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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배급/제공: 찬란
공동제공: 51k

 

“프 란 츠”

 

감독
프랑수아 오종

 

1919년
크베들린부르크

 

흰색으로 주세요

 

20페니히입니다

 

고맙습니다

 

예쁜 아가씨!

 

실례합니다

 

누가 꽃을
놓고 갔나요?

 

어느 묘소요?

 

프란츠 호프마이스터요

 

아, 거기요

 

외국인일걸요

 

어느 나라요?

 

프랑스 동전이네요

 

묘지에
꽃을 놓았다고?

 

네, 장미꽃이에요

 

누군지 혹시 아세요?

 

몰라

 

전쟁 전에 사귄
프랑스 친구인가?

 

한스에겐 얘기하지 마

 

뭐 하고 계세요?

 

진료실을
떠나질 않는구나

 

힘드시겠죠

 

우리 모두 그렇지

 

통증이 아직 있나요?

 

견딜 만해요

 

많이 걸은 날
저녁엔 아파요

 

곧 춤도 출 수
있을 거예요

 

프랑스인들이
당신 다리는 남겨뒀네요

 

감사합니다

 

정기모임에
몇 개월째 안 오셨어요

 

독일을 사랑하지만

 

아들놈을
더 사랑해서요

 

이해합니다

 

그렇다고
패배를 인정해요?

 

이 모욕감을요?

 

선생님도 강한 국가를
바라시잖아요

 

크로이츠 씨
다리 때문에 오셨죠?

 

일주일간 치료받으면

 

금방 나을 겁니다

 

말씀드리려던 걸
깜빡했어요

 

뭡니까?

 

안나 문제예요

 

안나요?

 

안나는 가족도 없고

 

선생님을
아버지처럼 따르죠

 

아드님과
약혼했던 건 알지만

 

제가
청혼하고 싶습니다

 

안나도
같은 마음인가요?

 

그럴 겁니다

 

- 안나?
- 네

 

크로이츠 씨가 보잔다

 

- 저를요?
- 그래

 

들어오세요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앉으시죠

 

공부 잘돼요?

 

중단했어요

 

아쉽네요

 

의욕을 잃었어요

 

우리 모두 사랑하는
이들을 잃었지만

 

계속 살아가야죠

 

새로 시작하고요

 

맞아요

 

프란츠도
마지막 편지에서 그랬죠

 

어떤 심정인지 알아요

 

알았으면
안 오셨겠죠

 

프란츠를 잊도록
도와줄게요

 

잊고 싶지 않은데요

 

환자는 어때요?

 

그냥 코감기야

 

하긴, 봄이니까

 

토요일 무도회에
갈 거니?

 

아뇨

 

시내 매장에
새 옷이 들어왔대

 

누구랑 갈까요?

 

크로이츠 씨

 

네가 행복하길
원하는 사람이야

 

누구일까요?

 

이 시간에 환자인가?

 

들어오세요

 

성함요?

 

리부아르입니다

 

아드리앵 리부아르

 

이곳 분 아닌가요?

 

 

어디서 오셨죠?

 

파리입니다

 

프랑스인?

 

 

미안하지만

 

진료 못 하겠소

 

선생님
드릴 말씀이 있어요

 

아니, 돌아가시오

 

아픈 게 아니라
선생님께...

 

조용히 해요!

 

모든 프랑스인은

 

내 아들을 죽인
살인자요

 

그러니 가시오

 

맞아요, 의사 선생님

 

저도 군인이었고

 

살인자였죠

 

한스, 여보?

 

프란츠 방에
계실 것 같아요

 

여보!

 

프랑스인이
뭐라고 했어요?

 

아는 사람이냐?

 

아니요

 

묘지에서 봤어요

 

묘지에서?

 

이틀 전부터
프란츠를 찾았대요

 

아침에 울고 있었어요

 

당신한테 뭐라던가요?

 

아무 말도

 

진료를 거부했거든

 

하지만 여보

 

분명
프란츠 친구 같아요

 

파리에서 사귄 친구요

 

이 사람이 여기에서

 

묵고 있나요?

 

네, 하지만
외출 중이네요

 

누구 찾는 중이죠?

 

전가요?

 

아니요

 

직접 전달해주세요

 

염려하지 마세요

 

어제 나 때문에
화난 거 알지만

 

무도회 같이
안 가실래요?

 

아버님은 허락하셨어요

 

춤출 기분이 아녜요

 

안녕히 계세요

 

누구 편지요?

 

그 프랑스인요

 

오는 게 확실하니?

 

그러길 바라요

 

그때 돌려보내는 게
아니었는데

 

아버님이
내려오실까요?

 

그래야 할 텐데...

 

왔나 보다!

 

반가워요!

 

프란츠 엄마예요

 

- 안녕하세요
- 안녕하세요

 

여기는 안나
우리 딸이나 다름없죠

 

프란츠 약혼녀였어요

 

- 안녕하세요
- 안녕하세요

 

묘지에서 뵀어요

 

제가 호텔에
편지를 남겼어요

 

외투 주시겠어요?

 

내 남편이에요

 

이미 만난 적 있으시죠

 

안녕하세요

 

들어가시죠

 

앉으세요

 

하실 말씀이
많으실 텐데

 

나이가 어떻게 되죠?

