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nbange 3.0 - (C) Breadu Soft 2008

한글: macine(2016.02)

 

사랑해, 사랑해

 

감독: 알랭 레네
각본: 자끄 스텐베르그

 

음악: 크지슈토프 펜데레츠키

 

"수술실 - 외과"

 

- 의식은 있나요?
- 아니오

 

보겠어요?

 

살아날까요?

 

수술로 목숨은 건질 거요

 

안 그래도
연락하려 했는데

 

죽었어요?

 

아니오
여전히 의식불명이지만

 

사흘이 지났는데

 

수술 중이
낫지 않았을까요?

 

거동하게 되면

 

바로 실험을
시작할 수 있어요

 

생각해보죠

 

저러고서
살아갈 수 있을는지

 

- 모르지
- 그래요

 

실험하다 죽어요

 

건강한 사람이 필요한데

 

저깄네

 

이야기해보겠어요?

 

좀 기다렸다가요

 

- 찾아온 사람 있어요?
- 아무도 안 만나려해요

 

직원 중에서 피실험자를
구하지 그래요

 

- 지원자가 있을테네
- 여럿인데 거절했어요

 

하필 이 사람이오?

 

잃을 게 없잖아요
그런 사람을 찾았어요

 

죄수는 어때요?
사면을 제의하고

 

선택 사항이 아니에요

 

돌아올 기회는 있어요?

 

예측 못 해요

 

인간 대상은 처음이라

 

만나보고 싶군요

 

연락할테니 좀 기다려요

 

소지품 잊으셨어요

 

고마워요, 필요없는 건데

 

끌로드 리더?

 

네, 전데요

 

시간 좀 낼 수 있어요?
하루 정도

 

아니, 경찰은 아니고

크레스펠 연구소에서
나왔어요

 

크레스펠?
처음 들어봐요

 

다 그럴 거예요

 

다른 계획 없으면
같이 갔으면 해서요

 

멀어요?

 

50킬로미터 정도
차가 있어요

 

- 날씨가 어떻죠?
- 화창해요

 

그럼 그러죠

 

- 택시로
- 차 있어요

 

- 집에 들렀다 갈까요?
- 아니, 됐어요

 

내가 찾는 사람인가요?

 

바로 그래요

 

납치가 아니란 점은
분명히 해두죠

 

몸값 안 나와요
가족도 없고

 

크레스펠은 어떤 곳이죠?

 

아직 없는 곳이나
마찬가지죠

 

- 그림 같은가요?
- 그다지

 

피곤하지 않아요?

 

3주 동안 매시간
듣던 질문이군요

 

많이 나아졌어요?

 

왜 그렇게 관심이 많죠?

 

담배 피울래요?

 

네, 나았죠

 

걱정거리는 암이고

 

살아나 기뻐요?

 

살아난 건지 모르겠어요

 

이제 얼마 안 남았어요

 

- 걱정할 거 없어요
- 걱정 안 해요

 

더한 일이 뭐 있겠어요

 

아주 특별한 일이 있다면?

 

뭐가, 동화 속에서처럼?

 

"사유지
출입금지"

 

그렇군요
그림 같진 않네요

 

그래도 흥미로운 데죠

 

- 여기가 크레스펠인가요?
- 네, 그래요

 

크레스펠이
마을인 줄 알았어요

 

아니, 마을은 5킬로
떨어져 있고

크레스펠의 일부가
아니에요

 

이제 소장님을 만날 거요

 

- 놀랐어요?
- 솔직히, 네

 

연구소는 세운 지
15년 됐고

 

지역에선 농업 연구를
한다고 생각하지만

 

그 분야 일은 몰라요

 

실제로는 시간을 연구해요

 

- 풀린 게 있어요?
- 일부

 

내가 어디로 들어가죠?

 

질문이 있는데, 리들러씨
내키시면 대답해요

 

해보세요

 

자살할 동기가 있었을텐데

 

생각이 바뀌었어요?

 

다시 그 문제가 생길 거요

 

- 누구한테요?
- 당신한테

 

아니, 바뀌지 않았어요

 

다시 시도해요?

 

그야말로 모르모트군요

 

삶에 애착이 없는 지원자

 

받아들이면
살아날 가능성이 있나요?

 

쥐라면 백퍼센트

 

자, 뭘 보여드리죠

 

시간이 흐르는 건 확실해요

 

생각해봐야겠어요

 

시에서 시간을 분배하는

 

시 직원이란 생각이
마음에 들었어요

 

- 그게 될 것 같진 않아도
- 시간이 고장나겠죠

 

거리가 먼 생각을
종이에 끄적대고

돈 버는 소설가들을

 

분석해야 한다고
늘 생각했어요

 

여기 쥐
A와 B가 있어요

 

잘 봐요
차이를 알겠어요?

 

글쎄요, 하나는 암컷
또하나는 숫컷인가요?

 

둘 다 숫컷인데
B는 선구자예요

 

A는 단지 밖으로
나온 적 없는데

 

B는 시간 여행을 해
과거에서 1분 살았어요

 

영웅이군요
언제 그랬죠?

 

어제
아무 부작용 없어요

 

시간 여행을 했다고
어떻게 자신해요?

 

그게 문제요

 

확신은 하지만
쥐와 대화하긴 힘들어요

 

기술자들은 뭐든
생각해내잖아요

 

먼저 말부터 가르쳐야죠

 

정확히 1년 전으로
돌아가게 돼요

 

또 1분만 지속돼요

 

그러다 죽게돼면요?

 

우리가 하라는대로 하면
그런 일은 안 일어나요

 

1년 전에 어디 있었어요?

 

휴가 갔어요

 

작년에 특별 휴가
석 달을 받았어요

 

프랑스 리비에라에 있었어요

 

확실하죠?

 

휴가 기억은 안 잊어버려요

 

구형 같은데 있게 됩니다

 

돌아오면
4분 뒤에 회복됩니다

 

왜 4분이죠?

