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00:00:51,757 --> 00:00:54,852 이름과 성이 뭐죠? 2 00:00:58,922 --> 00:01:02,447 제 이름은... 3 00:01:02,447 --> 00:01:07,711 자리 유리... 입니다 4 00:01:08,594 --> 00:01:09,900 여기를 봐요, 유리 5 00:01:10,471 --> 00:01:12,925 고향이 어디죠? 6 00:01:13,615 --> 00:01:14,928 저는... 7 00:01:17,463 --> 00:01:18,639 앞을 똑바로 보세요 8 00:01:25,740 --> 00:01:30,851 카르코프입니다 9 00:01:31,181 --> 00:01:32,572 어느 학교 다니죠? 10 00:01:33,305 --> 00:01:40,042 기술 고등학교에 다닙니다 11 00:01:44,498 --> 00:01:47,999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날 봐요 12 00:01:49,123 --> 00:01:50,400 나만 봐요 13 00:01:54,308 --> 00:01:57,119 내 눈을 들여다봐요 14 00:01:59,978 --> 00:02:01,293 똑바로 15 00:02:14,658 --> 00:02:16,298 돌아서요 16 00:02:19,423 --> 00:02:21,965 내 손에 주의를 집중해요 17 00:02:22,061 --> 00:02:25,016 내 손이 뒤로 당깁니다 18 00:02:36,824 --> 00:02:37,824 좋아요 19 00:02:41,755 --> 00:02:43,557 손을 펴요 20 00:02:44,138 --> 00:02:45,327 이렇게 21 00:02:47,821 --> 00:02:50,292 정신을 집중해요 22 00:02:51,743 --> 00:02:54,707 모든 힘을 손으로 모읍니다 23 00:02:57,661 --> 00:03:01,212 점점 손에 힘이 들어갑니다 24 00:03:02,465 --> 00:03:08,231 모든 의지, 이기려는 욕망을 손에 집중해요 25 00:03:09,504 --> 00:03:12,997 손에 점점 힘이 들어갑니다 26 00:03:13,021 --> 00:03:16,621 손이 매우 뻣뻣합니다 손에 아직도 힘이 들어가고 있어요 27 00:03:17,649 --> 00:03:24,457 손가락을 봐요 손가락이 점점 뻣뻣해집니다 28 00:03:24,850 --> 00:03:29,676 모든 힘이 손가락에 들어갑니다 29 00:03:29,794 --> 00:03:34,942 좋아요, 손을 봐요 손가락이 뻣뻣해요 30 00:03:36,955 --> 00:03:40,881 이제 내가 셋을 세면 당신은 손을 움직일 수 없게 됩니다 31 00:03:43,334 --> 00:03:47,767 하나, 둘, 셋 32 00:03:48,317 --> 00:03:49,576 손이 뻣뻣해요 33 00:03:50,085 --> 00:03:52,137 손을 움직일 수 없어요 34 00:03:52,364 --> 00:03:56,004 손을 움직이려 해도 뻣뻣해요 35 00:03:56,565 --> 00:04:01,267 손을 움직이기 어려워요 손이 뻣뻣합니다 36 00:04:01,690 --> 00:04:04,661 이제 이 상태에서 꺼내줄게요 37 00:04:04,784 --> 00:04:11,070 그럼 똑똑하게 자유롭게 편안히 말할 수 있어요 38 00:04:11,395 --> 00:04:17,894 지금 그렇게 말하면 평생 크고 분명하게 말할 수 있어요 39 00:04:20,153 --> 00:04:21,777 날 봐요 40 00:04:22,909 --> 00:04:27,559 셋 하면서 손과 말투에 들어간 힘을 빼주겠어요 41 00:04:30,319 --> 00:04:34,441 하나, 둘, 셋 42 00:04:35,536 --> 00:04:38,803 큰 소리로 똑똑히 말해봐요 '난 말할 수 있다' 43 00:04:38,886 --> 00:04:40,595 난 말할 수 있다 44 00:04:40,619 --> 00:04:44,715 거울 45 00:06:16,149 --> 00:06:20,382 거울 46 00:06:48,716 --> 00:06:51,462 정거장에서 오는 길은 이그나테보를 지나서 47 00:06:51,999 --> 00:06:59,092 전쟁 전 여름마다 우리가 머물렀던 후토바 근처에서 길이 갈라져 48 00:06:59,490 --> 00:07:03,553 울창한 밤나무 숲을 지나 톰시노로 연결됐다 49 00:07:05,802 --> 00:07:12,230 사람들이 평원의 관목을 지나칠 때야 비로소 누군지 알아볼 수 있었다 50 00:07:13,450 --> 00:07:18,216 덤불에서 나와 우리 집 쪽으로 향하면 그 사람은 아버지이고 51 00:07:19,188 --> 00:07:21,809 그렇지 않다면 아버지가 아니었다 52 00:07:21,833 --> 00:07:25,945 아버지는 돌아오지 않는다는 뜻이다 53 00:07:40,512 --> 00:07:43,144 이 길이 톰시노로 가는 길인가요? 54 00:07:43,997 --> 00:07:46,701 덤불에서 꺾지 말고 곧장 가셔야 해요 55 00:07:48,479 --> 00:07:51,051 - 그렇다면 왜? - 네? 56 00:07:52,732 --> 00:07:54,784 왜 여기 앉아 계시죠? 57 00:07:55,278 --> 00:07:58,824 - 전 여기 살아요 - 어디? 울타리 위요? 58 00:07:59,661 --> 00:08:03,135 알고 싶은 게 길인가요 제가 사는 곳인가요? 59 00:08:03,803 --> 00:08:05,439 아, 집이 있군요 60 00:08:06,874 --> 00:08:10,365 다른 건 다 챙겼는데 열쇠가 없어요 61 00:08:11,732 --> 00:08:15,349 혹시 못이나 드라이버 있어요? 62 00:08:15,374 --> 00:08:16,788 아니요 63 00:08:17,749 --> 00:08:19,599 없어요 64 00:08:20,540 --> 00:08:22,654 왜 그렇게 성가셔해요? 65 00:08:22,950 --> 00:08:25,275 손 좀 줘봐요 전 의사예요 66 00:08:29,498 --> 00:08:30,791 그래요? 67 00:08:30,816 --> 00:08:32,823 말하지 마세요 맥박을 잴 수 없어요 68 00:08:33,008 --> 00:08:35,060 남편을 부를까요? 69 00:08:35,164 --> 00:08:37,171 당신은 남편이 없어요 70 00:08:39,249 --> 00:08:43,189 반지를 안 끼었어요 71 00:08:47,025 --> 00:08:51,747 하긴 요즘에는 잘 안 끼죠 노인이면 몰라도 72 00:08:58,296 --> 00:09:00,692 담배 한 대 주시겠어요? 73 00:09:18,264 --> 00:09:20,173 왜 그렇게 슬퍼 보이죠? 74 00:09:30,156 --> 00:09:32,089 뭐가 그렇게 재밌어요? 75 00:09:32,114 --> 00:09:35,791 매력적인 여자와 같이 넘어지니 좋군요 76 00:09:45,114 --> 00:09:53,146 넘어지니 다른 것들도 보이네요 뿌리, 관목들... 77 00:09:53,978 --> 00:09:55,636 이런 생각 해본 적 있어요? 78 00:09:56,179 --> 00:10:00,939 식물도 느끼고 어쩌면 이해까지 한다는 79 00:10:01,574 --> 00:10:06,682 그런 생각요 80 00:10:08,057 --> 00:10:11,153 저기 있는 호두나무 같은 것들이 81 00:10:11,708 --> 00:10:14,327 - 그건 오리나무예요 - 어쨌든요 82 00:10:15,317 --> 00:10:18,131 나무들은 서두르며 돌아다니지 않아요 83 00:10:18,290 --> 00:10:23,558 우린 항상 바삐 뛰어다니죠 안달하고 하찮은 말이나 해대며 84 00:10:30,216 --> 00:10:35,569 우리는 우리 내면의 본성을 믿지 않기 때문이죠 85 00:10:37,002 --> 00:10:41,129 우린 항상 불신하고 항상 서두르죠 86 00:10:42,251 --> 00:10:44,990 생각할 시간이 없어요 87 00:10:46,702 --> 00:10:48,754 이봐요 당신 좀... 88 00:10:48,903 --> 00:10:51,869 아뇨, 아니에요 그런 말 많이 들어요 89 00:10:52,178 --> 00:10:54,212 그럴 일 없어요 난 의사니까요 90 00:10:56,724 --> 00:10:58,776 '6호 병실'은요? 91 00:10:59,602 --> 00:11:02,827 그건 체호프가 모두 꾸며낸 거예요 92 00:11:04,782 --> 00:11:08,236 톰시노에 한 번 들르세요 93 00:11:09,369 --> 00:11:10,445 이봐요 94 00:11:10,469 --> 00:11:14,007 - 우리도 꽤 재미있게 지내거든요 - 피가 나요 95 00:11:15,018 --> 00:11:16,885 - 어디요? - 귀 뒤요 96 00:11:17,591 --> 00:11:19,031 반대쪽요 97 00:12:19,198 --> 00:12:22,618 우리 만남의 순간순간이 98 00:12:22,701 --> 00:12:25,287 계시의 