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피트

 

에바 그린

 

루이 가렐

 

몽상가들

 

원작
길버트 아데어

 

감독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아름다운 풀들이여

 

저 은빛 바다를 건너

 

신비한 바다
가까이 가고파

 

시네마테크 프랑세즈를
왕궁 안에 만들다니

 

프랑스인의
열정이 느껴진다

 

여기에서 본
사무엘 풀러의 '충격의 복도'는

 

강렬한 이미지로
나를 사로잡았다

 

1960년대 후반
내가 20살 시절...

 

프랑스어를 배우러
파리에 갔다가...

 

실은 인생을 배웠다

 

그때 영화에 미쳤던 나는...

 

지하 영화클럽까지
가입했다

 

그 중에서도
난 열성분자라...

 

늘 스크린 코앞에 앉았다

 

왜 그랬을까?

 

영화의 신선한
이미지를

 

제일 먼저
보고 싶었으니까

 

딴 사람이 먼저 보면
망가질까 봐

 

사람들 시선이 닿으면
때라도 묻을까 봐

 

화면이 사라지기 전에
가슴에 담으려고

 

어느덧 영화는
내 전부가 됐고

 

현실과 영화도
구별할 수 없었다

 

그러던 1968년 봄
어느 날...

 

정말 영화 같은
일이 일어났다

 

말로 문화부 장관은
문화까지 통제하려고...

 

- 장 피에르 칼퐁/배우 -
시네마테크를 폐쇄시키고...

 

랑글루아 원장을
해임했습니다

 

- 장 피에르 레오/배우 -
샤이요 왕궁 시네마테크는

 

우리 영화를
지켜온 곳입니다!

 

구태의연한
관료주의가

 

자유의 전당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모두 일어섭시다!

 

자유를 사수합시다!

 

지켜내야 합니다!

 

영화를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힘을 모읍시다

 

시네마테크를
지켜야 합니다

 

시네마테크
랑글루아 원장은

 

모든 영화를 다 틀어줬다

 

좋은 영화, 나쁜 영화
유성, 무성...

 

장르 불문하고
볼 수 있기에

 

수많은 영화인들이
모였고...

 

현대 영화산업이
움튼 것이다

 

이 음모의 배후가
누구냐...

 

바로 경찰입니다!

 

시네마테크
원장이 해고되자...

 

모든 영화인들은
궐기했고...

 

그야말로
문화혁명이 시작됐다

 

저기요!

 

이거 좀 떼어줄래요?

 

- 입술에 붙어서
- 뭐요?

 

담배가 입술에
붙었다고요

 

알았어요, 그러죠

 

미안

 

당신 영국인?

 

아뇨, 미국인요

 

불도 꺼주시지

 

- 이름이?
- 매튜

 

영화 보러 자주 오던데

 

왜 늘 혼자 다니나 했지

 

아는 사람이 없어서

 

근데 왜 여기
묶여 있어요?

 

묶인 거 아닌데

 

- 꽤 깔끔하네
- 뭐라고요?

 

영화광들은
워낙 지저분해서

 

- '자크' 알아요?
- 자크?

 

걘 하수구 냄새에
쩔었다니까

 

내 동생이 걔 만나러
갔으니까

 

돌아오면
썩은 냄새 작렬일걸!

 

- 영어 잘하네요
- 뭐요?

 

- 영어 잘한다고
- 엄마가 영국인이셔

 

내 동생 테오 온다,
냄새 맡아봐

 

트뤼포, 고다르,
샤브롤, 리베뜨...

 

르느아르, 장 루슈, 로메르...

 

시몬 시뇨레, 장 마래...
모르겠다

 

마르셀 까르네도
있을걸

 

그 사람이
시네마테크엔 웬일로?

 

이제 어떡하지?
계속 대기해?

 

나도 몰라

 

테오, 여기는 매튜...

 

- 네 말대로 미국인이네
- 반가워

 

니콜라스 레이 영화
보러 자주 왔지?

 

그 감독 팬이라서

 

뭐?
'그들은 밤에 산다'?

 

그거 말고...

 

'조니 기타'와
'이유 없는 반항'

 

고다르가 뭐랬게?

 

글쎄...

 

'니콜라스 레이는 영화다'

 

- 너 왜 이래?
- 내가 뭘?

 

튀자!

 

파시스트!

 

- 개자식
- 죽어라!

 

그렇게 테오와
이사벨을 만났다

 

왜 그렇게 가슴이
뛰었을까...

 

경찰에 쫓겨
도망가느라 그랬나?

 

두 친구를 만나
설레어서 그랬나?

 

그날 밤 얘기꽃은
끝이 없었다

 

주제는 정치, 영화부터...

 

프랑스 록 음악이
왜 별로인지까지

 

- 배고파
- 이게 있었네

 

그 밤이 끝나는 게
어찌나 아쉬웠는지

 

고마워

 

먹을래?

 

아니, 괜찮아
난 됐어

 

정말 안 고파

 

어서 먹어

 

- 고맙긴 한데...
- 줄 때 먹어!

 

고마워

 

테오, 매튜한테
줄 거 없어?

