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00:00:32,419 --> 00:00:44,161 인생이 당하는 일을 짐승도 당하나니 2 00:00:49,986 --> 00:01:18,433 짐승이 죽는 것과 마찬가지로 사람도 죽으니 3 00:01:46,787 --> 00:02:03,618 모든 것이 헛됨이로다 4 00:02:35,651 --> 00:02:40,290 다 흙으로 돌아가나니 5 00:02:41,155 --> 00:02:42,529 안 돼! 6 00:02:42,530 --> 00:02:43,969 입 다물어 7 00:03:06,801 --> 00:03:09,420 야수 같은 사나이 8 00:03:12,258 --> 00:03:15,905 원작 니콜라스 블레이크 '야수는 죽어야 한다' 9 00:03:18,626 --> 00:03:21,889 미셸! 미셸! 10 00:03:24,066 --> 00:03:26,081 안 돼! 11 00:03:26,946 --> 00:03:30,145 안 돼! 12 00:04:16,802 --> 00:04:19,553 한 남자를 죽일 것이다 13 00:04:19,554 --> 00:04:23,617 그의 이름도 주소도 얼굴도 모른다 14 00:04:23,618 --> 00:04:26,465 하지만 찾아내서 죽이고 말 것이다 15 00:04:44,322 --> 00:04:46,209 어디 아프셨나요? 16 00:04:47,522 --> 00:04:49,825 그렇다고 할 수 있죠 17 00:04:51,042 --> 00:04:52,929 심각한 병은 아니시죠? 18 00:04:54,658 --> 00:04:56,129 네 19 00:04:56,130 --> 00:04:58,497 생각하시는 그런 병은 아니에요 20 00:05:06,466 --> 00:05:10,753 그 병원 사람들 잘 알아요 죽은 사람도 살릴 만큼 유능하죠 21 00:05:10,753 --> 00:05:13,473 제 누이의 시동생이 있는데 22 00:05:13,474 --> 00:05:15,937 저랑 같이 살아서 친하고 그 병원에서 간호사로 일해요 23 00:05:15,938 --> 00:05:19,073 키가 크고 머리는 적갈색이에요 24 00:05:19,074 --> 00:05:22,624 앙드레 뒤플레시라고 하는데 혹시 아세요? 25 00:05:22,625 --> 00:05:23,521 모르겠군요 26 00:05:23,522 --> 00:05:25,761 거기서 알아주는 인재예요 27 00:05:25,762 --> 00:05:27,841 하여튼 병원 식단도 최고급이고요 28 00:05:27,842 --> 00:05:30,145 비용이 비싼 게 흠이지만요 29 00:05:30,146 --> 00:05:31,649 거기 입원하셨다니 운이 좋으셨네요 30 00:05:31,650 --> 00:05:33,089 그렇죠 31 00:05:51,746 --> 00:05:53,889 - 나쁜 놈들! - 네? 32 00:05:55,426 --> 00:05:58,049 저 표지판 보고 한 말이에요 33 00:05:58,050 --> 00:06:01,505 3개월 전에도 아이가 차에 치여 죽었죠 34 00:06:02,402 --> 00:06:04,769 진작 설치했으면 좋았을 텐데요 35 00:06:04,770 --> 00:06:07,232 정부가 하는 일이 다 그렇죠 36 00:06:26,178 --> 00:06:29,345 오는데 부슬비가 내리더군요 그럴 만한 계절이죠 37 00:06:29,346 --> 00:06:32,737 발을 다치셨나 봐요? 38 00:06:32,738 --> 00:06:36,384 커튼을 세탁했군요 잘했어요 39 00:06:42,082 --> 00:06:43,008 제 배는 어디 갔죠? 40 00:06:43,009 --> 00:06:47,425 돛이 떨어져서 쿠덱 씨께 수리를 부탁했어요 41 00:06:47,426 --> 00:06:49,089 잘하셨군요 42 00:06:49,922 --> 00:06:52,321 장식장도 고치셨네요 43 00:06:53,506 --> 00:06:55,009 좋아요 44 00:07:29,826 --> 00:07:31,841 선생님 45 00:07:31,842 --> 00:07:34,080 선생님... 46 00:07:38,433 --> 00:07:40,513 됐어요 47 00:07:40,513 --> 00:07:43,297 르베네스 부인 제 말 잘 들으세요 48 00:07:43,937 --> 00:07:46,720 아주 중요한 부탁이에요 49 00:07:48,578 --> 00:07:51,168 그 일은 얘기하지 말아요 50 00:07:51,169 --> 00:07:54,209 언급조차 하지 마세요 51 00:07:54,210 --> 00:07:57,441 - 약속하실 거죠? - 그럼요, 약속하죠 52 00:07:58,849 --> 00:08:07,424 그래도 제게 아이에 관해 말할 일이 있으시면 53 00:08:07,425 --> 00:08:09,889 현재형으로 말하세요 54 00:08:09,890 --> 00:08:12,865 마치 그 아이가... 55 00:08:12,866 --> 00:08:15,424 바보 같은 부탁인 건 알지만 56 00:08:16,961 --> 00:08:20,928 그래 주면 고맙겠어요 57 00:08:20,929 --> 00:08:22,369 진정하세요 58 00:08:23,970 --> 00:08:26,048 좋아요 59 00:08:26,049 --> 00:08:28,513 마지막으로 한 가지만 확인하죠 60 00:08:28,513 --> 00:08:30,880 제가 부탁한 건 하셨나요? 61 00:08:30,881 --> 00:08:32,288 했어요 62 00:08:33,153 --> 00:08:35,008 - 아이 방에 아무것도 없죠? - 네 63 00:08:35,009 --> 00:08:38,208 가구는 전부 다 제 조카의 아들한테 줬어요 64 00:08:38,209 --> 00:08:39,841 장난감은요? 65 00:08:43,074 --> 00:08:47,777 안 치웠어요 차마 그럴 수가 없었어요 66 00:09:50,030 --> 00:09:54,605 앞으로 6개월이 걸릴지 1년 아니면 2년이 걸릴지 모른다 67 00:09:54,605 --> 00:09:56,908 하지만 그 자를 찾아낼 것이다 68 00:09:56,909 --> 00:10:01,677 그의 신뢰를 얻은 후 기회를 노릴 것이다 69 00:10:01,677 --> 00:10:04,717 그를 함정에 몰아넣고 웃으며 바라볼 것이다 70 00:10:04,718 --> 00:10:06,604 그의 두 눈을 71 00:10:07,629 --> 00:10:11,916 그리고 서서히 숨통을 끊어 줄 것이다 72 00:10:38,605 --> 00:10:41,420 르베네스 부인 할 일이 있으니까 방해하지 마시고 73 00:10:41,421 --> 00:10:44,877 - 제 전화가 오면 없다고 하세요 - 알겠습니다 74 00:13:13,229 --> 00:13:15,532 할 일이 있다고 했잖아요! 75 00:13:15,533 --> 00:13:19,468 - 선생님! - 방해하지 말라니까요! 76 00:13:19,469 --> 00:13:22,476 경찰이 찾아왔어요 77 00:13:32,237 --> 00:13:33,516 어서 오십시오 78 00:13:33,741 --> 00:13:36,076 들어오시죠, 형사님 어서 오세요 79 00:13:36,077 --> 00:13:37,932 앉으시죠 80 00:13:38,925 --> 00:13:41,068 다들 앉으세요 81 00:13:41,069 --> 00:13:43,596 잠시만요 82 00:13:47,501 --> 00:13:49,740 - 어떻게 됐죠? - 수사는 진행 중입니다 83 00:13:49,741 --> 00:13:50,796 그렇겠죠 84 00:13:51,693 --> 00:13:54,700 물론 아무 성과도 없겠죠? 85 00:13:54,701 --> 00:13:58,316 전국에 수배 전단을 뿌렸습니다 86 00:13:58,317 --> 00:14:01,964 반경 150km 이내에 있는 정비소는 모두 방문했고요 87 00:14:01,965 --> 00:14:05,804 충격으로 차량 앞부분이 파손된 게 확실합니다 88 00:14:05,805 --> 00:14:09,292 펜더, 범퍼, 라디에이터를 수리한 차량이 있는지 조사하고 89 00:14:09,293 --> 00:14:11,436 주유소 직원들을 대상으로 탐문 수사도 했습니다 90 00:14:11,437 --> 00:14:15,404 그런데 아직까지는 아무 단서도 못 찾았습니다 91 00:14:15,405 --> 00:14:18,508 그렇군요 예상했던 대로네요 92 00:14:18,573 --> 00:14:19,724 어쩔 수 없죠 93 00:14:19,725 --> 00:14:22,892 건초더미에서 바늘 찾기가 이보다는 쉽겠어요 94 00:14:22,893 --> 00:14:24,972 건초더미요? 95 00:14:28,461 --> 00:14:31,916 저 같으면 바늘을 건초더미에 안 숨겨요 96 00:14:31,917 --> 00:14:35,788 - 차라리 바늘 상자에 숨기죠 - 무슨 말씀이시죠? 97 00:14:35,789 --> 00:14:38,924 차량의 작은 손상을 은폐하려면 98 00:14:38,925 --> 00:14:40,908 다시 사고를 내는 게 낫죠 99 00:14:40,909 --> 00:14:44,011 1차 사고의 흔적을 감추기 위해 100 00:14:44,012 --> 00:14:45,836 나라면 다른 곳에서 2차 사고를 내겠어요 101 00:14:45,837 --> 00:14:47,724 벽이나 나무를 들이박는 거죠 102 00:14:47,725 --> 00:14:50,892 1차 충돌의 흔적이 사라지게요 103 00:14:50,893 --> 00:14:56,524 그래요, 그날 사건 현장 근처에서 발생한 사고를 알아내야 해요 104 00:14:56,525 --> 00:15:00,236 그 정도는 우리도 알아봤습니다 예상 가능한 추리죠 105 00:15:00,237 --> 00:15:02,380 그렇군요, 잠깐요 이건 어떨까요? 106 00:15:02,381 --> 00:15:07,403 그냥 떠오르는 대로 말씀드릴게요 107 00:15:07,404 --> 00:15:10,124 우선 차량 손상이 전혀 없을 수도 있어요 108 00:15:10,125 --> 00:15:11,468 가능성은 낮지만요 109 00:15:11,469 --> 00:15:14,700 아니면 범인이 자동차를 사설 주차장에 뒀고 110 00:15:14,701 --> 00:15:16,460 지금도 거기에 있는 거죠 111 00:15:16,461 --> 00:15:19,531 아니면... 가장 가능성이 높은 건데요 112 00:15:19,532 --> 00:15:22,188 범인이 사고차량을 직접 수리했을 수도 있어요 113 00:15:22,189 --> 00:15:25,612 만약 마지막 가설이 옳다면 114 00:15:25,613 --> 00:15:28,908 범인이 누구인지 추리할 수 있을까요? 115 00:15:28,909 --> 00:15:30,828 할 수 있죠 116 00:15:30,829 --> 00:15:35,532 직접 수리를 했다면 그 분야를 잘 아는 사람이겠죠 117 00:15:35,533 --> 00:15:37,740 적어도 필요한 장비는 갖추고 있을 테고요 118 00:15:37,741 --> 00:15:40,332 찌그러진 곳을 펴려면 망치라도 있어야죠 119 00:15:40,333 --> 00:15:45,004 작업은 아마도 밤에 했을 겁니다 120 00:15:45,005 --> 00:15:50,220 밤에 망치질하는 소리에 이웃들이 자다가 깼겠네요 121 00:15:50,221 --> 00:15:53,388 잠깐만요, 부품을 새것으로 교체했을 수도 있죠 122 00:15:53,388 --> 00:15:54,828 제 말이 그 말입니다 123 00:15:54,829 --> 00:15:58,764 펜더든 헤드라이트든 자신이 직접 교체했다면 124 00:15:58,765 --> 00:16:01,548 전문기술자가 틀림없어요 125 00:16:01,549 --> 00:16:03,756 정비소 직원이거나 126 00:16:06,477 --> 00:16:07,820 아니면... 127 00:16:08,717 --> 00:16:13,676 정비소 사장일 수도 있고요 128 00:16:13,677 --> 00:16:20,684 그렇다면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고 마음대로 여유 부품을 쓸 수 있죠 129 00:16:20,685 --> 00:16:26,507 - 성급한 결론이에요 - 아니에요, 잠깐만요 130 00:16:26,508 --> 00:16:32,716 우리 애는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길을 건너고 있었어요 131 00:16:32,717 --> 00:16:35,083 자동차 왼쪽에 치였으니까 132 00:16:36,045 --> 00:16:40,363 왼쪽 펜더가 파손됐을 겁니다 133 00:16:41,324 --> 00:16:44,652 왼쪽 펜더를 찾아내야 해요 134 00:16:52,013 --> 00:16:53,932 어서 오세요 135 00:16:53,933 --> 00:16:55,436 어떤 일로 오셨죠? 136 00:16:55,437 --> 00:17:01,227 제 차가 고장이 나서요 그래서... 137 00:17:01,228 --> 00:17:03,755 - 차는 어디 있죠? - 저희 집에요 138 00:17:03,756 --> 00:17:06,891 집에 있다고요? 가져오셔야 제가 보죠 139 00:17:06,892 --> 00:17:11,820 아뇨, 살짝 파손된 거라서 부품만 있으면 제가 고치려고요 140 00:17:11,821 --> 00:17:13,355 펜더 부분이에요 141 00:17:13,356 --> 00:17:15,883 펜더라고요? 