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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d2smi by Blue-Bird™

 

아빠

 

오늘은 여기 오면
안 된다고 했잖아, 이놈아

 

어여 집에 가

 

어여!

 

이번 현장 중요한 거 아시죠?

 

다른 쪽 풀밭은 어떻습니까?

 

건방지네, 새끼들, 저거

 

다시 말하지만 오늘 종자들
마무리 잘하셔야 합니다

 

물러서, 이 개새끼들아!

 

아, 아빠!

 

아! 뜨거워! 뜨거워!

 

신우야!

 

- 신우야
- 아빠

 

일로 와

 

개새끼야, 씨!

 

금속 집은 언제 뜯어낼 거야?

 

신자들 저항이 심하지 말입니다

 

용역 애들만으로는 힘들지 말입니다

 

아, 나, 새끼들, 진짜

 

애들 더 보내

 

그쪽 마무리 짓는 대로

 

교회 쪽으로 가 봐

 

기자들 그쪽에도
몇 명 보이는 것 같아

 

여기 숨어

 

신우, 신우, 신우야! 거기 있어

 

거기 있어, 꼼짝 말고

 

아이, 새끼들, 가자!

 

야, 이 새끼야!

 

나가! 다 죽어, 씨!

 

씨발! 미쳤어?

 

이 쌍놈의 개종들

 

제발 좀 꺼져, 이 씨발 놈들아

 

신자들 경고하면서
미란다 원칙 고지하고

 

연행 과정에서
시끄러운 일 없도록

 

종래 규약 숙지 잘하세요

 

저기, 저, 사고가 났습니다

 

무슨 사고가 났다고

 

저, 교회 쪽에서
사람이 다쳤습니다

 

어떤 새끼 짓이야!

 

예?

 

경위님, 채널 닫혔는데 말입니다

 

예, 예?

 

예, 예, 예

 

뭐야! 뭐야!

 

뭐야, 뭐야!

 

아, 그래도

 

마음 약하게 잡수시면 안 돼요

 

아직 합의 보기에는 이르죠
그럼요

 

예, 사모, 사모님
저, 제가 누누이 말씀드리지만

 

소송에서 제일 중요한 게
지구력 싸움이에요, 지구력

 

아, 그럼요
아, 믿으세요, 예, 예

 

예, 들어가세요, 예!

 

아이고, 아주 불안해서 그냥, 치

 

잘 안 풀리나 봐, 응?

 

맞바람이 다 그렇지, 뭐, 아휴

 

아이고, 이거
탱탱 불어서 먹지도 못하고

 

에이씨, 참

 

아유, 저 버러지 같은 새끼
저거

 

이번 서북부
연쇄 살인 사건의 용의자

 

강호식의 얼굴입니다

 

진짜 딸 가진 부모
겁나서 못 키우겠다

 

아, 저, 아들 있으시죠?

 

- 예, 예
- 예

 

아무리 쳐 죽일 일이라도 그렇지

 

저렇게 신상을
낱낱이 까는 게 말이 되냐?

 

뭐, 앰네스티에서
어떻게 하겠지, 뭐

 

방송 이제 완전히 맛이 갔어

 

그렇지, 형?

 

방송 신경 쓰지 말고
형 좀 신경 써 줘

 

뭐, 너
너 나랑 안 할 거면 방 빼

 

아, 누가 안 한대?

 

시간 좀 달라는 거지

 

뭐, 여기저기 쿡쿡 쑤셔 보다가
아니다 싶으면 그때 오려고?

 

인마, 형이 봉이냐?

 

어어?
그, 지난달 그 뺑소니범, 어?

 

보험사 소송 걸자고
설득한 게 누구였더라?

 

왜 그래

 

수수료도 안 받고
사무장질 해 주고 뭐, 어?

 

좋네, 어?

 

야, 그렇게 생색낼 거면
진짜 하지 마, 어?

 

너 사실

 

뭐, 학력
너 시원찮지, 경력 후지지

 

꼴랑 그 국선 2년 한 스펙으로
뭐, 로펌?

 

에이씨, 하이펌이나 해라
이놈의 자식아, 씨

 

아!

 

탕수육 기가 막히네, 어?

 

주방장 바뀌었나? 한번 먹어 봐

 

아이, 말 돌리지 말고, 야!

 

순직한 의경 김희택 씨는
이제 겨우 스무 살입니다

 

야, 이 중국집
진짜 효자 종목이 뭔 줄 알아?

 

탕수육 같지?
절대 아니야, 인마, 짜장이야

 

우리 바닥에서 효자 종목은
이혼인 거고, 어?

 

그러니까 너 탕수육으로
돈 벌 생각 하지 마

 

그냥 짜장으로 벌어

 

세상이 네 마음대로 안 되면
눈을 한 단계만 낮추면 되는 거야

 

예, 예, 예, 예, 예

 

네, 네, 그러면서
건성으로 대답하지 말고

 

우리 같은 하바리는
그냥 짜장이야, 인마, 짜장

 

법인 변호사가
국선을 찾는 일도 다 있네요?

 

법원에서 아직 연락 못 받으셨군요

 

지난달에 서대문구에서
철거 진압 중에 사고가 있었습니다

 

음, 그, 진압 중에 철거민한테
경찰이 죽은 사건?

 

그 사람 아들도
철거민 깡패한테 죽었죠

 

그 사람 국선 변호를
법원에서 윤...

 

윤...

 

아, 미안합니다

 

윤진원 변호사님께 배당했는데

 

 

저 같은 국선이야
법원이 하라면 하지만, 뭐

 

민생살림요?

 

예, 그쪽 철거민 단체인데
저희 회사가 법률 지원을 좀 했죠

 

그런데 변론까지는 좀...

 

거기 이광평 변호사님도
무료 변론 종종 하시잖아요

 

이 경우는 별로 도움이 안 되겠죠

 

어쨌든 경찰이 죽었고
가해자가 박재호라는 건 팩트니까

 

변호사라고 하면 좋아할 겁니다

 

'별 도움이 안 된다'?

 

그렇겠죠, 아무래도

 

광평

 

이 새끼들은 이것도 금이네, 씨

 

잘해 봐, 혹시 아냐?

 

게네들도 애매하니까
버린 케이스 같은데, 뭐

 

야, 너, 이광평 그 인간이
어떤 인간인 줄 알아, 응?

 

검사 시절 때
술도가 딸이랑 결혼을 했다가

 

로펌 차려서 자기가 하다 보니까
장인보다 더 많이 벌거든

 

그러니까 딱 이혼을 하더니

 

딸 같은 애랑 결혼을 했어
그 인간이, 알아?

 

부럽구나?

 

뭐, 조금 부럽지
복도 많아, 씨

 

너 광평에도 원서 냈지, 그렇지?

 

야, 왜 너 자꾸 내 칫솔을 써
네 거 파란색이잖아

 

- 깔끔 떨기는
- 야, 인마

 

그게 깔끔 떠는 거냐?
그럼 여기저기 다 후볐던 걸

 

그렇게 빤다고 그게 깨끗해져?

 

하여튼간, 아휴, 씨

 

잘해 봐, 혹시 알아?
이광평 눈에 쏙 들지

 

아, 더러운 새끼, 이거 참

 

대리인을 통해 들었지만
본인 의사를 다시 확인하겠습니다

 

국선 변호사 선임을 원하십니까?

 

난 무죄를 원합니다

 

유죄 판결이 떨어지기 전까지
선생님은 무죄입니다

 

법이 그렇습니다

 

그래서 내가 여기 갇혀 있나 보죠

 

사람이 죽었기 때문에

 

통상적으로 보석이 허용되지 않아요

 

그럼 내 아들 죽인 놈들은
어디 있소?

 

김수만이죠? 그 철거 용역

 

그 사람도 당연히 구치소에 있죠

 

죽일 놈의 새끼들

 

깡패 새끼가 아니라

 

경찰이오

 

'경찰'요?

 

목격자가 있습니까?

 

내가 목격자요

 

고소해 주시오

 

그 깡패 새끼가
내 아들 죽였다고 하는 놈들

 

그 썩을 놈의 종자들 죄다

 

사람을 죽이셨어요

 

변호사님

 

난 내 아들
구하려 한 죄밖에 없어요

 

저기, 박재호 씨

 

국선 변호사 선임을 원하십니까?

 

그게 다입니까?

 

해 줄 말이

 

그게 다입니까?

 

그 동네 올림픽 앞두고

 

노숙자들 죄다 몰아넣으면서
시작한 곳이에요

 

그런데 이제 와서
뉴타운이다 뭐다 들썩거리니까

 

다시 내쫓는 거죠

 

사무국장님도
그때 현장에 계셨어요?

 

전 연립 2층에 있었어요

 

사고를 보진 못했겠네요

 

 

하지만 저, 필요하다면
증언이라도 할 수 있어요

 

못 봤다면서요

 

아시잖아요
우린 다 박재호 씨 편입니다

 

저기, 사무국장님

 

다신 그런 말 하지 마세요

 

그렇죠

 

언론도 프레임이 나쁘지 않고

 

뭐, 큰 줄기를 보면
저희도 무리할 일은 없습니다

 

네, 네, 네

 

잘되지?

 

경찰 애들 초동 수사 기록이
누더기입니다

 

구멍이...

 

구멍이 많지만

 

뭐, 홍 프로가 워낙 잘하죠

 

'성호사설'에 보면 말이다

 

'피지상심'이라는 말이 있어

 

곁가지는 쳐내는 것이 아니라
애초에 키우지를 말라는 뜻이야

 

이 부장아

 

나무는 중심이
제대로 서야 잘 큰다

 

별건이니까 부의 다른 후배들하고는
말 섞지 말고

 

- 예
- 변론은 광평에서 하나?

 

국선입니다

 

그래?

 

잘됐네

 

모시던 분이라 난처했는데

 

사부작사부작 가자

 

- 예
- 음

 

그, 죽은 의경 아버지가
야마라고 했냐, 안 했냐?

 

캡도 그 동영상 봤잖아

 

공 선수야

 

이거 해 봤자 바로 킬이야

 

야마가 부장 취향 아닌 거 몰라?

 

아, 그러니까 부장을 설득해야지

 

부장이 설득이 되는 여자냐?

 

잠시만요

 

야, 그리고 너 눈이 있으면
돌아가는 꼴을 좀 쫙 봐라, 어?

 

광평도 그거 국선한테 던졌다

 

'국선'?

 

광평이 왜?

 

와꾸가 딱 선 거지, 모르냐?

 

안녕하십니까?

 

서울지방경찰청장입니다

 

전 국민을 공포에 떨게 했던...

 

아, 씨파

 

광평, 양아치 새끼들

 

"검사 홍재덕"

 

윤진원 변호사님?

 

문제가 좀 있죠, 이 사건?

 

네?

 

그, 피해자가 아들을 죽인 게
경찰이라고 그러죠?

 

아, 그 피고인 말입니까?

 

'피고인'요?

 

 

아...

 

난 그 말이 참 입에 안 붙던데

 

여기가 용역들, 여기가 경찰들

 

옷이 비슷하네?

