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먼 네이처 (Human Nature, 2001)

휴먼 네이처

 

라일라! 라일라!

 

이 일이 책 판매에 유리할까요?

 

아니면 후회하나요?

 

전혀요

 

후회막급이죠

 

이젠 후회가 뭔지도 모르겠어요

 

웬 후회?

 

평생 감옥에서 썩게 된다고요?
그래서요?

 

어차피 내 인생은 감옥이었어

 

피와 살로 된 감옥

 

저주받은 호르몬

 

인간의 육체라는
감옥 말예요

 

후회밖에 남은 게 없어요

 

자연을 떠난 게 후회되고

 

나의 라일라가
감옥에 간 게 후회되고

 

무덤으로 간...

 

네이던의 일도 후회됩니다

 

후회의 의미조차 모르겠어요

 

이상하죠?

 

살아있었을 땐 알았는데

 

아는 건 그게 다였거든요

 

그런데 여기서는...

 

의미가 없어요

 

사랑도 의미가 없고

 

질투도 의미가 없죠

 

저주는 12살 때 시작됐어요

 

죽갔구만

 

끔찍한 일이 일어났어요

 

어차피 연애는
꿈도 못 꾸게 됐으니

 

학문이나 종교에
삶을 바치기로 했죠

 

그렇게 고통을 달랬어요

 

호르몬 이상입니다
자연의 장난이죠

 

점점 심해질 겁니다

 

스무 살이 되자
난 털북숭이가 됐어요

 

쥐가 이렇게 말하는 듯 했죠

 

'난 내 털을
부끄러워하지 않아'

 

그때 내 가치를 깨달았어요

 

자유를 느꼈죠

 

듣고는 있는 거예요?

 

쥐 얘기 아니었어요?

 

이제 세상이 다 알고 있듯이

 

전 숲에서 원숭이의 아들로
자랐습니다

 

스스로 원숭이라 착각했던
남자의 아들이란 게

 

더 정확한 표현이겠죠

 

원숭이 우리에서 살려다 붙잡혀

 

정신과 치료를 받은 아버지는

 

인간으로 살아보려고

 

직장도 얻고 가정도 이퉜지만

 

인간의 잔학성을 일깨운
대 사건이

 

그를 다시 미치게 했습니다

 

'케네디 암살'

 

원숭이도 대장을
그렇게 죽이진 않아요!

 

아버진 저를
인간 엄마에게서 훔쳐내

 

원숭이 아이로 정성껏
키우셨습니다

 

얼마 전까지 전 원숭이였어요

 

어떤 종인지는 몰랐지만...

 

사실 유인원은
그런 거 안 따지죠

 

하지만 과거 저의 모습은...

 

영락없는...

 

피그미 침팬지였어요

 

전 유인원을 혐오했어요

 

물론 지금은 아니지만요

 

이젠 혐오의 의미조차 모르죠

 

살아있을 때
그랬단 얘기예요

 

부모님 때문이에요

 

비난하는 게 아니라...

 

이젠 비난이 뭔지도 모르지만

 

내 성격형성에

 

많은 영향을 끼쳤죠

 

엄마, 원숭이야!

 

네이던, 침팬지는 유인원이란다

 

여보, 정확히 가르쳐줘요

 

말해줘요, 해럴드

 

유인원은 인간에 가까운
동물이란다

 

가장 가까운 건...

 

피그미 침팬지지

 

겨우 염색체 하나만 다르지만

 

왜 인간보다 열등한 지 아니?

 

왜죠?

 

문명 때문이야

 

문명이 없으면 이런 데서 살며

 

홀딱 벗고도 수치를 모른단다

 

아무 데서나 교미하고

 

암컷의 빨간 볼기짝 냄새나
킁킁 맡지

 

우리가 널 입양하지 않았다면

 

타락한 환경에서
너도 짐승같이 자랐을 거다

 

그 점을 명심해서

 

더러운 본능에 빠지지 말거라

 

멍청한 짐승이나 하는 짓이야

 

작은 짐승이 날 구했어요

 

그래서 난 그들과 함께
살기로 결심했죠

 

그들은 외모로 판단하지 않아요

 

사방에 귀여운 털투성이
동물들이 있었어요

 

쿠스쿠스, 마모트...

 

귀여운 곰

 

한땐 털을 부끄러워했지만

 

이젠 그게 축복이란 걸 알아요

 

옷을 입을 필요도 없죠

 

예전엔 조물주의 장난을
원망했지만

 

그분은 나 자신을
인정하게 해줬죠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이제 난 자유예요
근심은 끝났죠

 

수백만 개의
내 털을 사랑해요

 

뻣뻣한 털로 덮인
나의 새 친구들

 

호기심 어린 시선은
더 이상 없어요

 

여자가 몸에 털이 많든
매끈매끈하든

 

다람쥐도 까마귀도
상관 안 해요

 

친절한 자연 속에서
안식처를 찾았죠

 

이곳이 진정한 나의 집이고

 

이들이 나의 진짜
가족이에요

 

숲에서 평생 살아갈
돈을 벌기 위해

 

작가로 데뷔했어요

 

어젯밤, 숲에서 잠들었을 때

 

머리털을 훑는 바람을 느꼈다

 

거센 바람이었다

 

난 죽음을 느꼈다

 

마지막 남은 허영의 찌꺼기는
폭풍 속에 휩쓸려 날아가고

 

난 완전히 자연에 동화됐다

 

난 수달피, 황새
떡갈나무였으며

 

암컷이었다!