차종이 뭐죠? 142 00:17:17,165 --> 00:17:18,444 404 모델이요 143 00:17:18,445 --> 00:17:22,188 404 모델의 펜더는 지금 없어요 144 00:17:22,189 --> 00:17:28,940 혹시 중고차의 펜더라도 쓸 수 있지 않을까요? 145 00:17:28,941 --> 00:17:34,123 그런 건 폐차장에 보내 버렸죠 여기 보관하지 않아요 146 00:17:34,124 --> 00:17:37,228 쓸모도 없는데 자리만 차지하니까요 147 00:17:37,229 --> 00:17:38,988 죄송하게 됐네요 148 00:17:39,692 --> 00:17:42,571 - 도와 드리고 싶은데 말이죠 - 괜찮아요, 고마워요 149 00:17:42,572 --> 00:17:44,075 안녕히 가세요 150 00:18:24,236 --> 00:18:26,444 - 사장님 - 네? 151 00:18:28,525 --> 00:18:31,436 - 필요한 걸 찾았어요 - 그럼 가져가세요 152 00:18:32,332 --> 00:18:35,051 이제야 찾았네요 153 00:18:35,052 --> 00:18:37,643 - 제 장비 조심하세요 - 네 154 00:18:37,644 --> 00:18:40,555 좀 멀쩡한 걸 가져가시지 완전히 찌그러졌잖아요 155 00:18:40,556 --> 00:18:44,299 제 차보다는 나아요 이거면 됐어요 156 00:18:44,300 --> 00:18:47,308 - 왼쪽 펜더가 필요하다면서요 - 맞아요 157 00:18:47,309 --> 00:18:49,451 그건 오른쪽인데요 158 00:18:53,705 --> 00:18:56,264 결과는 실망스럽다 159 00:18:56,265 --> 00:18:58,952 5주 동안 고생했지만 허탕이었고 160 00:18:58,953 --> 00:19:01,128 별다른 성과도 없다 161 00:19:01,129 --> 00:19:07,305 희망이 사라져 버릴 때면 괴롭고 절망적이다 162 00:19:07,306 --> 00:19:12,296 모든 곳을 수색 범위로 삼아야 한다는 건 알고 있다 163 00:19:12,297 --> 00:19:16,264 난 한 인간을 추적하는 또 다른 인간에 불과하니까 164 00:19:16,265 --> 00:19:19,016 내가 가진 유일한 무기는 인내심이다 165 00:19:19,017 --> 00:19:20,680 시간은 많다 166 00:19:20,681 --> 00:19:24,648 평생이 걸리더라도 그를 찾아내리라 167 00:19:26,313 --> 00:19:28,968 '우연'이 끼어든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168 00:19:28,969 --> 00:19:31,817 우연이란 놀라운 것이며 분명 존재한다 169 00:19:31,818 --> 00:19:34,216 어쩌면 그 우연이 전부일지도 모른다 170 00:19:34,217 --> 00:19:39,081 세상만사가 그러하듯 내 만년필촉이 종이에 닿는 것도 171 00:19:39,082 --> 00:19:41,320 우연의 일치이다 172 00:20:08,425 --> 00:20:09,801 {\an8}우회로 173 00:20:09,802 --> 00:20:10,632 {\an8}통행금지 174 00:21:03,849 --> 00:21:07,912 - 차가 물구덩이에 빠졌군요 - 네 175 00:21:07,913 --> 00:21:10,664 - 그렇죠? - 맞아요! 176 00:21:10,665 --> 00:21:14,729 - 댁이 처음이 아니에요 - 정말요? 177 00:21:14,730 --> 00:21:16,968 비만 왔다 하면 난리죠 178 00:21:16,969 --> 00:21:19,688 매번 한 대씩은 꼭 빠져요 179 00:21:19,689 --> 00:21:22,792 두세 대씩 빠지기도 하고요 180 00:21:22,793 --> 00:21:26,536 - 뭔가 조치를 취해야겠네요 - 그렇죠 181 00:21:26,537 --> 00:21:29,288 자동차에 대해 좀 아세요? 182 00:21:29,289 --> 00:21:31,880 - 잘 몰라요 - 저도 모르는데... 183 00:21:31,881 --> 00:21:36,968 - 저런, 심각하네요 - 네 184 00:21:36,969 --> 00:21:41,608 저번에도 이런 일이 있었는데 누가 타고 있었는지 아세요? 185 00:21:41,609 --> 00:21:45,000 여배우가 타고 있었죠 인기 영화배우요 186 00:21:45,001 --> 00:21:46,696 예쁘더군요 187 00:21:46,697 --> 00:21:50,504 스포츠카를 타고 있었어요 188 00:21:50,505 --> 00:21:55,080 아들 녀석 말로는 '머스탱'이래요 189 00:21:55,081 --> 00:21:57,576 여자가 참 예뻤어요 190 00:21:57,577 --> 00:22:02,184 같이 있던 남자는 계속 투덜댔죠 차량 앞부분이 망가져 있었거든요 191 00:22:02,185 --> 00:22:04,104 - 그래요? - 네 192 00:22:04,105 --> 00:22:07,624 생생히 기억해요 1월 3일이었어요 193 00:22:07,625 --> 00:22:10,600 1월 3일 저녁이었죠 194 00:22:10,601 --> 00:22:13,352 - 1월 3일이요? - 그래요 195 00:22:13,353 --> 00:22:16,328 정말 아름다운 여자였죠 도도하지도 않았고요 196 00:22:16,329 --> 00:22:18,664 좀 당황한 것 같았어요 울더라고요 197 00:22:18,665 --> 00:22:21,608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제가 달랬죠 198 00:22:21,609 --> 00:22:24,488 다치지는 않았는데 겁이 났나 봐요 199 00:22:24,489 --> 00:22:28,296 - 그 여자 이름이 뭐였죠? - 기억이 안 나요 200 00:22:28,297 --> 00:22:32,200 TV에서 보기는 했어요 무슨 프로그램이었냐면... 201 00:22:32,201 --> 00:22:36,264 그 프로그램 제목이... 202 00:22:36,265 --> 00:22:39,976 - 그것도 잊어버렸네요 - 안타깝네요 203 00:22:39,977 --> 00:22:42,248 - 우리 아들은 알 텐데 - 그래요? 204 00:22:42,249 --> 00:22:45,864 모르는 연예인이 없어요 너무 많이 알아서 탈이죠 205 00:22:45,865 --> 00:22:48,584 그런데 그게 왜 궁금하시죠? 206 00:22:48,585 --> 00:22:55,688 유명인이 저랑 같은 일을 겪었다니 반가워서요 207 00:22:55,689 --> 00:22:57,608 집에는 언제쯤 가세요? 208 00:22:57,609 --> 00:23:01,160 글쎄요, 지금 같이 가실래요? 209 00:23:01,161 --> 00:23:03,912 포도주 한잔 마시고 몸 좀 녹이세요 210 00:23:03,913 --> 00:23:07,176 그러고 나서 트랙터로 차를 빼 드릴게요 211 00:23:07,177 --> 00:23:08,616 그럴까요? 212 00:23:08,617 --> 00:23:11,656 그럼 가 봅시다 213 00:23:11,657 --> 00:23:15,272 - 파리 출신이신가요? - 네 214 00:23:29,385 --> 00:23:31,272 장 프랑수아는 어디 있어? 215 00:23:31,273 --> 00:23:33,960 - 농장에요 - 가서 오라고 해 216 00:23:35,241 --> 00:23:38,856 바닥이 더러우니까 조심하세요 217 00:23:38,857 --> 00:23:41,256 하던 얘기를 마저 하자면... 218 00:23:44,137 --> 00:23:46,440 들어가세요 편하게 있다 가세요 219 00:23:46,441 --> 00:23:50,312 앉으시죠 아들 녀석 데려올게요 220 00:23:50,313 --> 00:23:51,944 넌 나랑 가자 221 00:24:07,497 --> 00:24:11,848 1월 3일라니 우연의 일치라면 놀랍다 222 00:24:11,849 --> 00:24:15,368 여자일 수도 있다는 생각은 전혀 못 했다 223 00:24:15,369 --> 00:24:19,464 하지만 여자라고 해서 내가 가책을 느낄 필요는 없다 224 00:24:19,465 --> 00:24:21,415 여자의 모습이 보인다 225 00:24:21,416 --> 00:24:25,736 여자는 일부러 진흙 구덩이를 향해 돌진한다 226 00:24:25,737 --> 00:24:29,736 차에 묻은 내 아들의 핏자국을 씻어내기 위해 227 00:24:29,993 --> 00:24:32,327 여기 왔네요 228 00:24:32,328 --> 00:24:34,984 - 안녕하세요? - 저리들 가거라 229 00:24:34,985 --> 00:24:36,711 - 반가워요 - 저도요 230 00:24:36,712 --> 00:24:39,495 그 여배우 이름 좀 알려드려 231 00:24:39,496 --> 00:24:42,184 - '엘렌 랑송'이요 - 맞다! 232 00:24:42,184 --> 00:24:44,999 - 누군지 모르겠네요 - '엘렌 랑송'을 모르신다고요? 233 00:24:45,000 --> 00:24:48,200 몰라요, 영화관에도 안 가고 TV도 안 보거든요 234 00:24:48,201 --> 00:24:49,191 그러시군요 235 00:24:49,192 --> 00:24:53,480 사진 보여 드릴게요 분명 보신 적이 있을걸요 236 00:24:54,441 --> 00:24:58,632 여보, 마실 것 좀 내와 적포도주 괜찮죠? 237 00:24:58,633 --> 00:25:00,167 좋습니다 238 00:25:03,465 --> 00:25:07,847 사실 요즘 TV에 볼만한 드라마가 없긴 하죠 239 00:25:09,064 --> 00:25:10,984 이 여자예요 240 00:25:10,984 --> 00:25:12,647 그렇군요 241 00:25:13,481 --> 00:25:15,240 프로그램 이름이 뭐죠? 242 00:25:15,241 --> 00:25:17,639 '카타리'예요 243 00:25:17,640 --> 00:25:19,975 말씀하신 대로 정말 예쁘군요 244 00:25:19,976 --> 00:25:20,775 그럼요 245 00:25:20,776 --> 00:25:23,495 그런데 웬 못생긴 남자랑 같이 있더라고요 246 00:25:23,496 --> 00:25:27,143 '머스탱'은 멋졌는데 말이죠 247 00:25:27,144 --> 00:25:30,279 남자는 이름이 뭐죠? 248 00:25:30,280 --> 00:25:34,727 그건 몰라요 아무튼 험악한 남자더군요 249 00:25:34,728 --> 00:25:37,512 여자가 우니까 계속 호통을 치더라고요 250 00:25:37,513 --> 00:25:42,568 그리고 뭐라고 할까... 눈빛이 매정했어요 251 00:25:42,569 --> 00:25:45,512 바로 그거예요 매정한 눈빛 252 00:25:45,513 --> 00:25:47,624 - 그 여자 남편일까요? - 그야... 253 00:25:47,625 --> 00:25:49,575 남편일 리가 없지 254 00:25:49,576 --> 00:25:50,760 - 뭐라고? - 남편 좋아하시네 255 00:25:50,761 --> 00:25:53,128 당신이 뭘 안다고 그래? 256 00:25:53,129 --> 00:25:57,159 제 마누라는 그 여자를 본 적도 없으면서 싫어해요 257 00:25:57,160 --> 00:25:59,623 드시죠, 건배! 258 00:26:25,109 --> 00:26:27,763 네가 왜 그 여자한테 관심 있는지 모르겠어 259 00:26:27,764 --> 00:26:29,140 얘기했잖아 260 00:26:29,141 --> 00:26:34,004 내가 쓰고 있는 시나리오의 주인공으로 딱이라니까 261 00:26:34,005 --> 00:26:36,563 - 이제 영화 일까지 해? - 그래 262 00:26:36,564 --> 00:26:40,052 - 남들 다 하니까? - 그게 어때서? 263 00:26:40,052 --> 00:26:43,731 내가 글을 쓰고 싶다는데 뭐가 문제야? 264 00:26:58,132 --> 00:27:00,372 그 여자는 몇 시쯤에 와? 265 00:27:00,373 --> 00:27:02,835 안 올지도 몰라 266 00:27:02,836 --> 00:27:07,475 지금쯤 파티는 끝났을 텐데 잘 모르겠어 267 00:27:07,476 --> 00:27:10,387 - 한 잔 더 할래? - 그러지 268 00:27:10,388 --> 00:27:12,211 스카치 두 잔 줘요, 에밀 269 00:27:15,092 --> 00:27:16,851 엘렌도 참 안됐어 270 00:27:16,852 --> 00:27:21,940 괜찮은 역을 맡으면 실력 발휘를 좀 할 텐데 271 00:27:22,901 --> 00:27:26,803 좋은 기회가 별로 없었나 보지? 272 00:27:26,804 --> 00:27:30,771 원래 운이 좀 없어 불운을 몰고 다닌달까? 273 00:27:30,772 --> 00:27:34,580 - 뭐라고? - 불운을 몰고 다닌다고 274 00:27:34,581 --> 00:27:36,948 저기 온다 275 00:27:36,949 --> 00:27:41,652 - 어서 와, 엘렌 - 반가워, 춤추게 내려와 276 00:27:41,653 --> 00:27:43,060 늦었네? 277 00:27:58,581 --> 00:27:59,955 근사하지? 278 00:28:03,668 --> 00:28:05,363 어떻게 지냈어? 279 00:28:05,364 --> 00:28:07,987 - 잘 지냈어? - 응, 당신도? 280 00:28:07,988 --> 00:28:10,419 그럼 오늘 여신 같은데? 281 00:28:10,420 --> 00:28:14,292 - 농담도 잘해 - 너무 식상한 표현인가? 282 00:28:14,293 --> 00:28:16,275 마침 잘 왔어 283 00:28:16,276 --> 00:28:20,019 여기 당신의 새로운 팬이 있거든 284 00:28:20,020 --> 00:28:23,284 - 설마 - 진짜야 285 00:28:23,285 --> 00:28:25,171 자네도 어서 앉아 286 00:28:25,172 --> 00:28:27,635 이 친구 긴장했네 287 00:28:27,636 --> 00:28:29,748 한잔 해 288 00:28:29,749 --> 00:28:32,467 마르크라는 친구인데 전도유망한 작가지 289 00:28:32,468 --> 00:28:35,027 그다지 어렵지는 않았다 290 00:28:35,028 --> 00:28:37,780 적어도 여자는 소심한 타입은 아니었다 291 00:28:37,781 --> 00:28:40,637 바보 같지도 않았다 오히려 그 반대였다 292 00:28:40,637 --> 00:28:44,701 섬세함과 재치를 겸비한 여자였다 293 00:28:44,702 --> 00:28:48,700 결코 허튼 말도 하지 않았다 294 00:28:48,701 --> 00:28:50,972 밖에 나오니까 낫네요 295 00:28:50,973 --> 00:28:53,290 파리 최고의 식당이니까 프랑스 최고의 식당인 거죠 296 00:28:53,290 --> 00:28:55,241 - 도와주실래요? - 그럼요 297 00:28:56,202 --> 00:29:00,073 요리가 기가 막히죠? 안 그래요? 298 00:29:00,074 --> 00:29:03,305 이따금 내 진짜 의도를 궁금해하는 듯하지만 299 00:29:03,306 --> 00:29:06,057 당분간은 신비감을 유지하고 싶다 300 00:29:21,834 --> 00:29:25,353 난 그녀에게 한 번도 추근거리지 않았다 301 00:29:25,354 --> 00:29:28,073 이 여자는 도무지 이해가 안 될 것이다 302 00:29:28,074 --> 00:29:30,185 진실을 모르니까 303 00:29:30,186 --> 00:29:32,649 이 여자는 내 본명을 모른다 304 00:29:32,650 --> 00:29:36,073 '마르크 앙드리외'라는 내 필명만 알고 있다 305 00:29:36,074 --> 00:29:39,401 브르타뉴 도로에서 교통사고로 죽은 소년의 아버지인 306 00:29:39,402 --> 00:29:42,953 '샤를 테니에'란 걸 누가 짐작이나 할까? 307 00:29:52,618 --> 00:29:55,017 난 그녀를 기다리고 있다 308 00:29:56,426 --> 00:29:58,889 우리 집에 오는 건 처음이다 309 00:29:59,690 --> 00:30:02,537 내가 어떤 행동을 할지 잘 모르겠다 310 00:30:05,130 --> 00:30:09,193 하지만 나의 결심은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311 00:30:09,194 --> 00:30:13,513 그 여자가 범인이라면 죽음뿐이다 312 00:30:13,514 --> 00:30:15,241 차라리... 313 00:30:35,434 --> 00:30:37,544 - 어서 와요 - 안녕하세요? 