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심 걱정이 많은 사람
마이클 더글라스/ 그래디 트립역
  내 앞에 아무도 없고 뒤에 남은 것도 없네
원더 보이즈
  내 무릎 위 그녀   샴페인을 마시네
토비 맥과이어/ 제임스 역
  프란시스 맥도맨드/ 사라 역   백옥 같은 피부와 예리한 눈매
케이티 홈즈/ 한나 역   사파이어 빛이 감도는
하늘을 쳐다보는 난
립톤/ 큐 역   옷을 잘 차려 입고   마지막 열차를 기다리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테리 역   교수대에 올라서서
올가미에 머리를 들이밀고
  누구나 도망가고픈
지옥에 떨어지겠지
  사람들은 미쳐가고
이 세상도 미쳐가네
  멀찌감치 떨어져
꼼짝없이 갇혀있네
  노력했던 적도 있었지만   모든 게 변해버렸네   감독/ 커티스 핸슨   "어린 소녀가   꼼짝도 하지 않고
고해실에 앉아서   오래된 성당 계단에서 들려 오는   신부님의 부츠 소리를 듣고 있었다   그리고 이내 소리가 멀어졌다   그녀는 쇠창살 너머의
신부님을 감지했다"   때는 지난 2월   금요일 오후였다   내가 강의하는
작가 실습 심화 과정을 듣는
  영문학 전공 2학년 제임스 리어가
쓴 소설을 읽고 있었는데
  제임스는 음울한 세계에
갇혀 사는 아이였다
  "소녀는 입술을 깨물더니   눈을 감고 침묵했다"   제임스의 이야기는
놈의 성격만큼이나 밝아서
  도무지 집중할 수가 없었다   아마도 그날 아침
아내가 날 떠났던
  사건 때문이었으리라   의견 있는 사람?   물론 아닐 수도 있다
예전 아내도 날 떠났으니까
  - 캐리
언제나 제임스의 급우들은   작가의 타고난 약점을
잘 알고 있는지라
  세심하면서도 조심스럽게
의견을 제시했다
  혹시 천주교에 무슨
억하심정이라도 있어?   다들 조용   좀 더 건설적인 의견을
말하는 게 어떨까?   하워드 생각은 어떠니?   전 별로였어요   너무 따분해 죽겠더라고요   건설적인 의견은
아닌 것 같구나, 하워드   그래, 한나?   제 생각엔 저희가
요점을 놓친 것 같아요   한나 그린   필력이 좋은 아이인데
우리 집에 세 들어 살고 있다
  한나는 친절하고
통찰력이 뛰어나며
  붉은 카우보이 부츠를
마지못해 하면서 신는다
  사실 다른 신발을 신은 건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우리 자신을 잊게 해주고...
용기를 얻게 해줘요   잘했다, 한나
이제 마칠 시간이구나   이번 주말에 "워드페스트"
행사 있는 거 잊지 말고
워드페스트/ 작가를 위한 문학행사   이 행사 VIP에 해당하는
사람들은   오늘 저녁
칵테일 파티가 있으니   총장 댁으로   5시 30분까지 늦지 않게
가기 바란다   아까 고마웠다
제임스는 괜찮니?   그런 것 같아요
교수님은 괜찮으세요?   나? 괜찮은데
왜 묻는 거지?   그냥 여쭤봤어요   불 꺼주세요   차를 타면 기분이 좋아진다   혼자가 좋다
머리가 맑아지니까
  오늘 밤은 워드페스트의
개막식이 있다
  대학에서 작가와 작가지망생을
위해 매년 여는 행사인데
  3일간 진행된다   편집자 테리 크랩트리가
이 행사에 참석하러 오고 있다
  내 전작 "방화범의 딸"의 진가를
알아봐 준 유일한 사람인데
  그 작품이 대성공한 덕에
우리 둘 다 유명인사가 되었다
  하지만 그 후 7년이 지났다   난 아직도 후속작을
결정하지 못했다
  테리는 워드페스트에
눈곱만큼의 관심도 없다
  다만 한참 전에 끝냈어야 할
내 후속작을 보러 오는 것이다
  테리는 나 때문에
궁지에 몰렸다
  - 아, 트립
- 테리, 잘 지냈지?   - 오랜만이에요, 트립
- 내가 도와주겠네   같이 온 친구를 소개할게요   - 안토니아
- 슬로비아크   반갑습니다
이쪽으로 가시죠   오늘 밤 행사에 안토니아를
초대하고 싶었어요   사람이야 많을수록 좋지   테리가 비행기에서
교수님에 대해 얘기해줬는데   흥미진진하더군요   책이 출판되는 과정에 대해
설명해줬을 뿐이에요   트립이 작가로서 하는 일과
내가 편집자로서 하는 일에 대해서요   나 5년 동안 피땀 흘려 썼는데
테리가 철자를 고쳐주더라고요   - 그런 얘기를 해 줬어요
- 우린 서로에 대해 잘 아니까   알고 지낸지
벌써 7년인데, 뭐   비행기를 탈 때마다
얼마나 많이 기도했다고요   옆자리에 저런 미인이
앉아 주기를요   - 여장한 남자잖아
- 벌써 취했어요?   - 여장한 남자 맞아
- 책은 잘 되어가요?   그런 것 같아
일단 쓰긴 했어   하지만 아직 좀 더
손을 봐야 해   잘 됐군요!   주말에 한 번 볼 수 있을까요?   그건 좀 힘들겠는데
지금 중요한 순간이라서   손만 좀 보면 된다면서요   그렇긴 한데 세부시항을 좀
뜯어고쳐야 해서 그래   스트레스 주려는 건 아니에요
비행기에서 내린 지 얼마 안 됐으니   하지만 내가 스트레스 받는 건
알고 있죠? 좀 그래요   말 안 해도 알죠?   저건 대체 무슨 악기죠?
혹시 알아요?   저건 튜바인데   혹시 이 차 교수님이
직접 산 건 아니죠?   제리 네이슨한테서 받았어
나한테 빚이 있거든   아, 그렇군요   가짜 소설에 대한
제 커미션도 포함해야죠   안토니아, 지금
하고 있는 향수가   혹시 크리스탈르 아닌가요?   네, 맞아요   - 어떻게 아시죠?
- 그냥 찍었어요   워드페스트 개막 파티는   항상 사라와 월터 개스켈 부부
집에서 열렸다
  사라는 총장으로서
대학 전체를 감독했고
  남편 월터 개스켈 박사는   영문학과 학과장으로서   날 감독했다   온실이 멋지네요   개스켈 부인의 취미입니다   개스켈 부인의 취미는
트립 아니었어요?   그만 좀 하지, 테리
오늘 아내한테 버림받은 몸인데   그럼 젊고 아름다운 분으로
또 찾아요, 항상 그랬잖아요   어서 와요
테리, 반가워요   총장님, 오늘 너무
아름다우신 거 아니에요?   - 조심하세요
- 미안해요   하이힐을 신었더니   다른 사람들은 이런 걸 신고
어떻게 걸어 다니나 몰라요   연습하면 돼요   - 처음 뵙는군요
- 안토니아 슬로비아크입니다     포! 포!   포, 멈춰!
포!   월터가 기르는 개 맞죠?   - 포!
- 지금 나보고 짖는 거니?   나한테 짖는 거예요
앞을 못 보거든요   그만두지 못해?   제발 그만 짖어   죄송하지만, 총장님
잠시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나도 할 말이 있어요   이 코트를 위층 손님 방에
갖다 놓아 줄래요?   손님 방이 어디인지 알려주시면
갖다 놓겠습니다   따라 오세요   테리   걱정 마세요
내 집처럼 편안히 있을게요   포도 제가 데리고 가죠
고마워요   저건 못 보던 거네요?   네, 월터가 들여놓은 지
얼마 안 됐어요   먼저 말해요   - 오늘 아침에...
