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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 Are Family

T E A M
W A F

Sub2smi by HAKOBO

 

전 쟁 과 평 화

 

톨스토이 원작

 

19세기가 시작되고

 

어두운 그림자가
유럽 전역에 드리워진다

 

그림자를 넓혀간
남자의 이름은

 

나폴레옹 보나파르트

 

러시아와 영국만이
저항하고 있었다

 

러시아는 화창하고
해가 빛났다

 

나폴레옹은
천 마일 떨어진 곳에 있었고

 

모스크바 거리는
행렬하기에 최고였다

 

멋진 광경
멋진 군인들이야, 피에르

 

- 행렬은요
- 그게 무슨 말이지?

 

전 프랑스 군대의
행진도 보았습니다

 

이렇게 당당하게 걷진
못 했을 거야

 

- 위대한 사람이 이끄는 군대죠
- 보나파?

 

보나파르트

 

반역자! 살인자! 왕위 찬탈자!

 

위인! 신선한 바람! 정화 세력!

 

그런 말 들으면
부친이 뭐라 하시나?

 

아버지와
그런 얘기 안 합니다

 

- 좀 어떠신가?
- 오늘내일 하십니다

 

- 병 문안 갔었지?
- 부르시길 기다립니다

 

천국에서 모든 것이
해결 될 거야

 

그건 거짓말이에요

 

이 곳을 자네 집처럼
생각하게

 

우리 로스토프 가는
자네 가족이야

 

담배 그만 피워야지

 

멋지지 않아요?
어떻게 가만 있을 수 있어요?

 

가만 있을 수 있어서

 

내가 남자라면 저 아래에서
멋진 흑마를 타고

 

검을 휘둘렀을 텐데

 

너무 불공평해

 

재미있는 일은
다 남자 차지야

 

왜 그래, 나타샤?

 

젊고 멋진 남자들이
전쟁터로 떠나요

 

죽을 지도 몰라

 

겁낼 것 없어, 들어와

 

니콜라스

 

왜 그래?

 

군복 입으니까
너무 멋져서

 

오빠가 멀리 가버리잖아

 

지도를 봤는데
오스트리아는 아주 멀어

 

그 짐승, 나폴레옹

 

오스트리아 팔찌가 예쁘대
내가 하나 사올게

 

- 두 개! 쌍 팔찌로 끼는 거야!
- 두 개

 

피에르, 우리 사촌 소냐 알죠?
여기 머물 거예요

 

전에 봤을 때는
무척 어렸었는데

 

여자는 빨리 큰다고요
오빠 정말 멋지다

 

이런 부모에게서
이렇게 멋진 아들이 태어나다니

 

저 소리 들었어?

 

차렷!

 

니콜라스 로스토프 장교
그대에게 훈장을 수여한다

 

모든 것을 치하하며

 

군대 갖고
농담하면 안 돼요

 

페티야,
숙녀들을 즐겁게 해드려야지

 

정말 멋지다, 형
나도 형처럼 컸으면 좋겠어

 

곧 클 거야

 

그 때는 내가 죽일 프랑스인이
남아 있지 않아요

 

프랑스인은 많으니까
걱정 마

 

- 행운을 빌어
- 고마워

 

- 왜 출전하지 않는 거야?
- 남자들은 좋겠어요

 

맘만 먹으면
뭐든 할 수 있으니

 

남자가 된다면
뭘 하고 싶어?

 

굉장한 권세가가 될 거야

 

황제가 가장 신임하고
의논하는 대신이 되겠어요

 

피에르를 심복으로 삼아서

 

복잡한 일이 생기면

 

피에르가 판단하게 하겠어요

 

왜 나지?

 

마음이 순수하고 선하니까요

 

말 잘 했다, 아가

 

전 이만 가보겠습니다

 

그런 권력을 갖게 된다면
무엇을 하겠어요?

 

나?

 

망설이겠지,
이만 가보겠습니다

 

- 또 와라
- 문 앞까지 데려다 줄게요

 

- 안녕
- 또 놀러 와요

 

또 오세요

 

오빠가 떠나면
엄마 아빠가 쓸쓸해하실 거예요

 

- 자주 놀러 오세요
- 그래, 온 가족이 다 좋으니까

 

온 가족이?
생각만큼 간단하지 않아요

 

무슨 말이야?

 

모든 것엔 반대가 있으니까요

 

안녕

 

이제 어디 가요?
돌로코프의 집?

 

그래, 어떻게 알았지?

 

이런 저런 얘기를 들었죠

 

가서 구역질 나고 멋진
유흥의 밤을 즐기세요

 

안녕

 

브라보! 브라보!

 

- 조심해, 우리 내기 중이야
- 럼주 한 병 가져와

 

이 창문 좀 깨

 

내기를 설명할게

 

아나톨이
금화 50개를 내겠대

 

내가 창가에 서서
창틀에 손을 대지 않고

 

병을 입에서 떼지 않고
한 번에 마시면

 

- 금화 100개로 할까?
- 자네가 질 거니까 50개로 해

 

어서 내려와, 약골

 

- 낙천주의자가 해봐
- 어서

 

자네가 해

 

모스크바 만세

 

병 줘

 

미쳤어, 돌로코프? 그러다 죽어

 

또 날 건드리면
바깥으로 던져버린다

 

누구라도 마찬가지야

 

연주 해!
돈 받고 뭐해?

 

잘 봐, 친구들

 

명심해,
입에서 병을 떼면 안 돼

 

브라보!

 

금화 50개야, 아나톨

 

똑같이 하는 사람에게
2배로 주겠다

 

내가 하겠어,
돈은 안 걸고

 

- 벌써 비틀거리잖아
- 저리 비켜

 

병 이리 줘

 

거기서 내려와

 

- 어서 내려와, 피에르
- 그냥 하게 둬

 

아버님이 부르시네

 

실례

 

찬물에 씻고 와

 

기다리겠어

 

안드레이 공,
백작이 정말 죽어가고 있소?

 

베즈코프 백작은
오늘 밤을 넘기지 못 할 거요

 

- 내 동생과 아버지도 거기 있소?
- 부친은 계시고 일레인은 올 거요

 

가족 두 명이 갔으니까
난 갈 필요 없겠군요

 

조심, 조심

 

내가 못 마땅하겠지?
안 그렇다면 이상하지

 

벌건 눈에 술 냄새를 풍기며
아버지 임종 자리에 가다니

 

아버지도 날 못 마땅하게
생각하셔

 

나도 아버지가 못 마땅하니까
공평한 거야

 

내 어머니와 결혼하지 않은 게
제일 못 마땅해

 

내가 만일 적자였다면...

 

난 죄가 많지만
변명의 여지가 있어

 

그래도 내가 못 마땅하지?

 

자신을 자학하지 마

 

자네는 세월을 허비하고 있어
괜찮은 사람이 되어봐

 

괜찮은 사람이 된다는 게 뭐지?
나는 누구지?

 

거대한 영토와
안정된 지위와 책임감을

 

소유하게 될
차기 베즈코프 백작일까?

 

절대 아니지

 

아버지는 날 아들로
인정하지 않아

 

하지만 아들이 아니라고
인정하지도 않아

 

그래서 나를 포함해서
모두가 불편해

 

- 목표를 가져봐
- 그래, 자네 말이 옳아

 

매일 아침 깰 때마다
나 자신이 혐오스러워

 

지난 밤에 한 짓을
후회하고

 

오늘은 변하겠다고
다짐하지

 

머리가 지끈거리며
이렇게 되뇌어

 

피에르,
오늘부터는 성자가 되자

 

클럽에 들러서
카드 노름을 구경하다가

 

유혹에 안 넘어감을 증명하고자
물 한잔을 시키지

 

그러면 누가 와서 말해
보드카 딱 한 잔만, 피에르

 

다음 날 아침 두통은 더 심해지고
주머니는 텅 비어버려

 

자네가 하고 싶은 일이
있을 거야

 

나는 모든 것을 알고 싶어

 

왜 옳지 않은 일임을 알면서도
계속하는 건지

 

행복이 무엇인지, 고통받는 게
무슨 가치가 있는지

 

왜 전쟁을 하며

 

기도할 때 속으로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고 싶어

 

남자와 여자가 사랑을 고백할 때
느낌을 알고 싶어

 

그런 일로
난 충분히 바빠

 

나 같은 놈 이해하기
힘들겠지

 

자네는 모든 게
확실하니까

 

- 뭘 해야 하는지 알고 있어
- 그렇고 말고

 

자네는 나와 달라
자네는 배우면 깨닫지만

 

난 배우면 혼란을 느껴

 

자네는 사랑하고 결혼하고 믿고
행동하고 출전하지

 

내가 정말 그렇다면 좋겠군

 

- 그렇다니까
- 자네가 틀렸단 걸 알려주지

 

- 그럴 리가 없어
- 내가 왜 출전하는지 알아?

 

나폴레옹이
괴물이라고 생각해서?

 

2천 마일 떨어진 오스트리아를
지켜줘야 한다고 믿어서?

 

전쟁이 끝나면 러시아가
더 강대국이 될 거라서?

 

그럼 왜 가?

 

모스크바에서 가장 사랑스럽고
매력적인 여인과 결혼했는데

 

그걸 견딜 수가 없어서야

 

절대 결혼하지 마

 

나이 들어 쓸모 없는 사람이
되기 전까지는

 

안 그러면
고상함을 다 잃어버리고

 

인생을 사소한 일에
허비하게 돼

 

날 그렇게 보지 마

 

자네는 보나파르트가
대단하다고 생각하지?

 

만일 그가 젊어서 결혼했다면

 

제 값 못 하고
마누라 가방이나 들고 다니며

 

아내가 초대한 멍청이들을
상대하고 있었을 거야

 

- 안드레이 공
- 일레인 공녀

 

제 오빠에게
오라고 말씀하셨나요?

 

- 말했습니다
- 안 올 건가요?

 

그렇습니다

 

고맙습니다

 

어떻습니까, 바실리 공?

 

신부님이 오셨어
종부 성사 중이다

 

자네를 찾으셨다

 

이번에는 온전한 상태로
만나기 바란다

 

따라 와라

 

가봐,
여기서 기다릴게

 

괜찮으시다면...

 

작별의 키스를 원하십니다

 

당신께 드리는 겁니다

 

주무시고 싶으시답니다

 

피에르...

 

늦었어,
마지막에야 날 사랑하셨어

 

늦었어

 

이걸 주셨어

 

황제에게 드리는 편지군

 

- 이건 네 편지야
- 읽어 줘

 

부친은 황제에게
편지를 보내셔서

 

자네를 적자로 인정해 달라고
간청하셨어

 

베즈코프 백작 작위와
영토를 전부 상속하시겠대

 

훌륭하다

 

자네 부친도 훌륭하셨어

 

왜 우리는 죄를 짓고 속일까?

 

죽으면 모든 것이 끝인데

 

사촌에게 키스해라
그는 다시 태어났어

 

안아 줘라,
행운을 빌어 줘

 

모스크바로 돌아가서 기쁘구나

 

시골에서 3주나 보냈더니
지루해서 죽겠어

 

하지만 유익한 여행이었지?

