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멋진 순간 (A Good Year, 2006)

매치 포인트!

 

이겼죠?

 

나이스 게임

 

저기 루디빈...

 

크리스티가 진짜
내 사촌일지도 모르는데

 

너무 무드 잡는 건
좀 그렇잖아요

 

프랑스 귀족들 절반은
다 사촌과 연애해

 

어쩐지!

 

샤또 라 시로끄

 

허걱! 이걸로 무슨...

 

와인, 와인
라 시로끄만 빼고...

 

라벨이 없네?
이게 낫겠군

 

계단 조심해라, 맥스

 

- 거기 뭐가 보이냐?
- 페르베르요

 

너 지금 방언 하냐?

 

페르베르, 라틴 말로
"끓어오르다"

 

저장고 안의 효모가

 

당분을 알코올로
분해시키는 거예요

 

그때 이산화탄소가 발생해서
거품을 만들죠

 

내가 치매인가?
말해준 기억 없는데?

 

듀플러 아저씨가
설명해줬어요

 

놀랍구나

 

하긴 어리숙한 사람에게도
배울 게 있지

 

듀플러는 밭의 잡초를 뽑는
단순한 일을 할 때도

 

영혼을 담아서 하지
시를 쓰듯이...

 

또 모르지

 

언젠간 그가
네 삶의 모델이 될지

 

전 크면 도박사나
코미디언이 될 거예요

 

맥시-밀리언
내게 물어봐줄래?

 

코미디에서
중요한 게 뭔지...

 

코미디에서
중요한 게 뭐죠?

 

타이밍!

 

타이밍

 

아빠 와인 마셔봤어요?

 

응, 맛이 끔찍하지?

 

손톱 밑 페인트를
닦는 덴 좋더군

 

그래요?

 

난 꼬냑이 좋아
인내심이 없거든

 

와인은 통 취하질 않아

 

그거 마셔봐

 

좀 낫군

 

훌륭한데요?

 

보르도 산처럼
부드러워요

 

와인에 대해
제법 아는 모양인데?

 

나파에선 와인으로
입을 헹군 후 뱉죠

 

그거 재밌군

 

여기서 만든 거예요?
이 포도원에서?

 

코앙 페르두

 

아닐 걸?

 

병은 다르고
코르크는 같네요

 

수수께끼네요

 

삼촌은 늘 수수께끼였지

 

어떤 점에서요?

 

영국을 사랑했지만
프랑스에서 살았고

 

여자를 사랑했지만

 

한 여자에게 오랫동안
정착을 못했어

 

결혼도 안했고

 

모험을 좋아했지만
그의 추억은 모두

 

이 주변 100발자국
안에 있어

 

좋은 추억이었나요?

 

아니

 

굉장한 추억

 

난 올라가서
책이나 마저 볼래요

 

'베니스의 죽음'
내 책인데?

 

결말을 말하지 마요

 

늘 앞부분만 보다
말았는데...

 

찰리, 나야

 

물어볼 게 있어

 

잠깐만, 셜리

 

- 뭔데?
- 프랑스에선

 

사촌과 섹스하는 게
불법일까?

 

- 못 생겼을 때만!
- 말 되네

 

젠장!

 

최강 미국 싸이클 만세!

 

기다리라니?
예약 했어요

 

- 알아요, 죄송해요
- 7시 반으로

 

곧 자리가 날 거예요

 

너무하네!

 

바로 앉게 해준댔잖소!

 

죄송해요
한잔 드시면서 기다리세요

 

서비스로 드릴게요
금방 자리가 날 겁니다

 

빨리 마실거나 줘요
마이타이 더블로!

 

서비스가 개판이니
음식은 맛있겠군

 

댁과 싸울 시간 없어요

 

- 웨이터는 없나?
- 여기서 얼쩡거리지 말고

 

맥도날드 가서
패스트푸드나 사먹어요

 

- 뭐해요?
- 걱정마요, 해봤소

 

- 어디서요?
- 대학 때 최고급 식당에서

 

알바 했지

 

그럼 해봐요

 

명심해요
프랑스에선 손님 대신

 

웨이터가 왕이에요

 

6번 테이블

 

16번예요

 

뭘 드실까요?

