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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링 인 러브

 

길모어 박사님 부탁합니다

 

네. 아뇨, 안사람인데요

 

아니, 발전기 때문인 것 같아
카센터에다 맡겼어

 

괜찮아요, 기다릴게요

 

응, 그냥 그 사람한테 고치라고 해

 

- 여보세요
- 여보세요

 

- 누구야? 마이크?
- 브라이언?

 

- 마이크, 엄마랑 통화 중이야
- 죄송해요. 안녕하세요, 예...

 

알았어, 알았으니까 빨리 끊어

 

- 지금 공중전화라 안돼요
- 안돼, 나 지금 시내야

 

뉴욕에 있어요. 차가 안 움직여서
기차 탔다고 전해주세요

 

아니, 기차 탔다고. 그래. 됐어?

 

응, 알았어. 안녕하세요?

 

- 잘 있다고 전해주세요
- 잘됐네

 

- 메리 크리스마스
- 메리 크리스마스

 

고맙습니다, 안녕히 계세요

 

메리 크리스마스!

 

그거 고추에요? 조금만 주세요

 

조금만 더 주세요

 

고맙습니다

 

죄송한데 4층 좀
눌러주시겠습니까? 고맙습니다

 

이런 데서 음식을 먹으면 안 되죠

 

- 사람들 옷 버리면 어쩔 거에요?
- 죄송합니다

 

좋은데요

 

- 현금이십니까, 카드십니까?
- 카드요

 

여기 있습니다

 

잘 있었나?

 

하고 많은 식당 놔두고
왜 하필 여기야?

 

크리스마스 이브잖아

 

- 돌겠구만!
- 왜? 좋기만 한데

 

요즘 어때?

 

- 죽을 맛이야. 자네는?
- 좋지. 한번 거나하게 마셔볼까?

 

- 미쳤어?
- 그냥 기분이 좋아서 그래

 

차가 고장 나는 바람에
늦어서 제이도 못 만났어

 

자네가 이 수정안 좀
제이한테 전해주겠나?

 

또 엉뚱한 선물 사느라고 돈을
무지하게 썼더니 기분이 너무 좋아

 

- 수잔은 잘 지내?
- 그럼

 

- 다행이군
- 우리 이혼하기로 했어

 

- 술 하시겠습니까?
- 예, 뭘로 할까...

 

맥주 주세요

 

하이네켄, 미쉘롭, 몰슨, 벡
버드와이저. 밀러, 밀러 라이트

 

슐리츠, 기네스
칼스버그가 있습니다

 

- 아무 거나 줘요
- 이러시면 제가 곤란한데요

 

알았어요. 밀러요, 밀러 라이트

 

아, 미안한데 슐리츠로 바꿀게요

 

어차피 예견됐던 일인데 뭐

 

내가 캐롤을 1년 넘게 만나고
있다는 것도 다들 아는 사실이고

 

그 동안 애들 생각해서 서로
참고 살았는데 더는 안 되겠어

 

차라리 잘됐어
적어도 감정에 솔직하긴 하잖아

 

- 마음이 아프군
- 그래?

 

- 응
- 왜?

 

몰라

 

- 메리 크리스마스
- 메리 크리스마스

 

- 이번에 어디 가?
- 아카풀코. 월요일 아침에

 

- 둘 중에 누가 데이빗이야?
- 젊은 사람

 

- 내가 얘기해준 적 있잖아
- 헬스클럽에서 본 남자?

 

응, 검은 머리에 눈은
부리부리하고 엉덩이 빵빵한 남자

 

- 그래, 기억 난다
- 정말 죽인다니까

 

기억 나

 

- 사랑하니?
- 웃기는 소리 하지마!

 

- 언제 돌아와?
- 새해 첫날

 

배리네 식구들 온대. 매년 새해
첫날에 저녁 식사를 같이 하거든

 

어쨌든
그 사람 아직은 내 남편이고

 

그 사람이
중요하게 여기는 행사니까 가야지

 

그럼 돌아와서 다시 연락할게

 

검게 그을린 얼굴 보게 되겠네

 

나 거기
일광욕이나 하자고 가는 거 아냐

 

- 잘 가
- 잘 가

 

메리 크리스마스!

 

메리 크리스마스

 

- 한잔 드세요
- 난 안 마실란다

 

왜요?

 

커피, 술, 담배는 안돼

 

- 위산 분비가 잘 안되고 있어서
- 여전하시네요

 

- 참아야지 어쩌겠냐?
- 아버지

 

- 감기 가지고 뭘 그러세요?
- 페스트도 비슷한 종류야

 

- 병원에는 가 보셨어요?
- 내가 의사인데 왜 가냐!

 

- 조지한테 연락해 볼까요?
- 됐다

 

협심증, 편두통, 위염
이런 증상만 빼면

 

네 아버지 말짱해

 

 

정말 저랑 집에 안 가실 거에요?

 

- 교외에서 크리스마스를? 싫다
- 왜요?

 

- 내가 가야 분위기만 망치지
- 그건 그렇지만 어쨌든 오세요

 

난 괜찮아

 

내가 있으면 딴 사람들이 불편해
혼자 있는 게 낫다

 

뭐 하시는 거에요?

 

- 성냥 찾는다
- 정말 계속 이러실 거에요!

 

사계절 정원 가꾸기

 

항해백과

 

감사합니다

 

손님, 잠깐만요
이거 가지고 가셔야죠

 

고맙습니다

 

실례합니다, 죄송합니다

 

제기랄

 

- 죄송합니다
- 제가 집을게요

 

더 엉망 됐네요

 

저기, 이거 좀 버려도 되죠?

 

- 이것 참!
- 그냥 지나가세요

 

- 가방 드릴까요?
- 막판에 몰아서 쇼핑하다 보니...

 

- 전 하나 더 있으니까 가지세요
- 정말이십니까?

 

- 네, 가져가세요
- 고맙습니다

 

발 조심하세요

 

- 죄송합니다
- 제가 도와드릴게요

 

괜찮습니다. 고맙습니다

 

그냥 위에다 올려 주세요

 

고맙습니다

 

- 여기요. 됐죠?
- 정말 고맙습니다

 

- 뭘요
- 고맙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아니에요

 

가방 다 드셨습니까?

