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00:00:55,992 --> 00:01:00,262 마르셀의 추억 2 00:02:57,046 --> 00:03:00,048 당시 난 아직 어린 소년이었지만 3 00:03:00,049 --> 00:03:04,986 이미 그때부터 프로방스의 산들을 사랑하게 됐다 4 00:03:04,987 --> 00:03:07,589 꿈만 같았던 여름은 지나갔다 5 00:03:07,590 --> 00:03:09,591 릴리! 6 00:03:10,526 --> 00:03:13,228 마르셀! 7 00:03:15,631 --> 00:03:17,665 릴리! 8 00:03:19,702 --> 00:03:21,503 릴리! 9 00:03:22,772 --> 00:03:24,773 방학은 끝났다 10 00:03:31,313 --> 00:03:35,116 1년 뒤에나 이 언덕에 돌아올 텐데 11 00:03:35,117 --> 00:03:37,886 그때까지 난 도저히 기다릴 수가 없었다 12 00:03:39,321 --> 00:03:44,526 무슨 수를 써서라도 방법을 찾아야 했다 13 00:03:46,462 --> 00:03:47,896 마르셀 14 00:03:50,499 --> 00:03:51,699 마르셀 15 00:03:55,070 --> 00:03:56,437 엄마 16 00:03:57,039 --> 00:04:02,911 우리 가족의 활기찬 나날은 다시 계속되었다 17 00:04:07,883 --> 00:04:11,119 아빠는 일상으로 돌아가셨다 18 00:04:11,120 --> 00:04:14,789 지난 휴가는 완전히 잊어버리신 듯했다 19 00:04:14,790 --> 00:04:18,559 학교에 갈 땐 늘 아빠와 함께였다 20 00:04:18,560 --> 00:04:22,664 안녕하셨어요, 선생님? 방학 잘 보내셨어요? 21 00:04:25,234 --> 00:04:30,405 교문을 통과할 수 있는 학부형은 우리 아빠뿐이었다 22 00:04:34,576 --> 00:04:36,477 '가을에는...' 23 00:04:36,478 --> 00:04:38,446 쉼표 24 00:04:38,447 --> 00:04:41,215 '돌풍이...' 25 00:04:41,216 --> 00:04:42,917 쉼표 26 00:04:43,686 --> 00:04:46,220 '긴 한숨처럼...' 27 00:04:46,655 --> 00:04:51,559 난 받아쓰기 대신 매미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28 00:04:56,231 --> 00:04:59,434 '진창길을 따라...' 29 00:04:59,435 --> 00:05:02,370 무화과나무와 올리브나무에 눈길이 갔다 30 00:05:02,371 --> 00:05:07,308 몸은 교실에 있었지만 마음은 그곳에 가 있었다 31 00:05:10,846 --> 00:05:12,580 마침표! 32 00:05:17,920 --> 00:05:21,088 {\an8}교장실 33 00:05:24,293 --> 00:05:25,893 들어와요! 34 00:05:32,000 --> 00:05:33,568 저 학생입니다 35 00:05:33,602 --> 00:05:34,735 너로구나 36 00:05:34,770 --> 00:05:35,970 너야 37 00:05:35,971 --> 00:05:36,804 저라뇨? 38 00:05:36,805 --> 00:05:39,740 - 브라보! - 축하한다 39 00:05:40,375 --> 00:05:42,810 - 장하다 - 정말 대단해! 40 00:05:42,811 --> 00:05:46,747 벌 받느니만 못한 운명이 날 기다리고 있었다 41 00:05:46,748 --> 00:05:53,354 학교 대표로 무시무시한 장학생 선발시험을 치르게 된 것이다 42 00:05:53,355 --> 00:05:55,590 학교를 대표하는 만큼 43 00:05:55,591 --> 00:06:00,928 집중적인 훈련을 받느라 숨 돌릴 틈도 없었다 44 00:06:00,929 --> 00:06:03,898 캉브레, 두에, 됭케르크 발랑시엔, 아벤느 45 00:06:03,899 --> 00:06:05,399 좋아, 다음은 파드칼레 46 00:06:05,400 --> 00:06:09,537 주도는 아라스 주요 도시로는 베튄, 불로뉴 47 00:06:09,538 --> 00:06:12,740 '우리는...' 48 00:06:12,741 --> 00:06:15,743 '방학을 즐겁게 보냈다' 49 00:06:16,878 --> 00:06:20,915 '우리는 방학을 즐겁게 보냈다' 50 00:06:21,950 --> 00:06:27,621 '우리는 방학을 즐겁게 보냈다' 51 00:06:33,795 --> 00:06:37,298 마르셀, 괜찮니? 52 00:06:37,299 --> 00:06:41,969 여보, 공부 좀 한다고 몸이 상하는 건 아냐 53 00:06:41,970 --> 00:06:43,437 머리 아프진 않니? 54 00:06:44,373 --> 00:06:47,575 어머니는 내가 무슨 환자라도 된 것처럼 55 00:06:47,576 --> 00:06:50,644 맛있는 요리를 해주셨는데 56 00:06:50,645 --> 00:06:54,648 그 전에 대구 간유를 꼭 마셔야 했다 57 00:07:02,324 --> 00:07:04,892 공휴일에도 학교에 가야 했다 58 00:07:04,893 --> 00:07:08,262 - 마르셀, 목요일이다 - 네? 59 00:07:08,263 --> 00:07:09,797 쉬는 날에도 학교 간대요 60 00:07:09,798 --> 00:07:17,104 휴일을 빼앗긴 분풀이는 동생 폴에게 했다 61 00:07:17,906 --> 00:07:21,175 - 마르셀! - 폴이 약 올려요 62 00:07:21,776 --> 00:07:24,245 이번 목요일엔 아빠도 쉬잖아요 63 00:07:24,846 --> 00:07:30,718 선생님들은 용의자 심문하듯 번갈아가며 들어오셨다 64 00:07:33,021 --> 00:07:36,524 어느 날 아침은 학교에 바로 가지 않았다 65 00:07:41,363 --> 00:07:46,000 아버지는 신은 없다고 귀에 못이 박히도록 말씀하셨지만 66 00:07:46,001 --> 00:07:48,502 난 확신할 수 없었다 67 00:08:04,052 --> 00:08:10,024 바다가 뱃사람을 부르듯 난 언덕의 부름을 받았다 68 00:08:10,792 --> 00:08:14,094 나의 언덕들이 끊임없이 날 불렀다 69 00:08:21,836 --> 00:08:25,839 가를라방, 타우메 계곡 테트루쥬... 70 00:08:26,241 --> 00:08:27,508 안녕! 71 00:08:30,211 --> 00:08:31,912 - 아빠 - 왜? 72 00:08:31,913 --> 00:08:34,081 - 할 말이 있어요 - 나도 그래 73 00:08:34,082 --> 00:08:38,786 중요한 얘기예요 도시 공기는 엄마한테 안 좋아요 74 00:08:38,787 --> 00:08:39,820 뭐라고? 75 00:08:39,821 --> 00:08:42,589 엄마에겐 맑은 공기가 필요하다고 하셨잖아요 76 00:08:42,590 --> 00:08:45,559 말이 그렇다는 거지 그래서? 77 00:08:45,560 --> 00:08:49,830 제게 좋은 생각이 있어요 산에서 사는 거예요 78 00:08:49,831 --> 00:08:51,498 그럼 학교는? 79 00:08:51,499 --> 00:08:55,269 우리만 아침마다 마르세유로 통학하면 되잖아요 80 00:08:55,270 --> 00:08:57,070 - 우리라니? - 아빠랑 나요 81 00:08:57,071 --> 00:08:59,740 - 걸어서? - 자전거로요 82 00:08:59,741 --> 00:09:02,409 - 자전거가 없잖아 - 이모부 걸 빌리죠 83 00:09:02,410 --> 00:09:05,379 - 둘이 한 대로? - 전 안장 앞에 앉을게요 84 00:09:05,380 --> 00:09:09,950 - 겨울밤에는 어쩌고? - 제가 손전등으로 앞을 비추죠 85 00:09:09,951 --> 00:09:13,754 마르셀, 말이 안 된다는 거 알지? 86 00:09:13,755 --> 00:09:15,656 아빠... 87 00:09:15,657 --> 00:09:18,992 아빠도 산을 좋아하시잖아요 88 00:09:18,993 --> 00:09:22,429 - 물론이다 - 그런데 왜 안 된다는 거죠? 89 00:09:24,432 --> 00:09:26,834 나도 휴가 땐 정말 즐거웠단다 90 00:09:26,835 --> 00:09:33,040 너도 알겠지만 우리 가족 모두 행복했었지 91 00:09:33,041 --> 00:09:34,374 안 그래, 여보? 92 00:09:34,375 --> 00:09:37,778 그래서 크리스마스 때 또 가기로 했잖아요 93 00:09:37,779 --> 00:09:43,517 - 크리스마스에요? - 그래, 아빠가 말씀 안 하시든? 94 00:09:43,518 --> 00:09:46,053 말할 틈이 없었어 95 00:09:47,689 --> 00:09:50,057 - 아빠! - 엄마가 가자고 하셨어 96 00:09:50,058 --> 00:09:54,795 나야 엄마 말이라면 무조건 찬성이잖니 97 00:09:56,731 --> 00:09:58,031 엄마 98 00:09:58,933 --> 00:10:00,000 고마워요 99 00:10:00,001 --> 00:10:04,471 어머니는 온통 토끼털로 치장하셨는데 100 00:10:04,472 --> 00:10:10,811 마치 달력 그림에 나오는 예쁜 캐나다 스케이터 같았다 101 00:10:13,348 --> 00:10:15,782 - 비가 와도 가죠? - 물론이지 102 00:10:15,783 --> 00:10:20,153 비가 오면 빗방울 사이로 달려가자꾸나 103 00:10:20,154 --> 00:10:22,622 눈이 올지도 몰라요 104 00:10:22,623 --> 00:10:24,825 - 그럼 거긴 북극 같겠죠? - 그럴 거다 105 00:10:24,826 --> 00:10:28,061 - 곰도 있을까요? - 글쎄다... 106 00:10:29,964 --> 00:10:32,032 - 여과지, 깔때기 - 넣었어요 107 00:10:32,033 --> 00:10:34,401 - 프라이팬, 커피 분쇄기 - 네 108 00:10:34,402 --> 00:10:35,802 - 치즈 강판 - 없어요 109 00:10:35,803 --> 00:10:37,838 없으면 가져와야지 110 00:10:37,839 --> 00:10:42,342 - 빗자루, 양초, 총 가방... - 나 쉬 마려워! 111 00:10:42,343 --> 00:10:44,478 강판 가져왔어요 112 00:10:44,479 --> 00:10:46,780 - 마르셀! - 네, 엄마 113 00:10:48,516 --> 00:10:50,250 - 자 - 고맙습니다 114 00:11:02,964 --> 00:11:05,565 얘들아, 출발하자! 115 00:11:28,089 --> 00:11:29,756 여보, 기억나지? 116 00:11:29,757 --> 00:11:33,460 이 성은 개인 소유지라 지나갈 수가 없으니 117 00:11:33,461 --> 00:11:37,163 빙 돌아가야 해 118 00:11:38,266 --> 00:11:42,235 - 얼마나 더 가야 하지? - 6킬로미터 119 00:11:42,236 --> 00:11:44,170 그럼 아직 멀었구나 120 00:11:44,171 --> 00:11:46,606 주말 내내 푹 쉬면 돼 121 00:11:46,607 --> 00:11:48,675 출발! 122 00:11:49,310 --> 00:11:52,245 - 엄마, 제가 들게요 - 너도 짐 많잖아 123 00:11:52,246 --> 00:11:58,485 - 엄마, 나 쉬 마려워 - 또? 빨리 와 124 00:11:58,486 --> 00:12:01,221 우린 약한 겨울 햇볕 아래 125 00:12:01,222 --> 00:12:06,059 지난 여름방학 때 걸었던 길을 다시 걸었다 126 00:12:06,060 --> 00:12:12,198 12월이 되어 길 위에는 풀 한 포기 볼 수 없었고 127 00:12:12,199 --> 00:12:15,001 매미나 메뚜기도 없었으며 128 00:12:15,002 --> 00:12:18,038 그 어떤 소리나 움직임도 느껴지지 않았다 129 00:12:21,876 --> 00:12:25,345 문득 릴리가 떠올랐다 130 00:12:25,346 --> 00:12:29,816 산에 대한 모든 걸 가르쳐 준 시골 친구 131 00:12:29,817 --> 00:12:33,019 혹시 마중 나오진 않았을까? 132 00:12:34,789 --> 00:12:36,322 릴리! 133 00:12:37,024 --> 00:12:40,126 마르셀이니? 왔구나! 134 00:12:42,730 --> 00:12:43,997 나 기다렸어? 135 00:12:43,998 --> 00:12:48,268 아니, 에드몽 아저씨 만나러 왔는데 안 계셔서 136 00:12:48,269 --> 00:12:51,771 - 아저씨 기다리던 중이야 - 그렇구나 137 00:12:51,772 --> 00:12:54,240 다들 안녕하세요? 138 00:12:54,241 --> 00:12:58,144 - 난 그것이 거짓말인 걸 알았다 - 안녕하세요, 조세프 아저씨 139 00:12:58,145 --> 00:13:01,815 그는 겨울비를 맞으며 날 기다렸던 것이다 140 00:13:01,816 --> 00:13:05,585 속눈썹에 빗물까지 그렁그렁 맺힌 채... 141 00:13:05,586 --> 00:13:09,088 아마 몇 시간은 기다렸으리라 142 00:13:09,823 --> 00:13:12,091 아, 선생님 143 00:13:12,092 --> 00:13:14,994 - 선생님들은 쉬는 날이 많군요 - 무슨 말씀을! 144 00:13:14,995 --> 00:13:19,666 전 쉬는 날이 없어요 물론 일도 안 하지만요 145 00:13:21,635 --> 00:13:23,102 내가 들어줄게 146 00:13:23,103 --> 00:13:27,574 마르세유에는 볼만한 게 없어 147 00:13:27,575 --> 00:13:30,977 여기도 안개가 끼어서... 148 00:13:35,082 --> 00:13:40,687 불은 연소 현상인데 연소가 되려면 산소가 필요해 149 00:13:40,688 --> 00:13:43,189 - 이산화탄소가 생기나요? - 그렇지 150 00:13:43,190 --> 00:13:48,261 그 크리스마스이브에 난 새로운 느낌을 경험했다 151 00:13:48,262 --> 00:13:50,196 솟구치는 불꽃에서 152 00:13:50,197 --> 00:13:55,068 황금빛 머리를 가진 파랑새를 본 것이다 153 00:14:01,809 --> 00:14:03,609 무슨 말이야? 154 00:14:03,610 --> 00:14:08,514 내년에도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올해만 같아라 155 00:14:08,515 --> 00:14:10,783 좋은 말이구나 156 00:14:11,585 --> 00:14:15,121 집안에 행복이 깃들길 기원하는 말이에요 157 00:14:16,423 --> 00:14:18,524 너희 집에선 크리스마스 파티 안 해? 158 00:14:18,525 --> 00:14:22,095 응, 아빠는 크리스마스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셔 159 00:14:22,096 --> 00:14:28,067 - 성탄 자정미사도 안 가셔? - 네, 올해는 가뭄도 심했잖아요 160 00:14:28,068 --> 00:14:30,736 비 오기 전까지는 안 가신대요 161 00:14:30,737 --> 00:14:35,441 그래야 하느님이 정신을 차리신다나... 