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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막 : 여 리 나

 

"NETFLIX 제공"

 

"실종
릴리 브리지스"

 

"사사가와 번역"

 

- 안녕하세요
- 안녕하세요

 

복귀했네

 

응, 드디어

 

뉴스 봤어?

 

아니

 

세상에, 어디 있더라

 

야마다 씨, 신문 갖고 있어요?

 

미안해요
고맙습니다

 

이거 봐

 

"도쿄만에서 시신 일부 발견"

 

릴리일지도 모른대

 

당신한테 전해주라던데

 

- 다른 건 없나요?
- 날 왜 이리 괴롭히는 거요?

 

댁 때문에 죽을 수도
있으니까요, 형사님

 

루시

 

루시

 

응?

 

"수재나 존스 소설 원작"

 

저는 오구치 형사입니다

 

이쪽은 카메야마 형사고요

 

몇 가지 질문이 있습니다

 

괜찮으시죠?

 

 

"도쿄, 1989년"

 

이름을 말씀하세요

 

루이사 플뤼

 

외국인 등록증에
적혀 있어요

 

나이는요?

 

그것도 적혀 있어요

 

직업은 뭐죠?

 

사사가와에서 번역가로 일합니다

 

일본어 하나요?

 

물론이죠

 

왜 얘기 안 했죠?

 

안 물어봤으니까요

 

- 왜 얘기 안 했지?
- 죄송합니다, 몰랐습니다

 

- 일 좀 제대로 해
- 죄송합니다

 

- 잘난 인간일 줄 몰랐네요
- 다 알아듣습니다

 

조심해 주시죠

 

릴리 브리지스가 실종되던 날
얘기를 들어봅시다

 

마지막으로 얘기를 나눈 게
당신이었다던데요

 

1분쯤 얘기했고

 

릴리는 바로 갔어요

 

전 집으로 들어갔고요

 

이웃 얘기와 다르군요

 

당신이 몇 분 후에
집을 나섰다던데요

 

우산도 없이

 

맞아요

 

그럼 릴리를 만난 건
그게 마지막이 아니었던 건가요?

 

- 못 찾았어요
- 왜 따라갔죠?

 

내 물건을 돌려받으려고요

 

- 뭐죠?
- 코트요

 

다시 만났던 겁니까?

 

못 찾았다고 했잖아요

 

역으로 갔을 거라고 짐작했죠?

 

- 그게 뭐요?
- 그런데 역엔 안 가봤다?

 

대답해요!

 

같은 질문에
몇 번이나 대답해야 하죠?

 

플라이 씨

 

일본에 온 지는 얼마나 됐죠?

 

5년 2개월 됐어요

 

가족도 함께?

 

혼자 왔습니다

 

아버지 직업은?

 

전기 기술자세요

 

형제자매는?

 

일곱입니다

 

여섯이네요

 

한 사람이 죽었거든요

 

물론 독신일 거고?

 

- 물론입니다
- 애인은?

 

없어요

 

정말입니까?

 

정말입니다

 

양해도 안 구하나요?

 

난 원래 그래요

 

왜죠?

 

그 장면을 놓치니까

 

사람들이 화 안 내요?

 

사람은 안 찍는데요

 

그럼 무슨 사진을 찍죠?

 

 

건물

 

반사된 빛

 

그런 걸 찍어요

 

그런데 날 찍었잖아

 

테이지라고 해

 

루이사 플뤼

 

그런데 다들 루시 플라이라고 불러

 

여기서 일해

 

그래?

 

무슨 카메라야?

 

올림푸스 OM1

 

렌즈는 주이코 50mm인데

 

- 굉장히 빨라
- 재밌네

 

정말?

 

별로

 

대화를 이어나가려는 거지

 

왜?

 

평범한 사람들은 그러니까

 

- 너 안 평범하잖아
- 너도 그렇고

 

평범한 척하지 말자

 

좋아

 

처음부터 서로에게
솔직하게 대하는 거야

 

난 종일 얘기하는 사람들을 지켜봐

 

온갖 얘기를 다 하면서
진짜 생각은 얘기 안 하지

 

맞아

 

그럼...

 

네가 지금 진짜로 생각하는 건?

 

다 말해줘

 

다?

 

다 감당할 테니까

 

좋아

 

국수는 너무 뜨겁고
국물은 너무 짜

 

데이트라고 하기도 애매하지만
최고로 이상한 데이트야

 

낯선 사람을 믿으면 안 되니까
지금이라도 가는 게 좋겠지

 

왜 안 가?

 

네게 끌리니까

 

약간

 

다행이네

 

잘됐네

 

이제 너도 솔직히 말해봐

 

그럴게

 

무슨 생각 해?

 

널 찍고 싶어

 

아까 찍었잖아
그거 말고는?

