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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막 번 역 : 황 석 희

 

수입: 콘텐츠판다
배급: 리틀 빅 픽쳐스

 

우리 아들, 앉자

 

준비됐어?

 

팔 줘봐

 

숫자 같이 셀까?

 

그래

 

하나, 둘

 

"툴리"

 

화장실 가고 싶어?

 

이불에
실례하면 안 돼

 

잘 자, 조나

 

사라한테
호흡기 갖다 줬어?

 

응, 조나한테
솔질 해줬어?

 

 

그래

 

내일 저녁 오빠네서
먹는 거 잊지 마

 

크레이그는 나 싫어해

 

자기 안 싫어해
천성이 까칠한 거지

 

이제 나 승진했으니까
더 존중해주려나?

 

아니

 

새로 산 벤츠 자랑하려고
벼르고 있을걸

 

- 그거 죽이더라
- 그래

 

무광 검정이야
저스틴 비버처럼

 

나 마흔하나야

 

엄마, 책이 안 보여

 

사라, 신발 신어

 

조나, 조나

 

엄마 지금 바빠
발 이리 줘

 

발 이리 줘
장난 치지 말고

 

- 얼른
- 책 못 찾겠어!

 

엄마 방 가봐!
침대에 뒀잖아

 

가만히 있어
가만히

 

가만히!

 

우리 주차장 아닌데

 

- 뭐?
- 다른 주차장이잖아

 

주차장이 꽉 차서
오늘은 여기 세울 거야

 

다른 주차장

 

다른 주차장

 

조나, 엄마는
선생님 만나야 돼

 

다른 주차장
다른 주차장

 

아까 말했잖아
여기 세우자

 

- 하지 마!
- 다른 주차장!

 

선생님 만나야 된다니까
그냥 여기 세우자

 

싫어! 싫어!

 

- 좀 말려!
- 다른 주차장!

 

맨날 저러는 거
너도 알잖아

 

그만 못 해!

 

진짜 미치겠네
주차장이 꽉 찼다니까!

 

그냥 여기 세우자

 

다른 주차장!
다른 주차장!

 

이제 됐냐?

 

얼른 와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로리

 

늦어서 죄송해요

 

차가 엄청 막혀서요

 

- 안녕하세요, 마를로
- 안녕하세요

 

출산 휴가 중이세요?
곧 분만하시겠는데요

 

네, 금요일까지만
출근했어요

 

- 얼마나 다행인지
- 그러게요

 

조금 불편하시겠지만
조나 얘길 해야겠어요

 

담임 선생님 말로는
아직 적응을 못 한대요

 

정서 발달을 걱정할
수준인 것 같아요

 

유치원 들어가면
애들이 힘들어하죠

 

그래도 벌써 4월이에요

 

하긴요

 

게다가 인생 최대의
혼란이 코앞이고요

 

- 아, 네
- 그렇죠

 

네, 저도 걱정이에요

 

조나는 참 착해요
우리도 예뻐하죠

 

하지만 아시다시피
개성이 강한 아이예요

 

좀 독특하죠

 

반에 다른 학생이
24명인데

 

조나만 신경 쓰는 건
공평하지 못해요

 

네, 그렇죠

 

그런데 집에서도
나름 노력 중이고

 

애도 상담 치료로
많이 좋아져서...

 

1대 1로 도와줄
교사가 필요해 보여요

 

전담 교사가
하루종일 붙어서

 

전적으로
도와주는 거죠

 

- 그거 좋네요
- 네

 

여기 교직원이
해주시는 건가요?

 

아뇨, 그건 힘들어요

 

그럼 제가 알아서
구하라고요?

 

직접 고용하셔야 해요

 

돈도 제가 내고요?

 

한 명만
구하시면 돼요

 

네, 생각해볼게요

 

이렇게 조정해드리는
경우는 거의 없지만

 

아끼는 가정이라...

 

- 정말 감사해요
- 별말씀을요

 

- 잘해봐야죠
- 네

 

좋은 하루 되세요

 

- 감사해요
- 별말씀을요

 

- 안녕히 가세요
- 안녕히 계세요

 

다음 분

 

저기...

 

디카페인
저지방 라테 주세요

 

디카페인에도
카페인이 좀 들었대요

 

네?

 

아, 네

 

알고 계시라고요

 

그래도 드릴까요?

 

 

머핀도요

 

마를로?

 

바이올렛?

 

안녕

 

반가워
여긴 어쩐 일이야?

 

친구네 추도식
때문에 왔어

 

아버지가 돌아가셨대

 

딱해라

 

그럴 거 없어
못된 인간이었어

 

여긴 웬일이야?
여기 살아?

 

 

애가 둘이야

 

여전하지

 

가야겠다

 

커피가 내 자궁처럼
식어버리기 전에

 

아직 내 번호 있지?

 

옛날 번호는 있지

 

아직 똑같아

 

아직 부쉬윅 살아

 

아직도 그 로프트에?

 

 

종종 전화해

 

- 그래
- 그래

 

삼촌네 놀러 가서 좋아?

 

 

개도 뛰어나올까?

 

무서워할 거 없어
1kg도 안 나갈걸

 

개 이름이 뭐라고?

 

프로세코

 

진짜 자살해야겠네

 

뭐?

 

엄마가 농담한 거야
광대처럼

 

뿅뿅

 

크레이크 삼촌의
새 차야?

 

응, G웨건이야

 

- 우리도 사면 안 돼?
- 안 돼

 

맨날 불나던데
뭐하러 사

 

엄마가 농담하는 거야

 

그래서 차가
검정색인 거야

 

벌써 타버렸을지 몰라

 

거짓말

 

가까이 가지 마

 

- 어서 와요
- 안녕하세요

 

사라, 부츠가 귀여워서
몰래 훔쳐가고 싶네

 

- 안녕하세요
- 안녕하세요

 

안녕, 얘들아

 

장애물 놀이 중인데
같이 할래?

 

우리 보모 샤스타야

 

- 안녕하세요
- 노래방 기계도 있어

 

응, 노래방도 돼

 

짱이다!

