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난 그냥...
- 그래   유로 챙겼어   챙겼다고?   또 시작이다   당신이야 절대
잃는 법 없으니까   당신이 실종만 안 되면   고마워   위크엔드 인 파리   오니까 너무 좋다
점심부터 먹을까?   - 벌써 배고파?
- 침까지 흐르는걸   침 흘리는 남자
괜찮아   우리가 나온 데가
샤토 루즈 역이야   - 몽마르뜨르 플리즈?
- 몽마르뜨르?   고마워요   - 불어가 제법이네
- 이제 생각도 불어로 해   얼굴도 프렌치야   파르동   - 당신이었어?
- 그래   쌩쌩하네   일단 리듬을 타면
멈추면 안 돼   잘난 척하긴   '오드랑 ㅎ텔'   여기일 리 없어   리모델링 했나 본데   이게?   괜찮아?     여기서 까치발 하고
망원경으로 보면   노틀담 꼽추 엉덩이도
보인다   이건, 음...   베이지로군   연한 갈색 같아
보이긴 해     이러지 마, 여보   예전에 왔었는데
방도 더 작고   색깔이 달라요
컬러요   인테리어를
바꾸라는 겁니까?   그건 어렵습니다   - 스위트룸으로 바꿔줘요
- 스위트룸이 없거든요   - 여보
- 죄송합니다   무슨 대접이 이래요...
여보!   여보!   - 정말 죄송합니다
- 여보!   - 택시!
- 안 돼!   택시!   원하신다면
조식은 무료로...   잠깐! 기다려!   - 손님?
- 잠깐만요! 잠깐!   크루아상도 있고요   당신 아이디어야   - 파리에 온 게 어때서?
- 코딱지만한 호텔방 말이야   - 유로 내놔
- 뭐?   유로 달라고   여보, 하지 마   이제 시작이야   자, 갑시다
빨리 빨리요
  더 빨리요, 더!   저기 봐!   아름답네요   파리는 늘 그래요   아, 파리!   - 멕, 그만해
- 감사합니다   환장하겠군   한 번 더 돌아요   어서, 어서요   왜 이러는데?   뭐 하는 거냐고?   왜? 뭐? 낸들   - 여긴 파리잖아!
- 그래!   그러니까 어디 좀 내려서
즐기자고!   왼쪽, 왼쪽으로   저기요   골목으로 들어가요   여기 세워줘요   이거 받아   감사해요   멕, 이러지 마
제발!   거스름돈은요   60유로를 내셔야죠
미터기 보세요
  아니죠, 아내가
이미 돈 줬잖소
  60유로 내세요   아뇨, 아뇨   - 내 돈 내놔요
- 절대 못 내요   짐이랑 싣고
2시간을 돌았잖아요
  미터기 봐요
60유로라고요
  유로가 풍년이군   짐을 싣고 2시간을...   됐어요
안녕히 가세요
  이봐요, 냅둬요   여보!   금액은 상관없어요   - 안녕하세요
- 안녕하세요   부인, 정말 죄송합니다만
예약된 것 외엔   남아있는 객실이
전혀 없습니다   없다잖아   우리 가방을 가져갔어   - 이제 어쩌지? 집에 가?
- 잘 생각했어   택시 타고 역에 가서   귀국행 열차 타고
침묵을 지키다가   동반자살을
기도하는 거지   완벽해   이번 여행이
이 꼴 될 줄 알았어   - 당신은 노력도 안 했지
- 노력했어   그 끔찍한 호텔방은
왜 예약했어?   당신 기쁘게 해주려던
내가 바보지   추억을 더듬고 싶다길래   그렇게 멀리까진 아냐
어쨌든 그 호텔은 아니었어   - 맞아
- 아냐   맞대도,
인테리어를 바꿔서 그래   부인,
객실이 하나 있긴 한데요   - 그래요?
- 특가 상품인데   프레스티지 스위트룸
2박이 있어요   토니 블레어 총리도
묵었던 방이죠   어때?   침대 시트만 갈았다면야   고마워   두 분 여권하고
신용카드 주시겠어요?   그러죠,
여권 당신한테 있어   알았어   욕실 개조할 돈은
날아갔군   들어갈 때 눈 감아   여생에 남은 꿈은
비데를 놓는 거였는데   그 대신 여기서
멋진 시간을 보낼 거야   나 돈에 민감한 거
알잖아   오랫동안 안 죽고
짐짝 신세가 되면 어떡해   난 요즘 줌바 댄스로
몸매 디자인 중이야   뭐하러?
누가 본다고?   여보?   - 열쇠 받으세요
- 고마워요   - 또 필요한 건요?
- 아뇨, 괜찮아요   방 안내해 드릴까요?   아뇨, 괜찮아요
고마워요   - 알겠습니다
- 고마워요   감사합니다   또 봅시다   오, 맙소사!   정말 멋져   환상적이야   마실 게 있어야겠지?   그래   여보, 됐어
그 정도로 목 안 말라   여긴 말이야, 우리 주머닐
아주 털어버리려고   작정한 도시라고   무슨 말이야?   그러니까 내 말은...   욕실 타일을 뭘로 할지   당신이 아직
결정 안 했잖아   그게 지금 무슨 상관이야?   난 그냥,
함께 파리에 머물면서   중요한 일들을
의논하자 이거지   타일 같은 거?   결정은 해야잖아   타일은 당신이 골라   당신은 상관없고?   난 솔직히 신경 안 써   우리을 위하여!   - 사랑해
- 사랑해, 여보   - 좀 만져봐도 돼?