 

요즘은 용역하고 경찰들하고
옷이 구별이 안 돼요

 

개새끼들

 

보이죠?

 

용역이 경찰보다 먼저 들어가는 거

 

정확히 13분 후에
경찰이 진입했고

 

진압은 30분 동안 쭉

 

죽은 박신우

 

아버지 박재호

 

그리고 여기가 용역 깡패 김수만

 

이해하셨죠?

 

음...

 

이해 못 하시는구나

 

내 말은

 

김수만이 박신우를 죽였다면
당연히 현장에서 체포를 했어야죠

 

그런데 봐요

 

체포를 안 하잖아

 

사람이 죽는 순간

 

거긴 철거 현장이 아니라
살인 현장이에요

 

그런데도 작전을 계속 벌였다?

 

경찰이

 

철거민들 편이신가 봐요?

 

내 말은요

 

박재호가 무죄라는 게 아니고요

 

뭔가 숨기는 쪽이 있다, 이거지

 

소설 아닙니다, 이거

 

안 되겠는데요

 

사건 송치 자료 열람이 금지됐네요

 

열람이 금지돼요?

 

- 왜요?
- 모르죠

 

그건 검사님한테 물어봐야지

 

형사소송법 266조 3에 2항

 

거기 보면

 

검사는 자료 공개
거부할 수 있습니다

 

박재호 씨는 아들을 죽인 게
경찰이라고 하던데요?

 

용역들 옷이 말이에요

 

경찰들이랑 비슷합니다

 

박재호는 오해를 한 거고

 

복잡하게 가지 맙시다

 

법원에 공개 명령을
요청할 수도 있습니다

 

변호사 생활 몇 년 했어요?

 

검사한테 이러는 거
그거 안 좋은 습관 같은데

 

지금까지 계속
이런 식으로 했어요?

 

살살합시다

 

아, 같은 법조인끼리 아닙니까?

 

그럼 송치 자료
열람하게 해 주시죠

 

같은 법조인끼리

 

요청하세요

 

법원에

 

아, 나, 씨발

 

형, 나 명의 좀 빌려줘

 

재정 신청?

 

법원에 개기는 일에
왜 날 끌어들이냐?

 

게다가 수사 검사도 보니까

 

홍재덕이구먼, 내 대학 선배
아, 더럽게 재수 없는 놈

 

그러니까 수임 명의만 빌려줘

 

그러니까 왜
내 명의를 거기다 쓰냐고

 

난 그냥 평범한 민사 변호사인데

 

형식으로다가 내가 국선이잖아

 

그렇지, 너 국선이지, 어?

 

너, 네 월급 그거
법원에서 나오는 거야

 

잊었어?

 

야, 이거 재미있네

 

판사가 김준배야?
이 사람도 우리 대학 선배인데

 

홍재덕이랑 동기, 응?

 

그게 무슨 소리야?

 

판검사가 친구야?

 

아, 둘이 뭐, 없으면 못 살지
쪽쪽 빨아

 

참 나

 

박재호는 아들을 죽인 게
경찰이라 그러고

 

야, 피고는 원래
억울한 사연이 많아

 

법원으로 기자가 찾아왔어

 

기자들은 또 그런 사건
무지하게 좋아하지

 

검사는 수사 기록도 막았다니까?

 

아이고, 그러면, 억울하면
네가 인마, 검사를 했어야지

 

여기요, 논현동 이필녀 아줌마
재산 분할 청구 건

 

안녕하세요? 아, 윤 변호사님

 

저기, 아까 그 사건 의견서요

 

경찰 초동 수사 자료 빠졌던데

 

아, 이제
변호사 해도 되겠다, 이제

 

빠뜨리면 내가 두 번 가야 되니까

 

너 사무실에서
말 짧게 하지 말라 그랬지

 

그럼 이모부도 반말하지 마요

 

저거 컸다고 꼬박꼬박 말대꾸야

 

이거 경찰 수사 자료 없어

 

왜?

 

없어요

 

첨부할 증거

 

아, 형, 진짜 안 되겠냐?

 

어디 가?

 

아휴

 

어디?

 

변호사님께서

 

웬일로 여기까지 오시고

 

커피

 

거기네, 북아현 2구역

 

서울시가 나서서

 

철거민들과 시행사 사이에서
제소 전 화해를 유도했더군요

 

예? '제소 전 화해'?

 

 

아, 그거?

 

모르죠? '제소 전 화해'

 

참 나

 

모르네

 

뭡니까? 그게?

 

법적 분쟁이 생기기 전에
미리 화해 문서를 남기는 거

 

합법적이긴 하지만
갑에게만 일방적으로 유리하죠

 

그러니까 아무리 억울해도

 

도장 미리 찍었으니까
찍소리도 하지 마라

 

음, 비슷한 거지

 

아, 여기서 핵심은

 

그 알선 행위를 한 게
서울시라는 거

 

그쪽 소설 잘 쓰잖아요

 

이권이나 압력, 뭐 그런

 

소설 아니라니까 그러네

 

혹시

 

국토해양위에

 

그쪽 재개발에 관심 있는
야당 인사가 있지 않을까요?

 

우리에게 우호적이면서

 

위에서 일어나는 정보들을
잘 알 만한

 

'우리'요?

 

네, '우리'

 

하하

 

난 공식적으로 이 사건에 대해서
어떤 도움도 줄 수가 없어요

 

국정감 조사법 위반이거든

 

그렇지만

 

우리가 잘하면
공조를 좀 할 수도 있지 않을까?

 

물론 비공식적으로다가

 

그럼요, 해야죠, 공조

 

어이

 

아, 예, 해야죠, 공조

 

자, 이럽시다

 

우리 공 기자는
당분간 내 이름 거론하지 마시고

 

기사화 시점은 서로 조율합시다

 

이 재개발에는 여러 사람들의
의지와 이권이 개입하는데

 

거기 시공사가 도림개발이고

 

이건 조합이랑 찍은 계약서

 

그, 용역이라는 놈들 말이야
죄다 깡패고 무식하잖아

 

당해낼 수가 없어요

 

그런데
예상하지 못한 일이 벌어졌네

 

그 사람들
용역 깡패들을 상대로 말이야

 

1년 넘게 버텼어

 

대단하지

 

그럼 위쪽에서 어떡해?

 

조합원들이 기다리다가
내용 증명을 날렸어요

 

한 달 안에 시공 못 들어가?
어, 계약 해지해

 

시공비만 3조 5천억

 

조합이랑 지자체랑

 

기타 등등 들어간 비자금만
수백억이야

 

그러면 그 어마어마한 돈이
다 어디서 나오겠나

 

건설사가

 

현금을 쥐고 있을 거 같아?

 

그거 벌써 이자만
80억이 넘었어, 어?

 

그런데 경찰은 뭐가 급한지
바로 진압을 시작했네, 응?

 

통상의 경우와도 다르고

 

경찰 진압 수칙에도 어긋났어

 

주민들과 단 한 차례도
교섭하지 않았으니까

 

어디인가 줄 댔겠지

 

거기선 절묘한 타이밍에
공권력을 좀 움직여 주고

 

그런데 하필이면
거기서 애가 죽었어

 

골치 아프게 된 거지

 

게네 입장에서는 경찰도 죽은 게
그나마 다행인 거야

 

문제의 본질을 싹 감춰 주거든

 

'어디인가'라뇨?

 

이런 게 있습니다

 

실종 사건을 공개수사로 전환한 건
박재호 사건 바로 다음 날이고

 

공개수사 3일 만에 체포

 

체포해 놓고 보니까
부녀자 연쇄 살인마

 

조작이란 말씀이십니까?

 

조작은 무슨

 

그냥 타이밍이 절묘했다는 얘기지

 

큰집에서 개입했다는 말씀이시잖아요

 

때려죽일 놈이긴 해도

 

매스컴에서 얼굴까지
대놓고 공개하는 거

 

아주 이례적인 일이잖아

 

아닌가, 공 기자?

 

저 이거 기사 씁니다

 

쓸 수 있겠어요?

 

이게 다 추측인데?

 

내가 정치판에 몸담은 게
무려 20년이오

 

그쯤 되면 뭐랄까

 

사건에 대한 감이 있지

 

내 감을 말해 줄까?

 

이건 자네 평생 경력에
가장 큰 사건이 될 수도 있어

 

'청와대의 압력을 받은 경찰이'

 

'진압 수칙을 무시하고
병력을 긴급 투입했다'?

 

니, 나 죽이고 싶나?

 

도쿠다이라니까요? 단독

 

취재원 확보도 없이
큰집을 들먹여?

 

죽은 의경 그 부친

 

그 인터뷰 안 딸 거면
이 사건에서 손 떼세요

 

부장

 

꽁수야

 

물집은 말이다

 

때가 되면 터진다

 

그러니까 억지로 좀 짜지 마라

 

 

꺼져

 

때는 무슨

 

대한민국 기자란 기자가
죄다 쓰면 그게 어디 기사입니까?

 

씁, 안 꺼져!

 

예, 예, 갑니다, 가

 

저기

 

김희택 의경 아버님 되시죠?

 

일을 어떻게 했길래 재정 결정이
날 때까지 손을 놓고 있냐?

 

윤진원이, 얘 몇 기야?
어디 출신인데?

 

연수원 41기인데

 

학교는 지방입니다

 

어디 족보도 없는
새파란 국선 놈의 새끼가

 

검사한테 기어올라

 

너희들 오사마리 확실히 지어라

 

검사 측, 심문하시죠

 

피고인들은 공무 중
폭행 치사 혐의로

 

기소된 사실 알고 계시죠?

 

 

공무 중 폭행 치사 한
사실이 있습니까?

 

없습니다

 

이상입니다

 

- 끝인가요?
- 예

 

제출할 증거 있습니까?

 

피고인들이 박신우를 살해했다는

 

어떠한 증거도
발견할 수가 없었습니다

 

변호인 측

 

반대 신문 있습니까?

 

없습니다

 

자, 그러면 검찰 측에서
구형하시죠

 

 

저는 피고인들에게
무죄를 구형합니다

 

아무것도 없어요

 

핏자국 하나 없이
싹 다 치웠다니까

 

고칠 수는 있는 거니

 

오!

 

옛날 차는 이게 좋거든요

 

정비가 쉽고

 

빨라서

 

이 사건

 

미안한 말이지만

 

국선이 감당할 건 아닌 것 같네

 

뭔 일 있어? 대낮부터 술 마시게

 

실례합니다

 

어유, 안녕하세요?

 

어, 어, 장대석 변호사

 

유능하시고

 

중요한 건 국선이 아니라는 거죠

 

여기는 유일한 박재호 씨 편
공수경 기자님

 

아! 아! 지, 진짜 많이
얘기 많이 들었습니다

 

아, 그런데 들었던 거보다
훨씬 미인이시네요

 

미남이시네요

 

아, 제가요? 아, 기분 좋네

 

아, 한잔하세요

 

아, 그런 말 제가 잘 못 듣는데

 

 

아...

 

와, 술도 잘 드시네, 응?

