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하녀의 일기

 

조용히들 해요!
시끄럽잖아

 

셀레스틴 양, 들어와요

 

셀레스틴 양

 

아주 좋은 자리가 났어요

 

지방이지만
별로 멀지도 않고

 

지방이요?
전 관심 없어요

 

아주 좋은 자리라니까

 

좋은 자리라...
농담하세요?

 

좋은 자리란 건
원래 있지도 않죠

 

미안하지만,
나쁜 자리란 게 없지

 

그러게요
나쁜 주인이 있을 뿐이죠

 

아니, 나쁜 하인들만 있지

 

최고만 소개해도
금방 잘리면 방법 없어

 

더구나 자긴 똑똑하고

 

매력 넘치고

 

날씬하고 예쁘잖아

 

행실만 바르면
잘될 수 있다고

 

나쁜 짓을 잘해야겠죠

 

관점의 차이지
난 그걸 바른 행실이라고 해

 

그게 뭔데요?

 

아니,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생각한 거 없어요

 

참, 어디로 튈지를
모르겠어

 

방금 얘긴 잊으세요

 

행동 잘 할게요
약속해요

 

바른 행실만 한다고요

 

믿어 주세요

 

아니, 됐어

 

자긴 불안정하고
믿을 수가 없어

 

부탁드려요

 

마음 다잡고 내일 다시 와
자린 남아있을 거야

 

- 파리에서 왔소?
- 네

 

앉아!

 

앉아!

 

마님

 

수고했어, 조제프

 

옷이 참 예쁘구나

 

감사합니다

 

바로 갈아입을 거지?

 

네, 마님

 

지난번 집 얘기
좀 해봐

 

파리의
젊은 부부 댁이었어요

 

네 명이 일했고요

 

집이 컸나?

 

네, 마님

 

관리는 누가 했지?

 

집사와 제가요

 

깔끔했나?

 

그럼요

 

칠칠치 못하진 않고?

 

아뇨

 

거긴 왜 그만뒀어?

 

주인이 좋아했다던데

 

파리 생활이
지겨워졌어요

 

싫증을 잘 내나?

 

아뇨

 

원래 파리 출신이야?

 

아뇨, 브르타뉴 지방
출신입니다

 

같이 가지

 

집 둘러보고
할 일 알려줄게

 

그전에
몇 가지 주의사항

 

이 액자는
내가 특히 아끼는 거야

 

엄청나게 비싸

 

먼지 꼼꼼하게 털어

 

특히 홈의 먼지
안 긁히게 주의하고

 

이것도 아주 귀한 거야

 

구할 수도 없지
조심해 다뤄

 

따라와

 

이 등은 영국산이야

 

역시 아주 비싸고

 

수리도 거기서만 돼

 

애지중지해줘야 한다

 

가자

 

요강도 깨지면
영국 보내려나?

 

여기요

 

새로 온 하녀인가?

 

네, 주인님

 

좋아, 좋아

 

막 도착했구나

 

좋아

 

파리에서 왔다고?

 

 

아주 좋아

 

이름이 뭐지?

 

셀레스틴입니다

 

셀레스틴!

 

좋아, 좋아

 

흔치 않고
예쁜 이름이야

 

마누라가 맘대로
안 바꿨음 좋겠네

 

저야 마님 맘대로죠

 

아무렴

 

셀레스틴...

 

난 늘 그렇게 부를게

 

부츠 벗는 것 좀
도와줄래?

 

싫지 않다면

 

아뇨

 

이놈의 부츠가 말이야...

 

잘 벗겨지질 않아

 

세상에, 냄새 참 좋구나

 

저요?

 

당연하지

 

- 아님 내 발이겠어?
- 아 네

 

향기가 정말 좋아

 

주인님!

 

적응은 돼 가나?

 

세 시간 전에
왔거든요

 

슬리퍼 좀 갖다 줄래?

 

미안해

 

제 일인걸요

 

계단 아래
작은 장에 있어

 

갖고 놀 수 있겠어

 

안 먹어?

 

배 안 고파

 

송로버섯만 드시나 봐?

 

먹어본 적은 있어

 

여기 오기 전에
좋은 집들에 있었어?

 

아주 좋은 집들

 

지방은 처음이야?

 

아니, 투렌 지방에서 일했어

 

5년 전에

 

노르망디 지방에도 있었어

 

파리 출신 부인과
그 손자하고

 

손자는 아팠어

 

그럼 이 근방도 알아?

 

아니, 거긴 여기와 달라

 

울가트 시의 바닷가였어

 

테라스에서
바다가 내려다보였지

 

내 방 참 예뻤는데
주인용 침실이었거든

 

파리 그립지 않아?

 

응, 많이

 

어쩌겠어?
파리엔 좋은 자리가 드무니

 

여기 주인님들 좋으셔

 

- 주인님은 하녀한테 관심 많아?
- 뭐?