- 뭐하게?   지난 5년, 10년 사이   당신 생식기는
꽉 닫힌 책처럼 변했어   이렇게 비싼 데 묵는데   구부정한 당신 소시지
보느니   에펠탑을 봐야지   둘 다 모두 봐도,
잠시면 될 텐데 뭘   생각해 봤는데   우리 부부관계를
새롭게 바꿔보면 어떨까?   어떻게?   서로 모르는 사람인 척
하는 거야   아직까지도
마누라랑 자고 싶다니   별종이지?   변태 수준이야   오늘 밤
생각 좀 해볼게   - 정말?
- 곯아떨어지지나 마   전에 왔을 땐
호흡이 가능했는데   - 무릎 괜찮아?
- 괜찮아   아직 멀쩡해   여기 살면 얼마나 좋을까?   살지 뭐   뭐?   집 팔고
작은 아파트 하나 얻어서   돈은 어떻게 벌고?   일이야 지겹게 했잖아   그럼 뭐하게?   예술가 하면 되지   닉, 우린
버밍엄 출신이야   태생은 아니잖아   - 여보세요
- 아빠, 나예요   - 그래, 아들
- 집에 계세요?   아니, 여행 왔어   프랑스
파리 말이야   아니, 아직 안 싸웠다
아주 좋아   다시 네 엄마랑
첫사랑 때로 돌아갔지   뭐?   또?
젠장, 웬일이냐?   - 나 들어갈래
- 중요한 얘기야   아빠, 아빠   쥐 소굴이에요   대책이 안 서요   - 중개업자랑 얘긴 해봤고?
- 아직요   얘기해봐
진작 했어야지   그럼 해결해 줄까요?   그럼   생각도 마   여보,
긴급 상황이잖아   쥐새끼가 득실댄다는데
3개월 된 아기를 어떻게 재워?   겨우 내쫓은 애들이야   며늘아기 어떤지 알잖아   남편 못 살게 하는 건
당신보다 더 할걸   나 열받게 하는 건
당신이 최고야   너무 잘 통해서 그래   멕, 여보!   비웃지도
달래려고 들지도 마   왜 그래   우리 아들이잖아   - 여보
- 그만해!   왜 당신한테
손도 못 대게 해?   이건 사랑이 아니야
체포당하는 거지   내가 공포의 대상이야?   그럼 키스해봐   어디서 풍기문란이야!   가자   맙소사   10년 후
우리 모습이야   포부도 크셔라   여긴 파리잖아
키스해줘   무슨 짓이야?   엉덩이 치는 거 싫어?   싫어!
여태 그것도 몰라?   맙소사, 닉!   닉, 미안해   - 괜찮아?
- 건드리지 마, 무릎 다쳤어   일어나, 영감아   구급차 불러줘
하지 마!   엄살 그만 피워   엄살 아니야
진짜 아프다니까   제발 한 번만이라도
남자답게 좀 굴어   - 버리고 갈 거야
- 마음대로 해   맙소사, 하느님   진짜 아프다고   정말이야   여기서 먹을까?   점심은 당신이 골라
저녁은 평소대로 내가 고를게   무릎 괜찮아?   좀 더 가보자   착해라   너무 모던해   너무 텅 비었어   그러네   너무 관광객 위주야   영어 메뉴도 있고   - 당첨이다
- 정말?   좋아   행복해라   - 두 사람 테이블요?
-   이렇게 어려운 결정은
난생 처음이야   이 사람은
햄이랑 농어
  전 생선수프와 양고기   굽기는 어떻게?   삶은 걸로요   '레어'로요   내 입에 넣어본 것 중에
최고야   좋대요   여보   데려와 주서 고마워   먹어봐   별로 안 내켰는데
오길 잘한 것 같아   왜 안 내켜?   요즘 들어 당신이
자꾸 날 공격하니까   왜 그런 줄 알아?   당신은 알아?   또 그 쩝쩝대는 소리   내가?   늘 그랬어?   여물 먹는 말처럼   누군 나더러
맛있게 먹는다던데   억압 없이
자유롭게 말이야   그래서 자유로워?   눈치 안 보는 걸
즐기긴 하지   드디어 찾은 거네
안 그래?   영원히
머물고 싶은 곳   당신은 꼭 다툴 듯하면
피해버리더라   같은 사람을
사랑하고 미워할 순 없어   적어도 내 경험엔
5분 이내로는 말이야   당신은
꾸준한 게 좋구나   지독히 꾸준한 게   왜 뭐가 마려운 얼굴이야?   사실은 말이야...   무슨 일이 있었냐면   한 달 전쯤 학교에서
조기퇴직을 강요당했어   오, 여보   이런   학생 하나가
학교에 항의문을 냈다더군   당신이 뭐랬길래?   네가 머리 만질 시간에
책을 한 줄 더 보면   과거를 벗어날 가망이
있을 거라고 했지   학장한테 찾아갔대   그 애한테 머리스타일은
살아온 역사이자...   정체성이자...   뭐라더라,
하난 까먹었네   - 다 드셨어요?
-   네, 치워주세요   왜 말 안 했어?   당신 놀라게 해주려고   생각할 수도 없었어   - 다 왔어
- 야한 데야?   그럼 힘이 날 텐데   더러운 건 확실해   여기야?   나더러 죽으라고?   불행히도 당신은
생전 안 죽겠어   보들레르, 수틴
사르트르, 베케트   당신의 영웅들   전부 여기 있어   실제로 있는 건
아니잖아   쫄지 마   한 줌의 뼈와 흙일 뿐이야   내 말이   베케트는 말했지   '우리는 사랑을 말할 때
사랑을 의미하는가?'   당연한 거 아냐?
