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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제작을 위해 고결한 조언과 협조를 아끼지 않은
영국 해군성과 육군성에 감사를 드린다

 

그리스 육군과 해군, 공군에도
많은 도움을 받았기에 감사를 전한다

 

특히 그리스에서 제작하는 동안 그리스 정부와 국민들의
무한한 관심과 협조, 환대와 우정에 고마움을 표한다

 

그리스와 에게 해 섬들은

 

수많은 신화와 전쟁 일화
그리고 모험을 낳았다

 

당당함을 자랑하던 이 신전들은
다 허물어져가는 폐허가 됐고

 

찬란했던 문명의 주인공들도
자취를 감췄다

 

그리고 바다와 섬에 얽힌
전설을 만든

 

성인들과 영웅들도 사라졌다

 

바다라 무대는 여전하나

 

지금의 바다는
우리 시대의 전설로 남았고

 

지금의 영웅은
성인이 아닌 평범한 이들이다

 

이 영웅담은
1943년에 일어난 일이다

 

영국군 2천 명은 케로스 섬에
고립돼 지치고 무력해진다

 

그들에게 주어진 시간은
1주일뿐이다

 

추축국들은 에게 해에서
힘을 과시해

 

중립국인 터키를 자기들 편으로
끌어들이기로 결정한다

 

격전지는 케로스 섬!

 

군사적 가치는 없지만
터키 연안에 위치한 곳

 

독일 최정예부대가 이곳을
공격할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었다

 

케로스 섬에 갇힌 영국군들은
맹공 전에 대피해야만 했다

 

하지만 섬을 왕래하는
유일한 길목은 막혔고

 

인근 나바론 섬에는 레이더가 장착된
최신식 거포 2문이 버티고 있었다

 

정밀한 거포의 위력에 눌려
연합군의 전함들은 접근이 불가능했다

 

연합군 측은 공격 1주일 전에
그 정보를 입수했다

 

그리고 펼쳐진 6일간의 작전은
나바론의 전설이 됐다

 

' 나바론 요새 '

 

첫째 날, 새벽 2시
중동 지역 연합군 비행장

 

뭔가?

 

젠슨 준장님을 찾아왔습니다

 

나일세

 

어서 오게, 말로리

 

늦었군

 

죄송합니다

 

크레타 인근에서 공격을 받아
한쪽 엔진으로 날아왔습니다

 

놈들이 자네와 안드레아의 현상금을
각각 1만 파운드까지 올렸던데

 

근사하지?

 

어떻게 아셨습니까?

 

당연히 알아야지
자네 상관이잖나

 

18개월 동안이나
날 위해 일했는데

 

드디어 첫 대면을 하니
기쁘군

 

혹시 휴가 통보 받았나?

 

네, 그렇습니다

 

이걸 어쩌나? 잘못된 통보일세
어쨌든 아직은 아니야

 

이보게, 옛 동지가 왔다네
이리 와서 인사하게

 

정말 반갑네
자넨 여전하군

 

- 안녕하십니까?
- 둘 다 따라오게

 

반스비

 

이분들께서 나바론에
관심이 많으시네

 

무전으로 듣긴 했지만
좀 더 구체적으로 얘기해 보게

 

못할 것도 없죠

 

보시다시피 끔찍함
그 자체였어요

 

비행 중대장 반스비입니다
호주인이죠

 

그래도 돌아가겠습니다
안 그런가?

 

- 그럼!
- 되도록 빨리요

 

하지만...

 

조건이 하나 있습니다

 

이 작전을 세운 책임자를
합류시켜 주십시오

 

도착하면 3천 미터 상공에서
낙하산도 없이 밀어버리게요

 

옳소!

 

- 그렇게 어렵겠나?
- 네

 

절대 불가능합니다
어쨌든 공중에서는요

 

확신하나?
중요한 문제일세

 

제 목숨도 중요하죠
제게는요

 

이 친구들이나 오늘 밤에 전사한
병사들의 목숨 또한 중요합니다

 

잘 들으세요

 

절벽 위에
견고한 요새가 있는데

 

절벽도 만만치 않습니다

 

빌어먹을 대포는커녕
동굴도 찾을 수가 없다고요

 

게다가 그놈의 바위를 날려버릴
끝내주는 폭탄도 없지 않습니까?

 

이게 엄연한 현실이죠

 

방법이 있긴 합니다

 

- 그래?
- 그렇습니다

 

전투기 가득 폭탄을 싣고
동굴 속으로 돌진하는 겁니다

 

문제가 하나 있긴 한데

 

누가 조종하겠다고 나서겠어요?

 

그렇군, 자네가 자원해
보는 건 어떤가?

 

다들 수고 많았네

 

최선을 다한 건 알고 있어
누가 자네들만 하겠나

 

미안하네

 

저 친구들이 3천 미터 상공에서

 

밀어버리고 싶다는 인간이
바로 나일세

 

그렇다고 비난하는 건 아니야

 

가망이 없는 건 알지만
시도는 해봐야지

 

이 일로 자네를
크레타에서 호출한 걸세

 

- 잘 챙기게
- 알겠습니다

 

시간이 없어
어서 가세

 

카스텔로소

 

나바론

 

- 질문 있나?
- 하나 있습니다

 

왜 접니까?

 

항해 전문가를
원하시나 본데

 

저보다 나은 사람들은
얼마든지 많습니다

 

자넨 특별한 자격을
갖고 있지

 

프랭클린한테 설명 듣게
전부 이 친구 생각일세

 

자넨 그리스어와 독일어를
완벽하게 구사하잖나

 

또한 적진에서
1년 반이나 버텼지

 

무엇보다도 전쟁 전에
최고의 암벽 등반가였어

 

거미 인간, 키스 말로리!

 

요점을 얘기하게

 

나바론에 있는
지하요원에 따르면

 

독일군이 감시하지 않는 곳이
딱 한 군데 있네

 

바로 남쪽 절벽이지

 

자네가 우리를
120미터 절벽 꼭대기까지

 

이끌어주길 바라네

 

- 소령님 생각인가요?
- 그렇다네

 

나와 우리 대원들을
그 절벽 위까지 안내해 주게

 

성공하면 벌써
갔어야 할 휴가와

 

- 뒤늦긴 했지만 진급도 보장하겠네
- 알겠습니다

 

할 수 있겠나?