 

하녀한테 집적거리냐고

 

무슨 질문이 그래?

 

옳지 않아

 

마님은?

 

마님은 뭐?

 

애인 없어?

 

파리에서 온 티를 내네

 

그것 참...

 

안녕하십니까

 

같이 가시죠

 

가방 갖고

 

- 신고할 거 없나요?
- 없어요

 

열어보겠습니다

 

- 아무것도 없다니까요!
- 열어보세요

 

어서요

 

안 돼요

 

그만하세요

 

- 이리 주세요
- 이건 뭐죠?

 

보석이요

 

열어보세요

 

보석이라는데
뭘 열어요?

 

이 상자

 

당장 여세요

 

안 열어요
이건 직권남용이에요

 

열쇠도 없고요

 

안 열면...

 

- 조사관 부릅니다
- 말도 안 돼!

 

고소할 거예요!

 

열어요

 

싫어요, 못 열어요

 

열어요

 

다 나가라고 해요

 

- 그럼 열게요
- 당장 여시라고요

 

비켜요

 

비켜요

 

바보 같았어

 

네 거라고 할걸

 

말씀은 고맙지만

 

전 실물만 상대해요

 

말조심해

 

망측하게!

 

어디 갔었어?

 

세관 직원한테요

 

미혼인 하녀는
붙어있을 수가 없어

 

부인이 자르든가
남편이 자빠뜨리지

 

예쁘든 못생겼든
젊거나 늙었거나

 

- 매번 임신시켜
- 그러니까

 

랑레르 씨 멀리해
조심해야 돼

 

아직 시간 있어
들어왔다 가요

 

감사해요, 구엥 부인
나중에요

 

새로 온 신부님
참 좋으셔

 

특히 여자들이
고해성사하기 최고야

 

지혜와 이해의 성령

 

조언과 힘의 성령

 

지식의 성령과
주를 향한 경외심

 

주님은 보는 대로
평가하시지 않고

 

듣는 대로
심판하시지 않을 것이다

 

가난한 자들을 의롭게

 

또 온순한 자들도
공정하게 심판하신다

 

나중에 구엥 부인
수예점에 가자

 

똑똑하고 상냥하셔

 

마을의 수호천사
같은 분이지

 

아까 오다가 봤지?

 

임신 문제도
해결해주셔

 

날씨 좋죠, 조제프?

 

눈을 쳐다봐

 

눈을

 

그렇지

 

셀레스틴, 이리 와봐

 

앞으론
외출 시간 좀 줄여

 

짜증나게 하네

 

뭐라고?

 

- 아녜요, 마님
- 그래야지

 

너 땜에
일이 늦어졌잖아

 

내 방 청소 좀 해

 

피곤한 스타일이야

 

내가 나가서
뭘 하든

 

나한테 강압적으로
말하지 마

 

별걸 다 잠가놨네

 

속치마라도 훔칠까 봐?

 

미사 때 누구 봤어?

 

로즈

 

로즈...

 

말 많은 여자

 

주인한테 상속받을 거라고
떠들고 다니지

 

주인은 나쁜 사람이고

 

전직 대위이긴 하지만

 

들었어

 

우리 정원에
돌이나 던지고

 

우리 주인님과도
사이가 안 좋아

 

돌 땜에
조제프 일도 망쳐놔서

 

조제프도 열 받아 해

 

조제프하고는...

 

같이 들어왔어?

 

내가 3년 늦게
들어왔어

 

그전엔
다른 요리사가 있었어

 

- 그럼 잘 알겠네?
- 물론이지

 

참 진국이야

 

이 집을
자기 집처럼 챙기지

 

마님은 조제프가
목숨도 바칠 거라고 믿어

 

다른 데서 받은 제의도
다 거절했거든

 

믿음직스러운 사람이야

 

셀레스틴!

 

셀레스틴!

 

네, 마님

 

바늘 가져와

 

그건 왜 들고 설쳐?

 

부르실 때
막 다 닦았거든요

 

굼뜨기는

 

아, 짜증나

 

안 들려?
귀먹었어?

 

여기 바늘이요

 

이제 실 가져와

 

가위 가져와

 

좀 빨리

 

왜 그래?

 

아녜요

 

근데 왜 그러고 있어?

 

죽을상 좀 짓지 마

 

태도가
왜 그 모양이야?

 

가위는 찾았어?

 

이제 가서 상 차려

 

지금이 몇 신지 알아?
빈둥대라고 돈 주는 거 아냐

 

이제 적응 좀 됐나?

 

네, 주인님

 

다행이네

 

반가운 소식이야

 

파리에선
좀 놀았겠지?

 

안 그랬어?

 

- 주인님
- 아냐?

 

그런 눈으로
얌전할 수가 없지

 

그게 더 좋아
난 재미 보는 게 좋거든

 

사랑밖에 난 몰라

 

사람 잘못 보셨네요

 

다른 하녀들처럼
취급 마세요

 

전 정숙한 여자예요

 

마님께 말씀드리겠어요

 

- 안 돼, 배 좋아하니?
- 네

 

이거 넣어둬

 

부엌에선 손 안 대지?

