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송이: 도민준! 아!!!

 

(깨지고 부숴지는 소리)

 

이휘경: 당신...

 

누구야?

 

도민준: 뭐?

 

당신 혹시...

 

12년 전 송이를 구해줬던...

 

그 사람이야?

 

그 사람이야?

 

무슨 소린지.

 

사고 당시에 찍은 사진이 있어.
그걸 봤고.

 

틀림없이 당신 얼굴이었어.

 

세상엔, 닮은 사람들이 많아.

 

그리고, 그게 무려 12년 전이라면,

 

틀림없다고 확신하기엔

 

너무 오래 전 아닌가?

 

그러니까.

 

어떻게 12년 전이랑 얼굴이 똑같을 수가-

 

당신 도대체 몇 살인데?!

 

잘 못본거야!

 

나도 그러길

 

누구보다 바라고 있어.

 

당신이 그렇게 대답해주길
간절히 기도하면서 왔어.

 

그런데,

 

사진 뿐 아니라 내 기억 속에도
당신이 있었어.

 

그 사람이 당신이었어.

 

그쪽 기억에 누가 있든,
무슨 생각을 하든,

 

그쪽 자유야.

 

믿고 싶은 대로 믿어.
난 상관없으니까.

 

더 할 말... 남았나?

 

나도 상관 없어.

 

그쪽이 누구든, 정체가 뭐든.

 

근데 자꾸 우리 송이랑 엮이는 사람이라면,

 

얘기가 달라져.

 

이상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닌 남자랑

 

정체를 모르겠는 남자랑

 

내가 사랑하는 여자랑 어떤 식으로든
연관이 되는데,

 

그걸 손 놓고 두고 볼 등신이 어디 있어?

 

엮이지 마,

 

천송이랑.

 

어떤 식으로든.

 

(문자 알림음)

 

천송이: 휘경아, 지금 못 내려가겠어.

 

나 도민준 씨한테 꼭 확인할 게 있어.

 

도민준: 뭐야?

 

천송이: 너 나 바보로 봤지?

 

뭔 소리야, 또?

 

저번에 차 사고 나서 나 죽을 뻔한 그날 밤,

 

너 안 왔다 그랬지?

 

근데 이게 뭐야?

 

뭔데 그게?

 

내가 보기엔 내 차 해드 라이트 조각 같거든. 피가 묻어 있고.

 

당신 휴지통에서 발견돼었다고, 이게.

 

그래서?

 

그날 밤 당신은 거기 왔었고,

 

내 차를 막았고,

 

그러다 해드 라이트가 깨져서
그 조각이 손에 박혔고,

 

그걸 집에 와서 치료했고,

 

그러다 이게 이렇게 증거로 딱 남은 거고.

 

설명해봐, 어떻게 된 건지.

 

난...

 

당신을 바보로 보진 않았는데,

 

바보 맞구나?
-뭐?

 

세상에 유리 조각이 네 차 해드 라이트
깨진 조각밖에 없는 줄 알아?

 

지난 번에 화병 깨졌을 때,

 

너도 깨진 유리 조각에 발 찔렸잖아.

 

그거랑 아무래도 모양이 좀 달-

 

병원 갔었다며? 병원에선 뭐래?

 

너 이러는 거 정상이래?

 

무슨... 망상증 같은 거 아닌가?

 

천송이: 그날 경찰서에 갔다고 그랬지?
그거 본 사람 있어?

 

도민준: 강남 경찰서에 직접 확인해보면
될 거 같은데?

 

그 손... 접촉 사고 때문에 다쳤다고 그랬지,

 

유리 조각에 찔렸다곤 안 그랬잖아.

 

그래서?

 

줘봐. 어디 확인해보자고.

 

유리 조각에 찔린 건지, 접촉 사고 때문에
멍이 들든 부러지든 한 건지.

 

줘보라니까!

 

뭐야? 다 나았잖아.

 

이거 왜 하고 있었어? 뻥카였어?

 

이제 다 확인했나?

 

손 좀 놓지.

 

근데 나 있지,

 

이상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냐.

 

뭐라 꼭 집어 말은 못하겠는데,

 

당신 정말 이상해.

 

천송이씨.

 

당신이 개입하면서 평화롭던 내 생활이
엉망이 됐어.

 

이제 좀 나가 줬으면 좋겠어.

 

안 그래도 나가려고 그랬어.

 

되도록 빨리.

 

어디로 갈 건지 안 궁금해?

 

휘경: 무슨 얘기 했어?

 

확인할 거라는 게 뭔데?

 

천송이: 그냥 별 거 아니야.

 

가자.

 

휘경아.

 

잠깐만.

 

천송이: 음~ 귤 달다.

 

홍사장: 아니, 나 누구랑 같이 잠 못 자는데. 갑자기 이렇게 들이닥치면...

 

야, 너 머리 묶으면 안돼?

 

너 좋아하는 사람 생겼냐?

 

너 좋아하는 사람 생기면 꼭 종이학 접잖아.

 

너는? 너도 좋아하는 사람 생겼냐?

 

뭔 소리야?

 

너, 우리 집 와서부터 지금까지 계속
핸드폰만 보고 있잖아.

 

기다리는 전화 있는 거 같은데?

 

아니거든!

 

난, 생겼다.

 

뭔가... 이 지구 상에 존재할 것 같지않은...

 

어딘가 아름다운 별에서 내려온 것 같은...

 

그런 비율과 분위기를 가진 남자.

 

나, 첫눈에 반하고 말았어.

 

근데 한 번 보고는 못 봤어?

 

아니, 한 번 더 만났어.

 

송골매 - 어쩌다 마주친 그대
(노래 가사를 덤덤히 얘기하는중)
홍사장: 어쩌다 마주친 그대 모습에

 

송골매 - 어쩌다 마주친 그대
내 마음을 빼앗겨 버렸네.

