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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뉴욕
7년 전

 

' 스 위 치 '
(The Switch, 2010)

 

우리를 보라

 

종종걸음치고

 

늘 쫓기며

 

허덕이는 우리

 

삶은 전쟁이다

 

우리는 모두
인연에 목을 맨다

 

어떤 이는
첫눈에 반하는데

 

그때가 바로...

 

운명이 요술을 부릴 때다

 

그들은 행운아다

 

고속 열차를 타고

 

유행가 속을 산다

 

하지만 늘 그렇진 않다

 

대부분의 사람에게
낭만은 사치다

 

삶은 늘 구차하고
타이밍은 늘 어긋나며

 

꼭 해야 할 말은

 

꼭 필요한 순간에
나오지 않는다

 

적어도 나는 그랬다

 

택시!

 

자전거 타는
빵빵한 창녀 기집애!

 

자전거 타는
빵빵한 창녀 기집애!

 

자전거 타는
빵빵한 창녀 기집애!

 

절뚝발이 돼지코 아줌마!

 

절뚝발이 돼지코 아줌마!

 

절뚝발이 돼지코 아줌마!

 

절뚝발이 돼지코 아줌마!

 

절뚝대며 지나간다
돼지코 아줌마!

 

철딱서니!
개구리눈에 철딱서니

 

개구리눈 철딱서니

 

개구리눈 철딱서니

 

개구리눈...

 

개구리눈 철딱서니
날 꼴아 본다

 

개구리눈 철딱서니

 

개구리눈 철딱서니
날 꼴아 본다

 

개구리눈 철부지 아니야

 

철부지가 아니라 철딱서니!

 

난 스웨터 조끼 입은
개구리눈 철딱서니야

 

길가 떠도는 정신병자잖아

 

그러니까 가차없지

 

랩 하듯이 떠드는데
정곡을 콕 찝더라고

 

- 아직도 그런 걸 신경 써?
- 응

 

너한테 보여줄 게 있어

 

이거부터 봐

 

뭔데?

 

나 종양 같아

 

뭐야, 네 거기야?

 

노을이겠냐?

 

지친다!

 

내 건강이 지쳐?

 

나 죽고 후회 마

 

내 차례야, 보여?

 

내가 1주일 전에 산
주식 그래프네

 

잘됐네, 이렇게 보면?

 

왜 기울여?

 

네 친구가 이걸 샀다면
뭐라고 할래?

 

먼저 펀더멘탈을 봐야지

 

둬? 팔아?

 

- 떨어지면 팔아야지
- 맞아!

 

여자의 생식 능력이
딱 이렇대

 

그래서?...

 

너한테 처음 말하는데

 

나 애 낳을 거야

 

- 임신했어?
- 아니, 이제 가져야지

 

의사 말론 내 수치가
나이치곤 괜찮대

 

자궁 상태도 환상이고

 

다행이네

 

내 나이 얘길 하는데

 

듣다 보니 뭘 더
기다리나 싶더라고

 

먹을 때 신음 좀 하지 마

 

버릇이잖아

 

못 할 게 뭐야?

 

직장 빵빵하겠다

 

남자 없어도 애 낳잖아

 

기술적으론 그런데
갑자기 왜?

 

폴 때문이면
그냥 잊어버려

 

똥 밟았다 치고

 

폴이랑 상관없거든

 

- 있을걸
- 아픈데 찔러줘 고맙다

 

문제를 직시하라고

 

딴 사람 찾기 전에
이전 관계를 돌아 봐

 

맨날 이것 저것 재다가
볼짱 다 보겠어

 

그냥 확 저지를래

 

인생은 타이밍이야

 

광고 카피야?

 

- 아니?
- 정말?

 

- 그래
- DVD샀어?

 

하나
정말 와 닿았단 말야

 

월리, 난 꼭 할 거야
애 갖고 싶어

 

광고도 냈다고
정자 사려고...

 

그리고...

 

그리고?

 

네가 좀 도와줘

 

정자 은행 가게?
그 이력서들 뻥이래

 

퀸즈의 한 여자가
명문대 남자 정자를 샀는데

 

알고 보니 노숙자 거였대

 

거짓말하지 마

 

앤 노숙자가 됐고
여잔 패소했어

 

지어낸 얘기지?

 

- 내가 왜?
- 왜 날 따라와?

 

얘기 안 끝났으니까

 

월리...
나 좀 살려줘

 

인터뷰가 네 개나 밀렸어

 

그럼, 내 정자는 어때?

 

- 네 거?
- 건강해

 

좋지!

 

네 거면 볼 것도 없지

 

맞아!

 

근데 친구 사이에
이상하잖아

 

이상하지

 

- 그리고 넌 좀...
- 말 잘해라

 

- 노이로제잖아
- 알아

 

너만 알고
비관적이고

 

현실적인 거지

 

네 문제가 아냐

 

네가 인정하든 말든

 

또 그 말하게?

 

인생은 타이밍이야

 

좋은 정자를
코앞에 두고 몰라?

 

넌 무슨 내시냐고?
네가 질투 날 만하지

 

- 질투는 아니고
- 이건 본능의 문제야

 

널 친구로만 보는데
당근 열 받지

 

6년 전엔 네 남성성을
무참히 짓밟더니

 

이젠 네 씨까지
찬밥 신세잖아

 

- 야!
- 그건 정말...

 

말은 분명히 해
걔만 그런 게 아니라

 

서로 친구 이상으론 안 봐

 

창은 열려 있었는데
네가 찌질대서 깨진 거지

 

내가 뭐?
무슨 소리야?

 

정직은 연애의 적이야

 

적당히 감춰야
연애가 되지

 

몇 번째 이혼에서
얻은 교훈이냐?

 

세 번 다 나름
의미는 있지

 

충고 고마운데
난 괜찮거든

 

그래서 나한테
겨드랑이 사진 보내?

 

혹 생긴 것 같다니까

 

그게 겨드랑이 같아?

 

설마, 거긴 아니겠지?

 

월리는 안 불렀지?

 

당연히 불렀지

 

그 채팅녀 데려온대?

 

- 아니, 차였대
- 쇼킹해라!

 

내 오르가즘도
걔 연애기간 보단 길어

 

그만 좀 해
죄송해요

 

목사님 대본이요

 

월리가 좀
퉁명은 떨어도

 

거짓말은 안 하잖아
누가 친한 척하면

 

담을 쌓긴 하지만
내가 믿는 유일한 친구야

 

그러니까...

 

절친이고 착한데
연애 상대론 꽝이다?

