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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그레이
(The Grey, 2011)

 

내 일터는 이 세상의 끝!

 

난 큰 정유회사의
월급쟁이 킬러다

 

왜 의욕이 전만
못한진 몰라도

 

분명 내 소속은 여기다

 

주변사람이라곤...

 

전과자

 

도망자, 뜨내기

 

빙충이

 

세상의 부적응자들뿐

 

밟아버려!

 

그렇지!

 

단 한순간도 당신을
잊고 지낸 적 없었어

 

고운 얼굴도 보고 싶고

 

손도 꼭 잡아보고 싶고

 

내 품에 안아보고 싶어

 

그런 날은 오지 않겠지

 

당신은 날 떠났고

 

결코 돌아오지 않을 테니

 

난 여기가 지옥인 양 지내

 

저주 받은 듯...

 

머잖아 진짜 지옥에 가겠지

 

왜 이 글을 쓰나 모르겠어

 

다 부질없는 짓이건만

 

당신은 돌아오지 않을 텐데

 

어쩌다 우리가
이렇게 됐을까

 

내 탓이겠지

 

나쁜 운과

 

삶의 독들...

 

결국 난 참 좋은 세상을
등지게 됐어

 

'한번 더 싸워보세'

 

'마지막으로 폼나게 싸워보세'

 

'바로'

 

'이날, 살고 또 죽으세'

 

'바로'

 

'이날'

 

'살고 또 죽으세'

 

탑승권 좀 보여주십시오

 

어서 꺼내주세요

 

폭우가 온대서
빨리 이륙해야 합니다

 

되게 꾸물대시네
갑시다

 

미안합니다

 

미안하게 됐어요

 

징글맞게도 추운 날이군요

 

샤워하려고 옷을 벗었더니

 

아랫도리에 고드름이
달리는 거라

 

똥 누려다 맘 접었소

 

앵커리지에 여자 있었어요?

 

아뇨

 

난 몇 명 있는데

 

하나가 사정이 나빠졌어요

 

지가 그렇다니 그런 거지만

 

그 후론 돈만 뜯어냅디다

 

내가 그랬죠
"이 년아, 나도 거지야"

 

벌면 나눠준다잖아

 

난 토드 플래너리요

 

댁은 오트먼이죠?

 

오트웨이

 

이런, 미안해라
오트웨이지 참

 

저격수처럼 짐승들 죽이시지?

해치운 것 중에
제일 큰 게 불곰인가?

 

곰한테 꽂힌 놈 나오는
다큐를 봤는데...

 

잠깐만

 

난 얘기보단 조용히
누워 가고 싶은데요?

 

그래요, 그러세요

 

선생님, 선생님
자리에 앉아주세요

 

금방 앉을 거요

 

- 이런 거 좋아하죠?
- 전혀 아냐

 

난 성게 안 먹어봤어

 

그거 먹으면
발기불능뿐 아니라

 

독이 올라서

 

지독한 피부병으로 고생한대

 

그 반대라던데

 

맛도 더럽게 없고!

 

맛본 적 있어?

 

본 적은 있나?

 

장난이 아니라니까

 

- 또 뭐가 있는데?
- 매운 참치롤

 

그건 발기불능 아냐

 

- 요실금이지
- 요실...

 

지난 토요일 밤에
바지에다 지렸잖아

 

어릴 때 생각나네

 

실화야, 진짜라구

 

생선을 박박 씻는 거야

 

잘 문질러야 해

 

- 멀미나 죽겠네
- 왜 이래?

 

- 뭐였지?
- 젠장

 

우리 쪽팔리게 굴지 맙시다

 

추락해도 머리 아래로
처박는 거 하지 말자구

 

입 좀 닥쳐!

 

- 닥쳐!
- 주둥이 닥쳐!

 

재수없게시리!

 

왜 그딴 소릴 해?

 

디스커버리 채널 보니까

 

사람들 척추가
머리통을 꿰뚫더라구

 

닥치라고, 대체 뭔 얘기야?

 

죄다 구부리고 있어 갖고

 

이봐

 

플래너리
줘터지기 전에 닥쳐!

 

- 말도 못하나?...
- 아가리 닥쳐!

 

가까이 있는 놈이 손봐 줘

 

뭐 이따위야!

 

비행기 꼬나박겠단 거야 뭐야?

 

다들 참 예민하시네?

 

됐고, 그냥...

 

입들 다뭅시다

 

이봐, 이쪽 창문에
얼음이 있어

 

- 자리에 앉아계세요
- 무슨 일입니까?

 

왜 이렇게 춥지?
창문에 얼음이 있대두요

 

- 무슨 일입니까?
- 침착하게 계세요

 

- 무슨 일인데요?
- 벨트 매시구요

 

맙소사...

 

자리에 앉아 계세요

 

너무 춥잖아

 

조종사한테
설명 좀 하라고 해요

 

뭔가 단단히 잘못됐잖아

 

다들 자리에 앉아주세요!

 

- 미치겠네
- 이러다 죽겠어!

 

누가 좀 살려줘요!

 

사람 살려!

 

사람 살려!

 

사람 살려!

 

누가 좀 살려줘요! 망할!

 

- 잠깐 참아요
- 빼내줘요

 

빼내줄게요

 

- 됐어요
- 어쩌다 추락한 거야?