 

그 생각뿐이야

 

내 비밀이야

 

엄청 근사하다

 

고마워

 

여기서 혼자 살아?

 

응, 와본 사람 몇 명 없어

 

기다려

 

금방 올게

 

어디에 설까?

 

어디든

 

뭘 하면 돼?

 

뭐든

 

포즈 취해본 적 없는데

 

정식으로는

 

그럼 내가 처음이네

 

이리 와

 

다행이다

 

들려?

 

지진 후에만 들리는 건데

 

들려?

 

 

들려, 뭐야?

 

내 친구가 타나바타 축제 때
행사를 기획하는데

 

우리더러 연주해 달래

 

2개월밖에 시간이 없잖아

 

연습을 주 2회로 늘리면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렇네요

 

해보는 거죠

 

루시

 

이거 생일 선물이야

 

이런 걸 다

 

대단한 건 아니고

 

내가 만든 거야

 

고맙습니다

 

- 생일 축하해
- 축하해

 

집에 많아
내가 직접 가꾼 거야

 

아무한테나 주는 게 아니지

 

너무 좋네요

 

루시 플라이, 잘 지냈어?

 

- 노래 잘하네
- 그래?

 

고마워, 최선을 다했지

 

가서 새 친구랑 인사해

 

갈피를 못 잡고 있어

 

달에 떨어진 기분이라니까

 

도울 수 있는 건 도와주면 좋겠어

 

알았지?

 

루시, 이쪽은 릴리야
릴리, 루시 플라이야

 

- 안녕하세요
- 반가워요

 

생일 축하해

 

- 고마워, 나쓰코
- 생일이에요?

 

생일 파티에 초대해 줘서 고마워요

 

파티는 아니지만 잘 왔어요

 

오늘의 주인공을 위해
샴페인 딸까?

 

- 난 삿포로로 부탁해
- 나도

 

- 알았어
- 같이 가자

 

미안해요

 

- 이쪽으로...
- 네

 

일본에 온 지 얼마나 됐어요?

 

3주 됐어요

 

완전 정신없어요
모든 게 너무 다르니까

 

다들 그래서 온 거겠죠

 

맞는 말이에요
DC 생활에 질려서 떠버렸거든요

 

어디서 왔어요?

 

국적은 스웨덴이에요

 

그런데 워낙 오래돼서
여기가 고향 같아요

 

일본인 루시

 

밥한테 들었는데
집을 구하고 있다죠?

 

빨리 좀 구하고 싶어요

 

스트레스가 얼마나 심한지
두드러기까지 올라왔다니까요

 

바에서 일도 하고 집 구하라고
아빠가 돈도 보내주시는데

 

일어를 못 하니까
집을 구할 수가 없어요

 

그렇죠

 

일본어 잘한다면서요?

 

그럭저럭요

 

좋겠어요
나도 잘하고 싶다

 

너 죽여버릴 거야

 

왜?

 

공통점이라곤 없는 애랑
엮여서 치다꺼리하기 싫어

 

그런 거 아니야
온 지 얼마 안 돼서...

 

도쿄에 처음 오는 사람들

 

치다꺼리 다 해주다간
내 시간 다 뺏길 거야

 

맘대로 입 놀려서 미안해

 

그런데... 꽤 괜찮잖아

 

그래서?

 

그래, 네 말이 맞다

 

거의 다 됐어

 

이제는 정지 차례야

 

그리고 정착 과정

 

이것도 좋다

 

여기 이 자국이 좋아

 

흉터?

 

 

정말 아름다워

 

지난번에 만난 남자하고는 어때?

 

괜찮아

 

간장 스타일이야
케첩 스타일이야?

 

뭐?

 

일본 사람 얼굴
평가할 때 하는 말이야

 

동양적인지 서구적인지

 

간장 스타일인 것 같은데

 

그럼...

 

다른 건 어때?

 

- 뭐가?
- 알잖아

 

- 침대에서
- 아직 그런 거 없었어

 

정말?

 

- 천천히 가려고?
- 내가 정하는 게 아니야

 

완벽해

 

필름 갈아야겠다

 

뭐 하는 거야?

 

그런 거 부탁한 적 없어

 

- 엄청 타이트하네요
- 맞아

 

후리소데라는 거야
기쁜 날 입는 옷이지

 

미혼 여성이 입는 거죠?

 

젊은 미혼 여성이 입는 거지

 

됐다

 

다 됐어, 이제 봐

 

정말 예쁘다

 

일본에서 독신 여성으로
사는 건 쉽지 않죠

 

힘들지

 

결혼 생각 해보셨어요?