- 나 임신했어요   확실해요   놀라운 소식이네요   월터도 혹시 알고 있나요?   월터가 알면 놀라기만
하진 않겠죠   오늘 아침 에밀리가
나를 떠났어요   전에도 떠났었잖아요   전에는 각방을 썼던 거고
이내 화해했었죠   그럼   각자 배우자와 이혼하고
우리 결혼해서   이 아이를 낳을까요?   간단하네요   맞아요, 간단하죠   크리스탈르예요?   - 맞아요
- 세상에   내가 여장남자랑 같은
향수를 쓰다니   여장남자 맞죠?   맞는지 아닌지는
오늘 저녁쯤   테리가 알아내겠죠   책에 관해서 묻던가요?   그랬죠   그래서요?   테리에게 말할 거예요?   아뇨, 나도 아직 내가
어떻게 할지 모르겠는걸요   저도 그래요   연이은 경기에서   디마지오가 세운 신기록은   모든 스포츠를 통틀어
가장 감명 깊은 위업일 겁니다   그리고 제 생각엔
절대 아무도 못 깰 거예요   - 이리 온
- 좀 불편해 보이는데요   네, 하지만 앞이 안 보여도
잘 돌아다녀요   난 원래 술을 안 마시지만   오늘같이 최악이었던 적은
없었으니까
  그리고 사라의 남편과
그의 개인 포가 아주 가까이에
  있다는 걸 깨달았다   - 월터, 제 친구와 인사하셨군요
- 네, 매력적인 분이네요   다들 알아주는
하버드대 졸업생이지만
  월터 개스켈 박사는 자기 아내와
내 사이를 의심도 못 했다
  간단히 말해서 디마지오는
비유적으로 말하자면   강타자인 남편을 대표했어요   포는 날 처음 본 순간
바로 알아차렸다
  제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여성이라면 누구나 마릴린 먼로가
되고 싶은 욕구가 있다고 믿어요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수년 간 엄청난 성공을
이뤘습니다   큐가 보인다
부자에
  인기작가인데   18개월마다
신작을 발표했다
  하지만 내가 싫어하는 작자다   ...걸작이 순식간에 사라졌어요   그래서 갈등되네요   햄프턴 집에 대해
갈등인 건지 물어봐   - 교수님
- 아, 교수님   큐, 혹시나 해서 하는 말인데   한나는 벌써 "파리 리뷰"를 통해
작품 2건을 발표한   작가니까 너무 허세 부리지
않는 게 좋을 걸세   왜 작가라는 말을 안 했죠?   안 물어보셨잖아요   각색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요?   그건 문학보다는 영화에
더 가까운 거 아닌가요?   트립   더글라스 트리들리, 암허스트   "방화범의 딸"은   내가 대학원 강의할 때
3년이나 사용했는데   아마 아직도
출간 중일 겁니다   "방화범의 딸" 이후
시간이 많이 지났죠   거기 있었군   큐에게 주려고 라피트 로칠드
1975년산 1병을 준비했는데   한 시간 쯤 후에 큐가
500명 앞에서 연설할 때   줄거야   - 너무 티 내는 거 아니에요?
- 큐가 좋으면 나도 좋아   제임스?   가짜 총이에요
엄마 건데   볼티모어의
가톨릭 학교에 다닐 때   오락장에서 땄대요   그럴듯한 얘기구나   예전엔 이런 장난감 권총을
즐겨 쐈었는데   이제 이런 건 더는
안 만든대요   행운의 부적처럼 들고 다녀요
토끼 발 같은 거죠   그건 무기잖아   제 감정 제어를
못하는 건 싫거든요   궁금해하실까봐 말씀드리는데
전 오늘 초대받지 않았어요   얼마 전에 한나와
영화를 봤는데   여기 온다고 같이 가자고
해서 오게 됐어요   한나랑 사귀는 거니?   - 아뇨, 왜 그렇게 생각하세요?
- 제임스, 진정해   닌 한나의 아버지가 아니야
집주인일 뿐이지   고전 영화를 좋아하는 취미가
같더라고요, 그뿐이에요   - 무슨 영화를 봤는데?
- 타이론 파워가 나오는   "선 오브 퓨리"랑
"프란시스 파머"요   한나가 좋아했겠구나
프란시스 파머라니   진 티어니도 좋아했어요   - 좋았나 보구나
- 나쁘진 않았어요   교수님은 다른 교수님과
다른 것 같아요   자네도 다른 학생들과
다른 편이지   이봐, 제임스   아까 강의 시간 일은
미안하구나   나도 그럴 줄은 몰랐는데   다들 정말 싫어했어요   다른 어떤 것보다 더 많이
싫어한 것 같아요   - 음...
- 상관없어요   그거 쓰는데 겨우 1시간 밖에
안 걸렸으니까   정말이니?
그거 놀라운데   제가 불면증이 있거든요   자려고 침대에만 누우면
이야깃거리가 생각나요   - 춥지 않니, 제임스?
- 조금요   안에 들어갈래?   거긴 더 추울 텐데요   네 말도 맞다만   온실이 있는 걸 봤어요   밖에 나와서 그걸 봤는데
천국이 따로 없던걸요   - 천국이 따로 없다고?
- 전에 본 영화에   천국에서 찍은 장면이 나오는데
모두 흰 옷을 입었어요   그리고 저렇게 생긴
크리스탈 집에 살았죠   이만 가봐야겠어요   - 안녕히 계세요, 교수님
- 제임스   제임스, 잠깐만 기다려   보여주고 싶은 게 있단다   - 버스 올 시간이에요
- 후회하지 않을 거다   날 믿어봐   도와드릴게요   고마워요, 아가씨
고마워   이리 와   - 두 분 뭐해요?
- 제임스, 나랑 같이 갈 거지?   - 아니, 난 지금 집에 갈 건데
- 아니, 나랑 같이 갈 거야   테리와 같이 가면 어때?
괜찮지?   - 알았어요
- 테리는 어디 있지?   여기 있어요   못 보던 친구네   제임스, 편집자
테리 크랩트리야   제임스   제임스가 조지 샌더스에 대해
잘 알 거예요   - 조지 샌더스?
- 테리가 아까   조지 샌더스가 어떻게 자살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거든요   1972년 4월 25일 코스타 브라바
호텔 방에서 약물복용   - 놀랍구나
- 제임스 정말 대단해요   유명 영화배우의 자살에 대해
모르는 게 없어요, 제임스 말해봐   - 너무 많은데
- 큰 것만 얘기해 봐   피어 안젤리, 1971년 아니면 72년
역시 약물복용   돈 레드 베리
1980년에 권총 자살   샤를르 보와이에
1978년에 약물복용   찰스 버터워스
1946년에 차에서 숨졌어요   사고였다고들 말했지만
제정신이 아니었죠   도로시 댄드리지, 1965년에 약물복용
알버트 데커는 1968년에   목을 매달았어요   자기 배에 립스틱으로
유서를 남겼고요   윌리암 잉게
1973년에 일산화탄소 중독   캐롤 랜디스, 약물복용
언젠지는 잊어버렸어요   조지 리브스, TV 속 슈퍼맨은
권총 자살했어요   진 세버그, 약물복용
1979년이고요   에버렛 슬로언, 좋은 사람이었는데
약물복용이었고요   마가렛 설리반, 약물복용
루페 벨레스, 약물 과다복용   긱 영, 1978년에 부인을 쏘고
자기도 권총 자살했어요   아직 많이 남았어요   - 저는 반 이상 처음 들어요
- 알파벳 순으로 읊었구나   전 뭔가 기억할 때
그런 식으로 하거든요   대단하구나   보여 주고 싶은 게 있는데   트립이랑 같이 가는
장소가 있거든   - 그냥 집에 가고 싶어요
- 말도 안 돼   그 나이에 집에 가고
싶다는 게 말이 돼?   그리고 교수도 동행할 테니
현장학습이라고 생각하렴   이거 진짜예요?   그럼 진짜다마다   결혼식에 입었던 옷이군요   그렇게 들었다   - 만져 봐
- 정말요?   괜찮아   체구가 작았군요   대부분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잖아요   어깨도 아주 가냘프고   정말 완벽해요   분명 그날만 입었을 거예요   그날 한번만요   아주 행복했겠죠   - 개스켈 박사님이 돈 좀 쓰셨겠네요
- 그랬겠지   얼마를 주고 샀는지는   사라에게도 말하지 않았대   교수님은 총장님과 정말
친하신가 봐요   친하다마다   사라 남편이랑도
친하지   당연히 그러시겠죠
이렇게 침실에 들어오고   금고 비밀번호까지
알고 계시는데   그렇지   운전 조심해   미끄러울지도 모르니
내 옆에 딱 붙어 있어   서둘러야겠다, 제임스   괜찮니, 제임스?   죄송해요, 트립 교수님   아마...   마릴린 먼로 재킷을
봐서 그런가 봐요   벽장에 그렇게 걸려있다니   정말 외로워 보여요   오늘따라 제가 좀
슬퍼서 그런가 봐요   오늘은 나도 좀 슬프단다   사모님이 교수님을
떠나신 것 때문인가요?   한나한테 들었어요   좀 복잡하단다, 제임스   이제 가야지   진정해   착하지, 포
포는 착하잖아, 진정해   진정해, 착하잖아   하느님 맙소사
이거 놔!   무슨 짓이니, 제임스   개스켈 박사의 개를
총으로 쏘다니   하지만 어쩔 수 없었잖아요   개를 떼어놓았어야지   개가 미친 것 같던데요
교수님을 공격했잖아요   진정해, 제임스
흥분 좀 가라앉혀봐   알았어요
거울 있으세요?   거울로 아직 숨을 쉬는 지
확인할 수 있대요   개는 이미 죽었다
내 말 들어   예전에 죽은 개를 본 적
있어서 잘 알아   - 빌어먹을
- 그럼 어떻게 해야 하죠?   우선 그 장난감 총이나
이리 내   어서   트립 교수님
이제 어떻게 하실 거죠?   저거요   나도 모르겠다
계속 생각 중인데   총장에게 남편 개를
죽인 걸 어떻게 설명할까...   - 교수님이요?
- 내 말 들어, 제임스   애완견이 총에 맞았는데   자기 학생이 쏜 걸 알면   가만있겠니?   교수님이 쏜 걸 알면
괜찮을까요?   난 종신교수니까 괜찮아   잡아요   아직 따뜻해요   다리 먼저 넣자   윽!
트렁크가 정말 넓네요   튜바에 여행용 가방,   죽은 개와 옷 가방까지
완벽하네요   그래, 광고에도 그런 식으로
나오더구나   테리, 네가 갖고있는 거 알아   튜바는 누구 거예요?   - 안토니아
- 어떤 분인지 여쭤봐도 돼요?   - 그래, 안토니아는...