 

잠깐만요! 잠깐만요!

 

책이 서로 바뀐 것 같은데요

 

죄송합니다

 

됐어요, 고맙습니다

 

- 메리 크리스마스
- 메리 크리스마스

 

나 깼어요. 나 깼어요

 

나 깼어요. 나 깼어요

 

알았다, 알았어

 

아직 너무 이르잖니

 

나 깼어요. 나 깼어요. 나 깼어요
이리 와봐. 이리 와봐

 

하여튼 너희들은... 그만해!

 

나가 있어! 20분만 더 있다 나갈게
아직 선물 풀어보면 안돼!

 

아래층에 가지 마라!

 

메리 크리스마스

 

호, 호, 호!

 

선물 풀어보고 싶지 않아?

 

대체 누가 애 낳자고 한 거에요?

 

- 맞아. 당신이었어요
- 당신이었지

 

아무래도
내가 정신이 나갔었나 봐요

 

좋아

 

좋아

 

이제 슬슬 행사를 시작해 보죠

 

세상에

 

- 맘에 안 들어?
- 아뇨, 너무 예뻐요

 

- 맘에 들어?
- 네, 정말 너무 예뻐요

 

맘에 안 들면 바꿔도 돼

 

정말 뜻밖이에요

 

이렇게 낭만적인 선물을
받을 줄은 몰랐어요

 

고마워요

 

- 메리 크리스마스. 맘에 들어?
- 네

 

그리고 이건 당신 선물

 

- 살살 다뤄라
- 저녁식사 전에 망가질 걸요

 

마이크, 조각들 한 데다 모아둬라

 

나중에 아빠가 찾게 만들지 말고

 

이거 하나만 놓으면 돼요

 

맘에 들어요?

 

- 이건 뭐에요?
- 풀어봐

 

- 아냐, 틀렸어!
- 아빠 말 못 들었냐?

 

조각들을 한 군데다
놓으라고 했잖아. 한 군데다 놔

 

한 군데다 놓고 있어요

 

항해백과

 

이게 뭐에요?

 

- 이게 뭐지?
- 책 좋은데요. 바꾸면 돼요

 

고마워요

 

이거 말고 정원 가꾸기 책 샀는데

 

다들 방 치워요
크리스마스 공식 행사는 끝났어요!

 

사계절 정원 가꾸기. 이게 뭐야?

 

이런

 

책 참 좋은데

 

미안해요

 

- 책 좋다니까
- 내 실수에요

 

책방에서 그 남자... 세상에

 

됐어요. 다시 갖다 줄게요

 

- 이 스웨터도 다시 갖고 주고
- 아냐. 맘에 들어

 

- 입지도 않을 거잖아요
- 그래. 맞아

 

- 당신이 입으면 예쁠 거야
- 그래서 샀어요

 

- 마음이 중요한 거지 뭐
- 그래요, 다시 갖다 줄 거에요

 

- 세상에! 메리 크리스마스
- 메리 크리스마스

 

- 옷 갈아입자
- 왜요?

 

아이린이랑 필

 

아, 맞아

 

싫은데

 

언제에요?

 

아침 겸 점심

 

정말 싫은데

 

- 재미있을 거야
- 아뇨, 재미없을 거에요

 

맞아, 재미없을 거야

 

알았어. 내가 전화할게
전화해서 취소할게

 

아니에요. 그냥 우리
둘만의 시간을 가졌으면 했는데...

 

한번만이라도요

 

아이린, 브라이언이에요

 

예. 메리 크리스마스

 

괜찮아요
당신 하고 싶은 대로 해요

 

잠깐만요. 몰리가 통화하고 싶대요

 

- 괜찮다고 했잖아요
- 당신이 말해

 

당신이 직접 얘기해, 어서

 

아이린, 나에요

 

아뇨. 저야 좋죠 뭐

 

정말이에요

 

언제 시간 돼요?

 

고마워요
내일까지는 준비될까요?

 

아침에 전화 주세요

 

승차권 꺼내주십시오

 

승객 여러분, 승차권 꺼내주십시오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 리졸리
- 네?

 

- 서점이요
- 무슨 말씀이신지...

 

어디서 많이 뵌 분이다 했습니다
그 책이요

 

어머나!

 

떨어진 거 주울 때 도와주셨죠?

 

네!

 

기억 나요

 

어디서 뵌 것 같기는 한데
어디였는지 생각이 안 나더라고요

 

선물꾸러미
잔뜩 들고 계셨던 분이죠?

 

- 예, 제가 부인 걸 들고 갔어요
- 네, 맞아요

 

그 책 제가 아직도 가지고 있어요

 

부인 책은 배에 관한 거였죠?
좋은 책이던데요

 

- 기억이 나서 다행이군요
- 그러게 말이에요

 

다시 봬서 반가웠습니다
그럼 전...

 

저도 반가웠어요

 

저... 메리 크리스마스
메리 크리스마스

 

아, 네. 메리 크리스마스

 

- 프랭크, 프랭크!
- 응?

 

휴스턴 얘기 하다 말고 뭐해?

 

- 텍사스요?
- 그래

 

- 정신을 어디다 놓고 있는 거야?
- 생각 좀 하느라고요

 

휴스턴 생각이나 해
기껏해야 6, 7달이야

 

아무리 짧아도 1년이에요

 

- 소장님, 좀 와주십시오
- 여기 8번이야. 곧 갈게

 

- 개축하는데 왜 1년이나 걸려?
- 전 식구들 때문에 못 갑니다

 

- 딴 사람 찾아보십쇼
- 적임자가 없어

 

- 가면 수입 좋을 거야
- 여기 일도 아직 안 끝났습니다

 

- 자네가 꼭 가줘야 된다니까
- 알겠습니다. 생각해 보죠

 

- 일단 간다고 해
- 약속을 어떻게 함부로 합니까?