 

아주 유익했죠

 

얼마나 기다려야 하는지
보고 올게

 

아버지가 더 주무실 수 있으니
서두를 것 없어요

 

안드레이

 

피에르

 

- 부친 집에 가는 건가?
- 그래, 어떻게 지냈어?

 

- 혼자 왔나?
- 바실리 공과 같이 왔어

 

그의 따님하고

 

내 영지를 돌아봤어
넓고 외진 곳이야

 

베즈코프 백작이 되었으니까
관리를 해야지

 

그래서 바실리 공과
함께 갔었군

 

바실리 공이 유산 관리를
도와주셨어

 

그렇겠지

 

리자에게 인사해

 

시골에 틀어 박히게 되었다고
우울해 해

 

일레인은 시골을 좋아해
자진해서 따라 왔지

 

그렇겠지

 

- 얘들아, 저리 가라
- 여기 얼마나 있을 거예요?

 

평생이요,
몇 달이 지나도...

 

- 아이가 태어난 뒤에도 계속
- 됐어요

 

안드레이는 내일 떠나요

 

모스크바에 혼자 있지 말고
가족과 여기 있으래요

 

당신 생각은요?

 

끔찍해요

 

그런데도 여기 묻혀 사는데
동의했어요?

 

안드레이가 원했으니까요

 

나라면 다른 방법을
찾았을 거예요

 

그렇겠죠,
하지만 우리는 달라요

 

그렇지요

 

- 벌써 청혼했어?
- 아니

 

청혼할 거야?

 

아직 모르겠어

 

- 충고해 줄까?
- 이 문제만 빼고

 

알았어

 

안드레이!
리자!

 

안 오는 줄 알았어요
언니, 정말 아름다워요

 

- 아가씨도요
- 난 촌스러운 시골 쥐예요

 

오빠 편지 사실이에요?
하룻밤만 묵는다고요?

 

- 그래
- 언니, 더 있다 가라고 졸라봐요

 

- 벌써 해봤어요
- 리자는 피곤해서 쉬어야 해

 

- 응?
- 주인님이 뵙고 싶어합니다

 

고맙다,
당신은 위에 올라가 있어

 

저녁 식사 때 뵈면 되니까

 

가요

 

군인이 오셨군

 

나폴레옹을 쓰러뜨릴
볼콘스키 경

 

잘 있었느냐, 아들아?

 

잘 지냈습니다
건강은 어떠신가요?

 

왕년과 다를 것 없지
바보나 아픈 거야

 

난 아침부터 저녁까지 바빠

 

소식하고 절주하니
당연히 건강하지

 

- 주님의 은총이군요
- 주님과 상관없는 일이야

 

잠깐만

 

- 거절하지 말아줘요
- 뭔데?

 

할아버지께서 전쟁에
나가실 때마다 거신 거예요

 

무거워서
목이 부러지지는 않겠지?

 

절대 벗지 않겠다고
약속해 줘요

 

- 약속하죠?
- 그래

 

여기 키스해 다오

 

고맙다, 아들아

 

- 뭐가 고맙다는 겁니까?
- 의무를 다해줘서

 

여자 치마폭에
싸여버리지 않아서

 

군대가 우선이지
고맙다, 고마워

 

제 아내 말입니다...

 

네 처?
말해 봐라

 

해산하면 모스크바에서
의사를 불러주십시오

 

- 의사를?
- 시골 공기가 최고겠지만

 

이런 저런 걱정에
악몽을 꾸고 있습니다

 

무서워합니다

 

알았다

 

마이클 쿠투초프에게
이걸 보여줘라

 

학교 동창이었다

 

똑똑한 친구는 아니지만
신경 쓸 건 없어

 

너를 본부에
배치시키지 말라고 썼다

 

거기는 나쁜 곳이야

 

그를 기억하고
존경한다고 전해다오

 

잘 가거라

 

이것을 명심해라,
안드레이 공

 

네가 죽으면
아비 맘이 아프겠지

 

허나 내 아들답게 행동하지
못 했다는 소리는 더 싫다

 

난 수치스러울 것이다

 

그런 말씀하실 필요 없습니다

 

저도 부탁드릴 게 있습니다

 

제가 죽고
아들이 태어난다면

 

다른 곳에 보내지 말아 주십시오

 

여기서 자라게 해주십시오

 

아버님 옆에서

 

뭘 꾸물거리나! 인사는 했잖아
어서 가라

 

여보, 벌써 떠나요?

 

가지 말아요, 날 떠나지 말아요
외로워요

 

아버님과 메리가 있잖아

 

내일까지 있어줘요,
하루만 더

 

그럴 수 없다는 거 알잖아

 

떠나서 기쁘죠?
날 떼어 놓아서 좋죠?

 

안드레이... 안드레이...

 

잘 있어, 메리

 

케차,
진정제 가져와라

 

저 바보 말에게
머리 흔들지 말라고 말해 줘

 

숙녀 말 들었지?
머리 흔들지 마

 

봤지? 동물이 사람보다
이성적이라니까

 

내 초상화를 그려주면
백만 루블을 주겠어

 

단, 저 말처럼 멋지게
그려줘야 해

 

다 안 그렸는데
엿보다니 너무해요

 

- 가망 없어 보이죠?
- 그래

 

그렇게 성큼 동의하기예요?

 

어차피 예술 작품도 아니에요
아빠가 오빠 말을 사셨어요

 

그림으로 그려서
보내줄 거예요

 

- 다 끝났어?
- 지금은

 

돌격! 서둘러라!

 

이랴! 이랴!

 

- 니콜라스 소식 들었어?
- 아빠에게만 편지를 보냈어요

 

남자는 전쟁터에 가면
여자를 잊는다니까요

 

- 소년들만 그렇지
- 오빠가 펄쩍 뛸 말이네요

 

- 결투를 신청했을 거예요
- 그나마 정당한 이유군

 

돈을 더 보내달라고
편지 썼어요

 

대장이 돈을 빌려서
노름으로 다 잃어버린대요

 

꼭 우리 아빠 같아

 

이름은 데니소프인데
여기까지 수염이 났대요

 

세상에서 가장 용감하대요

 

오빠는 영광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대요

 

곧 전쟁에 이길 거고요

 

나폴레옹이 불쌍하다는
생각까지 든대요

 

다 죽여라

 

잡아라! 돌격!

 

전쟁은 아주 재미있나 봐요

 

- 내 목록에 적어둬야지
- 무슨 목록?

 

가장 즐거운 것들을
중요한 순서로 써두었죠

 

- 전쟁은 생각도 못 했어요
- 다른 건 뭐가 있어?

 

오페라, 영원한 우정, 여름철
마주르카 춤

 

봄철의 시골,
귀향 군인 환영하기

 

- 또 생각나는 거 있어요?
- 어디 보자...

 

신을 믿을 수 있는 것

 

행복하게 해주는 것,
사랑

 

사랑!
소냐는 니콜라스를 사랑해요

 

- 매일 아침 한 시간씩 울어요
- 넌 사랑에 빠진 적 없어?

 

재미 삼아 많이 해봤어요

 

춤처럼 계속 파트너를
바꿀 거예요

 

마지막에 진심으로
사랑할 사람은

 

패배한 장군이 될 거예요

 

적에게 항복하고
칼을 내린 사람

 

곧 변할 거야

 

넌 어리다며
곧 변한다는 소리 듣기 싫어

 

- 저녁 먹고 갈 거죠?
- 선약이 있어

 

그래요?
누구랑?

 

내 사촌 일레인

 

나도 크면
그녀처럼 되고 싶어요

 

여기 살이 좀 쪄야겠지만요

 

크고 당당하며
아름답고 차갑고 도도하죠

 

수많은 남자들이
내 앞에 무릎 꿇게 할거야

 

그녀와 결혼할 거야,
나타샤

 

가만 있어라...

 

누가 항복한 거죠?
당신? 일레인?

 

행복해지세요, 피에르

 

굉장히 행복해질 것을
명하노라

 

바로 떠날 거니까
대기해

 

쿠투초프 장군에게
즉시 전할 전갈이 있습니다

 

나는...

 

장군의 부관이 저기 있군
그에게 말하시오

 

저는 전초선에서 왔습니다

 

총사령관님께 전할
전갈이 있습니다

 

지금 전략 회의 중이시니
나에게 전하라

 

구두 전갈입니다

 

나에게 전하게

 

저희 대대는 감시 임무 중에
프랑스군 캠프를 보았습니다

 

- 적이 이동하고 있습니다
- 그것 뿐인가?

 

그것 뿐이냐고요?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았군
그렇지?

 

행운을 비네

 

적이 군대를 재배치한 게
틀림없습니다

 

각하께서는 내일 명령을
변경하셔야 합니다

 

자정이 지났으니까
오늘이라고 해야겠군요

 

여러분

 

내일 명령은 변경하지 않겠소

 

명령받은 대로 이행하시오

 

전투가 있기 전 날에는

 

푹 자두는 게 중요해

 

잘 자게

 

- 안녕히 주무십시오
- 안녕히 주무십시오

 

- 안녕히 주무십시오
- 안녕히 주무십시오

 

하지만 프랑스군이 아우스터리츠
남부까지 내려왔다면요?

 

작전들

 

전투가 끝나면 작전 실패에 대해
수 많은 변명을 하겠지

 

자기만 빼고
모든 것을 비난할 거야

 

내일 어떻게 될 것 같습니까?

 

우리가 질 거야

 

전투 하나 진다고
전쟁에 지지는 않아

 

평화가 찾아왔다가

 

다시 새 전쟁이 시작되지

 

나폴레옹 같은 남자는
멈출 줄 몰라

 

자기 야망에 망할 때까지

 

마지막 전투만이 중요해

 

잘 자게

 

발사

 

프랑스군이 측면을 돌파했습니다

 

경기병들을 돌진 시켜라

 

- 부상을 입으셨군요
- 부상을 입은 건 저기야

 

저들을 막아

 

저 겁쟁이들을 막아,
볼콘스키!

 

돌격! 돌격!

 

전진!

 

돌격한다!
앞으로!

 

멋진 죽음이로군

 

살아있어

 

그를 내 야영지로 옮겨라

 

내 주치의에게 치료받게 해라

 

- 너무 일러요, 피에르
- 11시야

 

- 너무 일러요
- 영지에 가려면 살 게 많아

 

난 피곤해요

 

그럼 나 혼자 갔다가
빨리 올게

 

- 신문입니다
- 고맙네

 

- 재미있는 거라도 있어요?
- 아니, 우리가 또 졌어

 

휴전 협상을 할 예정이래

 

양측의 포로와 부상자들을
즉시 교환하겠대

 

즉, 우리가 평화를 구걸하는 거지

 

- 당신 참 신랄하네요
- 그럴지도

 

폴란드의 주인이 바뀌면
뭐가 달라지는 거죠?

 

그런 거 걱정하는 건
따분해

 

- 그럼 전쟁은 끝났군요?
- 당분간은

 

당분간은

 

- 군인들이 돌아오겠네요
- 그렇지

 

모스크바가 떠들썩하고
즐거워지겠네

 

우리 시골에 가지 말고
여기 있어요

 

올해는요
즐거운 계절이 될 거예요

 

난 그런 것에 관심 없어
학교와 병원도 관리해야 하고

 

당신 없어도 병원과 학교는
잘 돌아갈 거예요

 

가겠다고 약속했어

 

난 싫다고 했었어요

 

피에르, 이리 와요

 

이렇게 하면 어때요?

