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는?

 

엄마?

 

엄마?

 

엄마?

 

안녕?

 

안녕, 엄마

 

해리스만 찾으셔

 

해리스가 누군데?

 

해리스는 내 첫번째 실수다

 

너도 첫실수가 생각나니?

 

다 꿈이야, 엄마

 

첫실수는 첫키스랑 똑같아
평생 남지

 

더 주무셔

 

해리스란 이름은
처음 들어요

 

장난치고 싶으셨나봐
너도 그러잖니

 

소꿉친구쯤 되나?

 

나와 버디의 친구였어
버디도 그를 좋아했는데

 

해리스와 난 버디를 죽였지

 

무슨 말씀이세요?

 

엄마가 누굴 죽여

 

엄마, 나 좀 봐
눈 뜨고

 

버디!

 

안녕, 이쁜아!

 

7시간이나 버스에 시달렸어
이쁘긴 무슨

 

그렇지 않다니깐

 

너라면 결혼을 막을 수 있어

 

내가?

 

라일라에게 넌
마지막 희망이야

 

내가 누군가의
마지막 희망이라니!

 

진정하세요

 

코니, 넌 좋은 엄마다

 

난 그렇지 못했다만

 

아니, 정말로
좋은 엄마였어요

 

관둬

 

그만 쉬세요

 

난 그런 적 없다

 

내 별을 골랐던 게 실수야

 

안녕!

 

안녕

 

괜찮아?

 

그럼, 내 결혼식인데

 

가자, 방 보여줄게

 

이렇게 넓을 줄은 몰랐어

 

우리 집안이 영 구식이라

 

너무 촌스럽지?

 

아주 근사한 걸
블라우스는 어디서 샀어?

 

음..

 

네 스타일은 참 독특해
따라와

 

드레스 멋지네

 

드라큘라 신부복이야

 

남을 무서워하느니
내가 더 무서워보여야지

 

우리 식구들은
흡혈귀한테 안 쫄아

 

다들 빈혈이거든

 

주위나 돌아보자

 

첫문장이 중요해

 

'나를 이스마엘로 불러달라'는
이미 누가 썼다며

 

운도 없지
그럼 이건 어때?

 

'최고이자 최악의 시기였다'

 

그저 그래

 

노력해봐야지

 

저기도 너희 땅이야?

 

 

'다이빙대'라고 부르더라

 

집안 도움없이
뭔가 이뤄내고 싶어

 

저기 봐

 

소개시켜줄게

 

해리스

 

버디

 

버디, 어서 와

 

돛대가 망가졌네
누가 손봤나?

 

아무도

 

앤, 이쪽은 큰형
해리스 아든

 

닥터 해리스 아든이지

 

일대에선 유일한 전문직이야

 

형이 아니라 하인이죠

 

아냐

 

앤 그랜트예요

 

의상이 영 아니죠?

 

이렇게 팽개쳐둘 거면

 

그냥 파는 게 낫겠다

 

문제가 뭔데요?

 

곰팡이에 조개
물도 좀 새요

 

그래도 항해는 가능하지?

 

물론

 

앤, 바다에 나가볼래?

 

그치만 신부 단장
도와야 되는데

 

조심해

 

피핀 핏제럴드도 온다니

 

9번이 좋겠다

 

앤!

 

안녕하세요

 

반갑구나

 

아하

 

얘야, 내가 이번에
부른 사람들

 

절반이 죽어도 싼
인간들이지 뭐니

 

네가 축가를 불러주기로 했다며

 

별로 대단치도 않은 걸요

 

곡목은 정했어?
슈베르트 곡이 좋던데

 

그런 류는 아니고요

 

'타임 애프터 타임'
정도는 가능해요

 

그럼 어떡할까?

 

엘리와 조를
4번 자리로 옮겨?

 

- 페어필즈와 함께?
- 음?

 

테니스는요?
재작년 여름처럼?

 

이런, 우리중 누군가
상대해줘야 되는데

 

앤, 버디가 해변에 데려갔다며?

 

응, 해리스도 만났어

 

모티머와 함께 하는 수밖에

 

저런..

 

'피치'라는 사람이 보낸
카드도 있어

 

'피치 하우즈 라모트'
누굴까?

 

스트립댄서 이름 같다

 

엄마는 그런 사람 몰라

 

그야 모르지

 

무슨 그런 호언을?

 

호언이라니?

 

엄마는 모르는 이름을 읊어대고
넌 갑자기 탐정 행세고

 

전부 금시초문인 사람들이야

 

해리스가 유일한 사랑이라며

 

그와 함께 누굴 죽였다질 않나

 

네가 모르는 사실을 말했다고
엄마가 돌았단 건가

 

직감으로 알아

 

누가 녹색을 권한 거야?

 

안녕, 앤
반가워

 

미안, 드레스
고르기가 힘들어서

 

 

앤한텐 어울리겠다

 

그 신발은 어디서 샀어?

 

몰라, 무슨 빌리지였나

 

그냥 동네 시장?

 

아니, 뉴욕 그리니치 빌리지

 

 

지금 머리엔 샴페인
색상이 어울려

 

고마워, 피치

 

재밌겠다

 

기대되네

 

말해본들 무슨 소용일까

 

깨어났군

 

아니, 난 돌아갈래

 

미안, 불가능해

 

내 실수였어

 

실수는 아름다워
실수가 있어야 즐겁지

 

옷이 이게 뭐람

 

이래선 배를 못타

 

엄마는 우리에게
할말이 있으신 거야

 

편히 떠나게 해드려야지

 

만약 내가 임종을 맞는다면

 

네게 뭐든 물어볼 기회를 주지

 

엄마한텐 안 그러면서
내겐 그러겠다고?

 

말다툼이나 할 때가 아냐

 

다툴 필요는 없지

 

하지만 더는 엄마를
고문하지 마

 

지금 만큼은

 

뭐? 고문?

