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 나는 행복했다, 만족스러웠고
태초부터 내 것이었던
나만의 물속에서 유영하며..
그러던 어느 날, 어떤 이유로 난 통제력을 잃었고
난 급속도로 충돌하고 있었다...
나의 엄마, 레슬리의 자궁벽에
고통스럽게 계속 부딪히며
난 끝까지 맞서 싸웠지만 결국은 지고 말았다
최초의 패배였지만 그것이 마지막은 아니었다
나는 9/11 테러 3일 후에 태어났다
들립니다.. 전 들립니다
그리고 온 세상도 들릴 겁니다
그리고 이 빌딩을 무너뜨린 놈들에게도 들릴 겁니다
곧 우리 모두에게 들릴 겁니다
엄마랑 아빠는 병원에서 이틀을 지냈다
tv의 부드러운 빛 아래 나를 안고
그 빌딩들이 무너지고 또 무너지는 것을 계속 보았다
슬픈 감정이 사라지고 멍해질 때까지
그러다가, 갑자기
교외의 한 중산층 가정의 어린 시절로 넘어갔다
13... 14...
15... 16...
- 루, 뭘 보는 거니?
- 17...
루, 엄마 봐
- 하나, 둘, 셋...
- 뭐하는 거니, 루?
장박장애 같습니다
내가 뭔 학대를 받은 것도 아닌데..
ADHD
(주의력 결핍 장애)
깨끗한 물을 못 먹고 자란 것도 아니고..
불안 장애
친척한테 성추행을 당한 것도 아닌데..
그리고 조울증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근데 아직 확언하기엔 너무 어려서요
그러니까 누가 나한테 왜 이 지랄이 난 건지
설명 좀 해줘봐
딸, 그냥 네 머리가 그렇게 생기길 타고난 거야
세상에 잘나고 똑똑하고
재미있고 창의력이 넘치는 사람도
너같이 마음의 병을 안고 살고 있어
그런 사람 누구?
어..
빈센트 반 고흐
실비아 플라스
그리고 니가 제일 좋아하는 브리트니 스피어스도
- 브리트니가 머리를 빡빡 밀었어!
- 와 대박
완전 대머리가 됐네
기억도 잘 안 난다
8살 때부터 12살까지는
그냥 세상은 빨리 돌아가는데
내 머리는 못 따라가는 것 같았다
자, 전치사가 뭔지 아는 사람?
그러고 어쩌다 한 번씩
숨을 어떻게 쉬는 건지 까먹었을 때면...
...죽을 것만 같았다
진정하고 천천히 숨 쉬어
매일 매 순간 죽을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