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First.Sight.1999.XviD.AC3.CD1-WAF

W

We

We  A

We  Ar

We  Are

We  Are  F

We  Are  Fa

We  Are  Fam

We  Are  Fami

We  Are  Famil

We  Are  Family

 

Team WAF
We  Are  Family

 

Sub2smi by 영화가 좋아

 

발 킬머 (버질 役)

 

미라 소르비노 (에이미 役)

 

사랑이 머무는 풍경
1 9 9 9

 

베시, 내가 왜 가야 되지?

 

넌 너무 과로했어

 

지금 쉬지 않으면

 

언제 응급실로
실려 갈지 몰라

 

여기 일은 던컨이
알아서 할 거야

 

던컨이? 잘도 그러겠다

 

미우나 고우나
동업자잖니

 

던컨도 나만큼이나
널 생각해

 

푹 쉬었다 와,
이러다 늦겠다

 

이번 휴가는
절대 취소 못해

 

알았다고
이번엔 안 미룰게

 

그래도 이 기획서는
가져갈래

 

손볼 데가 많거든

 

근데 이 온천 좋은지는
어떻게 알아?

 

알았어, 간다고

 

운동하는 거 잊지 마

 

운동까지 하라고?
그게 쉬는 거야?

 

찾아갈 수 있겠어?

 

걱정 붙들어 매
갈 줄 알아

 

나 방향감각 좋잖아

 

베시니? 나 길잃었어

 

미안해

 

분명히 128번
도로로 들어왔는데

 

가도 가도 컴컴한 숲이야
섬뜩한데 어떡하지?

 

어, 잠시만

 

그래, 잠깐만
지도 여기 있거든

 

지금 보고 있는데

 

여기는 베어마운틴
같은 거 없다구

 

아무리 찾아도
표지판도 없어

 

그래, 그렇대두

 

아, 잠깐, 찾았다
표지판이 있네

 

됐어, 이제 괜찮아
일주일 뒤에 보자

 

그래, 고마워
안녕

 

손님 객실은
쭉 나가시다가

 

왼쪽에 있는 방갈로입니다

 

본관에는 각종
피트니스 시설이 있습니다

 

러닝 머신, 스텝 머신

 

온천, 요가, 에어로빅

 

사이클 기구

 

좀 빠른 효과를
찾고 있었는데요

 

어, 가만히 누워서
효과 보는 거 없을까요?

 

마사지요?

 

그래요

 

하루 한번 씩요,
너무 일찍은 말구요

 

오전 10시 어떠세요?

 

11시가 좋겠어요

 

- 고마워요
- 좋은 저녁 되세요

 

오, 버질

 

오, 그래
거기요

 

아, 아니, 아니
좀더 세게, 그래 그렇게

 

제발 조금만 더 해줘요

 

오-오, 조금만, 응?

 

- 시간 다 됐어요
- 안돼, 안돼

 

버질, 이러지 말고
우리 같이 살아야겠다

 

안되죠
남편분이 뭐라 하겠어요?

 

담에 봐요

 

결정 났어
그럼 나 이혼할 거야

 

- 밖에 에이미 계신가요?
- 네

 

들어오세요

 

전 버질이에요, 옷을 벗고

 

마사지대에 누우세요
금방 나갈게요

 

천재적인 실력을
가지셨나봐요

 

그럼요
아인슈타인, 간디

 

그리고 마사지 치료사
버질 애덤슨이 있죠

 

누울까요, 엎드릴까요?

 

엎드리세요

 

깊은 곳에서부터
시작할게요

 

더 깊게 원하면
말씀하세요

 

깊은 게 좋죠

 

제가 사는 동네는
얕은 마사지밖에 없어요

 

뉴욕분이시군요

 

어떻게 아셨어요?

 

어깨에 다 나타나요

 

여기는 당신이 놓친
택시가 빵빵대는 소리

 

여기는 지하철
덜컹대는 소리

 

여기는 늦어서 차가
끼익하고 급정거하는 소리

 

늘 긴장하고 사니까
어깨가 뭉치는 거예요

 

뉴욕에 자주 가시나 봐요?

 

마사지 안 받고
얘기만 할 거예요?

 

입 다물게요

 

너무 깊었나요?

 

아뇨...

 

그냥.. 괜찮아요

 

너무 깊었군요

 

오늘은 그만하죠

 

여기 화장지요

 

내가.. 왜..

 

왜 우는지 모르겠어요

 

쌓인 게 많았나봐요

 

- 미안해요
- 괜찮아요

 

제가 옆에 있는 게 불편하면
나가드릴게요

 

그냥 계셔줄래요?

 

아, 물론이죠

 

- 항상 이렇게 여자를 울리세요?
- 항상요

 

- 괜찮아요, 긴장 풀어요
- 네

 

- 안녕, 버질
- 버질!

 

캐롤, 오늘 보기 좋네요

 

오, 칭찬 고마워요

 

내일 봐요

 

저기요, 버질

 

가방 챙기세요
로비에서 봐요

 

저기요!

 

버질!

 

- 안녕하세요
- 안녕하세요

 

- 에이미예요, 에이미 베닉
- 아, 예

 

옷을 입으셔서
못 알아봤어요

 

잠드셨길래
자리를 비켜드렸어요

 

예, 고마워요

 

오, 스케이트 탄 분 맞죠?

 

어젯밤 오는 길에 봤어요

 

스틱을 잘 다루시던데

 

하키선수세요?

 

하키 좋아하세요?

 

잘은 모르지만

 

재밌을 것 같아요

 

어릴 때
스케이트는 타봤는데

 

운동신경이
워낙 둔해서요

 

그럼, 제 차가 왔네요

 

- 토미?
- 안녕, 버질

 

실은 사과 드리려구요

 

마사지 받다가
울음을 터뜨려서요

 

왜 그랬는지 모르겠어요
미안해요

 

지금은 어때요?

 

지금은 한결
기분 좋아졌어요

 

그래서 아까 일
감사드리고 싶었어요

 

제가 울려서요?

 

아니, 저 혼자 운건데요

 

근데, 제게 아주 친절하게
대해주셔서 고마워요

 

버질! 그만 가지

 

가보세요

 

내일 뵐게요
마사지 또 예약했어요

 

- 내일 봐요
- 반가웠어요

 

그래요, 저두요

 

갈게요

 

오, 세상에

 

왜요?

 

미안해요, 미처 몰랐어요

 

이런

 

아니, 사과는
벌써 하셨잖아요

 

- 오, 세상에
- 자꾸 사과해도 안 좋아요

 

그래요

 

- 내일 봐요
- 그래요

 

잘 가요

 

스쿨버스

 

정류장

 

제시, 침대에서 내려와

 

여기 있구나, 욘석 이리와

 

넌 맹인견이 아니라
수면견이야

 

이리 와

 

이리 와봐

 

경기 시작했겠다

 

이리 와

 

있지...

 

오늘 어떤 여자를 만났어

 

와, 목소리가 너무
근사한 거 있지

 

버터처럼 부드러웠어

 

그리고 계피와 향료처럼...

 

좋은 향기가 났어

 

여자가 아니라
커피 케이크 조리법 같이 들린다

 

누나 왔구나

 

온 줄 몰랐어

 

학교는 별일 없어?

 

애들 가르치는 거야
늘 똑같지, 주의력을 요구하지

 

여기

 

그래, 어떤 여잔데?

 

그냥 온천에 온 손님이야

 

일주일이면 떠나겠구나

 

커피 케이크가
그렇게 좋으면

 

제시한테 계피가루를
뿌리든가 할 수 있지

 

너무 늙었어

 

제시가? 아님 그 여자?

 

설마 지금 커피 케이크한테
질투하는 건 아니지?

 

- 콜라 마실래?
- 됐어

 

점심 여기 있다

 

닭고기는 3시 방향

 

쌀밥은 6시
콩은 9시 방향

 

뉴스는 11시에 있지

 

자꾸 그러면
어느 날 싹 바꿔놓는다

 

그럼 나는 어느 날
뉴욕레인저팀 포워드로 뛰겠지

 

있지, 그 농담 좀 바꿔라

 

누나를 바꾸던지

 

내가 너 같으면
농담 좀 발전시키겠어

 

나랑 하키 보다가
안 갈래?

 

나 대신 받아쓰기
시험지 채점해줄래?

 

필요하면 언제든 불러

 

알았어, 고마워

 

그래서 그 여자랑

 

한참이나 정류장에서
얘기했거든

 

내가 장님인 줄 몰랐대

 

커피 케이크가
얼마나 맛있는데

 

아, 젠장

 

나가요, 나가
잠깐만요

 

알았어요

 

나가요

 

- 안녕하세요
- 어머나

 

- 안녕하세요
- 내가 사과할 차례예요

 

맹인이라고 말 안해서요

 

그럼, 비긴 거네요

 

서로 사과했으니
서로 빚진 거 없네요

 

들어오실래요?

 

잠깐만요, 방금 샤워해서
옷 갈아입어야 해요

 

안 훔쳐볼게요

 

바닥이 엉망이에요
뭘 좀 쏟았거든요

 

자, 여기 침대에 앉아요

 

금방 옷 갈아입고
나올게요

 

그래요

 

근데, 사과하러
일부러 여기까지

 

오신 거예요?

 

근처를 지나다가
들렀어요

 

이 근처를 지나가요?

 

좋아요, 실토하죠

 

개랑 하키중계를 보다가

 

글쎄, 무심코
당신 얘기를 했는데..

 

그래요?

 

네, 당신의 멋진 향기에

 

대해 설명하고 있었는데

 

누나가 케이크를
설명하는 줄로 생각했죠

 

근데 문득
여기서 두부 셰이크랑

 

맛없는 요거트에 고문당하고
있을 당신이 딱해서

 

바람 쐴 겸 우리 동네
한바퀴 구경시켜주면

 

좋겠다 싶었어요

 

그냥 뭐가
보이는지 보게요

 

뭐가 보이는지 본다고요?

