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yond.the.Hills.2012.1080p.BluRay.x264-GECKOS

sub2smi by Michael Archangel

 

신의 소녀들

 

내가 갈게

 

보이치타

 

울지 말고 진정해

 

알리나

 

알리나, 이만 가자
사람들이 쳐다봐

 

저거 네가 썼어?

 

아니

 

네 글씨 같은데

 

작년에 신부님이 써서
내걸었어

 

네 사정은 못 알렸는데
내가 설명해 드릴게

 

왜 미리 안 알렸어?

 

신부님이 바쁘셔서
상의 못 했어

 

{\an8}하느님의 집
이교도 출입 금지

 

이거 봐

 

전기 촛불이야

 

고맙긴 한데
여긴 전기 안 들어와

 

어쨌든 간직할게
예쁘다

 

네 물건은 이게 다야?

 

나머지는
다 기부했어

 

옷 가방 있어?

 

큰 가방이 있기는 해

 

- 먼저 좀 누워서 쉴래?
- 아니

 

그럼 가서
목욕부터 하자

 

- 도와줄까?
- 괜찮아

 

첫날부터
내 일이었어

 

- 무슨 일?
- 물 긷는 일

 

여긴 분업이 잘돼 있어

 

아침마다 아버지는
각자에게 일을 분배하고

 

어머니는
필요하면 도와줘

 

신부님을
'아버지'라고 불러?

 

응, 그런데 남들 앞에선
신부님이라고 해

 

저건 신부님 부탁으로
화가가 그린 그림인데

 

우리한테는
일종의 시험이었어

 

돈을 더 구하지 못해서

 

저게 마지막 그림이야

 

안타까운 일이지

 

주님의 축복이 있기를!

 

축복이 깃들기를

 

- 어머니, 알리나예요
- 반갑다

 

엘리자베타 수녀님

 

파호미아

 

- 안토니아
- 유스티나

 

보이치타, 성당에 가서
신부님께 드려

 

여기 있을래?

 

어서 가
친구는 걱정 말고

 

신부님
축복해 주세요

 

여기서 연기가 새는데
진흙 발라서 막아라

 

 

내일 저녁까지 끝내
디마 씨 오신대

 

- 알겠니?
- 네

 

왜?

 

뭐 좀 여쭤보려고요

 

말해 봐라

 

독일에 사는
제 친구 알리나요

 

고아원 친구요

 

여기 왔잖아

 

네, 어머니랑 자매님들과
부엌에 있어요

 

그런데 그 아이는

 

설명하기가
참 힘든데

 

독일에서
정말 힘들게 살았어요

 

이런저런 고민이 많지만
걔 혼자라

 

외롭게 지내고
어디 의지할 데도 없어요

 

주님을 믿는 친구냐?

 

이따금
성당에 가긴 하지만

 

고백성사도 하고?

 

아닐 거예요

 

몇 년간
독일에 있었거든요

 

고해성사며 미사에
불참하니 평온을 못 얻지

 

알리나가
다시는 혼자 있기 싫대요

 

고아원에선 같이
지냈는데 지금은 혼자라

 

무척 힘들 거예요

 

사람들에게
둘러싸인들 소용없다

 

주님을 섬겨야
외롭지 않지

 

그 얘기도 했는데
걔는 제가 있어야 한대요

 

제가 같이 안 가면
어떻게 될지 모른대요

 

네가 가야 한다고?

 

친구가 나쁜 생각을 잊고
평온을 찾을 때까지만요

 

나는 네가 길을
찾은 줄 알았는데

 

네, 같이 있어 달라는 건
그냥 알리나 생각이고

 

알리나가 나아지면
곧 돌아올게요

 

예수님의 길을 따르려면

 

가끔씩 섬기는 것만으론
안 돼

 

영혼의 믿음은
한결같아야 한다

 

쉬었다 다시 믿는 게
아니야

 

무슨 말인지 알아?

 

네, 아버지

 

떠난 사람은 돌아올 때
달라지는 법이다

 

알겠니?

 

네, 아버지

 

발레리카 씨가
화가 구했대요

 

- 얼마래요?
- 1억이요

 

우리 예산으론
안 되겠네요

 

디마 씨께
부탁할까요?

 

- 뭘요?
- 화가 구해 달라고요

 

그분한테
폐 끼치지 마세요

 

공사랑 그림은
별개의 일이니까요

 

시멘트 바를 사람
내일 보낸대요

 

너무 춥지 않고
차 구하면 보내고

 

너무 추우면
날 풀리길 기다려야겠죠

 

부활절까지
마쳐야 해요

 

물론이죠

 

주님, 날씨가
좋기를 비나이다

 

점점 날이 풀리잖아요

 

그나저나
연료통이 비었어요

 

애들 음식 갖다줄 때
교체해요

 

돈이 있어야죠

 

남은 돈 없어요?

 

수건이랑 개 사슬 샀어요
개가 자꾸 줄을 끊어서요

 

자물쇠로
개 집을 잠가 버려요

 

자물쇠도 샀어요

 

그건 그렇고
수프값은 받았나요?

 

아뇨

 

고아원에서
달걀도 갖다 달래요

 

몇 개나 갖다줄 건데요?

 

있는 대로 다요

 

부활절 지나서
준다고 하세요

 

부활절 달걀인데요?

 

- 그건 애들한테 줘야죠
- 물론이죠

 

여쭤봐

 

그나저나
연료는 어쩌죠?

 

외상으로 사고
안 되면 장작 땝시다

 

장작도 얼마 없어요

 

숲에 가서
나무해오면 돼요

 

알리나랑
시내 나가도 돼요?

 

서류를 떼야 한대요

 

차에 자리 있어요?

 

네, 식량은
트렁크에 실을게요

 

신분증 갱신하려고?

 

아뇨, 독일 취업에
필요한 서류요

 

독일?

 

나는
외국에 가본 적 없지만

 

후회하지 않는다

 

예루살렘의
성지에 간다면 모를까

 

서유럽은 안 가

 

서방 세계에선
진정한 믿음을 잃었어

 

성스러운 게
다 사라지고

 

무슨 짓이든 해도 돼

 

남자끼리, 여자끼리
동성결혼도 하고

 

어딜 가든
마약 천지다

 

심지어 교회도
예전과는 달라져서

 

내 인내심으로도
못 견딜 거야

 

네가 살던 동네에도
교회가 있었니?

 

- 네, 다른 쪽 교회요
- 뭐라고?

 

정통이 아니에요

 

진정한 교인은 이단에
출입만 해도 죄가 되는데

 

가난한 사람들은
생각이 없지

 

아이들을 위해서 어디든
돈이 되면 다녀

 

요즘, 부모 없이 자라는
아이들도 많고

 

끔찍한 일도 많은데

 

아이들을 교회에 데려가
악을 멀리하고

 

선하게 이끌 사람이
없어서 그래

 

고해성사
안 했다고 했지?

 

그럼
고해성사부터 해라

 

곧 사순절이니
하는 게 좋아

 

내일 아침에 보자

 

죄를 용서받으면
평온을 되찾게 돼

 

그렇죠

 

기도합시다

 

열이 있네

 

기차 타고 올 때
추웠나 보다

 

마사지해 줘

 

- 알코올 없어
- 나한테 있어

 

네 침대에서 하자

 

- 우리 같이 안 자?
- 응

 

왜?

 

수도원 규율에 어긋나

 

왜?

 

같이 자면 안 돼

 

사순절이 다가오니
조심해야 해

 

안토니아는 왜
너를 빤히 봐?

 

- 그랬어?
- 응, 심상치 않았어

 

에이...
아닐 거야

 

안토니아랑 친해?

 

난 여기
친한 친구 없어

 

그저 서로
돕는 관계야

 

나더러 왜
고해성사하래?

 

하면 좋아
마음이 평온해져

 

신께서 너를
용서해 주시지만

 

네가 죄를 고백해야
용서해주시지

 

고해성사 때
다 털어놔야 해

 

너도 다 털어놨어?

 

자세한 사정까진 아니고
지은 죄만 고백하면 돼

 

- 신부님은 몇 살이야?
- 아버지?

 

글쎄?
서른 몇 살쯤 되시려나?

 

아버지라고 부르지 마

 

신부님이
천사를 봤단 소문이 있어

 

천사를 보고
수도원에 들어오게 됐대

 

어디서 봤대?

 

신부님이 전에 일하시던
발전소에서

 

천사가 나타났대

 

어떻게 생겼는데?

 

몰라, 우리한테
그런 얘기까진 안 하셔

 

네가 없는 동안
정말 힘들었어

 

그만할게
피곤하다

 

감기 안 걸리게
입고 자

 

기도할게

 

그래
기도해

 

잠깐만

 

- 아버지?
- 응?

 

알리나랑 왔어요

 

잠시만

 

곧 오실 거야

 

고해성사 때 바지 입으면
왜 안 돼?

 

금기는 아니지만
바지는 적절치 않아

 

손에
입 맞춰야해?

 

걱정 마
방법을 알려주실 거야

 

저 안에서
뭐 하셔?

 

준비하시는 거야

 

신부님이 제단 안에
기적의 성상을 두셨대

 

진짜?

 

거기에 기도하면
소원이 다 이뤄져?

 

다 고백해

 

어땠어?

 

왜 그래?

 

열이 있구나

 

따라와
좀 누워서 쉬어

 

준비됐냐?
늦었다

 

갈게요

 

들어가서 쉬어
나 혼자 갈게

 

내 졸업장은?

 

내가 처리할게
너는 가서 쉬어

 

- 올 거냐?
- 네, 가요

 

먹을 거
도착했다고 전해

 

- 잘 지내?
- 응

 

안녕하세요?

 

카멜리아
잘 지내?

 

 

자, 먹을 것 운반하자

 

신부님과
상의하셨어요?

 

했지

 

받아주고 싶어 하시는데
지금은 자리가 없고

 

파호미아가 나가면
자리가 날 거야

 

다음 달에
고아원을 떠나야 해요

 

원장님께
더 있겠다고 부탁해 봐

 

나이가 많아서
더 못 있어요

 

공사 마치면
수도원에 새 방 생겨

 

언제요?

 

공사비를
마련하면 되는데

 

아직은 돈이 모자라

 

파호미아 자매님이
떠나요?