 

당신 혼자 영지에 가서
할 일을 하세요

 

집이 준비되면
나도 봄에 갈게요

 

시골의 겨울은
너무 지루해요

 

제발 강요하지 말아줘요

 

남고 싶으면 남아
하지만 난 당신 없이 못 살아

 

엉터리!
그 편이 둘 다에게 좋아요

 

잠깐 떨어져 있으면
내 존재를 더 감사하게 될 거예요

 

이 보다 더 고마워할 수 있을까?

 

내가 할 일이 얼마나 많은데요
드레스도 맞추고

 

구두도 많이...

 

왜 날 그렇게 쳐다보죠?
왜요?

 

왜 그러는 거예요?

 

아무 것도 아니야

 

졌는데
왜 환호하는 거죠?

 

싸웠고 살았고
집에 돌아왔으니까

 

아무 일도 없었기를!

 

- 세상에! 돌아오셨군요!
- 프로코피!

 

프로코피!
아무 일 없는 거지?

 

- 주의 은총 덕분이에요, 네!
- 다행이야

 

니콜라스!

 

나타샤!

 

돌아왔구나!
사랑하는 오빠!

 

소냐

 

- 니콜라스가 왔어요
- 니콜라스! 만세!

 

- 아버지
- 니콜라스

 

니콜라스

 

니콜라스

 

어머니

 

- 당신은...
- 니콜라스의 친구입니다

 

니콜라스가 편지에 썼어요
여긴 나타샤, 소냐

 

환영해요

 

- 어서 오세요
- 소냐! 너무 멋져

 

오빠!
아직 소냐에게 인사 안 했지?

 

전쟁터에서 돌아왔는데
고작 그거야?

 

- 안녕히 주무셨습니까?
- 내 파이프 좀 주게

 

로스토프!
일어나!

 

- 늦잠 잤나?
- 10시야! 빨리 일어나!

 

알았어

 

이거 누구 칼이에요?
내 칼을 받아라, 프랑스인!

 

- 일어났어
- 마침내

 

늦잠꾸러기!
계속 기다렸잖아

 

이제 남자가 다 되었네
오빠가 있어서 기뻐

 

남자들은 어때?
다 오빠 같아?

 

- 나타샤... 소냐는 아직 어려
- 소냐는 내 소중한 친구야

 

평생을 바쳐 사랑하는 애야
우리를 그렇게 사랑해

 

떠나기 전에 기억 나?
오빠는 모든 것을 잊을 거라며

 

오빠를 사랑하지만
자유롭게 해준다고 했지, 고귀하지 않아?

 

- 난 한 말은 지켜
- 하지만 그러면 안 돼

 

약속 때문에 결혼한다면

 

억지로 결혼하는 것처럼 보이잖아
그런 건 옳지 않아

 

이런 얘기 나중에 하자
널 보니까 좋다

 

- 아직도 피에르만 생각해?
- 장난 치지 마

 

난 무희가 되어 결혼 안 할 거야
비밀이야

 

옷 입어,
아침 먹어야지

 

안드레이

 

내 편지 받았어요?

 

말을 바꿔 타다가 의사를 만났어
제시간에 왔나?

 

- 그러길 바래요, 기도하고 있어요
- 운명이란 정말 이상하군

 

여보, 주님께서 도우실 거야

 

사랑해요, 정말 사랑해요

 

남에게 해를 끼친 적이 없는데

 

왜 이렇게 고통받아야 하죠?

 

안드레이, 제발 도와줘요

 

자리를 비켜주십시오

 

진정하세요

 

안 돼! 안 돼!

 

나도 오페라를
50번 더 보게 되면

 

저 사람들처럼 어슬렁거리겠지

 

하지만 막간은 좋아

 

- 로스토프, 저기를 봐
- 왜요?

 

끝내 주는군

 

잠깐! 알았어...

 

- 남편은 어디 있지?
- 피에르...

 

요즘은 시골 영지에 있어요

 

내가 남편이라면

 

당장 시골에서 올라오겠어

 

친애하는 백작
새 안경을 맞추셔야 하겠군요

 

부인과
돌로코프 대장 사이에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보지 못 하시니까요

 

두 사람의 관계를 모르는 사람은
당신 뿐입니다

 

황제를 위해

 

그 여배우 집에
곰을 데려갔더니

 

경찰이 우리를 체포하러 왔어

 

곰 뒤에
경찰 한 놈을 묶고

 

강에다 던져버렸어

 

사람하고
곰이 같이 헤엄치더라

 

- 일어나! 파티는 이제 시작이야
- 너무 그러지 마

 

예쁜 여자의 남편에게는
친절해야지

 

아름다운 여성들의
건강을 위해 건배

 

사랑스러운 여성들을 위해
건배하세

 

그들의 정부들을 위해서도

 

이거 봐, 쿠투초프 장군에 대한
새 노래야

 

- 재미있겠군
- 무슨 짓이야?

 

재미있겠다고 했다

 

사과하면 받아들일 겁니다

 

무슨 소리를 하는 건가?
다 준비 되었지?

 

사과는 안 한다
이거 어떻게 쓰는 거지?

 

간단해요, 공이를 제치고
방아쇠를 당겨요

 

알고 있어, 깜빡 한 거야

 

사과는 안 한다

 

셋을 세면
걸어 오십시오

 

하나, 둘, 셋

 

저리 비켜

 

아직 안 끝났어

 

거기 가만 있어!

 

피해, 이 바보야

 

잘난 영웅!
위풍당당한 결투자!

 

나의 보호자
내 명예를 지켜줘서 고맙군요

 

돌로코프가 내 정부라니
증거가 있나요?

 

어리석긴!
난 모스크바의 놀림감이 되었어요

 

모두 당신이 술에 취해

 

이유도 없이 질투에 차서
결투를 신청했다고 할 거예요

 

당신보다 모든 면에서
월등한 남자에게!

 

- 헤어지자
- 헤어져?

 

멋진 생각이에요,
좋은 생각이에요

 

그렇게 좋은 생각도
할 줄 아는군요

 

헤어져 줄 테니
돈 내놔요

 

잔뜩 뜯어내겠어

 

안 돼!

 

나가!

 

백작님이
2층에서 기다리십니다

 

- 소식 들었나요?
- 돌로코프는 안 죽었어

 

다행이군요

 

선한 사람만 쉽게 죽어

 

돌로코프 같은 작자는
전쟁 때나 쓸모가 있어

 

평화시에는
우리에 가둬야 해

 

모스크바를 떠날 겁니다

 

살인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을 벗어나고 싶습니다

 

연회장에서 돌로코프가
건배를 할 때

 

날 비웃는 것을 보고

 

내 아내의 불륜을 확신했습니다

 

그게 죽일 이유가 될까요?
죄를 지은 건 일레인인데

 

나라도 같은 짓을 했을 거예요

 

눈밭에서 서로에게
총구를 겨누었어요

 

- 죄인은 나라는 걸 깨달았죠
- 바보 같은 말하지 마

 

일레인을 사랑하지 않으면서
결혼했기 때문입니다

 

그녀를 가져야 했기에
맹목적이 되었죠

 

사랑한다고 말한 건
거짓말이었습니다

 

그것 때문에

 

돌로코프는 상처를 입었고
신의 은총으로 간신히 살아났죠

 

내 약함, 내 거짓말 때문입니다
내가 벌을 받아야 합니다

 

그런 생각하지 말게
망상이 될 거야

 

괜찮다면
우리 영지에 같이 가세

 

니콜라스가 데니소프에게 보여주고 싶어해,
같이 갈 거지?

 

물론 가야지
가족들에게 얘기해야겠다

 

나타샤! 소냐! 페티야! 서둘러라
오늘 밤 영지로 출발한다

 

왜 피에르가 왔다고
얘기 안 했어요?

 

아직 달이 높을 때
출발하자

 

일리야, 왜 그래요?
무슨 달 얘기를 하는 거죠?

 

하늘에 뜬 달밖에 더 있겠어?
니콜라스는 왜 안 오지?

 

정말 기뻐요
눈이 다 녹을 것 같아 걱정했어요

 

소냐, 서둘러라

 

- 트로이카를 준비해라
- 알겠습니다

 

출발이다! 형! 서둘러!
꾸물거리면 영지에 못 가

 

- 영지?
- 데니소프에게 보여주고 싶댔지?

 

- 마음에 들 겁니다
- 슬슬 모스크바가 좋아졌는데

 

더 빨리, 빨리

 

더 빨리, 니트카

 

♪ 하늘에 별이 반짝이는 밤
그대와 같이 타는 트로이카

 

♪ 낮고 부드러운 발랄라키아의 선율
눈밭을 달리는 썰매 방울 소리

 

♪ 날 안아 키스해 다오, 카츄사
행복하게 즐겁게

 

♪ 내가 떠나면 그리워지리, 카츄사

 

♪ 많은 날을 그리워하리

 

니콜라스

 

- 피에르 차례야
- 빨리, 빨리

 

니콜라스

 

페티야

 

니콜라스가 군대에 들어가더니
아주 의젓해졌어

 

- 동감이에요
- 잠깐만요

 

내 친구 볼콘스키 공이군요
같이 가자고 할까요?

 

- 물론이지
- 물어보세요

 

가자, 나타샤

 

만나서 반가워
시골에 있는 줄 몰랐어

 

로스토프가가
자네를 사냥에 초대했어

 

지금은 사람들과 어울리는 게
고통만 될 뿐이야

 

안드레이,
로스토프 양을 소개할게

 

그의 동생,
페티야 로스토프

 

부디 와주셨으면 해요
사냥하기 좋은 철이에요

 

사냥꾼이 늑대와 새끼들을
찾았다니까...

 

무척 재미있을 거예요

 

나중에 합류하겠습니다

 

- 저녁도 드시고 갈 거죠?
- 그러겠습니다

 

하지만 자네 방금...

 

- 지금 가도 될까?
- 좋았어

 

- 오늘 밤 자고 가서 기쁘군
- 나도

 

- 아주 멋진 가족이지?
- 멋지지

 

함께 모여있는 것을 보면
즐거워

 

잘생기고 건강하고
생각 없는 사람들

 

- 생각 없는?
- 가장 매력적인 특징이지

 

- 전부 다?
- 전부 다

 

아니

 

1, 2년 뒤면 나타샤는
생각을 하게 될 거야

 

그러면 더 매력적이겠지만
덜 로스토프 같아지겠지

 

그래

 

이런 곳에만 머무르는 건
좋지 않아

 

수심에 가득 차서
은둔 생활을 하다니

 

나빠? 틀리다?

 

인생에 정말 나쁜 게
두 개 있어

 

후회와 질병
그 두 개를 극복하게 되면

 

- 다시 세상으로 나가겠어
- 왜 후회하지?

