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00:00:17,375 --> 00:00:21,416 ‎"NETFLIX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2 00:00:27,041 --> 00:00:28,833 ‎난 내가 누군지 몰라요 3 00:00:32,625 --> 00:00:35,083 ‎살아온 이야기뿐 아니라 ‎나에 대해 아는 바가 없죠 4 00:00:38,833 --> 00:00:41,000 ‎진정한 나요 5 00:00:49,083 --> 00:00:50,750 ‎난 20년 동안 침묵했어요 6 00:00:52,958 --> 00:00:54,333 ‎20년이나요 7 00:00:55,583 --> 00:00:56,541 ‎숨겼죠 8 00:00:57,125 --> 00:00:59,333 ‎알렉스의 옆에서 ‎도와주지 않았어요 9 00:00:59,416 --> 00:01:01,791 ‎쌍둥이니까 모든 걸 ‎함께했어야 하는데 10 00:01:01,875 --> 00:01:03,541 ‎우린 일란성 쌍둥이라 끈끈한데 11 00:01:04,291 --> 00:01:06,791 ‎이게 너무 큰 문제라서 ‎우리 사이를 갈라놨고 12 00:01:07,000 --> 00:01:08,250 ‎우린 멀어졌어요 13 00:01:10,541 --> 00:01:13,375 ‎내가 찾는 비밀은 ‎마커스의 머릿속에 있죠 14 00:01:14,791 --> 00:01:16,333 ‎아주 깊은 곳에요 15 00:01:17,833 --> 00:01:20,958 ‎그래서 이게 무모한 짓 같죠 16 00:01:21,750 --> 00:01:25,291 ‎그 상자를 열었을 때 ‎뭐가 나올지 모르니까요 17 00:01:26,166 --> 00:01:28,500 ‎이건 판도라의 상자라 ‎열거나 평생 묻어야 해요 18 00:01:30,416 --> 00:01:31,250 ‎근데... 19 00:01:32,416 --> 00:01:35,083 ‎나한텐 여는 게 나을 수도 있죠 20 00:01:36,750 --> 00:01:38,500 ‎난 그럴 각오가 됐어요 21 00:02:03,000 --> 00:02:05,000 ‎"1장 // 알렉스" 22 00:02:12,750 --> 00:02:13,791 ‎정신이 들자 23 00:02:14,958 --> 00:02:16,083 ‎"1982년" 24 00:02:16,166 --> 00:02:18,041 ‎눈을 뜨고 25 00:02:18,375 --> 00:02:20,041 ‎방을 둘러보며 26 00:02:21,041 --> 00:02:23,916 ‎거기가 어딘지 생각해 봤죠 27 00:02:32,791 --> 00:02:36,666 ‎그러다 쌍둥이 형제한테 ‎관심을 돌렸어요 28 00:02:37,625 --> 00:02:39,333 ‎바로 알아봤죠 29 00:02:39,500 --> 00:02:41,750 ‎'알렉스, 나야!' 30 00:02:41,875 --> 00:02:44,250 ‎마커스는 내 침대에 ‎걸터앉아 있었죠 31 00:02:44,375 --> 00:02:45,583 ‎괜찮아 32 00:02:45,666 --> 00:02:47,500 ‎난 자연스럽게 말했어요 33 00:02:47,583 --> 00:02:48,708 ‎'안녕, 마커스' 34 00:02:50,125 --> 00:02:54,458 ‎쌍둥이라 좋은 점은 ‎절대 혼자가 아니란 거죠 35 00:02:55,791 --> 00:02:58,083 ‎그건 큰 힘이 돼요 36 00:02:59,333 --> 00:03:01,333 ‎인생에서 무슨 일을 겪든 37 00:03:01,833 --> 00:03:04,375 ‎항상 내 반쪽이 있으니까요 38 00:03:06,666 --> 00:03:07,750 ‎사실 그때 39 00:03:07,833 --> 00:03:10,541 ‎상황 파악이 안 돼서 ‎어리둥절했지만 40 00:03:11,000 --> 00:03:14,583 ‎거기 있던 사람이 마커스였고 ‎믿을 수 있단 건 알았죠 41 00:03:18,375 --> 00:03:21,375 ‎그다음에 어떤 아주머니를 봤어요 42 00:03:22,541 --> 00:03:24,625 ‎다른 사람들보다 ‎침대에 가까이 있었고... 43 00:03:26,958 --> 00:03:29,875 ‎극도로 흥분한 것처럼 보였죠 44 00:03:30,583 --> 00:03:32,708 ‎내가 깨어나서요 45 00:03:32,791 --> 00:03:35,541 ‎'알리, 정신이 들었구나 ‎좀 어떠니?' 46 00:03:35,625 --> 00:03:36,833 ‎'나야, 나' 47 00:03:37,875 --> 00:03:42,250 ‎하지만 내가 누군지도 모르는데 ‎그 여자를 알 턱이 없죠 48 00:03:42,333 --> 00:03:44,416 ‎'나 기억나? 누군지 모르겠어?' 49 00:03:44,500 --> 00:03:47,791 ‎그러면서 자기를 기억해야 한다는 ‎말을 되풀이했어요 50 00:03:49,500 --> 00:03:51,708 ‎난 마커스에게 ‎그녀가 누군지 물었죠 51 00:03:53,333 --> 00:03:54,333 ‎그러자 마커스가... 52 00:03:55,416 --> 00:03:56,458 ‎우리 어머니라는 거예요 53 00:04:00,541 --> 00:04:04,041 ‎그리고 진짜 어머니를 ‎모르느냐고 물었죠 54 00:04:05,500 --> 00:04:06,583 ‎전 모른다고 했어요 55 00:04:08,541 --> 00:04:11,541 ‎그러자 마커스가 다시 물었죠 ‎'네가 누군지는 알겠어?' 56 00:04:13,458 --> 00:04:14,541 ‎'이름은 기억나?' 57 00:04:18,041 --> 00:04:21,083 ‎그 질문을 듣고 보니 ‎난 아는 게 전혀 없었어요 58 00:04:22,875 --> 00:04:24,000 ‎내가 어디 있는지도 몰랐고 59 00:04:25,083 --> 00:04:26,000 ‎집도 몰랐죠 60 00:04:27,208 --> 00:04:28,791 ‎내가 무슨 일을 겪었는지 61 00:04:30,125 --> 00:04:31,708 ‎이름이 뭔지도 모르겠더라고요 62 00:04:34,041 --> 00:04:35,500 ‎모든 기억이 사라졌죠 63 00:04:46,291 --> 00:04:49,208 ‎텅 빈 암흑을 생각해 보세요 64 00:04:51,125 --> 00:04:53,708 ‎인생의 모든 기억을 잃었고 65 00:04:55,125 --> 00:04:57,458 ‎백지에서 시작해야 한다면 66 00:04:59,958 --> 00:05:01,625 ‎얼마나 무섭겠어요? 67 00:05:06,916 --> 00:05:11,666 ‎의사 말로는 알렉스가 썼던 ‎헬멧이 벗겨지는 바람에 68 00:05:12,041 --> 00:05:14,125 ‎바닥에 떨어졌을 때 69 00:05:14,583 --> 00:05:16,875 ‎보호 장비 없이 ‎머리를 박았다고 했죠 70 00:05:18,416 --> 00:05:20,791 ‎그래서 혼수상태에 빠졌어요 71 00:05:21,833 --> 00:05:23,541 ‎그리고 의료진도 72 00:05:24,000 --> 00:05:26,666 ‎어떤 뇌 손상이 남을지 ‎장담하지 못했죠 73 00:05:33,583 --> 00:05:36,125 ‎어머니가 날 데리러 왔어요 74 00:05:37,708 --> 00:05:41,125 ‎그리고 차에 타기 전에 ‎서너 번 정도 물어보셨죠 75 00:05:41,208 --> 00:05:46,208 ‎'내가 누군지 기억나지?' ‎'아니요, 모르겠어요' 76 00:05:50,250 --> 00:05:52,875 ‎'우리 어디 가요?' ‎'집에 가지' 77 00:05:52,958 --> 00:05:54,916 ‎'널 우리 집으로 데려가는 거야' 78 00:05:58,458 --> 00:06:01,541 ‎그래서 난 모르는 사람이랑 ‎차를 타고 79 00:06:01,666 --> 00:06:04,208 ‎어딘지 알 수 없는 곳으로 ‎향했어요 80 00:06:05,375 --> 00:06:09,000 ‎그렇게 도착한 곳이 ‎내 집이라고 들었죠 81 00:06:16,916 --> 00:06:20,666 ‎진입로에 자갈이 깔려 있었죠 ‎꽤 넓은 자갈길이었어요 82 00:06:22,333 --> 00:06:23,875 ‎집도 상당히 컸는데 83 00:06:24,541 --> 00:06:27,083 ‎굉장히 위압적으로 보였어요 84 00:06:30,833 --> 00:06:33,833 ‎알렉스는 집에 온 줄도 모르고 ‎벙쪄 있었죠 85 00:06:33,958 --> 00:06:35,708 ‎아무것도 몰랐어요 86 00:06:37,666 --> 00:06:40,541 ‎그때가 18살이었는데 87 00:06:41,333 --> 00:06:44,250 ‎정신 연령은 겨우 9살이었어요 88 00:06:45,791 --> 00:06:49,791 ‎지금도 기억나는데 부엌을 지나며 ‎그게 부엌이라고 설명했고 89 00:06:49,875 --> 00:06:52,666 ‎화장실을 거쳐서 마지막에 침실로 90 00:06:53,250 --> 00:06:54,333 ‎데려갔어요 91 00:06:56,125 --> 00:06:58,625 ‎'왼쪽이 네 침대고 ‎오른쪽이 내 침대야' 92 00:07:04,791 --> 00:07:06,125 ‎난 말로만 들었어요 93 00:07:06,875 --> 00:07:08,208 ‎이게 내 집이고 94 00:07:09,208 --> 00:07:10,208 ‎이 사람이 어머니라고요 95 00:07:11,791 --> 00:07:12,958 ‎내가 알지는 못했죠 96 00:07:21,000 --> 00:07:22,291 ‎머리가 텅 빈 상태였어요 97 00:07:28,125 --> 00:07:29,625 ‎보통 사람들은 98 00:07:29,708 --> 00:07:32,291 ‎휴가를 어떻게 보냈는지부터 해서 99 00:07:32,416 --> 00:07:35,000 ‎자전거를 타다 ‎처음으로 넘어진 날 100 00:07:35,083 --> 00:07:37,166 ‎첫 키스, 첫사랑 등을 기억하죠 101 00:07:38,750 --> 00:07:41,583 ‎그게 차곡차곡 쌓여 ‎나라는 사람이 되잖아요 102 00:07:42,666 --> 00:07:44,833 ‎그런 기억은 필요하죠 103 00:07:47,375 --> 00:07:50,500 ‎근데 난 무에서 시작했어요 104 00:08:01,291 --> 00:08:02,458 ‎우리 부모님조차도 105 00:08:03,416 --> 00:08:07,333 ‎날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쩔쩔매셨죠 106 00:08:11,958 --> 00:08:14,250 ‎아버지는... 굉장히 냉담하셨어요 107 00:08:15,416 --> 00:08:17,041 ‎안아 주거나 하는 대신 108 00:08:17,125 --> 00:08:20,416 ‎악수하고 본인이 ‎아버지라는 말만 했죠 109 00:08:22,666 --> 00:08:23,750 ‎병원에도 안 오셨어요 110 00:08:25,208 --> 00:08:26,041 ‎아예요 111 00:08:27,125 --> 00:08:28,333 ‎단 한 번도요 112 00:08:34,333 --> 00:08:37,541 ‎어머니는 현실을 부정하려고 했죠 113 00:08:37,958 --> 00:08:39,208 ‎내가 기억상실이란 걸요 114 00:08:40,125 --> 00:08:43,458 ‎어머니 입장에서는 ‎용납이 안 됐겠죠 115 00:08:44,666 --> 00:08:48,291 ‎아들이 엄마를 모른다니요 116 00:08:50,541 --> 00:08:51,958 ‎그래서 안 믿으려고 하셨죠 117 00:08:53,666 --> 00:08:54,583 ‎생각해 보세요 118 00:08:55,333 --> 00:08:59,208 ‎혼수상태에서 깬 아들이 ‎엄마를 못 알아본다니 119 00:09:00,833 --> 00:09:03,833 ‎엄마라면 누구나 ‎가슴이 미어질 일이죠 120 00:09:05,500 --> 00:09:07,708 ‎정말 큰 상처를 받으셨어요 121 00:09:10,875 --> 00:09:15,916 ‎그래서 난 집안에 의지할 사람 ‎하나 없이 혼자였죠 122 00:09:16,000 --> 00:09:17,333 ‎마커스만 빼고요 123 00:09:18,875 --> 00:09:21,541 ‎그 녀석은 다 이해해 줬죠 124 00:09:21,625 --> 00:09:23,458 ‎뭘 설명할 필요도 없었어요 125 00:09:23,875 --> 00:09:27,458 ‎날 곤란하게 하지 않았고 ‎필요한 건 뭐든지 줬죠 126 00:09:28,125 --> 00:09:31,291 ‎내가 누군지 몰랐다면 ‎쌍둥이의 존재도 잊었다면 127 00:09:31,750 --> 00:09:35,333 ‎알렉스는 남은 평생 ‎외롭게 살았을 거예요 128 00:09:36,541 --> 00:09:38,458 ‎하지만 혼자가 아니라 내가 있었죠 129 00:09:42,333 --> 00:09:43,791 ‎알아야 할 게 많아서 130 