 

자기는 아니라지만
남편이랑 연락한다니

 

집에 갈 것 같아

 

남편이 때렸다면서요?

 

그래도
남편은 남편이니까

 

그분 가시면
저 받아주세요?

 

그래, 수도원에
할 일 많아

 

일은 많이 해도 되는데
돈은 못 드려요

 

신부님은
돈 받을 생각 없어

 

네가 고아원 출신인 거
아시잖아

 

발렌틴은?

 

많이 나아서
내일 퇴원한대요

 

케이크 갖고 왔는데
전해줄래?

 

물론이죠

 

저는 알리나 서류
처리할게요

 

그래
잘되길 빈다

 

- 축복이 있길
- 축복이 있길, 카멜리아

 

진흙 조심해

 

알리나 왔어?

 

 

- 걔 오빠도 여기 있어?
- 아니, 세차장에서 일해

 

내가 부탁한 거
원장님께 말씀드렸어?

 

원장님 남편이 입원해서
못 전했어

 

고아원 생활 그리워?

 

아니

 

들어왔다 갈래?

 

아니
바빠서 가야 해

 

- 그럼 잘 가
- 잘 가

 

어디로 가려고?

 

독일이요

 

방문 목적은?

 

친구 만나러요

 

얼마나 있을 건데?

 

모르겠어요

 

네암투 씨 파일
갖고 갔어?

 

아뇨

 

3개월 후 귀국해야
하는 거 알지?

 

그보다 일찍 와요

 

- 수입은?
- 네?

 

국경 넘을 때
돈 필요하잖아

 

돈 있을 거예요

 

친구가 해결해 준대요

 

루치아나 생일이에요
잊지 마세요

 

천칭자리 아니야?

 

세례명인 발렌티나의
축일이에요

 

독일에서
생활할 돈은?

 

일해서 벌죠

 

어떤 일?

 

잘 모르겠어요

 

배에서
웨이트리스 하죠

 

- 배에서?
- 네

 

합법 고용이야?

 

그럴걸요

 

사진 있는 파일 주세요

 

- 어떤 루치아나죠?
- 회계 부서요

 

아, 나는
니스토르 부인인가 했네

 

그분은 아니에요

 

그분 이혼 얘기
들었어요?

 

아뇨

 

남편이 25살짜리랑
바람이 났대요

 

젊은 여자가
마법을 썼대

 

니스토르 부인은 걔한테
저주를 걸려고 한대요

 

맙소사

 

마누라가 젊은 남자랑
도망 못 치게 조심해

 

도망 안 가요
절 다이어트 시켜요

 

정말 안 갈까?

 

니스토르 씨
양성 아니에요?

 

사랑은 원래 묘하잖아요

 

파프라는
독일 사람 알아?

 

- 네
- 어디서 알았어?

 

제가 자란 고아원이요
율리아 하즈데우 고아원

 

파프는 무슨 일했어?

 

해외 후원 유치요

 

파프가 너더러
독일에서 일하래?

 

아뇨

 

그 사람이 사진 찍었니?

 

 

어떤 사진?

 

온갖 사진이요

 

그렇구나
고소할 거야?

 

아뇨

 

고소 안 한다고 하고서도
일 터지면 여기 와서 울지

 

고물 컴퓨터

 

갖다 버려요

 

1천4백만 레이 주고 샀어

 

너는 지금
무슨 일해?

 

새 언덕 수도원 수녀요

 

- 수녀?
- 네

 

독일에는 왜 가?

 

친구 도우려고요

 

수녀는 종일
기도나 해야지

 

다른 일도 해요

 

서명해

 

남들 얘기
함부로 믿지 마

 

별별 사람 다 있어

 

별일 없었어?

 

좀 나아졌니?

 

알리나
이게 뭐야?

 

네 짐

 

네가 왜
내 짐을 싸?

 

남이 내 물건에
손대는 거 싫어

 

그럼 네가 직접 싸

 

아프다며 왜
옷도 제대로 안 입어?

 

털옷 있어?

 

그쪽에 봐

 

그런 차림으로
고해성사하게?

 

그건 끔찍한 죄야

 

졸업증명서 뗐어?

 

아니
나한테 발급 안 해줬어

 

- 꼭 필요해서 그래
- 월요일에 떼

 

월요일에 출발이야

 

표 바꾸면 돼

 

독일 가는 버스표는
어쩌고?

 

목요일까지
도착해야 해

 

안 그러면 배 놓쳐

 

신부님이, 떠난 사람은
다시 안 받아준대

 

- 뭐야?
- 그렇게 말씀하셨어

 

- 그래서 뭐?
- 그게 무슨 뜻이야?

 

같이 지내기로 하고선
왜 여기로 돌아와?

 

같이 배 타자는 얘긴
안 했어

 

다른 방법이 없잖아

 

나는 다른 길을 택해서
내 멋대로 할 수 없어

 

다른 길이 뭔데?

 

나 혼자 남겨지지
않을 길

 

혼자?
내가 있잖아

 

물론 그렇지

 

하지만 신을 믿지 않으면
누구랑 있어도 혼자야

 

왜 그런 말을 해?

 

딴 사람 필요 없어
나한테는 네가 전부야

 

그럴 수는 없어

 

사람들은 오고 가지만
하느님은 너를 지키셔

 

네가 떠났을 때
나는 편했겠니?

 

힘들었어
정말 힘들었지만

 

신의 도움으로 여기서
평온과 가정을 찾았어

 

어머니, 아버지가 생겼으니까

 

넌 내가 가족이랬지?
지금 넌 나를 도와야 해

 

난 혼자 있기 힘들고

 

고아원에선
내가 너 도왔어

 

그때 나도
너를 도왔잖아

 

아직도 나를 사랑해?

 

그래, 하지만
예전이랑은 달라

 

어떻게 다른데?

 

몰라

 

그냥 달라

 

다르다는 게
무슨 뜻이야?

 

알리나
지금은 내가 달라졌어

 

- 영혼에 다른 분이 계셔
- 누구?

 

나 말고
누가 들어가 있어?

 

어떻게 된 거야?

 

사람은 변해
알리나

 

떠난 사람은
돌아올 때 달라져

 

신부님 사랑하니?

 

- 어떻게 그런 말을 해?
- 같이 잤어?

 

그런 거야?

 

어쩌다
이 지경이 됐니?

 

불쌍한 알리나
넌 모를 거야

 

너를 도울 방법이 없어

 

너야말로
도움이 필요해

 

너야말로

 

내 짐 싼 거
풀어줘

 

어서 가자

 

당신의 종에게
성체를 영하게 하니

 

이는 우리 주 그리스도의
몸과 피이니라

 

우리를 용서하시고
영생으로 이끄시네

 

무슨 일이냐?

 

영성체하는 게
우스워?

 

- 너도 영성체할래?
- 싫어요

 

저는 더러워요

 

뭐라고?

 

생리 중이라서 그래요

 

그럼 밖에서 기다려라

 

- 쫓아내는 건가요?
- 알리나

 

왜?

 

신은 모두를 위한 존재야

 

알리나, 힘들면
나가서 마음 가라앉혀

 

내가 곧 갈 테니
얘기 좀 하자

 

문 닫아

 

알리나가 왜 저래?

 

힘들어하는데
괜찮아질 거예요

 

알리나가 고해성사 때
다 털어놨대?

 

모르겠어요

 

책임 수녀님이 가서
얘기해 보세요

 

고해성사 때문인가 본데
뭐가 문제인지 물어봐요

 

아버지! 알리나가
우물에 빠지려 해요

 

우물에 머리를 찧더니
걸터앉았어요

 

알리나

 

우물에서 비켜
어서 내려와라

 

얘가 왜 이러지?

 

- 알리나
- 비켜요

 

알리나
우물에서 내려와라

 

고해성사 때 깜빡한 게
있나 보다

 

다 털어놨니?

 

알리나
말해 봐

 

털어놓고 나면
한결 나아질 거야

 

주여
지켜주소서

 

진정하고
기운을 내

 

- 이거 놔!
- 알리나, 그만해!

 

계속 잡고 계세요

 

진정하고
우리랑 가자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 진정해
진정해라

 

- 맙소사
- 괜찮아

 

알리나가
도대체 왜 이래?

 

모르겠어요
신부님

 

방으로 데려갑시다

 

좀 진정이 됐니?

 

신발 갖다줘요

 

수녀님
괜찮아요?

 

제 안경 어디 있죠?

 

알리나가 큰 죄를
숨긴 것 같아?

 

자위한 거
말씀드렸어?

 

- 하느님 맙소사!
- 죽여버릴 거야!

 

종탑에 가서 줄 갖고 와요
어서!

 

병원에 데려갑시다

 

발레리카 씨한테
구급차 보내달라고 해요

 

여보세요?

 

구급차 보내주세요
아픈 여자가 있어요

 

숨을 헐떡이고
흥분 상태예요

 

스물다섯 살이요

 

링기시 알리나요

 

스미겔스키 보이치타...
환자 성은 링기시요

 

스미겔스키

 

네, 맞아요

 

새 언덕 수도원이요

 

네, 주소가
새 언덕 수도원이에요

 

우리가 직접 못 데려가요
여긴 수도원이에요

 

뭐라고요?

 

줄로 단단히 묶어요

 

낫기를 기도하래요
구급차가 없대요

 

안토니아가
설득해 보세요

 

여보세요

 

간호사 보내주세요
병원에 가야 해요

 

제가 어떻게 직접
주사를 놔요?

 

간질 환자처럼
발작해요

 

네, 그리고 여자애가
피도 흘려요

 

맙소사

 

왜 이러죠?
병원에 데려가야 해요

 

지금 구급차가 없대요

 

직접 데려갑시다
기다리다 죽겠어요

 

네, 갑시다
같이 들어 올려 줘요

 

병원으로 갑시다

 

알리나
제발 진정해

 

제발 좀 진정해

 

지나
지나

 

의사한테
빨리 오라고 해요

 

산드라
의사 선생님 호출하세요

 

- 안녕하세요?
- 무슨 일이죠?

 

정신과 갔더니
여기로 보냈어요

 

- 환자는요?
- 차 안에요

 

- 데려오세요
- 발악한대요

 

환자운반차 갖고 오세요

 

도와주세요

 

- 안녕하세요?
- 무슨 일이죠?

