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엽문 3

 

1959년 홍콩

 

엽문의 장남 엽준은
불산에서 공부 중이었고

 

엽문은 아내, 차남 엽정과
홍콩에 정착해

 

영춘권을 가르쳤다

 

5층

 

엽 사부님

 

어서 와라

 

부지런하군

 

엽 사부님, 저예요

 

저 모르시겠어요?

 

소룡이요

 

권법을 배우겠다니까

 

더 크면
오라셨잖아요

 

이제 제자로 받아주세요

 

내가 왜 그래야 하지?

 

제가 사부님의 가장 훌륭한
제자가 될 테니까요

 

어찌 그리 단언하느냐?

 

전 바람보다 빠르거든요

 

증명해 볼 테냐?

 

그걸로는 어림없지

 

더 날쌔게 움직여봐

 

제법이구나

 

헌데 물방울을 정말 찼을까?

 

그냥 네 착각일까?

 

감초 사세요
기관지에 좋은 감초 사세요

 

지인소학교

 

빨리 와!
싸움 났대

 

싸워라! 싸워라!

 

빨리 와서 구경해

 

영춘권, 장봉

 

영춘권, 엽정

 

그만들 해!

 

선생님이 싸우지 말랬지!

 

너흰 이제 큰일났다
또 걸렸대요!

 

껍질을 벗기고
노른자를 꺼내세요

 

반지는 왜 빼세요?

 

옛 어른들께 들었는데

 

은이 타박상에
안 좋다네요

 

오늘은 왜 또 싸웠니?

 

누가 더 잘 싸우는지
또 겨뤄본 거겠죠

 

제가 잘
살폈어야 했는데

 

진짜 치고받고 싸웠네요

 

정이 잘못이에요
늘 말썽만 피운다니까요

 

이 아이의 아버지는
왜 안 오세요?

 

봉이는 전학생인데

 

아버님이 늦게
데리러 오세요

 

봉아, 아버지가
무슨 일하셔?

 

많이 바쁘시니?

 

인력거꾼이세요

 

늦어서 죄송합니다
선생님, 죄송해요

 

권법을 가르치느라
이제야 왔습니다

 

어디 보자

 

정아, 이게 무슨 일이냐?

 

두 아이 모두
잘못했어요

 

그래서 양쪽 부모님께
다 연락 드렸어요

 

그렇군요
봉이 아버님은요?

 

사과를 해야 하는데

 

당신처럼
그분도 늦네요

 

일이 바쁘면 별수 없지요

 

- 그건 먹으면 안 돼
- 내려놔

 

배고픈 모양이네요

 

선생님, 아이들을 데려가
저녁부터 먹이겠습니다

 

봉이 아버님께
그리 전해주세요

 

- 당신도 괜찮지?
- 그럼요

 

봉아, 아줌마네 가서
같이 밥 먹자

 

책가방 챙겨야지

 

- 조심히 가
- 우리도 가자

 

고맙습니다

 

- 엽 사부님, 감사해요
- 말썽 부려 죄송합니다

 

별말씀을요

 

조심히 가세요

 

봉아, 괜찮으니까
많이 먹어

 

그러렴

 

- 너희 집이라고 생각해
- 어서 먹어라

 

여보, 생선이 맛있네

 

봉이 제법이구나

 

누구한테 배웠니?

 

아빠한테요
아저씨도 할 줄 아세요?

 

조금

 

장봉의 아빠입니다

 

- 아이가 여기 있나요?
- 네, 있습니다

 

반갑습니다, 장 선생
들어오세요

 

봉아, 아버지 오셨다

 

사부님

 

그래, 제자야

 

오늘 무슨 일이 있었어?

 

아이들이
싸움을 했지 뭡니까

 

그러면서 크는 거죠

 

정아, 이리 온

 

제자야

 

친구한테 사과해야지

 

정이도 잘못했는데요

 

엽정, 미안해

 

장봉, 나도 미안해

 

서로 악수해야지
이제 너흰 친구다

 

여기까지 오시게 해서
죄송합니다, 장 선생

 

엽 사부, 반갑습니다

 

봉이가 목인장을
다룰 줄 알던데

 

실력도 좋고요

 

과찬입니다

 

밤이 깊었으니
그만 가보겠소

 

배웅하지요

 

사부님

 

엽 아저씨도
목인장이 있네요

 

아는 분이에요?

 

그럼

 

엽 아저씨는
아주 유명하신 분이셔

 

허나 언젠간

 

내가 더 유명해질 테지

 

둘 중에 누가 더
실력이 뛰어나요?

 

네 생각엔 어때?

 

당연히
우리 사부님이지!

 

가자

 

어디 봐, 많이 다쳤어?

 

아뇨

 

곧 시작합니다
서둘러요!

 

누가 이기려나?

 

- 나만 믿으면 된다니까
- 알았어

 

한 번에
한 사람씩 해!

 

많이 걸수록
많이 따는 거지

 

저리 비켜!
안 보여!

 

장천지! 장천지!

 

어디 해볼까?

 

더 세게, 세게

 

생 형! 생 형!

 

- 왕초가 나타났어
- 뭐?

 

왕초가 왔다고!

 

잘한다, 신참!

 

가자

 

더 세게 확 쳐야지

 

오셨습니까?