 

송골매 - 어쩌다 마주친 그대
어쩌다 마주친 그대 두 눈이

 

송골매 - 어쩌다 마주친 그대
내 마음을 사로잡아 버렸네.

 

윤상 - 이별의 그늘
만날 순 없었지,

 

윤상 - 이별의 그늘
한 번 어긋난 후.

 

윤상 - 이별의 그늘
나의 기억에서만 살아있는 먼 그대.

 

이승환 - 너를 향한 마음
한 번쯤 우연히 만날 것도 같은데,

 

이승환 - 너를 향한 마음
닮은 사람 하나 보지 못했어.

 

이승환 - 너를 향한 마음
이 골목을 돌면 만나지려나...

 

홍사장: 저기...

 

저 모르시겠어요?

 

도민준: 누구...

 

제가 인상 좋다고 저번에도 말씀드렸는데.

 

아 참! 그리고 이거...

 

안 사요.

 

공이자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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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휘경: 이거 지문 인식 맞죠?
다른 사람은 절대 못 여는 거죠?

 

이거 다 하시고 나서, 제가 말씀드린 경보 장치랑 CCTV도 다 설치해주세요.

 

여기-

 

저기-

 

어, 저기도요.

 

송이 엄마: 아니, 도대체 어떤 미친 인간이 집을 뒤집어 놨다는 건데?!

 

경찰에 신고했어?

 

이휘경: 다 됐어.

 

아, 저... 어머니,

 

우리 다 같이 나가서 맛있는 거 먹을까요?

 

오브 코얼쓰~ 좋지.

 

천송이: 됐어, 피곤해.

 

그리고 넌 왜 시키지도 않은 짓을 해?
엄마랑 윤재는 왜 불러?

 

네가 청평도 안 간대지, 호텔도 싫다지,

 

어머니 댁도 싫대지.

 

엄마 집이 왜 싫어?

 

이제 다들 가세요.나 좀 쉽시다.

 

천윤재: 난 안 가.

 

안 간다고. 당분간 여기 있을 거야.

 

그래, 그거 좋다!

 

우리 윤재가 있으면 든든하지, 아무래도.

 

나도 왔다 갔다 할 거고.

 

그래, 그럼 엄마도 여기-

 

엄마는 가. 휘경아, 엄마 모시고 좀 가줘라.

 

있으래도 안 있거든!!

 

어, 너 혹시 강재갑 대표 연락 왔디?
-아니.

 

그런 미친 자-

 

강대표 그 인간한테 연락 오면, 받지 마.
말도 섞지 마. 알았어?!

 

알았어.

 

비서: 해당 건물 엘리베이터 속도가 분당 120m였습니다.

 

23층에서 1층까지 높이는 약 69m,

 

한 번도 문이 열리지 않고 내려왔다고 하면, 34.5초 정도가 소요됩니다.

 

사람이 23층에서 1층까지 같은 속도로 내려온다는 건,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일입니다.

 

최소한 1.5초 만에 한 계층 이상을 지나야 한다는 건데-

 

이재경: 불가능하다...

 

다른 가능성은?

 

바로 옆에 엘리베이터 한 대가 더 있긴 한데,
당시 정검 중이어서 운행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난 분명 23층에서 봤던 그 놈이...

 

1층에 와 있는 걸 봤거든.

 

그러니까, 내가 불가능을 목격한 거네?

 

장변호사: 그쪽에서 그럼 이상하다
눈치채지 않았을까요?

 

아니, 왜 감정에 치우치셔서 생전
안 하시던 실수를...

 

도민준: 시선을 돌려야 할 거 같아서요.

 

어떤 시선을요?

 

그쪽에서 천송이를 노리고 있거든요.

 

차라리 천송이 씨한테 얘기를 해주는 게 어떨까요?

 

위험한 인물이니까 조심해라,
가까이 하지 말라고.

 

제가 파악한 바로는,
피한다고 피해지는 인간은 아니에요.

 

그리고, 천송이는 그 사람의 실체를
모르는 게 나아요.

 

비밀을 알 게 된다면, 더 위험해질 겁니다.

 

그럼 선생님은요?

 

400년을 조용히 살면서 무사히 떠날 날만
기다려왔던 선생님의 안전은요?

 

저 수십 년 동안 선생님 사망 신고
여러 번 했습니다.

 

실종, 화재, 익사, 교통 사고.

 

이유도 많았고요.

 

그런데요,

 

그런 거 말고, 실제 죽음이 올 수도 있습니다.

 

원래 계시던 곳으로 돌아가지도 못한 채,
정말 여기서 죽을 수도 있다고요!

 

그 점은 생각 안 하십니까?

 

한유라 동생: 저 더 이상 드릴 말씀 없다고
얘기 했잖아요!

 

부모님 아시면 또 기절하세요.

 

그만 돌아가 주세요.

 

박형사: 아유, 하나만 물어볼게요.
언니한테 남자친구 있었어요?

 

없었다고 말씀드렸죠!

 

유석: 한유라 씨 임신했었어요.

 

뭐라고요?

 

병원 기록이랑 다 확인했어요.

 

한유라씨한테 남자가 있었다면, 그 사람에 대해서 우리가 다 알고 있어야 돼요.

 

그거... 사람들한테 얘기하실 거예요?

 

그럼, 죽은 사람 한 번 더 죽이시는 거예요.

 

처녀가 임신까지 한 채 죽었다고 하면!

 

지금 그게 중요해요?

 

댁의 언니가 자살이 아니라 살해 당했을 가능성에 대해서 얘기하고 있는데?

 

한유라 씨는 먹던 우울증 약까지 끊었어요.

 

그건 아이를 낳고 싶어했다는 증거고,

 

원치 않은 죽음을 맞이했을 수도
있다는 얘기입니다.

