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00:00:49,170 --> 00:00:50,087 "1933년 12월" 2 00:00:50,171 --> 00:00:54,133 나는 멍하다는 소리를 자주 듣곤 한다 3 00:00:58,512 --> 00:01:02,641 얘, 어디 가는 길이냐? 4 00:01:03,976 --> 00:01:07,772 나카지마혼마치에 있는 식당에 김을 배달하러 가요 5 00:01:07,855 --> 00:01:11,358 원래 오빠가 할 일이지만 감기에 걸려서 6 00:01:11,442 --> 00:01:14,570 제가 대신… 7 00:01:14,653 --> 00:01:15,946 가는데… 8 00:01:16,030 --> 00:01:19,325 그것참 기특하다만 그냥 편히 앉으렴 9 00:01:19,408 --> 00:01:22,495 자갈을 운반한 후라 바닥이 엉망이란다 10 00:01:22,578 --> 00:01:24,205 김을 배달하고 나면 11 00:01:24,288 --> 00:01:27,833 오빠랑 여동생 선물을 사서 돌아갈 거예요 12 00:01:28,834 --> 00:01:30,503 그렇구나 13 00:01:41,555 --> 00:01:46,644 자, 이제 곧 도착한다 14 00:01:46,727 --> 00:01:50,439 얘, 멍하게 있지 마라 얘! 15 00:02:06,956 --> 00:02:10,334 "모리나가 초콜릿" 16 00:02:10,417 --> 00:02:12,253 "연말 큰 장터" 17 00:02:17,424 --> 00:02:18,884 초콜릿은 10전 18 00:02:18,968 --> 00:02:22,048 캐러멜은 큰 상자 10전 작은 상자 5전 19 00:02:22,096 --> 00:02:23,597 요요는 10전 20 00:02:27,601 --> 00:02:29,270 난 빨간 걸로 살래요 21 00:02:29,353 --> 00:02:32,273 아직 한창 바쁠 때지요 22 00:02:33,023 --> 00:02:37,069 감사합니다 살펴 가세요 23 00:03:14,523 --> 00:03:16,567 "원작자: 코노 후미요 24 00:03:59,276 --> 00:04:06,283 "이 세상의 한구석에" 25 00:04:12,915 --> 00:04:16,001 거기서 길을 잃고 헤매다가 26 00:04:16,085 --> 00:04:18,885 이렇게 생긴 아저씨를 만났어 27 00:04:20,547 --> 00:04:24,134 스즈 언니 그게 뭐야? 28 00:04:24,218 --> 00:04:25,552 도깨비 29 00:04:26,136 --> 00:04:27,680 그렇게 말했어 30 00:04:27,763 --> 00:04:32,434 이걸로 길을 찾으라면서 망원경도 빌려주고 31 00:04:34,937 --> 00:04:37,064 잘 보인다 32 00:04:39,066 --> 00:04:42,778 바구니 안엔 모르는 오빠가 있었어 33 00:04:42,861 --> 00:04:47,199 저놈은 유괴범이고 우리는 유괴당한 거야 34 00:04:48,284 --> 00:04:50,244 야단났네 35 00:04:50,327 --> 00:04:54,415 저녁때까진 닭 모이 주러 집에 가야 하는데 36 00:04:54,498 --> 00:04:57,960 나도 아버지랑 기차로 돌아가야 하는데 37 00:04:58,043 --> 00:04:59,962 나도 나도 38 00:05:00,045 --> 00:05:04,049 밤이 되기 전에 돌아가지 않으면 큰일이 나지 39 00:05:04,133 --> 00:05:06,135 무슨 큰일이 나는데? 40 00:05:06,218 --> 00:05:08,095 보면 알게 돼 41 00:05:13,934 --> 00:05:16,371 - 아저씨, 아저씨 - 아야, 아야 42 00:05:16,395 --> 00:05:19,565 이게 뭘까요? 한번 들여다보세요 43 00:05:20,357 --> 00:05:22,151 어디 보자 44 00:05:26,864 --> 00:05:30,576 밤이 되면 잠들어 버리는 거였어 45 00:05:31,243 --> 00:05:34,496 이 녀석도 저녁을 굶게 됐으니 가엾네 46 00:05:35,664 --> 00:05:37,916 고맙다, 우라노 스즈 47 00:05:38,000 --> 00:05:41,170 어? 어느 틈에 내 이름을… 48 00:05:42,880 --> 00:05:45,382 '고맙다, 우라노 스즈' 49 00:05:45,466 --> 00:05:47,551 시끄러워! 50 00:05:48,844 --> 00:05:51,013 나는 멍하게 있곤 하니까 51 00:05:51,096 --> 00:05:56,185 그날 일도 분명 한낮에 꾼 꿈이 틀림없어 52 00:05:58,687 --> 00:06:01,982 "1935년 8월" 53 00:06:02,066 --> 00:06:04,943 어젯밤엔 바다가 이랬었는데 54 00:06:05,861 --> 00:06:08,781 썰물이 나간 오늘 아침엔 이렇다 55 00:06:10,240 --> 00:06:14,536 어른 없이 건너는 건 처음이야, 신난다! 56 00:06:14,620 --> 00:06:16,723 잘 들어 '할머니, 이모, 이모부' 57 00:06:16,747 --> 00:06:19,434 '안녕하세요' 하고 내가 말하면 58 00:06:19,458 --> 00:06:22,586 '아빠, 엄마는 읍내에 갔다 오실 거예요' 59 00:06:22,669 --> 00:06:24,171 '수박 드세요' 60 00:06:24,254 --> 00:06:27,174 내가 수박 들고 갈래 61 00:06:27,257 --> 00:06:28,537 시끄러워 62 00:06:29,843 --> 00:06:32,012 놀고 있을 시간 없어 63 00:06:32,096 --> 00:06:35,307 요이치 오빠는 꽤나 엄한 사람이었다 64 00:06:38,102 --> 00:06:39,686 안녕하세요 65 00:06:40,229 --> 00:06:42,689 아빠랑 엄마는… 66 00:06:44,274 --> 00:06:45,609 수… 67 00:06:46,318 --> 00:06:47,986 수박 드세요 68 00:06:48,070 --> 00:06:50,548 고맙다 산소에 가져가자 69 00:06:50,572 --> 00:06:53,992 예쁘기도 하지 70 00:06:54,076 --> 00:06:55,619 할머니는 매년 71 00:06:55,702 --> 00:06:59,456 새 옷을 지어 놓고 우리를 기다리셨다 72 00:06:59,540 --> 00:07:04,002 읍내에 갔던 아빠, 엄마가 도착하면 다 함께 성묘를 간다 73 00:07:06,088 --> 00:07:07,840 에바는 어때요? 74 00:07:07,923 --> 00:07:11,844 영 힘들어요 항구를 만든다네요 75 00:07:11,927 --> 00:07:13,595 그래요? 76 00:07:19,726 --> 00:07:21,895 나름 고충은 있지만 77 00:07:23,856 --> 00:07:26,984 그래도 아이로 있는 건 나쁘지 않다 78 00:07:27,067 --> 00:07:30,070 많은 것이 보이는 느낌이 든다 79 00:07:48,255 --> 00:07:50,966 안녕하세요? 80 00:07:56,305 --> 00:07:57,681 저기… 81 00:07:58,807 --> 00:08:01,602 그거 더 가져다드릴까요? 82 00:08:05,397 --> 00:08:06,982 할머니 83 00:08:09,401 --> 00:08:12,654 얘들아 물이 빠지기 시작했다 84 00:08:13,280 --> 00:08:15,073 일어나서 갈 채비 해 85 00:08:15,949 --> 00:08:17,826 스미, 너도 86 00:08:19,203 --> 00:08:20,443 일어나 87 00:08:21,788 --> 00:08:25,834 놔두고 가렴 나중에 와서 먹을 거야 88 00:08:25,918 --> 00:08:27,961 그러면… 89 00:08:28,629 --> 00:08:31,465 옷도 놔두면 입으러 올까요? 90 00:08:32,549 --> 00:08:35,886 스즈는 참 착하구나 91 00:08:36,470 --> 00:08:41,391 '그건 자시키와라시라는 집의 정령이 틀림없어' 92 00:08:41,475 --> 00:08:44,245 오빠가 그렇게 말한 그날 저녁 93 00:08:44,269 --> 00:08:47,606 풍경도 사람도 왠지 다정하게 보였다 94 00:08:48,815 --> 00:08:52,236 뭐? 쿠사츠 외갓집에 새 옷을 두고 와? 95 00:08:52,319 --> 00:08:54,339 당장 가져와 헤엄쳐서 가! 96 00:08:54,363 --> 00:08:55,683 멍청이야! 97 00:08:56,073 --> 00:08:57,091 "오빠는 도깨비!" 98 00:08:57,115 --> 00:09:00,202 그래서 오빠가 무서운 걸 깜박했다 99 00:09:02,788 --> 00:09:06,083 "1938년 2월" 100 00:09:06,166 --> 00:09:10,254 스즈, 더 눕혀 바람에 날아갈라 101 00:09:10,337 --> 00:09:11,577 알았어 102 00:09:12,381 --> 00:09:16,176 엄마, 2전만 줘요 연필을 잃어버렸어요 103 00:09:16,260 --> 00:09:18,220 용돈 받는 날까지 참아 104 00:09:19,137 --> 00:09:22,177 네가 낙서를 안 하면 아무 문제 없잖아 105 00:09:24,643 --> 00:09:27,771 - 언니랑 연필 바꿀래? - 싫어 106 00:09:27,854 --> 00:09:31,817 미즈하라 씨네 테츠는 매일 학교에 오니? 107 00:09:31,900 --> 00:09:33,652 네? 오는데요 108 00:09:34,528 --> 00:09:36,405 무지 춥다 109 00:09:39,157 --> 00:09:41,997 - 아이, 차가워 - 차가워! 110 00:09:59,678 --> 00:10:00,929 어? 111 00:10:02,139 --> 00:10:04,158 - 너무 짧아! - 너무 짧아! 112 00:10:04,182 --> 00:10:06,744 이걸로 이번 주를 날 수 있을까 113 00:10:06,768 --> 00:10:08,979 앞으론 잃어버리지 마 114 00:10:09,062 --> 00:10:12,482 읽기, 산수, 과학 115 00:10:12,566 --> 00:10:17,237 오늘 미술은 자유화다 제출하면 돌아가도 된다 116 00:10:17,321 --> 00:10:18,548 - 네! - 네! 117 00:10:18,572 --> 00:10:21,412 - 어디를 그릴까? - 그러게 118 00:10:22,200 --> 00:10:25,662 훌륭하다 역시 우라노야 119 00:10:26,163 --> 00:10:29,003 좋겠다, 스즈 그림 잘 그려서 120 00:10:31,084 --> 00:10:32,919 다녀왔습니다 121 00:10:35,047 --> 00:10:37,382 마른 솔잎 모아 올게요 122 00:10:37,466 --> 00:10:39,384 그래, 부탁한다 123 00:10:57,527 --> 00:10:59,279 미즈하라 124 00:10:59,363 --> 00:11:03,367 빨리 그림을 안 내면 집에 못 돌아가 125 00:11:03,450 --> 00:11:04,690 안 가 126 00:11:05,327 --> 00:11:09,247 부모님은 일도 안 하고 술만 마시고 있고 127 00:11:09,331 --> 00:11:12,417 난 바다가 싫어 안 그릴 거야 128 00:11:12,918 --> 00:11:14,628 우라노, 손 내밀어 봐 129 00:11:19,091 --> 00:11:20,291 가져 130 00:11:22,636 --> 00:11:23,970 하지만… 131 00:11:24,054 --> 00:11:27,057 형 거야 많이 있으니 줄게 132 00:11:27,140 --> 00:11:29,059 토끼가 잘도 뛰네 133 00:11:29,684 --> 00:11:33,146 정월의 전복 사고도 이런 바다에서였지 134 00:11:33,647 --> 00:11:37,859 그리고 싶으면 네가 그려 이런 시시한 바다 135 00:11:40,570 --> 00:11:43,990 미즈하라, 방금 그 말은 무슨 뜻이야? 136 00:11:44,074 --> 00:11:46,034 응? 아… 137 00:11:46,868 --> 00:11:50,247 흰 파도가 꼭 토끼가 뛰는 것 같잖아 138 00:11:50,330 --> 00:11:53,059 미즈하라 우리 오빠 너 줄까? 139 00:11:53,083 --> 00:11:54,403 필요 없어 140 00:11:54,835 --> 00:11:59,423 네 오빠 보면 달아나는 게 남자애들의 철칙이거든 141 00:12:01,675 --> 00:12:05,720 그래도 해군 학교에 들어가서 142 00:12:05,804 --> 00:12:08,890 바다에 빠져 죽는 바보보단 나은가 143 00:12:09,599 --> 00:12:13,311 진짜다 하얀 토끼 같아 144 00:12:15,772 --> 00:12:17,065 다 됐다 145 00:12:17,149 --> 00:12:19,989 - 내가 모아 놨어 - 고마워 146 00:12:21,486 --> 00:12:23,447 나 참, 쓸데없는 짓을 하네 147 00:12:24,197 --> 00:12:27,077 완성해 버리면 집에 가야 하잖아 148 00:12:27,534 --> 00:12:29,014 이런 그림을 보면 149 00:12:29,411 --> 00:12:32,172 바다를 싫어할 수가 없잖아 150 00:12:36,710 --> 00:12:37,979 "1940년 3월" 151 00:12:38,003 --> 00:12:40,883 동태평양 해역에서 제국 해군은… 152 00:12:40,964 --> 00:12:42,275 "1941년 12월" 153 00:12:42,299 --> 00:12:43,216 "1943년 4월" 154 00:12:43,300 --> 00:12:46,260 "도깨비 오빠 종군기 우라노 스즈" 155 00:12:48,096 --> 00:12:51,433 모리타네 조카랬지? 이쪽에 와서 따거라 156 00:12:51,516 --> 00:12:53,076 "1943년 12월" 157 00:12:54,478 --> 00:12:57,981 어머나, 근사한 결전복이네요 158 00:13:01,985 --> 00:13:03,265 차가워! 159 00:13:14,664 --> 00:13:19,711 이젠 아주 잘하는구나 슬슬 점심 먹을까? 160 00:13:19,794 --> 00:13:20,994 네! 161 00:13:21,546 --> 00:13:22,826 멀어라! 162 00:13:24,216 --> 00:13:27,219 스즈 언니는 먼 곳으로 시집가겠다 163 00:13:27,302 --> 00:13:28,678 그래? 164 00:13:28,762 --> 00:13:30,430 스미 언니는 가깝네 165 00:13:30,514 --> 00:13:35,936 젓가락을 길게 잡는 애는 멀리 시집간다고 하잖니 166 00:13:37,771 --> 00:13:40,491 할머니는 어디서 왔어요? 167 00:13:40,857 --> 00:13:43,657 나는 후루에 마을에서 왔단다 168 00:13:43,735 --> 00:13:46,575 옆 마을인 후루에가 그 정도면 169 00:13:46,988 --> 00:13:50,450 만주 같은 데 갈 사람은 부젓가락도 모자라겠네 170 00:13:50,534 --> 00:13:54,579 그렇게 말하면서도 스미는 젓가락을 고쳐 쥐었다 171 00:13:54,663 --> 00:13:57,541 너무 가까우면 꿈이 없잖아 172 00:14:01,753 --> 00:14:05,257 스즈, 얼른 집에 가 봐라 방금 전화가 왔는데 173 00:14:05,340 --> 00:14:09,719 널 색시로 달라는 사람이 너희 집에 와 있다는구나 174 00:14:09,803 --> 00:14:12,365 - 쿠레에서 왔대 - 쿠레? 175 00:14:12,389 --> 00:14:15,767 스즈, 네가 지금 몇 살이었지? 176 00:14:15,850 --> 00:14:20,313 열아홉… 만으로 열여덟이에요 177 00:14:20,397 --> 00:14:24,401 맘에 안 들면 거절하면 돼 가볍게 만나 보고 오렴 178 00:14:24,484 --> 00:14:27,324 스즈, 잠깐 이쪽으로 와 봐라 179 00:14:28,113 --> 00:14:34,452 언젠가 네가 시집갈 때 주려고 고쳐 뒀단다 180 00:14:34,536 --> 00:14:37,539 좋은 소식을 듣게 되면 좋겠구나 181 00:14:39,708 --> 00:14:41,084 고맙습니다 182 00:14:42,002 --> 00:14:46,548 그리고 저쪽 집에서 혼례를 올리게 되면 183 00:14:47,799 --> 00:14:53,054 그날 밤 신랑이 우산을 가져왔냐고 물을 게야 184 00:14:53,972 --> 00:14:59,060 그럼 새것을 한 개 가져왔다고 해야 해 185 00:14:59,144 --> 00:15:02,689 그리고 저쪽이 써 봐도 되냐고 물으면 186 00:15:02,772 --> 00:15:05,734 '그러세요' 하는 거야 알겠니? 187 00:15:05,817 --> 00:15:08,212 - 왜요? - 그런 건 상관 말고 188 00:15:08,236 --> 00:15:10,739 나는 어른이 되나 보다 189 00:15:11,406 --> 00:15:13,033 쿠레라고 하면 190 00:15:13,116 --> 00:15:17,954 군항이 있는 곳이고 수병들이 많이 있고… 191 00:15:22,667 --> 00:15:24,586 미즈하라? 192 00:15:26,630 --> 00:15:28,173 오랜만이야 193 00:15:28,256 --> 00:15:29,883 빨리 집에 가 봐 194 00:15:30,634 --> 00:15:33,929 네 어머니가 깜짝 놀라 소란을 피워서 195 00:15:34,012 --> 00:15:35,680 이웃들 모두 알고 있어 196 00:15:37,891 --> 00:15:41,436 깜짝이야 네가 상대인가 했잖아 197 00:15:41,519 --> 00:15:42,799 바보냐! 198 00:15:43,396 --> 00:15:47,192 난 형님의 기일이라 고향에 온 거야 199 00:15:49,569 --> 00:15:52,369 상대가 아는 사람 아니었어? 200 00:15:52,864 --> 00:15:54,324 전혀 201 00:15:54,407 --> 00:15:57,327 스미랑 나를 혼동한 걸지도 몰라 202 00:15:57,869 --> 00:16:00,630 스미가 얼굴도 훨씬 예쁘고 203 00:16:01,164 --> 00:16:03,249 그렇지도 않은 것 같은데 204 00:16:03,959 --> 00:16:06,920 이 녀석이 이쪽 학교에 다니던 무렵 205 00:16:07,003 --> 00:16:09,649 어디선가 보고 반한 모양인데 206 00:16:09,673 --> 00:16:13,760 이 댁을 찾는 것도 아주 큰일이었답니다 207 00:16:13,843 --> 00:16:17,347 저희 집도 3년 전 에바 앞바다 매립 때 208 00:16:17,430 --> 00:16:19,349 김 양식을 그만뒀거든요 209 00:16:20,475 --> 00:16:23,353 딸애는 금방 올 거예요 210 00:16:24,145 --> 00:16:27,185 좋은 혼담인지 아닌지는 알 수 없었지만 211 00:16:27,232 --> 00:16:30,819 입안에 캐러멜 맛이 퍼지는 느낌이 든 건 212 00:16:31,319 --> 00:16:32,862 어째서였을까 213 00:16:32,946 --> 00:16:34,239 추워 214 00:16:35,031 --> 00:16:36,533 난감하네 215 00:16:37,534 --> 00:16:40,620 싫으면 거절하면 된다고 하지만 216 00:16:40,704 --> 00:16:43,474 싫은지 좋은지도 알 수 없는 사람이었어 217 00:16:43,498 --> 00:16:44,749 저기… 218 00:16:45,834 --> 00:16:47,034 네? 219 00:16:48,503 --> 00:16:53,133 - 길을 잃어서 