314 00:30:37,545 --> 00:30:39,241 들어와요 315 00:30:39,242 --> 00:30:40,521 - 잘 지냈죠? - 네 316 00:30:40,522 --> 00:30:41,961 옷 이리 줘요 317 00:30:44,033 --> 00:30:45,472 들어가요 318 00:30:48,577 --> 00:30:50,656 앉아요 319 00:30:50,657 --> 00:30:52,192 마실 것 좀 줄까요? 320 00:30:52,193 --> 00:30:53,856 - 네 - 위스키 어때요? 321 00:30:53,857 --> 00:30:55,361 좋죠 322 00:30:55,362 --> 00:30:57,120 물을 탈까요, 말까요? 323 00:30:57,121 --> 00:30:59,072 - 타지 마세요 - 알았어요 324 00:31:03,425 --> 00:31:05,056 날씨가 안 좋죠? 325 00:31:05,729 --> 00:31:07,456 맞아요 326 00:31:07,457 --> 00:31:11,520 점점 봄도 여름도 사라지고 가을도 사라지고 327 00:31:11,521 --> 00:31:13,953 겨울도 사라지고 아무것도 없어요 328 00:31:13,954 --> 00:31:15,040 맞아요 329 00:31:15,041 --> 00:31:16,768 - 제가 신이라면... - 마르크! 330 00:31:16,769 --> 00:31:18,080 왜요? 331 00:31:20,161 --> 00:31:21,824 원하는 게 뭐죠? 332 00:31:23,201 --> 00:31:25,024 그게 무슨 말이죠? 333 00:31:25,025 --> 00:31:30,784 왜 날 영화관이나 레스토랑 클럽에 데려가는 거냐고요 334 00:31:30,785 --> 00:31:35,744 그건... 그러면 즐거우니까요 335 00:31:35,745 --> 00:31:37,216 당신은 아닌가요? 336 00:31:37,985 --> 00:31:40,640 - 나도 즐거워요 - 그럼 뭐가 문제죠? 337 00:31:43,041 --> 00:31:46,880 전에 말했던 시나리오 작업은 얼마나 진척이 됐나요? 338 00:31:46,881 --> 00:31:49,568 열심히 준비 중이에요 틈틈이 메모하면서요 339 00:31:49,569 --> 00:31:51,296 항상 생각하고 있죠 340 00:31:52,641 --> 00:31:55,872 - 메모한 거 볼 수 있어요? - 물론이죠 341 00:32:05,185 --> 00:32:07,424 어디 뒀더라... 342 00:32:11,041 --> 00:32:12,736 이런 343 00:32:13,537 --> 00:32:15,648 난감하게 됐네요 344 00:32:16,801 --> 00:32:22,912 그러니까... 아마도 제 비서가... 345 00:32:22,913 --> 00:32:24,864 - 마르크 - 네? 346 00:32:25,857 --> 00:32:28,320 솔직하게 얘기해요 347 00:32:28,321 --> 00:32:30,656 나한테 원하는 게 뭐죠? 348 00:32:33,857 --> 00:32:36,959 그건... 349 00:32:36,960 --> 00:32:45,024 당신도 어린애가 아니니까 이미 잘 알 거라 생각하는데요 350 00:32:45,025 --> 00:32:49,888 내가 어린애라고 생각하고 그냥 말해 봐요 351 00:32:50,721 --> 00:32:56,864 진부한 말이라도 괜찮다면 한번 얘기해 볼까요? 352 00:32:56,865 --> 00:32:59,360 굳이 말하자면... 353 00:33:00,737 --> 00:33:02,720 당신은 아름답고 354 00:33:04,001 --> 00:33:06,048 매력적이라서 355 00:33:07,936 --> 00:33:10,848 난 당신이 무척 좋아요 356 00:33:11,425 --> 00:33:12,864 그리고요? 357 00:33:14,656 --> 00:33:18,912 당신이 내 인생에 들어온 후로 358 00:33:18,913 --> 00:33:21,470 나는 잠도 잘 못 자고 359 00:33:21,471 --> 00:33:24,320 잘 먹지도 못하고 360 00:33:24,321 --> 00:33:27,104 술도 거의 안 마시죠 361 00:33:27,105 --> 00:33:31,775 새의 노랫소리도 슬픈 노래의 후렴구로만 들리고 362 00:33:31,776 --> 00:33:36,575 꽃향기도 갑갑하게 느껴져요 363 00:33:36,576 --> 00:33:38,336 이 정도면 됐나요? 364 00:33:41,761 --> 00:33:43,232 아니오 365 00:33:50,145 --> 00:33:51,583 안 돼요 366 00:33:53,953 --> 00:33:57,312 요즘 시대에도 당신 같은 남자가 있군요 367 00:33:57,313 --> 00:34:00,000 당신 생각과는 다른 남자죠 368 00:34:00,001 --> 00:34:02,976 유부남인가요? 아니면 조심스러운 건가요? 369 00:34:02,977 --> 00:34:05,312 둘 다 아니에요 370 00:34:06,177 --> 00:34:08,992 그럼 나랑 입 맞추기가 싫은 건가요? 371 00:34:10,880 --> 00:34:12,576 천만에요 372 00:34:34,209 --> 00:34:36,256 재미있는 분이네요 373 00:36:11,201 --> 00:36:13,440 홍차랑 커피 중 뭐 마시겠어? 374 00:36:13,441 --> 00:36:14,655 홍차 375 00:36:15,713 --> 00:36:19,232 비스킷, 잼, 달걀 프라이도 먹을래? 376 00:36:19,233 --> 00:36:21,631 좋아, 배고파 377 00:36:41,020 --> 00:36:43,483 잠시만 378 00:36:43,484 --> 00:36:45,147 그래, 받아 봐 379 00:36:48,572 --> 00:36:49,947 여기 놓으면 돼 380 00:36:51,899 --> 00:36:53,179 냄새가 좋네 381 00:36:53,180 --> 00:36:55,995 별거 아니야 382 00:36:58,780 --> 00:37:04,219 다음에는 후추, 소금으로 간을 한 토끼 등심 요리를 해 줄게 383 00:37:04,220 --> 00:37:07,610 버섯 크루스타드도 먹어 보고 평가해 줘 384 00:37:07,611 --> 00:37:09,307 스푼은 어디 있지? 385 00:37:10,108 --> 00:37:12,219 미안해, 저기 있어 386 00:37:19,292 --> 00:37:20,891 여기, 골라 봐 387 00:37:21,532 --> 00:37:23,707 스푼은 좀 촌스럽네 388 00:37:23,708 --> 00:37:26,971 - 부자인 줄 알았는데 - 아니야 389 00:37:26,972 --> 00:37:30,683 작은 아파트에 사는 독신남일 뿐이야 390 00:37:30,684 --> 00:37:31,899 왜? 391 00:37:32,796 --> 00:37:36,795 여행을 많이 다니거든 392 00:37:36,796 --> 00:37:41,051 그래서 물건이 많으면 거추장스럽지 393 00:37:41,052 --> 00:37:43,867 나도 그래 시골에 산다면 모를까 394 00:37:43,868 --> 00:37:44,731 맞아 395 00:37:44,732 --> 00:37:46,683 시골에 살고 싶어 396 00:37:47,772 --> 00:37:49,723 어느 지방 출신이지? 397 00:37:51,132 --> 00:37:53,531 좀 다정하게 물어 볼 수 없어? 398 00:37:53,532 --> 00:37:55,866 내 고향은 브르타뉴야 399 00:37:55,867 --> 00:37:57,274 그렇군 400 00:37:58,204 --> 00:38:02,779 그럼 아직 가족들이 거기 살아? 401 00:38:02,780 --> 00:38:06,363 응, 할머니랑 언니가 살아 402 00:38:06,364 --> 00:38:08,891 그럼 친구들은? 403 00:38:08,892 --> 00:38:12,315 별로 없어 형부가 한 명 있기는 해 404 00:38:13,755 --> 00:38:16,986 - 형부는 가족으로 안 쳐? - 그래 405 00:38:16,987 --> 00:38:20,507 별로 중요하지 않잖아 406 00:38:22,300 --> 00:38:25,755 - 형부는 어디 사는데? - 캥페르에 살아 407 00:38:25,756 --> 00:38:27,099 자동차 정비소를 운영해 408 00:38:27,100 --> 00:38:30,203 - 조심 좀 하지 - 미안해 409 00:38:31,260 --> 00:38:34,266 내가 원래 좀 덜렁거려서 410 00:38:34,267 --> 00:38:35,643 잠깐만 411 00:38:41,595 --> 00:38:42,779 무슨 얘기 하다 말았지? 412 00:38:42,780 --> 00:38:47,611 그러니까... 정비소를 운영한다고? 413 00:38:47,612 --> 00:38:48,858 누가? 414 00:38:48,859 --> 00:38:50,330 당신 형부 말이야 415 00:38:50,331 --> 00:38:53,691 맞아, 엄청난 부자야 416 00:38:53,692 --> 00:38:55,643 그 지역에서 가장 큰 정비소거든 417 00:38:55,644 --> 00:38:58,395 - 그래? - 응 418 00:39:00,539 --> 00:39:03,707 형부 이름이 뭔데? 내가 알지도 몰라 419 00:39:03,708 --> 00:39:07,547 브르타뉴에 자주 가거든 워낙 좋아하는 지역이라서 420 00:39:07,548 --> 00:39:12,475 '폴 드쿠르'라고 해 당신은 아마 모를 거야 421 00:39:12,476 --> 00:39:15,675 응, 모르는 사람이야 422 00:39:17,403 --> 00:39:19,738 재미있는 사람이랬나? 423 00:39:19,739 --> 00:39:23,674 아니, 전혀 재미있지 않아 424 00:39:23,675 --> 00:39:26,011 차라리 비호감이라면 모를까 425 00:39:33,371 --> 00:39:37,883 그나저나 형부한테 왜 그렇게 관심이 많아? 426 00:39:41,819 --> 00:39:48,122 당신과 관련된 거라면 모두 내 관심사니까 427 00:39:49,147 --> 00:39:51,066 그렇다면 고마워 428 00:39:52,252 --> 00:39:56,475 아침 내내 나눈 대화 중 가장 고마운 말이야 429 00:39:56,475 --> 00:39:58,074 자주 만나? 430 00:39:59,739 --> 00:40:03,771 - 누구를? - 당신 형부 말이야 431 00:40:03,772 --> 00:40:06,970 자주는커녕 거의 안 만나 432 00:40:06,971 --> 00:40:08,186 어째서? 433 00:40:10,140 --> 00:40:12,634 내가 올해 초에 몸이 좀 안 좋았어 434 00:40:13,691 --> 00:40:19,450 신경쇠약에 걸렸었지 다들 비웃었지만 난 심각했어 435 00:40:19,451 --> 00:40:22,203 나는 비웃지 않아 436 00:40:24,667 --> 00:40:26,491 무슨 고민이라도 있었어? 437 00:40:27,291 --> 00:40:30,683 있었지만 그 얘기는 하고 싶지 않아 438 00:40:30,684 --> 00:40:34,650 - 담배 있어? - 응, 방에 있어 439 00:40:34,651 --> 00:40:37,755 책상 위에 있을 거야 440 00:40:46,491 --> 00:40:48,506 웬 곰인형이야? 441 00:40:48,507 --> 00:40:49,722 - 그거 건들지 마! - 왜? 442 00:40:49,723 --> 00:40:50,970 - 이리 내놔 - 왜 그래? 443 00:40:50,971 --> 00:40:54,266 - 내놔, 추억이 담긴 물건이야 - 당신 갑자기 왜 이래? 444 00:40:54,267 --> 00:40:56,730 - 당장 이리 줘 - 그럼 무슨 추억인지 말해 줘 445 00:40:56,731 --> 00:40:59,578 죽은 내 조카 거야 소중한 거니까 얼른 줘 446 00:40:59,579 --> 00:41:00,986 잠깐 447 00:41:00,987 --> 00:41:03,227 - 달라니까! - 조카 거라고 만지지도 못해? 448 00:41:03,228 --> 00:41:06,330 - 그렇다면 그런 줄 알아! - 내가 더럽히기라도 할까봐? 449 00:41:06,331 --> 00:41:09,210 이 곰인형이 더 더러울걸? 450 00:41:18,971 --> 00:41:21,050 이러지 마! 451 00:41:24,956 --> 00:41:26,810 나를 죽이려고? 452 00:42:05,915 --> 00:42:07,482 미안해 453 00:42:18,972 --> 00:42:20,570 나도 미안해 454 00:42:25,180 --> 00:42:27,994 바보 같은 행동을 했다 455 00:42:27,995 --> 00:42:31,995 내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는 감정을 배제해야 한다 456 00:42:31,995 --> 00:42:35,194 아직 내 아들의 숨결이 배어 있는 곰인형은 457 00:42:35,195 --> 00:42:39,194 따지고 보면 그냥 털과 솜뭉치일 뿐이다 458 00:42:39,195 --> 00:42:43,258 이상하게도 이 여자에게 정이 간다 459 00:42:43,259 --> 00:42:45,947 범행 이후 신경쇠약에 걸렸다는 걸 보면 460 00:42:45,948 --> 00:42:49,306 범인이라기보다 피해자로 보인다 461 00:42:49,307 --> 00:42:54,906 그렇다고 내 계획을 포기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462 00:42:56,315 --> 00:42:58,010 일단은 원하는 대로 되고 있다 463 00:42:58,011 --> 00:43:03,354 이 계획에 다른 감정이 엮인다면 분명 그 대가를 치르게 될 거다 464 00:43:03,355 --> 00:43:08,538 여자를 설득해서 캥페르에 가기로 했다 465 00:43:08,539 --> 00:43:12,571 난 정신적 휴식도 필요하고 브르타뉴도 그립다는 구실을 대고는 466 00:43:12,572 --> 00:43:19,162 나를 가족에게 소개해줄 마음이 있는지 궁금하다며 여자를 구슬렀다 467 00:43:19,163 --> 00:43:22,746 여자는 무척 기뻐하며 제안에 응했다 468 00:43:22,747 --> 00:43:27,642 이 여자를 속이는 것이 조금 미안하기도 하다 469 00:43:53,371 --> 00:43:56,538 형부가 정비소를 한다더니? 470 00:43:56,539 --> 00:43:59,674 그렇다고 잠도 거기서 자는 줄 알아? 471 00:43:59,675 --> 00:44:01,658 집은 여기고 정비소는 시내에 있어 472 00:44:01,659 --> 00:44:03,610 빨리 들어가자 늦었어 473 00:44:06,523 --> 00:44:09,818 당신 언니도 있을 텐데 474 00:44:09,819 --> 00:44:12,634 나는 따로 호텔을 잡는 게 