 

- 받으세요
- 아, 주도까지

 

이야, 완벽하시네, 완벽하셔

 

미인하고 먹으면

 

술자리가 즐겁거든요

 

한잔하겠습니다

 

아, 씨발, 참

 

야, 그게 말이 되냐? 아

 

아, 숙녀 앞에서

 

씨발, 내가 막말을
아, 취소, 취소, 취소

 

이게, 이거 살인 사건이야
살인 사건, 응?

 

그런데 뭐 때문에 씨발

 

깡패가 경찰 대신
바지를 서는 건데

 

나 이해가 안 돼서 그래
이해가, 응?

 

국가 배상 청구 소송 경험 있지?

 

아, 있지, 세 번

 

이겼어?

 

미쳤냐, 인마?
판사들이 얼마나 애국자인데, 씨발

 

세 번 모조리 졌지

 

형!

 

- 왜?
- 부작위위법!

 

그게 뭐!

 

어? 경찰이 죽였든 깡패가 죽였든

 

사건은 경찰 작전 중에 벌어졌어

 

- 그래
- 국가 책임이야

 

에이씨!

 

법률 용어 더럽게 어려워요

 

자기들끼리만 알아들어

 

아이고, 약간 취하셨는데

 

- 어이구
- 그러니까 형

 

국가 배상 청구 소송 가능하겠지?

 

물론 불가능하지, 왜인 줄 알아?
넌 국선이고, 인마, 국...

 

구, 국가, 국가가 네 직장이잖아
그럼 안 되지

 

 

형이 좀 하자

 

야, 진원아

 

이건 인마, 명의 한번
이렇게 빌려주는 거하고

 

차원이 다른 얘기야

 

응? 그리고

 

형은 돈 안 되는 거 안 해요

 

너 잘 알잖아, 왜 그래?

 

아니야, 아니야

 

이 사건

 

올해 제일 큰
'빅 뉴스'가 된다에

 

내 손목을 겁니다

 

돈이 문제가 아니라고

 

박경철 말대로면

 

앞으로 이 사건 취재하려고
뉴스건 신문이건 다 달려들 거야

 

이건 맡는 거 자체만으로도
광고야, 무료 광고

 

그럼! 국가 배상이면

 

확실한 기삿거리지

 

아, 난 지금 행복합니다

 

공짜, 공짜

 

난 행복합니다

 

인터뷰 한번 하시죠

 

저 형 잘 알아요

 

속물이지만 좋은 인간이에요

 

딱 그래 보여요, 장 변

 

속물 같은 인간

 

자!

 

2차 가자, 다 집에 가기 없기

 

오케이?

 

내가 대학 때 얘기했나?

 

이름이 관희야, 관희, 응?

 

같이 '독재 타도'도 외치고
뽀뽀도 하고

 

뽀뽀만 했겠냐?

 

그런데 내가
군대 끌려갔다 온 사이에

 

결혼했더라

 

그래서 나도 연수원 가자마자

 

선봐서 결혼을 했지

 

사는 거 뭐 있냐

 

형이 도와줄게

 

뭐?

 

밀어준다고, 네 그 알량한 소송

 

술 깨고 얘기해

 

참 나, 씨

 

야, 내가 각하께서 깔아 주신
이 신성한 올림픽 대로 위에서

 

내가 거짓말을 하겠냐, 너한테?

 

야, 나 아직 결정한 거 아니다

 

했어, 어제

 

나 많이 마셨냐?

 

관희 얘기 또 했다

 

술 끊자!

 

아이고

 

왜, 그래서 얼마 청구할 건데

 

100원

 

100억?

 

100원

 

진압 중에 아들이 죽었는데
그 아버지는 100원을 청구한다

 

돈 필요 없으니까
잘못을 인정해라, 국가가?

 

좋네

 

야마가 살아

 

거기 그냥 국선은 아니시네

 

저 이제 국선 아닙니다

 

판사도 쉽게 기각하기에는
좀 무리가 있겠네

 

이거 여론의 관심 끌 만하죠?

 

아, 그럼요

 

기각하면 악 소리 나게 조집니다

 

그래서 달라지는 건

 

딱 하나겠지? 정당방위

 

형사 법정의 판사가
검사랑 절친이란 말이야

 

판사 기피 신청이라도 해 볼까?

 

재정 공판도 그 모양인데
되겠어, 그게?

 

김준배 판사, 그 형 스타일이

 

약간 복잡한 걸
좀 싫어하는 스타일이거든

 

아!

 

기각할 거야

 

이제 와서 국민 참여 재판이라니

 

참여 재판은 기소일로부터
7일 이내에 신청해야 합니다

 

꼭 그런 건 아니죠

 

대법원 판례 보시겠습니까?

 

이봐, 당신들

 

내가 못 미더워?

 

그야 아시지 않습니까?

 

왜요? 내가 홍 검사랑 친구라서?

 

이 사람들이 정말

 

그게 판결에
영향을 미칠 거 같아?

 

내가 그렇게밖에 안 보여?

 

그게 참

 

이, 벌써부터 기자들이 꼬여서

 

재판장님과 검사님의 관계를
쑤시고 다니네요, 곤란하게

 

지금 협박하는 겁니까, 판사님을?

 

법정, 정치판으로 만들지 맙시다

 

재정 신청 때 그 장대석이
설마 했는데

 

너였냐?

 

나도 이런 사건 맡겠나 싶었는데
어떻게 그렇게 됐네요

 

참여 재판을 미끼로
관할 이전을 한다?

 

잘될 거 같냐?

 

글쎄

 

아주 조금 공평해지겠지

 

들어 봐

 

박재호가 김희택을 죽였고

 

김수만이 박신우를 죽였다고 하는데

 

그 깡패 새끼가 아니라

 

경찰이오

 

그게 아니고

 

김희택이 박신우를 죽였다고 하면

 

왜 검찰이 적극적인 가담자일까?

 

오셨습니까?

 

도림개발이 청와대랑
연관이 있으니까

 

걔들이 숨기는 건?

 

수사 기록이랑 진압 경찰 명단

 

왜일까?

 

보나 마나 앞뒤 안 맞고
뒤죽박죽일 테니까

 

꿰맞췄다면 그럴 수밖에 없어

 

그럼 현장에 답이 있겠네?

 

아니, 현장은 깨끗해

 

벌써 치웠으니까

 

누가, 왜?

 

그야

 

현장에 있던 사람이 알겠지

 

죽였다니까

 

씨발, 존나 패니까 뒈지더만

 

박신우는 현장이 아니라
병원에서 사망했는데요

 

어디서 뒈졌든
뭐, 그거 씨발 뭐, 중요해?

 

뒈졌으면 됐지

 

박신우가 병원에 실려 간 후에

 

현장을 치웠습니까?

 

아, 치웠지!

 

그게 우리가 할...

 

경찰 작전 중이었던 사고 현장을

 

알아서 치우셨다

 

음...

 

살인 현장인데, 응?

 

경찰이 그런 건가요, 치우라고?

 

에이!

 

- 그만합시다!
- 아가리

 

당신 별명이죠

 

박재호 씨는
당신이 무죄라고 하던데요

 

안 죽였죠?

 

아니, 지금 뭐하시는 겁니까?

 

내 변호사보다 낫네

 

난 법정에서
김수만 씨의 무죄를 주장할 겁니다

 

내가 성공하면 당신도 풀려나겠죠

 

아...

 

씨발, 좆같네, 아

 

현장을 치우라고 지시한 경찰

 

누구입니까?

 

몰라요

 

아, 그, 뭐

 

우리라고 뭐
경찰 이름을 다 아나

 

경위님

 

왜?

 

경위라고 하더만

 

경위요?

 

지금 그 말씀

 

법정에서
증언해 주실 수 있겠습니까?

 

아, 경위님

 

아, 나, 진짜
아침부터 돌아 버리겠네

 

아니, 아니
왜 이렇게 걸음이 빠르셔

 

아, 왜 그래요
나 이제 경위 아니라니까요

 

- 아, 예
- 사건 팔아서 먹고사는

 

사건 브로커입니다

 

아, 저, 힌트만 주세요
힌트만, 예?

 

아, 비밀은 진짜
철저하게 보장해 드려

 

어떻게 살인 현장인데

 

아무런 수사도 없이
그냥 치울 수가 있죠?

 

거기가 왜 살인 현장입니까?

 

걔는 병원에서 죽었어요

 

경위님 양심 있으신 분이라는 거
알고 있어요

 

그래서 경찰도 그만두신 거잖아요

 

모르겠고

 

거긴 깡패 새끼들이 치웠으니까

 

걔들한테 가서 물어봐요

 

경위님이 지시하셨다고 그러던데요

 

김수만 그렇게 증언할 겁니다

 

그 새끼가 증언한다고?

 

 

구라 치지 마쇼

 

'60명'

 

증인이 60명요?

 

 

그러니까 이 사람들을
다 하자고요?

 

일정이 안 돼요, 일정이

 

그러면 참여 재판을 취소하시고
통상 절차로 회부해 주시죠

 

참여 재판을 막으려고 그러시나요?

 

불필요했다면 신청하지도 않았습니다

 

자, 10명 이내로 압축해서
다시 제출하세요

 

아, 그리고

 

그, 증인 명단에

 

사망한 김희택 부친도 있던데
이거 동의받은 겁니까?

 

 

부탁드립니다

 

물론입니다

 

그럼 증인이 많은 관계로
공판 기일은 사흘로 잡겠습니다

 

자, 그리고

 

이번 재판은 일반 형사 재판

 

80건을 처리하는
비용이 든다는 거

 

알고 있죠?

 

번거로운 것도 많고

 

보는 눈도 많다는 사실

 

제발 좀 명심합시다

 

예?

 

- 진짜...
- 어, 형

 

아이고, 아이고, 씨발, 진짜

 

왜 또 그래?

 

국가 배상 소송 대리인으로
누가 나왔는 줄 알아?

 

누가 나왔는데?

 

피고 되시는
우리 대한민국께서 대리인으로

 

새파란 법무부 직원 하나
붙이셨더라

 

변호사가 아니고?

 

어, 엊그저께 졸업했으려나?

 

그런 어린 놈의 새끼가

 

법무 배지 딱 달고 나와서
뭐라고 그러는 줄 알아?

 

변호사님

 

경력 낭비하지 마시죠

 

그러더라, 이 씨발 놈이

 

어? 그 새끼 경력에 적을 거라곤
토익밖에 없게 생겼어

 

 

야, 이것들이
변호사를 졸로 보나, 진짜, 씨

 

우리 같은 하바리를
졸로 보는 거지

 

야, 그런데
공 기자는 기자 맞아?

 

무슨, 뭐, 기사 한 줄이 없어

 

아, 좀!

 

신문사 조직이
어디 기자 하나 가지고 돌아가냐?

 

살인 진압 사죄하고 책임자는

 

처벌하라!

 

처벌하라! 처벌하라!

 

살인 정권 물러나라!

 

물러나라! 물러나라!

 

여러분은 지금 허가받지 않은

 

불법 집회를 하고 있습니다

 

집으로 돌아가기 바랍니다

 

집이오?
박신우 군의 집은 이제 없습니다

 

어디로 돌아가란 말입니까?