 

아니

 

직업 때문에 그래
나 판사잖아

 

남자들이 좀 위축되더라고

 

게다가 이젠 너무 늙었어

 

아직 젊으세요

 

일본 남자들 눈엔 안 그래

 

홀아비는 만날 수 있겠지

 

아니면 골골하는 노인이나

 

그런데 시간이 없어

 

맞아요

 

일도 있고 친구들도 있고

 

현악 4중주단도 있고

 

노인네 기저귀 빨겠다고
포기하긴 아깝잖아

 

야마모토 씨 오셨나 봐요

 

케이크 받아드려야겠어요

 

루시, 구급차 불러!

 

야마모토 씨

 

야마모토 씨!

 

- 말해봐
- 야마모토 씨가 죽었어

 

나랑 인사하다가 계단에서 굴렀어

 

목이 부러졌대

 

죽음이 항상 날 따라다녀

 

- 알 것 같아
- 넌 몰라

 

절반도 이해 못 할 거야

 

너도 언젠가 내게 말할 거고

 

나도 나에 대해
네게 말하게 될 거야

 

처음 본 순간, 우린 서로에게
진실할 거란 걸 알았어

 

분명히 알았어

 

보여줄 게 있어

 

날 키워주신 이모님이야

 

이모가 돌아가신 후
가고시마를 떠나 도쿄에 왔어

 

미인이시네

 

우린 죽음의 공기 속에 살아

 

하지만 우린 살아 있지

 

테이지 마쓰다라는 사람을 아나?

 

네, 알아요

 

릴리 브리지스도

 

그 사람을 알았고?

 

 

그 사람을 처음 만난 건?

 

5월 3일요

 

정확히 기억하고 있나 보군

 

그날 확실해요

 

마쓰다 씨가...

 

남자 친구였나?

 

한동안요

 

내가 물어봤을 때는
왜 얘기 안 했죠?

 

시제가 달랐으니까요

 

지금 살인사건
수사 중인 거 몰라요?

 

면식범 짓이 분명하다고요

 

심각한 상황이라고

 

왜 이리 비협조적이죠?

 

일본 여자들과 다르군요

 

다르지 않아요

 

도로 이름이 하나도 없는데
사람들은 길을 어떻게 찾지?

 

숫자 세는 법은 배워야겠어

 

- 안녕하세요
- 어서 오세요

 

한번 둘러보세요

 

고맙습니다

 

여기 좋다
완전 일본 스타일이야

 

꿈에 이런 집이 나왔었는데
그때는 트리 하우스였어

 

완벽해

 

주방이 작아

 

나 요리 안 해

 

난 몰랐잖아

 

그럼 이 집 단점은
건물이 낡았다는 것뿐이네

 

혹시 지진이라도 나면...

 

상관없어
지금까지 버틴 거잖아

 

그렇지

 

계약하자고 하자

 

그래

 

얘기 좀 해줄래?

 

그래야지

 

이것 봐

 

일본에선 사람들이
다 쳐다보니까 기분 묘해

 

유명해진 것 같고

 

거기에 중독되는 사람도 있지

 

밥처럼?

 

밥처럼

 

걔 꽤 섹시하지 않아?

 

난 그런 쪽으로 생각해 본 적 없어

 

애인 있어?

 

있어

 

이름이 뭐야?

 

테이지

 

테이지

 

계약서 내용 괜찮은 것 같아

 

사사가와의 변호사한테
다시 확인해 달라고 해볼게

 

고마워
이런 걸 읽을 수 있다니 놀랍다

 

주문하시겠습니까?

 

커피 좀 주문해 줘

 

조금 이따가 할게요

 

주문 정도는 직접 할 수 있어야지

 

아무 얘기도 못 하면
여기서 어떻게 살아?

 

몰라

 

커피 주문은 이렇게 해
'코히오 히토쓰'

 

커피 한 잔이라는 뜻이고
'구다사이'는 부탁한다는 뜻이야

 

'코히오...'

 

- '히토쓰'
- '히토쓰 구다사이'

 

'구다사이'

 

잘했어

 

여기요

 

- 네
- '코히오 히토쓰 구다사이'

 

주문하시겠습니까?

 

'코히오 히토쓰 구다사이'

 

 

- 저도요
- 네

 

어떻게 그걸 알아듣지?

 

이거 봐

 

빛도 그림자도 전부 다 완벽해

 

사진은 언제 시작했어?

 

학교 사진부에서

 

늘 암실에 있었지

 

햐쿠타케라는
나이 많은 선생님한테 배웠어

 

부원은 10명 남짓했는데

 

결국 다 나가고 나만 남았지

 

어디서 읽은 적 있어

 

19세기에 일본에 들어온
서양인들이

 

주민들 사진을 찍으려고 했는데

 

주민들이 거부했대

 

영혼을 뺏길 거라면서

 

난 이해가 돼

 

피사체는 항상
자신의 일부를 사진에 남기지

 

내가 네 사진을 찍을 때마다

 

네가 영혼을 조금씩
사진에 뺏긴다면

 

그래도 찍게 해줄 거야?

 

뭐라고 대답할지 알지 않아?