 

미안, 말이 좀 과했다

 

맞아, 난 엄마를 고문하고
언니는 결혼해서

 

애 낳고 집 사서
엄마를 기쁘게 해드리고

 

그래서 너한테
미안해야 되니?

 

마침 들어오네

 

에단이 자꾸만 쳐다봐!

 

원숭이가 나무에서
왜 떨어질까요?

 

몰라

 

죽었으니까

 

얘들아, 가서
할머니께 인사드리렴

 

돌아가셨어요?

 

아니, 쉬고 계셔
너희를 보고 싶어하신다

 

얼른

 

봐, 그냥 주무시고 계시지

 

곧 돌아가신다면서요

 

행복하게 오래 사셨고
너희를 너무 사랑하신단다

 

손 만져봐도 돼요?

 

물론이지
살짝 건드려봐

 

일어날 시간이냐?

 

아뇨, 엄마

 

내 드레스는?

 

그냥 더 주무세요

 

넌 어릴 적에
내가 그 드레스만 입으면 울었지

 

기억나니?

 

엄마가 나갈까봐요

 

멀리 나가진 않았어

 

배를 타진 못했다

 

탔어야 되는데
바다에 나갔어야 했어

 

좀 이른가?

 

뉴포트에선 점심때 하루를 시작하지
마실래?

 

됐어

 

해리스는 누구야?

 

집사 아들

 

농담이지?

 

 

여긴 여름 별장이라기 보단
저택이라고 해야겠지

 

해리스는 집사 아들이고

 

여름에 우리가 들르면

 

해리스 모자는 곁방으로
거처를 옮기곤 했어

 

진짜야?

 

 

춤이나 추실까

 

행여 도중에
주먹다짐이 생겨도

 

좌석배치 때문에
분란은 없을 거다

 

대단하세요

 

소리 조금만 줄여줄래?

 

네 옷은 다려놨니?

 

 

머리 좀 다듬어

 

멋진 세상, 멋진 인생

 

사랑에 빠졌어

 

밥 먹이고 재우고
다시 올게

 

엄마, 에단이 방귀 뀌었어!

 

클로, 앉아라

 

안녕

 

벨트도 해야지

 

자제해야지

 

아까는 원한다며?

 

샴페인 마셔서 그랬나

 

물어봐서 대답한 건데

 

그래

 

엄마가 죽어가는데
이래도 되나?

 

미안

 

어쩌면 말이지..

 

새출발을 논하기엔
지금이 딱이야

 

알아

 

만약 내가 싫다면?

 

지금만 그렇단 게 아니라

 

영원히

 

자기, 관두고 춤이나 출까

 

좀 어떠세요?

 

모르겠어요
썩 좋진 않아요

 

가능한 빨리 고통을
없애줘야 되는데

 

자꾸 이상한 얘기만 하세요

 

막판엔 다들 그래요
약효 때문에 몽롱하거든

 

옛 이야기를 하시나 본데

 

저흰 금시초문이거든요

 

진짜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고

 

진위는 몰라요

 

엄마, 전부 꿈 얘긴가요?

 

안녕, 해리스

 

안녕하세요, 위튼본 부인

 

라일라는 큰 실수한 거야

 

잘 모르겠어

 

좋아, 칼은 어디가 맘에 들어?

 

어서 대답해봐

 

칼은..

 

키가 크잖아

 

그치만 버디
라일라의 선택이라면..

 

아냐, 이래야 된다고
생각하는 것 뿐이지

 

엄연히 달라

 

그럼 애매하네

 

내가 보기에..

 

라일라는 해리스와
결혼해야 돼

 

그래?

 

진심으로 그를 사랑해

 

어렸을 때부터 줄곧

 

해리스도 라일라를 사랑하나?

 

누가 라일라를 싫어하겠어
나도 사랑하는데?

 

라일라는 내 절친한 친구야

 

그래

 

그러니 설득해줘

 

그만 앉자

 

왜? 싫어

 

- 어서
- 발동 걸렸는데

 

나도 그래

 

- 안녕, 앤
- 안녕

 

넌 지성과 미모를 겸비했어

 

재능도 뛰어나고
사실이 그래

 

버디, 좀 앉거라

 

동생한테도 재능을 줬지

 

굳세고, 명랑하고
위기에 강하고

 

칼, 너 키 엄청 크다

 

고마워

 

아, 그래

 

 

 

라일라 첫키스 상대가
해리스라는 거 알아?

 

열다섯살 때야
어른스럽고 싶었거든

 

해리스는 한국전에서
파편이 박혔어, 여기에

 

운이 나빴죠
제가 무슨 영웅도 아니고

 

영웅이고 말고

 

헌데 가수시라고요?

 

겨우 쥐어짜는 정도죠

 

아니, 정말 훌륭해

 

언젠간 카네기홀
공연도 할 거야

 

공과금이나 제대로
냈으면 좋겠다

 

내가 해변에 가자고
꼬신 적 있지?

 

넌 술에 취했었지

 

일부러 그랬어
다음날 멀쩡히 학교도 갔고

 

술 빼곤 방법이 없었어

 

흠뻑 취했었잖아

 

음, 좋아
진실게임 시간인가

 

키스하길 주저하기에
취한 척 했어

 

난 아주 작정을 했지

 

넌 자신만만했어

 

그리고 오빠는
나를 바래다줬어

 

더 얘기해봤자
자존심만 상하지만

 

캐더린과 히스클리프처럼 되길
얼마나 갈망했는지 몰라

 

해리스는 의학박사야

 

들었어

 

메사추세츠 쉘번 폴스에서

 

거기서 자랐거든
고향에서 공부하려고 돌아갔지

 

인상적이네요

 

버디한테만요

 

해리스, 예비신부와
춤 한번 출까?

