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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막 : 박 양 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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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매력은 타고난
권리이다”

 

“어찌 보면, 여자의 의무다
테이블 위의 꽃병인 것이다”

 

“존 로버트 파워스, ‘품위
성격 및 모범적 미의 비밀’”

 

제발 죽이지 마

 

원하는 건 뭐든지 할게

 

나한테 키스하고 싶어?

 

원하는 게 그거야?

 

옷을 벗을까?

 

너…

 

나 만지고 싶어?

 

만져도 돼

 

그러고 싶어?

 

더 보고 싶어?

 

- 왜 그래요?
- 죄송해요, 그게…

 

확실하지가…

 

아델이 누드 장면이
있을 거라고 말했죠?

 

오해의 소지가 없도록
확실하게 하고 싶어요

 

네, 아니에요, 죄송해요
전 그냥…

 

지금 배우가 궁금해하는 건…

 

- 지금 말이야?
- 아니, 지금 그럴 필요는 없어

 

- 알겠어요
- 당신 정말 아름답게 나와요

 

저기요, 그러니까…

 

하려는 의지는 좋은데
아델이 노출 수위가

 

꽤 높다고 말해줬죠?

 

그냥 누드 장면이
있다고만 했어요

 

- 아니요, 수위가 꽤 높아요
- 괜찮겠어요?

 

괜찮아요? 안 괜찮다면…

 

우리한테 필요한 배우는…

 

그래요, 세트장에 나왔는데

 

마지막 순간에 배우가
마음을 바꾸면 안 되니까요

 

네, 아델이 설명해줬어요

 

좋아요, 그래도 가끔

 

에이전트나 매니저가
설명했어도 그런 경우가 있거든요

 

지금 확실히 말해줘야 해요
왜냐하면 이 영화는

 

아주 사실적으로
찍을 거거든요

 

롱테이크도 많고

 

대역 없이 본인이
다 찍어야 해요

 

걱정할 건 없어요
아름답게 찍어줄 거니까

 

네, 좋아요, 괜찮아요

 

- 계속할까요?
- 그래요

 

- 앞에서부터 시작해도 돼요?
- 그럼요

 

어디서부터 시작할까요?

 

‘원하는 건 뭐든 할게’부터
해도 괜찮을까요?

 

네, 그럼요

 

편한 대로 해요

 

나한테 키스하고 싶어?

 

그러고 싶어?

 

- 내가 속을 것 같아?
- 몰라

 

나한테 뭘 원하는지 모르겠어

 

옷을 벗을게

 

날 만지고 싶어?
만져도 돼

 

좋아?

 

더 보고 싶어?

 

더 봐도 돼

 

그러고 싶어?

 

옷을 벗을까?

 

날 만지고 싶어?

 

만져도 돼

 

그러고 싶어?

 

며칠만 갔다 오는 거야

 

3박 4일이잖아

 

오늘 오디션 본 영화는

 

어디서 찍어?

 

- 콜롬비아에서
- 나라?

 

아니, 미주리주에
있는 도시야

 

슬래셔 영화야?

 

필로폰 중독자 이야기야?

 

자전거 타는
필로폰 중독 좀비?

 

옷 다 벗고 소리
지르고 울면서

 

뛰어다니는 역할이
아니라고 말해줘

 

나한테서 몸을 숨기는 거야?

 

베스

 

당신이 나온 예술 영화가
온라인에 백 편은 되잖아

 

당장 내려받을 수도 있어

 

당신이 다 벗고
출연한 영화들 말이야

 

그래서 또 벗을 거야?

 

모르겠어, 아직 대본을
다 못 읽었어

 

여행 취소했으면 좋겠어?

 

아니

 

미안해, 내가
머저리 같이 굴었어

 

나쁜 친구가 된
것 같아서 그래

 

그렇게 말하지 마

 

자기는 좋은 친구야

 

둘이 가서 즐거운 시간 보내

 

자기한테도 좋은
시간이 될 거야 왜 그래?

 

- 나도 애나 좋아해
- 안 좋아하잖아

 

- 좋아해
- 애나가 못됐다고 생각하잖아

 

성격이 좀 강하긴 하지

 

경력에 집착하잖아

 

당신한테 별로 좋은 영향을
끼치는 것 같지 않아서 그래

 

어쨌든 나도 애나 좋아해

 

정말 거짓말 못 한다

 

정말이야

 

그래서 내가 당신을 믿나 봐

 

날 믿어?

 

실수하는 거야, 큰 실수

 

자기야

 

아까 그런 식으로
말해서 미안해

 

내가 너무 못되게 말했어

 

안 그랬으면 좋겠는데
자꾸 신경이 쓰여

 

미안해

 

나라고 뜨거운 조명과
낯선 사람들로 가득 찬 방 안에서

 

벗는 게 좋겠어?

 

싫으면 왜 해?

 

이게 뭐예요?

 

견적 내준 사람은
점화 플러그에

 

- 이상이 있다고 했는데요?
- 맞아요

 

또 산소 센서에도
문제가 있었는데

 

걱정하지 마세요
우리가 다 고쳤으니까

 

그래요?
지금 뭐 하는 거예요?

 

- 네?
- 나한테 거짓말해요?

 

견적 내준 남자는

 

산소 센서에 대해선
아무 언급 없었어요

 

점화 플러그에 이상이
있다고만 했죠

 

손님, 그랬다면
사과드리지만…

 

네? 그랬다면요?

 

확실히 그랬어요

 

혼란을 드려서 죄송하지만…

 

혼란을 준 게 아니에요

 

견적 내준 남자는
망할 산소 센서에 대해서는

 

일언반구 없었다고요

 

손님, 사실

 

산소 센서는 생각보다 자주
고장이 납니다

 

그렇겠죠

 

전 정직한 사업을 운영한다는
데 자부심이 있습니다

 

실수가 있었다면
사과드리지만…

 

자꾸 ‘실수가 있었다면’
이라고 하시는데

 

확실히 실수가 있었다고요

 

손님, 언성을 높일 이유는
없습니다

 

그래요?

 

한 가지 수리 비용을
낼 줄 알고 왔는데

 

난 알지도 못하는
망할 수리비로

 

은근슬쩍 300달러를
추가해 놨잖아요?