 

치우고 올게

 

그것도 넣어둘 거야?

 

 

그 안에 또 뭐가 있어?

 

테이지는 안 온대?
조만간에 꼭 만나고 싶은데

 

- 만나게 될 거야
- 잘 지내고 있는 거야?

 

응, 좋아

 

더 얘기해 봐

 

둘 다 좀 별나긴 하지만
그래도 잘 맞는 것 같아

 

뭐가 잘 맞을까나?

 

시끄러워

 

다음 주에 그 밴드 공연 또 한대

 

이케부쿠로의 다운비트 클럽에서

 

- 잘됐다
- 그러게

 

아주 잘됐지

 

그 사람들
같이 연주해 본 중에 최고야

 

잉글랜드에서도
몇 팀하고 연주했었는데

 

부정적인 분위기가 너무 강했거든

 

그래

 

일본의 제일 좋은 점이 그거야

 

기회를 준다는 거

 

진짜 굉장하다
저것 좀 봐

 

- 너무 아름다워
- 눈이 부시네

 

일본 너무 좋아

 

- 카메라 가져온 사람?
- 난 없어

 

- 나도
- 나도

 

그럼...

 

- '안녕하세요'는?
- '오하요 고자이마스'

 

그럼...

 

'잘 지내세요?'

 

'겐...지?'

 

- '겐...키데스카'
- '겐키데스카'

 

처음 만난 사람한테
하는 인사는 이거야

 

- '요로시쿠 오네가이시마스'
- 미치겠네

 

- 그냥...
- 어떡해

 

앉아봐

 

- 아냐, 괜찮아
- 앉아

 

- 신발 벗길게
- 뭐?

 

아파?

 

내 손을 밟아봐

 

부러진 건 아니고 삔 것 같아

 

왜 그래?

 

나무뿌리에 걸려 넘어졌는데
릴리가 간호사 흉내를 내네

 

나 조지 워싱턴 병원에서
간호사로 일했었어

 

진짜?

 

처음부터 바텐더는 아니었어

 

- 왜 이쪽으로 안 와?
- 루시랑 들어갈래

 

나중에 갈게

 

발목은 어때?

 

나아졌어

 

테이지도 여기 좋아할까?

 

그럴 것 같아

 

물을 좋아하거든

 

반사되는 빛도 좋아해서
계속 사진 찍어댈 거야

 

나도 사진 찍는 거 좋아하는데
잘은 못 찍어

 

- 사진을 팔기도 해?
- 아닐 거야

 

잘 모르지만

 

찍은 사진은 어떻게 해?

 

모르겠어

 

만나보고 싶어

 

그 국숫집에
한번 데려가 주면 안 돼?

 

- 글쎄
- 재밌을 거야

 

그러지 뭐

 

궁금한 게 있는데

 

왜 사진으로 아무것도 안 해?

 

물론 내 사진 얘기는 아니고

 

도시 사진 찍은 거 정말 좋은데

 

- 안 하고 싶어
- 정말?

 

그럼...

 

- 왜 찍어?
- 모으려고

 

왜?

 

수집 같은 거야

 

전시회를 해도 되잖아

 

아니면 사진집을 내서
사람들한테 보여주든지

 

그런 걸 왜 신경 쓰는데?

 

미안해

 

출근해야 돼

 

주말에 만날 수 있어?

 

일해야 돼

 

- 그럼...
- 전화할게

 

그래

 

뭐 하는 거야?

 

미안

 

내 물건이잖아

 

내 물건 뒤지는 거야?

 

왜 이런 거야!

 

누구야?

 

사치

 

연인이었어?

 

그래, 다시 나가봐야 돼

 

지금은 어디 있어?

 

몰라, 떠났어

 

그냥 떠났다고?

 

헤어지고 떠났어
그리고 안 찾았지

 

널 만나고
사치 생각을 안 하게 됐어

 

미안해, 부탁이야

 

오늘 일은 잊어줘

 

- 일하러 가봐야 돼
- 안아줘

 

그러면 안 되는 건데

 

난 매일 매 순간 네 생각만 해

 

- 너에 대해 더 알고 싶었어
- 그래도 방법이 틀렸잖아

 

알아

 

날 믿어야 돼

 

믿을게

 

엄마한테 편지가 왔는데
도착까지 8일이나 걸렸어

 

알아

 

그 정도면 빨리 온 거야

 

전화도 그래

 

여자 친구랑 20분쯤 통화했는데

 

100달러도 넘게 나오더라

 

난 전화 안 하는 게 좋아

 

단절된 느낌이 좋거든

 

정말 좋아

 

가족 안 보고 싶어?

 

 

국수 어때요?

 

- 최고예요
- 맛있네

 

곧 일 끝나는데

 

어디라도 갈까?