- 교수님 친구 테리 말이에요   혹시 게이예요?   대부분은 그렇긴 한데
그렇지 않을 때도 있긴 해   여기엔 뭐가 들었을까?   이건 마치   우리의 오랜 친구
코데인 같구나   발목이 아플 땐 이만한 게 없지
너도 하나 줄까?   - 전 괜찮아요
- 알았다   그래서 네가 총장 집
뒷마당에 서서   장난감 총을 돌리고 있었구나   그래 넌 괜찮구나
아주 건강한 놈이야   미안하다, 제임스
그렇게 말하는 게 아닌데   다시 먹어볼래?   베스트셀러 작가
쿠엔틴 모어우드를   소개하게 되어 영광입니다   친구들 사이에선
큐라고 불리는 분입니다   전 작가입니다   작가로서 누구나 자기만의 이야기가
있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바텐더든 택시 기사든 간에   얼마든지 훌륭한 책을 만들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습니다   아마 여러분도 아이디어가
있을 겁니다   하지만 그 아이디어를
어떻게 책으로 쓸 수 있을까요?   "영감"이라는 물가에서
"완수"라는 해안까지 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신념"이 필요합니다   여러분의 이야기가 말할만한
가치가 있다는 신념   그 이야기를 하기 위한 수단을
여러분이 가지고 있다는 신념   여러분이 만든 촘촘한 구조가
자신의 격을 떨어뜨리지   않는다는 신념   그렇게 출판했을 때   그걸 읽은 사람들이   여러분이 말하는 이야기에 대해
관심을 가져줄 거라는 신념   - 금방 돌아올게
- 휘트먼처럼 저도   형식적 구성이라는 성지를
숭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콘래드처럼 제 작업에 대한
비밀공유자가 있음을 고백합니다   또 다른 나
제2의 자아   악하고 무자비한 제2의 자아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트립   트립   그걸 또 먹었군요
그렇죠?   그건...   다 끝났나요?   거의 끝났어요
일어날래요?   무슨 일이에요?   아무것도 아니에요
발목을 약간 삐어서 ...   사라, 할 말이 있는데   말하기 힘든 문제예요   그럼 일어나요, 그런 걸 감당하기엔
내 나이가 너무 많아요   손 좀 잡아줄래요?   - 오늘 저녁에...
- 하지 마요   무슨 말 할지 알아요   내가 무슨 말 할지
당신은 몰라요, 사라   당신은 에밀리를 사랑하겠죠
당연해요, 젊고 아름다우니까   그리고 당신 아내니까
당연히 에밀리 곁에 있어야죠   그건 나도 선택의 여지가 없소
에밀리가 날 떠났으니까   다시 돌아오겠죠
그래서 난...   이 아이를 유산할 거예요   안 낳겠단 말이요?   방법이 없잖아요
방법이 있다고 생각해요?   방법은 나도 모르겠지만
당신에게 중요한 문제니까   그럴 리가 없죠   방법이 없다고 말하다니
너무한 거 아니에요?   방법이 없긴 왜 없어요?   끝났나 보네요
들어가 봐야죠   그건 누구 총이에요?   볼티모어에서 받은 기념품   무겁네요, 그리고...   - 화약 냄새가 나는데요
- 장난감 총이오     들켰네   사랑해요, 트립   문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났다   정말 당황스러웠다
사람들은 그를 부축해야 했다   - 괜찮은 거야?
- 괜찮아요, 그냥 떠드는 거예요   그들은 화장실에 가는데   시간 내에 갈 수 있을까?   테리 크랩트리와
제임스 리어군요   당신이 그런 실수를 하다니
여기서 기다려요   - 차 좀 태워주세요
- 그러죠   설명해 드릴게요   불쌍한 개에게 그냥
신발이나 집어 던질 것이지   - 안토니아
- 토니예요, 집에 다 왔네요   토니   테리랑 잘 안 돼서
유감이에요   괜찮아요, 테리는...   이상한 걸 수집하더군요   취미생활이죠   내가 보기엔 마지못해
하는 것 같아요   테리의 일이 잘 안 풀려서
그런 건가요?   테리가 그렇게 말하던가요?   지난 5년간 제대로 된
일을 하지 못해서   뉴욕에서 낙오자로
통한다더군요   하지만 교수님이 책을
워낙 잘 쓰셔서   곧 재개할 수 있다고 했어요   교수님은 베스트셀러 한 권 내고
후속작을 전혀 못 쓰는   그런 작가는 아니죠?   여기에서 꺾어요   가봐야겠어요
제임스를 구해줘야죠   트립 교수님, 그냥   집에 가시는 게 어때요?   교수님이야말로 도움이
절실해 보이거든요   - 트립, 오랜만이야
- 잘 지냈나?   더블 딕켈 온더 락
한 잔 주겠소?   난 저기 있겠소   더블 딕켈   - 저거 그냥 맥주야?
- 거의 그렇죠   두 분이 제 약상자를   뒤졌나 봐요   다른 사람들은 어디 있지?   사라와 월터는 그냥 간대요   포 때문에 그냥 집에 가서
쉬고 싶은가 봐요   - 완전 넋이 나갔네
- 책이 있대요   나도 알아, 가을 학기에
쓰기 시작했지   겨울방학 때 완성했대요   글은 잘 쓰나요?   - 아직 그 정도는 아니야
- 어쨌든 한번 읽어 보려고요   테리, 꼭 그래야겠어?   제임스는 내 학생이잖아   - 게다가 실력도 아직 ...
- 충분해요   확실해요
저 좀 믿어보세요   물론 그러시겠지
하지만 보기보단 복잡해   게다가 지금은 완전
맛이 갔잖아   오늘 밤 얼마나 어이없는 짓을
저질렀는지 몰라   제임스에게 성적 혼란이
있다고 해서   좀 더 잘할 것 같진 않네만   제 생각엔 있는 그대로도
훌륭할 것 같은데요   더블 딕켈 온더 락
나왔습니다   울라?   고마워요, 울라   건배   건배   세상에, 트립도 봤죠?   저기 있네요
한번 해보죠, 트립 먼저   남성 모발 클럽 회장
제임스 브라운이야   플라이급 권투선수지   아뇨, 승마선수예요
이름은 커티스 하대플   커티스는 아니야   그래요, 그럼 버논
버논 하대플   저건 말을 타다가 생긴 상처고요
경주 도중 떨어져 깔렸어요   진통제 중독일 거야   이젠 서서 오줌을
누지도 못할걸요   - 엄마랑 살고
- 맞아요   남동생이 하나 있는데   - 말을 사육해, 이름은 클로델
- 맞아요   엄마는 클로델이 죽은 게
버논 탓이라고 생각해   대단하군요!   왜냐하면...
왜냐하면...   - 왜냐하면...
- 왜 그럴까요?   프레디 노스트릴스라는 깡패가
자기 애마를 쏘려고 하자   그걸 말리려다 죽었거든요   클로델은 총에 맞았어요   그때 버논은   깡패 옆에 서 있었고요   좋은데요   우리 말을 다 들었나 보네   교수님, 저랑 같이 춰요   - 싫어
- 어서요   "방화범의 딸"을 다시
읽었어요   정말 아름다웠어요   자연스러웠고요   모든 문장이 스스로
존재하는 것 같았어요   교수님이 쏴서 맞출 때까지
저 위에서 기다리는 것 같았어요   고맙군   그리고 제 책에 적어주신
글귀도 마음에 들어요   하지만 전 교수님 생각처럼
순수하진 않아요   그건 아닌 것 같구나   사람은 누구나 순수함을
지니고 있거든   이젠 갈 시간이네요   당신의 사랑이 절실해요   이 친구에게 콜라라도 줘야
하는 거 아닌지 모르겠네   - 도와줄게
- 우리가 할게요   - 차에서 보자고
- 그렇군요   알았어요
그럼 차 키 좀 주세요   트렁크에서 제 짐 좀
꺼내게요   트렁크 문 아귀가 잘 안 맞아
내가 직접 할게   그러시던지요   트립 교수님   한나, 제임스를
집에 데려다 주고   괜찮은지 살펴보고
와주겠니?   집을 모르는데요   제임스가 어디에 사는지
모른다는 거야?   한 번도 가본 적이 없어서
어디 사는지 몰라요   - 좀 이상하게 들리네
- 제임스가 이상하죠   고모가 스위클리 하이츠에 사세요
거기 데려다 준 적이 있어요   생각해보니, 고모 집은
아니었던 것 같네요   고모가 거기에서 일한다고
했던가 그랬어요   - 잘 기억이 안 나요
- 내 배낭 어디 있지?   뭐라고 했지?   제임스가 항상 들고 다니는
초록색 배낭 있잖아요   안에다 흘렸나 봐요   빌어먹을
강당에 두고 왔나 보군   - 내 배낭!
- 할 수 없지   - 우리 집에 데려다 놔
- 어느 방에 둬요?   제임스를 세워놓을 수 있으면   차고 안에 세워져 있는
삽 옆에 같이 세워 놔   교수님, 나중에라도
대화상대가 필요하시면   제가 해드릴게요   트립, 트렁크 열어요
누굴 죽일 일 있어요?   - 지금 할게
- 누구 죽는 꼴 보려고 그래요?   - 이 차 주인이세요?