 

박형사: 남자가 있었던 것 같기는 하다.
고가의 선물을 받은 적도 있다.

 

그런데 그게 누군지는 절대 얘기를 안 했다.

 

다만 엄청난 재산가고, 곧 결혼할 거라고 했다.

 

유석: 통화 기록이나 좀 더 뒤져보죠.
뭔가 나올 겁니다.

 

이거 보면 볼 수록 도민준 아닙니까?

 

글쎄요...

 

도민준 그 친구도 엄청난 재산가라면서요.

 

내 촉이 딱딱 맞아 들어가잖아. 맞죠?

 

대한민국에 재산가가 한 둘입니까?

 

꼬마: 엄마, 저기 아저씨가...
갑자기 뿅! 사라졌어.

 

요정처럼.

 

엄마: 그래, 그래. 어서 가자.

 

이재경: 도민준 쪽에 사람을 붙여.
그쪽이 먼저 정리가 돼야 할 거 같아.

 

비서: 네.

 

이휘경: 어, 송이야. 별일 없지?
윤재는 있고?

 

무슨 일 있으면 바로 전화해.

 

야, 암튼... 너희 집 뒤지고 너 납치하려 했던
그 미친놈!

 

내 손에 걸리면 끝장이야, 씨.

 

어, 어. 잘 자고.

 

이재경: 송이한테 무슨 일 있었어?

 

몰라. 요즘 싸이코들 많잖아.

 

너... 도민준이라는 사람, 알아?

 

형이... 도민준을 어떻게 알아?

 

그 사람 어때?

 

천송이랑 꽤 각별한 사이 같던데.

 

그 사람한테 혹시 뭐 이상한 점 같은 거
발견한 적 없어?

 

없는데?

 

그냥 우리 송이 옆집 사는 남자야.

 

옆집 사니까 오다 가다 얼굴 아는 거고.

 

그래?

 

어.

 

근데... 형은 요즘... 우리 송이한테 왜 이렇게 관심이 많아?

 

네가 좋아하는 여자니까.

 

그리고 도울 일 있으면 도와달라며.

 

쉬어라, 어?

 

감금된 여자: 내가 그 사람 비밀을 알았거든요.

 

한유라: 비밀이 뭔데요?

 

말할 수 없어요.
제발 나 좀 여기서 꺼내주세요!

 

당신도 그 사람한테서 떨어져.

 

안 그럼 당신, 죽을 지도 몰라.

 

한유라: 오빠. 오빠 전 부인이
어디로 유학 갔다 그랬지?

 

이재경: 영국. 왜?

 

아니~ 그냥.

 

오빠 같은 남자랑 이혼하고 도대체 얼마나
좋은 나라 가서 사나, 하고.

 

근데, 오빠는 왜 나한테 직접 연락을 안 해?

 

꼭 누굴 시켜서 연락하거나-

 

내 상황도 그렇지만, 너도 여배우인데

 

프라이버시 지키는 게 좋잖아.

 

프라이버시도 좋지만,

 

오빠랑 내 관계... 아는 사람이 너무 없으니까 좀 그래

 

우리가 연인 관계인 거, 난 자랑하고 싶은데.

 

천송이: 칫.

 

자기 인생의 책이 구운몽이라고
엄청 잘난 척을 하더니.

 

결국엔 남자 하나랑 여자 여덟 명이서
연애하는 내용이네.

 

괘씸하네! 쯧.

 

뭐해?

 

뭐야? 왜 안 읽어?

 

자나?

 

자?

 

(문자 알림음)

 

천송이: 뭐해? 자?

 

천송이: 어! 읽었어, 읽었어!

 

뭐야? 읽어 놓고 왜 아무 말이 없어?

 

난 괜찮아~

 

쳇...

 

(휴대전화 벨소리)

 

왜?

 

집주인: 천송이 씨 핸드폰인가요?

 

네. 누구시죠?

 

나 골드 팰리스 2301호 집주인인데,

 

어제가 월세 이체일인데 안 들어왔어요.

 

그럴 리가요.

 

은행원: 통장 잔고가 모자라네요.

 

천송이: 그게 왜 모자랄까요?

 

얼마 전에 위약금 물어준다고, 있던 현금 거의 다 인출하셨잖아요.

 

그럼 일단, 대출을 좀 받을게요.

 

이번에 부동산도 다 처분하셔서

 

부동산 담보 대출도 어렵고...

 

투자 상품 가입하셨던 것도 다 해제하시고...

 

신용 대출은 어려울 것 같은데요?

 

팀장님, 저예요. 천송이에요~

 

천송이가 대한민국에서 신용대출이

 

어려워요?

 

암만 톱스타라도요, 대출 심사대에 올라가면

 

그냥 프리랜서거든요.

 

미래 소득을 따져봤을 때, 직업의 안정성을 따져서...

 

대출금 상환을 못할 확률이 높은 직업이란 거죠.

 

게다가... 최근 한두 달 사이에

 

소득도 전혀 없으시고.

 

그렇지만 제가 이 은행만 이용한 게
벌써 몇 년짼데.

 

저 큰 돈도 많이 맡겼잖아요.

 

저 VVIP 아니에요?

 

이젠 아니고요, 오히려 신용 등급이
낮은 편입니다.

 

현금 서비스를 너무 자주 이용하셔서.

 

나 그런 거 이용한 적 없-

 

우리 엄마가 이용했나 보네요.

 

그럼 저 지금 사는 집 월세인데,
그거 보증금 있거든요.

 

그거 담보로 대출하면 안될까요?

 

제 1 금융권에서는요, 월세 보증금 담보 대출은

 

없다고 봐야 합니다.

 

물론, 대출 심사에 넣어볼 수 있지만,

 

확률은 낮다고 봐야...

 

천송이: 얘를 팔까?

 

내가 무슨 생각을?!

 

붕붕아~ 미안!!