 

때를 놓쳤어

 

리자는 사랑 받지 못 하고
죽었어

 

명예를 쫓기 바빠서
아내를 돌보지 못 했어

 

명성은 찾았지

 

100명이 도망치는 걸
5분간 막았어

 

난 패전한 전투지에
죽은 채 버려졌어

 

그 모든 것을 잊게 되면
은둔 생활을 청산할게

 

난 그만 자야겠어

 

잘 자, 피에르

 

다시 한번 고맙네

 

잘 자, 안드레이

 

- 나타샤 감기 걸리겠다, 들어와
- 잠이 안 와

 

오늘 같은 날 어떻게
잠이 들 수 있어?

 

나와서 달을 봐,
정말 밝아

 

- 소냐?
- 응?

 

- 안드레이 공이 우릴 좋아할까?
- 물론이지

 

너무 조용해
우리를 판단하는 것 같아

 

- 난 무서워, 너는 안 그래?
- 응

 

조금 무서웠지만
그의 손을 잡고 눈을 바라보며

 

노래를 불러주고 싶었어

 

만약 그랬다면
다시는 여기 안 오겠지

 

그 분 전혀 웃지 않는 거 알아?

 

노래할 때
눈이 마주쳤는데

 

그때는 웃어줬어

 

그러니까...
설명할 수가 없어

 

누군가가 엄청나게 아름다운
선물을 주는 기분이었어

 

- 들어와, 나타샤
- 넌 분위기만 깬다니까

 

이런 밤에는 날 꼭 안고
저 멀리 날아가고 싶어

 

- 조심해, 떨어진다
- 알았어

 

이런 밤에 방안에 있어야 하다니
안타까워

 

아름다운 음악이 들리는 것 같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음악인데

 

들어가면
영원히 놓쳐버릴 것 같아

 

- 영원히...
- 나타샤

 

알았어

 

- 니콜라스, 내 표정 좀 봐줘
- 표정이 어때서?

 

- 거만해 보여?
- 아니

 

- 그렇게 보여야 해
- 왜?

 

이게 나의 첫 무도회라는 걸
들키면 안 돼

 

- 이제 좀 나아졌어?
- 훨씬 나아졌어

 

좋아

 

나랑 춤추지 않겠다고
약속해

 

- 말도 안 돼
- 내가 신청 못 받아도 가만있어

 

- 나랑 춤추지 않겠다고 약속해
- 왜?

 

춤 신청을 하는 사람이
오빠 뿐이면 창피하니까

 

처량해 보여

 

- 약속할 거지?
- 약속할게

 

- 니콜라스, 다들 날 쳐다봐?
- 네가 직접 봐

 

그러면 얼굴 표정이
바뀐단 말야

 

- 너 한가지 끔찍한 게 있어
- 뭔데? 사실대로 말해 줘

 

너처럼 재미있는 아가씨는
다시 못 만날 거야

 

그런 말하지 말고 가
우리는 운명에 맡겨

 

- 니콜라스, 어머니를 돌봐드려라
- 편안하세요?

 

그래

 

끔찍한 실수였어

 

여기 오는 게 아니었어
아무 일도 안 생겨

 

아주 어둡고 비참한
빵점 짜리 밤이 될 거야

 

드닐로프 백작,
우리 가족입니다

 

마리아 페론스카야 부인과
제 아내입니다

 

조카 소냐와
딸 나타샤입니다

 

춤 한 곡 추실까요?

 

저런

 

다음에 또 기회가 있겠지
다시 신청하겠소

 

- 잘 있어요
- 잘 가요

 

드닐로프는 안주인의 종형제인데
엄청난 갑부야

 

재종형제예요

 

프랑스 대사로군
자기가 왕인 듯 굴고 있어

 

조금 늦으셨군요
파트너가 거의 다 찼답니다

 

왜 자꾸 안드레이 공
생각이 날까?

 

그를 사랑해서 다른 건
전부 유치하게 보이는 걸까?

 

많이 본 것도 아닌데
모든 순간이 다 생각나

 

그가 날 이 무도회에
데려와 주었더라면

 

그는 왜 도시를 싫어할까?

 

은둔 생활을 하다니
옳지 않아

 

다시 만나서 반갑습니다

 

함께 춤추는 영광을
베풀어 주시겠습니까?

 

- 피에르, 반갑구나
- 피에르!

 

함께 춤을 추실까요?

 

- 춤추는 거 싫으세요?
- 평소에는요

 

- 2년만에 처음 왔습니다
- 오셔서 기뻐요

 

그 사냥 후에 방문해 주셔서
좋았다고 부모님이 말씀하셨거든요

 

자주 찾아 뵙겠다고
전해 줘요

 

- 허락만 해주신다면
- 꼭 말할게요

 

아직도 달밤에는
달까지 날아가고 싶나요?

 

- 그거 어디서 들었죠?
- 내 방이 바로 아래였거든요

 

난 몰라!
다 들었군요!

 

아뇨, 당신은 곧 들어갔어요

 

- 나를 바보라고 생각하겠네요
- 아니오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나는...

 

괜찮으시다면
함께 춤을 추고 싶습니다

 

고맙습니다

 

정말 즐거운 춤이었어

 

마치 팔에 봄을 안은 듯 했어

 

라일락 가지나
고양이를 안은 듯했지

 

저 모습을 봐

 

다음 턴할 때
나를 보며 웃는다면

 

내 아내가 될 거야

 

무한한 지혜로
우리를 이끄시고

 

자비를 베푸시며

 

주의 뜻이라면
이 침대에서 죽게 하소서

 

- 한 번만 더 말할게요
- 그래, 그래...

 

안드레이 공 얘기겠지?

 

목요일, 금요일, 토요일, 일요일
월요일

 

5일이나
아무 소식이 없어요

 

처음에는 매일 찾아와서
의기양양해졌는데

 

아무 일도 없었어요

 

내가 젊었을 때
얘기를 해주마

 

젊고 잘생긴 사촌이 있었지

 

아주 잘 생겼어

 

알아요, 시릴 매트비치

 

- 결국 아무 일도 없었죠?
- 너도 나처럼 충동적이야

 

인내심을 가져라

 

정식으로 청혼할 때까지
기다려라

 

지난 번에 청혼의 말이
튀어나오려고 했어요

 

날 사랑하는 것 같아요

 

그가 있으면 좀 무서워요
왜 그럴까요?

 

이게 진짜 사랑일까요?

 

- 엄마, 자요?
- 아니

 

나에게 조금 놀란 거야

 

- 가서 자라
- 잠이 안 와요

 

이런 일은 처음이에요

 

무도회에서 만나게 될 줄

 

지난 봄에 생각이나 했겠어요?
이건 운명이야

 

운명이 틀림없어요
이렇게 될 예정이었죠

 

그가 홀아비라서
싫으세요?

 

아니, 신께 기도해라
결혼은 하늘이 정해주니까

 

엄마, 사랑해요, 행복해요

 

백작 부인, 주무시나요?

 

네, 잘게요, 잘 자요

 

결혼? 결혼?

 

이미 복잡할 대로 복잡한
인생이지 않느냐

 

이렇게 서둘러서!
지난 번에 교훈을 얻지 못 했느냐?

 

- 이번에는 완전히 다릅니다
- 언제나 다르지

 

그녀를 만나기 전에는 슬프고
희망 없는 인생이었습니다

 

남자는 서른이 넘으면
희망도 없고 슬픈 법이야

 

- 아버지...
- 알았다

 

이성적으로 얘기하자

 

그 가문은 비천해
볼콘스키 가문에 비하면

 

그의 아버지는 모스크바의
모든 여자 꽁무니를 따라 다녔지

 

결국 성공 못 했어

 

이제 나이를 드니까

 

모든 노름판을 따라 다니지

 

여전히 성공 못 하며

 

밝고 행복한 가족입니다
그게 성공이지요

 

가장 훌륭한 성공입니다

 

네가 그 아가씨에게 어울릴까?

 

넌 나이가 훨씬 많아
키워야 할 아들도 있어

 

누가 책임지지?
그 꼬마 아가씨가?

 

부탁이다, 1년만 미루고
외국에 다녀 오너라

 

프러시아 평화 협정 조약
사절단이 파견된다

 

너도 가고 싶어했지?

 

1년 뒤에도 그 사랑인지
고집인지가 남아 있으면 결혼해

 

얘기는 이것으로 끝이다

 

내가 저렇게 현명하고
낯선 분의 아내가 될 수 있을까?

 

내 아버지조차 존경하는 분이야

 

더 이상 인생을 즐길 수 없을까?

 

이제 내 말과 행동에
책임을 져야 할까?

 

처음 본 순간부터
당신을 사랑했어

 

- 날 사랑해?
- 네

 

왜 그래?
무슨 일이야?

 

너무 행복해요

 

- 어머니가 설명하셨지?
- 설명할 것도 없어요

 

1년이 아닐 수도 있어
당신은 어리니까 확실히 하고 싶어

 

- 난 확고해요
- 1년은 길지 않아

 

그 사이에 날 사랑하지 않거나
다른 사람을...

 

그런 말 다시는 하지 마요

 

- 1년이나 못 본다고요?
- 그래

 

- 몇 달 폴란드에 가야 해
- 안 갈 수는 없나요?

 

난 기다리다 지쳐 죽을 거예요
당신 없이...

 

아뇨,
당신이 하라는 대로 할게요

 

평생을 같이 보낼 거니까요

 

1807년 6월 13일
프러시아 틸시트에서

 

나폴레옹과 러시아의
알렉산더 황제가 만나

 

평화 협정을 체결했다

 

나를 좋아할 수 밖에 없을 거야

 

마음에 들게 행동해야지

 

그의 아버지니까
벌써 그 분이 좋아졌어

 

- 전 메리 볼콘스키에요
- 안녕하세요, 내 딸 나타샤입니다

 

- 안녕하세요?
- 반갑습니다

 

아버진 편찮으셔서 못 나오시지만
잘 대접하라고 말씀하셨어요

 

차라도 드릴까요?

 

- 그렇게 해주신다면야...
- 괜찮습니다

 

괜찮습니다

 

제 오빠에게서
소식 받았죠?

 

 

아버지!

 

로스토프 양이시로군

 

나를 찾아올 줄 몰랐어

 

이런 복장이라 실례
메리에게 할 말이 있거든

 

왜 말하지 않았냐?

 

로스토프 백작?
말씀 많이 들었소이다

 

왜 왔다고
얘기하지 않은 거냐?

 

집이 아수라장이군
사람들이 왔다 갔다 하니

 

아무 것도 찾을 수가 없어
책상 속 서류까지도

 

실례하겠소

 

난 환대할 준비가 안 됐소

 

난 모스크바가 싫어

 

여기 있고 싶지 않은데
억지로 있는 거야

 

저희는 가보겠습니다

 

잠깐, 할 말이 있어요

 

제 오빠가 행복을 찾았다고
생각해요

 

지금은 그런 얘기 할 상황이
아닌 것 같군요

 

멋지지 않아?
여기 오니 좋지?

 

안드레이가 돌아올 때까지는
아무 것도 기쁘지 않아

 

몇 주 밖에 안 되었잖아

 

- 저기 키 큰 남자 보여?
- 왜?