 

수사적 표현이죠

 

그러니까
지금 여기서 지금 당장요?

 

저런, 완전
귀머거리와 장님이네요

 

환상적 커플이네요

 

여기 파인크레스트는
가로등이 52개 있어요

 

저 왼쪽엔 우리
제니 누나의 학교가 있어요

 

누나는 애들을
아주 잘 가르쳐요

 

길 건너편에 남자 보여요?

 

현관에 나와 있는 사람

 

- 줄담배 피고 있죠?
- 세상에, 맞아요

 

내 친구 브루스예요

 

가끔 하키중계를
같이 보죠

 

어, 저기 낸시가 오네요

 

제가 찾는 점자책
다 구해주는 사서죠

 

- 안녕하세요, 낸시
- 안녕, 버질

 

부탁한 책 갖다 놨어

 

그 고물차 아직도
안 고치셨네요

 

차를 고치면
어떻게 날 알아보겠어?

 

안녕하세요

 

낸시, 이쪽은 에이미
에이미, 이쪽은 낸시예요

 

- 안녕하세요, 에이미
- 반가워요

 

갈게, 이 총각 엉큼하니까
특히 손을 조심해요

 

- 못된 소리하지 마요
- 그래

 

좋은 마을에 사시네요

 

여자들한테 인기도
많은 것 같구요

 

그럼요, 제가 8살 때
여기로 이사 왔거든요

 

제가 살기에 좋겠다고
판단하셨대요

 

좀 구닥다리긴 하지만
살만해요

 

언제부터 안 보였는지
물어도 돼요?

 

예, 그럼요

 

한 살 때부터
눈에 이상이 왔고

 

세 살 때 완전히
시력을 잃었어요

 

선천적 백내장에

 

색소성 망막염까지 겹쳐서

 

제대로 못 보게 됐죠

 

그러니까..

 

불빛 같은 것도 전혀
안 보여요?

 

예, 박쥐처럼 눈멀었어요

 

사실 박쥐보다 못하죠

 

박쥐한테는 음파라도 있죠
그게 있었으면 좋죠

 

난 육감도 없죠
오감도 없어요

 

헬렌 켈러처럼
책도 못 써봤고

 

레이 찰스처럼
피아노도 못치고

 

스티비 원더처럼 노래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겠어요

 

- 그게 나예요
- 그렇군요

 

그건 그렇고..
작고 조용한 우리 마을

 

어떻게 생각해요?

 

느낌이 무척 좋아요

 

선이 살아있고
공간활용도 좋아요

 

저라면 최근 건물에
포인트를 줘서

 

좀 더 느낌을
살렸겠지만요

 

와우

 

무슨 건축 잡지
기자라도 되세요?

 

아뇨, 사실 건축가예요

 

뉴욕에서 건축회사를
공동운영해요

 

- 정말요?
- 예

 

와우

 

자.. 여기가 끝이에요

 

그만 돌아가죠

 

저 너머에는
뭐가 있는데요?

 

아무 것도 없어요

 

근데, 저쪽...

 

왼쪽에 낡은
건물이 있는데

 

옛날에 주유소였나봐요

 

묘사해줄래요?

 

그래요

 

상당히 낡았어요

 

건물 양 옆에 큰 나무
두 그루가 마주보고 있어요

 

나무는 마치
남자와 여자 같아요

 

남자가 여자한테
춤추자고 청하는데

 

여자는 발끝으로 서서

 

출까 말까
망설이는 것 같아요

 

이런, 제가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했네요

 

아니에요

 

정말 근사해요

 

춤추는 나무라니...

 

가는 게 좋겠어요
비 오겠어요

 

바람은 좀 불지만
비는..

 

세상에!

 

이런, 맙소사!

 

좋아요, 잠깐
이쪽으로 가요

 

아, 이런

 

순식간에 쏟아지네요

 

비 좋아하세요?
난 비가 너무 좋아요

 

글쎄, 가끔은요

 

난 비를 사랑해요

 

아, 한번에 모든 걸
느낄 수 있거든요

 

방 크기를 알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죠

 

저거 들려요?

 

천장에서
벽을 타고 흘러내리는 거...

 

저거 들려요?

 

웅덩이를 치면서

 

사방으로 울리는 게
벽 없이 탁 트였네요

 

저건 뭐지?

 

아, 배수관이네

 

들려요? 저 높은 곳에요

 

- 서까래요?
- 예

 

핑핑핑 하는
자기만의 리듬이 있어요

 

그리고 저거...

 

한참 저 위예요

 

음, 저건 꼭..

 

아니, 그냥 들어봐요

 

이리 와서 눈을 감아 봐요

 

온 몸으로 들어봐요

 

느낌이 와요?

 

가슴으로

 

아름다워요, 저건 마치

 

귀에 대고
속삭이는 것 같아요

 

바람 땜에 나뭇가지가 창을
스치며 두드리는 소리예요

 

비가 오면
모든 게 느껴져요

 

이 안에, 우리 주변에도 온통
비가 내리면 좋겠어요

 

아인퓨렁

 

그게 뭐죠?

 

건축 용어인데요

 

무슨 뜻이냐면...

 

감정을 나눈다는 거예요

 

이걸 이렇게 직접
느끼게 될 줄 몰랐어요

 

내가 웃고 있는 걸
느꼈으면 해서요

 

버질, 시력을 잃기 전에

 

본 것 중
기억나는 거 있어요?

 

예, 하나 있어요

 

다들 구름이었을
거라는데

 

그건 아닌 것 같아요

 

만질 수 있었거든요

 

그건...

 

폭신한 거였어요

 

뭔가 중요한 것 같은데

 

기분 좋은 기억이에요

 

아직까지도 기억하죠

 

당신은요?

 

첫 기억이 뭐죠?

 

좋아요

 

두 살인가 세살 때였어요

 

부모님과 해변에
있었는데

 

밖에 날씨가 너무 추워서

 

모래사장에서 엄마 아빠
사이에 꼭 끼어있었죠

 

우린 수평선 너머로
지는 해를 봤어요

 

수평선, 그건 좀 어렵네요

 

느낄 수가 없어요
그게 뭔지 몰라요

 

하늘과 땅이
만나는 선이에요

 

세상의 끝이죠

 

어릴 때는 충분히 많이
걸어가면 거기 도착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요

 

그 선에 서면 그 너머를

 

내다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죠

 

그럼 이제까지 본 것보다
훨씬 아름다운 걸

 

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죠

 

내게 수평선을 알아듣게
말해준 사람은 당신이 처음이에요

 

- 정말 능숙하시네요
- 내 일이니까요

 

내가 할 수 있는 일이죠

 

- 이 일을 즐기세요?
- 어떤 때는요

 

어떤 때는
다른 때보다 훨씬 좋죠

 

지금은요?

 

지금은...

 

지금은
전부 다 보이는 것 같아요

 

전부 다요?

 

시간 다 됐네요

 

몸무게 200파운드짜리
케참 씨가 예약돼있어요

 

방금 시작한 것 같은데

 

예, 그러게요

 

당신은 고객이라서

 

이렇게 가까워지면
안되거든요

 

그래요?

 

그럼 그게 뭘 뜻하죠?

 

그게 뜻하는 바는 더 이상
여기서 돈 내고 이러지 말고

 

우리 집에서 저녁밥 먹고

 

마사지를 마저
끝내는 거죠

 

여보세요?

 

안녕, 버질
에이미예요

 

아, 에이미

 

놀라지 말아요
나 지금 요리해요

 

언제쯤 도착해요?

 

오늘 못가겠네요,
정말 미안해요

 

실은 차에서
전화하는 거예요

 

뉴욕에 일이 생겨서
돌아가야 해요

 

비상사태예요

 

제가 맡은 프로젝트가

 

무산될 판국이라서

 

가서 살려야 해요

 

나 참, 너무 미안해요

 

- 꼭 다시 올게요, 알았죠?
- 그래요

 

- 정말 미안해요
- 안녕

 

그래요, 안녕

 

바보같이!

 

포크 씨 말씀이 옳습니다

 

몇 가지가
빠졌다는 거 인정합니다

 

문제를 시정할
시간을 주세요

 

좋아요, 하지만 일정
빠듯한 건 아시죠?

 

물론입니다
믿고 맡겨주세요

 

좋아

 

아무 말 하지 마

 

네가 내 설계
싫어한 거 알아

 

누가 뭐래?

 

하지만 넘기기 전에
넌 계속 만지작거렸을 거 아냐?

 

넌 이 건이 얼마나
중요한지도 알고

 

알지

 

무슨 말할 지
감 다 잡았어

 

좋아, 재방송 안할게

 

고객을 설득해서
두 번째 기회를 얻어냈어

 

누구한테나 두 번의
기회는 줘야지 않겠어?

 

좋아

 

자, 여기 두 나무 보이지?

 

이 나무들을
살려보는 거야

 

나무를 중앙에
그대로 두고

 

그 주위를 빙 둘러서
건물을 짓는 거야

 

거기서 가장 아름답고
자연스러운 부분이니까

 

그리고 파인크레스트에서
돌아오면서 생각해봤는데

 

트라이베카 로비건
아이디어가 떠올랐어

 

생동감을 확실히
불어넣을 거야

 

어, 이게 어떻게 된 거야?

 

엊그제만 해도 머리 세 개 달린
히드라 괴물 같더니

 

메리 포핀스가 돼서
돌아왔네

 

아이디어 내는 것도
불만이야?

 

그래, 알았어
실은

 

짧은 여행이었지만
푹 쉬고, 운동도 했고

 

정말 고마워, 베시

 

그리고...

 

어떤 남자를 만났어

 

난 빠지는 게 좋겠어

 

우린 모두 친구잖아
앉으라구, 앉아

 

안 그러면 해고할 거야

 

남자를 만났다고

 

잘됐네, 정말 잘됐어

 

그래, 어떤 사람인데?