 

웨이터, 여기 좀 와봐요

 

어디 가는 거요?
웨이터!

 

미국 말 알아요?
프랑스어라 잘 모르겠네

 

그냥 주문할게요

 

난 랜치 드레싱 얹은
니스식 샐러드요

 

드레싱은 저 칼로리로...

 

네, 오일은 빼줘요
다이어트 중이라

 

베이컨 조각 좀 뿌려주고

 

맥도날드 가서
패스트푸드나 사드시죠

 

여기 종업원들 왜 이래?

 

자요, 팁이요

 

도와줘서 고마워요
이제 해고예요

 

듀플러 말이
고드에서 자랐다던데?

 

자란 건 아니고
여름마다 엄마와 왔었죠

 

여름을 여기서 지냈어요

 

그럼 만난 적이 있겠군

 

어릴 때도 난 무척
까칠한 애였어요

 

이 동네, 잘 알죠?

 

주머니 두둑해진 남자가
여자와 갈만한

 

괜찮은 술집이 어디요?

 

왜요?

 

데이트 신청하는 거예요?

 

오해를 풀고 싶소

 

사람들 치어 죽이는 걸
즐기는

 

변태로 여길까봐...

 

관심 없어요

 

안녕히 가세요

 

일요일 밤 8시
플라체드레땅

 

늦지 마요

 

그날 봅시다

 

맙소사!

 

사람 살려!
전갈이 있어요, 전갈!

 

맙소사!

 

라벤더를 왜 버려?

 

천만에!

 

춤 잘 추네요, 루디빈

 

고마워!

 

헨리가 그리워

 

춤을 정말 잘 추셨지

 

같이 출까?

 

- 왜 그래?
- 테니스 쳤어요

 

가여워라

 

반창고를 붙여줄까?

 

- 약 발라줘?
- 됐어요

 

이따 저녁에
우리 집으로 와

 

내가 맛있는 요리 해줄게
귀여운 맥스

 

양조쟁이,
프랜시스 듀플러요

 

전 사생아
크리스티 로버츠예요

 

헨리를 꼭 빼닮았네
코도 그렇고

 

23년간 부친과 난
이 포도원을 가꿨소

 

지금도 하늘에서
날 돕고 계실 거요

 

저건 처음 심은 묘목이죠
이젠 늙고 병들었소

 

이쪽 건 좋네요

 

이쪽 밭도 끝장났어요

 

온통 석회석뿐이요

 

석회석은
햇빛을 흡수해서

 

밤에 보온을 해주죠

 

캘리포니아 포도 농장에서
여름마다 알바 했어요

 

캘리포니아 와인은
값싼 음료수지

 

그쪽 농장주들이 들으면
화내겠네

 

헨리의 따님이 오셨으니
견학 좀 시켜드릴까?

 

그 양반의 영혼도
함께 할 거요

 

배관공, 위베르의
청구서예요

 

- 얼마냐?
- 87프랑이요

 

서명해

 

헨리 스키너

 

- 다음은?
- 차 수리공

 

그 놈한텐 돈 못줘

 

차를 고쳤는데도
자꾸 가다 멈춰

 

- 다음은?
- 쟝 삐에르 레주아

 

- 그건 얼마야?
- 2천프랑

 

서명해

 

넌 천재야, 맥시-밀리언

 

나도 속겠다

 

- 사진 반응이 좋아
- 그래?

 

- 살 사람이 줄 섰어
- 잘 됐네

 

제법 큰돈을 받겠어

 

그래서 내가
현장에 가볼까 해

 

비행기 예약했어
내일 오후에 도착해

 

잘됐네, 집 청소하고
개줄을 묶어둘게

 

개줄을 묶어둬?

