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00:00:54,423 --> 00:00:57,093 - 우편물입니다 - 네 2 00:00:59,470 --> 00:01:00,596 안녕하세요 3 00:01:00,680 --> 00:01:02,598 - 춥지? - 날씨가 춥네요 4 00:01:02,682 --> 00:01:05,226 오늘은 낮부터 눈이 온대 5 00:01:06,936 --> 00:01:08,312 청구서뿐이에요? 6 00:01:08,396 --> 00:01:10,273 편지도 한 통 있어 7 00:01:13,776 --> 00:01:14,819 그럼 잘 있어 8 00:01:19,574 --> 00:01:22,618 가을에 엄마에게 편지가 왔다 9 00:02:15,755 --> 00:02:21,344 코모리는 도호쿠 지방의 작은 마을입니다 10 00:02:22,345 --> 00:02:24,013 상점 같은 게 없어서 11 00:02:24,096 --> 00:02:28,059 시장을 보려면 면사무소가 있는 마을까지 나가 12 00:02:28,142 --> 00:02:31,562 농협의 작은 슈퍼나 가게로 갑니다 13 00:02:32,688 --> 00:02:36,901 가는 길은 대부분 내리막길이라 자전거로 30분 14 00:02:37,652 --> 00:02:39,904 오는 길은 얼마쯤 걸릴까요? 15 00:02:40,988 --> 00:02:42,740 겨울엔 눈 때문에 걸어가야 합니다 16 00:02:43,908 --> 00:02:46,327 천천히 1시간 반 정도 걸릴 겁니다 17 00:02:48,120 --> 00:02:49,956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18 00:02:50,039 --> 00:02:54,210 옆 마을에 있는 큰 슈퍼로 가는 듯합니다 19 00:02:55,419 --> 00:02:59,715 내가 거기 가려면 거의 하루가 걸립니다 20 00:03:34,458 --> 00:03:39,505 겨울과 봄" 21 00:04:01,569 --> 00:04:03,988 오늘은 크리스마스 22 00:04:05,740 --> 00:04:09,952 엄마는 이론을 내세우는 분이라 23 00:04:10,036 --> 00:04:12,913 우리 집은 크리스마스를 축하하지 않았다 24 00:04:14,123 --> 00:04:18,002 엄마, 우리도 크리스마스 파티해 25 00:04:18,085 --> 00:04:20,546 우린 기독교인이 아냐 26 00:04:21,464 --> 00:04:22,464 치사해 27 00:04:28,304 --> 00:04:30,681 치사해, 치사해 28 00:04:32,308 --> 00:04:37,021 그래도 어렸을 때 몇 번 손님이 오셔서 29 00:04:38,147 --> 00:04:40,649 그땐 케이크를 구워 주었다 30 00:04:41,901 --> 00:04:46,697 "첫 번째 요리" 31 00:04:48,032 --> 00:04:49,158 네 32 00:04:54,038 --> 00:04:55,581 - 어서 오세요 - 안녕하세요 33 00:04:55,664 --> 00:04:56,664 들어와요 34 00:05:01,295 --> 00:05:02,671 안녕 35 00:05:02,755 --> 00:05:06,175 인사 안 해? 옛날에 신세 진 분이야 36 00:05:07,259 --> 00:05:08,427 안녕 37 00:05:08,511 --> 00:05:10,179 외국인이었다 38 00:05:10,888 --> 00:05:15,643 지금 생각하면 엄마의 옛날 애인이 아니었나 싶다 39 00:05:16,602 --> 00:05:18,395 근거는 없지만 40 00:05:21,524 --> 00:05:23,484 참 잘 그리네 41 00:05:29,031 --> 00:05:30,699 이건 뭐야? 42 00:06:28,090 --> 00:06:31,051 가위바위보 43 00:06:32,094 --> 00:06:33,679 보, 보, 가위… 44 00:06:33,762 --> 00:06:35,556 케이크 먹어요 45 00:06:38,434 --> 00:06:40,185 엄마의 크리스마스 케이크는 46 00:06:40,269 --> 00:06:43,397 겉모습은 생크림으로 덮인 하얀 직육면체 47 00:06:53,240 --> 00:06:56,535 나이프로 썰면 단면이 선명한 빨강과 녹색으로 48 00:06:56,619 --> 00:06:58,537 크리스마스 색깔이었다 49 00:06:59,413 --> 00:07:02,666 정말 예쁘네요 어떻게 만들었어요? 50 00:07:02,750 --> 00:07:05,336 정말 어떻게 만든 거야? 대단해 51 00:07:05,419 --> 00:07:06,921 알고 싶어? 52 00:07:07,004 --> 00:07:10,132 빨강은 적미로 만든 감주가 들었고 53 00:07:11,050 --> 00:07:13,302 녹색은 시금치가 들었어 54 00:07:16,972 --> 00:07:19,475 두 종류의 생지를 한 형태로 구웠지 55 00:07:20,059 --> 00:07:22,645 세로로 두 색깔이 되다니 56 00:07:23,020 --> 00:07:26,649 어떻게 이런 식으로 생지를 넣었죠? 57 00:07:26,732 --> 00:07:28,400 그건 알아서 생각하세요 58 00:07:40,079 --> 00:07:42,498 - 잘 있어요 - 안녕히 가세요 59 00:07:53,342 --> 00:07:54,885 괜찮아요? 60 00:08:04,520 --> 00:08:05,854 못 말린다니까 61 00:08:06,313 --> 00:08:07,481 한 개 남아 있었지 62 00:08:09,566 --> 00:08:10,567 안녕 63 00:08:13,320 --> 00:08:16,490 그 사람은 3번 정도 오고 나선 64 00:08:16,573 --> 00:08:17,866 오지 않았다 65 00:08:20,869 --> 00:08:23,622 그래서 크리스마스 케이크도 끝! 66 00:08:26,333 --> 00:08:27,710 나 먹어봤어 67 00:08:28,419 --> 00:08:31,213 - 중학교 때 - 기억 안 나는데 68 00:08:31,588 --> 00:08:35,384 아마 후쿠코 씨가 사라지기 전 해였을 거야 69 00:08:35,676 --> 00:08:36,802 맛 보여줬어 70 00:08:36,885 --> 00:08:38,554 난 모르는 일인데 71 00:08:38,971 --> 00:08:41,432 난 후쿠코 씨한테 자주 책 빌려 봤어 72 00:08:41,640 --> 00:08:43,058 책 많았었잖아 73 00:08:43,642 --> 00:08:46,812 커다란 전집이나 사전 같은 거 74 00:08:46,895 --> 00:08:49,565 그러고 보니 자주 왔었어 75 00:08:49,815 --> 00:08:52,484 너무 네 칭찬을 많이 하는 바람에 76 00:08:52,568 --> 00:08:57,031 우리 집 책에 흥미도 없었는데 읽기 시작했어 77 00:08:57,406 --> 00:08:58,991 그랬더니 갑자기 78 00:09:01,785 --> 00:09:04,413 자기가 읽을 책은 스스로 찾아 79 00:09:08,417 --> 00:09:10,711 그렇게 말하고 헌책방에 다 팔았어 80 00:09:11,211 --> 00:09:13,714 아마 돈이 없어서였겠지 81 00:09:14,131 --> 00:09:16,925 나 옮기는 거 도와주고 몇 권 얻었어 82 00:09:17,259 --> 00:09:21,263 케이크를 구웠다는 건 남자가 있었단 말인가? 83 00:09:24,391 --> 00:09:26,060 이 케이크는 뭐야? 84 00:09:26,143 --> 00:09:29,480 난 쭉 적미 농사 안 지었잖아 85 00:09:30,022 --> 00:09:33,025 적미는 이삭도 빨개서 논은 예쁘지만 86 00:09:33,108 --> 00:09:36,528 알맹이가 떨어지기 쉬워 수확하기 귀찮잖아 87 00:09:36,612 --> 00:09:39,323 근데 흑미는 품종 개량한 거니 괜찮아 88 00:09:40,449 --> 00:09:42,618 매년 농사지어서 89 00:09:42,701 --> 00:09:44,828 흑미로 감주를 만들어 90 00:09:46,330 --> 00:09:48,457 수분을 적게 하고 농도를 짙게 91 00:09:49,041 --> 00:09:52,419 흑미는 찹쌀 종류라 꽤 달다 92 00:09:54,004 --> 00:09:56,215 감주는 새까맣게 되지만 93 00:09:56,298 --> 00:09:59,301 설탕, 기름, 밀가루 94 00:09:59,385 --> 00:10:02,054 베이킹파우더를 섞어 생지를 만들면 95 00:10:02,137 --> 00:10:03,639 보기 좋은 보라색이 된다 96 00:10:05,307 --> 00:10:10,145 보라색엔 노란색이 어울려 호박으로 생지를 만든다 97 00:10:12,523 --> 00:10:16,902 틀에 흑미 생지를 반보다 조금 적게 넣어 98 00:10:17,820 --> 00:10:22,741 그 위에 호박 생지를 80% 정도까지 넣고 99 00:10:24,910 --> 00:10:26,328 오븐에 굽는다 100 00:10:30,416 --> 00:10:34,253 다 구워지면 부풀어진 면을 밑으로 해서 식힌다 101 00:10:34,336 --> 00:10:36,422 그럼 모든 면이 평평해진다 102 00:10:37,089 --> 00:10:39,842 그렇게 생지의 색을 세로로 한 다음 103 00:10:43,887 --> 00:10:46,140 생크림으로 데커레이션한다 104 00:10:47,766 --> 00:10:50,144 메리 크리스마스! 105 00:10:55,774 --> 00:10:57,317 이렇게 하는구나 106 00:11:01,447 --> 00:11:03,782 미안해, 내가 너무 늦었지? 107 00:11:04,241 --> 00:11:07,035 시작하자, 크리스마스 티타임 108 00:11:07,119 --> 00:11:09,079 아니야, 이건 송년 티타임이야 109 00:11:09,163 --> 00:11:10,205 뭐? 110 00:11:10,289 --> 00:11:13,625 이 케이크도 보라, 노랑, 흰색 3색이야 111 00:11:13,709 --> 00:11:17,212 크리스마스 색이 아니고 너희들도 신자가 아니잖아 112 00:11:18,547 --> 00:11:20,424 따지기는 113 00:11:20,507 --> 00:11:23,594 그냥 맛있게 먹자고 114 00:11:27,681 --> 00:11:29,933 내년에도 잘 부탁해 115 00:11:30,225 --> 00:11:32,102 잘 부탁합니다 116 00:11:33,228 --> 00:11:35,564 - 잘 먹겠습니다 - 잘 먹겠습니다 117 00:11:42,821 --> 00:11:43,906 맛있어 118 00:11:48,118 --> 00:11:49,703 - 응, 맛있어 - 맛있어 119 00:11:51,163 --> 00:11:52,247 호박이야? 120 00:12:23,195 --> 00:12:27,741 "두 번째 요리" 121 00:12:30,285 --> 00:12:32,037 안녕하세요 122 00:12:36,667 --> 00:12:38,460 마을 소식입니다 123 00:12:39,795 --> 00:12:42,256 이치코, 고생이 많구나 124 00:12:43,006 --> 00:12:45,467 - 뭐 그리고 있어? - 표고버섯 125 00:12:46,051 --> 00:12:48,637 찐빵 만들었어, 먹어 봐 126 00:12:48,720 --> 00:12:50,639 감사합니다 127 00:12:51,306 --> 00:12:54,059 이치코 언니는 뭘 제일 좋아해? 128 00:12:54,142 --> 00:12:55,811 라는 질문을 받았다 129 00:12:56,645 --> 00:13:00,816 가장 먼저 생각난 것은 방금 만든 낫토 떡 130 00:13:01,316 --> 00:13:03,527 낫토에 설탕간장을 섞어 131 00:13:03,610 --> 00:13:06,655 바로 찧은 따뜻한 떡을 뜯어 넣은 것 132 00:13:10,075 --> 00:13:12,577 분교에서 떡 찧는 대회가 있었다 133 00:13:14,162 --> 00:13:15,831 벌써 16년 전 134 00:13:17,874 --> 00:13:21,586 어머니들 여럿이서 열심히 준비하고 있었다 135 00:13:22,546 --> 00:13:23,755 다 됐어요 136 00:13:23,839 --> 00:13:25,924 우린 낫토를 파낸다 137 00:13:26,008 --> 00:13:28,010 눈 