 

- 자네 정말 골치덩인 거 아나?
- 그래도 일은 확실하잖습니까

 

- 생각해 봐, 알았지?
- 알겠습니다

 

- 문제가 뭐야?
- 봉합 부분이 좀 이상합니다

 

- 이 파이프를 잘라내야겠어요
- 이거 누가 시켰어?

 

오늘 오후 4시 이후에요. 아뇨
그랜드센트럴에서 더브즈페리로요

 

예. 예

 

잠깐만요

 

510, 533

 

552

 

620

 

653

 

예, 좋습니다. 감사합니다

 

아버지!

 

- 주무세요?
- 몰리냐?

 

- 너였구나
- 무슨 일 있어요?

 

- 잘 주무셨어요?
- 잠이 아직 안 깼다

 

- 더 주무세요
- 아니다, 아니야

 

온지 오래 됐냐?

 

아뇨

 

방금 왔어요

 

- 의사가 뭐래요?
- 너희 어머니...

 

- 네?
- 꽃 말이다

 

꽃을 보면
기분이 좋아진다고 늘 그랬지

 

엄마가 그랬던 적도 있었어요?

 

전 엄마 싸우는 모습만 봤어요

 

그래서 집에 들어가기가
무서웠던 적도 있었지만

 

기분 좋은 엄마 모습은
생각 안 나요

 

그땐 네가 너무 어려서 그래

 

금요일에 집에 가실 거에요?

 

난 그냥 주말에 여기서
간호사들이나 귀찮게 할란다

 

무슨 일 있었어요?
검사는 한대요?

 

늘 결과는 같은데 뭐
나이만 두 살 더 먹었지

 

그런데 왜 퇴원 안 시켜준대요?

 

모르겠다. 내가 실험대상으로
적격인 모양이지

 

제가 어떻게 해야
정확한 대답을 하시겠어요?

 

의사한테 가서 물어봐

 

아버지가 걱정돼서 그래요

 

설탕 좀 없나?

 

자네 앞에 있잖아

 

무슨 일 있어?

 

별거 아니야. 신경쇠약이야

 

신경쇠약 걸리는 게 당연하지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내 인생 최악의 주말이었어

 

- 무슨 일 있었어?
- 일이 완전히 꼬였어

 

캐롤이랑
주말에 놀러 가기로 했는데

 

금요일에 집사람이 전화해선 몸이
안 좋으니까 애들 좀 봐달라더라고

 

그래서 일정 다 취소하고
애들 데리고 극장에 갔더니

 

거기 집사람이 있지 뭐야
그것도 어떤 남자랑

 

난 나대로 열 받고 집사람은 어쩔
줄 모르고 애들은 놀라고...

 

캐롤은 먼저 휑하니 가버렸어

 

토요일 밤에 애 둘에 개 한 마리에
가방 세 개 들고 거리를 나섰지

 

캐롤이 결혼하재

 

- 안돼, 아직 이혼도 안 했잖아
- 알아, 알아

 

똑똑한 놈들은 안 들키고 잘만
바람 피우더구만, 자네처럼 말이야

 

- 난 애초부터 바람 안 피워
- 알아, 그게 더 똑똑한 거지

 

아침에 기차 안에서
어떤 여자를 만났어

 

재혼할 생각은 없지만 그렇다고
혼자 살기도 싫고, 이거 참!

 

어떻게 생겼는데?

 

기차 안에서 만난 여자

 

글쎄

 

좋은 사람 같더라

 

어떻게 보면...

 

낯익은 것 같기도 하고

 

그게 끝이야? 겨우 그것 뿐이야?

 

3달 전에 리졸리 서점에서 만나고
열차에서 다시 만난 게 전부야?

 

응. 그런데...

 

잠깐 이런 생각이 들더라

 

그러니까... 별 거 아니었어
그냥... 뭐 그런 거 있잖아

 

그래?

 

잘 그렸다. 언제 한 거야?

 

이건 최근에 그린 거야
한 몇 주 됐어

 

다른 사람들한테
보여주면 안 되니?

 

안돼. 아직은 안돼

 

그래... 그 사람 이름은 뭐야?

 

몰라. 안 물어봤어

 

- 왜?
- 꼬실 것도 아닌데 왜 물어봐?

 

이런 쑥맥을 봤나!
자네 남자 맞아?

 

넌 어떻게 된 애가 뭐든지
섹스하고 연결해서 생각하니?

 

- 그게 내 특기다. 왜?
- 웃고 넘어가자고 한 얘긴데

 

내 말은... 세상에
말을 꺼낸 내가 잘못이지

 

- 그만 잊어버려, 알았니?
- 알았어. 알았어

 

그래서 어쩔 건데?

 

뭐 하늘이 무너지기라도 하겠어?
그냥 저지르고 보는 거야

 

어쩌라고? 그랜드 센트럴역
주변에서 얼쩡거리다가

 

그 여자 나타나면
편지라도 전할까?

 

꼬셔서 호텔로 데려가?

 

아니, 내 아파트 비었으니까
거기로 데려가. 시트도 깨끗해

 

안녕하세요? 네, 안녕하세요

 

예, 안녕하세요

 

네, 안녕하세요

 

이런 데서 뵐 줄 몰랐습니다

 

어떻게 하다 보니
같은 기차를 타게 됐네요

 

어디 가시는 길입니까?

 

직장이 시내에 있으신가요?

 

환장하겠네. 내가 지금 뭐 하는 거지?
내가 지금 뭐 하는 거야?

 

죄송합니다

 

실례합니다

 

뒤쪽에 자리가 좀 비었습니다

 

아뇨, 안녕하세요. 전 괜찮은데요

 

- 뵈니까...
- 아뇨, 저 다음 역에서 내려요

 

이 역 다음이요

 

- 저랑 같은 동네군요
- 그래요?

 

- 프랭크 래프티스입니다
- 아, 네

 

마가렛 길모어에요
몰리라고 부르세요

 

- 직장이 시내신가 봅니다
- 아뇨, 저 결혼했어요

 

일 안 해요. 그러니까... 일을
하긴 하는데 직장엔 안 나가요

 

프리랜서죠. 그래픽이나
광고미술을 하는데 그다지...

 

- 선생님은...
- 일 하냐고요?

