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00:00:37,706 --> 00:00:46,067 라쇼몽 2 00:02:48,181 --> 00:02:49,697 모르겠어 3 00:02:50,921 --> 00:02:52,858 도통 모르겠어 4 00:03:37,040 --> 00:03:38,637 모르겠어 5 00:03:39,319 --> 00:03:41,246 도저히 모르겠어 6 00:03:43,258 --> 00:03:45,513 도대체 모르겠어 7 00:04:06,107 --> 00:04:07,706 뭔데? 8 00:04:10,800 --> 00:04:12,988 뭘 모른단 거요? 9 00:04:16,307 --> 00:04:19,605 이런 신기한 일은 처음이오 10 00:04:19,691 --> 00:04:21,848 그럼 얘기해봐 11 00:04:23,628 --> 00:04:28,131 유식해 보이는 스님도 마침 여기 계시니 12 00:04:29,741 --> 00:04:31,014 아니 13 00:04:31,670 --> 00:04:36,014 지혜롭기로 유명한 청수사의 고승이라 해도 14 00:04:36,420 --> 00:04:39,967 이런 이상한 일은 모를 거요 15 00:04:41,038 --> 00:04:44,647 그쪽도 그 얘기를 아는 거요? 16 00:04:44,714 --> 00:04:46,642 이 분과 둘이서 17 00:04:46,705 --> 00:04:51,798 - 눈으로 보고 귀로 들었소 - 어디서? 18 00:04:52,550 --> 00:04:56,212 - 검찰관의 마당에서 - 검찰관? 19 00:04:57,795 --> 00:05:03,932 - 한 사람이 살해당했소 - 한둘 죽는 게 대수요? 20 00:05:04,847 --> 00:05:07,907 이 라쇼몽 누각에 올라 보시오 21 00:05:08,157 --> 00:05:12,844 늘상 정체 모를 송장이 네다섯 구는 나올 거요 22 00:05:12,892 --> 00:05:14,704 맞소 23 00:05:15,001 --> 00:05:16,634 전쟁 24 00:05:17,118 --> 00:05:18,681 지진 25 00:05:18,852 --> 00:05:20,735 태풍 26 00:05:20,954 --> 00:05:22,587 화재 27 00:05:22,790 --> 00:05:25,219 기근, 역병 28 00:05:25,704 --> 00:05:29,477 해마다 재앙이 계속되는군 29 00:05:33,642 --> 00:05:39,346 게다가 도적 떼가 밤만 되면 헤집고 다니지 30 00:05:40,268 --> 00:05:42,315 나도 이 눈으로 31 00:05:42,737 --> 00:05:48,531 벌레처럼 죽고 죽이는 자들을 수없이 봐왔소 32 00:05:49,383 --> 00:05:50,953 하지만 33 00:05:52,312 --> 00:05:56,344 이런 무서운 일은 오늘 처음 듣소 34 00:06:01,698 --> 00:06:05,752 맞아 무서운 이야기요 35 00:06:09,237 --> 00:06:11,477 이번 일 때문에 36 00:06:12,289 --> 00:06:15,820 인간의 마음을 믿지 못할 것 같소 37 00:06:16,375 --> 00:06:17,868 이건 38 00:06:18,531 --> 00:06:21,908 도적보다, 역병보다 39 00:06:23,163 --> 00:06:27,292 기근과 화재 전쟁보다 무섭소 40 00:06:28,448 --> 00:06:30,315 보시오, 스님 41 00:06:31,448 --> 00:06:33,487 설교는 됐소 42 00:06:33,597 --> 00:06:38,232 재밌는 얘기 같으면 비를 피할 겸 듣겠지만 43 00:06:38,505 --> 00:06:43,266 지루한 설교라면 차라리 빗소리나 듣겠소 44 00:07:14,328 --> 00:07:15,435 보시오 45 00:07:15,716 --> 00:07:17,170 내 말 들어보고 46 00:07:17,195 --> 00:07:21,871 무슨 일인지 알려주시오 난 정말 모르겠소 47 00:07:21,996 --> 00:07:26,507 - 그 세 명의 일이... - 세 명이라니? 48 00:07:27,836 --> 00:07:33,274 - 그 세 사람은 말이지 - 진정하고 찬찬히 말하시오 49 00:07:34,426 --> 00:07:37,533 금세 그칠 비도 아니니 50 00:07:57,655 --> 00:07:59,358 사흘 전에 51 00:08:00,217 --> 00:08:01,670 나는 52 00:08:02,053 --> 00:08:04,684 땔감을 찾아 산에 갔지 53 00:11:46,118 --> 00:11:49,601 나는 놀라서 근처 관아에 신고했지 54 00:11:50,204 --> 00:11:55,213 그리고 사흘째인 오늘 관아로 불려갔어 55 00:11:56,549 --> 00:11:59,631 네, 그렇습니다 56 00:12:03,224 --> 00:12:09,123 시체를 처음 발견한 건 분명히 제가 맞습니다 57 00:12:09,177 --> 00:12:10,248 뭐요? 58 00:12:10,770 --> 00:12:15,632 흉기를 못 봤냐고요? 