바보같이   사랑이란 단순히
주고받는 것 이상이란 뜻이지   샤르트르 찾으러 가자
여기 재밌네!   난 학창 시절
우등생이었고   대학에서도 뛰어났었는데   어쩜 이렇게
평범하게 됐는지 신기해   당신은 그림 솜씨에
음악 소질도 있잖아   까막눈한테 비트겐슈타인도
설명할 수 있지   그 많은 재능을
용케도 다 내다버렸어   그랬나?
내가 왜 그랬을까?   자기학대?   새로운 길은
지금도 찾을 수 있어   생각해보는 게 어때?   정말 그럴까?   사람은 안 변해   아니, 변해   나쁜 쪽으로 변해 탈이지   왜 이리 신이 났어?   무슨 일이래?   가자   - 익숙하지가 않아
- 알아   확실히 저기 같았는데   뭐가 보여?   - 나 피부암이야?
- 응   그럴 줄 알았어   게다가 초기 알츠하이머랑
위암도 있다며   맞아   그리고 약시도 있어   또?   날 충분히 사랑 못한 걸
후회하게 될 거야   열쇠 내가 가졌어   잠깐,
어디다 뒀더라?   잊었나 본데
여기 우리 집 아니야   열쇠 못 찾으면
불안하단 말이야   난 당신이 뭘 찾으면
아무 말 없이 도와주잖아   그리고 내 칫솔 쓰지 마
잇몸병 옮아   - 당신 것도 아니잖아
- 맞거든   - 파란 거
- 그래   - 팬더들이 환영하네
- 환영부대인가 봐   저 팬더
왜 날 노려보지?   무섭게   나 잡아봐   지갑 다 털릴걸   지구 최후의 날이라도
난 굴 삼키며 갈래   가자   당신 이럴 때
마음에 든다니까   - 혹시 조울증인가?
- 조조울증일 거야   혹시 말이야   잭이랑 앤지
집으로 다시 불러들인 게   나랑 둘만 지내는 게
못 견디겠어서야?   난 당신이랑
떨어지는 걸 못 견뎌   하긴 병적으로
의존적이지   젊은 애들 좀
돕는 게 어때서?   닥쳐   바보 같긴!   당신은 가끔 보면
진짜 바보야   나 새로 시작할래   뭐?   말하려고 했는데   학교에
더는 못 있겠어   생물 수업도 지겹고   과 관리하기도 싫고   말도 안 돼
그럼 뭘 하려고?   나도 몰라   이탈리어도 배우고
피아노도 치고   탱고도 춰보고   그게 그렇게
끔찍한 거야?   애들 다 떠나고 나면   우리 사이에
뭐가 남겠어?   결혼기념 여행 와서
헤어지자고?   적어도 얘기는
해볼 수 있어야지   안 그래?   물론   여보, 그러지 말고   맛있게 먹자   그러지 마
욕실 얘기 할까?   생각해둔 게 있거든   닉?   최소한 마지막 만찬은
당신이 사
  기꺼이   나가서 담배나 피워   - 나 담배 안 피워
- 곧 나갈게   당신 코트랑   내 것도 챙기고   그것만 부탁해   알았어   빌어먹을   알았어   - 담배 피러 가요
- 그러세요   코트 부탁해요   그러죠   식사는 괜찮으셨나요?   - 네, 좋았어요
- 감사합니다   죄송해요   닉!   닉, 여기야!   여기서 뭐 하는 거야?   이것 좀 열어봐!   빨리!   빨리 힘껏 당겨봐!   빨리 와!   스릴 있네   애들한텐 비밀이야   자, 여보   - 다시 한번 해보자
- 뭘?   믿어봐, 이번엔
훨씬 즐겁게 해줄게   됐다   잘해봐, 노인장
키스해줘!
  아주 방을 잡지!   이봐, 닉 버로우스!   맞네, 닉이잖아   설마, 자네가 이런
영국인답지 않은 열정을   불태우고 있는 사람이야?   오, 맙소사
잘 지냈나?   그럼! 자넨?   그동안 대체 뭘 하면서
지냈냔 말이야!   할 얘기가 태산이군!   - 세상에!
- 나야 잘 지냈지   그럭저럭   이쪽은 내 아내, 멕
멕, 여긴 모건이야   아내라고?   아내한테 그런 키스
퍼붓는 놈은 처음 봐   하기사 이렇게
미인이신데 그럼   저도 좀
맛보게 해주세요   반가워요, 멕   이렇게 기쁠 데가!   그래, 두 사람
파리엔 웬일이야?   주말이라 놀러 왔지   - 정말?
- 옛날 생각 나서   자넨?
뉴욕에 있는 줄 알았는데   그래, 그랬었지   근데 여기로 왔네
새장가도 갔고   그리고 알다시피   여전히 돌팔이 글이
잘 팔려서 먹고 살지   경제, 정치의 붕괴
이런 거 말이야   다들 내가 전문가라니까
난 잠자코 있지   아, 참...   내일 작은 모임이 있는데   부인되시는 분하고
같이 오지그래?   - 글쎄
- 다른 일 없어요   그래요? 잘됐네요
그럼 제가...   뭘 좀
적어드려도 될까요?   정말이지, 닉
이게 동시성이란 건가 봐   못다 한 얘기들
마저 해야지   고마워요, 멕   - 할 얘기가 쌓였어
- 그래?   8시야   있어 보이려고
늦게 오진 말고   내일 봐   내일 보자고
맙소사! 닉 버로우스!   '리볼리 가'네
와우!   캠브리지 동창이야   저 사람 책
침대에서 본 것 같은데?   아마도   두 번 읽더니
영어가 불쌍타고 했잖아   평이 아주 좋았어
큰 인기였지   한 학년 후배였는데   내가 모두에게
소개시켜 줬지   근데 어떻게 됐어?   인생이 어떻게 됐지   그거 내 거야   - 내놔!
