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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막 : 조 혜 진

Modify by Blue-Bird™

 

"시카고
1956년"

 

맨눈으로 봤을 때
양복을 구성하는 요소는 2가지죠

 

바로 겉옷과 바지요

 

하지만 겉보기에는
두 부분인 것 같아도

 

4가지의 천으로 만들었어요

 

면, 비단, 모헤어와

 

양털이죠

 

이들 4가지 천을
38개 조각으로 잘라요

 

크기를 재서
모양을 만든 후

 

서로 연결하기까지

 

228단계가 필요하죠

 

첫 번째 단계는 측정이에요

 

측정이라는 건 단지...

 

줄자를 손에 들고

 

여기저기 치수를
쟤기만 해선 안 돼요

 

누구를 위해 제작하는 건지...

 

제대로 이해하지 않으면
좋은 양복을 만들 수 없죠

 

모든 옷마다 사연이 있어요

 

한 신사가 제 양복점에 들어와
이러며 뽐내더군요

 

'난 뭘 입든 상관 안 해'

 

만약 그 말이 사실이라면
뭔가 알 만하지 않나요?

 

당신의 손님은 누구이며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

 

가게 안에 누가 들어오면
어떤 점이 보이나요?

 

소심하게

 

정오의 시계처럼
등을 숙이고 있나요?

 

혹은 매우 당당하게

 

똑바로 서 있나요?

 

봄의 색조처럼

 

눈에 확 띄는 사람인가요?

 

혹은 분주한 인파 속에 묻힐

 

회색과 갈색의 남자인가요?

 

현재 자기 위치에
만족하는 사람인가요?

 

혹은 더 높은 목표를
노리는 사람인가요?

 

이 남자는 어떤 사람이
되길 원할까요?

 

그리고 누구 밑에서 일할까요?

 

한번 맞혀 보세요

 

상대가 누구인지
잘 이해하게 되면...

 

보일 씨

 

시작할 준비가 된 것이죠

 

똑똑

 

- 영국 양반, 장사 잘돼요?
- 어서 오세요

 

이야, 근사하네요

 

진짜 멋져요
우리 아빠 양복인가요?

 

아뇨

 

그 고급 양복의 주인이
누군데 그래요?

 

리치 씨, 신사분에 관해
알려드릴 수 없어요

 

우리도 신사인데요

 

영국 사람 아니랄까 봐
입 한번 참 무겁네

 

- 아버님이 왔다 가셨어요
- 그래요?

 

어제요

 

당신 사업이 잘돼가니까

 

축하의 의미로 양복을
지어주라고 하시더군요

 

프랜시스, 새 양복 맞출래?

 

- 오늘 밤은 안 돼
- 왜 그래, 시간 있잖아

 

안 된댔잖아

 

젠장, '아웃핏'이 보냈어?

 

영국 양반, 부탁 좀 합시다

 

입구에 있는 댁의 비서를
잠시 보고 올래요?

 

잠시 실례할게요

 

황동 반지 직인을 보니
아웃핏이 보낸 거 맞네

 

뭐라고 쓰여 있나 열어 봐

 

편지 온 거 없나요?

 

궁금하세요?

 

- 그 편지 말인가요?
- 덕분에 쫓겨나셨잖아요

 

상자에 든 게 뭐예요?

 

- 제 거예요
- 어디 좀 봐요

 

알았어요

 

아뇨, 맞혀 볼게요

 

피사의 사탑인가요?

 

기운 게 전부인데
그게 뭐가 좋아서요

 

아니면 에펠탑?

 

이미 샀죠

 

그럼 기권할게요

 

그게 뭐예요?

 

보여드릴게요

 

- 고향에 온 것 같네요
- 예쁘죠?

 

- 시계가 있군요
- 전 직접 본 적이 없어요

 

- 직접 봐봤자 시계일 뿐이죠
- 템스강 둑에 있는 시계요

 

- 시카고의 시계들을 봤나요?
- 네, 하지만...

 

런던 것과 놀랄 정도로
흡사해 보이더군요

 

됐어요

 

영 말이 안 통하네요

 

저런...

 

당신은 아무래도
나이가 들어도 멋진 신사가

 

되지는 못할 것 같군요

 

안 가보신 데가 없네요

 

어디에나 양복점을
열 수 있었을 텐데

 

- 여길 골랐군요
- 여기가 어때서요?

 

몇 가지 생각나는 게 있죠

 

그런 문제들은
모든 곳에 있으니까

 

어디에 있어도 상관없어요
내겐 가위들이 있거든요

 

가위 말고 사람에게
또 뭐가 필요할까요?

 

당신이 있잖아요

 

계속 있는 건 아니잖아요

 

그렇겠네요

 

빅벤을 보러 가야죠

 

어떻게 해서라도...

 

전 이곳을 떠날 거예요

 

런던에 가려고요?

 

 

그리고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 모로코와

 

파리에도 갈 거예요

 

그걸 빨리 실현하려면
뭐가 필요할까요?

 

- 지도?
- 임금을 올려 주셔야죠

 

리치 씨에게 가봐야겠네요

 

호랑이도 제 말 하면
나타난다더니

 

- 무슨 뜻이죠?
- 관용적인 표현이에요

 

별 의미 없이 한 말이에요

 

내일 봅시다

 

어제 온 시계 수리공의 제자가
참 괜찮던데요

 

그게 누군데요?

 

길 아래쪽 가게의 청년인데
생김새가 훤하더군요

 

저더러 시계 가게 직원과
만나보라는 거예요?

 

시계 수리공의 제자잖아요

 

- 콧수염 기른 그 사람요?
- 네, 에롤 플린처럼요

 

제 데이트 상대를
골라주시지 않아도 돼요

 

- 그런 의미는 아니었는데요
- 이런 의미였겠죠

 

'아까 리치 보일을 보고 웃던데
나쁜 놈과 달아날까 봐 걱정이야'

 

그들은 손님일지 몰라도
신사는 아니에요

 

당신의 양복을 입어서
제가 넘어갔는지도 몰라요

 

천사만 고객으로 받으면
손님이 없을 테니까요

 

왜 저분들만 뒷방에
사서함을 놓게 하나요?

 

그들에게 미소지은 건
당신이잖아요

 

전 평생 리치 보일 같은
짐승들을 접하며 살았어요

 

그들을 뿌리치고 싶어도
눈을 바라보며 한편인 척해야죠

 

내가 괜히 걱정했네요

 

- 맞아요
- 잘 알아서 할 텐데요

 

당신은 제...

 

- 무슨 말인지 아시죠
- 네

 

우리 아빠는 쓰레기였으니
칭찬으로 받아들이세요

 

그럴게요

 

알아요

 

제가 당신처럼 이 일을
좋아하길 바라잖아요

 

아니에요

 

실습하며...

 

기술을 배워서

 

언젠가 이 가게를
물려받았으면 하시죠

 

하지만 제가 원하는 건
당신의 삶이 아니에요

 

- 원하는 대로 살 자격이 있어요
- 맞아요

 

당신은 영리한 젊은 여성이니까
이곳을 벗어나 멀리 가겠죠

 

네, 제가 떠난 후
혼자 계시지 않았으면 해요

 

마찬가지로 나도
알아서 잘할 수 있어요

 

무엇보다도 당신은 내...

 

알아들었어요

 

임금을 더 받으려면
우선 배워야 할 게 있어요

 

바로 정사각형의 모양이죠

 

그들이 여기 있었다네

 

뭐야...