00:09:43,875 --> 00:09:47,625 ‎마커스가 기본적인 정보를 ‎빠르게 알려 줬어요 131 00:09:47,750 --> 00:09:52,666 ‎매일 사물의 명칭부터 ‎일일이 가르쳐 줬죠 132 00:09:53,625 --> 00:09:56,041 ‎옷이 어디 있는지도 ‎알려 줘야 했어요 133 00:09:56,125 --> 00:10:00,250 ‎신발을 신고, 끈을 묶고 ‎토스트를 만드는 방법 등을요 134 00:10:00,708 --> 00:10:02,500 ‎마커스는 계속 가르쳐 줬고 135 00:10:03,833 --> 00:10:05,875 ‎난 그대로 맞춰 갔어요 136 00:10:08,208 --> 00:10:09,791 ‎알렉스가 뭘 모른다고 하면 137 00:10:10,416 --> 00:10:11,875 ‎내가 가르쳐 줬어요 138 00:10:13,125 --> 00:10:15,541 ‎그러면서 점점 ‎질문의 난도가 높아졌죠 139 00:10:15,625 --> 00:10:17,375 ‎'우와, 이건 뭐야?' 140 00:10:19,875 --> 00:10:22,083 ‎처음 봤을 때는 좀 낯설었는데 141 00:10:22,958 --> 00:10:25,041 ‎생각해 보니 할 줄 아는 거였어요 142 00:10:25,875 --> 00:10:27,166 ‎난 자전거를 탈 수 있었죠 143 00:10:27,625 --> 00:10:30,875 ‎내 기억에 알렉스는 ‎자전거를 꽤 잘 탔었어요 144 00:10:31,541 --> 00:10:33,708 ‎물론 어디로 가는지는 몰랐죠 145 00:10:33,791 --> 00:10:36,958 ‎그래서 집 밖으로 나갔는데 ‎모든 게 멍했어요 146 00:10:51,000 --> 00:10:52,416 ‎세상이 무섭게 느껴졌어요 147 00:10:55,083 --> 00:10:56,458 ‎하지만 마커스가 있으면 148 00:10:57,000 --> 00:10:59,750 ‎모든 게 조금 더 쉬웠어요 149 00:11:04,166 --> 00:11:06,250 ‎TV는 신세계였어요 150 00:11:07,250 --> 00:11:10,208 ‎'톰과 제리'까지 ‎모든 방송이 신기했죠 151 00:11:10,708 --> 00:11:13,250 ‎"톰과 제리" 152 00:11:14,375 --> 00:11:17,250 ‎난 최대한 많은 정보를 ‎머릿속에 집어넣으며 153 00:11:17,791 --> 00:11:22,041 ‎우리 가족을 이해하고 ‎주변 상황을 파악하려고 154 00:11:22,500 --> 00:11:24,291 ‎열심히 노력했어요 155 00:11:26,125 --> 00:11:30,291 ‎한번은 TV에서 온 가족이 둘러앉아 ‎점심을 먹는 장면을 봤죠 156 00:11:30,541 --> 00:11:33,083 ‎'옥소' 조미료 광고였는데 ‎행복해 보였어요 157 00:11:33,625 --> 00:11:35,375 ‎그래서 속으로 158 00:11:35,458 --> 00:11:38,416 ‎TV에 나왔으니까 ‎가족들은 다 그런 줄 알았죠 159 00:11:40,541 --> 00:11:41,833 ‎"치킨 옥소" 160 00:11:45,875 --> 00:11:49,208 ‎곧 새로운 세상의 중심은 ‎어머니란 걸 알았어요 161 00:11:51,208 --> 00:11:53,250 ‎어머니는 키가 컸죠 162 00:11:53,333 --> 00:11:57,541 ‎182센티미터가 넘었고 ‎손이랑 발도 다 컸어요 163 00:11:58,125 --> 00:11:59,375 ‎왕발이었죠 164 00:12:00,791 --> 00:12:02,041 ‎재밌는 분이었어요 165 00:12:03,000 --> 00:12:04,750 ‎몸을 흔들며 부엌을 휘저으셨고 166 00:12:04,833 --> 00:12:06,125 ‎방에 들어와서 말씀하셨죠 167 00:12:06,208 --> 00:12:09,500 ‎'여기 다 모여 있네 ‎나도 왔어, 나도 왔다니까' 168 00:12:10,125 --> 00:12:13,625 ‎어머니는 '하하하' 하고 ‎호탕하게 웃으셨어요 169 00:12:14,625 --> 00:12:16,583 ‎진짜 큰 소리로요 170 00:12:18,750 --> 00:12:21,041 ‎어머니는 치와와를 잔뜩 받으셨고 171 00:12:22,291 --> 00:12:23,916 ‎개들한테 옷을 입히곤 하셨어요 172 00:12:24,583 --> 00:12:27,000 ‎각자 옷이랑 모자, 코트가 173 00:12:27,291 --> 00:12:30,208 ‎따로 있었고 그게 어머니 취미였죠 174 00:12:31,166 --> 00:12:33,625 ‎사고 전까지는 ‎우리 둘 다 녀석들을 싫어했어요 175 00:12:34,125 --> 00:12:35,833 ‎쥐새끼 같은 놈들이라면서요 176 00:12:36,166 --> 00:12:39,333 ‎근데 병원에서 돌아온 알렉스는 ‎그 치와와들을 좋아했죠 177 00:12:39,416 --> 00:12:40,458 ‎예뻐했어요 178 00:12:40,625 --> 00:12:42,916 ‎귀엽더라고요 ‎난 처음 봤으니까요 179 00:12:43,250 --> 00:12:46,166 ‎다른 사람들은 개에 ‎전혀 관심 없었지만요 180 00:12:47,041 --> 00:12:49,250 ‎지금도 개라면 질색이에요 ‎끔찍하죠 181 00:12:55,458 --> 00:13:00,500 ‎난 한 달 만에 ‎놀라울 만큼 급성장했어요 182 00:13:01,291 --> 00:13:04,916 ‎6살 수준이었던 정신 연령이 ‎십 대 초반이 됐죠 183 00:13:05,000 --> 00:13:07,958 ‎금세 14, 15살이 된 나는 184 00:13:08,541 --> 00:13:11,000 ‎한 단계 더 나아가야 했고 185 00:13:12,125 --> 00:13:17,291 ‎그때부터 마커스에게 ‎더 사적인 질문을 쏟아냈어요 186 00:13:18,208 --> 00:13:20,041 ‎진짜 나에 대해서요 187 00:13:23,875 --> 00:13:26,916 ‎그래서 어린 시절 일을 ‎물어보기 시작했죠 188 00:13:27,833 --> 00:13:31,291 ‎우리 가족은 어디서 ‎휴가를 보냈냐고 묻기에 189 00:13:32,416 --> 00:13:35,666 ‎프랑스의 해변으로 ‎여행을 갔다고 말해 줬어요 190 00:13:36,291 --> 00:13:38,666 ‎'거기 좋았어?' ‎'그럼 끝내줬지' 191 00:13:38,750 --> 00:13:40,750 ‎'바닷가에서 놀고 ‎아이스크림도 먹었어' 192 00:13:40,916 --> 00:13:43,416 ‎'넌 꼭 아이스크림에 ‎초콜릿 과자를 꽂아 먹었고' 193 00:13:44,166 --> 00:13:45,541 ‎'그렇구나, 멋지다' 194 00:13:49,500 --> 00:13:53,083 ‎마커스는 우리가 여행 갔던 ‎사진을 보여 줬어요 195 00:13:53,416 --> 00:13:55,541 ‎정말 즐거워 보이더라고요 196 00:13:56,083 --> 00:13:59,125 ‎그 또래 남자애들답게 ‎모래성도 쌓고요 197 00:13:59,708 --> 00:14:03,083 ‎그래서 매년 그랬나 보다 ‎지레짐작했죠 198 00:14:05,083 --> 00:14:06,416 ‎마커스는 사진을 보여 줬고 199 00:14:09,125 --> 00:14:10,541 ‎난 흩어진 점을 이었어요 200 00:14:18,166 --> 00:14:19,708 ‎마커스가 보여 준 사진으로 201 00:14:20,708 --> 00:14:23,375 ‎해변에서 신나게 노는 두 꼬마의 202 00:14:24,208 --> 00:14:26,916 ‎기억을 조립해 나갔죠 203 00:14:29,791 --> 00:14:31,458 ‎난 알렉스의 기억을 204 00:14:32,333 --> 00:14:36,666 ‎다시 심어 주고 ‎어린 시절을 돌려줬어요 205 00:14:36,791 --> 00:14:41,416 ‎그리고 아기였을 때부터 ‎18살까지 무슨 일이 있었는지 206 00:14:41,500 --> 00:14:42,791 ‎묻는 대로 답해 줬죠 207 00:14:43,875 --> 00:14:47,166 ‎아무 기억이 없고 ‎약간의 정보만 가진 상태로 208 00:14:47,875 --> 00:14:52,708 ‎한 여행 이야기를 들었는데 ‎굉장히 뜻깊었어요 209 00:14:53,083 --> 00:14:54,291 ‎난 그것밖에 모르니까요 210 00:14:55,833 --> 00:14:58,208 ‎그런 기억의 조각들이 211 00:14:58,291 --> 00:15:00,958 ‎새로운 내 안에 쌓이게 됐고 212 00:15:02,291 --> 00:15:03,250 ‎꽤 괜찮은 인생 같았어요 213 00:15:05,333 --> 00:15:08,958 ‎마커스가 가르쳐 주고 ‎생생하게 설명해 준 바에 따르면 214 00:15:09,041 --> 00:15:13,500 ‎우리 가족은 런던 외곽에 사는 ‎명문가였죠 215 00:15:14,291 --> 00:15:16,500 ‎지극히 평범한 부모님과 216 00:15:17,000 --> 00:15:20,000 ‎집에서 파티를 여는 등 ‎행복하게 산 것 같았어요 217 00:15:23,416 --> 00:15:25,083 ‎마커스가 이상적으로 꾸몄던 거죠 218 00:15:39,208 --> 00:15:42,958 ‎집안 규칙은 ‎배우기 더 까다로웠어요 219 00:15:45,166 --> 00:15:47,375 ‎우린 위층에 올라갈 수 없었고 220 00:15:47,833 --> 00:15:49,333 ‎식사도 부모님과 따로 했죠 221 00:15:49,416 --> 00:15:53,458 ‎집 현관 열쇠도 못 받았어요 ‎그때가... 222 00:15:55,250 --> 00:15:57,500 ‎14살로 기억하는데 223 00:15:58,333 --> 00:16:01,000 ‎우린 정원의 창고에서 살았죠 224 00:16:02,416 --> 00:16:04,875 ‎황당하겠지만 ‎우린 거기가 좋았어요 225 00:16:05,125 --> 00:16:07,166 ‎우리만의 세상이었으니까요 226 00:16:08,500 --> 00:16:10,416 ‎맞아요, 사실 집은... 227 00:16:11,416 --> 00:16:13,541 ‎굉장히 복잡하게 느껴졌어요 228 00:16:22,333 --> 00:16:24,333 ‎사방에 장식이 넘쳐났죠 229 00:16:25,083 --> 00:16:27,625 ‎벽장이고 창고고 ‎물건으로 그득했어요 230 00:16:27,708 --> 00:16:30,041 ‎다락방이랑 차고도 마찬가지였죠 231 00:16:31,250 --> 00:16:33,666 ‎집에는 접근 금지 구역도 있어서 232 00:16:34,125 --> 00:16:36,291 ‎허락 없이 들어갈 순 없었어요 233 00:16:37,250 --> 00:16:38,791 ‎특히 아버지 구역은요 234 00:16:40,250 --> 00:16:42,916 ‎서재는 부를 때만 ‎들어가는 곳이었어요 235 00:16:45,833 --> 00:16:49,375 ‎아버지는 무서운 분으로 ‎성격이 불같으셨죠 236 00:16:49,916 --> 00:16:54,000 ‎크게 호통을 치셨고 ‎식탁을 탕탕 두드렸어요 237 00:16:54,166 --> 00:16:57,250 ‎특히 부엌 식탁에서 그랬던 ‎기억이 나요 238 00:16:57,375 --> 00:17:01,750 ‎우리 집 중앙에 ‎커다랗고 긴 식탁이 있었는데 239 00:17:01,916 --> 00:17:03,000 ‎아버지는 그걸 내리치셨죠 240 00:17:06,250 --> 00:17:08,000 ‎그리고 나가라고 하셨어요 241 00:17:11,041 --> 00:17:12,750 ‎마커스가 그랬죠 242 00:17:13,000 --> 00:17:15,666 ‎'아버지가 뭘 하든 끼어들지 마' 243 00:17:16,541 --> 00:17:20,166 ‎'항상 깍듯이 대하고 ‎꼭 존칭을 써' 244 00:17:22,250 --> 00:17:25,250 ‎알렉스는 몇 번이나 ‎그 이유를 물어봤지만 245 00:17:25,916 --> 00:17:27,333 ‎가족은 원래 그런 거라며 246 00:17:28,458 --> 00:17:29,666 ‎그냥 넘겨 버렸어요 247 00:17:33,416 --> 00:17:36,000 ‎언젠가 마커스가 설명해 줬는데 ‎우리 부모님이 248 00:17:36,083 --> 00:17:38,625 ‎귀족 출신이라고 했어요 249 00:17:43,666 --> 00:17:47,041 ‎그래서 우리 집에는 ‎작위를 가진 사람들이 250 00:17:47,125 --> 00:17:49,708 ‎노상 드나들었어요 251 00:17:50,791 --> 00:17:53,791 ‎그게 우리 생활이었죠 252 00:17:56,041 --> 00:17:58,041 ‎이상하게 생각한 적이 없어요 253 00:17:58,875 --> 00:18:00,750 ‎나한테는 일상이었으니까요 254 00:18:04,958 --> 00:18:08,750 ‎부모님이 그런 분인 것도 ‎지극히 당연했고 255 00:18:09,083 --> 00:18:12,083 ‎창고 생활도 평범한 일이었죠 256 00:18:12,458 --> 00:18:17,291 ‎평범한 게 뭔지 몰랐으니까 ‎고개를 갸웃할 일도 없었죠 257 00:18:18,208 --> 00:18:21,708 ‎내가 아는 유일한 사실인 ‎우리 가족이 정상이었어요 258 00:18:47,916 --> 00:18:49,041 ‎내 인생사는 259 00:18:50,708 --> 00:18:52,541 ‎다 마커스에게 들은 얘기였고 260 00:18:54,791 --> 00:18:56,208 ‎그대로 받아들였어요 261 00:18:56,500 --> 00:18:58,500 ‎난 그렇게 알고 세상에 나갔죠 262 00:19:03,375 --> 00:19:06,833 ‎사고 몇 달 후에 마커스가 ‎내 친구들을 만나자고 했어요 263 00:19:08,375 --> 00:19:10,208 ‎그래서 술집에 갔죠 264 00:19:11,958 --> 00:19:14,958 ‎그건 또 다른 엄청난 도약이었어요 265 00:19:20,333 --> 00:19:21,625 ‎십 대 시절에는 266 00:19:22,250 --> 00:19:24,083 ‎또래랑 다른 걸 싫어하잖아요 267 00:19:24,458 --> 00:19:26,750 ‎튀지 않고 똑같이 되려고 하죠 268 00:19:27,416 --> 00:19:30,250 ‎근데 내가 모르는 사람들이 ‎날 알고 있어요 269 00:19:31,166 --> 00:19:34,916 ‎그건 감당하기 힘든 상황이죠 270 00:19:37,875 --> 00:19:38,875 ‎당황스러웠어요 271 00:19:50,333 --> 00:19:52,833 ‎사람들은 기억 상실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곤 하는데 272 00:19:54,083 --> 00:19:54,958 ‎그렇지 않아요 273 00:19:55,875 --> 00:19:57,958 ‎의지할 데가 없으니까요 274 00:19:58,666 --> 00:20:03,708 ‎날 안심 시켜 줄 수 있는 게 ‎하나도 없었죠 275 00:20:04,875 --> 00:20:06,583 ‎마커스 외에는요 276 00:20:07,541 --> 00:20:12,666 ‎그래서 마커스랑 둘이 계획을 짰죠 277 00:20:12,791 --> 00:20:15,000 ‎내가 전혀 모르는 사람을 만나도 278 00:20:15,083 --> 00:20:17,875 ‎상대방이 그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하게요 279 00:20:20,666 --> 00:20:22,625 ‎친구 집에 저녁을 먹으러 갈 때면 280 00:20:23,375 --> 00:20:27,000 ‎도착해서 들어가기 전에 ‎꼭 설명해 달라고 했어요 281 00:20:27,083 --> 00:20:29,416 ‎'이 사람들 이름이 뭐였지? ‎어떻게 생겼어?' 282 00:20:29,500 --> 00:20:33,416 ‎그럼 마커스는 한 명씩 ‎간략하게 말해 줬어요 283 00:20:33,500 --> 00:20:37,041 ‎그날 만날 사람들 얘기를 듣고 ‎그 집 문이 열리면 284 00:20:37,125 --> 00:20:40,916 ‎모르는 사람들에게 ‎반갑다고 인사했어요 285 00:20:41,500 --> 00:20:44,500 ‎그래서 다들 내가 ‎멀쩡하다고 생각했죠 286 00:20:44,958 --> 00:20:48,583 ‎자신들에 대해 다 알았으니까요 ‎하지만 전부 다 연기였어요 287 00:20:49,250 --> 00:20:51,666 ‎내가 집 밖에서 짧게 ‎설명해 주곤 했죠 288 00:20:52,041 --> 00:20:54,291 ‎마커스가 여자 친구 얘기도 ‎해 줬어요 289 00:20:54,958 --> 00:20:56,583 ‎'아, 나 여자 친구 있어?' 290 00:20:57,333 --> 00:21:01,208 ‎멋진 여자였고 ‎내가 자기를 기억 못 한다는 걸 291 00:21:01,458 --> 00:21:04,583 ‎전혀 알아차리지 못했었죠 292 00:21:07,333 --> 00:21:11,916 ‎우리끼리 같은 여자랑 첫 경험을 ‎두 번 했다는 우스갯소리도 했어요 293 00:21:16,291 --> 00:21:19,125 ‎알렉스는 사진에 푹 빠지게 됐어요 294 00:21:20,166 --> 00:21:25,208 ‎새로 만든 기억까지 ‎잃게 될까 봐 집착했죠 295 00:21:26,833 --> 00:21:29,041 ‎난 즐거워하는 사람들과 296 00:21:29,291 --> 00:21:31,250 ‎우리가 갔던 파티 297 00:21:31,333 --> 00:21:33,291 ‎만난 사람 ‎갔던 장소 등을 찍었어요 298 00:21:33,375 --> 00:21:36,416 ‎앞으로 남은 인생을 살아가면서 299 00:21:37,166 --> 00:21:41,750 ‎매해, 매달의 모든 순간을 ‎남기고 싶었죠 300 00:21:46,958 --> 00:21:49,916 ‎사람들은 보통 ‎행복할 때 사진을 찍잖아요 301 00:21:50,708 --> 00:21:53,125 ‎그 외에는 안 찍죠 302 00:21:55,375 --> 00:21:56,500 ‎다들 그래요 303 00:21:57,458 --> 00:22:02,458 ‎결혼사진은 찍어도 ‎장례식장에서는 안 찍잖아요 304 00:22:16,250 --> 00:22:17,708 ‎아버지가 죽어 가셨어요 305 00:22:18,666 --> 00:22:20,750 ‎암에 걸리셨었죠 306 00:22:22,666 --> 00:22:23,500 ‎췌장암요 307 00:22:24,750 --> 00:22:27,208 ‎한번은 아버지가 ‎우리를 서재로 불러서 308 00:22:27,708 --> 00:22:31,000 ‎지난날 너무 심하게 굴어서 ‎미안했다고 사과하셨어요 309 00:22:33,208 --> 00:22:36,166 ‎그리고 죽기 전에 ‎용서해 주겠냐고 물었죠 310 00:22:37,333 --> 00:22:38,666 ‎그래서 용서한다고 했어요 311 00:22:39,208 --> 00:22:40,708 ‎알렉스는 무슨 말이든 했겠죠 312 00:22:41,166 --> 00:22:45,125 ‎워낙 착한 애였고 ‎아버지한테도 잘했거든요 313 00:22:46,541 --> 00:22:49,208 ‎근데 마커스는 단호하게 말했죠 314 00:22:49,666 --> 00:22:51,833 ‎'아뇨, 전 용서 못 해요' 315 00:22:53,250 --> 00:22:55,000 ‎그러더니 서재에서 나갔어요 316 00:22:56,791 --> 00:22:59,416 ‎전 마커스랑 같이 나가면서 317 00:23:00,083 --> 00:23:02,250 ‎왜 그랬냐고 물어봤어요 318 00:23:02,333 --> 00:23:05,708 ‎죽어가는 아버지의 마지막 소원을 ‎왜 거절했냐고요 319 00:23:06,083 --> 00:23:08,250 ‎곧 돌아가실 테니 ‎용서해 드리라고 했죠 320 00:23:08,416 --> 00:23:10,625 ‎'싫어, 내가 왜 용서해?' 321 00:23:11,083 --> 00:23:12,541 ‎'아버지 부탁이니까' 322 00:23:12,833 --> 00:23:16,000 ‎'용서해 달라는데 ‎못 할 건 또 뭐야?' 323 00:23:16,416 --> 00:23:19,166 ‎'싫어, 복잡한 이유가 있어서 ‎용서할 수 없어' 324 00:23:29,958 --> 00:23:31,916 ‎그러고 며칠 후에 ‎아버지가 돌아가셨죠 325 00:23:36,875 --> 00:23:38,083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326 00:23:38,750 --> 00:23:41,291 ‎집안 상황이 바뀔 줄 알았어요 327 00:23:41,625 --> 00:23:43,958 ‎폭군인 아버지가 ‎규칙을 정했으니까요 328 00:23:45,166 --> 00:23:47,625 ‎그래서 20대가 됐을 때는 329 00:23:48,625 --> 00:23:52,166 ‎우리 집에도 들어가고 ‎현관 열쇠도 받을 줄 알았죠 330 00:23:52,250 --> 00:23:55,791 ‎뭐든 먹고 싶은 대로 먹고 ‎맘대로 드나들 수 있다고요 331 00:23:56,041 --> 00:23:58,583 ‎아버지가 돌아가시며 ‎규칙도 사라질 줄 알았죠 332 00:24:01,250 --> 00:24:05,125 ‎하지만 곧 그게 착각이란 ‎사실을 알게 됐어요 333 00:24:05,916 --> 00:24:07,666 ‎오히려 규칙이 더 엄해졌죠 334 00:24:12,541 --> 00:24:15,500 ‎어머니는 계속 현관 열쇠를 ‎안 주셨어요 335 00:24:19,458 --> 00:24:23,333 ‎마커스에게 물어봤더니 ‎신경 쓰지 말라고만 했죠 336 00:24:25,291 --> 00:24:26,208 ‎그래서 안 했어요 337 00:24:39,458 --> 00:24:41,000 ‎그러고 5년을 넘겼어요 338 00:24:43,083 --> 00:24:46,375 ‎그때 어머니가 의식을 잃고 ‎계단 바닥에 쓰러지셨죠 339 00:24:48,416 --> 00:24:50,416 ‎뇌에 종양이 생겼거든요 340 00:24:51,500 --> 00:24:53,291 ‎목숨이 위험하셨죠 341 00:24:58,333 --> 00:25:00,791 ‎그래서 마음이 몹시 심란했어요 342 00:25:03,583 --> 00:25:05,291 ‎어머니를 사랑하게 됐거든요 343 00:25:07,375 --> 00:25:11,291 ‎그리고 굉장히 친해졌죠 344 00:25:17,333 --> 00:25:19,250 ‎어머니는 우리가 보고 싶을 거라며 345 00:25:19,791 --> 00:25:23,208 ‎사랑한다고 하셨어요 346 00:25:25,000 --> 00:25:28,750 ‎그리고 그 순간 어머니가 떠나셨죠 347 00:25:31,166 --> 00:25:35,750 ‎난 꽤 오랫동안 울었어요 348 00:25:38,375 --> 00:25:39,458 ‎마커스는 안 울었죠 349 00:25:41,875 --> 00:25:43,333 ‎아무 감정이 없었어요 350 00:25:45,250 --> 00:25:46,083 ‎난 아무렇지... 351 00:25:48,083 --> 00:25:48,958 ‎않았어요 352 00:25:50,625 --> 00:25:54,708 ‎그것 때문에 죄책감을 ‎느끼지도 않았어요 353 00:25:54,791 --> 00:25:58,083 ‎슬프지도 않았고 그렇다고... 354 00:25:59,583 --> 00:26:02,000 ‎안도하지도 않았고 ‎아무 느낌 없었죠 355 00:26:08,083 --> 00:26:10,125 ‎난 마커스를 속속들이 알아요 356 00:26:10,708 --> 00:26:13,458 ‎우린 쌍둥이니까 ‎서로에 대해 모르는 게 없죠 357 00:26:14,208 --> 00:26:18,458 ‎그런데 마커스는 어머니의 죽음을 ‎나랑 완전히 다르게 받아들였어요 358 00:26:19,541 --> 00:26:21,791 ‎그게 너무 신경 쓰였죠 359 00:26:27,833 --> 00:26:32,500 ‎장례식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마커스랑 나는 360 00:26:33,125 --> 00:26:36,250 ‎우리 열쇠로 문을 열고 ‎집 안으로 들어갔어요 361 00:26:37,166 --> 00:26:42,583 ‎그리고 방대한 집과 별채를 ‎싹 치우기 시작했죠 362 00:26:43,166 --> 00:26:45,375 ‎물건으로 꽉 차 있었거든요 363 00:26:48,625 --> 00:26:52,500 ‎아래층부터 물건을 버려 나갔는데 364 00:26:53,541 --> 00:26:57,708 ‎여기저기서 50파운드짜리 ‎지폐가 가득한 365 00:26:57,791 --> 00:26:59,833 ‎유리병이 나왔어요 366 00:27:00,791 --> 00:27:03,166 ‎커튼 속에 숨겨진 돈도 있었죠 367 00:27:06,833 --> 00:27:09,750 ‎그래서 슬슬 ‎이상한 생각이 들었어요 368 00:27:12,208 --> 00:27:14,500 ‎그리고 화장실로 들어갔죠 369 00:27:15,750 --> 00:27:19,333 ‎한 화장실에는 ‎거대한 옷장이 있었는데 370 00:27:20,375 --> 00:27:21,666 ‎성인용품이 잔뜩 나왔어요 371 00:27:25,500 --> 00:27:28,333 ‎마커스랑 같이 봤는데 ‎난 진짜 충격이 컸죠 372 00:27:29,666 --> 00:27:32,791 ‎근데 마커스는 ‎별로 동요하지 않았고 373 00:27:33,208 --> 00:27:34,875 ‎계속 저한테 374 00:27:34,958 --> 00:27:37,708 ‎신경 쓰지 말고 ‎청소나 마저 하자고 했어요 375 00:27:41,833 --> 00:27:43,416 ‎다음엔 다락방에 갔는데 