 

너무 늦었잖아
릴리는 집에 가고 싶을 텐데

 

말이 돼?
당연히 놀고 싶지

 

가면 안 돼?

 

제발

 

그러자

 

- 신난다
- 그래

 

좋아

 

어떡해, 너무 귀엽다

 

귀여워?

 

그런 말은
고양이한테나 하는 거지

 

그래, 그냥 멋지다고 하자
키도 엄청 커

 

일본 남자들은 다 작은 줄 알았어

 

말도 안 돼, 고정관념이야

 

안녕, 근처 왔다 들렀어

 

- 릴리
- 테이지 있으면 그냥 갈게

 

- 테이지는 여기 안 와
- 위스키 가져왔어

 

집 진짜 좋다

 

우리 집보다 훨씬 좋아

 

- 나무는 없잖아
- 나무는 없네

 

테이지 사진이 하나도 없네

 

사진 찍히는 거 안 좋아해

 

테이지 만나서 너무 좋았어

 

너한테 완전 집착하던데?

 

- 왜 그렇게 생각해?
- 난 남자를 잘 알거든

 

넌 무슨 별자리야?

 

나 그런 거 안 믿어

 

왜?

 

내 성격을 만드는 건

 

유전자, 교육 환경

 

부모님, 학교 같은 거지
별자리하곤 상관없어

 

황소자리?

 

내 생일 날 만났잖아

 

그거 아니라도 알 수 있어

 

나 손금도 볼 줄 알아

 

타로점도

 

그래?

 

바에서 거스름돈 내줄 때
조심해야 할 때도 있어

 

손바닥을 안 보고 싶거든
내 눈엔 보이니까

 

그렇구나

 

진짜야

 

그럼 봐줘

 

과거에는 뭐랄까...

 

공허함이나...

 

침묵이 보여

 

선 하나가 세 갈래로 나뉘었어

 

앞쪽에서 한 번 그다음에 두 번 더

 

그게 무슨 뜻인데?

 

갑작스러운 변화

 

사고

 

죽음

 

또 뭐가 보여?

 

미래는 어때?

 

테이지와의 미래?

 

너무 복잡해서 못 읽겠어

 

얼른

 

미안해

 

너 방금 뭔가 봤잖아

 

일종의 창문 같은 게 열려서
들여다볼 수 있는 건데

 

갑자기 안개 같은 게 생겨서
아무것도 안 보이기도 해

 

- 겁나게 하려던 건 아니야
- 겁나는 거 아니야

 

위스키 줄까?

 

좋지

 

- 괜찮아?
- 그런 것 같아

 

- 끝났나 봐
- 그런가 봐

 

저 소리 들려?

 

모르겠는데

 

지진새

 

테이지가 그렇게 불러

 

지진 직후에 지저귀지

 

그러네

 

들려

 

예쁜 소리다

 

이제 자자

 

난 차는 됐어

 

잠 좀 깨려고

 

난 엄청 푹 잤어

 

지진 났었잖아

 

정말?

 

내가 안 깬 걸 보면
작은 지진이었나 보네

 

너도 깼었어

 

이상하네

 

기억 안 나는데

 

비 올 것 같은데
외투 좀 빌려줄래?

 

그래

 

저기 있어

 

옷장에

 

혹시 나랑 사도섬에 안 갈래?

 

4중주단 같이하는 카토 씨가
그 지역 출신인데

 

마치 과거로
시간 여행 하는 기분일 거래

 

언제?

 

다다음주 주말

 

예술 문화 축제 같은 건데...

 

테이지랑 같이 안 가?

 

일 쉴 수 있으면 가도 되지

 

생각 좀 해볼게
밥이 콘서트에 같이 가자고...

 

그건 안 돼

 

미안

 

아냐, 입어

 

돌려주기만 하면 돼

 

그래

 

고마워, 꼭 돌려줄게

 

테이지

 

오늘은 사진 그만 찍자

 

왜?

 

좀 지겨워서

 

- 알았어
- 몇 장은 더 찍어도 돼

 

- 미안해
- 아니야

 

네가 싫을 땐 안 해

 

사치하고 신주쿠에도 가고 그랬어?

 

가끔

 

왜 물어?

 

같이 일하는 나쓰코의 동생이
밴드를 하는데

 

내일 밤 클럽에서 공연한대

 

가고 싶어?

 

가끔은 나가 노는 것도 좋잖아

 

즐기는 거야

 

밥도 올 거고

 

아마 릴리도 올 거야

 

그래, 가자

 

- 어때?
- 뭐가?

 

밴드

 

잘하네

 

넌 어떤데?

 

글쎄, 내 스타일은 아니네

 

인상이 강하잖아

 

얼마 전에 음반 계약했대

 

너도 곧 잘될 거야

 

알아

 

릴리랑 사귀는 거야?

 

아니, 쟤 좀 이상해

 

신호는 있는 대로 보내고
그다음이 없어

 

무슨 말이야?