 

놀라운 사람이야

 

말 되는 장면이 뭔 줄 안다니까

 

그러게

 

아, 너구리 같은 인간

 

그런데

 

거기 기자 맞아요?

 

무슨 기사 한 줄이 없어

 

아, 이 사람이 진짜

 

처벌하라! 처벌하라!

 

다시 말합니다

 

여러분은 지금
불법 집회를 하고 있습니다

 

- 정리하고 해산해 주십시오
- 박재호를 석방하라

 

석방하라! 석방하라!

 

중단하라! 중단하라!

 

응? 가야 될 것 같은데요?

 

어? 어, 어, 어...

 

사진기자
당장 보내 달라 그랬잖아!

 

아, 그러게 진작 보내 줬...

 

야, 이 새끼...

 

잠깐만, 잠깐만
나 변호사야, 변호사

 

야! 나, 기자야

 

변호사님이셨어요?

 

아, 진작 말씀하시지

 

아, 변호사라고 계속 얘기...

 

아휴

 

아, 가시죠

 

괜찮아요?

 

아무튼 고마워요

 

어디 봐 봐요, 괜찮은지

 

아, 뭘 자꾸 봐요

 

이게 괜찮은 얼굴인가?

 

아, 왜 나한테
화를 내고 그래...

 

- 아, 나, 진짜...
- 아

 

부럽다

 

내가 쌍팔년도에 연애할 때
딱 그렇게 시작했거든

 

- 저기요!
- 말도 안 되는 소릴 하고 그래

 

아, 진짜 괜찮아?

 

- 괜찮아요
- 아, 내가

 

내가 좋은 소식 하나 가져왔어

 

뭐요?

 

경찰이 아주 크게 실수를 했어

 

그게 뭐? 별거 없잖아

 

별거 아니지

 

그런데 박경철 그분

 

휠체어로 투쟁 중이셔

 

이 땅의 민주주의는!

 

죽었습니다

 

몰랐다고요?

 

아니, 알건 모르건 간에

 

가시나 얼굴
이렇게 만들어 놓고 지금

 

이 새끼가

 

기자잖아요, 기자!

 

이것 보세요, 서장님

 

뭐라고요?

 

그럼 방금 하신 말

 

내일 자 일면에 깔아도
상관없겠네요

 

만나기는 뭘 만나...

 

됐수다!

 

쌍놈 새끼들

 

아이고, 아이고, 아이고
꼬라지하고는

 

공판 끝날 때까지 그쪽 전담해

 

당분간 라인에서 빠지고

 

치, 언제는
야마가 그쪽이 아니시라면서

 

아니, 면상이 그 짝이 되고도
그런 말이 나와?

 

확 다 조져

 

그래서 말인데요

 

부장

 

이런 건 어때요?

 

'법의 가치는 100원'?

 

취재원 확실하고 단독인데

 

물집 터뜨리시죠

 

100원 소송의 진의가 뭔가요?

 

박재호 씨 아들을 죽인 게
경찰이 맞습니까?

 

국가를 상대로 100원 소송을
청구한 변호인 측은

 

철거 폭력의 책임에 대한
단호한 입장을 피력했습니다

 

용역 깡패의 문제가 아닙니다

 

전 국가가
책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국가의 책임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이상기 서울지방경찰청장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정당한 공권력을 집행하다 죽은
경찰의 희생은

 

그럼 누가 책임질 거야

 

그 인터뷰

 

다 터무니없는 얘기고

 

명예 훼손으로 소송 검토 중입니다

 

청장님
한 말씀 더 하시죠, 청장님!

 

합시다

 

뭡니까? 내가 할 증언이

 

경찰이 죽였습니까?

 

확실합니다, 거의

 

'거의'요?

 

현장을 왜 정리하라고 했을까요?

 

시킨 놈들이 알겠죠

 

난 그냥 시키는 대로 했어요

 

그땐 경찰이었고 그건 명령이니까요

 

여기서 지금 하셨던 말씀 법정에서
그대로 해 주실 수 있죠?

 

나는 사건 브로커 일을 하고 있고

 

경찰 정보를 주워 먹고 삽니다

 

증언을 하게 되면
이제 이 일도 쫑나는 거고

 

이런 말 하기 좀 쪽팔리기는 한데

 

뭔데요, 뭐, 말씀해 보세요

 

내 상황이 좀 좆같습니다

 

변호사들은

 

잘들 버시지 않습니까?

 

아, 글쎄 안 된다고

 

청장까지 개입한 게 확실하잖아

 

야, 돈거래가 밝혀지면

 

증인이고 나발이고
그냥 한 방에 가는 거야

 

결정적 단서야, 형

 

지랄한다, 진짜

 

너 어제 야근한다고
네 엄마한테 거짓말하고

 

너 새벽에 들어갔다며?

 

너 돈이나 있어?

 

반반 내자, 형 5백, 나 5백

 

곧장 집으로 들어가
너 5백도 없잖아

 

형이 꿔 주면 되잖아

 

야, 문희성 버려

 

그런 인간이 재판 망치는 거야

 

지금껏 우리가 준비한 자료들
다 합친 것보다

 

문희성 증언 하나가 더 세!

 

그 인간한테 돈 주는 순간
나랑 끝이야

 

끝내, 그럼

 

야, 김수만
보석 합의서에 사인하고

 

증인석에 세우자

 

우린 지금 여론의 지지를
한 몸에 받고 있잖아

 

좀 힘 좀 내라, 인마

 

자, 그럼 지금부터
2013 고합 66호

 

특수 공무 집행 방해 치사 사건의
공판을 시작하겠습니다

 

배심원 여러분, 식사하셨습니까?

 

 

하고 오셨네요

 

그럼 지금부터 본 사건에 대해서
설명 시작하겠습니다

 

1월 말이었죠

 

북아현 2구역 철거 현장에서는
안타까운 사고가 있었습니다

 

일로 와, 새끼...

 

철거 용역 김수만의 폭행으로

 

농성자 박재호의 아들 박신우 군이

 

혼수상태에 빠진 사고가
바로 그것이었죠

 

그런데
우리가 잊지 말아야 될 것은

 

그곳에 또 하나의 희생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건 이제 갓 스무 살이었던

 

의경 김희택 군의 죽음이죠

 

박재호는 사고를 막기 위해서
현장에 대기하고 있었던

 

의경 김희택 군을 가격했고

 

그 청년은 현장에서 두개골 파열로

 

즉사했습니다

 

물론 박재호는
이성을 잃었을 겁니다

 

아들이 위험에 처해 있으니까요

 

현장에 대기하고 있었던
경찰력에 의해

 

응급하게 후송된 박신우 군은

 

불행히도 목숨을 잃었습니다

 

설마 박재호 씨가

 

사람을 죽일 생각으로 때렸을까요?

 

 

저도 여러분들처럼
동정심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감히 말하건대

 

배심원 여러분들이 더 이상
피고인을 동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법률에서
그를 동정했으니까요

 

우리 검찰은 박재호를

 

살인이 아닌 특수 공무 집행 방해
치사의 혐의로 기소했습니다

 

살인이 아닌 '치사'

 

사람을 죽일 의도는 없었는데

 

사람이 죽은 경우에만 적용되는
죄목이 '치사'라고 합니다

 

법에도

 

눈물은 있습니다

 

이상입니다

 

검사의 공소 사실은
중요한 부분이 사실과 다릅니다

 

먼저 박신우를 구타해 죽인 건

 

철거 용역이 아닌 진압 경찰입니다

 

때문에 박재호 씨의 행동은
아들을 구하기 위한 정당방위였고요

 

저는 경찰이
박신우를 죽였다고 하고

 

검사는 철거 용역이라고 합니다

 

장 변호사님

 

우리에게 수사 기록이 있습니까?

 

없습니다

 

물론 검찰이 가지고 있겠지만
제출을 거부하고 있습니다

 

3월 15일, 저는 경찰이 작성한

 

초동 수사 기록 열람을
신청했습니다

 

검사님은 거부하셨습니다

 

4월 21일

 

저는 다시 열람 신청을 했지만

 

다시 거부하셨습니다

 

이번에는 여기 계신 재판장님께서

 

공개 명령을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검사님은

 

거부하셨습니다

 

저는 검찰청 캐비닛에 있을
그 수사 기록을 보지 못했습니다

 

이 재판에서 저희는

 

검찰이 무엇을 감추고 싶어 하는지

 

그것을 밝히겠습니다

 

철거 용역의 복장이
경찰과 매우 유사합니다

 

실내는 어둡고
매우 혼란스러웠을 텐데

 

피고인은 어떤 근거로
아들을 죽인 게

 

경찰이라고 생각하시는 거죠?

 

1년 동안 그 깡패들 얼굴
매일 봐 왔습니다

 

별명까지 죄다 알죠

 

그런데 우리 신우를 때린 놈은

 

그놈 얼굴은 그날 처음 봤습니다

 

절대 깡패가 아닙니다

 

하지만 헬멧을
쓰고 있지 않았나요?

 

헬멧을 쓰고 있지 않았어요

 

그럼 죽은 김희택 의경도

 

헬멧을 벗고 있었다는 거군요

 

자, 배심원 여러분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되는 건
죽은 김희택 의경이

 

뒤통수를 맞았다는 사실입니다

 

바로 이것으로 말입니다

 

즉, 박재호는

 

아무런 보호 장비도 없는
경찰의 뒤통수를 내리친 것입니다

 

쇠파이프로 말입니다

 

다시 강조할게요

 

뒤통수입니다

 

여러분

 

뒤통수를 때리는
정당방위도 있습니까?

 

내 아들 죽인 건

 

경찰입니다

 

경찰이에요

 

박재호 씨의 범죄 경력에 대해서
조회해 봤습니다

 

이전에도

 

폭행 혐의로
수사받은 기록이 있었더군요

 

물론 늘 합의를 했기 때문에
기소되지 않아서

 

범죄라고 말하진 않겠습니다

 

하지만 평소에 좀
거친 성격이시죠?

 

죽였다고!

 

그 경찰 놈이
내 아들 신우를 죽였다고!

 

어떤 아비가 자식 죽인 놈
얼굴을 못 알아봐! 씨

 

참여 재판 전담이라

 

배심원들 다 홀릴 것 같아

 

아, 하는 게 아주 여시야, 여시

 

형이 홀린 건 아니고?

 

내가 왜 홀려
뭐, 법원에 연애하러 오냐?

 

유부녀래, 홍성학원 둘째 딸에

 

유성기업 막내며느리

 

그게 뭐?

 

유부녀래?

 

2013 가합 8854호

 

국가배상 청구 사건

 

청구액 100원

 

피고, 대한민국

 

원고 측

 

피고 측은 어디 있어요?

 

변호사 맞아요?

 

서울고검의 검사 김재일입니다

 

고등 검사가 변호합니까?

 

공익 법무관은 뭐하고?

 

법무부가 변론을 고검에 위임했고

 

저를 소송대리인으로 지정했습니다

 

심리 당일에 이 많은 걸 제출해서
어쩌자고요

 

원고 측 대리인

 

준비 서면은 송달받았어요?