 

참 멋진 분이에요

 

유아 교육 석사라

 

나보다 육아를
더 잘 알더라고요

 

아주 보기 좋으세요

 

정말요?
쓰레기선에 탄 기분인데

 

네?

 

80년대에 큰 배들이
쓰레기를 가득 싣고

 

동부 해안을 몇 주씩
왔다 갔다 했어요

 

버릴 곳을 못 찾다가
브루클린에 배를 버리고

 

전부 태워버렸죠

 

9개월차가 힘들긴 하죠

 

나도 체육관에
간신히 갔었어요

 

모로 가족이 오셨네

 

멋진 밤이 될 거야
드류, 잘 왔어

 

잘 지내죠?

 

마를로

 

포옹 차단
쿠션이 생겨서

 

네가 원하던
그대로 됐네

 

그건 사실이지

 

예정일이 언제라고요?

 

월요일요

 

여기서 낳지는 마

 

우리 욕조 쓰세요
일본식 욕조 샀거든요

 

남편 상사가
선물해줬어요

 

우리 상사는
감기만 옮기던데

 

그래서 느낌은 어때?
아들? 아니면 딸?

 

내 생각엔 아들이에요

 

나는 궁금했는데
이번엔 안 물어봤어요

 

40대가 되니까
놀랄 것도 없네요

 

어차피 며칠이면
알 테니까

 

보면 알겠지

 

그래

 

애들은...
어디 앉아요?

 

샤스타가 데리고
따로 먹을 거예요

 

트러플 맥 앤 치즈랑
채소 조금이랑

 

운 좋은 녀석들

 

덕분에 우리도
대화 좀 하겠네

 

그러니까요

 

시리, 힙합 틀어줘

 

치킨 너겟은 없어요?

 

동생은
치킨 너겟만 먹어요

 

치킨 너겟은
성장 호르몬 덩어리야

 

양계장에서 닭들을
어떻게 하는지 아니?

 

어떻게요?

 

서로 쪼아대지 못하게
전기톱으로 부리를 잘라

 

일은 좀 어때?
전에 얘기했던...

 

그 뭐더라...

 

원래 제 직업
다들 헷갈려요

 

초기 기업 구조에서
일하는 직원들을 위해

 

조직적인 방향과 시스템을
감사하는 일이에요

 

아, 그렇지

 

재밌네

 

최근에 난관이 생겨서
정신이 없을 정도예요

 

큰 프로젝트라
바쁘거든

 

그것도 있고
셋째도 있고

 

그 안에 있는 녀석

 

그래, 셋이네

 

- 미쳤지
- 그래

 

괜찮을 거예요
셋이면 좋아요

 

셋째는 키우기도
쉽거든요

 

- 그렇지
- 우리 애도 얌전해요

 

애가 있는지도
모르고 키워

 

좋긴 하겠네요

 

조나가 손이 많이 가서
힘드시겠지만

 

오해하진 마세요
참 착한 애죠

 

독특하긴 하죠

 

학교에서 감당 못 한다고
전담 교사를 구하래요

 

좋은 일이네요

 

학교에서 관심을 갖고
본다는 거니까

 

- 네
- 잘 챙겨줘요

 

마를로, 저녁 먹고
내가 뭐 보여줄게

 

G웨건은 봤어

 

G웨건 아니거든요

 

좋은 거야
마음에 들 거야

 

마음에 들어?

 

새들은 언제
노래하는 거야?

 

가장 기억에 남는
여행지를 흉내내 봤지

 

디즈니랜드?

 

타히티

 

앉아, 인마
한잔 만들어 줄게

 

아기 선물 고민하다가
좋은 생각이 떠올랐어

 

- 돈이야?
- 아니

 

돈도 괜찮은데

 

딱히 자존심 세울
생각도 없고

 

야간 보모가
뭔지 알아?

 

- 내가 미쳐
- 요즘엔 다 써

 

적어도 내 지인은
다 쓴다고

 

보모랑 똑같은데
밤에 오는 거야

 

몇 주에서
한 달쯤 같이 살면서

 

밤에 부모들 자게
아기 봐주는 거지

 

별거 아니야

 

애 젖도 먹여줘?

 

무슨 보모가 젖을 먹여?
옛날 중국도 아니고

 

널 깨우지
그럼 네가 가서...

 

그러지 마

 

젖 먹인 다음에
애 맡기고 다시 자면 돼

 

모두가 편한 거지

 

밤마다 생판 남한테
애 맡기긴 싫어

 

그런 영화 있잖아

 

보모가 가족들 죽이고
엄마만 살아남는데

 

엄마도 지팡이
신세가 돼

 

우리도 야간 보모가
키워줬어

 

그런 기억 없어

 

밤에만 왔었으니까
기억에 없는 거지

 

닌자처럼 왔다 가서
있는지도 몰라

 

아내가 골랐는데
좋은 사람이래

 

설마 벌써
고용한 건 아니지?

 

벌써 하셨네

 

마를로

 

앞으로 힘들 거잖아

 

계획에 없던
애란 거 알아

 

그래, 그렇더라도
인생 최고의 사건이지

 

하늘에서 온 기적이고
어쩌고저쩌고

 

그런데...

 

저번 같은 일
더는 못 봐

 

이러지 마

 

마를로

 

- 사랑하니까...
- 됐으니까 그만 둬

 

드류는 일에
집중해야 하고

 

너는 조나를 위해서라도
행복해야지

 

어떤 눈빛인지 알아

 

다 돈지랄 같고

 

부자의 헛소리 같지?
그럴지도 몰라

 

그럴지도 모르지만
처음부터 부자는 아니었어

 

너랑 똑같이
거지 같은 집에서 컸고

 

거지 같은 부모와
거지 같은 차와...

 

분명히 말하는데

 

 

자존심 세우지 말고

 

전화 걸어
평판 좋은 보모야

 

인생을 하청처럼
맡길 순 없어

 

난 좋아 보이는데

 

밤중에 다섯 번씩
일어날 필요도 없고

 

당신은
일어나지도 않잖아

 

난 쭈쭈가 없으니까

 

아직은 없지

 

근데 나도
사정이 있잖아

 

괜찮아

 

알아

 

올해 바쁘니까

 

조만간 출장도
몇 번 있어

 

혼자 괜찮겠어?