 

- 이걸로 되는데
- 난 줬잖아

 

네 샌드위치
안 먹어도 돼

 

- 안 먹는다잖아
- 말만 그런 거지

 

- 실은 먹고 싶은 거라고
- 너희 친절하다

 

미국 어디 출신이야?

 

샌디에이고

 

너희는 둘 다 파리 출신?

 

내가 이 세상을
알게 된 건 1959년...

 

샹젤리제 거리였지

 

아기 때 내가 처음
배운 말 말해줄까?

 

뭔데?

 

'뉴욕 헤럴드 트리뷴'

 

- 고다르 감독 '네 멋대로 해라'-
뉴욕 헤럴드 트리뷴 사세요!

 

'뉴욕 헤럴드 트리뷴'

 

나랑 로마로 떠납시다

 

이쪽이야!

 

같이 가야지!

 

- 안녕, 매튜
- 잘 가

 

엄마...

 

기쁜 소식이 있어요

 

처음으로 프랑스
친구가 생겼어요

 

여보세요?

 

매튜?

 

누구세요?

 

- 놀라긴, 나야
- 테오?

 

잠 깨운 거 아니지?

 

무슨, 일어난 지 꽤 됐어

 

목소리 봐선 아닌데

 

아침엔 목소리가 잠겨

 

9시 수업 가야 돼서
일찍 전화했는데...

 

내일 우리랑 디너 어때?

 

고급식당에서 먹는 디너?

 

아니, 우리 집에서

 

나야 좋지

 

그럼...

 

전화 끊어라, 9시야

 

'리스파이트'에서
6시에 만나

 

어딘지 알지?

 

- 생 저먼 거리?
- 6시에 봐

 

3층 눌러!

 

자리 충분한데 왜 안 타?

 

우린 병이 있거든!

 

- 왜?
- 전염병!

 

그게 무슨 소리야?

 

우리가 더 빨라!

 

- 집 좋다
- 그래?

 

재밌게 지내

 

오래됐어

 

저희 왔어요

 

무슨 일이니?

 

- 저녁 주세요
- 뭐?

 

친구 매튜도 왔어요

 

이사벨이 말 안 했어요?

 

뭐?

 

얘가 매튜예요

 

새 친구죠

 

매튜, 우리 엄마야

 

- 반가워요
- 저도요

 

미국인이네?

 

캘리포니아 출신이죠

 

구린 호텔에 지내기에

 

저녁 초대했어요

 

- 왜요?
- 어떻게 된 거야?

 

갑자기 어떻게
5인분을 만드니?

 

테오가 말 안 했어요?

 

둘이 똑같은
소리를 하네

 

멍청이, 돌대가리

 

- 네가 말한다며?
- 내가 언제!

 

바보 멍청이!

 

제발 둘 다 조용!

 

초면에 실례가 많군

 

제가 오히려
죄송한걸요

 

괜히 저 때문에 소란이

 

듣고 보니
자네 탓도 아닌걸

 

어디 보자

 

아빠한테 잘 보여야 돼

 

아빠, 집에서 저녁
먹으려고요

 

- 극장은?
- 닫혔어요

 

아빠, 여기 친구
매튜도 왔어요

 

- 안녕하세요?
- 매튜!

 

저녁 초대했어요

 

시적 영감이 오는 건
아이 낳는 것 같지

 

나 편할 때
골라 오는 게 아니야

 

아무리 간절하게
원해도 오지 않거든

 

하지만 영감이 오면...

 

바로 그 순간 나는...

 

이보게!

 

내 말 안 듣고 뭐 하나?

 

이런, 죄송합니다

 

뭔가?

 

그게 아니라...

 

라이터 만지작거린
이유나 말해봐

 

어서!

 

손님인데 그만해요

 

정말... 궁금해서 그래

 

생각 없이 라이터를
만지작거렸는데

 

실례인 거 같은 거예요

 

그래서 내려놨는데

 

이게 식탁보 무늬랑
딱 맞는 거죠

 

보실래요?

 

길이가 대각선과
딱 맞아요

 

또 바깥쪽에
맞춰보면... 보세요!

 

딱 맞잖아요

 

이렇게 해도 맞고

 

이래도 맞죠?

 

이것도요

 

이렇게 길이를
반으로 만들면

 

어딘가에 또 맞고

 

계속 그런 식이거든요

 

그렇죠?

 

어떤 물건이든
마찬가지예요

 

테이블, 접시, 냉장고
이 방...

 

선생님의 코, 이 세상...

 

세상 모든 것은...

 

조화를 이룬다는 걸
알 수 있죠

 

모양, 크기, 다 마찬가진데

 

그 이유는 모르겠지만...

 

그걸 새롭게 알았어요

 

재미있는 친구로군

 

생각보다
만만찮은 데가 있어

 

세상을 둘러보면
느낌이 어때?

 

엉망진창이고
혼란스럽지?

 

근데 신의 눈으로 보면...

 

이것도 완벽한
조화란 말씀

 

근데 우리 애들을 봐

 

떼거리로 데모나 하면

 

뭔가 다 뒤집히고...

 

새 세상이 올 걸로
착각하잖나!

 

무슨 말씀이세요?

 

영화관 문 닫는데
보고만 있어요?

 

이민자들은 쫓겨나고...