 

영광이야

 

다함께 추자

 

이번엔 사양할게

 

해리스는 한국에서 복무하고
돌아와서 의학을 공부했어

 

고향 촌동네에서 말야

 

끈끈한 의리파랄까

 

라일라에겐 해리스뿐인데
인생 망치게 생겼어

 

그만하면 됐어

 

되긴 뭐가

 

날 믿으라니깐

 

해리스란 이름만 되풀이하셔

 

엄마의 연인이거나
아님 허깨비겠지

 

위독한 판국에
그런 얘기만 하시니

 

니나

 

음?

 

저기 말이지..

 

그래

 

내겐 당신뿐이야

 

이유는 모르겠지만..

 

당신을 사랑해

 

감사한 얘기네

 

감사해?

 

그런 뜻이 아니라

 

나도 사랑해

 

난 그저..

 

시간이 좀 필요해

 

니나..

 

더는 못견디겠어

 

헷갈려

 

당신 어머니 임종을 지키는 게
경우에 맞는 행동인지도

 

말해줄게

 

아마 이대로 가겠지

 

나도 모든 게 혼란스럽고

 

확신이 없어

 

그래도 당신이 버텨준다면

 

내가 당신이 바라는 여자가
될 때까지 기다린다면

 

긴세월이 필요할 거야

 

라일라, 너니?

 

난 괜찮아

 

문 좀 열어봐

 

무슨 일인데?

 

아무 것도 아냐

 

그게 아닌 거 같은데

 

그냥 두려워

 

버틸 순 있겠어?

 

칼은 의기양양하게 말했지

 

나중에 크면 엄마랑
결혼 안하겠다고

 

진 할로우와 결혼하겠다나

 

내 생각엔 진 할로우에
비하면 칼이 아깝다

 

가족이 된 걸 환영한다
라일라

 

고맙습니다

 

고생길이 훤하구나

 

그렇고 말고

 

나는 아버지로서..

 

누나!
알기나 해?

 

누난 사랑의 재능을 지녔어

 

사랑에는 천부적이지

 

장군이나 정치가들
동상은 많아도

 

누나 같은 사람 동상은 드물어

 

그래

 

세상에는 말야
사랑처럼 보이는 게

 

사랑처럼 들리는 게
넘쳐나지만

 

실제론 아냐

 

다들 그럴싸해 보이게끔

 

떠들고 행동할 따름이지

 

누나는..

 

정말 훌륭해

 

최고야

 

사랑을 위해 건배

 

누나를 위해!

 

버디, 그만 쉬거라

 

파티 안 끝났는데요?

 

어서

 

우리 잠깐 걸을까?

 

너랑 나랑

 

산책을 하면
기분이 나아져

 

실례할게요

 

순리를 따라야지
우리가 설득해야 돼

 

우리도 마찬가질 걸

 

앤, 이리 와

 

욱!

 

버디, 좀 앉지?

 

거 좋은 생각이군

 

아니, 잠깐

 

어이, 이쁜이

 

버디

 

한 열살 무렵부터
이러고 살았죠?

 

열두살 때까진
술 입에 안댔어요

 

완전 엉망이네

 

그치만 사랑해요

 

저도 그래요

 

됐어요, 재워놨죠

 

이런 데 익숙하시군요?

 

퍼지기 전에 당신을 위해 찍어둔
별을 가르쳐주더군요

 

아, 그거

 

근사한 별이라죠

 

아주 근사해요
플레이아데스 중에 하나죠

 

보이세요?
바로 저기요

 

둘만의 비밀 아닌가요?

 

아뇨, 전혀요

 

버디는 대학때 만났어요

 

3주쯤 되니까
제게 별을 골라주더니

 

제 꽃은 모란, 새는 칼새

 

나무는 단풍나무 등등
맘대로 정하더군요

 

당신을 사랑하니까요

 

아뇨, 제 절친한 벗의
동생일 뿐이죠

 

캠퍼스를 거닐면서도
계속 읊어댔어요

 

칼새가 왜 나의 새인지
마노가 왜 내 돌인지

 

도대체 뭐냐고 따졌더니
뭐라는 줄 알아요?

 

자기를 잊지 말라고
그런 거래요

 

모란을 보며, 칼새를 보며
마노를 보며 기억해달라고요

 

어느날 갑자기
죽을 사람처럼 말이죠

 

괜히 슬프죠?

 

저 별 보여요?

 

어디요?

 

중간쯤 크기요

 

저기, 오리온 자리 부근

 

알겠어요

 

잠깐

 

그건 우리 별이에요

 

젊은 시절 키스할 권리도
없는 남자에게

 

키스 당한 아가씨가
바라보던 별이죠

 

그뒤로 영영 그 남자는
만날 수 없었고요

 

따귀를 갈길 참이었어요

 

마땅히 그러셔야죠

 

네겐 가능성이 많았어

 

근데 엉뚱한 옷을 입고
거짓말을 했지

 

그걸 알기 전엔
인생이 뭔지, 실수가 뭔지

 

깨닫지 못할 거야

 

자신이 과오로
점철된 사람이란 생각이 들걸

 

만약 실수가 없었다면?

 

내 남편들을 봤다면
그런 말은 못해

 

이미 만나봤어

 

내가 맥시 스커트
입은 걸 봤다면

 

그런 말은 못할 걸

 

그것도 봤어

 

누구세요?

 

간병인이죠

 

간병인치곤 특이하게
드레스 차림이군요

 

오해하진 말아요

 

괜찮아요

 

진짜 간병인이에요?
정식 자격을 갖춘?

 

당연하죠
필요한 건 뭐든 말씀하세요

 

내 인생이 어디로
가버렸는지 아나요?

 

당신 별이
알키오네라는 건 알아요

 

당신의 돌은 자수정이고요

 

새는 개똥지빠귀

 

아뇨, 칼새랍니다

 

착각하셨나봐요

 

후우

 

정말요?

 

 

정말이죠

 

들어와

 

일어났네

 

시집가는 날이잖아

 

출가외인이 되는구나

 

안 그래?

 

이런

 

괜찮아

 

랄라라~

 

진심으로 칼과
결혼하고 싶니?