 

자기야?

 

응?

 

무슨 생각해?

 

무슨 말 했어?

 

안녕하세요
아기 때문에 왔는데요

 

조금 시큰할 거예요

 

약간 따가워요
셋, 둘, 하나

 

금방 편해질 거예요
아주 잘하셨어요

 

내쉬세요!

 

- 들이쉬고!
- 더, 더, 더

 

안녕, 아가

 

안녕

 

그래

 

- 너무 예뻐
- 그래

 

엄마를 꼭 닮았네

 

입술 좀 봐

 

더 있고 싶은데
에미 학예회가 있어

 

걔는 뭐 하는데?

 

필라테스요

 

아기 침대에
눕혀줄래요?

 

- 네
- 고마워요

 

고생했어
몸조리 잘해

 

아빠 일어나면
축하한다고 전해주고

 

 

- 안녕
- 안녕

 

야간 보모 얘기는
해봤어?

 

응, 남한테 아기를
맡기긴 싫대

 

뭐?

 

우리 안 좋게 보겠다

 

동생을 몇 년 전에
잃어버린 기분이야

 

전처럼 생기도 없고

 

드류한테 연락해서
설득해보라고 해

 

드류는 나 싫어해

 

들었어요?

 

턱도 없어요

 

오줌 쌌잖아요
제발요

 

이게 왜 중요해요?

 

소변을 못 보면
배뇨관 다시 꽂아야 해요

 

쌌다니까
왜 안 믿어요?

 

여기 있으니까
테스트를 하든 해요

 

배뇨가 가능하다는 걸
보여주셔야 해요

 

오줌을 얼마나
싸재껴야 해요?

 

화장실에
사방 뿌려줘요?

 

오줌으로 샤워해볼래요?

 

진정하세요

 

좀 나와라

 

안 돼! 안 돼!

 

이제 손 놓자

 

엄마 늦었어

 

- 안녕하세요
- 안녕하세요

 

오늘은 손님이
한 분 더 있네요

 

자고 있어요

 

 

유치원 과정도
곧 끝나서

 

조나에 대한 말씀을
드려야겠네요

 

보조 교사를
구하고는 있어요

 

돈을 어떻게 마련할지
생각 중이라서요

 

입학 신청하셨을 때

 

조나에게 맞는 곳일지
우려된다고 말씀드렸었죠

 

하지만
가족분들도 좋으시고

 

오빠 내외분과도
친분이 있어서

 

- 저도 알아요
- 네?

 

우리 오빠 덕에
입학한 거잖아요

 

그건 아니에요

 

이곳의 거액 기부자니까
부탁을 들어주셨겠죠

 

네, 좋습니다

 

조나는 다른 학교가
훨씬 나을 것 같아요

 

- 퇴학시키는 건가요?
- 아니에요

 

퇴학은 처벌이죠
제적이라고 생각해주세요

 

조나 같은 아이들을 위한
학교도 있어요

 

"조나 같은 아이"가
무슨 뜻인데요?

 

조금 독특하고...

 

대체 독특한 게 뭔데
다들 그 소리예요?

 

한심해 죽겠네
그게 무슨 뜻인데요?

 

조나가 사람이에요?
우쿨렐레예요?

 

그냥 말을 해요
저능아 같다고

 

- 아니에요
- 맞잖아요

 

애가 방해된다는 거죠

 

애들이 일리아드인지
나발인지 읽을 때

 

저능아 아들을 둬서
미안하게 됐네요

 

맞다
'독특한'이었지

 

조나는 빌어먹을
주머니 시계니까

 

- 관둬요!
- 아니에요!

 

조나는 영특한 아이지만
여기 안 맞을 뿐이에요

 

그냥 말을 해요
내 애를 싫어하고

 

우릴 싫어한다고

 

어머님이나 조나를
싫어하지 않아요

 

여기 안 맞을 뿐이죠

 

달라스, 배웅해드릴래요?

 

- 건드리지 마요
- 안 건드렸어요

 

일단 진정하세요
마음 풀고 가셔야죠

 

매일 이런 마음으로
돌아가요

 

매일!

 

당신이 못 본 거지

 

이게 알랑방귀 안 뀌는
내 모습이에요

 

놀랐죠!

 

괜찮아요

 

썅!

 

그냥 물어

 

제발 제발 물어

 

나 왔어

 

안녕, 아빠!

 

안녕

 

한번 웃어주렴
아빠한테 웃어줘

 

아빠 꼭 닮았네

 

냉동 피자, 좋네

 

식탁에선
휴대폰 금지 아니야?

 

나는 괜찮은데
당신 규칙이잖아

 

야간 보모한테
전화했어

 

그래?

 

왜?

 

아니
형님이 돈 댄다고

 

우쭐댈 거 같아서

 

그래, 취소해야겠다
씻고 쉬어

 

난 커피나 끓여야겠다
잘 일도 없는데

 

아니
그런 말은 아니고

 

당신 괜찮아?

 

얘들아
엄마 괜찮아?

 

- 나도 몰라
- 10시 반에 온대

 

조나!

 

엄마!
몸이 왜 그래?

 

여자 엉덩이 때리면서
하는 걸 좋아해요

 

안녕하세요

 

툴리예요

 

마를로죠?

 

- 네
- 들어가도 될까요?

 

 

쟤는 누구예요?

 

아기요?

 

네, 이름이 뭐예요?

 

이름은 미아예요

 

미아

 

우리 엄마 이름이에요
꼭 쓰고 싶었는데

 

그 이름이 유행해서

 

- 아들 반에만 2명이...
- 뭐 어때요

 

네?

 

유행이면 어때요
에쁜 이름인데

 

미안한데
나이가 어떻게 돼요?

 

아니, 그게...
내 생각보다...

 

이해해요

 

보기보단 많아요

 

저기...

 

네?

 

보통 이런 건
어떻게 해요?

 

어떻게 했으면
하시는데요?