밑에 묻어놨던 거다 138 00:13:28,719 --> 00:13:31,096 잘 만들어졌구나 139 00:13:31,179 --> 00:13:34,099 낫토 만들기는 3일 전에 시작한다 140 00:13:35,934 --> 00:13:39,313 부드럽게 삶아낸 콩을 볏짚으로 싼다 141 00:13:40,022 --> 00:13:44,901 이때, 속에도 짚을 한 묶음 넣어두면 발효가 잘된다 142 00:14:05,213 --> 00:14:06,757 눈 속을 파내 143 00:14:09,760 --> 00:14:11,345 멍석을 깔고 144 00:14:18,143 --> 00:14:19,519 짚을 담요 삼고 145 00:14:21,897 --> 00:14:23,065 눈 이불을 덮어준다 146 00:14:25,901 --> 00:14:29,112 눈 밑엔 여러 가지 것이 묻혀 있다 147 00:14:29,571 --> 00:14:32,324 배추, 파와 시금치 148 00:14:33,575 --> 00:14:35,827 무와 당근은 땅속에 149 00:14:36,078 --> 00:14:38,747 쥐를 피하기 위해 쇠뜨기로 덮어놓고 150 00:14:40,374 --> 00:14:44,294 채소는 저온에 두면 감기에 걸려 못 쓰게 되니 151 00:14:44,378 --> 00:14:46,421 눈 이불에 보관하는 것이다 152 00:14:47,172 --> 00:14:49,966 묻어두면 온도는 일정하다 153 00:14:51,718 --> 00:14:54,304 그 방법으로 낫토도 만든다 154 00:14:56,598 --> 00:14:58,517 맛있게 해 주세요 155 00:14:58,600 --> 00:15:01,311 맛있게 해 주세요 156 00:15:01,895 --> 00:15:05,607 - 영차, 영차 - 영차, 영차 157 00:15:05,691 --> 00:15:11,321 제대로 찧지 않으면 맛있는 떡이 안 돼 158 00:15:15,617 --> 00:15:17,536 무거우니까 잘 들어 159 00:15:18,370 --> 00:15:20,080 - 괜찮아? - 힘내, 힘내 160 00:15:23,083 --> 00:15:26,461 서둘러, 서둘러 161 00:15:39,641 --> 00:15:41,476 좋아, 섞어줄래? 162 00:15:42,561 --> 00:15:44,354 떡이 안 들러붙게 163 00:15:50,110 --> 00:15:52,195 됐어, 맛 좀 볼래? 164 00:15:52,279 --> 00:15:53,113 괜찮아요? 165 00:15:53,196 --> 00:15:55,949 떡은 뜨거울 때 먹어야 맛있으니까 166 00:15:57,325 --> 00:15:58,744 먹어 보거라 167 00:15:58,827 --> 00:16:02,080 정말 방금 만든, 아직 따뜻하고 168 00:16:02,164 --> 00:16:04,458 촉촉하고 부드러운 떡 169 00:16:04,833 --> 00:16:07,711 설탕간장이 듬뿍 들어간 낫토 170 00:16:12,174 --> 00:16:14,176 얼마든지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171 00:16:14,509 --> 00:16:17,262 언제까지나 계속 먹고 싶다 172 00:16:17,512 --> 00:16:21,057 처음 먹어본 설탕간장이 들어간 낫토 떡 173 00:16:44,456 --> 00:16:46,750 찧기 전에 반죽이 중요해 174 00:16:48,335 --> 00:16:53,089 엄마는 코모리에 살기 전엔 낫토 떡을 먹은 적이 없어서 175 00:16:53,548 --> 00:16:56,760 '우리 집 낫토 떡' 맛은 아직 정해져 있지 않았다 176 00:17:02,307 --> 00:17:05,143 영차, 영차 177 00:17:05,227 --> 00:17:07,729 - 혼자 하고 싶어요 - 괜찮겠니? 178 00:17:07,813 --> 00:17:08,730 괜찮을까? 179 00:17:08,814 --> 00:17:09,814 이때부터 180 00:17:09,856 --> 00:17:11,733 나 치지 마 181 00:17:13,318 --> 00:17:17,489 금방 쪄낸 낫토 떡은 진한 설탕간장 맛으로 정했다 182 00:17:22,577 --> 00:17:24,871 낫토균은 볏짚에 붙어 있다 183 00:17:26,164 --> 00:17:31,002 그래서 우리 집 찹쌀은 낫토 떡을 만드는 데 쓴다 184 00:17:33,797 --> 00:17:36,758 우리가 빌려 쓰는 논까지 자전거로 10분 185 00:17:38,969 --> 00:17:41,930 올해는 꽃이 필 시기에 비와 저온 현상이 왔고 186 00:17:42,264 --> 00:17:43,807 걱정돼 매일 보러 갔다 187 00:17:50,105 --> 00:17:53,066 벼는 사람 발소리를 듣고 자란다 188 00:18:03,869 --> 00:18:06,538 벼 수확도 비 오는 추운 날을 피하느라 189 00:18:06,621 --> 00:18:09,040 마을 사람 모두 분주했다 190 00:18:12,919 --> 00:18:15,755 올해 찹쌀 농사의 성과가 191 00:18:19,509 --> 00:18:20,509 지금 192 00:18:24,472 --> 00:18:25,472 지금 193 00:18:29,227 --> 00:18:30,312 지금! 194 00:18:32,939 --> 00:18:34,900 잘 먹겠습니다 195 00:19:01,635 --> 00:19:04,095 분교는 현재 폐교가 되어 196 00:19:04,179 --> 00:19:07,098 가끔 마을 회관 대신 사용되고 있다 197 00:19:15,899 --> 00:19:17,734 코모리에 눈이 온다 198 00:19:35,710 --> 00:19:38,546 제설차 오는 길까지 확보해 둔다 199 00:19:39,547 --> 00:19:46,054 "세 번째 요리" 200 00:19:49,975 --> 00:19:51,559 우편물입니다 201 00:19:52,477 --> 00:19:53,728 네 202 00:19:57,107 --> 00:19:58,483 안녕하세요 203 00:20:00,026 --> 00:20:01,778 얼린 무 만들었구나 204 00:20:01,861 --> 00:20:04,531 - 네, 말씀해 주신 대로요 - 그러네 205 00:20:13,498 --> 00:20:15,250 반으로 잘라 206 00:20:29,597 --> 00:20:31,016 껍질을 벗겨 207 00:20:40,316 --> 00:20:41,818 세로로 잘라 208 00:20:53,496 --> 00:20:54,956 구멍을 뚫어 209 00:20:57,751 --> 00:20:59,252 끈으로 연결해 210 00:21:19,355 --> 00:21:23,359 그대로 밖의 추위에 얼려서 말리면 211 00:21:40,960 --> 00:21:45,840 1년 내내 보관할 수 있는 얼린 무가 된다 212 00:21:52,097 --> 00:21:54,224 생으로 말려도 괜찮아요 213 00:21:54,307 --> 00:21:57,060 여기선 삶아서 얼리지? 214 00:21:57,143 --> 00:22:00,438 우리 아내 친정 쪽에선 이렇게 한대 215 00:22:00,730 --> 00:22:04,150 시간 없을 땐 이것만 먹어도 맛있으니까 216 00:22:05,026 --> 00:22:06,402 - 가 볼게 - 네 217 00:22:09,948 --> 00:22:10,948 잘 있어 218 00:22:13,326 --> 00:22:16,371 조림 요리엔 반드시 얼린 무가 있어야 한다 219 00:22:25,213 --> 00:22:27,549 물에 해동한 얼린 무를 220 00:22:27,882 --> 00:22:31,636 쌀뜨물에 불린 말린 청어 등과 함께 조리면 221 00:22:31,719 --> 00:22:34,430 맛이 배어들어 정말 맛있다 222 00:22:35,765 --> 00:22:38,351 계절 채소도 함께 조리하는데 223 00:22:38,810 --> 00:22:41,771 특히 산 두릅이나 산 죽순이랑 궁합이 맞아 224 00:22:41,855 --> 00:22:45,441 무를 얼리면서 봄이 너무 기다려진다 225 00:22:46,276 --> 00:22:47,944 잘 먹겠습니다 226 00:23:08,631 --> 00:23:11,718 가을에 감이 단단할 때 227 00:23:11,801 --> 00:23:14,304 가지째 따는 것은 곶감을 위해서다 228 00:23:17,265 --> 00:23:18,265 잡았다 229 00:23:22,437 --> 00:23:24,063 이건 따기 힘드네 230 00:23:29,819 --> 00:23:32,113 올해는 풍작이네 231 00:23:32,614 --> 00:23:34,407 풍작이야 232 00:23:39,120 --> 00:23:40,955 너무 많이 땄나 봐 233 00:23:41,789 --> 00:23:43,458 너무 딴 것 같아 234 00:23:44,167 --> 00:23:45,001 간다 235 00:23:45,084 --> 00:23:46,794 하나, 둘 236 00:23:48,588 --> 00:23:50,340 - 됐나? - 손 뗄게 237 00:23:53,343 --> 00:23:55,929 색깔 한번 좋구나 238 00:23:58,056 --> 00:24:00,058 감꼭지를 남겨두고 껍질을 벗겨 239 00:24:00,141 --> 00:24:03,895 T자 모양 가지를 먹줄에 끼고 처마 밑에 매단다 240 00:24:06,189 --> 00:24:10,068 가끔 손으로 주물러주면 부드러운 곶감이 된다 241 00:24:15,490 --> 00:24:17,992 그대로 차에 곁들여도 좋지만 242 00:24:23,998 --> 00:24:25,583 잘게 썰어서 243 00:24:25,667 --> 00:24:30,755 무절임에 넣으면 식초와 곶감 단맛이 상승하여 244 00:24:30,838 --> 00:24:32,840 색도 예쁘고 맛있다 245 00:24:35,760 --> 00:24:38,680 여기 갖고 왔어, 먹어 봐 246 00:24:39,806 --> 00:24:42,058 - 잘 먹을게 - 먹어 247 00:24:52,860 --> 00:24:54,028 너무 맛있어 248 00:24:56,572 --> 00:24:58,950 추우면 힘들긴 하지만 249 00:24:59,367 --> 00:25:02,036 춥지 않으면 만들 수 없는 것도 있어 250 00:25:04,580 --> 00:25:08,334 추위도 소중한 조미료 중의 하나다 251 00:25:22,682 --> 00:25:27,437 "네 번째 요리" 252 00:25:31,315 --> 00:25:33,526 너희 집 굴뚝 청소는 했어? 253 00:25:33,609 --> 00:25:35,236 우린 팬히터로 바꿨어 254 00:25:35,319 --> 00:25:36,529 좋겠다 255 00:25:36,612 --> 00:25:37,864 너도 바꾸지 그래 256 00:25:38,364 --> 00:25:41,325 기름값이 장난 아니잖아 257 00:25:41,576 --> 00:25:42,952 그렇긴 하지 258 00:25:48,249 --> 00:25:50,168 여기서 나갔을 때 259 00:25:50,710 --> 00:25:52,712 쌀이랑 된장은 갖고 갔어 260 00:25:52,795 --> 00:25:55,173 근데 채소는 사 먹어야 하잖아 261 00:25:55,923 --> 00:25:59,510 불길이 세졌어, 고구마 갖고 와 262 00:25:59,927 --> 00:26:00,927 알겠어 263 00:26:01,429 --> 00:26:04,932 처음부터 수도세랑 하수도세를 내라더라고 264 00:26:05,433 --> 00:26:07,810 코모리에선 필요 없는 돈인데 265 00:26:07,894 --> 00:26:09,228 자기 관리니까 266 00:26:11,189 --> 00:26:14,942 청구서 왔을 때 당황했어 생각도 안 했거든 267 00:26:15,193 --> 00:26:17,153 아껴 써야겠다 싶었지 268 00:26:29,040 --> 00:26:32,627 처음엔 매 끼니를 인스턴트 라면하고 밥만 먹었어 269 00:26:32,710 --> 00:26:35,755 수프에 고기랑 채소 건더기가 있으니까 270 00:26:35,963 --> 00:26:37,507 너무 심했잖아 271 00:26:38,299 --> 00:26:41,219 그래서 채소라도 길러볼까 하고 272 00:26:41,302 --> 00:26:44,097 컵라면 컵에 흙을 담아서 273 00:26:44,180 --> 00:26:46,015 우선 래디시씨를 뿌렸어 274 00:26:46,099 --> 00:26:48,017 한 달 정도 걸리잖아 275 00:27:28,391 --> 00:27:29,934 어서 오세요 276 00:27:30,017 --> 00:27:32,645 아르바이트하면서 친해진 남자애가 있었어 277 00:27:40,987 --> 00:27:42,530 뭐 찾는 거야? 278 00:27:42,613 --> 00:27:44,448 토마토 캔을 누가 찾던데 279 00:27:44,532 --> 00:27:47,660 스파게티 코너에 있어, 이쪽 280 00:27:53,082 --> 00:27:56,294 - 여기 있잖아 - 역시 잘 찾네 281 00:28:01,924 --> 00:28:03,885 아깐 고마웠어 282 00:28:03,968 --> 00:28:05,553 아냐, 괜찮아 283 00:28:05,636 --> 00:28:07,638 - 수고했어 - 수고했어 284 00:28:11,601 --> 00:28:13,519 꽤 말랐네 285 00:28:19,567 --> 00:28:21,235 이거 좀 무거워 286 00:28:22,069 --> 00:28:24,488 전혀 안 무거운데 287 00:28:24,822 --> 00:28:26,824 - 괴력이네 - 뭐야 288 00:28:28,576 --> 00:28:30,161 - 여기 - 좋아, 좋아 289 00:28:32,246 --> 00:28:35,666 그게 밥이야? 