 

- 직장이 시내신가요?
- 네

 

아버지가 아프신데 계속
입원하셨다 퇴원하셨다 하세요

 

- 저런
- 지금은 괜찮으세요. 그냥...

 

자주 찾아 뵙는 것 뿐이죠
그리고...

 

- 오늘 프랭크 씨 생각을 했어요
- 그래요?

 

그러니까... 너무 오랜만에
또 만나게 된 것에 대해서요

 

예, 우연치고는 우습죠

 

- 그리고 저 결혼했습니다
- 결혼한 사람이 한 둘인가요?

 

- 많기는 하죠
- 부인이 정원을 가꾸시나요?

 

 

다음에 정차할 역은 더브즈페리
더브즈페리역입니다

 

내리셔야겠네요

 

저기... 내일도 오십니까?

 

- 아뇨
- 그러세요?

 

저는 그저... 다른 의도는...
별 뜻은 없습니다

 

네, 알아요

 

그냥 같이 타고 오면
좋을 것 같아서요

 

더브즈페리역입니다

 

뒷문으로만 하차해 주십시오
뒷문으로만 하차해 주십시오

 

죄송합니다
곤란하게 해 드릴 생각은...

 

금요일에요
금요일에 오게 될 것 같아요

 

- 금요일이요?
- 주로 9시 4분 차를 타요

 

- 이번 금요일이요?
- 네

 

- 안녕히 가세요
- 안녕히 가세요

 

다음 정차역은 아슬리역입니다
3분 후 아슬리역에 도착합니다

 

얘들아, 하루 종일 했으면
이제 그만해, 어서 앉아

 

- 엄마 말씀 들어
- 차 다 고쳤다고 연락 왔어요

 

- 버거킹 가요
- 수리비 얼마래?

 

겁나서 못 물어봤어요
집에 갈 때 가지러 가요

 

그냥 놔뒀다가
내가 주말에 가지러 가지 뭐

 

- 자, 돌아가자
- 앉아, 아빠 피곤하셔

 

- 집에 가면 애 좀 꼭 안아줘요
- 치킨 먹으러 가요!

 

너 자리에 앉으면 생각해 볼게

 

내 차례야. 내 차례라니까

 

정신 없어

 

- 얼마나 했어?
- 모르겠어요

 

- 나 먼저 잘게
- 그래요

 

곧 갈게요

 

개 내보냈어요?

 

응, 그런데 다시 들어왔어

 

내가 운전할까?

 

- 왜요?
- 이러다 늦겠어

 

일찍 일어나서 준비 다 했으면서
왜 역에 일찍 안 갔어요?

 

그냥 기차 놓치기 싫어서 그래

 

- 이 자리 비었습니까?
- 아뇨

 

안 비었어요

 

맞아요. 안 비었어요

 

- 오시는 걸 못 봤어요
- 하마터면 기차 놓칠 뻔했어요

 

- 이제 됐죠?
- 네

 

마이크는 여섯 살, 조는 네 살
아니, 다섯 살이에요

 

이런, 정신머리 하고는!
지난 1월에 다섯 살 됐는데...

 

그때 시내에서
서커스 공연이 있었거든요

 

애 생일선물로 구경 시켜줬죠

 

큰 놈 생일 때도 똑같이 해줘야
됩니다. 안 그러면 난리 나죠

 

- 질투심이 자주 발동하나요?
- 마이크요? 예, 늘 그래요

 

- 그 나이 때는 원래 그렇죠
- 네, 게다가 형이고요

 

- 형 맞죠?
- 예, 둘 사이에 경쟁이 심하죠

 

 

그런데 작은 놈도 똑똑해요

 

엄마를 닮아서 주변에 대해
관심도 많고 뭐든 빨리 배우죠

 

마이크는
저를 더 많이 닮았는데 약간...

 

아... 잘 모르겠어요

 

수당도 올려주고 사택도 줄게
1년이면 돌아올 수 있다니까

 

- 안 그럴 걸요
- 왜 이렇게 비싸게 굴어?

 

그냥 휴스턴에 가기 싫어 그럽니다

 

자네한테 아주 좋은 기회야

 

나중에 얘기하죠
저 지금 전화해야 됩니다

 

프랭크

 

시모어가 너... 너... 넘어졌습니다!

 

여보세요

 

 

안녕하세요

 

 

 

좋아요

 

그러죠

 

알겠어요

 

네!

 

그럼 그때 뵐게요

 

- 안녕하세요
- 안녕하세요

 

- 제 집이 몰리 씨 집과 가까워요
- 저번에 말씀하셨잖아요

 

- 아버님은 좀 어떠세요?
- 괜찮으세요

 

- 며칠 있으면 퇴원하실 거에요
- 잘됐네요

 

제가 몰리 씨하고 커피나 한잔
했으면 좋겠다고 했었죠?

 

그런데... 혹시 시간 되시면
점심을 같이 했으면 하는데요

 

점심이요?

 

예, 그러니까...
저도 잘 모르겠네요

 

제 말은...

 

- 정말 아름다우십니다
- 아름답기는요. 제가 뭘...

 

- 저 결혼했어요
- 저도 유부남입니다

 

하지만 결혼한 사람도
밥은 먹고 살아야죠

 

네, 맞아요

 

- 그러면...
- 네

 

그땐 여기가 네덜란드 땅이었는데

 

뉴잉글랜드에 있던 영국인들이
쳐들어올 거라는 첩보가 들어오자

 

방어하기 위해서
성벽을 쌓기로 했죠

 

그런데 건축업자들이
공사비를 너무 높게 불러서

 

결국
시민들이 직접 성벽을 쌓았어요

 

그게 이스트강부터 허드슨강까지
쭉 이어졌죠

 

그래서 벽이란 뜻의 '월'을 따서
월 스트리트가 생긴 거에요

 

- 어떻게 그런 걸 다 아세요?
- 메뉴판 뒤에 다 나와요

 

그래서 어떻게 됐어요?
영국인들이 쳐들어왔나요?