 

모르겠어요

 

좋아요

 

저는 엄마를
돌봐드리러 왔어요

 

아기를 돌보러
온 줄 알았는데요

 

네, 그 아기가
엄마예요

 

미아가 세상에 나온 지
3주나 됐지만

 

아직도 엄마 몸에
DNA가 있어요

 

그렇죠

 

진짜로 아기의 세포들이
몇 년씩 남아있어요

 

미아도 언젠가는
한 사람이 되겠지만

 

아직까진 엄마 몸의
연장선이에요

 

아기는 엄마의 냄새와
목소리와 심장 소리를 알고

 

엄마는 그 누구보다
아기를 잘 알죠

 

자기가 만들었으니까

 

'이제 그만 침대로'

 

네?

 

새뮤얼 피프스요

 

잉글랜드 왕정복고 때
일기를 썼었죠

 

기억나요
새뮤얼 피프스

 

 

미아와 얼굴 좀 틀게요
올라가서 쉬세요

 

이거 해야 하는데...

 

침대, 기저귀 다 있으니
걱정 마세요

 

그렇지?

 

그래요

 

젖 먹일 때 되면
깨워드릴게요

 

그래요, 갈게요

 

왔어?

 

야간 보모 왔어

 

사람 어때?

 

희한해

 

뭐?

 

희한해

 

근데 미아랑
저렇게 둬?

 

응, 그러려고

 

그래

 

조나, 그만해

 

조나, 그만해!

 

조나, 그만해!

 

세상에...

 

엄마

 

저예요

 

놀라지 마세요

 

젖 먹을 준비 됐어요

 

그래요

 

괜찮으세요?

 

 

- 됐어요?
- 네

 

왜 집이
이렇게 깨끗해?

 

잠깐, 어젯밤에
우리 방에 왔었다고?

 

 

미아 데려다주고
멀찌감치 앉아서

 

기다려주더라고

 

좀 오싹하네
난 어떻게 안 깼지?

 

상상도 못 했어

 

그리고 내려가서 8년 묵은
바닥 때를 벗겨줬다고?

 

그러니까!

 

원래 야행성인가?

 

사라의 햄스터도 그랬지
그놈 기억나?

 

밤새 바퀴 돌리고

 

자기 새끼도 잡아먹고

 

엄마, 목말라

 

- 경기 시작도 안 했어
- 목마르단 말야

 

아무튼 오자마자
알아서 다 해

 

뭘 해야 할지
꿰고 있더라고

 

침대 위의 나처럼?

 

아니, 그 여자는
눈을 맞추거든

 

기분은 어때?

 

솔직히?

 

이렇게 잘 자본 게
얼마 만인지 모르겠어

 

그게...

 

다시 색깔을
보게 된 기분이야

 

계속 데리고 있게?

 

그 여자는 개가 아니야

 

그녀가 원하는 것도
우리와 똑같죠

 

애정과 사랑이에요

 

아주 남자다운
남자를 좋아하고...

 

- 안녕하세요
- 어서 와요

 

안녕하세요

 

집 청소해줘서
고마웠어요

 

그럴 건 없었는데

 

아뇨, 재밌었어요

 

전 사우디아라비아 같아서
에너지 과잉이거든요

 

그래요

 

- 이건 뭐예요?
- 세상에, 미안해요

 

그건...

 

괜찮아요, 뭔데요?

 

'바람둥이'라는
리얼리티쇼예요

 

무슨 내용인데요?

 

바람둥이 얘기요

 

저 남자는 누구예요?

 

브라이스예요

 

바람둥이들 중에
제일 연장자예요

 

저 사람이랑 자려고
여자들이 돈을 내요?

 

아뇨

 

나이가 너무 많아서
진행하는 역이에요

 

그럼 그만 끄고...

 

아니에요
보다가 가세요

 

아니에요
그냥 보던 거라

 

마를로
절 의식하지 마세요

 

그러면
도움이 안 돼요

 

누가 챙겨주는 게
익숙하질 않아서요

 

그럼 제가 브라이스라고
생각해보세요

 

차라리 아쉬와 비슷하죠

 

탄트라를 배운
인도인 바람둥이인데

 

명상을 하고
일본어를 써요

 

곤니치와

 

그럼 올라갈게요

 

- 네
- 남편이랑 영화 보려고요

 

네, 재밌게 보세요

 

 

두 분 소리가
좀 나실 거면

 

헤드폰 쓰고 있을게요

 

아뇨, 우린...

 

아니...

 

- 괜찮아요
- 네

 

굿나잇 키스 해주셔야죠

 

아침이면
달라져 있을 텐데

 

참 다정하네요

 

아뇨, 정말 밤새
자라 있을 거예요

 

우리도 그러잖아요

 

아가야
엄마한테 인사할래?

 

- 쉬어요
- 쉬세요

 

미치겠네

 

찰싹도 달라붙네요

 

따개비 같은 애예요

 

얘가 따개비면

 

어머니는 배나
고래겠네요

 

글쎄요

 

따개비는
배만 망가뜨린대요

 

고래한테 달라붙으면
해도 안 끼치고

 

그냥 작은 기생충처럼
붙어있는 거죠

 

언니, 오빠랑
닮았어요?

 

 

사라를 닮았어요

 

사라는 어떤 애예요?

 

8살이에요

 

비관적이기 쉬운
나이가 되고 있어서

 

나까지 불안해요
힘든 시기잖아요

 

네, 그렇죠

 

조나는요?

 

착한 애예요

 

진 빠지게 하지만...

 

문제가 뭔지
잘 모르겠어요

 

의사 셋을 만나봤는데
이례적이란 말만 해요

 

이상한 행동을 하고
자꾸 불안해하고

 

우린...

 

우린 솔질을 해줘요

 

밤이면 말처럼
몸을 쓸어줘요

 

왜요?