항상 빵 하나 먹어? 290 00:28:35,750 --> 00:28:38,169 비타민도 챙겨 먹어 291 00:28:43,758 --> 00:28:46,177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292 00:28:49,472 --> 00:28:51,766 나도 남의 말 할 처지는 아니지만 293 00:29:02,026 --> 00:29:03,444 우리 집 쌀에 294 00:29:10,493 --> 00:29:12,245 된장을 발라 구운 주먹밥 295 00:29:14,622 --> 00:29:17,291 그리고 즉석 래디시 절임 296 00:29:23,339 --> 00:29:27,510 거기다 엄마의 특제 달걀말이 297 00:30:06,757 --> 00:30:08,467 달걀말이 맛있어 298 00:30:08,884 --> 00:30:10,720 꿀이 포인트야 299 00:30:10,803 --> 00:30:14,515 전부 재배한 거야? 300 00:30:14,974 --> 00:30:15,975 역시 대단해 301 00:30:17,768 --> 00:30:19,854 달걀은 안 키워 302 00:30:33,159 --> 00:30:34,702 그럴 줄 알았더니 303 00:30:38,205 --> 00:30:39,624 오늘은 늦네 304 00:30:49,425 --> 00:30:52,803 얼마 전에 손으로 짠 머플러 받았는데 305 00:30:52,887 --> 00:30:55,931 우와, 무서워, 집착은 정말 306 00:30:56,015 --> 00:30:58,017 바람피우면 죽는 거 아냐? 307 00:30:58,100 --> 00:31:00,811 무서운데, 버리지 그래 308 00:31:01,729 --> 00:31:03,522 선물은 사서 하란 말이야 309 00:31:03,606 --> 00:31:05,733 만들 시간 있으면 일해서 310 00:31:05,941 --> 00:31:07,151 지당한 말씀 311 00:31:07,902 --> 00:31:10,821 그래서 도시락 안 전해준 거야? 312 00:31:10,905 --> 00:31:11,947 응 313 00:31:13,908 --> 00:31:18,245 그런 놈들 있지만 먹는 건 다른 거잖아 314 00:31:18,871 --> 00:31:20,456 그렇긴 하지만 315 00:31:21,123 --> 00:31:23,417 나 중학교 갔을 때 말이야 316 00:31:23,501 --> 00:31:25,920 본교 나온 애한테 왕따당했잖아 317 00:31:26,295 --> 00:31:28,089 분교 나온 산원숭이라고 318 00:31:29,256 --> 00:31:31,801 같은 마을에서 무슨 짓이었는지 319 00:31:32,718 --> 00:31:35,930 왠지 그때랑 비슷한 기분이었어 320 00:31:36,263 --> 00:31:39,558 한 걸음을 못 떼는 바람에 결국 그대로… 321 00:31:39,767 --> 00:31:41,894 - 냄새 좋지 않아? - 응 322 00:31:42,812 --> 00:31:45,022 부드러워졌어, 익었나 봐 323 00:31:45,272 --> 00:31:47,525 - 뜨거워 - 목장갑 쓸래? 324 00:31:48,943 --> 00:31:49,985 익었나? 325 00:31:50,319 --> 00:31:53,781 내열 벽돌을 스토브 위에 올렸구나 326 00:31:53,864 --> 00:31:56,659 복사열이 스며들어 좋아 327 00:31:57,702 --> 00:32:01,872 이 위에 냄비 올리면 카레 데울 때도 안 타 328 00:32:01,956 --> 00:32:03,457 편리하겠다 329 00:32:05,251 --> 00:32:06,669 게다가 군고구마도 330 00:32:11,882 --> 00:32:15,052 고구마 보존이 잘됐나 봐 331 00:32:15,136 --> 00:32:17,304 많이 안 추웠잖아 332 00:32:20,391 --> 00:32:21,684 맛있어 333 00:32:23,811 --> 00:32:25,229 앗, 뜨거워 334 00:32:57,678 --> 00:33:00,890 올해는 꼭 제대로 된 땔나무 집을 만들어야지 335 00:33:02,099 --> 00:33:04,685 언 나무를 쪼개는 건 너무 힘들어 336 00:33:10,900 --> 00:33:14,028 스트레스는 단 걸로 해소한다 337 00:33:15,946 --> 00:33:19,450 "다섯 번째 요리" 338 00:33:19,533 --> 00:33:22,870 그래서 추운 계절에 팥은 없어선 안 된다 339 00:33:23,120 --> 00:33:25,331 떡 같은 데 넣어도 되고 340 00:33:26,916 --> 00:33:30,377 밀가루, 소금, 베이킹파우더를 물로 반죽해 341 00:33:39,512 --> 00:33:41,305 한 시간 둔 다음에 342 00:34:00,699 --> 00:34:02,743 팥을 생지에 싸서 343 00:34:12,795 --> 00:34:14,797 프라이팬에 구워도 되고 344 00:34:25,099 --> 00:34:26,725 쪄서 찐빵처럼 먹어도 된다 345 00:34:40,281 --> 00:34:44,118 우리 집 땅 같은 경우엔 팥밭에 비료가 필요 없다 346 00:34:44,326 --> 00:34:47,454 비료를 뿌리면 잎만 무성하고 열매가 없다 347 00:34:48,455 --> 00:34:52,293 초여름이 되면 밭에 뿌려 그대로 둔다 348 00:34:52,501 --> 00:34:54,795 비가 많은 해엔 포기한다 349 00:34:57,089 --> 00:34:58,090 여름 350 00:34:58,674 --> 00:35:02,344 아래쪽부터 꽃이 피고 떨어지면서 351 00:35:04,555 --> 00:35:08,392 가을이 시작될 무렵 팥꼬투리가 두꺼워진다 352 00:35:10,227 --> 00:35:14,398 난 참지 못하고 덜 여문 팥을 먹어버린다 353 00:35:15,357 --> 00:35:17,067 아직 덜 익은 팥꼬투리를 벌리면 354 00:35:17,151 --> 00:35:21,614 촉촉한 연보라색의 어린 팥이 고개를 내민다 355 00:35:22,740 --> 00:35:24,283 단단해지기 전이라 356 00:35:24,366 --> 00:35:28,203 생각날 때 살짝 쪄서 먹을 수 있어 좋다 357 00:35:29,371 --> 00:35:31,790 희미하게 팥 향이 난다 358 00:35:36,253 --> 00:35:38,380 수프 건더기로도 좋고 359 00:35:43,385 --> 00:35:47,514 달게 찐 팥을 머핀 생지에 섞어 굽는다 360 00:35:50,017 --> 00:35:52,811 말랑하니 향도 좋다 361 00:35:56,857 --> 00:35:59,068 차게 식혀 그대로 먹어도 좋다 362 00:35:59,401 --> 00:36:01,570 다 익기 전에 먹어 버린다 363 00:36:02,196 --> 00:36:04,740 작은 양심의 가책도 맛의 하나다 364 00:36:07,868 --> 00:36:10,162 1년 내내 즐기기 위한 보존용은 365 00:36:11,288 --> 00:36:14,541 갈색이 된 팥꼬투리부터 차례로 수확한다 366 00:36:16,168 --> 00:36:19,213 밭에 오래 두면 꼬투리가 터져 버린다 367 00:36:21,757 --> 00:36:26,053 장마 탓에 안에 든 채로 발아한 것도 있다 368 00:36:28,055 --> 00:36:32,851 난 이 심의 녹색이 사라지는 걸 기준으로 수확한다 369 00:36:34,645 --> 00:36:38,524 비둘기가 먹는다고 빨리 수확하는 집도 있지만 370 00:36:38,607 --> 00:36:41,276 우리 밭은 비둘기에게 당한 적이 없다 371 00:36:41,360 --> 00:36:45,322 불성실한 탓에 잡초에 가려 안 보이기 때문일까? 372 00:36:46,740 --> 00:36:51,036 수확하면 우선 꼬투리가 바싹 마를 때까지 말려 373 00:36:52,663 --> 00:36:55,749 나무망치로 두드려 팥을 분리한다 374 00:36:57,626 --> 00:36:59,920 그리고 팥만 햇볕에 말린다 375 00:37:01,338 --> 00:37:03,007 가을 농번기 때라 376 00:37:03,090 --> 00:37:06,093 일단락될 때까지 한 달 정도 말린다 377 00:37:07,511 --> 00:37:09,763 세심한 작업도 할 수 없기 때문에 378 00:37:09,847 --> 00:37:14,601 그 정도 말리면 향도 좋아지고 벌레도 안 먹는다 379 00:37:16,687 --> 00:37:18,105 겨울이 시작되면 380 00:37:19,898 --> 00:37:22,151 팥알이랑 찌꺼기를 분리 381 00:37:26,155 --> 00:37:27,781 병에 넣어 보존한다 382 00:37:30,159 --> 00:37:33,829 귀찮아 죽겠네 너무 많이 재배했나 봐 383 00:37:35,622 --> 00:37:39,626 이때 알이 굵은 팥은 따로 담아둔다 384 00:37:41,962 --> 00:37:45,466 그걸 다음 봄이 끝날 때 밭에 뿌리기 위해 385 00:37:46,508 --> 00:37:50,304 코모리에선 팥을 뿌리는 날이 매년 정해져 있다 386 00:37:51,013 --> 00:37:54,141 빨라서도 안 되고 늦어져도 안 된다 387 00:37:54,808 --> 00:37:56,935 싹이 나올 때 너무 춥거나 388 00:37:57,019 --> 00:37:59,605 햇볕이 필요할 때 장마가 들거나 389 00:37:59,813 --> 00:38:04,109 성장과 날씨가 안 맞으면 벌레나 병이 생기기 쉽다 390 00:38:08,822 --> 00:38:11,533 다른 작물도 각각의 파종 날짜와 391 00:38:11,617 --> 00:38:15,579 계절마다 산의 꽃이나 새의 상태를 살펴야 한다 392 00:38:17,873 --> 00:38:21,043 옛날부터의 경험이 쌓여서 그런 거죠 393 00:38:21,126 --> 00:38:25,798 그렇지, 뭐든 좋은 타이밍이라는 게 있으니 394 00:38:27,007 --> 00:38:28,133 맞아요 395 00:38:30,636 --> 00:38:33,013 맞아, 아마도… 396 00:38:34,181 --> 00:38:36,850 나도 여길 나가는 게 너무 빨랐다 397 00:38:39,269 --> 00:38:40,270 그랬을 거다 398 00:38:43,816 --> 00:38:45,526 조바심 내는 건 금물 399 00:38:46,652 --> 00:38:49,404 팥소를 만들 때도 설탕을 빨리 넣으면 400 00:38:49,488 --> 00:38:52,407 아무리 쪄도 팥이 물러지지 않는다 401 00:38:54,952 --> 00:38:56,620 설탕을 넣는 건 402 00:38:56,703 --> 00:39:00,165 팥이 손가락으로도 쉽게 으깨지고 나서다 403 00:39:33,240 --> 00:39:35,784 눈이 내릴 땐 핫토가 먹고 싶어진다 404 00:39:37,661 --> 00:39:39,746 핫토는 밀가루를 물로 반죽해 405 00:39:39,830 --> 00:39:43,000 귓불 정도로 부드러워지면 2시간 이상 재운다 406 00:39:44,293 --> 00:39:47,796 충분히 재우지 않으면 쫀득해지지 않는다 407 00:39:48,797 --> 00:39:51,133 그래서 눈을 치우기 전에 준비해 둔다 408 00:40:07,774 --> 00:40:10,485 잘 재운 핫토를 손으로 잡고 얇게 늘려서 409 00:40:10,569 --> 00:40:12,738 찢어 국물에 넣고 끓인다 410 00:40:25,709 --> 00:40:27,461 잘 먹겠습니다 411 00:40:41,391 --> 00:40:45,562 눈 치우고 배가 고파졌을 때 먹어야 맛있다 412 00:40:51,526 --> 00:40:55,030 오늘은 색다르게 밀기울을 섞어 보았다 413 00:40:55,656 --> 00:41:01,703 "여섯 번째 요리" 414 00:41:09,503 --> 00:41:13,423 밀기울이란 건 보통 땐 제분 과정에서 제외되는 415 00:41:13,507 --> 00:41:15,217 밀의 껍질 부분이다 416 00:41:20,555 --> 00:41:21,640 몸에 좋을 것 같은데 417 00:41:27,145 --> 00:41:30,565 어? 