 

그런 말투는
자제해 주셨으면 좋겠네요, 손님

 

우라질 300달러는
나한테 큰돈이라

 

그 돈을 뜯어내려는 당신한테

 

좋게 말할 수가 없네요

 

전 그런 적 없습니다

 

산소 센서는
툭하면 고장이 납니다

 

고장이 났는데 고치지 않으면

 

연비가 떨어져
결국, 더 큰돈을 손해 볼 거예요

 

아니요, 내 말의 요점은
그게 아니잖아요

 

견적서에 없던 금액이라는 게
요점이라고요

 

당신 말이 다 사실이래도
난 고치는 데 동의한 적 없어요

 

중요한 건 그거라고요

 

손님, 보통 이런 경우에
손님의 요구대로 해주지만

 

지금 손님 태도가
정말 맘에 안 드네요

 

뭐라고요?
내 태도가 맘에 안 들어요?

 

그래요, 조금 더 숙녀답게
얘기하면 좋을 텐데…

 

지금 장난해요?

 

이건 그쪽 문제지
내 문제가 아니라고요

 

난 그 자리에 없었어요
누구랑 얘기했는지도 모르고요

 

그래서 이제 모든 책임을
회피하시겠다?

 

좋아요, 나도 여기 서서
망할 범죄자랑

 

말다툼하기 싫어요

 

점화 플러그 수리비는 내겠지만
나머지는 이의 제기할 거예요

 

집, 아파트,
콘도, 사무실…

 

폴?

 

- 안녕
- 안녕, 잘 지내?

 

응, 잘 지내지?

 

카운터에 없더라
항상 거기 있잖아

 

- 오늘 쉬는 날이야
- 그렇구나

 

- 어디 가?
- 캠핑 가

 

- 그래?
- 멋지네

 

- 어디로 가?
- 빅서

 

- 빅서, 베스도 거기 가는데
- 응

 

애나랑 같이 가
애나 이모 집이 거기 있대

 

- 여자들의 휴가지
- 지금?

 

- 응, 주말여행이야
- 희한하네

 

얼마 전에 네
생각이 났었거든

 

단편을 찍을 건데
애나가 출연했으면 해서

 

전화하려다가
출연료를 줄 수 없어서

 

기분 나쁠까 봐 못 했어

 

기분 나빠할 것 같아?
공짜로 해줄까?

 

그래, 아마 한다고 할 거야

 

애나는 뭐든지 하거든

 

좋아

 

- 그래
- 좋아

 

- 잘됐네
- 거기서 볼지도 모르겠네

 

- 그래
- 좋아

 

- 괜찮아?
- 응, 괜찮아

 

애나 왔어

 

- 좋아, 다 쌌어?
- 응

 

- 내가 들게
- 고마워

 

아뇨, 제 말을 안 듣고
계시네요 지금 돈이 없다고요

 

재정 곤란을 입증하시면
연체료가 낮아질 수 있습니다

 

연체료를 줄여달라는 게
아니라 없애 달라는 거예요

 

이건 내 잘못이 아니라
당신네 잘못이니까요

 

- 그럼 카드가 동결됩니다
- 나가 뒈져요

 

- 내가 운전할까?
- 아니, 괜찮아

 

- 속상하겠다
- 괜찮아

 

너 괜찮아?

 

응, 미안해, 괜찮아

 

너 피곤해 보인다

 

응, 좀 그런가 봐

 

꽤 바빴나 보네?

 

별로

 

좋아, 준비됐어?

 

- 상사가 계속 괴롭혀?
- 물론이지, 날 제일 좋아하잖아

 

요전 날엔 내 가슴에
사정하는 꿈을 꿨대

 

세상에, 거기 관둬야겠다

 

안 돼, 자금 사정이 안
좋아서 관둘 수가 없어

 

턱시도 파크의 자기 부모님 집에
우릴 데려갔던 남자 말이야

 

그게 거기였어?

 

- 턱시도 파크
- 그래, 턱시도 파크

 

- 그 으리으리한 저택 말이야
- 턱시도 파크를 잊고 있었네

 

- 그래
- 그게 거기였어?

 

그래, 기억 안 나?
우린 형편없는 곳에

 

- 가는 줄 알았다가…
- 세상에

 

가보니까 엄청난 저택이라서…

 

- 턱시도 파크
- 그래

 

턱시도 파크에 사는 사람들 모두
진짜 턱시도를 입고 있었잖아

 

- 우리한텐 청바지밖에 없었고
- 맞아

 

그 사람 맞아!

 

- 그 사람이 날 좋아했어?
- 그래, 진짜 좋아했어

 

세상에, 언제 그랬어?

 

내가 유니언 풀에서
일했을 때일 거야

 

잠깐만, 네가 언제
거기서 일했어?

 

내가 좋아하던 남자랑 같이
게스트 디제이로 일했을 때

 

- 네가 좋아한 남자가 누군데?
- 스티븐 말이야

 

- 맙소사, 걔 정말 밥맛이었어
- 그렇게 나쁜 사람 아니었어

 

- 뭐? 널 함부로 대했잖아
- 아니야

 

그러고 보니 잊어버리고
너한테 이 말 안 했다

 

- 이사 오기 전에 그 사람 봤었어
- 진짜?

 

응, 유니언 스퀘어에 있는
스타벅스 앞에 앉아 있었어

 

수염도 기르고

 

난 수염이 무조건 싫진 않아

 

아니, 그런 수염이 아니라
제멋대로 자란 덥수룩한 수염

 

정말 더럽고 끔찍해 보였어

 

- 코피도 흘렸던 것 같아
- 장난치지 마

 

보도 여기저기에
피를 흘렸던 것 같아

 

사람들이 3m 정도 떨어져 있었어

 

거짓말이잖아
완전히 거짓말이네

 

아니야, 정말 그랬어

 

- 그래서 정말 내가 맘에 들었대?
- 블레이크?

 

- 그래
- 응, 그랬던 것 같아

 

- 왜 말 안 했어?
- 지금 말하잖아

 

그래, 정말 고맙다
5년이나 지나 말해줘서

 

네가 좋아하는지 몰랐어
정말 좋아했어?