 

(머리 속의 바람 - 라일라 지음)
돈을 벌자 미련 없이 속세를 떠났어요

 

'엿 같은 인류'
편집자를 비롯해 모든 인연을 끊었죠

 

그러자 너무 좋았어요

 

하지만 성욕만은
달랠 길이 없었죠

 

남자가 필요했어요

 

짝을 얻으려면
털을 없애야 하는데

 

책이 성공해서 돈은 많았지만

 

자신을 속이자니 씁쓸했어요

 

(미국 미용 협회)
희망적이야

 

- 그래요?
- 그래

 

아주 아주 매끄러워지고 있어

 

아기 살결 같아

 

너무 좋아, 루이스
벌써 기대가 돼

 

짝짓기는 잘 돼가?

 

그렇지 뭐

 

오빠가 괜찮은 남자를
안다던데...

 

남자라면 다 좋아

 

그렇게 굶주렸니?

 

닥치고 빨리 말해

 

30대의 미남 과학자

 

동물을 좋아할까, 루이스?

 

동물도 좋아하고 너도 좋아해

 

무슨 소리야?

 

그 사람에게 네 얘기를

 

언뜻 비쳤더니

 

미남 동물애호가 심리학자께서
널 보고 싶어해

 

아마 경악할 거야

 

오빠 말이
35살 노총각이라

 

여자도 잘 모르고
시력도 무지 나쁘대

 

맹인에 가까운 수준이라니
잘 됐지

 

물건이 땅콩만 해서

 

열등감도 심한가봐

 

그러니 만나만 줘도
무척 고마워할 걸

 

평생 네 걸로 만들 수 있어

 

어떻게 그런 것까지 알아냈어?

 

오빠 환자거든

 

'엿 같은 인류'
재밌게 봤어요

 

고마워요
전 동물애호가죠

 

나도 동물들과 일해요

 

요즘은...
쥐를 가르치죠

 

식탁예절이요

 

잘 돼가요?

 

- 미쳤다고 생각하겠지만
- 아니에요

 

정부의 지원도 받는
중요한 실험이에요

 

실험 목적이 뭐죠?

 

요즘 세상엔...

 

무례와 천박함이
일상이 돼버리고

 

예절은 사라졌어요

 

쥐의 식탁예절 실험에
성공해서

 

인간의 식탁예절도
바로잡을 겁니다

 

그렇게 되면...

 

세상이, 좀더...
안전해지겠죠

 

우리에게 내리신 은총에
감사합니다

 

아멘

 

저런, 네이던
안 돼!

 

포크를 잘못 집었어

 

해럴드, 말해줘요

 

그 포크가 아냐

 

죄송해요, 깜박 잊었어요

 

해럴드!

 

얘기해요

 

이미 늦었다
방에 가서 반성해

 

내 생각엔...

 

어릴 때 받은 억압 때문에

 

식탁예절에 집착하는 게 아닐까?

 

쉽게 갖다 붙이는군

 

그럼 그런 실험을

 

착안하게 된 이유가
무엇일까?

 

내 일이니까!

 

내 열정을 부모님과
연관시키지 마

 

피카소가 왜 그림을 그리고

 

모차르트는 왜 작곡했겠어?

 

피카소 아버진 화가였고
모차르트 아버진 음악가였지

 

못 들어주겠군
또 잘난 척이야

 

바보취급 그만해

 

오해하지는 말게나

 

난 내 일을 사랑해, 웬달
그게 다라구

 

여기요

 

멋있어요

 

당신도 멋져요

 

오늘 밤은
왕이 된 거 같네요

 

실험도 잘 돼가고

 

내 인생도...

 

포크, 포크!

 

왜요?

 

원래 바깥쪽 포크가...

 

샐러드 포크예요

 

바깥쪽 포크부터 사용해요

 

미안해요
배운 적이 없어서요

 

괜찮아요

 

맛있네요

 

화내서 미안해요

 

내가 미안하죠

 

그 동안 좀 퇴보했거든요

 

난 당신이 좋아요

 

정말요?

 

그래요

 

제발!

 

라일라...

 

음식을 씹으면서
말하지 말아줘요

 

이렇게 예쁜 당신이

 

그러는 건...

 

또 잔소리하잖아!

 

예쁘다니 기뻐요

 

난 좀 별종이에요

 

- 당신도 멋있어요
- 정말요?

 

그럼요

 

나도 좀 별종인 걸요

 

상관없어요

 

- 전혀요?
- 전혀

 

예를 들면 어떤 점이요?

 

뭐냐면...
아니에요

 

- 이 남자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몰라
- 그래?

 

그는 정말 귀여워
고 쪼그만 고추도!

 

아기돼지 고추 같아
너무 앙증맞아

 

네 취향도 참 별나다

 

근데 들키면 어쩌지?

 

넌 멋진 여자야
그가 봉잡은 거라구

 

내 털을 보면서도
그런 말이 나와?

 

세상에 흠 없는 사람이
어디 있어

 

연인의 조건은
마음 하나면 끝이야

 

끝이면 안되지

 

그거면 돼

 

얘기 끝, 조건 끝
더는 필요없단 뜻이야

 

난 우리 오빠 같은
남자가 좋아

 

얼굴은 별로지만
무지 똑똑하거든

 

정신만 똑바로
박히면 오케이지

 

정말?