그런데 이건… 418 00:41:32,025 --> 00:41:34,152 뭐더라, 뭐였더라? 419 00:41:39,908 --> 00:41:42,202 건멸치의 머리와 내장을 따고 420 00:41:43,161 --> 00:41:44,621 건표고 421 00:41:45,831 --> 00:41:46,915 당근 422 00:41:47,916 --> 00:41:49,042 무 423 00:41:50,252 --> 00:41:51,253 우엉 424 00:41:52,796 --> 00:41:53,922 토란 425 00:41:55,382 --> 00:41:57,134 유부를 잘라서 426 00:42:05,225 --> 00:42:09,563 물, 술, 맛술과 함께 냄비에 넣는다 427 00:42:12,399 --> 00:42:15,694 간은 나중에 간장과 생강즙으로 한다 428 00:42:16,611 --> 00:42:18,947 숯불이 잘 핀 스토브에 올려둔다 429 00:42:39,259 --> 00:42:40,677 너무 예뻐 430 00:42:43,680 --> 00:42:44,973 잠시 걸어볼까? 431 00:42:58,278 --> 00:43:01,365 어제 키코랑 싸웠다 432 00:43:03,075 --> 00:43:06,119 키코의 직장 동료 얘기를 하다가 433 00:43:06,203 --> 00:43:10,374 애초에 도와달라고 한 건 상대방이었어 434 00:43:11,583 --> 00:43:14,461 아무리 상대가 도와달라고 해도 435 00:43:14,544 --> 00:43:17,381 하나하나 다 도와주면 상대에게도 안 좋아 436 00:43:17,464 --> 00:43:19,800 진정 그 사람을 생각한다면… 437 00:43:26,765 --> 00:43:27,974 이치코 438 00:43:30,977 --> 00:43:32,646 너 뭐라는 거야? 439 00:43:33,522 --> 00:43:34,522 응? 440 00:43:35,899 --> 00:43:39,069 무엇을 하는 게 그 사람을 위하는 건지 441 00:43:40,320 --> 00:43:43,323 무엇을 하는 게 아닌 건지 442 00:43:44,116 --> 00:43:46,785 다 알 만큼 경험이 풍부해? 443 00:43:47,244 --> 00:43:49,162 잘 알지도 못하면서 444 00:43:51,289 --> 00:43:55,961 넌 항상 다 아는 것처럼 쉽게 말을 하는데 445 00:43:56,044 --> 00:43:57,796 말뿐이잖아 446 00:43:59,131 --> 00:44:03,385 그런 말 할 수 있을 만큼 사람들을 겪어 봤어? 447 00:44:30,829 --> 00:44:31,997 토끼다 448 00:44:44,676 --> 00:44:46,386 구름이 흘러가고 449 00:44:50,599 --> 00:44:52,267 해가 비치면 450 00:44:57,397 --> 00:44:58,982 나뭇가지의 눈이 떨어진다 451 00:45:06,907 --> 00:45:08,575 그림자가 지면 멈춘다 452 00:45:19,377 --> 00:45:20,754 해가 비친다 453 00:45:36,561 --> 00:45:38,939 난 제대로 마주하지 못했고 454 00:45:39,189 --> 00:45:41,608 그래서 코모리로 돌아왔다 455 00:45:47,113 --> 00:45:48,823 난 참 바보야 456 00:45:56,373 --> 00:46:00,293 참, 눈 치워야 하는데 457 00:46:21,398 --> 00:46:22,565 어서 와 458 00:46:27,153 --> 00:46:30,031 카레 만들어 왔어, 같이 먹자 459 00:46:31,658 --> 00:46:32,658 응 460 00:46:38,999 --> 00:46:42,252 어제 심하게 말해서 미안해 461 00:46:43,169 --> 00:46:44,170 아니야 462 00:46:47,132 --> 00:46:50,385 - 밥 안칠 테니까 잠깐만 - 카레 데울게 463 00:47:01,021 --> 00:47:03,106 이거 빵이야? 핫토야? 464 00:47:04,858 --> 00:47:06,693 근데 그거 말이야 465 00:47:09,029 --> 00:47:10,030 그거였구나 466 00:47:13,158 --> 00:47:16,244 위에 이걸 뿌리고 467 00:47:17,829 --> 00:47:19,331 여기 놓는 거지 468 00:47:19,414 --> 00:47:21,541 세 개면 되나? 469 00:47:22,917 --> 00:47:25,378 세 개로 자르고 470 00:47:27,422 --> 00:47:32,802 밀대로 얇게 펴서 471 00:47:38,016 --> 00:47:39,392 그걸 472 00:47:40,393 --> 00:47:44,898 뜨겁게 데운 석쇠에 강불로 양면을 굽는다 473 00:47:45,190 --> 00:47:46,816 이거 밀어 둘게 474 00:47:51,279 --> 00:47:53,740 키코, 이거 봐 475 00:47:56,576 --> 00:47:58,912 대단하네, 볼록볼록 올라오잖아 476 00:48:04,292 --> 00:48:05,919 부풀고 있어 477 00:48:07,629 --> 00:48:09,339 부푸는구나 478 00:48:09,756 --> 00:48:11,633 - 이어져 - 이어지네 479 00:48:14,594 --> 00:48:15,804 다 부풀었어 480 00:48:15,887 --> 00:48:17,806 - 이걸로 됐어? - 됐어, 됐어 481 00:48:17,889 --> 00:48:20,975 뒤집어 보자, 뒤집어 482 00:48:21,601 --> 00:48:23,269 맛있게 생겼어 483 00:48:24,854 --> 00:48:26,481 - 그거 난이야? - 차파티 484 00:48:26,564 --> 00:48:27,565 차파티? 485 00:48:27,649 --> 00:48:29,943 원래는 하룻밤 재워야 하는데 486 00:48:30,026 --> 00:48:33,279 - 핫토랑 똑같네 - 응, 똑같아 487 00:48:33,655 --> 00:48:36,950 맛있는 거 만드는 방법은 세계 공통이구나 488 00:48:40,328 --> 00:48:42,747 - 먹어 봐 - 너무 맛있겠어 489 00:48:42,831 --> 00:48:43,748 향도 좋아 490 00:48:43,832 --> 00:48:46,751 스파이시 본격 인도풍 치킨 카레 491 00:48:48,711 --> 00:48:50,922 - 그럼 - 잘 먹겠습니다 492 00:49:03,184 --> 00:49:04,727 - 맛있어? - 응 493 00:49:09,607 --> 00:49:10,817 정말 맛있네 494 00:49:11,651 --> 00:49:13,278 차파티 맛있어 495 00:49:14,904 --> 00:49:19,492 내일 국물 맛있게 우려서 새로 핫토 해 먹어야지 496 00:49:20,118 --> 00:49:22,745 출발한다! 497 00:49:22,829 --> 00:49:23,955 좋아 498 00:49:32,505 --> 00:49:34,299 - 최고야 - 지쳤어 499 00:49:37,719 --> 00:49:39,262 내일도 눈 치워야지 500 00:49:39,345 --> 00:49:41,306 기분 정말 좋아 501 00:50:03,328 --> 00:50:08,374 "일곱 번째 요리" 502 00:50:12,003 --> 00:50:14,714 저장 채소가 얼마 남지 않았다 503 00:50:16,549 --> 00:50:20,053 아까워서 열지 않았던 염장 채소를 꺼낸다 504 00:50:23,389 --> 00:50:24,974 봄에 캔 고사리 505 00:50:27,477 --> 00:50:30,939 모내기가 끝나면 코모리 아줌마들은 산에 올라가… 506 00:50:31,022 --> 00:50:33,483 - 안녕하세요 - 안녕 507 00:50:33,566 --> 00:50:36,402 고비랑 고사리 이만큼 캤어 508 00:50:37,237 --> 00:50:40,031 짊어지지도 못할 만큼 고사리를 캐 온다 509 00:50:42,075 --> 00:50:46,621 뿌리 부분을 당겨 간단히 부러지는 데부터 딴다 510 00:50:48,164 --> 00:50:50,166 싹이 피기 전이 좋다 511 00:50:51,376 --> 00:50:54,504 바로 먹을 건 스토브 재를 뿌려 512 00:50:59,884 --> 00:51:01,719 뜨거운 물에 담가 하룻밤 513 00:51:02,637 --> 00:51:04,347 떫은맛이 빠진다 514 00:51:07,934 --> 00:51:09,936 염장할 것은 날것 그대로 515 00:51:13,982 --> 00:51:16,359 어쨌든 소금을 아끼면 안 된다 516 00:51:19,362 --> 00:51:22,282 소금에 푹 담가두지 않으면 517 00:51:24,784 --> 00:51:26,411 왠지 흐물흐물해져 버린다 518 00:51:28,997 --> 00:51:30,707 망했네 519 00:51:39,132 --> 00:51:41,509 먹을 땐 하룻밤 물에 담가 놨다가 520 00:51:48,641 --> 00:51:51,436 소금기를 빼고 살짝 데쳐서 먹는다 521 00:51:54,272 --> 00:51:55,565 잘 먹겠습니다 522 00:51:57,025 --> 00:52:00,194 생강간장하고 먹으면 깔끔하고 맛있다 523 00:52:00,486 --> 00:52:03,489 조림에 넣거나 된장국 건더기로도 넣고 524 00:52:05,908 --> 00:52:08,286 다들 1년 내내 먹지만 525 00:52:10,663 --> 00:52:13,541 난 '카바네야미'라 항상 모자라다 526 00:52:15,001 --> 00:52:17,795 '카바네야미'란 게으름뱅이를 말한다 527 00:52:18,338 --> 00:52:19,797 고사리뿐만이 아니다 528 00:52:19,881 --> 00:52:21,799 잠시 짬 내는 걸 못 해 529 00:52:21,883 --> 00:52:25,345 모처럼 얻은 수확물을 버리게 되는 경우가 많다 530 00:52:27,388 --> 00:52:32,101 그에 비해 코모리 사람들은 부지런한 일꾼들이다 531 00:52:32,518 --> 00:52:34,562 오늘 모이시라 한 것은 532 00:52:35,313 --> 00:52:39,067 이 마을 동쪽에 있는 경사진 휴경지 말인데 533 00:52:39,692 --> 00:52:43,946 이곳 관리가 잘 안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534 00:52:44,030 --> 00:52:49,786 주변 농지에 노린재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는 535 00:52:49,869 --> 00:52:54,499 보고가 농협이나 관계 기관에서 올라왔는데요 536 00:52:55,375 --> 00:52:58,753 그래서 새롭게 자료를 배포하려 합니다 537 00:52:58,836 --> 00:53:02,465 이 자료의 3페이지를 펴 보시겠습니까? 