- 안 돼   잇몸병 옮아!   내가 옮겨줄 거야   얼른 내놔!   이런, 미안   피잖아   가슴 보여줘   잠들었어?   당신 부스럭대는 거
기다려   무슨 생각 해?   푸아르 푸딩 대신
크렘 브륄레 먹을 걸 그랬나   심각하게 고민 중이야   당신만 괜찮다면...   잠깐 올라탔다가...   곧바로 정액 몇 방울을
배출해도 좋을까?   나 잠들었어   닉?   닉?   닉?   왜?
무슨 일이야?   떠나버린 줄 알았어   당신이 원하던 거 아냐?   안아줘   그래, 나 여기 있어   - 떠난 줄 알았어
- 괜찮아   나 여기 있어   모건이 당신을
정말 좋아하나 봐   빈말이 아니라
진짜 오라는 눈치였어   왜지?   나한테 원하는 게
뭐가 있을라고?   우선 내가 있지   당신한테
도움되지 않을까?   - 당신 콜라주 좋더라
- 그래?   응, 멋져   - 당신도 멋져
- 고마워   당신은 언제나
세련되고 우아해   품위도 있고   고마워   그래서?   그래서 고맙다고   - 난 어떤데?
- 당신 뭐?   나도 품위 있어?   왜?   캠브리지 궁극의
소설을 쓰고 싶어   설마   70년대부터 시작해서   섹스, 마약   일, 아이들   이혼   다발성 경화증에   안락사까지   차라리 바늘로
허벅지를 찌르겠다   상상력이 고작 그거야?   비하하지 마   나더러 리얼리즘의
여왕이라며   - 당신도 좋댔잖아
- 정도껏 해야지   뭐 하는 거야?   자, 갖고 싶은 거
골라봐   맘대로 그림 잘라 내   내가 사줄게   자비심이 있다면
그만 쳐다봐   팬티 벗을 때마다
정전을 시켜야겠어   난 당신 보는 게 좋아   군데군데 살도 찌고
육감적이지   군데군데 살찐 거
영 싫거든!   한 군데도 싫어   칭찬받는 거
좋아하잖아   그건 그래   지난번에도
어떤 젊은 남자가   정신도 멀쩡한 자가   책방에서 추근댔다니까   당연하지
당신 섹시하거든   고마워   섹시한데 얼음이지   우리 세대는
이단적 삶에 꽂혔었어   그룹리빙   채식주의   레즈비언주의   가능한 한 비정상적인 것   그렇지만 우린
결혼해서 다행이야   그걸 이번에
기념하고 싶었어   서로에게 헌신하고   자신을 희생해서
결합을 성공시킨 걸   당신 겁먹었어   - 뭐에?
- 혼자 남겨질까 봐   풍선 터뜨린 어린애처럼
나만 졸졸 쫓아다니고   점점 자기 자신에서
못 헤어나오잖아   혼자 지내는 걸
자랑삼는 사람도 있지만   난 버림받을까
신체적으로 두려워   그러지 마   왜 사람들은
나랑 있길 싫어할까?   이 구두 어때?   저 어때요, 무슈?   그 구두
누굴 위해 산 거야?   그걸 몰라서 물어?   누구? 나?   당신이라고?
날 위해서지, 바보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포기해야겠어   왜?   일종의 수련이야
자기학대의 유일한 혜택이지   불가능한 것들을
원치 않는 것   그럼
이것도 싫어하겠네   뭔데?   뭔데?   무릎 꿇어     보여?   냄새 맡게 해줘   잠깐이면 돼   엉큼한 짐승 같으니   옷 입을게
가서 준비해   난 준비할 옷도 없어   그럼 여기 남아서
걸작 소설이나 쓰든지   대충 해, 잭처럼   머리로 따지면
잭보다 내가 낫지   당신 그 앨 질투했어   당신이 걔한테만
관심을 쏟았으니까   그야 어릴 때지   지금은 당신이
더 끼고 돌잖아   도통 놔줄 줄을 몰라   그람시 공부할 때
봤던 영화야   저들을 잡아올까
생각했었지   내가 마지막으로
당신 구해준다   뭐?   룸에다 올릴까요?   물론이죠
새로운 모토예요   '항상 룸에'   전부 다 룸에   모건한테
부탁해볼까 봐   당신 철학 서적
출판해 달라고   시작도 안 했는걸?   뭐가 그리 웃겨?   당신은 항상
책도 곧 쓸 거고   욕실 개조도
곧 할 거고   우리 인생을 뒤바꿀
중대언사도   곧 할 거라고 하지만   사실은 어떤지 알아?   노벨상도 곧 탈까?   벨도 못 누르는
포스트맨이야   왜 그런지 알아?   제발 이 무지한 사람을
일깨워 주시죠   당신한텐
배짱이 없거든   처음 만났을 때
당신은 극도 페미니스트였고   나더러 내면의
여성성을 깨우랬잖아   덜 깨웠나 보지?   덜 깨웠냐고?   아주 결혼까지 한걸   그럼 이참에 나도
키 크고 남자답고   컴퓨터도 잘하는
멜릭처럼 변해야겠군   멜릭 말이야   컴퓨터 수리공, 멜릭?   그래, 멜릭   이제 인정하겠어?   뭘 인정해?   당신 애인 말이야   - 뭐라고?