 

꽝이라는 건 아니고

 

어딘가 짝이 있겠지

 

됐어요

 

파티 망치면 안 돼

 

좋아

 

데비 선물은 사야지

 

서른 살 생일이라
우울해 한다고

 

서른 살인 척
속아주는 게 선물이지

 

정자 기증자 말야
난 직접 보고 싶어

 

눈도 마주 보고

 

악수도 하고 말야
정자 은행처럼 말고

 

냉동 정자 말고
신선한 정자도 얻고

 

얼린 게 시원하지

 

정자 기증자 자격은?

 

유머감각 있는 사람

 

여자들 꼭 그러더라
다 거짓말이면서

 

그래, 그럼 키

 

거짓말

 

재밌고 큰 사람

 

월리, 나랑 춤출래?

 

아니, 난 됐어

 

별로 안 내켜

 

초 치는 덴 도사지

 

나까지 안 보태도
혼자서 잘 깨던데

 

쫙 빼 입었네?

 

- 고마워
- 줄무늬?

 

나랑 춤출 사람?

 

재밌네요

 

공포 영화죠

 

제대로 된
킥복싱 영화가 없어요

 

그러네요!

 

생각도 못 했는데
정말 그러네요

 

재미없다
케밥 먹으러 가자

 

월리, 데클린 씨
작가 겸 감독이셔

 

- 엄친아 씨?
- 안녕하세요

 

제 친구 월리예요
직업은...

 

애널리스트죠

 

- 그만 가자
- 난 더 있을래

 

- 안 돼
- 뭐?

 

투자 비결 좀 알려줘요

 

언젠간 다 오르니까

 

푹 묻어두고
쭉 기다리면 돼요

 

- 묻어 두라고?
- 그래

 

- 정말?
- 응

 

- 치고 빠지라며?
- 바뀌었어, 가자

 

잠깐만

 

- 날 쏘는 시늉했어
- 들었어

 

이리 와 봐

 

왜?

 

유부남이야

 

이혼했대

 

뻥이야

 

어떻게 알아?

 

손에 반지 자국이 있어

 

뭐?

 

저놈 거 받을 건 아니지?

 

아니, 모르겠어
받을 수도 있지

 

무슨 소리야?
제정신이야?

 

저런 찌질이를
애 아빠로 두겠다고?

 

- 모르겠어
- 좋아

 

네 맘대로 해

 

그래, 좋아

 

좋아

 

월리!

 

월리!

 

데클린

 

캐시 갔어요

 

- 뭐요?
- 갔다고요

 

어딜요?

 

마약 딜러 집에요

 

놈이 좀 또라이라서
혼자 갔는데

 

약을 산대요

 

엑스타시랑
비아그라요

 

그리고 당신이 좋대요

 

- 좋대요?
- 네, 좋대요

 

원숭이 같고
좋다고 전하래요

 

이 호텔로 오래요
당장 달려가요

 

살살 놀아요

 

월리!

 

'워싱턴 하이츠' 로 보내?

 

그런 놈은 할렘도 사치야

 

누가 말 꺼낸대?

 

그냥 생각도 못 해?
나도 숨 좀 쉬자

 

요새 대체 왜 이래?

 

- 내가 뭘?
- 이상하잖아

 

- 그러니까 하지 마
- 뭘?

 

- 아기 말야
- 그만해!

 

그러다 좋은 사람 만나면?
당장 내일이라도

 

그때 가서 후회해도
소용없다고

 

내 말 모르겠어?

 

언제 만날 줄 알고
무턱대고 기다려?

 

어려서 미네소타에서 자랄 때
정자 기증 받겠다고

 

계획하고 자랐겠어?

 

근데 이렇게 됐어
나도 겁난다고

 

그렇게 찍찍
타박만 해대야 돼?

 

넌 내 친구잖아

 

그래

 

잠깐 시간을 갖자

 

'타임' 하자고

 

벌써 애 키우는 연습해?

 

택시!

 

또 봐

 

내가 왜 그냥 친구야?

 

누가 쫓아오냐?

 

- 야!
- 응?

 

- 캐시랑 싸웠어?
- 아니

 

안 싸웠어
본 지 일주일 됐어

 

잠깐 ' 타임 ' 하재

 

- 타임?
- 응

 

무슨 유치원생이냐?
과자 안 줘서 삐쳤대?

 

섹스하고 놀 나이에...

 

2단계로 걸으면서
그걸 다 먹어?

 

2단계 아냐
난 에너지가 필요해

 

난 지방 태우잖아

 

넌 근육 없애는 코스고

 

인공수정 파티

 

사정되면 와
(말장난 미안)

 

알로하!

 

고마워요

 

한 잔 더요
바쁘시네요

 

직접 따라 먹죠
알아 들었어요

 

월리, 가득 부어줘?

 

됐어, 오늘은
위스키만 마실 거야

 

'인공 수정 파티'라고?
여기 의사는 있어?

 

있지, 오렌슨 박사

 

저 남자?

 

저 히피가 의사야

 

깨인 의사지

 

요즘은 다 이렇게
파티 식으로 해

 

캐시가 방에 들어가면
우린 다 빠지고

 

캐시는 이걸로
거사를 치르는 거지

 

이거 닦긴 한 거야?

 

- 이게 왜 여깄어?
- 그걸 믿냐?

 

- 월리, 재밌네
- 데비, 그만해

 

의료도구를 쓰겠지만
그거나 이거나지

 

죽이네

 

대체 왜 그래?

 

사사건건 시비에
불만투성이잖아

 

먹어 봐
맘이 편해진대

 

뭔데?

 

엄마 거 훔친 건데

 

허브래

 

마약이면 좀 좋아?

 

먹으면 갈래?

 

소스 바꿔야겠네

 

오래 두면 똥색 되거든
네 스웨터처럼 말야

 

돌겠네

 

웃기는 파티죠?

 

캐시다운 짓이죠

 

그래요?

 

- 난 잘 몰라서요
- 그래요?

 

한 잔 드려요?

 

네, 좋죠

 

난 월리예요

 

롤랜드예요

 

정자 기증자죠

 

기증자요?

 

전 캐시 절친
월리예요

 

그렇군요

 

그렇죠

 

안녕?

 

수벌이 된 기분이에요

 

즐기는 것 같은데요

 

하나만 묻죠

 

왜 이런 걸 하죠?

 

우릴 위해서요

 

'우리'요?

 

우리 부부요

 

제 아내예요

 

- 예쁘시네요
- 고마워요

 

내 인생의 전부죠
소울 메이트예요

 

인생의 날개 같은 사람요?

 

- 네
- 알겠네요

 

선생 월급 뻔하잖아요

 

콜럼비아대 조교수죠
페미니즘 문학 담당요

 

- 그래요?
- 네

 

준비 됐어요?

 

저 방에 다
준비해 뒀거든요

 

올 것이 왔네요

 

즐거웠어요

 

죽이지?

 

갑니다
비켜 주세요

 

부담 갖지 마

 

왔어?

