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을 적어 주세요.

간병인이..

그녀는 골칫거리일 뿐예요
난 그녀가 싫어요

선생님도 그녀를 싫어해요

당신이랑 같이 사는게 더 나아요

그만해요

 

급한 일이 생기면 뉴욕으로 전화줘요

 

선생님, 커피 더 드릴까요?

뭐라고?

 

좋지

 

반 잔만 더 줘

 

한나, 정말 예쁘지 않아?

 

잘 못 주무신다면서요?

처방해 준
그 바보같은 약 때문이야

'루미날' 같은 거..

그거 먹은 다음 날은
돌대가리가 되어서 돌아다녀

그렇다고 안 먹으면
머리가 깨질 것 같고

그럼 드셔야죠

 

하지만 오늘은
자네가 와서 깨어있고 싶었어

병원에선 자네를 잘 못보잖아

지미,

죄송해요

 

주인공들이 좀 골치를 썩여야죠

너무 자책할 것 없어
그만 가 보게

비행기 놓치겠어요

 

새 세잔 그림 좋은데요

 

잘있어요, 한나

 

문 잠글게요

 

저 새 정원사는 누구지?

'붐'인가 뭔가 잘 모르겠어요

선생님이 병원에 계실 때,
고용했어요

 

싸게 데려왔어요

 

지옥의 종은 '땡땡땡'
당신을 위해 울리는데

죽음의 종은 어디 있는가?

무덤의 승리는 어디 있는가?

 

안녕한가

 

난 웨일인데,
이 집 주인이지

자네 이름은?

클레이 분이요

문신이 하도 눈길을 끌어서
'치욕 전의 죽음을'..

무슨 뜻인가?

그냥 제가 해병대였단 뜻이죠

아, 해병

그럼 한국에서 근무했겠구먼

 

이제 일해야 돼요

일 끝나면 주저 말고
수영장을 쓰도록 하게

격식 따지는 데도 아니니까
수영복 염려는 말고

오후엔 다른 잔디밭을 깎아야 해요

그래?
그럼 다음에 하고

 

열심히 하게

 

지미, 화장실 청소해야겠다

오늘 밤에 수업있어요

까불지 말고
네가 무슨 화가라도 돼?

씨..
가면 되잖아요

'씨'라니?
누구 앞에서 함부로!

 

지미 웨일..

 

아이스티 있나?
/ 네

아, 오이 샌드위치군

이게 몇 년만의 인터뷰예요
너무 흥분돼요

야단 떨지 마
그냥 대학생일 뿐이야

 

이쪽으로요

 

선생님, 케이씨예요

아, 케이군!
깜빡했군

나랑 차 마실 손님을

웨일씨?
영광입니다

선생님은 제가 제일 좋아하는
감독들 중 한 분입니다

이렇게 직접 뵙다니
믿을 수 없어요

그럴거라 생각했소

여기가 선생님 댁이군요

프랑켄슈타인의 집!

 

전 커다란 빌라나
맨션에서 사실 줄 알았는데

난 소박한게 좋아

알아요
영화랑 실제 삶이 꼭 같진 않죠

 

'사랑은 죽고 미움만이 살아 있다.'

 

제일 좋아하는 대사예요
'프랑켄슈타인의 신부'요

정말 그런가?

 

한나,
수영장에서 차를 마셔야겠어

 

괜찮겠나?
/물론이죠

앞장서게

 

전 공포영화를 사랑해요
그 중에 선생님작품이 최고죠

 

그래, 케이군

 

뭘 알고 싶은가?

모든 걸요

 

처음부터 시작하죠

난 런던 외곽에서 태어났고
부친은 학교장과 목사를 지냈지

할아버지는 주교셨어

교회의..

 

지미, 꾸물거리지 좀 마
이러다 교회에 늦겠다

빨리!

 

게으름 피우지 말고

 

자세 똑바로 해
계집애처럼 굴지 말고

 

웨일씨?

 

부친께서 교장선생님이셨다고요?

그래

난 옥스포드 대학에 진학할 참이었는데

전쟁이 일어나는 바람에 하지 못했지

전후의 생활이란게 어떤건지
자넨 모를거야

20년대의 런던은 모든게 폐허였지

난 그림에 재주가 있었어

그래서 무대 디자인을 시작하게됐지

 

자, 맘껏 들게

 

오이 샌드위치야

 

고마워, 한나
이제 가도 돼

 

특별한 연극이 하나 있었지

전쟁의 잔혹함을 그린
'여행의'끝이라는데..

상업성이 없다는 이유로
감독들이 모두 거절했지

그래서 내가 나섰어

'여행의 끝'은 성공했고
우린 능력을 인정받았지

헐리우드가 손짓하기
바로 전이었지

공포영화 얘기는
언제 해 주실거죠?

자넨 내가 아니라 오직
내 공포영화에만 관심이 있나보군?

 

아뇨,
하지만 영원히 남는건 영화죠

난 아직 죽지 않았네

아니요

 

그런 뜻이 아녜요
하지만 멀지 않았죠

'여행의 끝' 덕분에
헐리웃에 입성하셨나요?

제안 하나 하지

 

질문이 너무 고리타분하지 않나?

전 괜찮아요

난 그래

 

좀 더 재밌게 하자고

 

자네 질문에 성실하게 대답할테니

대신 자넨 대답을 들을 때마다
옷을 하나씩 벗는 거야

 

재밌겠군요

그래, 내 삶은 스트립 포커같아

시작해볼까?

소문이 사실이군요

 

무슨 소문?

 

선생님이 은퇴하신 이유가..

 

섹스 스캔들 때문이란 거요

동성애 스캔들 말인가?

 

그 정도 질문의 답엔
신발과 양말을 벗어 줘야 해

연세를 좀 생각하세요

 

자네 정말 친절하군
늙은이의 타락을 방관하니 말이야

 

내가 젊은 애들한테 그런 것처럼

 

아니, 스캔들을 없었어

 

그냥 내가 부덕한 탓이지

 

자넨 좀더 자세한 답을 원하겠지?

 

그럼 재킷부터 벗어봐

 

그래요, 재킷을 입기엔 너무 더워요

 

우선 20년 전의 헐리웃이
어떤 곳인지 알아야 해

스타가 어떤 개망나니 짓을 해도
아무도 상관 안했어

언론에만 들키지 않는다면

 

하물며 우리 감독들이야

헐리웃 밖에선
조지 큐커를 누가 알아보겠어?

술집에서 남자들하고
잠자리를 한다는 걸 누가 알겠어

조지 큐커요?

 

'스타탄생'을 만든?

셔츠를 벗으면
마저 얘기해 주지

 

조지의 토요일 저녁파티는
아주 유명하지

작가, 예술가 등 내놓으라 하는
헐리웃 인사들이 다 모여들었어

하지만 그들 중에 몇이나
일요일의 아침겸 점심에 대해 알까?

장사꾼들이 찌꺼기를 먹어치웠지

그들은 수영장에서
까불며 히히덕거리고

이제 공포영화 얘길
할 수 있을까요?