 

못 받았습니다

 

심리 연기합시다

 

오전에만 다른 심리
12개가 걸려 있어요

 

이거 하다간 나 오늘 일정
다 못 마칩니다

 

그리고 원고 측

 

언론 플레이 좀 자제하세요

 

이게 다 뭡니까, 지금

 

야, 법무부 애송이가 하던 일을

 

고등 검찰이 맡는다고?

 

검찰이라고
부담 갖지 않았으면 좋겠소

 

검사님께서 변호하시는데
부담이 안 갈 수는 없죠

 

100원을 줬다고 칩시다

 

변호사님들이야
언론 덕에 스타가 되겠죠

 

그런데

 

박재호 씨에게는
그 100원이 무슨 의미요?

 

박재호 씨가 동의한 소송인데요

 

나는 이 국가 배상 청구가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하는데

 

검사 개인으로 제안 하나 합시다

 

검찰청에 있는

 

국가배상심의회라고 압니까?

 

합의를 하려고
소송한 게 아닙니다

 

'합의'

 

어떤 문서도 남기지 않을 거니까

 

합의라고 하기보다는
그냥 약속이라고 칩시다

 

내 명예를 걸지

 

'명예'요?

 

검사님의 명예

 

누군가 겁에 잔뜩 질렸나 보군요?

 

뭐요?

 

사건이 언론을 타고 커지니까

 

저 뒤에 계신 분들이
겁을 먹은 거겠죠

 

박재호 씨께 그 제안 전하죠

 

그러니 검사님도
그렇게 전해 주십시오

 

우리가 거절하면

 

그쪽도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할 거라고

 

먼저 일어나겠습니다

 

국선 나부랭이 따위가

 

고검 차장 검사한테
협박질을 했다잖아!

 

윤진원이

 

뭐든 뒤져서

 

뭐든 만들어 내

 

합의서 안 써 준다면 말입니다

 

국가배상, 그...

 

국가배상심의회요?

 

예, 아, 예, 심의회

 

그 약속 믿어도 되는 건지

 

왜요? 써 주면 합의하시게요?

 

아니요, 아니요

 

안 합니다, 합의

 

믿어도 되는 건

 

늘 종이에 씁니다

 

그래서 믿을 수 있는 거고요

 

우리가

 

이길 수 있을까요?

 

모르죠

 

하지만

 

싸워야죠

 

선배님

 

접니다

 

징계위

 

뭐, 안 될 건 없겠지

 

그런 사안이라면
심의야 통과하지 않겠나

 

염 교수 그 양반 엄격해

 

위원장 되고서는 징계 수위가
엄청 높아졌어요

 

나야, 뭐
규정대로만 하면 되겠지

 

그나저나 검사장

 

우리 공 치러 한번 가야지

 

변호사님!

 

이거요

 

두 분은 초면이시죠?

 

저, 이광평 변호사님이십니다

 

어려운 소송 때문에
힘들다고 들었어요

 

그거, 참

 

우리 로펌에서 했어야 될 일인데

 

미안하게 됐습니다

 

지금이라도 이렇게
신경 써 주시니까 저희가 고맙죠

 

고마운 말씀이지만

 

이 사건
제가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지금 박재호 씨한테는

 

최고의 변론이
필요한 때라고 생각하는데요

 

변호사 징계위에
회부된 거로 압니다

 

윤 변호사

 

선임계에
이름을 못 올리는 상황이 와도

 

내가 위치는 보장합니다

 

일종의 사이드라고 합시다

 

'사이드'요?

 

8509 접견 거부한다는데요

 

걱정하지 마십시오

 

저희 쪽에
판사 출신들이 많이 있습니다

 

아니, 추모 집회에서 체포된 게
품위 손상이라고?

 

검찰 짓이지, 뭐

 

아휴, 홍재덕 개새끼, 씨

 

아니, 현직 검사

 

그것도 검사장이
변호사 징계 위원이라니

 

말이 되나, 그게?

 

대한민국이니까 그게 말이 돼

 

그리고 중요한 건
지금 그게 아니야

 

염만수 교수가 위원장 되고 나서

 

징계 먹은 변호사가
한둘이 아니라는 거야

 

결과에 따라서는
진원이 법정에 못 설 수도 있어

 

그래도 연수원 제자인데

 

대한민국 법조인 절반이
그분 제자야, 그리고

 

그분 삶에 친분이란 단어가
존재하질 않아

 

찔러도 피 한 방울 안 나는
노인네거든

 

아이씨

 

아니, 그런데 이광평 변호사는
그걸 어떻게 알았을까?

 

씨발 새끼들 다 한통속이거든

 

사건이 유명해지니까

 

그냥 욕심이 나는 거야, 지금

 

아, 개새끼들, 씨발

 

아, 씨발, 진짜!

 

아!

 

징계 혐의자는
공무를 수행 중이던 경찰과

 

물리적인 충돌을 했고
폭행에 가담했습니다

 

이는 의심할 여지 없이
변호사의 품위를 손상시키는 행위고

 

따라서 공정한 판단에 따라
적절한 징계가 필요하다는 게

 

본 위원의 생각입니다

 

징계 혐의자인 윤진원 변호사가

 

기소라도 됐습니까?

 

사건 당일
훈방 조치된 거로 알고 있습니다

 

저 건은 지금 수사 중입니까?

 

그건 아닙니다

 

기소는커녕
수사도 착수하지 않았다면서

 

그 사진은 어떻게 알고 찾아냈죠?

 

표적 수사라도 하셨습니까?

 

전 말입니다

 

검찰이

 

징계 심의를
악용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요

 

절대로 그런 일은 없습니...

 

여기는 왜 나오셨습니까?

 

저는 위원회의 심의 위원입니다

 

그걸 모르시는 건 아니겠죠

 

아니요, 아주 잘 알죠

 

하지만

 

내 재임이래

 

한 번이라도
징계 심의에 출석한 적 있어요?

 

한 번도 안 오다가
오늘은 왜 온 겁니까?

 

위원장님

 

공정한 입장을 유지해 주십시오

 

이봐요

 

검사장님은

 

징계 신청인이지
이해 당사자가 아니죠?

 

물론입니다

 

여긴 법정이 아니고

 

검사님은 기소를 한 게 아니라

 

징계 심의를 신청한 거예요

 

맞죠?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난 오직

 

징계 혐의자인 윤 변호사한테만
공정하면 되는 거예요

 

 

잘 알고 계시니 짧게 끝냅시다

 

자, 심의합시다

 

변호사님은 사건 하나 맡으면
얼마를 법니까?

 

뭐...

 

경우에 따라 다릅니다만

 

이렇게 물읍시다

 

이 사건에

 

얼마를 받기 원하십니까?

 

진실을 말씀해 주셔야 합니다

 

그러실 수 있습니까?

 

내가

 

먼저 물으리다

 

변호사한테는

 

진실을 듣는다는 게 어떤 의미요?

 

거짓말은 쉽지만

 

거짓말을 변호하는 건 어렵습니다

 

그래

 

물어보시게

 

발견된 유골

 

죽였습니까?

 

한데

 

꼭 그렇게 우렁차게
말을 해야 되나?

 

여기엔 저희 둘밖에 없습니다

 

귀는 어디에나 있지

 

어떤가?

 

해볼 만한가?

 

피고인 조구환의 혐의를 인정합니다

 

하지만 재판장님

 

당시 공소 시효는 15년이고

 

범행 시점은 검찰이 주장하는
97년이 아니라 93년입니다

 

따라서 현재 공소 시효는
만료되었습니다

 

검찰이 이판수를
실종 처리 한 건 97년입니다

 

조구환이 사체를 유기한
그 땅을 매입한 건 96년이고요

 

정황상 그럴 수가 없습니다

 

검사의 말은 맞다

 

나의 의뢰인은 살인을 교사하고
사체를 은닉했다

 

하지만
93년이 아니라는 걸 입증하는 건

 

검사의 몫이다

 

버러지 같은 새끼

 

그쪽이 이겼네

 

제가요?

 

검사를 잡았잖소

 

그런데

 

윤 변은 왜 나를 선택했는가?

 

수임료를
후하게 주시지 않았습니까?

 

그랬지

 

언제 밥이나 한번 같이 합시다

 

잠깐만요

 

우리가 할 말이 더 남았나요?

 

저, 이제 와서 미안합니다만

 

박재호 씨 일로
부탁드릴 게 좀 있어서요

 

바쁘다고 전해 주세요

 

이거로 하죠, 이게 제일 낫네요

 

왜 피하는데, 박재호를?

 

끝난 사건이니까

 

끝나요?

 

박재호를 흔드는 놈들이
많아진 건 당연한 거예요

 

무슨 사내가
그깟 일로 소심하게...

 

차 샀는데

 

시동 안 꺼지는 거로

 

좋네

 

좋지

 

버러지 소리 듣고
차 사니까 좋겠어

 

폼 나네

 

 

형은 왜 변호사가 됐냐?

 

그런데 왜 그러셨어요?

 

합의 절대로 안 하신다면서요

 

죄송합니다

 

민생살림 말이 판사 출신이
많은 데가 유리하다고...

 

그런데 광평 그쪽은
얼굴 한 번 보기도 어렵고

 

그래서 염치없는 부탁이지만

 

변호사님이
저를 다시 맡아 주셨으면 해서

 

아...

 

여기는 일반 접견실이라
면회 시간이 짧습니다

 

그리고 난 이제
박재호 씨 변호사 아니에요

 

변호사님

 

전 변호사님이
좋은 분인 거 압니다

 

아니요

 

그렇지 않습니다

 

승소하십시오

 

그게 다입니까?

 

정말 해 줄 말이

 

그게 다입니까?

 

그게 다냐고요?

 

아들이 죽었어요

 

몇 년이든 매달렸어야죠

 

1심에서 안 되면 고등 법원

 

것도 안 되면 대법원

 

것도 안 되면
헌법재판소까지 가셨어야죠

 

지금 뭐하시는 겁니까?

 

나라면 절대 안 멈춥니다

 

누군가 박살 날 때까지!
끝까지 갔을 겁니다!

 

'박살 날 때까지'요?

 

'박살 날 때까지'

 

회견 시간 다 됐습니다

 

변호사님!

 

갑니다, 끝까지!

 

박살 날 때까지요!

 

박살 날 때까지...

 

이게 뭐하자는 겁니까?

 

거의 한 달에 한 번꼴로
재판부하고 변호인이 바뀌고 있는데

 

이게 뭐하자는 거냐고요

 

아, 죄송합니다
사정이 있었습니다

 

재판장님

 

박재호 씨를 위해서는 차라리
국선 변호인이 낫지 않겠습니까?

 

이렇게 변호인이 바뀔 때마다
피고인의 법률적 지위는 그만큼

 

위태로워지는 거 아니겠습니까?

 

자, 그러니까 공판 전에
또 바뀔 가능성 있습니까?

 

있으면 지금 얘기하시고

 

이제 그럴 일은 없을 겁니다

 

저희가 박재호 씨 변호인이고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겁니다

 

그래요?

