11,483 --> 01:06:12,712 드미 839 01:06:13,808 --> 01:06:15,359 자크 드미 840 01:06:17,187 --> 01:06:19,480 유명한 여배우도 찍었어요 841 01:06:20,315 --> 01:06:21,697 아누크 에메 842 01:06:22,941 --> 01:06:24,568 카트린 드뇌브 843 01:06:25,612 --> 01:06:27,236 그리고 잔 모로 844 01:06:28,947 --> 01:06:31,029 그 유명한 최고 통치자 845 01:06:31,159 --> 01:06:34,044 피델 카스트로와 돌로 된 날개 846 01:06:35,497 --> 01:06:39,166 또 제 이웃도 찍었죠 미미와 어머님 847 01:06:39,584 --> 01:06:41,118 식료품상 부크라 848 01:06:41,753 --> 01:06:45,254 친구들도 있죠 이고르, 내 동생 장 849 01:06:46,181 --> 01:06:47,703 리누 850 01:06:48,091 --> 01:06:49,625 그리고 베로니크 851 01:06:51,386 --> 01:06:57,643 르코르뷔지에의 건물에선 우연이 연출을 도와줬죠 852 01:06:58,393 --> 01:07:01,103 또 길을 가다가 본 사람들이 853 01:07:01,980 --> 01:07:03,940 절묘하게 포착되죠 854 01:07:04,274 --> 01:07:06,360 걸어가는 포르투갈 여인 855 01:07:07,779 --> 01:07:12,199 소금산의 염전 일꾼 경건한 여성 856 01:07:13,575 --> 01:07:16,328 서커스장 주변의 사람들 857 01:07:17,330 --> 01:07:19,705 구성 사진도 즐겨 찍었어요 858 01:07:26,672 --> 01:07:30,967 단체 사진도요 아르덴의 어느 가족 859 01:07:31,344 --> 01:07:34,136 선양의 초등학생들 860 01:07:35,515 --> 01:07:39,059 중국은 너무 멀었어요 아이들을 보며 861 01:07:39,477 --> 01:07:41,353 여러 감정을 느꼈죠 862 01:07:42,092 --> 01:07:44,013 꽃을 든 여자애 863 01:07:44,690 --> 01:07:47,692 뒤엔 전족한 할머니가 있죠 864 01:07:49,153 --> 01:07:50,695 꼬마 남자애 865 01:07:51,196 --> 01:07:55,032 인부 아니면 죄수들이 그 옆을 지나갑니다 866 01:07:56,452 --> 01:07:58,411 풍경도 인상적이었죠 867 01:07:59,872 --> 01:08:03,120 바위투성이 숲에 생명체라고는 868 01:08:03,250 --> 01:08:06,669 말과 물통을 멘 남자 둘뿐이죠 869 01:08:14,303 --> 01:08:19,015 이런 제 프롤로그는 자화상으로 마무리하죠 870 01:08:20,350 --> 01:08:22,368 스무 살 때 저예요 871 01:08:23,662 --> 01:08:25,730 모자이크를 참 좋아했죠 872 01:08:26,482 --> 01:08:28,474 36살 때예요 873 01:08:28,901 --> 01:08:33,734 젠틸레 벨리니의 큰 그림 오른쪽 구석에서 찍었죠 874 01:08:33,864 --> 01:08:35,940 그림도 정말 좋아했어요 875 01:08:36,742 --> 01:08:38,993 그리고 80살의 저예요 876 01:08:39,453 --> 01:08:44,165 저는 세기의 변화를 체험한 사람이기도 해요 877 01:08:45,834 --> 01:08:49,959 2천 년이 다가올 즈음 온갖 소문이 돌았어요 878 01:08:50,088 --> 01:08:51,626 종말이 온다느니 879 01:08:51,757 --> 01:08:56,886 엄청난 컴퓨터 버그 때문에 뭐가 다 날아간댔죠 880 01:08:57,553 --> 01:09:01,887 31일 밤, 수천 가지 방법으로 축하하며 881 01:09:02,017 --> 01:09:04,306 불안과 열광이 함께 했죠 882 01:09:04,436 --> 01:09:09,105 그리고 21세기 첫날 아침 세상은 조용했어요 883 01:09:10,107 --> 01:09:13,607 그런데 이런 21세기 초 저에겐 884 01:09:13,737 --> 01:09:18,570 영화인 인생에 새로운 변화가 있었어요 885 01:09:18,699 --> 01:09:20,739 작은 디지털카메라는 886 01:09:20,869 --> 01:09:27,458 다르게 찍고 만들 수 있는 기회가 되었죠 887 01:09:28,335 --> 01:09:31,316 이 작은 카메라는 디지털이고 888 01:09:31,546 --> 01:09:35,137 경이롭죠 스트로보 효과도 889 01:09:35,467 --> 01:09:39,010 나르시시즘과 극사실주의도 표현하죠 890 01:10:04,079 --> 01:10:07,702 더 사적이고 내밀한 것도 만들 수 있었고 891 01:10:07,832 --> 01:10:10,501 자유롭게 다큐도 만들 수 있었죠 892 01:10:12,211 --> 01:10:16,987 이 수다 처음에 얘기했던 세 가지를 다시 말할게요 893 01:10:17,216 --> 01:10:21,216 저를 이끈 건 영감, 창작, 공유죠 894 01:10:21,345 --> 01:10:24,176 영감에 대해 더 얘기해 볼게요 895 01:10:24,307 --> 01:10:28,723 정말 신기하게도 종종 영감이란 걸 느껴요 896 01:10:28,853 --> 01:10:32,689 그리고 그건 현실에서 나오죠 897 01:10:32,940 --> 01:10:37,357 전 에드가르 키네 대로의 한 카페에 있었어요 898 01:10:37,487 --> 01:10:41,027 시장이 파할 무렵이었죠 899 01:10:41,157 --> 01:10:45,322 상인들은 상자나 바구니 금고 따위를 900 01:10:45,453 --> 01:10:48,284 트럭에 싣고 있었어요 901 01:10:48,414 --> 01:10:52,747 환경미화원들은 빗자루를 들고 기다렸죠 902 01:10:52,877 --> 01:10:54,666 그때 사람들이 오더니 903 01:10:54,795 --> 01:10:58,552 몸을 숙이고 뭔가 줍기 시작했어요 904 01:10:58,883 --> 01:11:02,636 그 순간 한 문장이 제 머릿속에 박혔죠 905 01:11:03,179 --> 01:11:06,848 '우리가 버리는 걸 이들은 줍고, 먹는다' 906 01:11:07,287 --> 01:11:10,974 이 문장이 하나의 주제로 와닿았고 907 01:11:11,187 --> 01:11:12,566 {\an1}이삭 줍는 사람들과 나 (2000) 908 01:11:12,667 --> 01:11:15,006 이건 반드시 다큐로 만들어야 했죠 909 01:11:16,517 --> 01:11:18,356 이삭을 줍는 행위는 910 01:11:18,486 --> 01:11:21,842 식량이 풍족한 현대에도 남아있다 911 01:11:22,778 --> 01:11:26,201 도시든 시골이든 몸을 숙이고 줍는다 912 01:11:26,536 --> 01:11:29,663 여기엔 창피함도 고민도 동요도 없다 913 01:11:30,997 --> 01:11:34,793 이때 소형 카메라가 제 역할을 했죠 914 01:11:35,044 --> 01:11:41,504 왜냐하면 카메라를 든 사람을 분명 멀리할 법한 915 01:11:41,634 --> 01:11:45,470 힘든 처지의 이들에게 다가가게 해줬어요 916 01:11:46,055 --> 01:11:51,080 붐 마이크를 든 음향 기사 선글라스를 쓴 조감독들 917 01:11:51,309 --> 01:11:54,016 그런 촬영 현장이 아니라 918 01:11:54,145 --> 01:11:58,400 사진기만큼 작은 카메라와 조그만 저만 있었죠 919 01:11:58,818 --> 01:12:00,439 전 무섭지 않았어요 920 01:12:00,569 --> 01:12:03,488 아무도 절 안 무서워했고요 921 01:12:03,864 --> 01:12:06,612 사실 그건 옛날부터 그랬어요 922 01:12:06,741 --> 01:12:11,371 그래서 쉽게 접촉했어요 알랭 얘기를 해보죠 923 01:12:13,374 --> 01:12:17,544 큰 가방을 멘 채 서서 먹는 남자가 있었다 924 01:12:23,341 --> 01:12:26,594 종종 눈에 띄었는데 늘 같은 가방에 925 01:12:27,263 --> 01:12:28,887 항상 뭔가를 먹었다 926 01:12:35,645 --> 01:12:39,224 파슬리를 먹고 있던 날 그에게 다가갔다 927 01:12:40,276 --> 01:12:42,148 파슬리를 많이 드세요? 928 01:12:42,278 --> 01:12:44,358 네, 몸에 좋으니까요 929 01:12:44,487 --> 01:12:47,153 비타민 C, E 베타카로틴 930 01:12:47,283 --> 01:12:49,909 아연, 마그네슘... 