 

여자 환자가
심하게 경련해요

 

- 어디 있어요?
- 들여보낼 거예요

 

진정해, 진정

 

- 누가 이렇게 묶었죠?
- 신부님이요

 

얘가 우물에
빠지려고 했대요

 

재갈은 왜 물렸죠?

 

물고 침을 뱉고
욕을 해서요

 

몇 살이에요?

 

스물넷인데
3월에 스물다섯 돼요

 

딱하기도 하지

 

조심하세요
얘가 막 때려요

 

왜 이래요?

 

갑자기 이렇게 됐어요

 

막 울다가도
갑자기 웃고 그래요

 

병상 준비하고

 

산드라한테 진정제 놓을
준비하라고 하세요

 

주여
지켜주소서

 

알리나
진정해

 

이제 괜찮을 거야

 

제발 가만히 좀 있어

 

얘가 왜 이렇게
힘이 세지?

 

이제 풀어줘도 돼요?

 

약효가 날 때까지
기다려 봐요

 

얘는 15살인데
창문에서 뛰어내렸어요

 

생리를 안 해서
임신한 줄 알고요

 

주님께서 도우시길

 

- 내 휴대폰은?
- 충전 중이에요

 

와서 서류 작성하세요

 

네, 선생님

 

신상정보가 필요해요

 

가서 도와 드려

 

왜 이러는지 모르겠으면

 

곁에서 지켜보며
기도해 주세요

 

고아원 시절에
교회 데려갔니?

 

수도원으로 다 같이
여행 간 적 있었고

 

일요일에 교회 가는 건
자유였죠

 

알리나도
교회 다녔어?

 

가끔 갔지만
자주는 안 갔어요

 

죄를 숨겨서
벌을 받는지도 몰라

 

교회에만 있는 애들보다
알리나가 죄는 적어요

 

남자애들이
나쁜 짓 시켰다며

 

알리나는

 

남자애들을 때려서
아무도 못 건드렸어요

 

호신술로
가라테 배웠죠

 

알리나가 너도 때렸어?

 

저를 지켜줬어요

 

- 그 대가는?
- 아무것도 안 바랐어요

 

우린 그냥
친구였어요

 

뭔가가 잘못됐을 거야

 

고향 이웃 여자가
어느 날 밤 일어나니

 

남편이 빤히 쳐다보는데
눈빛이 다르더래

 

갈색 눈이 시커메졌고

 

목소리까지 변해서

 

무슨 일이냐고
남편한테 물으니

 

대답을 안 했는데 이튿날엔
기억도 못 하더래

 

묘지 주변에
아파트 짓던 부부였지

 

맙소사

 

알리나는
독일에서 뭐 했대?

 

가정부로도 일하고

 

바에서도 일했대요

 

설마 이단에 빠진 건
아니겠지?

 

어떤 바에서 일했대?

 

모르겠어요

 

그냥 바에서
웨이트리스 했대요

 

걔가 너한테도
일자리 소개했지?

 

제가 나가면 좋겠어요?

 

내 사촌이
수도원 들어가고 싶은데

 

부쿠레슈티에선
돈을 달래서 못 갔대

 

파호미아 자매님께
물어봐요

 

나한테 뭘 물어봐?

 

남편한테
돌아간다면서요?

 

아니야
누가 그런 소리를 해?

 

남편은 내가 오길
바라지만

 

나는 아이 더 낳기 싫어

 

주님께서 내 아이를
데려가셨다면

 

여기 있는 게
아이랑 가까울 테니까

 

딱하기도 하지

 

- 축복이 있기를
- 축복이 있기를

 

디마 부인 오신대요

 

아르카디아, 유스티나랑
테이블 준비해 주고

 

의자 필요하면
발레리카 씨한테 빌려요

 

새로 산 수건
어디 있죠?

 

화장실에요

 

새 수건으로
빵 싸고

 

화장실에는
깨끗한 수건 둬요

 

 

미사 끝나고
알리나 문병 가도 돼요?

 

엘리자베타

 

개가 또 줄을 끊었는데
잘 묶어두세요

 

빨리 가봐요

 

보이치타
자꾸 개 데려오지 마

 

 

생선 씻어라

 

문병은 신부님 오시면
허락받고 가

 

아직 살아있어요

 

생선은
그래야 싱싱하고 좋아

 

- 먼저 하세요
- 고마워요

 

원장 선생님
정말 반가워요

 

보이치타
잘 지내니?

 

네, 잘 지내요

 

네가 알리나 졸업증명서
떼러 갔다며?

 

네, 알리나는 입원했어요

 

어쩌다가?

 

몰라요
오늘 문병 가려고요

 

내가
차로 데려다줄까?

 

외출 허락부터 받고요

 

- 알리나 오빠는?
- 취직했대요

 

이리나는
아기 낳았어

 

아들이에요?
딸이에요?

 

아들이야

 

축하해야겠네요
아들 이름은요?

 

조지, 어디서든

 

브리즈번에 사는데
나더러 와서 도와 달래

 

언제 가세요?

 

우리 남편 돌보느라
아직 못 가고 있어

 

편찮으세요?

 

상태가 무척 나빠

 

의사가
최악의 경우를 대비하래

 

신앙이 독실하다면
신께서 기적을 베푸시죠

 

남편이 후두암인데
전이됐어요

 

상관없어요, 제 시누이도
암인데 여기 와서

 

신부님 기도로 나았고
지금은 아주 건강해요

 

암도 암 나름이죠

 

신부님 기도는 영험하니
부탁해 보세요

 

신부님은 교구 회의로
좀 늦으실 거라

 

죄송하다고
전해 달라요

 

우린 바쁜 일 없으니
괜찮아요

 

신부님이 월급을
안 받으셔서 힘들어요

 

교구에서 신부님을
사사건건 감시해요

 

주교님께서 그림이 없다고
축성을 안 해주시는 것 같아요?

 

그게 인생이죠, 어쨌든
신의 뜻을 따를 뿐이에요

 

신부님 오실 때까지
앉아 계세요

 

다음에 다시 올게요

 

그러셔도 돼요

 

원장님이랑
시내 나가도 돼요?

 

차 태워 주신대요

 

그래
축복 있길

 

축복이 있기를

 

이오누트!

 

잘 지내요?

 

 

얼어 죽기 싫으면
코트 입으세요

 

별로 안 추워

 

혹시 돈 있어요?

 

없어

 

오빠 여동생이 입원해서
먹을 거 사가려고요

 

가서 돈 좀 받아오세요

 

나한테 돈을 안 줘

 

동생 보고 싶어요?

 

물론이지

 

조퇴할 수 있어요?

 

그럴걸?

 

가서 물어보세요

 

돈도 좀 달라고 하고요

 

사장한테
나 나간다고 전해줘

 

깨어났다고
간호사한테 알려요

 

기도 덕분에 깨어난 거야

 

좀 어때?

 

물 갖다줄까?

 

아니

 

아픈 데 없어?

 

없어

 

다시는
날 떠나지 마

 

절대 안 떠날게

 

어떻게 해서
깨어났니?

 

모르겠어요

 

좀 어떠냐?
다들 걱정했다

 

이름이 뭐지?

 

알리나요

 

직접 답하게 해

 

- 알리나
- 뭐라고?

 

- 알리나요
- 성은?

 

링기시요

 

어디 출신이니?

 

라즈보이에니요

 

그래서 잘 싸우는구나

 

- 배고파?
- 아뇨

 

- 갈증은?
- 안 나요

 

어디 아픈 데는?

 

없어요

 

수도원에서는
무슨 일하니?

 

- 얘 데리러 왔어요
- 크게

 

- 저 만나러 왔어요
- 그래?

 

고아원에서
한방 쓰던 친구예요

 

지금은 어디 살아?

 

입양됐어요

 

직접 답하게 해

 

주소는 신테스티의
가족 집인데

 

그간 독일에서 지냈어요

 

독일에서?

 

독일에서는
뭐 했니?

 

일했어요

 

다행이구나

 

그런데 고향이 그리워
돌아왔어?

 

아뇨
얘가 그리워서요

 

이제 독일로
돌아갈 거야?

 

배에서
같이 일할 거예요

 

배에서?
정말 멋지구나

 

그런데 알리나

 

간호사들을
왜 공격했지?

 

기억이 안 나?

 

가서
담당 환자 봐요

 

얘랑은
내가 얘기할게요

 

알리나
얘기해 보렴

 

가끔 무슨
환청이 들려?

 

아니면 누가 너를
따라다니는 것 같아?

 

가끔은 그래요

 

환청도
들리는 것 같아요

 

언제부터?

 

전에 한동안이요

 

지금도 들려?

 

아뇨

 

환청이
뭐라고 했지?

 

뭘 하라고 시켜요

 

수도원 오기 전부터
들은 게냐?

 

아빠 목소리를
듣곤 했어요

 

아버지는
어디 계셔?

 

얘가 여섯 살 때
자살하셨어요

 

이것 좀
풀어주실래요?

 

조금만 참아
이따가 풀어줄게

 

화장실 가고 싶어요

 

마르첼라
와서 이것 좀 풀어줘요

 

안 돼요
쟤가 힘이 너무 세요

 

내가 시키는 대로 해요

 

진정제 놓고
풀어줘요

 

선생님
약은 이제 그만 주시고

 

지켜보면 안 될까요?

 

대단하구나
의사한테 지시하다니

 

얌전히 있어라

 

어서 들어

 

고마워요

 

발레리카 씨한테
말씀드렸더니

 

이분 일자리 줬어요

 

담요 준비하고
오늘은 새 방에서 묵게 해

 

그리고 내일
다시 얘기하자

 

 

고맙습니다

 

- 가자, 신부님 기다리셔
- 네

 

의사가 뭐래?

 

좀 있으면
나아질 거래요

 

하지만
안정이 필요하대요

 

원인이 뭔지
말씀하셨어?

 

신부님이나 수녀님과
말씀 나누고 싶대요

 

가서 얘기해 봐요

 

네, 신부님

 

그런데 의사 선생님이
이 병은 주님이 아신대요

 

그리고
신부님도 아신대요

 

전에 신부님이
운동하실 때 보셨대요

 

그랬겠지

 

퇴원 후 나아질 때까지
여기서 지내도 돼요?