아뇨, 아무것도 없었어요 59 00:12:17,467 --> 00:12:25,291 나뭇가지에 여자 삿갓 하나 짓밟힌 무사의 모자가 하나 60 00:12:25,775 --> 00:12:30,342 사체 옆에 끊어진 밧줄 한 뭉치 61 00:12:31,262 --> 00:12:32,570 그리고 62 00:12:32,843 --> 00:12:38,569 좀 떨어진 땅 위에서 붉은 부적 주머니도 봤습니다 63 00:12:38,647 --> 00:12:39,942 네 64 00:12:41,608 --> 00:12:46,574 근처에 떨어져 있던 확실히 그게 전부입니다 65 00:12:46,623 --> 00:12:47,798 네 66 00:12:48,920 --> 00:12:50,092 네 67 00:12:52,223 --> 00:12:57,637 저 죽은 남자와는 분명 만났습니다 68 00:12:58,207 --> 00:12:59,682 아마 69 00:13:00,588 --> 00:13:03,040 사흘 전 한낮이었죠 70 00:13:03,722 --> 00:13:05,182 장소는 71 00:13:05,869 --> 00:13:10,879 세키야마에서 야마시나로 가는 길이었습니다 72 00:13:28,006 --> 00:13:29,767 여자는 73 00:13:30,071 --> 00:13:35,181 베일로 가려져 있어 얼굴은 못 봤습니다 74 00:13:35,720 --> 00:13:37,470 남자는 75 00:13:37,946 --> 00:13:43,193 칼은 물론이고 활도 지니고 있었습니다 76 00:13:46,396 --> 00:13:48,319 그 남자가 77 00:13:49,139 --> 00:13:54,247 이런 변을 당할 줄은 꿈에도 생각 못했습니다 78 00:13:55,919 --> 00:13:57,583 참으로 79 00:13:58,317 --> 00:14:03,285 인간의 생이란 아침이슬처럼 덧없습니다 80 00:14:05,123 --> 00:14:09,006 이런 이런 실례했습니다 81 00:14:09,695 --> 00:14:12,451 괜한 말을 했습니다 82 00:14:15,725 --> 00:14:20,894 제가 잡아 온 이 자는 '타조마루' 83 00:14:22,410 --> 00:14:27,486 도성에 소문이 자자한 도적 타조마루입니다 84 00:14:29,060 --> 00:14:32,052 제가 잡았을 당시에도 85 00:14:32,076 --> 00:14:37,080 역시 이런 차림으로 고려 검을 갖고 있었습니다 86 00:14:38,948 --> 00:14:44,215 그끄저께 해 질 녘 일입니다 카츠라 강둑에서 87 00:15:00,166 --> 00:15:03,600 이보시오 무슨 일이오 88 00:15:15,254 --> 00:15:21,931 검은 화살통과 독수리 깃 화살 17발이 널려 있었습니다 89 00:15:22,079 --> 00:15:24,535 그리고 말 한 필 90 00:15:24,789 --> 00:15:29,134 이것들은 모두 살해당한 저 남자의 것입니다 91 00:15:31,317 --> 00:15:33,590 하여간 타조마루란 거물이 92 00:15:33,615 --> 00:15:39,834 훔친 말에서 떨어지다니 운명의 장난이 분명합니다 93 00:15:47,292 --> 00:15:49,902 타조마루가 말에서 떨어져? 94 00:15:50,797 --> 00:15:52,454 헛소리 95 00:15:56,082 --> 00:15:57,915 나는 그날 96 00:16:06,472 --> 00:16:10,092 말을 달리다가 갑자기 목이 말랐다 97 00:16:10,692 --> 00:16:13,637 오사카쯤에서 석간수를 마셨지 98 00:16:26,093 --> 00:16:29,370 상류에 독사라도 죽어 있었겠지 99 00:16:29,425 --> 00:16:33,202 몇 모금 마시고 심한 복통에 시달렸어 100 00:16:33,370 --> 00:16:38,894 해 질 녘 그 강가를 지날 때는 아주 죽을 지경이었어 101 00:16:39,245 --> 00:16:43,589 나는 말에서 내려서 그 강으로 뛰어들었어 102 00:16:48,078 --> 00:16:50,555 타조마루가 낙마했다고 103 00:16:51,382 --> 00:16:54,596 생각하는 수준 하고는 104 00:16:57,184 --> 00:17:01,411 어차피 내 목은 관청 앞에 걸리겠지 105 00:17:01,621 --> 00:17:03,903 속이진 않겠다 106 00:17:06,744 --> 00:17:10,155 확실히 저 남자는 이 몸이 죽였다 107 00:17:12,696 --> 00:17:16,947 저 부부를 본 건 사흘 전, 무더운 한낮이야 108 00:17:17,308 --> 00:17:21,666 그런데 그때 갑자기 서늘한 바람이 일었다 109 00:17:22,197 --> 00:17:23,389 맞아 110 00:17:23,462 --> 00:17:27,616 그 바람만 아니었어도 저 자는 살아있을 텐데 111 00:20:00,691 --> 00:20:05,464 얼핏 봤나 했더니 벌써 안 보이더군 112 00:20:06,091 --> 00:20:11,258 잠결에 봐서였을까 여자가 보살처럼 보였어 113 00:20:11,975 --> 00:20:16,574 그 순간, 남자를 죽여서라도 여자를 뺏기로 결심했다 114 00:20:19,155 --> 00:20:24,754 하지만 남자를 안 죽이고 여자를 가지면 더 좋겠지 115 00:20:24,809 --> 00:20:30,770 그때는 가능하면 남자는 살려두고 여자만 뺏고 싶었다 116 00:20:32,266 --> 00:20:36,165 근데 