훌륭한 야채죠 931 01:12:51,786 --> 01:12:53,747 그의 대답에 말문이 막혔다 932 01:12:55,124 --> 01:12:58,163 이후 몇 주간 몇 번 더 그를 찍었고 933 01:12:58,293 --> 01:13:02,422 음향과 상관없이 그는 툭툭 말을 던졌다 934 01:13:05,592 --> 01:13:09,612 과일을 많이 먹어요 사과를 좋아하는데 935 01:13:10,013 --> 01:13:12,014 사과는 얼마든지 있죠 936 01:13:13,142 --> 01:13:16,477 - 하루에 몇 개나 먹죠? - 여섯, 일곱 개요 937 01:13:17,771 --> 01:13:22,316 - 주식인가요? - 빵도 먹죠 938 01:13:23,068 --> 01:13:28,530 몇 번 대화를 나눴고 어떻게 생물학 석사에서 939 01:13:28,740 --> 01:13:32,159 힘든 처지가 됐는지 사연도 들었죠 940 01:13:32,911 --> 01:13:36,205 특히 전 농촌에 관심을 가졌어요 941 01:13:36,831 --> 01:13:40,793 원래 이삭줍기는 추수한 밭에서 하는 거죠 942 01:13:41,336 --> 01:13:45,881 그래서 서둘러야 했어요 그땐 감자 철이었고 943 01:13:46,216 --> 01:13:51,425 변덕스러운 영화의 시간표를 계절은 기다려주지 않죠 944 01:13:51,555 --> 01:13:55,683 그래서 감자 협동조합에 연락했어요 945 01:13:56,434 --> 01:13:59,395 줍는 이들을 보고 조합을 찾아갔죠 946 01:14:03,149 --> 01:14:06,440 단단한 감자만 상품화되는데 947 01:14:06,570 --> 01:14:09,901 마트에서 2.5kg, 5kg 단위로 판매되죠 948 01:14:10,030 --> 01:14:13,826 거기서 요구하는 형태와 크기가 있어요 949 01:14:14,536 --> 01:14:18,037 우리가 납품하는 감자의 크기는 950 01:14:18,540 --> 01:14:22,872 45mm에서 7mm 사이예요 951 01:14:23,003 --> 01:14:26,088 나머진 무조건 폐기하죠 952 01:14:26,630 --> 01:14:29,129 크기가 다른 거 녹변한 거 953 01:14:29,259 --> 01:14:32,760 잘리거나 상처 난 거 자갈은 다 버립니다 954 01:14:32,971 --> 01:14:36,764 소위 '규격 외' 감자는 밭에 버려지죠 955 01:14:37,225 --> 01:14:39,560 한 30kg은 들고 가네요 956 01:14:40,311 --> 01:14:42,182 뒤에 몇 톤이 더 있죠 957 01:14:42,313 --> 01:14:46,608 몰라서 못 가져가는 사람들도 있을 거예요 958 01:14:47,277 --> 01:14:48,527 뭐, 그런 거죠 959 01:14:49,529 --> 01:14:53,364 아닌 게 아니라 정말 몰랐던 이도 있었죠 960 01:14:53,825 --> 01:14:56,618 이렇게 큰 감자가 버려졌네요 961 01:14:57,745 --> 01:14:59,078 보세요 962 01:15:00,123 --> 01:15:02,202 하트 모양도 있어요 963 01:15:02,333 --> 01:15:04,626 하트 하트 그건 나 줘요 964 01:15:05,878 --> 01:15:07,296 참 신기했죠 965 01:15:07,547 --> 01:15:11,382 기분이 좋았고 카메라를 더 가까이 댔죠 966 01:15:11,800 --> 01:15:13,801 저도 몇 개 가져왔어요 967 01:15:15,013 --> 01:15:18,469 다큐는 아무리 주제가 명확해도 968 01:15:18,599 --> 01:15:21,309 내가 뭘 하고 싶은진 내가 찍은 게 알려주죠 969 01:15:22,270 --> 01:15:25,225 하트 모양은 애정, 사랑을 뜻하죠 970 01:15:25,356 --> 01:15:30,815 신기하게 그런 마음이 저도 안 들 수가 없었고 971 01:15:30,945 --> 01:15:34,530 더 다정히 다가서게 해주었죠 972 01:15:37,785 --> 01:15:41,354 또 이 하트 감자들이 영감을 줬어요 973 01:15:42,122 --> 01:15:43,706 늙어가게 놔뒀죠 974 01:15:44,167 --> 01:15:47,210 싹이 트고 쭈그러들길 기다렸어요 975 01:15:48,379 --> 01:15:54,509 그래도 싹과 뿌리엔 새 생명을 품고 있었죠 976 01:15:58,013 --> 01:16:01,808 이 무렵 오브리스트가 내 인생에 찾아왔죠 977 01:16:02,476 --> 01:16:07,643 03년 베니스 비엔날레의 한 섹션을 맡았던 그는 978 01:16:07,773 --> 01:16:11,651 '유토피아 스테이션'이란 그룹을 만들었죠 979 01:16:12,444 --> 01:16:16,777 참여자는 포스터나 설치 작품을 해야 했는데 980 01:16:16,907 --> 01:16:19,455 전 감자 옷을 입고 나가서 981 01:16:19,785 --> 01:16:23,871 제 작품 '감자토피아'를 홍보했어요 982 01:16:26,792 --> 01:16:29,998 바닥엔 감자 7백kg를 깔았어요 983 01:16:30,229 --> 01:16:33,806 처음으로 세 화면에 전시했는데 984 01:16:34,216 --> 01:16:36,884 참 좋았어요 가운데 화면엔 985 01:16:37,219 --> 01:16:39,595 숨 쉬는 하트 감자가 있었고 986 01:16:45,269 --> 01:16:49,647 양옆 화면에는 싹과 뿌리가 있었죠 987 01:17:02,678 --> 01:17:05,375 이 부패한 작품을 통해 988 01:17:05,506 --> 01:17:10,510 비주얼 아트 작가의 대열에 합류했죠 989 01:17:10,803 --> 01:17:14,967 '플라스틱(조형) 미술'은 플라스틱이 생각나서 990 01:17:15,098 --> 01:17:18,100 영어 '비주얼 아트'가 전 좋아요 991 01:17:20,019 --> 01:17:25,358 복합적으로 보는 방식을 제안하는 게 즐거웠어요 992 01:17:26,025 --> 01:17:31,738 또 15, 16세기 세폭화에 보낸 저의 인사였죠 993 01:17:33,574 --> 01:17:37,032 독특한 느낌을 뿜는 세폭화들이 있어요 994 01:17:37,161 --> 01:17:40,744 실내의 모습을 담은 세폭화를 보며 995 01:17:40,873 --> 01:17:43,538 저도 그런 걸 해보고 싶었어요 996 01:17:43,668 --> 01:17:46,567 그래서 만든 게 '누아르무티에의 세폭화'죠 997 01:17:46,797 --> 01:17:48,410 단순한 부엌이에요 998 01:17:49,173 --> 01:17:51,088 남자는 맥주를 마시고 999 01:17:51,218 --> 01:17:56,763 어머니는 엉킨 줄을 풀고 아내는 감자를 깎죠 1000 01:17:58,349 --> 01:18:01,560 전 항상 이런 의문을 가졌어요 1001 01:18:02,020 --> 01:18:05,619 즉석 사진을 보면 전과 후가 궁금했고 1002 01:18:06,149 --> 01:18:08,825 영화라면 화면 밖이 궁금했죠 1003 01:18:10,862 --> 01:18:16,491 그래서 덧창을 달아 외화면을 표현했어요 1004 01:18:21,914 --> 01:18:26,084 넓은 시야를 원하는 욕구에 대한 저의 답이죠 1005 01:18:28,087 --> 01:18:32,087 관람자가 벽 너머를 볼지 말지 택할 수 있어요 1006 01:18:50,193 --> 01:18:53,617 많은 관람객이 다양한 반응을 보였죠 1007 01:18:53,947 --> 01:18:57,529 이 작품은 뉴욕 '모마'에 한 점이 있고 1008 01:18:57,659 --> 01:19:00,573 이어서 이 자리를 주최한 1009 01:19:00,703 --> 01:19:03,618 카르티에 현대미술 재단의 1010 01:19:03,748 --> 01:19:08,465 창작 디렉터 겸 사무총장 에르베 샹데스가 1011 01:19:08,795 --> 01:19:11,672 이 세폭화를 구입해 주었죠 1012 01:19:11,965 --> 01:19:16,802 이제 에르베를 불러 함께 수다를 떨어볼게요 1013 01:19:22,724 --> 01:19:23,974 안녕하세요 1014 01:19:25,435 --> 01:19:27,592 아녜스, 여러분 반갑습니다 1015 01:19:28,106 --> 01:19:30,903 자네가 날 불러서 처음 만났었지? 1016 01:19:31,234 --> 01:19:33,648 베니스에서 전시를 봤었고 1017 01:19:33,778 --> 01:19:37,239 05년에 제가 전화를 드렸어요 1018 01:19:37,824 --> 01:19:41,864 마르틴 아부카야 화랑 개인전이 금방 성사됐고 1019 01:19:41,994 --> 01:19:44,425 그때 저랑 함께 갔어요 1020 01:19:44,871 --> 01:19:48,621 '누아르무티에의 세폭화'를 거기서 봤죠 1021 01:19:48,750 --> 01:19:50,748 '누아르무티에의 과부들'도요 1022 01:19:50,877 --> 01:19:54,923 맞아, 자네가 날 불러 멋진 공간을 마련해줬어 1023 01:19:55,341 --> 01:19:59,005 그런 넓은 곳이 생겨서 기쁘고 흥분됐어 1024 01:19:59,136 --> 01:20:03,264 자크 드미와 자주 살던 누아르무티에 섬에 관한 1025 01:20:03,724 --> 01:20:08,036 내 생각과 제안을 한데 모을 수 있었으니까 1026 01:20:08,562 --> 01:20:11,177 그래서 제목도 중의적으로 지었죠 1027 01:20:11,606 --> 01:20:14,651 '섬(그)과 그녀' 06년이었어요 1028 01:20:16,028 --> 01:20:18,818 그 섬은 다리가 놓이기 전까진 1029 01:20:18,948 --> 01:20:24,699 썰물 때만 '구아' 바닷길로 들어갈 수 있었죠 1030 01:20:26,439 --> 01:20:32,052 물때표와 통행 시간이 안내판에 적혀 있었다 1031 01:20:32,627 --> 01:20:35,463 그래서 관람객에게도 제한을 주려고 1032 01:20:36,048 --> 01:20:37,549 차단기를 설치했어요 1033 01:20:38,091 --> 01:20:40,714 썰물이 돼야 입장을 했죠 1034 01:20:40,844 --> 01:20:42,428 좋은 아이디어였어 1035 01:20:43,555 --> 01:20:47,680 공장용 비닐 커튼 위 영상으로 1036 01:20:47,809 --> 01:20:49,769 물이 빠지는 걸 보고 나면 1037 01:20:51,313 --> 01:20:53,939 그 뒤에 차단기가 올라갔죠 1038 01:20:57,444 --> 01:20:59,270 섬 안으로 1039 01:21:00,030 --> 01:21:02,073 저의 세계로 들어왔어요 1040 01:21:02,783 --> 01:21:06,619 대형 사진엽서와 사진 오두막이 있었죠 1041 01:21:07,287 --> 01:21:08,454 여자 얼굴 1042 01:21:09,498 --> 01:21:10,623 남자 얼굴 1043 01:21:11,667 --> 01:21:15,373 장 누벨이 설계한 이 건물 대형 전시실의 1044 01:21:15,504 --> 01:21:19,085 공간과 햇빛을 활용해 1045 01:21:19,216 --> 01:21:22,176 제 첫 영화 오두막을 지었어요 1046 01:21:24,136 --> 01:21:27,402 재료는 한 영화의 복제본 필름이었죠 1047 01:21:29,141 --> 01:21:32,307 크리스토프 발로가 만든 철골 구조에 1048 01:21:32,436 --> 01:21:37,899 아홉 개 릴로 된 복제본 필름 3천5백m와 1049 01:21:38,128 --> 01:21:42,625 릴 한두 통을 더 써서 지붕까지 마무리했죠 1050 01:21:43,960 --> 01:21:47,498 관람객으로선 이 영화의 멋진 배우인 1051 01:21:47,672 --> 01:21:49,919 카트린 드뇌브 미셸 피콜리가 1052 01:21:50,050 --> 01:21:52,217 확 크게 다가왔겠죠 1053 01:21:53,677 --> 01:21:57,261 클로즈업과 필름을 투과한 햇빛이 1054 01:21:57,390 --> 01:22:00,059 새로운 형태의 영화를 만들었어요 1055 01:22:01,728 --> 01:22:03,394 시간을 되감을게요 1056 01:22:04,481 --> 01:22:09,339 예전 우리 영화인들은 35mm 필름과 같이 살았죠 1057 01:22:09,569 --> 01:22:12,721 손으로 편집하고 붙이고 1058 01:22:14,491 --> 01:22:16,446 통에 담아 옮겼어요 1059 01:22:16,576 --> 01:22:20,411 그리고 모든 게 극장 영사실로 갔어요 1060 01:22:21,830 --> 01:22:27,002 이젠 디지털 파일 덕분에 영사 과정은 사라졌죠 1061 01:22:28,505 --> 01:22:33,505 주위엔 수백 통의 필름이 쌓여 있었어요, 선반에도 1062 01:22:33,635 --> 01:22:37,471 지하실에도, 영사실에도 창고에도요 1063 01:22:46,438 --> 01:22:51,819 18년엔 제 영화 '행복'의 필름을 사용해서 1064 01:22:52,070 --> 01:22:54,901 오바디아 화랑에 3호 오두막을 지었죠 1065 01:23:01,913 --> 01:23:05,624 이 영화를 아는 분은 오프닝이 떠올랐겠죠 1066 01:23:07,627 --> 01:23:10,582 장클로드 드루오와 아내와 아이들 1067 01:23:10,713 --> 01:23:15,130 실제 인물들이 멀리 희미하게 다가오고 1068 01:23:15,260 --> 01:23:18,428 전경에는 해바라기밭이 있었죠 1069 01:23:21,516 --> 01:23:26,723 영화 필름과 함께 광학 사운드트랙과 1070 01:23:26,854 --> 01:23:32,430 영사용 천공이 잘 보이게 라이트박스도 만들었죠 1071 01:23:36,239 --> 01:23:40,612 보세요 통으로 만든 아치예요 1072 01:23:40,743 --> 01:23:44,075 필름을 보관하는 깡통들이에요 1073 01:23:44,204 --> 01:23:47,332 다시 말해, 콘텐츠와 그걸 담는 용기죠 1074 01:23:48,417 --> 01:23:49,539 다 비어 있죠? 1075 01:23:49,668 --> 01:23:54,377 네, 필름들은 오두막을 만드는 데 썼어요 1076 01:23:54,506 --> 01:23:58,051 - 재활용이군요 - 항상 그래요 1077 01:23:58,302 --> 01:24:03,931 '이삭 줍는 사람들'이 이 테마를 알려준 뒤로 1078 01:24:04,077 --> 01:24:04,718 네 1079 01:24:04,867 --> 01:24:06,472 관심을 가졌고 1080 01:24:06,602 --> 01:24:10,652 재활용이 즐거운 일이란 걸 알았죠 1081 01:24:10,981 --> 01:24:13,271 사물들은 죽지 않아요 1082 01:24:13,400 --> 01:24:18,734 이제는 이 통도, 심지어 저 필름도 필요 없지만 1083 01:24:18,864 --> 01:24:21,779 소위 예술적으로 재활용해 1084 01:24:21,909 --> 01:24:26,117 다른 삶을 줬어요 죽지 않고 변화한 거죠 1085 01:24:26,247 --> 01:24:28,869 소멸, 창조 대신 만물은 변하죠 1086 01:24:28,999 --> 01:24:32,873 그 변화를 일으키는 게 창작과 상상이고요 1087 01:24:38,550 --> 01:24:43,550 오두막과 같은 층엔 플라스틱 작품도 있었죠 1088 01:24:44,974 --> 01:24:48,197 꽤 진지한 작품인데 웃음을 줘요 1089 01:24:48,726 --> 01:24:53,146 에어 매트, 튜브... 어릴 때 여름방학 같아요 1090 01:24:54,525 --> 01:24:58,607 오늘날 플라스틱이 지구에 재앙인 건 알지만 1091 01:24:58,736 --> 01:25:04,200 색색에 값싸고 재미있는 이 소재를 난 좋아해요 1092 01:25:05,285 --> 01:25:10,373 3유로짜리 샌들 소비사회가 낳은 쾌거죠 1093 01:25:10,999 --> 01:25:12,917 전 잔치를 벌였어요 1094 01:25:13,961 --> 01:25:15,874 색이 춤을 춰요 1095 01:25:16,004 --> 01:25:18,673 제 머릿속에서요 여름이에요 1096 01:25:20,259 --> 01:25:22,840 이걸 만든 동기는 두 가지인데 1097 01:25:22,970 --> 01:25:26,338 우선 온갖 색 속에 절 던지고 싶었고 1098 01:25:27,068 --> 01:25:30,309 또 소리가 영감을 줬어요 1099 01:25:31,103 --> 01:25:33,603 탁구, 샌들, 야영장 소리가요 1100 01:25:44,741 --> 01:25:48,935 뤼바가 진동 탁자로 즉석에서 곡을 만들었죠 1101 01:25:49,495 --> 01:25:52,205 이건 '탁구공을 위한 협주곡'이에요 1102 01:26:02,383 --> 01:26:07,925 아이들의 천진한 세계에서 