 

친구들이 경찰한데
얻어터지는데도?

 

그야 미친 짓을 한 대가지

 

아버지는
언제나 옳아요?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미국, 어디서나?

 

이 세상이 엿 같아
바꾸고 싶다고?

 

너도 엿 같은 세상의
일부란 걸 기억해!

 

혼자 고고한 척 마!

 

그건 아빠 특기잖아요

 

베트남전쟁 반대
서명도 안 하고

 

시인은 시를 쓸 뿐
정치적 서명은 안 한다

 

'탄원서는 시이다'

 

'시는 탄원서이다'!

 

내 작품에 관심이
많을 줄 몰랐군

 

맞아요

 

'탄원서는 시이고
시는 탄원서이다'

 

그렇지

 

아버지 작품 중
가장 유명하죠

 

자신을 돌아보세요

 

난 아버지처럼
되기 싫어요

 

테오!

 

내일 갈 길도 먼데
그만 잡시다

 

조지?

 

미안, 뭐라고 했지?

 

잠자러 가자고요

 

애들한테 할 말 없어요?

 

얘들아, 미안하구나

 

수표 놓고 갈 테니

 

꼭 필요할 때
현금으로 바꿔 써라

 

모두 잘 자라

 

안녕히 주무세요

 

잘 자라

 

테오?

 

- 반가웠네
- 즐거웠습니다

 

나도 반가웠네

 

- 저녁 감사해요
- 천만에

 

매튜 숙소도 안 좋다니
자고 가라고 하렴

 

잘 자라

 

갑자기 철학 강의씩이나
하고 난리야!

 

철학 운운하려고
했던 건 아닌데

 

아빠 감동 받으시더라

 

늘 헛소리만 하시지

 

난 부럽기만 한걸

 

우리 부모님도 그랬으면

 

딴 집 아빠니까
좋아 보이지

 

근데 이상하게 할머니
할아버지는 최고야

 

그건 절대 공감

 

전에 생각 안 해봤는데...

 

정말이야

 

매튜, 귀여워라

 

테오 코의 길이는
네 코의 두 배다

 

난 잔다

 

자고 갈 거지?

 

- 그래도 돼?
- 물론

 

잘 자

 

아버지들은 다 비슷해

 

나도 알지만...

 

아무리 잘났어도...

 

자기만 옳다고
고집하면 안 되지

 

맘에 들어?

 

- 좋다
- 잘 자

 

- 잘 자라
- 아침에 봐

 

그래, 고마...

 

고마워

 

잘 잤어?

 

왜 그랬어?

 

잠 깨워주려고

 

테오한테도
아침마다 해주거든

 

- 기분 묘하네
- 싫다고?

 

- 그럼 좋을 것 같아?
- 당연하지

 

일어나!

 

- 왜 그래?
- 옷 벗었어

 

'뭐 하는 거야?'

 

뭐 하는 거야?

 

'이 방의 느낌을 담아'

 

'가슴에 간직하면...'

 

'내 영혼 영원히
이 방에 머물리'

 

영화 '크리스티나 여왕'에서
그레타 가르보가...

 

길버트와 밤을 보내고
방에 작별인사를 한다

 

- 좋았어!
- 그 장면 좋아해

 

화장실은
복도 끝이야, 빨리 와

 

1분 내로 안 오면
끌어간다

 

들어와

 

- 잘 잤어?
- 그래

 

아침부터 쫙 빼입었네

 

칫솔 빌려줄까?

 

- 됐어
- 그래?

 

손가락 있잖아

 

잘 잤어?

 

그럼, 편하게 잤지

 

참, 매튜...

 

네 입술 정말 섹시하다

 

만져봐도 돼?

 

내 입술을 만진다고?

 

발그스름하고...

 

육감적이고...

 

통통하면서...
동물적인...

 

립스틱 바르면 어떨까?

 

- 됐어
- 예뻐질 거야!

 

이사벨은 원래
사람 귀찮게 해

 

이젠...
호텔로 돌아가야지

 

그냥 우리 집에서
지내지, 왜?

 

- 그래도 돼?
- 그럼!

 

부모님 한 달
여행가셨잖아

 

짐 챙겨와

 

- 진짜?
- 그래

 

우리 안 지
겨우 2일 됐는데, 괜찮아?

 

차차 알면 되지,
그 호텔 좋냐?

 

아니!

 

같이 가서 짐이나
가져오자

 

뭘 망설여?

 

이사벨... 너도 괜찮니?

 

내가 그러자고 했어

 

극장 좀 갔다 올게

 

금방 나올 거지?

 

짐도 별로 없어

 

필요한 건
집에 다 있어

 

칫솔은 꼭 챙겨라!

 

엄마...

 

이렇게 금방
편지 쓸 줄 몰랐죠?

 

이제 친구들 집에서
지내려고요

 

걔네 아버지는
시인이고

 

둘 다 나랑 동갑내기죠

 

또래랑 어울리니
정말 좋아요

 

아빠 아직도
화난 거 아니죠?

 

미국, 영국
무성영화 배우...

 

'버스터 키튼'과
'찰리 채플린'의 비교

 

소설 vs 시...

 

귀족 vs 평민...