 

 

뭐야

 

좋아, 솔직히 말할게

 

내가 보기엔 넌
칼을 사랑하지 않아

 

넌 해리스를 사랑해

 

우스워

 

그래?

 

해리스와 난 피차
좋아하지 않아

 

확실해?

 

그래

 

어떻게 아나 궁금하지?

 

 

대놓고 물어봤거든

 

정말?

 

어젯밤 파티가 한창일 때

 

난 열다섯살 이후로

 

그가 모르는 남자는
만난 적도 없다고 말했어

 

해리스가 싫어하는
그 누구도

 

함께 도망쳐서
그가 원하는 대로

 

따를 생각이었는데

 

그런 심정 이해가 간다

 

내 능력이 겨우 이정도라니

 

외모상으로 말야

 

뭐가 어쨌다고?

 

자존심 상해

 

미치도록

 

그러니까..

 

납득이 돼?
내가 하는 말이?

 

그래

 

해리스와 여지가 있는 건지
확인해보고 싶었어

 

결국 답은 얻었지

 

그냥 결혼할 거야

 

그래, 해리스는 아닌지도 몰라

 

그렇다고 마음도 없이
칼과 결혼할 필요는 없어

 

그럼 하객들 다 보내?

 

신부가 변심했다고?

 

맞아

 

난 스물넷이야

 

그래서?

 

칼에겐 너무 잔인해

 

곧 회복되겠지

 

아니, 안 그럴 걸

 

그런 상처 감당하기
힘든 타입이야

 

라일라?

 

라일라, 일어났니?

 

잠시만요, 엄마

 

할일이 많아

 

알아요

 

신부 들러리 잘 부탁해

 

칼에게도 잘해주고

 

그래줄 수 있지?

 

내게 바라는 게
그거 뿐인가?

 

칼은 좋은 남자고
훌륭한 남편감이야

 

자, 그만 일어나서..

 

안녕, 앤

 

안녕하세요

 

그땐 좋은 생각처럼 보였다오

 

일이 일을 낳는다랄까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어떤데요?

 

무의미해요, 실패죠

 

고작?

 

아주 엄청나게

 

차라리 행복한
시절을 떠올려보시죠?

 

마음쓰지 말아요

 

그냥 다 잊고

 

행복한 때를 떠올려보세요

 

평범한 일상을 생각해봐요

 

일상의 평범한 순간을

 

엄마, 집에 갈래

 

착하지..

 

다들 트집이군

 

아니, 내 잘못이야

 

코니, 엄마가 미안해

 

오늘은 엄마가 시간이 없단다

 

집에 데려다주고 올게

 

연습해야지

 

내가 안아볼게

 

애가 셋이라 나도 선수야

 

자, 이게 피아노란다

 

아저씨랑 같이 쳐보자
엄마는 노래하고

 

시작

 

자꾸만

 

당신을 사랑해서

 

너무 행복하다고 말한답니다

 

엄마 좀 봐라

 

저녁이면

 

당신이 나를 보러 오니

 

너무 행복해요

 

삶이 끝날 즈음

 

드레스는 어떡하고?

 

무슨 드레스요?

 

안녕, 룩

 

안녕하세요

 

밴드는 잘 되나?

 

밑바닥에서 정상까지
꾸준히 가야죠

 

코니, 내 노래 좋았니?

 

난 니나야
언니는 잠깐 집에 갔어

 

너를 클럽에
끌고 다니는 게 아니었는데

 

엄마, 괜찮아?

 

통증이 심해?

 

쉬게 해드리죠

 

저만 잠깐 있을게요

 

길게는 안돼요

 

5분만요

 

엄마

 

괜찮아?

 

내 얘기라면 관두자
넌 어떠니?

 

좋아요

 

난 니나거든?

 

당연히 너지

 

야위었구나
이마 좀 만져보자

 

괜찮다니깐요

 

아닌 것 같은데

 

난 튼튼해
환자 아니라고요

 

건강하지도 않아

 

고백 하나 할까?

 

그러렴

 

나 임신이래

 

이런!

 

잘됐구나

 

룩의 아이야

 

그에겐 말 안했어

 

아무도 몰라

 

근데 도무지 모르겠어

 

낙태는 상상도 못하겠고

 

룩과 평생 함께 할
자신도 없고

 

3년을 같이 살았건만
확신이 없어

 

이제 두달째래

 

아이가 생기면 두고두고
후회할까봐 겁나

 

아이가 없어서 후회스러울까
겁나기도 하고

 

아이는 축복이란다

 

해리스가 유일한 사랑이라며
나도 그러고 싶어

 

엄마도 해리스를 통해
깨달은 거야

 

계속해봐

 

한가지만 약속해줄래?

 

내일 누나가 결혼하고 나면..

 

그만

 

우리 뉴욕으로 놀러가자

 

가서 술도 마시고

 

범죄자, 변태들과
어울려보는 거야

 

목요일에서 일요일까지

 

난 놈들을 위해 노래하고
그럼 환상이 깨질 걸

 

저기 봐

 

안에 메시지가 있을까?

 

당연히 있겠지?

 

간밤에 칼이
던져넣었을 거야

 

라일라가 발견하길 바라고

 

아니, 이건
우리한테 온 거야

 

기다려봐

 

안에 이런 쪽지가 들었을 걸

 

'라일라, 영원히 사랑해'

 

내 생각엔
'누구든 이걸 발견하는 사람은..'

 

'세가지 소원을 들어준다'
그러니 소원이나 생각해보셔

 

그래?

 

그냥 와인이네
아주 오래 묵었어

 

마시지 마

 

나 안취했다니까

 

알아, 미안
물론 그렇지

 

왔어

 

이걸 발견했어

 

우와, 엄마 드레스구나

 

엄마가 입었던 거 생각나?

 

긴가민가해

 

난 늘 엄마가
이걸 입었던 모습이 떠올라

 

일하러 가시면서 말야

 

이 옷을 유난히 좋아하셨어

 

자기학대의 표현이지

 

정말 좋아하셨어

 

결혼축가 부르긴
내키지 않으셨을 걸

 

페기 리 공연
보러간 거 생각나니?

