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00:00:29,280 --> 00:00:33,040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 2 00:00:33,560 --> 00:00:36,510 원작: 주요섭 3 00:00:40,440 --> 00:00:44,830 촬영: 최수영, 조명: 이계창 미술: 강성범 4 00:00:47,680 --> 00:00:50,170 음악: 정윤주 5 00:00:50,520 --> 00:00:54,210 어머니: 최은희 6 00:00:54,720 --> 00:00:58,230 나: 전영선 7 00:00:58,720 --> 00:01:02,200 손님: 김진규 8 00:01:02,680 --> 00:01:06,610 할머니: 한은진 9 00:01:11,200 --> 00:01:14,750 계란장수: 김희갑 10 00:01:15,240 --> 00:01:19,630 외삼촌: 신영균 점쟁이: 허장강 11 00:01:26,760 --> 00:01:29,810 이것이 내가 그린 우리 마을이에요 12 00:01:30,640 --> 00:01:34,610 교회도 있고, 유치원도 있고 중학교도 있어요 13 00:01:35,840 --> 00:01:37,070 자 보세요 14 00:01:37,440 --> 00:01:39,860 강물도 흐르고 참, 이쁘죠? 15 00:01:41,160 --> 00:01:44,350 소꼽장난감 같은 집들이 많이 있어요 16 00:01:45,800 --> 00:01:49,060 그 속에 우리가 사는 집도 끼어 있죠 17 00:01:52,720 --> 00:01:53,070 우리집이에요 18 00:01:53,120 --> 00:01:54,170 우리집이에요 19 00:01:54,320 --> 00:01:54,670 과부집 20 00:01:54,720 --> 00:01:58,690 동네 사람들이 우리 집을 과부집이라고 부른답니다 21 00:01:59,760 --> 00:02:02,250 과부가 뭔지 난 잘 몰라요 22 00:02:03,320 --> 00:02:05,810 그래서 할머니한테 물어봤더니 23 00:02:06,360 --> 00:02:08,080 남들은 아버지가 있는데 24 00:02:08,440 --> 00:02:10,540 나는 아버지가 없다구요 25 00:02:11,360 --> 00:02:12,440 그래서 아마 과부집이라고 부른다나 봐요 26 00:02:12,600 --> 00:02:14,700 그래서 아마 과부집이라고 부른다나 봐요 27 00:02:15,000 --> 00:02:15,730 할머니 28 00:02:15,840 --> 00:02:18,960 큰아버지댁에 사시는 우리 할머니예요 29 00:02:20,040 --> 00:02:25,200 엄마가 이 세상에서 제일 무서워하는 사람이 바로 우리 할머니시래요 30 00:02:26,680 --> 00:02:29,280 그렇지만 난 무섭지 않아요 31 00:02:30,240 --> 00:02:31,850 교회 집사님이신데 32 00:02:32,160 --> 00:02:37,180 할머니가 무서운 얼굴을 하시면 난 웃으면서 찬송가를 부르거든요 33 00:02:40,400 --> 00:02:41,980 우리 엄마예요 34 00:02:42,200 --> 00:02:42,650 어머니 35 00:02:42,720 --> 00:02:45,000 내가 그림을 잘 못 그려서 그렇지 36 00:02:45,560 --> 00:02:49,040 이 세상에서 우리 엄마처럼 예쁜 사람은 없을 거예요 37 00:02:50,040 --> 00:02:54,850 근데 내가 과부 딸이기 때문에 우리 엄마도 과부랍니다 38 00:02:55,920 --> 00:03:00,450 우리 아버지는 엄마가 시집온 지 1년 만에 돌아가셨답니다 39 00:03:01,720 --> 00:03:05,970 그러니까 내가 이 세상에 나오기 한 달 전에 돌아가셨대요 40 00:03:07,040 --> 00:03:09,880 그래서 그런지 난 아직까지 우리 엄마가 41 00:03:10,280 --> 00:03:12,490 소리를 내서 웃는 얼굴을 못 봤어요 42 00:03:12,800 --> 00:03:13,220 소리를 내서 웃는 얼굴을 못 봤어요 43 00:03:13,280 --> 00:03:13,940 아버지 44 00:03:14,040 --> 00:03:17,020 난 아버지 진짜 얼굴도 못 봤어요 45 00:03:17,920 --> 00:03:21,150 옛날에 이곳 중학교 선생님으로 계셨다는데 46 00:03:21,640 --> 00:03:23,850 참말로 훌륭한 분이었대요 47 00:03:24,760 --> 00:03:26,440 아버지 사진이예요 48 00:03:27,200 --> 00:03:30,710 근데 외할머니가 오시면 왜 그 사진을 치우라고 49 00:03:31,200 --> 00:03:33,160 야단을 하시는지 모르겠어요 50 00:03:33,440 --> 00:03:33,930 야단을 하시는지 모르겠어요 51 00:03:34,000 --> 00:03:34,770 식모아줌마 52 00:03:34,880 --> 00:03:36,740 우리 식모 아줌마예요 53 00:03:37,280 --> 00:03:39,740 이 아줌마도 우리 엄마처럼 과부래요 54 00:03:40,080 --> 00:03:40,810 이 아줌마도 우리 엄마처럼 과부래요 55 00:03:43,280 --> 00:03:48,650 일 잘하고 밥 많이 먹고, 또 잠 잘 자고 그리고 마음씨 좋구요 56 00:03:49,680 --> 00:03:53,960 우리 집 식구 중에서 제일 행복한 사람이 식모 아줌마라는데 57 00:03:54,680 --> 00:03:55,690 그 행복이라는 게 뭔지요 58 00:03:55,840 --> 00:03:57,350 그 행복이라는 게 뭔지요 59 00:03:57,560 --> 00:03:58,330 나 60 00:03:58,440 --> 00:04:01,600 나는 올해 여섯날 난 처녀애랍니다 61 00:04:05,360 --> 00:04:09,500 내 이름은 임옥희구요 지금 유치원에 다니고 있어요 62 00:04:11,960 --> 00:04:14,660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63 00:04:19,400 --> 00:04:23,750 영계 약병아리들 사세요! 64 00:04:24,600 --> 00:04:30,220 계란들 사세요! 계란들 사요 65 00:04:31,040 --> 00:04:32,580 꼬꼬야 꼬꼬 66 00:04:32,840 --> 00:04:35,540 영계 약병아리들 67 00:04:36,000 --> 00:04:37,820 - 옥희야! - 엄마! 68 00:04:38,600 --> 00:04:40,040 이제 오니? 69 00:04:40,640 --> 00:04:42,890 벌써 햇병아리가 다 나왔네 70 00:04:43,200 --> 00:04:46,010 네 저 하나 골라 보시죠? 71 00:04:46,520 --> 00:04:48,130 - 계란 살려구? - 아뇨! 72 00:04:49,040 --> 00:04:49,840 딴 데나 가 보슈! 73 00:04:50,000 --> 00:04:53,720 아니, 저 첫 마수올시다 하나 골라 보시죠, 잘해 드리리다 74 00:04:54,280 --> 00:04:56,000 네? 아주머니! 75 00:04:58,280 --> 00:05:02,630 영계 약병아리들 사세요! 76 00:05:03,400 --> 00:05:07,610 - 맛대가리도 없는 콩나물은 - 영계 약병아리들 사세요 77 00:05:08,240 --> 00:05:10,940 계란들 사세요 78 00:05:11,680 --> 00:05:16,210 아, 가만있자 계란들 사세요 79 00:05:16,920 --> 00:05:19,090 계란들 사세... 80 00:05:23,920 --> 00:05:26,450 여보쇼 이보쇼! 81 00:05:26,840 --> 00:05:28,840 우리 계란 있어요! 안 사요! 82 00:05:29,200 --> 00:05:30,500 뭐요? 83 00:05:30,960 --> 00:05:33,100 안 산다 말예요! 84 00:05:33,600 --> 00:05:35,880 당신 눈깔에는 계란 껍질이 붙었소? 85 00:05:36,360 --> 00:05:37,760 이게 안 보여요, 이게? 86 00:05:39,760 --> 00:05:41,620 그러기에 눈깔 좀 똑똑이 뜨고 다니시지? 87 00:05:41,920 --> 00:05:49,090 뭐? 어쩌고 어째! 이건 그냥! 이거, 내 이거 참 88 00:05:53,040 --> 00:05:59,120 토끼야, 어디를 가느냐 89 00:06:00,080 --> 00:06:03,410 - 깡충깡충 뛰면서 - 잘한다! 90 00:06:03,920 --> 00:06:07,470 어디를 가느냐 91 00:06:12,240 --> 00:06:13,990 어머나! 오라버니가! 92 00:06:14,800 --> 00:06:16,030 안녕하세요? 93 00:06:16,560 --> 00:06:18,910 옥희야! 유치원에 잘 다니냐? 94 00:06:19,600 --> 00:06:22,690 - 아휴, 안녕하세요? - 댁에 모두 무고하슈? 95 00:06:23,200 --> 00:06:26,750 네! 저 일전에 말씀드린 한 선생님입니다 96 00:06:27,680 --> 00:06:31,190 그리고 경선 형의 자당님 되시네 97 00:06:31,760 --> 00:06:32,670 네 98 00:06:35,720 --> 00:06:36,910 처음 뵙겠습니다 99 00:06:37,120 --> 00:06:38,420 이런 시골로 오시느라고 100 00:06:38,680 --> 00:06:40,360 앞으로 많은 폐를 끼치겠습니다 101 00:06:40,640 --> 00:06:43,380 뭘요? 오히려 불편한 점이 많으실걸 102 00:06:44,280 --> 00:06:47,900 그리고 내 누이동생일세 103 00:06:53,320 --> 00:06:55,600 옥희야! 이리 와 아저씨한테 인사드려 104 00:06:55,920 --> 00:06:58,940 - 그래, 어서 인사해야지 - 참, 귀엽게 생겼구나 105 00:06:59,640 --> 00:07:04,100 - 그러니까 애가? - 그렇지! 경선 형의 유복녀지 106 00:07:05,160 --> 00:07:07,410 아버지를 닮았구나! 어디 이리 온? 107 00:07:07,840 --> 00:07:09,730 인사해 어서 옥희야! 108 00:07:10,360 --> 00:07:11,440 이런 109 00:07:11,720 --> 00:07:13,580 커다란 처녀가 왜 그 모양이야? 110 00:07:15,720 --> 00:07:17,680 - 어서 아저씨한테 인사드려! - 자, 어서! 111 00:07:18,000 --> 00:07:19,540 아버지의 옛날 친군데 112 00:07:19,880 --> 00:07:24,380 오늘부터 사랑방에 계시게 됐으니까 어서 인사해야지? 어서! 113 00:07:25,120 --> 00:07:26,870 옳지 114 00:07:29,640 --> 00:07:34,560 - 엄마! 나 그 손님한테 인사했어 - 잘했다 115 00:07:35,800 --> 00:07:38,360 그 아저씨 참 마음 좋게 생겼지? 116 00:07:39,040 --> 00:07:40,620 원 애도! 117 00:07:42,360 --> 00:07:44,460 그럼, 사랑방으로 가 보세 118 00:07:44,840 --> 00:07:48,210 아까 우리 에미가 말끔히 쓸고 닦긴 해 놨지만 119 00:07:48,760 --> 00:07:51,670 나는 그 아저씨가 꼭 마음에 들었어요 120 00:07:52,160 --> 00:07:55,180 그래서 첫날부텀 아주 친해졌죠 121 00:07:55,720 --> 00:07:58,810 그 아저씨는 그림책을 많이 가지고 계세요 122 00:07:59,360 --> 00:08:01,460 그래 내가 사랑방으로 놀러 가면 123 00:08:01,840 --> 00:08:05,950 아저씨는 나를 무릎에 앉히고 그림책을 보여 준답니다 124 00:08:06,680 --> 00:08:09,940 또 가끔 과자도 주고 뽀뽀도 해 주고요 125 00:08:14,880 --> 00:08:16,460 이 그림책 옥희 줄까? 126 00:08:16,840 --> 00:08:18,870 - 정말? - 가져! 127 00:08:25,200 --> 00:08:27,590 - 싫어 - 왜 그래? 128 00:08:28,760 --> 00:08:30,480 엄마한테 혼나 129 00:08:30,960 --> 00:08:32,990 괜찮아 아저씨가 주는 건데 뭐 130 00:08:34,640 --> 00:08:36,080 고맙습니다 131 00:08:36,840 --> 00:08:38,520 그 대신 엄마보고 132 00:08:40,080 --> 00:08:43,100 아저씨 맛있는 반찬 해 드리라고 그럴께 133 00:08:43,720 --> 00:08:46,420 - 그럼 못써! - 왜 못써? 134 00:08:49,920 --> 00:08:51,710 엄마한테 보여 줘야지 135 00:08:53,760 --> 00:08:56,290 - 잘 들고 가요 - 염려 마세요 136 00:08:58,360 --> 00:08:59,730 아이구, 저런! 137 00:09:00,280 --> 00:09:02,310 아니 애가 왜 이렇게 수선을 떨까? 138 00:09:02,640 --> 00:09:04,320 엄만 괜히 야단이야! 139 00:09:04,560 --> 00:09:07,050 아저씨가 욕해요! 그렇게 수선을 떨면 140 00:09:13,240 --> 00:09:14,570 아니에요 141 00:09:15,280 --> 00:09:17,880 아저씨가 예쁘다고 그림책 주신걸? 142 00:09:18,320 --> 00:09:19,690 이봐요 143 00:09:20,240 --> 00:09:22,870 - 그리고 뽀뽀도 해 주고 - 아니, 애가? 144 00:09:23,680 --> 00:09:25,780 엄마는 알지도 못하고 괜히 그래? 145 00:09:26,120 --> 00:09:28,820 - 정말 주셨어? - 정말이네요! 