 

 

그런데 남쪽에서 배를 타고 오는
바람에 무용지물이 돼버렸어요

 

- 성벽이요?
- 예

 

- 제가 말이 너무 많죠?
- 아니에요

 

어쨌든 몰리 씨는 앉아 있고
얘기는 저만 하잖습니까

 

그렇긴 해요

 

이제 전 입 다물 테니까
얘기하세요

 

어떤 걸 알고 싶으신데요?

 

몸무게가 얼마나 나가시죠?

 

- 이봐, 에드
- 왜?

 

뭐 좀 물어봐도 돼?

 

솔직하게 얘기해봐

 

- 뭘?
- 자네가 보기에 내가 잘 생겼나?

 

애가 태어나기 전에 알고 있었어요

 

병원에서...
애 혈관이 기형이라더군요

 

당장 수술하지 않으면
위험하댔어요

 

그때가 다섯 살이었죠

 

1년 전 일이에요

 

아니, 2년 전 3월이요

 

누구의 잘못도 아니었는데
남편이...

 

남편이 의사라서...
더 힘들어 했죠

 

전 빨리 애를 하나 더
낳아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생각은 그렇게 했는데...

 

애를 안 가지셨군요

 

네, 하지만 곧 가질 거에요
이제 그럴 때가 됐어요

 

예, 애는 낳아야죠

 

 

이제 가봐야죠

 

 

저... 커피 한잔 더 하시겠어요?

 

그러죠

 

모두 승차해주십시오

 

잠깐만요!

 

아니, 이쪽으로 타요. 어디 가요?

 

요새 무슨 좋은 일 있니?
얼굴이 확 폈다

 

그렇게 보이니?

 

그게...

 

기분이 좋아
예전보다 일도 더 잘 되고...

 

그냥 기분이 좋아

 

- 몇 주 동안 코빼기도 안 보이고
- 맞아, 그랬지

 

- 누구야?
- 누구라니?

 

너 누구 만나고 다니지, 그렇지?

 

어머, 지금 몇 시지? 나...

 

- 나 빨리 가야 돼
- 점심 같이 먹기로 했잖아

 

- 미안해, 안 되겠어
- 어떤 사이야?

 

그냥 친구야

 

기차 같이 타고 다니고...
좋은 사람 같아

 

같이 있으면 기분이 좋아

 

같이 있어도 좋고
그 사람 생각해도 좋고...

 

그냥 만나면
이것저것 하면서 웃고 떠들고 놀아

 

어떤 사람인지는 자세히 몰라
정말이야

 

그냥 같이 있으면 좋을 뿐이야
그러니까...

 

이런! 나 갈게

 

- 몰리, 내 말 들어봐
- 듣고 싶지 않아, 미안해

 

안 들을래. 나 간다

 

전화할게

 

안녕하세요, 저에요

 

몰리에요

 

예, 안녕하세요

 

네, 그러기로 했어요

 

좋아요

 

어디서요?

 

좋아요

 

그러죠

 

안녕히 계세요

 

몰리 씨!

 

- 안녕하세요
- 안녕하세요

 

어머!

 

왜요?

 

- 달라 보이시네요
- 그래요?

 

그래도 여전히 좋아 보여요
아주 말끔하세요

 

이 재킷을 입어서 그런가?
몰리 씨가 전화할 것 같더라고요

 

- 갈까요?
- 네

 

고맙습니다

 

- 저 중국 요리할 줄 알아요
- 정말요? 농담이겠죠

 

아니에요. 무시포크 할 줄 알아요
버터밀크 케이크 가루에다가...

 

내가 모른다고 지어내기에요?

 

어떻게 이 녀석은
이길 방법이 없어요

 

닭이 이겼어요

 

- 환장하겠네!
- 다시 해봐요

 

- 시작했어요
- 닭이 먼저 하면 안 되는데

 

정말 열 받겠네요

 

닭이 주도권을 잡고 있어요

 

빨리 하라고 재촉하는데요

 

- 여기를 눌러야겠어요
- 또 닭이 앞서네요

 

괜찮아요, 닭이 이겼어요

 

한번 더...

 

- 놀란 토끼 모습이네요
- 잘 나왔는데요 뭐

 

너무 못 나왔어요. 프랭크 씨는
실물하고 비슷하게 나왔는데

 

- 실물하고 비슷하다고요?
- 네

 

- 내가 이렇게 생겼어요?
- 네

 

나 이렇게 안 생겼는데

 

그렇게 생겼어요

 

- 미치겠네!
- 잘 나왔는데요 뭐

 

어디 봐요

 

- 왜?
- 네?

 

아무것도 아니에요

 

섀퍼 부인이 오늘 죽었대

 

저런!

 

그 여자 남편 있는 데서
추도사를 몇 마디 했는데

 

남편이 계속 나를 쳐다보더라고

 

사람들은 꼭 몇 마디 더 하라는 듯이
연사를 쳐다본다니까

 

영화 보러 갈까?

 

아뇨

 

내일 시내 나가?

 

- 동맥촬영은 벌써 했습니다
- 그러셨어요?

 

- 아버님이 말씀 안 하시던가요?
- 네, 안 하셨어요

 

벌써 6달 째 버티고 계세요

 

혈관이식 수술을 받으셔야 하는데
일단 본인 동의가 있어야 합니다

 

제가 말씀 드려 볼게요

 

지금 많이 지치신 상태에요

 

알아요. 그냥 좀 뵀으면 해서요

 

그럼 그렇게 하시죠

 

길모어 박사님 부탁합니다
안사람이에요

 

 

아뇨, 괜찮아요

 

전할 말 없어요. 감사합니다

 

- 괜찮아요?
- 네

 

- 정말요?
- 네, 괜찮아요

 

- 저거 루즈벨트섬 아니에요?
- 맞아요

 

- 무슨 일 있어요?
- 네?

 

뭔가 골똘히
생각하시는 것 같아서요

 

- 여기서는 편해 보이네요
- 뭐가요?

 

모든 게요

 

- 돌아갈까요?
- 아뇨

 

네, 돌아가야겠어요

 

전화를 하지 말았어야 하는데...
죄송해요

 

아버지가 또 입원하셨어요

 

그래서 좀...