 

엘곤퀸으로?

 

끔찍했어

 

무슨 소리

 

엄마는 펑펑 우셨어

 

감동 받으셨으니까

 

누군 파티복 차림에
애 딸린 일개 구경꾼인데

 

페기 리는 무대에서
폼잡고 있으니 서글펐겠지

 

엄마가 그렇게 불행해야
직성이 풀려?

 

다시 말해볼래?

 

관두자
피차 지쳤으니까

 

아니, 그냥 못넘어가

 

진짜

 

좋아

 

엄마가 너처럼 욕구불만에
절었다고 생각하나본데

 

- 네가 그러는 게 싫어
- 어떻게 그런?

 

과거의 고난이 꿈에
나오는 거 뿐인데

 

언제 돌아가실지 모르는
엄마를 괴롭혀야겠니?

 

내가 욕구불만이라니?
무슨 뜻이야?

 

그래, 언니는 만족해도
난 아냐

 

언니야 전문직이겠다
남편도 있고

 

엄마랑 지척에
정원 딸린 집에 사니까

 

가까이 살길 바라셨어

 

파출부도 있군

 

요 몇년 엄마가 얼마나
힘드셨는지 알아

 

잠깐 얼굴이나 비췄으면서

 

가족모임은 주당 세번은 해야지
섹스도 좀 자제해

 

힘이 남아도는가 몰라도
애들이 다 듣거든

 

그만!

 

그러니 이해해줘

 

언니를 보면 이런 생각뿐이거든
'이야, 저기 잘난 아줌마다'

 

네 인생은 어떻고?

 

그래, 해봐

 

넌 직업을 네번이나 바꿨어

 

춤강사는 빼줘

 

진정한 댄서가 될 수도 있었어

 

재능이 부족하단 걸 받아들이는 게
얼마나 힘든지 알아?

 

노력하지도 않았잖아

 

룩은 골백번째쯤 남자친구지

 

정확히 몇번째라고
그렇게 말해?

 

조만간 차버리겠지
널 보면 이런 생각뿐이야

 

'한 5년 지나면 직업도
남친도 바뀌겠구나'

 

'다시 5년이 지나면
또다른 직업에..'

 

- '또다른 남친이 생길 테고'
- 그래서?

 

넌 안주를 몰라
늘 떠다녀

 

혹시 모르지

 

나 임신했어

 

네가?

 

그래

 

일단 앉자

 

두달째래
서있어도 돼

 

실수였어

 

내게도 이런 일이 생기다니

 

어서 앉아

 

그래야 행복하다면 앉아주지

 

그래

 

좋은 엄마가 될 거야

 

애들 무척 사랑하지?

 

무엇보다도

 

그렇군

 

물론 말썽이야 피우지

 

때론 애인 여럿 거느린..

 

섹시걸이 되고 싶단
충동도 일고

 

그렇구나

 

내가 한마디해도 참아줄래?

 

노력할게

 

자꾸 비뚤어지게 굴고

 

사사건건 뭐든
망쳐놓으려 든다면

 

혼자 살다 죽게 돼

 

니나, 미안

 

그래도

 

아직은 끄떡없잖아

 

안녕하세요

 

여긴 어디죠?
댁은 누구세요?

 

간병인이랍니다
기억나시죠?

 

내 남편들을 만났다던 분이군요

 

아뇨, 그런 적 없는데

 

난 랄프 해버포드와 결혼했죠
멋진 남자였어요

 

내가 곧이곧대로
받아들였다고 생각해요?

 

전 모르는 일인 걸요

 

씹던 껌 뱉듯
그를 버렸답니다

 

하녀 다루듯 그렇게요

 

기분은 좀 나아지셨나요?

 

그리곤 니나 아빠인 필과 재혼했어요
머리결이 근사한 남자였죠

 

그거 괜찮죠

 

결혼했어요?

 

 

남편을 열렬히 사랑해요?

 

결혼한지도 근 40년인데요

 

나도 해리스와 결혼한지
40년이 넘어요

 

대부분 못보고 지내서 그렇지

 

어쩌면 그편이
나은지도 모르죠

 

누구 다른 사람 불러드릴까요?

 

누나

 

긴장되니?

 

음, 약간

 

아름다워

 

심호흡해

 

그래, 알았어

 

피치

 

다음은 피치와 핍 차례일까?

 

핍은 고리타분해

 

그래서 피치가 좋아해

 

우리도 가자

 

버디와 리지는 어떨까

 

네 결혼식에 참여하면

 

다 결혼해야 되는 거야?

 

아니, 그치만 내 결혼 때문에
다른 커플이 탄생하면 즐겁잖아

 

 

준비됐니?

 

네, 아빠

 

'우리는 꿈꾸는 존재다'

 

준비됐어?

 

그래

 

'타임 애프터 타임' 부탁해요

 

타임 애프터 타임

 

안녕하세요

 

라일라에게 축가를
부탁받았을 때

 

전 취객이나 관광객 상대로
노래한다고 말했지만

 

우린 관광객은 아닌데요

 

그래도 상관없대요

 

라일라, 네게 바치는 노래야

 

말해본들 무슨 소용일까

 

당신께 전할 순 없네

 

내 마음이 어떤지

 

차마 말못한 사연을

 

듣기라도 해주신다면

 

자꾸만

 

당신을 사랑해서

 

너무 행복하다고

 

말한답니다

 

저녁이면

 

당신이 나를 보러 오니

 

너무 행복해요

 

삶이 끝날 즈음

 

난 깨닫겠죠

 

세월이 증명해주리란 것을

 

당신이 내 사랑을 소중히 간직했음을

 

자꾸만

 

나는 말한답니다

 

당신을 사랑해서 너무

 

행복해요

 

어디 갔었어요?