538 00:53:03,883 --> 00:53:06,636 글자가 작아서 잘 안 보일지 모르겠지만 539 00:53:07,428 --> 00:53:11,849 여기 적힌 대로 이 농지를 유효하게 활용해서 540 00:53:11,933 --> 00:53:15,103 여러분 수입에도 연결이 되게 하고 541 00:53:15,186 --> 00:53:19,982 그리고 코모리의 농지도 이 주변의 경치도 542 00:53:20,066 --> 00:53:23,861 좋게 발전시키고 싶은 게 저희 생각입니다 543 00:53:28,950 --> 00:53:31,619 이치코, 이제 됐으니까 그만 앉아 544 00:53:33,287 --> 00:53:37,542 옛날엔 여기가 전부 숲이었거든 545 00:53:37,834 --> 00:53:41,379 그래서 숲의 나무를 한 그루 한 그루 베어서 546 00:53:41,671 --> 00:53:46,884 뭐, 지금처럼 기계가 있었으면 편했겠지만 547 00:53:46,968 --> 00:53:51,681 손으로 하나하나 뿌리를 파내서 548 00:53:51,764 --> 00:53:55,017 그렇게 지금 같은 논으로 만든 거야 549 00:53:55,518 --> 00:53:59,439 코모리는 돌이 많아서 550 00:53:59,772 --> 00:54:02,817 가끔 큰 돌이 나타나면 551 00:54:02,900 --> 00:54:08,114 굵은 나무를 지렛대처럼 사용해서 552 00:54:08,197 --> 00:54:10,116 옮기곤 했지 553 00:54:10,199 --> 00:54:14,954 옛날엔 말도 쓰고 소도 썼었어 554 00:54:15,747 --> 00:54:18,541 그러다 그 후에 경운기나 555 00:54:18,624 --> 00:54:21,085 트랙터까지 오게 됐지만 556 00:54:21,377 --> 00:54:24,630 우린 정말 별일 다하며 살아왔어 557 00:54:24,714 --> 00:54:30,344 우리 남편은 그전부터 대단한 사람이었지만 558 00:54:30,887 --> 00:54:33,181 체인 소가 들어오고부터는 559 00:54:33,765 --> 00:54:36,809 어떤 큰 나무라도 두부처럼 560 00:54:36,893 --> 00:54:39,687 싹둑싹둑 자르게 됐지 561 00:54:40,188 --> 00:54:42,398 여긴 다 경사진 곳이잖아 562 00:54:42,899 --> 00:54:48,112 경운기가 넘어지면서 바퀴가 빠지는 바람에 563 00:54:48,488 --> 00:54:50,615 얼마나 무겁던지 564 00:54:51,032 --> 00:54:52,867 다리가 부러질 뻔했어 565 00:54:56,120 --> 00:54:59,916 그럴 때도 그것만 하는 게 아니라 566 00:55:01,751 --> 00:55:03,419 열 종류가 넘는 채소를 키우고 567 00:55:05,421 --> 00:55:07,173 곡물을 재배해 568 00:55:08,674 --> 00:55:10,843 먹을 수 있게끔 가공하고 569 00:55:12,804 --> 00:55:14,138 가사도 하고 570 00:55:16,766 --> 00:55:18,267 육아도 하고 571 00:55:22,396 --> 00:55:26,859 산으로, 거리로 일하러 나가고 572 00:55:28,528 --> 00:55:29,987 월동 준비를 한다 573 00:55:32,031 --> 00:55:33,032 매일같이 574 00:55:36,202 --> 00:55:37,537 매일같이 575 00:55:39,705 --> 00:55:41,040 매일같이 576 00:55:45,586 --> 00:55:50,550 요새 유타는 코모리의 장래에 대해 얘기를 한다 577 00:55:52,218 --> 00:55:53,719 휴경지 말이야 578 00:55:54,387 --> 00:55:57,348 다들 나이 많으시니 우리가 뭐든 해야겠지 579 00:55:58,891 --> 00:55:59,976 응 580 00:56:07,024 --> 00:56:08,109 있잖아 581 00:56:09,694 --> 00:56:14,282 네가 혼자서 열심히 사는 거 대단하다 생각하는데 582 00:56:15,908 --> 00:56:19,579 사실은 제일 중요한 걸 회피하고 583 00:56:20,288 --> 00:56:24,333 그걸 속이기 위해 자신을 속이기 위해 584 00:56:24,417 --> 00:56:27,879 순간순간을 '열심히'로 얼버무리는 것 같아 585 00:56:31,424 --> 00:56:32,925 사실은 도망치는 거 아냐? 586 00:56:36,137 --> 00:56:38,222 난 아무 말도 못 했다 587 00:56:40,725 --> 00:56:44,604 녀석도 코모리에서 제대로 살려고 하니까 588 00:56:47,064 --> 00:56:50,693 그 사실을 받아들이고 있다 589 00:56:51,402 --> 00:56:54,989 그래서 코모리의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590 00:56:55,573 --> 00:56:59,285 마음 깊은 곳에서 이곳 생활을 즐기고 있다 591 00:57:05,958 --> 00:57:07,251 그런데 나는… 592 00:57:19,680 --> 00:57:23,267 겨울이 끝날 무렵엔 어김없이 폭풍우가 온다 593 00:57:55,967 --> 00:57:57,718 엄마의 편지엔 594 00:57:57,802 --> 00:58:01,722 '원'이라든가 '나선'이란 말이 나열돼 있을 뿐 595 00:58:01,931 --> 00:58:04,684 어디서 누구랑 뭘 하고 사는지 596 00:58:04,767 --> 00:58:06,686 적혀 있지 않다 597 00:58:14,277 --> 00:58:19,282 그날은 눈보라와 봄햇살이 교차하는 폭풍우였다 598 00:58:25,496 --> 00:58:26,914 다시 개었구나 599 00:58:35,464 --> 00:58:40,386 파란빛과 먹구름이 반으로 갈린 하늘을 봤다 600 00:58:43,347 --> 00:58:45,224 내 상태랑 똑같아 601 01:03:35,644 --> 01:03:40,983 코모리는 도호쿠 지방의 작은 마을입니다 602 01:03:42,234 --> 01:03:43,903 상점 같은 게 없어서 603 01:03:43,986 --> 01:03:47,781 시장 보려면 면사무소가 있는 마을까지 나가 604 01:03:47,865 --> 01:03:51,327 농협의 작은 슈퍼나 가게로 갑니다 605 01:03:52,620 --> 01:03:56,832 가는 길은 대부분 내리막길이라 자전거로 30분 606 01:03:57,583 --> 01:03:59,835 오는 길은 얼마쯤 걸릴까요? 607 01:04:00,836 --> 01:04:03,339 겨울엔 눈 때문에 걸어가야 합니다 608 01:04:03,756 --> 01:04:06,091 천천히 1시간 반 정도 걸릴 겁니다 609 01:04:07,509 --> 01:04:09,303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610 01:04:09,386 --> 01:04:13,933 옆 마을에 있는 큰 슈퍼로 가는 듯합니다 611 01:04:15,309 --> 01:04:19,521 내가 거기 가려면 거의 하루가 걸립니다 612 01:06:10,049 --> 01:06:15,095 겨울과 봄" 613 01:06:23,479 --> 01:06:26,690 코모리엔 매화와 자두, 벚꽃과 614 01:06:26,774 --> 01:06:29,151 산나물과 모내기가 한꺼번에 온다 615 01:06:29,234 --> 01:06:30,778 "첫 번째 요리" 616 01:06:36,992 --> 01:06:38,535 산에 가면… 617 01:06:48,462 --> 01:06:51,298 방풍나물이 나왔어 618 01:06:52,091 --> 01:06:55,427 무쳐 먹거나 튀기면 향도 좋고 맛있다 619 01:06:58,680 --> 01:07:00,390 우선 챙겨둬야지 620 01:07:02,976 --> 01:07:04,394 연령초 621 01:07:05,854 --> 01:07:07,564 엘레지꽃 622 01:07:08,857 --> 01:07:10,025 아네모네 623 01:07:12,194 --> 01:07:13,529 시라네 접시꽃 624 01:07:40,556 --> 01:07:43,267 두릅, 이것도 챙겨둬야지 625 01:07:49,314 --> 01:07:51,275 오갈피는 어떡할까? 626 01:07:53,902 --> 01:07:55,863 청나래 고사리 627 01:07:55,946 --> 01:07:58,365 벌써 다 따 갔으려나? 628 01:08:25,434 --> 01:08:26,727 잘 먹겠습니다 629 01:08:57,799 --> 01:08:59,718 "두 번째 요리" 630 01:08:59,801 --> 01:09:04,223 코모리엔 몇 년에 한 번씩 엄청난 눈이 내린다 631 01:09:05,682 --> 01:09:06,892 눈 와? 632 01:09:07,517 --> 01:09:11,813 너 좀 일찍 일어나라 같이 눈 치워야지 633 01:09:11,897 --> 01:09:14,358 버스 올 시간이라 갈게 634 01:09:14,441 --> 01:09:18,070 키코한테 머위된장 만들어주기로 했어 635 01:09:18,153 --> 01:09:20,239 눈 때문에 일 못 하잖아 636 01:09:20,322 --> 01:09:22,866 좀 뜯어놔 줄래? 그것만 해 주면 돼 637 01:09:22,950 --> 01:09:24,743 다녀오겠습니다 638 01:09:28,705 --> 01:09:30,832 도로까진 치워놔야 하는데 639 01:09:35,754 --> 01:09:38,257 눈에 머위가 다 파묻혔을까? 640 01:09:39,883 --> 01:09:42,719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알기나 하는 거야? 641 01:09:46,306 --> 01:09:47,306 뭐, 괜찮겠지 642 01:09:58,527 --> 01:09:59,695 키코 643 01:09:59,903 --> 01:10:02,948 안녕, 눈 정말 많이 왔지? 644 01:10:03,031 --> 01:10:04,449 어젯밤부터 왔지? 645 01:10:04,533 --> 01:10:08,245 이젠 봄인데 그래도 마지막 눈이겠지 646 01:10:08,328 --> 01:10:10,497 5월에도 내린 적 있지? 647 01:10:10,831 --> 01:10:13,000 뭐? 하긴 그러네 648 01:10:13,083 --> 01:10:14,876 아직 멀었어 649 01:10:56,835 --> 01:10:57,836 어? 650 01:11:10,223 --> 01:11:11,892 다녀왔습니다 651 01:11:15,228 --> 01:11:16,605 엄마? 652 01:11:24,529 --> 01:11:26,198 머위된장 해놨네 653 01:11:36,625 --> 01:11:38,710 단맛이 부족해 654 01:11:44,466 --> 01:11:46,009 모임에 간 건가? 655 01:11:50,347 --> 01:11:53,392 엄마는 그대로 사라져 버렸다 656 01:11:58,146 --> 01:11:59,940 이봐, 이치코 657 01:12:00,023 --> 01:12:03,985 멍하니 서 있지 말고 빠릿빠릿하게 움직여 658 01:12:10,409 --> 01:12:11,827 당신은 659 01:12:13,286 --> 01:12:15,747 집안일은 전부 부인이 다 하고 660 01:12:16,832 --> 01:12:21,169 돌아가면 집은 따뜻하고 저녁밥이 기다리고 661 01:12:21,837 --> 01:12:24,256 피곤하다 말만 하면 되겠지 662 01:12:24,589 --> 01:12:27,300 빨래가 밀리면 불평이나 하면 될 테고 663 01:12:27,968 --> 01:12:32,013 아무리 피곤해도 난 전부 내가 해야 해 664 01:12:32,556 --> 01:12:37,018 돈 버는 것도 집안일도 나눠 해주는 사람이 없어 665 01:12:37,352 --> 01:12:41,231 여기서 돈 버는 동안은 집안일은 하나도 못 하고 666 01:12:41,523 --> 01:12:43,442 한 번에 하나씩밖에 못 해 667 01:12:43,525 --> 01:12:47,112 눈 치우는 동안엔 절대 장작을 못 패지 668 01:12:47,195 --> 01:12:49,698 자기 싫은 일 가족에게 미루는 주제에 669 01:12:49,781 --> 01:12:52,159 바쁜 듯 잘난 척 말라고 670 01:12:52,242 --> 01:12:54,286 난 뭐든 혼자 해야 하니까 671 01:12:54,369 --> 01:12:57,873 가족에게 응석 부리는 당신들은 내 심정을 몰라 672 01:12:57,956 --> 01:13:00,667 일을 나눌 수 있는 가족이 없는 게 얼마나… 673 01:13:12,053 --> 01:13:13,263 엄마 674 01:13:15,682 --> 01:13:19,478 나는 엄마에게 있어 진정한 675 01:13:19,895 --> 01:13:21,813 가족이었을까? 