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버리힐즈의 사생활

 

웬디, 공항 좀 찾아봐

 

-제발 좀 찾아!
-웬 호들갑이에요

 

그냥 산에다 내려놔요

 

내려놓으라니?
나는 것만도 다행이라고

 

-첫 비행이란 말야
-소리 치지 말아요

 

-난 일등 승객이라고요
-일등 정신 병자겠지

 

끝이야

 

우리 관계도 곧 끝이야

 

날 사랑은 하지요,
해롤드?

 

지금 이런말 하긴
뭐 하지만...

 

우리 미래를 위해
알아야겠어요

 

어서 대답해봐요

 

자는 척 그만해, 시드니
영화 끝났어

 

베토벤 9번 교향곡
듣고 있었어

 

이 비행기에 교향악단이
탔나봐

 

카메라 맨이 가방 광고
찍는 줄 알았나봐

 

눈 밑에 축 쳐진
주름만 보이더라고

 

5분 후 로스엔젤레스에
착륙합니다

 

-다행이군요
-대단한 연기 였어요

 

-정말 좋았어요
-고맙습니다

 

뭐라고요?

 

꼭 오스카상 수상하세요

 

이상도 하지

 

8년간 국립극단에서
셰익스피어 등의 비극 작품을...

 

공연했는데, 결국엔 코미디로
수상 후보에 오르다니 말야

 

할리우드는 그런 곳이야

 

스모그 색상이 환상적이군

 

병에 담아 팔면 좋겠어

 

가족들에게
좋은 선물이 될거야

 

고마워요

 

배리씨, 죄송합니다
'금연 신호'가 켜져서요

 

미안해요

 

저 아래 사람들한테
하는 소린 줄 알았어요

 

세상에,
귀빈 대접이군

 

상을 못 타면
짐차로 돌아가야 할걸

 

이런 생활에 금방
익숙해질테니

 

매년 후보에 오르겠다고
약속해줘

 

호텔에 스위트 룸을
준비해 뒀습니다

 

친절하셔라

 

-30분 후에 전화드리죠
-알았어요

 

고마워요

 

맙소사

 

이걸로 홍차 끓일 일은 없고,
낭패네

 

난 차 제조자가 아니라
운전자라고

 

계기판 보라고
그렇게 말했잖아?

 

도로보다 계기판을
더 많이 봤을거야

 

탈선을 할 망정
계기판은 계속 봤어

 

똑바로 봤으면
왜 과열이 돼?

 

계기판 잘 보면
엔진 과열이 안되냐?

 

그건 아니지만
말은 했어야지

 

'계기판이 엔진 과열이래'
라고 말야

 

그게 무슨 비밀이라고
입 딱 봉하고 있어?

 

렌트카는 이래서 싫어
여기다 놓고 가자

 

열이 식는 중이야

 

기회를 한 번 더 줘보자고
뚜껑 닫아

 

내가 운전 할게

 

안돼!
맙소사!

 

-뚜껑 쾅 닫지 말랬는데
-문이 왜 이러지?

 

엔진 뚜껑 살살
닫으란 말 못 들었어?

 

주인이 세게 닫으면 차 문이
잠길 수도 있다고 했잖아?

 

-화상 입을거란 얘기도 했어?
-잠겼네, 열쇠 어딨어?

 

열쇠야 차 안에 있지

 

-열쇠 왜 안챙겼어?
-난 엔진보러 간 죄 밖에 없어

 

당신이 저 쪽에 서 있어서
괜찮을 줄 알았지

 

-어떤 멍청이가 창문 닫았어?
-저 멍청이가 닫았지

 

계기판 보면서도
저 멍청이가 하는 짓은 다 봤어

 

창문을 열 면
에어컨이 무슨 소용이야?

 

창문이 닫혔는데
차가 무슨 소용이겠어?

 

-안 그래, 멍청아?
-웃어 봐, 로스엔젤레스잖아

 

난 창문값 못 내

 

회계님! 창문 값은
이 친구한테 달아 놔요

 

어쨌든 차는 굴러 가잖아?
견인은 면했다고

 

견인 비용은
내 몫으로 빼줘요

 

그만 좀 으르렁 거리고
휴가 좀 즐깁시다

 

시카고 떠날때부터
줄곧 이 모양이잖아

 

화장실 가고 싶은데
주유소 있나 좀 찾아봐 줘

 

-알았어, 여보
-'알았어, 여보'?

 

무슨 소리야?
지금 그런 말이 나와?

 

여긴 고속도로라고

 

너도 항상 네 아내가
타코 먹고 싶다면 그러잖아

 

여보, 지금 차선 바꿔도 되겠어?

 

-그래, 서둘러
-서두르면 안 좋아

 

지금이야!

 

목뼈 골절이야!

 

다들 목뼈 골절됐어,
'알았어, 여보'?

 

행운을 빌어요, 배리 양
사인 좀 해 주세요

 

-다들 당신이 수상할 거래요
-후보가 된 것만도 기뻐요

 

사진 찍어도 될까요?

 

배리 양 혼자만요

 

허브, 오랜 만이야
찰리, 잘 지냈나?

 

빌리! 새 대본은 잘 돼?

 

단어는 사전에 있으니
끼워 맞추기만 하면 돼

 

감당이 안돼,
물가가 엄청 비싸다고

 

-그야 물론이지
-한나워렌 부인 부탁해요

 

-부탁해 놨어
-빌 워렌 이오

 

여보세요?

 

어디야?

 

306호,
올라 올거야?

 

-들어와요
-더블 스카치와 홍차입니다

 

-6달러 95센트죠?
-네, 부인

 

음료수 대여는 안돼요?

 

네?

 

커피 탁자에
놓아주시겠어요?

 

여보세요

 

네, 연결해줘요

 

밥?

 

문명 세계 목소리가 반갑네요
어떻게 지내요?

 

아뇨, 별로에요

 

하루 빨리 뜨고 싶어요
다들 머리가 텅 비었어요

 

워싱턴은 어때요?

 

세상에, 비가 온다고요

 

아뇨, 해결된 건 없어요
지금 올라오는 중이에요

 

상황을 파악할 때까지
변호사는 부르지 않겠어요

 

내가 협박한다고
넘어갈 것 같아요?

 

그건 상관없어요

 

그래요, 사실
전부 다 기억해요

 

밥, 분위기 잡는대 화는
다음으로 미루죠

 

그래요
바로 전화 할게요

 

저도요

 

끊어요

 

오늘도 날씨가 좋겠어요

 

기분 전환 되겠네요

 

오랜만이야, 한나

 

당신이 노크하면
기다리게 하려고 했는데

 

중요한 순간을 망쳤어

 

여전히 인사엔 인색하군

 

미안해

 

당신은 사소한 것에 인생의
재미를 느끼곤 했지

 

-안녕, 빌?
-오랜만이야, 한나

 

잘 지냈어?

 

무슨 말부터 해야 할지
모르겠어

 

어떻게 한거야?
나이를 거꾸로 먹기라도 하나

 

-만나서 반가워
-진심이야

 

귀여운 14살짜리
사내 아이 같아

 

아직도 여 름에
캠프 가고 그래?

 

7월에 3주 동안만

 

키스나 악수해야 하는 거 아냐?

 

작별 인사 때 하지, 뭐

 

점심 1 시 30분으로 예약했어,
괜찮지?

 

숨 좀 돌리자고

 

9년 만에 전 남편을
만났으니 우선 좀...

 

적응해야지

 

-캘리포니아 옷 맘에 드는데
-뉴욕 블루밍 데일 옷이 야

 

캘리포니아 옷은
거기가 최고지

 

이런, 당신 정말...
뭐라고 말해야 하나?

 

행복해

 

편안해 보여

 

잘 차려 입은거야
아니면 운동복이야?

 

전처를 만나는데
꼭 정장을 입어야 해?

 

그래서 그렇게 입었어?

 

완전 테니스나 치러
가자는 복장이잖아

 

-괜찮아 보이는군
-괜찮다고?

 

그렇게 보여?
그게 아니라 아주 멋지지

 

-정말 그렇군
-피부도 적당히 그을렸네

 

당신 귀 뒤가 검은
이유가 항상 궁금했지

 

자동차 뚜껑을 접고
선탠하면서 달리면 돼

 

이렇게 말장난 할거면
시간좀 내줘

 

9년 동안
입이 녹슬어서 말야

 

몇 번 하면 금방
감 잡을거야

 

뉴욕을 떠날 때면
제일 아쉬운게 그거야

 

말장난 말야

 

1시간만 가면 샌프란시스코야
정 아쉬우면 거기서 즐기자고

 

거긴 정이 안가

 

침대에서 떨어지면 언덕으로
굴러 떨어질까봐 무서워

 

설마, 당신은
굴러 올라갈 사람이야

 

좋았어,
잘 받아치는데

 

-비행기 타고 온 보람이 있군
-분위기가 영 안 좋군

 

제니하고 얘기가 잘
안 풀렸나보지?

 

모르겠어, 신경전이
잦아서 말야

 

점심 전에 한잔하려고

 

둘 중 하나는
긴장할 것 같아서

 

더블 스카치는
6년 전에 끊었어

 

요즘은 사과 주스를
즐겨 먹지

 

긴장은 내가 한 것 같군

 

이곳이 지 낼
만 한가보지, 빌

 

사람들은 빌리 라고
부르나?

 

제니가 그러더군

 

-모두들 빌리라고 부른다며?
-그래, 그렇게 불러

 

정말 놀라워

 

44 살의 빌리가...

 

귀여운 운동화에 스웨터
차림으로 여기서 있다니!

 

좀 앉아,
내가 꼭 수학선생 같잖아

 

운전하면서 상냥하게
굴자고 다짐했어

 

-그래서 노력중이야
-항상 차를 가지고 다녀?

 

-어딜 가든
-당신 차까지도?