 

괴짜스러움 vs 신비로움...

 

키튼이 기계 같다면

 

채플린은
천사처럼 온화하다

 

괜찮지?

 

비교하는 건
아무 의미 없어

 

채플린이 훌륭해서?

 

아니

 

키튼이 너무 아까워

 

키튼이 채플린보다
훌륭하다고?

 

- 물론
- 진심이야?

 

- 당연하지
- 정신 차려

 

키튼 연기가 채플린보다
훨씬 재밌잖아

 

전혀

 

키튼이 최고가
아니라고?

 

채플린이 최고야

 

키튼은 존재 자체가
코믹영화라고

 

고다르 같은
진정한 영화인이야

 

채플린은 자기만 아는
배우거든!

 

- 말도 안 돼
- 정말이야

 

천박한 미국 문화에서
왔으니

 

깊이 있는 문화를
이해할 리 없지

 

그 얘기는 제발 그만!

 

채플린은 관객을
매료시킨다고

 

감정이 녹아들게
한단 말이야

 

'시티 라이트'
마지막 장면 알지?

 

여자와 남자는...
서로를 응시한다

 

맹인이었던 여인이
처음으로 그를 본 거지

 

관객도 여인의
시각으로 그를 본다

 

그래서 유명한
최고배우를 보면서도

 

마치 처음 보는
느낌이 들지

 

또 이상한 음악
틀면 빠갠다

 

조플린 좋아하잖아

 

제발 끄란 말이야!

 

그만둬!

 

- 그 영화 뭐지?
- 뭐라고?

 

탭댄싱 추면서
사람 미치게 하는 영화

 

대답 못 하면
벌칙 있다

 

각오하라고

 

'톱 햇'

 

남자가 밤새 춤추잖아

 

아래층 여자는
잠도 못 자고

 

맞지?

 

제법인걸

 

우리 이번에
그거 하자

 

뭐?

 

- 고다르의 '국외자들'
- 좋았어!

 

왜 사람을 그렇게
쳐다봐?

 

귀여운 매튜...

 

우리가 정말 하고
싶은 게 있었는데...

 

세 명이 필요해서
때를 기다렸어

 

이제 네가 있으니
때가 온 거지!

 

뭔데?

 

그 영화 속 기록에
도전하기

 

- 어떤 기록?
- 영화 봤지?

 

루브르 박물관
뛰는 장면 말이야

 

어렴풋이 기억난다

 

기록이 9분 45초잖아

 

그래!

 

그 기록에
도전하는 거야

 

이런!

 

왜 그래?

 

아무것도 아니야

 

- 설마 무섭냐?
- 그건 아니고

 

그럼 왜?

 

나 외국인이란 거 몰라?

 

그래서?

 

잡히면 난 강제추방이야

 

그럴 리 없으니까
걱정 마

 

그야 모르지

 

영화 속에서는
안 잡히잖아!

 

영화처럼 되냐!

 

초시계 갖고 와

 

재밌긴 한데...

 

이건 테스트야

 

포기하면 탈락이다

 

포기하면
루저가 되는 거야

 

9분 28초

 

17초나 빨랐어!

 

매튜, 너 정말
대단하다

 

- 시험 통과
- 우린 한팀이야

 

'우리 셋은 한팀'

 

우리 셋은 한팀

 

우리 셋은 한팀

 

문 열어!

 

'우리 셋은 한팀'!

 

엄마 전화다

 

받기 싫어

 

이사벨은 부모님
다루는 법을 몰라

 

무슨 소리야?

 

우리 힘으로는
부모를 어쩔 수 없어

 

그러니까 모든 부모는
법정에 세워서

 

죄를 자백하게 하고

 

먼 시골로 보내서
재교육해야 돼!

 

시골 가셨잖아

 

그건 해변에
휴가 가신 거지

 

여보세요

 

끊겼다

 

우리 부모님은
여행도 안 가

 

너희는 자유롭고
진짜 좋겠다

 

어디 가?

 

옷 좀 벗으려고

 

네 방 추워,
내 방으로 와

 

이거 입어

 

고마워

 

콜라 마실 건데

 

- 너도 줄까?
- 좋아

 

매튜?

 

- 문 열어봐
- 잠깐

 

왜 늦게 열어?

 

옷... 입느라고

 

무슨 영화지?

 

코러스가
이렇게 춤추고...

 

고릴라도 나오고

 

그 영화 봤던가?

 

- 나랑 봤잖아
- 정말?

 

- 힌트 줘
- 꿈 깨

 

- 감독 이름...
- 됐어!

 

- 제목이 몇 글자?
- 안 된댔지?

 

- 이사벨!
- 안 돼!

 

제목 첫 글자만

 

완전 불쌍하다

 

테오 한심하지?

 

- 매튜, 넌 알지?
- 입 뻥끗 마

 

정정당당하게
실력대로!

 

젠장

 

포기야?

 

그래!

 

'금발의 비너스'

 

마를렌 디트리히 주연

 

- 1932년 작
- 알아

 

벌칙 있댔지?

 

말이나 해봐

 

그걸 보고 싶어...

 

우리 앞에서
똑같이 해봐

 

저 여자 앞에서 한 짓

 

여자?