 

특별히 말할 건 없는데
멋지고

 

똑똑하고, 재미있고..

 

맹인이야

 

어, 맹인이라는 줄 알았네

 

금발이란 말이지?

 

금발이기도 해

 

잠깐만, 이건 말도..

 

장님? 진짜 장님이라고?

 

하얀 지팡이 탁탁 짚고
다니는 그런 장님?

 

제발 참아

 

네 취향 특이한 건 알아

 

나랑 결혼한 적도 있으니
그래도...

 

그래, 잘 이해해줘서
무척 고맙군

 

좋아, 하긴
이제 내 문제도 아니지

 

던컨, 바보처럼 굴지 마

 

너 아직도 여기서 일해?

 

다들 퇴근했어

 

괜찮아
아직 할 일이 좀 남아서

 

뭐 좀 찾느라고

 

검색 엔진

 

왜? 그에 대해 더
알고 싶어서 그래

 

그러면 안돼?

 

이봐, 우리 아빠가 몇 년 전에
심한 백내장을 앓으셨어

 

얼마나 고생했는지
상상이 되니?

 

너 빗소리
들어본 적 있니?

 

진짜
귀기울여본 적 있어?

 

인생의 장미향 맡는 것
같은 그런 거냐?

 

아니, 그런 거 아냐

 

베시, 나 지난 5년 동안

 

감정이 사막처럼
메마른 남자랑 살았어

 

던컨이 운 적은
딱 한번 있는데

 

3년 전 세금 신고서를
작성할 때였어

 

그건 정말 너무하잖아

 

근데, 이 남자는 달라

 

오랫동안 잠자던
날 일깨우는 느낌이야

 

다시 의욕이 솟고
아이디어도 떠올라

 

그리고 그가
날 만지는 느낌은...

 

이럴 줄 알았어
섹스가 너무 좋구나

 

아냐, 그런 거!
아직 안했어!

 

그가 날 만질 때면

 

날 더 잘 알고
싶어 하는 느낌이야

 

뭘 취하려는 게 아니구

 

그가 내 얘기를 들을 때면

 

온 세상이 내말에
귀 기울이는 것 같아

 

비록 내 얼굴도 모르지만

 

그가 날 진정으로
아는 것 같아

 

그냥 날 감동시켜
그게 다야

 

혹시 형 없대니?

 

웨인 그레츠키가
조심해야겠다!

 

에이미?

 

언제부터 거기 있었어요?

 

한 시간쯤요

 

아니에요, 온천에 없길래

 

여기 있겠구나 했어요

 

정말 잘하네요

 

고마워요

 

아버지가 가르쳐줬어요

 

그래, 내 연못 어때요?

 

아름다워요

 

다시 와서 놀랬어요
스케이트 탈래요?

 

저 스케이트 없어요

 

괜찮아요

 

잠깐, 무슨 말이에요?

 

어, 이건 얼음인데
저 스케이트 없다구요

 

이리 와요

 

제니 누나도 맨날
이렇게 태워주곤 했어요

 

이 스틱
그쪽 가지에 좀 세워줘요

 

좋아요

 

자, 준비됐어요?

 

자, 스케이팅이 아니라

 

미끄러진다고 생각해요

 

얼음이라고 생각 말고
밑도 보지 말아요

 

마음을 비우고
당신 얘길 해봐요

 

어떻게 건축가가 됐어요?

 

좋아요, 그러니까...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했는데

 

밑을 보지 말아요

 

진로를 못 정하고
있었어요

 

그때 건축과

 

대학원생을 만났어요

 

그가 제게 새로운
세계를 열어줬죠

 

- 아래 보지 말고
- 알았어요

 

우린 결혼했고
둘이서 건축회사를

 

시작했어요, 미안해요!

 

그런데 이젠 이혼했어요
걱정 마요

 

1년 전에 이혼했는데

 

웃기게도 아직까지
같이 일해요

 

하지만... 잠깐, 어어...

 

- 괜찮아요?
- 예

 

내가 일부러
그런 것 같아요?

 

- 예, 아니에요?
- 맞아요

 

아, 이런
깜빡했어요, 어렵군요

 

- 뭘요?
- 그게요..

 

제가 당신 얼굴을
바라보면서

 

눈으로 어떤 표정을
지었거든요

 

눈썹 밑으로
섹시한 눈빛을

 

내면서 쳐다봤는데

 

그래봤자 당신은
보지 못하잖아요

 

그래요, 못 보죠

 

어디 한번 봐요

 

 

 

 

정말 아름답네요

 

고마워요

 

당신두요

 

이집트 피라미드

 

플레이보이

 

♪ 그 모든 기억 ♪

 

♪ 내게서
앗아갈 수 없다네 ♪

 

맹인 시력회복이 가능한
실험적 수술기법

 

- 안녕!
- 누나, 나 샤워해

 

- 아, 안녕
- 안녕하세요

 

버질의 누나 제니예요

 

에이미 베닉라고 해요

 

- 만나서 반가워요
- 저두요

 

- 안녕
- 안녕

 

잠깐만, 여기

 

출근하기 전에
장을 봤는데

 

- 뭘 샀냐면..
- 사과하고 바나나

 

잘난 척하는 거예요
얘가 개코거든요

 

- 사과는 맨 아래..
- 2시 방향이지? 고마워

 

커피 마실래?

 

 

에이미, 여긴
언제까지 있죠?

 

- 괜찮니?
- 응, 괜찮아

 

괜찮긴, 피 나는데

 

에이미, 맹인과
있을 때는 물건을

 

제자리에 둬야지
안 그럼 너무 위험해

 

누나..

 

정말이야, 괜찮아

 

젠장, 괜찮다고 했잖아!

 

그냥 남들처럼 의자에
부딪힌 것뿐이야

 

정말이야

 

저녁에 학부모
회의가 있어

 

저녁밥은
냉동실 아래 칸에 있다

 

만나서 반가웠어요,
에이미

 

- 저두요
- 고마워

 

그냥 누나
노릇하시는 거야

 

누나가 질투 나서 저래

 

커피 마실래?

 

- 응
- 그래

 

검색:

 

백내장 수술

 

조회 결과

 

안과의학의 새로운 지평
실험적 수술기법

 

안과수술 전문의 찰스 아론 박사
"보는 것이 믿는 것이다!"

 

자기야

 

- 버질
- 안녕

 

자기 찾으러
사방을 뒤졌어

 

신나는 소식 있어

 

당신 애틀랜타
프로젝트 승인 났어?

 

아니, 그것보다
훨씬 좋은 거야

 

한 가지 물어봐도 돼?

 

그럼, 뭐든지

 

- 안녕
- 안녕

 

나 숨 좀 돌리고

 

그래 뭔데? 말해봐

 

앞이 보이면 어떨까
생각해본 적 있어?

 

그럼 있지

 

마치 화성에
생명체가 있을까

 

아니면, 피라미드를
외계인이 지었을까 하는 것처럼

 

좋아

 

그럼, 만일 기회가 있어서

 

시력을 되찾을 수 있다면
시도해보겠어?

 

글쎄..

 

무슨 소리야?

 

- 아론 박사 기사를 봤어
- 누구?

 

동부 연안 최고의
안과수술 전문의야

 

아까 맨하탄 안과 이비인후과
병원으로 전화해서

 

당신 얘기를 했어

 

뭐? 그와 통화했다고?

 

응, 그가 바로
팩스를 보냈는데

 

당신을 당장
만나보고 싶대

 

당신 같은 경우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대

 

어떻게 생각해?

 

내 생각에..

 

여기 장애인 봉사
왔나보군

 

나.. 난 자기가
좋아할 줄 알았는데

 

뭐가 문제야?

 

바로 그거야, 에이미
난 문제 따위 없어

 

파인크레스트 학교

 

- 안녕하세요
- 안녕하세요

 

오늘 수업 잘했어요

 

- 내일 보자
- 고마워요

 

안녕하세요

 

- 에이미라고 했죠?
- 네

 

잠깐 얘기할 수 있나요?

 

예, 무슨 일이죠?

 

이해 안 되는 게
있어서요

 

아론 박사의 기사를 읽고
전화를 걸었는데

 

버질을 진찰하고 싶대요

 

대단히 관심 있어 해요

 

그런데 버질한테
얘기하니까

 

버럭 화만 내고..

 

뭐가 이해가 안 되죠?

 

제가 평생 맹인으로 살다가
시력을 회복할 수 있는

 

실낱같은
희망이라도 있다면

 

거기에 매달려 볼 거예요

 

이미 다 적응되고
받아들인 안정된 상황에서

 

결과가 어찌될지도 모르는데
그걸 덥석 바꾸겠어요?

 

우린 여기서
아주 행복해요

 

버질은 부족한 게 없구요

 

잠깐만요

 

부족한 게 없다구요?

 

앞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왜 맹인으로 살아야 하죠?

 

이봐요, 걔가
볼 수만 있다면

 

내 눈이라도 떼줄 거예요
근데 그게 아녜요

 

난 기적을
포기한 지 오래예요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건지 알지만..

 

당신은 알지만
버질은 몰라요

 

왜 그걸 못 받아들이죠?

 

버질은 태어나서
8년간 눈을

 

검사하고, 찌르고,
쑤셔대는

 

의사, 안수기도사,
심령술사, 무당, 약사한테

 

시달렸어요

 

아버지가
줄줄이 불러댔죠

 

결국 모두 실망하고
버질은 죽을 뻔했어요

 

다시 그 짓을
시킬 순 없어요

 

자, 이제 좀 아시겠죠

 

전방으로 질주
득점했습니다!

 

안돼, 안돼!

 

그러고도 선수냐!

 

내가 해도
니들보단 낫겠다

 

버질

 

- 에이미?
- 안녕

 

안녕, 에이미

 

그냥.. 하키 중계를
듣고 있었어

 

지고 있나봐?