 

지금 바로
나가는 게 좋겠군

 

변했어

 

옛날엔 툭하면
열 받고 그랬잖아

 

여긴 성질 돋구는 사람이
많지 않거든

 

생각보다 재밌는
점심 식사가 되겠어

 

이봐, 마빈!

 

-형!
-반가워!

 

어쩌다 머리가
그렇게 벗겨 졌어?

 

5년 만에 만나는 형 한테
그게 할 소리냐?

 

너무 벗겨져서
못 알아볼 뻔 했어

 

-밀리는 어딨어?
-아침 비행기로 올거야

 

애들 때문에 가능한
같은 비행기 안타

 

진짜 많이 벗겨 졌네

 

마빈, 저기좀 봐

 

저 여자들하고 1시 간만
보내면 소원이 없겠다

 

하나도 안 변했군

 

어떻게 나오는지
말 걸어보자!

 

난 좀 빼줘, 해리

 

하룻밤 마누라 없다고
말썽피고 싶진 않아

 

내가 그러겠냐?

 

82살 된 아버지께도 그랬잖아
난 사양하겠어

 

-아가씨...
-그만둬, 어디서 추파를 보내!

 

형 자식이 내일
성인식을 받는다고

 

-그만해!
-이건 뭐야, 조깅 복이야?

 

여기선 다들 그래

 

제니 말이 하디 캐년에서
다른 데로 이사했다며?

 

로렐 캐년이야

 

그게 그거지, 뭐

 

뒤 뜰에 물방앗간이 있는
소박한 프랑스식 농가라던 데

 

-아담한 테니스 장도 있고
-맞아

 

상당히 거칠군

 

우린 서부의
개척자 집안 이잖아

 

우리집 아래 쪽에
유리집도 있으니...

 

돌 던지고 싶을 때
애용해

 

오늘 밤 떠날 때
비행기에서 던질지도 몰라

 

제니하고 말야

 

-낯익은 곳이네
-그래

 

제니가 태어나기 전 해에
우리가 빌렸던 집이...

 

바로 저 아래야

 

그해 여름은
나쁘지 않았지?

 

환상적이었지

 

그래, 그때는 태평양이
훨씬 더 근사했지

 

-난 됐어
-담배도 끊었어?

 

8년 전에 끊었어

 

아침에 내뱉던 헛기침이
그립지 않아?

 

그러면 개들이 깨,
개를 키우고 있거든

 

이혼하니까 살 만하지?

 

변했군, 빌리
완전 건강주의자가 됐군

 

청년적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는 비결이 뭐야?

 

날 골리지 못해
안달 난 사람 같군

 

하긴, 1시간 정도는 괜찮아

 

내가 아침마다 8km씩
뛴다면 믿겠어?

 

-그 전엔 뭐하고?
-밤새 푹 자지

 

이젠 두통약도
필요 없어

 

-정신과 치료도 끊었어
-나도 들었어

 

-왜 끊은 거야?
-멀쩡 하니까

 

멀쩡 하다고?
이젠 심심하겠네

 

솔직히 우울할 때 없어?

 

-있지
-언젠데?

 

지금

 

-수술 받았다며?
-자궁 적출 수술이었지

 

별일 아냐,
해마다 하는걸 뭐

 

전립선에 문제가 있다며?

 

세상 참 좁군

 

과거에 진 죄들이
끈덕지게 따라다니나 봐

 

제니가 그러는데
남자 친구가 생겼다며?

 

아니

 

애인이야
남자친구는 제니가 많지

 

워싱턴 포스트 지
기자라고

 

54 살인데 심장 이상에
천식도 있고...

 

알코올 중독 기미도 보여

 

아들라이 스티븐슨 이후의
최고의 지성인이지

 

사귀는 여자 없어?

 

사귀는 여자?

 

-아주 괜찮은 여자가 있지
-그래?

 

-만나면 주로 어디가?
-작작좀 해

 

기분 나빴다면
사과할게

 

똑똑한 사람과 대화하는 게
너무 오랜만이라

 

맞받아 친 사람이 누군데

 

'남자 친구 생겼다며?'
'괜찮은 여자가 있지'

 

소설 속 주인공의
머리 스타일이나...

 

피터팬 같은 말투엔
관심 없어

 

관심 있는 건
싸움꾼 밖에 없을걸

 

싸움꾼이라고?
방금 그렇게 말했어?

 

거친 서부에서는
모닥불 피워 놓고...

 

이런 얘길 하나보지?

 

제니 얘기나 하자고

 

급할게 뭐 있어,
17살에 앞날이 창창한데

 

그럴리 없겠지만, 혹시
내 딸을 보내게 된다면...

 

-당신 상태는 알아야 하잖아
-제니는 우리 딸이야

 

우리 딸!

 

혈액 검사 결과가
나와봐야 알지

 

힘들어라! 허구한날 담배를
피웠더니 폐가 상했나봐

 

예전엔 팔팔하더니
어떻게 된거야?

 

닉슨이 집권한 후 부터
약골이 유행이거든

 

당신 애인은 나보다
체구가 작겠지?

 

둘이 잘 맞아?

 

염려 붙들어 매

 

금발의 신인 여배우 맞지?
제니가 그러던데

 

-너무 캐 물었나?
-그게 당신 직업이잖아

 

그 여자 맞아
연기를 곧잘 하지

 

-결혼했었고 9살 난 아들이 있어
-그래?

 

제니에게 곧
동생이 생기겠군

 

결혼할거야?

 

함께 의논하며
진지하게 생각하는 중이야

 

-아주 잘 지내지
-그렇군

 

조그마한 프랑스식 농가에
세 식구가 살 수 있어?

 

윌셔 가의 모로코식
빌라를 사는게 어때?

 

왜 그렇게 빈정거려?

 

예전엔 밝고 재치있더니,
지금은 말 끝마다 비 꼬는군

 

나이 탓이지

 

강속구를 던지지 못하게 되면
변화구나 느린 공으로 바꿔야지

 

그만 갈까? 누가 보면
영화찍는 줄 알겠어

 

-예쁘게 생겼네
-그래

 

제니도 여기서 지내면
저렇게 예뻐지려나?

 

금발 머리에
흰 치아...

 

멋진 인생까지!

 

당신의 지성파 애인과
당신이 만나면...

 

말 끝마다 불똥이 튀 겠군

 

이불 덮고 앉아
미식 축구를 보면서도...

 

선수 이름으로
철자 바꾸기 놀이를 하려니

 

머리는 쉴 새 없이
돌아갈테고...

 

진실한 감정 따윈
생길 시간이 없을거야

 

그런 당신은 감성이 너무
진실해서 툭하면 사랑에 빠지시나

 

로맨티스트보다 더 한심 해
희망을 믿다니

 

당신은 기근 문제는 멋진
중국 식당으로 데려가...

 

해결하려는 종류의 사람이야

 

제발 이런 얘기는
집어 치우자

 

이렇게 비꼬는 이유가
제니의 가출 때문이야?

 

아니면 당신 생활 방식에
턱 없이 부족한 사람을...

 

딸이 찾아와서
그러는 거야?

 

생활 방식 따윈 없어
인생이 있을 뿐이지

 

당신에겐 법적인 권리가
없다는 건 알지?

 

-알고 말고
-그럼 제니를 집으로 보내

 

나라고 말 안한 줄 알아?
1년 정도 나하고 지내겠대

 

-뉴욕에선 불행해
-뉴욕에선 모두 불행해

 

다들 잘만 살아!

 

속물이 다 됐군

 

몇 안 남은 속물 중
하나지

 

당신 인생이 얼마나
대단해서...

 

다른 사람의 인생을
깔아 뭉개는거야?

 

뉴욕이 전 세계에서
최고인 줄 알아?

 

활기차고 자극적이며
엄청난 도시란건 인정하지만...

 

낙원은 아니라고

 

겉보기만 그렇지

 

뉴욕이든 어디든
아무 상관없어

 

어디서 사느냐 보단
어떻게 사느냐가 중요해

 

천성이 밝고 영리하니까
적성을 키워주고 싶어

 

영화 배우나 득실 거리는...

 

동네에서 내 딸이 배울
건더기가 뭐가 있겠어?

 

그 얘기나 해봐

 

7월이면 마르타스바인 야드 섬에
모이는 정치 엘리트들 말야

 

아직도 생생해

 

캘리포니아 포도 채집자들을 위한
기금 마련 자선 만찬에서...

 

1만 2천 달러 짜리
구찌 바지를 입은 여자들이...

 

겨우 2천 달러를
기금이랍시고 모았지

 

입던 바지를 내 놓는 게
훨씬 나았을걸?

 

당신이 그런식으로 글을
쓸 땐 정말 멋있었어

 

당신의 최근 영화는
못 봤지만

 

2류 치고는
꽤 장사가 된 다며?

 

-이런, 나도 전엔 당신 같았나?
-훨씬 심했지

 

어쩐지, 처음 2년 간
말거는 이가 없더라고

 

운이 좋았네

 

오늘 매듭짓자

 

제니를 인격체로서 존중한다면
자신의 권리를 인정해 주라고

 

여름 동안만이야
그 이상은 안돼

 

그 애 머리에서 잡초를
뽑으려면 열 달도 부족해

 

제니랑 함께하는 시간이
얼마나 돼?

 

아침은 같이 먹어?

 

일주일에 며칠이나
혼자 저녁을 먹지?

 

주말을 즐기러
워싱턴으로 갈 때 마다...

 

돈 몇푼 주면서 딸애가
퍽도 행복하겠다?

 

제니는 외로워하고 있어

 

그걸 알아달라고
저금까지 털어 온거야

 

강아지 두 마리에
요리사도 있고...

 

상급반의 잘생긴 사내 들은
매일 우리집 냉장고를 거덜내지

 

그 애가 뭐라했든
비극의 여 주인공보단 나아

 

제니가 당신 보고
뭐라는 줄 알아?