 

그래

 

- 어차피 네가 잘못 안 걸 거야
- 아니야

 

맞아, 네가 기억하는 건…

 

실례합니다

 

방해해서 정말 죄송해요
원래 이런 사람 아니에요

 

내성적인 성격이거든요
하지만 어디서 본 것 같아서요

 

- TV에 나오죠?
- 네

 

그럴 줄 알았어요
어디에 나왔죠?

 

- 글쎄요
- 생각이 날 것 같은데, 그게…

 

기억나요, ‘웬
투 콜’ 맞죠?

 

- 연기 정말 끝내줬어요
- 감사해요

 

- 정말 훌륭했어요
- 고맙습니다

 

게다가 정말 친절하네요
사인 좀 받을 수 있을까요?

 

그래 주면 정말 고마울
거예요 내 이름은 샌드라예요

 

- 물론이죠
- 만나서 반가워요

 

여기 만년필 있어요
마음에 들면 좋겠네요

 

이쪽은 제 친구 애나예요
애나도 배우죠

 

어디에 나왔어요?

 

아마 모르실 거예요

 

- 이렇게 만나다니 믿을 수 없네요
- 여깄어요

 

사진 좀 찍어도 될까요?

 

- 그럼요
- 세상에

 

내가 지금 얼마나 흥분했는지
모를 거예요

 

여기 누르면 돼요

 

고마워요

 

- 고마워요
- 천만에요

 

찍을게요, 하나, 둘, 셋

 

이모가 떠나기 전에

 

내 사촌이랑 같이 지내려고
사무실을 손님방으로 만들었어

 

멋지네

 

응, 하지만 보다시피
내 사촌은 여기 없어

 

- 좋아, 완벽해
- 더 낫지?

 

- 응, 멋져
- 그래, 훨씬 낫다

 

아름답지?

 

경치 말이야

 

여전히 신호가 안 잡히네

 

라이언 기억해?

 

내가 그 사람 단편에 출연했고
그게 선댄스에 출품됐잖아?

 

그 사람이 지금 작업 중인
장편 대본을 보내줬어

 

내가 지난 6월에 찍은
영화 제작자한테

 

꼭 좀 보여주라고 하더라고

 

꼭 그 제작자와
일하고 싶어서

 

나한테 보여주라고
한 것 같아

 

가방에서 샴푸를 안
꺼냈나 봐 좀 가져다줄래?

 

고마워

 

그래서 뭐라고 했어?

 

제작자한테 보여줄 기회가
없었다고 말했지

 

그랬더니 일주일 내내
세트장에 나가면서

 

왜 기회가 없었냐고 묻더라고

 

그래서 제작자들은
매일 나오지 않는다고 말했지

 

그 사람이 나한테 너무
많은 걸 바라는 것 같아

 

나도 이제 막 시작했는데

 

- 이게 뭐야?
- 뭐가?

 

너 신인 배우 잡지에
실렸어? 왜 말 안 했어?

 

그거 어디서 났어?

 

네 가방에서

 

왜 말 안 했어?

 

글쎄

 

내가 모를 거라고 생각했어?

 

별로 생각 안 해봤어

 

이건 정말 엄청나고
멋진 일이잖아

 

나한테 말도 안 해주다니
믿을 수가 없네

 

모르겠어
별로 대단한 일도 아니야

 

이건 대단한 일이야

 

미안해

 

나한테 사과할 건 없어

 

이런 일이 생기면
더 신나 해야지

 

그래, 네 말이 맞아

 

그 사람을 때렸어?

 

아니, 때린 게 아니라
밀친 거지

 

세게?

 

약간

 

바에 서 있었는데

 

조시가 무슨 말을 했고
난 그 말에 동의할 수가 없었어

 

그래서 내가 끼어들었고
바가 시끄러워서

 

자연히 내 목소리도 커졌어

 

- 그래, 난 됐어
- 그리고 내가…

 

이거 진짜 맛있는데
조금 먹어볼래?

 

- 싫어
- 알았어

 

정말 하나도 안 마실 거야?

 

응, 마시고 싶은데

 

끊은 후부터
잠을 훨씬 잘 자고 있거든

 

그래, 하지만 내일 아침에
오디션에 가야 하는 것도 아니잖아

 

- 마시자
- 알았어, 조금만 마실게

 

조금

 

- 조금만
- 잔이 엄청 작잖아

 

이건 조금이 아니잖아

 

- 헨리도 거기 있었어?
- 어디?

 

- 바에?
- 응

 

애초에 대화에 참여하도록

 

날 부추긴 게 헨리였어

 

그래서 참여했더니
조시가 이러는 거야

 

‘우선 진정 좀 할래요?’

 

- 정말 짜증 난다
- 그렇지?

 

젠장, 내가 남자였으면
아무도 진정하라고 안 했을 거야

 

맞아

 

왜 이래, 베스, 평생 누가
너한테 진정하라고 한 적 있어?

 

내 말이

 

아무튼, 그래서 기분이
정말 안 좋았지만

 

참았어, 왜냐하면

 

조시는 내
남자친구의 상사니까…

 

울음이 터질 것 같아서
자리를 피해 나왔는데

 

날 따라 나왔어

 

- 조시가?
- 응

 

그래서 내가 이랬어
‘조시, 난 성질이 고약하니까’

 

‘혼자 있게 내버려 둬요’

 

그랬더니 이러더라

 

‘좋아요, 하지만 프리마돈나처럼
나가버릴 건 없잖아요’

 

- 세상에
- 믿어져?

 

그리고 계속 프리마돈나란
소리를 반복하는 거야

 

- 끔찍하다
- 그래, 당연히

 

난 미친 듯이 울기 시작했고

 

너무 화가 나서
그 사람을 밀쳐버렸어

 

뭐?
너라면 어떻게 했을 것 같아?

 

너라면 애초에
참여하지 않았겠지

 

통제력을 잃은 것 같아

 

아니야

 

너한테 일어난 일은
정말 짜증 나는 일이야

 

그래

 

헨리는 광고 찍으러
싱가포르에 갔어

 

돌아올 때까지만
집에 있게 해줬어

 

하지만 돌아오면 난…

 

아니야, 그거 알아?