 

못 들은 걸로 해~

 

천송이: 비슷한 색깔 있으니까 얘는 팔까?

 

헉, 미쳤어?! 내 분신 같은 애들을?!

 

언니가 살림 피는 대로 금방 데리러 갈게.

 

언니가 약속해. 오래 안 걸릴 거야.

 

그동안 몸조심 하고...

 

스크래치 주의하고...

 

스타일리스트: 쏭, 이게 다 뭐야?

 

천송이: 뭐긴 뭐야~

 

내가 목숨처럼 아끼느라 한두 번밖에 못 신고,

 

못 들고, 못 입어 본 내 아기들이지.

 

그런데 이걸 왜?

 

반 값에 내놓을게.

 

아마 천송이가 들었다고 하면 다들
환장하고 사갈걸?

 

천송이가 안 들었다고 해야 팔릴 거 같은데?

 

뭐?

 

쏭, 돈이 궁해?

 

왓? 허허.

 

익스큐즈미이, 뭐라고?!

 

뭔가 오해가 있나 본데,

 

나 이거 사회환원 차원에서 내놓는 거야.

 

그런 거 있잖아, 그 뭐랄까...

 

내가 이미 명품인데 명품으로 나를
치장하는 거에 있어서

 

회의를 느꼈다 할까? 뭐, 불우이웃도 좀 돕고.

 

불우이웃은 네가 불우이웃 아니야?

 

청담동 건물 급하게 내놓느라고 헐값에 팔린 거

 

이 바닥에 소문 다~ 났어.

 

돈 좀 챙겨줄테니까, 이거 갖고 그냥 가.

 

대신, 앞으로 우리 샵에는 절대로 얼씬 말아줬으면 좋겠어.

 

제발.

 

천송이: 날 이런 식으로 대해?!

 

내가 너 아니면 팔 데가 없을 줄 알아?

 

어머, 어머, 어머!

 

별에서 온 그대 OST: 윤하 - 별에서 온 그대

 

별빛이 반짝이던 그 어느 날
천송이: 요 귀요미, 귀요미, 귀요미.

 

내 심장을 멈추게 했던 그 사람

 

눈 부시게 아름다운 그대의 사랑이

 

하얀 눈처럼 내려왔죠

 

도민준: 윌리엄 제임스는 심리학의 원리에서

 

사회에서 밀려나 모든 구성원으로부터 완전히 무시를 당하는 것보다

 

더 잔인한 벌은 생각해낼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문자 알림음)

 

에눌 가능?

 

미안합니다.

 

인간은 생각보다 훨씬 나약해서,

 

다른 사람이 자신을 대하는 태도에

 

들뜨기도 하고, 깊은 상처를 받기도 합니다.

 

(문자 알림음)

 

운포 45 어떠심?

 

도민준: 누구신데, 자꾸 전화를 합니까?

 

도대체 운포가 뭡니까?

 

여자: 운송비 포함 45만원 어떻냐고요.

 

천송이 빽 판매하시는 분 아니에요?
아이디 'songforyou'님?

 

송이 엄마: 내가 뭐랬니?

 

너 CF 위약금 물어주지 말랬지?

 

위약금 청구서 더 날아왔어, 이것아!

 

이제 어쩔 거야?

 

천송이: 이거 뭐야?

 

나 이거 모르는 건인데? 내가 계약한 거 아니라고.

 

너, 네 엄마가 이렇게 처음부터
'돈돈' 그러는 독종 아니었어.

 

너, 호의 베풀다가 호구되는 거야!

 

얜 아직도 세상이 무슨, 동화책인 줄 알아요!

 

안대표랑 내가 얘기할게.

 

엄마랑 같이 가.

 

같이 갈 사람 있어.

 

도민준: 왜?

 

천송이: 부탁할 거 있어.
-(문자 알림음)

 

님, 가방 스크레치 없는 거 확실하심?

 

에눌 되나염?

 

안 그래도 내가 얘기하려고 그랬는데,

 

어디 가방 파는 데다가 내 번호 올려놨어?

 

연락 왔어?

 

거기다가 내 번호를 올리면 어떡해?

 

계속 에누리해달라고 문자 오는데 돌아버릴 지경이야!

 

에눌 안돼. 우리 애기들 내다 파는 것도 미안한데,

 

헐 값엔 절대 안돼.

 

답장해, 안된다고.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니잖아.

 

그래, 그게 중요한 건 아니고...

 

나 내일 소속사 가야 되는데, 같이 가자.

 

내가 왜?

 

나 내일 따지러 간단 말이야.

 

전문 아닌가? 따지는 거.

 

나 혼자 가면,

 

들킬 것 같단 말이야.

 

뭘?

 

내가 예전의 천송이가 아니라는 거.

 

쎄 보이려고 레오파드로 칠했는데,

 

내 마음이 세질 않아.

 

자신감이 없어졌어.

 

이런 상태로 가서 따지다간,

 

나 들킬 것 같아, 지금의 나를.

 

돈 없는 거? 괜찮아.

 

돈은 있다가도 없는 거고, 또 벌면 되는 거고.

 

근데 초라한 내 바닥 들키면,

 

나 진짜 무너질 것 같단 말이야.

 

그러니까,

 

내가 들킬 것 같다~ 싶으면

 

우리 똑똑한 도민준 씨가 좀 나서 달란 말이지.

 

오케이?

 

안대표: 내가 이미 우리 변호사랑 검토를 다 끝냈어.

 

이건 어디까지나 송이 네가 책임을 지겠다고 한 부분이고-

 

천송이: 도의적으로 책임지겠다 했었죠.

 

그 부분 엎자는 건 아니에요.

 

그렇지만,

 

이건 아니지. 내가 언제 이 영화 하겠다고 했어?

 

나한테 시나리오도 안 보여준 것들이잖아.

 

그리고 이 여행사 광고, 내가 언제 하겠다고 했어?