야마시나에서 일이 꼬여버렸다 117 00:20:53,011 --> 00:20:54,640 뭐요? 118 00:21:07,731 --> 00:21:09,259 뭐요? 119 00:21:20,071 --> 00:21:21,604 뭐요? 120 00:21:42,256 --> 00:21:44,163 염려 마시오 121 00:21:47,563 --> 00:21:50,500 보시오 좋지 않소? 122 00:21:52,907 --> 00:21:55,055 잘 살펴보시오 123 00:22:01,792 --> 00:22:03,238 실은 124 00:22:03,723 --> 00:22:06,143 저 산에 고분이 있소 125 00:22:06,315 --> 00:22:12,390 그 무덤을 파보니 검과 거울이 무더기로 나왔소 126 00:22:12,890 --> 00:22:17,606 나는 아무도 모르게 그것들을 저 숲에 묻어뒀소 127 00:22:18,680 --> 00:22:22,364 맘에 드시면 싸게 드리겠소 128 00:23:57,286 --> 00:23:59,226 저 언덕 너머요 129 00:24:01,732 --> 00:24:03,307 계속 가시오 130 00:24:47,694 --> 00:24:51,288 저기요 저 소나무 밑이오 131 00:26:45,281 --> 00:26:46,719 큰일 났소 132 00:26:47,969 --> 00:26:50,125 남편이 다쳤소 133 00:26:57,314 --> 00:26:58,904 갑자기 134 00:26:59,505 --> 00:27:02,536 새파래진 그때의 여자 얼굴 135 00:27:02,700 --> 00:27:04,537 얼어붙은 듯이 136 00:27:04,614 --> 00:27:09,021 나를 바라본 순진하고 심각한 그 얼굴 137 00:27:09,756 --> 00:27:14,880 나는 그걸 보자, 갑자기 남편이 부럽고 미워졌소 138 00:27:15,037 --> 00:27:19,597 소나무에 묶인 남편을 여자에게 보여줘야지 139 00:27:20,154 --> 00:27:24,787 나도 모르게 그런 생각이 갑자기 떠오른 거야 140 00:28:59,361 --> 00:29:02,557 그렇게 발악하는 여자는 처음이었어 141 00:31:24,451 --> 00:31:26,558 나는 결국 뜻대로 142 00:31:26,589 --> 00:31:29,949 남자는 안 죽이고 여자는 품에 안았다 143 00:31:33,851 --> 00:31:35,281 아무튼 144 00:31:36,031 --> 00:31:39,320 나는 남자를 죽일 의도는 없었다 145 00:31:40,334 --> 00:31:41,962 그런데 146 00:31:43,625 --> 00:31:45,219 기다려 147 00:31:46,398 --> 00:31:48,300 기다려 148 00:31:49,529 --> 00:31:54,747 그쪽이 죽든, 남편이 죽든 두 남자 가운데 149 00:31:55,044 --> 00:31:57,103 한쪽은 죽어야 해 150 00:32:07,794 --> 00:32:13,781 두 남자에게 안기느니 차라리 죽는 게 나아요 151 00:32:16,268 --> 00:32:19,745 저는, 저는 152 00:32:20,034 --> 00:32:25,581 둘 중 어느 쪽이든 살아남은 쪽을 따를래요 153 00:35:19,876 --> 00:35:25,696 나는 당당히 겨루고 싶었다 그도 잘 싸웠다 154 00:35:26,134 --> 00:35:28,587 23번 만에 결딴냈지 155 00:35:29,219 --> 00:35:34,295 기억해 두게 그도 보통이 아니었거든 156 00:35:34,636 --> 00:35:38,569 나와 20번 이상 칼을 맞댔으니 말이야 157 00:35:42,691 --> 00:35:46,106 뭐? 여자 말인가? 158 00:35:47,574 --> 00:35:48,879 모른다 159 00:35:49,995 --> 00:35:54,436 나는 남자를 죽이자마자 여자를 뒤돌아봤다 160 00:35:55,012 --> 00:35:56,997 여자는 안 보였다 161 00:35:57,504 --> 00:36:02,895 우리가 칼부림을 시작하자 무서워서 달아났겠지 162 00:36:03,051 --> 00:36:06,129 서둘러 숲을 벗어나 산길로 내려오니 163 00:36:06,329 --> 00:36:09,590 여자가 타던 말이 풀을 뜯고 있더군 164 00:36:10,385 --> 00:36:13,981 나는 그년의 사나운 기질에 끌렸지만 165 00:36:15,110 --> 00:36:21,378 한데 그저 그런 년이었다 나는 찾지도 않았다 166 00:36:24,089 --> 00:36:27,381 뭐? 남편의 칼? 167 00:36:28,644 --> 00:36:31,794 칼은 그날 술값으로 써버렸지 168 00:36:32,868 --> 00:36:36,279 뭐? 