 

마음만 맞으면 돼
그거면 끝이야

 

얘기 끝, 조건 끝 알겠지?

 

잠깐만...

 

내가 똑똑한 남자 소개해줄까?
아이큐가 170이야

 

생긴 건?

 

멋지지!

 

귀여운 난쟁이야

 

세상에

 

난쟁이랑 데이트하라구?

 

사랑이 뭡니까?

 

내가 깨달은 바에 의하면

 

사랑은 너저분한 집합에
지나지 않아요

 

욕구, 절망
죽음에 대한 공포

 

물건 사이즈에 대한
열등감 같은 것들 말이죠

 

뭐 나쁘다는 게 아니라

 

삶 자체가 고행이란 뜻이죠

 

그렇다고...

 

지금 죽고 싶진 않아요

 

혹시, 다시 살아날 방법이...

 

여보세요?

 

당연히 안되겠지

 

됐어요

 

우린 문제를 안은 채

 

동거를 시작했어요

 

사랑에 굶주려
잠시 눈이 멀었던 거죠

 

부모님께 소개도 했어요

 

만나 뵙게 돼서
정말 기뻐요

 

네이던은 부모님 자랑이 대단해요

 

고맙구나

 

요 꼬마가 누군지
말씀해주실래요?

 

네 동생이란다
새로 입양했지

 

웨인은 2주 동안 평화캠프랑
과학캠프에 다녀왔단다

 

배운 걸 말해보렴

 

갈등해소와 회충 해부법이요

 

만나서 반갑구나, 웨인

 

반가워요
엄마한테 얘기 많이 들었어요

 

난 별로 못 들어서 아쉽구나

 

근데 식탁에 팔을 괴고 있네

 

착하지?

 

'착하지?'
그게 다예에요?

 

네이던, 엄마 앞에서
웬 큰소리냐?

 

죄송해요
하지만 애한텐 좀더 엄한...

 

죄송해요, 엄마
무의식중에 그만

 

웨인은 나이에 비해
반듯한 애야

 

그래서요?

 

교육을 잘 받은 것 같지만

 

그런 게 과연 애한테 좋을지...

 

라일라는 자연작가예요

 

동물과 자연 등에 관해
책을 썼어요

 

대자연 말이죠

 

바람, 동물, 또 뭐더라...

 

다람쥐!

 

나도 동물을 사랑해

 

우리 속에 얌전히 있는
동안은 말이다

 

웨인이 싫어, 당신은?

 

동물에 대해
엄마가 한 말 미안해

 

거기서 뭐해?

 

어머니가 멍청한 농담할 때

 

자기도 따라 웃었잖아

 

분위기 띄우려고 그랬지

 

나도 자연을 사랑하는 거
알잖아

 

정말?

 

물론이지

 

진짜? 정말이지?

 

그렇고 말고

 

이제 안심이야

 

내일 숲으로 하이킹 가자

 

좋은 생각이야

 

면도 크림 발랐어?

 

아니

 

왜?

 

아버지 사후에

 

다른 유인원을 본 건...

 

그때가 처음이었죠

 

그들은 알 수 없는 말을
지껄여댔어요

 

나중에야 영어란 걸 알았죠

 

당시에는 전혀 생소하게
들렸어요

 

뭔가 획 지나갔죠

 

- 저거 봤어?
- 뭘?

 

뭔가 봤어

 

사슴 아냐?

 

키가 더 커, 사람인가?

 

이쯤에서 돌아가는 게 좋겠어

 

사람이라면 굳이 볼 거 없잖아

 

사람이 더 위험하다구

 

산사람들은 눈에 띄길 싫어해

 

방해하지 말자구

 

이러다 벌레 물려

 

옻 옮는다구!

 

맙소사, 무슨 짓을...

 

생전 처음 본 유인원이었죠

 

닮았는데 좀 달랐어요

 

가슴에 불길이 일더군요

 

그녀를 만지고
하나가 되고 싶었죠

 

처음 느껴본 욕망이었어요

 

그래서 동물적 본능에
충실하게 행동했죠

 

그가 도망쳤어요

 

당신 누구죠?

 

우리말을 모르나 보죠?

 

이게 무슨 짓이람
죽은 거야?

 

- 아니
- 옷 좀 입어, 감기 걸리겠어

 

생존게임이라도 하는 중이었나?

 

야생인간 같아

 

야생인간?
만지지마, 병 옮아

 

광견병 같아

 

이 남자는 건강해

 

그냥 가자

 

왜 그래, 멋진 발견이잖아

 

문명의 때가 묻지 않은
순수한 인간이야

 

- 무서워할 거 없어
- 잠깐만

 

자꾸 그러면 화낼 거야

 

이제 실험용 쥐
돼지...

 

고양이, 원숭이
다 필요없어

 

- 5단계로 인간을 실험하는 거야
- 안 돼!

 

이 자를 교육시키겠어
불행한 이 남자를 구할 거야

 

이 사람은 여기서
충분히 행복해

 

행복? 이 자가 행복해?
사랑도 못 해보고

 

'모비딕'도 못 읽고
'모네'도 모르는데?

 

자유가 무엇보다 소중해

 

자유란 가진 게 없다는
얘기나 같아

 

박사님?