 

이런 건, 네가 회사 측에 다 일임을 한 사항들이고-

 

내 동의 하에 하라고 했던 거지,

 

내가 언제 멋대로 작품 고르고 멋대로 CF 계약할 권리까지 줬었나?

 

천송이!

 

너 때문에 우리 회사가 입은 실질적인 손실이 얼마인지-

 

도민준: 계약서를 검토해봤습니다.

 

근데,

 

이 분은... 왜... 여기 계시나?

 

누구?

 

내 법적 대리인.

 

여러가지 위반 사항이 있으시더군요. 특히,

 

'갑은 을의 연예 활동과 관련하여 사생활 보장 등'

 

'을의 인격권이 대내외적으로 침해되지 않도록 최대한 노력한다.'

 

이 부분.

 

잠깐. 내가 을이야? 왜? 난 갑이 좋은데.

 

쓰-읍!

 

오케이.

 

그리고 4조에 보면, '계약 체결 대리권 행사할 시,'

 

'을의 신체적 정신적 준비 사항을 반드시 고려하고,'

 

'을의 의사 표명에 반하는 계약은 체결할 수 없다.' 라고 되어있고요.

 

마지막으로 7조 5항,

 

'을의 귀책사유로 인해 제 3자에게 배상할 금원이 발생할 경우,'

 

'모든 금액은 갑이 배상한다.'

 

이 조항에 의하면, 이미 천송이 씨가 회사에 지불한 위약금까지도

 

다시 돌려받을 수가 있습니다.

 

이것까지 반드시 받고 싶으시면,

 

보상금 청구 소송을 준비하시죠.

 

그땐 저희도 법적으로 강경하게 대응하겠습니다.

 

이미 지불한 위약금도 다시 돌려받을 거고요.

 

그렇게 하시겠습니까?

 

그렇게 할래?

 

문득 이런 말이 떠오르네...

 

밤 중에 버티고개에 가 앉을 놈들.

 

버티... 뭐?

 

그런 게 있어~

 

범: 송이 누나.

 

코디: 언니.

 

교수님은 여기 어떻게?

 

유세미: 송이야, 안녕?

 

같이 오셨네요, 교수님.

 

도민준: 네.

 

송이야, 지금 바빠?

 

우리 커피 한 잔만 하면 안될까?

 

잠깐 시간 괜찮으세요?

 

천송이: 우리 지금 몹시 바-
- 괜찮습니다.

 

범: 우리 누난 아메리카노.

 

코디: 나는... 핫 초코! 핫 초코!

 

유세미: 오랜만이다.

 

우리 이렇게 떨어져 지내 본 적 없는 거 같은데.

 

천송이: 너 갑자기 왜 이러냐?

 

지난번처럼 해.

 

내가 미안했어.

 

내 진심 몰라주는 너한테 섭섭하기도 하고,

 

너 대신이면 그 자리 거절하는 게 맞는데

 

그러지 못하는 내 자신도 싫고.

 

그래서 제 정신이 아니었어.

 

야, 쇼하지마.

 

도민준: 천송이!

 

아, 모르면 끼어들지마요!

 

유세미 너, 내숭까는 건 잘 알고 있었는데,

 

나한테까지 그럴 줄은 몰랐어.

 

들키니까, 날 그렇게 잡아 잡술라~ 그러더니,

 

이제 와서 꼬리 내리는 이유가 뭐니, 너?

 

그만 해.

 

아, 아니에요. 송이 저럴 자격 충분히 있어요.

 

네가 그렇게 나오면 내가 뭐가 되니?

 

코디: 언니, 커피.
어-어! 어머!

 

언니, 괜찮으세요?!

 

아, 어떡해? 이거 금방 촬영 때 입을 옷인데-

 

범: 안 뜨거워요, 누나?!

 

어, 난 괜찮아.

 

송이야, 넌 괜찮아?

 

누나...

 

언니...

 

됐어.

 

교수님은 괜찮으세요?

 

여기 묻었어요. 어떡해...

 

괜찮습니다.

 

할 얘기 다했지?

 

그만 가자, 도매니져.

 

가자.

 

아니, 저 교수님이랑 우리 누나...

 

언제 저렇게 친해지신 거야?

 

천송이: 무슨, 이상형 없다더니.

 

유세미가 이상형인가봐?

 

도민준: 말 같지 않은 소리.

 

방금 부끄러워한 거야?

 

자기 몸에 손 대는 거 질색이라더니.

 

아까 세미가 뭐 묻었다고 닦아주는데 가만히 있더라?

 

뭐, 즐기는 거 같기도 하고.

 

아무튼, 아까 안대표 앞에선...

 

잘~했어, 도매니저.

 

천송이 매니저라면 그 정도 지식은 있어주는 게 맞지.

 

천송이.

 

네?

 

어...

 

정신 똑바로 차리고 살아.

 

뭐가?

 

네가 세상을 알든 모르든, 세상은 너 안 봐줘.

 

네가 끝없이 추락한다고

 

너는 결백해서 억울해 죽을 거 같다고 해도, 네 마음 알아주지도 않아.

 

넌 지금 낭떠러지 끝에 서있어.

 

까딱 잘못하면, 천길 아래로 떨어져서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려. 그러니까-

 

그러니까...

 

도매니저가 내 옆에 좀 있어 달라는 거잖아.

 

나를 왜 믿어?

 

나도 믿지 마.

 

나는...

 

네 옆에 계속 있어줄 수가 없어.

 

왜?

 

혹시...

 

내가 거지 된 거 때문에 그래?

 

그래서 그래? 내가 페이 못 줄까봐?

 

웬일이니? 나 천송이야~

 

내가 매니저 월급 떼어 먹을 것 같아?
안 떼어 먹어!

 

물론, 형편상 많이 못 줄 수는 있어.