376 00:27:44,041 --> 00:27:46,791 ‎우리 어린 시절이 남아 있었죠 377 00:27:50,250 --> 00:27:55,250 ‎학교 교과서랑 어릴 때 입은 옷들 378 00:27:56,666 --> 00:27:59,708 ‎각종 선물 상자가 가득했어요 379 00:28:00,333 --> 00:28:03,666 ‎매년 크리스마스랑 생일 때마다 380 00:28:04,083 --> 00:28:08,375 ‎친척 어른들이 보내 주신 거였어요 381 00:28:09,750 --> 00:28:14,583 ‎근데 우린 그 누구한테도 ‎선물을 받은 적이 없어요 382 00:28:16,250 --> 00:28:18,583 ‎어머니가 다 숨겼던 거죠 383 00:28:22,250 --> 00:28:25,166 ‎그래서 어머니를 ‎더 알 수 없었어요 384 00:28:27,708 --> 00:28:31,458 ‎'어떤 사람이었지? ‎난 어머니에 대해 뭘 알지?' 385 00:28:36,375 --> 00:28:39,291 ‎다음엔 어머니 방을 청소했어요 386 00:28:48,125 --> 00:28:50,416 ‎우린 벽장 안쪽까지 387 00:28:50,875 --> 00:28:54,666 ‎수많은 코트와 옷을 ‎뚫고 들어가야 했죠 388 00:28:55,166 --> 00:29:00,041 ‎그 안에는 또 다른 벽장의 ‎비밀 문이 있었어요 389 00:29:00,583 --> 00:29:04,208 ‎물론 잠겨 있어서 ‎열쇠를 찾아야 했죠 390 00:29:19,541 --> 00:29:24,000 ‎그리고 그 안에는 ‎사진이 들어 있었어요 391 00:29:24,958 --> 00:29:26,500 ‎나랑 마커스가 392 00:29:28,125 --> 00:29:31,583 ‎10살 때쯤 벌거벗고 있는 사진요 393 00:29:32,750 --> 00:29:34,125 ‎머리 부분은 잘려 있었죠 394 00:29:37,791 --> 00:29:42,333 ‎너무 기묘했어요 ‎진짜 엽기적이었어요 395 00:29:43,000 --> 00:29:44,916 ‎대체 어머니는... 396 00:29:45,625 --> 00:29:49,916 ‎우리 얼굴이 없는 나체 사진으로 ‎뭘 했을까요? 397 00:29:56,208 --> 00:29:57,625 ‎어쩔 줄 모르겠더라고요 398 00:29:58,500 --> 00:29:59,333 ‎난... 399 00:30:00,291 --> 00:30:01,375 ‎그냥 막막했죠 400 00:30:27,166 --> 00:30:28,000 ‎아니 401 00:30:30,958 --> 00:30:31,916 ‎화가 솟구쳤죠 402 00:30:33,083 --> 00:30:34,333 ‎미칠 것 같았어요 403 00:30:38,250 --> 00:30:39,125 ‎맙소사 404 00:30:52,833 --> 00:30:53,833 ‎차 한 잔 줄래요? 405 00:31:03,833 --> 00:31:08,416 ‎"2장 // 마커스" 406 00:31:21,541 --> 00:31:25,666 ‎난 퇴원 첫날부터 알렉스에게 407 00:31:25,916 --> 00:31:28,750 ‎우리 인생과 반대되는 ‎얘기를 해 줬어요 408 00:31:35,791 --> 00:31:39,958 ‎우리를 평범한 가족으로 꾸며 ‎멋진 집에서 살았고 409 00:31:40,166 --> 00:31:42,583 ‎부모님도 좋은 분들이셨다고 했죠 410 00:31:44,958 --> 00:31:46,208 ‎근데 사실이 아니었어요 411 00:31:48,250 --> 00:31:51,500 ‎다 알렉스를 위해 ‎만들어 낸 환상이었죠 412 00:31:51,875 --> 00:31:54,375 ‎시간이 갈수록 환상도 커졌어요 413 00:32:07,958 --> 00:32:10,208 ‎알렉스가 퇴원했는데 414 00:32:11,166 --> 00:32:13,375 ‎어머니를 못 알아봤어요 415 00:32:13,833 --> 00:32:16,666 ‎집은 물론 자기 방이 ‎어딘지도 몰랐죠 416 00:32:16,750 --> 00:32:19,250 ‎여자 친구의 존재나 ‎영국에 산다는 사실도요 417 00:32:19,333 --> 00:32:22,000 ‎아는 게... 하나도 없었죠 418 00:32:24,291 --> 00:32:27,041 ‎근데 나는 알아봤어요 419 00:32:28,416 --> 00:32:29,666 ‎내가 누군지는 알았죠 420 00:32:33,208 --> 00:32:35,791 ‎내가 아는 사실이 하나뿐이라면 421 00:32:36,416 --> 00:32:39,708 ‎스스로 완벽하게 ‎알고 있는 사실이라면 422 00:32:40,166 --> 00:32:42,625 ‎누가 가르쳐 줘서 ‎아는 게 아니라면 423 00:32:43,333 --> 00:32:45,625 ‎그걸 바탕으로 모든 걸 ‎구축해 나가죠 424 00:32:48,041 --> 00:32:51,416 ‎알렉스는 날 믿어야 했어요 ‎달리 믿을 사람이 없었으니까요 425 00:32:52,375 --> 00:32:53,750 ‎나 외엔 아무것도 없었죠 426 00:32:56,708 --> 00:33:00,333 ‎그래서 알렉스에게 ‎기본적인 것부터 가르쳐 줬어요 427 00:33:00,416 --> 00:33:04,291 ‎부모님이 누구고 침실과 소지품이 ‎어디 있는지 등을 알려 줬고 428 00:33:05,375 --> 00:33:09,458 ‎그걸 골자로 하나씩 ‎새로운 사실을 추가했죠 429 00:33:12,250 --> 00:33:17,000 ‎그렇게 반년쯤 지나고 ‎깨달은 게 있어요 430 00:33:17,500 --> 00:33:21,541 ‎알렉스가 아는 것과 모르는 건 ‎나한테 달려 있었죠 431 00:33:21,916 --> 00:33:24,875 ‎알렉스는 뭐든지 내가 ‎말하는 대로 믿었으니까요 432 00:33:26,666 --> 00:33:28,750 ‎한번은 알렉스가 433 00:33:29,291 --> 00:33:31,166 ‎가족 휴가에 대해 물어봤어요 434 00:33:34,583 --> 00:33:37,583 ‎근데 우린 가족끼리 ‎어디 간 적이 없어요 435 00:33:38,291 --> 00:33:41,708 ‎휴가 때 남의 가족이랑 ‎놀러 가긴 했어도 436 00:33:42,458 --> 00:33:46,458 ‎우리 부모님이랑 간 적은 없는데 ‎알렉스는 그걸 몰랐으면 했죠 437 00:33:46,541 --> 00:33:51,083 ‎씁쓸하고 슬픈 일이고 ‎보통 안 그러잖아요 438 00:33:51,583 --> 00:33:52,750 ‎사실대로 말할 수 없었죠 439 00:33:52,833 --> 00:33:55,875 ‎'부모님이 형편없어서 ‎가족끼리 놀러 간 적 없어' 440 00:33:56,208 --> 00:33:58,791 ‎그래서 그냥 자주 ‎여행을 갔다고 했어요 441 00:33:58,875 --> 00:34:01,583 ‎프랑스에 여행 갔을 때 ‎찍었다며 사진도 보여 줬죠 442 00:34:02,041 --> 00:34:05,000 ‎아버지가 프랑스어를 하셔서 ‎그럴싸했어요 443 00:34:05,583 --> 00:34:07,000 ‎'그렇구나, 멋지다' 444 00:34:07,291 --> 00:34:10,041 ‎우리 둘이 해변에서 찍은 ‎사진도 찾았죠 445 00:34:11,041 --> 00:34:12,625 ‎알렉스는 그거로 만족했어요 446 00:34:13,833 --> 00:34:17,916 ‎엄마랑 아빠도 갔는지 ‎온 가족이 같이 갔는지 447 00:34:18,666 --> 00:34:19,916 ‎물어보지도 않았고요 448 00:34:22,083 --> 00:34:23,791 ‎알렉스는 캐묻지 않았고 449 00:34:25,125 --> 00:34:26,666 ‎난 시시콜콜 말하지 않았죠 450 00:34:29,958 --> 00:34:31,291 ‎그저 사진만 줬고 451 00:34:32,791 --> 00:34:34,583 ‎나머지는 다 알렉스가 상상했어요 452 00:34:38,000 --> 00:34:43,375 ‎행복한 추억이 담긴 앨범을 줬어요 453 00:34:44,500 --> 00:34:45,625 ‎즐거웠을 때요 454 00:34:47,291 --> 00:34:48,333 ‎아무 문제 없이요 455 00:34:55,500 --> 00:34:59,041 ‎말을 지어내기보다는 ‎자세한 얘기를 빼려고 했죠 456 00:35:01,208 --> 00:35:03,000 ‎알렉스가 따지기 시작했다면 457 00:35:04,208 --> 00:35:05,500 ‎모든 환상이 깨지고 458 00:35:05,583 --> 00:35:08,416 ‎초기에 진상을 ‎파악하게 됐을 거예요 459 00:35:12,791 --> 00:35:14,916 ‎하지만 기억을 몽땅 잃은 알렉스는 460 00:35:16,250 --> 00:35:20,041 ‎내 얘기를 의심해 본 적이 없어요 461 00:35:20,458 --> 00:35:23,500 ‎내가 가족 여행을 갔다고 하면 ‎그게 기정사실이 됐죠 462 00:35:24,000 --> 00:35:25,875 ‎알렉스가 되묻는 법은 없었어요 463 00:35:28,166 --> 00:35:31,041 ‎32살이 될 때까지 ‎계속 그 방법을 써 왔죠 464 00:35:38,333 --> 00:35:42,750 ‎알렉스는 내 말을 ‎곧이곧대로 믿었어요 465 00:35:48,791 --> 00:35:53,791 ‎그게 이 모든 것의 핵심이죠 ‎'신뢰'요 466 00:35:55,541 --> 00:35:58,875 ‎난 마커스를 불신하거나 ‎의심할 이유가 없었어요 467 00:36:00,250 --> 00:36:02,166 ‎그래서 이렇게... 468 00:36:02,250 --> 00:36:05,375 ‎이런 일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겠지만 469 00:36:05,458 --> 00:36:08,041 ‎맹목적으로 믿으면 가능하죠 470 00:36:12,458 --> 00:36:14,083 ‎내가 마커스를 의심할 ‎이유가 없잖아요 471 00:36:20,916 --> 00:36:24,125 ‎처음엔 모든 답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간단했어요 472 00:36:24,833 --> 00:36:28,916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알렉스의 질문은 복잡해졌고 473 00:36:29,000 --> 00:36:30,833 ‎더 단도직입적이 돼서 474 00:36:31,041 --> 00:36:33,291 ‎일일이 기억해야 했어요 475 00:36:33,375 --> 00:36:35,750 ‎내가 뭘 말했고 뭘 숨겼는지요 476 00:36:36,541 --> 00:36:39,708 ‎그때부터는 의식적 선택에 의한... 477 00:36:41,000 --> 00:36:41,833 ‎거짓말이었죠 478 00:36:44,291 --> 00:36:47,875 ‎알렉스는 어머니가 ‎좋은 분이었냐고 묻고 479 00:36:49,583 --> 00:36:54,166 ‎내가 그렇다고 대답하면 ‎더 이상 질문하지 않았어요 480 00:36:55,833 --> 00:36:58,458 ‎그런 대답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481 00:36:58,583 --> 00:37:02,041 ‎충분하지 않으니까 ‎자세히 말하라고 할 수도 있잖아요 482 00:37:02,375 --> 00:37:05,250 ‎'어머니는 어떤 분이었어? ‎잘해 주셨어? 사랑해 주셨어?' 483 00:37:06,083 --> 00:37:07,708 ‎'좋은 어머니였어?' 484 00:37:08,166 --> 00:37:10,208 ‎하지만 알렉스는 그런 적이 없어요 485 00:37:10,333 --> 00:37:14,375 ‎그냥 어머니가 좋은 분이었는지 ‎알면 그만이었죠 486 00:37:14,750 --> 00:37:17,208 ‎그대로 머릿속에 저장하고 ‎넘어갔어요 487 00:37:25,375 --> 00:37:29,375 ‎난 말의 앞뒤가 안 맞는다는 ‎사실을 몰랐어요 488 00:37:33,375 --> 00:37:37,083 ‎어이없지만 마커스에게 ‎따질 생각도 안 했죠 489 00:37:37,333 --> 00:37:38,958 ‎'그건 말이 안 되는데' 490 00:37:39,958 --> 00:37:44,333 ‎20대 내내 의심조차 안 했어요 491 00:37:57,125 --> 00:37:59,041 ‎그렇게 알렉스한테... 