 

24살입니다

 

2월이면 프란츠도
24살이 됐을 텐데

 

독일어 잘하시네요

 

그럭저럭요

 

프란츠를 안다고요?

 

 

프랑스에서 만났고?

 

 

마지막 여행 때요?

 

죄송합니다

 

슬퍼해줘서 고마워요

 

묘지에 놓은 꽃도
고맙고

 

그 애를 기억하는

 

친구와 얘기를 나누니

 

감격스러워

 

그 애 엄마라서

 

하는 말이 아니에요

 

안나도 그렇죠

 

가을에 결혼하려 했어요

 

그가 가장 좋아한
계절에요

 

그이가 가을에 관한

 

베를렌의 시를
알려줬어요

 

불어로 말이죠

 

심정 이해해요

 

말하기가 어렵겠죠

 

그 가족을
직접 만나다니

 

얼마나 가슴이 아플까

 

매일 그이 생각하나요?

 

 

잊지 않을 건가요?

 

어떻게 잊나요?

 

남편을 이해해줘요

 

프란츠를 끔찍이 아꼈죠

 

외동아들이었어요

 

대신 죽기를 바랐죠

 

저도 그래요

 

어떻게 알게 됐는지

 

말씀해주실래요?

 

처음 만난 날과

 

마지막 순간...

 

그의 마지막 모습은
어땠나요?

 

마지막요?

 

마지막으로

 

그를 만났을 때...

 

행복했나요?

 

‘행복’?

 

행복했어요?

 

파리에서였나요?

 

전쟁 전에?

 

맞아요

 

파리에서였죠

 

 

호텔에서 만나서

 

루브르에 같이 갔어요

 

둘이서요

 

날씨가 정말 좋았죠

 

그림을 보며
즐거워했어요

 

저 역시 그랬죠

 

마네 그림을 보며
몇 시간을 보냈죠

 

기억나는 게...

 

그림 하나를
특히 좋아했는데

 

창백한 얼굴의
젊은 남자가

 

고개를 뒤로 젖힌
그림이었죠

 

오늘 프란츠가
마치 돌아온 듯했어요

 

신의 가호가 있기를

 

감사합니다

 

오늘 밤 감사했어요

 

부모님께
위안을 드렸어요

 

아버님은 빼고요

 

아니에요

 

방문해줘서 고마워요

 

글쎄요

 

주무세요

 

잘 가요, 아드리앵

 

프란츠 호프마이스터
여기 잠들다

 

꽃 아래엔
아무것도 없어요

 

아무것도?

 

프랑스에 묻혔대요

 

다른 무명의
전사자들과 같이...

 

사망 날짜만 알죠

 

가끔은
프란츠가 죽지 않고

 

살아 돌아올 것 같아요

 

지금도
듣고 있다고 믿어요

 

‘가을날 바이올린의’

 

‘긴 흐느낌’

 

‘내 마음을 아프게
한숨짓게 하네’

 

‘종이 울리면’

 

‘창백하게 숨 막혀’

 

‘나는 지난날들을’

 

‘기억하며’

 

‘눈물 흘리네’

 

‘모진 바람이 부는 곳’

 

‘나는 이리저리’

 

‘이끌려 다니네’

 

‘마치 낙엽처럼’

 

사랑스러운 억양이네요

 

종종
불어로 대화했죠

 

우리만의 비밀언어로

 

그이는
불어를 사랑했어요

 

당신 얘기는
들은 적 없어요

 

어떤 사이였죠?

 

삼각관계?

 

아니요

 

그럼 뭐죠?

 

우정일 뿐이에요

 

잊고 있었는데...

 

나뭇잎에 이는
바람 소리

 

이 소리 때문에
봄이 좋아요

 

이쪽요

 

둘이 자주 왔나요?

 

 

제게 청혼한 곳이에요

 

참전 전에요

 

어떻게 만났죠?

 

얘기 안 하던가요?

 

 

학창시절 서점에서

 

그는 프랑스 시를
찾고 있었고

 

저는 독일 시를 찾았죠

 

좋아하는 시인이
누구냐길래

 

릴케라고 했고

 

그는 베를렌이라고 했어요

 

내 얘길 했을 텐데

 

프랑스 유학이
부러웠어요

 

함께 가고 싶었지만

 

나라와 가족을 떠나

 

혼자 가고픈 눈치였죠

 

신혼여행으로
파리를 보여준다고

 

대신 약속했어요

 

에펠탑과 루브르

 

그랑 불바르

 

덥네요

 

수영 안 할래요?

 

수영복이 없는데요

 

그래서요?

 

상관없어요

 

좋네요

 

같이 하지 그랬어요

 

수영할 줄 몰라요

 

정말요?

 

그럼 가르쳐줬을 텐데

 

전쟁에서 입은
상처예요?

 

 

많이 힘드셨네요

 

유일한 상처는
프란츠죠

 

둘이 비슷하지 않니?

 

외모 말고

 

전체적인 느낌 말이다

 

수줍어하면서도
우수에 찼어

 

곁에 있어서 참 좋다

 

형제자매가 있나요?

 

없습니다

 

남자 형제가 있길 바랐죠

 

부모님은요?