 

이 책의 용도가 뭐야?
늘 이게 뭔지 궁금하더라

 

아무것도 건들지 마

 

- 전부 건들지 말랬지!
- 이거 멋지네

 

점장님이 도구들을
배열하는 방식이 있어

 

그래?

 

참 웃기는 양반이야

 

그분은 자기 일을 사랑해

 

그래서 실력이 뛰어난 거야

 

내가 아는 누구처럼!

 

지금 날 비웃는 거야?

 

뭐?

 

날 비웃고 조롱하잖아

 

- 자기야, 아니야
- 날 갖고 농담하면 안 되지!

 

내가 왜 당신을 비웃겠어

 

이리 와봐

 

자기야, 왜 그래?

 

- 그 사람이 뭘 했어?
- 누가 뭘 해?

 

- 프랜시스가 또 뭘 했냐고
- 개자식

 

- 그 녀석은 조직원이 아냐
- 알아

 

- 심지어 아일랜드인도 아니지
- 그러게

 

우리 중에 밀고자가 있대

 

- 그렇구나
- 응

 

'라퐁텐' 조직에
누가 정보를 흘린다는 거야

 

누가?

 

몰라, 그 편집광이 몇 달 내내
아빠한테 계속 얘기해대잖아

 

아빠가 그놈 말을 잘 들어
'이봐, 프랜시스 말인데'

 

'엄청 영리한 녀석이니까
좀 보고 배워라'

 

당신이 2인자인데

 

아버님이 누구 얘길 믿겠어
걱정 마, 프랜시스 따윈 무시해

 

그 자식이 아빠를 위해
뭘 했는지 알아?

 

얘기를 좀 많이 들었어야지

 

총 6발을 맞았다잖아
참 대단해

 

내가 거기 없어서 그랬지
만약 있었다면...

 

그 일을 해낸 건
나였을 거야, 안 그래?

 

프랜시스는 나 없이
우리 아빠와 사업을

 

벌일 수 있다고 생각해

 

대체 저건 뭐지?

 

글쎄

 

- 조용히 해
- 알았어, 미안해

 

세상에

 

저분이 깨면 어떡해

 

자기야...

 

- 이거 찾아?
- 어디서 그걸...

 

내가 당신을 왜 좋아하게?

 

왜 좋아하는데?

 

잘나가니까

 

그래, 내가 좀 잘나가지

 

- 얼른 저쪽 문으로 나가
- 아이고

 

2단계는 바느질이에요

 

이 단계를 순수하게
즐기는 사람들도 있죠

 

그저 꿰매기만 하면 되니까요

 

하지만 패턴에
신경 쓰는 게 좋아요

 

그게 다 있는 이유가 있거든요

 

이건 미술품이 아니라

 

공예품이죠

 

놀라운 독창성에 관해선
나중에 얘기할게요

 

이 단계에서 중요한 건...

 

기술이니까요

 

"밀고자가 있음"

 

패턴과 검증된 형태는

 

당신의 적이 아니라...

 

유일하게 존재하는 친구죠

 

개자식들!

 

- 됐어, 입 다물어
- 다 죽여버릴 거야!

 

창가에서 물러서요

 

- 무슨 일이죠?
- 여기 또 누가 있나요?

 

여러분, 제발 진정하세요

 

- 다른 사람은 없어요?
- 네, 없습니다

 

좋았어, 어서 뒷방으로 가요

 

이리 와

 

우리가 있잖아

 

걱정 마

 

비켜요, 영국 양반

 

젠장!

 

뭐 해, 얼른 코트 벗어

 

망할!

 

빌어먹을

 

같이 이 녀석을 올리죠

 

어서요

 

썩을!

 

이런, 젠장

 

아야!

 

천을 좀 가져와서
여기 상처에 대고 눌러요

 

- 맙소사, 너무 아파
- 배에 구멍이 나서 그래

 

왜 그렇게 됐는지 기억해?

 

복부에 구멍이 뚫린 건
네가 저쪽에서

 

방아쇠를 당겨야 할 때
멈칫거렸기 때문이야

 

- 엿 먹어!
- 내 욕은 이따 하고 입 다물어

 

영국 양반, 잘 들어요

 

밖에 있는 경찰 1천 명이
이걸 찾아다니는데

 

놈들이 발견하면
내가 총을 쏠 거예요

 

게다가 조직원 1천 명도
이걸 찾고 있는데

 

발견하면 그들이
총을 쏠 거고요, 알았어요?

 

- 당연히 알지
- 조용히 해

 

말해 봐요

 

1천 명이 이 서류 가방을
찾아다니고 있는데

 

누구도 그걸
손에 넣으면 안 되겠네요

 

그렇죠, 지혈 계속해요

 

젠장

 

아빠한테 전화할 거야?

 

어이, 미친놈아!

 

망할 개자식, 젠장!

 

보스, 라퐁텐 조직이
우릴 습격했어요

 

전부 대기하고 있었죠
우리가 언제 거기 가고

 

뭘 갖고 있으며
어디 있을지 알았던 거예요

 

제가 밀고자에 관해
계속 말했잖아요

 

아뇨, 여전히 갖고 있어요

 

아뇨, 둘이 같이
근처의 안전한 데로 피신했죠

 

그 양복점이요
리치가 총 한 발을 맞았어요

 

당분간 야구는 못 하겠지만
살아날 거예요

 

괜찮다니까요

 

그래도 의사를 보낸다고요?

 

저희가 갈게요

 

지금요?

 

모든 거점을 친다니
전쟁이 벌어지겠네요

 

오늘 말이죠

 

- 뭐라고 하셔?
- 잘 들어, 친구

 

의사가 어디 있는지
아무도 몰라

 

네 아버지가 오시려면
시간이 좀 걸릴 거야

 

얼마나 걸리는데?
날 집에 데려다줘

 

- 아버지가 기다리라잖아
- 배에 총탄이 박혔는데 말이 돼?

 

- 난 갈래
- 난 여러 발 맞았었잖아

 

6발 맞아 봤다 이거지!

 

넌 내 부하니까
날 집에 데려다주기나 해!

 

난 너희 아버지의 부하고
그분이 어디 가지 말래

 

개자식!

 

젠장!

 

- 의사가 와야 해요
- 그렇게 생각해요?

 

빌어먹을!

 

어서 움직여!

 

저쪽으로 가

 

망할 놈

 

- 피가 너무 많이 흘러요
- 더 세게 눌러요

 

- 상처를 봉합해야 해요
- 댁도 의사예요?

 

- 참전했었죠
- 그 나이에요?

 

다른 전쟁이요

 

어디 봐요

 

네, 총탄이 관통했네요

 

나도 여태껏 싸워 왔어요
다른 종류의 전쟁이지만요

 

출혈을 막으려면
병원에 데려가야 해요

 

- 꿰매요
- 네?

 

여기에 바늘과 실이 있잖아요

 

- 의료용이 아닌데요
- 그래도 꿰매요

 

못 해요, 할 줄 몰라요
피부를 꿰매는 건 다른...

 

꿰매기나 해요

 

내부 출혈이 일어나면...

 

젠장!

 

죽겠네

 

- 지금 뭐 하는 거야?
- 널 꿰맬 거니까 가만히 있어

 

어떻게 저 사람이 치료해
안 돼, 하지 마

 

그러지 말고 우리...

 

- 빨리해요
- 다른 방법을 생각해 보자

 

아빠를 안심시키면 돼

 

- 붙잡아요
- 싫어요

 

내가 달아나면 쫓아와서
죽이면 되잖아요

 

손 떨지 마요

 

둘 다 나한테서 손 떼

 

됐어요

 

이쪽으로 당겨요

 

한 땀 더요

 

이런, 젠장!