 

알리나는
딴 데 갈 곳이 없어요

 

우리 지낼 방도 부족한데
남을 받아들여?

 

지내게 해주시면
제가 돌볼게요

 

잠은 어디서 자고?

 

저랑 자죠

 

약이랑 식사는?

 

전에 살던 가족한테
알리나가 맡긴 돈 있어요

 

여긴 호텔이나
보호시설이 아니야

 

독실한 신자들만
있는 곳이다

 

주님 아닌
다른 이를 섬긴다면

 

와 봤자
남한테 폐만 끼쳐

 

알겠니?

 

여기서 지내다 보면

 

주님을 모시고
문제가 해결될 수도 있죠

 

그렇게 안 되면?

 

나도 돕고 싶지만

 

사람들이 우리를
지켜보고 있어

 

수도원 평판을 망칠 수는 없다

 

알리나를 돌볼 사람은
저밖에 없어요

 

좀 나아질 때까지만
받아주세요

 

그래, 하지만
알리나는 네가 책임지고

 

문제가 생기면
너도 이곳을 떠나야 한다

 

- 내 말 명심해라
- 네, 아버지

 

이만 가 봐라

 

지금 몇 시야?

 

열한 시

 

무슨 요일?

 

월요일

 

오렌지 갖고 왔어

 

엘레나 아주머니가
쾌유를 빈대

 

네 휴대폰으로
전화했어

 

- 우리 오빠는 어때?
- 잘 지내

 

신부님이 다른 수도원으로
보내줄 거야

 

- 독일에서 전화 온 건?
- 없었어

 

- 의사랑 얘기해 봤어?
- 응

 

언제 퇴원이래?

 

수녀님이
의사 만나러 가셨어

 

무슨 병이래?

 

의사 선생님은
좀 쉬래

 

나한테 약을 줬어

 

상태 나빠지지 않게
안정을 취하래

 

여기선 안정 못 취해

 

신부님께
말씀드렸는데

 

수도원에서 지내
내가 돌봐줄게

 

하지만 말썽 피우면
우린 쫓겨나

 

너랑 같이 자는 거야?

 

네가 얌전히 굴면

 

하지만 뭣보다

 

나아지고 싶으면
주님을 받아들여

 

어떻게 받아들여?

 

네가 주님을 반겨야지

 

네가 원하지 않으면
주님도 안 오셔

 

네가 절실해지면
주님께서도 오셔

 

어떻게 절실해져?

 

열심히 기도 드려

 

네 죄를 깨닫고
다시 그 죄를 짓지 마

 

그럼 나를 다시
사랑해줄래?

 

난 이미 너를 사랑해

 

신의 사랑을 받는 게
중요하지

 

그럼 기분이
훨씬 나아질 거야

 

난 네 사랑을 받고 싶어

 

나도 너를 사랑해

 

하지만 신의 사랑에
비할 수는 없어

 

잠시만

 

환자 데려가실래요?

 

알리나가
다 나았나요?

 

아뇨, 하지만 여기선
차도가 없을 겁니다

 

뭐가 문제죠?

 

말씀드리기 곤란한데

 

그 병은 둘째치고
폐에 감염이 됐어요

 

원인은 우리도 모릅니다

 

걔 행동 보셨어요?

 

걔 때문에
정말 무서웠어요

 

지금은
약을 먹어서

 

정상적으로
행동하고 있지만

 

회복되려면
푹 쉬어야 하고

 

잘 지켜봐야 해요

 

심각한 병인가요?

 

심각하지

 

죽을병은 아니지만
편히 살지도 못해요

 

병원에
계속 있을 수도 없나요?

 

계속 입원시키고 싶어도

 

병동을
새로 단장하는 중이라

 

병상이 부족합니다

 

환자 상태로 봐서

 

다른 사람과 같이 자면
더 악화돼요

 

쉬기에는
수도원이 나을 거예요

 

수도원이
더 조용하겠죠

 

글쎄요

 

어디서든
치료 방법은 같아요

 

선생님만 믿을게요

 

신부님이
받아준대요?

 

네, 그래야 한다면요

 

수도원이
환자분한테 나을 겁니다

 

여기 있으면 아픈 사람과
죽는 사람도 봐야 하는데

 

환자는
스트레스를 피해야 해요

 

명심하겠습니다

 

네, 그럼
퇴원하는 걸로 하고

 

처방해 드릴게요

 

두 가지 약을
약국에서 사세요

 

비싼 약이랑
저렴한 약이 있습니다

 

보면 아실 겁니다
지프렉사랑

 

레보메프로마진입니다

 

약국은 대로변
스테판 가에 있어요

 

성함이?

 

- 신분증 이름이요?
- 기록해야 해서요

 

아르빈테

 

도미니카

 

서명하시고
환자 데려가세요

 

지프렉사는
하루에 한 알씩 먹이시고

 

레보메프로마진은
하루 세 번이요

 

성경을 읽게 하면
환자에게 도움이 될 겁니다

 

말 잇기 놀이 해요
'스'

 

스톱

 

톱...

 

톱날

 

날림

 

림프

 

프로메튬, 튬 자로
시작하는 말은 없죠?

 

'틔움'이라고요?

 

튬이랬지
누가 틔움이래요?

 

- 축복 있기를
- 축복 있기를

 

축복 있기를

 

벌써 퇴원했어?

 

물 좀 끓여줄래요?

 

의사가 여기서 쉬는 게
낫대요

 

그렇구나

 

앉아서 기다려
물 길어올게

 

신부님이 바쁘셔서
방에 축복 못 내리셨어

 

신부님은요?

 

성당에 계시지

 

여기서 기다려

 

고해성사하고 싶다던?

 

평온을
찾고 싶다고 했어요

 

죄를 고백하면
내가 용서해 주어야 해

 

알리나한테 얘기했어요

 

알리나가
무척 약해진 상태라

 

네, 하지만
도움이 될 수도 있죠

 

의사는 뭐래?

 

이걸 전하라고 하셨어요

 

그분 가족을 위해
기도해 주세요

 

잠시만 기다려라

 

알리나한테
죄 목록을 읽게 해라

 

 

잘 설명해 주고

 

알리나가 지은 죄에
표시해서

 

확인 끝나면
고해소로 보내

 

고맙습니다

 

네 방에 축복 내려서
악령을 쫓을게

 

정말 고맙습니다

 

죄의 목록을 바탕으로

 

우리 죄가 무엇에
해당하는지 알아보자

 

죄를 모르는 것도
죄야

 

목록이 몇 개나 돼요?

 

464가지

 

어디 적어 둬

 

고해성사 중에
기억 안 날지도 모르니까

 

악마한테 마음이 홀리면
죄지은 걸 잊어버려

 

- 시작할까?
- 네, 그러세요

 

가장 쉬운 방법은
필기도구를 준비해서

 

그간 지은 죄를 확인하고
적는 거야

 

여기 오기 전
고해성사 경험 있어?

 

아뇨

 

다 털어놓지 않을 거면
안 하는 게 나아

 

빠뜨리고 말 안 한 죄는
용서받지 못 하고

 

벌도 두 배야

 

걱정 마세요

 

어서 읽으세요

 

시작할게

 

신의 도움과 연민을
믿지 못하겠다

 

신의 존재와 도움을
의심했어?

 

이해 안 되면
주저 말고 질문해

 

죄지은 것보다
부인하는 게 수치스러워

 

계속 읽을까?

 

신의 용서를 받지 못해서

 

지옥에 갈 것 같다고
생각했다

 

번호 적는 게 편하겠다

 

가령 2번

 

얘 방식으로 하게 둬요

 

이렇게 해요
번호를 붙일게요

 

좋아요

 

3. 나의 구원은 신께서
알아서 하시리라 믿었다

 

구원을 생각해본 적
없는 것도 죄야

 

신께서 나를
저버렸다고 생각했다

 

5. 세상에 악이 판치는데
신은 그저 방치한다

 

신은 왜
악을 방치하죠?

 

생각해봤구나
그럼 표시해

 

멈추지 말고
계속 읽어요

 

내가 적을게
쭉 읽어요

 

나중에 지우개로 지우고

 

신과 천국, 지옥, 천사
악령의 존재를 의심했다

 

그들을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7. 성서를 의심했다

 

성서에 기록된 기적을
믿지 않는다

 

8. 성경을 모욕하거나
밟거나 버렸다

 

9. 신을 언급하는 게 싫고

 

신앙 얘기를 듣지 못한
어두운 시절이 있었다

 

10. 신과 성인, 성모 등을
모독하는 언행을 했다

 

11. 신의 자비를
굳게 믿기 때문에

 

어떤 죄든
용서받으리라 믿는다

 

12. 자살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있다

 

13. 흡연이나
마약을 한 적이 있다

 

흡연, 마약은
자살과 같다

 

14. 나는 교회나 성상 및

 

봉헌 촛불, 유향 등을
모독하거나 의심했다

 

15. 나는 주변 사람에게
쉽게 화를 낸다

 

16. 남을 미워하고
소리를 질렀다

 

남과 다퉜거나
다투려 했다

 

17. 용서를 구하지 않고
보복했다

 

18. 주변 사람들을
비난했다

 

19. 불공평한 처우는
못 견딘다

 

20. 나는 성인을
모독하고 모욕했다

 

21. 주먹이나 손바닥으로
남을 때렸다

 

자장가 불러줄래?

 

잘 자라, 우리 아가
앞뜰과 뒷동산에

 

새들도 아가 양도
다들 자는데

 

달님은 영창으로
은구슬 금구슬을 보내는 이 한 밤

 

잘 자라, 우리 아가
잘 자거라

 

온 누리는
고요히 잠들 때

 

선반에 생쥐도
다들 자는데

 

뒷방서 들려오는
재미난 이야기만 적막을 깨네

 

잘 자라, 우리 아가

 

잘 자거라

 

- 신부님 허락받았어?
- 응

 

- 보속은?
- 천 번 절하고 금식하기

 

이거 받아

 

성모께 33번 절할 때마다
기록해

 

여기 펜이랑 종이 있어

 

천 번 채울 때까지 해

 

너무 힘들면 중간에 쉬어
알았지?

