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00:00:35,400 --> 00:00:42,900 web2srt: Daaak 20220618 SAT 2 00:00:50,416 --> 00:00:51,792 안녕하세요, 청취자 여러분 3 00:00:51,876 --> 00:00:53,919 팀 페리스의 ‘팀 페리스 쇼’입니다 4 00:00:54,003 --> 00:00:55,337 오늘의 주인공은 5 00:00:55,421 --> 00:00:57,840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등반가로 손꼽히는 6 00:00:57,923 --> 00:00:59,508 앨릭스 호널드입니다 7 00:00:59,592 --> 00:01:02,011 - 환영합니다 - 초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8 00:01:02,094 --> 00:01:04,221 앨릭스, 요즘 누구한테 주목하시죠? 9 00:01:06,182 --> 00:01:08,100 마크-앙드레 르클렉이라는 친구요 10 00:01:08,184 --> 00:01:10,478 - 마크-앙드레 르클렉요? - 캐나다인인데 11 00:01:10,561 --> 00:01:13,022 워낙 조용히 활동해서 다들 모르시겠지만 12 00:01:13,105 --> 00:01:16,025 기막힌 알파인 단독 등반에 도전하고 있죠 13 00:01:16,692 --> 00:01:18,611 어떤 점이 기막힌데요? 14 00:01:18,694 --> 00:01:20,821 그냥 막 등반하거든요 15 00:01:20,905 --> 00:01:24,241 난도가 높기로 손꼽히는 알파인 암벽들을요 16 00:01:24,325 --> 00:01:28,204 역사상 가장 까다로운 등반이라고 할 수 있죠 17 00:01:28,287 --> 00:01:30,289 수준이 다른 친구로군요? 18 00:01:30,372 --> 00:01:33,375 네, 완전 대단하죠 말도 못 해요 19 00:01:34,460 --> 00:01:37,338 직접 확인하고 싶으실 여러분을 위해 20 00:01:37,421 --> 00:01:40,216 영상과 관련 링크를 구해 보죠 21 00:01:40,299 --> 00:01:42,092 마크-앙드레가 흥미로운 이유는 22 00:01:42,176 --> 00:01:44,804 - 영상조차 없다는 거죠 - 정말요? 23 00:01:45,971 --> 00:01:49,892 네, 순수한 스타일로 자신만을 위해 등반하는데 24 00:01:49,975 --> 00:01:51,727 정말 대단해요 25 00:02:39,275 --> 00:02:44,071 23세의 나이에 마크-앙드레 르클렉은 26 00:02:44,155 --> 00:02:48,826 이미 동시대에 가장 대담한 알피니스트 중 하나였죠 27 00:02:53,414 --> 00:02:56,333 그러나 그의 존재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28 00:03:12,641 --> 00:03:16,812 전 이 유령 같은 등반가를 2년간 따라다니며 29 00:03:21,525 --> 00:03:24,278 그의 등반을 기록하고 30 00:03:26,196 --> 00:03:30,659 그 자유분방한 모험관을 이해하려 애썼습니다 31 00:03:53,015 --> 00:03:54,892 마크와 여정을 함께하며 32 00:03:55,768 --> 00:04:00,564 어릴 때부터 절 사로잡았던 등반의 본질에 대한 수수께끼를 33 00:04:00,648 --> 00:04:03,525 거듭해서 떠올렸습니다 34 00:04:06,612 --> 00:04:11,533 콜로라도주에서 등반가로 성장할 당시 우상이었던 35 00:04:11,617 --> 00:04:15,120 전설적인 단독 자유 등반가 데릭 허시는 36 00:04:16,497 --> 00:04:20,000 도시 위 절벽을 로프도 없이 올랐는데 37 00:04:20,084 --> 00:04:24,672 허리에 찬 가방과 낡은 등산화가 전부였죠 38 00:04:26,757 --> 00:04:30,469 아래를 내려다보고 위험을 즐겨야죠 39 00:04:32,972 --> 00:04:34,807 ‘완전 끝내주네!’ 40 00:04:39,061 --> 00:04:42,398 그러던 어느 날 데릭은 홀로 등반에 나섰고 41 00:04:42,940 --> 00:04:44,984 그곳에서 추락했습니다 42 00:04:45,693 --> 00:04:47,736 데릭 허시가 지난주에 사망했습니다 43 00:04:47,820 --> 00:04:50,656 그가 자살 충동을 느꼈다는 추측도 있는데요 44 00:04:50,739 --> 00:04:53,993 ‘더는 생동감을 못 느낀다’는 말을 남겼다고 합니다 45 00:04:56,412 --> 00:04:58,747 그때부터 절 매료시킨 건 46 00:04:58,831 --> 00:05:01,292 - 헬기에 탔네요 - 산악 모험의 한계에 도전하는 47 00:05:01,375 --> 00:05:02,543 준비 중이죠 48 00:05:02,626 --> 00:05:06,005 이런 전설적인 인물들이었습니다 49 00:05:13,929 --> 00:05:15,806 전 놀라운 광경들을 목격했습니다 50 00:05:15,889 --> 00:05:19,393 토미 콜드웰이 돈 월 자유 등반에 도전합니다 51 00:05:19,476 --> 00:05:21,562 또한 슬픔에 잠기기도 했죠 52 00:05:21,645 --> 00:05:23,522 딘 포터가 목숨을 잃었습니다 53 00:05:23,605 --> 00:05:26,233 열정을 좇던 친구들이 사망했던 것입니다 54 00:05:26,317 --> 00:05:28,485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등산가 중 하나인 55 00:05:28,569 --> 00:05:31,447 윌리 스텍이 사고로 사망했습니다 56 00:05:31,530 --> 00:05:34,616 20년이나 카메라를 들었지만 57 00:05:34,700 --> 00:05:39,038 전 그 해답에 전혀 다가서지 못했죠 58 00:05:39,121 --> 00:05:40,205 미치겠군 59 00:05:40,289 --> 00:05:42,249 손도 안 쓰고 니바를 걸었어요 60 00:05:43,167 --> 00:05:45,002 앨릭스, 왜 위험을 감수하죠? 61 00:05:45,085 --> 00:05:46,962 로프를 쓰지 않고요 62 00:05:47,880 --> 00:05:49,548 한심한 질문인걸요 63 00:05:52,718 --> 00:05:57,222 한편 등반이라는 스포츠는 일대 변화를 겪었습니다 64 00:05:57,306 --> 00:05:58,348 체육관으로 가죠, 쾅! 65 00:05:59,349 --> 00:06:01,101 반항적인 행위로 여겨지던 66 00:06:01,185 --> 00:06:02,311 “암벽 등반 절대 금지” 67 00:06:02,394 --> 00:06:04,688 사회 부적응자와 무뢰한들의 전유물이 68 00:06:04,772 --> 00:06:06,273 큰 인기를 얻은 겁니다 69 00:06:06,356 --> 00:06:08,484 암벽 등반이 올림픽 종목으로 채택됩니다 70 00:06:08,567 --> 00:06:11,278 등반가들은 슈퍼스타 운동선수가 됐고 71 00:06:11,361 --> 00:06:13,280 제가 좀 유명해지긴 했죠 72 00:06:13,363 --> 00:06:16,408 엄청나게 많은 사람이 이들의 소셜 미디어를 구독하며 73 00:06:17,076 --> 00:06:19,578 응원과 지지를 보냈습니다 74 00:06:19,661 --> 00:06:22,039 전문 등반가들이 에베레스트에서 스냅챗 영상을 공유합니다 75 00:06:22,122 --> 00:06:23,916 이 머리는 에베레스트 스타일이죠 76 00:06:23,999 --> 00:06:25,542 해시태그를 만들었는데 유행할 거예요 77 00:06:25,626 --> 00:06:27,461 - #에베레스트스타일 - 유행이죠 78 00:06:29,588 --> 00:06:31,048 그런데 놀랍게도 79 00:06:31,131 --> 00:06:34,051 잘 알려지지 않은 블로그 게시물을 발견했습니다 80 00:06:34,134 --> 00:06:37,137 그 주인공은 무명의 젊은 캐나다인 등반가로 81 00:06:37,221 --> 00:06:40,015 이름은 마크-앙드레 르클렉이었죠 82 00:06:40,099 --> 00:06:41,433 “마크-앙드레 르클렉” 83 00:06:42,601 --> 00:06:47,397 그가 등반한 1,220m 고도의 암벽과 빙벽 루트는 84 00:06:47,481 --> 00:06:49,900 지구상 가장 혹독한 환경으로 손꼽히는데 85 00:06:49,983 --> 00:06:51,485 “코르크스크루 루트 세로토레산맥, 파타고니아” 86 00:06:51,568 --> 00:06:53,153 그는 단독으로 정복했습니다 87 00:06:54,071 --> 00:06:56,615 이 기념비적인 위업을 두고 88 00:06:56,698 --> 00:07:01,036 극소수의 마니아만이 인터넷에서 열광하고 있었죠 89 00:07:01,120 --> 00:07:02,496 “이런 걸 죽여준다고 하지” 90 00:07:02,579 --> 00:07:04,790 “세상을 뒤흔들 엄청난 등반이네!” 91 00:07:04,873 --> 00:07:06,500 그는 누구일까요? 92 00:07:06,583 --> 00:07:08,544 “마크-앙드레 르클렉이 대체 누군데?” 93 00:07:09,419 --> 00:07:11,588 그 답을 찾고자 향한 94 00:07:11,672 --> 00:07:14,466 브리티시컬럼비아주의 스쿼미시는 95 00:07:14,550 --> 00:07:17,970 캐나다 등반계의 심장부입니다 96 00:07:21,723 --> 00:07:22,933 도넛이 희한하게 생겼네 97 00:07:23,016 --> 00:07:24,017 “쓰레기 도넛” 98 00:07:24,101 --> 00:07:25,185 갓 튀긴 도넛이야 99 00:07:25,769 --> 00:07:27,104 - 도넛 살래? - 하나 줘 100 00:07:27,187 --> 00:07:29,356 멀쩡한 건 하나에 2달러야 101 00:07:29,440 --> 00:07:31,316 “야외 샤워 섹스?” 102 00:07:36,363 --> 00:07:38,157 마크를 처음 만났을 땐 103 00:07:38,240 --> 00:07:40,617 그가 어떤 사람인지 종잡을 수 없었습니다 104 00:07:41,952 --> 00:07:44,371 ‘허공 찌르고 앞 돌기’ 기술이에요 105 00:07:50,669 --> 00:07:51,795 한 모금 할래요? 106 00:07:53,130 --> 00:07:54,089 그러죠 107 00:07:56,300 --> 00:08:00,888 카메라 앞에 서는 걸 굉장히 어색해했죠 108 00:08:02,764 --> 00:08:03,849 조명이 눈부셔요 109 00:08:03,932 --> 00:08:04,808 “마크-앙드레 르클렉” 110 00:08:04,892 --> 00:08:05,851 손뼉 쳐 보세요 111 00:08:09,521 --> 00:08:11,982 좋습니다, 본인 나이랑 112 00:08:12,065 --> 00:08:13,942 고향과 직업을 들려주세요 113 00:08:14,026 --> 00:08:17,154 네, 제 이름은 마크-앙드레 르클렉이고 114 00:08:17,237 --> 00:08:21,033 브리티시컬럼비아주 프레이저밸리 출신으로 115 00:08:21,116 --> 00:08:22,868 브리티시컬럼비아주에서 평생 살았죠 116 00:08:22,951 --> 00:08:24,369 나이는 23살이고요 117 00:08:25,287 --> 00:08:26,997 직업은 등반가예요 118 00:08:27,664 --> 00:08:28,999 그렇다고 할 수 있죠 119 00:08:31,043 --> 00:08:34,922 캐나다 서부에서 자란 젊은 등반가로서 120 00:08:35,005 --> 00:08:37,257 스쿼미시로 오는 게 당연했어요 121 00:08:39,301 --> 00:08:41,720 접근성이 뛰어난 가파른 거대 절벽에 122 00:08:41,803 --> 00:08:43,847 끝내주게 힘든 루트도 많고 123 00:08:43,931 --> 00:08:47,433 등반계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으니까요 124 00:08:48,268 --> 00:08:52,063 마크는 고등학교 졸업 직후 스쿼미시로 왔을 때 125 00:08:52,147 --> 00:08:56,401 이곳의 열혈 등반가 무리에 합류하고자 했습니다 126 00:08:56,485 --> 00:09:00,030 여기로 오자마자 눈에 확 띄는 친구였죠 127 00:09:00,113 --> 00:09:01,573 “제이슨 크루크 스쿼미시 등반가” 128 00:09:01,657 --> 00:09:04,284 젊은 혈기와 에너지가 왕성했거든요 129 00:09:04,368 --> 00:09:06,245 내려와서 로프를 바꿔 130 00:09:06,328 --> 00:09:08,205 전 얼빠진 놈이었던 것 같아요 131 00:09:11,041 --> 00:09:13,752 완전 들떠 있었거든요 132 00:09:13,835 --> 00:09:16,380 늘 안달이 난 채로 133 00:09:16,463 --> 00:09:17,714 일찍 일어나서 134 00:09:17,798 --> 00:09:19,716 손끝에서 피 날 때까지 등반하곤 했어요 135 00:09:22,928 --> 00:09:25,556 겁도 없이 무작정 덤비던 친구였죠 136 00:09:27,599 --> 00:09:28,976 안 돼! 137 00:09:29,059 --> 00:09:30,227 빌어먹을 138 00:09:30,310 --> 00:09:31,895 대박이네 139 00:09:31,979 --> 00:09:34,314 처음부터 의욕이 넘쳐서 140 00:09:34,398 --> 00:09:35,649 “윌 스태넙 스쿼미시 등반가” 141 00:09:35,732 --> 00:09:38,485 참 별종이라고 생각했어요 142 00:09:39,528 --> 00:09:41,530 어리고 무모한 면이 있었죠 143 00:09:42,739 --> 00:09:44,658 저돌적인 친구였거든요 144 00:09:44,741 --> 00:09:46,034 “헤비 듀티 등반가” 145 00:09:46,118 --> 00:09:48,954 근데 17-24세에 어리고 무모하지 않다면 146 00:09:49,037 --> 00:09:50,414 차라리 죽어야죠 147 00:09:50,497 --> 00:09:52,207 어리고 무모할 나이잖아요 148 00:09:54,459 --> 00:09:58,463 마크는 참 궁상맞았죠 빈털터리였거든요 149 00:09:59,339 --> 00:10:02,509 차도 없었고 휴대폰조차 없었죠 150 00:10:02,593 --> 00:10:04,219 한동안 휴대폰이 있었는데 151 00:10:04,303 --> 00:10:07,264 훈제 연어랑 같이 자루에 넣어 뒀거든요 152 00:10:07,347 --> 00:10:09,683 근데 야생 여우가 휴대폰을 훔쳐 갔죠 153 00:10:09,766 --> 00:10:10,767 말도 안 돼 154 00:10:11,560 --> 00:10:14,396 전 휴대폰은 없는 게 나은 것 같아요 155 00:10:14,479 --> 00:10:17,858 몇 해 여름 동안 계단참 방에서 살던데 156 00:10:19,026 --> 00:10:21,737 놀랍게도 용케 금발 미녀를 만나선 157 00:10:21,820 --> 00:10:23,739 그 계단참에서 같이 살았죠 158 00:10:24,364 --> 00:10:26,074 마크의 계단참 방은 159 00:10:26,158 --> 00:10:27,409 “브렛 해링턴 마크의 여자 친구” 160 00:10:27,492 --> 00:10:30,621 계단 밑 통로로 작은 매트리스뿐이었죠 161 00:10:31,288 --> 00:10:34,166 제가 거기서 지내면서 점점 더 꾸몄는데 162 00:10:34,249 --> 00:10:36,418 태피스트리나 사진도 걸어서 163 00:10:36,501 --> 00:10:39,463 그 계단참이 라운지처럼 변했어요 164 00:10:40,547 --> 00:10:43,300 사치스럽게 살 필요는 없었죠 165 00:10:43,383 --> 00:10:45,761 우린 등반가의 꿈을 이뤘으니까요 166 00:10:46,345 --> 00:10:51,350 최대한 알뜰하게 사는 게 가장 편안했죠 167 00:10:52,851 --> 00:10:56,396 나중엔 숲속 텐트에서 살기로 했어요 168 00:10:58,482 --> 00:10:59,733 마크한테 끌린 건 169 00:10:59,816 --> 00:11:01,985 제가 알던 그 누구와도 달랐기 때문이죠 170 00:11:02,069 --> 00:11:04,029 사회성이 전혀 없기도 했고요 171 00:11:06,990 --> 00:11:09,034 그래도 전 상관없었죠 172 00:11:09,117 --> 00:11:12,079 원래 그런 사람이고 그래서 사랑하니까요 173 00:11:12,913 --> 00:11:14,331 - 왔어요? - 저기 계시네요 174 00:11:14,414 --> 00:11:16,792 때맞춰 잘 왔네요 나가려던 참인데 175 00:11:16,875 --> 00:11:18,418 전 ‘헤비 듀티’예요 176 00:11:18,502 --> 00:11:21,755 1970년대 초반부터 그 별명으로 불렸는데 177 00:11:21,838 --> 00:11:25,425 이젠 ‘가벼운 듀티’나 ‘늙은 듀티’라고 해야겠죠 178 00:11:25,509 --> 00:11:28,804 헤비는 스쿼미시 암벽 등반계의 대장 같은 분이세요 179 00:11:28,887 --> 00:11:31,139 훌라후프의 달인이기도 하고요 180 00:11:31,223 --> 00:11:33,558 숲에서 열린 레이브 파티에 갔다가 181 00:11:33,642 --> 00:11:36,353 말을 섞게 되면서 같이 훌라후프를 돌렸는데 182 00:11:36,436 --> 00:11:38,563 그렇게 마크랑 친해졌어요 183 00:11:42,025 --> 00:11:44,820 그러다 마크의 등반 경험을 듣고선 184 00:11:44,903 --> 00:11:47,656 깜짝 놀랐는데 유명한 친구도 아니었죠 185 00:11:49,574 --> 00:11:52,494 젊은 등반가야 수두룩하게 보는데 186 00:11:52,577 --> 00:11:53,829 다들 잘난 척이나 하며 187 00:11:53,912 --> 00:11:56,581 인스타그램에서 콧대나 세우거든요 188 00:11:57,332 --> 00:11:59,709 현대 사회엔 단조로운 면이 있는데 189 00:11:59,793 --> 00:12:02,045 마크는 다른 시대 사람 같아요 190 00:12:02,129 --> 00:12:06,133 자유분방했던 80년대나 70년대 스타일이잖아요 191 00:12:06,216 --> 00:12:07,092 잘하네 192 00:12:07,175 --> 00:12:09,636 자기 시대를 거스르는 인물인데 193 00:12:09,719 --> 00:12:12,931 그래서 참 특별하죠 신선한 친구니까요 194 00:12:16,476 --> 00:12:18,353 이번엔 잘 돌아가네요 195 00:12:20,230 --> 00:12:21,565 난 후프의 달인이다! 196 00:12:25,193 --> 00:12:26,778 마크-앙드레 얘기를 듣고 싶어요 197 00:12:26,862 --> 00:12:28,905 마크-앙드레 얘기야 온종일이라도 하죠 198 00:12:28,989 --> 00:12:29,948 얼마든지요 199 00:12:30,031 --> 00:12:31,408 마크-앙드레와 처음 만났을 때 200 00:12:31,491 --> 00:12:32,576 “앨릭스 호널드” 201 00:12:32,659 --> 00:12:36,413 맨발에 웃통을 벗고 스쿼미시 숲에서 뛰쳐나오던데 202 00:12:36,496 --> 00:12:38,707 제 그랜드 월 등반 기록을 깨고 왔다길래 203 00:12:38,790 --> 00:12:40,500 뭐 하는 친구인가 싶었죠 204 00:12:41,293 --> 00:12:43,253 그랜드 월은 스쿼미시에서 가장 상징적인 루트로 205 00:12:43,336 --> 00:12:44,379 “그랜드 월, 305m” 206 00:12:44,463 --> 00:12:46,131 제가 최단 시간에 등반했거든요 207 00:12:46,214 --> 00:12:47,841 “등반 속도 기록 앨릭스 호널드, 59분” 208 00:12:47,924 --> 00:12:50,385 속도 기록은 게임이고 등반의 핵심은 아니지만 209 00:12:50,469 --> 00:12:52,012 전 그 기록을 즐기죠 210 00:12:52,721 --> 00:12:55,056 근데 이름도 못 들어 본 그 지역 청년이 211 00:12:55,140 --> 00:12:56,349 제 기록을 깼대요 212 00:12:56,433 --> 00:12:58,560 거긴 주기적으로 혼자 오르던 루트인데 213 00:12:58,643 --> 00:13:01,813 하루는 소요 시간을 재 보기로 했어요 214 00:13:01,897 --> 00:13:03,690 정상에서 시간을 보니 215 00:13:03,773 --> 00:13:07,652 기존 기록을 2-3분 앞당겼더라고요 216 00:13:08,445 --> 00:13:11,406 갑자기 앨릭스 호널드가 스쿼미시로 돌아와선 217 00:13:11,490 --> 00:13:14,409 그랜드 월 신기록을 되찾으려 했죠 218 00:13:14,493 --> 00:13:17,496 제가 무심결에 깬 속도 기록을요 219 00:13:18,121 --> 00:13:20,999 전 이렇게 생각했죠 ‘이런, 서둘러야겠네’ 220 00:13:21,082 --> 00:13:22,250 “마크-앙드레 르클렉, 57분” 221 00:13:22,334 --> 00:13:23,251 “앨릭스 호널드, 38분” 222 00:13:23,335 --> 00:13:24,753 앨릭스가 기록을 깨부쉈죠 223 00:13:24,836 --> 00:13:26,379 저보다 두 배나 빨랐거든요 224 00:13:26,463 --> 00:13:28,215 제가 훨씬 빨랐던 것 같아요 225 00:13:28,298 --> 00:13:30,258 신께서 빛을 내려 주시네 226 00:13:31,176 --> 00:13:34,054 마크는 풀이 죽어선 재도전은 엄두도 못 냈죠 227 00:13:36,681 --> 00:13:38,892 마크는 의욕이 넘치는 등반가인데 228 00:13:38,975 --> 00:13:41,186 세간의 인정엔 관심 없어요 229 00:13:41,269 --> 00:13:43,730 어딜 오르는지 남들이 몰라도 그만이죠 230 00:13:43,813 --> 00:13:46,191 전 운동선수의 자세로 등반에 임해 왔거든요 231 00:13:46,274 --> 00:13:48,693 체육관에서 등반하며 자랐으니 제겐 스포츠에 가깝죠 232 00:13:48,777 --> 00:13:50,904 근데 확실히 마크의 관심사는… 233 00:13:50,987 --> 00:13:52,531 영적인 요소라고 표현하긴 싫지만 234 00:13:52,614 --> 00:13:55,575 산에서의 경험과 여정을 더 중요하게 여기고 235 00:13:55,659 --> 00:13:57,619 등반을 즐기려 할 따름인데 236 00:13:57,702 --> 00:14:00,288 그 점은 깊이 존경해요 정말이지… 237 00:14:01,039 --> 00:14:05,210 물론 그래서 마크의 기량이 그토록 대단한 거겠죠 238 00:14:10,465 --> 00:14:12,551 마크와 촬영한 첫 등반은 239 00:14:12,634 --> 00:14:16,346 그랜드 월 단독 등반이었습니다 240 00:14:24,479 --> 00:14:29,109 로프 없이 등반하는 사람은 촬영할 때마다 긴장되죠 241 00:14:30,777 --> 00:14:34,447 그러나 마크에겐 이것도 일상에 불과했습니다 242 00:14:35,740 --> 00:14:38,243 혼자서 암벽에 오를 때 243 00:14:38,326 --> 00:14:40,996 무리해서 애쓰는 느낌을 즐기진 않아요 244 00:14:41,079 --> 00:14:44,374 그래서 암벽을 혼자 오르는 건 아니죠 245 00:14:44,457 --> 00:14:48,295 치열하고 무서운 일을 한다는 느낌을 좋아하진 않죠 246 00:14:48,378 --> 00:14:49,504 그럼 왜 하죠? 247 00:14:50,630 --> 00:14:55,760 그냥 가볍게 즐거운 모험을 하면서 248 00:14:56,428 --> 00:14:57,679 돌아다니려고요 249 00:15:18,325 --> 00:15:21,369 그 친구는 등반할 때 암벽 위에서 마법을 부려요 250 00:15:25,457 --> 00:15:28,126 스타일이 확고한데 마냥 돌진하진 않고 251 00:15:28,209 --> 00:15:29,669 아주 꼼꼼하게 굴죠 252 00:15:31,338 --> 00:15:35,675 출발하는 순간 일말의 오차도 허용할 수 없으니까요 253 00:16:09,417 --> 00:16:13,421 마크가 너무도 아름답게 암벽을 오르는 모습을 보니 254 00:16:14,631 --> 00:16:18,677 엉뚱하고도 겸손한 이 청년은 255 00:16:18,760 --> 00:16:20,929 등반의 달인이 분명했습니다 256 00:16:46,871 --> 00:16:49,791 마크의 등반을 그냥 지켜보는 게 좋아요 257 00:16:52,544 --> 00:16:54,963 마크는 무척 차분하고 258 00:16:55,046 --> 00:16:57,257 안정적이면서 자제할 줄 아는 등반가죠 259 00:16:57,340 --> 00:17:00,093 마크, 보고 싶었어 260 00:17:00,176 --> 00:17:03,013 그래, 나도 보고 싶었어 261 00:17:04,347 --> 00:17:07,517 혼자 등반하려는 건 이해해요 저도 그게 좋거든요 262 00:17:07,600 --> 00:17:11,354 나도 혼자 올라가면 차분해지고 기분이 좋아져서 263 00:17:11,438 --> 00:17:13,815 - 맞아, 그렇지 - 나라도 신날 것 같아 264 00:17:15,025 --> 00:17:17,609 그럼 현실에만 집중하게 되고 265 00:17:17,694 --> 00:17:20,195 다른 건 생각할 겨를도 없어요 266 00:17:22,574 --> 00:17:26,202 매 순간에 반응하며 즉흥적으로 대처해야 하죠 267 00:17:27,704 --> 00:17:30,540 본인이 모든 걸 통제하는 거예요 268 00:17:39,007 --> 00:17:40,967 브렛을 처음 만났을 때 269 00:17:41,051 --> 00:17:43,344 확실히 큰 영향을 받았어요 270 00:17:45,096 --> 00:17:49,809 전 당시 등반에 소홀했거든요 271 00:17:51,436 --> 00:17:54,314 스쿼미시는 파티 문화가 굉장히 활발해요 272 00:17:55,815 --> 00:17:57,984 저도 파티에 푹 빠졌죠 273 00:17:58,902 --> 00:18:02,947 처음엔 단순한 실험 같은 거였어요 274 00:18:03,031 --> 00:18:08,703 다양한 정신 상태를 경험하니 재밌더라고요 275 00:18:10,038 --> 00:18:12,165 그건 등반과 무척 유사하죠 276 00:18:12,791 --> 00:18:14,709 제 친구들은 약간의 탐험을 즐기고 277 00:18:14,793 --> 00:18:16,878 전 탐험하면서 가끔 선을 넘는데 278 00:18:16,961 --> 00:18:19,380 파티할 때도 마찬가지였어요 279 00:18:19,464 --> 00:18:24,761 다들 환각제를 한 알씩 먹고 느긋하게 즐길 때 280 00:18:24,844 --> 00:18:29,140 전 여섯 알쯤 삼키고 20시간쯤 증발해 버렸죠 281 00:18:32,769 --> 00:18:36,856 그러다 마약 없인 아무것도 못 할 지경이 됐어요 282 00:18:39,984 --> 00:18:42,529 그건 건전한 상태가 아니죠 283 00:18:43,488 --> 00:18:44,906 - 그거야 기억하지 - 그래 284 00:18:44,989 --> 00:18:47,575 브렛과 함께 등반하기 시작했을 때 285 00:18:48,201 --> 00:18:49,786 브렛은 의욕이 넘쳤어요 286 00:18:50,954 --> 00:18:54,374 브렛과 어울리다 보니 제가 뭘 잃었는지 깨달았죠 287 00:18:55,166 --> 00:18:58,878 활기찬 삶이 어떤 건지요 288 00:19:03,133 --> 00:19:05,552 - 재밌네 - 그래, 완전 재밌지? 289 00:19:05,635 --> 00:19:06,469 그러게 290 00:19:07,762 --> 00:19:12,642 제가 볼 때 마크는 그 길로 추락하고도 남았죠 291 00:19:12,725 --> 00:19:14,978 마약에 의존하는 암울한 상황으로요 292 00:19:19,774 --> 00:19:21,693 - 좋은 하루 보내세요 - 고맙습니다 293 00:19:24,821 --> 00:19:27,198 마크의 관심사는 294 00:19:27,282 --> 00:19:30,410 강렬한 경험과 충만한 삶인데요 295 00:19:31,452 --> 00:19:34,038 마약도 그 욕구를 어느 정도 채워 주지만 296 00:19:34,122 --> 00:19:35,999 진정성은 없잖아요 297 00:19:36,082 --> 00:19:38,251 마크도 그걸 깨달았나 봐요 298 00:19:38,334 --> 00:19:41,171 등반이야말로 진정한 경험이란 걸요 299 00:19:41,754 --> 00:19:43,965 - 잘했어, 브렛 - 완전 끝내준다 300 00:19:44,048 --> 00:19:45,925 그래, 아름답지 않아? 301 00:19:47,468 --> 00:19:49,971 - 재밌는 루트네 - 봤지? 302 00:19:50,597 --> 00:19:53,600 마크가 스쿼미시에서 암벽에 오르는 건 303 00:19:53,683 --> 00:19:55,643 - 재미를 위한 거죠 - 멋진 언덕이지? 304 00:19:55,727 --> 00:19:56,728 - 그러네 - 좋다 305 00:19:57,770 --> 00:19:59,814 다만 마크의 진정한 목표는 306 00:19:59,898 --> 00:20:03,526 거대한 알파인 벽면을 단독으로 오르는 거예요 307 00:20:03,610 --> 00:20:05,278 아름다운 산에서요 308 00:20:05,987 --> 00:20:07,614 마크는 산을 사랑하고 309 00:20:08,114 --> 00:20:10,325 확실히 야망도 있거든요 310 00:20:10,950 --> 00:20:14,287 선배들의 업적을 한 단계 끌어올려서 311 00:20:14,370 --> 00:20:18,082 알피니즘 역사에 한 획을 긋고자 하죠 312 00:20:24,088 --> 00:20:25,423 알피니즘이란 313 00:20:25,506 --> 00:20:29,427 기술적으로 어려운 거산에 오르는 등반 분야로 314 00:20:29,510 --> 00:20:31,262 단순한 스포츠가 아닌 315 00:20:31,346 --> 00:20:35,516 수 세대에 걸쳐 발전해 온 하나의 이상입니다 316 00:20:38,603 --> 00:20:40,897 20세기 전반부에는 317 00:20:40,980 --> 00:20:46,444 대규모 원정에 많은 장비와 인력을 투입해 318 00:20:46,527 --> 00:20:48,655 세계 최고봉들을 정복하려 했죠 319 00:20:48,738 --> 00:20:52,784 바람이 거센 세계의 지붕에 당당히 선 이들입니다 320 00:20:54,827 --> 00:20:56,746 1950년대 무렵에는 321 00:20:56,829 --> 00:21:00,667 예전과는 달리 산 정상을 밟는 것보다 322 00:21:00,750 --> 00:21:02,752 거기까지 오르는 과정이 더 중요해졌습니다 323 00:21:02,835 --> 00:21:04,128 “클럽 알팽 프랑세” 324 00:21:04,212 --> 00:21:05,797 유럽 알프스에선 325 00:21:05,880 --> 00:21:10,802 등반 기술과 철학에 일대 혁명이 일어났죠 326 00:21:11,511 --> 00:21:14,597 소규모 팀이 더 적은 장비로 327 00:21:14,681 --> 00:21:18,518 더 가파르고 위험한 벽면에 도전했습니다 328 00:21:18,601 --> 00:21:22,355 그게 알피니즘 발전사의 다음 단계였어요 329 00:21:22,438 --> 00:21:25,108 더 높이, 더 빨리 더 멋지게 등반하는 거죠 330 00:21:25,191 --> 00:21:26,359 “배리 블랜처드 알피니스트” 331 00:21:26,442 --> 00:21:30,738 로프, 랙 장비와 짊어진 배낭이 전부인데 332 00:21:30,822 --> 00:21:33,157 그거로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야 해요 333 00:21:35,034 --> 00:21:37,495 알피니즘 역사를 살펴보면 334 00:21:37,578 --> 00:21:39,747 등반은 자유의 한 형태였어요 335 00:21:42,250 --> 00:21:45,586 신체적 자유이자 철학적 자유였죠 336 00:21:45,670 --> 00:21:47,297 “버나뎃 맥도널드 알피니스트, 역사가” 337 00:21:47,922 --> 00:21:50,842 그 자유를 궁극적으로 경험하려면 338 00:21:50,925 --> 00:21:52,969 단독으로 등반해야 했어요 339 00:21:54,137 --> 00:21:56,848 제약도, 속박도 없이 340 00:21:56,931 --> 00:21:58,558 오롯이 혼자서요 341 00:22:00,393 --> 00:22:02,812 수준 높은 단독 등반은 342 00:22:02,895 --> 00:22:04,981 기술을 뽐내는 겁니다 343 00:22:05,064 --> 00:22:08,526 가장 혹독한 환경에서 살아남는 기술요 344 00:22:08,609 --> 00:22:09,986 “라인홀드 메스네르 알피니스트” 345 00:22:10,945 --> 00:22:12,739 단독 알피니즘은 346 00:22:12,822 --> 00:22:16,993 가장 순수하며 모험적인 등반 형식이지만 347 00:22:18,202 --> 00:22:20,496 가장 치명적이기도 합니다 348 00:22:20,580 --> 00:22:25,835 역사상 최고로 손꼽히는 단독 등반가 중 절반은 349 00:22:25,918 --> 00:22:27,879 산에서 사망했을 텐데 350 00:22:28,921 --> 00:22:32,675 그건 비극이고 막기 힘든 일이죠 351 00:22:35,094 --> 00:22:37,597 다만 그게 철학입니다 352 00:22:38,306 --> 00:22:40,933 모험할 작정이라면 역경이 필요하고 353 00:22:41,559 --> 00:22:43,144 위험에 빠져야 하죠 354 00:22:43,770 --> 00:22:46,314 죽을 가능성이 없다면 355 00:22:46,397 --> 00:22:49,067 살아서 내려와도 무의미한 겁니다 356 00:22:49,150 --> 00:22:51,194 그건 애들 소꿉놀이죠 357 00:22:52,278 --> 00:22:56,407 모험과 기술은 그런 게 아니거든요 358 00:23:03,456 --> 00:23:05,750 “캔모어 앨버타주, 캐나다” 359 00:23:05,833 --> 00:23:08,920 스쿼미시 촬영 후 몇 달이 지나 360 00:23:10,046 --> 00:23:13,257 마크를 따라나선 캐나다 로키산맥에서 361 00:23:14,092 --> 00:23:17,720 그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빙벽 등반에 도전했습니다 362 00:23:18,805 --> 00:23:20,014 늘 때가 되면 363 00:23:20,098 --> 00:23:22,767 빙벽 등반 시즌만 손꼽아 기다려요 364 00:23:22,850 --> 00:23:26,437 언제든 얼어붙은 폭포에 오를 준비가 됐죠 365 00:23:27,814 --> 00:23:32,276 빙벽 등반은 알피니즘의 핵심 기술로 366 00:23:32,360 --> 00:23:34,070 세월의 흐름에 따라 367 00:23:34,153 --> 00:23:37,532 극도로 기술적인 하나의 스포츠로 발전했고 368 00:23:37,615 --> 00:23:40,993 캔모어의 빙벽은 실력 검증의 무대가 되었죠 369 00:23:42,703 --> 00:23:44,664 우리가 도착했을 때 370 00:23:44,747 --> 00:23:47,625 마크는 벌써 몇 주째 그곳에서 지내며 371 00:23:47,708 --> 00:23:51,295 마을 외곽에서 야영하고 등반하면서 372 00:23:51,379 --> 00:23:53,172 현지인 사이에 소문이 자자해졌습니다 373 00:23:53,256 --> 00:23:55,341 마크-앙드레 얘기를 처음 들었을 땐 374 00:23:55,424 --> 00:23:57,176 공원 도로의 눈 동굴에 산다더군요 375 00:23:57,260 --> 00:23:58,302 “윌 개드 빙벽 등반가” 376 00:23:59,137 --> 00:24:02,181 온종일 빙벽 루트를 혼자 오르던데 377 00:24:03,266 --> 00:24:04,225 놀랍더군요 378 00:24:04,308 --> 00:24:07,061 대담하게 한계를 넘어서는 인물인데 379 00:24:07,145 --> 00:24:09,480 전혀 알려지지 않았으니까요 380 00:24:17,697 --> 00:24:22,702 빙벽을 단독으로 등반하는 사람은 드물죠 381 00:24:24,370 --> 00:24:26,164 얼어붙은 물 위를 오르는데 382 00:24:28,499 --> 00:24:31,085 얼음에 고작 몇 센티미터 박힌 383 00:24:31,169 --> 00:24:33,337 얼음도끼와 아이젠이 전부니까요 384 00:24:39,594 --> 00:24:41,387 그 무대는 순식간에 사라집니다 385 00:24:46,184 --> 00:24:49,520 몇 주 전에 생긴 빙벽에 오르는 건데 386 00:24:49,604 --> 00:24:51,772 다음 날이면 그게 사라질 수도 있죠 387 00:24:51,856 --> 00:24:53,316 “래피얼 슬라윈스키 빙벽 등반가” 388 00:24:53,399 --> 00:24:54,817 무너지기라도 한다면요 389 00:25:00,156 --> 00:25:02,783 제 단독 자유 등반이 대단하다고들 하시는데 390 00:25:02,867 --> 00:25:04,327 전 암벽에서 하잖아요 391 00:25:04,410 --> 00:25:07,038 그게 훨씬 안전하죠 암벽은 견고하니까요 392 00:25:08,206 --> 00:25:11,542 마크-앙드레의 빙설 단독 자유 등반을 보면 393 00:25:12,501 --> 00:25:16,380 전혀 다른 지형에서의 다양한 경험을 엿보게 되죠 394 00:25:22,303 --> 00:25:24,722 제 등반 인생을 통틀어 395 00:25:24,805 --> 00:25:30,019 마크-앙드레만큼 산에 굶주린 사람은 못 봤어요 396 00:25:30,102 --> 00:25:31,395 “존 월시 알피니스트” 397 00:25:35,775 --> 00:25:39,362 유일무이한 정신력의 소유자로 398 00:25:43,282 --> 00:25:45,201 결코 당황하는 법이 없죠 399 00:26:11,310 --> 00:26:13,521 마크는 빙벽을 혼자 오를 뿐만 아니라 400 00:26:13,604 --> 00:26:16,190 혼합 루트를 단독으로 오르거든요 401 00:26:19,026 --> 00:26:21,279 혼합 등반의 기본 개념은 402 00:26:21,362 --> 00:26:25,366 완전히 얼어붙지 않은 얼음도 등반할 수 있다는 겁니다 403 00:26:26,617 --> 00:26:29,996 아이스 픽을 얼음에 박는 대신 404 00:26:30,079 --> 00:26:33,165 바위 모서리에 얹는 건데 405 00:26:34,333 --> 00:26:37,295 그럼 전혀 다른 차원의 불안감이 엄습하죠 406 00:26:59,608 --> 00:27:03,112 이 불안한 지형에서 마크를 촬영하는 건 407 00:27:03,195 --> 00:27:04,739 무시무시한 일이었습니다 408 00:27:09,702 --> 00:27:12,163 그러나 마크는 더할 나위 없이 태평했죠 409 00:27:12,747 --> 00:27:14,749 대박이네 410 00:27:15,791 --> 00:27:18,336 이어서 그는 수준을 끌어올려 411 00:27:18,419 --> 00:27:23,007 악명 높은 스탠리 헤드월을 단독으로 등반했습니다 412 00:27:23,090 --> 00:27:24,258 “스탠리 헤드월” 413 00:27:24,342 --> 00:27:28,012 스탠리 헤드월은 로키산맥 혼합 등반의 꽃이죠 414 00:27:29,472 --> 00:27:31,974 빙벽이 하나로 이어지지 않고 중간에 끊겨 있거든요 415 00:27:32,058 --> 00:27:36,270 덩어리나 기둥 형태의 얼음이 단도처럼 매달려 있는데 416 00:27:36,354 --> 00:27:41,067 가파른 돌출 바위를 올라야 겨우 빙벽에 닿죠 417 00:27:42,902 --> 00:27:46,072 그래서 매력 넘치는 등반이에요 418 00:27:51,952 --> 00:27:58,042 혼합 등반엔 고도의 기술이 필요한데요 419 00:27:59,210 --> 00:28:03,422 얼음도끼 픽을 미세한 모서리에 걸어야 하죠 420 00:28:10,638 --> 00:28:13,516 다만 얼음도끼 끝엔 신경 조직이 없으니 421 00:28:15,267 --> 00:28:18,813 상황을 가늠하고 시험해 봐야 합니다 422 00:28:22,483 --> 00:28:26,612 픽이 홀드 지점에 견고히 안착하는 것과 423 00:28:26,695 --> 00:28:29,698 그 픽이 떨어져 나가는 건 424 00:28:29,782 --> 00:28:31,742 종이 한 장 차이예요 425 00:28:42,002 --> 00:28:45,423 얼음도끼를 맨손으로 쓰는 등반가는 못 본 것 같은데요 426 00:28:47,717 --> 00:28:50,469 그것도 강추위 속에서 즉흥적으로 427 00:28:50,553 --> 00:28:53,222 바위를 파고들며 얼음도끼를 당긴다니 428 00:28:54,682 --> 00:28:57,685 마크는 색다른 전술을 아우르는 사람이죠 429 00:31:27,960 --> 00:31:30,963 마크가 스탠리 헤드월을 단독으로 등반할 땐 430 00:31:31,046 --> 00:31:32,423 정말 놀랍더군요 431 00:31:32,506 --> 00:31:35,676 전 상상도 못 한 일이거든요 432 00:31:37,344 --> 00:31:39,972 - 어땠나요? - 참 재밌었죠 433 00:31:40,681 --> 00:31:42,057 - 정말로요 - 무서웠나요? 434 00:31:42,141 --> 00:31:43,934 아뇨, 그렇진 않았어요 435 00:31:45,936 --> 00:31:47,771 평범한 외출이었나요? 