 

무슨 소린지

 

알면서 왜 이래?

 

벌칙이야

 

날 죽이기로 작정했군

 

그럼 벌칙을
거부할 거야?

 

누가 안 한대?

 

아무도 없다 치고
진짜처럼 해

 

한잔하자,
아래층에서 봐

 

- 매튜...
- 왜?

 

알았어

 

그거 보면서
솔직히 너도 흥분됐지?

 

뭐라고?

 

아주 짜릿했잖아!

 

무슨 말을
듣고 싶은 거야?

 

그냥... 어땠나 궁금해서

 

너 지금 말투
누구 닮았게?

 

- 누구?
- 이사벨

 

쌍둥인데 당연하지

 

- 쌍둥이야?
- 그래

 

이사벨이 남자라면
그건 바로 나야

 

- 일란성 아니잖아!
- 일란성이야

 

샴쌍둥이 같아

 

머리가 붙었지

 

이해가 안 돼

 

방금 전엔 이사벨을
죽일 듯이 미워했잖아

 

그랬지

 

이해를 못 하겠어

 

- 넌 형제 없니?
- 누나 둘 있어

 

죽이고 싶도록
미운 적 없어?

 

그래도 그 앞에서
그런 짓은 한 적 없어

 

누나가 억지로
시킨 적도 없고

 

이사벨이 시켜서
한 줄 알아?

 

하지만 그 둘이 영원히
그렇게 살 수는 없다

 

뭔가 크게 터질 것 같았고

 

폭풍전야 같은
고요한 시간이 흘렀다

 

그러던 어느 날 저녁...

 

테오!

 

- 어떤 영화야?
- 제목?

 

십자 앞에서만
살인사건이 난다

 

틀리면 벌칙 있다

 

- 말해봐, 매튜
- 나?

 

틀리면 어떻게 되는데?

 

벌칙 각오해야지

 

그게...

 

시간 초과!

 

시간도 안 주고!

 

무슨 영화야?

 

'스카페이스' 1932년 작품

 

벌칙은?

 

글쎄...

 

보자...

 

난 누굴 괴롭히긴 싫어

 

모두 행복해지는 걸
해보자고

 

그러니까... 너랑...

 

매튜랑...

 

내 앞에서 섹스해봐

 

여기선 말고

 

내 방에 딴 인간 정액
남는 거 싫어

 

어디서?

 

낭만주의 그림
걸린 방에서

 

느낌이 다를 거야

 

- 난 못 해
- 못 해?

 

- 네가 하든가!
- 얜 내 타입 아니야

 

하자

 

나 화장실 좀

 

매튜!

 

매튜!

 

매튜!

 

왜?

 

멍청하게 이러지 마

 

알았어

 

- 알았어!
- 이미 늦었어

 

때리지 말고
말로 하란 말이야!

 

말 잘 들을게

 

입 닥쳐!

 

왜 이렇게 겁이 많냐?

 

나랑 섹스하기가
그렇게 싫어?

 

너희 둘 같이
자는 거 봤어

 

우리를 염탐하다니

 

친구끼리 너무하는걸

 

우리가 그렇게
잘해줬는데!

 

싫다는 건 아니야!

 

은밀한 곳에 내 사진을?

 

노는 게 귀엽네!

 

잘됐군

 

매튜, 정신 차려!

 

일어나!

 

- 이사벨?
- 난 테오야

 

이사벨은?

 

네가 좀 도와줘

 

미안

 

정말 최고였어

 

그럼 어제는?

 

아빠 서재에서

 

넌 그게 더 좋았어?

 

가만있어봐!

 

- 왜?
- 이대로가 좋아

 

매튜...

 

내 사랑...

 

첫 사랑

 

멋진 사랑

 

내 애인

 

발렌티노...

 

난 네가 남자 경험
많을 줄 알았어

 

너랑 테오를
처음 본 순간

 

둘 다 멋지다고
생각했고

 

세련된 게...

 

배우 같았어

 

배우 맞아

 

멋진 연기를 한 거지

 

그런데 어떻게...

 

너랑 테오랑...

 

이렇게 된 거야?

 

테오랑 나?

 

첫눈에 빠진 사랑이야

 

근데 섹스는 안 했어?

 

정신적으론 그 이상이지

 

그런데 그러다가...

 

부모님한테 들키면?

 

그럴 리 없어

 

그렇지만...

 

모르는 일이잖아

 

절대 그럴 리 없어

 

만에 하나
그럴 수 있잖아

 

만일 그렇게 되면...

 

어떻게 할 건데?

 

죽어버릴 거야

 

어디 가?

 

배고파서 주방에

 

잘해봐

 

테오?

 

- 너도 먹을래?
- 됐어

 

이거, 맛있는데

 

- 좀이라도
- 싫다니까!

 

너희한테 정말 고마워

 

고마워?

 

지난번 카페에서
네가 한 말...

 

이제 알 거 같아

 

너희 둘은 마치...

 

한 사람인 것 같아

 

이제 내가
너희 둘에 합류해서

 

셋이 함께하게 됐지만

 

이것만은 똑똑히 들어둬

 

너 괜찮은 녀석인 건
맞지만...