 

엄마한테 와

 

- 당신은 여기서 기다려
- 알았어요

 

여깁니다

 

걱정 마세요

 

전부 제 손바닥 안에 있어요
저만 믿으세요

 

2주치 돈이에요

 

- 열어봐
- 그러죠

 

꽤 쓸 만하군

 

- 감사합니다
- 다른 일은 어떻게 돼가?

 

학교요?

 

염려 마세요
한 달이면 돼요

 

안 돼, 2주라고 했잖아

 

너무 짧아요

 

한번 해보죠

 

맡겨주세요

 

반드시 그 학교여야 돼
다른 곳은 필요 없어

 

네, 분부대로 합죠

 

저건 무슨 권법이냐?

 

영춘권이요

 

저거면 끝장납니다

 

무술인들은
누구나 와서

 

담소도 나누고
차도 마시지

 

도장마다
자리를 배정해뒀네

 

전 사부님

 

- 진 사부, 떠오르는 샛별이지
- 전 사부님

 

가르치는 제자들이
꽤 많다네

 

전 사부님

 

이 좌석은 아주 특별해
최고 중에 최고지

 

내 자리거든

 

- 그러시군요
- 농담일세

 

저긴 진정한 고수만이
앉을 수 있다네

 

영춘권 수련인들의
자리거든

 

전 사부님

 

그래, 력아
자네 사부는?

 

저기 오시네요

 

엽 사부, 오셨는가?

 

전 사부님
식사 하셨어요?

 

- 아니, 자네가 낼 텐가?
- 물론이지요

 

이 친구가 바로
엽 사부라네

 

- 안녕하세요, 이 씨입니다
- 안녕하세요

 

- 이 선생
- 네

 

기자인데 무술에 아주
관심이 많다네

 

사진도 찍을 줄 알고

 

- 그렇군요
- 한 장 부탁 드려도?

 

- 물론이죠
- 감사합니다

 

- 이 사부는 여기 앉게
- 그러지요

 

- 자네는 중앙에 앉아야지
- 아닙니다

 

- 자네 자리야
- 진짜 괜찮습니다

 

여기뿐이야
어서 앉게

 

엽 사부님
전화 왔어요

 

괜찮으시면
전화 좀 받고 오지요

 

그러시게

 

자네 자리는 비워뒀네
중앙은 자네 거라고

 

여보세요?

 

약속한 거 잊었어요?

 

- 목요일이었나?
- 오늘이잖아요

 

오늘이 목요일이었군

 

지금 바로 갈게

 

벌써 한 시간째
기다렸어요

 

교습도 끝나가니까
올 거 없어요

 

학교 들러서
정이나 데려와요

 

이거 큰일이군

 

- 엽 사부님, 이쪽으로
- 어서 와서 앉게!

 

자네 자리는 중앙이야

 

- 그럼 앉겠습니다
- 당연히 그래야지

 

자, 찍습니다
앞에 보세요

 

준비하시고
하나, 둘, 셋!

 

엽 사부님

 

- 안녕하세요
- 아들 데리러 왔어요?

 

- 부인은요?
- 조금 바빠서요

 

엽 사부는 안 바쁘고?

 

마침 시간이 나서요

 

엽 사부님은
갈수록 회춘하시네

 

부인이 잘 먹이나 보지

 

그래, 솜씨 좋더라

 

부부가 복도 많고
어찌나 금슬이 좋던지

 

엽 사부님

 

장 선생

 

- 안녕하신가?
- 안녕하세요

 

- 아들 데리러 왔소?
- 네

 

참...

 

멍에 좋은 약인데
아들한테 발라줘요

 

정말 고맙군요

 

봉이는 어떻소?

 

- 괜찮아요
- 다행이군

 

엽 사부님

 

진화순 사부님께
배웠다는 게 사실입니까?

 

그렇소

 

그럼 우린 양찬 사부님께
전수받은 동문이군요

 

진정한 형제로군

 

진화순 사부님께선

 

주먹과 막대가
검이나 발보다 낫다고 하셨죠

 

어떻습니까?

 

무릇 강함과 약함은
공존하는 법이지

 

엽 사부님은
어떠신데요?

 

난 운동 삼아
할 뿐이네

 

언제 기회가 된다면

 

한번 겨뤄보고 싶군요

 

그러지

 

안녕히 계세요!

 

조심들 하렴
뛰지 말고

 

- 사부님!
- 그래, 제자야

 

오늘은 뭘 배웠니?

 

- 수학이요
- 수학?

 

국어랑 영어요

 

- 선생님 말은 잘 듣고?
- 그게 다예요

 

 

넌 학교 다녀봤냐?

 

아뇨

 

교장 선생님

 

손님이 찾아왔는데요

 

어떻게 오셨죠?

 

다들 비켜!

 

- 왜들 그러시죠?
- 잔말 말고 앉아!

 

- 꼼짝 마!
- 뭘 쳐다봐?

 

설치지 좀 마!

 

시끄러워서
얘기나 하겠냐?

 

이거 본의 아니게
미안합니다

 

- 뭡니까?
- 일단 앉아요

 

겁먹지 마쇼

 

댁은 배운 사람이고
난 신사니까

 

좋게 말로 하자고요

 

여긴 개발지역이니
학교를 우리한테 팔아요

 

후하게 쳐줄 테니까

 

매매계약서

 

안 팝니다

 

읽어보지도 않고?
일단 보라니까

 

안 팔아요

 

이래서 배운 놈들은 안 돼

 

시키는 대로
하질 않는다니까

 

조심해요, 형님

 

무슨 일입니까?