그런데… - 역이 어느 쪽인가요? 220 00:16:53,216 --> 00:16:55,361 - 이쪽이에요 - 감사합니다 221 00:16:55,385 --> 00:16:58,972 친절한 수병이 가르쳐 준 대로 갔는데… 222 00:17:00,682 --> 00:17:03,351 좀 이상한 사람이거든요 223 00:17:03,435 --> 00:17:08,189 산에서 만난 이상한 여자 덕분에 무사히 돌아갔대 224 00:17:11,401 --> 00:17:12,461 "1944년 2월" 225 00:17:12,485 --> 00:17:15,905 나는 그렇게나 멍한 사람인 걸까 226 00:17:17,198 --> 00:17:20,326 어느새 이렇게 되어 버린 거지 227 00:17:20,869 --> 00:17:22,269 "카이타이치" 228 00:17:22,662 --> 00:17:24,122 "야노" 229 00:17:24,205 --> 00:17:25,915 "사카" 230 00:17:25,999 --> 00:17:27,584 "코야우라" 231 00:17:30,336 --> 00:17:31,480 제법 머네 232 00:17:31,504 --> 00:17:36,760 바다 쪽 창문은 모두 닫아 주시기 바랍니다 233 00:17:45,935 --> 00:17:47,812 열린 창이 있나 봐 234 00:17:52,025 --> 00:17:55,403 쿠레, 쿠레 역입니다 235 00:17:57,280 --> 00:17:59,824 해군의 포격 훈련이야 236 00:18:14,214 --> 00:18:16,633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237 00:18:19,719 --> 00:18:22,639 목탄 버스가 또 올라오다 멈췄군요 238 00:18:22,722 --> 00:18:25,682 - 아, 코바야시 씨 - 안녕하세요 239 00:18:25,725 --> 00:18:28,937 코바야시 씨 오늘 잘 부탁드립니다 240 00:18:29,020 --> 00:18:31,820 날도 화창해서 정말 잘됐네요 241 00:18:32,774 --> 00:18:35,211 앞으로 오래오래 잘 부탁드립니다 242 00:18:35,235 --> 00:18:37,505 모자란 저지만 효도하겠습니다 243 00:18:37,529 --> 00:18:40,323 슈사쿠의 고모 코바야시예요 244 00:18:40,406 --> 00:18:42,676 오늘 중매인을 맡았답니다 245 00:18:42,700 --> 00:18:45,513 넌 시댁 성씨도 기억 못 하니? 246 00:18:45,537 --> 00:18:48,298 저렇게 모자라서 괜찮을까? 247 00:18:56,631 --> 00:18:59,384 이렇게 높이 올라왔어요 248 00:18:59,467 --> 00:19:01,845 제일 안쪽 구석이네 249 00:19:01,928 --> 00:19:03,429 이 집이에요 250 00:19:03,513 --> 00:19:05,932 오셨어요! 251 00:19:06,015 --> 00:19:09,352 요즘 추세가 이렇게 간소해서 정말 죄송합니다 252 00:19:09,435 --> 00:19:10,871 아뇨, 딱 좋습니다 253 00:19:10,895 --> 00:19:13,666 - 언니 - 내 정신 좀 봐 254 00:19:13,690 --> 00:19:16,690 모처럼 예쁜 옷 입고 다 가려 놨었네 255 00:19:18,403 --> 00:19:21,447 스즈! 여기서 옷을 벗으면 어떡하니 256 00:19:28,496 --> 00:19:30,498 이거 진수성찬이군요 257 00:19:30,582 --> 00:19:33,502 얘 오빠가 못 와서 너무 아쉬워요 258 00:19:33,543 --> 00:19:35,795 골고루 잘 차리셨네요 259 00:19:36,337 --> 00:19:38,131 든든히 먹어 둬요 260 00:19:38,214 --> 00:19:41,551 이 집 저녁 먹을 것까지 전부 차린 거니까 261 00:19:41,634 --> 00:19:44,434 이 조림도 아주 잘 익었어요 262 00:19:45,471 --> 00:19:48,766 다행이다 차분해 보이는 사람이라 263 00:19:48,850 --> 00:19:51,078 이런 데서 누가 까불거리겠어 264 00:19:51,102 --> 00:19:53,771 너는 그랬잖니! 265 00:19:54,355 --> 00:19:56,983 그럼 친정 나들이 때 봐 266 00:19:57,066 --> 00:19:59,402 그래, 잘 가 267 00:20:01,029 --> 00:20:02,349 또 올게요 268 00:20:07,035 --> 00:20:10,872 그러니까… 누구더라? 269 00:20:10,955 --> 00:20:12,665 며느리도 들어왔으니 270 00:20:12,749 --> 00:20:16,252 집안일은 모두 맡기고 당신은 푹 쉬구려 271 00:20:16,336 --> 00:20:17,576 그래요 272 00:20:18,796 --> 00:20:23,134 아버님, 어머님, 앞으로 오래오래 잘 부탁드립니다 273 00:20:23,218 --> 00:20:25,696 아니, 우리야말로 잘 부탁한다 274 00:20:25,720 --> 00:20:28,640 내가 다리를 다쳐서 말이야 275 00:20:28,723 --> 00:20:31,351 너만 믿을게, 새아가 276 00:20:31,434 --> 00:20:32,594 네 277 00:20:33,144 --> 00:20:37,690 미안하다, 케이코는 항상 밥솥을 태워 먹는구나 278 00:20:38,608 --> 00:20:41,778 그분은 시집가신 아가씨였군요 279 00:21:00,755 --> 00:21:02,924 군함의 야간 훈련이야 280 00:21:04,467 --> 00:21:07,637 나는 대체 어떤 곳에 와 있는 걸까? 281 00:21:14,269 --> 00:21:17,814 이불 깔아 줘서 고마워요 282 00:21:17,897 --> 00:21:19,057 응 283 00:21:23,528 --> 00:21:26,128 - 스즈 씨 - 네 284 00:21:26,739 --> 00:21:29,158 우산은 가져왔어? 285 00:21:33,621 --> 00:21:35,456 네, 새것을… 286 00:21:36,332 --> 00:21:37,572 한 개 287 00:21:38,459 --> 00:21:39,919 잠깐 빌릴게 288 00:21:47,218 --> 00:21:48,418 자… 289 00:21:50,388 --> 00:21:51,708 배고프지? 290 00:21:55,727 --> 00:21:57,854 이런, 아직 좀 떫은가 291 00:21:59,397 --> 00:22:02,233 낮에 아무것도 안 먹었죠? 292 00:22:02,859 --> 00:22:05,899 제대로 입으로 먹는 걸 보니 안심했어요 293 00:22:07,739 --> 00:22:11,409 안심해, 안심해 방금 씨까지 삼켰으니까 294 00:22:11,492 --> 00:22:12,892 입으로 말이야 295 00:22:14,829 --> 00:22:18,666 저기, 우리 어딘가에서 먼저 만났었나요? 296 00:22:20,376 --> 00:22:23,147 그랬어 당신은 기억 못 하나? 297 00:22:23,171 --> 00:22:27,175 미안해요, 난 안 그래도 멍한 사람이라 298 00:22:27,258 --> 00:22:29,135 옛날부터 그랬지 299 00:22:31,304 --> 00:22:34,264 그리고 옛날에도 여기에 점이 있었어 300 00:23:07,215 --> 00:23:11,636 내려가면 이웃과 공동으로 쓰는 우물이 있단다 301 00:23:31,781 --> 00:23:33,133 "오늘 무사히 혼례를 올렸어요" 302 00:23:33,157 --> 00:23:36,035 "우라노 요이치 앞" 303 00:23:37,328 --> 00:23:42,458 호… 조… 304 00:23:46,754 --> 00:23:49,090 "호조 스즈" 305 00:23:49,715 --> 00:23:51,008 저기… 306 00:23:51,634 --> 00:23:57,598 여기는 쿠레시의 무슨 마을 몇 번지예요? 307 00:23:58,182 --> 00:23:59,100 "나가노키 808번지" 308 00:23:59,183 --> 00:24:01,245 - 네! - 다녀오마 309 00:24:01,269 --> 00:24:02,728 다녀오세요 310 00:24:04,063 --> 00:24:08,484 이 근방 사람들은 모두 해군에서 일하는 걸까 311 00:24:18,244 --> 00:24:20,246 호조 씨 312 00:24:23,291 --> 00:24:25,811 - 호조 씨 - 네 313 00:24:25,835 --> 00:24:27,211 배급 당번? 314 00:24:27,295 --> 00:24:32,008 이 집하고 이 집은 늘 아웅다웅이야 315 00:24:32,592 --> 00:24:34,051 안녕하세요 316 00:24:34,135 --> 00:24:36,896 - 치타예요 - 카리야예요 317 00:24:41,225 --> 00:24:44,395 - 또 그러네 - 제대로 재서 담고 있어 318 00:24:44,478 --> 00:24:46,647 눈대중으로 재는 거잖아 319 00:24:46,731 --> 00:24:48,709 - 아니래도 - 그래선 불공평해 320 00:24:48,733 --> 00:24:49,960 안 그래 321 00:24:49,984 --> 00:24:52,337 - 기가 막혀 - 뭐가? 322 00:24:52,361 --> 00:24:56,407 - 당신은 그런 점이 나빠 - 내 어떤 점이? 323 00:24:57,408 --> 00:25:00,408 - 젊어서 괜찮아요 - 그러다 흘릴라 324 00:25:02,496 --> 00:25:03,831 어머나! 325 00:25:05,374 --> 00:25:08,419 아이고, 죄송해요 326 00:25:09,003 --> 00:25:12,173 그 피해가 막대함을 지적하고 싶습니다 327 00:25:12,256 --> 00:25:14,651 만약 소이탄이 낙하했을 경우 328 00:25:14,675 --> 00:25:18,179 재치 있게 조치할 필요가 있습니다 329 00:25:19,096 --> 00:25:23,935 새댁, 더 가까이 와요 이 자리는 추우니까 330 00:25:27,271 --> 00:25:30,191 이런 것이 나의 일상이 되었다 331 00:25:31,734 --> 00:25:36,030 "1944년 3월" 332 00:25:41,452 --> 00:25:45,122 그건 케이코가 젊었을 때 입던 옷이야 333 00:25:45,206 --> 00:25:47,250 그것도 광에 넣어야지 334 00:25:47,333 --> 00:25:52,004 그거 입고 신랑이랑 함께 돌아다니곤 했단다 335 00:25:52,088 --> 00:25:55,008 영화도 보러 가고 양식당에도 가고 336 00:25:55,049 --> 00:25:56,842 박람회에도 가고 337 00:25:59,095 --> 00:26:02,139 아가씨는 모던 걸이었네요 338 00:26:02,932 --> 00:26:05,518 아직은 그런 세상이었지 339 00:26:06,560 --> 00:26:08,521 슈사쿠가 4학년 때 340 00:26:08,604 --> 00:26:12,525 런던 군축 회담 때문에 군함을 만들 수 없게 돼서 341 00:26:13,359 --> 00:26:17,530 우리 집 양반을 비롯해 다들 실업자가 되고 342 00:26:17,613 --> 00:26:19,824 아주 큰일이었어 343 00:26:19,907 --> 00:26:24,120 하지만 케이코는 직장도 스스로 결정하고 344 00:26:24,203 --> 00:26:26,455 신랑도 스스로 찾았지 345 00:26:26,539 --> 00:26:31,168 그럼 저도 지지 않도록 열심히 일해야겠네요 346 00:26:32,712 --> 00:26:36,257 큰일이라고 생각했지 그 무렵엔… 347 00:26:37,341 --> 00:26:40,761 큰일이라고 생각하던 그 시절이 그립네 348 00:26:50,313 --> 00:26:51,731 안녕하세요 349 00:26:52,315 --> 00:26:53,515 안녕 350 00:26:54,483 --> 00:26:56,569 어서 오세요, 아가씨 351 00:26:59,572 --> 00:27:00,852 변변찮아 352 00:27:02,867 --> 00:27:06,662 변변찮긴요, 요즘 같은 때 쌀은 귀중품이잖아요 353 00:27:06,746 --> 00:27:08,164 올케가 말이야 354 00:27:08,789 --> 00:27:12,626 히로시마 여자라길래 세련된 아이려니 했는데 355 00:27:12,710 --> 00:27:15,880 뭐야, 그 누덕누덕 기운 바지는! 356 00:27:15,963 --> 00:27:17,882 콩 볶는 거예요? 357 00:27:17,965 --> 00:27:20,343 하루미, 어서 오렴 358 00:27:20,426 --> 00:27:23,804 엄마는 요즘 화나는 일이 많아서 359 00:27:23,888 --> 00:27:25,408 나도 얌전히 있어요 360 00:27:25,473 --> 00:27:28,851 죄송해요, 지금은 이런 것밖에… 361 00:27:28,934 --> 00:27:30,494 그럼 만들어, 당장! 362 00:27:34,565 --> 00:27:38,778 그 쌀은 선물이 아니라 나하고 우리 애 몫이야 363 00:27:40,821 --> 00:27:44,116 - 무슨 일이니? - 내 얘기 좀 들어 봐요 364 00:27:44,200 --> 00:27:47,203 이것 참, 야단났네 365 00:27:48,704 --> 00:27:49,765 아야! 366 00:27:49,789 --> 00:27:52,469 또 그런다 그게 아니지 367 00:27:52,792 --> 00:27:56,170 그렇게 서투르면 시집도 못 간다 368 00:27:56,253 --> 00:27:58,214 됐어요, 안 가요 369 00:28:05,554 --> 00:28:08,808 어디 보자, 허리 부분은… 370 00:28:09,850 --> 00:28:11,352 아하, 그렇구나 371 00:28:26,742 --> 00:28:29,245 이걸 뜯어서 372 00:28:29,328 --> 00:28:33,833 다시 마름하고 서로 맞춰 꿰맨다 373 00:28:34,542 --> 00:28:38,504 그리고 고무줄을 넣으면 완성! 좋았어 374 00:28:41,924 --> 00:28:43,426 하루미예요 375 00:28:43,509 --> 00:28:46,229 나는 스즈 외숙모야 안녕 376 00:28:46,971 --> 00:28:48,889 외숙모, 끈 주세요 377 00:28:49,849 --> 00:28:51,350 이거면 될까? 378 00:29:07,032 --> 00:29:08,272 이런! 379 00:29:08,826 --> 00:29:10,786 올케, 외출해? 380 00:29:10,870 --> 00:29:12,538 네, 배급소에요 381 00:29:13,038 --> 00:29:17,001 내가 다녀올게 배급권이랑 지갑 빌려줘 382 00:29:17,084 --> 00:29:19,884 그러실래요? 그럼 부탁할게요 383 00:29:33,893 --> 00:29:35,478 다녀오셨어요? 384 00:29:40,399 --> 00:29:43,079 그만해도 돼 내가 할게 385 00:29:51,619 --> 00:29:54,121 어머니! 386 00:29:55,080 --> 00:29:57,833 그래, 간다 387 00:29:57,917 --> 00:30:00,957 - 왜 그러니? - 국 건더기 말인데요 388 00:30:19,939 --> 00:30:23,025 케이코랑 하루미 왔구나 둘만 왔니? 389 00:30:23,108 --> 00:30:24,668 어서 오세요, 아버지 390 00:30:24,735 --> 00:30:26,987 편히 있다 가렴 391 00:30:28,364 --> 00:30:30,282 별일이네 392 00:30:30,366 --> 00:30:33,369 누나가 한 밥치곤 별로 안 탔잖아 393 00:30:33,452 --> 00:30:35,412 혼 좀 나 볼래, 슈사쿠 394 00:30:35,496 --> 00:30:37,832 저기, 아가씨 395 00:30:37,915 --> 00:30:41,252 덕택에 이렇게 옷을 고쳐 입었어요 396 00:30:42,837 --> 00:30:44,077 아니야 397 00:30:44,380 --> 00:30:47,100 어머니 다리가 불편하다고 398 00:30:47,132 --> 00:30:50,970 너 같은 아이를 이런 낯선 곳에 데려오다니 399 00:30:51,512 --> 00:30:54,890 내가 계속 여기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말이지 400 00:30:56,016 --> 00:30:59,603 올케, 히로시마로 돌아가는 게 어때? 401 00:31:01,021 --> 00:31:02,314 네? 402 00:31:02,398 --> 00:31:03,798 좋은 생각이다 403 00:31:08,988 --> 00:31:10,656 다녀왔어요 404 00:31:10,739 --> 00:31:13,868 - 아, 피곤하다 - 어서 와라 405 00:31:14,535 --> 00:31:16,453 벌써 8시네 406 00:31:16,537 --> 00:31:18,890 오늘은 유달리 양이 많네요 407 00:31:18,914 --> 00:31:21,476 이게 다 천인침 부적이야? 408 00:31:21,500 --> 00:31:24,545 그렇다니까요 스미, 나중에 한 땀 떠라 409 00:31:25,796 --> 00:31:28,441 얘, 스즈! 이제 그만 일어나! 410 00:31:28,465 --> 00:31:29,665 네! 411 00:31:31,969 --> 00:31:34,013 이제 저녁 먹자 412 00:31:35,472 --> 00:31:39,518 깜짝이야, 나 쿠레에 시집가는 꿈을 꿨어요 413 00:31:41,312 --> 00:31:43,498 - 이제 잠이 깼니? - 네 414 00:31:43,522 --> 00:31:48,235 아가씨가 히로시마에 돌아가도 된다고 하셔서 415 00:31:48,777 --> 00:31:51,214 이게 무슨 얘긴가 생각하다가 416 00:31:51,238 --> 00:31:53,032 아, 친정 나들이! 417 00:31:53,616 --> 00:31:56,011 그랬더니 아버님과 어머님도 418 00:31:56,035 --> 00:31:58,995 여태 마음 써 주지 못해 미안했다며 419 00:31:59,455 --> 00:32:04,251 2, 3일 푹 쉬다 오라고 하셨고, 아가씨도… 420 00:32:05,336 --> 00:32:08,422 올케가 그걸로 좋다면야 잘됐네 421 00:32:09,673 --> 00:32:12,277 요이치에게 엽서는 보냈니? 422 00:32:12,301 --> 00:32:14,094 저요? 보냈어요 423 00:32:14,178 --> 00:32:16,889 아직 답장은 안 왔지만요 424 00:32:17,473 --> 00:32:20,113 - 이쪽에도? - 응 425 00:32:21,393 --> 00:32:22,662 멀어서 그렇겠지 426 00:32:22,686 --> 00:32:25,290 오빠는 편지 쓰기도 싫어하고 427 00:32:25,314 --> 00:32:28,484 스즈가 주소를 잘못 적었을 수도 있고 428 00:32:29,276 --> 00:32:31,504 - 목욕, 목욕 - 목욕, 목욕 429 00:32:31,528 --> 00:32:33,530 스미, 정신대는 어때? 430 00:32:33,614 --> 00:32:37,952 많이 익숙해졌어 나 기계기름 냄새 나지? 431 00:32:38,035 --> 00:32:40,955 위험한 일이야? 힘들겠다 432 00:32:41,038 --> 00:32:44,166 그래도 김 따는 일처럼 춥지도 않고 433 00:32:44,249 --> 00:32:45,518 좋은 점도 있어 434 00:32:45,542 --> 00:32:50,422 미남 장교가 몰래 식당의 식권을 주기도 하거든 435 00:32:50,506 --> 00:32:51,650 어머나! 436 00:32:51,674 --> 00:32:54,843 뜻하지 않게 육군 기밀을 알아 버렸네 437 00:32:54,927 --> 00:32:58,514 언니야말로 어때? 