시간으로 기념되었다 99 00:12:25,329 --> 00:12:28,141 이 세상에 홀로 남은 당신은 100 00:12:28,165 --> 00:12:32,810 날갯짓하는 새보다 용감하고 가벼웠다 101 00:12:32,860 --> 00:12:37,191 당신은 환영처럼 계단 아래로 내려와 102 00:12:37,215 --> 00:12:41,303 비에 젖은 라일락을 지나서 103 00:12:41,345 --> 00:12:44,807 나를 거울 저편의 당신의 왕국으로 받아들였다 104 00:12:44,890 --> 00:12:49,520 밤의 어둠 속에서 나는 은총을 받았다 105 00:12:49,645 --> 00:12:54,358 제단의 문이 활짝 열렸고 어둠 속에서 빛이 보였다 106 00:12:54,483 --> 00:12:57,528 벌거벗은 몸이 내 곁에 천천히 미끄러지듯 내렸다 107 00:12:57,653 --> 00:13:01,198 잠에서 깨어난 나는 신의 축복을 기도했지만 108 00:13:01,323 --> 00:13:04,576 이 축복이 주제넘은 것임을 나는 안다 109 00:13:04,660 --> 00:13:07,496 당신은 잠이 들고 110 00:13:07,579 --> 00:13:09,915 당신의 눈꺼풀을 하늘의 푸른빛으로 건드리려고 111 00:13:09,998 --> 00:13:12,835 라일락은 식탁에서 당신을 향해 가지를 뻗어 내렸다 112 00:13:12,918 --> 00:13:20,384 푸른빛에 스친 당신의 두 눈은 고요했고 당신의 손은 따뜻했다 113 00:13:20,509 --> 00:13:23,429 강물은 수정 빛으로 굽이치고 114 00:13:23,512 --> 00:13:27,057 산들은 연기를 토하고 바다는 희미하게 빛났다 115 00:13:27,182 --> 00:13:29,560 당신은 수정으로 만든 지구를 손에 들고 116 00:13:29,685 --> 00:13:33,522 옥좌에서 잠을 잤다 117 00:13:33,564 --> 00:13:37,109 하느님께 맹세코 당신은 나의 전부였다 118 00:13:37,192 --> 00:13:42,739 당신은 잠에서 깨어났고 인간의 언어는 변했다 119 00:13:42,865 --> 00:13:45,701 어제까지 희미하고 잠잠하던 소리가 이제는 낭랑하게 울렸다 120 00:13:45,742 --> 00:13:49,538 그리고 '당신'이란 말은 새로운 의미를 드러내고 121 00:13:49,621 --> 00:13:53,584 당신은 이제 왕을 의미했다 122 00:13:53,709 --> 00:13:59,214 우리 사이에 고요한 물결이 마치 교대로 보초를 서듯 흐를 때 123 00:13:59,256 --> 00:14:02,718 세상과 그 안의 모든 것이 모습을 바꾼다 124 00:14:02,801 --> 00:14:05,971 심지어 '대야'처럼 사소한 것들조차 변해 버렸다 125 00:14:06,054 --> 00:14:09,057 우리는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는 채 흘러갔다 126 00:14:09,141 --> 00:14:14,229 기적으로 세워진 커다란 도시들은 마치 신기루처럼 우리 앞에 펼쳐졌다 127 00:14:14,313 --> 00:14:17,566 향기로운 박하풀이 우리 발밑에 놓여 있었고 128 00:14:17,608 --> 00:14:20,486 머리 위에서 새들이 우리를 따르고 129 00:14:20,569 --> 00:14:23,155 물고기들은 강을 거슬러 올라가고 130 00:14:23,238 --> 00:14:26,575 우리 눈앞에 하늘이 열렸다 131 00:14:26,658 --> 00:14:30,162 운명이 우리 발자국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쫓아올 때 132 00:14:30,245 --> 00:14:34,569 면도칼을 휘두르는 미치광이처럼 운명이 우리 뒤를 쫓아올 때 133 00:14:41,402 --> 00:14:45,402 두냐 이런 세상에, 두냐 134 00:14:47,211 --> 00:14:49,843 파샤 왜 그래요, 파샤 135 00:15:03,835 --> 00:15:05,887 불났다, 조용히 해 136 00:15:21,194 --> 00:15:22,723 불길이 곧 잡힐 거야 137 00:15:22,888 --> 00:15:28,005 우리 비치야가 안에 있으면요? 불에 타버렸으면요? 138 00:15:28,429 --> 00:15:31,381 클란카는 어딨어? 클란카 139 00:15:32,557 --> 00:15:34,434 클란카 140 00:15:36,127 --> 00:15:37,302 왜요? 141 00:17:40,553 --> 00:17:41,868 아빠 142 00:20:49,380 --> 00:20:51,230 - 여보세요 - 알렉세이? 143 00:20:51,255 --> 00:20:54,180 - 네, 엄마 - 목소리가 왜 그러니? 144 00:20:54,902 --> 00:20:58,544 별거 아니에요 편도선이 부어서 그래요 145 00:20:58,867 --> 00:21:01,928 3일 동안 아무하고도 말을 안 했어요 146 00:21:03,097 --> 00:21:06,394 아무 말 없이 있는 것도 좋은 것 같아요 147 00:21:07,409 --> 00:21:11,338 사람이 느끼는 모든 걸 말로 표현할 수는 없잖아요 148 00:21:11,756 --> 00:21:13,702 말은 부적절해요 149 00:21:16,390 --> 00:21:23,230 이상해요, 어머니 꿈을 꾸었는데 전 여전히 어린애였어요 150 00:21:23,692 --> 00:21:25,768 그런데 몇 년도에 아버지가 우리를 버리고 떠났죠? 151 00:21:25,792 --> 00:21:27,444 36년인가요? 37년인가요? 152 00:21:29,447 --> 00:21:33,336 35년이었다 153 00:21:35,580 --> 00:21:39,342 농장의 헛간이 불탔던 거 기억하세요? 154 00:21:40,475 --> 00:21:42,587 그것도 35년에 있었던 일이다 155 00:21:44,268 --> 00:21:47,823 엉뚱한 질문 때문에 머리가 아프구나 156 00:21:48,181 --> 00:21:51,808 내가 하고 싶은 말은 그, 리샤가 죽었다 157 00:21:53,313 --> 00:21:54,357 리샤라뇨? 158 00:21:54,459 --> 00:21:58,975 인쇄소에서 나하고 일했던 엘리자베타 말이다 159 00:22:00,454 --> 00:22:03,763 - 세르프호프카야에서 - 아, 세상에 160 00:22:04,605 --> 00:22:07,903 - 언제요? - 오늘 아침 7시에 161 00:22:09,832 --> 00:22:14,414 지금 몇 시나 됐죠? 162 00:22:15,003 --> 00:22:17,775 - 6시쯤 됐을 거야 - 아침이요? 163 00:22:18,104 --> 00:22:20,535 무슨 소리니? 저녁이잖니 164 00:22:21,800 --> 00:22:26,383 어머니, 우린 왜 늘 말다툼을 할까요? 165 00:22:26,802 --> 00:22:30,132 제 잘못이라면 용서하세요 166 00:22:53,868 --> 00:22:57,789 인쇄소입니다 다음 정거장은 세르프호프카야 167 00:23:34,162 --> 00:23:36,214 왜 이리 서두르세요? 168 00:24:28,970 --> 00:24:31,851 안녕하세요, 마리아 169 00:24:33,645 --> 00:24:36,349 내가 어제 교정 보던 거 어딨지? 170 00:24:36,374 --> 00:24:39,201 몰라요, 여기서 일한 지 일주일밖에 안 된 걸요 171 00:24:40,585 --> 00:24:41,905 바로 올게요 172 00:24:45,854 --> 00:24:47,906 엘리자베타에게 물어볼게요 173 00:24:56,289 --> 00:24:58,021 마루샤 무슨 일이야? 174 00:25:02,502 --> 00:25:04,554 어제 교정 본 거 문제 있어? 175 00:25:05,354 --> 00:25:09,602 - 국립출판사 교정지 말야? - 너무 불안해하지 마 176 00:25:10,263 --> 00:25:13,912 - 사무실 정리함에 가봐야겠어 - 물론 거기 갖다 두셨겠죠 177 00:25:13,936 --> 00:25:15,995 그대로 있을 거야 마루샤 178 00:25:25,018 --> 00:25:26,687 마루샤 179 00:25:27,286 --> 00:25:31,822 그건 특별 출판물인데 국가 출판물에 실수하면 180 00:25:31,846 --> 00:25:33,296 다 괜찮을 거야 마루샤 181 00:25:36,380 --> 00:25:38,680 물론 모든 출판물에는 실수가 없어야 하지만 182 00:25:40,067 --> 00:25:41,430 조용해, 바보 183 00:26:44,937 --> 00:26:47,641 - 무슨 일이지? - 별일 아니에요 184 00:26:47,824 --> 00:26:50,423 별건 아녜요 185 00:26:50,787 --> 00:26:54,613 그냥 확인해 보려고요 실수를 한 건 아니고요 186 00:26:54,637 --> 00:26:56,240 별문제 없을 거예요 187 00:26:57,147 --> 00:26:59,237 내가 직접 봐야겠어요 188 