 

- 맙소사!
- 자...

 

저 사람 두동강났어

 

- 보지 마요!
- 추락했어!

 

보지 말라구!

 

날 봐요! 날 보라구!

 

손도 다리도 아작났어요

 

아! 망할!

 

아픈 게 좋은 거예요

 

- 좋은 거예요?
- 네

 

이거 기분 째지네

 

또 피나는 데 있어요?

 

나도 모르겠어요

 

- 덮을 거 가져올게요
- 나 두고 가지 마요!

 

- 금발 올 거예요
- 어디 가는데요?

 

- 금방 올게요
- 망할!

 

젠장할!

 

오트웨이!

 

빠져나가야 해

 

문제 없을 거야

 

- 가방에 진통제 있어
- 헤르난데즈

 

헤르난데즈, 괜찮아요?

 

바네사한테 전화해야 해요

 

바네사하고 잠깐만
통화하면 돼요

 

- 한 통화만...
- 쇼크상태지만

 

일어나서 도와줘요

 

무슨 일이오?

 

비행기가 떨어졌어요

 

- 뭐?
- 추락했어요

 

설마... 말도 안 돼

 

- 말이 안 되잖소
- 사실이에요

 

자고 있었는데
그럴 리가 없잖소

 

조종사는?

 

조종사라뇨?

 

비행기가 산산조각 났다니까요

 

봐요

 

맙소사!

 

세상에, 이 일을 어째!

 

다 부서졌잖아

 

도저히 믿기질 않아

 

- 떼죽음 당한 거요?
- 네

 

같이 생존자부터 찾아보죠

 

그래요

 

걸을 수 있겠어요?

 

 

나오라더니 너무 춥잖아

 

어쩌면 좋냐구?

 

- 미치겠네!
- 손가락이 마비됐어

 

- 나 좀 도와줘
- 내가 갈게

 

머리 조심해

 

안 돼

 

뭘 어째야 할지 모르겠어

 

전화라도 터져줘야지!

 

잠깐 참아봐
사람 불러올게

 

피를 너무 많이 흘렸어

 

피가 다 빠져나갔어

 

도와줘요

 

그 친구부터 도와줘요

 

피를 다 쏟을 거 같아

 

너무 심해

 

출혈이 너무 심해요

 

미치겠네

 

오트웨이, 살려줘요

 

뭔가 잘못됐어요

 

뭔가 정말 정말
잘못됐다구요

 

나 아무래도...

 

오트웨이, 나 이러다...

 

말 안 해도 알아요

 

뭔가 잘못됐어요

 

내 말 들어요

 

지금 죽어가고 있는 거예요

 

뭐...?

 

괜찮아요

 

아니, 아니, 아니

 

아니, 아니, 아니
잠깐, 잠깐만요

 

- 잠깐 기다려 봐요
- 괜찮아요

 

- 날 봐요
- 잠깐, 잠깐만요

 

잠깐, 잠깐만요

 

괜찮아요, 괜찮아요, 괜찮아요

 

날 봐요, 어서

 

날 보고 있어요

 

괜찮으니까 날 봐요

 

날 쳐다봐요, 괜찮아요

 

금방 지나가요

 

곧 따뜻하고 포근해지죠

 

몸을 그냥 맡겨요

 

- 괜찮아요
- 저...

 

나쁜 생각은 버리고

 

좋은 것만 생각해요

 

좋은 것만요, 알았죠?

 

누굴 사랑해요?

 

사랑하는 사람이요

 

우리 공주, 로지

 

딸이에요?

 

6살이에요

 

딸 생각만 해요

 

딸 생각만...

 

괜찮아요, 괜찮아

 

같이 가...

 

저 사람 죽은 거요?

 

죽은 거 맞죠?

 

뭐 이래?

 

- 이 사람...
- 그래

 

- 느껴졌어?
- 그래

 

숨을 거뒀어

 

이게 다예요?

 

이게 생존자 전부입니까?

 

네! 네, 그래요

 

하나, 둘...

 

셋, 넷... 일곱...

 

일곱이 다인 거 맞죠?

 

알았어요, 알았어

 

속 시원하냐?

 

개소리 지껄이더니만
신났겠네?

 

내가 뭘 어쨌다고!
내가 추락시켰나?

 

어?

 

불이 필요해요

 

내가 뭘...
난 아무 짓 안 했어!

 

타는 건 죄다 모아요

 

좌석, 짐, 나무도 좋고

 

뭐 하는 거요?

 

불이 필요하대두요

 

영하 20도를 밑돌아요

 

죽지 않으려면

 

불도 때고
먹을 것도 찾아야죠

 

새벽엔 어디가 남쪽인지
알아내서

 

걸어가 봅시다

 

아무도 여기까지
찾아와주진 않아요

 

누군가 찾겠죠

 

수색은 할 거 아녜요

 

비행기가 레이더에서
사라졌는데

 

그니까요

 

비행기를 50대쯤
보내면 모를까

 

그럴 리도 없고
한두 대 보낸 게

 

우릴 찾길 기다리다간 죽어요

 

회사는 나 몰라라
발뺌하겠지

 

콧방귀도 안 뀔 거야

 

월급 떼먹게 돼서
신났겠네

 

이러고 가만있다간
끝장납니다

 

얼어 죽는다구요

 

불 보듯 훤한 일이죠

 

이 멍청아!