 

- 네
- 그래

 

신부님 어디 계셔?

 

내 방에요

 

안토니아가 기절했어
물 갖고 와

 

- 무슨 일이에요?
- 안토니아가 아파요

 

안토니아가 장작 패다가

 

검은 십자가를
발견했대요

 

거기요

 

암탉도
달걀을 안 낳아요

 

진정해요
이제 괜찮아요

 

하던 일
계속하고

 

이런 일로
호들갑 떨지 마요

 

그 나무는 어쩌죠?

 

당연히
태워 버려야죠

 

- 몇 시야?
- 두 시요

 

- 밖에 눈 와?
- 조금 와요

 

같이 읽을까?

 

그러죠

 

여기부터 읽어

 

저의 하느님
저의 하느님

 

어찌하여 저를
버리셨습니까?

 

소리쳐 부르건만
구원은 멀리 있습니다

 

저의 하느님
온종일 외치건만

 

응답하지 않으시는 주여

 

그러나 이스라엘의
찬양 위에 앉아계신 분

 

선조들이
당신을 신뢰하고

 

신뢰하였기에
그들을 구하셨습니다

 

당신께 부르짖어
구원받고

 

당신을 신뢰해
부끄러운 일이 없으나

 

저는...

 

알리나?

 

무슨 일이야?

 

왜 안 자?

 

여기서 뭐 해?

 

시편 읽어야 해서

 

이 밤중에?

 

그래
지금 읽어야 해

 

둘이 같이 읽어야 해?

 

알리나

 

손 놔

 

너, 자는 줄 알았어

 

다시는
나 혼자 두지 마

 

알았어

 

어서 가서 자

 

- 너도 잘 거야?
- 시편 읽어야 해

 

혼자서는 안 갈래

 

알리나
금방 갈게

 

싫어

 

- 여기 계속 있을래?
- 응

 

그럼 여기서 기다려

 

이거 입어

 

난로에서 연기가 새서
고쳐야겠어요

 

네, 고칠게요

 

왜요?

 

쟤가 악마에 들렸어
신부님께 알려

 

알리나가 뭐랬는데요?

 

끔찍한 말!
목소리도 달랐어

 

제가 얘기해 볼 테니
신부님께 알리지 마세요

 

주여!

 

알리나 데리고
신부님께 가

 

- 어디 계세요?
- 신부님 방에

 

들어와

 

앉아라

 

뭐라고 설명해야 할까?

 

수도원에서는

 

세속의 일과
단절해야 해

 

하느님만 생각하고
그분의 영광 안에 살려면

 

물욕을 버려야 한다

 

돈은 악마의 눈이라고도
하지 않니?

 

사람의 애정에 연연 말고
주님께만 집중해

 

왜냐고?

 

신께 집중해야 속된 것과
유혹에 넘어가지 않는다

 

악마는 간악해서

 

욕심을 불어넣고
너를 노예로 삼으려 해

 

네가 만족스럽더라도
악마를 만족시키는 거다

 

행여 주님의 길을
걷고자 하면 환영하지만

 

그 전에 속된 것들을
모두 버려야 해

 

돈과 소지품은
여기 맡겨라

 

우리는 가족이니

 

자기 몫을
바치는 거야

 

하지만 내가 볼 때 너는
아직 준비가 안 됐다

 

그러니
가서 잘 생각해보고

 

일단 좀 쉰 후

 

결정을 내리면
여기 와서 나한테 말해

 

제가 뭘 잘못했죠?

 

네가 무슨 일을
해서가 아니야

 

수도원은 이 길을
택한 자들을 위한 곳이다

 

넌 길을 택하지 못해서
남을 괴롭히고 있어

 

알겠니?

 

발레리카 씨가
기다리신다

 

짐 싸면 출발해

 

먼저 나가서 기다려

 

보이치타
같이 갈 거지?

 

같이 가도 돼

 

알리나를
어디로 보내시려고요?

 

입양된 집이
있지 않니?

 

그 집엔 짐만 놔두고
오래전에 떠났어요

 

그래도 일단 가 봐라

 

여기서 지내면 주님의
도움으로 나아질 거예요

 

신께서 거부한 자를
신께 보낼 순 없다

 

알겠니?

 

- 하지만 아버지
- 내 말 못 알아들어?

 

결정은 알리나가 하고
우린 주님의 뜻을 따르자

 

나가 봐라

 

축복해 주세요

 

- 좀 드세요
- 괜찮아요

 

사순절 음식이에요

 

고마워요

 

드실래요?

 

- 고마워요
- 뭘요

 

- 너도 먹어라
- 고마워요

 

나도 하나 먹을게요

 

맛있어요

 

의사가 뭐래요?

 

알리나는
좀 쉬어야 한대요

 

나아질 때까지
이 댁에 머물게 하고

 

향후 거처를
결정하려고요

 

걔가 독일 간 게
잘못이었어요

 

여기 일도 바쁜데
우리 말을 들어야죠?

 

온갖 외국인 틈에서

 

애먼 녀석을 만나서

 

나쁜 영향을 받았겠죠

 

입양이 참
힘든 일이지만

 

우리는 그저
애들을 돕고 싶었어요

 

알리나가 처음엔
자기 방을 보고 좋아했고

 

매일 샤워도 했는데
어느 날, 제 남편이

 

수도 요금 많이 나온다고
물 아껴 쓰라고 했지만

 

일을 열심히 해서
우리가 참았죠

 

아주머니
알리나가 준 거예요

 

전기 촛불이에요

 

고맙긴 한데
뭘 저런 걸 다...

 

알리나 방은
어디죠?

 

복도 따라가면 돼

 

가서 만나 볼게요

 

그래

 

그쪽으로 쭉 가

 

쉽게 찾을 거야

 

여기가 네 방이니?

 

그래

 

방 좋다

 

그래
화장실도 따로 써

 

발레리카 씨가 바쁘대서
난 이만 가볼게

 

그 사람들이랑
같이 가?

 

그래야지

 

나는 어쩌고?

 

넌 당분간
여기서 지내면서

 

생각도 하고
좀 쉬어

 

너야말로
생각해 볼 게 있잖아

 

내가 조만간 또 올게

 

토요일에 너랑 지내게
해달라고 신부님께 말할게

 

너만 괜찮다면
일요일도

 

그때 같이
얘기하고 생각해보자

 

지금은 가야 해

 

얌전히 지내고 있어

 

금방 돌아올게
알았지?

 

곧 다시 볼 테니
작별 인사 안 할게

 

얌전히 지내

 

우린 반대했는데
쟤가 독일에 간대서

 

어쩔 수 없이
보냈어요

 

걔 오빠가
일을 맡았지만

 

넋이 좀 나가 있어서
믿음이 안 가요

 

신부님이
수도원에 보낼 거예요

 

네, 그럼 여긴
안 오는 거로 알게요

 

이만 갈까요?

 

- 저녁 안 먹고 가?
- 가야 해서요

 

좋을 대로 해요

 

너는 여기서
더 있다 가

 

더 있다 가라고요?

 

그이가 낚시 갔는데
곧 돌아올 거야

 

생선 먹고 가요

 

가야 해요
신부님이 기다리세요

 

네, 이만 갑시다

 

내 옷장에
누구 옷이에요?

 

일 돕는 여자애가
입던 거야

 

다른 애를 들였어요?

 

일 시키려고

 

그런데 왜
내 방을 줘요?

 

넌 독일에 있겠다며?

 

내 물건 어쨌어요?

 

밖에 있는 주방에 뒀다

 

내 옷은요?

 

먼지 앉아서
우리가 잘 보관해뒀어

 

쓰레기봉투에 담았는데

 

필요하면 꺼내 가

 

자선단체에 기부하세요

 

무슨 뜻이냐?

 

다 기부해야 해요
돈은 악마의 눈이래요

 

그게 무슨 소리냐?

 

알리나
차근차근 생각해

 

좀 쉬고
나아지면

 

신부님께서 너를
불러주실 거야

 

이미 결정했어요

 

성당 축성에 필요할 테니
돈도 기부하세요

 

맙소사
얘가 왜 이래?

 

알리나
이 집에서 좀 더 지내

 

우리랑
같이 가고 싶대요

 

서둘러
어둡기 전에 도착해야지

 

돈 받으려면
아빠 올 때까지 기다려

 

부엌 안 잠겼어요?

 

열쇠 갖고 가야 해

 

내가 도와줄게

 

알리나
갑자기 왜 그러니?

 

죄가 너무 많아서 그래요

 

신부님이
절을 천 번이나 시켰어요

 

맙소사
무슨 죄기에 그래?

 

색깔 있는 옷
다 기부해요

 

- 검정 옷은?
- 갖고 가도 돼요?

 

신부님이 너한테
하신 말씀 있잖아

 

내가 다 갖다 버리면
와도 된다고 했죠?

 

바지도
다 기부하세요

 

기부 때문에 그런 게
아니야

 

제 돈은
축성 비용으로 쓰세요

 

이것도 누구 주거나
내다 파세요

 

- 진짜?
- 네, 파프가 준 거예요

 

보이치타
파프 알지?

 

아빠 왔다
너 보면 놀랄 거야

 

쟤가 왜 저러죠?

 

우리도 모르겠어요

 

고해성사와
영성체도 했는데 저래요

 

남편분과
의논해 보세요

 

여기서 지내게
설득할 수도 있잖아요

 

사실 우리 집은
쟤까지 감당할 수 없어요

 

아빠
빨리 가야 해요

 

쟤가 당신한테 그랬어?

 

- 뭘?
- 수도원에서 지내겠다고

 

그래

 

그런데 돈이 필요하대?

 

어차피
내가 모은 돈이잖아요

 

나한테 맡겼던 돈을
다 기부하겠다고?

 

네가 사고 싶다던
땅은 어쩌고?

 

이젠 필요 없어요

 

그 땅에
집 짓고 싶다며?

 

괜찮아요

 

교회가 더 좋은 일에
쓸 거예요

 

미안한데
좋은 방법이 아니에요

 

우리가 시킨 게 아니라
제멋대로 저래요

 

알리나
네 오빠는 어쩔 거냐?