676 01:13:47,464 --> 01:13:48,548 이치코 677 01:13:52,761 --> 01:13:53,761 이치코 678 01:13:54,763 --> 01:13:55,805 밥 더 줘 679 01:13:56,306 --> 01:13:59,059 - 몇 그릇째야? - 세 그릇 680 01:13:59,601 --> 01:14:00,936 머위된장 위력이란… 681 01:14:01,019 --> 01:14:02,229 위험할 정도지 682 01:14:04,940 --> 01:14:07,776 머위된장은 냉장고에서 1년 간대 683 01:14:07,859 --> 01:14:09,569 안 돼, 그 전에 다 먹어 684 01:14:11,154 --> 01:14:15,033 우리 엄마는 시간 없을 때 국그릇에 머위된장 넣고 685 01:14:15,242 --> 01:14:17,118 뜨거운 물 부어 된장국이랬어 686 01:14:22,332 --> 01:14:23,333 고마워 687 01:14:24,459 --> 01:14:27,128 - 맛있을 것 같은데 - 응, 괜찮아 688 01:14:28,213 --> 01:14:29,214 뜨거운 물 있어? 689 01:14:51,903 --> 01:14:54,239 - 이거 꽤 맛있어 - 그렇지? 690 01:14:55,865 --> 01:14:57,117 완전 691 01:15:01,246 --> 01:15:02,664 맛있어 692 01:15:24,644 --> 01:15:29,733 "세 번째 요리" 693 01:15:32,319 --> 01:15:33,945 이건 쇠뜨기의 뿌리 694 01:15:35,864 --> 01:15:38,992 이 정도만 남아 있어도 금방 불어나 695 01:15:39,784 --> 01:15:43,121 땅을 깨운다, 뿌리를 뽑는다 696 01:15:44,414 --> 01:15:48,668 땅을 깨운다, 뿌리를 뽑는다 697 01:16:00,221 --> 01:16:04,559 쑥 뿌리, 고사리 뿌리 쇠뜨기 뿌리 698 01:16:05,060 --> 01:16:06,853 작년에도 그렇게나 뽑았는데 699 01:16:09,731 --> 01:16:11,566 땅을 깨운다 700 01:16:13,318 --> 01:16:15,111 뿌리를 뽑는다 701 01:16:17,364 --> 01:16:19,532 밭에 쇠뜨기가 극성이라 702 01:16:19,616 --> 01:16:22,202 먹어서라도 없애야겠다 생각했는데 703 01:16:22,827 --> 01:16:25,955 너무 많이 뜯었더니 껍질 까는 게 일이다 704 01:16:26,289 --> 01:16:28,291 세심하게 하나하나 705 01:16:28,625 --> 01:16:31,127 시간도 걸리고 어깨도 결리고 706 01:16:31,211 --> 01:16:33,963 하지만 뜯어내야 먹을 때 입에 남지 않는다 707 01:16:34,631 --> 01:16:36,424 손가락이 까맣게 됐다 708 01:16:43,390 --> 01:16:44,390 끝나면 삶아서 709 01:17:00,073 --> 01:17:02,992 간장과 맛술, 술을 넣어 조린다 710 01:17:13,253 --> 01:17:15,130 그러면 부피가 줄어서 711 01:17:15,213 --> 01:17:17,757 산처럼 많던 쇠뜨기가 이렇게 돼 712 01:17:18,091 --> 01:17:21,094 시간과 노력을 들였는데 이것만 남아 713 01:17:21,428 --> 01:17:26,599 게다가 수고에 비하면 쇠뜨기는 자기주장이 약해 714 01:17:26,683 --> 01:17:30,645 이 바쁜 시기에 고생해서 얻은 게 달랑 이거야 715 01:17:31,771 --> 01:17:36,317 사치스럽고 아까운 음식이라 할 수 있지 716 01:17:36,943 --> 01:17:39,320 먹어 봐, 쇠뜨기 조림 717 01:17:43,116 --> 01:17:45,618 쇠뜨기는 역시 잡초야 718 01:17:45,702 --> 01:17:49,080 쇠뜨기가 무성하면 베어도 베어도 끝이 없어 719 01:17:49,164 --> 01:17:51,374 뿌리는 잘아서 뽑기 힘들고 720 01:17:52,709 --> 01:17:54,586 그렇긴 하지만 721 01:17:54,669 --> 01:17:58,047 쇠뜨기가 나기 쉬운 환경을 만든 건 사람이야 722 01:17:58,506 --> 01:18:00,175 숲을 파헤쳐서 723 01:18:00,633 --> 01:18:03,678 그전에 조몬 시대였을 땐 724 01:18:04,804 --> 01:18:07,640 쇠뜨기가 나는 장소가 얼마 없어서 725 01:18:07,724 --> 01:18:10,852 잡초가 아니라 귀중한 산나물이었을지도 몰라 726 01:18:12,437 --> 01:18:16,858 봄을 알리는 소중한 산의 은혜로 727 01:18:17,859 --> 01:18:21,529 태곳적 인간들은 쇠뜨기를 소중하게 생각했을지도 728 01:18:22,822 --> 01:18:24,115 뭐라고 할까? 729 01:18:26,868 --> 01:18:29,204 갸륵하게 하늘을 올려다보는 730 01:18:29,704 --> 01:18:32,540 대지의 정령 같은 건 아니었을까? 731 01:18:41,508 --> 01:18:43,968 거기다 이거 엄청 맛있어 732 01:18:44,552 --> 01:18:46,846 쇠뜨기 향도 나고 733 01:18:48,556 --> 01:18:49,891 역시 넌 요리 잘해 734 01:18:50,975 --> 01:18:51,975 다 됐어 735 01:18:54,562 --> 01:18:56,648 - 불 들어와? - 들어와 736 01:18:59,275 --> 01:19:00,568 고마워 737 01:19:02,570 --> 01:19:05,073 이 녀석은 분교의 2년 후배다 738 01:19:07,492 --> 01:19:09,035 난 아무래도 739 01:19:10,161 --> 01:19:13,540 낭만적인 말을 하는 키 큰 남자에게 약한 것 같다 740 01:19:38,690 --> 01:19:42,694 바빠지기 전에 내년에 쓸 장작을 패 놓아야 한다 741 01:19:45,780 --> 01:19:50,451 "네 번째 요리" 742 01:19:54,372 --> 01:19:56,374 - 안녕하세요 - 안녕 743 01:19:56,749 --> 01:19:59,085 장작 패는 거 도와주러 왔어 744 01:19:59,168 --> 01:20:00,962 할아버지는 산에 가셨어? 745 01:20:01,421 --> 01:20:03,172 점심 먹으려던 참이야 746 01:20:04,883 --> 01:20:07,260 달래 따러 갈 거니 도와줘 747 01:20:07,343 --> 01:20:08,511 소쿠리 가져와 748 01:20:11,055 --> 01:20:12,640 - 여기? - 응 749 01:20:13,600 --> 01:20:14,809 여기 750 01:20:17,645 --> 01:20:19,814 집 근처에 나 있는 산달래 751 01:20:22,150 --> 01:20:23,818 그거 엄청 크네 752 01:20:24,986 --> 01:20:29,198 작년에 파종이 늦어서 속이 안 찬 배추 753 01:20:29,699 --> 01:20:31,367 밭에 그냥 놓아두면 754 01:20:31,451 --> 01:20:33,411 눈 밑에서 살다가 755 01:20:33,494 --> 01:20:36,581 봄에 싹이 나 꽃봉오리를 맺는다 756 01:20:38,666 --> 01:20:39,918 이거 말이야 757 01:20:41,669 --> 01:20:44,047 어린잎을 따서 국 건더기로 쓰거나 758 01:20:44,130 --> 01:20:47,258 봉오리를 무치면 꽤 맛있어 759 01:20:48,843 --> 01:20:51,012 보통은 꽃이 나면 못 쓴다잖아 760 01:20:51,095 --> 01:20:54,474 꽃이 피면 뿌리 부분은 굵어지지 못하고 761 01:20:54,557 --> 01:20:56,601 잎사귀는 단단해지니까 762 01:20:58,853 --> 01:21:01,189 하지만 이건 봉오리를 따는 거라 763 01:21:01,522 --> 01:21:05,109 산나물보다 빨리 먹을 수 있어서 좋아 764 01:21:06,819 --> 01:21:08,988 달래는 씻는 게 귀찮아 765 01:21:10,782 --> 01:21:12,367 너무 많이 땄나? 766 01:21:17,372 --> 01:21:19,707 남겨뒀던 송어를 굽고 767 01:21:21,876 --> 01:21:23,586 스파게티를 삶는다 768 01:21:26,506 --> 01:21:30,051 달래 파란 부분 흰 부분을 다 기름으로 버무려 769 01:21:44,565 --> 01:21:46,359 삶은 물을 소스로 넣고 770 01:21:58,079 --> 01:22:00,707 다 익어갈 무렵 꽃봉오리를 넣어 771 01:22:04,252 --> 01:22:05,878 소스랑 섞어준다 772 01:22:30,194 --> 01:22:33,781 송어랑 달래랑 배추의 꽃봉오리 파스타 773 01:22:38,119 --> 01:22:39,871 있는 거 다 넣었는데 어때? 774 01:22:39,954 --> 01:22:41,956 달래의 쌉쌀한 맛이 좋아 775 01:22:42,457 --> 01:22:45,960 스파게티 대신에 감자 넣으면 반찬 되겠어 776 01:22:46,461 --> 01:22:49,255 감자 싹이 많이 나왔던데 777 01:22:49,797 --> 01:22:52,091 캐긴 하는데 끝물인 것 같아 778 01:22:53,384 --> 01:22:57,055 감자 싹은 독이라고 했었지 779 01:22:58,556 --> 01:22:59,682 그럴걸, 아마 780 01:23:02,894 --> 01:23:04,187 상사 차에다 넣을까? 781 01:23:06,773 --> 01:23:07,940 왜 그래? 782 01:23:09,942 --> 01:23:10,942 아니야 783 01:23:16,657 --> 01:23:19,285 기합 팍 들어가 있네 784 01:23:23,581 --> 01:23:27,043 있잖아, 우리 상사 최악이야 785 01:23:27,126 --> 01:23:29,921 자신의 좁은 인간관계밖에 안 보이는지 786 01:23:30,004 --> 01:23:32,965 미팅 자리에서 사장 칭찬을 끝없이 해 787 01:23:33,049 --> 01:23:34,926 회사 밖 사람도 있는데 788 01:23:35,009 --> 01:23:36,886 유능한 척 온갖 일 다 맡아 789 01:23:36,969 --> 01:23:39,472 결국 자기 목 조르다 끝도 못 맺고 790 01:23:39,555 --> 01:23:44,018 결국 주위 사람한테 다 맡겨버려 열받아서, 정말 791 01:23:44,102 --> 01:23:47,772 실패는 남의 탓, 성공은 자기 덕 792 01:23:48,856 --> 01:23:52,110 장작 패면서 다 풀고 싶었구나 793 01:23:52,193 --> 01:23:56,572 그 순간만 모면하면 되는 책임감이라곤 하나 없는… 794 01:23:57,115 --> 01:23:59,367 그리고, 그리고 또… 795 01:23:59,450 --> 01:24:00,660 너 뭐 하는 거냐? 796 01:24:01,327 --> 01:24:03,704 남의 욕만 해대고 797 01:24:04,330 --> 01:24:06,457 남의 단점이 보인다는 건 798 01:24:06,541 --> 01:24:09,377 자기한테 그런 마음이 있기 때문이야 799 01:24:09,877 --> 01:24:12,046 덩치만 커지면 뭐 하냐? 800 01:24:12,463 --> 01:24:13,548 한심하긴 801 01:24:28,980 --> 01:24:31,399 할아버지한테 혼나는 거 오랜만이야 802 01:24:37,905 --> 01:24:40,241 뭔가 시원해졌어 803 01:24:41,993 --> 01:24:45,079 키코, 너도 봄엔 정서불안이구나 804 01:24:45,496 --> 01:24:47,415 그럴지도 805 01:24:50,168 --> 01:24:51,544 다 팼구나 806 01:24:51,627 --> 01:24:53,880 다 팼어 807 01:25:13,441 --> 01:25:17,904 "다섯 번째 요리" 808 01:25:32,043 --> 01:25:34,295 배추흰나비는 해충이야 809 01:25:35,880 --> 01:25:38,424 배추흰나비는 죽인다 810 01:25:38,507 --> 01:25:40,885 이게 조건 반사처럼 