 

잠깐 나왔어요
기분이 머쓱해서

 

머쓱하다뇨
영웅이셨는데

 

주역은 당신이죠
난 박자나 맞췄고

 

솔직히 제 노래 별로예요
신경쓰진 않지만

 

라일라를 위해 노래하니까
괜히 더 잘 되더군요

 

모르겠어요

 

손님들 상대로만
노래가 된다고 느꼈는데

 

라일라를 위해서라고 생각하니

 

무척 색달랐어요

 

재능이 있어요

 

정말이지 태어나서 처음
느끼는 건데

 

그럴 수도 있겠네요

 

잘해보고 싶긴 해요

 

괜찮은 정도가 아니라
아주 잘이요

 

언젠간 화성에서
노래해보고 싶어요

 

그렇다면야 열일을
제쳐두고 구경가야죠

 

이젠 우리도 다른 별이
필요한 건가요?

 

그래야죠

 

먼저 골랐던 별 근처에
하나 있을 법한데

 

저게 좋겠군요
그 아래쪽

 

 

너무 수수해요

 

별은 많고 겨우
두번째 고른 거잖아요?

 

어이

 

내가 방해했나?

 

아냐, 버디

 

오늘은 죄다 사랑판이군

 

여러모로 그러네

 

자꾸만 ♬

 

행복하다고 말한답니다 ♬

 

춤이나 추자
그래, 셋이서 함께

 

드디어 소설
아이디어가 떠올랐어

 

정말?

 

부잣집 딸과 사랑에 빠진
불량배 얘기지

 

그거 '위대한 개츠비' 아냐?

 

제길

 

내 버전에선 말이지
결혼해서 해피엔딩으로 끝나

 

즐거운 '위대한 개츠비'랄까

 

- 그럴 수도
- 해리스, 앤 근사하지?

 

음, 그래

 

우린 대학 시절부터 친구였어

 

앤, 라일라 그리고 나

 

이제 라일라는 유부녀고

 

앤과 나뿐이야

 

버디

 

 

버디, 그만 들어가야..

 

 

미안해, 형
술기운 땜시

 

버디, 돌아와

 

바로, 바로

 

전쟁 피로증인가
다시 전방으로 갈래

 

아침엔 다 까먹어요

 

글쎄요

 

앤!

 

앤 그랜트!
신부 들러리!

 

성교육도 이젠 끝이구나?

 

불량 들러리라 미안

 

라일라, 아름다워

 

차 기다린다

 

칼 로스 부인

 

 

오늘 아침 일은
비밀에 부쳤겠지?

 

뭐?

 

신부 히스테리라고 생각해줘

 

그야 당연하지

 

고마워

 

남들한테 책잡히긴 싫어

 

혹시 원한다면
여기서 빼내줄게

 

책임은 내가 지고

 

널 차에 태운 다음
훌쩍 떠나는 거야

 

- 앤
- 진심이야

 

아직 늦지 않았어
말만 하면 들어준다니까

 

나중에 보스턴에 한번 들러
알았지?

 

그래

 

- 좋아
- 약속할게

 

나 간다

 

 

안녕, 라일라

 

이젠 뭘해야 되더라?

 

다이빙이지

 

그래, 맞아

 

다이빙은 사양할래

 

안 돼, 전통이잖아

 

뛰어들진 말고
그냥 겁쟁이들 격려나 해줘

 

나도 겁쟁인데
격려해줄래요?

 

버디 못봤어?

 

좀전까지 있었는데

 

뒤따라갈 테니
먼저 가세요

 

정말요?

 

한 15분이면 돼요

 

기다릴게요

 

 

여깄구나

 

해리스한테 키스했어

 

알아

 

나 게이 아니거든

 

그런들 어때서

 

보기 좋은 모습은 아니잖아?

 

헤밍웨이도 동성애였다지

 

버디, 괜찮아

 

라일라와 나는..

 

우린 둘 다 해리스한테..

 

연정을 품었어

 

라일라는 몹시도
해리스를 사랑했지만

 

그래선 안되는 거였어

 

하인 집안과 엮이는 거니깐

 

어처구니없다

 

꼭 그렇지도 않아

 

진짜 어처구니없는 거 볼래?

 

좋아

 

이게 뭐야?

 

학창 시절 철학개론 시간에
네가 나한테 준 쪽지

 

못알아보겠어

 

음, 잉크가 번졌거든
내용인즉슨

 

'비트겐슈타인, 슈미트겐슈타인
점심이나 먹을래?'

 

그래?

 

음, 그래

 

이걸 결혼식에 가져왔어?

 

아니

 

여태 주머니에 들어있었어

 

4년 동안이나

 

뭐?

 

그날 강의실에서
주머니에 쑤셔넣고

 

밤에 기숙사로 돌아와서

 

잔돈 따위와 함께
장롱에 넣어뒀지

 

근데 다음날 아침
어떤 이유에선지

 

다시 꺼내 주머니에 넣었어

 

그렇게 지금까지 갖고 다녔지

 

이해가 안가

 

그럴 테지

 

과음해서 그래

 

질투란 건 모르고 살았는데

 

아침이면 다 까먹을 거야

 

만약 우리가 남은 평생을

 

함께 웃고

 

노래한다면 어떨까?

 

우리와 죽이 척척 맞고

 

노래도 가르쳐주는
그런 애들을 낳는다면?

 

불가능해

 

너를 위해서도 안되겠지

 

아니, 나를 위해서가 아냐

 

미안하다

 

쪽지 다시 줄래?

 

얼른, 핍!

 

핍! 핍!

 

시간 맞춰 왔네
다음은 나야

 

어리석은 필멸의 인간들이여

 

다음은 피치야!

 

피치! 피치!

 

앤, 안녕

 

랄프, 버디를 좀 지켜줄래요?

 

차라리 나나 지켜줘요

 

배짱 두둑한 아가씨군!

 

워어!

 

그렇지!

 

버디! 버디!

 

버디를 그만 재워야겠어요

 

앤, 5분만 버디를 잊고
내게 집중해줄래요?