 

아니, 개는 안 키워
말이 그렇다구

 

내일 봐

 

근사하지?

 

- 한잔 해야겠군
- 그래야죠, 멋지네요

 

안녕

 

별 말씀을...

 

헨리의 따님도
불렀는데, 괜찮지?

 

한잔 줘?

 

봉주르, 사촌

 

고용인들과 꽤 친해졌군

 

- 드레스는 어디서 났어?
- 아버지 옷장에서요

 

짠!

 

그 옷 주인은
알몸으로 갔나?

 

열심히 일한 후의
소박한 식탁!

 

에그플랜트, 캐비아예요
환상이죠

 

종달새 고기

 

머리는 누가
먹어치웠어요?

 

이 지방 특산 버섯이요

 

마지막으로 이건
멧돼지 스튜

 

레드 와인과
돼지 피에 재운 거야

 

식욕이 확 돋네요

 

여보, 좀 썰어

 

와인 줄까?
라 시로끄야

 

- 크리스티? 와인?
- 됐어요

 

아버지

 

아버님은
프로방스어를 쓰셔

 

지금은 사라진 언어지

 

시인이나 남색꾼들 외엔
쓰는 사람이 없어

 

남색꾼이 뭐예요?

 

오늘밤에 알게 해줄게

 

아스파라거스가 맛있네요

 

- 고마워
- 너무 질기지만

 

맛있어요

 

멧돼지 스튜도

 

먹어본 중에 최고예요

 

빵 좀 줄래?

 

미안해

 

이건 르 코앙 페르두야
차고 와인

 

부띠끄 와인과
비슷한 거죠

 

작은 포도원에서
소량 생산되는 명품

 

과대 평가됐지

 

웹사이트엔

 

프로방스의 전설이라고
나왔던데요

 

수집가들도
제조자를 몰라요

 

이제 치즈를 먹어볼까?

 

치즈 가져와요?

 

자, 그럼...

 

할아버지,
조금만 줘보세요

 

이게 뭔지 알아요?

 

내가 빚은
마끄 드 프로방스요

 

향이 강하지만
맛이 끝내줘요

 

부친께 전수 받았지

 

마셔봐

 

뭘 보고 크리스티가...

 

헨리의 딸이라고
확신하죠?

 

그야 코를 보면 알지

 

코! 헨리 삼촌의
그 멋들어진 복 코!

 

코 말고 딴 건?

 

크리스티의 말이
사실이라는 증거 말예요

 

헨리가 캘리포니아 얘기를
한 적이 있나요?

 

여자가 있단 말 했어요?

 

술 취했을 때 우연이라도
말한 적 있어요?

 

숨겨둔 자식이 있다고?

 

이상하잖아

 

헨리가 미국 여자와
아이를 낳아요?

 

어쨌든 자네보단...

 

크리스티가 훨씬
헨리를 닮았어

 

난 아버지에 대해
알고 싶을 뿐예요

 

내 뿌리에 대해
알고 싶다고요

 

당신이 내 말을
믿든 안 믿든...

 

두 분, 할아버지 덕분에
정말 즐거웠어요

 

- 아버님이 배웅해주실 거야
- 조용히 해, 루디빈

 

포도나무들이
절 지켜주겠죠

 

- 잘 자
- 괜찮아요?

 

괜찮아요

 

- 뭐해?
- 구두를 잃어버렸어요

 

한쪽이 안 보여요

 

왜 헨리가 내 아버지가
아니란 거죠?

 

누군가와 내 추억을
나눠 갖기 싫어

 

- 날 못 믿는 거죠?
- 그런 문제가 아냐

 

어릴 때 부모님이
돌아가셨다면서요?