00:26:59,262 --> 00:27:02,670 다들 서두르고 있어 시간이 촉박하네 189 00:27:07,480 --> 00:27:08,724 마루샤 190 00:27:09,983 --> 00:27:11,518 내가 겁먹은 것 같아요? 191 00:27:11,827 --> 00:27:14,495 그렇지 않다는 거 아네 192 00:27:14,520 --> 00:27:18,378 다른 사람들이야 어쩌든 누군가는 일을 해야 하니까 193 00:27:37,498 --> 00:27:39,230 무슨 일이죠? 194 00:27:39,255 --> 00:27:42,571 이미 인쇄를 시작했으니 문제가 있어도 어쩔 수 없어요 195 00:28:57,343 --> 00:29:00,332 어제 아침부터 당신을 기다렸네 196 00:29:00,361 --> 00:29:03,197 사람들은 당신이 오지 않을 거라 했지 197 00:29:03,572 --> 00:29:06,911 날씨가 얼마나 좋았는지 기억해? 198 00:29:07,593 --> 00:29:09,970 화창한 휴일의 날씨 나는 코트도 없이 걸었네 199 00:29:09,994 --> 00:29:13,237 오늘 드디어 당신이 여기 왔건만 200 00:29:13,261 --> 00:29:16,727 오늘은 부슬비에 음울한 날씨 201 00:29:17,194 --> 00:29:19,903 비가 내리고 날이 저무네 202 00:29:19,927 --> 00:29:23,477 빗방울은 차가운 지대를 따라 흘러내린다 203 00:29:24,241 --> 00:29:28,370 당신은 이를 달랠 수도 손수건으로 닦아낼 수도 없네 204 00:29:51,703 --> 00:29:53,320 거봐 205 00:29:54,870 --> 00:29:56,753 별일 없었지 206 00:29:57,753 --> 00:29:59,079 아무 이상 없잖아 207 00:29:59,103 --> 00:30:03,312 큰 사고 칠 뻔했잖아 208 00:30:03,336 --> 00:30:05,575 괜찮은데 왜 울어? 209 00:30:07,420 --> 00:30:09,711 인쇄하는 게 보이기까지 했어 210 00:30:09,736 --> 00:30:12,857 그 단어가 보였어 211 00:30:12,882 --> 00:30:14,620 무슨 단어? 212 00:30:17,400 --> 00:30:18,942 그게 213 00:30:30,163 --> 00:30:31,413 맞네 214 00:30:33,410 --> 00:30:35,037 대단하네 215 00:30:41,084 --> 00:30:42,477 술이야 216 00:30:43,244 --> 00:30:45,627 많진 않지만 도움이 될 거야 217 00:30:46,199 --> 00:30:49,619 완전히 젖었군 허수아비 같은 꼴이야 218 00:30:49,928 --> 00:30:53,935 그러게 완전히 젖었어 219 00:30:54,064 --> 00:30:56,188 가서 샤워해야겠어 220 00:30:57,097 --> 00:30:59,431 샤워하고 올게 221 00:30:59,510 --> 00:31:02,094 머리빗이 어디 있지? 222 00:31:02,439 --> 00:31:05,818 지금 네가 꼭 누구 같은지 알아? 223 00:31:08,087 --> 00:31:09,973 - 누구? - 마리아 티모페예브나 224 00:31:09,997 --> 00:31:11,797 마리아 티모페예브나라니? 225 00:31:14,547 --> 00:31:17,633 자, 여기 빗 있어 226 00:31:21,503 --> 00:31:24,172 그냥 좀 말해줄 수 없어? 마리아 티모페예브나가 누군데? 227 00:31:25,391 --> 00:31:28,475 레뱌트킨 대위의 여동생이고 228 00:31:28,541 --> 00:31:32,175 니콜라이의 아내야 229 00:31:32,415 --> 00:31:33,815 그래서 어쨌다는 거야? 230 00:31:34,108 --> 00:31:37,945 네가 그 여자와 많이 닮았다는 말을 하고 싶었을 뿐이야 231 00:31:38,378 --> 00:31:42,675 어떻게 닮았는데? 232 00:31:44,535 --> 00:31:49,331 여기 표도르 미하일로비치는 네가 뭐라든 간에... 233 00:31:49,540 --> 00:31:51,083 내가 뭐라든 간에? 234 00:31:51,584 --> 00:31:54,628 '레뱌트킨, 물 좀 가져와' '레뱌트킨, 내 신발 좀 가져와' 235 00:31:54,879 --> 00:31:58,578 레뱌트킨이 표도르와 다른 점이라면 시키는 대로 하지 않고 그녀를 때렸지 236 00:31:58,941 --> 00:32:01,871 그래도 그 여자는 누구든 부려 먹을 수 있다고 생각해 237 00:32:02,106 --> 00:32:04,972 다른 사람 이야기는 그만해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 238 00:32:05,523 --> 00:32:08,452 너는 늘 남을 부려 먹어 239 00:32:08,727 --> 00:32:09,727 그 결과가 뭐야? 240 00:32:11,990 --> 00:32:13,828 겉으로는 독립적이지 241 00:32:14,004 --> 00:32:16,221 그러나 혼자서는 손가락도 하나 못 움직여 242 00:32:16,246 --> 00:32:21,142 싫은 게 있으면 못 본 척하거나 찡그리고 말지 243 00:32:21,566 --> 00:32:23,533 그게 무슨 소리야 244 00:32:23,557 --> 00:32:26,513 네 전남편의 인내심이 놀라울 뿐이야 245 00:32:26,647 --> 00:32:30,845 진작에 도망갔었어야 해 246 00:32:31,090 --> 00:32:32,683 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247 00:32:32,740 --> 00:32:36,560 한 번이라도 네 잘못을 인정한 적 있어? 248 00:32:36,806 --> 00:32:41,790 네가 이 모든 상황을 꾸며냈다는 게 놀라워 249 00:32:42,931 --> 00:32:48,431 철없이 자유분방한 네 행동을 250 00:32:48,564 --> 00:32:53,540 네 불쌍한 남편도 이해하지 못한 거야 251 00:32:53,564 --> 00:32:55,641 그 사람이 제때 잘 도망간 거지 뭐 252 00:32:56,149 --> 00:33:01,548 넌 아이들도 비참하게 만들고 말 거야 253 00:33:11,886 --> 00:33:13,938 헛소리하지 마 254 00:33:15,914 --> 00:33:16,914 마루샤 255 00:33:31,504 --> 00:33:32,504 마루샤 256 00:33:47,255 --> 00:33:48,652 문 열어봐 257 00:33:50,321 --> 00:33:51,621 마루샤 258 00:33:53,238 --> 00:33:54,966 문 좀 열어보라고 259 00:33:54,991 --> 00:33:56,973 날 좀 내버려 둬 260 00:34:02,996 --> 00:34:06,213 지상에서 삶을 반쯤 살았을 때 261 00:34:06,438 --> 00:34:09,318 음울한 숲속에서 길을 잃었네 262 00:35:05,662 --> 00:35:07,119 세상에 263 00:35:12,646 --> 00:35:14,474 잊었어? 264 00:35:16,395 --> 00:35:18,642 당신 우리 어머니와 닮았다고 했었잖아 265 00:35:18,855 --> 00:35:21,348 그게 우리가 이혼한 이유기도 하지 266 00:35:23,305 --> 00:35:26,639 이그나트가 점점 당신을 닮아가는 걸 보면 무서워 267 00:35:26,819 --> 00:35:30,293 무섭다니? 268 00:35:30,454 --> 00:35:34,451 우린 한번도 인간적인 대화를 할 수 없었잖아 269 00:35:37,777 --> 00:35:42,420 어린 시절의 어머니를 생각하면 270 00:35:42,445 --> 00:35:46,416 늘 당신 얼굴이 떠올라 271 00:35:48,943 --> 00:35:51,179 이유는 알고 있어 272 00:35:51,896 --> 00:35:56,444 당신과 어머니에게 연민을 느끼거든 273 00:35:56,698 --> 00:35:58,229 왜? 274 00:35:58,254 --> 00:36:01,493 이그나트 유리잔 제자리에 둬 275 00:36:09,044 --> 00:36:11,453 당신은 누구와도 평범한 삶을 살지 못할 거야 276 00:36:11,477 --> 00:36:13,232 어쩌면 277 00:36:14,113 --> 00:36:16,200 기분 나빠하지 마 278 00:36:17,797 --> 00:36:20,263 당신은 자신의 존재가 279 00:36:20,397 --> 00:36:23,397 주위 사람들을 280 00:36:24,099 --> 00:36:26,064 행복하게 한다고 믿는 것 같은데 281 00:36:26,489 --> 00:36:28,775 당신은 요구밖에 할 줄 몰라 282 00:36:29,063 --> 00:36:32,601 그건 내가 여자들에게 길러졌기 때문이지 283 00:36:33,180 --> 00:36:36,205 이그나트가 나처럼 되는 게 싫으면 284 00:36:36,554 --> 00:36:38,607 어서 결혼하는 게 좋을 거야 285 00:36:40,487 --> 00:36:43,490 - 누구하고? - 그거야 모르지 286 00:36:44,382 --> 00:36:46,434 이그나트를 나에게 보내던가 287 00:36:51,778 --> 00:36:55,745 왜 어머니와 화해하지 않는 거야? 