낫지 않았을까? 475 00:44:12,635 --> 00:44:14,458 그런 걱정은 안 해도 돼 476 00:44:16,891 --> 00:44:20,122 그렇다면 천만다행이고 477 00:44:20,123 --> 00:44:22,074 당신도 참 바보 같아 478 00:44:22,075 --> 00:44:25,146 파리에서 방송 일을 하는 여동생이 479 00:44:25,147 --> 00:44:27,770 수녀처럼 살 거라고 생각하진 않을 거야 480 00:44:27,771 --> 00:44:29,946 원래 언니는 신경도 안 써 481 00:44:29,947 --> 00:44:32,762 게다가 이 집에는 침실만 열다섯 개라고 482 00:44:33,499 --> 00:44:36,986 - 어서 와 - 안녕 483 00:44:36,987 --> 00:44:38,522 잘 있었어? 484 00:44:39,227 --> 00:44:42,170 - 마르크 앙드리외입니다 - 잔이라고 해요 485 00:44:46,011 --> 00:44:48,058 침실을 알려 줄게 486 00:44:48,795 --> 00:44:53,914 넌 원래 쓰던 방을 쓰고 마르크는 옆방을 쓰면 되겠다 487 00:45:07,419 --> 00:45:09,274 - 이 방을 쓰세요 - 그러죠 488 00:45:09,275 --> 00:45:11,962 - 마음에 드세요? - 그럼요 489 00:45:12,987 --> 00:45:16,698 정말 마음에 드는군요 아주 좋아요 490 00:45:16,699 --> 00:45:19,290 먼저 내려가 볼게요 손님들이 식사를 기다려서요 491 00:45:19,291 --> 00:45:20,089 남편도 곧 올 거고요 492 00:45:20,090 --> 00:45:23,226 셔츠와 넥타이로 갈아입고 금방 내려갈게요 493 00:45:23,226 --> 00:45:24,378 고맙습니다 494 00:45:42,170 --> 00:45:44,058 이런... 495 00:45:53,019 --> 00:45:56,250 취향 한번 형편없군 496 00:46:06,720 --> 00:46:08,222 제 아들을 소개해 드리죠 497 00:46:08,223 --> 00:46:09,534 필리프예요 498 00:46:09,535 --> 00:46:11,615 - 반갑구나 - 반갑습니다 499 00:46:11,616 --> 00:46:14,015 피아노 그만 쳐 아버지 금방 오실 거다 500 00:46:22,432 --> 00:46:25,150 이쪽은 앙드리외 씨고요 이쪽은 제 시어머니세요 501 00:46:25,151 --> 00:46:26,879 반갑습니다 502 00:46:28,479 --> 00:46:30,783 자크 페랑입니다 폴 드쿠르와 동업하고 있죠 503 00:46:30,784 --> 00:46:32,127 - 반갑습니다 - 저도요 504 00:46:32,127 --> 00:46:35,454 - 이쪽은 자크의 부인 안나예요 - 반가워요 505 00:46:35,455 --> 00:46:38,143 - 마실 것 좀 드릴까요? - 좋죠 506 00:46:38,144 --> 00:46:41,118 - 와인 아니면 위스키? - 위스키로 주세요 507 00:46:43,808 --> 00:46:46,974 - 물은 안 타시고요? - 네, 감사합니다 508 00:46:50,303 --> 00:46:51,839 고맙습니다 509 00:46:57,119 --> 00:46:58,494 고마워요 510 00:47:10,367 --> 00:47:12,126 캥페르는 참 멋있는 도시예요 511 00:47:12,127 --> 00:47:13,790 좀 적막하기는 하죠 512 00:47:13,791 --> 00:47:16,799 - 특히 겨울이 그렇죠 - 여름은 좀 나아요 513 00:47:16,800 --> 00:47:18,719 봄에 가장 좋고요 514 00:47:18,720 --> 00:47:22,303 주변 경관이 훌륭하죠 들판에는 꽃이 만개하고요 515 00:47:22,304 --> 00:47:24,799 맞아요, 봄에는 그렇죠 516 00:47:30,912 --> 00:47:34,462 - 가을에도 멋있던데요? - 맞아요 517 00:47:34,463 --> 00:47:37,790 지난가을에도 이곳에 왔었는데 518 00:47:37,791 --> 00:47:40,414 사방이 온통... 519 00:47:42,143 --> 00:47:44,351 - 노란색과 붉은색으로... - 금빛으로 물들죠 520 00:47:44,352 --> 00:47:47,134 네, 그리고 푸른색도요 무척 아름답더군요 521 00:47:47,135 --> 00:47:49,887 - 파리에 사시나요? - 네 522 00:47:49,887 --> 00:47:53,791 - 그곳은 활기가 넘치죠? - 그럼요 523 00:47:53,792 --> 00:47:55,807 너무 활기차서 탈이죠 524 00:47:55,808 --> 00:47:59,999 3주 전에 남편과 함께 갔었는데 525 00:48:00,000 --> 00:48:02,431 교통체증이 너무 심하더군요 526 00:48:04,192 --> 00:48:06,015 특히 출퇴근 시간에요 527 00:48:06,016 --> 00:48:09,343 마들렌에서 포르트마이요까지 두 시간이 걸리는 게 말이 돼요? 528 00:48:09,344 --> 00:48:11,998 - 그러게요 - 소음은 또 어떻고요 529 00:48:11,999 --> 00:48:14,686 파리 경시청 자료에 따르면 정확한 수치는 기억 안 나지만 530 00:48:14,687 --> 00:48:17,310 저녁 6시부터 8시까지 소음 데시벨이 무척 높다더군요 531 00:48:17,311 --> 00:48:19,070 그렇군요 532 00:48:19,071 --> 00:48:21,631 대기오염도 심각하죠 533 00:48:21,632 --> 00:48:23,999 전국적인 문제이긴 하지만요 534 00:48:24,000 --> 00:48:26,367 세계적인 문제죠 535 00:48:26,367 --> 00:48:28,607 세상이 어떻게 되려는지 모르겠어요 536 00:48:28,608 --> 00:48:29,567 그러게요 537 00:48:29,568 --> 00:48:35,423 맞아요, 요즘 많은 젊은이들이 불안해하고 있죠 538 00:48:42,111 --> 00:48:44,607 - 지난여름 날씨는 좋았나요? - 말도 마세요 539 00:48:44,607 --> 00:48:46,558 - 끔찍했어요 - 맞아요 540 00:48:46,559 --> 00:48:50,046 관광객들이 전부 스페인으로 가버려서 호텔들이 울상이었죠 541 00:48:50,047 --> 00:48:52,862 하지만 날씨만 탓할 게 아니에요 542 00:48:52,863 --> 00:48:54,815 - 항상 흐리지는 않았거든요 - 그랬겠죠 543 00:48:54,816 --> 00:48:58,174 제가 보기에는 정부의 책임이 크다고 봐요 544 00:48:58,175 --> 00:49:02,430 -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 관광 정책을 재검토해야 해요 545 00:49:02,431 --> 00:49:05,566 - 어떤 분야에서 일하시는지... - 전 글을 씁니다 546 00:49:05,567 --> 00:49:07,934 그러신 것 같았어요 547 00:49:07,935 --> 00:49:09,502 성함이 뭐라고 하셨죠? 548 00:49:09,503 --> 00:49:11,774 마르크 앙드리외입니다 549 00:49:11,775 --> 00:49:15,678 최근에 내신 소설 읽었어요 제목은 기억이 안 나는데... 550 00:49:15,679 --> 00:49:18,975 결말이 마음에 들었어요 시각장애가 있는 늙은 하녀가 551 00:49:18,976 --> 00:49:21,150 - 불타는 집으로 뛰어드는... - 아뇨, 아니에요 552 00:49:21,151 --> 00:49:23,263 - 아니라고요? - 아니에요 553 00:49:23,264 --> 00:49:27,455 착각하신 것 같군요 저는 동화를 써요 554 00:49:27,456 --> 00:49:29,662 - 그거 멋지군요 - 죄송해요 555 00:49:30,111 --> 00:49:32,670 - 한 잔 더 드릴까요? - 아뇨, 됐어요 556 00:49:32,671 --> 00:49:35,391 - 맛은 좋지만 사양할게요 - 15년산이죠 557 00:49:35,392 --> 00:49:36,959 조금만 비켜 줘 558 00:49:38,079 --> 00:49:40,222 - 궁금한 게 있어요 - 뭔데요? 559 00:49:40,223 --> 00:49:42,974 누보로망 소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560 00:49:42,975 --> 00:49:45,630 뭐, 지루하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561 00:49:45,631 --> 00:49:50,622 전 한물간 소설 형식을 바꾸려는 흥미로운 시도라고 생각해요 562 00:49:50,623 --> 00:49:55,518 말하자면 시간과 공간의 조화를 모색한 거죠 563 00:49:55,519 --> 00:49:58,590 - 안 그래요? - 맞아요, 동의합니다 564 00:49:58,591 --> 00:50:03,006 나탈리 사로트나 뷔토르 로브그리예와 제고프... 565 00:50:03,007 --> 00:50:07,550 호불호야 갈리겠지만 시도 자체는 대단하죠 566 00:50:07,551 --> 00:50:11,198 그럼요, 대단하고말고요 567 00:50:11,199 --> 00:50:13,118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568 00:50:17,663 --> 00:50:19,070 폴이 오는구나 569 00:50:21,824 --> 00:50:24,990 하녀 생활을 아주 편하게 하는군! 570 00:50:24,991 --> 00:50:27,583 좀 잘해 줬더니 손가락 하나 꼼짝 안 하려고? 571 00:50:27,584 --> 00:50:29,054 일이 쉬워졌다 이건가? 572 00:50:29,055 --> 00:50:31,070 착각하지 마 아직 멀었어! 573 00:50:31,071 --> 00:50:33,246 충고하는데 그만 실실대라고 574 00:50:33,247 --> 00:50:36,062 앞으로 손이 아닌 발로 엉덩이를 차주겠어! 575 00:50:36,063 --> 00:50:39,070 혼나기 싫으면 정신 바짝 차려! 576 00:50:41,087 --> 00:50:42,558 벌써들 모였군 577 00:50:44,159 --> 00:50:47,806 늦어서 미안 얘기 좀 하느라고 578 00:50:47,807 --> 00:50:50,015 다들 표정이 왜 그래? 579 00:51:26,911 --> 00:51:29,694 스튜 맛이 왜 이 모양이야? 580 00:51:31,711 --> 00:51:35,966 소스가 너무 묽어 좀 더 끓이랬잖아 581 00:51:36,863 --> 00:51:38,206 4시간이나 끓였어 582 00:51:38,207 --> 00:51:41,150 시간이 중요한 게 아냐 583 00:51:41,151 --> 00:51:42,526 내가 몇 번 말했어? 584 00:51:42,527 --> 00:51:45,086 고기는 익혀서 따뜻하게 보관하고 585 00:51:45,087 --> 00:51:47,774 소스는 다른 냄비에 끓이랬잖아 586 00:51:47,775 --> 00:51:51,998 다른 냄비에 말이야! 내가 말했어, 안 했어? 587 00:51:51,999 --> 00:51:53,086 말했어 588 00:51:54,559 --> 00:51:56,830 미식가이신가요? 589 00:51:56,831 --> 00:51:58,974 나름대로 그런 편이죠 590 00:51:58,975 --> 00:52:00,606 그럼 저를 이해하시겠군요 591 00:52:00,607 --> 00:52:03,230 나더러 불평이 많다는데 내가 불평 안 하게 생겼어? 592 00:52:03,231 --> 00:52:05,278 이런 식으로 음식을 낭비하지 말라고! 593 00:52:05,279 --> 00:52:08,542 한 달에 고기값으로만 얼마를 쓰는지 알아요? 594 00:52:08,543 --> 00:52:10,366 10만 프랑이라고요! 595 00:52:11,679 --> 00:52:15,198 요리는 거짓말을 안 해요 596 00:52:15,198 --> 00:52:19,166 미술이나 음악으로는 얼마든지 사기 칠 수 있지만 597 00:52:19,167 --> 00:52:21,982 음식 맛은 확실히 알 수 있죠 598 00:52:21,983 --> 00:52:26,302 그런데 마누라는 방에 처박혀 글이나 끄적인다니까요 599 00:52:26,303 --> 00:52:28,733 아침에 이걸 슬쩍했죠 600 00:52:28,734 --> 00:52:31,774 - 내놔 - 됐어, 작가분께 들려 드리자고 601 00:52:33,471 --> 00:52:35,166 잘 들어 보세요 602 00:52:35,167 --> 00:52:38,558 '오, 희망의 달이여 눈물의 골짜기여' 603 00:52:38,559 --> 00:52:42,110 '내 마음은 검은 캐미솔로 덮여 있네' 604 00:52:42,111 --> 00:52:44,542 - 여보, 그만해 - 캐미솔? 605 00:52:44,543 --> 00:52:47,742 '신들의 영혼 이 세상 모든 젊음의 묘약' 606 00:52:47,743 --> 00:52:50,109 '가장 위대한 봄의 작품' 607 00:52:50,110 --> 00:52:52,286 - 제법인걸 - 그만해 608 00:52:52,287 --> 00:52:58,078 '내 마음은 보라색 수선화 위에서...' 609 00:52:59,647 --> 00:53:01,278 - 뭐라고 쓴 거야? - 그만해 610 00:53:01,278 --> 00:53:04,861 '내 마음은 보라색 수선화 위에서 춤을 추네' 611 00:53:04,862 --> 00:53:10,365 '그러는 동안 암흑의 심연에서 최후의 반란이 일어나' 612 00:53:10,366 --> 00:53:14,430 '내 자아의 근간을 뒤흔드네' 613 00:53:17,983 --> 00:53:26,589 방안에 처박혀서 자아의 근간을 뒤흔든다네요 614 00:53:31,582 --> 00:53:33,598 작가 선생께서 소감 한마디 해 주시죠 615 00:53:33,599 --> 00:53:38,718 그 정도 글솜씨면 요리를 멀리해도 괜찮겠네요 616 00:53:38,718 --> 00:53:41,886 말씀은 감사하지만 폴이 저를 놀리는 거예요 617 00:53:41,887 --> 00:53:45,150 다 당신이 예뻐서 내가 이러는 거야 618 00:53:47,967 --> 00:53:52,414 시나 문화나 다 좋다고요 하지만... 619 00:53:52,415 --> 00:53:56,478 바보 같은 자식! 정신을 어디다 둔 거야! 620 00:53:56,479 --> 00:54:00,094 너 때문에 이게 뭐야? 당장 꺼져! 621 00:54:00,095 --> 00:54:01,758 어서 꺼지라고! 622 00:54:10,783 --> 00:54:12,734 역겨운 인간이다 623 00:54:12,735 --> 00:54:17,886 현실에서 보고 싶지 않은 사악한 인간의 전형이다 624 00:54:17,887 --> 00:54:20,862 행여나 좋은 사람일까 봐 걱정했었는데 625 00:54:20,863 --> 00:54:24,285 이제 기쁜 마음으로 그를 제거할 수 있겠다 626 00:54:24,286 --> 00:54:27,998 어제 정비소에 가 보고 싶댔죠? 