 

아뇨, 아무리 생각해 봐도
이건 미친 짓입니다

 

제가 상관할 바는 아니지만요

 

게다가 등반을 안 한 지도
5년이나 됐어요

 

오래됐다고요
공백이 길어 무리입니다

 

거기다 밤에
올라가야 하잖습니까

 

대낮에도 힘든 판에 말이죠

 

혼자 가는 수밖에 없겠군요

 

- 나도 등반 경험은 있어요
- 어리석은 소리 말게

 

자네가 아무리 운이 좋아도
그러다 전부 죽어

 

- 그럼 포기하라고요?
- 아니, 그럴 순 없지

 

지금은 안 돼

 

말로리 대위, 이 작전이
우리의 마지막 희망이네

 

이렇게 늦은 시기에 소수 특공대가
잠입할 거라는 생각은 못할 거야

 

그 절벽을 못 오르면

 

케로스 섬에 갇힌 아군 2천 명은
다음 주 수요일 아침이면 전멸이네

 

자네 말고는 적임자가 없어

 

만약 있었다면
자넬 찾지도 않았겠지

 

크레타에서 스타브로 안드레아를
데려오면 안 될까요?

 

왜 안 되겠나

 

지금 이 순간 호텔에서
자넬 기다리고 있을 거야

 

치밀하게 계획하셨군요

 

당연하지
그게 내 일인걸

 

- 고맙네, 말로리
- 천만에요

 

작전도 치밀하고 완벽하겠죠?

 

대원들이 궁금하겠군

 

시드니, 커피 좀 더
갖다 주겠나?

 

소령 얘기로는 최고의
팀이라는데 나도 동감이네

 

물론 경력과 능력 면에서
소령만한 사람이 없지만

 

쑥스러워 말게

 

무엇보다도 운이 따라주잖나
안 그런가?

 

- 그렇게 생각하십니까?
- 그럼, 두말하면 잔소리지

 

나폴레옹은 부하를 장군으로
진급시킬 때

 

능력은 물론
운도 고려했다더군

 

운의 가치를 알았나 본데
프랭클린 소령은 운이 좋아

 

- 그럼 장군 자리를 주십시오
- 끈기 있게 기다려 보게

 

밀러 병장이네

 

화학과 교수 출신으로

 

고성능 폭탄을
천재적으로 다루지

 

롬멜 사령부를 폭파할 때

 

옆에 있던 고아원 건물의
창문 하나 안 깨뜨렸네

 

솜씨가 기가 막히지

 

장교로 진급시키려고 했지만
본인이 거부하더군

 

기계쪽 전문가
'도살자' 브라운이네

 

엔진이나 무전기 등
기계에 관해선 천재야

 

단검 쓰는 솜씨도 최고지

 

스페인 내전 때 훈련받았는데
별명이 '바로셀로나의 도살자'야

 

스피로 파파디모스 이등병

 

이 친구 특기는 뭐죠?

 

타고난 킬러네
이번 임무에 적임자지

 

부친은 나바론 지하조직의
대장이네

 

10년 전 아들을 미국으로
유학 보냈는데

 

녀석이 엉뚱한 걸
배워온 거지

 

이상일세
해적에 킬러...

 

거기다 여기 행운아와
맹수 같은 안드레아에 자네까지

 

다들 최고니까 실패란 없겠죠?

 

그럼, 다음 화요일 자정

 

아군을 싣고 갈 구축함 여섯 척을
나바론 해협으로 보내겠네

 

그때까지 거포를 폭파하지 못하면
구축함은 모두 침몰당할 걸세

 

차가 왔군

 

놀랐습니까?

 

이렇게 빨리
재회할 줄은 몰랐군

 

날 찾을 생각이었나요?

 

때가 되면 찾으려고 했지

 

무슨 일인가?

 

나바론이란 섬까지
대원들을 안내해야 합니다

 

- 알고 있습니까?
- 그럼

 

근데 크레타에도
할 일이 많아

 

책임자가 누군가?

 

프랭클린 소령인데
예전에 알던 인물입니다

 

자기가 영웅이라는 걸
증명하고 싶어하더군요

 

얘기 좀 해야겠군
어디 있나?

 

밖에 있어요
가면서 얘기하시죠

 

성공 가능성은 있습니까?

 

아니, 솔직히 전혀
가망이 없네

 

나바론까지 반만 가도
기절할 일이지

 

아까운 대원 6명만
잃게 생겼어

 

하지만 지금껏 잃은 병사들을
생각하면 문제될 건 없지

 

내 결정이 아니라서
천만다행이야

 

난 중간 다리 역할만
한 거지

 

어쩌면 그곳에 도착해
임무를 완수할지도 몰라

 

전쟁 중에는 모든 게
예측 불가니까

 

사람들은 극한의 광기 속에서
가장 특별한 재능을 발휘하지

 

독창성, 용기, 자기 희생 등

 

근데 평화로울 때는 그런 게
생기지 않아 참 유감이야

 

그런 건 평화 시에
표도 안 나거든

 

그런 생각은 못해 봤는데
철학자가 다 되셨군요

 

천만에, 난 부하들을
사지로 내모는 인간일 뿐이네

 

첫째 날, 오후 6시

 

좀 늦나 봅니다
곧 올 겁니다

 

그래

 

- 프랭클린 소령이오?
- 그렇소

 

베이커요
늦어서 미안합니다

 

- 그럼 가실까요?
- 고맙소

 

너무 편해서 떠나기가 싫군

 

전부 다 준비됐나?

 

끝내주는군
영국 촌 동네 호텔 같아

 

다들 어디서 자죠?

 

잠은 안 자네
일어나게, 할 일이 있잖나

 

그러도록 하죠

 

뭐 하는 거요?
먼지라도 찾소?

 

아니, 도청장치

 

여긴 영국군 주둔지요
아무도 안 믿소?

 

그럼, 그게 장수 비결이지

 

알려줄 게 있는데 안드레아 씨는
그리스 제19 기갑연대 대령님일세

 

우리보다 계급이 높지

 

지금은 아니야, 제19 기갑연대는
당분간 존재하지 않으니까

 

- 실례 많았습니다, 대령님
- 편하게 부르게

 

계속하시오

 

준비됐나, 병장?

 

네, 준비됐습니다

 

뭐든 가능합니다
어서 시작하시죠

 

말로리와 안드레아 대령이
목적지로 안내할 걸세

 

지금부터 목적지와
임무를 얘기하겠다

 

교수 양반, 궁금하긴 한가?

 

네, 듣고 있습니다

 

해안도로는 피해야 하네

 

산을 넘어 20킬로미터 걸어가면
알렉시스 신전에 다다르지

 

거기서 만드라코스 마을의
지하요원들과 만나기로 돼있네

 

그들이 무사히 온다면 말일세

 

질문 있나?

 

다른 경로를 알고 있는데
연필 좀 주겠소?

 

소령은 이게 가능하다고
생각하시오?

 

이것도 고려해 봐야겠군요

 

다른 대안은 없는지
계획을 재검토 해봅시다

 

조심하세요!

 

언제부터 엿들은 것 같나요?

 

글쎄요, 10분 전쯤에
이상한 소리가 들렸소

 

잘못 들은 줄 알았는데
또 들리더군요

 

10분이라고요?