 

대신 일 많이 안 시킬게. 그냥,

 

가끔 내 옆에 있어 달랄 때, 있어주면 된다고.

 

그것도 안돼?

 

안 되나?

 

도민준: 들어가.

 

천송이: 열은?

 

열은 이제 안 나?

 

안 나.

 

밥은? 밥은 먹어야 할 거 아냐?
나도 먹어야 하고.

 

우리 윤재도.

 

이 새끼 집에 있으면, 같이 먹을까?

 

아니.

 

그래, 그럼 좋을 대로.

 

천윤재: 엄마가 총각 김치 갖다 놓고 갔다~

 

천송이: 그래.

 

그래-에?!

 

천윤재, 너 옆집 좀 갔다와.

 

왜?

 

왜는? 내가 옆집에 얼마나 신세지고 있는데.

 

이웃지간에 맛있는 게 있으면 나눠 먹고 그래야지.

 

김치 좀 갖다 주고와.

 

아, 네가 갔다와. 누굴 시켜?

 

갔다 오라고, 네가.

 

야, 이 새끼야. 나이가 몇 살인데 ET를
보고 자빠졌냐? 초딩이냐?!

 

아이씨, 진짜.

 

가서 말해. 내가 주는 거라고!

 

나 집에 있다고!

 

천윤재: 우리 누나가 갖다 주랍니다.

 

천송이: 갖다 줬어?

 

천윤재: 보면 모르냐?

 

뭐래?

 

뭘 뭐래? 주니까 받지.

 

내가 준 거라 얘기했어?

 

그래.

 

근데 뭐 암 말 없어?

 

아, 없어!!

 

나 집에 있다고 얘기했어?

 

그런 얘기를 뭐하러 해?

 

너 근데 김치 통은 왜 안 가져왔어?!

 

안 주니까 안 가져왔지.

 

얘가, 얘가!

 

너 그거 친환경 그런 거라 비싼 거야, 어!

 

김치 통 같은 게 참 애매한 물건이라니까!

 

시간 지나면 달라긴 뭣하고, 떼어먹히긴 아깝고.

 

아, 그거 갖고와.

 

에이씨, 나 진짜 화낸다!

 

아 김치 통 아까우면 네가 갖고와!

 

내가?

 

네가 그렇게까지 얘기한다면 할 수 없지.

 

천송이: 좀 오버인가?

 

도민준: 또 뭔데?

 

김치 통 가지러 왔는데?

 

기다려.
-앗!

 

손가락 끼일 뻔 했잖아!

 

뭐야?

 

비밀번호 안 바꿨네?

 

바꾸지 마.

 

우리 집 건 맨날 까먹는데, 이 집 건 안 까먹어. 희한해.

 

음~ 청소했네?

 

화초 물 줬어?

 

안 그래도 시들시들해서 내가 물 주려고 그랬는데.

 

싱싱하게 살아났네?

 

총각김치 그거, 되게 맛있는 거야.

 

우리 엄마가 안 그래 보여도, 김치 하나는 끝내주게 담그거든.

 

하루는 바깥에 놔뒀다가, 내일 냉장고에 꼭 넣고.

 

알았어.

 

이제 가봐.

 

가봐?

 

김치 통 가지러 온 거 아냐?

 

아, 그렇지.

 

내가 이거 가지러 왔지.

 

오케이. 나 가볼게.

 

가방 사겠다는 연락, 더는 없어?

 

에누리 안된다고 했더니 더는 없어.

 

한 2만원까지 더 얘길 해보지, 왜?

 

좋게 말할 때 사이트에 올려놓은 번호 바꿔.

 

알았어. 치사하게.

 

갈 거야. 가려고 그랬어.

 

천송이: 돌았니, 너?!

 

내가 정말 어떻게...

 

나 지금 그 집에 있고 싶어 한 거야?!

 

천송이! 정신 차려-어!!

 

그러니까 내가-

 

나 천송이야. 내가 왜 그런 남자를, 어?!

 

도민준 그 인간을?!

 

기럭지는... 마음에 들어.

 

비율이 좋잖아. 얼굴도 주먹만하고 눈빛도...

 

하...

 

지난번 보니까, 몸도 관리 잘한 거 같고.

 

그래도 그렇지. 내가 뭐가 모자라서?
도민준 그 인간을?

 

하버드 나왔고, 교수에다가,

 

키스도 첫키스 치곤 참...

 

어머! 어머! 어머! 어머! 어머! 어머! 어머! 어머!

 

나 지금 그 인간과의 키스를 곱씹은 거야? 어?!

 

설마, 내가 그 인간 그리워하고 있는 거야?

 

아니야... 아니야... 아-아니야!

 

박형사: 야, 이거 완전 깨끗해요.

 

통화 기록도 없고,

 

카드 기록이고 뭐고...

 

그 흔한 파파라치컷 하나 없고.

 

남자라곤 뭐 어떻게 흔적 남은 게 전혀 없는데,

 

어떻게 애는 가졌대?

 

(노크)

 

어?!

 

탤런트...

 

유세미 씨 아니세요?

 

유세미: 아, 네. 수고 많으세요.

 

맞죠? 으하하하.

 

아이, 근데 여길 어-어떻게...

 

오빠!

 

유세미: 바쁜 여동생 속옷 심부름까지 시키냐, 이제?

 

유석: 고맙다.

 

엄마 걱정하셔. 집에도 좀 들러.

 

그래.

 

아참!

 

세미야.

 

응?

 

혹시 죽은 한유라 씨 말이야...

 

오빠는 아직도 그 사건 수사해?

 

그거 이미 외부엔 자살로 다 결론 났고,

 

이제 사람들 관심도 사그러들었는데,

 

그만 마무리 해.

 

남자 관계에 대해서, 들은 거 있었니?

 

남자?

 

천송이: 오빠 누구 사귀는 사람 있어요?
-이재경: 왜?

