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00:00:34,501 --> 00:00:37,595 26층 홀리데이인 호텔이 불타고 있습니다 2 00:00:37,596 --> 00:00:43,330 전쟁의 화마에 휩쓸린 세 번째 5성급 호텔입니다 3 00:00:43,331 --> 00:00:47,952 아직 지낼 곳을 찾지 못했습니다 4 00:00:47,953 --> 00:00:56,225 전투 5일째인 오늘 해병은 이동을 시작해... 5 00:00:56,226 --> 00:01:01,786 적군의 빈 건물에 진입했습니다 한때 '위에 대학교'였던 곳입니다 6 00:01:01,787 --> 00:01:06,826 방어하려고 노력 중이나 상황이 썩 좋지 않습니다 7 00:01:06,827 --> 00:01:10,405 끝까지 싸워서 명예롭게 죽겠습니다 8 00:01:31,782 --> 00:01:34,875 전쟁은 미친 짓이에요 9 00:01:34,876 --> 00:01:40,227 대부분 광기 때문이고 나머진 정신분열에 의한 거죠 10 00:01:42,488 --> 00:01:44,328 스스로에게 물어요 11 00:01:44,329 --> 00:01:45,753 '왜 여기 왔는가?' 12 00:01:45,754 --> 00:01:47,665 '목적이 무엇인가?' 13 00:01:47,666 --> 00:01:50,758 '이게 사진과 무슨 상관인가?' 14 00:01:50,760 --> 00:01:54,165 이 질문은 끝없이 되풀이되죠 15 00:01:54,166 --> 00:01:56,841 살아남고자 애쓰고 사진을 찍고자 애쓰고 16 00:01:56,842 --> 00:01:59,240 그곳에 간 당위성을 생각하다가 17 00:01:59,241 --> 00:02:04,105 문득 이게 다 무슨 소용인가 해요 이 사람들은 이미 죽었는데 18 00:02:07,026 --> 00:02:12,239 전쟁터에 가기 전부터 제 머릿속엔 수많은 생각이 싸우고 있어요 19 00:02:12,240 --> 00:02:15,297 그러다 현장에 가면 훨씬 더 혼란스럽죠 20 00:02:18,392 --> 00:02:20,232 침착하려고 애써요 21 00:02:20,233 --> 00:02:25,828 사진 찍는 데 너무 몰입하지 않으려 해요 22 00:02:25,829 --> 00:02:29,096 사진 찍으러 간 건 맞지만 23 00:02:29,097 --> 00:02:33,371 어느 정도 선까지 찍는 게 허용될까요? 24 00:02:37,821 --> 00:02:42,616 온갖 위선적 생각이 머릿속을 맴돌았어요 25 00:02:42,617 --> 00:02:48,107 사실 거기 가는 게 옳다는 생각은 안 했어요 26 00:02:48,108 --> 00:02:52,869 그런 끔찍한 짓을 저지른 자들이 27 00:02:52,870 --> 00:02:58,987 내가 그 행위를 용인한다고 착각하는 것 같았거든요 28 00:02:58,988 --> 00:03:01,837 전혀 그렇지 않아요 29 00:03:26,215 --> 00:03:29,447 사형 집행을 처음 본 건 30 00:03:29,448 --> 00:03:33,548 사이공 시장에서 폭탄을 터뜨려 많은 사람을 죽게 한 31 00:03:33,550 --> 00:03:36,190 폭파범에 대한 처형이었어요 32 00:03:36,191 --> 00:03:41,786 기자들이 구름 떼처럼 몰려와 발 디딜 틈이 없었고 33 00:03:41,787 --> 00:03:43,940 전 찍을 만한 장소를 찾지 못했죠 34 00:03:43,941 --> 00:03:45,435 하지만 처형 장면은 봤어요 35 00:03:45,436 --> 00:03:48,077 범인이 트럭에서 내리자 36 00:03:48,078 --> 00:03:50,822 반미주의자들이 소릴 질렀어요 37 00:03:50,823 --> 00:03:53,290 총살이 집행됐어요 38 00:03:53,291 --> 00:03:56,940 한 남자가 그의 머리채를 잡고 39 00:03:56,941 --> 00:03:58,886 머리에 총을 쏴버렸죠 40 00:03:58,887 --> 00:04:00,693 전 입을 다물지 못했어요 41 00:04:00,694 --> 00:04:02,536 그때 누군가 말했어요 42 00:04:02,537 --> 00:04:06,081 '끝내준다! 그게 찍었어?' 43 00:04:06,082 --> 00:04:10,634 1965년 그날을 절대 잊지 못해요 44 00:04:10,635 --> 00:04:12,477 전 사진을 안찍었어요 45 00:04:12,478 --> 00:04:17,203 그 상황에 대해 '선데이 타임스'에 해명하려 하지도 않았어요 46 00:04:17,204 --> 00:04:19,497 그 사진을 찍지 않은게 47 00:04:19,498 --> 00:04:23,286 프로답지 못한 걸로 비춰질 수 있었거든요 48 00:04:23,287 --> 00:04:24,954 그러나 돌이켜보면 49 00:04:24,955 --> 00:04:30,411 그 남자가 살해되는 장면을 찍을 권리가 있었을까요? 50 00:04:30,412 --> 00:04:35,311 어떤 면에서 공개 처형은 살인이나 다름없거든요 51 00:04:35,312 --> 00:04:37,188 그래서 찍지 않았어요 52 00:04:59,236 --> 00:05:01,738 상당히 거친 환경에서 성장하신 걸로 아는데요 53 00:05:01,739 --> 00:05:03,267 런던에서요 54 00:05:03,268 --> 00:05:07,403 꿈이 화가였다니 의외네요 55 00:05:07,404 --> 00:05:09,349 주변에서 나약하게 보지 않던가요? 56 00:05:09,350 --> 00:05:11,122 네, 그랬죠 57 00:05:11,123 --> 00:05:14,320 제가 살던 곳에선 지는 건 용납이 안 됐어요 58 00:05:14,321 --> 00:05:18,282 어릴 땐 모진 매질도 당했죠 59 00:05:18,284 --> 00:05:23,982 하지만 아버지는 부엌 벽에 그림을 그리게 허락해주셨고 60 00:05:23,984 --> 00:05:26,589 전 그림을 그려 벽에 붙였죠 61 00:05:26,590 --> 00:05:28,570 근데 너무 열중하다보니 62 00:05:28,571 --> 00:05:31,073 테두리만 꾸민 빈 그림을 붙여놓기도 했어요 63 00:05:32,534 --> 00:05:34,584 싸구려 아파트에 살았는데 64 00:05:34,585 --> 00:05:38,372 벽에 못을 박고 이것저것 붙일 수 있었어요 65 00:05:38,373 --> 00:05:41,777 지금 제 애들한텐 못 하게 해요 어쨌든... 66 00:05:41,778 --> 00:05:46,400 미술은 계속하지 못했어요 67 00:05:46,401 --> 00:05:49,459 예술 장학금도 받았는데 68 00:05:49,460 --> 00:05:51,927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돈을 벌어야 했거든요 69 00:05:54,951 --> 00:05:57,251 핀즈베리 파크, 1959년 70 00:06:25,332 --> 00:06:29,502 어릴 때부터 같이 자란 남자애들 사진을 찍었는데 71 00:06:30,337 --> 00:06:34,089 걔들이 경찰 살해사건에 연루됐어요 72 00:06:34,090 --> 00:06:36,210 그 애들 짓이 아니었어요 73 00:06:36,211 --> 00:06:40,937 이즐링턴 구역 애들 짓이었죠 74 00:06:40,938 --> 00:06:45,629 사진을 '옵서버'지에 제보했더니 더 없느냐고 하더군요 75 00:06:45,630 --> 00:06:47,750 더 갖다 줬더니 신문에 사진이 실렸고 76 00:06:47,751 --> 00:06:51,503 전 50파운드를 받았어요 77 00:06:51,504 --> 00:06:58,211 당시 50파운드면 5주치 임금과 맞먹는 돈이었어요 78 00:06:58,212 --> 00:07:02,590 그 이후로 사진을 찍으러 돌아다녔고 79 00:07:02,591 --> 00:07:06,831 세븐시스터즈의 지배자들 결국 평생 직업이 되었어요 80 00:07:06,832 --> 00:07:09,195 저로선 놀라운 일이었어요 81 00:07:09,196 --> 00:07:12,565 전 학교도 제대로 못 다녔고 난독증까지 있는 데다가 82 00:07:12,566 --> 00:07:16,285 폭력적인 환경에서 자랐어요 83 00:07:16,286 --> 00:07:20,873 주변엔 온통 싸우고 훔치는 사회에 암적인 존재들뿐이었죠 84 00:07:20,874 --> 00:07:23,723 그래서 솔직히 85 00:07:23,724 --> 00:07:26,955 이 멋진 세계로의 문이 열리자 86 00:07:26,956 --> 00:07:33,525 무지와 편견과 폭력에서 벗어날 기회가 온 것 같았고 87 00:07:33,526 --> 00:07:36,896 핀즈베리 파크에서 도망치려고 안간힘을 썼어요 88 00:07:39,504 --> 00:07:40,892 가끔 궁금한 게 89 00:07:40,893 --> 00:07:45,063 어떻게 이런 인상적인 도시 풍경을 찍었나 싶어요 90 00:07:45,064 --> 00:07:51,041 이스트런던에서 일명 '지배자'로 통하는 갱 단원들이 91 00:07:51,042 --> 00:07:55,526 해럴드 에번스 '선데이 타임스' 전 편집장 완전히 뼈대만 남은 건물에서 92 00:07:55,527 --> 00:07:57,507 밖을 보고 서 있는 모습은 93 00:07:57,508 --> 00:08:01,782 조직간의 전쟁과 거친 사회를 상징하는 것 같았고 94 00:08:01,783 --> 00:08:06,404 사진의 구도가 너무 아름다웠어요 95 00:08:06,405 --> 00:08:07,934 혹자는 말하겠죠 96 00:08:07,935 --> 00:08:10,228 갱한테 아름다움은 없다고 97 00:08:10,229 --> 00:08:13,078 그러나 여기엔 감성이 있고 98 00:08:13,113 --> 00:08:16,658 공감하게 하는 뭔가가 있어요 99 00:08:19,439 --> 00:08:22,254 이 녀석은 저한테 혼쭐난적 있어요 100 00:08:24,757 --> 00:08:26,876 절 벽돌로 치려고 했죠 101 00:08:29,518 --> 00:08:33,410 동네 여자애가 자살해서 다 같이 장례식에 갔어요 102 00:08:33,411 --> 00:08:37,130 남자 때문에 오븐에 머리를 넣고 죽었다고 해요 103 00:08:37,131 --> 00:08:39,180 장례식에서 돌아오는데 104 00:08:39,181 --> 00:08:42,586 그 녀석이 내 차 옆으로 달리면서 사이드미러를 쳐냈어요 105 00:08:42,587 --> 00:08:44,811 그러고는 골목에서 소변을 보고 있더군요 106 00:08:44,812 --> 00:08:50,129 딱 그때 덮쳤어야 했는데 그 상황에선 어쩌지 못할 테니까요 107 00:08:50,130 --> 00:08:55,238 녀석이 벽돌을 집어 들더니 소리를 지르며 달려들었어요 108 00:08:55,239 --> 00:08:58,853 난 벽돌을 붙잡고 반격했죠 109 00:09:01,982 --> 00:09:07,647 60~80년대에 청년기를 보내서 다행이에요 110 00:09:07,648 --> 00:09:10,149 다사다난한 시기였죠 111 00:09:10,150 --> 00:09:14,285 날 위해 준비된 날들 같았어요 112 00:09:14,286 --> 00:09:17,343 난 역경과 맞서 이겨냈어요 113 00:09:17,345 --> 00:09:19,846 가만히 앉아서 꿈만 꾸는 게 아니라 114 00:09:19,847 --> 00:09:24,921 직접 나서서 이뤘어요 115 00:09:25,478 --> 00:09:28,396 1961년 봄 116 00:09:28,432 --> 00:09:30,586 케네디 대통령이 파리를 찾았을 때 117 00:09:30,587 --> 00:09:33,018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다웠습니다 118 00:09:35,905 --> 00:09:38,580 아내와 파리에 갔어요 119 00:09:38,581 --> 00:09:43,029 두 번째 아내랑요 재혼한지 얼마 안 됐을 때죠 120 00:09:43,030 --> 00:09:48,312 프랑스어를 할 줄 몰라서 많이 답답했어요 121 00:09:48,313 --> 00:09:52,656 거기서 우연히 신문을 봤는데 122 00:09:52,657 --> 00:09:58,496 동독 군인이 철조망을 뛰어넘는 사진이 있었어요 123 00:09:58,497 --> 00:10:03,014 당시 동독과 서독을 갈라놓은 유일한 철조망이었죠 124 00:10:04,162 --> 00:10:08,714 물론 기사는 부풀려진 거였고 거긴 일족측발의 상태였어요 125 00:10:08,715 --> 00:10:11,912 사진이 인상 깊었어요 126 00:10:11,913 --> 00:10:14,240 전 아내에게 말했어요 127 00:10:14,241 --> 00:10:19,558 통장에 70파운드밖에 없단 걸 알면서 128 00:10:19,559 --> 00:10:24,111 베를린에 가도 되느냐고 물었더니 괜찮다고 하더군요 129 00:10:25,259 --> 00:10:28,768 동독에는 곳곳을 다 지킬 만큼 경비가 충분치 않나 봅니다 130 00:10:28,770 --> 00:10:36,241 군인들의 시선이 딴 데 쏠린 사이 철조망에 구멍이 뚫립니다 131 00:10:36,242 --> 00:10:38,397 '옵서버'지에 연락했더니 132 00:10:38,398 --> 00:10:43,540 관심이 없다는 반응이기에 이미 표를 끊었다고 했죠 133 00:10:43,541 --> 00:10:45,730 일을 위탁받지 못한 채 134 00:10:45,731 --> 00:10:52,160 프리드리히 거리 근처로 갔는데 거긴 모든 문제의 중심이었어요 135 00:10:52,161 --> 00:10:55,184 미군과 소련군이 대치 중이었는데 136 00:10:55,185 --> 00:10:58,070 양측에 탱크들이 배치돼 있었죠 137 00:10:58,071 --> 00:11:03,596 당시 그곳에선 베를린 장벽을 세우기 시작했어요 138 00:11:04,639 --> 00:11:08,809 제대로 찾아왔다 싶었죠 139 00:11:08,810 --> 00:11:11,381 사진기자들은 동독 경찰이 든 반사 거울 때문에 140 00:11:11,382 --> 00:11:13,397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141 