 

학교를 팔라고
강요했어요

 

내가 쿵푸 못하게 생겼냐?

 

엽문, 이건 엄연한
사업이야

 

쓸데없이 참견 않는 게
신상에 좋을 걸

 

네, 여기 지인소학교로
경찰들 보내주세요

 

깡패 놈들이
행패를 부리네요

 

- 집어치워!
- 형님을 풀어줘!

 

우리 형님 놔달라고!

 

안 그럼 여자가 다쳐!

 

- 빨리 풀어줘!
- 놔달라고!

 

- 뭘 꾸물대!
- 빨리!

 

시간 많으니까
서둘지 마시고

 

자초지종을
말씀해 보세요

 

세 사람이 갑자기 쳐들어와서
물건을 깨부쉈어요

 

홍콩이 번영한 것 같지만
치안은 엉망일세

 

부유해질수록
범죄도 늘지

 

눈 가리고 아웅이라고

 

우리도 놈들을
다 감시할 수가 없어

 

경찰 인원이 부족해서
몸이 열 개라도 모자라

 

그렇죠

 

홍콩 범죄율이
치솟고 있으니까

 

무법지대나 다름없네요

 

아냐, 법은 있지

 

경찰을 부르면
우리가 출동하잖아

 

놈들은 우리가 처리할 테니
걱정 말라고

 

네, 알겠어요

 

파 경관님만 믿습니다

 

이게 내 일인데 뭐

 

자네도 알다시피

 

경찰이 하루 종일
감시하긴 힘들어

 

그러니 자네가 좀 도와줘
사람들한테 조심하라고 전하고

 

- 네
- 사건 생기면 바로 알려주게

 

- 내가 달려올 테니까
- 네, 고맙습니다

 

고맙긴 뭘
그만 가자

 

- 또 보자고
- 가세요

 

엽문, 이 자식

 

감히 날
열받게 해?

 

천천히 갚아주마

 

- 대위!
- 네, 형님

 

오늘밤에
학교 접수해라!

 

괜찮을 거예요

 

걱정 마세요

 

괜찮다니까요

 

걱정 마세요
금방 열 거예요

 

- 학교 안 없어져요
- 교장 선생님!

 

황 선생님

 

- 엽 사부님
- 선생님

 

무슨 일입니까?

 

아침에 와보니
저렇게 잠겨있네요

 

건물 철거하는 거
아니에요?

 

그럼 애들은
어디서 가르쳐?

 

아빠, 문이 열렸어요

 

도와줄게요

 

힘 되게 세네요

 

날씬한 사람은
힘세면 안 돼요?

 

안 되긴요

 

전 덩치만 컸지
힘도 없는데요

 

서력이라고 합니다

 

황 선생이라고
불러주세요

 

도움 필요하면 불러요

 

- 어서 들어와
- 안녕하세요, 할머니

 

안녕, 들어가자

 

사부님

 

가자!

 

분명 다시 올 걸요

 

그럼 너희가
기다리거라

 

그럴게요

 

오늘밤엔
우리가 지키자

 

그래

 

황 선생님
또 만나네요

 

네, 무슨 일 있어요?

 

아뇨

 

혹시 애인 있어요?

 

없는데요

 

잘됐네요
사귈 마음은 있어요?

 

생각 안 해봤는데요

 

오해는 말아요
밤이 깊었으니 바래다 줄게요

 

실례할게요

 

엽 사부님

 

네, 황 선생님

 

폐를 끼쳐서 죄송합니다

 

별말씀을요

 

제자 녀석이
귀찮게 하던가요?

 

안 그랬어요, 사부님

 

맞아요
집에 데려다 주신대요

 

- 진짜 그게 다예요
- 그래

 

나도 데려다 주겠나?

 

그럼요

 

얘들아, 사부님을
집에 모셔다 드리자

 

그래, 그만 가자

 

 

엽 사부님
오늘 정말 감사했습니다

 

어서 가서 쉬세요

 

괜찮습니다

 

아침엔 적잖이 당황했어요

 

뭐야!

 

서둘러!

 

- 너희들은 저쪽으로!
- 네!

 

- 도와줘요, 엽 사부님!
- 데려가!

 

살려줘요!

 

황 선생을 부탁해

 

괜찮아?

 

네! 지금은
못 모셔다 드리겠네요

 

- 올라가!
- 네

 

살려주세요!

 

비켜!

 

다들 철수해!

 

사형, 화재는
전부 진압했어

 

남은 불씨가 없는지
확실히 봐

 

 

- 거듭 확인해
- 알았어

 

사부님
불은 꺼졌어요

 

근데 전부 재가 됐네요

 

교장 선생님

 

괜찮으세요?

 

괜찮네

 

놈들을 과소평가했군

 

엽 사부님과 제자들이 있어
정말 다행이에요

 

- 아닙니다
- 고맙습니다, 엽 사부님

 

장 선생

 

마침 자네가 와줘서
참 다행이었네

 

지나던 길이었어요

 

드디어 엽 사부님의
영춘권을 보게 됐군요

 

- 소문대로 훌륭하십니다
- 과찬이네

 

다들 무사한 것 같으니
전 그만 가보죠

 

잘 가게

 

다들 불안에 떨어

 

나더러 학교 주변을
감시해달라더군

 

방화 사건인데
경찰이 안 나서나요?