 

썩을!

 

족집게 주세요

 

가위도요

 

실 잘라요

 

뒤집어요

 

조심해요

 

잘하고 있네요

 

가위요

 

괜찮을 거예요

 

- 리치와 같이 보스를 기다려요
- 어디 가게요?

 

돌아올게요

 

리치 씨를 데려가지 그래요

 

지금은 여기가 제일 안전해요

 

그럼 그거라도 가져가요

 

- 밖에 적들이 너무 많아요
- 단골이었던 당신들을 전 믿어요

 

그래서 단 한 번도
사업에 관해 묻지 않았죠

 

편견은 없지만 뭘 하는지 몰라도
전 말려들긴 싫어요

 

영국 양반, 우리가 뭘 하는지
알면서 왜 그래요

 

아뇨, 전 아무것도 몰라요

 

그게 대체 무엇이고

 

왜 저 많은 사람이
노리는지는 몰라도

 

그들이 여기 오면
전 의혹을 달랠 수 없어요

 

전 그저 쓸모없는
짐 덩이에 불과하니까

 

혼자 있고 싶을 뿐이에요

 

영국 양반, 당신은
혼자가 아니에요

 

싫든 좋든 간에

 

댁도 조직의 일원이죠

 

도청 녹음테이프예요

 

- 제발 그만하세요
- FBI의 새 장비인데

 

레코드판처럼
소리를 녹음한 거죠

 

하지만 숨길 수 있어요
크기가 고작...

 

보여줄게요

 

정부 놈들이 도청 장치를

 

우리 거점에 설치했어요

 

하지만 테이프 복사본을 빼낼
고위층 친구가 있다는 걸

 

그들은 전혀 모르죠

 

미처 들어보기도 전에
라퐁텐 놈들이 습격했지만요

 

그들을 처리하고 있는데
이 테이프를 뺏기면

 

우리가 당하게 되겠죠

 

그래서 다들 이걸 노려요

 

그럼 버리지 그래요

 

누가 라퐁텐에게
우리 정보를 넘기고

 

FBI가 도청 장치를
설치하도록 도왔거든요

 

이 테이프를 들으면
어디 설치했나 알 수 있어요

 

짜잔!

 

오늘 밤 이 테이프를
재생할 기계를 찾으면

 

내일 밀고자는
깨어나지 못하게 되겠죠

 

보일 씨가 3시간 안에 올 텐데
나와 보스 말고 못 건들게 해요

 

- 경찰이 오면요?
- 알아서 처리해요

 

- 다른 사람들이 오면요?
- 없애 버려요

 

내가 돌아왔을 때

 

저 테이프가 거기 없으면...

 

어떻게 될지 알겠죠

 

리치 씨

 

기분은 좀 어때요?

 

웃기지 마요
당신 생각엔 어떨 것 같아요?

 

안 좋으시겠죠

 

있잖아요...

 

고마워요, 영국 양반

 

절 살려줘서요

 

- 제가 한 게 아닌데요
- 아뇨, 맞아요

 

안 좋은 순간에
당신을 찾아왔는데

 

큰 도움을 줬잖아요

 

물 드릴까요?

 

좋죠

 

주세요

 

프랜시스는요?

 

당신의 테이프를
재생할 방법을 찾아야 한대요

 

밖에 나갔다고요?

 

테이프를 들으면
알게 될 거라고 하더군요

 

변절자의 정체를요
여러분이 그렇게 부르죠?

 

변절자요

 

프랜시스가 말해줬나요?

 

 

입이 무거운 친구인데요

 

암튼 우리 모두에게 오늘은

 

- 힘든 밤이었던 것 같네요
- 맞아요

 

- 천천히 드세요
- 네

 

당신 조직에
누가 그런 짓을 할까요?

 

아버님이 이 지역에
얼마나 많이 공헌했는데요

 

아빠는 이 지역 그 자체죠

 

맞아요

 

처음 시카고에 왔을 때

 

제가 가진 거라곤
가위 몇 벌이 전부였죠

 

저의 첫 번째 손님이
아버님이었던 거 아세요?

 

첫 번째요

 

네, 기억해요

 

- 그래요?
- 네

 

아빠가 기뻐했거든요
전에 언젠가...

 

집에 와서 하는 말이
새 재봉사가 왔다는 거예요

 

- 그랬나요?
- 네, 영국인이라고 했죠

 

참 따뜻한 환대를 받았네요

 

- 네
- 그래서 참 감사해요

 

- 아빠는 멋진 걸 좋아해요
- 네, 안목이 뛰어나시죠

 

제게 4살 때 처음으로
넥타이 매는 법을 알려줬어요

 

설마요, 4살 때요?

 

아빠가 늘 하는 말이 있어요

 

인생의 중요한 첫 단계는
제대로 맨 넥타이래요

 

- 와일드군요
- 네, 미친 소리죠

 

아뇨, 인용문이에요

 

오스카 와일드요

 

누군지 알게 뭐예요

 

명사의 말을 즐겨 인용하는 분이라
아빠가 당신을 좋아하나 봐요

 

누구라고 생각하세요?

 

- 뭘요?
- 당신 조직을 배반한 사람요

 

글쎄요

 

분명히...

 

당신 같은 영리한 청년이라면
짚이는 데가 있을 텐데요

 

조직원은 아니지만
가까운 사람일까요?

 

리치 씨, 할 말이 있어요

 

해봐요

 

마음이 괴로워요

 

상황이 이렇게까지
나빠질 줄은 몰랐거든요

 

그리고 누가
다칠 거라는 것도요

 

당신은 물론이고...

 

아버님도 다치면 어떡해요

 

하지만...

 

지금 무슨 말 하는 거예요?

 

저기...

 

그러니까...

 

무슨 말이냐 하면...

 

어서 말해 봐요

 

제가 밀고자예요

 

상대 조직에
정보를 팔아넘겼고...

 

FBI에게 허락했어요

 

도청기를 이곳에

 

설치하는 것을요

 

세상에, 감쪽같네
진짜인 줄 알았잖아요

 

하마터면 쏠 뻔했네요

 

그런 것 같았어요

 

덕분에 웃으셨네요

 

농담할 소재가 아닌데요

 

최고의 명약이잖아요

 

그게 말이 돼요?
당신이...

 

밀고자라뇨

 

잠시만요

 

그게 무슨 의미죠?

 

알면서 왜 그래요

 

당신은 밀고자가 못 돼요

 

당연히 될 수 있고 말고요

 

- 어림도 없죠
- 왜요?

 

- 왜냐고요? 당신을 봐요
- 제가 어때서요?

 

그저 재봉사일 뿐이잖아요

 

재봉사가 아니라 재단사예요

 

- 사과할게요
- 재봉사는 단추 달고 옷을 꿰매요

 

누구나 바늘과 실만 있으면
15분 만에 재봉사가 될 수 있죠

 

전 재단사가 되기 위해
수십 년을 연구했어요

 

전에는 '로'에서 일했고요

 

- '로'가 뭐예요?
- 새빌 로 거리요

 

노스 애디슨에 있나요?