00:11:13,398 --> 00:11:15,934 물 호스도 방해하는 데 한몫했습니다 142 00:11:15,935 --> 00:11:21,564 그럼에도 기자들은 놀라운 사진을 찍을 수 있었습니다 143 00:11:21,565 --> 00:11:23,859 사실 제 카메라는 그리 좋은 게 아니었어요 144 00:11:23,860 --> 00:11:28,064 공군에 있을 때 산 건데 145 00:11:28,065 --> 00:11:34,321 원하는 사진을 찍기엔 역부족이었어요 146 00:11:34,322 --> 00:11:38,317 그럼에도 계속 이 카메라를 들고 다니며 147 00:11:38,318 --> 00:11:41,515 온갖 재미난 것을 찍었죠 148 00:11:43,115 --> 00:11:48,502 거기 있는 며칠 사이 장벽은 하루가 다르게 높아져 149 00:11:48,503 --> 00:11:51,248 탈출이 불가능해졌어요 150 00:11:52,396 --> 00:12:00,388 쌍안경을 들고 건물 밖으로 몸을 내민 동독 군인들을 봤어요 151 00:12:00,389 --> 00:12:01,953 날 보고 있었어요 152 00:12:01,954 --> 00:12:06,401 해치진 못할 거라 생각했죠 우리 사이에 장벽이 있으니까 153 00:12:07,445 --> 00:12:08,800 하지만 흥분됐어요 154 00:12:08,801 --> 00:12:11,858 거긴 냉전 분위기가 최고조에 이른 곳이었거든요 155 00:12:11,859 --> 00:12:15,681 소련군은 언제든 대항할 태세를 갖추고 있었고 156 00:12:15,682 --> 00:12:17,906 미군 측도 마찬가지였어요 157 00:12:19,506 --> 00:12:26,248 결국 세상에서 가장 큰 이슈가 있는 곳에 간 거죠 158 00:12:26,249 --> 00:12:29,724 스스로의 결정에 의해 159 00:12:29,725 --> 00:12:32,816 직관에 따라 가장 먼저 그곳에 간 겁니다 160 00:12:32,817 --> 00:12:39,003 제 판단이 옳다는 걸 보여주기 시작한 거죠 161 00:12:41,159 --> 00:12:44,704 필름을 갖고 영국에 돌아와서 162 00:12:44,705 --> 00:12:47,484 '옵서버'사 암실에서 현상했어요 163 00:12:47,485 --> 00:12:48,909 사진을 본 신문사에선 164 00:12:48,910 --> 00:12:53,080 신문 반 페이지를 제 기사에 할애했어요 165 00:12:53,081 --> 00:13:00,066 기사는 올해의 뉴스에 뽑혀 상을 받았고 166 00:13:00,067 --> 00:13:04,480 전 '옵서버'지와 계약했어요 167 00:13:04,655 --> 00:13:09,311 미국은 쿠바에 간섭하지 마라 168 00:13:13,205 --> 00:13:16,089 이렇게 해서 '옵서버'지에서 더 나은 일거리를 얻게 되었고 169 00:13:16,090 --> 00:13:20,503 각종 정치 집회나 시위 현장에 가기 시작했죠 170 00:13:23,076 --> 00:13:24,848 런던의이스트엔드에서 171 00:13:24,849 --> 00:13:30,097 오스왈드 모슬리 사태 같은 걸 취재하기도 했어요 172 00:13:32,565 --> 00:13:38,264 사진 기자로서 경험을 키울 수 있는 좋은 기회였죠 173 00:13:42,332 --> 00:13:46,328 키프로스 사태 터키-그리스 갈등 174 00:13:47,267 --> 00:13:52,166 키프로스는 전면전을 하겠다고 위협했습니다 175 00:13:52,167 --> 00:13:55,677 터키와 그리스의 갈등이 해결될 때까지 176 00:13:55,678 --> 00:13:58,945 나토군이 평화 유지 임무를 수행하겠다는 미국과 영국의 제안에 177 00:13:58,946 --> 00:14:02,281 그리스 학생들은 항의 시위를 벌였습니다 178 00:14:02,282 --> 00:14:06,035 한번은 '옵서버'지에 갔더니 편집장이 제안했어요 179 00:14:06,036 --> 00:14:10,484 키프로스 내전을 취재하면 어떻겠느냐고요 180 00:14:10,485 --> 00:14:14,133 당시 전 준비되어 있었어요 181 00:14:14,134 --> 00:14:17,574 그리고 제안을 들었을 때 182 00:14:17,575 --> 00:14:24,422 붕 뜨는 기분이었어요 공중에 떠오르는 것 같았죠 183 00:14:24,423 --> 00:14:27,688 두 번째 문이 열리고 있단 걸 알았거든요 184 00:14:27,689 --> 00:14:31,129 12월, 내전의 공포가 키프로스를 강타했습니다 185 00:14:31,130 --> 00:14:34,745 성탄절 이튿날, 영국군이 유혈사태를 막기 위해 도착했습니다 186 00:14:34,746 --> 00:14:38,637 최선을 다해 취재해서 강한 인상을 주기로 했어요 187 00:14:38,638 --> 00:14:40,027 좋은 기회였죠 188 00:14:40,028 --> 00:14:44,198 터키인 거주지로 가니 189 00:14:44,199 --> 00:14:45,658 그리스인들에게 포위돼 있었고 190 00:14:45,659 --> 00:14:48,821 전 바리케이드를 슬쩍 통과해 들어갔어요 191 00:14:51,984 --> 00:14:53,374 총소리가 들렸어요 192 00:14:53,375 --> 00:14:57,371 난생 처음 듣는 적대적인 총성이었죠 193 00:14:58,936 --> 00:15:03,766 갑자기 극장에서 한 남자가 기관총을 들고 튀어나왔는데 194 00:15:03,872 --> 00:15:07,659 레인코트에 빵모자를 쓴 그는 195 00:15:07,660 --> 00:15:12,942 시칠리아 마피아 단원 같았어요 196 00:15:14,751 --> 00:15:19,337 여자와 아이들은 머리에 매트리스를 얹고 뛰어나왔어요 197 00:15:19,338 --> 00:15:21,945 마치 그게 총알을 막아줄 것처럼요 198 00:15:21,946 --> 00:15:26,324 저로선 첫 전쟁 신고식이었고 199 00:15:27,263 --> 00:15:33,414 무슨 일인지, 총알이 어디서 올지 재빨리 판단해야 했죠 200 00:15:33,692 --> 00:15:35,500 하루 해가 다 질 때까지 201 00:15:35,501 --> 00:15:38,628 우린 텅 빈 거리에 갇혀 있었고 202 00:15:38,629 --> 00:15:42,972 몇 무리의 터키 방위대원들이 있었어요 203 00:15:42,973 --> 00:15:45,753 그때 뭔가 신기한게 눈을 사로잡았어요 204 00:15:46,032 --> 00:15:48,846 바리케이드 뒤편에 남자들이 떼로 모여 있었는데 205 00:15:48,847 --> 00:15:51,557 스페인 내전을 방불케 했어요 206 00:15:51,558 --> 00:15:57,223 그들이 든 잡다한 무기는 207 00:15:57,224 --> 00:16:02,714 구식 소총 같은 것들로 박물관에서나 볼 수 있는 거였죠 208 00:16:02,715 --> 00:16:09,249 그리고 그들 옆에는 잘생긴 개 한 마리가 있었어요 209 00:16:14,359 --> 00:16:16,721 왜 갑자기 그게 눈에 들어왔나 모르겠어요 210 00:16:16,722 --> 00:16:21,309 심각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211 00:16:21,310 --> 00:16:24,924 사실 이런 사소한 것은 212 00:16:24,925 --> 00:16:31,875 눈에 보이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말해줍니다 213 00:16:31,876 --> 00:16:37,784 결국 감성에 관한 거죠 214 00:16:39,766 --> 00:16:44,249 그때 제가 새로운 것을 배우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어요 215 00:16:45,640 --> 00:16:50,297 인간성과 고통의 대가에 대해 배우고 있다는 걸요 216 00:16:54,155 --> 00:16:57,248 4개월이 지났으나 양측의 무장세력들은 217 00:16:57,249 --> 00:17:01,140 평화를 지키려는 미국의 노력을 무색하게 하고 있습니다 218 00:17:01,141 --> 00:17:05,659 키프로스의 상황은 어느 때보다도 위험하고 복잡합니다 219 00:17:05,660 --> 00:17:11,602 UN은 법과 질서를 회복하기 위해 무엇이든 다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220 00:17:14,592 --> 00:17:18,310 마을 주민 전체가 대피하는 걸 봤어요 221 00:17:18,485 --> 00:17:23,246 공격을 피해 학교 같은 더 안전한 곳을 찾는 거였죠 222 00:17:23,247 --> 00:17:27,452 다리를 절고 지팡이를 짚은 할머니가 있었는데 223 00:17:27,453 --> 00:17:32,665 잘 걷지를 못하니까 영국 군인이 재촉하고 있었어요 224 00:17:32,666 --> 00:17:36,523 서두르지 않으면 위험하다고요 225 00:17:36,524 --> 00:17:39,442 옆에 있던 동료한테 말도 안 되는 상황이라고 했죠 226 00:17:39,443 --> 00:17:43,649 군인과 할머니의 사진을 찍은 뒤 카메라를 내려놓고 227 00:17:43,650 --> 00:17:50,078 할머니를 안아 올렸는데 봉제 인형을 들어 올리는 기분이었어요 228 00:17:50,079 --> 00:17:52,163 전 달리고 또 달렸죠 229 00:17:52,164 --> 00:17:57,725 왠지 몰라도 할머니가 죽는 걸 보고 싶지 않았어요 230 00:17:57,726 --> 00:18:02,590 전 다시 제자리로 돌아와서 계속 사진을 찍었죠 231 00:18:02,591 --> 00:18:04,015 마음이 가벼웠어요 232 00:18:04,016 --> 00:18:10,481 적어도 타인의 고통과 죽음을 감상하는 233 00:18:10,482 --> 00:18:13,435 방관자는 아닌 것 같았거든요 234 00:18:13,436 --> 00:18:16,424 잘한 일이었어요 235 00:18:16,425 --> 00:18:20,838 참혹한 사진을 찍는 문제로 끊임없이 많은 비난을 받아왔어요 236 00:18:20,839 --> 00:18:23,376 한 명이라도 도와줘 봤느냐고요 물론 도왔지만 237 00:18:23,377 --> 00:18:25,843 그걸 떠벌리고 싶지는 않아요 238 00:18:25,845 --> 00:18:30,118 마음의 짐을 덜기 위해 가끔은 도왔죠 239 00:18:45,656 --> 00:18:52,363 터키인 거주지 전역에서 소규모 전투가 발발했어요 240 00:18:53,233 --> 00:18:56,534 군인이 절 보자 시체를 찾느냐고 묻더군요 241 00:18:56,535 --> 00:19:00,079 무슨 일이냐고 제가 물으니 간밤에 학살이 있었대요 242 00:19:00,080 --> 00:19:04,250 위쪽에 시체가 있고 집 안에는 더 많다고 했어요 243 00:19:04,251 --> 00:19:09,880 집 앞에서 문을 두드렸는데 대답이 없어서 244 00:19:09,881 --> 00:19:12,661 그냥 들어갔어요 245 00:19:12,662 --> 00:19:15,129 가장 먼저 날 맞이한 건 246 00:19:15,130 --> 00:19:17,388 따뜻한 피였어요 247 00:19:20,830 --> 00:19:23,435 이 남자들은 전날 살해됐어요 248 00:19:23,436 --> 00:19:28,927 따뜻한 아침 햇살이 유리문으로 들어오고 있었죠 249 00:19:28,928 --> 00:19:32,055 난 문을 닫고 까치발로 집 안을 돌아다녔어요 250 00:19:32,056 --> 00:19:35,427 구석에 가서 첫 한 방을 찍는데 251 00:19:35,428 --> 00:19:40,118 문이 열리며 가족이 들어왔어요 252 00:19:41,823 --> 00:19:47,349 여기 있는 저에게 화를 낼 거라 생각했죠 253 00:19:47,350 --> 00:19:49,921 하지만 그들은 화내지 않았고 254 00:19:49,922 --> 00:19:52,562 전 계속 사진을 찍었어요 255 00:19:53,571 --> 00:19:56,420 한 여자가 울부짖기 시작했어요 256 00:19:56,421 --> 00:20:01,495 제 바로 앞에 있던 시신은 그녀의 남편이었어요 257 00:20:01,496 --> 00:20:06,604 결혼한 지 겨우 일주일 됐는데 그리스인들이 마을을 공격해 258 00:20:06,605 --> 00:20:11,643 무자비하게 죽인 겁니다 259 00:20:18,213 --> 00:20:20,506 한번은 어떤 마을에 갔는데 260 00:20:20,507 --> 00:20:25,859 이른 아침부터 사람들이 방위대의 시신을 찾고 있더군요 261 00:20:25,860 --> 00:20:32,706 그들은 여자들에게 남편이 죽었다는 소식을 전했어요 262 00:20:32,707 --> 00:20:36,216 순간 고야의 그림에서 볼 수 있는 263 00:20:36,217 --> 00:20:39,484 신을 올려다보는 듯한 표정을 봤어요 264 00:20:39,485 --> 00:20:41,396 전쟁에서 그런 표정 많이 봤죠 265 00:20:41,397 --> 00:20:44,732 사람들은 깊은 슬픔에 빠지면 266 00:20:44,733 --> 00:20:48,000 눈앞에 신이 있는 것처럼 위쪽을 응시하며 267 00:20:48,001 --> 00:20:51,162 도움을 청하는 듯한 표정을 지어요 268 00:20:51,163 --> 00:20:53,768 고야의 그림에서 볼 수 있어요 269 00:20:53,770 --> 00:20:57,939 가족의 죽음 앞에서 사람들은 위를 보거나 기도해요 270 00:20:57,940 --> 00:21:03,118 위대한 화가들의 그림에서 보이는 종교적인 특징이죠 271 00:21:04,857 --> 00:21:08,124 그순간은 너무도 고전적입니다 272 00:21:08,125 --> 00:21:10,939 전 이를 사진에서의 '결정적인 순간'이라고 부릅니다 273 00:21:10,940 --> 00:21:13,546 왜나하면 그것은 뉴스의 순간과 274 00:21:13,547 --> 00:21:17,786 사진을 찍는 구도를 결합해주기 때문이죠 275 00:21:17,787 --> 00:21:20,566 뭔가 