 

그게... 같이 잤거든

 

물론 딱 한 번이었지만

 

이번 주말에 나고야의
뮤직 페스티벌에 가기로 했는데

 

전화로 취소하면서
이유도 말 안 하더라고

 

그렇구나

 

관심 있을 때는 세상에
나뿐인 것처럼 굴다가

 

다른 사람한테 관심 생기니까
날 없는 사람 취급하더라고

 

바에 갔다 올 건데

 

- 맥주 할래?
- 나 하나 갖다줘

 

그럼 나도

 

- 오늘 재미있었어?
- 응

 

왜 그래?

 

릴리랑 둘이
엄청 즐거워하더라고

 

춤을 잘 추더라

 

질투했어?

 

전혀, 왜?

 

질투하길 바랐거든

 

내 애인은 너야

 

사치 전엔 몇 명이나 사귀었어?

 

많지는 않아

 

암실에만 있느라 너무 바빠서?

 

맞아

 

첫 경험은 언제였어?

 

알잖아

 

사치랑 했어

 

정말?

 

그 전엔 안 해봤고?

 

고향 여자들은 별로였어

 

그렇구나

 

넌 첫 경험이 언제였어?

 

나?

 

별로 로맨틱하진 않았어

 

14살 때였어

 

친구 집에 친구 만나러 갔는데

 

친구가 없더라고

 

네트볼 연습이 있었대

 

친구 아빠가 그러더라고

 

헛간에 보드카 증류소를
만들어놨다길래

 

같이 좀 마셨어

 

그뿐이었는데

 

나중에 속이 메스껍더라고

 

2주쯤 지나고 나서

 

그 사람은...

 

그 얘기를 듣고 좋아하진 않더라

 

그 후에 친구가 학교에 안 나왔고

 

알고 보니까 걔 아빠가
카누를 타고 바다에 나갔는데

 

너무 멀리 나간 데다가
파도가 너무 심했대

 

몇 km 떨어진 해변까지
밀려갔다더라

 

그리고 난 임신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어

 

지금도 그 사람 생각해?

 

매일매일

 

그자가 죽어서 좋아?

 

가끔은 그래

 

오래된 책이긴 해도

 

사도의 문화에 대해
많이 알 수 있을 거야

 

정말 아름다운 섬인데

 

요즘은 가는 사람이 많지 않아

 

무슨 일 있어?

 

아니에요

 

- 어딘지 좀...
- 아무 일 없어요

 

표 끊어야겠다

 

내가 끊어놨어

 

- 진짜?
- 응

 

피부에 트러블 생겼네

 

알아

 

- 나한테 크림 있는데
- 괜찮아

 

테이지도 가?

 

안 갈 거야

 

화요일에
클럽 갔다 온 후로 못 봤어

 

무슨 일 있어?

 

아니야
테이지가 요즘 바빴거든

 

나도 요즘 번역하느라 바빴고

 

- 전기 관련...
- 저기 오네

 

- 안 올 줄 알았어
- 왜?

 

- 와줘서 기뻐
- 나도

 

안녕, 릴리

 

안녕, 테이지

 

들어가자!

 

물도 엄청 차가울 거고
성게도 많을 텐데

 

그게 뭐?

 

들어가자, 루시

 

알았어

 

릴리, 미국에서
간호사로 일했다던데

 

- 괜찮은 직업이잖아
- 그럴지도

 

병원이 그립긴 해
바 일도 엄청 힘들고

 

일하기 괜찮을 것 같은데
국숫집처럼 말이야

 

생각할 시간이 많거든

 

몸이 일에 적응해서
저절로 움직이니까

 

근데 난 바텐더로는 꽝이야

 

가끔 손님들이 바를 넘어서
직접 칵테일 만드는 게 아닐까

 

걱정될 때도 있어

 

그래도 매일 죽음을
마주하진 않아도 되잖아

 

루시

 

맞아

 

간호사라는 일이 원래 그렇지

 

- 그런데...
- 그런데 뭐?

 

내가 사람을 3번 살렸거든

 

그 일을 생각하는 게 좋아

 

죽음보다는

 

"베타메타손
디프로피오네이트 연고"

 

그거 내 이불인데

 

색깔이 마음에 드는데
내가 써도 되지?

 

앉아

 

테이지가 이쪽에서 자고
넌 내 옆에서 자면 되잖아

 

전통 일본식 조식이야

 

전통 일본식 콘플레이크나
먹었으면 좋겠네

 

아이카와에 금광이 있대

 

재밌을 것 같아

 

로봇 마네킹이 있어서

 

광부들이 일하던 모습을 재연한대

 

난 센카쿠의 해변이랑
절벽에 가보고 싶어

 

그럼 둘 다 가보자

 

아침에 절벽에 가고

 

오후엔 금광에 가서
차분하게 구경하고

 

- 그래
- 좋아

 

어떻게 그런 걸 먹어?