 

물론 그래야죠

 

버디! 버디!

 

그래!

 

버디! 버디!

 

버디! 버디!

 

버디?
이봐, 버디!

 

버디!

 

버디!

 

- 버디!
- 버디!

 

비켜!

 

버디!

 

보여?

 

아니!

 

어딨지?

 

찾았어요?

 

아뇨!

 

버디!

 

제발, 무사해야 돼

 

버디!

 

제발, 버디

 

뭐 잃어버렸나?

 

맙소사

 

버디 여깄어!

 

짜갑네

 

 

이런 한심한 자식!

 

 

대범해져봐!
똑바로 살라고!

 

왜? 이건 아닌가?

 

첫줄을 썼으면
두번째 줄도 써야지!

 

키스하고 싶으면 해!
부모님 눈치보지 말고!

 

앤?

 

남자답게 굴어!

 

나 괴롭히지 말고!

 

바보처럼 그따위..

 

케케묵은 쪽지나
갖고 다니지 말고!

 

넌 내게 관심없어
이렇게밖엔 모르지

 

남자답게 받아들이고

 

날 그냥 내버려둬

 

젠장, 쪽지가 다 젖었네

 

앤! 앤!

 

밖으로 데려가줘요

 

어디로 가게요?

 

사람들 없는 곳으로요

 

알았어요, 갑시다

 

어디로 가는 거죠?

 

깜짝 놀랄 곳으로요

 

앤, 하나만 더..

 

꼭 하나 말하고 싶은 게 있어

 

내 은신처랍니다

 

해부실인가요?

 

여덟살 무렵에
의사가 되기로 결심했죠

 

당신처럼 진중한 남자는
본 적이 없어요

 

좀 재미없긴 하죠

 

그런 뜻은 아니에요

 

셔츠가 젖었군요

 

이게 뭐지?

 

공기중에 사는 거죠

 

전부터 있던 건가요?

 

그래요

 

왠지 싫어요

 

멋진 밤이다!

 

앤은 어딨지?

 

해리스는?

 

재밌는 광경이구만

 

터프가이, 집에 들어가야지

 

맙소사!

 

왜?

 

피가 흥건해, 어떡한담!

 

이런!

 

- 숨은 쉰다
- 어떻게 된 걸까?

 

의사를 부를게!

 

잠깐, 해리스가 의사잖아!

 

해리스 어딨어?
근처에 있을 텐데

 

해리스!

 

해리스!

 

- 해리스!
- 해리스!

 

- 병원에 데려가야 돼!
- 해리스!

 

못하겠어

 

버디, 조금만 버텨
괜찮을 거야!

 

손에 뭔가 쥐고 있어

 

뭐지? 끈적끈적해
젖은 종이인가

 

가자, 빨리

 

다리 잡아

 

이런

 

버디가 옳았어요

 

- 뭐가요?
- 당신 얘기

 

당신은 끝내줘요
곧 유명해질 겁니다

 

그게 어디 쉽나요

 

내겐 이미 훌륭해요

 

엄마

 

드레스를 찾아냈는데
아직도 근사해

 

예전 상태와 똑같아

 

사실 엄마가 그 옷을
입는 게 싫었어

 

애들을 낳고 키워보니

 

비로소 이해가 되네

 

뭐랄까..

 

엄마가 원망스러웠어

 

무슨 일을 하던 간에

 

클럽에서 노래를 하건
집에 있건 말야

 

지금 엄마는 어떤 실수가
쉽게 잊힐는지

 

어떤 실수가 내내 구설에
오를는지 고민되나봐

 

음..

 

어떻게 그걸 깨달았는지

 

꼭 말해주고 싶었는데

 

너무 늦은 게 아닐까
두렵긴 하지만

 

그래서 말인데

 

엄마 다시 건강해질 순 없나?

 

내겐 너무 중요하거든

 

다시 일어나줘

 

이제 큰일 났네요

 

멀리 떠나볼까요

 

여기서 어디로 가요?

 

배를 타고
바베이도스로 갑시다

 

거긴 못가봤는데

 

나도 그래요

 

그래도 위튼본가에 들러
작별인사는 해야겠죠

 

그댁 배를 훔쳐야 되니깐

 

갑자기 불안하네요

 

왜요?

 

버디네로 가지 말아요
싫어요

 

인사치레인 걸요

 

키스해줘요

 

기꺼이

 

이따가 태우러와요

 

알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안녕

 

앤의 딸들인가?

 

네, 니나라고 해요

 

컨스턴스예요

 

난 라일라 로스라고 해
어머니의 오랜 친구지

 

네에

 

여기 간병인한테 연락을 받았어

 

앤이 위독하다기에
급히 달려왔다

 

폐를 끼치는 건 아닌지

 

전혀요, 들어오시죠

 

위층이에요

 

앤?

 

천사가 오셨나?
솔직히 천사는 별론데

 

아니, 나 라일라야

 

세상에나!

 

이런

 

대체 얼마만이야

 

 

그래

 

라일라

 

너무 고통스러워

 

칼도 투병중이라며

 

칼은..

 

죽었어

 

7년 됐지

 

 

애들은 셋이야

 

셋?
난 딸만 둘인데

 

알아, 아래층에서 봤어

 

예쁘더라

 

해리스 소식은 듣나?

 

연하장 오는 정도

 

고향에서 간호사와 사귀었다지

 

그렇대

 

내게 편지를 보내왔어

 

 

알아

 

여지가 많다고 느꼈는데

 

그렇긴 했지

 

근데 아니었어

 

그래도 내 마음은 오직..

 

괜찮아

 

랄라라~

 

행복했어?

 

가끔은

 

때론 불행하기도 하고

 

그래?

 

너만큼 기대는 안했거든

 

난 기대가 컸지

 

맞아, 그랬어

 

재능도 뛰어났고

 

결혼에 두번 실패하고
가수로서도 별볼일 없었어

 

내 결혼축가도 불러줬잖아

 

- 백년전 얘긴가
- 그래

 

너 진짜 근사했어

 

무대위의 너도
정말 아름다웠어

 

아주 당당하고

 

자신에 찼었는데

 

다 부질없지

 

내겐 그렇지 않아

 

자꾸 생각나거든

 

저런!