146 00:09:29,360 --> 00:09:31,360 아저씨한테 물어보러 갈까? 147 00:09:38,440 --> 00:09:39,520 아저씨! 148 00:09:39,880 --> 00:09:42,480 - 아저씨, 나 또 왔어 - 어서 들어와 149 00:09:45,600 --> 00:09:47,140 찬이 없어서 150 00:09:48,680 --> 00:09:51,070 찬은 없지만 많이 잡수세요 151 00:09:52,040 --> 00:09:54,500 - 옥희도 같이 먹을까? - 싫어요 152 00:09:55,040 --> 00:09:59,390 - 엄마한테 야단맞아요 - 그래 그럼 실례해요 153 00:10:00,160 --> 00:10:03,490 네, 시장하실 텐데 어서 잡수세요 154 00:10:08,440 --> 00:10:10,540 - 계란 잡수세요 - 응 155 00:10:11,920 --> 00:10:13,710 옥희는 무슨 반찬을 좋아하지? 156 00:10:14,760 --> 00:10:16,830 - 삶은 달걀! - 그래? 157 00:10:21,120 --> 00:10:24,100 아저씬 무슨 반찬 좋아해? 158 00:10:24,760 --> 00:10:26,690 글쎄, 나도 삶은 달걀 159 00:10:27,040 --> 00:10:30,760 어머나! 어쩌면 나하고 꼭 같네! 160 00:10:31,400 --> 00:10:32,310 그래? 161 00:10:33,000 --> 00:10:36,790 엄마한테 가서 알려야지 삶은 달걀 많이 드리라고 162 00:10:37,360 --> 00:10:39,360 옥희야! 못써! 163 00:10:43,200 --> 00:10:48,890 - 엄마! 엄마, 말이지 - 너 그게 뭐냐!? 164 00:10:50,000 --> 00:10:55,200 사랑 아저씨도 말이지 나처럼 삶은 달걀 제일 좋아한대 165 00:10:57,840 --> 00:10:59,350 너 그런 못된 짓 할 테냐!? 166 00:10:59,640 --> 00:11:02,030 싫다는 데도 자꾸만 줬어 167 00:11:02,440 --> 00:11:06,830 엄마, 아저씨도 나처럼 삶은 달걀 좋다고 엄마한테 그렇게 일러 주랬어 168 00:11:07,560 --> 00:11:09,520 아이쿠! 아이! 169 00:11:12,840 --> 00:11:14,660 많이 잡수세요 170 00:11:24,400 --> 00:11:30,550 영계 약병아리들 사시요! 계란들 사세요! 171 00:11:36,040 --> 00:11:37,270 있나? 172 00:11:40,600 --> 00:11:41,930 계란 좋은 것 한 두꾸러미 사시죠? 173 00:11:42,160 --> 00:11:44,580 - 안 사요 안 사! - 들여놔보시죠 174 00:11:45,920 --> 00:11:49,710 우리집에 계란 먹을 사람 없어요! 어서 딴 데나 가 보슈! 175 00:11:52,400 --> 00:11:56,020 - 나하고 무슨 감정이 있으슈? - 뭐라구요? 176 00:11:56,680 --> 00:11:59,870 성환댁 사람 너무 그리 괄시하지 마슈 177 00:12:00,560 --> 00:12:02,910 댁이나 나나 저울로 달아 보면 178 00:12:03,320 --> 00:12:07,360 한푼 틀림없는 똑같은 처지인데 그럴 것 없지 않소 179 00:12:08,120 --> 00:12:11,490 아니, 왜 내가 댁 같은 사람하고 똑같단 말이유? 180 00:12:12,400 --> 00:12:14,190 댁도 과부라면서! 181 00:12:15,920 --> 00:12:19,640 실은 나도 홀애비니까 말이요 안 그렇소? 182 00:12:20,520 --> 00:12:23,930 저번 때만 하더라도 내 성환댁한테 물벼락을 맞고 183 00:12:24,560 --> 00:12:26,910 그냥 웃고 돌아섰지만 말이야! 184 00:12:28,320 --> 00:12:29,830 그래서 어쨌다는 거예요? 185 00:12:30,080 --> 00:12:33,200 어쨌다는 게 아니라 그게 그렇단 말이지 186 00:12:33,760 --> 00:12:36,290 계란은 안 사도 좋아요 안 사도 좋아 187 00:12:36,680 --> 00:12:39,280 응큼스럽게 무슨 짓이에요 딴 데나 가 봐요! 188 00:12:40,440 --> 00:12:42,760 - 딴 데나 가 봐요! - 예 가죠 189 00:12:43,240 --> 00:12:45,130 원 별놈의 꼴을 다 보겠네 190 00:12:46,320 --> 00:12:49,440 - 저번에 그 계란 장사 아냐? - 네 191 00:12:50,000 --> 00:12:52,350 왜 쫓았어? 물어보지도 않구? 192 00:12:53,120 --> 00:12:54,660 어서 가서 불러와요 193 00:12:55,000 --> 00:12:58,020 아니, 계란을 사면 누가 자시게요? 194 00:12:59,440 --> 00:13:01,610 사랑방 손님이 삶은 달걀을 좋아하시니까 195 00:13:01,960 --> 00:13:04,700 - 한 두어꾸러미 들여놔요! - 네 196 00:13:07,160 --> 00:13:11,660 약병아리나 계란들 사세요! 197 00:13:13,120 --> 00:13:17,650 - 약병아리나 계란들 사세요! - 여보쇼! 계란 장수! 198 00:13:23,640 --> 00:13:25,710 이거 싱싱해요? 199 00:13:26,160 --> 00:13:28,900 어디? 골았나 안 골았나 봐야지 200 00:13:30,080 --> 00:13:31,830 흔들지 마쇼 상합니다 201 00:13:32,240 --> 00:13:34,940 깨 봐서 골았으면 도로 바꿔 줘야 해요? 202 00:13:35,400 --> 00:13:39,440 아따 내가 누구 못 돌려먹어서 성환댁 같은 양반을 돌려먹겠소 203 00:13:40,040 --> 00:13:41,970 - 정말이죠? - 예 204 00:13:42,440 --> 00:13:45,630 염려 마요, 이래 봬도 믿을 만한 사람이에요 205 00:13:46,720 --> 00:13:49,560 그럼 굵고 싱싱한 놈으로 그 두 줄만 주슈! 206 00:13:50,000 --> 00:13:54,320 그런데 갑자기 무슨 잔치가 있던가요? 207 00:13:55,000 --> 00:13:57,320 사랑방 손님 때문에 그래요 208 00:13:57,720 --> 00:13:59,860 아니, 사랑방 손님이라니? 209 00:14:00,800 --> 00:14:04,660 아! 그 손님은 웬 사람인지 그 삶은 달걀만 좋아한대나요? 210 00:14:05,240 --> 00:14:07,030 원 식성도 괴벽하다 211 00:14:07,320 --> 00:14:10,020 이왕이면 약병아리도 한두 마리 드시지? 212 00:14:16,160 --> 00:14:20,760 아니 혼자 사시면서 밥은 누가 지어 주고 213 00:14:21,560 --> 00:14:23,170 빨래는 누가 해 주오? 214 00:14:23,520 --> 00:14:26,780 - 누가 하긴 제가 하죠? - 그래요? 215 00:14:27,320 --> 00:14:31,180 처량하죠 그렇지만 뭐 비관은 안 해요 216 00:14:31,960 --> 00:14:35,220 아 집도 있겠다 돈도 모아 놓은 게 있겠다 217 00:14:35,760 --> 00:14:39,060 또 내가 매일같이 이렇게 벌겠다 문제없습니다 218 00:14:41,200 --> 00:14:42,780 - 성환댁 - 네? 219 00:14:46,040 --> 00:14:49,130 그 마땅한 과부가 있으면 중신 좀 서시구료? 220 00:14:49,640 --> 00:14:55,720 아이고메! 아이고 참! 과부더러 과부를 중신하라니! 221 00:14:57,360 --> 00:15:00,770 이 양반이 사람의 대장을 골려 죽일려고 그러나! 222 00:15:20,800 --> 00:15:22,970 아저씨! 다 그렸어 223 00:15:24,160 --> 00:15:25,950 - 다 그렸어? - 응 224 00:15:27,000 --> 00:15:27,940 어디? 225 00:15:35,440 --> 00:15:37,440 아저씨보다 더 잘 그렸는데?! 226 00:15:43,600 --> 00:15:47,780 아저씨! 뭘 봐? 응? 왜 그래? 227 00:15:51,520 --> 00:15:52,820 아무것도 아냐 228 00:15:53,880 --> 00:15:58,200 아저씨! 저기 엄마! 그치? 엄마지? 229 00:15:59,560 --> 00:16:01,350 엄마! 230 00:16:05,280 --> 00:16:06,860 엄마! 231 00:16:13,840 --> 00:16:16,230 옥희 코는 꼭 아버지를 닮았구나! 232 00:16:16,800 --> 00:16:18,970 그 눈은 아마 어머니를 닮았지 입하고 233 00:16:19,440 --> 00:16:20,880 그러냐, 안 그러냐? 234 00:16:21,400 --> 00:16:23,120 어머니도 옥희처럼 이쁘지? 235 00:16:23,680 --> 00:16:26,940 아저씨 여태 우리 엄마 못 봤수? 236 00:16:27,800 --> 00:16:31,870 우리 엄마 참 이뻐! 이 세상에서 제일 이뻐요 237 00:16:32,680 --> 00:16:34,890 맞았어 엄마가 제일 이뻐! 238 00:16:35,320 --> 00:16:38,370 애걔 보지도 않고 제일 이쁘데 239 00:16:39,520 --> 00:16:43,350 집에 가서 엄마한테 말해서 인사시켜 줄게 240 00:16:43,920 --> 00:16:46,410 - 아냐! 안 돼 - 왜? 241 00:16:49,000 --> 00:16:52,300 글쎄 참! 242 00:16:53,200 --> 00:16:56,780 - 옥희는 밤에 엄마하고 한자리에서 자지? - 응 243 00:16:57,960 --> 00:17:00,700 근데 왜 우리 엄마를 무서워하우? 244 00:17:02,080 --> 00:17:04,470 우리 엄만 무서운 사람 아녜요 245 00:17:05,160 --> 00:17:08,740 - 난 무서워! - 아저씨는 겁쟁이셔 246 00:17:10,240 --> 00:17:13,890 난 이 세상에서 엄마가 제일 무서워 247 00:17:14,800 --> 00:17:20,910 그럼 엄마한테 말해서 아저씨 보고 무서운 얼굴 하지 말래야지 248 00:17:37,320 --> 00:17:39,600 아저씨는 왜 다리에 털이 다 났수? 249 00:17:40,080 --> 00:17:41,550 어른이니까 났지! 250 00:17:41,920 --> 00:17:44,340 애걔, 우리 엄마는 안 났는걸? 251 00:17:48,440 --> 00:17:51,000 아저씨! 저기 기차 간다! 252 00:18:08,200 --> 00:18:09,210 경례! 253 00:18:16,040 --> 00:18:18,640 얘, 옥희가 지 아빠하고 어디 갔다 온다 254 00:18:22,760 --> 00:18:24,690 옥희야! 어디 갔다 오니? 255 00:18:25,640 --> 00:18:28,270 - 저기! - 저기 어디야? 256 00:18:28,840 --> 00:18:31,330 - 뒷동산! - 뒷동산에 뭐 하러? 257 00:18:31,840 --> 00:18:32,960 그림 그리러! 258 00:18:33,200 --> 00:18:35,480 애걔, 지가 그림을 다 그릴 줄 아나 봐? 259 00:18:35,840 --> 00:18:37,700 - 그치 아저씨! - 응 260 00:18:38,120 --> 00:18:41,420 - 옥희야! 너희 아빠 아니니? - 가자! 261 00:18:45,800 --> 00:18:46,990 옥희는 아빠가 없나 보다 그지? 262 00:18:47,200 --> 00:18:48,740 그지 아빠가 없나 봐 263 00:19:21,800 --> 00:19:26,010 성환댁! 방 치우라니까 게서 뭘 하고 있어? 264 00:19:26,960 --> 00:19:28,500 빨래 265 00:19:29,560 --> 00:19:31,660 - 나와요! 내가 치울게 - 네 266 00:20:28,680 --> 00:20:32,090 아저씨가 우리 아빠라면 참 좋겠다 267 00:20:33,880 --> 00:20:35,490 못써! 그런 소리 하면! 268 00:20:44,160 --> 00:20:45,670 엄마! 269 00:21:00,800 --> 00:21:02,660 아니, 왜 우니? 옥희야! 270 00:21:02,960 --> 00:21:05,420 - 엄마! - 아니 왜 그래? 271 00:21:06,320 --> 00:21:08,780 - 아저씨가 - 아저씨가? 272 00:21:09,560 --> 00:21:10,930 아저씨가... 273 00:21:13,000 --> 00:21:15,490 아저씨한테 까불다가 야단맞았구나! 274 00:21:18,080 --> 00:21:22,750 아저씨가 우리 아빠라면 참 좋겠다고 275 00:21:23,720 --> 00:21:28,180 그랬더니 막 욕했다우 276 00:21:29,080 --> 00:21:31,330 - 아저씨는 거짓말쟁이야! - 왜? 277 00:21:31,720 --> 00:21:35,550 옥희 코는 꼭 아빠를 닮고 눈하고 입은 엄마를 닮았구나 278 00:21:36,120 --> 00:21:38,680 엄마도 옥희처럼 이쁘니 그러잖우? 279 00:21:39,320 --> 00:21:40,970 - 아저씨가? - 응 280 00:21:42,560 --> 00:21:46,210 아빠도 엄마도 안 보고서 거짓말만 해! 281 00:21:46,760 --> 00:21:49,670 가만가만 얘기해요 아저씨가 알아들어요 282 00:21:51,360 --> 00:21:54,410 - 아저씨가 엄마를 막 욕했다우? - 뭐라구? 283 00:21:54,920 --> 00:21:57,870 아저씨는 이 세상에서 엄마가 제일 무섭대 284 00:21:58,440 --> 00:22:00,650 호랑이보다 더 무섭고 사납다고 그랬다우 285 00:22:01,000 --> 00:22:02,330 원, 저런 286 00:22:06,320 --> 00:22:08,420 오늘은 주일날이에요 287 00:22:08,920 --> 00:22:11,730 할머니랑 엄마랑 교회에 나가죠 288 00:22:12,600 --> 00:22:15,480 근데 아저씨는 잠꾸러기랍니다 289 00:22:16,080 --> 00:22:17,340 주일날만 되면 290 00:22:17,600 --> 00:22:20,060 점심때까지 늦잠을 자거든요? 291 00:22:23,360 --> 00:22:25,710 아저씨하곤 안 놀기로 했지만 292 00:22:26,160 --> 00:22:29,110 아저씨가 불쌍해서 다시 놀기로 했어요 293 00:22:30,080 --> 00:22:35,100 그치만 아저씨가 아직도 화가 나서 모르는 척하면 어떻게 할까요? 294 00:22:41,320 --> 00:22:43,040 옥희야! 