쿠레는 좋은 곳이야? 438 00:33:00,140 --> 00:33:03,060 배울 것투성이라 아직 잘 모르겠어 439 00:33:04,311 --> 00:33:05,938 나 방금… 440 00:33:06,480 --> 00:33:11,110 뜻하지 않게 해군 기밀에 접촉해 버린 것 같아 441 00:33:11,193 --> 00:33:13,913 - 뭔데? - 그만 자자 442 00:33:15,197 --> 00:33:17,757 - 언니 - 응? 443 00:33:17,866 --> 00:33:20,536 원형 탈모 생겼더라 444 00:33:22,830 --> 00:33:26,166 잘 가, 언니 난 일하러 갈게 445 00:33:26,709 --> 00:33:28,711 결전 비상조치 때문에 446 00:33:28,794 --> 00:33:32,840 다음 달부턴 짧은 여행도 제한될 거라더라 447 00:33:32,923 --> 00:33:35,360 - 잘 지내거라 - 네 448 00:33:35,384 --> 00:33:38,595 그럼 나도 부인회에 일하러 가 봐야겠다 449 00:33:39,263 --> 00:33:41,140 어머니도 나가요? 450 00:33:46,729 --> 00:33:48,647 "철도는 싸우는 자의 다리다!" 451 00:33:55,904 --> 00:33:59,158 아버지가 용돈을 주셨다 452 00:34:31,148 --> 00:34:32,348 안녕 453 00:34:34,068 --> 00:34:35,611 잘 있어, 히로시마 454 00:34:40,324 --> 00:34:41,200 "오늘 승차권 매진" 455 00:34:41,283 --> 00:34:42,427 어라? 456 00:34:42,451 --> 00:34:44,578 그래서 돌아왔다고? 457 00:34:44,661 --> 00:34:47,748 네 시댁 사람들이 가엾어지려고 한다 458 00:34:56,090 --> 00:34:57,450 다녀왔습니다 459 00:34:59,176 --> 00:35:01,937 아가씨도 계속 머물고 있다 460 00:35:01,970 --> 00:35:03,764 "1944년 4월" 461 00:35:05,349 --> 00:35:08,811 엄마, 나 벼루 빌려줘요 462 00:35:08,894 --> 00:35:10,896 벼루는 왜? 463 00:35:10,979 --> 00:35:13,148 빌려줘요 464 00:35:13,232 --> 00:35:15,067 올케 465 00:35:15,150 --> 00:35:17,950 하루미한테 뭐라고 한 거야? 466 00:35:18,695 --> 00:35:21,949 회람판 돌리러 가도 될까요 467 00:35:22,032 --> 00:35:23,272 그러렴 468 00:35:24,493 --> 00:35:25,887 다녀오겠습니다 469 00:35:25,911 --> 00:35:29,498 히로시마에 다녀온 후로 계속 저 모양이네 470 00:35:29,998 --> 00:35:32,102 놔둬요 아직 어리잖아요 471 00:35:32,126 --> 00:35:34,711 그럼 부탁드릴게요 472 00:35:35,337 --> 00:35:38,173 - 엄마 - 안 된다고 했지 473 00:35:38,257 --> 00:35:39,842 붓 빌려줘요, 엄마 474 00:35:39,925 --> 00:35:42,636 너한테 붓이 왜 필요해! 475 00:36:06,910 --> 00:36:08,579 어서 오세요 476 00:36:09,705 --> 00:36:11,832 나물 뜯고 있었어? 477 00:36:11,915 --> 00:36:15,669 네, 저녁 반찬으로 할까 하고요 478 00:36:17,296 --> 00:36:20,136 이쪽의 민들레는 모두 하얗네요 479 00:36:20,674 --> 00:36:22,426 에바 것은 달라? 480 00:36:23,969 --> 00:36:25,596 여기 노란 것도 있어 481 00:36:28,223 --> 00:36:31,023 멀리서 온 걸지도 모르니까… 482 00:36:32,436 --> 00:36:37,316 기운이 없다 싶더니 향수병이었던 거야? 483 00:36:37,399 --> 00:36:38,719 아니거든요 484 00:36:45,073 --> 00:36:46,950 저기 좀 봐 485 00:36:47,034 --> 00:36:51,121 오늘은 항공 모함도 있네 히요와 준요인가? 486 00:36:51,205 --> 00:36:52,445 크네요 487 00:36:53,749 --> 00:36:56,477 저쪽 작은 것들은 다 구축함이야 488 00:36:56,501 --> 00:36:58,813 독일에서 온 U보트도 있고 489 00:36:58,837 --> 00:37:02,257 저 보통 배처럼 생긴 건 잠수 모함인데… 490 00:37:07,095 --> 00:37:09,056 봐, 동박새가 날고 있어 491 00:37:10,015 --> 00:37:11,767 저쪽이야, 저쪽 492 00:37:12,392 --> 00:37:13,752 보고 있어요 493 00:37:16,605 --> 00:37:19,325 슈사쿠 씨 저건 뭐예요? 494 00:37:19,399 --> 00:37:21,360 배인가요? 495 00:37:21,443 --> 00:37:22,723 야마토야 496 00:37:23,362 --> 00:37:26,865 동양 최고의 군항이 만든 세계 최고의 군함이지 497 00:37:28,700 --> 00:37:30,786 저기에도 사람이 타요? 498 00:37:30,869 --> 00:37:32,069 그럼 499 00:37:34,748 --> 00:37:36,875 대충 2천 7백 명쯤 500 00:37:39,711 --> 00:37:42,881 2천 7백 명이나? 501 00:37:42,965 --> 00:37:44,383 그렇다니까 502 00:37:44,466 --> 00:37:47,346 쿠레에 잘 돌아왔다고 인사해 줘 503 00:37:49,346 --> 00:37:53,517 저런 데서 그 많은 사람 밥을 매일 만든다고요? 504 00:37:53,600 --> 00:37:56,520 - 스즈 씨, 조심… - 빨래는… 505 00:38:00,565 --> 00:38:03,402 미안해요 괜찮아요? 506 00:38:03,485 --> 00:38:04,945 응 507 00:38:05,028 --> 00:38:06,508 어디 안 다쳤어? 508 00:38:16,164 --> 00:38:20,711 스즈 씨, 신경 쓰면 탈모는 더 심해져 509 00:38:20,794 --> 00:38:22,671 들켰나요 510 00:38:22,754 --> 00:38:27,884 엄마, 붓 빌려줘요 외숙모 머리에 칠해 줄래요 511 00:38:27,968 --> 00:38:29,469 안 된다니까 512 00:38:29,553 --> 00:38:32,553 넌 거기 말고도 다 칠할 거 아니야! 513 00:38:34,391 --> 00:38:38,312 얼마 안 가 아가씨도 시댁으로 돌아갔다 514 00:38:38,395 --> 00:38:41,374 자, 그럼 내가 식사 준비를 해 볼까 했지만 515 00:38:41,398 --> 00:38:44,818 이때쯤엔 배급이 꽤 줄어 있었다 516 00:38:44,901 --> 00:38:45,819 "1944년 5월" 517 00:38:45,902 --> 00:38:50,198 말린 정어리 네 마리가 4인 가족 세 끼분 518 00:38:51,283 --> 00:38:54,123 그래도 푸성귀뿐인 것보단 낫고 519 00:38:54,286 --> 00:38:57,286 여기 서 있으면 비지도 살 수 있겠지 520 00:38:58,290 --> 00:39:00,208 아하, 그렇겠네요 521 00:39:01,084 --> 00:39:05,213 제비꽃, 별꽃, 쇠뜨기 522 00:39:05,797 --> 00:39:09,718 민들레, 괭이밥 말린 정어리, 비지 523 00:39:09,801 --> 00:39:14,181 감자, 고구마 밀가루, 매실장아찌 씨 524 00:39:16,558 --> 00:39:19,311 고구마를 잘라서 찐다 525 00:39:19,394 --> 00:39:22,689 쇠뜨기는 데친 후 물에 헹궈 잘게 썬다 526 00:39:22,773 --> 00:39:26,985 밀가루를 섞어 으깬 후 납작하게 편다 527 00:39:27,069 --> 00:39:28,695 점심 완성 528 00:39:28,779 --> 00:39:31,540 케이코가 없으니 조용하구나 529 00:39:31,573 --> 00:39:34,253 남은 것은 말려서 보존 530 00:39:35,327 --> 00:39:36,887 이게 끝이 아니랍니다 531 00:39:37,371 --> 00:39:40,832 쌀은 다섯 배의 물을 부어 죽을 끓이되 532 00:39:41,458 --> 00:39:44,669 깍둑 썬 감자를 넣고 10분 더 끓인 후 533 00:39:45,545 --> 00:39:47,923 별꽃을 썰어 넣는다 534 00:39:48,507 --> 00:39:51,027 무 껍질과 민들레 뿌리는 535 00:39:51,051 --> 00:39:53,970 채 썰어 설탕과 간장으로 조린다 536 00:39:54,513 --> 00:39:56,973 민들레 잎을 썰어 넣은 후 537 00:39:57,057 --> 00:39:59,643 비지를 넣고 익힌다 538 00:40:01,311 --> 00:40:05,440 무는 얇게 썰어 소금으로 무친 후 괭이밥을 섞는다 539 00:40:06,983 --> 00:40:10,487 냄비에 매실장아찌 씨를 끓이다 부글부글 끓으면 540 00:40:10,570 --> 00:40:15,158 말린 정어리를 넣고 국물을 끼얹으며 조린다 541 00:40:15,242 --> 00:40:18,082 마지막에 소금으로 간을 맞춘다 542 00:40:18,286 --> 00:40:20,890 카리야 씨에게 이런 걸 배웠구나 543 00:40:20,914 --> 00:40:25,335 쌀 배급이 반으로 줄어서 감자를 넣고 죽을 끓였죠 544 00:40:25,419 --> 00:40:26,437 그랬구나 545 00:40:26,461 --> 00:40:29,222 그래도 내일은 기대하세요! 546 00:40:29,423 --> 00:40:32,360 충신 쿠스노키 공이 오래 농성하기 위해 547 00:40:32,384 --> 00:40:35,637 발명한 식량 증량법! 548 00:40:37,139 --> 00:40:39,891 우선 쌀을 잘 볶는다 549 00:40:40,851 --> 00:40:44,896 세 배의 물을 붓고 약한 불로 오랫동안 익힌다 550 00:40:46,106 --> 00:40:50,277 하지만 쌀을 아끼더라도 연료를 낭비하면 헛일 551 00:40:50,360 --> 00:40:53,089 그러므로 불에 올리는 대신 552 00:40:53,113 --> 00:40:55,913 보온이 되는 상자에 넣어두고 553 00:40:56,491 --> 00:40:57,931 하룻밤 기다린다 554 00:41:00,954 --> 00:41:04,416 전날 남은 정어리 조림 국물에 제비꽃을 넣고 555 00:41:04,499 --> 00:41:07,061 된장을 풀어 한소끔 끓인다 556 00:41:07,085 --> 00:41:10,213 밥은 다시 불에 올려 한 차례 더 익힌다 557 00:41:10,839 --> 00:41:15,635 완성, 이것이 바로 쿠스노키 공의 '난코메시' 558 00:41:16,470 --> 00:41:19,390 이건 아버님 도시락에 넣어 드리고 559 00:41:21,349 --> 00:41:25,270 오늘 아침은 밥이 많네 밥알이 부풀어 있어 560 00:41:25,353 --> 00:41:27,772 이렇게도 밥을 짓는구나 561 00:41:27,856 --> 00:41:28,732 네 562 00:41:28,815 --> 00:41:31,775 - 잘 먹겠습니다 - 잘 먹겠습니다 563 00:41:40,744 --> 00:41:42,305 - 다녀올게 - 미안해요 564 00:41:42,329 --> 00:41:45,624 저 밥을 기쁘게 드신 쿠스노키 공은 565 00:41:45,707 --> 00:41:48,543 진정한 호걸이구나 566 00:41:49,127 --> 00:41:50,795 그러게요 567 00:41:51,505 --> 00:41:52,940 "1944년 6월" 568 00:41:52,964 --> 00:41:56,635 경계경보 발령! 569 00:41:57,802 --> 00:42:01,181 공습경보 발령! 570 00:42:07,812 --> 00:42:10,041 방송엔 아무것도 안 나오는군 571 00:42:10,065 --> 00:42:12,543 슈사쿠는 벌써 직장에 갔니? 572 00:42:12,567 --> 00:42:14,086 - 네 - 괜찮다 573 00:42:14,110 --> 00:42:16,506 적의 항속력 추정치를 볼 때 574 00:42:16,530 --> 00:42:19,175 큐슈까지 오는 게 최선일 게야 575 00:42:19,199 --> 00:42:22,159 그러니 당장 산으로 피난할 것까진… 576 00:42:23,495 --> 00:42:25,121 그냥 정전이야 577 00:42:28,166 --> 00:42:30,210 안 떨어지게 조심해요 578 00:42:30,710 --> 00:42:32,796 시내의 건물들을 철거해 579 00:42:33,672 --> 00:42:36,552 화재에 대비한 공터로 만든다는군 580 00:42:37,384 --> 00:42:40,264 이 근방은 걱정할 필요 없지만… 581 00:42:40,762 --> 00:42:42,556 큰일이겠네요 582 00:42:42,639 --> 00:42:45,639 다들 이사할 집은 찾을 수 있을까요? 583 00:42:46,434 --> 00:42:47,714 고마워요 584 00:42:48,395 --> 00:42:49,813 별말씀을 585 00:42:50,939 --> 00:42:53,659 땔나무라면 얼마든지 있어 586 00:42:53,692 --> 00:42:56,236 우리 집도 철거됐거든 587 00:42:56,319 --> 00:42:57,559 어머나 588 00:42:57,904 --> 00:43:00,824 시댁은 시모노세키로 이사한다길래 589 00:43:01,533 --> 00:43:03,535 이참에 연 끊고 왔어요 590 00:43:03,618 --> 00:43:04,818 뭐? 591 00:43:05,328 --> 00:43:08,790 걱정할 필요 없어요 직장 구해서 일할 거니까 592 00:43:09,666 --> 00:43:12,627 들어갈 사람 수가 많아졌잖니 593 00:43:13,378 --> 00:43:16,258 - 그럼 이 정도요? - 그렇지 594 00:43:16,464 --> 00:43:20,302 "1944년 7월" 595 00:43:20,385 --> 00:43:23,513 어젠 하이가미네산에서도 들리더라고요 596 00:43:23,597 --> 00:43:26,409 저런 데까지 대포를 설치하다니 597 00:43:26,433 --> 00:43:28,852 갈수록 뒤숭숭하네요 598 00:43:28,935 --> 00:43:31,062 도와주셔서 고마워요 599 00:43:31,563 --> 00:43:35,358 훌륭한 방공호가 만들어졌구나 600 00:43:35,442 --> 00:43:36,602 네 601 00:43:37,569 --> 00:43:40,822 요즘 계속 잔업이었는데 앞장서서 일하더니만 602 00:43:41,865 --> 00:43:46,244 누나네 집 기둥과 다다미가 있어서 살았어 603 00:43:48,747 --> 00:43:52,542 슈사쿠, 이 기둥 네가 여기다 썼니? 604 00:43:52,626 --> 00:43:55,306 그게 뭐? 별것 아니야 605 00:43:55,795 --> 00:43:58,131 그럼 바깥도 좀 정리할까 606 00:44:00,800 --> 00:44:05,513 슈사쿠 씨, 이 흙 조금만 밭에 가져가도 돼요? 607 00:44:05,597 --> 00:44:09,184 그래, 가져가 조심하고 608 00:44:10,018 --> 00:44:12,646 어머, 여기 있었니? 609 00:44:12,729 --> 00:44:15,231 네, 배를 보고 있었어요 610 00:44:17,901 --> 00:44:20,028 오늘은 배가 많네 611 00:44:20,111 --> 00:44:21,905 야마토가 두 개 있어요 612 00:44:22,822 --> 00:44:24,616 하나는 무사시야 613 00:44:24,699 --> 00:44:28,995 전함은 많이 있는데 항공모함은 없네요 614 00:44:30,497 --> 00:44:31,915 저건 토네예요 615 00:44:31,998 --> 00:44:36,127 뒤에 포탑이 없으니까 항공순양함이에요 616 00:44:37,379 --> 00:44:40,507 굉장하다 어쩜 그렇게 잘 알아? 617 00:44:40,590 --> 00:44:44,010 오빠가 가르쳐 줬어요 618 00:44:44,094 --> 00:44:47,305 그랬구나, 나도 조금은 배웠어 619 00:44:48,348 --> 00:44:49,588 구축함 620 00:44:50,100 --> 00:44:51,810 어, 작은 게 오는데? 621 00:44:52,894 --> 00:44:54,312 내화정이에요 622 00:44:56,189 --> 00:44:58,316 답례로 나도 가르쳐 줄게 623 00:44:59,025 --> 00:45:00,819 큰 구름이지? 624 00:45:01,653 --> 00:45:03,571 모루구름이라고 해서 625 00:45:04,989 --> 00:45:06,908 큰비를 내린단다 626 00:45:10,161 --> 00:45:11,579 슈사쿠 씨! 627 00:45:11,663 --> 00:45:14,623 일단 거기 있는 걸 방공호로 옮겨! 628 00:45:23,508 --> 00:45:25,135 고마워 629 00:45:32,392 --> 00:45:34,060 내가 할게요 630 00:45:35,353 --> 00:45:37,105 군함을 좋아하는군요? 631 00:45:38,148 --> 00:45:39,816 하루미한테 들었어요 632 00:45:41,484 --> 00:45:45,238 하루미에게 가르쳐준 건 내가 아니라 히보야 633 00:45:45,321 --> 00:45:46,507 히보? 634 00:45:46,531 --> 00:45:49,826 응, 군함을 좋아하는 히보 635 00:45:50,326 --> 00:45:52,805 언젠가 당신도 만나게 해 줄게 636 00:45:52,829 --> 00:45:56,291 여기… 이 '히사오'라는 사람요? 637 00:45:56,833 --> 00:45:57,993 응 638 00:46:08,470 --> 00:46:12,015 이런 걸 하고 있다니! 