 

맛있어

 

영양분도 많고

 

- 미안해
- 뭐?

 

왜 그래?

 

돌아가야겠어

 

앉아봐

 

열이 나네
일단 좀 누워보자

 

- 싫어
- 괜찮을 거야

 

일단 누워봐

 

- 몸이 이상해
- 알아

 

그냥 편하게 누워, 괜찮아

 

머리 대고

 

괜찮아질 거야

 

"사도 금광"

 

루시!

 

왔네

 

빌어먹을 절벽에 날 버리고 갔어

 

- 맞다, 셔츠
- 고마워

 

- 쪽지 못 봤어?
- 쪽지?

 

셔츠 옆 바위 밑에 쪽지 남겼어

 

광산에 가볼 건데
네가 안 오면 돌아오겠다고

 

아니, 쪽지 같은 거
굴러다니는 건 못 봤어

 

- 바람에 날려 갔나 보다
- 그래

 

그래, 우리 모두 세상의 끝에서
날려 가 버릴지도 모르지

 

아직 속 안 좋아?

 

아침에 먹은 생선 눈알 때문에
바이러스 감염된 걸지도 몰라

 

호텔에 약 있으니까 가자

 

- 네 약 필요 없어
- 도우려는 거잖아

 

그렇겠지

 

- 루시, 왜 이상하게 굴어?
- 내 기분은 내가 잘 알아

 

그리고 지금 이 기분은
전혀 옳지 않아

 

루시

 

- 우리가 미안해
- 우리?

 

무슨 말이야?

 

가자

 

자연이 다 해소해 주는 것 같아

 

맞아

 

치유의 공간이지

 

그런 거면 좋겠다

 

난 네가 정말 좋아

 

나의 루시

 

잘 가

 

- 잘 가
- 안녕

 

잘 가, 릴리

 

내가 그랬어요

 

내가 릴리 브리지스를 죽였어요

 

어떻게 죽였죠?

 

어떻게 죽였는지 말해!

 

머리를 내리쳤어요

 

뭘로?

 

벽돌로

 

이제라도 말했으니 잘됐군

 

루이사

 

왜 죽였지?

 

최대한 자세히 말하는 편이
당신한테 좋을 거야

 

당신들한테 좋은 거겠지

 

내가 할 얘긴 그뿐이에요

 

내가 범인이라는 거

 

안녕하세요
루시 플라이입니다

 

전화를 받을 수 없으니
메시지를 남겨주세요

 

루시, 듣고 있어?

 

전화 좀 받아

 

얘기 좀 해

 

전화해 줘

 

무슨 일이야?

 

- 어디 아파?
- 몸이 안 좋아

 

하루 이틀 쉬면 낫겠지

 

이거 받아

 

뭐 하고 싶은 얘기 없어?

 

없어

 

회사 사람들한텐 뭐라고 할까?

 

뭐라고 하든 상관없어
그만둘 거야

 

그만둔다고?

 

갑자기 무슨 말이야?

 

그만 가줘

 

걱정돼서 그래

 

그냥 가라니...

 

들어가도 돼?

 

내가 잘못했어, 미안해

 

그 사람 사랑해?

 

글쎄, 그런 것도 같아

 

그래서 더 미치겠어

 

사도섬에 같이 가자고 한 것도
둘을 소개한 것도 나였어

 

화난 것도 알고
변명도 안 되겠지만

 

이 모든 일에는
엄청난 이유가 있을 거야

 

- 우리가 이해 못 하는
- 내 손금에 그렇게 나왔어?

 

그럴 운명이라는 꿈이라도 꿨어?

 

진짜 내 모습을 봐준
유일한 사람이었어!

 

미안해, 루시

 

정말 미안해!
좀 들어가면 안 될까?

 

굉장히 나쁜 일이 벌어질 것 같아

 

이미 벌어졌어

 

루이사 플라이 씨

 

나오세요

 

DNA 분석 결과가 나왔어

 

도쿄만에서 발견된 시신은

 

당신 친구가 아니더군

 

그럼 누구죠?

 

모르지

 

어쨌든

 

릴리 브리지스가 아닌 건 확실해

 

그 바람에 당신 진술이
아주 의심스러워졌지

 

릴리 브리지스를 죽였습니까?

 

아뇨

 

왜 죽였다고 한 거요?

 

죽이고 싶었으니까요

 

당신이 자백한 그 범죄가

 

사형감이라는 건 아는 거요?

 

지금 마쓰다 씨의 거취를
알 수 없는 상황인데

 

어디 있는지 모르나?

 

릴리 씨와 마쓰다 씨가 함께

 

어디로 숨었을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하나?