어디 가니? 295 00:22:43,520 --> 00:22:45,550 아저씨하고 말 안 해! 296 00:22:46,080 --> 00:22:48,360 너 나하고 말 안 하면 벙어리 된다 297 00:22:48,800 --> 00:22:50,340 안 되네요 298 00:22:54,800 --> 00:22:56,520 한 번만 용서해 다오 299 00:22:57,200 --> 00:23:00,220 - 그럼 이제 화 안 낼 테야? - 어, 그래 그래 300 00:23:00,920 --> 00:23:02,710 근데 너 오늘 어디 가니? 301 00:23:03,360 --> 00:23:06,410 엄마하고 할머니하고 예배당 가요! 302 00:23:07,080 --> 00:23:07,990 그래? 303 00:23:08,240 --> 00:23:09,850 아저씨도 같이 데려가 줄까? 304 00:23:10,120 --> 00:23:12,080 - 옥희야! - 응? 305 00:23:15,680 --> 00:23:16,800 어서 가자! 306 00:23:18,440 --> 00:23:20,970 아저씨, 어디 가지 말고 집 잘 보고 있어 307 00:23:21,360 --> 00:23:22,370 얘는! 308 00:23:41,680 --> 00:23:42,870 아저씨! 309 00:23:50,400 --> 00:23:54,230 - 아저씨가 그렇게 좋을까? - 그럼 엄마는 안 좋우? 310 00:23:56,760 --> 00:23:58,790 엄마! 좋아 안 좋아? 311 00:23:59,760 --> 00:24:04,180 - 옥희가 좋으면 엄마도 좋지 - 그럴 줄 알았어! 312 00:24:05,720 --> 00:24:09,370 - 이따 아저씨한테 말해 줘야지 - 아니, 얘가? 313 00:24:30,720 --> 00:24:33,840 - 계십니까? - 많이 파셨수? 314 00:24:34,360 --> 00:24:37,690 웬걸요? 저 두어 줄 들여놓을까요? 315 00:24:39,440 --> 00:24:42,770 - 예, 돈은 낼 받아 가슈 - 예, 염려 마십쇼 316 00:24:46,360 --> 00:24:49,520 - 주인마님 안 계신가요? - 예배당에 가고 안 계신 317 00:24:50,840 --> 00:24:52,770 - 사랑방 손님도 안 계시구? - 네 318 00:24:55,200 --> 00:24:57,800 성환댁 혼자서 집을 보시는구먼 319 00:24:59,600 --> 00:25:01,140 아니 뭘 잡수시기에 그러슈? 320 00:25:01,360 --> 00:25:04,770 어휴, 별로 먹은 것도 없는데 321 00:25:05,920 --> 00:25:09,710 가만있자, 내 손은 약손이라! 내가 만지면 곧 내려갈 거요! 322 00:25:11,160 --> 00:25:12,630 이 양반이! 고약하게 어디를 만져! 323 00:25:12,880 --> 00:25:14,000 아이 가만! 324 00:25:15,880 --> 00:25:16,890 가만히 계슈 325 00:25:18,640 --> 00:25:20,710 어때요? 속 시원하죠? 326 00:25:23,320 --> 00:25:26,730 글쎄요, 좀 내려가는 것 같기도 하고 327 00:25:28,920 --> 00:25:31,690 그래도 내 손은 약손이래두 약손! 328 00:25:32,160 --> 00:25:34,300 너무 아프게 치지 말아요! 329 00:25:35,920 --> 00:25:37,990 아이고 가슴이야, 아이쿠! 330 00:25:38,960 --> 00:25:42,290 가만있자! 이거 섣불리 해서는 안 되겠는걸 331 00:25:46,960 --> 00:25:48,080 좀 어때요? 332 00:25:49,520 --> 00:25:51,340 - 시원하죠? - 아휴 글쎄 333 00:25:53,880 --> 00:25:56,830 - 좀 어때요? - 아니 이 양반이! 334 00:25:57,600 --> 00:25:59,350 체했는데 여길 왜 만지우? 335 00:25:59,760 --> 00:26:01,690 아래서부터 문질러야 336 00:26:02,000 --> 00:26:04,390 이 가슴에 있는 게 내려가는 법이라우! 337 00:26:06,600 --> 00:26:08,560 어때요? 시원하죠? 338 00:26:10,880 --> 00:26:14,250 아이고 가슴이야! 아이고 죽겠다 339 00:26:15,280 --> 00:26:17,240 안 되겠는걸 팔딱 누우슈 340 00:26:17,720 --> 00:26:19,230 내가 가슴 만져 줄 테니 341 00:26:20,040 --> 00:26:22,040 먹은 게 동태가 났나 보우? 342 00:26:22,600 --> 00:26:25,370 가만! 누워 계세요, 가만있자 343 00:26:25,840 --> 00:26:27,490 아니 이이가! 344 00:26:28,960 --> 00:26:30,640 어디다 손을 넣는 거유? 345 00:26:31,760 --> 00:26:37,420 성환댁, 내 엊그저께 얘기한 거 생각 좀 해 봤수? 346 00:26:38,400 --> 00:26:39,480 뭐요? 347 00:26:42,000 --> 00:26:44,530 딸꾹질이 금방 멎지 않았소? 348 00:26:45,760 --> 00:26:46,990 쑥 내려갔지 349 00:26:48,200 --> 00:26:50,060 그러게 내 손은 약손이래두 350 00:26:50,760 --> 00:26:53,010 아이쿠, 글쎄나! 351 00:26:55,600 --> 00:27:01,540 예수께서는 하나님의 사랑의 선물로 하나님의 사랑을 가르... 352 00:27:02,400 --> 00:27:05,700 모두들 목사님의 말씀을 열심히 듣고 있는데 353 00:27:06,240 --> 00:27:08,660 나는 심심해서 죽겠지 뭐예요? 354 00:27:09,280 --> 00:27:12,720 그래서 혹시 아저씨가 오셨나 하고 찾아보았죠? 355 00:27:13,280 --> 00:27:15,880 그랬더니 아저씨가 와 있지 뭐예요? 356 00:27:16,640 --> 00:27:19,340 비록 죄인이라도 사랑하십니다 357 00:27:20,800 --> 00:27:25,050 그러나 하나님이 죄를 사랑하신 것은 결코 아닙니다 358 00:27:26,800 --> 00:27:29,610 - 어디까지나 죄는 미워하시는 것입니다 - 아저씨 359 00:27:30,080 --> 00:27:33,240 어머나! 아저씨는 참 이상해요 360 00:27:33,800 --> 00:27:35,940 나는 아저씨가 좋아서 불렀는데 361 00:27:36,360 --> 00:27:38,360 본체만체 하는군요 362 00:27:42,000 --> 00:27:47,410 그리고 엄마도 어쩔 줄을 모르고 얼굴이 홍당무처럼 돼서 골만 내지 뭐예요 363 00:27:50,040 --> 00:27:54,220 그런가 하면 아저씨는 아저씨대로 골이 잔뜩 나 있겠죠 364 00:27:55,080 --> 00:27:57,540 참 우스워요! 왜 그럴까요? 365 00:27:57,920 --> 00:27:58,930 애가? 366 00:27:59,160 --> 00:28:00,600 아이 기가 막혀 367 00:28:01,080 --> 00:28:03,330 이제 막 나를 때리는군요 368 00:28:03,760 --> 00:28:07,830 왜 모두들 골이 나서 나를 미워하는지 정말 분해 죽겠어요 369 00:28:08,840 --> 00:28:12,210 아니, 얘가 왜 울어? 뚝 그쳐! 370 00:28:14,960 --> 00:28:16,540 뚝 안 그칠래! 371 00:28:16,840 --> 00:28:20,560 그럴 거면 나가! 그럴 테면 밖으로 나가! 372 00:28:32,160 --> 00:28:37,600 거룩하신 주 예수 그리스도 이름 받들어 기도하옵나이다, 아멘 373 00:28:38,920 --> 00:28:41,800 아줌마! 문 열어! 374 00:28:42,320 --> 00:28:47,690 문 열어! 아줌마! 문 열어! 375 00:28:50,400 --> 00:28:52,890 아이고메! 주인마님 돌아오시나 봐요? 376 00:28:53,280 --> 00:28:56,160 - 문 열어! - 벌써 예배가 끝났나? 377 00:28:56,680 --> 00:28:58,540 예! 곧 나가요! 378 00:28:58,920 --> 00:29:02,640 저 어서! 어서 뒷문으로 나가요! 379 00:29:03,320 --> 00:29:04,830 아줌마! 380 00:29:05,600 --> 00:29:08,720 좌우간 아까 내가 한 얘기 잊지 말아요 381 00:29:09,520 --> 00:29:13,940 - 나도 몰라요, 인제 김씨만 믿을 테니깐 - 나만 믿어요 382 00:29:14,600 --> 00:29:17,440 - 어서 어서 나가요 - 문 열어 아줌마! 383 00:29:18,840 --> 00:29:20,380 나가요! 384 00:29:22,160 --> 00:29:23,670 문 열어! 385 00:29:26,200 --> 00:29:27,850 지금 열어요 386 00:29:35,080 --> 00:29:39,680 옥희야! 아니 엄마는 어떡하고 너 혼자 오니? 387 00:29:41,160 --> 00:29:44,490 - 엄마가 나를 막 때렸다우? - 원 저런! 388 00:29:45,120 --> 00:29:47,860 - 그래서 이렇게 울었구만 - 계란 안 사시겠소? 389 00:29:50,240 --> 00:29:53,360 알 굵고 상하지 않은 걸로 두어 줄만 주슈 390 00:29:53,880 --> 00:29:58,020 그 애 참 귀엽게 생겼군 엄마 말 잘 듣게 생겼다 391 00:29:58,720 --> 00:30:00,470 아줌마, 계란 사지 마 392 00:30:01,680 --> 00:30:02,940 아니 왜? 393 00:30:03,560 --> 00:30:06,820 엄마도 밉고 아저씨도 다 미워, 사지 마! 394 00:30:07,400 --> 00:30:10,240 그것 참, 귀엽게 생겼군 395 00:30:10,960 --> 00:30:13,560 그래 안 사마 안 사지! 396 00:30:30,640 --> 00:30:33,620 오늘은 실례가 많았소 내 그렇게 알고 가오 397 00:30:35,440 --> 00:30:37,830 김 씨만 믿고 기다리겠어요 398 00:30:38,240 --> 00:30:39,710 내 자주 들를게 399 00:30:41,320 --> 00:30:43,350 - 많이 파세요! - 아유 그래! 400 00:30:45,920 --> 00:30:48,240 생각할수록 분해 죽겠어요 401 00:30:49,000 --> 00:30:53,320 이런 때 나도 애들처럼 아빠가 살아 있다면 얼마나 좋겠어요 402 00:30:54,200 --> 00:30:55,430 아빠한테 일러서 403 00:30:55,680 --> 00:30:59,540 엄마하고 아저씨하고 혼구녕을 내 줬으면 얼마나 고소할까? 404 00:31:00,800 --> 00:31:03,710 그래서 꾀를 하나 생각해 냈죠? 405 00:31:05,520 --> 00:31:08,080 엄마를 좀 골려 주려고 말이에요 406 00:31:15,960 --> 00:31:17,120 옥희야! 407 00:31:18,240 --> 00:31:20,380 고년 따끔하게 혼구녕을 좀 줘라! 408 00:31:20,800 --> 00:31:23,220 신성한 교회에서 그게 무슨 챙피냐? 409 00:31:23,640 --> 00:31:26,380 - 성환댁! - 네, 지금 돌아오세요? 410 00:31:26,840 --> 00:31:28,100 옥희란 년 어디 갔어? 411 00:31:28,400 --> 00:31:32,160 글쎄요 지금 막 대청에 있었는데요? 412 00:31:33,000 --> 00:31:36,970 엄마가 막 때렸다고 울고 들어오던데요? 왜 그러세요? 413 00:31:37,880 --> 00:31:39,980 아니, 치마는 왜 또 뒤집어 입고 야단이요? 414 00:31:40,320 --> 00:31:41,230 에그머니! 415 00:31:42,400 --> 00:31:44,720 - 또 낮잠 잤구료? - 아니요 416 00:31:45,040 --> 00:31:48,020 비 오겠어 장독대 잘 좀 덮게 417 00:31:48,560 --> 00:31:49,680 장독대 418 00:31:50,680 --> 00:31:53,240 옥희야! 이리 나오지 못하겠니? 419 00:31:58,400 --> 00:31:59,450 이상하다 420 00:31:59,720 --> 00:32:01,720 - 왜 없냐? - 네 421 00:32:03,320 --> 00:32:05,390 이 기집애가 또 사랑엘 나갔나? 422 00:32:09,320 --> 00:32:10,580 옥희야! 423 00:32:19,800 --> 00:32:20,880 옥희야! 424 00:32:22,600 --> 00:32:23,930 이상한데요? 425 00:32:24,920 --> 00:32:27,200 - 왜 사랑방에도 없냐? - 네 426 00:32:28,640 --> 00:32:30,600 그럼 사랑방 손님이 데리고 나갔을까? 427 00:32:30,960 --> 00:32:33,840 그 손님은 교회에서 우리와 같이 파해서 나왔는데요? 