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b2smi: Daaak
20150211 WED

 

일라이저 우드

 

존 쿠삭

 

케리 비쉬

 

편집: 호세 루이스 로메우

 

음악: 빅터 리예스

 

촬영: 유나 멘디아

 

제작: 애드리언 구에라,
로드리고 코르테스

 

각본: 다미엔 차젤레

 

감독: 유지니오 미라

 

안녕, 예쁜이들

 

여긴 왜 이렇게 음침해?

 

그건 어디 있죠?

 

저쪽이에요

 

20분밖에 없어요

 

충분해요

 

젠장

 

별일 없어?

 

아무것도 아니에요

 

지금 갑니다

 

좋아

 

내 쪽으로
그래, 좋아

 

잠깐만, 됐어

 

잡았어?

 

조금만 더

 

그래, 잡았어

 

조심해

 

〈그랜드 피아노〉

 

승객 여러분은 안전벨트를
착용해주시기 바랍니다

 

맙소사

 

그 심정 알아요
비행기요?

 

나도 끔찍이 무서워했거든요

 

제발

 

그런데 똥차 끌고
장거리 출장을 다니다 보니

 

그것도 못할 짓이더라고요
무슨 말인지 알죠?

 

승객 여러분
저희 비행기는 곧

 

시카고 오헤어 공항에
착륙하겠습니다

 

- 착륙한다고요?
- 당연히 착륙해야죠

 

그래야 내릴 거 아닙니까?

 

무사히 오다니

 

뭐라고요?

 

뭘 기대했는데?

 

글쎄, 시카고스러운 거

 

비, 바람, 비행기 사고
기분 전환할 게 없잖아

 

사는 건 뜻대로 안 돼

 

운전하는 거랑 같지

 

- 오다가 사고 날 수도 있어
- 아직 희망이 있네

 

별 탈 없던 피아노가
튜닝이 안 될 수도 있고

 

내가 피아노를
용접해 버릴 수도 있어

 

그냥 공연을 취소하든가

 

잠깐, 오는 길이라니?

 

자기가 나오는 거
아니었어?

 

난 아직 호텔이야
기자 회견 준비로 바빠

 

마중 나온 사람 안 보여?
내가 음성메시지 남겼는데

 

생판 모르는 사람이
나온다는 얘기야?

 

애슐리하고 웨인은
여기 와 있어

 

지금 아래층에 있는데
인사할래?

 

그 사람들 클래식 콘서트가
뭔지도 모를 걸

 

자기가 직접
얘기해주면 되잖아

 

앓느니 죽지

 

와줘서 고맙다고 전해줘

 

공연 끝날 때까지
자리나 지킬지 모르겠다

 

- 어쩌지?
- 왜?

 

발코니석이 아니네
애슐리가 난리 칠 텐데

 

- 셀즈닉 부인!
- 잠시만요

 

전화 길게 못 하겠어

 

아뇨, 괜찮아요

 

자기, 잠깐만

 

이쪽이에요

 

누가 찾으세요

 

엠마, 여기야

 

엠마

 

어머나, 세상에
정말 예쁘다!

 

고마워
너도 예쁜데

 

- 웨인, 왔어요?
- 누구랑 통화해?

 

절대 바꿔주지 마

 

- 일 때문에
- 멋지다

 

그래서 톰은 오는 중이래?

 

같이 오면 프리도스에서
50퍼센트 할인해 주겠대

 

그이는 곧바로
공연장으로 갈 거야

 

- 먼저 한잔하기로 했잖아?
- 이건 클래식 콘서트야

 

연주자가 취해있으면
곤란하다고

 

그럼, 끝나고 한잔해

 

잠시만요

 

내가 선물 준비했어
자기 가방에 넣어놨거든

 

뭐?

 

별건 아니고
21세기 필수품이지

 

뭐야?

 

갑자기 선물은 왜?

 

무대 복귀를 축하하려고

 

엠마, 잠시만요

 

포즈 좀 잡아주세요

 

정말 아름다워요

 

이쪽도요

 

엠마, 부탁해요

 

이제 주세요
고마워요

 

- 자기, 아직 있어?
- 그래

 

- 턱시도 입었어?
- 입어야 돼?

 

자기 많이 늦었어

 

호텔은 생략하고
바로 공연장으로 와

 

그래

 

또 손톱 깨물지?

 

아니

 

사랑해

 

나도 사랑해

 

“톰 셀즈닉”

 

어디로 모실까요?

 

“21세기 필수품”
- 엠마 -

 

- 21세기 필수품?
- 뭐라고 하셨어요?

 

아니에요

 

죄송합니다

 

- 여보세요?
- 톰 셀즈닉 씨?

 

- A&V의 마크입니다
- 안녕하세요

 

마조리가 인사말을 하면
그게 큐 사인이에요

 

- 이해되죠?
- 알겠어요

 

좋아요
기다려요

 

셋, 둘, 하나

 

소문에 대해서는
함구하실 건가요?

 

오디션을 보긴 했어요
더는 말씀 못 드려요

 

엠마 셀즈닉이 오디션을요?