진중한 작품으로 가보죠 1103 01:26:08,056 --> 01:26:10,469 '누아르무티에의 과부들' 입니다 1104 01:26:10,600 --> 01:26:14,473 그 섬엔 그런 분이 많았고 전 자주 갔어요 1105 01:26:14,604 --> 01:26:16,229 저도 남편을 잃었고요 1106 01:26:18,191 --> 01:26:20,229 그분들과 친근감을 느꼈고 1107 01:26:20,360 --> 01:26:24,363 촬영하지 않겠냐고 물어봤어요 1108 01:26:24,781 --> 01:26:28,362 마주 앉아서요 거의 늘 저 혼자 갔죠 1109 01:26:28,493 --> 01:26:31,953 그리고 저를 신뢰해 주었어요 1110 01:26:32,747 --> 01:26:36,838 본인들의 고민을 말해줄 수 있을 만큼요 1111 01:26:37,168 --> 01:26:42,294 전 특별한 공간과 장치를 준비하기로 선택했죠 1112 01:26:42,423 --> 01:26:45,830 다면 분할 영상을 준비했어요 1113 01:26:46,678 --> 01:26:51,598 얀 반 케셀의 4대륙 연작처럼요 1114 01:26:55,270 --> 01:27:00,978 중앙의 에릭 고티에가 촬영한 35mm 영상에선 1115 01:27:01,109 --> 01:27:02,980 남편을 잃은 여성들이 1116 01:27:03,111 --> 01:27:06,213 해변에 놓인 탁자 주위를 돌고 있죠 1117 01:27:07,422 --> 01:27:11,618 그리고 이 영상 주위엔 14개의 화면이 있고 1118 01:27:12,320 --> 01:27:14,136 14개의 의자를 놓았죠 1119 01:27:14,330 --> 01:27:18,108 의자마다 한 여성의 얘기만 들을 수 있죠 1120 01:27:20,336 --> 01:27:23,976 어떤 사람은 죽은 이와 말을 했다는데 1121 01:27:24,107 --> 01:27:27,259 난 그런 적 한 번도 없어요 1122 01:27:30,988 --> 01:27:35,847 전 자식들에게 말해요 '떠난 지 13년이 됐지만' 1123 01:27:35,977 --> 01:27:38,591 '지금도 어제 일 같다'고 1124 01:27:39,021 --> 01:27:40,689 특히 밤에요 1125 01:27:41,983 --> 01:27:46,574 낮에는 자질구레한 일들이 있잖아요 1126 01:27:46,903 --> 01:27:50,987 하지만 밤에 혼자 있을 때는 1127 01:27:51,117 --> 01:27:53,243 생각이 많아지잖아요 1128 01:27:57,748 --> 01:28:01,831 그립죠 그 촉감이 그립고... 1129 01:28:01,961 --> 01:28:07,752 아직 집안 가득 남편이 있어요, 남편의 체취... 1130 01:28:07,883 --> 01:28:12,094 그저껜 남편이 시장에서 사 온 콩을 먹었어요 1131 01:28:13,293 --> 01:28:15,419 진짜 얼마 전이에요 1132 01:28:34,314 --> 01:28:39,318 저는 지금처럼 모두가 한 화면으로 1133 01:28:39,862 --> 01:28:42,530 같은 것을 보는 데 익숙했는데 1134 01:28:43,115 --> 01:28:46,446 관객과의 관계를 바꿔보는 게 재밌었죠 1135 01:28:46,577 --> 01:28:52,411 보셨다시피 각자 한 명의 말밖에 못 듣지만 1136 01:28:52,541 --> 01:28:54,413 14명이 같은 방에 있죠 1137 01:28:54,543 --> 01:28:58,792 개인적인 것과 집단적인 것을 묶은 거죠 1138 01:29:03,177 --> 01:29:07,143 이 여성들 각자가 누군가에게 했던 말은 1139 01:29:07,372 --> 01:29:11,689 이 작품이 다른 나라에서 전시될 때 1140 01:29:12,019 --> 01:29:15,517 자막을 달 수가 없었어요 1141 01:29:15,646 --> 01:29:19,896 내밀함이 깨지니까요 그래서 더빙했죠 1142 01:29:20,027 --> 01:29:23,154 그래서 스웨덴어로 더빙했고 1143 01:29:23,362 --> 01:29:24,977 당연히 영어로도 했고 1144 01:29:25,199 --> 01:29:27,825 스페인어와 중국어로도 했죠 1145 01:29:32,706 --> 01:29:34,624 우린 정말 사랑했어요 1146 01:29:46,677 --> 01:29:51,511 이 섬 여성들의 말이 멀리에서 들어줄 사람을 1147 01:29:51,642 --> 01:29:54,100 만나는 게 저도 놀라웠어요 1148 01:29:54,895 --> 01:29:59,186 누아르무티에 섬 주민의 사연 같은 1149 01:29:59,316 --> 01:30:03,376 아주 지역적인 것이 중국, 아르헨티나에서도 1150 01:30:03,996 --> 01:30:09,158 완전히 보편적인 게 되는 방식이 인상적이었어요 1151 01:30:09,743 --> 01:30:13,959 이 일로 전 예술에 대한 신뢰가 생겼어요 1152 01:30:14,189 --> 01:30:18,997 예술은 문화, 지역, 국가, 종교 1153 01:30:19,126 --> 01:30:24,340 나이도 가로지르는 그 무언가예요 1154 01:30:26,092 --> 01:30:28,436 이참에 말하면 제 나이는 1155 01:30:29,136 --> 01:30:31,972 아흔이 넘었지만 신경 안 써요 1156 01:30:33,082 --> 01:30:38,311 10년 전 여든을 앞뒀을 땐 혼자 당황했죠 1157 01:30:38,629 --> 01:30:43,270 80이란 숫자가 기차의 정면처럼 1158 01:30:43,401 --> 01:30:49,009 돌진해 오는 것 같았고 뭔가 해야 할 것 같았어요 1159 01:30:49,240 --> 01:30:52,204 그래서 한 영화에 달려들었고 1160 01:30:52,535 --> 01:30:57,258 '빨리해야 해, 빨리'란 생각을 했어요 1161 01:30:58,552 --> 01:31:02,723 그 영화는 자화상이자 제 여정담이 됐죠 1162 01:31:03,557 --> 01:31:05,679 '아녜스의 해변'이란 제목은 1163 01:31:05,810 --> 01:31:09,391 제가 평생 해변 가까이 살아서 붙였죠 1164 01:31:09,522 --> 01:31:13,395 어릴 땐 벨기에와 북해 해변에서 컸고 1165 01:31:13,526 --> 01:31:16,398 폭격을 피해 피난을 간 곳이 1166 01:31:16,529 --> 01:31:19,536 지중해의 세트였죠 1167 01:31:19,865 --> 01:31:22,238 자크가 대서양을 알려줬고 1168 01:31:22,368 --> 01:31:26,075 우린 태평양이 있는 LA에서도 살았죠 1169 01:31:26,205 --> 01:31:28,706 모든 바다를 다 본 것 같아요 1170 01:31:29,959 --> 01:31:33,016 또 자크와 오래 살았던 다게르 거리에 1171 01:31:33,546 --> 01:31:38,504 이 제목을 정당화하기 위해 해변을 만들었죠 1172 01:31:38,634 --> 01:31:41,591 집과 사무실 바로 앞이에요 1173 01:31:41,721 --> 01:31:43,289 '시네 타마리스'입니다 1174 01:31:43,419 --> 01:31:46,709 세실 로즈요? 곧 바꿔드릴게요 1175 01:31:46,839 --> 01:31:50,674 '당나귀의 공주' 대여권 문의인데... 1176 01:31:52,467 --> 01:31:54,216 {\an1}아녜스 바르다의 해변 (2008) 1177 01:31:54,347 --> 01:31:56,886 아녜스 바꿔드릴게요 1178 01:31:57,016 --> 01:31:58,554 내가 먼저야 1179 01:31:58,683 --> 01:32:01,269 끊지 말고 기다리세요 1180 01:32:04,899 --> 01:32:06,566 차도 다 마셨네 1181 01:32:07,360 --> 01:32:11,363 견적서 어떡해? 