당신 잘못이었잖아 288 00:36:55,770 --> 00:36:58,110 무슨 잘못? 289 00:36:58,887 --> 00:36:59,887 그런가? 290 00:37:00,828 --> 00:37:04,115 어머니는 내가 어떻게 살아야 할지 무엇이 나를 행복하게 할지 291 00:37:04,290 --> 00:37:07,293 나보다 더 잘 안다고 생각하시지 292 00:37:08,562 --> 00:37:09,671 그래서 행복해? 293 00:37:09,695 --> 00:37:15,469 어머니 문제라면 내가 당신보다 더 절실하게 느껴 294 00:37:16,503 --> 00:37:18,713 뭘 느끼는데? 295 00:37:18,738 --> 00:37:21,407 우리 사이는 점점 더 멀어지고 있고 296 00:37:22,393 --> 00:37:25,104 내 힘으로도 어쩔 수 없다는 거 297 00:37:45,666 --> 00:37:48,225 나탈리아 저 사람 좀 말려봐 298 00:37:48,585 --> 00:37:50,794 또 스페인 얘기를 하는데 299 00:37:51,397 --> 00:37:53,649 결국 싸움이 날 거야 300 00:37:54,399 --> 00:37:55,438 알았어 301 00:37:58,416 --> 00:38:02,545 부탁이 있어 집수리 때문에 그러는데 302 00:38:03,462 --> 00:38:06,416 이그나트가 일주일만 303 00:38:06,441 --> 00:38:08,466 당신하고 지냈으면 해 304 00:38:08,659 --> 00:38:11,161 좋지, 난 좋아 305 00:38:50,335 --> 00:38:51,961 뭐라고 하는 거예요? 306 00:38:52,303 --> 00:38:55,473 위대한 투우사 '팔로모' 흉내를 내는 거야 307 00:38:57,890 --> 00:38:58,885 헛소리 308 00:39:26,446 --> 00:39:29,465 무엇보다도 마지막 인사가 인상 깊었대 309 00:39:31,346 --> 00:39:34,566 마을 전체가 노래하고 춤추며 그를 배웅했어 310 00:39:34,641 --> 00:39:37,994 그의 어머니는 아파서 못 나오셨고 311 00:39:38,270 --> 00:39:45,293 그의 아버지는 슬픔에 말이 없으셨지 312 00:39:45,585 --> 00:39:48,089 그는 아버지의 눈을 보고 깨달았어 313 00:39:48,113 --> 00:39:50,173 두 사람이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는걸 314 00:39:50,198 --> 00:39:52,946 어쩌면 다신 만나지 못할 거라고 315 00:40:11,935 --> 00:40:13,161 날 놀리는 거야? 316 00:40:14,403 --> 00:40:17,499 그렇게 가르쳐도 아무 소용이 없었는데 317 00:40:17,674 --> 00:40:20,025 이제 보니 잘 출 수 있잖아 318 00:40:22,536 --> 00:40:27,126 수다쟁이, 스페인에 갔었는데 아무것도 몰라 319 00:40:27,685 --> 00:40:33,248 루이사, 스페인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았어? 320 00:40:33,846 --> 00:40:38,255 난 갈 수 없어 남편이 러시아인이고 321 00:40:39,072 --> 00:40:41,956 애들도 러시아인이야 322 00:40:48,512 --> 00:40:50,114 왜 가는 거야? 루이사 323 00:40:51,014 --> 00:40:53,006 괜찮아요 내가 말해 볼게요 324 00:40:54,058 --> 00:40:55,545 방으로 들어가요 325 00:44:53,062 --> 00:44:54,129 이그나트 326 00:44:58,265 --> 00:45:00,033 이리 와 엄마 나간다 327 00:45:11,793 --> 00:45:13,545 세상에 328 00:45:15,338 --> 00:45:16,371 이리로 줘 329 00:45:19,553 --> 00:45:21,878 서두르면 꼭 이런다니까 330 00:45:23,135 --> 00:45:25,545 분류하지 말고 그냥 그대로 줘 331 00:45:35,771 --> 00:45:38,486 - 깜짝이야 - 왜 그래? 332 00:45:38,728 --> 00:45:40,253 순간 찌릿했어요 333 00:45:41,287 --> 00:45:42,987 무슨 찌릿? 334 00:45:47,099 --> 00:45:50,224 전에도 이렇게 돈을 집었던 것 같아요 335 00:45:50,869 --> 00:45:51,916 무슨 얘기하는 거야? 336 00:45:58,333 --> 00:46:00,958 여기 와본 적도 없는데 337 00:46:07,657 --> 00:46:10,954 어서 돈 줘 공상은 그만하고 338 00:46:19,732 --> 00:46:22,109 여기 좀 치워주렴 339 00:46:45,606 --> 00:46:49,547 아무것도 만지지 말고 340 00:46:49,782 --> 00:46:53,787 마리아 아줌마 오면 엄마 기다리라고 말해줘 341 00:47:07,513 --> 00:47:08,474 들어와 342 00:47:09,486 --> 00:47:10,466 안녕 343 00:47:15,894 --> 00:47:19,690 이 젊은이에게도 차 한 잔 주겠어? 344 00:47:39,582 --> 00:47:45,531 책장 끝 세 번째 선반에서 공책을 꺼내거라 345 00:47:50,800 --> 00:47:52,574 그거야, 고맙다 346 00:47:53,253 --> 00:47:57,151 리본으로 표시해 놓은 페이지를 읽어 주렴 347 00:48:03,527 --> 00:48:10,099 ''과학과 예술이 인간의 도덕에 어떤 영향을 주는가?'에 대해' 348 00:48:10,131 --> 00:48:12,942 '루소는 '부정적으로' 라고 대답했다' 349 00:48:13,403 --> 00:48:17,184 빨간색으로 줄 친 부분만 읽어 350 00:48:17,209 --> 00:48:18,559 시간이 없어 351 00:48:19,570 --> 00:48:20,837 '그런데도' 352 00:48:22,520 --> 00:48:23,837 아니, 다시 353 00:48:24,320 --> 00:48:27,537 '교회의 분열로 인해' 354 00:48:27,704 --> 00:48:29,731 '우리는 유럽에서 분리되어' 355 00:48:29,756 --> 00:48:35,304 '유럽을 뒤흔든 거대한 사건들에' 356 00:48:36,187 --> 00:48:39,054 '참여하지 않게 된 것이다' 357 00:48:39,422 --> 00:48:44,584 '그러나 우리는 우리 나름의 특별한 운명을 지니고 있었다' 358 00:48:45,670 --> 00:48:46,878 '그것이 러시아였다' 359 00:48:46,903 --> 00:48:51,328 '러시아의 끝없는 광활함이 몽골의 침략을 집어삼킨 것이었다' 360 00:48:51,926 --> 00:48:59,581 '타타르족은 감히 우리의 서쪽 국경을 넘지 못했고' 361 00:49:00,295 --> 00:49:02,124 '그들 등 뒤에 우리를 방치했다' 362 00:49:02,388 --> 00:49:06,091 '그들은 사막으로 후퇴했고 그리스도교 문명은 구원되었다' 363 00:49:07,630 --> 00:49:14,692 '이 목적을 이루기 위해 우리는 전혀 다른 삶을 살아야만 했다' 364 00:49:14,717 --> 00:49:17,270 '우리는 그리스도인이면서도' 365 00:49:17,804 --> 00:49:22,170 '그리스도교 세계에서 고립되었다' 366 00:49:23,710 --> 00:49:27,084 '우리가 역사적으로 보잘것없다는' 367 00:49:27,109 --> 00:49:29,681 '당신의 견해에 나는 동의하지 않는다' 368 00:49:29,722 --> 00:49:36,959 '당신은 러시아의 현재 위치에서 뭔가 중요한 것이 보이지 않는가?' 369 00:49:37,172 --> 00:49:40,567 '미래의 역사가들을 놀라게 할 무언가를?' 370 00:49:42,311 --> 00:49:46,215 '내 비록 군주에게 헌신하고 있지만' 371 00:49:46,693 --> 00:49:52,106 '내 주변에 보이는 모든 걸 승인하는 것은 아니다' 372 00:49:52,959 --> 00:49:56,590 '문학가인 나를 많은 것이 절망시킨다' 373 00:49:56,591 --> 00:49:59,287 '편견을 가진 인간으로서 기분이 나쁘다' 374 00:49:59,625 --> 00:50:03,569 '그러나 내 명예를 걸고 맹세한다' 375 00:50:03,753 --> 00:50:07,263 '세상의 어떤 것을 주더라도 내 조국을 바꾸거나' 376 00:50:07,287 --> 00:50:10,703 '신이 우리에게 주신 우리 선조의 역사 이외에' 377 00:50:11,310 --> 00:50:13,987 '다른 역사를 사랑하지 않을 것이라는 걸' 378 00:50:14,421 --> 00:50:17,014 '푸시킨이 차다예프에게 보낸 편지에서' 379 00:50:17,038 --> 00:50:20,421 '1836년 10월 19일' 380 00:50:26,125 --> 00:50:28,263 가서 문을 열 거라 381 00:50:45,689 --> 00:50:47,942 집을 잘못 찾아온 것 같구나 382 00:51:51,940 --> 00:51:54,574 이그나트, 어떻게 지내고 있니? 