 

심리치료사가 그렇게 하면
예민한 게 줄어든대요

 

계속 치료받자니
형편이 안 돼서

 

유튜브 동영상 보면서
독학한 거예요

 

윌바거 솔질 요법이래요

 

요법

 

있어 보이네요

 

개뿔 소용없어요

 

참 좋은 엄마 같아요

 

좋은 엄마는 반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미니언처럼 생긴
컵케이크를 굽죠

 

난 그러기엔
너무 지쳤어요

 

솔직히 옷 입는 것도
진이 다 빠져요

 

옷장을 열고 생각하죠
'전에도 이렇게 귀찮았나?'

 

낮이 짧은 별에 사는
단점이 그거죠

 

목성이
더 짧긴 하지만

 

인기 없는 4학년을 위한
농담 모음집 같은 분이네요

 

무슨 일 하세요?

 

프로틴바 만드는 회사
인사과에 있어요

 

영문학 학위가
빛을 발하고 있죠

 

그래요

 

뭐가 하고 싶었는데요?

 

못 이룬 꿈이라도
있었다면

 

세상을 향해
화라도 냈을 텐데

 

그저 나한테
화풀이만 해요

 

텅 비었네요

 

 

아뇨, 그쪽은
다 먹었다고요

 

- 됐어요
- 네

 

안녕, 꼬마 곰

 

안녕, 꼬마 호박

 

마를로

 

전 미아 일만이 아니라
모든 걸 도우러 왔어요

 

전체를 치료하지 않고
부분만 고칠 수 없어요

 

네, 나를 방치한 지
진짜 오래됐네요

 

오늘도 좋은 하루를
시작해볼까?

 

야옹!

 

야옹이야?

 

야옹!

 

이게...

 

안녕

 

간식 좀 줘도 될까요?
견과는 안 들어있어요

 

우리 엄마가 만들었어

 

선생님은
이거 먹어야겠다

 

안녕, 미아

 

안녕하세요

 

저번 일
사과드리러 왔어요

 

올리브 나뭇가지라 치고
컵케이크 가져왔어요

 

올리브 나뭇가지를
어디다 쓰겠어요

 

미안해요, 달라스
하나만 가져왔어요

 

그리고 조나 일은
저도 이해해요

 

자기에게 맞지 않는
상황도 있는 거죠

 

잘 맞는 곳을
찾으실 거예요

 

네, 그래야죠

 

챕터3
'난 규칙이 싫어'

 

케이티 카주는 학교 규칙을
없애기로 했어요

 

그 결과
어떻게 됐을까요?

 

몰라

 

디저트를 10개 먹은
조지는 어떻게 됐을까?

 

다들 저녁 먹어

 

세상에

 

내가 로스트 치킨
할 줄 아는 게 충격이야?

 

- 솔직히 충격이야
- 진짜 쉬워

 

레몬을 뭉텅이로
구멍에 쑤셔놓고

 

소금, 후추만
뿌리면 끝이야

 

그 구멍이 똥꼬야?

 

딸, 더럽게시리
똥꼬 아니야

 

그럼 뭔데?

 

닭의 내장에 있던
공간을 말하는 거야

 

빵 좀 줘

 

차라리 똥꼬가 낫네

 

나도 알아
이건 살해거든

 

여기 있네

 

어서 와요!

 

안녕하세요

 

오늘 어땠어요?

 

좋았어요

 

죄송해요
배가 너무 고프네

 

낮엔 무슨 일 해요?

 

매일 하는 일요

 

세계 정복을 위해
노력하지

 

못 말려

 

거의 낮잠을 자요

 

그거 좋네요

 

안녕, 아가

 

안녕

 

컵케이크 고마웠어요

 

별거 아니에요

 

내 구역에 있을게요

 

쉬세요

 

안녕, 꼬마 곰

 

점점 엄마를 닮아가네

 

어느 날 짐을 싸서
떠나버렸다네

 

새벽 비행기야

 

- 포틀랜드?
- 피닉스

 

대형 서버 시설

 

지정 좌석도 없는
비행기를 예약해주더라

 

그냥 일찍 가고 싶어

 

둘이 괜찮겠어?

 

애는 괜찮아?

 

 

기분은 좀 어때?

 

기분 좋아

 

그래

 

잘됐네

 

그래

 

새 학교 기대돼?

 

- 무서워
- 괜찮아

 

엄마는 어른인데도
새로운 일은 늘 겁나

 

- 아기 생기는 것도?
- 아기는 안 무섭지

 

왜 그래?

 

- 오줌 마려워
- 이런, 얼른 가자

 

진짜 물 내리는
사람 없지?

 

화장실에 사람 없어
괜찮아

 

- 시끄러우면 싫어
- 맙소사, 아무도 없다니까

 

미안, 미안
괜찮아, 괜찮아

 

조나! 조나!
조나, 그만해!

 

조나, 그만해

 

세상엔 시끄러운 소리가
잔뜩 있는 거야

 

- 꼬마야
- 안녕하세요

 

무슨 일이니?

 

죄송해요
애가 소리에 놀라서요

 

죄송해요, 갈게요

 

아뇨, 아뇨
가실 거 없어요

 

꼬마야

 

나랑 나무 놀이할까?

 

좋아

 

발을 이렇게
할 수 있어?

 

나뭇가지 만들어볼래?

 

아주 잘했어

 

숨을 들이마시고

 

나뭇잎들을 떨어뜨려

 

이제 좀 낫지?

 

사과하실 거 없어요

 

안 가셔도 돼요
잘못한 거 없어요

 

됐다
수업 재밌게 들어

 

엄마?

 

왜 요새 화장해?

 

예뻐 보이고 싶을
때가 있나 보지

 

왜? 싫어?

 

난 좋아
달라 보여서 그러지

 

드라큘라우라 같아

 

드라큘라우라가
누구라 그랬지?

 

'몬스터 하이'에 나오는
드라큘라 딸

 

'몬스터 하이'

 

몬스터들이 다니는
고등학교 맞지?

 

 

드라큘라우라는
어떤 애랬지?

 

걔는 1,600살이야

 

그럴 것 같더라

 

괜찮으세요?

 

 

왜요?

 

모유예요

 

모유가 나와서

 

이거 상그리아예요?

 

네, 그것만 보면
대학 생각이 나요

 

역시 주부시라니까

 

상그리아 만들어서?