물론이지

 

특별히 알고 싶은게 있나?

 

'프랑켄슈타인'에 대해 기억하고 있는
모든 걸 말씀해 주세요

 

이건 한 개로 계산하실 건가요?

물론

 

이런 짓을 하다니..

 

수영하러 온 것 같군요

이게 다 끝나면 수영해도 돼

난 수영을 안해서
수영장을 그냥 놀리고 있어

 

'프랑켄슈타인'에서 누가 괴물의
분장과 모습을 생각해냈죠?

당연히 내 생각이지
대부분 내가 그렸어

크고 두꺼운 눈썹

뇌를 교체할 수 있게 만든
통조림같이 평평한 정수리

 

20세기 가장 중요한 이미지 중 하나예요

모나리자보다 중요해요

바보같은 소리,
그건 단지 분장술일 뿐이야

모나리자는 예술이고..

보리스 칼로프 말인데요

어떻게 그를
괴물로 섭외할 생각을 하셨죠?

 

그는 한번도
주연을 해본 적이 없었잖아요

 

웨일씨?

 

왜 그러세요?

 

웨일씨?

 

잠깐 실례 좀 하겠네

 

웨일씨, 괜찮으세요?

 

그냥..

 

좀 누워야겠어

화실에..

 

화실에 긴 의자가 있거든

맙소사, 무슨 일예요?
심장인가요?

머리가 아파

 

물이요
잔은 싱크대에 있어요

어떤거요?
다 가져왔어요

루미날

 

케이군, 자네 벗고 있군

 

수영하려고 했어요

그랬군

 

자네 돌아가는 게 좋겠군

 

내가 징글징글 하겠지?

이제 당신에 대한 존경심은
티끌만큼도 안 남았어요

퇴원한지 얼마나 됐다고
또 남자애들을 쫓아다녀요?

입 다물어
우린 얘기밖에 안했어

 

약 때문에 쓰러지기 전에
자리에 드셔야할 것 같군요

싫어, 싫어
제발 여기 있게 해줘

 

고마워

 

세트장에선 제발 조용히 해요

당신은 수치야

지미, 화장실 청소 좀 해야겠다

웨일씨?

 

눈을 떠요

 

이제 왼쪽을 봐요

 

네, 그렇죠

이제 숨을 내쉬어요

 

좋아요,

 

어디 결과를 보죠

웨일씨, 당신은 행운아예요

다행히 발작이
운동능력에는 해를 끼치지 않았어요

알겠소, 페인박사

목 위쪽은 어떻소?
거긴 왜 얘기 안하지?

설명 드리려고 했어요

발작 때문에 중앙신경이 필요한 감각을
선별하는 과정이 단락된 것 같아요

그럼 내 머리 속에서
누전이라도 됐단말인가?

그래, 그게 이해하기 쉽겠군요
더 심한 경우도 있어요

그들은 어떻지?

그들도 지긋지긋한 두통에
유령냄새를 맡고

수백가지 생각이 몰려와
잠을 자지 못하나?

후각적 환각 증세는 저도 처음봅니다만
같은 맥락의 증세일 겁니다

내가 어떻게 해야 하지?

주무시고 싶을 땐
루미날을 드세요

발작이 일어날 것 같을 때도요

그러니까 선생 말은
병을 고치기는 글렀으니

악화되어 죽기 전까지
고통이나 줄이라는 거군

 

다 드세요, 지미

걱정마, 한나

안녕히 주무세요

고마워

 

불편한 건 없나?

죄송해요, 방해할 생각은 없었는데
아직 일이 서툴러서요

한나에게 아이스티를
가져 오라고 할 참인데

함께 들지 않겠나?

듣던 중 반가운 소리네요

그럼 두 명 분을 준비하라고 하지

맥주도 있는데

아뇨, 홍차가 좋아요

좋아

 

들어오게

 

여기가 내 작업실이네

땀흘리는 육체노동자에겐
어울리지 않는 장소지

 

당신 그림들인가요?

그렇다네

 

실례지만..
선생님 유명한가요?

그런 질문에
사람들은 뭐라고 하는지 아나?

난 그저 잔디나 깎는 사람이지만..

왠지 그림들이 친숙하네요

그야 내가 그릴 때도
친숙한 그림들이었지

자네가 보고 있는 건 네델란드의 정물화로
300년 전의 그림이야

렘브란트도 어디 있을텐데..

모사품이군요

하지만 은퇴하기 전엔
나도 잘 나가던 때가 있었지

소위 '명성'란거 말이지

자네 영화 좋아하나?

그럼요, 다들 그렇죠

왜요, 당신 배우였나요?

아이구..아니,

 

어렸을 땐 그랬지

하지만 헐리웃에선 절대 아니지

난 여기선 오직 감독이었어

정말요?

그럼..
무슨 영화를 만들었죠?

이것 저것..
헌데, 자네가 들어봤을만한 건

'프랑켄슈타인'정도겠지

'프랑켄슈타인'이요?

'프랑켄슈타인의 신부와 아들'
또 다른 것들도요?

아니, 난 처음 두 개만 감독했네

다른 건 시시한 감독 작품이야

그래도 대히트작인데
선생님 돈 좀 있겠군요?

그냥 먹고 살만한 정도지
한나가 마실 것을 가져왔군

문 좀 열어주겠나?

 

그러죠

 

기분이 어떠세요?
어디 좀 살만해요?

아주 좋아요, 당신은?

의사선생님 말씀 잊지 않으셨죠?

아무렴,
그저 차나 한잔 하려고 초대했소

 

간단한 대화만 하고
마저 일을 끝낼 거요

전번에 간단한 대화 후의 결말이 어땠죠?

좀 비켜 주겠소?
우리가 알아서 할테니

그게 굉장히 클 것 같은데

지금 제 말 들어요
나중에 손 벌리지 말고요

가요

 

사라져라

 

재밌는 가정부지

아니, 그녀는 사랑이야

온 지 너무 오래 되어서
꼭 내 마누라처럼 굴지

앉아서 맘껏 들게

 

아까 아줌마가 한 말이
무슨 뜻이죠?

난 막 병원에서 돌아왔네

무슨 일이 있었나요?

심각한 건 아니고
경미한 발작이었지

 

자꾸 쳐다봐서 미안하네만

자넨 정말 멋진 머리를 가지고 있군

네?

예술가의 견지에서 말야

모델 해 본 적 있나?

포즈를 취하는 것 말인가요?

예술가를 위해
스케치의 대상이 되는 거

아뇨,

제가 무슨..

자넨 정말 건축학적인 두개골을 가졌어

코도 아주 인상적이고

 

좀 주저 앉았는 걸요

 

미안하네,
화가로서 욕심이지

거절할만도 해,
부담스러운 일이니까

정말 절 그리고 싶으세요?

모델료도 지불할 생각인데?

내 머리만 그리면 되나요?
다른 건 없나요?

왜 또 그릴만한 게 있나?

손이나 어깨가 추가되면
자넨 돈을 더 청구할테지

아니 그게 아니라..