 

그건 연료야
얼씬대지 마!

 

물, 나무

 

입을 옷가지 챙겨

 

이봐, 그거 태우면 안 돼

 

터지면 다 죽어

 

옘병!

 

시체 좀 어떻게 해야지

 

시체가 대수야!

 

시체고 뭐고
타는 거나 찾아요

 

시체 되는 수가 있어

 

- 진정해, 람보 선생
- 댁이나 진정하쇼

 

진정 좋아하네

 

사방에 시체로군

 

책이다!

 

우린 완전 망했다!
베스트셀러야

 

 

이런, 제기랄!

 

- 이봐, 조심해서 다뤄
- 왜요?

 

그러다 불붙는다구

 

이봐요?

 

보여요!
갈게요!

 

맙소사

 

저리 가, 이 망할 놈아!

 

비켜!

 

어디 갔소?

 

- 괜찮아요?
- 보여요?

 

괜찮소?

 

- 내 이 잡것들을...
- 더 있나?

 

어서 여길 뜨자

 

서성대다 일 당해

 

한군데 오래 있으면 안 돼

 

- 이거야 원
- 아까 그게 뭡니까?

 

- 뭐지?
- 봤어?

 

- 코요테인가?
- 보진 못하고 들었어

 

나도 못 봤는데

 

덩치가 보통이 아냐

 

이러다 늑대인간
안 되려나 몰라

 

가만, 설마 아니겠죠?
그 상처가...

 

무슨 생각하는데?

 

- 뭐야?
- 광견병인가 싶어서

 

어디서 굴러먹던
놈들인지 모르잖아

 

젠장!

 

헌데, 더 있을 거 같소?

 

늑대요? 아마도요

 

네, 그럴 겁니다

 

하지만 당장은
걱정 안 해도 돼요

 

먹을 거 찾을
걱정부터 해야죠

 

지나던 길이었을 거요

 

잠깐, 지나던 길이
아니었으면?

 

여기서 사냥해서
먹고 살겠죠

 

늑대는 500km에 걸쳐
생활하고

 

50km에 걸쳐 사냥하죠

 

소굴 근처에 가고

 

행동 반경 내에 들어가면

 

우릴 쫓아올 겁니다

 

가까이 간진 어떻게 알고?

 

몰라요

 

잘 먹고 있었겠죠

 

시체가 널렸으니까

 

내가 위협하자 덮친 거고

 

행동 반경은요?

 

그 안에 들어가면
공격합니까?

 

늑대는 사람을
무서워한다던데

 

소굴만 피하면 돼요

 

그럼 무서울 일도 없죠

 

대체 무슨 늑대지?

 

풀만 먹고 사는 걸
뭐라더라?

 

그건 늑대가 아니죠

 

초식동물 말이로군

 

그건 헛된 바람이고

 

언제부터 갑자기
동물전문가가 되셨나?

 

놈들이 댁들 못 죽이게

 

먼저 죽이는 게 내 일이라

 

놈들이 식인동물이고

 

풀엔 관심 없단 걸
알 수밖에요

 

피 냄새가 나고

 

시체도 있으니

 

부상당한 걸 알겠죠

 

냄새에 민감하니까

 

덤비지 않길 바라야죠

 

시체부터 끌어냅시다

 

그리곤 먹을 것도 찾구요

 

이게 웬 월척이냐?

 

맙소사, 디아즈
하지 마

 

어때서?

 

전에 본 적 있는데

 

신호 기능이 있어
GPS처럼

 

옳지

 

웬일이니?

 

웬일이니, 소리도 나!

 

10km는 올라갈 걸

 

그래, 희망을 갖는다는 건
좋은 거야

 

훈훈한 일이지

 

실컷 놀려 봐

 

이것도 꽤 좋은데

 

송아지 가죽이면
싸구려가 아니잖아

 

휴가 보너스 대신
이거라도 챙기마

 

도로 놔요

 

놓으라구!

 

죽은 사람 물건에
손대지 마쇼

 

옆에 눕기 싫으면
참견 마시지

 

두 번 말 않겠소!

 

당장 물러서지 못해!

 

5초만에 안 놔두면
개 패듯 패주겠어!

 

잘난 지갑 하나 때문에
피 맛 제대로 볼 거요

 

저런 놈들 딱 질색이야

 

- 아예 숯을 만들지
- 내 계산엔...

 

두 번쯤 잔뜩 취할 만큼
술도 넉넉히 있어

 

그럴 때야?

 

그 후엔 맨정신에
버텨야 해

 

아이고, 아가씨들아

 

흰색, 갈색?

 

난 갈색 줘

 

데킬라는 없네, 미안

 

이게 어딘데

 

- 잘 마실게
- 그건 어디서 났어요?

 

먹을 거 나르는
바퀴 달린 거 있잖아

 

널린 게 시체니
무슨 고기인지 알고 먹어야죠

 

영화에도 나오잖아요
시체 뜯어먹는 거

 

비행기 추락물

 

- '트레이닝 데이' 그 남자?
- 그래

 

그럼 되게 웃기겠다

 

닭꼬치처럼 꿰 먹거나

 

핫도그처럼 갈라 먹거나

 

뭘 해도 재밌겠네

 

다들 살았으면
좋았을 걸

 

어어, 뭐야

 

들었어?