 

런던에 있죠

 

전 세계 최고 기능공들이 모여
자신의 실력을 뽐내는

 

400m 길이의 거리랍니다

 

전 그곳에서 몇 년간
실습을 한 후

 

마침내 제 가게를

 

열도록 허락받았죠

 

- 그런데 왜 여기 왔나요?
- 전쟁 때문에요

 

- 독일군이 가게를 폭격했나요?
- 더 나빴죠, 청바지가 등장했어요

 

전후에 영국 경제가
몹시 안 좋았는데

 

수제 옷을 살 만한 사람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청바지가 유행했거든요

 

시대는 변하기 마련이죠
이젠 청바지가 대세예요

 

당신네 사람인 제임스 딘이
영화 한 편을 찍으면

 

청바지가 유행하니까요
이제 곧 그 사람이...

 

다른 걸 유행시키겠죠

 

패션은 영원하지 않아요

 

당신의 양복처럼...

 

제가 만드는 건
세월이 흘러도 변함없지만요

 

그러니까 영국 멋쟁이들이
고급 옷을 감당하지 못해서

 

시카고에 왔다는 거죠?

 

세상에

 

핫도그를 진짜 사랑하나 봐요

 

쓰라린 역사에
짓눌리지 않은 곳을...

 

찾아왔죠

 

그리고 핫도그도 맛있고요

 

당신 사촌이
무사해야 할 텐데요

 

내 사촌이요?

 

- 리치는 어때요?
- 깨어났어요

 

하지만...

 

프랜시스는 사촌이 아녜요

 

아니라고요?

 

암튼 그 녀석은 왜요?

 

얼른 말해 봐요

 

아빠는 거리의 초라한 똥개를 찾아
충분히 자랐다 싶으면

 

우리와 한 상에 앉혀요

 

아마 피를 많이 흘려서

 

제정신이 아니었나 봐요

 

프랜시스가 정확히
어디로 간다고 하던가요?

 

설마 그분이 이 일과
관련이 있다고 생각해요?

 

감히 제가 리치 씨를
험담해선 안 되겠지만

 

당신이 말한 밀고자 얘기를
계속하더군요

 

밀고자가 왜요?

 

전에 밀고자를
찾고 있다고 했거든요

 

본인이 밀고자라면

 

왜 발 벗고 나서서
찾아다니겠어요?

 

목적지만 빼고
전부 다 말했단 거죠?

 

밀고자의 정체를 알고

 

당신이 자길
속일 수 있다고 여긴대요

 

- 제가요?
- 뭐랄까...

 

당신 서류 가방을
계속 만지더라고요

 

- 리치가 가방을 어쨌는데요?
- 아무 짓도 안 했어요

 

그냥 두고 떠났죠
만약 제가 밀고자라면

 

비록 당신에게
그렇다고 확신시키는 건

 

실패한 듯하지만

 

저라면 그걸
바로 불태워버릴 거예요

 

친구인 프랜시스를
두려워할 필요가 없잖아요

 

조직원이니까요

 

거의 그런 셈이죠

 

계속 곁에 있었어요

 

지금까지는요

 

영국 양반

 

누가 왔나 가봐요

 

리치

 

기분은 좀 어때?

 

좋지, 넌 괜찮아?

 

나쁘지 않네
난 배에 총을 안 맞았잖아

 

운도 참 좋아
총탄이 빗발치는데

 

라퐁텐이 네게는
총 한 발도 못 쐈잖아

 

리치, 그건 운이 아니라

 

실력이야

 

내가 너무 굼떴나 보네

 

어디 갔다 왔어?

 

전화를 몇 통 돌렸지

 

우리한테 신세 진 음향 장비점이
테이프를 재생할 수 있대

 

이거 갖고 바로 가보려고

 

- 그 테이프 가져가게
- 응, 지금 당장?

 

- 같이 가
- 아니, 됐어

 

밖에 나갈 상태가 아니잖아

 

그 테이프를 들고
여기에서 혼자 나가려고?

 

 

이렇게 하자

 

아빠가 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다 같이 듣는 거야

 

- 그럴 시간이 없어
- 왜 그렇게 서둘러?

 

밀고자가 살아 있는 게 길어지면
네 아버지가 더 위험해져

 

여러분

 

리치 씨, 감히 얘기하자면

 

아버님은 두 분이
잠시 진정하길 바랄 거예요

 

이것 봐...

 

지금 방금 뭐랬죠?

 

그분은 제 아버지잖아요

 

내 아버지야, 프랜시스

 

위험에 빠진 건 내 아버지지
네 아버지가 아냐

 

그분을 친부처럼 사랑해서
도우려는 것뿐이야

 

맞아, 너희 아버지는...

 

스테이트가에서
망할 토마토나 팔면서

 

시시하게 살다가 죽었잖아?

 

나와 아버지는
네 도움 따윈 필요로 하지 않아

 

안 그래?

 

그 테이프 당장 내놔, 친구

 

어디 한번 가져가 봐

 

오늘 밤은 안 돼
그 테이프 이리 줘

 

이봐, 프랜시스
그렇게 서두를 것 없잖아

 

아빠가 조만간 올 거야

 

설마 테이프 내용을
들려주기 싫은 건 아니지?

 

무슨 헛소리야

 

응?

 

왜 아빠가 이 테이프를
듣는 걸 싫어해?

 

테이프를 내놓으랬잖아

 

지금 너무 굼뜬 게 누굴까?

 

리치

 

너와 네 아버지를 위해

 

지금 이 테이프를 갖고
여길 떠날 거야

 

또 한 번 날 건들면

 

네 팔이 부러질 줄 알아
내 말 알아들었어?

 

이런 망할 개자식을 봤나

 

- 네가 뭐 영리한 줄 알아?
- 진정하세요

 

- 남보다 똑똑한 줄 알지
- 이러지 마세요, 리치 씨

 

이런 나쁜...

 

테이프 어디 있어, 프랜시스?

 

나한테 총을 겨누다니
진짜 제정신이 아니네

 

여러분

 

장난 그만해, 리치
테이프를 어디에 놔뒀어?

 

- 네 계획이 뭐였어?
- 그걸 숨기고 날 꼬드겨서

 

뭔가 자백하게 하려고?
그건 참 멍청한 짓이야

 

토마토나 파는 대신
거물이 되고 싶었던 거잖아

 

아빠를 위해 일하는 대신
아빠처럼 되고 싶은 거지

 

- 난 그분에게 많은 걸 빚졌어
- 잘 들어

 

나와 아빠가 있는 한
넌 절대 1인자가 될 수 없어

 

다들 싸우지 마세요

 

이 교활한 자식
첫날부터 난 다 알아봤어

 

처음 널 보자마자
난 이렇게 말했지

 

'빌어먹을 이 개자식은'

 

'대체 누구야?'

 

'우리 조직원이 아냐'

 

맞아, 그 자리에 없었던
조직원들 대신

 

네 아버지를 구하기 위해
총 6발을 맞은 남자니까

 

엿이나 먹어!

 

- 난 이 조직의 운영자야
- 아니, 운영자는 네 아버지고

 

난 네가 친 사고를 뒷수습하느라
매일 하루의 절반을 소비하지

 

어디 사고 치는 거 보여줘?

 

젠장, 리치
왜 날 이렇게 하게 만들어?

 

네게 마지막 말을 들려주지

 

그래야 지옥에서도
두고두고 떠올릴 거 아냐

 

네가 죽은 건
아둔하거나 오만하거나

 

굼떠서가 아냐

 

네가 약해서지

 

리치 씨를 죽였군요

 

다 봤으면서 왜 그래요

 

리치가 테이프를
어디에 놔뒀죠?

 

전 몰라요

 

당신이 이 상황을
해명해야 할 것 같네요

 

주님한테요?

 

- 아뇨, 보일 씨에게요
- 그래 봤자 뭐가 달라져요?