 

아버지는
어릴 때 돌아가셨고

 

그 후 어머니가
유산을 상속하셨죠

 

전쟁 후라 어렵지만요

 

아버지는 뭘 하셨어요?

 

사업도 하셨지만

 

음악가셨죠

 

제게 감수성을
물려주셨어요

 

음악학교에 다닌 후

 

파리 오케스트라에서

 

수석 바이올리니스트가 됐어요

 

지금

 

전쟁 후에는

 

못 하고 있고요...

 

더 연주하고
싶지 않나요?

 

음이 들리지 않아요

 

프란츠는 밤마다

 

자주 바이올린을
연주했죠

 

위대한 음악가는
아니어도

 

진심을 담아 연주했어요

 

그 애 방이네

 

떠나던 날 모습
그대로지

 

아들 책들

 

옷장에
옷도 정리돼 있네

 

이곳에서
행복했겠어요

 

그렇다네

 

내가 모든 걸 망쳤지

 

입대하라고

 

강요했거든

 

전쟁터에 집어넣었지

 

국가를 위한

 

의무라면서

 

저도
그런 말 들었어요

 

이건...

 

아들 심장과도 같네

 

프랑스로 가지고 가게

 

그럴 순 없어요

 

독일 노인이
선물로 줬다고 하게

 

아뇨
그렇겐 못 해요

 

우리가 간직하는
마지막 모습이에요

 

다음 날
전장으로 떠났죠

 

프란츠는
전쟁을 증오했어요

 

늘 프랑스인은

 

모두 형제라고 말했죠

 

여보, 그만하지

 

크게 읽어주렴

 

‘사랑하는 부모님께’

 

‘당장 여길 떠나’

 

‘부모님 곁에
가고 싶어요’

 

‘이 혼란에서 멀리요’

 

‘오늘 아침
죽은 군인 앞에 섰는데’

 

‘눈이 확 뜨일 정도로’

 

‘사방이 시체 바다인 걸
깨달았죠’

 

‘프랑스인일까’

 

‘독일인일까?’

 

‘어떻게 알죠?’

 

‘프랑스 아이들은
독어를 배우고’

 

‘독일 아이들은
불어를 배우는데’

 

‘다 큰 후에는
서로 죽여야 한다니’

 

- 가야겠어요
- 벌써?

 

- 고마웠어요
- 가기 전에

 

부탁이 하나 있네

 

안나?

 

연주를 해주게

 

우리 때문에
부담 갖지는 마요

 

아드리앵!

 

여보, 물 좀 갖다 줘

 

괜찮겠어요?

 

 

수영해서
감기 걸린 거예요

 

프란츠는
평화주의자였어요

 

모르셨어요?

 

그 때문에 힘드셨군요

 

아뇨
저 역시 그래요

 

- 좀 괜찮으세요?
- 네

 

내일 오시나요?

 

뭘 위해서요?

 

부모님을 위해서요

 

저도 그렇고요

 

그럼
무도회에 가실래요?

 

무도회요?

 

네, 벽보를 봤어요
봄맞이 무도회

 

- 그래서...
- 좋아요!

 

예쁘구나, 안나

 

옷이 정말 잘 어울려

 

- 그래요?
- 응

 

프란츠가
좋아했을 텐데

 

정말 아름다우십니다

 

소문내지 마세요

 

프랑스 디자인입니다

 

파리 직수입품이죠

 

감사합니다

 

저 프랑스놈!

 

여기서 뭐 하는 거지?

 

좋은 생각인지
모르겠네요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있잖아요

 

어서 와요

 

아, 안 돼요

 

왈츠 못 추세요?

 

네, 아뇨, 네...

 

이리 와요

 

아뇨, 안나

 

나 괜찮아요?

 

고마워요

 

- 감사해요
- 고맙습니다

 

저희랑 춤추실래요?

 

네... 네!

 

춤출 기분이 아니었는데

 

누군가 설득했나 보죠?

 

프란츠 친구예요

 

네, 프랑스인이라죠!

 

그래서요?

 

프랑스인이라니!

 

독일 축제에!

 

신문도 안 보세요?

 

전쟁은 끝났어요

 

창피한 줄 아세요

 

다음 곡 청하려 했는데

 

그럴 이유 없겠군요!

 

여기요

 

- 내 외투 입어요
- 고마워요

 

정말 많이 마셨어요

 

이렇게 춤춘 적
처음이에요

 

프란츠도
춤을 좋아했지만

 

인기가
당신만큼은 아니었죠

 

살아 돌아왔다면
그랬을 텐데

 

아니요

 

왜 아니라는 거죠?

 

결혼해서
꽉 잡고 있었을 테니까

 

왜 둘이 친구인지
알겠어요

 

외투요

 

아, 네

 

고마워요

 

제가 고맙죠

 

잘 자요

 

잘 가요

 

- 제기랄...
- 도와드려요?

 

괜찮습니까?

 

괜찮으세요?

 

손 떼, 역겨운 놈아!

 

안나에게

 

이 편지를 꼭...

 

써야 하는 건...

 

꼭 해야 할 말이...