 

그 바이킹 봤어

 

멋있지?

 

괜찮던데

 

기분이 어때?

 

- 솔직하게?
- 응

 

겁나

 

이렇게 파티를 열면...
재밌을까 했는데

 

더 우울하네

 

왜 그래?

 

내가 미친 것 같지?

 

아이를 갖고 싶은 건
자연스러운 거야

 

미친 게 아니지

 

정상이야

 

고마워

 

월리, 고마워

 

- 나 이해하지?
- 그래

 

- 이해하지?
- 그래

 

내 왕관 어딨지?

 

난 괜찮아

 

잠깐 울컥한 거야

 

왕관 예쁘다

 

갈게

 

건배!

 

여러분

 

준비됐죠?

 

거사를 앞두고
다 쫓겨나기 전에

 

기증자 롤랜드를 위해
건배합시다

 

옳소!

 

롤랜드 어딨어요?

 

저기 있어요

 

잘 끝냈어요?

 

데비!

 

한번 더 건배하죠

 

우리의 친구
캐시를 위해

 

넌 우리의 희망이야
꿋꿋하게 잘 해냈어

 

우리 비너스
우리도 합시다

 

캐시!

 

우리도 다 하자고!

 

웬일이니?

 

음악 뭐야?

 

월리!

 

이리 와

 

사람 있어요
딴 데 쓰세요

 

그러죠

 

캐시!

 

롤랜드 오렌슨

 

누구 있어요?

 

있어요

 

죄송합니다

 

다이앤 소여

 

왔어?

 

머리 아파 죽겠어

 

넌 해고야!

 

어젯밤에 그게 뭐야?

 

뭔 소리야?

 

술이 떡이 돼서
새벽 3시에 들이닥쳐?

 

미쳤어?

 

내가 너희 집에?

 

어찌나 횡설수설하는지
악몽을 다 꿨다고

 

뭐랬는데?

 

혀는 다 풀려서
뭘 바꿨다나...

 

바이킹이 어쩌고
음악이 사악하다나...

 

어찌나 날뛰는지
겁이 다 났다니까

 

차 태워 보내느라
40달러 날렸어

 

하나도 기억 안 나

 

뭐?
어떻게...?

 

다이앤 소여 부른 것도?

 

'다이앤 소여!'

 

기억 안 나?

 

그 아나운서?

 

그래, 그 여자
예쁘지 않냐?

 

뽀얀 피부에
미스, 뭐 출신이지?

 

캐시 파티에 갔다가

 

필름이 끊겼나 봐

 

필름이 끊겨?

 

그래

 

우리 집에 토해 놓고

 

정말 하나도 기억 안 나?

 

안 나

 

병원 가 봐라

 

반가워요

 

다이앤 소여?

 

"살인의 죄는 입이 없어도
스스로 실토하기 마련인 법"

 

"연극이 안성맞춤
기어이 왕의 본성을 들출 테니"

 

더 봐야 돼?

 

- 이제 재밌어져
- 정말이야?

 

농담 아니야
돌겠다고

 

저 남자 요점이 뭐야?

 

대사 압권이던데

 

압권은 무슨?
인물 소개더구만

 

소심하고, 불안정하고...
솔직히...

 

나 임신했어

 

왕이 저놈 무시하지?
옷은 왜 홀딱 벗었대?

 

내 말 들었어?

 

그래

 

캐시는 미네소타로
돌아가겠다고 했다

 

외조부 있는 곳에서
애를 키우겠다고

 

덕분에 연극은 다 봤다

 

알몸뚱이가 모두를 죽이고
볼 만했는데

 

2주 후, 캐시는 떠났다

 

떠날 땐 약간
울먹거렸는데

 

후회할 거란 걸
깨달았기 때문일까?

 

나한테 개를 선물했는데

 

한 달 만에
마루를 망쳐 놨다

 

차라리 사람을 키우지

 

싱글맘과 뉴요커가
연락할 틈이 날 리 없고

 

성탄 카드나 이메일만
겨우 오갔다

 

7년이 지났다

 

두 번의 연애 실패와

 

한 번의 주식시장 붕괴

 

수 없는 소개팅 끝에
난 원위치로 돌아왔다

 

아직 싱글이라니
놀랐어요

 

그래서 노총각
구제해 주시게요?

 

네, 6월에 결혼해요

 

교외에 살까요?

 

- 뉴저지 어때요?
- 좋죠

 

집 두 개 사려면
죽게 일해야겠네

 

결국 그걸 핑계로

 

따분한 촌 생활에서
벗어나려 하겠죠

 

아내는 화가 쌓일 테고

 

근데 화나도
꾹 참는 성격 맞죠?

 

결국 자기 파괴적인
행동을 보일 테고

 

맞아요

 

그럼 난 또 자책하겠죠

 

죄책감을 덜려고
일 만들어 밖으로 돌 거고

 

출장 갔다 하면
호텔에서 자위나 하고

 

당신은 술에 쩔어서

 

15살짜리 남자애랑
클럽에서 놀아나겠죠

 

난 그 또래 여자애들이랑
말도 못 섞는데

 

잘 살 수도 있구요

 

나 미친 거 아냐?

 

말 안하고 웃으면
중간은 가는데

 

메시지가 있습니다

 

나 캐시야
우리 뉴욕으로 가

 

ABC에 자리가 났대
세바스찬 학교도 찾았고

 

전화해
벌써 설렌다

 

안녕

 

저녁 먹은 후에

 

맨날 욕하던
와인바에 가자

 

너한테 집적대던 웨이터
아직 살아 있을걸

 

몇 살이래?

 

115살쯤?

 

세바스찬은
술 못 먹잖아

 

애도 와?

 

둘만 보면 안 돼?

 

애 안 보고 싶어?

 

뭐 사와야 돼
선물 같은 거

 

작은 걸로

 

작은 선물?

 

농구공은 어때?

 

운동 신경 꽝이야

 

그럼 뭐?

 

사진 액자 모아

 

사진 액자?

 

응, 웃기지?
사진은 넣지도 않아

 

특이하네

 

데비 여기 있어

 

그래?

 

짐 같이 풀고 있어
부적도 만들었네

 

그럼...

 

- 그럼 밤에 보자
- 월리

 

내 일촌 요청
거절 고마워

 

- 들었어?
- 전해줘

 

평생 걔 안 보고
사는 게 내 목표라고

 

- 난 그런 말 못 해
- 알았어

 

- 이따 봐
- 그래

 

여자분을 찾는데요...

 

저기 있네요

 

아가씨

 

안녕

 

- 그대로네
- 너도 그래

 

옷 누가 골라줬어?

 

내가 골랐지

 

멋있다

 

세바스찬은?

 

저기 있는데...