 

감옥 화장실에서도
상그리아 만든대요

 

알아요
프루노라고 한대요

 

마실까요?

 

됐어요

 

어라?

 

전에 알던 남자도
이런 거 있었는데

 

물 채워놨었어요

 

건배

 

건배

 

드류가 내 얘기
물어봐요?

 

네, 좀 희한하다고
생각하던데요

 

 

자기가 아빠란 건
좋아해요?

 

네, 다른 아빠들처럼요

 

열심히 일하고
집에 오면

 

집에서 이런저런
잔업을 하고

 

같이 점심을 만들고
위층에 올라가서

 

헤드셋을 쓰고
좀비들 죽이다 기절하죠

 

두 분이
그건 안 하세요?

 

섹스요?

 

몇 달 됐네요

 

가령 이런 거죠
저녁은 먹고 싶은데

 

식당을 못 고른다거나
배가 고픈지도 모르겠는 거

 

두 분이 진솔하게
얘길 해보시죠

 

만나는 사람 있어요?

 

네, 몇 명 돼요

 

나도 전엔 그랬는데

 

드류를 만나기 전까진
회전목마의 말을 다 타봤죠

 

드류는 어떤 말이었어요?

 

드류는 벤치였어요

 

그래도 사랑하시잖아요

 

 

당연하죠

 

사람을 제대로
고르긴 했어요

 

근데 왜 섹스를
안 하세요?

 

하루종일
애를 안고 있는데

 

둘만 있다 보니
원시인처럼 지내요

 

동물원에 있는
고릴라 두 마리랄까

 

그런데 밤엔 태세전환해서
요부가 돼라?

 

"여보, 나 섹시하지?"

 

"내 가슴 좀 봐
진짜 섹시해"

 

이해가 돼요

 

안 될걸요

 

- 나도 드류가 좋아요
- 설마요

 

진짜예요
좋은 분 같아요

 

애들은 나처럼
키우기 싫어요

 

새엄마가 세 명이었는데

 

미칠 뻔했어요

 

좋아요

 

그럼 이걸 고쳐봐요

 

드류는 배터리를
충전해야 해요

 

배터리요?

 

드류는
어떤 취향이에요?

 

한번은 브라우저
기록을 봤는데

 

기본적인 것들
좋아하더라고요

 

예를 들면?

 

뭔데요?

 

뭔데요? 말해봐요

 

날 죽일 텐데

 

이상한 거예요?

 

그런 건 아니고
고등학교 다닐 때

 

어떤 식당에서
설거지 알바를 했는데

 

복장을 챙겨 입은
웨이트리스들이 있었대요

 

그 후로 웨이트리스에 대한
환상이 생겼다나

 

그게 다예요?

 

- 네
- 그래요

 

뭔가 엄청 추잡한
환상인가 했는데

 

우린 그렇지 않아요

 

옛날에 그런 유니폼을
하나 샀어요

 

그거 입고서
놀래주려고

 

근데 결국은
못 입어봤죠

 

왜요?

 

그냥요
근데 이젠...

 

다리에도 핏줄
가슴에도 핏줄

 

핏줄에도 핏줄

 

몸이 사방 금이 그려진
지도 같아요

 

유니폼 아직 있어요?

 

 

어디 있어요?

 

이거 진짜 최고예요

 

어디 봐요

 

샌드위치 드려요?

 

이거 가져요

 

세상에

 

애를 한 명도
안 낳으셨네

 

이거 입고
올라가 볼까요?

 

위층에요?

 

 

농담이죠?

 

잠깐만요
50년대 컨셉이에요?

 

시간대를 맞추려고요

 

아뇨, 보통 식당이에요

 

새침한 웨이트리스?

 

아뇨, 말수는 적지만
친절한 웨이트리스

 

알았어요

 

안녕

 

- 저기...
- 처음 오셨죠?

 

우리 메뉴를
잘 모르실 거예요

 

달걀 크림을 추천해요

 

무슨 일이야?

 

괜찮아, 드류
그냥 따라와

 

페이스트리도
아주 맛있고

 

뜨거운 커피도
막 끓여놨어요

 

 

뭐 좋아하는지
말해줄게요

 

고마워요

 

전 수습 직원이거든요

 

어젯밤 일
얘기 좀 할까?

 

안 해도 돼

 

그래

 

진짜 좋았어

 

- 그래?
- 당연하지, 장난해?

 

- 안녕, 아들
- 안녕, 조나

 

나 낙타 꿈 꿨어

 

그래?
사막 갔었어?

 

- 아니, 집이었어
- 황당한 꿈이네

 

팬케이크 먹을래?

 

- 응
- 그래

 

미키 마우스
만들어볼까?

 

저번에 해봤는데
귀가 하나였어

 

이번엔 귀 두 개
나올 거야

 

예감이 좋아

 

형님 말 듣길
진짜 잘했어요

 

- 뭐?
- 야간 보모요

 

불렀어?

 

활약이 엄청나요

 

마를로가
안 쓸 줄 알았는데

 

 

뭔가 깨어있는
모습인데요

 

그러니까 좀 희한해요

 

스티비 닉스
스티비!

 

너무 캄캄해!
더 밝게

 

밝게, 밝게

 

밝게, 밝게

 

이제 그만...
그만 좀 할래?

 

밝게, 밝게

 

- 어둡게
- 밝게

 

- 어둡게
- 밝게

 

- 어둡게
- 밝게

 

- 밝게
- 딱 됐어!

 

늦어서 죄송해요
다신 안 늦을게요

 

괜찮아요

 

무슨 일 있어요?

 

그런 건 아니고
사람이 지긋지긋해서요

 

누가요?

 

룸메이트요

 

진짜...
진짜 골칫덩이예요

 

난 룸메이트를
진짜 좋아했었는데

 

남자만 데려가면
기겁을 해요

 

종교적인 이유로요?

 

화장실 앞에서
무릎 꿇고 기도하는 애죠

 

혼자 살긴 힘들어요?

 

사정이 좀 그래서요

 

감정 앞세우지 말고

 

환경을 바꿔보자고
얘기해봐요

 

왜요?