 

자, 시작하죠

 

 

김수만

 

김수만 씨

 

내가 분명히 소환했는데

 

김수만 측 변호인

 

아, 저, 그게...

 

어제부터 연락이 닿질 않습니다

 

아니, 연락이 안 닿아요?

 

기가 막히구먼

 

아니, 이러려고 보석했습니까?

 

죄송합니다

 

공판 전까지 꼭 찾겠습니다

 

과태료 300만 원 부과합니다

 

용납이 안 되는구먼, 용납이

 

당신

 

유능합디다

 

하긴, 뭐

 

내가 그쪽이라도
비슷한 선택을 했겠지

 

그깟 국선보다야 이런 사건에
한번 걸어 보는 거지, 뭐

 

그런데

 

사건 이만큼 띄울 줄은
나도 생각도 못 했어

 

재판 재미있겠네

 

난 재미로 변론을 하지 않습니다

 

이번 사건

 

당신한테는
가장 중요한 사건이 되겠지

 

물론 이겨야겠지만 말이야

 

그런데

 

그럴 수 있을까?

 

한번 해 봐야 알겠죠

 

그걸 꼭 해 봐야 알겠습니까?

 

증인은 방청객들을 살펴봐 주세요

 

저 중에 혹시 애라고
부를 만한 사람이 있습니까?

 

뭐예요, 그게?

 

자기는 지금 증인이라니까

 

아니, 그건 알겠는데

 

질문하다 말고
방청객에서 애를 찾으라니

 

당황스럽잖아요

 

아, 당황스럽지, 그래
누구라도 당황스러울 것 같아

 

그럼 된 것 같은데, 그렇지?

 

 

예약하셨어요?

 

- 아, 예, 네, 네
- 아, 저희가 지금

 

아, 회의하는데, 참

 

죄송합니다, 회의 중입니다

 

아, 내가, 아 잠시만요

 

- 아저씨, 안 된다니까요
- 아, 비켜 봐요

 

- 안 된다고요
- 누구세요?

 

그, 신문에서
연일 난리입디다, 예

 

 

식사는...

 

김수만을 아신다고요?

 

뭐, 괜찮은 놈이오

 

변호사들 눈에야 깡패 새끼들이
다 그렇고 그렇겠지만

 

그 사람 지금 어디 있습니까?

 

해수야

 

- 김수만 씨
- 안 죽였소

 

박신우를 안 죽였단 말인가요?

 

그게 누구든 난 아무도 안 죽였소

 

그럼 왜 저번에 죽였다고 했어요?

 

오야가 시켰으니까

 

지금 검사랑
거래를 했다는 건가요?

 

그런데 왜 이제 와서
이런 얘기를 해 주는 겁니까?

 

사장님은 구속됐고

 

회사도 난장판 났어

 

언론에서 연일 사건을 들쑤시니까

 

결국 얘들한테 다 덮어씌운 거지

 

내가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야

 

손해라뇨?

 

일전에 내가 물었지
왜 나를 선택했냐고

 

그래, 내가 돈을 좀 냈지
그런데

 

나는 왜 윤 변을 선택했을까?

 

그러셨군요

 

JC시큐리티

 

회장님 거였어요

 

역시

 

내가 사람 보는 눈은
아직 좀 있어, 응?

 

증언해 주시겠습니까?

 

우리는

 

검사 안 믿어

 

그쪽도 우리 안 믿겠지만

 

아, 이거, 경찰 새끼들
사고 치는 바람에

 

나라가 아주 곤란해졌어

 

야, 너 이거 지금
나라를 돕는 거야, 응?

 

저기, 제가 믿어도 되겠습니까?

 

야, 나 검사야

 

네, 하겠습니다

 

이거 도청인데
법정에서 괜찮을까요?

 

당사자 간의 녹음은
도청이 아니에요

 

다만 증거력에 제한은 받겠지

 

내가 판사라면

 

난 절대 채택하지 않아

 

왜?

 

배심원들이 지나치게
감정적으로 됩니다

 

그렇게 얘기하겠지
그런데 그건 핑계고

 

막말로 이게 터져 봐

 

그럼 홍재덕은 검사 인생 쫑이야

 

아, 그게 뭐?

 

당연히 그래야 되는 거 아닌가요?

 

내 법정인데 거기서
동료 법조인이 죽는 거?

 

그거 절대 원치 않아

 

어차피 우린 한 우물이고
같은 동업자니까

 

 

증거 신청 미리 하지 말자

 

법정에서 마지막 날
기습적으로 까자

 

채택하든 거부하든
선택은 판사가 하겠지

 

확률은 5 대 5니까

 

5 대 5는 무슨 5 대 5

 

증거가 이렇게 명백한데?

 

법이 그래요

 

젠장

 

아, 어디 가게?

 

기사 써야죠

 

내일 하루입니다

 

이 엿 같은 사실을
재판장 재량에만 맡기자고?

 

아, 그러면 안 되지
기사 안 쓰기로 했잖아

 

그냥 양형 거래 부분만 언급할게요

 

소스는 감추고

 

됐죠?

 

아, 공 기자!

 

검사들이 바보입니까?
뻔히 우리인 줄 알지

 

5 대 5라며

 

그쪽 말대로 판사들이 기각하면

 

죽도 밥도 아닌데?

 

지금 기사가 문제예요?

 

이건 지금 법정의 문제입니다

 

법정 밖의 사람들도
이 사실 알 권리가 있거든요

 

아니, 기사 나면 홍재덕이...

 

아니, 검찰이
가만있을 것 같아요?

 

쓰냐 마냐는 내가 판단하는 겁니다

 

수경 씨

 

수경 씨!

 

놔요!

 

당신 기사가 박재호 씨 변론에

 

얼마나 불리하게 될지
모르고 이러는 거야?

 

내 기사가 박재호한테 불리하다고?

 

당신 변론에 불리한 건 아니고?

 

뭐가 달라, 그게!

 

당신이야말로
기사가 그렇게 중요해?

 

특종 하나 건지려고
우리랑 여기까지 온 거야?

 

이봐요

 

나 기자입니다

 

우리 솔직합시다

 

이 신문에 떠들고 있는 녹음

 

가지고 있죠?

 

그거 내가 한번
들어 봐야 될 것 같은데

 

지금 어디 있어요?

 

사무실에 뒀습니다

 

기가 막히구먼

 

기가 막혀

 

언제 제출하시게?

 

내일?

 

당신들은 증거를
그따위로 제출하면 내가 막

 

다 채택할 것처럼 보여?

 

당장 가져와

 

출국 금지됐어?

 

녹음기 회수하고

 

김수만이 그 새끼 잡아 와

 

잡아 와, 이 새끼야!

 

씨발, 말이 많아

 

"스테나 대아 라인"

 

- 연길 한 사람요
- 네

 

김수만!

 

뛰어!

 

김수만!

 

김수만!

 

홍재덕 개새끼!

 

"속초 국제 여객 터미널"

 

당시 박신우의 상태는 어땠습니까?

 

두개골 함몰과 함몰에 의한 출혈로
혼수상태였고

 

심박이 불규칙했습니다

 

그럼 사망의 원인이

 

폭행에 있다고 봐도 됩니까?

 

그렇습니다

 

어떤 폭행이 가해졌을 거라고
추측하십니까? 전공의로서

 

곡면의 둔기에 의한
폭행으로 추정됩니다

 

어, 법의관의 분석에 따르면
박신우의 직접적 사인은

 

폭행이 아니라

 

추락에 의한 두개골 함몰과
출혈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견해가 다르시네요

 

저는 동의하지 못하겠습니다

 

증인의 전공이 뭐죠?

 

연세대 의과 대학에서
정형외과 전문의 과정을 마쳤고

 

지금은 동 대학에서
외래 교수로 있습니다

 

훌륭하시네요

 

그런데 국과수 법의관은

 

서울대 의대에서 법의학을 전공한
외과 전문의입니다

 

증인의 전공이 치료라면

 

법의관의 전문은 사인 분석이죠

 

이럴 경우에는 법의관이 증인보다
더 전문가 아닌가요?

 

이의 있습니다

 

예, 검사는 좀 주의해 주세요

 

이상입니다

 

박신우가 병원에 실려 올 당시

 

뭐, 특별히
주목할 점이 있었습니까?

 

입에서 살점이 발견됐습니다

 

- '살점'요?
- 네

 

정확히 어떤 살점이죠?

 

사람의 표피입니다

 

손등 부위로 보였습니다

 

혹시 사건 당일 비슷한 시간에

 

손등이 물어뜯긴 사람이
치료를 받았습니까?

 

- 네
- 그게 누구입니까?

 

경찰이었습니다

 

오른손을 들어
배심원들에게 보여 주세요

 

손등에 심한 흉터가 있군요

 

그 흉터는 왜 생겼습니까?

 

예, 공무 중에 물렸습니다

 

죽은 박신우한테 물렸나요?

 

누군지는 모르겠습니다

 

문 사람을 폭행했습니까?

 

아니요

 

아니, 그 정도면
엄청 심하게 물렸는데

 

물리적인 대응을 하지 않았다고요?

 

네, 워낙 갑자기
달려들었기 때문에

 

아파할 새도
없었던 거로 기억합니다

 

어린 학생이
아무 이유 없이 손을 물었다

 

마치 개가 사람을 물듯이요?

 

아, 뭐, 굳이
지금 그렇게 표현하시겠다면, 예

 

뭐, 맞습니다

 

지금 손을 문 건 어린 학생이라고
인정했습니다, 맞죠?

 

이의 있습니다, 유도 신문입니다

 

증인은 지금
자기 증언을 번복했습니다

 

형사소송 규칙
75조 2항 4호에 의거

 

이 경우는 유도 신문이 허용됩니다

 

예, 기각합니다

 

자, 말씀해 보시죠

 

손을 문 게 어린 학생이라고요?

 

아니요, 잘 모르겠습니다

 

아주 아팠나요?

 

- 네
- 그래서 어떻게 했죠?

 

아니, 전 안 때렸습니다

 

때렸냐고 물어보지도 않았는데요

 

근데 정말 안 때렸나요?

 

저는요

 

저는 그 애한테 손도 안 댔어요
저는 그냥 물렸습니다

 

증인이 때리지 않은 그 사람이
애라는 건 맞죠?

 

아, 아니요, 잘 모르겠습...

 

아니요, 모르지 않죠

 

증인은 보통 몇 살까지
애라고 부릅니까?

 

서른이면 애입니까?

 

재판장님

 

지금 변호인은 증인에게

 

사실이 아닌
의견을 구하고 있습니다

 

기각합니다

 

증인은 답변하세요

 

아니요, 그보다

 

참...

 

적어야 애입니다

 

증인은 저기 방청석 셋째 줄을
좀 보시겠습니까?

 

저 중에 혹시 애라고
부를 만한 사람이 있습니까?