 

수술 받으셔야 한대요

 

아니, 그것 때문은 아니에요

 

- 사실은...
- 뭔데요?

 

가야겠어요. 저 갈래요

 

- 왜요?
- 이건 아니에요. 안 되겠어요

 

제가 왜 전화했는지 모르겠어요
바보 같은 짓이었어요

 

- 그런 말 하지 말아요
- 만나고 싶은 생각도 없었어요

 

그런 말 하지 말아요

 

난 유부녀에요. 난...
지켜야 할 인생이 있다고요

 

나한테는 소중한...

 

제자리를 지켜야겠어요

 

갈래요

 

가야 돼요

 

알았어요

 

역에, 아니 그 카페에
5시 45분까지 와요. 알았죠?

 

대학병원 가주세요

 

올 거죠?

 

예, 압니다

 

예, 저는 아는데 다른 사람들은
다 모르는 것 같아요

 

아뇨, 같은 말을 여러 번 하니까
지겨워서 그럽니다

 

지금 보고 있어요

 

그래서 나더러 어쩌라고요?
나더러 어쩌란 말입니까?

 

아무래도 나중에 얘기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죄송합니다

 

나중에 얘기하자니까요!

 

이만 끊겠습니다. 이만 끊을게요

 

택시! 택시!

 

프랭크 씨!

 

왔네요

 

안 오는 줄 알았어요

 

사랑해요, 정말 사랑해요

 

거의 다 했어요
좀 있으면 저녁식사 준비 끝나요

 

서두를 필요 없어

 

아! 까먹기 전에 얘기해야지
내일 표 현관 탁자 위에 있어요

 

- 무슨 표?
- 애들 경기장에 데려가야죠

 

- 안 되는데
- 왜요?

 

- 그게...
- 잊어버렸어요?

 

- 내일 빅터랑 일할 게 있어서
- 할 수 없죠 뭐

 

- 제기랄
- 괜찮아요

 

당신 일 나갈지 모른다고
애들한테 얘기했어요

 

걱정 말아요. 내가 데리고 갈게요

 

- 미안해
- 내가 데리고 가고 싶어요

 

정말이에요
내심 내가 데려갔으면 했다니까요

 

무슨 일 있어요?

 

아니. 에드 래스키 생각이 나서
이혼한대

 

- 저런! 저런!
- 사랑이 식었다나?

 

누구는 열렬히 사랑해서 같이 사나?
새삼스럽게 왜 그런대요?

 

그러게 말이야

 

나 들어가 있을게

 

이건 너무...

 

엘레노어 루즈벨트 같네

 

이것도 아니야

 

됐다

 

이런!

 

너 지금 뭐 하니?

 

너 지금 뭐 하니?

 

- 안녕하세요
- 후문으로 들어왔어요

 

외출준비가 오래 걸려서
좀 늦었어요

 

- 안 보이던데
- 정문 앞에 있었어요

 

- 그래요? 한번 가볼 걸
- 몇 분 안 기다렸는데요 뭐

 

잘 지냈어요?

 

멋있으시네요

 

- 갈래요?
- 어딜요?

 

그냥... 뭐 좀 먹으러 갈까요?

 

- 그래요
- 배고파요?

 

아뇨, 당신이 시장할까 봐...

 

아뇨, 저 배 안 고파요
당신이 배고플까 봐 그러죠

 

아뇨, 전 괜찮아요

 

저...

 

- 말씀하세요
- 그러니까...

 

그게... 제 생각에는...

 

- 어서 말해 봐요
- 이러면 안될 것 같아요

 

괜찮아요
저도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 그러셨어요?
- 예

 

전화하고 싶었는데
차마 못 하겠더라고요

 

- 어쩐지 그러면 안 되겠...
- 알아요

 

갈래요?

 

그래요

 

같이 갈 데가 있어요

 

가죠

 

집이 좋은데요

 

- 예, 어둡군요
- 네

 

이건 아니야!

 

죄송해요

 

죄송해요

 

죄송해요

 

안 되겠어요

 

죄송해요. 정말 안 되겠어요

 

다음 정차역은 더브즈페리
더브즈페리 역입니다

 

내일 만날 수 있을까요?

 

그리고 나서는요?

 

1주에 한번이요?

 

2주에 한번이요?

 

그리고 나서는요?

 

아빠!

 

무슨 일 있어요?

 

무슨 일이에요?

 

한 시간 전에
병원에서 연락이 왔어

 

정말 날씨 화창하지 않아요?

 

이렇게 화창한 날이
언제 또 있었던가 싶어요

 

트레이너 씨요. T-R-A-I-N-E-R
존 트레이너 씨요

 

709호실에 계셨는데
가보니까 안 계시더라고요

 

그래요?

 

정말입니까?

 

아뇨, 친구입니다

 

감사합니다

 

나라와 권세와 영광이
아버지께 영원히

 

있사옵나이다

 

아멘

 

전능하신 주여

 

모든 육체의 생명의 하나님이여

 

하늘에서 음성이 나서 가로되

 

기록하라 자금 이후로 주 안에서
죽는 자들은 복이 있도다

 

주께 간청합니다

 

예수 안에서 쉬는 자로 하여금

 

당신의 사랑을
곱절로 받게 하옵시고

 

당신께서 베푸신 은혜가
예수께서 오시는 그 날까지

 

은혜 받은 자 안에서
완전하게 하소서

 

여보, 그만 가자

 

- 어서
- 싫어요! 안 갈래요!

 

- 여보, 집에 가자
- 싫어요! 싫어요! 안 가요!

 

- 여보! 진정해! 진정해!
- 안 갈래요!

 

진정하라니까!

 

어서 가자. 어서. 여보, 어서 가

 

- 이거 놔요
- 일단 앉아봐

 

손대지 말아요!