- 맞잖아   그 어린애?   대머리에 땀 뻘뻘 흘리고
헐렁한 옷 입고 다니는?   당신 제정신이야?   인정해   안 그럼 왜 그리 노트북이
자주 고장 나?   인정해!   아주 돌았구나   그놈 대하는 태도 봤어
고백해   당신 멍청한 것도
이제 지긋지긋해   멕, 솔직히 말해줘   내가 당신 속인 적 있어?
한 번이라도!   이러고 산 내가 바보지   사랑도, 섹스도, 남자도
다 마다하고   고작 이거 때문에?   딴 남자 생겨서
이러는 줄 알았어   - 내가 원하는 건 나라고
- 왜? 뭐 땜에?   - 집 팔아야겠어
- 뭐?   내 집에서
날 내쫓겠다고?   - 방 얻어
- 돈은 뭘로 내고?   이혼은 너도나도 해   당신은
학생이랑 놀아났어!   15년 전 일을
왜 꺼내고 그래?   잭은 학교에서
매일 문제인데   당신은 그저
괜찮을 거랬지   난 걱정돼서
죽을 지경인데 말이야   당신은 자기 아이가
문제 있을 수 있다는   상상조차 안 갔지   난 고립됐었잖아
자긴 애들만 감쌌고   안 그러게 생겼어?   멕, 멕   저기 들어가면 우리 삶은
예전 같을 수 없을 거야   잘됐네
그럼 빨리 들어가자고   아니, 당신은 여기서
늘 하듯 징징대고 있어   난 파티를 즐겨야겠거든   이러지 마, 멕   멕, 제발   당장 사과해!   내가 왜?   녀석이랑 차 마시고   향수 냄새 풍기고
다닌 게 누군데?   사랑해, 여보   진심이야   사랑도 죽어   죽인다면야   - 당신은 진짜 바보야
- 피해망상증이라고 해   그것도 말기야,
멜릭이라니!   뼛속까지 차가운 여자   당신은 펭귄도 얼릴걸   썰렁하거든   당신은 오늘 밤도
제정신으로 못 버텨   어서들 와요   와줬군 그래
정말 기뻐   - 그래
- 안녕하세요   거의 다 왔군!   잘 왔어요
샴페인 어때요?   어서 들어와   안 오면 어쩌나
걱정했다고   얼마나 마음 졸였는데   여기 멋진 친구들이
자네 부부를 기다리고 있어   하도 얘길 해놔서
고마워요, 스테판   - 온종일 자네 생각만 했네
- 그래?   지옥치고 럭셔리하군   가봐   프랑스인들이잖아
저들도 사는 건 끔찍할 테지   나 혼자 두지 마   혼자이고 싶다며?   여기 있었군   한참 찾았어   오, 멋진 드레스네
가자고, 소개해줄게   블랙 레이스가 멋져요
그려두고 싶네요   제 수다쟁이 친구들을
소개해 드리죠   자, 이쪽은 닉이에요   여긴 내 오랜 출판업자
로버트랑 도미니크야   프랑스 내 출판을
전담하고 있지   여긴 내 오랜 친구 닉과
그의 아내 멕   닉은 런던에서
철학 교수로 있지   멕은 무슨 일 하죠?
미리 물어봤어야 하는데   교사예요   재밌는 얘기가 많겠군요   장 피에르 이 친구는
프루스트 전문가라네   - 과장이에요
- 아냐   뛰어난 친구지, 요즘은
디킨스 책 번역 중이고   '황폐한 집'요   여긴 빅투와르 라샤펠   소설가야
자네도 알 거야   굉장히 유명하지   이쪽은 조각가
해리 로즈   멋진 전시회를 열고 있지   - 어디서 하더라?
- '생각과 행동' 갤러리   나도 봤는데 대단해
꼭 가보라고   - 크리스토퍼 아라구에즈
- 아라구에스   아라구에스   소르본 대학에서
경제학 교수로 있지   그리고 발렌타인 르페브르는
'르 몽드'지 경제 전문가야   '파이낸셜 타임즈'도요   파이낸셜 타임즈,
자네도 읽어봤을 거야   그리고 저쪽에 보이는
모나리자는   내 아내 에브야   여보, 이쪽은
닉 버로우스랑 멕이야   이제 다 됐네
잠깐 가지, 닉   잠깐만 남편 좀
빌려가도 될까요?   - 그러세요
- 괜찮죠?   - 네
- 자, 가자고   '나의 벗 닉에게
2013년 파리에서'
  됐어   다 됐네, 닉   받아준다면   고마워   빨리 읽어보고 싶군   옛날에 쓴 글들
짜깁기해 넣은 건데   왜 그런진 몰라도
꽤 잘 팔렸지 뭐야   운이 좋았지
누구한테나 운은 있잖아   나한텐 없던걸   자넨 너무 심각하잖아   평생 농담 한마디
던져본 적 있나?   내가 알던 자네라면
없을 거야   자, 여기 앉으라고   그동안 난
이렇게 책상 앞에 앉아   얼마 안 되는 내 두뇌와
의지와 성실성에 대해   내 자신을 설득해야 하는
상황이 되면   종종 무슨 생각을
했는지 아나?   '닉이라면 지금
어떻게 했을까?'   '닉은 지금
뭐라고 말할까?'   - 정말?