혹시 옷을
벗어야 하는 건 아닌가 해서요

난 자네 몸엔 관심 없네

그건 약속하지

 

그래요, 그럼..

 

좋아요, 돈 준다는데

잘 생각했네

 

부탁하셨던 신문이예요

 

"제임스 웨일스,
공포영화의 제왕으로 등극"

 

안녕하세요?

돈 받으러 온 거 아녜요
그저..

선생님이 기다리고 계세요

화실에 계시죠

이거 가지고 가세요

미안하지만 직접 가져가시죠
전 모델로 온 거니까요

난 싫어

무슨 짓거리를 하든지 맘대로 해

그게 무슨 소리예요?

댁은 어떤 사람이우?

착한 사람?

네, 난 착한 사람이예요
그렇게 안보이나요?

그를 해치진 않겠지?

그냥 앉아있기만 해도
그에겐 해가 되나요?

 

아니

 

미안하우

내 말 신경쓸 것 없수
내가 들고 가지

네, 그러세요

 

왔군, 어서 들어오게

한나, 고마워

 

그만 가 봐

자, 내가 일하는 동안
자넨 목이나 축이게

맥주군요

 

오늘은 천천히 하겠네
자네로선 첫 경험이니까

혹시 이거 보셨어요?

내일 밤 선생님 영화가 나온대요

그래? 어떤 영화?

'프랑켄슈타인의 신부'요

난 '투명인간'이나 '쇼 보트'가 더 좋은데

이제 시작하지

네, 난 벌써 준비됐어요

셔츠가 좀..

네?

새 거예요

미안한데 너무 희어서
정신이 산만해지는군

벗으라고 하면 지나친 요구인가?

오늘 속옷을 입지 않아서요

긴장 풀게
난 호호백발 할아버지야

얼굴만 그릴거라고 하셨잖아요

그렇게 불편하다면
가릴 걸 좀 가져다주지

 

그래, 이걸 어깨에 두르면 되겠군

이거면 얼굴이 빨개지지 않아도 되겠지?

좋아요, 좋아
벗을게요

 

뭐 춥지도 않으니까요

 

그래, 진작 그래야지

 

약간 옆을 향해 앉게

날 보고, 그렇지

상자 위에 팔을 올리고

 

바로 그거야

 

아예 사진을 찍지 그래요?

 

그게 바로 내가 하려는 거네

 

의사한테 진찰받을 때처럼
절대 움직이지 말게

 

비지인가?

네?

 

비지 먹어본 적 있나?

 

고기 기름인데,
병에 넣고 응고시킨거야

버터처럼 빵과 토스트에 발라 먹지

그런 건 개나 먹여야죠

그래, 헌데
찢어지게 가난한 사람들은 먹지

우린 늘 커다란 파란 병에
넣어두곤 했어

당신 가족들도 먹었군요?

물론 아니지
가난한 사람들만 먹었으니까

 

맙소사, 이건 모순이야

뭐가요?

난 과거에서 벗어나려고
평생동안 애써왔어

그런데 이젠 과거의 기억이
넘쳐흘러

자네 얼굴이
내게 진실을 말하게 하는군

그래, 우리 집은 비지를 먹었네

쇠고기 기름

네 명이 한 침대를 썼고

화장실은 뒷골목에 있었지

자네도 빈민가 출신인가?

글쎄요, 부잔 아니었지만
그렇게 가난하지도 않았어요

아, 자넨 중산층이었군
모든 미국인들처럼

 

뭐, 선생님 눈엔
하류층이었을 수도 있겠군요

북부 영국 더들리에서는

미국인들은 상상도 못할
다양한 계층이 존재하지

영국 사람은 주제 파악을 잘해
못하면 주위에서 일깨워 주고

특히 우리 가족은 더 잘했어
어떻게 보면 난 '기형'이었지

천성이 다르다고 해야 할까

난 상상력이 있었지
영리하고 긍정적이었지

그런 걸 어디서 얻었냐고?

 

당연히 가족들에게선 아니지

 

그들은 내가 14살 때 학교에서
날 데려다가 공장에 넣었지

물론 나쁜 의도는 없었어

그들은 기린을 받는다 해도

밭 가는것 외엔 쓸 줄 모르는
농부의 핏줄을 타고 났으니까

 

오직 증오만이
내 영혼을 살아있게 했지

그 황량한 곳에선 말야

내가 미워한 사람 중엔

가난하고 바보같은
내 아버지가 있었어

날 가장 먼저
지옥에 넣은 사람이야

 

웨일씨?

 

미안하네

 

발작이 있은 후로
난 자주 향수에 사로잡히지

난 우리 아버지한테
그렇게 맺힌 건 없어요

 

한 5분만 쉬지

 

무시무시한 영화네
오늘 밤 여기에 꼭 필요한

딱이지, 자기

하나 줘 봐

 

당신 친구도 하나 줄까?

그래, 여기 무명씨한테도 하나 줘

 

고마워, 자기

우리 자기가
그 사람 영화 보게 냅둬

셜리 템플의 잔디를
깎지 않은게 다행이야

오늘 밤 다들 왜 그러지?

그걸 몰라, 분?

어떤 늙은 놈 모델 됐다고
하도 눈꼴 시게 해서

 

그만 꿈 깨라고 그러는 거야

이상도 하지

진짜 예술가라면
저 얼굴을 보는 것만도 고문일 텐데

 

그래?

그래서 자기는
이 얼굴을 맞대고 드러누웠구만

 

그냥 유명한 척 하는
놈팽이일거야

왜 그렇게 생각하지?

그냥 느낌이 그래

그런 더러운 생각은
혼자서나 간직하시지

좋아, 그럼 그 늙은이가
너랑 조잘대는 게 좋은가 보지

 

꺼져 버려

 

누구 맘대로, 너나 꺼져

 

우리 저 망할 영화 볼 거지?

진정해

볼 거야

 

감독/제임스 웨일

제임스 웨일!
바로 저기, 맞지?

내가 어떻게 해야 하죠, 그럼?

 

진부한 것 같아

보기 싫으면 가서 설거지나 해

 

착하고 늙은 우나여

칠면조처럼 울어대는군

 

어떻게 저런 괴물이랑
일할 수 있었죠?

바보같은 소리!
그는 아주 적합한 배우지

가장 멍청한 사람이지

 

신과 괴물의 새로운 세상을 위해

 

옛날 영화들은 정말 웃겨

무섭기는 커녕 웃음만 나는걸

코믹 공포물인지도 몰라

공포면 공포고,
코믹이면 코믹이지

여자

 

친구

 

왜?

토할 것 같아

시체를 사랑하다니

괴물은 외로운 거야
친구를 원하는 거라구

자연스런 감정인데,
뭐가 토할 거 같아?

헨리 프랑켄슈타인을 알아?

네가 누군지도?

날 죽음에서 살렸어

난 죽음을 사랑해

사는 게 싫어

당신세대치곤 똑똑하군

 

심장이 잘 뛰고 있군

 

끔직하게도 생겼네

프랑켄슈타인의 신부

 

아름다워

 

친구?