 

일어나, 어서!

 

뭐지?

 

어서 가!

 

대체 저게 뭐지?

 

뭐야?
대체 뭐... 뭐냐구!

 

다들 침착하게

 

움직이지 말아요

 

하느님, 맙소사!

 

시선 피하지 말아요

 

가만 가만
왜 자꾸 다가오죠?

 

난 몰라
비행기로 돌아갈래

 

플래너리, 움직이면 안 돼요

 

저 자식 덩치 좀 봐

 

2시간... 2시간씩 교대 서죠

 

내가 먼저 설 테니
눈 좀 붙여요

 

잠이 참도 잘 오겠네

 

두려움을 버려

 

이봐요

 

졸면 안 돼요, 버크

 

걱정 말아요

 

안 잘 테니까

 

이 망할 놈의 것!

 

아쉬울 땐 꼭 안 보이더라

 

에라, 망했네

 

이런, 젠장

 

맙소사

 

이봐요, 이봐요!

 

하느님, 맙소사!

 

안 돼, 안 돼! 망할!

 

헤르난데즈
이 일을 어째!

 

먹어치웠군

 

맙소사, 먹어치웠어

 

망할!

 

먹은 게 아닙니다

 

죽인 거죠

 

오, 망할 망할 망할!

 

어떻게 못 들었지?

 

대체 몇 놈이 저런 거요?

 

맞서볼 순 있겠는데
피할 데가 마땅치 않군요

 

맞서보다니요?

 

저 괴물들하고 싸우자고?
어떻게 됐소?

 

대담해져선

 

쳐들어올 거요

 

대체 왜?

 

해도 안 끼치고
먹이도 아니라며

 

낯선 종족이니 위협인 거죠

 

저기 나무들이 있죠

 

저 수목 한계선까지만 가도
안 따라올 거요

 

떠나는 걸 보면
분명...

 

망할!

 

분명은 개뿔!
뭘 어쩐다고?

 

지금 사람 놀리쇼?

 

오줌으로 영역표시를 해놨소

 

가길 기다리다간
굶어 죽어요

 

여기서 숲까진 길이 험한데

 

가기만 하면...
훨씬 안전해지죠

 

노출도 줄고, 모르겠네요

 

모르면서 뭘

 

댁을 대장으로
뽑은 적 없는데

 

날 저무니까 그걸 깨닫네

 

각자 알아서 하지

 

무슨 헛소리야?

 

여기선 단 5분도 못 버텨

 

저기서도 살아왔소

 

댁들 있으나 없으나
버틸 수 있다구

 

됐고, 몇가지 추려서
숲으로 갈 거요

 

같이 갈 거면
서둘러 챙겨요

 

염병할!
까짓 거 해보지 뭐

 

이봐요

 

지갑은 다 챙겨가죠...

 

유가족들 위해서

 

지갑? 지갑이랬나?
지갑 좋지

 

헨릭?

 

챙겨줄래요?

 

시간 펑펑 낭비하자

 

날씨야 나빠지든 말든

 

지갑이나 챙기자구

 

등신 새끼들!

 

헤르난데즈를 위해!

 

최대한 챙겨요

 

최대한 챙기란다

 

최대한 시간 낭비하란다

 

난 친구 잭 다니엘스하고
회포 좀 풀어보지

 

와서 좀 도와주지 그래?

 

도와주고 말고
몸부터 좀 데우고

 

콘돔 찾으면 챙겨둬

 

어느 세월에
나갈지 몰라도

 

입 좀 닫아 걸지 그래!

 

생존 법칙 1조항!

 

지갑 챙기기

 

실컷 챙기라구

 

헨릭

 

잠깐!

 

무슨 말이든 하지

 

죄다 죽은... 사람들인데
그냥 두고 가기가 뭐하잖아

 

제대로 된 기도는
모르니까 그냥...

 

신의 가호를 빕니다

 

그들 중엔...
우리 친구들도 있고

 

같은 신세가 될 뻔했습니다

 

우릴 지켜주시고
도와주셔서 고맙습니다

 

참, 앞으로도 쭉 지켜주세요

 

망할!

 

망할!

 

나한텐 신경 꺼
개자식들아!

 

숲으로 내빼는 데나
골몰하라구!

 

안 돼, 안 돼, 어떡해!

 

사람 살려, 사람 살려!

 

살려줘!

 

맙소사, 플래너리!

 

저리 가!

 

플래너리!

 

플래너리!

 

저리 가지 못해!

 

맙소사, 플래너리!

 

저리 가라구!

 

안 돼

 

기도하고 싶어요?

 

자, 그만 갑시다

 

달리 해줄 게 없으니까

 

숲이 다가올
기미가 안 보여

 

오밤중에 놈들하고
있게 생겼군

 

놈들 소굴로 가는 건지도
모르잖소

 

그냥 비행기에 있을 걸

 

그럼 포위 당했을 거요

 

지금도 안 그러란 법 없잖아!

 

잘난 척은...

 

그래도 숲이 나아요

 

참도 낫겠군

 

죽은 놈만 안됐지

 

저게 뭐지?

 

뛰어!

 

어서 숲으로 뛰어요!

 

맙소사!

 

가, 어서!

