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00:00:00,801 --> 00:00:02,731
그녀와 그녀의 고양이
2
00:00:05,305 --> 00:00:08,702
계절은 초봄으로
그날은 비가 왔다
3
00:00:09,176 --> 00:00:11,481
Sec.1 [인트로덕션]
4
00:00:12,145 --> 00:00:15,187
때문일까... 그녀의 머리도 나의 몸도
비에 젖어들어갔다
5
00:00:15,282 --> 00:00:17,747
주위는 향기로운 비의
향기로 가득했다
6
00:00:23,990 --> 00:00:26,732
지축이 소리도 없이
조용히 회전하고
7
00:00:26,827 --> 00:00:29,668
그녀와 나의 체온은
세상 속에서
8
00:00:29,763 --> 00:00:31,932
소리없이
식어가고 있다
9
00:00:35,502 --> 00:00:37,809
"지금은 전화를
받을수 없습니다."
10
00:00:37,904 --> 00:00:40,243
"용건을
말씀해 주십시오."
11
00:00:43,877 --> 00:00:46,774
그날 그녀는
나를 주웠다
12
00:00:47,447 --> 00:00:51,448
그래서 나는
그녀의 고양이다
13
00:00:51,885 --> 00:00:58,332
그녀와 그녀의 고양이
14
00:01:11,238 --> 00:01:12,210
Sec.2 [그녀의 일상]
15
00:01:12,305 --> 00:01:14,513
그녀는 엄마와 같이
상냥하고
16
00:01:14,608 --> 00:01:16,504
연인처럼
아름다웠다
17
00:01:16,977 --> 00:01:20,181
그래서 나는 곧
그녀를 좋아하게 되었다
18
00:01:24,150 --> 00:01:27,425
그녀는 독신으로
매일 아침 출근한다
19
00:01:27,520 --> 00:01:30,495
무슨 일을 하는지는 모른다
흥미도 없다
20
00:01:30,590 --> 00:01:31,496
하지만 나는
21
00:01:31,591 --> 00:01:34,766
아침에 집을 나서는
그녀의 모습을 아주 좋아한다
22
00:01:34,861 --> 00:01:39,304
단정하게 묶은 긴머리
옅은 화장과 향수의 향기
23
00:01:39,399 --> 00:01:40,972
그녀는 나의 머리에 손을 얹고
어깨를 곧추세우고는
24
00:01:41,067 --> 00:01:42,140
갔다올게
25
00:01:42,235 --> 00:01:49,308
기분 좋은 소리를 내면서
무거운 철문을 열었다
26
00:01:53,880 --> 00:01:57,551
비에 젖은 아침의 초원과 같은
냄새가 한동안 흐르고 있다
27
00:01:59,986 --> 00:02:01,916
Sec.3 [그의 일상]
28
00:02:03,189 --> 00:02:06,364
여름이 오고
나도 걸 프렌드가 생겼다
29
00:02:06,459 --> 00:02:07,922
작은 고양이
미미가 그녀다
30
00:02:08,495 --> 00:02:12,537
미미는 작고 귀여우며
응석부리기 선수라서
31
00:02:12,632 --> 00:02:14,005
역시... 나는...
32
00:02:14,100 --> 00:02:17,736
그녀와 같이
성숙한 여자가 좋다
33
00:02:17,904 --> 00:02:18,366
저기... 쵸비
34
00:02:18,505 --> 00:02:19,511
왜? 미미
35
00:02:19,606 --> 00:02:20,445
결혼해줘
36
00:02:20,540 --> 00:02:24,108
미미... 내가 항상 말하지만
나에겐 어른인 애인이 있다니까
37
00:02:24,244 --> 00:02:24,877
거짓말
38
00:02:25,045 --> 00:02:26,110
거짓말이
아니라니까
39
00:02:26,246 --> 00:02:26,617
만나게 해 줘
40
00:02:26,780 --> 00:02:27,811
안돼
41
00:02:27,981 --> 00:02:28,753
어째서?
