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00:01:25,625 --> 00:01:27,500 안내 말씀 드리겠습니다 2 00:01:27,500 --> 00:01:32,625 영국 항공 027편이 런던으로부터 홍콩을 거쳐 도착하였습니다 3 00:01:33,376 --> 00:01:36,376 6월 16일, R이 돌아왔다 4 00:01:36,376 --> 00:01:40,250 어쩌면 6월 15일 또는 17일이었던지도 모른다 5 00:01:40,250 --> 00:01:43,625 지구를 반 바퀴 돌아왔기 때문에 막상 도착했을 때 6 00:01:43,625 --> 00:01:46,625 그는 곧 시간의 혼동 속으로 빠져들고 만 것이다 7 00:01:47,376 --> 00:01:49,376 그러나 중요한 일이 아니다 8 00:01:49,376 --> 00:01:55,625 시간이라는 것은 어떤 식으로든지 이미 그에게 주워졌다 9 00:01:55,625 --> 00:01:56,500 - 놔둬 - 이거 뭐가 들었는데 10 00:01:56,500 --> 00:01:58,000 이렇게 무거워요? 11 00:01:58,000 --> 00:02:00,500 컴퓨터, 프린터 외엔 별거 없다 12 00:02:02,000 --> 00:02:03,750 이거 책도 좀 들었지 13 00:02:10,250 --> 00:02:11,750 주무시고 가실 거죠? 14 00:02:15,000 --> 00:02:16,625 응, 그래야겠지? 15 00:02:25,750 --> 00:02:27,625 피곤하지 않으세요? 선생님? 16 00:02:28,376 --> 00:02:30,376 어, 몹시 피곤해 17 00:02:31,125 --> 00:02:34,250 22시간 동안 비행기에서 한숨도 못 잤어 18 00:02:34,250 --> 00:02:35,625 이상하게 머리가 아프데? 19 00:02:38,625 --> 00:02:40,125 푹 쉬세요 20 00:02:41,501 --> 00:02:44,250 며칠 쉬고 나면 괜찮아질 거예요 21 00:02:53,875 --> 00:02:55,875 조금 있다가 전 가 봐야 되겠네요 22 00:02:57,000 --> 00:02:59,000 아휴... 왜 가니? 23 00:03:00,376 --> 00:03:02,376 내가 그동안 네가 얼마나 보고 싶었는데 24 00:03:02,376 --> 00:03:04,501 이러지 마세요 25 00:03:05,875 --> 00:03:07,376 여기선 안 돼요 26 00:03:13,125 --> 00:03:16,501 전... 먼저 가 봐야 되겠어요 27 00:03:20,501 --> 00:03:25,500 선생님은... 앞으로 하실 일에 대해서 생각을 좀 해 보세요 28 00:03:27,500 --> 00:03:29,000 그래 29 00:03:29,000 --> 00:03:30,625 갈려면 늦기 전에 가라 30 00:03:38,625 --> 00:03:42,500 아직... 9시밖에 안 됐는데요 31 00:03:42,500 --> 00:03:44,000 아직 괜찮아요 32 00:03:58,125 --> 00:03:59,500 피곤하지 않으세요? 33 00:04:01,500 --> 00:04:02,500 피곤해... 34 00:04:03,875 --> 00:04:06,250 그냥 쉴게 어서 가 늦기 전에... 35 00:04:09,000 --> 00:04:10,500 그럼 저 먼저 갈게요 36 00:04:17,500 --> 00:04:20,626 저기... 내려오실 필요는 없어요 37 00:04:38,501 --> 00:04:40,376 이 나쁜년 같으니라구! 38 00:04:41,250 --> 00:04:42,750 - 아니라고 했잖아요 - 이리 와 39 00:04:42,750 --> 00:04:44,875 너 오늘 그냥 죽고 잡구나? 40 00:04:44,875 --> 00:04:46,376 너 같은 년은 죽어야 돼! 41 00:04:47,125 --> 00:04:49,125 이리 안 와? 어? 42 00:04:49,125 --> 00:04:50,376 이 쌍놈아! 43 00:04:50,376 --> 00:04:52,501 내가 너 같은 자식하고 무슨 관계가 있다고 개지랄 하는 거야 44 00:04:52,501 --> 00:04:54,125 조용히 안 해? 나쁜 년아! 45 00:04:54,125 --> 00:04:56,750 날 죽이겠다고? 그래, 죽여 봐라! 이 개자식아! 46 00:04:56,750 --> 00:04:58,501 나쁜 년이 다 있어? 이년이! 47 00:04:59,125 --> 00:05:00,626 이리 와, 이년아, 들어와! 48 00:05:01,625 --> 00:05:02,750 안 들어와? 이게! 49 00:05:02,750 --> 00:05:06,000 야! 어딜 가? 이년아! 어딜 가? 50 00:05:06,750 --> 00:05:09,250 어디 가냐니까? 어? 51 00:05:37,625 --> 00:05:41,625 이 여관 아주 이상한 데야 밤새 떠들고 싸우고... 52 00:05:41,625 --> 00:05:43,250 어디로 갈 거예요? 53 00:05:45,376 --> 00:05:46,376 글쎄... 54 00:05:48,500 --> 00:05:51,125 우리 서울 시내 구경이나 한번 할까? 55 00:05:51,125 --> 00:05:54,501 안 돼요, 이 시간에 시내를 어떻게 나가요? 56 00:05:54,501 --> 00:05:56,501 길이 얼마나 복잡하다구요 57 00:06:04,376 --> 00:06:09,000 대구 언제 가실 거예요? 오늘 가실 거죠? 58 00:06:09,000 --> 00:06:10,250 그래야 되겠지? 59 00:06:13,501 --> 00:06:16,875 일단... 고속버스 터미널 쪽으로 가지? 60 00:06:16,875 --> 00:06:18,000 그럴까요? 61 00:06:20,376 --> 00:06:25,125 새벽 2시에 전화벨 소리를 들었던 환청 때문에 깨 버렸어 62 00:06:25,125 --> 00:06:26,500 그리곤 내내 못 잤지 63 00:06:28,376 --> 00:06:31,750 그리고 실제로 네가 전화라도 한 통 해 주리라고 믿고 기다렸다 64 00:06:34,250 --> 00:06:35,625 또 끼어드네! 65 00:06:35,625 --> 00:06:38,625 아니, 거기 어디 끼어들 데가 있다고 끼어드는 거야? 66 00:06:39,625 --> 00:06:42,626 그 사이에 차가 얼마나 불었는지 몰라요 67 00:06:42,626 --> 00:06:45,625 떠났을 때보다 차가 많아졌다는 생각 들지 않으세요? 68 00:06:47,626 --> 00:06:52,500 아니, 뭐, 99년도에는요 서울 시내 평균 시속이 7km래요 69 00:06:56,125 --> 00:06:58,625 우리 이 차로 그냥 대전까지 내려가는 게 어때? 70 00:06:58,625 --> 00:07:00,376 대전까지요? 71 00:07:01,500 --> 00:07:03,000 그러죠, 뭐... 72 00:07:04,250 --> 00:07:09,250 그러면 경부 고속 도로는 붐빌 테니까 중부 고속 도로로 가기로 해요 73 00:07:09,250 --> 00:07:11,125 중부 고속 도로라는 게 있니? 74 00:07:11,125 --> 00:07:13,500 예, 그 사이에 새로 생긴 고속 도로인데 75 00:07:13,500 --> 00:07:15,501 그쪽이 덜 붐빈대요 76 00:07:16,626 --> 00:07:19,626 그럴 줄 알았으면 아까 88올림픽 대로를 77 00:07:19,626 --> 00:07:21,500 그냥 타는 건데 그랬네 78 00:07:26,625 --> 00:07:28,501 그렇게 찾기가 힘드니? 79 00:07:28,501 --> 00:07:32,626 예, 저쪽 바로 건너편에 보이는 저 길인데 80 00:07:32,626 --> 00:07:35,376 진입로가 어딘지 찾을 수가 없네 81 00:07:45,376 --> 00:07:47,875 너희 아버지 공장은 노사 분규에 시달리지 않으냐? 82 00:07:47,875 --> 00:07:50,125 아니요, 그런 일 없어요 83 00:07:50,125 --> 00:07:52,875 아버지가 미리미리 알아서 잘해 주시니까요 84 00:07:52,875 --> 00:07:57,125 그리고 큰 대기업에서나 그렇지 중소기업에선 그런 일 없대요 85 00:08:00,750 --> 00:08:03,376 자, 이제 어디로 가죠? 86 00:08:04,125 --> 00:08:06,250 우리 유성으로 가지? 87 00:08:06,250 --> 00:08:07,750 유성엔 왜요? 88 00:08:07,750 --> 00:08:10,000 거긴 온천시잖아 89 00:08:10,000 --> 00:08:13,625 그건 그래요 그렇지만 거기 가서 뭘 해요? 90 00:08:13,625 --> 00:08:15,875 우선 온천물에 목욕을 하고 91 00:08:16,501 --> 00:08:17,500 그리고... 92 00:08:20,125 --> 00:08:21,250 어떡해요? 93 00:08:21,250 --> 00:08:23,125 가자니까? 94 00:08:23,125 --> 00:08:24,750 거긴 가서 뭘 해요? 95 00:08:24,750 --> 00:08:26,376 뭘 하긴 뭘 해? 96 00:08:26,376 --> 00:08:28,875 우선 온천물에 목욕을 하고 97 00:08:28,875 --> 00:08:32,501 그리고 네 젖가슴에 내 얼굴을 좀 부벼 대고 98 00:08:32,501 --> 00:08:34,500 그리고 네 젖꼭지를 만지작거려 99 00:08:34,500 --> 00:08:37,626 그리고 네 사타구니에 내 사타구니를 밀착시키고 100 00:08:37,626 --> 00:08:40,625 그리고 우리가 늘 전에 그랬던 거처럼 몸을 섞고 101 00:08:40,625 --> 00:08:42,625 그리고 네 터럭을 만지작거리고 102 00:08:44,500 --> 00:08:45,875 난 네가 떠난 이후로 103 00:08:45,875 --> 00:08:49,376 네 몸 구석구석을 얼마나 그리워했던지 몰라 104 00:08:49,376 --> 00:08:52,501 물론 일이 바빠서 어느 정도 잊어버리긴 했지만 105 00:08:52,501 --> 00:08:54,500 그렇지만 여관에선 싫어요 106 00:08:54,500 --> 00:08:56,875 아니, 프랑스에선 우리한테 아파트가 있었지만 107 00:08:56,875 --> 00:08:59,625 여긴 지금 당장 없는 걸 어떻게 하겠니? 108 00:08:59,625 --> 00:09:01,625 그런데도 난 지금 당장 섹스를 하지 않으면 109 00:09:01,625 --> 00:09:03,750 못 견딜 거 같거든 110 00:09:03,750 --> 00:09:06,125 그렇지만 한국에선 달라요 111 00:09:17,500 --> 00:09:19,500 안 가면 안 돼요? 112 00:09:19,500 --> 00:09:21,750 안 가는 거보다는 가는 게 훨씬 옳다 113 00:09:23,250 --> 00:09:25,250 그렇지만... 114 00:09:25,250 --> 00:09:26,626 어서 가자니까! 115 00:09:32,875 --> 00:09:34,750 하지 마요 116 00:09:34,750 --> 00:09:35,750 손 치워 117 00:09:35,750 --> 00:09:36,500 하지 마... 118 00:09:45,626 --> 00:09:46,376 하지 마... 119 00:09:47,626 --> 00:09:49,626 아파, 아파요 120 00:10:16,875 --> 00:10:17,500 안 돼... 121 00:10:18,501 --> 00:10:19,750 안 돼요 122 00:10:19,750 --> 00:10:21,625 너 왜 이러니? 123 00:10:21,625 --> 00:10:23,376 너 나 미치게 할래? 124 00:10:24,875 --> 00:10:26,376 왜 이렇게 날 괴롭혀? 125 00:10:27,000 --> 00:10:29,000 왜 이렇게 날 괴롭혀? 126 00:10:32,125 --> 00:10:33,125 선생님 127 00:10:34,125 --> 00:10:37,875 여기서 주무시고 내일 가세요 전... 그냥 갈래요 128 00:10:37,875 --> 00:10:42,625 아니, 내가 이 낯선 골방에 혼자 있기 위해서 여기 왔냐? 129 00:10:42,625 --> 00:10:44,500 난 어디 갈 데가 없는 줄 아니? 130 00:10:45,626 --> 00:10:47,500 그럼 저보고 어떻게 하란 말이에요? 131 00:10:55,625 --> 00:10:57,500 이젠 내가 필요 없다는 거냐? 132 00:10:58,875 --> 00:11:01,501 넌 창녀 중에서도 가장 더러운 창녀야! 133 00:11:02,376 --> 00:11:03,376 내 처음 고국에 돌아와서 134 00:11:03,376 --> 00:11:05,750 널 처음 만난 게 더럽게 수치스럽다! 135 00:11:26,625 --> 00:11:28,625 내 너한테 한 가지만 물어보자 136 00:11:34,875 --> 00:11:36,500 너 그동안 남자 생겼니? 137 00:11:40,625 --> 00:11:42,501 그럼 왜 이러느냐? 138 00:11:43,376 --> 00:11:45,750 너의 이러한 행동의 이데올로기는 뭐냐? 139 00:11:49,250 --> 00:11:52,000 이건 모두 네 돈으로 산거니까 네가 가져라 140 00:11:52,000 --> 00:11:53,500 나 이것만 가져가면 된다 141 00:12:14,501 --> 00:12:17,125 거기 자야네 집 아닙니까? 142 00:12:17,125 --> 00:12:18,875 그런데예 143 00:12:18,875 --> 00:12:22,376 그럼, 지금 전화 받으시는 분은 누구십니까? 144 00:12:22,376 --> 00:12:24,125 자야 큰언니인데예 145 00:12:25,500 --> 00:12:27,875 그럼, 영남이 엄마입니까? 146 00:12:27,875 --> 00:12:28,875 예 147 00:12:30,501 --> 00:12:31,750 나 R인데 148 00:12:33,875 --> 00:12:35,501 방금 들어왔시예 149 00:12:39,125 --> 00:12:41,125 5년 만에 그런 거라예 150 00:12:43,626 --> 00:12:46,250 연락도 없이 불쑥 돌아왔시예 151 00:12:48,625 --> 00:12:52,250 아니예, 별로 마르지도 늙지도 않았시예 152 00:12:54,875 --> 00:12:57,501 그때나 지금이나 똑같아예 153 00:12:58,501 --> 00:13:00,500 예 154 00:13:00,500 --> 00:13:01,376 예? 155 00:13:02,125 --> 00:13:03,500 예, 알았으예 156 00:13:07,000 --> 00:13:08,625 왜 이라카노, 참말로? 157 00:13:09,501 --> 00:13:11,501 명자는 시집갈 날 받아 놨다면서? 158 00:13:11,501 --> 00:13:12,625 응 159 00:13:12,625 --> 00:13:18,250 얘는 오래비 오면 결혼한다 카더니 오래비 오니 결혼하게 됐다 160 00:13:18,250 --> 00:13:22,625 - 명자는 좋겠다 - 공장 생활 참 많이 했다 161 00:13:22,625 --> 00:13:29,376 국민핵교 졸업하고 십 년을 했으니 인제는 공장 생활은 몸서리가 날끼다 162 00:13:31,250 --> 00:13:34,501 그래, 순자는 뭐 전자 대리점 다닌다고? 163 00:13:34,501 --> 00:13:35,501 힘 안 드냐? 164 00:13:35,501 --> 00:13:36,750 경리 보는데 뭐? 165 00:13:38,250 --> 00:13:41,500 영아 엄만 뭐 꽃집 한다구요? 166 00:13:41,500 --> 00:13:44,376 영아 엄만 이제 우리에게 잘한다 167 00:13:45,625 --> 00:13:47,501 지난 4월부터 아니에요? 168 00:13:48,125 --> 00:13:51,625 야야? 와 그런 쓸데없는 편지 보냈노? 169 00:13:52,250 --> 00:13:55,500 그 편지 땜에 울고불고 난리가 났다드라 170 00:13:55,500 --> 00:13:58,625 요즘 우리한테 마 나무랄 데 없이 잘한데이 171 00:13:58,625 --> 00:14:00,250 자, 이것 좀 들어라 172 00:14:00,250 --> 00:14:02,750 어머님, 지 왔시예 173 00:14:02,750 --> 00:14:05,376 영아야, 네 아버지 오셨데이 174 00:14:05,376 --> 00:14:07,501 언능 온나, 퍼뜩 온나 175 00:14:11,376 --> 00:14:12,875 - 뭐, 그렇노? - 왔어요? 176 00:14:14,625 --> 00:14:16,000 응, 오랜만이다 177 00:14:21,501 --> 00:14:23,000 잘 있었어예? 178 00:14:23,000 --> 00:14:27,000 신랑, 각시가 모처럼 만났는데 뭐 인사가 그렇노? 179 00:14:30,250 --> 00:14:32,626 아빠다, 인사하그라 180 00:14:32,626 --> 00:14:34,250 안녕하세요, 아빠 181 00:14:34,250 --> 00:14:36,626 큰절하셔야지, 그럼 되나? 182 00:14:38,000 --> 00:14:39,000 하그라! 183 00:14:47,750 --> 00:14:49,625 영아는 안 하나? 184 00:14:49,625 --> 00:14:50,625 퍼뜩 일어나라 185 00:14:53,750 --> 00:14:55,500 아는 보니 어때예? 186 00:14:57,250 --> 00:14:58,000 글쎄? 187 00:14:58,000 --> 00:15:00,875 용택아, 저기 니 아부지다 188 00:15:02,125 --> 00:15:04,250 용택이가 꼭 아빠 닮았지예? 189 00:15:05,125 --> 00:15:06,501 글쎄, 잘 모르겠는데 190 00:15:06,501 --> 00:15:09,500 영아야, 네 아빠 알겠나? 191 00:15:10,625 --> 00:15:12,376 몰른덴다 192 00:15:13,501 --> 00:15:16,000 용택아, 네 아빠 보니 어떻노? 193 00:15:16,000 --> 00:15:17,250 시시하네! 194 00:15:18,000 --> 00:15:19,750 처남 왔나? 195 00:15:19,750 --> 00:15:20,500 예 196 00:15:20,500 --> 00:15:21,626 어서들 온나 197 00:15:21,626 --> 00:15:22,875 인마, 죽은 줄 알았데이 198 00:15:22,875 --> 00:15:24,125 물건 보자 199 00:15:25,376 --> 00:15:26,750 이 밤중에 차가 있드나? 200 00:15:26,750 --> 00:15:28,376 나가서 택시 타고 안 왔나 201 00:15:28,376 --> 00:15:29,626 앉을 데도 없십니더 202 00:15:29,626 --> 00:15:31,501 저걸로 가져가서 술상 좀 보그라 203 00:15:31,501 --> 00:15:32,875 - 어무이야 - 어무이 앉아 계시소 204 00:15:32,875 --> 00:15:35,625 어디 박사 손 좀 한번 잡아 보자 고생 많았지? 205 00:15:35,625 --> 00:15:36,875 고생은요 206 00:15:38,125 --> 00:15:38,875 얼굴 좋네 207 00:15:38,875 --> 00:15:40,125 앉그라 208 00:15:42,250 --> 00:15:45,625 이게 박사 학위 논문 아니가 봐라 209 00:15:45,625 --> 00:15:47,501 내가 보믄 아나? 210 00:15:47,501 --> 00:15:52,625 이 논문에 아부지한테 바친다 이렇게 쓰여 있다 카더라 211 00:15:52,625 --> 00:15:54,750 - 맞지예? - 예, 맞습니다 212 00:16:00,875 --> 00:16:02,250 불 끄까예? 213 00:16:04,501 --> 00:16:05,626 끌라믄 꺼라 214 00:17:07,500 --> 00:17:09,500 어디로 갔는지 모르시구요? 215 00:17:11,376 --> 00:17:12,500 아, 지금 왔네요 216 00:17:13,750 --> 00:17:15,750 예, 안녕히 계십시오 217 00:17:26,875 --> 00:17:28,501 부모님은 어떠세요? 218 00:17:29,875 --> 00:17:31,500 많이 늙으셨더군 219 00:17:33,000 --> 00:17:35,500 어머니는 지난 설 때도 거의 돌아가실 뻔했대 220 00:17:42,125 --> 00:17:44,376 갖다 달라면 갖다 줘요 221 00:17:46,000 --> 00:17:48,875 아가씨! 여기 물 좀 주세요! 222 00:17:49,875 --> 00:17:52,750 영아는 아빠를 알아보던가요? 223 00:17:52,750 --> 00:17:53,875 야 224 00:17:53,875 --> 00:17:57,625 근데 한국에는 확실히 일손이 많은 거 같다 225 00:17:57,625 --> 00:17:59,501 그러니 저렇게 주전자를 들고 다니면서 226 00:17:59,501 --> 00:18:01,125 일일이 물을 따라 주지? 227 00:18:02,250 --> 00:18:04,250 여기다가 물통이나 주전자를 갖다 놓으면 228 00:18:04,250 --> 00:18:06,625 각자 알아서 따라 마실 거 아닌가? 229 00:18:06,625 --> 00:18:08,750 용택이는 아빠 보고 뭐라 그래요? 230 00:18:09,750 --> 00:18:12,250 아빠, 많이 닮았어요? 231 00:18:12,250 --> 00:18:14,626 글쎄, 잘 모르겠어 232 00:18:14,626 --> 00:18:16,875 그 녀석은 날 보더니 시시하네? 그러데 233 00:18:16,875 --> 00:18:19,376 뭐라구요? 시시하다구요? 