 

여기 어딘가에 숨겼을 텐데

 

다친 상태로 데려왔으니
살아남지 못했을 수도 있었어요

 

전화로 괜찮다고 말했는데
그놈 머리가 반쯤 날아갔잖아요

 

실수를 저질렀을 땐

 

솔직하게 고백하는 게
제일 낫던데요

 

보스 바지를 짧게 자른 게 아니라
그분 아들의 얼굴을 쐈잖아요

 

젠장

 

- 그분의 캐딜락 차 소리예요
- 그럼 가서 설명을...

 

- 트렁크 열어요
- 뭐라고요?

 

트렁크를 열고 총을 꺼내요

 

저 사람은 어쩔 건데요?

 

당장 총 잡지 않으면
난 시체 두 구를 숨길 거예요

 

가서 문 열어요
보스를 최대한 천천히 데려와요

 

여길 치워야 하니까요

 

전 거짓말을 못 하는데요

 

속임수잖아요

 

원래 의미와 다른 뜻으로
말하는 법 몰라요?

 

영국인이잖아요

 

자네를 보니 참 반갑네

 

- 잘 지냈나?
- 네

 

오늘 밤 우리 애들과
내 조직을 위해

 

- 해준 일을 잊지 않겠네
- 별말씀을요

 

- 그 녀석들은?
- 우리 모두 무사한 거 맞나요?

 

이건 내 피가 아냐

 

오는 길에 몇 군데 들렸거든

 

애들은 어디 있지?

 

보스!

 

괜찮으세요?

 

끔찍한 난관을 겪었겠네

 

이 정도야 익숙하죠

 

내 목숨에 이어
내 아들 목숨까지 구했어

 

조만간 자네한테
보답할 방법을 찾을게

 

라퐁텐 조직에
갔다 오신 건가요?

 

깐깐한 몇 놈이 남아있길래
이름을 남기고 왔지

 

'그린 드래곤'에서
불법 숫자 도박을 하던가요?

 

이제 거기에서 그건
더는 하지 않아

 

제대로 잘 타고 있거든

 

덕분에 시카고의 용감한 이들이
물총 들고 뛰어다니고 있지

 

- 그들을 바쁘게 해주셔서 좋네요
- 리치는 어디 있나?

 

같이 계신 줄 알았는데요

 

- 왜 걔가 나랑 있어?
- 글쎄요, 그게...

 

리치가 보스를
찾으러 나갔거든요

 

나를 왜?

 

녀석이 어떤지 아시잖아요

 

내 아들이 배에 총을 맞고
걸어나가게 놔뒀어?

 

놔두다뇨
리치가 멋대로 움직인 거죠

 

- 그래서 네가 지키러 갔잖아
- 상태는 양호했어요

 

영국 양반이 꿰맸거든요

 

뭘 했는지 말씀드려요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런데 리치가
여기서 걸어나갔다고?

 

네, 제 발로 걸어나갔죠

 

알았네, 테이프 챙겨서
아들을 찾으러 가지

 

리치가 가져갔어요

 

방금 내가 잘못 들었나?

 

자기가 갖다드릴 테니
저더러 여기 있으랬어요

 

같이 갔어야 한다고
생각하진 않았나?

 

리치를 잘 아시잖아요
녀석이 좀...

 

뭔가 증명하길 원하길래
이 상황에선

 

보스가 올 경우를 대비해
제가 여기 있는 게 낫겠다 싶었죠

 

잘못 판단했군

 

걔가 어디로 갔지?

 

콕 집어 말하진 않았어요

 

전화는 어디 있나?

 

나 로이야
리치가 거기 있나?

 

그럼 가서 살펴봐, 당장!

 

확실해?
밤새 거기 없었단 말이지?

 

기다리고 있을 테니
노스사이드 친구들에게 물어봐

 

젠장

 

그래, 난 양복점에 있어
15분마다 여기로 전화해서

 

새로운 소식을 알려줘

 

알아들었나?
15분 간격으로 전화해

 

- 좋은 소식이 있습니까?
- 하나도 없어

 

아들과 테이프가 사라졌는데

 

저 밖에는 성 패트릭의 날보다
경찰이 더 많아

 

- 말씀하신 대로 찾으러 가죠
- 어디로?

 

어디든지요

 

저도 리치가 밖에
혼자 있는 게 싫기도 하고

 

영국 양반이 여기서
할 만큼 했으니까 그만...

 

퇴근하셔야 할 거 아녜요

 

좋아

 

하지만 자네만 가

 

리치가 우리 구역에 나타나면
전화가 올 테니 난 여기 있을게

 

보스, 저 혼자 가면...

 

안 될 이유라도 있나?

 

아뇨, 전혀요

 

그럼 여기 계세요
전 리치를 찾으러 갈게요

 

프랜시스

 

내 아들을 데려와 줘

 

긴 밤이 될 것 같군

 

밤은 대개 그렇죠

 

몇 년 전, 한 손님이
다른 사람이 만든 양복을 입고

 

우리 가게를 찾아왔어요

 

그분은 양복 겉옷이
너무 크다고 했죠

 

정말 그렇더군요

 

어깨 부분 때문이었어요

 

하지만 손님은
어깨 부위는 맘에 드는데

 

소매가 문제라고 했어요

 

우린 말싸움을 계속했고

 

결국 손님이 말했죠

 

돈을 내는 건 자기니까
소매를 자르라고요

 

그러니 어쩌겠어요?

 

전 알겠다고 말한 후
소매를 잘랐어요

 

그 후 손님이 다시 와서
양복을 입어 봤죠

 

자기가 원한 대로 됐다며
완벽하다고 했어요

 

양복 만드는 법을
새빌 로에서 배운 건가?

 

 

이것도 거기서 구했나?

 

죄송합니다

 

전 이 가위들을
쓰는 법을 배웠어요

 

천을 자를 때마다
이것들을 사용하죠

 

시카고에 올 때 가져온 건
이것뿐이에요

 

만져 보세요

 

- 아니, 됐어
- 아뇨, 괜찮습니다

 

왜 영국을 떠났는지
한 번도 말 안 했잖아

 

공격받았거든요

 

- 나치에게?
- 더 나쁜 상대였어요

 

일명 청바지요

 

나만의 것을 만드느라
애쓰는 게 어떤지 잘 알아

 

그러시겠죠

 

있는 거라곤 나 자신과
오직 도구뿐이잖아

 

예를 들어...

 

난 이걸로 사람을 죽여

 

얼마나 죽였는지는 몰라

 

그렇군요

 

자네에게 도구가 있듯이
나의 도구는 이거지

 

잘 살펴봐

 

전에 읽었는데

 

인간과 원숭이를
구분 짓는 요소가 도구래

 

자네는 진화를 믿나?

 

글쎄

 

하지만 이 세계에서 인간은
도구 쓰는 법을 선택할 수 있어

 

파괴하느냐 구축하느냐지
내가 파괴하는 쪽인 것 같아도

 

이걸로 난 충성심과 조직과
이 동네를 구축했어

 

죽여야 했던 사람들은...

 

자네도 바지를 재단할 때
버려야 하는 조각들이 있잖아

 

'아웃핏'이라고 들어봤나?

 

뭐, 전 옷을 만드니까...

 

의류 쪽 용어가 아니라
조직의 이름이야

 

아, 로터리 클럽처럼요?

 

- 알 카포네라고 아나?
- 이름은 들어봤죠

 

- 그 남자가 시작했지
- 로터리 클럽을요?