 

- 브라운, 베이커 소령 불러와
- 네

 

이름이 뭐야?
뭘 하고 있었지?

 

소령님이 묻잖아
어서 대답해

 

쿠르드어 같은데 도통 모르겠군요
그리스어로 얘기해 보겠소

 

- 뭐라는 거죠?
- 영어를 못한다는군

 

근데 왜 엿듣고 있었죠?

 

무슨 일이오?
저 친구는 왜 잡고 있소?

 

- 아는 자요?
- 그렇소, 세탁 담당 니콜라이요

 

저 친구 때문에 불렀소?
소령, 난 바쁜 사람이오

 

엿듣는 게
저자의 임무인가요?

 

- 아닐 겁니다
- 현장에서 잡았소

 

호기심으로 그런 거요
어차피 영어도 못해요

 

근데 엿듣긴 왜 엿듣고
사람은 왜 찌르려 했단 말이오?

 

자기방어였을 거요

 

이런 데서 오래 살다보면 칼을
갖고 다니는 건 아무것도 아니죠

 

니콜라이

 

- 그만 놔주시오
- 베이커 소령

 

저자를 체포해서 일주일 동안은
누구와도 접촉시키지 마시오

 

그 후에는 마음대로 하는데
추방하는 게 좋지 않겠소?

 

감히 나한테 명령하는 거요?

 

- 정중히 부탁하는 겁니다
- 고려해 보겠소

 

첩자 놀이도 유분수지...

 

놔주랬잖소

 

- 권총 소음기 갖고 있지?
- 네, 소령님

 

좋아, 저 세탁 담당을
쏴버려

 

제정신이오?

 

소령이 방해하면
같이 쏴버려

 

명령이다

 

대위, 저자는 미쳤어
가만있을 건가?

 

책임자를 막을 순 없죠
저도 같은 생각이고요

 

물론 베이커 소령님까지
쏠 필요도 없겠죠

 

본부에 연락하면 소령님을
사병으로 제대시켜 드릴 겁니다

 

그러니 우리 소령님 말씀을
거역하지 마십시오

 

알겠소
정 그렇다면 말씀에 따르죠

 

끌고 가

 

허풍 하나는 끝내주는군

 

생각은 자유지만
제 덕에 목숨 건지신 겁니다

 

터키

 

둘째 날, 오전 7시 30분

 

이것 참 죄송하게 됐네요
정말 죄송합니다

 

보시다시피 형편없습니다

 

우리가 원하던 거요

 

눈에 띄지 않는 배를 원하시는 건
알지만 이건 좀 과하잖습니까

 

36시간만 주시면
독일 쾌속정을 구해드리죠

 

상태도 완벽한 걸로요

 

주인도 입이 무거워요

 

말씀만 하시면 로도스 섬에
가서 구해오죠

 

로도스 섬요?
독일군이 가만있겠소?

 

발각되면 큰일이지만
연줄이 있으니 괜찮습니다

 

대령할까요?

 

- 고맙지만 시간이 없소
- 안됐군요

 

일꾼들을 불러 도와드리죠

 

아니, 됐소
고맙소

 

특수 화물을 싣고 가시나 봐요
행운을 빕니다

 

브라운

 

네, 대위님

 

어떤가?

 

형편없긴 하군요
하지만 손보면 될 겁니다

 

- 지낼 만한가, 교수?
- 네, 감사합니다

 

다들 끝나가는 것 같군요

 

-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 뭔가?

 

배의 상태를 보니까 말입니다...

 

말로리 대위한테 얘기하게
수송 책임자니까

 

네, 알겠습니다

 

배의 상태를 보니
꼭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전 수영을 못합니다

 

명심해 두지

 

정각 10시입니다

 

행운아 나와라

 

들리면 응답하라

 

잘 들린다
조지 마이크 윌리엄

 

강도 3...
강도 3이다

 

행운아, 항공 정찰 결과
그 지역에 적이 있다

 

조심하기 바란다

 

또한 오늘 밤에
폭풍이 예상된다

 

반복한다, 항공 정찰 결과
적이 눈에 띈다

 

폭발물

 

이봐

 

어이!

 

계속 작업들 해
놈들이 보고 있을 테니

 

돛을 내려라

 

돛을 내려라
우리가 배로 가겠다

 

승선 준비!

 

일어나!

 

일어나!

 

나바론
남쪽 절벽

 

물이 무릎까지 찼지만
그럭저럭 버티겠어

 

- 잠깐 쉬겠나?
- 그럼 좋죠

 

독일 장교가 영어를 쓴 게
좀 이상해

 

우리 정체를 아는 듯했어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아마도 베이커 소령이
해명을 해야 할 겁니다

 

- 괜한 짓을 했어
- 뭐가 말입니까?

 

자넬 끌어들인 거 말이네
미안해

 

아뇨, 크레타 음식이
질리던 참이었습니다

 

내가 종종 이렇게 어리석다네

 

어렸을 때부터 다들 나처럼
위험한 놀이를 좋아한다고 믿었거든

 

근데 아니더라고

 

우리 멤버는 달라요
걱정 마세요

 

- 뜨거운 커피 드릴까요?
- 좋지

 

대위님, 죄송합니다만
배에 컵이 부족합니다

 

- 배의 문제점들 기억하시죠?
- 그럼

 

- 고맙네
- 천만에요

 

이 배에 관해서 뭐든
하실 말씀 있으면 하시죠

 

- 언제든지요
- 알겠네

 

근데 전 아직도
수영 못합니다

 

별 뜻 없으니
신경 쓰지 말게

 

저 친구가 더 신경 쓰는 것
같은데요

 

언제부터 같이 일했나요?

 

입대한 후부터

 

이쪽 세계에서는
제일 친한 동료라네

 

- 자네도 좋은 친구가 있잖아
- 네

 

- 저희도 만난 지 오래됐죠
- 운이 좋군

 

전쟁이 끝나면
절 죽일 겁니다

 

- 진담인가?
- 그렇습니다

 

절 죽일 거예요

 

1년 전쯤에 독일군에게
부상병 호송을 위해

 

통행권을 내준 적이 있어요

 

그때 전쟁을 어느 정도
낭만적으로 봤죠

 

어쨌든 놈들은 안드레아를
노리고 있었어요

 

놈들은 부상병들을 사살하고
그의 집을 폭파했죠

 

마침 그는 임무 중이라 집을
비웠지만 처자식들이 있었는데

 

전부 다 죽었어요

 

같이 장례를 치렀는데

 

한마디도 않고
쳐다보지도 않았죠

 

장례 후에야 입을 열더니

 

책임은 독일군이 아니라
저한테 있다고 하더군요

 

앵글로색슨족의
고상한 관대함이 문제라고 했죠

 

언제 어떻게 복수할 건지도
얘기해 줬어요

 

아직도 그럴 거라고
생각하나?