 

나도 아버지 없이
자랐어요

 

내가 당신의 유일한
혈육일지도 몰라요

 

그러니까 확실히 해야지

 

내가 어릴 때 쓰던 방이야

 

내겐 세상에서

 

가장 편한 안식처였지

 

일찍 자라
심부름해라

 

잔소리하는 사람도 없고

 

헨리를 사랑했지만
표현을 못 했어

 

마음이 아파

 

그 여름의 추억들이
날 키웠는데...

 

고마워요, 맥시-밀리언

 

맙소사 헨리...

 

숫자가 전혀 안 맞네

 

허위 장부를 기재하셨군

 

- 네?
- 나의 벗, 맥스!

 

나의 동지, 애미스!

 

잘렸다니 안됐군

 

자네 정보망은
언제나 틀리는군

 

게다가 늘 한발 늦고!

 

작전도 적당히 써야지
이 사기꾼아!

 

참 자네 덕에

 

애스턴 마틴 펀드로
돈 좀 벌었어

 

꽃은 받았나?

 

무슨 개소리야?

 

- 야비한 협잡꾼
- 계속해

 

- 넌 인간도 아냐
- 개자식

 

다 들려!

 

누굴 개자식이래
이 저질 속물아!

 

안녕하세요
장마리 브루니에입니다

 

묘목을 살펴보러 왔어요

 

양조 감정사시군

 

장화를 신어요
갑시다

 

- 젬마, 오랜 만이야
- 맥스

 

곧 케니의 따까리로
전락하실 것 같네요

 

- 내 자리가 편하대?
- 들어봐요

 

명심해
먹느냐 먹히느냐야

 

팔아, 몽땅 팔아!

 

팀장님 공로까지
꿀꺽했어요

 

아이디어를 준 게
자기라고

 

떠들고 다녀요

 

그 뻔뻔한 야심 땜에
애초에 걜 채용한 거야

 

팀장님 자릴 노려요

 

비위를 맞춰주면서

 

- 일단 내버려둬
- 알았어요

 

- 어때요?
- 내 생각대로요

 

- 잘됐네요!
- 아뇨, 내 말뜻은

 

형편없다구요
최악이에요

 

이거 닭똥 맞죠?

 

봐요, 상태가 형편없네

 

프랑스어로 "모르"
완전히 죽었단 뜻이오

 

이런 세상에, 세상에!

 

이건 아주 어린 묘목인데

 

봐요

 

한번 감정해 봅시다

 

완전히 최악이네요
유감입니다

 

포도밭이 아닌
돌밭 같군요

 

이게 뭔지 알아요?
벵당쥬 베르떼

 

포도송이 2/3를
잘라낸 거죠

 

남은 송이에
영양이 집중되게

 

왜 그런 짓을?

 

좋은 포도를 생산하려는
최후의 노력이겠죠

 

알 것 같긴 한데...

 

그래서 결론이 뭐죠?

 

와인 만드는 사람이
노력을 많이 했지만

 

토양의 상태가
구제불능이네요

 

가치가 없어요

 

완전히 최악예요

 

감자나 호박을 심는 걸
고려해 보시죠

 

곧 자세한 분석 의견과
청구서를 보내죠

 

감사합니다

 

이봐

 

거기서 지금 뭐해?
미쳤어?

 

그건 삼촌 유품이야
없애면 안돼!

 

아빠가 처칠에게
마티니를 만들어줬대요

 

1975년엔 아멜리에
에어하트와 춤도 췄고

 

에어하트는
30년대에 죽었어

 

삼촌은 허풍이 좀 심했지

 

지나친 환상은 버려

 

그 양반의 실체를
말해줄까?

 

헨리 스키너는
현실이 두려워서

 

술에 묻혀 살다
외로운 죽음을 맞았어

 

이곳은 아빠 삶의
전부예요

 

내 앞의 이 풍경

 

이곳이 아빠께
소중한 곳이었다면

 

팔아 치우는 건
도리가 아니죠

 

난 내일 떠나요

 

샌프란시스코에서
얻은 보물!

 

삼촌!

 

- 어서 뛰어!
- 하나, 둘...