특별한게 있어요 276 00:21:20,567 --> 00:21:23,138 그 순간에서 약간만 빗나가도 다른 사진이 되어 버리죠 277 00:21:25,190 --> 00:21:28,665 '돈'에게 어떻게 이런 사진을 찍느냐고 물었더니 278 00:21:28,666 --> 00:21:32,210 그 순간이 오고 있다는 느낌이 들면 279 00:21:32,211 --> 00:21:35,200 재빨리 찍는 자세를 잡는다고 하더군요 280 00:21:43,090 --> 00:21:47,434 시적으로 말하는 것 같은데 그렇지 않아요 281 00:21:47,435 --> 00:21:48,963 전 사진사예요 282 00:21:48,964 --> 00:21:53,238 예술가나 시인이 아니라 사진기자예요 283 00:21:53,239 --> 00:21:57,722 제가 배운 한 가지는 284 00:21:57,723 --> 00:22:00,502 사진 기술 외에도 285 00:22:00,503 --> 00:22:09,678 사진기자로서 임무를 수행할 때 가져야 할 최고의 자질은 286 00:22:09,679 --> 00:22:14,996 되도록 인간적이어야 한다는 거죠 287 00:22:17,500 --> 00:22:21,948 이런 책임의식은 너무도 빨리 다가왔고 288 00:22:21,949 --> 00:22:28,204 처음부터 깨달아야 했어요 이젠 뭔지 압니다 289 00:22:28,205 --> 00:22:30,393 그건 내 사명이었어요 290 00:22:48,617 --> 00:22:55,217 콩고 분쟁은 1960년 벨기에로부터의 독립에 뒤따른 결과로 시작됐다 291 00:22:55,341 --> 00:23:00,741 심바 반란은 촘베 총리에 대한 저항으로 수천명을 학살하고 외국인을 인질로 잡았다 292 00:23:00,841 --> 00:23:06,241 용병들의 지원 아래 벨기에와 콩고 특공대는 스탠리빌 인질 구출 작전에 투입됐다 293 00:23:06,341 --> 00:23:13,941 이런 혼란 속에서 독일 잡지 '퀵'지 의뢰로 맥컬린은 수도 레오폴드빌에 도착했다 레오폴드빌: 콩고민주공화국 수도인 '킨샤사'의 전 이름 294 00:23:22,893 --> 00:23:29,322 기자들에게 레오폴드빌 밖으로 나가지 말라는 명령이 내려졌어요 295 00:23:29,324 --> 00:23:35,161 어떻게 해서 온 콩고인데 수도에 발이 묶이게 됐어요 296 00:23:35,162 --> 00:23:40,096 문득 스탠리빌에서 활동하는 용병들이 떠올라 297 00:23:40,097 --> 00:23:42,147 재빨리 접근을 시도했죠 298 00:23:42,149 --> 00:23:51,670 콩고에서 반란군을 축출하기 위한 부대원들을 선발하고자 합니다 299 00:23:51,671 --> 00:23:56,850 나쁘게 받아들여선 안 됩니다 300 00:23:56,851 --> 00:24:03,696 이들이 원하는 건 명예입니다 301 00:24:03,697 --> 00:24:07,311 알란 머피라는 용병을 만났어요 302 00:24:07,312 --> 00:24:10,683 현장에 갈 수 있는 정보를 알려달라 했죠 303 00:24:10,684 --> 00:24:13,672 집요하게 캐물었더니 304 00:24:13,674 --> 00:24:19,511 매일 아침 CIA의 지휘하에 C130 미국 수송기가 305 00:24:19,512 --> 00:24:24,968 용병을 스탠리빌로 실어다 준다더군요 306 00:24:24,969 --> 00:24:30,356 그래서 전 제복 한 벌을 준비해달라 말하고 307 00:24:30,357 --> 00:24:33,901 아침에 출발할 때가 되면 알려달라고 했더니 308 00:24:33,902 --> 00:24:35,082 그렇게 해줬습니다 309 00:24:35,083 --> 00:24:39,218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나요 40년 전 310 00:24:39,219 --> 00:24:44,293 이른 아침 소나기가 지나간 활주로에 서 있던 게요 311 00:24:44,294 --> 00:24:49,854 CIA 요원이 서류철을 들고 다니며 이름을 묻고 있었어요 312 00:24:49,855 --> 00:24:53,260 전 마음을 진정시키려 애썼죠 313 00:24:53,261 --> 00:24:56,214 그가 와서 이름을 묻기에 맥컬린이라고 했더니 314 00:24:56,215 --> 00:24:58,300 명단에 없다더군요 315 00:24:58,301 --> 00:25:01,567 다리에 힘이 풀리는 걸 느끼며 '있을 텐데요'라고 말하자 316 00:25:01,568 --> 00:25:04,452 그는 내 이름을 명단에 적더니 탑승하라고 했어요 317 00:25:04,453 --> 00:25:08,344 철통 보안을 뚫은 겁니다 318 00:26:03,401 --> 00:26:10,803 스탠리빌에 도착하자 비명과 고함 울음, 총성이 가득했어요 319 00:26:11,742 --> 00:26:20,569 남자애들이 묶여서 구타당하다가 사살돼 강물에 버려지는 걸 봤어요 320 00:26:20,570 --> 00:26:24,358 가방에 소형카메라와 20개의 필름이 있었는데 321 00:26:24,359 --> 00:26:26,757 어떻게 하면 그걸 꺼내 들고 322 00:26:26,758 --> 00:26:29,919 용병이 아님을 말할 수 있을까 고민했어요 323 00:26:29,920 --> 00:26:32,213 엄청난 도박이었으니까요 324 00:26:37,602 --> 00:26:40,972 이 사람들을 죽인 건 콩고 헌병들이었어요 325 00:26:40,974 --> 00:26:45,282 그들은 사람들을 고문한 다음 트럭 뒤로 끌고 갔는데 326 00:26:45,283 --> 00:26:49,835 정말 끔찍했어요 산 채로 살가죽을 벗기더군요 327 00:26:56,092 --> 00:26:59,880 제재소 한구석에 앉아 아이들은 떨고 있었어요 328 00:26:59,881 --> 00:27:03,738 총살될 걸 알고 있었죠 329 00:27:05,789 --> 00:27:09,508 헌병들은 아이 몇 명을 내 앞에 끌고 오더니 330 00:27:09,509 --> 00:27:11,593 잔인하게 다뤘어요 331 00:27:12,185 --> 00:27:15,938 전 막을 힘이 없었어요 332 00:27:18,025 --> 00:27:21,152 사진 몇 장을 찍고 그냥 왔죠 333 00:27:21,153 --> 00:27:25,183 목적과 임무라는 관념이 있었어요 334 00:27:25,184 --> 00:27:31,127 그곳에 간 목적과 의무에 충실해야 해요 335 00:27:31,128 --> 00:27:32,864 아주 힘든 일이에요 336 00:27:32,865 --> 00:27:38,078 사진도 찍고 싶고 상황도 멈추게 하고 싶겠지만 337 00:27:38,079 --> 00:27:39,607 그러기 힘들어요 338 00:27:39,608 --> 00:27:44,612 눈앞에서 사람들이 처형당하는 걸 지켜보는 일이 점점 더 많아졌어요 339 00:28:02,861 --> 00:28:04,632 마이크 호어라는 사람은 340 00:28:04,703 --> 00:28:08,560 호어의 기본 월급은 400파운드 콩코 강 상류의 루아라바 강 너머에서 싸우고 있었죠 341 00:28:09,882 --> 00:28:14,503 그는 제5 게릴라부대 용병을 맡고 있었어요 342 00:28:14,504 --> 00:28:20,064 그곳에 도착하자 호어는 나한테 오더니 343 00:28:20,065 --> 00:28:24,653 직업과 이름 출신지를 물었어요 344 00:28:24,654 --> 00:28:30,839 그래서 '옵서버'지의 기자라고 털어놨어요 345 00:28:30,840 --> 00:28:36,643 독일 잡지를 대면 모를 것 같아서 영국 신문사라고 솔직히 말했죠 346 00:28:36,644 --> 00:28:43,699 그랬더니 아침에 날 콩고군에 넘기겠다고 했어요 347 00:28:43,700 --> 00:28:47,140 이젠 죽었구나 싶었죠 348 00:28:49,713 --> 00:28:54,161 내가 하는 일에 경의를 표하지만 이런 행위는 묵과할 수 없다더군요 349 00:28:54,162 --> 00:28:58,088 그러더니 태도를 싹 바꿔서 350 00:28:58,089 --> 00:29:02,955 심바 반군을 잡으러 가는데 동행할 것을 제안했어요 351 00:29:02,956 --> 00:29:08,551 심바 반군은 도망가면서 수녀들을 납치해 352 00:29:08,552 --> 00:29:10,322 칼로 난도질해 죽이고 있었죠 353 00:29:12,757 --> 00:29:15,085 우린 그들을 따라잡았어요 354 00:29:27,425 --> 00:29:34,027 호어에겐 좋은 면이 있었지만 그가 대변하는 건 옳지 않았어요 355 00:29:34,028 --> 00:29:36,946 그는 돈과 모험을 찾아 거기 간 겁니다 356 00:29:48,626 --> 00:29:52,969 로디지아(현 짐바브웨) 출신 용병이 있었는데 저와 같은 방을 썼고 357 00:29:52,970 --> 00:29:55,507 잡동사니 상자를 갖고 있었어요 어디서 났느냐고 물으니 358 00:29:55,647 --> 00:29:59,643 마을 은행을 털어서 가져온 건데 안에 돈은 없었대요 359 00:30:05,275 --> 00:30:09,444 한밤중에 총소리에 놀라 잠이 깼어요 360 00:30:09,445 --> 00:30:11,460 이 남자가 술에 취해서 361 00:30:11,461 --> 00:30:17,890 용병들의 잡일을 해주던 이곳 아이 둘을 쏴 죽인 거예요 362 00:30:17,891 --> 00:30:20,219 그 애들 중 한 명을 본 기억이 나요 363 00:30:20,220 --> 00:30:24,877 12세 정도로 눈을 뜬 채 죽어 있었죠 364 00:30:24,878 --> 00:30:28,943 내가 노려보자 그는 애들이 자초한 거랬어요 365 00:30:28,944 --> 00:30:31,932 무기를 갖고 있었대요 거짓말이에요 366 00:30:31,933 --> 00:30:34,713 일부 용병들은 367 00:30:34,714 --> 00:30:38,224 아프리카인들을 죽일 생각밖에 없어요 368 00:30:40,553 --> 00:30:42,499 그를 끝까지 증오했어요 369 00:30:50,702 --> 00:30:53,516 참사 현장에서 돌아온 뒤 370 00:30:53,517 --> 00:30:55,880 이 일을 끝까지 해야 할지 계속 고민했어요 371 00:30:55,881 --> 00:30:58,347 전 일이 좋고 사진이 좋아요 372 00:30:58,349 --> 00:31:03,595 하지만 한편으론 너무 끔찍해서 감당하기 힘들 정도예요 373 00:31:03,596 --> 00:31:06,203 이런 질문도 받아봤어요 374 00:31:06,204 --> 00:31:07,662 밤에 악몽을 꾸느냐고요 375 00:31:07,663 --> 00:31:10,269 전 아니라며 낮에만 꾼다고 했어요 376 00:31:10,270 --> 00:31:16,178 깨어 있을 때 제 기억의 스위치는 늘 경계 상태죠 377 00:31:16,179 --> 00:31:22,538 전 사진을 좋아하고 암실에 있는 걸 좋아해요 378 00:31:22,539 --> 00:31:25,319 하지만 그곳마저도 불안하게 느껴져요 379 00:31:25,320 --> 00:31:29,038 붉은빛의 암실에 있으면 자궁 속에 있는 것 같아요 380 00:31:29,039 --> 00:31:30,776 그럼 음악을 틀어요 381 00:31:30,777 --> 00:31:33,974 클래식 음악만요 382 00:31:33,975 --> 00:31:38,283 그럼 약간이나마 위로되면서도 383 00:31:38,284 --> 00:31:41,620 점점 더 아래로, 아래로 가라앉는 기분이에요 384 00:31:41,621 --> 00:31:45,409 깊은 바닷속으로 가라앉으며 익사하는 것 같아요 385 00:31:45,410 --> 00:31:49,788 그러면 밖으로 나가 빛을 보려고 해요 386 00:31:49,789 --> 00:31:52,499 전 단순히 사진만 찍는 게 아닌 것 같아요 387 00:31:53,369 --> 00:31:58,026 다트무어 388 00:32:23,294 --> 00:32:24,928 그 후에 핀즈베리 파크로 돌아갔죠 389 00:32:24,929 --> 00:32:30,350 재혼한 아내와는 여전히 꽤나 열악한 환경에서 살고 있었어요 390 00:32:31,776 --> 00:32:34,451 별다른 할 일이 없는 날엔 391 00:32:34,452 --> 00:32:39,316 윔피 바에 가서 비슷한 부류랑 어울리곤 했어요 392 00:32:39,317 --> 00:32:42,549 최근에 어디 갔었느냐는 질문에 393 00:32:42,550 --> 00:32:45,920 콩고에서 용병들과 지내다 왔다고 했죠 394 00:32:45,921 --> 00:32:50,021 그럼 그들은 날 치켜세우면서도 395 00:32:50,022 --> 00:32:57,008 몽상가 취급하며 은근히 무시했어요 396 00:33:01,736 --> 00:33:05,245 4년 반을 '옵서버'지에서 일하다 보니 397 00:33:05,246 --> 00:33:09,520 삶이 느슨해진 기분이 들었어요 398 00:33:09,556 --> 00:33:16,611 좀 더 굵직한 국제 뉴스를 다루고 싶어졌죠 399 00:33:16,612 --> 00:33:23,250 데이비드 킹이라는 '선데이 타임스'에서 일하는 친구가 400 00:33:23,251 --> 00:33:29,854 함께 일해보지 않겠느냐고 했어요 401 00:33:29,855 --> 00:33:31,174 그래서 수락했고 402 00:33:31,175 --> 00:33:33,503 그는 날 미시시피 주로 보냈어요 403 00:33:47,233 --> 00:33:50,672 그곳은 놀라운 곳이었어요 404 00:33:50,674 --> 00:33:54,183 물납 소작인이란 게 있었는데 405 00:33:54,184 --> 00:33:57,937 목화를 따고 판잣집이나 헛간에서 사는 흑인들이었어요 406 00:33:57,938 --> 00:34:07,634 뉴올리언스에도 갔는데 정말 볼거리가 많더군요 407 00:34:21,642 --> 00:34:25,082 어느 날 밤 KKK 집회가 있었는데 408 00:34:25,083 --> 00:34:27,445 미국 영화에서 본 그대로였어요 409 00:34:27,482 --> 00:34:31,546 불타는 대형 십자가가 있었고 증오심에 찬 사람들이 410 00:34:31,547 --> 00:34:35,127 우스꽝스러운 옷을 