 

크레타 사람들은
빈말을 안 합니다

 

그래서 휴가를 가게 되면
전출을 요청할 생각이었죠

 

생각할 시간을 갖고
대비를 하려고요

 

내가 다 망쳤군
미안하네

 

괜찮습니다
전쟁이 길어질 테니까요

 

그동안은 괜찮을 것 같나?

 

확실한 기회가 있다면
죽이려 하겠죠

 

하지만 지금은 독일군들
처치하기에 여념이 없고

 

제가 쓸모가 있는 한
해치려 하진 않을 겁니다

 

- 희망 사항입니다
- 다행이군

 

안드레아 대령은 말이죠

 

적군만큼 잔인해야
승리한다고 믿어요

 

근데 저는 적군보다
더 잔인해질까봐 걱정입니다

 

- 난 그런 걱정 안 하네
- 좋으시겠습니다

 

화물칸에 좀 내려가 봐야겠습니다

 

밀러가 잔소리하기 전에요

 

도와줘!

 

폭약과 총 그리고
탄약 대부분은 건졌지만

 

식량과 의약품은 다 잃었어

 

알렉시스 신전에서 지하요원을
만나면 보급품을 얻게 될 거야

 

최대한 빨리 떠나자고

 

파파디모스와 밀러
자네들부터 들것을 들게

 

이제 대위님이 통솔합니까?

 

그럴 걸세
근데 왜 묻나?

 

확인해본 겁니다

 

오늘 오후 전투 중에

 

평소답지 않게 행동하던데
이유가 뭔가?

 

잘 모르겠습니다

 

부상당한 적이
바로 앞에 있었는데

 

어떻게 된 거야?

 

좀 망설였습니다

 

망설였다고?
자네 같은 베테랑이!

 

바르셀로나의 도살자가
뭘 망설여?

 

지친 것 같습니다
이젠 정말 지긋지긋합니다

 

긴 시간 동안
지칠 법도 하죠

 

1937년부터 독일군을 죽였는데
끝이 없습니다

 

멀리서 적군을 쏠 때 단지
움직이는 표적일 뿐이지만

 

칼로 죽일 때는
적의 냄새까지 맡죠

 

잘 때도
그 냄새가 나요

 

그래서 지난번 임무 때
스스로 다짐했습니다

 

임무는 수행하되
살인은 되도록 삼가겠다고요

 

누구 맘대로
그런 다짐을 했나?

 

자네만 지친 줄 아나?

 

임무는 수행할 겁니다

 

자네 임무는
적군을 죽이는 거야

 

암호가 있을 텐데

 

그렇다고 응답을 안 하면
즉각 정찰병이 올 겁니다

 

대체 어디 있었나?
벌써 2시 5분이야

 

이런! 제 시계가 늦나 봅니다

 

- 그럼 잘 맞춰놔야지, 멍청아!
- 네, 네

 

- 별일 없나?
- 네, 별일 없습니다

 

- 정신 바짝 차려
- 네

 

끊는다

 

장비 챙겨서 어서 뜨자고

 

출발하지

 

뭔가?

 

소령님 다리가
두 군데나 부러졌습니다

 

적절한 의료 조치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어쩌자고?

 

여기 두면 독일군이
돌봐주지 않을까요?

 

병원으로 후송해야 합니다

 

술파닐아미드로 치료하지 않으면
가망이 없습니다

 

다들 소령님을 끔찍이 생각하는군
나도 그렇다

 

선택은 두 가지다

 

곧바로 치료를 못 받아
죽더라도 데리고 가든가

 

아니면 그냥 여기 둬서
독일군에게 다 불게 하든가

 

- 소령님이요? 그럴 리 없어요!
- 그렇게 될 수도 있지

 

놈들은 다른 약도 갖고 있네

 

스코폴라민 마취제를
주사해 놓고

 

우리 계획을 세세하게
불게 할지도 모른다고

 

세 번째 선택도 있네

 

총알 하나로
소령도 우리도 편해질 수 있지

 

소령을 데려가면
우리 모두 위험해져

 

그냥 절벽에서 밀어버리고
총알도 아끼지 그래요?

 

입 다물어
세 번째 선택도 염두에 두겠소

 

물론 필요하면 쓰겠지만
미리 쓰진 않겠소

 

어서 출발하지!
브라운

 

지금부터 자네 임무는
소령을 돌보는 거다

 

출발하자니까

 

코스토스 산

 

셋째 날, 오전 9시 30분

 

좋은 아침입니다

 

미안하네

 

그런 말씀 마세요
운이 나빴을 뿐이죠

 

다들 뭐 하나?

 

- 여긴 어디지?
- 가고 있는 중입니다

 

- 내가 방해만 되겠군
- 전혀 아닙니다

 

교수가 동전 던지기에서 이겨
소령님을 모시게 됐죠

 

생각보다
무겁지도 않더군요

 

이보게, 날 두고 가게

 

제정신이 아니군요
무전 올 시간이에요

 

이제 자네한테 달렸군

 

나한테 고마워해야겠어

 

항상 원하던 일이었죠

 

행운아, 행운아
응답하라

 

조지 마이크 윌리엄
조지 마이크 윌리엄

 

강도 4...
강도 4

 

행운아, 긴급 상황이다

 

패딩턴 역은 전날
자정에 닫는다, 알겠나?

 

하루를 통째로 잃었어

 

독일군이 케로스 섬을
하루 일찍 친다는군

 

이제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모레 자정까지다

 

잘 알아들었다
통신 끝!

 

소령님과 단둘이 있고 싶다

 

바보 같은 짓이었어요

 

다 끝났습니다, 방금 본부에서
작전 취소 무전이 왔습니다

 

- 중지됐다고요
- 뭐라고?

 

대신 모레 동쪽 해안에서
상륙 작전을 편다는군요

 

- 터키 쪽 해안에서요
- 터키 쪽 해안?

 

힘으로 밀어붙일 건가 봅니다

 

이제 우린 중압감에서
벗어나게 됐어요

 

그냥 방해공작만 펴면 됩니다

 

오늘 밤 지하요원에게
소령님 치료를 부탁하겠습니다

 

또 이러시면 안드레아 대령이
성한 다리도 가만 안 둘 겁니다

 

어서 올라와라!

 

- 행운을 빕니다
- 걱정 말게

 

저녁에 알렉시스 신전에서
보자고

 

거기 3열
오른쪽으로!

 

위에 왼쪽이다!

 

발사!

 

셋째 날, 오후 8시

 

어서들 오게

 

전에 누가 썼던 모양이야

 

혹시 식량 없나요?

 

안됐지만 없네

 

좀 주의해야 하는 거 아닙니까?
그러다 적이면 어쩌려고요

 

천만에
5분 전부터 눈치챘거든

 

안 돼

 

안 돼!