436 00:31:47,855 --> 00:31:50,482 끝내주는 외출이었죠 437 00:31:51,358 --> 00:31:53,402 기억에 남을 만한 외출이었어요 438 00:31:53,986 --> 00:31:57,072 마크-앙드레가 그런 루트를 단독으로 등반하다니 439 00:31:57,156 --> 00:31:58,824 정말 놀라웠죠 440 00:31:58,908 --> 00:32:01,368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서 감탄했던 것 같아요 441 00:32:01,994 --> 00:32:03,871 대체 뭐 하는 친구냐고요 442 00:32:09,209 --> 00:32:11,754 “캐나디안 타이어” 443 00:32:15,215 --> 00:32:16,383 “왕립 캐나다 재향 군인회” 444 00:32:16,467 --> 00:32:18,260 전 칠리왝이라는 도시 인근에서 자랐어요 445 00:32:18,344 --> 00:32:19,678 “칠리왝 브리티시컬럼비아주” 446 00:32:19,762 --> 00:32:23,682 칠리왝은 거름 냄새가 지독한 곳이지만 447 00:32:25,184 --> 00:32:27,519 아름다운 산맥으로 둘러싸여 있어요 448 00:32:28,687 --> 00:32:31,941 우리가 어릴 때 아빠는 건설 일을 하셨고 449 00:32:32,024 --> 00:32:34,777 엄마는 식당 종업원이셨어요 450 00:32:34,860 --> 00:32:37,780 - 어머님과 꽤 친하시죠? - 그럼요 451 00:32:37,863 --> 00:32:42,117 엄마는 저한테 확실히 큰 영향을 주셨는데 452 00:32:42,743 --> 00:32:46,997 설명하긴 힘들지만 우린 평생 절친한 벗이었죠 453 00:32:47,915 --> 00:32:50,501 마크-앙드레도 어릴 때 문제가 좀 있었죠 454 00:32:50,584 --> 00:32:52,002 “미셸 퀴퍼스 마크의 엄마” 455 00:32:52,086 --> 00:32:55,798 타고난 성격이 세상에 적응하기엔 부적합했고 456 00:32:56,465 --> 00:32:59,802 주의력 결핍 과잉 행동 장애 진단도 받았거든요 457 00:32:59,885 --> 00:33:01,971 오랫동안 한자리에 앉아 있질 못했고 458 00:33:02,054 --> 00:33:07,101 일반적인 교육 환경에 쉽게 적응하질 못했죠 459 00:33:07,643 --> 00:33:10,938 유치원은 정말 끝내줬어요 460 00:33:11,021 --> 00:33:13,899 블록으로 건물을 만들고 461 00:33:14,400 --> 00:33:16,568 미술도 했으니까요 462 00:33:16,652 --> 00:33:20,572 그러다 초등학교 때부터 책상 앞에 붙어 있으려니 463 00:33:20,656 --> 00:33:22,616 저한테는 생지옥이었죠 464 00:33:24,201 --> 00:33:27,037 기운 넘치고 배우길 좋아했던 아이가 465 00:33:27,121 --> 00:33:32,418 배움과 학교에 대한 흥미를 잃길래 466 00:33:32,501 --> 00:33:36,422 제 결단으로 한동안 홈스쿨링을 했어요 467 00:33:36,505 --> 00:33:40,592 잠깐 학교 공부를 하고 보통 점심때 끝내서 468 00:33:41,260 --> 00:33:43,595 엄마랑 재밌는 일을 하곤 했는데 469 00:33:43,679 --> 00:33:46,807 숲을 탐험하거나 식물을 구분하곤 했죠 470 00:33:46,890 --> 00:33:48,934 종일 책상 앞에 붙어 있는 대신요 471 00:33:49,601 --> 00:33:53,397 어릴 때 모험할 자유를 누리지 못하면 472 00:33:53,480 --> 00:33:55,816 본인의 정체성을 파악할 수 없고 473 00:33:55,899 --> 00:33:58,652 자기 강점과 약점을 알 수 없거든요 474 00:33:58,736 --> 00:34:01,572 자기 능력도 깨달을 수 없죠 475 00:34:02,364 --> 00:34:05,659 엄마는 제가 하고 싶은 일을 직접 찾길 바라셨죠 476 00:34:06,785 --> 00:34:09,955 제가 어떻게 살아야 할지 정해 주시지 않고요 477 00:34:10,664 --> 00:34:14,168 우린 찢어지게 가난했지만 책은 늘 많았는데 478 00:34:14,251 --> 00:34:16,754 마크-앙드레는 독서광이었죠 479 00:34:18,172 --> 00:34:21,592 그 애가 모험에 푹 빠져서 480 00:34:21,675 --> 00:34:24,386 우리 집엔 그런 책이 가득했어요 481 00:34:24,469 --> 00:34:27,389 애가 관심을 보일수록 그런 책을 더 구해 줬죠 482 00:34:27,473 --> 00:34:29,683 제가 8살 때쯤 일인데 483 00:34:29,766 --> 00:34:34,855 온갖 원정대를 소개한 커다란 그림책을 봤거든요 484 00:34:34,938 --> 00:34:36,857 “라이프 - 자연 박물관 산” 485 00:34:36,940 --> 00:34:39,860 산에 관한 내용이 늘 제 눈길을 사로잡았죠 486 00:34:41,612 --> 00:34:44,739 사진 속 거대한 산봉우리엔 눈이 쌓여 있고 487 00:34:45,239 --> 00:34:47,701 사람들이 얼음도끼로 거길 오르려 하는데 488 00:34:48,243 --> 00:34:49,578 정말… 489 00:34:50,746 --> 00:34:52,206 용감해 보였어요 490 00:34:52,289 --> 00:34:56,627 전 과거의 등반가들에게 큰 영감을 받아서 491 00:34:56,710 --> 00:34:57,960 그 대열에 끼고 싶었죠 492 00:34:58,045 --> 00:34:59,922 “제프 로, 라인홀드 메스네르 배리 블랜처드” 493 00:35:00,005 --> 00:35:02,757 그들의 전통을 이어 간다고나 할까요? 494 00:35:06,553 --> 00:35:09,181 처음엔 청바지에 운동화 차림으로 495 00:35:09,264 --> 00:35:11,558 그래놀라 바 몇 개만 주머니에 챙겼어요 496 00:35:11,642 --> 00:35:14,812 등반로는 피해 다녔고 로프 같은 건 없었죠 497 00:35:16,814 --> 00:35:20,609 가끔 사고라도 날까 봐 걱정하긴 했지만 498 00:35:20,692 --> 00:35:23,153 방향 감각이 뛰어난 아이였고 499 00:35:23,237 --> 00:35:26,115 산에 오를 땐 자신감이 넘쳤거든요 500 00:35:27,282 --> 00:35:30,953 몇 년간 혼자서 대충 돌아다니다 보니 501 00:35:31,036 --> 00:35:34,456 기술적인 등반으로 자연스레 넘어가게 됐죠 502 00:35:35,124 --> 00:35:37,251 산에서 커다란 모험을 할 때면 503 00:35:37,334 --> 00:35:39,628 모든 게 너무도 단순해져요 504 00:35:41,130 --> 00:35:42,923 전 완전히 집중하죠 505 00:35:43,006 --> 00:35:46,927 머릿속이 복잡하다거나 초조하지 않거든요 506 00:35:49,179 --> 00:35:52,099 정신은 또렷해지고 침착해지는 데다 507 00:35:52,182 --> 00:35:53,684 자신감을 느껴요 508 00:35:55,686 --> 00:36:00,023 등반을 할 때면 모든 조각이 맞아떨어졌죠 509 00:36:00,107 --> 00:36:03,235 그러다 고등학교 땐 학교로 돌아갔거든요 510 00:36:04,778 --> 00:36:08,824 결국 정규 교육 과정으로 복귀해야 했는데 511 00:36:08,907 --> 00:36:10,993 마크한텐 그게 감금 같았나 봐요 512 00:36:11,076 --> 00:36:12,536 살려 주세요! 513 00:36:12,619 --> 00:36:14,997 일부러 말썽 부린 적은 없지만 514 00:36:15,080 --> 00:36:17,875 늘 말썽이 일어나곤 했죠 515 00:36:17,958 --> 00:36:19,585 폭죽 터진다! 516 00:36:27,759 --> 00:36:30,304 “‘칼에 맞은 사나이’ 마크-앙드레 르클렉 영화” 517 00:36:32,890 --> 00:36:37,686 딱 봐도 평범한 일을 하며 살 만한 애는 아니었죠 518 00:36:37,769 --> 00:36:40,105 천성이 그렇질 못하니까요 519 00:36:40,189 --> 00:36:42,941 안녕하세요, 마크-앙드레 조제프 르클렉입니다 520 00:36:43,025 --> 00:36:44,610 제 이름을 들어 보셨을지도요 521 00:36:44,693 --> 00:36:47,696 저는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석고 벽을 만든답니다 522 00:36:47,779 --> 00:36:52,409 16살에 졸업하고선 석고 벽 작업으로 돈을 벌었는데 523 00:36:52,492 --> 00:36:55,662 그땐 확고한 목적이나 목표는 없었어요 524 00:36:56,538 --> 00:37:00,167 제가 물었죠 ‘등반이란 걸 하고 싶다면’ 525 00:37:00,250 --> 00:37:01,585 ‘뭘 꾸물대는 거니?’ 526 00:37:02,961 --> 00:37:04,463 그러자 떠나더군요 527 00:37:04,963 --> 00:37:07,299 마크-앙드레는 꾸밈없이 살 자유를 찾았고 528 00:37:07,382 --> 00:37:10,719 감당할 수 있는 한 멀리 나아갈 거예요 529 00:37:13,013 --> 00:37:15,682 - 됐습니다 - 좋아요 530 00:37:16,183 --> 00:37:18,852 - 무표정하게 갈까요? - 바보처럼 보일 텐데요 531 00:37:18,936 --> 00:37:19,853 웃어 봐요 532 00:37:22,397 --> 00:37:25,943 전업 등반가로 거듭나려던 마크의 계획은 533 00:37:26,026 --> 00:37:28,237 술술 풀리는 듯했습니다 534 00:37:29,863 --> 00:37:32,366 얼마 전엔 첫 스폰서가 붙었고 535 00:37:33,492 --> 00:37:36,411 우리가 그의 영화를 촬영하고 있었으니까요 536 00:37:37,162 --> 00:37:39,122 - 진지하게 갑시다 - 완전 진지하게요? 537 00:37:39,206 --> 00:37:40,707 네, 여권 사진처럼요 538 00:37:41,583 --> 00:37:45,420 그러나 마크는 카메라 앞에서 초조해했고 539 00:37:46,546 --> 00:37:48,465 점점 안절부절못했죠 540 00:37:49,925 --> 00:37:52,135 다음 촬영을 준비하던 중 541 00:37:52,219 --> 00:37:54,638 마크는 홀연히 사라졌고 542 00:37:56,890 --> 00:37:58,809 그 행방은 알 수 없었습니다 543 00:38:02,980 --> 00:38:06,733 연락을 유지하기 위해 우리가 휴대폰까지 제공했지만 544 00:38:06,817 --> 00:38:08,360 - 죄송합니다 - 그는 응답이 없었습니다 545 00:38:08,443 --> 00:38:11,571 본 연락처는 음성 메시지 기능을 설정하지 않았습니다 546 00:38:11,655 --> 00:38:14,741 정말 답답한 상황이네요 547 00:38:14,825 --> 00:38:16,994 마크는 어딘가 산간벽지에 있겠죠 548 00:38:17,077 --> 00:38:20,330 훌쩍 사라져선 몇 달씩 연락을 끊고 549 00:38:20,414 --> 00:38:22,708 우릴 하염없이 기다리게 만들곤 해요 550 00:38:22,791 --> 00:38:25,043 우리 팀은 거기 가려고 짐까지 싼걸요 551 00:38:25,127 --> 00:38:27,254 마크랑 연락이 안 되면 촬영 못 할지도요 552 00:38:27,838 --> 00:38:31,216 다른 등반가들의 소셜 미디어에 그가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553 00:38:31,300 --> 00:38:32,926 “맥주 짠” 554 00:38:33,010 --> 00:38:36,972 이 암벽에 온 지 6일 차인데 폭풍은 5일 차네요 555 00:38:37,055 --> 00:38:39,141 브렛도 이런 영상을 올렸죠 556 00:38:39,224 --> 00:38:42,894 - 뭐 해, 마크? - 스키 끼울 홈을 파려고 557 00:38:42,978 --> 00:38:45,105 그래야 브렛을 절벽 밑으로 보내지 558 00:38:45,188 --> 00:38:46,440 내가 미쳐 559 00:38:47,274 --> 00:38:50,527 두 사람은 멀리 배핀섬까지 떠났습니다 560 00:38:50,610 --> 00:38:52,112 여기 완전 대박이다 561 00:38:53,780 --> 00:38:56,908 이어서 마크는 스코틀랜드로 가서 562 00:38:56,992 --> 00:39:01,330 마치 9홀 골프처럼 일련의 단독 등반을 해치웠죠 563 00:39:01,413 --> 00:39:03,206 좋았어 564 00:39:03,290 --> 00:39:05,000 마크는 분위기를 탔어요 565 00:39:05,792 --> 00:39:07,961 여러 루트를 연달아 해치우는데 566 00:39:10,672 --> 00:39:12,716 의지가 넘치는 시기죠 567 00:39:12,799 --> 00:39:15,135 마크의 가슴속엔 불씨가 있는데 568 00:39:15,218 --> 00:39:17,137 그게 활활 타올라요 569 00:39:17,220 --> 00:39:19,848 한번은 남미 쪽에서 등반하는데 570 00:39:19,931 --> 00:39:23,685 약 1,200m짜리 벽에 티끌 같은 점이 보이더군요 571 00:39:23,769 --> 00:39:26,146 자세히 보니 마크-앙드레가 572 00:39:26,229 --> 00:39:29,232 혼자서 하늘나라까지 올라가고 있던데 573 00:39:29,316 --> 00:39:32,444 황당했죠, 거길 혼자 오르다뇨 574 00:39:32,527 --> 00:39:34,863 “마크-앙드레가 역경을 산산이 깨부쉈다!” 575 00:39:34,946 --> 00:39:38,241 마침내 들린 소식에 따르면 마크가 캐나다로 돌아와 576 00:39:38,325 --> 00:39:40,827 고스트 자연 보호 구역에서 등반 중이라고 합니다 577 00:39:42,287 --> 00:39:45,707 전 절박한 심정으로 그쪽 영화감독에게 연락해 578 00:39:45,791 --> 00:39:49,127 그 오지로 가서 마크를 찾아 달라고 했죠 579 00:39:49,211 --> 00:39:50,504 센더 영화사에서 580 00:39:50,587 --> 00:39:53,006 록스타 같은 등반가가 사라져 버렸답니다 581 00:39:53,965 --> 00:39:55,634 잠수 타서 582 00:39:56,301 --> 00:39:58,678 연락이 안 닿는다는데 583 00:39:58,762 --> 00:40:02,099 저더러 직접 가서 찾아 달라네요 584 00:40:06,144 --> 00:40:07,521 그가 찾아갔을 때 585 00:40:07,604 --> 00:40:11,066 마크는 브렛과 또 다른 친구와 함께 586 00:40:11,566 --> 00:40:16,822 이곳의 거벽들을 처음으로 힘겹게 오르며 587 00:40:18,865 --> 00:40:21,493 즐겁게 지내고 있었습니다 588 00:40:24,454 --> 00:40:25,872 잘했어, 브렛 589 00:40:33,505 --> 00:40:34,631 떨어진다! 590 00:40:36,633 --> 00:40:38,844 마크, 아래쪽은 어때? 591 00:40:39,761 --> 00:40:41,096 끝내줘! 592 00:40:43,306 --> 00:40:44,307 또 시작이네 593 00:40:49,146 --> 00:40:51,606 마크 영화를 만드신다니 정말 멋진 일이죠 594 00:40:52,649 --> 00:40:56,528 근데 사실 마크는 영화엔 관심 없어요 595 00:40:57,028 --> 00:40:59,406 시간이나 에너지를 쏟아서 596 00:41:00,282 --> 00:41:04,161 자기 등반 이야기를 세상에 알릴 사람은 아니죠 597 00:41:05,912 --> 00:41:08,206 등반하느라 워낙 바빠서요 598 00:41:12,586 --> 00:41:14,463 날씨가 죽여주네요 599 00:41:16,006 --> 00:41:19,509 지금까지 만난 여느 등반가와는 달라요 600 00:41:20,552 --> 00:41:23,305 우리한테 아무것도 안 알려 주잖아요 601 00:41:23,972 --> 00:41:27,976 답답하긴 한데 꽤 존경스럽기도 하죠 602 00:41:29,352 --> 00:41:34,149 마크는 자신만의 길을 가는 자유로운 영혼인데 603 00:41:34,232 --> 