42
00:02:28,848 --> 00:02:30,380
미미, 내가 몇번이고
이야기했지만
43
00:02:30,583 --> 00:02:32,858
이런 이야기는 네가 좀 더
어른이 된 뒤에...
44
00:02:32,953 --> 00:02:36,988
...라는 식의 이야기가
계속되는 것이다
45
00:02:37,824 --> 00:02:39,094
또 놀러와
46
00:02:40,660 --> 00:02:41,259
꼭 와야돼
47
00:02:41,428 --> 00:02:42,095
정말 와야돼
48
00:02:42,262 --> 00:02:43,600
정말, 정말 와야돼
49
00:02:46,132 --> 00:02:49,207
이와 같이 나의
첫여름은 지나가고
50
00:02:49,302 --> 00:02:50,575
점점 시원한 바람이
51
00:02:50,670 --> 00:02:52,004
Sec.4 [그녀의 외로움]
불어오기 시작했다
52
00:02:52,005 --> 00:02:52,104
Sec.4 [그녀의 외로움]
53
00:02:52,105 --> 00:02:53,545
Sec.4 [그녀의 외로움]
그러던 어느날
54
00:02:53,640 --> 00:02:57,037
긴긴 통화가 끝난후
그녀가 울었다
55
00:03:05,685 --> 00:03:07,926
내가 이유를
알리는 없지만
56
00:03:08,021 --> 00:03:10,417
그녀는 내곁에서
오랜동안 울었다
57
00:03:15,895 --> 00:03:18,103
그녀가 잘못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58
00:03:18,198 --> 00:03:19,838
나는 그녀를
잘 알고 있다
59
00:03:19,933 --> 00:03:22,240
그녀는
누구보다도 상냥하고
60
00:03:22,335 --> 00:03:23,341
누구보다도
아름답고
61
00:03:23,436 --> 00:03:25,502
그 누구보다도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
62
00:03:27,674 --> 00:03:32,350
그녀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누군가... 누군가...
63
00:03:32,445 --> 00:03:34,341
누군가 도와줘
64
00:03:37,217 --> 00:03:39,249
Sec.5 [그녀와 그녀의 고양이]
65
00:03:40,487 --> 00:03:42,527
끝없는 어둠속을
66
00:03:42,622 --> 00:03:46,224
우리들을 태운 이 세계는
한없이 돌아가고 있다
67
00:03:46,393 --> 00:03:49,233
계절은 바뀌어
지금은 겨울이다
68
00:03:49,662 --> 00:03:51,535
나에겐 처음보는
이 겨울 풍경도
69
00:03:51,731 --> 00:03:54,439
웬지 오래전부터
본 듯한 느낌이 든다
70
00:03:54,534 --> 00:03:56,031
겨울 아침은
늦게 찾아와
71
00:03:56,202 --> 00:04:00,100
그녀가 출근할 시간이 되어도
아직 바깥은 어둡다
72
00:04:00,273 --> 00:04:04,171
두꺼운 코트를 입은 그녀는
마치 큰 고양이 같다
73
00:04:07,814 --> 00:04:10,622
눈의 향기를
두른 그녀와
74
00:04:10,717 --> 00:04:13,291
그녀의 가늘고 찬
손가락과
75
00:04:13,386 --> 00:04:16,628
드높은 하늘의
먹구름이 흐르는 소리
76
00:04:16,723 --> 00:04:20,029
그녀의 마음과 나의 마음
그리고 우리들의 방
77
00:04:21,061 --> 00:04:23,702
눈이 모든것을
삼켜버렸지만
78
00:04:23,797 --> 00:04:26,204
하지만 그녀가 탄
열차의 소리만큼은
79
00:04:26,299 --> 00:04:28,672
곧추세운 나의
귓속으로 들어온다
80
00:04:31,604 --> 00:04:35,070
나도, 그리고
분명 그녀도
81
00:04:36,509 --> 00:04:39,110
이 세상을 좋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