입고 커다란 시가를 피우며 411 00:34:35,128 --> 00:34:42,009 환영한다고 했어요 그 말은 협박이기도 했죠 412 00:34:43,365 --> 00:34:50,767 간신히 찍어온 사진들을 데이비드 킹이 한데 모았어요 413 00:34:50,768 --> 00:34:53,791 멋진 사진들을 찍었으면 414 00:34:53,792 --> 00:35:00,778 대중이 받아들이고 이해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내놓아야 하죠 415 00:35:00,779 --> 00:35:04,253 그것이 '선데이 타임스'에서의 첫 임무였어요 416 00:35:04,733 --> 00:35:07,533 선데이 타임스는 영국에서 제일 많이 구독되는 신문으로 417 00:35:07,633 --> 00:35:10,633 맥컬린은 편집자 해롤드 에반스의 '인사이트' 팀에서 중요한 일부가 되었다 418 00:35:10,757 --> 00:35:16,657 신문의 소유주는 톰슨 경이며 독립 언론의 챔피언이었다 419 00:35:17,029 --> 00:35:20,017 선데이 타임스 420 00:35:21,478 --> 00:35:28,741 로이 톰슨: '신문왕'으로 유명한 영국의 신문경영자 로이 톰슨은 기자는 아니었지만 진정한 언론인이었어요 421 00:35:28,742 --> 00:35:31,487 자기 신문을 몹시 자랑스러워했죠 422 00:35:31,488 --> 00:35:33,955 특히 독립성에 대한 강한 자부심이 있어서 423 00:35:33,956 --> 00:35:38,716 글귀가 적힌 카드를 주머니에 넣고 다니다가 424 00:35:38,717 --> 00:35:42,749 '왜 이런 기사를 내느냐?' 425 00:35:42,750 --> 00:35:45,911 '컬러 잡지에 왜 이런 전쟁 사진을 싣느냐?' 426 00:35:45,912 --> 00:35:48,831 '광고주 입장에서 싫다' 등의 공격을 받으면 427 00:35:48,832 --> 00:35:53,245 주머니에서 카드를 꺼냈는데 428 00:35:53,246 --> 00:35:56,790 거기엔 그의 다짐이 적혀 있었어요 429 00:35:56,791 --> 00:36:01,205 '내가 출간하는 신문은 늘 독립적이어야 하고' 430 00:36:01,206 --> 00:36:04,958 '전문적으로 관리되어야 한다 난 절대 간섭하지 않겠다' 431 00:36:04,959 --> 00:36:08,434 그런 다음 그는 다시 카드를 주머니에 넣으며 말했죠 432 00:36:08,435 --> 00:36:12,396 '이 다짐을 깨길 바랍니까?' 433 00:36:12,398 --> 00:36:15,073 '선데이 타임스' 신문과 직접적으로 연결된 434 00:36:15,074 --> 00:36:21,641 컬러 잡지 일을 했기 때문에 많은 혜택을 누릴 수 있었어요 435 00:36:21,642 --> 00:36:24,805 그만큼 주변에 좋은 사람들이 있었는데 436 00:36:24,806 --> 00:36:28,836 사라졌다 몇 주 만에 나타날 수 있게도 해줬고 437 00:36:28,837 --> 00:36:32,382 개인 자료를 편집하는 것도 허락해줬죠 438 00:36:32,383 --> 00:36:34,814 그는 우리가 신뢰한다는 걸 알았어요 439 00:36:34,815 --> 00:36:36,969 자기 일에 충실하고 440 00:36:36,970 --> 00:36:42,079 사진을 찍어 가져와 진심을 담아 정확하게 441 00:36:42,080 --> 00:36:44,407 좋은 기사를 쓰기만 하면 442 00:36:44,408 --> 00:36:48,091 간섭받거나 해고될 일은 없을 거라 믿었죠 443 00:36:48,092 --> 00:36:50,490 그는 절 믿었어요 444 00:36:50,491 --> 00:36:57,789 그건 내게 자유를 준 사람들을 위해 더 열심히 해야 한다는 뜻이었어요 445 00:36:57,790 --> 00:37:01,716 로이 톰슨은 후방에서 편집자들을 지원하며 446 00:37:01,717 --> 00:37:04,532 돈 맥컬린의 경력에 중요한 역할을 했어요 447 00:37:22,537 --> 00:37:26,915 60년대엔 생각만 있다면 전쟁터에 갈 기회가 많았어요 448 00:37:26,986 --> 00:37:33,588 죽음의 땅, 비아프라 449 00:37:41,723 --> 00:37:46,275 시가전을 끝낸 이스라엘 병사들은 서로의 사진을 찍으며 축하했습니다 450 00:37:46,276 --> 00:37:49,855 여자친구에게 보낼 사진입니다 텔 아비브에서 전해드렸습니다 451 00:37:57,051 --> 00:37:59,691 제가 밝은 표정으로 돌아가면 452 00:37:59,692 --> 00:38:03,653 보여줄 만한 끔찍한 사진이 있어서일 거로 생각할 겁니다 453 00:38:03,654 --> 00:38:09,596 그리고 그런 사진이 있다는 건 전할 메시지가 있다는 얘기입니다 454 00:38:09,598 --> 00:38:15,506 전 전쟁터에 있는 게 좋아요 저로선 놀라운 모험이니까요 455 00:38:15,507 --> 00:38:18,251 하지만 거기 가는 건 이유가 있어서입니다 456 00:38:18,252 --> 00:38:19,850 즐기러 가는 게 아닙니다 457 00:38:19,851 --> 00:38:22,839 베트남의 '후에' 전투는 458 00:38:22,840 --> 00:38:24,925 지금껏 취재한 전쟁 중 가장 규모가 컸어요 459 00:38:24,926 --> 00:38:27,879 한 해라도 전쟁터에 안 가면 이상할 것 같아요 460 00:38:27,880 --> 00:38:29,894 2주나 지속됐는데 461 00:38:29,895 --> 00:38:34,691 진정한 광기의 시작이었죠 462 00:38:34,692 --> 00:38:37,367 잘 지내지 못하고 있어요 463 00:38:37,368 --> 00:38:41,295 1년에 전쟁터 두 곳을 취재할 예정이거든요 464 00:38:41,296 --> 00:38:46,057 그보다 더 많이 취재하다간 죽을지도 모릅니다 465 00:39:03,281 --> 00:39:05,381 1968년 2월 북베트남은 '구정 대공세'로 알려진 대규모 군사 공세를 시작했다 466 00:39:05,481 --> 00:39:09,381 후에를 제외하고는 미국과 남베트남 군은 통제력을 빠르게 잃어갔다 467 00:39:09,581 --> 00:39:13,181 미 해군은 도시를 재탈환했지만 가장 처참한 전투로 남게 되었다 468 00:39:13,405 --> 00:39:16,905 맥컬린은 이 취재가 그의 경력에서 전환점이 되었다고 인정했다 469 00:39:31,308 --> 00:39:34,470 시체 옆에서 잠자며 470 00:39:34,471 --> 00:39:40,170 탱크에 깔려 납작해진 사람을 보며 471 00:39:40,171 --> 00:39:42,985 뇌가 빠져나온 사람들을 보며 472 00:39:44,133 --> 00:39:49,207 탁자 밑에서 생활하고 쥐가 득실대는 방에서 자며 473 00:39:49,208 --> 00:39:54,177 완전히 미쳐가는 것 같았어요 474 00:39:55,186 --> 00:40:01,442 2주 동안 그 전투에서 수많은 미군이 죽거나 475 00:40:01,443 --> 00:40:03,805 부상당해서 질질 끌려가는 걸 지켜봤어요 476 00:40:03,806 --> 00:40:07,872 그들은 덤불에서 꺼내 온 것 같았고 총을 맞아 피범벅이었어요 477 00:40:08,811 --> 00:40:14,475 나중엔 저도 완전히 정신이 나가서 고통받는 짐승처럼 뛰어다녔어요 478 00:40:14,511 --> 00:40:17,534 광기 479 00:40:23,444 --> 00:40:29,143 아침 식사 후 '선데이 타임스'의 제 사진들을 보면 480 00:40:29,144 --> 00:40:30,672 속이 많이 거북할 겁니다 481 00:40:43,846 --> 00:40:47,043 '위에' 전투에서 가장 먼저 본 사람은 482 00:40:47,044 --> 00:40:50,067 얼굴에 총 두 방을 맞은 남자였죠 483 00:40:50,068 --> 00:40:52,569 붕대를 두르고 있었는데 484 00:40:52,570 --> 00:40:56,393 얼굴에 죽으로 범벅이 된 것 같았어요 485 00:40:56,394 --> 00:41:02,718 사실 붕대 밖으로 흐르는 건 죽이 아니라 피였어요 486 00:41:02,719 --> 00:41:05,464 사람 얼굴에서 흘러나온 끈적끈적한 핏덩어리였죠 487 00:41:05,465 --> 00:41:08,627 내가 카메라를 들자 488 00:41:08,628 --> 00:41:11,373 그는 고개를 돌리려 했고 489 00:41:11,374 --> 00:41:14,570 눈으로는 찍지 말라고 소리치고 있었어요 490 00:41:14,571 --> 00:41:17,524 그래서 카메라를 치우고 다른 데로 갔어요 491 00:41:17,525 --> 00:41:22,773 그날 그런 사진은 찍을 만큼 찍었으니까요 492 00:41:25,597 --> 00:41:28,824 사진을 찍던 중 저격수 공격을 받아... 493 00:41:29,134 --> 00:41:37,649 베트남 전쟁 중 가장 치열했던 전투로 기억해요 494 00:41:31,234 --> 00:41:36,334 {\an1}마이런 해링턴 대위 해병 5사단, 이스트 대대, 델타 중대 495 00:41:38,763 --> 00:41:42,028 '돈'이 우리와 합류했어요 496 00:41:42,029 --> 00:41:47,242 그가 다른 기자들과 달랐던 건 497 00:41:47,243 --> 00:41:57,043 다른 기자들은 사진만 찍고 가버리는데 498 00:41:57,044 --> 00:42:02,326 '돈'은 이유 불문하고 우리와 함께 남기로 했고 499 00:42:02,327 --> 00:42:07,366 며칠 동안 전우처럼 지냈습니다 500 00:42:08,445 --> 00:42:14,560 그는 여러 번 큰 위험을 무릅쓰고 501 00:42:14,561 --> 00:42:21,790 부상자나 사망자를 옮기는 걸 도왔어요 502 00:42:23,251 --> 00:42:28,706 전쟁의 충격에 빠진 이 사진 속의 주인공은 503 00:42:28,707 --> 00:42:32,669 델타 부대 소속의 해병입니다 504 00:42:32,670 --> 00:42:35,832 전 무릎을 꿇고 이 남자를 찍었어요 505 00:42:35,833 --> 00:42:38,369 다섯 번을 찍었는데 506 00:42:38,370 --> 00:42:43,270 한 번 한 번 각별하게 셔터를 눌렀어요 507 00:42:45,182 --> 00:42:47,684 눈 한 번 깜빡이지 않았고 미동도 없었어요 508 00:42:47,685 --> 00:42:51,681 원판 필름들이 다 똑같아요 509 00:42:52,690 --> 00:42:58,007 델타 부대 소속의 해병들과 아직도 연락하고 지냅니다 510 00:42:58,008 --> 00:43:00,788 정기적으로 모임도 가져요 511 00:43:00,789 --> 00:43:08,503 사진 속 남자는 못 봤어요 그날 이후 소식을 듣지 못했습니다 512 00:43:22,685 --> 00:43:27,203 용병 513 00:43:42,045 --> 00:43:45,520 운동선수처럼 덩치가 큰 미군을 촬영했는데 514 00:43:45,521 --> 00:43:47,675 수류탄을 던지고 있었어요 515 00:43:47,676 --> 00:43:52,436 그 순간 저격수가 미군의 손을 맞혔고 516 00:43:52,507 --> 00:43:58,206 그의 손은 꽃양배추처럼 너덜너덜해졌어요 517 00:43:59,006 --> 00:44:00,188 사진만 놓고 봤을 땐 518 00:44:00,189 --> 00:44:05,157 제가 의도한 반전 감정을 전혀 느낄 수 없어요 519 00:44:05,158 --> 00:44:11,518 올림픽에서 투창하는 선수의 사진 같잖아요 520 00:44:12,597 --> 00:44:17,670 하지만 그가 던진건 인명 살상용 수류탄이었어요 521 00:44:37,170 --> 00:44:40,331 그때 찍은 특별한 사진 중 하나는 522 00:44:40,332 --> 00:44:44,884 두 다리를 다친 미 해병 사진이었어요 523 00:44:44,921 --> 00:44:47,492 전우들의 부축을 받고 있었는데 524 00:44:47,493 --> 00:44:50,028 무신론자였지만 그 순간만은 525 00:44:50,029 --> 00:44:55,625 순수한 종교적 시선으로 그를 바라보고 있었어요 526 00:44:55,626 --> 00:45:00,839 마치 십자가에서 내려진 예수처럼 보였거든요 527 00:45:08,903 --> 00:45:16,061 해병의 50%가 사상자였어요 528 00:45:16,063 --> 00:45:22,596 제가 소속된 부대에 120명의 해병이 있었는데 529 00:45:22,597 --> 00:45:28,296 전투가 끝난 뒤 멀쩡한 사람은 39명뿐이었어요 530 00:45:31,773 --> 00:45:39,801 사진만 봐도 얼마나 혼란스러웠는지 알 수 있어요 531 00:45:42,825 --> 00:45:46,648 2주 후 '다낭'에 있는 프레스센터로 돌아갔어요 532 00:45:46,649 --> 00:45:52,000 2주 동안 옷과 속옷을 한 번도 안 갈아입었다는 걸 알았어요 533 00:45:52,001 --> 00:45:55,997 수염은 자라있었고 넋이 나간 얼굴이었죠 534 00:45:55,998 --> 00:46:03,748 몸에 걸친 걸 다 벗어 쓰레기통에 넣고 샤워했어요 535 00:46:05,140 --> 00:46:09,379 샤워 도중 감정을 주체 못 하고 울었던 것 같아요 536 00:46:09,380 --> 00:46:19,702 사람들이 죽는 걸 2주 동안 지켜보며 537 00:46:19,703 --> 00:46:22,239 몸과 마음은 지칠 대로 지쳐 있었죠 538 00:46:22,240 --> 00:46:23,838 제가 하려는 얘기는 539 00:46:23,839 --> 00:46:25,576 솔직히 말해 540 00:46:25,577 --> 00:46:30,858 비단 사진에 관한 것만은 아니에요 541 00:46:30,859 --> 00:46:32,875 사진과는 상관없는 거였어요 542 00:46:32,876 --> 00:46:35,238 그런 상황을 겪고 난 후에 543 00:46:35,239 --> 00:46:41,703 중요한 건 사진이 아니라 인간성의 문제였어요 544 00:46:41,913 --> 00:46:47,438 스틸 사진은 