 

재수 없는 인간이라더 군

 

게다가 아주
웃기는 아줌마래

 

날 사랑하지만 좋아하진 않아
내가 두려운 거야

 

날 무서워 하지

 

날 존경하지만 나처럼
되고 싶진 않은거야

 

우리는 지극히 정상적인
모녀 관계라고

 

자기 딸의 행복에 대해...

 

어쩜 그렇게 무심하게
말할 수 있지?

 

그 또래 애들이
반항적인 건 누구나 알아

 

그렇게 우쭐대지 말라고

 

말만 잘 들으면 비싼
정신과 의사한테 보낼거야

 

1 년에 열 달은
나랑 있을 텐데

 

당신이 얼마나
보고싶겠어?

 

제니와 난
잘 지내고 있지만

 

다른 여자 애들처럼
아버지 상이 필요하긴 해

 

괜찮아

 

7, 8월 정돈 당신과
지내도 괜찮을 거야

 

지금은 4월 이니,
당신 허락없이 가출한 거군

 

원래 날짜에 둔하잖아

 

데리고 있겠다면
어쩔거야?

 

오늘 밤 9시 비행기에
타지 않으...

 

내 법무장관 친구에게
전화하겠어

 

왜 선거에 출마 안 했어?

 

당신 정도면 대단한
주지사가 될거야

 

민주주의 체제가
제 역할을 못 하는 것 같아

 

군주 정치를 하라면
생각해 보지

 

2시 반이야
제니 한테 누가 전화할까?

 

안돼

 

안돼?

 

안됩니다

 

사실, 제니 한테
결정을 맡기면

 

비행기에 탈
가망성이 없어

 

당연하지, 그러니
걔가 가출한 거 잖아?

 

문제가 없는 건 아냐

 

기대고 울 상대가 필요하다지 만

 

왜 하필 5천km 나
떨어진 당신이야?

 

당신때문에 내가
딸을 포기해야 되겠어?

 

이건 사건이야

 

내 평생 당신이 이렇게
초조해하는 건 처음봐

 

초조한 게 아니라
무서워 죽을 것 같아

 

그걸 인정 하다니
가상하군

 

당신은 늘 솔직한 게
강점이었어

 

당신 정말 멋있어
진심이야

 

왜 남자들은 나이가 들수록
더 멋있어 지지?

 

남녀 평등 위원회에서
이 말 꼭 해야지

 

스타들은 어딨어?
아직 안 보이는데

 

낮에 별 뜨는 거 봤어?

 

호텔 정문으로 6시 30분에
데리러 올게

 

형처럼 너절하게
입어도 돼?

 

저 미인좀 봐, 여긴 미인들이
나무에서 떨어지는 것 처럼 많아

 

나도 이리 이사왔으면
형처럼 대머리 됐을거야

 

섹스 말고 다른
생각은 안해?

 

조깅을 한다길래
덜 할 줄 알았더니만

 

좋은 방법 있어?

 

-여기요, 고마워요
-여자 타령도 여전하고

 

여자 엉덩이만 보면
사족을 못 쓰지

 

여보세요?

 

어떻게 지내요?

 

조금 긴장한 거 같아요

 

정말 수상할까요?
기대해 봅시다

 

그래요,
꽃하고 과일 고마워요

 

멋진 스위트 룸도요

 

캐비어와 매 시간마다 보내주는
것들 다 잘 받았습니다

 

잠깐 기다려요
다이아나, 조 피크맨 이오

 

화장실 갔다고 해

 

여비와 방값을
지불한 사람이야

 

5년 만에 최고의
역도 맡게 해 줬고

 

그런 사람에게
화장실 갔다고 하란 말야?

 

내가 하지, 뭐!

 

조, 잘 있었어요?

 

시드니 한테
화장실 갔다고 전하랬어요

 

당신과 말하기 싫어서요

 

너무 부담스러워요, 오늘밤
당신을 실망시키면 어쩌죠?

 

이 영화가 얼마나
소중한지 알아요

 

그래서 더욱더 당신을 위해
상을 타고 싶어요

 

당신 없인
이 영화도 있을 수 없죠

 

제기랄, 진짜예 요

 

4개의 촬영소에서 거절 당했으니
극기상 이라도 받아야죠

 

통통하고 아담한
당신을 존경 않을 수 없죠

 

오늘밤 상을 탄다면,
그건 오스카 상이 아니라

 

조 피크맨 상이죠

 

당신은 천사예요

 

-아주 감동적이야
-당신도 들었어?

 

-수상 소감으로 말할거야
-수상 소감?

 

화장실 얘기는 빼고!

 

물론 우리가 수상할
가능성은 별로 없지만

 

그래도 뭔가
준비는 해야지

 

버트 레이놀즈에게 기대어
울고만 있을 순 없잖아

 

당신도 얼마든지
탈 가능성이 있어

 

아니 내겐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만한 게 없어

 

뭔가 비극적인 일 같은게 있어야
표를 얻는다고

 

웬만한 여 배우들은
좋은 연기를 할 수 있지만...

 

죽어가는 남편이 있다면
상은 따 놓은거지

 

당신이 날 위해
죽는건 어때?

 

진작 말했으면 힌 덴브르크 선을
타고 추락하는 건데

 

정말 끔찍한 생각이야,
그렇지?

 

-신의 벌을 받아도 싸지
-벌써 내리신 것 같은데

 

우리 장난 좀 쳐 볼까!

 

당신 기발한 장난
잘 생각해내잖아

 

-그건 어제 실컷 했어
-나한텐 안했잖아

 

제 시간에 나타났어야지

 

아직 중대 결정이 남아 있지만
어쨌든 즐거운 하루였어

 

당신은 어땠어?

 

담배가 떨어 졌어

 

같은 날에 내 딸과
담배 모두를 포기할 순 없어

 

빌어먹을

 

제니와 함께할 시간도
겨우 1년 남았어

 

내년 9월이면
대학에 가잖아

 

4년 뒤엔 혁명가나 수녀가
돼서 나타날거야

 

최악의 경우엔
당신이나 날 닮을거고

 

양쪽을 조금씩 닮으면
괜찮을 거야

 

당신, 어머니 좋아해?

 

우리 어머니?
돌아가셨어

 

말 돌리지 말고
좋아했어?

 

그래, 좋아했어

 

난 내 엄마를 별로 안 좋아했어

 

78년 내내 성가신 인물이었다는게
상상이 돼?

 

난 뱃속에서부터 낌새를
눈치챘지

 

불편했었어

 

태 내 위치가 안 좋았던 것 같아

 

제니를 낳지 말걸

 

당신과 나는 너무 이기적이야

 

제니가 나를 미워하며

 

크는 걸 원치 않아

 

제니가 이곳에서
자라는 것도 싫어

 

걔를 미워하게 될까봐
두렵거든

 

알아

 

당신과 헤어지지 말걸

 

제니를 지울 수도 있었어,
안 그래?

 

여전히 당신은 내가 만난
최고의 여자야

 

-그 사람은 오래 못 살거야
-누구 말야?

 

워싱턴 포스트지
친구 말야

 

심장 절개 수술을 받았는데
소용 없었어

 

-안됐군
-그래

 

그 남자 덕에
웃고 살았는데

 

-얻는 게 있으면 잃는 게 있지
-금방 회복할거야

 

남자들의 세계에서
나 정도면 잘하는거야

 

지금 사랑이 더 좋아?

 

그래

 

왜?

 

과거는 지나갔으니까

 

빌어먹을

 

빨리 할머니가
됐으면 좋겠어

 

첫번은 망쳐버렸으니까 말야

 

 

알았어

 

그래, 이해 해

 

아니, 내가 할게
그래, 끊어

 

제니야, 짐싸서
아래 층에 와 있대

 

우리 보고 결정 하래

 

어떤 결정이든지
따르겠대

 

-당신도 동의해?
-물론이지

 

교활한 인간
같으니라고

 

뉴욕으로 가라면
내가 억지쓴다 여길테고

 

여기 머물게 하면
내가 원치 않았다하겠지

 

-제니가 그렇게 꼬인애 같아?
-당연하지, 내 딸이니까

 

당신이 열달 동안
동부에서 지내는 게 어때?

 

동부 사람들 다 사라지면

 

쉬운 방법 가르쳐 줄까?

 

난 기권이야

 

당신 뜻대로 하고, 제니에겐
둘이 결정했다고 말할게

 

이 동네 사람들은 다
당신처럼 거짓말 잘해?

 

시간 얼마 남았어?
마감 시간엔 늘 허둥대거든

 

당신 마음대로 해

 

여기서 봐서 그런 지
작아 보이네?

 

돌아가라고 할 거야

 

알았어

 

그렇게 말할게

 

내가 틀렸다고 생각하지?

 

실망스럽지만,
당신 직감을 믿어보지

 

당신이 옳다고 생각하면
제니도 그렇게 생각할거야

 

난...

 

제니를 잃을까봐 두려워

 

-뭘 그렇게 봐?
-당신의 색다른 모습!

 

나약한 모습 말야

 

사진 찍어 둬,
다신 볼날 없을 테니까

 

-데리고 있어
-뭐라고?

 

데리고 있으라고!

 

단, 1년이 아니라 6개월
동안이야

 

학교는 내가 알아볼거고

 

당신보다 내가
고르는게 더 확실해

 

무슨 짓을 한거지?

 

주말까지 있으면서
제니와 다시 의논해봐

 

비행기 때문에 지금
결정할 필요는 없어

 

난 싸움꾼이잖아

 

주말까지 있으면
제니 뿐만 아니라

 

당신 여자 친구도
데려가 버릴지 몰라

 

큰 소리치게 하지 마,
셋이 함께 의논하면 안돼?

 

-제니 데리고 올게
-그러지 마!

 

얻기 위해 포기해야
한다면 그렇게 하면 돼

 

언제나 날
놀라게 하는군

 

하나만 말하지

 

당신도 9년 동안 변했어

 

그래, 자궁을 들어 냈지

 

내가 당황할 차례군

 

내가 동의할 줄 몰랐지?