234 00:18:20,376 --> 00:18:21,626 박사 보구? 235 00:18:22,750 --> 00:18:24,500 왜 이렇게 안 갖다 줘... 236 00:18:25,625 --> 00:18:26,750 이거 드세요 237 00:18:26,750 --> 00:18:28,750 아직 한 모금도 마시지 않았어요 238 00:18:41,500 --> 00:18:45,000 선생님하고 만나면 나는 늘 밑도 끝도 없이 걷기만 해요 239 00:18:45,000 --> 00:18:47,250 이거 산책 아니냐? 240 00:18:47,250 --> 00:18:49,626 너 지난여름에 프랑스 왔을 때 내게 뭐라고 했니? 241 00:18:49,626 --> 00:18:52,500 서울에서 산책이 하고 싶어서 미칠 거 같다고 그러지 않았니? 242 00:18:53,501 --> 00:18:55,625 이게 어디 산책이에요? 노동이지... 243 00:19:16,125 --> 00:19:17,500 6시 50분 차예요 244 00:19:27,626 --> 00:19:28,501 J야... 245 00:19:29,501 --> 00:19:30,500 너 알고 있니? 246 00:19:31,500 --> 00:19:33,500 난 널 몹시 갈망하고 있다 247 00:19:36,750 --> 00:19:39,626 다음에요, 다음에 하세요 248 00:19:40,501 --> 00:19:41,750 왜 그러니 도대체 249 00:19:43,750 --> 00:19:45,875 이런 이데올로기가 뭐냐구요? 250 00:19:51,250 --> 00:19:53,500 한국에선 조심해야 돼요 251 00:19:53,500 --> 00:19:55,625 한국이 어떤 나라인 줄 아세요? 252 00:20:35,501 --> 00:20:36,500 불 끄까예? 253 00:20:37,376 --> 00:20:38,501 그래... 254 00:21:11,125 --> 00:21:13,500 인제 박사도 됐으니께네 255 00:21:13,500 --> 00:21:15,875 우야든지 집이나 우선 큰 거 하나 사그라 256 00:21:16,500 --> 00:21:19,625 잔칫날마다 이렇게 쫓겨나와 자서 되겠나? 257 00:21:20,625 --> 00:21:24,500 매형한텐 괜찮지만 자네 보기가 좀 쑥스럽네 258 00:21:24,500 --> 00:21:25,626 괜찮아예 259 00:21:27,802 --> 00:21:29,362 젠장 맞을... 260 00:21:29,388 --> 00:21:32,014 근데, 그 친구는 널 왜 그렇게 싫어한데? 261 00:21:32,014 --> 00:21:36,388 가장 큰 이유 중에 하나는 내가 그 학교 출신이라는 거죠 262 00:21:36,388 --> 00:21:37,638 게다가 뭐... 263 00:21:37,638 --> 00:21:40,138 자긴 아직 따지 못한 박사 학위를 땄겠다 264 00:21:40,138 --> 00:21:41,638 어어... 그래요 265 00:21:41,638 --> 00:21:44,889 지난번 술자리에서 술이 취해 갖고 그런 말을 하데요 266 00:21:44,889 --> 00:21:49,638 뭐? 네가 똑똑한 줄은 알어 그치만 넌 너무 도도하고 건방져 267 00:21:49,638 --> 00:21:51,013 그러고 소리를 지르는 거 있죠 268 00:21:51,013 --> 00:21:53,388 어떻게 하다가 그런 소리까지 하게 됐니? 269 00:21:53,388 --> 00:21:55,889 컴플렉스가 너무 많은 사람이에요 270 00:21:56,513 --> 00:21:59,139 뭘 보니 네가 그렇게 똑똑하다는 거냐? 271 00:22:03,014 --> 00:22:06,139 그러게 말이에요 똑똑한 데가 하나도 없는데 272 00:22:07,139 --> 00:22:09,263 선생님한테는 언제나 똑똑하지 못하다고 273 00:22:09,263 --> 00:22:11,014 구박만 받는데 말이에요 274 00:22:12,139 --> 00:22:13,013 그건 그렇고 275 00:22:13,638 --> 00:22:15,263 어디 다른 데 알아본 데는 없냐? 276 00:22:16,889 --> 00:22:20,138 사실은 작년 여름에 교수 초빙 광고가 났기에 277 00:22:20,138 --> 00:22:21,638 서류를 한번 내 봤어요 278 00:22:21,638 --> 00:22:23,138 음... 그래? 279 00:22:23,138 --> 00:22:24,763 물론 안 됐죠 280 00:22:26,139 --> 00:22:30,138 나중에 알고 보니까 학교에서 미리 내정을 해 놓고 281 00:22:30,138 --> 00:22:33,638 그리고 나서 형식적으로 신문 광고를 낸다는 거예요 282 00:22:33,638 --> 00:22:35,388 허... 참 283 00:22:35,388 --> 00:22:38,263 그렇긴 해도... 그 학교 학과장 교수가 284 00:22:38,263 --> 00:22:41,013 저를 참 인상을 좋게 봤나 봐요 285 00:22:41,013 --> 00:22:44,388 요번에는 못 쓰지만 다음에 기회가 닿는 대로 286 00:22:44,388 --> 00:22:47,014 꼭 한 번 쓰고 싶단 말을 하데요 287 00:22:47,014 --> 00:22:49,139 그래서 그 뒤로 제가 제 글이 실린 책을 288 00:22:49,139 --> 00:22:50,763 그분에게 보내 드렸어요 289 00:22:51,513 --> 00:22:53,139 그런 일도 있고 해서 290 00:22:53,139 --> 00:22:56,638 그 쪽에서 참... 저를 좋게 생각하고 있죠 291 00:22:56,638 --> 00:22:58,638 고무적인 일이네 292 00:22:58,638 --> 00:23:00,388 근데 무슨 글이 실린 책이었니? 293 00:23:02,013 --> 00:23:03,388 예... 294 00:23:03,388 --> 00:23:04,263 아니... 뭐 295 00:23:04,263 --> 00:23:07,638 그런 게 있었어요 나중에 얘기할게요 296 00:23:08,388 --> 00:23:09,388 젠장... 297 00:23:10,013 --> 00:23:12,139 넌 늘 그런 식이구나 298 00:23:12,139 --> 00:23:14,889 대체 뭐가 대단한 건데 또 비밀이냐? 299 00:23:16,638 --> 00:23:18,263 어디 가서 주무실 거예요? 300 00:23:18,889 --> 00:23:20,388 젠장... 301 00:23:20,388 --> 00:23:24,014 널 만나면 밥 먹는 거 외엔 할 일이 없는 거 같다 302 00:23:24,014 --> 00:23:26,138 그럼 나보고 어떻게 하라는 거예요? 303 00:23:26,138 --> 00:23:28,013 나도 미치겠어요! 정말! 304 00:24:08,513 --> 00:24:11,263 너희가 언제 한 번이라도 와 보기나 했니? 305 00:24:11,263 --> 00:24:13,139 어서 오세요 306 00:24:13,139 --> 00:24:15,763 걔가 나 어디 사는지나 알기나 하니? 307 00:24:15,763 --> 00:24:17,638 내가 병들어 죽었다 한들 308 00:24:17,638 --> 00:24:20,014 너희들이 한 번이라도 와 보기나 하갔어? 309 00:24:20,763 --> 00:24:23,388 정신 차려 이 녀석아! 나 너 그렇게 키우지 않았어! 310 00:24:23,388 --> 00:24:25,388 좀 조용히 좀 해 주세요! 311 00:24:25,388 --> 00:24:27,763 너하곤 암만 말을 해도 소용없으니까! 312 00:24:27,763 --> 00:24:30,388 너는 너대로 나는 나대로 살면 그뿐이야! 313 00:24:30,388 --> 00:24:31,638 이제 그만 일어나! 314 00:25:04,013 --> 00:25:05,263 어서 오세요 315 00:25:11,263 --> 00:25:12,763 늦어서 미안해요 316 00:25:28,388 --> 00:25:30,263 왜 난 한국에 돌아와서 317 00:25:31,139 --> 00:25:34,139 아무짝에도 쓸데없는 일에 내 시간을 죽여야 될까? 318 00:25:54,013 --> 00:25:58,138 난 어디 가서 네 알몸을 껴안고 하룻밤 깊이 잠들지 않으면 319 00:25:58,138 --> 00:26:01,763 내 몸이 썩어서 흐느적흐느적 흘러내릴 거같이 피곤하다 320 00:26:02,638 --> 00:26:04,638 나 오늘 대구에 내려가고 싶지 않아! 321 00:26:05,638 --> 00:26:07,889 안 내려가면 어떻게 하겠다는 거예요? 322 00:26:07,889 --> 00:26:09,013 알았다! 알았어! 323 00:26:20,638 --> 00:26:24,013 그라모, 지금 내한테 원하는 게 뭡니꺼? 324 00:26:24,013 --> 00:26:25,638 뭘 원하느냐고? 325 00:26:26,638 --> 00:26:29,638 난 이미 편지에다 충분히 뚜렷하게 밝혔듯이 326 00:26:29,638 --> 00:26:31,263 너와 이혼하길 원한다 327 00:26:36,263 --> 00:26:37,889 잘못했어예... 328 00:26:37,889 --> 00:26:39,263 네가 뭘 잘못했느냐? 329 00:26:41,139 --> 00:26:44,388 내가 혼전에 남자 관계가 있었던 거예 330 00:26:44,388 --> 00:26:46,139 아아... 331 00:26:46,139 --> 00:26:48,763 넌 그걸 가지고 내가 지금 말하는 줄 아느냐? 332 00:26:49,763 --> 00:26:50,763 야? 333 00:26:50,763 --> 00:26:54,263 근데, 난 그것 때문에 너하고 이혼해야 한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334 00:26:54,263 --> 00:26:55,763 그라믄 뭐라예? 335 00:26:56,388 --> 00:26:59,139 물론, 너한테 혼전에 남자들이 있었고 336 00:26:59,139 --> 00:27:02,763 전혀 성결하지 않았다는 것도 물론, 나한테 불쾌한 일이었다 337 00:27:02,763 --> 00:27:05,139 그러나, 그건 이미 지나간 일을 어떻게 하겠니? 338 00:27:06,013 --> 00:27:07,889 내가 너하고 이혼해야 되겠다고 339 00:27:07,889 --> 00:27:10,013 생각하게 된 것은 그것 때문이 아니다 340 00:27:10,013 --> 00:27:11,513 그라믄 뭐라예? 341 00:27:12,763 --> 00:27:15,014 말이 나온 김에 말인데 342 00:27:15,014 --> 00:27:17,763 너는 절대로 나를 키워 줄 사람이 아니다 343 00:27:18,638 --> 00:27:20,638 너는 내 책을 갖다 버린 한이 있더라도 344 00:27:20,638 --> 00:27:23,139 네 헌 경대만은 갖다 버릴 수 없다 345 00:27:24,263 --> 00:27:25,388 그렇지 않느냐? 346 00:27:32,513 --> 00:27:33,889 그런데예... 347 00:27:35,013 --> 00:27:39,889 그런데, 시집갈 아가씨한테 무슨 일 있었어예 348 00:27:40,889 --> 00:27:41,638 무슨 일? 349 00:27:43,013 --> 00:27:44,138 아가씨는... 350 00:27:45,138 --> 00:27:48,139 이걸 오빠가 알까 봐 겁을 먹고 있어예 351 00:27:48,139 --> 00:27:49,013 그래? 352 00:27:49,013 --> 00:27:50,138 그럼 하지 마라 353 00:27:53,139 --> 00:27:57,263 아가씨는 이 일을 절대 오빠한테 말하지 말라꼬 했는데예 354 00:27:59,763 --> 00:28:02,763 아가씨는 혼전에 남자가 있었어예 355 00:28:04,013 --> 00:28:05,014 그래서? 356 00:28:05,763 --> 00:28:09,513 하루는 울면서 내게 찾아왔데예 우짜면 좋겠나 하면서... 357 00:28:10,763 --> 00:28:15,513 아가씨가 사귀던 남자가 아가씨를 버리고 배를 탔데예 358 00:28:15,513 --> 00:28:20,388 아가씨는 아도 있었던 거 같데예 우리 친정아부지도 다 알고 있어예 359 00:28:21,139 --> 00:28:22,014 그래서? 360 00:28:24,014 --> 00:28:25,638 와 소리는 지르고 이라요? 361 00:28:25,638 --> 00:28:26,638 그래서? 362 00:28:28,889 --> 00:28:30,388 그래서 어쨌다는 거야? 363 00:28:31,889 --> 00:28:33,263 너 그 얘길 왜 나한테 하니? 364 00:28:38,014 --> 00:28:39,889 너하곤 도저히 같이 살 수 없다는 걸 365 00:28:39,889 --> 00:28:41,263 다시 한 번 확인했다 366 00:29:05,138 --> 00:29:07,139 아버진 많이 편찮으세요? 367 00:29:08,388 --> 00:29:11,263 이제는 농사도 못 짓겠다 368 00:29:11,263 --> 00:29:14,513 아버지는 이태 전부터 일만 하면 저런다 369 00:29:16,763 --> 00:29:19,139 이제 농사는 작파하세요 370 00:29:19,139 --> 00:29:21,763 농사는 지어 봐야 돈도 못 벌고 고생만 해요 371 00:29:25,638 --> 00:29:27,013 땅 주인은 땅값이 올라서 372 00:29:27,013 --> 00:29:29,388 가만히 앉아 있어도 몇 억을 번다던데... 373 00:30:04,763 --> 00:30:06,014 이제 그만 가자 374 00:30:07,139 --> 00:30:08,889 가면 또 어디로 간단 말이에요? 375 00:30:11,138 --> 00:30:14,388 정 갈 데 없으면 선사에라도 한 번 더 들어가지 376 00:30:14,388 --> 00:30:17,889 금방 나왔는데 뭐 하러 또 들어가요? 377 00:30:17,889 --> 00:30:21,638 들어가면 금방 나오자고 할 거면서 뭐 하러 돈 또 내고 들어가요? 378 00:30:26,263 --> 00:30:28,388 아이스크림이라도 한 개 더 먹을까? 379 00:30:28,388 --> 00:30:30,763 또 먹어요? 아이 참... 380 00:30:36,263 --> 00:30:37,513 오늘 밤에는... 381 00:30:38,263 --> 00:30:41,263 반드시 네 젖꼭지를 만지작거리고 382 00:30:41,263 --> 00:30:44,139 네 사타구니에 내 사타구니를 붙인 채 자야 돼 383 00:30:45,014 --> 00:30:49,138 그렇게 해야만 내 무뎌진 감각이 되살아나고 384 00:30:49,138 --> 00:30:51,138 이 어려운 한국에서 소신을 잃지 않고 385 00:30:51,138 --> 00:30:52,889 살아갈 수 있을 거 같다 386 00:30:54,139 --> 00:30:55,013 안 돼요 387 00:30:56,513 --> 00:30:59,513 선생님은 아직 이혼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잖아요 388 00:31:04,763 --> 00:31:05,889 화났어요? 389 00:31:13,638 --> 00:31:14,513 자... 390 00:31:15,513 --> 00:31:18,763 이제 어떻게 할까요? 어디로 모셔다 드려요? 391 00:31:19,513 --> 00:31:22,014 아무 데나 데려다 줘 392 00:31:22,014 --> 00:31:24,139 내가 어디 갈 데가 정해져 있기나 한가? 393 00:31:26,013 --> 00:31:29,889 그럼 간밤에 주무셨던 그 여관으로 데려다 드릴게요 394 00:31:44,139 --> 00:31:46,513 여기가 정말 한국인가? 395 00:31:46,513 --> 00:31:49,513 여기가 정말 600년 역사를 가진 서울인가? 396 00:31:51,139 --> 00:31:53,388 온통 어딜 가나 십자가들뿐이군 397 00:31:54,139 --> 00:31:58,014 여긴 마치 무슨 커다란 유럽의 공동묘지에 들어온 기분이야 398 00:31:59,139 --> 00:32:01,763 그렇게 너무 부정적으로만 보지 마세요 399 00:32:01,763 --> 00:32:03,138 내가 부정적인가? 400 00:32:04,513 --> 00:32:05,889 그럴지도 모르지 401 00:32:06,513 --> 00:32:09,638 난 내가 거짓말을 하나도 보태지 않고 말을 빌린다면 402 00:32:09,638 --> 00:32:12,513 서울은 밤이 되면 온통 거대한 공동묘지처럼 403 00:32:12,513 --> 00:32:14,013 십자가들만 살아난다는 거야 404 00:32:42,013 --> 00:32:43,138 영아야 405 00:32:43,138 --> 00:32:45,138 좀 들어오너라 나 할 얘기가 있다 406 00:32:45,138 --> 00:32:47,263 무슨 할 얘기예? 나 바뻐예 407 00:32:47,263 --> 00:32:49,139 글쎄, 좀 들어오너라! 408 00:32:49,139 --> 00:32:51,388 난 네가 부엌에서 일하는 걸 원치 않는다! 409 00:33:03,139 --> 00:33:04,513 그래, 생각해 봤느냐? 410 00:33:06,014 --> 00:33:07,013 뭐를예? 411 00:33:07,013 --> 00:33:08,388 몰라서 묻니? 412 00:33:12,139 --> 00:33:14,014 와 갑자기 이혼하자고 하예? 413 00:33:14,014 --> 00:33:15,513 갑자기라고? 414 00:33:15,513 --> 00:33:18,139 전혀 갑작스런 일이 아니야 415 00:33:18,139 --> 00:33:21,138 난 오래전부터 줄기차게 너한테 이혼하자고 했다 416 00:33:21,138 --> 00:33:24,513 근데 넌 지금처럼 미련을 부리면서 버텨 온 거지! 417 00:33:28,638 --> 00:33:31,014 그래, 넌 생각해 본다고 했는데 418 00:33:31,014 --> 00:33:34,013 생각해 봤으면 그걸 나한테 얘길 해야 할 일 아니냐? 419 00:33:34,889 --> 00:33:35,889 그렇지 않느냐? 420 00:33:39,638 --> 00:33:43,638 아직 더... 생각을 좀 해 봐야겠어예 421 00:33:46,138 --> 00:33:48,638 얼마를 더 생각해 봐야 되겠니? 422 00:33:49,638 --> 00:33:52,014 난 너하고 이혼하자고 한 지 8년이다 423 00:33:52,014 --> 00:33:55,513 누구는 시집가기 전에 그런 일 있어도 괜찮고? 424 00:33:55,513 --> 00:33:58,139 누구는 안 괜찮아예? 425 00:33:58,139 --> 00:33:59,638 그 무슨 말이냐? 426 00:33:59,638 --> 00:34:01,139 안 그라예? 427 00:34:01,139 --> 00:34:02,139 그래 428 00:34:02,139 --> 00:34:04,638 누구는 시집가기 전에 남자가 있어도 괜찮고? 429 00:34:04,638 --> 00:34:06,013 누구는 안 괜찮아예? 430 00:34:18,014 --> 00:34:20,388 아버님, 어머님 돌아오셨어예? 431 00:34:21,013 --> 00:34:24,014 오야, 아이들은 어디 갔노? 432 00:34:25,014 --> 00:34:26,263 놀러 갔어예 433 00:34:37,138 --> 00:34:39,013 그렇게 말을 못하겠으면 434 00:34:39,889 --> 00:34:41,013 내가 물어봐 줄까? 435 00:34:47,014 --> 00:34:48,139 뭐 드시겠어요? 436 00:34:48,139 --> 00:34:48,763 커피 437 00:34:53,763 --> 00:34:55,139 자네 남자 있지? 438 00:35:01,889 --> 00:35:02,513 네 439 00:35:04,263 --> 00:35:05,763 그래? 440 00:35:05,763 --> 00:35:07,263 거 잘됐네, 축하하네 441 00:35:15,638 --> 00:35:16,638 그러니까 442 00:35:17,513 --> 00:35:21,263 자네가 이 R에게 부탁하고 싶은 것을 말하자면 443 00:35:21,263 --> 00:35:24,014 이제 남자가 생겼으니 R 너는 사라져 달라 444 00:35:24,014 --> 00:35:25,014 이런 얘기구나? 445 00:35:26,388 --> 00:35:27,388 그렇지 않은가? 446 00:35:34,889 --> 00:35:37,513 그래, 결혼은 하기로 했는가? 447 00:35:41,013 --> 00:35:41,889 네... 448 00:35:44,889 --> 00:35:46,139 거 잘했구만 449 00:35:47,263 --> 00:35:49,388 그럴 줄 알았다면 내 한국에 돌아와서 450 00:35:49,388 --> 00:35:52,013 그토록 자네 신세를 지지 않았을 텐데 451 00:35:54,263 --> 00:35:57,763 난 그것도 모르고 주책 맞게 자기 신세를 듬뿍졌군 452 00:35:59,138 --> 00:36:01,014 그게 아니에요... 453 00:36:03,263 --> 00:36:06,513 제가 결혼하자고 한 건 최근이에요 454 00:36:12,388 --> 00:36:13,513 물론... 455 00:36:15,763 --> 00:36:21,513 물론 알았던 건 여름 방학 직후 프랑스를 다녀온 뒤부터였지만 456 00:36:25,138 --> 00:36:28,763 저쪽에서는 오래전부터 결혼을 하자고 해 왔어요 457 00:36:30,513 --> 00:36:32,763 그치만 전 결혼을 할 수가 없잖아요 458 00:36:34,014 --> 00:36:36,139 그래서 전 안 된다고 했어요 459 00:36:37,263 --> 00:36:40,139 그러다 얼마 전에 그러겠다고 해 버렸어요 460 00:36:43,638 --> 00:36:47,139 물론... 