 

우리 셋이
늘 함께는 아니야

 

내가 분명히
말했을 텐데

 

이사벨과 난
샴쌍둥이라고

 

새겨들어

 

이게 뭐냐?

 

테오를 위한 식사...

 

브로콜리 얹은
퐁뒤 요리

 

- 그럼 이건?
- 라따뚜이

 

- 이걸 먹으라고?
- 그러게 날 시키래?

 

- 차라리 굶지
- 먹을 거 없어

 

매튜?

 

식사할래?

 

퐁뒤랑 라따뚜이 있어

 

뭐가 뭐야?

 

이게 퐁뒤, 이게 라따뚜이

 

아니, 거꾸로야

 

- 난 라따뚜이
- 좋아

 

- 그만... 됐어
- 그래

 

딴 나라 와서 먹는
색다른 음식이다...

 

그렇게 생각해봐

 

저러다 토하겠다

 

그 정도로 끔찍하니?

 

애써 만든 건데, 미안

 

한 사람이라도
알아주니 다행이다

 

정말 먹을 거 없어?

 

하나도 없어

 

- 돈도 다 썼지?
- 물론

 

이젠 어쩌지?

 

아빠한테 전화해야지

 

전화 끊겼어!

 

이건 다 뭐야?

 

점심식사

 

이사벨... 필레 미뇽?

 

- 싫어
- 싫어?

 

매튜, 스테이크 줄까?

 

역겹다

 

있다!

 

바나나는 어때?

 

바나나 하나로 세 명이?

 

그래

 

간에 기별도 안 간다

 

잠깐 줘봐

 

- 왜?
- 그냥 좀

 

- 뭐 하는 거야?
- 잘 봐

 

어때?

 

사람 놀라게 하는데
뭐 있다니까

 

영화 탄압 중지하라!

 

이봐, 테오

 

- 잘 있었어?
- 그래

 

- 어제 안 왔더라?
- 일이 있어서

 

요즘 왜 모임에 안 나와?

 

- 책임감 없이!
- 짜증 나, 그만해

 

시네마테크 구하는 일
손 뗀 거야?

 

상황이 복잡해, 좀 봐줘

 

왜?

 

더 이상 묻지 마
나중에 설명할게

 

변절자!

 

테오, 잠깐!

 

네팔에서 사왔어

 

고마워

 

전화해

 

그래, 할게

 

나중에 봐

 

우리 셋은 거의
집 밖에도 안 나갔고

 

밤낮 구분도 못 할
지경이 됐다

 

이 세상엔 우리 셋만
존재하는 것 같았다

 

- 너무 찐했구나
- 아니, 좋아

 

좋아?
또 해줄까?

 

됐어

 

에릭 클랩튼은
기타의 신이야!

 

기타에 신이 있다면...

 

왼손잡이 흑인이다

 

미국 지미 헨드릭스
말이야!

 

전자기타의 새 장을
연 건 클랩튼이야

 

- 클랩튼이?
- 당연하지

 

클랩튼은 전자기타
흉내만 냈다고

 

헨드릭스는
이빨로 쳤거든!

 

베트남전 군인들이
누구 음악 들을까?

 

클랩튼?
웃기지 마

 

진실의 소리
헨드릭스 음악이야!

 

그러니까 개소리 마셔!

 

말 나온 김에
베트남전 얘기할까?

 

- 해봐
- 베트남엔 왜 가는 거지?

 

전쟁하러

 

- 뭘 하냐고?
- 싸우러

 

죄 없는 사람까지
죽이잖아!

 

전쟁이 그런 거야!

 

민간인까지 죽이잖아!

 

전쟁에선
어쩔 수 없는 거야!

 

그러는 넌 왜
전쟁 안 나갔어?

 

- 말해봐!
- 난 폭력이 싫어

 

잘난 척만 하지 말고
참전해야지!

 

학생이라
운 좋게 빠졌어

 

대학 안 다니는
친구는 다 갔다고!

 

- 운 좋았지
- 전쟁에 미친 것들

 

반전 시위라도 할까?

 

'난 폭력은 정말 싫거든요'

 

여긴 몰라도 미국에서
그건 감옥행이야

 

사람 죽이느니
감옥 가겠다

 

- 감옥이 낫지!
- 모르는 소리 마

 

'카이에 뒤 시네마'에서 읽었는데...

 

영화를 만드는 건
중독성 병이래

 

영화를 찍는 건...

 

부모님 침실을
훔쳐보는 것 같대

 

훔쳐보는 느낌이
정말 묘하고...

 

죄책감도 들지만

 

그래도 자꾸 보고 싶잖아

 

그래서 영화는
범죄행위야

 

감독은 죄인이고

 

금지된 장난을
하는 거지

 

- 내가 딱이네
- 왜?

 

부모님 침실 열린 문 사이로
늘 봤거든

 

그럼 연극 감독 해봐

 

그럴까?

 

이것 봐!

 

엄마 아빠는 섹스
딱 한 번 했을걸

 

또 하기 싫어서
쌍둥이 낳았을 거고

 

지미 헨드릭스
'헤이, 조'

 

놀라긴!