여자의 단도? 169 00:36:38,146 --> 00:36:41,181 그러고 보니 170 00:36:41,747 --> 00:36:45,342 자개를 박은 값비싼 거였는데 171 00:36:45,467 --> 00:36:48,444 아, 그걸 깜빡했군 172 00:36:49,037 --> 00:36:53,887 정말 아깝구만 타조마루 최대의 실수야 173 00:37:15,692 --> 00:37:17,958 타조마루란 놈은 174 00:37:18,022 --> 00:37:22,272 이곳 도적 중에서도 계집을 밝히는 놈이야 175 00:37:23,123 --> 00:37:25,068 작년 가을 176 00:37:25,206 --> 00:37:30,745 청수사 쪽 뒷산을 돌며 참배하던 부인 하나와 177 00:37:30,792 --> 00:37:34,843 하녀를 죽인 것도 아마 그놈일 거야 178 00:37:41,295 --> 00:37:46,459 말을 버리고 내뺀 년이 어딨는지 누가 알겠어 179 00:37:47,261 --> 00:37:48,808 한데 180 00:37:51,969 --> 00:37:56,065 그 여자가 관아에 나타났소 181 00:37:59,662 --> 00:38:04,649 어떤 절에 숨어있다가 관졸에게 발각된 거요 182 00:38:05,273 --> 00:38:06,718 거짓이오 183 00:38:07,290 --> 00:38:11,824 두 다 거짓이오 타조마루도, 여자도 184 00:38:12,207 --> 00:38:15,144 속이는 게 인간이지 185 00:38:18,767 --> 00:38:24,426 - 인간은 자신도 수없이 속이오 - 그럴지도 모르죠, 하지만 186 00:38:29,885 --> 00:38:31,406 인간은 187 00:38:32,132 --> 00:38:34,401 약해서 그런 거요 188 00:38:34,743 --> 00:38:37,337 약하기 때문에 거짓을... 189 00:38:37,376 --> 00:38:41,384 - 저도 그럴 때가... - 또 설교로군 190 00:38:41,728 --> 00:38:47,257 거짓이라도 상관없어 이야기가 재밌으면 그만이지 191 00:38:49,148 --> 00:38:52,187 대체 그 여자가 뭐랬소? 192 00:38:52,742 --> 00:38:54,234 그러니까 193 00:38:54,882 --> 00:38:58,194 타조마루 얘기랑 전혀 달랐어요 194 00:38:59,779 --> 00:39:04,342 다른 점이라면 여자의 용모부터가 195 00:39:04,420 --> 00:39:08,310 타조마루 말과 달리 전혀 사납지 않았소 196 00:39:14,748 --> 00:39:18,549 그저 가련하고 유순해 보였을 뿐 197 00:39:42,994 --> 00:39:44,470 그 198 00:39:46,660 --> 00:39:49,473 감색 평상복 차림의 남자가 199 00:39:52,145 --> 00:39:54,737 저를 겁탈하고 나서 200 00:39:56,339 --> 00:40:02,724 자기가 그 유명한 타조마루라고 이름을 밝히며 201 00:40:05,224 --> 00:40:07,234 묶여있는 남편을 202 00:40:07,835 --> 00:40:10,303 비웃으며 놀려댔어요 203 00:40:20,400 --> 00:40:21,658 남편은 204 00:40:24,733 --> 00:40:28,265 얼마나 괴로웠겠어요 205 00:40:31,861 --> 00:40:35,203 하지만 버둥거릴수록 206 00:40:37,650 --> 00:40:40,186 온몸에 묶인 밧줄이 207 00:40:42,775 --> 00:40:45,374 바짝바짝 조여올 뿐 208 00:40:47,374 --> 00:40:50,862 저는 남편 쪽으로 도망쳤어요 209 00:40:51,129 --> 00:40:52,341 아니 210 00:40:53,160 --> 00:40:55,184 도망치려 했어요 211 00:42:42,876 --> 00:42:44,600 저는 212 00:42:46,905 --> 00:42:49,613 남편의 눈빛을 떠올리면 213 00:42:50,259 --> 00:42:54,772 지금도 온몸의 피가 얼어붙는 듯합니다 214 00:42:57,907 --> 00:43:01,213 남편의 눈빛에 드러난 건 215 00:43:01,354 --> 00:43:02,823 분노도 216 00:43:03,782 --> 00:43:06,174 슬픔도 아니었어요 217 00:43:06,860 --> 00:43:08,118 단지 218 00:43:09,930 --> 00:43:12,485 저를 혐오하는 219 00:43:13,915 --> 00:43:16,727 차가운 눈빛이었어요 220 00:43:23,471 --> 00:43:25,023 그러지 마 221 00:43:25,890 --> 00:43:28,523 그런 눈으로 날 보지 마 222 00:43:33,236 --> 00:43:34,893 너무해 223 00:43:36,306 --> 00:43:41,447 나를 때리든 죽이든 상관없어 224 00:43:41,736 --> 00:43:42,908 하지만 225 00:43:43,767 --> 00:43:46,627 그런 눈빛은 너무해요 226 00:45:11,501 --> 00:45:13,205 죽이세요 227 00:45:14,423 --> 00:45:16,884 어서 죽이세요 228 00:45:50,563 --> 00:45:52,197 그만요 229 00:45:53,666 --> 00:45:55,392 그만요 230 00:46:00,665 --> 00:46:02,452 그만요 231 00:46:04,540 --> 00:46:06,491 그만하세요 232 00:46:07,241 --> 00:46:08,850 그만요 233 00:46:10,059 --> 00:46:12,179 그만요 234 00:46:14,760 --> 00:46:16,477 그만요 235 00:46:22,877 --> 00:46:24,532 그만요 236 00:46:27,694 --> 00:46:29,915 그만요 237 00:46:33,205 --> 00:46:35,344 그만요 238 00:46:35,739 --> 00:46:37,602 그만요 239 00:46:46,386 --> 00:46:48,739 나는 그대로 240 00:46:50,959 --> 00:46:53,644 정신을 잃었어요 241 00:47:01,482 --> 00:47:04,209 깨어나서 둘러보니 242 00:47:12,570 --> 00:47:15,201 그때 얼마나 놀랐는지 243 00:47:28,656 --> 00:47:30,219 남편의 244 00:47:32,242 --> 00:47:35,071 죽은 남편의 가슴 위에서 245 00:47:36,258 --> 00:47:41,313 제 단도가 차갑게 빛나고 있었어요 246 00:47:54,826 --> 00:47:56,379 저는 247 00:47:56,933 --> 00:47:59,358 너무 겁이 나서 248 00:48:01,573 --> 00:48:05,019 무심결에 그곳을 벗어났어요 249 00:48:10,698 --> 00:48:13,675 일단 그곳을 벗어나 보니 250 00:48:16,620 --> 00:48:19,269 산 아래에 있는 251 00:48:20,455 --> 00:48:23,019 못 가에 서 있었어요 252 00:48:29,654 --> 00:48:32,705 저는 못에 몸을 던졌어요 253 00:48:34,275 --> 00:48:35,715 그 후에도 254 00:48:36,035 --> 00:48:38,171 이것저것 해봤어요 255 00:48:40,012 --> 00:48:44,931 하지만 저는 자꾸만 죽지 못했어요 256 00:48:56,802 --> 00:48:58,393 저는 257 00:48:59,583 --> 00:49:01,424 연약하고 258 00:49:03,306 --> 00:49:05,307 어리석은 저는 259 00:49:06,111 --> 00:49:09,077 대체 어쩌면 좋을까요? 260 00:49:43,536 --> 00:49:47,512 과연, 나도 헷갈리는군 261 00:49:49,673 --> 00:49:53,305 원래 여자는 뭐든 눈물로 속이지 262 00:49:53,509 --> 00:49:55,837 스스로도 속이니까 263 00:49:56,832 --> 00:50:00,991 그래서 여자 말은 곧이들으면 위험하지 264 00:50:02,466 --> 00:50:07,756 - 그 죽은 남자의 말로는 - 죽은 남자의 말? 265 00:50:08,662 --> 00:50:14,342 - 망자가 어떻게 말하는데? - 무녀를 통해서 말했소 266 00:50:15,617 --> 00:50:16,961 거짓이오 267 00:50:18,065 --> 00:50:20,281 그자 말도 거짓이오 268 00:50:22,102 --> 00:50:27,227 하지만 망자가 속일 리는 없잖소 269 00:50:27,313 --> 00:50:29,445 어째서요? 스님 270 00:50:31,030 --> 00:50:35,006 인간을 그렇게까지 악하다고 여기긴 싫소 271 00:50:35,746 --> 00:50:40,777 그야 당신 맘이지만 바른 인간이 있긴 하오? 272 00:50:41,113 --> 00:50:46,051 - 다들 그리 믿을 뿐이지 - 무서운 말이오 273 00:50:46,746 --> 00:50:50,121 인간은 불리하면 잊어버리고 274 00:50:50,348 --> 00:50:54,637 유리한 거짓을 사실로 여기지 그게 편하니까 275 00:50:54,715 --> 00:50:56,346 기막힌 노릇이오 276 00:50:59,418 --> 00:51:04,690 그건 그렇고 아무튼 그 망자는 뭐라던가? 277 00:51:51,316 --> 00:51:54,667 나는 지금 암흑 속에 있다 278 00:51:54,823 --> 00:52:00,066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통곡하고 있다 279 00:52:00,136 --> 00:52:05,800 이 어둠으로 나를 떨어뜨린 것들을 저주한다 280 00:52:42,977 --> 00:52:51,110 도적은 처를 겁탈하고 그 자리에서 갖은 말로 아내를 구슬렸다 281 00:52:51,735 --> 00:52:57,595 처는 댓잎 밭에 앉아 고개를 숙이고 듣고 있다 282 00:52:58,181 --> 00:53:01,728 도적은 교활한 입을 놀린다 283 00:53:02,111 --> 00:53:06,846 '일단 더럽혀졌으니 남편과 서먹할 거야' 284 00:53:06,924 --> 00:53:11,338 '남편을 따르느니 나랑 살면 어떠냐?' 285 00:53:11,416 --> 00:53:15,757 '그대가 너무 예뻐서 이런 짓을 저질렀소' 286 00:53:16,510 --> 00:53:22,140 도적이 그렇게 말하자 처는 멍하니 고개를 들었다 287 00:53:28,079 --> 00:53:34,658 나는 아직 그때처럼 예쁜 아내를 본 적이 없다 288 00:53:40,303 --> 00:53:42,854 그 어여쁜 아내는 289 00:53:44,659 --> 00:53:51,604 눈앞에 묶인 남편 앞에서 도적에게 이렇게 말했다 290 00:53:53,985 --> 00:53:55,876 어디로든 291 00:53:58,133 --> 00:54:01,148 어디로든 데려가 주세요 292 00:54:02,789 --> 00:54:05,719 