 

그냥 이기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게 낫겠어

 

- 잘 있었어?
- 응

 

안으로 들어갈래?

 

콜라나 맥주 마실래?

 

아니, 괜찮아
난 그냥..

 

뉴욕에 돌아가기 전에
보려고 들렀어

 

어, 온천휴가 끝났어?

 

일터로 돌아가야지

 

나 사과할게

 

당신 인생에
쓸데없이 참견한 거

 

내가 주제넘었어
미안해

 

자, 이리 와봐

 

저기에..

 

도로 옆에 있는
나무 보여?

 

 

얼마나 멀리 있지?

 

한 8미터쯤

 

근데, 나한테는
14 발자국이야

 

14 발자국이면
나무까지 가는데

 

딴 생각을 하거나

 

너무 느리거나 서두르면

 

정면으로 부딪히지

 

그래

 

그럼, 이제

 

가서.. 짐싸야겠어

 

오, 나무랑 부딪히는 거
좋아하나보지?

 

에이미?

 

나 여기 있어

 

- 잠이 안 와
- 내 곁으로 와

 

정말이야
내가 좋아서 그래

 

너 고생할 만큼 했잖아?

 

누나 이러지 마
불공평해

 

네가 상처받을까봐
그러는 거야

 

- 그게 전부야?
- 그래

 

- 그래서 요점이 뭐야?
- 네가 그냥 걱정된다고

 

- 그게 다가 아니잖아
- 그게 다야

 

말은 그러면서
행동은 다르잖아

 

- 유치하게 굴지 마
- 너나 그러지 마

 

- 안녕
- 안녕, 괜찮아?

 

응.. 아니, 사실은

 

어젯밤 잠깼을 때
자기가 곁에 없으니까

 

너무 허전한 거 있지
그 기분이 싫었어

 

뉴욕에 같이 가자

 

♪ 내게서 앗아갈 수 없다네 ♪

 

자기야
오늘 뉴욕 날씨 최고야

 

맑은 하늘에
도시 위에 보송한 흰 구름

 

자기가
본 거랑 같을지 몰라

 

글쎄, 내가 본 건
손에 쥘 수 있는 거였어

 

저 차 조심해!

 

♪ 내게서 앗아갈 수 없다네 ♪

 

백내장은 시야라는 창문을

 

가린 커튼과도 같습니다

 

당장 장담은 못하지만
신기술로

 

망막을 가린 백내장을

 

축소하거나 억제하면

 

시력을 되찾을 가능성이
매우 높아요

 

수술비 비싸겠네요

 

글쎄, 환자분 같이 오랫동안
맹인이었던 사람에게

 

시도한 경우가 드물고

 

우리 모두에게
획기적 기회라서

 

아마 수술비용은
연구소가 댈 겁니다

 

수술은 전에도 받아봤어요

 

잘 압니다
하지만 이 수술은

 

당신이 어릴 때
받은 것과 다릅니다

 

25년 전 백내장 수술은

 

거의 원시적 수준이었죠

 

그때와는 비교도
안되게 발전했고

 

여기 골드만 박사가
수술을 집도하실 겁니다

 

이 분야 권위자시죠

 

실패하면요?

 

그래도 지금보다
나빠지진 않겠죠

 

사실 잃을 것도 없잖아요?

 

여기가 우리 동네야

 

근처에 큰 공원도 있어

 

트라이베카 지역이라고 하지
산책할 수도 있고

 

- 미안해요
- 에단, 조심해

 

- 이쪽은 내 친구 버질
- 이쪽은 에단이야

 

- 장님이에요?
- 그래

 

- 쿨하다, 또 봐요
- 그래

 

- 애들은 내가 쿨하대
- 사실이야

 

자, 다 왔어

 

여기가 내 집이야

 

- 가방 여기 둘까?
- 그래, 일단 거기 내려놔

 

그럼, 우리
장님수업을 해볼까?

 

날 방 중앙으로 데려가서

 

모든 장애물을 가르쳐줘

 

물건 위치를 한번 바꾸면

 

"꽈당" 하니까
되도록 또 바꾸지 말아줘

 

그럴게

 

오른쪽은 거실이야

 

소파랑 낮은 탁자가
몇 개 있어

 

2시 방향엔 의자

 

여기 10시 방향엔
기둥이 있는데

 

나도 엄청 부딪혔어
그러니까..

 

여기 오른쪽엔

 

아니, 좀더 가서 침대야

 

그 바로 앞엔
낮은 탁자 있으니까

 

다리 안 부딪히게 조심해

 

3시 방향에 TV가 있어

 

그리고 이건 내 책상이야

 

컴퓨터랑

 

여기 설계모형이 있고..

 

이건 뭐지?

 

조각이야

 

- 자기가 만든 거?
- 응

 

미대에서 만든 건데
그저 그래

 

아기를 안은 엄마네

 

아름답다

 

뭘, 아직 미완성인걸

 

자, 이리 와봐

 

여기가 방 끝이야

 

이건 창문이고

 

- 열 수 있어?
- 그래

 

- 아, 이런!
- 미안

 

- 미안해
- 괜찮아, 여기 있어

 

- 이건 뭐야?
- 내 설계도면들

 

내가 맡은 여러 가지
공사들의 설계도야

 

이번 애틀랜타
쇼핑몰 건이랑

 

트라이베카 로비
설계도면도 있어

 

이게 내 일이야

 

도면이 뭐지?
그림 같은 거야?

 

응, 일부는 직접 그렸어

 

지금 자기가 만지고
있는 건 그린 거야

 

컴퓨터로 그린 것도 있는데

 

그건 내가 직접 그린 거지

 

무슨 생각해?

 

그 수술 받고 싶어

 

정말?

 

그래

 

유에스 하이드로소닉

 

유에스 스테코..
유에스 펌프.. 유에스 아이에이

 

망막상태 양호하군

 

자, 밸브 절단기

 

이제 수압박리 좀

 

- 피질 분리
- 세척 시스템

 

일차 절개..

 

- 커피 드실래요?
- 오, 고마워요

 

별로 맛없어요

 

버질이 부모님 얘기를
통 안하던데

 

그 분들도 아세요?

 

엄마는 내가 18살 때
돌아가셨어요

 

버질이 십대 때, 어릴 때죠

 

그리고 아버지는...

 

오래 전에 집 나갔어요

 

저런, 몰랐어요

 

정말 맛없네요

 

누님 혼자 그이를

 

돌보느라 힘드셨겠어요

 

아뇨, 내 동생인걸요

 

좋아...

 

그럼 이제 신스키훅 좀

 

이제 망막 시신경이
보이는군

 

패치

 

다 됐어
이제 봉합해요, 그레이시

 

성공적이야

 

- 누구세요?
- 버질, 우리예요

 

안녕하세요

 

- 안녕하세요
- 안녕하세요?

 

기분 어때?

 

글쎄, 간밤에 데킬라를
진탕 마신 기분이야

 

파티한 기억도 없는데

 

선생님이 수술이 잘 됐대

 

많이 아팠어?

 

수술 부분 빼놓곤 전혀
내 머리 어때?

 

앞이 보이는 첫날
꼴이 엉망이면 안 되지

 

아냐, 보기 좋아

 

저 사람들 누구야?

 

- 촬영 팀이야
- 기록용이에요

 

당신의 케이스를

 

학회에서 발표하려는데
유명해질 거예요

 

- 괜찮아요?
- 그럼요

 

- 그럼 시작할까요?
- 예

 

뭐가 보이는지
어디 보죠

 

좋아요

 

지금 당장요?

 

- 괜찮아요?
- 네, 좀 긴장돼서요

 

좋아요

 

자, 첫 붕대부터
풀도록 하죠

 

이건 그냥 바깥붕대죠

 

좋아요, 첫 단계고

 

오른쪽.. 안대를 뗍니다

 

이번엔 왼쪽

 

자, 다 됐어요

 

좋아요

 

자, 뭐가 보여요?

 

이럴 수가

 

뭐가 보이세요?

 

모르겠어요

 

에이미 보이세요?

 

나 여기 있어, 버질

 

모르겠어요

 

- 누님 보이세요?
- 버질, 괜찮니?

 

이럴 수가, 이건 아냐
뭔가 잘못됐어

 

괜찮을 거예요, 단지..

 

이게 괜찮은 거예요?
괜찮다고 하지 마세요

 

이건 보는 게 아냐

 

뭐가 보여요?

 

눈 아파!

 

오, 이런!

 

- 그만 움직여요!
- 이 사람들 내보내세요!

 

어떻게 해줄까?

 

자, 버질, 다 나갔어요
모두들 진정하세요

 

- 좋아요
- 괜찮아요, 다 나갔어요

 

- 잠깐만..
- 진정해요

 

뭐가 잘못됐어
보는 게 이럴 리가 없어

 

진정해, 괜찮아

 

어떻게 해줄까?

 

손에 뭘 쥐어줘

 

좋아요

 

촉각을 이용해서
연계해봐요

 

앞에 뭐가 보이세요?

 

촉감을 써봐요

 

코카콜라 클래식

 

- 캔이네요
- 잘했어요

 

어떻게 된 거예요?

 

연계하는 중입니다

 

손가락의 촉각을 뇌에 전달해서
다시 뇌가 눈으로 전해

 

사물을 알아보는 거죠

 

좋아요, 버질

 

이제 눈 좀 쉬어주세요

 

모두 기뻐하셔도 됩니다

 

수술은 잘 됐어요

 

이렇게 장기간의
시각장애자의 경우..

 

박사님, 얘기 좀 할까요?

 

그래요

 

대체 어떻게 된 거죠?

 

- 저게 보이는 건가요?
- 처음엔 좀 까다롭지만

 

앞을 보는 건 확실합니다

 

상이 잡히는 걸로 봐서
망막이 온전해요

 

그러니까, 의학적 차원에서
성공적입니다

 

성공이라구요?