00:41:36,610 그런 사람을 중심으로 계획 세우긴 힘들죠 604 00:41:36,693 --> 00:41:39,613 그래서 이상하게 사랑스럽지 않나요? 605 00:41:39,696 --> 00:41:41,448 자기 멋대로 하잖아요 606 00:41:43,033 --> 00:41:45,785 우리가 마크를 쫓아다니는 내내 607 00:41:46,286 --> 00:41:49,956 그는 분명 위대한 계획을 준비 중이었습니다 608 00:41:51,249 --> 00:41:54,169 다만 우리는 그 속내를 알지 못했죠 609 00:41:55,378 --> 00:41:57,464 이어서 뉴스가 전해졌습니다 610 00:41:58,340 --> 00:41:59,841 “마크-앙드레 르클렉 엠퍼러 페이스 단독 등반” 611 00:41:59,925 --> 00:42:02,260 단독 등반으로는 최초로 612 00:42:02,344 --> 00:42:05,555 그가 로브슨산의 엠퍼러 페이스를 정복한 겁니다 613 00:42:06,181 --> 00:42:07,265 “홀로 로브슨산에” 614 00:42:07,349 --> 00:42:09,392 이는 등반계에 충격을 불러왔죠 615 00:42:09,476 --> 00:42:12,312 네, 마크가 엠퍼러 페이스를 혼자 정복했다기에 616 00:42:12,395 --> 00:42:13,897 전 이렇게 생각했죠 617 00:42:13,980 --> 00:42:16,233 ‘제길, 엠퍼러 페이스를 혼자 오르다니!’ 618 00:42:16,316 --> 00:42:17,442 “짐 엘진거 알피니스트” 619 00:42:17,526 --> 00:42:19,528 그야말로 걸출한 위업이고 620 00:42:19,611 --> 00:42:23,823 북미 역사상 가장 위대한 단독 등반일 겁니다 621 00:42:28,119 --> 00:42:30,539 로브슨산이 최고죠 622 00:42:31,164 --> 00:42:34,084 캐나다 로키산맥에서 가장 높은 산이니까요 623 00:42:36,169 --> 00:42:38,713 엘 캐피탄보다 세 배는 어려운데 624 00:42:39,339 --> 00:42:41,633 로브슨산은 요세미티와 천지 차이예요 625 00:42:43,343 --> 00:42:48,014 빙결, 크레바스에 눈사태까지 일어나니까요 626 00:42:48,974 --> 00:42:53,395 바위, 얼음과 눈을 동시에 오르는 겁니다 627 00:42:53,979 --> 00:42:57,148 전설이나 신화에 나오는 목표물이에요 628 00:42:57,232 --> 00:42:58,775 로프를 쓴다 해도요 629 00:43:02,028 --> 00:43:03,780 전 답답했습니다 630 00:43:03,863 --> 00:43:06,783 이 역사적인 등반에 성공한 마크가 631 00:43:06,866 --> 00:43:09,578 우리에겐 그 계획을 알리지 않았으니까요 632 00:43:12,080 --> 00:43:16,543 마침내 연락이 닿았을 때 그에게 이유를 물었습니다 633 00:43:16,626 --> 00:43:18,920 영화 촬영을 처음 제의하셨을 땐 634 00:43:19,004 --> 00:43:20,630 재밌는 경험이 될 듯했지만 635 00:43:20,714 --> 00:43:25,051 제 단독 등반을 촬영하게 초대한 적은 없잖아요 636 00:43:25,135 --> 00:43:26,303 대체 왜죠? 637 00:43:26,386 --> 00:43:30,181 전 누가 동행하면 단독 등반이 아니라고 봐서요 638 00:43:30,265 --> 00:43:31,641 “마크-앙드레 르클렉” 639 00:43:31,725 --> 00:43:36,313 네, 그 말이 맞는 것 같네요 640 00:43:36,396 --> 00:43:39,441 누가 동행하면 경험 자체가 달라지거든요 641 00:43:40,525 --> 00:43:42,360 도움을 안 받더라도요 642 00:43:44,070 --> 00:43:48,700 그럼 제가 원했던 모험과 전혀 달라졌겠죠 643 00:43:48,783 --> 00:43:51,953 모든 걸 혼자 힘으로 해내야만 했고 644 00:43:52,037 --> 00:43:55,332 성공하면 촬영용으로 다시 올라가면 되니까요 645 00:43:56,791 --> 00:43:59,419 끝내주는 경험을 했고 646 00:43:59,502 --> 00:44:02,130 이젠 그걸 세상과 나눌 준비도 됐어요 647 00:44:05,842 --> 00:44:09,971 마크는 로브슨산 촬영에 우릴 다시 초대했습니다 648 00:44:10,055 --> 00:44:11,681 “로브슨산 공원” 649 00:44:11,765 --> 00:44:17,646 그의 단독 알피니즘을 눈앞에서 목격하게 된 거죠 650 00:44:22,442 --> 00:44:25,111 제게 최고의 등반이란 651 00:44:25,195 --> 00:44:28,406 빈손으로 걸어서 산에 올라가는 거예요 652 00:44:28,490 --> 00:44:32,077 등반할 수 있는 능력만 갖춘 채로요 653 00:44:36,498 --> 00:44:41,002 홀로 떠나서 주변 환경에 녹아들고 654 00:44:42,379 --> 00:44:45,215 바스락거리는 낙엽 소리에 귀 기울여야죠 655 00:44:46,216 --> 00:44:49,094 산마루를 가로지르는 바람 소리와 656 00:44:51,304 --> 00:44:53,932 산의 기운까지요 657 00:44:56,685 --> 00:44:58,978 거산에 혼자 오를 때 658 00:44:59,062 --> 00:45:01,314 마크의 원칙은 단순합니다 659 00:45:02,690 --> 00:45:05,443 통신 장비는 소지하지 않죠 660 00:45:05,527 --> 00:45:09,489 일이 잘못되면 생명을 구할 장비를요 661 00:45:11,574 --> 00:45:13,576 또한 현장 등반을 하는데 662 00:45:13,660 --> 00:45:16,246 다시 말해 산에 미리 가 보지 않고 663 00:45:16,871 --> 00:45:19,207 루트 훈련도 하지 않습니다 664 00:45:20,917 --> 00:45:23,837 즉석에서 판단해야 합니다 665 00:45:27,382 --> 00:45:31,845 알피니즘의 절대적인 기준은 현장 단독 등반이죠 666 00:45:31,928 --> 00:45:37,392 등반가는 사전 지식 없이 산에 접근해서 667 00:45:37,475 --> 00:45:39,936 그냥 올라가야 합니다 668 00:45:44,274 --> 00:45:48,445 다만 컨디션이 최상인 최고의 등반가만 도전해야죠 669 00:45:48,528 --> 00:45:49,904 치명적인 게임이니까요 670 00:45:52,449 --> 00:45:55,243 목표는 최대한 안전하게 등반하는 거예요 671 00:45:56,244 --> 00:45:58,455 다만 산에 들어서는 순간 672 00:46:00,498 --> 00:46:02,709 통제할 수 없는 요소도 있죠 673 00:46:05,879 --> 00:46:07,630 자기 행동은 통제할 수 있어도 674 00:46:07,714 --> 00:46:09,883 산의 움직임은 통제할 수 없는데 675 00:46:09,966 --> 00:46:13,303 제가 볼 땐 단연코 그게 가장 위험해요 676 00:46:13,386 --> 00:46:16,890 살아 숨 쉬는 산의 자비에 목숨이 달린 셈이죠 677 00:46:18,725 --> 00:46:20,894 눈사태를 고려해야 하고 678 00:46:21,769 --> 00:46:24,355 세락도 언제든 붕괴할 수 있으니 679 00:46:25,231 --> 00:46:29,486 산이 보내는 신호를 읽을 줄 알아야 해요 680 00:46:31,237 --> 00:46:33,865 눈과 얼음의 상태 681 00:46:33,948 --> 00:46:36,284 하루에 햇빛이 드는 시간 682 00:46:36,367 --> 00:46:38,119 날씨의 영향까지 683 00:46:38,661 --> 00:46:40,121 마치 체스 같죠 684 00:46:41,789 --> 00:46:43,583 궁극적인 목표는 있지만 685 00:46:43,666 --> 00:46:47,086 예측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질 테니까요 686 00:46:55,678 --> 00:47:00,517 주변 환경이나 산과의 상호 작용은 687 00:47:00,600 --> 00:47:04,646 알파인 등반이 흥미로운 이유 중 하나라고 봐요 688 00:47:06,940 --> 00:47:10,068 현명하게 적절한 수를 두면 689 00:47:10,652 --> 00:47:14,322 때론 역경을 극복하고 690 00:47:14,405 --> 00:47:16,366 위대한 등반에 성공하죠 691 00:47:26,042 --> 00:47:29,837 인간이 경험할 수 있는 최고의 감정 중 하나는 692 00:47:29,921 --> 00:47:34,425 거대한 이 세상에서 한없이 작아지는 느낌이에요 693 00:47:49,774 --> 00:47:53,278 얽매이지 않고 산 위를 이동하는 건 694 00:47:53,361 --> 00:47:57,991 등반가로서 날개를 활짝 펼치고 695 00:47:58,074 --> 00:48:00,285 완전한 자유를 만끽하는 겁니다 696 00:48:03,955 --> 00:48:07,292 정신은 또렷하고 생동감이 넘치면서 697 00:48:08,209 --> 00:48:12,088 자신에게 향하는 온갖 자극을 느끼며 698 00:48:12,171 --> 00:48:14,924 거의 본능적으로 그에 반응하니까요 699 00:48:17,260 --> 00:48:18,970 멋진 춤과 같죠 700 00:48:41,200 --> 00:48:45,538 마크는 다들 불가능으로 여겼던 일을 해내면서 701 00:48:45,622 --> 00:48:48,416 ‘가능성’의 정의를 새로 쓰고 있어요 702 00:48:48,499 --> 00:48:50,668 이러한 알피니즘의 진화가 703 00:48:50,752 --> 00:48:53,171 지금 우리 뒷마당에서 일어나고 있죠 704 00:48:53,254 --> 00:48:54,881 그 청년의 주도로요 705 00:49:06,225 --> 00:49:10,980 다만 마크-앙드레가 확실히 걱정되긴 합니다 706 00:49:11,064 --> 00:49:15,485 단독 등반의 역사를 새로 쓰려는 사람들도요 707 00:49:15,568 --> 00:49:20,406 지금 그 친구의 위치는 특별하고 한계가 있는 데다 708 00:49:20,490 --> 00:49:22,742 너무도 위태로운 자리니까요 709 00:49:23,785 --> 00:49:26,871 마크-앙드레는 아슬아슬한 게임을 하고 있어요 710 00:49:27,538 --> 00:49:32,251 위험한 환경에서 한계 끝까지 다가서고 있는데 711 00:49:32,877 --> 00:49:35,880 어느 정도는 무사히 넘길 수 있겠죠 712 00:49:35,963 --> 00:49:37,674 하지만 조만간… 713 00:49:38,758 --> 00:49:40,259 역풍을 맞을 겁니다 714 00:49:40,343 --> 00:49:43,805 단독 등반 덕에 나날이 인정받고 있는데요 715 00:49:43,888 --> 00:49:45,890 본인에겐 잘된 일이죠 716 00:49:45,973 --> 00:49:50,019 소식을 전해 듣거나 지켜보기에도 흥미롭고요 717 00:49:52,146 --> 00:49:56,150 다만 제 나이 탓인지는 몰라도 718 00:49:56,234 --> 00:49:58,945 좀 겁이 나는데 719 00:49:59,028 --> 00:50:01,698 부디 조심했으면 합니다 720 00:50:01,781 --> 00:50:06,661 마크는 산악 지형을 굉장히 편하게 여기는데 721 00:50:06,744 --> 00:50:11,416 가끔 지나치게 안일한 건 아닌가 싶기도 해요 722 00:50:11,499 --> 00:50:15,461 누군가는 무분별하고 무책임한 짓이라고 하겠죠 723 00:50:15,545 --> 00:50:19,090 그런 위험을 자초하다니 724 00:50:19,173 --> 00:50:20,842 그 목적은 뭐죠? 725 00:50:21,384 --> 00:50:22,760 쾌감이나 영광요? 726 00:50:22,844 --> 00:50:25,596 단독 자유 등반은 감정적인 분야 같은데요 727 00:50:25,680 --> 00:50:27,890 그래서 다들 강한 반응을 보이죠 728 00:50:27,974 --> 00:50:30,309 추락사하면 다들 바보라고 할 거예요 729 00:50:30,393 --> 00:50:33,855 위험을 무릅쓰는 무모한 등신인 거고 730 00:50:33,938 --> 00:50:36,816 성공하면 위대한 영웅으로 칭송해 주는데 731 00:50:36,899 --> 00:50:38,651 사실 어느 쪽이건 사람은 같잖아요 732 00:50:42,697 --> 00:50:44,699 단독 등반 얘기만 나오면 다들 기겁하죠 733 00:50:44,782 --> 00:50:47,577 ‘용납할 수 없는 위험이야 그런 짓은 안 돼’ 734 00:50:47,660 --> 00:50:49,996 ‘그런 선례를 남기면 쓰나?’ 735 00:50:50,621 --> 00:50:52,331 저도 위험한 건 알아요 736 00:50:52,915 --> 00:50:57,128 단독 등반이 위험하지 않다는 착각에 빠진 건 아닌데 737 00:50:57,211 --> 00:51:03,676 그냥 전 가치관 자체가 남다른가 봐요 738 00:51:04,177 --> 00:51:06,512 용납 못 할 위험은 아니라고 보거든요 739 00:51:07,346 --> 00:51:10,475 전 아직 젊고 하고 싶은 일도 많아요 740 00:51:11,851 --> 00:51:14,937 우리 삶에 관한 진지한 고찰이 필요했죠 741 00:51:15,021 --> 00:51:19,442 우리가 자초하는 상황에선 뭐든 벌어질 수 있고 742 00:51:19,525 --> 00:51:22,153 갑작스럽게 산사태로 죽을 수도 있으니까요 743 00:51:22,236 --> 00:51:24,113 그런 상황에 발을 담그면 담글수록 744 00:51:24,197 --> 00:51:27,700 그런 사고가 터질 가능성도 커지는데 745 00:51:27,784 --> 00:51:30,161 네, 가끔은 걱정되죠 746 00:51:30,244 --> 00:51:32,246 마크가 자꾸 단독으로 등반하려 해서요 747 00:51:32,997 --> 00:51:37,627 더 극단적으로 도전하려는 끝없는 욕구를 느끼는데 748 00:51:38,836 --> 00:51:40,213 마크가 걱정돼요 749 00:51:41,214 --> 00:51:42,256 당연하잖아요 750 00:51:49,055 --> 00:51:53,184 “파타고니아 아르헨티나” 751 00:51:54,227 --> 00:51:58,356 로브슨산 촬영 몇 달 후 마크는 남미 대륙의 남쪽 끝자락 752 00:51:58,940 --> 00:52:02,151 파타고니아로 향합니다 753 00:52:03,277 --> 00:52:07,323 그의 목표는 누구도 도전한 적 