 

설명드릴게요

 

잠수부들이 사용하는

 

감압 챔버와
비교할 수 있습니다

 

- 관심이 갑니까?
- 별로요

 

왜 미래가 아닌 과거죠?
그게 더 흥미로울텐데

 

일리가 있습니다

 

그리 대단하게
보이진 않아도

 

그 순간에서 더 나갈 겁니다

 

그래서 짧은 여행부터
시작하고

 

경험해보면 그다지
흥미롭진 않을 겁니다

 

심장 문제는 없나요?
작은 궤양 같은 것도?

 

없어요, 아주 건강하요

 

그렇군요
자살은 건강에 좋아요

 

이야기들었을텐데
며칠 있어야 해요

 

식이요법요?

 

그런 거죠
나흘이면 돼요

 

실험 전에 보험 증서
같은 데 서명해요?

 

그렇게 될 거예요

 

실험이 실패하면
병원에서 죽은 게 되겠군요

 

그렇게 되겠죠

 

빈틈없군요

 

- 첫 자살 시도였어요?
- 네

 

- 총으로?
- 네

 

- 총 든 게 상상이 안 가는데
- 나도 그래요

 

그래서 빗나갔어요

 

- 두렵지 않아요?
- 네

 

사는 게 아주 두려웠는데

 

이젠 아니에요

 

- 잠 잘 자요?
- 아주 잘

 

- 두통 없어요?
- 네

 

내일 봅시다
T5 효과를 지켜보고

 

해없을 거예요

 

- 이제 기다려야죠
- 사흘 더

 

과거에 오래 머물면요?

 

정확히 60초 지속됩니다
쥐를 통해 알아요

 

깨어나면
해적들과 있나요?

 

누우면 문을 닫아요

 

1년 전으로 갔다가
1분 뒤 돌아옵니다

 

실망했어요?

 

조금

 

실험실 같은 걸 기대했는데

 

전기 장치 같은 거

 

만일 실패하면요?

 

그럴 리 없어요

 

1966년 9월 5일
오후 4시로 돌아갑니다

 

왜 오후 4시죠?

 

- 선택한 시간예요
- 늘 그 시간에 쥐를 보냈어요

 

- 늘 돌아왔고
- 이제 습관이 됐죠

 

과학자들이 미신을
믿을진 몰랐네요

 

왜 나를 골랐는지
알고 싶군요

 

컴퓨터가 알아서 한 일이죠

 

- 수백만 중에서겠죠
- 그래요

 

- 안녕하세요
- 안녕하세요

 

걱정할 거 없어요

 

T5 투여량을 늘리면
잠이 더 잘 올 거요

 

자면서 말을 해요

 

그것도 T5 효과고
깨면 어때요?

 

기분 좋아요

 

내일 구에 들어가기
1시간 전에

 

더 많을 양을 투여할 거요

 

약에 취했어도
정신은 아주 멀쩡해요

 

걱정 말아요

 

지금 단계에 맞게
준비됐어요

 

움직일 수 있나요?

 

피실험자에겐
아주 수동적인 경험일 거요

 

그래도 기억은 해요

 

반의식 상태지

 

좋아?

 

- 가?
- 좀 이따

 

물뱀 두 마리와
상어 몇 마리

 

그 정도야

 

- 좋아?
- 아주

 

고기 많이 봤어?

 

물뱀 두 마리와
상어 몇 마리

 

그 정도야

 

그 장치들 마음에 안 들어

 

늘 그러더라

 

- 좋아?
- 아주

 

고기 많이 봤어?

 

식사하러 가

 

그래

 

- 가?
- 좀 이따

 

아니면 안 끝나

 

넉 달쯤요

 

딴 일도 할 수 있어
언제까지 발송 일 할 거야?

 

물량 나오는대로요

 

포장 잘 한다고 해서
궁금했어

 

그 능력을
딴 데 쓸 수 있어

 

책임있는 위치에서
능력을 발휘할 수 있어

 

책임지는 거 싫어요

 

나도 그 나이 땐 그랬어

 

가서 커피 한잔 해

 

- 집이 잘 사는 편이야?
- 조금요

 

그 나이 땐 빚 있었어

 

- 좋아?
- 아주

 

고기 많이 봤어?

 

물뱀 두 마리와
상어 몇 마리

 

놓쳐버렸어

 

시간대는 같은데

 

- 몇 시에 왔어요?
- 9시요

 

저녁에 5천은 돌려야
일이 돌아가는데

 

한 게 90인데!

 

4시간 동안에 90?

 

2분당 봉투 하나면
볼만하군

 

기록이야
예뻐요?

 

누가요?

 

신기록 수립자

 

- 웬만큼
- 웬만큼?

 

들여보내요

 

좌회전

 

차까지 문제네

 

어디 가 점심 먹을까?

 

좋을대로

 

모르겠어

 

웬지 까뜨린이 마음에 걸려

 

신경 안 쓰니 그렇겠지

 

- 역시 뚱해?
- 할 말 없어, 그래

 

- 만나면 뭐 했어?
- 아무 것도

 

- 지금은?
- 아무 것도

 

하여간에
저기 가 먹지

 

아무튼 T5 효과 아래예요

 

- 7분
- 벌써 5번 돌아왔어요

 

우려되는 건
이행 기간예요

 

4분 전에 나오게 할까요?

 

이렇게 몇 주 갈 지 몰라요

 

- 좀 기다리죠
- 그러다 굶어죽어요

 

난방된 열차에서 보니 묘해

 

- 추웠어?
- 아주

 

좀 뒤에 해방시킨
마을을 지나갈 거야

 

- 자기가?
- 모두

 

50명쯤 됐고

 

독일군 20명과 마주쳤어

 

총은 자기와 안 어울려

 

손에 익질 않았어

 

자기 이름 딴 길이
있을 지도 몰라

 

당시엔 별로 흥 안 났어

 

- 수요일에 왜 안 왔어?
- 잊었어요

 

오늘 밤에 둘이 같이 와

 

- 둘요?
- 까뜨린과

 

우리 헤어졌어요

 

- 얼마나 함께 있었지?
- 7년요

 

그래도 같이 와

 

우중충한 벽이 안 겁나?