아직도 가 보고 싶어요? 627 00:54:27,999 --> 00:54:30,718 그럼요, 당연하죠 628 00:54:34,047 --> 00:54:36,605 - 책이라도 쓰는 중인가요? - 그래요 629 00:54:36,606 --> 00:54:38,494 작가라는 직업도 참 좋은 것 같아요 630 00:54:38,495 --> 00:54:40,990 별로 힘들지도 않고 성공하면 돈도 많이 벌고요 631 00:54:40,991 --> 00:54:43,677 죄송하지만 안 돼요 632 00:54:43,678 --> 00:54:46,046 - 제가 좀 읽으면 안 돼요? - 곤란해요 633 00:54:46,047 --> 00:54:50,526 아직 메모만 해 둔 거라서 남에게 보여 주기 그래요 634 00:54:50,527 --> 00:54:53,693 - 왜요? 야한 이야기예요? - 천만에요, 그런 게 아니에요 635 00:54:53,694 --> 00:54:56,606 - 무슨 이야기인데요? - 그게 그러니까... 636 00:54:56,607 --> 00:54:59,901 한 남자가 다른 남자를 뒤쫓는 이야기예요 637 00:54:59,902 --> 00:55:02,941 - 추리소설인가요? - 그렇다고 볼 수 있죠 638 00:55:02,942 --> 00:55:06,365 아이들 이야기를 쓰신다더니? 639 00:55:06,366 --> 00:55:10,494 맞아요 아이에 관한 이야기예요 640 00:55:10,495 --> 00:55:13,693 누가 훔쳐볼까 봐 애지중지 보관하는 거요? 641 00:55:13,694 --> 00:55:17,725 죄송해요, 오해는 마세요 제 나름의 원칙이에요 642 00:55:17,726 --> 00:55:21,213 - 금고라도 빌려 드릴까요? - 괜찮습니다 643 00:55:21,214 --> 00:55:25,373 중요한 물건은 잘 감춰야죠 나라면 안 보이게 숨길 거요 644 00:55:25,374 --> 00:55:30,205 그렇게 귀중한 동화라면 정원에 묻고 시멘트로 덮어야죠 645 00:55:36,159 --> 00:55:38,366 고약한 맛이군 646 00:55:39,135 --> 00:55:42,077 - 그게 뭡니까? - 설사약이에요 647 00:55:42,078 --> 00:55:44,350 이런 지독한 병은 조심해요 648 00:55:51,040 --> 00:55:55,231 {\an8}자동차 정비소 649 00:55:55,976 --> 00:55:57,255 수고하는군 650 00:56:02,408 --> 00:56:03,815 구경하시죠 651 00:56:09,353 --> 00:56:12,584 - 대단하죠? - 엄청난 규모로군요 652 00:56:14,600 --> 00:56:18,279 - 앙드리외 씨 오셨습니까? - 안녕하세요? 653 00:56:18,280 --> 00:56:21,895 정비소를 구경하고 싶으시대 볼 것도 없는데 말이야 654 00:56:21,896 --> 00:56:25,927 작가에게는 모든 게 관심사지 다음 작품의 배경이 될 수도 있고 655 00:56:25,928 --> 00:56:28,807 이런 기계와 기름때가? 말도 안 돼 656 00:56:28,808 --> 00:56:33,031 난 우리 동서 성격 파악했어 657 00:56:33,032 --> 00:56:34,695 흥미도 있긴 하겠지 658 00:56:37,224 --> 00:56:38,575 따라와요 659 00:56:38,599 --> 00:56:40,871 {\an8}작업 중 방해금지 방해한 시간만큼 비용이 청구됩니다 660 00:56:47,464 --> 00:56:51,239 여자들은 알다가도 모르겠어요 661 00:56:51,240 --> 00:56:54,439 마누라가 그림을 배우고 싶대서 돈 주고 강사를 구해 줬어요 662 00:56:54,440 --> 00:56:56,423 고등학교 교사에다 훌륭한 분이었죠 663 00:56:56,424 --> 00:56:58,695 그런데 겨우 8일 배우고는 관두겠대요 664 00:56:58,696 --> 00:57:01,767 그러더니 방구석에 처박혀서 이상한 책만 읽더군요 665 00:57:01,768 --> 00:57:06,631 이 주의 운세, 명상법, 힌두교 666 00:57:06,632 --> 00:57:11,943 불교, 브라마, 라마, 시바 이런 걸 읽더니만 667 00:57:11,944 --> 00:57:14,759 이제는 시를 쓰기 시작했어요 668 00:57:14,760 --> 00:57:19,111 그러든 말든 상관없지만 아들이 그걸 닮으니 걱정이에요 669 00:57:19,112 --> 00:57:22,951 부인 입장도 이해해 주세요 탈출구가 필요할지도 모르죠 670 00:57:22,952 --> 00:57:24,775 탈출은 무슨! 복에 겨워서는... 671 00:57:24,776 --> 00:57:27,015 내가 누구 때문에 뼈 빠지게 일하는데요 672 00:57:28,424 --> 00:57:33,447 그 집안 내력이에요 동생 엘렌도 똑같아요 673 00:57:33,448 --> 00:57:38,215 처제 때문에 고생 많이 했어요 특히 내가요 674 00:57:38,216 --> 00:57:40,295 못된 계집 675 00:57:40,296 --> 00:57:43,303 얘기하자면 밤을 새워도 모자라요 676 00:57:43,304 --> 00:57:44,903 그래요? 677 00:57:44,904 --> 00:57:48,231 이런 얘기나 하려고 여기 온 건 아니지만요 678 00:57:48,232 --> 00:57:51,527 - 그 쓰레기 갖고 뭐 해요? - 네? 679 00:57:51,528 --> 00:57:54,471 그걸로 뭐 하는 거냐고요 680 00:58:00,488 --> 00:58:03,078 아니오 아무것도 아니에요 681 00:58:10,504 --> 00:58:13,575 - 조각가 세자르 알아요? - 몰라요 682 00:58:13,576 --> 00:58:15,751 자동차 차체에 관심이 많았대요 683 00:58:15,752 --> 00:58:18,919 차체마다 영혼이 있다는 말을 했죠 684 00:58:18,920 --> 00:58:21,511 - 그런 말을 했어요? - 네 685 00:58:21,512 --> 00:58:24,359 당신도 좀 괴짜죠? 686 00:58:24,360 --> 00:58:25,831 그래요 687 00:58:26,696 --> 00:58:28,679 아름다운 영혼이군 688 00:58:32,904 --> 00:58:36,678 차를 파는 사람들이 바퀴를 발로 차는 이유가 있나요? 689 00:58:37,512 --> 00:58:40,071 그럼 왜 영화감독들은 항상 이렇게 하죠? 690 00:58:40,072 --> 00:58:44,167 발길질도 마찬가지예요 습관이죠 691 00:58:44,168 --> 00:58:47,559 혹시 차를 살 생각 있으면 저 중고차가 아주 훌륭해요 692 00:58:47,560 --> 00:58:51,239 - 고맙지만 차는 이미 있어요 - 이런 차는 아니잖아요 693 00:58:51,240 --> 00:58:54,054 내가 정비소를 해서 하는 말이 아니라 694 00:58:55,271 --> 00:59:00,551 내가 몰던 자동차인데 진짜 괜찮아요 695 00:59:00,552 --> 00:59:02,567 하지만 처분해야 해요 696 00:59:11,656 --> 00:59:13,447 - 왜죠? - 네? 697 00:59:16,424 --> 00:59:17,607 왜냐고요 698 00:59:19,527 --> 00:59:21,638 왜 처분하셔야 하죠? 699 00:59:23,656 --> 00:59:26,503 차를 처분하든 말든 무슨 상관이죠? 700 00:59:27,880 --> 00:59:29,607 넌 거기서 뭐 해? 701 00:59:34,184 --> 00:59:37,703 오려면 빨리 와 뭘 꾸물대? 702 00:59:41,607 --> 00:59:43,687 - 계속 찾았어요, 아버지 - 무슨 일로? 703 00:59:43,688 --> 00:59:46,246 성적표에 서명해 주세요 704 00:59:52,103 --> 00:59:55,111 - 역사 과목은 몇 점이야? - 운이 없었어요 705 00:59:55,112 --> 00:59:58,055 총재정부를 주로 공부했는데 제정기에 관해 나왔거든요 706 01:00:00,807 --> 01:00:03,270 - 참견하지 마요! - 그만해요! 707 01:00:06,663 --> 01:00:10,727 됐어요, 이런 사소한 일로 싸우지 맙시다 708 01:00:12,136 --> 01:00:14,919 우린 이제 동서지간이잖소 709 01:00:14,920 --> 01:00:18,055 그래요, 동서지간이니 거의 한가족인 셈이죠 710 01:00:18,056 --> 01:00:19,846 아직은 아니죠 711 01:00:19,847 --> 01:00:21,158 필리프 712 01:00:21,896 --> 01:00:23,367 필리프! 713 01:00:30,407 --> 01:00:31,462 필리프! 714 01:00:48,936 --> 01:00:50,183 여기 있었구나 715 01:00:50,184 --> 01:00:52,551 정말 나쁜 사람이에요 716 01:00:52,552 --> 01:00:54,439 그 사람이 죽었으면 좋겠어요 717 01:00:55,527 --> 01:00:58,598 - 그래도 네 아버지야 - 상관없어요 718 01:01:02,695 --> 01:01:04,710 아저씨가 죽여 주실래요? 719 01:01:08,039 --> 01:01:11,111 아저씨가 죽여 주면 안 돼요? 720 01:01:11,112 --> 01:01:13,958 그걸 부탁이라고 하니? 721 01:01:13,959 --> 01:01:16,742 - 말이 된다고 생각해? - 네 722 01:01:16,743 --> 01:01:19,175 아저씨가 무슨 생각 하는지 알고 있어요 723 01:01:23,336 --> 01:01:26,663 아저씨가 안 하면 제가 할 거예요 724 01:01:28,263 --> 01:01:29,670 하기는 뭘 해? 725 01:01:30,823 --> 01:01:32,358 제가 할 거예요 726 01:01:50,152 --> 01:01:52,391 이건 크기가 두 배는 되겠어! 727 01:01:57,480 --> 01:02:00,775 마치 어린이 소설에 나오는 가족의 한때 같군 728 01:02:00,776 --> 01:02:02,023 그래? 729 01:02:04,296 --> 01:02:05,798 이거 봐, 필리프 730 01:02:09,447 --> 01:02:12,743 멋지군! 여기 거미게 좀 봐! 731 01:02:12,744 --> 01:02:15,686 - 스타킹 신지 말랬잖아 - 추워서 신었어 732 01:02:15,687 --> 01:02:16,806 내가 따뜻하게 해 줄게 733 01:02:16,807 --> 01:02:20,583 - 당신 언니는 괜찮아? - 언니는 신경 안 써 734 01:02:20,584 --> 01:02:24,007 - 저 여자 남편은? - 역시 신경 안 써 735 01:02:28,552 --> 01:02:29,798 귀엽기는 736 01:02:32,136 --> 01:02:35,783 제발, 폴... 737 01:02:35,784 --> 01:02:37,062 마르크! 738 01:02:38,183 --> 01:02:39,686 이리 와 봐! 739 01:02:41,479 --> 01:02:42,759 이것 좀 봐 740 01:02:50,951 --> 01:02:54,631 무슨 일이야? 왜 그렇게 쳐다보는데? 741 01:03:00,840 --> 01:03:02,759 당신도 저 사람이랑 잤어? 742 01:03:14,727 --> 01:03:16,134 저 사람이라니? 743 01:03:17,735 --> 01:03:19,783 알면서 시치미 떼지 마 744 01:03:24,584 --> 01:03:27,111 내 인생 최악의 기억이야 745 01:03:32,583 --> 01:03:34,087 나 용서해 줄 거야? 746 01:03:38,663 --> 01:03:40,614 용서할 것도 없어 747 01:03:48,999 --> 01:03:51,046 나한테 또 숨기는 거 없어? 748 01:03:53,351 --> 01:03:55,398 뭘 더 듣고 싶은데? 749 01:04:02,024 --> 01:04:04,710 이제 감추는 게 없는 거 맞아? 750 01:04:05,703 --> 01:04:07,878 마르크, 제발 이러지 마 751 01:04:11,624 --> 01:04:14,214 오늘 털어놓은 얘기만으로도 충분히 힘들어 752 01:04:37,383 --> 01:04:40,838 잔, 여기 좀 봐요 이게 보통 조개처럼 보이지만 753 01:04:40,839 --> 01:04:45,350 사실은 아주 특별한 해양 생물입니다 754 01:04:45,351 --> 01:04:49,606 이봐, 얼뜨기 어부들! 파도가 높아지니 이만 들어갑시다 755 01:04:53,262 --> 01:04:58,093 지방에서는 돈 벌기 힘들다지만 수완만 좋으면 어려울 거 없어요 756 01:05:00,378 --> 01:05:01,913 정말이에요 757 01:05:03,130 --> 01:05:05,978 원하시면 제가 좋은 사업을 소개해 드리죠 758 01:05:05,979 --> 01:05:09,722 - 난 사업엔 관심 없어요 - 그런 말 말아요 759 01:05:10,714 --> 01:05:13,914 간단해요, 1년에 1만 프랑만 투자하면 2천 프랑을 벌죠 760 01:05:13,915 --> 01:05:16,186 수익률이 20퍼센트예요 적은 돈이 아닙니다 761 01:05:16,187 --> 01:05:17,338 그야 그렇죠 762 01:05:17,339 --> 01:05:19,674 여기서 3km 떨어진 곳에 땅을 가진 노부인이 있는데 763 01:05:19,675 --> 01:05:21,273 거기를 골프장으로 만들려고요 764 01:05:21,274 --> 01:05:25,497 노인네가 땅을 안 팔려고 하는데 잘만 구워삶으면 돼요 765 01:05:25,498 --> 01:05:28,089 필요하면 사기라도 쳐야죠 766 01:05:28,090 --> 01:05:31,800 나한테 채권을 맡긴 게 있는데 증거가 없거든요 767 01:05:31,801 --> 01:05:33,753 영수증도 안 썼죠 768 01:05:37,403 --> 01:05:42,841 진지하게 얘기하는 거요 여기서 가까우니 구경이나 갑시다 769 01:05:45,531 --> 01:05:48,953 이 굼벵이들아! 왜 이리 꾸물대! 770 01:05:50,139 --> 01:05:52,154 저기 좀 봐요 771 01:05:55,610 --> 01:05:57,017 도와줘요! 772 01:05:59,066 --> 01:06:00,794 떨어질 것 같아요! 773 01:06:02,202 --> 01:06:05,850 이러다 죽겠어요 살려 줘요! 774 01:06:05,851 --> 01:06:08,633 살려 줘요! 날 두고 가는 거요? 775 01:06:08,634 --> 01:06:11,641 살려 줘요! 