내가 이 사람과… 639 00:46:16,728 --> 00:46:17,604 좋았어 640 00:46:17,687 --> 00:46:21,983 비가 잦아들었구나 이 틈에 얼른 돌아가자 641 00:46:22,066 --> 00:46:23,401 저기… 642 00:46:23,485 --> 00:46:27,989 부부가 금슬이 좋은 건 좋은 일 아니겠니 643 00:46:28,907 --> 00:46:32,368 두 부부가 쌍으로 금슬이 좋네요 644 00:46:32,452 --> 00:46:33,745 케이코 645 00:46:36,956 --> 00:46:38,791 온 가족이 모여서 646 00:46:38,875 --> 00:46:41,920 사이좋게 키를 재곤 했었지 647 00:46:42,462 --> 00:46:47,675 혹시 아가씨의 남편 되는 분은… 648 00:46:47,759 --> 00:46:52,263 모처럼 군대에 안 가도 되는 마른 몸이었는데 649 00:46:52,347 --> 00:46:54,015 너무 말랐었던 모양이야 650 00:46:55,475 --> 00:46:58,937 아버지가 군 공장에 재취직했을 때 651 00:46:59,521 --> 00:47:02,249 누나가 선물로 시계를 사러 갔다가 652 00:47:02,273 --> 00:47:05,153 그 시계점 주인과 알게 된 거야 653 00:47:05,818 --> 00:47:10,406 두 사람은 결혼해서 가게를 새롭게 꾸몄지 654 00:47:11,366 --> 00:47:15,078 하지만 케이코는 성격이 그렇잖니 655 00:47:15,161 --> 00:47:17,922 시부모와 잘 지내지 못했고 656 00:47:18,122 --> 00:47:20,458 신랑이 죽은 후 657 00:47:20,542 --> 00:47:24,087 가게를 어떻게 할지로 험악한 분위기가 됐다가 658 00:47:24,170 --> 00:47:29,092 결국은 건물이 철거돼 아무것도 남지 않게 됐어 659 00:47:31,010 --> 00:47:34,010 아들인 히사오까지 그 집안 후계자라며 660 00:47:34,556 --> 00:47:37,356 시모노세키로 데려가 버렸으니 661 00:47:37,934 --> 00:47:40,311 그 속이 오죽하겠니 662 00:47:41,187 --> 00:47:45,066 모두 웃으면서 지내면 좋을 텐데 말이다 663 00:47:45,567 --> 00:47:47,235 정말 그래요 664 00:47:55,994 --> 00:47:57,829 밭을 좀 보고 올게요 665 00:48:11,551 --> 00:48:16,514 그 사정을 알게 되기까지 몇 달이나 걸리다니 666 00:48:16,598 --> 00:48:19,309 난 정말 멍한 사람이다 667 00:48:23,813 --> 00:48:25,173 저게 야마토 668 00:48:26,357 --> 00:48:27,817 이쪽이 토네 669 00:48:33,740 --> 00:48:35,950 아니, 저는… 670 00:48:36,034 --> 00:48:37,327 "헌병" 671 00:48:37,910 --> 00:48:41,414 전 그저 멀리 갈 애한테 배 그림을 보내 주려고… 672 00:48:41,497 --> 00:48:43,249 이 여자 집이 여긴가? 673 00:48:43,333 --> 00:48:45,251 헌병 양반 674 00:48:45,960 --> 00:48:48,840 해안선과 군함을 그리고 있었어! 675 00:48:49,088 --> 00:48:50,399 간첩 행위다! 676 00:48:50,423 --> 00:48:53,360 이런 순박한 얼굴로 어떤 악랄하고도 677 00:48:53,384 --> 00:48:56,384 교활한 술책을 꾸몄는지 알 수 없어! 678 00:48:57,555 --> 00:48:59,474 이 여자의 남편은 679 00:48:59,557 --> 00:49:02,977 해군 군법 회의소의 말단 서기지? 680 00:49:03,061 --> 00:49:07,065 이 여자가 군사 기밀을 훔쳐볼 위험은 없는가? 681 00:49:07,774 --> 00:49:10,252 암호 통신을 하는 기색은 없었나? 682 00:49:10,276 --> 00:49:13,279 소지품 중 난수표를 본 적은 없나? 683 00:49:13,363 --> 00:49:16,908 배후가 의심스러운 건? 어땠느냔 말이다! 684 00:49:18,701 --> 00:49:21,496 처음이니 이번은 지나가지만 685 00:49:21,579 --> 00:49:23,641 항시 감시의 눈을 빛내도록! 686 00:49:23,665 --> 00:49:26,545 며느리라고 해도 결국은 남이니까 687 00:49:37,929 --> 00:49:39,597 다녀왔어요 688 00:49:40,181 --> 00:49:43,476 왜들 이러고 있어요? 빨래도 안 걷고 689 00:49:43,559 --> 00:49:45,353 그게 말이다, 슈사쿠 690 00:49:45,436 --> 00:49:47,772 스즈가 헌병에게… 691 00:49:50,942 --> 00:49:53,069 스즈 씨, 잠깐 이리 와 봐 692 00:50:00,827 --> 00:50:03,913 이렇게 작으면 해안선도 못 그리겠지 693 00:50:06,124 --> 00:50:09,044 당신은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하니까 694 00:50:09,419 --> 00:50:12,299 다음엔 나도 한번 그려 주겠어? 695 00:50:12,880 --> 00:50:17,135 잘 그리지 못할지도 모르는데요 696 00:50:19,387 --> 00:50:22,598 스즈 씨가 간첩이라… 697 00:50:22,682 --> 00:50:25,643 슈사쿠, 너야 괜찮지 698 00:50:25,727 --> 00:50:29,147 우리는 헌병에게 너무 미안해서 699 00:50:29,230 --> 00:50:31,232 웃긴데 웃지도 못하고 700 00:50:31,315 --> 00:50:34,235 참으려니 괜히 더 웃겨서 혼났네 701 00:50:37,238 --> 00:50:42,410 뭔가에 열중했다 하면 다른 게 보이지 않는 앤데 702 00:50:42,493 --> 00:50:46,831 얌전하니까 되려 뭔가 있어 보인 모양이야 703 00:50:46,914 --> 00:50:51,294 서기가 하는 일이 줄 서기인 줄 아는 사람이 704 00:50:51,377 --> 00:50:55,006 무슨 비밀을 노리겠어요 멍청한 육군 헌병 705 00:50:55,089 --> 00:50:59,135 뭔지는 모르겠지만 나도 괜히 웃겨요 706 00:51:02,221 --> 00:51:05,641 모두 웃으면서 지내면 좋을 텐데 말이다 707 00:51:05,725 --> 00:51:07,310 정말 그래요 708 00:51:07,393 --> 00:51:08,770 다녀왔어 709 00:51:09,312 --> 00:51:12,152 아버지 오셨네 얘기해 드려야지 710 00:51:13,191 --> 00:51:16,071 웃을 수만은 없는 건 나뿐인가? 711 00:51:17,570 --> 00:51:19,906 정말 뭘 모른다니까요 712 00:51:21,365 --> 00:51:22,551 "1944년 8월" 713 00:51:22,575 --> 00:51:26,704 전쟁 중에도 매미는 울고 나비도 난다 714 00:51:28,498 --> 00:51:30,976 "8월부터 설탕 배급 중지" 715 00:51:31,000 --> 00:51:32,627 어라, 설탕도? 716 00:51:33,961 --> 00:51:36,440 6월에 공습으로 난리가 났을 땐 717 00:51:36,464 --> 00:51:39,592 전쟁이 코앞까지 와 있구나 싶었는데 718 00:51:40,426 --> 00:51:43,386 전쟁은 지금 어디서 뭘 하고 있을까 719 00:51:46,098 --> 00:51:47,338 아파라 720 00:51:47,642 --> 00:51:49,435 하루미, 미안 미안 721 00:51:49,519 --> 00:51:52,980 괜찮아요 개미를 보고 있었어요 722 00:51:54,607 --> 00:51:57,944 어디까지 행렬이 이어지는 걸까 723 00:52:18,506 --> 00:52:21,634 설탕은 이제 귀중품인데! 724 00:52:28,766 --> 00:52:31,811 개미한테 들키지 않게 숨겨 놔야 해요 725 00:52:31,894 --> 00:52:35,398 그렇긴 한데 어디다 숨기지? 726 00:52:39,527 --> 00:52:41,362 왜들 그러니? 727 00:52:41,904 --> 00:52:43,656 물 위에 두면 728 00:52:43,739 --> 00:52:47,201 개미가 들어가지 못할 거라 생각했는데… 729 00:52:55,835 --> 00:52:59,463 이 돈으로 암시장에서 사 오려무나 730 00:53:03,426 --> 00:53:05,553 평소와는 다른 길 731 00:53:08,556 --> 00:53:09,796 드세요 732 00:53:15,062 --> 00:53:17,523 팔 물건 같은 건 없을 텐데 733 00:53:17,607 --> 00:53:19,567 왜 이렇게 사람이 많지? 734 00:53:20,651 --> 00:53:23,654 어? 어? 어? 735 00:53:24,155 --> 00:53:28,284 이건 대만 쌀이라오 꼭꼭 숨겨 놨던 거지 736 00:53:29,160 --> 00:53:32,163 국내산 쌀도 구할 수 있어요 737 00:53:32,663 --> 00:53:37,001 어라? 수박은 밭에서 재배하는 거 금지일 텐데 738 00:53:39,045 --> 00:53:40,796 뭐든지 다 있네 739 00:53:45,009 --> 00:53:47,887 꼭 전쟁 전 여름방학 같아 740 00:53:49,055 --> 00:53:51,474 설탕 한 근에 20엔 741 00:53:52,099 --> 00:53:54,661 배급받는 가격의 50배가 넘잖아요 742 00:53:54,685 --> 00:53:57,688 지금 안 사 두면 더 비싸질걸? 743 00:53:57,772 --> 00:53:59,649 어머님이 주신 돈과 744 00:53:59,732 --> 00:54:02,860 이번 달 생활비를 다 합쳐도 25엔 745 00:54:02,944 --> 00:54:05,947 살까요, 말까요 746 00:54:08,950 --> 00:54:13,329 이러다 조만간 설탕이 150엔이 되고 747 00:54:13,412 --> 00:54:16,749 캐러멜도 100엔으론 살 수 없게 되고 748 00:54:16,832 --> 00:54:21,754 양말도 세 켤레에 천 엔쯤 하게 되는 건 아닐까? 749 00:54:22,964 --> 00:54:26,467 그런 나라에서 살아갈 수 있을까? 750 00:54:31,847 --> 00:54:35,393 그런데 여기는 대체 어디야! 751 00:54:36,060 --> 00:54:39,105 나가노키 마을? 해군 묘지가 있는? 752 00:54:39,188 --> 00:54:40,898 아, 그건 나가사코던가 753 00:54:40,982 --> 00:54:43,901 - 저쪽이야 - 이쪽이지 754 00:54:59,583 --> 00:55:00,876 미안해요 755 00:55:05,089 --> 00:55:06,369 괜찮아요 756 00:55:06,799 --> 00:55:09,277 - 수박? - 네 757 00:55:09,301 --> 00:55:11,738 - 캐러멜? - 네 758 00:55:11,762 --> 00:55:14,322 - 미아? - 네 759 00:55:14,598 --> 00:55:16,225 어른인데? 760 00:55:16,726 --> 00:55:19,895 - 어디서 왔어요? - 나가노키요 761 00:55:20,604 --> 00:55:24,442 언니, 아무도 돌아가는 길은 안 가르쳐 주고 762 00:55:24,525 --> 00:55:26,610 다들 좋은 향기가 나는데 763 00:55:26,694 --> 00:55:29,655 혹시 여기 용궁인가요? 764 00:55:29,739 --> 00:55:34,410 나가노키면 모퉁이를 돌아 우체국까지 내려가서 765 00:55:34,493 --> 00:55:35,773 거기서… 766 00:55:36,078 --> 00:55:37,478 잠깐 기다려요 767 00:55:38,748 --> 00:55:41,667 언니, 뭐 좀 물어볼게요 768 00:55:46,505 --> 00:55:49,067 여기로 가서 저 문을 빠져나가 769 00:55:49,091 --> 00:55:52,762 우체국 앞 모퉁이에서 오른쪽으로 돌아요 770 00:55:53,262 --> 00:55:54,972 고맙습니다 771 00:55:56,015 --> 00:55:59,685 이 근방 사람들은 다들 길을 잘 몰라요 772 00:55:59,769 --> 00:56:03,856 대부분 외지 사람이고 이 문밖엔 나가지도 않고 773 00:56:04,523 --> 00:56:08,819 당신도 히로시마 남쪽… 바다 쪽? 774 00:56:08,903 --> 00:56:11,381 맞는데 어떻게 알았어요? 775 00:56:11,405 --> 00:56:12,885 말하는 걸 듣고요 776 00:56:13,824 --> 00:56:16,762 - 혹시 에바 사람? - 쿠사츠예요 777 00:56:16,786 --> 00:56:18,120 쿠사츠! 778 00:56:18,746 --> 00:56:21,999 매년 그곳 외갓집에서 수박을 먹었어요 779 00:56:22,792 --> 00:56:24,376 우리 집은 가난해서 780 00:56:24,460 --> 00:56:27,463 남들 먹고 남은 껍질만 먹었어요 781 00:56:28,005 --> 00:56:30,845 딱 한 번 누가 친절을 베풀어 782 00:56:30,925 --> 00:56:33,344 빨간 부분도 먹어 봤죠 783 00:56:34,011 --> 00:56:35,971 진짜 옛날얘기네 784 00:56:36,555 --> 00:56:39,475 하지만 당신이 그림을 잘 그려서 785 00:56:39,558 --> 00:56:42,978 가만히 보고 있자니 말인데요 786 00:56:43,896 --> 00:56:47,983 식은 죽 먹기죠 다른 것도 말씀하세요 787 00:56:48,067 --> 00:56:50,378 박하사탕! 고사리떡! 788 00:56:50,402 --> 00:56:51,946 박하사탕 789 00:56:52,029 --> 00:56:55,991 그리고 아이스크림 웨이퍼를 얹어서 790 00:56:56,492 --> 00:56:57,677 웨이퍼? 791 00:56:57,701 --> 00:57:00,472 몰라요? 카페 가 본 적 없어요? 792 00:57:00,496 --> 00:57:03,874 린, 농땡이 부리지 마 793 00:57:03,958 --> 00:57:06,770 미안, 역시 들어가 봐야겠어요 794 00:57:06,794 --> 00:57:09,754 그럼 다음에 다시 그려 주러 올게요 795 00:57:11,340 --> 00:57:12,800 됐어요 796 00:57:12,883 --> 00:57:15,803 이런 곳엔 자꾸 오는 거 아니에요 797 00:57:18,597 --> 00:57:20,933 또 길 잃으면 어떡해요 798 00:57:41,620 --> 00:57:44,540 왜 이리 늦었어? 시장에 갔다길래 799 00:57:44,623 --> 00:57:47,384 돌아오다 길 잃었나 했잖아 800 00:57:48,210 --> 00:57:53,132 아가씨, 웨이퍼를 얹은 카페의 아이스크림이란 801 00:57:53,215 --> 00:57:54,609 어떤 건가요? 802 00:57:54,633 --> 00:57:56,969 어머나, 몰라? 803 00:57:57,052 --> 00:57:59,930 어떤가 하면 달콤하고 차갑고 804 00:58:00,014 --> 00:58:03,642 과자는 바삭바삭해서 스푼으로 떠먹으면 805 00:58:03,726 --> 00:58:05,603 그 맛이 정말… 806 00:58:06,103 --> 00:58:07,343 그거… 807 00:58:10,107 --> 00:58:12,836 오랜만에 단것 얘길 했더니 808 00:58:12,860 --> 00:58:15,700 그냥 맹물도 달콤하게 느껴지네 809 00:58:16,155 --> 00:58:17,490 "설탕" 810 00:58:19,074 --> 00:58:22,745 "1944년 9월" 811 00:58:22,828 --> 00:58:24,455 날은 아직 덥다 812 00:58:25,581 --> 00:58:29,460 새댁, 전화 왔어요 813 00:58:30,628 --> 00:58:33,297 네? 저한테요? 814 00:58:36,592 --> 00:58:37,968 이거구나 815 00:58:39,345 --> 00:58:41,013 더워라 816 00:58:41,096 --> 00:58:44,600 그런 차림으로 다니면 슈사쿠 망신이야! 817 00:58:54,360 --> 00:58:57,160 아직 시간이 있으니 좀 걷지 818 00:58:57,363 --> 00:59:00,323 남서 방면 함대의 상태는 어떻던가? 819 00:59:00,366 --> 00:59:01,784 느긋하더군요 820 00:59:01,867 --> 00:59:03,053 그래? 821 00:59:03,077 --> 00:59:05,287 차가운 맥주나 한잔하세 822 00:59:06,872 --> 00:59:09,792 "쿠레 해군 군법 회의소" 823 00:59:21,095 --> 00:59:24,390 슈사쿠 씨 수첩 가져왔어요 824 00:59:29,353 --> 00:59:31,313 아, 스즈 씨! 825 00:59:31,855 --> 00:59:34,575 얼굴이 새하얀데 괜찮아? 826 00:59:34,817 --> 00:59:36,652 이상한가요? 827 00:59:37,570 --> 00:59:40,072 아픈 게 아니면 됐어 828 00:59:40,155 --> 00:59:41,515 그럼 갈까? 829 00:59:42,283 --> 00:59:44,493 네? 일은요? 830 00:59:44,577 --> 00:59:47,955 급한 거 아닌데 일부러 오게 한 거야 831 00:59:48,872 --> 00:59:51,912 시내에 장 보러 가서 즐거웠다고 했지? 832 00:59:55,421 --> 00:59:58,757 왜 그래? 역시 몸이 안 좋은… 833 00:59:58,841 --> 01:00:01,602 너무 좋아서 웃는 거라고요 834 01:00:06,974 --> 01:00:08,851 영화라도 볼까 했는데 835 01:00:11,270 --> 01:00:14,070 큰 배가 막 돌아온 모양이군 836 01:00:16,317 --> 01:00:18,277 이럴 땐 양보해야지 837 01:00:18,944 --> 01:00:21,744 아쉽지만 우린 다음으로 하자 838 01:00:24,408 --> 01:00:25,728 스즈 씨? 839 01:00:25,909 --> 01:00:30,664 초등학교 동창 중에 수병이 된 친구가 있는데 840 01:00:31,248 --> 01:00:33,667 마주치면 어쩌나 해서요 841 01:00:33,751 --> 01:00:36,045 평범하게 인사하면 되지 842 01:00:37,129 --> 01:00:39,941 옛날에 알던 사람과 지금 만나면 843 01:00:39,965 --> 01:00:43,719 꿈에서 깨어날 것 같은 기분이 드나 봐요 844 01:00:44,261 --> 01:00:45,447 꿈? 845 01:00:45,471 --> 01:00:49,516 사는 곳도, 성도 바뀌어 당황스러운 일투성이지만 846 01:00:49,600 --> 01:00:52,811 그래도 슈사쿠 씨가 친절히 대해 주고 847 01:00:52,895 --> 01:00:54,438 친구도 생겼잖아요 848 01:00:56,482 --> 01:00:59,002 지금은 꿈에서 깨고 싶지 않아요 849 01:00:59,026 --> 01:01:01,946 지금의 내가 진짜 나라면 좋겠어요 850 01:01:01,987 --> 01:01:03,387 그렇단 말이지 851 01:01:04,490 --> 01:01:07,660 지나간 일 선택하지 않은 길은 852 01:01:07,743 --> 01:01:10,743 모두 깨어난 꿈과 다를 바 없는 건가 853 01:01:11,288 --> 01:01:13,916 스즈 씨, 당신을 고른 건 854 01:01:13,999 --> 01:01:16,919 아마도 내게 가장 좋은 선택이었어 855 01:01:18,587 --> 01:01:21,507 살이 좀 빠진 것 같아 걱정이지만 856 01:01:22,132 --> 01:01:26,178 그러고 보니 요즘 식욕이 없네요 857 01:01:33,227 --> 01:01:34,770 자, 2인분 858 01:01:39,566 --> 01:01:41,652 "병원" 859 01:01:41,735 --> 01:01:46,156 아침을 많이 먹었으니 이 정도면 되겠지 860 01:01:48,242 --> 01:01:50,160 다시 1인분 861 01:01:50,244 --> 01:01:53,205 입항 준비 전진, 6노트로 862 01:01:53,288 --> 01:01:54,808 "1944년 12월" 863 01:01:54,832 --> 01:01:57,792 - 6노트로 고정 - 알겠다, 오버 864 01:02:00,963 --> 01:02:04,133 - 그럼 부탁해 볼게 - 그래 865 01:02:05,050 --> 01:02:06,250 어? 866 01:02:07,052 --> 01:02:09,263 진짜 수병이다! 867 01:02:10,931 --> 01:02:14,309 우물가에서 우연히 마주쳐서요 868 01:02:14,393 --> 01:02:17,646 미즈하라 테츠입니다 군함 아오바를 탑니다 869 01:02:18,272 --> 01:02:20,952 아오바는 중순양함이죠? 