492 00:38:00,375 --> 00:38:02,083 ‎거짓말을 시작하자... 493 00:38:04,041 --> 00:38:05,333 ‎빠져나올 수 없었어요 494 00:38:07,375 --> 00:38:09,166 ‎거짓말은 눈덩이처럼 커져서 495 00:38:09,625 --> 00:38:12,416 ‎내가 했던 말을 ‎주장하는 수밖에 없었죠 496 00:38:15,083 --> 00:38:18,083 ‎그렇지 않으면 내가 ‎가짜 인생을 지어냈다고 497 00:38:18,666 --> 00:38:20,541 ‎인정해야 했으니까요 498 00:38:32,083 --> 00:38:35,125 ‎형제를 속이면 마음이 무겁죠 499 00:38:38,458 --> 00:38:42,291 ‎그리고 나 자신도 다르게 보여요 500 00:38:44,583 --> 00:38:50,958 ‎난 내 단짝이자 파트너 ‎반쪽을 매일 속였어요 501 00:38:51,833 --> 00:38:54,583 ‎그 죄책감은 말도 못 하게 컸죠 502 00:38:55,708 --> 00:39:00,708 ‎그래도 솔직히 말하는 것보다 ‎거짓말이 훨씬 더 쉬웠어요 503 00:39:02,208 --> 00:39:05,083 ‎거짓말을 해도 괴롭고 ‎안 해도 괴로운 상황이었죠 504 00:39:10,083 --> 00:39:11,833 ‎그래서 둘 중 택해야 했어요 505 00:39:15,166 --> 00:39:17,583 ‎그리고 결국 506 00:39:18,375 --> 00:39:22,000 ‎어린 시절에 대한 사실은 ‎평생 묻기로 했죠 507 00:39:38,041 --> 00:39:39,458 ‎사람들은 단번에 508 00:39:40,000 --> 00:39:42,250 ‎소아 성애자를 ‎알아볼 수 있다고 생각해요 509 00:39:43,625 --> 00:39:45,291 ‎딱 티가 난다고요 510 00:39:46,458 --> 00:39:49,166 ‎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죠 511 00:39:53,583 --> 00:39:56,416 ‎어머니는 우리를 ‎성적으로 학대했어요 512 00:39:57,041 --> 00:39:59,125 ‎우리가 12, 14살 때까지요 513 00:40:01,833 --> 00:40:03,416 ‎그걸 왜 얘기하겠어요? 514 00:40:04,125 --> 00:40:06,958 ‎뭐 하러요? ‎내 말은 그 일이... 515 00:40:07,458 --> 00:40:09,125 ‎내가 이 자리에서 516 00:40:09,291 --> 00:40:11,875 ‎당신이 어릴 때 ‎그런 일을 당했었다고 말하면 517 00:40:12,166 --> 00:40:13,625 ‎평생 고통에 시달리겠죠 518 00:40:15,791 --> 00:40:17,541 ‎그런데 왜 말하겠어요? 519 00:40:17,833 --> 00:40:20,958 ‎안 그래도 정서 불안인 ‎18살 남자애가 520 00:40:21,625 --> 00:40:23,708 ‎감당할 수 없는 진실이고 521 00:40:24,083 --> 00:40:26,583 ‎알 필요도 없는 일이잖아요 522 00:40:28,500 --> 00:40:30,708 ‎우리 입장이 바뀐다면 난 알렉스가 523 00:40:31,791 --> 00:40:33,541 ‎비밀로 해 주길 바라요 524 00:40:34,333 --> 00:40:37,583 ‎나처럼요, 솔직히 말했다면 ‎화를 냈을 거예요 525 00:40:38,916 --> 00:40:41,083 ‎난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해요 526 00:40:42,833 --> 00:40:45,291 ‎알렉스에게 있는 그대로 말하고 527 00:40:45,375 --> 00:40:47,500 ‎정신 상담을 받게 했어야 한다는 ‎사람도 있어요 528 00:40:47,583 --> 00:40:49,916 ‎알렉스가 평생 그 문제로 ‎씨름했어야 한다고요 529 00:40:50,791 --> 00:40:56,666 ‎난 신이 아니니까 ‎진실을 감출 권리가 없다는데 530 00:40:56,791 --> 00:40:59,041 ‎모든 걸 똑똑히 기억하는... 531 00:41:00,291 --> 00:41:03,125 ‎나는 정말 기분이 더럽거든요 532 00:41:06,541 --> 00:41:07,791 ‎알렉스는 아니에요 533 00:41:07,875 --> 00:41:09,916 ‎그게 어떤 느낌인지 모르니까요 534 00:41:10,291 --> 00:41:12,458 ‎난 그걸 모르고 살 ‎선물을 준 거예요 535 00:41:14,208 --> 00:41:16,791 ‎나한테는 그게 선물이었어요 536 00:41:16,916 --> 00:41:20,083 ‎인간이라면 누구든 ‎사랑하는 사람에게 537 00:41:20,541 --> 00:41:23,041 ‎줄 수 있는 귀중한 선물이죠 538 00:41:23,333 --> 00:41:24,666 ‎누구나 그럴걸요 539 00:41:49,375 --> 00:41:53,583 ‎난 알렉스를 위해 살아왔어요 540 00:41:54,583 --> 00:41:55,875 ‎오랜 세월 동안요 541 00:41:57,541 --> 00:41:59,583 ‎내가 해야 했던 일을 다 하면서 542 00:41:59,666 --> 00:42:02,333 ‎알렉스에게 말했던 ‎이야기에 맞춰서요 543 00:42:05,166 --> 00:42:09,166 ‎한번은 어머니 생신 때 집에 가서 ‎포옹과 키스를 나눴어요 544 00:42:10,625 --> 00:42:12,666 ‎난 어머니 속을 알 수 없었죠 545 00:42:13,958 --> 00:42:16,208 ‎본인이 자식들 인생을 망쳤는데 546 00:42:16,416 --> 00:42:18,625 ‎애들이 자기 생일을 ‎축하해 주고 있잖아요 547 00:42:24,083 --> 00:42:26,833 ‎우린 케이크도 만들도 ‎노래하며 호들갑을 떨었죠 548 00:42:26,916 --> 00:42:29,500 ‎가족의 생일 파티에서 ‎할 법한 건 다 했어요 549 00:42:30,625 --> 00:42:32,916 ‎알렉스는 책에 나오는 것처럼 550 00:42:33,375 --> 00:42:35,791 ‎영화에 나오는 것처럼 행동했죠 551 00:42:37,666 --> 00:42:41,333 ‎어머니한테, 그 여자한테 ‎뽀뽀했어요 552 00:42:43,791 --> 00:42:45,500 ‎난 옆에서 지켜봤죠 553 00:42:51,416 --> 00:42:55,000 ‎몸서리치게 괴로웠고 ‎폭발할 지경이었어요! 554 00:42:56,291 --> 00:43:00,083 ‎그리고 그 기억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이 555 00:43:00,541 --> 00:43:03,583 ‎너무 강력하고 격해서 556 00:43:04,791 --> 00:43:09,500 ‎내가 창조했던 현실을 ‎믿기 시작했어요 557 00:43:10,666 --> 00:43:14,541 ‎그런 일을 당한 적이 없다고 ‎생각해야 했어요 558 00:43:18,125 --> 00:43:21,541 ‎알렉스는 사고로 기억을 잃었고 559 00:43:23,875 --> 00:43:26,125 ‎난 자의로 기억을 지웠죠 560 00:43:30,916 --> 00:43:31,833 ‎그러니까 좋았어요 561 00:43:32,833 --> 00:43:33,916 ‎자유로웠죠 562 00:43:34,958 --> 00:43:37,541 ‎어머니한테 당한 기억에서 ‎벗어날 수 있었어요 563 00:43:38,416 --> 00:43:43,750 ‎어머니한테 받은 상처와 ‎수치심까지 전부 다요 564 00:43:46,250 --> 00:43:51,791 ‎부끄럽고 불결하고 ‎이용당한 기분이었거든요 565 00:43:55,541 --> 00:43:56,708 ‎그게 다 사라졌죠 566 00:44:04,708 --> 00:44:07,208 ‎갑자기 어린 시절이 ‎행복하게 느껴졌어요 567 00:44:09,125 --> 00:44:10,916 ‎부모님은 좋은 분이었고 568 00:44:12,875 --> 00:44:14,416 ‎학대받은 적도 없었죠 569 00:44:16,000 --> 00:44:18,000 ‎나도 그런 불행을 겪지 않았어요 570 00:44:19,541 --> 00:44:23,083 ‎난 알렉스에게 어린 시절의 ‎환상을 심어 주면서 571 00:44:23,500 --> 00:44:25,625 ‎내 상처도 달랬던 거예요 572 00:44:28,458 --> 00:44:30,458 ‎효과는 놀라웠죠 573 00:44:33,625 --> 00:44:36,041 ‎눈을 감고 정신을 집중하면 574 00:44:36,541 --> 00:44:38,041 ‎모든 기억이 되살아났지만 575 00:44:38,625 --> 00:44:40,666 ‎겉보기에는, 일상에서는 576 00:44:41,625 --> 00:44:43,375 ‎알렉스와 같은 세상에서 살았어요 577 00:44:45,000 --> 00:44:47,625 ‎나한테는 아주 편한 세상이었죠 578 00:44:48,708 --> 00:44:50,208 ‎그건 꼭 필요한... 579 00:44:52,666 --> 00:44:54,458 ‎나쁜 거짓말이었어요 580 00:44:56,958 --> 00:44:58,500 ‎알렉스 입장에서 보면요 581 00:45:11,625 --> 00:45:13,125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582 00:45:14,000 --> 00:45:16,208 ‎땅에 묻고 완전히 사라지자 583 00:45:17,083 --> 00:45:20,500 ‎긴 이야기가 끝난 기분이었어요 584 00:45:28,000 --> 00:45:32,541 ‎알렉스는 그 사진을 발견하고 ‎혼란에 빠졌어요 585 00:45:34,291 --> 00:45:38,250 ‎그리고 난 그 사진을 보고 586 00:45:39,125 --> 00:45:41,333 ‎내가 겪은 일의 심각성을 느꼈죠 587 00:45:43,541 --> 00:45:44,875 ‎학대가 아닐 리가 없어요 588 00:45:45,208 --> 00:45:47,208 ‎실수일 수도 없죠 589 00:45:47,291 --> 00:45:49,958 ‎실수로 가위를 잘못 놀려 ‎얼굴만 잘랐을 리가 없잖아요 590 00:45:50,833 --> 00:45:53,583 ‎소름 끼치고 충격적이었어요 591 00:45:54,625 --> 00:45:58,583 ‎바로 다시 병에 집어넣어야 했죠 592 00:45:59,541 --> 00:46:02,333 ‎심연으로 떨어지지 않게요 593 00:46:04,916 --> 00:46:08,000 ‎그 사진 때문에 상황이 변했죠 594 00:46:09,833 --> 00:46:13,125 ‎난 부엌으로 곧장 갔고 595 00:46:14,000 --> 00:46:17,708 ‎거기 있던 마커스에게 물었어요 596 00:46:18,333 --> 00:46:21,791 ‎'우리 성 학대당했어?' 597 00:46:22,875 --> 00:46:24,958 ‎마커스가 하얗게 질려서 돌아봤죠 598 00:46:25,791 --> 00:46:28,958 ‎어찌할 바를 몰라 하며 ‎손에 들고 있던 찻잔을 599 00:46:29,416 --> 00:46:31,708 ‎바닥에 떨어뜨리고 말았어요 600 00:46:32,583 --> 00:46:33,666 ‎그 순간 601 00:46:34,750 --> 00:46:38,250 ‎모든 세상이 사라져 버렸죠 602 00:46:39,208 --> 00:46:42,833 ‎다 끝났다고 직감한 그 순간을 ‎잊을 수가 없어요 603 00:46:43,791 --> 00:46:48,125 ‎마커스는 날 보고 조용히... 604 00:46:50,416 --> 00:46:56,500 ‎고개를 끄덕였어요 ‎아무 말 없이 그렇다는 뜻으로요 605 00:46:57,500 --> 00:46:59,625 ‎그러더니 뒤로 돌아 ‎나를 등지고 606 00:47:00,708 --> 00:47:02,000 ‎정원으로 나갔죠 607 00:47:14,125 --> 00:47:18,041 ‎어머니가 우릴 학대했냐고 물으니 ‎그렇다고 하더군요 608 00:47:20,291 --> 00:47:24,041 ‎팔을 내 몸에 두르고 ‎덤덤히 말했어요 609 00:47:24,791 --> 00:47:26,458 ‎'그래, 맞아' 610 00:47:29,291 --> 00:47:32,000 ‎그리고 우리 둘 다 울었죠 611 00:47:49,041 --> 00:47:52,541 ‎난 계속 울기만 했어요 ‎며칠 내내요 612 00:47:54,541 --> 00:47:55,875 ‎하염없이 울었죠 613 00:47:57,000 --> 00:47:59,875 ‎그리고... 