 

개척자 정신 잃지 마

 

17살 난 딸을 키우려면
필요할 테니까

 

옳은 결정을 한거야

 

내 생각도 그래

 

가기 전에 제니를
만나봐야겠지?

 

아니, 벌써 봤잖아

 

뉴욕에 가서 전화할게
급사장 대 주세요

 

제니한텐 뭐라고 해?

 

잘 지내고, 수집한 음반
죄다 팔아치울거라고 해

 

306 호에 짐꾼 좀
보내 주세요

 

고마워요

 

함께한 시간이
나쁘지만은 않았어

 

-대단한 딸을 얻었잖아
-과연 그럴까?

 

부녀 덕에 끔찍한 엄마가
난건 아니고?

 

그럴지도 몰라

 

악수나 할까?
작별의 시간이잖아

 

물론, 더 잃을 것도
없잖아?

 

브로콜리하고
리마 콩 많이 먹여

 

-제니가 좋아해?
-엄청 싫어 해

 

지금부터 난 상관없잖아?

 

잘가, 한나
다시 만나서 반가웠어

 

화가가 아끼던 그림을
팔게 되면 이런 기분일거야

 

-액자에 넣어서 잘 보관할게
-그렇게 해

 

내 딸도 잘 부탁해

 

잘 가렴

 

방이 하나뿐이라뇨?
분명 두개 예약했다고요

 

윌리 스파나마 박사 부부와
천시 검프 박사 부부 앞으로요

 

파나마 박사 부부 앞으로

 

3일 동안 묵으실 특실은
예약되어 있지만

 

검프 박사님 예약은
없습니다

 

잘못 받아적었거나
빠뜨린거 아니오?

 

여행사 직원이 대신
예약을 해 줬는데

 

그자가 바로 내 환자이자
처남이란 말이오

 

-다시 확인해 보세요
-벌써 확인해 봤습니다

 

저희가 받은 전보니까
직접 확인해 보세요

 

이 전보에는 분명
내 이름이 빠져 있군요

 

하지만 당신네 호텔에서는
빠질 수 없소

 

우리 일행은 넷이니까
방을 두개 주시오

 

아카데미 때문에 붐벼서
그럴 수 없습니다

 

상이야 누가 타든 말든
얼른 침대에 눕고 싶소

 

작은 싱글 룸이 있긴 한데
공사 중입니다

 

불편하겠지만 작은 침대를
넣어 드릴 순 있습니다

 

죄송합니다만
그게 최선입니다

 

어떻게 하지?

 

여기서 저 사람하고
말씨름 하기 싫어

 

난 힐튼 호텔로 가겠어
짐 들어

 

휴가가 얼마나 남았다고,
떨어져 있기 싫어

 

떨어져 있다니?
같이 가는 거 아냐?

 

우리 방은
예약이 돼 있다잖아

 

이런 대접을 받고도
여기 묵겠다고?

 

-나하고 아내는 괜찮아
-난 여기에 묵겠어요

 

-너무 아름답잖아요
-얘기좀 해

 

방이 작기는 해도
견딜만 할거야

 

-겨우 이틀 밤이잖아
-제발요, 천시

 

알았어

 

알았다고!

 

-동전 던져서 결정 하자
-내 예약은 돼 있어

 

설마 나하고 같은 생각을
하는건 아니 겠지

 

내가 예약 안했어

 

멍청한 네 처남 때문에
우리까지 고생하라고?

 

병원에서 보는 것도 모잘라
여기서도 피를 봐야겠어?

 

동전으로
결판을 내자고!

 

-앞이야 뒤야
-누가 그렇게 한대?

 

난 예약된 방으로 올라가서
예약된 욕조에 들어가겠어

 

갑시다, 여보

 

참아!

 

-지금 몇시지?
-뭐라고?

 

몇시냐고?

 

12시 45분

 

시간 기억해 둬,
전쟁을 선포하겠어!

 

내일 아침 10시 부터 11 까지
테니스장을 쓰겠어요

 

검프 박사와 제 비용은
따로 계산해 줘요

 

공을 포함한 전부요
고마워요

 

좋아, 준비 끝이야

 

내일 아침에

 

검프 박사 부부를
묵사발로 만들어 주자고

 

완전히 뭉개버려!

 

-여보세요?
-천시, 뭐하고 있나?

 

별일 안해, 그냥 변기물
내려가는거 보고 있지

 

구경한지 2시간 밖에
안됐어

 

참 안됐군,
우리 화장실 빌려줄까?

 

됐어, 시카고로 돌아갈 때까지
참을 거야

 

우린 준비 다 됐어
아침 10시 어때?

 

좋아

 

운동화가 좀 축축한데
별 상관없겠지

 

그리스 식당
언제 갈거야?

 

롤라가 그리스 식당 언제
갈건지 알고 싶대

 

말 안했나?

 

아내가 일식 먹고 싶대서
후지야마에 7시 반으로 예약했어

 

7시 15분에 로비에서 봐
늦지 말라고

 

알았어

 

절대 산 몸으로는
시카고로 못 돌아갈걸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의
다크 호스는 다이아나 배리입니다

 

그녀는 영화계에서 가장
촉망받는 여배우로

 

런던 국립 극단의 셰익스피어와
핀터 작품의 여 주인공 역을

 

잘 소화해내는
배우로도 유명합니다

 

-다이아나 양은 첫 오스카...
-여보세요?

 

 

5분 뒤에 내려 가겠어요

 

고마워요

 

-시드니?
-왜?

 

시드니, 날 본 후에

 

어울린다고 해 줘

 

방금 2번 채널에서
당신을 다크 호스로 꼽았어

 

-당신 드레스를 봤나보군
-마음에 안 들어?

 

-얼마짜리야?
-공짜야

 

-조 피크맨이 지불했어
-그럼 마음에 들어

 

당신 취향이 그렇게
고상한지 몰랐어

 

왼쪽 어깨에 난 혹이
거슬려

 

5백 파운드짜리 옷인데
꼭 리차드 3세 같잖아

 

이 혹 눈에 띄지 않아?

 

-늘 보던 그 혹 아니야?
-농담 마

 

-전국 방송을 탈거란 말야
-혹 같은건 안 보여

 

특히 이 순간에는
더더욱 보일리가 없지

 

심플한 디자인으로
입는건데

 

검정색 정장 말야!

 

왜 검정색 정장으로
입지 않았을까?

 

-내가 입었잖아
-오지말 걸 그랬어

 

이 나라에선
옷 때문에 신경 쓰여

 

영국은 추워서
따뜻하게만 입으면 되는데

 

-우리가 왜 왔담?
-공짜니까 왔지

 

글렌 다 잭슨은 매 년 후보에
오르는데도 매 년 불참했어

 

런던에서 전화만
쳐다보고 있을걸

 

데이빗 니벤이
대신 수상하면 좋겠어

 

그는 재치있고
내 혹 안 보여줘도 되잖아

 

혹을 이용해

 

기형적인 몸을 보고
동정 표를 몰아줄지도 몰라

 

당신이 내 어깨에
손 올리면 어떨까?

 

계속 내 어깨에
팔 올리고 있어

 

내가 수상하면 날 감싸안고
무대에 같이 올라가는 거야

 

우리의 사랑이 빛 바라지
않았다고 여길거야

 

나도 생각은 하는데
자꾸 잊어버리네

 

-진토닉 몇 잔 마셨어?
-진 세 잔에 토닉 한 잔

 

토닉 워터 더 마셔 둬

 

오늘 밤엔 멋지게
보여야 하잖아

 

머리가 왜 이러지?

 

수건으로 빗은 줄 알겠어

 

연극할 땐 멧돼지 처럼
분장해도 불평 안 했잖아

 

연기 할 땐 상관없지만
현실에선 예쁘게 보이고 싶어

 

색깔이 이상해

 

살짝 해 달랬더니 그 호모가
천박하게 만들어 놨어

 

당신 머리에도
내 팔 얹고 걸을까?

 

맙소사

 

이렇게 차리고 나가는게 정말 싫어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되었을 때
편한건 왜 일까?

 

헤다 가블러를 맡아도
행복해 할거야

 

-콰지모도 역은 어때?
-입 좀 다물어

 

나 좀 봐줘

 

-보석이 좀 많지?
-딸랑거려 봐, 소리가 나야 알지

 

칭찬 한마디 해 주면
어디가 덧나?

 

이 웃기는 차림 하는데
세 시간이나 걸렸단 말야

 

- 당신은...
-뭐야? 뭐냐고?

 

과장이 엄청 심하단
말을 하려 했는데

 

분명 듣기 싫겠지

 

재미도 있겠다
정말 썰렁해!

 

한잔 줘

 

당신 유머 듣다가는
얼어 죽겠어

 

썰렁한 사람들은
다 그래

 

좀 더줘

 

걱정마, 시상식 끝나기
전엔 안 취해

 

차가 기다려

 

대체 왜 이렇게 일찍
시작 하는거야?

 

오후 5시엔 잘 빠진
여자들도 눈에 안 띄잖아

 

타텀 오닐이라면 모를까

 

마저 마셔

 

음향 편집상 시상을
놓칠 순 없지

 

그 망할 놈의 기자들이

 

내 혹 얘기를 어떻게 쓸지
궁금해 죽겠어

 

-어디가?
-한잔 더 하려고

 

승강기 탄 사이
술이 다 깼어

 

-진토닉 주세요
-난 됐어요

 

시상식에 늦으면
아무나 자리에 앉힌다더군

 

내년엔 뭘 할건지 알아?

 

입센만 아니면 돼

 

다 포기해 버릴까 봐
이젠 재미도 없어

 

당신이 부러워
온갖 재능을 다 갖췄잖아

 

그에 비하면
난 새 발에 피지

 

재능이라니?
무슨 재능 말야?

 

당신은 재능 덩어리야
나보다 요리도 잘 하고

 

나보다 글도 더 잘 쓰고
나보다 옷도 더 잘 입잖아

 

'나보다'란 말은
한 번만 해도 돼

 

나보다 말도 더
잘 하고

 

지금 먹는 것 뭐야?