 

신의 사랑을 되찾으려면
신만 사랑해야 해요

 

어린애한테 주세요

 

뭔지 알고 하는 짓이냐?

 

가족은 누구나 집에
기여해야 한다고 했죠?

 

내가 여기 살 때
월세 냈잖아요

 

거의 안 냈지

 

네가 독일에서 해고된 게
안타깝다

 

나도 일자리 잃었어

 

수도원 생활은
너랑 안 맞아

 

넌 성질 급하고
변덕스럽잖아

 

더운물 샤워도 좋아하고

 

돈이나 주세요
빨리 가고 싶어요

 

쟤가 맡긴 돈 줘

 

그럼
잘 부탁드려요

 

쟤가 원한다면
어쩔 수 없죠

 

데려가더라도
결정은 신부님이 하세요

 

빨리 주세요
아빠

 

자, 5백 유로다

 

겨우 5백이요?

 

8백은 예금했고

 

대부님 수술비로
2천 빌려 드렸고

 

네 병원비로 5백 썼다

 

- 약값이야
- 약값이라뇨?

 

네가 먹는 약값
냈고

 

진료비랑 기름값도 냈어

 

잠시만요

 

제 돈을
이분들 드렸어요?

 

네 오빠한테 줬지

 

너한테 쓸 돈이라고
누구랑 와서 받아 갔어

 

5백 유로를요?

 

더 많이 요구했는데
5백 유로만 줬다

 

내역은 잘 모르지만
알리나를 위해 다 썼어요

 

돈은 수녀님이 받으세요

 

사과 좀 갖고 가라

 

사진 갖고 가서
우리를 기억해줘

 

안녕하세요?

 

- 얘예요?
- 그래

 

- 내 방 마음에 들어?
- 네?

 

이 사람들한테
속지 마

 

갈게요

 

신부님

 

돌아왔나 봐요

 

- 안녕하세요?
- 그래

 

- 축복 있으시길
- 축복이 깃들길

 

축복이 깃들길

 

이러라고 보낸 게
아닌데

 

어쩔 수 없었습니다

 

여기 오려고
온갖 걸 기부했어요

 

주님께서 신부님을
시험하시는 겁니다

 

자러 올래?

 

아니

 

보이치타
여기 떠나자

 

어디 가려고?

 

어디든
여기서 먼 곳

 

떠날 거면서
왜 여기로 돌아왔어?

 

넌 이 동굴 같은 데서
평생 살래?

 

나한테는
여기가 집이야

 

뭐가 걱정돼?
먹고 살 일이 막막해?

 

신부님이 전에
우화를 들려주셨어

 

어떤 남자가 삶의 의미를
찾아 세상을 헤맸는데

 

다른 남자는 집 앞에서
평화와 주님을 찾았지

 

네 신 얘기 그만해

 

네가 아니라
신부랑 얘기하는 것 같아

 

알리나
여기서 지내고 싶으면

 

화내고 발끈하는 버릇
버려야 해

 

신은 분노를 싫어하셔

 

정상적인 사람처럼
얘기하면 안 돼?

 

정상적인 게 뭔데?

 

너처럼 욕하고
소리 질러야 해?

 

- 안토니아한테 뭐랬어?
- 아무 말 안 했어

 

알리나

 

그리스도를 믿으면
너한테 좋아

 

나도 신을 믿어

 

너를 돌려달라고
혼자서 매일 기도했어

 

그런데 너를
돌려주기 싫으신가 봐

 

주님은 원하는 게 아니라
필요한 걸 주셔

 

나는 네가 필요해

 

이만 자러 가자

 

알리나, 오늘 저녁엔
혼자 기도할래

 

그럼
네가 다른 데로 가

 

난 너를 잘 이끌라고
네 주님께 기도할게

 

나도 그렇게 빌게

 

외국에 있다고요?

 

그렇군요

 

귀국하면 저랑 말씀 좀
나누자고 전해주세요

 

그분 시간 나실 때요

 

고맙습니다

 

축복 있기를

 

주교님이 뭐래요?

 

여기 그림 작업 끝내면
축성하러 오신대요

 

신자들은 그림이 아닌
신부님 때문에 오잖아요

 

축성 받은 게 너무
오래전 일이라 걱정돼요

 

신의 분노를 사지 마세요

 

언덕에 있는 성당이지만
마을보다 더 붐벼요

 

 

저도 이곳이 붐비기를
원하고, 또 붐빌 겁니다

 

사람들도 신앙의 결실을
보게 되겠죠

 

주교님도
깨닫게 되실 거고요

 

주님께서 도우시길

 

식사하고 가세요

 

할 일이 있어서요

 

식사하세요
축복을 빌게요

 

축복이 깃들길

 

알리나는?

 

성당에서 기도해요

 

저녁 거르고
기도해요?

 

알리나가
절대 금식 한대요

 

어젯밤부터 기도했어요

 

누가 허락했죠?

 

아무 때나 금식하는 게
아니라고 전하세요

 

알리나가
제단 뒤에 있어요!

 

제정신이 아니에요!

 

여기서 뭐 하니?
아까 제단 뒤에 있었냐?

 

- 그건 엄청난 죄야
- 왜요?

 

몰라서 물어?

 

엄청난 죄라는 거 몰라?

 

소원을 이뤄달라고만
했어요

 

제단 뒤로 들어가면
안 이뤄주셔

 

소원을 들어주는
성상이 있나요?

 

- 누가 그래?
- 제가 알려줬어요

 

기적을 낳는 성상이
제단 뒤에 있대요

 

신앙이 있다면
성상에 의지할 필요 없다

 

저는 절실히 필요해요

 

이유를 막론하고
절대 들어가면 안 돼

 

제단 뒤에
성상이 있죠?

 

그래, 하지만 제단 뒤로
갈 이유가 없다

 

오늘부터
다른 방으로 옮겨라

 

- 보여주실래요?
- 뭘?

 

기적을 낳는 성상이요

 

가서 반성해

 

반성 끝낼 때까지
나오지 마라

 

안에 없죠?

 

어서 반성하러 가!

 

넌 여기 오면 안 돼

 

제단 안에
아무것도 없죠?

 

- 왜 거짓말해요?
- 알리나!

 

얘를 잡아두려고
그렇죠?

 

- 나 잡아둔 사람 없어
- 닥쳐!

 

내가 속을 줄 알아?
내 돈 왜 뺏어?

 

나한테 할 말 없지?

 

까마귀 수녀들처럼
나도 멍청한 줄 알아?

 

있으면 보여줘
없으니까 못 보여주지

 

이게 뭐죠?

 

이걸로 나를 속이려고?

 

축복 있기를

 

여기 수습될 때까지
저분과 계세요

 

밖에서 기다리세요
곧 정리됩니다

 

다른 분들도 오세요

 

기다리라고 해요

 

왜요?
안으로 들여보내지

 

이 손 놔!

 

나랑 자고 싶어?

 

대답해 봐

 

성당에서 나가

 

어서 나가!

 

사람들 들여보내요

 

알리나가 우리를 죽이고
쫓아내겠대요

 

새 방으로
안 가겠대요

 

신부님더러
직접 와서 얘기하래요

 

바빠서 안 된다고 했는데

 

우리한테 욕을 했어요

 

알리나가 와요

 

남들 못 보게
문 닫아요

 

이쪽으로 와요

 

알리나를
진정시켜야 해요

 

알리나가 종을 쳐요
신부님과 얘기하겠대요

 

나가 있어

 

아버지
가두지 마세요

 

더는 안 돼
떠날 준비 해라

 

들어가세요

 

수녀님
이제 어디로 가죠?

 

우리는
갈 곳이 없어요

 

그래, 하지만
알리나는 여기서 못 지내

 

그렇다고
길에 쫓아낼 순 없잖아요

 

보이치타

 

신부님께 말씀드려
너를 무척 아끼시니까

 

의식을 치러 달라고
부탁해 봐

 

어떤 의식이요?

 

악령을 내쫓는 의식

 

신의 도움으로
악령을 떨치고

 

옳은 길로 가면
신부님도 받아주시겠지

 

하지만 지금 상태로는
안 돼

 

기도문을 읽어주시면
나을까요?

 

주님의 뜻에 달렸지만

 

신부님이 시도하면
성공하실 거야

 

신비한 힘이 있거든

 

신부님께 부탁해 봐

 

신부님, 우리 말고는 아무도
알리나를 돕지 못해요

 

무슨 부탁인지
알고 하니?

 

주님께서 꼭
도와주시리라 믿어요

 

저로선 방법이 없어요

 

너도 여기를 떠나라

 

다른 데선
제 삶의 의미가 없어요

 

알리나를 보낼 곳
있지 않나요?

 

어디요?

 

입양됐던 집

 

이미 다른 여자애가
들어와 있어요

 

알리나한테
친척은 없나?

 

엄마가 살아계시지만

 

고아원에 보낸 후로
소식 듣기 싫어하세요

 

병원에서도
안 받아주고

 

고아원은?

 

한 번 떠난 사람은
다시 받아주지 않아요

 

그래도 내쫓을 수는
없잖아요

 

그건 물론 안 되지만

 

이 상태로
여기 둘 수도 없죠

 

사람들이 와서
부활절 준비할 텐데

 

우리의 적을
머물게 하면 안 돼요

 

신부님

 

기도문으로
악령을 떨치게 해주세요

 

사제 한 명으론
안 됩니다

 

그건 저도 알아요

 

우리를 내쫓지 마세요

 

여기 말고는 어디
도움 청할 데도 없어요

 

중요한 결정이라
가족 허락받아야겠다

 

알리나는 가족이 없어요

 

- 오빠 있잖아요
- 그 사람은 좀...

 

오빠 데려와

 

이오누트

 

신부님이 부르세요

 

안녕하세요?

 

축복이 깃들길

 

이오누트
자네 동생이

 

큰 혼란에 빠져 있어서
여기 둘 수 없고

 

병원에서도
안 받아줘

 

아니면 우리가
의식을 해서

 

신의 도움으로
악령을 쫓을 수도 있는데

 

자네가
알리나 대신 결정해야 해

 

부모 대신으로
자네가 하는 거야

 

이오누트
신부님 말씀 이해했어?