 

안녕?

 

세 번이면 되는군

 

침팬지는 열 다섯 번 쏴야했는데
그렇지, 가브리엘?

 

네, 박사님

 

굿모닝!

 

- 이름이 있어야겠지?
- 위

 

오늘은 자네가 지어봐

 

- 그래도 돼요?
- 그럼

 

전에 퍼프라는
똥개를 길렀는데

 

작고 귀여웠죠

 

퍼프?

 

그 개랑 너무 닮았어요
복슬복슬하고 귀엽고

 

정말 예뻤죠, 무슈

 

퍼프로 하지
'퍼프 브롱프먼' 어때?

 

위, 완벽해요

 

안녕, 퍼프 브롱프먼

 

난 브롱프먼 박사야

 

이쪽은 내 조수 가브리엘

 

당분간은 우리가
네 아빠 엄마란다

 

맘마 좀 줄까, 얘야?

 

브롱프먼 박사님!

 

브롱프먼 박사님!

 

안녕, 가브리엘

 

박사님과 함께 일하는 게
정말 즐거워요

 

아이, 부끄러워

 

그럴 거 없어
그 말 들으니 기분 좋은데

 

자넨 훌륭한 조수야
가브리엘

 

메르시

 

저...

 

커피 한 잔 하실래요?

 

글쎄...

 

실은 집에 가는 길이라

 

정말 부끄러워요

 

감히 그런 청을 드리다니

 

하늘같은 분께요

 

바보같은 소리 마

 

정말 다정하세요

 

그만 울어

 

달래주셔서 고마워요

 

내일 뵐게요

 

설마 짤리는 건 아니죠?

 

물론 아니지, 가브리엘

 

박사님이 제 이름 부를 때가
정말 좋아요, 바보 같죠?

 

여보세요

 

안녕, 가브리엘

 

- 누구야?
- 그래, 가브리엘

 

누구야?

 

직장 동료야

 

독창적인 생각이야
가브리엘

 

아주 현명해

 

- 그래?
- 직장 동료 누구?

 

잠깐 끊지 말고 있어

 

누구냐니까?

 

업무상 전화야

 

네이던...

 

호르몬 때문이야

 

어쩔 수 없었어

 

몸 전체에?

 

모근 제거만 끝나면
면도 안 해도 돼

 

면도?
당신 원숭이야?

 

원숭이는 면도 안 해!

 

말꼬리 잡지마

 

제발 화내지 마

 

화 안 났어
역겨울 뿐이야

 

짐승 취급하지마

 

나가서 머리 좀 식혀야겠어

 

여보세요?

 

좋은 날입니다

 

아니에요
더는 못 먹겠네요

 

당신과 알게 돼서
영광이에요

 

사과 드려요, 부인
다음엔 조심하죠

 

(특발성 다모증)
호르몬이 정상 여성에 비해

 

과다 분비되는 여성에게
이상발모증세가 나타난다

 

'라일라'

 

돌아버리겠군

 

설마 남자는 아니겠지?

 

털북숭이란 걸 속이다니...

 

어머, 박사님!

 

방해가 됐다면 용서하세요

 

서류를 두고 가서요

 

놀라게 했다면 미안해
생각 좀 하느라고

 

저런, 통화 도중이었지?

 

괜히 전화해서 죄송해요

 

내가 미안해
정신이 없어서

 

괜찮으세요?

 

위!

 

당신 불어에 전염됐나봐

 

놓고 온 서류 때문에

 

정신이 없어서

 

이대로 달려왔지 뭐예요

 

꼴이 우습죠?

 

전혀

 

나도 잠옷 차림이야
웃기지?

 

우리 아들은 괜찮을까요?

 

우리 아들...

 

퍼프요

 

괜찮아
불빛에 잠을 깬 것 같지만

 

꺼야겠어요

 

제가 어렸을 때

 

엄마가 들려주던 자장가를
불러주면 어떨까요?

 

당신이 어렸을 때?

 

바보 같겠죠?

 

당신이 불러주면...

 

퍼프가 금방 잠이 들 거요

 

가까이 가도 돼요?

 

이런 말 하면 안되겠지만...

 

당신은 정말 예뻐, 가브리엘

 

- 정말요? 난 못난이라고 생각했는데
- 아니오

 

못나진 않았지만
너무 평범하죠

 

아냐, 당신은 정말 예뻐
자신감을 가져

 

정말 고마워요
메르시

 

남자한테 칭찬 듣기
처음이에요

 

난 거짓말 안 해

 

참 다정하세요

 

부드러워

 

박사님...

 

미안

 

전 다 봤어요

 

끈적끈적하고 열정적이고

 

추하면서도 아름다운 몸짓을

 

솔직한 말로

 

나도 좀 끼고 싶었죠

 

그 순간 깨달았습니다

 

원하는 걸 얻으려면

 

게임의 법칙에 따라야
한다는 걸요

 

훌륭해, 퍼프
잘했어

 

그럼, 옆 좌석의 숙녀가

 

화장실 가려고 일어선다면?

 

완벽해, 퍼프

 

브라보!

 

죽은 이 순간에도

 

가책을 느껴요

 

자업자득이죠

 

난 라일라를 진정 사랑했지만

 

그녀의 비밀을 알게되자

 

가브리엘한테 마음이 쏠렸죠

 

그녀는 정말 여자다웠어요

 

그 짜릿한 액센트에...