대체 끝나질 않아 1182 01:32:11,906 --> 01:32:13,903 집 앞 해변도 좋더군요 1183 01:32:14,033 --> 01:32:17,573 이웃들도 즐거워했지만 화도 냈죠 1184 01:32:17,702 --> 01:32:20,372 이틀이나 길을 막고 있었거든요 1185 01:32:20,705 --> 01:32:22,036 허가는 받았어요 1186 01:32:22,166 --> 01:32:24,959 - 개인 소장용이에요 - 저기 문의하세요 1187 01:32:25,378 --> 01:32:26,961 은행이죠? 1188 01:32:28,823 --> 01:32:32,088 대출 좀 해야겠어요 무이자로 1189 01:32:32,218 --> 01:32:35,662 그래야 영화가 무사히 끝날 것 같아요 1190 01:32:36,055 --> 01:32:39,773 무이자면 정말 좋겠죠 돈은 늘 문제였어요 1191 01:32:40,226 --> 01:32:44,479 물론 돈을 쓰면 거둘 줄도 알아야 한다 1192 01:32:44,688 --> 01:32:47,065 돈이 안 되면 상이라도 1193 01:32:47,607 --> 01:32:52,570 모래 위에 자크와 내가 받은 상을 모아놨다 1194 01:32:53,239 --> 01:32:56,448 칸 황금종려상 베니스 황금사자상 1195 01:32:57,450 --> 01:32:58,618 그리고 그 뒤로도... 1196 01:32:59,954 --> 01:33:02,329 '다 헛되고 헛되노니...' 1197 01:33:17,345 --> 01:33:20,503 자기 인생 얘기를 하는 수다쟁이에 1198 01:33:20,932 --> 01:33:24,811 작고 통통한 할머니를 연기 중이에요 1199 01:33:27,772 --> 01:33:32,067 난 남들한테 관심이 많고 그들을 찍길 좋아하죠 1200 01:33:33,237 --> 01:33:37,165 그들은 내 궁금증을 자극하고, 동기를 주고 1201 01:33:37,574 --> 01:33:39,199 내게 호소해 오고 1202 01:33:39,743 --> 01:33:42,453 날 당황하게도 열광하게도 하죠 1203 01:33:44,331 --> 01:33:47,041 근데 이번엔 내 얘기를 할게요 1204 01:33:47,459 --> 01:33:50,836 사람을 열었을 때 거기 풍경이 있다면 1205 01:33:52,172 --> 01:33:55,299 나를 열면 해변이 있을 거예요 1206 01:33:59,012 --> 01:34:01,263 딱 좋은데, 돌려봐요 1207 01:34:03,058 --> 01:34:08,229 거울은 화가가 자화상을 그릴 때 애용하는 도구죠 1208 01:34:09,397 --> 01:34:13,691 하지만 저는 거울로 1209 01:34:14,110 --> 01:34:17,196 저와 함께 일했던 모두를 소개했어요 1210 01:34:17,781 --> 01:34:22,363 영화란 게 '남들과 나' '나와 남들'일 수 있단 걸 1211 01:34:22,494 --> 01:34:23,811 이렇게 표현했죠 1212 01:34:28,375 --> 01:34:31,956 남들과 걸었던 일들을 생각해 봤어요 1213 01:34:32,087 --> 01:34:33,963 이유는 여러 가지였죠 1214 01:34:35,090 --> 01:34:40,215 상페의 그림을 오마주한 시위가 하고 싶었어요 1215 01:34:40,345 --> 01:34:42,157 {\an8}난 온몸이 아프다 1216 01:34:42,806 --> 01:34:46,137 이 시위를 촬영했고 그 옆에서 혼자 1217 01:34:46,267 --> 01:34:49,478 '난 온몸이 아프다' 팻말을 들었죠 1218 01:34:51,773 --> 01:34:55,242 전 또 할 수 있어요 지금도 사실이니까요 1219 01:34:55,777 --> 01:35:00,197 아무튼 이 영화를 만들며 제 인생뿐만 아니라 1220 01:35:00,573 --> 01:35:02,779 제 영화들도 얘기하고 1221 01:35:02,909 --> 01:35:07,246 영화와 관련된 추억을 현재에 되살리고 1222 01:35:08,163 --> 01:35:11,286 또 현재의 순간도 놓치지 않고 싶었죠 1223 01:35:11,417 --> 01:35:15,582 예컨대, 어릴 때 살던 집을 가봤어요 1224 01:35:15,713 --> 01:35:18,420 브뤼셀의 로로르 거리죠 1225 01:35:18,550 --> 01:35:22,005 촬영을 갔는데 한 부부가 살고 있었고 1226 01:35:22,136 --> 01:35:26,139 모형 기차 수집가였어요 요만했죠 1227 01:35:26,557 --> 01:35:31,014 신이 나서 설명해주는데 1228 01:35:31,145 --> 01:35:34,017 결국 그걸로 다큐 하나를 찍었어요 1229 01:35:34,148 --> 01:35:37,230 제 옛날 커튼 얘기보다는 재밌을 테니 1230 01:35:37,359 --> 01:35:42,805 저보다는 남 얘기를 듣는 게 옳은 선택이었죠 1231 01:35:45,952 --> 01:35:48,449 이 모형은 놋쇠예요 1232 01:35:48,579 --> 01:35:52,790 스위스에 가져가 팔면 8만 벨기에 프랑은 돼요 1233 01:35:53,083 --> 01:35:55,836 150개 한정 생산품이죠 1234 01:35:56,670 --> 01:35:58,463 서로 미쳤다고 해요 1235 01:35:58,948 --> 01:36:04,339 모형이든 실물이든 기차 애호가를 통틀어 1236 01:36:04,470 --> 01:36:07,347 '철도병자'라고 하죠 1237 01:36:10,517 --> 01:36:12,176 '철도병자'요? 1238 01:36:14,063 --> 01:36:18,146 드문 경험이었고 다큐를 좋아했기에 1239 01:36:18,276 --> 01:36:21,616 우연이 준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어요 1240 01:36:22,446 --> 01:36:25,164 어린 시절 추억은 못 건졌지만요 1241 01:36:30,287 --> 01:36:34,579 첫 영화를 찍은 '라 푸앵트 쿠르트'로 갔죠 1242 01:36:34,708 --> 01:36:39,333 장소와 인물을 선택하고 일반인과 촬영하는 법을 1243 01:36:39,463 --> 01:36:41,251 가르쳐준 곳이죠 1244 01:36:41,382 --> 01:36:43,383 그곳을 걷다가 1245 01:36:43,701 --> 01:36:48,509 영화의 추억과 관련된 장면을 만들고 싶어졌죠 1246 01:36:48,639 --> 01:36:51,057 현재형인 감정으로요 1247 01:36:51,475 --> 01:36:57,279 마침 연습으로 찍었던 16mm 영상을 찾았거든요 1248 01:36:57,409 --> 01:37:01,491 제 친구 쉬조와 남편 피에로가 1249 01:37:01,622 --> 01:37:06,000 촬영 전에 주인공 부부 역을 해줬죠 1250 01:37:07,085 --> 01:37:11,005 편집이 끝나기 전 피에로가 암으로 죽었다 1251 01:37:11,903 --> 01:37:13,111 {\an8}피에로에게... 1252 01:37:13,675 --> 01:37:15,551 쉬조는 혼자 두 아들 1253 01:37:16,053 --> 01:37:18,221 블레즈, 뱅상을 키웠다 1254 01:37:19,348 --> 01:37:23,798 둘을 불러 영화의 수레로 작은 추모식을 열었다 1255 01:37:24,228 --> 01:37:28,222 둘은 못 봤던 그 영상을 보여주기 위해서였다 1256 01:37:41,495 --> 01:37:45,705 사진이 아닌 움직이는 아버지는 처음 보았다 1257 01:37:56,510 --> 01:38:00,930 그날 밤 우린 사랑했던 친구와 함께 걸었죠 1258 01:38:02,014 --> 01:38:06,348 한편 이름도 없이 잊힌 수백 명의 사람이 1259 01:38:06,478 --> 01:38:09,985 볼탄스키에게 영감을 주었어요 1260 01:38:10,314 --> 01:38:12,229 제목은 '사람들'이죠 1261 01:38:12,359 --> 01:38:16,529 수많은 녹슨 양철 상자는 이 프로젝트의 상징이죠 1262 01:38:16,863 --> 01:38:23,540 번호들은 각기 다른 상자란 걸 상기시켜 주죠 1263 01:38:23,870 --> 01:38:26,910 마치 이 안에 사람이 있는 것 같아요 1264 01:38:27,039 --> 01:38:30,918 누군가의 마음이나 영혼이요 1265 01:38:33,462 --> 01:38:36,945 벽 뒤엔 위령탑이 서 있는 것 같았어요 1266 01:38:37,175 --> 01:38:39,873 이 거대한 설치 작품을 촬영했죠 1267 01:38:40,595 --> 01:38:43,818 바닥엔 수천 벌의 옷이 깔려 있고 1268 01:38:44,266 --> 01:38:46,313 헌 옷 피라미드가 있었죠 1269 01:38:46,642 --> 01:38:48,865 작가는 여기에 의미를 부여했죠 1270 01:38:49,396 --> 01:38:52,410 옷을 집었다가 놓는 동작을 1271 01:38:53,065 --> 01:38:55,896 이 집게는 끊임없이 반복합니다 1272 01:38:56,027 --> 01:39:01,152 또 무작위로 집는 게 신의 손처럼도 보여요 1273 01:39:01,282 --> 01:39:03,254 선도 악도 아닌 1274 01:39:03,384 --> 01:39:06,726 집고 버리는 자기 일을 할 뿐이죠 1275 01:39:15,183 --> 01:39:16,682 {\an1}여기저기의 아녜스 바르다 (2011) 1276 01:39:16,783 --> 01:39:19,075 세계를 다니며 만든 시리즈였어요 1277 01:39:19,404 --> 01:39:23,386 사람과 장소 프랑스에선 예술가를 찍었죠 1278 01:39:26,557 --> 01:39:30,756 예술가와 영화인은 절 향해 그 마음을 열어주고 1279 01:39:31,187 --> 01:39:34,139 저에게 기쁨과 활력을 주죠 1280 01:39:36,400 --> 01:39:38,814 또 창작욕도 주는데 1281 01:39:38,945 --> 01:39:43,156 주제와 프로젝트마다 새로운 장치를 생각하죠 1282 01:39:45,076 --> 01:39:48,954 낭트의 철거 중인 한 건물 3층에서 1283 01:39:49,247 --> 01:39:53,371 빈털터리 무단 입주자가 어떻게 살고 1284 01:39:53,501 --> 01:39:55,840 쫓겨나는지 이야기했죠 1285 01:39:56,294 --> 01:39:59,130 전 복도에 신문 기사를 붙이고 1286 01:39:59,757 --> 01:40:03,969 버려진 방에 세 가지 생필품을 갖다놨어요 1287 01:40:04,470 --> 01:40:08,427 무단입주자들은 잘 곳을 찾으니, 매트리스 1288 01:40:08,558 --> 01:40:11,142 추우니까, 장작 난로 1289 01:40:11,644 --> 01:40:15,230 배가 고프니 카트와 전자레인지 1290 01:40:16,816 --> 01:40:19,526 침대가 있는 건 대단한 거예요 1291 01:40:19,944 --> 01:40:24,698 침대와 지붕이 있다는 건 중요하죠 1292 01:40:25,615 --> 01:40:28,114 누가 매트리스를 버리면 1293 01:40:28,244 --> 01:40:31,830 우리가 집에 가져와서 쓰죠 1294 01:40:34,291 --> 01:40:36,710 혼자 사나요? 여럿이 사나요? 1295 01:40:37,878 --> 01:40:42,090 대여섯 명 정도... 지금은 다섯이에요 1296 01:40:42,924 --> 01:40:46,632 대비해도 소용없어요 겨울이 오면 1297 01:40:46,761 --> 01:40:48,883 한순간에 추워지죠 1298 01:40:49,014 --> 01:40:51,348 올해 겨울은 유독 힘들었어요 1299 01:40:51,976 --> 01:40:55,890 창문들이 깨져서 바람이 들어오고 1300 01:40:56,021 --> 01:40:59,515 집의 습기도 장난이 아니에요 1301 01:41:00,650 --> 01:41:03,360 언제든 길에 나앉을 수 있어요 1302 01:41:03,904 --> 01:41:08,515 어느 날 아침 느닷없이 경찰이 올 수 있죠 1303 01:41:10,744 --> 01:41:14,872 - 아침 7시였어요 - 사람들이 벨을 눌렀죠 1304 01:41:15,457 --> 01:41:21,250 빨리 못 일어났더니 문을 부수고 들어왔죠 1305 01:41:21,379 --> 01:41:24,506 무지막지했죠 경찰과 무장경찰이 1306 01:41:25,800 --> 01:41:27,573 40명도 넘게 왔어요 1307 01:41:27,802 --> 01:41:32,406 우리를 포위해 몰아냈죠 순식간이었어요 1308 01:41:32,558 --> 01:41:36,368 10분도 채 안 걸렸죠 1309 01:41:37,020 --> 01:41:38,450 짐이 안에 있어요 1310 01:41:38,580 --> 01:41:43,042 - 못 가져와요? - 절대요, 다 벽을 쳤어요 1311 01:41:46,613 --> 01:41:49,356 벽의 반대말은 해변이에요 1312 01:41:51,535 --> 01:41:54,365 그런데 해변을 벽에 붙일 수 있죠 1313 01:41:54,496 --> 01:41:57,748 세 방법을 사용해 바다가 연상되게 했어요 1314 01:41:59,042 --> 01:42:00,622 우선 대형 사진 1315 01:42:00,752 --> 01:42:03,750 파도의 물거품이 멈춰 있죠 1316 01:42:03,880 --> 01:42:07,087 이어서 멈춰 있는 사진이 움직이고 1317 01:42:07,217 --> 01:42:10,511 파도가 모래까지 밀려오죠 1318 01:42:11,221 --> 01:42:14,932 그리고 모래가 있어요 실체가 있는 현실이죠 1319 01:42:17,853 --> 01:42:19,687 '감자토피아' 때도 그랬지만 1320 01:42:20,564 --> 01:42:25,230 전 현실과 그걸 재현한 걸 가까이 두길 좋아해요 1321 01:42:25,360 --> 01:42:26,981 근사한 기획이죠 1322 01:42:27,112 --> 01:42:31,699 움직이는 것과 정지된 걸 나란히 놓는 것도 좋고요 1323 01:42:32,409 --> 01:42:33,776 영상과 1324 01:42:36,288 --> 01:42:37,871 사진을요 1325 01:42:39,624 --> 01:42:42,689 가운데 사진은 옛날 사진으로 1326 01:42:42,919 --> 01:42:45,671 50년대 흑백 필름 사진이죠 1327 01:42:46,715 --> 01:42:51,135 그 옆에는 움직이는 비둘기를 찍은 1328 01:42:51,428 --> 01:42:53,679 컬러 디지털 사진이 있죠 1329 01:42:55,265 --> 01:42:58,474 멕시코에서 봤던 액자와 비슷하네요 1330 01:42:58,727 --> 01:43:00,853 미켈 바르셀로예요 1331 01:43:01,896 --> 01:43:06,774 다른 세폭화예요 알리스 사진을 벽에 걸고 1332 01:43:07,152 --> 01:43:10,778 양쪽에 영상을 영사했어요 1333 01:43:13,908 --> 01:43:17,785 소들은 많이 안 움직여서 좋아요 1334 01:43:18,329 --> 01:43:20,869 잠시 소를 찍고 있으면 1335 01:43:20,999 --> 01:43:26,149 정지 상태와 운동 사이의 불안정한 순간이 보이죠 1336 01:43:26,378 --> 01:43:29,778 한 마리가 귀를 흔든 뒤에 움직여요 1337 01:43:30,008 --> 01:43:33,760 즉, 운동 욕구와 정지 상태는 연결돼 있죠 1338 01:43:36,805 --> 01:43:40,224 제 가족이었던 고양이 구구를 위해 1339 01:43:40,602 --> 01:43:42,853 무덤을 만들어줬어요 1340 01:43:47,650 --> 01:43:52,333 라이히의 음악에 맞춰 애니메이션을 만들었죠 1341 01:43:52,864 --> 01:43:56,621 꽃과 조개로 무덤을 완성한 뒤에 1342 01:43:56,951 --> 01:44:01,943 하나씩 뺄 때마다 사진을 찍었어요 1343 01:44:02,373 --> 01:44:06,042 그리고 그걸 거꾸로 돌린 영상이에요 1344 01:44:13,634 --> 01:44:17,929 에르베, 이걸 찍던 날 딸이랑 같이 왔었지? 1345 01:44:18,264 --> 01:44:20,919 네, 딸이 크레인도 탔었죠 1346 01:44:24,144 --> 01:44:26,391 나무에 큰 꽃을 달았어 1347 01:44:26,522 --> 01:44:30,108 이유가 있어서 기준점이 필요했거든 1348 01:44:31,235 --> 01:44:35,234 난 물었지 '재단 돈으로 헬기도 빌려주나?' 1349 01:44:35,364 --> 01:44:37,282 '네, 물론이죠' 1350 01:44:37,992 --> 01:44:43,451 그래서 이 꽃을 기준으로 헬기 영상을 찍었고 1351 01:44:43,581 --> 01:44:48,751 이 무덤이 바닷가에 있다는 걸 보여줬죠 1352 01:44:49,295 --> 01:44:52,918 우리 인생에 큰 의미가 됐던 구구에게 1353 01:44:53,047 --> 01:44:56,592 무덤과 함께 넓은 공간을 주었어요 1354 01:44:59,305 --> 01:45:03,595 하지만 멀리서 볼수록 구구도 인간처럼 1355 01:45:03,726 --> 01:45:06,269 우주 속의 점일 뿐이었죠 1356 01:45:07,688 --> 01:45:10,811 이 무덤이 맘에 든다며 영상을 샀지? 1357 01:45:10,941 --> 01:45:14,731 - 네, 바로 샀죠 - 그게 끝이 아니었어 1358 01:45:14,862 --> 01:45:18,114 네, 또 제가 전화를 해서 '저기, 아녜스...' 1359 01:45:20,117 --> 01:45:24,000 '고양이를 재단 정원에 이장하면 어떨까요?' 1360 01:45:24,330 --> 01:45:27,202 - 그다음엔요? - 오두막을 지으랬죠 1361 01:45:27,333 --> 01:45:29,746 아마 다들 보셨을 거예요 