 

당연히 나서지

 

파 경관님이
처리한다고 했어

 

경관님 말씀을
믿어봐야지

 

그럼 됐잖아요

 

경찰이 24시간을
감시할 순 없잖아

 

그러니 당분간은

 

귀가 시간이
좀 늦을 거야

 

그럼 저녁은 어쩌고요?

 

집에 와서 먹어야지
내가 어디 가서 먹겠어?

 

당신 없인
아무것도 못한대요?

 

그런게 아니라
내가 돕고 싶어 그래

 

잘 들어오네

 

불 좀 꺼줘요

 

늦어서 미안해요
저녁 먹느라고요

 

어서 들어가죠

 

들어와서 살펴보세요

 

풍수지리적으로
아주 좋은 집이에요

 

주변도 아주 조용하고요

 

벽이 좀 깨졌는데

 

새로 칠하면
새 집 같을 거예요

 

제자야

 

사부님이 여기에
도장을 열 거야

 

그럼 네 친구들이
많아질 텐데, 어때?

 

좋아요!
같이 수련할 수 있잖아요

 

여기서도 저기서도!

 

월세는 얼마입니까?

 

180 홍콩 달러요
수도세, 전기세 포함이에요

 

생각해 보죠
감사합니다

 

잠시만요!
월세는 협상이 가능해요

 

인력거꾼이에요?

 

근데 도장을 열겠다고요?

 

지금 장난해요?

 

- 어디로 모실까요?
- 집으로!

 

경감님, 학교 방화 사건에
관한 보고서입니다

 

승인해 주시면
제가 마무리 하겠습니다

 

신경 쓸 거 없어
내가 알아서 하지

 

무슨 말씀이세요?
작은 사건이니 제게 맡기세요

 

제가 처리하겠습니다

 

중국어 못 알아듣나?

 

이 학교 관련 사건은

 

내가 처리한다고 했어
책임자는 나니까

 

이제 나가봐

 

당장

 

나가라고!

 

네, 경감님

 

이게 뭐야?
당신 눈 멀었어?

 

아줌마가
도로 전세 냈어?

 

저런 건방진 놈!

 

- 이거나 받아라
- 저게 진짜!

 

- 사형
- 그래, 고마워

 

사형

 

아침에 찻집에 갔더니
사람들이 그러더라고요

 

우리가
동네 방범대원이 됐다고

 

그냥 흘려들어
쓸데없는 말이야

 

엽 사부님은
그런 소문에 신경 안 쓰셔

 

근데 누가 그러던?

 

다들 그래요

 

얼굴 생각나?

 

당랑권파 애들?

 

어디가 불편하세요?

 

이따금씩 배가 아파서요

 

그럴 때 먹는 약이
있을까요?

 

네, 잠시만요

 

까마귀와 봉황 알인데
혈액순환에 좋습니다

 

네, 하나 주세요

 

- 엽문
- 안녕하세요

 

- 왜 나한테 말 안 했는가?
- 전 사부님, 일단 앉으세요

 

찻집에 소문이
파다하더군

 

자네가
동네 방범대원이 됐다고

 

어찌나 속상하던지

 

- 마경생 짓이 분명해
- 차 좀 드세요

 

그 녀석을 제자로
받아주는 게 아닌데

 

내게 배운 권법을
못된 짓에만 쓰잖나

 

수치스러운 일이지

 

내 도장을 욕보였어

 

이러시는데 제가
어떻게 말씀 드립니까?

 

자네도 알아두게
내가 혼꾸멍을 내줄 테니까!

 

당장 쫓아가야겠네!

 

전 사부님, 기다리세요

 

흥분 가라앉히세요

 

돈은 나중에 드릴게요

 

전 사부님!

 

그러지 마시고
파 경관님께 맡기세요

 

그러기엔 이미 늦었네

 

내 손으로
직접 처리하겠어

 

존경심도 모르는
철면피 같은 놈이라고!

 

이제 전 사부님의
제자도 아니잖습니까

 

그렇지
자기 발로 떠났으니까

 

그래도 한 번 사부는
영원한 사부라네

 

걱정 말고
나한테 맡겨!

 

잠깐, 무슨 일이죠?

 

마경생을 만나러 왔다

 

내가 그놈 사부야
어서 나오라고 해

 

파 경관님

 

력아, 엽 사부는?

 

한발 늦으셨네요

 

전 사부님이
화가 많이 나셨어요

 

전 사부가?

 

일 터지겠군

 

이게 누구야?

 

엽 사부잖아

 

우리 사부님까지 모시고
여긴 어쩐 일로?

 

- 사부님
- 네 이놈!

 

엽 사부는 건들지마!
내 발로 온 거니까

 

더는 사고 치지 말고

 

마을 사람들 편히 살게
내버려 두란 말이다!

 

정당한 일을 하라고
무술을 가르쳤더니

 

이게 지금
뭐하는 짓거리냐?

 

더러운 돈이나 쫓고
깡패들과 몰려다니고

 

참 꼴 좋구나!

 

저놈들이 돈 안 주면
네 곁에 붙어있을 줄 아느냐?

 

네 앞에서는
굽실거리겠지만

 

네 뒤에서는

 

양놈 따까리라고
흉볼 게다!

 

왜? 날 치려고?

 

그래요
나 양놈 따까립니다

 

근데 돈이 많으니

 

왕이 부럽지 않다고요
사부님은 어떤데요?

 

가난하고
세상 물정도 몰라서

 

가족들 먹여 살리려고
우산이나 고치는 주제에!