 

모두 안녕하셨소

 

모임에 흥미가
없으신 줄 알았는데요

 

흥미야
어느 때보다 크다네

 

돌아온 기념으로

 

모두에게

 

한 잔씩 돌리리다

 

- 웨이터!
- 네

 

- 맥주 8잔요
- 네

 

전 안 할게요

 

- 그럼 7잔
- 6잔요, 선생님

 

5잔요

 

4잔요

 

알겠소

 

맥주 한 잔요

 

선생님에 관해
대화 중이었죠

 

그럼 이 자리에
잘 온 셈이군

 

새 친구분은
왜 안 왔나요?

 

그렇구먼

 

좋은 생각이오

 

여러분

 

그 젊은이는
프랑스에서 왔소

 

내 아들 무덤에
꽃을 놓으려고

 

그러니 예의를 지켜요

 

프랑스 군가라도
불러야 하나요?

 

아들 죽은 후로
노래는 안 부르네

 

아들은 누가 죽였죠?

 

우리 아들은?

 

내 두 아들은?

 

그럼 내 아들과

 

선생님 아들

 

선생님의 아들

 

자네 두 아들을

 

전선에 보냈죠?

 

누가 탄약과 총검을
전달했죠?

 

그들의 아버지

 

우리요

 

이쪽도 저쪽도
마찬가지요

 

우리가

 

책임져야 해요

 

우리가 저쪽 아들을
수천 명 죽인 후

 

우리는 맥주로
승리를 기념했소

 

저들이 우리 아들을
수천 명 죽인 후

 

저들은 포도주로

 

승리를 기념했소

 

우리 모두 자식의 죽음을
건배하는 아비요

 

안녕하세요

 

아드리앵, 반갑네

 

오늘 어떤가?

 

좋아졌습니다

 

좋아, 다행이군

 

저녁식사 올 거지?

 

네, 네...

 

아내가 솜씨를 뽐낸다니
기대하게

 

감사합니다

 

이따 보세

 

사랑하는 조국이여

 

안심하라

 

사랑하는 조국이여

 

안심하라

 

더없이 확고하고
굳건하게

 

라인강을 수호하라

 

더없이 확고하고
굳건하게...

 

열쇠 부탁해요

 

인사해도 될까요?

 

크로이츠입니다

 

아드리앵
리부아르입니다

 

프란츠의 친구였나요?

 

네...

 

그의 약혼녀랑 춤추러
독일에 왔소?

 

무슨 말씀이신지...

 

독일 처녀들이
예쁘고 춤도 잘 추죠

 

크로이츠, 그만하게!

 

바보 같군!

 

- 안녕하세요
- 어서 오세요

 

리부아르 씨 있나요?

 

안 계십니다

 

떠났나요?

 

아뇨
내일 아침 기차입니다

 

그럼 어디 있죠?

 

한 시간 전에
나가셨어요

 

아드리앵!

 

기다렸어요

 

올지는 어떻게 알고요?

 

그러길 바란 거죠

 

저녁 모임에
왜 안 왔죠?

 

말도 없이요

 

맞아요, 안나

 

마음이 상하셨어요

 

이제 멈춰야 해요!

 

프란츠!

 

나란 인간
이런 연극은...

 

무슨 연극인지?

 

프랑스와
독일 간의 우정

 

모두 고백할게요

 

고백하다니요?

 

‘소음이 무시무시해’

 

‘상상 못 할 거야’

 

‘전쟁은 참혹해도’

 

‘운이 따르면
살아남겠지’

 

‘내 가슴 안주머니에’

 

‘당신이 보낸
마른 장미꽃잎을 뒀어’

 

그 편지를 어떻게 알죠?

 

9월 15일이었죠

 

1918년 9월 15일

 

도르망 근처에서
우리 연대가 야영했죠

 

여느 날처럼 기상해서

 

평야를 가로지르며

 

조용히 정찰 중이었죠

 

갑자기

 

적군이 습격했고

 

몇몇은 즉사했어요

 

저는 달렸죠

 

방공호를 찾아 달렸어요

 

참호로 피해!

 

도와줘요!

 

도와주세요!

 

누군가와 마주쳤어요

 

독일군인 그와

 

프랑스군인 나

 

그의 눈은
절망으로 가득했죠

 

죽는 게 슬펐을까요?
아니면

 

죽여야 하는 나를
동정한 걸까요?

 

총을 당겼어요

 

제가 먼저 쐈고

 

그가 쓰러졌죠

 

프란츠를 죽인 건
나예요

 

아니, 아니에요...

 

그가 저를 쐈더라면...

 

하지만

 

그의 총은
장전도 안 된 채

 

방어하지 않았죠

 

포탄이 떨어졌고
전 위로 날아갔죠

 

우리 몸이...

 

포개어졌어요

 

그는

 

죽은 채로

 

저는 산 채로요

 

옷 속에
편지가 있더군요

 

그걸 읽었어요

 

그 이후로
지니고 있었죠

 

가슴속에 새겨진

 

그 편지는...

 

당신에게 쓴 거였어요

 

여기 왜 온 거죠?

 

용서를 구하러요

 

짐을 덜려고요

 

죽인 남자에 대해
알려고요

 

곧장 말하려 했는데
당신이 여기서 날 봤죠

 

친구라 믿으니
사실대로 말 못 했어요

 

거짓말 덕분에
프란츠뿐 아니라

 

가족과 집도
알게 됐죠

 

약혼자도요

 

매일 그를
더 사랑하게 됐죠

 

매일 고통은
더해갔고요

 

그럼, 루브르에서

 

마네 그림 본 일과

 

바이올린 수업은...