 

파파디모스, 대령님과 교대해

 

- 제가 하죠
- 아니

 

파파디모스, 자네가 가봐

 

- 식량이 있을지 몰라
- 잠깐, 속임수일지도 모르죠

 

살았다!

 

꼼짝 마!

 

손들어

 

번쩍 들어
전부 다

 

음식 들고 있는 사람
말해 봐

 

나, 당신
독일군입니다

 

독일군은 아니군

 

누가 프랭클린 소령이죠?

 

들것에 누워 있소
누구요?

 

마리아 파파디모스예요

 

이제 손 내려도 좋아요

 

파파디모스?
남자라고 들었는데요

 

- 아버지예요, 이틀 전에 체포됐죠
- 체포됐다고요?

 

자백은 안 했어요
차라리 죽음을 택하실 분이죠

 

혹시 형제자매가 있소?

 

남동생 스피로는
미국에 있어요

 

그다지 멀지 않은 곳에 있소

 

저기 잘생긴 청년이오

 

스피로

 

- 왜 그래?
- 편지 자주 안 쓴 벌이야

 

- 전쟁 중인데 어떡해?
- 그 전에 말이야

 

널 만나면 뺨부터
때려주려고 벼르고 있었어

 

미안해

 

누가 이런 거예요?

 

- 그게...
- 내가 그랬어

 

누구요?

 

제 친구 안나예요
우리 편이죠

 

이런 일이 있다니...

 

전쟁 전에는 만드라코스에서
학생들을 가르쳤어요

 

작년에 체포됐다가
우리 때문에 고문을 당했죠

 

하얀 뼈가 보일 때까지
채찍질을 당했어요

 

한밤중에도 비명소리가 들렸죠

 

6개월 동안 요새에
갇혀 있었고

 

풀려난 뒤로는 말을 못해요

 

그때부터 한마디도 안 했죠
꿈속에서도요

 

심지어 나한테도 등에 난
흉터를 보여주지 않아요

 

여러분들만큼이나
훌륭한 투사예요

 

유령처럼 어디든 가는데

 

우리한테 총도 구해다 주고
살인도 서슴지 않죠

 

운 좋은 줄 알아요

 

괜찮아
우리 편이야, 아군이라고

 

동지야

 

넷째 날, 오전 8시

 

나바론

 

만드라코스

 

괴저입니다

 

다리를 절단하지 않으면
소령님 생명이 위태로워요

 

본인도 아나?

 

모를 겁니다

 

대위님

 

여기 와서 처음으로
제 뜻을 직접 말씀드릴게요

 

더 이상 겉돌기 싫으니
다시 팀원이 되겠습니다

 

기회를 주십시오
믿으셔도 됩니다

 

생각해 보지

 

괴저인데 어쩔 겁니까?

 

- 누구와 교대했나?
- 저 여자요

 

- 앞으로는 내 명령만 따르게
- 알겠습니다, 질문했잖습니까?

 

들었다, 병장

 

요기나 하게, 명령이다

 

감사합니다

 

저 아래는 꽤 분주하군
소리가 들려

 

적들이 시내를 샅샅이
뒤지고 있습니다

 

놈들이 떠나자마자
들어갈 겁니다

 

병원에 모셔다 드리죠

 

브라운이 호전되고 있다더군요

 

다들 거짓말을 하고 있어
후각까지 잃은 건 아닐세

 

유능한 외과의사면 좋겠군

 

젠슨 준장님이 뭐라실까?

 

내 운이 다했다고 하시겠지?

 

이제 장군이 되긴 글렀어

 

프랭클린 소령 말인데
나쁜 친구는 아니군

 

네, 그런 사람은 아니죠

 

- 골짜기에 확실히 굴이 있소?
- 네, 거기는 안전해요

 

발각된 것 같군
어서 가지

 

빨리 뜨자고

 

망할 자식들!

 

- 실례했소
- 괜찮아요

 

- 굴은 어디 있소?
- 저쪽입니다

 

- 어디로 통하는 거요?
- 시내 뒤쪽으로요

 

좋아요, 계속 갑시다

 

안나

 

안나

 

다리를 저는군요
다쳤나요?

 

부축해줄까요?

 

넷째 날, 오후 3시

 

병원

 

고맙네

 

어서 일어나게

 

화재 비상구가 있을까요?

 

문 열어!

 

여긴 지금 자리가 없대, 가자!

 

다른 카페로 가보자!

 

파도 치는 바다
내 사랑은 잠이 들었네

 

파도여
내 사랑을 깨우지 말아다오

 

해변에서
우린 종일 걸으며 이야기하네

 

해변에서...

 

좋은 사람들이군

 

해변에서
종일 걸으며 이야기하네

 

저 바다가 저 바다가
와인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그리운 가족
다시 한번 보고 싶구나

 

해변에서
우린 종일 걸으며 이야기하네

 

해변에서
종일 걸으며 이야기하네

 

순순히 항복해, 안 그럼
무고한 사람들까지 죽는다

 

넷째 날, 오후 9시

 

문에서 대기하게

 

다들 돌아서

 

말로리 대위, 축하하네
엄청 애를 썼더군

 

하지만 불행하게도
처음부터 잘못된 일이었지

 

폭약 어디다 숨겼어?

 

모른다

 

대장이라고 영웅 행세를
하려나 보군

 

자네들은 부담 갖지 말게
이미 많이 힘들었잖나

 

왜 고생을 자처하나?

 

자네들한테 전쟁은
이미 끝났어

 

다른 장교가 심문하러 올 거야
나치 친위대 소속 대위지

 

솔직히 심문이 아주 지독해

 

자네들은 군복을 안 입었으니
첩자로 취급될 거야

 

간첩 활동에 대한
처벌은 알고 있지?

 

폭약을 어디 숨겼는지
얘기해 줄 용기가 있다면

 

자기 자신은 물론 동지들의
목숨도 구할 수가 있어

 

이런 기회가 다신 없으니
받아들이는 게 좋을 거야

 

저기요... 전 첩자가 아닙니다
한패가 아니에요

 

겁쟁이...

 

그냥 둬

 

계속해봐

 

맹세컨대
전 가난한 어부입니다

 

이틀 전에 이놈들이 선원들을
죽이고 제 배를 빼앗았습니다

 

강제로 끌려왔다고요
저는 포로입니다

 

영어는 어디서 배웠나?

 

키프로스에서요
전부 다 사실입니다

 

안드레아 스타브로 아닌가?
안드레아 대령

 

가당치도 않습니다
전 살루니우스입니다

 

키프로스 출신 어부죠

 

그럼 권총집은 왜 찼지?

 

이 자들이 놀려먹으려고
강제로 채웠어요

 

폭약 어딨어?