물론 전 안 된다고 했죠 461 00:36:47,139 --> 00:36:49,763 그런데 그쪽에서 자꾸 왜 안 되냐고 묻는 거예요 462 00:36:49,763 --> 00:36:52,388 안 된다는 말만 갖고 물러설 수가 없다고 463 00:36:53,638 --> 00:36:54,388 그러다... 464 00:36:55,763 --> 00:36:58,013 그러다 그냥 귀찮은 생각이 들었어요 465 00:36:59,013 --> 00:37:02,014 그래서 얼마 전에서야 그러겠다고 해 버렸어요 466 00:37:03,014 --> 00:37:04,013 그래, 잘했네 467 00:37:06,014 --> 00:37:07,638 그런데 왜 얼마 전인가? 468 00:37:11,014 --> 00:37:12,013 왜냐구요? 469 00:37:13,513 --> 00:37:15,263 선생님 때문이죠 470 00:37:16,513 --> 00:37:19,013 제가 선생님을 버리고 결혼할 수는 없잖아요 471 00:37:20,013 --> 00:37:22,763 그렇지만 우린 결혼을 할 수도 없잖아요 472 00:37:25,513 --> 00:37:27,263 저도 이따금은요 473 00:37:29,138 --> 00:37:31,513 그래요, 늘 그런 건 아니죠 474 00:37:33,013 --> 00:37:37,263 이따금은 저도 결혼이 하고 싶어요 475 00:37:38,889 --> 00:37:42,263 제 심정 이해하시겠죠? 그렇죠? 476 00:37:42,263 --> 00:37:44,513 그래, 이해해야겠지 477 00:37:47,139 --> 00:37:48,638 자네가 언제 결혼하겠다고 478 00:37:48,638 --> 00:37:50,889 약속했는가 하는 게 뭐 중요한 문제겠어? 479 00:37:50,889 --> 00:37:53,138 그건 다 자네 감정상의 문제지 480 00:37:54,513 --> 00:37:58,139 저쪽에선 절 사랑해요 481 00:37:58,139 --> 00:37:59,889 아! 그럴 테지... 482 00:38:04,138 --> 00:38:06,638 그래 자네는 그 남자에게 483 00:38:06,638 --> 00:38:08,763 자네와 내가 프랑스에서 3년 반 동안 484 00:38:08,763 --> 00:38:10,513 함께 살았다는 얘기를 했는가? 485 00:38:11,388 --> 00:38:13,013 어떻게 그런 말을 남한테 할 수가 있어요? 486 00:38:13,013 --> 00:38:15,014 결혼을 안 하면 안 했지! 487 00:38:18,139 --> 00:38:19,138 거, 잘했다 488 00:38:19,138 --> 00:38:21,014 그런 얘기는 안 하는 게 낫다 489 00:38:21,763 --> 00:38:23,138 그런 소리를 하면 490 00:38:23,138 --> 00:38:26,388 너를 그토록 사랑한다는 그 사람은 충격을 받을 것이고 491 00:38:26,388 --> 00:38:31,139 그 고통 때문에 바람을 피우게 되고 끝내는 파탄에 이르게 될 수도 있다 492 00:38:31,139 --> 00:38:34,013 그러니 너는 입을 꼭 다물고 있는 것이 493 00:38:34,013 --> 00:38:37,889 너를 그토록 사랑한다는 그 사람에게 고통을 주지 않는 것이 된다 494 00:38:39,388 --> 00:38:40,638 알아듣겠는가? 495 00:38:41,763 --> 00:38:42,388 네 496 00:38:47,889 --> 00:38:48,889 물론... 497 00:38:52,014 --> 00:38:57,388 물론 저도 선생님이 있기 때문에 결혼할 수 없다는 건 잘 알아요 498 00:38:59,138 --> 00:39:01,638 - 그렇지만... - 알았어요, 알았어! 499 00:39:04,889 --> 00:39:07,763 그렇지만 저도 이따금은요 500 00:39:07,763 --> 00:39:09,139 늘 그런 건 아니지만... 501 00:39:09,139 --> 00:39:11,014 글쎄, 알았어요! 502 00:39:24,014 --> 00:39:25,139 거, 잘됐네 503 00:39:30,014 --> 00:39:33,139 프랑스에서 자네가 내게 종종 말한 바에 따르면 504 00:39:33,139 --> 00:39:35,763 한국에서는 남자들이 여자를 따라다닌다고... 505 00:39:38,014 --> 00:39:39,139 그런 거 같애 506 00:39:40,388 --> 00:39:43,014 확실히 한국 여자들은 남자들이 많이 따라다니는 걸 507 00:39:43,014 --> 00:39:45,638 무슨 관록으로 간주하는 경향이 있는 거 같애 508 00:39:47,638 --> 00:39:51,263 한국에 와서는 내가 자네를 따라다닌 셈이 됐네 509 00:39:53,889 --> 00:39:56,138 생각하면 약간 쑥스러우이 510 00:39:56,138 --> 00:39:57,138 죄송해요 511 00:39:57,138 --> 00:39:59,513 죄송할 게 뭐 있나? 이미 다 지난 일... 512 00:40:03,638 --> 00:40:05,014 죄송해요... 513 00:40:08,013 --> 00:40:09,263 죄송해요... 514 00:40:17,388 --> 00:40:19,263 우리 모처럼 산책이나 할까? 515 00:40:20,388 --> 00:40:21,638 그렇게 해요 516 00:40:26,013 --> 00:40:27,513 죄송해요 517 00:40:27,513 --> 00:40:30,263 죄송할 게 뭐 있나? 그런 소리 하지 말게 518 00:40:32,638 --> 00:40:37,139 그렇지만 선생님은 아직 이혼하지 않았잖아요 519 00:40:37,139 --> 00:40:39,139 바로 그거지 520 00:40:39,139 --> 00:40:43,513 그것이야말로 언제까지나 나의 죄명일 수밖에 없지 521 00:40:43,513 --> 00:40:45,638 그렇긴 하지만 난 한국에 돌아와서 522 00:40:45,638 --> 00:40:48,513 내 이혼을 위해서 여러 가지를 애써 왔지 523 00:40:48,513 --> 00:40:53,013 그렇지만 선생님이 이혼한다 그래도 저하고 결혼하실 건 아니잖아요 524 00:40:53,013 --> 00:40:54,388 그리고 선생님은... 525 00:40:56,638 --> 00:40:58,638 선생님은 저를 사랑하지도 않잖아요 526 00:41:00,014 --> 00:41:01,513 그건 그래 527 00:41:01,513 --> 00:41:02,513 내가 이혼한다고 해서 528 00:41:02,513 --> 00:41:05,513 자네와 꼭 결혼해야 된다고 생각하진 않아 529 00:41:05,513 --> 00:41:07,013 알아요! 530 00:41:07,013 --> 00:41:10,638 난 자네에 대해서 어떤 타성이 있는 거 같애 531 00:41:10,638 --> 00:41:12,388 섹스의 타성이지 532 00:41:12,388 --> 00:41:16,014 내가 자네를 사랑하느냐고? 그건 나도 잘 모르겠어 533 00:41:16,014 --> 00:41:18,014 그러나 한 가지 확실한 것은 534 00:41:18,014 --> 00:41:21,638 나는 자네와 주기적으로 섹스하는 것을 좋아한다는 거야 535 00:41:21,638 --> 00:41:24,139 나는 자네의 유방을 주무르기를 것을 좋아하고 536 00:41:24,139 --> 00:41:26,138 자네의 터럭을 만지작거리길 좋아하고 537 00:41:26,138 --> 00:41:29,513 또 자네의 자궁에 사정하길 좋아하지 538 00:41:29,513 --> 00:41:31,263 물론 다른 여자들도 539 00:41:31,263 --> 00:41:34,263 유방과 터럭과 자궁을 가지고 있을 거야 540 00:41:34,263 --> 00:41:35,513 그러나 자네도 알다시피 541 00:41:35,513 --> 00:41:38,014 난 그다지 많은 여자들과 섹스를 해 보진 않았어 542 00:41:38,014 --> 00:41:41,263 그래서 그 여자들을 잘 모르고 그래서 그 여자들한테 대해서 543 00:41:41,263 --> 00:41:43,889 그다지 주기적으로 욕정을 느끼지 않아 544 00:41:45,014 --> 00:41:47,263 그러다 보니까 나는 자네의 자궁 속에 545 00:41:47,263 --> 00:41:49,763 사정하길 좋아하게 된 거지 546 00:41:49,763 --> 00:41:50,889 알아요 547 00:41:51,889 --> 00:41:53,138 알아요? 548 00:41:53,138 --> 00:41:54,388 알아요, 알아요 하지만 549 00:41:54,388 --> 00:41:57,014 자네는 나에 대해서 오해를 해 왔구만 550 00:41:57,014 --> 00:42:00,638 아니에요! 나는 무슨 말인지 다 알아요 551 00:42:01,513 --> 00:42:05,388 선생님은... 누구보다도 객관적으로 생각하시고... 552 00:42:05,388 --> 00:42:07,513 그래서 나는 사람들한테 553 00:42:07,513 --> 00:42:10,139 그렇게 배신을 당해야 하는 거겠지? 554 00:42:12,889 --> 00:42:14,139 죄송해요 555 00:42:18,139 --> 00:42:19,638 어디로 가실 거예요? 556 00:42:21,138 --> 00:42:23,014 차를 어따 세워 뒀나? 557 00:42:24,263 --> 00:42:26,013 저쪽에 세워 뒀어요 558 00:42:26,013 --> 00:42:27,388 가세 559 00:42:27,388 --> 00:42:30,014 내 자네 차 타는 데까지 바래다 드리지 560 00:42:46,763 --> 00:42:48,263 안녕히 가세요 561 00:42:48,263 --> 00:42:49,513 그래, 잘 가! 562 00:43:07,638 --> 00:43:10,014 J야, 할 얘기가 있다 563 00:43:20,139 --> 00:43:22,013 무슨 말씀이신데요? 564 00:43:22,013 --> 00:43:24,263 모든 것이 다 좋다 565 00:43:24,263 --> 00:43:26,014 근데 한 가지 마음에 걸린다 566 00:43:26,014 --> 00:43:27,388 그것이 무엇인고 하니... 567 00:43:28,138 --> 00:43:31,013 네가 나를 버리고 결혼하겠다고 결정하게 된 것은 568 00:43:31,013 --> 00:43:34,638 어떤 일련의 오해에서 비롯되지 않았나 하는 점이다 569 00:43:34,638 --> 00:43:36,513 어떤 오해가... 570 00:43:36,513 --> 00:43:40,013 만약에 어떤 오해가 너와 나 사이의 오랜 삶을 571 00:43:40,013 --> 00:43:42,889 송두리째 파괴해 버린 것이 되었다면 572 00:43:42,889 --> 00:43:45,638 그것은 슬픈 일이고 그것은 안타까운 일이고 573 00:43:45,638 --> 00:43:47,638 또 그것은 죄악일 수 있다 574 00:43:49,889 --> 00:43:51,013 그렇겠죠 575 00:43:51,013 --> 00:43:52,513 가령... 576 00:43:52,513 --> 00:43:55,638 넌 아까 내가 이혼을 하지 않는 것처럼 577 00:43:55,638 --> 00:43:57,889 이혼을 위해 그다지 애를 쓰고 있지 않은 것처럼 578 00:43:57,889 --> 00:44:00,638 알고 있다는 느낌을 어느 정도 받기도 했는데... 579 00:44:00,638 --> 00:44:03,889 만약 네가 그렇게 생각했다면 그건 우선 오해다 580 00:44:04,763 --> 00:44:07,139 선생님이 이혼하실 수도 없잖아요 581 00:44:07,889 --> 00:44:10,889 넌 혹시 내가 이혼하지 못하길 원하고 있는 거 아니니? 582 00:44:10,889 --> 00:44:13,138 아니에요! 내가 미쳤어요? 583 00:44:14,388 --> 00:44:17,889 선생님은 저를 위해서가 아니라 선생님 본인을 위해서 584 00:44:17,889 --> 00:44:20,889 - 반드시 이혼을 해야 한다구요! - 그래, 바로 그렇다 585 00:44:20,889 --> 00:44:25,014 그렇기 때문에 난 내 이혼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586 00:44:25,014 --> 00:44:27,513 그리고 반드시 이혼을 한다 587 00:44:27,513 --> 00:44:29,138 그리고... 588 00:44:29,138 --> 00:44:31,889 넌 아까 내가... 이혼을 한다 할지라도 589 00:44:31,889 --> 00:44:34,388 너랑은 결혼하지 않을 것이다 이렇게 얘기했는데 590 00:44:34,388 --> 00:44:36,638 그것도 오해일 수 있다 591 00:44:36,638 --> 00:44:39,763 내 물론 프랑스에서 살 때 그런 생각을 안 했던 것은 아니다 592 00:44:39,763 --> 00:44:44,513 가령, 계약 결혼이나 동거 생활이 훨씬 더 합당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593 00:44:44,513 --> 00:44:49,139 그러나 한국에서 경우가 다르다면 나도 결혼할 수 있다 594 00:44:49,139 --> 00:44:50,013 그럴 필요 없어요 595 00:44:50,013 --> 00:44:51,138 그리고... 596 00:44:51,138 --> 00:44:53,013 넌 아까 내가 너를 사랑하지 않는다 597 00:44:53,013 --> 00:44:54,138 이렇게 이야기 했는데 598 00:44:54,138 --> 00:44:57,388 그것도 커다란 오해를 남길 수 있는 말이다 599 00:44:57,388 --> 00:45:01,139 난 흔히들 쓰는 그 사랑이라는 단어가 600 00:45:01,139 --> 00:45:04,263 늘 어줍지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렇게 말했을 뿐이다 601 00:45:04,263 --> 00:45:05,638 난 널 사랑한다 602 00:45:05,638 --> 00:45:07,263 그렇지만 선생님은... 603 00:45:07,263 --> 00:45:08,889 프랑스에서 나랑 같이 살면서 604 00:45:08,889 --> 00:45:11,638 한 번도 나랑 결혼을 하자거나 나, 나를 사랑한다고... 605 00:45:11,638 --> 00:45:13,388 나한테 한 번도 얘기한 적이 있어요? 606 00:45:13,388 --> 00:45:17,138 그래, 그것이 바로 오해란 얘기다 607 00:45:17,138 --> 00:45:18,388 내가 프랑스에서 살면서 608 00:45:18,388 --> 00:45:21,638 너에게 어떤 약속도 해 주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609 00:45:21,638 --> 00:45:26,513 그러나, 내가 굳이 어떤 약속을 너한테 꼭 했어야만 했겠니? 610 00:45:26,513 --> 00:45:29,638 프랑스에서 우리의 삶 자체가 이미 약속이었지 않았니? 611 00:45:29,638 --> 00:45:31,889 네, 네! 그건 그래요! 612 00:45:35,014 --> 00:45:36,263 하지만 선생님... 613 00:45:37,388 --> 00:45:41,014 저도 결혼이 하고 싶기도 해요 614 00:45:41,014 --> 00:45:43,513 가끔요, 늘 그런 건 아니에요! 615 00:45:45,638 --> 00:45:46,638 선생님... 616 00:45:48,013 --> 00:45:50,388 제가 선생님 곁에 있으면요 617 00:45:50,388 --> 00:45:53,013 전 늘 선생님을 괴롭힌다는 생각이 들어요 618 00:45:53,013 --> 00:45:55,638 전 그게 괴로워요! 619 00:45:55,638 --> 00:45:58,014 제가 선생님을 떠나서 결혼하겠다는댄 620 00:45:58,014 --> 00:46:00,139 그런 큰 이유가 있기도 하다구요! 621 00:46:02,638 --> 00:46:07,138 제가 없으면... 선생님은 한결 나아질 거예요 622 00:46:07,138 --> 00:46:09,138 그것도 오해다 623 00:46:09,138 --> 00:46:12,013 그것이야 말로 너의 가장 큰 오해 중 하나다 624 00:46:13,014 --> 00:46:15,013 너는 늘 네가 내 곁에 있어서 625 00:46:15,013 --> 00:46:17,263 나를 괴롭히기만 한다고 생각하지? 626 00:46:19,014 --> 00:46:20,889 물론, 프랑스에서 내가 너의 일 때문에 627 00:46:20,889 --> 00:46:23,139 어느 정도 고통을 받은 것은 사실이다 628 00:46:25,014 --> 00:46:27,889 지금도 생각나는 장면이 하나 있어 629 00:46:27,889 --> 00:46:30,388 내가 컴퓨터 앞에 앉아서 막 짜증을 내고 있으니까 630 00:46:30,388 --> 00:46:31,889 네가 너무나 다급한 나머지 631 00:46:31,889 --> 00:46:34,513 '돈을 드릴 테니까 제발 그러지 마세요!' 632 00:46:34,513 --> 00:46:36,014 이렇게 애원했지... 633 00:46:38,013 --> 00:46:40,014 왜 그때 네 얼굴을 떠올리기만 하면 634 00:46:40,014 --> 00:46:42,638 가슴이 미어지는 거같이 아파 635 00:46:42,638 --> 00:46:45,139 얼마나 다급하면 저런 소리를 다 하나 싶어서 636 00:46:45,139 --> 00:46:49,138 네가 그런 소리를 하면 나는 더 이상 화를 내지 못하곤 했었다 637 00:46:49,138 --> 00:46:51,513 그러나 이제 서울에선 달라 638 00:46:51,513 --> 00:46:56,138 내가 너의 일 때문에 나의 일을 지체하는 일은 더 이상 없을 거야 639 00:46:56,138 --> 00:46:59,889 내가 한평생을 너의 일 때문에 나의 일에 지장 받을 만큼 640 00:46:59,889 --> 00:47:02,138 그렇게 어리석지 않다 641 00:47:02,138 --> 00:47:05,513 그러니 너는 더 이상 그런 생각을 할 필요가 없어 642 00:47:09,013 --> 00:47:13,138 사실 솔직히 말하면 이 서울 바닥에서 643 00:47:13,138 --> 00:47:16,013 아니, 이 세상에서 너만큼 나를 잘 알고 644 00:47:16,013 --> 00:47:18,013 내가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가 하는 것을 645 00:47:18,013 --> 00:47:20,014 그때그때 알아서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이 646 00:47:20,014 --> 00:47:22,889 달리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647 00:47:22,889 --> 00:47:26,013 말하자면, 너는 속속들이 나를 잘 알고 있는 거지 648 00:47:29,263 --> 00:47:34,014 내 한번은 걷잡을 수 없는 심한 욕정에 사로잡힌 적이 있었지 649 00:47:34,014 --> 00:47:37,763 근데 우리는 그때 섹스를 해선 안 되는 입장이었다 650 00:47:37,763 --> 00:47:41,388 그런데 너는 딱해 하는 얼굴로 날 한참 내려다보다가 651 00:47:41,388 --> 00:47:44,263 네 입안에 내가 사정할 수 있도록 해 줬지 652 00:47:44,263 --> 00:47:45,638 그때 나는 고맙다고 했다 653 00:47:45,638 --> 00:47:48,638 왜냐하면, 너는 그만큼 내가 필요로 하는 것이 654 00:47:48,638 --> 00:47:50,889 무엇인가 하는 것을 그때그때 알아서 655 00:47:50,889 --> 00:47:53,889 그것이 무엇인지든간에 도와주려고 했기 때문이다 656 00:47:56,013 --> 00:48:00,013 너는 너의 말대로 배가 고프면서도 657 00:48:00,013 --> 00:48:03,763 내가 몽블랑 만년필을 갖고 싶다는 것을 알고 658 00:48:03,763 --> 00:48:05,388 그것을 사 주었다 659 00:48:05,388 --> 00:48:08,263 그런데도 불구하고 너는 네가 내 곁에 있으면 660 00:48:08,263 --> 00:48:11,139 나를 괴롭힌다고 생각하고 있어 661 00:48:11,139 --> 00:48:14,638 그것은 너의 자기 최면이고 그리고 오해일 뿐이다 662 00:48:16,014 --> 00:48:19,014 그러나 내가 무엇보다도 잘못했던 것은... 663 00:48:19,763 --> 00:48:22,014 프랑스에서 살면서 너에게 때때로 664 00:48:22,014 --> 00:48:24,763 어떤 약속을 해 주지 않았다는 점이겠지 665 00:48:27,513 --> 00:48:30,889 그러나 내가 굳이 말로 하지 않았다 할지라도 666 00:48:30,889 --> 00:48:34,013 너는 내 마음을 잘 알고 있다고 믿었는데 667 00:48:36,889 --> 00:48:37,763 그래... 668 00:48:38,513 --> 00:48:40,263 난 아무래도 아까 그냥 가지 않고 669 00:48:40,263 --> 00:48:44,513 이렇게 돌아와서 길게 얘기한 걸 잘했다고 생각한다 670 00:48:44,513 --> 00:48:45,388 그래요 671 00:48:48,263 --> 00:48:49,638 그럼 이렇게 하자 672 00:48:52,139 --> 00:48:53,013 어떻게요? 673 00:48:54,388 --> 00:48:57,139 우리는... 어쩌면 이 문제를 674 00:48:57,139 --> 00:49:00,263 한순간의 자존심에 맡길 것이 아니라 675 00:49:00,263 --> 00:49:04,139 좀 더 진지하게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676 00:49:04,139 --> 00:49:05,014 그러니... 677 00:49:06,014 --> 00:49:08,388 오늘 밤 돌아가거든 잘 생각해 보고 678 00:49:09,388 --> 00:49:12,388 내일 다시 만나서 좀 더 얘기해 보기로 하자 679 00:49:15,138 --> 00:49:16,513 그렇게 해요 680 00:49:18,014 --> 00:49:18,638 그래 681 00:49:19,889 --> 00:49:21,138 그럼 나 간다 682 00:50:00,013 --> 00:50:06,014 시민 여러분! 