 

아니요, 없습니다

 

없다

 

없다

 

저기 셋째 줄에
앉아 있는 사람들은

 

그날 사고가 있었던 교회 쪽에서
체포된 분들입니다

 

구재환 42세, 하명남 50세

 

김성철 40세, 김현영 40세

 

임혁수 51세, 조철구 49세

 

그리고 여기 박재호 48세

 

당연히 저기에 증인이 애라고
부를 만한 사람은 없을 겁니다

 

왜냐하면

 

그날 현장에 애는

 

마침 아버지를 만나러 왔던
박신우 한 명뿐이었으니까

 

잠깐만, 저기요
저는 박신우 안 때렸어요

 

박신우를 모른다면서요

 

그런데 때리지 않은 건
분명하단...

 

아, 내가 안 때렸다고!

 

아...

 

박신우 안 때렸어요

 

저도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이상입니다

 

아저씨, 이거 신상 할부도
안 끝났어요, 진짜예요

 

장부 같은 거 없어요

 

지금 뭐하는 겁니까?

 

오랜만이네

 

조구환이 탈세 혐의도 받고 있거든

 

장부가 빼돌려졌다는데

 

자, 여기 영장

 

여기 잠겼는데요?

 

키 좀 주시죠

 

뜯어

 

그건 지금 공판 증거물입니다

 

아...

 

그 유명한 박재호 사건요?

 

그런데 공판 증거물이
지금 왜 여기 있는 건데?

 

그리고 그건
27부 재판장 명령이겠죠

 

내가 가진 건 12부 재판장이
발급한 영장입니다

 

배타적 효력이 있는 영장

 

당신

 

- 그거 가지고 여기서 나가면
- 왜?

 

고소라도 하시게?

 

검사를?

 

변호사 놈들

 

절대 김수만이 접촉 못 하게 해

 

검사들이 바보야?

 

이게 재판을
얼마나 어렵게 할지 아냐고

 

이 사건
당신 혼자만의 것이 아니야

 

민생살림이 나를 해임할 때랑
똑같이 얘기하지 마!

 

잘 들어

 

지금 박재호를
살릴 수 있는 건 나지

 

당신이 아니야!

 

변호사지 언론이 아니라고!

 

내가 처음 찾아갔을 때

 

당신은 경찰이
박신우를 죽였다는 사실을

 

믿지도 않았어! 알아?

 

당신만 박재호를
위하는 게 아니라고!

 

그냥 미안하다고
말하기가 그렇게 힘들어?

 

알았어

 

이제 내 재판 근처에는
얼쩡도 대지 말고

 

특종인지 쓰레기인지
당신 혼자 알아서 캐!

 

으아, 씨!

 

 

예, 예, 저, 송금했습니다
확인해 보시고요

 

내일 꼭 봅시다

 

씨...

 

폭력을 미연에 방지하지 못한 점

 

뭐, 심히 유감입니다

 

사건 발생 직후에

 

공개 채널을 비공개 채널로
바꾸라고 지시했나요?

 

아무런 지시도
내리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럼 누가 지시했나요?

 

나 경찰청장입니다

 

 

문제가 생긴 거 같습니다

 

현장 업무까지
관여하는 사람이 아니에요

 

경찰 업무 중에 사람이 죽었습니다

 

그리고 일개 철거 용역이

 

살인 현장을 깨끗하게 치웠습니다

 

그런데 전혀 모르신다고요?

 

혹시

 

청와대에서
경찰 업무에 관여합니까?

 

뭐요? 그 말도 안 되는 소리는?

 

- 전혀요?
- 그렇소

 

그래요?

 

그럼 이 밑줄 친 부분 좀 한번
읽어 주십시오

 

왜요? 제가 읽을까요?

 

'박재호 사건에 대한
공식적인 언급을 일체 삼가고'

 

'서북부 부녀자 연쇄 살인 사건의
수사 내용을 널리 홍보할 것'

 

'용의자 사진 등 추가 정보를
적극적으로 공개하고'

 

'콘텐츠 생산에 만전을 기할 것'

 

'발신'

 

'청와대 국민 소통 비서관실'

 

저건 뭡니까?

 

그냥 지침일 뿐이오

 

강제성은 없습니다

 

경찰이 박재호 사건에 대한
보도 자료를 배포한 건

 

얼마나 됩니까? 몇 차례나요?

 

제 관장 업무를
벗어나는 내용입니다

 

한 차례 있었습니다

 

사건 발생 직후에

 

딱 한 번요

 

우린 경찰이지 언론이 아닙니다

 

본 사건 직후에 배포된

 

서북부 부녀자 연쇄 살인 사건의
보도 자료는

 

같은 시기에 총 열한 차례였습니다

 

청장님이 직접 발표한 것도
세 차례나 되고요

 

그런데도 경찰이 언론 기관이
아니라고 얘기할 수 있나요?

 

경찰인지 언론인지

 

확인하려고 불렀소?

 

나를?

 

자, 증인께 한 가지만 묻겠습니다

 

음...

 

그, 증인은 작전 당시
상황 보고를 어디서 받았습니까?

 

상황실입니다

 

그리고 그 무선을

 

공개에서 비공개로 바꾸려면
어떻게 합니까?

 

주파수를 특정한 채널로 바꾸어서

 

암호화하는 것으로 압니다

 

예, 그러니까요

 

조작을 어디서 하냐고요

 

상황실에서 합니다

 

아, '상황실'요?

 

그런데 이게 좀 이상하네요

 

자, 증인은 사건 당시에

 

공개 주파수를 통해서
누구 짓이냐고 물어봤고

 

그 이후부터는 비공개로
상황 보고받았죠, 그렇죠?

 

그리고 그 조작은
상황실에서 가능하고요

 

자, 봅시다

 

증인은 당시 상황실에 있으면서

 

주파수가 공개에서
비공개로 바뀐 걸

 

몰랐다 이 말입니까?

 

기술 쪽은
그건, 저, 저도 잘 모릅니다

 

뭐, 그건 부하 직원이 해 줍니다

 

그러니까 증인의
명령이나 허락 없이

 

증인 모르게요?

 

그때

 

청장이 무전에 개입을 했습니다

 

어떤 새끼 짓이야!

 

그리고 갑자기
공개 무선 채널이 닫혔습니다

 

이후에는 비공개로 무전이
이루어진 것 같습니다

 

저한테는

 

휴대폰으로 지시가 내려왔습니다

 

어떤 지시였습니까?

 

용역들에게 현장을
정리시키라고 했습니다

 

사건 직후에 경찰을 그만두셨죠?

 

예, 그렇습니다

 

왜 그만두셨죠?

 

범죄 인지 보고서를 쓰라는
지시를 받았습니다

 

그게 무슨 문제죠?

 

거짓말로 써내라는 명령이었습니다

 

어떤 거짓말이죠?

 

김수만이 박신우를 폭행했다고

 

그렇게 써내라고 했습니다

 

그게 왜 거짓말이죠?

 

저는

 

그 사고를 직접 보진 못했으니까요

 

그걸 지시한 사람은 누구입니까?

 

경찰청장입니다

 

이상입니다

 

형사 브로커 일을 하신다던데
제가 알기로는

 

맞습니까?

 

예, 예

 

전직 경찰이 형사 브로커라

 

이거 불법인 거 알고 계시죠?

 

이의 있습니다

 

검사는 지금
증인을 모욕하고 있습니다

 

예, 그, 검사는 보다
신중하게 질문하시기 바랍니다

 

 

친형님께서 지난달에
개인 파산 신청을 하셨더군요

 

그, 친형님 빚보증 서셨죠?

 

뭐, 퇴직금도
이미 다 날리신 거로 아는데

 

어떻게 지금 생활은 되십니까?

 

재판장님

 

사건과 관련 없는 질문입니다

 

그 사건 관련 여부는

 

본 재판장이
직접 판단하겠습니다, 예?

 

문희성 씨

 

증언을 대가로

 

변호인한테 돈 받으셨죠?

 

얼마 받았습니까?

 

지금 그거 제가 읽을까요?

 

아니, 저기, 이거는...

 

얼마를 주던가요, 변호인이?

 

천만 원...

 

하지만

 

제가 꼭 돈 때문에
이러는 건 아닙니다

 

아, 그래요?

 

그럼?

 

다른 이유는 뭡니까?

 

제가 본 사실을 말하려고요

 

증인은 그때 현장에 없었잖아요
도대체 뭘 봤다는 거죠?

 

아니, 제가 들은 사실 말입니다

 

그러면 뭐, 무전으로
'경찰이 박신우를 죽였다'

 

이런 얘기를
무전으로 들은 겁니까?

 

아니요, 그런 건 아닌데

 

그래도
이, 정황은 알고 있었습니다

 

정황이라니요

 

현장에 있지도 않았던 사람이
감지한 정황

 

그게 다입니까?

 

예, 예...

 

그렇다면

 

만약에 천만 원을 받지 않았다면

 

지금 이 자리에서
증언하고 있을까요?

 

저, 그거는...

 

이상입니다

 

변호인 어떻게

 

뭐, 반대 신문 할 거예요?

 

변호인

 

찾았습니다

 

그 새끼 잘 처박아 둬

 

그리고 기자 놈들 조심 좀 하자

 

응?

 

어, 어떻게, 구했어?

 

그보다 홍재덕이 김수만한테
출국 금지 먹인 거 알아?

 

열이 단단히 받았나 보지?

 

김수만!

 

그게 마지막 카드야

 

재판장이 채택할진 모르겠지만

 

채택한다, 100%

 

씨발

 

사람이 말이야
막다른 데로 몰면 안 되는 거야

 

그럼 물게 돼 있거든

 

 

법원 갑시다

 

씨발

 

갑시다, 법원

 

자, 일어나 주세요

 

자, 앉으시죠

 

아, 식사는 잘들 하셨습니까?

 

그럼 오후 공판
속개하도록 하겠습니다

 

아, 이제 마지막으로 검찰...

 

재판장님

 

네, 뭔데요?

 

그전에 저희 측 마지막 증인을
신문하겠습니다

 

아니, 그쪽은 더 이상 증인이
없는 거로 알고 있는데요

 

김수만입니다

 

'김수만'요?

 

아니, 김수만이
지금 이 법원 안에 있습니까?

 

이제 막 도착했습니다

 

이의 있습니다

 

김수만은 지금
수배 중인 자입니다

 

그게 무슨 상관이죠?

 

범죄자도 증인이 될 수 있습니다

 

수배 중인 자를 변호인들이
은닉하고 있었습니다

 

- 이건 불법입니다
- 아니요

 

저희도 이제 막 찾았습니다

 

공판이 끝난 후에
신병을 인도하겠습니다

 

죄가 있다면 재판을 받겠죠

 

재판장님

 

같은 사건의 공동 피고인입니다

 

증인 적격이 없습니다

 

준비 절차에서
검사 측도 동의했습니다

 

 

일단 불러 보죠, 예

 

김수만

 

증인은 사건 당일 현장에서

 

박신우를 폭행했습니까?

 

아니요

 

검찰 피의자 신문에선
박신우를 죽였다고 했잖아요

 

거짓말이었습니다

 

왜 그런 거짓말을 했죠?

 

검사님이 시켰습니다

 

이의 있습니다!

 

 

그러니까 뭐에 대한
어떤 이의가 있다는 겁니까?

 

예?