 

- 맙소사, 코앞에 있어!
- 계속 뛰어!

 

가만, 가만, 가만!

 

돌아보지 말고 뛰어요!

 

옆에 있어!

 

서지 마!

 

보여? 보여?

 

에워쌌어

 

쫓아버리게
불을 지펴요, 어서!

 

나무가 젖었어, 다 축축해

 

서둘러요, 어서!

 

어서 좀 지펴봐요

 

빨리!

 

어서 좀 붙어라

 

고장난 건 아니겠지

 

- 더럽게 안 되네
- 계속해 봐요

 

좀 붙어라!

 

그렇지, 된다

 

꺼지잖아, 망할!

 

- 제발 좀 붙어라!
- 바람 통하게 해요

 

됐다

 

둘레에 불을 피웁시다

 

또 덤비지 않나 잘 봐요

 

대체 무슨 일이야?

 

알파한테 덤빈 겁니다

 

그걸 진압했구요

 

뭐에 반항한 건진 몰라도

 

알파가 진압했어요

 

이제 어쩌면 좋지?

 

죽여야죠

 

한 번에 한 놈씩

 

머릿수를 줄여야죠

 

놈들도 우릴 노릴 테니

 

그게 다 뭐요?

 

알려줄게요

 

테이프를 본 거 같은데

 

탈겟, 갖고 있죠?

 

어디 있을 텐데

 

엽총 탄환에...

 

창끝

 

뇌관으로 밀어넣어
터뜨리는 겁니다

 

꼬챙이로 고정하고

 

테이프 붙여주면 끝나죠

 

늑대가 오면 찔러요
있는 힘껏

 

코앞에 왔을 때요

 

꽤 쓸 만해요

 

막대 폭약 같죠

 

일단 터지고 나면
풀어버리곤

 

이 뾰족한 쪽으로
거릴 확보해요

 

주먹질 할 생각 아니면

 

받아요

 

개당 한 발입니다

 

세면서 써요, 버크?

 

끝은 불에 그을려줘요

 

더 단단하고 세지니까

 

사실일까?

 

그렇게 된다 이거지?

 

이 맥가이버 장난감이?

 

그래, 뭐

 

좋다구

 

살다 살다
별 시덥잖은 짓을 다 하네

 

놈들은 밤눈도 밝으려나?

 

제발 다른 얘기 좀
할 수 없나?

 

탈겟, 술 짱박아두지 말고
좀 풀어보쇼

 

배급을 주는 게 좋겠는데

 

댁은 빠져주는 게 좋겠는데

 

음주 단속반이신가?

 

재수없는 것들이
규칙이니 뭐니 떠들더라

 

여기가 어딘데?

 

둘러들 봐

 

재수 옴 붙은 데지

 

총 인구 다섯도
줄고 있고

 

이틀 사흘 버티려나
그것도 정신 바짝 차려야

 

그건 누가 책임지지?
이쪽 형씨?

 

위대한 사냥꾼 나리?

 

얼기설기 만든
늑대 꼬챙이하고?

 

왜 계속 불평에
욕만 해대지?

 

살고 싶으니까
개념 없는 양반아

 

알아먹겠나?

 

이리떼들한테 당하긴 싫다구

 

무서운 거요

 

뭐?

 

괜한 소리 할 것도

 

큰소리 칠 것도 없소

 

무서운 게 어때서?

 

난 안 무서워

 

- 안 무서워요?
- 전혀

 

난 겁납니다

 

그래 보이네

 

그게 창피하진 않소

 

무서운 게 당연하니까

 

애송이라 그렇지

 

난 두려움 같은 거 안 키워

 

감방에서 배운 말인가?

 

누가 휴게실 벽에
써놨나 보지?

 

말조심하는 게 신상에 좋아

 

지금은 터프한 척 해 봤자요

 

무섭지 않다고?

 

어디 모자라네

 

아니면 거짓말쟁이든가

 

비행기에서 아구창을
날려주는 건데

 

일어나서 덤벼
허여멀건한 놈아!

 

- 해보겠다면...
- 이럴 시간 없어

 

댁은 빠져!

 

- 칼 내려놔
- 닥쳐!

 

있는대로 쫄아갖고선!

 

이런 개자식을 봤나?

 

플래너리는 죽였어도
난 쉽게 못 죽여

 

어서 덤벼봐

 

깔끔하게 끝내줄게, 덤벼

 

망할!

 

이런 개자식!

 

이 따위 짓 그만 해

 

내 말 들리나?

 

일어나, 어서

 

대체 뭐야?

 

원하는 게 뭔데?

 

당신

 

디아즈, 다신 그런 짓 말게

 

알았나?

 

힘자랑 마요

 

못난 짓 했소

 

미안해요

 

진짜...

 

떼어내 줘, 어서!

 

망할!

 

물어 봐, 이 새꺄!
덤벼보라구!

 

망할!

 

망할!

 

디아즈, 아까 죽었어요

 

됐소

 

이 망할 놈을 그냥!

 

손톱이 나가버렸어

 

이놈 정도면 큰 놈인가?

 

알파는 아니에요

 

오메가죠, 핫바리요

 

놈들이 시험 삼아
보낸 거요, 디아즈

 

나 합격이냐?
이 정도면 통과야?

 

망할 개새끼!