 

 

그럴 줄 알았지

 

이제부터 이 사건은

 

실종 사건으로 재분류될 거야

 

죽은 줄 알았을 때가
더 좋았는데

 

루이사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현실 속에서 살지

 

당신은 어떤 이유에서인진 몰라도

 

본인이 릴리 브리지스를
죽였다고 생각했겠지만

 

난 처음부터

 

당신이 죽였을 거라고는
생각 안 했어

 

당신의 죄책감은

 

더 깊은 곳에서 자란 거야

 

일본엔 왜 왔지?

 

그런 걸 왜 묻죠?

 

말해봐

 

나무가 있었어요

 

그 나무에 올라가곤 했죠

 

꼭대기까지

 

어떤 때는

 

책을 가져가서 읽기도 했어요

 

어느 날...

 

오빠들이 보이스카우트에서

 

낚시하러 갔다가 돌아왔어요

 

난 8살이었죠

 

오빠들이 나무를 둘러싸고

 

솔방울이랑 돌을
던지기 시작했어요

 

나한테요

 

하지 말라고 했는데도

 

날카롭고 큰 돌 하나가 있었는데

 

그 돌을...

 

마르쿠스가 집어 들었고

 

날 보면서

 

팔을 들더군요

 

그래서

 

뛰어내렸어요

 

마르쿠스를 향해서

 

마르쿠스는 뒤로 넘어졌고

 

널빤지에 튀어나와 있던

 

커다란 녹슨 못에
머리를 찔렸어요

 

머리에 널빤지를 매단 채
일어나려고 애쓰더군요

 

그리고...

 

그 갈색 눈으로

 

날 쳐다봤어요

 

그날 밤 병원에서 죽었어요

 

간호사가 그러더군요

 

'네 잘못이 아니야'

 

무슨 뜻인지 몰랐어요

 

그래서 대답했죠

 

'네'...

 

라고

 

그 후로

 

3년 동안 말을 안 했어요

 

조용히 있는 사람은
없는 사람 취급하기도 편하죠

 

내 가족도 그랬어요

 

부모님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고 있었어요

 

그래서

 

도망치기로 했죠

 

- 어떻게?
- 11살 때부터

 

일본어를 배웠어요

 

참 슬픈 얘기로군

 

 

하지만 이 사건과는
상관없는 일이죠

 

이제 가도 되나요?

 

철회서에 서명하시죠

 

"루시 모음"

 

카메야마 형사님 계신가요?

 

죄송하지만 지금 안 계십니다

 

메모 남겨 드릴까요?

 

아뇨

 

괜찮습니다

 

내일 아침엔 나오실 겁니다

 

고맙습니다

 

테이지

 

어서 와, 루시

 

이틀 동안 기다렸어

 

여기로 올 수밖에 없었어
넌 이해해 줄 테니까

 

경찰서에 있었어

 

뭐라고 했어?

 

너에 대해서?

 

아무 말도 안 했어

 

그럼...

 

희망이 있는 거네

 

참 우스운 말이다

 

희망이라니

 

같이 멀리 떠나자

 

북쪽으로

 

홋카이도로

 

아니면 남쪽 규슈로

 

내 고향 가고시마도 괜찮아

 

늘 가보고 싶었는데

 

그럼 내일 떠나자

 

왜 그래?

 

같이 가자

 

제발

 

가야 돼

 

끝났어

 

들어가도 돼?

 

들어오세요

 

주먹밥 좀 만들었는데 먹을래?

 

아뇨, 고맙습니다

 

- 정말?
- 네

 

걱정돼

 

죄송해요

 

신세 지면 안 되는 건데

 

- 그런 말 하지 마
- 너무 친절하게 해주셨어요

 

그 남자를 위해 슬퍼하지 마

 

그날...

 

릴리가 찾아왔었어요

 

들어가도 되냐고 묻더군요

 

- 못 들어오게 했어요
- 아니야

 

- 네 잘못이 아니야
- 제 잘못이에요

 

분명 제 잘못이에요

 

그럴지도 모르지

 

하지만

 

어쩌면 어떤 면에선...

 

릴리가 널 살린 걸지도 몰라

 

릴리뿐이 아니에요
오빠도 그렇고...

 

제 친구 아빠도 야마모토 씨도

 

야마모토 씨?

 

계단 올라올 때마다
그분 얼굴이 보여요

 

내가 얘기 하나 할까?

 

사고 이틀 전에
계단에 왁스 칠을 했어

 

2년에 한 번 하는 건데

 

미끄러울지도 모르겠다고
걱정했었어

 

그날 야마모토 씨랑 통화했었거든

 

그때 얘기하려고 했는데

 

그런데...

 

전화를 끊고 나서야 기억나더라

 

야마모토 씨는 늘...

 

아주 부드러운
타비 버선을 신고 다녔어

 

그럼...

 

그 일은 내 탓인 걸까?

 

자 막 : 여 리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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