다 괜찮아? 383 00:51:56,704 --> 00:51:58,756 마리아 아주머니는 오셨니? 384 00:51:58,864 --> 00:52:04,105 아니요, 누가 왔었는데 집을 잘못 찾았대요 385 00:52:04,341 --> 00:52:06,278 뭐든 할 걸 찾아봐 386 00:52:06,544 --> 00:52:09,294 그렇다고 난장판을 만들어 놓지는 말 거라 387 00:52:09,552 --> 00:52:11,442 친구를 초대하던지 388 00:52:11,698 --> 00:52:14,272 아는 남자애나 여자애 없어? 389 00:52:14,517 --> 00:52:17,783 우리 반에서요? 그 애들은... 390 00:52:18,048 --> 00:52:22,962 나는 네 나이 때 벌써 사랑에 빠졌었다, 전쟁 중이었는데 391 00:52:23,909 --> 00:52:27,687 빨강 머리 여자애였지 입술이 늘 갈라져 있었어 392 00:52:27,710 --> 00:52:28,835 아직도 기억난다 393 00:52:29,963 --> 00:52:32,647 교관도 그 여자애한테 빠져 있었지 394 00:52:34,728 --> 00:52:36,317 듣고 있는 거니? 395 00:53:41,886 --> 00:53:44,689 어디를 쐈어? 내가 안 본 줄 알아? 396 00:53:45,286 --> 00:53:46,785 위쪽을 쐈지? 397 00:53:49,706 --> 00:53:52,646 어떤 벌을 받을지 알아? 398 00:53:53,123 --> 00:53:54,499 내가 어쨌는데요? 399 00:53:54,523 --> 00:53:57,149 - 무슨 소리야? - 저 위에는 아무도 없어요 400 00:53:57,173 --> 00:53:58,810 만약 누구라도 있었으면 어쩌려고 401 00:53:59,123 --> 00:54:02,380 어디요? 나무밖에 없는데요 402 00:54:02,566 --> 00:54:04,918 나무에 오르는 사람이라도 있으면? 403 00:54:07,599 --> 00:54:09,988 뒤로 돌아 404 00:54:11,706 --> 00:54:13,691 뒤로 돌라고 했다 405 00:54:14,609 --> 00:54:18,535 장난 그만 치고 총 있는 쪽을 봐 406 00:54:18,907 --> 00:54:20,791 뒤로 돈 건데요 407 00:54:21,624 --> 00:54:24,107 제대로 수업을 듣긴 했어? 408 00:54:25,207 --> 00:54:26,757 했어, 안 했어? 409 00:54:29,067 --> 00:54:33,091 러시아말로 '뒤로 돌아'는 410 00:54:33,541 --> 00:54:35,513 제가 한 대로인걸요 411 00:54:35,538 --> 00:54:39,441 돌으라는 건 412 00:54:40,174 --> 00:54:43,191 360도 돌라는 거잖아요 413 00:54:43,677 --> 00:54:47,437 몇 도? 아사프예브 414 00:54:47,575 --> 00:54:49,074 뒤로 돌아 415 00:54:59,431 --> 00:55:03,205 사격 자세로, 전진 416 00:55:08,920 --> 00:55:11,792 넌 부모님께 돌려보내야겠다 417 00:55:12,336 --> 00:55:14,545 어떤 부모님이요? 418 00:55:16,818 --> 00:55:19,370 널 혼내 줄 부모님 말이다 419 00:55:22,698 --> 00:55:25,801 사격 자세라니요? 이해 못 하겠어요 420 00:55:25,968 --> 00:55:28,398 매트에 엎드려 421 00:55:28,576 --> 00:55:31,529 아사프예브 부모님은 공습 때 돌아가셨어요 422 00:55:37,516 --> 00:55:43,106 사격 자세는 사격 자세야 알겠어? 423 00:55:47,638 --> 00:55:49,990 - 마르코프 - 네 424 00:55:51,631 --> 00:55:54,570 소총 각 부분의 이름을 대봐 425 00:55:58,701 --> 00:56:01,053 마르크 8 소총 426 00:56:17,554 --> 00:56:19,242 엉덩이 427 00:56:22,771 --> 00:56:26,226 - 주둥이 - 네 주둥이를 막아주지 428 00:56:38,253 --> 00:56:41,016 그럼 주둥이가 뭐죠? 429 00:57:08,952 --> 00:57:11,504 수류탄이다 얘들아 430 00:57:12,931 --> 00:57:15,641 가자, 움직여 431 00:57:19,538 --> 00:57:22,471 F1이야 학교 포스터에서 봤어 432 00:57:34,909 --> 00:57:36,559 아사프예브 하지 마 433 00:57:37,382 --> 00:57:39,403 구석으로 가 엎드려 434 00:57:40,036 --> 00:57:42,216 시로코프 그러다 죽어 435 00:58:20,261 --> 00:58:22,546 연습용 수류탄이에요 436 00:58:42,554 --> 00:58:44,361 레닌그라드에서 왔지? 437 00:58:46,121 --> 00:58:47,567 포위전 생존자? 438 01:01:46,973 --> 01:01:49,557 난 예감을 믿지 않는다 439 01:01:49,582 --> 01:01:51,857 나쁜 징조도 믿지 않는다 440 01:01:52,228 --> 01:01:55,676 비방이나 독약도 겁내지 않는다 441 01:01:56,107 --> 01:01:58,186 세상에 죽음은 없다 442 01:01:58,523 --> 01:02:02,473 우린 모두 불멸의 존재이다 모든 것이 죽지 않는다 443 01:02:02,594 --> 01:02:07,028 17살이든 70살이든 죽음을 두려워 마라 444 01:02:07,861 --> 01:02:10,473 오직 빛과 현실이 있을 뿐 어둠은 없다 445 01:02:10,622 --> 01:02:13,896 이 세상엔 죽음도 어둠도 없다 446 01:02:14,090 --> 01:02:16,823 결국 우리 모두 해변에 닿아 447 01:02:17,157 --> 01:02:19,948 그물을 끌어 올리게 될 것이다 448 01:02:19,973 --> 01:02:22,907 불멸이 물고기 떼처럼 몰려올 때 449 01:02:22,932 --> 01:02:26,090 집에 살면서 집이 버티게 하라 450 01:02:26,590 --> 01:02:29,207 나는 내가 좋아하는 시대를 불러내서 451 01:02:29,232 --> 01:02:32,157 그곳에서 나의 가정을 꾸리리라 452 01:02:32,653 --> 01:02:35,469 그리하여 당신의 아내와 아이들이 453 01:02:35,494 --> 01:02:38,069 나와 같은 식탁에 앉게 되고 454 01:02:38,159 --> 01:02:41,633 증조 할아버지와 손자들이 같은 식탁에 앉게 될 것이다 455 01:02:41,750 --> 01:02:44,541 미래는 지금 만들어지고 있다 456 01:02:44,898 --> 01:02:47,553 내가 손을 들면 457 01:02:47,578 --> 01:02:50,719 오색 빛이 너와 함께 머물리라 458 01:02:50,991 --> 01:02:54,249 나는 지나간 나날들을 459 01:02:54,273 --> 01:02:57,003 갱도의 버팀목처럼 어깨로 떠받쳤고 460 01:02:57,240 --> 01:02:59,952 땅을 측량하듯 시간을 쟀고 461 01:02:59,977 --> 01:03:03,369 우랄산맥을 지나듯 시간 속을 걸었다 462 01:03:03,424 --> 01:03:05,907 나는 내게 맞는 시대를 선택했고 463 01:03:06,136 --> 01:03:09,762 우리는 먼지 나는 초원을 가로질러 남쪽으로 향했다 464 01:03:10,157 --> 01:03:13,228 안개 피어오르는 키 큰 잡초 속에서 465 01:03:13,253 --> 01:03:15,891 메뚜기는 뛰고 더듬이로 편자를 만지고 466 01:03:16,105 --> 01:03:18,966 수도승처럼 예언을 하며 내게 파멸을 경고했다 467 01:03:19,166 --> 01:03:22,199 나는 내 운명을 내 안장에 묶고 468 01:03:22,397 --> 01:03:24,314 지금도 어린 소년처럼 469 01:03:24,339 --> 01:03:27,480 미래가 등자에 서 있는 것을 본다 470 01:03:28,180 --> 01:03:31,063 내 피가 한 세기에서 다음 세기로 471 01:03:31,188 --> 01:03:34,180 흐르는 것만으로도 불멸이라 할 수 있다 472 01:03:34,581 --> 01:03:37,544 따뜻함과 아늑함을 위해서라면 473 01:03:37,569 --> 01:03:40,297 늘 내 삶을 자진해서 바치리 474 01:03:40,658 --> 01:03:43,412 