 

안다면 당연히 말씀드리죠

 

근데 전혀 못 들었어요

 

- 저를 안 믿나 봐요
- 안 믿을 만하군

 

사령관께서 곧
축하 전화를 하실 거요

 

고맙습니다

 

폭약 행방에 대해 물었는데
대답을 거부하고

 

여기 그리스인은
한패가 아니랍니다

 

이들과 한패가 아니라고?

 

- 네, 절대 아닙니다
- 거짓말하고 있군

 

- 대위님
- 거짓말쟁이

 

이건 시작에 불과해

 

- 폭약 어딨어?
- 정말 모릅니다

 

맹세컨대 모릅니다
한패도 아니고요

 

아까 설명했듯이
강제로 끌려왔어요

 

전 그냥 키프로스에서 온
불쌍한 어부일 뿐입니다

 

이름은 살루니우스고요
정말 맹세합니다

 

이자들이 제 배를 훔치고
강제로 끌고 왔습니다

 

부상자 좀 볼까?

 

저는 정말 포로입니다

 

- 제슬러 대위님!
- 상관 마!

 

폭약 어딨어?

 

대답하지 않으면
이 장교의 다리를 직접 손봐주지

 

좋아

 

- 일어나!
- 못 일어나겠어요

 

일어나!

 

요절을 내기 전에
어서 일어나!

 

못 일어나겠어요...

 

- 일어나!
- 몸이 안 좋아요

 

일으켜 세워
어서 세우라고!

 

정말 못 견디겠어요!
제발 어떻게 좀 해주세요

 

보츠 불러들여

 

들어와!

 

중위, 전화기 들어

 

다른 명령이 있을 때까지
방해하지 말라고 지시해

 

내가 독일어를 완벽하게
구사한다는 거 명심하고

 

별로 위생적이지 않군
냄새도 아주 지독해

 

여러분, 안녕!

 

소령님은 여기 두고
떠날 겁니다

 

이해하네

 

우리가 잠시 놈들을
따돌리겠습니다

 

내일 밤 상륙 작전은
절대 알려져선 안 됩니다

 

물론이지

 

걱정 말게

 

고맙네

 

행운을 빌어

 

잠깐

 

프랭클린 소령님을
남겨두고 가겠소

 

부상을 당한 장교요

 

그러니 적절한
의료 조치를 부탁하오

 

부상자는 해치지 않소

 

다 제슬러 대위 같지는 않소이다

 

- 기지 통신소는 어디요?
- 말 못하오

 

당신들이 볼 때
나 같은 목숨이야 별거 아니겠지

 

하지만 난 말하지 않을 거요

 

- 그만 가겠습니다
- 행운을 비네

 

소령님, 그리울 겁니다

 

중환자처럼 구실 거죠?

 

변기도 가져오라고 하고
놈들을 미치게 만드세요

 

명심하지

 

나중에 전쟁 끝나면
점심 한번 사세요

 

로스트 비프, 푸딩
레드 와인으로요

 

스테이크와 파이도

 

소령님이 내신다면
뭐든 좋습니다

 

연기 한번 대단하시더군요

 

그만 가지

 

소령을 독일군한테 맡긴 게
잘한 일이면 좋겠군

 

- 저기요...
- 뭐요?

 

대위님 말고
스타브로 씨요

 

자기 소개 좀 해주세요

 

뭐가 알고 싶소?

 

결혼했어요?

 

하긴 했소

 

근데 처자식이 죽었죠

 

사람을 많이 죽였나요?

 

독일군들만...
이탈리아군도 있겠군요

 

- 말로리 대위님
- 네?

 

- 당신은 행운아예요
- 잘 알고 있소

 

- 스타브로 씨
- 뭐요?

 

당신이 좋아요

 

나도 그렇소

 

이런...

 

자네 말야
완전 애송이로군

 

코 밑의 털이나
좀 밀지 그래요?

 

안 돼, 나도 이젠 장교야

 

자넨 아무래도 군복을
잘못 고른 것 같군

 

5분 후에 소등할 테니
다들 푹 쉬도록

 

내일 아침 첫 임무는

 

지금 트럭을 버리고
다른 차를 탈취해서

 

폭약을 싣고
나바론으로 가는 거다

 

내일 밤 10시까지는
요새에 잠입해야 해

 

어떻게 들어가죠?

 

걸어서 들어간다

 

- 독일군복 하나면 다 돼요?
- 아니

 

프랭클린 소령한테
계획이 변경됐다고 했네

 

거포를 노리는 게 아니라

 

내일 밤 터키 해안에서
대대적인 공격이 있을 때

 

시선을 돌리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네

 

내 예감이 맞다면 소령님한테
스코폴라민 자백제를 주사할 거야

 

그럼 소령님은 들은 대로
얘기하겠지

 

안 믿을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조치는 취할 거야

 

그럼 나바론 병력으로
해안 수비를 강화할 거고

 

대단하군요

 

그래도 요새에
남은 병력이 있을 거네

 

안드레아, 파파디모스, 브라운은
놈들의 시선을 끌어서

 

요새 밖으로 유인해

 

그럼 혼란을 틈타

 

나와 밀러가
안으로 잠입하는 거지

 

그때 두 여성 요원들은
제일 빠른 배를 탈취해야 하오

 

그래야 일이 끝났을 때
빠져나올 수 있지

 

정말 감탄스럽군요

 

근데 자백제가 없으면
어떻게 되죠?

 

옛날 방식으로 고문하면요?

 

소령님은 의지가 강해
말 안 하고 버틸 수도 있습니다

 

쉽게 꺾이지 않는다고요

 

모진 고문 후에 대위님의 거짓말을
고백할지도 모르죠

 

심지어 버티다 목숨을
잃을 수도 있고요

 

그런 생각은 해봤습니까?

 

- 그래, 해봤네
- 어련하시겠어요

 

절벽에서부터
그런 생각을 했겠죠

 

세 가지 선택 어쩌고
하면서요

 

그래서 죽어가는 가엾은
남자를 끌고 다녔군요

 

소령님은 살아도
불구가 될 텐데

 

어떻게 그럴 수 있죠?

 

당신은 그를 이용한 겁니다

 

내가 사람을 잘못 봤군요

 

당신은 정말 매정한 사람이에요
말로리 대위

 

처음부터 그럴 의도는
아니었네

 

하지만 임무를 위해

 

지금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서 그런 거야

 

빌어먹을 놈의 임무!

 

수많은 임무를 수행했지만
전쟁을 바꿔 놓진 못했죠

 

우리 모두가 전멸할 때까지
전쟁은 계속 되겠죠

 

전쟁은 내 알 바 아니에요
소령님만 걱정될 뿐이라고요

 

- 터키가 적군에 가담해도?
- 그래서요?

 

이놈의 세상 박살나게 놔두세요
그래도 싸요

 

그럼 케로스 섬의
아군 2천 명은?