- 그래   고마워요,
뭐 좀 먹을래?   - 괜찮아
- 정말?   고마워요
이름이 주...   - 쥘리요
- 줄리?   고마워요, 줄리   에브는...   날 잡아먹고도
남을 여자야   나도 알 건 안다고   하지만   닉, 난 정말 우울했네   숨이 막혀
죽을 지경이었지   맨해튼의 정신과 의사는
전부 찾아다녔어   그러다 만난 누군가에게
들을 수 있었지   물론 내가 원하던
말을 말이야   그게 날 해방시켜줬어   그리고 어느 날 아침
아내를 떠났지   칫솔 하나 안 들고   미친 짓이었어
그리고 이곳까지 왔는데   난 다시 그 모든 걸
반복하기로 했다네   사랑, 결혼, 아이   그리고 지금 이렇게   내 자신을 즐기며   내 모나리자를
매혹시키기에 바쁘지   그녀도 내가 좋아서 죽고   내 속은 못 꿰뚫어봐
아직은   하지만 언젠간
알게 되겠지   시간문제야   그러니 내가 용감한 건가?
아님 바보인 건가?   왜 똑같은 바보 짓을
반복하는 건데?   허영심이야   난 우스꽝스러울 만큼
허영심이 많거든   누가 날 사랑해주고
챙겨주고   내 말에
귀 기울이길 바라   자넨?   난 착각은 안 해   착각이라니?
뭐가 착각이란 거야?   누군가를 포기하는 게
자유를 얻는 거란 착각   아냐, 아냐
그건 아니야   갑자기 옛 추억이
떠오르는군   예전에 우리
새벽같이 일어나서   신문 팔겠다고
공장 문 앞에 서서   기다리던 거 기억나?   아마 넉 장인가 팔고
노동자들한테 쫓겨났을 거야   그 공장들도
이젠 문 닫았겠지?   자네가 브레히트 연극에   핑클 플로이드 음악을
깔았던 거 생각나?   정말 기발했지
기발했어   그때가 좋았어   우린 있잖아,
온실 속 화초처럼 자랐어   뭐든지 우리에겐
너무 쉬웠지   - 그랬나?
- 자넬 봐   중세부터 내려온
고풍스러운 집에서   눈부신 미모의 아내를
곁에 두고...   주말은 교외 별장에서
명견 한 마리와...   저서에선 인세 쏟아지고
막판엔 쏠쏠한 연금까지...   어때, 대충 맞췄나?   턱수염 난 지적인
친구들과   정치며 철학이며
논하면서   조니 미첼이나
따라 부르고 말이야   나보다 날 더
정확히 그리는군   내가 그런 건
좀 하지   있잖아...   우린 세상에
너무 큰 빈 자릴 남겼어   우리가 심지였는데   6, 70년대는 심지가
활활 타오르던 시절이었어   정말?   그래, 페미니즘, 인종차별
인권문제, 전부 다   난 그런 불꽃을
다시 틔워보고 싶어   좋은 사람들과 돈 좀 모아
저소득층 동네에 가서   정치, 문화 토론도 벌이고   전체적으로 좀
흔들어보는 거야   어때, 같이 할래?   내가?   그래, 자네 몫으로
2천 파운드 배정하지   그 정돈 우리한테
있으나마나잖아   4천으로 해줘   4천은 내야지
수표는 내일 부칠게   닉 버로우스   역시 통할 줄 알았어   알았고말고   미래를 위하여   - 예술가세요?
- 그럼 좋게요   예술가처럼 보여요   아마도 머리스타일
때문인가 봐요   여긴 어떻게 오셨죠?   좋은 질문이에요   아니, 파리엔
어떻게 오셨냐고요   아, 결혼기념일 축하하러요   정말요?
얼마나 되셨어요?   - 30년요
- 대단하네요   정말 그렇죠?   애들도 다 커서
집 떠나고   이제 둘만 남았죠   두 분이서만
즐길 수 있겠네요   우습게 들리겠지만   전 한시도 그이랑
떨어지기 싫어요   그인 뭐든 알죠
지루할 틈이 없어요   그럼 남편이
지루해하겠네요   정말 그럴까요?   '단 하나의 사랑'은
없어요   여러 하나라면 모를까   그게 문제죠   결국 서로를 죽여요
독한 마음을 먹어야죠   남편이 나더러
바람을 피웠대요   그래서 뭐랬어요?   '아까워라' 하는
생각을 했어요   결백하면서
창녀 취급 받는게요   미안해요   예정일은 언제죠?   4월이에요   미안   누구세요?   난 닉이라고 해   그 음악 좋아해?   음악은 뭐든 좋아하죠   일단 들어는 봐요   장하구나   마실 것 드려요?   파티가 재미없으세요?   재미는 나하고
거리가 멀어   잘 어울리질 못해   나하고도 거북한데
남들이야 오죽하겠어   - 여기 사나?
- 주말이라 왔어요   뉴욕에 살아요   - 설마
- 모건이 제 아버지예요   아, 그렇군   아버진 어때?   평소에도 그렇게
큰 소리로 말하나?   이메일로도 들릴 정도죠   안녕하세요   - 네
- 방해해도 될까요?   그러세요   - 정말 높네요
- 그렇네요   파리 잘 아세요?   아뇨, 잘은 몰라요   저쪽에 루브르가 있고요   오르세 미술관,
그리고 몽파르나스 타워   앵발리드   저기가 국회의사당이에요   아, 네   - 저기 오벨리스크 보여요?