 

모르겠다

 

헨리의 사고방식은 이런
식이야 경력도 중요하지만

 

누군가 사귀고 있다면
그 관계를 우선시해야 한다고

 

하지만 난 먼저
특정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면

 

행복하지 못할 거란 걸
항상 알고 있었어

 

여배우가 되려면

 

서른 살이 되기 전에 자리를
잡아야지, 안 그러면 끝이잖아

 

또 괜찮은 에이전시를
찾는 일에도 집중해야 하고

 

특히 곧 파일럿 시즌이
시작될 테니까

 

넌 좋아하는 일 하면서
돈도 버니 참 좋겠다

 

나도 입센 작품 같은 데
출연하는 게 아닌걸

 

그래도 웨이트리스
일보단 낫잖아

 

헤드 샷 찍고 교정하는 데

 

너무 많은 돈을 썼어

 

그만해, 나 괜찮아

 

정말 기분 좋아

 

그리고 뭐 어때?

 

어차피 곧 끝날
거야, 안 그래?

 

열쇠 줘

 

- 뭐라고?
- 열쇠 달라고

 

왜?

 

너 때문에 우리 다섯 번은
죽을 뻔했잖아

 

- 어서
- 알았어

 

사제라크와 스피킹 인 텅스
나왔습니다

 

고마워요

 

- 여기, 아니야, 내가 낼게
- 아냐, 이걸로 해주세요

 

- 베스, 내 건 내가 낼 수 있어
- 알아, 안다고

 

- 내 술은 내가 살 수 있어
- 나도 알아

 

내가 출연한 바보 같은
맥주 광고가 매일 백 번은 나와

 

그래서 돈을 많이 벌고 있는데 내
절친한테 술 한잔 못 사주겠어?

 

알았어, 고마워

 

- 건배
- 건배

 

최근에 내가 별로
좋은 친구가 아니었던 거 알아

 

- 맙소사, 너도 나만큼 취했구나
- 아니야, 진심이야

 

난 정말 나쁜 친구였어

 

너랑 헨리가 헤어진 게
두 달 전인데

 

난 오늘에서야 알았잖아

 

그때 네 옆에
있어 줬어야 했는데

 

내가 미울 거야

 

안 미워

 

내가 너 정말 좋아하는 거
알지, 애나?

 

우리 둘이서 같이
주말을 보내게 되어 정말 기뻐

 

네가 정말 그리웠어

 

그래, 나도 네가 그리웠어

 

많은 게 변했고

 

네가 지금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거 아는데

 

이걸 꼭 말해주고 싶어

 

넌 정말 아름답고
멋진 사람이고

 

뛰어난 재능을 갖고 있어

 

분명히 다 잘 풀릴 거야

 

- 왜?
- 보지 마

 

그쪽 상황이
별로 좋지 않아요

 

마지막 방문 때 중국인들이
절 며칠 동안 잡아뒀는데

 

이중 스파이였던 제 통역사가
절 꺼내줬죠

 

어떻게요?

 

그들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을
잘 알고 있더라고요

 

- 건배
- 건배

 

- 돈은 어떻게 가져갔어요?
- 여행 가방에 담아갔죠

 

- 얼마나요?
- 5만 달러 정도요

 

세상에, 대단하네요

 

사실 내가…

 

글쎄요, 난 평생
이런 일을 해왔어요

 

- 좀 더 나이 들면 알 거예요
- 그쪽도 별로 안 늙었잖아요

 

- 그래요? 내가 몇 살 같아요?
- 글쎄요

 

- 20살
- 48살이에요

 

48세면 아직 젊네요

 

당신만 한 딸이 있을 나이죠

 

난 머리가 희끗희끗한 남자가
좋더라고요

 

정말요?

 

여긴 그래서 오신 거예요?

 

아니면 이 근처에
선방 같은 게 있나요?

 

티베트 사람들은
선종을 수행하지 않아요

 

대승 불교를 따르죠

 

- 왜요? 당신은 선종을 수행해요?
- 아뇨, 전 애인이 한때 빠졌었죠

 

이 근처에 선방이
있긴 한데…

 

타사하라라는 수도원이죠

 

전 사실 에살렌에서 있는
남성 수련회 때문에 왔어요

 

- 거기서 뭐 하는지 알아요
- 그래요? 뭐 하는데요?

 

남자들끼리
모닥불 주변에 모여 앉아

 

드럼을 치고 가슴을 두드리는
그런 행동 하잖아요, 맞죠?

 

어떤 경우엔 그럴 때가 있죠

 

어떤 경우요?
어떤 경우인데요?

 

글쎄요

 

- 시합요
- 시합요?

 

그게 무슨 말이에요?
무슨 시합요?

 

여기 있는 동안
타사하라에 가보세요

 

며칠 동안 묵상을
해보는 것도 좋고요

 

- 말도 안 돼, 그냥 물어본 거예요
- 이분 원래 이래요?

 

- 네?
- 친구분이 원래 이렇게…

 

- 뭐요?
- 호기심이 많아요?

 

호기심이 많다고요?
그 말 하려던 게 아닌 것 같은데요

 

그게 아니라 너무 꼬치꼬치
캐물어서 하는 소리예요

 

흥미로워서 그래요

 

남자들만의 그룹 안에서는

 

누가 질투라도 하면
몸싸움을 벌이는 거예요?

 

좀 도와줄래요?

 

왜 그래요, 질문 몇 개도
감당 못 하겠어요?

 

내가 여성 그룹에
속해 있다고 했으면

 

무슨 그룹인지
궁금하지 않겠어요?

 

- 잠깐 실례할게요
- 그래

 

저도 가야겠어요

 

내일 그룹 하이킹이 있어서
꼭두새벽에 일어나야 하거든요

 

저기요

 

저는 일어날 건데

 

이 여성분에게 한 잔 사드리고
싶네요, 뭘 마시고 있었죠?