없는 754 00:52:07,406 --> 00:52:11,327 토레 에거 동계 단독 등반입니다 755 00:52:11,410 --> 00:52:14,163 그곳은 이 산맥에서 가장 까다로운 봉우리죠 756 00:52:15,248 --> 00:52:17,667 파타고니아의 들쭉날쭉한 정상은 757 00:52:17,750 --> 00:52:20,837 진지한 알피니스트들의 실력 검증 무대로 758 00:52:20,920 --> 00:52:24,465 이들은 여름마다 엘 찰텐 마을에 모입니다 759 00:52:24,549 --> 00:52:25,591 “엘 찰텐 아르헨티나” 760 00:52:26,217 --> 00:52:31,264 다만 겨울엔 지독한 폭풍이 산맥에 휘몰아쳐 761 00:52:31,347 --> 00:52:34,100 엘 찰텐은 유령 마을이 되죠 762 00:52:40,231 --> 00:52:43,818 파타고니아에서 겨울에 단독 등반을 한다니 763 00:52:44,902 --> 00:52:46,988 마크가 수준을 확 끌어올리네요 764 00:52:47,071 --> 00:52:51,117 겨울에 파타고니아로 간다니 제 귀를 의심하게 돼요 765 00:52:51,200 --> 00:52:52,952 거긴 날씨가 끔찍해요 766 00:52:53,035 --> 00:52:54,036 “세계 최악의 날씨” 767 00:52:54,120 --> 00:52:55,580 눈사태 위험이 극도로 커요 768 00:52:55,663 --> 00:52:58,374 토레 에거 단독 현장 등반이라니 769 00:52:58,457 --> 00:53:01,752 토레 에거는 모두가 탐내는 봉우리로 770 00:53:01,836 --> 00:53:05,089 아메리카 대륙에서 가장 어렵다는 말도 있죠 771 00:53:06,173 --> 00:53:08,426 마크가 못 돌아올까 봐 걱정되지 않냐는데 772 00:53:08,509 --> 00:53:09,927 그럼 전 고개를 흔들죠 773 00:53:10,511 --> 00:53:13,806 마크는 돌아올 겁니다 육감이 있으니까요 774 00:53:18,811 --> 00:53:23,274 토레 에거 단독 등반은 마크의 오랜 꿈이기에 775 00:53:23,357 --> 00:53:26,444 그는 당연하게도 대규모 촬영 팀을 원치 않았습니다 776 00:53:27,278 --> 00:53:31,282 다만 이번엔 카메라맨 한 명을 대동하기로 했는데 777 00:53:31,365 --> 00:53:34,201 그는 마크의 등반 친구 오스틴 사이어댁입니다 778 00:53:34,285 --> 00:53:36,037 최대한 뒤처지지 않고 따라가면서 779 00:53:36,120 --> 00:53:37,496 “오스틴 사이어댁 카메라맨, 등반가” 780 00:53:37,580 --> 00:53:39,081 열심히 촬영해 볼게요 781 00:53:39,165 --> 00:53:41,918 마크의 경험에 끼어들긴 싫거든요 782 00:53:42,001 --> 00:53:43,294 “호스텔” 783 00:53:43,377 --> 00:53:46,464 오스틴은 마을에서 마크와 어울리며 784 00:53:46,547 --> 00:53:50,009 루트 하단부의 일부 등반을 촬영했습니다 785 00:53:52,428 --> 00:53:55,765 그러나 정상에 도전할 땐 마크 홀로 등반하되 786 00:53:56,515 --> 00:53:58,559 소형 카메라를 챙겨서 787 00:53:58,643 --> 00:54:01,270 실시간으로 최대한 촬영하기로 했죠 788 00:54:02,104 --> 00:54:04,190 네, 여기가 토레 에거죠 789 00:54:06,817 --> 00:54:12,073 거의 1년 내내 이번 등반만 생각했어요 790 00:54:12,949 --> 00:54:15,034 얼음이 있다면 금방 끝날지도 몰라요 791 00:54:15,117 --> 00:54:18,454 세락 밑의 이 얼음 도랑으로 곧장 올라가서… 792 00:54:18,537 --> 00:54:22,083 토레 에거는 1,000m짜리 바위기둥으로 793 00:54:22,166 --> 00:54:25,503 빙하에서 솟아올라 중간엔 얼음 아레트가 있죠 794 00:54:26,295 --> 00:54:28,547 늘 바위가 완벽하거나 795 00:54:29,298 --> 00:54:32,385 얼음 모자로 뒤덮여 있진 않거든요 796 00:54:33,219 --> 00:54:35,471 이론만 따져 보자면 797 00:54:35,554 --> 00:54:39,642 수학적인 가능성으로는 충분하다고 할 수 있겠죠 798 00:54:40,810 --> 00:54:43,646 하지만 동시에 좀 까다롭게 느껴져서 799 00:54:43,729 --> 00:54:47,108 저한테는 다음 단계라는 실감이 나요 800 00:54:48,150 --> 00:54:50,528 지난해 대부분을 801 00:54:50,611 --> 00:54:53,364 이번 등반을 준비하며 보냈거든요 802 00:54:53,447 --> 00:54:56,742 수많은 혼합 등반과 수많은 빙벽 등반 803 00:54:56,826 --> 00:54:59,078 이어서 엠퍼러 페이스까지 804 00:54:59,161 --> 00:55:04,208 전부 에거를 염두에 두고 준비한 거죠 805 00:55:08,087 --> 00:55:10,840 기상 예측 모델을 확인해 보려고요 806 00:55:10,923 --> 00:55:14,051 이런 예측 모델을 매일 몇 번씩 확인하죠 807 00:55:14,135 --> 00:55:17,513 금요일 아침엔 바람이 분대요 비도 내리고요 808 00:55:19,765 --> 00:55:23,978 이 선끼리 근접하면 바람이 거세다는 거죠 809 00:55:25,354 --> 00:55:28,024 지금 정상은 초토화 상태예요 810 00:55:28,107 --> 00:55:31,986 마을에서 지내며 잠시 날이 풀리길 기다려야죠 811 00:55:33,946 --> 00:55:36,532 겨울에 여기 혼자 오면 812 00:55:38,367 --> 00:55:41,579 엘 찰텐 생활에 스며들게 되는데요 813 00:55:44,331 --> 00:55:46,167 현지인들과 어울리다 보면 814 00:55:46,250 --> 00:55:49,128 주민들도 저를 가족으로 받아 주죠 815 00:55:53,049 --> 00:55:57,011 네, 사실 그것도 참 중요한 경험이에요 816 00:56:20,159 --> 00:56:24,497 세계 최고의 등반가들을 여러 명 아는데 817 00:56:24,580 --> 00:56:27,583 마크는 참 독특한 사람이에요 818 00:56:32,004 --> 00:56:34,256 굉장히 겸손하거든요 819 00:56:34,340 --> 00:56:35,883 “우고 아코스타 등반가, 호스텔 주인” 820 00:56:35,966 --> 00:56:38,094 모든 면에서 긍정적이고 무척 평온한 데다 821 00:56:38,803 --> 00:56:41,305 늘 이 세상에 사랑을 듬뿍 전하죠 822 00:56:43,766 --> 00:56:50,397 산이 마크의 의식을 한 단계 끌어올렸나 봅니다 823 00:57:00,533 --> 00:57:02,451 기상 예보를 확인하고 있는데 824 00:57:03,828 --> 00:57:06,330 화요일과 수요일이 괜찮아 보이네요 825 00:57:06,831 --> 00:57:09,458 - 무슨 뜻이죠? - 산에 올라가자고요 826 00:57:16,048 --> 00:57:18,425 이런 산에 혼자 오를 땐 827 00:57:18,509 --> 00:57:20,678 소지품의 양이 핵심이죠 828 00:57:20,761 --> 00:57:22,096 짐이 무겁거든요 829 00:57:22,179 --> 00:57:26,183 전부 등에 짊어지고 단독으로 등반한다면요 830 00:57:26,267 --> 00:57:30,271 이 가방은 찢어져서 테이프로 막았는데요 831 00:57:30,354 --> 00:57:33,649 절연 장치가 반쯤 떨어져서 더 가벼워졌죠 832 00:57:34,775 --> 00:57:36,527 훨씬 더 가볍답니다 833 00:57:38,571 --> 00:57:42,074 산에 오르기 전엔 보통 뭘 먹죠, 마크? 834 00:57:42,950 --> 00:57:44,243 글쎄요 835 00:57:44,326 --> 00:57:48,956 암울한 숙명론자처럼 대답하긴 싫지만 836 00:57:49,748 --> 00:57:53,210 한 가지 확실한 사실은 산에 오를 때마다 837 00:57:53,294 --> 00:57:55,254 그게 마지막이 될지 모른다는 거죠 838 00:57:55,796 --> 00:57:59,508 그러니까 좋아하는 음식을 전부 음미해야 해요 839 00:58:03,971 --> 00:58:06,682 뭐든 최후의 만찬으로 먹고 싶은 음식은 840 00:58:06,765 --> 00:58:07,766 무조건 먹어야죠 841 00:58:10,352 --> 00:58:13,147 산에 오를 테니까요 842 00:58:15,524 --> 00:58:16,442 그래요 843 00:58:37,546 --> 00:58:40,174 등반이란 무척 단순한 일입니다 844 00:58:46,805 --> 00:58:49,975 가선 안 될 곳으로 가는 거죠 845 00:58:52,603 --> 00:58:56,941 우리 본능마저도 경고합니다 ‘거긴 가지 마’ 846 00:59:02,404 --> 00:59:03,906 경우의 수는 다양합니다 847 00:59:06,492 --> 00:59:08,160 추락할 수도 있고 848 00:59:09,203 --> 00:59:11,372 폭풍으로 목숨을 잃을지도요 849 00:59:12,414 --> 00:59:15,000 우린 위에서 죽을 수 있다는 걸 알죠 850 00:59:21,006 --> 00:59:23,968 그래도 우린 올라갑니다 851 00:59:25,928 --> 00:59:29,765 우리 꿈을 이루려 노력하죠 852 00:59:31,100 --> 00:59:32,810 우리의 비전을요 853 00:59:36,355 --> 00:59:39,942 1년 내내 이번 등반만 상상했는데 854 00:59:40,025 --> 00:59:43,112 제 실력이라면 충분할 것 같았고 855 00:59:43,195 --> 00:59:44,697 그 실력을 총동원해야죠 856 00:59:45,656 --> 00:59:48,284 다만 그쪽 루트는 전혀 모르니까요 857 00:59:48,367 --> 00:59:50,452 결과를 예측할 수 없죠 858 00:59:50,536 --> 00:59:53,372 뭘 기대해야 할지도 모르고요 859 00:59:55,207 --> 00:59:58,419 지금 상황은 확실히 힘드네요 860 00:59:58,502 --> 01:00:00,212 제 자취가 보이실 텐데요 861 01:00:00,296 --> 01:00:03,215 말 그대로 도랑을 파며 전진했거든요 862 01:00:03,299 --> 01:00:06,010 가슴까지 쌓인 눈밭에서 강풍까지 뚫고요 863 01:00:06,093 --> 01:00:10,723 아무래도 이런 식의 눈이 864 01:00:10,806 --> 01:00:12,891 도랑 쪽 현수 빙하에 잔뜩 쌓였을 텐데 865 01:00:12,975 --> 01:00:14,977 그럼 전진이 무척 힘들 뿐만 아니라 866 01:00:15,060 --> 01:00:18,147 눈사태 위험도 상당히 클 테니까요 867 01:00:18,731 --> 01:00:23,027 그래서 저쪽 암벽 상황을 확인해 보고 868 01:00:23,110 --> 01:00:24,361 괜찮을지 판단해야죠 869 01:00:26,572 --> 01:00:29,241 눈이 잔뜩 쌓인 암벽에서 시작하다 보니 870 01:00:29,325 --> 01:00:30,909 시간이 오래 걸렸어요 871 01:00:30,993 --> 01:00:34,330 자, 2피치 만에 올라왔는데요 872 01:00:34,872 --> 01:00:36,915 사실 좀 살벌했어요 873 01:00:36,999 --> 01:00:38,125 제 자취예요 874 01:00:40,252 --> 01:00:42,254 저 세락의 가장자리를 따라가서 875 01:00:42,338 --> 01:00:44,048 그 위에 천막을 쳐야겠어요 876 01:00:44,673 --> 01:00:46,175 등반은 어렵고 더딘 데다 877 01:00:47,384 --> 01:00:48,969 상황은 끔찍했죠 878 01:00:49,053 --> 01:00:51,180 루트가 위로 이어지나 봐요 879 01:00:55,392 --> 01:00:57,186 계속 장갑을 벗어야 했는데 880 01:00:57,895 --> 01:01:00,189 추워서 손에 감각이 없었어요 881 01:01:02,399 --> 01:01:04,026 빙하 정상이 코앞인데요 882 01:01:06,070 --> 01:01:07,988 지금까진 확실히 힘들었네요 883 01:01:09,490 --> 01:01:11,533 배낭을 끌어 올리는 중인데요 884 01:01:12,284 --> 01:01:13,410 제 손 좀 보세요 885 01:01:13,494 --> 01:01:17,456 손가락에선 피가 났고 모든 게 불쾌했어요 886 01:01:19,416 --> 01:01:23,420 자, 현수 빙하 정상에 올라왔는데요 887 01:01:23,504 --> 01:01:25,214 잘 준비를 마쳤어요 888 01:01:25,297 --> 01:01:29,677 원래 6피치 더 올라갈 계획이었는데 889 01:01:29,760 --> 01:01:32,096 제 생각만큼 속도가 붙진 않네요 890 01:01:39,353 --> 01:01:42,314 그 현수 빙하에서 왼쪽으로 확 꺾으면 891 01:01:42,398 --> 01:01:45,734 동쪽 기둥 한복판의 눈 덮인 아레트로 이어지죠 892 01:01:48,320 --> 01:01:49,738 제법 많이 왔네요 893 01:01:49,822 --> 01:01:52,866 어제 도착할 계획이었던 눈 덮인 아레트인데 894 01:01:53,492 --> 01:01:55,661 이렇게 됐으니 어쩔 수 없죠 895 01:01:55,744 --> 01:01:57,496 저게 상부 헤드월인데요 896 01:01:58,080 --> 01:01:59,665 계속 갈 수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897 01:01:59,748 --> 01:02:03,293 예정에 없던 야영을 추가해야 한다 해도요 898 01:02:04,837 --> 01:02:08,465 부츠, 아이젠과 암벽 등반화를 계속 번갈아 신어야 해요 899 01:02:10,467 --> 01:02:12,302 빙벽 구간을 오르다가도 900 01:02:12,386 --> 01:02:16,223 별안간 5.10급 바위기둥이 나오거든요 901 01:02:20,018 --> 01:02:22,312 혹은 혼합 등반을 해야 하죠 902 01:02:23,105 --> 01:02:26,150 얼음이 들어찬 좁은 도랑 사이로요 903 01:02:34,074 --> 01:02:37,327 모든 기술을 동원해야 하죠 904 01:03:19,286 --> 01:03:20,829 여긴 상부 경사로고요 905 01:03:22,247 --> 01:03:23,582 루트가 내려다보이네요 906 01:04:09,336 --> 01:04:14,299 현실적인 위험을 맞닥뜨리는 상황이 오면 907 01:04:18,595 --> 01:04:22,224 정신 차리고 계속 나아가거나 908 01:04:22,307 --> 01:04:24,810 당황해서 무너져 내리거나 909 01:04:28,981 --> 01:04:30,983 둘 중 하나는 해야 하죠 910 01:04:41,118 --> 01:04:44,705 그렇게 상황을 가늠하고 911 01:04:44,788 --> 01:04:48,083 정신 차리고 계속 나아가는 과정은 912 01:04:51,128 --> 01:04:52,713 매번 쉽지 않아요 913 01:05:12,274 --> 01:05:16,320 자, 끈기만 발휘하면 일은 풀리기 마련이랍니다 914 01:05:17,362 --> 01:05:18,655 경치 대박이죠? 915 01:05:18,739 --> 01:05:21,700 여긴 헤드월 정중앙인데요 916 01:05:21,783 --> 01:05:26,204 잠을 청할 이 바위 위를 고르게 밟고 있어요 917 01:05:26,288 --> 01:05:29,583 천막 칠 곳은 여기뿐인데 완전 끝내주죠 918 01:05:29,666 --> 01:05:33,378 밤이면 죽도록 춥겠지만 그래도 괜찮아요 919 01:05:34,046 --> 01:05:37,215 어제는 진전이 워낙 느렸고 고생하다 보니 920 01:05:37,299 --> 01:05:41,136 기가 좀 꺾였는데 지금은 상황이 좋네요 921 01:05:41,219 --> 01:05:44,431 몇 피치 안 남았으니 오전에 정상으로 가야죠 922 01:05:45,724 --> 01:05:48,602 날씨만 버텨 주면 되는데 정말 기대돼요 923 01:06:01,615 --> 01:06:03,241 안녕, 브렛 924 01:06:03,325 --> 01:06:05,369 너한테 남기는 영상이야 925 01:06:05,452 --> 01:06:06,995 그냥… 926 01:06:08,455 --> 01:06:09,790 할 말이 있는데 927 01:06:09,873 --> 01:06:13,502 이 산에 혼자 있으니 네가 너무 그립다 928 01:06:14,628 --> 01:06:16,213 그리고 929 01:06:16,296 --> 01:06:18,173 네 생각이 많이 나 930 01:06:19,049 --> 01:06:20,300 또 931 01:06:21,051 --> 01:06:22,719 나도 내심… 932 01:06:24,096 --> 01:06:27,182 얼른 지상으로 내려가서 933 01:06:28,100 --> 01:06:31,478 여길 뜨고 비행기표를 바꿔서 934 01:06:31,561 --> 01:06:33,981 너를 보러 가고 싶어 왜냐하면 935 01:06:34,064 --> 01:06:35,273 정말이지… 936 01:06:36,900 --> 01:06:40,195 그냥 자기가 보고 싶어서 937 01:06:43,907 --> 01:06:44,992 사랑해 938 01:06:53,750 --> 01:06:55,961 오전 5시쯤 일어나서 939 01:06:56,044 --> 01:06:59,506 침낭 밖을 내다보니 폭설이 내리더군요 940 01:07:01,299 --> 01:07:05,387 최대한 빨리 짐 싸서 현수 하강 해야겠어요 941 01:07:05,470 --> 01:07:07,681 이 눈보라 속에서요 942 01:07:10,976 --> 01:07:13,228 잘 풀려야 할 텐데요 943 01:07:13,311 --> 01:07:15,564 내려가는 길이 길고 복잡하거든요 944 01:07:20,235 --> 01:07:21,528 빌어먹을! 945 01:07:39,212 --> 01:07:41,882 자, 텐트로 돌아왔는데요 946 01:07:43,091 --> 01:07:47,137 안타깝게도 정상을 밟진 못했네요 947 01:07:48,221 --> 01:07:51,391 그래도 목숨은 건졌는데 948 01:07:51,475 --> 01:07:53,852 그것도 중요한 거겠죠 949 01:07:55,479 --> 01:07:58,565 아쉽네요, 정상까지 4피치도 안 남았었는데 950 01:07:59,608 --> 01:08:03,570 그래도 제겐 최고의 단독 등반 도전이었어요 951 01:08:04,488 --> 01:08:08,325 포기하지 않고 정상 코앞까지 갔으니까요 952 01:08:08,867 --> 01:08:12,079 그리고 이건 제가 늘 하던 말인데요 953 01:08:12,162 --> 01:08:14,372 에거 단독 등반은 제 오랜 꿈이라서 954 01:08:14,456 --> 01:08:16,208 이런 말을 자주 했죠 955 01:08:16,708 --> 01:08:20,754 에거 정상 근처에서 악천후에 혼자 갇히면 956 01:08:20,837 --> 01:08:22,589 최악의 악몽일 거라고요 957 01:08:22,672 --> 01:08:25,716 근데 그 악몽이 저한테 일어났죠 958 01:08:26,551 --> 01:08:29,011 그래도 무사히 내려왔으니까요 959 01:08:29,638 --> 01:08:32,933 그것도 나름 대단한 거겠죠 960 01:08:37,813 --> 01:08:41,441 마크의 하산 소식에 저는 안도했습니다 961 01:08:45,194 --> 01:08:47,279 아슬아슬한 위기를 넘겼으니 962 01:08:47,363 --> 01:08:49,448 마크는 무사히 귀국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963 01:08:50,783 --> 01:08:53,411 등반은 실패했어도 말이죠 964 01:08:56,247 --> 01:09:01,127 놀랍게도 등반했더니 너무 피곤하네요 965 01:09:07,425 --> 01:09:09,761 그러나 마크는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966 01:09:11,595 --> 01:09:15,058 잠시 날이 풀린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967 01:09:15,142 --> 01:09:18,060 오히려 저번보다 그 기간은 짧았습니다 968 01:09:18,145 --> 01:09:20,188 금요일엔 반나절쯤 괜찮고 969 01:09:20,772 --> 01:09:22,607 밤사이에도 괜찮네요 970 01:09:23,608 --> 01:09:26,403 그는 또다시 도전하기로 했고 971 01:09:27,487 --> 01:09:30,240 이번엔 난도를 높였습니다 972 01:09:30,323 --> 01:09:31,992 이미 루트를 익혔으니 973 01:09:32,075 --> 01:09:36,203 야영 장비 없이 하루 안에 다녀오려고요 974 01:09:37,538 --> 01:09:40,375 산에서 밤을 보낼 계획은 없으니까요 975 01:09:41,084 --> 01:09:44,629 가벼운 몸으로 빨리 움직여야 목표를 이룰 수 있겠죠 976 01:09:46,923 --> 01:09:48,341 됐네요 977 01:09:50,886 --> 01:09:55,265 2차 시도 때 마크는 작은 가방만 멨고 978 01:09:55,348 --> 01:09:59,019 침낭이나 예비 식량은 챙기지 않았습니다 979 01:09:59,603 --> 01:10:02,939 가볍고 빠르게 등반할 기본 장비뿐이었죠 980 01:10:05,817 --> 01:10:08,278 바로 그날 밤 등반을 시작하며 981 01:10:08,361 --> 01:10:11,698 마크는 신속히 정상을 찍고 내려와서 982 01:10:12,741 --> 01:10:14,743 다음 폭풍을 피하려 했습니다 983 01:10:19,122 --> 01:10:20,373 행운을 빌어요, 마크! 984 01:10:39,601 --> 01:10:45,232 오전 5시 45분인데 첫 야영지로 돌아왔네요 985 01:10:45,315 --> 01:10:48,944 현수 빙하 꼭대기까지 몇 시간 만에 온 거죠 986 01:10:50,153 --> 01:10:52,239 그러니 시작은 좋네요 987 01:11:00,789 --> 01:11:02,332 그냥 덤벼 볼래요 988 01:11:03,250 --> 01:11:08,129 이 거대한 산에서 작은 모험을 하는 거죠 989 01:11:11,633 --> 01:11:13,260 해가 뜨네요 990 01:11:14,511 --> 01:11:17,055 이 놀라운 광경을 보시죠 991 01:11:18,265 --> 01:11:20,433 벌써 루트를 절반 이상 왔네요 992 01:11:29,567 --> 01:11:31,236 여긴 상부 경사로인데요 993 01:11:36,199 --> 01:11:37,659 일이 잘 풀리네요 994 01:11:50,088 --> 01:11:52,007 에거 정상입니다! 995 01:11:52,757 --> 01:11:54,217 너무 신나요! 996 01:11:56,803 --> 01:11:59,431 만세, 여기 좀 보세요! 997 01:12:00,223 --> 01:12:01,850 대박이죠? 998 01:12:02,851 --> 01:12:04,477 토레 에거 단독 등반은 999 01:12:05,228 --> 01:12:09,524 제가 익힌 모든 기술을 완벽히 아우른 느낌이었어요 1000 01:12:10,775 --> 01:12:13,069 이쪽 상황은 정말 끝내줘요 1001 01:12:13,611 --> 01:12:19,200 제 일생의 경험이 절 그곳으로 이끈 듯했죠 1002 01:12:27,250 --> 01:12:30,128 “호스텔” 1003 01:12:31,546 --> 01:12:32,964 수고했어요, 마크 1004 01:12:33,965 --> 01:12:34,966 안녕하세요 1005 01:12:35,967 --> 01:12:38,261 - 잘 있었어요? - 기분 어때요? 1006 01:12:39,637 --> 01:12:42,474 - 완벽하죠? - 네, 죽여주죠 1007 01:12:42,557 --> 01:12:46,019 알파인 등반의 완성은 맥주로 건배하는 거예요 1008 01:12:46,770 --> 01:12:48,688 - 건배 - 건배하죠 1009 01:12:51,441 --> 01:12:56,321 토레 에거를 등반한 마크 아저씨예요! 1010 01:12:56,404 --> 01:12:58,740 - 그래? - 네! 1011 01:12:58,823 --> 01:13:00,909 너도 나중에 크면 1012 01:13:00,992 --> 01:13:03,828 토레 에거에 여러 번 오를 거야 1013 01:13:17,258 --> 01:13:19,511 - 미국으로 가려니 신나요? - 그럼요 1014 01:13:19,594 --> 01:13:21,221 브렛을 만나려니 정말 기대돼요 1015 01:13:21,763 --> 01:13:24,808 나중에 캐나다로 돌아가면 가족도 만날 테고요 1016 01:13:25,725 --> 01:13:27,227 택시 오네요 1017 01:13:27,310 --> 01:13:29,521 페소화가 없어서 흥정해야겠어요 1018 01:13:47,831 --> 01:13:50,750 마크는 산에서 내려오면 1019 01:13:50,834 --> 01:13:53,962 에너지를 뿜어내죠 1020 01:13:54,045 --> 01:13:57,590 일종의 극한 경험을 한 건데 1021 01:13:57,674 --> 01:14:01,428 그 경험이 무엇보다 깊은 감동을 줬으니까요 1022 01:14:03,054 --> 01:14:06,182 임무를 안고 산에 올라가면 1023 01:14:06,266 --> 01:14:11,020 인생의 피상적인 면들은 전부 증발해 버리고 1024 01:14:11,104 --> 01:14:13,565 종종 더 심오한 정신 상태에 빠지는데 1025 01:14:13,648 --> 01:14:16,401 힘든 등반을 마치면 한동안 그 상태가 이어지죠 1026 01:14:18,194 --> 01:14:20,947 매사에 진심으로 감사하게 돼요 1027 01:14:21,531 --> 01:14:23,491 평소엔 당연히 여기던 것도요 1028 01:14:27,787 --> 01:14:28,997 재밌죠 1029 01:14:30,248 --> 01:14:32,917 등반 성공 자체가 인생을 바꾸진 않거든요 1030 01:14:33,001 --> 01:14:36,129 성공을 향해 달려갈 땐 그런 기대를 갖더라도 1031 01:14:36,212 --> 01:14:40,091 결국 남는 건 거기까지 이어진 여정인데 1032 01:14:40,175 --> 01:14:42,927 그 기나긴 여정 속에서 1033 01:14:43,011 --> 01:14:44,888 많은 깨달음을 얻고 1034 01:14:44,971 --> 01:14:48,016 계획을 세우는 과정에서 더 몰입하게 되죠 1035 01:14:48,099 --> 01:14:51,019 이어서 오랫동안 아름다운 곳에서 지내며 1036 01:14:51,102 --> 01:14:52,979 최선을 다해 노력해서 1037 01:14:53,062 --> 01:14:55,857 일종의 정신적 장벽을 넘어서고 나면 1038 01:14:55,940 --> 01:15:01,404 풍부한 이야기와 추억과 경험이 남거든요 1039 01:15:02,322 --> 01:15:05,116 저한텐 그게 가장 중요해요 1040 01:15:10,705 --> 01:15:14,042 2년간 마크의 등반을 촬영하는 내내 1041 01:15:14,667 --> 01:15:17,337 기적의 순간을 포착하려 애쓰는 느낌이었습니다 1042 01:15:22,592 --> 01:15:25,512 이젠 영화를 완성하고 1043 01:15:26,221 --> 01:15:29,516 마크를 자연으로 돌려보낼 때였죠 1044 01:15:30,266 --> 01:15:33,353 그가 오를 산은 아직 너무도 많았으니까요 1045 01:15:35,480 --> 01:15:37,357 자, 브렛 내 몸은 고정했어! 1046 01:15:40,443 --> 01:15:41,819 할 만해요? 1047 01:15:41,903 --> 01:15:46,866 전 그것이 이야기의 끝이라 생각했습니다 1048 01:15:48,326 --> 01:15:49,869 그러나 우리가 편집하는 사이 1049 01:15:49,953 --> 01:15:52,455 마크는 날씨가 풀리는 찰나를 노리고 1050 01:15:52,539 --> 01:15:54,707 알래스카주 주노로 향했으며 1051 01:15:54,791 --> 01:15:57,752 그곳에서 실력 있는 현지 등반가 1052 01:15:57,835 --> 01:15:59,587 라이언 존슨을 만났습니다 1053 01:15:59,671 --> 01:16:00,797 “라이언 존슨” 1054 01:16:00,880 --> 01:16:03,299 2인 1조로 로프와 함께 등반하며 1055 01:16:03,383 --> 01:16:08,096 그들은 멘든홀 타워스 북면을 최초로 등반했습니다 1056 01:16:09,639 --> 01:16:12,475 정상에서 휴대폰 신호가 잡히자 1057 01:16:13,101 --> 01:16:15,395 마크는 어머니에게 문자를 보냈죠 1058 01:16:15,478 --> 01:16:17,564 “보기 드문 생중계 저쪽은 페어웨더산이에요” 1059 01:16:17,647 --> 01:16:18,606 브렛에게도요 1060 01:16:18,690 --> 01:16:21,442 “자기야, 나 정상이야 놀라운 등반이었어!” 