 

거짓말이었군요

 

 

전 겁쟁이거든요

 

그 덕분에
기분이 나아졌지만

 

안나, 잠깐만요!

 

기차가
내일 정오에 떠나요

 

만나서
다 말할 겁니다

 

내일 봐요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계산서 부탁합니다

 

갖다 드리죠

 

마침 댁에
가려던 참인데

 

이미 다 말했어요

 

어떻게 받아들이셨죠?

 

여느 부모와 같죠

 

절 안 보고
싶어 하세요?

 

 

이해해요

 

어서 가요

 

6호 차예요

 

나중에
편지 써도 될까요?

 

아뇨

 

안나, 두 분께

 

편지 드려야 해요

 

그럼 제게 쓰세요

 

두 분께 읽어드릴게요

 

그럴게요

 

탑승해주세요

 

고마웠어요

 

잘 가요

 

안나

 

안부 인사 전했니?

 

 

어머니가 많이
아프시지 않길 바라

 

바이올린 연주
또 듣고 싶다 전했니?

 

네, 전했어요

 

언제 다시 온다니?

 

어머니 상태랑
업무에 달렸대요

 

하지만 곧 올 거예요

 

몇 개월 내로요

 

다행이구나!

 

이제 식사하자꾸나

 

작별인사하러
갈 수 있었는데

 

네, 죄송하대요

 

젊으니까 다 용서되지

 

사랑하는 안나

 

부모님이 못 읽으시게

 

프랑스어로 편지를 써

 

당신이 받아봤으면 해서

 

여긴 춥고 흙투성이야

 

언제든
공격당할 수 있어

 

소음이 무시무시해

 

상상 못 할 거야

 

전쟁은 참혹해도

 

운이 따르면

 

살아남겠지

 

내 가슴 안주머니에

 

당신이 보낸
마른 장미꽃잎을 뒀어

 

약속해줘, 안나

 

내게 무슨 일이 생겨도

 

삶을 계속 사랑하고

 

행복하겠다고

 

왜 그랬어요?

 

전쟁이 만든
죽음도 충분해

 

호프마이스터
가족분이죠?

 

말하지 마세요

 

아직 열이 조금 있네

 

자, 먹어야지

 

따뜻할 때 먹어

 

배가 안 고파요

 

늘 잘 먹더니만

 

주문한 책이
들어왔단다

 

고맙습니다

 

폴 베를렌 시선집

 

환기 좀 하자

 

안나

 

프란츠를 잃었을 때

 

네가
우리를 도왔단다

 

다시 살아가도록 말이야

 

이젠 네 차례야

 

일어서야 한다

 

밖에 나가서

 

네 인생을 살아

 

줄 게 있어

 

뭔데요?

 

금방 올게요

 

실례할게요

 

- 그게 뭐요?
- 파리에서 편지요

 

드디어 왔군!

 

사랑하는 안나

 

약속대로 몇 개월
지난 뒤 편지를 써요

 

돌아와서 힘들었지만

 

노력 중입니다

 

두 분께 쓴 편지
동봉해요

 

저의 죄를
지울 순 없지만

 

저를 이해하시길 바라요

 

용서는 불가능한 거
알아요

 

답장 부탁해요

 

편지 기다릴게요

 

‘돌아온 후로’

 

‘아프신 어머니를
간호했는데’

 

‘많이 나아지셨어요’

 

‘사랑하는 프란츠의
가족분들과 함께한’

 

‘멋진 시간을
말씀드렸죠’

 

‘파리에서는’

 

‘삶이 계속되고 있어요...’

 

‘다들 전쟁의 슬픔을
잊으려 애써요’

 

‘파리에서 다시
연주를 하게 되어 기뻐요’

 

‘음악은 제게
힘과 도움을 주고’

 

힘과 도움을 주고
날마다 기쁨을 줘요

 

몇개월간
순회 연주회가 있지만

 

시간이 나는 대로
찾아뵐게요

 

바이올린 연주를
다시 약속드려요

 

두 분 모두
잘 지내시죠

 

‘두 분이 그리워요’

 

‘그곳의 신선한 공기도
그립네요’

 

‘곧 뵐 때까지’

 

‘아드리앵 올림’

 

그게 다 읽은 거니?

 

아, 네...

 

편지 잘 받았어요

 

그리고...

 

신부님
이제 제 거짓말과

 

고통을 아시겠죠

 

한없는 하나님의
지혜를 들으셨죠

 

원래 거짓말은 죄악이나

 

당신의 침묵은
순수한 의도였으니

 

잘못을 용서받아요

 

아무 말 하지 말까요?

 

진실이 뭘 가져올까요?

 

더 많은 고통과

 

눈물이겠죠

 

그 프랑스 청년을
어떻게 생각해요?

 

잘 모르겠어요

 

제가 사랑한 이를
죽였어요

 

이 프랑스 군인은

 

독일까지 와서

 

용서를 구하려 했어요

 

용서해줘요

 

예수 그리스도가
하셨던 것처럼

 

당신의 죄를 용서합니다

 

성자와 성부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아멘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잘 지내요?