 

 

내가 챙겨줄게

 

난 네가
행복한 게 좋거든

 

주인님

 

마님이 보시면...

 

마님이 뭐?

 

그놈의 마님 소리
듣기만 해도 지겨워

 

그러시면 안 되죠

 

불공평하시네요

 

- 마님은 좋은 분인데
- 좋은 분? 황당하군

 

엄청 못됐지

 

못돼 처먹은 여편네

 

네가 좋은 여자지
사랑스럽고...

 

이러지 마세요

 

- 너만 원하면...
- 뭘요?

 

뭔지 알면서...

 

주인님 때문에
제가 마님을 속이는 거요?

 

- 주인님과 놀아나는 거요?
- 그래!

 

- 그런 생각은...
- 난 그 생각뿐이야

 

그만하세요
마님께 이르기 전에

 

셀레스틴!

 

정원 일은 끝났어요?

 

 

- 더운 물이 필요해
- 조금만 기다려

 

천천히 해

 

마님 아직 안 돌아왔어?

 

아직

 

조제프가 정원에서
뭘 찾은지 알아?

 

나한텐 말 잘 안 해

 

널 잘 몰라서 그래
기분 나빠하진 마

 

낡은 슬리퍼를 찾았어

 

그랬구나

 

옆집 대위 짓 같은데
조제프가 어떡할지 궁금해

 

빵하고 치즈 좀 줘

 

사과주도

 

이제 여기서 먹게요?

 

- 좀 출출해서
- 넌 뭐해?

 

물 가지러 왔어요

 

몇 신데 아직
상도 안 차렸어?

 

쟤랑 자려면 자
대신 내 돈 안 들게 해

 

네, 마님

 

개 줄 고기 사와, 당장

 

부잣집 개들은
가난한 사람보다 낫네요

 

맛있지?

 

향수 뿌리지 말라고
했을 텐데

 

대답해

 

네, 마님

 

잠자리만 만족스러워도
성질 덜 부릴 텐데

 

예를 들어 요리사는...

 

주인 목숨을
손에 쥘 수 있다

 

소금 대신 비소 약간,

 

식초 대신
스트리크닌 약간

 

그럼 보내는 건데

 

근데 안 되지

 

우린 뻣속부터
노예근성을 갖춰야 한다

 

자두가 좋으면
그냥 말을 해

 

네?

 

자두가 좋으면 말을 해
줄 수도 있으니까

 

근데 슬쩍하진 마

 

전 도둑도 아니고
자두도 안 좋아하는데요

 

거짓말하지 마
몰래 먹었잖아

 

제가 슬쩍했다면
자르세요

 

저이가 아침에
5개 먹었어

 

그럼 16개여야 하는데
14개밖에 없잖아

 

네가 2개 먹은 거지
앞으로 주의해

 

기가 막혀!
자두까지 세다니

 

대위님!

 

셀레스틴 왔어요

 

랑레르 씨 하녀요

 

두 분 다 안 계셔서

 

- 놀러 왔어
- 잘했어

 

쥘리앙, 살구 브랜디하고
잔 세 개 가져와!

 

랑레르, 아직 살아있나?

 

자긴 최악의 집에
걸린 거야

 

사실 옛날엔
랑레르와 친구였어

 

하녀 얘기로
날 모욕하기 전까진

 

하녀랑 자든 말든
자기가 무슨 상관이야

 

혼자 사는 남자가...
당연한 거죠

 

재밌으셔

 

제대로 한 방 먹였군

 

- 나이에 비해 젊고
- 그러게

 

정원 구경할래,
셀레스틴?

 

좋아요

 

난 여기 있을게

 

천식 땜에
많이 못 걸어

 

근데 너무 오래
있진 말아요

 

내가 지켜볼 테니까

 

백합, 헤메로칼리스

 

코스모스
코스모스 비피나투스

 

먹어본 적 있어?

 

- 네?
- 난 있어

 

끝내주는 맛이야

 

여기 있는 꽃
다 먹어봤어

 

난 뭐든지 먹어

 

뭐든지!

 

- 대단하세요
- 그럼

 

식물뿐이 아냐
생물도 뭐든지

 

아무도 안 먹어본
정체 모를 생물도

 

곤충, 새, 벌레
안 먹어본 게 없어

 

스컹크, 뱀, 쥐
귀뚜라미, 애벌레

 

다 먹어봤지

 

이 동네 사람들은
다 알아

 

클레베!

 

이리 온

 

아, 우리 애기

 

착하고 예쁘지

 

이렇게 잘 자란
흰담비 봤어?

 

우리와 같이 먹고 자고

 

난 얘가 사람만큼 좋아

 

키우는 흰담비를
드시진 않겠죠?

 

클레베?