 

난 완전히...

 

그녀에게...

 

녹아버렸죠

 

딴 여자 생겼어?

 

무례한 질문이지만
알고 싶어

 

절대 아냐

 

솔직히 말해 줘

 

아냐

 

요즘 날 피하잖아

 

매일 늦게 오고
잠자리도 뜸하고...

 

너무 변했어

 

요즘 좀 바빴어

 

내 모습 어때?

 

멋져

 

정말?

 

나 노력할게

 

당신이 원하는 여자가
될 거야

 

내 바램은 그저...

 

이대로도 완벽해

 

정말?

 

물론이지

 

정말이야

 

나 노력중이야

 

2년만 더 시술하면
털은 다 없어져

 

잘됐군

 

그래, 발레도 배울 거야
손톱 좀 봐

 

진짜 여자 같지?

 

색깔 좋네

 

우리, 아기 만들자

 

계속 악몽을 꾸고 있어

 

왜 그런 꿈을 꾸는 걸까?

 

라일라 때문일 거야

 

라일라? 어째서?

 

아이 얘길 꺼내자
털이 연상되면서

 

너무 끔찍했겠지

 

글쎄, 그보다는 오히려...

 

아이양육에 대한 부담감이

 

원숭이로 형상화 된 게
아닐까?

 

그녀에 대한 솔직한 감정을
말해봐

 

그녀를 사랑해

 

훌륭한 여자야

 

그녀도 날 사랑해
그것도 아주 많이

 

성격도 좋지

 

세상에 드문 여자야

 

사소한 결함 때문에

 

차버릴 순 없어

 

사실...

 

사소한 건 아니지만

 

가브리엘은 어떻게 생각해?

 

굿... 이브... 닝

 

신사...

 

숙녀...

 

여러...

 

분!

 

굿 이브닝
신사 숙녀 여러분!

 

굿 이브닝
신사 숙녀 여러분!

 

브라보, 퍼프
브라보!

 

우리 퍼프 대단하지?

 

우리 얘기 좀 해요

 

내 프랑스 푸들

 

그만해요!

 

선택을 해요!

 

'소피의 선택'처럼
네이던의 선택을 해요!

 

영화 '소피의 선택' 봤죠?

 

그거랑 똑같아요

 

곧 정리할 거야

 

아뇨, 빨리 결정해요!

 

사랑해요, 네이던 박사님

 

하지만 더는 안 돼요

 

난 노리개가 아니에요

 

간식거리가 아니라구요!

 

예쁘고...

 

귀여운...

 

당신의 아기를...

 

제 뱃속에...

 

키우고 싶어요

 

사랑해, 하지만...

 

하지만 뭐죠?

 

'하지만' 소린 하지 마요!

 

하지만 라일라는?

 

잘 있어요, 네이던!

 

네이던

 

너무 행복해

 

모든 게 잘 될 것 같아

 

다 됐다

 

여기

 

고마워

 

일은 어때?

 

지겨워, 됐어?

 

지겹다는 데 좋을 리 없지

 

미안해

 

조수가 오늘 관뒀어

 

상당히 유능했는데

 

저런, 그랬구나

 

사람은 구했어?

 

생각중이야

 

내가 도울 수 있을 거야

 

나도 얘기 들어서
대충은 알잖아

 

훌륭한 실험 같아

 

그 불쌍한 야생동물을

 

인간으로 만들려고 애쓰다니

 

당신은 정말 좋은 사람이야

 

내 영혼까지 팔았어요

 

자기 영혼을 파는데도

 

난 모른 척 했죠

 

변명의 여지도 없지만

 

그땐 그녀에게도
좋은 일 같았어요

 

라일라가 네이던과
함께 왔는데

 

예전과 달라 보였어요

 

영혼을 잃은 것 같았죠

 

브라보!

 

브라보, 퍼프

 

브라보!

 

길들여줘요

 

사랑으로 길들여줘요

 

당신한테 길들여졌어

 

기쁘군

 

나의 조수!

 

고맙소

 

전채요리는 프와그라로 줘요

 

- 까마귀를 잡았네
- 까마귀를 잡았네

 

까마귀를 잡았네

 

(여인에게 바치는 시 - 예이츠 지음)
최고의 교양인으로 거듭난 것은

 

브롱프먼 박사님의

 

헌신 덕분입니다
테이프 43번 끝

 

나올 때가 됐군

 

잘 됐다!

 

잘 됐군!

 

전기목걸이는 그냥 놔둘 거야

 

널 믿긴 하지만
만약을 위해서지

 

네, 그게 좋겠네요

 

축하해

 

고마워요

 

퍼프, 안 돼!

 

사과 드려요, 부인

 

괜찮아, 퍼프

 

다음엔 조심하죠

 

갈까?

 

훌륭해, 퍼프
잘하고 있어

 

너무 좋아요

 

이렇게 훌륭한 문명을
맛보다니

 

도시는 놀라운 발명품이에요

 

거대한 빌딩들과
유리에 반사된 석양빛

 

여름옷을 멋지게
차려입은 숙녀들

 

오색가지 자동판매기

 

식사 어떠세요?

 

환상적이군요
연어도 최고고

 

요리사에게 찬사를
보내고 싶군요

 

요리사가 기뻐할...