162 00:14:35,442 --> 00:14:37,510 메리 크리스마스! 163 00:14:37,511 --> 00:14:39,078 - 엄마! - 굉장해요! 164 00:14:39,079 --> 00:14:41,114 쉿, 아기 깰라! 165 00:14:41,115 --> 00:14:46,752 열세 가지 후식 얘기는 들었는데 한꺼번에 보기는 처음이에요 166 00:14:46,753 --> 00:14:50,022 - 나도! - 보기만 할 건 아니지? 167 00:14:50,023 --> 00:14:53,125 - 귤이다! - 잠깐 기다려 168 00:14:53,126 --> 00:14:55,895 먼저 이것들의 이름을 대보렴 169 00:14:55,896 --> 00:14:57,663 조세프 굳이 오늘 같은 날... 170 00:14:57,664 --> 00:15:01,667 - 교육의 기회를 - 놓쳐서는 안 된다 171 00:15:02,369 --> 00:15:04,670 우선 네 가지 172 00:15:05,472 --> 00:15:08,474 무화과, 아몬드 개암, 건포도 173 00:15:08,475 --> 00:15:12,879 사과, 배, 자두, 호두 그럼 여덟 개지? 174 00:15:13,947 --> 00:15:18,084 귤, 멜론 흰 누가, 검정 누가! 175 00:15:18,085 --> 00:15:23,022 - 하나가 빠졌는데? - 그래, 마지막은 푸가스 빵! 176 00:15:23,023 --> 00:15:26,325 - 브라보! - 우리 엄마 최고! 177 00:15:29,162 --> 00:15:32,131 - 메리 크리스마스! - 쥘 이모부! 178 00:15:33,700 --> 00:15:35,501 어서 오세요 179 00:15:36,203 --> 00:15:39,672 예상도 못 했는데 이렇게 와주다니 기쁘군 180 00:15:39,673 --> 00:15:41,807 처제랑 아기는 어쩌고? 181 00:15:41,808 --> 00:15:44,143 난 어린 시절부터 182 00:15:44,144 --> 00:15:47,480 성탄 자정미사를 거른 적이 없어요 183 00:15:47,481 --> 00:15:51,984 자전거로 이 근처까지 와서 트레이유 성당에서 미사를 보고 184 00:15:51,985 --> 00:15:55,855 구세주의 탄생을 축하하러 왔죠 185 00:15:55,856 --> 00:15:57,857 정말 근사한 미사였어요 186 00:15:57,858 --> 00:16:02,328 커다란 아기 예수상에 교회 안은 로즈메리로 장식되어 있고 187 00:16:02,329 --> 00:16:06,065 어린이 합창단의 캐럴도 대단했죠 188 00:16:06,066 --> 00:16:09,535 - 함께 갔으면 좋았을 텐데 - 재미 삼아 가볼 순 있지 189 00:16:09,536 --> 00:16:11,904 그런 음악이나 분위기에 휩쓸려서 190 00:16:11,905 --> 00:16:15,441 교회에 가는 사람도 많을 거야 191 00:16:15,442 --> 00:16:17,009 제법 그럴듯한데요 192 00:16:17,010 --> 00:16:20,012 이리 와 봐 193 00:16:20,013 --> 00:16:21,947 마르셀, 이것 좀 봐 194 00:16:24,117 --> 00:16:26,485 - 고마워요, 아저씨 - 고맙습니다 195 00:16:27,621 --> 00:16:32,358 조세프 형님도 미사에 참석한 거나 마찬가지예요 196 00:16:32,359 --> 00:16:35,694 그게 무슨 말이지? 197 00:16:35,695 --> 00:16:42,601 형님과 형님 가족을 위해 내가 간절히 기도했거든요 198 00:16:42,602 --> 00:16:48,240 - 신에게 뭘 기도했나? - 아주 소중한 거요 199 00:16:48,241 --> 00:16:54,013 우리를 돌보시는 주님을 형님이 믿게 해달라고 했죠 200 00:16:57,517 --> 00:17:00,085 자네도 알다시피... 201 00:17:00,086 --> 00:17:04,790 창조주께서 우리에게 신경 쓸 만큼 한가하신지는 모르지만 202 00:17:06,059 --> 00:17:11,363 기도까지 대신 해줬다니... 203 00:17:11,364 --> 00:17:16,335 우리를 얼마나 소중하게 생각하는지 알 것 같군 204 00:17:16,336 --> 00:17:18,137 정말 고맙네 205 00:17:20,206 --> 00:17:22,775 메리 크리스마스, 조세프 206 00:17:32,752 --> 00:17:34,420 릴리! 207 00:17:36,522 --> 00:17:38,390 마르셀! 208 00:17:54,974 --> 00:17:59,011 - 아빠, 언제 또 와요? - 다음 휴가 때겠지 209 00:17:59,012 --> 00:18:02,548 - 그게 언제인데요? - 부활절 210 00:18:02,549 --> 00:18:07,019 - 얼마나 남았죠? - 그 계산은... 211 00:18:07,020 --> 00:18:10,989 공부 삼아 네가 직접 해 보렴 212 00:18:10,990 --> 00:18:15,160 부활절까지 얼마나 남았는지 분, 초 단위까지 계산해봐 213 00:18:15,161 --> 00:18:19,698 2,475시간 남았는데 1시간은 60분이고... 214 00:18:19,699 --> 00:18:23,268 이곳에 대한 사랑은 끔찍한 수학조차 즐겁게 만들었다 215 00:18:23,269 --> 00:18:26,138 날짜 단위로는 103일 분 단위로는 148,320분 216 00:18:26,139 --> 00:18:29,775 초 단위로는 8,899,200초가 흘러 217 00:18:29,776 --> 00:18:34,279 우린 별장으로 다시 돌아왔다 218 00:18:34,280 --> 00:18:37,683 - 이모부! - 이모! 219 00:18:45,291 --> 00:18:48,594 이모부는 전통에 충실했다 220 00:18:48,595 --> 00:18:52,698 - 즐거운 부활절이 되길 - 자네도, 쥘 221 00:18:52,699 --> 00:18:55,133 자, 부활절 선물이다 222 00:19:00,974 --> 00:19:02,541 예뻐요! 223 00:19:02,542 --> 00:19:08,013 새와 사랑의 계절이 이곳에 다시 찾아왔어 224 00:19:08,014 --> 00:19:11,350 - 아들아, 어디 가니? - 언덕에요 225 00:19:11,351 --> 00:19:15,187 - 지리 숙제는? - 릴리가 설치한 덫을 봐야 해요 226 00:19:15,188 --> 00:19:19,524 - 자기가 알아서 하겠지 - 못해요, 다리에 털이 났거든요 227 00:19:19,525 --> 00:19:21,159 그게 무슨 말이야? 228 00:19:21,160 --> 00:19:24,796 이젠 다 자랐으니 아빠를 도와야 한대요 229 00:19:24,797 --> 00:19:27,532 너도 날 도와야지 230 00:19:27,533 --> 00:19:32,804 - 엄마가 백리향 뜯어 오래요 - 마르셀, 석 달 후가 시험이야 231 00:19:32,805 --> 00:19:35,207 스튜는 세 시간 내에 만들어야 하거든 232 00:19:36,042 --> 00:19:39,111 스튜? 뭐 그렇다면야... 233 00:19:55,928 --> 00:19:59,598 그 당시 난 여자에 대해 아는 게 별로 없었다 234 00:19:59,599 --> 00:20:02,968 물론 엄마와 이모가 있긴 했지만 235 00:20:02,969 --> 00:20:05,303 내겐 여자가 아니었다 236 00:20:05,304 --> 00:20:08,473 - '벨롱'으로 가는 길이 어디지? - 길을 잃었어? 237 00:20:08,474 --> 00:20:11,510 응, 친한 척하지 마 238 00:20:11,511 --> 00:20:13,245 난 시골 여자가 아냐 239 00:20:13,246 --> 00:20:17,115 아주 거만하기 짝이 없는 여자애였다 240 00:20:17,116 --> 00:20:19,117 분명 부잣집 딸이리라 241 00:20:19,118 --> 00:20:22,787 - 어디로 가야 하지? - 오른쪽 길 242 00:20:22,788 --> 00:20:26,158 그쪽은 거미줄로 꽉 막혔어 243 00:20:26,159 --> 00:20:29,761 - 돌아가면 되지 - 풀숲으로는 안 들어가 244 00:20:29,762 --> 00:20:33,131 길고 징그러운 녹색 동물이 있더라고 245 00:20:33,166 --> 00:20:36,401 도마뱀일 테지만 그 애가 워낙 얄미웠다 246 00:20:36,402 --> 00:20:37,969 뱀일 거야 247 00:20:37,970 --> 00:20:41,072 여긴 뱀 계곡이거든 녀석들은 쥐를 먹고 살지 248 00:20:41,073 --> 00:20:44,743 - 곳곳에 쥐랑 뱀 천지야 - 세상에! 249 00:20:44,744 --> 00:20:49,047 이런 곳에 숙녀를 두고 혼자 가진 않겠지? 250 00:20:49,048 --> 00:20:52,384 거미를 죽여주면 좀 예쁘게 봐줄 텐데... 251 00:20:52,385 --> 00:20:55,954 아무래도 상관없어 따라와 252 00:20:57,456 --> 00:20:58,723 기다려! 253 00:21:28,721 --> 00:21:29,921 어서 가자 254 00:21:35,194 --> 00:21:38,363 저쪽으로 돌아가면 바로 벨롱이야 255 00:21:38,364 --> 00:21:42,200 길을 또 잃을 거야 같이 가주면 안 돼? 256 00:21:42,201 --> 00:21:47,038 풀도 뜯어야 하고 덫에 걸린 동물도 거둬야 했다 257 00:21:47,039 --> 00:21:50,141 다른 날이라면 몰라도 오늘은 곤란해 258 00:21:50,142 --> 00:21:51,509 어쨌든 고마워 259 00:21:54,947 --> 00:21:58,883 - 그러고 있으려고? - 응, 누군가 지나가겠지 260 00:21:58,884 --> 00:22:02,120 - 여긴 아무도 안 지나가 - 할 수 없지 261 00:22:02,121 --> 00:22:03,688 엄마는 내가 행방불명된 걸 알고 262 00:22:03,689 --> 00:22:07,992 사람들을 부르고 경찰에게 알리겠지만 그땐 이미 늦어 263 00:22:07,993 --> 00:22:09,360 늦다니? 264 00:22:09,361 --> 00:22:12,397 이미 난 죽어있을 거라고 265 00:22:12,398 --> 00:22:15,967 피투성이가 된 채로... 266 00:22:17,069 --> 00:22:19,103 신문에서 내 기사를 읽게 될 거야 267 00:22:19,104 --> 00:22:23,641 우리 아빠가 '쁘띠 마르세이에' 신문사에 계시거든 268 00:22:23,642 --> 00:22:25,210 그럼 가자 269 00:22:26,345 --> 00:22:30,148 우리 이모부가 그 신문 정치면을 매일 보셔 270 00:22:30,149 --> 00:22:34,419 - 아빠께 그 정도는 아무것도 아냐 - 국장님이셔? 271 00:22:34,420 --> 00:22:38,489 더 높아, 다른 사람들이 쓴 기사를 전부 손보시지 272 00:22:38,490 --> 00:22:42,527 그리고 시도 쓰시는데 파리의 잡지에도 실렸어 273 00:22:42,528 --> 00:22:47,232 - 시? 빅토르 위고처럼? - 정확하게 맞혔어 274 00:22:47,233 --> 00:22:50,268 - 성함이 어떻게 되시는데? - 루이스 드 몽마주르 275 00:22:50,269 --> 00:22:53,338 - 응? - 루이스 드 몽마주르 276 00:22:53,339 --> 00:22:56,341 책에서 그런 이름은 보지 못했지만 277 00:22:56,342 --> 00:23:00,778 그 애가 귀족일 거라는 생각에 난 함부로 대할 수가 없었다 278 00:23:00,779 --> 00:23:03,681 그래서 저 애도 나에게 거리를 두는 거겠지... 279 00:23:03,682 --> 00:23:06,751 - 네 아빠 직업은 뭐니? - 선생님이셔 280 00:23:06,752 --> 00:23:10,321 - 뭘 가르치시는데? - 전부, 샤르트뢰 학교에 계셔 281 00:23:10,322 --> 00:23:13,424 초등학교 선생님이시군 282 00:23:13,425 --> 00:23:16,427 나쁘진 않지만 교수보다는 못하지 283 00:23:16,428 --> 00:23:20,365 - 너희 아버지는 사냥하셔? - 그게 뭐야? 284 00:23:20,366 --> 00:23:23,501 백리향 냄새 맡아볼래? 285 00:23:25,104 --> 00:23:27,305 - 지저분해! - 뭐가? 286 00:23:27,339 --> 00:23:31,309 손 말이야! 꼭 거지 같잖아 287 00:23:31,343 --> 00:23:33,845 더러운 흙 아냐 288 00:23:34,279 --> 00:23:38,316 내게 너무 정중하게 대할 필요는 없어 289 00:23:38,350 --> 00:23:41,219 네가 귀족이라 공손하게 대하는 거야 290 00:23:41,854 --> 00:23:46,023 - 나한테 반해서겠지 - 내가? 