처는 분명 그리 말했다 293 00:54:08,188 --> 00:54:11,805 처의 죄는 그뿐이 아니오 294 00:54:11,859 --> 00:54:16,953 그뿐이라면 암흑 속에서 이리 고통받지는 않겠지 295 00:54:31,223 --> 00:54:33,361 저 사람을 죽이세요 296 00:54:33,447 --> 00:54:36,709 저 자를 죽여야 당신을 따를래요 297 00:54:37,233 --> 00:54:39,510 저 사람을 죽이세요 298 00:54:40,524 --> 00:54:48,423 그 말이 나를 광풍처럼 휘몰아 암흑 속으로 곤두박질치게 했소 299 00:54:53,490 --> 00:54:55,719 이런 사악한 말이 300 00:54:55,773 --> 00:55:01,569 이런 저주스러운 말이 인간의 입에서 나오다니 301 00:55:01,600 --> 00:55:06,534 아내의 말을 듣자 도적조차 새파래졌지 302 00:55:07,293 --> 00:55:09,482 저 자를 죽이세요 303 00:55:10,302 --> 00:55:12,675 저 자를 죽이세요 304 00:55:14,269 --> 00:55:16,562 저 자를 죽이세요 305 00:55:18,816 --> 00:55:21,351 저 자를 죽이세요 306 00:55:47,407 --> 00:55:48,626 이보 307 00:55:48,893 --> 00:55:51,099 이 년을 어쩔 거요? 308 00:55:51,610 --> 00:55:55,277 죽일까? 아니면 살려줄까? 309 00:55:55,708 --> 00:55:57,604 고개만 끄덕이시오 310 00:56:00,919 --> 00:56:07,849 나는 그자의 이 말에 도적의 죄는 용서할 수 있었다 311 00:56:10,294 --> 00:56:13,252 이봐, 죽일까? 312 00:56:14,716 --> 00:56:16,316 살려 줄까? 313 00:56:44,182 --> 00:56:47,983 그 뒤로 얼마나 지났을까? 314 00:57:30,446 --> 00:57:32,039 여자는 달아났어 315 00:57:32,781 --> 00:57:34,906 알아서 해라 316 00:58:00,474 --> 00:58:02,474 조용하다 317 00:58:04,181 --> 00:58:07,587 어디선가 울음소리가 들려온다 318 00:58:08,529 --> 00:58:11,107 누군가 울고 있다 319 00:58:12,197 --> 00:58:15,111 대체 누가 울고 있지? 320 01:00:39,926 --> 01:00:41,973 조용하다 321 01:00:43,887 --> 01:00:46,473 너무나 조용하다 322 01:00:48,176 --> 01:00:51,106 갑자기 주변이 어두워졌다 323 01:00:52,839 --> 01:00:57,161 어느새 내 주변은 어스름이 깔려 있다 324 01:00:59,363 --> 01:01:04,911 어둠 속 적막 가운데 나는 쓰러져 있었다 325 01:01:06,966 --> 01:01:08,598 그때 326 01:01:08,670 --> 01:01:12,675 누군가 내 곁으로 살금살금 다가왔다 327 01:01:13,443 --> 01:01:14,881 누굴까? 328 01:01:15,252 --> 01:01:19,506 그의 손이 슬며시 내 가슴의 단도를 쥔다 329 01:01:20,794 --> 01:01:24,833 그리고 조용히 뽑아냈다 330 01:01:53,274 --> 01:01:54,946 그럴 리 없어 331 01:01:55,024 --> 01:01:59,970 남자 가슴에 단도라니 그자는 검에 찔렸어 332 01:02:37,751 --> 01:02:40,369 얘기가 꽤 재밌는데 333 01:02:40,587 --> 01:02:41,733 이보 334 01:02:42,350 --> 01:02:46,123 너는 마치 본 것처럼 말하는데 335 01:02:50,021 --> 01:02:52,906 근데 왜 관아에 말 안 했어? 336 01:02:53,898 --> 01:02:58,991 - 나는 말려들기 싫었어 - 여기선 말해도 되잖아 337 01:03:00,058 --> 01:03:02,832 어서, 말해봐 338 01:03:02,894 --> 01:03:07,090 - 네 얘기가 제일 듣고 싶어 - 난 듣기 싫소 339 01:03:07,238 --> 01:03:09,933 끔찍한 얘기는 그만하오 340 01:03:10,488 --> 01:03:15,251 이런 얘기는 요즘 흔해 여기 살던 귀신도 341 01:03:15,298 --> 01:03:19,050 인간의 잔혹함에 치를 떨며 떠나갔다지 342 01:03:23,408 --> 01:03:24,580 자 343 01:03:24,877 --> 01:03:28,104 아는 대로 얘기해 보시지 344 01:03:32,768 --> 01:03:34,104 나는 345 01:03:34,460 --> 01:03:38,468 - 산에서 여자 삿갓을 찾았소 - 아까 말했어 346 01:03:40,968 --> 01:03:43,390 그리고 얼마 안 가서 347 01:03:43,694 --> 01:03:46,296 여자 울음소리를 들었어 348 01:03:46,944 --> 01:03:49,514 수풀을 헤치고 들여다보니 349 01:03:49,928 --> 01:03:52,881 묶인 남자와 우는 여자 350 01:03:52,936 --> 01:03:55,592 - 타조마루가 