1061 01:16:21,526 --> 01:16:24,779 라이언은 여자 친구에게 영상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1062 01:16:24,862 --> 01:16:27,115 자기야, 왜 같이 안 왔어? 1063 01:16:27,198 --> 01:16:29,993 - 마크는 여기 있어 - 안녕하세요 1064 01:16:30,660 --> 01:16:31,703 여긴 끝내주는데 1065 01:16:31,786 --> 01:16:33,997 한참 내려가야 해서 슬슬 출발하려고 1066 01:16:34,497 --> 01:16:36,708 하강이 수월하진 않겠죠 1067 01:16:41,546 --> 01:16:43,214 다음 날 아침 무렵 1068 01:16:43,298 --> 01:16:45,592 누구도 그들의 소식을 듣지 못했습니다 1069 01:16:48,219 --> 01:16:52,807 브렛은 태즈메이니아 연안에서 범선을 타던 중 1070 01:16:52,890 --> 01:16:57,604 두 사람의 연락이 늦는다는 걸 가장 먼저 알아채죠 1071 01:16:58,229 --> 01:17:02,525 브렛은 수색 구조대에 신고하고 다음 비행기에 올랐으며 1072 01:17:02,609 --> 01:17:05,862 알래스카주에 착륙한 후 우리에게 연락했습니다 1073 01:17:05,945 --> 01:17:08,156 스키 보관 장소까지 못 돌아갔다는데… 1074 01:17:08,239 --> 01:17:09,991 - 제길 - 네, 그래서… 1075 01:17:10,617 --> 01:17:12,035 글쎄요, 피터 1076 01:17:12,118 --> 01:17:13,286 정말 안타깝네요 1077 01:17:13,369 --> 01:17:15,622 눈앞이 막막해요 1078 01:17:15,705 --> 01:17:18,041 어떻게 될지도 모르겠고 1079 01:17:19,334 --> 01:17:20,918 어떡해야 할지… 1080 01:17:23,087 --> 01:17:26,466 스쿼미시 출신 등반가가 알래스카주에서 실종됐습니다 1081 01:17:26,549 --> 01:17:28,593 마크-앙드레 르클렉과 또 다른 등반가는 1082 01:17:28,676 --> 01:17:31,012 3월 4일에 마지막으로 목격됐는데요 1083 01:17:31,095 --> 01:17:33,222 우린 브렛을 따라 주노로 향했고 1084 01:17:33,931 --> 01:17:37,769 수색 구조대 본부에서 마크의 가족을 만났습니다 1085 01:17:37,852 --> 01:17:39,937 “주노 산악 구조대” 1086 01:17:40,647 --> 01:17:45,526 마크의 스쿼미시 친구들도 수색을 돕고자 찾아왔죠 1087 01:17:46,486 --> 01:17:48,154 그러나 폭풍이 불어닥쳐 1088 01:17:48,237 --> 01:17:50,698 헬기가 현장에 진입할 수 없었습니다 1089 01:17:52,784 --> 01:17:56,996 우린 그저 날씨가 풀리기만을 기다리며 1090 01:17:58,456 --> 01:18:01,334 어떻게든 산속의 두 사람이 1091 01:18:01,417 --> 01:18:03,836 살아 있기를 바라는 수밖에 없었죠 1092 01:18:11,969 --> 01:18:14,764 고통스러운 4일을 보낸 끝에 1093 01:18:14,847 --> 01:18:16,974 마침내 날씨가 풀리면서 1094 01:18:17,058 --> 01:18:21,813 수색 구조대 헬기가 사고 지역으로 진입하여 1095 01:18:23,648 --> 01:18:26,484 그들의 하산로를 눈으로 확인했습니다 1096 01:18:28,277 --> 01:18:32,573 새로 쌓인 눈 탓에 그곳에 착륙하기엔 위험했죠 1097 01:18:33,491 --> 01:18:35,702 그러나 구조대는 로프 하나를 포착했습니다 1098 01:18:39,288 --> 01:18:44,168 로프는 눈사태 잔해에 깔려 있었고 1099 01:18:44,252 --> 01:18:49,090 마크와 라이언은 그곳에 묻힌 게 분명했죠 1100 01:18:51,592 --> 01:18:54,637 생존 가능성은 없었습니다 1101 01:19:18,536 --> 01:19:22,999 두 사람 시신이라도 수습했으면 했지만 1102 01:19:23,875 --> 01:19:26,711 결국 못 찾았죠 빙하 속으로 사라져서요 1103 01:19:33,050 --> 01:19:38,222 그 빙판에 앉아서 이렇게 생각했던 기억이 나요 1104 01:19:39,599 --> 01:19:42,226 ‘왜 난 마크 곁에 없었을까?’ 1105 01:19:43,936 --> 01:19:46,063 저도 같이 있어야 했는데요 1106 01:19:48,107 --> 01:19:51,486 인생이 그렇게까지 고통스러울 수도 있더군요 1107 01:19:52,278 --> 01:19:55,490 직접 경험하기 전까진 상상조차 못 했어요 1108 01:19:55,573 --> 01:20:00,745 말하자면 마법 같은 행복한 삶을 살다가 1109 01:20:00,828 --> 01:20:04,540 고통의 충격파가 덮쳐서 인생이 송두리째 바뀐 거죠 1110 01:20:11,297 --> 01:20:14,884 마크가 죽고 나선 매사에 심드렁했어요 1111 01:20:16,552 --> 01:20:17,887 무엇도 중요치 않았고 1112 01:20:19,555 --> 01:20:22,683 저도 그냥 사라져 버릴까 싶었죠 1113 01:20:27,355 --> 01:20:31,359 그러다 마크와 나눈 대화가 기억났어요 1114 01:20:32,568 --> 01:20:35,196 마크가 당부하길 혹시 자기가 잘못돼도 1115 01:20:35,279 --> 01:20:37,198 전 계속 살아가래요 1116 01:20:40,785 --> 01:20:42,453 저더러 기운 잃지 말고 1117 01:20:43,663 --> 01:20:47,458 계속 등반하고 인생을 즐기면서 1118 01:20:48,417 --> 01:20:51,712 행복을 누리라고 했죠 정말이에요 1119 01:20:53,214 --> 01:20:54,799 얼마나 힘든지 모르실 테죠 1120 01:20:54,882 --> 01:20:57,969 말이야 쉽지 직접 겪어 보면… 1121 01:21:03,474 --> 01:21:05,101 알래스카주로 돌아가 보니 1122 01:21:06,435 --> 01:21:08,563 참 아름답더라고요 1123 01:21:08,646 --> 01:21:13,025 근데 마크가 없으니 너무 비참했어요 1124 01:21:17,113 --> 01:21:18,489 자기는 저쪽에 있지 1125 01:21:19,740 --> 01:21:22,368 어찌나 고통스럽던지 1126 01:21:23,369 --> 01:21:27,123 유일하게 그 아픔에서 벗어났던 순간은 1127 01:21:27,206 --> 01:21:28,708 산에 있을 때였죠 1128 01:21:31,919 --> 01:21:35,214 마크와 함께 등반했던 곳으로 자꾸 돌아가게 돼요 1129 01:21:38,050 --> 01:21:40,845 그곳엔 마크와의 기억이 남아 있으니까요 1130 01:21:43,014 --> 01:21:45,433 이 피톤을 발견했는데 1131 01:21:45,516 --> 01:21:47,226 확실히 마크가 박은 거죠 1132 01:21:49,061 --> 01:21:50,688 자기가 곁에 있는 것 같아 1133 01:21:52,189 --> 01:21:55,443 마크가 너무도 그리워요 우리만의 모험도요 1134 01:21:59,906 --> 01:22:02,325 둘이서 여길 다시 왔으면 참 좋을 텐데 1135 01:22:04,577 --> 01:22:06,829 그래도 자기는 내가 여기 있길 바랄 테고 1136 01:22:07,371 --> 01:22:09,040 내가 대견하겠지 1137 01:22:11,000 --> 01:22:14,712 자기 비전을 들려주고 모든 걸 함께해 줘서 고마워 1138 01:22:28,643 --> 01:22:30,186 딱 마크다운 미소죠 1139 01:22:36,901 --> 01:22:39,820 어머님 미소랑 비슷한걸요 1140 01:22:42,615 --> 01:22:44,784 전 하루하루 겨우 버텨요 1141 01:22:46,994 --> 01:22:50,289 마크-앙드레가 떠나면서 1142 01:22:50,373 --> 01:22:53,626 갑자기 이 세상에 1143 01:22:53,709 --> 01:22:56,754 돌이킬 수 없는 문제가 생긴 듯했죠 1144 01:22:56,837 --> 01:23:01,342 그럼 안 되는 거였잖아요 1145 01:23:11,435 --> 01:23:12,979 죄송해요 1146 01:23:16,273 --> 01:23:19,026 형언할 순 없지만 1147 01:23:19,110 --> 01:23:22,446 또 다른 세상으로 건너온 느낌인데 1148 01:23:22,530 --> 01:23:24,907 그 세상에 적응하며 살아가야겠죠 1149 01:23:38,462 --> 01:23:40,881 사고 이후 몇 달이 지나 1150 01:23:40,965 --> 01:23:44,844 전 세계 친구들이 스쿼미시에 모여 1151 01:23:44,927 --> 01:23:46,595 마크를 기렸습니다 1152 01:23:52,184 --> 01:23:54,478 아르헨티나 파타고니아에서 1153 01:23:54,562 --> 01:23:56,731 마크의 추도식에 참석하러 왔습니다 1154 01:23:56,814 --> 01:24:01,068 마크는 우리 모두에게 마법 같은 흔적을 남겼는데 1155 01:24:01,152 --> 01:24:05,406 제2의 마크-앙드레 르클렉은 절대 없을 겁니다 1156 01:24:07,199 --> 01:24:08,659 유일무이한 친구였어요 1157 01:24:09,577 --> 01:24:11,787 단 하나뿐인 존재였는데 1158 01:24:12,913 --> 01:24:14,540 아주 환히 불탔고 1159 01:24:14,623 --> 01:24:18,669 단기간에 많은 사람에게 지울 수 없는 흔적을 남겼죠 1160 01:24:23,799 --> 01:24:25,176 많이들 모여 주셨네요 1161 01:24:27,386 --> 01:24:31,182 부모라면 아시다시피 자녀를 기르는 건 힘들지만 1162 01:24:31,265 --> 01:24:32,683 전 감사할 따름입니다 1163 01:24:32,767 --> 01:24:36,854 신의 은총으로 제 아들의 뜻을 이해했기에 1164 01:24:36,937 --> 01:24:40,149 산을 향한 아들의 열정을 가로막진 않았으니까요 1165 01:24:53,746 --> 01:24:54,997 물론 걱정은 했습니다 1166 01:24:56,123 --> 01:24:57,708 엄마라면 으레 걱정하죠 1167 01:24:57,792 --> 01:25:00,127 직접 키운 자식이 자기 품을 떠나 1168 01:25:00,211 --> 01:25:03,798 아름답고도 위험한 망가진 세상으로 향한다면요 1169 01:25:04,381 --> 01:25:05,674 뻥 뚫렸네요 1170 01:25:06,967 --> 01:25:10,054 마크-앙드레는 운명에 따라 살았다고 생각합니다 1171 01:25:11,430 --> 01:25:13,516 그 아이의 운명은 산에 올라 1172 01:25:14,183 --> 01:25:15,643 정상을 밟고 1173 01:25:15,726 --> 01:25:17,895 고독한 계곡을 찾아가며 1174 01:25:17,978 --> 01:25:19,188 너무 행복해요 1175 01:25:19,271 --> 01:25:21,857 브렛이라는 여인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거였죠 1176 01:25:21,941 --> 01:25:23,234 좀 어때, 브렛? 1177 01:25:23,984 --> 01:25:25,444 꽤 쌀쌀하네 1178 01:25:28,114 --> 01:25:29,698 톨킨이 ‘호빗’에서 말했죠 1179 01:25:29,782 --> 01:25:32,618 ‘이 세상에 안전한 길은 없다’ 1180 01:25:33,244 --> 01:25:35,579 ‘넌 지금 자연의 경계에 섰다’ 1181 01:25:35,663 --> 01:25:37,206 대박, 저것 봐 1182 01:25:37,915 --> 01:25:40,918 마크-앙드레, 넌 그야말로 자연의 경계에 섰구나 1183 01:25:41,001 --> 01:25:43,337 폭풍 때문에 강한 북풍이 불었어요 1184 01:25:43,420 --> 01:25:46,924 그곳의 산은 멋지고 일몰은 아름답길 바라 1185 01:25:47,007 --> 01:25:50,719 폭풍의 눈이 지나가면서 잠깐 날이 갰죠 1186 01:25:50,803 --> 01:25:54,390 아들이자 형제 파트너이자 친구로서 1187 01:25:54,473 --> 01:25:56,100 넌 우리 삶을 충만하게 해 줬어 1188 01:25:57,852 --> 01:26:00,604 놀라운 25년을 선사해 줘서 고맙구나 1189 01:26:00,688 --> 01:26:02,189 빌어먹을! 1190 01:26:17,705 --> 01:26:22,418 친구이자 등반가로서 마크를 알게 된 지금 1191 01:26:25,296 --> 01:26:29,967 등반에 관한 그의 이상주의가 낳은 1192 01:26:30,593 --> 01:26:33,053 이 비극적인 결과를 받아들이긴 힘듭니다 1193 01:26:37,183 --> 01:26:41,478 그 덕에 알피니즘은 제 가슴속에 커다란 모순이자 1194 01:26:41,562 --> 01:26:42,897 수수께끼로 남았죠 1195 01:26:46,692 --> 01:26:50,821 그러나 마크는 생전에 아름다운 일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1196 01:26:54,617 --> 01:26:57,995 자신만의 꿈을 좇았으니까요 1197 01:27:02,124 --> 01:27:05,753 많은 사람이 하고 싶은 일을 떠올리며 살잖아요 1198 01:27:05,836 --> 01:27:07,546 우리가 원하는 모험도요 1199 01:27:08,130 --> 01:27:09,506 다만 우린 주저하죠 1200 01:27:12,051 --> 01:27:16,388 마크-앙드레의 여정은 그래서 특별한 것 같아요 1201 01:27:18,098 --> 01:27:21,518 나라면 어떡할지 고민하게 되니까요 1202 01:27:21,602 --> 01:27:26,815 스스로 생각하는 한계와 두려움의 대상을 1203 01:27:26,899 --> 01:27:28,734 극복할 수 있다면요 1204 01:27:29,818 --> 01:27:31,528 여러분이라면 어떡하실래요? 1205 01:28:13,529 --> 01:28:17,533 “마크-앙드레 르클렉 1992년-2018년” 1206 01:32:10,933 --> 01:32:13,810 자막: 이건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