 

책상 위의 종이가 더 겁나

 

사무실 장식 좀 해야겠네
그림과 벽걸이

 

또 1951년 2월 17일자

 

미수금 전표의 큰 사진도

 

회계원이 0을
몇 개 빼먹었지

 

효율성의 적이었어

 

지우개...

 

연필은 없어?

 

연필이 싫어

 

- 지우개는?
- 아냐

 

연필 없인 소용없어

 

- 안녕
- 안녕

 

저자 증정, 저자 증정
저자 증정...

 

독창성이 없는데...

 

누군지 몰라
할 말도 없고

 

수영하다 물에 빠져들었어

 

- 죽었어
- 죽은 지 오래됐어

 

수영 잘 했는데

 

몇 시간을 헤엄쳤을 거야

 

- 몇 시간을, 알아?
- 끌로드

 

닥쳐!

 

나 필요없었어!

 

그냥 거기 있으란 거야!

 

박제 올빼미처럼

 

그래도 바삐 오가며
사람들 만났어

 

죽고 싶은 심정이었어

 

주면 줄수록 너 나빠져!

 

더는 이해 못 하겠어

 

나가겠어

 

내일 나가겠어

 

뭐야...

 

오후 3시

 

3시간째야

 

3분 전에도 오후 3시였어

 

3주 뒤에도
오후 3시일 거야

 

100년이 흘러도

 

모두 시간이 가는데

 

나만 이 안에 갇혀 있어

 

시간이 정지됐어

 

시간을 봐

 

영원히 오후 3시야

 

여보세요?

 

여보세요, 시 간...

 

삐 소리가 3번 나면

 

정각 3시 0분 0초입니다

 

네?
알겠습니다

 

내일도 같은 시간에

 

가족에게 사랑을

 

백만년 동안

 

해조류와 연체동물

 

파충류가 지구를 지배한 뒤

 

이 영화가 탄생했습니다

 

저는 전속력으로
죽음을 향해 치닫고

 

저 없이도
지구는 돌아갈 겁니다

 

이제 고객 여러분께

 

발송물의 분실에 대해

 

죄송하다는 말씀을 전하며

 

앞으로는 최선을 다해...

 

됐어?

 

그래

 

뭐야...
쥐가 여기서 뭐 하지?

 

- 뭐라 그랬어?
- 아냐

 

방금 쥐를 봤어

 

해변에서 쥐 다니는 거
본 적 있어?

 

휴가왔나 보지

 

어떻게 됐어요?

 

어느 정도는 성공예요

 

- 성공이라고?
- 그렇죠

 

당분간은 그래요

 

죽은 건 아니니까
나머진...

 

시간의 경주

 

사무실 시간 대 야외 시간

 

- 누가 이기는데?
- 아직 몰라

 

예쁜 여자야
당신 아파트처럼 산뜻하고

 

옷 잘 입고 단정해

 

- 그런 걸 경멸해
- 뭐든 경멸하는 게 좋더라

 

변덕스럽고
혼란스런운 게 좋아

 

내가 그래?

 

안 그렇지

 

안 그래

 

반대로 아주 놀랍지
늪 같아

 

어두운 밤 같고...

 

웃다가
목을 비틀고 싶어져

 

천천히 가라앉는 기분이야

 

바닥까지

 

진열장 밖의 모니끄는
상상 못 해

 

당신한테서는
썰물 냄새가 나

 

익사체나 문어처럼

 

- 그때 그 해변
- 이 해변이 나야

 

당신이 필요해

 

사무실에서
봉투 일을 싫어한다는

 

여자 이야기를 듣고

 

당신 생각이 났어

 

사랑을 나눠

 

이 모래 위에서?

 

밤이 없는 곳으로
달아나고 싶어

 

와이프 뒷태가
기막힌 거 알아?

 

들어봐, 지금 뭘 보는지
말해볼게

 

창가에 있겠지
어디 보자...

 

다 푸른색이야

하늘이 푸르고
바다, 모래, 도시

 

세상이 온통 푸른색이야

 

미녀들 구경 많이 했겠지

 

그리워, 끌로드

 

그립다는 게 아주 성가셔

 

전엔 안 그랬는데

 

상관 안 했어

 

누가 있든 없든
신경 안 썼어

 

멀리 흰 돛이 보이겠지

 

해변으로 돌며 떨어지는
갈매기들도 보여

 

리비에라에 갈매기 있어?

 

비 올 조짐이야

 

거긴 비가 안 와

 

시간 낭비야, 리더

 

오늘 밤 안에
그 안내문 못 마쳐

 

손잡이는 헛돌리고

 

- 여기 아주 좋잖아
- 좋아

 

지겨운 푸른 들도
안 보이고

 

- 안 가?
- 이따가

 

- 내가 결혼했으면?
- 모를 일이었지

 

상관 안 했을 거야

 

첫눈에 반한 건 아니었어

 

뭐랄까, 색달랐어

 

그 사무실에
영 안 맞는 걸 보고

 

나머진 무시했어

 

- 당신을 안 좋아했으면
- 아냐, 그럴 리 없어

 

그날 밤 식당을 나오면서
몹시 겁이 났어

 

나한테 깊은 인상 주려고
그 일 관뒀어?

 

그래, 인상 깊었어?

 

별로
보수는 좋았어?

 

그래, 살만했어

 

- 눈이 곱다고 누가 안 그래?
- 그래

 

- 당신을 원했어
- 나도

 

우리가 처음은 아냐

 

대답해?