되었다 811 01:25:48,309 --> 01:25:51,229 옛날에 엄마랑 시내 나갈 때 812 01:26:44,365 --> 01:26:48,202 같이 탄 사람들 표정을 잊을 수가 없다 813 01:26:53,291 --> 01:26:58,004 녀석들은 씨 뿌리고 모종 심을 때부터 찾아온다 814 01:27:09,432 --> 01:27:13,477 매일매일 잎의 앞뒤를 확인해야 한다 815 01:27:15,187 --> 01:27:19,400 뾰족뾰족하게 붙은 알을 보는 즉시 뭉개 버린다 816 01:27:23,404 --> 01:27:24,447 그렇게 해도 817 01:27:29,952 --> 01:27:33,289 이렇게 먹어놓고 흔적을 남기다니 818 01:27:38,919 --> 01:27:40,796 이렇게나 많이 819 01:27:42,256 --> 01:27:43,883 이렇게나 크게 820 01:27:45,092 --> 01:27:47,845 난 배추흰나비에겐 관대하다 821 01:27:47,928 --> 01:27:49,847 버스 일도 있고 해서 822 01:27:49,930 --> 01:27:53,059 하지만 배추벌레는 용서할 수 없다 823 01:27:56,312 --> 01:27:58,272 양배추는 배추와는 달리 824 01:27:58,356 --> 01:28:01,984 통째로 속이 꽉 차 있는 우수한 야채이다 825 01:28:08,240 --> 01:28:12,953 갓 딴 봄 양배추는 그냥 먹어도 굉장히 맛있다 826 01:28:13,537 --> 01:28:16,415 거기다 들기름이나 올리브 오일에 827 01:28:16,499 --> 01:28:19,543 소금 조금 쳐서 먹으면 부드럽다 828 01:28:20,086 --> 01:28:22,963 단맛도 더해져서 멈출 수 없게 된다 829 01:28:26,300 --> 01:28:30,429 겉에 있는 단단한 잎은 뭘 해도 그냥 그렇지만 830 01:28:30,513 --> 01:28:32,807 싹둑싹둑 썰어 튀기면 831 01:28:58,707 --> 01:29:00,626 단맛과 씹는 맛이 좋다 832 01:29:08,843 --> 01:29:10,803 양배추의 약점은 비 833 01:29:11,220 --> 01:29:14,598 단단하게 속이 익은 양배추는 비를 맞으면 834 01:29:16,058 --> 01:29:17,351 터져 버린다 835 01:29:23,774 --> 01:29:26,610 코모리 사람들은 이 시기가 되면 836 01:29:26,694 --> 01:29:29,363 어슬렁거리며 남의 밭을 살핀다 837 01:29:29,947 --> 01:29:32,158 상태가 어때? 838 01:29:32,241 --> 01:29:33,534 잘 컸어요 839 01:29:33,909 --> 01:29:35,619 그렇네 840 01:29:36,036 --> 01:29:38,122 이치코, 안녕 841 01:29:38,205 --> 01:29:39,457 안녕하세요 842 01:29:40,374 --> 01:29:41,959 뭐 심었어? 843 01:29:47,965 --> 01:29:49,758 - 안녕 - 안녕 844 01:29:50,009 --> 01:29:52,136 양배추 아직 있어? 정찰 부탁받았어 845 01:29:52,887 --> 01:29:56,515 익어가는 양배추를 나눠주기 위해서다 846 01:29:57,391 --> 01:30:00,019 매년 너무 많이 재배해서 다 못 먹어서다 847 01:30:01,395 --> 01:30:05,858 알고는 있지만 날씨를 모르니 많이 심을 수밖에 848 01:30:09,195 --> 01:30:12,114 양배추 먹는 법 좀 새로운 거 없을까? 849 01:30:12,448 --> 01:30:14,575 다음 걸 수확해야 하는데 850 01:30:17,703 --> 01:30:20,998 양배추는… 달다 851 01:30:23,500 --> 01:30:24,668 과자 852 01:30:26,837 --> 01:30:28,088 케이크 853 01:30:29,173 --> 01:30:33,677 당근 케이크가 있으니까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어 854 01:30:36,096 --> 01:30:39,642 손으로 갈 수 없으니 믹서로 해야겠다 855 01:30:45,773 --> 01:30:48,943 밀가루, 설탕, 달걀 856 01:30:49,443 --> 01:30:52,529 건포도 같은 건 빼고 일단은 심플하게 857 01:30:59,370 --> 01:31:03,916 그러면 버터 말고 샐러드 오일로 해야겠어 858 01:31:10,464 --> 01:31:13,592 포인트로 향신료를 넣어야 하나? 859 01:31:15,511 --> 01:31:19,473 양배추니까 생강이 어울릴까? 생강즙으로 860 01:31:19,974 --> 01:31:21,892 틀림없이 맛있을 거야 861 01:31:23,310 --> 01:31:26,480 왜 지금까지 아무도 생각 못 한 거지? 862 01:31:30,526 --> 01:31:33,153 당근 케이크에 이어 863 01:31:33,612 --> 01:31:36,740 새로운 케이크가 탄생할 예감이 들어 864 01:31:38,033 --> 01:31:39,618 나 천재인가 봐 865 01:31:50,879 --> 01:31:53,090 구워지는 냄새가 나네 866 01:31:53,757 --> 01:31:55,509 새로운… 867 01:31:57,886 --> 01:31:58,886 어라? 868 01:32:00,514 --> 01:32:02,433 많이 맡아 본 냄새인데 869 01:32:03,767 --> 01:32:05,644 세계 최초인데 왜지? 870 01:32:07,354 --> 01:32:09,648 맡아본 적이 있어 871 01:32:11,692 --> 01:32:12,985 양배추 872 01:32:14,445 --> 01:32:16,030 밀가루 873 01:32:18,032 --> 01:32:19,241 달걀 874 01:32:21,744 --> 01:32:22,995 생강 875 01:32:37,718 --> 01:32:38,719 어때? 876 01:32:42,931 --> 01:32:44,516 오코노미야키 맛이야 877 01:32:50,689 --> 01:32:51,690 소스 있어? 878 01:33:24,306 --> 01:33:27,768 봄에 처음 심는 것 중에 감자가 있다 879 01:33:28,977 --> 01:33:29,895 "여섯 번째 요리" 880 01:33:29,978 --> 01:33:31,522 되도록 빨리 심고 싶다 881 01:33:32,731 --> 01:33:34,942 하지만 눈이 녹기 시작해도 882 01:33:35,025 --> 01:33:38,028 한꺼번에 녹은 눈 때문에 밭은 질척질척 883 01:33:38,112 --> 01:33:41,198 작업은 땅이 마를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884 01:33:45,452 --> 01:33:49,415 그래서 눈이 내리기 전 작년부터 밭을 갈아 885 01:33:49,498 --> 01:33:51,875 바로 심을 수 있도록 준비를 하고 886 01:33:51,959 --> 01:33:54,586 농업용 비닐을 덮어두었다 887 01:34:07,307 --> 01:34:08,559 눈이 내리고 888 01:34:16,775 --> 01:34:18,277 눈이 녹고 889 01:34:27,202 --> 01:34:31,957 비닐에 구멍을 뚫어 같은 간격으로 감자씨를 놓고 890 01:34:32,040 --> 01:34:33,500 흙을 덮는다 891 01:34:43,218 --> 01:34:44,928 지금은 아직 춥지만 892 01:34:45,012 --> 01:34:47,806 감자 싹이 자라 얼굴을 내밀 때쯤에는 893 01:34:47,890 --> 01:34:52,102 서리 걱정은 없을 정도로 따뜻해져 있을 것이다 894 01:35:05,574 --> 01:35:07,451 계속 나오는 싹은 895 01:35:07,534 --> 01:35:10,370 한 줄기에 3, 4개씩만 남기고 다 따 버린다 896 01:35:15,792 --> 01:35:20,047 안 그러면 작은 감자만 자라 껍질 까는 게 힘들다 897 01:35:31,225 --> 01:35:33,227 이대로 내버려 두면 된다 898 01:35:36,104 --> 01:35:37,981 예쁜 꽃이 피고 899 01:35:42,694 --> 01:35:45,906 줄기랑 잎이 주저앉을 때 수확하면 된다 900 01:35:54,790 --> 01:35:57,000 새로 나온 감자는 바로 삶아서 901 01:36:03,924 --> 01:36:06,802 소금을 뿌려가며 따끈한 채로 먹으면 된다 902 01:36:07,094 --> 01:36:08,762 포슬포슬하니 맛있다 903 01:36:27,114 --> 01:36:28,198 혹은 904 01:36:30,742 --> 01:36:33,453 개울가에 많이 핀 크레송을 뜯어 와 905 01:36:35,080 --> 01:36:37,958 다진 파, 기름, 소금 906 01:36:38,041 --> 01:36:40,210 후추를 섞은 드레싱과 907 01:36:40,294 --> 01:36:43,672 삶아서 한입 크기로 자른 감자를 섞어 샐러드로 908 01:36:56,226 --> 01:36:58,520 아침 식사의 기본 메뉴 909 01:37:01,815 --> 01:37:02,815 잘 먹겠습니다 910 01:37:21,209 --> 01:37:25,255 그리고 '팽 아라 뽐드테르' 일명 감자빵은 911 01:37:29,968 --> 01:37:32,971 생지에 삶아서 으깬 감자를 섞는다 912 01:37:43,023 --> 01:37:44,691 폭신하고 촉촉하고 913 01:37:44,775 --> 01:37:48,028 단맛이 나는 엄마의 최고 요리 중 하나였다 914 01:37:50,864 --> 01:37:52,324 비밀이야 915 01:37:52,407 --> 01:37:55,994 한번 만들어 봐 절대 이렇게 안 될걸 916 01:37:58,664 --> 01:38:03,043 아무리 궁리를 해도 폭신하게는 안 됐다 917 01:38:50,757 --> 01:38:52,718 떡 같이 돼 버렸네 918 01:38:53,969 --> 01:38:55,846 이건 이거대로 맛있지만 919 01:38:57,139 --> 01:38:58,890 재료나 분량도 920 01:38:58,974 --> 01:39:01,017 완전 비밀 921 01:39:01,101 --> 01:39:03,854 스무 살이 되면 가르쳐 줄게 922 01:39:03,937 --> 01:39:05,480 치사해 923 01:39:15,449 --> 01:39:18,702 가을에 엄마에게 편지가 왔다 924 01:39:22,497 --> 01:39:25,917 장문의 편지로 집을 나간 변명이라든가 925 01:39:26,001 --> 01:39:28,920 과수원을 시작하려고 한다는 얘기와 926 01:39:29,004 --> 01:39:31,298 여러 가지가 적혀 있었다 927 01:39:35,635 --> 01:39:39,806 하지만 팽 아라 뽐드테르 레시피는 없었다 928 01:39:40,140 --> 01:39:44,102 그래서 아직까지 엄마의 비법은 모르는 채다 929 01:39:46,021 --> 01:39:48,982 어느 순간 엄마와는 다른 930 01:39:49,065 --> 01:39:52,319 나만의 감자빵 레시피가 완성되었다 931 01:39:57,824 --> 01:40:01,912 감자는 수확하면 햇빛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며 932 01:40:01,995 --> 01:40:03,580 그늘에서 말려 933 01:40:05,165 --> 01:40:07,375 종이 상자에 넣는다 934 01:40:08,835 --> 01:40:11,254 보존이 잘된 감자는 935 01:40:11,338 --> 01:40:13,673 겨울 동안 소중한 식량으로 쓰인다 936 01:40:16,343 --> 01:40:18,595 가끔 꺼내서 싹이 난 게 있으면 937 01:40:18,678 --> 01:40:21,765 빨리 뜯어내 주면 봄까지 먹을 수 있다 938 01:40:23,850 --> 01:40:27,270 즉, 겨울이 끝나고 우선 할 일은 939 01:40:27,354 --> 01:40:29,856 다음 겨울 식량을 준비하는 것 940 01:40:34,694 --> 01:40:38,281 코모리에서 산다는 건 그런 일들의 반복이다 941 01:40:43,453 --> 01:40:44,871 엄마의 편지 942 01:40:49,042 --> 01:40:53,922 뭔가에 실패해 지금까지의 