- 누구시죠?   1966년식 고동색
포드 갤럭시 500이군요   - 이 차 주인이냐고요!
- 내 차 맞소만   - 거짓말! 이건 내 차야, 망할 놈!
- 뭔가 착각하는 거 아니요?   - 헛소리 집어치워!
- 누구야?   버논, 그냥 집에나 가!   - 뭘 보는 거지?
- 자네를 봤는데?   시작해요
흥 깨지 말고 빨리 가요!   - 트립이 무슨 보모라도 돼요?
- 뭐 잘못 먹었어?   그냥 궁금해서요   왜 이래, 테리
그 녀석 정신 못 차리는 거 봤잖아   - 누가 그렇게 만들었는데요?
- 진정시키려고 했던 거야   아, 진정시키려고
했던 거군요   트립!   - 브레이크 밟아!
- 차 세워!   - 멈춰! 이 봐!
- 무슨 일이지?   - 후진해요!
- 차에서 당장 내려!   그냥 돌아가요   - 내가 가만 안 둬!
- 과연 그럴까?   이리 돌아와!   - 왜 저러죠?
- 일방통행인가봐   달려, 달려, 달려!   조심해요!
놈이 뒤에 있어요!   - 어쩌려는 거지?
- 저놈도 책을 기다려요?   그냥 밀어버려   지금 뭐한 거지?   내 차 보닛 위에서
뛴 거 맞지?   - 여기서 기다려, 금방 올게
- 우린 어디로 가죠?   잠시만요   트립 교수님   배낭 때문에 오셨나요?   샘 트랙슬러입니다   안에 원고가 있길래 교수님이
오시자 이건가보다 했어요   러브 퍼레이드
그 말이 사실이었군
  꼬맹이가 책을 완성한 거야   - 괜찮은 건가요?
- 나도 몰라요, 괜찮겠죠   그랬다   이 밤 어딘가에
맨해튼 출신 편집자가
  피츠버그 시내를 배회하고 있다   한편 베스트셀러 작가   차 트렁크에는
죽은 개 한 마리가 들어 있다
  트립 교수님   에롤 플린에 관한 소문이
모두 사실일까요?   자기 거시기에
파프리카를 올려놨대요   그게 그러니까   여자를 더 자극하기
위해서라던데요?   샘, 그걸 내가
어떻게 알겠어요?   에롤 플린의 자서전을
읽지 않으셨나요?     아, 사실이에요
다른 많은 것도 문질러댔죠   샐러드드레싱에
갈아놓은 양고기까지   역겹네요   사라가 나한테서 뭘 봤는지
궁금할 때마다
  한 두 번이 아니었지만   사라의 취미가 독서라는 걸
떠올리곤 했다
  사라는 시간이 날 때마다
뭐든 다 읽었다
  활자 중독에라도
걸린 것 같았다
  운이 좋게도   사라의 흥미를 끌만한 게
나한테 있었나 보다
  사모님이신가요?   아뇨, 아내는 마을을 떠났어요   지금 여기서 뭐하시는 거죠?   트립 교수님?   집에 가는 길이 멀군요   - 편히 쉬세요, 교수님
- 태워줘서 고맙소   스스로 되뇌였다   지금 이 순간만큼은
모든 걸 잊겠다고
  에밀리, 사라, 도난당한 재킷과   죽은 개는 잊어버리고
내 책을 쓰는 데 전념했다
  소책자처럼 시작했다   250~300페이지 정도
되는 분량 말이다
  그러다 분량이 좀 더 많아졌다   결말은 생각보다
더 멀리 있었다
  하지만 끝이 보이기 시작했다   거의 그렇다고 생각했다   제임스? 난 괜찮아   몸의 중심을 잃었나 봐   제가 바닥에 눕혀드렸어요   아, 고맙네   혀를 깨무는 줄 알고
얼마나 놀랐는지 몰라요   사모님이 정말
그리우신가 봐요   음? 아니야   아냐, 글을 좀 쓰고 있었어
에밀리 때문이 아니야   뭔가 사연이 있나 봐요   그렇긴 한데
재미없는 이야기야   저게 다 교수님이 쓰신 거예요?   그래   정말 어마어마한 분량이군요   한나가 항상 말했거든요
교수님이 뭔가 쓰고 계시다고   - 그래서?
- 아니에요   "방화범의 딸" 이후로
계속 후속작이 없었잖아요   같이 수업 듣는 놈들이
하는 말을 들었는데   - 교수님이...
- 손을 뗐대?   절필은 아닌지...   난 작가가 글 길이 막혔다는
말은 안믿네   정말이군요   - 제가 받을까요?
- 그래 주겠나?   - 안경 받으세요
- 고맙네   여보세요?   - 이름은 말하지 않았어요
- 누가?   - 전화하신 분이요
- 왜 전화했는데?   여기에 트립 교수님이
사시냐고 물었어요   그리고 1966년식 고동색
포드 갤럭시 500을 타시냐고요   - 그래서 말했어?
- 네   - 잘했어, 제임스
- 제 생각엔...   잘들 주무셨습니까?   - 잘 잤어, 제임스?
- 안녕히 주무셨어요?   제임스도 있었네?   샤워 좀 할게요   - 트립 교수님?
- 흠?   제가 어젯밤에 여기에
어떻게 왔어요?   자네가 사는 곳을
아무도 몰라서   한나가 우리 집 소파에라도
재우자고 했지   그 전에 제가 뭔가
사고라도 친 건 아니죠?   혹시 뭔가 나쁜 짓을
한 건 아니죠?   영문학 학과장 개를
총으로 쏴 죽이긴 했지   그리고 학과장이 가장 아끼는
기념품도 훔쳤고   이런, 빌어먹을   어디에든 숨어 있어   - 안녕하세요?
- 안녕하십니까?   - 트립 교수님이신가요?
- 그렇습니다   어젯밤에 사라와
월터 개스켈 부부 집에서   있었던 행사에
참석하셨죠?   무슨 일 때문에
그러시는거죠?   개스켈 박사 옷장을 누가
손댔다고 신고를 받았습니다   개도 사라졌고요   혹시 의심가는 사람이라도
보신 건 아닌지 궁금해서요   특별히 의심 가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제임스라는 친구는
교수님 학생인가요?   제임스 리어요
혹시 이 학생의 연락처를   아시면 알려주실 수
있으신지요?   제임스의 전화번호는
학교 사무실에 있을 겁니다   괜찮습니다
저희가 찾아볼게요   - 실례했습니다
- 수고가 많으시군요   여기 계셨네요
우리 얘기 좀 해요   - 글쎄다, 난...
- 트립 교수님?   경찰이 하는 말 들었어요   아침은 몇 시에 먹죠?   - 이제 어쩌죠?
- 잠시만, 여보세요?   - 트립?
- 사라   전화 받아서 다행이야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아?   잠시만 기다려 줄래?   트립 교수님, 뭐 하나만
여쭤봐도 돼요?   - 그래, 제임스
- 지금 어디로 가는 거죠?   오늘 해야 할 일이
몇 가지 있는데   - 아내를 봐야 하고
- 교수님을 떠나신 분이요?   그래, 그 여자   아야! 젠장!
빌어먹을!   피나는데요, 교수님   장난 아니군   그래 정확히
어디 사는 거지?   한나도 자네가
어디에 사는지는   아는 게 없다던데   쫓겨났어요   엄밀히 말하면 쫓겨난 건 아니고요
나가달란 말을 들었어요   뭔가 사연이 있겠구나   그렇긴 하지만
그다지 재미있진 않아요   그럼 어디에 사니?   사실은...   버스 터미널에서 노숙해요   생각보다 나쁘진 않아요
경비 아저씨랑도 친하고   부서진 사물함이 있어서
그 안에 제 소지품도 넣고요   세상에, 얼마나 된 거니?   1~2주 정도 됐어요
그래서 ...   그래서 총을 갖고 있었어요
안전을 위해서   - 왜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니?
- 누구에게 말해요?   글쎄다, 나한테라도   제임스의 이야기는
생각보다 안 좋았다
  다른 상황에서라면
제임스의 고난이 언제 끝나고
  진짜 인생이 언제 펼쳐질지
궁금했을 텐데
  하지만 그러기엔
내 마음이 너무 심란했다
  개스켈 저택은 왠지
황량해 보였다
  아마도 워드페스트가 학내에서
한참 진행 중이기 때문이리라
  지금 어디로...   너무 많이 마시진 마
너무 시잖아   그게 마음대로 안 되네요
저도 왜 그런지 모르겠어요   숙취 때문에 그런 거야
달리 무슨 문제가 있겠어?   금방 다녀올게   사라에게 털어놔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러려면
뭔가 작은 제스처가 필요하다
  죄책감이라도 들었나요?   내 전화를 그렇게 끊어 버릴 줄은
정말 몰랐어요   사라, 아침 일은
정말 미안해요   말 못할 사정이 있었어요   월터가 넋이 나갔어요
마릴린의 재킷이 없어졌대요   포도 없어졌고요   - 들었어요
- 들었다고요? 어떻게요?   12살짜리 경찰이 아침에
집에 찾아와서 말해줬어요   자백했나요? 당신 지문이
침실 곳곳에 있던데요   정말요?