 

하지 마

 

까뜨린...

 

까뜨린...

 

사랑해

 

내 말 들려?

 

사랑해

 

그 이유 뿐이었어

 

오래전 당신은 죽었어

 

이제 내가 죽어

 

추워

 

내 목소리가 들려

 

그 약...

 

내가 살 가능성은?

 

그래, 쥐라면 100%야

 

살기위해 쥐가 되는 거야

 

이제 올 거야...

 

4분만 기다리면

 

쥐는?
쥐는 어딨지?

 

- 헛소리 하지 마!
- 그렇게 들리겠지

 

안됐지만 진짜야

 

끌로드 그만 해, 겁나

 

겁줄 생각은 없어

 

두 달 전에 글래스고우에서
까뜨린을 죽였어

 

까뜨린에게
말도 않고 나와서

혼자 돌아왔어

 

못 믿겠어

 

반은 맞아

 

그게 무슨 뜻이야?

 

사람을 죽이진 않았어

 

그래도 내가 한 짓이야

 

그럴 리 없어

 

나도 그렇게 생각했어

 

어쩔 겁니까?

 

전차를 없앨 때까진
제대로 못 다녀요

 

버스가 더
나은 것도 아니지만

 

곧 차가 소용없어져요

 

이렇게 하세요, 손님

 

내려서 전차를 타세요
기차 놓치기 전에

 

손님, 시간 충분하세요?

 

고양이의 눈을 꿰매야 해

 

- 뭐라고?
- 고양이 있잖아

 

- 정신병이 붉은색이야?
- 아냐, 미래가 붉은색이야

 

그럼 정신병은?

 

둘을 헷갈렸어

 

너도 깼어?

 

나 대신 출근해

 

- 자기가 필요해
- 같이 살기 까다로워

 

같이 살자는 게 아냐

 

같이 있자는 거지

 

오늘 밤 곁에 있어
아냐!

 

내 곁을 떠나지 마

 

- 두려워...
- 두려워?

 

그래, 당신이 사라질까봐

 

내일 혼자 있을까봐

 

오늘 밤 자기가 없을까봐

 

밤에 같이 있어...

 

- 영어 하십니까?
- 네

 

괜찮으시면
몇 가지 묻겠습니다

 

그러세요

 

성함이 클로드 리더씨죠?

 

 

언제 글래스고우에
오셨습니까?

 

이전 번에 그 지역에
1분 29초 머물렀고

 

4분 23초 동안
돌아왔습니다

 

이젠 3분 4초 동안
갔습니다

 

그 시간대에 갇혀 있습니다

 

끊임없이
재체험하는 겁니다

 

우리에겐 회복시키기
좋은 기회입니다

 

그렇게만 되면 좋을텐데...

 

거기 못 있겠어

 

- 여기 있어...
- 아냐, 갈 거야

 

안 졸려?

 

안 오면 슬퍼할 걸

 

슬퍼해?
늘 슬퍼하는데

 

내가 있건 없건

 

깨어 있거나 잘 때도

 

슬픔 그 자체라는
생각이 들곤해

 

5년 됐으니 익숙해졌잖아

 

아냐, 6년이야
떠날 생각도 해봤어

 

어쩔 수가 없어
누구라도

 

- 그래도 필요할텐데
- 도움이 안 돼

 

떠날 수 있겠어?

 

안 되겠지

 

어떨 땐 못 견디겠고
녹슨 기분이야

 

- 떠난 적 있어
- 응, 돌아왔지

 

그래, 이틀만에

 

영화에서처럼 반기면서
배 안 고프냐 했어

 

끌로드 리더, 하여간에

 

그때 해변가의
집을 바라면서도

 

리비에라에 가선
더 울적해 했어

 

햇빛이 싫었나 보지

 

해 좋아해

언젠가는 사라지리라
생각하면서

 

같이 살 수도
안 살 수도 없고

 

- 그렇지?
- 그래

 

신이 땅을 창조하고 말했지
"잘 돌아가라"

 

가서 자

 

안 졸려, 정말

 

- 일 솜씨가 없더군요
- 별로요, 뭘 써본 적 없어요

 

이 일과는 안 맞아요

 

딴 일도요
사무실은 지겨워요

 

- 지겨워요?
- 네

 

- 오전에 얼마 번지 알아요?
- 아뇨

 

정확히 14프랑

 

담배 한 갑 값이죠

 

얼마 안 되네
하긴 점심 먹곤 안 했으니

 

금세 때돈 벌 거 같았어요?

 

이 일 얼마나 하려 했어요?

 

글쎄요, 내일까지

 

 

이렇게 합시다

 

번 돈 14프랑 줄게요

 

얼마 안 되니
점심 내가 사고

 

- 왜?
- 신경 안 써

 

뭐 안 사네

 

매일 사
빵, 우유, 성냥

 

채소, 토마토, 머스터드

 

- 자기 건 없잖아
- 필요한 거 없어

 

- 스웨터라도 사
- 둘 있어

 

별로잖아

 

- 찾아올 사람 없어요?
- 네

 

아무도 안 만나고 싶어요

 

밤새 있어도 괜찮아?

 

원래 늦게 자

 

이렇게 다 바뀌네

 

안녕하세요
오늘 기분 어때요?

 

- 좋아?
- 아주

 

뭔가 잘못됐어

 

몇 신 지 모르잖아

 

시계를 안 줬어
시계를 봐야 알지

 

이거야 원!

 

시계 없는 시간 여행이라니

 

할 수 있어
할 수 있을 거야

 

초를 세는 거야

 

침착하게

 

4분...

 

하나, 둘, 셋

 

넷, 다섯...

 

- 아뇨
- 왜요?

 

- 아니에요
- 왜 아니죠?

 

그냥 아니에요

 

- 왜 아니지?
- 그냥 아니에요

 

'네'가 아니에요?