 

친구야

 

넌 그를 원해

그들을 남겨둘 순 없어

그래 불러

넌 살아야 해

 

미안해요

당신 영화는 내 취향이 아니군요
아직도요

그나마 해피엔딩이라 다행이지

 

나쁜 사람들은 죽고,
착한 사람들은 살고요

 

오, 하느님

관객들은 콜린과 내가
그녀의 머릴 했다고 생각할까?

우린 미용사가 아니라
미친 과학자일 뿐인데

오직 미친 과학자만이
그런 일을 할 수 있지

안돼, 내 사랑
당신 아름답군

당신과 경쟁할 수는 없어
그 장면은 당신거야

속편에서는

두 명의 여자 과학자들이
괴물을 만들어야 해요

괴물은 게리 쿠퍼가 하고

당신 취향은
레슬리 하워드 아냐?

당신 취향이죠

내 취향은 린틴틴이야

콜린? 여기야
시간됐어

저 친구 오늘 어때?

딱딱하게 굳었어

콜린, 우리 엘사의 변신을 감상해 봐

전 지금 제정신이 아녜요

독감에 걸렸어요

긴장 풀어,
이 장면은 자면서도 할 수 있어

우린 그녀의 헤어스타일뿐 아니라

패션에도 신경을 썼지

우리의 여왕님이야, 콜린

그래, 번개 맞은 여왕

프레토리우스는
프랑켄슈타인 박사와 사랑에 빠졌지?

 

거의 다 된 것 같은데

 

기회를 줘 볼까?

그래요

 

세트장에선 제발 조용히 해 주세요

조명?

 

음향?

좋아요

카메라 준비

 

215번째 장면
첫번째

 

액션!

 

프랑켄슈타인의 신부

 

이상한 영화였어

좀 걷자고, 어때?

 

좀 걸으면서 얘기도 하고

 

오늘은 정말 얘길 하고 싶어

 

그는 내가 여기 이사와서
꼭 만날 것 같은 사람이었어

자기 인생에 큰 업적을 남겼지

당신 나보다
그 호모한테 더 관심 많은 거 알아?

그는 남자야

당신이 그를
호모라고 부를 이유 없어

한번도 그렇게 생각한 적 없어?

그는 예술가야
섹스를 생각하기엔 너무 늙었어

내가 아는 늙은이들은
전부 그 생각뿐이야

 

이봐,

 

대체 왜 이래?

내 앞에서
딴 계집애랑 어울렸잖아

별 뜻 없었어
/ 아니, 사실은 그렇게 돼서 좋았어

내 인생을 반성하게 해 줬거든

난 아직도 똑바로 살 수 있어

 

다시 결혼할 수도 있고

 

결혼하자는 뜻은 아니지?

 

넌 결혼 상대는 아냐

남자 친구감도 아니고

넌 애야!

 

덩치 크고, 우습고,
책임감 없는 애라고

아니, 난 애가 아냐

그럼 뭐야?

앞으로 10년 뒤에
뭐가 되어있을 것 같아?

그 때도 잔디나 깎을 거야?

이혼녀들이랑
트럭에서 놀아날 거냐고!

 

더 이상 나랑
자기 싫단 말인가 보군

 

그렇게 밖에 생각 못해?

 

고작 수준이 그거야?

그래 너 잘났다
나도 이제 지긋지긋해

 

베티, 내가 잘못했어
베티!

됐어, 분

이제부터 넌
바 안 한모퉁이의 폐인일 뿐이야!

잠깐, 베티!
베티!

 

우린 친구야, 너하고 나

 

괴물은 아직도 안 죽었나요?

 

혼자야

미스테리와 공포의 밤

 

친구, 좋아

친구, 친구

대기가 완전히
괴물들로 가득 찼군

 

오늘은 정원사가 오나?

물론이죠, 오후에요

 

이봐요

 

뭘 도와 드릴까요?

괴물씨가 젊은이가
점심에 시간이 있는지 알고 싶대요

다른 일이 있을 거라고 했는데도
계속 물어보라고 하는군요

오후에 잔디를 깎을 때까진 괜찮아요

너무 기대는 마슈

 

지금 옷 입고 계세요

뭣 좀 들어요

위스키랑 아이스티가 있는데

홍차면 되요

아니, 젊은인 손님이야
거실에 가서 앉아요

전 여기가 더 편해요, 한나

한나 맞죠?

 

그런데 웨일즈씨를 위해 일한지
몇 년이나 됐죠?

 

꽤 됐지, 한 15년쯤

 

가족 있어요, 분?

네, 있어요
미주리주의 조플린에요

부인은?

결혼 안했어요

왜?

 

모르겠어요

 

미치지 않고서야
누가 저랑 결혼하겠어요

결혼하지 않은 남자는
아무것도 아냐

골칫덩어리일 뿐이지

젊은인 여자가 필요해

 

지금 저한테
프로포즈 하시는 건가요?

아주머니한테 저는
너무 어리지 않나요?

 

이런 항상 놀린다니까
그냥 사는 게 코미디지

아주 재밌군,
정말 대단한 개그맨이야

 

아줌마, 결혼했어요?

물론, 난 결혼한 몸이야

아저씨는 뭘 하세요?

죽었어

20년 됐지

그럼 저처럼 혼자시네요

아니, 난 자식들이 있어
손자들도 있고

갈 수 있을 때마다 가서 만나지

물론 지금은 선생님 때문에
자주 못가지만

 

참 딱한 양반이야

좋은 점도 꽤 많은데,
지옥에 떨어질 신세니

확실해요?

목사님이 하신 말씀이야

더렵혀진 육신 때문에
천국에 가지 못한대

죄 없는 사람은 없어요

아니, 그는 중죄를 지었어

 

입에 담지 못할..

 

부끄러움을 아는 사람이라면 못할 짓이지

 

그걸 한마디로 뭐라고 하던데

내가 아는 건 남색꾼이지

그는 남색꾼이야
남자끼리 그 짓을 한다우

호모요?

그래, 아는구먼

그래서 지옥에 간다는 거야

그게 옳은지 아닌진 모르겠지만,
어쨌든 신의 뜻이 아니니까

그럼 웨일씨가
호모라는 거예요?

 

몰랐수?

 

아니, 그냥..
확실하진 않았어요

젊은이랑도..?

아니, 아니예요, 한나

 

나도 그러길 바랬다우

젊은이는
남색꾼이 아닐 줄 알았어

한나?

 

빨리 들어가 봐요

젊은이가 부엌에 있는 걸
좋아하지 않을 거유

 

안녕하신가, 분군

안녕하세요

이렇게 와 줘서 정말 고맙네

 

마가렛 공주 폐하의
영화에 대한 관심

 

리셉션에 귀하를 초대합니다
장소는 조지 큐커씨댁

뻔뻔스런 놈

 

여왕의 여동생 일에 간섭하더니
급기야는 인도를 나눠갖자고 했지

이게 내가 오래 전에 결별한 세상이네

난 아예 신경을 꺼 버렸어
칭찬을 바란 적도 없고

 

건배

 

어제 친구들과 선생님 영화를 봤어요

그랬나?