천만에! 291 00:23:46,024 --> 00:23:50,128 내 미모에 완전히 얼어붙은 거 아냐? 292 00:23:50,129 --> 00:23:55,633 난 이사벨이라고 해 날 절대 못 잊을걸? 293 00:23:55,634 --> 00:23:59,003 - 네 이름은? - 마르셀이야 294 00:23:59,004 --> 00:24:02,540 나쁘진 않지만 이사벨보다는 못하군 295 00:24:02,541 --> 00:24:04,575 뭐, 네 탓은 아니지 296 00:24:05,344 --> 00:24:06,844 따라와 297 00:24:08,714 --> 00:24:11,649 오, 아가 드디어 왔구나 298 00:24:11,650 --> 00:24:16,087 꽃구경하다가 길을 잃었어요 299 00:24:16,088 --> 00:24:19,590 늑대한테 잡혀간 줄 알았단다 300 00:24:19,591 --> 00:24:24,428 농담이 아니라 심각했어요 뱀들한테 둘러싸였었는데 301 00:24:24,429 --> 00:24:29,500 다행히도 저 아이가 나타나서 여기까지 데려다줬어요 302 00:24:29,501 --> 00:24:32,803 손은 더럽지만 아주 용감해요 303 00:24:32,804 --> 00:24:35,873 정말 더럽구나 아주 더러워 304 00:24:35,874 --> 00:24:38,876 어머니께 드릴 백리향을 뜯었거든요 305 00:24:38,877 --> 00:24:42,346 함께 놀아도 괜찮을 것 같다 306 00:24:42,347 --> 00:24:45,082 상스러운 말만 안 한다면 말이지 307 00:24:45,083 --> 00:24:48,486 몇 마디 알지만 입에 담진 않아요 308 00:24:49,721 --> 00:24:53,291 이럴 줄 알았어 그렇게 하는 게 아냐 309 00:24:53,292 --> 00:24:54,959 그럼 어떻게 해? 310 00:24:54,960 --> 00:25:00,331 내 손을 들어 올리지 말고 내게 인사하듯 고개를 숙여 311 00:25:00,332 --> 00:25:01,399 다시 해봐 312 00:25:05,337 --> 00:25:06,704 나쁘지 않네 313 00:25:07,305 --> 00:25:11,375 오늘 오후에 더 가르쳐 줄게 314 00:25:21,086 --> 00:25:22,987 저기 오는군 315 00:25:26,291 --> 00:25:29,627 기다리지 않길 잘한 것 같구나 316 00:25:34,166 --> 00:25:37,668 산에서 여자애를 만났어요 317 00:25:39,171 --> 00:25:43,441 - 죽었든? - 아뇨, 길을 잃었어요 318 00:25:43,442 --> 00:25:46,410 그럼 더 위험한데? 319 00:25:46,411 --> 00:25:48,145 몇 살이래? 320 00:25:49,414 --> 00:25:51,515 저랑 키가 비슷해요 321 00:25:51,516 --> 00:25:54,718 - 어디 사는데? - 벨롱의 큰 저택에요 322 00:25:54,719 --> 00:25:57,588 그 애 엄마도 아주 예뻤어요 323 00:25:58,757 --> 00:26:00,457 녀석 보게 324 00:26:01,226 --> 00:26:03,027 여자애는? 325 00:26:03,028 --> 00:26:05,863 아주 예뻐요 종아리도 통통하고요 326 00:26:05,864 --> 00:26:08,999 그래? 그런 것도 눈여겨봤어? 327 00:26:09,000 --> 00:26:11,902 - 마음에 들었어? - 괜찮았어요 328 00:26:11,903 --> 00:26:15,105 - 엄마한테 깍듯하게 대하더라고요 - 친엄마가 아니겠지 329 00:26:15,106 --> 00:26:17,575 아냐, 엄마라고 불렀어 330 00:26:19,911 --> 00:26:23,314 - 그 애 아버지는? - 멋진 시를 쓴대요 331 00:26:23,315 --> 00:26:26,951 귀족이고 이름은 루이스 드 몽마주르예요 332 00:26:26,952 --> 00:26:31,155 루이스 드 몽마주르라... 분명 가명일 거야 333 00:26:31,156 --> 00:26:36,260 시인은 꿈속에서 살다가 결국은 굶어 죽는단다 334 00:26:36,261 --> 00:26:37,695 다 그런 건 아냐 335 00:26:37,696 --> 00:26:41,432 루시엔느의 남편은 노랫말을 쓰는데 336 00:26:41,433 --> 00:26:42,933 벌이가 꽤 좋아요 337 00:26:42,934 --> 00:26:47,905 - 노래가 저속하잖아 - 그래도 운율은 맞아요 338 00:26:48,873 --> 00:26:51,442 시에 대한 관점이 독특한데? 339 00:26:51,810 --> 00:26:54,812 연못에 연못에 꽃이 폈네 340 00:26:54,813 --> 00:26:57,548 물 위에 둥둥 폈네 341 00:26:57,549 --> 00:27:00,417 연못에 폈네 물 위에 폈네 342 00:27:00,418 --> 00:27:04,822 둥둥 예뻐라 수련이 폈네 343 00:27:08,026 --> 00:27:09,593 이거 원! 344 00:27:09,594 --> 00:27:14,498 어른들이 즐겁게 웃는 동안 내 머릿속엔 이사벨뿐이었다 345 00:27:14,499 --> 00:27:17,935 손등에 키스도 허락해 줬고 날 기다리겠지? 346 00:27:33,118 --> 00:27:35,285 - 맘에 들어? - 응 347 00:27:35,286 --> 00:27:38,155 양손으로 동시에 치다니 정말 대단한데 348 00:27:38,156 --> 00:27:40,924 열 손가락을 전부 쓰잖아 349 00:27:42,694 --> 00:27:45,529 내년에 음악학교에 입학할 거야 350 00:27:58,376 --> 00:28:01,745 - 음악 좋아해? - 모르겠어 351 00:28:01,746 --> 00:28:03,614 무릎 꿇어봐 352 00:28:03,615 --> 00:28:05,949 - 어디? - 내 발치에 353 00:28:05,950 --> 00:28:08,719 - 네 발치에? - 얼른 354 00:28:11,723 --> 00:28:14,758 피아노에 귀를 대 봐 355 00:29:05,977 --> 00:29:10,213 나는 선율을 만들어내는 그 소녀의 손가락을 바라봤는데 356 00:29:10,214 --> 00:29:14,484 마치 비밀의 성의 열쇠를 쥔 요정 같았다 357 00:29:38,576 --> 00:29:42,212 - 우리 공주님! - 아, 아빠 오셨다 358 00:29:51,355 --> 00:29:53,757 안녕하셨나요, 공주님 359 00:29:55,760 --> 00:29:58,428 아빠 이 애가 누구냐면... 360 00:29:58,429 --> 00:30:04,234 독사를 물리치고 거미를 죽여서 우리를 기쁘게 해주신 기사님이시군 361 00:30:04,235 --> 00:30:06,703 독 없는 뱀이었어요 362 00:30:06,737 --> 00:30:08,738 견습 기사들이여! 363 00:30:08,773 --> 00:30:13,944 내 딸을 구해준 기사를 위해 힘차게 나팔을 불어라! 364 00:30:13,945 --> 00:30:15,412 오, 루이스 365 00:30:15,446 --> 00:30:17,380 루이스! 366 00:30:17,415 --> 00:30:19,649 아가, 이 시인을 위해 367 00:30:19,650 --> 00:30:25,288 에메랄드빛의 독주와 과일음료를 준비해다오 368 00:30:25,289 --> 00:30:27,624 루이스, 루이스! 369 00:30:32,163 --> 00:30:34,664 뮤즈신이 가끔 날 애먹인다니까 370 00:30:34,665 --> 00:30:37,600 오, 루이스... 371 00:30:38,035 --> 00:30:41,938 운율이 안 맞아서 나흘째 고민 중이야 372 00:30:41,939 --> 00:30:47,110 석상의 얼룩진 때요 장미꽃의 가시 같은 존재랄까 373 00:30:47,111 --> 00:30:48,311 그만! 374 00:30:49,580 --> 00:30:53,016 그리 멀리 있진 않아 375 00:30:54,652 --> 00:30:57,987 내 주위를 맴돌고 있어 376 00:31:22,880 --> 00:31:26,182 시상이 떠오르셨다 그만 가거라 377 00:31:26,183 --> 00:31:28,885 저 아름다운 한 쌍을 보라 378 00:31:28,886 --> 00:31:33,223 그들이 이 성스러운 곳에 새로운 기쁨을 주는구나! 379 00:31:34,592 --> 00:31:36,159 - 친구! - 안녕 380 00:31:36,193 --> 00:31:38,928 - 덫은 어떻게 됐어? - 일이 있었어 381 00:31:38,929 --> 00:31:41,498 - 아저씨한테 얘기 들었어 - 뭐라고 하셔? 382 00:31:41,532 --> 00:31:45,068 거미를 무서워하는 멍청한 여자애랑 논다며? 383 00:31:45,069 --> 00:31:47,470 멍청하다니? 피아노 연주도 해 384 00:31:47,471 --> 00:31:51,708 손잡이 돌리면 음악 나오는 거? 그 정도는 나도 해 385 00:31:51,709 --> 00:31:55,445 아냐, 진짜 피아노를 두 손으로 연주했다고 386 00:31:55,446 --> 00:31:59,148 덕분에 덫에 걸린 녀석들은 개미나 여우한테 다 먹혔겠지 387 00:31:59,149 --> 00:32:00,316 아직 안 늦었어 388 00:32:00,351 --> 00:32:03,620 안 늦어? 개미는 너처럼 게으름피우지 않아 389 00:32:04,989 --> 00:32:06,389 잘 있어! 390 00:32:12,896 --> 00:32:14,964 그날은 부활절이었는데 391 00:32:14,965 --> 00:32:19,702 미사가 끝나고 이사벨에게 깜짝 인사를 하고 싶었다 392 00:32:19,703 --> 00:32:23,873 - 그 애 아빠는 주정뱅이야 - 누구? 393 00:32:23,874 --> 00:32:25,341 알면서 그래 394 00:32:25,342 --> 00:32:28,978 - 누가 그래? - 우리 아빠 395 00:32:28,979 --> 00:32:32,682 그 애 아빠가 길바닥에서 기는 걸 봤대 396 00:32:32,683 --> 00:32:35,084 너희 아빠는 거짓말쟁이야 397 00:32:35,953 --> 00:32:39,555 마르세유에서 온 주제에 감히 나더러 거짓말쟁이라고? 398 00:32:39,556 --> 00:32:43,593 그게 사실이라면 아파서 그러셨겠지 399 00:32:43,594 --> 00:32:46,629 그럼 아픈 사람 천지겠네? 400 00:32:46,630 --> 00:32:51,334 술을 토해내던데 참 재밌는 병이군 401 00:32:54,338 --> 00:33:00,076 - 저기 등장하셨군 - 성찬식 포도주에 취했나 봐 402 00:33:43,153 --> 00:33:47,623 여왕님께 복종과 충성을 맹세합니다 403 00:33:47,624 --> 00:33:50,426 당신을 위해 목숨이라도 바치겠습니다 404 00:33:50,427 --> 00:33:52,995 당신을 위해 목숨이라도... 405 00:33:52,996 --> 00:33:55,665 - 바치겠습니다 - 바치겠습니다 406 00:33:55,666 --> 00:33:57,300 그만 일어나 407 00:34:04,441 --> 00:34:08,277 - 이게 무슨 놀이야? - 난 여왕이고 넌 내 기사야 408 00:34:08,278 --> 00:34:11,948 - 그래서? - 내 명령대로 하는 거야 409 00:34:11,949 --> 00:34:12,915 전부? 410 00:34:14,718 --> 00:34:15,584 응 411 00:34:16,186 --> 00:34:19,655 여왕은 내 용기를 시험하고 싶었다 412 00:34:22,192 --> 00:34:25,127 그래서 내가 야수의 머리를 쓰다듬으면 413 00:34:25,162 --> 00:34:27,730 - 근위대장으로 임명하지 - 날? 414 00:34:27,731 --> 00:34:28,931 응 415 00:34:43,613 --> 00:34:45,648 난 그 짐승에게 다가가며 416 00:34:45,649 --> 00:34:49,385 나의 최면술 실력과 417 00:34:49,386 --> 00:34:52,755 개의 튼튼한 목줄을 굳게 믿었다 418 00:35:04,000 --> 00:35:08,070 녀석은 외롭고 불쌍한 처지에 정에 굶주린 녀석이라 419 00:35:08,071 --> 00:35:11,474 세상 끝까지 날 따라올 기세였다 420 00:35:14,977 --> 00:35:17,580 기사여, 흡족하구나 421 00:35:19,850 --> 00:35:25,487 그 아이는 내 용기를 시험하더니 날 은근히 가지고 놀았다 422 00:35:25,488 --> 00:35:28,490 난 그날 내내 충직한 흑인 노예가 돼서 423 00:35:28,491 --> 00:35:32,862 옷자락을 들어주고 부채질을 해야 했다 424 00:35:33,263 --> 00:35:34,897 입 벌려 425 00:35:34,898 --> 00:35:36,265 눈 감고 426 00:35:42,973 --> 00:35:46,742 결국 사나운 개처럼 짖는 흉내까지 냈다 427 00:35:50,380 --> 00:35:52,214 브루투스, 이리 와! 428 00:35:52,549 --> 00:35:54,049 두 발로! 429 00:35:54,985 --> 00:35:56,785 이리 줘 430 00:35:57,220 --> 00:35:58,687 이리 와 431 00:35:58,688 --> 00:36:00,022 앉아! 432 00:36:01,725 --> 00:36:03,258 눈 감아 433 00:36:12,836 --> 00:36:14,236 입 벌려 434 00:36:21,336 --> 00:36:24,305 기어 다니라고 했어요! 435 00:36:24,306 --> 00:36:26,841 - 멍멍 짖으면서요 - 재미도 있었겠다 436 00:36:26,842 --> 00:36:31,045 바보 같은 녀석, 내 평생 여자한테 그런 적은 없다 437 00:36:31,046 --> 00:36:32,880 나도 마찬가지야 438 00:36:32,881 --> 00:36:36,817 우린 여왕과 기사 역할극을 한 거예요 439 00:36:36,818 --> 00:36:39,453 그럼 메뚜기는 뭐야? 440 00:36:39,454 --> 00:36:40,721 메뚜기? 441 00:36:40,722 --> 00:36:43,858 그 여자애가 그랬어요 '눈 감고 입 벌려' 442 00:36:43,859 --> 00:36:47,261 - 그러더니 메뚜기를 먹였어요 - 산 채로요 443 00:36:47,262 --> 00:36:48,629 - 그걸 먹었다고요 - 아냐 444 00:36:48,630 --> 00:36:49,797 먹었잖아! 445 00:36:49,798 --> 00:36:54,635 - 나중에 다 뱉어냈어! - 그건 맞아, 나도 봤어 446 00:36:54,636 --> 00:36:58,839 삼켰든 뱉었든 바보짓을 한 건 사실이야 447 00:36:58,840 --> 00:37:01,776 그 애는 널 바보 취급했어 448 00:37:01,810 --> 00:37:05,179 그 집에 다신 가지 마 알았지? 449 00:37:05,180 --> 00:37:07,114 - 하지만... - 대꾸하지 마! 450 00:37:10,986 --> 00:37:16,223 오늘은 메뚜기로 그쳤지만 나중엔 뭘 먹일지 모르지 451 00:37:18,126 --> 00:37:21,829 부모님이랑 미사 보러 온 걸 봤는데 452 00:37:21,830 --> 00:37:24,198 꽤 예쁘긴 한데 453 00:37:24,199 --> 00:37:26,467 거만하고 여우 같더라고 454 00:37:27,035 --> 00:37:29,070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455 00:37:29,071 --> 00:37:32,673 그런데 마르셀이 워낙 예민한 아이라 456 00:37:32,674 --> 00:37:34,075 상처받을지 몰라 457 00:37:34,076 --> 00:37:38,712 내 아들이 주정뱅이 딸한테 휘둘리는 꼴은 못 보지! 458 00:37:38,713 --> 00:37:42,817 난 가족들의 갑작스런 적대감에 