 

진정해! 진정해! 진정하라고!
일단 진정하고 내 말 좀 들어봐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 거야
그러니까 진정해

 

아니, 매일 그 사람 생각이 나

 

잠 들기 전에
생각 나는 사람도 그 사람이고

 

아침에 깨서
처음 생각나는 사람도 그 사람이야

 

하루 종일 그 사람 생각을 해

 

딴 사람과 얘기할 때도 너랑
얘기할 때도 그 사람 생각 뿐이야

 

자꾸만 생각이 나

 

그이는 내가 아버지 때문에
마음의 병이 생긴 줄 알아

 

스트레스 받고...
뭐 그런 이유로 말이야

 

신경쇠약에 걸린 줄 알고 있는데
사실 나한텐 아무 일 없어

 

그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 밖에는

 

몰리, 내 말 들어봐

 

됐어, 네가 납득 못 하리라는 거 알아
나도 납득이 안 되는데 뭐

 

네가 그러는 거 당연한데
그렇다고 달라지는 건 없어

 

그 사람이랑 자버릴 걸 그랬어
그랬으면 오히려 더 쉬울 텐데

 

결국 헤어지겠지만 우린 떨어져
있어선 안 된다는 생각이 들어

 

같이 있는 게 옳은 일인 것 같아
그게 옳지 않다면...

 

다른 모든 일도 옳지 않아

 

- 나 왔어
- 여보

 

미안해

 

- 늦었네요
- 그래

 

- 많이 힘들죠?
- 그래. 피곤해

 

- 먹을 것 좀 남겨 놨는데
- 됐어, 너무 늦었어

 

차리기만 하면 돼요
앉아요. 얼굴 보니까 반갑네요

 

- 애들은 잘 놀았어? 지금 자나?
- 네

 

오늘 이사님이랑 면담했는데
휴스턴에 가겠다고 했어

 

그래요? 잘 됐네요

 

그래도 괜찮겠어?

 

무슨 소리에요? 언제 가는데요?

 

- 최대한 빨리
- 우리 식구 다요?

 

애들 전학 문제가 걱정이네요

 

무슨 수가 나겠지 뭐

 

애들이랑 난 안 갔으면 좋겠어요?
혼자 가고 싶어요?

 

아냐. 아냐

 

- 정말이에요?
- 그래

 

난 됐어요

 

무슨 일이에요?

 

우리 사이에
무슨 문제 있는 거에요?

 

무슨 일인데 그래요?

 

아무 일 없어

 

정말 속 터지겠네

 

- 아무 일 없다니까
- 그걸 말이라고 해요?

 

내가 힘들게 물어봤으면...
남편이라는 사람이...

 

거짓말이라도 해야 하잖아요!

 

나 바보 아니에요. 아무 일
없다는 말을 믿을 것 같아요?

 

- 여보, 난 도저히...
- 알았어요. 됐어요

 

휴스턴에 가죠 뭐
잘됐어요. 휴스턴에 가면 되죠

 

빨리 가고 싶어 죽겠네

 

기차에서 어떤 여자를 만났어

 

나도 어떻게 된 건지 모르겠어

 

아무 일 없었어. 내 말은...

 

그런 일은 결코...

 

이젠 다 정리했어
아무 일도 없었어

 

지금은 안 만나
이젠 그런 일 없을 거야

 

당신이 상상하는 일은 없어

 

그렇겠죠

 

상상하는 일보다 더 나쁠 거에요

 

우리 몇 주 동안 떨어져 있어요

 

애들은 내가 데리고

 

덴버 친정집에 가 있을게요

 

그리고 나서 생각해 보죠

 

짐 다 쌌어, 가기만 하면 돼

 

아빠 보고 싶어?

 

'아니'라니 무슨 대답이 그래?

 

할머니는 잘 계시냐?

 

아빠 대신
꼭 껴안아 드려, 알았지?

 

뭐? 괴롭히지 말고
껴안아 드리라고, 이 바보야

 

껴안아 드리라고!

 

며칠 후에 보자. 사랑한다. 그래

 

잘 있었어? 택시 기다리는 중이야

 

응. 응

 

그거야 물론 껐지

 

여보, 물어보고 싶은 게 있는데

 

알았어

 

알았어. 알았어. 알았다고

 

거기 도착하자마자 전화할게

 

알았어. 나중에 봐

 

응. 응

 

그럴게. 알았어

 

찾으면 그렇게 할게

 

찾으면 그렇게 한다니까

 

알았어. 나중에 봐

 

여보!

 

여보!

 

여보!

 

여보, 전화 좀 받아줘요

 

여보!

 

여보세요

 

여보세요. 여보세요

 

네, 안녕하세요

 

아뇨. 목욕...
막 목욕하려던 참이었어요

 

지금 어디에요? 별일 없어요?
무슨 일 있는 거에요?

 

네, 네, 보고 싶어요

 

그래요?

 

보고 싶어요

 

나도 보고 싶어요

 

나 멀리 전근 가요

 

나 멀리 전근 가요. 휴스턴으로요
오늘 밤에 떠나요

 

몇 분 후면 출발이에요

 

지금 어디에요?

 

집이요, 집이에요

 

그 동안 잘 지냈어요?

 

완전 엉망이었어요

 

그래요?

 

저...

 

왜 자꾸 쓸데 없이
'저, 저...' 그러는지 모르겠네요

 

그렇게 할 말이 없나?

 

얼굴 좀 봤으면 좋겠는데
가기 전에 한번 만날까요?

 

미안해요. 전화하는 게 아닌데
알면서도...

 

예? 그러지 말아요. 난 그냥...
이제 몇 분 안 남았어요

 

가기 싫어요. 불 끄는 중이에요
나도 내 마음을 모르겠어요

 

우리 한번 만나요
한번만 만나줘요

 

프랭크...

 

프랭크, 저는...

 

- 당신이 받았어?
- 네, 내 전화에요

 

얘기하기 곤란해요?

 

네? 아니에요

 

그냥 잠깐만 나와요

 

브래들리가에요
클린턴가 바로 옆이요

 

어디인지 알아요

 

브래들리가 421번지에요
기다릴게요

 

네, 저기...

 

전화해줘서 고마워요
하시는 일 모두 잘 되길 빌게요

 

제가 할 말은 이것 뿐이에요

 

이제 됐나요?

 

무슨 뜻이에요?

 

그럼... 안녕히 가세요

 

그 전화였군

 

여보

 

- 그 사람 만나고 올게요
- 뭐라고?