기억하는 그대로 남긴다는 점에서 545 00:46:47,439 --> 00:46:51,470 강한 애착을 느끼게 합니다 546 00:46:51,471 --> 00:46:55,293 스틸 사진이 주는 여운은 강렬하고 영원히 남을 수 있어요 547 00:46:55,294 --> 00:47:00,750 '돈'이 가끔 걱정하던 게 생각나요 548 00:47:00,751 --> 00:47:05,650 이런 위험을 감수할 가치가 있느냐고요 549 00:47:05,651 --> 00:47:08,292 전 그렇다고 생각해요 550 00:47:08,293 --> 00:47:14,722 마치 연못에 돌을 던져 파문이 퍼지는 것과 같아요 551 00:47:14,723 --> 00:47:18,198 파문이 반드시 돌 때문에 생긴 거라고는 말할 수 없겠죠 552 00:47:18,199 --> 00:47:19,241 하지만 그래요 553 00:47:19,242 --> 00:47:24,072 미국인들이 베트남 전쟁에 환멸을 느끼게 된 것도 554 00:47:24,073 --> 00:47:27,617 일부 기자들 영향이 크다고 봐요 555 00:47:27,618 --> 00:47:30,467 돈 맥컬린도 포함해서요 556 00:47:30,468 --> 00:47:37,209 사진은 진실한 사람이 찍으면 진실입니다 557 00:47:37,210 --> 00:47:42,006 전 꽤 솔직한 사람이라 거짓말한 적이 없습니다 558 00:47:42,007 --> 00:47:45,865 사실이 아닌 걸 재창조하려 한 적도 없어요 559 00:47:45,866 --> 00:47:49,444 한때 그림을 그렸을 때는 뭔가 새로 만드는 일을 했어요 560 00:47:49,445 --> 00:47:52,225 그때뿐입니다 561 00:47:52,469 --> 00:47:57,959 하지만 몇몇 미군이 죽은 병사의 소지품을 뒤지고 562 00:47:57,960 --> 00:48:00,635 시신을 조롱하며 놀리다가 563 00:48:00,636 --> 00:48:04,390 물건들을 약탈해 간 뒤 남은 것들을 모아 564 00:48:04,391 --> 00:48:13,322 일종의 몽타주를 만든 적은 있어요 가엾은 베트남 병사의 소지품들로요 565 00:48:13,323 --> 00:48:15,060 다신 그러지 않았어요 566 00:48:15,061 --> 00:48:18,988 그러나 그 병사를 위해 말씀드리는데 567 00:48:18,989 --> 00:48:22,185 그 일을 한 게 부끄럽지 않아요 568 00:48:22,186 --> 00:48:23,680 전 이 사진을 찍었고 569 00:48:23,681 --> 00:48:29,971 제가 말하고자 하는 걸 나타내준다고 생각했어요 570 00:48:29,972 --> 00:48:33,411 '전쟁의 희생자' 571 00:48:33,482 --> 00:48:36,540 그게 이 젊은이에 대해 하려던 말입니다 572 00:48:40,677 --> 00:48:44,221 베트남에 평화가 찾아왔어요 573 00:48:44,222 --> 00:48:54,509 미국인들은 전쟁이 끝났을 때 언론에 대해 실망감을 느꼈어요 574 00:48:54,510 --> 00:48:56,421 그들은 화가 나 있었죠 575 00:48:56,422 --> 00:49:01,182 기자들에게 온갖 편의를 다 봐줬는데 576 00:49:01,183 --> 00:49:06,222 그 대가로 얻은 건 반전 여론이었으니까요 577 00:49:07,093 --> 00:49:13,139 그래서 지금 아프가니스탄에 가면 기자들을 엄격히 통제합니다 578 00:49:13,140 --> 00:49:17,588 베트남에서와 같은 사진을 찍게 놔두지 않아요 579 00:49:17,589 --> 00:49:24,991 전쟁과 고통, 상실의 대가에 대한 사실 그대로의 사진을요 580 00:49:24,992 --> 00:49:30,552 규칙이 완전히 바뀌었어요 581 00:49:30,553 --> 00:49:34,028 기자들한테 불리한 방향으로요 582 00:49:37,818 --> 00:49:44,594 끔찍한 직업이라고 말씀하시지만 아직도 전쟁터를 찾아다니시는데요 583 00:49:44,595 --> 00:49:49,078 전쟁과 굶주림, 고통의 현장을 아주 오랫동안 찾아다니셨어요 584 00:49:49,079 --> 00:49:51,754 네, 하지만 그 일을 한 건 군인처럼 되고 싶어서였어요 585 00:49:51,755 --> 00:49:55,125 전쟁터에 갔을 때 포탄이 빗발치는 곳에서 586 00:49:55,126 --> 00:49:59,505 저격수의 눈을 피해 숨는 게 매우 흥분되는 일 같았어요 587 00:49:59,506 --> 00:50:02,528 그건 도전이었어요 588 00:50:02,529 --> 00:50:08,611 수로에서 시신들과 헤엄치다가 저격수가 날 찾는 걸 보면 589 00:50:08,613 --> 00:50:12,608 손가락을 치켜들고 조롱하고 싶었어요 590 00:50:12,609 --> 00:50:16,605 전쟁에 대해 꽤 오만한 태도를 갖고 있었죠 591 00:50:16,606 --> 00:50:20,706 그러다가 진짜 희생자들을 만나게 됐는데 592 00:50:20,707 --> 00:50:23,418 아무것도 모르는 가난한 사람들이었어요 593 00:50:23,419 --> 00:50:26,824 타고 도망갈 벤츠도 없었고 594 00:50:26,825 --> 00:50:29,326 신속하게 대피할 돈이나 통신 장비도 없었어요 595 00:50:29,327 --> 00:50:32,594 가장 호되게 당하는 건 항상 극빈층이었어요 596 00:50:32,595 --> 00:50:38,258 그리고 재미있는 건 저도 그런 빈민 출신이란 거죠 597 00:50:38,259 --> 00:50:46,600 그들과 그런 상황에 있을 때 강한 유대감과 공감을 느꼈어요 598 00:50:58,731 --> 00:51:01,894 여기 자주 오시죠? 599 00:51:01,895 --> 00:51:03,840 그래요 600 00:51:08,047 --> 00:51:11,591 잘 보이게 얼굴 좀 살짝 들어주실래요? 601 00:51:11,592 --> 00:51:12,877 좋습니다 602 00:51:13,885 --> 00:51:16,456 괜찮죠? 신경 쓰이는 거 아니죠? 603 00:51:16,457 --> 00:51:17,708 절 의식하지 마요 604 00:51:17,709 --> 00:51:20,176 귀찮게 하려는 거 아니에요 605 00:51:20,177 --> 00:51:23,408 좋아요, 고마워요 다른 거 보려는 거 아니에요 606 00:51:33,628 --> 00:51:38,076 여생을 알드게이트와 화이트채플에서 작업하며 보낼까 했는데 607 00:51:38,077 --> 00:51:41,343 사진에 관한 건 여기 다 있네요 608 00:51:42,769 --> 00:51:45,235 이건 완전히... 609 00:51:45,236 --> 00:51:47,355 뭐랄까 610 00:51:48,921 --> 00:51:54,585 풍자 화가라도 된 것 같아요 이런 사진들을 찍을 땐요 611 00:52:08,072 --> 00:52:12,554 이건 제가 좋아하는 사진인데 한 번도 공개한 적이 없어요 612 00:52:12,555 --> 00:52:16,517 남자의 손을 보세요 모두 선 채로 자고 있어요 613 00:52:17,248 --> 00:52:26,145 빈민가의 위기 614 00:52:29,899 --> 00:52:33,304 이들은 무서운 눈초리로 쳐다보곤 해요 615 00:52:33,305 --> 00:52:35,111 눈빛으로 제압하려 들죠 616 00:52:35,113 --> 00:52:38,866 움찔해서 눈 돌리지 말고 끝까지 쳐다봐야 해요 617 00:52:42,203 --> 00:52:44,322 이건 '진'이라는 여잔데 618 00:52:44,323 --> 00:52:48,563 리버풀 스트리트역 부근을 배회했죠 619 00:52:49,676 --> 00:52:52,213 제가 가면 절하며 이렇게 말했어요 620 00:52:52,214 --> 00:52:54,158 '오셨어요, 마크 대령님?' 621 00:52:54,646 --> 00:52:56,870 왜 계속 그렇게 부르느냐고 물으니 622 00:52:56,871 --> 00:53:00,172 마크 필립스: 영국 승마선수,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2세의 전 사위 마크 필립스 대위를 닮아서라고 하더군요 623 00:53:00,972 --> 00:53:04,133 차를 마시겠느냐고 그녀가 묻기에 우유가 없지 않느냐고 했더니 624 00:53:04,134 --> 00:53:08,444 주택가 현관 앞에서 얼마든지 구할 수 있다더군요 625 00:53:08,445 --> 00:53:12,823 난 그녀가 좋았고 지낼 곳을 찾아줬죠 626 00:53:15,570 --> 00:53:17,794 제가 정말 좋아하는 사진이에요 627 00:53:17,795 --> 00:53:21,443 시대적 격변기에 몰락한 여인 같아요 628 00:53:21,444 --> 00:53:23,980 어느 일요일 아침 채플 마켓에서 찍었어요 629 00:53:23,981 --> 00:53:26,414 풋내기 사진사였을 때요 630 00:53:26,415 --> 00:53:32,356 손가방과 옷으로 봐서 한때 귀부인이었어요 631 00:53:35,243 --> 00:53:39,655 이들은 젊어요 보이는 것처럼 늙지 않았어요 632 00:53:45,670 --> 00:53:48,345 제가 찍은 최고의 인물 사진은 633 00:53:48,346 --> 00:53:50,500 스피탈필드 마켓의 남자 사진이에요 634 00:53:50,501 --> 00:53:53,836 그는 밤새 화재로 잿더미가 된 곳에 누워 자고 있었어요 635 00:53:53,838 --> 00:53:56,860 노숙자들이 많이 모이던 곳이죠 636 00:53:56,861 --> 00:53:59,606 그는 일어나 앉아 날 정면으로 바라봤어요 637 00:53:59,607 --> 00:54:01,378 난 그의 시선을 고정해놓고 638 00:54:01,379 --> 00:54:05,967 카메라를 꺼내 사진을 찍었어요 그는 눈 한 번 깜빡이지 않았어요 639 00:54:05,968 --> 00:54:08,817 그의 깊고 푸른 눈동자를 바라보았죠 640 00:54:08,818 --> 00:54:11,041 머리카락은 헝클어져 있었고 641 00:54:11,042 --> 00:54:19,765 마치 넵튠을 보는 것 같았어요 삼지창을 든 바다의 신이오 642 00:54:19,766 --> 00:54:21,538 정말 독특했어요 643 00:54:22,721 --> 00:54:25,014 맘에 드는 사진이에요 644 00:54:32,488 --> 00:54:35,510 올해의 문제는 삶과 죽음입니다 645 00:54:37,597 --> 00:54:41,245 서아프리카에는 2년째 전쟁이 벌어지고 있으며 646 00:54:41,246 --> 00:54:45,242 비아프라와 나이지리아 사이의 내전입니다 647 00:54:45,243 --> 00:54:48,614 어느 쪽이 옳고 그르다는 말은 하지 않겠습니다 648 00:54:48,615 --> 00:54:51,672 전쟁은 다 나쁘다는 말 외에는 649 00:54:52,096 --> 00:54:57,996 1969년 발발한 비아프라 전쟁은 인도주의의 비극으로 발전해 나갔다 650 00:54:58,161 --> 00:55:04,309 TV 화면과 신문 지상에 '실시간'으로 보도된 첫번째 사건이기도 했다 651 00:55:04,433 --> 00:55:09,333 굶주리는 아이들의 이미지는 그들을 돕고자 하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큰 충격을 안겨주었다 652 00:55:09,433 --> 00:55:14,233 그러나 전쟁은 끝나지 않고 지리하게 계속 이어졌다 653 00:55:19,148 --> 00:55:21,407 두어 번 갔어요 654 00:55:21,408 --> 00:55:28,114 구호품을 실은 비행기가 넓은 도로에 착륙하곤 했는데 655 00:55:28,115 --> 00:55:29,957 울리 활주로라는 곳이었어요 656 00:55:29,958 --> 00:55:31,730 밤에 갔는데 657 00:55:31,731 --> 00:55:38,021 연방 정부는 러시아를 비롯한 외국 조종사들을 고용해 658 00:55:38,022 --> 00:55:39,793 비행기를 격추하려고 했어요 659 00:55:39,795 --> 00:55:44,451 급히 우측으로 선회해 지상을 초토화하고 있습니다 660 00:55:44,452 --> 00:55:51,784 이동하면서 폭탄을 투하합니다 661 00:55:52,654 --> 00:55:58,423 밤에 울리 활주로에 가면 오싹했어요 662 00:55:58,424 --> 00:56:02,420 레너드 체셔 공군 중령 허가는 받지 않았지만 승무원들은 비행하려고 합니다 663 00:56:02,421 --> 00:56:06,034 해보는 수밖에 없어요 664 00:56:06,035 --> 00:56:08,259 하지만 격추될 위험이 크지 않나요? 665 00:56:08,260 --> 00:56:10,901 그렇지 않습니다 666 00:56:10,902 --> 00:56:14,550 너무 긍정적이신 것 같군요 667 00:56:14,551 --> 00:56:18,200 어쨌든 계속해볼 생각입니다 지켜봐야죠 668 00:56:18,201 --> 00:56:21,918 라이더 씨 생각은 어떠세요? 669 00:56:21,920 --> 00:56:29,600 수 라이더 고통받는 분들에 대해 깊이 우려하고 있고 670 00:56:29,601 --> 00:56:39,853 과거 유럽 상황을 봤기 때문에 도와주셨으면 해요 671 00:57:02,203 --> 00:57:05,747 난민 수용소에 갔어요 예전엔 학교 건물이었죠 672 00:57:05,748 --> 00:57:10,265 800명의 아이들이 서서 우릴 기다리고 있었어요 673 00:57:13,221 --> 00:57:16,626 죽어가는 아이들이 있는 수용소에 들어가면 674 00:57:16,627 --> 00:57:20,554 실제로 눈앞에서 쓰러져 죽는 애들도 있어요 675 00:57:20,555 --> 00:57:24,447 그들은 우리가 도움의 손길을 주려고 온 줄 알아요 676 00:57:24,448 --> 00:57:27,957 사진을 찍고 취재하러 온다고 생각 안 해요 677 00:57:27,958 --> 00:57:30,077 원하는 건 그게 아니거든요 678 00:57:30,078 --> 00:57:32,336 그들은 먹을 걸 원해요 679 00:57:48,568 --> 00:57:51,591 그날 눈에 띄는 한 아이가 제 주변을 