 

왜 거짓말해야 해요?

 

따로 살면 편하겠다고
솔직해지면 안 돼요?

 

그럼 상처를 주잖아요

 

상처를 줬다간
후회할 거예요

 

여자들은
치유되지 않아요

 

치유돼요

 

아니에요

 

겉으론 멀쩡해 보여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컨실러 범벅이죠

 

젠장

 

우리 나갈래요?

 

뒷마당에요?

 

아뇨, 아뇨
시내로 나가요

 

- 뉴욕요?
- 네, 한잔해요

 

미아는 누가 보고요?

 

아빠가 옆에 있잖아요

 

미아는 지난주에도
밤새 꼬박 잤어요

 

드류는 우리가
나간 줄도 모를걸요

 

툴리, 하루 쉬어요

 

진짜 그래도 괜찮아요

 

쉬어야 하는 건
당신이에요

 

자기관리도 해야
좋은 엄마가 되죠

 

이럴 자격이 있어요

 

맨해튼에서 떡이 되는 게
어떻게 자기관리예요?

 

맞는 말이에요

 

브루클린으로 가요

 

아무래도 우버를
부를 걸 그랬어요

 

내가 기사 한다니까요

 

간단히 마시고
태워다 드릴게요

 

왜 이렇게
나한테 친절해요?

 

미아의 목숨을 걸고
날 믿었잖아요

 

그건 대단한 거죠

 

그렇긴 해요

 

나도 목숨을 걸고
믿는 거예요

 

어떻게요?

 

날 죽일 수도
있으니까요

 

내가 왜 죽여요?

 

생각은 해봤잖아요

 

농담할 게 따로 있지

 

뭐예요!

 

세상에, 버번 당기네

 

나도 버번 마셔요

 

여기예요

 

옛날 우리 동네

 

여기서 9년 살았어요

 

체취가 온 동네에
남아있었겠네요

 

그때는 이렇게
좋진 않았어요

 

저기 개 제과점
보이죠?

 

저긴 뭐였어요?

 

사람 제과점요

 

좋네요

 

그때만 해도 사람들이
밀가루를 좋아했죠

 

안녕하세요

 

메이커스 두 잔
니트로 주세요

 

네, 물 없이죠?

 

목이 마른 거지
씻으려는 게 아니니까

 

그러죠

 

세상에

 

나도 남자들이 저렇게
볼 때가 있었는데

 

당신을 보던 거예요

 

애 엄마랑 하고 싶어 하는
남자는 없어요

 

딱 그 컨셉의
포르노 장르도 있어요

 

나무로 만든
배가 있고

 

매년 널빤지 하나를
교체한다고 쳐요

 

결국은 모든 널빤지를
교체하는 게 되겠죠

 

원래 부품은
하나도 안 남아요

 

그럼 같은 배일까요?
아니면 새 배일까요?

 

새 배죠

 

- 왜요?
- 뻔하잖아요

 

똑같은 게 없으면
새 배예요

 

'누보 바투'

 

좋아요

 

그럼 사람은요?

 

대부분의 세포가

 

태어난 후로 끊임없이
분열, 재생하잖아요

 

원래 부분이 없다면
내가 아닌 게 되겠죠

 

재생되지 않는
부위도 있긴 해요

 

어딘데요?

 

귀에 있는
청각 세포요

 

그건 다시 안 자라요

 

어쩜, 진짜 좋아하는
노래인데

 

나도 그래요
그래서 튼 거예요

 

이 노래를 바이올렛과
자주 들었어요

 

오래전에 부쉬윅에서
같이 살았거든요

 

둘만의 노래였어요

 

걔를 좋아했어요

 

진짜 사랑했어요
정말이지...

 

세상에

 

왜요? 괜찮아요?

 

괜찮아요
하고 싶은 말이...

 

아뇨
내가 먼저 할게요

 

그래요?

 

재미없기만 해봐요
지금 완전 급한데

 

난 가야 해요

 

어디로요?

 

앞으로는 일 못 해요

 

죄송해요
집에서 말하긴 싫었어요

 

그만둬요?

 

그건 안 돼요

 

그렇게 됐어요

 

다른 집으로
가는 거예요?

 

조금만 더
있었으면 하는데

 

아직 도움이 필요해요

 

제발

 

안 돼요

 

마를로!

 

마를로

 

어디 가요?

 

집에 태워다 줄게요

 

운전하면 안 돼요!

 

나 멀쩡해요

 

- 진짜예요
- 그냥...

 

그냥 택시 타고 가요

 

안 돼요
드류가 화낼 거예요

 

왜 떠나는 건데요?

 

왜?

 

쉬는 동안
하던 일이에요

 

이젠 갈 길 가야죠

 

그래요

 

대단한 계획이 있겠죠

 

20대는 꿈만 같아요

 

그러다 새벽 쓰레기차처럼
30대가 다가오죠

 

그래요

 

그러다 그 앙증맞은
작은 엉덩이와 발이

 

임신할 때마다
반 사이즈씩 커지고

 

이 자유로운 영혼도

 

매력이 사라지죠

 

그러다 외모도 추해져요

 

그런 미래
겁 안 나요

 

참나...
겪어보면 알아요

 

실패한 삶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오히려 꿈을
이루신 거예요

 

무슨 꿈?

 

그렇게 싫어하는
단조로움요

 

가족에겐
선물 같은 거예요

 

매일 일어나서 가족에게
같은 일을 해주는 것

 

삶도 심심하고
결혼도 심심하고

 

집도 심심하지만
그게 멋진 거예요!

 

그게 대단한 거예요
별탈 없이 성장해서

 

아이들을 안정적으로
잘 키우는 일

 

난 안정적인 게 아니라
두려운 거예요!

 

마를로!

 

어디 가요?

 

옛날 집으로요!

 

이젠 거기
살지도 않잖아요!

 

이젠 로비도 있어?

 

가구까지?