 

아웃핏 말일세

 

알 카포네는 죽지 않았나요?

 

그의 사후에

 

조직이 퍼져 나가며
일종의 네트워크가 됐어

 

모든 큰 조직이 소속돼 있지

 

샌타모니카부터
코니아일랜드까지

 

동부의 이탈리아계와
서부의 유대계를 비롯해

 

세인트루이스의
폴란드인들

 

여러 곳에 있는 킬라니 조직의
몇 녀석도 참여했거든

 

지하 세계의 유엔인 셈이야

 

누가 건들면 아웃핏이 나서지
마치 각인 같달까

 

- '당신은 도착했다'
- 그래서 도착하셨나요?

 

그런 셈이지, 우리 방식이
맘에 든다는 메시지들을 받았어

 

그들이 지켜보고 있거든

 

우리가 시작한 걸
끝낼 수 있는지 궁금해해

 

- 그게 뭔데요?
- 라퐁텐 전원을 처리하는 거야

 

그 조직은 이 동네를
구축한 자들이 아냐

 

이들은 수십 년 동안
같은 불법 도박을 벌였어

 

자기네만의 지역과
나름의 규칙을 따르지

 

나 이전에는 누구도 감히
그들의 사업에 못 끼어들었어

 

모두가 찾고 있다는

 

그 테이프는
프랜시스의 말에 의하면

 

영향력 있는 친구분들이
복사해 준 거라면서요

 

- 아웃핏이 그 친구분들인가요?
- 응, 그렇기 때문에

 

잘못된 사람들에게
그 테이프가 넘어가면

 

모든 게 무너질지도 몰라

 

보일 씨, 왜 제게
그런 말을 하시는 거죠?

 

왜냐하면 저건
리치의 코트니까

 

그런가요?

 

- 그렇네
- 저런!

 

그냥 두고 나갔나 보네요

 

12월에?

 

- 급하게 갔거든요
- 12월의 시카고에서

 

코트 없이 나갔다고?

 

뭔가 숨기고 있군, 친구

 

알아둬야 할 게 있는데

 

내가 그걸 못 알아내도
아웃핏이 알아낼 거야

 

그러니 이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으면

 

오늘 밤 이곳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말해야 해

 

지금 당장

 

보일 씨

 

제가 말한 건 사실이에요

 

멍크!

 

누가 12월에 시카고에서
코트 없이 밖에 나갈까?

 

전 수수께끼에 서툴러서요

 

영국 양반, 대체 내 아들은
지금 어디 있지?

 

5초를 줄 테니

 

어떻게 된 건지 말해 봐

 

5, 4...

 

- 3...
- 저더러 말하지 말랬어요

 

누가 그러랬나?

 

말하면 절 죽일 거랬죠

 

누가?

 

프랜시스요

 

보일 씨, 사실 리치가
어떻게 됐냐 하면...

 

프랜시스가 쏴서...

 

저런!

 

오늘 밤에는 손님이 많네요

 

메이블

 

리치에 관해
궁금한 게 있으신가요?

 

아무래도 누가 해답을
아는 것 같네요

 

리치가 어떻게 됐는지
영국 양반이 막 말하려던 참인데

 

자네가 누군가를 쐈대

 

그래요?

 

이봐, 저 아가씨 말고
그냥 나만 봐

 

내게 진실을 말해주면
이 지역에서 총 맞을 일은 없어

 

저 친구와 이 사람이
자네를 건들지 않을 거고

 

비바람을 맞지 않아도 돼

 

하지만 진실을 말해줘

 

프랜시스가 뭘 했지?

 

프랜시스가 총을...

 

프랜시스가 쐈어요...

 

라퐁텐 사람 4명을요

 

아까 이른 저녁에요

 

하지만 리치는

 

한 발도 못 쐈죠

 

그래서 창피해했어요

 

부끄럽대요

 

그래서 밖에 나가...

 

누군가를 죽여야 한댔죠

 

- 누구를?
- 라퐁텐이요

 

리치가 아버지에게
말하지 말랬어요

 

앞으로 하려는 게
위험한 줄 알았으니까요

 

자기가 하려는 걸
막지 않았으면 했나 봐요

 

영국 양반, 당신은
리치에게 약속했잖아요

 

- 우리 둘 다 그랬죠
- 네, 맞아요

 

죄송합니다, 보일 씨

 

그렇다면...

 

리치는 지금 어디 있나요?

 

- 아가씨는 접수원인가?
- 네

 

리치가 여길 떠나서
라퐁텐을 죽이러 가는 길에

 

이 여자 집에 들렀나 봐요

 

- 아뇨, 안 왔는데요
- 왜 걔가 접수원 집에 들러?

 

- 리치의 애인이니까요
- 아니에요

 

- 맞으면서 왜 그래요
- 아니라니까요

 

애인 맞아요

 

리치가 뻐기길 좋아해서요

 

보일 씨

 

오늘 밤에 관해 아는 거라곤
무려 새벽 2시에

 

손이 큰 이 개자식이
제 집 문을 두드리며

 

같이 가자고 하더니
제가 조용해지니까...

 

이 아가씨 집에 갔더니

 

- 카펫에 핏자국이 있더군요
- 뭐라고요?

 

아뇨, 거짓말이에요

 

그만해!

 

이리 와봐

 

집이 이 근처인가?

 

길 아래쪽에요
이 동네에서 평생을 살았죠

 

- 이름이 뭐지?
- 메이블이요

 

성은 션이에요

 

세상에, 라이언 션이
아가씨의 아버지였군

 

그렇다고 들었어요

 

옛날에 날 위해 일했었지

 

아가씨 아버지는
참 대단한 사람이었어

 

몰랐어요
집에 잘 안 계셨거든요

 

그 친구가 겪은 일은...

 

유감스럽게 생각해

 

감사합니다
참 재밌는 동네예요

 

사람이 나쁜 일을 겪으면
다들 안타까워하지만...

 

그걸 본 사람은 없어요

 

오래전 일이니까

 

이 업계에 있다 보면

 

나쁜 일이 종종 일어나

 

메이블 션
내 아들은 어디 있지?

 

말씀드렸다시피
전 하나도 아는 바가 없어요

 

멍크, 코트 가져와

 

보일 씨, 잠시만요

 

- 이 코트 알아?
- 네, 리치의 코트예요

 

만약 우리 아들이
배에 총을 맞은 상태로

 

12월 중순에
밖에 나가려고 했다면

 

솔직히 말해서
그 녀석은 즉흥적이니까

 

아마 가까운 곳에
들를 생각이었을 거야

 

어쩌면 저 아가씨 집으로
가고 있었나 보죠

 

수수께끼는 서툴다며?

 

마지막으로 내 아들을
언제 만났지?

 

오늘 아까 여기에서요

 

보스, 어떤 개자식이
우릴 팔아넘기고 있잖아요

 

- 맞아
- 그 개자식이 여자라면요?

 

리치의 말을 엿듣거나
잠자리에서 들었을 수도 있죠

 

그 녀석이 애인이 범인임을
지목하는 물건을 들고

 

집까지 찾아갔다면
이럴 수도 있지 않을까요

 

이 여자가 정보를 건넨 상대가
누구인지 몰라도

 

거기에 있었을 수도 있죠

 

하지만 명탐정이 아니어도
결론에 도달할 수 있어요

 

보일 씨

 

전 메이블을 알아요

 

오래 봐 왔으니까요

 

이 사건과 관계없다는 쪽에
제 목숨을 걸어도 좋아요

 

그 내기를 받아들이죠

 

어디 얘기를 들어보지

 

젠장

 

- 안 돼요
- 대체 왜 이러는...