나는 덧없는 인생의 바늘귀에 실처럼 꿰어서 475 01:03:43,437 --> 01:03:46,679 온 세상에 옮겨질 수 있으리 476 01:07:01,682 --> 01:07:02,895 마루샤 477 01:07:04,868 --> 01:07:05,914 아이들은? 478 01:07:08,903 --> 01:07:10,492 애들은 어딨어? 479 01:07:13,969 --> 01:07:18,080 알료슈카, 네가 책 훔쳤다고 이를 거야 480 01:07:19,786 --> 01:07:21,927 어떻게 한다고? 481 01:07:22,640 --> 01:07:23,640 이른다고 482 01:07:26,532 --> 01:07:28,082 왜 이래 483 01:07:28,681 --> 01:07:30,015 좋아 484 01:07:31,515 --> 01:07:32,911 가서 한 번 말해봐 485 01:07:32,936 --> 01:07:36,219 말할 거야 486 01:07:41,265 --> 01:07:43,755 마리나 487 01:08:30,334 --> 01:08:35,327 자 보라, 성전의 베일이 두 동강으로 찢어졌다 488 01:08:35,351 --> 01:08:38,367 위에서 아래로 489 01:08:38,545 --> 01:08:43,594 땅이 흔들리고 바위는 갈라지고 490 01:08:43,718 --> 01:08:46,904 무덤이 열렸다 491 01:08:47,201 --> 01:08:55,374 잠자던 많은 성인의 시체가 일어났다 492 01:09:06,445 --> 01:09:10,534 더 자주 보러 와 애가 당신을 많이 찾아 493 01:09:12,775 --> 01:09:14,575 이러면 어때 나탈리아 494 01:09:16,742 --> 01:09:20,509 이그나트를 내가 데리고 살게 495 01:09:24,851 --> 01:09:26,058 진심이야? 496 01:09:26,863 --> 01:09:31,105 애도 그러고 싶어 한다고 당신이 그랬잖아 497 01:09:32,499 --> 01:09:35,030 당신한테는 무슨 말을 못 한다니까 498 01:09:35,055 --> 01:09:38,954 나 하나 좋자고 이러는 게 아니잖아 499 01:09:39,915 --> 01:09:44,570 우리 감정은 접어두고 아이한테 직접 물어보자고 500 01:09:44,595 --> 01:09:47,695 애 결정대로 하는 거야 그게 당신한테도 더 수월할 테니 501 01:09:48,486 --> 01:09:50,684 어떻게 더 수월하다는 거야? 502 01:09:51,711 --> 01:09:53,241 이그나트 503 01:09:55,486 --> 01:09:57,024 교과서는 챙겼니? 504 01:09:59,806 --> 01:10:01,620 아버지께 작별 인사해라 505 01:10:04,231 --> 01:10:05,505 이그나트 506 01:10:05,655 --> 01:10:09,255 엄마하고 나하고 너한테 물어볼 게 있는데 507 01:10:10,136 --> 01:10:11,254 뭔데요? 508 01:10:15,154 --> 01:10:17,765 아빠랑 같이 사는 게 어떠니? 509 01:10:18,007 --> 01:10:18,988 뭐라고요? 510 01:10:20,367 --> 01:10:24,541 아빠랑 같이 살자고 새 학교에 다니는 거야 511 01:10:24,669 --> 01:10:26,831 엄마한테 그랬다며? 512 01:10:27,085 --> 01:10:28,485 무슨 말을요? 513 01:10:29,735 --> 01:10:31,152 내가 언제요? 514 01:10:31,502 --> 01:10:33,002 그러고 싶지 않아요 515 01:11:05,672 --> 01:11:07,923 당신 어머니와 난 정말 닮았어 516 01:11:08,827 --> 01:11:10,391 그런 뜻이 아니었어 517 01:11:29,912 --> 01:11:31,713 당신 어머니에게 원하는 게 뭐야? 518 01:11:31,945 --> 01:11:33,945 어떤 관계를 원해? 519 01:11:38,719 --> 01:11:42,044 어린 시절처럼 될 순 없어 두 사람 다 변했어 520 01:11:51,696 --> 01:11:55,246 어머님께 죄책감을 느낀다고 했지 521 01:11:55,963 --> 01:11:59,213 당신 때문에 인생을 희생하셨다고 522 01:12:00,434 --> 01:12:03,007 죄책감에서 벗어날 수는 없어 523 01:12:05,175 --> 01:12:06,951 어머님이 원하는 건 524 01:12:07,234 --> 01:12:08,927 당신이 다시 아이로 돌아가는 거야 525 01:12:08,951 --> 01:12:12,701 당신을 품에 안고 보호할 수 있게 526 01:12:16,075 --> 01:12:17,695 맙소사 527 01:12:19,249 --> 01:12:21,701 내가 왜 참견하지? 528 01:12:22,600 --> 01:12:24,567 늘 이렇다니까 529 01:12:35,381 --> 01:12:38,635 왜 울어? 이유가 뭐야? 530 01:12:40,550 --> 01:12:43,662 그 사람과 결혼을 해야 하나? 531 01:12:50,981 --> 01:12:52,118 내가 아는 사람이야? 532 01:12:54,314 --> 01:12:55,281 아니 533 01:12:57,173 --> 01:12:58,682 우크라이나 사람이야? 534 01:12:59,156 --> 01:13:01,516 그게 무슨 상관이야 535 01:13:02,530 --> 01:13:07,444 - 뭐 하는 사람인데? - 작가 536 01:13:09,696 --> 01:13:12,306 혹시 이름이 도스토옙스키 아냐? 537 01:13:12,717 --> 01:13:14,385 맞아, 도스토옙스키 538 01:13:16,236 --> 01:13:20,090 지금까지 제대로 쓴 작품도 없고 아무도 그를 모르잖아 539 01:13:20,340 --> 01:13:24,128 마흔 살이 다 됐지 재능이 없다는 뜻이야 540 01:13:26,854 --> 01:13:31,007 당신 너무 변했어 541 01:13:34,162 --> 01:13:37,118 재능도 없고 글도 안 쓰고 542 01:13:37,143 --> 01:13:39,681 글은 쓰는데 출판이 안 됐을 뿐이야 543 01:13:41,803 --> 01:13:43,127 저거 봐 544 01:13:43,545 --> 01:13:46,211 우리 소중한 바보가 불을 질렀어 545 01:13:48,509 --> 01:13:49,793 나한테 벌금을 물릴 거야 546 01:13:49,972 --> 01:13:52,475 학교 성적이 나쁘다고 비꼴 필요는 없잖아 547 01:13:52,895 --> 01:13:55,479 학교를 못 마치면 군대에 끌려갈 거야 548 01:13:55,504 --> 01:13:59,596 당신은 면제시키려고 애걸할 테고 549 01:14:01,561 --> 01:14:03,867 당신이 그렇게 키웠어 550 01:14:03,892 --> 01:14:07,885 군대가 오히려 도움이 되겠네 551 01:14:08,025 --> 01:14:09,773 왜 어머니께 전화 안 해? 552 01:14:10,280 --> 01:14:13,159 리샤 아주머니가 돌아가시고 사흘을 누워계셨어 553 01:14:13,774 --> 01:14:16,968 - 몰랐어 - 이젠 전화도 안 하니까 554 01:14:17,902 --> 01:14:19,925 어머니는 5시에 오시기로 하셨는데 555 01:14:22,476 --> 01:14:25,577 먼저 전화하기가 그렇게 힘들어? 556 01:14:25,938 --> 01:14:28,644 이그나트 얘기 중이었잖아 557 01:14:31,800 --> 01:14:34,126 모르겠어 내 탓도 있겠지 558 01:14:37,689 --> 01:14:40,515 아니면 우리가 부르주아가 되어 버렸든지 559 01:14:41,413 --> 01:14:44,394 우리 같은 부르주아는 무례하고 재산도 모으지 않지 560 01:14:44,524 --> 01:14:48,234 내 재산이라고는 그럴듯한 양복 한 벌 뿐이야 561 01:14:48,896 --> 01:14:51,960 그런데도 점점 부유해지고 있으니 562 01:14:52,160 --> 01:14:54,160 앞뒤가 안 맞네 563 01:14:54,252 --> 01:14:56,209 왜 그렇게 짜증이 나 있어? 564 01:14:56,528 --> 01:14:58,810 내 친구 아들이 15살인데 이렇게 말했대 565 01:14:58,835 --> 01:15:01,735 '저 떠나요 더 이상 못 참겠어요' 566 01:15:01,835 --> 01:15:04,778 '두 분이 사람들 눈치 보며 에둘러대는 거 말이에요' 567 01:15:05,578 --> 01:15:09,243 똑똑한 녀석이야 우리 애 같은 바보는 아니지 568 01:15:11,200 --> 01:15:13,506 우리 애는 그런 말은 못 할 거야 569 01:15:13,943 --> 01:15:16,534 당신 친구네가 어떤 사람들일지 대충 상상이 가네 570 01:15:16,559 --> 01:15:19,006 우리보다 더하진 않아 571 01:15:19,834 --> 01:15:25,267 남편은 신문사에서 일하며 작가라고 자칭하지 572 01:15:30,959 --> 01:15:36,170 그에게 책이란 표현의 수단이 아니라 돈벌이 수단일 뿐이지 573 01:15:37,672 --> 01:15:43,414 시인의 소명은 우상숭배가 아니라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거야 574 01:15:51,100 --> 01:15:54,291 어쩌지? 