너무 순식간이라   농담이에요, 농담!   나도 알아요   어젯밤에...   당신에게 하고 싶은 얘기가
있다고 했잖아요   그래요   음...   그러니까...   당신이랑 함께 하고 싶어요   진심에서 우러나온 말처럼
들리네요, 트립   농담 아니에요, 사라   나랑 함께하고 싶어하는 건
나도 믿어요   - 하지만 그거론 부족해요
- 나도 알아요   - 나도 무슨 상황인진 알아요
- 아닌 것 같아요   상관없어요
아직 결정 안 했으니까   - 아기 말이요?
- 아기랑... 당신요   당신 발목을 잡고
싶진 않아요   이런 건 당신 스스로
선택해야 하는 거예요   차를 왜 저기에 세워놨어요?
안에 누가 있는 거죠?   - 제임스 리어
- 저기에서 뭐해요?   몇 가지 문제가 있어서
도와주고 있어요   행운아군요   생각보다 잘
받아들이시던데요   그래, 하지만 그 얘길
했던 건 아니었어   속이는 것 같니, 제임스?     험볼트 카운티인가요?   그럴지도   아버지가 의사한테
이걸 처방 받았거든요   - 녹내장이셨니?
- 대장암이셨어요   그랬구나   부모님이 사시던 곳은   워낙 시골이라
금방 소문이 났어요   - 어디인데?
- 카르벨요   - 카르벨? 어딘데?
- 스크랜턴 외곽이요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구나   기분 나쁜 곳이에요
모텔 3개와 마네킹 공장이 있어요   아버지는 거기에서
35년 간 일했어요   아버지가 마네킹 공장에서
일하셨다고?   자이츠 플리스틱요
거기서 엄마를 만났대요   엄마는 카페테리아에서
튀김 요리사로 일했대요   그전엔 댄서였고요   어떤 춤을 추셨는데?   사람들이 원하는 거면
뭐든지 다요   엄마가 가톨릭 학교에
다녔다고 하지 않았었니?   사람이 한번 떨어지면
끝도 없이 떨어지잖아요   그들이 뒹구는 걸
보는 게 즐거워
  회전목마에 더는
타지 않았네
  난 자네가   감정 제어를 못 하는걸
싫어하는 줄 알았는데   그 이야기를 하시는 순간을
대비하기 위해서요   그냥 놔둬야만 했다   에밀리가 나고 자란 집에
와야만 했다
  헤어지게 될지도 모르는데   무슨 말이라도 해서
잘 끝내고 싶었다
  에밀리 기분을 위해서인지   내 기분이 좋자고 그런 건지   사실 내가 왜 그곳에 갔는지는
나도 모르겠다
  누가 교수님 차에 올라가
엉덩이로 뭉갰나 봐요   그걸 어떻게 알았지?   엉덩이 자국이 있잖아요   하나 드실래요?
진짜 맛있어요, 끝내줘요   마리화나나 피워, 제임스
상자에 있을 거야   - 여기 안 왔는지도 모르잖아요
- 분명히 왔을 거야   기다려야겠다   기다리는 동안 고양이 출입구로
들어가 줬으면 좋겠는데   안심해, 에밀리는 15세 이후로
열쇠를 사용한 적이 없어   게다가 자네 엉덩이는
에밀리보다 훨씬 작거든   그거 때문이 아니에요   갑자기 차에 있는 게
생각나서 그런 거죠   트렁크에요   아, 그렇구나   그건 일단 생각하지
말기로 하자   고맙구나   집안이 굉장히 아늑하네요   그렇지   이런 집에서라면   크리스마스 아침에
깨고 싶은 곳일 거야   금방 돌아오마
편하게 쉬고 있어   전화 한 통화만 할게   그게 어떻게 좋은 영향이라고
할 수 없죠, 그레이 씨
  -모든 영향이 비도덕적입니다
- 왜죠?
  왜냐하면 삶의 목적이
자기발전을 통해   자기 본성을 완벽하게
깨닫는 거니까요
  우리가 온 이유가
그 때문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 삶을
전적으로 완전하게 살되
  모든 감정에 충실하고
모든 꿈을 실현해야 합니다
  거기 앉아서 에밀리의
물품을 둘러보면서
  문득 내가 에밀리에 대해
아는 게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부의 연을 맺고
같이 살긴 했으나
  난 그 집을 떠나
사라와 함께 하는 게
  훨씬 편하다고 느꼈다   - 대학교입니다
- 총장님 좀 바꿔 주세요   유혹을 없애는 유일한 방법은   순응하는 겁니다   저항하면 할수록
금지된 것에 대한 갈구로
  영혼이 병이 듭니다   감사합니다   - 여보세요?
- 사라? 트립이야   - 어디에요?
- 친척 집   사라, 잘 들어
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   친척 집에 있다고요?   그렇긴 하지만 전화한 이유는
다름이 아니라   - 에밀리하고 있군요
- 뭐요?   아니, 여기 아무도 없어요
난 다만...   혹시 헛물켰어요?   좋은 아침이에요   우린 밤새 춤을 췄죠   좋은 아침이에요, 좋은 아침   좋은 아침이에요   좋은 아침이에요
밤새서 좋았어요
  좋은 아침이에요   사라, 난 에밀리와 화해하러
여기 온 게 아니에요   상관없어요   당신이 어떤 삶을 살든
그건 당신 삶이니까요
  잘 자라고 말하기 위해
좋은 아침이에요
  좋은 아침   햇살이 곧 비칠 테니   사라, 뭔가 오해를
하는 것 같은데   오해일 수도 있겠죠
아무튼 하고 싶은 말이 있어요
  잘 들어요, 트립   알았어요   난 당신을 기다릴 수 없어요
왜냐하면...
  평생 기다리기만 하다
끝날 것 같거든요
  그래서 나 혼자 결정했어요   잘 살아요, 트립   재기하는 거야   퇴물이 되다니 끔찍하잖아   그런 식으로 말하지 마요
겁나잖아요
  더 열심히 일해서
돈을 많이 버는 거야
  안녕하세요   감염되었군
내가 소독은 해주겠지만   제대로 된 의사를
찾아가는 게 좋을 거야   핫초코랑 쿠키 좀   드실래요?   - 맛있겠네요, 감사합니다
- 천만에요   핫초코가 정말 맛있네요   저 아이, 자네 학생인가?   네, 좋은 아이예요   일이 엉망으로 꼬이긴 했지만   자네가 잘 이끌어줄 테니
분명 괜찮아지겠지   피츠버그에서 대학에 다니나요?   제 첫 소설을 다 쓸 때까지
제강공장에 다니고 있어요
  에밀리는 어디 있죠?   내가 말해줘야 하는지
잘 모르겠군   에밀리를 스토킹하고
싶진 않습니다   그냥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싶어서요   돌아오라는 말을
하려는 건 아닙니다   저희 둘 사이가 한동안
좋지 않았던 건 사실이고   내가 알기론 자네가 에밀리 곁을
너무 오래 비웠다고   그 애가 생각한다는 거네   에밀리는   린다 애슈비를 만나러
필라델피아에 갔어   같이 웰슬리에 갔다던가   자네 집에 한 일주일
방문했었던 린다 말이네   - 아, 린다요!
- 그래   최근에 거의 못 잤거든요   편집자가 마을에 왔어요   - 책을 끝내려고 노력 중이에요
- 그런가?   그 책 말이군   정말 잘 되길 바라네, 트립   정말 즐거웠어요, 트립 교수님   그랬다니 다행이네, 제임스   부탁인데, 내 약은
손대지 말아줘   아마추어용이 아니야   저 때문에 화나셨군요   교수님 애인의 개를
제가 쏴서 화나셨어요   사라가 아니라
님편 개였어   그런데 누가 애인이래?   자네가 내 애인의 개를
쏘지 않았다면 좋았겠지만   포와 난 그다지 잘 맞지
않았긴 했지만   그렇다고 총으로
쏴 죽일 이유는 없잖아   모르겠다   계속 그렇게 유령처럼 굴 텐가?   아, 그래서 수업시간에
아이들이 절 싫어했나 보군요   그 아이들이 자네를
싫어하는 건   거기 애들 누구보다 자네가
10배는 훌륭한 작가라서 그런 거야   저한테 고약한 냄새가 난다면서요   어젯밤 교수님 친구 테리에게
얘기하는 거 들었어요   그런 뜻이 아니었어   그리고 내 생각이
무슨 상관이 있나?   내 말은, 다른 사람 생각이
뭐가 그리 중요하냔 말이야   대부분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만약 그렇다면
글쓰기에 대한 건 아닐 거야   책, 그건 아무 의미도 없어   어느 누구에게도   더 이상은 말이야   "방화범의 딸"은 달라요   저한텐 의미있는 작품이었어요   그 때문에 제가
이 학교에 온 거예요   교수님의 가르침을
받고 싶었거든요   그 책 때문에 제가
작가의 꿈을 키웠어요   그렇다면, 제임스
적어도...   정말 미안하구나   - 뭐하는 거죠?
- 근사한 저녁을 사주려고   커피도 마시고 나서
집에 데려다 줄게   - 지금 데려다 주세요
- 뭐?   - 배 안 고파요
- 제임스, 뭐든 먹어야지   자판기에서 사 먹으면 돼요   자판기라니?