 

뮤지컬을 하려면
그게 순서잖아요

 

무대에서 노래하는 모습도
볼 수 있겠군요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늘 노래와 함께해요
남편한테 물어보세요

 

그럴까요? 사실
남편분이 연결돼있어요

 

오늘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엠마

 

오히려 즐거웠어요

 

이 시대 최고의
피아니스트로

 

당대 가장 핫한 여배우와
결혼한 톰 셀즈닉이 복귀합니다

 

은퇴 후 5년만인데요

 

길었던 공백도
이제 곧 잊혀지겠죠?

 

그런 만큼 톰은 오늘 밤
무척 긴장될 것 같네요

 

- 톰, 잘 지냈어요?
- 안녕하세요

 

지금 심정이 어떠세요?

 

- 긴장되나요?
- 네?

 

이번에 FCO 필하모닉과
재결합하면서

 

굉장히 힘든 곡들을
연주할 거라고 들었어요

 

최근에 잠을
못 주무셨겠네요?

 

아뇨

 

- 자신감이 대단한데요
- 네

 

오늘 밤엔 어떤 곡들을
연주하실 건가요?

 

- 패트릭의 피아노곡이죠
- 그렇군요

 

지난 몇 년 동안
그분과 함께 연습했죠

 

-
- 그분을 기리기 위한…

 

패트릭 구드로는
청취자분들도 잘 아실 겁니다

 

괴팍한 음악계의 거장으로
전 재산을 잃어버리셨죠

 

제게는 더 없이
훌륭한 멘토셨어요

 

그 피아노곡이 당신한테는
어떤 의미인가요?

 

- 무슨 뜻이죠?
- ‘라 신케트’

 

불가능한 연주곡이라면서요?

 

‘라 신케트’
제 발음이 맞나요?

 

이 곡과는 악연이
있으시잖아요

 

5년 전 플래너리에서…

 

- 그때는 실수가 있었죠
- 맞아요

 

그럼 다시 한 번 여쭐게요

 

지난 몇 년간
침묵으로 일관하셨는데

 

같은 피아노곡을 치신다니
긴장되지 않나요?

 

또 호흡곤란이 오면
어쩌죠?

 

뭐라고요?

 

이번이 실수를 만회할
절호의 기회 아닌가요?

 

관둬요

 

죄송합니다

 

전 피아노 연주자예요

 

또 다른 공연일 뿐이죠

 

알겠어요, 셀즈닉 씨
인터뷰는 이상으로 마치죠

 

행운을 빌어요

 

못 죽여서 안달이군

 

뒷문에 세워주시겠어요?

 

- 그러죠
- 고마워요

 

- 죄송합니다
- 괜찮아요

 

실례지만
톰 셀즈닉 씨 맞죠?

 

 

- 행운을 빌어요
- 감사합니다

 

셀즈닉!

 

잘 돌아왔어

 

톰, 공연 잘하게

 

고마워요
좋아 보이네요

 

그래, 이혼했거든

 

톰, 살아있었군

 

긴장감이 중독성이 있지?

 

노먼 어딨는지 알아요?

 

가다가 왼쪽으로 꺾어봐
음식 상다리에 붙어있을걸

 

또 금연한대요?

 

그런가 봐
절대 물어보진 마

 

톰, 행운을 빌어

 

셀즈닉 씨

 

악보요

 

무대에서 다시 보게 돼서
정말 기쁩니다

 

- 톰!
- 감사합니다

 

- 노먼
- 잘 왔어

 

- 진짜 톰 셀즈닉 맞아?
- 오랜만이에요

 

오는 데 고생 안 했고?

 

옷 꼴이 그게 뭐야?

 

- 그래도 제시간에 왔네
- 다행이죠

 

피아노도 도착했어

 

- 혹시…
- 아니, 아주 멀쩡해

 

안심이네요
조율은 됐고요?

 

- 낮은 도가 약간 날카로워
- 항상 그래요

 

그거 빼고는 완벽한데
오늘이 끝이라니 섭섭해

 

프랭크, 오늘 1부를 맡아줘
칼이 몸이 안 좋대서

 

저 사람들은
CIA라도 돼요?

 

난 관심 없어
보험사 직원들이겠지

 

패트릭은 가족보다도
그 피아노를 아꼈어

 

맞아요

 

에이, 자식들!

 

“톰 폴즈닉”

 

퍽도 재밌다

 

진짜 못된 놈들이네

 

5년 동안 기억력도 좋아

 

- 전 괜찮아요
- 정말?

 

나 같으면 완전히
기분 잡칠 것 같은데

 

진짜예요

 

괜찮아요

 

맙소사, 패트릭!

 

정말 못 말리겠군

 

아직도 날 놀래킨다니까

 

패트릭의 전 재산에 대한
소문은 들었나?

 

자기가 무슨
재계 거물인 줄 아나 봐

 

패트릭은 제가 다시
연주하길 바랄까요?

 

완전히 망쳐놨는데

 

뭐?