양의 탈을 쓴 늑대들처럼 우리들의 뒤에서 683 00:50:06,014 --> 00:50:09,263 삐뚤어진 군 생활에 시위를 주도하며 684 00:50:09,263 --> 00:50:14,013 공산주의를 찬양하는 붉은 무리들이 있습니다 685 00:50:14,013 --> 00:50:17,388 그러나 우리의 정부를 보십시오 686 00:50:17,388 --> 00:50:21,138 공산주의에서 그들은 완전히 물러났습니다 687 00:50:24,763 --> 00:50:30,388 물론, 제가... 선생님을 버리고 결혼을 한다는 게 688 00:50:30,388 --> 00:50:33,014 온당치 못하다는 건 잘 알아요 689 00:50:34,889 --> 00:50:36,139 그러나 저는... 690 00:50:40,263 --> 00:50:42,638 전 아무하고도 결혼할 수가 없잖아요 691 00:50:43,889 --> 00:50:46,014 제가 어떻게 결혼할 수 있겠어요? 692 00:50:49,263 --> 00:50:51,138 그치만 저도 이따금은... 693 00:50:52,388 --> 00:50:53,889 저도 가끔은... 694 00:50:55,889 --> 00:50:57,889 저도 결혼하고 싶어요 695 00:50:59,513 --> 00:51:01,889 그건 제 감정상의 문제잖아요 696 00:51:04,014 --> 00:51:05,014 선생님... 697 00:51:05,889 --> 00:51:08,638 우린 결혼할 수도 없잖아요 698 00:51:08,638 --> 00:51:10,263 제 심정 이해하시겠죠? 699 00:51:11,013 --> 00:51:12,889 그렇죠? 이해하시겠죠? 700 00:51:21,263 --> 00:51:22,388 그래요... 701 00:51:24,763 --> 00:51:27,263 제가 어떻게 선생님을 버릴 수 있겠어요? 702 00:51:32,889 --> 00:51:37,014 저쪽에선 줄곧... 결혼을 하자고 해 왔어요 703 00:51:39,889 --> 00:51:41,889 제가 어떻게 결혼할 수 있어요? 704 00:51:44,014 --> 00:51:45,513 그래서 안 된다고 했죠 705 00:51:48,139 --> 00:51:49,139 그러다... 706 00:51:52,638 --> 00:51:54,139 그러다가... 707 00:51:54,139 --> 00:51:55,014 잠깐만... 708 00:51:57,513 --> 00:51:59,014 잠깐만 기다려 다오 709 00:52:34,513 --> 00:52:36,138 내 한 가지 물어볼 게 있어 710 00:52:38,763 --> 00:52:39,763 뭔데요? 711 00:52:42,889 --> 00:52:46,638 내가 한국에 돌아오던 이튿날 우리가 유성에 갔었지? 712 00:52:47,388 --> 00:52:50,513 그땐 내가 너에게 혹시 남자가 있느냐고 물었었다 713 00:52:51,388 --> 00:52:53,138 그때 넌 고개를 가로저었지? 714 00:52:56,638 --> 00:52:58,263 근데 내가 그걸 너한테 물을 때 715 00:52:58,263 --> 00:53:02,263 혹시, 부정 의문문으로 물었던 건 아니었니? 716 00:53:02,263 --> 00:53:05,013 그래서 넌 서양 언어 구조에 익숙해져 있었기 때문에 717 00:53:05,013 --> 00:53:07,513 습관적으로 긍정의 대답을 하기 위해서 718 00:53:07,513 --> 00:53:09,263 고개를 가로저었던 것은 아니냐? 719 00:53:10,139 --> 00:53:11,388 그렇지 않고서야 어찌... 720 00:53:11,388 --> 00:53:12,263 그럼... 721 00:53:14,638 --> 00:53:18,263 그렇게 물으신 거 아니에요? 전 그렇게 들었는데... 722 00:53:19,889 --> 00:53:20,638 그래... 723 00:53:21,763 --> 00:53:25,513 그런데도 불구하고 난 네가 고개를 가로젓기에 724 00:53:25,513 --> 00:53:28,139 남자가 없다는 뜻으로 받아들였구나 725 00:53:31,513 --> 00:53:34,138 어제도 선생님이 말씀하셨듯이 726 00:53:35,388 --> 00:53:38,889 모든 건 제 감정상의 문제 아니에요? 727 00:53:38,889 --> 00:53:39,889 그렇죠? 728 00:53:45,388 --> 00:53:46,763 그래요... 729 00:53:49,638 --> 00:53:52,513 저도 선생님을 버릴 수 없다는 건 잘 알아요 730 00:53:54,889 --> 00:53:59,013 선생님을 생각하면 너무나 슬퍼요 정말이에요 731 00:54:01,263 --> 00:54:03,263 그치만 저도 이따금은요 732 00:54:05,763 --> 00:54:07,263 늘 그런 건 아니지만 733 00:54:08,138 --> 00:54:09,889 저도 이따금은요 734 00:54:10,638 --> 00:54:11,388 그래 735 00:54:12,763 --> 00:54:15,138 모든 건 네 말처럼 네 감정상의 문제다 736 00:54:16,763 --> 00:54:20,638 선생님도 어제 그렇게 말씀하셨잖아요, 그렇죠? 737 00:54:20,638 --> 00:54:22,388 그래, 내 그렇게 얘기했다 738 00:54:24,388 --> 00:54:26,263 그런데 난 여기서... 739 00:54:26,263 --> 00:54:29,638 너에게 한 가지 진지하게 충고할 것이 있다 740 00:54:29,638 --> 00:54:30,763 뭔데요? 741 00:54:31,763 --> 00:54:34,513 너를 사랑한다는 그 사람에게 742 00:54:34,513 --> 00:54:38,014 너는 나와 3년 반 동안 프랑스에서 함께 살았다는 걸 743 00:54:38,014 --> 00:54:39,638 얘기해야 한다는 점이다 744 00:54:40,638 --> 00:54:43,263 그, 그걸 제가 왜 말해야 돼요? 745 00:54:43,263 --> 00:54:44,763 게다가 어저께 저녁에는 746 00:54:44,763 --> 00:54:48,013 선생님 자신이 저한테 그걸 말하면 안 된다고 하셨잖아요 747 00:54:48,013 --> 00:54:50,139 말하는 것이 옳다 748 00:54:50,139 --> 00:54:51,889 제가 결혼을 안 했으면 안 했지 749 00:54:51,889 --> 00:54:54,014 왜 남한테 그런 소리까지 다 해야 돼요? 750 00:54:54,014 --> 00:54:56,138 난 한 사람의 친구로서 751 00:54:56,138 --> 00:54:58,889 또, 3년 반 동안 애정을 나누었던 사람으로서 752 00:54:58,889 --> 00:55:00,638 너에게 충고한다만... 753 00:55:00,638 --> 00:55:03,889 넌 지금이라도 그 사람에게 그 사실을 얘기해야 한다 754 00:55:03,889 --> 00:55:05,139 그렇지만, 그 사람도 755 00:55:05,139 --> 00:55:07,013 제가 마음에 어떤 상처를 받고 있다는 걸 756 00:55:07,013 --> 00:55:09,763 어렴풋이 눈치채고 있던 거 같던데요, 뭐 757 00:55:10,388 --> 00:55:11,388 상처? 758 00:55:12,889 --> 00:55:14,388 마치 영화 제목 같구나 759 00:55:15,889 --> 00:55:19,139 넌 나하고의 3년 반 동안의 삶을 760 00:55:19,139 --> 00:55:22,139 상처라는 말로 일축해 버리는구나 761 00:55:22,139 --> 00:55:23,139 미안해요 762 00:55:26,388 --> 00:55:32,263 우리가 처음 연애하던 시절에 너는 종종 상처라는 말을 썼지 763 00:55:32,263 --> 00:55:33,763 그래서 난 너에게 764 00:55:34,638 --> 00:55:38,763 어떤 인간의 심리나 감정이 어떤 외부적인 자극에 의해 765 00:55:38,763 --> 00:55:42,013 이루어지는 결과를 너는 무조건 상처라는 말로 일축해 버리는 데 766 00:55:42,013 --> 00:55:43,263 쾌감을 느낀다 767 00:55:44,763 --> 00:55:49,139 근데 그러한 용어로 이 세상의 모든 미세한 것들을 768 00:55:49,139 --> 00:55:51,013 단순화한다는 것은... 769 00:55:51,013 --> 00:55:53,263 대학원에서 문학을 전공하는 사람으로서 770 00:55:53,263 --> 00:55:55,014 심히 옳지 않은 일이다 771 00:55:56,638 --> 00:55:58,763 그러니 너는 앞으로 함부로 그런 말을 772 00:55:58,763 --> 00:56:01,763 입에 올리지 마라 이렇게 말했지 기억나느냐? 773 00:56:01,763 --> 00:56:03,014 네 774 00:56:03,014 --> 00:56:05,388 그 후로 너는 그 말을 쓰지 않았다 775 00:56:06,513 --> 00:56:08,513 근데 한국에 돌아와 보니까 776 00:56:08,513 --> 00:56:11,013 1년 만에 너는 그 단어를 되찾았구나 777 00:56:12,638 --> 00:56:13,889 죄송해요 778 00:56:13,889 --> 00:56:14,513 그래 779 00:56:15,388 --> 00:56:19,388 넌 나하고 산 3년 반 동안 어떤 상처를 입었니? 780 00:56:20,638 --> 00:56:22,013 죄송해요, 선생님 781 00:56:26,263 --> 00:56:27,763 그렇지만, 선생님... 782 00:56:30,013 --> 00:56:31,889 전 선생님만 만나면... 783 00:56:34,138 --> 00:56:37,513 선생님 앞에서 전 아무 얘기도 할 수 없어요 784 00:56:37,513 --> 00:56:40,014 다른 사람하고 만나면 그렇지가 않아요 785 00:56:40,014 --> 00:56:42,013 다른 사람들은 모두 내가 얘길 하면 786 00:56:42,013 --> 00:56:43,638 너무너무 재밌어 해요 787 00:56:44,889 --> 00:56:45,763 물론 788 00:56:47,513 --> 00:56:49,638 그 사람들하고 얘기할 땐... 789 00:56:49,638 --> 00:56:53,263 내가 선생님한테 들은 말들을 조금씩 인용하기도 하죠 790 00:56:55,638 --> 00:56:56,763 그래요 791 00:56:57,763 --> 00:57:00,014 전 선생님한테 너무나 많이 배웠어요 792 00:57:02,138 --> 00:57:06,889 다른 사람들하고 만날 때는요 모두들 제 말을 경청해요 793 00:57:06,889 --> 00:57:10,263 그리고 나는 막히지 않고 얘기할 수가 있어요 794 00:57:10,263 --> 00:57:12,138 그치만 선생님만 만나면... 795 00:57:14,014 --> 00:57:17,263 선생님 앞에서 난 꼼짝도 할 수 없어요 796 00:57:18,139 --> 00:57:20,513 그 사람들이 네 말을 안 들을 이유가 있겠니? 797 00:57:20,513 --> 00:57:22,763 프랑스 갔다 온 문학 박사의 말인데 798 00:57:26,014 --> 00:57:27,138 J야 799 00:57:27,138 --> 00:57:28,013 네 800 00:57:29,013 --> 00:57:33,763 나는 안타까운 마음으로 너에게 한 가지 말해 두고자 한다 801 00:57:36,139 --> 00:57:36,889 네 802 00:57:37,889 --> 00:57:39,388 너는 803 00:57:39,388 --> 00:57:42,763 나 R과의 이당티테를 포기하는 순간부터 804 00:57:43,763 --> 00:57:46,138 허공에 발을 들여놓는 것이 될 것이다 805 00:57:55,638 --> 00:57:56,513 그래요 806 00:58:00,014 --> 00:58:02,139 전 선생님을 버릴 수가 없어요 807 00:58:05,263 --> 00:58:07,638 제가 어떻게 선생님을 버릴 수가 있어요? 808 00:58:09,263 --> 00:58:11,763 전 그럴 수가 없어요 809 00:58:11,763 --> 00:58:13,889 그렇다면, 너는 그 남자에게 810 00:58:13,889 --> 00:58:18,513 네가 3년 반 동안 나와 함께 살았다는 것을 얘기해 줘야 한다 811 00:58:18,513 --> 00:58:19,388 싫어요! 812 00:58:20,513 --> 00:58:22,138 제가 결혼을 안 하면 될 거 아니에요! 813 00:58:22,138 --> 00:58:25,139 내가 왜 그딴 사람한테까지 그런 말을 다 해야 돼요? 814 00:58:25,139 --> 00:58:26,013 난 싫어요! 815 00:58:30,388 --> 00:58:32,638 그래, 이야기했니? 816 00:58:32,638 --> 00:58:33,388 네 817 00:58:34,513 --> 00:58:36,139 뭐라고 하더냐? 818 00:58:36,139 --> 00:58:38,763 충격 받은 거 같아요 819 00:58:38,763 --> 00:58:40,013 그렇겠지 820 00:58:41,139 --> 00:58:44,013 그래... 그래도 결혼하자고 하더냐? 821 00:58:44,013 --> 00:58:45,263 아니요 822 00:58:45,263 --> 00:58:46,513 거봐라 823 00:58:47,388 --> 00:58:48,889 신경질 나요! 824 00:58:48,889 --> 00:58:51,638 내가 왜 그딴 사람에게까지 그런 얘길 했어야 되죠? 825 00:58:51,638 --> 00:58:52,889 나는 속상하단 말이에요 826 00:58:52,889 --> 00:58:57,014 그래, 네 심정은 이해가 간다 그러나 어떻게 하겠니 827 00:58:57,014 --> 00:58:59,763 그래, 이제 모든 걸 잊고 828 00:58:59,763 --> 00:59:02,139 좀 더 굳센 마음으로 날 기다려 다오 829 00:59:03,388 --> 00:59:04,388 알았어요 830 00:59:05,013 --> 00:59:07,889 잠들어 있는 피터팬을 보자 831 00:59:07,889 --> 00:59:11,513 후크 선장은 피터팬이 마시는 약에 832 00:59:11,513 --> 00:59:14,138 독약을 떨어트렸습니다 833 00:59:14,138 --> 00:59:16,263 엄마, 이게 독약이야? 834 00:59:16,263 --> 00:59:17,263 그래 835 00:59:17,263 --> 00:59:19,014 너 그렇게 미련을 부리고 있으면 836 00:59:19,014 --> 00:59:21,263 나랑 함께 살 수 있으리라고 생각하느냐? 837 00:59:23,014 --> 00:59:26,763 누구는 시집가기 전에 남자가 있어도 괘안코 838 00:59:26,763 --> 00:59:29,263 나는 안 되는 거라예? 839 00:59:29,263 --> 00:59:31,889 세상에 그런 불공평한 법이 어딨어예? 840 00:59:31,889 --> 00:59:33,638 또 그 소리로구나 841 00:59:33,638 --> 00:59:37,013 - 잠에서 깨어난 피터팬은... - 나는 지난 8년 동안 네 혼전에 842 00:59:37,013 --> 00:59:38,013 그런 일이 있었다는 걸 843 00:59:38,013 --> 00:59:41,139 그 어느 누구한테도 얘기하지 않았다 844 00:59:41,139 --> 00:59:43,138 그것은 네 인격을 생각해서였다 845 00:59:43,138 --> 00:59:46,138 근데 너는 말끝마다 명자 얘기를 꺼내는구나 846 00:59:47,138 --> 00:59:51,138 좋다, 내가 네 더러운 과거를 덮어 줄 게 뭐냐? 847 00:59:51,138 --> 00:59:54,138 허, 더러운 과거 좋아하시네 848 00:59:54,889 --> 00:59:57,638 누구는 그래도 되고! 왜 나만 보고 그라예? 849 00:59:57,638 --> 00:59:58,889 그래 좋다 850 00:59:58,889 --> 01:00:01,138 그럼 나도 이 모든 걸 우리 가족한테 이야기해야겠다 851 01:00:01,138 --> 01:00:02,513 일어나 852 01:00:02,513 --> 01:00:04,014 일어나라니까! 853 01:00:05,013 --> 01:00:06,263 따라와! 854 01:00:07,388 --> 01:00:08,763 건너오라니까! 855 01:00:10,138 --> 01:00:12,014 제가 영아 엄마한테 들으니까 856 01:00:12,014 --> 01:00:14,388 명자가 결혼하기 전에 남자가 있었다고 하대요? 857 01:00:15,513 --> 01:00:18,263 저 여자 말끝마다 그 얘기를 하는데 그게 사실입니까? 858 01:00:19,763 --> 01:00:20,889 말이 나온 김에... 859 01:00:20,889 --> 01:00:23,889 저도 그동안 아무한테도 얘기하지 않았던 것이 하나 있습니다 860 01:00:24,763 --> 01:00:28,263 이 여자는 결혼하기 전에 여러 남자와 관계를 맺었어요 861 01:00:28,263 --> 01:00:31,139 그중에 하나는 제 고등학교 때 같이 다녔던 친구였습니다 862 01:00:31,139 --> 01:00:34,263 시끄럽다고마! 바보 같은 놈의 자슥! 863 01:00:52,889 --> 01:00:55,513 골라 골라 골라 864 01:00:55,513 --> 01:00:59,763 자, 한번 펼쳐 봐요 펼쳐 보셔서 865 01:00:59,763 --> 01:01:04,139 맞기만 하면 원가 가격으로 드려요 866 01:01:04,139 --> 01:01:06,014 마지막 기회입니다 마지막 기회! 867 01:01:08,014 --> 01:01:09,263 왜 이렇게 늦었니? 868 01:01:09,263 --> 01:01:11,388 길이 너무 막혀가지구요 869 01:01:12,139 --> 01:01:14,388 어디 가서 좀 쉬자 난 너무 지쳤다 870 01:01:20,889 --> 01:01:22,139 그래, 뭐라고 하든? 871 01:01:23,763 --> 01:01:25,263 다 끝났어요 872 01:01:25,263 --> 01:01:27,014 좀 자세히 얘기해 봐라 873 01:01:27,014 --> 01:01:28,889 애도 있냐고 하대요 874 01:01:31,013 --> 01:01:33,139 사실대로 다 얘기했죠, 뭐 875 01:01:35,138 --> 01:01:38,138 내가 왜 그런 남한테까지 그런 얘길 전부 해야 되죠? 876 01:01:40,638 --> 01:01:43,014 저 웃는 것 좀 봐 877 01:01:43,014 --> 01:01:44,138 속이 시원해요? 878 01:01:46,139 --> 01:01:48,889 내가 그런 남한테까지 그런 얘길 전부 다 해야 한다는 걸 879 01:01:48,889 --> 01:01:51,513 - 생각하면 말이죠... - 그 얘기한 걸 후회하니? 880 01:01:53,263 --> 01:01:55,638 아뇨, 그렇지만... 881 01:01:55,638 --> 01:01:58,889 글쎄, 내 네 심정은 잘 알겠다 882 01:01:58,889 --> 01:02:01,139 그렇지만 어차피 해야 할 일 아니었니? 883 01:02:02,139 --> 01:02:03,138 몰라요 884 01:02:04,889 --> 01:02:07,013 이제 모든 것이 끝났다 885 01:02:07,013 --> 01:02:08,889 그러니까 없었던 일로 하고 잊어버리자 886 01:02:08,889 --> 01:02:10,263 나도 잊어버릴게 887 01:02:11,014 --> 01:02:13,638 네, 모든 게 다 끝났어요 888 01:02:15,014 --> 01:02:16,263 선생님하고도요 889 01:02:17,763 --> 01:02:19,013 그건 또 무슨 소리냐? 890 01:02:20,014 --> 01:02:21,138 정말이에요 891 01:02:23,263 --> 01:02:25,513 제가 오늘 이 자리에 나온 건 892 01:02:25,513 --> 01:02:28,263 모든 게 다 끝났다는 걸 말씀드리기 위해서예요 893 01:02:30,014 --> 01:02:33,014 이제 다시는 선생님을 만나지 않겠어요 894 01:02:33,014 --> 01:02:35,388 너, 그 남자하고 아직도 끝난 게 아니니? 895 01:02:35,388 --> 01:02:38,138 끝났어요, 다 끝났어요 선생님하고도요! 896 01:02:38,138 --> 01:02:40,388 그럼 왜 또 이러니? 897 01:02:40,388 --> 01:02:44,139 이젠 제발 날 더 이상 필요 없이 괴롭히지 말아다오 898 01:02:44,139 --> 01:02:46,388 - 난 너무나 피곤해 - 어쨌든... 899 01:02:48,763 --> 01:02:52,763 이젠 다시 선생님을 만나지 않을 테니까 그렇게 아세요 900 01:02:55,388 --> 01:02:57,138 그런데 J야 901 01:02:57,138 --> 01:03:00,388 지난번에 어떤 대학 불문과 학과장한테 902 01:03:00,388 --> 01:03:02,263 네 글이 실린 책을 보내 줬다고 했는데 903 01:03:02,263 --> 01:03:04,014 그게 무슨 글이었니? 904 01:03:07,763 --> 01:03:11,013 - 어... 그거요? - 이거 하나만 팔아 주세요 905 01:03:11,013 --> 01:03:13,763 그거 내가 말씀 안 드렸어요? 906 01:03:14,763 --> 01:03:18,638 그거요... 에... 저기 907 01:03:18,638 --> 01:03:20,889 선생님이 신춘 문예지에 한번 내보라고 하면서 908 01:03:20,889 --> 01:03:23,014 써 준 그 문학 평론 있잖아요 909 01:03:24,013 --> 01:03:27,263 그거를... 