 

아니, 한유라... 걔가 S그룹 남자랑 결혼하게 될 거라나 뭐 그러는데,

 

그 집안엔 아들이라고는 둘 뿐이잖아.

 

한유라 씨라면 나도 우리 백화점 모델이라

 

안면 있는 정도지.

 

왜?

 

아무래도 이번 사건, 한유라의 남자가 관련이 있는 거 같거든.

 

혹시 들은 거라든지, 아는 거 없어?

 

잘 모르겠는데?

 

이휘경: 형.

 

(휴대전화 벨소리)

 

여보세요.
-여자: 재경 씨.

 

나 보러 한 번 와줘요. 내 얘기 좀 들어봐 줘.

 

나 미치지 않았잖아. 여기 있는 사람들이 아무도 안 믿어준단 말이야!

 

당신은 나 빼줄 수 있잖아.

 

저기, 누구세-

 

형.

 

이재경: 왜 남의 전화를 함부로 받아?

 

어, 미안.

 

근데 누구야?

 

자길 어디서 빼내 달라고 그러던-

 

미친 여자야.

 

자긴...

 

미치지 않았다고...

 

회사 일 하다 보면 이상한 사람들

 

많이 겪을 수 밖에 없어, 휘경아.

 

넌 몰라도 되는 일이야.

 

신경쓰지 마.

 

어.

 

알았어.

 

(휴대전화 벨소리)

 

유석: 여보세요?

 

도민준: 도민준입니다.

 

네, 무슨 일이시죠?

 

만났으면 합니다. 전해드릴 물건이 있습니다.

 

네, 좋습니다. 어디서 볼까요?

 

천송이: 나 좀 잠깐 보지?

 

천송이: 도매니-

 

도민준 씨.

 

나한테 무슨 짓을 한 거야?

 

도민준: 무슨 짓이라니?

 

나한테 했지? 무슨 짓을.

 

했지? 했어.

 

아무 짓도 안 했는데 내가 이럴 리 없잖아.

 

말을 알아듣게 해.

 

내가 분명 그쪽을 15초 동안 꼬시려고 했는데,

 

내가 넘어갔나?

 

뭐?

 

나 어떻게 생각해? 아니야! 아냐! 아냐!
대답하지 마. 대답하면 죽어!

 

나 다소 쪽팔려서 그런 거니까,

 

뒤돌아 서서 얘기할게. 그쪽은 듣기만 해.

 

내가 이런 애가 아니거든.

 

물론, 그동안 고맙게 해준 건 인정.

 

그렇다고 내가 고마움과 그런 감정을 구분 못하는 애냐?

 

아니거든.

 

고마운 걸로 따지면 휘경이가 훨씬 고맙지.

 

근데 내가 왜 도민준 씨를 곱씹어야 하지?

 

난 늘 곱씹히던 여자야.

 

나의 공항 패션, 내가 바른 립스틱, 나의 빛나는 머리결.

 

늘 사람들한테 곱씹히던 난데,

 

내가 왜 그쪽이 했던 말을?

 

내가 왜 그쪽을?

 

그쪽이 했던 키스...

 

아, 나 미친 건가?

 

나 여자로 어때? 아니야, 대답하지 마!
대답하면 죽어!!

 

도민준 씨?

 

갔나?

 

이건 대답해도 돼.

 

갔어?

 

별에서 온 그대 OST: 케이윌 - 별처럼

 

그대 어디 있어도

 

무얼 하고 있어도

 

그저 이 내 가슴은

 

그댈 느낄 수 있죠

 

사랑할 것 같았죠

 

아, 어떡해?!

 

사랑할 수 밖에 없죠

 

내 눈에, 내 맘 그 안에

 

그댄 별처럼 빛나니까

 

파란 애: 이게 뭐야? 천송이 일진설?

 

빨간 애: 야, 어떤 블로거가

 

천송이 여고 동창 사돈의 팔촌과 옆집 사는, 아주 긴밀한 사이인데,

 

그 사람이 똑똑히 들었대.

 

천송이가 고딩 때 껌 좀 씹었는데,

 

얻어 맞은 애들이 한둘이 아니래.

 

걸리면 그냥 다 죽었대!
-야.

 

천송이 여고 동창 사돈의 팔촌과

 

이웃 지간이라며?

 

그거 엄청 정확한 정보일 거 같은데?

 

일진했던 실력으로 착한 한유라도 그렇게 괴롭힌 건가?

 

그렇다고 봐야지~

 

천송이: 확실해?
-헉.
-헉.

 

나 일진이었던 거 확실하냐고.

 

나한테 걸리면 다 뒤졌던 거...

 

확실하냐고.

 

천송이: 사람이 가만히 있으니까 무슨 가마니로 보고.

 

별놈의 헛소문이 다 떠돌고!

 

안되겠어. 나 기자회견이라도 할까봐.

 

홍사장: 해, 해.
-그렇지?

 

내가 너무 숨어 지냈어. 뭘 잘못했다고?!

 

할 말은 해야겠어, 기자회견.

 

내가 이런 기자회견의 정석을 보여줄게. 봐봐.

 

일단, 웃음기를 쫙 빼.

 

최대한 우울, 청승, 처연.

 

시선은 15도 아래.

 

어, 좋아 좋아. 누가 무슨 말만 해도,

 

울음이 금방 터질것 같은 표정.

 

오~ 잘하네.

 

갈 때 악세사리 이런 거 하지 말고.

 

간만에 카메라 앞에 나가는 건데?

 

화보 찍으러 가는 게 아니잖아~

 

옷은, 위 아래 까만 색.

 

메이크 업은 초췌하게.
-초췌?

 

후줄근하면 더 좋고.

 

후줄근이 나랑 어울리니?

 

동정표 얻기 싫어?!

 

그리고 거즈 손수건 꼭 준비하고.