 

아직 적응이 안 돼서
좀 이상하게 굴 거야

 

물고기 보고 있어

 

멀쩡한데 뭐

 

매튜, 가자

 

나 순환성 기분 장애야

 

상어를 봐도
감흥이 없어

 

넌 순환성...
그런 거 아냐

 

월리 삼촌한테 인사해

 

- 안녕하세요?
- 안녕?

 

순환성 기분 장애는
기분이 들쭉날쭉하고

 

모든 일에 흥미가 없고
성욕이 감퇴하는 거래

 

인터넷 닥터 보지 말랬지?

 

이거 봐
삼촌이 선물 사왔대

 

그래, 여깄어

 

고맙기도 해라
고마워

 

런드 실버 액자네요

 

사진은 어딨죠?

 

사진?

 

처음 살 때 들어 있는 거요
그게 중요한데

 

뭐?

 

쓰던 액자네

 

고맙다고 해

 

- 고마워요
- 그래

 

자, 여러분
깜짝 선물입니다

 

미리 전화로 주문했지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오리고기야

 

난 못 먹어요

 

못 먹다니?

 

오리 농장 만행
못 들었어요?

 

그건 오리가 아니고
송아지지

 

아냐, 오리도 그렇댔어

 

억지로 모이를 먹인대요

 

목을 뚫고
튜브를 끼워서요

 

전화로 주문한 건데

 

결국 지방간이 생겨서
걷지도 못 한대요

 

자연 파괴 주범은
바로 인간이에요

 

어떻게 해야 돼?

 

고집이 세

 

이거 84달러야

 

이런 고급 요리
난생 처음일걸

 

난 싫어요

 

먹으면 삼촌도 싫어요

 

싫다는 말 하는 거
아니라고 했지?

 

간장이랑 밥 먹을래

 

그래, 간장이랑 밥

 

삼촌도 밥 좋아해

 

너 좋대

 

장난해?

 

얜 좋으면 이래

 

부탁 좀 할게

 

이번 주말에 얘 좀 봐줘

 

- 난 별로...
- 아니...

 

학부모 모임이 있거든
좀 도와줘

 

둘이 시간을 보내면서
좀 친해지고

 

죄송한데요

 

얼음 넣어서
소다 한잔 주세요

 

- 미안해, 월리
- 괜찮아

 

경비 처리 하면 돼

 

잘라서 바나나 대신
시리얼에도 넣고

 

맛있겠네

 

목이 바나나 같아서
잘 잘릴 거야

 

천천히 가
이쁘지?

 

그래

 

- 내가 동성애잔 줄 알아
- 뭐?

 

'씨 아저씨'랑 애 낳는 건
동성애자뿐인 줄 알아

 

- 엄마, 들어가도 돼?
- 아니, 집에 가야 돼

 

똑똑하고 고집 세고

 

호기심이 많아서
심심하진 않아

 

- 들어갔어
- 원래 그래

 

'씨 아저씨'가 뭐야?

 

쟤 탄생 설화야

 

재밌겠네

 

내가 지어낸 얘기야

 

엄마가 남편은 없는데

 

널 너무 원해서
기다릴 수 없었다고

 

병원에 갔더니
의사 선생님 말이

 

열심히 찾아 보면
특별한 사람이 있는데

 

그분께 간청하면
씨를 준다고

 

그 씨를 뱃속에 심었고

 

재밌네

 

그런 책들을
수십 권이나 읽었는데

 

막상 닥치니까
속수무책이더라고

 

학교에서 애들이
놀렸다고 울면서 오는데...

 

가봐야겠다

 

고마워요

 

누구야?

 

롤랜드 문자야

 

그게 누군데?

 

정자 기증자

 

아직도 연락해?

 

여기 와서 전화했어

 

왜?

 

내가 왜 기증자를
직접 골랐게?

 

애가 물어보면
해 줄 말이 있잖아

 

잘 알고 지내면
둘이 만날 수도 있고

 

그 부인도 좋대?

 

부인 없어
이혼했대

 

이혼 소식 듣고
맘이 아팠어요

 

고마워요

 

괜찮아요

 

자질구레한 얘긴
하고 싶지 않네요

 

바람이 났거든요

 

다신 필라테스 강사
못 믿을 것 같아요

 

그쯤 해두죠

 

그랬군요

 

있잖아요

 

부담 없이 들어줘요

 

기증만 해 주기로 했고

 

아주 잘해 줬어요

 

캐시

 

그냥 애가 커서
물어보면...

 

캐시

 

전화 받고 기뻤어요

 

정말요?

 

늘 궁금했어요
애도, 당신도요

 

- 어떻게 됐는지...
- 롤랜드

 

사진 볼래요?

 

좋죠

 

준비됐죠?

 

봐요

 

정말 예쁘네요

 

그렇죠?

 

근데 미안하지만

 

엄마보단 날
더 닮았네요

 

그래요?

 

당신은 정말
대단한 사람이에요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텐데

 

보통 용기론 못 하죠
아무나 못 할 걸요

 

왜요?

 

아뇨, 그냥...

 

말이라도 고맙네요

 

사실이에요

 

걱정했는데
만나니까 좋네요

 

나도요

 

 

난 펭귄이 참 신기해

 

난 인형이 신기해요

 

나 생일 파티 해요

 

그래?

 

맘껏 놀아, 곧 생일도
지겨울 때가 오거든

 

왜 생일이 지겨워요?

 

늙는 게 싫어서

 

뜻대로 이룬 것도 없고
달라질 희망도 없고

 

결국 아닌 척
부정하며 사는데

 

그러다 보면 생일도
남이 알까 무섭지

 

혹시 파킨슨병 아닐까
겁난 적 없어요?

 

파킨슨병은 아니지만
나 건강 염려증이야

 

그게 뭔데요?

 

있지도 않은 병을
염려하는 거지

 

어쩌죠?
나도 그건데

 

학교 얘기 좀 해 봐

 

왜요?

 

할 얘기가 없으니까

 

음...

 

학교 얘기 싫어요

 

걔 이름 뭐야?

 

애런 오코너요

 

애런 오코너?

 

어떻게 알았죠?

 

나도 거쳤거든

 

우리 학교 다녔어요?

 

그 시절을 거쳤다고
한번 혼쭐 내 줘야지?

 

싫어요

 

그럼 널 계속 놀릴 텐데?

 

나보다 크고
가라데도 한대요

 

가라데를?
그럼, 미친척하고 덤벼

 

뭐요?

 

미친놈은 아무도 못 당해
확 덤벼, 졸라...

 

졸라맨처럼

 

졸라맨처럼요?

 

그래, 졸라맨처럼
칠 테면 쳐 봐라

 

미친 것처럼 말야

 

미친 사람은 겁나거든

 

무슨 짓을 할 지
알 수가 없으니까

 

애런 오코너도 겁낼걸

 

- 알았지?
- 네

 

아빠랑 똑같네요

 

아들 아녜요

 

몇 살이죠?