- 예쁘네요   파리에서의 주말이라
최악이죠   정신줄 놓는 게
최선이에요   버밍엄을 못 가봐서
하는 소리야   나 같으면 최대한
이 도시를 즐기겠어   - 아빠도 그러셨죠
- 그래?   아빠랑 전 그다지...   공통 관심사가 없어요   그거야 흔한 일이란다   아빠는 제가 곁에
있는 걸 좋아해서   비행기 표도 보내곤 하지만   막상 한 방에라도 갇히면
어쩔 줄 몰라 해요   아마도
죄책감 때문이겠죠   아빤 미움받길 싫어하거든요   엄마는?   잘 지내세요   자살 시도하신 적이
있었죠   맙소사   창밖으로 몸을 던졌죠   세상에...   하지만
지금은 괜찮아요   다 극복했죠   무슨 생각 해요?   네?   지금 무슨 생각
하세요?   나 같은 여자가
취한 상황요   권태, 불만...   분노   매정하게 가는 시간   얼마나 멋져요?   네?   자신의 불행에
그토록 익숙하단 거요   저기...   리볼리 거리 보여요?   모퉁이를 돌면
작은 바가 있어요   괜찮다면
거기서 한잔하죠   언제요?   지금 괜찮아요?   무슨 일 하세요?   - 선생
- 선생님요?   그래   이런!   저 앞에 지나가는 게
원숭이 맞냐?   내 문제가 뭔지 아니?   난 선천적으로
아내를 배신 못 하는   불행한 남자라는 거야   대다수의 사람들과 달리   난 낯선 사람하고
자고 싶지 않거든   난 아내만 좋아   사랑을 염두에 두지 않은
섹스는 내겐 없어   그러세요?   난 오로지
사랑만이 관심사인데   그게 섹스보다
훨씬 더 힘들구나   난 왜 이럴까?   너한테 뭐라니?   솔직히 무슨 얘긴지
저도 모르겠네요   식사 준비됐대   파티는 즐거워?   어떤 남자가
나랑 술 마시고 싶대   그래?   그래서 뭐랬어?   좋다고 했어   언제?   이따가   그러지 마
제발 그러지 마   갈 거야   이거 가져가세요   필요하실지 모르니까   오늘 이 자리에서   이 놀라운 책의 출간을
축하하려고 해요   브라보!   아냐, 아냐
그만둬   이이는 책을 쓰는 동안
일도 하고   제 시중도 들고   미술작품도 사고
러시아어도 배웠죠   맞아요   10대 소년
100명 만한 에너지예요   진짜요   하지만 때론 우울하고
감정적이에요   감정적이야?     아침 먹는 내내
쉴 새 없이 얘길 하죠   심지어 변기에 앉아서도
계속 말을 한다니까요   디저트 먹는데
변기라니   그리고 만났던 여자들만
한 트럭은 된답니다   하지만 제가
책임지기로 했죠   대체 왜?   정신 나가서   정신 나가서?   아뇨, 사랑해서요   네, 사랑해서요   내 사랑,
당신을 위하여   모건을 위하여!   건배   다들 고마워요   고마워, 여보
짧게 한마디만 하죠   대체 제가
전생에 뭘 했길래   저런 과분한 사랑을
받을까요?   와줘서 모두 고마워요   제 책은 상자에 담아
복도에 둘 테니   나가시는 길에
원하시는 만큼 가져가세요   사인 못 한 것도 있는데
그게 더 값나갈 겁니다   이런 귀한 자리에서   엉터리 책 얘긴
그만하기로 하고요   어차피 한물간
내용이니까요   대신 이 친구의
이야길 해드리죠   어제 우연히
닉을 만났는데   옛 친구들을 만나면
종종 그런 일이 있더니   길에서 여자와 뜨겁게
키스를 하고 있더라고요   그런데 그 여자가
자기 아내라는 거예요   그런데요
예전을 돌이켜보면   그와 나는 한때
비밀스레 돌아다니며   음침한 캠브리지의
술집들에서   세상을 뒤바꾸는
모의도 하곤 했는데   난 그에게 날
추종자로 받아달라고 했죠   그가 다니는 모임은
어디든 따라다녔고   각자 술을 가져와야 하는
단칸방 파티에도 갔었고   진부한 이름의
허름한 음식점들도   많이 드나들었어요   닉은 내게
수치심을 일깨워서   진짜만 가려 읽게 해줬고   한 가지에 5분 이상
집중하게 만들어줬어요   그리고 진실들을 입 밖에
낼 수 있게끔도요   태어나서 처음으로   내 짧고 배부른 인생
최초로   엄청나요   공식적으로 감사할게   불꽃을
타오르게 해줘서   지금까지도 멋지게
그래 왔듯이 말일세   여러분,
모두 건배하시죠   제 친구 닉을 위하여   고맙네   닉을 위하여!   고마워, 친구   젠장...   제길...   젠장...   고맙네, 모건   칭찬이 과분하네   얘길 듣고 보니
나도 많이 놀랐네   그리고 새삼스레
생각나는 게 있더군   내 모습   제 속에 감추고 사는
제 모습 말입니다   아직도 약간 좌측에 선
무정부주의자고   여전히 진실에 목매요   그게 제 약점이죠   그래서 몇 가지
정정하고자 하는데   제가 가르치는 대학은
정식 대학교가 아니라   과거 기술대학으로
지금은   버밍엄 교외에서   바보들을 찍어내는