 

좋은 소식이잖아

 

여자가 한 달에
한 번 하는 거

 

- 사랑해
- 나도 사랑해

 

나 진짜 너를 사랑해

 

우리도 정말 너 사랑해
그렇지, 테오?

 

물론

 

내가 듣고 싶은 건
그 말이 아니야

 

그럼 뭔데?

 

날 사랑한단 말

 

- 그 말 했잖아
- '나도 사랑한다'?

 

그냥 '널 사랑해'라고 해야지

 

우린 널 사랑해

 

그것도 이상해

 

네가 먼저 말해야 해

 

네가 먼저
말해버렸잖아

 

왜 항상 내가
먼저 해야 돼?

 

불쌍한 매튜...

 

우리가 널 얼마나
사랑하는데!

 

그런 거 말고
진정한 사랑!

 

하지만 사랑이란 건
말이지...

 

보이는 증거로만
확인할 수 있거든

 

네 사랑의 증거를
보여줄래?

 

사랑의 증거?

 

좋아

 

일단 나가

 

세이빙 크림하고...

 

- 여기 면도기
- 고마워

 

- 뭐 하려고?
- 짐작해봐

 

- 장난하냐?
- 장난이라니!

 

전에도 해봤는데
아무렇지 않아

 

털은 금방 자라거든

 

둘 다 돌았어!

 

왜 그래?

 

사랑의 증거
좋아하시네!

 

나를 사이코 만들려고?

 

장난 좀 쳤다고
성질 낼 거 없잖아?

 

생각 좀 해봐!

 

전에도 이 변태 짓을
했단 말이야?

 

털 깎는 게
사랑의 증거야?

 

남자 애들 어릴 때나
하는 짓이야

 

서로 자기 성기
보여주면서 낄낄대고

 

진정해!

 

생각 좀 해봐

 

남매가 매일
한 침대에서 자고

 

같이 샤워하고 소변보고

 

이상한 짓거리나 하고

 

제발 정신 차리란 말이야

 

너 왜 이렇게
고약하게 굴어?

 

널 사랑하니까

 

사랑하는 방법치곤
독특하군

 

너희를 사랑해서 그래

 

정말 좋아해

 

근데 너희들
노는 걸 보면...

 

성장이 멈춘 애들 같아

 

이젠 어른이 돼야지!

 

평생 이렇게 둘만
붙어 지낼래?

 

너 데이트한 적 있어?

 

- 데이트?
- 그래

 

- 무슨 데이트?
- 남자 만나는 거

 

난 늘 테오랑 놀아

 

테오 말고

 

남자 친구랑
둘이서 놀아봤어?

 

미국 고등학교 애들
졸업파티 같은 거?

 

여긴 그런 거 없어

 

프랑스인도
데이트는 하잖아

 

남자랑 데이트
안 해봤지?

 

알면서 왜 자꾸 물어?

 

나랑 나가자

 

데이트 신청이야?

 

나랑 데이트하러 나가자

 

우리 둘이서만

 

테오 쳐다보지 마

 

허락받을 필요 없어

 

아니, 뒷자리로 가자

 

데이트할 땐 뒤가 좋아

 

실례

 

남들이 안 보는
은밀한 곳으로 말이야

 

관객 여러분...

 

이 작품은 음악에
대한 영화로서...

 

제가 맡은 남자
'톰 밀러'는

 

별 볼 일 없는
스파이지만...

 

죄송, 직접 보십시오

 

이 영화는
시네마스코프로 제작된...

 

이런, 죄송

 

기차가 대기 중이라
안 되겠어

 

잘 있어요

 

내 노래 듣기 싫어요?

 

내 맘 알잖소

 

TV에서 시위장면이
보도됐다

 

이젠 영화인뿐만 아니라...

 

학생과 시민까지
동참한 거다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 건지

 

상점은 문을 닫고
공장은 파업하고

 

파리 전역이
초토화돼갔다

 

- 퐁피두 총리 -
여러분의 목소리를...

 

기꺼이 받아들이겠습니다

 

테오랑 나는 TV 안 봐
거기에 오염되기 싫거든

 

- 그냥 가자
- 근데...

 

이런!

 

- 왜 그래?
- 내 거 아닌데

 

- 네 방에 가자
- 싫어

 

한 번도 네 방
보여준 적 없잖아

 

- 너 방은 있어?
- 물론

 

더러운 테오 방에선
못 살지

 

- 네 방은 안 돼?
- 내 침대에선 안 돼

 

제발 네 방에서
너를 느끼고 싶어

 

- 오늘 밤만
- 절대 안 돼!

 

이사벨의
새로운 면을 봤다

 

내게 보여주기
싫은 게 있다니

 

갑자기 고향의
누나들 방이며...

 

우리 동네 모습이
생각났다

 

잔디, 스프링클러
자동차들...

 

이 조각 이름은?

 

안 그래도 비너스상과
섹스하는 게 꿈이었는데

 

맘대로 해봐,
난 팔도 없잖아

 

하고 싶은 대로

 

왜 그래?

 

무슨 일이야?

 

저 노래 때문에?

 

그냥 듣지 마, 울지 마

 

혼자 있게 해줘

 

제발...

 

- 꺼져!
- 이사벨!

 

테오, 문 열어!