 

멀리 떠난대요. 금방 올게요

 

- 도대체 왜 이래?
- 작별인사는 하고 싶어요

 

- 허락해줘요
- 이봐

 

- 허락해줘요
- 가면 가는 거지 왜 그래?

 

- 왜 신경을 써!
- 가봐야겠어요

 

여보. 여보!

 

안녕하세요

 

이거 전부 다요

 

- 잠깐만요. 금방 갈게요
- 그러세요

 

여보세요

 

몰리 씨 계십니까?

 

- 누구시죠?
- 혹시 계시면...

 

이봐
여기가 어디라고 전화질이야?

 

우리 집사람
당신이랑 할 얘기 없어. 지금 자

 

더 할 말 있어? 없으면 끊어

 

메리 크리스마스!

 

메리 크리스마스

 

- 에드
- 아니, 이게 누구야?

 

- 잘 지냈어?
- 나야 잘 지냈지

 

그럭저럭 살 만해

 

전화 받고 깜짝 놀랐어
여기는 웬일이야?

 

나 돌아왔어

 

- 이건 뭐야? 샴페인?
- 맥주 마시고 싶어?

 

- 아니
- 정말이야?

 

- 뭐 축하할 일 있어?
- 나 결혼해

 

- 결혼한다고
- 언제?

 

6월에

 

만일 이혼이 안 되면 기다릴 거야

 

자네가 들러리 좀 해 주겠나?

 

6월? 글쎄. 집 팔려고 내놨는데
살 사람이 나섰어

 

- 잘 됐구만
- 그래서 누구한테 부탁해서...

 

계약 마무리? 알았어

 

- 나 휴스턴에 있는 동안 해 줄래?
- 그래, 그런 건 해줘야지

 

한 시름 덜었네

 

그럼 계속
휴스턴에 있을 모양이지?

 

글쎄...

 

제수씨는?

 

일이 잘 안 풀려서
다시 덴버로 갔어

 

저런...

 

그렇게 됐어

 

애들은 지금 나랑 살아

 

돌아가는 길에
잠깐 집사람한테 들를 거야

 

참...

 

- 집 문제 때문에 온 거야?
- 응

 

 

어쨌든 결혼한다니 축하해

 

네가 이 일 맡겠다고 할 때까지
바베이도스에서 매일 전화할 거야

 

- 안 할 거면서
- 그래, 안 할 거야

 

몰리, 우리랑 같이 가자

 

- 싫어!
- 왜? 그 사람 친구 엮어줄게

 

역기 운동 같이 하는 친구들이
늘 붙어 다녀

 

- 그만해
- 뭘?

 

자꾸 누구 소개 시켜주려고
할 필요 없어. 나 괜찮아

 

크리스마스도 다가오는데
청승맞게 혼자서 뭐 할 거야?

 

나 괜찮아, 괜찮다니까

 

그래, 나도 집에나 있어야겠다

 

왜 매년 휴가를 떠나는지 몰라
갈 때마다 짜증인데

 

솔직히 말하면...

 

남자들한테 이제 흥미가 떨어졌어

 

엽서나 보내, 알았지?

 

- 잘 가
- 메리 크리스마스

 

렉스로 갈까요?

 

지금 어디를 가나
마찬가지일 거에요

 

여기서 내릴게요

 

- 잔돈은 됐습니다
- 고맙습니다

 

항해백과

 

안녕하세요

 

어이구! 안녕하세요

 

잘 지내셨어요?

 

- 정말 놀랐어요
- 저도요

 

- 그래요?
- 죄송해요

 

아니에요. 아주 좋아보이는데요
잘 지내요?

 

- 네, 당신은요?
- 나도 잘 지내요

 

언제 돌아오셨어요?
언제 돌아오셨어요?

 

얼마 전에요. 몇 주 됐어요
얼마 전에요. 몇 주 됐어요

 

- 크리스마스에 맞춰 오셨네요
- 예, 그런 셈이죠
- 크리스마스에 맞춰 오셨네요
- 예, 그런 셈이죠

 

- 거기선 어땠어요?
- 살 만했어요
- 거기선 어땠어요?
- 살 만했어요

 

프랭크 씨 생각 가끔 했어요
프랭크 씨 생각 가끔 했어요

 

그런대로 괜찮았어요
그런대로 괜찮았어요

 

그러니까... 어떻게 일이
잘 풀리셨나 궁금했어요
그러니까... 어떻게 일이
잘 풀리셨나 궁금했어요

 

제 생각대로 일이 풀리지는
않았어요. 뭐 하지만...
제 생각대로 일이 풀리지는
않았어요. 뭐 하지만...

 

그랬군요
그랬군요

 

 

떠나시던 날 못 봬서 아쉬웠어요

 

 

하다못해
작별인사라도 했어야 하는 건데

 

 

괜찮아요

 

 

원래는 그러려고 했었는데...
생각 같아서는...

 

 

그런 얘기 하면서
부담 느끼실 필요 없어요

 

 

아뇨... 부담 느끼지는 않아요

 

 

그날 밤 제가 전화하는 게
아니었는데, 실수였어요

 

 

저도 혼란스러워서
어쩔 수가 없었죠

 

 

네, 이해해요

 

 

- 어쨌든 아주 좋아보이는데요
- 아... 고마워요

 

 

- 가족들은 잘 있어요?
- 예

 

 

- 마이크는요?
- 더 극성이에요

 

 

저런

 

 

- 조는요?
- 쑥쑥 잘 크고 있어요

 

 

- 저, 그 분은...
- 남편이요? 잘 지내요

 

 

저희... 저희...

 

 

네, 그이 잘 지내요

 

 

다행이네요

 

 

다행이에요

 

 

다시 만나서 반가워요

 

 

- 그럼 가봐야겠어요
- 저도요, 잘 지내세요

 

 

예, 몰리 씨도 잘 지내요

 

 

잘 가요

 

 

메리 크리스마스

 

 

네, 메리 크리스마스

 

 

모두 승차해 주십시오

 

 

Korean

 

 

sub2smi by Michael Archang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