 

어디 와서 큰 소리야?

 

고결함이
밥 먹여줍니까?

 

자문해 보라고요

 

당신 제자들이
사부를 기억이나 할까요?

 

사부를 걱정하는
제자가 있긴 해요?

 

지금 다 내 밑에서
일하고 있는데!

 

이런 고얀 놈!

 

감히 사부를 찌르려 해?
배은망덕한 놈!

 

이 깡패 녀석아!
사부를 죽이려 해?

 

날 해쳤다간
살아서 못 나가!

 

다들 모여!

 

- 사형!
- 뭘 보고 섰어?

 

공격!

 

총공격!

 

덤벼! 다 덤벼!

 

사형을 풀어줘!
풀어달라고!

 

경찰이다! 멈춰!

 

물러서!
물러서라고!

 

물러서!
물러서라니까!

 

너도 꺼져!

 

빨리 안 꺼지면 쏜다!

 

감히 날 가지고 놀아?

 

꺼져!

 

너 뭐랬냐?
어디서 명령질이야?

 

여긴 우리 구역이야!
날 쏘려고? 어디 쏴봐!

 

상관한테
뭐라고 보고할래?

 

닥치지 않으면
널 체포하고

 

이 부지는 폐쇄하겠다

 

못 믿겠으면
계속 지껄여봐!

 

학교 문제는
어떻게 처리하실 겁니까?

 

마경생의 두목이
경감을 꽉 잡고 있어

 

두 양놈들이
한 패거리라고

 

방법이 없어
그 학교는 포기해야 돼

 

경관님을 믿었는데요

 

경관님은 다른 경찰과
다르니까요

 

상관의 명령 한 마디에
이리 쉽게 포기하십니까?

 

그런 게 아냐
아무 소용이 없다고

 

방화범도 체포 안 하고

 

선생님들과 아이들도
나 몰라라 하시겠다고요?

 

저의 제자들이

 

경찰들이 할 일을
대신하고 있잖습니까

 

나더러 어쩌란 말이야!
어쩌라고

 

자네는 무술인이지
신이 아닐세

 

손쓸 방법이 없단 말이야

 

밤낮으로 학교를 지키는 것도
언제까지 할 순 없잖아

 

홍콩은 이미 사악한
양놈들 손아귀에 있다고

 

세상은 불공평하죠

 

허나 도덕은
만인에게 평등합니다

 

통치자는 법 위에
군림해서는 안 되고

 

어떠한 중생도
하찮게 보아선 안 됩니다

 

세상은 부자들이나
권력자의 것이 아닙니다

 

순수한 마음에
기대야 해요

 

아이들 생각은
안 하세요?

 

아이들은 어른들의 언행을
보고 배웁니다

 

우리가 훌륭한
본보기가 되어야죠

 

이건 비단 오늘만을
위한 일이 아니라

 

미래를 위한 겁니다

 

입맛 없으면 그냥 둬요

 

단추 좀 달아줘

 

산부인과

 

엽 부인, 제 소견으로는
종양으로 보입니다

 

확실하진 않아요

 

검사 결과가 나오면
다시 확인해보죠

 

너무 심려 마세요

 

엽 사부님
수고가 많으시네요

 

죽을 좀 끓였는데

 

- 드셔 보세요
- 감사합니다

 

밤낮으로 여기 계시는데
속이라도 든든해야죠

 

제자들은요?
넉넉히 가져왔어요

 

정말 감사합니다

 

파란띠가 실력자라니까
왜 빨간띠를 사고 그래

 

수고했어, 또 이겼네

 

왜 그렇게 자주 싸워?
돈 필요해?

 

살려면 벌어야지

 

나도 마찬가지야

 

지난번에 학교에서
우리 애들을 때렸던데

 

나한테 빚진 줄 알아

 

얼마 갚으면 되는데?

 

그건 됐고

 

상을 주려고 그래

 

나랑 친구 먹자고

 

생 형, 속셈이 뭐지?

 

우정을 다지자는 거야

 

힘을 합쳐서
딴 놈을 몰아내자고

 

난 그쪽이 필요하거든

 

형제들도 많으면서

 

왜 나까지 필요하지?

 

쿵푸를 아는 놈이거든

 

너도 그렇잖아

 

실력도 좋고

 

거절한다면?

 

그럼 딴 데 가서
돈벌이 해야지

 

파란띠에 거신 분?
빨리 줘요

 

맞춘 사람은
얼른 교환해요

 

생 형

 

그 돈
다 줄 건가?

 

대체 언제까지 해야 돼요?

 

일어났어?

 

안 깨우려고
조심했는데

 

며칠만 더 나가면 돼

 

집밥은 언제 먹을 거예요

 

오늘밤엔 일찍 오리다

 

당신 괜찮아?

 

실은...

 

- 여보세요
- 엽 사부님?

 

네, 누구시죠?

 

주룽 병원인데요

 

무슨 일이시죠?

 

전오산 선생께서
중상을 입고 입원하셨어요

 

엽 사부님을 찾으세요

 

네, 바로 갈게요

 

전화 드렸어요

 

고마워, 간호사 언니

 

가자

 

잘했어

 

가서 놀아

 

다행히 손만 다쳤는데
하마터면 큰일날 뻔했어요

 

고맙네

 

마경생이 보낸 놈이
틀림없어

 

어찌 그런 놈을
제자로 받아줬는지

 

- 너도 먹어
- 난 이거 먹을래

 

안녕, 꼬마야

 

아저씨한테 아주 재밌는
만화책이 있는데 구경할래?