 

이따 탕으로 끓여!

 

뭘 꾸물거리고 있어?

 

- 엄마가...
- 엄마가 왜?

 

돌아가셨어요

 

전 이제 혼자예요

 

이런, 안됐구나

 

근데 어쩌겠니
일엔 지장 없게 해라

 

셀레스틴 양, 들어와요

 

부인께서
특별한 제안을 하셨어요

 

부인이 칭찬한
그대로네요

 

지적이고 솔직하고

 

발랄한 인상

 

아주 맘에 들어요

 

손자 돌봐줄
믿음직한 사람이 필요한데

 

말씀만 곱게 하세요

 

짐승 취급만
안 하면 갈게요

 

서있지 말고
앉아요, 어서

 

그다지
즐거울 일은 아녜요

 

상관 없어요
뭐든 말씀대로 할게요

 

좋아지실 거예요
조르주 씨

 

조르주 씨

 

들어가요

 

누구세요

 

바닷가라
수영하기도 좋아

 

오길 잘했다
싶을 거야

 

이리 와보렴

 

저기가 네 방이란다

 

세상에

 

맘에 드니?

 

저한테 과분해요

 

다행이다

 

난 위층 내 방에 갈게

 

모셔다드릴게요

 

왜 그러세요?

 

아무것도 아냐

 

좌절하시면 안 돼요

 

조르주 씨는
좋아질 거예요

 

기침하는 거 봤잖니

 

감당하기가 힘들어

 

너무 괴로워

 

울지 마세요, 마님

 

살릴 수 있어요

 

저만 믿으세요

 

빨리 오세요

 

같이 가

 

빨리요
물놀이 시간이에요!

 

잘하셨어요!

 

수고하셨어요

 

어제보다
더 좋아 보이세요

 

포트와인 가져올게요

 

별일 없지?

 

네, 마님

 

수영 잘 하고
이제 와인 드세요

 

그럴 줄 알았어

 

널 보는 순간 알았다

 

네 덕분에
애가 다시 건강해지는구나

 

우릴 떠나면 안 된다

 

절대로

 

고마워

 

좀 더 있다 가

 

쉬셔야 돼요

 

의사 지시예요

 

같이 쉬면 되지

 

쉬기만 하면 되잖아

 

옆에 앉아

 

'동방시집'
계속 읽어줄래?

 

난 이 시집이 좋아

 

제일 좋아하는
책 중 하나지

 

"이끼 침대 위에서
스페인 노래 읊는 게 좋다"

 

"그때 나의
다정한 애인들은"

 

"땅을 스치는
발길로 거닐다"

 

"둥근 파라솔 아래
춤을 추며 돌고"

 

"그곳엔 미소가 넘치네"

 

목소리도 달콤해

 

"하지만 특히나 좋은 건"

 

"산들바람이 살랑대며
날 어루만지는 밤"

 

"앉아 몽상에 잠기는 것"

 

"눈은 깊은 바다를
향하고"

 

"그때 창백한
금발의 달은"

 

"파도 위에
은부채를 편다"

 

아, 짜증나

 

왜요, 좋은데요

 

이제 뭐 하실래요?

 

그리 그릴래

 

이리 와봐

 

못 하겠어

 

집중이 안 돼

 

손이 왜 떨리는지
모르겠어

 

너도 이해가 안 가고

 

가만 있질 않잖아

 

이 빛도 짜증나고

 

바다도 끔찍해

 

오늘은 다 끔찍해

 

아무것도
보고 싶지 않아

 

너 말곤 다 싫어

 

그런 말씀 마세요

 

옳지 않아요

 

할머님께서 보시면

 

슬퍼하실 거예요

 

왜 조르주 씨라고 불러?
싫어하는 거 알면서

 

저는 하녀일 뿐인걸요

 

그냥 조르주라고 불러

 

못됐어

 

그럴 순 없죠

 

절대로

 

참 별나다

 

평생 종 노릇만 하게?

 

손 줘봐

 

손도 참 예쁘다

 

눈도 그렇고

 

안 예쁜 데가 없어

 

더 가까이 와

 

널 이렇게 안는 게
얼마나 좋은지 알아?

 

불편해?

 

네, 아주 불편해요

 

이러다...
할머님께서 오시면...

 

안 오셔

 

이리 와

 

걱정하지 말고

 

조르주 씨...

 

조르주 씨

 

보세요

 

병을 키우시잖아요

 

누구 말도 안 들으니
안 좋아지시죠

 

제발 하라는 대로
하세요

 

결국, 그래...

 

내가 미안해

 

날 사랑하길 바라다니
내가 미쳤지

 

네가 왜 그러겠어?