1362 01:45:29,877 --> 01:45:31,336 바로 저기 있죠 1363 01:45:32,211 --> 01:45:37,333 영상과 방음장치를 위해 약간의 설비를 했어요 1364 01:45:38,594 --> 01:45:41,258 영상은 무한 재생되고 1365 01:45:41,387 --> 01:45:45,425 즉, 이 재단의 방문객은 언제라도 1366 01:45:45,659 --> 01:45:46,801 {\an8}구구의 무덤 1367 01:45:46,956 --> 01:45:49,091 구구에게 인사할 수 있어요 1368 01:46:08,165 --> 01:46:11,370 안에 모래 산이 있었어요 1369 01:46:11,501 --> 01:46:14,273 - 맞아 - 진짜 고양이 있어요? 1370 01:46:14,504 --> 01:46:15,791 예리한 질문이야 1371 01:46:15,922 --> 01:46:19,713 사실 진짜 구구는 여기 없어 1372 01:46:19,842 --> 01:46:24,426 누아르무티에 섬의 모래 무덤에 있지 1373 01:46:24,555 --> 01:46:25,469 아, 네 1374 01:46:25,599 --> 01:46:31,016 묘지를 많이 간 건 아닌데 진짜 슬펐거든요 1375 01:46:31,145 --> 01:46:33,267 그런데 여기는... 1376 01:46:33,398 --> 01:46:37,773 그래도 무덤이니 슬퍼야 하는데 1377 01:46:37,903 --> 01:46:42,406 여기는 즐거웠어요 색깔들도 밝았고요 1378 01:46:47,329 --> 01:46:51,495 이건 혼자 봐야 할 것 같아 다시 왔어요 1379 01:46:51,625 --> 01:46:54,751 그래야 잘 느껴질 것 같아요 1380 01:46:56,879 --> 01:47:02,009 나도 해변에 혼자 있을 때 더 잘 느껴진단다 1381 01:47:03,094 --> 01:47:04,444 이중으로 느끼지 1382 01:47:06,597 --> 01:47:10,422 내가 해변의 평온함을 즐기는 이 순간에도 1383 01:47:10,852 --> 01:47:14,059 세상에는 전쟁과 폭력이 있고 1384 01:47:14,188 --> 01:47:16,732 고통과 방황이 존재한다 1385 01:47:59,025 --> 01:48:02,544 우왕좌왕하다 익사하는 난민의 영상에서 1386 01:48:02,653 --> 01:48:06,530 전 세계가 본 이 끔찍한 사진까지... 1387 01:48:08,825 --> 01:48:13,914 우린 생각하고 또 잊는다 우린 그렇게 살아간다 1388 01:48:15,708 --> 01:48:20,212 역사 속에 이끌려 들어가 일을 할 때도 있다 1389 01:48:21,631 --> 01:48:24,548 오늘은 '의인들' 얘기를 해야겠어요 1390 01:48:25,009 --> 01:48:27,548 전 전쟁을 겪었고 기억하죠 1391 01:48:27,678 --> 01:48:30,718 딱히 극적인 경험은 없었지만요 1392 01:48:30,847 --> 01:48:36,933 시라크 대통령이 의인을 위한 국가 기념식을 열 때 1393 01:48:37,063 --> 01:48:41,483 식장에 전시할 짧은 작품을 의뢰받았죠 1394 01:48:42,168 --> 01:48:45,370 {\an8}프랑스 의인들을 위한 국가 기념식 1395 01:48:45,737 --> 01:48:50,604 기념식 행사와 합창단 제 대형 작품이 있었죠 1396 01:48:52,953 --> 01:48:55,910 수백 명의 사진을 바닥에 놓았어요 1397 01:48:56,040 --> 01:48:59,834 위험을 감수하고 유대인을 구한 이들이죠 1398 01:49:00,211 --> 01:49:02,962 이들의 이름은 '의인들'이죠 1399 01:49:04,407 --> 01:49:09,344 사진들을 펼쳐진 책처럼 전시하고 1400 01:49:10,053 --> 01:49:11,846 이름을 적어주었죠 1401 01:49:13,390 --> 01:49:16,972 또 누군지 알 수 없는 요즘 사진들로 1402 01:49:17,102 --> 01:49:20,688 알려지지 않은 익명의 의인을 표현했죠 1403 01:49:21,690 --> 01:49:27,325 의인들의 활동을 담은 영화 두 편을 동시에 찍어 1404 01:49:27,655 --> 01:49:30,545 네 개의 화면에서 상영했어요 1405 01:49:31,074 --> 01:49:35,662 흑백영화에선 체포되는 유대인이 멀리서 보이고 1406 01:49:36,538 --> 01:49:41,417 이 영화에선 상세한 장면과 컬러가 현실감을 주죠 1407 01:49:42,127 --> 01:49:46,756 동작을 따라가려면 고개를 돌리며 봐야 했어요 1408 01:49:47,841 --> 01:49:51,715 두 화면에서 틀었던 영상을 붙여왔는데 1409 01:49:51,845 --> 01:49:57,016 관객은 몸과 머리로 이걸 재구성해야 했죠 1410 01:50:29,131 --> 01:50:34,345 시퀀스가 끝날 때마다 영감을 준 의인의 사진과 1411 01:50:34,553 --> 01:50:37,890 연기를 했던 사람의 사진을 보여줬죠 1412 01:50:38,225 --> 01:50:41,936 진짜 배우는 아니지만 진짜 사람들이죠 1413 01:50:43,437 --> 01:50:46,019 전 영화를 시작했을 때부터 1414 01:50:46,148 --> 01:50:49,360 거리와 시골에서 찍은 사람들의 이름을 불러줬죠 1415 01:50:55,742 --> 01:50:59,507 그이는 제 고향의 제빵사였어요 1416 01:51:00,038 --> 01:51:03,370 솔직히 난 수요일만 기다렸죠 1417 01:51:03,500 --> 01:51:07,168 빵을 가져오면 얼굴을 볼 수 있으니까요 1418 01:51:07,963 --> 01:51:11,828 그리고 반년 뒤 우린 결혼했어요 1419 01:51:17,430 --> 01:51:20,719 제 작업의 중심엔 진짜 사람들이 있죠 1420 01:51:20,850 --> 01:51:25,140 그래서 도시 사진작가 JR과도 가까워졌죠 1421 01:51:25,271 --> 01:51:28,541 십수 년간 수천 명에게 다가갔던 친구예요 1422 01:51:29,275 --> 01:51:33,440 사람들을 만나는 영화를 함께 찍었어요 1423 01:51:33,564 --> 01:51:36,025 단, 프랑스의 시골에서요 1424 01:51:36,334 --> 01:51:37,953 {\an1}바르다가 사랑한 얼굴들 (2017) 1425 01:51:38,054 --> 01:51:41,740 JR의 마법 트럭을 타고 한 명 한 명 얘기를 듣고 1426 01:51:41,871 --> 01:51:44,810 사진을 찍어주기 위해 출발했죠 1427 01:51:45,583 --> 01:51:48,615 즉석 사진 부스처럼 들어가면 1428 01:51:48,753 --> 01:51:52,922 5초 뒤에 대형 사진이 옆에서 나오는 거죠 1429 01:51:53,549 --> 01:51:55,754 일반인 사진을 크게 걸어서 1430 01:51:55,885 --> 01:52:00,426 화장품, 자동차, 커피 광고에 나오는 모델이나 1431 01:52:00,556 --> 01:52:03,600 유명인 사진에 대응하는 프로젝트였죠 1432 01:52:04,226 --> 01:52:07,433 나탈리는 우리 가게에서 1433 01:52:07,563 --> 01:52:10,815 5월 말에서 7월 초까지 일했어요 1434 01:52:11,525 --> 01:52:15,628 지금은 이곳 보니외의 최고 유명인이 됐죠 1435 01:52:17,198 --> 01:52:19,449 엄마가 저기 있으니 어때? 