428 00:32:34,520 --> 00:32:35,960 그럼 웬일일까? 429 00:32:36,320 --> 00:32:38,110 정말 옥희가 돌아왔나? 돌아오기는? 430 00:32:38,400 --> 00:32:39,480 네에! 431 00:32:39,880 --> 00:32:40,890 그럼 어딜 갔을까요? 432 00:32:41,120 --> 00:32:43,220 장난치느라고 숨은 게 아니야? 433 00:32:43,640 --> 00:32:47,610 옥희야! 옥희야! 434 00:32:49,000 --> 00:32:51,910 옥희야! 숨었으면 얼른 나와! 435 00:32:55,760 --> 00:32:59,870 옥희야! 어휴 이년이 어딜 갔을까? 436 00:33:02,520 --> 00:33:03,750 옥희야! 437 00:33:05,320 --> 00:33:07,000 혹 우리 옥희 못 보셨수? 438 00:33:07,400 --> 00:33:09,120 아뇨? 왜 그러세요? 439 00:33:09,560 --> 00:33:12,930 예배당에서 하도 까불기에 제 에미가 혼구녕을 내서 내보냈더니 440 00:33:13,520 --> 00:33:15,800 아니 집에 와서 어디론지 없어졌구료! 441 00:33:16,840 --> 00:33:19,120 저희 동무네 집에 놀러 간 게 아닐까요? 442 00:33:19,600 --> 00:33:20,900 글쎄나 443 00:33:37,000 --> 00:33:39,490 놀러 갈 만한 곳은 다 가 봤는데 없는걸? 444 00:33:40,560 --> 00:33:42,770 혹 우물에 빠져 죽지나 않았는지 모르겠어요 445 00:33:43,160 --> 00:33:45,260 너도 요사스러운 소리도 다 하는구나! 446 00:33:45,840 --> 00:33:47,210 유치원도 가 보셨어요? 447 00:33:47,680 --> 00:33:51,930 안 가 봤다만 유치원엔 제 동무들도 없을 텐데 뭐 하러 갔을라구? 448 00:33:52,800 --> 00:33:53,850 어떻게 됐어요? 449 00:33:54,160 --> 00:33:57,920 아무리 찾아봐야 없지 뭐유? 이게 무슨 변이람? 450 00:33:58,520 --> 00:34:02,170 벌써 다섯 시간이나 지났으니 무슨 변이 생긴 거예요, 어머니! 451 00:34:02,960 --> 00:34:05,210 저 경찰에 의뢰하는 도리밖에 없을까봐요 452 00:34:05,600 --> 00:34:07,990 - 그러게 - 제가 가 보죠 453 00:34:09,000 --> 00:34:10,580 너무 염려들 마십쇼! 454 00:34:13,040 --> 00:34:14,690 내 그럼 유치원에 갔다 오마! 455 00:34:27,080 --> 00:34:31,680 옥희야! 옥희야! 456 00:34:39,640 --> 00:34:41,390 옥희야! 457 00:34:43,880 --> 00:34:47,320 - 우리 옥희 못 봤수? - 아니 못 봤는데요 458 00:34:48,840 --> 00:34:50,350 - 옥희야! - 눈 꼭 감아, 뒤돌아보지 마! 459 00:34:50,600 --> 00:34:53,410 - 얘, 우리 옥희 못 봤니? - 못 봤는데요 460 00:34:54,960 --> 00:34:56,570 옥희야! 461 00:35:00,760 --> 00:35:02,340 옥희야! 462 00:35:27,200 --> 00:35:28,640 어떻게 됐어요? 어머니! 463 00:35:28,920 --> 00:35:30,710 유치원에도 온 일이 없다는구나 464 00:35:32,680 --> 00:35:34,930 - 사랑방 손님은 아직 안 들어왔니? - 네 465 00:35:36,280 --> 00:35:39,120 이 어린것이 필경 무슨 변을 당했지 466 00:35:39,680 --> 00:35:41,400 예삿일이 아니로구나! 467 00:35:46,840 --> 00:35:49,930 어머니 고정하세요 설마 죽지 않으면 나타나겠죠 468 00:35:50,400 --> 00:35:53,950 옥희야, 옥희야, 옥희야 469 00:36:23,240 --> 00:36:25,870 아니! 저거 옥희 우는 소리 아녜요? 470 00:36:26,280 --> 00:36:28,490 - 뭐! - 저 소릴 들어 보세요! 471 00:36:28,960 --> 00:36:29,900 글쎄 472 00:36:30,080 --> 00:36:34,720 안방에서 들리는 것 같은데요? 아니, 어디를 가셨나? 473 00:36:41,680 --> 00:36:44,030 옥희야 아이고! 474 00:36:45,760 --> 00:36:47,370 내 강아지야 475 00:36:55,520 --> 00:36:59,730 에미야! 글쎄 다락에서 자고 있는걸 가지고 이렇게 찾았구나 476 00:37:00,680 --> 00:37:02,500 이 앙큼한 계집애야! 477 00:37:02,800 --> 00:37:05,050 엄마를 못 잡아먹어서 이 지경이냐 478 00:37:05,680 --> 00:37:06,840 엄마 잘못했어 479 00:37:07,040 --> 00:37:08,860 때리긴 왜 때리니 글쎄? 480 00:37:18,920 --> 00:37:22,710 엄마, 다시는 안 그럴께 응, 엄마! 481 00:37:31,360 --> 00:37:33,180 - 옥희야! - 엄마! 482 00:37:47,320 --> 00:37:49,880 봄이 가고 여름이 되었어요 483 00:37:50,560 --> 00:37:53,790 아저씨가 우리 집에 오신 지도 퍽 오래됐죠? 484 00:37:54,720 --> 00:37:57,740 계란 장사 아저씨는 매일같이 계란 팔러 오고 485 00:37:58,320 --> 00:38:04,190 엄마는 또 꼬박꼬박 아저씨 밥상에 삶은 계란 놓는 것을 잊지 않으셨어요 486 00:38:18,720 --> 00:38:21,070 형님! 안녕하셨습니까? 487 00:38:21,920 --> 00:38:25,500 웬일이야? 이렇게 말쑥하게 차리고 나서게 488 00:38:26,280 --> 00:38:27,960 어디 선보러 나가나? 489 00:38:28,560 --> 00:38:30,730 이놈의 궁상 면할 날도 며칠 안 남았습니다 490 00:38:31,320 --> 00:38:34,690 언젠가처럼 또 헛물만 키고 돌아서는 거 아니고? 491 00:38:35,200 --> 00:38:36,500 이번에 틀림이 없어요 492 00:38:36,920 --> 00:38:39,020 아주 인물 좋고 마음씨 곱고 493 00:38:39,680 --> 00:38:42,030 또 살림 잘하고 애기 잘 낳는 494 00:38:42,400 --> 00:38:44,120 근사한 과부 하나 골랐습니다 495 00:38:45,120 --> 00:38:48,490 그 듣던 중 반가운 소릴세 496 00:38:49,000 --> 00:38:52,120 그래서 오늘 만나기로 약조가 되어서요 497 00:38:53,640 --> 00:38:58,240 나가는 길인데 시계 하루만 좀 빌려주세요 498 00:38:59,040 --> 00:38:59,670 시계? 499 00:38:59,800 --> 00:39:03,980 네, 얌전히 차고 갔다 올 테니 하루만 빌려 주세요 500 00:39:04,960 --> 00:39:06,960 빌려 주는 건 어렵지 않지만 501 00:39:07,600 --> 00:39:10,830 시계가 가다 쉬고 하는데 그래도 차고 가겠나? 502 00:39:11,360 --> 00:39:15,150 누가 시간 보려고 차고 가나요? 멋으로 다 차고 가는 거지요 503 00:39:17,320 --> 00:39:18,580 허긴 그래 504 00:39:27,960 --> 00:39:29,820 성환댁 요새 바람난 거 아니야? 505 00:39:30,360 --> 00:39:32,990 아이구매 바람이라니요? 506 00:39:34,880 --> 00:39:39,550 오라버니가 소를 팔러 왔는데 좀 만나 보려구요 507 00:39:40,720 --> 00:39:42,400 잘 둘르고 갔다 와요 508 00:39:43,760 --> 00:39:47,550 미안해요 깨끗이 두르고 갖다 드릴께요 509 00:40:12,160 --> 00:40:16,200 이렇게 각각 떨어져서 가면 사람들이 이상하게 볼 게 아니야? 510 00:40:17,440 --> 00:40:18,980 부부처럼 같이 가요 511 00:40:20,800 --> 00:40:24,130 부부도 아니면서 어떻게 부부처럼 행세한다우? 512 00:40:28,880 --> 00:40:30,210 왜 자꾸 보우? 513 00:40:32,440 --> 00:40:35,390 - 이 목도리 좋죠? - 이거 좋은데 514 00:40:36,160 --> 00:40:38,830 그러고 보니까 성환댁이 이만저만 멋쟁이가 아니야? 515 00:40:39,560 --> 00:40:40,820 이거 얼마 줬소? 516 00:40:41,920 --> 00:40:43,920 - 이거요? - 꽤 비싸지? 517 00:40:47,520 --> 00:40:49,030 벌써 오전이 지났는걸? 518 00:40:49,920 --> 00:40:52,060 - 시장하지? - 아뇨! 519 00:40:52,760 --> 00:40:55,010 우리 국밥집에 가서 점심이나 먹을까? 520 00:40:55,800 --> 00:40:57,660 - 시장하세요? - 응 521 00:40:59,680 --> 00:41:01,080 내가 찬합을 해 왔어요 522 00:41:01,360 --> 00:41:04,310 그래! 그럼 조용한 데 가서 얘기나 할까? 523 00:41:20,200 --> 00:41:21,780 어서 잡수세요 524 00:41:24,120 --> 00:41:26,370 나는 계란 좋아 하지 않아 어서 들어요 525 00:41:27,640 --> 00:41:31,430 - 사양 말고 어서 드세요 - 글쎄 어서 들라니깐! 526 00:41:32,680 --> 00:41:34,780 - 글쎄 싫대도요 - 아니 글쎄 527 00:41:35,120 --> 00:41:38,910 - 남들이 봐요 - 몸을 돌봐서 먹어 두래두 528 00:41:39,520 --> 00:41:43,140 - 싫어요! 아이구! - 나 이렇게! 이렇게 고집도 529 00:41:43,720 --> 00:41:46,770 세상에 아까워라 어떡하나? 530 00:41:48,720 --> 00:41:52,480 - 이리 줘요 이리 줘 - 이 발 좀 놓으세요 531 00:41:53,440 --> 00:41:56,880 - 글쎄 이리 줘! - 이 발 좀 놓으세요 532 00:41:58,960 --> 00:42:00,780 - 이 발 좀 - 아니 발이라니? 533 00:42:01,080 --> 00:42:02,590 요 발 좀 534 00:42:07,520 --> 00:42:08,960 미안해서 어쩌나 535 00:42:13,960 --> 00:42:18,100 아니 성환댁! 536 00:42:20,840 --> 00:42:22,940 왜 그래? 먹은 게 체했나? 537 00:42:24,920 --> 00:42:26,390 체한 게 아녜요! 538 00:42:28,920 --> 00:42:30,920 요놈의 약손 때문에 내가 요지경이 됐다우 539 00:42:31,360 --> 00:42:32,970 내 약손이 어떻게 됐나? 540 00:42:34,160 --> 00:42:35,530 왜 그래? 541 00:42:36,600 --> 00:42:39,020 - 김씨는 짐작이 안 가우? - 음? 542 00:42:40,640 --> 00:42:43,450 성환댁! 짐작이라니? 543 00:42:47,680 --> 00:42:49,010 애기가 생겼다우 544 00:42:49,280 --> 00:42:54,090 그럼 언젠가 낮에 그게 애기가 됐다 말이지? 애기가 됐단 말이야? 545 00:42:55,200 --> 00:42:56,710 낸들 알우? 546 00:42:57,560 --> 00:43:01,910 성환댁 정말이야? 틀림없는 내 자식이지? 547 00:43:07,800 --> 00:43:10,500 그럼 누구의 자식이겠어요? 548 00:43:12,280 --> 00:43:14,420 - 어떡하면 좋아요? - 어떡하긴? 549 00:43:15,000 --> 00:43:17,140 됐어! 우리 결혼합시다 550 00:43:17,840 --> 00:43:21,210 우리도 결혼해서 자식 낳고 알뜰하게 한번 살아 봅시다! 551 00:43:22,560 --> 00:43:24,000 성환댁! 552 00:43:34,280 --> 00:43:37,230 어느날 나는 우리 엄마를 기쁘게 해 드리려고 553 00:43:37,720 --> 00:43:40,250 유치원에서 꽃을 꺾어 가지고 왔어요 554 00:43:40,800 --> 00:43:43,360 우리 엄마는 꽃을 참 좋아하거든요 555 00:43:44,040 --> 00:43:48,360 근데 엄마가 좋아 하는 걸 보니까 또 장난이 하고 싶어지는군요 556 00:43:49,640 --> 00:43:53,050 - 엄마! 이 꽃 예쁘지? - 웬 꽃이냐? 557 00:43:54,520 --> 00:43:56,590 아저씨 안 돌아왔수? 558 00:43:58,200 --> 00:44:00,520 엄마! 말이지 559 00:44:01,600 --> 00:44:05,360 이 꽃, 사랑 아저씨가 줬어 560 00:44:06,280 --> 00:44:07,680 사랑 아저씨가? 561 00:44:09,200 --> 00:44:10,640 엄마 갖다주라구 562 00:44:24,200 --> 00:44:26,690 - 엄마 또 골났수? - 골은 563 00:44:29,120 --> 00:44:32,910 옥희야! 