 

 

집은 열심히 수리중이야?

 

찰리, 새벽부터
일하고 있어

 

그래? 안됐네
혼자 고생하고 있으니

 

우린 영국인이잖아
근면성실의 표본!

 

그래

 

- 어디야?
- 밖에 와 있어

 

내 처음의 평가액은
싹 무시해버려!

 

5백만달러를 못 받으면
내가 네 동생 한다!

 

왜?

 

- 맙소사
- 왜?

 

이건 재앙이야

 

평가가 이러면
백만달러는 깎여

 

최대한 비싼 값에

 

최대한 빨리 팔아치워줘

 

듀플러를 계속
고용하는 조건이야

 

최선을 다해볼게

 

저녁 계획은 뭐야?
스테이크 만찬?

 

반주 한잔하며
브릿지 한판?

 

남자는 브릿지 안 해

 

난 이따 꼭 가야할
문화행사가 있어

 

나도 갈까?
여자들도 와?

 

노 그리고 예스

 

제일 친한 친구를
이 으스스한 성에

 

혼자 두고
놀러 나가겠다?

 

뭐가 으스스해?
오버하지 마

 

그리고 너 말고
또 한명 있어

 

잘 사귀어봐

 

맥스, 죽은 줄 알았어요

 

월요일 장이
하락할 거라던데

 

국채 28종목을

 

현물없이 공매로
99.10에 팔면 어떨까?

 

위험하지 않을까요?
장이 발칵 뒤집힐 텐데...

 

나 대신 대박 터뜨려봐

 

축하 인사 받을 때
내 공도 잊지 말라구

 

그러죠
고마워요

 

그래

 

누군가 국채를
공매합니다

 

스키너

 

이번엔 안돼
이 비열한 인간아

 

사들여, 사들여!

 

있는 대로 몽땅 사들여!

 

저기요?

 

누구 있어요?

 

아무도 없어요?

 

- 안녕하세요
- 누구세요?

 

찰리 친구, 맥스예요

 

아니, 맥스 친구, 찰리요

 

맥스 친구 아저씨

 

올라와서
제 등 좀 봐주세요

 

고마워요

 

당신이 예쁘단 말 했든가?

 

네, 풀장에서
내 치마 속을 훔쳐보며...

 

난 역시 변태야
사과하겠소

 

- 오늘 멋지군
- 당신두요

 

삼촌의 단골 재단사의
작품이요

 

르 코앙 페르두

 

실물은 처음 봐요

 

이 술 알아요?

 

비싼 건데

 

- 날 꼬시는 거예요?
- 아니, 천만에!

 

그런 생각 안 해봤소
절대로 10번 이상은

 

지금은 잘 익은
석류 색깔이 나요

 

젠장

 

약장에 연고 있어요

 

아스피린과
얼음도 좀 주세요

 

- 참, 크리스티예요
- 찰리요

 

- 안녕하십니까?
- 액센트가 멋지네요

 

고마워요

 

엉덩이가 멋지네요

 

나에 관해 알아둬야
할 게 있어요

 

뭔데?

 

나, 엄청 까다로워요

 

이거 엄청 영광이네

 

게다가 엄청 의심도 많고

 

엄청 분별도 없고

 

엄청 성질도 나빠요

 

무진장 질투도 심하고
뒤끝도 많아요

 

근사한 밤이 되겠군

 

로마는 별로예요
복잡해서...

 

관광객들로 늘 북적대죠

 

그럼 어디로 간담?
베니스?

 

거긴 침몰중이요

 

게다가 잘못하면
운하에 빠져...

 

미안

 

곤돌라에 치여요

 

반면 런던은 완벽하죠

 

개인 관광 가이드도 있소
바로 나!