정말 모르겠어 575 01:15:55,176 --> 01:15:56,459 어쩌다니? 576 01:15:56,809 --> 01:15:57,959 결혼해 577 01:15:58,393 --> 01:16:03,045 성경에서 불타는 나무가 누구에게 나타났는지 기억해? 578 01:16:03,630 --> 01:16:06,127 아니, 나무 형태를 한 천사였던가? 579 01:16:06,152 --> 01:16:10,510 몰라, 기억 안 나 이그나트는 확실히 아니야 580 01:16:11,557 --> 01:16:14,027 수보루스크의 사관학교에 보낼까 봐 581 01:16:14,849 --> 01:16:17,734 아, 모세였어 582 01:16:18,182 --> 01:16:21,283 불타는 나무 형태의 천사가 선지자 모세에게 나타났고 583 01:16:22,054 --> 01:16:25,033 그는 자기 민족을 데리고 바다를 건넜지 584 01:16:25,376 --> 01:16:28,960 왜 그런 게 나한테는 절대 안 나타나는 걸까? 585 01:16:41,056 --> 01:16:46,391 난 한 가지 같은 꿈을 꿔 매우 규칙적으로 586 01:16:48,840 --> 01:16:54,285 나를 할아버지 집이 있던 그 소중한 곳으로 데려가 587 01:16:54,585 --> 01:16:59,674 내 마음에 각인된 그곳으로 588 01:17:00,772 --> 01:17:08,988 풀 먹인 흰 식탁보가 있는 40년 전 내가 태어난 그곳으로 589 01:17:11,056 --> 01:17:15,741 안으로 들어가려 할 때마다 뭔가가 방해해 590 01:17:17,677 --> 01:17:21,453 이런 꿈을 자주 꿔 591 01:17:24,739 --> 01:17:28,411 비바람에 낡은 나무 벽이 보이고 592 01:17:28,436 --> 01:17:30,905 어두운 복도로 들어가는 문이 반쯤 열려있어 593 01:17:31,630 --> 01:17:35,304 내가 꿈속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되지 594 01:17:35,967 --> 01:17:40,067 그러면 즐거움이 사그라들어 595 01:17:41,201 --> 01:17:43,484 깨어나야 하는 걸 아니까 596 01:17:46,497 --> 01:17:50,820 어떤 때는 웬일인지 그 집에 대한 꿈을 안 꿔 597 01:17:50,997 --> 01:17:54,129 어릴 때 살던 소나무로 둘러싸인 집 598 01:17:55,734 --> 01:17:58,311 그럼 나는 낙담하지 599 01:18:00,229 --> 01:18:04,134 아이로 돌아가는 그 꿈을 꾸기를 고대해 600 01:18:05,310 --> 01:18:08,467 그 꿈을 꾸면 601 01:18:09,584 --> 01:18:11,867 다시 행복해지거든 602 01:18:13,358 --> 01:18:16,091 미래가 내 앞에 있고 603 01:18:17,358 --> 01:18:19,708 모든 것이 가능하니까 604 01:21:23,874 --> 01:21:26,453 - 엄마, 저기 누가 있어요 - 왜 그래? 605 01:21:33,856 --> 01:21:35,119 안녕하세요 606 01:21:38,887 --> 01:21:40,224 안녕하세요 607 01:21:44,946 --> 01:21:46,202 안녕하세요... 608 01:21:49,724 --> 01:21:51,490 '나데즈다 페트로브나'죠? 609 01:21:52,307 --> 01:21:54,100 제가 아는 분인가요? 610 01:21:54,142 --> 01:21:57,981 '마트베이 이바노비치 이바노프'가 저의 계부예요 611 01:21:58,837 --> 01:22:00,924 부인 남편의 친구이셨죠 612 01:22:01,698 --> 01:22:04,969 '마트베이 이바노비치' 라니요? 613 01:22:05,169 --> 01:22:07,269 이바노프 마트베이 이바노비치, 의사요 614 01:22:08,269 --> 01:22:09,928 여기 자르타쥐에서 살다가 615 01:22:09,952 --> 01:22:11,802 유레베츠로 이주해서 616 01:22:12,353 --> 01:22:14,603 검시관이 되셨죠 617 01:22:17,857 --> 01:22:20,528 거기 출신이세요? 그 도시? 618 01:22:20,553 --> 01:22:23,523 우린 모스크바 출신인데 유레베츠에 방을 얻었어요 619 01:22:30,564 --> 01:22:34,869 지난가을에 이리로 왔죠 620 01:22:35,712 --> 01:22:37,661 모스크바에 폭격이 시작됐어요 621 01:22:38,186 --> 01:22:40,036 전 아이가 둘인데 622 01:22:40,125 --> 01:22:43,075 어머니 아시는 분들이 여기 있어서요 623 01:22:47,682 --> 01:22:51,331 제 남편 드미트리는 여기 없어요 시내에 나갔어요 624 01:22:56,445 --> 01:22:59,023 긁지 마 천 번은 말했다 625 01:23:00,033 --> 01:23:04,170 실은 아주머니를 뵙고 싶었어요 여자끼리 긴히 할 말이 있어서 626 01:23:10,422 --> 01:23:14,274 좋아요, 들어와요 거기 서 있지 마시고 627 01:23:20,724 --> 01:23:24,374 발을 잘 닦아요, 마샤가 방금 바닥을 닦았어요 628 01:23:49,666 --> 01:23:51,318 잠깐 여기 앉아 있어 629 01:23:52,732 --> 01:23:54,832 오래 안 걸릴 거야 630 01:28:08,468 --> 01:28:11,118 왜 어두운 곳에 앉아 있니? 631 01:28:11,934 --> 01:28:13,551 불이 꺼졌어? 632 01:28:14,930 --> 01:28:16,956 우리를 부르지 그랬니 633 01:28:19,455 --> 01:28:22,361 - 이름이 뭐니? - 알료샤예요 634 01:28:25,478 --> 01:28:29,092 나도 아들이 있어요 물론 얘처럼 크진 않지만 635 01:28:29,649 --> 01:28:32,978 요즘은 아이 갖기도 힘들죠 전쟁 중이니까 636 01:28:33,668 --> 01:28:36,416 이번에는 딸이면 좋겠는데 637 01:28:36,799 --> 01:28:40,244 - 아이 보실래요? 자고 있어요 - 깨우면 어떡하죠? 638 01:28:40,268 --> 01:28:43,157 조용히 하면 돼요 귀여운 애예요 639 01:29:29,308 --> 01:29:32,366 얼마 전에 아빠에게 묻더군요 640 01:29:32,890 --> 01:29:36,883 왜 5코벡 동전이 10코벡 짜리보다 더 크냐고요 641 01:29:37,202 --> 01:29:42,783 난 어이가 없었어요 남편은 대답을 못 했죠 642 01:29:43,851 --> 01:29:49,138 남편은 딸을 원했어요 '로라'라고 이름까지 골랐죠 643 01:29:50,455 --> 01:29:55,842 분홍색 아기 옷과 리넨과 리본을 준비했는데 644 01:29:56,493 --> 01:29:58,840 전부 새로 장만해야 했어요 645 01:29:59,049 --> 01:30:01,490 이 작은 악당이 우리를 고생시켰죠 646 01:30:02,758 --> 01:30:05,117 정말로 딸인 줄 알았다니까요 647 01:30:06,475 --> 01:30:08,603 우리가 깨웠지? 648 01:30:08,960 --> 01:30:12,889 엄마라는 사람이 떠들어 대기나 하고 649 01:30:13,354 --> 01:30:16,493 누가 찾아왔게? 650 01:30:17,276 --> 01:30:18,729 낯선 사람들이지? 651 01:30:18,775 --> 01:30:19,791 왜 그러니? 652 01:30:22,141 --> 01:30:24,325 일어나기 싫어? 653 01:30:24,849 --> 01:30:27,092 그럼 자야지 654 01:30:28,309 --> 01:30:31,025 귀여운 것, 자라 655 01:30:38,942 --> 01:30:40,989 나한테 어울려요? 656 01:30:41,097 --> 01:30:43,613 이 반지는 너무 흔해 보이지 않나요? 657 01:30:44,198 --> 01:30:45,690 뭐가 잘못됐어요? 658 01:30:46,825 --> 01:30:49,375 몸이 안 좋아서요 659 01:30:49,923 --> 01:30:53,710 걸어오느라 피곤했겠군요 그 생각을 못 했네요 660 01:30:54,258 --> 01:30:57,274 이거 마셔요 몸이 따뜻해질 거예요 661 01:31:00,117 --> 01:31:02,914 너무 떠들어 댔네요 식사 준비를 해야 해요 662 01:31:03,197 --> 01:31:04,938 언제 출발했어요? 