 

동생을 위해
어쩌면 좋을지 결정해

 

소용없잖아요

 

직접 답하게 해요

 

이오누트

 

기도문을 읽어서
악령을 떨치게 할까?

 

읽어달라고 해
동생이 평온해질 거야

 

주님께
묘책을 달라고 기도하고

 

결정은
내일 합시다

 

네, 주님께서 도우시겠죠

 

우리를 도우시길

 

참되고 바른 명에
따랐으나

 

억울하게 쫓겨났으니
도와주소서

 

죽음이 임박하였음에도

 

당신의 명을
받들었나이다

 

알리나가
방에 있는 걸 다 부숴요

 

맙소사

 

신부님 부르세요

 

안토니아가
부르러 갔어요

 

빠져나오려고
방에 불을 질렀어요

 

알리나

 

다른 열쇠 갖고 와

 

물 이리 주세요

 

절대 금식 시작하고
기도문 읽을 준비시켜요

 

악령을 쫓으려면
그래야 해요

 

들여보내요
사람들이 곧 와요

 

- 발버둥을 칠 텐데
- 그럼 묶어놔요

 

- 잠잠해졌나?
- 그럼 데려갈까요?

 

저렇게
묶은 채로 데려가요?

 

얌전히 있을 거니?

 

난동 부리면
못 풀어줘

 

신부님과 오빠가
의식을 정했어

 

이제 악령을 쫓아내고
평온을 찾을 거야

 

의식하는 곳까지
네가 걸어서 갈래?

 

발버둥 치면
계속 묶어놔야 해

 

와서
같이 풀어주세요

 

식탁에 있는
물 좀 갖다주세요

 

자, 조심해서 일으킵시다

 

상처 안 나게
조심해요

 

좀 진정이 됐니?

 

주여
알리나를 보살피소서

 

다시는 신을 모욕하지 마

 

죽여버릴 거야!

 

- 누가 와요?
- 아뇨

 

뭐 하세요?

 

어머니가 시켰어
대야 갖고 와

 

여기요

 

- 못 있어요?
- 네

 

끄트머리 구부려요

 

- 됐어요
- 갑시다

 

사람들 오기 전에
빨리 데려가요

 

주여

 

잘 잡아요

 

- 조심조심, 천천히
- 진정해!

 

여기 눕혀요

 

여기 잠시 내려놔요

 

조심해요

 

- 가만 있질 않아요
- 진정해야 기도문을 읽죠

 

저쪽으로 옮겨요

 

어서요

 

이거로 묶어요

 

반대편이요

 

너무 짧아서 안 돼요

 

이거로 하세요

 

다리도 묶어요

 

하나 더 주세요

 

- 어떻게 묶죠?
- 그렇게 하면 안 돼요

 

그럼 어떻게요?

 

받침대가
또 필요해요

 

서둘러요

 

이거면 돼요?

 

- 네, 좋아요
- 서두르세요

 

밑에 받쳐요

 

잘 잡아요

 

고정하게
망치 주세요

 

- 이거로는 안 되겠어
- 좀 들어 올려요

 

진정해
알리나

 

천천히 눕혀요

 

묶어요

 

받침대가
튼튼하지 않아요

 

- 줄로 묶어요
- 줄은 살을 파고들어요

 

사슬 어디 뒀죠?

 

- 개 집에 있어요
- 갖고 와요

 

자물쇠도 가져와요

 

빨리 갖고 오세요

 

여기 감아요

 

움직일 때 상처 안 나게
손목에 잘 감아요

 

주여!

 

- 됐어요?
- 진정해!

 

나도 하나 줘요

 

괜찮으세요?

 

네, 빨리 끝냅시다

 

알리나, 진정해
너를 위한 일이야

 

진정해, 신부님이 곧
기도문을 읽어주실 거야

 

사람들이
미사 보러 와요

 

오, 주여!

 

주여

 

주님

 

미사 소리 들리게
창문 열어요

 

밖에 나가서
빨리 치워요

 

- 담요 덮어줘요
- 이 안은 따뜻해요

 

얌전히 좀 누워 있어!

 

조용히 있어라

 

좀 있다
성당에 데려갈게

 

얌전히
기도에 귀 기울여

 

보세요
잠잠해졌어요

 

알리나를
불쌍히 여기소서

 

자, 어서 갑시다

 

주님, 이 기름으로
모든 악에 맞서게 하시며

 

영혼에
기쁨과 행복을 내리소서

 

팔 밑에
뭐 받쳐요

 

오직 주님께서만
우리를

 

영원히 용서하시리니
아멘

 

불쌍한 것
악마가 괴롭히는구나

 

재갈 아직 풀지 마요

 

십자가로
악마에 맞서게 하신 주여

 

악마는 십자가의 힘에
두려워 떨지니

 

영혼과 몸을 치유하시는
성부여

 

독생자인 그리스도를
우리에게 보내시어

 

병을 고치시고
당신의 종을 낫게 하시네

 

이제 입마개 풀어줘요

 

이거 놔!
풀어줘!

 

네?

 

알리나가
오줌 쌌나 봐요

 

우리가 씻어주면 돼

 

계속 묶어놔야 해요?

 

알리나가 좀 진정되면
풀어줄 거야

 

병나겠어요

 

걱정 마
괜찮을 거야

 

어제도 굶었어요

 

지금은
뭐 주면 안 돼

 

먹이면
악령의 힘만 강해져

 

악령을 약하게
만들어야 해

 

언제쯤 돼야
나아질까요?

 

주님만 아시지

 

금방 낫기도 하고
오래 걸리기도 해

 

묶인 모습
더는 못 보겠어요

 

해치는 게 아니라

 

알리나를 괴롭히는
적과 싸우는 거야

 

악령이 고함을 치며
우리를 위협해

 

너무 닦달하지 마

 

너희 때문에
우리도 진이 다 빠진다

 

너랑 알리나를 위해서
하는 일이지

 

우리를 위한 게 아냐

 

가서
물 데워라

 

주여
알리나를 보살피소서

 

불쌍한 것

 

우리가 돕는다는 걸

 

알리나도 물론 알죠

 

멀쩡한 정신일 때는
얘도 아는데

 

악령에 들리면
넋을 잃고

 

사악한 짓을 해요

 

옷 갈아입히고
깨끗이 씻어줄게

 

주님께
이런 꼴을 보이면 안 돼

 

알리나
너도 싸워야 해

 

신부님의 기도도
네가 같이 싸워야 통해

 

진정해라
알리나

 

지금껏 잘 버텨 왔잖아

 

우리 좀 괴롭히지 말고
진정해

 

보이치타 자매님
가서 기도해

 

보이치타 자매!
어서 가

 

알리나
그만해라

 

알리나의 입을 통해
악령이 외쳐요

 

사람을 떠난 악령은
어디로 가죠?

 

그야 모르지만
약점 있는 자를 노립니다

 

악은 약한 것에 깃들어요

 

신부님
어서 기도문을 읽으세요

 

진정해
알리나

 

신 중의 신
왕 중의 왕이신 하느님

 

성스러운 이름으로
이 저주를 거두시고

 

악을 저지른 자에게
되돌리소서

 

모든 악과 비방
증오의 근원인

 

너에게 저주 있을지어다

 

주님의 종인
알리나의 몸에서 나와라

 

두려워하며

 

어서 알리나를 떠나거라
더럽고 비열한 악마야

 

불쌍한 알리나
죗값을 치르는 거예요

 

알리나를 생각하면
마음 아파요

 

알리나는요?

 

여기 치울 동안
소성당에 데려다 놨어

 

거기 춥지 않아요?

 

여기보다 따뜻해
불도 땠어

 

잠시만

 

네?

 

수녀님과 신부님이
의구심이 든대

 

뭐가요?

 

네가 회의적이 됐다고
걱정하셔

 

왜 그런 걱정을 해요?

 

난 모르겠다
네가 잘 생각해봐

 

얘기 좀 하자

 

바르바라 수녀와
얘기해 봤는데

 

기도문 읽을 동안
너는 오지 마

 

왜요?
신부님

 

너는 아직
준비가 안 된 것 같아

 

적은 단단히 무장했고

 

약해 보이는 자를
노리고 있어

 

문가에서 기다리다
사람들 오면 알려다오

 

어서 가 봐

 

- 축복이 있기를
- 축복이 있기를

 

이 근처에
매물로 나온 땅 있어요?

 

한참 더 가셔야 해요

 

고마워요
안녕히 계세요

 

이러지 마!
다들 꺼져!

 

괴롭히지 말고 꺼져!

 

알리나
여기를 떠나

 

자매님

 

자매님

 

- 알리나는 괜찮아
- 뭐라고요?

 

정신 차렸어요

 

괜찮다고요?

 

진정했고 우리 알아봤고
너를 찾았어

 

물 갖고 와

 

신부님께 말씀드려
책임 수녀님 부를게

 

알리나는요?

 

성당에 가 봐

 

물 먹기 싫대

 

- 어때요?
- 차분해졌어요

 

주님을 찬미하라

 

알리나
괜찮아?

 

갈까?

 

보이치타를
보고 싶댔어요

 

- 괜찮을 거예요
- 주님 덕분이에요

 

축복이 있기를

 

- 안 돼!
- 여기 눕힙시다

 

아픈가 봐요

 

- 숨을 제대로 못 쉬어요
- 옷 풀어요

 

심장박동 들어봐요

 

구급차 불러요

 

- 누구랑 얘기했죠?
- 파호미아요

 

보이치타를
보고 싶댔는데

 

성상 이리 줘요

 

물도 주세요

 

주님
보살펴주소서

 

여기요

 

알리나가
숨을 쉬어요

 

- 혹시 당뇨 있어?
- 아뇨

 

칼슘 수치가
낮아서 그런가요?

 

발레리카 씨한테
구급차 부르라고 해요

 

이 상태로는 안 돼요
몸을 씻어요

 

조심해요

 

걱정 마
괜찮아질 거야

 

- 안녕하세요?
- 안녕하세요?

 

- 환자는요?
- 성당에요

 

오전 미사 전에
기절했어요

 

좀 비켜주세요

 

젊어 보이는데
언제 기절했죠?

 

오늘 아침이요

 

여긴 왜 이래요?

 

괴롭다고 자학했어요

 

입술은 왜 저래요?