 

- 그러지 말아요!
- 리치는 어디 있지?

 

전 몰라요

 

리치 말이 맞았네
당신은 사람도 아냐

 

그 녀석과 얘길 하긴 했네

 

물러서요, 영국 양반
당신이 상관할 일이 아녜요

 

됐어, 내려놔

 

프랜시스, 그 아가씨를
뒷방으로 데려가

 

이리 와!

 

보일 씨, 제발요

 

미안하게 됐네

 

그 여자를 앉혀요

 

우리가 제대로 처리하지

 

제 말은 사실이에요

 

좋아요, 마지막으로
리치를 봤을 때 전...

 

이 가게에 있었어요
그날 밤 가게 문을 닫았죠

 

이봐요!

 

대체 어딜 가요?

 

아들을 찾을 때까지
아무도 여길 못 나가

 

보일 씨, 전...

 

죄송하지만
여기 못 있겠어요

 

- 지금 당장 끝내주죠
- 됐어, 진정해

 

아드님을 찾기 위해
뭘 해야 하는지 알고

 

- 어떤 심정인지도 이해합니다
- 내 심정을 알아?

 

제겐 딸이 있었죠

 

이곳 시카고에 온 건...

 

청바지 때문이 아녜요

 

제 양복점에 불이 났었죠

 

처음에는 불이...

 

붙은 것도 몰랐어요
일하느라 바빴거든요

 

천에 불이 붙으며 모든 게...

 

빠르게 불타올랐죠

 

당시 아내와 어린 딸은
위층에 살았어요

 

둘의 비명이...

 

그 가위는
제 아내가 준 선물이에요

 

그러니 제 심정을 아시겠죠

 

보스, 저 말을 들을 필요가...

 

조용히 해

 

보일 씨

 

당신은 젊은 메이블과 절
해칠 수 있고

 

손가락만 한 번 튕기면
누구든 죽일 수 있겠지만

 

그런다고 아드님을
찾을 순 없을 겁니다

 

아무리 원하셔도요

 

가서 전화 받아

 

여보세요

 

아!

 

정말요?
우리 모두 정말 걱정했어요

 

20분이요?
그거 잘됐네요

 

네, 물론이죠

 

알겠습니다

 

이만 끊을게요

 

누가 전화했나?

 

리치 씨가요

 

라퐁텐을 피해서 숨어 있는데
테이프를 갖고 있으니까

 

데리러 와달라네요
31번가와...

 

할스테드가의 교차로인데
20분 정도 후에요

 

더 자세하게 묻기도 전에...

 

전화가 끊겼네요

 

가자

 

집에 들러서 누구든지
남은 애들을 다 데려가지

 

1분이면 다 끝날 텐데요

 

내 아들이 기다린다잖아

 

그런데 왜 1분이나
낭비해야 하지?

 

어서 출발해

 

보스?

 

전 여기에서 기다리며
저들을 감시할게요

 

난 모든 인력이 필요해

 

오늘 밤에 더 이상의 반전이

 

없을 거라는 희망에
리치의 목숨을 거시려고요?

 

지금 당장 날벼락이 떨어져도
전 놀라지 않을 겁니다

 

좋아

 

제대로 지켜봐

 

어디 못 가게 잘 감시해

 

아까 전화한 상대가
누군지 말해 줄래요?

 

보일 씨의 부하인데
리치 소식을 아직 못 들었대요

 

아니, 잠시만요

 

저 여자를 지금 죽여서
같이 시체를 처리하거나

 

혹은 당신 둘 다 죽인 후
내가 처리할 수도 있죠

 

선택해요

 

- 메이블의 도움이 필요할 텐데요
- 대체 어떤 이유로요?

 

로이 보일은 이제 곧
습격받게 될 거예요

 

- 누가 습격하는데요?
- 라퐁텐이요

 

정확히 어디에서 습격할지
그들이 어떻게 알아서요?

 

메이블이 그들에게
이제 알려줄 테니까요

 

- 제가요?
- 네, 당신이요

 

- 왜요?
- 당신이 밀고자니까요

 

리치 보일과
같이 잠자리에 들었잖아요

 

자기 아버지가
라퐁텐과의 전쟁을

 

확대한다는 말을
계속 듣다 보니

 

기회를 포착한 거죠

 

당신은 라퐁텐에게
정보를 팔았어요

 

그래야만 드디어 시카고에서

 

벗어날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프랜시스는...

 

편집증이 심하거든요

 

그래서 조만간 정체를
알아낼 거라고 여겼겠죠

 

당신은 FBI가 도청 장치를
심도록 도왔어요

 

만약 그들이 보일의 조직을
무너트리기만 하면

 

완벽하게 벗어날 수 있거든요

 

하지만 당신이
간과한 게 하나 있어요

 

바로 '아웃핏'이죠

 

그들은 보일에게
도청 장치에 관해 말했고

 

리치는 당신에게 말했어요
그러니 어쩌겠어요?

 

라퐁텐에게 알릴 수밖에요

 

당신이 발각되기 전에
서로 죽이기를...

 

간절히 바라면서요

 

당신과 마찬가지로
나도 속임수를 쓸 줄 알거든

 

네가 그 망할 밀고자야?

 

당신네가 거머리처럼 이 동네를
착취하는 걸 평생 지켜봤어

 

내가 원하는 건...

 

파리의 카페에 앉아

 

댁들의 장례식 소식을
읽는 거야

 

- 그 테이프를 훔쳤어?
- 아뇨, 그건 나예요

 

제가 뭘 하는지 알았는데
막는 대신 도왔군요

 

- 네
- 웃겨라, 내 몸은 알아서 챙겨요

 

그러니까 메이블이
라퐁텐에게 앞으로...

 

2분 안에 전화하지 않으면
아들을 못 찾은 채로

 

로이 보일이 돌아올 거예요

 

결국 그분이 리치를 발견하고

 

우리 모두를 죽이겠죠

 

아니면...

 

메이블이 라퐁텐에게
어디에서 습격할지 알려주고

 

테이프를 팔겠다고 하던가요

 

말해 봐요

 

오늘 밤, 로이 보일과
모든 지부장이 죽으면

 

그분의 조직을
누가 차지하게 될까요?

 

난 그 남자를 위해
6발의 총알을 맞았어요

 

그 사람은 당신을 위해
몇 발이나 맞았나요?

 

- 오늘의 날 있게 해줬죠
- 오늘부터 당신은

 

더는 그의 도움이
필요하지 않게 될 거예요

 

로이 보일을 그렇게 쉽게
배신할 줄 알아요?

 

아뇨, 쉽지는 않겠죠

 

첫 번째 선택 사항은
우리 모두 죽는 거고

 

두 번째 선택 사항은

 

보일의 조직을
당신이 운영하는 거니까요

 

당장 전화해

 

난 여기 없는 겁니다

 

봉쥬.

 

'스텟슨'이요

 

네, 그러니까...

 

라퐁텐이 1시간 후에
테이프와 돈을 교환하고 싶대요

 

프랑스어를 하는 줄 몰랐네

 

프랜시스...

 

당신이 모르는 건
그게 다가 아냐

 

대체 리치는 어떻게 된 거죠?

 

라퐁텐이 왔네요
난 뒷방에 숨어 있을게요

 

거래가 순조로우면 신호해요
돈을 잘 확인한 다음...