 

내 등에 집중해요

 

미안

 

이제 단둘이 됐네

 

나도 내 얘길 솔직히 하죠

 

난 냉정한 인간이요
무감각할 만큼

 

사람에 대한 믿음도 없소

 

유일하게 사랑했던 삼촌도

 

10년이나
연락을 않고 살았소

 

많이 슬퍼하셨어요

 

당신에게 기대가
크셨으니까

 

삼촌을 알아요?

 

이 동네 여자라면
그 분을 모를 수가 없죠

 

설마 당신과도
에드문도의 LP를 틀고...

 

룸바를 췄냐고요?

 

아뇨

 

- 고마워요
- 내가 꼬시려고는 해봤죠

 

그랬겠죠
멋진 분이니까...

 

 

내가 왜 이곳을
잊고 살았을까?

 

여기가 좋아

 

이곳에 취했소

 

전갈이다!

 

전갈이다!

 

내 침실에 전갈이 있어요!

 

나 출근해야 돼요

 

그건 남자 대사 아닌가?

 

왜 당신과 밤을
보냈는지 알아요?

 

당신은 여기 온 목적을
이루고 나면

 

떠나서 안 올 테니까...

 

우리에게 미래는 없어요

 

난 그게 더 편해요

 

런던 노팅힐에
당신 카페를 차리면 어때?

 

런던엔 좋은 카페가 없어

 

넘겨짚지 마요

 

갈 데 없어서
여기 사는 거 아녜요

 

여긴 내 삶과 안 맞아

 

그게 아니죠

 

당신 삶이
여기와 안 맞는 거죠

 

다이빙대는 어딨어?

 

값은 잘 받은 거지?

 

응, 감정 결과에 비해
잘 받았지

 

찰리, 나...

 

사랑에 빠졌나봐

 

그럴만 하지
아무리 사촌이라도...

 

크리스티 말고

 

참석해야 할 행사가
여자였어

 

페니 샤넬이라는 여자

 

이 성, 팔지 말까봐

 

맥스, 넌 지금

 

프랑스 여자에게
콩깍지가 쓰인 거야

 

찬물로 샤워하면
생각이 바뀔 걸?

 

별장으로 쓸까봐
주말과 휴가용으로

 

네가 따르던 상관이
15년 만에 휴가 갔을 때

 

어떻게 됐지?

 

- 내가 그 자릴 뺏었지
- 내 말이!

 

맥스 스키너에게
휴가는 없어

 

맥스 스키너는

 

돈을 벌뿐이야!

 

네가 잘하는 일이나 해

 

성을 팔려면
여기다 서명해

 

왜 노래를 불러주죠?

 

땅이라는 건
비와 햇볕 못지않게

 

조화를 필요로 한단다
균형!

 

노래하는 나를
누가 비웃으면

 

난 말했지
"나무는 열매로 화답한다"

 

이게 그 열매야

 

자네, 후회할 거야

 

- 무슨 소리예요?
- 이게 르 코앙 페르두일세

 

말도 안돼요

 

감정사는
감자나 기르라던데...

 

내가 돈 주고 부탁했어

 

이 땅이 별 볼일
없어 보이면

 

그냥 놔두고
떠나버릴 줄 알았거든

 

왜 말 안 했죠?
왜 날 못 믿고?

 

자네라면 자넬 믿겠나?

 

이 묘목,
인증 안 받은 거야

 

삼촌은 자넬
후계자로 원했지만

 

한편으론 못 미더워했어

 

늘 말했지
"내 조카는 이기적이야"

 

"삶의 즐거움도
모르는 애한테"

 

"어떻게 여길 맡기겠나?"

 

그래서 유언장도 못썼는데

 

결정을 내리기 전에
돌아가셨어

 

이미 팔아버렸어요

 

결국 삼촌이
걱정하셨던 대로 됐군

 

최고 입찰가에
삼촌의 영혼을 팔았어

 

유일하게 자넬
사랑했던 분을 배신했어

 

받아

 

이곳은 헨리의 전부였어!