 

사제라크 한 잔 더 할게요

 

사제라크, 그리고 베스는 뭘
마셨죠? 기억이 안 나네요

 

스피킹 인 텅스였어요

 

스피킹 인 텅스
스피킹 인 텅스도요

 

그거면 충분할 겁니다
고마워요

 

만나서 반가웠어요

 

- 애나요
- 애나, 미안해요

 

만나서 정말
반가웠어요, 애나

 

춥네요

 

네, 가서 몸을 덥히세요

 

- 그래요, 좋은 밤 보내요
- 안녕히 가세요

 

안녕, 나야
잘 있나 전화해봤어

 

자나 보네

 

자기를 너무 사랑하고
보고 싶다고 말해주고 싶었어

 

집에서는 신호가 안 잡혀
내가 못 받으면

 

그래서 그래
어쨌든 사랑해

 

그래

 

사랑해, 안녕

 

안녕하세요

 

어디로 빠져나갔나 궁금했어요

 

전화 한 통 걸려고요

 

- 여긴 신호가 잘 안 잡히죠
- 네

 

산 때문에 그래요

 

저기요, 혹시 언제 나랑

 

한잔할 생각 있는지
물어보고 싶었어요

 

제 친구랑 같이 와서요

 

아뇨, 제 말은
엘에이로 돌아가서요

 

아, 그렇군요

 

아니면 저녁도 괜찮고요
빌이라는 친구가 있는데

 

얼마 전 애보트 키니에
식당을 열었는데…

 

멋진 곳이죠
미슐랭 별을 딴 셰프도 있고요

 

다음 주 금요일 어때요?

 

- 그러죠
- 좋아요

 

- 전화번호 좀 받을 수 있을까요?
- 네

 

좋아요, 불러주세요

 

323-553-7177이에요

 

좋은 아침이야

 

- 그게 뭐야?
- 바보 같은 대본이야

 

정말 멍청해

 

- 뭔데?
- 이건…

 

한심한 호러 영화야

 

- 또 하게?
- 그래, 나도 알아

 

이건 정말 형편없어서

 

- 창피할 지경이야
- 뭐에 대한 건데?

 

아무것도 아니야

 

그냥…

 

- 아무것도 아닌 것에 대한 영화?
- 돌에 대한 영화야

 

돌이 트롤로 변한다는
신화가 있는

 

아이슬란드가 배경인데

 

그건 사실 미끼고
연쇄 살인범이 주인공이야

 

하지만 처음에는 트롤
짓이라고 생각하게 만들지

 

아델이 준 거야?

 

그게… 맞아

 

정말 형편없는 스토리야

 

그런데 아델이 그걸 하래?

 

그런 것 같아

 

왜?

 

글쎄, 규모가 더 커서겠지

 

그런데 왜 너보고 하래?

 

내가 모든 장면에 나와서
그런가 봐

 

주인공이야?

 

그런가 봐

 

내 말은, 그래, 맞아

 

또 기존의 틀에서 벗어났고

 

- 무슨 틀?
- 글쎄

 

시드는 꽃 같은 역할?

 

그런가 봐

 

그건 어떤데?

 

글쎄, 좀 건방진 역이라고
해야 하나?

 

정말 끔찍해
형편없는 스토리야

 

옷도 벗어야 해?

 

어떨 것 같아?

 

- 맙소사, 또야?
- 나도 알아

 

2년 동안 벗고 찍은 영화가
이것까지 합치면 열 편은 될걸

 

매춘부 같은
느낌 들 때 없어?

 

글쎄, 가끔은 조금 그래

 

네 영상 링크를
아델한테 보냈어

 

정말? 언제 보냈어?

 

글쎄, 좀 됐어

 

한 달 정도?

 

아마 한 2주 전쯤?

 

네가 왜 아델과
일하고 싶어 하는지 모르겠어

 

나한테 형편없는 작품들만
보내주는데

 

그래도 혼자가 아니라 좋잖아

 

너 혼자가 아니라 다른 누군가도
네 경력을 위해 투자하는 거니까

 

그래, 그런 식으로 말한다면
그렇지

 

다른 식으로 어떻게 말할 수
있는데?

 

- 리허설해볼래?
- 이걸?

 

지금 그거 말고
다른 거 있어?

 

- 아니, 싫어
- 내가 도와줄 수 있을지도 몰라

 

그럴 필요 없어
난 이 역에 전혀 안 어울려

 

그러지 말고, 재밌을 거야

 

이젠 같이 연기할
기회도 없잖아

 

좋아

 

‘고정관념을 깨고
생각해봐야겠어’

 

- ‘고정관념?’
- ‘그래’

 

‘그 말뜻도 잘
이해 못 하겠더라’

 

‘고정관념을 깨다? 새로운
방식으로 생각하란 뜻이잖아’

 

‘정말?’

 

‘지금 빈정댈 때가
아니야, 샬린’

 

‘지금 툰드라 지대 한가운데에서
얼어 죽게 생겼잖아’

 

‘보온병도 거의 비었고 지난
6시간 동안 소변보고 싶었지만’

 

‘거시기 안에서 소변이 얼까 봐
무서워서 싸지도 못하고 있어’

 

‘거시기가 있어?
거시기 같은 놈인 줄 알았는데’

 

이럴래?

 

정말 그런 식으로
대사를 할 거야?

 

맙소사, 베스, 그러니까
고정된 배역에서 못 벗어나지

 

건방진 역할이라며?
건방지게 해봐!

 

난 이 배역 원하지도 않아

 

웃기지 말고
건방지게 해봐

 

젠장, 얼마나 쉬운데
자, 네가 남자 역할 해봐

 

‘고정관념을 깨고
생각해봐야겠어’

 

- ‘고정관념?’
- ‘그래’

 

‘그 말뜻도
잘 이해 못 하겠더라’

 

‘고정관념을 깨다? 새로운
방식으로 생각하란 뜻이잖아’

 

‘정말?’

 

‘지금 빈정댈 때가
아니야, 샬린’

 

‘지금 툰드라 지대 한가운데에서
얼어 죽게 생겼잖아’

 

‘보온병도 거의 비었고 지난
6시간 동안 소변보고 싶었지만’

 

‘거시기 안에서 소변이 얼까 봐
무서워서 싸지도 못하고 있어’

 

‘거시기가 있어?
거시기 같은 놈인 줄 알았는데’

 

‘그런 말이 도움이 돼?’

 

‘모험이라고 날 이런 곳에
끌고 온 게 도움이 됐을까?’