 

기각합니다, 계속하세요

 

그러니까 검사의 부탁으로

 

거짓 자수를 하셨다는 건가요?

 

그렇습니다

 

왜 그런 부탁을 들어줬습니까?

 

범죄단체조직죄로
엮어 버리겠다고

 

- 협박했습니다
- 그리고요?

 

총대를 메주면
3년 이하로 해 주고

 

집행유예해 주겠다고 했습니다

 

그렇군요

 

혹시 그 검사

 

이 자리에 있습니까?

 

누구죠?

 

그 검사가?

 

이상입니다

 

자, 검사 측

 

반대 신문 해 봐요

 

검사 측은 반대 신문 안 합니까?

 

증인

 

증인은 경찰 신문 과정에서

 

어떠한 강압도 없는 상황하에서

 

스스로 살인을
저질렀다고 자백했습니다

 

그런데 이 법정에서
그 자백을 뒤집는 이유가 뭡니까?

 

'이유'요?

 

그걸 지금 말이라고 하는 겁니까?

 

증인

 

묻는 말에만 대답하세요

 

검사님께서
출국 금지 명령을 내렸잖아요

 

증인!

 

증인

 

법정에서 거짓말하면

 

위증죄로 처벌받습니다
알고 있죠?

 

법정에서 거짓말하면 위증죄로
처벌받는 거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내가 다 녹음했거든?

 

그런 게 있을 리가 없죠

 

그런 일은 없었으니까요

 

재판장님

 

홍재덕 검사의 제안을 녹취한
증거를 제출합니다

 

재판장님!

 

증거 능력이
확인되지 않은 증거물입니다

 

이봐요, 변호인

 

사전에 검증받지 않은 증거는

 

절대 채택하지 않겠다고
말했죠, 내가

 

그럴 수가 없었습니다

 

검찰이 사무실을 압수 수색 해서
증거를 빼돌렸으니까요

 

검찰이 압수 수색을 했어요?

 

재판장님

 

이건 사본입니다
사본은 증거 능력이 없습니다

 

예, 맞습니다

 

사본은 증거 능력이 없습니다

 

하지만

 

검찰이 압수한 게 사본이고

 

여기 있는 게 원본입니다

 

예, 일단 들어보겠습니다

 

아, 이거, 경찰 새끼들
사고 치는 바람에

 

나라가 아주 곤란해졌어

 

야, 너 이거 지금
나라를 돕는 거야, 응?

 

저기, 제가 죽였다고 하면
어떻게 되는 겁니까?

 

어, 그, 살인 말고
폭행 치사로 기소할 거야

 

3년 이하 구형이면 뭐
집행유예도 가능할 거고

 

원하면 보석 신청도 받아 줄게

 

저기, 제가 믿어도 되겠습니까?

 

야, 나 검사야

 

예, 하겠습니다

 

그래, 그래야지

 

자, 그러면
실제처럼 한번 해 보자고

 

 

김수만 씨
박신우를 폭행하셨나요?

 

예?

 

아, 이 새끼 똑바로 못 해?

 

예, 죄송합니다

 

다시 한다, 김수만 씨
박신우 폭행...

 

자, 그만 듣겠습니다

 

꺼 주세요

 

본 법정에서는

 

이 녹음의 진위 여부를
판단할 수 없기 때문에

 

이 녹음의 증거 채택 여부 역시

 

유보하겠습니다

 

자, 변호인은 증인에게 질문하세요

 

예, 8번 배심원
질문 있습니까?

 

그럼 그, 배심원들은
질문지를 작성해 주십시오

 

그래요? 어떻게?

 

예, 저도 동의합니다

 

- 그렇게 합시다
- 네

 

자, 지금 이 배심원들의 질문은

 

증인이 아니라
검사에게 하고 있기 때문에

 

이 질문은 절차적으로
적절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본 재판관은

 

참여 재판의 취지를 살려서

 

배심원들의 질문을 읽겠습니다

 

'수사 검사 홍재덕은'

 

'정말 증인에게
거짓 진술을 요구했습니까?'

 

검사는 배심원들의 질문에
대답할 의무가 없습니다

 

답변 거부합니다

 

자, 법제관은 통제해 주세요

 

자, 10분간 휴정하겠습니다

 

홍재덕

 

결국 속 시원하게 박살 내셨네

 

난 박재호 씨를 변론한 겁니다

 

홍재덕을 박살 내려고
했던 게 아니고

 

저런 건 박살 나야 돼요

 

그리고 기자는요

 

누군가한테 미안해지기 시작하면

 

기사 못 써요

 

기자잖아요

 

나는

 

변호사인 거고

 

양심에 따라 숨김과 보탬이 없이

 

사실 그대로 말하고

 

만일 거짓말이 있으면
위증의 벌을 받기로

 

맹세합니다

 

아드님이 고 김희택 의경이시죠?

 

 

김희택 씨는 의무 복무 중이셨고요

 

의경에 지원하면

 

전의경 특채로
경찰 시험을 볼 수 있다고...

 

네, 그러셨군요

 

저기 피고인이

 

아들을 죽였습니다

 

그 사실 알고 계시죠?

 

압니다

 

원망 없으세요?

 

원망합니다

 

평생 그럴 겁니다

 

먼저

 

아드님의 죽음에 대해

 

심심한 애도의 뜻을
표하고 싶습니다

 

피고인을

 

처벌하길 원하십니까?

 

저기, 방청석에 앉아서

 

전 생각해 봤습니다

 

왜 우리 아들이 죽었을까?

 

누가 죽였는진 아니까요

 

그런데

 

저이가 우리 아들을 죽이게 된 건

 

어떤 피치 못할 상황에서
실수였을 거라고

 

믿고 싶습니다

 

저이는

 

눈앞에서 아들이 죽었으니까요

 

이상입니다

 

아버님

 

피치 못할 상황에서의 실수

 

아버님, 자, 보세요

 

저기 박재호가 지금
정당방위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아세요?

 

네?

 

네...

 

그럼 그게 뭘 의미하는지도
알고 계시나요?

 

질문이 무슨 말씀이신지...

 

피치 못할 상황에서의 실수를
인정한다라는 것이 아니란 말입니다

 

아시겠어요?

 

아들 김희택이 박신우를
죽였다라고 생각하세요?

 

내 아들이 누구 죽였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내 아들은 그런 아이가 아닙니다

 

그렇죠

 

그런데 저들이 주장하는 건요

 

아들 김희택이 박신우를 죽였다

 

즉, 때려죽였다라고
얘기하는 겁니다, 아시겠어요?

 

이의 있습니다

 

아들을 죽인 자들의 입으로

 

아들의 죽음을 욕보이고 계십니다

 

과연

 

그게 올바른 동정의 방식일까요?

 

내 아들은

 

절대 그럴 아이가 아닙니다

 

한데

 

거기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잖아요

 

난 거기 없었으니까

 

만약

 

내 아들이 죽였다면

 

그건 사고였을 겁니다

 

아마 사고였을 겁니다

 

미안합니다

 

미안합니다

 

오래 걸리네

 

배심원들의 의견이
팽팽히 갈리나 보다

 

참, 형

 

그 보이스 펜, 원본 아닌데?

 

야, 원본인지 사본인지
어떻게 알아, 디지털 시대에

 

아니, 나 순간 나도 모르게
벌떡 일어나서

 

그냥 막 지껄이게 되더라고

 

아, 역시 장대석이네

 

내가 형한테
엄청 고마워하는 거 알지?

 

내가 고맙지
이런 일에 끼워 줘서

 

우리 형 친한 친구 중에

 

법대 다니던 형이 있었는데

 

나 고1 때 형이랑
둘이서 자취하는 방에

 

어느 날 불쑥 찾아와서는

 

방학 내내
셋이 같이 살게 된 거야

 

빈대였던 게 미안해서였는지

 

내 공부를 좀 봐주더라고

 

아, 왜 그렇게
그 형이 멋있어 보였는지

 

내 실력에
지방 국립대라도 나온 건

 

어쩜 그 형 덕분인 거 같아

 

그런데 나중에 우리 형이 그러더라

 

그때 그 형 수배 중이었다고

 

어휴, 386 따라지

 

쯧, 지금은 그냥
하바리 변호사지, 뭐

 

중국집 장사를 뭐, 요리로 하나

 

짜장면, 짬뽕이지

 

- 그렇지?
- 그렇지

 

지금부터 사건 번호 2013

 

고합 66호

 

특수 공무 집행 방해 치사 사건의
판결을 선고하겠습니다

 

배심원단은 만장일치로 피고인의

 

정당방위 성립을 인정하였습니다

 

자, 하지만

 

배심원의 판결은

 

본 재판부의 판단을 돕기 위한
권고적 효력만 있습니다

 

판결하겠습니다

 

'본 재판부는'

 

'피고인의 범죄 사실과
폭행 정도의 과잉을 살펴'

 

'정당방위 성립을'

 

'부정한다'

 

'다만, 피고인의 불운한 처지와'

 

'수사 과정의 절차상
하자로 입은 피해 등을 참작하여'

 

'형법 144조 2항'

 

'특수 공무 집행 방해 치사죄를
적용하되'

 

'형의 가중 사유를 배제하여'

 

'징역 3년 형을 선고한다'

 

나가! 다 죽어, 씨!

 

미쳤어? 이, 씨발!

 

이 쌍놈의 개종들

 

 

아빠!

 

아, 씨발

 

신우야

 

신우야, 신우야, 이놈아, 아

 

정신 차려, 눈 떠 봐!

 

신우야, 집에 가야지

 

아, 집에 가자, 신우야!

 

응?

 

신우야...

 

도와줘!

 

도와줘, 제발!

 

박재호 씨
한 말씀만 부탁드리겠습니다

 

박재호 씨
하실 말씀 없으십니까?

 

한 말씀만 해주십시오

 

저는

 

죄인입니다

 

사람을 죽였으니까요

 

항소를 계속했지만

 

세상의 관심은
이미 다른 사건으로 넘어갔다

 

국가배상 소송에서도 패했고

 

철거가 다시 시작됐다

 

집들은 다 사라졌고

 

마을은 이제 없다

 

폐정합니다

 

윤 변호사

 

사무실도 가까운 것 같던데
가끔 봅시다

 

죄송하다고
말씀드릴 수가 없어서 유감이네요

 

내가 옷 벗은 게 뭐
그쪽 탓인가

 

도와주시는 분들도 많고
뭐, 변호사 생활 할 만합니다

 

 

전관예우가 있겠죠

 

음모는 없었어요

 

기소, 내가 단독으로 한 겁니다

 

그러세요?

 

끝까지 들어, 인마

 

누가 나한테 전화라도 한 통
걸었을 것 같아?

 

웃기지 마

 

나는 그런 식으로
움직이는 사람이 아니야

 

국가라는 건 말이다

 

누군가는 희생을 하고

 

누군가는 봉사를 하고

 

그 기반 위에서 유지되는 거야

 

말하자면 박재호는 희생을 한 거고

 

난 봉사를 한 거지

 

그런데 넌

 

결국 넌 뭘 한 거냐?

 

네가 하는 게 뭐야, 인마

 

백국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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