 

안 돼!

 

더 시키실 건 없나요?

 

다신 안 그럴 게요

 

그래도 나아지고 있잖아요

 

동물적 본능은
부끄러운 게 아냐

 

라일라!

 

말해 줘

 

하지만 자제해
원숭이가 아니잖아

 

라일라?

 

좋아, 잘하고 있어

 

아주 잘했어, 기분 좋군

 

훌륭해

 

잘했어

 

대단해, 퍼프
상으로 디저트 줄게

 

야호!

 

내일은 실전 테스트

 

안녕, 분위기 좋죠?

 

아주 좋아요

 

- 아주 좋아요
- 아주 좋아요

 

뭘 드릴까요?

 

퍼프부터 주문해

 

'루벤'이 뭐죠?

 

그것도 몰라요?

 

콘비프 샌드위치잖아요

 

좋아, 그걸로 하겠소
콘비프는...

 

품격 있는 고기니까

 

네가 자랑스러워

 

어려운 상황을 잘 극복했어

 

맞아

 

그랬나요?
정신을 집중하느라 힘들었어요

 

정말 행복해요

 

시험을 통과했으니
상을 주지

 

특별 디저트요?

 

더 좋은 거

 

놀랐지!

 

열쇠 줄 테니
자유롭게 출입해

 

게다가 테이블 서랍엔

 

비상금도 들었어

 

멋져요!

 

제가 정말 준비됐다고
생각하세요?

 

성숙한 판단력을
갖췄다고 믿어

 

적절한 행동을 할거라 믿고

 

그럴게요

 

아빠의 믿음에
책임감을 느껴요

 

- 실망 안 시킬게요
- 좋아

 

확신이 안 서는 일은
절대 하지마

 

그게 열쇠야

 

알았어요

 

앗, 미안

 

어떤 사물 중 하나가

 

'모비딕'
다른 하나에 내재하거나

 

어떤 식으로든
관련이 있을 때

 

정신은 사물에 대한
이해력을 통해

 

그 내재 여부를
알 수 있으며...

 

실험실에 가서
퍼프 좀 보고 올게

 

같이 갈까?

 

됐어, 당신은 쉬어
책은 잘 돼가?

 

그런 대로

 

금방 올게

 

싫어

 

그냥 집에서
죽때리고 있을래

 

참 좋은 생각이군

 

시간 죽이긴 마찬가지잖아

 

뭐야?

 

네이던이오

 

끊어

 

나쁜 사람!
뭘 원해요?

 

얘기 좀 해

 

결정은 내렸나요?
양다리 미국양반!

 

할 얘기가 있어

 

무슨 얘기요?

 

얼굴 좀 볼 수 있을까?

 

왜요?

 

내 생각엔...

 

생각은 그만해요!

 

당신은 생각 빼면 시체군요!

 

- 생각해 봤자 별 수도 없으면서!
- 뭐라고?

 

들었잖아요!

 

알아듣지 못하는 척 하면서

 

애타게 하려는 수작이죠?

 

가버려요!

 

알았어, 그럼...

 

귀찮게 해서 미안해

 

좋아요...

 

정 원하면 들어오세요

 

문 열렸어요, 나쁜 사람!

 

이쪽이에요, 망할 양반!

 

아름다워

 

거짓말!
지금 엉망인 걸요

 

정말 아름다워

 

여기 온 이유나 말해요

 

라일라를 떠날 거야

 

당신 생각을 떨칠 수가 없어

 

나도 그래요

 

사랑해, 가브리엘

 

라일라를 설득할 시간을 줘

 

정말 좋은 여자야

 

상처를 주긴 싫다구

 

'네이던의 선택'을 했을 때

 

내가 받은 상처는

 

아무렇지 않았나요, 바보?

 

오래 걸렸네

 

퍼프랑 오랫동안

 

토론을 벌이느라고

 

불과 한 달만에

 

대단한 교양인이 됐더군

 

우린 이제 유명해질 거야

 

그는 잘 있어?

 

그럼

 

새 책에 빠져서
아주 얌전하더군

 

웃긴다

 

왜냐면 방금 그를
사창가에서 꺼내왔거든

 

돈이 떨어져 잡혀있었나 봐

 

저녁 내내 퍼마시고
창녀랑 자다가 전화했어

 

대체 어디 갔었어?

 

젠장

 

오늘 저녁 어디 갔었어?

 

사랑하는 여자가 생겼어

 

그럼 오늘 밤 뭐했어?

 

그녀랑 잤다 왜!

 

당신 땜에 뭘 버린 줄 알아?

 

그래

 

내 영혼을 팔았어!

 

내 신념과 털까지 포기했다구!

 

더 이상 설명이 필요없는

 

브롱프먼 박사와

 

퍼프를 소개합니다

 

감사합니다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죠

 

퍼프를 발견했을 당시의
모습입니다

 

청소 필요없어!

 

'방해 마시오'라는
팻말 안 보여?

 

문고리에 걸렸잖아!

 

나야, 루이스

 

꺼져버려, 루이스

 

박사님이 주신 건 단지
색연필이나 향수가 아닙니다

 

뭐라고 표현할 수 없는 거죠

 

브롱프먼 박사님은
똥이나 싸던

 

야만인이었던 저를

 

고상하고 심오한

 

프란츠 클라인, 조셉 뷰이
마르셀 뒤샹의

 

예술세계로 이끌고
본능만 있던 저를...