 

패트릭도 무척
놀랐을 거예요

 

- 톰, 그건…
- 항상 음을 놓쳐요

 

실수만 아니면 새로운
라흐마니노프의 탄생일 텐데요

 

톰, 내 말 들어봐

 

- 패트릭은 자랑스러워할 거야
- 아뇨

 

또 실수할 거예요
틀림없어요

 

음 하나 안 틀리고
그런 곡을 칠 수는 없어

 

살살 조심해서 칠거면
그건 바에나 어울려

 

그러려면 차라리
바흐를 치는 게 낫지

 

그런데 아니잖아
게다가 난 바흐가 싫어

 

이런 난해한 곡에선
당연히 실수가 나온다고

 

게다가 관객들은 몰라

 

알 수가 없지

 

이렇게 많은 관객들이
흥분하는 건 처음 봤네

 

- 그들은 5년을 기다려왔어
- 또 그렇게 될걸요

 

그럴까?

 

내 평생 이렇게 역량 있는
피아니스트는 본 적이 없어

 

그 곡은 자넬 위한 거지

 

연주에 집중해

 

맘껏 즐기라고

 

그리고 명심하게

 

이건 음악일 뿐이야

 

신사 숙녀 여러분

 

이제 중앙출입구는
출입을 통제합니다

 

애슐리, 웨인
여기야

 

어서 와
못 오는 줄 알았잖아

 

미안, 바에 있었어
은밀한 얘기 중이었거든

 

여섯 번이나 전화했었어

 

- 웨인, 내 휴대폰 어딨어?
- 여기 있어

 

- 그만 가봐야 해요
- 부재중 6통이네

 

그래? 맞긴 맞아?

 

자기, 좀 더 신경 써

 

이제 정말 가봐야 해

 

엠마, 진정해
살짝 들어가도 되잖아

 

그런다고 누가
뭐라고 하겠어?

 

여기 티켓 있어
그럼 끝나고 봐

 

잠깐, 옆에
같이 앉는 게 아냐?

 

미안, 아니야

 

나만 따로 자리를
마련했다고 해서

 

그래도 무대 정면이 보이는
아주 좋은 자리야

 

어쨌든 같이 못 앉는 거네

 

끝나고 보면 되지
와줘서 정말 고마워

 

우리가 영광이지
유명인사의 초대를 받았는데

 

가요

 

공연 잘 보고
이따 봐

 

진짜 어이없다

 

가자, 자기

 

왜 이렇게 서둘러?
개막 행사도 없는 거야?

 

신사 숙녀 여러분

 

5분 후에
공연이 시작되오니

 

소지하신 휴대폰을
꺼주시기 바랍니다

 

미션 성공했네

 

그럴 줄 알았어
위층에도 자리 많잖아

 

여러분 서둘러요
5분 남았어요

 

악기 챙기고
어서 올라가요, 어서!

 

린, 어서요

 

무전기 들리죠?

 

좋아요

 

1초 전…

 

자, 시작

 

신사 숙녀 여러분

 

오늘 밤 지휘를 맡으신
노먼 라이징어를 소개합니다

 

셀즈닉 씨

 

- 악보요
- 네?

 

의상실에
두고 오셨더라고요

 

고마워요
덕분에 살았네요

 

필요하면 부르세요

 

축하드려요

 

자리가 꽉 찼습니다

 

기뻐하실 것 같아서요

 

패트릭 구드로
‘라 신케트’

 

신사 숙녀 여러분

 

젠장

 

톰 셀즈닉입니다

 

“음 하나라도 틀리면
넌 죽는다”

 

미친 자식

 

당신을 보는 거 같아요

 

“장난 같나?
오른쪽을 봐”

 

“도움을 청했다간
살아남지 못해”

 

가봐야겠어요

 

“계속 연주해”

 

“의상실로 가,
선물이 있어”

 

“엠마를 실망시키지 마”

 

“메시지 1통”

 

“엠마에게 전화하면
그녀는 죽는다”

 

뭐야?

 

안 돼!

 

“가방 주머니를 봐”

 

무대로 돌아가

 

당신 누구죠?

 

패트릭 구드로

 

이제 신경 쓰이나?
좋아

 

다시 무대로 돌아가
관객들이 술렁대고 있어

 

당신이 왜 이러는지
모를 것 같아요?

 

왜 이러는데?

 

- 노먼이 시켰어요?
- 무슨 소린지 모르겠군

 

이봐요, 정말 재밌네요

 

무대공포증 있는 연주가가
벌벌 떨고 있을까봐 이래요?

 

- 그런가?
- 아뇨

 

그럼 떨게 만들어 줄까?

 

- 이봐요
- 장난이라고 생각하나?

 

내기할까?
난 장난이 아니라는 데 걸지

 

내가 이기면 엠마 머리를
한 번에 날려주겠어

 

자네가 이기면
날 다그쳐보든가

 

재밌는 내기 아냐?
해보자고

 

- 경찰에 전화하겠어요
- 내 친구들이 밖에 깔렸어

 

경찰차가 한 대라도
보였다간

 

좌석안내원이 엠마
시체를 치워야 할 거야

 

이제 무대 왼쪽으로 가봐
당장!