무슨 말 하는 거니?   버스 터미널 자판기에
치즈 샌드위치가 있는데   정말 맛있어요
지금 데려다 주세요   그래야 칼이 제 자리를
훔치지 못하죠   칼?   - 몰라도 돼요
- 제임스, 가서 테이블 좀 잡아   우리 반에서 가장 뛰어난 작가에게
오래된 치즈 샌드위치를 먹일 순 없지   버스 터미널 벤치에서
자게 내버려 둘 수도 없어   안에 먼저 들어가
나도 금방 갈게   카르벨   네, 맞아요
스크랜턴 외곽이요   목록이 없다고요?   좋아요, 그러면   이 봐요, 펜실베니아 카르벨 주민을
찾고 있다고 몇 번을 말해요?   그 아이가 퍽이나
좋아하겠군요   전화국 사람들이   자기 고향이 어딘지도
모른다니요   제가 꾸며낸 게 아니고요   죄송합니다
제가 잘못 알았네요   - 한입 드실래요?
- 아니, 됐다   그래서 마법을 지니셨군요   마법이라니?   우리가 무슨 연극이라도
하는 것처럼 말하는구나   마법은 무슨...   그럼 뭐라고 불러요?   글쎄다, 사건?   그렇군요, 그냥 교수님이
걱정돼서 그랬어요   너 자신이나 걱정하지 그러니?   - 어디 가세요?
- 아무 데도 안 가   그냥 여기서 먹고 있어
금방 다녀올게   안녕하세요   - 트립 교수님
- 그래디입니다   프레드 리어입니다
이 쪽은 제 아내 아만다이고요   제가 두 분의 단란한 시간을
방해한 건 아닌지 모르겠네요   수당을 받으러 가던 길인데
운 좋게도 가는 길에   클럽이 있어서 잠깐
얼굴 좀 내밀까 하고요   제임스가 주말에   가족과 보내면 좋을 것 같아서
연락드렸습니다   아, 그러시군요   그럼 제임스를 데려오겠습니다   음...   이상하게 들릴지도 모르지만
그냥 궁금해서요   아만다, 혹시 카톨릭 학교에
다니신 적 있으세요?   무슨 말씀이시죠?   전 안 가요   지금 내 상황이 좀 꼬여서 그래   제 상황도 좀 꼬였어요   편집자도 와 있고
책도 끝내야 하잖아   정상 참작이 가능한
사건도 생겼고   방해하지 않을게요
말도 안 걸게요   좋든 싫든 밖에 계신 분들이
네 부모님이잖아   - 부모님 아닌데요
- 뭐라고?   조부모님이세요
부모님은 돌아가셨고요   제임스, 아버지가 맞잖아
완전히 붕어빵이던데   그럴만한 사정이 있어요   - 이러지 말고 가자
- 그래서 할머니가 절 싫어해요   그래서 절 지하창고에서
재운단 말이에요   좁은 공간이겠지
쥐와 와인통이 있는 곳 맞지?   정말이에요
절 괴짜 취급한단 말이에요!   넌 괴짜 맞아, 제임스
나도 마찬가지야   교수님은 모르잖아요
그게 어떤 건지요   그래, 난 몰라   내가 널 안쓰러워할 거라는
기대는 하지 마라   난 네가 누군지 모르겠거든   하나만 물어보자, 제임스   지난 36시간 동안 나에게
진실을 말한 게 있긴 한 거니?   하나라도 말이야   전 그냥 교수님이랑 조금이라도
더 같이 있고 싶었을 뿐이에요   난 교수야, 제임스
호텔이 아니라고   감사합니다, 트립 교수님   아버지, 내 인생을 봐요   난 아버지처럼 안 살아요   아버지, 내 인생을 봐요   난 아버지처럼 안 살아요   이 봐!   이 봐   아버지, 내 인생을 봐요   24살, 앞으로 살날이 더 많아요   천국에서 외롭게 살다 보니   두 가지가 생각나네요   실연은 대가가 크니까   잃어버리지 않을 걸로 주세요   던질 수 없는 동전 같은 거요   던질 수 없는 동전 같은 거요   아버지가 있는 집으로 갑니다   테리, 맙소사   잠시만요   교수님   - 한나
- 이러면 안 되는 거 아는데   방문이 열려 있길래
나도 모르게...   내가 방을 이렇게 해 놓고
나갔다니 믿어지지 않는구나   트립, 어디 있죠?   혹시 테리가 이 방에 왔었니?
여길 기웃거리진 않았어?   모르겠어요, 그랬으려나
아마 아닐 거예요   이걸 치워야겠다   트립!   - 빌어먹을
- 아뇨...   가지 마세요
밤새 기다렸단 말이에요   기분이 좋긴 하다만
아무래도 이건...   미안해요, 사제간에 무슨
회의라도 하던 중인가요?   악의는 없지만
집주인이 뭐 이래요?   자네야말로 저거나
잘 돌보지 그래?   가끔은 즉흥적인 게
필요하잖아요   그나저나 지금까지
어디 있었어요?   제임스를 데려다 줬지   제임스가 총장네 개한테
총을 쏜 거 맞죠?   - 뭐라고?
- 네   경찰은 처음에 포가
그냥 도망갔다고 생각했는데   오늘 오후 개스켈 박사가
카펫의 혈흔을 발견했대요   맙소사   대부분은 침입자 짓이라고
생각했지만   제임스가 뭔가 사고친 거 같다고
테리가 말해줬거든요   이런 추리를 한 사람이
또 누가 있나?   아직은 없지만, 곧 밝혀지겠죠
시간문제일 뿐이에요   왜 이래, 제임스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면서   아는 사람이 있긴 해요?   난 알아, 이젠 알아   제임스랑 같이 지냈더니   그리고 그 애 글을 읽었거든   - 책이요? 읽어봤어요?
- 응   - 괜찮던가요?
- 좋아, 아주 많이 좋아   사실이야   그럴 줄 알았다니까요
그런데 제임스는 어디 있죠?   부모님 집에 보냈어   뭐라고요? 부모님요?   왜요? 왜 그랬어요?   상황이 그렇잖아   제임스에게 최선이라고
생각해서 그랬어   그런데 지금 드는 생각은
나한테 최선이었나 봐   제임스 의견은 무시했으니까   그러면 그렇지   한나, 제임스를 데려다
줬던 날 기억나니?   고모라고 했던가?   - 맞아요
- 네, 스위클리 하이츠요   주소는?   몰라요, 그냥 코너에
세워달라고 했거든요   학교에 전화해봐요
주소를 알고 있겠죠   이 시간에 누가 있다고   총장은 괜찮지 않아요?   모르겠어, 괜찮으려나   대체 무슨 짓을   한 거예요?   저건가요?   꿈도 꾸지 마   - 근처에도 가지 마
- 아니에요   언제 허락 받고 봤다고 그래요
그나저나 양이 엄청나네요   백스터 가 262번지요   전화번호부에 있네요   - 내가 운전할게요
- 운전은 내가 해   "러브 퍼레이드"   이거 느낌이 좋은데요
뭔가 느낌이 와요   자네만 그렇겠지   전에도 이랬잖아요   기억나요?   오래 전 일이지만...   얼마나 안 좋은 거야, 테리?   상당히 안 좋아요   나한테 신물이 났나 봐요   날 유령 취급한다고요   내가 회사의 새로운 방침에
맞지 않는 사람인 거죠   - 그게 뭔데?
- 그러니까...   능력이래요   고속도로에   샛길이 있네   혼자 외로이
- 여기야   사실 난...   이런 야심한 시간에   제임스 부모님 집까지
터벅터벅 걸을 일이 없었다
  사라와의 문제를 해결해야겠다는
생각만 들었으니까
  하지만 제임스를
구해야겠다고 결정했다
  확실한 건 아니다   제임스의 입에서 나오는 말은   기본적으로 허튼소리이기
때문이다
  - 이크
- 창문이 엄청나게 많네요   어떻게 찾죠?   말했잖아
지하에 가둬놓는다고   하지만 그게 문제가
아닐지도 모른다
  때로는 사람들이 그냥
구조가 필요한 경우도 있으니까
  짝사랑은 시시해요   - 로저와 하트죠?
- 맞아   - 제임스 리어
- 제임스 리어   여기까지 웬일이세요?   쉿, 구해주러 왔어
빨리 옷 입어   집이 근사하네   니모선장이 언제
이사 온 거야?   내 목욕 가운을
비웃은 게 누구더라?   이 촛대는 증조할머니가
남겨주신 거예요   가족 얘기는 그만하고   - 빨리 준비 해
- 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   다 들었다
부모님과 조부모님   그리고 차이나타운 얘기도   난 널 믿어, 그래서 온 거야
빨리 옷 챙겨 입어   이거 한 번 더 입어도
괜찮으세요, 트립 교수님?   아무거나 입어   - 겸손한 구석도 있군요
- 예민한 거겠지   트립, 좀 살살하지 그래요?   여기 있는 책 모두
반납기한이 지난 책이야   도서관에 내야 할
연체료가 산더미겠군요   믿을 수가 없어   이놈이 진실을 말하긴 하는지
한 번 더 확인해보고 싶네   트립   이것 좀 봐요   "드디어 문이 열렸다
그는 놀랍게도   나이 든 권투선수처럼
성큼성큼 방에 들어서는데   흠씬 두들겨 맞았는지
발을 절고 있다"   이거 트립 얘기 아니에요?   "하지만 조금 후
위대한 인물이   황혼의 뜨거운 빛을
눈을 가늘게 뜨고 바라봤다"   "황혼"이라니
역시 편집자가 필요하다니까   "그리고 조용히 불평했다
"이건 의미 없어"   "모두 다 의미 없어"
진정한 충격이 찾아왔다   그리고 소년은 알게 됐다   자신의 영웅이 어둠 속에서
아파하고 있는 걸   그의 심장은..."   그의 심장이 뭐?   "그의 심장은 한때 다른 이들에게
완벽한 영감을 줬었는데   이젠 더 이상 그 자신에게도
영감을 주지 못한다   그저 습관에 따라
뛰고 있을 뿐   지금 뛰고 있는 건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준비됐어요   - 괜찮으세요, 교수님?