 

이건 말도 안 돼

 

신호를 보내지 않으면
나와서 미친 듯이 총을 쏠 거야

 

오늘 밤 라퐁텐이 죽으면

 

난 우리 조직을 이끌고
아웃핏에 입단할 거야

 

로이를 위해 최소한
이 정도는 해야지

 

우리도 죽일 거예요

 

봉쥬.

 

가게를 늦게까지 여네요

 

예약제로 운영해서요

 

이분은 벌링 씨예요

 

고전적인 양복점이
이 도시에 있는 줄 몰랐네요

 

감사합니다

 

혹시 숙녀용 의상은
만들 줄 아시나요?

 

전혀 몰라서요

 

저는 좀 알아요

 

꽤 힘든 저녁 시간을
보낸 것 같네요

 

그게 사업의 위험 요소죠

 

제 테이프를 가진 분은
어느 쪽인가요?

 

돈부터 주세요

 

확인해 봐요

 

- 제가 볼 땐...
- 마담 라퐁텐

 

우리를 강탈하려는 건가요?
돈은 어디 있죠?

 

돈을 보기 전까진
테이프를 제시할 수 없어요

 

테이프부터 먼저 내놔요
뭐가 담겨 있나 들어봐야죠

 

아무래도 저희를
믿으셔야 할 것 같군요

 

어쩌면 서로를 믿을 수도
있을 것 같네요

 

좋아

 

거래를 하지

 

돈을 주면 얌전히 물러날게

 

다 같이 살아남아서
다음에 서로 죽이는 거야

 

뭐가 날
화나게 하는 줄 알아?

 

이 도시에서 평생
숫자 도박을 벌여 왔는데

 

그걸 말하는 사람이 없었어

 

경찰, 조직원 등등
아무도 주목하질 않더군

 

우리가 돈을 제대로
벌기 시작할 때까진 말이지

 

정말 거지 같은 도시야

 

나를 비롯해
우리 영국인 친구 같은 이들은...

 

여기 온 첫날부터 시작해
자신의 힘으로 일어섰어

 

그런데 우리가 크게 성공하니까
너희들이 끼어들었지

 

머리를 매끈하게 넘기고

 

빛나는 구두를 신은 채

 

우리 것을 뺏어 갔어

 

장난감을 남이 갖고 놀게 하느니
부수려는 못된 애처럼 굴었지

 

그래서 좀 전에...

 

만족스럽게

 

31번가와...

 

할스테드가 교차로에서

 

로이 보일의 머리에 총을 대고

 

그가 생전 모습 그대로
숨을 거두는 걸 지켜봤지

 

날 만난 놈이 참 안 됐어

 

마담

 

이 남자를
두려워하지 않아도 돼요

 

왜죠?

 

왜냐하면 아까 저녁에

 

저 사람 총에서 총탄을
전부 빼냈으니까요

 

여기에 내가 알아야 할
또 다른 살인자들이 있나요?

 

당신뿐입니다

 

재봉사는...

 

늘 듣기만 하고
말을 하는 법이 없어요

 

하지만 다들 그가 속으로
무슨 생각을 하나 궁금해하죠

 

전 재봉사가 아닙니다

 

재단사예요

 

우리에 관해 알아낼 텐데요

 

보일 조직원은 다 죽었어요

 

그럼 아웃핏이 찾아내겠죠

 

왜 그들이 우릴
찾으러 오겠어요?

 

모두가 찾는 테이프를
우리가 빼돌렸...

 

'맨눈으로 봤을 때...'

 

'양복을 구성하는 요소는
2가지죠'

 

그 테이프는...

 

'바로 겉옷과 바지요'

 

가짜였군요

 

하지만 겉보기에는
두 부분인 것 같아도

 

4가지의 천으로 만들었어요

 

아웃핏은 로이 보일에 관해
들어본 적이 없어요

 

그가 메시지들을
보낸 게 아니니까요

 

당신이 보냈죠

 

몇 달간 이 일을 계획했군요

 

발생한 일 전부 다요

 

당신이 모두 준비했죠

 

이 테이프에는

 

오늘 일어난 일이
전부 담겨 있어요

 

그래서 남은 보일 잔당을
여러 항목을 근거로 체포하고

 

로이 보일 살인죄로
마담 라퐁텐을 기소할 수 있죠

 

우체국에 들러 FBI에 있는
당신 친구에게 보내줄래요?

 

어디인지는 몰라도...

 

가장 안전한 곳으로...

 

가는 길에요

 

하지만 근사한 데로 골라요

 

그럼 당신은요?

 

한 번 새 출발을 해봤으니
두 번째는 좀 더 쉽겠죠

 

- 같이 가요
- 됐어요

 

그러지 말고 같이 떠나요

 

이미 보신 것들을
알려주시면 되잖아요

 

내 남은 나날을 챙기느라

 

당신의 가장 멋진 시절을
제대로 못 보낼 거예요

 

원래 전 알아서
잘 살고 있었거든요

 

그래요, 당신을 아니까 말인데

 

매년 살인자들의 장례식에

 

참석했을 거라는
강한 확신이 드네요

 

하지만 이제 더는...

 

애도하는 척은 안 하겠군요

 

그렇지 않나요?

 

만날 수 있었다면
좋았을 텐데요

 

당신의 진짜...

 

왜, 있잖아요

 

걔도 당신을
좋아했을 거예요

 

제게 있어선 마무리가
제일 어려운 부분이에요

 

단추를 달고 끝단을 마무리하는
이들 최종 단계에서...

 

어려운 기술이
필요해서가 아니라

 

해야 할 일을 다 마쳤다면

 

진정한 실력을 이미
발휘했을 것이기 때문이죠

 

마무리 단계는
필연적인 것일 뿐이에요

 

마무리를 할 때

 

완벽이라는 것이...

 

필요한 목표라는 생각을
받아들여야 해요

 

왜냐하면 그건 정말로

 

실현할 수 없으니까요

 

완벽을 추구하지 않으면
걸작을 만들 수 없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정한 완벽이란 불가능하죠

 

이러지 마

 

거기 서!

 

그러니 마지막 단계에선
받아들여야만 해요

 

바로 실패를요

 

나도 한때는 당신 같았지

 

정말이야

 

총으로 먹고살았거든

 

칼도 썼고

 

가끔...

 

맨손으로도 처리했어

 

내가...

 

재능을 지녔다고 하더군

 

다만 그건 마법이 아니었어

 

임무였지

 

하루는 할 수 없는 걸
수행하라고 하는 거야

 

그래서 달아나서
새빌 로 거리에 숨었지

 

업계에 발을 들이고
기술을 배우며 아내를 만났어

 

이름은 베라야

 

난 사랑에 빠졌어

 

그 후 딸 릴리가 태어났고
그때 또 사랑에 빠졌지

 

하지만 발각됐어

 

그들은 날 찾아냈거든

 

난 가게에 불을 질렀지

 

집이 탔어

 

내 삶도 같이 탔고

 

그 모든 폭력에서 벗어나려고
이곳에 왔어

 

나 자신을 회피하고 싶었지

 

여기 온 첫날
누굴 만났는지 알아?

 

이런 옷을 입은 건
내가 교양 있는 사람이라고

 

스스로 확신하기 위해서야

 

좋은 사람이 되길
간절하게 원했으니까

 

완벽이라는 건 없어요

 

그 점을 받아들여야 하죠

 

어떻게 그러냐고요?

 

글쎄요...

 

작업대에 앉아
도구들을 펼쳐 놓고

 

다시 시작하는 수밖에요

 

" 아 웃 핏 "

 

자 막 : 조 혜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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