보였어 - 잠깐만 351 01:03:56,288 --> 01:03:59,548 그럼 남자 시체를 봤다는 대목은 352 01:03:59,704 --> 01:04:04,134 - 거짓이었나? - 나는 연루되기 싫었어 353 01:04:05,832 --> 01:04:11,268 됐으니까 얘기나 계속해 타조마루는 뭐하던가? 354 01:04:14,634 --> 01:04:20,181 타조마루는 여자에게 무릎 꿇고 빌고 있었어 355 01:04:22,491 --> 01:04:27,397 나는 여태껏 무조건 악을 선택해온 남자다 356 01:04:27,475 --> 01:04:30,253 그게 제일 편하다 믿었지 357 01:04:31,135 --> 01:04:33,401 하지만 오늘은 아니야 358 01:04:33,618 --> 01:04:37,829 널 이미 품었지만 너를 더욱 원한다 359 01:04:37,908 --> 01:04:40,019 더욱더 간절해진다 360 01:04:40,066 --> 01:04:43,070 제발 나랑 같이 살자 361 01:04:46,836 --> 01:04:50,171 도성에서도 악명 높은 타조마루가 362 01:04:52,593 --> 01:04:54,692 무릎을 꿇고 부탁하오 363 01:04:58,474 --> 01:05:02,543 네가 원한다면 도적질도 그만둘게 364 01:05:02,590 --> 01:05:06,122 네가 호강할 만큼 숨겨둔 재물도 많아 365 01:05:06,845 --> 01:05:11,231 장물이라 꺼려지면 일해서 돈을 벌지 366 01:05:11,296 --> 01:05:14,879 장사라도 하면 충분히 먹고살 거야 367 01:05:15,931 --> 01:05:20,317 나와 살아만 준다면 어떤 고생도 마다하지 않을게 368 01:05:21,935 --> 01:05:24,665 제발, 아내가 되어줘 369 01:05:28,811 --> 01:05:32,288 네가 싫다면 너를 죽일 수밖에 370 01:05:33,466 --> 01:05:35,810 제발 그런다고 말해 371 01:05:39,812 --> 01:05:45,218 울지마, 울지 말고 대답해 나랑 산다고 말해 372 01:05:45,663 --> 01:05:48,851 말해 말하라고 373 01:05:59,938 --> 01:06:01,525 말 못해요 374 01:06:03,384 --> 01:06:05,290 저는 말 못해요 375 01:06:06,657 --> 01:06:09,298 여자가 뭘 말하겠어요 376 01:06:29,063 --> 01:06:33,240 알겠다, 남자들끼리 결정하란 거지 377 01:06:35,512 --> 01:06:37,447 잠깐, 잠깐 378 01:06:38,001 --> 01:06:43,303 나는 저런 년을 위해 목숨을 걸지 않겠소 379 01:07:10,092 --> 01:07:14,374 그리 수치를 당하고 왜 살아 있느냐? 380 01:07:19,608 --> 01:07:21,467 한심한 년이야 381 01:07:24,858 --> 01:07:26,679 이런 년은 됐으니까 382 01:07:27,289 --> 01:07:29,123 맘대로 하시오 383 01:07:30,380 --> 01:07:35,850 지금은 이 년보다는 말을 갖는 게 낫겠소 384 01:08:30,770 --> 01:08:33,739 - 기다려요 - 오지 마 385 01:08:46,587 --> 01:08:51,048 울지마, 아무리 짜도 안 속는다 386 01:08:52,975 --> 01:08:56,272 당신, 여자한테 너무하잖소 387 01:08:57,063 --> 01:09:00,279 여자는 원래 약한 존재야 388 01:09:26,691 --> 01:09:28,863 약한 건 너희다 389 01:09:31,309 --> 01:09:33,981 남편이면 왜 저 자를 안 죽여? 390 01:09:34,270 --> 01:09:37,599 나한테 죽으라면서 왜 쟤는 안 죽여? 391 01:09:37,796 --> 01:09:41,489 쟤부터 죽이고 자결을 명령해야 남자지 392 01:09:42,696 --> 01:09:45,859 너도 남자가 아냐 393 01:09:53,756 --> 01:10:00,932 타조마루라기에 내심 좋아했다 이런 내 삶이 지겨웠으니까 394 01:10:01,798 --> 01:10:07,809 너라면 내 답답함을 풀어줄 거라 생각했어 395 01:10:08,008 --> 01:10:11,235 이런 그저 그런 삶에서 구원해 준다면 396 01:10:11,291 --> 01:10:15,282 어떤 짓이라도 하려고 각오하고 있었어 397 01:10:20,396 --> 01:10:24,718 근데 너도 남편처럼 고리타분하구나 398 01:10:25,376 --> 01:10:26,685 기억해둬 399 01:10:26,841 --> 01:10:31,127 여자는 물불 안 가리고 덤비는 남자 거야 400 01:10:31,388 --> 01:10:34,893 여자는 칼로 싸워서 차지하는 거야 401 01:16:14,728 --> 01:16:17,805 죽기 싫소 살려 주시오 402 01:19:04,944 --> 01:19:08,927 - 이건 사실 같은 얘기군 - 사실이오 403 01:19:08,951 --> 01:19:12,555 - 내가 직접 본 거요 - 정말 그럴까? 404 01:19:12,625 --> 01:19:17,351 - 거짓이 아니오, 참말이오 - 다들 거짓을 참이라 하지 405 01:19:17,451 --> 