맴돌았는데 680 00:57:51,592 --> 00:57:52,774 그 애는 알비노였고 681 00:57:52,775 --> 00:57:58,230 가냘픈 다리로 간신히 서서 날 바라보고 있었어요 682 00:57:58,231 --> 00:58:04,174 아프리카에서 알비노는 따돌림과 괴롭힘의 대상입니다 683 00:58:04,175 --> 00:58:07,093 그는 소고기 캔을 들고 있었어요 684 00:58:07,095 --> 00:58:09,213 이전에 받은 구호품인데 685 00:58:09,214 --> 00:58:12,550 깡통 안을 깨끗하게 핥아 먹었더군요 686 00:58:12,551 --> 00:58:16,026 아이를 쳐다보기 힘들었어요 계속 저만 보고 있었거든요 687 00:58:16,027 --> 00:58:19,502 그래서 다른 데로 가서 의사와 얘기했어요 688 00:58:19,503 --> 00:58:22,873 거기선 또 다른 아이가 쓰러져 죽어가고 있었죠 689 00:58:22,874 --> 00:58:28,921 누군가 손을 만져 내려다보니 알비노 소년이었어요 690 00:58:28,922 --> 00:58:31,910 저한테 왜 이러나 싶었어요 691 00:58:31,911 --> 00:58:34,516 절 찾아온 것 같은데 692 00:58:34,517 --> 00:58:38,375 너무 고통스러웠어요 부끄러운 생각이 들었거든요 693 00:58:38,376 --> 00:58:45,916 주머니에 있던 사탕을 줬더니 저만치 가서 핥아 먹더군요 694 00:58:45,917 --> 00:58:53,320 두 살짜리 애들은 항문이 뒤집힌 채 기어 다니고 있었어요 695 00:58:53,321 --> 00:58:56,796 그런 끔찍한 장면은 처음 봤어요 696 00:58:56,797 --> 00:59:07,118 항문 전체의 내부가 밖으로 뒤집혀서 빠져나온 채로 몸을 끌고 다녔고 697 00:59:07,120 --> 00:59:12,818 탈장 부위엔 파리 떼가 달라붙어 있었죠 698 00:59:12,820 --> 00:59:17,650 지옥도 이보단 끔찍하지 않을 거라 생각했어요 699 00:59:17,651 --> 00:59:20,013 평생 이런 건 보기 힘들어요 700 00:59:20,014 --> 00:59:23,628 너무 처참하고 충격적이어서 현실이 아닌 것 같았어요 701 00:59:23,629 --> 00:59:30,371 몸이 마비된 것 같았죠 702 00:59:30,372 --> 00:59:31,796 너무 충격적이었어요 703 00:59:31,797 --> 00:59:34,646 마음을 가다듬고 사진을 찍으려는데 704 00:59:34,647 --> 00:59:39,408 여자애 한 명을 만나보라고 하더군요 705 00:59:39,409 --> 00:59:41,945 이름이 페이션스라고 했어요 706 00:59:41,946 --> 00:59:44,552 여자애가 왔는데 아무것도 안 입었더군요 707 00:59:44,553 --> 00:59:46,776 16세 정도인데 708 00:59:46,777 --> 00:59:50,460 죽음을 하루 이틀 앞두고 있었어요 709 00:59:50,461 --> 00:59:52,650 어떻게 할지 난감했어요 710 00:59:52,651 --> 00:59:57,967 간호사가 그녀를 앉게 하자 제가 부탁했어요 711 00:59:57,968 --> 01:00:03,529 손으로 아랫도리를 가리게 해달라고요 712 01:00:03,530 --> 01:00:08,673 충격적인 모습을 알리기 위해 사진을 찍는 거라면 713 01:00:08,674 --> 01:00:11,697 존엄성은 지켜줘야 할 것 같았어요 714 01:00:11,698 --> 01:00:15,589 적어도 알몸 사진을 이용해선 안 된다고 생각했죠 715 01:00:21,708 --> 01:00:28,311 죽음을 코앞에 두고 그보다 더 의연할 순 없었어요 716 01:00:37,661 --> 01:00:42,353 하루는 아이에게 젖을 먹이는 여자를 봤어요 717 01:00:42,354 --> 01:00:45,341 젖은 전혀 나오지 않았어요 718 01:00:46,177 --> 01:00:49,860 사진을 찍은 다음 등에 쓰인 글을 봤는데 719 01:00:49,861 --> 01:00:57,437 놀랍게도 24세였어요 65세 정도로 보였거든요 720 01:00:57,438 --> 01:01:01,990 멀리 벽에는 이런 글귀가 있었어요 721 01:01:01,991 --> 01:01:05,431 '난 오늘 새로 태어난다' 722 01:01:08,838 --> 01:01:14,711 그 짧은 문구가 절 사로잡았어요 723 01:01:14,712 --> 01:01:19,230 사진기자로서 겪을 만큼 겪었고 스스로 사건 현장에 가고 724 01:01:19,231 --> 01:01:25,000 왜 간 것인지 묻지 않았어요 스스로 결정에 의해 간 거예요 725 01:01:25,001 --> 01:01:29,553 거절할 수도 있었는데 갔어요 726 01:01:29,554 --> 01:01:32,367 거기 가서 사람들을 찍은 건 그들이 우리가 아는 그 이상으로 727 01:01:32,368 --> 01:01:36,852 고귀한 존재란 걸 보여주기 위해서였어요 728 01:01:36,853 --> 01:01:39,528 생의 마지막 고통 속에서도요 729 01:01:43,317 --> 01:01:47,105 비아프라에 식량을 730 01:01:47,106 --> 01:01:49,156 비아프라는 영국의 베트남 731 01:01:49,180 --> 01:01:50,388 배부른 영국, 굶주린 비아프라 732 01:01:50,412 --> 01:02:00,143 이런 노력이 헛되다는 것도 알았고 733 01:02:00,179 --> 01:02:03,272 사람들이 죽어가는 걸 직접 보자 734 01:02:04,836 --> 01:02:06,886 그의 마음이 크게 움직였어요 735 01:02:06,887 --> 01:02:10,049 늘 총 맞은 병사에 대한 연민이 있었지만 736 01:02:10,050 --> 01:02:16,931 이제는 민간인들에게도 시선을 돌리게 됐죠 737 01:02:16,932 --> 01:02:21,831 권력에 굶주린 몇 사람의 야망을 위해 738 01:02:21,832 --> 01:02:23,812 원인도 모른 채 죽어가는 사람들에게요 739 01:02:38,237 --> 01:02:43,555 제국의 멸망 740 01:02:48,908 --> 01:02:54,329 메마른 땅의 고통 741 01:03:01,351 --> 01:03:04,131 마르세유 - 대물림되는 증오 742 01:03:06,286 --> 01:03:08,927 평생 동안 세계 곳곳을 돌아다녔어요 743 01:03:08,928 --> 01:03:10,700 정말 바쁘게 움직였죠 744 01:03:18,312 --> 01:03:23,351 런던 공항에서 아이들에게 손 흔드는 게 버릇처럼 됐죠 745 01:03:23,770 --> 01:03:27,349 긴장이 감도는 우간다의 수도, 캄팔라 746 01:03:30,000 --> 01:03:33,747 캄보디아, 1970년 747 01:03:35,943 --> 01:03:41,782 항상 최전방에 가고 싶은 마음이 있었어요 748 01:03:39,375 --> 01:03:41,548 캄보디아에서 맥컬린이 총 맞는 순간 749 01:03:41,783 --> 01:03:46,197 그러다 매복한 적군에 의해 지옥을 맛봤죠 750 01:03:48,456 --> 01:03:53,009 AK-47 총탄이 빗발쳤어요 751 01:03:53,045 --> 01:03:58,049 즉시 길 옆 배수구로 뛰어들었어요 752 01:04:00,413 --> 01:04:02,706 카메라에 총탄이 박히는 순간 죽는 줄 알았다 753 01:04:03,020 --> 01:04:06,564 피해야 한다는 생각뿐이었어요 754 01:04:06,566 --> 01:04:11,118 목숨이 위태로운 마당에 사진이 무슨 소용 있겠어요 755 01:04:11,119 --> 01:04:13,516 난생 처음으로 두려웠어요 756 01:04:13,517 --> 01:04:16,539 차 뒤에 숨어 있는데 엄청난 폭발음이 들리더니 757 01:04:16,541 --> 01:04:18,173 몸이 길 맞은편으로 튕겨나갔어요 758 01:04:18,174 --> 01:04:23,212 하체에 타는 듯한 고통을 느꼈어요 759 01:04:23,213 --> 01:04:27,036 지난 일들이 머리를 스치며 이젠 죽는구나 싶었어요 760 01:04:27,037 --> 01:04:30,755 180m 정도를 기어가다가 761 01:04:30,756 --> 01:04:35,169 트럭에 실려 진통제를 투여받았어요 762 01:04:35,170 --> 01:04:40,208 6명 정도의 부상병이 트럭에 실렸어요 763 01:04:40,209 --> 01:04:47,264 아픈 건 잠시 잊고 트럭 안의 모습을 찍기로 했어요 764 01:04:47,786 --> 01:04:53,104 옆의 남자는 저처럼 박격포탄에 맞았는데 765 01:04:53,105 --> 01:04:57,344 불행히도 가슴과 복부 전체에 충격을 받았어요 766 01:04:57,345 --> 01:05:01,688 그는 진정시키려는 사람들과 몸싸움을 했어요 767 01:05:02,836 --> 01:05:05,617 병원으로 가는 도중 그는 사망했어요 768 01:05:05,618 --> 01:05:07,979 저는 그의 사진을 찍었어요 769 01:05:09,023 --> 01:05:12,463 더는 목숨을 걸지 않길 바란다고 그에게 말했어요 770 01:05:12,464 --> 01:05:15,800 필요하다 생각하면 기자들은 위험을 감수해요 771 01:05:15,801 --> 01:05:18,337 독립적인 사고를 지녔거든요 772 01:05:18,338 --> 01:05:22,473 그리고 기쁘게도 작업한 결과물을 가져와요 773 01:05:22,474 --> 01:05:26,887 그럼에도 불구하고 절대로 이 다음에는 774 01:05:26,888 --> 01:05:32,727 목숨 걸고 일하지 않길 빌어요 775 01:05:33,724 --> 01:05:37,300 북아일랜드, 1971년 776 01:05:46,988 --> 01:05:51,437 벨파스트행 비행기를 타고 북아일랜드의 런던데리로 가 777 01:05:51,438 --> 01:05:55,642 호텔에 투숙하는 게 이상하게 느껴졌어요 778 01:05:55,643 --> 01:06:01,029 장담하건대, 오후 3시경 사람들이 나오면 779 01:06:01,030 --> 01:06:02,871 마음 단단히 먹는 게 좋아요 780 01:06:02,872 --> 01:06:06,139 거기가 어땠는지 알 거예요 축구 경기를 방불케 해요 781 01:06:06,140 --> 01:06:08,328 눈치껏 행동해야 해요 782 01:06:11,318 --> 01:06:14,028 벽돌과 병과 돌이 날아갔고 783 01:06:14,029 --> 01:06:18,651 군인들은 고무총과 최루가스로 응사했어요 784 01:06:18,652 --> 01:06:21,953 최루가스는 많이 맡아봤어요 785 01:06:21,954 --> 01:06:25,324 하지만 사진기자라면 놓칠 수 없는 장면이죠 786 01:06:34,918 --> 01:06:37,490 공연하는 것 같았어요 787 01:06:37,491 --> 01:06:39,888 연극 같았죠 줄거리는 다들 알 거예요 788 01:06:39,889 --> 01:06:43,328 많이 봤을 테니까 789 01:07:05,122 --> 01:07:11,968 공격이 있을 거란 걸 알고 단초점 망원렌즈를 들고 서 있다가 790 01:07:12,039 --> 01:07:16,104 '다 잡으러 가자'라는 그 순간을 찍었어요 791 01:07:17,078 --> 01:07:21,944 택시 회사 옆 가게 출입구에 792 01:07:21,945 --> 01:07:27,470 한 여자가 놀라서 서 있는 걸 그땐 전혀 몰랐어요 793 01:07:27,471 --> 01:07:31,189 그 모습이 이 사진을 더 인상적으로 만들어줬어요 794 01:07:33,113 --> 01:07:35,413 베트남, 1972년 795 01:07:35,937 --> 01:07:39,837 맥컬린은 베트남에 이미 15차례나 갔지만 마지막으로 다시 갔다 796 01:07:39,937 --> 01:07:44,137 미군은 남베트남에 군사작전의 책임을 떠넘기며 물러나고 있었다 797 01:07:44,237 --> 01:07:48,137 이 정책을 베트남화라고 불렀다 798 01:07:48,261 --> 01:07:51,361 나라 전체가 싫증을 내기 시작했으며 전쟁의 끝이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799 01:07:59,770 --> 01:08:05,017 베트남화: 그들이 치른 대가 우연히 이 도로를 지나다가 죽어가는 군인들을 봤어요 800 01:08:05,018 --> 01:08:10,718 당시 저는 제 친구 마이클 니콜슨 ITV 기자와 함께 있었어요 801 01:08:10,719 --> 01:08:15,097 상처 부위가 도로의 타르에 엉겨붙어 있었고 802 01:08:15,098 --> 01:08:16,627 열사병에 걸려 있었어요 803 01:08:16,628 --> 01:08:22,570 우린 그들을 도로에서 끌어내 차 보닛 위에 올렸어요 804 01:08:22,571 --> 01:08:30,981 전 그들의 몸을 눌러 고정했고 군 응급센터로 싣고 갔어요 805 01:08:30,982 --> 01:08:35,013 다음 날 아침 가보니 이미 사망했더군요 806 01:08:42,800 --> 01:08:47,595 그 도로에서 사람들 사진을 많이 찍었어요 807 01:08:47,596 --> 01:08:51,939 발을 판지로 감싸고 있었죠 신발을 잃어버렸다고 해요 808 01:08:51,940 --> 01:08:55,797 물론 그런 길에서 판지는 오래가지 못했어요 809 01:08:57,015 --> 01:09:00,142 아비규환이 따로 없었고 810 01:09:00,143 --> 01:09:02,158 나폴레옹 군대의 모스크바 퇴각만큼 처참했어요 811 01:09:02,159 --> 01:09:03,687 모든 게 혼란스러웠죠 812 01:09:06,295 --> 01:09:10,395 이 사진들이 '선데이 타임스'에 실리자 813 01:09:10,396 --> 01:09:13,628 남베트남 정부는 날 블랙리스트에 올렸어요 814 01:09:13,629 --> 01:09:16,930 그런 게 있는 줄도 몰랐죠 815 01:09:20,059 --> 01:09:23,220 종군 사진기자로서의 명성을 쌓아왔지만 816 01:09:23,395 --> 01:09:26,002 지금 생각하니 너무 싫어요 817 