 

널 좋아하면서
건강도 좋아졌어

 

하지만 너야
날 좋아할 이유가 없지

 

날 환자로 여기고

 

내 입의 독이
옮는다고 생각할 텐데

 

그럴 만해

 

그런 말씀 마세요

 

끔찍하고 못됐어요

 

제 마음이
얼마나 아픈데

 

너무해요

 

너와 키스할 수 있다면
다시 살아날 거 같아

 

느껴봐요, 나쁜 남자

 

제가 얼마나
두려워하나 보세요

 

잘 봐요

 

이만 가볼게요

 

부탁이야

 

가지 마

 

죄송해요, 마님

 

우여곡절과 함께
삶은 다시 시작됐다

 

새로운 삶과 행복은

 

시작과 동시에 끝났고

 

무대는 화려한 실내에서
비참한 거리로 옮겨졌다

 

당신 쟤한테
너무 신경 써요

 

내가?
이게 무슨 소리래

 

왜 그런 생각을 해?

 

창녀 같은
계집애를 갖고

 

병이나 옮기는
더러운 여자야

 

기가 막혀
기억해두겠어

 

내가 당신 행동, 취향 몰라?

 

- 왜 그래
- 시끄러워요

 

툭하면 더러운 것들이나
건드리고 다니고

 

내가?
이 사람 하는 소리 좀 보게

 

그게 말이나 돼?

 

전에 하녀는
열다섯 살이었어!

 

오백 프랑 물어줬잖아

 

가, 식사 준비됐어

 

안 물어줬음 당신도
당신 아버지마냥 감옥 갔어

 

썩을 대로 썩었어

 

이 공화주의자 놈들
없어져야 하는데

 

그러게요

 

사방에 유대인 해충들이야

 

난 프랑스인이야

 

- 조국을 지킬 거야
- 그럼요

 

난 시내에 갈 때
꼭 곤봉을 들고 가

 

다들 나처럼 해야 돼

 

내가 파리에 있었다면

 

유대인들을
산 채로 태워버릴 텐데

 

전 유대인들한테
유감 없어요

 

유대인 집에서
일한 적도 있어요

 

더러운 인종이란 것뿐이야

 

다른 인종보다 더러워요?

 

유대인, 천주교도
다 같죠

 

똑같이 못됐어요

 

종교는 달라도
같은 족속들이죠

 

유대인들은
내장을 꺼내 죽여야 돼

 

내장이 쏟아진 채
죽게 둬야 해

 

그 방법밖에 없어

 

조제프 대단해

 

너 캉 지방 출신이지?

 

 

담배 상인 하녀로
시작했어

 

근데 얼마 못 갔어

 

남자를 만났거든

 

날씬하고 금발에다

 

푸른 눈

 

끝이 뾰족한 턱수염은

 

짧고 부드러웠어

 

정말 부드러웠지

 

운이 좋았구나

 

난 열두 살 때
털보 노인한테 당했어

 

몸에서 냄새도 심했지

 

미사 후에 잡혀갔어

 

절벽 근처 외진 데서...
오렌지 하나 받고

 

근데 원망하진 않아

 

그래서 어떻게 됐어?

 

임신했어

 

남자 많던 여주인
날 당장 쫓아내더라

 

임신한 채
길바닥에 나앉았어

 

아는 사람도 없었고

 

병원 일자리로
겨우 굶진 않았지

 

무슨 일?

 

말도 마

 

토끼와 실험용 쥐를
죽여야 했어

 

끔찍했지

 

아기는 어떡했어?

 

어떻게 했겠어?

 

실험용 쥐
신세가 된 거야?

 

맞아

 

내일 봐, 셀레스틴

 

잘 자, 마리안느

 

원하는 사람들은
가난해서 돈이 없고

 

모금을 해봐
대상 가리지 말고

 

공화주의자들도

 

나쁜 놈들도
끌어들여 보자고

 

누구예요?

 

유대인 반대
팸플릿을 돌리는데

 

신부님들과
거래하게 됐어

 

내 아이디어였는데

 

벌이가 괜찮아

 

당신 믿고
하는 얘기니까

 

비밀 지켜

 

알았어?

 

그럼요

 

이렇게 와줘서 고마워

 

덕분에 기분 좋아

 

식사 끝나고
바로 나가서

 

얘기할 틈도
없었잖아요

 

좀 거들어줘요?

 

아니, 그건 됐고

 

할 얘기가 있어

 

이제 당신을 알아서

 

친구처럼 생각해

 

꽤나 오래 걸렸네요

 

나한테 왜 그렇게
불친절했어요?

 

늘 밀어냈잖아요

 

사람을 아는 덴
시간이 걸려

 

특히 여자들은

 

파악하는 데
아주 오래 걸리지

 

더구나 파리에서 왔고

 

이제 날 안다니

 

내가 어떤지
말해봐요

 

당신은 나 같아

 

- 당신 같아요?
- 응

 

난 당신을 좋아하고

 

돈도 있어

 

좋은 집에서
40년이나 일했는데

 

모아둔 게 없으면
되겠어?

 

물론이죠

 

돈이 많아요?

 

많진 않아

 

얼마? 보여줘요

 

여기 없어

 

얼만데요?