 

큰 가지를 꺾어서
뾰족하게 깎은 다음

 

이걸 통째로 뀁시다

 

그리곤 노릇하게 굽는 거지

 

먹어치워주자구요

 

야, 늑대

 

너 성질머리 많이 죽었다?

 

- 줄까요?
- 됐어

 

- 받아요
- 난 있어요, 이거면...

 

이거 흰살 고기인가
검은살 고기인가?

 

최대한 바싹 굽게 놔둬요

 

- 그럴까?
- 맛은 뭣 같겠지만

 

당분간은 고기맛 보기
힘들어요

 

오도독뼈도 많네

 

고무 씹는 거 같아도
먹어둬요

 

똥 씹는 거 같네

 

나 고양이 애호가인데

 

버크?

 

- 네?
- 괜찮아요?

 

머리가 좀 띵하고...

 

- 일단 앉아요
- 어지러워요

 

좀 쉬어요

 

보고 있을까요?

 

물론 보고 있어요

 

니들이 우릴 엿먹이면
우리도 니들 엿먹인다

 

들리냐?

 

너흰 짐승 축에도 못 껴!

 

우리가 진짜 짐승이지!

 

덤벼라, 짜샤

 

덤비라구, 멍멍아

 

어?

 

좋았어

 

사람 참 꼬였군
뭘 어쩌자고 그러는지 원

 

어쩌긴 뭘
나 절대 미친 거 아냐

 

아작을... 내주마

 

못 봐주겠군

 

도저히 못 봐주겠어

 

내 목숨을 노린다 이거지?

 

너 제대로 걸렸다

 

뼈까지 부러졌으니
그쯤 해두지

 

똥개 새끼!

 

- 가만 안 둬
- 그쯤 해둬요

 

이 강아지 새끼가
집에 가고 싶나 보네

 

형제들이 보고 싶나 봐

 

맙소사, 그만 해

 

도와주려는 거야

 

내가 데려다 주려고

 

작별 인사들 하지

 

데려가라, 개자식들아!

 

일단 계속 갑시다

 

저것들이 우릴 부르는군

 

그건 또 무슨 소리요?

 

늑대는 복수를 하는
유일한 동물이래

 

그 놈의 늑대 얘기 좀
그만합시다

 

안 그래도 사방에서
노리는데

 

버크, 좀 어때요?

 

숨을 못 쉬겠소
가는 건 무리야

 

오트웨이
마냥 갈 순 없잖소

 

멈출 수도 없어요

 

그것들이 덮쳐올 텐데
계속 가야죠

 

오트웨이
버크가 아프잖소

 

여기가 좋겠군

 

막다른 길인데

 

그러니 뒤는
안전하죠

 

와도 앞으로 올 테니

 

불을 지핍시다

 

그게 아직 되려나?

 

10km 넘게 오른대두요

 

이걸로 목숨 구한
사람도 있지 않겠어요?

 

쭉 생각해 봤는데

 

지금은 비록 이렇지만

 

시속 6-700km로
곤두박칠쳤어도

 

우린 살았어

 

어떻게 그 추락에도 살았을까?

 

운명 아니었을까?

 

어떤... 숙명같은

 

누가 정한?

 

절대자?

 

지금 동화 찍자고?

 

어쩌다 운 좋게
얻어 걸린 거지

 

플래너리도
헤르난데즈도 살았었어

 

근데 죽었잖아

 

운명은 무슨, 얼어죽을!

 

죽으면 죽는 거지

 

그 사람들이 지금 어딨게?

 

천국에? 날개도 돋히고?

 

아니, 어딨나 말해주지

 

없어, 그게 정답이야

 

아무 데도 없어
사라졌다구

 

아니, 난 안 믿어

 

난 믿소

 

믿고 싶지 않지만

 

천국 같은 거
믿으면 좋지만

 

이게 현실이오, 이 추위가

 

이 폐속 공기가 실제라구

 

놈들은 어둠속에서
우릴 노리고 있소

 

난 그 현실을 걱정하는 거요

 

- 내세가 아니라
- 댁은 뭘 믿소?

 

그건 왜요?

 

중요한 거니까

 

엠마!

 

같이 온 거야?

 

진정해요

 

아까 뒤에서
얘기도 나눴는데

 

- 여기 없는데
- 진짜?

 

- 응, 여긴 없으니까...
- 나 여깄다고 말 좀 해줘

 

그럴 테니 좀 누워
곧 오겠지

 

- 엠마가 온다고?
- 그럼

 

헛걸 본 건가?

 

환각이 보이나 봐
저산소증이지

 

산소가 충분히
뇌로 못 가니까

 

저산소증

 

우린 왜 멀쩡한데?

 

사람에 따라 다른데

 

고도에 약한 사람이 있거든

 

엠마가 누군데?

 

그게... 여동생인데...

 

어릴 때 죽었대

 

내 딸 메리는

 

머리가 거의 허리까지 와

 

사실 전 마누라가
기르라고 한 거라

 

나밖에 잘라줄
사람도 없지

 

툭하면 내 주변을 맴돌다가

 

내가 잠이라도 들라치면

 

머릴 앞뒤로 흔들어서

 

머리칼로 내 얼굴을
간질이곤

 

미친듯이 웃지

 

거의 자지러졌어

 

애가 웃다 웃다
어떻게 되냐면

 

숨까지 못 쉬는데

 

나중엔 거의
노인네 소리가 나지

 

그 녀석이 그립네...
못 견디게

 

그리워해요, 그거 압니까?