 

이제 앞에

 

맨 위 계단을 봐

 

보고 있어요

 

더 자세히 봐

 

계속 보라고

 

이게 바로 레이저 스코프와

 

소음기가 장착된
로체스터 47의 위력이야

 

가장 정확한 저격과
저소음을 자랑하지

 

이제 진짜 무대 공포증이
뭔지 알겠군

 

무대로 돌아가
아니면 엠마가 다쳐

 

이제 이해했나 보군
조용하게 말해봐

 

관객들은 혼잣말하거나

 

음을 읊조리는 거라고
생각하겠지

 

규칙을 말해줄게
네가 뭘 하든 난 알 수 있어

 

도움을 청하면
들을 거고

 

무대를 떠나도
다 볼 수 있어

 

경찰이 관여해도
내가 모를 리 없지

 

이런 짓을 했다간
네 아내는 죽어

 

그리고 음이 틀리면
쓸모없어진 넌 죽을 거야

 

규칙을 모두 어기면
당연히 둘 다 죽겠지

 

그러니 내가 한 말을
명심하도록 해

 

내가 보이나?

 

- 어떻게 이런 일을?
- 건반을 봐

 

두 마디 후에 시작이야

 

늦게 쳤다간 피아노 위에
머리를 처박게 될 거야

 

- 이제 말이 통하는군
- 어디 있죠?

 

특별 귀빈석, 사생활보호도
되고 전망도 좋군

 

- 어떻게 다 알 수 있죠?
- 높은 곳에 있거든

 

자네뿐만 아니라
엠마가 뭘 하는지도 다 보여

 

지금은 하품을 하는군
연주가 지루한 모양이야

 

솔직히 그녀 취향은 아니잖아

 

- 좀 기분 나쁜가?
- 뭘 원하는 거죠?

 

당장은 목소리를 낮춰

 

관객들이 오해하면
곤란하니까

 

하지만 어쩐지 내 말을
잘 들을 것 같군

 

- 가진 돈 전부를 줄게요
- 네 돈은 필요 없어

 

그럼 뭐죠?

 

네 인생 최고로 가장
완벽한 연주를 해줘

 

모든 걸 다 쏟아 부었다고
생각될 만한 연주 말이야

 

좋아요
할 수 있어요

 

엠마는 끌어들이지 마요

 

다 끝났어

 

- 무슨 소리죠?
- 자네가 그랬었지

 

엠마는 일을
복잡하게 만든다고

 

그래서 쏴버렸어

 

조용하게 처리해서
못 믿는 모양이군

 

바닥에 고꾸라질 수도
있었을 텐데

 

정말 지루한 여자야

 

모두 다 무대를 지켜보는데
자리를 박차고 나온다면

 

정말 이슈가 되겠지?

 

앉아, 안 그럼
진짜 엠마를 쏠 테니까

 

왜 이래?
원했던 게 아닌가?

 

엠마 때문에 자네 인생이
뒤죽박죽됐다고 했잖아

 

- 모르는 소리 마요
- 난 알아

 

엠마가 잡지표지에
더 많이 실렸는지 몰라도

 

자넨 위대한 음악가야

 

역사책에 실리는 건
엠마가 아니라 자네라고

 

자넨 위대한 예술가니까

 

난 자네에 대해
모든 걸 알아

 

어디다 휴대폰을 두고

 

연주할 때 언제
중얼대는지도 알지

 

자네는 전대미문의 화려하고
민첩한 피아노 연주자야

 

헌데 재밌는 게
뭔지 아나?

 

엠마는 자네 재능을
쫓아가려고

 

돈과 명예를
모두 낭비하고 있어

 

아내는 놔줘요
원하는 대로 할게요

 

나랑 협상하겠다고?
자넨 그럴 처지가 못 돼

 

관객은 통제할 수 있지

 

그리고 지금은
내가 관객이야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연주 중간에 얘기하는 건
일반적이지 않습니다만

 

지휘만 하다 보면

 

가끔 제 목소리는
잘 나오는지 궁금하거든요

 

오늘은 패트릭 구드로의
작품들을 들려 드릴 텐데요

 

스테판 예르노시안의
피아노 콘체르토 4번은

 

저희 필하모닉과
현존하는 최고의

 

피아니스트와의 재결합에
적합한 곡이 될 겁니다

 

정신 차려, 톰

 

그의 천재성은 구드로를
열광시킬 정도였죠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톰 셀즈닉입니다

 

거의 잊어버릴 뻔했네
자네 소개는 잠시 후에 하고

 

이 공연장만큼
독특한 게 또 있습니다

 

톰이 연주하는 피아노에 대해
한 말씀 드리죠

 

임페리얼 뷔젠도르퍼는
8옥타브 음역을 갖춘

 

가장 섬세하고 비싼 피아노로
패트릭 씨의 소유였죠

 

무대에서 선보이는 건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것입니다

 

오늘 밤 공연이 끝나면 바로
스위스로 보내질 운명이니까요

 

이 그랜드 피아노를
떠나보내는 건

 

주최 측에서도 바라는 바가
아니었을 겁니다

 

작년 패트릭의 부고는
우리 모두에게 충격이었죠

 

저는 오늘 밤 공연으로
패트릭을 추모하고 싶습니다

 

이 모든 일이 가능하게끔
애써준 엠마 셀즈닉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보냅니다
저기 있군요

 

우리 자리도
분명히 있었을걸

 

또한 이 피아노만의
진가를 보여 드리고자

 

톰은 오늘 밤
멋진 연주를 준비했습니다

 

많이 들어보셨겠지만
너무 유명한 곡이죠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템피스트’입니다

 

패트릭이 즐겨
연주했던 곡이죠

 

하지만 먼저
들려 드릴 곡은

 

예르노시안의
피아노 콘체르토 4번입니다

 

어서 연주해야지

 

이봐요

 

얘기 좀 하죠

 

연주나 하지 그래

 

휴대폰 켜놨어?