 

코앙 페르두, 1983

 

- 이거요
- 잘 골랐다

 

아직 다 숙성이 안됐어

 

좋은 건 잘 돌보며
지켜봐줘야 돼

 

제대로 성숙해가게

 

이대로 가면 안되죠

 

왜 안돼요?

 

어젯밤은요?
내가 치료도 해줬잖아요

 

고마웠어요

 

덕분에 손에
동상을 입었어요

 

꽁꽁 얼었나요?

 

당신의 심장처럼

 

안녕, 찰리

 

안녕, 크리스티

 

어디로 가?

 

결정 안했어요

 

이거 받아
책이야

 

다 안 읽었잖아

 

코가 삼촌을 닮았어

 

안녕, 사촌

 

사랑하는 맥스

 

연락이 끊긴진
꽤 오래 됐다만

 

내가 사정이 생겨
네 도움이 필요하구나

 

나, 이제 얼마 못산다

 

주치의가 언제부턴가
내 건강 얘긴 피하고

 

날씨 얘기만 하더구나

 

난 늘 믿어왔다
죽음도 난 피해갈 거라고

 

유언장도 안 써놨지

 

괜히 부정탈까봐...

 

그래서 지금
네 도움이 필요해

 

내겐 딸이 있다

 

크리스티 로버츠라는...

 

만난 적은 없어

 

걔 엄마인 앨리슨은

 

캘리포니아 북부의
포도원 가이드였지

 

맥스, 걜 찾아다오

 

그 애에게 이 땅을
물려주고 싶구나

 

섭섭해 하진 말아라

 

넌 성공했으니
유산이 필요없잖니

 

이해해주길 바란다

 

빛이 바랬어도
라 시로끄는 나의 전부야

 

크리스티도 이곳에서

 

나처럼 행복했으면 좋겠다

 

걔가 여기서 살면 좋겠어

 

내가 남기고 가는 건
라 시로끄와 그 아이 뿐이니까

 

널 사랑하는 삼촌

 

널 사랑하는 삼촌

 

헨리 스키너

 

헨리 스키너

 

사소한 문제가
생겼습니다

 

무슨 소리요?
문제라뇨?

 

맥스, 살아 오셨네요

 

넥타이 좋군
모친이 세련되셨나봐?

 

환영해요, 팀장님

 

그러시겠지

 

이 나쁜 인간!

 

머리 모양이 멋진데?

 

날 물 먹였어!

 

왜? 나 없는 동안에 잘렸나?

 

공매했다가
순식간에 거덜났소

 

저런 딱해라

 

6백만달러를 날렸소

 

난 연관 없어
정직 상태였잖나

 

개자식!

 

안녕, 쫄따구들!

 

안녕, 팀장님!

 

안녕, 맥스

 

좀 달라뵈요

 

밀린 서류와
에스프레소 한잔!

 

나이젤 경이 기다리세요

 

커피 빨리 줘

 

반 고흐야

 

사무실 자물쇠 튼튼하죠?

 

순진하긴

 

진짜 아냐
진품은 금고에 넣어놨지

 

저 모조품도 20만유로야

 

앉게

 

예술은 열정이야, 맥스

 

난 열정으로 말을 키워
차도, 돈도...

 

다 소유욕 아닙니까?

 

내 말 안 끝났네!

 

내 말 끝나면 얘기해
꼭 할 말이 있으면!

 

자네가 휴가를 즐길 동안
난 곤혹을 겪었어!

 

제 덕에 즐거우셨다니
다행이네요

 

맥스!

 

자네 배짱은
이 바닥 최고지

 

허나 모험엔
대가가 따름을 명심해

 

받게

 

1시간 주겠네

 

팀장님, 나도 짐 싸야 돼요?

 

맥스!