 

살면서 느꼈던
그런 것들이야 말로

 

더 살고 싶게 만든다는 거

 

맞서게 만든다는 거

 

한 번만 더 여자하고
자 봤으면

 

내 감동 스토리를 망쳤잖아

 

- 그건 아닌데
- 기껏 딸에 얽힌 아름다운 얘기했더니

 

망칠 생각은 없는데
진짜로요

 

바로 끔찍한 얘기로
들어가기 뭐해서

 

쉰 셋 먹은 창녀 얘긴데...

 

들은 걸로 치자

 

110kg가 넘는 거구였는데

 

살벌했지

 

무슨 선물인양
성병을 옮겨줬어

 

이런... 아이구야

 

요지경이야

 

난 그냥 한방 날리고

 

피날레를 장식하고 싶은데

 

그것만으로도 싸울 만하잖아

 

싸워볼 만하지

 

내...

 

내 아버진
정이 없진 않았는데...

 

이거 갖고 놀면 안 돼요?

 

아직은 안 돼

 

이건 뭐 어디로 보나

 

전형적인 아일랜드 사내였소

 

술꾼에 싸움꾼에
전적도 화려했고

 

피도 눈물도 없이

 

남의 약점을 잘도 후벼팠죠

 

그래도 하나 좋아한 게

 

'시'라는 거였어요

 

그걸 읽고 인용하며

 

자신의 모난 점을
숨기려 한 건지

 

일종의 '미안함의 표시'였겠죠

 

서재 책상 위에
걸어둔 게 있었는데

 

한참 더 나이가
들고서야 알았죠

 

직접 쓰신 걸

 

제목도 없는 4줄짜린데

 

장례식에서 읽어줬어요

 

'한번 더 싸워보세'

 

'마지막으로
폼나게 싸워보세'

 

'바로 이날 살고
또 죽으세'

 

'바로 이날 살고
또 죽으세'

 

먹구름이 꼈군

 

눈보라?

 

그런 거 같소

 

우리 운으로 봐선

 

꽤 몰아치겠군

 

버크 좀 잘 싸서
나무 앞을 파고 눕히죠

 

눈이 너무 쌓이면

 

불이 꺼질까 걱정이군요

 

얼어 죽을 텐데

 

버크, 일어나서
팔 움직여봐요!

 

팔 좀 움직여봐요, 어서요!

 

버크, 일어나요
어서 일어나라구!

 

자면 안 돼요, 일어나요!

 

어서요!

 

버크, 어서 일어나요!

 

버크, 버크, 일어나요!

 

일어나요, 일어나라구!

 

제발 일어나요! 어서...

 

두려움을 버려

 

왜요?

 

다들 일어나, 어서

 

왜 그래요?

 

놈들입니까?

 

톱질 흔적이에요

 

벌목을 한 겁니다

 

물이다

 

강물 소리 같아요

 

설마 농담이겠지

 

강이 꽤 크니까
여기까지 들리겠죠

 

강 따라가면
쉴 만한 데가 나오겠지

 

누가 저길 내려가?

 

난 못해
보기만 해도 심장 떨려

 

돌아갈 수도 없어요

 

돌아갔다간 큰일나요

 

헌데 저 나무들이...

 

무슨 나무?

 

저쪽 거요

 

밧줄을 묶어서

 

이쪽과 저쪽에 고정시키면

 

내려갈 수 있겠어

 

갈등할 거 없어요!

 

늑대냐, 나무냐니까

 

절벽에서 뛰자는 건 아니겠죠?

 

바로 그겁니다
기발하달 순 없지만

 

이젠 절벽에서 뛰자네?

 

술자리에서 안주삼아
해줄 얘기 생겼네

 

이쁜이들
무릎에 앉히고

 

자, 준비됐어요?

 

어디 해봅시다

 

적당히 말고
죽어라 뛰어요

 

낙하거리는 10m지만
10km로 느껴질 거요

 

격려랍시고 하는 건가?

 

줄이 팽팽해지면
잡아올려서

 

떨어지는 충격을
줄여줄게요

 

잘될 거요

 

한번 해봅시다

 

이왕 가는 거 쿨하긴 하네

 

늑대밥보단 나는 게 낫지

 

아래 뭔가
있어야 할 텐데

 

빨리 뛰어요, 더 빨리!

 

맙소사!
대체 어떤 놈이...

 

잡아요, 어서!

 

올려줘!

 

젠장, 끌어올려!

 

헨릭?

 

헨릭, 거기 있어요?

 

네, 나 괜찮아요!

 

먼저 갈 사람?

 

탈겟? 디아즈?

 

내가 가죠

 

너무 오래 끌진 말아요

 

헨릭!

 

밧줄 안전한가 봐 봐요!

 

안전한데 얼마나
버틸진 몰라!

 

너무 오래 매달려 있진 마!

 

괜찮겠소?

 

먼저 가요

 

손은 어때요?

 

괜찮아요

 

가다가 뭐 이상하면 부르고

 

 

난 높은 데 오면
아득해져요

 

- 그럼 먼저 가고...
- 아니, 괜찮소

 

먼저 가요
난 정신 차렸다 갈 테니

 

난 다 왔어요!
건넜다구!