 

5살일 걸요

 

붕어빵이네요

 

재밌었어요

 

세바스찬, 이리 와

 

뭐 했어?

 

- 동물원 갔었어
- 재밌었겠다

 

공원 구경도 했고

 

- 내 가방 좀...
- 응

 

또 뭐 봤어?

 

자, 골라 봐

 

또 카우보이 잠옷을 입으면

 

콜로라도 평원에서
소떼 모는 꿈을 꾼대

 

인디언 죽이기 싫어

 

인디언을 왜 죽여?

 

우주 비행사 잠옷은?

 

우주 비행사 잠옷을 입으면...

 

달나라에 가서

 

멋진 차를 운전하지
뒤에 깃발 달고

 

우주 비행사 할래

 

좋았어, 이제 눕자

 

달나라로 갑니다

 

오늘은 어떤 친구랑 잘까요?

 

오리? 아님 통닭?

 

- 죽은 닭!
- 죽은 닭?

 

불쌍한 닭

 

아주 뻗었네

 

뭐하고 놀았어?

 

드디어 뻗었어?

 

응, 뭘 보고 있어?

 

이런 웃긴 사진들은
왜 갖고 있어?

 

여기 이런 사진

 

- 왜, 재밌잖아?
- 별론데

 

안 웃겨?

 

너만 분장 안 했잖아

 

- 너답지 않게
- 나도 토끼 할걸

 

두 번째 데이트였지?

 

그럴걸

 

'C& C 뮤직팩토리'
노래에 맞춰 춤췄잖아

 

내가 고집했지

 

C& C 뮤직팩토리
광팬이었잖아

 

맞아

 

여기서 나한테
키스했지?

 

이거 플레이보이
토끼였거든

 

좋았지

 

나 두고 도망간 거
기억나?

 

나 집에 혼자 갔어

 

뭐 좀 될 만하면 튀고
나 답지 않네

 

나도 가기로 하고
빠진 여행인가?

 

네 세 번째...

 

엄마!
나 소떼 몰고 싶어

 

난 그럼...

 

나도 가서 잘게
전화할게

 

여보세요?

 

레너드, 난데
나 좀 걱정돼

 

입에 넣어줘

 

여보세요?

 

응, 뭐야?

 

나중에 전화할까?

 

아니, 뭐가 걱정돼?

 

있잖아...

 

내 생각인데... 말이지

 

세바스찬이랑 내가
너무 닮은 것 같아

 

캐시한테
물어봐야겠지만

 

왜 그래?

 

- 미친 소리 같지만
-

 

얘가 내 아들 같아

 

바이킹을 안 닮았어

 

네 애 같다고?

 

바이킹?

 

왜 그 말을...

 

듣고 보니...

 

어딨어?
집으로 와

 

잠깐!
왜 이제야 말해?

 

화내지 마
네가 이제야 물어봤잖아

 

7년 전이고
술이 취해서 떠드는데

 

다이앤 소여랑 바이킹을
바꾸는 게 뭔지 알아?

 

뭔 소린데?

 

몰라서 물어?

 

롤랜드가 바이킹이잖아
무슨 뜻인지 몰라?

 

그게 누군데?

 

캐시 기증자가
롤랜드고 바이킹이야

 

내가 말 안 했어?

 

그럼 그 남자가 기증잔데
바뀌었다

 

그래

 

뭐가 어떻게 바뀌어?

 

미치겠네
설마 내가 그걸...?

 

네가 뭐?
뭔데?

 

내가 바이킹의... 그걸
내 그거랑...

 

그게 말이 돼?

 

네가 거기에
손을 댔어?

 

손댔냐고? 글쎄...

 

어째 예감이 안 좋은데

 

손댄 것 같아

 

진짜? 기억나?

 

그래, 손댔어

 

골치 아파지네

 

화장실에서...

 

다이앤 소여를 봤는데...

 

그 여자도 파티에 왔어?

 

맙소사!

 

바꿔치기했어

 

돌겠네, 진짜!
바꿨어?

 

캐시 임신을 가로챘어!

 

사고 크게 쳤네!

 

왜 기억을 못 했지?

 

엉망으로 취한 데다
감정을 억누르니까...

 

내가 말했지
개를 가둬두고

 

밥을 안 먹이면
결국 부수고 나와서

 

사고를 친다니까

 

난 친구도 아냐

 

- 아냐
- 가서 말할래

 

안 돼, 캐시한테?

 

위험 부담이 너무 큰데

 

언젠간 해야 되잖아

 

그래도
변호사부터 만나자

 

아니, 됐어
직접 말할래

 

그래, 어쨌거나...

 

뭐?

 

사실이라면 잘된 거네

 

아빠가 된 걸 축하해

 

위안된다

 

월리 삼촌

 

세바스찬

 

왜 깨있어?

 

불면증이에요

 

엄마는?

 

목욕해요

 

월리 삼촌 왔어

 

알았어

 

뭐 하니?

 

TV 봐요

 

아니, 채널만 돌리고 있잖아

 

아뇨, 다 보는 거예요

 

있지...

 

왜요?

 

내 말 잘 들어
우린 평생 볼 사이거든

 

우리가 왜 평생 봐요?

 

그건 내가...

 

네 엄마 친구니까

 

내 친구는 아니잖아요

 

- 리모컨 줘요
- 안 돼

 

- 돼요
- 안 돼

 

- 돼요
- 안 돼

 

- 돼요
- 안 돼

 

- 월리?
- 응

 

뭐 하는 거야?

 

할 말이 있어

 

그래

 

나가자

 

요 앞에 있을게

 

- 어디까지 가?
- 잠깐만

 

다 왔어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모르겠는데...

 

너 나한테 가장
중요한 사람이야

 

이런 말하기
정말 힘들지만

 

난 네 편인 거 알지?

 

우린 오랜 친구고

 

널 잃고 싶진 않지만...

 

이 말 때문에 우리가
껄끄러워진다 해도...

 

잠깐!

 

뭔지 알 것 같아

 

그럴 리가...

 

월리, 돌아온 후로...

 

안 지도 오래 됐고
서로 그리워했어

 

모른다면 거짓말이지

 

우리 사이에 뭔가
전류가 흐른다는 걸

 

가끔은...
나도 그렇거든

 

- 전류?
- 그래

 

그 얘기 아냐?

 

나한테... 감정이... 있다고

 

아냐?

 

아닌데

 

웬일이니!

 

내가 무슨...

 

있지... 난 그냥...

 

복잡한데...

 

일도 많고
롤랜드 일까지 겹쳐서...

 

- 미안
- 뭐?

 

그냥... 잊어버려

 

미안해, 내 말 알지?