 

‘당신이 4시간 전에 음식을
다 먹어 치운 게 도움이 됐을까?’

 

‘당신도 먹으라고 했잖아’

 

‘당신은 저능아야’

 

‘그건 편견이
있는 표현이야’

 

‘내가 그런 거에
신경이나 쓸 것 같아?’

 

‘우린 여기서 죽을 거야’

 

‘이해돼, 멍청이?’

 

‘우린 죽을 거고
다 당신 책임이야!’

 

‘당신 인생은 끝났고
내 인생도 끝났다고’

 

‘이 추운 툰드라 지대에서
얼어 죽을 거라고’

 

‘다 당신 책임이야!’

 

이게 건방진 연기야

 

하이킹 가자

 

저기 맷 디킨슨인가?

 

안녕

 

- 안녕
- 안녕, 잘 지냈어?

 

그럼, 넌 어때?

 

너희들과 마주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었어

 

- 여긴 무슨 일이야?
- 말 안 했어?

 

내가 그 정도로
기억이 안 나는 사람이야?

 

카페시타에서 베스와 마주쳐서
여기 온다고 말해줬는데

 

아니, 그런 얘기 없었는데

 

여긴 왜 왔어?

 

하이킹하면서
촬영 장소도 찾는 중이야

 

실험적인 단편을 찍을 거거든

 

네가 출연해줄 수 있는지 물어보고
싶다고 베스한테 말했는데

 

- 멋지네
- 응, 초저예산이라서…

 

정말 말 안 했어?

 

그래, 내가 캐스팅되는 거
막으려는 거야?

 

그냥 베스를 캐스팅해
다들 그러는걸

 

그러게

 

베스는 우리와 같이 일하기엔
너무 커버렸잖아

 

맞아, 아무튼 내 생각해줘서
고마워, 정말 기분 좋다

 

그래, 네가 관심 있을지
잘 모르겠더라고

 

물론이지

 

폴이 온라인으로 네 마지막 단편을
봤는데 흥미로웠다고 하더라

 

너 정말 운이 좋은 거야

 

- 빅서 제과점 가봤어?
- 아니, 쿠키 팔아?

 

응, 거기 쿠키 정말 맛있어
거기 저녁도 정말 괜찮아

 

- 잘됐네, 가서 먹어봐야겠다
- 어디서 묵고 있어?

 

아주 화려한 곳이야

 

인적이 거의 없는 곳에 있는데
얼마 전에 문을 열었어

 

- 이름이 뭔데?
- 숲속의 텐트라고 해

 

- 너희는?
- 우리 이모 집에 있어

 

- 그게… 이 지역 잘 알아?
- 응

 

빅서 기차역 근처에 있는
도로에서 약간 벗어난 곳이야

 

파이퍼 리지?

 

그래, 시카모어 캐년이지만

 

아무튼 여기 잘 아는구나

 

잠깐 얘기 좀 할래?

 

- 지금?
- 응

 

알았어

 

- 아무래도 난 가봐야…
- 쟤 괜찮아?

 

응, 괜찮을 거야

 

- 그래, 내가 나중에 전화할게
- 그래

 

나한테 네 번호 있을 거야

 

그래, 없어도 우리 페이스북
친구잖아

 

그래, 전화번호 못 찾으면

 

- 그걸로…
- 그래

 

- 내가 쟤 대신 사과할게
- 아니야, 어서 가봐

 

- 안녕
- 안녕

 

뭔데 그래?

 

그냥…

 

- 뭐?
- 그렇게 혐오스럽게 쳐다본 사람

 

지금까지 없었어

 

네가 날 얼마나 미워하는지
방금 깨달았어

 

우리 우정을
생각하면 정말 슬퍼

 

이봐요, 괜찮아요?

 

- 네, 괜찮아요
- 정말요?

 

태워다 줄까요?

 

아니에요, 별로 안 멀어요
괜찮아요

 

아무 짓도 안 해요
그냥 친절을 베푸는 거예요

 

어디까지 가요?

 

- 시카모어 캐년요
- 거긴 가깝지 않아요

 

8km는 가야 해요

 

조금 있으면 추워질 거예요

 

타요

 

정말 괜찮아요

 

멋진 곳이네요

 

- 안녕
- 여보세요?

 

- 여보세요?
- 여보세요?

 

- 잘 안 들려
- 폴?

 

- 여보세요?
- 그래, 내 말 들려?

 

뭐? 거기 있어?

 

- 내 말 들려?
- 잘 안… 베스

 

- 폴
- 안 들려

 

잠깐만, 집 전화로
다시 걸게, 알았지?

 

아무 데도 가지 마

 

- 이번 주말은 정말 최악이야
- 자기야, 좀 크게 말할 수 없어?

 

안 돼, 애나가
날 정말 미워해

 

내가 무슨 잘나가는 배우고

 

내가 일부러 자길
망하게 하려는 줄 알아

 

베스, 좀 더 크게 말해봐

 

안 돼, 크게 말 못 해, 애나가
여기 있는지 모르겠단 말이야

 

잘 안 들려

 

내가 일부러 자길
망하게 한다고 생각해

 

왜 그렇게 생각하는데?

 

맷 얘기를 안
했다고 그러는 거야

 

- 무슨 얘기?
- 단편 있잖아

 

- 맷의 단편 말이야
- 뭐?

 

그건 상관없어
진짜 문제는 아델 때문이니까

 

아델이 왜?

 

맙소사, 내가 말할 때
듣기는 하는 거야?

 

걔가 아델한테 자기 영상
링크를 보내 달라고 했잖아

 

내가 그 말 한
것 기억 안 나?

 

그래, 당신이
너무 이르다고 했잖아

 

맞아, 나도 아델하고 일한
지 3개월밖에 안 됐는데

 

아델한테 자기의
형편없는 웹사이트 링크를

 

보내주라고 하잖아

 

해주려고 했는데
걔가 너무 심하게 밀어붙여서

 

그냥 보냈다고 말해버렸어

 

당신이 왜 그런 짓을 하는지
난 정말 이해를 못 하겠어

 

보내려고 했다고

 

그래, 하지만
거짓말은 왜 해?

 

질문 좀 그만할래?