 

이게 나야, 루이스

 

이게 진짜 내 모습이야

 

이젠 더 이상 꾸미지 않을래

 

모근제거를 계속해
왜냐면...

 

내가 달리 해줄 게 없잖니

 

난 네가 행복하길 바래

 

이런다고 행복하니?

 

아니

 

난 왜 행복할 수 없지?

 

이젠 어쩌면 좋아
어쩌면 좋냐구

 

내가 퍼프를 죽였어

 

멀쩡히 살아있잖아

 

죽은 거나 같아

 

그런 소리 마

 

우리 집에 가자

 

아주 멋지게 변신시켜 줄게

 

그럼 굿 나잇, 아듀

 

다시 만날 때까지
오르부와!

 

끝내줬어요

 

정말?
좀 뻣뻣하지 않았어?

 

무슨 소리예요

 

당신도 너무 멋졌어요

 

인사가 너무 좋았어요
'오르부와...'

 

우리 나가서...

 

축배를 들자구

 

그래요
내 이름은 퍼프예요

 

이제, 탱고를 보시죠

 

오늘 대단했어
호흡이 척척 맞더군

 

환상적이죠

 

무지와 타락의 늪에서

 

구원받고

 

세련된 교양인으로

 

거듭나게 된 것은

 

고귀한 연구에
정열을 쏟아온

 

네이던 브롱프먼 박사
덕분입니다

 

됐어

 

강연이 17회나
예약돼 있어요

 

좋았어

 

곧 부와 명성을 얻을 거야

 

당신 덕분이에요

 

자네 덕이야, 친구

 

자네의 근면함과
지능과 인내심 덕이지

 

물론 내 사랑 자기도

 

한 몫 톡톡히 했고

 

실례합니다

 

- 브롱프먼 박사요?
- 그렇소만

 

저건 꼬마인가요?

 

아니, 난쟁이야

 

'작은 사람'이라
부르는 게 낫겠죠?

 

그렇지 않소?

 

에델스타인 박사라
불러주시오

 

그러죠

 

에델스타인 박사는
다 자란 성인이야

 

- 유전적 장애로...
- 애콘드로플라시아

 

애콘드로플라시아 때문에
성장이 안되지

 

흥미롭군요

 

박사, 뭘 도와드릴까?

 

너희 둘!

 

저 웃기는
플라스틱 우리로 들어가

 

넌 빼고!

 

대체 왜 이러는 거요?
당장은 돈이 없소

 

혹시 난쟁이...

 

애콘드로플라시아 테러단이라면

 

난 당신들 편이오

 

정말 짜증나는군
브롱프먼 박사!

 

라일라?

 

놀랐지, 자기?

 

저 여자가 릴라?

 

그래, 릴라다!
불여우!

 

게다가 미국인이지

 

털은 사라졌어
다 뽑아버렸지

 

근육도 붙어서
이젠 선망의 대상이야

 

아름다워

 

- 날 만지고 싶어?
- 그래

 

불쌍해라

 

고마워, 프랭크

 

뭐든 말만해

 

우린 외모 때문에
엄청 왕따 당했지

 

'자신을 경멸하도록
강요하는 세상이'

 

'바로 지옥이다'
앙드레 말로 말씀

 

아멘

 

미안, 주차가 어찌나
힘들던지

 

주차장이 있는데

 

찾아냈어

 

틸톤 가에 있는데
못 봤군요

 

병원 바로 옆이죠

 

주차비를 대신
내 드릴 수도 있습니다만

 

묶어

 

재밌겠다

 

얌전히 손 내밀어, 어서!

 

앉아있어

 

나빴어

 

일어나

 

멈춰!

 

옷 벗어

 

빨리 해

 

벗어

 

우린 자연으로 돌아갈 거야

 

널 재교육 시켜서

 

다시 자유롭게 해 줄게

 

인간인 게 더 좋아

 

옛날로 돌아갈래

 

좋아

 

문명은 잊어버려

 

그렇게 재교육이 시작됐어요

 

라일라는 많은 걸 가르쳤죠

 

엄격하지만 공정한 교사였어요

 

시간이 지나면서 예전의
순수한 기쁨이 기억났죠

 

하지만 다른 것도 생각났어요

 

인간으로 교육받은
기억들이었죠

 

이 각도에서 보니
너무 예뻐

 

미안

 

오늘 무척 아름답군요

 

안녕하세요, 퍼프입니다
전 완벽한 신사입니다

 

날 만지고 싶어?

 

네이던이 좀 이상해

 

제가 봐도 그래요

 

당신은 변했어요
변덕스럽고 말도 막 하고

 

사랑을 나눌 때도
맘은 콩밭에 있고

 

사랑할 때조차
날 쳐다보지 않아요

 

나라면 그대에게서
눈을 못 뗄텐데

 

내 여자한테
그만 집적대게 하세요

 

얜 여섯 살이야

 

집적대는 게 안 보여요?

 

누가 집적댄다고 그러니

 

당신 동생한테
한 수 배워봐요

 

이젠 날 사랑하지 않아요?

 

말해봐요!

 

이럴 줄 알았어

 

어서 내려와!

 

맙소사

 

내가 공들여 가르친 언어는

 

다 씹어 먹었니?