 

그러다 다쳐!

 

- 너 누구야?
- 무슨 소리야?

 

내 방에서 뭐 해?

 

당장 나가!

 

테오!

 

'혁명이란
갈라 디너도 아니고'

 

'시나 소설처럼
말장난도 아니므로'

 

'품위 있고 우아하게
할 수도 없고'

 

'우정, 동정 따위
고려할 수 없다'

 

'혁명에는 폭력이
수반되며...'

 

'곧 계급은 붕괴된다'

 

샤또 라피뜨, 1955년산

 

샤또 샤스 스플린,
1959년산

 

그랑 뱅, 1937년산
'아빠 생일 축하해요'

 

또야?

 

매튜, 너 영화
엄청 좋아하지?

 

물론

 

모택동도
위대한 감독 아니냐?

 

수백만 명이 출연하고...

 

중국 홍위병들이 떼 지어
새 시대를 향해 갔지

 

모택동 어록까지
들고 말이야

 

총이 아닌 책을 들고...

 

폭력이 아닌
문화로 싸운 거지

 

최고 아름다운
서사시 아니냐?

 

글쎄...

 

그렇게 보기엔...
무리가 있어

 

그 어록을 믿는 건
그들뿐이니까

 

닥쳐, 짜증 나게
아빠처럼 말하네

 

내 말 들어봐

 

모택동 추종자는
많지만...

 

그 책 한 권만 믿고
싸우는 거잖아

 

생각 없이
한 가지 구호만 외치고

 

영화는 서사적이지만...

 

엑스트라만
출연하는 거야

 

그런 영화는
알맹이 없는 허당이야!

 

미안하지만...

 

네 말은 앞뒤가 안 맞아

 

뭐가?

 

정말 그걸 믿는다면...

 

당장 나가서
함께 투쟁해야지!

 

어디로?

 

거리로 말이야!

 

무슨 소리야?

 

지금 바깥세상은
난리가 났어!

 

이게 얼마나
중요한지 알잖아!

 

엄청난 변화가
생길 수도 있지

 

근데 넌 여기서 뭐 하냐?

 

고급와인이나 까고
영화 얘기나 주절주절

 

모택동이 어쩌고저쩌고!

 

- 그만해
- 대답해봐!

 

인정해

 

사실 너 자신도
그걸 안 믿잖아

 

모택동 사진으로
도배를 해놨지만...

 

솔직히...

 

입 좀 그만 놀려

 

내 말 잘 들어

 

진짜 네가 원하는 걸
말해볼까...

 

네가 늘 원하는 건...

 

함께하고 싶은 건...

 

민중이 아닌...
너희 둘뿐이야

 

그만해!

 

세 명인가?

 

이사벨, 같이 놀자

 

고맙지만
술 냄새는 사절이야

 

그런가?

 

놀래줄 게 있어,
거실로 가봐

 

완전 신 난다!

 

- 예쁘다
- 너도 들어가!

 

어렸을 때 엄마가
만들어주셨는데

 

더 마시자

 

고마우셔라

 

입 냄새 지독하다

 

- 미안
- 취했어!

 

취한 건 맞는데
네가 예뻐서...

 

내일 아침
이 술이 다 깨도...

 

넌 여전히 아름답겠지

 

아마도

 

어서 자

 

잘 시간 됐나?

 

졸려서 눈도 못 뜨면서

 

잘 자

 

테오!

 

눈 떠봐

 

왜 그래?

 

할 말 있어

 

- 뭔데?
- 있잖아...

 

내가 너 사랑하는 거 알지?

 

나도 사랑해

 

'나도 사랑해'?
장난하냐?

 

듣고 있어?
듣고 있어?

 

영원한 거 맞지?
영원한 거 맞지?

 

- 뭐가?
- 우리 둘 말이야
- 뭐가?
- 우리 둘 말이야

 

- 맞지?
- 그래
- 맞지?
- 그래

 

매튜가 뭐랬는지 알아?

 

뭐랬는데?

 

우리 둘 변태래

 

영원하다고
제발 말해줘

 

넌 내 맘 몰라

 

내일 아침에
얘기하면 안 될까?

 

어서 나갑시다

 

벌써?

 

쟤들이랑 저녁이라도
먹을래요?

 

조용히 나가요

 

무슨 일이야?

 

시위대 돌이야!

 

시위가 심해지나 봐

 

- 무슨 냄새야?
- 최루탄

 

단결하라, 동지여!

 

나가자!

 

단결하라!

 

단결하라

 

매튜?

 

이사벨!

 

이사벨!

 

역사의 부름이다
동지여 단결하라!

 

혁명은 우리의 것
동지여 단결하라!

 

불붙여서 던질게

 

이 방법은 안 돼!

 

딴 방법은 없어

 

폭력이잖아!

 

이건 달라

 

그럼 파시스트랑
똑같다고!

 

파시스트는
바로 경찰이야!

 

경찰이 그런다고
따라 할래!

 

닥쳐, 모르면 가만있어!

 

우린 저들과
다른 거 몰라?

 

이성은 차갑고
가슴은 뜨겁잖아

 

사랑이 있잖아!
우리 사랑 말이야!

 

집어치워!

 

이사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