그냥 눈앞이 캄캄했어요 614 00:48:00,916 --> 00:48:01,750 ‎난... 615 00:48:02,666 --> 00:48:03,750 ‎어찌할 바를 몰랐죠 616 00:48:12,041 --> 00:48:14,833 ‎난 계속 그 사실을 부정하며 ‎마커스의 착각이라고 했어요 617 00:48:16,625 --> 00:48:18,375 ‎어머니가 ‎소아 성애자일 리 없다고요 618 00:48:19,750 --> 00:48:21,208 ‎어머니는 그런 분이 아니라고요 619 00:48:23,458 --> 00:48:27,791 ‎별난 분이긴 했지만 ‎소아 성애는 아니었어요 620 00:48:34,250 --> 00:48:38,125 ‎아버지한테 학대받은 ‎기억은 없어요 621 00:48:39,750 --> 00:48:42,875 ‎워낙 끔찍한 사람이라 싫어했지만 622 00:48:43,583 --> 00:48:46,333 ‎어머니가 우리를 학대한 ‎사실은 모르셨을 거예요 623 00:48:47,541 --> 00:48:48,750 ‎아버지가 그걸 알고 624 00:48:48,833 --> 00:48:51,708 ‎손을 써 주셨다면 좋았겠지만 ‎그러지 않았죠 625 00:48:54,458 --> 00:49:01,250 ‎어머니는 주변 사람들을 홀려서 ‎자기 마음대로 주무르는 626 00:49:01,333 --> 00:49:03,500 ‎놀라운 능력을 갖고 있었죠 627 00:49:05,083 --> 00:49:07,041 ‎다들 어머니가 ‎매력적이라고 생각했지만 628 00:49:07,541 --> 00:49:08,833 ‎그런 분이 아니었어요 629 00:49:09,666 --> 00:49:13,375 ‎속은 도무지 종잡을 수 없는... 630 00:49:15,416 --> 00:49:16,416 ‎잔인한 사람이었죠 631 00:49:20,541 --> 00:49:23,083 ‎어머니의 학대도 ‎인정하기 힘들었지만 632 00:49:24,333 --> 00:49:27,458 ‎마커스의 행동이 ‎더 용납이 안 됐어요 633 00:49:31,916 --> 00:49:35,791 ‎쌍둥이 형제가 날 속였잖아요 634 00:49:39,375 --> 00:49:44,291 ‎내가 전적으로 믿었던 ‎유일한 사람이 635 00:49:44,916 --> 00:49:46,041 ‎날 배신했어요 636 00:49:48,291 --> 00:49:49,541 ‎그래서 화가 났죠 637 00:49:50,250 --> 00:49:52,250 ‎처음으로 분노를 느꼈어요 638 00:49:53,541 --> 00:49:57,333 ‎우린 서로의 모든 걸 알고 ‎비밀이 없었기 때문에 639 00:49:57,541 --> 00:50:00,208 ‎화가 났어요 ‎우린 모든 걸 같이 했죠 640 00:50:00,875 --> 00:50:06,166 ‎그런데도 내가 모르는 ‎비밀이 있었던 거예요 641 00:50:07,625 --> 00:50:11,541 ‎우리 사이에 어떻게 그럴 수 있죠? ‎우린 쌍둥이잖아요 642 00:50:11,833 --> 00:50:14,125 ‎일란성 쌍둥이예요, 우린 하나죠 643 00:50:14,375 --> 00:50:16,583 ‎애초에 비밀 같은 건 644 00:50:17,416 --> 00:50:19,666 ‎존재할 수 없는 사이라고요 645 00:50:21,208 --> 00:50:23,041 ‎근데 비밀이 있었죠 646 00:50:23,583 --> 00:50:24,916 ‎난 벗어났었어요 647 00:50:25,041 --> 00:50:29,291 ‎내 머릿속에서 ‎기억에서 지운 상태였죠 648 00:50:30,000 --> 00:50:31,208 ‎근데 알렉스는... 649 00:50:31,541 --> 00:50:36,958 ‎내가 죽어라 묻었던 사실을 파냈고 ‎그냥 다 쏟아놨어요 650 00:50:37,708 --> 00:50:39,500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죠 651 00:50:41,083 --> 00:50:43,250 ‎난 마커스에게 따졌어요 652 00:50:43,791 --> 00:50:47,250 ‎근데 그 얘기를 할 준비가 ‎안 됐다며 자르더군요 653 00:50:48,166 --> 00:50:51,750 ‎성 학대가 있었다고 말하고 ‎땡이었어요 654 00:50:51,875 --> 00:50:53,208 ‎달랑 그 얘기뿐이었죠 655 00:50:55,333 --> 00:50:57,500 ‎알렉스가 물어봤는데 ‎암말도 안 했어요 656 00:50:57,583 --> 00:51:00,833 ‎계속되는 알렉스의 질문에 ‎대답을 안 했죠 657 00:51:01,208 --> 00:51:03,208 ‎그냥 말문을 막았어요 658 00:51:03,583 --> 00:51:05,875 ‎딱 한 가지만 알려 줬죠 659 00:51:05,958 --> 00:51:08,750 ‎'성 학대를 받은 사실만 알면 돼' 660 00:51:11,375 --> 00:51:14,750 ‎그리고 다시는 ‎그 얘기를 하지 않았죠 661 00:51:16,916 --> 00:51:18,125 ‎난 견딜 수 없었어요 662 00:51:18,833 --> 00:51:21,250 ‎도저히 감당이 안 됐어요 663 00:51:21,833 --> 00:51:25,166 ‎그 고통과 괴로움을 ‎극복할 수 없었죠 664 00:51:25,958 --> 00:51:28,041 ‎그걸 상대할 재간이 없었어요 665 00:51:29,291 --> 00:51:32,000 ‎그냥 달려가서 ‎구멍에 숨고 싶을 뿐이었죠 666 00:51:33,125 --> 00:51:34,250 ‎실제로 그렇게 했어요 667 00:51:54,958 --> 00:51:56,208 ‎난 혼자였어요 668 00:51:57,583 --> 00:52:01,291 ‎난생처음으로 철저히 혼자가 됐죠 669 00:52:04,583 --> 00:52:06,208 ‎쌍둥이 형제를 잃었거든요 670 00:52:07,208 --> 00:52:11,583 ‎내 존재의 유일한 연결 고리를요 671 00:52:17,916 --> 00:52:20,500 ‎난 어머니가 무슨 짓을 했는지 ‎자세히 몰랐어요 672 00:52:20,875 --> 00:52:24,000 ‎내 인생에서 어떤 부분이 ‎진실이고 허구인지도 673 00:52:24,083 --> 00:52:25,291 ‎모르는 상태였죠 674 00:52:26,541 --> 00:52:27,375 ‎전혀요 675 00:52:41,208 --> 00:52:42,958 ‎가장 힘든 건 676 00:52:43,291 --> 00:52:46,708 ‎내가 마커스 얘기를 토대로 ‎인생을 살아왔다는 점이에요 677 00:52:49,125 --> 00:52:53,166 ‎한마디로 마커스뿐 아니라 ‎나 자신도 잃었던 거죠 678 00:52:56,166 --> 00:53:00,625 ‎18살 때 텅 빈 기억으로 ‎인생을 재건했는데 679 00:53:01,750 --> 00:53:06,083 ‎32살의 나이에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게 됐죠 680 00:53:06,166 --> 00:53:07,291 ‎백지상태로요 681 00:53:08,000 --> 00:53:10,916 ‎두 번째로 다시 시작해야 했어요 682 00:53:11,916 --> 00:53:17,291 ‎가능한지도 모르겠지만 ‎인생을 전부 다시 구성해야 했죠! 683 00:53:27,833 --> 00:53:29,166 ‎그래서 684 00:53:29,750 --> 00:53:33,375 ‎어머니를 파악하는 것부터 ‎시작했어요 685 00:53:35,125 --> 00:53:36,833 ‎어떤 사람이었는지 686 00:53:38,875 --> 00:53:40,750 ‎어떤 은밀한 삶을 살았는지요 687 00:53:47,625 --> 00:53:49,250 ‎그리고 그건... 688 00:53:50,291 --> 00:53:51,708 ‎집착에 가까워졌죠 689 00:53:56,416 --> 00:53:59,333 ‎난 정보를 끼워 맞추기 시작했어요 690 00:54:00,625 --> 00:54:05,333 ‎어머니가 사교계에 ‎데뷔했을 때 기사 등 691 00:54:05,416 --> 00:54:09,291 ‎정보가 될 만한 건 ‎닥치는 대로 찾았죠 692 00:54:15,041 --> 00:54:17,458 ‎여러 편지 안에 섞여 있는 693 00:54:18,375 --> 00:54:21,375 ‎열정적인 연애편지도 ‎많이 발견했어요 694 00:54:22,750 --> 00:54:26,125 ‎군 장성들이 보낸 편지였는데 695 00:54:26,208 --> 00:54:28,208 ‎저명한 사람들이었어요 696 00:54:30,458 --> 00:54:33,083 ‎그들은 하나같이 ‎어머니를 숭배했죠 697 00:54:36,000 --> 00:54:39,625 ‎그리고 난 어머니 인생의 중심이 698 00:54:39,833 --> 00:54:42,791 ‎섹스란 걸 알게 됐어요 699 00:54:44,625 --> 00:54:47,750 ‎어머니는 그 사람들을 ‎홀리다시피 했었죠 700 00:54:56,000 --> 00:54:57,375 ‎난 어머니를 사랑했고 701 00:54:59,541 --> 00:55:01,625 ‎나한테 소중한 분이었어요 702 00:55:04,000 --> 00:55:07,625 ‎그래서 두 얼굴의 어머니가 703 00:55:08,083 --> 00:55:11,500 ‎동일인물이라고 보기 힘들었죠 704 00:55:13,375 --> 00:55:15,833 ‎원래 알던 어머니와 ‎새로 안 어머니가요 705 00:55:17,250 --> 00:55:19,041 ‎그건... 706 00:55:20,166 --> 00:55:21,750 ‎생각보다 더 충격적이었어요 707 00:55:31,250 --> 00:55:34,375 ‎말 그대로 혼란에 빠졌죠 708 00:55:37,208 --> 00:55:39,041 ‎뭐가 진실이고 뭐가 거짓일까? 709 00:55:39,916 --> 00:55:41,625 ‎내 인생 전체가... 710 00:55:43,375 --> 00:55:44,833 ‎허구라면 어쩌지? 711 00:55:49,125 --> 00:55:50,666 ‎통 이해할 수 없었어요 712 00:55:57,333 --> 00:55:58,875 ‎내가 모르는 게 또 뭘까? 713 00:56:13,750 --> 00:56:15,875 ‎난 의기소침해졌고 우울했어요 714 00:56:17,666 --> 00:56:19,458 ‎너무 혼란스러웠죠 715 00:56:20,291 --> 00:56:21,666 ‎내 정체에 대해서요 716 00:56:24,750 --> 00:56:27,291 ‎자살까지 생각했었어요 717 00:56:27,625 --> 00:56:31,041 ‎도저히 일상을 유지할 수 없었죠 718 00:56:36,666 --> 00:56:37,958 ‎그 일은 정말... 719 00:56:40,250 --> 00:56:41,250 ‎감당하기 720 00:56:42,708 --> 00:56:43,666 ‎힘들었어요 721 00:56:49,125 --> 00:56:53,083 ‎결정적으로 아내를 만나 ‎날 추슬렀죠 722 00:56:54,791 --> 00:56:58,000 ‎나란 사람뿐 아니라 ‎내 복잡한 과거사까지 723 00:56:58,291 --> 00:57:02,125 ‎받아들일 준비가 된 ‎사람을 만났거든요 724 00:57:03,500 --> 00:57:06,958 ‎내가 진실을 찾도록 ‎도와주고자 했죠 725 00:57:09,958 --> 00:57:12,375 ‎그래서 우린 결혼했고 ‎두 아이를 낳았어요 726 00:57:13,791 --> 00:57:16,541 ‎마커스도 역시 결혼해서 ‎두 아이를 낳았죠 727 00:57:17,416 --> 00:57:19,083 ‎그리고 각자의 인생을 살았어요 728 00:57:24,166 --> 00:57:27,166 ‎난 그 일에 휘둘리지 말자고 ‎결심했어요 729 00:57:27,500 --> 00:57:30,791 ‎그래서 판도라의 상자에 넣고 ‎뚜껑을 닫았어요 730 00:57:31,250 --> 00:57:33,666 ‎그리고 행복한 인생을 살았죠 731 00:57:34,416 --> 00:57:38,750 ‎즐거웠고 인간관계도 원만했으며 ‎멋진 아내가 있었어요 732 00:57:38,833 --> 00:57:44,000 ‎과거의 문제로 괴로워하지 않고 ‎잘 지냈어요 733 00:57:44,083 --> 00:57:45,416 ‎그 일은 꽁꽁 가둬 놨죠 734 00:57:52,500 --> 00:57:56,041 ‎이 사연의 진짜 기묘한 점은 ‎따로 있어요 735 00:57:56,458 --> 00:58:00,083 ‎우리 형제가 지난 20년 동안 736 00:58:01,250 --> 00:58:03,583 ‎같이 사업체를 운영하고 일하며 737 00:58:03,875 --> 00:58:06,833 ‎모든 걸 함께해 왔다는 ‎사실이에요 738 00:58:11,500 --> 00:58:13,666 ‎우리 경험을 책으로도 냈어요 739 00:58:16,375 --> 00:58:18,416 ‎그래도 마커스는 말하지 않았죠 740 00:58:21,458 --> 00:58:24,166 ‎내가 원하는 대화를 거부했어요 741 00:58:29,166 --> 00:58:30,666 ‎난 궁금한 게 많았고 742 00:58:32,000 --> 00:58:33,458 ‎답을 들어야 했는데 743 00:58:34,625 --> 00:58:37,541 ‎마커스는 말할 준비가 안 됐었죠 744 00:58:38,625 --> 00:58:41,083 ‎지금 이 순간까지도요 745 00:58:46,666 --> 00:58:51,125 ‎난 20년 동안 자세한 얘기를 ‎속에 묻고 살았어요 746 00:58:52,500 --> 00:58:54,958 ‎지금 와서 생각하면 ‎지독한 