 

- 네
- '네'라 했어요

 

- 아니에요
- 분명히 '네'랬어

 

모르나?

 

여기 있어요!

 

알아야지!

 

돌아왔어요!

 

여기 있어요!

 

안 돼

 

몇 분 여행했는데
밖은 몇 백년 흐른 거야

 

연구자들은
오래 전에 죽고...

 

나만 여기 갇혀

 

잊혀졌어

- 1분
- 3분 있으면 올 거예요

 

너로구나!
좀 어때?

 

너도 여행 중이지

 

괜찮아?
멀리 갔었어?

 

너도 못 돌아오게 했구나

 

둘 다 엉망이 됐어

 

누군지 알겠다

 

해변에서 봤던 그 쥐야
눈에 띄었지

 

종종 내 과거 여햏 중에
나타났겠지

 

네 여행 속에
내가 나타났고

 

그래, 다 설명이 돼

 

다 이치에 맞아

 

너도 시계가 없어

 

여기 얼마나 있었는 지도
모르고

 

자, 움직이자!

 

이건 아직 안 끝났어
나가야 해

 

집중해야지

 

10시 반이야

 

- 기분이 안 좋아
- 어디 아파?

 

까뜨린이 죽었으면
다 알텐데

 

아냐, 아주 간단해
까뜨린을 얼마나 알아?

 

오래 전부터 이야기했잖아

 

그래도 잘 알아?
만난 적 있어?

 

아니, 없어

 

딴 사람들도 거의
까뜨린을 잘 몰라

 

만난 적 없고
같이 사는지도 몰라

 

- 감추니까 그렇지
- 만나봐야 따분해 해

 

가족은 없어?

 

그래, 친척도 친구도 없고

 

사장도 직장도 없고
세금도 안 냈어

 

서류 같은 게 없어서
해외에도 못 나갔어

 

그럼 없어져도 모르겠네

 

그래, 아무도

 

지금처럼 우리가
헤어졌다고만 생각해

 

근데 두고 왔어?

 

그럼 데려와야 해!

 

왜 나한테 다 이야기해?

 

아무도 모르니까

 

만지도록 놔두는 거 보면

 

같이 자고 싶나보네

 

근데 그 남자 사랑한댔잤아

 

나, 당신, 그 사람
모두 사랑하고 같이 자

 

무릎 만지고...

 

다음은 허벅지...

 

오늘 밤 외로워서 그래

 

외로워

 

까뜨린이 먼저 떠났으면
좋았을 걸

 

누굴 만났는데...

 

안 듣고 있네

 

손 움직이는 거
듣고 있어

 

지난 주부터 얼굴이 변했어

 

정말 지난 주부터
뭘 다시 못 쓰겠어

 

작년에도 같은 말 했어

 

좋아할만한 걸 보여줄게

 

- 커?
- 아냐, 아주 작아

 

작으니까 좋아할 거야

 

동물? 식물? 별? 광물?

 

넷 다 합한 거

 

오늘 밤 같이 있고 싶어

 

- 무슨 일이야?
- 공포스러워

 

'공포스럽다' 말고
'무섭다'고 해

 

아냐

 

무서움과 공포가
어떻게 다른데?

 

무서움은 뜨겁고
공포는 차가워

 

몇 시간 잠 좀 자
잠을 자야 해

 

한 눈은 책 읽고
한 눈은 자고 싶어

 

하여간 참...

 

뭔진 몰라도

 

정말 뭔가 있어

 

- 이제 무섭기도 해
- 뭐가 무서워? 죽는 게?

 

그건 아냐

 

- 죽는 건 안 무서워
- 그런 소린 처음 듣네

 

거깄어?

 

늦게 올 거야?

 

그래, 먼 데 살아

 

안이 너무 더운데

 

같이 가

 

혼자 있지 말고

 

전화로 택시 불렀어

 

글래스고우는 너무 음울해

 

오렌지 좀 사다줘

 

- 괜찮은 거야?
- 응

 

잠 안 자?

 

불 켜놓을래

 

이리 와, 가까이 와

 

간단한 게 더 이해하기
어려운 거 같아요

 

학교 나왔잖아요

 

학교에서 집중 못 했어요

 

책도 읽고

 

책이 다 가르쳐주진 않아요

 

한 번은 끌로드가 그랬어요

 

전차는 전선에서
전기를 받아

 

안 서고 선로 위로 간다고

 

그런 생각 못 했어요

 

휘발유로 가는 줄 알았어요

 

네, '화성인의 관점'이란 거죠

 

- 2분 사이로 놓쳤네
- 2분이나 2달이나 같아요

 

이젠 T5도 떨어질텐데

 

안내문이 적어도 셋이야

 

독촉장도 새로 써야해

 

내 주면 될 겁니다

 

판매일이 27일이니
5일 남았습니다

 

25일까지는
어떻게 될 겁니다

 

아직 몇 페이지인지도
안 정했어

 

40페이지 넘어가면
비용이 같지 않지

 

줄여야 하는데
누가 하지?

 

아무튼 27일 전에
보내야 해

 

B는 시간 여행을 해
과거에서 1분 살았어요

 

영웅이군요
언제 그랬죠?

 

어제
아무 부작용 없어요

 

시간 여행을 했다고
어떻게 자신해요?

 

그게 문제요

 

전쟁 중에 누가
이런 이야기를 했으면...

 

어디 가?

 

담배 사러 가

 

여기서 뭐 해요?

 

네?

 

여기서 뭐 하죠?