제발 좀 살려 줘요! 776 01:06:11,642 --> 01:06:13,912 - 폴! - 나 좀 살려줘 777 01:06:15,803 --> 01:06:17,017 잡아 줘요! 778 01:06:23,066 --> 01:06:24,153 폴! 779 01:06:25,082 --> 01:06:26,969 어떻게 된 거야? 780 01:06:26,970 --> 01:06:29,049 아무 일도 아냐 어서들 가 781 01:06:30,457 --> 01:06:33,786 어서 가자니까 어설픈 어부 흉내도 질렸어 782 01:07:18,087 --> 01:07:19,430 불 켜 봐 783 01:07:27,111 --> 01:07:28,838 왜 도와줬어? 784 01:07:29,895 --> 01:07:31,078 누구를? 785 01:07:33,191 --> 01:07:35,718 절벽에서 떨어지게 놔뒀어야지 786 01:07:38,599 --> 01:07:40,134 조용히 해 787 01:07:43,271 --> 01:07:45,446 그런 인간은 살 가치가 없어 788 01:07:48,487 --> 01:07:49,574 나도 알아 789 01:07:54,471 --> 01:07:56,678 난 그 인간이 싫어 790 01:08:08,039 --> 01:08:11,366 연인들이 주저하는 건 수줍어서가 아니라 791 01:08:11,367 --> 01:08:15,366 다가올 행복을 기다리는 달콤함을 즐기고 싶어서다 792 01:08:15,367 --> 01:08:20,870 증오로 가득 찬 나도 기다림의 시간을 즐기고 있다 793 01:08:22,727 --> 01:08:24,358 저 자를 죽이는 것은 794 01:08:24,359 --> 01:08:29,958 과일을 맛있게 먹고 나서 그 껍질을 버리는 행위와 같다 795 01:08:32,263 --> 01:08:36,710 그는 수영을 할 줄 모른다고 그의 아들이 말해 줬다 796 01:08:38,822 --> 01:08:43,302 필리프와 나는 함께 오래 산책을 하곤 한다 797 01:08:45,735 --> 01:08:49,318 폴 드쿠르를 설득해 바다로 나가야겠다 798 01:08:49,319 --> 01:08:52,230 작은 배를 하나 빌릴 것이다 799 01:08:52,231 --> 01:08:56,998 남서풍이 몰아치는 날을 기다렸다가 800 01:08:56,999 --> 01:09:01,157 바람을 등지고 좀 떨어진 곳까지 가 801 01:09:01,158 --> 01:09:04,806 거기서부터 바람을 거슬러 항해를 할 것이다 802 01:09:07,655 --> 01:09:09,797 적당한 때를 기다리다가 803 01:09:10,663 --> 01:09:15,174 강한 돌풍이 몰아칠 때 갑자기 키를 당기면 804 01:09:15,175 --> 01:09:18,470 배는 갈피를 잃을 것이다 805 01:09:18,471 --> 01:09:21,638 그러면 배는 뒤집히고 말겠지 806 01:09:21,639 --> 01:09:23,654 틀림없이... 807 01:09:41,799 --> 01:09:45,509 여기는 주문 제작을 하는 곳이라 배를 빌려 주지는 않지만 808 01:09:45,510 --> 01:09:49,030 사장이 내 친구니까 문제없을 겁니다 809 01:09:49,031 --> 01:09:51,077 빌리는 게 어려우면 아예 한 대 살 수도 있어요 810 01:09:51,078 --> 01:09:53,030 바다에 한 번 나가려고요? 811 01:09:53,031 --> 01:09:55,461 돈이 넘쳐나요? 812 01:10:01,895 --> 01:10:04,134 이 친구는 올 때마다 없어 813 01:10:04,135 --> 01:10:06,342 이 배도 나쁘지 않네요 814 01:10:06,343 --> 01:10:08,357 아니, 훌륭하군요 815 01:10:09,926 --> 01:10:14,469 장난감 배 같군요 날 배에 태울 생각은 말아요 816 01:10:14,470 --> 01:10:17,414 - 왜요? 겁나요? - 난 오래 살고 싶거든요 817 01:10:17,415 --> 01:10:21,926 그렇게 치면 일상생활이 열 배는 더 위험하죠 818 01:10:21,927 --> 01:10:23,942 가령 길을 건널 때처럼요 819 01:10:33,958 --> 01:10:36,518 - 이게 마음에 들어요? - 네 820 01:10:36,519 --> 01:10:38,757 - 이제 말 놓는 게 어떨지? - 그럴 때도 됐지 821 01:10:38,758 --> 01:10:40,006 맞아 822 01:10:40,007 --> 01:10:41,606 난 예의 차리는 거 싫어해 823 01:10:41,606 --> 01:10:45,414 내가 좀 직설적이긴 한데 그만큼 솔직하다는 거지 824 01:10:45,415 --> 01:10:48,582 사실 3, 4백만 프랑 주고 배를 사는 건 바보짓 같아 825 01:10:48,583 --> 01:10:51,334 아니, 그렇지 않아 826 01:10:51,335 --> 01:10:53,542 이 배 어때? 827 01:10:53,543 --> 01:10:55,366 아무 생각도 안 들어 828 01:10:57,414 --> 01:11:00,389 많은 사람들이 '오디세이'를 더 좋아하지만 829 01:11:00,390 --> 01:11:03,398 내 생각에는 '일리아드'야말로 830 01:11:03,399 --> 01:11:09,350 역사상 가장 숭고한 작품이야 831 01:11:09,351 --> 01:11:13,254 카프카의 소설을 읽어 보면 비슷한 느낌을 받을 거야 832 01:11:13,255 --> 01:11:16,965 물론 호메로스의 작품이 훨씬 아름답지 833 01:11:16,966 --> 01:11:19,749 도시가 하나 있어 834 01:11:19,750 --> 01:11:24,197 소문은 많았지만 아무도 가 본 적 없는 곳이지 835 01:11:24,198 --> 01:11:27,910 비현실적이고 범접할 수 없는 그 도시를 위해 836 01:11:27,911 --> 01:11:32,550 수많은 젊은 영웅들이 싸우다가 목숨을 잃지 837 01:11:32,551 --> 01:11:36,294 주제는 무척 단순하지만 838 01:11:36,295 --> 01:11:39,557 시적인 디테일이 타의 추종을 불허하지 839 01:11:39,558 --> 01:11:42,117 죽음에 대한 삼류 시인들의 표현들은 상투적이야 840 01:11:42,118 --> 01:11:48,837 '뒤집힌 눈동자 이마에는 땀방울' 841 01:11:48,838 --> 01:11:52,806 '경악스러울 정도로 일그러진 얼굴' 842 01:11:52,807 --> 01:11:54,501 호메로스는 이런 표현을 사용하지 않았어 843 01:11:54,502 --> 01:12:00,294 각각의 죽음을 독특하면서도 사실적으로 묘사했지 844 01:12:00,295 --> 01:12:01,862 기억나는 구절이 있어 845 01:12:01,863 --> 01:12:05,190 디오메데스에게 쫓기던 트로이 병사가 846 01:12:05,191 --> 01:12:08,549 창에 목을 찔린 거야 847 01:12:08,550 --> 01:12:12,389 창의 뾰족한 끝이 입으로 나왔는데 848 01:12:12,390 --> 01:12:14,757 그걸 쇠로 만든 혀 같다고 표현했어 849 01:12:14,758 --> 01:12:20,806 '병사는 차가운 창살을 깨물며 땅을 뒹굴었다' 850 01:12:20,807 --> 01:12:22,280 아름답지 않니? 851 01:12:22,368 --> 01:12:23,647 고마워요 852 01:12:24,796 --> 01:12:25,979 도와주셔서 고마워요 853 01:12:25,980 --> 01:12:28,827 그리스와 트로이 이야기는 영 모르겠더라고요 854 01:12:33,404 --> 01:12:38,011 이런 말은 좀 쑥스럽지만 아저씨가 정말 좋아요 855 01:12:45,244 --> 01:12:48,539 나도 그런 말 들으니 쑥스럽지만 기분은 좋구나 856 01:12:48,540 --> 01:12:49,979 안타깝네요 857 01:12:54,172 --> 01:12:55,579 뭐가? 858 01:12:55,580 --> 01:12:57,595 아저씨가 제 아버지가 아니라서요 859 01:13:03,676 --> 01:13:05,627 됐어, 계속하자 860 01:13:08,187 --> 01:13:10,907 부모를 평가하는 건 옳지 못한 일일까요? 861 01:13:15,388 --> 01:13:16,635 글쎄 862 01:13:18,012 --> 01:13:20,987 평가를 안 하기가 더 어렵지 않을까? 863 01:13:21,979 --> 01:13:23,579 하지만... 864 01:13:25,532 --> 01:13:27,803 기왕이면 다른 생각을 하는 편이 낫지 865 01:13:27,804 --> 01:13:30,459 부모님을 아예 무시하라고요? 866 01:13:33,244 --> 01:13:35,067 그렇다고도 할 수 있지 867 01:13:36,636 --> 01:13:38,907 저는 반대예요 868 01:13:38,907 --> 01:13:41,947 언제든 생각하고 싶은 아버지가 갖고 싶어요 869 01:13:41,948 --> 01:13:44,763 전혀 생각을 안 할 수는 없죠 870 01:13:44,764 --> 01:13:46,203 아버지니까요 871 01:13:47,964 --> 01:13:50,491 그런데 전 아버지 생각만 하면 불쾌해져요 872 01:13:50,492 --> 01:13:52,795 아이가 어떻게 생기는지는 저도 알아요 873 01:13:52,796 --> 01:13:55,963 제 혈관을 흐르는 피의 절반 피부, 머리, 눈... 874 01:13:55,964 --> 01:13:57,242 그만해 875 01:14:04,156 --> 01:14:07,515 뭐가 어쨌든 네 피는 네 거야 876 01:14:07,516 --> 01:14:10,011 네 눈도 네 것이고 877 01:14:10,012 --> 01:14:14,427 네가 보고, 네가 생각하고 네가 행동하는 거야 878 01:14:16,764 --> 01:14:19,099 자, 계속하자 879 01:14:20,252 --> 01:14:23,418 내일 일요일인데 배 태워 주실래요? 880 01:14:27,484 --> 01:14:28,859 안 돼 881 01:14:33,148 --> 01:14:34,938 네 아버지를 태워 드리기로 했거든 882 01:14:34,939 --> 01:14:38,427 배 타는 거 싫어하세요 무서워하시거든요 883 01:14:41,340 --> 01:14:43,963 지난번에 절벽에서 창피하셨던 모양이야 884 01:14:45,243 --> 01:14:50,171 사람들 앞에서 겁쟁이 같은 모습을 보였잖아 885 01:14:50,172 --> 01:14:52,251 아버지한테 배는 왜 태워 주세요? 886 01:14:54,364 --> 01:14:55,707 왜죠? 887 01:14:58,396 --> 01:15:04,059 아버지가 아는 분한테 배를 샀거든 888 01:15:04,891 --> 01:15:09,211 덕분에 좋은 가격에 살 수 있었지 889 01:15:09,212 --> 01:15:10,843 그러니까... 890 01:15:11,867 --> 01:15:14,075 성의에 보답하려는 거야 891 01:15:19,932 --> 01:15:21,659 어서 공부해라 892 01:15:36,956 --> 01:15:38,842 볼일 좀 보고 금방 올게 893 01:15:38,843 --> 01:15:41,243 너무 늦지 마 파도가 높아지고 있어 894 01:15:41,244 --> 01:15:43,098 그리고 방수복 입어 잘못하면 감기 걸려 895 01:15:43,099 --> 01:15:45,595 걱정 마, 베테랑 선원처럼 입을 테니까 896 01:15:45,596 --> 01:15:48,987 조심해요, 마르크 폴은 바다에 익숙하지 않아요 897 01:15:48,988 --> 01:15:50,203 그렇다고 초보도 아니지 898 01:15:50,204 --> 01:15:54,587 - 당신 원래 물을 무서워하잖아 - 하긴, 좋아하는 액체는 술뿐이야 899 01:15:54,588 --> 01:15:56,251 어서 가지 900 01:15:58,107 --> 01:16:00,155 일기예보에 따르면 날씨가 안 좋대 901 01:16:00,156 --> 01:16:04,379 약간의 바람과 비 예보가 있지만 902 01:16:04,380 --> 01:16:06,938 아주 화창하고 물결도 잔잔해 903 01:16:07,516 --> 01:16:10,330 - 조심해, 자기야 - 알았어, 걱정 마 904 01:16:11,068 --> 01:16:14,555 - 해안에서 너무 멀어지지 마 - 그럴 필요도 없어 905 01:16:14,556 --> 01:16:16,315 그럴 필요가 없다니? 906 01:16:19,708 --> 01:16:21,403 됐어, 가 봐 907 01:17:16,859 --> 01:17:19,675 풍랑이 거세지기 시작하는데? 908 01:17:19,676 --> 01:17:23,226 항해를 하기에는 이런 바다가 제격이지 909 01:17:23,227 --> 01:17:26,843 - 어디로 가는 거야? - 만까지 갔다가 돌아올 거야 910 01:17:26,844 --> 01:17:29,594 만이라고? 거기는 온통 바위뿐이야 911 01:17:29,595 --> 01:17:32,282 - 조류가 얼마나 거센데! - 겁낼 거 없어 912 01:17:32,283 --> 01:17:34,779 그 말 좀 그만해 겁 안 난다니까! 913 01:17:35,740 --> 01:17:37,626 어이없는 사고라도 당할까 봐 그러지 914 01:17:37,627 --> 01:17:39,227 내가 있잖아 915 01:17:49,915 --> 01:17:52,442 괜찮아? 자네가 키를 잡겠어? 916 01:17:52,443 --> 01:17:54,394 어떻게 하는지 몰라 917 01:17:54,395 --> 01:17:56,890 쉬워, 이러면 오른쪽 이러면 왼쪽으로 가고 918 01:17:56,891 --> 01:17:58,523 바람이 불면 이 줄을 풀어 줘 919 01:17:58,524 --> 01:18:01,051 그럼 돛이 부풀면서 배가 나아가지 920 01:18:01,052 --> 01:18:02,459 지금도 겁나? 921 01:18:02,460 --> 01:18:05,755 그만 좀 물어봐 내가 어린애도 아니고 922 01:18:05,756 --> 01:18:07,419 그럼 한번 해 봐 923 01:18:09,084 --> 01:18:12,378 기왕 배를 탔으면 몰아 보긴 해야지 924 01:18:12,379 --> 01:18:14,042 잠깐, 저기로 갈게 925 01:18:24,284 --> 01:18:26,586 그것 봐, 쉽잖아 926 01:18:27,611 --> 01:18:29,787 그다지 어렵지는 않군 927 01:18:30,556 --> 01:18:32,506 그래, 쉽다니까 928 01:18:32,539 --> 01:18:35,034 그런데 왜 다들 어렵다고 호들갑이지? 929 01:18:37,787 --> 01:18:39,258 그러게 말이야 930 01:18:57,819 --> 01:18:59,610 이제 어떻게 해? 931 01:19:00,571 --> 01:19:01,979 돛 줄을 풀어 줘 932 01:19:06,619 --> 01:19:08,091 풀어 주라고 933 01:19:11,003 --> 01:19:12,635 풀어 주라니까 934 01:19:23,483 --> 01:19:26,138 못 하겠어, 자네가 해 935 01:19:39,899 --> 01:19:41,210 고개 숙여! 936 01:19:46,171 --> 01:19:49,467 키를 놔 줘, 당기지 말고! 937 01:19:49,467 --> 01:19:51,130 쉽지가 않아 자네가 해 938 01:19:51,131 --> 01:19:53,498 어서 놓으라고 939 01:19:53,499 --> 01:19:55,994 - 잠깐만! - 어서 놓으라니까 940 01:20:23,067 --> 01:20:25,210 바보 같기는! 941 01:20:25,211 --> 01:20:27,386 당기지 말라니까! 942 01:20:38,715 --> 01:20:42,522 - 이제 그만하고 돌아가 - 아니, 지금부터가 진짜야 943 01:20:42,523 --> 01:20:44,730 돌아가자고 했잖아 944 01:20:44,731 --> 01:20:47,386 왜 그래? 