실망했다 459 00:37:42,818 --> 00:37:47,488 그들의 실수는 이사벨에 대한 내 마음을 과소평가한 것이다 460 00:37:47,489 --> 00:37:52,526 하기야 이사벨의 진가를 가족들이 어떻게 알겠는가? 461 00:37:52,527 --> 00:37:54,261 이사벨... 462 00:37:54,863 --> 00:37:58,866 - 나한테 말 걸었어? - 염탐꾼하곤 말 안 해 463 00:37:58,867 --> 00:38:02,069 - 혼잣말이야 - 바보가 돼가는군 464 00:38:05,440 --> 00:38:07,408 무슨 일이지? 465 00:38:07,409 --> 00:38:10,778 이사벨은 아래층에 있으니 들어오렴 466 00:38:23,859 --> 00:38:30,264 난 그 시절 화장실에 가는 행위는 고상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467 00:38:30,265 --> 00:38:33,534 마르셀, 때를 잘못 맞춰서 왔어 468 00:38:33,568 --> 00:38:35,336 감기에 걸렸거든 469 00:38:36,438 --> 00:38:38,672 밤새 열이 났어 470 00:38:41,576 --> 00:38:45,145 지금도 아파 아프다고 471 00:38:46,081 --> 00:38:49,049 아픈 거야 그렇다 치고 472 00:38:49,050 --> 00:38:50,651 정말 최악은... 473 00:38:58,259 --> 00:38:59,827 냄새나지? 474 00:39:06,901 --> 00:39:11,405 바로 그 순간 불쾌한 냄새가 진동했다 475 00:39:11,406 --> 00:39:18,045 그 망할 고양이가 또 응가 했나 봐 476 00:39:18,046 --> 00:39:21,115 정말 짜증 나는 건... 477 00:39:21,116 --> 00:39:22,816 이미 난 다 알고 있었다 478 00:39:22,817 --> 00:39:24,618 내가 사랑과 충성을 맹세한 여왕님께서 479 00:39:24,619 --> 00:39:27,855 배탈이 나신 것이다 480 00:39:27,856 --> 00:39:31,492 그런데 엉뚱하게도 고양이 탓을 하다니 481 00:39:53,915 --> 00:39:55,883 이사벨 까시뇰? 482 00:39:55,884 --> 00:39:59,286 이사벨 까시뇰이 누구일까? 483 00:39:59,287 --> 00:40:02,189 그리고 편지도 한 통 발견했는데 484 00:40:02,190 --> 00:40:08,662 '쁘띠 마르세이에 신문사 교정 담당 아돌프 까시뇰'이라고 적혀 있었다 485 00:40:09,831 --> 00:40:12,199 머리가 혼란스러웠다 486 00:40:13,801 --> 00:40:15,969 진짜 최악이 뭐냐면 487 00:40:15,970 --> 00:40:19,139 아빠가 질투심 많은 머저리 상관이랑 싸우고 488 00:40:19,173 --> 00:40:21,208 신문사를 관두셨어 489 00:40:21,209 --> 00:40:23,510 우린 오후에 여기를 떠나 490 00:40:23,511 --> 00:40:25,345 집은 팔 예정이고 491 00:40:25,346 --> 00:40:28,282 이제 이곳은 영영 안녕이야 492 00:40:28,583 --> 00:40:30,784 안됐구나 493 00:40:30,785 --> 00:40:34,354 고작 그거야? 울 줄 알았는데 494 00:40:35,390 --> 00:40:37,324 그런 심정이야 495 00:40:37,325 --> 00:40:40,594 마차가 우리를 데리러 오면 496 00:40:40,595 --> 00:40:45,832 난 슬퍼질 거야 이유야 네가 잘 알겠지 497 00:40:45,833 --> 00:40:49,736 응, 저거 네 노트지? 498 00:40:49,737 --> 00:40:52,739 음... 이별곡을 들려줄게 499 00:40:56,678 --> 00:40:59,746 네가 눈물을 흘렸으면 해 500 00:41:03,985 --> 00:41:06,319 잠깐 기다려 곧 올게 501 00:41:10,758 --> 00:41:14,728 위층에선 까시뇰 부인이 짐을 꾸리고 있었다 502 00:41:15,797 --> 00:41:21,501 몹쓸 놈의 가방! 여행 갈 때마다 말썽이라니까! 503 00:41:23,237 --> 00:41:29,476 '루이스 드 몽마주르'는 '아돌프 까시뇰'의 가명이었다 504 00:41:30,311 --> 00:41:31,745 이런! 505 00:41:31,746 --> 00:41:37,217 벽난로 장식 판은 금이 갔고 시계는 바늘이 하나뿐이었다 506 00:41:37,218 --> 00:41:39,820 카펫은 너덜너덜했고 507 00:41:39,821 --> 00:41:43,156 이사벨 카시뇰이 본명이신 우리 여왕께서는... 508 00:41:45,726 --> 00:41:47,794 설사 중이셨다 509 00:42:02,410 --> 00:42:06,046 - 뭐가 필요해서 왔어? - 아니, 너랑 놀려고 510 00:42:06,047 --> 00:42:10,383 오늘 에드몽 아저씨가 철새 떼를 봤대 511 00:42:11,886 --> 00:42:15,355 - 네가 시간이 없으니... - 이젠 있어 512 00:42:16,624 --> 00:42:20,126 그 애랑 안 놀기로 했어 513 00:42:20,127 --> 00:42:23,897 - 그러니까 뭐래? - 울더라 514 00:42:23,898 --> 00:42:29,402 - 여기를 떠날 거야 - 잘됐다, 널 개 취급했잖아 515 00:42:29,403 --> 00:42:31,237 - 너 개야? - 아니 516 00:42:31,238 --> 00:42:34,240 그 계집애는 혼쭐이 나야 해 517 00:42:34,241 --> 00:42:37,310 덫이나 보러 가자! 518 00:42:45,486 --> 00:42:48,722 - 학교가 어떤지 말했어? - 응 519 00:42:48,723 --> 00:42:52,892 널 정말 좋아하면 편지 쓰겠지 520 00:42:57,498 --> 00:42:58,531 이사벨... 521 00:42:59,633 --> 00:43:01,034 갔어 522 00:43:02,203 --> 00:43:03,169 가버렸어 523 00:43:12,012 --> 00:43:13,680 기운 내, 마르셀 524 00:43:16,484 --> 00:43:19,052 바보처럼 이러지 마 525 00:43:19,053 --> 00:43:20,920 이러지 마 526 00:43:21,922 --> 00:43:23,790 응? 527 00:43:25,192 --> 00:43:27,927 남자가 잘못 태어나면 여자가 돼요 528 00:43:30,397 --> 00:43:32,999 - 말도 안 돼 - 엄마가 그랬잖아요 529 00:43:33,000 --> 00:43:37,137 담배 피우는 아빠 사촌한테요 530 00:43:37,138 --> 00:43:40,173 그래? 말은 그렇게 했지만... 531 00:43:40,174 --> 00:43:43,109 여자는 자연의 실수로 만들어졌어요 532 00:43:44,712 --> 00:43:48,615 괜히 얼굴 빨개지고 툭하면 우는 게 그 증거죠 533 00:43:48,616 --> 00:43:52,185 남자는 안 그래요 휘파람도 불고 침도 뱉죠 534 00:43:52,186 --> 00:43:56,422 너도 남자가 다 됐구나 535 00:43:58,292 --> 00:44:02,161 - 마음이 좀 풀렸니? - 엄마가 어떻게 아세요? 536 00:44:03,130 --> 00:44:09,936 이런 일이 있었으니 이젠 여기 오기 싫겠네? 537 00:44:09,937 --> 00:44:13,473 엄마, 여자 때문에 이곳을 버리진 않아요 538 00:44:19,346 --> 00:44:23,449 여보, 토요일마다 여기 와야겠어 539 00:44:24,318 --> 00:44:27,887 토요일마다? 전차가 먼저 들어와야지... 540 00:44:27,921 --> 00:44:30,890 그거 기다리다 애들 수염 나겠어 541 00:44:32,393 --> 00:44:35,862 애들 좀 봐 혈색이 좋아졌잖아 542 00:44:35,863 --> 00:44:37,964 나도 식욕이 생기고 543 00:44:37,965 --> 00:44:39,198 알긴 하지만... 544 00:44:39,199 --> 00:44:43,836 처형 말씀이 옳아요 도시 공기야 좋을 게 없죠 545 00:44:43,837 --> 00:44:48,408 그거야 알지만 마차 굴릴 형편이 안 돼 546 00:44:48,409 --> 00:44:50,410 걸어서는 4시간 거리라 547 00:44:50,444 --> 00:44:56,049 토요일 저녁 8시에 여기 도착하고 일요일 오후면 떠나야 해 548 00:44:56,050 --> 00:45:00,620 - 월요일 아침에 떠나면 되지 - 아침 8시까지 출근해야 해 549 00:45:06,060 --> 00:45:07,827 좋은 생각이 있어 550 00:45:08,328 --> 00:45:12,131 어머니의 생각은 나쁘지 않았다 551 00:45:12,132 --> 00:45:15,768 시장에서 교장 선생님 부인을 자주 만나셨는데 552 00:45:15,803 --> 00:45:20,006 멋진 외모에 금목걸이를 한 분이셨다 553 00:45:20,007 --> 00:45:24,243 그동안 어머니는 수줍게 인사만 하고 돌아섰으나 554 00:45:24,244 --> 00:45:26,746 자식을 위해서라는 각오로 555 00:45:26,747 --> 00:45:29,816 부인에게 더 반갑게 인사했다 556 00:45:29,850 --> 00:45:33,953 그러고는 부인 곁을 따라다니다가 557 00:45:33,987 --> 00:45:36,455 감자를 고르던 두 손이 서로 부딪혔다 558 00:45:36,490 --> 00:45:38,357 친절한 부인께서는 559 00:45:38,358 --> 00:45:43,896 더 좋은 감자가 있는 다른 가게로 어머니를 이끄셨다 560 00:45:46,400 --> 00:45:50,369 이틀 후에는 두 분이 함께 장을 보셨다 561 00:45:52,606 --> 00:45:55,041 교장 선생님 부인은 어머니를 초대해서 562 00:45:55,042 --> 00:45:59,979 영국에서 들여왔다는 차도 직접 대접했다 563 00:46:00,714 --> 00:46:02,715 어머니가 결정적인 점수를 딸 수 있었던 건 564 00:46:02,716 --> 00:46:06,319 바느질 솜씨 덕분이었다 565 00:46:07,154 --> 00:46:10,823 이런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던 아버지는 566 00:46:10,824 --> 00:46:17,296 교장 선생님이 작성하신 공지문을 보고 깜짝 놀라셨다 567 00:46:17,297 --> 00:46:21,434 학교 행정에 관한 전권을 행사하시는 교장 선생님께선 568 00:46:21,435 --> 00:46:23,536 놀랍게도 아버지의 수업 일정을... 569 00:46:23,537 --> 00:46:26,339 '목요일 아침으로 변경한다'? 570 00:46:26,340 --> 00:46:29,375 월요일 아침에는 음악 선생님과 체육 선생님이 571 00:46:29,376 --> 00:46:31,610 대신 맡아주기로 했다 572 00:46:32,379 --> 00:46:34,914 월요일 아침에? 573 00:46:34,915 --> 00:46:38,217 그럼 주말을 별장에서 보낼 수 있겠네 574 00:46:38,218 --> 00:46:39,352 그렇지 575 00:46:39,386 --> 00:46:41,721 교장 선생님께 감사해야겠지? 576 00:46:41,722 --> 00:46:42,755 아니야 577 00:46:42,756 --> 00:46:46,025 나 하나 때문에 시간표를 바꾸느라 578 00:46:46,026 --> 00:46:48,327 힘드셨을 텐데 579 00:46:48,328 --> 00:46:51,764 - 어떻게 성의를 보여야... - 내가 이미 했어 580 00:46:51,765 --> 00:46:55,201 사모님께 꽃다발을 보냈거든 581 00:46:56,536 --> 00:46:59,805 그건 좀 너무... 582 00:46:59,806 --> 00:47:04,910 아주 기뻐하셨어 그리고 날 좋아하시지 583 00:47:04,911 --> 00:47:07,613 - 사모님과 얘기도 했어? - 그럼 584 00:47:07,614 --> 00:47:13,052 시장도 함께 다녀 날 오귀스틴이라고 부르시지 585 00:47:13,053 --> 00:47:15,688 그럼 혹시 당신이... 586 00:47:16,890 --> 00:47:18,290 그래 587 00:47:18,291 --> 00:47:20,993 얘들아 588 00:47:20,994 --> 00:47:23,829 엄마가 일 꾸미는 데 재주가 있구나 589 00:47:25,765 --> 00:47:31,370 그렇게 해서 우린 매주 토요일마다 산으로 갔다 590 00:47:31,371 --> 00:47:33,672 여보, 내가 장담하는데 591 00:47:33,673 --> 00:47:37,643 미래엔 성들이 모두 병원으로 바뀔 거야 592 00:47:37,644 --> 00:47:41,680 그리고 모든 벽이 허물어지고 도로가 놓일 거라고 593 00:47:41,681 --> 00:47:46,118 - 또 혁명을 한다는 건가요? - 아니, 혁명은 아니지 594 00:47:46,152 --> 00:47:50,489 그건 적절한 단어가 아냐 내 말은 사회가 순환한다는 거야 595 00:47:50,490 --> 00:47:52,825 높은 지위에 있던 사람들이 바닥으로 내려앉았다가 596 00:47:52,826 --> 00:47:56,495 나중에 다시 치고 올라오는데 이게 계속 반복돼 597 00:47:56,496 --> 00:48:00,299 나는 아버지의 사회정치 강연을 좋아했고 598 00:48:00,300 --> 00:48:06,372 왜 대통령이 아버지를 장관으로 임명하지 않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599 00:48:06,373 --> 00:48:10,609 방학 동안만이라도 장관직을 맡으시면 세상이 행복해질 텐데 600 00:48:13,947 --> 00:48:15,648 조세프 선생님! 601 00:48:16,383 --> 00:48:19,885 부지그! 여기서 뭐 하나? 602 00:48:19,886 --> 00:48:24,923 저요? 