이 꽃 정말 아저씨가 엄마 주라고 주셨니? 564 00:44:33,560 --> 00:44:34,400 응 565 00:44:36,000 --> 00:44:38,740 - 이런 걸 받아 오면 못써! - 왜 못써? 566 00:44:39,200 --> 00:44:41,410 글쎄 못쓴다면 못쓰는 줄 알어 567 00:44:43,800 --> 00:44:45,130 - 옥희야 - 응? 568 00:44:46,440 --> 00:44:48,860 너 이 꽃 얘기 아무에게도 하지 마 569 00:44:49,240 --> 00:44:50,500 왜 하지 마? 570 00:44:51,080 --> 00:44:53,330 글쎄 엄마가 하지 말라면 하지 말어 571 00:44:54,000 --> 00:44:55,890 - 할머니한테도? - 응 572 00:44:59,360 --> 00:45:01,890 - 엄마, 나 꽃병에 물 넣어 올게 - 응 573 00:45:03,920 --> 00:45:06,870 꽃을 그렇게 좋아하는 엄마가 이 꽃을 받고 574 00:45:07,360 --> 00:45:10,200 그처럼 성을 낼 줄은 정말 몰랐어요 575 00:45:10,920 --> 00:45:13,410 엄마가 그렇게 성을 내는 걸 생각하니까 576 00:45:13,840 --> 00:45:16,470 그 꽃을 내가 가져왔다고 그러지 않고 577 00:45:16,960 --> 00:45:21,310 아저씨가 주더라고 거짓말한 것이 참 잘했다고 생각했어요 578 00:45:52,160 --> 00:45:56,440 응? 오늘은 엄마가 참 이상하군요 579 00:45:58,960 --> 00:46:03,070 옛날 옛날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로는 한 번도 580 00:46:03,680 --> 00:46:07,190 피아노 뚜껑을 열어 보신 일이 없으시던 엄마가 581 00:46:07,760 --> 00:46:10,110 오늘은 참 웬일일까요? 582 00:48:19,080 --> 00:48:20,730 저 옥희가... 583 00:48:26,680 --> 00:48:28,330 어머나, 쟤가 584 00:48:30,600 --> 00:48:33,650 곤히 자는 걸 깨우기가 안 돼서 585 00:49:03,160 --> 00:49:05,650 아저씨, 아저씨 586 00:49:40,720 --> 00:49:43,530 어머! 너 웬일이니? 꼼짝도 않더니! 587 00:49:44,040 --> 00:49:45,340 시장에 좀 갔다 오느라고 588 00:49:45,560 --> 00:49:47,590 얘도 청승이다 들어와! 589 00:49:50,520 --> 00:49:54,240 - 아이 장사 잘 되니? - 될 리가 있겠니? 590 00:49:54,840 --> 00:49:58,280 첫째 너 같은 사람이 낭자를 고집하고 있으니 말이야! 591 00:50:00,080 --> 00:50:01,730 너 우리 집 식모 머리를 잘라 줬더구나! 592 00:50:02,000 --> 00:50:04,390 - 그래! 얼마나 보기 좋으니? - 좋긴! 593 00:50:05,080 --> 00:50:07,360 참, 너 요즘 좋은 소식 들리더구나? 594 00:50:07,720 --> 00:50:08,630 뭐? 595 00:50:09,320 --> 00:50:10,830 아니 무슨 소릴 들었기에? 596 00:50:11,160 --> 00:50:13,480 - 새침데기야 바른대로 말해! - 뭘? 597 00:50:13,920 --> 00:50:16,410 너 요즘 하숙 손님하고 좋아지낸다면서? 598 00:50:16,800 --> 00:50:18,620 - 뭐? - 어쩐지 599 00:50:18,960 --> 00:50:22,400 얘두 생사람 잡겠네 아니, 누가 그런 소릴? 600 00:50:22,920 --> 00:50:25,760 시끄러워! 벌써 네 얼굴에 그렇게 쓰여 있는데? 601 00:50:27,560 --> 00:50:29,980 얘는, 별 흉칙한 소릴 다 듣겠네 602 00:50:31,200 --> 00:50:33,020 넌 밤낮 그래서 탈이야 603 00:50:33,520 --> 00:50:37,100 요즘 세상에 과부가 시집가는 거 흉이 아니란다 604 00:50:37,840 --> 00:50:41,600 갈 수만 있다면 두 번 아니라 열두 번이래두 가서 팔자를 고쳐야지 605 00:50:42,160 --> 00:50:45,490 내 걱정 말고 네 걱정이나 해라 606 00:50:46,120 --> 00:50:49,490 너야말로 딸린 게 있니, 뭐가 있니? 간단하잖아? 607 00:50:51,240 --> 00:50:55,310 나도 장사고 뭐고 다 걷어치우고 시집이나 가야겠어! 608 00:50:56,040 --> 00:50:58,040 너 좋은 남자가 있는 게로구나! 609 00:51:00,240 --> 00:51:03,500 이건 너만 알고 절대로 입밖에 내서는 안 된다 610 00:51:08,640 --> 00:51:11,590 - 어때? - 어머나 611 00:51:12,160 --> 00:51:14,830 얘도, 이렇게 능청맞다니깐! 612 00:51:20,320 --> 00:51:24,390 애기가 하나 있는 홀애비인데 글쎄 나 아니면 죽겠다나? 613 00:51:25,040 --> 00:51:28,300 - 어머 그래? - 아이 얘는... 614 00:51:29,600 --> 00:51:32,410 정숙아! 이제부터 우리도 용기를 내자! 615 00:51:33,640 --> 00:51:36,340 그리고 너 오늘 나온 김에 아주 머리를 잘라버리자꾸나 616 00:51:36,760 --> 00:51:37,420 아이 얘는? 617 00:51:37,560 --> 00:51:39,350 이리 와 앉어! 어서 618 00:51:39,640 --> 00:51:42,730 - 머리가 문제냐? - 글쎄 그런 게 아니야 619 00:51:43,360 --> 00:51:45,640 머리를 자르면 그 궁상맞고 고리타분한 620 00:51:46,000 --> 00:51:48,840 인생관이 새롭게 변해지는거야! 621 00:51:49,280 --> 00:51:50,400 글쎄 622 00:52:08,080 --> 00:52:10,780 아주머니! 이리 오십시오! 623 00:52:14,640 --> 00:52:18,190 잘 봐 드리겠습니다 어서 이리 오십시오 624 00:52:19,800 --> 00:52:22,120 오십시오 조용합니다 625 00:52:30,640 --> 00:52:34,190 자! 신수를 할깝쇼 사주를 할깝쇼? 626 00:52:36,000 --> 00:52:37,230 사주로 627 00:52:40,360 --> 00:52:42,250 생년월일을 말씀하실까요? 628 00:52:43,560 --> 00:52:46,720 28살, 5월 5일 묘시생입니다 629 00:52:47,240 --> 00:52:51,740 가만있자, 나이는 스물여덟 살 630 00:52:52,560 --> 00:52:56,180 5월 5일 묘시생이라 631 00:52:58,880 --> 00:53:02,710 얼굴을 반듯이 드시고 이쪽을 좀 봐 주실까? 632 00:53:09,040 --> 00:53:10,760 고개 좀 드시게 633 00:53:14,680 --> 00:53:16,780 이렇게 돌려 보쇼 634 00:53:22,880 --> 00:53:24,840 과연 귀골이로다 635 00:53:27,320 --> 00:53:29,140 어디, 거 손 좀 봅시다 636 00:53:33,040 --> 00:53:34,760 이게 생명선이고 637 00:53:35,760 --> 00:53:37,790 이게 감정선입니다 638 00:53:38,800 --> 00:53:40,690 좋습니다 639 00:53:41,800 --> 00:53:43,870 부인 좀 실례합시다 640 00:53:57,560 --> 00:53:59,140 과연 좋군 641 00:54:00,680 --> 00:54:04,090 이쯤 되면 부귀영화가 그리울소냐? 642 00:54:06,640 --> 00:54:10,470 허나 부인 절대로 속일 수 없는 것이니만큼 643 00:54:11,760 --> 00:54:13,900 실례 말씀을 드려도 용서하십시오 644 00:54:14,280 --> 00:54:15,150 네 645 00:54:18,040 --> 00:54:21,370 첫혼은 상부할 상인데 646 00:54:23,640 --> 00:54:25,180 어찌돼셨는지요 647 00:54:29,160 --> 00:54:31,510 - 그러시죠? - 네 648 00:54:39,840 --> 00:54:43,630 그러나 앞으론 참 좋습니다 649 00:54:45,440 --> 00:54:48,250 현재는 비록 고적하시겠지만 650 00:54:49,040 --> 00:54:52,870 금년 들어 동풍해동하고 고목봉충하니 651 00:54:53,760 --> 00:54:56,990 머지않아 동북 간에 귀인이 나타날 것이요 652 00:54:58,440 --> 00:55:02,510 귀인으로 하여금 부귀영화를 누리고 수복다남하여 653 00:55:03,160 --> 00:55:05,020 아주 행복해지실 겁니다 654 00:55:05,440 --> 00:55:06,810 두고 보십시오 655 00:55:08,080 --> 00:55:10,890 현재 의중에 한 분이 계시지 않은가요? 656 00:55:13,920 --> 00:55:15,390 그렇죠? 657 00:55:17,440 --> 00:55:20,250 계시면 계시다고 솔직히 말씀하십시오 658 00:55:20,960 --> 00:55:23,870 그래야만 점괘가 순순이 풀리는 겁니다 659 00:55:24,880 --> 00:55:27,830 계실 겁니다 어서 말씀하십시오 660 00:55:28,880 --> 00:55:30,700 괜찮아요 얼마죠? 661 00:55:33,920 --> 00:55:36,900 피아노 위에 놓고 매일같이 물을 주고 662 00:55:37,400 --> 00:55:40,770 사랑하시던 꽃도 시들어 버리고 말았어요 663 00:55:50,880 --> 00:55:53,860 엄마는 그 시들은 꽃잎을 잘라서 664 00:55:54,520 --> 00:55:58,240 찬송가 갈피 속에 곱게 끼워 두지 않겠어요? 665 00:56:02,400 --> 00:56:07,700 엄마는 지금도 그 꽃을 아저씨가 보낸 줄만 알고 있지 뭐예요 666 00:56:11,240 --> 00:56:14,570 내가 얘기를 안 하면 엄마는 죽을 때까지 667 00:56:15,120 --> 00:56:17,330 그렇게만 알고 있을 거예요 668 00:56:28,000 --> 00:56:30,840 근데 한 가지 재미나는 일이 생겼답니다 669 00:56:31,280 --> 00:56:32,610 성환댁이 말이에요 670 00:56:32,960 --> 00:56:36,370 식모 아줌마가 애기를 뱄다는군요 글쎄 671 00:56:37,800 --> 00:56:40,290 그래 어른들은 모이기만 하면 672 00:56:40,720 --> 00:56:44,830 과부가 어떻게 애기를 배느냐고 수근수근하지 뭐예요 673 00:56:46,560 --> 00:56:48,840 정말 알 수 없는 일이에요 674 00:56:49,400 --> 00:56:52,450 과부가 애기를 낳으면 왜 못쓸까요? 675 00:56:53,440 --> 00:56:55,120 참 이상해요 676 00:56:55,880 --> 00:57:01,540 어라 참, 그래서 우리 엄마도 애기를 안 낳으시는 모양이죠? 677 00:57:05,800 --> 00:57:08,400 - 에미 있냐? - 어머니 오세요! 678 00:57:08,840 --> 00:57:12,100 오냐! 사랑방 손님 아직 안 들어왔니? 679 00:57:12,800 --> 00:57:14,870 - 네 - 저리 좀 들어가자! 680 00:57:27,240 --> 00:57:29,170 그 식모 당장 내보내야겠다 681 00:57:29,600 --> 00:57:31,460 그리고 사랑방 손님도 내보내고 682 00:57:32,880 --> 00:57:35,440 세상에 기가 막혀서 말이 안 나온다 683 00:57:36,040 --> 00:57:37,440 왜 그러세요? 어머니? 684 00:57:37,880 --> 00:57:41,180 그 응큼한 년이 애를 뱄다는구나, 애를 685 00:57:41,920 --> 00:57:42,790 애를요? 686 00:57:42,960 --> 00:57:44,920 그래, 벌써 넉 달째 들어선대 687 00:57:45,360 --> 00:57:46,970 동네에서 소문이 자자하다 688 00:57:47,280 --> 00:57:49,140 아니, 누구 앨까요? 689 00:57:49,600 --> 00:57:52,650 아휴 뻔하지 그 사랑방 손님하고 배가 맞은게지? 690 00:57:54,800 --> 00:57:58,660 틀림없어, 그 손님이 우리 집에 온 지가 넉 달째 되거든? 691 00:58:02,320 --> 00:58:05,270 그것 봐라 그저 그렇다니까 692 00:58:10,360 --> 00:58:11,520 성환댁 693 00:58:17,400 --> 00:58:18,590 성환댁! 694 00:58:32,240 --> 00:58:35,360 얘, 네 생각에는 어떻게 했으면 좋겠니? 695 00:58:36,920 --> 00:58:39,380 정말 사랑 손님이 그랬을까요? 696 00:58:39,880 --> 00:58:42,130 아니 땐 굴뚝에서 연기가 나겠니? 697 00:58:42,680 --> 00:58:44,750 설령 그런 일이 없다손 치더라도 698 00:58:45,160 --> 00:58:47,480 우리 집에서 그런 불칙한 소문이 떠도는 거래도 699 00:58:47,880 --> 00:58:49,840 이 얼마나 창피스러운 일이겠니? 700 00:58:51,800 --> 00:58:55,560 하지만 손님을 내보내면 옥희 때문에... 701 00:58:57,680 --> 00:58:59,780 그렇다고 그런 인간들을 702 00:59:00,160 --> 00:59:02,480 내 집에다가 두고 밥을 해 먹일 수는 없다 703 00:59:03,680 --> 00:59:07,860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더니, 그 말이 맞어 704 00:59:09,080 --> 00:59:11,920 막말로 네게 무슨 변이 떨어질지 누가 아니? 705 00:59:12,920 --> 00:59:14,360 그러니 내 말대로 하자! 706 00:59:19,120 --> 00:59:20,840 아 글쎄 그렇대요 707 00:59:21,200 --> 00:59:26,330 아주머니, 사랑 손님이 식모와 붙어서 애기까지 뱄단 말이죠? 708 00:59:27,120 --> 00:59:28,800 글쎄, 그렇대요 709 00:59:29,080 --> 00:59:32,700 한방에서 직접 놀아나는 걸 본 사람까지 있다는데 뭘 그러슈? 710 00:59:33,240 --> 00:59:36,290 지성으로 계란을 대주더니 결국 식모 좋은 일만 시켰지 뭐유 711 00:59:36,760 --> 00:59:38,510 글쎄 말이예요 712 00:59:40,320 --> 00:59:42,110 - 저기 와요 - 어디? 713 00:59:44,600 --> 00:59:46,810 저 사람이 사랑방 손님이래요 714 00:59:49,160 --> 00:59:50,950 괘씸한 놈 같으니라구! 