미쳤어? 945 01:20:47,387 --> 01:20:48,314 그만하지 946 01:20:48,315 --> 01:20:52,282 날 가지고 더 장난치다가는 너랑 나 둘 다 죽는 거야 947 01:20:52,283 --> 01:20:54,394 장난이라니? 948 01:20:54,395 --> 01:20:56,922 잔말 말고 내가 하라는 대로 해 949 01:20:56,923 --> 01:21:00,218 일기장을 숨길 거면 제대로 숨기지 그랬어 950 01:21:00,219 --> 01:21:03,642 멍청한 자식 누구를 바보로 알아? 951 01:21:03,643 --> 01:21:08,538 애들 보는 동화나 쓰니까 남들도 다 순진한 줄 아는군 952 01:21:08,539 --> 01:21:13,882 네 수상쩍은 행동을 보고 일기장부터 찾아 읽었지 953 01:21:13,883 --> 01:21:16,602 허튼짓하지 마시지 이 배를 뒤집는 수가 있어 954 01:21:16,603 --> 01:21:18,458 그러지 않는 게 좋을걸 955 01:21:18,459 --> 01:21:22,490 당신 일기장은 이미 내 변호사한테 있어 956 01:21:22,491 --> 01:21:28,442 나한테 무슨 일이 생기면 일기장은 경찰서로 직행이야 957 01:21:28,443 --> 01:21:32,634 아까 볼일이 그거였어 정말 웃겼지 958 01:21:33,403 --> 01:21:35,034 날 바보 취급하셨겠다? 959 01:21:38,641 --> 01:21:41,839 왜 직접 경찰서에 갖다 주지 않았지? 960 01:21:43,760 --> 01:21:47,696 감옥에 가는 게 두려웠겠지? 961 01:21:49,553 --> 01:21:53,679 하지만 걱정하지 마 네 녀석을 신고하지는 않겠어 962 01:21:56,785 --> 01:21:58,927 그 대신... 963 01:21:58,928 --> 01:22:00,847 내가 원하는 건 네 목숨이야 964 01:22:00,848 --> 01:22:04,656 네 더러운 목숨을 빼앗고 말겠어 965 01:22:04,657 --> 01:22:09,135 넌 꼼짝 없이 당하고 말 거야 966 01:22:09,136 --> 01:22:12,432 난 조금도 걱정 안 해 967 01:22:12,432 --> 01:22:14,991 넌 죽은 거나 다름없어 968 01:22:14,992 --> 01:22:19,664 입 닥쳐! 쓰레기에 망나니 불한당, 사기꾼 녀석아! 969 01:22:19,761 --> 01:22:22,032 내 말 들려? 입 닥치라고! 970 01:22:22,032 --> 01:22:25,711 망나니, 사기꾼 역겨운 놈, 쓰레기! 971 01:22:25,712 --> 01:22:27,696 이 쓰레기 같은 자식아! 972 01:22:30,737 --> 01:22:35,024 다시는 내 집에 얼씬거리지 마 알겠나, 예술가 양반? 973 01:22:35,025 --> 01:22:36,879 혹시라도 집에 오면 창밖으로 던져버릴 거야 974 01:22:36,880 --> 01:22:40,880 - 짐만 챙겨서 나가지 - 네 계집한테 챙겨 달라고 해 975 01:23:20,784 --> 01:23:21,808 추워? 976 01:23:23,216 --> 01:23:25,456 차 지붕을 올릴까? 977 01:23:25,457 --> 01:23:26,960 아냐, 됐어 978 01:23:35,728 --> 01:23:38,799 어차피 차 세우고 좀 쉴 거야 979 01:23:38,800 --> 01:23:40,687 내가 한턱낼게 980 01:23:43,376 --> 01:23:45,360 지금 밥 먹을 기분이야? 981 01:23:47,920 --> 01:23:49,167 물론이지 982 01:24:01,808 --> 01:24:03,440 이봐, 여기 좀... 983 01:24:12,304 --> 01:24:15,407 폴을 만나서 죽이는 거지 984 01:24:18,416 --> 01:24:22,063 - 무슨 생각 해? - 아무 생각도 안 해 985 01:24:22,928 --> 01:24:25,487 - 자, 여기 - 아무것도 생각하기 싫어 986 01:24:29,392 --> 01:24:31,727 당신은 이런 상황에 음식이 목에 넘어가? 987 01:24:35,184 --> 01:24:40,111 나도 머리를 비우려 애쓰는 중이야 988 01:24:41,936 --> 01:24:44,368 그런데 식욕만큼은 여전해 989 01:24:45,488 --> 01:24:47,215 오히려 더 왕성해졌지 990 01:24:52,880 --> 01:24:54,799 오리고기를 내올까요? 991 01:24:57,296 --> 01:24:58,895 네, 주세요 992 01:25:17,296 --> 01:25:18,703 있잖아 993 01:25:21,072 --> 01:25:22,543 그 꼬마 말이야 994 01:25:24,144 --> 01:25:27,279 당신들이 차로 친 꼬마 995 01:25:30,288 --> 01:25:32,079 내 아들이었어 996 01:26:00,048 --> 01:26:02,607 오랫동안 당신을 찾아다녔어 997 01:26:10,864 --> 01:26:15,695 내 본명은 '마르크 앙드리외'가 아니라 '샤를 테니에'야 998 01:26:19,664 --> 01:26:23,791 당신에게 브르타뉴에 가자고 했을 때 999 01:26:23,792 --> 01:26:26,287 내 목표는 단 하나였어 1000 01:26:27,056 --> 01:26:29,743 폴을 만나서 죽이는 거였지 1001 01:26:37,904 --> 01:26:41,839 그래서 나한테 접근한 거야? 1002 01:26:41,840 --> 01:26:43,535 처음에는 그랬어 1003 01:26:49,007 --> 01:26:52,047 내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당신은 모를 거야 1004 01:26:53,392 --> 01:26:55,567 믿어줄지 모르겠지만... 1005 01:26:57,744 --> 01:26:59,855 누구에게도 털어놓을 수 없었어 1006 01:27:06,736 --> 01:27:08,463 난 비겁해 1007 01:27:16,144 --> 01:27:17,871 나도 내가 싫어 1008 01:27:20,144 --> 01:27:22,031 나도 알아 1009 01:27:38,800 --> 01:27:41,167 - 감사합니다 - 맛있게 드세요 1010 01:27:41,168 --> 01:27:42,510 고마워요 1011 01:27:48,368 --> 01:27:49,871 돌아가자 1012 01:27:51,151 --> 01:27:52,399 그 사람 죽일 거지? 1013 01:27:53,104 --> 01:27:54,543 방금 들어온 속보입니다 1014 01:27:54,544 --> 01:27:55,471 내가 도와줄게 1015 01:27:55,472 --> 01:27:58,383 안타까운 소식을 전해 드리겠습니다 1016 01:27:58,384 --> 01:27:59,855 캥페르에서 끔찍한 사망 사건이... 1017 01:27:59,856 --> 01:28:01,903 - 들어 봐 - 발생했습니다 1018 01:28:01,904 --> 01:28:03,343 몇 시간 전에 1019 01:28:03,344 --> 01:28:07,726 폴 드쿠르 씨의 시신이 자택 욕실에서 발견됐습니다 1020 01:28:07,727 --> 01:28:11,247 독극물에 의한 사망인 것으로 추정되며 1021 01:28:11,248 --> 01:28:15,502 사고사인지 자살인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1022 01:28:17,136 --> 01:28:20,239 폴 드쿠르 씨는 캥페르의 유명 자동차 정비소 사장이며 1023 01:28:20,240 --> 01:28:22,287 그의 형부는, 아니... 1024 01:28:22,288 --> 01:28:28,431 그의 처제는 현재 TV 탤런트로 활약 중인 엘렌 랑송 씨이고 1025 01:28:28,432 --> 01:28:30,479 랑송 씨는 사고 직전에 1026 01:28:30,480 --> 01:28:34,159 베스트셀러 동화작가인 마르크 앙드리외 씨와 1027 01:28:34,160 --> 01:28:36,431 드쿠르 씨 집에 머물렀었습니다 1028 01:28:36,432 --> 01:28:39,695 이들은 현재 파리로 떠난 것으로 보입니다 1029 01:28:39,696 --> 01:28:45,679 이 방송을 보신다면 신속히 캥페르로 돌아와 주시기 바랍니다 1030 01:28:45,680 --> 01:28:50,223 이제 사고 직후 현장의 모습을 함께 보시겠습니다 1031 01:29:38,143 --> 01:29:40,510 얼굴이 끔찍하게 일그러져 있었어요 1032 01:29:40,511 --> 01:29:42,430 눈 뜨고 보기 힘들 정도로요 1033 01:29:45,536 --> 01:29:49,631 저 사람이에요 저 사람이 죽였어요! 1034 01:29:49,632 --> 01:29:51,743 부인, 앉으십시오 1035 01:29:52,991 --> 01:29:57,663 - 콩스탕 형사입니다 - 반갑습니다, 샤를 테니에입니다 1036 01:29:57,664 --> 01:30:01,790 이 사람이 우리한테는 가짜 이름을 댔어요 1037 01:30:01,791 --> 01:30:03,358 제 말 아시겠어요, 형사님? 1038 01:30:03,359 --> 01:30:06,047 사모님, 제발 앉아 계세요 말할 기회를 드릴 테니까 1039 01:30:06,048 --> 01:30:07,519 나쁜 놈! 1040 01:30:08,736 --> 01:30:10,943 대체 어떻게 된 거죠? 1041 01:30:10,944 --> 01:30:13,791 저녁 7시쯤 가정부가 시신을 발견했어요 1042 01:30:13,792 --> 01:30:17,246 선생님께서 이곳을 떠나신 직후죠? 1043 01:30:17,247 --> 01:30:18,623 네, 그렇네요 1044 01:30:20,352 --> 01:30:26,815 드쿠르 씨는 욕실까지 기어가서 세면대 위에 쓰러졌습니다 1045 01:30:26,816 --> 01:30:28,543 그래서 세면대가 깨졌죠 1046 01:30:30,016 --> 01:30:31,455 정말 슬픈 일이군요 1047 01:30:31,455 --> 01:30:34,047 - 앉으시죠,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 그러죠 1048 01:30:34,048 --> 01:30:36,831 1차 부검결과가 나왔습니다 1049 01:30:36,832 --> 01:30:38,687 궁금하시죠? 1050 01:30:39,583 --> 01:30:42,142 - 같이 한잔해 - 그러지 1051 01:30:46,911 --> 01:30:51,615 드쿠르 씨가 위장이 안 좋아 약을 복용했던 건 아십니까? 1052 01:30:51,615 --> 01:30:57,183 네, 이 집에 온 지 하루 이틀쯤 지나 알게 됐죠 1053 01:30:57,184 --> 01:31:01,023 드쿠르 씨는 이런저런 얘기를 많이 해 줬어요 1054 01:31:01,024 --> 01:31:05,502 그 약에 섞인 독극물이 위에서 발견됐습니다 1055 01:31:05,503 --> 01:31:08,926 분석이 쉬웠죠, 다른 성분은 검출되지 않았거든요 1056 01:31:09,535 --> 01:31:11,806 어떤 종류의 독극물이었죠? 1057 01:31:11,807 --> 01:31:15,102 꽤 복잡한 성분의 알칼로이드 독극물입니다 1058 01:31:15,103 --> 01:31:18,207 해충을 박멸할 때 사용하죠 1059 01:31:18,208 --> 01:31:20,798 흔히 '쥐약'으로 불려요 1060 01:31:20,799 --> 01:31:23,103 마시는 즉시 잔인하게 사망하죠 1061 01:31:23,104 --> 01:31:25,887 중추신경은 마비되고 1062 01:31:25,888 --> 01:31:31,614 죽기 한 시간 전부터 간질에 걸린 듯 발작하게 됩니다 1063 01:31:32,511 --> 01:31:34,686 호흡도 불가능해지고요 1064 01:31:34,687 --> 01:31:38,686 폴 드쿠르 씨도 끔찍한 고통을 겪었겠죠 1065 01:31:39,872 --> 01:31:43,198 말씀을 들으니 마음이 아프네요 1066 01:31:43,199 --> 01:31:48,190 그런데 이 독극물의 맛이 무척 고약해서 1067 01:31:48,191 --> 01:31:52,030 수프나 홍차에 몰래 넣기는 힘들어요 1068 01:31:52,927 --> 01:31:58,367 쓰거나 역한 맛을 가진 약품에 섞는 게 훨씬 쉽죠 1069 01:31:59,328 --> 01:32:04,766 누군가 드쿠르 씨의 약병에 독약을 탔을 가능성이... 1070 01:32:04,767 --> 01:32:07,422 그 나쁜 놈의 말은 믿지 마세요, 형사님! 1071 01:32:07,423 --> 01:32:09,662 제발 입 좀 다물어 주세요 1072 01:32:11,200 --> 01:32:13,471 그런데 그 약병이 사라져 버렸습니다 1073 01:32:13,472 --> 01:32:16,574 그래서 증거나 지문도 얻을 수 없습니다 1074 01:32:19,455 --> 01:32:22,590 혹시 짐작 가는 게 있으신가요, 테니에 씨? 1075 01:32:25,279 --> 01:32:26,719 전혀 없습니다 1076 01:32:27,487 --> 01:32:28,991 제가 어떻게 알겠어요? 1077 01:32:28,992 --> 01:32:31,166 그렇군요 1078 01:32:31,167 --> 01:32:34,654 선생님의 일기장에 관해 얘기 좀 하죠 1079 01:32:34,655 --> 01:32:38,462 저희가 이걸 입수했고 물론 다 읽어 봤습니다 1080 01:32:38,463 --> 01:32:43,102 제 문체가 마음에 드셨다면 좋겠군요 1081 01:32:43,103 --> 01:32:44,766 괜찮았어요 1082 01:32:46,464 --> 01:32:49,278 당신의 동기는 충분히 이해해요 1083 01:32:49,279 --> 01:32:52,062 저희도 악마는 아니니까요 1084 01:32:52,063 --> 01:32:55,807 하지만 법의 집행이 저희 임무이기도 하죠 1085 01:32:55,807 --> 01:32:59,838 이 일기장은 당신에게 불리한 증거물입니다 1086 01:32:59,839 --> 01:33:02,718 그런가요? 