 

-올리버 트위스트에서 본 것 같아
-나도 몰라

 

앞마당 잔디를
믹서기로 갈았나봐

 

눈빛이 또 흐리멍텅해

 

마누라랑 살기 싫단
표정이야

 

마누라와 살고 싶어
난 개막식, 파티 다 맘에 들어

 

아주 행복하다고

 

솔직히 말해서

 

아카데미에 오는
골동품 상이 몇이나 돼?

 

가게가 맘에 안 드니까
맨날 자릴 비우겠지

 

딸 애에게 줄
사인 좀 해 주세요

 

-물론이죠
-실례합니다

 

-이름이 뭐죠?
-'프랭크에게'라고 써 주세요

 

오후엔 뭘 할거죠?

 

런던에서?
오후에 시간이 있었나?

 

-진 토닉...
-계산서 주시오

 

갑시다

 

포기한 게 아니었어

 

-뭘?
-연기 말이야

 

당신 대단했었지
전도가 유망했었는데

 

그런적이 있었나?

 

무대에선 정말 멋졌어

 

남을 위하는 마음에
다정 다감함까지 겸비했지

 

그래, 오필리어 역에
아주 제격이었어

 

원한다면 다시
시작할 수 있어

 

함께 공연하면
같이할 시간도 늘어 나잖아

 

문제가 생길거야

 

같은 배역을 놓고
경쟁하면 어떻게 해?

 

문고리나 팔러
다니는 게 속 편해

 

오후에 뭘 하는지
말 안할거야?

 

문고리 구하러
다닌 다니까

 

이젠 안 셀거예요

 

당분간 욕실에서
물 사용하지 마세요

 

걱정 말아요
물이야 바닥에 넘쳐 나니까

 

수고했어요

 

-자, 서둘러
-뭐라고?

 

이 친구 20분이나 늦는군

 

코에 튜브를 꽂고
수술대에 누워서

 

놈이 나타나길 기다리는
기분이 어떨 것 같아?

 

처남을 가만두지 않겠어
비위 맞추는 것도 한 두번이지

 

다음 엑스레이 촬영 때
십년 감수할 준비하라고

 

발이 아직도 축축해,
발 파우더가 굳었나봐

 

열흘 동안 일식 집을
9번이나 가다니!

 

양말 신은 발로
저놈이 떨어뜨린 날 생선을

 

짓밟는 것도 이젠 진저리나
어서타!

 

진주만 공격, 개시!

 

-그만 갈까? 내가 운전 할게
-뭘 한다고?

 

-후지야마 식당 알아?
-몰라

 

-내가 운전 할게
-뒷자석에서 싸움이나 해

 

-내가 운전 할게
-알았어, 여보

 

저 소리가 들리면
다들 몸들 사리라고

 

우리에 갇힌 짐승같아

 

돌이라도 던질 듯이
우릴 노려보잖아요

 

그냥 추파를 던지는거야
난 추파가 좋더라

 

-시드니
-왜?

 

키스해줘
행운도 빌어 주고!

 

이제 됐지!

 

행운을 빌며 혹도
문질러 줄게

 

좀 다정히 대해 줘
떨려 죽겠단 말야

 

전부 다 빌어주지

 

행운과 사랑,
행복이 함께하길 빌어

 

당신은 재능 있고
뛰어난 여자야

 

꼭 상을 거머쥐길 바래

 

50년 뒤에 팔면
떼부자 될거야

 

내 손 잡아

 

신사숙녀 여러분
명실공히 국제적인 행사인

 

아카데미 시상식을 위해

 

멀리 런던에서 찾아오신

 

최우수 연기상 후보를
모시게 돼 영광입니다

 

'우회 전 금지'에서
열연하며...

 

'좌회 전 금지'예요

 

다이아나 배리 양과 멋쟁이
남편 시드니 배리씨입니다

 

-코크란입니다
-시드니 코크란씨 입니다

 

브레이크를 밟았는데
차가 안 멈췄다고요?

 

안 멈춘게 아니라
브레이크가 고장났다고요

 

브레이크가 고장나면
사고가 나기 마련이죠

 

줄을 끊어버렸잖아요

 

내 평생 이런 경우는
처음 봐요

 

제트기인 줄 알았죠

 

방금 747기와
충돌했는 줄 알았다고요

 

다리가 마비돼서
움직이질 못하겠어요

 

최대한 빨리
꺼내 드릴게요

 

자동차가 아니라 일식집에
오래 앉아있어서 그래요

 

커피 한잔 갖다드릴게요

 

축하해요

 

새벽 3시가 넘었어

 

훈계하려 들지마

 

당신 많이 취했군

 

그런식으로 말하지 마,
실패했지만 난 귀부인이야

 

영화계에서 가장
실패한 귀부인이지

 

캣스킬 산에서
보낸 밤 기억해?

 

도망쳤다가
소똥을 밟는 바람에

 

1시간 뒤에
되돌아왔었지

 

정말 웃겼어

 

나 너무 취했어

 

-호텔 제대로 찾아온거야?
-묻지마, 나도 안 보여

 

오늘 저녁 즐거웠어

 

인사는 아침에 해
아직 초저녁이라고

 

무슨 소리야?
왜 웃고 난리야?

 

잘자게, 아우
아침 일찍 전화해 줘

 

무슨 소리야?
대체 뭔데 그래?

 

뭔가 꿍꿍이가 있어

 

안녕 하세요,
버니예요

 

203호 맞나요?

 

'형이 동생의
생일을 축하한다'

 

오늘 내 생일 아닌데

 

-내 생일은 다음달 이에요
-저 시간 많아요

 

데낄라 드실래요?

 

내가 화장실 갔을 때
무슨 상 시상했어?

 

-다큐멘터리 작품상
-오, 이런

 

제일 좋아하는 부문인데

 

뭐가 탔어?

 

'라이프치히의 꼬마둥이'
체코-폴란드 제작사

 

시그문트 베드네츠키 제작!

 

리트바일 줌브레 도비츠와
스테판 블레치 감독!

 

그럴 줄 알았어
작품상은 누가 탔어?

 

작품상?
그건 당신도 들었잖아

 

여우 주연상 발표
다음에 했잖아

 

워낙 경황이 없어서,
작품상은 뭐가 탔어?

 

작품상이 궁금한거야?

 

그 멍청이들이 뭘 뽑았는지
궁금한건 아니고?

 

어떤 작품이냐고,
왕재수씨?

 

난 왕재수가 아냐
그렇게 부르지 마

 

방금 할리우드 최고의
배우들 앞에서 다 토해 냈어

 

예민해지면 안되는 때라고
작품상이 뭐 였어?

 

말하기 싫어

 

부탁이 아니라 협박이야
이 좀팽아!

 

절대 얘기 안해

 

미안해, 취소할게
당신은 좀팽이가 아냐

 

-아직도 내가 왕재수야?
-당연하지

 

절대 말 못해,
오늘밤 정말 혐오스럽군

 

-아니야
-혐오스러워!

 

-왕재수 쫌팽이!
-난 잘거야

 

아침 10시에
오전 비행기를 타야 돼

 

아침이 오전이지

 

왜 같은 말을 또 해?
재수없이

 

그런다고 모를 줄 알아?

 

-나도 글자는 알아
-입술 안움직이면 모르잖아

 

한잔 더해야겠어

 

여기 술은 다 퍼 마셨으니
네바다로 가 봐

 

시드니,
거시기 보였어

 

당신이 옳았어

 

오는게 아니었는데

 

평생 그처럼
많은 위선자들이

 

한자리에 모인거 봤어?

 

위선자들이 있었어?
누군지 말해주지 그랬어?

 

위선적인 위선자들

 

들어갈 때는 알랑대더니

 

상 못 타니까 나올 때는
'정말 안됐어요'

 

'다음에 오면 전화줘요'
하잖아

 

그놈들 머리 위에
토를 하는건데

 

-시드니?
-왜?

 

나 버스에 치였어?

 

짐을 잔뜩 실은 관광 버스에
치인 몰골이잖아

 

수상자들 차를 얼마나 빨리
대기시켰는지 봤어?

 

분명 수상자가 누군지
알고 있었던거야

 

그러니까 그렇게
제일 먼저 차에 오르지

 

기껏 1만km를 건너 온
우리 차를 뱅쿠버에 주차시켜

 

여보, 나 늙은거 봐
얼굴에 주름이 생겼어

 

방금 지나간 차 바퀴
자국처럼 선명해

 

리트바일과 스테판도
우리보다 먼저 차를 탔어

 

그 멍청한 놈들이

 

내 바지에다 온통
물을 튀기고 지나갔다고

 

배고파

 

-뭐하려고?
-룸 서비스 부르려고

 

달걀 베네딕트 먹을래

 

여보세요

 

달걀 베네딕트 부탁해요

 

룸 서비스부터 부탁해야지
이 멍청아!

 

룸 서비스 부탁해요
멍청이 얼간이!

 

잘하는군

 

아무도 없어요?
달걀 베네딕트 먹고 싶은데

 

알겠어요

 

오늘밤은 되는 일이 없네

 

어디가?

 

빌어먹을 부엌에 가서
달걀 베네딕트 만들려고

 

멍청이!

 

얼간이!

 

몸이 영 안좋아

 

-왜 그래?
-젖은 발에 날 생선을 먹었더니

 

토하고 싶어 죽겠는데
방이 너무 비좁아

 

여보

 

토할 것 같아
진짜야

 

롤라!

 

롤라!

 

-이 시간에 누구죠?
-누구겠어?

 

그놈이 우릴 못 자게
하려고 작정한거야

 

여보세요?

 

롤라야

 

네, 롤라

 

뭐요?

 

농담이죠?

 

콤피드 스팬슐즈
두알 주세요

 

뭐요?

 

일할 때도
안가는 왕진을

 

휴가 중에 가야겠어요?