근무 중이죠 '스파이커' 업무예요 603 00:48:24,924 --> 00:48:30,129 선생님 덕분에 졸업해서 604 00:48:30,130 --> 00:48:34,967 - 이렇게 '스파이커'가 됐어요 - '스파이커'가 뭔가? 605 00:48:34,968 --> 00:48:38,871 저도 선생님께 뭘 가르쳐드릴 때가 있네요 606 00:48:38,872 --> 00:48:42,441 '스파이커'란 운하 관리인을 말하는 거예요 607 00:48:42,442 --> 00:48:46,044 - 뾰족한 걸 들고요? - 아니 608 00:48:46,045 --> 00:48:50,315 이 T-렌치랑 작고 까만 수첩을 쓰죠 609 00:48:50,350 --> 00:48:53,786 렌치로 수문을 여닫으면서 610 00:48:53,787 --> 00:48:55,821 수위를 조절하고 611 00:48:55,822 --> 00:49:01,593 둑에 금이 간 곳이나 문제가 있는 다리를 찾아 612 00:49:01,594 --> 00:49:06,498 이 수첩에 적어서 나중에 보고한답니다 613 00:49:06,499 --> 00:49:11,637 - 힘든 일은 아니겠군 - 맞아요, 힘들지는 않아요 614 00:49:11,638 --> 00:49:17,009 굳이 힘든 일을 찾아서 할 필요는 없잖아요 615 00:49:17,010 --> 00:49:19,411 - 뭐든 잘하긴 하지만... - 맞춤법은 약했지 616 00:49:19,412 --> 00:49:23,081 그래도 많이 늘었어요 '보고문'도 쓴다니까요 617 00:49:23,082 --> 00:49:27,686 - '보고서'겠지 - 지적하는 건 여전하시네요 618 00:49:27,687 --> 00:49:31,523 가족이 많이 늘었군요 619 00:49:31,524 --> 00:49:36,562 사모님은 체구는 작으셔도 여전히 매력적이시고요 620 00:49:36,563 --> 00:49:39,398 그런데 그 많은 짐을 들고 어디 가세요? 621 00:49:39,399 --> 00:49:42,668 시골 별장에 가는 길일세 622 00:49:42,669 --> 00:49:46,004 - 돈 많이 버셨나 봐요 - 그런 건 아냐... 623 00:49:46,005 --> 00:49:52,177 - 제가 들어드리죠 - 고맙지만 우린 멀리까지 간다네 624 00:49:52,178 --> 00:49:56,114 - 까모엥까지는 아니겠죠? - 더 멀어 625 00:49:56,115 --> 00:49:59,184 - 트레이요? - 벨롱까지 가네 626 00:49:59,185 --> 00:50:01,954 - 전차는 어디서 내리셨어요? - 바라사 627 00:50:01,955 --> 00:50:03,555 맙소사 628 00:50:04,524 --> 00:50:08,026 - 거기까지 8km예요 - 9km죠 629 00:50:08,027 --> 00:50:10,629 - 그렇게 자주 걸으세요? - 주말마다요 630 00:50:10,630 --> 00:50:11,797 세상에! 631 00:50:11,798 --> 00:50:15,901 좀 멀지만 일단 도착하면 후회스럽진 않아 632 00:50:15,935 --> 00:50:19,304 전 후회할 것 같은데요 633 00:50:19,305 --> 00:50:22,641 좋은 생각이 있어요 지름길로 가는 겁니다 634 00:50:22,642 --> 00:50:29,581 저랑 같이 운하 길을 따라 사유지를 통과하는 거예요 635 00:50:29,582 --> 00:50:32,617 - 그럼 30분 안에 갈 수 있어요 - 하지만... 636 00:50:32,618 --> 00:50:36,021 - 따라오기나 하세요 - 부지그 637 00:50:36,022 --> 00:50:38,323 이건 법을 어기는 거야 638 00:50:38,324 --> 00:50:41,293 우리가 나쁜 짓 하는 건가요? 639 00:50:41,294 --> 00:50:46,398 제자가 은사님께 일하는 곳을 보여드리는 것뿐인데요 640 00:50:46,399 --> 00:50:51,937 - 자네가 곤란해질 수도 있어 - 그건 걱정 안 하셔도 돼요 641 00:50:51,971 --> 00:50:57,142 제 매부가 시의원 비슷한 일을 하는 데다 642 00:50:57,143 --> 00:51:03,448 이 운하의 관리도 그 사람 책임이에요 643 00:51:03,449 --> 00:51:06,785 그러니 매부가 절 잘 봐주지 않으면 644 00:51:06,786 --> 00:51:08,987 누나한테 혼날걸요 645 00:51:08,988 --> 00:51:12,991 - 빨리 가요 - 그러지 646 00:51:29,876 --> 00:51:34,746 이게 운하예요 별거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647 00:51:34,747 --> 00:51:39,584 덕분에 마르세유 사람들이 발도 씻고 상추도 씻죠 648 00:51:39,585 --> 00:51:41,286 멋있어요 649 00:51:41,287 --> 00:51:46,024 이 다리는 얼마 전에 방수 시멘트로 손본 거예요 650 00:51:46,025 --> 00:51:48,493 여기 갈라진 곳이 있군 651 00:51:49,328 --> 00:51:51,463 - 어디요? - 여기 652 00:51:53,265 --> 00:51:57,602 방수 시멘트가 아니야 모래가 너무 많이 섞였어 653 00:51:57,603 --> 00:52:00,905 - 확실해요? - 그럼 654 00:52:00,940 --> 00:52:04,743 부친이 건설업을 하셔서 좀 알지 655 00:52:04,744 --> 00:52:09,848 지금 손 안 보면 다음 달엔 손가락 4개 굵기로 벌어져 656 00:52:11,550 --> 00:52:14,452 당장 보고해야겠군요 657 00:52:14,453 --> 00:52:17,956 시공업자가 혼쭐이 날 겁니다 658 00:52:17,957 --> 00:52:20,225 - 고맙습니다, 선생님 - 고맙긴 659 00:52:20,226 --> 00:52:23,728 - 큰일 하신 겁니다 - 천만에 660 00:52:27,466 --> 00:52:28,633 여기부터 사유지예요 661 00:52:28,634 --> 00:52:31,035 운하의 문은 이 열쇠로 다 열죠 662 00:52:31,036 --> 00:52:32,437 아주 편리해요 663 00:52:40,079 --> 00:52:42,747 귀족이 사는 성이에요 백작이라던가... 664 00:52:42,748 --> 00:52:47,652 우리를 보면 싫어하겠군 하긴 나도 귀족들은 별로야 665 00:52:47,653 --> 00:52:52,090 - 그 분은 평판이 좋아요 - 몰라서들 하는 얘기겠지 666 00:52:54,160 --> 00:52:56,828 졸개들이 있을 텐데 667 00:52:56,829 --> 00:53:00,598 졸개 같은 건 없고요 경비가 하나 있죠 668 00:53:00,599 --> 00:53:04,102 가끔 만나는데 엄청난 거인이에요 669 00:53:04,103 --> 00:53:07,205 말수가 거의 없는 편이죠 670 00:53:15,381 --> 00:53:20,351 이곳 주인은 변호사인데 8월에만 와요 671 00:53:20,352 --> 00:53:22,587 농부 하나가 과수원을 돌보죠 672 00:53:32,097 --> 00:53:35,566 이게 가장 크고 아름다운 성이에요 673 00:53:35,567 --> 00:53:40,905 주인은 파리에 사는데 남작인가 그럴 거예요 674 00:53:40,906 --> 00:53:42,807 여긴 관리인만 살죠 675 00:53:42,808 --> 00:53:46,144 자네하고 친구인가? 676 00:53:46,145 --> 00:53:51,616 아뇨, 퇴역 군인인데 늘 취해있고 한쪽 다리를 절어요 677 00:53:52,818 --> 00:53:58,890 혹시 그 자에게 들키면 잽싸게 도망가면 그만이죠 678 00:53:58,891 --> 00:54:02,326 개가 한 마리 있지만 우리를 따라잡진 못해요 679 00:54:03,062 --> 00:54:07,131 - 개도 있어요? - 네, 엄청 큰 놈이에요 680 00:54:07,132 --> 00:54:12,437 하지만 20살이 넘어서 제대로 걷지도 못해요 681 00:54:12,438 --> 00:54:14,439 우린 '절구통'이라고 불러요 682 00:54:15,708 --> 00:54:16,741 절구통? 683 00:54:16,742 --> 00:54:20,011 걱정하실 거 없어요 684 00:54:20,846 --> 00:54:21,679 보세요 685 00:54:28,887 --> 00:54:33,391 아무도 없으니 나오세요 빨리요, 빨리! 686 00:54:37,196 --> 00:54:39,464 고개는 좀 숙이고요 687 00:54:49,141 --> 00:54:52,276 자, 놀랄 준비 하세요 688 00:54:59,017 --> 00:55:00,718 벌써 다 왔어 689 00:55:02,354 --> 00:55:05,189 세상에, 이럴 수가! 690 00:55:05,490 --> 00:55:08,092 2시간 45분 걸리는 길인데 691 00:55:08,093 --> 00:55:13,231 - 고작 24분 만에 왔어 - 굉장해요 692 00:55:13,232 --> 00:55:18,436 이 열쇠가 마차보다 빠르다고 했잖아요 693 00:55:18,437 --> 00:55:20,371 - 한잔하고 가세요 - 고맙네만... 694 00:55:20,372 --> 00:55:23,908 제가 사는 거니까 사양하지 마세요 695 00:55:30,215 --> 00:55:35,019 - 비시 생수 있나요? - 가져다드리죠 696 00:55:35,754 --> 00:55:37,121 어디 편찮으세요? 697 00:55:37,122 --> 00:55:42,827 아니, 백포도주에 생수를 섞어 마시려고 698 00:55:42,828 --> 00:55:46,664 그렇게 하면 샴페인처럼 맛이 개운하거든 699 00:55:50,969 --> 00:55:52,670 - 사모님도... - 괜찮아요 700 00:55:53,171 --> 00:55:56,841 지름길로 오니 힘도 안 드네요 701 00:55:56,842 --> 00:55:59,510 주말마다 이러면 얼마나 좋을까요? 702 00:55:59,511 --> 00:56:04,782 사모님 제가 선물 하나 드리죠 703 00:56:04,783 --> 00:56:06,917 이 열쇠를 드릴게요 704 00:56:06,918 --> 00:56:07,952 그건 뭐 하러? 705 00:56:07,953 --> 00:56:12,923 왕복 네 시간은 버는 겁니다 전 또 하나 있으니 가지세요 706 00:56:12,924 --> 00:56:15,393 - 그럴 순 없네 - 왜요? 707 00:56:15,394 --> 00:56:17,928 나도 공무원 아닌가? 708 00:56:17,929 --> 00:56:20,297 내가 위조한 열쇠로 709 00:56:20,332 --> 00:56:25,970 사유지를 드나든다는 얘기가 장학사 귀에 들어갔다간... 710 00:56:25,971 --> 00:56:31,375 - 위조한 게 아니에요 - 그러니까 더 곤란하지 711 00:56:31,376 --> 00:56:35,479 걱정 마세요, 좀 전에도 무사히 통과했잖아요 712 00:56:35,480 --> 00:56:38,883 - 난 원칙이 있네 - 어련하시겠어요 713 00:56:38,884 --> 00:56:41,619 여전하시네요 714 00:56:43,054 --> 00:56:47,791 그럼 말씀해 보세요 원칙이란 게 뭐죠? 715 00:56:47,792 --> 00:56:50,728 사적인 목적이나 편리하다는 이유로 716 00:56:50,729 --> 00:56:54,164 남의 사유지에 들어가는 건 부끄러운 짓이야 717 00:56:54,199 --> 00:56:57,835 아이들을 올바르게 가르쳐야 할 선생이 그러면 쓰겠나? 718 00:56:57,869 --> 00:57:03,007 아이들에게 들키기라도 하면 날 보고 뭐라고 하겠나? 719 00:57:03,008 --> 00:57:04,842 이 길이 빨라요 720 00:57:05,911 --> 00:57:07,945 아무렴요 721 00:57:08,013 --> 00:57:10,814 누구라도 그럴 겁니다 722 00:57:10,815 --> 00:57:15,019 토요일 2시간, 월요일 2시간 총 4시간이나 절약한다고요 723 00:57:15,020 --> 00:57:19,290 명예를 더럽히느니 4시간 더 걷고 말겠어 724 00:57:19,291 --> 00:57:23,827 좋아요, 그럼 이렇게 하시죠 운하 감시인 모자를 드릴게요 725 00:57:23,828 --> 00:57:30,567 학교 선생보고 그걸 쓰라고? 그랬다간 법정에 서게 될 텐데? 726 00:57:30,568 --> 00:57:36,573 그렇다고 애들이 외인부대 용병처럼 걸어 다녀야 하나요? 727 00:57:36,574 --> 00:57:40,744 스파게티처럼 가느다란 다리로 저 무거운 짐을 지고요? 728 00:57:41,946 --> 00:57:46,183 사모님도 건강하신 것 같진 않은데... 729 00:57:46,184 --> 00:57:50,154 게다가 운하에도 좋은 일이에요 730 00:57:50,155 --> 00:57:52,423 무슨 소리야? 731 00:57:52,424 --> 00:57:56,894 아까 선생님이 방수 시멘트 지적하셨잖아요? 732 00:57:56,895 --> 00:58:01,298 - 그래요, 당신이 발견했죠 - 잊어버리셨나 봐요 733 00:58:01,299 --> 00:58:07,237 그 공사를 한 업자는 2천 프랑은 물어야 할 겁니다 734 00:58:07,238 --> 00:58:11,909 2천 5백을 물어야 할지도 모르죠 제가 보고할 테니까요 735 00:58:11,910 --> 00:58:14,478 녀석은 끝났어요 이게 누구 덕이죠? 736 00:58:14,479 --> 00:58:19,116 내 지적 덕분에 벌금을 부과하게 됐으니 737 00:58:19,117 --> 00:58:22,186 그걸로 우리 통행료를 대신한다는 건가? 738 00:58:22,187 --> 00:58:25,355 통행료의 열 배, 백 배 천 배는 되죠 739 00:58:25,356 --> 00:58:28,826 월요일마다 그런 지적사항을 적어서 저에게 주시면 740 00:58:28,827 --> 00:58:35,332 전 맞춤법을 약간 틀리게 해서 보고서를 작성하는 겁니다 741 00:58:35,333 --> 00:58:40,137 그럼 저에게도 큰 힘이 되죠 742 00:58:40,138 --> 00:58:45,943 선생님하고 누나가 절 도와주면 전 조만간 구역장이 될 거예요 743 00:58:48,413 --> 00:58:49,746 그렇긴 하지만... 744 00:58:50,381 --> 00:58:54,618 여보, 거절만 하지 말고 잘 생각해봐 745 00:58:55,119 --> 00:58:58,288 - 생각 중이야 - 애들 신발도 덜 닳을 거야 746 00:58:58,289 --> 00:59:01,091 그럼요 당연히 그렇죠 747 00:59:01,092 --> 00:59:06,330 불법이긴 하지만 지역사회에 도움이 되고 748 00:59:06,331 --> 00:59:08,298 자네에게도 도움이 된다니... 749 00:59:08,299 --> 00:59:11,835 제 출셋길을 열어주시는 거죠 750 00:59:11,836 --> 00:59:16,206 거기까진 모르겠네만 생각은 해 보지 751 00:59:20,178 --> 00:59:23,046 받긴 하겠지만 사용 여부는 아직 모르겠네 752 00:59:23,047 --> 00:59:24,915 두고 보세 753 00:59:28,086 --> 00:59:34,725 당장 그 월요일 아침부터 열쇠를 사용할 기회가 찾아왔다 754 00:59:37,695 --> 00:59:41,231 얼마나 늦었는지 알아? 