 

미안, 끌게

 

다 쳐다보잖아
어서 꺼

 

어서

 

여보세요?

 

뭐 하는 거야?

 

웨인, 정말 왜 이래?

 

톰?

 

어서 끄지 못해

 

톰?

 

내 말 듣고 있나?

 

왜 엠마를 해치려는 거죠?

 

지금 뭐 하는 거야?

 

누가 걸었는지만 볼게

 

자네만 걸고넘어질걸
그건 사과하지

 

“톰 셀즈닉”

 

아주 잘하고 있지만
다음 일도 준비해야 돼

 

- 다음이라뇨?
- 곧 알게 될 테니 기다려

 

엠마가 건 걸 거야

 

잘못 건 거라고

 

남자 목소리였어

 

톰은 지금 무대에 있는데
어떻게 전화를 걸어?

 

분명히 톰이었고
뭐라고 말했다니까

 

말이 아니라
연주 중이잖아

 

그게 연주자가 할 일이지

 

음악을 못 듣겠잖아요

 

잠깐만요

 

지금 나한테 그런 거예요?

 

- 잠깐 나갔다 올게
- 웨인!

 

“톰 셀즈닉”

 

그게 뭐였지?

 

- 그게 뭐였냐고?
- 내 시계요

 

시계?
그게 왜 필요하지?

 

알람이요

 

공연 중에 연주자가
알람 끈다는 말을 믿으라고?

 

- 실수였어요
- 실수?

 

- 끄는 걸 깜빡했죠
- 사실이길 바라네

 

톰, 여보세요?

 

함부로 입 놀리지 마

 

여보세요?

 

방금 전화가 왔길래
그게…

 

지금 무대에 있는 거
맞지?

 

꼼지락대지 마

 

좀 이상한 소리를
들어서 말이야

 

나중에 다시 걸게

 

뭐 하는 거지?

 

연주 중단해

 

웨인

 

빨리 와

 

웨인

 

“엠마가 위험해
경찰에 알려”

 

맙소사

 

젠장

 

잠시만요

 

뭐 도와드릴까요?

 

- 여기 경비세요?
- 네

 

- 문제가 생겼어요
- 문제라뇨?

 

무대 위 연주자한테서
이런 문자를 받았어요

 

-장난치시면 안 됩니다
-절대 아니에요

 

저랑 같이 가서
경비실에 말해보죠

 

장난일 수도 있지만
혹시 모르잖아요

 

톰, 깜짝 선물이 있어
머리 위를 봐

 

잘 살펴봐야 하네

 

꼭 보여주고 싶거든

 

안 돼

 

정신 차리고
연주에 집중해

 

협조 안 하면 한순간에
이 세상 하직이야

 

손가락은 건반 위에
정신은 음악에 두라고

 

좀 집중력이 생기지?

 

좋아

 

이제 지휘자가 의심하지 않게
고개를 끄덕여

 

톰, 기분이 나아졌나?

 

왜 그를 죽였죠?

 

시체를 보는 게 처음이겠군

 

그렇게 인생 경험이 없어서야
어떻게 위대한 예술가가 되나?

 

난 패트릭과는 다른 방식으로
자넬 가르칠 수 있어

 

뭐라고요?

 

‘라 신케트’

 

그 얘기 아나?

 

뭘요?

 

전 세계에서 두 명만이
칠 수 있다는 불가능의 연주곡

 

그들의 빠르고 정교한
손놀림 덕분이지

 

작년에 패트릭이 죽었으니
남은 건 자네뿐이야

 

전 못해요
손 놓은 지 5년이나 됐어요

 

명예를 회복할
기회가 생긴 거라고

 

자네를 비웃고
애석해하던 사람들에게

 

자네의 실력을
보여주는 거야

 

이해를 못 하는군요
난 칠 수 없어요

 

왜? 또 얼어버릴까 봐?

 

그날 밤처럼 또 그렇게
두려움에 떨까 봐?

 

그날 이후 마지막 네 마디에
트라우마라도 생겼나?

 

악보를 못 외워요

 

그래서 내가 미리
폴더에 끼어놨어

 

철저하게 계획을 세웠거든
난 자넬 믿어

 

엠마가 자넬 믿는
것보다도 더 많이

 

자네를 무대로 복귀시키면

 

자기도 덩달아 그 덕을
볼 거라고 생각했겠지

 

엠마가 승승장구한다면
씁쓸하지 않겠나?