870 01:02:21,316 --> 01:02:22,818 얘, 하루미! 871 01:02:26,530 --> 01:02:29,074 겨울인데도 까맣게 탔네요 872 01:02:29,158 --> 01:02:32,911 그럼 우리 집엔 목욕을 하러 오신 건가요? 873 01:02:33,454 --> 01:02:36,224 '입욕 상륙'이란 이름의 자유 시간이죠 874 01:02:36,248 --> 01:02:38,000 갈 곳도 마땅치 않아서 875 01:02:38,500 --> 01:02:41,420 고향 친구 스즈를 찾아와 봤습니다 876 01:02:41,795 --> 01:02:44,715 여러분께는 스즈가 신세가 많습니다 877 01:02:45,466 --> 01:02:49,386 옛날부터 그림과 김 뜨기 말곤 잘하는 게 없었으니 878 01:02:49,470 --> 01:02:52,115 여기선 그냥 모자란 애겠네요 879 01:02:52,139 --> 01:02:56,018 사양 말고 말씀만 하세요 데리고 돌아가겠습니다 880 01:03:00,898 --> 01:03:02,775 시건방 그만 떨어! 881 01:03:02,858 --> 01:03:05,778 그리고 왜 자꾸 친한 척 스즈야! 882 01:03:06,361 --> 01:03:09,865 그럼 뭐라고 불러? 이젠 우라노가 아니잖아 883 01:03:09,948 --> 01:03:11,366 뭐? 884 01:03:11,450 --> 01:03:14,290 아가, 군인을 때리면 안 되지 885 01:03:24,129 --> 01:03:25,648 뭐가 그렇게 재밌어? 886 01:03:25,672 --> 01:03:28,884 재미있지 넌 정말로 평범하거든 887 01:03:29,468 --> 01:03:31,345 맛있다, 맛있어! 888 01:03:31,428 --> 01:03:32,908 차린 것도 없는데 889 01:03:32,971 --> 01:03:35,224 천국일세 890 01:03:35,307 --> 01:03:37,643 스즈, 너도 들어와 891 01:03:37,726 --> 01:03:39,204 바보 같은 소리! 892 01:03:39,228 --> 01:03:42,028 스즈 씨 램프는 어디 있어? 893 01:03:42,397 --> 01:03:44,483 방공호 안에 있을 거예요 894 01:03:44,566 --> 01:03:45,806 그래? 895 01:03:46,485 --> 01:03:49,905 나도 커서 수병이 될래요 896 01:03:49,988 --> 01:03:51,406 그거 좋지 897 01:03:52,866 --> 01:03:54,409 감사합니다 898 01:03:54,493 --> 01:03:57,413 - 인사해야지 - 안녕히 주무세요 899 01:03:58,038 --> 01:03:59,414 잘 자라 900 01:04:01,625 --> 01:04:03,377 역시 육지는 좋네요 901 01:04:03,460 --> 01:04:05,087 그럼 나도 이만 902 01:04:05,963 --> 01:04:08,632 아오바는 어떻습니까? 903 01:04:08,715 --> 01:04:12,344 마닐라에서 부상을 입고 간신히 돌아왔죠 904 01:04:12,427 --> 01:04:13,846 좋은 배인데 905 01:04:13,929 --> 01:04:16,929 또다시 활약도, 침몰도 하지 못했어요 906 01:04:18,851 --> 01:04:22,145 슈사쿠 씨, 죽지 못하고 살아남는다는 건 907 01:04:22,980 --> 01:04:25,780 꽤나 사람을 초조하게 하네요 908 01:04:26,358 --> 01:04:30,028 미즈하라 씨, 오늘 밤은 아버님이 안 계시니 909 01:04:30,112 --> 01:04:31,552 제가 가장입니다 910 01:04:32,489 --> 01:04:35,826 죄송하지만 당신을 여기에 재울 순 없습니다 911 01:04:40,330 --> 01:04:41,391 어라? 912 01:04:41,415 --> 01:04:44,102 헛간 2층에서 자 달라고 했어 913 01:04:44,126 --> 01:04:48,589 그런데 당신도 그렇게 거칠게 굴 때가 다 있군 914 01:04:50,299 --> 01:04:53,886 화로에 불을 피웠으니 가져다주고 915 01:04:53,969 --> 01:04:57,681 천천히 얘기하고 와 이제 못 볼지도 모르니까 916 01:05:13,030 --> 01:05:15,830 미안해 이런 데서 자게 해서 917 01:05:16,325 --> 01:05:18,970 해먹이랑 비교하면 천국이지 918 01:05:18,994 --> 01:05:23,040 쌓인 얘기나 하자 추우니까 발 집어넣고 919 01:05:23,123 --> 01:05:24,283 응 920 01:05:27,794 --> 01:05:30,088 자, 선물이야 921 01:05:30,672 --> 01:05:31,912 어머나 922 01:05:34,384 --> 01:05:37,145 - 깃펜으로 쓰게? - 응 923 01:05:37,888 --> 01:05:39,088 됐다 924 01:05:47,314 --> 01:05:49,751 - 써진다 - 써지네 925 01:05:49,775 --> 01:05:54,446 백로와 비슷했는데 만난 게 남쪽 바다였어 926 01:05:54,529 --> 01:05:57,008 백로는 바다를 건너는 건가? 927 01:05:57,032 --> 01:05:58,700 그런가 봐 928 01:05:58,784 --> 01:06:02,204 에바에선 1년 내내 강에 서 있기만 했는데 929 01:06:02,955 --> 01:06:05,624 맞아, 에바에 많이 있었지 930 01:06:07,167 --> 01:06:10,003 안 되네 생각처럼 안 그려져 931 01:06:10,837 --> 01:06:12,839 너도 그럴 때가 있냐 932 01:06:14,132 --> 01:06:17,678 설마 그림 그리는 게 오랜만인 거야? 933 01:06:17,761 --> 01:06:18,961 뭐… 934 01:06:20,639 --> 01:06:24,017 그 그림 말이야 그 파도 토끼 935 01:06:24,726 --> 01:06:26,228 아, 그거? 936 01:06:27,187 --> 01:06:29,231 그것 때문에 고생했었지 937 01:06:29,773 --> 01:06:32,067 그랬나? 938 01:06:32,901 --> 01:06:34,277 잊어버렸어? 939 01:06:34,861 --> 01:06:38,699 선생님이 그 그림을 시 미술대회에 내고 940 01:06:38,782 --> 01:06:41,636 거기서 엄청 호평을 받는 바람에 941 01:06:41,660 --> 01:06:43,328 진짜 난처했었다니까 942 01:06:44,246 --> 01:06:49,042 내 그림으로 돼 있었지만 진짜 주인공은 943 01:06:49,126 --> 01:06:51,966 진짜 주인공은 너였는데 말이지 944 01:06:59,845 --> 01:07:02,222 스즈는 따뜻해 945 01:07:02,305 --> 01:07:05,642 스즈는 부드러워 달콤해 946 01:07:09,938 --> 01:07:11,218 미즈하라 947 01:07:12,566 --> 01:07:15,777 나는 줄곧 이런 날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 같아 948 01:07:16,903 --> 01:07:18,905 이렇게 네가 와 주고 949 01:07:20,157 --> 01:07:23,827 이렇게 옆에 있는데 나는… 950 01:07:25,620 --> 01:07:29,458 난 정말 그 사람한테 화가 나서 견딜 수가 없어 951 01:07:30,333 --> 01:07:33,003 미안, 진짜 미안해 952 01:07:34,463 --> 01:07:35,783 그 사람을 953 01:07:36,423 --> 01:07:37,924 사랑하는구나 954 01:07:38,508 --> 01:07:39,668 응 955 01:07:41,595 --> 01:07:43,680 진짜 놀랄 만큼 평범하네 956 01:07:44,181 --> 01:07:47,601 - 미안해 - 당연한 일로 화를 내고 957 01:07:47,684 --> 01:07:49,770 당연한 일로 사과하지 958 01:07:50,771 --> 01:07:53,207 정말 안 데려가도 괜찮겠어? 959 01:07:53,231 --> 01:07:56,311 억지로 시집와서 고생하고 있는 거 아냐? 960 01:07:56,359 --> 01:07:57,599 아니야 961 01:07:58,070 --> 01:07:59,390 그럼 됐어 962 01:08:01,740 --> 01:08:03,408 네 살 위랬나? 963 01:08:04,201 --> 01:08:05,577 슈사쿠 씨? 964 01:08:05,660 --> 01:08:07,704 죽은 형이랑 동갑이야 965 01:08:09,372 --> 01:08:10,874 집이 가난하니까 966 01:08:10,957 --> 01:08:14,157 형은 공짜로 갈 수 있는 해군 학교에 들어갔지 967 01:08:14,711 --> 01:08:17,711 형이 죽었으니까 나는 해군에 들어갔고 968 01:08:18,632 --> 01:08:20,759 전부 당연한 건데 969 01:08:20,842 --> 01:08:24,971 나는 어디에서 인간의 당연함을 벗어난 걸까 970 01:08:26,264 --> 01:08:27,544 그러니까 971 01:08:27,891 --> 01:08:30,931 여기서 평범하게 있는 널 보고 안심했어 972 01:08:31,520 --> 01:08:34,520 난 '영령'이라 불리는 건 사양이니까 973 01:08:34,898 --> 01:08:38,276 나를 떠올릴 거라면 웃으면서 떠올려 줘 974 01:08:39,194 --> 01:08:43,490 너만은 마지막까지 이 세상에서 평범하게 975 01:08:43,573 --> 01:08:45,575 바르게 있어 줘 976 01:08:45,659 --> 01:08:47,035 스즈 977 01:08:47,119 --> 01:08:48,745 너 예뻐졌다 978 01:08:49,454 --> 01:08:51,054 바보 같은 소리 할래? 979 01:08:53,458 --> 01:08:58,839 어릴 때부터 너한텐 정작 중요한 말을 못 한다니까 980 01:08:58,922 --> 01:09:01,400 "테츠, 죽지 않고 돌아와 줘서 고마워" 981 01:09:01,424 --> 01:09:05,846 합동 위령제 우라노 요이치 982 01:09:05,929 --> 01:09:08,932 "1945년 2월" 983 01:09:11,393 --> 01:09:13,913 - 잘 돌아왔다, 요이치 - 잘 돌아왔어, 오빠 984 01:09:13,937 --> 01:09:18,191 유골 대신 저런 돌멩이를 넣어 보내다니 985 01:09:18,275 --> 01:09:20,193 너무 작으니까 스미가… 986 01:09:20,277 --> 01:09:23,321 오빠의 뇌인가? 987 01:09:23,405 --> 01:09:25,490 착각했을 정도잖아요 988 01:09:25,574 --> 01:09:27,325 대체 어떤 오빠였던 거야 989 01:09:28,326 --> 01:09:31,139 날도 추운데 불려 간 게 바보 같아 990 01:09:31,163 --> 01:09:34,083 요이치가 어떤 앤데 간단히 죽겠어 991 01:09:34,916 --> 01:09:37,770 너무나 쉽게 사람은 곁에서 사라진다 992 01:09:37,794 --> 01:09:40,213 모습이 보이지 않게 되면 993 01:09:40,297 --> 01:09:43,137 더는 아무 말도 전할 수 없다 994 01:09:44,593 --> 01:09:45,913 슈사쿠 씨 995 01:09:47,137 --> 01:09:50,432 지난번엔 고마웠어요 996 01:09:51,850 --> 01:09:55,395 미즈하라와 얘기할 시간을 줘서요 997 01:09:56,396 --> 01:09:57,636 아니야 998 01:09:58,023 --> 01:10:02,027 하지만 슈사쿠 씨 부부란 게 그런 건가요? 999 01:10:03,695 --> 01:10:06,907 내가 억지를 부려 나한테 시집온 거잖아 1000 01:10:08,825 --> 01:10:12,537 나한텐 그런 화난 얼굴 보여 준 적 없으면서 1001 01:10:13,997 --> 01:10:16,124 지금 보여 주고 있잖아요! 1002 01:10:18,376 --> 01:10:20,378 화났는지 몰랐네 1003 01:10:20,462 --> 01:10:22,607 주의가 산만하니까 그렇죠! 1004 01:10:22,631 --> 01:10:23,871 그래? 1005 01:10:25,467 --> 01:10:29,095 그래서 오늘따라 구멍 난 양말을 신은 거예요? 1006 01:10:29,179 --> 01:10:32,515 당신이 어젯밤 만든 건 발이 안 들어갔다고 1007 01:10:32,599 --> 01:10:34,159 다른 것도 있잖아요! 1008 01:10:34,226 --> 01:10:38,021 두 분, 그 싸움을 꼭 지금 해야 합니까? 1009 01:10:39,439 --> 01:10:41,834 또 길을 틀리네 이쪽이야 1010 01:10:41,858 --> 01:10:43,652 나도 알아요 1011 01:10:43,735 --> 01:10:47,072 우리 집은 이쪽 저 하이가미네 방향이야 1012 01:10:47,155 --> 01:10:48,515 안다니까요! 1013 01:10:51,993 --> 01:10:55,538 그해 겨울은 눈이 많이 내려서 1014 01:10:56,206 --> 01:10:58,124 봄이 몹시 기다려졌다 1015 01:10:59,125 --> 01:11:02,629 - 쪽보다 푸르른 - 쪽보다 푸르른 1016 01:11:02,712 --> 01:11:03,546 "1945년 3월 19일" 1017 01:11:03,630 --> 01:11:07,425 - 드넓은 하늘에, 드넓은 하늘에 - 드넓은 하늘에, 드넓은 하늘에 1018 01:11:07,509 --> 01:11:11,471 - 순식간에 펼쳐지네 - 순식간에 펼쳐지네 1019 01:11:11,554 --> 01:11:15,684 - 수없이 많은 - 수없이 많은 1020 01:11:15,767 --> 01:11:22,774 - 새하얀 장미꽃 무늬 - 새하얀 장미꽃 무늬 1021 01:11:23,817 --> 01:11:25,110 걱정 마 1022 01:11:25,193 --> 01:11:29,614 너는 얌전하니까 선생님도 혼 안 낼 거야 1023 01:11:29,698 --> 01:11:32,826 진짜요? 학교 안 무서워요? 1024 01:11:32,909 --> 01:11:35,749 그럼, 당장은 친구가 없더라도 1025 01:11:35,829 --> 01:11:39,541 날 봐, 나도 처음 여기 왔을 땐 외톨이였지만 1026 01:11:39,624 --> 01:11:42,585 금세 모두 친구가 돼 줬잖아? 1027 01:11:42,669 --> 01:11:44,629 우리 엄마도요? 1028 01:11:45,797 --> 01:11:47,037 그건… 1029 01:12:36,556 --> 01:12:37,996 방공 두건 써! 1030 01:12:39,267 --> 01:12:40,547 하루미! 1031 01:13:03,083 --> 01:13:06,544 지금 여기에 그림 도구가 있다면… 1032 01:13:07,045 --> 01:13:11,257 아니지,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1033 01:13:11,841 --> 01:13:14,803 너희, 뭐 하고 있는 거니! 1034 01:13:14,886 --> 01:13:17,726 그늘로 들어가서 빨리 엎드려! 1035 01:13:18,390 --> 01:13:19,750 어서 오세요 1036 01:13:21,768 --> 01:13:25,105 이제야 공습경보가 울리는 건가 1037 01:13:25,855 --> 01:13:28,775 가만히 있어라 포탄 파편에 맞을라 1038 01:13:43,039 --> 01:13:44,319 아이고! 1039 01:13:46,876 --> 01:13:49,212 들리는구먼 1040 01:13:50,130 --> 01:13:53,716 우리의 2천 마력짜리 엔진 소리 말이다 1041 01:13:54,426 --> 01:13:57,187 우리가 밤낮으로 일하는 건 1042 01:13:57,262 --> 01:14:00,142 저것의 수율을 높이기 위해서란다 1043 01:14:02,267 --> 01:14:06,980 91식 5백 마력으로 시작해 여기까지 왔구나 1044 01:14:08,898 --> 01:14:14,070 열심히 갈고닦은 기술에 깃들리라 1045 01:14:15,363 --> 01:14:19,325 세계 평화의 빛이 되리니 1046 01:14:21,703 --> 01:14:25,081 전력 집중 한마음으로 1047 01:14:25,165 --> 01:14:28,126 적기는 몇 마력이에요? 1048 01:14:30,128 --> 01:14:33,256 외숙모, 적기는 몇 마력이에요? 1049 01:14:33,339 --> 01:14:34,619 아버님? 1050 01:14:39,179 --> 01:14:42,807 공습경보 해제! 1051 01:14:46,603 --> 01:14:49,415 철야도 했고 날씨도 좋았다지만 1052 01:14:49,439 --> 01:14:53,610 그래도 그렇죠, 공습 중에 땅바닥에서 숙면이라니 1053 01:14:53,693 --> 01:14:55,004 이것 참… 1054 01:14:55,028 --> 01:14:56,946 놀랐잖아요 1055 01:14:57,030 --> 01:14:59,967 그날 쿠레에서는 생선이 많이 잡혔다 1056 01:14:59,991 --> 01:15:01,451 작아! 1057 01:15:01,534 --> 01:15:04,913 크게 그려 주면 커질 거야 1058 01:15:07,832 --> 01:15:10,519 "1945년 3월 29일 오전 4시 50분" 1059 01:15:10,543 --> 01:15:13,713 경보 발령, 경보 발령! 방공복 착용! 1060 01:15:13,796 --> 01:15:16,549 불 끄고! 문짝 떼고! 1061 01:15:16,633 --> 01:15:20,386 다 끝나면 비상 주머니를 들고 방공호로! 1062 01:15:21,638 --> 01:15:25,558 공습경보 해제! 1063 01:15:27,852 --> 01:15:30,021 덜 익었잖아 1064 01:15:30,104 --> 01:15:32,065 마음이 무겁네요 1065 01:15:32,148 --> 01:15:33,066 "1945년 3월 31일" 1066 01:15:33,149 --> 01:15:34,877 그 댁은 남편도 전사했는데 1067 01:15:34,901 --> 01:15:37,821 이번엔 17살 아들마저 징집이라니 1068 01:15:37,862 --> 01:15:40,742 - 축하드립니다 - 축하드립니다 1069 01:15:43,284 --> 01:15:44,762 "4월 1일 오후 10시 10분" 1070 01:15:44,786 --> 01:15:48,915 방공복 착용, 불 단속 완료 문짝을 뗀다! 1071 01:15:48,998 --> 01:15:50,458 방공 용구! 1072 01:15:51,251 --> 01:15:54,012 캄캄해서 아무것도 안 보여 1073 01:15:55,630 --> 01:15:56,990 어머, 미안 1074 01:15:57,465 --> 01:15:58,985 어느 집 고양이지? 1075 01:15:59,926 --> 01:16:04,764 "4월 5일 오후 11시 45분" 1076 01:16:04,847 --> 01:16:07,141 경보는 이제 지겨워 1077 01:16:21,322 --> 01:16:22,865 처음으로 봤다 1078 01:16:29,872 --> 01:16:33,626 "1945년 4월 6일" 1079 01:16:34,586 --> 01:16:38,631 적기 17기 츠부야마 상공에 있음 1080 01:16:38,715 --> 01:16:39,591 "1945년 5월 5일" 1081 01:16:39,674 --> 01:16:45,847 포격 중, 후속 목표 토쿠시마현 남동부에 30기 1082 01:16:45,930 --> 01:16:48,691 쿠레 방면으로 향하고 있음 1083 01:16:49,559 --> 01:16:53,479 공습경보 해제! 1084 01:16:55,189 --> 01:16:59,319 5일 오전 적기 125기가 습격해 1085 01:16:59,402 --> 01:17:02,614 히로 공장 및 11항공기 공장 일부가… 1086 01:17:02,697 --> 01:17:04,017 다녀왔어요 1087 01:17:05,450 --> 01:17:07,368 무사했구나, 슈사쿠 1088 01:17:07,452 --> 01:17:08,812 아버지는요? 