 

누구 웃은 사람 있었나?

아뇨

 

저런!

요즘 사람들은 너무 진지하지

웃겨야 하는 건가요?

물론이지

죽음에 대한 영화야
내가 재밌으려고 만들었어

죽음에 대한 코미디니까

 

코미디를 모르는 사람 때문에
코미디를 망칠 순 없지

 

그러나 괴물은
내 코미디를 받아들이지 않았어

그는 고상했고
이해력도 부족했어

 

한국에서 누굴 죽인 적 있나?

 

그 얘긴 하기 싫어요

부끄러워할 일이 아니야

나라를 위해 일한 건
자랑스러워할 일이지

총이 있으면
바보도 살인을 할 수 있죠

그렇지

 

육박전이 진짜 테스트지

 

손으로 죽인 적 있나?

아뇨..

하지만 그랬을 수도 있죠

 

그래, 그랬을 수도 있지

 

오후에 시간이 어떻게 되나?

 

울타리를 다듬어야 해요

라시엔네가의 잔디도
깎아야 하고요

울타리는 잊어버리게

한시간 쯤 낼 수 있겠지?
날 위해 좀 앉아 있게

 

그럴 수 없어요

시급은 계산해 주지
아울러 울타리 수리비도

 

오늘은 별로 내키지 않아요

 

좋아

 

알겠네

 

결혼하신 적 있어요?

아니

 

법적으로는 없지

그럼 뭐 다른게 있나요?

굳이 법으로 묶지 않아도
부부가 될 수 있지

그럼, 부인이 계셨어요?

남편일 수도 있지
우린 의견이 분분했으니까

데이빗이란 친구로
여기서 오랫동안 살았지

 

내가 놀라게 했나?

 

아뇨

선생님은 동성애자군요

 

굳이 의학 용어를 쓰자면 그렇지

전 아니예요

나도 그럴 줄 알았네

 

날 그런 식으로
생각한 적 없죠?

어떤 식으로 말인가?

 

내가 여자를 보는 것처럼

바보처럼 굴지 마

내가 손가락만 대도
자넨 내 목을 부러뜨렸을걸

 

게다가 자넨 내 타입이 아냐

 

이젠 우리 서로를 이해했군

자기 방식대로 사는 거죠

 

혹시 이것 때문에 오늘 일을 거절했나?

아뇨

그럼 두려운 게 뭐지?

물론 나같이
허약한 늙은이는 아니겠고

 

자네 얘길 좀 해 보게

만나는 사람은 있나?

 

지금은 없어요

왜지?

그게..

한 조각을 얻기 위해
자존심을 팔아야 하니까요

 

멋지게 말하는군

 

남자는 혼자서 삶을 꾸려야죠

 

철학자군

잔디깎이 기계를 든
'쏘로우'죠

 

멋지군

 

하지만 조심하게

자유는 마약과 같아

너무 과하면 좋지 않지

그래서 친구분이랑 헤어진 건가요?

자유롭길 원해서?

그렇지..

그건 내가 영화를 그만둔 이유야

믿기지 않겠지만
나도 잘 나가는 때가 있었지

공포영화는 그 밑거름이었어

난 '쇼 보트'를 만들어서
흥행에 대 성공을 거뒀지

그래서 진짜 중요한 일을
할 수 있었어

'돌아가는 길'이란 영화였는데

1차대전 후 겪는 독일의 참상을
주제로 했지

내 최고 걸작감이었어

그런게 어떻게 됐죠?

망할 제작사가 잘라버렸어

그 영화의 줄거리만 따서
시시껄렁 코미디로 만들었어

영화는 망했어

아주 크게..
그런데 그게 다 내 탓이 됐지

 

그 후로 난 뒤쳐지게 됐어

최고의 제작지원도 없었고,
그래서 나왔지

내가 왜 형편없는 일에다
시간을 낭비해?

그립지 않나요?

 

너무 오래됐어

한 50년쯤..

 

영화를 만드는 건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일이야

 

친구들과 함께 일하고
사람들을 즐겁게 하고

그래, 그리워

하지만 난 자유를 택했어

물론 데이빗은
아직도 활동을 하고 있지만

그의 삶은
걱정과 음모로 가득 차 있지

난 노후를
'친구'로서만 보내고 싶지 않았어

그래서 난 커튼을 내리고
쇼를 끝냈지

 

빌어먹을..

 

족쇄가 풀리면,

 

으레 쾌락이 자릴 파고 들지

이 곳이 젊은 남자들로
꽉 찰 때가 있었지

그 중 몇 명은 바로 자네처럼
날 위해 모델이 되어 주었지

물론 그들은 그렇게
부끄러워하지 않았지

화실 전체가 엉덩이로 가득했지
오만하고 단단한 남근으로

그만해요!

호모라고 자기 입으로
인정한 것만으로도 부족해서

나까지 끌어들일려고요?

그게 아니라..

웃기지마!
더 이상 못하겠어

지금부터 전 그냥
정원사일 뿐이예요

알았어요?

 

지미?

 

이리 오세요, 지미

제가 다이빙하는 걸 봐요

 

베티는 어딨지?

오늘 밤 쉬어

 

데이트가 있나봐

관심있는 남자랑

 

안녕, 헬렌
클레이야

 

난 감옥에 있는게 아냐

돈은 필요 없어, 고마워

누나 있어?

나 영화감독을 만났는데,
누나가 알면 놀랄거야

누나 어딨어?

 

모른다고?

 

전화가 있어야 번호를 주지

 

아버지, 바꿔!

알았어, 그만둬
그럼 깨우지마

시간 다 됐어

 

동전이 없어

 

그래, 날 위해서도 해줘

 

어서 오게

고마워, 한나

 

나 다시 모델 일을 하고 싶어요

 

그 탈의실 얘기만 안한다고
약속하시면요

 

스카우트의 명예를 걸겠네

 

궁금해서 그러는데,
다시 돌아온 이유가 뭐지?

글쎄..
당신 얘기가 좋은가봐요

모두들 다 할 얘기가 있지

난 없어요

 

지난 번에 보였던 두려움을
어떻게 극복했나?

역겨웠어요

그게 그거지

역겨움, 미지에의 두려움
다 우리 둘 사이를 갈라놓지

자네도 비슷한 경험이 있었을 거야

 

럭비 동료들과 안 해 봤나?

 

한국에서 전우랑은?

세상이 무슨
동성애 천지인 줄 아시나본데

미안하지만 아녜요

전쟁 천지는 더더욱 아니고

참호에 무신론자는 몰라도
연인들은 가끔 있지

터무니 없는 말 마요

아니, 나도 참호에 있었네

당신도 군인이었어요?

전선에서 장교였지

1차 대전이었나요?

아니, 크림전쟁..
실은 1차대전 맞아

도착했을 때, 참호들이 있었어
2년 후 떠날 때도 거기 있었어

마치 영화같았지

영화도 그 악취까지
담을 수는 없을 거야

세상은 진흙과 모래자루와
비 오는 하늘에 가려져..