그게 언제야? 910 01:03:27,263 --> 01:03:30,513 내가 작년에 공부 끝나고 돌아올 때 짐 속에 넣어 가지고 왔잖아요 911 01:03:30,513 --> 01:03:33,014 그건 내가 널 위해서 써 준 거 아니니 912 01:03:33,014 --> 01:03:34,763 그래요! 913 01:03:34,763 --> 01:03:38,138 그걸 갖고 와서 1년 동안 들여다보니까는 914 01:03:38,138 --> 01:03:41,139 그냥 버릴 만한 건 못 되고 915 01:03:41,139 --> 01:03:47,013 제가 좀 많이 고쳐서... 이 교수님한테 보여 줬죠 916 01:03:47,763 --> 01:03:51,138 그리고서 방학 때 내가 프랑스 가기 전에... 917 01:03:51,138 --> 01:03:55,388 네, 많이 고쳤어요 내가 손을 좀 봐서 918 01:03:55,388 --> 01:04:00,638 그걸 현대 문예지에 냈죠 그리곤 잊어버렸어요 919 01:04:00,638 --> 01:04:06,138 근데... 근데 갔다가 돌아와 보니까 920 01:04:06,138 --> 01:04:09,139 당선됐다는 통지서가 와 있는 거 있죠? 921 01:04:12,638 --> 01:04:15,638 저, 이제 그만 여관으로 들어가 주무세요 922 01:04:15,638 --> 01:04:18,889 싫다! 오늘은 절대로 여관에 가지 않는다 923 01:04:18,889 --> 01:04:21,138 아, 저기 아까 돈 없다고 그러셨죠? 924 01:04:21,138 --> 01:04:22,513 여기 있어요 925 01:04:24,638 --> 01:04:27,014 아, 왜 그래요? 926 01:04:28,013 --> 01:04:30,014 여기 있어요! 927 01:04:32,138 --> 01:04:34,513 어우 왜 이래요! 왜 이래요! 928 01:04:34,513 --> 01:04:38,138 어머? 왜 이래요 정말! 929 01:05:36,388 --> 01:05:38,263 나 경찰서에 데려다 줘! 930 01:05:39,513 --> 01:05:41,763 날 경찰서에 데려다주고 나면 931 01:05:41,763 --> 01:05:44,513 너는 너의 아버지 어머니가 널 비육시켜 준 아파트에 가서 932 01:05:44,513 --> 01:05:46,138 편안히 잘 수 있을 것이다 933 01:05:49,139 --> 01:05:51,013 내가 돈 만 원보다 못하더냐? 934 01:05:53,014 --> 01:05:55,889 늘 내 앞에서는 거짓 눈물만 흘려 대더니 935 01:05:55,889 --> 01:05:59,763 오늘에서야 돈 만 원 때문에 진짜 슬픔에 찬 눈물을 흘려 대는구나 936 01:05:59,929 --> 01:06:02,429 그렇지만 우리처럼 가난한 사람이 937 01:06:02,429 --> 01:06:05,429 돈 만 원이 어디서 나오기나 해요? 938 01:06:05,629 --> 01:06:08,629 뭐? 우리같이 가난한 사람? 939 01:06:08,629 --> 01:06:10,379 웃기지 마라 940 01:06:10,713 --> 01:06:14,214 난 늘 너의 그 말에 지나치게 감동을 받곤 했었다 941 01:06:14,214 --> 01:06:15,964 이젠 아냐 942 01:06:15,964 --> 01:06:18,088 가난한 건 나지 네가 아니야! 943 01:06:19,338 --> 01:06:22,089 넌 그런 말을 하면서 지금까지 944 01:06:22,089 --> 01:06:24,713 한 가난한 남자를 용케도 이용해 왔고 945 01:06:24,713 --> 01:06:26,588 용케도 능멸해 왔다 946 01:06:34,089 --> 01:06:35,838 저 이제 그만 집으로 갈래요 947 01:06:36,463 --> 01:06:38,089 너네 집이 어떤 데인지 모르지만 948 01:06:38,089 --> 01:06:40,213 난 오늘 너를 집에 보내 주지 않는다 949 01:06:44,088 --> 01:06:45,964 도대체 왜 이래요? 950 01:06:45,964 --> 01:06:48,964 뭘 어떻게 하라고 나보고 그러는 거예요? 951 01:06:54,964 --> 01:06:58,338 날 경찰서에 데려다 다오! 그러면 될 거 아니니? 952 01:07:04,338 --> 01:07:09,338 아니... 아니 왜 내가 집으로 가면 안 된다는 거예요? 953 01:07:09,338 --> 01:07:10,588 왜냐구? 954 01:07:11,213 --> 01:07:14,588 넌 너의 집이 마치 성전이나 되는 것처럼 955 01:07:14,588 --> 01:07:16,964 나에게 수시로 암시를 주곤 했는데 956 01:07:16,964 --> 01:07:18,338 네가 오늘 밤 거길 들어가지 않으면 957 01:07:18,338 --> 01:07:21,588 그 성전에서 무슨 지랄이 날 것인지 보고 싶어서 그런다 958 01:07:23,214 --> 01:07:26,214 따지고 보면 너희 집도 뿌띠부르주아에 지나지 않는다는 걸 959 01:07:26,214 --> 01:07:27,463 내 모르는 바는 아니지 960 01:07:28,338 --> 01:07:30,588 도대체 한국의 뿌띠부르주아만큼 961 01:07:30,588 --> 01:07:34,213 귀족 행세를 들려는 족속들이 세상에 또 어딨을라고? 962 01:07:34,964 --> 01:07:39,214 별것도 아닌 것들이 지랄하고 사람을 깔보는데 이를 데 없지 963 01:07:39,214 --> 01:07:41,838 제가 언제 선생님을 깔봤다고 그래요? 964 01:07:42,713 --> 01:07:47,214 난 한국에 돌아오자마자 너라는 여자를 맨 처음에 만났거든? 965 01:07:47,214 --> 01:07:48,713 그것이 가장 재수 없는 일이었고 966 01:07:48,713 --> 01:07:50,338 가장 수치스러운 일이었다 967 01:07:51,338 --> 01:07:54,088 난 돌아올 때 너란 여자를 믿고 돌아왔는데 968 01:07:54,088 --> 01:07:57,088 넌 우선 나를 맞이할 만한 능력도 못 되는 사람이었어 969 01:07:59,338 --> 01:08:03,588 물론, 이 모든 것은 내가 너무나 순진했던 까닭이다 970 01:08:03,588 --> 01:08:06,838 난 네가 4년 반 전에 프랑스로 날 찾아왔을 때... 971 01:08:06,838 --> 01:08:09,964 그때 난 선생님을 찾아간 게 아니라구요! 972 01:08:09,964 --> 01:08:13,214 그래... 네가 지금 와서 뭐라고 지껄이던 간에 973 01:08:13,214 --> 01:08:15,338 그때 넌 편지로 또 전화로 974 01:08:15,338 --> 01:08:19,214 '만약 선생님께서 허락하신다면' 이란 단서를 붙이면서 975 01:08:19,214 --> 01:08:21,588 프랑스로 갈 수 있게 서류 일체를 만들어 달라고 976 01:08:21,588 --> 01:08:24,088 - 부탁했다는 것이지 - 그렇지만 그때 난... 977 01:08:24,088 --> 01:08:28,089 그렇게 선생님하고 같이 살려고 갔던 건 아니잖아요 978 01:08:28,089 --> 01:08:31,588 음, 그렇겠지 넌 성녀였으니까 979 01:08:32,214 --> 01:08:35,088 그래서 넌 나와 마찬가지로 섹스를 즐겼구나? 980 01:08:37,338 --> 01:08:40,838 그 후 나는 네가 스스로 공부를 해낼 수 있을 만큼 981 01:08:40,838 --> 01:08:44,088 능력이 되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고 무척 당황했다 982 01:08:44,088 --> 01:08:46,588 그때 논문을 안 써 줬으면 됐을 거 아니에요! 983 01:08:46,588 --> 01:08:48,838 이젠 그렇게 말하는구나? 984 01:08:48,838 --> 01:08:51,964 그러나 난 안 써 줄 수 없었지 왜냐하면 넌 찔찔 울어 댔고 985 01:08:51,964 --> 01:08:53,838 밤낮으로 성화를 부렸으니까 986 01:08:56,713 --> 01:09:00,088 내가 네 논문을 써 준 데는 다른 이유가 있었다 987 01:09:00,088 --> 01:09:05,588 무엇보다도 중요했던 이유는 나는 널 기쁘게 해 주고 싶었던 거지 988 01:09:06,089 --> 01:09:07,713 난 네가 풀죽어 있는 것보다는 989 01:09:07,713 --> 01:09:10,213 기뻐하는 모습을 보기를 더 좋아했으니까 990 01:09:11,213 --> 01:09:15,214 지금 와서 나한테 박사가 다 무슨 소용이 있고 991 01:09:15,214 --> 01:09:17,713 문학 평론가가 무슨 소용이 있어요! 992 01:09:17,713 --> 01:09:19,713 - 지금 나한테! - 글쎄 너는 입을 닥치고 993 01:09:19,713 --> 01:09:21,463 좀 더 듣는 게 좋겠다 994 01:09:22,964 --> 01:09:25,588 난 물론, 너 같은 돌대가리를 문학 박사와 995 01:09:25,588 --> 01:09:28,463 문학 평론가를 만든 걸 후회하고 있어 996 01:09:29,088 --> 01:09:31,964 결국 너를 문학 박사로 평론가로 만들었기 때문에 997 01:09:31,964 --> 01:09:35,214 내가 이렇게 배반을 당했고 또 이렇게 능멸을 받게 되는 거지 998 01:09:35,214 --> 01:09:40,214 선생님! 내가 언제 선생님을 능멸했다는 거예요? 999 01:09:40,214 --> 01:09:44,338 그래... 너라는 여자는 네가 한 짓의 실체가 무엇인지조차 1000 01:09:44,338 --> 01:09:47,838 파악할 수 없을 만큼 아둔하고 뻔뻔스럽다 1001 01:09:50,089 --> 01:09:52,089 한국에 돌아와 보니까 1002 01:09:52,089 --> 01:09:55,089 프랑스에서 단시일 내에 문학 박사 학위를 따 오고 1003 01:09:55,089 --> 01:09:58,088 덤으로 문학 평론가까지 됐다니까 주변 사람들이 1004 01:09:58,088 --> 01:10:00,588 모두 너를 하늘처럼 생각하지? 1005 01:10:01,588 --> 01:10:04,964 다 무슨 소용이 있어요! 지금 나한테! 1006 01:10:04,964 --> 01:10:08,338 전부 다 내가 한 게 아닌데! 1007 01:10:08,338 --> 01:10:13,964 난 지금 괴롭기만 하단 말이에요! 1008 01:10:25,214 --> 01:10:26,213 또 오세요! 1009 01:10:43,838 --> 01:10:44,964 J야 1010 01:10:45,713 --> 01:10:51,338 넌 만약에 네가 내 대신 내 논문을 쓰다가 시간을 잃어버려서 1011 01:10:52,463 --> 01:10:56,588 1년 동안 프랑스에 혼자 있었다면 그 심정은 어떻겠니? 1012 01:11:01,463 --> 01:11:04,964 그야 뭐... 미쳐 버리겠죠 1013 01:11:05,964 --> 01:11:07,089 그래 1014 01:11:07,964 --> 01:11:09,964 그럼 한 가지 더 묻겠는데 1015 01:11:10,964 --> 01:11:13,338 네가 내 대신 내 논문을 쓰다가 늦어져 1016 01:11:13,338 --> 01:11:18,089 1년 있다가 돌아와 보니까 내가 다른 사람과 눈이 맞아 1017 01:11:18,089 --> 01:11:22,089 너를 까닭 없이 박대한다면 너는 어떻게 했겠니? 1018 01:11:25,713 --> 01:11:27,089 뭐... 1019 01:11:29,214 --> 01:11:34,463 '괘씸한 것!' 하고 그냥 내버려 둬야죠 뭐 1020 01:11:35,088 --> 01:11:38,089 뭐라고? 뭐라고 그랬니? 1021 01:11:40,338 --> 01:11:44,338 물론 괘씸하죠 1022 01:11:46,713 --> 01:11:50,713 그러니까 '괘씸한 것' 하고 그냥 내버려 둬야 한다고 그랬어요 1023 01:11:52,213 --> 01:11:57,088 뭐라고? '괘씸한 것' 하고 그냥 내버려 둔다고 그랬니? 1024 01:11:58,463 --> 01:11:59,838 네 1025 01:12:02,463 --> 01:12:06,089 '괘씸한 것!' 하고 내버려 둔다고? 1026 01:12:10,338 --> 01:12:13,214 '괘씸한 것' 하고 그냥 내버려 둔다고? 1027 01:12:14,838 --> 01:12:16,089 네 1028 01:12:17,713 --> 01:12:19,214 왜... 왜 이래요? 1029 01:12:19,838 --> 01:12:24,838 왜... 왜 이래요? 무서워요 1030 01:12:25,588 --> 01:12:26,588 가만히 있어 1031 01:12:26,588 --> 01:12:29,713 선생님, 일부러 그러시는 거죠? 1032 01:12:29,713 --> 01:12:31,964 - 그쵸? - 가만있어 봐, 제발 가만히! 1033 01:12:32,713 --> 01:12:34,588 그러지 마요! 1034 01:12:54,964 --> 01:12:58,964 좀 나아졌어요? 괜찮아요? 1035 01:12:59,588 --> 01:13:01,588 하지 마! 하지 마! 1036 01:13:34,214 --> 01:13:38,089 어머... 어머! 누가 와요, 누가 오잖아요 1037 01:14:14,213 --> 01:14:17,089 너, 아직도 그 남자 생각 하고 있니? 1038 01:14:20,838 --> 01:14:24,338 알고 보면 그 사람도 불쌍한 사람이에요 1039 01:14:26,588 --> 01:14:28,338 하지만 잊어야 한다 1040 01:14:30,964 --> 01:14:34,213 지금까지 모든 일은 없었던 것으로 할 테니까 1041 01:14:34,838 --> 01:14:38,838 이젠 더 이상 아무것도 다른 생각은 하지 말기로 하자 1042 01:14:40,214 --> 01:14:43,338 비 온 뒤에 땅이 더 단단해진다는 말도 있다 1043 01:14:45,213 --> 01:14:47,588 차 좀 꺼내 주세요! 1044 01:14:49,089 --> 01:14:51,214 차 좀 꺼내 줘요! 1045 01:14:57,463 --> 01:14:59,338 차 좀 꺼내 주세요! 1046 01:15:10,463 --> 01:15:12,463 넌 도대체 왜 안 된다는 거냐? 1047 01:15:15,463 --> 01:15:18,214 넌 무슨 병적인 결벽증이 있는 거 같다 1048 01:15:18,964 --> 01:15:20,588 저도 그런 거 같아요 1049 01:15:21,213 --> 01:15:25,463 우리가 프랑스에 함께 있을 때 전 항상 그것 때문에 괴로워했어요 1050 01:15:25,964 --> 01:15:30,088 그건 거짓말이다 너도 나와 같이 쾌락을 추구했지 1051 01:15:32,088 --> 01:15:34,338 사실은 저도 괴로워요 1052 01:15:34,964 --> 01:15:37,213 저도 때로는 견딜 수가 없어요 1053 01:15:37,213 --> 01:15:40,338 그럼 지금이라도 당장 가야 할 일이지 1054 01:15:42,088 --> 01:15:47,089 안 돼요, 다음에요 다음엔 꼭 하세요 1055 01:15:49,089 --> 01:15:50,588 어서 오세요 1056 01:15:55,214 --> 01:15:57,213 너 오늘 예쁘게 차려입었구나 1057 01:15:58,463 --> 01:16:02,338 제가 언제 선생님 만날 때마다 일부로 옷을 못 입었다고 그래요? 1058 01:16:02,338 --> 01:16:04,338 옷이 없으니까 그렇지 1059 01:16:05,089 --> 01:16:07,964 선생님이 언제 저한테 옷 한 벌 사 주시기나 했어요? 1060 01:16:11,213 --> 01:16:13,713 너, 지난번에 약속했듯이 1061 01:16:13,713 --> 01:16:16,713 오늘 밤엔 틀림없이 여관에 함께 가서 자야 한다? 1062 01:16:21,214 --> 01:16:25,964 선생님, 우리 어디 점쟁이한테 가서 한번 물어봐요 1063 01:16:26,838 --> 01:16:29,463 뭘 물어보게? 궁합? 1064 01:16:30,089 --> 01:16:31,213 답답해서 그렇죠 1065 01:16:31,213 --> 01:16:33,338 물어보나 마나지 1066 01:16:33,338 --> 01:16:37,214 우리는 프랑스에서 3년 반 동안 충분히 확인했잖아 1067 01:16:38,713 --> 01:16:42,838 너 우리 작은 아파트에서 살 때 했던 거 생각나니? 1068 01:16:43,588 --> 01:16:46,713 그때 너는 너의 밀린 공부를 한답시고 1069 01:16:46,713 --> 01:16:48,588 방을 따로 쓰자고 고집했지? 1070 01:16:49,463 --> 01:16:51,964 그래서 나는 바깥에서 혼자 잤다 1071 01:16:51,964 --> 01:16:56,964 근데 불과 이틀이 지난 뒤에 아침 8시경에 언뜻 눈을 떠 보니까 1072 01:16:56,964 --> 01:17:00,338 네가 내 방으로 건너와서 침대 곁에 우두커니 서 있더구나 1073 01:17:01,213 --> 01:17:04,463 그래서 나는 담요를 들추고 들어오라고 했지 1074 01:17:04,463 --> 01:17:08,213 그리고 넌 들어왔지 그때부터 시작했지 1075 01:17:08,213 --> 01:17:11,463 정말 그때 우리 몇 시간 동안이나 그랬어요? 1076 01:17:11,463 --> 01:17:14,463 글쎄, 시간을 재보지 않아서 정확히는 모르겠는데 1077 01:17:14,463 --> 01:17:16,463 아마 한... 4시간은 될걸? 1078 01:17:17,089 --> 01:17:21,338 그때 막 마치고 누워 있으려니까 마드모아젤 김이 벨을 눌렀잖니 1079 01:17:21,338 --> 01:17:24,214 그때 언뜻 시계를 보니까 12시가 다 됐던데 1080 01:17:26,838 --> 01:17:29,088 우리의 밀월애는 하루도 빠짐없이... 1081 01:17:29,088 --> 01:17:33,213 우린 그때 필사 그 짓을 하기 위해 생겨난 사람들 같았어요 1082 01:17:33,213 --> 01:17:35,964 내가 학교 갔다 돌아오면 우두커니 창가에 서서 1083 01:17:35,964 --> 01:17:37,463 날 기다리고 있었잖아요 1084 01:17:37,463 --> 01:17:39,964 - 첫날밤에 세 번 했잖아 - 네 번이에요! 1085 01:17:39,964 --> 01:17:40,838 그랬던가? 1086 01:17:43,588 --> 01:17:47,338 근데 선생님은 실업자용이에요 밤보다 낮에 잘해요 1087 01:17:48,838 --> 01:17:51,463 우리가 익숙해져 있는 체위가 몇 가지나 되는지 아니? 1088 01:17:52,463 --> 01:17:56,213 나는 지난번에 한번 헤아려 봤는데 열 가지는 훨씬 넘어 1089 01:17:57,338 --> 01:17:59,588 내가 가장 마음에 들어 하는 것은 1090 01:17:59,588 --> 01:18:02,214 내가 손만 까딱해도 넌 즉시 알아채고 1091 01:18:02,214 --> 01:18:04,088 내가 원하는 자세로 몸을 바꾼다는 거지 1092 01:18:04,088 --> 01:18:06,088 한두 번 해 봤어야죠! 1093 01:18:06,088 --> 01:18:09,338 내가 가장 친숙하게 생각하는 자세는 1094 01:18:09,338 --> 01:18:13,088 네가 돌아눕고 내가 뒤에서 답싹 껴안고 하는 거야 1095 01:18:13,088 --> 01:18:16,089 그럴 때마다 선생님은 늘 가만있겠다고 1096 01:18:16,089 --> 01:18:18,338 약속해 놓고 움직여 댔어요 1097 01:18:18,338 --> 01:18:20,088 물론 처음엔 가만있죠 1098 01:18:20,964 --> 01:18:23,588 그러다 내 속에 들어온 지 1분도 안 돼서 1099 01:18:23,588 --> 01:18:25,213 몸을 움직이기 시작했어요 1100 01:18:26,463 --> 01:18:28,964 좋기야 앉아서 하는 게 제일 좋지 1101 01:18:30,089 --> 01:18:34,213 근데 그럴 때면 네가 하도 버둥거려서 때론 걱정스러워 1102 01:18:34,213 --> 01:18:37,088 그럴 때마다 전 정말 죽을 거 같아요 1103 01:18:38,214 --> 01:18:42,463 우리가 처음으로 할 때 너는 너무나 크게 소리를 질러 댔어 1104 01:18:43,089 --> 01:18:44,338 내가 네 속으로 들어가자마자 1105 01:18:44,338 --> 01:18:47,214 너는 찢어지는 비명을 질러 대기 시작했지 1106 01:18:48,213 --> 01:18:50,338 제가 그렇게 크게 소리를 질렀어요? 1107 01:18:50,338 --> 01:18:52,338 크게가 다 뭐냐! 1108 01:18:52,338 --> 01:18:55,088 거의 5분 동안 쉬지 않고 비명을 질러 댔지 1109 01:18:55,964 --> 01:18:57,713 나중에는 2층 사람이 들을까 봐서 1110 01:18:57,713 --> 01:19:00,588 내가 손으로 네 입을 막았을 때야 비로소 조용해졌다 1111 01:19:03,088 --> 01:19:06,713 난 우리가 처음부터 그렇게 잘할 수 있을 거라 생각 못 했어 1112 01:19:06,713 --> 01:19:10,588 저도 처음엔 그렇게 좋다고 생각 안 했어요 1113 01:19:10,588 --> 01:19:14,214 그냥... 유선형의... 1114 01:19:14,214 --> 01:19:19,089 아주 날씬한 유선형의 배가 내 몸 안으로 들어오는 거 같다는 1115 01:19:19,089 --> 01:19:21,338 그런 기억밖에 안 나요 1116 01:19:21,338 --> 01:19:26,463 근데 그날 밤 두 번째부터는 좋았던 거 같아요 1117 01:19:27,213 --> 01:19:30,463 그래요, 두 번째부터는 저도 참 좋았어요 1118 01:19:30,463 --> 01:19:33,088 넌 그 순간이 가까워지면 1119 01:19:33,088 --> 01:19:36,338 코맹맹이가 돼서 킹킹 울기 시작하지 1120 01:19:37,213 --> 01:19:40,089 그리고 울음소리가 점점 고조되어 가면서 1121 01:19:40,089 --> 01:19:43,089 두 손으로 내 등허리를 쥐어뜯기 시작하지 1122 01:19:48,171 --> 01:19:51,797 안 가면... 