 

혼란스러워 하고 있어요
저나 누님도 못 알아보고

 

콜라캔 밖에 못 보잖아요

 

촉각으로 분별하는 건
이전에도 했어요

 

정말입니다
버질은 당신을 볼 수 있어요

 

보이는 걸
이해 못할 뿐입니다

 

그럼 일시적인 건가요?
나아질까요?

 

시각치료사를 소개해줄게요

 

필 웹스터란 사람인데

 

좀 특이한 사람이지만
이번처럼 특수한 케이스에

 

큰 도움이 될 겁니다

 

바로 연락할게요

 

효과 있을지는
장담 못합니다

 

장담을 못해요?

 

이봐요, 이건 모두에게
새로운 개척분야입니다

 

모두 희망을 가집시다

 

그는 볼 수 있습니다

 

누구세요

 

누구세요?

 

에이미?

 

아니, 나야

 

누나구나

 

그래 나야

 

집에 가면
다 괜찮아질 거야

 

나 집에 안 가

 

여기 뉴욕에 있을 거야

 

날 치료해줄
의사도 다 여기 있어

 

난 여기 못 있어

 

너 혼자 어쩌려고

 

누가 널 보살펴줄..

 

에이미니?

 

걔가 널 돌봐준대니?

 

장님에 대해
하나도 모르잖아

 

난 이제 장님 아냐, 누나

 

좋아

 

2주 줄게

 

싫어, 하루도 안돼

 

난..

 

에이미를 잃고 싶지 않아

 

그래

 

- 저기
- 네

 

버질이 거의
준비된 것 같네

 

차까지 나 좀
데려다 줄래요?

 

괜찮으세요?

 

아니, 걱정돼 죽겠어

 

난 평생 걔가 다칠까봐
노심초사하고 살았어

 

항상 따라다니면서
뒤를 봐줬지

 

그런데 여긴
온통 장애물이니

 

이제 자기 힘으로
다니길 바래야죠

 

진심이에요

 

저도 그이 다치는 거
절대 원치 않아요

 

버질한테 가장 큰 상처는
아버지 집나간 일이었어

 

그게 자기 때문이라고
자책했지

 

자기가 더 노력하거나

 

나아지지 않았다고

 

전 떠나지 않을 거예요

 

에이미, 장님은
가까운 사람을 못 보기 때문에

 

다가갈 줄을 몰라요
배운 적이 없으니까

 

슬프거나, 아프거나
혼란스러워도 버질은

 

속으로만 삭힐 거예요

 

우리가 갈 수 없는
벽 너머로 가버리거든

 

걔가 돌아왔을 때 기다려줄

 

누군가가 필요해요

 

알았어요

 

아, 신형 제트기의 향기

 

좋아

 

자..

 

여기야, 집에 다 왔어

 

- 오, 이런
- 괜찮아?

 

온통 빙빙 돌아
나 지금 내릴래

 

- 천천히 가자
- 이게 뭐야?

 

오, 이건 그림자야

 

괜찮아, 이렇게
그냥 통과하면 돼

 

- 버질, 나 에단이에요
- 안녕

 

괜찮아요?
좀 이상해보여요

 

너도 내 입장 돼봐라
너도 무척 이상해 보인다

 

자, 우린 집에 갈게, 에단

 

- 그래요
- 또 보자

 

애가 된 기분이야

 

괜찮아

 

웹스터란 사람 만나면
도움 받을 수 있을 거야

 

잠깐 계속 눈 감아봐

 

- 뜨지 마
- 그래

 

됐어

 

- 아!
- 오, 이런

 

미안해, 자기야

 

- 아냐, 괜찮아, 볼래
- 너무 과했어

 

집이 항상 이랬던가?

 

아냐, 오 이런

 

우리 병원에 있는 동안

 

베시한테 부탁해서

 

특별히 꾸며놓은 거야
미안해

 

오, 잠깐 앉으면 좋겠어

 

좀 어지럽네

 

- 괜찮아?
- 그럼, 최고야

 

자기 좀 자세히 보자

 

- 내가 보여?
- 그래

 

- 다 볼 수 있을까?
- 다?

 

전부 다 말야?

 

오 저런, 그래
자기가 원한다면

 

근데 막 떨려
믿기지가 않네

 

자기가 별로라고
생각하면 어쩌지?

 

그건 불가능해

 

눈 감고 있을게

 

아냐, 안돼, 안돼

 

자기가 앞을 보는 첫날인데
다 봐야지

 

아름다운 것이
이렇게 생겼구나

 

좋아요, 그러니까 버질은

 

시각적 어휘를
습득하기 전

 

어릴 때 시력을 잃었군요

 

깊이, 공간, 형태, 크기

 

거리도 인지 못하구요

 

정말 놀라워요

 

지난 200년간 이런 경우가

 

딱 20건 있었어요

 

그러니까, 앞은 보이지만

 

뇌가 정보처리를
아직 못하니

 

정신적 맹인입니다

 

전문가들은
시각적 인지불능이라고 하죠

 

나는 한마디로
뒤죽박죽 상태라 부르고요

 

괜찮은 표현이네요
학회에서 써먹어야지

 

"뒤죽박죽 상태 재단"
이라고 하면

 

지원금 받기 힘들겠지만요

 

한 가지 읽어줄 게 있어요

 

내가 만든 과자인데
먹어볼래요?

 

젠장..

 

안경이 또 어디 간 거야

 

펜스터 부인! 도와줘요!

 

고마워요

 

맨날 이러고 삽니다

 

자, 알베르토 발보가
쓴 건데

 

"장기 시각장애 후
시력회복"

 

"맹인으로서의 삶이 죽고

 

시각인으로
다시 태어나야 하는데

 

그 사이의 과정은 마치

 

천국과 지옥 사이의
연옥과 같아서

 

너무나 고달프다"

 

바로 그거죠, 당신은
지금 연옥 상태예요

 

그게 다예요?

 

연옥? 그 책에
버질한테 도움이 될만한

 

다른 말은 없나요?

 

연옥이 꼭
나쁜 건 아니에요

 

뉴저지 주와 비슷하죠

 

거기에 있으면 뉴욕 시에
있는 좋은 게 다 보이죠

 

근데 그걸 직접 경험하려면
뉴욕까지 와야죠

 

압니다, 알아요

 

확실한 해결사를 기대하고

 

도움 받으러 여기 오신 거

 

하지만 전 그냥 교수예요

 

장님이 자립할 수 있도록
장님을 가르치는 사람들을

 

지도할 뿐입니다

 

안됐지만 당신을 지도할
교과서 과정 같은 건 없어요

 

저도 돕고 싶지만

 

인생의 모든 것처럼
다 당신한테 달렸어요

 

대체 무슨 소리 하는 거죠?
난 완전 황당해하고 있어요

 

도와주겠다고 하셔서
여기까지 왔는데

 

좋아요, 좋아
당장 배우고 싶어요?

 

- 네
- 좋아요

 

시작합시다, 제1과

 

날 따라 해봐요

 

스페인에 내리는 비는..

 

이봐, 농담이에요

 

이게 뭐죠?

 

이건.. 사과요

 

잘했어요

 

상품으로 토스트기 드리죠

 

좋아요..

 

이건 뭐죠?

 

사과요

 

진짜 사과인가요
아니면 사과 사진인가요?

 

하루 사과 한 알의 효과..

 

잠깐만요

 

그러니까, 이것도
농담이죠?

 

지금 내 눈이 거짓말
한다는 거예요?

 

시각이 당신을
속일 수가 있어요

 

내가 아무리 당신을

 

가르치고 훈련시켜도

 

계속 속일 거예요

 

직관을 쓰는 걸
배워야 해요

 

난 직관이 없어... 지금 제
직관은 눈을 질끈 감고

 

여길 더듬어서
나가고 싶다는 거예요

 

그건 바로 자기보호 본능이죠
근데 다른 직관도 있어요

 

이봐요, 버질

 

말하는 거 배웠던 것처럼
보는 것도 배워야 해요

 

인지, 시각, 인생
그런 건 다

 

경험으로 배워야 해요
손을 뻗어서

 

직접 세상을 탐험하는 거죠

 

그냥 보는 걸로는 부족해요
직시해야 하죠

 

수술 직후에

 

이 환자는 극도의
혼란을 겪었습니다

 

사물과 색깔이
무의미했습니다

 

하지만, 수술 후
단 몇 주가 지난 지금

 

아담슨 씨는 이제
형태와 거리를

 

완전히 파악할 수
있게 됐고

 

환경을 둘러볼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처음 보는 건 잘 이해 못하고

 

우리가 보통 당연시하는
평범한 것을 보고는

 

아이처럼 감탄합니다

 

위를 봐

 

이게 뭔데?

 

뒤뷔페의 예술작품

 

이게 예술이야?

 

오, 저게 진짜 예술이네

 

저것 좀 봐
진짜 아름답다

 

아냐, 이건 그냥 누가
파괴적인 행동을 한 거야

 

버질, 나쁜 말
잔뜩 써놨어

 

- 뭐라고 썼는데?
- "돼지똥"

 

점차 발전하고 있지만

 

버질은 여전히
촉각에 크게 의존해서

 

주변 사물을 분간합니다

 

이거 개야!

 

어, 미안, 그래

 

입체감에 대한
이해부족으로

 

혼란을 겪습니다

 

어, 와, 저 종소리 들어봐

 

저 무더기는 뭐야?

 

어, 저건..
집없는 사람이야

 

근데 왜 그냥 지나쳐?

 

쳐다보지도 않았잖아

 

글쎄, 때로는 일부러
안 보는 것도 있어

 

모든 걸 다
볼 순 없어, 버질

 

난 외면하기 싫어
뭐든지 다 볼래

 

무슨 구경거리 났어?
꺼져!