 

지금 걔가 미친 사람처럼
굴고 있다고

 

정말 내가 안
데리러 가도 돼?

 

그래, 그건 아니야

 

호텔에 들어가든지 할게
그냥…

 

이게 전부
내가 원하지도 않았던

 

형편없는 영화 몇 편에
캐스팅돼서 그런 거야

 

- 내가 데리러 갈게
- 아니야!

 

회의 끝나고
내가 데리러 갈게

 

왜 날 위해
기뻐해 주지 못할까?

 

난 혐오스럽고 지긋지긋한데도

 

잘해주려고 이렇게 노력하는데

 

걔가 더 나은 배우라고
내가 생각하는 걸 자기도 안다고

 

그저 요즘 사람들이 좋아하는
외모를 가진 것뿐인데

 

- 베스
- 끊어

 

내가 혐오스럽고
지긋지긋하다고?

 

너 정말 한심하구나

 

혼자 순진한 척 다하지만

 

사실은 아니지

 

넌 망할
거짓말쟁이야, 안 그래?

 

항상 그렇게 무력한
척하는 거 지겹지도 않아?

 

넌 네가 나보다
훨씬 잘난 줄 알지

 

아니야

 

넌 위선자에 자기 도취자에
최악의 친구야

 

내가 전위극 단편에 출연하는
것조차 못 도와주겠어?

 

뭐? 그래, 울어, 베스

 

울라고

 

거짓 눈물을 흘리라고
망할 할리우드 창녀야!

 

자기야, 나야

 

지금 그리로 가는 중이야

 

그런데 정확히 어디로
가야 하는지 모르니까

 

전화 좀 해줘

 

준비되면 말씀하세요

 

빅서에서의 둘째 날이었는데
제 옆에 서 있던 여자는

 

무슨 일이 있어도

 

자기 치와와의 죽음에 대한
복수를 하겠다고 혈안이 됐었죠

 

한 잔 더 드릴까요?

 

- 아니요, 괜찮아요
- 제가 사는 거예요

 

아니에요, 술
마시면 안 돼요

 

무슨 소리예요
겨우 칵테일 한 잔 마셨잖아요?

 

한 잔 이상 마시면
잠을 못 자거든요

 

내가 취하게 하려는 것
같아요? 그런 거 아니에요

 

한 달간 금욕을 서약했으니까
안심해도 돼요

 

정말이에요
섹스도, 자위도 아무것도 못 해요

 

수도사나 마찬가지죠

 

내가… 미안해요
강요하려는 건 아니에요

 

그냥 같이 대화하는 게
즐거워서 그래요

 

계속 여기 있을래요?
난…

 

30분 있으면 문 닫는데

 

수영하러 안 갈래요?

 

밤 수영 할 수
있는 곳을 알아요

 

다시 말하지만
난 수도사나 마찬가지예요

 

웃기지 마요!

 

일어나요

 

일어나요
보여주고 싶은 게 있어요

 

잠깐만요, 그대로 있어요

 

뭐하는 거예요?
포즈를 취해야죠

 

일단 그런 식으로
움직이면 안 돼요

 

그렇게 움직이지 말고
포즈를 취해 봐요

 

그게 포즈 취한 거예요?

 

그건 포즈가 아니에요

 

왜 그래요?
부끄러워서 그래요?

 

그대로 있어요
그 포즈 좋아요

 

그 상태로 그대로 있어요

 

좋아요!
천사 같아요

 

배우라고요?
멋지네요

 

입센 작품 같은 데
출연하는 것도 아닌걸요

 

그게 누군지 몰라서
무슨 말인지 모르겠네요

 

스케줄 잡힌 거 있어요?

 

- 뭐 흥미로운 거 없어요?
- 없어요

 

- 정말요?
- 네, 없어요

 

있을 것 같은데

 

바보 같은 영화가 한 편
있긴 해요 정말 형편없죠

 

제목이 뭐예요?

 

‘더 스톤즈’라고 해요

 

한심한 호러 영화예요

 

나 호러 영화 좋아해요

 

정말로 제일 좋아하는
장르예요 무슨 내용이에요?

 

이건…

 

이건 정말 형편없어서…

 

창피할 지경이에요

 

얘기해 봐요
무슨 내용인데요?

 

돌에 대한 영화예요

 

돌이 왜요?

 

돌에 대한 이야기인데

 

돌이 트롤로 변한다는
신화가 있는

 

아이슬란드가 배경인데

 

그건 사실 미끼고
연쇄 살인범이 주인공이에요

 

하지만 처음에는 트롤
짓이라고 생각하게 만들죠

 

창피하다고 말했잖아요

 

난 좋은데요

 

재밌을 것 같아요

 

당신도 멋지게 나올 거고
영화가 대박 나면

 

난 친구들한테 영화배우를
안다고 말할 수 있겠죠

 

- 준비되면 말씀하세요
- 고마워요

 

참, 루신다 밴드가 이번
주말에 몬터레이에서 공연하는데

 

친구들이랑 보러 가려고요
관심이 있으신지 모르겠지만

 

몬터레이요?

 

항상 그렇게 무력한
척하는 거 지겹지도 않아?

 

이봐요, 어디 가요?
뭐하는 거예요?

 

왜 그러는 거예요?
바이올렛을 질투하는 거예요?

 

바이올렛하고는
아무 관계 아니에요

 

일 년 전쯤
몇 번 같이 잤을 뿐이에요

 

이 마을엔 여자가
다섯 명밖에 없거든요

 

기분이 좋긴 하네요

 

괜찮을 것 같아요?

 

바이올렛이 보고 있는 건
아니죠? 저쪽에 있어요?

 

좋아요

 

기분은 좋네요

 

내가 멋진 하루를
계획해 놨어요

 

오늘 일 쉬거든요
파티에 데려갈게요

 

질투하는 모습이
정말 귀여워요

 

엘에이로 돌아가기 싫어요

 

왜요?

 

거긴 끔찍해요

 

그럼 여기 있어요

 

여기서 뭘 해요?

 

글쎄요, 생각해봐야죠

 

- 정원을 가꿀 수 있어요
- 그래요

 

정원 가꾸는 거 좋아해요?