1089 01:17:09,329 --> 01:17:12,049 - 아직이에요 - 그렇군 1090 01:17:15,960 --> 01:17:18,338 스즈 씨, 끓어 넘치겠어 1091 01:17:27,680 --> 01:17:30,058 스즈 씨는 참 작네 1092 01:17:33,269 --> 01:17:35,063 일어서도 작아 1093 01:17:36,314 --> 01:17:37,815 왜 그래요? 1094 01:17:37,899 --> 01:17:41,736 아무것도 아니야 그냥 참 작구나 싶어서 1095 01:17:54,499 --> 01:17:57,460 아버님은 꼭 무사하실 거예요 1096 01:17:57,543 --> 01:18:00,183 - 군복이야 - 네? 1097 01:18:00,380 --> 01:18:02,090 보퉁이 안에 든 것 말이야 1098 01:18:03,132 --> 01:18:07,220 15일부로 법무 하사관이 돼 1099 01:18:07,303 --> 01:18:11,057 이제는 군인이니까 해병단에서 훈련받지 1100 01:18:11,140 --> 01:18:12,684 석 달은 못 돌아와 1101 01:18:13,851 --> 01:18:16,896 그다음엔 돌아올 수 있어요? 1102 01:18:16,979 --> 01:18:18,219 아마도 1103 01:18:19,065 --> 01:18:21,025 괜찮을까, 스즈 씨? 1104 01:18:21,776 --> 01:18:24,112 이렇게 작고 가냘픈데 1105 01:18:24,195 --> 01:18:28,658 남자 하나 없는 이 집을 지켜 낼 수 있을까? 1106 01:18:29,367 --> 01:18:32,495 못해요 그런 거 못해요! 1107 01:18:38,042 --> 01:18:41,003 미안해요 거짓말이에요 1108 01:18:42,004 --> 01:18:43,673 난 당신이 좋아요 1109 01:18:44,465 --> 01:18:48,678 하지만 석 달이나 못 보면 얼굴도 잊을지 몰라요 1110 01:18:49,303 --> 01:18:50,722 스즈 씨 1111 01:18:50,805 --> 01:18:53,117 그러니 여기서 기다릴게요 1112 01:18:53,141 --> 01:18:57,478 이 집을 떠나면 당신을 못 찾게 될지도 모르니까 1113 01:18:59,021 --> 01:19:01,941 "5월 6일 일요일" 1114 01:19:02,024 --> 01:19:04,444 "5월 8일 화요일" 1115 01:19:05,319 --> 01:19:07,339 "5월 10일 목요일 공습경보" 1116 01:19:07,363 --> 01:19:08,674 "5월 11일 금요일 오전 중 경보 2회" 1117 01:19:08,698 --> 01:19:09,717 "5월 12일 토요일 경보 없음" 1118 01:19:09,741 --> 01:19:11,802 "5월 13일 일요일 경계경보만 3회" 1119 01:19:11,826 --> 01:19:17,039 "5월 14일" 1120 01:19:17,123 --> 01:19:19,768 그려 뒀으니 안 잊을 거지? 1121 01:19:19,792 --> 01:19:21,627 말이 그렇다는 거죠 1122 01:19:21,711 --> 01:19:24,606 아니, 스즈 씨라면 모르는 일이야 1123 01:19:24,630 --> 01:19:27,234 어디, 얼마나 멋지게 그렸나 볼까? 1124 01:19:27,258 --> 01:19:30,595 안 돼요, 이건 특급 기밀이라고요 1125 01:19:35,308 --> 01:19:39,937 "5월 15일" 1126 01:19:45,067 --> 01:19:47,445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1127 01:19:48,404 --> 01:19:49,684 다녀와요 1128 01:19:50,823 --> 01:19:53,469 슈사쿠, 도중까지 같이 가자 1129 01:19:53,493 --> 01:19:54,744 그래요 1130 01:19:54,827 --> 01:19:56,913 삼촌, 군복 멋있어요 1131 01:19:58,831 --> 01:20:02,960 갑자기 집이 휑해진 것 같구나 1132 01:20:04,879 --> 01:20:07,882 "6월 21일" 1133 01:20:07,965 --> 01:20:09,509 편지 왔어요 1134 01:20:16,557 --> 01:20:20,436 근처 병원에 있을 줄로만 알았는데 군 병원이었다니 1135 01:20:21,103 --> 01:20:23,481 그래서 못 찾았던 거군요 1136 01:20:23,564 --> 01:20:26,317 배와 머리를 다쳤었지만 1137 01:20:26,400 --> 01:20:28,569 곧 퇴원할 수 있다네요 1138 01:20:29,946 --> 01:20:32,907 아버지가 시계 수리를 부탁했어요 1139 01:20:33,533 --> 01:20:35,034 마침 좋은 기회니 1140 01:20:35,117 --> 01:20:38,746 시모노세키의 시댁에 다녀올까 해요 1141 01:20:38,830 --> 01:20:40,270 내일 당장이라도 1142 01:20:41,123 --> 01:20:44,418 - 오빠한테 가는 거예요? - 준비해야겠다 1143 01:20:44,502 --> 01:20:45,742 나도? 1144 01:20:47,755 --> 01:20:49,983 - 학교는요? - 괜찮아 1145 01:20:50,007 --> 01:20:53,047 가 봤자 흙장난하고 체조나 할 뿐이잖니 1146 01:20:53,636 --> 01:20:58,015 - 소녀의 손가락도 - 소녀의 손가락도 1147 01:20:58,099 --> 01:21:02,311 - 오늘도 바지런히 나라를 위해 - 오늘도 바지런히 나라를 위해 1148 01:21:02,395 --> 01:21:05,314 - 우리는 - 우리는 1149 01:21:05,398 --> 01:21:07,066 시간깨나 걸리겠네 1150 01:21:08,276 --> 01:21:12,613 표 사는 동안 하루미를 데리고 아버지한테 다녀와 1151 01:21:13,197 --> 01:21:16,075 알겠어요 가자, 하루미 1152 01:21:16,158 --> 01:21:18,428 부대 안에 들어갈 수 있어요? 1153 01:21:18,452 --> 01:21:19,652 그래 1154 01:21:22,081 --> 01:21:23,749 웬 약한 모습 1155 01:21:23,833 --> 01:21:26,673 여차하면 특기인 죽창 있잖아요 1156 01:21:26,752 --> 01:21:29,832 무슨 소리야 누가 저쪽 시부모가 무섭대? 1157 01:21:30,464 --> 01:21:32,967 기운이 없어 보이길래요 1158 01:21:33,050 --> 01:21:35,779 게다가 죽창으로 뭘 어쩌라고 1159 01:21:35,803 --> 01:21:38,848 - 시모노세키는 멀어요? - 응 1160 01:21:38,931 --> 01:21:42,018 - 히로시마보다 멀어요? - 훨씬 멀지 1161 01:21:42,101 --> 01:21:43,328 이쪽이에요? 1162 01:21:43,352 --> 01:21:46,192 병원이니까 얌전히 있어야 한다 1163 01:21:50,443 --> 01:21:52,778 이건 적들의 음악이에요? 1164 01:21:52,862 --> 01:21:55,114 걱정을 끼쳤구나 1165 01:21:55,197 --> 01:21:59,118 오랫동안 의식이 없었거든 벌써 6월이라지? 1166 01:21:59,201 --> 01:22:01,203 어쨌든 다행이에요 1167 01:22:01,287 --> 01:22:04,749 전 오늘 기차 타고 오빠한테 갈 거예요 1168 01:22:04,832 --> 01:22:07,593 그러냐 뭐, 빠를수록 좋지 1169 01:22:07,668 --> 01:22:10,546 아저씨는 무슨 배를 탔어요? 1170 01:22:10,630 --> 01:22:12,840 소해 특무정 제16호야 1171 01:22:15,259 --> 01:22:18,721 여기 있다 보면 온갖 것을 알게 된단다 1172 01:22:18,804 --> 01:22:20,765 히로 공장도 폐쇄됐고 1173 01:22:20,848 --> 01:22:25,227 해군 자체가 육군에 흡수된다는 소문도 있어 1174 01:22:25,311 --> 01:22:28,481 아가, 야마토가 침몰했다는구나 1175 01:22:28,564 --> 01:22:30,918 - 야마토가요? - 그래 1176 01:22:30,942 --> 01:22:34,695 외통수에 몰려 적 앞으로 끌려 나간 거지 1177 01:22:35,529 --> 01:22:39,909 세토 내해도 이제 우리 바다가 아니라더라 1178 01:22:39,992 --> 01:22:43,579 그럼 파도 토끼도 이젠… 1179 01:22:43,663 --> 01:22:45,641 - 뭐? - 아니에요 1180 01:22:45,665 --> 01:22:48,426 그래서 내가 얘기한 거란다 1181 01:22:48,542 --> 01:22:52,713 시댁 어른들한테 하루미를 맡기라고 1182 01:22:52,797 --> 01:22:55,677 여기보단 몇 배 안심되지 않겠니 1183 01:22:56,425 --> 01:22:57,927 그래서 아가씨가… 1184 01:22:58,010 --> 01:23:01,347 외숙모 저기로 보러 가도 돼요? 1185 01:23:01,430 --> 01:23:04,892 무슨 배가 있었는지 오빠한테 얘기해 줄래요 1186 01:23:04,976 --> 01:23:07,287 그래? 보이려나? 1187 01:23:07,311 --> 01:23:09,522 조금만요, 조금만요 1188 01:23:09,605 --> 01:23:11,065 안 보이네 1189 01:23:13,567 --> 01:23:15,653 큰일이네, 어떡하지? 1190 01:23:15,736 --> 01:23:19,198 집까진 못 돌아갈 텐데 어디 공동 방공호가… 1191 01:23:20,992 --> 01:23:22,576 진짜로 올까? 1192 01:23:22,660 --> 01:23:25,496 요즘 계속 헛경보만 울렸잖아 1193 01:23:26,122 --> 01:23:31,002 0923 토쿠야마 남동에 적기 1194 01:23:31,085 --> 01:23:34,755 대략 20기가 쿠레로 향하고 있음 1195 01:23:36,549 --> 01:23:38,134 이번엔 진짜 왔구먼 1196 01:23:38,217 --> 01:23:40,362 죄송한데 들어가도 될까요? 1197 01:23:40,386 --> 01:23:41,571 얼른 들어와요 1198 01:23:41,595 --> 01:23:44,515 대피하세요! 서둘러요! 1199 01:23:48,602 --> 01:23:51,482 - 외숙모, 무서워요 - 괜찮아 1200 01:23:51,856 --> 01:23:53,190 자, 봐 1201 01:23:55,609 --> 01:23:57,337 - 엄마다 - 맞아 1202 01:23:57,361 --> 01:23:59,447 그럼 이쪽은? 1203 01:23:59,530 --> 01:24:00,590 하루미요 1204 01:24:00,614 --> 01:24:03,260 하루미는 엄마랑 같이 있어 1205 01:24:03,284 --> 01:24:05,661 이 근방 애가 아니네요 1206 01:24:05,745 --> 01:24:08,640 병원에 문병 왔어요 나가노키에서요 1207 01:24:08,664 --> 01:24:10,958 아휴, 운이 나빴네 1208 01:24:11,459 --> 01:24:14,579 왔다! 귀 막고 입 벌려요! 눈 조심해요! 1209 01:24:16,297 --> 01:24:17,537 더워요 1210 01:24:18,215 --> 01:24:19,535 참아야 해 1211 01:24:52,875 --> 01:24:56,003 물을 좀 얻을 수 있을까요? 1212 01:25:01,675 --> 01:25:03,886 고맙습니다 1213 01:25:04,512 --> 01:25:08,057 기차는 벌써 출발했을까요? 1214 01:25:08,140 --> 01:25:11,310 기차도 못 움직이니까 기다려 주고 있을 거야 1215 01:25:12,103 --> 01:25:13,263 네 1216 01:25:20,277 --> 01:25:22,029 아무것도 안 보여요 1217 01:25:24,365 --> 01:25:27,618 - 괜찮습니까? - 네! 1218 01:25:27,701 --> 01:25:32,081 불발탄은 시한폭탄일 가능성이 있으니까 1219 01:25:32,164 --> 01:25:34,583 얼른 도망가요 1220 01:25:34,667 --> 01:25:38,087 네, 힘내세요! 1221 01:25:38,170 --> 01:25:39,630 외숙모 1222 01:25:39,713 --> 01:25:43,134 다음엔 우리 오빠도 그려 줘요 1223 01:25:43,717 --> 01:25:46,279 불발탄의 누두공은 상당히 작습니다 1224 01:25:46,303 --> 01:25:49,390 최근의 민방공 전훈 속보에 따르면 1225 01:25:49,473 --> 01:25:51,225 적은 투하 폭탄 일부에… 1226 01:25:51,308 --> 01:25:52,668 "시한폭탄" 1227 01:25:53,727 --> 01:25:55,521 위험해, 하루미 1228 01:26:31,807 --> 01:26:34,518 또 그런다 그게 아니지 1229 01:26:34,602 --> 01:26:38,480 그렇게 서투르면 시집도 못 간다 1230 01:26:38,564 --> 01:26:42,443 생각해 보면 그 말을 몇 번이나 들었는데 1231 01:26:42,526 --> 01:26:44,653 결국 그렇게 되진 않았네 1232 01:26:46,488 --> 01:26:47,698 수박 1233 01:26:48,657 --> 01:26:50,075 고사리떡 1234 01:26:51,035 --> 01:26:52,411 박하사탕 1235 01:26:53,245 --> 01:26:58,125 거기에 배수로가 있었다면 뛰어들었을 텐데 1236 01:26:59,126 --> 01:27:01,962 왼손에 보퉁이 1237 01:27:03,130 --> 01:27:05,007 오른손에 하루미 1238 01:27:06,258 --> 01:27:08,886 반대였으면 좋았을 텐데 1239 01:27:10,554 --> 01:27:14,058 하다못해 맨발로 달리기라도 했다면 1240 01:27:15,267 --> 01:27:19,063 언덕길 건너… 언덕길 건너편은? 1241 01:27:19,772 --> 01:27:23,192 저건 토네고 이쪽 건 휴가예요 1242 01:27:23,859 --> 01:27:27,071 엄마, 야마토가 있어요 1243 01:27:30,157 --> 01:27:31,477 이 사람… 1244 01:27:32,660 --> 01:27:37,539 정말 슈사쿠 씨랑 닮았어 1245 01:27:38,624 --> 01:27:40,334 올케가 있었는데 1246 01:27:41,460 --> 01:27:43,545 올케가 같이 있었는데! 1247 01:27:44,171 --> 01:27:47,841 미안해요 미안해, 하루미 1248 01:27:47,925 --> 01:27:49,468 미안해요, 아가씨 1249 01:27:49,551 --> 01:27:53,847 살인자! 살인자! 1250 01:27:53,931 --> 01:27:56,034 - 그만해라, 케이코 - 하루미를 돌려줘 1251 01:27:56,058 --> 01:27:58,352 곧 두부 배급할 시간이야 1252 01:27:59,937 --> 01:28:02,165 그 애도 충격을 받아서 그렇지 1253 01:28:02,189 --> 01:28:04,692 진심으로 한 말은 아니야 1254 01:28:04,775 --> 01:28:09,947 우리는 네가 산 것만도 다행이라고 생각한단다 1255 01:28:10,572 --> 01:28:11,907 그럴까? 1256 01:28:12,700 --> 01:28:17,079 누군가에게 주어진 자리는 그리 쉽게 없어지지 않아 1257 01:28:17,162 --> 01:28:18,622 린 씨? 1258 01:28:19,498 --> 01:28:23,711 그때 내게 주어진 자리는 어디였을까 1259 01:28:24,211 --> 01:28:28,340 그 울타리는 몇 장인가 판자가 빠져 있었을 거야 1260 01:28:29,008 --> 01:28:32,048 폭발로 바람이 일면 그걸 타고 뛰어들어 1261 01:28:32,553 --> 01:28:35,639 그 건너편으로 그 건너편이야말로… 1262 01:28:36,765 --> 01:28:38,201 "6월 28일" 1263 01:28:38,225 --> 01:28:40,311 아이고, 또야? 1264 01:28:40,394 --> 01:28:43,647 이 소리면 적은 안 와 그냥 자 1265 01:28:43,731 --> 01:28:47,651 이 집엔 아무 일도 없었네요 1266 01:28:47,735 --> 01:28:50,946 그렇단다 걱정할 필요 없어 1267 01:28:51,030 --> 01:28:52,489 다행이에요 1268 01:28:53,115 --> 01:28:54,435 거짓말이다 1269 01:28:54,992 --> 01:28:56,410 그 사람은 1270 01:28:57,077 --> 01:28:59,163 집이 부서졌으니까 1271 01:28:59,913 --> 01:29:03,417 당당히 이 마을을 떠날 수 있었을까 1272 01:29:04,418 --> 01:29:05,878 "7월 1일" 1273 01:29:05,961 --> 01:29:07,838 무리하지 마시고요 1274 01:29:07,921 --> 01:29:11,925 힘들면 직장에 얘기해서 쉬어 가며 하마 1275 01:29:12,009 --> 01:29:13,385 다녀오세요 1276 01:29:16,764 --> 01:29:19,141 어머, 해가 나왔구나 1277 01:29:19,224 --> 01:29:22,269 붕대를 밖에다 널까요? 1278 01:29:25,481 --> 01:29:27,500 추고쿠 지구 방공 정보입니다 1279 01:29:27,524 --> 01:29:31,278 23시 50분 히로시마만에 적기 있음 1280 01:29:32,446 --> 01:29:33,966 일어날 수 있겠니? 1281 01:29:34,031 --> 01:29:36,950 네, 괜찮아요 1282 01:29:37,826 --> 01:29:39,328 23시 58분 1283 01:29:39,411 --> 01:29:44,291 쿠레 및 히로시마 부근을 적기가 선회 중 1284 01:29:44,374 --> 01:29:46,251 23시 58분 1285 01:29:46,335 --> 01:29:50,881 쿠레 및 히로시마 부근을 적기가 선회 중 1286 01:29:50,964 --> 01:29:55,385 아이고, 많이도 왔구나 모습은 안 보이지만 1287 01:29:59,056 --> 01:30:00,974 저게 조명탄일까요? 1288 01:30:04,853 --> 01:30:06,814 아가, 너도 빨리 와라 1289 01:30:26,291 --> 01:30:28,210 제8분대 돌격! 1290 01:30:38,470 --> 01:30:42,516 스즈, 뭐 하고 있니! 빨리 와! 1291 01:30:47,312 --> 01:30:50,732 스즈! 스즈! 1292 01:31:01,702 --> 01:31:04,413 올케! 폭탄이야? 1293 01:31:04,496 --> 01:31:06,832 물! 물 더 가져오세요! 