 

스캐닝, 즉 전체
사물을 조합해서

 

인식하는 능력이
상당히 부족합니다

 

NYSC 스포츠 클럽

 

베어마운틴에서
10년 넘게 일했고

 

딥티슈, 치료 마사지
경락 마사지 다 해요

 

좋아요, 바로 시작하세요

 

이건 기본적인
취업서류 양식인데

 

작성해서 뒤쪽에 있는
경리실에 제출하세요

 

아, 이런
안경을 깜빡했네요

 

저.. 집에 가서
작성해가지고

 

- 제출해도 되죠?
- 그러세요

 

그 중에는
읽기 능력도 포함됩니다

 

시각적 기억이
전혀 없기 때문입니다

 

자기야, 그거 이렇게
하면 좀 도움이 될..

 

에이미, 전에도 말했지만
그건 돕는 게 아냐

 

뭘 해야 할지 아는데
잘 안될 뿐이야

 

난 읽을 수가 없어
마지막 자를 읽고 나면

 

첫 자가 생각 안나

 

이 빌어먹을
서류작성도 못하잖아

 

난 이제 장님도 아닌데
아직도 장님처럼

 

남한테 부탁해야 할
형편이잖아

 

그런 건 돕는 게 아냐

 

그래, 미안해

 

이건 예상치 못한
생리학적 난관인데

 

모쪼록 버질이 극복하게
되길 바랍니다

 

오늘은 이상입니다
감사합니다

 

아담슨 씨, NYN 기자입니다

 

당신의 상황에 대해

 

잠시만 말씀해주시겠어요?

 

그거 정말 눈 부셔요

 

- 그거 끄면 안돼요?
- 안돼요

 

받으신 눈 수술이

 

기대하신대로 잘 됐나요?

 

전 아무 기대도 안했어요

 

교환원

 

파인크레스트의
제니 아담슨 부탁해요

 

자, 이거 한번 맞춰봐

 

- 뭔데?
- 알아맞혀봐

 

몰라, 악어인가보지

 

어서, 집중해봐

 

집중하기 싫어, 에이미

 

눈 얘긴 그만하고
밥 먹으면 안돼?

 

한번만이라도
그냥 앉아서 밥 좀 먹자

 

난 그냥 도우려는 건데

 

우리 딴 얘기해

 

오늘은 어땠어?
별일 없고?

 

별일 없어

 

아니, 하나 있어, 내일 밤
자기랑 파티 초대받았어

 

던컨 생일이야

 

그게 다야?

 

그게 다냐니?

 

관심이 있을만한

 

얘기를 한 것뿐인데

 

뭘 더 말할까?

 

알았어, 파티 갈게

 

근데, 조각은
왜 완성 안 해?

 

웬 뚱딴지야?

 

그냥 알고 싶어서
매일 집에서 보니까

 

매일 보는데
정말 아름답거든, 완벽해

 

자기는 별로라고 하고

 

또, 미완성이라고 하니까

 

영원히 미완성인가
그냥 물어보는 거야

 

나도 노력했지만
원하는 대로 잘 안돼

 

머리 속에
떠오르는 건 있는데

 

그게 제대로
아름답게 표현이 안돼

 

내가 예술적 재능이
없나봐

 

이게 뭐야?

 

바닷가재

 

이런 것도 먹어?

 

- 계량컵 아니니?
- 아뇨, 다시요

 

어, 반칙이에요
안 만진다고 해놓구선

 

그래, 때론
예외도 있는 거야

 

- 치즈 강판이구나
- 맞아요

 

누구세요?

 

- 나야
- 누나! 안녕!

 

어쩐 일이야?

 

누나 오늘 이상하네
여긴 왜 왔는데?

 

- 그게..
- 뭔데?

 

- 아버지가 여깄어
- 뭐?!

 

전화 목소리 들으니까
바로 알겠더라

 

어느 사람이야?

 

저기 서류철 들고
통화하는 사람

 

- 안돼, 못 만나
- 괜찮아

 

- 누나
- 우리 아버지잖아

 

네 수술 소식 듣고
보고 싶어 하셔

 

난 준비가 안됐어
싫어 누나

 

- 안녕
- 안녕

 

자고 있었어?

 

아냐, 그냥..

 

가끔 불 켜는 걸 깜빡하네

 

파티에 대해
생각해봤는데

 

자기가 싫으면
굳이 안가도 돼

 

별 것 아니야

 

아니야,
동업자 생일이라면서?

 

자기 친구들도
소개해주고

 

그래

 

와인 드시겠어요?

 

어느 게 레드지?

 

이게 레드, 저게 화이트

 

그건 화이트인데, 괜찮아?

 

조용! 조용히 해!
온다!

 

불 꺼! 불 꺼!

 

무슨 일이야?

 

놀래켜 주려고
불 끄는 거야

 

- 왜?
- 머리가 헝클어져서

 

무슨 일이야? 이게..

 

- 설마..
- 놀랬지!

 

저 사람 괜찮아?

 

장난치는 거야
원래 장난을 잘 쳐

 

내 케이크 남겨 놔!

 

야, 아까부터 찾았어
요즘 어때?

 

괜찮아, 좀 더디긴 해도
그이가 최선을 다해

 

난 쇼핑몰
설계 얘기한 건데

 

괜찮아, 이해해

 

그래 어때?

 

기대했던 것 같지 않지?

 

무슨 소리야?

 

넌 그 사람이 좋아서
도와주려는데

 

때론 의지만으로
부족할 때가 있지

 

날 봐, 아직도 머저리잖아

 

알긴 아네

 

생일 축하해, 머저리

 

내일 애틀랜타에
설계안 회의 있는 거

 

물론 알고 있겠지?

 

던컨, 나 못가

 

신경 쓸 일이 너무 많아

 

헤이

 

버질, 이쪽은 던컨이야

 

던컨, 이쪽은 버질

 

버질, 안녕하세요

 

축하해요
보게 되서 반가워요

 

요즘은 닥치는 대로 보죠

 

- 던컨, 우리 춤 춰
- 바쁘구만

 

애틀랜타 건은 유감이야

 

가면 좋겠는데

 

무슨 소리야?
애틀랜타라니?

 

내일 회의에
함께 가자는데

 

못 간다고 했어

 

머리 만졌어?

 

그냥 빗었어

 

눈이 속인다는
웹스터의 말

 

자기는 믿어?

 

아니

 

그럼 던컨과
키스한 건 무슨 뜻이야?

 

- 오, 이런
- 네가 키스했잖아?

 

- 그래..
- 그게 무슨 뜻이야?

 

생일 축하한다는 뜻이야

 

그런 키스는 처음 봤어

 

생일축하 키스는
원래 그래

 

- 그 표정은 뭐야?
- 무슨 표정?

 

이 표정 이상해
정말 낯설어

 

무슨 표정인지 모르겠어

 

본 적이 없어
무슨 뜻이야?

 

아무 뜻 아니야

 

그냥 얘기하면서
쳐다본 것뿐이야

 

아무 뜻도 없어

 

우리 춤 춰

 

더 이상 안 추고 싶어?

 

되는대로 따라 해봐
재미있어

 

글자 만드는 거야

 

한번 해봐, 이렇게

 

여기 더 못 있겠어

 

그냥 재밌자고 추는 거야

 

- 버질, 나 좀 봐
- 그만해, 젠장!

 

- 오, 이런
- 집에 가자

 

괜찮아?

 

- 자기, 괜찮아?
- 그냥 집에 가!

 

잠 안자?

 

이거 제대로 마쳐야 해

 

그리고 내일
첫 비행기 탈 거야

 

비행기?

 

안 간다고 했잖아

 

하루나 이틀밖에 안 걸려

 

골치 아픈가 보구나

 

뭐가?

 

일? 아님 우리?

 

우리

 

에이미
나 매일 아침 일어나서

 

보고 또 보는데

 

전혀 딴 사람 같아

 

내가 딴 사람 같아?

 

난 내 얘기한 거야

 

자기는.. 내가 장님일 때

 

더 잘 보였던 것 같아

 

자긴 이제 장님이 아냐
그게 실망스럽다면 미안하구

 

일 다 끝났어

 

내일 일찍 일어나야 해서

 

나 그만 잘래

 

서로 마음에도 없는
소리 하기 전에

 

어서 케이티, 엄마 오셨네

 

- 안녕
- 여기요

 

어, 버질!

 

어쩐 일이예요?

 

잘 가요

 

우리 도와서
한번 가르쳐 볼래요?

 

아뇨, 끝나실 때까지
그냥 기다릴게요

 

케이시, 오늘은 그만하자

 

애들 가르치기 어떠세요?

 

대단하죠?
다들 열심이에요

 

가르치기 제일 쉽죠

 

애들은 세상 배우는데
너무 열성이거든요

 

오히려 어른이
고집불통이죠

 

어느 맹인학교 나왔어요?

 

안 다녔어요, 아버지가..

 

일반학교에 넣어서
혼자 깨우쳤어요

 

정말 대단하네요

 

사과요

 

야채로 진도 나가야겠네

 

구경시켜줄 데가 있어요

 

눈도 좀 풀어주게

 

- 보이는 게 역겨워요
- 농담해요?

 

- 정말 싫어요
- 이런 명당자리에 앉아서

 

그런 말이 나와요?

 

- 네
- 눈이 아니라

 

- 뇌가 이상하구먼
- 진짜예요

 

제가 장님일 때는
안보였어요, 웃지 마요

 

사람들이 별로
기대를 안했단 말이죠

 

장님이라고 하면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더 기대하지 않고
그냥 받아들였죠

 

그래요, 근데
지금은 딴판이죠?

 

말도 말아요

 

지금은 너무 복잡해요

 

이젠 보여도
뭘 봐야할지도 모르겠어요

 

또, 눈이 장난을 치다보니

 

보고 싶지 않은
것도 보이고

 

질투 같은 거요

 

지금 뭐가
제일 중요하죠?