좋니? 1436 01:52:19,992 --> 01:52:23,178 - 정말 예뻐요 - 나도 같은 생각이야 1437 01:52:23,704 --> 01:52:24,996 버튼을 눌러 1438 01:52:25,623 --> 01:52:27,661 - 됐어요 - 우리도 보여줄래? 1439 01:52:27,792 --> 01:52:30,331 - 잘 찍었네 - 솜씨가 좋아 1440 01:52:30,461 --> 01:52:32,670 전 전문가는 아니에요 1441 01:52:33,506 --> 01:52:35,673 간질, 간질 1442 01:52:37,093 --> 01:52:41,508 놀라운 일이 많았던 사회적, 사회학적 체험이었죠 1443 01:52:41,639 --> 01:52:46,142 어떤 남자는 자신이 종악 연주자라면서 1444 01:52:46,477 --> 01:52:48,436 우리를 종탑에 데려갔고 1445 01:52:49,270 --> 01:52:53,979 또 염소젖 치즈를 만드는 어떤 여자는 1446 01:52:54,110 --> 01:52:58,234 염소의 뿔을 태우는 다른 농장 사람들에게 1447 01:52:58,364 --> 01:52:59,781 불만이 많았어요 1448 01:53:00,491 --> 01:53:02,450 저도 그게 이상했죠 1449 01:53:05,161 --> 01:53:07,080 프랑수아즈를 만났다 1450 01:53:07,957 --> 01:53:12,460 이 농장의 염소는 뿔이 있군요 1451 01:53:12,811 --> 01:53:16,502 염소는 뿔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1452 01:53:16,632 --> 01:53:18,842 전 뿔을 없애지 않아요 1453 01:53:20,094 --> 01:53:22,220 그렇게 하는 게... 1454 01:53:24,640 --> 01:53:28,305 합리적으로는 설명이 안 되는데 1455 01:53:28,435 --> 01:53:31,104 흔히 생산할 때 1456 01:53:32,815 --> 01:53:36,020 수익성을 고려해야 하고 1457 01:53:36,151 --> 01:53:40,697 수익성을 낮추는 요소는 모두 없애니까 1458 01:53:41,073 --> 01:53:42,820 뿔도 없애는 거죠 1459 01:53:42,950 --> 01:53:45,239 그래서 태워요 1460 01:53:45,369 --> 01:53:49,497 하지만 염소를 동물로서 존중한다면 1461 01:53:49,998 --> 01:53:54,293 뿔이 있는 대로 온전하게 두고 싶어요 1462 01:53:54,878 --> 01:53:56,129 물론 싸우죠 1463 01:53:56,296 --> 01:53:58,338 하지만 인간은 안 싸우나요? 1464 01:53:58,966 --> 01:54:02,593 그렇게 한다는 걸 지금 알았네요 1465 01:54:03,720 --> 01:54:04,928 뿔을 없애는군요 1466 01:54:05,138 --> 01:54:09,263 이 프로젝트가 좋았던 건 우리의 얘기가 1467 01:54:09,393 --> 01:54:11,432 정답을 요구하기보단 1468 01:54:11,562 --> 01:54:16,940 상황에 맞는 창의적 답을 생각하게 했다는 거죠 1469 01:54:17,776 --> 01:54:21,404 부득이하다면 뿔에 고무공을 씌우죠 1470 01:54:21,946 --> 01:54:23,167 황소처럼요 1471 01:54:23,298 --> 01:54:27,739 우스꽝스럽겠죠 광대 코끝의 공처럼요 1472 01:54:27,869 --> 01:54:31,535 다양하게 씌워줘요 빨강, 하양 1473 01:54:31,664 --> 01:54:35,122 대리석 무늬, 줄무늬 1474 01:54:35,251 --> 01:54:37,961 좋네요 멋진 상상력이에요 1475 01:54:38,296 --> 01:54:40,172 만나서 반가웠어요 1476 01:54:40,632 --> 01:54:43,246 저도 즐거웠습니다 1477 01:54:44,469 --> 01:54:47,209 JR과 저는 함께 작업하면서 1478 01:54:47,597 --> 01:54:51,225 나무가 자라듯 우정이 커졌죠 1479 01:54:51,976 --> 01:54:53,952 아니면 물 만난 고기 같았죠 1480 01:54:54,938 --> 01:54:57,310 JR은 날 흥미로워했어요 1481 01:54:57,440 --> 01:55:00,651 정확히는 내 노화 현상에 흥미를 보였죠 1482 01:55:03,279 --> 01:55:08,033 내 눈에 병이 있다 직업상 웃을 일은 아니다 1483 01:55:09,119 --> 01:55:13,247 검사도 받고 주사도 맞아야 한다 1484 01:55:14,207 --> 01:55:16,291 어떤 검사를 받죠? 1485 01:55:17,001 --> 01:55:19,211 알파벳을 읽게 해 1486 01:55:25,610 --> 01:55:30,102 - 이런 느낌인가요? - 맞는데, 밑이 흐릿하고 1487 01:55:30,432 --> 01:55:34,180 글자가 살짝 움직여야 해 1488 01:55:34,309 --> 01:55:35,807 어떻게 움직이죠? 1489 01:55:35,937 --> 01:55:38,397 - 위아래로 - 위아래, 알겠어요 1490 01:55:38,940 --> 01:55:40,766 - 가서 말해줘 - 네 1491 01:55:41,316 --> 01:55:43,327 살짝 흔드세요 1492 01:55:48,533 --> 01:55:50,908 이제 좋다 내 눈엔 이렇게 보인다 1493 01:55:53,328 --> 01:55:58,959 둘이서 내 시력 저하를 순화해 표현할 방법도 찾고 1494 01:55:59,836 --> 01:56:05,339 놀랍고 벅찼던 촬영 순간들을 음미하는 게 난 소중했어요 1495 01:56:09,804 --> 01:56:11,053 놀랍네요 1496 01:56:11,889 --> 01:56:14,662 예술은 사람을 놀라게 하죠? 1497 01:56:14,892 --> 01:56:16,852 좋은 하루 되세요 1498 01:56:21,441 --> 01:56:25,085 제 마지막 날입니다 조기 퇴직을 하거든요 1499 01:56:25,820 --> 01:56:27,190 - 오늘요? - 네 1500 01:56:27,321 --> 01:56:29,947 - 마지막 날이에요? - 네 1501 01:56:30,240 --> 01:56:33,773 지금 절벽 앞에 선 기분입니다 1502 01:56:34,203 --> 01:56:37,075 오늘 저녁에 뛰어내리겠죠 1503 01:56:37,206 --> 01:56:37,994 안 돼요 1504 01:56:38,124 --> 01:56:40,208 새로운 것도 많이 찾겠죠 1505 01:56:40,959 --> 01:56:44,459 또 우연은 우리의 조력자란 걸 깨달았죠 1506 01:56:44,589 --> 01:56:47,632 우연이 성대한 무대를 열어줬어요 1507 01:56:48,134 --> 01:56:51,089 JR이 절벽 아래 독일군 벙커에 1508 01:56:51,220 --> 01:56:53,601 사진을 붙이고 싶어 했는데 1509 01:56:53,931 --> 01:56:55,979 전 벙커는 흔하다고 했다가 1510 01:56:56,309 --> 01:57:00,857 '생토뱅 쉬르 메르'란 말을 듣고 깜짝 놀랐죠 1511 01:57:01,188 --> 01:57:04,879 54년에 저도 친구들과 거기에 있었고 1512 01:57:05,109 --> 01:57:07,944 해변에서 사진을 찍었어요 1513 01:57:08,320 --> 01:57:11,790 '율리시스'란 사진인데 영화도 만들었죠 1514 01:57:12,658 --> 01:57:16,410 젊은 사진작가였던 제 친구 기 부르댕은 1515 01:57:16,954 --> 01:57:20,031 유명해졌지만 일찍 세상을 떴죠 1516 01:57:23,169 --> 01:57:25,253 그의 사진을 찍었어요 1517 01:57:25,712 --> 01:57:28,130 몽상에 잠겨 포즈를 취해줬죠 1518 01:57:32,261 --> 01:57:35,471 기의 사진들을 JR에게 보여줬고 1519 01:57:35,848 --> 01:57:39,442 하나를 바로 벙커에 붙이기로 했죠 1520 01:57:40,394 --> 01:57:43,209 위험하고 힘든 촬영이었어요 1521 01:57:43,439 --> 01:57:47,567 썰물인 시간이 길지 않았거든요 1522 01:58:11,425 --> 01:58:13,718 기를 위해 이보다 좋은 게 있을까? 1523 01:58:14,845 --> 01:58:17,680 마치 요람 속의 아이 같다 1524 01:58:18,974 --> 01:58:20,765 평화롭게 쉬고 있다 1525 01:58:33,946 --> 01:58:37,116 다음 날 아침 다시 가봤을 땐 1526 01:58:38,577 --> 01:58:41,078 밀물에 사진이 씻겼다 1527 01:58:41,913 --> 01:58:44,248 사진이 사라지는 건 익숙하지만 1528 01:58:44,790 --> 01:58:46,283 바다는 너무 빨랐다 1529 01:58:47,127 --> 01:58:51,338 바다는 항상 옳다 바람과 모래도 1530 01:58:53,090 --> 01:58:58,367 언젠가 JR과 난 우리가 모래바람 속에서 1531 01:58:58,597 --> 01:59:02,183 사라지는 영화의 엔딩을 상상했던 적이 있어요 1532 01:59:02,851 --> 01:59:06,269 오늘 수다를 그렇게 마쳐야 할 것 같네요 1533 01:59:07,188 --> 01:59:10,716 흐릿하게 사라질게요 그럼 전 떠납니다 1534 01:59:56,100 --> 02:00:00,704 번역/ 정구웅 1535 02:00:01,033 --> 02:00:03,489 자막제작/ 스튜디오210 자막제공/ 전주국제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