1294 01:31:08,500 --> 01:31:10,002 됐어요, 가요 1295 01:31:12,880 --> 01:31:14,214 영차 1296 01:31:14,298 --> 01:31:15,578 조심해요 1297 01:31:15,966 --> 01:31:18,403 히로시마만을 적이 북진 중이며 1298 01:31:18,427 --> 01:31:21,388 분고 수도를 북진하는 일개 편대 및 1299 01:31:21,471 --> 01:31:25,475 아시즈리 남쪽 해상에 제3목표 있음 1300 01:31:25,976 --> 01:31:27,412 정보는 이상입니다 1301 01:31:27,436 --> 01:31:31,273 여기는 JOFK 히로시마 방송국 1302 01:31:31,356 --> 01:31:36,028 쿠레 시민 여러분 잘 버텨 주십시오 1303 01:31:39,239 --> 01:31:42,075 이재민 여러분께 알립니다 1304 01:31:42,159 --> 01:31:46,455 히로시마에서 주먹밥을 보냈습니다 1305 01:31:46,955 --> 01:31:50,292 니코 공원에서 배급합니다 1306 01:31:50,375 --> 01:31:52,770 이재민 증명은 어디서 떼죠? 1307 01:31:52,794 --> 01:31:54,647 마을 사무소가 아직 있나? 1308 01:31:54,671 --> 01:31:56,065 집이 홀랑 탔어 1309 01:31:56,089 --> 01:31:58,443 방공호에 안 들어가 살았지 1310 01:31:58,467 --> 01:32:01,845 - 미안한데 써도 될까? - 그러세요 1311 01:32:04,473 --> 01:32:06,767 이거, 따뜻할 때 먹어요 1312 01:32:06,850 --> 01:32:10,479 마루 밑에 뒀던 감자가 먹기 좋게 구워졌네요 1313 01:32:10,562 --> 01:32:12,731 잘 먹을게요 1314 01:32:13,232 --> 01:32:14,552 아가씨도… 1315 01:32:15,734 --> 01:32:19,655 아이고, 죽겠구먼 덥다 더워 1316 01:32:20,280 --> 01:32:23,218 시노노메 마을에서 온 사람 없어요? 1317 01:32:23,242 --> 01:32:28,372 아사히 마을의 유곽은 잿더미가 됐더군 1318 01:32:28,455 --> 01:32:29,655 그래 1319 01:32:31,250 --> 01:32:32,570 스즈 씨! 1320 01:32:35,128 --> 01:32:36,231 다친 거야? 1321 01:32:36,255 --> 01:32:38,942 - 훈련은요? - 중지됐어 1322 01:32:38,966 --> 01:32:41,926 어쨌든 다행이야 당신이 살아 있어서 1323 01:32:42,761 --> 01:32:45,031 뿌옇게 흐려져 가는 가운데 1324 01:32:45,055 --> 01:32:45,973 스즈 씨! 1325 01:32:46,056 --> 01:32:48,684 린 씨를 찾아 줘요 1326 01:32:49,184 --> 01:32:52,312 그렇게 내 목소리가 말하는 게 들렸다 1327 01:32:55,023 --> 01:32:56,376 어쨌든 다행이야 1328 01:32:56,400 --> 01:32:59,069 열이 내려서 다행이다 1329 01:32:59,152 --> 01:33:01,947 다행이구나, 불발탄이라 1330 01:33:02,030 --> 01:33:03,949 불을 꺼서 다행이네 1331 01:33:04,032 --> 01:33:06,743 회복이 빨라 다행입니다 1332 01:33:06,827 --> 01:33:08,107 다행이다 1333 01:33:08,495 --> 01:33:11,415 다행이다 다행이다 1334 01:33:12,165 --> 01:33:15,794 뭐가 어떻게 다행인 건지 나는 전혀 모르겠다 1335 01:33:17,462 --> 01:33:20,799 6월엔 하루미의 손을 잡고 있던 오른손 1336 01:33:21,717 --> 01:33:25,637 5월엔 슈사쿠 씨의 잠든 얼굴을 그리던 오른손 1337 01:33:26,638 --> 01:33:30,767 4월엔 테루 씨의 연지를 꼭 쥐던 오른손 1338 01:33:30,851 --> 01:33:34,813 2월엔 오빠의 뇌를 주워 올리던 오른손 1339 01:33:35,397 --> 01:33:40,402 작년 11월엔 아가씨의 옷을 잘못 자른 오른손 1340 01:33:41,028 --> 01:33:45,490 작년 8월엔 린 씨에게 수박을 그려 주던 오른손 1341 01:33:46,658 --> 01:33:52,414 작년 5월엔 쿠스노키 공의 맛없는 밥을 짓던 오른손 1342 01:33:52,497 --> 01:33:57,002 작년 3월엔 고향을 그림으로 남기던 오른손 1343 01:33:57,085 --> 01:33:59,296 김 뜨기를 좋아했던 오른손 1344 01:34:00,380 --> 01:34:04,926 7년 전 2월엔 토끼들을 그리던 오른손 1345 01:34:06,928 --> 01:34:08,889 사돈아가씨가 오셨어 1346 01:34:08,972 --> 01:34:11,391 큰일 겪었네, 언니 1347 01:34:12,392 --> 01:34:15,812 스미, 여기까지 어떻게 왔어? 1348 01:34:15,896 --> 01:34:17,731 아는 육군 장교가 1349 01:34:17,814 --> 01:34:20,942 구호 트럭에 태워 줬거든 1350 01:34:22,361 --> 01:34:23,721 그건 뭐야? 1351 01:34:24,029 --> 01:34:26,674 자, 헌 옷이지만 순면이야 1352 01:34:26,698 --> 01:34:30,160 - 인조 섬유가 아니고? - 응, 그래서 튼튼해 1353 01:34:44,049 --> 01:34:45,467 감사합니다 1354 01:34:49,888 --> 01:34:54,142 그리고 이건 에바산에서 딴 비파 1355 01:34:54,976 --> 01:34:56,329 나와도 괜찮아? 1356 01:34:56,353 --> 01:35:00,190 누워만 있으면 게을러져 도중까지 바래다줄게 1357 01:35:00,273 --> 01:35:03,113 소방서 앞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1358 01:35:03,485 --> 01:35:06,506 그럼 강가의 망루를 표지 삼아 가면 돼 1359 01:35:06,530 --> 01:35:08,782 아니, 그것도 타 버렸을까 1360 01:35:08,865 --> 01:35:14,037 아직 있어, 여기 올 때 장교가 보여 줬거든 1361 01:35:14,121 --> 01:35:17,082 젊은데도 참 친절한 사람이야 1362 01:35:17,165 --> 01:35:20,085 예전부터 식권을 주기도 하고 1363 01:35:20,168 --> 01:35:23,255 나한테 쿠레로 시집간 언니가 있는 걸 1364 01:35:23,338 --> 01:35:25,465 기억하고 있더라고 1365 01:35:25,549 --> 01:35:26,949 좋아하는구나? 1366 01:35:27,008 --> 01:35:30,512 아이, 난 몰라! 스즈 언니! 1367 01:35:30,595 --> 01:35:31,795 아파 1368 01:35:35,225 --> 01:35:37,144 처참하다 1369 01:35:48,530 --> 01:35:52,784 쿠레는 몇 번이나 공습을 당해서 너무 안됐어 1370 01:35:53,618 --> 01:35:58,248 그리고 집안일도 못 하면 있기 불편하겠지 1371 01:36:00,333 --> 01:36:01,793 언니 1372 01:36:02,711 --> 01:36:05,472 히로시마로 돌아오지 그래? 1373 01:36:06,506 --> 01:36:08,341 심한 공습도 없고 1374 01:36:08,925 --> 01:36:13,180 오빠도 이제 없으니 못살게 굴 사람도 없잖아 1375 01:36:15,765 --> 01:36:17,058 그러네 1376 01:36:18,560 --> 01:36:22,314 그럼 그 장교가 미남인가 아닌가로 결정할까? 1377 01:36:22,397 --> 01:36:24,774 어머나, 불순하기는 1378 01:36:24,858 --> 01:36:27,336 농담이야, 농담 그럼 잘 가 1379 01:36:27,360 --> 01:36:28,504 일그러져 있다 1380 01:36:28,528 --> 01:36:30,989 난 좋은 생각 같은데 1381 01:36:31,531 --> 01:36:36,411 다음 달 6일이 축제니까 빨리 돌아와, 언니 1382 01:36:36,495 --> 01:36:38,872 고마워, 스미 1383 01:36:38,955 --> 01:36:41,875 오빠가 죽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1384 01:36:42,709 --> 01:36:44,461 일그러진 건 나다 1385 01:36:45,128 --> 01:36:47,464 왼손으로 그린 그림처럼 1386 01:36:48,965 --> 01:36:55,013 "경보 발령 기록 7월 3일 - 12일" 1387 01:37:00,060 --> 01:37:06,149 "7월 13일 - 16일" 1388 01:37:07,108 --> 01:37:10,654 "7월 17일" 1389 01:37:19,746 --> 01:37:26,253 "7월 24일 - 26일" 1390 01:37:28,255 --> 01:37:32,300 "7월 27일" 1391 01:37:33,176 --> 01:37:36,263 "7월 28일 일요일 오전 7시" 1392 01:37:36,346 --> 01:37:40,892 오늘도 길어질 것 같으니 이것저것 다 챙겨야겠어 1393 01:37:41,393 --> 01:37:43,687 스즈, 넌 먼저 가거라 1394 01:37:51,403 --> 01:37:52,862 오면 안 돼 1395 01:37:54,364 --> 01:37:56,700 지금 여기로 오면 안 돼! 1396 01:38:06,960 --> 01:38:10,380 그쪽이야! 그쪽으로 멀리 도망쳐! 1397 01:38:10,463 --> 01:38:13,224 산을 넘어가면 히로시마야! 1398 01:38:45,707 --> 01:38:47,227 죽으려고 작정했어? 1399 01:38:47,959 --> 01:38:52,172 미안해요 백로가 날아들어서 1400 01:38:53,840 --> 01:38:56,569 해변에서 도망쳐 온 모양이군 1401 01:38:56,593 --> 01:39:01,389 슈사쿠 씨, 나는 히로시마로 돌아가겠어요 1402 01:39:05,852 --> 01:39:07,492 돌아오지 않을 생각이야? 1403 01:39:09,147 --> 01:39:10,787 손이 신경 쓰여서 그래? 1404 01:39:11,775 --> 01:39:13,215 공습이 무서워? 1405 01:39:14,152 --> 01:39:15,254 하루미 때문이야? 1406 01:39:15,278 --> 01:39:19,199 그래요, 그래요 전부 맞아요 1407 01:39:19,783 --> 01:39:22,583 - 안 들려! - 아니에요! 1408 01:39:23,495 --> 01:39:24,855 그럼 왜야? 1409 01:39:26,289 --> 01:39:30,001 스즈 씨 난 정말 즐거웠어 1410 01:39:30,085 --> 01:39:33,838 요 1년 반 동안 당신이 있는 집에 돌아가고 1411 01:39:33,922 --> 01:39:37,425 당신과 함께 걷는 것도 재잘재잘 떠드는 모습도 1412 01:39:39,260 --> 01:39:42,889 당신은 아니야? 여전히 낯설기만 해? 1413 01:39:46,226 --> 01:39:47,546 안 들려요 1414 01:39:48,061 --> 01:39:51,231 안 들려요! 아무것도 안 들려요! 1415 01:39:51,314 --> 01:39:54,693 돌아갈 거예요 히로시마로 갈 거예요! 1416 01:39:54,776 --> 01:39:56,136 아, 그래? 1417 01:39:57,070 --> 01:39:58,430 맘대로 해! 1418 01:40:09,582 --> 01:40:11,459 "9일 후" 1419 01:40:11,543 --> 01:40:14,796 추고쿠 군관구내 상공에 적기 없음 1420 01:40:14,879 --> 01:40:18,174 추고쿠 군관구내 상공에 적기 없음 1421 01:40:18,258 --> 01:40:21,094 히로시마현 지구 7시 31분 1422 01:40:21,177 --> 01:40:23,897 경계경보가 해제되었습니다 1423 01:40:25,348 --> 01:40:27,743 딱 좋은 시간에 해제됐네 1424 01:40:27,767 --> 01:40:31,563 -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 다녀와요 1425 01:40:32,897 --> 01:40:34,774 아이고 아이고 1426 01:40:36,025 --> 01:40:37,485 그래, 거기 1427 01:40:38,820 --> 01:40:40,822 아침부터 덥네 1428 01:40:42,824 --> 01:40:47,370 쓸쓸하구나 네가 떠난다니 1429 01:41:07,348 --> 01:41:09,642 그런데 몇 시에 열어? 1430 01:41:10,852 --> 01:41:12,052 병원 1431 01:41:13,730 --> 01:41:15,190 10시쯤에요 1432 01:41:18,985 --> 01:41:20,585 그런 차림으로는 못 가 1433 01:41:31,956 --> 01:41:34,626 죄송한데 그 옷은… 1434 01:41:36,294 --> 01:41:39,055 이건 빨래할 게 아니었구나 1435 01:41:40,048 --> 01:41:43,510 오늘이랬지? 올케네 마을 축제 1436 01:41:44,552 --> 01:41:47,931 네, 그래서 주말에 돌아가려고 했는데 1437 01:41:48,431 --> 01:41:51,851 병원 예약이 오늘밖에 안 된다고 해서요 1438 01:41:55,396 --> 01:41:58,116 - 보지 마 - 죄송해요 1439 01:41:59,192 --> 01:42:01,837 어차피 시간 맞춰 가긴 힘들 거야 1440 01:42:01,861 --> 01:42:03,947 의사 선생님도 바쁠 텐데 1441 01:42:04,697 --> 01:42:08,618 히로시마 병원에 보낼 소개장도 받아야 하잖아 1442 01:42:09,285 --> 01:42:12,365 뭣보다 기차표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고 1443 01:42:15,291 --> 01:42:18,878 사돈댁에서 가져온 순면 옷을 바지로 고쳤어 1444 01:42:19,546 --> 01:42:24,551 고무줄을 넣었으니까 혼자 입을 수 있을 거야 1445 01:42:26,135 --> 01:42:28,137 고맙습니다 1446 01:42:31,891 --> 01:42:36,312 미안했어, 하루미의 죽음을 올케 탓으로 돌려서 1447 01:42:37,480 --> 01:42:38,760 아니에요 1448 01:42:38,815 --> 01:42:40,358 "쿠로무라 시계점" 1449 01:42:40,441 --> 01:42:43,481 내가 사랑했던 사람은 일찍 죽어 버렸어 1450 01:42:43,653 --> 01:42:45,822 가게도 철거돼 사라졌고 1451 01:42:46,865 --> 01:42:49,665 아이들도 만날 수 없게 됐지 1452 01:42:49,826 --> 01:42:52,866 그래도 이건 다 내가 한 선택의 결과야 1453 01:42:54,664 --> 01:42:56,374 하지만 올케는 1454 01:42:56,457 --> 01:42:59,270 시키는 대로 낯선 곳에 시집와서 1455 01:42:59,294 --> 01:43:01,212 시키는 대로 일하고 1456 01:43:02,755 --> 01:43:05,633 분명 재미없는 인생이었겠지 1457 01:43:10,263 --> 01:43:14,559 올케는 여기 있어도 좋고 어디든 괜찮아 1458 01:43:14,642 --> 01:43:17,762 괜한 사양 하지 말고 스스로 결정하도록 해 1459 01:43:29,157 --> 01:43:32,160 케이코, 방금 뭔가 번쩍하지 않았니? 1460 01:43:32,243 --> 01:43:33,661 했어요 1461 01:43:34,203 --> 01:43:37,290 번개가 친 걸까요? 날씨도 좋은데 1462 01:43:37,373 --> 01:43:41,669 저기, 역시 이거 빨아 주실래요? 1463 01:43:42,962 --> 01:43:45,381 그리고 역시 1464 01:43:45,882 --> 01:43:48,343 여기 계속 있게 해 주세요 1465 01:43:48,426 --> 01:43:52,430 알았어, 알았으니까 좀 떨어져, 더워 1466 01:44:01,731 --> 01:44:03,358 방금 그건 뭐지? 1467 01:44:05,985 --> 01:44:08,825 이상하네 JOFK가 안 나와요 1468 01:44:08,863 --> 01:44:10,174 다른 방송은? 1469 01:44:10,198 --> 01:44:11,438 어이! 1470 01:44:12,116 --> 01:44:13,993 다들 나와서 좀 봐 1471 01:44:18,081 --> 01:44:20,500 뭐야, 저 구름은? 1472 01:44:21,960 --> 01:44:23,200 구름? 1473 01:44:23,878 --> 01:44:27,548 큰 구름이지? 모루구름이라고 해 1474 01:44:28,049 --> 01:44:29,968 여기는 오카야마 방송국 1475 01:44:30,051 --> 01:44:33,221 히로시마 방송국? 히로시마 방송국? 1476 01:44:33,304 --> 01:44:35,181 여기는 오카야마 방송국… 1477 01:44:35,264 --> 01:44:38,025 뭐가 떨어져 있길래 봤더니 1478 01:44:38,101 --> 01:44:40,901 히로시마의 회람판이지 뭐예요 1479 01:44:47,652 --> 01:44:51,447 시간 있으신 분은 나중에 마을 회관에 들러 주세요 1480 01:44:53,074 --> 01:44:55,451 치타 씨는 간호사셨군요 1481 01:44:55,535 --> 01:44:58,538 네, 짚신은 처음 만들어 보지만요 1482 01:44:59,080 --> 01:45:01,266 여기 있는 사람들 다 그래요 1483 01:45:01,290 --> 01:45:02,875 이렇게 하면 되나? 1484 01:45:04,961 --> 01:45:07,398 한 손으론 잘 안돼서 화나요 1485 01:45:07,422 --> 01:45:09,441 나 들으라고 하는 소리야? 1486 01:45:09,465 --> 01:45:11,986 이 짚신은 어디에 쓰나요? 1487 01:45:12,010 --> 01:45:16,097 히로시마에 갖다줄 거야 폭탄에 도로가 녹으면 1488 01:45:16,180 --> 01:45:18,826 다른 신발은 쓸모가 없거든 1489 01:45:18,850 --> 01:45:22,037 - 저도 갈 수 있을까요? - 다친 사람은 안 돼 1490 01:45:22,061 --> 01:45:25,314 내 아들이 히로시마의 부대에 있는데 1491 01:45:25,398 --> 01:45:27,918 그럼 카리야 씨도 내일 트럭에 탈래? 1492 01:45:27,942 --> 01:45:30,963 쿠레 공습 땐 히로시마가 많이 도와줬으니 1493 01:45:30,987 --> 01:45:33,031 은혜를 갚아야… 1494 01:45:36,034 --> 01:45:39,620 이러면 땋는 수고를 덜죠 절대 폐 안 끼칠게요 1495 01:45:39,704 --> 01:45:40,984 안 돼! 1496 01:45:41,372 --> 01:45:45,168 또 바보짓을 했네 집에 가서 다시 다듬자 1497 01:45:45,251 --> 01:45:48,671 우리 집 양반이 조만간 히로시마에 갈 거야 1498 01:45:49,172 --> 01:45:52,092 히로시마엔 신형 폭탄이 떨어졌대요 1499 01:45:52,175 --> 01:45:53,801 저런! 1500 01:45:53,885 --> 01:45:56,885 - 얘 친정은 괜찮을까? - 어머니! 1501 01:45:57,764 --> 01:46:01,601 해군에서도 구호 부대를 보냈으니 아마… 1502 01:46:11,819 --> 01:46:14,580 너도 히로시마에서 왔겠구나 1503 01:46:29,295 --> 01:46:32,048 앉은 채로 숨을 거뒀나 봐 1504 01:46:32,131 --> 01:46:35,301 히로시마에서 여기까지 걸어왔는데 1505 01:46:35,384 --> 01:46:37,821 어디의 누군지 알 길이 없네 1506 01:46:37,845 --> 01:46:39,907 얼굴이고 옷이고 흐물거려서 1507 01:46:39,931 --> 01:46:42,242 새댁한텐 입 다물고 있자고 1508 01:46:42,266 --> 01:46:45,937 난 딱해서 그 애 얼굴을 제대로 못 보겠어 1509 01:46:48,731 --> 01:46:51,192 유칼립투스 잎을 따왔어요 1510 01:46:51,275 --> 01:46:53,069 모깃불 피우는 데 쓰세요 1511 01:46:54,278 --> 01:46:56,114 고마워 1512 01:46:56,197 --> 01:46:58,592 - 마음 굳세게 먹고 - 네 1513 01:46:58,616 --> 01:47:01,577 그리고 에바의 우라노 주로 1514 01:47:01,661 --> 01:47:04,422 - 키세노, 스미 - 그래 1515 01:47:04,497 --> 01:47:08,042 쿠사츠의 모리타 이토 마리나, 치즈코… 1516 01:47:09,961 --> 01:47:14,841 나도 강해지고 싶어 상냥하고 강인해지고 싶어 1517 01:47:14,924 --> 01:47:16,759 이 마을 사람들처럼 1518 01:47:17,468 --> 01:47:22,014 정말 시끄럽네! 