 

해가 날 때 밖에
있는 게 좋아요

 

비가 올 때도, 그리고…

 

안개도 좋아해요?

 

- 안개 엄청 많이 끼거든요
- 멋질 것 같네요

 

안개 속에서 정원을
가꾸면 되겠네요

 

난 요리하는 거 좋아해요

 

난 먹는 거 좋아해요

 

잘 맞죠?

 

우린 천생연분이에요

 

멋지네

 

나요? 아니면 맥주요?

 

맷, 폴이야, 베스 남자친구

 

빅서에 왔는데

 

베스랑 연락이 안 돼

 

안녕!

 

정말 반가워, 멋진데

 

무슨 옷이야?

 

- 분장한 거야
- 멋지네, 안녕하세요

 

어서 들어와, 들어와요

 

잠깐, 돼지로
분장한다고 했잖아?

 

- 할인상점에서 샀어, 돼지 맞아
- 돼지처럼 안 보이는데

 

자본주의 돼지야, 잠깐만

 

턱시도 입은
멋진 남자처럼 보이는데

 

아니야, 난
자본주의 돼지야, 봐

 

- 봐, 이제 알겠지?
- 그래, 자본주의 돼지 맞네

 

- 잠깐, 내가… 잠깐만
- 난 록펠러 스타일이야

 

- 조플린, 내려와서 제시 좀 봐
- 난 강도 귀족이야

 

- 그래, 돼지래
- 안녕하세요

 

덤벼 봐, 친구

 

엄마, 나도 변장해도 돼요?

 

그래, 하지만 서둘러
배고프니까

 

- 좋아, 해보자
- 제시 힘들게 하지 말고

 

죄송해요

 

적포도주 괜찮아요?

 

둘이 사귄 지
얼마나 됐어요?

 

어제 처음 만났어요

 

그래요?
제시가 당신 그림 그렸어요?

 

제발, 잭!

 

저 사람 신경 쓰지 말아요

 

제시가 예쁜 여자를 데려와서
질투 나서 그러는 거예요

 

난 늙어서 싫증 났거든요

 

맞아

 

맙소사!

 

- 세상에!
- 어떡해, 프랑켄슈타인이다!

 

누가 프랑켄슈타인을
들여보냈어?

 

누가 들여보낸 거야?
살려줘, 살려줘!

 

맙소사, 기절하겠다
숨을 쉴 수 없어

 

숨을 못 쉬겠어
안 돼, 안 돼!

 

내 목을 조이고 있어!

 

누가 좀 도와줘요

 

내가 죽음에서 돌아왔다

 

이제 내가 널 죽이고
식탁을 차릴 거야

 

자, 엄마 좀 도와주렴

 

엄마 죽이는 괴물은
그렇게 되는 거야

 

조플린

 

우주의 너그러움과
아름다움, 사랑에 감사드립니다

 

- 그래
- 그래, 아주 잘했어

 

정말 좋았어

 

- 그래서 어떤 사연이 있는 거죠?
- 어떤 사연?

 

뭐? 그게 이상한 질문이야?

 

- 조금은
- 저 아가씨를 더 알고 싶어서

 

‘아가씨’? 정말
창피하게 구네

 

- 괜찮아요
- 여성이야

 

맙소사, 좋아
여자분, 죄송해요

 

마지막으로 봤을 때
제시가 이랬거든요

 

‘잘 들어, 난
수도사가 될 거야’

 

그러고선 당신을 데려왔으니
호기심이 생길 수밖에 없죠

 

- 서머, 그만 귀찮게 해
- 그래

 

- 무슨…
- 그만하라고

 

뭘… 뭘 그만하라는 거야?

 

그냥 좀 친해지려는
것뿐인데…

 

뭘 알고 싶은데?

 

글쎄, 그냥 기본적인 거

 

- 기본적인 거 말이야
- 배우야

 

정말요?

 

서머도 배우였어요

 

옛날 이야기죠
난 형편없었어요

 

그래서? 연기는 연기지

 

셰익스피어니 뭐니 다 했어요
정말 잘했죠

 

고마워, 네 음식 안 먹으면
네가 다음 차례인 줄 알아

 

미안, 그렇게
말해줘서 고마워

 

그래서 연기가 좋아요?

 

- 글쎄요… 그런 것 같아요
- 그래요?

 

정말 용감한가 봐요

 

아뇨, 전 용감하지 않아요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와인 더 마실 사람?

 

- 네, 제가 가져올게요
- 내가 가져올게요

 

- 아니에요, 괜찮아요
- 정말요?

 

- 네
- 밖에 쿨러 위에 있어요

 

매춘부 같은
느낌 들 때 없어?

 

- 괜찮아요?
- 네

 

어디 봐요

 

어떻게 된 거예요?

 

아파요?

 

별거 아니에요
유리에 찔렸나 봐요

 

- 여기요
- 고마워요

 

아파요?
내가 좀 누를게요

 

아니에요, 괜찮아요

 

별로 즐거운 것 같지 않네요

 

당신을 이렇게
좋아하게 될 줄 몰랐어요

 

처음 만나 태워다 줬을 때

 

당신이 속물인 줄 알았어요
그런데 왠지

 

계속 생각이 나더라고요

 

그러다 당신이
바에 들어왔을 때

 

기뻤어요

 

당신 정말 멋진 사람 같아요

 

부드럽고…

 

착하고요

 

날 이해해주는 것 같아요

 

그런 걸 원했나 봐요

 

당신은 정말
특별한 사람이에요, 베스

 

뭐야?

 

무력한 척하지만
넌 망할 거짓말쟁이야

 

원하는 게 뭐야?

 

네가 나보다 훨씬
잘난 줄 알지? 아니거든

 

- 넌 위선자야
- 제발 가줘!

 

자기 도취자에
최악의 친구야!

 

원하는 걸 말하면
그대로 해줄게

 

네가 뭘 원하는지 모르겠어!

 

- 그래, 울어, 이 망할 계집
- 제발!

 

거짓 눈물을 흘려봐
이 망할 할리우드 창녀야!

 

널 행복하게 해주고 싶어!

 

안 돼!

 

안 돼!

 

안 돼, 안 돼!

 

자 막 : 박 양 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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