 

지나갈 때 이런 말을 하더라
로스토프 양이군

 

볼콘스키 공과 결혼한다지?
그는 행운아야

 

- 행운아라고 했어?
- 그래

 

안드레이에게 편지 써야지
그 끔찍한 아버지가 들으시게

 

- 베즈코프 백작 부인이 오셨군요
- 베즈코프?

 

내가 좋아하는 부인이군
인사라도 나눠야지

 

베즈코프 백작 부인
모스크바에 돌아오셔서 기쁩니다

 

부인이 없으니
도시도 옛날 같지 않더군요

 

보시다시피
아가씨들을 데려왔어요

 

그럼...

 

멋진 여자야

 

왜 남자들이 저 부인을
사랑하는지 아시겠네요

 

돌로코프,
저기 앉은 아가씨 보여?

 

그래, 사랑스럽지, 하지만...

 

아냐, 아나톨
저 아가씨는 자네 타입이 아냐

 

다음 막은 따님과
함께 보고 싶은데요

 

아주 멋진 일이군요
나타샤, 이리 와라

 

- 신나지 않아?
- 그래

 

멋져라, 다시는 시골에
묻혀 있게 하지 마세요

 

정말 친절하시군요
나타샤, 앉아라

 

허심탄회하게 얘기 나눠봐요

 

모두 당신들 약혼 얘기만 해요
정말 잘 어울려요

 

- 알고 계셨어요?
- 유명한 얘기니까요

 

안드레이 볼콘스키 공이라니

 

지금 모든 여자들이
당신을 질투하고 있답니다

 

아나톨!

 

제 오빠를 소개할게요
나타샤 로스토프 양이셔

 

제 오빠는 모스크바 유행의
중심이랍니다

 

술을 많이 마시고
위험한 내기를 하지만

 

가장 재미있는 친구들과
어울리죠

 

이번 시즌에 재미있는 것들을
알려줄 거예요

 

- 부인!
- 그 동안 격조하셨죠?

 

돌아가신 줄만 알았어요

 

6주전에 무도회에서
당신을 봤습니다

 

정말 예쁘다고만 생각했어요

 

그런데 오늘 밤...

 

- 당신도 느꼈죠?
- 느끼다뇨?

 

우리의 눈이 마주쳤을 때요
부끄러워할 것 없어요

 

오페라가 정말 좋죠?

 

그랬나요?
몰랐어요

 

오늘 밤은 무대를 보지 않았어요

 

다시 만나고 싶군요
내 동생의 집에 꼭 와주세요

 

조만간

 

나는...

 

어머니가 시골에 계셔서
거기 가야 해요

 

사랑스럽지?

 

- 방해되니까 그만 가
- 알았어

 

오게 될 거요

 

이것을 징표로 가져 갈게요

 

제 오빠 정말 재미있죠?

 

브라보! 브라보!

 

정말 사랑스러워

 

당신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죠

 

나타샤, 가자

 

- 즐거우셨나요?
- 고맙습니다

 

정말 매혹적이요

 

당신을 보는 순간부터
숭배했어요

 

- 격식에 어긋난다고 생각 마세요
- 부인도 참...

 

미칠 듯이 당신을 사랑해요

 

- 아빠, 그만 가요
- 지금 갈 수 없어

 

감정으로 터질 것 같은 마음...

 

왕은 감동하여 눈물이
얼굴을 타고 흘러내리니...

 

내 외투를 줘

 

안 돼요, 알잖아요, 안 돼요

 

사랑하는 나타샤, 그대의 사랑을
받지 못 하면 난 죽어요

 

당신 부모님은 그대를
나에게 주지 않을 것이요

 

하지만 날 사랑한다면
부디 승낙해 주시오

 

아나톨

 

왔구나

 

재미있었어?
즐거웠니?

 

그래, 너 대신
사과한다고 바빴지

 

널 걱정했어,
두통은 어때?

 

- 이 편지 읽었구나
- 그래

 

기뻐, 더 이상 너에게
숨길 수가 없었어

 

- 우리는 서로 사랑해
- 아나톨 쿠라긴을?

 

- 난 행복해
- 안드레이는?

 

넌 사랑이 뭔지 몰라
이해할 수 없을 거야

 

몇 달이나 사랑하던 남자를 두고
갑자기 왜?

 

아나톨은
겨우 세 번 봤잖아

 

이런 사랑은 처음 하는 걸

 

사랑은 이런 거라고 들었어
난 정말 사랑을 느껴

 

그는 주인, 나는 노예야
그를 사랑할 수 밖에 없어

 

그의 명령에 복종해야 해
다른 방법이 없어

 

널 사랑한다면
왜 너희 아버지에게 당당히

 

네 약혼을 파기해 달라고
말하지 않지?

 

- 왜 비밀로 하냐고?
- 그런 건 상관없어

 

그럴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있겠지

 

- 아무래도 좋아, 그를 사랑해
- 도망치게 할 순 없어

 

다 말할 거야

 

말하지 마, 나를 괴롭히지 마
그 없이 살 수 없어

 

무슨 말이야?
아버지와 니콜라스를 생각해

 

난 그를 가장 사랑해

 

나가, 소냐

 

너랑 싸우고 싶지 않아,
가 버려

 

아나톨, 그녀를 어디로
데려갈 거야?

 

네가 폴란드 여자와 결혼한 게
밝혀지면 감옥 행이야

 

한 달이든 일주일이든
그녀와 있을 수 있으면 그만이야

 

인생에는
안 가질 수 없는 게 있어

 

- 마부가 도착했습니다
- 멀리 갈 거니 한잔 마시게

 

- 메트레브나에게 코트 가져오게 해
- 또 집시 여자입니까?

 

- 사랑의 도피야
- 멋져요, 낭만! 흥분!

 

사제가 기다리고 있어
무슨 일이 있어도 멈추지 마

 

여부가 있겠습니까

 

- 나 불렀어요?
- 이걸 입어, 잘 들어

 

여자는 추워지면
모든 것을 잊어버려

 

잘 입히지 않으면 코트를 찾으러
집으로 달려 들어갈 거야

 

온 집이 다 깨서 울고 불고 싸우고
모든 게 허사가 되지

 

그러니까
항상 따뜻하게 해야 해

 

목까지 잘 채워 입히고 휙!

 

- 받아
- 그거 내 코트예요

 

다른 거 사줄게

 

건배하자!

 

내 젊은 날의 동지와
친구들이여

 

실컷 놀았으니
작별 인사를 하자

 

- 자네 건강을 위해
- 건강을 위해

 

- 정말 슬퍼요
- 그래

 

- 이건 나쁜 짓이라고 생각해
- 나도

 

소냐? 소냐!

 

열 수 없어,
피에르를 보냈어

 

이러면 미워할 거야,
문 열어

 

아니, 안 열 거야

 

- 당신이 무슨 일이야?
- 네 여동생은 입이 싸지

 

- 비밀을 지키지 못 해
- 무슨 일이야?

 

왜 네가 폴란드에
돈을 보내는지 알아

 

- 다 거짓말이야
- 모스크바를 떠나

 

아무에게도 말하지 마라
다른 사람의 행복도 생각해봐

 

재미 좀 보자고
남의 인생 망치지 말고

 

너처럼 썩은 여자들하고나 즐겨

 

남자로서 그런 말을 듣고
가만 있을 수 없다

 

- 만족을 원하는가?
- 그래

 

취소하지,
용서를 빌겠어

 

이 사람이 가자는 대로 가

 

갔어

 

방에 있어요

 

- 여긴 왜 왔어요?
- 널 막으러 왔어

 

- 아무도 막을 수 없어요
- 안드레이에게 뭐라고 할거야?

 

- 편지에 전부 썼어요
- 그 사람으로는 부족했어?

 

사기꾼, 도박꾼, 난봉꾼의 뒤를
따라 갈 거야?

 

그와 결혼할 거예요

 

그가 한 말은 전부 거짓이야
그는 이미 결혼했어

 

그럴 리 없어요

 

날 봐, 나타샤

 

왜 내가 너에게
거짓말하겠니?

 

- 소문이 다 퍼졌어요
- 누가 퍼트린 거지?

 

안드레이 공이 나타샤의 편지를
다 돌려보냈어요

 

- 그것 참 유감이군
- 많이 아팠어요

 

당신이 온다니까 억지로 일어나서
옷을 차려 입었어요

 

아무 말 하지 마요, 너무 가여워서
야단칠 수조차 없어요

 

그가 돌아왔다고 들었어요

 

물어...

 

- 날 용서해 달라고 물어봐 줘요
- 말은 해보겠지만...

 

용서할 리가 없죠

 

다 끝났어요

 

내가 어떤 짓을 한 건지
생각만 해도 괴로워요

 

그에게...

 

용서를 빈다고 말해 주세요
날 용서해 달라고

 

그대로 전하겠어

 

하지만
난 네 친구임을 잊지마

 

도움이나
기댈 사람이 필요하면

 

나중에 마음이 정리되었을 때
날 생각해 줘

 

- 내가 도울 수 있다면 기쁠 거야
- 난 그럴 가치가 없어요

 

아냐, 네 앞에는
인생이 펼쳐져 있어

 

내 앞에요?
아뇨, 다 끝났어요

 

바보 같은 소리하지 마,
날 봐

 

만약 내가 세상에서 가장 잘 생기고
똑똑한 남자이고

 

결혼하지 않았다면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너에게 구혼했을 거야

 

- 춥지 않아, 미슈카
- 영하의 날씨인데요

 

- 좋군
- 어디로 갈까요?

 

어디로? 나도 몰라

 

혜성을 보셨습니까?
전쟁과 기근을 의미한대요

 

- 갖가지 재앙들도요
- 어리석은 소리! 인생은 아름다워

 

- 어디로요? 클럽으로요?
- 아니

 

- 집으로요?
- 아니, 그냥 가

 

'귀하께서 백성들이 피 흘리는 것을
피하시고자'

 

'군대를 철수시키는 데
동의하신다면'

 

'지난 일은 모두 잊고
협정에 응하겠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내가 도발하지 않은'

 

'이번 침략을 격퇴할 수 밖에
없을 것이오'

 

'전쟁의 참화 속에서
인간성을 지킬 것인가는'

 

'귀하의 손에 달려 있소'

 

'나, 알렉산더'

 

아주 정중한 편지군,
아주 유려해

 

황제의 다정하고 우호적인 제안이
가득 담겨 있군

 

나 역시 이에 답하고픈
마음이야

 

- 하지만 요점은...
- 볼콘스키 대령입니다

 

볼콘스키,
이 편지의 요점이 뭔가?

 

저는 황제의 편지를 전하는
단순한 사자일 뿐입니다

 

자네도 생각이 있을 것 아닌가?

 

우리 어디서 보지 않았나?
낯 익은 얼굴이군

 

아우스터리츠 들판에서였습니다

 

아우스터리츠... 아우스터리츠

 

그래, 기억 난다

 

- 기를 들고 쓰러져 있었지
- 그렇습니다

 

자네가 죽었다고 생각했어

 

또 만났군, 반가워

 

그래서 이 편지 말인데
무슨 뜻이라고 생각하나?

 

전쟁을 피하려는
황제의 소망이 담겨 있습니다

 

러시아와 프랑스가 피를 흘리는 걸
막고 싶어 하십니다

 

훌륭한 소망이야
나도 그 점에 동의하네

 

그 외에 이 편지에
무슨 뜻이 있을까?