 

공짜야

 

가자, 가자!

 

이봐요!

 

- 빨리 가자!
- 무슨 짓이에요!

 

- 이거 놔요!
- 도와주세요!

 

거기 서!

 

받아!

 

당신들 뭐야!

 

- 얌전히 있어
- 도와주세요!

 

2시간 줄 테니까
교장 데리고 조선소로 와

 

안 오면 애들은
노예로 팔아버린다

 

내가 병원에 있는 건
어찌 알았나?

 

사부님이 찾으셨다면서요

 

- 아닌데
- 아니라고요?

 

사부님은 어디 계세요?

 

무슨 일이죠?

 

뭔데 그래요!

 

엽 사부님!

 

무슨 일 있어요?

 

정이와 봉이를
놈들이 데려갔어요

 

뭐라고요?

 

교장 선생님이 가지 않으면
아이들을 노예로 판대요

 

어서 교장 선생님을
찾으세요

 

파 경관님께도
연락하고요

 

서부 연합 조선소

 

왔군

 

교장을 불렀는데
딴 놈이 막대기를 들고 왔네

 

뭐 상관없어

 

근데 교장은?

 

오시는 중이다

 

아이들부터 풀어줘라

 

아빠! 여기예요!

 

- 조용히 해!
- 아들아, 걱정 마

 

아빠가 구해줄게

 

엽문의 아들이었어?

 

어쩐지 저 녀석을
데리고 오고 싶더라니

 

데리고 나와

 

나와!

 

조용!

 

그치라니깐!

 

꼬마야, 이리 와

 

이봐

 

아이들은
아무 잘못이 없어

 

그러니 괴롭히지 말게

 

내가 뭘
괴롭힌다고 그래?

 

사과 깎아주려는 건데

 

울지 말고
사과나 먹어

 

얼른 입 벌려

 

아빠한테
막대기 내려놓으라고 해

 

그래야 협상을 하지

 

- 정아, 겁먹지 마
- 막대기 내려 놔!

 

아들을 구하고 싶으면
무릎 꿇어!

 

머리 조아려!

 

꼴 좋군

 

뭐야?

 

넌 여기 왜 왔어?

 

오늘은 싸움판 없는데

 

내 아들을 데려갔잖아

 

아빠! 사부님!

 

꺼내줘요!

 

봉아

 

네 아들이었어?

 

미안하게 됐네
그 애는 풀어줘

 

내가 데려온 게
다행인 줄 알아

 

딴 놈이 데려갔으면
어쩔 뻔했어?

 

볼일 끝났으면
빨리 가!

 

엽문!

 

당신은 무예가
출중하니까

 

10대 1도
거뜬하겠지?

 

사나이답게
기회를 주겠다

 

10대 1로 대결해봐!

 

11대 1도 괜찮고

 

당신이 맞을 때마다

 

아이에게
사과를 주겠다

 

사부님, 제 친구가
저기 있단 말이에요

 

왜 또 왔어?

 

애들은 건들면 안 되지

 

건방진 새끼!

 

비켜!

 

아빠!

 

놈을 잡아!

 

한 발만 더 오면
죽이겠다!

 

아빠, 살려줘요!

 

깨물어!

 

저런 요망한 것!

 

도망가!

 

애부터 잡으란 말야!

 

빨리 안 잡고 뭐해!

 

아빠!

 

아빠!

 

대위, 뭐하고 서있어!

 

애 잡으라니까!

 

아빠!

 

엎드려! 꼼짝 마!

 

엎드려!

 

꼼짝 마!

 

엎드려!

 

- 안 들려?
- 저는 아니에요

 

꼼짝 마! 경찰이다!

 

꼼짝 마!

 

다들 꼼짝 마!

 

사진 샅샅이 찍어!

 

꼼짝 마!

 

여기 신문 기삿거리
천지네!

 

신문에 제대로 박아주마!

 

모조리 찍어!

 

꼼짝 말라는데
귓구멍 막혔어?

 

엄마!

 

- 엄마!
- 정아!

 

학교에서
일이 좀 있었어

 

놈들이 정이를 데려갔었어

 

미안해, 여보

 

내 탓이야

 

내가 잘못했어

 

다 내 탓이야

 

다신 이런 일
없게 할게

 

기분 풀어

 

- 가서 세수하렴
- 네

 

착하지

 

내 잘못이야

 

울지 마

 

여보, 나 너무 무서워요

 

이제 괜찮아

 

난 아니에요

 

무슨 뜻이야?

 

의사 선생님 말이...

 

내가...

 

암일지도 모른대요

 

여기 검은 부분이
암세포예요

 

악성 종양이죠

 

이미 암세포가
너무 많이 퍼져서

 

수술밖에 방법이 없어요

 

치료가 가능한가요?

 

보통은 약으로
치료하는데

 

환자 분의 경우에는

 

약물 치료만으로는
힘듭니다

 

선생님, 제가 얼마나
살 수 있을까요?

 

6개월 정도입니다

 

밥 더 먹어요

 

반만 더 줘

 

걱정 마
자넨 안전하니까

 

경찰이 자네 편인데 뭐

 

신문 기사는
매일 바뀌는 거고

 

유괴 사건 때문에
주변이 어수선해

 

상관이 심기가 불편하니
나도 영 껄끄러워

 

그러니 당분간은

 

자네가 탐닉하는
범죄놀이는 자제하라고

 

몸을 사려야 해

 

영춘권 고수 엽문
경찰을 도와 아이들 구출

 

프랭키

 

나도 어쩔 수 없어

 

- 잘 알겠네
- 그래

 

자네와 나누는 대화는
늘 즐겁단 말이지

 

그럼 또 보자고

 

형님!