 

알았어요
금방 갈게요

 

일부러 이러는거야

 

내가 8시간을 자야 게임을
잘한다는걸 알거든

 

수면제 몇알 먹여야지

 

일주일 동안 라켓은
들지도 못할거다

 

그러지마, 오진으로
고소하면 어쩌려고?

 

시합은 이길거야

 

올해는 죄다 폭탄만
수상자 명단에 올랐던 걸

 

안그래?

 

맙소사!

 

주름살 제거와 모발 이식 수술을
받은 사람이 많이 줄었어

 

-경제가 안 좋아서 그런가?
-당신 달걀에 축성 받았어?

 

심술 궂기는!

 

나 없는 사이
못된 짓 한건 아니지?

 

새벽에 나올 줄 알았어

 

어슬렁거리는 고양이들
소리가 들렸거든

 

당신만큼 좋았을라고,
먹이를 일찍 찾았더군

 

그 남자 누구였어?

 

무슨 얘기야?

 

밤새 웬 멋진 남자 배우와
얘기를 나누던데

 

아주 근사하던 걸?

 

-어디서 찾았어?
-같은 식탁에 앉았잖아

 

버터 접시를 같이 썼어

 

-버터처럼 살살 녹았겠군
-조심해, 여보

 

우린 지쳤고 취했어

 

-위험 수위를 넘진 말라고
-미안해

 

연예계 얘기나 해볼까?

 

당신은 누구 찍었어?

 

투표를 왜 해?

 

난 영화협회 회원이 아냐

 

골동품 상이지

 

당신이 골동품 되는 날
내표 던져 줄게, 약속해

 

속으로 누굴 찍었냐고?

 

멍청이 같은 당신 마음
깊은 곳에서 말이야

 

무능한 여배우가
눈물을 글썽이며 올라가는데

 

당신 몸 구석 구석에서
긴장이 확 풀리더군

 

술 취한 꼴
정말 못 봐주겠군

 

뭘 하든
전부 꼴 사나워

 

까다롭게 굴지 마

 

내 드레스 못 입어서
불만이야?

 

내가 입었으면
정말 잘 어울렸을거야

 

개인적인건 아냐

 

우리 둘 사이에
개인적인게 있기나 해?

 

지금 너무 개인적인가?

 

나도 망연자실 했지만

 

그건 닳아 빠진 트로피에
불과하다고 생각하기로 했어

 

미래의 당신 모습이지

 

그 배우가 버터에 전화번호
새겨서 주지 않았어?

 

뒈져버려!

 

직접 공격이야,
아니면 정면 공격?

 

당신답지 않군

 

치고 빠지는 게
당신 스타일이잖아

 

더 이상 못 참아,
자신이 불행하면

 

남들도 비참하게
만들어야 속이 시원하지

 

나만큼 비참한 이는 없을걸

 

구토 실력이 뛰어나더니
말도 참 잘 뱉는군

 

그 남자 이름이 아담 맞지?
최초의 인간, 아담

 

당신 한텐
안 어울리지 않아?

 

제발 그만좀 해

 

남들한테만 잘보이려
하지말고

 

스스로도 품위좀 지켜

 

완벽한척 서로에게
거짓말을 하자고?

 

내숭을 떨자는거야?

 

내숭떤 적은 없지만

 

난 분별력은 있어

 

분별력이라고?

 

그 남자 음식 핧는것 만 빼 놓고
안 한 게 없잖아

 

분별력 싸움은
않는 게 좋을걸

 

세트장에서 점심 때 일
다 들었어

 

분장실에서
별 짓 다 한다며?

 

몇 알이나 먹은거야?
9시에 못 일어나면 약물 과다야

 

영국엔 왜 간대?

 

누구?

 

그 남자 말야

 

'다음 주 런던에서 봅시다'
그러던데

 

런던에서 뭐한대?

 

연기하겠지, 뭐!

 

영화 찍는대

 

무슨 영화?

 

당신 영화 챙기기도 바쁜데
남 영화까지 챙기겠어?

 

저주 받을 놈!

 

당신도 오스카도 저주나 받아

 

저주 받을 캘리포니아!
하나님의 저주나 받아라!

 

무슨 바람이 불어서
하나님 타령이야?

 

날 사랑하지 않지?

 

어떤 영화 대사야?

 

못된놈, 대답해 봐!

 

날 사랑하지 않지?

 

질문인지 몰랐어

 

돈 퍼부으면 뭐해?
한 푼 돌아오는 것도 없는데

 

조 피크맨이
다 내는 줄 알았는데

 

내가 아니었으면 그 남자와
다음 주에 런던에서 만나자는

 

약속도 못 했을거야

 

왜 날 사랑하지 않지?

 

내 방식대로 당신을...

 

사랑해 왔어

 

당신 방식은 나랑
안 맞아

 

다이아나

 

새벽 4시가 다 됐어

 

지금은 생물학적 불일치를
논할 시간이 아니야

 

동성애자!

 

잘됐군
왜 안물어보나 했지

 

날 외면하지 마
너무나 비참해

 

제발 이러지 마

 

부탁이야

 

미안해

 

재수가 좋은 밤은
아니었지?

 

엿 먹어라, 오스카

 

엿 먹어라, 아카데미

 

안아줘, 시드니
부탁이야

 

제발

 

고의는 아니었어, 당신 인생을
방해하고 싶진 않아

 

난 항상 당신 곁에 있어

 

주유소 광고 같아

 

차라리 남자만
사귀지 그래?

 

내가 싫어하는 게 있다면
바로 양성애적 동성애자야

 

아니면 그 반대 인가?

 

둘 다 말 돼

 

시드니, 정말 사랑해

 

나도 알아

 

왜 내 곁에 있는거지?

 

나하고 살면서
당신이 얻는 게 뭐야?

 

사교 범위가 넓어지지

 

당신 때문에
2류 명사가 됐거든

 

수상 못 해서 미안해

 

탔으면 1년 간은 춤 상대가
줄을 섰을 텐데

 

나쁜 추억 만
있는 건 아냐

 

당신 스턴트맨들보다는
다정 하잖아

 

한 때는...

 

당신이 날 위해
모든걸 포기한 줄 알았어

 

당신을 사랑해

 

전에 만난
어떤 여자들보다

 

난 운이 없어

 

최선을 다하고 있어

 

고마워

 

-나랑 있는게 지루해?
-천만에

 

저녁 식사때 나누는
대화만으로도 충분히 가치가 있어

 

미안해, 키스가 아니라
내 인생 얘기였어

 

피곤해?
이리 누워

 

오스카를 못 타면
항상 이래

 

아침에 일어 나면
달걀 베네딕트 시켜 줄게

 

당신은 정말 자상해
진심 이야

 

요즘 사람들은
돕는데 인색하잖아

 

서로의 가려운데를
긁어 주는거지

 

오늘밤은 정말...

 

우여곡절이 많았지?

 

하던거 계속할까?

 

끈적해

 

갈수록 끈적해지는군

 

사랑해, 시드니

 

눈 감지마

 

난 늘 눈을 감는데

 

오늘밤은 안돼

 

날 바라봐

 

오늘밤은 날 바라봐

 

길었어

 

-뭐가?
-서브가 길었어

 

잠도 덜 깼으면서
눈만 밝은가 보지?

 

잠 깬 쪽 눈으로 봤어
두 번째 서브야

 

정형외과 술을
배워야 할걸

 

시합 끝나면
걸을 수 없을테니 말야

 

길었어
더블 폴트야

 

-러브 피프틴이야
-뭐라고?

 

뭐가 길다 그래?

 

가르쳐줄까?
길었으니까!

 

-서브해
-서브해, 여보

 

1시간 밖에 안 남았어

 

서브한 뒤에
탈의실로 직행해

 

이 서브 받고
살아남을 자는 없어

 

준비 됐어?

 

빨리 수건 좀 가져 와요

 

-미안해
-아프면 마사지해요

 

-여보, 미안해
-괜찮아요

 

-괜찮아요?
-내 잘못이에요

 

-난 괜찮아요
-좋아, 폴트야, 두 번째 서브

 

오늘밤은 방 내주는 게
안전 하겠어

 

이러면 안돼

 

맙소사

 

여태 안가고
뭐하는 거야?

 

이봐요, 여기 있으면 안돼
일어 나라고

 

10시 45분이네

 

세상에, 10시 45분이야

 

일어나, 이해가 안돼?
10시 45분이라고

 

미쳤지
내가 미쳤어

 

여보세요, 교환, 지금 몇시죠?
왜 전화 안했어요?

 

8시에 깨워 달라고 했잖아요

 

했어요

 

안 했다고요?

 

좌우지간 깨웠어야죠

 

이봐, 일어 나봐

 

마누라가 곧 들이 닥쳐

 

대체 왜이래?

 

귓구멍이 막혔나?

 

괜찮아?

 

무슨 짓이야?

 

마누라가 들어올 판국에
데낄라 한병을 다 마신거야?

 

제정신이야?

 

맙소사!

 

잘 들어!

 

술은 다른데 가서 깨

 

여기서는 안 된다고

 

물!

 

물 좀 마셔보겠어?

 

이봐
물 좀 마셔 봐

 

제발 좀 마셔 보라고

 

이 정신나간 여자야
입좀 벌려

 

침착 해야지!

 

당황하는 즉시 이혼이야
침착하자고

 

제발 움직여 봐!

 

하나님, 이 여자만 옮겨주시면
다신 나쁜 짓 안할게요

 

좋아!

 

옷을 입고
택시를 탑시다

 

그거야

 

이렇게 돼서
미안하게 됐어

 

당신이 누구든 간에
환상적인 밤이었어

 

아가씨,
밀어 넣어 봐

 

다리를 넣어

 

여기로 넣어 보라고

 

어서 밀어 봐, 아가씨

 

밀어

 

발을 넣으라고

 

다리를 들고 밀라고

 

다리를... 어서

 

협조 안할거요?