서둘러 755 00:59:41,232 --> 00:59:44,301 여보, 열쇠가 있잖아 756 00:59:44,302 --> 00:59:48,638 - 아니, 오늘은 안 돼 - 아빠... 757 00:59:48,639 --> 00:59:50,340 안 된다고 했지? 758 00:59:51,743 --> 00:59:54,111 왜 위험을 감수해? 759 00:59:54,112 --> 01:00:00,617 짐도 줄어들었고 길도 내리막길이라 훨씬 편해 760 01:00:02,653 --> 01:00:06,656 다음 토요일, 우리는 첫 번째 문 앞에 서 있었다 761 01:00:15,099 --> 01:00:18,835 아버지는 양심의 가책을 받지 않으셨는데 762 01:00:18,836 --> 01:00:21,304 지름길을 택한 건 운하를 점검해서 763 01:00:21,305 --> 01:00:26,877 마르세유 시민들을 가뭄으로부터 구해주기 위해서라고 생각하셨다 764 01:00:28,045 --> 01:00:33,149 그래도 들키지 않기 위해 내가 정찰병이 되었다 765 01:00:33,150 --> 01:00:34,251 오세요! 766 01:00:41,559 --> 01:00:42,926 어서 와! 767 01:00:47,098 --> 01:00:52,435 이윽고 마지막 담벼락이 난공불락의 요새처럼 나타났다 768 01:00:52,436 --> 01:00:55,805 난 어머니의 손이 떨리는 걸 느꼈다 769 01:00:55,806 --> 01:00:58,842 주정뱅이 관리인이 있을지도 몰랐다 770 01:00:58,843 --> 01:01:03,780 - 엄청 큰 개도 있다고 했지? - 이거 보세요 771 01:01:03,781 --> 01:01:07,150 - 웬 칼이냐? - 경비원을 무찔러야죠 772 01:01:07,151 --> 01:01:11,888 그 사람이 아빠 목을 조르면 이걸로 등을 공격할 거예요! 773 01:01:11,889 --> 01:01:14,991 용감하긴 하다만 넌 너무 어려 774 01:01:14,992 --> 01:01:20,263 - 이리 줘 - 엄마는 눈을 공격하세요 775 01:01:20,264 --> 01:01:23,566 우린 벌벌 떨면서 거기를 지나갔다 776 01:01:23,567 --> 01:01:26,670 폴, 폴! 777 01:01:26,671 --> 01:01:29,839 다행히 경비나 개에게 발각되지 않았다 778 01:01:32,043 --> 01:01:35,945 열쇠 덕분에 우리의 삶은 완전히 달라졌다 779 01:01:37,415 --> 01:01:41,684 폴은 놀랄 만큼 부쩍 자랐고 780 01:01:41,685 --> 01:01:43,953 어머니의 양 볼은 발그레해졌다 781 01:01:43,988 --> 01:01:49,826 난 곧 닥쳐올 시험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782 01:01:49,860 --> 01:01:51,761 그리고 아빠는... 783 01:01:51,762 --> 01:01:57,600 '내가 작은 뱀이라면 얼마나 행복할까?' 784 01:02:00,704 --> 01:02:05,508 주중에 유쾌하던 아버지는 토요일 아침이면 굳어지셨다 785 01:02:05,509 --> 01:02:11,981 법을 어길 각오를 해야 했기 때문이다 786 01:02:40,110 --> 01:02:42,045 겁내지 말고 가자 787 01:02:49,520 --> 01:02:51,454 - 안녕하십니까? - 안녕하시오? 788 01:02:51,455 --> 01:02:56,659 - 만나고 싶었소 - 이 성의 주인이신가 보군요 789 01:02:56,660 --> 01:02:58,127 그렇소이다 790 01:02:58,128 --> 01:03:01,864 - 설명을 하죠 - 그럴 거 없소 791 01:03:01,865 --> 01:03:05,868 그동안 들키지 않으려고 나름 애를 쓰는 것 같던데 792 01:03:05,869 --> 01:03:10,106 여기 지나다니는 걸 이미 다 지켜봤소 793 01:03:10,107 --> 01:03:14,844 실은 제가 아는 사람 중에 운하 관리인이 있는데 794 01:03:14,845 --> 01:03:19,315 압니다, 아침에 만났소 부티크라든가... 795 01:03:19,316 --> 01:03:22,285 부지그입니다 제 옛 제자인데... 796 01:03:22,286 --> 01:03:26,322 부티크가 전부 얘기해줬소 797 01:03:26,323 --> 01:03:29,659 산에 당신 별장이 있는데 전차 노선이 짧아서 798 01:03:29,660 --> 01:03:34,464 그 먼 곳까지 애들이랑 짐을 들고 간다고 들었소 799 01:03:36,500 --> 01:03:41,871 부인께선 체구도 작으신데 짐이 너무 많으시군 800 01:03:43,140 --> 01:03:44,974 들어드리죠 801 01:03:49,279 --> 01:03:50,680 - 블라디미르! - 네 802 01:03:50,681 --> 01:03:52,715 아이들 짐을 들게나 803 01:03:54,284 --> 01:03:56,252 - 안녕하시오? - 안녕하세요? 804 01:03:56,253 --> 01:03:57,787 이리 주렴 805 01:03:57,788 --> 01:03:59,322 그것도 806 01:03:59,356 --> 01:04:01,657 선생님 것도요 807 01:04:02,426 --> 01:04:04,594 내 목에 타 808 01:04:05,863 --> 01:04:07,430 괜찮아요, 아빠? 809 01:04:16,406 --> 01:04:20,776 - 어서 가시죠 - 어떻게 감사드려야 할지 810 01:04:20,777 --> 01:04:26,949 - 정말 감동했습니다 - 당신 진심은 잘 알겠소 811 01:04:26,950 --> 01:04:29,385 내가 대단한 일을 한 것도 아니오 812 01:04:29,386 --> 01:04:33,990 선량한 사람들이 지나가는 걸 막을 이유는 없으니 813 01:04:33,991 --> 01:04:36,959 감동까지 할 필요는 없소이다 814 01:04:39,029 --> 01:04:42,431 - 아기 이름이 뭐요? - 제르멘입니다 815 01:04:42,799 --> 01:04:44,634 안녕, 제르멘 816 01:04:45,469 --> 01:04:48,838 - 제르멘... - 엄마 817 01:04:50,807 --> 01:04:53,643 얼굴의 흉터를 깜빡했군 818 01:04:53,644 --> 01:04:58,614 35년 전 알자스에서 독일군 창기병에게 당한 상처요 819 01:04:58,615 --> 01:05:02,485 어린애가 군인의 용감함을 알 턱이 없지 820 01:05:02,486 --> 01:05:06,555 아이에겐 고양이가 할퀸 거라고 하세요 821 01:05:06,556 --> 01:05:11,127 그럼 적어도 고양이를 조심할 테니 822 01:05:11,395 --> 01:05:16,799 다음엔 정문 초인종을 누르고 가운데 길로 지나가시오 823 01:05:16,800 --> 01:05:19,468 그 길이 훨씬 짧으니까 824 01:05:22,239 --> 01:05:23,539 선생 825 01:05:23,874 --> 01:05:25,041 감사합니다 826 01:05:28,612 --> 01:05:29,779 부인 827 01:05:34,684 --> 01:05:40,756 그날 이후, 첫 번째 성을 통과하는 건 특별한 즐거움이 됐다 828 01:06:03,046 --> 01:06:06,215 부인, 이 장미 이름이 뭔지 아시오? 829 01:06:06,216 --> 01:06:10,152 '왕의 장미'라 하오 830 01:06:10,153 --> 01:06:13,556 내가 개량한 종이라오 831 01:06:15,292 --> 01:06:17,459 부인께 드리고 싶소 832 01:06:27,571 --> 01:06:32,841 '왕의 장미' 덕에 우리 가족은 귀족이 된 기분이었다 833 01:06:37,080 --> 01:06:38,714 거기 서! 834 01:06:41,184 --> 01:06:44,053 어디를 가는 거냐? 835 01:06:49,693 --> 01:06:52,227 시늉만 하는 거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836 01:06:52,228 --> 01:06:55,064 저 위에서 주인이 보고 있거든요 837 01:06:55,065 --> 01:06:57,499 못된 영감 838 01:06:57,500 --> 01:07:00,569 의사가 살날이 얼마 안 남았다는데 빨리 저세상 갔으면 좋겠어요 839 01:07:00,570 --> 01:07:02,338 신분증 내놔! 840 01:07:02,339 --> 01:07:04,807 - 영감이 시켰어요 - 제 이름은... 841 01:07:04,808 --> 01:07:08,177 이름은 에스메나르 빅토르 842 01:07:08,178 --> 01:07:11,680 주소는 레퓌블릭 82번지 843 01:07:11,681 --> 01:07:16,418 자, 이제 뛰어가세요 진짜 꽁무니 빼듯이요 844 01:07:17,353 --> 01:07:21,123 다음에 또 지나가면 총으로 쏴버릴 테다! 845 01:07:21,124 --> 01:07:23,525 다음엔 토마토 밭쪽으로 지나가세요 846 01:07:23,526 --> 01:07:24,760 - 고맙소 - 천만에요 847 01:07:30,600 --> 01:07:34,736 하지만 개가 있다는 성이 아직 남아있었다 848 01:07:45,348 --> 01:07:46,982 오귀스틴 849 01:07:48,251 --> 01:07:51,753 그렇게 무서워? 850 01:07:52,322 --> 01:07:53,622 응 851 01:07:53,857 --> 01:07:59,094 이곳 경비는 우리를 보고도 신경 안 쓰는 것 같아 852 01:07:59,095 --> 01:08:04,233 여보, 정말 무서워 바보 같지만 무섭다고 853 01:08:04,234 --> 01:08:06,802 발까지 저는 사람이 우리를 뭐 하러 쫓아오겠어? 854 01:08:06,803 --> 01:08:12,007 - 개도 병들었다잖아 - 조세프, 그만 해... 855 01:08:13,710 --> 01:08:18,213 내가 예민해졌나 봐 괜찮아질 거야 856 01:08:18,748 --> 01:08:21,116 걱정하지 마 857 01:08:27,423 --> 01:08:28,690 됐어 858 01:08:29,359 --> 01:08:33,862 진정됐어 이제 가 859 01:08:33,863 --> 01:08:37,532 우린 무사히 지나갈 수 있었다 860 01:08:46,576 --> 01:08:49,378 - 6월엔 산에 못 갔다 - 가정법 861 01:08:49,379 --> 01:08:52,179 - 벽에 갇힌 기분이랄까 - 감자 862 01:08:52,180 --> 01:08:55,350 - 감옥이 따로 없었다 - 2등변 863 01:08:55,351 --> 01:08:59,054 - 나를 옥죄는 것은... - 모르겠어요 864 01:08:59,055 --> 01:09:01,523 바로 시험이었다 865 01:09:14,303 --> 01:09:18,639 - 이해할 수가 없군! - 이건 지나치게 어려운 문제요 866 01:09:18,640 --> 01:09:20,475 저 합격은 했나요? 867 01:09:20,643 --> 01:09:24,746 그 출제자는 애들하고 얘기해본 적도 없을 겁니다 868 01:09:24,747 --> 01:09:28,150 교묘하게 함정을 파놨어요 869 01:09:28,151 --> 01:09:30,752 우리 선생님들에 대한 모욕이에요 870 01:09:30,753 --> 01:09:34,889 축하한다, 그 문제는 못 푸는 게 당연해 871 01:09:35,625 --> 01:09:38,326 - 그럼 합격인가요? - 물론이지 872 01:09:38,327 --> 01:09:42,197 - 떨어질 줄 알았니? - 아깝게도 수석은 놓쳤단다 873 01:09:42,198 --> 01:09:47,435 전 과목 점수는 좋았지만 합금 관련 문제가 너무 어려워서 874 01:09:47,436 --> 01:09:50,438 즉, 초등교육 수준을 벗어난 문제라 875 01:09:50,439 --> 01:09:52,774 2등에 그치고 말았다 876 01:09:52,775 --> 01:09:54,942 수석을 바라긴 했다만 877 01:09:54,943 --> 01:09:59,080 장학금을 받고 중학교에 진학한 게 어디냐 878 01:09:59,081 --> 01:10:02,817 잘했다, 마르셀 장하구나 879 01:10:02,818 --> 01:10:08,690 상급학교 진학을 못 하셨던 아버지는 날 자랑스러워하셨다 880 01:10:08,691 --> 01:10:12,294 하지만 잠시 씁쓸한 표정을 지으셨다 881 01:10:13,662 --> 01:10:18,133 A, B, C, D 882 01:10:20,001 --> 01:10:25,572 이게 내가 아는 전부다 평생 이것만 가르치겠지 883 01:10:25,573 --> 01:10:27,943 언젠가 넌 내가 부끄러워질게다 884 01:10:27,944 --> 01:10:29,477 아빠 885 01:10:30,279 --> 01:10:34,249 - 그리고 내 곁을 떠나겠지 - 전 여기 있잖아요 886 01:10:35,318 --> 01:10:36,951 지금이야 그렇지만... 887 01:10:36,952 --> 01:10:42,991 상급학교에 진학해서 훌륭한 사람이 되면... 888 01:10:43,025 --> 01:10:47,162 그땐 제가 배운 걸 모두 가르쳐드릴게요 889 01:10:51,834 --> 01:10:54,903 여름방학이 다시 시작됐다 890 01:11:36,879 --> 01:11:41,549 이젠 마음 푹 놓고 지나가셔도 됩니다! 891 01:11:41,550 --> 01:11:46,087 에스메나르 가족이 안부 전해달래요! 892 01:11:47,056 --> 01:11:50,725 즐겁게 지내세요! 893 01:11:51,794 --> 01:11:55,830 - 여보, 이상한 예감이 들어 - 나도 그래 894 01:11:55,831 --> 01:12:00,501 아무래도 멋진 휴가를 보낼 것 같은 예감 895 01:12:10,646 --> 01:12:12,447 오세요 아무도 없어요 896 01:12:12,448 --> 01:12:15,917 누가 숨어서 우리를 지켜보고 있을지도 몰라 897 01:12:15,918 --> 01:12:19,754 걱정도 팔자군 그만 긴장 풀어 898 01:12:19,755 --> 01:12:22,123 인디언 흉내나 내자고 899 01:12:45,948 --> 01:12:49,417 우린 드디어 찬란한 휴가의 시작을 알리는 900 01:12:49,418 --> 01:12:51,986 마법의 문에 도착했다 901 01:12:51,987 --> 01:12:56,724 - 당신 예감이 영 엉터리인데? - 제발 문이나 빨리 열어 902 01:12:56,725 --> 01:13:00,261 다 왔으니 긴장할 것 없어 903 01:13:04,700 --> 01:13:08,136 - 쇠사슬로 잠가 놨어! - 이럴 줄 알았어 904 01:13:08,170 --> 01:13:11,839 맙소사! 