 

그렇게까지 강요하시니
개인적인 의견을 말하겠습니다

 

우리 나라에서 군대를
철수시켜 달란 요청입니다

 

개인적 의견? 황제가 그런 식으로
얘기하라고 했나?

 

개인적으로 철수를 요청한다고?
후퇴라고 말해

 

군인이면 군대 용어를 써라
난 바보가 아냐

 

적들이 쳐놓은 올가미에
머리를 들이밀란 말이지?

 

저만의 소견이 아닙니다만
황제는 폐하의 적이 아니며

 

올가미를 치지도 않습니다

 

편지를 신중하게 읽어 보시면
알 수 있습니다

 

더 신중하게 읽어 본 후

 

황제에게 답장을 쓰겠다

 

편히 쉬게, 대령

 

내일 새벽 니멘 강을 넘어
러시아로 진격한다

 

평화 협정은...
모스크바에서 하겠다

 

1812년 6월 12일

 

나폴레옹 보나파르트는
20만 명의 병사를 이끌고

 

니멘 강을 건너
러시아로 향했다

 

국경을 침략한 프랑스군에게
대항하기 위해

 

러시아는
곡식 창고를 허물고

 

땅을 황폐하게 만들었다

 

다 베고 태웠습니다

 

나폴레옹이 다가오면 농부들은
곡식을 가지고 도망칩니다

 

가져갈 수 없는 건
태워버립니다

 

계속 이러다가는
불모의 땅이 되어버릴 겁니다

 

싸워야 합니다, 군대가 원하고
황제가 원하고

 

백성이 원합니다

 

군대가 뭘 원하지?
패배하는 것?

 

지금 싸우면 그렇게 된다

 

황제는 무릎을 꿇기 원하시나?

 

지금 싸우면 그렇게 된다

 

백성은 나폴레옹의 백성이
되길 원하나?

 

지금 싸우면 그렇게 된다

 

여러분,
나는 명령을 내렸소

 

군대와 황제와 백성이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

 

이 땅에서 프랑스군을 몰아내는 게
그들이 원하는 것이요

 

난 그렇게 할 것이요

 

- 하지만 모두 태워버리는 건...
- 계속 하시오

 

더 태워

 

- 우리 코 앞까지 올 거래
- 우리가 막아야 해

 

- 병사를 모집하고 있어
- 쿠투초프는 겁쟁이야

 

- 비실거리는 멍청이야
- 황제는 왜 그러시는 거야?

 

러시아의 방어력을
유럽에 보여주자

 

천주여,
우리의 기도를 들으소서

 

위대하신 황제
알렉산더 파블로비치에게

 

주님의 강한 힘을 주소서

 

모세가 아말렉을
기드온이 미디안을

 

다윗이 골리앗을 이겼듯
우리에게 승리를 주소서

 

주의 신실한 종들의 발아래

 

적을 쓰러뜨리고 멸하소서

 

주의 이름으로 무장한 군대에게
청동 활을 내려주소서

 

전쟁에 임할 용기를 내려주소서

 

창과 방패를 들고 일어나
우리를 도우소서

 

악을 도모하는 사람들을
좌절케 하소서

 

주의 군대 앞에서 바람에 날리는
먼지 같게 하소서

 

천사를 보내사 적을 혼란케 하고
자기들끼리 싸우게 하소서

 

주의 종들 앞에
무릎 꿇게 하시고

 

우리 군에게 패하게 하소서

 

작별 인사하러 왔습니다
전 내일 떠나요

 

- 어디 가는데요?
- 나폴레옹과 싸우러

 

마침내 입대하는 건가?

 

모르겠어요

 

전쟁이 어떤 것인지
직접 봐야겠습니다

 

안드레이 공이 연대장이 되었어요
찾아가 보렵니다

 

- 언제 결심한 거야?
- 한참 됐어요

 

- 당신마저?
- 저녁 먹고 갈 거죠?

 

- 부디 그렇게 해요
- 인사만 하고 일어날게

 

잘 됐군, 가자

 

- 학교 친구들이 다 입대했어요
- 넌 공부해라

 

- 조국이 부르고 있어요
- 어린애까지 부르지는 않아

 

조국이 위험에 빠졌는데
공부나 할 수는 없어요

 

조용히 해라

 

- 안드레이 소식 들었어요?
- 편지를 받았어

 

그가...?

 

그는 어때요?

 

잘 있어,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비통해 하지만

 

알아요, 내 적이었지만
그 분을 위해 기도했어요

 

나를 인정하지 않은
최초의 사람이었죠

 

사람은 그런 일을 겪어야
성장해요

 

안드레이가 편지에서
내 얘기하던가요?

 

아니

 

그가 날 용서할까요?

 

용서할 것도 없잖아

 

- 한 가지 약속해 주세요
- 그래

 

무사히 돌아오세요

 

만일 무슨 일이라도...

 

내 말 들었죠?

 

그래, 들었어

 

약속할게

 

- 피에르...
- 응?

 

안드레이를 만나면...

 

아버지의 영혼을 위해
기도했다고 전해 주세요

 

볼콘스키 대령은 어디 계시지?

 

이 분이 대령님을 뵙고 싶답니다

 

피에르!

 

안드레이!

 

- 마침내 만났군
- 여기는 왜 왔어?

 

말하기 힘들군...
전투를 보러 왔어

 

왜?

 

설명하기 어렵군
엄청난 사건이잖아

 

내일 일어나는 일에 따라
우리 인생이 달라질 거야

 

- 부친의 명복을 비네
- 나이가 많으셨지

 

영지에서 쫓겨나는 것을
감당하실 수 없었지

 

모스크바는 어때?

 

메리는 숙모 집에 갔어

 

니콜라스 로스토프가
늦지 않게 그녀를 구해냈지

 

아나톨은 결국 로스토프 양에게
청혼하지 않았군

 

할 수 없지,
벌써 결혼했으니까

 

오래 전 일이니
그녀도 실망했던 건 잊었겠지

 

- 옛날에 우리가 한 얘기 기억해?
- 그래

 

타락한 여자는 용서해야 한댔지
하지만 난 용서할 수 없어

 

나타샤를 타락한 여자라고
부르지 마

 

나도 참 낭만적이었어

 

다시 청혼하라고?
그러면 정말 고상하겠지

 

하지만...

 

유감이군

 

괜찮아?
이상하고 불안해 보여

 

전투 전야니까
불안할 수 밖에 없지

 

그 때문만이 아닌 것 같아

 

그럴지도

 

많은 전투에 나갔지만 처음으로
죽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 말도 안 되는 소리, 왜?
- 그냥 느낌이 들어

 

정말 왜 여기 왔나?
전쟁과 폭력을 싫어하잖아

 

모르겠어

 

알지도 못 하면서
미워할 수 없잖아

 

전투는 어떻게 될까?
우리 위치가 좋다던데

 

승리는 위치, 명령, 작전
병사 수에 좌우되지 않아

 

이기기로 결심한 사람이 승리해

 

본부의 사람들은
전쟁을 게임으로 생각하지만

 

전쟁은 가장 끔찍한 것이야
포로는 만들지 않겠어

 

프랑스군은 적이야
내 집을 파괴하고

 

내 여동생과
아들을 쫓아냈어

 

이제 모스크바를 파괴하려고 하지
포로를 만드는 건 장난이야

 

포로 같은 건 없어
죽이거나 죽거나야

 

그런 장난만 없다면 죽을 가치가
있을 때만 싸우게 될 거야

 

미안해, 자네에게까지
부담 줄 생각 없었는데

 

내일 전투에서 살아 남으면
술을 마시며 웃자고

 

피곤할 텐데 미안해
난 이만 자야겠어

 

난 여기 있고 싶어

 

가!
너를 상대할 시간 없어

 

내일 함께 싸우는 사람들만이
내 친구들이야

 

잘 가

 

다시 만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모든 군대에게
내 말을 전하라

 

병사들이여,
고대하던 전투가 시작된다

 

승리는 그대들에게 달려있다
이기면 원하던 것을 갖게 된다

 

신속하게 조국으로 돌아갈 수 있다

 

아우스터리츠, 프리드랜드
비테스크 스몰렌스크에서처럼 하라

 

후손들이 자랑스럽게
그대들의 이름을 말할 것이다

 

그는 모스크바 앞에서
위대한 전투를 했노라고

 

- 파리는 어떤가?
- 폐하의 부재를 안타까워합니다

 

당연하지, 그건 뭔가?

 

- 깜짝 놀라실 겁니다
- 뭐냐니까

 

황후께서 보내신 선물입니다

 

내 아들

 

로마의 왕

 

사랑스럽군

 

치워라, 드부제

 

전투를 보여주기에는
아직 어리다

 

따라 와라, 드부제

 

전투가 끝나면 승전보를 가지고
파리에 돌아가라

 

발사!

 

바람이 많이 분다
쇠로 만들었을 거야

 

빨리 안 내려오면
당신 모자가 날아가 버릴 거요

 

- 미안합니다, 몰랐군요
- 3번, 너무 느려

 

준비, 발사

 

거기 서 있으면 안 됩니다,
비켜요

 

방해하지 않겠습니다

 

시선을 올려, 너무 낮아
5번, 더 빨리 화약을 채워

 

- 무섭지 않으시오?
- 무서운가요?

 

무자비한 군대라고요
저들이 공격하면 끝장이에요

 

준비, 발사

 

- 즐거운 아침인가요?
- 흥미로운 아침이군요

 

흥미? 이 소리 들었어?
흥미롭대

 

- 이 쪽으로 온다
- 이 쪽 말고 보병 쪽으로 가

 

친구 찾았나?
잘 있대?

 

숲 뒤로 프랑스 보병대가
떼를 지어 올라옵니다

 

- 사격 중지
- 사격 중지

 

조준하고
발사 명령을 기다려라

 

발사

 

우리 보병대가 등을 돌려
후퇴하고 있습니다

 

기병대를 먼저 보내서
길을 뚫었어야지, 당장 보내

 

- 화약이 떨어져갑니다
- 더 가져와라

 

나도 갈게요

 

물...

 

야전 병원에 데려가 주세요
도와줘요

 

선생님, 치료해 주세요

 

- 얼마나 안고 왔나요?
- 모르겠습니다

 

괜히 고생했군요,
죽었습니다

 

빌어먹을 나폴레옹!

 

지옥에나 꺼져버려!

 

방어선을 지켜야 합니다

 

밀릴 대로 밀린
최악의 상황입니다

 

내일 아침에 공격해야 합니다
동의하시지요?

 

동의하오,
이론적으로는

 

지금까지 배운
전쟁 규칙에 따르면

 

내일 아침에 공격해야 하지만
공격할 수 없소

 

- 공격하기에는 너무 지쳤소
- 하지만 후퇴하면...

 

적에게 땅을 내주겠지만
대가를 톡톡히 치르게 될 것이요

 

이 승리로 인해
피를 흘리며 죽게 될 거요

 

모스크바 바로 앞에
방어선을 구축할 수는 없습니다

 

장군 말이 맞소

 

러시아의 신성한 고도를
버리겠다는 겁니까?

