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 갑작스러웠어
몸이 안 좋으셨으면
엄마가 바쁜 줄 지레짐작하고
외할머니가 그런 분이란 건
데이지
내 탓이란 거니?
외할머니 돌아가신 게?
그건 아니지만
그냥
외할머니가 엄마를
더 같이 있고 싶었을 거예요
왜냐면
외할머니는
엄마를 무척이나…
네 외할머니는
아주 어려서 엄마를 여의었으니까
웬 편지?
네 외증조할머니가 돌아가신 후에
돌아가신 분한테서
당신이 돌아가신 후에도
매년 생일마다 편지를 받게끔
인형에게
인형요?
편지를 쓰는 인형이 있어요?
아니, 옛날에 눈이 먼 아내를 위해
그 기계를
그 후로 대필을 하는 여성을
대필?
대신 편지를 써요?
응
당시엔 글을 읽고 쓰는 걸
그러다 글을 아는 사람이 많아지고
편지 쓰는 사람이 줄었지
이젠 그 직업도 없어졌을 거야
당시엔 특별한 경우나
인형에게 의뢰했어
외할머니는 그 편지들을
그러셨구나
슬슬 돌아가지
응
자, 데이지도
전 좀 더 여기 있을래요
장례식 끝났다고 다 가 버리면
외할머니 혼자 외로울 테니까
데이지
엄마는 돌아가세요
엄마에겐 늘 가족보다
그렇지 않아
내겐 네 외할머니도
너도 얼마나 소중한지 몰라
역까지 바래다줄게
데이지, 일 끝나면 다시 돌아오마
외할머니
엄마한테 또 막말을 해버렸어요
엄마 일이 얼마나 힘든지
앤, 8번째 생일을 축하해
슬픈 일이 많이 일어나고 있겠지
그래서 지금은 버겁겠지만
희망을 포기하지 마
슬프고 울고 싶을 때면
이걸 꼭 기억하렴
엄마는 늘 널 사랑한다는 걸
앤, 10번째 생일 축하해
이제 제법 많이 자랐겠구나
연락을 하실 것이지
아무 말 않으신 거겠죠
엄마도 잘 알면서
더 보고 싶어 했을 것 같아서요
외할머니가 받은 편지들이다
편지가 왔다고요?
대필을 부탁했거든
타자기를 발명한 사람이
'자동 수기 인형'이라 불렀어
'인형'이라 부르기 시작했고
못 하는 사람이 많았거든
전화가 보급되면서
글이 잘 써지지 않을 땐
보물 다루듯 하셨어
환자들이 기다리고 있어
일이 우선이니까
잘 알면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