 

보는 거? 아니면..

 

- 에이미요
- 그럴 줄 알았어요

 

눈이 아니라
마음이 문제군요

 

얼마 전 TV를 봤는데

 

TV는 앞을 보는 사람의
최대 단점이죠

 

- 유명한 피아니스트 얘기였죠
- 뭐요?

 

700 살쯤 된 호호할배
유명 피아니스트인데

 

- 얘기가 길어요?
- 어쩌면요

 

7살짜리 신동이 나와서

 

쇼팽을 자유자재로
치는 거예요

 

거꾸로도 치고, 손 하나는
뒤로 하고 등등 말이죠

 

늙은 피아니스트가
연주를 다 듣고는

 

이렇게 말해요

 

"피아노를 썩 잘 치는구나

 

잘하면 언젠가
음악 하는 법도 배우겠다"

 

무슨 뜻인지 알 것 같아요

 

내가 과연
해낼 수 있을까요

 

집중만 하면 돼요

 

- 자, 내 손 보여요?
- 예

 

그럼, 여기에 집중해봐요

 

딴 생각은 다 잊구요
여기선 좀 어렵겠지만

 

주시하기만 해요

 

요점이 뭐죠?

 

이게 보는 거예요?

 

아니다, 제자야
그건 주시하는 거다

 

주시, 주먹을 보고
때리려는 걸 알면서

 

- 맞고 싶었어요?
- 아뇨

 

그게 주시예요

 

술 먹고 내가 조언해줄
말은 이거예요

 

앞으로 많은 걸 보겠지만

 

원하는 걸 제대로
못 보면 다 소용없어요

 

아주 마음에 들어요

 

그런데 나무는 좀 아니야

 

포크 기업

 

나무는 빼도록 합시다

 

♪ 후미진 거리 ♪

 

♪ 일요일 아침 ♪

 

♪ 웬 사람의 숨이
끊어져갈 때 ♪

 

나무가 마음에
안 든다네, 어쩌냐

 

어떻게 나무가
싫을 수 있지?

 

가장 포인트인데 말이야

 

그냥 위치만 좀 바꾸면

 

문제없을 거야

 

너한테 더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르겠지

 

잠깐만

 

내가 한 잔 살게

 

아이디어가 팍팍 떠오르게

 

글쎄, 나 졸리는데

 

저렇게 우리 노래를
연주하잖아

 

저게 우리 노래라구?

 

거봐, 나쁘지 않지?

 

나쁘지 않네

 

이렇게 다시
같이 춤추니까 좋다

 

그래

 

처음 함께
춤춘 날 기억나?

 

코네티컷의
자기 누나 결혼식?

 

그래, 단풍잎 지는 풍경이
정말 아름다웠어

 

언젠가 다시 가보고 싶어

 

나도 그래

 

어쩌다가 우리가
헤어진 거지? 왜 포기했지?

 

몰라

 

너무 서둘렀나봐

 

어린애가 그만
건축하고 사랑에 빠졌지

 

난 건축하고는 사랑에
빠진 적은 없는데

 

자기한테는 홀딱 반했지

 

웃기지 마

 

글쎄, 이젠 안 통하네

 

이런, 미안해
안되겠어

 

이러면 안돼
나 집에 가야겠어

 

집에 간다고?

 

보모 노릇하러?

 

그런 말 하지 마

 

나갔어요, 에이미

 

- 나가다니? 어딜?
- 공원에요

 

뭘 찾는대요

 

버질, 조심해! 조심!

 

대체 지금 뭐 하는 거야?
무슨 짓이야?

 

택시가 달려오는 걸
관찰했어

 

원근감 공부

 

근데 차에 치이면
어쩔려구

 

길 한복판에서 말야

 

놀래켰다면 미안해

 

놀랬어

 

집에 갔는데
자기가 없길래

 

떠난 줄 알았잖아

 

그럴까도 생각했어

 

근데 자기가 전에 그토록
아름답게 묘사해준

 

수평선을 보러
여기 나왔어

 

글쎄, 여기선 안보여

 

빌딩에 가려서

 

그래도 있긴 있잖아

 

안 보인다고
없는 건 아니잖아

 

그렇지

 

볼 수 없다고
존재하지 않는 건 아니지

 

그런 게 믿음이겠지?

 

그건 무슨 표정이야?

 

처음 보는데
무슨 뜻이야?

 

버질, 할 말이 있어

 

내가 혼란스러워서

 

자기한테 잘못한 것 같아

 

자기가 점점 나한테서
멀어지는 것 같이 보였거든

 

또 난 자기가
멀어지는 걸 보지 못했고

 

에이미...

 

실은 진작
말하려고 했는데

 

접때 누나가 와서
같이 아버지를 만나러 갔었어

 

근데 만날 수 없었어

 

난 두려웠어
내가 자기를 실망시킨 것처럼

 

아버지를 실망시킬까봐

 

내 유일한 소원은

 

온전해지는 거였어

 

그저 자전거를
탈 수 있게 되거나

 

애들처럼 뛰어놀거나 데이트할
수 있는 것 따위가 아니라

 

온전해지는 거였어

 

내가 도움 받는 것처럼
나도 도움이 될 수 있게

 

자기를 만나고 처음으로
내가 온전하다고 느꼈어

 

아직 배울 게
많은 거 알지만

 

이제 나 볼 수 있어

 

날 포기하지 말아줘

 

안 그럴 거야, 버질

 

애틀랜타에서 자기를
얼마나 필요로 하는지 깨달았어

 

내 곁에 있어줘
집에 같이 가

 

5주 전
수술받기 전까지

 

버질은 "만지는 사람"
이었습니다

 

그의 모든 어휘

 

모든 감각과
세상 이미지가

 

눈이 아닌
손끝으로 이뤄졌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시각정상인으로서

 

또, 자신의 목표에
오직 전념함으로써

 

그는 이제
거리, 형태, 색, 원근감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아직 앞으로
학습할 것이 아주 많지만

 

모든 의학적 차원에서

 

그는 시각정상인이
돼가고 있습니다

 

- 뭐야!
- 왜?

 

뭐든지 보라며?

 

보면 안 되는 거야?

 

- 세상에!
- 왜?

 

저 여자가 자길 꼬셔!

 

뭐?

 

- 그거 무슨 표정이야?
- 뭐?

 

그 표정
자긴 표정이 너무 풍부해

 

아마 질투하는 표정일 걸

 

바로 저 여자
표정에 대한 반응이야!

 

알겠지? 좋아

 

다른 표정도 볼래?

 

이건 슬픈 표정이야

 

이건 환희

 

조심해!

 

이건 끔찍한 공포

 

짙은 의혹

 

"좋은 생각났다!"

 

이건..

 

"사랑해"

 

그거 너무 좋다

 

어젠 구름을 봤는데..

 

아니, 눈 말고
하늘의 구름

 

그리고 보라색!

 

어쩜 이런 색이 다 있지

 

에이미랑 어제
새를 봤는데

 

- 그게 뭐였지?
- 비둘기

 

- 비둘기래
- 생선가게도 얘기해

 

생선가게에도 갔는데

 

연어랑 게랑 문어랑

 

어떻게 문어를 먹지?

 

언제 갈진 모르겠지만

 

금방 또 전화할게

 

그래

 

나도, 안녕

 

자기 눈 감아봐

 

선물이야

 

넥타이네!

 

게다가
큼지막한 넥타이다

 

로비를 오픈 하는데

 

파티가 열릴 거야

 

멋지게 차려입고 가자

 

내가 지은 건물
자기가 처음 보잖아

 

정말 좋다

 

괜찮아?

 

아냐, 정.. 정말 좋다

 

맘에 꼭 들어

 

정말?
딱 맞는 것 같네

 

자기 정말 멋져

 

고마워

 

이봐, 버질!
어디 가는 거야?

 

됐어요

 

- 그거 무슨 뜻이죠?
- 뭐요?

 

박사님 입 모양이..

 

그거 무슨 뜻이죠?

 

그게..

 

스파크 반응밖엔
안보이네요

 

망막에 스파크가 있은 뒤엔
아무 반응이 없네요

 

언제부터 이랬어요?

 

이틀 됐어요

 

앉으세요

 

망막기능이
10% 저하됐어요

 

망막질환이
다시 오는 것 같군요

 

하지만 그건..
박사님이 고치셨잖아요

 

글쎄 그게..

 

아마도

 

혈관이 부족해서

 

망막에 충분한 산소공급을
못하나 봅니다

 

이런 말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얼마나 갈까요?

 

글쎄요

 

한 달? 2주?

 

오늘이라도?

 

모르겠어요

 

응급실 및 정문

 

신수 훤하구나

 

난 어떤 것 같냐?

 

묻고 싶은 게 있어요

 

왜 떠나셨죠?

 

내가 장님이라서?

 

아님 제가
더 노력하지 않아서?

 

날 닮아서
단도직입적이구나, 좋군

 

농담이 나와요?

 

20년 만에
시력 찾은 절 만나서

 

한다는 소리가
농담이에요?

 

- 나중에 얘기하자
- 지금 대답하세요

 

왜 떠나셨어요?

 

매일 아침 널
볼 때마다 내가..

 

내가 실패자란
생각이 들었다

 

내 아들 눈도 못 고치는..

 

다 지난 일이잖니?

 

넌 볼 수 있어!
네가 해낼 줄 알았다!

 

네, 볼 수 있죠

 

그리고 다시
장님 될 거예요

 

아버지한테
처음 말하는 거예요

 

아버지 얼굴을
보고 싶었어요

 

아버지 눈을 보면서
내 인생에 대해 듣고 싶었죠

 

누나랑 엄마가
얼마나 고생한 줄 알아요?

 

그러지 말았어야죠, 아빠

 

떠나지 말아야 했어요

 

떠나지 말아야 했어요

 

네, 좀 더 높이요

 

한 4센치 쯤요

 

잠깐만요

 

자기야!