 

머리를 써, 마빈

 

방을 바꾸는 거야,
저놈한테 덤터기를 씌우자고

 

교환, 프런트 대줘 요
급한일이에요

 

잘 들어

 

난 나 없인 못 사는
애가 둘이나 있어

 

이러지 말라고

 

스위트 룸 203호, 204호의
마이클즈요

 

침대 때문에 허리가 어찌나
아픈지, 방이 불편 하군요

 

아침에 일어나서
세상 다 산줄 알았소

 

오후 2시까지는
빈 방이 없습니다

 

잠시만요,
어떻게 오셨습니까?

 

마빈 마이클즈 부인예요

 

-통화중이었죠, 203호입니다
-고마워요

 

올라간다고 전해 줄래요?

 

마이클즈씨?
좀 전에 말씀드린대로...

 

2시 이후에 나
좋은 방이 날 것 같습니다

 

그때까지 못 기다려요

 

아내가 금방 올텐데

 

이 방을 보면
별로 안 좋아할거요

 

누가 왔다고요?

 

내 아내가요?

 

아내가 왔어요?

 

나한테 연락도 안 하고
올려 보냈다고요?

 

호텔 서비스가 아주
형편없군요?

 

아내가 침대를 보기 전에
사람을 보내 막으시오

 

휴가를 몽땅 망칠거요

 

뛰어 내리자!

 

부러진 다릴 보며
화는 못 내겠지

 

이럴 수가!

 

-마빈?
-큰일 났다!

 

마빈

 

마빈? 거기 없어?

 

문 열어

 

-잠깐만
-뭐해?

 

가구라도 옮겨?
문 열어

 

방을 옮길테니

 

내가 나가면 문 잠그고
절대 열어주지 마

 

뭐라고?

 

잘 안 들려

 

누구세요?

 

나야, 밀리

 

-밀리?
-그래

 

금방 나갈게

 

밀리!

 

문 열어줘서 고마워

 

여보, 왔어

 

왜 공항으로
마중 안 나왔어?

 

-왜냐고?
-그래

 

왜냐하면...

 

종일 아팠어

 

저 방에 다 토해 놨으니
들어 가지마

 

10분 전에
의사가 다녀 갔어

 

급성 위염이래

 

-별거 아니니 걱정마
-세상에

 

언제부터 그랬어?

 

새벽 2시 경 부터

 

안색이 안 좋네
어서 침대에 누워

 

훨씬 상쾌 하고
편안할거야

 

아냐!
누우면 안돼!

 

속이 울렁거려

 

누우면 더 울렁거리거든

 

고마워

 

이방에 있으니 기 분이
한결 나아지는 것 같아

 

눕는 게 좋겠어

 

콤파진 스팬 슐즈가
필요해

 

그게 뭔데?

 

구토를 멈 추게 하는
약이야

 

아래 층 약국에
전화해 봤어?

 

응, 그 약은 없고
코데인이 들어 있대

 

가장 가까운 약국이
산타모니카 거리에 있는데

 

배달은 안해 준대
직접 사러 가야겠어

 

내가 갔다 올게
처방전은 어디 있어?

 

-무슨 처방전?
-의사가 안 주고 갔어?

 

코데인은
처방전 없이 못 사

 

캘리포니아에서는
없어도 돼

 

-콤파진 스팬 슐즈야
-화장실 들렀다 갈래

 

-지금?
-4시간이나 참았어

 

내가 화장실 사방에
토해 났다니까

 

내가 좀 들어가서
말끔하게 치우고 나올게

 

나한텐 아주 중요해

 

결혼 생활 15년째야

 

지금껏 욕실 청소 한번
안해 봤잖아

 

지금이 시작할 적기인
것 같아

 

안그래?

 

제발, 금방 나올게

 

잠깐만 앉아 있어
이거!

 

과일 먹고 있어

 

욕실이나 치워

 

미안해, 아가씨

 

복도에 나가있어야겠어

 

아무 걱정마
사람들이 돌봐줄거야

 

서비스가 좋은 곳이거든

 

-마이클즈씨?
-깜짝이야!

 

-다신 그러지마시오
-죄송합니다

 

-부인 가방을 가져왔습니다
-잘됐군

 

가방 찾았대, 여보
걱정을 많이 했어요

 

막 찾으러 가려했소

 

-침실에 갖다 놓을까요?
-아뇨

 

그래요,
그냥 거기둬요

 

-복도에요?
-그래요, 아니오

 

나한테 줘요
아니, 침실에 갖다놔요

 

괜찮으세요?

 

피곤해서 그래요
뉴욕에서 방금 도착했거든요

 

고맙소

 

나중에 봅시다

 

마빈

 

문은 왜 잠궜어?

 

안들려

 

욕실 청소중이야

 

더 이상 못 참겠어
문 열어

 

문 열어줄게

 

문 열린다

 

마빈!

 

문이 곧 열려요

 

-뭐하는거야?
-문 열러 가는 중이야

 

문 열렸네
문 열 줄 몰라?

 

왜이리 오래 걸려?
여자라도 숨겨 놨어?

 

맞아, 침 대에
금발 미녀가 있지

 

여자 향수 냄새가 나네

 

방마다 다 뿌려 놨어
대단한 호텔이야

 

맙소사,
들키고 말거야

 

이제 좀 괜찮아?

 

눈밑이 쳐졌어

 

밤새 한 잠도 못 자서
한숨 자야겠어

 

잔다고?
왜 자려고 그래?

 

성인식 가서 자면 되잖아
얼마나 지겹겠어

 

잠깐이라도 쉬어야
가든지 말든지 하지

 

-좀 비켜
-잠깐만!

 

잠깐 앉아봐,
할 얘기가 있어

 

누워서 들으면 안돼?

 

앉아서 들어야 될
얘기야

 

밀리

 

당신은 내게

 

아주 소중한 사람이지만

 

때론 도를 지나치거나
바보같은 행동으로

 

본의 아니게 서로에게
상처를 주기도 하지

 

당신이 고의로 상처를
줬다고 생각진 않아

 

절대 아니지

 

하지만 말을 함부로 내뱉고
바보같은 짓을 하고...

 

심각한 건 없었어

 

의견 차이가 있긴 했지만
심각한 건 없었지

 

다행히 당신이 얘길 꺼내는군
심각하다는 기준이 뭐야?

 

심각하다?

 

모르겠어, 당신이
그런 일을 할리 없잖아

 

애들한테 모질게 하면
그건 심각한 거지

 

그걸 첫째로 치지

 

결혼한 남자가 그보다
못할 짓은 없어

 

애들에게 모질게 대하는 건
절대 용서 받지 못할 일이야

 

다른 여자를 만나도
심각한 일이지

 

애들 문제를 좀 더
얘기 하자고

 

-내게 있어 아이 들은...
-마빈, 나 누워야겠어

 

너무 보고싶었어

 

거실로 갑시다
당신이 너무 그리웠어

거실로 갑시다
당신이 너무 그리웠어

 

여기서 사랑을 나누자고

 

겨우 하룻밤 떨어져
있었다고 보고 싶어?

 

알지만 시차가
3시간이나 나잖아

 

세상에,
언제 이렇게 예뻐졌어?

 

이리와
사랑스러운 여보야

 

이러지 마,
여긴 침대도 없잖아

 

카펫 촉감이 끝내 줘

 

작년에는 대마초 해 봤으니
올해는 카펫에서 해봅시다

 

밤에 해, 지금 안 자면
기절할 것 같아

 

밀리, 잠깐만
안돼!

 

그렇게 열 받지 마,
밤에 하면 되잖아

 

아침인데 왜 이렇게 밝혀?

 

아침인 줄도 몰랐어

 

당신도 옆에 누워서
좀 쉬지 그래?

 

꼭 사랑을
나눌 필요는 없어

 

30분만 옆에 누워 있어

 

빨리, 그래 줄거지?

 

거기서 뭐 해?

 

등에 또 통증이 와

 

-침대가 너무 푹신해
-말도 안돼

 

더 이상은 못해,
심장마비 일으킬 것 같아

 

할 말이 있는데
이건 거짓이 아냐

 

더 이상 거짓말 안해

 

추호도 당신을
아프게 할 생각은 없었지만

 

어쩌면
몇분이 지난 후에

 

대단히 상처 받을지도 몰라

 

-심각한 거야, 아니야?
-내겐 사소한거지만

 

당신에겐 굉장히
심각한 일일거야

 

말해봐

 

당신이 숨기지만 않으면

 

대단치 않은
일일 수도 있어

 

보여줄 게 있어

 

하지만 먼저 당신에게
부탁 하나만 할게

 

10초 간
아무 말도 하지 마

 

무슨 생각이 나더라도

 

제발 우리 둘을 위해서
10초만 참아줘

 

기도하고 있어

 

청소부가 청소하러
들어 왔다가

 

기절한거지?

 

청소부가 아니야

 

그럼 들어야겠어
이 여자 누구야?

 

당신이 무슨 말을 할지
무척 궁금해

 

기다리잖아

 

나도 그래

 

내 생각을 말해 볼까?

 

내 생각엔 당신 침대에
여자가 있어

 

나도 그렇게 생각해

 

어떤 여자인지는
법정에서 말해 줘

 

그만 가겠어

 

가기 전에 바보 같은 질문
하나만 할게

 

왜 안움직이지?

 

설명할 수 있어

 

꼼짝도 못하는 중풍 환자랑
잤다곤 하지 마

 

절대 안믿어

 

혼자서 데낄라 한병을
다 마셨어

 

매치 포인트야
잘 봐둬

 

내가 계기판 봤듯이?

 

-내 공이야
-조심해!

 

-높이 쳐!
-내가 칠게

 

잘 봐

 

부러졌어,
부러진 게 분명해

 

부러진 게 아니라
삔거야

 

이비인후과 의사가
어떻게 알아?

 

둘다 고주망태가 됐지

 

멀쩡한 정신에
이런 짓을 했겠어?