어떤 점에서요? 1087 01:33:02,719 --> 01:33:05,470 대놓고 여기에 쓰셨잖아요 1088 01:33:05,471 --> 01:33:08,414 폴 드쿠르를 죽이는 것이 당신의 유일한 목표라고요 1089 01:33:08,415 --> 01:33:13,182 하지만 범행을 계획하는 것과 실제 범행은 다르죠 1090 01:33:13,183 --> 01:33:16,382 죽음을 기뻐하시는 기색이 역력하신걸요 1091 01:33:16,383 --> 01:33:18,110 그럴지도요 1092 01:33:18,111 --> 01:33:21,470 하지만 죽음을 기뻐하는 것도 범행은 아니죠 1093 01:33:24,255 --> 01:33:26,046 그래요 1094 01:33:27,135 --> 01:33:28,542 인정할 건 인정하죠 1095 01:33:29,503 --> 01:33:31,870 전 그 자를 죽일 생각뿐이었어요 1096 01:33:33,663 --> 01:33:38,366 그리고 형사님이 전해 주신 소식이 뛸 뜻이 기쁘고요 1097 01:33:39,391 --> 01:33:41,758 한 가지 안타까운 건 1098 01:33:41,759 --> 01:33:44,638 그 자의 고통이 너무 짧았다는 겁니다 1099 01:33:44,639 --> 01:33:47,199 제 고통은 지난 1월부터 계속됐으니까요 1100 01:33:49,247 --> 01:33:51,006 솔직한 건 좋습니다만 1101 01:33:52,191 --> 01:33:54,367 혐의가 더 깊어진다는 걸 알아 두세요 1102 01:33:54,367 --> 01:33:57,214 하지만 난 안 죽였습니다 1103 01:33:58,527 --> 01:34:03,518 다들 그 자가 죽기를 바랐어요 모두가 그를 증오했죠 1104 01:34:03,519 --> 01:34:05,438 - 너무 과장하시는군요 - 아뇨 1105 01:34:05,439 --> 01:34:09,118 그 사람 어머니만 빼고요 둘이 닮았거든요 1106 01:34:09,119 --> 01:34:10,814 더 말해 볼까요? 1107 01:34:10,815 --> 01:34:15,198 제가 형사님이라면 절 당장 용의 선상에서 제외할 겁니다 1108 01:34:15,199 --> 01:34:19,358 전 드쿠르가 제 일기장을 갖고 있다는 것도 알았고 1109 01:34:19,359 --> 01:34:24,062 자기 신변에 문제라도 생기면 경찰에 넘길 것도 알았어요 1110 01:34:24,063 --> 01:34:26,142 그런데도 제가 그를 죽이겠어요? 1111 01:34:26,143 --> 01:34:29,278 제 발로 호랑이 굴에 들어가는 짓인데도요? 1112 01:34:30,399 --> 01:34:34,046 물론 일리가 있는 말씀이긴 합니다 1113 01:34:38,527 --> 01:34:42,750 다른 분들, 특히 랑송 씨와도 얘기를 나눠 봐야겠군요 1114 01:34:42,751 --> 01:34:47,006 경찰서로 가셔서 좀 더 얘기를 해 봅시다 1115 01:34:47,007 --> 01:34:49,022 경찰서로 모시고 가 1116 01:34:51,167 --> 01:34:54,494 먼저 호텔로 가 있어 나도 곧 갈게 1117 01:35:01,599 --> 01:35:03,262 나쁜 놈! 1118 01:35:03,263 --> 01:35:05,150 암소의 일종이에요 1119 01:35:06,079 --> 01:35:07,710 두 글자고요 1120 01:35:10,399 --> 01:35:11,518 'I, O' 1121 01:35:12,607 --> 01:35:15,678 - 'I, O'라고요? - 그래요, 'I, O' 1122 01:35:18,079 --> 01:35:20,414 따라오세요, 테니에 씨 1123 01:35:25,968 --> 01:35:27,535 앉으세요 1124 01:35:31,728 --> 01:35:36,014 다른 분들의 조사도 마치니 대충 결론이 나오네요 1125 01:35:37,392 --> 01:35:41,774 말씀하신 대로 그렇게 불리한 상황에서 1126 01:35:41,775 --> 01:35:44,495 바보가 아니고서야 살인을 저지르지 않겠죠 1127 01:35:44,496 --> 01:35:48,111 - 당신은 바보와는 거리가 멀고요 - 고맙습니다 1128 01:35:48,112 --> 01:35:53,679 당신 같은 사람이 드쿠르를 죽였을 리 없어요 1129 01:35:53,680 --> 01:35:55,087 다만... 1130 01:35:55,088 --> 01:35:59,183 바보인 것처럼 굴 수는 있겠죠 아주 영리한 속임수 아닌가요? 1131 01:36:00,271 --> 01:36:01,807 계속 말씀하세요 1132 01:36:03,664 --> 01:36:05,039 이건 어때요? 1133 01:36:05,040 --> 01:36:11,087 당신은 처음부터 드쿠르의 의혹과 호기심을 유발했어요 1134 01:36:11,088 --> 01:36:15,695 그가 당신의 일기장을 훔쳐 보게끔 유인하고 1135 01:36:15,696 --> 01:36:18,447 당신을 경계하게 만든 거죠 1136 01:36:18,448 --> 01:36:21,999 드쿠르는 그 경계심 때문에 함정에 빠진 겁니다 1137 01:36:21,999 --> 01:36:24,014 당신이 혐의를 받는 한 1138 01:36:24,015 --> 01:36:27,854 자기를 죽이지 못할 거라고 확신한 거죠 1139 01:36:28,688 --> 01:36:32,815 하지만 드쿠르의 생각은 틀렸고 정반대의 일이 일어났죠 1140 01:36:32,816 --> 01:36:34,766 그건 어디까지나 가정이죠 1141 01:36:34,767 --> 01:36:38,031 그렇죠 아직 얘기 안 끝났어요 1142 01:36:38,032 --> 01:36:41,519 만일 당신의 일기를 1143 01:36:41,520 --> 01:36:45,423 자기 자신의 독백으로 본다면 당신 말이 옳아요 1144 01:36:45,424 --> 01:36:49,007 당신을 용의 선상에서 제외할 수 있죠 1145 01:36:49,008 --> 01:36:52,015 하지만 반대로 가정해 보면 1146 01:36:52,016 --> 01:36:56,046 그 일기장이 당신 계획의 핵심일 수도 있어요 1147 01:36:57,328 --> 01:36:58,703 어떻게 생각하세요? 1148 01:37:00,368 --> 01:37:03,214 글쎄요 계속 말씀하세요 1149 01:37:06,384 --> 01:37:12,495 당신은 이 일기장이 누군가에게 발견되기를 바랐던 것 같아요 1150 01:37:12,496 --> 01:37:14,030 실제로 발견됐고요 1151 01:37:16,176 --> 01:37:20,335 덕분에 아무런 방해 없이 폴 드쿠르를 죽일 수 있었죠 1152 01:37:21,840 --> 01:37:24,463 이해가 안 되네요 1153 01:37:24,464 --> 01:37:28,815 차라리 제가 가명을 유지한 채 죽이는 게 낫지 않았을까요? 1154 01:37:28,816 --> 01:37:32,655 가명은 우리가 쉽게 밝힐 수 있어요 1155 01:37:32,656 --> 01:37:36,622 그렇게 숨지 않고 공개적으로 1156 01:37:36,623 --> 01:37:42,414 밝은 대낮에 범행을 저질러서 우리의 허를 찌르고 싶으셨죠? 1157 01:37:45,936 --> 01:37:49,198 유감스럽지만 당신을 체포해야겠습니다 1158 01:37:54,511 --> 01:37:56,878 이제 솔직하게 말해 주시죠 1159 01:37:56,879 --> 01:37:58,575 약병은 어디 있죠? 1160 01:37:59,695 --> 01:38:01,070 들어와 1161 01:38:02,639 --> 01:38:05,614 형사님, '필리프 드쿠르'라는 아이가 찾아왔습니다 1162 01:38:05,615 --> 01:38:08,590 - 급한 일이랍니다 - 데려오게 1163 01:38:15,617 --> 01:38:17,888 들어와, 필리프 겁낼 거 없어 1164 01:38:26,498 --> 01:38:29,408 무슨 일이지, 필리프? 할 말이라도 있니? 1165 01:38:29,409 --> 01:38:31,392 이거 가지고 왔어요 1166 01:38:31,393 --> 01:38:33,728 이 안에 독약이 들었죠 1167 01:38:33,729 --> 01:38:37,216 지하실 헝겊꾸러미 아래 제가 숨겨 놨었어요 1168 01:38:37,217 --> 01:38:39,008 제가 아버지를 죽였어요 1169 01:38:51,457 --> 01:38:55,520 - 네가 무슨 얘기 하는지 알아? - 제가 죽였어요 1170 01:38:55,521 --> 01:38:57,184 마르크 아저씨는 죄가 없어요 1171 01:39:16,097 --> 01:39:20,000 아버지는 사악하고 비열한 사람이었어요 1172 01:39:20,000 --> 01:39:25,024 정비소에 있던 쥐약을 약병에 부었죠 1173 01:39:26,113 --> 01:39:30,528 아버지는 그걸 마시고는 다시 선반에 올려놨어요 1174 01:39:30,529 --> 01:39:35,552 잠시 후, 제가 병을 가져가서 숨겼어요 1175 01:39:35,553 --> 01:39:38,112 제 지문이 발견될까 봐 겁이 났거든요 1176 01:39:42,241 --> 01:39:44,992 - 사실이라고 맹세할 수 있니? - 네 1177 01:39:44,993 --> 01:39:47,392 날 보고 대답해, 필리프 1178 01:39:47,393 --> 01:39:48,416 어서! 1179 01:39:49,665 --> 01:39:51,648 사실이라고 맹세할 수 있어? 1180 01:39:53,729 --> 01:39:55,872 사실이면 네 인생은 끝이야 1181 01:39:58,113 --> 01:39:59,840 그걸 알기나 해? 1182 01:40:37,441 --> 01:40:38,880 어떻게 됐어? 1183 01:40:46,144 --> 01:40:48,320 지금은 얘기하고 싶지 않아 1184 01:40:54,272 --> 01:40:55,712 내일 얘기해 1185 01:40:58,593 --> 01:41:00,512 내일 전부 얘기해 줄게 1186 01:41:02,433 --> 01:41:04,320 지금은 자고 싶어 1187 01:41:07,264 --> 01:41:09,056 그냥 자고 싶어 1188 01:41:24,288 --> 01:41:26,272 {\an8}당신에게 1189 01:41:33,792 --> 01:41:37,760 나의 엘렌 나를 용서해 줘 1190 01:41:39,329 --> 01:41:42,783 어제 저녁에 필리프가 아버지를 죽였다고 자백했어 1191 01:41:42,784 --> 01:41:44,608 난 아무 말 하지 않았지 1192 01:41:44,609 --> 01:41:48,096 그저 얘기를 듣고 경찰서에서 풀려났어 1193 01:41:48,705 --> 01:41:51,200 얼마나 멋진 복수인지! 1194 01:41:51,201 --> 01:41:53,920 그리스 비극에 버금가는 얘기지 1195 01:41:53,921 --> 01:41:56,256 '한 남자가 한 아이를 죽였고' 1196 01:41:56,257 --> 01:41:59,264 '그 남자의 아이가 그를 죽이다' 1197 01:42:00,385 --> 01:42:02,304 불쌍한 필리프 1198 01:42:02,305 --> 01:42:04,992 자기 아버지를 끔찍하게 증오했지 1199 01:42:04,993 --> 01:42:07,424 나만큼이나 증오했어 1200 01:42:07,425 --> 01:42:10,592 어쩌면 그 아이가 나를 좋아한 건 1201 01:42:10,593 --> 01:42:13,376 이런 공감대가 있었기 때문일지 몰라 1202 01:42:13,377 --> 01:42:15,840 내가 그 아이에게 공부를 가르쳐 주는 동안 1203 01:42:15,841 --> 01:42:18,976 아버지를 죽이는 방법을 알려 줬더라면 1204 01:42:18,977 --> 01:42:22,720 그 아이는 틀림없이 실행에 옮겼을 거야 1205 01:42:23,329 --> 01:42:27,008 그러고는 나를 더욱 좋아하게 됐을지도 모르지 1206 01:42:27,105 --> 01:42:30,400 경찰에 가서 얘기해 줘 필리프의 말은 사실이 아니라고 1207 01:42:30,401 --> 01:42:33,888 범인은 바로 나야 나의 단독범행이지 1208 01:42:33,889 --> 01:42:36,895 필리프는 날 살리기 위해 거짓 자백을 한 거야 1209 01:42:38,912 --> 01:42:40,768 날 이해해 줘 1210 01:42:40,769 --> 01:42:43,936 그 비열한 인간에게 증오를 품기는 했지만 1211 01:42:43,937 --> 01:42:47,156 복수 때문에 내 삶까지 포기하고 싶지는 않았어 1212 01:42:47,156 --> 01:42:49,395 형사도 그걸 제대로 간파했지 1213 01:42:50,196 --> 01:42:54,995 내 일기는 복수를 위한 도구로 사용하기 위해 1214 01:42:54,996 --> 01:42:58,162 내가 준비했던 거야 1215 01:42:58,163 --> 01:42:59,987 나를 용서해 1216 01:42:59,987 --> 01:43:03,346 필리프가 나 대신 대가를 치르게 할 수는 없어 1217 01:43:03,347 --> 01:43:07,090 난 나 자신이 칼날처럼 차가워졌다고 생각했는데 1218 01:43:07,091 --> 01:43:10,994 인간의 마음은 쉽게 식어 버리는 게 아니었어 1219 01:43:10,995 --> 01:43:13,266 필리프가 곤경에 처해선 안 돼 1220 01:43:15,252 --> 01:43:17,362 엘렌, 날 믿어 줘 1221 01:43:17,363 --> 01:43:20,594 우리가 이런 일에 휘말리지 않았더라면 1222 01:43:20,595 --> 01:43:22,323 당신을 진정 사랑했을 거야 1223 01:43:54,020 --> 01:43:55,972 이제 바다로 떠나려고 해 1224 01:43:57,764 --> 01:44:01,028 멀리 떠나서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거야 1225 01:44:03,812 --> 01:44:06,403 엘렌, 난 사라져 버릴 거야 1226 01:44:06,404 --> 01:44:08,323 흔적도 없이... 1227 01:44:09,157 --> 01:44:12,451 어제 형사 앞에서의 내 모습은 비겁했어 1228 01:44:12,452 --> 01:44:15,075 감옥에 갈까 봐 두려웠지 1229 01:44:15,076 --> 01:44:19,012 필리프의 희생을 거절할 용기가 없었어 1230 01:44:19,013 --> 01:44:22,403 내가 받을 형벌은 내가 선택할 거야 1231 01:44:22,404 --> 01:44:26,403 브람스가 전도서를 인용해 만든 엄숙한 노래가 있어 1232 01:44:26,404 --> 01:44:27,619 가사는 이래 1233 01:44:27,620 --> 01:44:31,203 '야수는 죽어야 한다 인간도 마찬가지다' 1234 01:44:31,204 --> 01:44:32,900 '그러므로 야수와 인간 둘 다 죽어야 한다' 1235 01:44:32,900 --> 01:44:50,180 짐승이 죽는 것과 마찬가지로 사람도 죽으니 1236 01:44:56,420 --> 01:44:57,475 영원히 안녕 1237 01:44:57,476 --> 01:45:19,395 다 동일한 호흡이 있어서 1238 01:45:19,396 --> 01:45:31,619 사람이 짐승보다 뛰어남이 없음은 1239 01:45:32,772 --> 01:46:01,315 모든 것이 헛됨이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