 

조그만 조각처럼 보였지

 

참호에서의 사랑

'바네트'

 

그게 그의 이름이었나?

 

'레오날드 바네트'

 

그는 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입대했지

 

해로우 출신이었지

 

그는 날 우러러봤어

 

다른 사람들과 달랐지

그는 내 출신에 상관 않고
내 장점들을 흉내냈지

 

맹목적으로 날 존경했어

난 그가
나를 사랑한다 생각했지

 

어느 날 아침이 기억나는군

 

태양이 뜬 아침

이상하게도 절로 행복할만큼
날씨가 좋았어

그와 난 비상계단에 서 있었어

난 그에게 무인지대를 보여주고 있었지

아름다웠지

 

정말 아름다웠지

난 날 사랑하는 소년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섰어

 

그는 나를 신뢰했지

 

다신 내게 이러지 말게

지나간 추억을 떠올리게 하지 말게

 

절대 사양하겠네

 

왜 내가 이런 얘길
데이빗에게도 안했는데

다 자네 때문이야

얘길 시작한건 당신이예요

자네 무지 영리하군
가만히 앉아서..

내 입을 열다니

날 불쌍한 늙은이라고 생각하겠지?

늙고 미친 동성애자

이제 솔직해지자고

내게 원하는게 뭐지?

모델이 되어달라고 하셨잖아

물론 그랬지

내가 노망든 노인네 같나?

 

웨일씨?

 

멍청하긴..

괜찮아요?

 

내가 뭘 생각하고 있었지?

 

나가 주겠소?

 

미안하고,
제발..

나가 달라니까

 

난 정말 모르겠어요

처음엔 망할 호모얘기로
소름끼치게 하더니

다음엔 전쟁얘기로
충격을 주고

이젠 내가 얘기를 들어줘서
화가 났다고요?

도대체 원하는 게 뭐예요?

내가 원하는 건..

 

물 한 잔 뿐이네

두통이 있어서

 

고맙네

내가 사과하지

 

괜찮아요

자네에게 그렇게
호되게 말할 이유가 없었는데

 

다 이 그림이 부른
어리석음 때문이야

 

이젠 모델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인가요?

 

나랑 파티에 같이 가겠나?

마가렛 공주를 위한 리셉션 말이야

 

안 가실 줄 알았어요

운전하는 게 싫지 않다면,

자네와 동행하고 싶은데

네, 그게 공평하군요
난 장사꾼이니까

아주 좋아, 클레이튼

클레이튼이라 불러도 되겠나?

클레이튼이요?

 

네, 물론이죠

좋아요

 

분씨는 재미있는 친구죠

난 정원사를 친구라 부르지 않네

그래도 같이 얘길 나누는 사람이잖아요

그거 다림질 해야 해요

자넨 말동무가 그립나?

난 가족이 있어요
또 우리 주님이 계시고요

 

요즘 당신 남편은 어떤가?

거기엔 모자가 필요해
파나마 모자가 저깄군

선생님 옛날 방에 있을지도..

아니, 옷장 방에 있어요

 

여보세요?

에바

 

방독면을 써!

 

선생님, 제 딸이예요

그애 내외가 오늘 오후에
여길 온다고 하네요

미안해요,
별로 안 걸릴 거예요

난 오늘 오후
외출한다고 했잖나

 

뚜껑 없는 차를
더 좋아할 것 같은데

당신만 괜찮다면요

나야 좋고 말고

 

착한 죠지

그는 개를 놀리는 걸 좋아하지

 

별로 많이 오지 않았군
하긴 아직 이르지

지금 공주에게 인사하는 게
좋을 것 같군

 

멋지군요

 

오실 줄 몰랐어요

어떻게 지내죠?

좋습니다, 공주님은요?

잘 지내요

이제 당신이 살아있단 걸 알았네요

내가 여기 있는 동안
만날 수 있을까요?

난 다시 당신을 위해
앉아 있고 싶어요

앉아요?

저번에 만난 뒤로 머리를 바꿨어요

이 머리는 이제
유행에 떨어진 것 같아서요

 

오, 맙소사

내가 실수를 했나요?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제임스 웨일이예요

난 정말 바보예요

당신을 세실 비튼으로 착각하다니

그 모자 때문이예요

세실 비튼의 모자를 쓰고 계시잖아요

조지, 제임스 웨일이요
데이빗 루이스의 친구요

난 영화를 만들었었죠

그래요,

여기선 쎄고 쎈 게
늙은 영화감독이죠

 

클레이튼 분씨를 소개하죠

제 정원사죠

 

처음 뵙겠습니다, 클레이튼입니다

그렇군요

난 정원을 좋아해요

 

그는 공주님을 뵌 적이
한번도 없어요

여왕들만 만났죠

 

조지, 오늘 영광이었고
내 평생 기억하게 될 거요

 

멋진 곳이예요

 

안녕하세요?

 

분위기가 왜 그래요?

걱정말게, 별거 아니니까

그냥 두 늙은이가
서로 가볍게 뺨을 친거지

미안하네

 

누구죠?

데이빗..

뉴욕에 있는 줄 알았는데

아니, 여자말예요

엘리자베스 테일러요

 

데이빗이 그녀의 마지막 작품을
연출했지

여긴 웬 일이야?

그건 내가 물어볼 말이야

뉴욕에 있는 줄 알았는데?

어젯밤까진 그랬지

전화하려고 했었어

데이빗 루이스요

클레이튼 분이예요

우리 정원사야

날 여기까지 에스코트 해 줬어

 

몸 생각도 좀 해야지

데이빗, 잔소리 좀 그만해

전 가서 맥주나 한잔
더 가져 올게요

 

클레이튼을 보고
조지의 표정이 어땠는 줄 알아?

 

안 그랬지, 지미?

미안하지만 그랬지

마가렛공주는 완전히 인형이야

그녀의 눈에 우린 다 평민이지

자네 체면만 더 구겨졌어

난 다시 여기서 할 일 없어

무슨 뜻인지 알잖아

자네 명성 말야

난 명성 따윈 없어

난 공기처럼 자유로와

하지만 우린 그렇지 않아,
기억 안나?

그래, 기억 안 나

 

날 초대한 게 후회되나 보군

 

자넬 초대한 적 없어

그럼 좋아, 누가 했지?

난 얘기할 사람들이 있어

혼자서도 괜찮겠지?

 

내일 들를게, 아침 먹으러

 

아주 고마워요

 

한 잔만요

 

웨일씨?

 

웨일씨?

 

웨일씨군요

케이군?

절 다시 볼 줄은 생각도 못하셨겠죠?

건강이 나빠 못 오실 줄 알았는데

뭐라고?

 

제가 선생님을
큐커씨 손님 명단에 올겼거든요

 

자네가?

자네가 어떻게 조지 큐커를 알지?