 

갑니다!

 

좋아요!
이제 건너갑니다!

 

좋았어

 

자, 넌 할 수 있어

 

할 수 있어
할 수 있다구

 

기운내자

 

탈겟, 준비됐어요?

 

탈겟, 뜸 그만 들이고
빨리 와요!

 

탈겟!

 

안녕, 아가야

 

안녕, 아빠 딸

 

사랑해, 아빠

 

- 맙소사, 안 돼!
- 저러다 죽겠어!

 

- 어서 내려갑시다!
- 서둘러요!

 

놈들이 끌고 가!

 

탈겟!

 

- 놈들이 끌고 갔어!
- 안 돼! 안 돼!

 

망할!

 

탈겟!

 

끌고 갔어, 탈겟!

 

망할 것들이 끌고 갔다구

 

내 무릎...
무릎이 나갔나 봐

 

우리를 하나씩
제거하고 있어

 

난 이제 다됐어
아, 내 무릎!

 

- 일어납시다
- 못해요

 

- 일어나요
- 못한다구, 망할!

 

망할 것들!

 

우릴 놔줄 기세가 아냐

 

어쩔 거냐?

 

아, 망할!

 

젠장할...

 

못하겠소

 

뭘 어째 볼 기력도
다 써버렸어

 

지쳤소

 

그냥 앉고 싶어

 

그냥...

 

이 짓 때려치고 싶어

 

망할 놈의 다리!

 

발목도... 나갔어

 

디아즈, 앉지 말아요

 

앉으면 안 돼요

 

알아요, 알아

 

싸우고 싶지 않소

 

그냥 좀 쉬고 싶어

 

정신 차리고 생각해 보니

 

난 안 돼

 

다됐다구

 

어서 일어나

 

강 아래 오두막이
있을 거야

 

1km는 족히 될 텐데

 

도저히 못 걸어가

 

10m도 버겁다구

 

됐어

 

됐다구

 

하느라고 했어

 

이게 뭐야?
진심이야?

 

이 시계 은근히 의지했는데

 

금방 지나간댔죠?

 

비행기에서 그랬잖소

 

금방 지나간다고

 

죽음이...

 

포근해진다고

 

- 사실이오?
- 네

 

데려가죠

 

깔개로 끌고라도
강 따라 가봅시다

 

난 아무 데도 안가

 

그러고 싶지 않아

 

그럴 필요도 없고

 

대체 왜 그러는데?

 

그냥 거기 앉아만 있겠다고?

 

- 그래
- 우리가 어떻게 살았는데?

 

그래서 이러는 거야

 

가면 뭐가 기다리는데?

 

종일 기계 돌리고

 

밤새 술 푸고?

 

그렇게 살라고?

 

뒤돌아서 저걸 봐

 

저렇게 꽉 막힌 게
내 인생이야

 

그걸 무슨 수로 이겨?

 

언제나 좀 나아질까?

 

누가 알겠어?

 

기약할 수도 없지

 

내 이름은 존이야

 

내 이름은 피트야

 

피트

 

이름처럼 생겼네

 

존 오트웨이요

 

이름이 그랬군

 

고맙소, 존

 

고마워요, 진심으로...

 

행운을 빌겠소

 

난 두렵지 않아

 

뭐 하나 물읍시다

 

네?

 

그날 밤 어디 갔었소?

 

떠나오기 전날 밤

 

술집에서

 

총을 들더니

 

나가던데

 

근무 서러 갔소

 

아니

 

그날은 오전 근무였지

 

밖에 나갔었소

 

총을 들고

 

날 따라왔소?

 

아니

 

살아서 다신
못 볼 줄 알았소

 

아까 디아즈가...

 

짓던 그 표정

 

전에 한 번
본 적이 있었소

 

댁한테서
마지막 그날 밤에

 

이젠 중요한 일도 아니잖소

 

하긴, 중요할 게 없지

 

헨릭, 뛰어요, 어서!

 

헨릭!

 

헨릭!

 

헨릭!

 

헨릭!

 

헨릭!

 

헨릭!

 

꽉 잡아요

 

힘내요!

 

어떻게 좀 해봐요!

 

숨 참아요!

 

숨 참아요!

 

숨 쉬지 마!

 

숨 쉬지 말라니까!

 

제발...

 

주여...
제발 이러지 마십쇼!

 

어떻게 좀 해주세요

 

구경만 마시고

 

이 엉터리... 신아

 

형편없는 사기꾼 같으니!

 

어떻게 해보라구!

 

어서 증명해 봐!

 

어디 믿어보게 해보라구!

 

확실한 걸 보여줘 봐!

 

지금 그게 절실해!

 

나중에 말고 당장!

 

도와주면 죽을 때까지
당신 믿을게요!

 

맹세해요

 

이렇게 부탁할게요

 

이렇게 부탁한다구!

 

됐다, 내가 하고 말지

 

내 힘으로 한다구

 

소굴이다

 

놈들 소굴이었어

 

두려움을 버려

 

'한번 더 싸워보세'

 

'마지막으로
폼나게 싸워보세'

 

'바로 이날 살고
또 죽으세'

 

'바로... 이날...'

 

'살고 또 죽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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