우린 갇힌 거라고 905 01:13:11,874 --> 01:13:16,644 - 사슬을 끊어 버려요 - 안 돼, 그건 범죄야 906 01:13:17,679 --> 01:13:20,781 맞아, 범죄지 907 01:13:21,884 --> 01:13:27,155 한 3개월은 감옥에서 지내야 할 텐데? 908 01:13:27,156 --> 01:13:28,689 조용히 해, 마스톡! 909 01:13:29,324 --> 01:13:30,691 앉아! 910 01:13:33,629 --> 01:13:35,329 여기서 뭐 하는 거요? 911 01:13:35,364 --> 01:13:38,332 누구 맘대로 남작님 댁에 들어왔소? 912 01:13:38,367 --> 01:13:41,536 남작님이 초대했나? 아님 친척인가? 913 01:13:41,537 --> 01:13:44,171 - 이름이 뭐요? - 에스메나르 빅토르 914 01:13:44,172 --> 01:13:48,409 조용, 장난칠 때가 아냐 솔직해야지 915 01:13:49,678 --> 01:13:50,845 이런! 916 01:13:50,879 --> 01:13:53,881 가명을 대라고 훈련까지 시켰군 917 01:13:56,919 --> 01:13:58,886 직업이 선생? 918 01:14:00,088 --> 01:14:01,989 갈수록 태산이네 919 01:14:01,990 --> 01:14:07,361 선생이라는 작자가 남의 집에 몰래 숨어들어? 920 01:14:07,362 --> 01:14:09,363 선생 맞소? 921 01:14:09,364 --> 01:14:13,467 자식이 가명을 대는데 아비 신분증도 가짜 아닌가? 922 01:14:13,468 --> 01:14:18,072 지름길로 가려고 여기로 지나갔을 뿐입니다 923 01:14:18,073 --> 01:14:22,443 시작은 그렇게들 하다가 은 접시에 손을 댄다니까 924 01:14:22,444 --> 01:14:27,214 보시다시피 우린 짐도 많고 아내와 애들 모두 지쳐있어요 925 01:14:27,215 --> 01:14:30,584 그만 하세요, 어차피 말이 안 통하는 사람이에요 926 01:14:30,585 --> 01:14:35,356 - 넌 가서 동생하고 있어 - 그냥 있어, 교훈이 될 거다 927 01:14:37,125 --> 01:14:39,427 조용히 해, 조용! 928 01:14:40,929 --> 01:14:43,864 - 댁이 만들었소? - 아뇨 929 01:14:43,865 --> 01:14:46,233 관리인용인데 훔친 게로군? 930 01:14:46,234 --> 01:14:49,236 - 설마 그랬겠소? - 그럼? 931 01:14:49,237 --> 01:14:51,072 - 주웠어요 - 그러셨겠지 932 01:14:51,073 --> 01:14:56,811 길바닥에서 주웠는데 운하의 문 열쇠란 걸 알아채셨다? 933 01:14:56,812 --> 01:14:58,479 누가 줬소? 934 01:15:00,715 --> 01:15:02,750 - 누구요? - 말할 수 없소 935 01:15:02,751 --> 01:15:06,887 보나마나 그 한심한 관리인 녀석이 줬겠지 936 01:15:06,888 --> 01:15:10,758 - 내 무화과를 훔쳐 간 놈! - 아니오, 정직한 친구요! 937 01:15:10,759 --> 01:15:15,729 - 정직한 놈이 열쇠를 넘겨? - 운하 관리를 위해 그런 거요 938 01:15:16,164 --> 01:15:17,998 조용히 해, 마스톡! 939 01:15:17,999 --> 01:15:22,002 내가 모르타르랑 시멘트에 대해 아는 게 있어서... 940 01:15:22,003 --> 01:15:23,671 이 수첩을 보면 알 거요 941 01:15:26,775 --> 01:15:29,443 - 댁이 전문가요? - 그런 셈이죠 942 01:15:29,444 --> 01:15:34,548 그럼 애들도 전문가겠네? 아주 어린 전문가? 943 01:15:34,549 --> 01:15:36,917 이 수첩도 증거품이 되겠군 944 01:15:36,918 --> 01:15:40,621 - 말도 안 돼요! - 안 되긴! 짐들도 다 풀어요! 945 01:15:40,622 --> 01:15:43,891 싫어요 이건 우리 소유물이에요! 946 01:15:43,892 --> 01:15:49,530 싫다고? 경고하겠는데 난 경찰이나 다름없소! 947 01:15:57,839 --> 01:16:00,641 식료품 가게를 털기라도 했나? 948 01:16:05,513 --> 01:16:08,215 - 총알 들었소? - 아니오 949 01:16:08,216 --> 01:16:09,917 다행인 줄 아시오 950 01:16:12,454 --> 01:16:16,724 깨끗하군 정말 다행인 줄 아시오 951 01:16:18,026 --> 01:16:23,964 이런 구닥다리로 자고새는 못 잡겠지만 952 01:16:23,965 --> 01:16:26,500 경비는 죽일 수 있겠군 953 01:16:28,069 --> 01:16:30,170 멍청한 경비 말이야 954 01:16:31,906 --> 01:16:37,911 그만들 짐 챙겨서 오던 길로 되돌아가시오! 955 01:16:37,912 --> 01:16:39,880 난 보고서나 쓸 테니 956 01:16:41,983 --> 01:16:45,819 교사들 벌이가 아주 좋은 모양이군 957 01:16:46,554 --> 01:16:50,524 쫓겨나도 당신 탓이니 내 원망은 마시오 958 01:16:50,525 --> 01:16:53,360 가자, 마스톡! 959 01:16:57,332 --> 01:16:59,066 아빠! 아빠! 960 01:17:01,569 --> 01:17:03,670 연기해봤자 안 통해 961 01:17:03,972 --> 01:17:04,972 가자! 962 01:17:14,048 --> 01:17:18,752 - 죄를 지었으니 당하는 수밖에 - 세상이 끝나기라도 했어? 963 01:17:18,753 --> 01:17:21,288 교사라 휴가도 넉넉했었는데... 964 01:17:21,289 --> 01:17:25,359 이제 잘리기라도 하면 들어갈 곳도 없어 965 01:17:27,962 --> 01:17:29,296 이런! 966 01:17:31,566 --> 01:17:33,867 벌거숭이 숙녀가 깨졌어 967 01:17:33,868 --> 01:17:36,470 아빠! 벌거숭이 숙녀가 깨졌어요! 968 01:17:42,277 --> 01:17:45,779 열쇠! 열쇠가 없지! 969 01:18:06,167 --> 01:18:09,603 태어나서 처음 목격한 '자물쇠 따기'의 주인공이 970 01:18:09,804 --> 01:18:12,673 우리 아버지일 줄이야 971 01:18:15,510 --> 01:18:17,911 별짓을 다 하는군 972 01:18:23,251 --> 01:18:25,685 문은 잠그고 가야지 973 01:18:26,354 --> 01:18:30,757 먼 길을 되돌아 별장에 도착했을 땐 974 01:18:30,758 --> 01:18:33,593 해는 이미 떨어져 있었다 975 01:18:33,594 --> 01:18:35,128 조세프 976 01:18:35,730 --> 01:18:40,734 너무 걱정하지 마 설마 단두대로 보내겠어? 977 01:18:40,735 --> 01:18:43,270 그렇긴 하지만 978 01:18:43,271 --> 01:18:45,105 당신은 장학사들을 몰라 979 01:18:45,106 --> 01:18:50,577 장학사는 즉시 보고할 테고 난 곧바로 해임이야 980 01:18:50,578 --> 01:18:54,047 그렇게 요란을 떨겠어? 981 01:18:54,682 --> 01:18:55,816 그건 모르지... 982 01:18:56,784 --> 01:19:03,990 어찌 됐건 징계 조치가 있을 거야 983 01:19:03,991 --> 01:19:09,396 그리고 나에게... 징계는 해고나 마찬가지야! 984 01:19:10,364 --> 01:19:13,667 사직서를 낼 생각이거든 985 01:19:13,668 --> 01:19:17,304 연금까지 포기하겠다고? 986 01:19:17,305 --> 01:19:18,471 그래 987 01:19:19,040 --> 01:19:23,009 그럼... 우린 뭘 먹고 살아? 988 01:19:25,179 --> 01:19:28,081 글쎄, 생각해봐야지 989 01:19:31,652 --> 01:19:34,087 개인교습은 어때? 990 01:19:35,523 --> 01:19:37,958 특별수업을 하는 거야 991 01:19:37,959 --> 01:19:43,330 아니야 라스파네토를 만나봐야겠어 992 01:19:43,331 --> 01:19:46,433 라스파네토? 감자 장사? 993 01:19:46,434 --> 01:19:50,003 그래, 내 초등학교 동창 당신도 알지? 994 01:19:50,004 --> 01:19:54,240 언젠가 그러더군 '자네 계산을 잘하지?' 995 01:19:54,241 --> 01:19:58,712 '내 장사엔 자네 같은 사람이 필요해' 996 01:19:58,713 --> 01:20:02,682 사정을 얘기하면 모르는 체하지 않을 거야 997 01:20:03,017 --> 01:20:06,052 친구한테 폐가 되지 않을까? 998 01:20:06,053 --> 01:20:12,225 그렇긴 하지만 그 친구 나한테 빚이 있어 999 01:20:12,226 --> 01:20:16,796 시험 볼 때 답을 알려줬거든 1000 01:20:16,797 --> 01:20:21,634 그리고... 당신에게 말 안 했는데 1001 01:20:24,638 --> 01:20:30,410 철도 채권을 좀 사뒀어 780프랑어치야 1002 01:20:30,411 --> 01:20:32,712 지도책 속에 숨겨놨지 1003 01:20:34,682 --> 01:20:36,249 너무한걸 1004 01:20:37,518 --> 01:20:39,752 나한테 비밀로 하다니 1005 01:20:39,753 --> 01:20:45,125 어려울 때를 대비한 거야 다른 뜻은 없어 1006 01:20:45,126 --> 01:20:50,430 사과할 것 없어 나도 마찬가지거든 1007 01:20:57,905 --> 01:20:59,873 오귀스틴... 1008 01:21:03,310 --> 01:21:05,578 그런데 난 210프랑뿐이야 1009 01:21:06,881 --> 01:21:11,718 생활비에서 최대한 아껴 모아둔 돈이야 1010 01:21:13,988 --> 01:21:15,822 오귀스틴... 1011 01:21:22,563 --> 01:21:25,198 아빠가 780프랑... 1012 01:21:25,199 --> 01:21:29,869 엄마가 210프랑이면 합해서 990프랑이고 1013 01:21:29,870 --> 01:21:31,838 나한테 7프랑이 있었고 1014 01:21:31,839 --> 01:21:35,341 폴도 숨겨둔 돈이 4프랑은 있을 테니 1015 01:21:35,342 --> 01:21:38,277 합하면 1,001프랑이었다 1016 01:21:38,278 --> 01:21:43,883 그러자 안심이 되면서 눈이 스르르 감겨왔다 1017 01:21:53,927 --> 01:21:56,596 들어와요 1018 01:21:56,597 --> 01:21:59,565 - 손님이 찾아오셨어요 - 들어오시라고 해요 1019 01:21:59,566 --> 01:22:00,900 들어오세요 1020 01:22:01,435 --> 01:22:03,803 조세프 형님! 1021 01:22:03,804 --> 01:22:06,839 어쩐 일이에요? 별장에 있을 줄 알았는데 1022 01:22:06,840 --> 01:22:09,108 로즈는 아이랑 루시용에 갔어요 1023 01:22:09,109 --> 01:22:14,814 근데 애가 사투리를 배워올까 겁나네요 1024 01:22:14,815 --> 01:22:21,254 - 할 말이 있어서 왔어 - 이미 들어서 알고 있어요 1025 01:22:21,255 --> 01:22:25,792 - 그걸 어떻게... - 교육감이 서명한 공문을 봤죠 1026 01:22:25,793 --> 01:22:27,193 축하해요! 1027 01:22:27,227 --> 01:22:31,697 - 그게 아니라... - 이런, 겸손 떨 것 없어요 1028 01:22:31,698 --> 01:22:35,635 형님 나이에 상을 받는 경우는 극히 드물죠 1029 01:22:35,636 --> 01:22:36,836 브라보! 1030 01:22:39,206 --> 01:22:42,508 사람이 죄를 지으니까 이렇게 약해지는구나 1031 01:22:47,181 --> 01:22:48,147 조세프 1032 01:22:49,816 --> 01:22:51,050 형님... 1033 01:22:52,019 --> 01:22:53,486 끔찍한 노릇이야! 1034 01:22:54,254 --> 01:22:56,622 우리 마을에선 농부를 고소했던 경찰이 1035 01:22:56,623 --> 01:23:00,459 그 농부에게 사살된 적도 있어 1036 01:23:00,460 --> 01:23:03,829 법정에 서는 건 아주 치욕적이야 1037 01:23:03,830 --> 01:23:07,133 그 경비 녀석은 다들 싫어해 1038 01:23:07,134 --> 01:23:12,038 내가 새를 네 마리 잡았다고 고발하더라니까 1039 01:23:12,039 --> 01:23:14,907 고작 네 마리뿐인데 벌금을 4프랑이나 물었어 1040 01:23:16,977 --> 01:23:21,881 - 어떻게 됐어요? - 물부터 마시고 얘기하자 1041 01:23:24,718 --> 01:23:29,755 - 가봤나? - 갔더니 보고서를 쓰고 있더군 1042 01:23:29,756 --> 01:23:33,492 그만두랬더니 좋은 기회를 왜 놓치냐는 거야 1043 01:23:33,493 --> 01:23:38,164 도대체 왜 그러냐고 했더니 선생들은 휴가가 많아서 얄밉대 1044 01:23:38,165 --> 01:23:41,767 네 아버지는 새를 잡지도 않았다고 하니까 1045 01:23:41,802 --> 01:23:43,903 '알 게 뭐야' 하는 거야 1046 01:23:43,904 --> 01:23:46,472 - 그래서 내가... - 뭐라고 했나? 1047 01:23:46,473 --> 01:23:47,873 아무 말도 못 했지 1048 01:23:47,874 --> 01:23:53,245 보고서 써 내려가는 표정이 아주 즐거워 보이더라고 1049 01:23:53,246 --> 01:23:58,451 그 나쁜 자식 내 산에 오기만 해봐 1050 01:23:58,452 --> 01:24:00,886 총으로 쏘아버릴 테다! 1051 01:24:05,926 --> 01:24:09,361 상까지 받았는데 해임하진 않겠지 1052 01:24:09,362 --> 01:24:10,596 아빠... 1053 01:24:10,931 --> 01:24:12,498 안 그래 1054 01:24:14,434 --> 01:24:20,239 징계받은 공무원은 승진도 얼마든지 취소돼 1055 01:24:20,240 --> 01:24:23,976 아빠... 