 

샤넬 부인이
견학하실 동안

 

페니와 사이좋게 놀아

 

'베니스의 죽음'을
마저 읽으려 했는데

 

제목만 들어도
결말이 뻔 하네, 뭐

 

- 갖다올게
- 가시죠

 

이 성엔 볼거리가
많습니다

 

내 침실에서 보는
풍경도 멋지죠

 

'0'이 엄청 많네요

 

그 돈과 경영권 중

 

하나를 택하래

 

내 조언을 들어요, 맥스

 

공동 경영자가 되면
평생이 보장돼요

 

53세에 경영자가 된
나이젤 경을 봐요

 

그래

 

성공했지

 

결정했나?
돈인지 인생인지?

 

그 진품은
언제 감상하세요?

 

보긴 하세요?

 

늦은 밤 몰래

 

금고를 열고 보나요?

 

하고 싶은 말이 뭔가?

 

결정했소

 

시간 더 드릴게요

 

아니, 정했어요

 

확실해요?

 

물론이지

 

그럼 뭘로 하실래요?

 

스프 돼요?

 

스프 타임은 끝났어요

 

나도 직장을 끝냈소

 

생선은?

 

떨어졌어요

 

나도 도시에 정 떨어졌어

 

나 바빠요
있는 메뉴로 시켜요

 

나와 평생을 함께 할
까칠한 여자 한명

 

디저트로는 질투 한 접시

 

당신 향이 나는
와인 한 병과

 

사랑이 가득한 와인 잔도

 

용서해줘

 

가끔 내 입술이

 

내 허락도 없이
멋대로 행동해

 

기억하는군요
어릴 때 풀장에서

 

내가 속삭였던 말

 

당신도 기억하나본데?

 

그게 당신이었다는 걸
방금 깨달았어요

 

맥스

 

듀플러, 안돼요!

 

포도밭을 일군 건 나요!

 

- 내 말 들어요!
- 안돼요

 

그 포도송이는
자르면 안돼요!

 

늘 그렇게 해왔소!

 

잘라내면
향미와 색감이 죽어요!

 

자를 생각 마요

 

안 자르면
맛이 엉망 돼요!

 

- 자를 생각 마요
- 시고 떫어져!

 

바로 그게 향미죠!

 

발로스나 슈퍼투스칸도

 

그런 향미 땜에 잘 팔려요!

 

맥스, 마침 잘 왔네

 

저 고집불통 아가씨랑
난 일 못해!

 

사실은 무지 맘에 들어

 

꼭 헨리 같아
엉덩이도 예쁘고

 

저 사람 진짜 짜증나요

 

프랑스인들, 왜 저래요?

 

참, 잉크 말예요

 

다 떨어졌길래 사놨어요

 

혹시 몰라서요

 

편지 쓸 일이 또 생길까봐...

 

- 네?
- 크리스티는 잘 있지?

 

아파트는 팔렸어?

 

그 가격대라면 금방 팔려
좀 남기고 팔아줄게

 

좀 남겨?

 

40% 안 붙여주면
가만 안 둬

 

맥스, 거기 생활은
얼마 안 가 싫증날 거야

 

그럴지 모르지

 

지금은 콩깎지에 씌여서

 

황홀하고 멋지게
보이는 것도

 

곧 끔찍한 일상으로 변해

 

몇 달간 놀면서
먹고 마시고 자고

 

섹스만 하다보면

 

나중엔 지루해서
미칠 거야

 

그럼 뭘 할래? 글 쓸래?

 

점심이요!

 

친구로서 장담해

 

넌 오래 못 버텨

 

두고 보면 알겠지

 

이건 좋아, 이건 괜찮소

 

고마워요

 

찰리 전화야

 

불어로 말해요

 

알았소

 

저건

 

나무예요

 

저건

 

새예요

 

당신 피부는

 

부드러워

 

내 눈은 푸른색이에요

 

신비스러운 푸른색이지

 

내 입술은 붉은색이에요

 

매혹적인 붉은색이지

 

그럼, 당신이 래퍼예요?

 

쟤가 래퍼예요
난 매니저고

 

난 제스멘다예요
그냥 젬마로 불러요

 

어느 멋진 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