 

돌겠네

 

세바스찬, 문 열어

 

- 싫어
- 롤랜드 일?

 

나중에 얘기해

 

- 세바스찬
- 롤랜드가 왜?

 

몇 번 만났어

 

데이트?

 

그런 거지

 

- 세바스찬도 봤어?
- 쉿!

 

- 세바스찬도...
- 아니!

 

나도 지킬 건 지켜

 

나 누구 만나면
이렇게 심술 부려

 

어디 갔었어?

 

- 낭독회
- 책?

 

- 제발 좀...
- 무슨 책?

 

배에 관한 책

 

- 배?
- 세바스찬

 

- 데이트 죽이네
- 당장 문 열어

 

직접 열어!

 

둘이 아주 날 잡아라

 

화났어요

 

엄마 애인 있죠?

 

그냥 몇 번 만난 거야

 

나 6살이에요

 

근데?

 

버스에서 5살이랬죠?
6살이에요

 

곧 생일이거든요

 

그래

 

내 생일 파티 올 거죠?

 

당연하지

 

캐시

 

월리

 

- 잘 지냈어?
- 그럼

 

그날 얘기 있잖아
전류 얘기했었지?

 

- 그 얘긴 잊어 줘
- 얘기 좀 해

 

죽이는 파티네!

 

- 작은 벽도 스릴 있죠?
- 그러게요

 

- 롤랜드 기억나?
- 그 소스요?

 

소스요?

 

옷에 다 묻혔잖아요
캐시 파티 때요

 

짜증냈잖아요

 

네, 기억력 좋네

 

고마워요

 

- 세바스찬은?
- 저쪽에 있어

 

입어
얼른

 

싫어요

 

- 이리 주세요
- 괜찮아요

 

딴 선물이랑
같이 둘게요

 

고맙네요

 

선물이다!

 

롤랜드도 왔네?
옷이 그게 뭐야?

 

왜? 암벽등반 옷인데

 

- 그래?
- 응, 롤랜드가 사 줬어

 

트집 잡지 마

 

저 위에 바람 분대?

 

폼나는데!

 

난 벽 안 타요

 

뭐? 타 봐
재미있어

 

싫어요

 

그럼 뭐 하러
여기서 파티를 해?

 

벽 두고 놀리게?

 

좋지?

 

애가 여기서 하쟀어?

 

유기견 센터

 

그게 뭔데?

 

유기견들
죽기 전에 가는 데...

 

사람들 개 입양 하라고

 

- 좋네
- 여기도 좋잖아

 

- 운동도 하고
- 너무 높아!

 

뭐 하는 거야?

 

내려줘!

 

세바스찬, 너무...

 

- 엄마!
- 너무 높아요

 

벽에서 떨어져

 

아저씨 말대로 해

 

- 떨어지면?
- 신나게 즐겨

 

그래

 

- 싫어
- 괜찮아

 

셋 세고 놔

 

무서워요

 

내한테 맡겨

 

내가 갈게

 

에베레스트 왔나?

 

됐어요!

 

비켜요!

 

- 가자
- 싫어

 

- 나 잡아
- 싫어

 

나만 믿어
됐어요!

 

이거 놔, 원숭이야!

 

놔!
싫댔잖아요

 

최악의 생일파티야

 

나 집에 갈래

 

아가야, 괜찮아?

 

그래

 

괜찮아

 

그래
가서 씻자

 

운이 나빴어요

 

괜찮아요

 

잘은 모르지만
한잔 할래요?

 

좋아요

 

지상 최고의 명소죠

 

미시간 가 봤어요?

 

디트로이트요

 

좀 더 북쪽요

 

니비시 섬에 30년 된
가족 별장이 있죠

 

캐시랑 가려고요
이른 감은 있지만요

 

한잔 더 할래요?

 

- 아뇨, 됐어요
- 정말요?

 

네, 가봐야죠
반가웠어요

 

애가 날 싫어해요

 

세바스찬이 왜
그쪽을 싫어해요?

 

싫다고 말했어요

 

그래요?

 

애가 좀...

 

유별나요?

 

네, 걱정도 많고
질문도 많고...

 

- 노이로제죠
- 네, 맞아요

 

그래서요?

 

- 맞추기 힘들어요
- 있죠...

 

노이로제는 자기 성찰의
다른 형태예요

 

생각이 깊다는 건데
그건 좋은 거잖아요

 

자기 의견과
관점이 뚜렷한 거죠

 

- 그쪽처럼요?
- 무슨 뜻이죠?

 

유별나다구요

 

좋은 뜻이에요

 

좋은 것도 많네요

 

봐요, 이렇잖아요

 

끝까지 물고 늘어지죠

 

우린 둘 다 끈질겨요

 

세바스찬이 날 싫어해도
상관없어요

 

태클 없으면 재미없죠

 

몇 달 전만 해도

 

같이 살던 여자랑
생판 남도 되잖아요

 

몇 달 전에요?

 

- 네
- 그래요?

 

이젠 내 정자를 산
여자한테 빠졌구요

 

대단한 반전이죠?

 

세바스찬도 이겨내야죠

 

괜히 고민 짊어지고
살 필요 없잖아요

 

한 잔 더요?

 

어찌나 나불나불
말이 많은지

 

세바스찬이 자기 아들이야?

 

내 아들한테
좋은 아빠가 되겠대

 

지겨워 죽겠어

 

툭하면 이메일에
이빨도 못 생긴 게

 

낚시는 왜 가재?

 

여긴 왜 왔어?

 

액자 바꾸게

 

신상으로 바꾸래

 

순은 제품인데...

 

아들 취미도 좋지만

 

캐시랑 먼저
얘기하는 게 순서잖아

 

왜 꾸물대?

 

나도 알아
말하려고 했는데

 

- 다 뒤죽박죽 됐어
- 뒤죽박죽?

 

어떻게 됐는데?

 

캐시 말이 우리 사이에
전류가 흐른대

 

대단한 반전인데!

 

롤랜드를 만난다는데
눈은 날 원하는 것 같았어

 

눈을 믿어야지

 

근데 이제 정말
감정이 생겼어

 

정말?
겨우 13년 만에?

 

네가 말할 땐 몰랐는데
이제야 깨달았어

 

좋은 소식이네

 

아이 엄말 사랑한다니

 

캐시는 롤랜드가 좋대

 

이실직고하면 되겠지만
그럼 모든 걸 잃겠지?

 

말 안 하면?

 

평생 월리 삼촌이겠지

 

그걸 바래?

 

- 저기요
- 네

 

새 거, 헌 건데
이걸로 주세요

 

 

이 펀드의 자산은...

 

잠깐, 전화 좀 받고

 

- 여보세요?
- 월리?

 

- 응
- 다행이다!