 

왜?
-마지막에 울 거거든

 

기자회견 내내 울먹 울먹은 하지만,

 

절대 울지는 말아야 해.

 

자칫 추잡스러울 수 있으니까.

 

하지만 마지막 5분 동안에는, 터트려줘야 해.

 

야~ 프로 같다?

 

당연하지.

 

기자회견 어디서 할 거야?

 

글쎄...

 

호텔 같은 데서 해야 되지 않을까? 좀 제일 큰 홀 빌려서.

 

너희 소속사에서 해준대?

 

나 소속사 없잖아.

 

그럼 너 돈 있어?

 

나 거지야. 생거지.

 

내 주변은 왜 다 이러냐?

 

(휴대전화 벨소리)

 

여보세요?

 

여자: 천송이 구두 올리신 분 맞죠?

 

(목소리 변조) 네, 맞습니다. 천송이 구두~

 

얼마 생각하세요? 운포 15?

 

아우, 그건 좀 곤란한데.

 

너무 날로 잡수려고 그러신다.
그거 밀라노에서 직접 사온 거거든요?

 

(원래 목소리) 아우, 짝퉁 아니에요!!

 

(사이렌 소리)

 

아저씨: 아니, 지하 주차장에서 누가-

 

아주머니: 죽었대요?!

 

아니, 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

 

아, 왜 우리 동네에서 이런 일이 벌어져, 안 그래?

 

천송이: 야, 너 밥을 먹지!

 

아, 있어봐. 내가 뭐라도 시켜줄게.

 

천윤재: 됐어. 다 먹었어.

 

넌 하루 종일 어딜 쏘다니다 이제 들어오냐?

 

나야 늘 바쁘지.

 

혹시... 연락 온 데 없었고?

 

누가 날 찾아왔다거나.
예를 들면, 옆집 같은 데서...

 

아니.

 

여자가 용기내서 그런 말까지 했는데,

 

하루 종일 연락 한 통도 없고!

 

다시는 상종하나 봐라!

 

어머?

 

내 보라색 머리 끈 어디 갔지?

 

나 그거 되게 아끼는 건데.

 

도매니저 집에 놓고 왔나 보네~

 

아~ 어떡하나?

 

천송이: 도매니저?

 

도민준 씨?

 

아직 안 들어왔나?

 

서재에 있나?

 

도민준 씨~

 

여기 있어?

 

아, 없네.

 

추운데 어딜 싸돌아 다니는 거야?

 

뭐, 데이트라도 간 거야?

 

도민준: 당신이야? 유검사 그렇게 만든게.

 

이재경: 내가 얘기 해줬잖아.

 

너랑 천송이가 살아있는 건, 내가 살려둬서야.

 

그러니까 감사하라고.

 

난, 감사할 줄 모르는 인간이 제일 싫거든.

 

네가 원하는 게 이거야?

 

이것만 건네주면 다 멈출 거야?

 

그래, 그래야지.

 

그럼 나도, 답례를 해줄게.

 

이게 뭔 줄 알아?

 

동물 포획용 마취총.

 

너 같은 거 한방에 잠재워 주는 거.

 

이 안에 내가, 졸레틸과 럼플을 아주 잘~ 배합했거든.

 

한 방 맞으면, 고통없이 쓰러질 수 있게.

 

나 원래 이런 거 잘 안 하는데,

 

넌 날 건드렸잖아.

 

그래서, 내가 직접 보내주고 싶었어.

 

네 죽음은 그 어떤 죽음보다 자연스러운 자살로 위장될 거야.

 

한유라를 죽이고, 그 사건을 파헤치던 검사까지 테러한 다음,

 

그 부담감을 이기지 못하고

 

스스로 죽음을 택한 거지.

 

지금쯤 네 컴퓨터에, 유서도 작성이 다 돼 있을 거야.

 

장변호사: 다시는 그 사람, 아니 그 누구 앞에서도 선생님 실체를 드러내시면 안됩니다.

 

그동안 그렇게 어렵게 지켜오신 것들 다 잃으실 겁니까?

 

네가 먼저 정리가 돼야,

 

천송이 정리도 쉬울 것 같아서.

 

순서야.

 

큰 상관없으니까.

 

잘 가.

 

내가 뭐랬어?

 

너는 날... 죽일 수 없다고 했잖아.

 

천송이: 선생님, 대답해주세요.

 

의존증이 사랑으로도 바뀔 수 있는 건가요?

 

의사: 뭐, 안된다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특정인에게 의존하고 싶은 심리와 사랑을 혼동할 수는 있겠죠.

 

전 치맥에 의존해요.

 

우울할 땐 늘 치맥을 찾곤 하죠.

 

그렇다고 닭다리를 보고 설레진 않아요.

 

근데 이건 설렌다는 거죠.

 

두근 두근.

 

다른 예를 들어볼까요, 선생님?

 

저는 신상 백 들어보면 설레요.
가슴이 두근거리기도 하죠.

 

그렇지만 걔네들을 못 본다고 해서 입술이
바짝~ 바짝~ 타거나

 

걔네들을 다른 여자들이 들고 있다고 해서
막 죽여버리고 싶은

 

그런 충동이 일어나진 않거든요.

 

근데 이건 막 그래~

 

심장이 두근~ 거리고 입술이 바짝~ 타면서

 

눈 앞에 안 보이면 불안~ 불안~ 한 게

 

그 남자한테 꼬리치는 그 기집애를 그냥 확!

 

죄송해요, 죄송해요, 죄송해요, 선생님.

 

그 남자한테 커피 묻었다고 닦아주는

 

그 기집애 손모가지를 확!! 뽀사 버리고 싶은!

 

이런 감정 뭐죠, 선생님?

 

일단, 약을 바꿔보죠.

 

좀 더 센 걸로. 약 꼬박 꼬박 챙겨드셔야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