안 돼요? 1123 01:19:56,547 --> 01:19:58,797 알았어요 들어갈게요 1124 01:20:12,671 --> 01:20:15,796 꼭 들어가야 돼요? 1125 01:20:33,547 --> 01:20:35,171 너 왜 또 이러느냐? 1126 01:20:36,921 --> 01:20:39,171 너 아직도 그 남자 생각 하고 있니? 1127 01:20:41,921 --> 01:20:43,796 그럼 왜 이러니? 1128 01:20:43,796 --> 01:20:46,171 도대체 왜 이렇게 날 괴롭혀야 하니? 1129 01:20:49,547 --> 01:20:52,171 그렇지만 슬프잖아요 1130 01:21:03,296 --> 01:21:05,421 안 하면 안 돼요? 1131 01:21:05,421 --> 01:21:07,046 안 된다! 1132 01:21:07,046 --> 01:21:10,296 제발요! 제발! 1133 01:21:14,296 --> 01:21:17,672 알았어요, 알았어요 잠깐만요! 1134 01:21:20,796 --> 01:21:22,921 꼭 해야만 돼요? 1135 01:21:23,797 --> 01:21:25,797 암, 해야 하고말고 1136 01:21:25,797 --> 01:21:27,671 왜 꼭 해야만 해요? 1137 01:21:27,671 --> 01:21:30,046 그걸 몇 번이나 설명해야 하니? 1138 01:21:30,547 --> 01:21:33,171 그걸 설명하다가 날이 새겠다, 지금! 1139 01:21:37,296 --> 01:21:39,046 날 더 이상 모욕하지 마라 1140 01:21:39,046 --> 01:21:40,797 내가 언제 선생님을 모욕했다고 그래요! 1141 01:21:40,797 --> 01:21:41,797 너 지금 왜 우느냐? 1142 01:21:41,797 --> 01:21:43,797 날 위해 우느냐? 그 사람을 위해 우느냐? 1143 01:21:47,146 --> 01:21:49,396 제발! 알았어요! 1144 01:21:51,048 --> 01:21:54,673 그러지 마요! 잠깐만요, 제발! 1145 01:21:54,673 --> 01:21:58,173 이렇게 하면 무서워요 왜 이래요! 1146 01:21:58,665 --> 01:22:01,291 왜 이러는 거예요? 1147 01:22:01,291 --> 01:22:05,798 날 그렇게 모욕했어? 오늘은 끝장이다 1148 01:22:05,798 --> 01:22:09,047 알았어요, 내가 벗을게요 옷 찢어져요! 1149 01:22:14,297 --> 01:22:16,798 벗지 않으면 안 돼요? 1150 01:22:16,798 --> 01:22:18,047 안 된다! 1151 01:22:18,047 --> 01:22:19,798 왜 안 된다는 거예요? 1152 01:22:19,798 --> 01:22:21,923 왜 그냥 이렇게 하고 있으면 안 돼요? 1153 01:22:21,923 --> 01:22:24,172 알았어요! 알았어요! 알았어요! 1154 01:22:24,172 --> 01:22:27,048 내가 벗을게요 저리 비켜요 1155 01:22:27,922 --> 01:22:29,922 저리 비켜요 내가 벗을게요 1156 01:22:39,422 --> 01:22:40,798 불 좀 꺼 줘요 1157 01:22:50,422 --> 01:22:52,798 커튼도 좀 닫아 줘요 1158 01:22:52,798 --> 01:22:54,172 닫혀 있어 1159 01:22:55,047 --> 01:22:58,798 닫았는데 이렇게 환해? 1160 01:23:02,047 --> 01:23:03,922 그래 다 벗었느냐? 1161 01:23:06,798 --> 01:23:08,047 네 1162 01:23:11,297 --> 01:23:13,048 그것도 벗어야지! 1163 01:23:13,048 --> 01:23:17,048 이건... 됐잖아요, 이제 이건 안 벗어도 되잖아요 1164 01:23:17,048 --> 01:23:19,798 야, 내가 네 젖통을 3년 반이나 주물렀는데 1165 01:23:19,798 --> 01:23:21,923 왜 그러니 새삼스럽게? 1166 01:23:22,922 --> 01:23:25,798 이건 그냥 입게 해 주세요 1167 01:23:25,798 --> 01:23:28,672 알았어요! 알았어요! 1168 01:23:28,672 --> 01:23:32,547 내가 벗을게 내가 벗을게요! 저리 비켜요! 1169 01:23:33,422 --> 01:23:37,547 찢어져요, 내가 벗을게요 저리 가요 1170 01:23:43,923 --> 01:23:46,547 저쪽으로 봐요 쳐다보지 마요 1171 01:23:48,297 --> 01:23:51,923 야... 너 그동안 성처녀가 다 됐구나 1172 01:23:57,048 --> 01:23:58,547 그래 이제 다 됐느냐? 1173 01:24:01,547 --> 01:24:02,922 아직이요 1174 01:24:05,297 --> 01:24:07,923 아직 안 됐다고 했잖아요 1175 01:24:09,048 --> 01:24:12,047 하지 마요! 안 돼요, 아직은! 1176 01:24:12,047 --> 01:24:14,547 그러지 마요, 그러지 마... 1177 01:24:15,422 --> 01:24:16,922 아파! 1178 01:24:17,364 --> 01:24:19,864 하지 마, 하지 마 1179 01:24:29,490 --> 01:24:32,364 안 돼요, 안 돼요 1180 01:24:32,364 --> 01:24:35,989 안 돼요, 안 돼! 1181 01:24:45,364 --> 01:24:47,114 죄송해요 1182 01:25:05,615 --> 01:25:07,739 왜 이렇게 됐어요? 1183 01:25:07,739 --> 01:25:10,364 어떻게 하다 이렇게 됐어요? 1184 01:25:11,739 --> 01:25:14,614 알았어요 이제 내가 벗을게요 1185 01:25:14,614 --> 01:25:16,364 놔요, 네? 1186 01:25:30,739 --> 01:25:32,989 팬티까지 이렇게 찢어 놓고... 1187 01:25:34,864 --> 01:25:36,614 내가 무슨 창녀예요? 1188 01:25:36,614 --> 01:25:39,490 아니다, 네가 무슨 창녀냐! 1189 01:25:39,490 --> 01:25:42,989 선생님이 전에 그렇게 말씀하셨잖아요 저보고 창녀라고 1190 01:25:42,989 --> 01:25:45,989 그건 그냥 했던 말이야 1191 01:25:45,989 --> 01:25:48,739 그래도 팬티를 이렇게 찢어 놨으니... 1192 01:25:49,989 --> 01:25:53,114 선생님, 내가 정말 창녀 같아요? 1193 01:25:53,114 --> 01:25:55,615 글쎄 아니라니까! 1194 01:25:55,615 --> 01:25:59,864 그땐 그냥 그런 말을 했을 뿐이야 그거 전부다 엉터리야 1195 01:26:07,490 --> 01:26:09,740 속치마는 안 벗을게요... 1196 01:26:16,490 --> 01:26:18,864 알았어요, 벗을게요 1197 01:26:40,114 --> 01:26:42,364 안 하면 안 돼요? 1198 01:26:42,364 --> 01:26:45,239 너 미쳤니? 누구 피 말려 죽일 작정이니? 1199 01:26:45,239 --> 01:26:47,864 그럼 그 런닝 좀 주세요 1200 01:26:47,864 --> 01:26:50,740 전에도 그랬듯이 그거 제가 입을게요 1201 01:27:02,740 --> 01:27:07,739 선생님 선생님은 날 증오하죠? 1202 01:27:09,740 --> 01:27:13,364 전에 선생님이 날 증오한다고 그랬었잖아요 1203 01:27:13,364 --> 01:27:15,239 증오 안 해 1204 01:27:15,239 --> 01:27:18,740 - 절 증오하시잖아요, 선생님! - 입 좀 닥쳐라 1205 01:27:18,740 --> 01:27:21,239 내가 널 왜 증오하겠니? 1206 01:27:21,740 --> 01:27:23,364 왜 이래? 답답해! 1207 01:27:40,039 --> 01:27:41,915 왜 이래! 1208 01:28:11,164 --> 01:28:15,289 그래, 이제 한 달이 지났다 어떻게 할 거냐? 1209 01:28:18,381 --> 01:28:21,757 이제 한 달이 지났으니까 뭔가 결정을 해야 할 거 아니냐? 1210 01:28:25,632 --> 01:28:28,632 한 달이 지나면 뭔가 결정을 하겠다고 하지 않았니? 1211 01:29:02,381 --> 01:29:05,632 아니 왜 또 오늘 밤 제 속옷을 찢어야 해요? 1212 01:29:05,632 --> 01:29:08,381 너는 말끝마다 왜왜왜왜 하고 묻는구나? 1213 01:29:08,381 --> 01:29:10,256 마치 진짜 모르는 것처럼? 1214 01:29:10,882 --> 01:29:14,006 아마 이 세상에 너처럼 응큼하고 너처럼 음란하고 1215 01:29:14,006 --> 01:29:16,506 너처럼 위선적인 사람은 아마 없을 거다 1216 01:29:18,256 --> 01:29:19,881 안 들어가면 안 돼요? 1217 01:29:21,881 --> 01:29:24,131 꼭 들어가야 해요? 1218 01:29:25,131 --> 01:29:27,506 왜 내가 꼭 들어가야 해요? 1219 01:29:28,882 --> 01:29:30,882 선생님, 전 안 들어갈래요 1220 01:29:30,882 --> 01:29:33,256 오늘은 그냥 선생님 혼자 푹 쉬세요 1221 01:29:35,881 --> 01:29:39,506 아이 제발요... 안 하면 안 돼요? 1222 01:29:39,506 --> 01:29:41,381 좀 가만있어 1223 01:29:41,381 --> 01:29:44,131 왜 이렇게까지 하면서 하자고 그래요? 1224 01:29:44,882 --> 01:29:47,756 - 안 하면 안 돼요? - 거 되게 안 되네! 1225 01:29:48,881 --> 01:29:51,881 안 돼요? 내가 해 볼게요 1226 01:29:54,882 --> 01:29:56,881 - 내가 할게, 손 치워 봐 - 어? 정말 안 되네? 1227 01:29:56,881 --> 01:29:59,131 - 내가 할게, 손 치워! - 아니요, 잠깐만요 1228 01:30:00,632 --> 01:30:03,632 어? 이거 정말 안 되는데? 1229 01:30:03,632 --> 01:30:05,131 잠깐만요 1230 01:30:26,131 --> 01:30:28,381 아이... 이거 안 돼요 1231 01:30:30,506 --> 01:30:32,256 내가 할게, 가만있어 봐 1232 01:30:33,882 --> 01:30:35,506 안 하면 안 돼요? 1233 01:30:35,506 --> 01:30:36,757 가만있어 봐 1234 01:30:36,757 --> 01:30:38,756 꼭 이렇게까지 하면서 해야 되는 거예요? 1235 01:30:38,756 --> 01:30:41,006 안 해도 되잖아요 1236 01:30:46,006 --> 01:30:47,882 이렇게 웃통을 훌렁 벗고 1237 01:30:47,882 --> 01:30:51,632 바지만 입고 서 있으니까 꼭 산도적 같아요 1238 01:30:51,632 --> 01:30:53,632 넌 왜 만날 때마다 이렇게 괴롭히니? 1239 01:30:53,632 --> 01:30:56,381 오늘은 아예 아랫도리를 벗을 수 없게 만들어 놨구나 1240 01:30:56,381 --> 01:30:59,881 내가 언제 선생님을 만날 때마다 괴롭혔다고 그래요? 1241 01:30:59,881 --> 01:31:02,756 꼭 일부러 그런 것도 아니잖아요 1242 01:31:02,756 --> 01:31:05,882 네 옷을 벗기는 데 세 시간이 더 걸린다 1243 01:31:06,756 --> 01:31:08,882 너도 대단한 여자긴 하다 1244 01:31:08,882 --> 01:31:11,632 저기, 저기 뭐야 1245 01:31:11,632 --> 01:31:16,757 안 되면 성냥불 같은 걸로 그어서 태워서 끊어 버리세요 1246 01:31:16,757 --> 01:31:17,881 그렇게라도 하세요 1247 01:31:17,881 --> 01:31:22,506 그래! 가만있어 봐 성냥... 성냥... 1248 01:31:26,881 --> 01:31:28,131 이리 와 1249 01:31:32,756 --> 01:31:34,131 아 뜨거워! 1250 01:31:34,756 --> 01:31:39,131 왜 꼭 이렇게까지 하면서 하자고 그러는 거예요! 1251 01:31:39,131 --> 01:31:42,256 그럼 이렇게까지 하면서 해야지 어떻게 하겠니? 1252 01:31:42,757 --> 01:31:45,757 남들한테 끊어 달라고 하랴, 그걸? 1253 01:31:46,381 --> 01:31:47,882 글쎄, 이리 와 봐 1254 01:31:47,882 --> 01:31:49,506 내가 창년가? 1255 01:31:49,506 --> 01:31:52,006 창녀가 아니라고 말해 주길 바라는 거 같다 1256 01:31:52,006 --> 01:31:54,006 그게 아니라요! 1257 01:31:54,006 --> 01:31:58,881 이렇게 성냥불로 태워 가면서까지 그러니까 그렇죠! 1258 01:31:58,881 --> 01:32:01,756 네가 창녀면 어떻고 창녀가 아니면 어떠냐 1259 01:32:02,757 --> 01:32:03,881 조심해 손 1260 01:32:06,632 --> 01:32:08,131 아 뜨거! 1261 01:32:08,131 --> 01:32:10,131 아 됐다! 1262 01:32:19,506 --> 01:32:20,756 자... 1263 01:32:21,632 --> 01:32:24,881 이렇게요 비켜 봐요, 내가 벗을게요 1264 01:32:24,881 --> 01:32:26,757 저리 비켜 봐요 1265 01:32:29,632 --> 01:32:31,256 내가 창년가... 1266 01:32:31,256 --> 01:32:35,506 아이고 입 좀 다물어라 누가 너보고 창녀라고 그러니? 1267 01:32:35,506 --> 01:32:37,757 넌 내가 이렇게 아끼는 사람인데 1268 01:34:20,882 --> 01:34:23,632 왜... 왜 그래요? 1269 01:34:25,131 --> 01:34:27,256 이번에도 잘 안 됐어요? 1270 01:34:34,006 --> 01:34:38,256 걱정하지 마세요 전 괜찮아요 1271 01:34:43,881 --> 01:34:47,506 걱정도 팔자다 그런 거 갖고 걱정하게 1272 01:35:03,632 --> 01:35:05,882 아이 참... 1273 01:35:06,632 --> 01:35:11,882 이렇게 허리끈까지 풀어냈으니 내가 정말 창녀예요? 1274 01:35:14,882 --> 01:35:18,882 전 이제 그만 갈게요 선생님 주무세요 1275 01:35:19,632 --> 01:35:22,881 J야 여기 좀 앉으렴 1276 01:35:30,881 --> 01:35:35,882 그래, 난 이번에도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잘 안 됐다 1277 01:35:38,381 --> 01:35:41,882 프랑스에서와 달리 난 아무런 감각을 느낄 수 없어 1278 01:35:44,256 --> 01:35:49,006 그까짓 거 잘 안 되면 어때요 전 괜찮아요 1279 01:35:49,756 --> 01:35:52,006 난 이번에도 섹스를 하면서 1280 01:35:52,882 --> 01:35:55,756 너에게서 그 사람의 그림자를 느끼고 있었다 1281 01:35:57,632 --> 01:36:01,506 아마도 그것 때문에 난 아무런 감각을 느끼지 못하는 거라고 여겨져 1282 01:36:04,632 --> 01:36:06,131 죄송해요 1283 01:36:06,131 --> 01:36:07,632 그런데... 1284 01:36:08,757 --> 01:36:12,381 난 그것이 너의 허영이고 감상이라는 걸 모르는 바는 아니다 1285 01:36:12,381 --> 01:36:16,381 넌 한 남자와 섹스를 하면서 또 다른 남자를 생각하는 것이! 1286 01:36:17,131 --> 01:36:21,006 마치 숫처녀가 강간이라도 당하는 것처럼 행동하는 것이! 1287 01:36:21,006 --> 01:36:25,131 그래서 넌 자연히 나를 마치 강간범 대하듯이 하고 1288 01:36:26,006 --> 01:36:29,756 내가 언제 선생님을 강간범 대하듯이 했다고 그러시는 거예요? 1289 01:36:30,881 --> 01:36:33,506 넌 어쩌면 그 남자를 만나면 1290 01:36:33,506 --> 01:36:36,256 나를 생각하면서 눈물을 흘려 댈지도 모르지 1291 01:36:37,381 --> 01:36:39,131 그러면 그 사람은 영문도 모르는 채 1292 01:36:39,131 --> 01:36:41,881 네가 눈물을 흘려 대는 앞에서 쩔쩔매겠지 1293 01:36:42,757 --> 01:36:45,506 그리고 그 사람은 그것을... 1294 01:36:45,506 --> 01:36:49,006 너의 예민한 시적 감수성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지 1295 01:36:49,757 --> 01:36:51,131 근데 난 달라 1296 01:36:52,757 --> 01:36:56,131 난 너의 허영과 감상에 놀아나기엔 너무 나이도 들었고 1297 01:36:56,131 --> 01:36:57,881 할 일도 많은 사람이다 1298 01:36:59,757 --> 01:37:01,756 게다가 그러기엔 너무 똑똑해 1299 01:37:05,632 --> 01:37:07,632 그래서 하는 말인데 1300 01:37:07,632 --> 01:37:11,131 너 오늘 밤 집에 돌아가거든 곰곰이 생각해 봐라 1301 01:37:11,131 --> 01:37:14,256 나를 택할 것이냐 아니면 그 사람을 택할 것이냐? 1302 01:37:16,131 --> 01:37:18,256 그리고 내일 아침에 다시 만나자, 우리 1303 01:37:38,006 --> 01:37:39,381 잘 주무셨어요? 1304 01:37:41,882 --> 01:37:46,131 아... 머릿속에 온통 지푸라기들이 쑤셔 박힌 거 같아 1305 01:37:46,882 --> 01:37:48,381 괜찮아질 거예요 1306 01:37:48,381 --> 01:37:50,256 어젯밤엔 저도 굉장히 피곤하더라구요 1307 01:37:50,256 --> 01:37:51,882 그래 많이 생각해 봤나? 1308 01:37:52,756 --> 01:37:54,256 뭘요? 1309 01:37:55,256 --> 01:37:57,881 그 남자를 택하기로 했니? 날 택하기로 했니? 1310 01:38:01,757 --> 01:38:04,006 말해 보렴, 망설이지 말고 1311 01:38:04,006 --> 01:38:06,506 지금이 가장 좋은 기회일 거야 1312 01:38:10,882 --> 01:38:13,756 그래, 그 남자를 택하기로 했니? 1313 01:38:17,757 --> 01:38:18,756 네 1314 01:38:24,506 --> 01:38:26,632 그래, 알았다 1315 01:38:27,632 --> 01:38:31,131 모두 네 감정상의 문제니까 난 이제 물러나야겠지 1316 01:38:34,256 --> 01:38:36,506 그동안 고마웠다 행운을 빈다 1317 01:38:38,757 --> 01:38:40,006 일어나자 1318 01:38:51,131 --> 01:38:53,757 우리 악수나 한 번하고 헤어질까? 1319 01:39:32,131 --> 01:39:33,632 우리 산책이나 할까? 1320 01:39:34,256 --> 01:39:38,131 난 마지막으로 너를 한 번 모욕해 주고 싶은 충동이 생겨서 그래 1321 01:39:38,882 --> 01:39:40,381 뭔데요? 1322 01:39:40,381 --> 01:39:43,632 난 원래 머리가 좋기 때문에 내가 마음만 먹으면 1323 01:39:43,632 --> 01:39:45,881 널 기쁘게 해 줄 수도 있지만 또 내가 마음만 먹으면 1324 01:39:45,881 --> 01:39:48,006 네 자존심에 똥칠을 할 수도 있지 1325 01:39:48,006 --> 01:39:50,006 그렇게 해 보세요 1326 01:39:50,006 --> 01:39:53,256 근데 여기선 안 된다 어디 좀 조용한 데로 가야지 1327 01:39:53,256 --> 01:39:57,381 네 똥 밟은 얼굴을 찬찬히 여유를 가지고 바라볼 수 있지 1328 01:39:59,756 --> 01:40:02,882 좋아요 어디 조용한 데로 가요 1329 01:40:03,506 --> 01:40:05,756 난 확실히 머리가 좋단 말이야 1330 01:40:08,881 --> 01:40:10,757 나에게 지금 그 돈이 있으면 1331 01:40:10,757 --> 01:40:13,131 내가 이 땅을 떠날 수 있을 거 같다 1332 01:40:13,131 --> 01:40:14,381 네? 1333 01:40:15,256 --> 01:40:18,131 제가 왜 선생님께 그 돈을 해 드려야 돼죠? 1334 01:40:18,131 --> 01:40:21,131 왜 해 줘야 하냐고? 