 

나 미시간인데...

 

롤랜드 별장?

 

그래, 롤랜드네
별장이야

 

30년 된 별장?

 

그래... 어떻게 알아?

 

들었어

 

두 사람... 연락해?

 

가까운 사이지

 

무슨 소리야?

 

돈 넣으래

 

휴대폰 안 터져?

 

섬이라 안 된대

 

세바스찬이
리암 네 있겠대서

 

친구도 사귈 겸 보냈거든

 

근데 리암 엄마 말이

 

세바스찬이 이가 있대

 

이?

 

문둥병이 아니라
고작 머릿니야

 

안 그래도 속상한데

 

'월리짓' 하지 말고

 

'월리짓' 이랬어?

 

그래, 그랬어

 

나 좀 도와줘

 

내가 뉴욕에 너 말고
믿을 사람이 어딨어?

 

이게 다 내 잘못이야

 

내일 아침
첫 비행기로 갈게

 

- 그럼 애 데리고
- 응급실에 가?

 

- 이 땜에 응급실에 가?
- 알았어

 

집에 데려다
TV 앞에 앉혀 둬?

 

그래, 근데 그 전에
먼저 할 일이 있어

 

펜 있지?

 

잠깐만요

 

세바스찬 데리고
코너 약국으로 가

 

쓰레기 봉투랑, 샤워캡
머릿니 약을 사고

 

의사가 전화해 뒀어

 

여기서 세제 사고
쓰레기 봉투는?

 

저기요

 

쓰레기 봉투, 됐고!

 

집에 도착하면

 

애 옷 벗겨서
쓰레기 봉투에 넣고

 

팔 들어, 그렇지!

 

앉아서 바지 벗고

 

좋아, 욕실로 직진

 

머리에 약 바르고
10분 후 헹궈

 

눈에 들어가면 안 돼

 

양쪽 침대 시트랑
이불 다 벗기고

 

이것 좀 다 치울게

 

이따 보자

 

쿠션, 인형 전부
비닐에 넣고 꽉 묶어

 

이 다 죽게
전부 뜨거운 물로 삶고

 

세제 좀!

 

이 정도로 되겠어?
아예 머릴 밀어 버릴까?

 

- 월리
- 알았어

 

애 놀라니까
호들갑 떨지 말고

 

지시사항대로
머리 헹궈

 

괜찮아?

 

안 아프지?

 

마지막으로 제일
힘든 일이 남았는데

 

참빗 가져다가...

 

별일이 다 있네

 

- 왜요?
- 아무 것도 아냐

 

앞에 보고 있어

 

머릿속에 온통
이 투성이에요?

 

아냐, 괜찮아
아무렇지도 않아

 

토 나와요?

 

아니, 이 잡기 바빠

 

좀 잡았어요?

 

그래, 잡았어

 

막 건조해서 따뜻해

 

이젠 이에서 해방됐어

 

이를 제거했다고

 

데프콘 1이야

 

데프콘 5인가?

 

맨날 헷갈려

 

좋아, 잘 자라

 

좋은 꿈꾸고

 

네 수집품이니?

 

왜 액자를 안 써?

 

왜 다들 그걸 묻죠?

 

사람들은 액자에
자기 사진을 넣거든

 

원래 사진이 있잖아요

 

모르는 사람들이잖아

 

알아요

 

이 사람들은
오윈 가족이에요

 

아빠랑 엄마

 

여긴 애들이죠

 

아빤 화산 연구가고

 

아줌마는 애완 동물용
약국에서 일했대요

 

내 보기엔 삼류
주식 광고모델 같은데

 

우리 할아버지예요

 

- 이 분?
- 네

 

이 남자?

 

친할아버지요

 

배도 있죠

 

매일 상어 낚시 가요

 

척척박사구요

 

상어는 뼈가 없대요

 

몰랐네

 

릭 삼촌이에요

 

아빠 동생이죠

 

- 이 남자?
- 네

 

아이팟을 사 줬는데

 

훔친 것 같아요

 

음악이 들어있었어요

 

아저씨 아빠는 어때요?

 

기억 안 나

 

왜요?

 

내가 애기 때
돌아가셨거든

 

가지세요

 

좋은 꿈 꿔

 

밀가루가 너무 많다
꼭 풀 같잖아

 

도배해도 되겠어
물 좀 더 넣자

 

- 응?
- 네

 

팬케익에 초콜릿도
한번 넣어 볼까?

 

- 아님 땅콩 버터?
- 좋죠

 

아님 치즈를 넣을까?

 

좀 더 거창하게 만들자

 

- 치즈 좋아?
- 이도 넣어요

 

왜 자꾸 이를 넣어 먹재?

 

그냥 재밌잖아요

 

씹는 재미 때문이면
좀 태우면 바삭거려

 

- 왔어?
- 안녕?

 

엄마, 이 보여줄게

 

어디 보자

 

- 이리 와
- 엄마

 

그게 뭐라고?

 

- 이?
- 이

 

- 진짜?
- 월리 삼촌이 잡았어

 

미안해
다 잡은 거야?

 

 

- 사랑해
- 나도

 

이들이랑 같이 TV 볼래

 

깜찍하네

 

이거...

 

머리가 가려워서
그 샴푸 좀 썼어

 

이도 없잖아

 

있을 수도 있지

 

이 없어, 고마워
고생 많았지?

 

- 고마워
- 천만에

 

여행 어땠어?

 

좋았어

 

호숫가라 한적하고

 

할아버지가 나무를
직접 잘라서 만들었대

 

2주 후에 세바스찬도
데려갈 거야

 

그래?

 

- 꽤 진지한가 봐?
- 응

 

동거할까 생각 중이야

 

캐시... 그건...

 

실수하는 거야
그 남자 별로라고

 

아니, 재 뿌리지 마

 

- 잠깐만
- 아니

 

캐시

 

올해 초만 해도
딴 여자랑 살았어

 

한참 힘든 때라

 

너랑 세바스찬을
완충제로 이용하는 거라고

 

잠시나마 네가
변했다고 착각했어

 

난 새출발 하고 싶어
근데 넌 늘 그 자리야

 

- 난 행복하다고
- 정말?

 

그래

 

롤랜드는 좋은 남자야

 

네가 평생 용기랑
담 쌓고 산다고

 

나 까지 깽판 치진 마

 

난 사랑을 겁내진 않아

 

너도 용기 있음 해 봐

 

아님 혹시...
나한테 할 말 있어?

 

윌리?

 

그래, 할 말 없어?

 

팬케이크 냄새

 

이 잡느라 수고했어요

 

이 맥주 마셔 봐요

 

세바스찬
무슨 일이야?

 

에단 파티에 가서
삼촌 말대로 했어요

 

애런이 왔길래

 

미친 척하고 덤볐는데...