01:19:19,244 무서운 얘기요 406 01:19:19,426 --> 01:19:23,260 - 서로 불신하면 세상은 지옥이오 - 맞는 말이오 407 01:19:23,284 --> 01:19:26,773 - 세상은 지옥이오 - 아니, 난 인간을 믿소 408 01:19:27,958 --> 01:19:33,769 - 세상을 지옥이라 보기 싫소 - 큰소리쳐도 소용없소 409 01:19:33,816 --> 01:19:37,962 생각해 보라고 셋 중 누구를 믿으란 거요? 410 01:19:38,132 --> 01:19:39,585 모르오 411 01:19:40,949 --> 01:19:42,629 정말 모르겠소 412 01:19:43,160 --> 01:19:48,254 어려울 거 없소 인간사란 모를 일이란 거야 413 01:20:49,654 --> 01:20:51,382 뭐 하시오? 414 01:20:55,589 --> 01:20:57,741 네가 뭔데? 415 01:21:00,205 --> 01:21:03,108 - 이런 몹쓸 짓을 - 몹쓸 짓? 416 01:21:03,187 --> 01:21:08,710 어차피 누가 가져갈 텐데 왜 나빠? 417 01:21:09,397 --> 01:21:12,155 - 넌 악마야 - 악마? 418 01:21:12,288 --> 01:21:15,335 내가 악마면 아이 부모는? 419 01:21:15,476 --> 01:21:20,100 둘이 재미를 보고 생긴 애를 돌보지 않고 420 01:21:20,210 --> 01:21:24,639 - 버린 부모가 악마지 - 아냐, 그건 아냐 421 01:21:25,421 --> 01:21:32,030 보이지, 그 부적 주머니 애를 버린 심정이 어떻겠어 422 01:21:32,171 --> 01:21:35,588 자식을 버리는 처지가 딱하잖나 423 01:21:35,588 --> 01:21:39,260 - 남 사정을 살필 때냐 - 이런 이기적인 424 01:21:39,306 --> 01:21:44,236 그래, 나 이기적이다 인간이 개만도 못한 세상이야 425 01:21:44,621 --> 01:21:48,215 너 같은 놈은 살아남지 못하는 세상이야 426 01:21:56,683 --> 01:21:58,506 제기랄 427 01:21:59,842 --> 01:22:03,497 그래, 다들 자기 생각뿐이야 428 01:22:03,563 --> 01:22:06,731 이기적인 변명뿐이야 429 01:22:07,262 --> 01:22:10,528 그 도적도, 그 여자도 430 01:22:11,145 --> 01:22:12,811 그 남자도 431 01:22:14,290 --> 01:22:17,004 그리고 네놈도 432 01:22:22,342 --> 01:22:26,723 그런 너는 다르냐? 웃기고 자빠졌네 433 01:22:26,786 --> 01:22:32,025 관원은 속였을지 몰라도 나는 못 속이지 434 01:22:47,944 --> 01:22:51,094 야, 그년의 단도는 어딨어? 435 01:22:51,453 --> 01:22:56,766 자개가 박힌 그 단도 타조마루가 말한 그거 어딨어? 436 01:22:57,188 --> 01:23:00,329 숲에 떨어진 채 없어졌을까? 437 01:23:03,017 --> 01:23:05,680 너 아니면 누가 훔쳤겠어? 438 01:23:08,737 --> 01:23:10,967 내 말이 맞나 보지? 439 01:23:13,811 --> 01:23:18,734 도둑이 매를 든다더니 그게 딱 지금 네 꼴이다 440 01:23:32,076 --> 01:23:35,506 야, 더 할 말 없지? 441 01:23:36,232 --> 01:23:38,061 없으면 간다 442 01:24:55,763 --> 01:24:59,748 뭐 하시오 얘도 팔아먹을 작정이오? 443 01:25:09,633 --> 01:25:11,555 내 처소에도 444 01:25:12,176 --> 01:25:14,153 애들이 여섯 있소 445 01:25:15,212 --> 01:25:16,797 하지만 446 01:25:17,288 --> 01:25:23,157 여섯 키우나 일곱 키우나 고생은 똑같소 447 01:25:29,677 --> 01:25:31,138 내가 448 01:25:33,831 --> 01:25:37,097 부끄러운 말을 한 듯하오 449 01:25:39,624 --> 01:25:41,413 그럴 만하오 450 01:25:41,779 --> 01:25:43,803 오늘 같은 날은 451 01:25:44,523 --> 01:25:47,850 어찌 남을 의심하지 않겠소 452 01:25:51,715 --> 01:25:53,969 부끄러운 건 나요 453 01:25:55,840 --> 01:25:57,357 나 자신도 454 01:25:58,661 --> 01:26:03,982 - 내 맘을 모르겠소 - 아니오, 착한 마음이오 455 01:26:16,862 --> 01:26:18,785 그대 덕분에 456 01:26:19,714 --> 01:26:21,512 나는 457 01:26:22,597 --> 01:26:27,394 사람을 믿고 살아갈 수 있을 듯하오 458 01:26:27,753 --> 01:26:29,574 별말씀을 459 01:28:04,464 --> 01:28:06,327 {\an8}라쇼몽 460 01:28:10,500 --> 01:28:15,500 싱크&번역(이소브 2017.02.21) (tube1029네이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