그런 폭력에 굴할 줄 알고? 1519 01:47:22,515 --> 01:47:23,432 "8월 9일" 1520 01:47:23,516 --> 01:47:26,227 여기 계속 있게 해 주세요 1521 01:47:28,104 --> 01:47:31,524 사람을 걱정시키더니 이 바보! 1522 01:47:31,607 --> 01:47:34,569 바보, 바보, 바보! 1523 01:47:34,652 --> 01:47:36,028 미안해요 1524 01:47:37,530 --> 01:47:40,658 미안해요 진짜 미안해요 1525 01:47:41,993 --> 01:47:43,262 미안해요 1526 01:47:43,286 --> 01:47:45,163 하나도 못 맞혔네 1527 01:47:45,246 --> 01:47:48,007 또 해병단에서 구박당하겠군 1528 01:47:48,958 --> 01:47:52,879 스즈 씨, 미군 전단은 헌병에게 가져다줘야지 1529 01:47:52,962 --> 01:47:55,006 또 혼나면 어쩌려고? 1530 01:47:55,798 --> 01:47:58,402 가져다줘 봤자 그냥 태우잖아요 1531 01:47:58,426 --> 01:48:02,513 이렇게 구겨서 화장실 휴지로 쓰는 게 나아요 1532 01:48:02,597 --> 01:48:07,143 맞는 말이긴 한데 남한테 화장실은 못 빌려주겠군 1533 01:48:07,226 --> 01:48:11,272 뭐든 써서 살아가야 해요 그게 우리의 싸움이에요 1534 01:48:13,816 --> 01:48:15,961 - 어서 오세요 - 안녕하세요 1535 01:48:15,985 --> 01:48:18,196 "8월 15일" 1536 01:48:18,279 --> 01:48:22,742 직무로 목숨을 바치고 비명에 간 자들과 1537 01:48:22,825 --> 01:48:27,413 그 유족을 생각하면 오장이 찢어질 듯하다 1538 01:48:27,496 --> 01:48:32,084 또한 전장에서 부상을 입고 재난을 당하고 1539 01:48:32,168 --> 01:48:35,213 가업을 잃은 자들의… 1540 01:48:35,296 --> 01:48:39,592 참기 힘든 것을 참고 견디기 힘든 것을 견뎌 1541 01:48:39,675 --> 01:48:41,928 이로써 만세를 위해… 1542 01:48:42,011 --> 01:48:45,932 천황 폐하의 옥음 방송을 마치겠습니다 1543 01:48:46,015 --> 01:48:48,744 - 끝났다 - 그런데 이건 1544 01:48:48,768 --> 01:48:51,020 졌다는 얘기가 되나? 1545 01:48:51,729 --> 01:48:52,789 어째서… 1546 01:48:52,813 --> 01:48:56,067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신형 폭탄이 떨어졌잖아 1547 01:48:56,150 --> 01:48:59,779 소련까지 참전했으니 무슨 수로 당하겠어 1548 01:49:00,863 --> 01:49:03,800 그런 건 다 각오했던 거 아니에요? 1549 01:49:03,824 --> 01:49:06,994 마지막 한 명까지 싸우는 거 아니었어요? 1550 01:49:07,078 --> 01:49:09,556 여기 아직 다섯 명이 있는데 1551 01:49:09,580 --> 01:49:12,750 아직 왼손도 두 다리도 남아 있는데! 1552 01:49:21,092 --> 01:49:22,343 하루미 1553 01:49:23,094 --> 01:49:24,334 하루미 1554 01:49:32,270 --> 01:49:35,690 떠나가 버린다 지금까지의 모든 것이 1555 01:49:36,482 --> 01:49:39,362 그거면 된다고 여겨 왔던 것들이 1556 01:49:39,485 --> 01:49:42,525 그러니 견뎌야 한다고 믿었던 그 이유가 1557 01:49:45,116 --> 01:49:48,494 바다 건너에서 온 쌀, 콩… 1558 01:49:48,577 --> 01:49:51,872 내 몸은 그런 것들로 이루어져 있지 1559 01:49:53,124 --> 01:49:56,335 그러니까 폭력에 굴복하게 되는 건가? 1560 01:49:59,422 --> 01:50:03,718 아무 생각 않고 멍한 채 죽었더라면 좋았을걸 1561 01:50:17,148 --> 01:50:21,652 최후의 순간이 오면 함께 먹으려고 모아 뒀던 건데 1562 01:50:23,112 --> 01:50:25,882 오늘은 아무것도 섞지 말자꾸나 1563 01:50:25,906 --> 01:50:27,908 다 먹어 버리는 건 안 돼 1564 01:50:27,992 --> 01:50:31,829 아직 내일도 있고 모레도 있으니까 1565 01:50:37,460 --> 01:50:39,170 8월 15일도 1566 01:50:39,962 --> 01:50:41,464 16일도 1567 01:50:42,923 --> 01:50:44,203 17일도 1568 01:50:45,926 --> 01:50:47,166 9월도 1569 01:50:48,429 --> 01:50:49,709 10월도 1570 01:50:50,306 --> 01:50:52,058 11월도, 내년도 1571 01:50:52,933 --> 01:50:54,852 내후년도 1572 01:50:54,935 --> 01:50:56,295 10년 후도 1573 01:50:57,229 --> 01:50:59,565 아직 많은 날이 있으니까 1574 01:51:10,701 --> 01:51:13,245 눈이 부시도록 하얗구나 1575 01:51:13,329 --> 01:51:15,373 그런데 반찬이 없어요 1576 01:51:15,456 --> 01:51:18,217 그럼 좀 어떠냐 슈사쿠는? 1577 01:51:18,250 --> 01:51:19,436 아직이에요 1578 01:51:19,460 --> 01:51:23,964 이럴 때일수록 법무과는 질서 유지로 바쁜 건가 1579 01:51:24,590 --> 01:51:26,258 자, 먼저 먹자 1580 01:51:28,511 --> 01:51:31,631 이제 폭탄 때문에 생선 떠오를 일은 없겠네 1581 01:51:31,680 --> 01:51:33,557 그때는 정말… 1582 01:51:45,111 --> 01:51:49,240 이럼 쓰나, 간만에 먹는 흰 쌀밥이 안 보이잖아 1583 01:51:59,083 --> 01:52:01,919 "10월 6일" 1584 01:52:02,002 --> 01:52:06,841 이제 곧 점령군 상륙이군 우리는 오타케로 이동해 1585 01:52:06,924 --> 01:52:09,069 해군이 완전히 해체될 때까진 1586 01:52:09,093 --> 01:52:13,472 무슨 일이 있어도 질서를 유지하는 게 우리 일이야 1587 01:52:15,349 --> 01:52:18,120 이럴 때 내 손이 두 개였다면 1588 01:52:18,144 --> 01:52:22,773 저 불안해 보이는 손에 살며시 한 손을 얹을 텐데 1589 01:52:24,400 --> 01:52:27,480 - 조용하네요 - 다들 준비를 잘해 뒀어 1590 01:52:27,903 --> 01:52:30,543 고마워 여기까지면 돼 1591 01:52:31,949 --> 01:52:33,617 얼른 집에 돌아가라고 1592 01:52:34,743 --> 01:52:35,943 갈게 1593 01:52:38,747 --> 01:52:42,543 반드시 돌아올게 당신이 있는 곳으로! 1594 01:52:43,669 --> 01:52:44,829 네 1595 01:52:45,754 --> 01:52:46,940 "쌀 배급 연기" 1596 01:52:46,964 --> 01:52:50,509 소금이나 간장은 떨어진 지 오래다 1597 01:52:50,593 --> 01:52:54,305 "1945년 11월" 1598 01:52:55,764 --> 01:52:56,992 아가씨 1599 01:52:57,016 --> 01:53:00,227 올케, 이건 무슨 줄이야? 1600 01:53:00,311 --> 01:53:05,191 글쎄요, 뭐든 상관없어요 전부 다 모자라니까요 1601 01:53:05,274 --> 01:53:06,634 그건 그러네 1602 01:53:07,860 --> 01:53:10,700 그나저나 여기도 많이 달라졌어 1603 01:53:12,740 --> 01:53:15,620 히사오도 저런 짓을 하고 있을까 1604 01:53:16,494 --> 01:53:17,888 하루미도 했을까 1605 01:53:17,912 --> 01:53:21,832 점령군의 잔반으로 만든 잡탕죽이었어요 1606 01:53:24,126 --> 01:53:25,726 종이 쪼가리가 들었잖아 1607 01:53:36,680 --> 01:53:39,400 - 맛있다! - 맛있다! 1608 01:53:41,268 --> 01:53:43,687 이쪽은 아무 맛이 없고 1609 01:53:45,231 --> 01:53:48,567 미군에게 길을 가르쳐 줬더니 1610 01:53:48,651 --> 01:53:50,194 초콜릿을 주더라고요 1611 01:53:50,277 --> 01:53:54,073 머리 모양이 그러니까 아이로 착각했나 보네 1612 01:53:59,703 --> 01:54:03,874 그렇게 옷을 많이 바꿔도 괜찮으시겠어요? 1613 01:54:03,958 --> 01:54:05,251 상관없어 1614 01:54:06,126 --> 01:54:07,606 얘기 못 들었나? 1615 01:54:07,962 --> 01:54:12,633 마을 회관 앞에 죽어 있던 병사가 우리 아들이었대 1616 01:54:13,759 --> 01:54:16,679 나는 제 아들도 못 알아봤던 거야 1617 01:54:18,347 --> 01:54:21,267 새댁도 눈앞에서 하루미를 잃었지? 1618 01:54:22,017 --> 01:54:23,177 네 1619 01:54:23,686 --> 01:54:25,126 마음이 아프네요 1620 01:54:28,691 --> 01:54:29,891 스즈 1621 01:54:31,735 --> 01:54:32,935 스즈 1622 01:54:33,696 --> 01:54:37,491 나를 떠올릴 거라면 웃어 줬으면 해 1623 01:54:40,160 --> 01:54:42,162 이 세상에서 평범하게 1624 01:54:42,955 --> 01:54:44,832 바르게 있어 줘 1625 01:54:45,624 --> 01:54:46,834 스즈 1626 01:54:46,917 --> 01:54:48,157 하루미 1627 01:54:48,544 --> 01:54:51,544 무슨 배가 있는지 이제 보여, 하루미 1628 01:54:52,590 --> 01:54:55,551 그건 아오바였어 1629 01:54:57,595 --> 01:55:02,224 테츠, 방금 너의 웃는 얼굴에 1630 01:55:02,308 --> 01:55:06,228 토끼가 뛰어오르는 바다가 백로가 가로지르는 하늘이 1631 01:55:06,854 --> 01:55:08,254 비치고 있었어 1632 01:55:12,651 --> 01:55:14,838 하루미는 잘 웃는 애였으니 1633 01:55:14,862 --> 01:55:18,699 저도 웃으면서 그 애를 떠올려 주고 싶어요 1634 01:55:18,782 --> 01:55:23,120 앞으로 저는 웃음을 담은 그릇이 되려고요 1635 01:55:23,203 --> 01:55:26,790 그래, 울고만 있으면 아깝잖아 1636 01:55:27,458 --> 01:55:30,178 - 염분이! - 염분이! 1637 01:55:30,753 --> 01:55:33,797 바닷물이 이렇게 고마울 수가! 1638 01:55:33,881 --> 01:55:37,343 할머니, 이모, 치즈코! 1639 01:55:37,426 --> 01:55:39,011 "1946년 1월" 1640 01:55:39,094 --> 01:55:40,454 스즈 언니! 1641 01:55:42,431 --> 01:55:43,631 스미 1642 01:55:44,725 --> 01:55:47,978 언니! 머리를 잘랐네 1643 01:55:48,062 --> 01:55:51,732 안 일어나도 돼 몸이 많이 안 좋아? 1644 01:55:51,815 --> 01:55:53,817 조금 어지러울 뿐이야 1645 01:55:54,818 --> 01:55:57,446 참으로 원통하오, 언니 1646 01:55:57,529 --> 01:56:01,825 차디찬 겨울 하늘 아래서 김 뜨기를 하지 못하다니 1647 01:56:03,869 --> 01:56:07,039 그렇다면 얌전히 쉬도록 하시구려 1648 01:56:11,794 --> 01:56:17,383 오른손이 있으면 오빠의 모험기라도 그려 줄 텐데 1649 01:56:17,466 --> 01:56:20,511 그건 어떤 건데? 어떤 얘기야? 1650 01:56:20,594 --> 01:56:24,348 오빠가 탄 군수송선이 난파돼서 1651 01:56:25,140 --> 01:56:28,727 남쪽 바다의 섬에 야자 잎으로 집을 짓고 1652 01:56:29,478 --> 01:56:33,774 수염을 덥수룩이 기르고 악어를 색시로 삼는 거야 1653 01:56:33,857 --> 01:56:36,360 악어가 색시라니! 1654 01:56:37,486 --> 01:56:40,698 오빠가 에바로 돌아왔으면 좋겠다 1655 01:56:40,781 --> 01:56:43,461 - 어머니도… - 뭐? 1656 01:56:43,826 --> 01:56:46,912 그날 아침 어머니는 축제 준비 때문에 1657 01:56:46,996 --> 01:56:49,757 읍내로 장을 보러 가셨거든 1658 01:56:50,124 --> 01:56:53,043 아버지랑 내가 찾아 헤맸지만 1659 01:56:53,127 --> 01:56:54,962 결국 못 찾았어 1660 01:56:55,462 --> 01:56:59,591 아버지도 10월에 쓰러져 얼마 안 가 돌아가셨고 1661 01:56:59,675 --> 01:57:02,678 학교에서 한꺼번에 수습해 화장해 줬어 1662 01:57:02,761 --> 01:57:05,806 알릴 경황이 없었어 미안해 1663 01:57:07,224 --> 01:57:10,352 더 일찍 못 와서 미안해 1664 01:57:10,436 --> 01:57:12,604 더 일찍 안 와서 다행이지 1665 01:57:13,230 --> 01:57:17,026 언니, 나 이렇게 됐어 1666 01:57:17,109 --> 01:57:19,236 나는 나을 수 있을까? 1667 01:57:19,737 --> 01:57:22,498 나을 거야 당연히 낫고말고 1668 01:57:30,039 --> 01:57:31,319 사치코! 1669 01:57:32,082 --> 01:57:33,362 아닌데요 1670 01:57:36,420 --> 01:57:39,100 키요코! 키요코 맞지? 1671 01:57:41,091 --> 01:57:44,970 이곳에선 모두 누군가를 잃었고, 또 찾고 있다 1672 01:57:45,637 --> 01:57:50,017 나도 린 씨를 몇 번인가 지나친 듯한 기분이 든다 1673 01:57:51,602 --> 01:57:52,882 스즈 씨 1674 01:57:55,606 --> 01:57:57,357 무사히 돌아왔군요 1675 01:57:58,025 --> 01:58:02,112 해군은 11월로 해체됐어 내 임무도 해제됐고 1676 01:58:03,363 --> 01:58:04,643 스즈 씨 1677 01:58:05,324 --> 01:58:09,620 우리가 처음 만난 건 이 다리 위에서였어 1678 01:58:10,621 --> 01:58:13,475 이제 그 시절로는 돌아갈 수 없어 1679 01:58:13,499 --> 01:58:17,169 이 거리도 우리도 계속 변해가겠지만 1680 01:58:17,252 --> 01:58:19,981 난 당신을 언제든 알아볼 수 있어 1681 01:58:20,005 --> 01:58:23,045 여기에 점이 있으니까 금세 알 수 있지 1682 01:58:24,009 --> 01:58:26,345 슈사쿠 씨, 고마워요 1683 01:58:26,428 --> 01:58:30,307 이 세상의 한구석에서 나를 발견해 줘서 1684 01:58:30,390 --> 01:58:34,937 이제는 떠나지 말고 계속 곁에 있어 주세요 1685 01:59:47,467 --> 01:59:48,760 그냥 둬 1686 01:59:48,844 --> 01:59:52,514 하여간 히로시마에서 일을 구해서 다행이야 1687 01:59:52,598 --> 01:59:53,878 그러게요 1688 01:59:56,727 --> 01:59:59,688 하지만 멀어서 통근이 큰일이겠어요 1689 01:59:59,771 --> 02:00:01,011 나는… 1690 02:00:05,527 --> 02:00:08,947 고마워, 괜찮으니까 네가 먹으렴 1691 02:00:09,031 --> 02:00:12,659 차라리 분가해서 이쪽에 살림을 차릴까? 1692 02:00:13,368 --> 02:00:16,208 장모님이나 처제 문제도 있으니 1693 02:00:16,288 --> 02:00:20,500 아니에요, 내가 양쪽을 오가도록 할게요 1694 02:00:20,584 --> 02:00:23,271 히로시마 쪽도 걱정이지만 1695 02:00:23,295 --> 02:00:26,135 쿠레는 내가 선택한 장소니까요 1696 02:00:27,549 --> 02:00:28,789 어라? 1697 02:00:36,391 --> 02:00:37,591 그래 1698 02:00:46,401 --> 02:00:49,821 쿠레, 쿠레 역입니다 1699 02:00:49,905 --> 02:00:51,365 쿠레? 1700 02:00:51,448 --> 02:00:53,951 그래, 여기가 쿠레야 1701 02:00:54,034 --> 02:00:58,914 '아홉 개의 산이 지켜 주는 땅'이란 뜻이지 1702 02:00:59,498 --> 02:01:01,375 오른쪽은 야스미산 1703 02:01:02,376 --> 02:01:04,378 왼쪽은 하치마키산 1704 02:01:05,754 --> 02:01:09,341 그리고 가운데가 하이가미네산 1705 02:01:12,511 --> 02:01:15,514 그 기슭에 우리 집이 있어 1706 02:01:24,690 --> 02:01:25,983 이 아이 1707 02:01:27,943 --> 02:01:30,153 이가 장난이 아니구먼! 1708 02:01:30,862 --> 02:01:34,574 큰 솥에 물을 끓여서 옷을 전부 삶아야겠다 1709 02:01:35,075 --> 02:01:36,994 일단 목욕부터… 1710 02:01:37,077 --> 02:01:39,931 얜 마지막에 하는 게 낫지 않겠어요? 1711 02:01:39,955 --> 02:01:42,675 하여간 목욕물부터 데울게 1712 02:01:43,041 --> 02:01:46,586 작년에 하루미가 입던 옷은 작으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