 

한가지 말해 줄까?
애들한테 잘못하는건 두번째야

 

저게 첫번째지

 

당신에게는

 

심각한 일이겠지만

 

-내겐 무의미했어
-안됐군

 

당신이 즐겁지 못하면
화가 나거든

 

좋아, 계속해

 

빨리 쏟아낼수록
빨리 잊어버릴거야

 

맙소사!

 

이제 뭘 해야하지?

 

날더러 지금
당신 조카 성인식에 가서

 

여자를 사준 사람한테
축하한다고 하란말이야?

 

-당신에게 눈짓 하겠지
-당신이 아는지 몰라

 

알았어,
그럼 자업자득이군

 

-우리만 안단 말이지
-그래

 

이런 취급 받게해서 미안해
성인식은 잊고

 

-다음 비행기로 돌아가자
-안돼

 

누구 좋으라고?
기뻐 날뛰는 꼴 못 봐

 

당신이 놀랄 만큼
품위있게 행동하겠어

 

고개를 높이 치켜 들고
성인식에 갈거야

 

이혼하지 않을거야
용서 해주지

 

오늘 일은 잊겠지만

 

일어나게 된 연유는
밝혀내겠어

 

그 다음엔 죽을 때까지
이 일을 들먹이지 않을거야

 

이제, 저기 들어가서

 

당신 돈을 남김 없이
다 써버리겠어

 

다 왔어, 여보
오른쪽으로 가

 

-몸뚱이가 천근만근이야
-괜찮아

 

욕실에서
수건 좀 갖다줘요

 

여기가 다 자네 방이야?

 

난 서서 자는데
넌 왕족처럼 지내?

 

여왕을 침대에 눕히지 않으면
다리를 절단할 판이야

 

롤라, 이것좀 봐

 

무슨 일이야?

 

향수병을 깨뜨렸어요
미안해요

 

괜찮아요, 온스 당
90달러 밖에 안해요

 

-그 많은 것들 중에 하필...
-잠깐, 일부러 깬 게 아니잖아

 

-계획된 사고란 말이지?
-헛소리 집어 쳐

 

코 구멍 만한 방에 가서
고장난 텔레비전 볼거야

 

손을 베었어
이 피좀 봐

 

-향수 때문에 쓰라려
-고급 향수라 그렇죠

 

싸구려 향수완 달라요

 

욕실 바닥에
유리 조각이 있으니

 

-밟을 때 조심해요
-고맙기도 하셔라

 

종일 걸어다니려 했는데

 

-대일밴드 있어?
-한번에 한명씩 치료하자고

 

어서 잡아!

 

내 다리!

 

-좀 도와줄래?
-내 도움이 필요하시다?

 

조심해요

 

-누가 좀 도와줘요
-무슨 일이야?

 

머리를...

 

진열장에 부딪혔어

 

기절할 것 같아

 

-기절 안해
-기절해

 

-안할...
-지금 기절해

 

젖은 수건좀 줘,
롤라가 기절했어

 

곧 괜찮을거야

 

거짓말 마
롤라도 다 안다고

 

윌리스 깔개에 피 묻히면
놈이 세탁비 청구할거야

 

내 말 들려?

 

이게 몇 개야?

 

깨뜨린 유리를 밟았으니
아주 속이 시원하겠구나

 

-좀 괜찮아?
-반대 쪽 발목이야

 

침대로 옮기게 좀 도와줘

 

-휴가때면 이런 일이 생기네
-발을 붙잡아

 

꼭 전쟁터같군

 

살살

 

조심해

 

잠깐만

 

침대가 우리 방보다 크네

 

-계산 끝내 자
-뭐라고?

 

빚진게 얼마지?

 

돈만 갚으면
다신 볼 일 없을거야

 

좋아, 그만해

 

그만 좀 으르렁 거리자고

 

다 끝났으니까
잊어 버려

 

-잊어?
-잊어!

 

1년 내내 계획한 휴가의
대가가 뭔지나 알아?

 

일본 음식만 질리게 먹고

 

젖은 침대에서 자느라
발에는 곰팡이가 피질 않나

 

뇌진탕 걸린 마누라에
운전도 안한 교통사고로

 

두번씩이나 소송을 치뤘는데
다 잊으라고?

 

여기 백지수표있어

 

-맘대로 휘갈겨서 처넣어...
-그만!

 

숙녀 분들 앞에서
말 조심 해야지

 

숙녀 분들은 의식 불명이라
우리 얘기 못 들어

 

네 놈에게 향수 한 병,
깔개에 흘린 핏자국

 

우릴 타죽을 뻔 한
아세틸렌 가스를 빚졌지

 

이젠 지겨워
집에 가고 싶다고

 

휴가가 필요해

 

이봐, 친구
그만 화해하자고

 

악수를 나누고
모든 일을 다 잊는거야

 

여보, 악수 해

 

-멍청아, 뭐하는거야?
-멍청이?

 

낙타 등을 부수는 건
최후의 지푸라기 하나야

 

사랑스런 아내를 멍청이라고
부른 것에 대해

 

사과하지 않으면
이 알루미늄 라켓을 들고

 

-백 핸드로 보내버리겠어
-협박하지 마

 

술주정 꾼들과 2년이나
씨름한 나를

 

협박하겠단거야?
물러서!

 

다섯 셀 때까지
아내에게 사과하지 않으면

 

네 놈 머리 통으로 서브를
날리겠다

 

-하나...
-제발 그만 좀 싸워

 

-둘 중 하나는 다친다고!
-셋

 

라켓으로 때리지 마
줄 새로 갈았단 말야

 

넷, 그 다음 숫자는
알겠지?

 

수술도 못하게
곤죽으로 만들어 버릴테다

 

다섯 세기 전에 사과해

 

말해봐
계속 세보라고

 

왜 말하기 겁나냐?

 

다섯이라고 말해 봐!
내가 대신 할까?

 

다섯!
말해 봐!

 

내가 안세면 무효야
다섯!

 

환자들이 이 꼴을 못 보니
망정이지!

 

-밀리!
-잠자는 미녀는 아직이야?

 

고마워, 정말이야
이 여자는 잊어!

 

옷 갈아입고 성인식 갔다가
다른 호텔로 옮기자고

 

그래도 되겠지?

 

저 여자 몸값이 조카에게
퍼부은 액수보다 비쌀까?

 

죽을때까지
다신 상처주지 않을게

 

당신만큼 내게
특별한 여자는 없어, 사랑해

 

-정말 사랑해!
-저 창녀 앞에선 이러지마

 

좀 말려 봐!

 

-물지 마, 치아 다 망가져
-제발 좀 말려 줘!

 

더는 못 참아

 

다시는 물지 마

 

네 병 옮으면 어떻게 해!

 

우린 친구라고 말해!

 

-휴가 즐거웠다고 말하라고
-친구야!

 

빨리 휴가 즐거웠다고

 

-말하란 말야
-친구야!

 

-어서!
-친구야!

 

휴가를 함께 보내서
즐거웠다고 말하라고

 

-내 평생 최고였어
-당연히 그래야지

 

-아내한테 물러서라고 해
-물러서!

 

일식집도 마음에 들었지?
말해봐!

 

내년에도 우리랑 같이

 

휴가가고 싶다고 말해
어서!

 

갈비뼈가 부서져도
그 말만은 못 해!

 

-마음에 들어?
-밀리, 정말 아름다워

 

-그래?
-아름다워

 

고마워

 

여보, 택시가 20분째
기다리고 있어

 

-그 여잔 어딨어?
-갔어

 

신발을 잃어버려서
당신걸 줬어

 

빨리 보내려고

 

무슨 짓이오?
택시를 보냈잖소

 

붙잡고 있으라니까
왜 보냈어요?

 

죄송하지만,
더는 못 기다려요

 

한대만 더
잡아주겠어요?

 

20분쯤 걸립니다

 

이럴줄 알았어
이러다 늦겠군

 

안녕하세요

 

태워 드릴까요?

 

됐어, 기다리면 돼

 

친절하시네요
타, 마빈

 

-진심이야?
-5천km를 왔는데 늦을 순 없지

 

-어서 타, 마빈
-누군지 알고 있어?

 

그 창녀잖아
낯선 사람 차를 타겠어?

 

-정말 고마워요
-천만에요

 

-신발 멋지네요
-고맙습니다

 

-근처에 살아요?
-가끔요

 

청색 탑승권을
소지하신 승객께서는

 

37-A 탑승구로 탑승하십시오
감사합니다

 

엄마!

 

-늦을까봐 걱정했어요
-여긴 웬일이니?

 

아빠는 어디계셔?

 

리마 콩하고
브로콜리 때문이니?

 

아니에요,
아빠는 차에 계세요

 

인사도 할겸
고맙다는 말 하려고요

 

사랑해요

 

와 줘서 기쁘구나
정말 우울했었어

 

이미 본 영화를 보여 준다는구나

 

보고 싶을거예요, 엄마
하지만...

 

제니, 아무 말 마라
괜찮아

 

제가 옳아요
이런, 말해버렸네요

 

이거 받으세요

 

-뭔데?
-영화 배우들 집 지도예요

 

여기 또 오실 일 있으면
그때 쓰세요

 

-가방을 떨어뜨려 죄송합니다
-괜찮아요

 

유리 박힌 발이 아니잖아요

 

승무원한테 창가에
앉겠다고 말해 줘

 

이 번엔 꼭
그랜드 캐년을 볼거야

 

월요일에 있는 강의하고
수술은 어쩌지?

 

목소리도 안 나오고
고개도 못 숙이는데

 

안녕하십니까,
승객 여러분

 

뉴욕 및 런던 행
211기 탑승을 환영합니다

 

예상 비행 시간은
4시간 50분이며

 

비행 고도는
3만 7천 피트입니 다

 

잠시 칵테일과 음료를
즐기신 뒤에

 

식사를 드시며 제임스 코번과
다이아나 배리 주연의

 

"좌회 전 금지"를
관람하시겠습니다

 

시드니, 어서 내려

 

당장 비행기에서
내려 달라고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