 

그 사람들은 몰라도
나바론의 소령님은 알죠

 

소령은 다쳤을 때
이미 끝났네

 

거기 누워 커피나 마시면서
말하는 건 쉽죠

 

오늘 소령님을 남겨둘 때만 해도
고마웠는데 참 우습군요

 

이 임무를 마치기 전에

 

저에게도 대위님을 이용할 기회가
꼭 생겼으면 합니다

 

유감스럽지만
달리 방법이 없었네

 

다들 푹 자게

 

내일 일은 어떻게 되든
푹 자두자고

 

나부터 보초를 서지

 

나왔어요?

 

순수한 도덕적 견지에서
말해봐요, 선생

 

인간의 선량함과
문명인이란 측면에서 봤을 때

 

내가 소령한테 한 행동이
옳은 일이었을까요?

 

지독한 놈이 걸렸습니다

 

이런 고문이 통하겠나?

 

- 자백제 있나?
- 네

 

그걸 주사하도록 해

 

자넨 그만 가봐!

 

그러죠, 장군님

 

입이 무거운 놈에겐
자백제만한 게 없지

 

마지막 날, 오전 6시 30분

 

트럭이 고장 났는데
좀 봐줄 수 있겠나?

 

알겠습니다, 중위님

 

저기 있는 두 녀석들은
쓸모가 없다네

 

동부전선으로 보내버려야겠어

 

차에 대해선 저희가 잘 아니까
확실히 손봐드리죠

 

좋아!

 

꼼짝 마!

 

손들어!

 

만드라코스를
전부 쓸어 버렸어요

 

보복이죠

 

이 지역은 거포의 진동 때문에
집이 흔들려서 다들 떠났죠

 

마지막 날, 오후 9시

 

- 공격 지점이 어디지?
- 터키 쪽 해안...

 

- 시간은 언제지?
- 지금 수술 안 하면 죽습니다

 

다들 작전은 숙지했나?
질문은?

 

행운을 빈다

 

난 필요 없으니 가져가

 

스피로

 

안드레아

 

조심해요

 

그러죠, 마리아

 

다들 멈춰요
다 끝났어요

 

누가 일을 다 망쳤다고요

 

첫 번째 증거는
폭파 장치예요

 

단순하고 낡았지만
멀쩡한 거였는데

 

이젠 작동을 안 해요
왜 그럴까요?

 

시계는 이상 없지만
접촉단자가 부러졌기 때문이죠

 

성탄절까지 똑딱거리긴 해도
폭죽조차 터뜨리지 못해요

 

두 번째 증거는
장비 도난이죠

 

도화선이 없어졌어요
전부 사라졌다고요

 

세 번째 증거는 뇌관이에요

 

기폭제가 5그램씩
들어 있는데

 

민감한 물건이라 충격을 주면
제 손목이 날아가야 정상이죠

 

이 모든 것은 이 방에
배신자가 있다는 소립니다

 

제정신이 아니군요
기지에서부터 잘못됐겠죠

 

아냐!
출발 전에 점검했어

 

여기...
여기 누군가의 짓이에요

 

근데 누굴까요?
누구...

 

폭탄이 내 시야를 벗어난 적이
딱 두 번 있었는데

 

한 번은 대령님과 마리아가
폭탄을 숨길 때였어요

 

하지만 나중에 이상 없다는 걸
확인했죠

 

다른 한 번은 트럭 뒤에 두고
정찰 나갔을 때죠, 전부 다요

 

저 여자만 빼고요

 

트럭을 지키라고
혼자 놔뒀죠

 

미쳤군요

 

잠깐 생각 좀 해봅시다

 

이곳에 온 뒤로
계속 위험한 고비를 맞았어요

 

생각해 보세요

 

우리가 숲속에 숨어 있을 때
저 여자는 나무 위에 있었죠

 

거기서는 깡통이나 거울로
비행기에 신호를 보낼 수 있죠

 

거기서도 발각됐어요

 

갱도에서는 뒤처져 오면서
다리를 절고 있었죠

 

근데 지금은 절지도 않잖아요

 

계속 뒤처져 오며
표식을 남긴 게 분명해요

 

소령님과 병원에 갔을 때도
독일군이 기다리고 있었고

 

저 여자 집에서도
놈들이 나타났었죠

 

그래도 우리를 탈출시켰잖아요

 

물론 집도 아수라장이 됐고
우리와 함께 죽을 뻔했어요

 

그래서 어떻게 했죠?

 

옷 갈아입으러 침실로 가서
메모를 해놓곤

 

총질을 못하는 결혼 피로연으로
데려가 꼼짝없이 잡히게 했어요

 

총을 쐈다가는
시민의 절반이 죽었을걸요

 

완전히 미쳤군요

 

내가요? 그럴지도 모르죠
더는 놀랄 일도 없군요

 

아주 쉽게 논란을
잠재울 수 있어요

 

독일군의 고문으로
등에 끔찍한 흉터가 있다던데

 

그걸 확인하면 되죠

 

어때요, 마리아?
한번 보고 싶지 않아요?

 

증명됐군요

 

맞아요

 

사실이에요

 

고통을 참을 수가 없었어요

 

자유의 몸으로 동지들과
함께 있을 땐 누구든 용감하죠

 

하지만 제가 잡혔을 때 동지들은
자유로웠지만 도와주지 않았죠

 

혼자서 적의 손아귀에 있었어요

 

매음굴로 보내겠다고 하더군요
고문도 하겠다며 협박했어요

 

고문 받는 걸 봤어요

 

미안해요
정말 무서웠어요

 

우리를 만났을 때
왜 밝히지 않았죠?

 

우리 편이 되지 그랬어요?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기회였잖아요

 

기회 따윈 없었어요
당신들은 성공 못해요

 

처음부터 절망적이었죠
절대 빠져나가지 못할 거예요

 

간밤에 말하려고 했었는데...

 

- 무슨 방법이 없겠나?
- 글쎄요

 

폭파하는 거야
어떻게든 가능하죠

 

문제는 터지기 전에
도망치는 거죠

 

근데 잊은 거 없습니까?

 

저 여자요

 

이번에도 세 가지
선택이 있어요

 

첫째는 여기 두고 가는 건데
그럼 독일군 손에 넘어가겠죠

 

술술 다 불어버릴 거예요

 

두 번째는 데려가는 건데
그럼 일이 더 곤란해져요

 

세 번째는 대령님이
권한 건데 기억하시죠?