715 00:59:52,000 --> 00:59:53,860 남의 일에 배 앓을 게 뭐유? 716 00:59:54,200 --> 00:59:56,480 굿이나 하면 떡이나 얻어먹으면 됐지! 717 00:59:57,160 --> 00:59:59,620 - 어서 우리 일이나 합시다! - 그럽시다! 718 01:00:01,640 --> 01:00:03,500 감기 들려고 웬 물장난이야! 719 01:00:03,920 --> 01:00:05,710 난 감기 안 드네요 720 01:00:19,320 --> 01:00:21,070 계란 안 사요! 어서 가져가슈 721 01:00:21,440 --> 01:00:23,720 - 내일부터 계란 넣지 말아요 - 네 722 01:00:24,320 --> 01:00:25,900 사랑 손님 있소? 723 01:00:26,960 --> 01:00:28,120 날 좀 봅시다! 724 01:00:28,440 --> 01:00:30,090 네, 들어오시죠 725 01:00:32,880 --> 01:00:36,110 음... 그래 726 01:00:48,560 --> 01:00:52,600 이년, 나를 두고 서방질을 해? 727 01:00:54,040 --> 01:00:57,870 이 연놈들 사지를 찢어 죽일 놈들! 728 01:01:08,680 --> 01:01:12,300 성환댁! 성환댁! 729 01:01:13,600 --> 01:01:14,760 내가 왔어! 730 01:01:21,240 --> 01:01:22,360 성환댁! 731 01:01:25,440 --> 01:01:29,940 이년! 너 그럴 줄을 몰랐다 몰랐어 이 더러운 년 732 01:01:30,800 --> 01:01:32,730 - 아니 왜 이래요? - 뭐! 733 01:01:33,640 --> 01:01:34,970 똑바로 말해 봐 734 01:01:35,520 --> 01:01:38,610 이 뱃속에 들은 자식이 누구 자식인지, 엉! 735 01:01:39,520 --> 01:01:42,150 - 아니, 뉘 자식이라뇨? - 다 알고 왔어! 736 01:01:42,880 --> 01:01:46,810 종자는 딴 놈의 종자를 배 가지고 뭐 내 자식이라구? 737 01:01:47,560 --> 01:01:49,730 이 개 같은 년아! 바른대로 말해 봐! 738 01:01:50,080 --> 01:01:53,410 하! 아이고 기가 막혀! 739 01:01:54,400 --> 01:01:56,430 아니 딴 놈의 종자라니? 740 01:01:56,880 --> 01:01:59,550 자기 때문에 이 집을 쫓겨나는 사람을 가지고 741 01:02:00,520 --> 01:02:02,170 옳지, 알았어 742 01:02:02,600 --> 01:02:05,860 날 떼어내려고 하는 수작이죠? 그렇죠? 743 01:02:06,880 --> 01:02:09,130 아휴 분해 744 01:02:11,880 --> 01:02:14,720 사내놈은 모두 도둑놈이라니까 745 01:02:16,960 --> 01:02:19,940 기가 막혀서 이 노릇을 어떻게 하나? 746 01:02:21,920 --> 01:02:24,200 내 팔자야 딴 놈의 종자라니? 747 01:02:24,600 --> 01:02:25,610 아이고 기가 막혀! 아이고 기가 막혀! 748 01:02:25,840 --> 01:02:29,070 그게 정말이야! 정말 그런 일 없었지? 749 01:02:29,880 --> 01:02:31,810 말 좀 똑똑히 해봐 750 01:02:32,640 --> 01:02:35,970 이 뱃속에 들은 자식이 분명이 내 자식이지, 응? 751 01:02:36,520 --> 01:02:38,380 몰라 몰라 몰라 몰라! 752 01:02:38,720 --> 01:02:41,320 우물에 가서 빠져 죽고 말겠다 753 01:02:41,840 --> 01:02:46,620 내가 잘못했어, 내가 잘못했다 내가 잘못했어 754 01:03:02,360 --> 01:03:04,890 - 어머니 주무세요? - 오냐 755 01:03:08,040 --> 01:03:09,440 이 밤중에 웬일이냐? 756 01:03:09,720 --> 01:03:14,500 네, 어머니, 하마터면 큰 실수를 할 뻔했어요 757 01:03:15,240 --> 01:03:16,080 뭘? 758 01:03:16,920 --> 01:03:18,600 저희 집 식모 말이에요 759 01:03:19,160 --> 01:03:21,650 알고 보니 그 애가 계란 장사 애라지 뭐예요? 760 01:03:22,520 --> 01:03:24,060 계란 장사라니? 761 01:03:25,080 --> 01:03:28,630 그 늘 저희 집에 계란을 대 주는 합죽이 있잖아요? 762 01:03:29,280 --> 01:03:30,120 그래? 763 01:03:31,400 --> 01:03:33,190 어쩐지 계란 장수만 보면 764 01:03:33,560 --> 01:03:36,400 좋아서 어쩔 줄을 모르고 수선을 떨더라니 765 01:03:37,080 --> 01:03:39,290 그런 내막이 있어서 그랬던가봐요 766 01:03:39,800 --> 01:03:42,640 아휴 망측해라 원 세상에 767 01:03:43,160 --> 01:03:46,490 그러니, 사랑 손님이 이 일을 알았으면 어쩔 뻔했어요 768 01:03:47,040 --> 01:03:48,340 그러게 769 01:03:52,000 --> 01:03:56,040 그럼 어머니, 사랑 손님은 그대로 있게 하시죠? 770 01:03:57,720 --> 01:03:59,230 집 안도 적적하고 771 01:04:00,200 --> 01:04:01,850 옥희도 사랑 아저씨라면 772 01:04:02,160 --> 01:04:05,850 그렇게 따르고 좋아하니 그냥 눌러 있도록 하시죠? 773 01:04:07,560 --> 01:04:11,670 아니다, 기왕 말이 난 김에 내보내도록 해라 774 01:04:13,000 --> 01:04:15,030 젊은 홀애미 홀로 사는 집에 775 01:04:15,520 --> 01:04:18,330 남자가 거처하면 자연 말이 나고 776 01:04:18,800 --> 01:04:20,800 네 신상에도 좋지 않어 777 01:04:22,680 --> 01:04:27,390 나도 그렇고 우리 시어머니도 청춘 과수로 일생을 마쳤다만 778 01:04:28,560 --> 01:04:32,420 젊은 여자가 수절하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란다 779 01:05:03,600 --> 01:05:08,900 엄마 엄마! 아저씨가 그린 엄마 얼굴 봤어? 780 01:05:10,440 --> 01:05:13,630 뭐어? 엄마 얼굴을 그렸어? 781 01:05:14,600 --> 01:05:17,650 똑같은데 엄마하고 눈이 있는 데가 782 01:05:18,120 --> 01:05:19,700 아저씨 얘기 하지 마 이젠! 783 01:05:20,520 --> 01:05:21,890 왜 하지마우? 784 01:05:23,840 --> 01:05:26,470 아저씨가 밥값 안 낸다고 미워졌수? 785 01:05:30,520 --> 01:05:34,380 그래, 아주 미워서 내보내고 말겠다 786 01:05:35,360 --> 01:05:37,780 그럼 아저씨가 가엽잖어 787 01:05:42,920 --> 01:05:43,830 옥희야! 788 01:05:47,920 --> 01:05:49,780 엄마 앞에서 아저씨 얘길 하면 789 01:05:50,360 --> 01:05:53,910 아저씨하고 아주 살라고 떼어놓고 엄마 혼자 도망갈 테야 790 01:05:54,520 --> 01:05:56,520 싫어, 싫어 791 01:05:57,000 --> 01:06:01,350 옥희야, 그럼 아저씨 얘기를 다시 하지 않기로 약속하자 792 01:06:02,080 --> 01:06:02,990 응 793 01:06:03,880 --> 01:06:05,250 그래 그럼, 가자 794 01:06:26,320 --> 01:06:28,110 엄마, 저기 아저씨! 795 01:06:28,400 --> 01:06:29,660 아저씨! 796 01:06:36,440 --> 01:06:37,310 옥희야 어디 갔다 오니? 797 01:06:37,520 --> 01:06:39,590 - 할머니한테 - 어 그래! 798 01:06:41,080 --> 01:06:42,160 가자! 799 01:07:00,160 --> 01:07:01,670 - 아저씨 - 응 800 01:07:02,520 --> 01:07:05,610 - 우리 엄마 골났다우? - 그래, 왜? 801 01:07:06,840 --> 01:07:08,940 아저씨가 밥값 안 낸다고 802 01:07:18,920 --> 01:07:20,990 아저씨가 미워서 내보낸대 803 01:07:21,400 --> 01:07:23,120 큰일 났다 804 01:07:25,640 --> 01:07:27,390 그렇지만 걱정 없어요 805 01:07:28,360 --> 01:07:31,660 내 저금통 깨뜨려서 갚아줄게 806 01:07:37,280 --> 01:07:42,020 그리고 엄마 앞에서 아저씨 얘기를 하면 807 01:07:43,120 --> 01:07:44,660 나 떼어 놓고 도망간대 808 01:07:44,920 --> 01:07:46,080 저런! 809 01:07:48,240 --> 01:07:52,560 - 우리 엄마 참 이상하지? - 그럼 우리끼리 살지? 810 01:07:54,160 --> 01:07:56,120 그럼 밥이랑 빨래랑 누가 하고? 811 01:07:56,560 --> 01:07:58,420 - 아저씨가 하지 - 애걔 812 01:07:59,000 --> 01:08:01,030 - 아저씨가 밥을 다 해? - 그럼 813 01:08:02,640 --> 01:08:07,210 엄마! 아저씨가 말이지 엄마가 도망가면 814 01:08:08,040 --> 01:08:12,320 우리끼리 밥도 하고 빨래도 하면서 살자지 뭐우? 815 01:08:13,000 --> 01:08:14,010 옥희야! 816 01:08:17,160 --> 01:08:21,550 옥희야, 아까 밥값 때문에 아저씨가 미워서 내보낸다는 817 01:08:22,280 --> 01:08:23,890 얘기는 괜한 거짓말이야 818 01:08:24,200 --> 01:08:25,990 그래? 아이 좋아 819 01:08:26,600 --> 01:08:29,200 아저씨! 아저씨 말이지 820 01:08:31,200 --> 01:08:33,730 엄마가 지금 가만히 그러는데 821 01:08:35,240 --> 01:08:40,680 아저씨 밥값 안 내면 내보낸다는 말 거짓말이래 822 01:08:41,560 --> 01:08:44,650 - 그래? - 우리 엄마 거짓말 참 잘하지? 823 01:08:47,080 --> 01:08:49,750 정말 엄마의 마음은 알 수 없구나 824 01:09:01,920 --> 01:09:03,430 아이 골치 아퍼 825 01:09:04,000 --> 01:09:07,860 - 나도 골치가 아픈걸? - 그래? 어디 826 01:09:09,880 --> 01:09:13,880 아니 정말 이마가 뜨겁구나! 827 01:09:14,720 --> 01:09:15,770 - 그렇지? - 춥니? 828 01:09:15,960 --> 01:09:18,100 - 응 - 왜 그래? 829 01:09:18,960 --> 01:09:20,890 엄마, 나 골치 아퍼 830 01:09:22,120 --> 01:09:24,610 뭐 아퍼? 그럼 업자 831 01:09:25,280 --> 01:09:27,240 - 아저씨한테 업힐까? - 응 832 01:09:35,920 --> 01:09:38,900 그날 밤 나는 몸이 불덩어리처럼 끓고 833 01:09:39,360 --> 01:09:41,780 헛소리까지 하면서 앓게 되었어요 834 01:09:42,320 --> 01:09:46,320 그렇지만 엄마가 나를 아저씨 방에 못 가게 한 생각을 하면 835 01:09:46,960 --> 01:09:49,590 내가 이렇게 아픈 것이 참 고소했어요 836 01:09:52,720 --> 01:09:53,630 엄마 837 01:09:53,880 --> 01:09:56,970 응 옥희야 엄마 여기 있어 838 01:09:58,240 --> 01:10:02,070 엄마, 나 안 아퍼 839 01:10:03,640 --> 01:10:08,240 아저씨 방에 가서 조금만 놀다 올게 840 01:10:11,760 --> 01:10:13,510 이게 제정신이 아니다 841 01:10:17,120 --> 01:10:18,590 이제 오시나 보구나 842 01:10:23,400 --> 01:10:24,660 오시는구만 843 01:10:26,880 --> 01:10:29,440 - 밤늦게 죄송합니다 - 원 천만에요 844 01:10:32,040 --> 01:10:34,070 얘 에미야 선생님 오신다 845 01:10:38,720 --> 01:10:40,510 저녁을 잘 먹고 놀다 846 01:10:41,000 --> 01:10:43,390 갑자기 한축이 나며 몸이 덥겠죠? 847 01:10:43,920 --> 01:10:46,450 그래 혹 체한 줄 알고 소금을 먹여 봤죠 848 01:10:47,680 --> 01:10:50,100 네, 열이 대단하군요 849 01:10:50,920 --> 01:10:53,240 낮에 하도 까불고 놀더라니 850 01:10:54,600 --> 01:10:57,620 아저씨, 아저씨 851 01:10:58,920 --> 01:11:00,950 옥희야! 