 

러시아의 신성한 고도?

 

그런 질문은
아무 의미가 없소

 

그런 어리석은 질문은
하지도 마시오

 

우리는 군사 문제를
의논하고 있소

 

러시아를 구하는 것

 

모스크바를 포기하겠소?
군대와 모스크바를 다 잃겠소?

 

항아리가 깨지면
물어줘야 하는 건 나요

 

여러분의 의견은 잘 들었소
몇 명은 동의하지 않겠지만

 

황제와 조국이
내게 부여한 권한으로

 

후퇴를 명령합니다

 

더 빨리! 떠나기도 전에
프랑스군이 닥치겠다!

 

더 빨리 올려

 

유리 제품은
앞 마차에 실어라

 

책들은 뒤쪽 마차에 실어

 

이거와 이거, 장갑도 받아
이제는 안 입을 거야

 

고맙습니다

 

보로디노에서 온 부상자들이야

 

베라, 서둘러

 

베라, 이리 와

 

물을 줘

 

- 부상자들을 보셨어요?
- 그래, 이 집을 쓰라고 했다

 

누가 심하게 다쳤나요?

 

간신히 살아있습니다,
각하께서 지금까지 버틴 게 기적이에요

 

- 각하?
- 우리 대령님이요

 

소냐 아가씨

 

아직 아무에게도 말하지 마
약속해

 

부상자들 중에
안드레이 공이 있어요

 

- 안드레이?
- 중상을 입고 의식을 잃었어요

 

- 나타샤!
- 아직 몰라요

 

- 알리면 안 돼
- 죽어가고 있어요

 

나타샤에게 알리면 안 돼

 

마차를 돌려라,
어서 가자

 

돌아가서 데려올
부상자들이 많다

 

부상자들을 여기에
이렇게 방치하실 거예요?

 

전 마차를 가져와서 부상자들을
후송하라는 명령을 받았습니다

 

그냥 여기 두면 죽거나
포로가 될 거예요

 

- 그건 제 소관이 아닙니다
- 그 의자는 내려라

 

됐어, 그건 내려

 

이러면 안 돼요

 

- 긴 의자는 두 개 내린다고...
- 저 세 사람은 포로가 될 거예요

 

세 사람이라니?

 

하지만 긴 의자를 두고 가면
네 엄마가 가만 안 있을 거야

 

- 제가 엄마에게 말할게요
- 그거 내려라

 

저 수레를 타고 같이 가요

 

- 우리 집을 쓰시오
- 백작, 도와주십시오

 

- 이 사람들이 탈 수레가 있나요?
- 물론이요

 

서둘러, 서둘러

 

- 이 사람들은요...
- 안다, 슬프구나

 

- 아직 전쟁 중인데...
- 다 데리고 가요

 

짐을 전부 내리고
부상자들을 태우고 가요

 

그래, 네 말이 옳다

 

짐을 내려라, 다 내려

 

수레를 다 비워,
내 말대로 해라

 

- 여기 타라고 하시오
- 고맙습니다

 

전부 내려요

 

전부 다 내려요,
마차를 비워요

 

완전히 비워요,
여기 타세요

 

전부 내려요

 

테이블 내려요
그런 거 필요 없어요

 

빨리 수레를 비워요
이리 와서 도와줘요

 

여보?
왜 짐을 다 내리는 거죠?

 

- 부상자들을 태우려고
- 우리 물건들은요?

 

물건은 다시 살 수 있어
남겨질 부상자들을 생각해봐

 

그건 정부가 알아서 할 일이죠

 

엄마, 제발 막지 마세요
저들을 보세요

 

가구를 구하자고
저 분들을 남겨 둬야겠어요?

 

저기 니콜라스나 페티야가
있다고 생각해 보세요

 

니콜라스?
페티야?

 

그래, 네 말이 맞다
미안해요, 여보

 

병아리가 어미 닭을 가르치네

 

10분 더 준다,
10분 뒤에 떠나자

 

- 준비 됐어요
- 가자, 너희도 빨리 타라

 

- 어서 출발
- 어서 출발

 

모스크바야,
모두 너를 떠나는구나

 

- 저기 모퉁이를 보세요
- 누군데?

 

피에르! 여기예요! 피에르!

 

여기요!

 

무사했군요
돌아오겠다는 약속을 지켰군요

 

여기 있으면 안 돼요,
같이 가요

 

- 전투 봤어요?
- 그래, 너무 많이 봤지

 

- 같이 가요
- 난 여기 남아야 해

 

- 마차를 멈춰라
- 난 할 일이 있어

 

계속 가요

 

날 기억해 줘, 기억해

 

왜 같이 안 갈까?

 

이해할 수가 없어

 

- 나타샤
- 소냐

 

우는구나,
피에르 때문이야?

 

여기를 떠나서 그래?
왜 그래?

 

- 말해야겠어요
- 안 돼

 

부상자들 중에
우리가 아는 사람이 있어

 

안드레이?

 

우리와 같이 가고 있어

 

심하게 다쳤어?
왜 진작 말하지 않았어?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몰랐어

 

그가 말하지 말라고 했구나

 

아냐, 잠들었거나 의식이 없어
말을 하지 않아

 

말을 안 해?

 

모스크바

 

수 많은 교회가 있는
동양적인 도시

 

교회가 많군

 

성스러운 도시 모스크바가
내 발 아래 있다

 

마침내

 

야만과 압제의
옛 기념비에

 

정의와 자비의 말을
새기겠노라

 

알렉산더 황제는 화려하게 살았군

 

항복을 받아줄 준비가 되었다

 

사절단은 어디 있나?

 

아무도 없습니다

 

도시가 텅 비었습니다
절반이 타버렸어요

 

정부가 없습니다

 

항복할 사람도 없습니다

 

그건 불가능해

 

불가능하고 어이없군

 

항복할 사람이 있어야지

 

이건 모욕이야

 

이 값을 치르게 하겠다

 

하늘을 봐,
마을이 불타고 있어

 

- 미티시치일 거야
- 그것보다 더 멀어

 

- 모스크바가 불타고 있어
- 바람이 강해

 

모스크바가!
신이여 자비를 베푸소서

 

모스크바!
가엾은 모스크바!

 

나타샤, 소냐, 나와
모스크바가 불타고 있어

 

모스크바가?
안 돼!

 

끔찍해라

 

- 나타샤!
- 그만 자거라

 

- 할 말이 있어요
- 또냐?

 

- 어서 자라
- 군대에 들어가게 해주세요

 

이미 알고 있듯이
안 된다

 

조국에 보탬이 될 수 있는 곳에
가야겠어요

 

지금 네 의무는
가족과 함께 있는 거다

 

죄송해요,
이미 마음을 굳혔어요

 

봐, 도시 전체가 불타고 있어
창문으로 보여

 

- 보지도 않는구나
- 아냐, 봤어

 

그만 자라,
감기 걸리겠다

 

너도 자라, 나타샤

 

- 불을 지른 건 어느 쪽일까?
- 누가 알겠어

 

장교들은 어디 있나요?

 

장교들이요?

 

모르겠습니다,
저기 어디 있겠죠

 

날 용서해 줘요

 

사랑해

 

용서해 줘요

 

무엇을 용서해?

 

내가 저지른 모든 짓이요

 

당신을 사랑해,
옛날보다 더

 

- 불을 전부 꺼라
- 알겠습니다

 

이거 놔!
손 치워!

 

안 돼

 

이거 놔

 

- 어디서 나타난 거야?
- 몰라

 

준비

 

조준

 

발사

 

치워라

 

- 두 명 더
- 안 돼! 도와줘요! 제발!

 

제발 죽이지 마세요

 

안 돼, 안 돼

 

안 돼, 제발

 

안 돼

 

살려줘요

 

준비

 

조준

 

발사

 

치워라

 

아니, 됐다

 

방화범만 처형하라는
명령이었다

 

다시 감옥에 집어 넣어

 

앞으로 가

 

살고 죽는 건 우리가 결정하는 게 아니니까
그렇게 고민하지 말아요

 

언젠가 신께서 모든 것을
설명해 주는 날이 올 겁니다

 

거기 있었구나, 이리 와라
날 찾았군

 

귀여운 강아지, 그래, 그래
앉아라, 착하지

 

찬 감자 좋아하시오?
저녁에 먹으면 더욱 맛있죠

 

이거 먹어라

 

소금 뿌려 먹어요

 

- 훨씬 낫죠?
- 난 괜찮아요

 

- 왜 그들을 총살했을까요?
- 죄악이죠, 다 죄예요

 

법이 있는 곳에
불법도 있는 겁니다

 

일어나라

 

하지만 양배추 먹는 구더기가
먼저 죽는 법이죠

 

뭐라고요?

 

인생이 생각대로 안 풀려도
신께서 판결하실 거요

 

땅이 있었나요?
부인도?

 

부모는 살아 계시오?

 

자식도 있었겠군요

 

걱정하지 말아요, 아직 젊으니
더 가질 수 있어요

 

조화롭게 사는 게
최고라오

 

나도 집이 있었답니다

 

부유한 농장과
좋은 땅을 가지고 있었죠

 

신에게 감사할 집도

 

형제가 7명이었고
부유한 농부들이었죠

 

어느 날, 난 다른 사람의 숲에 가서
나무를 했어요

 

숲지기가 나를 잡아 채찍으로 때리고
군대에 보내버렸죠

 

불행이라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축복이었어요

 

어린 자식 넷이 딸린
내 동생이 갔다고 생각해봐요

 

나야 마누라만
떠나면 되잖아요

 

어린 딸이 있었는데
내가 떠나기 전에 죽었죠

 

무척 힘들게 사셨군요

 

행복과 불행은
마음에 달린 거랍니다

 

불행은 물에 던진 그물 같아요
끌어당기면 커지지만

 

막상 꺼내 보면
아무 것도 없어요

 

그런 거라오

 

이제 슬슬 자야겠군요

 

예수님, 니콜라스님, 플로라님
라브라님, 자비를 베푸소서

 

기도 드리니

 

돌처럼 누었다가
빵처럼 일어나게 하소서

 

- 무슨 기도가 그래요?
- 당신은 기도 안 해요?

 

해요, 플로라와 라브라라니
무슨 뜻이죠?

 

말의 성자들이랍니다
동물들도 불쌍하게 생각해줘야죠

 

이리 와라,
같이 자면 따뜻할 거야

 

그래...

 

- 잠이 든 줄 알았어요
- 아니, 당신을 보고 있었어

 

당신이 있어서
기쁘고 감사해

 

- 자도록 해요
- 아니

 

눈을 뜨고 있고 싶어
당신을 보고 싶어

 

밤새 춤을 추던
그 소녀가 아니군

 

발코니에서 달에게 속삭이던
그 소녀가 아니야

 

훨씬 성숙해졌어

 

얼마나 침착하고 고상한지

 

당신을 정말 사랑해

 

이제서야 솔직히
말할 수 있다니 안타까워

 

지금까지는
사랑이 뭔지 몰랐어

 

난 미움이 가득했지

 

많은 것을 미워했어
특히 당신을 미워했어

 

당연한 일이었어요

 

세상 무엇보다
당신을 사랑해

 

아마 이 수도원 때문인가 봐

 

수도사는
사랑이 뭔지 아니까

 

나도 이제야 알겠어

 

죽음은 개인 수도원일 거야

 

오빠는 어디 있죠?
볼 수 있나요?