선생님 다음으로
그를 인터뷰했어요

전 이제 그의 사교 비서예요

비서 보조격이죠

칭찬해야겠군

호모들을 쫓아다니더라도
영양가있는 것들을 쫓아다녀

공룡에게 아첨하는 건
시간 낭비일 뿐이니까

그렇게 생각하지 마세요

난 당신의 영화를 사랑해요

당신의 괴물들을 보려고
일부러 초대했어요

내 괴물들?

거기 가만히 계세요

 

실례합니다

 

엘사?

 

지미?

 

엘사

 

어떻게 지냈나요?

 

몇 주 전에 만난
우나 오코너 말론 편찮으시다던데

별 거 아냐
그냥 늙어서 그렇지

말도 안 돼요

저 친구가 뭘 하려는 거죠?

 

보리스인가요?

 

우리의 재회를
준비하고 있었나 보군요

보리스

엘사, 엘사
/ 자기

제임스..

정말 좋군요
이렇게 다시 만나다니

당신이 여기에 올 줄이야

이렇게 떠들썩한 잔치는
당신 특기가 아니잖아요

사실은 미란다 때문에 왔어

 

내 증조카말야

귀여워라

우리의 왕실 손님은 어때요?

완벽하게 매력적이지
진짜 숙녀야

그럼 뭐 테니스화에
바람둥이 계집일까 봐요?

 

이봐요, 카메라 양반

여기 역사적 순간이 있소
사진 좀 찍어 줘요

이분은 제임스 웨일씨로

'프랑켄슈타인'과
'프랑켄슈타인'의 신부를 만드셨고

아기 좀 그만 봐요

여긴 괴물과 그의 신부예요

오, 카를로프
/ 좋아요

 

유명한 걸 좋아하지 않으세요?

 

신들과 괴물들의
새로운 세상

 

괜찮아요?

그래요

 

찍었어요

 

웨일씨?

 

괜찮으세요?

좀 피곤해서 그래

 

즐거웠나?

 

아뇨,

실은 따돌림 받는 기분이었어요

우린 둘다 여기에 맞지 않아

 

당신은 재밌었겠죠

괴물들을 다시 만났잖아요

괴물들?
괴물들만 여기에 있지

 

이런, 차 뚜껑을 열어두고 왔는데

뛸래요?

뛰자고?

비가 오잖아요

 

웨일씨?

 

웨일씨?

 

이 냄새나는 곳에서
빨리 나가지

정말 여기서
기다리지 않으실래요?

비 좀 맞는다고
어떻게 되진 않네

 

피부병에 걸린 사람이 아니라면

 

이러다 폐렴 걸려 죽겠어요

죽는다고?

정말 괜찮아요, 웨일씨?

 

지미라고 부르게

네?

 

제발, 지미라고 부르게

 

한나, 수건 좀 가져와
우린 뼈 속까지 젖었어, 제기랄!

마룻바닥에 흙 묻어도 난 몰라

 

이럴 수가..

걱정마세요, 곧 올거예요
오래간만에 온 딸이잖아요

늙은이를 돌보는 것보단
좋은 일들이 물론 많겠지

전 안 그래요

 

올라가서 샤워하게
그럼 내가 입을 걸 줄테니

 

어때?

 

웨일씨?

 

옷 어디 있죠?

 

그는 나를 신뢰해

 

웨일씨?

 

지미?

 

좋아

웨일씨?

 

그래, 클레이튼
들어오게

마른 옷을 줘야겠군

한데 자네한테 내 옷은 너무 작겠는데..

오, 그건 안되겠는데요

그래,

 

그렇군

이건 좀 크니까
자네 상체에는 괜찮겠어

그럼 이제
아랫도리만 처리하면 되겠군

 

헐렁한 반바지라도 없어요?

파자마라도?

미안하네,
내 파자마들은 다 맞춤이라서

수건으로만 가리고 있으면
너무 고통스러운가?

퀼트보다 더 품위있군

 

매우 건장하군, 클레이튼

이건 뭐죠?

내가 유일하게 간직한 건데,
내 괴물 스케치의 원본이지

 

갈까?

 

식사를 끝낼 때까지 한나가 안오면
스케치 좀 할 수 있을까?

그림은 포기한 줄 알았는데요

그랬지, 하지만 마음이 바뀌었네

기다리는 동안 할 일이 생겼군요

 

클레이튼

 

자네 안락사를 믿나?

 

깊게 생각해 본 적 없어요

한국에서 비슷한 상황이 있었을텐데

중상을 입은 동료나 적 중에
죽는 게 더 나을 사람들이..

 

난 한국에 간 적 없어요

 

신병 훈련소도 끝내지 못했어요

하지만, 자넨..

해군이었던 건 사실이지만
나머진 당신이 지어낸 거예요

 

알겠네

 

우리 아버지도 해군이었어요

나이를 속이고 입대했었죠

1차 대전이었나?

아뇨

 

출병하려 했을 때,
모든 싸움이 끝나 버렸고

 

아버진 마치
기회를 놓친 것처럼 느꼈죠

그는 행운아였어

그는 그렇게 생각 안 해요

아버진 자기 인생이
불발되었다고 생각해요

 

다른 건 관심 밖이었죠

 

가족까지도요

그래서 해군이 됐나?
아버지를 위해서?

그에게 위안이 될 거라고
생각했죠

 

나도 그게 좋았어요
정말 그랬어요

중요한 것의 일부가 될 수 있는
기회였으니까요

내 자신보다 큰 그 무엇이요

 

그렇게 된 거군

그런데 난 용기가 없었어요

 

내 맹장이 터졌죠

 

난 의가사 제대 당했죠

아버지께 말씀드릴 일을 생각하니
앞이 깜깜했어요

 

제가 아버지께 말씀 드렸을 때

 

그는 나를 비웃었어요

 

그게 다예요

나한테 전쟁 얘기는 없어요

 

아니, 틀렸어

 

방금 하나 말했잖나

아주 좋은 이야기야

 

폭풍이 더 심해지는데요

"완벽한 미스테리와 공포의 밤이군"

"대기는 괴물들로 꽉 차 있고"

당신의 영화 대사죠?

그렇네

"괴물들만 여기에 있네"

그건 기억하지 말게

 

오늘 오후 파티에서 당신은
"괴물들만 여기 있다"고 했어요

그 "여기"가 어디예요?

전쟁만 빼고 기억나질 않아

 

바네트..

 

바네트가 철망에 걸려 있었지

당신 친구요?

 

그래

그는 어느 날 밤,
정찰을 갔다 돌아오다 잡혔어

난 데려가지 않으려 했는데
맥길이 데리고 갔지

남자의 맛을 보여 주려고

기지에 거의 이르러
맥심 총은 발사 됐고

 

바네트의 몸은 굵은 철망에 떨어져
다음 날 아침까지 거기 걸려 있었어

전선에서 약 90m 밖에 안됐지만
가지러 가기엔 너무 멀었어

 

그래서 우린 그냥
두고 볼 수 밖에 없었어

"잘 잤나, 바네트"

 

"우리 바네트가 오늘은 어떻지?"