아저씨 여기 있다 852 01:11:01,440 --> 01:11:05,690 아저씨, 나 안 아퍼 853 01:11:10,040 --> 01:11:12,320 나 아저씨 방에 갈테야 854 01:11:12,720 --> 01:11:15,040 그래 어서 나아야지 855 01:11:16,960 --> 01:11:23,280 아저씨 엄마가 막 못 가게 한다 856 01:11:30,000 --> 01:11:31,440 나의 생명의 주님 857 01:11:32,640 --> 01:11:36,220 우리 인간의 생사와 화복을 맡아 주관하시는 주님 858 01:11:37,680 --> 01:11:40,350 이제 주님의 도우심을 겸손히 요구하는 859 01:11:40,800 --> 01:11:43,540 이 작은 음성에 귀를 기울여 주시옵소서 860 01:12:53,720 --> 01:12:54,730 옥희야! 861 01:12:55,880 --> 01:12:58,480 어머나 오빠! 웬일이세요? 862 01:12:59,000 --> 01:13:00,820 그래, 옥희가 아프다더니 좀 어떠냐? 863 01:13:02,000 --> 01:13:05,550 이제 괜찮아요 저녁 먹은 게 관격이 됐던가 봐요 864 01:13:06,680 --> 01:13:09,630 오밤중에 사랑 손님이 의사를 불러오고 야단났었어요 865 01:13:10,080 --> 01:13:13,170 오호, 사돈 마님께서 퍽 놀라셨겠구나 866 01:13:14,280 --> 01:13:16,950 참, 언니랑 아이들이랑 별고 없으세요? 867 01:13:19,080 --> 01:13:21,960 우리야 별일이 없지만 옥희가 아프다는 말도 듣고 868 01:13:23,720 --> 01:13:27,050 너한테 긴히 할 얘기도 있고 해서 너희 집으로 가는 길인데 869 01:13:27,920 --> 01:13:30,380 갑자기 저한테 하실 얘기란 뭐예요? 870 01:13:30,800 --> 01:13:32,620 어디 조용한 데 가서 얘기하자 871 01:13:42,720 --> 01:13:46,090 어머나, 누가 그래요 그런 망측한 소리를? 872 01:13:46,680 --> 01:13:49,730 글쎄 그런 소리는 귀담아 들을 필요도 없고 873 01:13:50,400 --> 01:13:54,120 글쎄 처음엔 나도 거기까지 생각지 못했었다만 874 01:13:55,120 --> 01:13:58,560 과부 혼자 사는 집에 젊은 남자가 하숙을 하고 있으니 875 01:13:59,640 --> 01:14:01,740 있는 소리 없는 소리 다 많을 게 아냐? 876 01:14:04,320 --> 01:14:06,420 - 너는 어떻게 생각하니? - 뭘요? 877 01:14:06,800 --> 01:14:08,240 사랑방 손님 말이다 878 01:14:08,640 --> 01:14:12,290 오빠도, 어떻게 생각하긴 뭘 어떻게 생각해요? 879 01:14:13,520 --> 01:14:17,030 그럼 너 정말, 이 모양으로 일생을 보낼 작정이냐? 880 01:14:19,880 --> 01:14:23,500 그야말로 너는 신혼 재미도 제대로 맛보지 못하고 881 01:14:25,000 --> 01:14:27,350 이날 이때까지 고생만 하고 지내지 않았니? 882 01:14:27,720 --> 01:14:33,410 오빠, 나는 언제나 내 생활이 고생이라고 생각지 않았어요 883 01:14:35,960 --> 01:14:40,170 그야 물론 저도 젊은 여자니까 고적감을 느낄 때는 있어요 884 01:14:42,400 --> 01:14:44,890 그러나 제겐 옥희가 있기 때문에 885 01:14:47,720 --> 01:14:50,880 물론 네 심정을 이해를 못해서 그러는 게 아니야 886 01:14:53,120 --> 01:14:57,190 하지만 오라비로서 네가 그러고만 있는 것을 그냥 보고만 있을 순 없다 887 01:14:59,160 --> 01:15:02,040 여자 나이 30이면 지나가는 새도 안 돌아다본단다 888 01:15:04,200 --> 01:15:09,640 그러니 더 나이 먹기 전에 재가할 생각을 해라 889 01:15:12,080 --> 01:15:15,240 죽은 네 남편도 너를 진정으로 사랑했다면 890 01:15:15,960 --> 01:15:17,850 그것을 오히려 기뻐해 줄 게다 891 01:15:18,720 --> 01:15:22,860 누가 뭐래도 네 행복은 네가 찾아야지 다른 사람이 가져다주는 게 아니야 892 01:15:23,520 --> 01:15:26,750 오빤, 제 입장을 잘 아시면서도 그러세요 893 01:15:30,680 --> 01:15:34,050 응, 그래 중이 제 머리 깍겠니? 894 01:15:35,360 --> 01:15:37,960 내가 오늘 밤이라도 옥희 할머니를 찾아다 뵈어야겠다 895 01:15:44,600 --> 01:15:47,200 그러니 어떻게 했으면 좋으시겠수? 896 01:15:47,720 --> 01:15:48,950 글쎄 말입니다 897 01:15:49,320 --> 01:15:52,480 그래서 저도 좀 답답하고 괴롭겠습니까? 898 01:15:53,040 --> 01:15:57,500 그래 당분간 집에 와 있게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이렇게 899 01:15:59,200 --> 01:16:01,620 그러니까 아주 데려가겠다는 뜻인지 900 01:16:02,040 --> 01:16:04,640 잠깐 다니러 가게 해달라는 뜻인지? 901 01:16:06,320 --> 01:16:10,670 네, 뭐 그저... 902 01:16:14,560 --> 01:16:16,030 사돈 말씀 알겠수 903 01:16:18,440 --> 01:16:21,950 아마 재혼을 시킬 양으로 데려가겠다는 말씀인 것 같은데 904 01:16:22,920 --> 01:16:26,780 출가외인이라 일단 내 집사람이 된 이상에는 905 01:16:27,560 --> 01:16:29,810 시집을 보내든 안 보내든 내가 할 일이지 906 01:16:30,200 --> 01:16:34,550 사돈이 그런 말씀을 하시는 것은 도리에 어긋나는 일이 아니겠수? 907 01:16:37,680 --> 01:16:38,980 매우 섭섭합니다 그려! 908 01:16:39,280 --> 01:16:43,460 아니 뭐, 당장에 재혼을 시킨다는 뜻은 아닙니다 909 01:16:45,320 --> 01:16:46,550 못합니다! 910 01:16:53,840 --> 01:17:01,750 하기야 제 맘이 그렇다면 가려는 사람 낸들 무슨 힘으로 막겠수? 911 01:17:06,200 --> 01:17:08,970 그럼 옥희는 어떻게 하시겠수? 912 01:17:09,800 --> 01:17:14,680 글쎄요, 철들 때까진 데리고 가서 길러야겠죠? 913 01:17:15,760 --> 01:17:18,570 안 됩니다! 그렇게는 못 합니다! 914 01:17:27,840 --> 01:17:32,830 식모 아줌마가 나간 뒤론 집 안이 텅 빈 것처럼 쓸쓸해졌어요 915 01:17:34,160 --> 01:17:37,390 그래서 그런지 엄마는 말도 잘 안 하시고 916 01:17:37,960 --> 01:17:40,660 웃지도 않으시고 밥도 잘 안 잡수시고 917 01:17:41,120 --> 01:17:43,440 한숨만 푹푹 쉬지 뭐예요 918 01:17:44,840 --> 01:17:49,860 그런가 하면 아저씨도 골이 잔뜩 나서 말도 잘 안 하시는군요 919 01:17:56,440 --> 01:17:57,560 어서 들어온 920 01:18:06,720 --> 01:18:08,650 엄마, 지금 뭘 하고 계시지? 921 01:18:10,160 --> 01:18:13,460 식모 아줌마가 나가서 쓸쓸하신가 봐 922 01:18:15,080 --> 01:18:18,660 그래 말도 않구, 웃지도 않구 923 01:18:19,440 --> 01:18:21,650 밥도 잘 안 잡수신다우 924 01:18:23,440 --> 01:18:25,470 한숨만 푹푹 쉬구 925 01:18:29,080 --> 01:18:30,870 식모 아줌마는 왜 나갔지? 926 01:18:31,720 --> 01:18:36,640 밥 많이 먹는다고 할머니가 미워서 내보냈다우 927 01:18:38,600 --> 01:18:41,550 그럼 나도 밥 많이 먹는다고 쫓겨나면 어떡하니? 928 01:18:42,360 --> 01:18:46,750 - 아저씨는 내가 있으니까 괜찮아요 - 왜? 929 01:18:48,120 --> 01:18:53,110 내 밥 안 먹고 몰래 아저씨한테 드리면 되잖아요? 930 01:18:54,280 --> 01:18:57,050 - 그래도 나가라면? - 나도 같이 나가지? 931 01:18:57,560 --> 01:18:58,500 엄만? 932 01:19:00,040 --> 01:19:03,410 엄마는, 엄마는... 933 01:19:04,960 --> 01:19:07,520 엄마하고 아저씨하고 누가 더 좋지? 934 01:19:07,920 --> 01:19:09,460 둘 다 다 좋아! 935 01:19:17,320 --> 01:19:20,690 옥희야! 이거 엄마 갖다 드려 936 01:19:21,440 --> 01:19:23,510 - 지난달 밥값이라구 - 응 937 01:19:25,400 --> 01:19:27,430 - 할머니 보이면 안 돼? - 응 938 01:19:36,360 --> 01:19:39,910 엄마! 말이지 이거, 엄마 주래 939 01:19:45,640 --> 01:19:49,540 - 지난달치 밥값, 밥값이래 - 응 940 01:20:02,240 --> 01:20:05,610 - 엄마, 그게 뭐야? - 아무것도 아니야 941 01:20:09,280 --> 01:20:10,290 이 여사 942 01:20:10,600 --> 01:20:13,090 방을 비우라는 말씀... 곧 비우리다 943 01:20:13,800 --> 01:20:17,100 그러나 방을 비우듯이 내 가슴속에 점하고 있는 944 01:20:17,600 --> 01:20:20,510 이 여사의 모든 것을 비울 수는 없겠습니다 945 01:20:21,320 --> 01:20:22,690 사랑합니다 946 01:20:23,120 --> 01:20:25,080 비로소 이 사실을 알았습니다 947 01:20:25,600 --> 01:20:29,320 또한 이 한마디가 아무리 모순되고 부당할지라도 948 01:20:30,000 --> 01:20:33,900 생명처럼 절대적인 것임을 자부하고 또 고백합니다 949 01:20:34,960 --> 01:20:37,730 이 여사, 많은 말을 하지 않겠습니다 950 01:20:38,200 --> 01:20:40,060 다만 이것뿐입니다 951 01:20:40,600 --> 01:20:43,060 엄마! 졸음 와 자자 952 01:20:44,040 --> 01:20:45,580 응, 그래 953 01:20:59,520 --> 01:21:01,590 - 아이고 어서 오세요 - 네 954 01:21:05,520 --> 01:21:08,500 저 어머니가 대단하신가요? 955 01:21:08,960 --> 01:21:12,290 - 어제부터 차도가 나아졌습니다 - 네 956 01:21:21,560 --> 01:21:22,890 어서 오너라 957 01:21:25,560 --> 01:21:27,210 어떻게 편찮으세요? 958 01:21:29,400 --> 01:21:31,010 괜찮다 959 01:21:31,880 --> 01:21:34,650 널 이렇게 오라고 한 것은 다름이 아니라 960 01:21:36,000 --> 01:21:38,630 옥희 삼촌한테 얘기 잘 들었다 961 01:21:45,840 --> 01:21:49,070 듣고 보니 어찌나 섭섭하고 서러운지 962 01:21:50,560 --> 01:21:53,610 그래 그 자리에서 딱 거절해서 보냈다만 963 01:21:55,320 --> 01:21:58,800 보내고 나서 여러 가지로 곰곰이 생각해 봤지 964 01:22:01,600 --> 01:22:07,610 어쨌든 죽은 사람만 불쌍하지 네게야 무슨 죄가 있겠느냐? 965 01:22:10,320 --> 01:22:14,430 지금 세상엔 도리어 우리처럼 수절하는 사람을 바보라고 966 01:22:15,040 --> 01:22:17,530 손가락질하는 세상이 되어버렸는데 967 01:22:19,040 --> 01:22:21,250 하물며 나만 고집을 부려서 968 01:22:21,680 --> 01:22:25,860 구만리 같은 네 청춘을 망친데서야 도리가 되겠니? 969 01:22:27,160 --> 01:22:31,660 가야지! 암 가야 하고말고 970 01:22:33,320 --> 01:22:38,310 다만 그동안 고부간이라지만 친모녀 못지않게 살아왔고 971 01:22:39,160 --> 01:22:41,120 서로 정이 들 대로 들어서 972 01:22:42,080 --> 01:22:46,470 이제 너를 내 앞에서 뚝 떠나 보낼 것을 생각하니 973 01:22:47,240 --> 01:22:49,630 섧고 가슴 아플 뿐이지 974 01:22:51,240 --> 01:22:54,360 그밖에는 아무것도 없다 975 01:22:56,400 --> 01:23:00,090 너도 나가서 좋은 남편 만나서 잘 산다면 976 01:23:01,280 --> 01:23:03,910 낸들 얼마나 좋겠니 977 01:23:06,680 --> 01:23:13,600 어미는 마음씨 착하고 매사에 알뜰해서 그 심덕을 봐도 978 01:23:14,640 --> 01:23:17,270 어디 가서든지 복 받고 잘 살 거야 979 01:23:19,520 --> 01:23:23,490 부디 좋은 사람 만나서 잘 살아 다오 980 01:23:26,240 --> 01:23:31,680 그리고 가끔 놀러도 오고 981 01:23:34,440 --> 01:23:38,550 옥희는 네 맘대로 두고 가겠음 두고 가고 982 01:23:39,920 --> 01:23:42,590 데리고 가겠으면 데리고 가고 983 01:23:44,000 --> 01:23:45,440 어머니! 984 01:23:49,080 --> 01:23:50,270 어미야! 985 01:25:23,680 --> 01:25:24,760 엄마! 986 01:25:26,640 --> 01:25:28,010 엄마 뭐 해? 987 01:25:31,040 --> 01:25:34,800 - 엄마 어디 아퍼? - 아니 988 01:25:35,640 --> 01:25:37,110 근데 왜 울어? 989 01:25:40,000 --> 01:25:41,470 어서 가서 자자 990 01:25:42,240 --> 01:25:45,500 - 엄마도 같이 자 - 그래 991 01:26:01,440 --> 01:26:04,950 - 엄마! 