 

잠을 못 자겠어요

 

죽을까봐

 

그래서 이리 왔어요

 

아침에 나오다가

 

내가 죽었거나
그냥 잠든 걸

 

발견하겠죠

 

이리 와요, 이리

 

모르는 여자와
욕실에 있게 됐어

 

아주 매력적인 여자였어

 

모든 남자들이 꿈꾸는

 

아무 일 없었어

 

해달라는대로
얼굴만 씻겨줬어

 

- 다시 만나봤어?
- 꿈 속에서 여러 번

 

"고객님, 24일자에 보내신

 

영수증을 기꺼히 인정합니다

 

본의 아니게
실수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틀림없이 주문하신 걸
받게되실 겁니다

 

곧 보내드리겠습니다

 

완벽한 상태로
전달되길 바라며

 

다시 한 번 고객님께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끌로드 리더, 올림"

 

2달 전 글래스고우에서
까뜨린을 죽였어

 

늦었어, 기한이 어젠데

 

밤새 일했습니다

 

- 연필 없이 일하나?
- 연필 안 씁니다

 

내일 꼭 필요한거
알겠지?

 

잘못 썼잖아

 

'내일'의 철자도 모르나

 

- 늦었어
- 지쳤나?

 

- 저 얼룩은...
- 저 얼룩 봤어?

 

- 내일 밤까지 계세요?
- 몰라요

 

자기 말이 맞아
초록 들판 말야

 

초록 알레르기도 있을 거야

 

녹색이 세포를 오염시켜서

 

묘하잖아

 

아무리 과학자들이
병따개니 세제니 발명해도...

 

모든 다 바꿀 순 없어

 

그게 비밀이야

 

아주 간단한데
아무도 생각 못 해

 

한 달 동안
샐러드 먹지 마

 

자기가 배 사면
조종법 배울 거야

 

이게 안 슬프면
밤까지 딴 이유 찾아낼 거야

 

내가 짐이야

 

돈만 좀 있었으면...

 

부자였으면
분명히 안 좋아했을 거야

 

상속 못 받은
가난뱅이인 척하고

 

매달 자기 사장 찾아가

 

얼마 주나 알아봤을 걸

 

나무!

 

나무가 아니라 숲이야

 

들엔 나무가 드문드문 있어

 

표지판을 가리켰는데
자기가 놓쳤어

 

표지판을, 정말?

 

- 정말이야?
- 네

 

좋아, 딴 거 놔두고
저걸로 해

 

- 그게 낫겠어요
- 내가 말하지

 

딴 게...

 

틀림없어요

 

전쟁 때
위조 신분증 주셨잖아요

 

아니라니까

 

모르시겠어요?
끌로드 리더예요

 

1943년엔
끌로드 라부와였고

 

날 알 리 없어

 

전쟁 때 나도
위조 신분이었어

 

방해석이 있네

 

- 심해요?
- 별로

 

그래도 죽인 거나
마찬가지요

 

90프랑이오

 

가도 됩니까?

 

- 피곤해?
- 그래, 지쳤어

 

- 뭐 했는데?
- 아무 것도

 

말하는 걸 들었어

 

- 근데?
- 아무 말 안 했어

 

무슨 말이었는데?

 

몰라, 안 들었어

 

- 뭐 찾아?
- 먹을 거 없나 하고

 

시금치 샀어

 

식물...

 

청어 먹고 싶은데
큰 놈으로

 

아무 것도 못 하겠어

 

어떨 땐 누군지 모르겠어

 

웬지 흐릿해

 

점점 흐려져

 

물 속에 가라앉아

 

쓰는 이야기 안 하더라

 

별로 안 써

 

같이 점심이나 먹어

 

무서워
정말 죽였으면 완전범죄야

 

종결했어

 

자, 옷 입고

 

연보라 옷이 마음에 들어

 

상상해봐
신이 자기 형상대로

고양이를 창조한 걸

 

- 고양이를?
- 그래, 고양이를

 

수천년이나 이틀 뒤에
인간을 창조했어

 

- 인간을?
- 그래

 

고양이에게 종처럼
봉사하는 목적이었어

 

- 종처럼?
- 그래

 

고양이에겐
명석함을 줬고

 

인간에겐 신경증과

뭘 쌓고 소유하는
욕심을 줬어

 

- 알겠네
- 아냐, 모르면서

 

인간은 고양이를 위해
창조된 거야

 

- 알겠어?
- 그래, 알겠어

 

좋아

 

모든 문명의 목적은

 

고양이를 잘 먹이고
편안하게 봉사하는 거야

 

- 고양이에게
- 그렇다니까

 

그래서 인간은
고양이의 행복을 위해

 

여러가지를 만들었어

 

어부, 방석
양탄자, 라디에이터...

 

라디오도
고양이가 음악을 좋아해서

 

우리가 누구고
왜 여기 있는지

 

알려줘서 고마워

 

그래, 생각하면 되는 거야

 

끌로드!

 

 

뭐지?

 

딱정벌레

 

2시간째 그러고 있는데
괜찮아?

 

괜찮아

 

고양이는?

 

그 여자와 잤어?

 

- 거슬려?
- 그게 재밌어?

 

아주 경박할 때가 있어

 

아주 서툰 여직원이
오는 걸 꿈꿔왔어요

 

해고한 뒤에

 

함께 달아나는 거죠

 

석 달 수금액을 모아
달아나는 거예요

 

어디든

 

다음엔요?

 

돌아가야죠

 

돌아가겠죠

 

- 커피 더 해?
- 그래, 좋아

 

왜 나를 골랐는지
알고 싶군요

 

컴퓨터가
알아서 한 일이죠

 

- 수백만 중에서겠죠
- 그래요

 

- 안녕하세요
- 안녕하세요

 

최고령 직원예요

 

날 고른 컴퓨터신가

 

이럼 좋아할 거야
시원해져서

 

차가운 흙 속에
혼자 묻히는 거

상상해봤어?