길게 이야기 하지 말자 1335 01:40:21,131 --> 01:40:25,131 그렇지만 저한테 그만한 돈이 없다는 사실은 선생님도 알고 있잖아요 1336 01:40:25,131 --> 01:40:26,881 제가 어디서 그 많은 돈을 다 구해요? 1337 01:40:26,881 --> 01:40:29,256 글쎄 그건 나한테 묻지 말아 다오 1338 01:40:29,256 --> 01:40:31,757 난 네가 어떻게 차를 굴릴 수 있는가를 1339 01:40:31,757 --> 01:40:33,756 구체적으로 알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1340 01:40:33,756 --> 01:40:36,256 네가 어떻게 3천만 원을 구할 것이냐에 대해서 1341 01:40:36,256 --> 01:40:37,881 모를 뿐만 아니라 알고 싶지도 않다 1342 01:40:37,881 --> 01:40:40,256 그렇지만 내가 취직을 했다면 몰라도 1343 01:40:40,256 --> 01:40:43,256 취직도 안 된 상태에서 어떻게 그 많은 돈을 다 구해요? 1344 01:40:44,131 --> 01:40:45,882 구할 수 없어요 1345 01:40:47,664 --> 01:40:51,414 넌 내가 예상했던 대로 확실히 자존심이 많이 상한 거 같다? 1346 01:40:54,414 --> 01:40:56,164 취직하라고 보내 놨더니 1347 01:40:56,164 --> 01:40:58,664 취직은 못하고 연애나 하고 다녔던 거지? 1348 01:40:59,881 --> 01:41:01,255 그건 내가 상관할 바는 아니야 1349 01:41:01,255 --> 01:41:03,755 그건 어디까지나 너의 감정상의 문제일 테니까 1350 01:41:04,755 --> 01:41:08,130 나에게 지금 당장 필요한 것은 다만 돈 3천만 원이다 1351 01:41:08,130 --> 01:41:11,380 그렇지만 나한테 무슨 돈이 있다고 그래요? 1352 01:41:11,380 --> 01:41:12,505 그래? 1353 01:41:14,005 --> 01:41:17,380 난 지금까지 그것을 너한테 부탁했다 1354 01:41:17,380 --> 01:41:20,130 그런데 네가 그 부탁을 들어주지 못하겠다면 1355 01:41:20,130 --> 01:41:22,631 나는 그것을 요구하는 수밖에 없다 1356 01:41:23,881 --> 01:41:28,005 넌 훗날 내가 너에 대한 추억을 갖길 희망하겠지 1357 01:41:28,005 --> 01:41:30,380 그러나 난 그런 싸구려 추억을 갖고 싶지는 않아 1358 01:41:30,380 --> 01:41:33,505 나는 너에 대한 추억을 돈 3천만 원에 팔려고 한다 1359 01:41:33,505 --> 01:41:37,255 그걸 팔아서 아주 홀가분하게 이 더러운 땅을 떠나는 거지 1360 01:41:37,255 --> 01:41:38,380 너로 말할 거 같으면 1361 01:41:38,380 --> 01:41:41,505 돈 3천만 원에 박사 학위 하나를 사는 것이다 1362 01:41:41,505 --> 01:41:43,631 이 얼마나 깨끗한 방법이냐? 1363 01:41:45,631 --> 01:41:47,380 그럼 나더러 어떡하라는 말이냐? 1364 01:41:47,380 --> 01:41:49,005 너 같으면 어떻게 하겠니, 이럴 때? 1365 01:41:49,005 --> 01:41:50,631 알았다고 했잖아요! 1366 01:42:13,113 --> 01:42:16,989 그게 아니에요 그건 오해였어요 1367 01:42:19,113 --> 01:42:21,238 뭣이 오해일 수 있단 말이냐? 1368 01:42:22,864 --> 01:42:25,989 그건 제 본뜻이 아니었단 말이에요 1369 01:42:25,989 --> 01:42:29,113 제발, 제발 부탁이다 눈물 좀 흘리지 말고 얘기해라 1370 01:42:30,114 --> 01:42:33,114 이 다방에 있는 사람들이 우릴 보고 뭐라고 하겠니? 1371 01:42:42,989 --> 01:42:45,988 대체 무엇이 오해일 수 있다는 얘기냐? 1372 01:42:46,864 --> 01:42:49,989 내가 아까 너에게 그 사람을 택할 것이냐 1373 01:42:49,989 --> 01:42:51,988 날 택할 것이냐 하고 물었을 때 1374 01:42:51,988 --> 01:42:54,113 네가 그 사람을 택하겠다고 얘기한 것이 1375 01:42:54,113 --> 01:42:56,738 네 본뜻이 아니었단 얘기냐? 1376 01:42:56,738 --> 01:42:57,989 네 1377 01:43:01,488 --> 01:43:03,613 아 그럴 리가 있느냐 1378 01:43:03,613 --> 01:43:05,363 정말이에요! 1379 01:43:06,989 --> 01:43:09,613 그건 제 본뜻이 아니었어요 1380 01:43:09,613 --> 01:43:12,113 그냥 그렇게 얘기한 것뿐이라구요 1381 01:43:12,988 --> 01:43:16,988 그럼 내가 그 사람을 택할 것이냐고 물었을 때 1382 01:43:16,988 --> 01:43:19,238 너는 왜 '네'라고 대답했냐? 1383 01:43:19,864 --> 01:43:23,114 그럼 그렇게 묻는데 제가 뭐라고 대답을 해요? 1384 01:43:46,864 --> 01:43:52,113 지금 사당, 사당행 열차가 도착하고 있습니다 1385 01:43:52,864 --> 01:43:58,114 승객 여러분께서는 안전선으로 들어와 주시기 바랍니다 1386 01:44:14,363 --> 01:44:17,988 넌 도대체 왜 나랑 살아야 하니? 1387 01:44:21,989 --> 01:44:24,113 도장을 찍던가! 1388 01:44:24,113 --> 01:44:26,113 아니면 나 재판에 걸 거다 1389 01:44:27,738 --> 01:44:28,738 어디 가? 1390 01:44:34,738 --> 01:44:37,738 난 절대로 이혼 못해 1391 01:44:37,738 --> 01:44:40,989 난 얼마든지 내 마음대로 살 수가 있어 1392 01:44:40,989 --> 01:44:42,738 그렇게 살아갈 수가 있어! 1393 01:44:45,738 --> 01:44:49,864 당신 혹시... 악마의 화신 아니에요? 1394 01:44:50,488 --> 01:44:52,488 너 또 왜 이러니? 1395 01:44:52,488 --> 01:44:55,238 두 주일 전에는 다신 그런 소리 안 하겠다고 해 놓구선 1396 01:44:56,238 --> 01:44:58,363 지난번엔 그렇게 얘기했었죠 1397 01:44:58,864 --> 01:45:00,363 네, 그랬어요 1398 01:45:01,488 --> 01:45:04,989 하지만 그땐 제 본심이 아니었다구요 1399 01:45:04,989 --> 01:45:09,864 너 왜 이렇게 날 괴롭히니? 너 나 피말려 죽일 작정 했니? 1400 01:45:09,864 --> 01:45:12,488 피말려 죽는 건 저예요! 1401 01:45:12,488 --> 01:45:15,114 제가 선생님 때문에 얼마나 괴로운지 아세요? 1402 01:45:17,114 --> 01:45:19,989 지난번에 섹스를 하고 나서는 금방 괜찮아지더니 1403 01:45:19,989 --> 01:45:22,613 두 주일 사이에 이렇게 변했구나? 1404 01:45:22,613 --> 01:45:24,363 마치 히로뽕 중독자 같다? 1405 01:45:24,363 --> 01:45:27,363 내가 섹스를 했다고 해서 이러는 건 아니잖아요 1406 01:45:28,738 --> 01:45:30,488 그래 1407 01:45:30,488 --> 01:45:32,738 나도 한 주일이 멀다 하고 이랬다저랬다 하는 여자 1408 01:45:32,738 --> 01:45:34,989 더 이상 붙들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1409 01:45:34,989 --> 01:45:38,738 한 주일이 멀다하고 이랬다저랬다 하는 것도 아니에요 1410 01:45:39,613 --> 01:45:43,113 제가 선생님을 만날 때마다 늘 제 감정은요... 1411 01:45:43,113 --> 01:45:46,238 글쎄 네 감정이라는 게 어떻게 위대한 건지 모르겠는데 1412 01:45:46,238 --> 01:45:49,238 넌 늘 그 감정이라는 걸 앞세워서 날 능멸하는 구나 1413 01:45:49,238 --> 01:45:52,238 - 제 감정은요... - 알았어 알았어 1414 01:45:52,864 --> 01:45:56,238 네 감정이 이러저러하니까 나도 너를 버려야 한다는 걸 알고 있다 1415 01:45:57,238 --> 01:45:58,488 그럼 됐느냐? 1416 01:46:01,988 --> 01:46:06,114 그러나 그 감정과는 관계없이 네가 지불해야 할 건 지불해야지? 1417 01:46:20,113 --> 01:46:24,238 경마장은 네거리에서 북쪽으로 934걸음 1418 01:46:24,989 --> 01:46:26,864 그리고 서쪽으로 780걸음 1419 01:46:26,864 --> 01:46:29,864 그리고 다시 북쪽으로 858걸음 가면 된다 1420 01:46:30,864 --> 01:46:36,114 경마장은 네거리에서 북쪽으로 934걸음 1421 01:46:36,114 --> 01:46:37,864 그리고 서쪽으로 780걸음 1422 01:46:46,113 --> 01:46:47,488 어서 오세요 1423 01:47:04,989 --> 01:47:07,488 제 것도 드세요 시장하다고 그러셨잖아요 1424 01:47:08,113 --> 01:47:09,989 이건 너의 몫이잖아 1425 01:47:19,613 --> 01:47:22,114 그러니까 너는 이제 그 돈을 못 주겠다 이거지? 1426 01:47:23,363 --> 01:47:27,238 못 주겠다는 게 아니라 돈이 없는 걸 어떡하란 말이에요 1427 01:47:28,613 --> 01:47:29,864 그래, 좋다 1428 01:47:30,738 --> 01:47:34,488 그렇다면 나는 내가 입은 정신적 물질적 피해를 보상 받기 위해서 1429 01:47:34,488 --> 01:47:36,113 나대로 생각이 있지 1430 01:47:41,613 --> 01:47:44,989 난 우선 이 모든 것을 네 부모에게 얘길 해야겠다 1431 01:47:47,363 --> 01:47:48,989 할 테면 하세요 1432 01:47:48,989 --> 01:47:52,113 저도 그걸 다 말하고 나면 마음이 개운해질 거예요 1433 01:47:54,113 --> 01:47:57,988 그런데 부모라는 것은 늘 제 자식이 옳다고 생각한다 1434 01:47:57,988 --> 01:47:59,864 그래서 내가 이런 얘기를 한다 할지라도 1435 01:47:59,864 --> 01:48:01,988 네 부모는 믿으려 들지 않을 것이다 1436 01:48:02,738 --> 01:48:06,363 그러니 나는 그 다음으로 해야 할 또 다른 일을 생각해야겠지 1437 01:48:07,613 --> 01:48:10,238 그것은 바로 재판에 회부하는 거야 1438 01:48:11,864 --> 01:48:13,488 그렇게 하려면 하세요 1439 01:48:14,114 --> 01:48:17,238 그러나 내가 그 문제를 재판에 회부한다고 해도 1440 01:48:17,238 --> 01:48:19,864 난 승소할 수 없을지도 몰라 1441 01:48:19,864 --> 01:48:22,613 왜냐하면 난 뚜렷한 물적 증거가 없으니까 1442 01:48:23,488 --> 01:48:26,113 그러니까 너는 만약에 법정에 서게 되면 1443 01:48:26,113 --> 01:48:29,363 무조건 부인하기만 해라 그러면 넌 승소할 수 있을 것이다 1444 01:48:31,113 --> 01:48:32,363 알아듣겠느냐? 1445 01:48:33,113 --> 01:48:37,363 그러면 나는 왜 이길 수 없는 재판을 생각하고 있는가? 1446 01:48:45,238 --> 01:48:47,113 그건 간단해 1447 01:48:47,113 --> 01:48:49,113 내가 비록 그 재판에 진다 할지라도 1448 01:48:49,113 --> 01:48:52,613 나는 이미 충분히 내 목적을 달성하게 되는 거지 1449 01:48:54,988 --> 01:48:57,488 그 재판은 대단히 특이한 것이 되기 때문에 1450 01:48:57,488 --> 01:48:59,738 사회의 이목이 집중되겠지 1451 01:49:00,363 --> 01:49:03,113 그리고 신문 기자는 대단히 흥미를 갖게 될 거야 1452 01:49:03,113 --> 01:49:04,738 마음대로 하세요 1453 01:49:06,363 --> 01:49:09,864 내가 재판에 회부하지 않는다면 또 어떤 방법이 있을까? 1454 01:49:11,989 --> 01:49:14,238 나한테는 또 한 가지 방법이 있지 1455 01:49:16,363 --> 01:49:20,989 그것은 바로 우리 삶의 전모를 밝히는 글을 쓰는 거지 1456 01:49:21,988 --> 01:49:23,613 그렇지만 선생님도 알다시피 1457 01:49:23,613 --> 01:49:26,114 전 도저히 그 돈을 마련할 수가 없잖아요 1458 01:49:26,114 --> 01:49:27,738 그것도 알아 1459 01:49:27,738 --> 01:49:31,613 난 이 세상에서 가장 무능력한 인간 가장 믿을 수 없는 인간을 키웠고 1460 01:49:31,613 --> 01:49:35,114 그 때문에 한국에 돌아와서 이렇게 스트레스를 받는 거지 1461 01:49:35,114 --> 01:49:37,864 너에게 유일한 능력은 돈 많은 부모 밑에 안주해서 1462 01:49:37,864 --> 01:49:41,238 비육되는 것이고 또 돈 많은 남자를 하나 꿰어차는 것뿐이지 1463 01:49:41,238 --> 01:49:43,114 제가 무슨 남자가 있다고 그래요? 1464 01:49:43,114 --> 01:49:47,238 글쎄 너에게 남자가 있다고 하더라도 나한테는 별로 관심이 없는 일이니까 1465 01:49:47,238 --> 01:49:48,864 꼭 그렇게 말할 필요는 없다 1466 01:49:49,488 --> 01:49:52,988 근데 내가 너의 부모에게 굳이 그것을 말하거나 1467 01:49:52,988 --> 01:49:56,989 재판에 회부하거나 또는 글로써 그것을 고발하지 않으면 안 되는가? 1468 01:49:56,989 --> 01:49:58,238 꼭 그렇게 해야만 하는가? 1469 01:49:59,113 --> 01:50:03,114 이 질문에 대한 나의 대답은 '해야 한다'이지 1470 01:50:03,114 --> 01:50:06,114 왜냐하면 나는 그동안 너무나 부당한 능멸을 받아 왔기 때문이지 1471 01:50:06,114 --> 01:50:07,363 그렇지만...! 1472 01:50:42,238 --> 01:50:44,613 나한테 좋은 생각이 하나 떠올랐다 1473 01:50:44,613 --> 01:50:45,738 뭔데요? 1474 01:50:45,738 --> 01:50:48,864 너 지금 돈이 없어서 나한테 3천만 원을 갚을 수 없다는 거지? 1475 01:50:48,864 --> 01:50:50,988 - 그럼 이렇게 하면 어떻겠니? - 어떻게요? 1476 01:50:50,988 --> 01:50:55,113 네가 정히 그 돈을 갚을 수 없으면 그 돈에 해당하는 것만큼 1477 01:50:55,113 --> 01:50:56,989 나한테 창녀 노릇을 하면 되지 않겠니? 1478 01:50:56,989 --> 01:50:58,488 나는 그렇게 해서라도 받아야 되고 1479 01:51:05,613 --> 01:51:07,363 그것 참 좋은 생각이네요 1480 01:51:07,989 --> 01:51:10,114 그래? 그럼 그렇게 하겠니? 1481 01:51:11,114 --> 01:51:12,238 그렇게 하죠 뭐 1482 01:51:12,238 --> 01:51:15,238 돈이 없으니 그렇게라도 할 수밖에 없잖아요 1483 01:51:15,864 --> 01:51:20,363 그래, 그럼 이제부터 나는 너를 쀼땡이라고 부르겠다 1484 01:51:20,363 --> 01:51:22,613 창녀라고 부르는 것보다 낫지 않겠니? 1485 01:51:22,613 --> 01:51:24,864 '창녀야' 그러면 남들이 뭐라고 그러겠니 1486 01:51:24,864 --> 01:51:28,238 그러니까 남들이 못 알아듣도록 '마 쀼땡' 이렇게 부르마 1487 01:51:29,864 --> 01:51:34,363 한 번에 만 원씩 3천만 원이면 3천 번이면 된다 1488 01:51:34,363 --> 01:51:36,988 내 한국에 돌아와서 2번씩 쳐줄게 1489 01:51:36,988 --> 01:51:40,114 한 번에 만 원씩이면 너무 싸지 않아요? 1490 01:51:40,114 --> 01:51:42,989 선생님이 한국 물가를 너무 몰라서 그래요 1491 01:51:42,989 --> 01:51:47,363 그래도 너같이 나이도 차고 키도 작은 여자가 만 원이면 됐지 1492 01:51:47,363 --> 01:51:49,989 그렇지만 시세가 있을 거 아니에요 1493 01:51:50,988 --> 01:51:55,114 그래, 난 남들보다 적게 주길 원하진 않는다 1494 01:51:55,114 --> 01:51:58,738 너도 알다시피 난 그렇게 인색한 사람이 아니잖니? 1495 01:51:58,738 --> 01:52:02,238 그러니까 내가 나중에 공정가를 알아볼게 1496 01:52:02,238 --> 01:52:05,864 그리고 특별히 서비스가 좋은 날이나 1497 01:52:05,864 --> 01:52:08,613 내가 기분 좋은 날은 좀 더 쳐주도록 하지 1498 01:52:08,613 --> 01:52:09,738 그럼 됐니? 1499 01:52:10,989 --> 01:52:12,488 알았어요 1500 01:52:56,488 --> 01:52:59,114 이번에도 잘 안 됐어요? 1501 01:53:02,363 --> 01:53:08,363 응... 서울에 와서 무력해졌어 1502 01:53:36,488 --> 01:53:38,989 이제야 오르가슴에 도달하나 보다? 1503 01:53:45,488 --> 01:53:47,113 왜 이래? 어디 아파? 1504 01:53:47,988 --> 01:53:50,363 왜 그래? 1505 01:53:50,363 --> 01:53:51,989 정신 차려! 1506 01:54:04,864 --> 01:54:08,363 자, 자 이렇게 해 1507 01:54:11,113 --> 01:54:15,363 정신 차려 널 놓지 말고 굳건히 붙들어 잡아 1508 01:54:15,363 --> 01:54:18,113 옳지 옳지, 그렇지 1509 01:54:24,988 --> 01:54:26,613 이제 좀 괜찮아졌어? 1510 01:54:40,114 --> 01:54:41,238 괜찮아? 1511 01:54:47,989 --> 01:54:48,988 고마워요 1512 01:54:52,988 --> 01:54:55,738 꼭 죽는 줄 알았어요... 1513 01:55:16,864 --> 01:55:23,988 J야, 우리 나중에 돈 벌면 이거 수술해서 없애 버리자 1514 01:55:28,864 --> 01:55:31,989 이게 그렇게 보기 싫었어요? 1515 01:55:32,613 --> 01:55:34,488 아니, 괜찮아 1516 01:56:00,864 --> 01:56:04,363 - 그래, 그 문제 많이 생각해 봤니? - 뭘요? 1517 01:56:04,363 --> 01:56:07,989 J야, 이건 내 인생에서 굉장히 중요한 문제야! 1518 01:56:09,488 --> 01:56:12,488 사실은 지난 며칠간 쭉 생각을 해 봤어요 1519 01:56:12,488 --> 01:56:13,864 그래서? 1520 01:56:13,864 --> 01:56:17,613 음... 참 좋은 생각인 거 같아요 1521 01:56:17,613 --> 01:56:21,113 선생님 생각이 옳아요 이 땅에 살면 뭘 해요? 1522 01:56:22,738 --> 01:56:24,989 나도 언젠가 30평? 1523 01:56:24,989 --> 01:56:28,363 혹은 40평 짜리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는 그런 희망에 살아야 해요? 1524 01:56:28,864 --> 01:56:32,738 아니면 금붕어 새끼들 키우듯이 아이들을 유치원에 보내고 1525 01:56:32,738 --> 01:56:35,238 속독 학원에 보내고 그런 희망에 살아야 해요? 1526 01:56:35,238 --> 01:56:39,238 난 그런 것들로 내 인생을 모두 탕진하고 싶지 않아요 1527 01:56:39,238 --> 01:56:40,864 나갈 수 있으면 1528 01:56:40,864 --> 01:56:43,613 나가서 무언가 할 수 있다는 게 좋지 않겠어요? 1529 01:56:44,114 --> 01:56:46,113 그래 그러면 같이 가겠니? 1530 01:56:48,114 --> 01:56:51,989 그렇지만... 내가 따라가느냐 따라가지 않느냐에 대해선 1531 01:56:51,989 --> 01:56:53,738 아직 묻지 말아 주세요 1532 01:56:53,738 --> 01:56:56,738 그렇지만 J야 빨리 결정해 줘야 하지 않니? 1533 01:56:56,738 --> 01:56:59,488 그래야 나도 나름대로 준비를 할 거 아니냐? 1534 01:56:59,488 --> 01:57:01,738 그래요, 알았어요 1535 01:57:09,113 --> 01:57:10,738 J야, 이것 봐! 1536 01:57:10,738 --> 01:57:14,114 이걸 꽂으면 내 컴퓨터를 한글 타자기처럼 쓸 수 있어 1537 01:57:14,864 --> 01:57:16,988 외국에 나가면 이것만은 거기서 못 산다 1538 01:57:18,113 --> 01:57:22,488 나는 컴퓨터가 싫어요 선생님은 한번 재미 붙이면 1539 01:57:22,488 --> 01:57:24,864 미친 사람처럼 그것만 들여다보고 있잖아요 1540 01:57:24,864 --> 01:57:26,864 이젠 그러지 않을게 1541 01:57:29,363 --> 01:57:32,363 다리 아파요 얼마나 더 다녀야 해요? 1542 01:57:33,488 --> 01:57:36,113 아... 자동차가 있으면 좋은데... 1543 01:57:36,738 --> 01:57:38,238 어디 다방에 가서 쉬자 1544 01:57:38,864 --> 01:57:41,988 지겨워! 죽으나 사나 그놈의 다방 1545 01:57:59,864 --> 01:58:02,238 아야! 아우 아파요! 1546 01:58:12,738 --> 01:58:13,989 괜찮아? 1547 01:58:15,989 --> 01:58:18,113 이번에 또 애를 가지면 낳을 거예요 1548 01:58:21,989 --> 01:58:23,989 이건 모순이야! 