 

집으로 가요

 

아뇨, 바이올렛이
아직 여기 살아요

 

열어줄 거예요

 

걔도 당신을
좋아할 거예요

 

그러니까
각오하고 있어요

 

나도 여기 있게
해주고 싶지만

 

여긴 옛날 그곳이
아니에요

 

아뇨, 아뇨
바로 여기예요

 

봐요

 

그만 가요

 

당신 생각이었잖아요
그럼 왜 데려왔어요?

 

너무 멀리 왔어요

 

이리 와요

 

가슴이 꽉 찼어요

 

미아한테 가야겠어요
젠장

 

얼른 돌아가서
젖 먹여요

 

젖 먹이면 안 돼요

 

취했잖아요

 

애가 보고 싶어요

 

- 금방 볼 거예요
- 아는데...

 

내일이면
달라져 있잖아요

 

애가 크기 전에
봐야 돼요

 

그래요

 

이리 와요
부축해줄게요

 

됐어요
여기로 들어가요

 

지나갈게요

 

미치겠네

 

기적을 행하는 중이니까
방해하지 마!

 

됐어요

 

정말 미안해요

 

냉찜질하면
아기 입 같을 거예요

 

네, 잘했어요

 

좋아요

 

조금만 쥐어봐요
조금만 더

 

 

괜찮아요

 

젠장

 

괜찮아요

 

정신 차려요

 

너무 피곤해요

 

알아요

 

그래도 자면 안 돼요

 

대화라도 해줘요

 

내내 얘기했잖아요

 

스페인어 교과서에
나오는 사람들처럼

 

마리아와 훌리오는

 

입을 다물지 않았답니다

 

당신 없이
어떻게 지내죠?

 

스스로 돌봐야죠

 

샤워도 매일 하고

 

치실도 하고

 

가끔씩 페디큐어도 받아요

 

남들이 발 만지는 거
싫더라도

 

진부해 죽겠네

 

집에 다 왔네요

 

따뜻한 침대와
아기 셋이 있고

 

삐걱대는 계단과

 

세상에서
제일 약한 샤워기

 

그게 집이죠
집에 다 왔어요

 

안녕하세요
남편 되시죠?

 

 

- 드류예요
- 닥터 스마이스예요

 

정신과 담당의죠

 

드릴 말씀이 있는데
잠깐 나가실까요?

 

 

부인께서 정신병력이
있으신가요?

 

아뇨

 

아들 태어났을 때
우울증이 심하긴 했는데

 

이번엔 완전히 달랐어요

 

정말 잘 지냈고
기분도 좋았어요

 

오빠가 야간 보모를
불러줘서

 

도움도 받고
잠도 자고

 

그런데 과로와 수면 부족
증상을 보이고 있어요

 

글쎄요

 

그럴 리가 없는데

 

저렇게 잘 지내는 걸
본 적이 없거든요

 

평소와 다른 모습을
몇 번 보이긴 했지만

 

저렇게 음주 운전까지
할 줄은 몰랐어요

 

애 보는 사람도 없는데
말도 없이 외출하고

 

집에 계시지 않았어요?

 

 

네, 집에 있었네요

 

그럼 야간 보모는요?

 

어디 있었는지도
모르겠어요

 

사실 어떤 사람인지
저도 잘 몰라요

 

돌아가도 될까요?

 

우선 관련 서류를
마저 작성해주세요

 

네, 감사합니다

 

마를로 모로예요

 

네, 보험 카드
갖고 계세요?

 

 

드류, 좀 어때?

 

어서 오세요
무슨 일인지 모르겠어요

 

환자분 생년월일요

 

77년 7월 6일

 

지금 들어가도 돼?

 

주소는 똑같나요?

 

 

아직 의식이...

 

- 결혼 전 성은요?
- 지금은...

 

툴리, 'T-U-L-L-Y'요

 

내가 어떻게 도와줄까?

 

사회보장번호
마지막 네 자리는요?

 

번호는...

 

마를로

 

맞은 사람 같네요

 

강이 한주먹 하던데요

 

이제 앞으로는
못 보겠네요

 

보내기 싫어요

 

위험지대를 건너도록
옆에 있던 것뿐이에요

 

이젠 어떻게 하죠?

 

해야 하는 일을
해야겠죠

 

그걸 반복하면 돼요

 

나이는 내가 많은데
왜 당신이 더 지혜롭죠?

 

난 26살이잖아요

 

남는 게
생각할 시간이에요

 

안타깝네요

 

애 셋 낳으면
다 잊을 텐데

 

아뇨

 

이제 막 이탈리아어도
배우기 시작했는걸요

 

저녁 인사 후로는
진도 못 뺄걸요

 

미안해요

 

살아있게 해줘서
고마워요

 

나도요

 

차오

 

차오

 

안녕

 

안녕

 

- 마를로, 미안해
- 뭐가 미안해?

 

이렇게 만들어서
정말 미안해

 

자긴 아무 짓도
안 했어

 

그게 문제였어

 

나는...

 

애들이랑 일에 치여서
당신 생각을 못 했어

 

밤에 어떤 일이
있는지도 모르고

 

자기가 잘하고
있다고만 생각했어

 

잘하고 있었어

 

나 잘하지 않았어?

 

아니, 그건 됐어

 

그런 식으로 잘하는 거
원하지도 않아

 

난 그냥 당신이면 돼

 

당신만 괜찮으면
된단 말야

 

달아나고 싶은
생각이 든다면

 

그건 이해해

 

나도 가끔 그러니까
하지만 그러지 않을 거야

 

난 우릴 사랑해

 

나도 우릴 사랑해

 

준비됐니?

 

자, 앉아봐

 

팔부터 하자

 

좋아

 

준비됐어?

 

이거 진짜 도움 돼?

 

무슨 뜻이야?

 

도움이 되는 건지
잘 모르겠어서

 

솔직히 나도 몰라

 

이거 하는 건 좋아?

 

엄마랑 있는 게 좋아

 

나도 너랑
있는 게 좋아

 

기분도 좋은 거 같아

 

그거면 됐지, 뭐

 

솔이 없어도
될 거 같아

 

그래

 

그래

 

사랑해

 

나도 사랑해

 

자 막 번 역 : 황 석 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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