 

묘지 안내서 만들면
베스트셀러가 될 거야

 

"루서람 묘지, 경골 하나
수수하지만 좋은 위치"

 

또는
"경골 셋, 우회로 추천"

 

"무 경골, 피할 것"

 

묻히기보다
여기서 살고 싶어

 

책에나 나오는 일이지

 

- 막상 닥치면 딴 짓 못 해
- 두고봐야지

 

겁주려는 게 아냐

 

두 달 전에 글래스고우에서
까뜨린을 죽였어

 

까뜨린에게
말도 않고 나와서

 

혼자 돌아왔어

 

못 믿겠어

 

반은 맞아

 

그게 무슨 뜻이야?

 

사람을 죽이진 않았어

 

그래도 내가 한 짓이야

 

그럴 리 없어

 

나도 그렇게 생각했어

 

그날 글래스고우는
몹시 추웠어

 

까뜨린은 멀리
여행한 적이 없었어

 

나도 그랬고

 

도시가 음울하다고
싫댔어

 

까뜨린은
아주 울적해 했어

 

정말 그랬어

 

끌로드...

 

밤새 못 잤어

 

내일 맥풀릴 거야

 

눈 좀 붙여

 

자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상하게 깨어 있었어

 

자고 있었어

 

이상하게
자면서 미소지었어

 

그런 모습은 처음 봤어

 

편안하고
아주 행복해 보였어

 

그렇게 된 거야

 

까뜨린을 봤고...

 

29분

 

어떻게 해야죠?

 

어느 정도 위험하지?

 

손을 써야지
T5가 안 듣습니다

 

네, 끌로드 리더예요?

 

네, 그런데요

 

비아나는 나갔어요
우체국에 갔어요

 

그럼 기다리죠

 

괜찮으면 들어와요

 

욕실에 둘이 있어요

 

어느 쪽이 좋아요?
왼쪽, 오른쪽?

 

오른쪽

 

아니...

 

네, 오른쪽

 

오판이네요

 

니꼴이고 어제 왔어요
샤워해도 되죠?

 

이야기 나누면서
등에 비누칠 좀 해줘요

 

사무실에서 무슨 일 해?

 

생각도 하고

 

물건을 골라 생각해

 

여기 연필이야

 

붉은 연필을
가만히 보는 거야

 

겉은 붉은데
검게 써져

 

겉모습을 속인 거야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보통 크기의 보통 연필이야

 

연필처럼...

 

심이 있어

 

밀어서 굴려보면

 

확실히 연필이야

 

곧바로 세우면

 

쭉 뻗은 나무 몸통 같아

 

그래도 연필 모습이야

 

연필이 분명한데

 

난 연필을 안 써

 

근데 왜 여깄지?

 

원래 책상 위엔
연필이 있게 돼 있어

 

연필 이야기 재밌어
계속해

 

연필 말고 딴 것도 있어

 

지우개, 연감, 종이

 

150통 넘는
항의 전화를 받고는

 

손놓고 있어요

 

편지도 300통 돼요

 

지금은?

 

- 상황이 어때요?
- 더 늘어나요

 

끌로드가 오전에
편지를 책임진댔는데

 

아직 못 받았어요

 

지쳤어, 간밤에
3시간밖에 못 잤어

 

남은 서류들이
꿈에도 나타나

 

날씨 좋을 거야

 

바다에 있으면 좋은데

 

다들 벌써 일어나
나갈 준비를...

 

다 준비됐어요

 

- 많아요?
- 아주

 

5년 일거리요

 

며칠이면 돼요

 

딴 여자와 자더라도
마음은 당신한테 있어

 

딴 여자와 잔다는 게
속상해

 

무슨 말을 해야할지
모르겠어

 

이해가 가?

 

그래, 끌로드, 이해해
그래서 슬프고

 

프로메테우스의
독수리가 없었으면....

 

독수리 이야기하네
저녁에 닭 샀는데

 

어째야 할지 모르고
일에 집중 못 하겠어요

 

산책해요, 나도 모르겠네

 

아침에 뭐 했지?
계속 전화하고

 

그렇게 대단한 여자예요?

 

아니지만 끌려요

 

뭐라도 해야지
가만히 못 있겠어요

 

까뜨린이 곤란하더라도

 

그럼 전화해요

 

전화번호를 몰라요

 

그냥 기다리는 수밖에

 

키스할까?

 

- 여기 있어
- 나야 좋지

 

- 괜찮아요
- 꽁꽁 묶여 있어요

 

좀 더 머물기로 해

 

시간이 달아나도 쫓아가

 

시간에 집중해

 

물 속이다
해가 내리쬔다

 

까뜨린이 저기 해변에 있다

 

물이 따뜻하다

 

헤엄친다

 

바닥을 본다

 

샤워하고 싶어요

 

감사합니다

 

프랑스어를 못 해
유감입니다

 

영어 하실 줄 아는데

 

네, 조금 합니다

 

그럼, 까뜨린은 어디 있죠?

 

까뜨린!

 

- 어차피...
- 그래, 어차피?

 

아무 것도 아냐

 

가야해?

 

가야지

 

옆에 좀 있어줘

 

이젠 핑계댈 것도 없어

 

핑계 목록 적어줄테니
써먹어

 

어차피 늦었잖아

 

정시엔 못 가도
1시간 넘게 늦진 않았어

 

조금 늦은 거야

 

고기 많이 봤어?

 

물뱀 두 마리와
상어 몇 마리

 

일어난 건 없다

 

변한 건 없다

 

이상해

 

죽을 거야

 

까뜨린...

 

보여?

 

당신이 옳았어

 

까뜨린...

 

쥐가 보고 싶어

 

더 자주 돌아옵니다

 

마지막 번엔 30초였어요

 

길진 않았어요

 

오전 7시에 폭풍이라니
별나네

 

잠자리에서
다 불러낼 거야

 

누굴?

 

신, 노동자들...