01:09:26,003 --> 01:09:27,009 제 일을 한 건데 818 01:09:27,010 --> 01:09:32,188 어느 날 갑자기 그런 찬사를 받으니 819 01:09:32,189 --> 01:09:35,698 불편하고 기분이 안 좋아요 820 01:09:35,700 --> 01:09:38,722 종군 사진기자라는 말이 용병이란 말처럼 들렸거든요 821 01:09:38,723 --> 01:09:42,789 조국은 폐허가 되고 시력마저 잃은 캄보디아 병사 822 01:09:50,437 --> 01:09:54,815 지난날을 돌이켜보니 가족이 많이 힘들었을 것 같아요 823 01:09:54,816 --> 01:09:57,143 전 늘 작별 인사만 했어요 824 01:09:57,144 --> 01:10:04,652 애들은 아빠라는 이 사람을 다시 볼 순 있을까 싶었을 거예요 825 01:10:06,425 --> 01:10:12,506 하지만 감상에 젖어 약해지고 싶지 않았어요 826 01:10:12,507 --> 01:10:16,016 일을 마친 다음 집에 가고 싶었어요 827 01:10:16,017 --> 01:10:16,886 지금 생각해보니 참 이기적이었네요 828 01:10:16,887 --> 01:10:18,450 프놈펜의 죽음 지금 생각해보니 참 이기적이었네요 829 01:10:18,451 --> 01:10:19,318 프놈펜의 죽음 830 01:10:19,529 --> 01:10:22,064 결국 결혼은 파경에 이르고 말았죠 831 01:10:25,280 --> 01:10:28,680 베이루트, 1976년 832 01:10:30,104 --> 01:10:34,204 레바논은 부유한 주류 우익 엘리트에 의해 지배되었다 833 01:10:34,304 --> 01:10:38,404 무슬림 그룹과 팔레스타인을 탈출한 게릴라들로 구성된 좌익 파벌과의 마찰이 증가하였다 834 01:10:38,428 --> 01:10:42,628 산발적인 총격전으로 시작되어 빠르게 내전으로 확대되었다 835 01:10:42,752 --> 01:10:52,552 맥컬린은 분쟁에서 그들 편을 들어주리라는 기대 아래 기독교 팔랑헤당의 취재 허가를 받았다 836 01:10:58,590 --> 01:11:06,237 베이루트의 마로나이트 기독교파 본거지에서 팔랑헤 기독교 민병대가 837 01:11:06,239 --> 01:11:12,076 극단적인 팔레스타인 게릴라들이 점거한 이슬람 난민촌에 총격을 가했습니다 838 01:11:12,077 --> 01:11:17,395 레바논에선 갈등이 끊이지 않았어요 늘 일이 생겼죠 839 01:11:17,396 --> 01:11:19,480 차마 눈 뜨고는 못 보는 난생 처음 보는 일들이요 840 01:11:19,481 --> 01:11:27,508 제가 찍은 기독교인들은 하나같이 상대편을 향해 위용을 뽐냈고 841 01:11:27,509 --> 01:11:32,305 뻔뻔하게도 십자가 목걸이를 하고 있었어요 842 01:11:32,306 --> 01:11:38,353 그런 식이라면 더한 짓도 할수 있을지 모릅니다 843 01:11:38,354 --> 01:11:45,200 기독교라는 미명하에 저지르는 끔찍한 일들 말고도요 844 01:11:45,201 --> 01:11:49,058 정치적 대립으로 여전히 교착상태입니다 845 01:11:49,059 --> 01:11:52,569 정전을 위한 시도가 실패로 드러남에 따라 846 01:11:52,570 --> 01:11:55,731 의회는 회기를 연장해 해결 방안을 논의하기로... 847 01:11:55,732 --> 01:11:58,199 '카란티나'라고 하는 팔레스타인 난민촌은 848 01:11:58,200 --> 01:12:04,003 베이루트 동쪽의 기독교 심장부에 있었고 849 01:12:04,004 --> 01:12:10,642 그 일은 애초부터 살인이었어요 850 01:12:17,317 --> 01:12:18,601 기독교인들이 시작한 거예요 851 01:12:18,602 --> 01:12:20,826 그들은 포로들을 잡아들였고 852 01:12:20,827 --> 01:12:23,328 모든 일이 순식간에 일어났어요 853 01:12:24,684 --> 01:12:28,437 어떤 집에 갔더니 여자들과 아이들이 비명을 지르고 있었어요 854 01:12:28,439 --> 01:12:33,269 한 기독교인이 그들을 아래층으로 내려오게 하는 중이었고 855 01:12:33,270 --> 01:12:36,745 계단 좌측으로 팔레스타인 남자 두 명이 856 01:12:36,746 --> 01:12:40,880 손을 들고 있는 게 보였어요 857 01:12:42,516 --> 01:12:45,955 여자들이 집을 나가는 순간 858 01:12:45,956 --> 01:12:50,334 제 옆에 있던 남자가... 아주 가까이에 있던 남잔데 859 01:12:50,335 --> 01:12:54,089 두 젊은이를 향해 무자비하게 총을 난사했어요 860 01:12:54,090 --> 01:12:55,930 빗발치는 총탄 속에서 그들은 쓰러졌고 861 01:12:55,931 --> 01:12:58,016 벽은 피범벅이 되었어요 862 01:12:59,859 --> 01:13:04,898 난 다른 계단으로 돌아가며 애써 흥분을 가라앉히려 했어요 863 01:13:04,899 --> 01:13:06,705 너무 충격적이었거든요 864 01:13:06,706 --> 01:13:09,069 방금 전에 본 게 믿기지 않았어요 865 01:13:10,181 --> 01:13:16,090 밖에 나오니 총을 든 기독교인이 여자들과 아이들을 데리고 있었어요 866 01:13:16,091 --> 01:13:20,607 사진 찍다 걸리면 죽을 줄 알라며 꺼지라고 하더군요 867 01:13:23,702 --> 01:13:29,471 그날 어딜 가든 눈앞에서 사람이 살해됐어요 868 01:13:29,472 --> 01:13:31,973 그러다 이 사진을 찍게 됐는데 869 01:13:31,974 --> 01:13:37,082 팔레스타인 경비병 시신 옆에서 류트를 연주하는 사람이에요 870 01:13:40,733 --> 01:13:44,591 사진이 잡지에 실렸을 때 이들은 몹시 화를 내며 871 01:13:44,592 --> 01:13:48,934 사진 찍은 사람을 잡아 죽이겠다고 했죠 872 01:13:54,184 --> 01:13:58,945 사진을 찍었다는 이유로 날 죽이고 싶어 한다니 영광이었어요 873 01:14:02,943 --> 01:14:05,931 26층 홀리데이인 호텔이 불타고 있습니다 874 01:14:05,932 --> 01:14:10,797 전쟁의 화마에 휩쓸린 세 번째 5성급 호텔입니다 875 01:14:10,798 --> 01:14:17,470 여기는 힐튼 호텔 마당인데 간밤에 전투가 벌어졌습니다 876 01:14:17,471 --> 01:14:24,596 이슬람교도들이 기독교인 지역을 공격했을 때 저도 거기 있었는데 877 01:14:24,597 --> 01:14:28,315 그들은 사실 힐튼 호텔에 숨어 있었어요 878 01:14:28,316 --> 01:14:32,902 그들은 기독교인을 포로로 잡아 옥상으로 데려가서는 879 01:14:32,903 --> 01:14:39,262 불구로 만들었어요 성기를 잘라낸 거죠 880 01:14:39,264 --> 01:14:42,843 그러더니 산 채로 건물 밖으로 던져버렸어요 881 01:14:43,886 --> 01:14:47,118 증오심에 사로잡히게 되면 882 01:14:47,119 --> 01:14:49,621 그것은 이내 광기가 되고 883 01:14:49,622 --> 01:14:55,842 상식을 뛰어넘는 지경까지 이르게 됩니다 884 01:15:03,768 --> 01:15:04,844 어떻게 한 건지 모르겠어요 885 01:15:04,845 --> 01:15:08,007 '돈'은 매우 감성적인 양심의 소유자예요 886 01:15:08,008 --> 01:15:11,100 전 '카메라를 든 양심'이라고 부르죠 887 01:15:11,101 --> 01:15:16,279 그는 다른 사람의 고통에 대해 감성적이에요 888 01:15:16,280 --> 01:15:18,086 파괴된 도시 그것은 사람들에게 889 01:15:18,087 --> 01:15:24,447 파괴된 도시 사건의 진상을 알리고자 하는 자극이 되기도 해요 890 01:15:24,448 --> 01:15:30,321 감성은 그런 장면들에서 뒷걸음치게 만들 수도 있지만 891 01:15:30,322 --> 01:15:33,483 그의 양심과 결합하면 892 01:15:33,484 --> 01:15:37,168 사진을 통해 메시지를 전하겠다는 의지를 불러일으킵니다 893 01:15:38,385 --> 01:15:42,243 불타는 베이루트 냉철한 시선이 따뜻한 감성과 만나고 894 01:15:42,244 --> 01:15:48,569 사진의 이미지를 극대화하는 글이 더해져서 895 01:15:48,570 --> 01:15:53,539 최고의 기사가 탄생한 거죠 896 01:15:53,540 --> 01:15:55,624 끔찍한 질문 같지만 897 01:15:55,625 --> 01:15:59,030 당신이 찍는 그런 무시무시한 사진들이 898 01:15:59,031 --> 01:16:01,185 사람들의 마음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보세요? 899 01:16:01,186 --> 01:16:03,827 솔직히 그런 생각 안 했어요 900 01:16:03,828 --> 01:16:08,449 16년간 전쟁 사진을 찍으면서 강한 환멸을 느꼈어요 901 01:16:08,450 --> 01:16:14,671 전시회를 열었더니 관객 대부분이 젊은이들이었어요 902 01:16:14,672 --> 01:16:21,414 편지를 보내는 사람들도 젊은이들로 903 01:16:21,415 --> 01:16:23,117 전쟁에 관심이 많았어요 904 01:16:23,118 --> 01:16:30,103 나머지 우리 중년층은 전쟁을 신물이 나게 겪어서 905 01:16:30,104 --> 01:16:34,066 얘기 듣는 것도 싫어해요 방법이 없다고 생각하죠 906 01:16:34,067 --> 01:16:40,739 하지만 미래를 짊어질 젊은이들은 관심을 갖고 해결책을 찾으려 해요 907 01:16:40,740 --> 01:16:43,380 전쟁에 대해 부끄러워하고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에요 908 01:16:43,381 --> 01:16:45,952 좀 더 안락한 삶은 생각해보셨나요? 909 01:16:45,953 --> 01:16:49,983 속옷 차림의 여자 사진을 찍어 돈을 많이 버는 거요 910 01:16:49,984 --> 01:16:53,285 - 아니면 벗은 사진이라든가 - 찍다가 심장마비 걸릴까 봐서요 911 01:16:57,249 --> 01:17:01,419 이건 맘에 드실 겁니다 뚱한 표정의 연인이요 912 01:17:01,420 --> 01:17:04,234 옆에서 너무 바짝 들이대면 이럴 수도 있겠네요 913 01:17:08,441 --> 01:17:11,047 이건 제가 좋아하는 사진이에요 914 01:17:11,048 --> 01:17:12,819 선호하는 사진이 많진 않아요 915 01:17:12,820 --> 01:17:16,365 전형적인 불법점유 사진인데 916 01:17:16,366 --> 01:17:19,597 왠지 영국적이에요 917 01:17:19,598 --> 01:17:22,030 의자를 보면 다 그렇진 않지만요 918 01:17:22,414 --> 01:17:25,679 영국적인 거 하나를 들자면 919 01:17:25,680 --> 01:17:29,850 여름이면 별의별 희한한 사람들을 다 볼 수 있다는 거죠 920 01:17:30,859 --> 01:17:33,882 이런 나라도 없어요 921 01:17:33,883 --> 01:17:40,034 다양한 자기 주장이 있죠 괴짜라고 할까 922 01:17:40,035 --> 01:17:43,718 영국에 이런 사람들 참 많아요 전 그게 좋아요 923 01:17:52,408 --> 01:17:56,612 우리 도시 브래드퍼드를 구해주세요 924 01:18:10,412 --> 01:18:14,652 나치는 브래드퍼드를 떠나라 925 01:18:37,662 --> 01:18:41,415 '선데이 타임스' 없는 일요일은 일요일이 아닙니다 926 01:18:42,139 --> 01:18:45,439 1970년대 후반 노사간의 갈등으로 타임스 지는 약해지기 시작했다 927 01:18:45,563 --> 01:18:48,563 돈을 잃기 시작하고 해결책을 찾지 못하자 톰슨 가문은 결국 매각에 나섰다 928 01:18:48,687 --> 01:18:59,587 1981년 루퍼트 머독의 뉴스 코퍼레이션이 타임스와 선데이 타임스를 사들였고 새로운 편집 방향을 맞이하게 됐다 929 01:19:03,494 --> 01:19:09,053 인쇄 노조가 파업했을 때 '선데이 타임스'의 생명은 끝났어요 930 01:19:09,054 --> 01:19:14,649 이사들은 이대로 망하는 걸 두고 볼 수 없다고 했습니다 931 01:19:14,650 --> 01:19:17,395 경제적인 측면과 정신적 측면 모두가 무너지는 걸요 932 01:19:17,396 --> 01:19:19,967 그들은 매각 절차에 들어갔고 933 01:19:21,811 --> 01:19:26,363 상당히 거친 이력을 지닌 루퍼트 머독이 934 01:19:26,364 --> 01:19:33,627 인쇄 노조를 통제하는데 적임자라고 판단했습니다 935 01:19:33,628 --> 01:19:37,520 몇 가지 측면에서 보면 괜찮은 결정이었죠 936 01:19:37,521 --> 01:19:41,587 - 사진은 그만 찍으시고 이제... - 편집장이십니다 937 01:19:43,047 --> 01:19:48,572 머독은 신문의 독립성을 유지하겠다고 했지만 938 01:19:48,573 --> 01:19:50,345 약속을 지키지 않았어요 939 01:19:50,346 --> 01:19:56,636 이는 영국 언론에 아주 불행한 소식이고 940 01:19:56,637 --> 01:20:00,772 개인적으로 돈 맥컬린에게도 슬픈 소식입니다 941 01:20:00,773 --> 01:20:03,066 머독이 '선데이 타임스'를 인수하고 942 01:20:03,067 --> 01:20:05,916 해럴드 에번스를 '더 타임스'로 보냈을 때 943 01:20:05,917 --> 01:20:11,373 이제 다 끝났다고 생각했어요 944 01:20:11,374 --> 01:20:14,779 18년간 정든 직장인데 말이죠 945 01:20:14,780 --> 01:20:17,976 '돈'이 가진 독립성과 946 01:20:17,977 --> 01:20:24,060 사진을 통해 진솔한 뉴스를 전달하는 능력이 947 