 

이 태국인 친구
아주 물건인데요

 

팔꿈치, 무릎, 주먹
다 쓸만해요

 

팔 들어!

 

제가 실수했어요

 

교장을 겁주려던 건데
일이 커질 줄은 몰랐어요

 

이게 다
엽문 때문이에요!

 

죄송해요!

 

다신 내 눈에 띄지마!

 

꺼지라고!

 

엽문 그 자식

 

해치워버려!

 

가라

 

차 들겠나?

 

이제 좀 잦아들었어

 

더는 말썽 피우지
않을 거야

 

헌데

 

사악한 양놈들을
믿을 수가 있어야지

 

녀석의 두목이
자네를 찾고 있으니

 

몸 조심하게

 

잘 타네, 우리 딸

 

엄마, 나 잘 타지?

 

날 찾는다기에
직접 왔네

 

용건이 뭔가?

 

그쪽이 엽문?

 

네놈이 중국의 일인자라고?

 

재미있군

 

이렇게 하지

 

네놈의 영춘권이
바람보다 빨라서

 

아무도 당해낼 자가
없다던데

 

누구 주먹이
더 빠른지 겨뤄보자고

 

네놈인지 나인지

 

시간은 3분

 

네놈이 버텨낸다면

 

두말 않고 보내주지

 

우리 딸
뭐 하고 놀았어?

 

내 풍선 돌려줘

 

됐어, 잊어버려

 

아빠가 새로 사줄게

 

더 예쁜 걸로

 

아주머니

 

여기 월세요

 

잘 생각했어요
여기만한 곳이 없다니까

 

여기서 뭘 하든
행운이 따를 거예요!

 

앗싸! 이제 여기서
영춘권을 수련하면 되겠네

 

사부님
잘 부탁드려요!

 

그래!

 

영춘권 가르치세요?
그럼 엽문도 아시겠네요?

 

오늘 신문인데
좀 보세요

 

대문짝만하게 났어요

 

위풍이 대단한
분이신가 봐요

 

두 분이 서로
알고 지내면 되겠네요

 

나중에 저도 좀
소개시켜 주시고

 

여기 열쇠 받으세요
나중에 꼭 소개시켜 줘요!

 

이 신문 기사
자네가 썼나?

 

영춘권 고수 엽문
경찰을 도와 아이들 구출

 

 

난 장천지라고 하오

 

나도 영춘권을 수련했소

 

나에 관한 기사도
써줄 수 있겠소?

 

엽문의 권법을 봤는데

 

그건 정통 영춘권이
아니었소

 

그와 공개적으로
겨뤄보고 싶은데

 

엽 사부님의 권법은
모든 무술인들이 인정해요

 

기사는 써 드리죠

 

하지만 대중들이

 

장 선생을 엽 사부의
적수라고 여길까요?

 

앉으시죠, 사부님

 

카메라 가지고 있소?

 

차향이 참 좋군

 

영춘권을 수련한 장천지라고 합니다
한 수 배워도 될까요?

 

감히 겁도 없이...

 

혜성처럼 나타난 장천지

 

영춘권의 숨은 실력자

 

무술의 왕좌 세대교체

 

이제 엽문과
적수가 되겠나?

 

그럼요

 

장 사부님 나오신다

 

장 사부님, 축하드립니다

 

여기 좀 봐주세요

 

황 선생님
후원 감사합니다

 

야망과 배짱이 있는
무술가라면 누구나 환영이지

 

내 도움이 필요하면
말만 하시오

 

감사합니다

 

장 사부님

 

겨루기를 할 때마다

 

기자들을 몰고 다니시는데
세간의 풍문이 두렵지 않나요?

 

여러분 생각이 어떤지
저도 잘 압니다

 

제가 무예만 뽐내고
과시하는 걸로 보이겠죠

 

허나 쿵푸는

 

일인자를 가려야만 합니다

 

여러분들이 이걸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엽문의 영춘권은

 

정통이 아닙니다

 

여러분

 

이 자리에서
공식적으로 말씀 드립니다

 

엽문과의 대결을
신청합니다

 

영춘권 정통 계승

 

신문이요, 신문!

 

영춘권 대 영춘권의 대결

 

- 오늘 신문 1면입니다
- 하나 줘

 

장천지, 엽문에게 도전장
영춘권의 진정한 고수는?

 

여보, 이것 좀 봐

 

어느 공처가에 대한 얘긴데

 

한 남자가 친구들과
식사 자리에서 그랬대

 

우린 다 마누라한테
잡혀 사네

 

한번 볼래? 하더니

 

여기서 마누라한테 잡혀 사는
사람은 저기로 가봐 하니까

 

그 남자만 빼고 전부
자리를 옮기더란 거야

 

그러자 친구들이

 

자넨 정말 사나이구만!
하고 칭찬하니까

 

그 남자가 대답하길

 

우리 마누라가 사람 많은
자리엔 가지 말라 그랬거든

 

우습지 않아?

 

당신도 내가 무서워요?

 

가끔씩

 

다음 분이요

 

장영성 씨 맞으시죠?