"좀 수척하기도 한 것 같고
살이 좀 찐 것도 같은데"

그렇게 그는 거기에
걸려 있었어

 

떠나기 전에 우린 그에게
새 부대를 소개시켜 주고

그의 동료애를 격찬했지

 

우린 정말 재치가 있었어

우리의 망자를 비웃어 댔으니

우리가 죽은 것처럼 말야

모든 전사자를 위해
난 생각했지

"죽은 게 훨씬 나아" 라고

 

우리 세대는
다 전쟁에 묻혀 버렸네

어쨌든 살아 남았잖아요

 

다시 들춰낼 필요 없어요

 

이건 절로 튀어나오는 생각이야

난 과거의 덫에서 빠져나올 수 없어

파티..
자네도 거기 있었잖나

 

책도 읽을 수 없어

집중할 수 없으니

물론 일도 안 되고

사랑도, 그림도

 

내가 그린 스케치도

 

보게

 

자네 초상화야

 

다 사라졌어, 사라졌어

 

볼 것 없어
애들 장난 수준이야

 

아무 것도 없어

 

아무 것도

 

날 그리고 싶다고 했잖아요

 

여기요

 

결국 일이 생기는군

 

뭐라고요?

 

아니, 못 할 거야

뭘 못 할 거라는 거죠?

자넨 너무 인간적이야

 

뭘 기대했죠?

 

움직이지 말게

 

이걸 쓰면 어떨까?

왜요?

그냥 예술적 효과야

인간적인 몸과
비인간적인 마스크의 대비

 

아주 멋져

난 모르겠어요

제발, 클레이튼

딱 일분만 내가 그 효과를
볼 수 있게 해주게

1차 대전 것이군요

그래

뒤쪽에서 그걸 조여
내가 도와 주지

 

이제...벗을래요

뭐라고?

너무 빡빡해서
숨을 쉴 수가 없어요

안돼, 내버려 둬

나한테 맡겨

 

뭐예요?

 

나 여기 있어

 

무슨 일이예요?

정말 강철같은 근육을 가졌군

 

망할 마스크 좀 벗겨요

자넨 정말 완전한 동물이야

 

당장 그 손 치우지 못해요?

소용 없어
무슨 말인지 못 알아듣겠어

걱정 마

 

이건 어때?

 

이제 넌 내 거야
/ 안돼

 

난 호모가 아니라고 말했잖아요

 

하지만 기분은 좋을걸?

 

하나도 안 아파

 

네 친구들한테 자랑해 줄게
좀 놀랄 거야

난 당신과 아무 짓도 안했어요

 

날 위해 옷을 벗었잖아

난 키스를 했고
자네의 거기도 만졌어

자넨 어떻게 살 수 있을까?

뭘 원하는 거죠?

 

날 죽여줘
/ 뭐라고요?

 

내 목을 매달아 줘

날 죽이는 건 아주 쉬워

우린 여기까지 왔잖아

난 미쳐가고 있어

매일 몸이
산산조각 나는 것 같아

죽음도 이보단 고통스럽지 않을 거야

 

네가 나의
두번째 괴물이 될 수 있어

어서..제발

지금 해 줘

날 안 보이게 해 줘

 

난 당신의 괴물이 아녜요

 

넌 너무 계집애 같아

 

정말 미안해

날 용서할 수 있을까?

 

아니, 용서 못할 거야

 

난 이만 자야겠어

 

괜찮아요?

 

그래

도와 드릴까요?

 

이 단추 좀 끌러 주게

 

피곤할 땐 잘 안돼

 

환생한 친구가 전생의 친구에게
나타날 수 있을까?

 

난 그렇게 할 수 있어

 

가장 마지막에 죽는 기관은
뇌라는 걸 명심하게

 

내일은 기분이 나아질 거예요

 

잘 자게

 

안녕히 주무세요

 

여보세요? 데이빗씨

아뇨, 말 안 했어요
괜찮아요, 제가 아침을 만들죠

10시, 좋아요
이따가 뵈요

 

한나, 이건
당신이 생각하는 것과 달라요

당신 옷을 가지고 왔수

어서 옷 입고 그만 가 줘요
손님이 오실 테니

당신과 웨일씨에 관해
할 말이 있어요

날 놀라게 할 말은
아무 것도 없수

그래도 할 얘기가 있으니
커피 한 잔만 주세요

내 딸 때문에 늦었수

아무 일 없기를 바랬는데,
또 발작이라도 하시면..

 

왜 그런 거죠?
/ 뭘?

그를 자식처럼 돌보잖아요

그게 내 일이니까

난 그가 행복했을 때 들어왔어
그 땐 쉬웠지

그가 아프다고 해서
내팽개칠 수는 없어

됐수?

난 선생님을 깨우러 가야 돼

 

지미, 안녕히 주무셨어요?

지미~

 

그에게 무슨 짓을 한거야?

어서 그를 찾아와

어젯 밤에 침대에 눕혔어요

지미?

 

지미~?

 

지미! 지미!

 

젠장!

 

지미!

 

지미!

 

지미, 괜찮아요?

그는 내가 자길 죽여주길 원했어요

 

자살한 거예요
내가한 게 아녜요

지미?

 

여기다 인사를 남겼어요

그의 방에서 찾았어요

미안하다고 했어요
그는 훌륭한 삶을 살았어요

잘가요, 지미
이 불쌍한 양반아

 

뭐가 그리 급해서
이런 짓까지 했어요?

 

어서 떠나요

오늘 아침 당신은 여기 없었던 거유

난 안 했어요
내가 하지 않았어요

경찰은 모를 거예요
조사를 하려 들거란 말유

우린 쪽지가 있잖아요

설마 취조를 받고 싶은 건 아니겠지?

나 혼자 시신을 찾는 게
더 나아요

그를 물에서 어떻게 꺼냈는지
설명할 수 있어요?

그렇구먼

 

그를 다시 넣어야겠어요

 

지미, 용서해 주세요

물 속에 있는 게 좋겠어요

 

누구요?

 

내가 모르는 사람이군요?

 

난 당신을 볼 수 없소

난 아무것도 못봐요

미안하지만,
난 앞이 안 보여요

 

당신도 고민이 있군요

 

우린 친구가 되어야겠소

여긴 너무 외로워요

이 오두막에 사람이 온 건
정말 오랜만이요

당신을 돌봐 주겠소

 

당신은 날 편안하게 해 주시오

 

안돼요, 안돼

이건 좋아요

피워봐요

해 봐요

 

좋아, 좋아

 

난 계속 혼자였소

혼자가 되는 건 나쁘죠

혼자..

나빠

친구, 좋아

 

친구, 좋아

 

잘 시간이다

 

이 영화, 어때?

꽤 괜찮아요

다른 괴물 영화보단 나아요

그래?

 

난 이 영화를 만든 사람을 안단다

거짓말!
또 지어낸 얘기죠?

아냐

 

이게 괴물의 원본이야

 

클레이튼에게,
친구가

 

이거 진짜예요?

비 오기 전에
쓰레기 좀 치워줘요

 

이제 가자