 

만오천 프랑쯤

 

아니 좀 더

 

세상에

 

대단하네요

 

옆집 로즈가
집에 돌아왔나봐

 

난 셸부르 출신이야

 

거기 좋은 건수가 있어

 

항구 쪽의 술집인데
목이 아주 좋아

 

셸부르는 험한 도시야

 

유쾌하고 위험하고

 

군인과 선원들이 많지

 

술과 섹스 중독

 

섹스엔 돈 안 아껴

 

근데...

 

여자가 필요해

 

허튼짓 안 하고

 

옷 잘 입고

 

때론 헤플 수도 있는

 

저요?

 

할 수 있겠어?

 

당신은?
당신은 뭐 하고요?

 

당신과 함께 해야지

 

그러다 결혼하는 거야

 

좋은 친구로서

 

창녀가 되라고요?
당신 돈 벌어주려고?

 

당신 모습을 꿈꿔

 

그 술집에 있는 당신

 

셀레스틴 양이에요

 

고분고분한가요?

 

행동 바르고, 인상 좋고
바느질도 잘해요

 

결혼했어요?

 

아뇨

 

부인은요?

 

했죠

 

- 아이도 있으세요?
- 그럼요

 

- 개는요?
- 네

 

제가 늦게까지
못 잘 때도 있을까요?

 

내가 밤에
외출할 땐 그렇죠

 

외출 자주 하세요?

 

이 자린
저한테 안 맞네요

 

이런 집엔 안 가요

 

고급 하녀들이
좀 거만하죠

 

못됐고 자기밖에 몰라

 

아가씨!

 

잠깐만!

 

파리 최고 손님들만 받아

 

유명한 장군들

 

유력한 판사들,
외국 대사들

 

그리고 실은...

 

대통령도 오신다고

 

진짜라니까!

 

이 정도면 감 잡겠지

 

마음만 먹으면

 

성공할 수 있다고

 

어때?

 

- 남자에 대해 잘 몰라요
- 무슨 소리

 

잘 할 수 있어

 

어때?

 

마땅한 속옷도 없어요

 

문제도 아니지

 

걱정할 거 없어

 

우리 집에서 옷은...

 

중요하지 않아

 

자연미가 중요하지

 

예쁜 스타킹이면 족해

 

네, 그렇겠죠

 

들어봐

 

세 달만 일해봐

 

최고 대우 해줄게

 

큰돈 벌 거야

 

생각해볼게요

 

그래, 생각해봐

 

주소 줄 테니까

 

내킬 때 한번 들러

 

자, 그럼...

 

또 보자고

 

마담 파르시
여성복

 

셀레스틴!
얘 또 어디 갔어?

 

은 닦는 날인 거
잊었어?

 

루이 16세 기름통
아주 귀한 물건이야

 

못살아!

 

어쩜 그렇게
칠칠치 못하니

 

- 뭐라고?
- 아닙니다

 

마들렌은요?
지난 주일도 빠졌잖아요

 

마들렌?

 

아무 일 아냐

 

아무 일도

 

- 아파요?
- 응, 그래, 아파

 

근데 이틀 후면
괜찮아질 거야

 

임신한 여자들
도와주시잖아

 

숲에서
뭐가 나왔나 들었어?

 

아, 너무 끔찍해

 

정말 잔인한 사건이야

 

어린 클레르가
강간 살해당했잖아

 

괴물 같은 놈

 

그러니까

 

불쌍한 클레르,
더럽혀지고 말았지만...

 

귀엽고 착했는데
열두 살도 안 됐어

 

- 아빠는 도로보수원인데
- 불쌍한 사람

 

배가 칼로 갈라져있더래

 

창자가 쏟아져
나와있었고

 

거기...

 

연약한 아이의 거기는

 

심하게 부어올라있었대

 

일주일 전쯤 일이래

 

루 씨가 그랬어

 

부검 결과에 따르면

 

거의 다 부패돼있었대

 

숲에 종일 있었나 본데

 

봄이면 숲에서
수선화를 따서

 

여자들한테
꽃다발을 만들어줬지

 

또 버섯은
주일 시장에서 팔았고

 

여름이면
다른 꽃과 버섯들을 땄어

 

근데 지금
뭐 딸 게 있다고

 

숲에 갔을까?

 

애 아빤 왜 실종 신고를 안 했지?
범인 아냐?

 

그럼 왜 굳이
숲까지 데려가?

 

그렇지

 

전부 다 수상해

 

난 잘 모르니까
확실친 않지만...

 

않지만 뭐?

 

- 아마도 범인은...
- 누구?

 

랑레르!
내 생각엔 그래

 

나도 늘 랑레르가
나쁜 놈 같았어

 

범죄자, 야만인 같잖아

 

말도 안 돼
겁 많아서 못 해

 

못 해?

 

그럼 어린 하녀들이랑
또 딴 애들은?