그럼 농사를 지으세요 1056 01:24:23,977 --> 01:24:26,979 - 좋은 생각이구나 - 새 일거리가 필요하잖아요 1057 01:24:26,980 --> 01:24:30,149 농사일은 할 줄 몰라 1058 01:24:30,150 --> 01:24:34,253 식물은 알아서 자라니까 전문가가 될 필요는 없어요 1059 01:24:34,254 --> 01:24:41,026 이 병아리콩은 물이나 거름 심지어 흙도 필요 없어요 1060 01:24:41,027 --> 01:24:43,662 - 껍질콩도 있어요 - 껍질콩? 1061 01:24:43,663 --> 01:24:46,565 아주 빨리 자라 1062 01:24:46,566 --> 01:24:50,302 구멍 깊숙이 콩을 심고 흙으로 덮기만 하면 1063 01:24:50,303 --> 01:24:55,608 얼마 안 가서 아저씨 키만큼 자랄 거예요 1064 01:24:55,609 --> 01:24:59,678 과장하긴 했지만 성장은 진짜 빨라요 1065 01:25:02,749 --> 01:25:04,850 낮잠 좀 자야겠어 1066 01:25:05,819 --> 01:25:07,953 - 부지그는요? - 집에 없더군 1067 01:25:07,954 --> 01:25:12,057 - 뭐 좀 줄까? - 아니, 생각 없어 1068 01:25:35,315 --> 01:25:36,949 조세프 선생님! 1069 01:25:38,885 --> 01:25:40,619 조세프 선생님! 1070 01:25:42,622 --> 01:25:44,289 부지그! 1071 01:25:48,128 --> 01:25:53,399 - 부지그! - 부지그! 1072 01:25:53,400 --> 01:25:57,603 - 자, 선생님 겁니다 - 내 수첩이잖아? 1073 01:25:57,637 --> 01:25:59,238 경비가 돌려줬나? 1074 01:25:59,239 --> 01:26:01,473 돌려줬냐고요? 아뇨 1075 01:26:02,075 --> 01:26:03,509 그건 아니었지? 1076 01:26:03,510 --> 01:26:07,212 아침에 선생님이 남기신 메모를 보자마자 1077 01:26:07,213 --> 01:26:11,917 지원군을 청하러 갔죠 같이 일하는 비누치예요 1078 01:26:11,918 --> 01:26:14,052 - 안녕하세요? - 안녕... 1079 01:26:14,053 --> 01:26:16,255 피네스트렐리예요 급수전 담당이죠 1080 01:26:16,256 --> 01:26:17,556 - 안녕하세요? - 안녕... 1081 01:26:17,557 --> 01:26:18,924 그래서... 1082 01:26:22,262 --> 01:26:23,996 이봐, 보고서 작성해 1083 01:26:23,997 --> 01:26:28,767 '운하 출입을 절대 방해해선 안 된다' 1084 01:26:28,801 --> 01:26:32,104 - 규정 제82항이죠 - 날 고발한다고? 1085 01:26:32,105 --> 01:26:35,541 - 이름, 생년월일, 출생지를 대요! - 정말 고발할 거야? 1086 01:26:35,542 --> 01:26:40,145 농담인 줄 아시나? 각오해요, 법대로 할 테니 1087 01:26:41,414 --> 01:26:43,882 날 고발한다고? 1088 01:26:44,751 --> 01:26:49,488 잠깐만! 당신들 때문에 문을 잠근 게 아냐! 1089 01:26:49,489 --> 01:26:50,889 부지그! 1090 01:26:51,124 --> 01:26:56,662 어떤 사람들이 위조한 열쇠로 문을 열고 다녀서... 1091 01:26:56,663 --> 01:26:59,398 위조 열쇠? 비누치, 들었어? 1092 01:26:59,399 --> 01:27:00,766 - 진짜야 - 정말 웃기는군! 1093 01:27:00,767 --> 01:27:04,836 - 증거 있어요? - 여기 있어 1094 01:27:07,373 --> 01:27:10,342 증거로군 다른 건 없소? 1095 01:27:11,411 --> 01:27:15,047 수첩이 있어 내가 압수했어 1096 01:27:15,048 --> 01:27:17,849 - 선생이라나... - 이것도 증거로군 1097 01:27:17,850 --> 01:27:22,854 내가 작성한 보고서야 1098 01:27:22,855 --> 01:27:23,955 압수! 1099 01:27:23,990 --> 01:27:27,392 그리고 이건 고소장인데... 1100 01:27:28,928 --> 01:27:30,729 압수! 1101 01:27:30,730 --> 01:27:32,898 자물쇠 열쇠는? 1102 01:27:35,301 --> 01:27:36,635 여기 있어 1103 01:27:36,636 --> 01:27:38,336 고맙소 1104 01:27:39,706 --> 01:27:41,206 수고들 해 1105 01:27:49,182 --> 01:27:50,982 그럼 다 된 거지? 1106 01:27:50,983 --> 01:27:53,351 이런 멍청하긴! 1107 01:27:53,386 --> 01:27:57,055 보고서에 이런 걸 자백하다니! 1108 01:27:57,056 --> 01:27:57,989 뭘? 1109 01:27:57,990 --> 01:28:01,927 운하 출입구에 자물쇠를 채웠다고 썼잖아요! 1110 01:28:01,928 --> 01:28:03,662 맙소사! 1111 01:28:03,663 --> 01:28:05,330 어떡할 거지? 1112 01:28:07,333 --> 01:28:09,935 마스톡, 조용히 해! 1113 01:28:10,870 --> 01:28:12,637 엄청 겁먹었는데... 1114 01:28:12,638 --> 01:28:16,842 - 한번 봐주지 그래 - 무슨 소리야? 법은 법이지 1115 01:28:19,378 --> 01:28:21,880 - 혹시 말이오... - 왜? 1116 01:28:21,914 --> 01:28:25,917 증거들을 모두 없애면 생각해보겠소 1117 01:28:25,918 --> 01:28:28,854 당신이 결정해요 1118 01:28:30,489 --> 01:28:31,790 알았어 1119 01:28:31,791 --> 01:28:34,526 그 자리에서 잘리기 전에 1120 01:28:34,527 --> 01:28:37,495 죄다 찢어버리시오 1121 01:28:38,030 --> 01:28:39,231 얼른! 1122 01:28:40,433 --> 01:28:43,902 - 다 찢었어 - 더 잘게 찢어야죠 1123 01:28:43,936 --> 01:28:46,037 - 더 잘게! - 이렇게? 1124 01:28:48,074 --> 01:28:52,210 잠깐! 안 돼! 뭐 하는 거야? 1125 01:28:52,211 --> 01:28:55,113 이렇게 해야 당신도 안전하게 지내죠 1126 01:28:56,415 --> 01:29:00,452 마스톡! 마스톡! 받아라! 1127 01:29:02,088 --> 01:29:03,521 마스톡! 1128 01:29:03,522 --> 01:29:07,092 마스톡, 안 돼! 1129 01:29:07,126 --> 01:29:10,261 이리 줘, 마스톡 제발... 1130 01:29:10,262 --> 01:29:12,597 조용, 조용! 1131 01:29:12,598 --> 01:29:15,433 조용히 해, 마스톡! 1132 01:29:15,434 --> 01:29:18,737 그래, 조용히 해야지 마스톡 1133 01:29:24,477 --> 01:29:26,611 이제 다 끝났어요 1134 01:29:26,645 --> 01:29:29,180 다음에는 그쪽으로 다니지 마세요 1135 01:29:29,181 --> 01:29:33,618 다니라고 해도 그쪽으로는 절대 안 가요 1136 01:29:33,652 --> 01:29:36,688 - 그랬다간 기절할걸요? - 아빠 1137 01:29:36,689 --> 01:29:39,624 걱정 마 우리도 마차를 살 거야 1138 01:29:39,658 --> 01:29:42,827 - 이모부처럼요? - 그래, 이모부처럼 1139 01:29:42,828 --> 01:29:46,531 복권이라도 당첨되셨어요? 1140 01:29:46,532 --> 01:29:49,134 이이가 상을 받았어요 1141 01:29:49,802 --> 01:29:54,672 덕분에 승진했는데 월급도 22프랑 올랐죠 1142 01:30:32,511 --> 01:30:37,181 마르셀, 이모부가 주신 포도주 가져오렴 1143 01:30:41,520 --> 01:30:46,457 선생님, 포도주가 물보다 건강에 좋아요 1144 01:30:46,458 --> 01:30:51,095 물탱크에 고인 물을 드실 텐데 그 안에 뭐가 있는지 아세요? 1145 01:30:51,096 --> 01:30:57,268 하늘에서 떨어진 물은 햇빛으로 증류한 거라고 1146 01:30:57,269 --> 01:31:01,539 그 속에는 거미들도 많이 있어요 1147 01:31:01,540 --> 01:31:05,276 도마뱀도 좀 있고 두꺼비 가족도 살죠 1148 01:31:06,845 --> 01:31:12,216 물탱크에 든 물은 결국 두꺼비 오줌물이라니까요 1149 01:31:14,620 --> 01:31:17,655 그렇다고 술이 몸에 좋은 건 아니지 1150 01:31:19,692 --> 01:31:21,092 선생님... 1151 01:31:21,794 --> 01:31:23,061 선생님! 1152 01:31:24,029 --> 01:31:25,630 그렇지 않아요 1153 01:31:32,171 --> 01:31:33,638 시간은 흘러갔다 1154 01:31:33,639 --> 01:31:37,875 인생의 수레바퀴가 물레방아처럼 돌아갔다 1155 01:31:44,383 --> 01:31:46,250 5년 후... 1156 01:31:51,323 --> 01:31:58,162 나는 말 다리를 쳐다보며 높다란 검은색 마차를 뒤따라갔다 1157 01:31:58,163 --> 01:32:03,401 검은 상복을 입고 동생 폴의 손을 꼭 쥔 채... 1158 01:32:03,402 --> 01:32:06,170 어머니가 우리 곁을 떠나신 것이다 1159 01:32:12,911 --> 01:32:18,983 우린 그 후 어른이 될 때까지 어머니 얘기를 꺼내지 않았다 1160 01:32:22,854 --> 01:32:28,025 어리기만 하던 폴은 어느새 턱수염을 기른 청년이 되었고 1161 01:32:28,026 --> 01:32:33,130 에뚜와 산에서 염소를 키우며 살았는데 1162 01:32:33,131 --> 01:32:36,233 비르질 지방의 마지막 목동이었을 것이다 1163 01:32:36,234 --> 01:32:39,337 하지만 동생도 서른에 우리 곁을 떠났다 1164 01:32:43,709 --> 01:32:47,411 꽃이 만발한 대지에 오랫동안 잠들어 있던 릴리가 1165 01:32:47,412 --> 01:32:49,714 동생을 반갑게 맞이했을 것이다 1166 01:32:49,715 --> 01:32:52,750 릴리는 1차 대전 중 깊은 숲속에서 1167 01:32:52,751 --> 01:32:55,653 총에 맞아 짧은 생을 마감했다 1168 01:32:55,654 --> 01:33:01,158 이름조차 모르는 차가운 풀 위에 쓰러진 채 말이다 1169 01:33:09,568 --> 01:33:12,002 사람의 인생이란 그런 것이다 1170 01:33:13,238 --> 01:33:17,575 잊지 못할 슬픔은 행복했던 기억마저 앗아갔다 1171 01:33:19,778 --> 01:33:23,080 아이들에게 그런 얘기까지 할 필요는 없겠지 1172 01:33:36,928 --> 01:33:38,062 왔구나 1173 01:33:38,063 --> 01:33:41,365 녀석이 돌아왔어 1174 01:33:41,399 --> 01:33:44,735 봤지? 저 녀석 말이다 1175 01:33:44,736 --> 01:33:46,670 뽐뽀네뜨가 돌아왔어 1176 01:33:46,671 --> 01:33:50,708 고약한 망나니 암고양이 같으니! 1177 01:33:50,742 --> 01:33:54,879 다시 십 년이 흘러 난 작은 영화사를 차렸다 1178 01:33:54,913 --> 01:33:57,615 사업은 성공을 거두었다 1179 01:34:01,386 --> 01:34:06,790 그래서 프로방스 지방에 촬영소를 세우기로 결심했다 1180 01:34:06,791 --> 01:34:11,595 내 변호사가 적당한 장소를 물색 중이었는데 1181 01:34:11,596 --> 01:34:14,832 내가 파리에 머물고 있을 때 1182 01:34:14,833 --> 01:34:18,402 적당한 곳을 찾았다는 연락이 왔다 1183 01:34:18,403 --> 01:34:24,308 난 변호사를 신뢰했기 때문에 가보지도 않고 바로 매입했다 1184 01:34:30,582 --> 01:34:35,653 일주일 뒤, 우린 그곳으로 향했다 1185 01:34:38,890 --> 01:34:40,658 역사적인 건물은 아니었지만 1186 01:34:40,659 --> 01:34:44,561 제2제정기에 세워진 제법 큰 성이었다 1187 01:34:50,568 --> 01:34:54,872 난 내 사업의 터전을 자랑스럽게 내려다봤는데 1188 01:34:54,873 --> 01:35:00,344 그때 저 멀리 작은 나무들이 눈에 띄었다 1189 01:35:00,345 --> 01:35:04,681 순간 숨이 턱 막힌 나는 무작정 그곳으로 달려갔다 1190 01:35:04,682 --> 01:35:07,151 마치 과거로 되돌아간 기분이었다 1191 01:35:12,357 --> 01:35:17,194 나무들 사이로 내가 아는 성이 드러났다 1192 01:35:17,195 --> 01:35:20,464 어머니를 두려움에 떨게 했던 바로 그 성 1193 01:35:20,465 --> 01:35:24,368 마르셀! 마르셀! 1194 01:35:24,369 --> 01:35:29,106 그랬다, 바로 그곳이었다 어린 시절의 그 운하... 1195 01:35:29,107 --> 01:35:32,509 주말마다 지나갔던 추억의 길을 걸으며 1196 01:35:32,510 --> 01:35:37,481 향기로운 과거의 추억들을 떠올렸다 1197 01:35:37,482 --> 01:35:41,685 운하를 둘러싼 벽의 검은 문도 그대로였다 1198 01:35:41,686 --> 01:35:47,391 우리의 앞길을 가로막고 아버지를 부끄럽게 했던 그 문... 1199 01:35:49,127 --> 01:35:54,932 그제야 숨통이 트이면서 암울했던 기분이 사라졌다 1200 01:35:54,933 --> 01:35:58,135 시간의 문 건너편에는 1201 01:35:58,136 --> 01:35:59,570 갈색 머리의 젊은 부인이 1202 01:35:59,571 --> 01:36:06,944 왕의 장미를 한 아름 안고 몇 년째 그 자리에 서서 1203 01:36:06,945 --> 01:36:11,448 경비원의 발소리와 큰 개의 숨소리에 가슴 조이고 있다 1204 01:36:11,449 --> 01:36:16,086 당신 아들이 이 성의 주인이라는 것도 모른 채 1205 01:36:16,087 --> 01:36:19,156 창백한 얼굴로 슬픔에 빠져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