 

억울할 거야

 

하지만 내 제안을 받아들이면
혼자 힘으로 일어서는 거지

 

훗날 고마워할 거라고
단, 오늘은 여기에 집중해

 

‘라 신케트’의
마지막 네 마디

 

생애 최초로
완벽하게 연주해서

 

살아 돌아가는 거야

 

‘라 신케트’

 

- 아까 악보를 버렸어요
- 어리석은 짓이었어

 

- 그럼 외워서 쳐
- 못한다고 했잖아요

 

그래서 날 놀리는 거고요
나한텐 악보가 필요해요

 

엠마가 딱하게 됐군

 

어쨌든 자넨
그녀 없이도 잘 살 거야

 

안 돼요
다른 복사본은 없어요?

 

내가 왜?
있으면 말했겠지

 

잠깐만요
아까 봤던 청소부요

 

내가 버리는 걸 봤으니
그 사람이 치웠을 거예요

 

벌써 소각장에
가져갔을 수도 있겠군

 

- 갖다 줄 수 있어요?
- 난 여기서 꼼짝 못해

 

다른 사람은요?
파트너라도 불러요

 

그 친구도 바빠

 

“웨인”

 

중간 휴식시간에
직접 가져와

 

허튼짓했다간
많은 사람이 죽어

 

웨인?

 

웨인?

 

어머!

 

죄송해요

 

아뇨, 저도 늘 여기는
헷갈리더라고요

 

- 주워 드릴게요
- 괜찮아요

 

뭘 기다리는 거지?

 

- 어디로 가야 하죠?
- 계단

 

다 내려가서
왼쪽으로 돌아

 

톰, 계단이라니까

 

문 세 개를 지나

 

뭐요? 어디예요?

 

왼쪽 그리고 다시 왼쪽

 

실례할게요
잠시만요

 

하지 마요
안 돼요, 안 돼!

 

무슨 일이시죠?

 

- 무슨 일이지?
- 악보를 불 속에 던졌어요

 

정말 유감이군

 

잠깐만요
집에 복사본이 있어요

 

누굴 시켜서
가져오라고 할게요

 

- 이젠 어쩔 수가 없군
- 잠깐만요

 

잠깐만
좋은 생각이 있어요

 

- 무슨 일 있어요?
- 아뇨, 금방 돌아올게요

 

진정 좀 시켜요

 

내 말 안 들려?
대체 어딨는 거야?

 

나야 톰한테 하는 말이야?

 

- 의상실로 가봐
- 뭐?

 

의상실로 가서
뭘 하나 살펴

 

알았어

 

드레스가 너무 예뻐요
오늘 눈부시네요

 

엠마, 여기 좀 볼래요?

 

실례할게요
감사합니다

 

공연 즐겁게 보세요

 

엠마, 저랑 같이
사진 좀 찍어주실래요?

 

“라 신케트”

 

의상실이야?
못 찾은 건 아니지?

 

아니, 의상실에 있어

 

- 엠마가 공연장에서 나갔어
- 그래서?

 

- 따라가 봐
- 내 몸이 두 개라도 돼?

 

그래서 뭘 어쩌란 거야?

 

감시해

 

감시해!

 

분부대로 합지요

 

혼자 잘났지

 

셀즈닉 부인!

 

가서 말해봐

 

같이 사진 찍어도 돼요?

 

신사 숙녀 여러분

 

소지하신 휴대폰을
꺼주시기 바랍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립니다
소지하신 휴대폰을

 

꺼주시기 바랍니다

 

톰?

 

엠마!

 

셀즈닉 씨
방해한 건 아니죠?

 

꼭 들어오시겠다고 해서요

 

- 그럴 뜻은 아니었어요
- 그러시겠죠

 

저도 유명인 두 분을
모시려니 무척 긴장되네요

 

이분 덕분에 편하게
여기까지 왔어

 

부인이 정말 아름다워요

 

연주 좋았다는 말을
하려고 왔어

 

정말 훌륭한 연주였어

 

신사 숙녀 여러분

 

이만 가실까요?

 

자기 혼자 놔둬야겠네

 

사랑해, 자기

 

무대에서 뵙죠,
셀즈닉 씨

 

제가 열어 드리죠

 

5분 후에 공연이
다시 시작되오니

 

관객들께서는 자리로
돌아가 주시기 바랍니다

 

정말 고마워요

 

잘 모면했어

 

별말씀을

 

아무래도 느낌이 안 좋아

 

진정해, 예술가들은
항상 그런 말을 하지

 

‘느낌이 안 좋아’

 

모든 음악가들이 다 그래

 

그런 음악가 타령은
이젠 넌더리가 나

 

- 내 생각을 말해줄까?
- 기꺼이 들어주지

 

- 여보세요?
- 그래

 

- 내 말 들려?
- 아주 생생해

 

일을 더 쉽게
처리할 수도 있었잖아

 

짐꾼들을 협박해서
빼돌렸더라면

 

피아노는 고스란히
우리 차지였어

 

구드로니 뭐니
난리를 안 쳤어도 된다고

 

그러니까 네가 하는 말은

 

톰을 납치해서 머리통에
총을 겨눴어야 한다?

 

그럴 필요까진 없었겠지

 

아니면 대신 무대에 설
로봇을 만들어야 했을까?