01:20:24,061 --> 01:20:28,681 위기에 처했다는 게 결국 드러났습니다 948 01:20:52,178 --> 01:20:55,653 갑작스럽게 포클랜드 전쟁이 발발했고 949 01:20:55,654 --> 01:21:04,169 난생 처음 겪는 영국군과 관련된 국제전이라 가고 싶었어요 950 01:21:04,170 --> 01:21:09,729 전 제가 적임자라고 생각했는데 놀랍게도 승선을 거부당했어요 951 01:21:10,496 --> 01:21:12,511 전에 이런 적 없었어요 952 01:21:12,512 --> 01:21:18,419 결국 배를 타지 못했고 참담한 심정이었어요 953 01:21:19,880 --> 01:21:27,039 인원 초과라는 궁색한 변명으로 배에 타지 못하게 한 겁니다 954 01:21:28,813 --> 01:21:34,790 그의 사진이 너무 정직하고 너무 인상적이며 955 01:21:34,791 --> 01:21:36,875 의미가 함축적이기에 956 01:21:36,876 --> 01:21:41,985 표현의 자유를 남용하게 놔둘 수 없다는 거죠 957 01:21:41,986 --> 01:21:43,930 참으로 무서운 결정이었어요 958 01:21:43,931 --> 01:21:51,229 그러니까 요지는 그가 평생 기록해온 것들은 959 01:21:51,230 --> 01:21:54,357 기록해서는 안 되는 것들이었다는 얘기입니다 960 01:21:54,359 --> 01:21:57,868 이런 뜻이기도 해요 961 01:21:57,869 --> 01:21:59,224 '왜 괜한 고생이냐' 962 01:21:59,225 --> 01:22:04,194 '왜 목숨을 담보로 진실을 알리려 하느냐' 963 01:22:07,253 --> 01:22:11,389 그 때문에 전 다시 레바논에 갔어요 964 01:22:11,390 --> 01:22:16,254 포클랜드에 못 간 것과 맞물려 레바논 전쟁이 발발했거든요 965 01:22:16,255 --> 01:22:18,062 언제든 차선은 있어요 966 01:22:18,063 --> 01:22:21,225 포클랜드에 못 가면 레바논에 가는 거죠 967 01:22:21,226 --> 01:22:26,925 전 소위 전쟁중독증을 앓고 있다고 볼 수 있어요 968 01:22:26,926 --> 01:22:29,323 안 가면 병이 도져요 969 01:22:29,324 --> 01:22:37,804 학살은 레바논 팔랑헤의 특수보안대에 의해 자행됐습니다 970 01:22:37,805 --> 01:22:40,619 이 작전은 전적으로 971 01:22:40,620 --> 01:22:44,790 팔랑헤의 고위 사령부의 직접 지휘하에 이뤄졌습니다 972 01:22:44,791 --> 01:22:48,614 샤틸라 난민촌에서 학살이 시작됐을 때 973 01:22:48,615 --> 01:22:52,993 이스라엘군은 끊임없이 조명탄을 쏴서 974 01:22:52,994 --> 01:22:57,580 팔랑헤 민병대가 난민촌에 진입할 수 있게 했습니다 975 01:22:58,004 --> 01:23:04,604 1982년 여름에 있었던 베이루트의 승리는 1976년 이래 맹위를 떨쳤던 전쟁의 지속이었다 976 01:23:04,828 --> 01:23:11,528 이번에는 이스라엘과 시리아도 평화유지군으로 참전했다 977 01:23:11,552 --> 01:23:18,352 그러나 3천명이 넘는 팔레스타인 난민의 목숨을 앗아간 사브라-사탈리 학살을 막지 못했다 978 01:23:18,476 --> 01:23:24,976 이 취재는 맥컬린의 선데이 타임스에서의 마지막 주요 작업이 되었다 979 01:23:59,064 --> 01:24:03,339 어느 아침 호텔에 절 찾는 전화가 왔어요 980 01:24:03,340 --> 01:24:06,329 맥컬린 씨냐고 묻기에 그렇다고 했더니 981 01:24:06,330 --> 01:24:09,005 로비로 나와달라고 하더군요 982 01:24:09,006 --> 01:24:13,280 '사브라 샤틸라'에 있는 병원에 데려다 주겠다면서요 983 01:24:15,262 --> 01:24:18,771 그 병원에서 21명이 살해됐는데 984 01:24:18,772 --> 01:24:20,266 문제는 그게 아니고 985 01:24:20,267 --> 01:24:24,541 이번 학살에서 가장 끔찍한 면을 보여주고 싶다고 했어요 986 01:24:24,542 --> 01:24:30,519 그들은 절 위층에 있는 소아정신병동에 데려갔고 987 01:24:30,520 --> 01:24:31,736 놀랍게도 그곳에 포격 중에도 988 01:24:31,737 --> 01:24:37,818 5일간 혼자 병원을 지킨 간호사가 있었어요 989 01:24:43,068 --> 01:24:47,411 그녀의 안내로 병원을 돌며 전 제 눈을 의심했어요 990 01:24:48,176 --> 01:24:51,930 애들을 침대에 묶어놔야 했다고 말하더군요 991 01:24:51,931 --> 01:24:56,448 병원을 빠져나가면 위험해서 어쩔 수가 없었대요 992 01:24:56,449 --> 01:24:59,055 아이들은 침대에 묶인 채 993 01:24:59,056 --> 01:25:03,434 상상도 할 수 없는 더위 속에서 파리로 뒤덮여 있었어요 994 01:25:03,435 --> 01:25:07,014 흥건하게 고인 배설물 위에 누워 995 01:25:07,015 --> 01:25:10,282 굶주림과 지독한 갈증에 시달리고 있었어요 996 01:25:25,749 --> 01:25:28,981 간호사는 다른 방에 애들이 더 있다고 했어요 997 01:25:28,982 --> 01:25:33,430 앞도 못 보고 정신이상이 있어서 가둬둘 수밖에 없다고 해요 998 01:25:33,431 --> 01:25:36,592 겨우 두 살 된 애들도 있다 했어요 999 01:25:36,593 --> 01:25:40,068 그녀가 문을 열자 방에서 열기가 뿜어져 나왔어요 1000 01:25:40,069 --> 01:25:43,022 찜통에 들어온 것 같았죠 1001 01:25:43,023 --> 01:25:47,888 온갖 오물과 배설물에서 뒹굴고 있는 아이들은 1002 01:25:47,889 --> 01:25:51,608 눈 먼 생쥐들 같았어요 1003 01:25:51,609 --> 01:25:57,412 인간적으로 그때만큼 부끄러웠던 적이 없어요 1004 01:25:57,413 --> 01:26:04,711 만일 이게 기독교라는 이름으로 자행되는 일이라면... 1005 01:26:04,712 --> 01:26:09,472 이 전쟁은 기독교인들에 대한 저항과 그에 대한 기독교인들의 보복이었고 1006 01:26:09,473 --> 01:26:12,114 유대인들은 난민촌을 폭격하고 있었어요 1007 01:26:12,115 --> 01:26:18,232 모든 것은 종교적 광기 때문이었고 그 대가는 누가 치른 걸까요? 1008 01:26:18,233 --> 01:26:24,870 의문이 들었고 큰 충격과 함께 혼란스러웠어요 1009 01:26:24,871 --> 01:26:26,191 왜 여기 왔는지 1010 01:26:26,192 --> 01:26:31,473 이것이 사진기자로서의 내 신념과 무슨 상관이 있을까 싶었어요 1011 01:26:35,159 --> 01:26:40,475 다른 방에 갔다가 너무 끔찍해서 그냥 나와버렸어요 1012 01:26:40,476 --> 01:26:45,829 한 아이는 건물 파편을 장난감 삼아 놀고 있었어요 1013 01:26:45,830 --> 01:26:47,810 블록 놀이를 하는 것처럼요 1014 01:26:52,155 --> 01:26:54,726 저에겐 심판의 날과 같았어요 1015 01:26:54,727 --> 01:27:02,164 그보다 더 비극적인 건 본 적이 없거든요 1016 01:27:02,165 --> 01:27:04,180 절대 잊지 못해요 1017 01:27:10,611 --> 01:27:14,294 그리고 슬프게도 그날 일은 자꾸만 되살아나요 1018 01:27:14,295 --> 01:27:22,010 여전히 현재 진행 중인 것처럼 생생하게 떠올라 머릿속을 괴롭혀요 1019 01:27:32,369 --> 01:27:35,531 보도만큼 강한 것도 없습니다 1020 01:27:35,532 --> 01:27:39,841 정부가 못 찾는 걸 기자들은 찾을 수 있어요 1021 01:27:39,842 --> 01:27:44,741 정부는 진실이 밝혀지는 걸 원치 않습니다 1022 01:27:44,742 --> 01:27:47,973 그건 국내외 다 마찬가지예요 1023 01:27:47,974 --> 01:27:54,473 따라서 사실을 알리고자 하는 열정이 아주 중요한 거죠 1024 01:27:54,474 --> 01:28:02,675 그리고 그런 열정이 줄어드는 오늘날 우린 많은 걸 잃었어요 1025 01:28:02,676 --> 01:28:09,974 아직도 좋은 뉴스 사진과 보도를 갈망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생각해요 1026 01:28:10,741 --> 01:28:13,068 머독 회장이 예산안 회의에서 1027 01:28:13,069 --> 01:28:16,440 '더 타임스'지의 편집장직을 사임하도록 했고 1028 01:28:16,441 --> 01:28:18,525 저는 거절했습니다 1029 01:28:18,526 --> 01:28:25,302 임원들은 결코 사임을 요구한 적 없습니다 1030 01:28:26,208 --> 01:28:28,188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1031 01:28:28,189 --> 01:28:33,436 저와 머독 회장 사이의 불화는 계속되어선 안 됩니다 1032 01:28:33,437 --> 01:28:37,919 따라서 오늘 밤 저는 편집장직을 사임합니다 1033 01:28:37,920 --> 01:28:41,777 '선데이 타임스'를 떠난 이유는 사실 간단해요 1034 01:28:41,779 --> 01:28:47,061 앤드루 네일이라는 새 편집장이 왔는데 그는 야심만만하고 1035 01:28:47,062 --> 01:28:55,055 완전히 새 사람들로 회사를 꾸려가고 싶어 했어요 1036 01:28:55,056 --> 01:29:01,589 그는 더 이상 전쟁 기사를 싣지 않겠다고 했어요 1037 01:29:01,694 --> 01:29:08,227 생활과 레저에 관련한 기사로 광고 수익을 노리겠다는 거죠 1038 01:29:08,229 --> 01:29:10,174 따라서 전 퇴출 대상 1호였어요 1039 01:29:10,175 --> 01:29:16,847 아프리카에서 굶주리고 죽어가는 아이들을 찍으면서 1040 01:29:16,848 --> 01:29:20,392 강한 인상을 줄 거라 확신했고 정말 그랬어요 1041 01:29:20,393 --> 01:29:28,143 그러나 이 사진들은 차나 사치품을 광고하는 잡지에 어울리지 않았죠 1042 01:29:28,144 --> 01:29:31,827 물러날 수밖에 없었어요 1043 01:30:00,051 --> 01:30:06,723 사이공에서 있었던 처형에 대해 '돈'에게 물은 적이 있는데 1044 01:30:06,724 --> 01:30:13,432 사형이 집행되는 감옥에 갔지만 처형 장면은 찍지 않았다고 해요 1045 01:30:14,232 --> 01:30:22,572 인도주의적인 측면에서 어떤 식으로든 살인을 용인하기 싫었다고 해요 1046 01:30:22,573 --> 01:30:26,570 그 후로 그가 찍은 모든 사진들은 1047 01:30:26,571 --> 01:30:29,733 폭력을 정당화하는 걸 막고 메시지를 전했죠 1048 01:30:29,734 --> 01:30:33,765 '당신의 정치적 결정으로 인한 결과를 봐라' 1049 01:30:33,766 --> 01:30:39,430 '이는 탐욕의 결과이고 부주의함의 결과다' 1050 01:30:39,431 --> 01:30:41,655 '이 사진을 보고 재고해라' 1051 01:30:41,656 --> 01:30:50,587 그는 최고의 사진 기술을 지닌 열정적이고 인도주의적인 사진기자였어요 1052 01:30:50,588 --> 01:30:53,229 제 눈엔 천재였죠 1053 01:30:59,660 --> 01:31:02,891 이제 제 나이 일흔다섯이에요 1054 01:31:02,892 --> 01:31:05,984 아직 기력은 남아있지만 많지는 않아요 1055 01:31:05,985 --> 01:31:09,460 앞으로 남은 인생은 1056 01:31:09,461 --> 01:31:13,040 지금까지 얘기한 그런 것들을 뿌리 뽑는 데 보내려 합니다 1057 01:31:13,041 --> 01:31:15,438 풍경 사진을 찍을까 해요 1058 01:31:15,439 --> 01:31:22,076 영국의 풍경은 저에게는 천국과도 같아요 1059 01:31:24,233 --> 01:31:27,776 한 가지 맘에 걸리는 건 다른 것들과 마찬가지로 1060 01:31:27,777 --> 01:31:31,879 사랑하는 것들 주변에는 늘 위험이 도사리고 있단 거예요 1061 01:31:31,880 --> 01:31:37,092 멀리서 전기톱 소리가 들리면 나무가 죽어가는구나 해요 1062 01:31:37,093 --> 01:31:43,139 꿩 사냥 총소리가 나면 어딘가에 피가 낭자하겠구나 해요 1063 01:31:43,140 --> 01:31:49,257 총소리는 즉시 내 신경 시스템의 기억 장치에 전원을 켜요 1064 01:31:51,864 --> 01:31:57,911 이런 것들에서 도망치고 싶은 생각이 간절해요 1065 01:31:57,912 --> 01:32:05,662 매번 기억의 스위치가 켜지며 과거가 되살아나는 것 같거든요 1066 01:32:27,086 --> 01:32:32,486 최전선에서 취재를 멈춘 후 돈 맥컬린은 자신의 명성을 이용해 자선단체와 캠페인 그룹 지원에 나섰다 1067 01:32:32,610 --> 01:32:39,710 1993년 사진 기자로서는 최초로 대영제국 훈장을 받았다 1068 01:32:39,834 --> 01:32:45,534 그의 최근 사진집은 '남부 국경지대: 로마 제국 횡단 여행'으로 2010년에 발간되었다 1069 01:32:45,571 --> 01:32:51,271 그는 현재 미래 세대를 위해 그의 작업을 정리하고 있다 1070 01:32:52,295 --> 01:32:58,295 해롤드 에반스는 선데이 타임스에서 14년동안 재직했으며 많은 스캔들과 불의를 고발했다 1071 01:32:58,395 --> 01:33:05,295 2004년 언론 활동으로 기사 작위를 받았다 1072 01:33:05,419 --> 01:33:15,619 2011년 현재 톰슨-로이터의 편집인으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