- 괜찮아   할머니가 찾아와서 아침으로
네 뼈를 끓이기 전에 그만 가자고   그게 문제예요
할머니는 30분마다 내려와서   제가 잘 있는지
확인하시거든요   제가 여기 없으면
경찰에 전화할지도 몰라요   그럼 베개나 곰 인형에
이불을 뒤집어씌워 놓으면 어때?   - 속아 넘어가실 거야
- "모든 깃발을 향하여 "에서처럼요?   그 영화에서는 거대한
햄을 사용했지만요   아니야, 더 좋은 생각이 있어   잘 자렴   어둠이 드리우고   난 이곳에 온종일 있었네   잠들기엔 너무 덥고
- 위층에 가자   - 아래층은 분위기가 안 좋아
시간이 쏜살같이 흐르고   우리가 나간 후에
다 정리됐나 봐요   내 영혼이 강철이 된 듯   태양이 치유할 수 없는
흉터가 아직 남아있네
  심지어 어디로 갈지   종잡을 수가 없네   아직 어둡진 않지만
- 안녕히 주무세요   그래도 해냈어   사라와 월터 개스켈 집입니다   지금은 전화를 받을 수 없으니...   - 여보세요
- 월터?   트립? 세상에
지금 몇 신지는 알아?
  응, 잘 알지
8시 15분이잖아   정확하진 않은 것 같지만   새벽 3시 반이야   중요한 얘기야, 월터   그래?   음...   무슨 일인데 트립?   자네 아내를 사랑해   뭐라고?   사라를 사랑한다고   혹시 취했어?   아니   어쨌거나 월요일 아침에
내 사무실에서 다시 얘기하지
  이거 참...   - 사라, 무슨...
- 전화하려고 했는데   당신 전화기가   뭐가 잘못됐나 봐요   학생 한 명이 사라졌는데   침대에 죽은 개가 있다고
학생 부모님이 그러더군요   내 잘못이야, 미안해
계속 말하려고 했는데   지금 당신 때문에
기분이 상당히 안 좋아요   그리고 더 중요한 건
월터 역시 기분이 안 좋고요   결국 경찰에 신고했는데   제임스 리어가 책임질 일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더군요   혹시 제임스 리어가 어디에
있는지 알고 있나요?   안에 있어요   마릴린 재킷은요?   그건 내 차에 있소   - 내 차가 어디 갔지?
- 뭐라고요?   정말이야!
내 차가 사라졌어!   어젯밤 여기에 주차해뒀는데   - 거기 주차한 게 확실해요?
- 당연하지! 분명히...   맙소사, 사춘기 경찰이
지금 또 납셨네   알았어요, 이건 내가 처리할 테니
당신은 제임스나 찾아요   제임스 일어났나?   현관에 경찰이 찾아왔는데
이번엔 그냥 넘어가지 않을 거야   - 같은 사람이에요?
- 같은 사람이야   그런데, 교수님 얼굴이
왜 그 모양이죠?   정말 그러네
무슨 일 있어요?   총장님이군요   - 우린 괜찮아, 걱정 마
- 그렇군요   - 기가 막히게 좋군요
- 제임스   서둘러   제임스, 이거 네가 쓴 거야?   나쁘지 않네
정말 나쁘지 않아   - 감사합니다
- 천만에   이거 출판하고 싶어요   편집만 잘하면   제법 뜨겠어요   그거 잘됐네, 잘됐어   퍼프칙 경관과 자네 사이에서
제2의 장 주네가 나겠어   실로 오랜만에 감옥에서 쓴
베스트셀러가 등장하겠는 걸   너무 걱정 마, 제임스
어떻게든 해볼게   별로 걱정 안 해요
교수님도 걱정 안 하시죠?   난 조금 걱정되는구나   그러지 마세요
퇴학당해도 상관없거든요   틀림없이 퇴학될 거예요   그럴 일은 없길 바라자꾸나   트립 교수님   - 왜, 제임스?
- 제가 감옥에 가게 되더라도   교수님은 제 평생
가장 위대한 스승이세요   이러니 대학에서도
인성교육에   신경 써야 한다니까요   월터가 정말 제임스를
고소하는 건 아니겠죠?   곧 할 거예요   한 두 시간 후면   경찰과 제임스의 부모님과
같이 앉아야 할 거예요   골치 좀 아프겠네요   어젯밤에 혹시
우리 집에 전화했어요?   그런 것 같아요   혹시 뭐라고 했는지
기억나요?   당신을 사랑한다고
말한 것 같은데요   들었죠?   - 들었어요
- 그래서 뭐라고 했어요?   당신답지 않다고 했어요   트립!   이제 어떻게 해요?   재킷을 찾아야지   어떻게 찾는데요?   어디 있는지 알 것 같아   한나 차를 좀 빌려야겠어   그러세요, 열쇠는 책상 위
교수님 원고 옆에 있어요   어젯밤에 잠들어버려서
끝까지 못 봤어요   그래, 괜찮지?   그렇지 않아요, 다만...   다만... 뭐?   교수님, 수업 시간에   작가의 선택에 대해
늘 하시던 말씀 기억나세요?   그럼   교수님 글이 정말
아름답긴 하지만   정말 아름다워요   하지만 가끔은   너무 상세해요   모든 사람의 족보나   치과 기록 같은 것까지
알려줄 필요는 없잖아요   제 생각이 틀릴지도 모르지만
이걸 읽다 보니   독자에게 선택의 여지를 전혀
주지 않으셨어요   전혀요   취하지 않은 상태에서   글을 쓰시면   좀 낫지 않을까요?   글쎄다   의견 고맙구나   하지만 충격적이었어   난 처녀작을 쓴 게 아니잖아   더욱이, 놀랄지도 모르지만   자네가 말한 "취한 상태 에서"
쓴 책이 바로   펜 어워드라는 걸
수상했거든   그렇기 때문에 아직도
취한 상태에서 책을 쓰고 있지   트립, 도와줄게요   - 만지지 마
- 알았어요, 제가 운전하죠   하나만 짚고 넘어가죠
제리가 트립에게 빚이 있어서   자기 차를 담보물로
제공한 거 맞는 거죠?   그렇긴 한데   그게 사실 제리 차가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네   그럼 누구 차라는 거죠?   - 내 생각엔 버논 하대플 같아
- 보닛 위에서 뛴 놈요?   그놈 차가 맞을지도 모른다는
단서를 몇 가지 줬으니까   - 어떤 거요?
- "이거 내 차야, 망할 놈!"   좋아요, 버논을 찾으면
차를 찾을 수 있겠군요   - 차를 찾으면
- 재킷을 찾는 거지   세상에, 어떻게 아셨어요?   나도 몰라   - 그냥 감이지
- 대단한데요   내가 아직 잘하는 게 있다니
듣기 좋군그래   조심하세요   시동 끄지 마   이게 누구예요?   더블 딕켈 온더 락
시키신 분이네   울라   한번 주문 받은 음료는
절대 잊는 법이 없거든요   울라를 잊을 수가 없어   난 잊었나?   - 버논?
- 자긴 집에 들어가, 총을 들었어   - 누가 총을 들었다고?
- 네놈이 들었잖아, 내려 놔!   - 이런
- 버논, 진정해   - 왜 당신을 버논이라고 부르죠?
- 왜 내 차에 앉아있는 거지?   머리가 어떻게 된 거 아냐?
보는 이마다 버논이라고 부르겠지   - 총 내 놔!
- 어떡하지?   이건 기념품인데
그냥 장난감 총이라고   - 기념품이라잖아
- 헛소리야!   척 보면 알아
확실히 총이 맞아!   총 아니라니까   맙소사   총 내 놔!
당신 미쳤어?   내 애인 임신한 거 안 보여?
나가! 당장 꺼져!   이 봐! 멈춰!   자기야, 괜찮아?   트립, 도망가요!   저건 또 누구야?   - 빌어먹을!
- 버논, 안 돼! 쏘지 마!   - 안 돼! 쏘지 마!
- 쏘지 마요!   트립! 서둘러!
올라타! 뛰라고!   머리가 어떻게 된 거 아냐?   세상에   내 말 취소할게   저놈 쏴버려   백업은 기본이잖아요   제1장의 다른 버전만 하나 있어   괜찮을 거예요   칼라일이 짐가방을
잃어버렸을 때 생각나죠?   - 그건 매콜리였어
- 아   헤밍웨이는 어때요?