나를 돌아볼 때마다 943 01:40:54,005 --> 01:40:57,551 난 항상 같은 걸로 실패했다는 생각이 들었어 944 01:40:58,051 --> 01:41:00,804 열심히 살아온 것 같은데 945 01:41:00,887 --> 01:41:03,765 같은 장소에서 빙글빙글 원을 그리며 946 01:41:03,849 --> 01:41:06,560 돌아온 것 같아서 좌절했어 947 01:41:07,102 --> 01:41:09,396 하지만 경험을 쌓았으니 948 01:41:09,896 --> 01:41:13,149 실패를 했든 성공을 했든 949 01:41:13,400 --> 01:41:16,236 같은 장소를 헤맨 건 아닐 거야 950 01:41:16,736 --> 01:41:21,116 '원'이 아니라 '나선'을 그렸다고 생각했어 951 01:41:21,199 --> 01:41:25,912 맞은편에서 보면 같은 곳을 도는 듯 보였겠지만 952 01:41:25,996 --> 01:41:29,749 조금씩은 올라갔거나 내려갔을 거야 953 01:41:30,375 --> 01:41:32,419 그런 거면 조금 낫겠지 954 01:41:33,211 --> 01:41:36,047 아니, 그것보다도 955 01:41:36,339 --> 01:41:39,009 인간은 '나선' 그 자체인지도 몰라 956 01:41:39,759 --> 01:41:42,470 같은 장소를 빙글빙글 돌면서 957 01:41:42,679 --> 01:41:44,806 그래도 뭔가 있을 때마다 958 01:41:44,890 --> 01:41:47,976 위로도 아래로도 자랄 수 있고 옆으로도… 959 01:41:50,020 --> 01:41:54,024 내가 그리는 원도 점차 크게 부풀어 960 01:41:54,274 --> 01:41:58,445 조금씩 나선은 커지게 될 거야 961 01:41:59,195 --> 01:42:04,951 그렇게 생각하니 조금 힘이 나더구나 962 01:42:13,960 --> 01:42:18,089 처음 봤을 땐 무슨 말인지 이해하기 힘들었다 963 01:42:24,804 --> 01:42:27,599 애써서 밭농사 준비는 해 두었지만 964 01:42:27,682 --> 01:42:30,226 올해는 감자를 심지 않기로 했다 965 01:42:40,737 --> 01:42:45,325 내년 겨울에는 여기 없을 테니까 966 01:43:15,563 --> 01:43:20,568 "일곱 번째 요리" 967 01:43:23,822 --> 01:43:24,823 안녕하세요 968 01:43:26,616 --> 01:43:28,576 유타, 네가 웬일이니? 969 01:43:28,660 --> 01:43:30,036 키코 있어요? 970 01:43:30,370 --> 01:43:33,039 이치코네 밭에 갔어 971 01:43:33,498 --> 01:43:34,833 거기 가 볼게요 972 01:44:01,234 --> 01:44:03,486 - 안녕 - 안녕 973 01:44:08,950 --> 01:44:11,494 이치코가 양파를 부탁해서 974 01:44:11,578 --> 01:44:13,788 벌써 모종을 했다더라고 975 01:44:14,748 --> 01:44:16,624 혼자 먹기엔 많지 않아? 976 01:44:18,334 --> 01:44:21,212 요리에 양파 많이 쓰는 걸 좋아했거든 977 01:44:22,422 --> 01:44:25,967 기름 발라 오븐에 구워 산초 소금 뿌려도 먹고 978 01:44:27,177 --> 01:44:29,596 양파를 통째로 넣은 수프라든가 979 01:44:32,932 --> 01:44:35,435 결정하자마자 나가 버리다니 980 01:44:35,727 --> 01:44:37,103 그러게 981 01:44:41,107 --> 01:44:44,277 하지만 그걸로 다시 보게 됐어 982 01:44:44,486 --> 01:44:45,486 응? 983 01:44:47,655 --> 01:44:51,284 이치코는 좀 꾸물거리는 면이 있었잖아 984 01:44:51,367 --> 01:44:52,660 그랬었지 985 01:44:55,288 --> 01:44:57,665 이치코가 뭐라고 했어? 986 01:44:59,000 --> 01:45:04,089 이대로 코모리에 있는 게 스스로 납득이 안 된다고 987 01:45:07,300 --> 01:45:09,761 이치코는 말이야 988 01:45:10,345 --> 01:45:14,474 처음에 숨을 곳이 없어 돌아온 것 같았잖아 989 01:45:15,683 --> 01:45:21,397 진취적인 마음으로 살 곳을 선택하고 싶댔어 990 01:45:24,067 --> 01:45:27,153 마을에 자신이 있을 곳을 만들겠다고 991 01:45:28,738 --> 01:45:33,326 아니면 코모리에 실례되는 것 같다고 했어 992 01:45:38,289 --> 01:45:40,959 나한테도 같은 말을 했었는데 993 01:45:42,418 --> 01:45:46,256 걘 정말 자존심 강하고 지기 싫어하고 994 01:45:46,339 --> 01:45:48,800 생각이 많고 융통성이 없어 995 01:45:48,883 --> 01:45:52,178 여기가 좋으면 그냥 살면 될 것을 996 01:45:53,346 --> 01:45:54,764 돌아서 가는 것도 괜찮아 997 01:45:54,848 --> 01:45:57,058 박복한 공주님 놀이 중인 거야 998 01:45:59,018 --> 01:46:00,645 너무 엄격한데 999 01:46:04,524 --> 01:46:06,860 양파는 모종 심기부터 시작된다 1000 01:46:14,826 --> 01:46:18,163 가을 초입에 씨를 뿌리면 땅을 잘 밟아뒀다가 1001 01:46:19,080 --> 01:46:22,333 건조와 비를 피해 멍석을 덮어 5일 정도 두고 1002 01:46:26,045 --> 01:46:27,922 싹이 나면 멍석을 걷고 1003 01:46:28,006 --> 01:46:30,633 7, 8mm 두께가 될 때까지 키운다 1004 01:46:35,138 --> 01:46:37,307 비료를 준 밭에 옮겨 심는다 1005 01:46:47,150 --> 01:46:49,152 그대로 겨울을 넘긴다 1006 01:46:53,656 --> 01:46:56,117 눈이 끝나고 따뜻해져 오면 1007 01:46:56,326 --> 01:47:00,788 꽃이 피어나는데 그건 일찍 뽑아야 한다 1008 01:47:04,292 --> 01:47:06,878 꽃이 자란 포기는 1009 01:47:07,420 --> 01:47:09,339 양파가 단단해져 맛이 없어 1010 01:47:09,422 --> 01:47:10,590 그런 거야? 1011 01:47:12,550 --> 01:47:15,553 빨리 뽑은 양파는 어리지만 먹을 수 있고 1012 01:47:15,803 --> 01:47:17,847 잎은 파처럼 사용할 수 있다 1013 01:47:19,307 --> 01:47:23,186 수확은 장마가 들기 전에 파란 잎일 때 해야 한다 1014 01:47:25,188 --> 01:47:29,150 잎이 시들 때까지 말렸다 처마 밑에 걸어 보관한다 1015 01:47:31,027 --> 01:47:33,279 겨울을 지나 10개월 1016 01:47:33,988 --> 01:47:35,990 손이 많이 가는 편이지 1017 01:47:36,574 --> 01:47:38,117 이치코처럼 1018 01:47:41,871 --> 01:47:43,456 허리 아파 1019 01:47:45,166 --> 01:47:47,418 밭은 할머니가 경작한 거야? 1020 01:47:49,295 --> 01:47:50,338 내가 했어 1021 01:47:52,590 --> 01:47:56,052 한번 엉망이 되면 다시 밭으로 쓰기 힘들다고 1022 01:47:56,135 --> 01:47:58,596 할머니가 나한테 하라잖아 1023 01:47:59,973 --> 01:48:03,893 집이 바쁠 때 도와준 적은 있지만 1024 01:48:03,977 --> 01:48:06,729 내가 채소를 끝까지 기른 적이 없어서 1025 01:48:06,813 --> 01:48:08,773 해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았어 1026 01:48:10,525 --> 01:48:12,527 밭을 지켜주고 있구나 1027 01:48:13,987 --> 01:48:17,198 어차피 금방 돌아올 거야 이치코는 1028 01:48:51,274 --> 01:48:57,405 "디저트" 1029 01:49:05,955 --> 01:49:12,003 "5년 후" 1030 01:49:13,671 --> 01:49:18,718 "작은 숲속의 봄 수확제" 1031 01:49:21,679 --> 01:49:23,848 "채소" 1032 01:49:23,931 --> 01:49:26,434 - 햇감자로군요 - 햇감자예요 1033 01:49:53,836 --> 01:49:55,296 이치코 1034 01:49:55,380 --> 01:49:57,048 오랜만이에요 1035 01:49:57,131 --> 01:49:58,883 돌아왔다고 듣긴 했어 1036 01:49:58,966 --> 01:50:01,344 이치코, 신랑 찾으러 나간 거지? 1037 01:50:01,427 --> 01:50:04,722 어쩌다 그렇게 된 거지 그럴 생각은 없었어요 1038 01:50:04,806 --> 01:50:05,973 안녕하세요 1039 01:50:06,057 --> 01:50:08,476 키코, 아기는 어쩌고? 1040 01:50:08,559 --> 01:50:10,436 아빠가 보고 있어요 1041 01:50:14,857 --> 01:50:16,567 - 정말 귀여워 - 고마워요 1042 01:50:16,651 --> 01:50:17,985 드셔 보실래요? 1043 01:50:18,069 --> 01:50:20,530 간즈키 과자잖아 어릴 때 많이 먹었는데 1044 01:50:20,613 --> 01:50:22,865 부인회에서 금방 쪄낸 거예요 1045 01:50:22,949 --> 01:50:25,451 핫토랑 저기 감주도 있어요 1046 01:50:25,910 --> 01:50:29,205 어릴 때 엄마가 만들어 주던 간즈키야 1047 01:50:29,288 --> 01:50:30,873 형제끼리 서로 먹으려고 싸웠는데 1048 01:50:31,332 --> 01:50:33,960 이건 호두 넣은 거 이건 들깨 넣은 거예요 1049 01:50:34,043 --> 01:50:36,546 들깨도 옛날엔 직접 농사지었는데 1050 01:50:36,629 --> 01:50:38,714 다들 열심히 도와서 말이지 1051 01:50:40,508 --> 01:50:44,804 우리도 애 많이 낳아서 분교 부활시킬 거예요 1052 01:50:45,179 --> 01:50:46,597 사이 좋구나 1053 01:50:46,681 --> 01:50:48,224 이치코, 네 남편은? 1054 01:50:48,307 --> 01:50:51,060 교실에서 전통 무용 준비해 주고 있어요 1055 01:50:54,981 --> 01:50:56,023 그런 것도 했어? 1056 01:50:56,107 --> 01:50:59,068 다들 잘 안 모여서 연습 부족이지만요 1057 01:50:59,152 --> 01:51:00,445 이치코도 나와? 1058 01:51:00,528 --> 01:51:02,280 준비해야 하니 가 볼게요 1059 01:51:02,363 --> 01:51:03,698 - 부탁드려요 - 갔다 와 1060 01:51:03,781 --> 01:51:04,866 잘해! 1061 01:51:08,369 --> 01:51:11,330 그러고 보니 어릴 때도 열심히 했었어 1062 01:51:11,414 --> 01:51:13,332 분교 없어지고 안 했지만 1063 01:51:13,416 --> 01:51:15,960 근처 사는 졸업생들한테 연락했어요 1064 01:51:16,043 --> 01:51:17,545 그래야 모일 거라고 1065 01:51:17,753 --> 01:51:19,672 다들 옛날엔 좋아했으니까요 1066 01:51:20,131 --> 01:51:24,093 이걸 계기로 몇 명이라도 돌아오면 좋겠어요 1067 01:51:28,264 --> 01:51:29,348 실례할게요 1068 01:51:30,224 --> 01:51:33,102 왜 그러니? 아가, 왜 그래? 1069 01:51:33,186 --> 01:51:34,270 잘 모르겠어 1070 01:51:34,562 --> 01:51:36,898 엄마 왔네 1071 01:51:38,149 --> 01:51:39,567 배고파? 1072 01:51:40,443 --> 01:51:42,069 - 왜 울어? - 모르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