이건 모순이야! 1549 01:58:26,363 --> 01:58:28,488 우린 서울에 돌아와서 3번 섹스를 했지만 1550 01:58:28,488 --> 01:58:30,113 한 번도 기쁨을 느끼지 못했어! 1551 01:58:30,113 --> 01:58:32,988 넌 한 번도 날 마음으로 받아들이지 않았어 1552 01:58:32,988 --> 01:58:37,113 근데 그런 순간에 잉태한 아이를 낳아야 한다니 이건 모순이야! 1553 01:58:37,113 --> 01:58:38,988 넌 우리가 프랑스에서 가졌던 1554 01:58:38,988 --> 01:58:42,363 그 완전한 순간에 잉태한 아이들은 끝내 낳기를 거부했다 1555 01:58:44,114 --> 01:58:46,363 그렇지만 나 혼자 안 낳겠다고 한 거 아니잖아요 1556 01:58:46,363 --> 01:58:48,989 선생님도 아이를 원치 않으셨잖아요! 1557 01:59:10,988 --> 01:59:13,238 어! 양말 몇 켤레 사요 1558 01:59:13,238 --> 01:59:14,738 양말은 왜? 1559 01:59:15,989 --> 01:59:17,864 선생님 양말이 없잖아요 1560 01:59:24,363 --> 01:59:27,738 우린 언제나 이 여관 신세를 면할 수 있을까? 1561 01:59:29,113 --> 01:59:32,738 우린 아직도 한참은 더 여관 신세를 져야 될 거 같아요 1562 02:02:29,172 --> 02:02:32,171 여보... 여보... 여보... 1563 02:02:34,072 --> 02:02:37,572 내가 당신을 너무 괴롭혔어요 1564 02:02:40,072 --> 02:02:42,447 여보, 다시는... 1565 02:02:42,447 --> 02:02:45,072 다시는 당신을 괴롭히지 않을게요 1566 02:02:45,072 --> 02:02:46,323 여보! 1567 02:03:43,322 --> 02:03:45,322 저 이제 그만 가 봐야겠어요 1568 02:03:47,323 --> 02:03:48,323 아니... 1569 02:03:49,323 --> 02:03:50,947 이게 왜 아직도 이래요? 1570 02:04:21,322 --> 02:04:22,697 네 1571 02:04:22,697 --> 02:04:24,323 잘 주무셨어요? 1572 02:04:25,198 --> 02:04:28,822 응, 모처럼 아주 편안하게 잘 잤다 1573 02:04:29,822 --> 02:04:33,322 근데 웬일로 이렇게 갑자기 전화를 했니? 1574 02:04:33,322 --> 02:04:36,322 어젯밤 저더러 전화해 달라고 하셨잖아요 1575 02:04:36,947 --> 02:04:38,822 아, 그랬었지 1576 02:04:39,572 --> 02:04:43,447 하지만 너는 어제 이미 네 뜻을 밝혔잖니? 1577 02:04:44,481 --> 02:04:47,231 그동안 뭐가 변하기라도 했느냐? 1578 02:04:47,231 --> 02:04:50,856 아니요, 갈 거예요 1579 02:04:50,856 --> 02:04:53,607 제가 여기 혼자 남아 있으면 뭘 하겠어요? 1580 02:04:54,731 --> 02:04:56,607 거짓말 마라! 1581 02:04:57,606 --> 02:05:00,231 아들이 거추장스러우니까 그런 거제? 1582 02:05:01,481 --> 02:05:03,357 무책임한 인간! 1583 02:05:04,481 --> 02:05:05,731 언제 가노? 1584 02:05:07,231 --> 02:05:09,480 며칠날 가느냐는 말이다! 1585 02:05:09,480 --> 02:05:11,480 아들은 우얄 끼고! 1586 02:05:11,480 --> 02:05:13,980 아이들은 보내 주면 내 언제든지 받겠다 1587 02:05:15,855 --> 02:05:17,231 난 간다 1588 02:05:17,231 --> 02:05:19,231 네 여동생 못살게 할 기고? 1589 02:05:19,231 --> 02:05:20,480 네 아버지 죽는 꼴 볼 기고? 1590 02:05:20,480 --> 02:05:22,980 내 니 파리 가는 거 볼 기다! 1591 02:05:22,980 --> 02:05:25,231 더러운 인간! 1592 02:05:25,231 --> 02:05:27,231 내 가만 놔둘 줄 아나! 1593 02:07:30,730 --> 02:07:32,855 J야... 1594 02:07:32,855 --> 02:07:36,355 난 지금 너무 힘들고 고독하다... 1595 02:07:37,355 --> 02:07:40,605 제발 날 더 이상 괴롭히지 마라 1596 02:07:40,605 --> 02:07:44,105 듣기 싫어요! 저희 집에 이제 자꾸 전화하지 마세요! 1597 02:07:44,105 --> 02:07:45,480 그래? 1598 02:07:46,231 --> 02:07:50,480 그럼 거기 누구 내 마음을 이해해 줄 수 있는 사람 좀 바꿔 다오 1599 02:07:50,480 --> 02:07:52,855 싫어요! 전화 끊어 버리겠어요! 1600 02:07:52,855 --> 02:07:54,480 끊으려면 끊어라! 1601 02:07:54,480 --> 02:07:58,480 난 지금 귀하의 댁을 향해서 걸어가고 있는 중이니까! 1602 02:07:58,480 --> 02:08:04,356 누군가 내 마음을 이해해 줄 수 있는 사람을 만나기 위해서 1603 02:08:07,480 --> 02:08:08,980 마드모아젤 김 1604 02:08:09,605 --> 02:08:10,980 네 1605 02:08:10,980 --> 02:08:12,980 다시 한 번 말씀드리는데 1606 02:08:12,980 --> 02:08:15,355 제가 오늘 J 박사와 개인적으로 할 얘기가 있으니까 1607 02:08:15,355 --> 02:08:17,231 자리를 좀 비켜 주시겠습니까? 1608 02:08:17,231 --> 02:08:18,980 가지 마세요... 1609 02:08:21,231 --> 02:08:23,480 가시면 선생님이 절 죽일 거예요 1610 02:08:24,855 --> 02:08:27,730 말씀하세요 저도 다 알고 있는 얘기니까요 1611 02:08:29,231 --> 02:08:30,980 무엇을 알고 있다고 그래요? 1612 02:08:31,855 --> 02:08:33,730 알고 있는 걸 한번 말해 보시죠 1613 02:08:33,730 --> 02:08:36,356 J 씨가 나한테 모두 다 얘기했어요 1614 02:08:36,356 --> 02:08:38,481 글쎄 대체 뭘 얘기했다는 거죠? 1615 02:08:38,481 --> 02:08:41,355 선생님과 J 씨가 결혼하지 않았다는 거요 1616 02:08:42,855 --> 02:08:43,730 그리고? 1617 02:08:43,730 --> 02:08:47,480 그리고 J 씨 논문 쓰는데 선생님이 좀 도와줬다는 거요 1618 02:08:49,481 --> 02:08:50,980 좀 도와줬다고 합디까? 1619 02:08:50,980 --> 02:08:53,355 그래요... 1620 02:08:53,355 --> 02:08:57,355 제가 논문 쓰는데 선생님이 많이 도와준 건 사실이에요 1621 02:08:57,355 --> 02:08:59,605 - 그렇지만... - 그리고? 1622 02:08:59,605 --> 02:09:01,730 - 그리고... - 그리고? 1623 02:09:02,231 --> 02:09:06,730 그리고 R 선생님이 외국으로 도로 나가시려고 한다는 것두요 1624 02:09:07,356 --> 02:09:08,480 그래요? 1625 02:09:08,480 --> 02:09:12,605 전 선생님하고 외국 안 가요 난 절대로 안 가요! 1626 02:09:13,855 --> 02:09:15,105 그리고? 1627 02:09:17,231 --> 02:09:18,855 잘 모르시는군요? 1628 02:09:19,356 --> 02:09:22,481 잘 모르면서 남의 일에 관여하는 게 아니에요 1629 02:09:22,481 --> 02:09:24,730 일어나 나가 주세요 1630 02:09:24,730 --> 02:09:27,356 가지 마세요, 가시면 안 돼요 1631 02:09:27,356 --> 02:09:30,980 J 씨가 선생님하고 무슨 문제가 있다고 하길래 1632 02:09:30,980 --> 02:09:32,356 같이 오자고 해서... 1633 02:09:32,356 --> 02:09:35,481 글쎄 마드모아젤 김은 우리 둘 사이의 문제에 대해서 1634 02:09:35,481 --> 02:09:36,980 아무런 책임을 질 수 없는 사람이니까 1635 02:09:36,980 --> 02:09:40,231 지금 당장 일어나 나가 주십시오 알아들으시겠습니까? 1636 02:09:59,105 --> 02:10:00,480 - 어머! - 왜 이러세요? 1637 02:10:03,481 --> 02:10:05,356 다방에서 이러시면 어떡해요! 1638 02:10:06,605 --> 02:10:08,730 이러시려면 나가 주세요! 1639 02:10:08,730 --> 02:10:10,105 자 여기 있어요 1640 02:10:19,980 --> 02:10:21,605 다리 좀 들어 주세요 1641 02:10:22,231 --> 02:10:24,105 이 모든 일이 마드모아젤 김 때문에 1642 02:10:24,105 --> 02:10:26,231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 모르겠습니까? 1643 02:10:27,355 --> 02:10:29,855 마드모아젤 김 아무것도 책임질 수 없죠? 1644 02:10:29,855 --> 02:10:31,605 근데 왜 남의 일을 방해합니까? 1645 02:10:32,855 --> 02:10:34,480 자 일어나 나가 주세요 1646 02:10:38,980 --> 02:10:40,355 그렇게 버티고 있으면 진짜 이 사람 1647 02:10:40,355 --> 02:10:42,355 나한테 오늘 맞아 죽을지도 모릅니다 1648 02:10:47,105 --> 02:10:49,605 나 갈게 천천히 얘기하다 와 1649 02:10:58,980 --> 02:11:00,231 J야 1650 02:11:01,105 --> 02:11:05,605 우리 조용히... 아주 조용히 다방에서 나가자 1651 02:11:06,355 --> 02:11:07,355 여기서 이렇게 난리를 피웠으니 1652 02:11:07,355 --> 02:11:09,605 어떻게 마음 편하게 얘기할 수 있겠니? 1653 02:11:10,980 --> 02:11:13,855 저쪽 육교 있는 데 가면 제일 다방이라고 있지? 1654 02:11:16,481 --> 02:11:17,480 네 1655 02:11:17,480 --> 02:11:19,231 그리로 옮겨 가자 1656 02:11:21,605 --> 02:11:22,855 그래요 1657 02:11:31,356 --> 02:11:32,355 많이 아프니? 1658 02:11:34,730 --> 02:11:36,730 아뇨, 괜찮아요 1659 02:11:37,855 --> 02:11:41,855 J야, 넌 왜 아픈 걸 아프지 않다고 그래야 하니? 1660 02:11:43,231 --> 02:11:46,480 저 같은 게 아픈 게 어딨어요? 두들겨 패면 맞아야지 1661 02:11:50,105 --> 02:11:53,855 네 얼굴을 보고 있으니까 내 가슴이 미어지는 거같이 아프다 1662 02:11:54,481 --> 02:11:57,105 선생님은 절 때리는 게 재밌잖아요 1663 02:11:57,105 --> 02:11:59,980 우리가 프랑스에서 그렇게 오랫동안 함께 고생을 했는데 1664 02:11:59,980 --> 02:12:03,480 - 내가 왜 널 패길 원하겠니? - 그럼 절 왜 때렸어요? 1665 02:12:04,980 --> 02:12:06,356 왜 때렸냐고? 1666 02:12:07,105 --> 02:12:08,481 너 잘 들어 봐라 1667 02:12:09,480 --> 02:12:12,730 내가 오늘 너를 만나자고 했던 것은 너를 만나기 위해서였지 1668 02:12:12,730 --> 02:12:15,481 마드모아젤 김을 만나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1669 02:12:15,481 --> 02:12:17,855 근데 넌 왜 그 여자를 데리고 나왔니? 1670 02:12:17,855 --> 02:12:19,980 그 여자가 오늘 우리 둘 사이의 일을 모두 봤으니 1671 02:12:19,980 --> 02:12:21,356 이제 나발을 불고 다니겠지? 1672 02:12:22,356 --> 02:12:26,356 그렇지만 마드모아젤 김이 그런 소리를 하고 다닐 사람이에요? 1673 02:12:26,356 --> 02:12:29,231 그런 소리를 하고 다닐 사람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1674 02:12:30,481 --> 02:12:31,855 너도 자존심이라는 게 있기 때문에 1675 02:12:31,855 --> 02:12:35,231 아프면서 아프지 않다고 얘기해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1676 02:12:35,231 --> 02:12:37,231 나도 자존심이라도 있지 않겠니? 1677 02:12:37,231 --> 02:12:39,481 제가 선생님 자존심을 어떻게 했게요? 1678 02:12:39,481 --> 02:12:42,481 제가 선생님 자존심을 상하게 했다면 미안해요 1679 02:12:42,481 --> 02:12:45,105 자존심이 상할 만큼 내 자존심이 약한 것이 아니다 1680 02:12:45,105 --> 02:12:46,855 다만, 불쾌했지 그래서 널 때린 거고! 1681 02:12:46,855 --> 02:12:48,480 그럼 됐잖아요! 1682 02:12:48,480 --> 02:12:51,480 절 때렸으니까 이제 끝난 거 아니에요? 1683 02:12:51,480 --> 02:12:53,480 그래, 끝났다 1684 02:12:53,480 --> 02:12:55,481 근데 너한테 한 가지 물어보자 1685 02:12:56,105 --> 02:12:57,105 물어보세요 1686 02:12:57,105 --> 02:13:00,481 넌 왜 두 주일 전에 나하고 함께 외국에 가겠다고 해 놓고선 1687 02:13:00,481 --> 02:13:02,356 그 사이에 그렇게 마음이 바뀌었니? 1688 02:13:02,356 --> 02:13:04,730 저는 선생님하고 외국 안 가요! 1689 02:13:04,730 --> 02:13:06,730 제가 왜 선생님하고 외국엘 가야 돼요? 1690 02:13:06,730 --> 02:13:09,605 나 지금 너한테 외국 가자고 강요하고 있지 않다 1691 02:13:09,605 --> 02:13:12,105 - 난 다만, 왜 두 주일 전에... - 안 가요! 1692 02:13:12,105 --> 02:13:14,481 안 간다고 했잖아요! 안 간단 말이에요! 1693 02:13:15,231 --> 02:13:16,480 너 미쳤니! 1694 02:13:17,480 --> 02:13:19,730 나도 너 같은 여자 데리고 가고 싶지 않다 1695 02:13:19,730 --> 02:13:22,105 너같이 이상한 여자 데리고 가는 것이 미친 짓이다 1696 02:13:22,105 --> 02:13:25,355 그럼 됐잖아요! 그럼 다 된 거 아니에요? 1697 02:13:30,855 --> 02:13:33,481 이번호 문예 잡지에 실린 너의 기사 1698 02:13:33,481 --> 02:13:37,105 네가 어떤 소설가와 한 인터뷰 기사 내가 읽었다 1699 02:13:37,105 --> 02:13:41,355 내가 솔직히 말해서 그 글의 첫 문장을 열 번을 읽었다 1700 02:13:41,355 --> 02:13:43,105 열 번을 주의 깊게 읽었지만 1701 02:13:43,105 --> 02:13:45,980 끝내 나는 그 문장의 뜻을 이해하지 못했다 1702 02:13:47,855 --> 02:13:51,105 그리고 네가 그 소설가에게 한 마지막 질문 1703 02:13:51,105 --> 02:13:54,481 선생님의 소설이 10년 후에도 공인될 수 있으리라고 보십니까? 1704 02:13:54,481 --> 02:13:55,730 하는 것도 틀려 있다 1705 02:13:56,231 --> 02:14:00,480 공인이란 말은 공식적으로 인정하다 이런 뜻일 것이다 1706 02:14:00,480 --> 02:14:03,481 근데 소설이라는 게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안 하고가 어딨니? 1707 02:14:03,481 --> 02:14:06,355 알아요! 알아요! 다 알아요! 1708 02:14:06,355 --> 02:14:08,105 알고 있었느냐? 1709 02:14:08,105 --> 02:14:10,980 근데 왜 그렇게 썼니? 그것도 대외적으로 발표하는 글에? 1710 02:14:10,980 --> 02:14:13,480 나는 그것이 도저히 이해가 되질 않는구나 1711 02:14:16,356 --> 02:14:19,730 그리고 이번 글에서 가장 잘 읽히는 부분은... 1712 02:14:19,730 --> 02:14:22,605 그리고 문법적으로 전혀 하자가 없는 부분은 1713 02:14:22,605 --> 02:14:25,355 내 논문의 일부를 베껴 쓴 데더라 1714 02:14:25,355 --> 02:14:28,355 알았어요, 제발 좀 그만해요 1715 02:14:28,355 --> 02:14:30,730 이렇듯 너와 대화를 하다 보면 1716 02:14:30,730 --> 02:14:33,855 너는 너의 그 이상한 문장들처럼 비논리적이다 1717 02:14:34,480 --> 02:14:38,481 나는 방금 너에게 두 주일 전에는 왜 가겠다고 해 놓구서 1718 02:14:38,481 --> 02:14:40,980 그동안 그렇게 바뀌었느냐 이렇게 물었다 1719 02:14:40,980 --> 02:14:42,855 그런데 너는 그저 안 가요 안 간단 말이에요 1720 02:14:42,855 --> 02:14:45,480 안 간다고 했잖아요! 이렇게 소리소리 질러 댄다 1721 02:14:46,105 --> 02:14:48,480 이게 내 질문에 합당한 대답이 된다고 생각하느냐? 1722 02:14:48,480 --> 02:14:50,980 그럼 내가 어떻게 대답을 해야 돼요? 1723 02:14:51,855 --> 02:14:53,730 어떻게 대답해야 되느냐고? 1724 02:14:55,480 --> 02:14:58,231 네가 정 내 질문에 대답하기 싫으면 1725 02:14:58,231 --> 02:14:59,480 '그건 비밀이에요' 1726 02:14:59,480 --> 02:15:02,105 또는 '말하고 싶지 않아요' 라고 하거나 1727 02:15:02,105 --> 02:15:04,356 아니면 묵비권을 행사하면 되는 거지 1728 02:15:04,356 --> 02:15:06,231 근데 이도저도 아니고 그저 막무가내로 1729 02:15:06,231 --> 02:15:08,481 안 가요 안 간단 말이에요 안 간다고 했잖아요! 1730 02:15:08,481 --> 02:15:10,855 이렇게 얘길 하니 내가 널 미쳤다고 할 수밖에! 1731 02:15:14,356 --> 02:15:17,980 너 웃고 있구나? 어떻게 웃을 수가 있니? 1732 02:15:17,980 --> 02:15:19,480 미쳤으니까 웃죠 1733 02:15:19,480 --> 02:15:22,605 J야, 너 왜 이렇게 됐니? 프랑스에서는 이렇지 않았는데 1734 02:15:23,730 --> 02:15:25,855 서울에 와서 사니까 그렇게 되디? 1735 02:15:27,605 --> 02:15:30,105 나는 마음 깊이깊이 슬퍼하고 있다 1736 02:15:30,105 --> 02:15:32,980 저더러 도대체 어떻게 하라는 거예요! 1737 02:15:40,355 --> 02:15:43,605 J야, 넌 어떻게 그렇게 됐니? 1738 02:15:44,480 --> 02:15:46,980 그 가짜들 가지고 어떻게 살아가려고... 1739 02:16:02,855 --> 02:16:06,356 그 후에도 R은 다시 한 번 서울에 올라왔다 1740 02:16:07,356 --> 02:16:08,980 그가 서울에 올라왔던 것은 1741 02:16:08,980 --> 02:16:12,231 번역한 논문을 출판사에 의뢰해 보기 위해서였다 1742 02:16:13,105 --> 02:16:15,231 원고를 출판사에 가져다주고 나서 1743 02:16:15,231 --> 02:16:17,730 서울에 온 김에 그는 나를 찾아왔다 1744 02:16:18,356 --> 02:16:21,355 그의 방문은 나에게 참으로 뜻하지 않았던 것이었다 1745 02:16:22,356 --> 02:16:24,730 나는 소문에 들으니 외국 갔다고 하던데 1746 02:16:24,730 --> 02:16:26,980 언제 돌아왔냐고 물었다 1747 02:16:26,980 --> 02:16:30,355 그는 말하기를 6월 16일에 돌아왔다고 했다 1748 02:16:31,105 --> 02:16:32,855 그리고 나서 잠시 후 1749 02:16:32,855 --> 02:16:37,355 그는 어쩌면 6월 15일 또는 17일이었는지도 모른다고 했다 1750 02:16:38,980 --> 02:16:40,855 아, 순자니? 나다 1751 02:16:40,855 --> 02:16:41,855 오빠 지금 어딘 기요? 1752 02:16:41,855 --> 02:16:44,355 그래, 아버지 건강은 어떠니? 1753 02:16:44,355 --> 02:16:47,481 며칠 전에 아버지가 갑자기 각혈을 했어예 1754 02:16:47,481 --> 02:16:48,605 뭐라고? 1755 02:16:48,605 --> 02:16:51,605 병원에 가 사진 찍어 보니 폐결핵이라꼬 하는데 1756 02:16:51,605 --> 02:16:54,231 격리 병실에 당분간 입원해야 한다고 하데예 1757 02:16:54,231 --> 02:16:59,355 그래가꼬 대학 병원에 델꼬 갔더니 빈 병실이 없어서 신청만 해 뒀어예 1758 02:17:00,356 --> 02:17:03,730 그라고 J란 사람 엄마가 찾아왔는데 1759 02:17:03,730 --> 02:17:07,481 얼맨지는 몰라도 돈을 내놓고 자꾸 받으라꼬 하다가 1760 02:17:07,481 --> 02:17:10,355 아부지가 받을 수 없다 카면서 그냥 돌려보냈어예 1761 02:20:26,246 --> 02:20:30,951 제공: 한국영상자료원 자막 후원: 구글 번역/자막: 후리기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