 

- 물론이죠, 이 애가 아들인가요?
- 네

 

- 이름이...?
- 콜리아예요

 

참 귀엽구나

 

- 오빠는 어디 있죠?
- 나타샤가 같이 있어요

 

피곤하시겠어요
방을 준비해뒀어요

 

- 페티야는 어디 있죠?
- 떠났다, 잡을 수 없었어

 

군대에 가겠다고
계속 고집을 부렸다

 

그 애가 보직되기 전에
전쟁이 끝날 거예요

 

- 제 편지 받으셨어요?
- 그래, 기쁜 소식이더구나

 

- 너와 메리라니!
- 소냐가 걱정이에요

 

- 괜찮아, 내가 다 말했다
- 제가 직접 말하고 싶었는데요

 

- 메리
- 넌 우리하고 있자

 

자, 아가야...

 

이리 오세요, 메리

 

니콜라스, 따라 오너라

 

- 편지 읽었어요
- 알아

 

좋은 여자죠?

 

- 당신을 자유롭게 해드릴게요
- 용서해 줘, 소냐

 

나타샤,
아무도 말해 주지 않아요

 

오빠 상태는 어때요?
의사가 뭐라고 하나요?

 

심각한 가요?

 

- 오빠
- 안녕, 메리

 

어떻게 여기 왔어?
콜리아도 데려왔어?

 

- 몸은 어때요?
- 의사에게 물어봐

 

우리가 다 모이다니
이상한 운명이지?

 

- 나를 계속 간호해줬어
- 메리는 라쟌에서 왔어요

 

- 니콜라스 백작 만났어?
- 네

 

그는 너를 무척 좋아해
결혼하면 좋겠다

 

왜 내 얘기만 하죠?

 

콜리아 보고 싶어요?
밖에 있어요

 

만나고 싶어

 

말을 너무 많이 한 것
아니에요?

 

아니, 할 말이 많은데
못 하겠어

 

키스해라,
아버지에게 키스해 줘

 

콜리아...

 

이 방에서는
누구도 울면 안 된다

 

어린이도 어른도 안 돼

 

밖에 나가서 놀아라

 

우리 아들 잘생겼지?

 

왜 그래?
아이 때문에 우는 거야?

 

그 찬송가 알아?

 

공중의 새는 농사 짓지 않아도
아버지께서 먹이신다

 

그러니까 울면 안 돼

 

내 옆으로 와 줘

 

해 질 때까지 살아있기
힘들 것 같군

 

멋진 꿈을 꿨어

 

문을 봤어,
그 너머가 보였어

 

내가 죽는 꿈을 꿨어

 

죽자 깨어났어

 

그래...

 

죽음은 깨어남이야

 

이렇게 간단한 것을...

 

끝났어요

 

그는 지금 어디 있죠?

 

어디로 간 거죠?

 

이게 뭐야?
이게 뭐냐니까!

 

세계에서 가장 큰 도시의
주인이 되었는데

 

민간인이 없어,
이 보고서는 뭐야?

 

'비축한 것이 줄어들고
식량이 사라집니다'

 

'위험한 지경에 이르고 있습니다'
이거 누가 쓴 거야?

 

누가 조치를 취하겠는가?

 

유럽 최고의 군대를 이끌고
이 도시에 왔어

 

헌데 보이는 건 술주정뱅이와
도둑들 뿐이야

 

더 이상 군인이 아니야

 

넝마주이!
거지들이야!

 

쿠투초프가 항복을 청하는
밀사를 보냈을 거다

 

그들은 어떻게 된 거지?
가뒀나? 처형했나?

 

제가 직접 모든 사령관들에게
확실히 지시해 뒀습니다

 

러시아 총사령관이 보낸
밀사들은 없었습니다

 

도시가 불타서 무너지고 있어
하나씩, 하나씩

 

방화범들을 처형하라고
명령했는데도

 

이 연기 냄새는 가시지 않아

 

정신 안 차리면
모두 바꿔버리겠어

 

자네들 직위, 훈장, 지휘봉 모두

 

술에 취하지 않은 병사를
만나는 대로

 

자네들 자리에 앉힐 거야

 

경고하지, 내 군대가
타락하는 것을 보면서

 

계속 앉아 있을 수는 없다

 

창문 닫아

 

기러기는 벌써
남쪽으로 날아갔는데

 

겨우 내내 여기 갇혀버리면
어떡하지?

 

시간과 인내,
인내와 시간

 

위대한 군대가 상처를 입었구나

 

과연 치명적인 상처일까?

 

덜 익은 사과를 따면 안 돼

 

인내와 시간

 

누구야? 들어와

 

특사가 도착했습니다

 

프랑스군이 모스크바를 떠날
준비를 합니다

 

더 가까이 와라

 

각하, 제가...?

 

오, 주여...

 

우리의 기도를 들으셨군요

 

러시아는 살았습니다

 

감사 드립니다

 

러시아 여자들이군요

 

정복자에게 붙은
기생충들이죠

 

같이 떠나거나
죽어야 해요

 

공격

 

공격하자는 말은 삼가시오

 

저들은 메뚜기처럼
이 땅에 들어왔소

 

식량도 집도 남기지 않고
쓸어갔지

 

이제 왔던 길로 돌아가고 있소
황무지를 지나가지

 

춥고 굶주린 군인들이
2천 마일 떨어진 집으로 돌아가

 

러시아가 원하는 것을 하고 있소

 

최대한 빨리
이 땅을 떠나고 있지

 

이 땅이 그들을 파괴할 거요

 

러시아 군대는요?
보로디노부터 후퇴만 계속했습니다

 

- 공격해야 합니다
- 무엇을 위해?

 

프랑스 군인 열 명과
러시아 군인 한 명을 바꾸지 않겠어

 

그 후퇴들이

 

프랑스 군대에게
패배를 가져온 것이요

 

이 땅에 자유를 가져올 것이고

 

동물이 뛰니
따라 가야지

 

빨리 가도록
채찍을 휘둘러서 등을 쳐

 

국경까지 따라 간다

 

서부로 가는 황금 다리를
만들어 주자고

 

계속 가라!
어서 가!

 

낙오자는 총살이다

 

일어나

 

일어나!
계속 가!

 

일어나, 줄에 끼어

 

- 일어나! 가!
- 못 해요

 

당장 일어나

 

제발

 

알았다

 

971, 972...

 

73, 74...

 

일어나

 

계속 가

 

길을 비켜!
비켜라!

 

옆으로 서!
비켜!

 

계속 가

 

어서! 움직여!

 

- 가! 가!
- 하나, 둘, 셋...

 

뭘 계속 세고 있는 거죠?

 

발을 움직이기 위해
천까지 세고 있어요

 

전에는 그럴 필요 없었죠?

 

귀족들은 말이나
마차를 타니까

 

난 평생 걸어 다녔는데
나보다 잘 버티네요

 

다시 시작하죠,
하나, 둘...

 

스물 넷, 스물 다섯, 스물 여섯...

 

일어나!

 

일어나!
계속 가!

 

당신도 두렵소, 친구?

 

하나, 둘, 셋, 넷, 다섯...

 

정지! 누구냐?

 

기수 로스토프입니다,
총사령관의 전갈을 가져왔습니다

 

가라

 

- 어떻게 우리를 찾았지?
- 마을 농부들이 말했습니다

 

- 기병들?
- 그렇습니다

 

- 보병은 얼마나 되나?
- 100명 같습니다

 

- 아니면 200명?
- 네, 어쩌면요

 

어쩌면?
내가 더 열 받기 전에 나가

 

- 언제 붙잡혔죠?
- 지난 밤에, 오래 두진 않아

 

난 포로를 만들지 않아

 

- 무슨 전갈인가?
- 장군님이 보낸 겁니다

 

- 넌 누구냐?
- 로스토프입니다

 

- 니콜라스라는 형이 있지?
- 네, 아십니까?

 

그래

 

'모든 정찰대는
즉시 부대로 복귀하라'

 

'총공격을 준비한다'

 

'프랑스군이
베레시나강을 건널 때'

 

로스토프,
이 편지는 내일 전해 준 것이다

 

왜요?

 

내일 아침 프랑스 낙오병들을
공격하겠다

 

마지막 전투야

 

저도 갈래요, 저도 가게 해주면
못 찾았다고 말할게요

 

- 안 돼
- 저도 가게 해주세요

 

좋아, 하지만 얌전히 있어라
안 그러면 내가 곤란해져

 

감사합니다

 

뭐라도 먹어둬

 

난 숲으로 들어갈 테니

 

자네는 계곡 반대쪽에 있다가
내 신호에 맞춰 공격해

 

- 증원군은요?
- 없어

 

마지막 전투야,
전원 투입한다

 

- 드시렵니까?
- 고맙습니다

 

배고프지?
이거 먹어

 

정말 고맙습니다

 

항상 내 뒤에 있어라

 

공격!

 

러시아군이다!
러시아군!

 

그 어리석은 결투 때
내가 죽었으면 좋았겠지?

 

일레인은 세인트 피터스부르크에서
죽었어

 

내가 자네에게 잘못했던 것을
용서해 주기 바래

 

정지!

 

데려가라!
어떻게 할 건지 알지?

 

그는 뒤에 있지 않았어

 

이건 게임이었지

 

그의 칼은 장난감이었어

 

포로는 만들지 않는다

 

사격 준비

 

사격 준비

 

발사

 

그래, 태워라

 

- 만세!
- 만세!

 

만세! 만세!

 

모두 충실하게 임무를
다한 것을 치하한다

 

승리를 이루었다, 러시아는
그대들을 잊지 않을 것이다

 

영원한 명예가 있으리라

 

만세! 만세!

 

다른 곳은 어떻게 되었는지
어서 둘러봐요

 

가요, 메리

 

소냐, 부엌을 봐줘
프로코피, 차 좀 준비해요

 

- 지하실을 살펴봐요
- 알겠습니다

 

엄마, 아빠!
북쪽은 그대로예요

 

부서지지 않았어요
집이 반이나 남았네요

 

잘 되었죠?
올라와서 쉬세요

 

드디어 집에 왔어요

 

어머니에게 차가운 습포를
만들어 주세요

 

이 발판을 드려요
좋아하시던 거예요

 

아가는 우리 방에 가렴
그래, 올라가라

 

술 한 병 있었으면 좋겠군

 

보셨죠, 메리? 시아버지는
타고난 낙천주의자랍니다

 

처음 본 순간부터
당신을 사랑했소

 

'출발이다! 형! 서둘러!
꾸물거리면 영지에 못 가
'

 

피에르

 

포로로 잡혔다는 소리 듣고
무척 걱정했어요

 

돌아왔군요

 

당신도 이 집 같군요

 

고생하고 상처 입었지만
견뎠어요

 

가장 어렵지만
필수적인 것은

 

삶이 괴로워도
사랑하는 것이다

 

삶이 전부이기에

 

삶은 신이다, 생을 사랑하는 건
신을 사랑하는 것이다

 

톨스토이 전쟁과 평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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