 

- 기억나지?
- 이번 일은 다르지

 

애들 성폭행한 건
또 그렇다 쳐

 

근데 죽였다고?
그건 글쎄...

 

랑레르야,
확실하다니까

 

확실한 건...
알 수 없다는 거야

 

부인 말이 맞아

 

난 푸르니에 짓 같아

 

그래?

 

애들 밝히게 생겼잖아

 

랑레르 맞다니까

 

로즈 양!
대위님은 어때요?

 

건강하세요, 고마워요

 

클레르 강간 살해
당한 거 아세요?

 

오늘 들었어

 

누가 그런지 알아요?

 

유대인 놈이 그랬겠지

 

내 제안은?

 

생각 좀 해봤어?

 

- 땔감 가져왔어
- 고마워요

 

혹시 원하면

 

바지나 양말
꿰매줄게요

 

숲에서 흙 가져온 게
언제죠?

 

기억나요?

 

아니, 왜?

 

그냥요

 

토요일이었을걸

 

클레르 시체
발견된 날이요?

 

그럴 거야

 

그래, 그 토요일

 

그렇다고 그때
거기 있었던 건 아냐

 

범인들은
현장에 다시 간대요

 

누가 그래?

 

책에서 읽었어요

 

쓸데없는 생각 그만해

 

내가 사람
잘못 봤나 보네

 

왜 그래, 마리안느?

 

마님 열 받겠다

 

무슨 일이야?

 

임신했을까 봐 걱정돼

 

임신한 거 같아

 

확실해?

 

아니, 몰라

 

그냥 겁나서

 

누가 그랬는데?

 

당연히 주인님이지

 

못 말려

 

그래서 거부도 못 했어

 

워낙 궁하니까
자주 왔었어

 

주인님 귀여워

 

다정하고

 

못됐고, 그치?

 

 

게다가 잘생겼고

 

행복하긴 해?

 

 

아니 내 말은...

 

임신이 아니면
행복하겠다고

 

걱정 마

 

날짜 얼마나 늦었는데?

 

일주일...

 

아님 2주쯤 됐나

 

그럼 괜찮아

 

난 두 달
늦어진 적도 있어

 

근데 임신 아니었어

 

너무 걱정 마

 

상관 없어

 

내일 수예점에 갈 거야

 

조심해

 

마님이 와서 보면
큰일나니까

 

그럴 일 없어

 

마님 없을 때만
오시니까

 

오래 있지도 않아
끝나면 나가

 

또 마님이
여기 오면 뭐?

 

널 내쫓을 거야

 

그래

 

그러겠지

 

주인님이 잘해주긴 해?

 

당연히 잘해주시지

 

듣기 좋은 말도
해주고?

 

뭐라고 해?

 

들어오셔서...

 

위에 올라타

 

그러곤 숨을 내쉬지

 

숨을 쉬어

 

정말 귀여워

 

자, 마리안느

 

이제 내려가봐야지

 

불쌍한 로즈...

 

대위는 할 일 다했어

 

가볼까?

 

아냐, 괜히
마님한테 걸려

 

공기는 맑고
길은 넓네

 

돌격의 나팔이 울리면

 

주아브병은
언덕 위에서

 

노래하며 떠나고

 

프로이센인들은
그들을 기다리네

 

나팔수는 용감한 노장

 

힘겨운 싸움에도
변함없는 동지

 

어서 와, 셀레스틴

 

비극이에요

 

- 특히 대위님한테요
- 그래

 

불쌍한 로즈

 

더 큰일은
나 혼자 어떻게 사느냐지

 

누가 로즈를
대신하겠어요

 

대신 못 하는 게 어딨어

 

대위님 습관, 입맛,
별난 성격까지 맞췄고

 

참 헌신적이었잖아요

 

헌신적이었어?

 

솔직히 난
로즈가 지겨웠어

 

조수 구해준 뒤론
손 하나 까딱 안 했어

 

집 안이 엉망이 됐지

 

제대로 된 달걀 반숙도
못 얻어먹었어

 

- 그랬군요
- 이렇게 얘기하는 거

 

이것도 난리 쳤을걸

 

질투가 심했거든

 

엄청나게

 

네 욕도 많이 했어

 

암튼 내가 눈치를 보고
살았다니까

 

로즈가 제 욕을 했어요?

 

죽길 잘했어

 

근데 말이야

 

내가 먼저 죽었어도

 

로즈는 벌 받았을 거야

 

결국 웃는 사람은
나였을 거라고

 

왜냐하면...

 

로즈한테 상속한다는
유서가 있었는데

 

집, 돈, 전부 다

 

제 입으로 동네방네
떠들고 다녔잖아

 

네, 그랬죠

 

그게 어쨌다는 거죠?

 

근데 로즈도 몰랐던 건

 

내게 두 번째 유서가
있었다는 거지

 

그로써 첫 번째 유서는
효력이 없어지는

 

아무것도
안 준다는 내용이거든

 

쌤통!