기도해야지 - 정말? 992 01:26:12,920 --> 01:26:14,810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시여 993 01:26:15,440 --> 01:26:17,330 이름을 거룩하게 하옵시고 994 01:26:17,840 --> 01:26:19,450 나라에 임하옵시며 995 01:26:20,000 --> 01:26:21,820 뜻이 하늘에서 이루어진 것처럼 996 01:26:22,160 --> 01:26:23,910 땅 위에서도 이루어지이다 997 01:26:24,640 --> 01:26:27,270 오늘날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옵시고 998 01:26:28,240 --> 01:26:31,610 우리가 우리에게 죄지은 자를 용서하게 하여 준 것처럼 999 01:26:32,440 --> 01:26:34,440 우리의 죄를 사하여 주옵시고 1000 01:26:35,000 --> 01:26:37,390 우리를 시험에 들지 말게 하옵시고 1001 01:26:38,200 --> 01:26:40,690 우리를 시험에 들지 말게 하옵시고 1002 01:26:41,320 --> 01:26:45,360 - 시험에 들지 말게 하옵시고 - 엄마 내가 마저 할게 1003 01:26:45,960 --> 01:26:48,100 다만 악에서 구하옵소서 1004 01:26:48,520 --> 01:26:51,890 대개 나라와 권세와 영광이 1005 01:26:52,800 --> 01:26:56,490 아버지께 영원히 있사옵나이다 아멘 1006 01:27:02,320 --> 01:27:03,300 자 1007 01:27:18,120 --> 01:27:19,660 - 옥희야 - 응? 1008 01:27:21,080 --> 01:27:23,540 엄마는 옥희 하나면 그뿐이야 1009 01:27:24,800 --> 01:27:26,760 옥희는 언제나 엄마하고 같이 살지? 1010 01:27:27,120 --> 01:27:27,920 응 1011 01:27:28,160 --> 01:27:30,300 엄마가 늙어서 꼬부랑 할머니가 되어두? 1012 01:27:30,640 --> 01:27:31,480 응 1013 01:27:35,520 --> 01:27:37,480 옥희가 유치원을 졸업하고 1014 01:27:38,280 --> 01:27:39,890 국민학교를 졸업하고 1015 01:27:40,880 --> 01:27:43,830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를 졸업하고 1016 01:27:44,720 --> 01:27:46,510 훌륭한 사람이 되어도 1017 01:27:47,320 --> 01:27:49,460 옥희는 언제나 엄마하고 같이 살지? 1018 01:27:50,920 --> 01:27:54,430 - 시집 안 가고? - 얘두 1019 01:28:06,000 --> 01:28:08,810 다음 날은 마침 주일날이었어요 1020 01:28:09,560 --> 01:28:12,020 엄마는 갑자기 몸이 아프시다고 1021 01:28:12,440 --> 01:28:15,070 예배당 나가는 것을 그만두셨어요 1022 01:28:21,040 --> 01:28:27,330 그리고는 자리 속에서 무엇인가를 열심히 썼다간 찢어버리곤 하시겠죠? 1023 01:28:30,000 --> 01:28:34,250 정말 요새 와서 우리 엄마는 참 이상해지셨답니다 1024 01:28:39,680 --> 01:28:43,650 그리곤 그날 밤 엄마는 내 머리를 새로 빗겨 주시고 1025 01:28:44,280 --> 01:28:48,040 리본도 달아 주시고 새 옷도 꺼내서 입혀 주시겠죠? 1026 01:28:49,440 --> 01:28:51,720 - 엄마, 어디 가? - 아니 1027 01:28:55,800 --> 01:28:58,050 이 손수건 아저씨 건데 갖다 드리고 와 1028 01:28:58,400 --> 01:28:59,200 응 1029 01:29:02,000 --> 01:29:04,070 오래 있지 말고 갖다 드리고 이내 와! 1030 01:29:04,440 --> 01:29:05,420 응 1031 01:29:14,240 --> 01:29:16,770 - 아저씨! - 어! 1032 01:29:19,080 --> 01:29:21,360 너 웬일이니? 이렇게 곱게 차리고 1033 01:29:22,280 --> 01:29:25,790 이거 아저씨 거라고 엄마가 갖다 드리래 1034 01:29:26,600 --> 01:29:27,510 그래? 1035 01:29:36,440 --> 01:29:37,490 선생님 1036 01:29:38,120 --> 01:29:40,750 메마른 나무에 불을 지르지 마세요 1037 01:29:41,440 --> 01:29:44,630 걷잡을 수 없이 타는 날에는 어떻게 되겠어요 1038 01:29:45,080 --> 01:29:46,900 생각만 해도 무서워요 1039 01:29:47,640 --> 01:29:50,380 제겐 다만 옥희가 있을 뿐입니다 1040 01:29:51,080 --> 01:29:54,310 팔자를 기박하게 타고난 것을 어찌하리까 1041 01:29:54,960 --> 01:29:56,990 저 같은 사람을 사랑해 주신다면 1042 01:29:57,520 --> 01:29:59,840 이대로 고이 잊어 주시기 바랍니다 1043 01:32:05,560 --> 01:32:06,750 엄마! 1044 01:33:06,440 --> 01:33:09,140 우물이 말랐나? 내가 돌았나? 1045 01:34:25,160 --> 01:34:30,530 다음 날 식모 아줌마와 계란 장사 아저씨가 정답게 찾아왔어요 1046 01:34:31,680 --> 01:34:34,280 그 후에 알았지만 우리 식모 아줌마는 1047 01:34:34,720 --> 01:34:38,090 계란 장사 아저씨한테 시집갔다지 뭐예요 1048 01:34:38,760 --> 01:34:40,790 시집가면 퍽 좋은가 보죠? 1049 01:34:41,120 --> 01:34:43,370 - 옥희야! - 아줌마! 1050 01:34:43,720 --> 01:34:44,840 - 잘 있었니? - 응 1051 01:34:45,040 --> 01:34:47,210 - 어머니도 안녕하시고? - 응 1052 01:34:50,840 --> 01:34:51,680 그래 1053 01:34:54,080 --> 01:34:57,240 마님! 아이고 아씨! 1054 01:35:04,760 --> 01:35:07,180 - 안녕하셨어요? - 어서 오게나 1055 01:35:10,560 --> 01:35:12,840 아니 그런데 어찌 이렇게 1056 01:35:13,920 --> 01:35:16,410 이번에 이 사람하고 혼인을 했습죠 1057 01:35:17,640 --> 01:35:18,870 그래 1058 01:35:22,320 --> 01:35:24,990 돈 좀 모아 가지고 서서히 할 작정이었는데 1059 01:35:26,160 --> 01:35:29,350 어떻게 한 번 장난친 것이 애기가 돼 가지고 1060 01:35:30,600 --> 01:35:32,000 남의 눈도 있고 해서 1061 01:35:32,360 --> 01:35:34,530 냉수 떠놓고 간단히 해 버렸습니다 1062 01:35:35,640 --> 01:35:37,810 - 자, 어서 올라오게나 - 네 1063 01:35:43,160 --> 01:35:44,530 어서 앉게나 1064 01:35:48,320 --> 01:35:51,020 헌사람들끼리 또다시 이렇게 만나서 1065 01:35:51,760 --> 01:35:53,410 새살림을 꾸며 보니깐 1066 01:35:54,560 --> 01:35:58,250 처녀 총각 만난 이상으로 재미나는군요 1067 01:35:59,680 --> 01:36:02,170 - 잘했수 잘했어 - 잘했습죠? 1068 01:36:02,920 --> 01:36:04,710 백 번 잘했지 1069 01:36:05,880 --> 01:36:07,980 여보, 이것 좀 잡숴 보시라고 내놔 1070 01:36:08,320 --> 01:36:10,640 - 아이고 참! - 아니 뭔데? 1071 01:36:12,520 --> 01:36:14,030 변변치 않지만 1072 01:36:15,680 --> 01:36:17,680 잔치 음식 좀 싸가지고 왔어요 1073 01:36:18,000 --> 01:36:19,540 원 저런! 1074 01:36:19,800 --> 01:36:20,990 - 에미야! - 네 1075 01:36:21,240 --> 01:36:24,010 - 좀 받으려무나 - 아니예요 1076 01:36:30,120 --> 01:36:33,140 - 이리줘요 - 아니예요 어서 올라가세요 1077 01:36:34,040 --> 01:36:37,690 저 사람은 댁이 친정 같다면서 얘길 하죠 1078 01:36:39,680 --> 01:36:42,840 - 좀 진작 알리지 않고? - 그저 형식만 갖춘걸요? 1079 01:36:43,320 --> 01:36:45,000 엄마! 엄마! 1080 01:36:46,360 --> 01:36:47,870 서울서 손님이 왔어! 1081 01:36:48,120 --> 01:36:50,400 뭐? 손님? 1082 01:36:50,760 --> 01:36:52,510 응, 이쁜 아줌마야 1083 01:36:55,200 --> 01:36:56,500 실례합니다 1084 01:36:57,440 --> 01:37:01,580 저 이댁에 한선호 선생님이 유숙하고 계시죠? 1085 01:37:02,680 --> 01:37:05,070 네, 실례지만? 1086 01:37:05,560 --> 01:37:08,400 바로 그분이 제 오빤데요? 1087 01:37:08,960 --> 01:37:11,660 어머니가 3년째 앓고 누워 계시다 1088 01:37:12,040 --> 01:37:13,760 위독해서 모시러 왔어요 1089 01:37:29,080 --> 01:37:35,020 옥희는 아저씨가 가고 나면 아저씨를 금방 잊어버리고 말겠지? 1090 01:37:36,080 --> 01:37:37,130 아니 1091 01:37:38,320 --> 01:37:39,370 정말? 1092 01:37:57,040 --> 01:37:58,510 - 엄마! - 응? 1093 01:38:00,840 --> 01:38:03,860 - 엄마! 아저씨 정말 가? - 응 1094 01:38:08,520 --> 01:38:09,640 너도 따라가렴 1095 01:38:09,840 --> 01:38:10,540 정말? 1096 01:38:10,680 --> 01:38:11,520 응 1097 01:38:11,760 --> 01:38:14,320 - 그럼 엄마는 어떡하구? - 엄만? 1098 01:38:16,720 --> 01:38:19,530 엄만, 시집가고 1099 01:38:20,000 --> 01:38:25,230 싫어, 그럼 나도 엄마하고 같이 시집갈래, 싫어! 1100 01:38:26,160 --> 01:38:27,770 원 애도 1101 01:38:31,840 --> 01:38:36,340 옥희야, 찬장에 가서 달걀 남은 거 꺼내 온? 1102 01:38:37,240 --> 01:38:38,400 달걀? 1103 01:38:45,760 --> 01:38:48,180 오랫동안 신세 많이 졌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1104 01:38:48,560 --> 01:38:50,100 아이고 웬 별말씀을 1105 01:38:50,440 --> 01:38:51,910 근데 얘네들이... 1106 01:38:53,240 --> 01:38:56,750 옥희야 아저씨 가시는데 인사 안 해? 1107 01:39:14,160 --> 01:39:16,230 옥희야 잘 있어라! 1108 01:39:20,600 --> 01:39:25,170 이거 가시다 잡수시라고 엄마가 갖다 드리래 1109 01:39:29,800 --> 01:39:32,610 울긴 갔다 곧 올 텐데 1110 01:40:14,920 --> 01:40:17,800 - 엄마! 아저씨 갔어! - 그래 1111 01:40:18,240 --> 01:40:19,570 엄마! 왜 울어? 1112 01:40:20,440 --> 01:40:21,950 아저씨 또 온댔다? 1113 01:40:22,240 --> 01:40:28,460 산토끼 토끼야 어디를 가느냐? 1114 01:40:29,400 --> 01:40:34,630 깡충깡충 뛰면서 어디를 가 1115 01:40:35,440 --> 01:40:36,600 옥희야! 1116 01:40:37,560 --> 01:40:40,020 우리 뒷동산에 올라갈까? 1117 01:40:40,400 --> 01:40:41,270 응 1118 01:40:43,000 --> 01:40:44,080 그래 1119 01:41:27,240 --> 01:41:30,470 엄마 엄마! 저기 기차 왔어 1120 01:41:42,280 --> 01:41:48,740 기차 떠난다 아저씨! 아저씨! 아저씨! 1121 01:42:22,440 --> 01:42:24,120 아저씨 갔다 1122 01:42:25,320 --> 01:42:28,940 엄마, 집에 가 1123 01:43:05,600 --> 01:43:11,260 신필름 1961년도 작품 1124 01:43:13,080 --> 01:43:14,830 자막번역 지원: 한국문학번역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