 

- 엄중한 처벌 말인가?
- 네, 그렇습니다

 

어젯밤에 한숨도 못 잤습니다

 

그렇게 죽이고 싶으면
죽이게

 

그러고 싶지 않습니다
살인은 원치 않는다고요

 

타고난 군인도 아니고
단지 끌려왔을 뿐이에요

 

이따금 실없는 농담을 하는 건
그조차 못하면 미치기 때문이죠

 

처벌은 대위님 같은 분이
하셔야죠

 

장교에다 신사이시고
영웅이잖습니까

 

내가 좋아서 이런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네

 

자네나 다른 군인들처럼
나도 끌려왔을 뿐이지

 

대위님은 원해서
장교가 된 게 아닌가요?

 

전 장교를 거부했습니다
책임을 지기 싫거든요

 

그래서 항상 따라만 왔군

 

임무를 수행하려면 누군가 책임을
져야 하는데 그건 쉬운 줄 아나?

 

글쎄요

 

더러운 일을 할 때는 누가
책임을 지는지 궁금하군요

 

명령하는 자와 따르는 자
누구의 잘못이죠?

 

- 이럴 시간이 없네
- 잠깐만요

 

이번 임무를 수행하려면
여자는 죽여야 합니다

 

다들 대위님이 임무에 얼마나
열성적인지 잘 압니다

 

다른 사람들은 모르겠지만

 

전 배신자라도 여자를
죽인 적은 없습니다

 

직접 하시는 게 어떨까요?
한 번이라도 떠넘기지 말고요

 

부하들 앞에서 당당히
모범을 보이셔야죠

 

성호를 긋고 눈을 감은 뒤
조국을 생각하며 방아쇠를 당겨요

 

어쩌실 겁니까?

 

뭐 하고 있나?
어서 시작하지

 

브라운, 마리아와 같이 가게

 

군복을 입고 있을 땐 살인이
어렵지 않다는 걸 알게 되지

 

때로는 죽이지 않는 게
더 어려워

 

옆에서 방관만 하면서 항상
도망칠 수 있다고 생각하나?

 

구경꾼 노릇은 관두게
이젠 목숨을 걸고 참여해

 

폭탄 전문가라 했던가?
그걸 증명해 보라고

 

나더러 이걸 쓰라고 했지?

 

방법을 못 찾아내면
자네한테도 쓰겠어

 

농담 아니야

 

가자고

 

철저히 대비해!

 

멈춰! 멈춰!

 

천천히! 천천히!

 

정찰병! 어서 이리 와!

 

이봐! 이리 오라니까!

 

빨리! 이 길로 가라니까!
어서 비키라고!

 

대포 보관소 입구

 

이게 뭐지?

 

- 무슨 일이야?
- 몰라, 하지만 꽤 컸어

 

여기 있어
필요하면 부를 테니

 

잘 알겠습니다

 

뭐였어?

 

뭐야? 자는 거야?

 

내 커피 어디 있어?

 

이봐! 거기
커튼 좀 잘 쳐놔

 

그러지

 

- 장군님
- 고맙네

 

무슨 일입니까?

 

- 요새로 돌아가야겠다
- 알겠습니다

 

모두 요새로!

 

도와줘! 도와줘!

 

스피로!

 

스피로!

 

뇌관 주십시오

 

이곳 일은 30초 안에
끝납니다

 

밀러!

 

밀러!

 

- 밀러
- 뭡니까?

 

뭐 하는 건가?

 

놈들이 거포부터 확인할 텐데
그럼 제 폭탄을 발견하겠죠

 

놈들도 바보는 아니니까요

 

하지만 제 폭탄을 제거하더라도
불벼락이 치게끔 조치했어요

 

만약을 대비한 보험인 셈이죠

 

- 어떻게 작동하지?
- 승강기 좀 내려주세요

 

됐습니다
이 바퀴 보이시죠?

 

놈들이 이 승강기로
포탄이나 작약을 내려보내면

 

바퀴가 여기까지 오죠

 

그럼 두 전선을 건드리고
회로가 구성되면서

 

여기 있는
제 플라스틱 폭탄과

 

이곳에서 빌린 이 물건에...

 

충격을 가하죠

 

윤활유를 발라서
전선이 안 보일 겁니다

 

성공할 것 같나?

 

보장하진 못하지만
가능성은 충분해요

 

만약 이게 터지면

 

여기 있는 모든 것들도
같이 폭발하죠

 

안 터질 경우에는?

 

영국 구축함이 침몰하면
우리가 책임을 져야죠

 

전멸당할 수도 있어요

 

유감스럽지만 현재로선
이 방법을 믿어 봐야죠

 

충고대로 목숨 걸고
하고 있습니다

 

서두르게

 

- 가게
- 먼저 가세요

 

전 수영을 못하잖아요

 

익사하게 놔두진 않겠죠?

 

안 되겠어, 팔이...

 

어서 잡으세요
얼른요

 

꽉 잡아요!

 

레이더에 신호가 잡힙니다

 

- 거리는 7.5킬로미터쯤 됩니다
- 알겠다

 

적들이 근처에 있다
반복한다, 적들이 접근한다

 

너희들은 저쪽을 살핀다!

 

샅샅이 살펴야 한다
저쪽으로 가

 

멈춰!

 

자네, 자네
가서 확인해봐

 

장군님, 조심하십시오

 

여기도 뭔가 있습니다

 

계속 찾아봐

 

- 목표물에 발사 준비
- 발사 준비

 

목표물에 발사 준비
목표물에 발사 준비

 

발사 준비하라
발사 준비하라

 

스피로는 죽었죠?

 

어떻게 된 거예요?

 

여기 온 이유를
잊었기 때문이오

 

- 발사 준비가 됐습니다
- 알겠다

 

- 폭탄을 장전해
- 네, 장군님

 

폭탄 장전 실시

 

- 장전 명령이 내려왔습니다
- 장전 지시해

 

장전 준비

 

- 조준 개시
- 조준 개시

 

조준 위치 확인

 

포신을 8시 방향으로

 

- 포신을 고각으로
- 포신을 고각으로

 

발사 준비 완료

 

발사!

 

목표물이 90도에 있다

 

발사!

 

발사!

 

- 크레타로 돌아갈 건가요?
- 그렇소

 

우리와 같이 가겠소?

 

우리요?

 

나하고

 

만드라코스로 돌아가야 돼요
독일군의 만행을 보셨잖아요

 

나바론도 무자비하게
보복당할 거예요

 

- 어서 일어나세요
- 난 돌아가겠네

 

임무는 끝났습니다

 

아니, 자네 임무만 끝났지

 

여기서 살아남을 확률이
얼마나 된다고 생각하십니까?

 

난 쉽게 죽지 않네

 

이봐

 

이제 곧 케로스 섬에 갇힌
병사들이 행복해지겠군요

 

사람들로 붐비긴 해도
배로 하는 여행이 최고죠

 

신선한 공기
맛있는 음식

 

갑판에서 하는 놀이에
멋진 아가씨들...

 

사과드리고 싶습니다
축하도요

 

솔직히 성공할 줄 몰랐어요

 

나도 마찬가지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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