 

머리 잘 썼지?

 

이제 어쩌시려고요?

 

그건...
너한테 달렸지

 

저한테요?

 

그래, 너한테

 

- 어떻게요?
- 군인답게 솔직히 말하지

 

로즈 자리 어때?
원하면 줄게

 

유서는 어쩌시고요?

 

찢어버리면 되지

 

- 전 요리 못해요
- 내가 해, 침대 정리도 내가 하고

 

내가 다 할게

 

요리도 두 종류인데

 

내가 필요한 요리는
분명히 잘할 거야

 

내가 원하는 맛으로
날 요리해주는 거

 

엉큼한 꼬마 돼지

 

꼬마가 아니라 큰 돼지

 

어때, 한 달에 35프랑

 

주인용 테이블과 침실
유언은 신경 꺼

 

어때?

 

생각해보죠

 

일단은
다른 사람 구하세요

 

꼭두각시 같은 게
잘난 척하기는

 

먼저 가게를
다시 칠해야 돼

 

보기 좋게

 

간판도 새로 하고

 

"프랑스 군을 위하여"

 

근데...

 

- 아직 일을 못 그만둬
- 왜요?

 

왜냐하면...

 

아직 이르니까

 

언제 그만두려고요?

 

6개월 이후에나

 

어쩌면 그 전후

 

- 봐서
- 뭘 봐서요?

 

- 일 되는 거 봐서
- 무슨 일이요?

 

있어

 

당신이 떠나면
버티기 힘들 거예요

 

당신한테
너무 익숙해졌거든요

 

나 안 보고 싶겠어요?

 

거절한 여자한테
강요할 수 없잖아

 

내가 뭘 거절해요?

 

날 안 좋게
생각하잖아

 

왜 그런 말을 해요?

 

그냥 알아

 

당신 마음이 변했어요

 

난 거절한 적 없어요

 

생각하는 중이었지

 

- 그냥 어떻게 결정해요?
- 다녀와서 얘기해

 

언제 돌아올 건데요?

 

엿새 후에

 

당신을 원해

 

나도 당신을 원해요

 

당장 함께 하고 싶어요

 

지금 당장

 

조제프!

 

유대인 : 세계의 해충

 

드레이퓌스의 열두 제자

 

따라와

 

내가 소리치면

 

마님과
1층으로 내려와

 

아무 말 말고

 

한마디도 하지 마

 

모든 게 정리되면

 

난 떠날 거야

 

내가 떠나고
매일 밤 11시

 

창 밖을 내다봐

 

불이 반짝이면

 

그 다음 날 그만둬

 

그리고 밤 11시에

 

숲 입구에서 만나

 

마님!

 

마님!

 

마님!

 

나와보세요!

 

마님!

 

주인님!

 

왜 그래?

 

- 무슨 일이야?
- 도둑이 들었어요

 

- 뭐가 없어졌는데?
- 전부 다요

 

- 전부 다
- 세상에!

 

- 뭐가 없어져?
- 잠깐만

 

맙소사

 

이럴 수가

 

내 은 제품들...

 

어쩜 좋아

 

진정해, 여보

 

다 가져갔네,
전부 다

 

루이 16세 기름통도

 

어떻게 이런 일이...

 

개들은?

 

도둑이 들었는데
짖지도 않았어?

 

자자, 진정해

 

거기 가만히 있을 거야?

 

부은 얼굴에
옷도 입다 말고

 

하인 중 의심 가는
사람은 없나요?

 

마부라든지...

 

조제프요?
얼마나 착실한데요

 

일한 지
15년도 더 됐어요

 

'정직'하면
저 사람이죠

 

우리 위해
목숨도 내놓을걸요

 

며칠, 몇 달이 가도록

 

경찰은 아무 단서도
못 찾았고

 

사건은 미결로 남았다

 

파리의 전문 절도범
소행으로 추정된다며

 

만만한 게 파리지

 

너무 지쳤습니다

 

조제프, 어떻게 이래?

 

어쩔 수 없습니다

 

좀 쉬어야겠어요

 

뭐라고 좀 해봐요

 

그러지 말고, 조제프...

 

많이 생각날 거야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주인님

 

착하고 훌륭한
하녀가 되기로 했다

 

헌신적이고 자발적인

 

마님도 사람이 돼갔고

 

우린 점점
진짜 친구 같아졌다

 

저와 결혼하려고
기다려온 남자가 있어요

 

조금만 더 있어

 

안 돼요, 가야 해요

 

월급 올려줄게

 

좋은 방도 주고, 어때?

 

어쩔 수가 없어요, 마님

 

정들었는데...

 

내가 복이 없네

 

가지

 

조제프는 악마처럼
날 사로잡고 구속했다

 

그래서 행복하다

 

그가 가자는 데로 가고
하라는 대로 할 거다

 

그게 범죄일지라도

 

번역/ 김윤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