 

여기 어쩐 일이야?

 

다 완성하면
보여줄랬는데

 

자기 보러 왔어

 

나 자기한테
해줄 얘기 있어

 

전부터 생각한 건데

 

들어봐
요즘 일도 잘 풀리고

 

자기도 열심이고

 

이 공사도 끝나가고

 

애틀랜타 건도
들어올 것 같거든

 

그래서 돈이
좀 들어오거든

 

우리 같이 여행가자

 

시력회복 기념으로

 

시력회복 기념?

 

우리 이집트에 가보자

 

둘이 같이
피라미드도 보고

 

- 난생 처음 말야, 둘이서
- 에이미

 

그리고 파리도 가자

 

노트르담 성당도 보고

 

성당 돌조각이랑
강물의 불빛도 보는 거야

 

스테인드 글라스 창이
정말 아름다워

 

자기한테
보여줄 게 너무 많아

 

성당 창문과 센느강

 

정말 멋진 시간이
될 거야

 

어떻게 생각해?

 

나는..

 

있지..

 

가보고 싶은 데가
하나 있어

 

샤프
버드와이저

 

자기 괜찮아?

 

폭신한 그거야

 

이게 그 폭신한 거야?
구름 같다던?

 

드디어 찾았구나
그게 솜사탕이었어!

 

세상에

 

여기 데려와줘서
정말 고마워

 

진짜 즐거웠어

 

괜찮아?

 

응, 그냥..

 

눈이 엉망인 날이야

 

너무 많은 걸 봤나봐

 

지금은 괜찮아, 그냥..

 

근데 저 분들 나가게
일어나주자

 

- 뭐?
- 오른쪽에 서 있잖아

 

- 오, 미안합니다
- 이런

 

자기 무슨 일이야?

 

눈에 이상 있어?

 

일시적으로 안 보여

 

이번엔 좀 길었어

 

그만 집에 가자

 

자기야, 잠깐만
그게..

 

오늘 이전에도 그랬어?

 

- 나 다시 장님 돼
- 뭐?

 

무슨 소리야?

 

말도 안돼, 그건 그냥..

 

눈이 피로해서
그런 걸 거야

 

너무 많이 보고 흥분해서

 

- 아냐, 아냐
- 우리 같이 의사한테 가서

 

설명을 듣자

 

너무 빠르게
진행되다보니..

 

에이미, 그만 집에 가자

 

자기야, 의사한테 가자

 

아론 박사 만나봤는데
어쩔 수가 없대

 

그럼 딴 의사한테
가면 되지

 

무슨 소린지 모르겠어?

 

내가 어떻게 설명해줄까?

 

나 장님 된다고

 

- 그게..
- 그게 현실이야

 

나 장님 돼

 

지금은 그냥..

 

집에 가고 싶어

 

자기야, 포기하지 마

 

- 우리.. 지금까지..
- 집에 가고 싶어

 

좋은 경기였어

 

뭐 하는 거야?

 

떠날 거야

 

무슨 뜻이야?

 

이 집을 떠나는 거야?

 

뉴욕을? 아님
날 떠난다는 거야?

 

집에 갈 거야

 

누나한테 가는 거야?

 

누나가 자길 돌봐준대?

 

이런 쓸데없는 장난은
더 이상 안 해

 

쓸데없는 장난?

 

자기는 이 모든 게
쓸데없는 장난이었어?

 

그래, 다 소용없어

 

누굴 속이는 거야

 

난 장님이고
앞을 못 봐, 알았어?

 

여긴 내가 있을 곳이 아냐
난 볼 운명이 아냐

 

그래, 자기 장님 맞네

 

내가 이렇게 있는데
쳐다보지도 않잖아

 

왜 날 밀어내는 거야?

 

왜 다 털어놓지 않았어?

 

내가 왜 솜사탕을
기억하는 줄 알아?

 

그게 내 평생
단 한번 좋았던

 

아버지 기억이기 때문이야

 

내가 눈이 멀고 난 후
아버지는 계속해서

 

날 힘겹게
밀어붙였어, 그리곤

 

끝내 뜻대로 안되니까
등을 돌렸어

 

난 자기한테
등 돌리지 않아

 

자길 포기하지
않겠다고 했잖아

 

날 포기하라고
하는 게 아냐

 

내가 볼 수 있다는
미련을 버려달라는 거야!

 

그렇게 인생의
꿈을 포기할 거야?

 

난 기회를 주고 싶었어!

 

평생 거기서
썩을 작정이었어?

 

스쿨버스 타고
온천에서 일하면서?

 

자긴 꿈이 없었어?

 

좀 더 보고
배우고 싶지 않았어?

 

자긴 너무 가능성이 많아!

 

그래서 뭐?
곧 다 잃을 건데

 

이런

 

자기 조각

 

미안해

 

우린 그냥..

 

둘 다 원하는 걸
못 얻은 것뿐이야

 

난 자기를 원했어

 

한번이라도 생각해봤어?

 

이게 실패해서 내가
결국 보지 못할 거라는 생각?

 

그저 나랑, 장님이랑

 

사는 게 어떤 것일지

 

한번이라도 생각해봤어?

 

그게 내 대답이야

 

아디론댁 고속

 

제시야

 

어디 보자

 

요녀석 보자

 

색깔이 참 예쁘구나

 

착한 녀석

 

너 떠나기 전과 똑같아
전부 그대로야

 

레이드로

 

라이프
경이로운 아메리카

 

내셔널 지오그래픽

 

진주만
1941년 12월 7일 ~ 1981년 12월 7일

 

산호초

 

아프리카의 미

 

갤러리아

 

- 있니?
- 누나

 

안녕

 

안녕, 제스

 

하이

 

가게에서 몇 가지 샀어

 

티셔츠랑 양말
다 떨어졌지?

 

누나 참 아름다워

 

왜 진작 말 안했어?

 

네게 필요한 것만
말해줬지 뭐

 

나 좀 봐봐

 

왜 다들 시선을 피하지?

 

어쩌라고?

 

누나 좀 보자고

 

누나가 가장
바라는 건 뭐야?

 

장님 동생을 위해
누나까지 장님처럼 살았잖아

 

버질, 이러지 마

 

여긴 네 집이야

 

이제 쓸데없는 거
걱정할 필요 없어

 

네가 자란 낯익은
고향이니까 안전해

 

누나가 잘되면 좋겠어

 

여긴 성장하기에
안전하고 좋은 곳이었어

 

하지만 난 다 컸어

 

누나가 날 위해 얼마나 많은
걸 포기했는지 상상도 안 간다

 

그냥 누나 얼굴 좀 보자
날 봐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어

 

가슴 깊이 누나를 사랑해

 

이제 누나 인생을
돌려주고 싶어

 

난 못해

 

할 수 있어

 

나 이제 괜찮아

 

장님으로 크면서
두 가지 꿈이 있었습니다

 

하나는 앞을 보는 거고

 

다른 건 뉴욕레인저
하키 팀에서 뛰는 거였는데

 

잠시 시력을 찾았던
기적 이후

 

선택할 수 있었다면

 

하키선수 쪽이
더 나았겠다 싶습니다

 

보는 게 그리
나쁜 건 아니었습니다

 

아주 많은 걸 봤죠

 

정말 아름다운 것도
있었고

 

무서운 것도 있었고

 

벌써 잊어버린
것들도 있습니다

 

두 눈 속에 담긴
특별한 표정..

 

구름들..

 

그 이미지들은 오래도록
제 기억에 남을 것입니다

 

전 지금
앞이 보였을 때보다

 

훨씬 많은 것을
본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눈으로만 보는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자신이나 타인 또는
인생의

 

진정한 모습을
제대로 보지 않으면

 

그건 암흑 속에서
사는 것과 같습니다

 

그건 수술로도
고칠 수 없죠

 

그리고..

 

진정한 자신을 보게 되면

 

정말 많은 것을
본 셈이 되죠

 

그건 눈이 없어도 됩니다

 

한 입 줄까?

 

- 놓쳤네
- 놓쳤다고요?

 

에이미?

 

안녕

 

안녕

 

근처에 볼일 있어서 왔어

 

실은, 자기가 여기서
일한다고 필한테 들어서

 

얼굴이나 볼까
하고 찾아왔어

 

그땐 내가 너무 서둘렀지?

 

14 발자국을 서둘러서
우리가 나무에 부딪히게 했지

 

둘 다 노력했지
요즘 행복해?

 

노력 중이야

 

나 독립해서
회사를 차렸어

 

던컨은 어쩌고?

 

요즘 미니 몰을 짓는대

 

제시는?

 

누나가 데리고 있어

 

이 녀석은 피어스야
새 개지

 

똘똘한 녀석이지

 

안녕, 피어스

 

반갑다, 예쁜이

 

버질, 그 조각 작품
완성했어

 

그냥 마음 가는대로
해봤는데

 

괜찮은 것 같아

 

나 자신을 의심하거나
몰아붙이지 않고

 

있는 그 자체로
생기를 불어넣는 게

 

그렇게 즐거운 거 있지

 

그 자체로 아름다웠어

 

나 수평선을 봤어

 

저 너머에 있어

 

내가 비록
만져볼 수는 없겠지만

 

시도해 볼 만한 것 같아

 

자기가 그걸 보여줬어

 

고마워

 

우리 걸을까?

 

뭐가 보이는지 보게?

 

그래, 그냥
뭐가 보이는지 보자

 

앞장서라, 이 녀석아

 

올리버 색스 박사가 기록한

 

셜과 바바라 제닝스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쓴 영화

 

그들은 결혼해서 조지아 주(州)
애틀랜타 시(市)에 살고 있다

 

바바라는 계속
조각을 하고 있고

 

셜은 앞이 보였던 짧은
시절의 추억을 그림으로 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