 

아이디어는 좋았어
계속 머리 굴려봐

 

이봐, 내 말은…

 

정신 똑바로 박힌 인간은
이런 식으로 강도짓을 않는다

 

이런 말이 하고 싶은 거야?

 

왜냐하면 말이지

 

그래야 역사에 남고
이름을 남기는 거거든

 

‘라 신케트’의 네 마디
그런 걸 누가 알아냈겠어?

 

넌 네 일이나 해!

 

우리 얘길 엿들었나?

 

이제 공평하군

 

패트릭이 세상에서 가장
사랑했던 게 뭔지 아나?

 

그의 작품들?

 

그래, 맞아
가족은 아니지

 

- 하지만 놓친 게 있어
- 무슨 뜻이죠?

 

패트릭 피아노의 ‘키’가
몇 개인지 아나?

 

뭐라고요?

 

질문에 대답해

 

- 97개요
- 틀렸어

 

맞아요

 

8옥타브 음역에
백건 7개, 흑건 5개

 

저음까지 추가해서
97개예요

 

하나를 빠뜨렸어
연주자가 몰라서야 쓰나

 

- 확실해요, 계산 해봐요
- 해 봤어

 

피아노라면 나만큼
아는 사람도 없지

 

‘라 신케트’의 마지막 네 마디
그게 해답이야

 

- 당신 누구죠?
- 자네가 알아내야 해

 

엠마가 자네 음악만큼이나
지루하다고 여길 일을 하지

 

- 난 열쇠공이야
- 열쇠공이요?

 

베를린 필하모닉 소속이
아니어서 실망했나?

 

자네 스승께선 엄청난 거금을
스위스 은행 금고에 숨겨놨지

 

하지만 금고 열쇠가 있는 곳엔
아무나 접근할 수가 없어

 

특별한 재능을 가진 자만이
그걸 열 수 있는 거야

 

내가 그 금고를 만들었고

 

그걸 열 수 있는 건
자네 손가락뿐이지

 

이제 자네가 물을 차례야
얼마나 될까?

 

- 관심 없어요
- 정말?

 

자네 목숨 값인데
궁금하지 않나?

 

얼마만큼의 액수가 이 일을
정당화시킬 수 있을지?

 

전혀요

 

얼마가 됐든 난 당신만큼
돈에 관심 없어요

 

정말 고매한 사람이군

 

스트라빈스키는 자식을 학대하고
모차르트는 주정꾼이었어

 

자넨 그들보다
고상하다는 건가?

 

난 상관 안 해요
중요하지도 않고요

 

위대한 예술가에게
호기심은 필수 아닌가?

 

자네한테 실망했는걸,
누구나 가치란 게 있잖아

 

- 당신은 얼마나 되죠?
- 생각해봐

 

가치를 따져보라고

 

- 이제 배로 올려
- 못하겠어요

 

그렇지, 자넨 못해
상상력이 부족하거든

 

자넨 남들이 작곡한 걸
연주해서 먹고 살지

 

그게 잘하는 일이고
재능이 있으니까

 

상상력은 진짜
예술가들에게 맡겨두라고

 

당신은 도둑일 뿐이에요

 

자넨 꼭두각시고

 

천재적이지만
그냥 꼭두각시야

 

무대에 오를 때마다
그렇게 느끼잖아

 

자네한텐 재능이 있어

 

내겐 비전이 있고

 

그러니 ‘라 신케트’를
연주하게

 

- 이번에는 실수하면 안 돼
- 지옥에나 가시지

 

뭐라고?

 

날 그냥 놔줘요

 

 

날 화나게 하지 마
그럼 결과가 어떨지 알잖아

 

당신을 봤어
이 미친 자식

 

뭘 봤다고?

 

톰, 지금 뭐랬지?

 

뭐랬냐고?

 

연주하겠어

 

감사합니다
대단히 감사합니다

 

천천히 시작해

 

마지막 네 마디를 위해
너무 무리하진 말라고

 

이제 마지막 공연은

 

셀즈닉 씨의 피아노 연주로
마무리하겠습니다

 

실수하면 안 돼

 

- 연주할 곡목은…
- 말을 막아

 

- 독주곡으로…
- 어서!

 

- 패트릭이 아꼈던 곡이죠
- 어서 하라고!

 

신사 숙녀 여러분
‘템피스트’입니다

 

아뇨!

 

‘라 신케트’

 

뭐라고요?

 

다시 한 번
말씀해주시겠어요?

 

‘라 신케트’를
연주하겠습니다

 

불가능한 연주곡으로 알려졌죠

 

- 알았어요?
- 전혀요

 

그의 수제자가

 

깜짝 선물을 준비했군요

 

신사 숙녀 여러분
역사적인 순간입니다

 

톰 셀즈닉이 연주합니다
‘라 신케트’를 감상하시죠

 

실망시키지 말게, 톰

 

절대 그럴 일 없을 거예요

 

톰, 내 말 들리나?

 

톰?

 

정말 훌륭해
감동적이야

 

하지만 여유를 가져

 

내 말 안 들려?
속도를 늦춰

 

손가락에 무리가 간다고

 

조심해
템포가 너무 빨라

 

마지막 네 마디를
쳐야 하잖아

 

톰, 템포를 늦추지 않으면
또 얼어붙게 될 거야

 

힘이 다 소진될 거라고

 

내 말 안 들려?
이 멍청한 놈아

 

늦추지 않으면 지금 당장
엠마의 머리를 날려버리겠어

 

그 입 닥쳐!