해들리가 원고를 분실했잖아요   똑같은 걸 다시는 쓰지 못했지   트립, 원고를 평가절하하자는
얘기는 아니지만   어떻게 보면 그게
최선이었을지도 몰라요   그러니까 일종의
신의 계시다 그건가?   - 어떻게 보면요
- 내 경험으로는   그런 계시는 대개 좀 더
미묘하지 않나?   확실히 합시다
밖에 날아간 종이가   유일한 원고라고요?   안타깝지만, 맞아요   그리고, 이게 일종의
신의 계시라는 거요?   대체 어떻게 생겨먹은
인간인 거야?   하지 마   사람은 가끔 무의식적으로   어떤 상황을 만드는데   그런 상황조차   풀리지 않은 숙제를 해결하기 위한
무대를 만들기 위함이란 거지   문제를 제기하는 은밀한
방법이라고나 할까   문제라면 내가 전문이지   당신이 운전대를 잡았던게
바로 문제인거지   트립 머리에 총구를
겨눴던 거야, 아닌 거야?   - 잘 좀 보고 운전해요
- 놈이 내 차를 흠치려고 했잖아   트립 머리에 총구를
겨눴던 거야, 아닌 거야?   알았어, 알았다고!   이제 그만들 하지!   이미 지난 일은 말해 뭐해?
더 이상 듣고 싶지 않아, 알았어?   책 내용은 어떤 거였죠?   어떤 이야기였어요?   나도 몰라요   저 말은   책의 핵심을 뽑아내는 게
때론 어렵다는 뜻이에요   마음속에 사니까요   자기 책인데 무슨 내용인지
모른다는 게 말이 되나?   뭐에 관한 내용인지도 모르면
대체 왜 쓴 거냐고요?   멈출 수가 없었어요   버논, 질문 하나만 합시다   아들이오, 딸이오?   이 사람만 닮는다면야   - 난 개의치 않아요
- 당신...   무슨 말인지 알죠?   그래요   - 태워줘서 고맙소, 버논
- 말만 하쇼   - 하나만 더요
- 뭔데요?   - 버논이라고 부르지 좀 마쇼
- 알았소   - 재킷요, 재킷
- 뭐?   재킷이 필요하잖아요   아, 맞다   울라, 그 재킷 말인데     사실 마릴린 먼로가
입던 옷이었어요   - 정말요?
- 네   마릴린 어깨는 가냘펐죠   당신처럼요   대부분 사람들이
잘 모르는 사실이지만   고마워요   아까 날려버린 책은 아마
정상은 아니었을 거요   뭐해, 어서 가야지   지금 뭐한 건지
설명 좀 해주겠어요?   제정신이 든 거지   아, 축하합니다
그런데, 제임스는 어쩌려고요?   월터가 가만있지 않을 텐데요?   월터 개스켈은 제임스를
감옥에 보내진 않아   월터 사무실이 요 근처야   이미 제임스 부모님이랑 경찰과
함께 해결책을 찾기 위해   얘기 중이겠지   아무리 못해도
퇴학당할 걸요   그럼 어때서   상당히 계몽적인 교수시군요   이 나라 아이들이 당신 같은
선생에게 배운다니   그것참 안심되네요   작가에게 뭘 가르칠 수
있는 사람은 없네   아는 걸 알려줄 순 있겠지   자기 색깔을 찾고 그걸
고수하라는 말은 할 수 있겠지   자기 색깔이 있는 놈에게
계속 밀어붙이란 말은 할 수 있겠지   자기 색깔이 없는 놈에게도
계속 밀어붙이란 말은 할 수 있겠지   왜냐하면 그게 뭘 할지 알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니까   자기가 갈 길을 안다면
분명 도움이 될 거야   내 학생들에게도
그러라고 가르쳤고   사라도 마찬가지야...   최근 몇 년간 나에게
가장 의미있는 사람이니까   그리고 제임스는 더 이상
내 가르침이 필요 없어   자네만 있으면 돼   저요?
뭘 어쩌라고요?   그야 나도 모르지, 테리
즉흥적으로 한번 해 봐   즉흥적으로   그런 건 잘하잖아   트립   미안해요   즉흥적으로 하라고   나 역시 즉흥적으로
하고 있었다
  내가 뭘 해야 할지 알고 있었다
사라를 찾아야 했다
  사라가 내 선택이었다는 걸
알리고 설득해야 했다
  사실 애초부터 사라 뿐이었다   작년에 참석했던 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워드페스트에서는
전통적으로   행사에 참석한
작가 분들의 원고를   출판사에서 오신 분들이   검토 후 운이 좋으면   출판 계약을
진행하기도 합니다   노스 브라덕에서 오신
수잔 라워리가 쓴   아이들을 위한 동화책
"외로운 새우"를   출판하게 되었습니다   수잔, 일어서세요   다음은 우리 학교 학생인지라   더 뜻 깊은 것 같습니다   제임스 리어   영어영문학과 2학년에
재학 중이며   첫 소설을 출판하게
되었습니다   제목은 "러블리 퍼레이드"입니다   - 러브 퍼레이드
- 러브 퍼레이드   - 제임스?
- 일어서, 빨리   저 애 진짜 괴짜잖아
무슨 말인지 너도 알지?   인사해야지, 제임스!   놀라운 아이야   마지막으로 특히 중요한 건   바티잔의 테리 크랩트리 씨가
제 책을 출간하기로 하셨습니다   조 디마지오와 마릴린 먼로의
결혼에 관한   비판적 모색과   미국 신화에 미친 영향에
관한 이야기인데   일단 가제를   "최후의 미국 결혼식"
이라고 잡았습니다   내년에 뵙죠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트립, 얼마 전에   "방화범의 딸"을 다시
읽었는데   낙엽송에 대한 묘사가
기가 막히더군   고맙네, 큐   사라!   이봐, 트랙슬러   안녕하세요, 트립 교수님   - 혹시 마약 하나?
- 일할 때만요   이게 다 뭐래요?   정말 주시는 거예요?   조심하세요, 트립 교수님     난 추락하지 않았다   그때도 그랬고
앞으로도 그럴 일은 없다
  머낭거힐러 강이 끝없이 반복되던
내 작품을 삼켜버렸을 때
  마법은 사라졌다   제임스 리어는 퇴학당하지도
감옥에 가지도 않았다
  테리의 술책 덕분이다   하지만 학교는
스스로 그만두고
  출판을 앞둔 소설 작품에
몰두하기 위해 뉴욕으로 갔다
  한나 그린은 졸업 후
편집자 일을
  하기로 했다   테리 크랩트리는 다시
예전의 크랩트리로 돌아갔다
  반면 난, 모든 것을 잃었다   내 아내, 책, 일자리까지...   내가 중요하다고 여겼던
모든 것을 놓쳐버렸다
  하지만 드디어
내 갈 길을 찾았다
  사라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근심 걱정이 많은 사람   내 앞에 아무도 없고
뒤에 남은 것도 없네
  내 무릎 위 그녀   샴페인을 마시네   백옥 같은 피부와
예리한 눈매
  사파이어 빛이 감도는
하늘을 쳐다보는 난
  옷을 잘 차려 입고   마지막 열차를 기다리네   교수대에 올라서서
올가미에 머리를 들이밀고
  누구나 도망가고픈
지옥에 떨어지겠지
  사람들은 미쳐가고
이 세상도 미쳐가네
  멀찌감치 떨어져
꼼짝없이 갇혀있네
  노력했던 적도 있었지만   모든 게 변해버렸네   이곳은 전혀
나에게 도움이 안 되네
  내가 있을 곳은 여기가 아니라
바로 할리우드인데
  잠시 뭔가 움직이는 걸
봤다고 생각했는데
  댄스 교습을 받으며   지르박을 추지만   전혀 쉽지 않아
여장을 하고
  이곳의 바보만이 생각하네
눈치채지 못할 거라고
  다리 밑에
물이 넘실거리고
  다른 것들도 보이네   일어나지 마, 신사양반   그냥 지나가는 거니까   사람들은 미쳐가고
이 세상도 미쳐가네
  멀찌감치 떨어져
꼼짝없이 갇혀있네
  노력했던 적도 있었지만   모든 게 변해버렸네   안 좋은 길을
64km나 걸었네
  성경이 맞다면
세상은 멸망하겠지
  나 자신으로부터
할 수 있는 한
  멀리 달아나고 싶었는데   어떤 건 손대기도
너무 뜨겁고
  사람 마음이란 게
너무 간사해서
  지는 손으로는   절대 이길 수 없어   처음 만난 여자와   사랑에 빠지는 느낌이랄까   손수레에 그녀를
밀어 넣고
  거리로 밀고 갔네   사람들은 미쳐가고
이 세상도 미쳐가네
  멀찌감치 떨어져
꼼짝없이 갇혀있네
  노력했던 적도 있었지만   모든 게 변해버렸네   난 쉽게 상처받지만   겉으로 드러내진 않아   나도 모르는 새
다른 이에게 상처 줄 수 있으니
  60초가 영원처럼
느껴지겠지만
  한껏 웅크렸다가   저 높이 날고 싶어   세상의 모든 진실은
새빨간 거짓말에 더해지고
  매력 없는 그녀와
사랑에 빠졌네
  징크스와 루시는 함께
호수에 뛰어들었지만
  난 그런 실수를
절대 하지 않으리
  사람들은 미쳐가고
이 세상도 미쳐가네
  멀찌감치 떨어져
꼼짝없이 갇혀있네
  노력했던 적도 있었지만   모든 게 변해버렸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