 

 

지금도 떠올라

 

정말로?

 

그래

 

해리스?

 

해리스!

 

앤?

 

안녕

 

잘있었나?

 

네, 그래요

 

믿기지 않는 걸

 

LA로 가던 길인데

 

나도 쉘번 폴스로
돌아가려던 참이야

 

주말이라 처남도 볼겸
한번 들렀지

 

아들인가요?

 

버디야

 

세살이지

 

해리스

 

소개시켜줄까?

 

아뇨, 비행기 시간이라

 

좋아보이네

 

당신도요

 

딸이 하나 있어요

 

멋지군

 

아직 노래하나?

 

지금은 안해요

 

왜 관뒀어?

 

결혼했으니까요

 

랄프 해버포드가 남편이에요

 

 

아이도 생겼겠다

 

일이 일을 낳는다랄까

 

이건 진심인데

 

난 지금도 우리 별을 기억해

 

그래요

 

LA에 오면 연락주세요

 

그러지, 당신도
쉘번 폴스에 오면 연락주고

 

 

 

넌 내 결혼을
막아주겠다고 했었지

 

생각나?

 

그럼

 

내가 원하는 게 뭔지
확신이 없었어

 

타당한 행동이 뭔지도 몰랐고

 

하지만 네가
노래하던 건 생각나

 

다시 널 위해
노래하고 싶어

 

그게 얼마나 의미심장했는지
넌 몰라

 

그치만 우리중 누군간
해리스와 결혼했어야 돼

 

내 생각에

 

우린 필요에 따랐을 뿐이야

 

그래

 

나도 그렇게 생각해

 

하나 물어봐도 되나요?

 

그래

 

해리스가 누구죠?

 

어머니가 좋아했던 청년이지

 

아주 오래전에

 

그를 사랑했나요?

 

나도 어머니도 그를 사랑했다

 

그분은 지금
어떻게 되셨나요?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일하다
결혼해서 아이도 낳고 이젠 노인네지

 

꼭 알고 싶어서 여쭸어요
죄송합니다

 

그때 엄마가 무슨
큰 실수라도 하셨나요?

 

해리스도 그저 애송이였다
매력적이긴 했지

 

헌데 어머니도 다 사셨어

 

너희들도 얻었잖니

 

어머닌 최선을 다하셨다

 

내 결혼축가도 부르셨지

 

두 딸을 길러냈고

 

어머니의 모든 걸 알 순 없다

 

하지만 훌륭했다는 건 분명해

 

택시가 왔네

 

죄송해요, 엄마가
금시초문인 말씀만 하셔서

 

그래

 

나도 미지의 인물이었겠구나?

 

그저 시시한 일에 불과해

 

정말 그렇게 생각하세요?

 

늙은이 말을 믿으렴

 

안녕, 엄마

 

그래

 

좀 어떠세요?

 

아주 좋다

 

전혀 아프지 않아

 

귀여운 것

 

얼굴이 나아졌구나

 

제 느낌도 그래요

 

일어나야겠다
너희들에게 아침을 차려주마

 

무리하진 마세요

 

부탁 하나 들어줄래?

 

뭐든지요

 

너도 행복해져야지?

 

거 어려운 주문이네요

 

절대 겁먹으면 안된다?

 

음..

 

세상에

 

실수만한 것도 없지

 

초조해지면..

 

노래를 불러봐

 

잠깐 눈 좀 붙이자꾸나

 

 

엄마, 도와줘

 

기다려, 코니

 

빨랑 도와줘!

 

뭔데 그래?

 

바비 드레스를 못입히겠어

 

기다리라고 해줄래?
알았지?

 

아니, 당장 입어야 돼!

 

내가 일하니까
얘가 실로폰을 못치잖아

 

그야 그렇지

 

자, 여기

 

난 저녁 준비하잖아
20분도 못봐줘?

 

마감시간이란 말야!

 

바비 늦겠다

 

어디에 늦는데?

 

파티에 가기로 했거든
다 끝났겠다

 

나는 달님을 보고, 달님은 나를 보네

 

달님은 내 그리운 님도 본다네

 

달님에게 축복을, 내게 축복을

 

그리운 님에게도

 

축복을

 

주님께선 굽어살피사

 

당신을 내 사랑으로 골라주셨다네

 

하고 많은 사람들중에서

 

왜냐면 내가 당신을 사랑하는 줄 아셨으니까

 

나는 달님을 보고, 달님은 나를 보네

 

달님은 내 그리운 님도 본다네

 

달님에게 축복을, 내게 축복을

 

그리운 님에게도 축복을

 

- 안녕
- 안녕

 

앉지

 

고마워

 

알아맞춰봐

 

뭘?

 

나 임신했어

 

농담하지 마

 

진지한 맛이 없다니깐

 

우와

 

아, 음..

 

행복해?

 

그래, 당신은?

 

그런 것 같아

 

맞아, 행복해

 

빨랑 앉아
좌정하셔야죠?

 

겨우 두달째야
아직 쌩쌩해

 

이럴 수가

 

우리에게 아이가 생기다니

 

솔직히 두려워

 

괜찮아질 거야

 

물론 그렇겠지만

 

때론 힘들어서 화내고

 

자포자기할지도 몰라

 

내가 지켜줄게

 

당신도 버텨줘

 

심지어 내가 엉망진창에
소름끼쳐보여도?

 

음, 최선을 다하지

 

좋아, 나도

 

우리도 아이가 생긴대요

 

알아요, 축하해요

 

내가..

 

아빠가 되다니!

 

곧 이모가 되시겠군요!

 

저기

 

올라와보셔야겠어요

 

난 여기 있을게

 

정말이지?

 

그럼

 

아주 좋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