663 01:31:05,748 --> 01:31:08,237 감사해요 신경 안 쓰셔도 되는데 664 01:31:08,765 --> 01:31:10,931 어떻게 그냥 보고만 있어요? 665 01:31:11,598 --> 01:31:14,231 오기 전에 뭘 좀 먹었어요 666 01:31:15,100 --> 01:31:17,777 아드님 기침 소리가 좋지 않네요 667 01:31:19,957 --> 01:31:22,409 애들이 다 그렇잖아요 항상 뛰어다니고 668 01:31:22,715 --> 01:31:25,449 남편에게 진찰해달라고 해야겠어요 669 01:31:25,527 --> 01:31:26,738 곧 올 거예요 670 01:31:27,298 --> 01:31:30,173 감사하지만 기다릴 수 없어요 671 01:31:30,292 --> 01:31:31,773 두 시간을 걸어가야 해요 672 01:31:31,848 --> 01:31:34,075 귀걸이는 어쩌고요? 673 01:31:34,108 --> 01:31:35,767 돈은 남편이 가지고 있는데 674 01:31:35,908 --> 01:31:37,875 수탉을 잡아야 하는데 675 01:31:38,458 --> 01:31:40,475 부탁 좀 드릴게요 676 01:31:41,496 --> 01:31:44,963 전 임신 3개월째라 입덧을 하거든요 677 01:31:45,033 --> 01:31:48,881 소 젖 짜는 것도 울렁거리는데 678 01:31:48,906 --> 01:31:51,430 수탉을 잡기가... 679 01:31:52,630 --> 01:31:55,387 해주실 수 있겠어요? 680 01:31:56,052 --> 01:31:57,787 저도 좀... 681 01:31:59,449 --> 01:32:01,006 임신 중이세요? 682 01:32:01,263 --> 01:32:03,563 아니요 그런 뜻이 아니라 683 01:32:04,231 --> 01:32:05,452 해본 적이 없어서요 684 01:32:05,797 --> 01:32:07,654 별거 아니에요 685 01:32:08,248 --> 01:32:10,706 모스크바에서는 잡은 닭을 사 먹었겠죠 686 01:32:13,463 --> 01:32:15,463 여기서는 제가 다 해요 687 01:32:15,863 --> 01:32:17,447 이 나무통에서요 688 01:32:17,687 --> 01:32:18,987 여기 도끼요 689 01:32:19,304 --> 01:32:21,321 남편이 아침에 갈았어요 690 01:32:21,774 --> 01:32:24,937 - 여기 이 방에서요? - 밑에 대야를 놓으면 돼요 691 01:32:25,295 --> 01:32:30,213 닭 한 마리를 드릴 테니 내일 가져가세요 692 01:32:30,237 --> 01:32:32,017 그럴 순 없어요 693 01:32:32,537 --> 01:32:34,905 이게 우리 여자들 약점이죠 694 01:32:34,930 --> 01:32:37,699 알로샤에게 부탁하죠 그래도 남자니까 695 01:32:39,178 --> 01:32:41,046 왜 알료샤에게... 696 01:32:41,432 --> 01:32:44,220 자, 꽉 잡아요 잡아요 697 01:32:44,620 --> 01:32:47,804 달아나면 그릇을 다 깰 거예요 698 01:32:49,398 --> 01:32:50,398 받아요 699 01:33:00,285 --> 01:33:03,514 속이 안 좋네요 700 01:33:52,715 --> 01:33:55,982 괜찮아, 진정해 701 01:33:56,641 --> 01:33:59,288 다 잘 될 거야 702 01:33:59,313 --> 01:34:04,059 많이 아파야만 당신을 보다니 슬퍼요 703 01:34:05,515 --> 01:34:08,121 - 내 말 들려요? - 응 704 01:34:14,977 --> 01:34:16,790 공중을 떠다니는 기분이에요 705 01:34:16,995 --> 01:34:19,780 왜 그래, 마루샤 속이 안 좋아? 706 01:34:19,805 --> 01:34:21,364 놀라지 말아요 707 01:34:22,732 --> 01:34:24,515 쉽게 이해할 수 있어요 708 01:34:25,007 --> 01:34:26,588 사랑해요 709 01:34:28,007 --> 01:34:31,552 벌써 가시게요? 귀걸이값은 어떡하죠? 710 01:34:31,990 --> 01:34:37,097 - 드미트리가 곧 올 텐데 - 마음을 바꿨어요, 미안해요 711 01:34:37,399 --> 01:34:40,992 시내까지 16km나 되고 곧 어두워질 텐데 712 01:34:41,017 --> 01:34:43,144 괜찮아요 걱정 마세요 713 01:34:56,689 --> 01:35:00,271 사람이 가진 것은 하나 외로운 껍데기 714 01:35:00,518 --> 01:35:03,531 영혼이 보기에 육신은 누추한 것 715 01:35:03,555 --> 01:35:07,125 사람들에게는 커다란 동전 같은 귀와 눈이 박혀 있고 716 01:35:07,405 --> 01:35:11,789 터지고 갈라진 살갗은 뼈다귀와 허리를 덮고 있다 717 01:35:12,146 --> 01:35:15,474 그러니 각막을 통해 푸른 하늘로 날아가라 718 01:35:16,078 --> 01:35:20,049 얼음으로 덮인 새 같은 수레가 나는 곳으로 719 01:35:20,184 --> 01:35:23,764 육신이라는 감옥의 쇠고랑 소리에 귀 기울여 보라 720 01:35:24,065 --> 01:35:28,916 숲과 옥수수밭이 버석거리고 일곱 바다가 소리친다 721 01:35:29,140 --> 01:35:33,800 몸 없는 영혼은 벌거벗은 몸처럼 죄스럽네 722 01:35:33,824 --> 01:35:38,832 생각이나 행동도 밑그림도 계획도 없다 723 01:35:39,148 --> 01:35:43,556 그것은 불공평한 수수께끼 누가 무모하게 돌아오리 724 01:35:43,581 --> 01:35:48,154 춤추는 이 없는 광장에서 그가 춤을 추었을 때 725 01:35:48,377 --> 01:35:52,869 내 영혼은 다른 색깔의 옷을 입은 다른 것을 꿈꾸네 726 01:35:53,127 --> 01:35:56,949 그것은 불타며 다시 두려움에서 희망으로 바뀌고 727 01:35:56,974 --> 01:36:01,352 그림자 없는 불처럼 그것은 땅을 헤매네 728 01:36:01,477 --> 01:36:05,520 식탁에 놓아둔 라일락 한 묶음 잊지 못하여 729 01:36:05,804 --> 01:36:11,180 도망쳐라, 아이야, 불쌍한 에우리디케를 애도하지 말고 730 01:36:11,204 --> 01:36:15,209 막대기로 구리 굴렁쇠를 온 세상으로 굴려라 731 01:36:15,410 --> 01:36:19,887 발자국마다 즐겁고 퉁명스럽게 732 01:36:20,187 --> 01:36:25,323 땅이 대답하는 소리가 얼핏 네 귀에 들릴 때까지 733 01:39:09,706 --> 01:39:13,770 엄마, 석유 등잔에서 연기가 나요 734 01:39:15,345 --> 01:39:16,565 뭐라고? 735 01:39:34,572 --> 01:39:36,707 모든 건 그에게 달렸어요 736 01:39:36,732 --> 01:39:40,382 통증이 이렇게 심할 수 있나요? 737 01:39:43,378 --> 01:39:45,858 편도선이 부은 건 아무 관계 없어요 738 01:39:49,852 --> 01:39:52,385 - 흔히 있는 일이죠 - 흔해요? 739 01:39:55,589 --> 01:39:56,949 그게... 740 01:39:59,395 --> 01:40:00,975 갑자기 죽는 거죠 741 01:40:02,519 --> 01:40:03,652 어머니나 742 01:40:03,902 --> 01:40:05,152 아내 743 01:40:06,132 --> 01:40:07,392 아이가 744 01:40:08,798 --> 01:40:11,949 계속 건강하다가 갑자기 그럴 수도 있어요 745 01:40:12,375 --> 01:40:14,865 그 사람 가족은 아무도 죽지 않았어요 746 01:40:16,552 --> 01:40:17,552 뭐... 747 01:40:19,893 --> 01:40:23,299 양심과 기억이라는 게 있잖아요 748 01:40:23,916 --> 01:40:25,551 기억이 무슨 상관이에요? 749 01:40:35,309 --> 01:40:37,315 그가 무슨 죄를 지었나요? 750 01:40:37,440 --> 01:40:39,948 스스로 그렇다고 생각해요 751 01:40:40,230 --> 01:40:42,349 날 좀 내버려 둬요 752 01:40:46,576 --> 01:40:48,942 뭐라고 했나요? 753 01:40:50,159 --> 01:40:52,576 날 좀 내버려 둬요 754 01:40:54,100 --> 01:40:57,742 나는 그저 행복해지고 싶었을 뿐이에요 755 01:40:58,018 --> 01:40:59,001 그래요? 756 01:40:59,301 --> 01:41:02,982 당신이 일어나지 않으면 어머니는 어떠시겠어요? 757 01:41:08,695 --> 01:41:10,629 걱정 말아요 758 01:41:11,945 --> 01:41:13,645 다 괜찮을 거예요 759 01:41:15,097 --> 01:41:17,038 다 괜찮을 거예요 760 01:42:33,010 --> 01:42:36,372 아들이면 좋겠어 딸이면 좋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