 

비트겐슈타인을 논하던
너였어

 

그렇게 빛나던 넌
어디 간 거지?

 

걱정 마, 라일라

 

퍼프만 데려갈게

 

내겐 가브리엘이 있어

 

훌륭한 여자야

 

끈적끈적하지도, 더럽지도

 

밝히지도 않는다구

 

만져도 될까?

 

냄새만 맡을게

 

이건 무슨 냄새지?

 

더럽고 강인한 냄새

 

나도 원숭이가 되고 싶어

 

가르쳐 줘

 

연습도 많이 했어

 

아직은 서툴지만

 

봐!

 

노력했다구

 

총 내려놔

 

이성적으로 해결하자구

 

둘은 계속 자연 속에서 살아

 

다시는 방해하지 않을게

 

난 원숭이가 아냐

 

말해도 돼?
말 좀 해야겠어

 

안녕, 네이던

 

만나서 반가워요

 

내 입장을 설명할게요

 

처음의 난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살았죠

 

당신을 만난 후
난 둘로 분열됐어요

 

세상으로부터 완전히
격리된 채

 

난 서서히
당신이 되어 갔어요

 

라일라가 다시 날 찾아줬죠

 

라일라!

 

당신을 사랑해

 

총 내려놔

 

제발...

 

말 끊지 말아요!

 

정말 무례하군요

 

말 말 말
,,...

 

말은 악마야!

 

말이란 참 사악하지 않아?

 

'동시인지능력' 같은 말을
누가 알겠어?

 

전체적인 맥락으로
인지하는 능력이지

 

'정말 고맙군요'

 

'천만에요'
'만나서 반가워요'

 

그만!

 

혼란스러워
모든 게 잘못됐어!

 

어지러워

 

난, 난...
논리적으로

 

이해가 안돼
그러니까...

 

- 난 이해가 안 돼
- 퍼프...

 

- 난 이해가...
- 퍼프

 

진정해

 

말은 내가 해!
나, 내가 말해!

 

네가 아냐!
내가, 내가 말해!

 

내가 노래하고
내가 춤추고...

 

내가 죽일 거야

 

- 안 돼
- 할거야

 

안 돼

 

그럴래

 

그리곤...

 

내가 네이던을 쐈죠

 

그러자 라일라가 그를 쐈죠

 

퍼프가 날 쐈고 난 죽었죠

 

이게 내 얘기의 전부예요

 

이제 천국에 가나요?

 

아니면 지옥?

 

아니면 뭐죠?

 

그냥 여기서 살아요?

 

그냥 여기 살면서

 

처음부터 다시 말해요?

 

퍼프

 

모두 네이던과 내 잘못이야

 

내가 자수하겠어

 

그럴 순 없어

 

숲에 남아있어

 

내 희생이
헛되지 않게 말야

 

당신 몫까지 열심히 살께

 

이 숲에서...

 

가장 자유롭고...

 

진실한 동물이 되겠어

 

널 믿어

 

하지만 그 전에...

 

의회 청문회에 나가서

 

얄팍한 인간성에 대해
증언해 줘

 

알았어

 

당신이 원한다면

 

여러분, 제 얘기는 끝났습니다

 

잃어버린 낙원에 대해

 

국민들께 알리고자

 

이렇게 의회에 섰습니다

 

인간은 스스로의
지적능력에 도취되어

 

자연이 우리의 선생임을

 

잊고 말았죠

 

이건 오만입니다

 

파멸과 배신에 관한
제 얘기가 증거죠

 

전 라일라와의
약속을 지킬 겁니다

 

옷을 벗어 던지고

 

야성으로 돌아가서

 

자유롭게...

 

살아갈 겁니다

 

선생에게 신의 축복이 있기를

 

우린 깊이 감동 받았소

 

이제 선생은 자유인이오

 

감사합니다

 

결과에 만족합니다

 

안녕, 라일라

 

당신을 내 가슴에 품고
돌아갈 거요

 

군중이 계속
몰려들고 있습니다

 

그는 우리 가슴에

 

자연을 존경하라는

 

감동의 메시지를
전해주었습니다...

 

잠깐만!

 

- 기다려!
- 네?

 

TV에서 보고 달려왔다

 

널 30년이나 찾아 헤맸어

 

이렇게 만나다니!

 

정말 예쁘게...

 

예쁘게 자랐구나

 

어머니?

 

그래

 

데릭!

 

만나서 반가워요, 어머니

 

하지만 전 아버지처럼
유인원이에요

 

이제 숲으로 돌아갈 거예요

 

영원히요

 

이해한다

 

- 그렇게 말할 줄 알았어
- 그래요

 

다시 만나 반갑구나

 

책을 낼 건데

 

편지 보내주면
책에 좀 실을게

 

전 원숭이예요, 엄마

 

원숭이요

 

원숭인 편지 안 써요

 

안녕, 내 아기

 

안녕, 엄마

 

옷 가져왔어요?
얼어죽겠어요

 

자, 네이던의 옷이야

 

자상해라

 

그거 알아요?
계속 당신을 원했어요

 

이름을 불러 줘

 

가브리엘

 

넌 네이던을 생각나게 해

 

부전자전이죠

 

게다가 내 똥개랑도
너무 닮았고

 

뭐 먹으러 가요
배고파 죽겠어요

 

프랑스 요리?

 

위!

 

'뉴욕 따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