짓이었죠 747 00:58:55,625 --> 00:58:57,458 ‎난 알렉스를 안아 주며 748 00:58:57,625 --> 00:59:00,541 ‎그 문제에 대해 얘기를 나누고 ‎어떻게 헤쳐 나갈지 상의하며 749 00:59:00,625 --> 00:59:03,916 ‎같이 상담 치료도 ‎받으러 가고 했어야 해요 750 00:59:04,375 --> 00:59:05,500 ‎근데 그 반대로 했죠 751 00:59:10,791 --> 00:59:13,333 ‎알렉스 혼자 끙끙 앓게 외면했어요 752 00:59:16,125 --> 00:59:20,500 ‎내가 알렉스한테 ‎그렇게 냉정했다니 충격이에요 753 00:59:21,625 --> 00:59:24,041 ‎참 고약한 짓이었죠 754 00:59:26,375 --> 00:59:28,375 ‎알렉스는 언젠가 날 용서할 거예요 755 00:59:29,375 --> 00:59:30,208 ‎하지만... 756 00:59:35,125 --> 00:59:36,166 ‎너무 힘드네요 757 00:59:38,041 --> 00:59:39,000 ‎힘들어요 758 00:59:47,583 --> 00:59:52,000 ‎"3장 // 알렉스 & 마커스" 759 01:00:10,333 --> 01:00:12,416 ‎난 아직도 내가 누군지 몰라요 760 01:00:18,125 --> 01:00:20,208 ‎마커스가 얘기해 줘야죠 761 01:00:22,666 --> 01:00:26,833 ‎내 인생의 진실과 거짓이 ‎뭔지 알려면요 762 01:00:31,583 --> 01:00:34,166 ‎마지막 퍼즐 조각을 받아야 해요 763 01:00:37,375 --> 01:00:38,666 ‎우리가 살던 집에서 764 01:00:40,875 --> 01:00:42,000 ‎무슨 일이 있었는지요 765 01:00:44,166 --> 01:00:45,375 ‎어린 시절에요 766 01:01:15,666 --> 01:01:16,625 ‎좀 가까워서 767 01:01:20,666 --> 01:01:22,958 ‎- 자 ‎- 이제 됐어 768 01:01:26,250 --> 01:01:31,041 ‎생각해 보면 우린 그동안 ‎많은 일을 함께하며 769 01:01:31,458 --> 01:01:34,083 ‎여러 가지를 극복해 왔는데 770 01:01:35,208 --> 01:01:38,125 ‎이렇게 마주 보고 앉아서 771 01:01:39,166 --> 01:01:42,125 ‎그 문제에 대해 ‎얘기한 적은 없다니 신기해 772 01:01:44,000 --> 01:01:45,750 ‎그럴 필요 없다고 생각했으니까 773 01:01:46,000 --> 01:01:49,083 ‎네가 날 그만큼 믿는다고 생각했어 774 01:01:51,166 --> 01:01:54,291 ‎자세한 얘기를 숨긴 ‎내 결정을 존중한다고 775 01:01:56,833 --> 01:02:00,666 ‎그래, 네가 한 말은 ‎다 받아들였지만 776 01:02:01,416 --> 01:02:04,708 ‎지난 일을 돌아보며 ‎더 많은 걸 알게 될수록 777 01:02:05,250 --> 01:02:08,583 ‎더 어이가 없었어 778 01:02:09,000 --> 01:02:11,416 ‎어떻게 네 말을 무조건 믿었지? 779 01:02:14,000 --> 01:02:18,208 ‎난 그러다가 어마어마한 780 01:02:18,291 --> 01:02:19,958 ‎대가를 치렀잖아 781 01:02:21,833 --> 01:02:25,791 ‎난 그 사실이 ‎더 감당하기 힘들었어 782 01:02:26,041 --> 01:02:30,000 ‎넌 상상도 못 할 거야 ‎아예 이해하려고도 안 했지 783 01:02:33,166 --> 01:02:35,500 ‎네가 비밀로 했다는 걸 784 01:02:36,333 --> 01:02:40,166 ‎도저히 받아들이기 힘들었어 785 01:02:40,666 --> 01:02:43,916 ‎우린 모든 걸 공유했으니까 786 01:02:44,250 --> 01:02:47,250 ‎우린 일란성 쌍둥이라 ‎같이 이해하고 연결돼 있잖아 787 01:02:48,500 --> 01:02:52,000 ‎그런데도 우리 사이는 788 01:02:52,625 --> 01:02:54,625 ‎그 침묵으로 갈라져 있어 789 01:02:55,208 --> 01:02:57,291 ‎난 어떻게든 진상을 알고 싶고 790 01:02:57,375 --> 01:02:59,333 ‎넌 어떻게든 숨기려고 하지 791 01:03:01,875 --> 01:03:03,458 ‎그래서 기분이... 792 01:03:05,791 --> 01:03:08,708 ‎그 내용을 알면 ‎내 고민도 끝날 거야 793 01:03:10,250 --> 01:03:12,625 ‎무슨 말인지 알겠지? ‎난 벗어나고 싶어 794 01:03:12,833 --> 01:03:14,500 ‎이제 그만 캐야지 795 01:03:15,333 --> 01:03:16,958 ‎너도 자유로워질 수 있어 796 01:03:17,125 --> 01:03:20,166 ‎그러니까 사실대로 말하면 ‎서로 편해져 797 01:03:20,708 --> 01:03:23,083 ‎- 똑같이 마음의 짐을 던다고 ‎- 나도 알아 798 01:03:23,708 --> 01:03:25,541 ‎- 그래 ‎- 너도 이해해 줘야 해 799 01:03:25,625 --> 01:03:29,583 ‎난 네가 어머니의 ‎학대 얘기를 꺼낸 날을 800 01:03:29,916 --> 01:03:31,291 ‎평생 못 잊을 거야 801 01:03:31,958 --> 01:03:34,166 ‎난 그렇다고만 대답했지 802 01:03:36,708 --> 01:03:38,333 ‎그것만 알면 된다고 생각했어 803 01:03:38,416 --> 01:03:40,208 ‎인생을 사는 데 ‎아무 지장 없다고 804 01:03:41,916 --> 01:03:44,416 ‎근데 난 그렇지 못했어 805 01:03:45,500 --> 01:03:46,583 ‎그 한순간이... 806 01:03:47,750 --> 01:03:49,041 ‎너무 고통스러웠지 807 01:03:49,958 --> 01:03:51,708 ‎나도 마찬가지야, 알렉스 808 01:03:52,958 --> 01:03:57,833 ‎너한테 그 얘기를 해 주면 ‎나도 기억이 되살아나니까 809 01:03:58,500 --> 01:04:00,833 ‎오랜 세월 동안 ‎잊으려고 애썼는데 810 01:04:01,416 --> 01:04:03,625 ‎꼭꼭 숨기고 묻어 왔다고 811 01:04:05,250 --> 01:04:06,833 ‎입을 굳게 다물었지 812 01:04:07,000 --> 01:04:09,583 ‎하지만 그 덕분에 자유롭게 살았어 813 01:04:10,166 --> 01:04:11,625 ‎너도 자유롭게 살았고 814 01:04:12,250 --> 01:04:13,625 ‎학대받은 기억 없이 815 01:04:15,250 --> 01:04:17,875 ‎난 너한테 숨기면서 ‎내 기억에서도 지웠어 816 01:04:18,666 --> 01:04:19,875 ‎모르겠어? 817 01:04:24,000 --> 01:04:25,541 ‎날 위해 입을 다물었다고 818 01:04:28,708 --> 01:04:29,583 ‎날 위해 819 01:04:32,041 --> 01:04:34,416 ‎너한테 말하면 ‎그 악몽이 떠올라서 820 01:04:35,041 --> 01:04:38,750 ‎도저히 침묵을 깰 자신이 없었어 821 01:04:39,666 --> 01:04:41,125 ‎침묵은 거짓말이야 822 01:04:41,208 --> 01:04:43,583 ‎난 20년 동안 자신한테 823 01:04:44,208 --> 01:04:47,541 ‎학대받은 사실을 속였어 824 01:04:49,125 --> 01:04:50,958 ‎그렇게 날 지켰지 825 01:04:51,041 --> 01:04:54,250 ‎침묵이라는 거짓말을 통해서 826 01:04:55,125 --> 01:04:57,458 ‎네가 원하는 얘기를 했다가는 827 01:04:58,458 --> 01:04:59,958 ‎침묵이 깨져 828 01:05:01,208 --> 01:05:03,541 ‎- 정보를 주면? ‎- 알렉스, 그 이상... 829 01:05:03,625 --> 01:05:06,583 ‎어머니가 우릴 학대했다는 ‎얘기 외에는 그렇게 돼 830 01:05:06,666 --> 01:05:09,416 ‎난 네가 물어본 대로 대답했잖아 831 01:05:09,833 --> 01:05:11,416 ‎그 이상은 무리였어 832 01:05:12,500 --> 01:05:14,333 ‎더는 감당할 수 없었다고 833 01:05:18,166 --> 01:05:19,791 ‎모르겠어, 알렉스? 834 01:05:20,333 --> 01:05:22,291 ‎아니, 난 몰랐어 835 01:05:22,708 --> 01:05:24,666 ‎- 그게 이유였어 ‎- 이해가 안 됐었어 836 01:05:24,750 --> 01:05:25,666 ‎그것 때문이었어 837 01:05:28,041 --> 01:05:29,250 ‎그래서 말할 수 없었지 838 01:05:30,291 --> 01:05:31,791 ‎내가 너무 겁쟁이라서 839 01:05:32,125 --> 01:05:34,750 ‎도저히 용기가 나지 않아서 840 01:05:35,708 --> 01:05:37,250 ‎다른 얘기는... 841 01:05:38,250 --> 01:05:39,083 ‎못 했어 842 01:05:39,916 --> 01:05:42,583 ‎그래서 난 20년 동안 답을 찾았지 843 01:05:43,500 --> 01:05:44,875 ‎진짜 미치겠더라 844 01:05:46,166 --> 01:05:50,333 ‎사람들이랑 몇 시간씩 얘기하며 ‎정보를 긁어모으고 845 01:05:51,125 --> 01:05:54,625 ‎- 거기에 집착했어 ‎- 그냥 잊지 그랬어? 846 01:05:54,791 --> 01:05:56,833 ‎- 그냥 받아들이면 되잖아 ‎- 그럴 수 없었어 847 01:05:57,333 --> 01:05:59,083 ‎그대로 잊을 순 없었다고 848 01:05:59,916 --> 01:06:01,625 ‎내가 비밀로 한 이유는 ‎너도 이해하지? 849 01:06:01,708 --> 01:06:04,208 ‎그래, 그건 이해해 850 01:06:05,208 --> 01:06:07,250 ‎그래서 난 조용히 혼자 851 01:06:07,875 --> 01:06:11,583 ‎진상을 파악하고자 했고 ‎넌 아무 정보도 안 주려고 했지 852 01:06:11,791 --> 01:06:13,875 ‎- 어쩔 수 없었어 ‎- 그래서 그냥 그대로 853 01:06:13,958 --> 01:06:16,250 ‎- 지내 왔지 ‎- 그 방법뿐이었어 854 01:06:19,041 --> 01:06:21,125 ‎우리 이제 54살이야 855 01:06:23,250 --> 01:06:26,166 ‎너랑 나는 벌써 54살이나 먹었다고 856 01:06:26,791 --> 01:06:28,458 ‎그리고 지금 이 얘기를 하고 있지 857 01:06:29,208 --> 01:06:31,125 ‎20살 때 해야 했는데 858 01:06:32,041 --> 01:06:34,250 ‎30년이나 낭비했어! 859 01:06:35,958 --> 01:06:36,833 ‎진짜... 860 01:06:39,625 --> 01:06:40,625 ‎어쨌든 얘기가 나왔어 861 01:06:42,791 --> 01:06:43,625 ‎그렇지 862 01:07:12,166 --> 01:07:13,000 ‎난... 863 01:07:14,958 --> 01:07:17,750 ‎도저히 네 얼굴을 보고 ‎진상을 말할 864 01:07:17,916 --> 01:07:19,250 ‎용기가 안 났어 865 01:07:20,125 --> 01:07:23,375 ‎대신 카메라에 대고 얘기했지 866 01:07:24,125 --> 01:07:26,458 ‎그러니까 그 영상을 보면 867 01:07:27,875 --> 01:07:30,000 ‎네가 찾던 진실을 알 수 있을 거야 868 01:07:33,000 --> 01:07:34,666 ‎그걸 다행이라고 생각해? 869 01:07:36,541 --> 01:07:39,166 ‎그렇진 않아, 다만... 870 01:07:39,333 --> 01:07:41,000 ‎- 필요하다고 생각해 ‎- 필요하지 871 01:07:42,541 --> 01:07:43,875 ‎필요한 거야, 알렉스 872 01:07:44,416 --> 01:07:45,708 ‎이게 거짓말의 종착역이지 873 01:07:47,041 --> 01:07:47,958 ‎영상을 봐 874 01:07:48,625 --> 01:07:50,666 ‎네 앞에선 입이 안 떨어지지만 875 01:07:51,208 --> 01:07:53,083 ‎난 나갈 테니까 혼자 봐 876 01:07:54,750 --> 01:07:55,750 ‎그럼 끝나 877 01:07:56,958 --> 01:07:58,500 ‎- 알겠어 ‎- 볼 준비 됐어? 878 01:08:00,375 --> 01:08:01,208 ‎그래 879 01:08:07,666 --> 01:08:09,750 ‎네가 이러니까 겁나지만... 880 01:08:11,291 --> 01:08:13,583 ‎왜 굳이 보겠다는 건지 ‎난 모르겠다 881 01:08:14,208 --> 01:08:15,541 ‎아직도 이해가 안 돼 882 01:08:16,625 --> 01:08:19,125 ‎그래야 너랑 다시 하나가 되지 883 01:08:20,750 --> 01:08:23,250 ‎- 그렇겠네 ‎- 거짓말에서도 벗어나고 884 01:08:25,708 --> 01:08:27,416 ‎진짜 인생을 살아야 하니까 885 01:08:30,000 --> 01:08:33,083 ‎내 인생은 허구잖아 ‎네가 알려 준 인생이지 886 01:08:33,291 --> 01:08:35,083 ‎네 뜻대로 각색한 887 01:08:36,041 --> 01:08:37,875 ‎네가 결정한 인생이라고 888 01:08:39,125 --> 01:08:41,333 ‎난 이 진실을 받아들여야 해 889 01:08:43,250 --> 01:08:45,541 ‎- 좋아, 그래 ‎- 알겠지? 890 01:10:03,208 --> 01:10:04,875 ‎난 평생 학대 사실을... 891 01:10:06,166 --> 01:10:07,458 ‎감춰 왔어 892 01:10:10,791 --> 01:10:12,541 ‎나 자신한테도 말할 수 없었지 893 01:10:14,333 --> 01:10:16,625 ‎네가 원하는 이야기는 894 01:10:18,458 --> 01:10:20,458 ‎평생 나만의 비밀이었어 895 01:10:49,750 --> 01:10:50,583 ‎좋아 896 01:10:52,875 --> 01:10:55,250 ‎어머니를 엿 먹이는 셈 치고 하자 897 01:11:02,250 --> 01:11:06,375 ‎어머니는 자기 방으로 ‎우리를 데려갔어요 898 01:11:07,541 --> 01:11:09,250 ‎자기 침대로요 899 01:11:11,541 --> 01:11:13,375 ‎우리한테 서로 몸을 더듬으며 900 01:11:13,458 --> 01:11:16,208 ‎애무를 하라고 시켰죠 901 01:11:17,416 --> 01:11:18,250 ‎어머니도... 902 01:11:19,000 --> 01:11:21,750 ‎우리 몸을 만지고 ‎자위를 시켜 줬어요 903 01:11:23,500 --> 01:11:27,583 ‎자식한테 절대 하면 ‎안 되는 짓을 하셨죠 904 01:11:30,041 --> 01:11:31,333 ‎거기서 한술 더 떴어요 905 01:11:31,916 --> 01:11:34,958 ‎우리를 이용해 ‎자기 욕정을 채웠을 뿐 아니라 906 01:11:35,916 --> 01:11:38,041 ‎친구들한테도 돌렸죠 907 01:11:39,333 --> 01:11:42,291 ‎우리를 친구 집으로 데려가서 908 01:11:42,958 --> 01:11:46,708 ‎저녁을 먹고 와인도 마시고 ‎우리를 두고 가는 거예요 909 01:11:48,708 --> 01:11:50,875 ‎늘 우리를 따로 데려갔죠 910 01:11:52,083 --> 01:11:56,000 ‎그럼 생전 처음 보는 ‎모르는 아저씨가 911 01:11:56,416 --> 01:11:59,958 ‎날 침대로 데려가 내 몸을 만지고 912 01:12:00,875 --> 01:12:04,041 ‎강간하고 성폭행했어요 913 01:12:05,916 --> 01:12:07,500 ‎자기 성욕을 풀었죠 914 01:12:09,000 --> 01:12:11,916 ‎그러고 아침이 되면 어머니가 와서 915 01:12:12,458 --> 01:12:13,500 ‎집으로 데려갔어요 916 01:12:14,875 --> 01:12:17,291 ‎얘기는 한마디도 안 했죠 917 01:12:17,791 --> 01:12:21,916 ‎난 차에서 뭘 했냐고요? ‎입 다물고 잠자코 있었어요 918 01:12:23,875 --> 01:12:26,375 ‎항상 침묵을 지켰죠 919 01:12:27,333 --> 01:12:29,708 ‎그리고 그런 일이 계속 반복됐어요 920 01:12:31,375 --> 01:12:33,083 ‎알렉스를 데려갈 때도 있었죠 921 01:12:33,958 --> 01:12:37,875 ‎난 내 방 침대에 누워 있고요 922 01:12:38,625 --> 01:12:40,625 ‎쌍둥이 형제인 알렉스는 없었죠 923 01:12:41,125 --> 01:12:42,958 ‎친구 집에서 자는 거였어요 924 01:12:44,208 --> 01:12:47,166 ‎그리고 우리한테는 ‎그게 일상이 됐어요 925 01:12:47,458 --> 01:12:49,041 ‎우린 그러면서 컸죠 926 01:12:50,166 --> 01:12:51,208 ‎근데 그냥 받아들였어요 927 01:12:52,541 --> 01:12:53,750 ‎애들은 그러잖아요 928 01:12:54,208 --> 01:12:57,791 ‎부모를 사랑하니까 ‎뭐든 받아들여요 929 01:12:58,583 --> 01:13:03,916 ‎부모님이 뭘 하든 ‎다 성장 과정의 하나라고 생각하죠 930 01:13:06,000 --> 01:13:07,416 ‎우린 그게 잘못이라는... 931 01:13:08,500 --> 01:13:11,458 ‎생각도 못 하고 살았어요 932 01:13:12,541 --> 01:13:13,375 ‎그리고... 933 01:13:16,000 --> 01:13:18,416 ‎그렇게 오랜 세월이 흘렀지만 934 01:13:19,458 --> 01:13:20,791 ‎아직도 울분을 느껴요 935 01:13:21,666 --> 01:13:23,041 ‎'꺼져요, 엄마' 936 01:13:23,166 --> 01:13:27,833 ‎'나한테 어떻게 ‎그런 짓을 할 수 있죠?' 937 01:13:30,041 --> 01:13:33,791 ‎근데 어머니는 돌아가셨어요 ‎아무 처벌도 안 받고 넘어갔죠 938 01:13:35,125 --> 01:13:36,666 ‎난 그렇게 따지지도 못했고요 939 01:13:38,000 --> 01:13:39,375 ‎그게 후회돼요 940 01:13:40,125 --> 01:13:41,583 ‎속이 쓰릴 정도로요 941 01:13:45,500 --> 01:13:48,125 ‎근데 이제 말하고 있어요 942 01:13:49,125 --> 01:13:50,333 ‎분명히 말할게요 943 01:13:50,958 --> 01:13:53,625 ‎난 여러분을 만난 적도 없고 ‎누군지도 모르지만 944 01:13:54,375 --> 01:13:55,875 ‎여러분은 우리 어머니를 알죠 945 01:13:56,458 --> 01:13:58,333 ‎어머니 행동이 잘못됐다는 것도요 946 01:14:02,333 --> 01:14:03,625 ‎그것만으로도 힘이 돼요 947 01:14:04,458 --> 01:14:05,416 ‎나한테 필요한 거죠 948 01:14:07,541 --> 01:14:08,625 ‎우리 모두에게요 949 01:16:00,833 --> 01:16:01,875 ‎나도 대충은 알았어 950 01:16:02,833 --> 01:16:05,375 ‎어느 정도는 짐작하고 있었지 951 01:16:07,125 --> 01:16:08,791 ‎그 정도를 몰랐을 뿐이야 952 01:16:12,750 --> 01:16:14,250 ‎그렇게 심각한 줄 몰랐어 953 01:16:41,041 --> 01:16:44,250 ‎우리가 어떻게 그 집에서 ‎멀쩡히 나왔지? 954 01:16:48,333 --> 01:16:49,833 ‎전부 다 듣고 싶어? 955 01:16:50,958 --> 01:16:53,166 ‎지금 말 나온 김에 다 하고 ‎오늘로 끝내자 956 01:16:57,833 --> 01:16:59,875 ‎내가 마지막으로... 957 01:17:01,541 --> 01:17:04,125 ‎좋게 말해서 건네졌을 때 958 01:17:06,083 --> 01:17:08,750 ‎어머니가 런던으로 데려갔어 959 01:17:11,333 --> 01:17:14,500 ‎거기서 어떤 예술가랑 ‎저녁을 먹었지 960 01:17:16,125 --> 01:17:17,916 ‎꽤 유명한 사람이었나 봐 961 01:17:18,583 --> 01:17:19,625 ‎우린 같이 저녁을 먹었고 962 01:17:20,000 --> 01:17:21,000 ‎어머니는 가셨어 963 01:17:22,916 --> 01:17:24,458 ‎나만 그 집에 남았지 964 01:17:25,750 --> 01:17:30,208 ‎그리고 그 남자는 내가 있던 ‎그림으로 둘러싸인 방에 들어왔어 965 01:17:30,791 --> 01:17:31,875 ‎네 기둥 침대가 있었는데 966 01:17:31,958 --> 01:17:34,291 ‎그가 날 거기로 데려가 ‎내 몸을 더듬어 댔지 967 01:17:38,041 --> 01:17:39,916 ‎난 14살이었고 968 01:17:41,541 --> 01:17:45,250 ‎그 사람이 내 성기로 손을 뻗자... 969 01:17:46,791 --> 01:17:49,000 ‎침대에 똑바로 앉아서 ‎싫다고 했어 970 01:17:50,833 --> 01:17:53,125 ‎'안 할래요, 이런 거 싫어요' 971 01:17:53,833 --> 01:17:55,000 ‎그리고 그 남자를 밀쳤지 972 01:17:55,541 --> 01:17:58,541 ‎그 사람이 완력을 썼지만 ‎용케 그 집에서 빠져나왔어 973 01:18:01,125 --> 01:18:03,708 ‎- 그리고 집에 돌아왔지 ‎- 어떻게 왔어? 974 01:18:05,625 --> 01:18:06,875 ‎그게 가능하긴 해? 975 01:18:07,666 --> 01:18:10,541 ‎지하철까지 걸어가서 976 01:18:12,083 --> 01:18:15,708 ‎무임승차했어 ‎당시에는 그게 가능했잖아 977 01:18:16,291 --> 01:18:18,041 ‎돈은 없지만 기차를 탔지 978 01:18:19,583 --> 01:18:20,708 ‎그리고 집까지 걸어왔어 979 01:18:29,916 --> 01:18:32,458 ‎창문을 두드리니까 ‎네가 문을 열어 줬지 980 01:18:33,666 --> 01:18:36,708 ‎그리고 그대로 침대에 누워 잤어 981 01:18:40,250 --> 01:18:43,250 ‎- 다음 날... ‎- 어머니는 뭐라고 했어? 982 01:18:43,333 --> 01:18:45,458 ‎네가 집에 왔다는 것도 몰랐어? 983 01:18:46,458 --> 01:18:49,375 ‎암말 없었어 ‎아침에 집에 가서 밥을 먹었는데 984 01:18:49,833 --> 01:18:51,875 ‎어머니는 날 보고 ‎깜짝 놀란 표정이었고 985 01:18:53,625 --> 01:18:56,833 ‎우린 서로를 빤히 쳐다봤어 986 01:18:58,458 --> 01:18:59,875 ‎그 후로 그런 일은 없었지 987 01:19:01,875 --> 01:19:04,625 ‎- 그때 멈췄어 ‎- 아무 얘기도 없이? 988 01:19:05,333 --> 01:19:06,583 ‎단 한마디도 989 01:19:08,708 --> 01:19:09,541 ‎젠장 990 01:19:13,291 --> 01:19:15,166 ‎너한테도 안 그러셨고 991 01:19:16,000 --> 01:19:19,083 ‎그 후로는 너도 ‎집을 비운 적이 없어 992 01:19:20,083 --> 01:19:21,291 ‎그게 마지막이었지 993 01:19:24,833 --> 01:19:26,083 ‎그렇게 끝났어 994 01:19:51,291 --> 01:19:52,625 ‎이제 다 털어놨어 995 01:19:54,208 --> 01:19:55,583 ‎너도 모든 걸 알았다고 996 01:19:58,250 --> 01:19:59,333 ‎난 그게 필요했어 997 01:20:01,083 --> 01:20:02,041 ‎그걸 들어야 했지 998 01:20:03,625 --> 01:20:04,458 ‎그래 999 01:20:05,000 --> 01:20:07,000 ‎이제 거짓말은 끝이야 1000 01:20:07,958 --> 01:20:10,208 ‎침묵도, 비밀도 없고 1001 01:20:14,666 --> 01:20:17,958 ‎이제 다시 너랑... 하나가 됐어 1002 01:21:04,541 --> 01:21:07,541 ‎마커스가 한 행동을 ‎갚아 줄 방법은 없어요 1003 01:21:12,750 --> 01:21:14,750 ‎해 줄 말도 없고요 1004 01:21:18,875 --> 01:21:19,791 ‎하지만 그는 알죠 1005 01:21:21,041 --> 01:21:22,041 ‎그거면 돼요 1006 01:21:29,625 --> 01:21:30,583 ‎다 끝났어요 1007 01:21:32,083 --> 01:21:33,041 ‎드디어요 1008 01:21:36,833 --> 01:21:37,833 ‎이제 잊어야죠 1009 01:24:33,416 --> 01:24:35,416 ‎자막: 조은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