 

네, 잘 지내요

 

아팠다고 들었어요

 

다 나았어요

 

다행이군요

 

내가 바보같이
행동했어요

 

많은 독일인이 죽어서

 

프랑스인을 보면
화가 나요

 

알아요

 

호프마이스터 씨를
이해할 순 없지만

 

아들을 죽였을 수도
있는 자를 집에 들이다니

 

용기 있다고 봐요

 

다시 상기시켜 미안해요

 

많이 사랑했던 걸 알아요

 

오후에
크로이츠와 마주쳤어요

 

그래서?

 

제 손을 또 잡았어요

 

포기를 모르네

 

만일 제가 승낙하면...

 

결혼하고 싶은 거니?

 

그러길 바라셨잖아요

 

아드리앵을
알기 전이었지

 

아드리앵

 

답장이 늦어 미안해요

 

고통은 여전히 깊지만

 

당신도 프란츠처럼

 

전쟁의
희생자인 걸 알아요

 

적을 죽이라는
명령을 받았고

 

프랑스 군인으로서
임무를 다한 거죠

 

오늘 당신의 거짓말을
이해하게 되었어요

 

프랑스요

 

올 가을은
무척 아름답네요

 

다시 만나길 기대해요

 

답장 쓰셔도 돼요

 

빠른 답장 약속할게요

 

안나가

 

발신자에게 반송

 

주소를 바꿨나 봐요

 

다른 주소 모르니?

 

 

그가 우리를 찾아왔듯이
너도 꼭 그를 찾아보렴

 

그건 불가능해요

 

이름과

 

주소를 아니까

 

찾을 수 있어

 

무슨 일 있는 거면요?

 

그럼
알게 되어 다행이지

 

언제까지
이대로 살 거니

 

안나

 

넌 젊고 예뻐

 

아직 살길이 먼데

 

기회를 망치지 마라
프랑스로 가서

 

그를 데려와

 

즐거운 여행 하렴!

 

조심히 다녀와

 

기다리고 있다고
전해주렴!

 

다 잘될 거다

 

여행 잘 다녀와라!

 

금방 다녀오렴!

 

다시 만나자!

 

- 아가씨
- 안녕하세요

 

- 2호 차입니다
- 감사합니다

 

여권 보여주세요

 

독일인인가요?

 

 

프랑스엔
왜 가시죠?

 

친구 만나러요

 

수감자인가요?

 

아뇨, 프랑스인요

 

동전 있어요, 부인?

 

안녕하세요
어디로 모실까요?

 

카멜리아 호텔요

 

- 네, 타시죠
- 고마워요

 

처음 묵는 곳인가요?

 

 

약혼자가 전쟁 전에
묵은 곳이에요

 

아, 이유를 알겠네요

 

제대로 즐겼겠어요

 

3호실이에요

 

위층요

 

왼편으로 가세요

 

감사합니다

 

내일?

 

모레?

 

실례합니다

 

아드리앵 씨
찾는데요

 

여기 살았나요?

 

네, 지금은 아녜요

 

- 언제부터요?
- 몇 달 됐죠

 

지금 어디 사는지
아세요?

 

아뇨
주소를 안 남겼어요

 

- 어디서 찾을 수 있죠?
- 몰라요

 

잘 가요, 아가씨

 

국립극단 오페라
세헤라자데

 

파리 오케스트라
지휘...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바이올린 연주자
아드리앵 씨

 

아시나요?

 

미안해요
연주자 이름은 몰라요

 

여기 단원인데요?

 

그럼 오늘 공연
보시면 되겠네요

 

사랑하는 두 분께

 

덕분에

 

파리에
무사히 도착했지만

 

프란츠의 말과는
전혀 달라요

 

전쟁이 많은
변화를 줬나 봐요

 

계획대로 프란츠가

 

학생 때 묵은
호텔에서 잤어요

 

밤에 오페라에 가요

 

아드리앵을
만나길 바라요

 

그전에는
루브르에 가서

 

프란츠가 좋아한
그림 보려고요

 

프랑스를 위해

 

목숨을 바친
우리 아들들을 위해

 

가자
조국의 아들들이여

 

영광의 날이 왔다!

 

압제의 날에 맞서

 

피 묻은 깃발을 들었다

 

피 묻은 깃발을 들었다

 

들리는가
우리 야영지에서

 

저 포악한
병사들의 외침이

 

우리에게 와서

 

자식과 아내를
죽이려 한다!

 

무장하라, 시민들이여!

 

연대를 형성하라!

 

행진하자

 

행진하자

 

불순한 피가

 

우리의 발을
적실 때까지!

 

안녕하세요

 

마네 그림을 찾는데요

 

젊은이가
머리를 뒤로 한...

 

마네는 안쪽
오른편에 있어요

 

감사합니다

 

에두아르 마네
자살 (1881)

 

실례합니다, 잠깐...

 

감사합니다

 

한 주간 진료받고

 

그 후
다른 병동에 갔죠

 

많이 아팠나요?

 

버티는 이도 있고
아닌 이도...

 

목숨을 끊었군요

 

그건 아니지만
병약했죠

 

예술가이니까요

 

사무실에 가서
차트 문의해보세요

 

파시의 무덤

 

괜찮으세요?