공장이 된 곳이고   그나마 거기서도
해고를 당했습니다   적절치 못한 발언을
한 게 이유죠   한 흑인 여학생에게요   제 큰아들은
마리화나에 절어 살고   있는 돈 다 털어서
사준 집에는   쥐가 나온대요   하루 종일 TV 보는 걸
업으로 삼는 놈이죠   전 돈도 없고   온몸 구석구석이
어찌나 쑤시던지   신발 끈도
제대로 못 묶어요   매 순간마다
걱정과 두려움으로   가슴이 타들어 가요   그리고
아내도 잘 알듯이   전 아내에게만
집착합니다   물에 빠져 허우적대며
지푸라길 잡는 놈처럼요   다른 누구도
절 원치 않으니까요   그런 아내는 오늘 밤
절 따돌리고   다른 남자랑 있겠대요
아내는 좋겠죠   그 남자도요   그러니까 전 지금   창밖으로 떨어지는
상태입니다   영원히요   제 인생은 완전
족친 겁니다   와, 정말
끝내줘요   혹시 빼먹은 거 있나?   저도 한마디 하죠   그러세요   조금 전 발코니에서
장 피에르랑 얘길 하면서   며칠 전 일이
떠올랐어요   친구랑 있었는데   제 폰이 울렸죠   전 전화 건 사람과
통화를 했고   끊고 나자
친구가 묻더군요   '누구야?'   '숨겨둔 애인이라도 돼?'   '전화받는데
너무 반가워하고'   '웃음이 끊이질 않던데'   전 놀라서 말했죠   '무슨 말이야?'   '남편이었는데'   남편이었어요   닉?   두 사람...   벌써 가려고?   오늘 압권이었어
항상 그랬지만 말이야   좀 더 있다 가면
좋을 텐데   혹시라도 내가
기분 상하게 했다면...   여긴 얼마나
머물 거야?   주말이라곤 했지만
정확히 말 안 해줬잖아   내 전화번호 있지?   저장은 했지?   통화 안 해도 되니까
문자라도 보내   사랑해!   진짜 바보야   아니, 천재야   어떻게 그런 꼼수를 써?   내 특기지   토할 뻔했다고   고마워   그거 알아?   엘리스에서
저녁 먹을 때 말이야   당신이 뭘 했냐면   곁에 오더니
내 뺨에 입을 맞췄어   그냥 자연스럽게   그게 어찌나
맘에 들었던지   고마워   자, 이제   다시 해봐   '읽는 건 덜
사는 건 더'
  짐 쌀 때가 됐네   계단만 보면
싸운 거 생각나   그럼 엘리베이터 타   - 무슨 일이죠?
- 부인, 죄송합니다만   이 방에
들어오실 수 없습니다   - 체크아웃 되셨어요
- 12시도 안 됐는데?   방 안의 물건은 일체
만지시면 안 됩니다   모자 이리 주세요
어서 주세요   - 이건 말도 안 돼!
- 주십시오   빨리 와!   저쪽으로!   아, 버로우스 씨 내외분   불편을 드린 점
깊게 사과드립니다   문제는 최대한 빨리
해결해 드리죠   잠시 따라오시겠어요?   두 분 여권은
잘 보관 중입니다   왜죠?   주신 신용카드가
한도 초과됐어요   여기
청구서 확인하시죠     아, 금액이...   꽤 크긴 크네요   네, 그리고 객실 기물도
파손됐습니다   - 그래요?
- 네   세금도 있고요   너무 정신없었나 봐요   - 그래도 값어치 있었어
- 그래   버로우스 씨
다른 카드 있으신가요?   버스 카드뿐이네요   그럼 계산은
어떻게 할까요?   목숨 내놓을까요?   죄송합니다만
농담하실 때가 아닙니다   굉장히 심각한 문제예요   - 아주 심각하죠
- 그래요?   더는 못 듣겠네   안녕, 형씨   나 파산했다고 종 치네   - 뭐 해?
- 모건한테 문자   왜?   유일한 희망이잖아   이런   - 그래, 잭
- 여행은 즐거우세요?   - 아주 즐겁지
- 프랑스 친구들이랑요?   아니, 프랑스인은
하나도 못 만났어   결정은 하셨어요?   답은 두 가지다   엄마는 네가
집에 돌아와서   우리랑 사는 것보다   친구랑 지내는 게
나을 것 같단다   그래   둘이 보내니까
얼마나 즐거운지 몰라   곧 돌아가야지   - 하지만, 아빠...
- 아니, 미안하구나   여보세요?
여보세요?   - 내 말 들리니?
- 여보세요?   - 여보세요?
- 아빠?   빠져나왔네   야호!   뭐가?   당신한테 돈 있댔잖아   여기선 돈 안 내고 튀면
맞아 죽을 거야   최고의 여행이었어   나도   무슨 소리야?
당연히 와야지   무슨 일이야?   실은 작은 문제들이
좀 생겼어   그래? 뭔데?   두 사람 정말이지...   아주 재밌게 지냈구나   정말 재밌게   그래 보여   문제 해결될 때까지
우리 집에서 지내지그래?   시간 좀 걸릴 텐데   - 고맙네
- 당연한 건데, 뭘   음식 준비할 테니까
멋진 만찬도 즐기자고   어때요?
음악에 춤도 추고   혹시 노래 부르는 거
좋아해요?   - 좋아해요
- 들어보고 싶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