 

신이 여자를 아름답고
어리석게 만든 이유는?

 

여자의 미모에
남자가 반하게 만들고

 

어리석음으로 인해

 

그 남자의 마음을
받아주는 거래요

 

이것 봐, 엽문에게
도전장을 내밀었네

 

- 날짜는?
- 다음달 15일

 

더 세게

 

어깨에 힘 빼고
빠르게

 

장 사부님
이쪽으로 앉으시죠

 

저기 앉겠네

 

엽문

 

실례하오

 

엽 사부님이
여긴 웬일이세요?

 

진 선생을 만나러 왔네

 

춤 배우시게요?

 

제가 더 잘 춰요

 

저한테 배우세요
사부님은 무술을 알려주시고요

 

좋네, 지금 할까?

 

그러시죠

 

저는 언제 제자로
받아주실 거예요?

 

오해가 있나 보군

 

받아주지 않겠다고
한 적 없네

 

난 문만 열었을 뿐인데

 

자네가 알아서 나갔지

 

감사합니다

 

영춘권 대 영춘권의 대결
과연 승자는 누가 될까요?

 

오늘은 영춘권의 역사가
새로 쓰이는 날입니다

 

고수들의 결투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죠

 

맞소! 엽문이
왕좌를 지킬 것인가?

 

장천지가 새로운
권왕이 될 것인가?

 

영춘권의 정통 일인자를
가리는 자리죠

 

잠시 후 3시에
대결이 시작됩니다

 

다들 숨 죽이고
기다리고 있네요

 

- 파 경관님! 전 사부님!
- 그래, 엽 사부는?

 

모르겠어요

 

이게 무슨 일이지?
오다가 길이라도 잃었나?

 

기다려보게, 언제 엽문이
우리를 실망시키던가?

 

추실까요?

 

3시가 됐는데도
엽 사부가 안 나타나네

 

시간 다 됐소

 

- 시간 됐어요
- 벌써 3시가 넘었어요

 

이봐! 엽 사부는?

 

내빈 여러분

 

대결은 3시로
예정돼 있었는데

 

엽문이 나타나지
않은 관계로

 

이와 같이 선포합니다

 

영춘권의 계보를 잇는
정통 일인자는

 

장천지입니다

 

아빠! 이겼어요!
우리가 이겼다고!

 

차가 막혀서
늦는 모양이지!

 

그런다고 자네가
일인자가 될 줄 알아?

 

장 사부님, 오늘 엽 사부님의
불참에 할 말이 있으신가요?

 

영춘권의 정신을
어지럽히는 건

 

조상들을
욕보이는 짓입니다

 

이는 현재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미래를 위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허나 더는
걱정할 필요는 없겠지요

 

정통이 정해졌으니까요

 

엽 사부도
이 점을 잘 알고

 

스스로 물러난 것입니다

 

현명한 처사지요

 

지금 이 순간부터

 

나 장천지가

 

영춘권의 계보를
이어갈 것이며

 

그 영광을 널리
전하겠습니다

 

영춘권의 계승자다!

 

이봐!
말 조심해!

 

당신이 무슨 자격으로

 

감히 우리 사부님과
겨루는데!

 

- 진정해!
- 그만들 하라니까!

 

여보!
정신차려

 

구급차 좀 불러주시오!

 

부인의 상태가
악화됐습니다

 

당분간 병원에
계시는 게 좋겠네요

 

좀 어때? 괜찮아?

 

집에는 언제
갈 수 있대요?

 

의사 선생님 말이

 

당분간 입원하라는군

 

푹 쉬도록 해

 

이걸 봉이에게 주고
아버지에게 전하라고 해

 

 

저기요
간호사 선생님!

 

환자 분, 왜 그러세요?

 

통증이 심하세요?

 

잠시만요
의사 선생님 모셔올게요

 

개구리 죽인데
한번 먹어봐

 

몸에 좋다는군

 

여보

 

당신과 사진 한 장
찍고 싶어요

 

당신이 매일
함께 있어줘서

 

정말 행복해요

 

날 더 행복하게
해줄 방법이 있어요

 

사람들이 그러잖아요

 

사람마다 각자의
인생이 있는 거라고

 

난 그게
무슨 뜻인지 몰랐는데

 

이제 조금
알 것 같아요

 

당신은
당신 인생이 있어요

 

한 가정의
가장이기도 하지만

 

도장을 이끄는
스승이기도 하죠

 

당신만이 할 수 있는
일이 있잖아요

 

당신이 후회하길
바라지 않아요

 

당신한테 더 잘해주지
못한 게 후회될 뿐이야

 

당신은 좋은
남편이었어요

 

내가 아프지 않았으면

 

대결에 응했겠죠?

 

그래

 

그래야 내가 사랑한
엽문이죠

 

내가 서신을 넣어

 

장천지와의
대결 날짜를 잡았어요

 

목인장 치는 소리를
한동안 못 들었네요

 

지금 들려줄 수 있어요?

 

영춘권 정통 계승
역대 선사 신위

 

영춘권, 장천지

 

영춘권, 엽문

 

영춘권 정통 계승

 

- 엽정, 뒷문으로 가자
- 응

 

패배를 인정하겠소

 

사랑하는 이가
곁에 있는 것보다

 

더 귀중한 건 없다네

 

1960년, 엽문의 아내
장영성은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엽문은 아들 엽정에게
무술을 전수했고

 

영춘권은 일대종사로
널리 기억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