 

이해 못 해, 오늘처럼

 

못 보는 게 다행이야

 

힘들고 좌절하는 걸 우려해

 

그럴 때 반대로 말해

 

안 믿는다
오래 안 간다

 

빨리 끝날 거다

 

기분이 좋아도 두려워

 

언젠가 다 잘못될까봐
못 견뎌

 

어쨌건 못 배겨

 

배 고프면 시간이 더디 가

 

죽는 데
석 달 아니면 60년 걸려

 

이상하잖아?

 

암에도 적응해

 

뭐 골라봐

 

당근은 피부에 좋아

 

시금치는 독감에...

 

과일이 건강에 좋아

 

도움을 못 주는 것 같아

 

만나지 말 걸

 

일어난 일이고
이젠 못 벗어나

 

- 좀 마셔
- 안 마셔, 마시면 졸려

 

이곳에 오래 있었어요?

 

안녕하세요
잘 지내요?

 

자, 이제 일해봅시다

 

신문을 다 못 가져왔어요

 

안녕, 야옹아

 

오늘 보니 반갑구나

 

오늘 먹을 거 주디?

 

"먹을 거 배부르게 안 줘요"

 

그래, 좀 인색해

 

인색해서 그래

 

그래도 밖에선 덜 먹잖아

 

"그렇다고
집안에서 굶나"

 

그건 허풍이다

 

"말해봐야 듣나

 

저 음반 듣기 싫어요

 

시끄러워 죽겠어

 

밖이 더 재밌어
친구도 있고"

 

우리가 친구야
뭐든 말해

 

"말해도 신통찮아요"

 

"소피는 우리라고 생각했다"

 

뭐 읽어?

 

어디서 찾았어?

 

- 그게 무슨 뜻이야?
- 몰라

 

설명하기 지겨워

 

아무래도 상관없어

 

무슨 말이야?

 

- 몰라도 상관없다고
- 그래?

 

- 어떻게 생각해?
- 그래

 

그래

 

좀 바보 같고 슬퍼
보기 달렸어

 

점점 헷갈려

 

정말 사랑해
많이보다 더 사랑해

 

'많이보다 더 사랑해'가 뭐야

 

- 말이 안 돼
- 그렇게 생각하잖아

 

전엔 밤에 깨곤했어

 

자다 깨는 게 싫었어

 

안 깨려고
안 자고 있었어

 

이젠 그런 일 없어

 

아침까지 잘 자

 

잘 자잖아?

 

까뜨린을 죽였다고
생각해봤어?

 

여러 번

 

- 그 말 믿어
- 믿는다고?

 

말한 걸 생각해봤어

 

정말인 것 같았어

 

아무도 모르게
까뜨린을 죽였을지도 몰라

 

맞아

 

왜 죽였지?

 

다 끝내려고

 

고통을 끝내려고

 

그랬잖아

 

불치병을 앓는다고

 

시간이 달라졌어요

 

손 못 써요

 

놓칠 겁니다

 

거기 어떤 작가를
만나러 갔어

 

작은 호텔에 묵었고

 

날씨가 추워
가스 난로를 켰어

 

까뜨린은 수면제를 먹었어

 

봤더니 잠들었어

 

이상하게
자면서 웃고 있었어

 

그런 모습은 처음 봤어

 

편안하고
아주 행복해보였어

 

더는 무서워하지 않았어

 

그렇게 된 거야

 

밖으로 나가려는데
방 안이 추웠어

 

아주 추웠어

 

가스 냄새가 났어...

 

난로는 꺼졌는데
가스가 새나왔어

 

그게 다야

 

웃는 까뜨린을 보고
밖으로 나왔어

 

30분 뒤 돌아왔는데
죽어 있었어

 

벌써 경찰이 와 있었어

 

끌로드, 왜 거짓말 해

 

근데 체포 안 됐다고?

 

사고라고 생각했어

 

- 정말?
- 그래

 

그건 사고였어

 

믿는지 보려고
거짓말했어

 

나간 동안
불이 꺼졌을 거야

 

밤 늦게...

 

돌아왔어

 

훨씬 뒤에

 

까뜨린이 정말
거기서 죽었어?

 

그래

 

잠시 동안은 기뻤어...

 

끔찍했어도 기뻤어

 

자던 중에 고통 없이
생긴 일이야

 

그러다 영영 가버린 걸
깨달았어

 

다신 볼 수 없다는 걸

 

참을 수가 없었어

 

점점 더 그랬어

 

- 무슨 일 있어?
- 아냐

 

조르쥬가 죽었어

 

조르쥬가 누구야?

 

슬로반도 죽고

 

알아
여덟 달 전에 죽었어

 

알았어?

 

여덟 달 전에

 

죽었다고 아내가 편지했어

 

말 안 했잖아?

 

낙담할까봐 말 안 했어

 

이런 남자를 상상해봐

 

나쁜 소식을 아내에게

 

다 숨기는 거야

 

죽은 사람들을 대신해

 

배우들을 고용하고

 

아내가 알 수 없도록
모든 신문을 사들여

 

세상을 감추려 한 거네

 

돈 많이 들겠어

 

무서워

 

뭐가 무서워?

 

다, 다 무서워

 

당신이 곁에 있어도 무서워

 

8페이지 첫째 줄

'에바리스또 까리에고'
이탤릭체

 

같은 페이지
아홉째 줄

 

'달라진'이란 단어가 빠졌고

 

그 뒤에 '말'은
복수형 '말들'이야

 

9페이지는 괜찮고

 

10페이지 열두째 줄

 

'그대'에
분음부호가 빠졌어

 

같은 페이지 열넷째 줄

 

'유아론'인데
'유어론'이라 했어

 

재미있긴 해도
11페이지는 괜찮고

 

12페이지 여덟...
아니 아홉째 줄

 

'시각과 촉각'...

 

1시간 넘었어요

 

못 돌아올 겁니다

 

맥박이 느려요

 

피를 많이 흘렸어요

 

옮겨야 할까요?

 

병원에 빨리 연락해요

 

모든 수치를 점검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