 

실례합니다

 

리부아르 씨 묘지를
찾아요

 

리부아르라...

 

8월에 사망했어요

 

아, 저쪽
오른편입니다

 

감사해요

 

사랑하는 남편에게

 

아나톨 리부아르

 

- 안녕하세요
- 안녕하세요

 

- 리부아르 씨 댁이죠?
- 네

 

뵐 수 있을까요?

 

들어오세요

 

감사합니다

 

남편은
심각한 상처를 입었었죠

 

양쪽 다리를 잘라내고

 

살 희망을 잃었어요

 

스스로
목숨을 끊었죠

 

찾는 분이
아드리앵 씨죠?

 

 

전쟁 전에
오페라극장에서 봤어요

 

잘생긴 청년이죠

 

그 어머니랑
내 남편이

 

유산 문제로 다퉜어요

 

어디 있을지 아세요?

 

독일에서 왔죠?

 

 

아드리앵과
어떤 사이죠?

 

친구 사이예요

 

고마워요

 

실례합니다

 

- 네
- 리부아르 댁을 찾아요

 

- 저기 있는 성이에요
- 고마워요

 

어서 와요

 

당신이 안나군요?

 

안녕하세요, 부인

 

이렇게 반가울 수가!

 

아들한테 들었어요

 

온 걸 알면
기뻐할 거예요

 

좀 안아봅시다

 

펠리시
와서 좀 도와드려

 

곧 올 거예요
사냥 나갔으니

 

따라와요

 

내 말 알아듣나요?

 

불어 잘하세요?

 

- 네
- 잘됐군요

 

돌아온 직후엔
힘들었어요

 

이제는 괜찮지만

 

파리와
오케스트라를 떠나

 

다시 이곳에서

 

나랑 살게 됐죠

 

재산관리를 도와요

 

아, 왔나 봐요

 

아드리앵
누가 왔나 보렴!

 

맙소사, 안나...

 

여기 오다니

 

프랑스에...

 

어떻게 찾았어요?

 

파리에 방문 중인데

 

고모님이
주소를 주셨어요

 

정말 행복해요

 

앉아요, 앉으세요

 

어느 호텔에 묵죠?

 

아직 안 정했어요

 

시내에
괜찮은 여관이...

 

우리 방 있잖아요

 

그래, 맞다

 

저녁식사 모임과

 

연주회가 있는데

 

그때 함께해요

 

감사합니다

 

안나, 말해줘요

 

어떻게 지내시죠?

 

- 누가요?
- 호프마이스터 부부

 

잘 지내세요

 

정말이죠?

 

 

삶은 계속돼야 하니까

 

왜 답장 안 했어요?

 

절박하게 기다렸는데

 

알아요

 

빨리 편지 써야 했는데...

 

쉽지 않았어요

 

호프마이스터 부부
때문에요?

 

아니요

 

그분들은 용서했어요

 

직접 말해주러 왔어요

 

안나 당신은요?

 

저도요

 

고마워요

 

인생 최고의
말이네요

 

나 스스로는
용서가 안 되지만

 

아드리앵, 시간이...

 

시간이 도와줄 거예요

 

수영 또 할 거예요?

 

이번에는
같이 할래요?

 

 

수영하는 법
배웠나요?

 

아뇨

 

기다렸어요

 

있잖아요, 안나...

 

독일에서 돌아왔을 때

 

죽고 싶었어요

 

나도 그랬어요

 

정말이에요?

 

더는 슬픔을

 

느끼고 싶지 않았죠

 

하지만...

 

이기적인 생각이었어요

 

맞아요

 

다른 이들을 위해
살아야죠

 

여기는 파니예요

 

- 안녕하세요
- 안녕하세요

 

정말 반가워요

 

좋은 얘기
많이 들었어요

 

오늘
노래 들을 거예요

 

목소리가 멋지죠

 

과찬이세요

 

사실이야
파니 노래는 완벽해요

 

안 그러니, 아드리앵?

 

네, 맞아요

 

안나
침실이 준비됐나 봐요

 

펠리시가
안내할 거예요

 

2층입니다

 

여기입니다, 아가씨

 

감사합니다

 

들어오세요

 

실례합니다
방해하는 건 아니죠?

 

아뇨
짐 정리 중이에요

 

저녁때 입을 의상이

 

없으실 거라
생각했어요

 

저랑 비슷한 체격 같아서

 

완벽하네요

 

잘 어울려요

 

벨트 해드릴게요

 

 

고마워요

 

안나, 고마워요

 

아드리앵을 위해
와줘서요

 

- 한 게 없는데요
- 왜요

 

환영해주고
말도 들어줬죠

 

거부할 수도 있었는데

 

다들 정신 나간 줄
알았어요

 

저만 독일행을
응원했죠

 

그인 용서받길
원했어요

 

자신이 죽인 자를
대신해서

 

하지만

 

불가능해요

 

결코 사랑한 사람을
대신할 순 없죠

 

잘 모르겠네요

 

약혼자가
프란츠였다죠?

 

 

제 오빠 프랑수아도

 

스무 살에...

 

전사했어요

 

피아노를
매우 잘 치신다던데

 

네, 약간...

 

오늘 같이 연주해요!

 

온종일 종이 울렸어요

 

귀머거리도
들을 정도로!