 

이게 뭐야?

 

날 패서 쓰러졌는데
또 때렸어요

 

미친 척도 소용 없었어요

 

안 먹혔어요

 

어디서 파티 했어?

 

- 공원요
- 어느 공원?

 

이스트 엔드요

 

이스트 엔드 공원?

 

그 멀리서 여길 왔어?

 

엄마한테 전화할게

 

아뇨
삼촌이 데려다 줘요

 

데려다 주세요

 

왜 이리로 왔어?

 

칭찬받고 싶어서요

 

너 왜 이래?

 

- 싸웠어
- 세상에!

 

에단 엄만 뭐 하고?

 

내 잘못이야

 

내가 괜한 소릴 해서...
나한테 왔더라고

 

그 집에 갔어?

 

그래

 

무슨 일이야?

 

롤랜드 가족이 와서
식사하던 참이야

 

- 월리!
- 누가 때렸어?

 

들어가자
흙투성이네

 

가서 씻자

 

약 발라줄게

 

부엌으로 가자

 

누가 때렸어?

 

- 월리
- 네?

 

뭐예요?

 

친구랑 싸웠대요

 

- 끔찍해라
- 네

 

그러면서 크는 거죠

 

나도 혹깨나 났었어요

 

주로 형들한테 깨졌죠
왔으니까 만나 봐요

 

잠깐요

 

이거 봐요

 

어때요?

 

이따 가요

 

재밌을 거예요

 

미안해요

 

뭐가요?

 

많이 안 아파?

 

- 아니
- 정말?

 

캐시, 얘기 좀 해

 

미친 척하라고?
사람 잡을 일 있어?

 

나한테 뭘 바래?
캐시, 급한 일이야

 

- 가 봐
- 금방 올게

 

왜 저래?

 

이 콩 대 볼까?

 

그래, 뭔데?

 

있지...

 

저기 있네요
캐시, 월리, 와요

 

와서 앉아요

 

캐시...

 

캐시, 얼른요
월리 씨도요

 

와서 앉아요

 

다들 들어요

 

쉿!

 

중대 발표가 있어요

 

몇 달 전에...

 

솔직히 말하죠

 

암흑 속이었어요

 

- 고통스러웠죠
- 캐시, 얘기 좀 해

 

- 내 아내가...
- 그만해

 

전 아내가 날 떠났는데
그 이윤 말하기 싫어요

 

지금 당장 해야 돼

 

- 중요한 거야
- 어느 날...

 

- 그만해
- 하늘이 열리더니

 

천사의 목소리가
응답기에 있었죠

 

자신 있게 말하지만

 

내 인생은
완전해 졌어요

 

오늘 세바스찬이
날 놀래켰어

 

월리, 나 발표 중인데...

 

롤랜드,
정말 미안하게 됐어요

 

- 뭐가요?
- 태클 걸어서요

 

오늘 세바스찬은
날 찾아 왔어

 

날 필요로 했어

 

나도 걔가 필요하고

 

무슨 소리야?

 

미리 말 못 해서 미안해

 

내가 네 임신을 가로챘어

 

내가 씨 주인이야

 

뭐?

 

롤랜드 컵에
내 걸 넣었어

 

그 파티 날

 

세바스찬은 내 아들이야

 

너무 엄청난 실수라
겁나서 말 못 했어

 

난 너랑 달리
겁이 많잖아

 

난 네 말대로
모험도 못해

 

난 겁 없는 네가 좋아

 

평생 날 증오하겠지

 

용서는 기대도 안 해
그래도 가슴이 아파

 

세바스찬이랑 네가
날 바꿔 놨어

 

사랑해

 

이젠 말할 수 있어

 

그리고 정말 미안해

 

먼지 다 닦았지?

 

다신 우리 볼 생각 마

 

뭔 일 있었어?

 

청혼 망쳐서 미안해요

 

뭘 망쳐?

 

세상에!

 

잘했다, 세바스찬

 

월리, 새벽 4시야

 

해치웠어
나 잘한 거지?

 

들어와

 

두렵지만 말했어

 

그래, 잘했어

 

캐시를 잃었어
세바스찬도

 

잘한 거야, 월리

 

거지 같아

 

괜찮아 질 거야

 

이 앞 가게에서
술 마실 거야

 

집으로 가

 

그 두 사람이
내 집이야

 

생각해 봤는데

 

세바스찬한텐
네가 필요할 것 같아

 

네 아들이니까

 

물론...
세바스찬을 봐도 좋은데

 

내 규칙에 따라야 돼

 

잘 지내?

 

널 찾아

 

- 나도 보고 싶어
- 많이

 

롤랜드랑은 잘 지내?

 

그래...

 

우리 그만 뒀어

 

왜? 무슨 소리야?

 

모르겠어

 

다정하고

 

날 이해해 주고

 

술 마셔도 점잖고

 

먹을 때 신음도
안 하는데

 

네가 아니라 거절했어

 

나랑 결혼할래?

 

그럴까?

 

우리를 보라

 

종종걸음 치고
늘 허덕이며

 

지각하는 우리

 

삶은 전쟁이다

 

하지만 그런 삶도
때론 고삐를 늦춘다

 

운명이 요술을 부리고

 

우린 하나가 된다

 

- 월리?
- 냄새 나?

 

석탄, 라이터 액
털 그을린 냄새, 어때?

 

애들 다 보는데?

 

어때?

 

- 괜찮아?
- 응

 

우리...

 

이 아이스크림
저기 내다 줘

 

저 중에 누군가
유제품 알레르기래

 

- 저 금발 애 같아
- 그럼 셔벗으로 할까?

 

- 아니
- 정말?

 

♪ 생일 축하합니다

 

♪ 생일 축하합니다

 

♪ 사랑하는 세바스찬

 

♪ 생일 축하합니다

 

좋았어

 

올해 세바스찬은

 

자기 생일을
더그에게 바치겠대요

 

더그는 사랑스럽고

 

발이 세 개인
강아지인데요

 

집이 필요하대요

 

그리고?

 

그리고...

 

유기견 센터에서
안락사 당할 차례래요

 

끔찍해라

 

- 아직 안 죽었어요
- 다행이죠

 

행복한 개죠

 

촛불 끄고
얼굴에 케익 묻히자

 

주인 안 나타나면
안 불래요

 

내가 맡을게

 

- 데비 엡스틴!
- 고마워!

 

발이 세 개라잖아

 

소원 빌어야지

 

- 더 세게
- 그렇지

 

간다!

 

이따금
전혀 예기치 않게

 

뜻밖의 일이 터지고
우린 한 뼘 더 자란다

 

그리고 슬슬

 

그런 생각이 든다

 

그런 느낌이 든다

 

어쩌면 인생은

 

전쟁이 아닐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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