 

물을 안 마셨어요

 

그간 금식했어요

 

마지막으로
얘기한 분은요?

 

오전에
파호미아랑 했어요

 

목마르대서
차를 갖다줬어요

 

조용히 하세요

 

3 정도 됩니다

 

뭐라도 좀 주세요

 

칼슘 주면 나을까요?

 

우리가 할게요

 

우리가 맡으면
골치 아파져요

 

뭐라도 좀 해보세요

 

할 수 있는 게 없어요

 

제발 병원에 데려가세요

 

- 네!
- 빨리 데려가 주세요

 

출발 준비해요

 

같이 좀 옮깁시다

 

머리 조심하세요
조심!

 

아드레날린 준비해요

 

좀 비키세요

 

신분증 주세요

 

비켜주세요

 

비켜요!

 

쭉 가세요

 

조심하세요

 

- 뭐 투약했어요?
- 아드레날린이요

 

- 얼마나요?
- 5병

 

너무 많은데

 

생명징후가
너무 약해서요

 

죽은 거 몰라요?

 

아직 젊잖아요

 

어떻게 좀 해보세요

 

죽었는데
되살리라고요?

 

살아나길 바랐어요

 

무턱대고 데려와서

 

이제 병원이
사인 규명해야겠네요

 

- 제가 말렸는데
- 나가 있어요

 

이를 악물고 있는데
입 벌려 보세요

 

- 죽은 지 꽤 됐어요
- 오전까지 얘기했대요

 

그래요?
이리 와 보세요

 

얘를 어떻게 한 거예요?

 

- 아무 짓 안 했어요
- 그럼 왜 죽었죠?

 

구급차 왔을 때만 해도
살아있었어요

 

당신 탓이래요

 

되살려보려 했는데

 

오전까지 얘기도 했어요

 

억지 부리지 마세요

 

죽었으면
뭐 하러 주사를 놨어요?

 

당신이 죽인 셈이 됐네요

 

손은 왜 이렇게 됐어요?

 

쟤가 주먹질했어요

 

- 병원에 진작 데려오지
- 데려왔었는데

 

선생님이
우리더러 돌보랬어요

 

그래서 결국?

 

우리가 얘를
해쳤다고요?

 

안 그럼 왜 죽어요?
젊은 나이엔 급사 안 해요

 

- 묶여있었어요
- 묶여요?

 

선생님
얘가 자학해서 그래요

 

그래서 묶었군요

 

전에 병원에서도
묶어 놨어요

 

워낙 난폭해서요

 

그쪽은
살살 대했나요?

 

감옥에 갈 각오나 하세요

 

당신들은
사람 죽인 죄인이에요

 

우린 그저
도우려 했어요

 

참 잘도 도우셨네요

 

경찰이며 언론사에
다 말할 거예요

 

신의 손길이
얼마나 대단한지

 

의사도 마찬가지잖아요

 

밖에 나가서 기다려요

 

여기 서류 작성하세요

 

받아 적어요

 

사후경직이 시작된
사망 환자를 발견했다

 

팔다리에 상해가 있고

 

- 받아 적었어요?
- 네

 

입술이 찢기고
턱뼈가 경직된 상태였다

 

나를 위해 기도하지 마요

 

당신네 기도 듣느니
지옥에 가고 말지

 

서명할까요?

 

마그다?
아주 끔찍한 일이 터졌어

 

아니
마테이는 괜찮아

 

4시 15분 약속이야

 

내가 도착하면
연락할게

 

빈손으로 와
집에 장난감 천지야

 

폭행으로
죽은 환자가 있는데

 

수도원에서 데려왔어

 

신분증 줘봐요

 

링기시 알리나

 

부저우주
신테스티 출신

 

스물다섯이고
죽은 후에 도착했어

 

수녀 둘이 데려왔는데
잡아둘까?

 

그래, 알았어
끊을게

 

신의 품에서 잠들길

 

신의 품에서 잠들길

 

이오누트!

 

경찰이
다 밖으로 나오래

 

다 오셨어요?

 

 

소성당에서
의식 진행했죠?

 

아뇨
성당에서요

 

정확히
어떻게 하셨죠?

 

알리나는 저기 있었고
저는 읽었어요

 

뭘 읽었죠?

 

성 바실리우스의 기도와
다른 기도문이요

 

가만히 앉아 듣던가요?

 

수녀들이 곁에 있었어요

 

- 팔을 잡았나요?
- 아뇨

 

나무 위에 눕혔어요

 

어떻게요?
보여주세요

 

오, 주여!

 

이렇게요
들것에 누워 있었어요

 

들것이요?

 

들것으로 실어 날랐어요

 

어떤 건지 좀 봅시다

 

갖고 오세요

 

알리나 양을 붙든 채로
의식을 했나요?

 

알리나는 묶여있었어요

 

직접 묶으셨어요?

 

알리나가 자학할까 봐
두려워서요

 

알리나 양이
뭐가 문제였죠?

 

무척 혼란스러워했어요

 

- 사탄을 봤대요
- 환청도 듣고요

 

힘도 무척 셌어요
말랐는데 어찌나 세던지

 

고아원에서
가라테 배웠어요

 

어떻게 알죠?

 

1학년 때부터
같이 학교 다녔어요

 

저 친구를 만나러 오면서
문제가 시작됐습니다

 

- 네
- 맞아요

 

맙소사
저기에 묶었어요?

 

 

증거물이니
훼손하지 마세요

 

 

무엇으로 묶었죠?

 

수건으로 묶고
그 위에 사슬을 감았어요

 

십자가에 묶고
사슬로 감아요?

 

십자가라뇨?

 

십자가처럼 보이는데요

 

신성한 십자가와

 

저건 다르죠

 

자학해서
어쩔 수 없이 묶었어요

 

우물에 빠지려고도 했고
우리를 죽인댔어요

 

고함지를까 봐
입마개를 했어요

 

기도문 읽을 동안만
그랬죠

 

다 읽은 후에는요?

 

소성당으로 옮겼어요

 

- 구속은 없었고요?
- 아뇨, 묶여있었어요

 

얼마나 묶어놨죠?

 

목요일에 기도문 읽을 때
처음 묶었고

 

- 네
- 맞아요

 

물은 줬습니까?

 

주로 성수요

 

음식은요?

 

어제
차랑 빵을 줬어요

 

십자가에서
왜 악취가 나죠?

 

우리가 몸을 씻어줬어요
하지만 아주 살살 씻었죠

 

신부님

 

죄질이 나빠 보입니다

 

불법감금으로 죽었으니
20년 형은 족히 되겠군요

 

맙소사
왜요?

 

기도한 것도
죄예요?

 

사람을 그렇게
묶어두면 안 되죠

 

분신자살하려 해서
묶었습니다

 

병원에서도 묶었어요

 

여긴 병원이 아니잖아요

 

우리도 사람을 돌봅니다

 

고의살인이라곤
안 했어요

 

하지만 실수를
인정해야 합니다

 

우리 실수요?
실수라고 치죠

 

무슨 뜻이죠?
젊은 여자가 죽었는데

 

기도하거나 묶였다고
죽지는 않아요

 

그럼 무슨 이유로
죽었습니까?

 

경찰이 밝혀야죠
답은 알고 오신 듯하지만

 

직접 묶었다면서
뭘 더 밝혀야 하죠?

 

애를 치료하려고 강제로
약을 먹여도 죄예요?

 

사망자는 애가 아니죠

 

애처럼 굴었습니다

 

신부님 애도 아니잖아요

 

걔를 돌본 건
우리밖에 없어요

 

친척도 없나요?

 

기도문 읽기 전에
걔 오빠랑 상의했어요

 

사망자가
그간 아팠을 수도 있죠?

 

그렇습니다

 

- 병원에 데려갔어야죠
- 데려갔어요

 

병원에서
일찍 퇴원시켰어요

 

직접 치료하려 했죠?

 

질병 치료는
의사 몫이고

 

저는 원인을
치료하려 했죠

 

병이란 게 몸에만 들지는
않으니까요

 

걔가 어제 오전
드디어 평온해졌어요

 

 

전에 어땠는지
모르셔서 그래요

 

신부님께 묻겠습니다

 

누군가의 잘못으로
죽은 거겠죠?

 

실수 안 하시는
신께 물어보세요

 

인간은 누구나
실수합니다

 

어쩌면
제 탓이기도 하겠죠

 

제 치유 능력을
과신한 탓이요

 

오, 주여

 

우리로선
진실을 밝히지 못했으니

 

검사님 앞에서
다 얘기하세요

 

검사를 설득하면 됩니다

 

저는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럼 갑시다

 

같이 갈 증인이
더 필요합니다

 

고아원에 줄 물품은
발레리카 씨한테 드려요

 

알겠습니다

 

사건 당시
또 누가 같이 있었죠?

 

희생자를 묶은 분들
타세요

 

- 이 정도만 데려가죠
- 그래, 또 보면 되니까

 

- 뭐 준비할 거 없나요?
- 네

 

저도 가도 돼요?

 

원하면 타요

 

신분증이 필요합니다

 

수녀님

 

신분증 챙겨주세요

 

두려워할 것 없어요

 

해칠 뜻이 없었던 건
하느님께서 아세요

 

두려운가 보군요

 

두렵지 않아요
신부님

 

주님께서 함께하시면
두려울 게 없죠

 

- 출발할까요?
- 그래

 

담배 피워도 돼요?

 

네, 피우세요

 

검사님 오실 때까지
기다려야 해요

 

그새를 못 참고 피우네

 

금방 들어오실 줄
몰랐죠

 

검사님은 현장에 갔대
어떤 애가 엄마를 찌르고

 

사진을
인터넷에 올렸다지

 

- 맙소사! 언제요?
- 오늘 아침에

 

사촌이 1시간 전에
신고했대

 

세상 꼴이 참 험악하군

 

여보세요

 

 

내려와 있습니다

 

너무 더러워서
세차해야 해요

 

네, 제가 할게요
들어가세요

 

이 지긋지긋한 겨울이
언제 끝날까요?

 

언젠가는 끝나

 

도로가
다 망가지겠어요

 

매년 그렇잖아

 

네, 그래도...

 

번역
최은영

 

자막 제공
부산국제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