 

정신없었죠

 

어떻게 잠드나 했어요

 

잠을 안 자긴 했죠!

 

이 늙은이, 귀를
솜으로 막았어야지!

 

아드리앵은
그날 파리에 있었니?

 

 

정신병원에요

 

안나는요?

 

독일은 어땠어요?

 

그런 걸 물으면
어떡해요?

 

아이고, 미안해요

 

말실수했네

 

하지만 안 궁금하니?

 

독일에서도
종이 울렸어요

 

안심됐죠

 

춤춘 이도 있었어요

 

들었지, 파니?

 

프랑스인만
춤춘 게 아니잖니

 

네, 시체 위에서!

 

치즈 드실 분?

 

조금 먹어보죠

 

아르망, 치즈 부탁해요

 

별이 빛나는 밤

 

네 베일 아래서

 

부드러운 바람과

 

향기 아래서

 

애잔한 하프가

 

한숨을 쉬듯

 

나는 꿈을 꾸네

 

지나간 사랑을

 

이제는 사라져버린

 

사랑을 꿈꾸네

 

고요한 우수가

 

내 심장 깊이
우러나와

 

내게 들리네

 

내 사랑의 영혼이

 

꿈의 숲에서
떨고 있는 것을

 

죄송해요

 

못 하겠어요

 

멀리서 와 피곤할 테니
이해해주세요

 

가봐요

 

프랑스엔 왜 왔을까요?

 

아드리앵을
빼앗으려는 거죠

 

안나
뭐 하는 거예요?

 

미안해요
오지 말아야 했어요

 

왜 그런 말을 해요?

 

내가 있을 곳이 아니에요

 

나도 두 분 집에서
연주 못 했잖아요

 

프란츠 생각이 났군요?

 

그랬나요?

 

아니요

 

프란츠
생각하지 않았어요

 

당신 생각했어요

 

저를요?

 

전혀 이해 못 하죠

 

기다려요, 진정해요

 

어디서 자려고요?

 

여기서 쉬고
가려면 아침에 가요

 

아무도 화내지 않아요

 

내가 설명할게요

 

미안해요, 안나

 

당신이 옳아요

 

원하는 대로 해요

 

잘 자요, 안나

 

같이 가니?

 

 

파니도 괜찮대?

 

 

질투 안 하니?

 

그럴 이유가 없죠

 

왜 초대한 거야?

 

그녀 스스로
온 거라니까요

 

엄마가 바본 줄 아니

 

절 용서했다고

 

말해주러
온 것뿐이에요

 

이렇게 순진하다니

 

그래서 네가 좋다!

 

- 만지지 마세요
- 아드리앵

 

내 사랑...

 

안나

 

- 준비됐어요?
- 네

 

좋아요
차 가져올게요

 

있죠, 안나...

 

내 아들은 연약하니

 

괴롭히지 말아줘요

 

괴롭히는 건
제가 아녜요, 부인

 

프란츠죠

 

파니랑
언제부터 알았어요?

 

어릴 때부터요

 

파리에 갔을 때
연락이 끊겼다가

 

전장에서 돌아와

 

다시 만났죠

 

저를 많이 도와줬어요

 

파니 역시
가족을 잃었고...

 

오빠요

 

 

좋은 분이었어요

 

있죠, 안나

 

어머니가
이 결혼을 원해요

 

마음이 놓인대요

 

파니는 용기 있고

 

나를 한결같이
좋아해요

 

저기...

 

결혼식에 와줄래요?

 

다음 달인데

 

파니랑 내가

 

많이 기쁠 거예요

 

안 될 것 같아요

 

파리행 급행이
출발합니다

 

문을 닫아주십시오

 

안나...

 

너무 늦었어요

 

행복해요, 안나

 

여보, 한스!

 

응?

 

안나한테 온 편지요!

 

- 안나?
- 그래요

 

‘사랑하는 두 분께’

 

‘파리에서 전합니다’

 

‘드디어
아드리앵을 찾았어요’

 

‘잘 지내고 있고’

 

‘두 분께
안부 전해달래요’

 

‘다시
파리 오케스트라의’

 

‘수석 연주자가 되었고’

 

‘저는 매일 밤
오페라에 가서’

 

‘그이 연주를 들어요’

 

‘비공개 연주회에는’

 

‘가끔
함께 가자고도 해요’

 

‘함께 멋진 시간을
보내고 있어요’

 

‘파리 곳곳을 다니며’

 

‘프란츠에게 들은
장소들을’

 

‘직접 보여주고 있어요’

 

‘어제는 루브르에 가서’

 

‘마네의 그림을 봤어요’

 

‘두 분도
여기서 저희랑’

 

‘함께 즐거움을
나누셨으면’

 

‘참 좋았을 텐데요’

 

‘언제 돌아갈지는
아직 몰라요’

 

‘저는 행복해요’

 

‘프란츠가 사랑했던’

 

‘도시, 파리에서요’

 

‘건강히 지내세요’

 

건강하세요

 

사랑을 담아

 

안나가

 

이 그림 마음에 드세요?

 

 

살려는 의지를
주거든요

 

폴라 비어

 

피에르 니네이

 

감독
프랑수아 오종

 

자막제공
(사)부산국제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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