 

톰, 무슨 짓을 한 거야?

 

이 건방진 놈

 

이게 무슨 게임인 줄 알아?
가만두지 않겠어

 

이 건방진 놈!

 

내 말 듣고 있는 거야?

 

틀린 음인 걸 알았지?
넌 알고 있었어

 

하지만 관객들은 몰랐지

 

무슨 헛소리야?

 

관객들은 전혀 몰라

 

자리에 앉아서
다시 연주해

 

마지막 네 마디를
다시 제대로 치라고

 

안 그럼 맹세하는데
엠마는 이제 끝장이야

 

내 말 들었어?

 

- 진짜 한다니까
- 감사합니다

 

너 때문에 죽어도
상관없다는 거야?

 

엠마를 생각해봐

 

네가 진 내기 때문에
네 손에 피를 묻힐 거냐고

 

자리에 앉아주십시오

 

넌 내기에 졌어

 

엠마, 당신은 그대로 있어

 

너한테 말하고 있잖아

 

톰!

 

그녀를 비춰주세요

 

이런다고 내가 멈출 것 같아?
내가 질 것 같아?

 

앉아서 다시 연주해
마지막 네 마디를 치라고

 

- 여러분…
- 제대로 치란 말이야

 

저기 서 있는
아름다운 여인은 엠마입니다

 

엠마 셀즈닉
제 아내죠

 

다들 아시겠지만
재능 있는 여배우고요

 

뭐 하는 짓이야?

 

- 사실…
- 엠마를 데리고 나가겠어

 

- 엠마는…
- 데리고 나간다고!

 

- 제가 여기 있는 이유입니다
- 내 말 안 들려?

 

제가 아니라 그녀에게
박수를 부탁합니다

 

내 말대로 안 하면
당장 엠마를 쏘겠어

 

제정신이야?
다들 보고 있잖아

 

그게 무슨…

 

지휘자께서
앞서 말씀하셨듯이

 

- 목소리가 안 들려
- 프로그램이 바뀌었죠

 

이제 뭘 어쩌라는 거야?

 

오늘 밤 특별한
앙코르곡을 준비했습니다

 

이봐, 제발
정신 똑바로 차려

 

노먼, 이쪽으로
와주시겠어요?

 

내 말 안 들려?

 

여러분, 제 친구
노먼 라이징어입니다

 

방금 친구라고 하는 거
들으셨죠?

 

여러분이 증인입니다

 

이제 어떻게 하면 되겠나?

 

앙코르를 연주하는데
도움이 필요해요

 

뭐라고 말 좀 하란 말이야

 

엠마를 위해
반주 좀 부탁해요

 

그녀가 오늘 관객분들께
노래 선물을 할 거랍니다

 

- 지금 제정신이야?
- 날 위해서라도 부탁해

 

난 전혀 몰랐던
일이에요, 엠마

 

스탠다드로 할까?

 

칼립소는 어때?

 

자네가 맞아
이건 너무 섹시하겠어

 

감 잡았어

 

이 정도면 됐지?

 

좋아요
‘마더리스 차일드’입니다

 

신사 숙녀 여러분
엠마 셀즈닉입니다

 

이봐, 난 당장 여길 뜨겠어

 

무슨 소리야?

 

제발 정신 차려

 

돈은 잊으라고
다 끝났어

 

이대로 끝낼 순 없어

 

진정하고
여기서 뜨는 거야

 

난 이 일에
3년을 투자했어

 

도대체…
뭐?

 

그만둬, 그러면 안 돼

 

이 정신 나간…

 

안 돼!

 

내 말 듣고 있지?

 

아내한테
작별인사나 하시지

 

가끔 난

 

엄마 없는 아이 같아요

 

이젠 당신이 내 말을 들어
엠마를 건드리면 가만 안 둬

 

집에서

 

멀리 떠나왔거든요

 

반갑군, 톰

 

가끔 난

 

포기하고 싶어요

 

가끔은

 

해낼 것도 같죠

 

가끔은

 

갈 곳을 잃은 것 같아요

 

그럴 땐 홀로

 

기도해요

 

나의 집은

 

어디인가요?

 

차라리 죽어버릴까요?

 

가끔 난 정말
포기하고 싶어요

 

하지만 가끔은
해낼 것도 같죠

 

가끔 난

 

엄마 없는 아이 같아요

 

가끔 난

 

엄마 없는 아이 같아요

 

집에서

 

멀리 떠나왔거든요

 

집에서 멀리
떠나왔거든요

 

톰!

 

어쩜 좋아, 톰!

 

톰!

 

세상에, 자기 괜찮아?

 

다리가 부러진 거 같아

 

엠마

 

이제 집에 가자

 

여보!

 

끝 낼 일이 있어

 

〈그랜드 피아노〉

 

감독
유지니오 미라

 

각본
다미엔 차젤레

 

제작
애드리언 구에라
로드리고 코르테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